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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악의 해 조직위 주최… 22·23일 세종문화회관서

    ◎명인·명창들 민속예술 대공연/박동진·성창순·이매방·황병기씨 등 출연/판소리·가야금·살풀이춤·대금산조 공연 인간문화재급 국악인들이 펼치는 「민속예술 대공연」이 22,23일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에서 열린다. 국악의 해 조직위원회가 주최하는 이 무대엔 중요무형문화재 보유자와 다음 세대를 이끌어 갈 명인·명창들이 대거 출연해 우리 전통예술의 멋과 흥취를 한껏 뽐낸다. 인간문화재 박동진·성창순·이은관·이매방·김성권씨 등과 중요무형문화재 준보유자인 안숙선·강정숙·이생강·서용석·김영자씨 등이 이번 공연의 격조를 나타내고 있다. 먼저 판소리의 대부라고 할 수 있는 박동진씨가 영욕이 엇갈린 국악계를 회고하면서 국악의 해를 맞은 소감과 전망을 도창하는 것으로 막이 오른다. 제1부 공연은 이어 임이조·진유림씨 이외 임이조 무용단 20여명이 왕조시대의 영광과 조국의 미래를 축복하는 무용 「태평성대」를 선보이는 것으로 넘어간다. 또 판소리가 전공인 안숙선씨와 가야금이 능한 강정숙씨가 협연으로 가야금병창「호남가」·「방아타령」을 선사한다. 안비취·묵계월·이은주의 트로이카시대 이후 경기민요 부분에서 제일인자로 군림하고 있는 이춘희와 그 뒤를 바짝 따르고 있는 이호연·이선영의 신트로이카가 「이별가」,「한오백년」,「창부타령」으로 자존심이 걸린 경창무대를 꾸민다. 국악의 해 조직위원장인 황병기 교수(이화여대)가 제자들과 함께 가야금합주로 대표곡인 「심향무」를 연주하면 제1부의 막이 내린다. 제2부 무대는 판소리의 정상을 차지하고 있는 성창순씨가 홍보가 중에서 박타는 대목을 구성지게 부르는 것으로 다시 이어진다. 일명 「박타령」으로 일반에게도 잘 알려진 이 가락은 성창순씨의 풍부한 소리와 호방한 기상에 잘 어울려 기대를 모은다. 또 선의의 라이벌인 이생강·서용석씨가 처음으로 한 무대에서 대금산조를 협주하며 이은자씨가 춤을 선보인다. 그리고 이은관씨의 「배뱅이굿」에 이어 이매방씨의 「살풀이」로 절정을 이룬다. 성창순씨를 비롯해 안숙선·김영자씨가 일반인으로 구성된 현대백화점 국악합창단과 함께 「보렴」,「육자배기」,「삼산은 반락」에 이어 마지막으로 남도민요 「흥타령」을 부르면서 막을 내린다.공연시간 하오 7시30분.
  • 로마/테르미니역(아랍서 지중해까지:16)

    ◎로마 관문… 영화 「종착역」의 주무대/광장 주변의 소나무에선 로마인처럼 올곧은 기상이… 명화「길」,「카비리아의 밤」,「달콤한 생활」등으로 우리에게도 익히 알려진 이탈리아 영화의 세계적 거장 페데리코 펠리니의 수필영상풍의 작품 「펠리니의 로마」에는 실제 로마 명소들의 모습이 거의 나오지 않는다.기껏 허름한 술집이라든가 싸구려 야외 카페,짐작이 가지도 않는 광장과 건물 모퉁이,비가 퍼붓는 어느 거리 복판에서 일어난 교통사고로 죽어넘어진 동물들과 그것을 찍어대는 촬영팀의 차량 정도나 보여주다 끝날 뿐이다.관객들이 장난치고 와글대는 3류무대 위에서 브루투스가 시저를 암살하는 엉터리 장면을 잠깐 카메라가 잡으며 로마의 역사를 대변하고,매춘숙의 여인들이 로비에 앉은 손님들과 희희낙락 흥정을 하며 몸매를 자랑하는 익살스런 장면들이 후반부에는 또 꽤 중요한 비중으로 끼어들어 있다.이 작품은 틴에이저로 보이는 수십명의 오토바이족 커플들이 옛 원형경기장인 콜로세움을 질주해 빠져나가면서 어둠속에 묻히는 것으로 끝이 난다.불빛이 휘황한 콜로세움도,여기 나오는 다른 장면들도 거의 모두가 금방 알아볼 수 있는 세트다. ○요상한 화면에 당혹 이 토박이 대가가 자신의 근거지를 말하려 하면서 왜 이런 어설픈 세트처리를 고집했을까 하는 의문은,로마에 여장을 풀고 맨 먼저 무심코 TV를 켰을 때 맞닥뜨린 요상한 채널의 화면 보다는 덜 당혹스럽다.토플리스 여인의 라이브 쇼를 한동안 보여주면서 플레이 보이 사회자와의 인터뷰가 잠깐 나오고 「저를 불러주세요」어쩌고 하는 식의 캡션과 함께 여인의 얼굴과 전화번호의 클로즈업이 되풀이 되는 프로인데 필자의 어눌한 소견으로도 영락없이 공공연한 매춘채널이다.유료도 아닌 이 채널은 두어 시간을 그러다 딴 채널로 옮겨가 심야까지 계속된다.하긴 콜걸이 떳떳하게 국회의원 출마도 하고있는 나라니까 그런 것을 당혹스럽게 여기는 쪽이 오히려 어색하고 이상할지도 모른다.모르긴 해도 언뜻 납득키 어려운 로마의 이런 표면적인 진풍경의 바닥에는 카톨릭 종주국으로서의 종교적인 고뇌와 세속윤리와의 마찰 같은 혹종의갈등들이 얽혀 있을 것이다.세칭 네오리얼리즘에서 출발했던 펠리니의 상기 필름만 해도 후기작품에 속하는 것이어서,그러니까 그의 로마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실경산수의 의미가 아니라 보다 개인적이고 내면적인 꿈과 원망이 모티브가 되고 있어 그같은 기법은 당연한 일이었을지 모른다.인간의 죄의식을 옭아매고 억누르는 신적인 윤리와 그것을 풀어 흩뜨리려는 세속적인 쾌락 사이의 고통을 은근히 내비치면서 이 작품에서도 그는 삶의 공허감을 아닌듯이 말하고 있다.이와 관련이 되는지 어떤지는 모르지만 지금 세상을 뒤덮고 있는 것은 과연 무엇이란 말인가 하는 의문을 필자도 이번 여행 중에 문득 떠올린 적이 있다.그동안 거쳐온 나라들을 근거로 하면 그것은 이념도 철학도 무슨 정신적인 고뇌같은 것도 아니고 한마디로 청바지와 전자제품과 할리우드 영화였다.팝송과 비디오테이프와 음담패설이라고 해도 마찬가지고 인스턴트 식품과 광고와 싸구려 베스트셀러와 차량의 매연이라고 해도 마찬가지다.그러므로 이 세계는 희망이 없다든가 혹은있다고 해봤자 그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일제 자동차로 뒤덮여 있던 이라크와 요르단의 우스꽝스런 풍경은 차치하고라도,할리우드 영화만 해도 떠날 무렵의 서울프로와 한달 남짓 사이를 둔 종착지까지의 모든 나라들의 그것이 약속이나 한듯이 똑같았던 것이다.「쉰들러 리스트」,「필라델피아」그리고 여분으로 「쥬라기공원」.세계가 획일화되어 똑같은 하나의 깡통속에 들고만것 같아 기묘한 기분이 되었다 하더라도 물론 이것은 그 나라의 중앙통쯤 되는 거리에서 금방 눈에 들어온 표피적인 광경에 지나지 않는다. 도시전체가 그대로 박물관인 로마에서 어딜 새삼 찾아보고 말고할 필요가 어디 있겠느냐는 생각까지 든 것도,비슷한 맥락의 심사 때문이었을지 모른다.너무 볼거리가 많아 지레 나가 떨어진다는 격이랄까. 10여년 전 처음으로 이곳을 밟았던 기억까지 겹쳐 로마에 대한 필자의 선입견 역시 할리우드 영화의 그것처럼 그닥 밟은 것이 못된다.이 도시의 뿌리가 된 옛 로마제국이 아테네와는 달리 철저하게 무력의 힘으로 건국되고 변천해왔다는선입견이나,허다한 영화들에서 보아온 그 무렵 타락상의 고정관념들이 그렇다.난교도중 화산재에 매몰된 듯한 인간의 처참한 미라를 폼페이 박물관에서 보았던 기억같은 것도 함께 가세를 했을 것이다. ○볼것 너무많아 질려 이 도시의 관문이 되는 테르미니 역 근처에 짐을 풀자 그 앞의 친쿠에첸토 광장이나 우선 어슬렁거리기 시작한 것도 좀처럼 트일 기미를 보이지 않는 그 답답함 때문이었을지 모른다.「5백인 광장」으로도 불리는 이곳은 에티오피아 정복전쟁때 목숨을 바친 5백명의 병사를 기념해서 만들어졌다는 유래를 갖고 있다.로마에 살고있던 친구를 만나 맥주잔을 기울이며 이 광장 한쪽 가설무대에서 벌어지고 있는 연주와 노래들을 들었던 옛 기억을 필자는 더듬었다.오래전 일이어서 그런지 부근의 풍경들이 너무 아슴하다.유적과 역사와 명소들로만 빼곡 들어찬 이 도시,조각과 걸작건축물들과 절묘하게 설계된 분수들과 미칼란젤로,레오나르도,라파엘로의 명화들이 너무 많아 오히려 발기불능의 무력감부터 먼저 일으키는 이 도시,인근과 시내 한복판으로 빠지고 들어가는 지하철과 수많은 버스의 노선들,벤치에 앉은 히피차림의 나그네들,일자리를 얻으러 온 듯한 동남아 여인들,그 저쪽으로 산타 마리아 마조레 교회를 바라보며 부근의 액세서리,옷가게들을 필자는 하릴없이 기웃거리고 있었다.밤이 늦어도 광장의 잡답은 좀처럼 사그라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테르미니 역은 「자전거 도둑」으로 이탈리아 네오리얼리즘의 대표주자의 하나가 된 거장 비토리오 데시카가 「종착역」을 만들면서 주 배경으로 잡았던 곳이다.흑백필름인 이 작품은 그 때문이 아니라 내용 탓인지 대부분의 장면들이 암울했던 것같은데,지금 그 대합실은 휘황한 불빛으로 대낮처럼 밝다.쓰리꾼과 집시들이 득실대는 것같아 도저히 발을 들여놓을 수없노라고 일행 하나가 뒷걸음을 친 것도 무리가 아니다.예의 집시들이 문제라면 연전에 개봉돼 우리에게도 익히 알려진 유고의 현역감독 에밀 쿠스트리차의 저 유명한 필름 「집시의 시간」에도 그 행태가 적나라하게 묘사되어 있다. ○대합실 불빛 휘창 찢어지게 가난한 현실에 떠밀려 이탈리아 뿐아니라 프랑스와 유럽 각지로 흩어져 들치고 훔치는 것이 본업이 돼버린 그들의 습성이란 것도 영화에 나오는 아이들의 그런 이미지는 너무 애잔해서 도저히 미워할 수가 없고 그 때문에 되레 구원을 받는 계기와 상징으로 설정이 돼있다.감독은 무너진 동구 공산체제의 그 끔찍함 못지않게 악랄한 돈의 논리와 거기 끌려다니는 인간이라는 부르주아사회의 치부를 꿰뚫어보고 있는 것이다.환전소 좌우에 도열한 수많은 가게와,역을 들고나며 와글대는 승객들과,연쇄식당가에서 풍겨오는 스파게티 냄새로 시장통을 방불시키는 대합실 한복판에서 필자는 「종착역」속의 그 로맨스를 억지로 더듬어보았다.유부녀가 된 옛 애인을 찻간에서 만난 남자가 기차가 떠나는 순간까지 수기한 곡절과 감정의 격렬한 기복을 내보이면서 애절한 이별을 하는 과정이 그 내용이었던 것같은데,시종일관 플랫폼이 거의 배경이 되고 있었다는 것 외에는 스토리가 확실치 않다. 공화국 광장 뒤쪽 부근이었던가,처음 이 도시로 들어서면서 택시가 신호에 걸렸을 때 우연히눈에 띈 소나무 한 그루가 그제야 문득 저절로 생각나고 있었다.옛 건물의 현관 옆쪽으로 짙푸르고 올곧은 자세를 하고 정원에 처연히 서 있던 그 나무의 모습이 어째서 그처럼 강렬한 인상을 주었던 것일까.로마에 있는 건물 틈틈이에서 가장 흔하게 눈에 띄는 이 나무들은 외래객이 설사 아무리 뒤틀린 선입견을 갖고 들어오더라도 이 도시는 절대로 풀죽을 수 없다고 우정 무언가를 호소하고 있는 것같았다.이곳 출신인 레스피기의 교향시 「로마의 소나무」나 비슷한 제목의 몇개 노래들을 필자는 도리없이 떠올렸다.슬픔을 말하든,환희를 말하든 그런 작품들은 어쨌든 로마라는 도시의 축이 되는 정신이나 그 체취같은 것과도 무관치 않은 내용이었을 것이다.어디선지 갑자기 들려온 사이렌 소리와 함께 광장 저쪽으로는 떠들썩하고 활기에 넘치는 예의 낙천적인 이탈리아인 특유의 그 잡담이 여일하게 이어지고 있었다.
  •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문정희 지음(화제의 소설)

    ◎대학강사·해직기사의 사랑­이별 시인인 지은이가 뉴욕체류시절의 체험을 살려쓴 첫 장편소설. 80년초의 혼란한 사회상과 실망스런 현실 삶에 대한 반발로 도피성 미국유학에 나선 대학강사인 20대 후반의 미혼여성이 겪는 미국생활을 통해 진정한 의미의 페미니즘과 홀로서기를 묻는 흐름. 뉴욕에서 만난 한국인 해직기자와의 만남과 사랑,그리고 이별과정을 시인의 섬세한 감각으로 그려나가면서 남과 여의 입장에서 본 사랑과 이별의 의미를 무겁지 않으면서도 진지하게 되묻는다. 고려원 5천5백원.
  • 외국인 접촉·안전사고도 “반국가죄”/북,정치범 어떻게 다루고 있나

    ◎사형·재산몰수등 무제한 처벌/시효없고 변호인이 “자백” 강요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 군도가 세계언론의 표적으로 떠오른 가운데 북한의 「반국가범죄」및 「인권상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전체 북한 인민들에게 가장 무섭고 가혹한 범죄로는 「반혁명범죄」,「반국가범죄」가 첫손에 꼽힌다.북한은 74년 북한형법 제2편에 「반혁명범죄」를 규정,김일성 유일지배체제 유지에 장애가 될 우려가 있는 모든 행위를 반혁명범죄로 처벌할 수 있도록 했다.이는 「반혁명분자들은 로동계급의 계급적 원쑤들이므로 무자비하고 철저히 처단해야 한다」며 반혁명범죄를 사법차원이 아닌 계급투쟁의 일환으로 취급한 것. 북한측은 줄곧 우리의 「국가보안법」을 폐지하라고 강력히 요구하면서도 자신들의 이 「반혁명범죄」가 비인도적인 측면에서 대내외적으로 비난을 받게되자 87년 북한형법을 개정해 「반혁명범죄」를 삭제하는 대신 「반국가범죄」를 새로이 규정했으나 이 또한 「반혁명범죄」와 동일하다는 것이다. 이 「반국가범죄」는 주체사상에 따른 북한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노동계급적·정치적 성격을 그대로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범죄의 구성요건이 지극히 추상적·다의적이며 유추해석을 사실상 무제한 허용,반금일성부자체제의 부정적 행위해 대해서는 무제한 처벌을 가능토록 하고 있다. 더욱이 이 범죄는 형사소추시효도 적용받지 않는 데다가 사형·전재산몰수형등 가혹한 조항을 두고 있어 북한 인민들에게는 그 어떠한 법률보다도 위협적인 존재이다. 고씨를 비롯,북한 정치범수용소에 갇혀 있는 정치·사상범들은 체제유지를 위해 만들어진 이 법에 따라 기약없는 「감방살이」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특히 북한은 정치범과 일반형사범을 구분,체제비판자등 이른바 「정치범」에 대해서는 재판을 허용치 않고 있으며 변호인 역시 피고인의 이익을 위해 변호하는 것이 아니라 피고인의 설득을 통해 죄를 자백시키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또 「반국가범죄」에는 『…년 이상의 로동교화형에 처한다』는 식의 중벌위주의 형벌규정을 적용함으로써 일단 형을 선고받으면 노동교화소나정치범 수용소에 무한정 수감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법무부 특수법령과 성영훈검사는 『북한은 근대형사법의 기본원칙인 죄형법정주의와 유추해석금지의 원칙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면서 『국가이익및 집단이익에 반하는 행위는 물론 단순히 외국인과 접촉하거나 사업장 안에서의 단순사고도 반국가범죄로 처벌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의 인권상황은 더더욱 나쁘다.아예 「인권개념」이 없다고 보는게 타당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북의 인권은 초국가적·천부적인 인간의 권리가 아니라 당에 의해 부여되고 보장되는 「공민의 권리」에 불과하며 자유권보다는 당의 물질적 급부를 내용으로 하는 수익권에 중점을 두고 있다는 것이다. 『하나는 전체를 위해,전체는 하나를 위해』라는 주체사상의 중심체제 아래서는 개인의 존재는 부정될 수 밖에 없다며 인권개념을 왜곡하고 있다. 북한은 또한 외국이나 국제기구의 인권보고서 등을 『파렴치한 내정간섭』으로 호도하는 과민반응을 보여 이번 북한의 정치범 수용실태를 첫 공개한 국제사면위원회의 보고서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일지도 주목되고 있다. ◎“억류 고통 극복… 꼭 돌아오셔요”/고상문씨 부인 조복희씨 눈물의 편지 남편 고상문씨(46·당시 서울 수도여고교사)가 북한의 승호마을 정치범 수용소에 감금돼 있다는 소식을 15년만에 들은 부인 조복희씨(43·은평구 갈현동)는 2일 서울 중구 대한적십자사에 남편의 귀환을 기다리는 심정을 담은 편지 1통을 전달하며 남편의 귀환을 촉구했다. 조씨는 이날 『어제 전달한 남편의 송환을 촉구하는 진정서와 함께 꼭 이편지를 남편에게 전달하고 남편을 하루바삐 찾아달라』고 호소했다. 16절지 두장 분량으로 된 『현미아빠 보세요』로 시작되는 이 편지에서 조씨는 꽃다운 28세에 결혼,10개월만에 남편과 생이별하는 아픔을 겪은뒤 15년의 세월이 지나 불혹을 넘긴 43세의 중년이 되기까지 남편을 그리는 애절한 마음을 편지 구석구석에 내비치고 있다. 『당신이 갖고다니며 사용하던 소형 트랜지스터와 함께 내 선물로 산 바바리코트 꾸러미가 집으로 도착한 후 나는 심한 환청과환상에 시달렸습니다.몇차례 병원생활을 하기도 했고 수면제 없이는 잠을 못이루는 긴 세월을 나는 피골이 상접할 정도로 마르면서도 우리의 딸 현미를 기르는 보람으로 지금까지 버티며 살아왔습니다』라고 적고있다. 조씨는 특히 『말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아빠는 왜 안와,왜 편지 한장 없어」라는 질문을 계속 해오는 딸 현미를 더이상 속일 수 없어 중학교에 들어간 날 사실을 말해주자 「우리 엄마는 너무나 불쌍한 여자」라고 했다』면서 『그 때가 가장 괴로운 순간이었다』고 그간의 회한의 세월을 담담히 소개했다. 조씨는 이어 『당신과의 생이별이란 사건은 내 인생에 영원히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남겼습니다』면서도 『당신의 핏줄 현미에게 아빠가 돌아올 수 있다는 희망은 다시 나를 설레게 합니다』라며 그간의 고통을 이겨내고 남편의 무사귀가를 기다리는 애틋한 마음을 보였다. 조씨는 편지 끝에 『당신도 희망을 버리지 마세요』라며 만나는 그날까지 남편의 건투를 비는 성숙한 아내의 마음씀씀이도 잊지않았다. 조씨는 이날 편지전달과함께 딸 현미양이 대통령앞으로 보내는 편지도 소개했다. 현미양은 이 편지에서 『아빠가 돌아오시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까해서 펜을 들었다』면서 『정치범 수용소에 갇혀 계신 아빠의 귀환을 위해 힘써달라』고 말했다. 한편 대한적십자사는 조씨의 편지를 국제적십자사나 북한적십자사에 직접 전달하는 방법을 검토중이다.
  • 세기적 아이러니/호현찬(일요일 아침에)

    이날 밤에도 내가 살고 있는 지구촌의 뉴스들은 어둡고 불안하고 답답한 것뿐이었다.수많은 생명들이 도살당하던 보스니아에서는 평화협정의 기운이 일기 시작했다는 소식이 들어왔다.천년동안 반목과 생존투쟁을 벌이다 겨우 화해의 실마리가 보이기 시작한 가자지구에서 또다시 팔레스타인인과 이스라엘군과의 충돌로 수십명이 사망했다는 뉴스도 나왔다.르완다에는 반군의 진격으로 도살을 모면하기 위하여 백만명이 국경넘어 탈출을 시도하고 있었다.진정 아프리카에는 신도 UN도 속수무책인 것같다. 북한에서는 김일성식 「동물농장」에서 거창한 김일성장례쇼가 벌어지고 있었다.「위대한 독재자」의 구령에 따라 웃고울고 그들 나름대로의 몸짓을 해야만 생존할 수 있는 동토의 땅이 지척에 있다. 4백만명의 겨레를 살상하고 천만명의 이산가족에게 이별의 슬픔을 안겨준 6·25의 주범의 종말이다.그런데도 북한땅은 온통 호곡의 소리가 진동한다.이 세기적인 아이러니속에 나도 살고 있는 것이다. 한달이상 지속된 가뭄으로 땅이 갈라지고 곡식과 초목들이타고 있다.서울의 환락가에서는 여전히 네온빛이 휘황하게 점멸되며 태평성대를 구가하고 있다.이 엄청난 아이러니속에 내가 살고있는 것이다. 갑자기 정전이 되었다.전력부족과 과소비탓으로 전압이 견디지 못했을 것이다.무덥고 습습한 공기속을 헤치며 밖으로 나갔다.서울의 하늘은 스모그와 얕은 구름이 덮여 있다.간간이 별이 보인다.목성과 슈메이커 레비9혜성의 파편이 대충돌했다는 소식도 들었다.직경 4㎞나 되는 별이 아름다운 목성에 충돌하여 지구만한 크기의 검은 웅덩이가 생기고 1천㎞이상의 불기둥이 하늘로 치솟았다고 한다.일천만년에 한번 있을까 말까한 이러한 우주의 이벤트를 지구인들은 장려한 우주쇼라고 하며 흥분에 싸였다.그러나 더욱 충격적인 것은 이러한 대충돌이 지구에서도 일어날 수 있으리라는 과학자의 예측이다. 문득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이 생각난다.『1999년7월 하늘에서 공포의 대왕이 내려올 것이다.앙골모아의 대왕을 부활하기 위하여…』 예언서를 연구하는 사람들은 이 공포의 대왕이 무엇인가 여러가지 억측을 하며풀이한다.그것은 지구와 충돌하는 대혹성일 수도 있고 핵이나 수소폭탄일 수도 있고 인류의 멸망을 재촉하는 포악한 독재자 또는 종말론을 신봉하는 신자들에게는 신의 심판일 것이라는등.이러한 생각에 이르다보니 아주 미물같은 인간들이 권력을 휘두르며 백성들을 고통스럽게 하는 어리석은 짓들이 가소롭다.불로장수하기 위하여 불로초를 구하다 죽은 진시황의 무덤이 한낱 고고학적인 흥미를 끈 것이외에 무엇을 남겼을까.아방궁같은 궁전에서 영화를 누리다 죽은 김일성의 시신을 덮은 꽃들도 곧 시들고 유리상자도 다 부질없는 짓일 것이라는 것이 곧 밝혀질텐데 말이다. 요즘에 TV에 가끔 나오는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생명이 얼마나 존귀하며 생명을 창조하기 위해서 모든 생명체들이 신의 섭리아니고서는 해낼 수 없는 법칙들을 실현하고 있는 것을 보며 경이로움을 느끼게 된다.한 여름에 잠깐 울기 위해서 수년동안 모진 환경속에서 견딘 매미들이나 잠자리들,알을 낳자마자 죽는 곤충들에 이르기까지 모든 생명체들이 생명을 이어가기 위해서 치열한 적자생존의 싸움을 벌이고 보금자리를 짓고 먹이사냥을 하며 짝짓기를 하는 동물이나 곤충들과 사람의 생활이 무엇이 다를까.대우주의 섭리안에서 생은 찰나이나 생명은 영원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생명이야말로 창조의 근원이다.그런 소중한 생명에 대해서 우리는 얼마나 느끼고 있는 것일까…. 생명을 경시하는 것일수록 반자연,반평화이다. 생명은 희망에서 나온다.판도라의 궤속에서 나온 모든 인류의 재앙을 물리칠 있는 희망이야말로 생명을 잉태할 수 있는 것이다. 지금 우리 머리위에서 돌도 있는 컬럼비아인공위성속에서 작은 민물고기의 산란을 지켜보는 우주인의 실험도 인류의 창조를 위한 몸짓의 하나일 것이다. 밤이 지나면 또다시 태양은 찬란하게 솟아올라 생명의 에너지를 사랑스런 지구촌에 쏟아 부을 것이다.
  • 김일성장례 연기/일,“김정일승계 이상” 제기

    ◎일부선 “김일성가족간 알력” 추측/“조문객 모두 수용… 김정일 체제구축” 시각도 【도쿄 연합】 북한이 김일성주석 추도식을 돌연 연기한 이유를 놓고 일본의 한반도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 북한 체제 안에 별다른 문제가 발생한것이 아니라고 보고 있는 이즈미 하지메(이두견원)교수(시즈오카대)는 전인구의 70%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조문객을 모두 수용하기 위한 것으로 우선 풀이하고 있다.김정일비서를 중심으로 한 북한지도부가 이같은 거국적 슬픔을 김정일체제 구축에 최대한 이용하려 장례식 연기결정을 내린것 같다는 분석이다. 이즈미교수는 국민의 슬픔이 깊으면 깊을수록 후계자 탄생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부풀릴 수 있을것으로 북한당국은 추정하고 있으며 이 때문에 장의일정도 두개로 나누어 19일 영결식에선 김일성에게 이별을 고하고 다음날 추도대회는 실질적 후계체제 출범의 날로 활용하려 하는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일성의 죽음에 의심의 눈길을 보내고 있는 전문가들은 시각을 달리한다. 현대 코리아연구소의 다마키 모토이(옥성소)이사장은 북한 장례위원회의 발표내용을 액면 그대로 믿어서는 안된다면서 실제로는 ▲정권 후계작업에 뭔가 장애가 생겼거나 ▲추도대회에 참석할 군중에 대한 경비에 자신이 없기 때문일 것으로 분석했다. 다마키이사장은 일단 발표한 장례일정을 변경한다는 것은 매우 이상한 일로서 권력승계의 지연을 의미한다면서 추도대회에 예상 이상의 주민이 운집할 것으로 보이자 군부나 공안당국이 돌발사태 경비에 자신감을 잃었을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다고 밝혔다. 북한이 지난 9일 김의 사망사실을 발표하기 직전 내부적으로 불순분자의 색출을 강력히 지시한 사실이 있는 등 장례식을 계기로 민중의 불만이 폭발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이 연구소의 사토 가쓰미(좌등승사)소장은 김정일의 건강에 문제가 있거나 아니면 사인을 둘러싸고 김일성일족간에 뭔가 알력이 있기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사토소장은 김정일이 작년 12월부터 올해 2월말까지 두달동안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으며 공식석상에 나왔을때도 안색이 매우 좋지 않았고 지난 11일 김일성 시신을 공개했을 때도 몹시 여윈 모습이었다고 지적했다.
  • 「김일성조문」 공방 가열

    ◎여/“전범에 테러리스트”/야/“화해차원 거론” 일부 야당의원의 「김일성조문」발언 파문이 가라앉지 않고 있는 가운데 여야의원들은 14일 국회 본회의에서 4분 자유발언을 활용,이 문제에 대해 격론을 벌였다. 민자당의 김영광의원은 『김일성은 수백만의 동포를 죽인 전범이자 아웅산,KAL기 폭파 테러리스트이며 1천만 이산가족을 생이별시킨 원수』라면서 『김일성이 누구인데 조의표명,조의사절단 운운하며 비상경계령을 시비할 수 있느냐』고 민주당측을 비난했다. 민자당의 김기도·김두섭의원도 『민주당은 남북정상회담을 위한 신뢰구축 차원에서 조문사절단 파견을 주장했다지만 조문단이 가서 무슨 일을 할수 있느냐』면서 『그같은 발언이 실언인지,역사의식의 왜곡인지,가치관의 상실인지 밝히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의 이부영의원은 『민주당이 김일성의 전쟁도발이나 테러리즘을 역사적으로 단죄해야 한다는 입장을 취하지 않은 바가 없다』면서 『조문사절 얘기는 김일성 개인에 대한 애도를 위한 것이 아니라 앞으로 남북간의 화해와 신뢰를 도모하자는 차원에서 꺼낸 것』이라고 해명했다. 민주당의 장기욱의원도 『사이가 나빴던 집안들이 초상을 계기로 가까워지는 경우가 있다』면서 같은 주장을 폈다. 이처럼 공방이 진행되는 동안 여야 의원들은 고함과 야유로 상대당의원의 발언을 비난,한동안 소란이 계속됐다. 한편 신민당은 이날 성명을 내고 『김일성 조문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 파유학중 귀순 동영준씨가 만난 김정일/수기

    ◎“상대하기 껄끄럽겠다” 첫인상/디스코 등 일부 서구유행 허용… 젊은충 따라/김일성보다 강경하지만 훨씬 현실·개방적 김일성 북한주석의 사망소식을 들은 것은 갓 돌이 지난 아들녀석이 아파 병원으로 가던 9일 점심 때이었다.라디오 뉴스를 함께 듣고 있던 아내가 대뜸 『이젠 시부모님을 뵐 수 있겠네요』라고 흥분했다.통일이 멀지않았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웬지 착잡했다. 김주석의 사망소식을 듣는 순간 제일 먼저 지난 79년 박정희대통령 피격당시 수업까지 전폐하고 「통일됐다」고 기뻐했던 일이 생각났다. 50년동안 신처럼 우상화돼 왔던 김일성.그 김일성이 역사의 뒤편으로 사라지고 정권을 이어받게 된 김정일.나는 지난 89년 6월 한국으로 귀순하기까지 김정일을 모두 세번 만났다. 내가 김정일을 처음 본 것은 평양기계대학 수산기계학과 1학년이던 지난 82년 5월이었다.내가 다니던 대학이 북한에서는 처음으로 「명태할복기」라는 기계를 개발했을 때였다.당시로서는 획기적인 발명으로 김일성·김정일 부자가 직접 「현지지도」를 나올 정도였다. 생전 처음 「민족의 태양」과 「친애하는 지도자 동지」를 직접 가까이서 보는 자리였기 때문에 일거수 일투족도 놓치지 않으려고 긴장했던 기억이 생생하게 떠오른다. 김일성 뒤에 서 있던 김정일에 대한 첫인상은 「상대하기 껄끄럽겠다」는 한마디로 「간단치 않다」는 것이었다.김정일이 나중에 최은희·신상옥을 만났을때 자신을 「난장이 똥자루만하지요」라고 표현했던 것처럼 작달막한 키에 다부진 체격이었다.한쪽 머리카락이 모두 위로 치솟은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그래서 당시 북한에서는 김정일의 이런 모습을 두고 좋게는 김정일의 기상이 하늘로 솟았다고도 했고 다른 한편으로는 어릴때부터 부모사랑을 모르고 자라 사납고 괴팍하게 보인다는 말이 나돌았다. 어쨌든 상당히 호탕해보였고 솔직 담백하다는 인상을 받았다.특유의 헐렁한 바지에 굽높은 신발,잠바가 잘 어울린다고 생각됐다. 두번째로 김정일을 본 것은 1년뒤인 정권 창건일(9·9절)35주년 행사준비가 한창이던 83년 9월8일이었다.백만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행사로 김정일이 직접 총지휘를 맡고 있었다.김정일은 총연습이 한창이던 8일 낮과 밤 두번씩이나 직접 현장으로 나와 학생들과 당원들을 격려했다. 김일성이 신격화된 존재였다면 김정일은 「인민의 자애로운 지도자」로서 인간적인 면이 강조됐었다.특히 김정일은 서모아래에서 설움을 받으며 자랐다는 「흠집」이 오히려 인간적이라는 동정을 불러일으켰다.또 서구영화와 디스코·장발·통바지등 서구의 유행등을 어느 정도 허용하고 금강산과 남포·청진시등 4개 도시를 관광지대로 개방하자고 주장하는등 젊은층의 기호·취향을 어느 정도 알아줬기 때문에 김일성보다 가깝게 느껴졌었다. 그는 대학생과 청년단체,신진 엘리트,3대 소조를 자주 만나 「나와 함께 일할 동지들」이라고 신임과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그래서 젊은층이 김정일을 미래의 지도자라는 생각에서 더 따랐던 것 같다.그리고 지금도 이런 정서가 북한의 젊은층 사이에 퍼져있으리라고 믿기 때문에 김정일에 대한 북한주민,특히 테크노크라트들의 지지기반을 얕봐서는 안된다는 생각이다.물론 나의 김정일에 대한 생각은 폴란드 유학및 한국생활을 통해 73년이후 20여년동안 계속됐던 세뇌교육에 의해 왜곡·조작된 것임을 뒤늦게 알았다.속고 살았다는 배신감과 허탈감이 컸다. 그렇지만 최근 한국에서의 김정일에 대한 평가가 분분한 것을 보면서 북한체제의 경험자로서 한마디 하고 싶다. 김정일은 김일성보다 강경하고 즉흥적이어서 예측하기 어렵지만 훨씬 현실적이고 개방적이라고 생각한다.김일성과 비교해 친화력과 지도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뒤집기 위해 무척 애쓸 것이다.또 「군사에 약하다」는 열등감을 갖고 있어 핵문제등 현안문제를 통해 그렇지 않음을 안팎에 과시하려 할 것이다. 또한 정권을 잡은 뒤에는 경제난과 피폐한 주민생활에 대한 책임을 물어 자신을 반대하는 혁명 1세대를 몰아내는 계기로 삼을 지도 모른다. 김일성 사후 북한사회를 정확하게 전망하기 위해서는 김일성보다 훨씬 인간적인 존재로 북한 주민들에게 각인된 김정일에 대한 정확한 연구가 뒤따라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필자:동영준씨(28)는 지난 89년6월 폴란드 그다니스크종합대학에서 유학중 귀순,지난 92년 결혼해 아들을 두고 있으며 현재 고려대 경제학과 4학년에 재학중 기 자 입 력 가제목:내가 본 김정일 기자명:김정열 부서명:문화부 김정일은 과연 어떤 성품의 인물일까.그를 가까이에서 오랫동안 지켜 본 문화·예술계 사람은 아주 드물다. 영화계에서는 지난 78년 홍콩에서 납치된 뒤 86년 북한을 탈출한 영화배우 최은희씨와 신상옥감독이 거의 유일하다.이들 부부가 지켜본 김정일은 이렇다. 1백65㎝의 키에 85㎏으로 비만한 편이며 작은 키를 의식해 굽이 높은 구두를 즐겨 신는다.머리는 상당히 명석한 편이다.김은 외부 인사들과 접촉을 할 때는 사투리를 잘 쓰지 않지만 자기들끼리 얘기할 때는 「…하구래」 「…라요」라며 평안도 어미를 많이 붙인다.또 술과 담배,마작·블랙잭을 좋아하고 승부 근성이 강한 것으로 들었다. 연극·영화·음악 등 문화 예술 분야 전반에 걸쳐 상당한 조예를 갖고 있다.김일성대학을 졸업한 뒤 당 선전선동부장과 예술분야 전반을 관장하면서 능력을 발휘,아버지 김일성의 신임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특히 김정일이 주도한 가극 「피바다」는 김일성도 감명시킨 것으로 전해진다. 영화에 대해서는 광적인 취미를 갖고 있다.「영화예술론」이라는 초보적인 영화이론서를 내기도 했으며 거의 매일 영화문헌고의 필름을 가져다 감상하기도 한다. 영화문헌고는 그의 광적인 관심 덕분에 1만5천여편의 필름을 보관하고 있는 등 세계적인 수준이다. 남한의 대중가요도 상당히 알고 있다.패티김의 「이별」 최희준의 「하숙생」 이미자의 「동백아가씨」등을 알고 있을 뿐 아니라 연회석 상에서 흥이나면 자신이 직접 지휘봉을 잡기도 해 음악 전반에 꽤 지식이 있는 것 같았다. 그는 연회석상에서 자신을 찬양하는 행사가 진행되자 『신선생,저건 다 가짜야,거짓으로 하는 소리요』라고 말해 현실을 보는 눈이 있음을 보여주기도. 또 자신의 면전에서 아첨을 하는 사람들의 속마음을 훤히 알고 있었다. 무소불위의 권력자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일이기도 하지만 당간부나 원로급 간부,그리고 자신에게 필요한 인물의 생일이나 환갑에는 선물도 보내고 생일잔치도 그럴듯하게 차려주는 자상한 면도 있다.
  • 「과대망상증」 부자가 닮은꼴/김일성­김정일 인물비교

    ◎형세 판단력 뛰어난 카리스마형/김일성/행동 거칠고 충동적… 방약무인형/김정일 분단 반세기에 걸쳐 북한의 절대권력자로 군림한 김일성과 권좌를 대물림한 김정일의 차이점이 무엇인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통치스타일은 물론 취향이나 생활 습관 등에 이르기까지 부자의 성향이나 스타일이 여러 면에서 대조적이기 때문이다. 우선 김일성은 훤칠한 키,호남형에다 듬직한 체구에서 풍기는 외모로 주위사람들를 압도한다.오랜 빨치산 생활을 통해 습성화된 동물적 정치감각과 주도면밀한 성격을 바탕으로 권모술수와 조직장악력이 뛰어난 인물이다. 즉 「간특할」정도로 형세판단에 탁월하며 이 판단을 기초로 『상대가 약할때 공격하고』『상대가 강할때는 과감히 후퇴하며』『후퇴시에는 적절한 상대의 약점을 잡아 협상으로 국면전환』을 시도한다. 김일성의 이같은 빨치산식 전술은 「68년의 푸에블로호 납치사건」「7·4남북공동성명」에서도 적절하게 구사됐다. 굳이 두 부자의 공통점을 찾자면 과대망상증 정도라고 할 수 있다.거대한 카드섹션쇼의 김일성모습,특권층만의 차량통행이 허용된 장대한 개선문,김부자의 영광과 안락을 위해 전국에서 뽑혀온 「여성접대원」들이 고급벤츠 승용차 앞에서 머리 숙여 절하는 모습에서 이들의 공통분모가 읽혀진다.또 원래 금박을 입혔다가 등소평의 핀잔을 듣고 금박을 벗겼다는 거대한 김일성동상,외국인 방문자의 눈을 속이기 위한 급조 통행인,형식적인 교회,전시용백화점등도 이들 부자의 과대망상증을 뒷받침해주는 한 단면이다. 김일성은 늘 미소를 짓고 어린이들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다정한 말투로 포옹하는 등 이미지 관리에도 능하다.「친애하는 위대한 수령」이라는 호칭에 걸맞는 교묘한 연기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김정일은 아버지와 달리 카리스마도 없으며 행동이 거칠고 충동적이다.85㎏의 비만 때문에 몸가짐이 부자연스러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또 1백65㎝의 작은 키에 다른 사람을 내려다보기 위해 뒷굽이 높은 구두를 신는다.시력은 극히 나빠 0.1∼0.2의 근시. 김정일은 주말마다 자신이 주최하는 파티에서 위스키와 코냑을 즐겨 마시면서 경음악밴드에 맞춰 춤을 추고 한국의 히트대중가요를 부르기도 한다.그의 애창곡은 「하숙생」「이별」 「찔레꽃」등이며 요즘은 「사랑의 미로」를 즐겨부르는 것으로 알려졌다.그는 또 영화보기를 무척 좋아한다. 그는 화가 나면 총을 꺼내들고 상대방에게 겨누거나 재떨이를 던지는 괴벽이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또 주민들에게는 겸손한 체하나 측근에 대해서는 오만하다.평소의 말투는 아주 거칠고 방약무인이다.측근중 인민무력부장 오진우에게만 경어를 쓸 뿐이다.각종보고를 받을 때 기분이 좋은 경우는 1만달러 정도를 줄 때도 있는데 절대로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지 않을 만큼 고집이 세다. 한번 결심한 것은 끝까지 밀고 나가는 성격을 갖고 있는데 이때문에 시행착오나 부작용이 많아 북한주민들은 그의 성격을 난폭하다고 혹평한다. 「베이비 김」은 소년시절 생모의 사망(7살)과 부친 김일성의 재혼(11살)을 계기로 성격이 비뚤어지고 난폭해졌다. 윗사람들의 얘기는 한쪽 귀로 듣고 한쪽 귀로 흘려버렸다.공부에 전혀 흥미가 없어 한글도제대로 읽고 쓰지 못한다고 혹평하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그대신 어릴때부터 일찍 섹스에 눈을 떠 중·고등학교 시절 그에게 당해 임신한 교사가 자살하는 소동이 벌어졌다는 얘기도 들린다. 성장한 이후에도 그의 여자 사냥벽은 계속되고 있다.자신의 비밀,특히 정사에 관한 일을 조금이라도 외부에 누설하거나 방탕한 생활에 충고를 하는 자가 있으면 아무리 측근이라도 총살에 처하는 비정한 면이 있다. 그는 67년9월 결혼했으나 딸 하나를 둔뒤 70년에 이혼했다.첫 부인이 보통교육부의 전부부장(우리의 차관)김일천이라는 추측도 있다.72년 청진시 공산대학 부학장 김용준의 둘째딸 김애숙과 재혼,아들 하나를 두어 자식이 두명이다.소련여성 알라와의 사이에 주라라는 아들이 하나있다. 외제차 수집광에 스피드광인 그는 벤츠스포츠카등 독일·일본제의 고급승용차 30대를 가지고 있다.
  • 예술분야 상당한 조예… 영화는 “광적”/신상옥감독이 본 김정일

    ◎술·담배·도박 즐기고 승부근성 강해 김정일은 과연 어떤 성품의 인물일까.그를 가까이에서 오랫동안 지켜 본 문화·예술계 사람은 아주 드물다. 영화계에서는 지난 78년 홍콩에서 납치된 뒤 86년 북한을 탈출한 영화배우 최은희씨와 신상옥감독이 거의 유일하다.이들 부부가 지켜본 김정일은 이렇다. 1백65㎝의 키에 85㎏으로 비만한 편이며 작은 키를 의식해 굽이 높은 구두를 즐겨 신는다.머리는 상당히 명석한 편이다.김은 외부 인사들과 접촉을 할 때는 사투리를 잘 쓰지 않지만 자기들끼리 얘기할 때는 「…하구래」 「…라요」라며 평안도 어미를 많이 붙인다.또 술과 담배,마작·블랙잭을 좋아하고 승부 근성이 강한 것으로 들었다. 연극·영화·음악 등 문화 예술 분야 전반에 걸쳐 상당한 조예를 갖고 있다.김일성대학을 졸업한 뒤 당 선전선동부장과 예술분야 전반을 관장하면서 능력을 발휘,아버지 김일성의 신임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특히 김정일이 주도한 가극 「피바다」는 김일성도 감명시킨 것으로 전해진다. 영화에 대해서는 광적인 취미를 갖고 있다.「영화예술론」이라는 초보적인 영화이론서를 내기도 했으며 거의 매일 영화문헌고의 필름을 가져다 감상하기도 한다. 영화문헌고는 그의 광적인 관심 덕분에 1만5천여편의 필름을 보관하고 있는 등 세계적인 수준이다. 남한의 대중가요도 상당히 알고 있다.패티김의 「이별」 최희준의 「하숙생」 이미자의 「동백아가씨」등을 알고 있을 뿐 아니라 연회석 상에서 흥이나면 자신이 직접 지휘봉을 잡기도 해 음악 전반에 꽤 지식이 있는 것 같았다. 그는 연회석상에서 자신을 찬양하는 행사가 진행되자 『신선생,저건 다 가짜야,거짓으로 하는 소리요』라고 말해 현실을 보는 눈이 있음을 보여주기도. 또 자신의 면전에서 아첨을 하는 사람들의 속마음을 훤히 알고 있었다. 무소불위의 권력자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일이기도 하지만 당간부나 원로급 간부,그리고 자신에게 필요한 인물의 생일이나 환갑에는 선물도 보내고 생일잔치도 그럴듯하게 차려주는 자상한 면도 있다.
  • 목성­혜성 충돌/다양한 관측행사 열린다

    ◎국내 천문학계,「17일 새벽 맞이」 각종 축제 계획/16·17일 소형망원경으로 목성·토성 관측/천문대/충돌장면 상상도·혜성사진 한달간 전시/중앙과학관 오는 17일 새벽부터 22일까지 벌어질 천문학사상 최대의 축제 목성과 슈메이커­레비9 혜성 충돌을 앞두고 전세계 중요 천문대의 망원경이 목성을 향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지고 관심도 고조되고 있다. 국내 천문학계도 각종 행사를 준비하며 기다리고 있다. 천문대(대장 박홍서)김봉규 선임연구원은 『일반 망원경으로는 혜성의 충돌을 볼 수 없다.그러나 혜성의 충돌장면을 직접 관측할 수는 없다고 해도 목성은 지상에 있는 천체망원경으로 볼수 있으므로 아쉬우나마 천문대는 16일부터 이틀간 서울과 대전에서 「목성축제」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힌다.천문대측은 이 행사에서 소형망원경을 이용한 목성과 토성관측,소형로켓발사,천체의 모습을 담은 슬라이드쇼,각종 망원경전시,컴퓨터를 이용한 우주쇼 등을 할 계획이다. 또 대전 국립중앙과학관(관장 권갑택)도 과학관내 천체관에서 1일부터 한달간슈메이커­레비혜성과 목성의 충돌장면 상상도,그동안 지구를 스쳐갔던 혜성들의 사진,목성과 갈릴레오위성,장미성운,오리온성운,화성·토성 등의 전파망원경사진들을 전시하고 있다.전시회기간동안 매일 상오 11시부터 12시까지 「보이저의 특성과 토성탐사」라는 비디오 테이프가 상영된다. 목성은 태양계의 9개의 떠돌이별 중에서 맏형격으로 가장 큰 덩치를 가지고 있다.태양계에는 지구보다 큰 천체가 목성·토성·천왕성·해왕성 등 4개가 있다.그 중에서도 가장 큰 행성이 목성이다.또 목성 둘레를 도는 위성들의 운동과 지구 둘레를 도는 달의 운동을 비교함으로써 목성의 질량은 지구질량의 3백17·9배라는 사실도 밝혀진 바 있다.그러나 큰 덩치에 비해서 목성의 밀도는 지구밀도의 4분의 1에도 못미친다.즉 목성의 화학적성분은 지구와는 완전히 다르다고 말할 수 있다. 이밖에도 목성은 지구를 비롯한 태양계의 다른 행성과 여러가지 면에서 다르다.목성은 「목성형 행성」이라 불리는 토성·천왕성·해왕성을 거느리고 있다.이 목성형 행성들은 밀도가아주 낮으며 영구적인 구름층을 가진 두터운 대기로 덮여 있다.우리가 볼때 이 행성들의 표면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사실상 행성의 대기일 뿐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행성의 단단한 표면이 아니다.또 목성은 태양계의 전체질량의 70%를 차지하는 거대한 행성이기 때문에 그 덩치에 걸맞는 매우 큰 에너지를 지니고 있다.따라서 목성의 대기층에서는 항상 강력한 폭풍이 일고 있다.특히 그 색깔 때문에 대적점이라고 불리는 영구적인 소용돌이 폭풍 하나의 크기는 지구전체 보다도 크다. 또 목성은 4개의 위성을 갖고 있다.이오·에우로파·가니메데·칼리스토가 그들인데 목성으로부터 강한 조석력을 받는다.달의 인력때문에 지구에 썰물과 밀물이 생기는 이유와 같다.이들 위성중에서 에우로파는 물로 채워진 바다를 갖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생명체가 있을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진다. 슈메이커­레비혜성은 지름이 1㎞전후인 21개의 단편들로 구성되어 있다.이 혜성은 초속 60㎞로 충돌해 목성의 특유한 구름띠를 휘저으며 미국 텍사스주 크기의 별똥별을 만들고수개월간 가스로된 목성을 에워싸는 구름을 형성할 것으로 추측된다. 따라서 이번 슈메이커­레비혜성과의 충돌은 그 충돌의 규모가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 되리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아쉬운 점은 충돌장면을 육안으로는 볼 수 없다는 것이다.그동안 천문학자들은 충돌을 대비한 관측준비를 충분히 해왔고 망원경을 예약할 충분한 시간도 가졌다. 위성과 행성탐사기기 중에서 충돌에 관한 가장 믿을만한 데이터를 보내는 것은 이무렵 주위를 지나가는 미국의 갈릴레오위성이다.공교롭게도 충돌은 목성의 밤인 곳에서 일어나며 갈릴레오위성이 유일하게 현장을 목격할 수 있다.다른 천문대들은 충돌후 목성의 충돌부분이 낮으로 바뀌는 약 한시간 후에나 그 결과를 볼 수 있다.
  • 이산가족 오갈길 열어야/강제문(남북정상회담에 바란다)

    남북으로 분단된 조국을 하나로 통일하겠다는 김영삼대통령의 굳은 의지와 용단으로 남북정상회담이 오는 25일부터 27일까지 평양에서 열리게 된 것을 우선 크게 환영한다.근 반백년동안 불신과 반목으로 적대속에 살아오면서 쌓인 두꺼운 분단의 벽이 이번에는 허물어질 것같은 흥분과 설레임은 비단 본인만이 갖는 심정은 아닐 것이다. 북측의 「서울 불바다」「전쟁불사」등 거듭되는 망언과 핵사찰 거부등으로 고조된 긴장과 위기감이 정상회담합의를 계기로 반전되어 남북간에 타협과 대화의 기운이 싹트고 큰 전환의 계기가 될 가능성을 기대하면서도 한편으론 너무 들뜨거나 지나친 기대로 자칫 잘못하다가는 더 큰 좌절감을 맛보지 않을까하는 불안감도 없지않다. 그것은 북에 대한 신뢰감 때문이다.그동안 남북관계는 멀리 1948년 4월 평양에서 열린 「제 정당사회단체 대표자회의」때 김구선생이 이용을 당한 일로부터 가깝게는 지난 3월 판문점에서 개최된 「남북특사교환을 위한 실무접촉」에 이르기까지 북측에 의해 당하기만 했다. 특히 월남실향민들의 김일성집단에 대한 불신감은 골수에 박혀있으며 뇌리속에는 6·25전쟁의 상혼이 여전히 깊게 자리잡고 있다.6·25동란을 아직도 북침전쟁이라고 억지주장을 하고 83년 10월9일 랭군에서의 테러폭발사건과 87년 1월에 있었던 KAL기 폭파사건은 모두가 다 조작해낸 자작극이라고 역선전을 하고 있는 그들이 아닌가. 정부당국에서는 모처럼만의 정상회담의 성공을 위해 국민들의 폭넓은 의견을 수렴하여 완벽한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남북간에 풀어내야 할 문제는 너무도 많다.그러나 양정상이 마주 앉았을때 최우선과제로 북측의 핵문제 해결이 등장해야 할 것이다. 현재의 위기상황으로 이끈 이 핵문제의 해결이 타결되지 않을때에 두 정상간의 상봉이 우리 민족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다.따라서 정상회담의 큰 성격의 하나는 통일논의에 앞서서 핵문제를 확실히 타결하는 회담이 되어야 할 것이다.핵은 한반도 전체를 파멸로 이끄는 위험한 요소이며 북측의 핵개발을 포기하는데 합의를 못본다면 회담의 성과는 무가 되고 마는 것이다. 그러나 핵문제해결도 어려운 문제는 아니다.새삼스럽게 큰 의제로 내걸고 의견교환이니 토론이니 하는 복잡한 절차가 필요없다.1992년 남북간에 상호합의로 발표한 「남북기본합의서」와 「비핵화공동선언」에서 이미 결정이 난 문제다.문제는 김일성이 합의된 내용을 그대로 실천하겠다는 신뢰성있는 약속을 하면 되는 것이다. 김영삼대통령은 휴지화된 합의내용을 상기시켜 그 이행을 강력히 촉구하여야 할 것이다.핵투명성 보장에 이어 풀어야 할 가장 초미의 과제는 이산가족의 문제이다. 7백50만을 헤아리는 월남실향민은 정든 고향산천과 부모형제를 생이별한지 반세기가 흘렀다.그동안 이산가족들은 남북을 가로막는 인위적 장벽때문에 북한에 계시는 부모님의 생사도 몰라 자식으로서 마땅한 제사조차 지내지 못하고 설이나 추석이면 탄식으로 보내고 있다. 우리와 같은 분단국가였던 독일과 중국등 여러나라는 이미 통일을 이루었거나 상호교류를 전면적으로 허용하고 있다.이제 이 지구상에 우리만이 오직 완전한 단절과 고통속에 몸부림치고 있다. 통일이나 민족화합이라는 대업을 성취할 수 있는 길은 겨레의 뜨거운 핏줄기가 민족애로 동포애로 발로되어 가슴아픈 이산가족문제를 해결할때 그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가족간의 생사를 확인하고 서신교환을 하며 친혈육을 상봉케하는 인도주의사업에 북측이 이번에는 꼭 호응하여야 할것이다. 개방과 개혁이 그들 체제의 붕괴와 연계하여 공포증에 시달리고 있는 북측으로서는 이 문제 역시 내심 꺼려하고 있는 문제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김영삼대통령이 수차 언급한 바와같이 북한을 결코 흡수통일하지 않겠다고 말한 진실성을 믿고 체제붕괴 공포증으로부터 탈피하여 상호신뢰로 이산가족문제를 매듭지어야 할 것이다. 북측의 핵투명성 보장,이산가족문제의 해결이 이루어지면 경제 문화교류의 협력과 증진,군축문제등 모든 난제에 대한 해결의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며 6·25참변의 진상도 남북정상이 공개적으로 밝혀야 할 것이다. 모처럼 무릎을 마주댈 김영삼대통령과 김일성주석은 평양에서만의 단발성이 아닌 서울에서도 회합을 갖는등 지속적인 회담을 통해 상호신뢰감을 쌓고 7천만 겨레의 염원을 원만하게 풀어나가길 두손모아 기원하는 바이다.
  • “남북이산가족 재회” 서명운동 전세계 확산

    ◎130국서 1,200만명 돌파/노벨상수상자·국가원수 동참/재회추진위/“8우러 1천5백만명 넘을듯”/“이제 소원 푸나” 실향민 설레어 이산가족문제가 남북정상회담의 주요 의제로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1천만 이산가족 재회추진위원회」(위원장 조영식)가 국제적으로 벌여온 서명운동의 참여자가 1백30개국 1천2백만명을 넘어서 실향민들의 가슴을 부풀게 하고 있다. 특히 남북 이산가족 재회를 지지한 서명자중에는 이미 지난해 2월 서명한 김영삼대통령을 비롯 슐레이만 데미렐 터키 대통령,곤츠 헝가리 대통령,클레리데스 남키프러스 대통령 등 외국의 현직 대통령 3명을 비롯,코스타리카 전대통령,폴란드와 덴마크의 국무총리,대만의 학백촌 전행정원장등이 포함되어 있다. 또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투투 주교등 노벨상 수상자 40명,미국 노스파크대 데이빗 호너 총장등 외국 유명대학 총장 25명이 서명했고 지난해 유엔 총회의장을 맡았던 스토얀 D 가네브씨를 비롯해 노만 어거스틴 미국적십자사 총재등 국제적인 저명인사들이 상당수 포함돼 있어 범세계적인 관심과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해 서명을 한 유엔 47차 총회가네프 총장은 추진위에 보낸 메시지에서 『이산가족 문제가 가능한 빨리 해결될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이런 본인의 긍정적인 생각은 냉전시대의 종식과 더불어 찾아온 세계의 새로운 현실과 유엔의 새로운 역할에 기인한 것』이라며 깊은 관심을 표시했다. 추진위는 다음달 15일까지 1천5백만명 서명 목표를 무사히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8월말쯤 서명자 명부를 유엔본부및 국제적십자연맹·세계인권연맹등 국제기구에 보내 우리나라의 이산가족문제를 국제 여론화시킬 예정이다. 이운동은 6·25 43주년을 맞아 지난해 실향민 대표와 각계인사 1천2백여명이 모여 「서명운동추진 중앙운동본부」를 만들면서 본격화됐다. 추진위측 관계자들은 당시 영어·독어·불어 등 8개 국어로 작성된 서명명부 인쇄및 서명운동에 필요한 경비마련을 위해 어려차례 1백만∼1천만원씩 찬조금을 내는 한편 함명이라도 더 서명을 받기위해 동창회·이웃은 물론,가족들에게도 서명을 부탁하는등 생이별의 아픔을 푸는데 적극적이었다. 추진위 고재성이사(62)의 경우 두달에 한번씩 동창회 모임에서 동창생들에게 서명용지를 돌리며 서명을 받았는가 하면 자식들에게도 서명을 받아와 달라고 부탁까지해 1천여명으로부터 서명을 받아내는 열성을 보였다. 서명운동에 나선지 1년만에 이처럼 많은 서명을 받은 것은 처음 있는 일로써 남북고향방문단 교환계획이 북한측의 트집으로 2차례나 물거품이 되면서 인도적인 차원에서 북측에 호소하려는 실향민들의 염원이 국내외적인 설득력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추진위원회 조동영사무총장은 『남북관계가 호전되는 시점에서 북측에서도 인도적인 차원에서 이산가족의 재회에 적극 협조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김대통령도 남북정상회담에서 반드시 거론하겠다고 밝힌만큼 북한측의 인도주의적이고 성의있는 화답으로 1천만 이산가족의 한결같은 염원을 풀 수 있는 계기가 반드시 마련되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 유미리(재일교포 작가)의 연극세계 집중조명

    ◎민중극단,9일∼10월2일 성좌소극장서 「유미리 연극전」/「물고기…」/장례통해 붕괴된 가정 복원과정 그려/「해바라기…」/민족 정체성 상실·모성의 부재 꼬집어/재일 한국인의 정신적 현주소 한눈에 일본 최고권위의 기시다(안전)희곡상을 수상한 재일교포 작가 유미리씨(26)의 연극세계를 집중 조명하는 기획무대가 선다. 민중극단이 오는 9일부터 10월2일까지 대학로 성좌소극장에서 펼치는 「유미리 연극전」.특히 이번 무대는 한국인의 혼이 담긴 일본속의 우리 연극을 깊이있게 소개,재일한국인의 정신적 현주소를 한번쯤 되돌아보게 한다는 점에서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 88년 극단「청춘 오월당」을 창단,연출가로도 활동해온 유씨는 재일교포의 불운한 가족사에 꾸준한 관심을 보여온 신예여류작가.『나의 연극은 장례식이다.죽음을 더듬어가는,나를 찾기위한 여행이다』라는 작가의 말처럼 그녀의 작품에는 언제나 이별과 죽음을 통해 확인되는 절박한 사랑이야기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번에 선보일 작품은 「물고기의 축제」와 「해바라기의 죽음」등 2편.이들 역시 가족에 대한 그리움과 갈망,죽음 등을 공통의 모티브로 깔고있다. 「유미리 연극전」의 서막을 장식할 「물고기의 축제」는 92년 제37회 기시다(안전)희곡상 수상작.일본 연극계의 신인극작가 등용문인 이 상은 본격소설을 대상으로 하는 아쿠타가와(개천)상과 대중소설을 대상으로 하는 나오키(직목)상의 혼합성격을 띠는 희곡문학상이다. 「물고기의 축제」는 막내아들의 죽음과 장례를 통해 붕괴됐던 가정이 다시 제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소품으로 도쿄,삿포로,나고야 등 일본 현지공연에서도 호평을 받았던 화제작이다.장례식이라는 죽음의 통과의례를 웃음을 통해 역설적으로 극복해내는 작가 특유의 「초월의 미학」이 담겨져있다. 연출을 맡은 윤광진씨(40)는 『기존의 이야기중심의 극전개방식에서 탈피,인간 내면심리의 흐름을 연극적 이미지로 승화시키는데 연출의 역점을 둘 방침』이라며 『서로의 삶을 닮아가고 이해하면서 변화해가는 인간화해의 과정을 서정적인 톤으로 그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94년 동아연극상 연기상을 수상한 김혜옥·우상전 등 중견연기자와 서주희 김정석 김성노 문진수 등 젊은 배우들이 대거 출연해 호흡을 맞춘다.9일부터 8월16일까지 화·수 하오7시30분,목∼일 하오4시30분·7시30분 공연. 재일한국인의 슬픔과 희망을 진솔하게 그린 「해바라기의 죽음」(박상현 연출)은 민족정체성의 상실과 인간의 영원한 정서적 생명줄인 모성의 부재를 날카롭게 꼬집은 작품.근친상간과 근친살해라는 가장 폭발적인 비극성에도 불구,그 격렬한 감정은 연극이 끝날때까지 줄곧 침묵의 언어에 갇혀져있는 것이 이 극의 특징이다.요즘의 우리 연극이 불필요하게 많은 대사와 과장된 표현에 기대고 있음에 비춰볼때,여백의 아름다움을 살린 작품으로 기대를 모은다.이영숙 이열 박기산 등 중견연기인들이 출연한다.8월20일부터 10월2일까지 하오 4시30분·7시30분 공연.
  • 암투병 길옥윤 눈물의 이별 콘서트

    ◎일본서 돌아와 고국 은퇴무대… 19일 SBS­TV에 출연/“색소폰 불고 노래하고픈 맘 간절”/패티김·혜은이 등 나와 히트곡 불러 일본에서 골수암으로 투병중인 작곡가 길옥윤씨(67·본명 최종수)가 고국 무대에서 이별 콘서트를 갖기 위해 휠체어를 타고 서울에 왔다. 『음악은 저의 생명입니다.음악이 있기에 지금까지 뼈를 깎는 고통도 참아 넘길 수 있었고 병세도 기적적일 정도로 호전되고 있습니다』 겨자색 바지에 노란 셔츠 차림의 길씨는 중환자라고 할 수 없을 만큼 상기된 표정으로 자신의 의지를 밝혔다. 16일 하오 하얏트호텔 802호에서 휠체어에 앉아 기자들과 마주한 그는 50여일간 투병 생활을 하느라 조금 여윈듯 했지만 말끔한 모습과 부드러운 미소는 예전과 다름 없었다. 도쿄여자의과대학에 입원,가료중인 그는 『주치의로부터 일주일간의 휴가를 얻어 고국의 팬들을 만날 수 있게 됐다』면서 『사랑하는 사람들과 나를 아껴주는 사람들 앞에 이렇게 다시 설 수 있다는 것은 작곡자로서 커다란 영광』이라고 감격해 했다. 『나이도 들고몸은 불편하지만 마음은 여전히 젊습니다.마음 같아선 색소폰도 불고 싶고 노래도 하고 싶지만 무대에 서지 말라는 주치의의 충고로 이번에는 객석에 앉아 후배들이 노래하는 것을 지켜볼 작정입니다』 여전히 음악에 대한 불타는 정열을 간직한 그가 병석에 누운지 55일째. 지난 4월 일본 RKV에서 제작중인 그의 라이프 다큐멘터리 촬영을 위해 미국 여행을 다녀온 직후 계단에서 떨어져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6,7번 흉추에 종양이 발견돼 장장 6시간에 걸친 커다란 수술을 받았다. 종양이 발견된 부위를 깎아내고 대신 티타늄을 대는 커다란 수술을 받은 그는 수술 직후엔 가슴 아랫부분이 온통 마비돼 배변도 혼자 할 수 없을 정도였지만 현재는 상태가 좋아지고 있다고 했다. 명문인 평양고보와 서울치대를 나와 대중 음악에 뛰어든 후 반세기 가까이 3천여곡을 작곡해낸 그의 은퇴무대가 될 SBS­TV「특집 생방송­길옥윤 이별 콘서트」는 19일 하오 9시 50분부터 1시간 30분동안 특별 생방송으로 진행된다.「만남」「사랑」「이별」이라는 3개의 테마로 구성될 이날 무대에는 길씨의 인생의 동반자이자 음악의 파트너였던 패티김이 출연,오랫동안 부르지 않았던 「이별」「서울의 찬가」「빛과 그림자」「4월이 가면」 등을 들려준다.이어 길씨가 키워낸 가수 혜은이를 비롯해 동료 작곡가 박춘석 정성조,가수 조영남 최희준 이정석 남진 이선희 등이 출연해 그의 음악 세계를 펼친다. 『병은 제 몸에 찾아 온 손님이라고 생각합니다.저는 이 병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6년전 도일한 길씨는 현재 도쿄에서 본인의 표현대로 15년전 재혼한 딸 같은 아내 전련란씨(39),손녀같은 딸 최안리(9)와 살고 있다.패티김과의 사이에 난 딸 정아씨(25)는 현재 미국에서 학교에 다니고 있다.
  • 시·군·구 6급이하 공무원 6만7천명/대민활동비 월3만원씩

    ◎새달부터 지급 내무부는 31일 지방공무원들의 사기진작을 위한 조치의 하나로 일선 시·군·구에 근무하는 6급이하 공무원에게 7월부터 월3만원의 대민활동비를 지급키로 했다.지급대상자는 6만7천명이다. 읍·면·동근무 공무원에게는 현재 월5만원의 근무수당을 주고있어 이번 지급대상에서 제외됐다. 내무부는 또 85년 12월31일이전 매매·증여·교환·상속등 법률행위로 부동산을 사실상 취득하고도 등기를 안한 경우에는 동·이별 3인이상의 법정보증인의 보증과 시장·군수및 읍면장 확인만으로 소유권 보존·이전등기를 할수 있도록 했다. 최형우내무장관은 31일 전국 부시장·부지사회의를 갖고 『열심히 일하는 공무원들의 사기진작을 위해 특진과 포상을 읍·면·동에 근무하는 하위직을 중심으로 과감하게 실시하고 법정휴가도 반드시 지키도록 하겠다』고 밝히고 『그러나 뒷전에서 불평·불만으로 근무를 태만히 하거나 부정을 저지르는 공직자는 전체 조직의 보호차원에서 엄정하게 인사조치하라』고 지시했다.
  • 김영동의 음악세계 집중 조명/새달2∼4일 세종회관서「소리여행」공연

    ◎국악가요·관현악곡 등 직접노래·연주/「어디로 갈꺼나」「매굿」「초혼」등 명곡선사 김영동은 「어디로 갈꺼나」 「삼포가는 길」등의 작곡자다.흔히 국악 가요로 분류되는 이 노래들은 80년대 젊은이들에게 크게 인기를 끌어 웬만한 유행가를 뺨칠 만큼 음반이 팔려나간 히트곡이다.당시 어떤 사람들은 이를 두고 『국악이 마침내 젊은이들에게 호응을 얻기 시작했다』면서 호들갑을 떨기도 했다.그러나 그 노래들이 인기를 끈 이유는 사실 국악을 표방했으면서도 기존의 국악같지 않았기 때문이었다.이 노래들은 젊은이들이 국악에 대한 느끼던 저항감을 크게 덜어주는 성과를 거두었다.김영동이 당초 의도한대로 된 것인지도 모른다. 이제 인기있는 대중 연예인을 가리키는 스타라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은 그가 국악을 알리기 위한 또 하나의 「작전」을 펼친다.자신이 이끄는 서울시립국악관현악단과 6월2일부터 4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에서 「소리여행」공연을 펼치는 것.「김영동의 음악세계」라고 이름을 내건데서 알 수 있듯 김영동이라는 한 작곡가의 작품세계를 집중적으로 조명하는 자리다. 4천석규모의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에서 3일 공연이면 1만2천명.국내 정상급의 서양 음악가는 물론 과거 전성기의 패티 김이나 조용필도 엄두를 내지 못하던 대형무대로 자신의 고정 팬에 대한 확신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그는 이번에 여러가지를 보여준다. 「초혼」 「방황」 「먼길」 「사랑이란」 「이별가」 「어디로 갈꺼나」등은 직접 노래를 부르거나 소금을 분다.파이프 오르간을 동원하기도 한다.역시 자신이 작곡한 「아마존」 「태양의 음악」 「우르밤바 계곡」 「개화되는 인디오」 「인디오의 십자가」등에서는 지난해 대전 엑스포대회장에서 샀다는 칠레의 민속관악기를 선보이기도 한다. 2부에서는 그의 대편성 국악관현악곡들이 연주된다.황해도 장산곶 지방의 장수매설화를 그린 「매굿」과 고구려 국내성의 벽화 사진을 보고 악상을 얻어 썼다는 「신시」,또 국악기로 편곡한 「애국가」다. 청중들이 1부에 더 큰 흥미를 느낄 것을 알면서도 김영동이 강조하는 대목은 2부인 것 같다.이 관현악곡들은 사실 「어디로 갈꺼나」류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열과 성을 기울인 「자신의 진짜음악」이다.그러나 반응이 적어 아쉽다는 것이다. 그런만큼 김영동은 이 자리를 통해 국악가요에서 대편성 국악관현악곡에 이르는 자신의 음악세계가 객관적인 비평의 대상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또 「어디로 갈꺼나」를 들으러 온 자신의 팬들에게 「매굿」이나 「신시」도 즐길만한 음악이라는 것을 일러주겠다는 것이다.이것이 또 하나의 암시이며 복선인 셈이다.국악을 청중에게 가까이 가져가는 방식뿐 아니라 청중의 수준을 높이는 방식으로도 국악을 보급하겠다는 생각을 짙게 드러내는 대목이다. 이번 공연은 4명이상이 으뜸자리(S석)이나 버금자리(A석)입장권을 살 경우 25%,10명이상의 단체가 보금자리(B석)를 살 경우 20%를 할인해 준다.문의는 399­1551.
  • 창극으로 맛보는 이도령의 사랑가/오늘 무대 오르는 「이몽룡타령」

    ◎최초극장 협률사 공연 90년만에 재현/독특한 무대­명창 어우러져 “흥미 만점” 우리나라 최초의 극장이었던 원각사의 전신인 협률사에서 공연돼 대성황을 이뤘던 창극 「이몽용타령」이 18일 하오 3시 전북 남원 광한루 특설무대에 올려진다. 서울신문·스포츠서울과 금성이 공동주최하는 이번 공연은 「세계속의 춘향」이란 기치아래 개최되는 제64회 춘향제의 하이라이트로 지금은 사라진 협률사창극을 90년만에 재현,전통문화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사랑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국내 최고의 명창과 국악계의 중견들이 참여할 이번 공연은 ▲단오날 이도령과 춘향이 그네터에서 만나는 광한루대목 ▲사랑가·이별가 대목 ▲춘향옥중가 ▲어사출두 대목 ▲춘향과 이도령의 상봉순으로 구성됐다. 창극 이몽룡타령은 호남좌도 남원부사의 아들 이몽룡이 단오날 광한루에 올라 화림중에 그네를 뛰고 있는 춘향을 한번 보고 그리운 정을 느끼게 되고 그날 저녁 방자를 앞세우고 춘향집에 당도해 월매의 허락으로 춘향과 백년가약을 맺는 것을 시작으로 전개된다. 두사람의 질탕하고 황홀한 사랑가대목 그리고 부친인 남원부사가 조정의 동부승지 당상내직으로 영전하게 되자 헤어지게 되어 부르는 이도령과 춘향의 이별가 사설은 명맥만 유지돼 오던 창극의 진수를 만끽할 수 있을 것이라는게 이날 공연을 구성연출하는 축제예술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또 춘향전은 영화와 TV극으로 여러차례 만들어졌고 외국에도 한국 고전문학의 대표작으로 널리 알려진 명작이지만 한양에 올라간 이도령이 장원급제하여 전라어사로 특파돼 정든 땅 남원부로 발길을 재촉하고 춘향이 변학도의 수청을 거절한 뒤 옥에 갖혀 옥중가인 쑥대머리를 하는 대목은 창극만이 갖는 독특한 무대연출로 청중들의 심금을 울리게 된다. 산천초목도 숨을 죽이고 떤다는 어사출두의 함성,탐관오리 변사또가 중죄인으로 하옥되고 죽음을 각오한 춘향앞에나타난 이몽룡과 춘향의 극적인 만남은누구나 다 아는 내용이지만 이를 창극으로 연출,국악진흥에 새로운 도약대가 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날 공연에는 박동진(중요무형문화재 제5호·판소리 적벽가),오정숙(중요무형문화재 제5호·판소리 춘향가부문),박후성(국립창극단장),은희진(전주대사습놀이 대통령상수상),정순임(남도국악대전 판소리부문대상)등 원로명창과 윤충일·김학용·박미숙·이순란·남궁정애·이순란등 국악계의 중진들이 대거 참여한다. 또 천대용(고수),박현우(아쟁),최영삼(대금),박덕근씨(피리)가 직접 반주를 맡아 창극의 흥취와 생동감을 더해 주게 된다. 협률사(협율사)는 1902년 고종재위 40주년 경축식을 위해 건립된 옥내극장으로 당시 한성부 야주현(지금의 광화문 새문안교회자리)에 있었던 황실건물 봉상사의 일부를 터서 만들어진 2층 5백석규모의 우리나라 최초 옥내 극장이다. 관급을 받는 전속단체를 만들어 활동했으며 1906년 4월 문을 닫았다가 2년뒤인 1908년 원각사극장으로 다시 문을 열었다. 이때 협률사에서 공연되었던 창극은 일제통치하에 퇴색돼 국립창극단에 의해 겨우 명맥만 유지해 오다 이번 「이몽룡타령」공연으로 빛을 발하게 됐다.
  • 과거재현(외언내언)

    이도령은 춘향과 애끓는 이별을 한뒤 한양으로 떠난다.마침내 과거에 장원 급제한뒤 암행어사를 제수받아 남원땅으로 내려간다.「암행어사 출또」의 대갈일성에 탐관오리며 춘향을 사경에까지 몰아넣었던 남원부사 변학도는 응징되고 춘향은 감옥에서 풀려나 이몽용과 극적인 해후를 한다.우리민족의 대표적 고전인 「춘향전」의 클라이막스이다. 조선시대 사대부들에게 과거는 입신양명의 길이요,최고의 이상이었다.서울에서 과시가 있으면 전국의 선비들이 구름처럼 한양으로 몰려들었다.이런 선비들을 「과유」또는 「과군」이라 불렀다.이들중에는 환갑이 넘은 노인들도 섞여 있었다하니 과거에 대한 집념을 알 만하다. 급제자들에게는 임금이 친히 어사화를 내린다.어사화를 꽂고 고향으로 가는길,그것은 출세와 영달이 보장된 길이다. 과거제도가 처음 도입된 것은 고려 광종9년(958).조선시대에는 문·무양과와 잡과로 제도가 정비되어 시행된다.3년마다 한번씩 과거를 보는 식년시가 원칙이었으나 후대에는 나라에 경사가 있을때 치르게 한 증광시·별시등이 겹쳐 거의 해마다 과장이 열렸다. 인재의 등용문이었던 과거제도는 후기에 오면서 문란해져 온갖 부정과 비리의 온상이 된다.시험장안에 책이나 문서를 들고 들어 가기도하고4,5명의 대리시험자를 데리고 들어가 그중 가장 잘된 답안지를 골라 제출하는일도 벌어졌다는 것이다. 커닝과 대리시험이 공공연히 자행된 과거시험은 1894년 갑오경장때 성균관의 개편과 함께 폐지된다.근대적인 관리등용법에 밀려난 것. 서울시는 정도6백년 기념행사의 하나로 과거시험을 1백년만에 재현한다고 한다.서울시민중에서 1백명,전국향교에서 1백명의 응시생을 선발해 내달11일 성균관 명륜당 앞뜰에서 정식으로 치러진다.임금의 행차인 어가나 급제자들의 행렬까지 재현한다고 하니 볼만한 구경거리가 될 것 같다.
  • 호주서 온 할머니/송혜진 국악원 학예연구사 음악평론가(굄돌)

    「봄이 간다커늘 술 싣고 전송가니/낙화하난 곳에 간 곳을 모르더니/유막에 꾀꼬리 이르기를 어제 갔다하더라」.작자미상의 이 시는 해마다 이맘 때쯤 옛 사람의 계절감각을 일깨워 주는 나의 애송시다.그런데 올봄 이 시조의 느낌은 며칠전 고향으로 돌아간 호주 선교사 할머니 한분으로 하여 각별하기만 하다. 호주의 브리즈번 태생인 나덕영(Daphne Roberts)선생은 1975년 한국에 첫발을 디뎠는데,1979년 어느날 국립국악원의 국악강습 안내를 보고 스스로 국악과 인연을 맺었다.나선생님은 가야금,거문고,단소,해금,장구 등을 배우면서 국악에 흠뻑 빠졌다.뿐만 아니라 국립국악원에 정기적으로 나와 국악자료의 영문번역,영어로 하는 국악강습 등을 도와 주면서 국악 전문가가 되다시피 했는데,그의 검소하면서도 여성적인 멋을 잃지 않는 모습,「봉사」를 하면서도 「대충」을 허용치 않고 완벽을 추구하는 태도 등은 많은 이들에게 귀감이 되곤 했다. 나선생님은 한국식 언어표현에 익숙했지만 「성음이 좋다」느니 「선율의 흐름이 장중하고 꿋꿋하여…」같은 감각적인 음악 표현을 어떻게 하면 더 적절하게 영어로 바꿀 수 있을까 늘 고심했다.그 결과물의 하나가 국립국악원 토요상설국악공연의 영어판 프로그램이다.나선생님은 떠나기 며칠전까지도 실기 선생님들을 찾아가 궁금한 점을 묻고,사진 자료를 보충하는 열성을 보였다.그런가 하면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전시중인 백제금동향로를 보고나서는 『송선생… 그 아름다운 금동향로에 악기가 새겨져 있어요.꼭 보셔야 돼요…』라는 전화를 주기도 했다. 이런 호주 할머니와의 이별이 섭섭하여,이미 작별인사를 나눈 뒤였지만 출국 예정시간에 맞추어 공항으로 갔다.그런데 어쩐 일인지 선생님 모습이 보이질 않았다.아마도 전송나온 사람들 빨리 돌아가게 하려고 서둘러 탑승수속을 밟으신 것이리라.한발 늦은 전송의 섭섭함을 뭐라 다 말할수 있을까.호주 할머니의 남을 먼저 생각하는 그 마음이 「어제 떠난 봄」처럼 아직도 따뜻하게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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