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이별
    2026-01-29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7,758
  • 대학동문들이 만든 연극 2편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서울대 50돌 축하… 환경문제 등 다뤄/꿈꾸는 거인,활란­이대 「이연회」창단… 초대총장의 「삶」 대학동문 연극인들이 함께 만든 연극 2편이 잇따라 공연된다. 서울대가 개교 50주년을 맞아 본교 연극반출신들을 모아 만든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과 이화여대가 동창연극인모임 이연회를 창단하면서 기념으로 만든 「꿈꾸는 거인,활란」이 그것. 「난장이가…」은 작가 조세희가 지난 78년 발표,올해 100쇄를 돌파한 소설을 연극화한 작품이다.90년대 후반과 당시의 사회상은 많이 변했지만 여전히 남아있는 환경문제,산업재해문제 등을 깊이있게 다룬다.또 난장이,앉은뱅이,꼽추의 실재하는 아픔을 동화적 낭만주의와 결합시킬 계획이다. 이 연극은 막강한 출연·제작진을 내세운다.김지하가 총예술감독을 맡고 연극 「비언소」의 작가 이상우가 연출을 맡았다.또 서울시립국악관현악단 단장 김영동이 김민기의 음악을 연주하고 민속극협의회 의장 임진택이 극 사이사이 소리로 표현한다.또 연극 「날보러와요」의 연출가김광림이 조명디자인을 맡았다.이와 함께 이낙훈,심양홍,김명곤,김의성 등 현역배우 등이 등장하고 연극배우 방은진이 특별출연한다. 오는 26일 서울대문화관에서 기념공연한뒤 30일부터 12월4일까지 서울 동숭동 대학로 문예회관 대극장에서 공연한다.518­1317. 19일부터 24일까지 이화여대 가정관 소극장에서 공연하는 「꿈꾸는 거인,활란」은 이연회 창단기념작으로 이대 초대총장 김활란 박사의 일대기를 연극으로 다뤘다. 이연회측은 『김박사가 세상을 뜬지 26년째가 되면서 이대학생들에게도 잊혀진 존재가 된 그를 다시 한번 현실속에 불러 들이고 싶었다』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박정자 이영란 권인하가 각각 김활란의 생애를 나이별로 연기한다.양진성 극본,명인서 연출.515­0336.
  • 테너 최승원씨 첫 앨범 출반

    ◎「이히 리베 디히」… 선녀의 눈 등 20곡 담아/신체장애 극복… 미·유럽무대 등서 활동 93년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콩쿠르에서 우승한 최초의 한국 남성성악가 최승원(테너)의 첫 앨범 「이히 리베 디히」(그대를 사랑하오)가 삼성뮤직레이블로 나왔다. 그는 94년 레이건 전 미국대통령 생일파티에 초대되는 등 소아마비의 신체장애를 극복하고 미국·유럽 무대에서 당당히 활동하는 의지의 예술인이다. 섬세하고 고운 전형적인 리릭 테너 최승원의 목소리를 음미할 수 있는 사랑을 주제로 한 노래 20곡을 담았다. 베토벤의 「그대를 사랑하오」,벨리니의 「애수여,부드러운 림프여」,덴차의 「선녀의 눈」,토스티의 「슬픔」 「더이상 너를 사랑하지 않는다」,슈베르트의 「바다에서」등 독일·프랑스·이탈리아의 가곡들과 김성태의 「이별의 노래」,조두남의 「그리움」 등 우리 가곡들.
  • 북 암시장 활성화… 배급체제 동요/안기부 국회보고

    ◎지하철역 떡·김밥 노점상… 청바지도 등장/간부계층서도 무사안일·보신주의 만연 국가안전기획부는 16일 국회 정보위에 대한 국감에서 북한사회의 변화상 평가와 국제조직범죄 실태 및 대책,사설정보 불법유통에 따른 폐해 등에 대해 보고했다. ▷북한사회의 변화◁ 북한 간부계층사이에는 「혼란시에는 몸을 사리는게 최상」이라는 인식아래 무사안일과 보신주의가 만연해있는 것으로 분석됐다.주민들도 김정일에 대한 불만이 팽배하고,청소년들은 「능력껏 돈을 벌자」는 자본주의 동경현상으로 상사원·상점원등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또 철도나 지하철역 부근에서는 거리사진사와 금붕어·떡·김밥을 파는 노점상이 등장했고 음악은 애정을 주제로 한 우리가요인 이별·낙화유수가 유행하고 있으며,의상도 청바지등 화려한 스타일을 좋아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안기부는 『평양 등 일부지역을 중심으로 가라오케·전자오락·디스코춤이 유입된 가운데 비디오·카세트테이프를 통한 지하문화가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또 『암시장 활성화로 국가의 배급체제가 동요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위조달러 유통 및 유입◁ 북한이 지난 94년 6월 보완된 초정밀 위폐를 제작,마카오 소재 북한 조광무역이 텔타은행에 25만달러를 입금시킨 것으로 드러났다.이 위조달러는 슈퍼노트로 불리는 요판인쇄(수작업)로 제작,거의 진폐와 같아 식별이 어려우며 100달러가 80∼90달러로 암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설정보기관의 실태 및 폐해◁ 증권가를 중심으로 사설정보지 발간조직(10여개) 증권투자 자문업체(50여개) 증권투자자클럽(50여개) 증권업체(33개) 등이 사이비정보지를 발간,북침준비설·경쟁기업에 대한 세무사찰 및 부도설·지도층의 축첩설 등을 은밀히 유포시키거나 고액을 받고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또 서울지역에만 200여개 심부름센터가 난립,불법도청 및 금전·남녀관계 정보와 공공기관의 인적정보등을 빼내 선거출마자 등에 매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범죄조직의 국내 침투 실태◁ 국내침투를 기도하고 있는 범죄조직은 일본 야쿠자(3천개 8만명),러시아마피아(5천700여개 3백만명),중국계 삼합회(50여개 15만명)으로 드러났다.〈양승현 기자〉
  • 열한살의 푸른바다·별볼일없는 4학년/젊은 엄마에게 권하고싶은 책

    ◎또래들의 문제·갈등 등 재미있게 다뤄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책이 재미없는 요즘 아이들.「학원 떠돌기」에 바쁜 탓도 있겠지만 옛날 같지 않게 깜찍해진 아이들에게 전설 같은 권선징악 스토리는 더이상 읽히지 않는 모양이다. 이같은 요즘 어린이의 눈길을 끌만한 창작동화가 나왔다.젊은 소설가 김소진씨의 「열한살의 푸른바다」(국민서관)와 미국 동화작가 주디 블룸이 쓴 「별볼일 없는 4학년」(창작과비평사 윤여숙 옮김).나란히 열살무렵 소년을 앞세운 두권은 그 또래들만의 문제나 갈등을 재미있는 에피소드에 얹어 다루고 있어 아이들이 쉽게 동화될 수 있는데다 어른들에게도 아이들이 받는 심리적 도전에 대해 많은 것을 일깨워 준다.좋은 엄마가 되고 싶다면 아이들과 함께 읽어볼 만하다. 「열한살의…」는 친구들과 가족들 틈바구니에서 다투고 화해하며 자라나는 4학년 태형이가 주인공.통일이나 민족문제 등을 한 소년의 생활속에 억지스럽지 않게 녹여낸 점이 특징이다.태형네 아파트 경비원 딸기코 할아버지는 분단으로 생이별한 아내와 가족을 40년이 넘도록 가슴에 품고산다.그런가하면 일제시대 잘나가는 법관이었다가 독립투사에게 사형선고를 내린 뒤 수치심을 느끼고 출가한 태형이 증조할아버지를 통해 독립운동의 의미를 일깨워주기도 한다.또 「공부하라」는 잔소리가 아닌 너그럽고 올곧은 덕담으로 태형이를 돌봐주는 연극연출가 삼촌은 엄마들에게 아이의 말을 어떻게 들어야 하는지 넌지시 일러주는 인물이다.이밖에 아사달과 아사녀,봉덕각시,어처구니,밉광스럽다 등 우리 전래의 말이 담뿍 담겨 새록새록 배움의 기쁨을 일으킬 만하다. 한편 「별볼일 없는…」역시 4학년 피터가 주인공이지만 만으로 두살반이 된 동생 퍼지와의 사이에서 일으키는 사건과 말썽 따위가 주를 이룬다.동생을 보살피면서 항상 양보만 해야하는 형 피터의 심리는 모든 동생있는 어린이의 공감을 살만큼 사실적이면서도 익살맞게 그려지고 있다.누구나 겪을법한 별것아닌 일상사에서도 달콤한 에피소드를 끌어내는 지은이의 얘기솜씨가 돋보인다.〈손정숙 기자〉
  • 한양대 정민 교수,「한시미학 산책」 내

    ◎「당시」와 「송시」는 뭐가 어찌 다른가/한시 350여수 24가지 이론으로 풀어/「가슴」으로 쓴 당시는 화려한 색채 배어/「머리」로 쓴 송시는 운치와 서늘한 향기 송나라의 문인 엄우는 『시란 말은 끝났어도 뜻은 다함이 없어야 한다』고 했다.시의 언어는 모름지기 범종의 울림과 같이 유장한 여운이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그런만큼 시는 제대로 읽기 어렵고,진지하지 않은 독자들은 고개를 돌리기 일쑤다.더군다나 한시는 장르상의 특수성으로 인해 일부 전문 연구자들의 학문적 관심사에 그칠뿐 일반의 폭넓은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있다.이 시대,한시는 진정 골동품적 가치만을 지닌 빛바랜 문화유산에 지나지 않는 것일까. 최근 한양대 정민 교수(국문학과)가 펴낸 「한시미학 산책」(솔 출판사)은 한시의 효용가치를 의심하는 이같은 우문에 종지부를 찍고 한시의 높고 깊은 정신세계에 동참할 것을 권한다. 월간 시전문지 「현대시학」에 지난 94년부터 2년여동안 연재한 글을 묶은 이 책은 한시 3백50여수를 예로 들면서 24가지에 이르는 한시미학 이론을설명하는 흥미있는 방식을 택하고 있어 관심을 끈다. 동양의 예술정신은 본래 다변과 요설을 싫어한다.대신 긴장을 머금은 함축을 중히 여긴다.언어와 언어가 만나 부딪치며 발하는 순간순간의 광채,그 속에 살아숨쉬는 행간의 의미를 붙잡아내는 것이 한시감상의 요체다. 이 책은 주역에 나오는 「입상진의」,즉 언어로 뜻을 온전하게 전할 수 없다면 형상으로써 뜻을 전달하라는 말로 한시의 묘미를 풀이한다.하나의 예로서 인용되고 있는 것이 송나라 때 관사복이 지은 「담명월조무흔」이라는 시구다.『둔덕 가득 흰구름은 갈아도 끝이 없고/못속의 밝은 달은 낚아도 자취없네』 「언제나 흰구름 자옥한 둔덕,그 구름을 밭삼아 다 갈아볼 날은 과연 언제인가.못위에 동두렷이 떠오르는 밝은 달은 제아무리 낚아채도 한량이 없네」정도의 뜻이다. 한시란 이처럼 뭔가 꼬집어 말하려 하면 사라져버리는 느낌,분명히 있긴 한데 잡을 수 없는 그 무엇을 노래한다.하지만 그 노래는 흔히 「말하지 않고 말하는」수법에 의존한다.때문에 난해할 수밖에 없다.「입상진의」의 거울에 비춰 읽어야 비로소 한시 특유의 깊은 멋을 느낄 수 있다는 명제는 그 지점에서 한층 빛을 발한다. 한시에는 한시 문화권에서만 통용되는 상징적 의미를 지닌 어휘들이 많이 등장한다.남포,절류,추선,의루,문적,동리 등이 두드러진 예다.정교수는 「한시의 정운미」란 글을 통해 단순히 사전적인 뜻을 넘어선 이같은 시어들의 함의를 밝힌다.남포와 절류는 이별을,추선은 버림받은 여인을,의루와 문적은 그리움을,동리는 세상을 피해 사는 고상한 선비의 거처를 상징하는 의미로 자주 쓰인다는 게 그의 설명.따라서 한시를 바로 읽기 위해서는 함축적인 시어의 속뜻을 이해하는 것이 무엇보다 긴요하다. 이 책은 또한 당시와 송시의 대비점을 소상히 밝히고 있어 주목된다.문학비평 현장에서 사용되는 당시니 송시니 하는 말은 왕조개념이 아니라 시의 성향을 말하는 풍격용어 개념에 기초한 것이다.그런 전제에서 볼때 당시와 송시는 과연 무엇이 어떻게 다른가.이와관련,정교수는 『당시는 작약이나 해당처럼 짙은 꽃과 화려한 색채가 있는 반면 송시는 한매나 추국처럼 그윽한 운치와 서늘한 향기가 있다』는 중국시인 무월의 말을 빌어 설명을 대신한다.요컨대 당시가 묘사적이고 서정적인 경향의 「가슴으로 쓴」 시라면,송시는 사변적이고 철리적 성향이 강한 「머리로 쓴」 시라는 얘기다. 한시는 한자를 표현수단으로 하지만 이미 우리의 정서와 가락으로 귀화,우리 문학화된 소중한 지적 유산이다.한시미학에 관한 본격 담론을 시도하고 있는 이 책은 생경한 서구 문예이론에 주눅들어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한시문학에 신선한 기운을 불어넣는 뜻깊은 결실임에 틀림없다.
  • 행운의 주인공/단돈 500원에 거는 ‘거부의 꿈’(복권)

    ◎1등당첨 행운의 주인공 30대 고졸회사원 가장 많다 봉급생활자를 비롯한 서민은 복권 1등당첨의 야무진 꿈을 한번쯤은 갖는다.혹시나 하는 기대를 갖고 복권을 사지만 1등당첨은커녕 꼴찌로 당첨되는 것도 생각보다 쉽지 않다. 주택은행이 지난해 주택복권 1등당첨자 43명과 또또복권 1∼2등당첨자 36명 등 모두 79명의 고액당첨자를 조사한 결과를 토대로 고액당첨의 행운을 거머쥔 주인공을 분석해보자.조사결과 집과 종교가 없는 고졸인 30대의 남성 회사원이 고액복권에 가장 많이 당첨된 것으로 밝혀졌다. 나이별만 보면 30대가 34.2%,40대가 24.1%였다.20대는 22.8%,50대는 10.1%,60대는 7.6%,70대는 1.2%였다.고액당첨자중 여성도 21.5%나 됐다. 학력은 고졸이 40.5%로 가장 많았고,대졸(35.4%),중졸(21.5%)의 순이었다. 직업별로는 회사원 29.1%,자영업21.5%로 그 뒤를 이었다.주부를 포함하면 직업이 없는 경우는 20.3%였다. 또 고액당첨자 가운데 50.6%는 종교가 없었다.기독교신자는 17.7%,불교신자는 13.9%,천주교신자는 10.1%였다.월소득은 1백만원이상 1백50만원미만이 36.7%로 가장 많았다.1백50만원이상은 22.8%,1백만원미만은 13.9%였다. 특히 집이 없는 당첨자가 57%였으며 이중에는 전세로 사는 경우가 40.5%로 가장 많았고,월세는 12.7%,친척집을 비롯한 기타는 3.8%였다. 고액당첨지역은 서울이 43%로 압도적이었다.경기 16.5%,대전 10.1%,부산 6.3%,대구 5.1%의 순.광주·인천·강원·충남은 각각 2.5%였다.대체로 복권판매량의 비율과 고액당첨자의 비율은 비슷하다는 게 주택은행의 설명이다. 당첨금을 사용한 용도로는 집마련이 51.9%로 무주택자의 비율인 57%인 것과 무관치 않다.빚을 갚겠다는 게 16.5%,저축은 13.9%였다. 거리의 가판대에서 복권을 산 경우가 86.1%로 대부분이었고 은행창구 7.6%,지하철 5.1%의 순이었다.한번에 구입한 복권장수는 5장미만이 67%,5장이상 10장미만이 24.1%,10장이상은 8.9%였다. 복권을 사게 된 동기로는 재미나 오락이 48.1%로 가장 높았고 수집이나 취미는 20.3%,꿈이 좋았기 때문은 19%였다.당첨금을 챙기려는 희망을 갖고 구입한 경우는 10.1%로 그리 많지는 않았다.친지나 회사로부터 선물로 받아 고액당첨의 행운을 얻은 경우도 2.5%나 됐다. 꿈 때문에 복권을 사 고액당첨이 된 경우 돼지와 연관된 경우가 많았다.어린 딸이 『꿈속에 새끼돼지들이 집으로 많이 들어왔는데 엄마는 보았느냐』는 말을 듣고 복권을 산 게 1등행운으로 연결되기도 했다. 부인과 함께 바닷가에 놀려가서 그물로 고기를 잡는데 그물속에 돼지가 잡혀 올라온 꿈을 꾸고 복권을 구입해 1등에 당첨된 경우도 있었다.보통 돼지꿈은 좋다는 속설이 맞아떨어진 경우다. 또 개울에서 가재를 많이 잡는 꿈을 꾸고 복권을 구입해 1등당첨금을 챙긴 경우도 있었다.돌아가신 어머님이나 조상이 꿈에 나타나 『이제 고생은 끝났으니까 걱정하지 말아라』라는 말을 듣고 복권을 구입해 행운의 주인공이 된 사례도 적지 않았다.조상의 보살핌을 생각할 수 있는 대목이다.
  • 「집안이 콩가룬데 부자면 뭘해」(박갑천 칼럼)

    종교의 눈길이 아니더라도 인연을 생각하자면 그 현묘함에 고개 수그러진다.부모 형제만 두고 생각해도 그렇다.수억∼수십억 광년의 우주영위 속에서 어찌하여 어떻게 무슨 까닭으로 같은 시대 이 지구상에서 한핏줄 한기(동기)의 삶을 지니게 된 것일까.헤아릴 수 없는 그 뜻은 크고 깊고도 거룩하다.아침 이슬 같은 인생이 점지된 인연을 소중히 해야 할 까닭은 여기에 있다. 동양의 지혜는 그래서 「피의 부름」에 어섯 눈뜬다.한줄기의 기가 피로써 이어져 감응한다는 뜻이다.「여씨춘추(권9계추기)」의 골육지친 얘기도 그 같은 인식에 바탕한다. ­주나라에 어머니와 생이별한 신희라는 사람이 있었다.어느날 동냥치가 대문께서 노래를 부른다.그 소리가 구슬펐다.그는 문지기를 시켜 그 동냥치를 집안으로 불러들인다.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보니까 자기 어머니였다.이를 두고 「여씨춘추」는 이렇게 논평한다.『대컨 어버이와 자식은 한몸뚱이에서 갈라졌다.같은 기가 나뉜 것이다.풀에 꽃이 있고 열매가 있으며 나무에 뿌리와 심이 있는 것과 같이 이들은비록 있는 곳은 다르더라도 서로 통하고….이게 육친 사이의 정이라는 거다』 이렇게 깊고 거룩하여 죽는 날까지 받들어야 할 인연이건만 사람은 욕망,특히 물욕 때문에 눈이 어두워지면서 그 모습을 바로 보지 못한다.그래서 밝은 눈을 잃지 않기 위하여 치솟는 물욕의 싹을 평미레질 해버리는 선인도 있다. 「고려사」(열전34)나 「동사강목(15상)」등이 전하는 어느 형제 얘기도 그것이다.고려 공민왕때다.함께 길을 가다가 아우가 황금 두 덩이를 주워 한덩이를 형한테 준다.배를 타고 양천강께 이르렀을 때 아우가 황금을 물에 던져버린다.왜 그러느냐는 물음에 아우는 대답한다.『지금껏 형님 사랑하는 마음이 지극했는데 황금을 나눠 갖고부터 형님 싫어하는 마음이 꿈틀거립니다.그래 버렸습니다』 틀수한 이 말에 형 또한 황금을 던져버린다. 얼마 전 손꼽히는 재벌그룹 회장의 「생모」가 그 아들을 규탄하는 광고를 일간지에 냈다.아들의 배임과 반인륜행위를 알리는 내용이었다.한데 그곳 못잖은 다른 그룹에서도 2∼3세 사이의 애바른 재산싸움이 불꽃튀는 것으로 알려진다.그 모두가 선대의 뜻 은사죽음시키는 저지레라는 데 생각이 미치지 않는 것인지. 잘잘못 따지는 것부터가 덩둘한 짓.「생모의 규탄」 그대로 『세상에 부끄러운 일』이 그것 아니던가.삐죽거리며 내뱉는 말들­『집안이 콩가루될 때 부자가 무슨 소용야』〈칼럼니스트〉
  • 태 TV극 「아리랑」 “인기”

    ◎6·25참전 태 병사와 한국소녀의 사랑그려/첫날 시청률 25% 넘어… 최혜자씨 공동각본 6·25 발발 46주년을 맞아 한국전에 참전한 한 태국병사와 순진한 한국 시골소녀와의 사랑을 그린 태국 TV연속극 「아리랑」이 1일밤 현지 시청자들의 인기와 절찬속에 방영을 시작했다. 이곳 영화사인 「십티스 인터내셔널」의 대표겸 감독인 재즈시암씨가 한국인 작가 최혜자씨(58·프랑스 파리거주)와 공동으로 완성한 각본을 토대로 제작한 이 영화는 참전명령을 받은 주인공 병사가 사랑하는 홀어머니와 누이,애인과 기약없는 이별을 하며 한국행 군함에 오르는 것으로 제1회를 마감한다. 극 첫대목에서 구슬픈 아리랑 노래가 태국어로 울려퍼지는 가운데 처절한 한국전의 순간들이 흑백 다큐멘터리로 소개된다. 포성이 울리며 탱크가 질주하고 이름모를 전투기들이 하늘을 수놓는 가운데 온 산간지대가 화염에 휩싸이는 치열한 전투가 전개된다. 사선을 넘어 돌진하는 아군병사와 이를 저지하는 북한군,그리고 중공군과 유엔군 병사들의 모습도 보인다. 이곳 「TV채널5 방송」이 방영하는 이 연속극은 오는 10월말까지 3개월간 매일(토·일요일은 제외) 저녁시간에 30분씩 방영된다. 총제작비 1천5백만바트(한화 약4억5천만원)에 태국의 주·조연배우 30여명과 다수의 한국·태국 두나라 엑스트라가 동원된 이 영화제작을 위해 재즈시암씨는 촬영팀을 이끌고 이미 지난 7월 최씨와 함께 한국을 방문,10여일간 동부전선 등에서의 현지로케를 마쳤다. 주연 태국병사에는 미남배우 폰 탄타사티엔씨(26)가,한국소녀(영화에서는 한국명 오수지)로는 누타야 쿤트리야왓양(17)이 각각 출연한다.누타야양은 얼굴형이 한국소녀와 아주 비숫해 주연으로 발탁됐다. 재즈시암씨는 이번 연속극이 큰 인기를 모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이 연속극을 방영하고있는 「TV채널 5방송」도 비공식적인 조사 결과 첫날 시청률이 25%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많은 시청자들이 올림픽경기쪽으로 몰리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이는 대성공이라고 말했다.〈방콕 연합〉
  • 만해기념관(외언내언)

    님은 갔습니다./아 아,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푸른 산빛을 깨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여 난 작은 길을 걸어서/차마 떨치고 갔습니다. 만해 한용운님의 대표작 「님의 침묵」첫 구절.사랑과 이별을 노래한 서정시이지만 그 내면에는 잃어버린 조국에 대한 절절한 한이 서리서리 맺혀있다. 3·1운동을 주도한 민족대표 33인중의 한분으로 독립선언서의 공약삼장을 쓴 만해는 당대의 민족시인이자 「불교유신론」을 제창했던 큰스님.까까중머리에 검정 무명두루마기를 입고 검정고무신만 신던 그는 3·1운동 거사후 감옥에 갇혔을때 「옥중투쟁 3대원칙」을 철저히 지켰다.첫째 변호사를 대지 말것.둘째 사식을 먹지 말것.셋째 보석을 요구하지 말것. 서울 성북동에 「심우장」이란 옥호를 붙이고 살던 조그마한 그의 기와집은 북향이다.일제의 총독부쪽은 바라보기도 싫다는 고집 때문.그 집에서 한겨울에도 장작불을 지피지 않고 살았다. 어느날 지조를 꺾은 육당 최남선이 길거리에서 그를 보고 반가워하자 『육당은 벌써 죽었어』라면서 침을 탁 뱉고 돌아서버렸다는 일화도 있다. 민족대표 33인중 많은 사람들이 변절했지만 그만은 대쪽같은 기개로 가시밭길을 묵묵히 걸어온 진정한 애국지사였다.한평생을 독립운동에 몸바친 만해는 광복을 한해 앞두고 세상을 떠났다. 1944년 5월9일,그의 나이 65세였다. 만해의 고귀한 뜻을 기리기 위한 「만해기념관」이 그가 「님의 침묵」을 집필했던 백담사에 세워진다.만해사상실천선양회가 백담사 일주문 오른편에 1백평규모로 세울 이 기념관은 내년 가을 완공될 에정.이곳에는 만해 한용운의 사상과 발자취를 살필수 있는 각종 유품과 관련서적들이 전시되며 문학캠프 등 다양한 문화행사장으로도 활용된다고 한다.반갑고 뜻깊은 일이다. 선각자들을 기리고 그 뜻을 이어받는 건 후손들의 도리일 것이다.만해의 그 도도한 기개와 투철한 애국정신은 오늘날 우리 모두가 마음속 깊이 새겨야 할 덕목이다.〈황석현 논설위원〉
  • “한·일 젊은이 우호의 마당”/제12회 양국학생포럼 개회

    ◎14일까지 서울대에서… 모두 39명 참가/서울·도쿄대 중심 86년 결성,상호방문 우의다져/독도문제 등 토론… 발전적 미래관계 모색 『전 나고야대학에서 온 오쿠야마입니다.부끄러움을 잘 타니 부드럽게 말을 건네주세요』 『전 잠이 많거든요.여러분 모두와 얘기를 나누고 싶은데 제가 잠자는 모습을 보거든 저 좀 깨워주세요』 지난달 31일 서울대 호암교수회관에서 열린 제12회 한·일학생포럼 개회식에서 참가학생이 저마다 한마디씩 한 애교섞인 인사말이다.행사기간은 오는 14일까지다. 물론 공용어는 영어.서먹서먹한 분위기 속에서도 서로 얼굴을 익히려고 부지런히 두리번거리는 18명의 한국대학생과 21명의 일본대학생은 서울대와 도쿄대를 중심으로 지난 86년부터 시작된 순수학생모임인 한·일학생포럼의 회원이다. 이들은 해마다 정치·역사·사회·인권·경제 등 5개 분야로 나눠 한·일 두 나라간의 현안을 공부한 뒤 8월쯤 서울과 도쿄를 번갈아가며 열띤 토론을 벌여오고 있다. 올해의 주제는 「미래세계를 위한 우리의 메시지」. 정신대와독도문제 등 양국간의 미묘한 외교현안은 물론 신세대문화에 대해서도 서로 흉금을 털어놓을 예정이라고 한다. 그러다 보니 이들이 벌이는 토론은 진지하다 못해 격렬하기까지 하다.지난해에는 「식민통치합리화」문제를 놓고 논쟁을 벌이다 울어버린 여학생도 있다는 것.이런 일은 매년 생긴다고 한다. 일본측 회장인 다나카미군(도쿄대 영문과3)은 『올해엔 그런 일이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하지만 그렇게 신빙성이 있는 것 같지는 않다. 그렇다고 모임의 전체 분위기가 이처럼 전투적인 것은 결코 아니다.오히려 정반대라고 할 수 있다. 『너무 일찍 자지 맙시다.놀자구요』라는 유의사항만 봐도 능히 짐작이 간다.특히 이번에 현해탄을 건너온 일본학생 대부분이 술·담배를 하지 않지만 모두 『한국학생과의 술자리는 분위기가 너무 좋아 즐긴다』고 말한다. 이날 행사에 선배자격으로 참가한 유병선씨(회사원·30)는 『이렇게 맺어진 우정이 결혼을 한 뒤에도 이어진다』며 『8년 전의 일본친구들과는 지금까지 연락하고 지낸다』고 밝혔다. 잠 못 이루는 열대야에 아랑곳 않고 열정적인 토론의 밤을 이어나갈 두 나라의 젊은이들.더이상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그야말로 미래만을 생각하는 발전적인 양국관계를 그려보기에 충분하다. 이들은 14일 김포공항에서 작별인사를 나눌 때 분명 서로 손을 부여잡고 혹은 부둥켜안고 이별의 눈물을 흘릴 것이다.그들의 선배가 그랬듯이.〈이지운 기자〉
  • 납북과 망부의 아픔(사설)

    납북된 남편을 17년동안이나 기다려온 아내가 끝내 자살하고만 사건은 우리의 가슴을 아프게 한다.기다림의 고통을 견디다 못해 죽음을 선택한 조복희씨의 비극은 그녀만이 아니라 분단된 조국에서 살고 있는 우리 모두의 비극이기 때문이다.교사이자 조씨의 남편인 고상문씨는 79년4월 노르웨이를 여행하던 중 납북됐다.그러나 납북된 지 두달만에 북한으로부터 들려온 것은 「의거입북했다」는 정치선전이었다.결혼한 지 10개월밖에 안되는 예쁜 아내와 아내의 뱃속에서 자라고 있는 귀여운 아기를 둔 남편이 어떻게 자진월북할 수 있겠는가.남편과 생이별한 뒤 딸을 낳아 홀로 키워온 조씨의 일생은 한마디로 남편에 대한 그리움과 재회의 희망으로 버텨온 삶이었다.그러나 북한당국은 이 가련한 아내의 소박한 희망을 외면했고 이 때문에 우울증에 시달리던 아내는 삶을 스스로 포기해버린 것이다. 95년 7월 중국 연변에서 선교활동을 하다 납북된 안승운 목사도 북한당국은 「의거입북했다」고 주장하면서 돌려보내지 않고 있다.목사가 신앙의 자유가 없는 북한에 제발로 들어갔을 리가 없는 데도 「의거입북」 운운하고 있으니 통탄하지 않을 수 없다.우리는 고상문씨와 안승운목사뿐만 아니라 휴전이후 납북된 4백50여명을 하루빨리 송환해줄 것을 북한당국에 다시 한번 촉구하고자 한다.그리고 6·25전쟁으로 인해 남북으로 헤어진 이산가족의 재회도 성사시켜주기를 강력히 요청한다. 지금 우리 주변에는 북쪽에 있는 가족의 생사를 알지 못해 아픈 가슴을 부둥켜안고 살아가는 사람이 수없이 많다.이들은 명절때,또는 북쪽가족의 생일때 북녘하늘을 하염없이 쳐다보면서 눈물짓곤 한다.헤어진 가족이 남북을 오가며 스스럼없이 만날 수 있을 때 신뢰는 쌓이게 되고 통일도 앞당겨질 수 있을 것이다.이산가족의 자유왕래가 북한내부사정으로 어렵다면 판문점에 면회소를 설치하고 편지를 주고받을 수 있는 창구를 마련해야 한다.우리는 북한당국이 정치와 인도주의를 구별할 것을 바란다.
  • 서울로 가는 아내(압록강 2천리:33)

    ◎한국남자와 위장 결혼위해 「가짜이혼」 성행/대부분 30∼40대… 돈벌러 갔다 「진짜이혼」 까지/이혼율 최고 50%… 부부간 「이혼협상」 신풍속 「다 같은 하늘/별들은 같이 바글거리 건만/서울의 밤거리는/황홀하나봐/초가삼간 굴뚝에도 연기는 나/마음 주고 정 주던 안해/이제는 간다네 떠나 간다네」 조선족 시인 정달문의 「시집가는 안해」에 나오는 시구다.아내를 잃어버린 시구다.아내를 잃어버린 것과 다름없이 서울로 보낸 남편의 심정을 읊조린 시다.오늘날 중국 조선족사회에는 이 시의 슬픈 사연이 실제 연출되고 있다.그것도 오랫동안 조선족사회 도처에서….급기야는 사회문제로 대두했으나 그 기승을 꺾을 수 없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얼마전 압록강유역을 찾아온 서울신문 취재진을 전송하러 심양도선국제공항에 나갔다가 비극의 현장을 직접 목격한 일이 있다.한국의 가수 문주란이 부른 「공항의 이별」보다 더 슬픈 한 조선족일가의 이산순간은 지금도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다.30대 중반으로 보이는 부부와 어린 아들이 그들 일가였는데,아내가 서울로 떠나는 모양이었다.남편은 쓰디쓴 입맛을 다시고,어린 아들은 금방 울음이 터질 듯했다. 그러나 서울로 떠나는 아내표정은 별스럽지 않았다.마음은 벌써 서울에 가 있는지도 몰랐다.서울신문 취재진을 보내고 공항청사를 막 빠져나오다 이제 정말 외로워진 부자를 우연히 뒤따르게 되었다.차라리 다시 만나지 않았으면 좋았을 것이다.왜냐하면 부자가 마냥 측은해 보여서였다. 『엄마 언제 오나? 돈 많이 벌어서 별별 과자 다 사준다고 했는데…』 아들녀석은 그만 말을 흐려버리고 말았다.묵묵무답인 아버지는 눈물을 보이지 않으려고 하늘을 올려다보았다.언젠가 상봉은 할지 몰라도,세 식구가 다시 모여 일가를 이룰 확실한 보장은 사실상 없었다.그것이 오늘날 중국 조선족 부부가 이산과정에 겪는 비극이기도 했다. 심양시 교외의 어떤 조선족 작은 마을에는 이른바 가짜이혼이 최근 부쩍 늘어나 15쌍이나 된다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다.가짜이혼이라도 법적으로는 남남이지만 여자쪽은 한국의 새 남편을 만나 출국하기까지는 먼저 남편과한집에 산다는 것이다.그러나 여자가 일단 떠나가고 나면 가짜이혼이 진짜이혼이 되었다.위장결혼을 위해 가짜이혼을 하고 한국으로 떠날 때는 물론 굳은 맹세가 뒤따른다.돈 벌어와서 본남편과 자식들 거느리고 남부럽지 않게 살겠다고…. 이 위장결혼에는 돈이 들어간다.중국돈(인민폐)으로 5만∼7만원이 드는데,그 돈은 뚜쟁이와 거짓으로 아내를 맞는 한국인 당사자가 챙긴다.지난해 11월27일 심양시 공안국 태산경찰서는 한국인 박길성과 중국 조선족여인 김명숙을 위장결혼 알선혐의로 체포했다.이들은 한패가 되어 한햇동안 21명의 조선족 유부녀를 위장결혼시켜 인민폐로 1백만원을 챙겼다는 것이다. 한국으로 간 여자는 자본주의 물질문화에 빠져버리면 아예 눌러앉는 경우도 많다. 중국의 조선족 유부녀와 위장결혼을 하는 한국 남자는 두 부류다.돈 몇푼에 떨어지는 치룽구니와 잔머리를 굴리는 협잡꾼이 그들이다.그런데 협잡꾼에 걸려든 여인은 돈벌러 한국에 갔다가 돈과 몸을 모두 빼앗기고 거덜이 나서 돌아온다는 것이다.요령조선문보는 조선족여인에게 경각심을 심어주려고 사례 하나를 소개하면서 피해자 본인의 말을 따서 실었다.가명으로 처리한 이순화(37)라는 여인의 말에서 위장결혼의 위험성이 그대로 드러났다. 『갓 쉰이 된 한국사람 홀아비와 그러께 가짜결혼을 해서 서울로 갔디요.한국국적을 이내 올려놓고서리 약속대로 벌거하면서 식당일을 했습네다.돈도 좀 모아놓고 여유도 생겨서리 이혼을 졸랐디요.그런데 막무가내를 댑데다.그 사유는 법적으로 부분데 쉽게 이혼할 수 없다는 것이었디요.잠자리도 같이 하고 손해배상도 받아야 한다고 우겨대더란 말입네다.종당엔 응해주고 말았지 뭡네까.돈 털리고 몸 빼앗기고…』 중국공민으로 살아가는 조선족에게 한국은 향수어린 고국임에 틀림이 없다.살기 좋고 돈도 벌 수 있는 선망의 나라이기도 하다.그러나 정상적인 나들이와 장기체류의 길이 사실상 막혀 있다.그래서 위장결혼은 그 틈새를 비집고 한국에 들어가기 위한 병폐적 방편이자 수단으로 등장했다.한국사람과 위장결혼을 하려면 부러 하는 가짜이혼이 고개를 들 수밖에 없다. 그래서중국정부는 위장결혼은 반드시 이혼을 몰고 온다는 판단에서 그 사유를 철저히 가려 단속하고 있다.여간한 줄을 붙잡지 않고는 이혼하기가 아주 어렵게 되었다.법적으로 이혼이 판가름나면 음식과 술을 질펀히 차려놓고 파티를 벌일 정도로 이혼은 어떤 성취의 대상이 되었다고나 할까….이혼파티란 말을 들어본 적이 없을 것이다.부부가 살다가 갈라지면 언짢기 짝이 없는 그릇된 일로 여기는 동양적 사고와 거리가 먼 이혼파티는 돈벌 꿈에 부푼 잔치였다. 압록강유역 조선족사회의 이혼 역시 정도의 차이는 있었으나 예외가 아니었다.심양·철령·무수시를 돌면서 본 이혼실태는 심각한 것이었다.심양시 우홍구 영수태촌의 경우 1백50가구의 조선족 가정 가운데 12가구가 이혼등기를 마쳤다는 것이다.그 연령층은 30∼40대라서 이혼동기가 뻔히 들여다보였다. 가짜이혼과 위장결혼이 돌림병이라면,그 병원균을 퍼뜨리는 쪽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섭외혼인소개소가 바로 그쪽인데,동북3성 대도시에는 어디든지 다 있다.장사에 눈이 밝은 한국사람이 조선족을 끼고진가반반으로 시작한 이 혼인교역사업은 한국 농촌총각을 울리기도 했다.섭외혼인대상은 한국만이 아니라 미국·러시아·일본·홍콩으로 확대되어 가히 국제적이다.
  • “헤어진 가족을 같이 찾읍니다”/「가족찾기 모임」 11일 결성

    ◎어려서 미아·입양 등 생이별 16멸 모여/“혼자힘으론 한계” 신상명세 상호 교환 「어려서 헤어진 가족찾기 모임」.이름 그대로 어려서 입양됐거나 미아가 돼 가족과 헤어진 사람들의 모임이다.생활이 어려워 자식을 양부모나 보육원에 맡겼던 사람들도 회원이다. 지난 11일 상오 서울 동대문구 장안 3동 월간 「보고 싶은 얼굴」사 사무실에서 첫 모임을 가졌다.지난달 8일 같은 처지의 16명이 처음 모여 결성했고 한달 남짓만에 회원이 1백명을 넘었다. 동창·고향·친구·학창시절 은사 등을 찾아주기 위해 지난해 5월 창간된 「보고싶은 얼굴」의 발행인 정건화씨(46)의 아이디어로 시작됐다. 『어려서 헤어진 혈육을 찾는 사람들은 많지만 이들이 혼자서 발벗고 가족을 찾아 다녀봤자 별 소득이 없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회원들이 기억하는 이름과 나이,헤어질 때의 상황,찾는 사람의 신상명세를 적은 자료를 서로 대조해 가족을 찾아줄 생각이다. 회원 가운데는 너무 어린 나이에 입양돼 당시 이름·나이 등을 잘 기억하지 못해 경찰의 컴퓨터 신원조회로는 혈육을 찾기 어려운 사람들이 많다. 이날 모임에는 7살때 경남 울산시 버스터미널에서 헤어진 부모를 찾는 김상진씨(26·공원·경기도 부천시 원미구 역곡1동 109의 21)등 20여명이 참석했다. 실제 이름이 「강순덕」이라고 기억하는 강혜숙씨(29·여·주부)는 23년전 어머니가 별세한 뒤 가정 형편이 어려워져 헤어진 언니를 찾는다.부산의 섬마을에서 언니와 함께 살았다는 기억만으로 지금까지 백방으로 수소문했으나 헛수고였다.모임 참가를 계기로 꼭 언니를 찾게 되기를 기대한다. 모임이 결성된지 얼마되지 않아 「상봉의 기쁨」을 맛본 사람은 없지만 하루 5∼6통씩 회원 가입을 원하는 전화가 쇄도해 곧 좋은 결실을 맺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씨는 6개월 뒤에는 회원수가 1천여명으로 늘 것으로 전망했다.국내뿐 아니라 해외에 입양된 사람도 회원으로 받으면 상봉자수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02­246­2274〈고영훈 기자〉
  • 조선족의 술과 마작(압록강 2천리:32)

    ◎연길시 술소비 인구 40배 넘는 상해 맞먹어/소문난 술실력에 간부 접대자리 단골동행/아낙네도 마작판에 끼어들어… 사회문제화/승진·사업위해 술판 벌인후 「접대 마작」은 관행 중국의 술은 곡주다.배갈 1㎏을 생산하는데 드는 곡물은 2.5㎏이라고 한다.한 해에 중국에서 생산하는 배갈은 6백51만t이고 보면 1천6백27만5천t의 쌀을 술로 빚어 마신 셈이다.그러한 수치의 식량은 북경인 1천1백만명이 3년을 먹을 수 있는 엄청난 분량이다.현재 중국의 배갈공장이 얼마나 되는지는 확실치 않으나 국내 무역부가 어림하는 숫자는 4만개소에 이르고 있다. 중국 13억 인구에서 12억을 차지하는 한족의 술 소비량이 물론 가장 많다.그러나 인구를 대비한 술 소비량을 따진다면 조선족이 단연 으뜸이다.4천명을 대상으로 한 음주량 조사에서 알코올에 의존해 살거나 중독된 사람이 한족은 1천명 가운데 28명인데 비해 조선족은 71명으로 나타났다.인구 30만의 연길시의 술 소비량이 1천3백만 인구를 가진 상해의 술 소비량과 맞먹는다니 놀라울 수 밖에 없다. 옛날부터 조상들이 술을 즐겨 마셨는지는 몰라도 고향을 떠나 국경을 넘어온 이주민 선조들은 술과 특별한 인연을 맺었을 것이다.슬퍼도 술,기뻐도 술,만나면 상봉술이요,헤어지면 이별주를 마셨다.타향살이 설움과 외로움을 술로 달랬던 이주민 1세들에게 몸에 배었던 술버릇이 유전된 것일까.어떻든 조선족들은 탁배기(막걸리) 민족으로 일컬을 만큼 중국에서 소문난 술꾼이 되었다. 압록강유역을 답사하는 동안 시골집에서 민박하는 경우가 많았다.가끔은 주인집 부자와 술자리를 같이 하게되었다.아들녀석은 낯선 손님 앞이라 처음에는 머리를 뒤로 돌려 술을 마시는등 제법 체면을 차렸다.그러나 웬걸,술이 몇 순배를 돌면서 거나해진 아들녀석은 사뭇 달라져 아버지를 채근했다. 『아버지,쫄 냅소.고애(고양이)죽 먹는 것 마냥 쫄짝거리니 어디 술맛이 남둥』이라는 말로 민족의 예의를 저버렸다.버릇없는 후레아들 거동에 아버지는 부끄러워 얼굴을 붉혔다. ○배갈공장 4만곳넘어 길림성에서 어미지향(어미지향)으로 이름난 양수진에서는 상급기관에서 내려오는 사람들을 접대하는데 진저리를 쳤다.향·진의 간부들은 현이나 시,성에서 하루가 멀다하고 시찰나오는 사람들 누구 하나 푸대접할 수 없다는 것이다.일단 기분을 잡치게 되면 반드시 불이익이 오기 때문에 웃어른들을 위해 술판을 벌여야 했다. 술판이 벌어지면 술 잘 마시는 사람이 뽑혀 향·진의 간부들을 따라나섰다.그러한 술자리의 동반역은 으레 조선족이 차지했다.한국의 기업들이 술 접대에 필요한 간부를 두어 이른바 「술상무」로 부린다는 이야기가 떠 올랐다.요령조선문보 보도에 의하면 어느 향에서는 하루 13개조의 검사조가 상급기관에서 내려와 향 관내 8개의 식당에 술상을 차려놓고 접대를 했다는 것이다.차까지 대기시켜 놓고 여기저기 술판을 돌다보면 향의 간부 몇은 나가떨어지게 마련이었다. 요령성 관전현에 도착했을 때 현기관의 초대를 받았다.단동시에서 국장 어른이 관전현에 시찰을 오시는데 함께 식사나 하자는 것이었다.그런데 하오5시에 오기로 한 국장이 그날따라 버스가 늦어진 통에 밤 9시가 되어서야 도착했다.나는 시장기에 피로가 겹쳐 견딜수가 없었지만 현 간부들의 체면을 보아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 주었다.그러나 현의 간부들에게는 상급 시간부에게 잘 보일 수 있는 모처럼의 호기였는지도 모른다. 관전현 어느 한 조선족 향 간부는 단동시 국장을 기다리는 동안 내 표정이 언짢아 보였는지 묻지도 않은 말을 했다.귀엣말 비슷한 것이었는데,그 처지에 동정을 보내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리를 이해 좀 하시라요.전들 한 뉘를 시골향에서 썩으라는 법 있습네까.도시로 나가자면 상급 어른들을 잘 동반해야디요.일은 대충하더라도 상급자 비위는 맞춰야 합네다.술 대접을 하더라도 강권하지 말고 마작을 놀 때면 슬쩍 져주어 어른께서 돈을 먹게 해주는 것이디요.돈을 그냥 갖다주는 것 보다 마작에서 져주면 더 환심을 산다 이겁네다』 ○알코올 중독자 많아 기업을 운영하는 사람들도 술에 절기는 마찬가지다.생사가판의 칼자루를 쥐고있는 성과시 간부,심지어는 진의 간부들까지 치다꺼리를 해야되기 때문이다.요령성 안산시 구보구 송삼대자에서 공장을 꾸리는 황태성씨(47)는 아침에 집을 나가면 점심시간부터 밤늦게까지 식당과 가라오케에서 세월을 보내는 사람이다. 『내 몸은 알코올에 젖어 아마 죽어도 썩지 않을 겁네다.그러니 어찌 합네까.기업의 목을 쥔 수십개 기관이 쉬파리처럼 뜯어 먹으려고 달려드는데….그래서 집에 들어가면 곯아 떨어지디요.아내가 생과부 된지는 진작 오래되었지 뭡네까』 요즘의 대접은 술판에서만 끝나지 않았다.카라오케가 지벽한 향진에도 생겨냐 가라오케에 가서 노래도 부르고 한바탕 춤을 추어야 직성이 풀렸다.그렇다고 가라오케의 여흥으로 접대가 마무리 되는 것은 아니고,여관으로 돌아오면 마작으로 밤을 새우는 것이 상례로 되어있다.중국 사람들은 마작놀이를 「장성 쌓기」라 했는데,중국의 기관 간부 열의 아홉은 그야말로 꾼이다.각급 기관이나 당사에는 마작을 필수로 갖출 정도이니 더 할말이 없다. 지난해 어느 신문이 보도한 기사를 보면 중국의 마작인구를 2억으로 추산했다.그 통계가 물론 정확한 것은 아니나 마작이 정부 간부나 개인들에게 속속 보급된 것은 사실이다.조선족들도예외가 아니어서 가을 타작이 끝나면 마작과 술판을 벌이기 일쑤이다.남정네 뿐 아니라 요령성 철령현 한 조선족 마을에서는 여자들까지도 마작판을 벌여 신문이 사회문제로 떠들썩하게 다룬 일이 있다. 그 문제의 기사는 요령조선문보의「시야비야」란에 실렸는데 내용은 대강 이러했다.『무순시 교외 한 조선족 마을에 들렀다가 매일 30패 이상이 마작이라는 도깨비 놀음에 정신을 잃고만 사실을 목격했다.중년의 부인들이 마작판을 벌인 집에서는 어린학생 둘이서 손에 돈을 쥐고 엄마의 출납원 노릇을 하고 있었다.주인집 아들은 책상을 마작꾼들에게 빼앗기고 방바닥에 넓죽 엎드려 숙제를 하는 꼴이란 목불인견이었다』고 적었다. ○마작인구 2억명 추정 그 다음 내용은 점입가경이다.부인들이 마작을 하고 있는동안 돼지우리에서 돼지들이 꽥꽥거리며 그야말로 돼지 목따는 소리를 질러댔다.그러자 주인 여자는 숙제하는 딸 아이에게 『너 돼지 물 좀 줘라』고 소리를 질렀다.『숙제도 다 못했는데…』라는 어린 딸아이의 대구에 주인 여자는 또 볼멘 소리를질러댔다. 『이년,무슨 주둥이질이야!』라고」.이쯤되면 조선족 사회의 마작바람도 보통을 넘어섰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요령조선문보가 적시한 조선족 마을에 있는 소학교를 찾아갔다.4∼6학년 학생이 모인 자리에서 마작 놀줄을 아는 학생은 손을 들라 했더니 65% 정도가 손을 올렸다. 그중 한 학생은 『얘들도 다 놀줄 아는데 손을 안듭니다』라고 큰 소리로 고자질 했다.
  • 이 대위의 「북한체제 염증」/구본영 정치부 기자(오늘의 눈)

    28일 상오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지난 23일 미그19기를 몰고 귀순한 이철수 대위의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었다. 시종 의연하게 귀순동기와 북한사정을 설명하던 이대위도 끝내 눈시울을 붉혔다.북한에 남은 가족의 앞날을 묻는 질문에 답하는 대목에서였다. 그는 『한마디로 가슴 아프다』며 말끝을 흐리면서 『이북 민중을 굶주림으로부터 구하고 이남 민중에 북한의 전쟁준비 상황을 고발하기 위해서 왔다』는 등 귀순동기를 거듭 밝히는 것으로 답변을 대신했다.가족의 안위에 대한 근심을 애써 지우려는 표정이 역력했다. 그를 사랑하는 가족과 생이별을 결심하도록 만든 것은 북한사회의 부조리와 배고픔 때문이었을 것이다.이는 결국엔 이른바 「주체사상」과 「우리식 사회주의」라는 북한체제의 모순에서 비롯된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이 장면을 지켜보면서 기자는 조금은 엉뚱하게 교환가치와 사용가치가 다른 경제학의 역설을 떠올렸다.공기와 물은 사용가치는 무한하지만 교환가치가 거의 없는 반면 사파이어나 다이아몬드는 그 반대라는 사실이다.따지고 보면 이대위를 귀순길로 내몬 것은 교환가치도 사용가치도 전무한 주체사상이라는 허구의 논리가 아닌가 싶다.이 개인우상화에 바탕을 둔 터무니 없이 폐쇄주의가 동구권에서 조차 실패한 실험으로 끝난 사회주의와 결합해 「북한식 사회주의」를 낳은 탓이다. 북한사회에서 선택받은 계층에 속하는 한 조종사의 귀순은 북한의 세습왕조가 서서히 저물고 있음을 예감케 한다.굳이 오동잎 한잎이 떨어지는 것을 보고 가을을 느낀다는 옛시구를 들먹일 필요조차 없을 것이다. 그러나 정작 심각한 문제는 우리 내부에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2천2백여만 북한주민에게 인간다운 삶의 질을 추구할 수 있도록 보장할 만큼 과연 우리사회의 내실이 다져졌는 가 하는 의문이었다. 통독을 가능케 한 일차적 요인은 사회주의권중 그래도 경제사정이 괜찮은 편이었던 동독을 압도하는 서독의 경제력이었다.그러나 동독주민이 기꺼이 서독에 흡수통일되기를 바라도록 했던 원동력은 사회주의체제를 무색케 하는 서독의 높은 복지 수준이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 JP “DJ와 사안별 공조”/국민대 대학원 특강서 한계 설정

    ◎“「내각제 밀약」 한적 없고 할 필요도 없다”/화학적으로 섞이지 않는 차별성 부각 JP(자민련 김종필 총재)가 DJ(국민회의 김대중 총재)와의 사이에 「점선」을 그었다.JP는 28일 국민대 행정대학원 초청 특강에서 『국민회의는 국민회의고 자민련은 자민련이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회의와의 연대는 절대권력에 대항하기 위한 「사안별」 공조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고 강조 했다.또 야권통합과 관련,『지금은 대권을 논의할 때가 아니며 항간에 나도는 김대중 총재와 내각제 밀약은 한 바도 없으며 그럴 필요도 없다』고 DJ와의 연대에 한계를 드러냈다. 야권공조를 바탕으로 대여투쟁의 수위를 누구보다 강조하는 JP가 굳이 「사안별 공조」라고 「김 빠지는」 말을 한 이유는 무엇일까.정가에서는 두김씨가 「물리적」으론 화합될 지 모르나 「화학적」으론 섞이지 않는 「태생적 차별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 우선 두 김씨의 지지기반이 확연히 다르다.서툰 「융합」은 오히려 지지세력으로부터 반발을 살 수 있다.호남과 충청으로갈리는 지역적 차별성 이외에 「보수」를 기반으로 한 JP와 다소 「개혁적」인 DJ사이에는 건널수 없는 「벽」이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대권향방에 커다란 변수로 작용할 TK(대구·경북)를 포옹하고 있는 JP로선 서두를 필요가 없다.여권의 대권후보가 가시화되면 자연히 이탈세력이 생길 것이고 여권과 뿌리를 같이한 자면련으로선 다시 「이삭줍기」도 기대할 만 하다.미리 DJ와의 연대를 고착화,「운신의 폭」을 좁힐 필요는 없다. 결국 JP는 「공격이 최상의 수비」라는 공동인식에 따라 DJ와 발을 맞추고 있지만 대선정국으로 접어들면 「이별」할 수도 「결합」할 수도 있다.그래서 JP의 말은 획이 분명한 「실선」보다 여운이 담긴 「점선」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백문일 기자〉
  • 서울신문사 제정 공초문학상 수상 시인 김여정씨

    ◎“전통적 삶에 매어사신 어머니 그린 사모곡”/해방후 헌책방서 구한 「청록집」에 깊은 감명 『30년 가까이 꾸준히 시를 써왔지만 이처럼 권위있는 상을 받게될줄 몰랐네요.기쁘고 영광스럽습니다』 서울신문사가 제정한 제4회 공초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시인 김여정씨(63·세륜중 교장)는 환한 표정으로 소감을 밝혔다. ­이상은 우리 시단에 특유의 허무주의 시학을 유포한 공초 오상순 선생을 기려 제정됐다.공초선생과 개인적 친분이 있었는지. ▲인사를 나눈 적은 없지만 대학시절 명동의 「갈채」「돌체」다방 등에서 몇번 먼발치로 뵌 적이 있다.항상 앞을 분간못할 자욱한 담배연기에 싸여 자유인을 자처하셨던 그분은 문학소녀들에겐 신비와 선망의 대상이었다.이제 돌아가신지 30여년이 지나 그분의 이름으로 된 상을 타니 감개무량하다. ­문학에 뜻을 둔 계기가 있다면? ▲우리는 국민학교 5학년때 해방을 맞아 한글을 깨치기 시작한 세대다.어느날 헌책방을 뒤지다 너덜너덜한 표지에 종이도 누렇게 바랜 「청록집」을 발견했는데 아,우리말로된 이런 시도 있구나 하는 참으로 기이한 감명을 받았다.이때부터 시를 좋아했고 여학교때 처음으로 「황혼」이라는 시를 써봤다.피난지에서의 감상을 담은 것으로 학교에 제출했는데 당시 국어선생님께서 읽어주시며 많이 써본 세련된 솜씨라 극구 칭찬하시는 것 아닌가.이때 시인이 되기로 마음먹었다. ­여류답지 않게 치열하고 대담하다는 평을 들었던 그간의 시세계에 비해 이번 수상시는 좀 다른 것 같은데… ▲시집 「봉인이후」에선 전통적인 어머니의 삶에 초점을 맞췄다.〈호박덩이〉도 그 하나다.우리 어머니는 여걸이란 소리를 들었던 분이지만 여성을 옥죄는 그 시대에 전통적 삶의 방식을 수락할 수밖에 없었다.어머니의 희생으로 시인이 된 딸이 어머니를 노래하지 않으면 빚이 될 것 같아 그동안 비켜서있던 한숨,정한 등 전통여인의 세계를 정면으로 다뤄봤다. ­「시인교장」이라 학교에서 바라보는 것도 좀 다를 것같다. ▲근무시간 외에 선생님들은 내게 교장이라 하지 않는다.나이별로 누님,이모님,언니 등등 부르고 싶은대로 부른다. 자제들을 모두 분가시키고 혼자 사는 김씨는 시를 양식삼고 여행을 취미삼아 『독립자유만세』라고 표현하는 바쁜 노년을 꾸리고 있다.그는 『이제 어머니 얘기는 한매듭 지었으니 신세대 못지않은 새로운 감수성으로 무장하겠다』면서 『이 새로운 도약에 공초문학상이 채찍이 되어줬다』고 거듭 고마워했다.〈손정숙 기자〉 ◇작가연보:▲33년 경남 진주생 ▲성균관대 국문과 및 경희대 대학원 국문과 졸 ▲68년 「현대문학」에 「화응」「편지」「남해도」등이 추천돼 등단 ▲월탄문학상,한국시협상·동포문학상·대한민국문학상·남명문학상 수상 ▲「봉인이후」(95년)까지 시집 9권,다수의 시선집,수필집 발간 ▲한국문인협회 회원,한국시인협회 심의위원,국제펜클럽한국본부 회원,한국카톨릭문인회 회원,계간 「문학아카데미」 월간 「문학과 창작」 편집위원 ▲세륜중학교 교장
  • 귀순 이철수 대위 남행기/“때마침 안개”편대 이탈후 기수 남으로

    ◎지난해 결심… 첫 시도 연료부족으로 실패/멋모르고 잠든 처자에 눈물의 마지막 인사 미그 19기를 몰고 북한을 탈출한 이철수 대위는 군당국의 보호아래 자유세계에 적응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다음은 이대위가 군당국에 밝힌 진술내용을 토대로 그의 남행 결심과 실행까지의 상황을 재구성한 것이다.〈편집자 주〉 『성공했구나!』 23일 상오 11시 9분 한국 공군기의 빈틈없는 엄호를 받으며 수원공군기지에 무사히 착륙,귀순한 북한 공군 이철수 대위(30·57비행연대 2대대)의 뇌리에는 남행을 결심한 지난 몇달 간의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부인조차 모르게 몇달 몇일을 잠못 이루며 계획한 남행이었기에,성공하든 실패하든 북에 있는 가족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고문과 중노동에 시달려야 한다는 비장한 현실이 닥치기에 그의 얼굴은 활짝 웃으면서도 만감이 교차하는 듯 했다. 그러나 극도의 긴장아래 결행한 남행이었기에 수원공군기지에 착륙한 뒤 갑자기 피가 거꾸로 솟는 것 같는 기분이 들었다. 긴장이 지나쳐 혈압수치가 너무 올라가자가슴이 답답하고 갑자기 목이 말랐다.그래서 한국공군 요원들의 안내를 받아 기지막사로 들어온 뒤 위스키를 한 잔 시켜 마셨다.다소 진정이 되는 듯 했다.자유대한의 품에 들어온 사실이 비로소 실감이 났다. 북한에서 장래가 촉망되던 전투기 조종사 이대위가 남행에 뜻을 둔 것은 지난 해 부터. 공군 조종사하면 북한의 상류계층에 속하고 월급이나 복지면에서 최고대우를 받는 그였지만 가슴 한 구석에서 피어오르는 자유에의 갈망은 억누를 수 없었다. 남한의 실상을 알 수 있는 정보 접근이 일반 주민보다 쉬웠던 그로서는 살기좋고 자유를 누릴 수 있는 남한에 대한 동경심이 날이 갈수록 커져갔다.더욱이 그가 태어나고 몸담고 살아가고 있는 북한 땅에서 지난 94년 김일성이 사망한 이후 어떠한 변화도 없이 극심한 식량난을 겪으며 답답하게 고통속에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은 얼음장같이 경직된 사회주의 체제에 대한 반감,그리고 풍요와 자유의 땅인 남한에 대한 동경심을 키우기에 충분했다. 그러던 그가 마침내 구체적인 남행결행을 각오한것은 올해 초.유능한 조종사로 평가되던 자신이 아닌 후배를 중대장으로 승진시킨 북한군의 잘못된 인사관행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실력보다는 출신성분이나 군 고위층이나 노동당 간부와의 연줄 등이 승진을 좌우하는 풍토에 극심한 환멸을 느꼈다. 이대위가 수원비행장에 도착한 뒤 미그기에서 내리면서 『노동당에 감사한다』고 비아냥거리듯 말한 것도 이같은 귀순동기를 짐작할 수 있게 했다. 더욱이 그를 늘 뒤따라 다니는 정치지도원도 별다른 이유없이 끊임없이 괴롭혔다.이 모든 것이 무너져 가는 북한체제의 구조적인 부조리 때문이라고 여긴 그는 남행 결심을 하루하루 다져갔다. 이대위는 어린 시절,삼지연 비행장에서 비행기 발동기 기사로 일했던 아버지에게서 간간이 전해 들은 비행장의 갖가지 재미있는 일들을 회상했다.소년 이철수에게 전투기 조종사의 꿈을 갖게 했고,그것이 결과적으로 남행의 결단을 내리는 끈을 만들었는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이대위의 아버지 이춘상씨(62)는 군 생활을 오래했으며 평북 운천군에서 노동자로 일하기도했다. 당초 그는 남행일을 지난 9일로 잡았다.이착륙 숙달훈련을 위해 3대로 이뤄진 편대가 함께 발진했다. 그러나 동료들의 눈을 피해 대열에서 이탈하기도 어려웠던데다 계기판의 연료 눈금은 1시간 비행이 어려울 만큼 적었다.결국 이날 계획은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유류난마저 겪고 있는 북한군이 기름 절약은 물론 조종사들의 귀순을 막기 위해 임무수행에 필요한 최소한의 기름만 채워주기 때문이었다. 1차 시도가 무산된 이대위는 그날부터 손에 땀을 쥐는 초조한 나날을 보내야 했다.그러나 기회는 쉽게 오지 않았다.조종사 대기실에서 대기하는 것이 대부분이었고,훈련을 실시하더라도 지상훈련이 고작이었다. 조바심 속에 공중훈련을 기다리던 22일 마침내 이착륙 숙달훈련 계획이 통지됐다.23일 상오 10시30분 이륙이었다.운이 좋게도 편대 가운데 마지막으로 비행하는 3번기를 배정받았다. 비행장 부근인 평남 온천군 온천읍 201번지 집에서 뜬눈으로 밤을 지새면서 그는 91년 결혼한 부인 이성옥씨(27)와 아들 명진(5),세살배기 딸 명심이를 한번씩 쓰다듬었다.곤히 잠들어 있는 그들과 재회를 기약할 수 없는 이별의 정을 그렇게라도 표현해야 했다.양볼로 흘러내리는 두줄기 눈물을 닦으며 이대위는 쓰라린 마음을 가다듬고 23일의 남행 계획을 수십차례 점검했다. 한숨도 못자고 집을 나서면서 평소의 그답지 않게 가족들과 마지막 포옹을 했다. 이날 따라 남행에 알맞게 안개도 자욱히 끼어 있었다.꿈에도 그리던 자유대한으로의 귀순을 위해 평안남도 온천비행장을 이륙한 것은 23일 상오 10시30분.남행에는 충분치는 않았으나 기름도 보통 때보다 많이 채워져 있었다. 1,2번기의 뒤를 쫓으며 온천 상공을 2차례 선회비행한 이대위는 10시42분 돌연 편대에서 이탈,기수를 서해쪽으로 돌렸다. 계획대로라면 5분정도면 김포비행장에 도착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편대에서 벗어난 그는 즉각 위험을 무릅쓰고 8백m정도의 저고도 비행으로 전환했다.안개가 짙게 끼어 있어 이 정도의 저고도면 관측이 불가능할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이대위는 조종석의 속도장치를 최대로 당겼다.곧 미그 19기가 낼 수 있는최대속력인 마하 1.36에 도달했다. 비행기는 태탄 상공을 지나 어느덧 서해 상공에 진입하고 있었다. 헬멧에 장착된 헤드폰을 통해 시야에서 사라진 자신을 찾는 무전음이 들렸다. 『바다쪽으로 나가는 것을 보았는가­』. 무전을 통해 교신하는 북한군의 목소리는 상당히 다급했다.뒤따라오는 북한기는 없었지만 긴장감 때문에 등에서 식은 땀이 흘렀다. 남한의 영공에 진입하는 순간이었다.상오 10시53분,2㎞ 전방에서 자료사진으로만 보던 F­16 2대가 나타났다. 이대위는 귀순한다는 국제공통의 의사 표시로 기어를 내린 뒤 날개를 수차례 흔들어 보였다. F­16이 귀순의사를 확인한 듯 귀순기를 유도하기 위해 1대가 왼쪽에 바싹 붙었고 다른 1대는 엄호 및 초계를 위해 뒤쪽에서 비행했다. 얼핏 남한 땅이 보이더니 활주로가 나타났다.수원공군기지였다. 마침내 자유의 땅에 안긴 것이다.〈황성기 기자〉
  • 스승의 사랑을 반추하며/이명수 충남도청 정책실장(공직자의 소리)

    ◎교직을 천직으로 지키신 그 모습 영원히 못잊어 선생님. 얼마전 전화로 들려주셨던 선생님의 인자하신 목소리는 아직 귓가에 남아있지만 뵙지못한 빈 마음은 좀처럼 채워지지 않습니다.색바랜 앨범속에서 선생님의 모습을 가끔씩 확인하지먀ㄴ 그래도 두터운 사랑의 손길을 직접 느끼고 싶습니다.더욱이 마음마저 푸르게 물드는 신록의 계절을 맞아 왠지 모를 그리움이 자꾸 돋아나면서 선생님 생각이 간절하게 스며듭니다.인생은 생명으로 시작하여 그리움으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어느 시인이 노래했습니다만 저의 그리움은 이미 만남과 이별의 순간으로 가득한 시간의 역에 다다르고 있습니다. 선생님. 그 곳에서 과거로 가는 열차를 타고 달리다 보면 차창가에 어떤 풍경들이 몰려올까요.이 세상 어느 하늘 밑에 살아도 그리우면 언제든 한 걸음에 달려가는 것,우선 고향과 모교의 모습이 선연히 비쳐집니다.선생님의 가이없는 사랑속에 올망졸망한 친구들의 동심과 천진함이 배어나고 철따라 꽃들이 차례로 피어나던 학교길과 운동장….그것들은 과연 어떤영상으로 차창가를 스치고 지나갈까요.분명한 것은 어린날 기억의 저편에서 돋아나는 향수와 정겨움들이 조금도 흐트러지거나 퇴색되지 않은 채 오히려 더욱 선명해진다는 사실입니다. 선생님. 그 숱한 직업중에서 선생님께선 아무런 망설임과 주저없이 처음부터 교직을 「천직」으로 택했다고 하셨지요.껑충한 키로 교단에 서계시던 선생님의 모습은 근엄과 경의로움 바로 그것이었지요.그러면서도 때로는 저희들의 친구가 되어 주셨고 아버지나 할아버지처럼 대해 주셨지만,선생님으로서의 곧은 몸가짐은 늘 지키려 하셨지요.시골학교라서 학업성적이 떨어진다고 사택옆의 방을 얻어서 밤늦게까지 저희들을 가르쳐 주셨던 기억은 그 때 밤하늘에 뿌려졌던 별들보다 더 많은 시간이 흘렀어도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감사함 그자체입니다. 선생님. 이제 푸르른 여름의 문턱에서 선생님께서 뿌리신 배움의 씨앗이 중년이 되어 시원한 포플러 그늘아래서 잠시 머물게 된 역,그 시간의 역에서 선생님의 가이없는 사랑을 반추해봅니다.새로운 출발의 기적소리가 울리면,저희는 다시 새로운 시간의 열차를 타야겠지요.선생님께서 가르쳐주신 삶의 방향과 목표를 향해서요. 끝없이 불러보고 싶은 선생님. 아름다운 여생,진정 평안한 날들이 이어지시길 마음다해 비옵니다. 제자 드림
  • 「국민보건」 통계/술꾼 8.4% “매일 마신다”

    ◎월 2∼4회가 35.1%… 여성 음주도 급증/57.3%가 건강관리… “술·담배 안한다” 36.6% 우리나라의 남자 음주인구 4명중 3명은 과음을 하고 있다.술은 한달에 2∼4차례 마시는 사람이 가장 많으나 음주자의 8.4%는 거의 매일 술을 마신다. 그러나 우리나라 사람의 절반이상은 어떤 형태로든 건강관리를 한다. 통계청이 지난해 9월 전국 3만4천가구의 15세이상 8만3천5백55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22일 발표한 보건부문 통계조사에 따르면 성인의 음주비율은 63.1%(남자 83%,여자 44.6%)로 3년전에 비해 5.2%포인트가 늘어났다.특히 여성의 음주인구비율은 11.6%나 증가했다.나이별로는 20대가 74.3%로 가장 높다. 음주횟수는 월 2∼4차례가 35.1%로 가장 많았고,그 다음은 월 한차례이하(31.4%),주 2∼4차례(25.2%),거의 매일(8.4%) 등의 순이었다.술을 마시는 사람의 53.9%는 주량이상으로 과음을 하고 그 횟수는 1년에 3차례이내가 가장 많았다. 어떤 형태로든 건강관리를 하는 사람은 57.3%로 3년전에 비해 13.1%포인트가 증가했다.건강관리방법은 운동(18.1%),식사조절(17.4%),목욕·사우나(8.3%),보약(7.6%) 등의 순이었다. 흡연자는 38.4%(남자 73%,여자 6%)로 3년전(38.5%)과 비슷했다.하루에 한갑이 55.7%로 가장 많았다.음주와 흡연을 동시에 하는 사람의 비율은 30.8%,술도 마시지 않고 담배도 피우지 않은 사람은 36.6%였다.건강에 대해 양호하다고 대답한 사람은 흡연자 47.3%,비흡연자 37.7%로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오히려 자신의 건강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오승호 기자〉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