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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게 맞는 멜로 골라 볼까

    ■ 지금… 사랑하나요? 가을을 맞아 영화가에 멜로영화들이 쏟아지지만, 제목만 봐서는 뭐가 뭔지 도통 모를 영화들이 대다수다. 절대 실패하지 않고 입맛따라 골라볼 수 있는 멜로영화 총가이드! 개봉중이거나 개봉을 앞두고 있는 영화들을 모았다. ● 로맨틱 코미디 남편감을 찾는 공주의 좌충우돌 스토리 ‘프린세스 다이어리2’는 화려한 명품으로 치장된 화면을 즐기고 싶은 젊은 관객에게 추천한다.‘완벽한 그녀에게 딱 한가지 없는 것’(5일 개봉)은 자고 일어나보니 어른이 된 소녀의 이야기로, 세대·성별 구분없이 볼 만한 작품이다.‘사랑에 빠지는 아주 특별한 법칙’(12일)은 이혼 전문 변호사들이 토닥토닥하다 사랑에 빠지는 전형적인 로맨틱 코미디. 피어스 브로스넌과 줄리언 무어의 변신이 재밌다. ● 감성 멜로 파리에서 9년만에 재회한 남녀의 대화로만 채워진 ‘비포 선셋’은 지적인 관객들을 위한 영화. 반복되는 하루를 살아가는 연인의 이야기 ‘이프 온리’는 오래된 연인에게 사랑의 소중함을 일깨워 줄 만한 작품이다. 기억이 지워지는 아내와의 사랑을 담은 유일한 한국 멜로 ‘내머리속의 지우개’(5일)는 눈물을 쏙 빼고픈 관객에게 권한다. 장애인 여성과 평범한 대학생의 사랑과 이별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은 수채화같이 담담하고 아름답게 젊은이들의 성장을 이야기한다. ‘미치고 싶을 때’(12일)는 자유를 갈망하는 터키계 독일인의 사랑을 독특한 질감으로 그린 영화. 슬프고 아름답고 거칠고 독창적인 작품이다. 좋아하는 선배를 사이에 둔 동갑내기 두 친구의 엉뚱하고도 발랄한 사랑이야기 ‘하나와 앨리스’(17일)는 순정만화 같은 풋풋한 감성을 선사한다.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여성듀엣 고은희·이정란 새달 13일 ‘컴백’ 콘서트

    여성듀엣 고은희·이정란 새달 13일 ‘컴백’ 콘서트

    “떨∼어지는 낙엽들 그 사이로 거리를 걸어봐요…사랑해∼요 떠나버린 그대를 사랑해∼요 회색빛 하늘 아래∼” 이맘 때쯤이면 항상 입 속에 맴도는 노래 ‘사랑해요’를 부른 두 주인공이 다시 무대에 선다. 여성 듀엣 고은희·이정란. 기억 저편에 머물러 있던 가수들의 컴백이 줄을 잇고 있는 가운데 이들도 새달 13일 오후 7시 연세대 대강당에서 콘서트를 열고 가요계로 돌아온다. 함께 무대에 오르는 건 무려 17년만이다. 고은희·이정란은 1984년 대학가요제에서 ‘그대와의 노래’로 데뷔해 히트곡 ‘사랑해요’가 담긴 앨범 한장을 발표하고 87년 7월 마지막 콘서트를 가진 뒤 각각 솔로의 길로 들어섰다. 고은희는 가수 이문세와 ‘이별이야기’를 불러 히트시켰고 ‘우리동네 사람들’이란 그룹에도 몸담았다. 이후 미국으로 이민을 떠나 현재 은행원 생활을 하고 있다. 이정란은 1988년 솔로 앨범 ‘이정란1’을 낸 후 1990년대 CCM밴드 ‘뜻밖의 손님’ 멤버로 활약한 바 있다. 육아와 가사에 묻혀 지내던 이들을 돌아오게 한 건 세월이 지나도 퇴색되지 않는 노래에 대한 열정. 이정란은 “항상 미련을 갖고 있었다.”며 “이번 공연을 계기로 앨범도 내고 1년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무대에 설 것”이라고 말했다.“(최근 봇물을 이루고 있는 7080콘서트로)저희가 돌아와도 어색하지 않겠다 생각했죠. 가족들의 도움을 받을 환경도 만들어졌고요.(웃음)” 아무리 386세대의 향수를 자극하는 공연이 인기라고 하더라도 복귀 무대로 2200여석 규모의 공연장은 부담스럽지 않을까.“각오를 하고 있죠.(웃음) 원래 소극장에서 할 생각이었는데 일정이 안맞아서…. 관객들이 많이 들지 않더라도 지인들, 잊지 않고 찾아오는 팬들과 함께 변함없이 감동을 주는 무대를 만들고 싶습니다.”동물원, 우리동네 사람들, 송정미 등 노래친구들이 이들의 재기에 힘을 보탠다.(02)784-3884.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주말극 채널 선택 고민되네

    ‘성실이냐 가영이냐.’ 요즘 주말 저녁이 되면 시청자들은 즐거운 고민에 빠진다.KBS2 ‘부모님전상서’와 MBC ‘한강수타령’을 놓고 리모컨을 어디로 눌러야 할지 난감하기 때문이다. 시작부터 닮은꼴로 화제가 됐던 두 드라마는 ‘품질’에 있어서도 대등 관계를 보여 시청률 경쟁에서 박빙의 승부를 벌이고 있다. 현재 두 드라마를 놓고 시청자들의 저울질이 한창이다. 전작 ‘애정의 조건’의 후광을 업은 ‘부모님전상서’는 시청률조사기관 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16일 첫 회에 18.4%를 기록,‘한강수타령’(16.6%)을 근소한 차로 앞섰다. 그러나 지난 24일엔 ‘한강수타령’ 22%,‘부모님전상서’ 19.5%로 전세가 다시 뒤집어졌다. 이같은 혼전 양상이 벌어지는 이유는 먼저 두 드라마 모두 이름값을 톡톡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수현·김정수라는 두 스타 작가가 풀어놓는 현실감 있고 생동감 넘치는 가족이야기는 오랜만에 욕하지 않고 드라마를 볼 수 있는 재미를 주고 있다. 둘째가라면 서러울 연기자들이 누구 하나 튀지 않고 드라마에서 한 가족으로 자연스럽게 뭉쳐진 모습도 시청자들을 TV 앞으로 불러모으고 있다. 시청자들로 하여금 일찌감치 마음을 결정하지 못하게 만드는 건 비슷한 분위기 때문. 대가족이란 설정과 교외를 중심으로 한 배경으로 인해 두 드라마는 모두 서민적이고 푸근함을 준다. 무엇보다 극 초반이긴 하지만 ‘부모님전상서’ 주인공들의 말투가 상당히 부드러워졌다는 사실이 동색의 느낌을 주고 있는 가장 큰 요인으로 분석된다. 발달장애(자폐아) 아들을 둔 성실(김희애)의 아픔에 초점이 맞춰져서인지 김수현 특유의 톡 쏘는 속사포 대사도 크게 두드러지지 않고 있다. 단지 차이점이라면 ‘한강수타령’이 좀더 경쾌하다는 것. 주인공 가영(김혜수)은 10년 사귄 남자친구의 이별 통보에도 질질 짜고 매달리는 법없이 쿨하게 매듭을 짓는다. 자식을 위해 한평생을 희생해온 엄마(고두심)는 술 한잔 걸치고 양말을 딸의 코 앞에 갖다대는 장난끼 넘치는 모정을 보여준다. 그래서 ‘한강수타령’을 고집하는 시청자들은 현실도 어두운데 드라마까지 꼭 그래야 하는가라는 쪽이다. 반면 ‘부모님전상서’는 지금까지 성실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느라 다소 무겁고 어둡게 진행돼 왔다. 힘든 상황을 혼자 꾹꾹 눌러 참는 성실이 답답했던 시청자들은 앞으로 숨통이 좀 트일 것 같다. 이번 주 방영분에서 성실이 남편 창수(허준호)의 외도에 대해 강하게 대처해 나가는 모습을 볼 수 있으니 말이다. 성실이 창수의 애인 집에 찾아가 야구 방망이를 드는 마지막 장면을 본 시청자들이라면 채널 고정은 당연할 듯. 두 방송사의 ‘닮은꼴’ 드라마 전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불륜을 다룬 ‘애정의 조건’과 ‘장미의 전쟁’ 대결 결과는 ‘애정의 조건’의 완승으로 끝났다.2라운드의 승자는 과연 누가 될지 기대된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깊어가는 가을밤 진한 라이브 콘서트

    ●러브홀릭 스위트&블루 콘서트 2집 앨범 ‘인비저블 싱스(Invisible Things)’를 발표, 활발하게 활동 중인 모던록밴드 러브홀릭이 11월 6∼7일 오후 7시 서울 대치동 섬유센터 3층 이벤트홀에서 콘서트를 갖는다. 러브홀릭은 일기예보 출신의 리더 강현민을 중심으로 여성 보컬 지선, 베이시스트 이재학으로 구성된 혼성 3인조 밴드.‘러브홀릭 스위트&블루 콘서트’로 명명된 콘서트에서 이들은 사랑에 대한 달콤함과 우울함을 함께 들려줄 예정이다. 공연은 사랑을 시작할 때의 설렘과 두근거림, 달콤함을 노래할 ‘스위트 스테이지’와 이별할 때의 아픔과 고통, 이별 후의 그리움, 사랑의 우울함을 노래할 ‘블루 스테이지’로 나눠 진행된다.1544-0113. ●풍경 ‘폭풍 속으로’ 콘서트 3인조 포크 그룹 자전거 탄 풍경(자탄풍)의 리더 송봉주가 솔로 2집 앨범 ‘Dear 풍경’을 발표하고 11월 5∼7일 사흘간 대학로 라이브극장에서 콘서트를 연다. 자탄풍의 최대 히트곡 ‘너에게 난 나에게 넌’‘그렇게 너를 사랑해’ 등을 만든 실력파 싱어송라이터인 그는 이번 앨범에 온전히 자신만의 음악을 담았다. ‘폭풍 속으로’라는 이름의 이번 콘서트는 그의 신곡들을 선보이는 자리. 자신의 솔로 1집 수록곡은 물론 이번 앨범에도 수록된 ‘너에게 난 나에게 넌’‘그렇게 너를 사랑해’ 등 히트곡들도 빠뜨리지 않는다. 앨범에 참여했던 세션들로 밴드를 구성, 함께 무대에 올라 더욱 풍성한 사운드를 보장한다.(02)567-1318.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김영두의 그린에세이] 사랑과 골프는 닮은꼴

    사랑에 빠져본 사람은, 사랑이 자신을 얼마나 구속하는지를 안다. 골프를 사랑하는 사람은, 골프가 얼마나 자신을 구속하는지를 안다. 사랑에 빠진 사람은 언제 어디서나 모든 전화기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자유롭지 못할 뿐만 아니라 편집증 환자처럼 전화에 집착한다. 그들은 전화를 단 두 가지로 나눈다. 그녀에게서 걸려오는 전화와 그렇지 않은 전화다. 그녀의 목소리를 들려주지 않는 전화는 전원이 제거되었든지 고장 난 전화다. 골프 라운드를 염원하는 골퍼도 전화를 두 가지로 나눈다. 라운드를 청하는 전화와 그렇지 않은 전화다. 침묵하는 전화를 바라보며, 전화가 고장 났든지 친구들이 피치 못할 사정으로 모두 골프를 그만두었다고 의심한다. 사랑에 빠진 사람은 불청객처럼 귓속을 파고드는 유행가 가사나 연시와 잠언에 수시로 매료당한다. 귓가에서 살랑대는 유행가나 연시는 사랑에 빠진 사람의 심금을 울리고 감동의 현이 떨리게 한다. 골퍼는 고개를 들지 말아요, 부드럽게 천천히, 한눈팔지 말아요, 저 푸른 초원 위에 등의 유행가 가사를 들으며 이런 종류의 가사가 마치 골프의 도를 깨우치게 하는 귀중한 격언인 양 가슴에 아로새긴다. 사랑하는 사람들은 사랑의 완성을 동경하고, 이별을 두려워한다. 사랑은 결혼으로 완성되기도 하지만, 자신이 제어할 수 없는 힘에 의해 파괴되기도 한다. 연인들은 사랑을 완성하기 위해 험난한 가시밭길을 헤쳐 간다. 도저히 넘지 못할 벽에 부딪쳤을 때 그들은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못 다한 사랑을 천국에서 이루자고 한다. 그래서 사랑에 빠진 사람은 영화나 소설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 영화나 소설은 역경을 극복하고 사랑을 완성한 연인들의 이야기도, 어쩔 수 없이 이별해야 하지만 눈물로 이별의 아픔을 달래는 모든 연인들의 마음도 대변한다. 골퍼는 싱글 핸디캡 골퍼가 되는 것을 동경하고, 골프와의 이별을 두려워한다. 그래서 영화속의 주인공처럼 이븐파나 언더파를 쉽게 이루는 꿈을 꾸고, 늙고 기력이 쇠해 골프와 멀어져야 하는 소설 속의 주인공 위치에 자신을 대입하며 지레 슬퍼한다. 사랑이란 모든 거울 앞에서 자신의 모습을 비춰 보지 않고 무심히 지나칠 수 없게 만드는 마력이 있다. 머리 모양, 사랑을 전하는 눈빛, 음식을 먹거나 미소를 지을 때의 입 모양, 손놀림, 걸음걸이뿐만 아니라 체형과 옷맵시까지 거울에 비춰 보며 자신을 챙긴다. 골퍼도 절대로 거울 앞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골퍼는 늘 거울 앞에서 자신의 스윙폼을 점검한다. 거울만 만나면, 몸을 뒤틀고 팔을 흔드는 자신의 모습을 비춰 본다. 골프와 사랑은 참 많이 닮았다. 소설가·골프칼럼니스트 goodpen02@hotmail.com
  • [일요영화]

    [일요영화]

    ●사랑도 리콜이 되나요?(KBS1 오후 11시15분) 닉 혼비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영화로 옮긴 작품. 스티븐 프리어스 감독의 2000년작. 존 쿠색, 잭 블랙, 리사 보넷 주연.1960년대부터 90년대까지의 팝뮤직에 흠뻑 취하게 만드는 영화다.‘터미널’의 캐서린 제타 존스,‘쇼생크 탈출’의 팀 로빈스,‘더 록’의 토드 루소,‘랜섬’의 릴리 테일러 등 주연 배우를 기죽게 할 만큼 쟁쟁한 실력의 조연들을 찾아보는 것도 영화 보는 재미를 한층 더한다. 참피언십 비닐이란 이름의 레코드 가게를 운영하는 롭은 음악광이다. 함께 일하는 종업원들도 노래제목과 가수 이름을 술술 읊어대는 음악박사들이다. 이들은 틈만나면 각종 ‘인기순위 베스트5 차트’를 만든다. 이번엔 이별에 관한 노래 차트를 만들어야 할 것 같다. 롭이 오랫동안 사귀어 온 여자친구와 헤어진 것. 지금까지 살면서 여자친구들에게 번번이 채이기만 했던 롭은 전에 사귀었던 다섯 명의 여자친구를 일일이 찾아가 자신과 헤어진 이유가 무엇인지 물어보는데….113분. ●풀타임 킬러(SBS 오후 11시45분) 류더화가 배우 겸 제작자로 나선 작품.2001년작. 두기봉 감독. 아시아를 무대로 청부살인을 전담하는 전문 킬러 오(소리마치 다카시)는 누군가를 암살하다가, 자신을 아는 옛 고교 동창을 죽여야 했다. 여기에 역시 전문 킬러로 급부상한 중국인 톡(류더화)은 ‘오’의 아성을 무너뜨리기 위해 애쓴다. 톡은 값싼 대가에도 불구하고 맡은 일을 끝까지 처리하지만, 자신을 무시하는 암살 알선책에게 대항하다가 그의 반감을 사고 만다.115분.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여성&남성] 서른잔치 시작 ‘이브가 된 아담’ 하리수

    [여성&남성] 서른잔치 시작 ‘이브가 된 아담’ 하리수

    한 여자가 20대를 보내고 30대를 맞이한다. 서른 잔치가 이제 시작됐다. 말 그대로 ‘성숙의 계절’이다. 그는 그러나 한때 남자였다. 주민등록번호 뒷자리의 시작을 ‘1’에서 ‘2’로 바꾼 사람이다. 에덴 동산에서, 아담의 옷을 벗고 이브의 옷으로 갈아입었다. 왜? 그의 나이 30, 삶이 궁금해진다. 생각보다 그는 무척 행복한 표정이었다. 거칠 것 없이 신명나게 살고 있다. 트랜스 젠더의 대명사 하리수. 혹자는 ‘에구 남자였다가 여잔디.’라고 한다. 또 다른 사람은 ‘어쨌든 이 시대의 스타 아냐, 훌륭하지.’라는 눈길을 보낸다. 그는 이렇게 두 가지의 시선을 받고 있다. 이 세상에 남자 아니면 여자 아닌가. 그 사이를 오고 간 사람…. 누군가 그랬다. 팬티, 그래 입어야 팬티다. 벗으면 아무것도 아니지 않은가. 지난 16일 저녁이었다. 하리수는 서울 압구정동의 한 무도회장을 찾았다.1년만이었다. 매니저, 코디네이터 등 주변 친구들과 동행했다.“그래 오늘은 마시자고, 맘껏.” 폭탄주가 오고 갔다. 약간 취했다. 춤을 췄다. 비오는 날 창밖에 살짝 비치는 누드처럼, 현란했다. 전설의 여배우 마돈나가 환생했나. 무아지경에 빠진 ‘춤추는 하리수’는 문득 생각에 잠겼다. 죽고 못살겠다던, 사랑했던 사람이 스쳐갔다.‘그놈이 그놈이야. 부질없다. 그렇게 세월이 가고 오는 것이야’. 평소 소주 2잔이면 ‘사망’이다. 그런데 폭탄주를 4잔이나 마셨다. 주위 사람들이 행복해 보였다. 정다웠다.‘아, 이게 인생이구나’ 하는 느낌이 왔다. 하루 지난 17일 오후 압구정동 한 미용실에서 그를 만났다. 남자들에게는 익숙지 않은 ‘메이크업’ 중이었다. 남자는 가족을 위해 사냥길을 나설 때가 아름답다고 했던가. 여자는 그런 남자를 기다리며 화장할 때가 가장 아름답다고 했던가. ●사랑·이별·성공… 30代는 두려워요 1975년생인 그에게 나이 서른의 기분을 물었다. 그는 ‘20대를 보내며’가 낫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사랑도 했고 이별도 했고 성공도 했단다. 하지만 30대는 두렵단다. 인간이 어찌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있겠느냐고 했다. 청산유수였다. 까닭을 물었다. 그는 “몰라요, 고생한 경험, 많은 사람들과 부딪치고 만나면서 저절로 그렇게 수련이 된 것 같아요.”라고 대답했다. 그는 또 나이는 숫자에 불과한 것 아니냐고 했다.20살이 될 때에는 나이가 빨리 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앞섰다고 했다. 그러나 지금은 쉼없이 달리는 말처럼 세월이 무지무지 빠르다고 했다. 그는 최근까지 지독한 사랑도 했고 미치도록 좋아도 했단다. 상대의 신상을 물었더니 그냥 상상만 하란다. 느낌으로 봐서 기자일 것 같았다. 되물었더니 웃기만 한다. 지금도 옛날 만났던 남자들이 전화를 종종 걸어온다고 했다. 다들 약속이나 한듯이 “너같은 여자 없어.”라고 속삭인다고 했다. 하리수는 속으로 ‘웬수들, 그러나 안돼, 너는 약속을 어겼잖아.’라며 마음의 열쇠를 꼭꼭 잠근다. 친구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다짐한다. 그는 세가지 조건을 통과해야 남자를 온몸으로 받아들인다. 첫째 ‘바람 안 피우고 나만 사랑하기’, 둘째 ‘담배 안 피우기’, 셋째 ‘거짓말 절대 안 하기’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 세가지 조건 앞에 다들 잠시 왔다가 가버렸다. 그는 “남자들은 한 여자를 사랑한다면서도 다른 여자를 왜 쫓아다니는지 모르겠어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래서 이렇게 물었다.“하리수씨도 한때는 남자였기에 남자의 속성을 잘 알지 않느냐.”고 했다. 쉴 틈도 없이 그는 “나는 원래 여자였고, 남자라는 생각을 한번도 한 적이 없다. 그래서 남자들의 못 돼먹은 습성을 잘 모른다.”고 말했다. 괜히 질문했나. 이번에는 정중히(?) 양해를 구하고 “성욕은 어떻게 해결하느냐.”고 물었다. 이번 역시 망설이지 않고 “평범한 여자들 하듯이 똑같아요.”라고 했다. 그러면서 “헤어진 남자 친구가 요즘도 전화와서 뭐라고 그러는지 아세요.(섹스경험을 연상하듯)‘정말 너같은 여자없어’라고 해요.”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이어 “오르가슴도 얼마든지 느낀다.”며 수줍게 웃었다. 그렇담? 남자 몇명? 이런 상상을 눈치챘는지 그는 이렇게 말한다. ●헤어진 남친이 나같은 여자 없대요 “섹스는 수많은 거짓말 중에 하나이지요. 단지 어떤 순간을 위한 과정에 불과한데 너무 거창한 것 같아요. 섹스는 중요하면서도 중요하지 않은, 진실이면서도 거짓말일 수밖에 없는 일에 불과한 것 아닌가요.” 점입가경이다. 이쯤 해서 그는 옷을 갈아입었다. 짙은 초록색 민소매였다. 어깨 살까지 훤히 드러났다. 가느다란 팔뚝을 타고 미끄러지듯 하얀 속살이 농익은 감빛 피부였다. 볼록한 앞가슴이 반달처럼 패었다. 갑자기 질투하듯 모기 한 마리가 앞을 지나가자 그는 손으로 ‘휙’하며 날쌔게 낚아챘다. 그는 그렇게 살아가는 여자였다. 아니다. 흔치 않은 20대, 적어도 세 가지를 이룬 야심만만한 그런 인간이었다. 하나,‘100% 여자’가 되고 싶었다. 둘째, 스타가 되는 것이었는데 누구나 다 알아준다. 셋째, 부모를 모시고 싶었는데 결국 여섯 식구를 거느린 가장이 됐다. 그는 이 정도면 성공한 여자가 아니냐고 했다. “지금까지 인생을 살아오면서 눈물도 많았고 아픔도, 괴로움도 많았지요.50년을 산 것 같아요. 그런 과정을 겪으며 겨우 기초공사를 마쳤습니다. 이제 빨간 벽돌로 어떤 모습의 집을 지어야 할지 고민입니다.” 남자에서 여자로, 엄청난 변신의 과정,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가 자신감에 충만해 있다는 것이다.‘그래 나 하리수야. 누구나 다 알잖아.’ 문득 생각이 났다.‘여자이기 때문에 말 한마디 못하고….’. 이미자의 ‘여자의 일생’. 그는 고등학교때 이태원 게이바에서 아르바이트하며 친구 한 명과 ‘쪽방’ 생활도 했다. ●中3때 남학생과 첫사랑 그는 경기도 성남에서 나고 자랐다. 아버지는 구청 공무원, 사회봉사 정신이 강하다 보니 집안일은 소홀히 했다. 대신 어머니가 파출부 등 온갖 궂은 일 하며 집안을 꾸려나갔다. 그는 어릴 때부터 단 한번도 남자로 생각하지 않았다. 여자 아이들 속에 파묻혀 놀았다. 고무줄 놀이하는 친구도 대부분 여자였다. 사춘기때 ‘끔찍한’ 일을 경험했다. 중학교 3학년 때 남자였던 몸이 여자로 점점 변했다. 골반이 워낙 커져 입던 옷이 하나도 맞지 않았다. 이때 그는 첫사랑을 경험한다. 상대는 학교의 전교 회장. 남자가 남자를 사랑한다? 망설임끝에 그에게 고백했다. 의외의 대답이 나왔다.‘그래 사귀자.’였다. 하루 종일 그 친구 생각뿐이었다. 하지만 삼각관계가 드러나 몇개월만에 헤어졌다. 너무 상처를 받았다. 고등학교 2학년 때 성전환 수술을 결심했다. 그래서 고교졸업후 1994년 12월 연예인 비자로 일본 히메지로 갔다. 수술도 하고 돈도 벌 심산이었다. 히메지는 지진으로 유명한 고베와 약 1시간 거리. 두달 후 그는 고베 지진을 직접 목격했다. 히메지에서는 한국무용을 하며 밥벌이를 했다. 이어 95년 말부터 98년 말까지 도쿄로 무대를 옮겼다. 이때 그는 성전환 수술을 한다. 수술 직전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아빠에겐 알리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했다. 마취 주사로 잠이 들었고 나중에 통증을 느낀 뒤에 눈을 떴다. 한달간 병원에 있었다. 들어올 때는 남자였으나 나갈 때 여자였다. 수술비는 1000만원 안팎. 여자로 변신한 그는 한국행 비행기를 탔다. 공항에 마중나온 어머니는 “내딸아 수고했다.”며 한없이 울었다. 이제는 연예계 진출. 그렇게 마음먹은 지 얼마 안돼 연예기획사 TTM 엔터테인먼트에서 전화가 걸려왔다. 일이 자연스럽게 풀렸다. “노래, 춤, 영화 가운데 노래할 때가 가장 신명나요. 결혼? 해야지요. 평범한 남자, 뚱뚱하지도 않고, 마르지도 않은 남자, 그리고 입양아를 잘 키울 수 있는 남자면 됩니다.” 김문기자 km@seoul.co.kr
  • 교포 미군병사 이라크서 피격 사망

    태어난 지 한달된 아들의 얼굴도 보지 못하고 이라크에서 총격을 받고 사망한 재미교포 출신 미군 병사의 사연이 공개돼 교민 사회에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14일 하와이 중앙일보에 따르면 재미교포인 2세인 김정진(23)씨는 하와이 퍼시픽 대학(HPU) 유학중에 부인 김아영씨를 만나 2001년 결혼했다. 남편 김씨는 생계를 위해 지난해 4월 미군에 입대했고, 부인 김씨도 “부부 군인은 같은 지역에 배치될 수 있다.”는 주변의 말에 따라 뒤따라 미군에 입대했다. 김씨 부부는 미 제2사단 소속으로 한국의 동두천에 함께 배속돼 행복한 시간을 보내다 남편의 이라크 파병이 결정되면서 이별을 맞았다. 부인 김씨는 미국 군기지로 이동했다. 한국 주둔 당시 임신한 부인 김씨는 남편이 이라크에 도착한 직후인 지난달 7일 아들 ‘아폴로 이카이카(하와이 말로 ‘전사’라는 뜻)’를 낳았다. 그러다 부인 김씨는 지난 6일 남편 김씨가 작전지역을 순찰하다 저항세력의 기습적인 총격을 받고 전사했다는 통보를 받은 것. 부인 김씨는 “사망 전날도 전화통화를 했다.”면서 “군복무를 마친 뒤 호놀룰루 경찰이 되겠다는 남편의 꿈을 이루지 못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녀는 “많은 한국인 동포들이 미군 소속으로 이라크에 파병 돼 있다.”면서 “가족들이 그들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자주 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인들은 애정 표현을 잘 못하는데, 사막에서 외로운 군인들에게 필요한 것은 ‘사랑’이라는 말”이라고 강조했다. 남편 김씨의 장례식은 오는 20일 호놀룰루의 교회에서 열리며 고인에게는 시민권이 수여될 예정이다. 연합
  • [눈도 귀도 즐거워]떴다! 리메이크 OST

    [눈도 귀도 즐거워]떴다! 리메이크 OST

    최근 리메이크 된 곡들이 꾸준히 사랑받으면서,가수들의 앨범에서뿐만 아니라,드라마와 영화 OST에서도 리메이크된 곡들을 어렵지 않게 만나볼 수 있게 되었다. 영화 ‘돈텔파파’에 사용된 이정의 ‘날 울리지마’(신승훈 원곡),드라마 ‘두번째 프러포즈’에 사용된 조관우의 ‘이별의 끝은 어디인가요’(양수경 원곡)가 대표적인 예로,리메이크 열풍을 타고 인기 급상승 중이다. 앨범 발매후 한 달이 넘도록 꾸준한 인기를 모으고 있는 서영은의 ‘가을이 오면’,‘너에게로 또다시’,지난주에 비해 순위가 급상승한 이정의 ‘날 울리지마’ 이외에 조관우의 ‘이별의 끝은 어디인가요’가 이번주 새롭게 순위 안에 들었으며,순위 안에 포함되지는 않았지만 드라마 ‘두번째 프러포즈 OST’에 수록된 박화요비의 ‘잊혀진 계절’ 역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이정의 ‘날 울리지마’를 컬러링으로 다운받으려면,휴대폰에서 ‘##90’과 코드번호 5자리 ‘00209’를 누르고 통화버튼을 누르면 된다.
  • [새로 나왔어요]

    ●뷰티풀 싱(Beautiful Thing) KBS 드라마 ‘상두야 학교가자’에 삽입돼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던 노래 ‘Beautiful Thing’이 수록된 동명의 앨범.노르웨이 모던록 밴드 파피움의 두 번째 음반이다.5인조로 구성된 이 밴드의 드러머 프로드 운네란드는 80년대 선풍적인 인기를 누렸던 그룹 ‘A-HA’의 멤버.가볍고 경쾌한 ‘비틀스’풍의 사운드가 귀를 잡아 끈다. ●모스크바의 밤 광고나 영화,드라마의 배경음악으로 쓰여 이미 우리에게 친숙한 러시아 노래들을 엮은 편집 앨범.영화 ‘닥터 지바고’의 ‘라라의 테마’에서부터 심수봉이 불러 유명해진 ‘백만송이 장미’,드라마 ‘모래시계’의 향수를 담고 있는 ‘백학’,러시아의 대표적 자장가 ‘스베틀라나의 자장가’ 등 한번쯤은 들어봤을 만한 곡들이 수록돼 있다. ●SAL 1집;스물하나,바람같은 목마름 평범한 회사원이 혼자서 작사·작곡·편곡·연주·기획·제작까지 도맡아 만든 범상치 않은 앨범.앨범을 낸 주인공은 현재 금호아시아나 그룹 회장 비서실에 근무하고 있는 최형배씨.팝,발라드에서부터 재즈,로큰롤,보사노바,뉴 에이지 록 등 다양한 장르의 노래 12곡이 담겨 있다.모두 대학시절 만들었던 곡이라고.20대 추억이 담긴 수록곡들은 멜로디와 가사가 딱 30대 취향이다.서울음반. ●강태웅 두 번째 작사·작곡·제작은 물론 홍보까지 혼자 소화해 내는 가수 강태웅이 2집 앨범을 발표했다.강태웅은 10대 때 상경해 여러 직업을 전전하면서도 가수의 꿈을 포기하지 않은 불굴의 주인공.여전히 낯설지만 1집에 담겨 있는 ‘이별하지 않는 이별’이 제법 인기를 끌어 이름을 알렸다.2집 타이틀곡은 ‘휴식’.발라드 곡으로 그의 호소력 있는 목소리가 돋보인다.이번 앨범에는 ‘이별하지‘과 더불어 SBS ‘인생대역전’ 주제곡으로 사용됐던 ‘Fighting’도 다시 실려 있다. ●슈퍼스타 감사용 이범수 주연의 영화 ‘슈퍼스타 감사용’의 OST. ‘…감사용’은 프로야구 원년 활동했던 패전 처리 전문 투수 감사용의 이야기를 통해 현실을 되짚어 보는 영화.‘죽어도 좋아’‘효자동 이발사’의 음악을 담당했던 박기헌 음악감독의 작품.김현성이 부른 엔딩 타이틀곡 ‘Fly High’와 삼미슈퍼스타즈 선수들의 연습 장면에서 삽입됐던 김학래·임철우의 ‘내가’,70년대 대표적인 글램록 밴드 가운데 하나인 트위스티드 시스터가 부른 추억의 명곡 ‘We’re not gonna take it’ 등 16곡이 수록돼 있다.
  • 영화 ‘사과’ 주연 문소리

    영화 ‘사과’ 주연 문소리

    가을햇살이 한가롭게 드리운 한 레스토랑의 창가.긴 생머리를 한 여성이 샐러드를 상큼하게 한 입 베어 물고는 샐쭉 웃는다.자신을 짝사랑하는 남자를 앞에 앉혀 놓고는 당돌하게 내뱉는 한마디.“친구 소개시켜 드릴까요.” 배우 문소리(30)가 20대 후반의 발랄한 커리어 우먼이 됐다.장애인(‘오아시스’),바람난 유부녀(‘바람난 가족’),억척스러운 아줌마(‘효자동 이발사’) 등 비교적 무거운 역할만 소화해냈던 그녀가,약간은 얄밉기까지 한 서울 깍쟁이로 변신한 것.영화 ‘사과’의 촬영현장에서 만난 그녀는 새롭고도 낯설었다. “저라고 늘 사회·역사적인 메시지를 가진 영화만 하라는 법 있나요.현재 내가 고민하고 예민하게 느끼는 감정들을 한번 표현해보고 싶었어요.30대 중반을 넘기면 제게 사랑이야기가 별로 중요할 것 같지 않아서요.” 영화 ‘사과’(감독 강이관)는 사랑이라는 인생의 힘겨운 통과의례를 거쳐가는 한 여성의 이야기.무역회사에서 일하는 현정은 행복한 가정에서 자란,밝고 씩씩한 여성이다.어느날 남자친구 민석은 이별을 말한다.그 무렵 상훈(김태우)이 사랑을 고백하고,이를 받아들이는 현정.“평범한 사랑의 감정들이 차곡차곡 쌓여가면서 미세한 떨림을 만드는 영화”라는 게 그녀의 설명이다. 이 영화를 택한 건 바로 이 때문.“환상이 아니라,바로 이 시대를 살아가면서 느낄 수 있는 사랑이야기”가 그녀의 마음을 끌었단다.또 은근히 이번 역할은 덜 부담스러울 거란 기대도 있었다.“쉬울 거라는 생각은 안했지만 생각보다 어렵더라고요.그동안 너무 어두운 영화만 했나봐요.” “실제 여자들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줘야 하는지,남자들이 여자들에게 원하는 모습까지 같이 담아야 하는지 감독과 함께 고민하며 촬영하고 있다.”는 영화 ‘사과’는 문소리의 다섯번째 출연작.새달까지 촬영을 마치고 내년 1월 개봉할 예정이다.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쉬어가기˙˙˙

    ‘이별 아닌 이별’ 등 히트곡들을 잇따라 발표하며 지난 90년대 초반 인기정상의 가수로 군림했던 가수 이범학(38)이 13년 만에 가요계에 복귀한다고.훤칠한 키에 잘생긴 외모로 당시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던 그는 2집 ‘마음의 거리’를 내놓은 뒤 활동이 뜸해지면서 팬들에게서 잊혀져 갔었는데.내년 초 3집 앨범 발표를 앞두고 있는 그는 이번 달부터 서울 한강 유람선 라이브 카페 무대에서 매일 저녁 팬들과 만날 예정이라고.
  • [아시아청소년축구선수권] 8강 악몽은 없다

    ‘8강전 징크스를 깬다.’ 올해 한국 축구는 8강 탈락의 쓴잔을 연달아 들이켜고 있다.성인대표팀이 아시안컵 8강에서 탈락했고,올림픽대표팀도 8강에서 떨어졌다.지난달 아시아청소년(U-17)축구선수권에서도 북한에 패배,4강에 오르지 못했다. 이러한 가운데 박성화 감독이 이끄는 한국 청소년축구대표팀(19세 이하)이 3일 밤 2004아시아청소년(U-20)축구선수권 우즈베키스탄과의 8강전을 앞두고 지긋지긋한 ‘여덟수’와의 이별 의지를 다지고 있다.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태국과 간신히 무승부(1-1)를 기록,이라크에 이어 조 2위로 8강 티켓을 따낸 한국은 경고 누적 등으로 태국전에 출전하지 못했던 수비수 김진규(전남) 안태은(조선대)이 다시 모습을 드러내 조직력에 짜임새를 불어넣는다.또 최근 2경기에서 4골을 합작한 박주영(고려대)-김승용(FC 서울)의 골감각도 믿을 만하다. 우즈베키스탄과는 2002년 대회 조별리그에서 딱 한번 만나 김동현 이종민의 연속골로 2-0으로 이긴 바 있다.하지만 이번 대회 우즈베키스탄의 전력이 심상치 않다.라오스·시리아·인도가 속한 C조에서 3경기 8골(4실점)을 터뜨리며 16개 팀 가운데 최다득점을 기록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열린세상] 푸르른 가을, 그리운 공동체/김정기 한양대 신문방송학 교수

    가을이다.하늘의 가을은 절실하게 푸르러서 순정한 무엇을 담고 있는 듯 더할 수 없이 맑다.한번 톡 쳐서 소리를 듣고 싶고,그 안을 들여다보고 싶다.지상의 가을은 결실의 계절이다. 봄과 여름의 지극한 공양을 받아온 감사함을 풍성한 수확으로 예비하고 있다.자연은 이처럼 장엄하고 정직하여 감동을 준다.이 푸른 가을날을 견딜 수 없어 시인은 노래하였던가.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 저기 저기 저 가을 꽃자리/ 초록이 지쳐 단풍드는데/ 눈이 내리면 어이하리야/ 봄이 또 오면 어이 하리야/ 내가 죽고서 네가 산다면/네가 죽고서 내가 산다면/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서정주). 가을은 귀소의 계절이다.한가위가 휘영청 밝은 달과 함께 더도 덜도 없이 고향으로 이끄는 계절이다.고향! 그 얼마나 가슴 벅찬 설렘인가.우리의 시작이자 끝이라고 믿는 곳.고향에서 유년의 우리는 일진광풍을 일으켜서는 구름을 불러 타고 동에 번쩍,서에 번쩍 법석을 떠는 길동이었다.남학생은 총싸움,칼싸움으로 고향 율도국을 지키는 병사.여학생은 야무지게 치마를 부여잡고는 노래와 율동으로 고무줄을 출렁이는 요정이었다.생각만 해도 가슴을 치는 미열로 예쁜 흥분이 이는 곳.만남과 이별에 감격시대의 눈물도,아리랑 고개의 발병도 더이상 없는 시대에서 조우하는 이상한 두근거림.고향은 희·비극적인 내용과는 상관없이 아무리 과장해도 흉해지지 않는 시절과 언행들을 껴안고 있기 때문이리라. 가을의 고향은 선생님과 부모님이 함께 한다.이제 와 보면 빛날 것도 어두울 것도 없고,자랑스러울 것도 부끄러울 것도 없지만 한숨 같은 추억은 왜 이리 그리운 건지.제자를 잘못케 한 선생이 더 나쁘다며 자신을 때리라고 선생님이 들려주신 회초리와 우리들의 통곡.추상 같은 벌 뒤에는 용서와 더 큰 자애가 기다리고 있음을 우리는 알고 있었다.거지에게도 쟁반이나 개다리소반에라도 밥과 국을 올려놓던 부모님들. 선생님의 말씀은 세상에서 으뜸이고 부모도 따라야 한다고 가르쳤던 시절.우리의 선생님과 부모님들은 보이지도 않고 듣지도 못했던 이상한 곳에서 전학온 아이도 곧 한 가족처럼 되게 하는 요술쟁이였다.그들은 서로서로의 학연·지연·혈연의 차이를 열린 마음으로 대하게 했던 공동체의 전령사였다. 2004년 9월,이 가을에 그 시절이 그리운 것은 왜일까! 우리 사회가 서로 신뢰하는 하나의 공동체라고 하기 힘들 만큼 사분오열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정부시책을 둘러싼 전부 혹은 전무식의 찬성과 반대가 시국선언과 가두행진으로 이어지고 있다.찬성측과 반대측의 물리적 충돌을 막기 위해 수백수천의 경찰이 동원된다.국가보안법의 경우 국가의 기본이 뿌리 뽑히므로 손도 되어서는 안된다는 주장과 인권유린,국가 억압의 역사를 끝내기 위해서는 완전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핏대를 올린다. 일제시대를 포함하는 역사청산도 박정희라는 특정인을 대상으로 할 것인가에 대해 요설로 그 정신을 훼손해오다가 이제는 우리의 지난 과거 거의 모두를 대상으로 할 수 있는 식으로 진행되고 있다.엄정해도 혼란의 소지가 많을 수밖에 없는 과거 묻기를 집중과 선택의 기준도 없이,태생적으로 객관적일 수 없는 정치인들이 어떻게 조사할 수 있다는 것인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급기야 지난주에는 청와대 정책기획위원장과 국회예산정책처장이라는,행정부와 입법부를 대표하는 책임있는 자리의 최고위 경제전문가가 현 정부의 경제정책을 두고 ‘헌법에 명시된 자유민주주의(정치)와 시장경제체제(경제)라는 국가 정체성이 흔들리고 있다·없다.’로 논쟁을 벌였다.이쯤 되면 대한민국의 정체성에 대한 공방인 것이다. 논쟁은 다양하고 치열해야 한다.성역과 금기가 있어서는 아니 될 것이다.그러나 이런 백가쟁명 속에서도 우리사회 구성원의 공동체감 형성과 고양에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는 쪽은 우선 정부와 여당이다.리더십의 부재는 네 탓이 아니고 내 탓이다. 김정기 한양대 신문방송학 교수
  • [19일 TV 하이라이트]

    ●우리말 우리글(EBS 오후 5시) ‘우리말 지킴이를 찾아서’코너에서는 한글 서체 개발만을 평생의 업으로 삼는 사람,‘산돌글자은행’의 석금호 사장을 만나본다.만화 광수생각의 그 광수체가 바로 산돌글자은행에서 개발한 서체이다.20년이 넘게 한 길만 걸어 온 석금호 사장의 특별한 우리말 사랑을 소개한다. ●도전!지구탐험대(KBS2 오전 8시30분) 탤런트 고세원이 브라질 전통무예 카포에라의 완전정복을 꿈꾸며 브라질로 날아갔다.조랑말에 차모양의 좌석을 묶어 만든 차도모.인도네시아 롬복에서 서민들의 발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대중 교통수단이다.탤런트 김성희가 롬복섬 곳곳을 누비는 차도모 기사로 변신했다. ●일요일이 좋다(SBS 오후 6시) ‘사랑의 위탁모’에서는 탤런트 정혜영이 20개월 된 아기 엄마로 깜짝 변신을 시도한다.또한 재치있는 두뇌게임 ‘대결 반전 드라마’에서는 옛애인과 가슴 아픈 이별을 한 에릭에게 찾아온 또 한 번의 사랑을 그린 에릭과 한지혜의 ‘두 번의 사랑’등을 보여준다. ●인사이드 월드(YTN 오후 1시25분) 카리브해 벨리즈의 가난한 지역 톨레도 사람들은 농업과 어업에 종사하면서 살고 있다.어장이 축소돼 생계에 위협을 받고 있지만 직접 고기를 잡지 않고 낚시 관광객을 유치하면서 자원을 보호하고 소득을 얻고 있다.가난한 열대지방에서 생물의 다양성을 보전하기 위한 노력을 알아본다. ●게릴라 리포트(iTV 오후 8시15분) 지난해 9월,멕시코 칸쿤의 세계무역기구 회의장 앞에서 자결한 고(故)이경해 열사.농민 운동가였던 그의 사망 1주기를 맞아 농민들의 추모열기가 뜨겁게 번지고 있다.다시 과열되고 있는 쌀 시장 개방 반대운동과 이경해 열사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을 갖는다. ●타임머신(MBC 오후 10시35분) 1930년대,한 달에 머리를 두 번 감는 것이 위생적이라 여기던 시절 경성에 미용실이 생겨 온 경성이 술렁댔다고 한다.당시의 미용실,그 풍경 속으로 들어가 본다.1972년 대구,엉터리로 맥주를 제조하여 싼값에 팔아 넘긴 2인조 사기단이 경찰에 붙잡히는 사건 속으로 들어가본다. ●TV쇼 진품명품(KBS1 오전 11시) 중국이 고구려의 역사를 자기네 역사로 편입시키려는 의도를 서서히 현실화하고 있다.이번 주에는 남아 있는 우리의 유물들을 통해 고구려 문화를 만나본다.스튜디오에 고구려의 대표적 유물인 안악3호분의 모습들을 설치하여,고구려 사람들의 생활모습을 알아본다.
  • 가을 물든 컬러링

    컬러링에도 가을 느낌이 물씬 풍기는 곡들로 채워지고 있다.올초 이수영의 리메이크 음반 발매에서 시작하여 성시경,JK 김동욱으로 이어진 리메이크 음반의 꾸준한 인기를 서영은이 이어가는 중이다. 타이틀 곡 ‘너에게로 또다시’(변진섭 원곡) 뮤직비디오에 영화‘가족’의 장면을 담아 인기몰이를 시작한 서영은은 이번주 ‘컬러링베스트 20’에 타이틀 곡 외에 ‘가을이 오면’(이문세 원곡)이란 곡까지 두 곡을 랭크 시킴으로써 올가을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이밖에 ‘컬러링베스트 20’에 진입한 곡들을 살펴보면,대체로 사랑과 이별에 관한 감성적이고 애절한 가사와 멜로디를 가진 곡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어 댄스곡 일색이었던 지난 여름과 확연히 달라졌음을 알 수 있다. 서영은의 ‘너에게로 또다시’를 컬러링으로 다운받으려면 ‘##90’과 코드 번호 5자리 ‘00152’와 send(통화) 버튼을 누르면 된다.
  • [여성&남성] 가을에 느끼는 변화

    ‘고독 즐기는 남자,생각 많아지는 여자-가을주의보 발령.’ 우리나라 남녀는 가을을 가장 많이 타는 것으로 나타났다.이는 여성포털사이트 ‘젝시인러브(www.xyinlove.co.kr)’가 지난달 1일부터 만 20세 이상 남성 128명과 여성 706명을 상대로 실시 중인 설문 조사에서 나타났다. 7일 현재 ‘당신은 어떤 계절을 타는가.’라는 질문에 남성의 64%,여성의 47%가 ‘가을’이라고 답했다.이어 남성은 14%가 ‘여름’,여성은 32%가 ‘봄’이라고 응답했다. ‘계절을 탄다고 느끼는 변화’로는 남성의 40%가 ‘고독을 즐긴다.’고 답한 반면 여성은 47%가 ‘생각이 많아진다.’고 밝혔다.‘계절을 탄다고 느끼는 신체적 변화’로는 남녀 모두 가장 많은 46%와 40%가 ‘식욕저하’를 꼽아 ‘천고마비’의 상식과는 어긋난 반응을 보였다.여성의 7%는 ‘피부가 노화하고 머리카락이 빠진다.’고 답했다. ‘계절을 탈 때 당신만의 극복방법’으로는 ‘특별한 방법이 없다.’라는 무대책형이 남성의 40%,여성의 41%를 차지했다.이어 남성의 32%는 ‘운동을 하거나 여행을 간다.’고 했고,여성의 35%는 ‘사람들을 많이 만난다.’고 말했다. ●연인에 하루 문자메시지 男 15건·女 21건 ‘새로운 사랑을 시작한 계절’로는 남성의 33%,여성의 38%가 ‘봄’을 가장 많이 꼽았다.반대로 연인과 이별한 계절로는 남녀 모두 가장 많은 35%,31%가 겨울을 꼽았다. 연애 패턴을 조사한 결과 연인에게 보내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의 하루 평균 건수는 남성 15건,여성 21건이었다.또 ‘연인과의 약속시간에 얼마나 기다릴 수 있나.’라는 질문에는 남성은 평균 263분,여성은 평균 162분이라고 답했다.‘연인과 한 달에 술을 마시는 평균 횟수’는 남성이 4회,여성이 5회로 나타났다.‘연인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하루 몇차례 듣는가.’라는 질문에 남성은 평균 4차례,여성은 평균 6차례라고 응답,남성이 애정표현을 더 자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첫사랑을 한 나이는 남녀 모두 17세라고 답했다. ●유도 이원희·양궁 윤미진 선수에 가장 호감 한편 젝시인러브가 지난달 27일부터 나흘 동안 올림픽 메달리스트에 대한 호감도를 설문조사한 결과 유도의 이원희·양궁의 윤미진 선수가 각각 1위를 차지해 눈길을 끌었다. 남녀 100명이 응답한 조사에서 ‘내 자매에게 소개해 주고 싶은 메달리스트’로는 이원희 선수가 24%로 가장 많았다.탁구의 유승민(24%),양궁의 박경문(17%),배드민턴의 김동문(13%) 선수가 뒤를 이었다.‘내 형제에게 소개해 주고 싶은 메달리스트’로는 양궁의 윤미진 선수가 80%로 1위를 차지했다.이어 사격의 이보나(11%),탁구의 김경아(6%),역도의 장미란(2%),배드민턴의 나경민(1%) 순이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아룽구지소극장 ‘바다와 양산’

    아룽구지소극장 ‘바다와 양산’

    말의 성찬이 넘쳐나는 요즘 대학로 극장가에 침묵과 여백의 미덕을 환기시키는 ‘조용한 연극’이 무대에 오른다.9일부터 아룽구지소극장에서 공연하는 ‘바다와 양산’(마스다 마사다카 작,송선호 연출)은 3개월 시한부 인생을 사는 아내와 소설가 남편의 일상을 지극히 사실적이고,담담하게 묘사한 수채화같은 작품이다. 희곡을 쓴 마스다 마사다카는 서민들의 일상을 문학적이면서도 연극적인 텍스트에 담아내는 일련의 작품으로 주목받고 있는 일본인 극작가.‘바다와 양산’은 96년 기시다 구니오 희곡상을 수상했다.이번 공연은 지난해 3월 연출가 송선호와 한국 배우들이 일본 교토아트센터에서 한·일 공동프로젝트로 일본 관객에게 선보였던 작품을 한국 상황에 맞게 번안해 무대에 올리는 것이다. 불치병에 걸린 아내 정숙(예수정)과 소설가이자 고교 교사인 남편 준모(남명렬),그리고 이들이 세들어 사는 시골집의 순박한 부부 순배(박지일)와 화자(이정미).이별을 눈앞에 둔 정숙과 준모 부부에겐 그저 남들처럼 하루하루 살아내는 일상이 있을 뿐 드라마틱한 갈등이나 구구절절한 아픔이 인위적으로 끼어들지 않는다.그래서 슬픔의 농도가 더욱 짙다. 마을 일이라면 무조건 발벗고 나서야 직성이 풀리는 순배는 준모에게 철없이 운동회에 나와달라고 부탁하고,화자는 딱한 준모네 사정을 알면서도 밀린 월세 때문에 고민하는 지극히 평범한 아낙네다.준모에게 원고료를 주러 왔다가 지붕까지 고쳐주는 출판사 직원 경수,준모를 안타깝게 바라보는 출판사 여직원 영신,그리고 맘씨 착한 간호사 남출 등 주변 인물들은 하나같이 존재감을 크게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꼭 있어야 할 그 자리에서 작품의 결을 윤기있게 빛내준다. 무엇보다 이 작품의 미덕은 대사와 대사 사이의 풍부한 여백.관객은 대사보다는 오히려 여백안에서 더 많은 의미를 발견한다.이를 테면 정숙은 간호사 남출을 남편과 이어주려 하면서도 정작 영신이 찾아오자 남편 손을 자신의 무릎위로 끌어당김으로써 질투심을 드러낸다.연출자 송선호는 “너무도 일상적이어서 아무 이야기도 하지 않는 것 같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무수히 많은 이야기를 쏟아내는 연극”이라고 말했다. 남명렬,박지일,예수정 등 대학로를 대표하는 40대 중견 배우들의 앙상블도 기대치를 높이는 요소.배우들 스스로도 “동양적 리얼리즘의 모범”(남명렬)“일상과 연극성이 잘 결합된 ‘웰 메이드’연극”(박지일)이라며 작품에 강한 애착을 보인다. 한편 공연기획사 모아는 20대보다는 30대 이상 중장년 관객들이 한층 공감할 만한 공연인 점을 감안,공연장 옆의 베이비 카페와 연계해 무료 탁아서비스를 제공한다.인터넷(www.moaplan.com)에서 미리 신청을 받는다.공연은 26일까지,1만 2000∼2만원(02)744-0300.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2집 앨범 ‘인비저블‘ 낸 러브홀릭

    2집 앨범 ‘인비저블‘ 낸 러브홀릭

    때로는 이름이 사람의 운명을 결정짓기도 한다.그런 면에서 3인조 모던록 밴드 ‘러브홀릭’은 자신들의 음악적 운명을 미리 점친 게 아닌가 싶다.1년 4개월 만에 발표한 두 번째 앨범에 더욱 강한 중독성을 품고 돌아왔으니까 말이다. 러브홀릭은 2집 앨범 ‘Invisible Things’에서 때론 거칠고 강렬하게 때론 마시멜로 같은 부드러움을 지닌 ‘이중적 사운드’로 흠뻑 취하게 만든다.“우리 음악이 집중하게 만드는 음악이었으면 좋겠어요.저도 책을 읽다가 좋아하는 음악이 나오면 책을 덮어요.두 가지 일을 동시에 할 수 없게 만드는,그런 힘을 가졌으면 해요.” 리더 강현민의 바람은 결코 희망사항에 머물지 않는다. ‘매직’‘선글래스’와 같은 곡에서 조금 거칠어진 기타,굴곡 강한 멜로디 라인,보컬 지선의 내지르는 듯 절제된 목소리는 빨아들이는 힘이 더욱 세졌다.1집 때와는 사뭇 달라진 모습.“사실 1집 때는 밴드의 에너지가 좀 부족했어요.이번 앨범에서는 밴드의 색채가 짙어졌죠.” 이별의 후유증을 노래한 타이틀곡 ‘sky’,사랑을 갈구하는 ‘want you hear’‘동화처럼’‘너는’ 등의 노래에선 이들의 장점인,행복감에 젖게 하는 우울한 감성을 다시 만날 수 있다.“라디오 헤드가 주는 우울함을 좋아한다.”는 이재학이 만든 ‘blue923’은 그가 말하는 우울함의 정체를 제대로 확인할 수 있는 곡. “우리 음반이라서 그런 게 아니라,정말 잘 만들지 않았어요?(웃음)” 강현민의 자화자찬이 아니더라도,세련돼서 범상치 않아 뵈는 앨범 재킷은 여러 번 눈길이 가게 만든다.속도 꽉찼는데 포장까지 좋으면 금상첨화 아닌가.미국의 유명 여류 설치 미술가이자 사진작가인 샌디 스코글런드의 작품을 패러디했다. 이질감 있게 표현된 고양이는 우리 곁에 존재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Invisible Things)’ 소중한 것들을 상징한다.평화,사랑,음악처럼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요소들. “자신이 가진 행복을 보지 못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지요.우리 음악이 사람들로 하여금 그걸 발견할 수 있도록 하는 촉매제가 됐으면….” 자신이 만든 ‘bless you’에서 툭툭 던지듯 색다른 느낌으로 노래한 지선의 설명이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코드를 잘 맞추는 러브홀릭에 ‘2년생 징크스’ 운운은 웃기는 말이다.오히려 음반시장에 짙게 깔린 먹구름이 불안할 뿐이다.“1집 때는 예상과는 달리 반응이 너무 빨라서 걱정할 겨를도 없었어요.지금은 생각이 많아졌죠.겁이 많아졌다고 해야 되나.(웃음)” 세상이 음악만 하고 살게 내버려 두면 안되는지. 앨범의 감상 포인트를 묻는 질문에 강현민은 “음….‘소장가치가 충분히 있는 앨범’ 이렇게 써주세요.”라며 웃음을 터뜨렸다.빈 말이 아니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조폭으로 돌아간 학생회장

    ‘한번 조폭은 영원한 조폭?’ 전북 지역의 2년제 모 대학 총학생회장 임모(31)씨는 1990년 고교 1학년을 중퇴한 뒤 조직폭력 집단인 ‘이리 배차장파’에 가입,10대시절 일찌감치 범죄단체가입죄로 ‘별’을 달았다.그는 98년 폭력 건으로 징역 2년 6월을 선고받고 복역하면서 마음을 고쳐먹었다. 교도소에서 뒤늦게 학업에 열중한 임씨는 2000년 고졸 검정고시에 합격,이듬해 출소 후에는 장사 등으로 생계를 꾸려가며 조폭의 굴레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듯 보였다.특별전형으로 대학에도 들어갔다. 만학도 임씨의 성적은 지난해 1학기 학점이 4.5점 만점에 3.98을 기록,35명 중 5위에 오를 정도로 우수했다.학업뿐 아니라 교우관계,학내활동 등 모든 면에서 열심이던 그는 지난해 9월 68%의 높은 지지율로 총학생회장에 선출됐다.불우이웃돕기 등 각종 선행에 적극 나서던 임씨는 어두웠던 과거와 거의 이별하는 것 같았다. 그러나 ‘조직’에 대한 미련을 끝내 끊어버리지 않은 것이 화근이었다.임씨는 지난해 12월5일 친구인 배차장파 조직원 천모씨가 J파 조직원 유모씨와 다투던 중 흉기에 찔리자,후배들을 움직여 새벽 운동에 나서는 J파 부두목 홍모(36)씨를 집단 난자해 중상을 입혔다.지난 3월 결혼을 앞두고 있던 임씨는 결국 검찰에 쫓기는 몸이 됐고,4월 조직원들의 호위를 받으며 결혼식을 마치고 신혼여행을 다녀온 뒤 자진출두해 수감됐다.어떻게든 새 삶을 살아보려 했지만 조폭의 마수가 신혼의 단꿈마저 앗아가 버린 것이다. 조직폭력 전담 서울지역 검·경합수부는 경쟁 조직원에 대해 잔혹한 집단폭력을 행사하고,범죄단체를 구성한 혐의 등으로 임씨 등 이리배차장파 일당 13명을 적발,이중 12명을 구속기소했다고 31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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