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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채움과 비움… 백지에서 나오는 하염없는 말들을 새기다

    채움과 비움… 백지에서 나오는 하염없는 말들을 새기다

    최근 김언 시인은 일곱 번째 시집 ‘백지에게’(2021)로 대산문학상을 수상했다. 그만의 스타일과 목소리가 어김없이 느껴지는 영락없는 ‘김언 브랜드’ 시집이다. 이번에도 그는 스스로의 스타일과 동일성을 견고하게 다지면서 자신의 사유와 언어의 연쇄적 파동이 여전히 매혹적임을 증명했다. 더불어 담백해지기까지 한 서정성이 얹혀 있어서 이 시집은 그의 스타일과 메시지가 온전하게 장착되고 심화돼 간 기념비가 되기에 족한 것 같다. 2018년 김언은 시집 두 권을 냈다. 문장 실험 성격이 강한 ‘한 문장’과 이야기성이 강한 ‘너의 알다가도 모를 마음’이다. ‘백지에게’는 이 시집들의 종합편처럼 느껴진다고 그는 말한다. “한 시기가 끝났다는 느낌을 주는 시집입니다. 그만큼 시의 다른 방향을 절실하게 고민해야 하는 과제를 남긴 시집이기도 합니다.” 어쨌든 이제 김언은 그 세대를 대표하는 한국 시단의 극점으로 우뚝하다.●유년과 부산, 시인 김언의 시공간 김언은 1973년 부산 출생이다. 그는 초등학교를 재수했다고 했는데, 아이가 너무 작다는 이유로 입학을 거절당했다고 한다. 그는 그래서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았다고 한다. 부모님은 생계로 바쁘셨고, 여동생은 어린 나이에 세상을 떠나 혼자 놀고 생각하는 시간이 많았다. 장기도 혼자 두고, 야구도 벽과 함께 했다고 한다. 그의 말대로 자문자답의 시가 많은 것도 유년 시절에 비밀이 있을지 모르겠다. 그 작은 아이는 어떻게 시단의 ‘거인’이 될 수 있었을까. “중학교 시절 교내 도서관 벽에 액자로 걸려 있던 윤동주의 ‘서시’를 우연히 보고서 잠시 다른 세계로 건너간 듯한 느낌이 들었을 때가 처음으로 시적 체험을 했던 순간인 것 같아요.” 그에게 부산은 어떤 곳이었을까. “고향이고 그래서 저의 뿌리를 이루는 곳입니다. 다만 뿌리이기에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보다는 줄기와 가지처럼 더 멀리 멀어지고 싶다는 생각으로, 계속 돌아보면서 떠나오게 만드는 곳입니다.” 공사장 옆에서 인부들에게 밥과 술을 파는 곳이 부모님의 직장이자 그의 집이었다. “어렸을 때 살던 동네 이름이 사상(砂上)이었어요. 모래 위에 세워졌다는 이름 탓인지 아주 오래전 기억인데도 모래와 먼지부터 떠올라요.” 아버지는 일찍 돌아가셨고 거기서 모래바람을 따라 흘러 다니던 유년의 기억은 지금도 시인에게 어떤 아스라한 고독과 허무를 연기처럼 선사한다. 그는 어느 글에서 ‘체인스모커’임을 고백한 적이 있는데, 아닌 게 아니라 담배 연기는 그에게 수많은 서정적 비유와 서사적 계기를 주었던 것 같다. “담배 연기는 제 글의 토대와 꼭대기를 동시에 점령하고 있어요. 결코 쓰지 못했을 글, 피어오르지도 못했을 생각이 연기에 실려 있던 순간이 적지 않았습니다.” 그는 그렇게 고독과 운무 속에서 막막한 글쓰기의 공중을 건너올 수 있었을 것이다.●유동과 안착, 고독과 하소연과 그리움 그는 부산대 공대를 다녔지만 스스로 맞지 않는 곳이라고 느끼고 국문과에 학사 편입해 졸업했다. 그러던 중 1998년 겨울 ‘시와 사상’으로 등단했다. 첫 시집 ‘숨쉬는 무덤’은 2003년 1월에 나왔는데 그의 삶이 꼭 30년을 채우던 어느 날이었다. 그해 여름부터 7개월간은 김해의 김참 시인 아파트에서 머물렀는데, 동갑내기 ‘참과 언’은 그렇게 서른 살 무렵 ‘진짜 말’을 함께 가다듬었을 것이다. 다시 부산으로 돌아와 비평 전문지 ‘오늘의 문예비평’ 편집장을 지낸 김언은 거기서 한국문학보다는 외국문학에 더 끌리는 체험을 했다고 한다. 2005년 두 번째 시집 ‘거인’을 냈고, 2008년 서울에 정착한 후에 명지대 대학원 문예창작과에서 공부를 시작했고, 이듬해 세 번째 시집 ‘소설을 쓰자’를 냈다. 소설을 쓰자고? 시는 안 쓰고? 그는 어느 자리에서 “시는 ‘시가 아니었던 것이 시가 돼 가는 역사’이고 ‘시였던 것이 시가 아니 돼 가는 역사’다”라고 말했다. 그동안 1인칭 양식이라고 규정되던 시를 넘어서는 ‘바깥의 언어’를 꿈꾸고 있음을 드러낸 것이다. 첫 시집의 “내가 기억하는 것만 기억하는 말들이 있고/기억보다 앞질러서 가는 말들이 있고”(‘말들’), 두 번째 시집의 “다른 문장일 것”(‘시집’)이라는 표현으로 보아도 그는 “있어도 상관없고 없어도 상관없는 중요한 문장을 쓸 것”(‘소설을 쓰자’)을 상상하고 실현해간 시인이다. 끝없이 이어지는 ‘다른 문장’의 욕망이 ‘소설을 쓰자’는 비유적 청유형을 만들어 낸 것이다.2009년 그의 생애를 강타한 것은 미당문학상 수상 소식이었다. 관행으로 보아 ‘젊은 시인’이 파격적 수상을 한 것이다. 같은 해에 그는 시와사상사 주관 ‘동료들이 뽑은 올해의 젊은 시인’에 선정되기도 했는데, 좋은 일은 좋게만 오지 않는다고 했던가, 그는 “시쓰기만 놓고 보면 가장 지독한 암흑기이자 공백의 시절이 시작”됐다고 그 시절을 회상한다. 그러던 중 2010년 9월부터 3개월간 한국문학번역원 주관 해외레지던스 프로그램으로 체류했던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학은 지친 시인을 위한 최적의 안식처이자 충전소였다. “외출하면 사람 하나 보기 힘든 곳을 대여섯 시간씩 걸어 다녔습니다. 풍경은 거의 들어오지 않았고 오로지 검은 내면의 시기를 견뎠습니다.” 몇백만 원에 이르는 국제전화비는 그때 그의 고독과 하소연과 그리움을 고스란히 보여 준다. “오은, 이영주, 강성은이 특별히 고생 많았어요. 미안하고 고맙지요.”●김언의 시, 일관성과 변화 가능성 김언의 시는 미세한 변주가 있기는 하지만 비교적 일관성이 있다는 평가를 많이 받는다. 변화를 줄 생각이 없느냐고 묻자 “변하고 싶다. 내 시에 대해 누구보다 먼저 제가 염증을 느끼고 있다. 관성 때문에 쉽지는 않겠지만, 변하지 않으면 계속 쓸 수 없을 거라는 위기감이 든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이제 오십을 바라보는 이 중견시인은 아래 세대들의 시를 어떤 느낌으로 읽고 있을까. “미학적 감수성이든 윤리적 감수성이든 감수성이 달라졌다는 인상을 받습니다. 새로운 감수성에는 일단 눈과 귀를 최대한 열어 놓으려고 하고 있습니다.” 다만 그는 좋은 시를 만들어 내는 솜씨에 탄복하면서도 염려하는 시선도 함께 가지고 있다. 기술적으로 너무 빨리 좋은 시에 도달한 시보다는 서투르더라도 숙성의 단계를 충분히 거치고 있는 듯한 시를 더 반가워한다고 선배 세대로서의 조언을 잊지 않는다. 이제 우리가 서정 장르라고 굳세게 믿었던 ‘시’도 많이 바뀌어 가는 것 같다. 시를 쓰고 읽고 유통하는 방식은 앞으로 어떻게 변해갈까. “흔하디흔한 공산품, 가령 인공지능이 만들어 내는 시의 길과 상품적 가치와 무관한 무형문화재의 길, 이 둘 중 하나가 되거나 아니면 둘 다가 될 수도 있겠다는 짐작을 합니다.” 그의 말에는 꼼꼼함과 재미남이 넘쳐 흐른다. 시집만 읽은 사람은 잘 모를 것 같다. 하기는 “남자들끼리도 긴 전화 통화가 가능한 것은 형이 말을 참 재미있게 잘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라는 정재학 시인의 증언이 있기도 하다.“모든 순간이 아무렇지 않게 지나가면 좋겠다고 쓴 적이 있어요. 모든 만남과 이별이 아무렇지도 않게 지나가면 좋겠다고 써도 나쁘지 않았겠다고 다시 씁니다.” 한순간도 머무르지 않는데 머무르는 것처럼 붙들고 있는 것이 어느 순간의 만남이고 이별이고 또 어떤 순간이 있어 우리는 언어를 통해 기억하는 것이라고 그는 자신의 시쓰기 과정을 은유해 준다. “놓아 주어도 되는 순간을 계속 불러내 곱씹습니다. 좋은 순간이든 나쁜 순간이든 떠오르는 순간은 다시 떠올라서 기억이 되는 것 같습니다.” 한국 시를 충실하게 읽어 온 독자라면 최근 김언이 꽤 다작의 양상을 보여 주었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물론 김언의 시는 여전히 의미론적 환원을 한사코 거절하는 난해성을 함축하고 있다. 그럼에도 그는 단단하게 짜인 구문과 스타일을 통해 독자의 사유를 다성적으로 번져 가게 하는 특유의 에너지를 품고 있는 한국의 대표 시인이다. 단호한 변화를 제일의 목표로 삼고 있다는 그를 마주하면서, 나는 소소한 일상과 내면 고백이 점증한 이번 시집이 그 변화의 시점이 될 것이라고 천천히 생각해 본다. 서정적 순간성을 여러 곳에서 비쳐 준 이번 시집을 넘어 그가 “백지에서 나오는 말들. 백지에서 나와 백지로 돌아가기를 거부하는 말들. 도무지 백지가 될 수 없는 말들”을 하염없이 새겨 가기를 마음 깊이 바란다. 첫눈 예보가 서울 창공을 올려다보게 한 어느 초겨울 날이었다. 문학평론가·한양대 교수
  • [오늘의 눈] ‘앙심’ 정당화한 ‘보복범죄’ 표현, 스토킹 피해자 두 번 울린다/박상연 사회부 기자

    [오늘의 눈] ‘앙심’ 정당화한 ‘보복범죄’ 표현, 스토킹 피해자 두 번 울린다/박상연 사회부 기자

    “(피해자의) 신고에 보복하려고 범행을 저지른 것 맞습니까.” 경찰 신변보호를 받던 전 연인 집을 찾아가 가족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이석준(25·구속)은 취재진의 질문에 “아니다”라고 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이석준의 답변이 아니라 ‘보복범죄를 했느냐’는 질문이다. 상황적 맥락과 관계없이 보복범죄라는 용어를 쓸 때 피해자를 두 번 울리는 일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피해자가 대체 가해자에게 무슨 해를 가했기에 보복범죄라고 표현하는 것일까. 사귀던 이와 헤어지는 일, 이별을 통보하는 일, 스토킹 범죄가 우려돼 피해자가 경찰에 신변보호를 요청하는 것 중에 가해자의 보복을 부를 만큼 피해자가 잘못한 일이 있을까. 피해자는 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을 한 것일 뿐인데 이를 보복범죄의 관점으로 본다면 법이 가해자의 관점을 채택한 것이나 다름없다.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보복살인을 저지르면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게 돼 있다. 피해자 신고 등에 원한을 품은 가해자의 범행에 대해 형법상 살인죄(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 징역)보다 가중 처벌하도록 한 것이다. 그러나 보복의 사전적 의미는 ‘남이 저에게 해를 준 대로 저도 그에게 해를 준다’(국립국어원)이다. 이를 스토킹 사건의 보복범죄에 적용한다면 피해자의 경찰 신고나 신변보호 요청이 가해자에게 해를 가했다는 뜻이 된다. 권수현 평등공작소 나우 대표는 “피해자가 만남을 거부하고 이별 통보를 하는 등 자기 뜻대로 따르지 않았다며 범죄를 저지르는 가해자 심리를 ‘보복’으로 인정하는 것은 ‘앙심’을 정당화하는 가해자 관점”이라고 지적했다. 스토킹 범죄 심각성에 대한 인식이 더딘 것도 법 감정과 현실의 차이를 넓히는 원인으로 꼽힌다. 스토킹 범죄가 잔인한 강력 범죄로 이어지는 양태는 다양한데 흉기 등 위험한 물건을 휴대·이용할 때만 가중처벌하는 현실이 그렇다. 잔혹한 범죄에 대한 가중처벌은 필요하지만 보복범죄 용어 사용의 적절성을 함께 고민하는 것은 결국 ‘안전하게 헤어질 권리’를 주창하는 것과도 맥이 닿아 있다.
  • [여기는 베트남] 이별요구 여친에 휘발유 뿌려 불 지른 남성, 징역 20년

    [여기는 베트남] 이별요구 여친에 휘발유 뿌려 불 지른 남성, 징역 20년

    이별을 요구한 여자친구의 몸에 휘발유를 뿌린 뒤 불을 붙여 사망에 이르게 한 20살 청년이 징역 20년을 선고받았다. 띠엔퐁을 비롯한 베트남 현지 언론은 18일 빈즈엉성 인민법원이 피고인 응우옌 반 득(20)에게 '살인죄'로 징역 20년을 선고했다고 전했다. 사고 당시 피해 여성 T양은 겨우 15살 중학생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당시 19살이었던 득군은 T양과 교제를 시작했지만, 둘은 만나면 번번이 다툼이 생겼다. 결국 T양이 “더는 만나지 말자”고 요구하자, 득군은 이에 앙심을 품었다.    득군은 지난해 9월 26일 오전 후배 A군(17)에게 휘발유를 사서 사진을 찍어 보내라고 지시했다. 득군은 이 사진을 본인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계정에 올려 T양을 위협했다.  당일 오후 득군은 T양을 공터로 불러내 다시 교제하자면서 설득에 나섰다. 하지만 T양은 단호히 이별을 선언했고, 이에 화가 난 득군은 휘발유 통을 들고 와 T양의 온몸에 뿌린 뒤 불을 붙였다.순식간에 불길에 휩싸인 T양은 비명을 지르며 바닥에 쓰러질 때까지 도와달라고 외쳤다. 이 끔찍한 장면을 목격한 주변 사람들의 도움으로 T양은 호찌민시 대형병원으로 이송됐다. 하지만 화상 정도가 너무 심각해 치료를 받던 중 엿새 만에 숨을 거뒀다. 18일 득군은 '살인죄'가 적용돼 징역 20년을 선고받았고, 후배 A군은 범행에 가담한 죄로 징역 3년을 선고받았지만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 장례하고서 고인 보내도록… ‘先화장, 後장례’ 코로나 장례지침 바꾼다

    장례하고서 고인 보내도록… ‘先화장, 後장례’ 코로나 장례지침 바꾼다

    방역당국이 ‘선(先) 화장, 후(後) 장례’로 못박은 코로나19 사망자 장례지침을 개정한다. 먼저 장례를 치르고 화장할 수 있도록 지침을 손볼 예정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17일 브리핑에서 “사망자의 존엄을 유지하고 유족의 애도를 보장하면서, 방역 측면에서도 안전한 방향으로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족들이 장례를 치르며 충분히 애도하고 고인을 떠나보내도록 세부 절차를 마련하기로 했다. 장례 전에 코로나19 사망자를 화장한 건 지난해 2월부터다. 당시 방대본은 ‘코로나19 사망자는 잠재적인 전염성이 있다’는 이유로 화장해야 한다는 지침을 냈고, 이는 지난 2월 개정된 ‘코로나19 사망자 장례관리 지침’에도 그대로 적용됐다. 장례 전에 고인을 급히 화장해야 했던 가족들은 이별마저 쫓기듯 해야했다 . 하지만 세계보건기구(WHO)의 의견은 달랐다. 지난해 3월 WHO는 장례 가이드라인에서 ‘시신으로부터 코로나19 감염이 일어날 수 있다는 증거는 없다’고 규정했다. ‘감염병 확산을 방지하려면 감염성 질환 사망자를 화장해야 한다’는 통설은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정부도 이 점을 인지하고 있지만 장례업계의 반발로 장례 지침을 쉽사리 개정하지 못했다. 장례 준비를 하는 과정에서 감염 가능성을 아예 배제할 순 없기 때문이다. 방역당국은 세부 장례 절차를 관련 협회 등과 협의하고 있다.
  • 이완구 전 총리가 별세 직전 전한…보령해저터널 비화(秘話)

    이완구 전 총리가 별세 직전 전한…보령해저터널 비화(秘話)

    지난 8월 초 고효열 충남 보령시 부시장에게 낯 익은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생전의 이완구 전 총리였다. 고 부시장은 이 전 총리가 충남도지사로 재직할 때 2년 간 비서로 있었다. 고 부시장은 18일 서울신문에 전화해 “안부를 물어보던 이 전 총리가 ‘보령해저터널이 곧 개통되는데, 그 건설 계획을 내가 도지사할 때 관철시킨지 다들 잘 모르더라’면서 대천항~원산도를 해상교량으로 연결하려던 계획을 어떻게 바꿨는지 비화(秘話)를 들려줬다”며 이 전 총리의 얘기를 전했다.해저터널 중 국내 최장이자 세계 5위의 길이를 뽐내는 보령해저터널은 1998년 말 서해안 산업관광도로(보령~안면~태안)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용역에서 건설이 시작됐다. 2001년 국도 77호선으로 지정된 이 도로의 대천항~원산도 구간이 2006년 재조사를 거쳐 해저터널이 될 것이라고는 누구도 생각을 못했다. 이는 2006년 6월 지방선거에서 이 전 총리가 한나라당 후보로 충남지사에 당선되면서 이뤄졌다. 이완구 지사는 대천항~원산도~안면도 영목 연육교 건설사업을 전국 최고 관광벨트로 키우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당선 직후인 8월부터 이 사업 재검토를 지시하고 회의적이던 당시 기획예산처를 집중 공략했다. 사업 결정권을 가진 기획예산처는 이 지사가 행정고시 합격 후 사무관으로 근무했던 곳이다. 이 지사는 장·차관은 물론 재직시절 동료인 간부 공무원들을 만나 “당선 선물로 타당성 재검증을 해달라”고 요구했다. 또 경제적 타당성을 검증하는 한국개발연구원(KDI)에도 직원들과 함께 20여 차례 넘게 찾아가 설득작업을 벌였다. 서해안 물동량 및 관광객 증가 대비 등에 ‘충청 홀대론’까지 거론하면서 강변했다. 한편으로는 충남도 실무진에게 건설비를 줄이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뾰족한 방안이 나오지 않자 이 지사는 “대천항~원산도 구간은 대형 화물선도 자유롭게 드나들도록 해저터널로 하면 어떠냐”고 묘안을 냈다. 교량 건설보다 사업비 1000억원을 줄이는 획기적 아이디어였지만 낮은 경제성은 여전했다. 경제적 타당성이 1차 용역에서 0.66밖에 나오지 않았다. 2차 재검증도 통과 기준인 1.0에 미치지 못하는 0.89로 나와 완전히 물 건너가는 듯 했다. 이때 이 지사의 뚝심이 발휘됐다. 이 지사는 “경제적 타당성만을 오직 유일한 잣대로 분석한 결과는 받아들일 수 없다. 사회와 지역은 경제적인 것만으로 돌아가지 않는다. 따라서 지엽적 한 가지 평가 방식이 아닌 지역 균형발전과 미래 신산업의 중심이 될 중부 서해안을 포함하는 종합적이고 정책적 분석을 실시해 시행 기준에 미치지 못하면 승복하겠다”고 전격 제안했다. 새로 구성된 전문가 집단과 연구진이 내놓은 정책적 분석 결과는 기준치 0.5를 넘는 0.56으로 나와 적합 판정을 받았다. 그 결과 보령해저터널은 2010년 12월 첫 삽을 떴고, 착공 11년 만에 해수면 80m 아래를 관통하는 길이 6927m의 왕복 4차선 길이 개통됐다.지난 1일 개통 후 12일 간 보령해저터널에 총 22만 4010대의 차량이 찾을 정도로 관광객들이 몰리고 있다. 고 부시장은 “이 전 총리가 같은 당 이명박 정부의 ‘세종시 수정론’에 반발해 도지사직을 던질 정도로 지역 발전에 애정이 깊었다. 그가 아니었다면 보령해저터널 건설계획은 아직도 기획재정부 자료보관 창고에 잠자고 있었을 것”이라면서 “이 전 총리가 본인이 묘안을 내고 결정 지은 해저터널 개통을 무척 기다렸는데…얼마 안 남기고 못 본 채 세상과 이별했다”고 추모했다. ‘포스트 JP(김종필 전 국무총리)’ ‘충청 대망론의 대표 주자’로 불리던 이 전 총리는 지난 10월 14일 혈액암으로 세상을 떠나면서 “우리 국민이 모두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유언을 남겼다.
  • 이별 통보했다고…전 여친 차에 가둬 폭행한 20대 체포

    이별 통보했다고…전 여친 차에 가둬 폭행한 20대 체포

    이별을 통보한 전 여자친구를 차에 감금하고 폭행한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노원경찰서는 16일 20대 남성 A씨를 폭행 등 혐의로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전날 오후 7시 10분쯤 서울 노원구에 있는 전 여자친구의 집을 찾아가 피해자를 15분가량 차 안에 감금한 채 때린 혐의를 받는다. 피해자는 크게 다치지 않았다. A씨는 전 여자친구를 태운 채 차를 몰고 돌아다니다가 피해자 친구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범행 당시 A씨가 술을 마신 상태는 아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자세한 범행 경위를 조사해 스토킹처벌법 위반 등 추가 혐의 적용을 검토한 뒤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정할 계획이다.
  • 엘해민·엔건우, 사과의 손편지로 ‘아름다운 이별’

    엘해민·엔건우, 사과의 손편지로 ‘아름다운 이별’

    “죄송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프로야구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이 달아오르면서 팀과 선수들의 연이은 이별 소식이 전해지는 가운데 선수들이 팬과 친정팀에 전하는 진심이 화제다. 과거 FA로 떠나면서 직전 소속팀에 대해 서운함을 드러내는 사례도 있었지만 올 FA 시장에서는 손편지로 팬과 구단에 감사함을 전하는 ‘아름다운 이별’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4일 LG 트윈스와 4년 60억원(계약금 32억원, 연봉 6억원, 인센티브 4억원)의 계약을 체결한 박해민은 계약 당일 밤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직접 쓴 손편지를 올려 친정팀인 삼성 라이온즈의 팬들과 구단에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박해민은 “떠나는 선수가 이렇게 글을 남긴다고 해서 삼성 라이온즈에 남는다고 생각하신 분들의 상처받은 마음이 괜찮아질 거로 생각하지 않습니다”면서도 “1군 무대를 꿈꾸던 저에게 힘을 불어넣어 주신 팬분들이 있었기에 이 자리에 있을 수 있었다”고 했다. 구단에도 “삼성 라이온즈가 아니었다면 이렇게 좋은 선수가 될 수 없었을 것”이라면서 진심이 담긴 고마움을 표현했다.같은 날 NC 다이노스와 6년 100억원(계약금 40억원, 연봉 9억원, 인센티브 6억원)으로 12년 만에 두산 베어스를 떠난 박건우도 자신의 SNS에 손편지를 찍은 사진을 올렸다. 박건우는 “더 잘하는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하고 떠나 죄송한 마음”이라면서 팬들에 대한 미안한 마음을 밝혔다. 과거와 달리 평소 SNS를 통해 팬들과 소통에 익숙한 선수들이 많아지면서 나타나는 새로운 풍경으로 해석된다. 팬들 역시 떠나는 선수들에게 서운함이나 배신감을 토로하기보다 응원을 전하는 분위기다. 한 삼성 팬은 “박해민이 떠날 거라고 상상하지 못했다”면서도 “가서도 잘해라”는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선수가 아닌 구단이 팬들에게 직접 사과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한화 이글스는 15일 구단 공식 SNS에 임직원 명의의 사과문을 올렸다. 최근 한화가 FA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은 것에 대해 일부 팬들이 그룹 본사 앞에서 트럭 시위를 하는 등 비판 여론이 높아진 데 따른 것이다. FA와 관련해 구단이 팬들에게 공식 사과를 표한 건 이례적이다. 한화는 “우리의 방식도 팬 여러분과 함께 할 때 의미가 있다. 팬 여러분께 다시 박수를 받을 수 있도록 과제를 하나씩 풀어가겠다”고 밝혔다.
  • LG·LX 보유 주식 상호 매각… 구본준 2000억 기부

    LG·LX 보유 주식 상호 매각… 구본준 2000억 기부

    LG와 LX그룹이 상호보유 중인 주식을 서로에게 매각하면서 지분 정리를 사실상 마무리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양사의 계열 분리를 최종 승인하면 ‘아름다운 이별’이 완성된다. 14일 ㈜LG와 LX홀딩스에 따르면 구본준 LX홀딩스 회장은 이날 보유 중이던 ㈜LG 지분 7.72% 중 4.18%를 시간외매매(블록딜)를 통해 외부에 매각했다. 또한 고 구인회 창업회장 당시부터 이어져 온 LG 사회공헌 활동의 일환으로 ㈜LG 지분의 1.5%(약 2000억원)를 LG연암문화재단·LG상록재단·LG복지재단 등 3개의 LG 공익법인에 나눠 기부했다. 이에 따라 구본준 회장의 ㈜LG 지분은 2.04%까지 떨어졌고, 구형모 LX홀딩스 상무 등 구본준 회장 일가가 보유한 ㈜LG 지분은 2.96%만 남으면서 공정거래법상 계열분리 요건인 ‘동일인 관련자 지분 3% 미만’을 충족하게 됐다. 나아가 구본준 회장은 이 매각대금으로 구광모 ㈜LG 대표와 특수관계인 등 9인이 보유한 LX홀딩스 지분 전량인 32.32%를 매수했다. 거래대금은 약 3000억원으로, 세법상 특수관계인 간 경영권 이전 거래에 해당되면서 20% 할증을 받았다. 이로써 구본준 회장과 특수관계인은 LX홀딩스 지분을 40% 이상을 보유, 안정적인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하게 됐다. 구본준 회장은 고 구본무 LG그룹 전 회장의 동생이자 구광모 대표의 삼촌이다. LG총수 일가의 장자 승계 원칙에 따라 구본무 전 회장의 뒤를 이어 2018년 구광모 대표가 회장직에 오르면서 구본준 회장은 LG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이후 구본준 회장은 지난 5월 LG에서 인적 분할해 설립된 신규 지주회사 LX홀딩스 초대 대표이사 회장으로 취임했다. 공정위 심사를 거쳐 내년 상반기 계열 분리가 최종 승인되면 양사는 내부거래 등에 따른 규제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다. 두 그룹은 물리적으로 분리됐지만, 지분 관계상 LX그룹이 LG그룹 계열사로 남아있었기 때문에 ‘일감 몰아주기’ 등 내부거래 이슈에서 자유롭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번 지분 정리로 양사는 각각 시장에서 주식거래의 불확실성에서 벗어나 지주회사 본연의 기업가치를 안정적으로 평가받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LG·LX 계열 분리 ‘아름다운 마무리’…구본준 2000억원 기부

    LG·LX 계열 분리 ‘아름다운 마무리’…구본준 2000억원 기부

    LG-LX 계열 분리 절차 박차 LG와 LX그룹이 상호보유 중인 주식을 서로에게 매각하면서 지분 정리를 사실상 마무리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양사의 계열 분리를 최종 승인하면 ‘아름다운 이별’이 완성된다.14일 ㈜LG와 LX홀딩스에 따르면 구본준 LX홀딩스 회장은 이날 보유 중이던 ㈜LG 지분 7.72% 중 4.18%를 시간외매매(블록딜)를 통해 외부에 매각했다. 또한 고 구인회 창업회장 당시부터 이어져 온 LG 사회공헌 활동의 일환으로 ㈜LG 지분의 1.5%(약 2000억원)를 LG연암문화재단·LG상록재단·LG복지재단 등 3개의 LG 공익법인에 나눠 기부했다. 이에 따라 구본준 회장의 ㈜LG 지분은 2.04%까지 떨어졌고, 구형모 LX홀딩스 상무 등 구본준 회장 일가가 보유한 ㈜LG 지분은 2.96%만 남으면서 공정거래법상 계열분리 요건인 ‘동일인 관련자 지분 3% 미만’을 충족하게 됐다. 나아가 구본준 회장은 이 매각대금으로 구광모 ㈜LG 대표와 특수관계인 등 9인이 보유한 LX홀딩스 지분 전량인 32.32%를 매수했다. 거래대금은 약 3000억원으로, 세법상 특수관계인 간 경영권 이전 거래에 해당되면서 20% 할증을 받았다. 이로써 구본준 회장과 특수관계인은 LX홀딩스 지분을 40% 이상을 보유, 안정적인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하게 됐다.구본준 회장은 고 구본무 LG그룹 전 회장의 동생이자 구광모 대표의 삼촌이다. LG총수 일가의 장자 승계 원칙에 따라 구본무 전 회장의 뒤를 이어 2018년 구광모 대표가 회장직에 오르면서 구본준 회장은 LG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이후 구본준 회장은 지난 5월 LG에서 인적 분할해 설립된 신규 지주회사 LX홀딩스 초대 대표이사 회장으로 취임했다. 공정위 심사를 거쳐 내년 상반기 계열 분리가 최종 승인되면 양사는 내부거래 등에 따른 규제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다. 두 그룹은 물리적으로 분리됐지만, 지분 관계상 LX그룹이 LG그룹 계열사로 남아있었기 때문에 ‘일감 몰아주기’ 등 내부거래 이슈에서 자유롭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번 지분 정리로 양사는 각각 시장에서 주식거래의 불확실성에서 벗어나 지주회사 본연의 기업가치를 안정적으로 평가받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연인과 다투다 아파트 19층서 밀어 살해한 30대 남성 기소

    연인과 다투다 아파트 19층서 밀어 살해한 30대 남성 기소

    여자친구를 흉기로 찌른 뒤 아파트 고층에서 떨어뜨려 숨지게 한 남성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서정식 부장검사)는 살인 혐의로 구속 송치된 가상화폐 투자업체 대표 김모(31)씨를 전날 기소했다고 14일 밝혔다. 김씨는 지난달 17일 서울 서초구의 한 아파트에서 함께 살던 연인과 말다툼을 벌이다가 피해자를 흉기로 여러 차례 찌른 뒤, 아파트 19층 베란다에서 떨어뜨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김씨는 범행 뒤 112에 직접 신고해 자신도 극단적 선택을 할 것이라고 말했으나, 출동한 경찰에 의해 저지당한 후 체포됐다. 그는 당시 피해자로부터 이별을 통보받고 격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김씨 사건을 송치받아 수사하던 중 김씨의 범행 수법과 경위, 전력 등에서 마약류 투약이 의심되는 정황을 포착했다. 이에 대검찰청 DNA·화학분석과에 소변과 모발 감정을 의뢰한 결과, 김씨 모발에서 마약류가 검출됐다. 검찰은 “경찰의 보완수사 결과를 바탕으로 김씨의 마약류 투약이 범행에 영향을 미쳤는지 등에 대해 검토하고, 공소 유지에 필요한 조처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나우뉴스] 4650억원 가치 ‘비트코인 든 하드’ 실수로 버린 英남성의 근황

    [나우뉴스] 4650억원 가치 ‘비트코인 든 하드’ 실수로 버린 英남성의 근황

    몇천억원에 달하는 비트코인이 든 하드디스크 드라이브(이하 하드)를 실수로 버려 당국에 쓰레기 매립지를 파보게 해달라고 요구했다가 거절당한 영국 남성이 여전히 포기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미 매거진 ‘더 뉴요커’ 13일자 보도에 따르면, 영국 웨일스 뉴포트에 사는 제임스 하우얼스(35)는 지난달 중순 시 관계자들과 협상에 나섰지만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다. 이는 지난 5월에 이은 두 번째 협상으로, 이 관계자는 하우얼스의 비트코인 하드 회수 프로젝트는 너무 불확실하고 환경적으로도 위험하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이에 그는 당국은 내가 데이터 복구회사 온트랙과 계약을 맺고 해당 매립지의 전 현장 관리자를 전문가로 고용한 사실을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있다고 털어놓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하드 복구가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타당성 조사를 당국에 제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우얼스에 따르면, 해당 하드에는 7500비트코인이 들어 있다. 13일 기준 1비트코인의 가격은 한화 6200만원대로, 이를 환산하면 금액은 약 4650억 원에 달한다. 2009년 당시 IT 기술자로 일했던 그는 비트코인에 대해 알게 돼 재미 삼아 채굴 작업에 나섰다. 당시 비트코인 블록체인에 접속하고 있는 PC는 그의 노트북을 포함해 단 5대뿐이었다. 하지만 당시 노트북 팬에서 나는 소리가 시끄럽다는 여자 친구의 핀잔에 그는 거의 일주일 만에 채굴 작업을 관뒀다. 그로부터 반년 뒤 노트북에 실수로 음료수를 쏟아 애플의 PC로 교체하면서 기존 하드를 서랍에 보관해 놨다는 것. 하드에 있던 내용 중 사진 중 일부는 새 PC로 옮겼지만, 비트코인에는 신경을 쓰지 않았다. 당시 비트코인의 가치는 거의 없고 애플이 채굴 프로그램을 지원하지 않았던 것이 이유였다. 그로부터 4년이 지난 2013년 가을, 하우얼스는 노르웨이 오슬로의 한 남성이 1000비트코인을 팔아 아파트를 샀다는 BBC 보도를 접하고 깜짝 놀랐다. 그가 하드에 남겨뒀던 비트코인의 가치는 이때 기준으로 약 140만 달러(약 16억 원)였다. 당황한 그가 책상 서랍을 확인했지만, 그 안에 있던 하드는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결국 그는 얼마 전 집을 청소할 때 여자 친구가 하드를 버렸다는 사실이 떠올라 망연자실했다. 그는 곧 바로 쓰레기 매립지에 가보려고 했지만, 당시 비트코인의 인지도가 낮아 상황을 제대로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아 거의 한 달간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고 시간을 보냈다. 그가 잃어버린 비트코인이 가격이 600만 달러(약 70억 원)를 넘었을 무렵, 드디어 여자 친구에게 사실을 털어놓고 하드를 찾기로 결심했다. 그는 매립지에 가서 직원을 설득했지만, 그가 거기서 본 것은 축구장 10~15개분의 방대한 쓰레기 산이었다. 하지만 당시 매립지 직원은 “일반 가정의 쓰레기를 버리는 구획은 정해져 있다”고 말하며 그에게 용기를 줬다. 그는 “하드를 찾아내는 것은 불가능하지 않다”고 확신했지만, 매립지를 파보겠다는 그의 요청에 시의 허가는 떨어지지 않았다. 뉴포트 시의회는 “매립지에서의 보물 찾기는 허가되지 않는다”면서 “만일 하드가 발견되면 돌려줄 것”이라고 밝혔지만, 나중에 “만일 발견해도 망가져버렸을 것”이라고 입장을 바꿨다. 시의 이 같은 의견에도 그는 비트코인을 찾기 위한 자신의 꿈을 포기하지 않고 하드 제조사에 연락해 저장 방식 덕에 파손 가능성이 극히 낮다는 견해를 듣거나 미 항공우주국(NASA)의 추락 우주왕복선에서 데이터를 회수한 기업에 연락해 비트코인의 개인 키가 저장된 32킬로바이트의 디스크 공간이 무사하면 80~90%의 확률로 데이터를 꺼낼 수 있다는 의견을 확인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이 과정에서 하던 일도 관두고 여자 친구와의 관계가 소원해지면서 헤어졌다. 그는 비트코인이 이별의 이유냐는 질문에 “그녀를 비난하지 않으려고 했지만, 무의식적으로 일상에서 티가 났을 수도 있다”고 답했다. 이제 그는 하드를 회수하기 위한 온라인 게시판을 통해 자금을 모금하고 정보 수집을 시도하고 있다. 여기에는 “정말 단 일주일 만에 7500비트코인을 모았는가”는 의문의 소리가 전해지기도 했지만, “지원팀을 파견하겠다”, “당신에 관한 영화를 만들고 싶다” 등 협조적인 목소리도 전해졌다. 하우얼스는 그후에도 시 당국이나 영국 의회의 현지 의원에게 발굴 허가를 계속해서 요구했다. 올해 초에는 매립지를 파내게 하면 수익금의 25%인 5250만 파운드(약 787억 원)를 기부하겠다며 시의회에 제안하기도 했다. 그는 수완을 살려 1년 안에 비트코인 회수 가능성이 큰 전략을 세우고 최종적으로는 유럽의 사업가 2명과 수익을 3등분한다는 조건으로 계약을 맺었다. 그는 현지 언론이나 온라인상에서 많은 비난을 받기도 했지만, 여전히 하드를 회수할 의사가 확고하다고 말한다. 그는 또 지금도 비트코인 거래를 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더 뉴요커 기자에게 스마트폰을 꺼내 전자지갑 속 코인의 환산 금액이 5억3000만 달러(약 6244억 원)가 넘는 것을 보여주기도 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안중근 의사 외손녀 황은주씨 별세

    안중근 의사 외손녀 황은주씨 별세

    안중근 의사의 손자 항렬 유족 중 유일한 생존자였던 외손녀 황은주씨가 12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93세. 안중근의사숭모회는 13일 황씨의 부고를 전했다. 자녀와 미국에서 체류했던 황씨는 2015년 국내로 돌아와 안중근의사숭모회 도움으로 경기 수원 국립보훈원에 거주해 왔다. 올봄부터는 고령으로 인한 뇌경색으로 서울 보훈요양병원에 입원해 있었다. 황씨는 어린 시절 부모가 안 의사의 딸과 사위라는 이유로 일제의 감시를 받게 되자 부모와 생이별하고 상하이에서 외할머니(안 의사의 부인 김아려씨) 손에서 자랐다. 황씨는 국내로 돌아온 이후 매년 안중근 의사 순국 추모식과 의거 기념식에 참석해 왔다. 2019년 청와대에서 열린 독립유공자와 후손 초청 오찬에서 대표로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
  • 일제 피해자 위해 평생 헌신… 이금주 태평양유족회장 별세

    일제 피해자 위해 평생 헌신… 이금주 태평양유족회장 별세

    일제강점기 피해자들의 인권운동에 평생을 바친 이금주 태평양전쟁희생자 광주유족회 회장이 12일 오후 11시 55분 별세했다. 101세. 이 회장은 결혼한 지 2년 만인 1942년 11월 남편과 생이별했다. 남편은 당시 해군 군속으로 남태평양 전선에 강제 동원됐다. 남편은 이후 생후 8개월 된 아들을 남겨 둔 채 소식이 끊겼다. 3년 뒤인 1945년 4월쯤 전사통지서를 받았다. 이 회장은 이때부터 남편의 원한을 풀기 위해 일본의 전쟁범죄를 규탄하고 법적 책임을 묻기 위해 앞장섰다. 그는 1988년 태평양전쟁희생자 광주유족회를 결성한 뒤 초대 회장을 맡아 30여년간 일제 피해자들의 인권회복 운동을 주도했다.1992년엔 피해자 1273명이 참여한 ‘광주 천인소송’을 시작으로 귀국선 우키시마호 폭침 사건, 위안부·여자근로정신대 피해자 등이 참여한 ‘관부 재판’ 소송 등 7건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일본 사법부에 제기했지만 모두 패소했다. 미쓰비시 근로정신대 소송은 2008년 일본 최고재판소에서 패소했지만, 양금덕 할머니 등 일본 소송 원고들이 2012년 10월 광주지법에 소송을 제기해 2018년 11월 29일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하는 데 중요한 발판이 됐다. 일제 피해자들의 권익을 위해 헌신해 온 공로를 인정받아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았다. 빈소는 광주 천지장례식장이며, 15일 발인을 마치고 순천시립공원묘지에 안장된다.
  • 한국 안녕 고마웠어요… 미국으로 떠난 라셈의 마지막 인사

    한국 안녕 고마웠어요… 미국으로 떠난 라셈의 마지막 인사

    “함께한 시간들이 정말 그리울 것 같아요. 팬들의 응원과 성원에 너무 행복했어서 감사한 마음뿐입니다.” 2021~22 V리그에서 아쉽게 시즌을 마친 레베카 라셈이 13일 오후 미국으로 돌아갔다. 라셈은 한국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며 “기회가 된다면 다시 도전해보고 싶다”면서 “많이 부족했지만 기회가 되어 다시 한국에 돌아왔을 때 더 성장한 좋은 모습으로 돌아오고 싶다”고 다시 만날 날을 기약했다. 여자배구 최초의 한국계 외국인인 라셈은 이번 시즌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6순위로 IBK기업은행의 지명을 받고 활약했다. 191㎝로 큰 키를 자랑하는 라셈은 득점 8위(199점), 공격종합 9위(34.82%), 오픈 9위(30.61%), 후위 7위(33.76%), 시간차 5위(54.55%) 등의 기록을 남겼다.예쁜 외모로 드래프트 당시부터 큰 인기를 끌었던 라셈은 이번 시즌 조송화의 이탈로 시작된 논란 속에서도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팬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 대학에서 후위 공격 때는 빠지는 배구를 했고, 한국처럼 외국인 선수가 만능 해결사 역할을 해야 하는 배구는 경험이 없던 탓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경기를 거듭할수록 적응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갑작스러운 이별을 아쉽게 만들었다. 라셈의 교체는 어쩔 수 없이 이뤄진 측면이 있다. 기업은행이 시즌 초반 연패에 빠졌을 때 서남원 전 감독은 외국인 선수를 성적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 진단하면서 일찌감치 라셈 교체 작업에 들어갔다. 조송화가 이탈하기 전부터 라셈을 교체하기 위해 움직인 서 전 감독이 경질되기 직전까지 이미 외국인 교체를 거의 다 진행한 상황이라 라셈이 어쩔 수 없이 한국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 김사니 전 감독대행이 라셈의 교체를 “몰랐다”고 한 이유다.대부분의 외국인 선수에게 한국은 낯선 나라지만 라셈에게는 ‘할머니의 나라’로 친숙했다. 라셈은 “할머니가 의정부 출신인데 컵대회가 의정부에서 개최돼서 그때 방문했다”면서 “할머니가 살아계셨다면 한국에서 경기를 하고, 많은 사랑을 받는 모습을 보고 정말 자랑스러워 하셨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이 궁금했던 라셈은 남산타워, 화성행궁 등을 방문했고, 마지막 경기가 끝난 후에는 통역 최혜림씨의 고향인 부산에 다녀오기도 했다. 라셈이 특히 한국에서 인상 깊었던 것은 어릴 때부터 접했던 한국 음식이다. 라셈은 “팀원들과 맛있는 한국 음식을 먹을 때마다 사진을 찍어서 가족들에게 자랑했다”면서 “가족들도 한국 음식을 너무 좋아하기 때문에 내가 한국음식을 먹는 것을 행복해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부러워했다”고 말했다. 언젠가 가족들과 함께 한국에 온다면 맛있는 한국음식을 대접하는 게 꿈이다. 팬과 동료의 뜨거운 사랑 역시 라셈이 한국에 특별한 감정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라셈은 “이런 관심과 사랑을 처음 받아보는데 이런 경험은 한국이 아니면 살면서 다시는 못할 것 같다”면서 “보내주신 많은 응원과 사랑에 감사하다고 수백 번 말해도 부족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선수들에 대해서도 “항상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이끌어주고, 더 잘할 수 있게 만들어준 팀원들에게도 정말 감사하다”고 덧붙였다.한국은 친숙했지만 라셈에게 한국 배구는 색다른 경험이었다. 라셈은 “한국배구는 정말 빠르고 많은 경기를 치뤄야하기에 경기를 하고 회복하는 텀과 웨이트 트레이닝을 할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아 게임을 위한 체력을 얻기 위해 더 많이 노력을 해야했다”면서 “빠른 배구를 통해 많은 부분에 대해 배울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고별전이 된 KGC인삼공사전에서 12득점으로 분전했지만 팀이 패배하면서 라셈의 아쉬움이 더 컸다. 라셈은 “마지막 경기를 끝내고 많은 감정이 들었다”면서 “팀원들과 시즌을 더는 함께 할 수 없음에 아쉬웠고, 이 경기가 한국에서의 내 마지막 경기가 아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를 마친 후 선수들과 포옹을 할 때 선수들에게 정말 고마운 마음과, 이 좋은 선수들과 더이상 함께 할 수 없음에 아쉬운 감정이 동시에 들었다”면서 “사무국에서 편지를 써줬는데 버스타고 숙소 돌아가면서 읽다가 눈물을 흘렸다. 너무 감사했고 또 고마웠다”고 덧붙였다. 선수단은 라셈에게 팔찌를, 구단에서는 목걸이를 이별 선물로 줬다. 사무국은 라셈이 마지막으로 한국을 경험할 수 있도록 여행을 추가 선물로 줬다. 제주도를 추천받았지만 라셈은 “한국의 가정을 느껴보고 싶다”면서 통역 최혜림씨의 고향인 부산을 여행지로 택했다.중도에 떠나게 된 선수로서 라셈만큼 많은 관심을 받은 선수는 전무후무하다. 그만큼 라셈에 대한 팬들의 사랑이 컸다. 라셈도 떠나는 순간까지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라셈은 “지금까지 보내주신 많은 응원과 사랑에 감사하다고 수백 번 말해도 부족하다고 생각한다”면서 “팬들의 응원 덕분에 최대한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힘을 낼 수 있었고 감사한 마음을 말로 설명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너무 과분한 사랑을 받았다”고 말했다. 아직 차기 행선지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라셈은 “다른 리그에서 남은 시즌을 이어가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1997년생으로 아직 어린 나이인 만큼 기량이 더 발전한다면 지금보다 배구를 더 잘하는 라셈을 기대해볼 수 있다. 이번에는 이렇게 떠나지만 라셈은 다시 만날 날을 기약했다. 라셈은 “나중에 다시 V리그에 돌아왔을 때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이 팬들의 성원에 보답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이번 시즌 팀원들과 봄배구까지 함께하지 못하는 것이 가장 아쉽다. 기회가 된다면 더 성장해서 한국으로 돌아와 봄배구까지 함께 하고 싶다”는 소망을 남기고 떠났다.
  • 4650억원 가치 ‘비트코인 든 하드’ 실수로 버린 英남성의 근황

    4650억원 가치 ‘비트코인 든 하드’ 실수로 버린 英남성의 근황

    몇천억원에 달하는 비트코인이 든 하드디스크 드라이브(이하 하드)를 실수로 버려 당국에 쓰레기 매립지를 파보게 해달라고 요구했다가 거절당한 영국 남성이 여전히 포기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미 매거진 ‘더 뉴요커’ 13일자 보도에 따르면, 영국 웨일스 뉴포트에 사는 제임스 하우얼스(35)는 지난달 중순 시 관계자들과 협상에 나섰지만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다. 이는 지난 5월에 이은 두 번째 협상으로, 이 관계자는 하우얼스의 비트코인 하드 회수 프로젝트는 너무 불확실하고 환경적으로도 위험하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이에 그는 당국은 내가 데이터 복구회사 온트랙과 계약을 맺고 해당 매립지의 전 현장 관리자를 전문가로 고용한 사실을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있다고 털어놓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하드 복구가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타당성 조사를 당국에 제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우얼스에 따르면, 해당 하드에는 7500비트코인이 들어 있다. 13일 기준 1비트코인의 가격은 한화 6200만원대로, 이를 환산하면 금액은 약 4650억 원에 달한다.2009년 당시 IT 기술자로 일했던 그는 비트코인에 대해 알게 돼 재미 삼아 채굴 작업에 나섰다. 당시 비트코인 블록체인에 접속하고 있는 PC는 그의 노트북을 포함해 단 5대뿐이었다. 하지만 당시 노트북 팬에서 나는 소리가 시끄럽다는 여자 친구의 핀잔에 그는 거의 일주일 만에 채굴 작업을 관뒀다. 그로부터 반년 뒤 노트북에 실수로 음료수를 쏟아 애플의 PC로 교체하면서 기존 하드를 서랍에 보관해 놨다는 것. 하드에 있던 내용 중 사진 중 일부는 새 PC로 옮겼지만, 비트코인에는 신경을 쓰지 않았다. 당시 비트코인의 가치는 거의 없고 애플이 채굴 프로그램을 지원하지 않았던 것이 이유였다. 그로부터 4년이 지난 2013년 가을, 하우얼스는 노르웨이 오슬로의 한 남성이 1000비트코인을 팔아 아파트를 샀다는 BBC 보도를 접하고 깜짝 놀랐다. 그가 하드에 남겨뒀던 비트코인의 가치는 이때 기준으로 약 140만 달러(약 16억 원)였다. 당황한 그가 책상 서랍을 확인했지만, 그 안에 있던 하드는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결국 그는 얼마 전 집을 청소할 때 여자 친구가 하드를 버렸다는 사실이 떠올라 망연자실했다.그는 곧 바로 쓰레기 매립지에 가보려고 했지만, 당시 비트코인의 인지도가 낮아 상황을 제대로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아 거의 한 달간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고 시간을 보냈다. 그가 잃어버린 비트코인이 가격이 600만 달러(약 70억 원)를 넘었을 무렵, 드디어 여자 친구에게 사실을 털어놓고 하드를 찾기로 결심했다. 그는 매립지에 가서 직원을 설득했지만, 그가 거기서 본 것은 축구장 10~15개분의 방대한 쓰레기 산이었다. 하지만 당시 매립지 직원은 “일반 가정의 쓰레기를 버리는 구획은 정해져 있다”고 말하며 그에게 용기를 줬다. 그는 “하드를 찾아내는 것은 불가능하지 않다”고 확신했지만, 매립지를 파보겠다는 그의 요청에 시의 허가는 떨어지지 않았다. 뉴포트 시의회는 “매립지에서의 보물 찾기는 허가되지 않는다”면서 “만일 하드가 발견되면 돌려줄 것”이라고 밝혔지만, 나중에 “만일 발견해도 망가져버렸을 것”이라고 입장을 바꿨다. 시의 이 같은 의견에도 그는 비트코인을 찾기 위한 자신의 꿈을 포기하지 않고 하드 제조사에 연락해 저장 방식 덕에 파손 가능성이 극히 낮다는 견해를 듣거나 미 항공우주국(NASA)의 추락 우주왕복선에서 데이터를 회수한 기업에 연락해 비트코인의 개인 키가 저장된 32킬로바이트의 디스크 공간이 무사하면 80~90%의 확률로 데이터를 꺼낼 수 있다는 의견을 확인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이 과정에서 하던 일도 관두고 여자 친구와의 관계가 소원해지면서 헤어졌다. 그는 비트코인이 이별의 이유냐는 질문에 “그녀를 비난하지 않으려고 했지만, 무의식적으로 일상에서 티가 났을 수도 있다”고 답했다. 이제 그는 하드를 회수하기 위한 온라인 게시판을 통해 자금을 모금하고 정보 수집을 시도하고 있다. 여기에는 “정말 단 일주일 만에 7500비트코인을 모았는가”는 의문의 소리가 전해지기도 했지만, “지원팀을 파견하겠다”, “당신에 관한 영화를 만들고 싶다” 등 협조적인 목소리도 전해졌다. 하우얼스는 그후에도 시 당국이나 영국 의회의 현지 의원에게 발굴 허가를 계속해서 요구했다. 올해 초에는 매립지를 파내게 하면 수익금의 25%인 5250만 파운드(약 787억 원)를 기부하겠다며 시의회에 제안하기도 했다. 그는 수완을 살려 1년 안에 비트코인 회수 가능성이 큰 전략을 세우고 최종적으로는 유럽의 사업가 2명과 수익을 3등분한다는 조건으로 계약을 맺었다. 그는 현지 언론이나 온라인상에서 많은 비난을 받기도 했지만, 여전히 하드를 회수할 의사가 확고하다고 말한다. 그는 또 지금도 비트코인 거래를 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더 뉴요커 기자에게 스마트폰을 꺼내 전자지갑 속 코인의 환산 금액이 5억3000만 달러(약 6244억 원)가 넘는 것을 보여주기도 했다.
  • [월드피플+] “아기는 보고 가야지”…아들 태어나자마자 숨 거둔 아빠

    [월드피플+] “아기는 보고 가야지”…아들 태어나자마자 숨 거둔 아빠

    방금 태어난 아들을 품에 안고 아빠는 떨어지지 않는 발길을 돌렸다. 세상에 남은 아들은 이제 몸이 기억하는 아빠를 추모하며 매년 생일을 보낼 것이다. 미국 코네티컷주에 사는 헤일리 파르케에게 지난 2일은 세상에서 가장 기쁘고도 슬픈 날이었다. 둘째 아들이 태어난 그 날, 남편은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다. 지난달 28일 암 합병증으로 병원에 실려 간 파르케의 남편은 2일 오후 둘째 아들을 품에 안고 영면에 들었다. 시한부 인생이긴 했으나, 살날이 아직 6개월은 남았다고 생각했다. 의사도 그렇게 말했다. 하지만 죽음은 부지불식간에 찾아왔다. 물론 예상했던 죽음이라 두렵지는 않았다. 다만 곧 태어날 아기를 두고 떠나려니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고민 끝에 부부는 유도분만을 결정했다. 아내는 “출산 예정일을 3주 앞두고 남편 상태가 갑자기 안 좋아졌다. 남편의 인생 마지막 소원을 위해 의료진과 상의 끝에 유도분만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1일 밤, 아내는 유도분만에 들어갔다. 사경을 헤매는 남편 품에 어서 아기를 안겨주고 싶었다. 아기에게도 한 번은 아버지 얼굴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런데 다음 날 아침, 남편의 임종이 다가왔다는 다급한 소식이 전해졌다. 의료진은 부랴부랴 제왕절개 수술을 진행했다.그 사이, 아빠는 죽음의 문턱에 다다랐다. 하지만 아기를 기다리며 가까스로 삶의 끈을 부여잡았다. 숨이 끊어질 듯 몇 번의 위기를 용케 넘겼다. 아기가 나오자마자, 의료진은 중환자실까지 단숨에 달려 아빠 가슴에 아기를 얹어주었다. 아내는 “말 그대로 1분 만에 수술실에 들어갔고 20분 만에 출산했다. 아기 얼굴 한 번 보고 바로 남편에게 보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아기를 품에 올리자마자 아빠의 생명 신호가 가파르게 좋아졌다. 아내는 “아기의 살결이 닿자마자 남편 활력징후가 좋아졌다. 남편 품에서 아기는 작은 머리를 이리저리 흔들며 달콤한 울음을 내뱉었다”고 전했다. 이어 “만나자 이별이라고, 곧 헤어져야 할 부자를 보고 있자니 가슴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한편으론 아기 얼굴 보고 가려고 죽음과 맞서 싸운 남편이 존경스러웠다”고 말했다. 몇 시간 후, 아빠는 아기와의 짧은 만남을 뒤로하고 결국 숨을 거뒀다. 분만실, 수술실에서부터 중환자실까지 이들 가족의 안타까운 이별을 본 사람 중 눈물을 보이지 않은 이는 없었다. 아기는 아버지 이름을 물려받았다. 아내는 “준비 없이 맞이한 이별이라, 아기 이름도 미처 짓지 못했다. 남편을 기리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해 남편 이름을 그대로 따 존 비슨 파르케라고 아기 이름을 지었다”고 밝혔다. 아기는 키 50㎝, 몸무게 3.28㎏으로 건강하다고 덧붙였다. 부자의 운명은 생사의 갈림길에서 엇갈렸다. 생일이 곧 아빠 기일이라니 아기에겐 비극이다. 그래도 죽음과 맞서 싸우며 자신에 대한 사랑을 증명하고자 했던 아버지를, 아기가 체온으로나마 간직하며 위로받기를 엄마는 간절히 바란다고 털어놨다.
  • “경찰청장 경질하라” 또 ‘신변보호 참극’…보복범행 추정[이슈픽]

    “경찰청장 경질하라” 또 ‘신변보호 참극’…보복범행 추정[이슈픽]

    전 연인 가족 살해한 20대 남성경찰, 오늘 구속영장 신청 예정 헤어진 여자친구 집에 찾아가 가족을 살해한 20대 남성에 대해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한다. 11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송파경찰서는 살인·살인미수 혐의로 검거된 이모(26)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이날 중 신청할 예정이다. 이씨는 전날 오후 2시 30분쯤 헤어진 여자친구 A(21)씨의 집인 서울 송파구 잠실동의 한 빌라를 찾아 A씨의 어머니(49)와 남동생(13)에게 흉기를 휘두르고 도주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날 외출 중이던 A씨의 아버지가 아내와 전화 통화를 하던 중 사건을 인지하고 신고했으나, 경찰이 신고 5분 뒤 도착했을 때는 이미 범행이 저질러진 뒤였다. 피해자들은 즉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어머니는 곧 숨졌고, 남동생은 치료를 받고 있으나 중태다. A씨는 사건 당시 현장에 없어 화를 피했다. 경찰은 범행 후 A씨 집 옆 건물 빈집 장롱에 숨어 있던 이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A씨는 지난 6일 이씨를 성폭행 혐의로 다른 지역 경찰서에 신고한 뒤 신변보호 대상자로 등록됐고, 스마트워치도 지급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씨가 이별을 통보받고 신고당한 데 앙심을 품고 A씨에게 보복하려 범행을 계획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하고 있다.국민의힘 “文, 경찰청장 즉각 경질해야” 이날 국민의힘은 치안 책임을 물어 김창룡 경찰청장을 즉각 경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병민 국민의힘 선대위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은 반복되는 참사를 막지 못한 책임을 물어 김창룡 경찰청장을 즉각 경질해야 한다”며 “피해 여성은 경찰의 신변보호 대상자였기에, 예고된 범죄 앞에 무기력한 경찰의 신변보호 조치에 국민 불안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경찰의 신변보호 중 스마트워치로 긴급 호출했음에도 범행을 막지 못해 한 여성이 살해당한 사건이 불과 20여일 전의 일”이라며 “경찰이 ‘스토킹범죄 대응 개선 TF’를 만들어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는데, 도대체 무슨 노력을 했다는 말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스토킹 피해를 신고해 경찰의 신변보호를 받던 여성이 스마트워치로 신고까지 했으나 결국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해 공분이 일었다. 지난달 19일 피의자 김병찬(35)은 서울 중구에 있는 전 여자친구의 오피스텔을 찾아가 흉기를 휘둘러 살해했다. 피해자는 사건 당일 두 차례 스마트워치의 긴급호출을 눌렀지만 경찰은 범행을 막지 못했다. 경찰은 기술적 한계로 스마트워치의 위치와 피해자 자택 사이에 오차가 있어서 늦었다고 해명했지만, 신변보호 제도의 허점에 대한 비판이 잇따랐다. 이에 경찰은 “국민의 안전을 지키지 못했다”며 공식 사과하고 신변보호 시스템 전반을 점검하겠다고 밝혔다.지난 7일 경찰청은 경찰 현장 대응력 강화 TF 5차 회의를 열고 신변보호 시스템 전반과 관련해 시스템 개선을 검토하기로 했다. 현행 ‘신변보호’ 체계는 긴급출동 방식인데 용어상 밀착 경호 등 조치로 오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단순 용어 개선뿐만 아니라 법적 근거·한계·절차, 보호대상자의 범위, 제도 운영의 내실화 방안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근본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경찰은 향후 외국 사례와 연구용역 등 전문가 의견, 현장 의견 등을 반영해 시스템 개선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한편 인력을 충원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들어 10월까지 신변보호 조치건수는 1만 9206건에 이른다. 2016년 4912건이던 신변보호 건수는 2017년 6889건, 2018년 9442건, 2019년 1만 3686건, 지난해 1만 4773건 등으로 5년새 4배로 급증했다. 그러나 경찰서당 신변보호 전담 경찰관은 한두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고가 접수되면 각 부서 내 수사 담당관이 피해자 보호 업무를 하고 있긴 하지만, 수사 업무와 동시에 이뤄지기에 사실상 신변보호에만 집중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김병찬 사건도 있어서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면서도 “원래 하던 일에 신변보호를 업무를 같이 해야 해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 대구 찾은 이재명 “박정희 산업화 공도 인정해야”

    대구 찾은 이재명 “박정희 산업화 공도 인정해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박정희 전 대통령이 산업화의 성과를 냈다”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10일 자신의 고향인 대구·경북(TK)의 동성로를 찾아 즉석 연설을 통해 “박정희 (전 대통령) 이상의 새로운 성장의 토대를 만들어서 대한민국 경제가 다시 살아나게 저 이재명이 책임지겠다”며 이처럼 밝혔다. 이어 “물론 박 전 대통령이 인권을 탄압하고 민주주의를 지체시킨 것에 대해서 분명히 책임져야 한다”면서도 “그러나 산업화의 공도 우리가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선비, 개혁 정신으로 이 나라의 미래를 책임져갈 지역은 바로 대구·경북”이라며 “대구·경북이 낳은 대통령 후보, 균형발전을 통해 다시 대한민국의 경제를 살리고, 대구·경북의 경제를 살려 여러분의 미래를 밝게 만들어갈 후보가 누구겠나”라고 물었다. 이어 “여러분께 제안을 하나 드린다. 대구의 비행장을 옮겨야 되고, 그 옮긴 데 아파트를 잔뜩 지으면 대구 경제가 죽는다. 바로 비행장 이전 부지에 혁신 기업 도시를 만들어서 대구의 새로운 산업 기반을 만들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수십 년 동안 소외돼왔고, 보수 정권에 온 몸을 던져서 지지했지만, 여러분의 삶은 개선되지 않았고 대구·경북 경제는 계속 죽었다”며 “제가 바꿔놓겠다. 반드시 지금의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대구·경북을 포함한 지방에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내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젊은이들이 서울로 가지 않고도 미래를 꿈꾸고 친구들과 이별하지 않고 살 수 있는 대한민국, 어느 곳에서도 똑같은 희망을 꿈꿀 수 있는 경제가 살아 성장하는 나라를 만들겠다”며 “동촌 비행장 자리에 국가 대대적 지원을 통해 싼 가격으로 부지를 공급하고 인재가 성장할 수 있는 교육기관을 유치하고, 대학을 지원하고 기업들이 적은 세금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했다. 이 후보는 “대통령의 역할은 누군가를 잡아서 과거를 뒤집어 처벌하고 보복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5200만 국민의 삶을 바꿔내는 것”이라며 “진정하게 대구·경북을 사랑하고 대구·경북의 물을 마시고 대구·경북에서 자라난 대통령 후보, 대구·경북을 대표할 대통령 후보가 누구겠냐”고 말했다.
  • 백신 접종률 80% 넘었다…항체는 얼마나 생겼을까

    백신 접종률 80% 넘었다…항체는 얼마나 생겼을까

    보건당국, 백신 접종 후 첫 항체 검사1만명 헌혈자 분석해 24일 완료 전망 우리 국민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9일 0시 기준으로 80.8%를 기록했다. 그렇다면 항체는 얼마나 생겼을까. 항체 생성률을 파악하기 위한 대규모 혈액 분석이 시작돼 크리스마스 전에 결과가 나올 전망이다. 10일 관계 당국에 따르면 질병관리청 산하 국립보건연구원은 이달 초부터 적십자사를 통해 확보한 전국 헌혈자들의 혈액에 대한 코로나19 항체 생성률 분석에 착수했다. 올해 상반기 백신 접종이 본격화하기 전 수차례 일반인과 군인들을 대상으로 항체 생성률을 조사했지만, 전국민적인 백신 접종 이후 항체 검사를 진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지난 6월, 항체 생성률 0.85%에 불과했다 지난 6월 수도권 일반 주민을 대상으로 검사해 공개한 항체 생성률은 0.85%에 불과하는 등 그동안 1%에도 못미쳤다. 연구원의 이번 항체 검사는 전국의 지역별, 성별, 나이별 인구 비율에 맞춰 1만명의 혈액 샘플을 확보한 후 검사에 들어갔기 때문에 항체 생성률의 그 전보다는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내년 초 2차와 3차 두차례에 걸쳐 다시 같은 방식으로 1만명씩 모두 2만명의 혈액을 분석해 항체 생성률을 조사할 계획이다. 항체 생성률은 통상적으로 백신 접종률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해야 하지만 코로나19 항체의 경우 사람마다 면역체계가 달라 어떻게 나올지 예단하기는 쉽지 않다.백신효과·방역대책 판단에 중요 자료 이번 검사 결과는 백신이 얼마나 효과가 있었는지를 가늠하는 기회도 될 것으로 보인다. 항체 생성률이 백신 접종률 수준으로 나오면 백신이 제 역할을 했다고 판단할 수 있지만 반대의 경우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연구원 관계자는 “항체 검사를 하면 코로나19에 감염돼 생겼는지 백신을 맞아 생겼는지 알 수 있다. 오는 23~24일까지 분석을 마치는 방향으로 질병청과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관계자는 “백신 접종 후 1~2주일이면 항체가 생성되는데 2차 접종까지 마치면 항체 생성률이 높은 수준에 이르게 된다”면서 “국민의 백신 접종률을 감안할 때 이달이 항체 생성률을 조사할 적기로 판단했다”고 말했다.한편 국민 80%가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했지만, 하루 확진자 수가 7000명을 넘어서고 위중증 환자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사망자도 크게 늘어 국내 접종이 시작되기 이전인 지난해 연말 수준을 뛰어넘었다. 접종 초기 백신 효과가 6개월 이상 지속되고 인구의 일정 수준 이상 접종을 하면 집단면역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됐지만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60세 이상 미접종자의 접종과 기존 접종자의 추가 접종(부스터샷)이 시급하다고 한 목소리로 말한다.
  • 끝까지 웃었던 라셈, 끝내 참지 못한 눈물로 맞은 이별

    끝까지 웃었던 라셈, 끝내 참지 못한 눈물로 맞은 이별

    끝까지 밝은 표정으로 마지막 경기를 치른 레베카 라셈이 끝내 눈물을 터뜨렸다. 라셈의 마지막을 승리로 장식해주고 싶은 꿈은 이루지 못했지만 IBK기업은행 선수들은 애틋한 석별의 정을 나누며 라셈과 소중한 추억을 남겼다. 라셈이 한국에서의 마지막 경기를 치렀다. 라셈은 9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2021~22 V리그 여자부 KGC인삼공사와의 경기에서 팀 최다인 12점을 올리며 한국 무대를 마쳤다. 긴장한 듯 29.73%의 낮은 공격 성공률을 보이며 팀의 0-3 패배를 막지는 못했지만 늘 그랬듯 코트를 열심히 뛰어다니며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줬다.예고된 이별이었지만 경기를 앞두고 라셈은 내색하지 않았다. 안태영 감독 대행은 경기 전 “감정적으로 많이 힘들어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라셈은 오히려 밝은 표정으로 선수들과 몸을 풀며 이날 경기에만 신경 쓰는 듯한 모습이었다. 라셈은 방송 인터뷰를 통해 “마지막 경기이기 때문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각오를 남겼다. 이어 “지금까지 팬들의 사랑이 있었기 때문에 어려운 상황에서도 버틸 수 있었다”면서 “성원 보내주셔서 감사하고 가능하면 한국에 다시 돌아오고 싶다. 돌아오게 된다면 그때도 계속 응원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한국어로 “감사합니다 사랑해”란 말도 덧붙였다.마지막이라 더 긴장한 탓이었을까.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던 바람과 달리 경기가 시작된 후 라셈은 고전했다. 1세트에는 2점만 올렸고 공격 성공률은 15.38%, 공격 효율은 -7.69%였다. 두 팀이 1세트 접전을 펼쳤기에 라셈이 제 기량을 펼치지 못한 점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최근 경기력이 올라온 기업은행은 선전했지만 결국 인삼공사의 벽을 넘지 못하고 패배했다. 안 대행이 선수들에게 “라셈이 웃으면서 갈 수 있게 하자”고 했던 당부는 끝내 이뤄지지 않았다. 경기가 끝나고 기업은행 선수들은 라셈을 중심으로 모여 마지막 추억을 남겼다. 선수들은 미리 준비한 선물과 편지를 건넸고 라셈도 환한 미소로 동료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선물 증정식 후 모두가 돌아가며 라셈과 포옹했고, 라셈은 마지막까지 동료를 꼭 끌어안으며 감동을 나눴다.마지막까지 환한 미소를 보이던 라셈은 끝내 눈물을 글썽였다. 할머니의 나라에 대한 애정이 컸고 팬들의 큰 사랑을 받았기에 이별의 순간이 더 애틋했다. 팬들도 마지막까지 라셈의 이름을 부르며 떠나는 라셈을 아쉬워했다. 라셈은 서남원 전 감독이 진작에 교체를 검토했고, 서 전 감독이 물러날 때 이미 달리 산타나와 계약이 상당 부분 진행된 상태여서 어쩔 수 없이 한국을 떠나게 된 상황이라 아쉬움이 더 컸다. 최근 구단이 큰 변화를 겪는 상황에서 라셈의 교체는 불가피하게 진행된 측면이 있었다.많은 선수가 아쉬워했지만 특히 누구보다 아쉬워한 사람은 통역 최혜림씨다. 최씨는 이날도 라셈 곁에서 눈물을 글썽였다. 가까이에서 항상 함께했기에 이별하는 마음이 더 아팠다. 라셈은 한국을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최씨와 짧은 여행을 떠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한국에서 추억을 남기고 싶어 구단에 따로 요청했다. 여행이 끝나는 대로 다음주에 미국으로 돌아간다.드래프트 당시부터 한국계 미녀 선수로 큰 관심을 받았던 라셈은 다른 선수보다 한국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다. 팬들도 ‘빛나’라는 별명을 붙여주며 라셈에게 큰 사랑을 보냈다. 이날도 많은 팬이 라셈을 향한 응원문구로 라셈과 함께했다. 비록 아쉬움을 남겨둔 채 마지막 경기를 끝냈지만 라셈은 한국에서 다시 볼 날을 기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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