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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제역 첫 과로사 공무원 故원영수씨 눈물의 영결식

    구제역 첫 과로사 공무원 故원영수씨 눈물의 영결식

    “10년, 아니 20년이 지나도 잊지 않겠습니다.” 밤새도록 구제역 방역에 동원됐다가 과로로 순직한 경기 의정부시 공무원 원영수(49)씨의 영결식이 18일 오전 9시 의정부시청 주차장에서 ‘시청장’으로 엄수됐다. 동료들은 추모사에서 고인의 뜻을 잊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의정부의 아침 기온은 영하 15도, 혹한의 추위는 원씨를 보내는 유가족과 동료들이 흘리는 눈물마저 꽁꽁 얼어붙게 만들었다. 원씨는 지난 13일에 이어 14일에도 밤샘 근무에 나섰다가 이튿날 아침에 출근한 뒤 가슴의 통증을 호소했다. 원씨는 급히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가족들 곁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그는 72세의 홀어머니를 극진히 모시던 효자였고 중학교 1, 2학년생인 두 아들의 아버지였다. 아내 김모(45)씨에게는 든든한 남편이었다. 모두가 원씨만을 의지하며 살아온 것이다. 영결식은 18년 동안 사회복지분야 공무원(별정직 5급 추서)으로 자신보다는 가난한 사람, 고단한 삶에 힘겨워하는 사람들을 위해 헌신했던 원씨의 무거운 책임을 내려놓는 자리이기도 했다. ●혹한 속 이별… 눈물마저 ‘꽁꽁’ 장의위원장을 맡은 안병용 의정부시장은 “고인은 사회복지 공무원으로서 나보다 소외받는 이웃을 위해 헌신하고 걱정을 했다.”면서 “대학 선배가 시장이 됐으니 더 열심히 하겠다고 말한 게 엊그제 같은데 이게 웬 날벼락이냐.”고 흐느껴 울었다. 그때까지 눈물을 꾹 참아내던 원씨의 아내가 소리내어 흐느끼기 시작했다. 장례를 치르는 5일 동안 두눈이 퉁퉁 부어오르도록 흘리고도 남았던 눈물이다. 아내의 눈물에는 남편에 대한 미안함도 배어 있다. 원씨의 사인을 정확히 밝히기 위해 부검까지 해야 하기에, 남편의 마지막길마저 편히 보내지 못한다는 죄책감이 숨어 있다. 더구나 순직 결정을 받으려면 부검 결과가 나와야 하기 때문에 화장을 하고도 한달 동안 남편을 하늘로 보낼 수 없는 서러운 눈물이다. 영하의 날씨 때문인지, 겉옷도 걸치지 못한 채 얇게 차려입은 상복 때문인지 가볍게 떨리는 아내 김씨의 어깨는 지켜보는 이들을 더욱 애처롭게 했다. 원씨를 기억하는 동료들은 한결같이 “겸손하고 성실한 분”이라고 입을 모았다. 동료들은 “1998년 8월 갑작스러운 폭우로 의정부 시내에 물난리가 났던 때에도 원씨는 한달여간 사무실에서 생활하며 씻지도 못한 채 수해 복구와 이재민 구호를 위해 일했다.”고 말했다. 영결식이 끝나고 운구차가 시청을 빠져나와 보이지 않을 때까지 가족과 500여명의 동료들이 마지막 배웅을 했다.… ●고령군 女공무원도 과로로 숨져 한편 구제역 방역활동 중 첫 과로사한 원씨에 이어 지난 16일 경북 고령군에서도 보건소 공무원 곽석순(46·여·7급)씨가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가 끝내 숨을 거뒀다. 곽씨 역시 계속되는 야근과 새벽 근무로 과로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글 사진 장충식기자 jjang@seoul.co.kr
  • [지방시대] 구제역 살처분에 몸살 앓는 축산농가/이지훈 지역희망 디자인센터 상임이사

    [지방시대] 구제역 살처분에 몸살 앓는 축산농가/이지훈 지역희망 디자인센터 상임이사

    귀촌(歸村)한 지 한달여가 지나간다. 공자는 ‘지천명’(知天命)의 나이에 하늘의 명(命)을 알게 되었다고 하지만, 필자는 오래전부터 꿈꾸던 일을 비로소 시작하게 되었다. 새로운 환경, 새로운 일, 새로운 사람들과의 만남 등 모든 것이 새롭다. 마치 새로 인생을 시작하는 것처럼. 지인들 중에는 그 편리한 아파트 생활을 마다하고 왜 굳이 시골로 가느냐는 걱정 어린 시선을 보내는 이도 있었다. 서툰 농기계 일과 괭이질로 손목과 팔꿈치에 알싸한 파스 냄새가 가실 날이 없고 이래저래 몸은 고단하지만 마음은 즐겁다. 한 약국주인은 “골프를 너무 열심히 치셨나 보다.”며 파스를 건네다 웃고 만 경우도 있었다. 하루하루가 얼마나 빨리 지나가는지, ‘화살 같다’는 표현도 실감한다. 첫 농사를 지으며 새 가족도 생겼다. 태어난 지 4개월을 갓 넘긴 강아지다. 이 개를 소개해 준 이는 “이래봬도 이 녀석의 부모는 족보 있는 개”라고 했지만 내가 보기엔 영락없는 똥개다. 그래서 오히려 반갑다. 요즘은 시골에서도 순수한 혈통의 똥개를 찾기 힘들단다. 도시 생활 중 애완견을 키우다가 버티지 못해 고향집이나 시골에 와서 내버리고 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필자가 현재 거주하고 있는 마을과 이 녀석이 살고 있는 농장과는 5분 거리에 불과하지만, 영 신경이 쓰여서 가끔 시내에 있는 처가에 머물기 위해 가거나 육지에 나들이를 가더라도 이 녀석 때문에 서둘러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밥은 제대로 먹고 이 추위에 제대로 지내고 있는지 걱정도 되고, 무엇보다 그 눈망울이 아른거려서 한달밖에 되지 않았는데도 가족과 같은 사이가 돼 버린 것이다. 구제역으로 140만 마리가 넘는 소와 돼지가 살처분되었다는 소식을 듣는다. 방역의 마지노선인 충남 홍성까지 뚫리게 되면 살처분 마릿수가 300만에 이를 수도 있다는 끔찍한 보도도 나온다. 조류 인플루엔자(AI)까지 확산되고 있다. 한달밖에 지나지 않은 동물과의 관계에도 이렇게 신경이 쓰이고 마음이 아린데, 그 수많은 세월을 함께 지냈던 가축들과 생이별은 물론 살처분 현장을 속수무책으로 지켜볼 수밖에 없는 축산농가의 마음이 어떨지는 상상조차 할 수 없다. 어떻게 대명천지에 이런 잔인한 대학살이 벌어질 수 있단 말인가? 신이 창조한 것은 인간만이 아니며 그들 또한 지구와 자연생태계를 구성하는 한 부분일진대, 그들을 생매장할 권리를 우리는 가지고 있는가? 이 모든 것이 좀 더 많이, 좀 더 빨리, 좀 더 손쉽게 고기를 얻고자 하는 인간의 탐욕이 빚어낸 결과다. 멧돼지나 고라니 등과 같은 야생동물의 경우, 발굽이 2개인 같은 우제류(偶蹄類)라 해도 아직 감염됐다는 보고가 없는 것을 보면 이건 분명히 ‘밀집형 축산시스템’의 문제다. 이런 ‘원인’도, 생매장 살육이라는 ‘처방’도 인간 중심적일 뿐 동물에 대한 복지는 전혀 고려함이 없다. 오히려 인간이 이렇게 잔인할 수 있다는 것만을 똑똑히 보여주고 있을 뿐이다. 가축들의 비명과 농민들의 애절한 통곡소리가 신묘년 새해 아침 전국의 산하에 메아리치고 있지만, 아직 뾰족한 해법은 보이지 않는다. 덕담을 주고받아야 할 희망찬 새해 아침, 이런 우울한 얘기를 꺼낼 수밖에 없는 대한민국의 농촌 현실이 참으로 안타까울 뿐이다.
  • [고전톡톡 다시읽기] (51) 체르니셰프스키 ‘무엇을 할 것인가’

    [고전톡톡 다시읽기] (51) 체르니셰프스키 ‘무엇을 할 것인가’

    체르니셰프스키의 ‘무엇을 할 것인가’는 시대와 삶을 질문하는 모든 청년들을 위한 책이다. 작가는 새로운 시대의 자유와 혁명을 말하는데, 놀랍게도 이 과정이 사랑과 결혼을 통해 이루어진다. 바리케이드 앞이나 공장의 파업 현장이 아니라 사랑과 결혼을 통해 혁명을 한다? 그런 혁명이 대체 어떻게 가능한가. ●‘지하실’에서의 삶 “나는 자유롭고 싶어요!” 소설은 ‘자유’를 향한 베라 파블로브나의 당찬 외침과 함께 시작한다. 하지만 그녀의 외침은 현실 앞에서 공허하기만 하다. 가난하고 비천한 집안 출신의 어린 여성, 19세기 중반 러시아에서 그런 여자에게 허락된 삶이란 자신을 구원해 줄 남자를 기다리거나 하급 노동자가 되는 것뿐이다. 이미 정해진 삶의 행보만이 강요되는 곳, 누구도 다른 삶의 가능성을 말하지 않는 곳, 베라는 이런 자신의 현실을 ‘지하실’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 ‘지하실’에는 ‘사랑’이 넘친다. 아니 바로 이 ‘사랑’이 곧 그녀를 구속하는 지하실의 정체다. 흔히 사랑한다면 상대방을 위해 기꺼이 자신을 희생하고, 서로가 서로에게 의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것은 사랑이 아니라 상대에 대한 집착과 소유욕에 불과하다. 베라의 어머니가 모성애를 내세워 자신이 원하는 삶을 딸에게 강요하고, 부잣집 도련님 이반이 오로지 헌신적으로 남편을 보필해줄 여성을 배우자로 찾는 것처럼 말이다. 이런 모순투성이의 관계를 지속하는 한 우리에게 자유란 불가능하다. 그래서 베라는 이 ‘지하실’로부터 탈출하기 위해 전혀 다른 방식의 사랑의 모험을 감행한다. ●이기적 유물론자의 사랑법 베라와 사랑에 빠지게 될 두 남자 로푸호프와 키르사노프. 그들은 언제나 자신의 이익에 따라 행동하는 이기적 유물론자들이다. 물론 여기서 ‘이익’은 화폐적 척도로 계산되는 무엇이 아니라 존재를 충만하게 하고 삶을 고양시키는 선택을 말한다. 이를 위해 그들은 원하는 것들의 ‘무게를 하나씩 달아’보고 ‘그중에서 가장 유리한 것을 선택’한다. 사랑도 마찬가지다. 동정, 연민, 희생으로 점철된 관계는 서로를 구속하고 괴롭게 한다. 그러니 오로지 저 자신을 위하여 사랑하고, 일하고, 관계하라! 이 이기적 계산법에 따라 베라는 집을 나오고 새로운 시대를 앞당기고자 노력하는 신청년, 로푸호프와 결혼을 한다. 베라와 로푸호프의 사랑은 그 자체가 지하실로부터, 강요된 삶의 행보로부터 탈출하는 일이며 동시에 새로운 삶을 구성하는 일이기도 하다. 두 사람의 부부 관계는 아주 파격적이다. 그들은 서로에 대한 존경과 신뢰를 유지하기 위하여 각방을 썼고, 심지어 ‘중립의 방’이라는 공간을 만들어 외부와 소통하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또한 베라는 자신의 취미와 꿈을 살려 가난한 여자들과 함께 운영하는 ‘봉제공장’을 만든다. 구성원 모두가 공장의 주인이기에 그들은 각자의 관심과 능력에 따라 소비조합, 공동주택, 배움터 등의 새로운 관계와 생활들을 조직해 간다. 공장은 이제 단순히 생계를 위한 노동의 현장이 아니다. 그곳은 새로운 관계와 실험 속에서 가난한 여성들이 삶을 바꾸고 존재를 충만하게 하는 자유와 해방의 공간이 되어 있었다. 베라와 로푸호프는 단지 스스로의 자유와 행복을 위해 노력했다. 그런데 그 일련의 행보들이 구체제를 타도하기 위해 바꾸고 외쳤던 바로 그 혁명의 실천이 된 것이다.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무엇을 할 것인가’의 혁명성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작가는 이제 사회를 바꾸고, 일상을 바꾸는 것을 넘어 존재의 근본적인 고양을 시도한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것은 베라와 로푸호프의 결별 과정 속에서 이루어진다. 언제나 그러하듯이 이들의 사랑 또한 머무르지 않는다. 로푸호프의 ‘절친’ 키르사노프와 베라가 사랑에 빠진 것이다. 이 경우 보통은 서로에 대한 극한 분노와 질투, 자기 비하로 얼룩진 파국을 맞이하기 마련이다. ‘영원한 사랑’에 대한 믿음이 온갖 망상들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베라 역시 처음에는 죄책감으로 괴로워하고 자신의 새로운 사랑을 부정하기까지 한다. 하지만 로푸호프는 그렇지 않았다. 그는 절망에 사로잡히기는커녕 베라를 헤아려 주고 그녀가 새로운 사랑을 시작할 수 있도록 적극 돕는다. 심지어 베라와 키르사노프가 타인들로부터 비난받지 않도록 치밀한 자살극을 꾸미기까지 한다. 이렇게까지 할 수 있었던 것은 그가 사랑의 무상성을 깊이 통찰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모든 것은 다 거기에 맞는 시간을 갖고 있는 법이오.” “당신은 오직 한 종류의 사랑에 만족했지만 지금은 다른 것을 원하고 있는 게 틀림없어.” 그에게는 이별의 아픔마저도 자신의 삶을 고양시키는 수련의 과정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로푸호프의 노력으로 두 사람은 자기 자신과 정직하게 대면할 수 있었다. 베라는 그동안 자신을 지하실로부터 탈출할 수 있도록 이끌어준 로푸호프에게 의존하여 생활을 꾸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에게 의존한 채로는 살아갈 수 없다. 자기가 자기 삶의 주인이 되지 못하는 한 사랑과 삶의 변화 앞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흔들리기 때문이다. 이 깨달음을 얻은 베라는 자신의 두 번째 사랑이 단순히 파트너를 바꾼 관계가 아니라 진정으로 독립한 두 남녀의 결합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한다. 그녀는 의사가 되는 수련을 받기로 결심하는데, 당시로선 가히 혁명적인 이 도전은 베라가 자기 존재의 축을 세우는 일이었다. 그녀는 그렇게 모든 의존으로부터 벗어나 자기 삶을 한가운데로 도약시키고 있었다. ‘완전한 독립 없이는 진정한 행복이란 불가능하다.’ 혼자서 가는 사람만이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고, 또 그런 사랑만이 통상적인 삶의 습속을 바꾸는 혁명이 될 수 있다. 무엇을 할 것인가. 시대의 격변 속에서 길을 찾는 모든 청년들에게 체르니셰프스키는 이렇게 답한다.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그것만이 사랑과 혁명이 조우하는 길이라고. 박수영(수유너머 남산 연구원)
  • [김문이 만난사람] 희망을 싣고 달리는 탈북 버스기사 유금단 씨

    [김문이 만난사람] 희망을 싣고 달리는 탈북 버스기사 유금단 씨

    황순원의 ‘소나기’가 잠시 북으로 간다. 두메산골이다. 잔잔히 흐르는 강줄기가 있다. 오며 가며 정든 징검다리도 있다. 한 소녀가 그 다리를 건널 때 소년을 만났다. 둘이 오가피나무 열매를 따먹곤 했다. 겨울에는 온통 눈으로 뒤덮였다. 영화 ‘러브스토리’처럼 뒹굴었다. 눈싸움도 했다. 강에서 산천어도 잡았다. 봄에는 진달래가 만발했다. 가재랑 놀았다. 그러다가 산에 올랐다. 두 손을 턱에 괴고 아래를 바라본다. 소년은 어디 갔을까. 중얼중얼 노래를 불러 본다.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복숭아꽃 살구꽃 아기 진달래에~’ 소녀는 어른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나이 먹을수록 찾아오는 것은 불행과 배고픔의 연속이었다.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사랑하는 아들을 친척 집에 맡기고 두만강을 홀로 건넜다. 파란곡절을 겪으며 남한으로 왔다. 두고 온 아들 때문에 가슴이 아파 매일이다시피 술을 마시며 ‘눈물 젖은 두만강’을 불렀다. 지성이면 감천이다. 아들과 다시 남한에서 눈물겨운 상봉을 했다. 하여 ‘이제는 살아야 한다.’며 다부지게 일어섰다. 포장마차 보조, 공사장 막일, 식당 홀서빙, 노점상 등 닥치는 대로 일을 했다. 그러다가 버스 운전사가 됐다. 필기시험에서만 12번 떨어지고 13번째 합격하는 불굴의 의지로 이루어 냈다. ‘절망은 없다. 꿈 있는 자가 진정 아름답다.’라는 좌우명으로 이겨 냈다. 지금은 ‘뛰뛰 빵빵’ 신나게 서울 시내를 달린다. ‘안녕하세요, 어서오세요.’라는 인사말에 승객들의 표정이 환해지는 모습을 보면서 보람과 사는 맛을 느낀다. 그 소녀의 이름은 유금단(40). 함경북도 출신으로 2001년 탈북했다. 북에서 온 여성으로는 드물게 남한에서 6년째 버스 핸들을 잡고 있다. 그는 2008년 광복 63주년 때 보신각 타종 행사에 참여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지난 11일 오후 서울 신정동에 있는 6623번 시내버스 차고지. 이날따라 눈이 많이 내렸다. 하얀 눈과 환한 웃음이 잘도 어울린다. 약속 시간이 약간 늦었기 때문에, 그렇게 달려오는 모습이 영락없는 소녀였다. 그의 애마나 다름없는 버스 안에서 마주 앉았다. 먼저 지금 고향에도 눈이 많이 오겠다고 했다. “겨울이면 눈이 항상 많이 쌓여 있어요. 저는 눈을 아주 좋아하거든요. 그런데 제가 남한에 왔을 때 눈이 별로 없어서 속상했어요. 작년하고 올해가 눈이 좀 와서 기분이 좋아요. 오늘 비번인데 눈과 함께 놀라고 하느님이 축복해 주는 것 같아요.” 고향이 어떤 곳이냐고 했더니 “함경북도 산골이며 금강산 못지않은 좋은 경치를 자랑한다.”며 싱글벙글 웃는다. 역시 고향 얘기는 즐거운 일. 봄에는 산나물을 캐고 가재를 잡던 추억이 지금도 생생하다고 말한다. 강냉이를 절구에 찧어 먹었고 어머니가 삶아 준 줄당콩으로 허기를 채웠다. 그렇다면 부모 생각도 간절하겠다고 했더니 유씨는 잠시 차창 밖을 바라본다. 함박눈이 더욱 굵어진다. 유씨의 눈가는 차츰 젖어 갔다. “아버지는 40대에 돌아가셨고, 어머니는 50대 초반에 돌아가셨지요. 두 분 다 젊은 나이에…. 아버지는 원래 남한 출신입네다. 6·25 때 17살이었는데 북한군에게 잡혀 갔지요.” 유씨는 남한에 처음 왔을 때 고모와 삼촌을 만났다. 그리고 조치원에 있는 할아버지 할머니 산소에도 갔다. 이때 가슴속 깊이 다짐한 것이 있다. 이산가족으로 한 많은 삶을 살아 가는 이 땅의 노인들을 위해 통일의 문이 열리는 날 버스에 수십대, 아니 수백대가 이어질 수 있도록 연결고리를 달고 북으로 달리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간절하게 당부했다. “제발, 그날까지 다들 건강하게 살아 계십시오.” 탈북해 남한에 온 것에 대해 후회한 적은 없을까. 적응하느라 고생도 많았을 텐데 말이다. “북한이나 남한이나 다 같은 조선 땅입니다. 남한으로 내려오기를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진정한 제 인생은 여기(남한)에서 시작됐으니까요. 남한에서 귀신병을 앓다시피 온갖 고생을 많이 했지만 그걸 겪으면서 비로소 꿈과 희망을 갖게 됐습니다.” 남한에서 지내는 동안 가장 힘들었던 것은 언어의 이질감이었다. 막노동판에서 쫓겨났을 때도 그렇고 포장마차 보조일, 식당 홀서빙 일을 할 때도 말이 안 통한다는 이유로 그만두어야 했다. 함북 지방 사투리가 불친절한 반말로 들린다는 것이었다. “그럴 때마다 이 세상은 암흑이었습니다. 술을 안 마시면 견딜 수가 없었지요. 우울증과 귀신병을 반복적으로 앓았습니다. 너무 힘들어서 울었던 날이 한두번이 아니었지요. 그렇지만 어떡합니까. 북에 두고 온 아들 생각에 참고 또 참았지요.” 북한에서 8살 된 아들과 이별할 때는 “열흘만 있으면 엄마가 돌아올게.”라고 했다. 당시 남편은 억울한 누명을 쓰고 교도소에서 8년 징역형으로 수감된 상태였고 아들은 제대로 먹지 못해 영양실조에 걸리다시피 했다. 이런 아들이 떠올라 울음을 그치고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섰다. 노점상으로 나섰다. 한푼 두푼 모은 돈으로 아들과 남편을 데려오는 데 썼다. 하늘도 감동했던지 2005년 남편과 아들을 남한에서 극적으로 만나게 됐다. 그가 버스 운전사가 된 것도 이 무렵이었다. “유니폼을 입은 버스 기사가 멋있게 보이더군요. 또 시민들의 발이 된 내 모습을 상상했지요. 기분이 아주 좋아지더라고요.(웃음)” 함북 산골에는 시내버스가 없지만 북한에서 버스 기사는 중산층에 속한다. 그는 어느 정도 운동신경이 있어 운전을 자신했지만 필기시험에서 계속 떨어졌다. 한자식 단어가 낯설고 이해가 잘 안 됐다. 주변에서 해석을 도와 주워도 무슨 말인지 잘 몰랐다. 결국 13번째 도전에 합격해 마을버스 핸들을 잡았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달려오는 5t 트럭을 피하기 위해 핸들을 급히 돌리다가 그만 장 파열을 일으키는 큰 사고를 당했다. 3개월 동안 병원에 입원했다가 복부에 붕대를 감은 채 경기 지역 시내버스에 다시 올랐다. “그때 죽을 뻔했지요. 병원에서 호흡기에 의지해 지냈습니다. 이런 일을 겪고도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고 주위에서 많이 격려를 해 주더군요.” 4년 전부터는 지금의 6623번 시내버스로 옮겨 신정동과 여의도를 오가고 있다. 새벽 2시까지 일하는 날도 많지만 집에서 기다리는 아들 생각에 즐겁기만 하다. 버스의 단골 승객들한테는 ‘친절한 금단씨’로 소문이 나 있다. 키가 150㎝ 단신이지만 열심히 일하는 모습에 ‘함경도 또순이’로도 통한다. 그는 특히 키가 작고 다리가 짧아 클러치를 밟을 때마다 정강이가 갈라지는 느낌을 받지만 정신력으로 참고 이겨 낸다. 아주머니들이 오르내릴 때 엄지를 치켜세우는 까닭이기도 하다. 이런 격려와 관심에 힘입어 지난해 6월에는 모범운전자 자격증까지 땄다. “꿈이 있다는 것 자체가 목표의 절반은 이루어낸 것이지요. 또 꿈이 있어야 하늘이 도와줍니다. 저는 원래 비행사가 되는 것이 꿈이었습니다. 앞으로 10년 후에는 시골에 작은 요양원을 설립해 노인들을 모시는 일에 일생을 바치려고 합니다.” 그는 마음속으로 ‘나는 부자다. 남한테 빚이 없으니 부자가 아니냐.’라는 생각을 늘 한다. 또한 ‘대한민국 땅에서 살아 가면서 개인적 감정으로 부딪치며 살아갈 수는 없다. 웃는 얼굴로 살아 가자.’고 다짐한다. 이런 내용으로 강연을 하면 매번 기립 박수를 받는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그에게 ‘눈물 젖은 두만강’을 지금도 부르냐고 했더니 “이젠 너무 슬퍼서 잘 안부른다. 대신 윤태규의 ‘마이웨이’를 즐겨 부른다.”고 했다. 노랫말이 새삼 다가온다. ‘아주 멀리 왔다고 생각했는데 돌아다볼 것 없네/~누구나 한번쯤은 넘어질 수 있어/이제와 주저앉아 있을 수는 없어/내가 가야 하는 일들에 지쳐 쓰러지는 날까지/일어나 한번 더 부딪쳐 보는 거야. 마이웨이.’ 편집위원 km@seoul.co.kr ●유금단씨는 1970년 5월 함북에서 태어났다. 2001년 탈북해 중국 땅을 전전하다 2002년 6월 남한에 왔다. 막노동과 포장마차 보조, 식당 홀 서빙일 등을 하다 2003년 말 12번의 낙방 끝에 13번째 필기시험에 합격하면서 버스 운전면허증을 취득했다. 이후 경기 지역 마을버스와 시내버스의 핸들을 2년 동안 잡은 뒤 4년 전부터 서울 신정동과 여의도를 오가는 6623번 시내버스 핸들을 잡고 있다. 2008년 6월에는 대한민국 환경문화대상을 수상했으며 그해 8월 15일 광복 63주년 보신각 타종 행사에 우주인 이소연씨 등과 함께 참여해 화제가 됐다. 2010년 6월에는 모범운전자 자격증을 받았다. 현재 18살 된 아들과 함께 경기도에서 산다.
  • [문화마당] 노래에도 팔자가 있다/강태규 대중문화평론가

    [문화마당] 노래에도 팔자가 있다/강태규 대중문화평론가

    노래에도 팔자가 있다. 발표와 동시에 대중의 사랑을 받는 곡이 있는가 하면, 평생 대중이 듣지 못하는 곡도 지천이다. 발표한 지 일년이 다 되어서야 빛을 보는 곡이 있는가 하면, 대중에게 반짝 인기를 얻다가 서서히 잊히는 곡도 있다. 그 경우가 퍽 운명적이고 예측할 수 없어서, ‘노래도 팔자를 타고 난다.’는 말에 쉽게 공감이 간다. 그때 그 순간, 그 노래가 없었다면 무엇이 그 자리를 대신했을까? 사랑했던 연인과 이별하고 돌아서는 길. 전파상에서 울려 퍼지던 그 노래. 가슴을 때리며 발길을 멈추게 했던 그 노래. 필시 이 땅의 모든 ‘나’를 위해 만들어졌다고 생각한 그 노래. 정말 그때 그 노래가 없었다면 무엇이 우리의 가슴을 달랬을까? 지난해 전국 투어 공연을 끝낸 싱어송라이터 뮤지션 이적. 공연을 보러온 관객은 그가 말한 ‘노래 팔자’가 참 의미심장하게 들렸을 것이다. 음악 창작자의 입장은 언제나 마찬가지다. 음반에 수록되는 10여곡은 그야말로 산고 끝에 세상과 조우한다. 어떤 곡은 타이틀곡을 염두에 두고, 또 어떤 곡은 그저 음반에 양념 삼아 깔리는 곡이라고 생각하며 만들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뮤지션 이적이 말했던 ‘노래팔자’의 의미는 세월에 견딜 수 있는 노래를 만들겠다는 의지로 이어진다. 당장 유행에 집착하기보다는 시간이 지나도 곱씹을 수 있는 작품을 염두에 둔 것이다. 이적이 노랫말을 만들고 김동률이 곡을 쓴 노래 ‘거위의 꿈’. 1997년 김동률, 이적이 결성한 카니발에 의해 히트됐다. 그 곡은 당시 젊은 세대들에게 인기를 누린 스테디셀러로 깊이 각인됐다. 이후 꼭 10년 만에 가수 인순이가 리메이크해 국민가요가 됐다. 통상 선배의 노래를 리메이크하는데, 이 경우는 후배의 곡을 리메이크해 확산시킨 보기 드문 경우다. 이처럼 노래의 운명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이문세의 대표곡이자 애창곡 ‘붉은 노을’은 20년이 지나서 아이돌그룹 빅뱅에 의해 다시 불려졌다. 젊은 세대들은 20년 전 노래에 열광했다. 완성도 높은 곡은 세대를 뛰어넘어, 언제 어디서나 불려지게 마련이다. 물론, 노래와 유행은 따로 뗄 수 없는 상관 관계를 갖는다. 그러나 가요가 유행에 종속돼 길을 잃고 표류하는 일은 기형적이다. 1990년대 가요는 다양성을 충족시키면서도 윤기가 흘렀던 최고의 절정기였다. 음악이 소중했던 시대였다. 그러다 가요가 듣는 음악에서 보는 음악으로 진화했다. 음악적 역량과 개성적인 가창보다 어느 정도의 끼를 갖추고 있는가에 따라 연예인 가수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했다. 음악적 진정성보다 시청률과 가십성 뉴스에 매달려 온 미디어 관계자들의 무책임도 일조를 했다. 현 음악시장은 한 곡으로 구성된 싱글을 발표하는 시대다. 음원 판매를 위해 한 곡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 모든 음악이 그렇지는 않지만 다소 자극적으로 변질되는 추세다. 지나칠 정도로 화려하거나 혹은 감성적이다. 아무래도 트렌드를 의식하는 경향이 강할 수밖에 없다. 반대로 10여곡이 담긴 음반은 뮤지션의 메시지가 담긴 음악적 성취가 오롯이 담겨 있다. 양질의 퀄리티를 획득하고 있으니 소장가치가 높다. 하나, 음반 판매로 이어지지 않으니 그 의미가 퇴색된다. 2000년대로 접어들면서 음악적 내공을 구축한 대형 싱어송라이터 출현 부재는 편향된 음악듣기가 한몫했다는 점을 부정할 수 없다. 가수들이 살아남기 위해 예능 프로그램에 ‘기생’해야 하는 현실도 뮤지션들의 사기를 떨어뜨렸다. 가수가 자신의 무대에서 노래만 부르고 살 수 없는 우울한 가요계의 단면을 여실히 보여준 것이다. 노래방에서 늘 부르던 노래가 오래된 노래가 되어버렸다는 한 지인의 말이 떠오른다. 그만큼 가슴을 울리는 노래가 나오지 않았다는 말이다. 가수인지는 알겠는데, 노래는 전혀 기억이 안 난다는 푸념은 새겨들어야 할 대목이다. 올해는 반세기 뒤에도 따라 부를, 불후의 팔자를 타고난 명곡이 탄생하기를 기대한다.
  • 현빈, 해병대 입대 전 임수정과 스크린 호흡

    현빈, 해병대 입대 전 임수정과 스크린 호흡

    배우 현빈이 오는 3월 해병대 입대를 앞두고 임수정과 함께한 스크린 멜로 호흡을 선보인다. 현빈과 임수정이 호흡을 맞춘 영화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는 오는 2월 24일 개봉을 확정했다. ‘여자,정혜’, ‘멋진 하루’ 등을 연출한 이윤기 감독의 5번째 멜로영화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는 결혼 5년 차 남녀가 이별을 앞두고 벌이는 마음의 숨바꼭질을 그린다. 지난해 영화 ‘김종욱 찾기’로 로맨틱 코미디 장르까지 섭렵한 임수정은 극중 다른 남자가 생겨 집을 나가겠다는 여자로 분한다. 또 드라마 ‘시크릿 가든’을 통해 로맨틱한 ‘까도남’으로 사랑받고 있는 현빈은 세심한 배려로 속마음을 알 수 없는 남자를 열연했다. 앞서 임수정은 지난해 서울신문NTN과의 인터뷰를 통해 현빈과 호흡을 맞춘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낸 바 있다. 현빈은 3월 입대 전 마지막 영화인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를 통해 관객들과 만날 전망이라 관심을 높이고 있다. 한편 현빈이 중화권 톱 여배우 탕웨이와 호흡을 맞춘 영화 ‘만추’ 역시 올 상반기 개봉을 앞두고 있다. ‘만추’ 홍보 관계자는 “2월 개봉을 예상하고 있다.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보다 먼저 개봉할지 후에 개봉하게 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사진 = 서울신문NTN DB 서울신문NTN 박민경 기자 minkyung@seoulntn.com
  • 함바 브로커에 이렇게 당했다

    서울을 떠나 지방의 친척과 지인 집을 전전한 지 벌써 4년째. 한때 잘나가던 ‘함바’ 운영업체 ‘사장님’이었던 한모(50)씨는 현재 지방 건설현장에서 일용직 노동자 신세로 전락했다. 한씨가 가족들과 생이별을 한 채 떠돌이로 살게 된 것은 평생 모은 재산을 ‘함바비리’ 브로커 유상봉(65·구속기소)씨 등에게 몽땅 떼였기 때문이다. 2000년대 중반까지 대형 건설현장에서 ‘함바’를 운영하며 남부럽지 않은 수익을 올렸던 한씨는 2006년 8월 유씨가 운영하던 원진씨앤씨에 4억원을 투자하면서 인생이 나락으로 곤두박질했다. 투자 대가로 ‘함바’ 운영권을 준다던 유씨는 차일피일 약속을 미뤘고, 결국 한씨가 투자한 4억원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말았다. 한씨가 ‘함바’를 운영할 당시, 업계에서는 ‘원진씨앤씨에 돈을 미리 넣어놔야 순서가 오면 운영권을 받을 수 있다.’는 말이 진리처럼 통용됐다. 때문에 유씨가 직접 얼굴을 드러내지 않고 계약서를 처남 김모(57)씨의 이름으로 작성했어도 일말의 의심조차 하지 않았다. 한씨는 “유씨는 자신이 대표라면서도 실제로 나를 만나 준 적은 한번도 없었다.”면서 “유씨의 처남과 매제라는 사람들이 서울 송파, 경기 김포 등지에 사무실 차려 놓고 각자 영업했지만 결국 모든 돈은 다 유씨에게 들어갔다.”고 말했다. 한씨는 2008년 11월 전남 광양에 건설되는 광양조선소 ‘함바’ 운영권을 주겠다는 또 다른 브로커인 ‘광양S&C’ 부회장 김모(53)씨에게 1억원을 떼이기도 했다. 2명의 ‘함바브로커’에게 전재산 5억원을 모두 털린 한씨는 “‘함바비리’는 이런 범죄가 이뤄지도록 우리 사회가 방조한 결과”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건설사가 브로커를 통해 운영권을 넘기려 하고, 권력자들은 여기에 동조해 한몫 챙기려하기 때문에 우리 같은 개인 사업자만 이중, 삼중으로 피해를 본 것”이라며 통한의 한숨만 내쉬었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아이티 대지진 참사 1년] 갱들에 총대신 삽을… 희망을 꽃피우다

    [아이티 대지진 참사 1년] 갱들에 총대신 삽을… 희망을 꽃피우다

    카리브해의 가난한 섬나라 아이티는 여전히 절망의 땅이다. 지난해 1월 12일(현지시간) 진도 7.0의 강진이 역사의 시계를 수십년 뒤로 되돌린 뒤 꼬박 1년이 흘렀지만 복원은커녕 콜레라까지 번져 상처가 되레 덧났다.그러나 희망은 있다. 한국의 구호팀들은 아이티 재건 현장의 중심에서 기적을 일구고 있다. 아이티 지진 참사 1년을 이틀 앞둔 10일 재건을 도우며 아이티 사람들과 인연을 만들어가는 한국인 3인의 땀의 현장을 들여다 봤다. ●권기정 굿네이버스 지부장 권기정(35) 굿네이버스 지부장은 지난해 연말 네살배기 아이티 소녀 킴벌리를 처음 봤을 때 하염없이 눈물이 흘렀다. 수도 포르토프랭스 인근 한 고아원에 8개월째 머물러 있던 킴벌리는 옴에 걸려 살갗에 피고름을 덕지덕지 붙이고 있었다. 지진 이후 부모와 생이별한 소녀는 보건소에서 집중 치료를 받고 회복했다. 지난해 3월부터 이곳에 머문 권 지부장과 팀원 3명은 희망의 학교짓기 작업에 한창이다. 활동 근거지인 시티솔레가 폐기물 매립지이기 때문에 쓰레기 더미 위에 미래를 쌓아 올리고 있는 셈이다. 지역아동 70%가 정규교육을 받지 못하는데 현재 건설 중인 초등학교 2개가 완공되면 가난한 아동 1120여명이 공부할 터를 얻게 된다. 또 지역민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캐시 포 워크’사업을 통해 갱 단원들이 총 대신 삽을 들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권 지부장은 “서울신문과의 국제전화 인터뷰에서 콜레라가 유엔 주둔군 탓에 유입됐다는 소문이 돌면서 반(反)외국인 정서가 일부 퍼졌으나 심각한 수준은 아니다.”면서 “아이티 아이들의 밝은 표정을 볼 때 희망을 느낀다.”고 말했다. ●송인엽 한국국제협력단 소장 송인엽(57) 한국국제협력단(KOICA) 소장도 아이티 공무원인 페레츠 펠트롭(40)과 소중한 인연을 맺었다. 농림수산부 서기관인 펠트롭은 송 소장의 도움으로 선·후배 9명과 함께 지난해 10월 한국을 찾아 3주간 공무행정을 배웠다. 수산 정책 등에 대한 선진 기술을 배운 것도 수확이지만 그보다 60여년 전 아이티로부터 지원받던 최빈국 한국의 발전상을 보고 적잖은 자극을 받았다. 송 소장은 “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주는 우리나라식 원조가 아이티 공무원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내년에도 30여명의 현지 공무원을 한국에 초청해 교육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 소장은 우리 정부가 아이티에 지원하기로 한 1250만 달러(약 140억 6800만원)를 현장에서 직접 집행하고 있다. 특히 정부 용역을 받은 KT가 폐허가 된 아이티 내 최대공단인 소나피 지역의 전기시설 복구를 주도, 산업의 대동맥에 새 숨을 불어 넣고 있다. 송 소장은 “아이티가 먼 나라가 아니다. 대지진 이전에는 이 나라 수출의 50%가량을 한국인이 운영하는 봉제공장들이 담당했다.”면서 관심을 호소했다. ●이준엽 단비부대 대위 이준엽 대위(38)는 두 달 전 자신의 손을 부여잡으며 연신 “고맙다.”고 말하던 알렉시스 산토스(60) 아이티 레오간시 시장을 잊지 못한다. 아이티 복구 임무를 받고 급파된 한국군 단비부대 소속인 이 대위가 산토스 시장과 인연을 맺은 건 지난해 11월. 당시 허리케인 토마스가 레오간시를 강타, 강둑이 터지면서 인구 1000여명이 살던 마을이 물에 잠길 위기에 놓였었다. 오후 11시가 넘어 구호요청을 받은 이 대위 등 단비부대원은 현장까지 한달음에 달려와 동틀 때까지 긴급복구작업을 벌였다. 산토스 시장은 이 대위를 “슈퍼맨”이라고 치켜세우며 마음의 문을 열었다. 현지에서 의료 활동과 함께 지진 잔해제거 및 우물파기 등 재건 작업을 돕는 단비부대는 지역민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는다. 이 대위는 아이티에서 희망을 보았다고 한다. 그는 “아이티의 교육열은 한국 못지않을 만큼 높았다. 60년 전 아이티 도움을 받았던 최빈국 대한민국이 빠르게 성장했듯 아이티에도 기적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티 후원문의 : 굿네이버스 1599-0300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아기무당 예언 속 스캔들 휘말릴 유명가수 A양은 누구?

    아기무당 예언 속 스캔들 휘말릴 유명가수 A양은 누구?

    MC몽의 병역비리 사건을 예언했던 아기무당 이소빈양이 이번엔 유명가수 A양의 스캔들을 예언해 화제다. ’아기무당 예언’ 소식은 케이블채널 SBS Plus ‘돈의 교본 사파이어’(MC 선우선) 최근 녹화에 출연한 아기무당 이소빈양의 발언이 알려지면서 눈길을 끌었다. 아기무당 이소빈양은 국내외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솔로가수 A양에 대해 “몇 년 안에 크고 작은 스캔들에 휘말리게 될 것”이라며 “이별수까지 있어 향후 몇 년간 이성문제로 골머리를 앓게 될 것”이라고 예언했다. 유명 연예인과 스포츠 스타들의 관상을 보고 그들의 운명을 짚어본 이소빈양은 최근 KBS2TV 드라마 ‘드림하이’로 복귀한 ‘욘사마’ 배용준을 지목하며 “올해 재물운이 매우 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소빈양은 2008년 SBS ‘놀라운 대회 스타킹’에 출연해 MC몽에게 “지금 많이 힘들어한다. 죽을죄를 지었다. 많이 빌어야 한다. 주변 사람들에게 잘못한 게 많다”고 단호하게 말해 눈길을 끈 바 있다. 아기무당 예언은 9일 오전 10시 10분에 방송된다. 사진 = SBS Plus 서울신문NTN 뉴스팀 ntn@seoulntn.com
  • 前여친 성인용품에 폭탄설치 ‘치졸 복수극’

    前여친 성인용품에 폭탄설치 ‘치졸 복수극’

    헤어진 여성에게 폭탄을 설치한 성인용품을 전달해 상해를 입히려던 30대 남성의 엽기적인 범죄행각이 경찰에 발각돼 미수에 그쳤다고 미국 폭스TV가 보도했다. 방송에 따르면 미네소타 주에 사는 테리 앨런 레스터(37)는 지금까지 교제했던 여성 3명 중 가장 좋지 않게 이별을 한 여성에게 복수를 하려고 이 같은 짓을 벌였다고 고백했다. 레스터는 지난 크리스마스를 몇 주일 앞두고 여성용 성인용품에 화약과 산탄 등을 장착하는 등 폭탄물을 제조하기 시작했다. 그는 룸메이트에게 “헤어진 여자 친구 중 한명에게 보내서 복수를 하겠다.”고 대담하게 범죄를 예고하기도 했다. 친구들은 레스터가 진짜 범죄를 저지를 것을 우려, 경찰에 신고해 이 사실을 알렸다. 그의 방에서는 “메리크리스마스”라는 쪽지가 붙어 있고 예쁘게 포장까지 된 문제의 성인용품이 발견됐고, 그는 불법무기 제조와 테러위협 혐의로 현장에서 체포됐다. 현지법 상 유죄가 확정될 경우 그는 최소 10년 징역형과 2000여만 원의 벌금형에 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조사 결과 실제 이 성인용품의 폭파 가능성은 상당했다.”고 놀라워 했다. 사진=테리 앨런 레스터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영화리뷰] ‘심장이 뛴다’

    [영화리뷰] ‘심장이 뛴다’

    남편과 사별한 연희(김윤진·왼쪽)에게 딸 예은이는 인생의 전부다. 하지만 예은이는 당장 심장 이식을 받지 못하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처지다. 어느 날 병원에 뇌사 상태에 빠진 휘도(박해일·오른쪽)의 어머니가 실려오면서 상황이 바뀐다. 예은이와 혈액형이 같은 데다 휘도 가족도 심장이식에 동의했기 때문이다. 그러다 어머니의 손이 미세하게나마 움직이는 모습을 본 휘도는 생각이 바뀐다. 연희가 거액을 제시해도 요지부동이다. 결국 연희는 장기 브로커들을 고용해 휘도를 공격하고, 휘도도 예인이를 유괴해 맞대응하면서 두 인물의 대결이 본격적으로 전개된다. 오는 5일 개봉하는 ‘심장이 뛴다’는 유괴와 장기밀매 등 무거운 주제를 모성애와 부모에 대한 사랑 등의 휴머니즘과 결합시키는 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낸다. 영화 포스터나 예고편에서 왠지 장르적 재미를 선사할 것처럼 보이지만 영화의 메시지는 휴머니즘이다. 영화의 성격 또한 다소 과격해 보이는 ‘가족 드라마’에 가깝다. 다소 애매모호한 접근방식이긴 하나 값싼 휴머니즘과 거리를 두기 위한 나름의 자구책일 수도 있겠다. 다행스러운 점은 손발이 오그라드는 노골적인 사랑 이야기로 관객들에게 눈물을 쥐어 짜게 만들지 않는다는 점이다. 영화에서 가장 내세울 만한 건 단연 김윤진·박해일 두 주인공의 연기력이다. 김윤진은 아이를 살리기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는 어머니의 모습을 통해 공감을 자아낸다. 김윤진다운 에너지로 관객을 몰입시킨다. 박해일은 자신을 버린 어머니에게 삐딱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여전히 애착을 갖고 있는 이중성을 섬세하게 표현해 냈다. 두 배우의 연기력만으로도 영화는 이미 ‘절반은 먹고 들어간’ 셈이다. 공교롭게도 김윤진은 이번에도 ‘엄마’ 코드로 승부수를 띄었다. 이젠 ‘모성애 전문배우’라해도 과언이 아닌 듯싶다. ‘6월의 일기’(2005)에서는 왕따 학생의 엄마로, ‘세븐데이즈’(2007)에서는 유괴당한 딸의 엄마로, ‘하모니’(2009)에선 아기와 이별할 수밖에 없는 여성 수감자로 분했다. 하지만 김윤진의 ‘엄마 코드’는 언제나처럼 강하다. 위기에 처한 아이를 위해 뭔가를 해내려고 몸을 불사르는 모성상을 그대로 보여준다. 남성적인 목소리톤과 무게감 있는 연기력이 이런 코드와 딱 맞아떨어지는 듯도 싶다. 이번에도 그랬다. 딸을 위해서라면 남자들과의 1대1 대결도 마다하지 않고, 감정을 내지르는 데 주저함이 없다. 영화의 가장 큰 한계는 평범함이다. 캐릭터가 가진 매력도, 두 사람의 대결이 가진 긴박함도, 휴머니즘의 감동도 적정 수준을 넘지 않는다. 정색하며 비난할 빈틈도, 입이 벌어지는 특이함도 찾기 어렵다. 안정된 경로를 택한 영화다. 윤재근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114분. 15세 이상 관람가.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논산 육군훈련소 새해 첫 신병 800여명 입영

    논산 육군훈련소 새해 첫 신병 800여명 입영

    전투부대 양성의 주춧돌인 신병 입영행사가 올해 처음으로 열렸다. 3일 오후 1시 30분 충남 논산 육군훈련소에서 열린 입영 행사에는 800여명의 입영자와 가족, 친구 등 모두 3000여명이 모였다. 육군 관계자는 “입대를 위한 환송이 과거 슬픈 이별의 분위기에서 작은 축제 분위기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고 전했다. 강군 육성을 위해 올해 첫 입영자부터 바뀐 규정이 적용된다. 자대배치 즉시 임무수행이 가능하도록 지난해까지 시행된 훈련기간(5주간)보다 늘어난 8주간의 교육훈련을 받게 된다. 신병훈련소에서 5주 교육을 받고 전방 사단으로 이동해 새로 창설된 제2신교대에서 3주간의 훈련을 추가로 받게 된다. 육군 관계자는 “후반기 교육을 받는 박격포, 화생방, 정보병과 등의 병사들은 3주 추가 교육이 후반기 교육으로 대체된다.”고 설명했다. 육군훈련소는 또 정신교육을 25시간에서 30시간으로 확대해 ‘대적관 결의대회’를 추가했다. 지난해 발생한 북한의 천안함·연평도 도발에 따라 강화됐다. 특히 수류탄·화생방·각개전투 등 핵심과제의 경우 만점 대비 70% 이상, 체력검정 3급 이상 등 분명한 교육목표를 설정했고 분야별로 ‘사격왕’, ‘체력왕’, ‘정신전력왕’을 선발해 포상하는 등 인센티브 제도도 도입했다. 영하의 날씨에도 불구하고 훈련병들은 새해 벽두부터 유격훈련과 각개전투, 사격술 등 교육훈련을 강도 높게 받았다. 지난해 12월 초 입대한 민주홍(21) 훈련병은 “강한 군인이 돼 어떠한 임무가 부여되더라도 완벽하게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김상기 육군참모총장은 지난 1일 육군 홈페이지에 ‘장병 부모님께 드리는 새해 인사’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화제가 됐다. 김 총장은 글에서 “우리 군을 믿고 자녀를 맡겨주신 부모님을 대신한다는 심정으로 육군을 지휘할 것”이라면서 “인정과 칭찬이 넘치는 따뜻한 병영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나홀로 집에’ 맥컬린 컬킨, 불운은 끝이 없네

    ‘나홀로 집에’ 맥컬린 컬킨, 불운은 끝이 없네

    영화 ‘나홀로 집에’시리즈로 스타덤에 오른 맥컬린 컬킨(31)이 지난 8년 간 사랑을 키웠던 우크라이나 출신 영화배우 밀라 쿠니스(27)와 결별해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두 사람은 이미 수개월 전 헤어진 뒤 각각 미국 로스앤젤레스와 뉴욕으로 이사했으나, 쿠니스가 출연한 영화 ‘블랙 스완’(Black Swan)의 홍보활동에 영향일 미칠 수 있어 그동안 결별 사실을 숨겨온 것으로 알려졌다. 컬킨과 쿠니스 측은 정확한 결별 사실을 알리지 않았으나 쿠니스가 사귈 당시 거의 무명배우였다가 시트콤 ‘요절복통 70쇼’(That 70‘s Show)에 출연해 인기가 치솟으면서 갈등을 겪어왔다고 측근들은 귀띔했다. 쿠니스가 각종 드라마와 영화로 인기 영화배우로 발돋움했으나 컬킨은 성인이 된 이후 독립영화를 비롯한 영화에 출연했으나 크게 주목 받지 못했다. 쿠니스의 대변인은 “이별과정은 지극히 우호적이었으며 두 사람은 헤어진 이후에도 가까운 친구로 남아 서로에게 힘을 줄 것”이라고 이별을 공식 시인했다. 한편 컬킨은 1990년 대 큰 인기를 모은 영화 ‘나홀로 집에’ 시리즈로 당대 최고 자리에 오른 아역스타로, 이 영화로만 550만 달러(한화 약 60억원) 가량을 벌어들인 데 이어 1994년 영화 ‘리치리치’로 800만 달러(약 89억원)을 받아 할리우드의 최고 소년 재벌이 됐다. 하지만 재산을 노린 부모의 양육권 싸움과 약물 중독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으며 1998년 18세 어린 나이에 당시 여자친구였던 레이첼 마이너와 결혼했으나 2년 만에 이혼하면서 대중의 관심에서 차츰 사라졌다. 컬킨은 2003년 영화 ‘파티 몬스터’로 연기활동을 시작하는 등 재기를 노리고 있다. 사진=맥컬린 컬퀸과 밀라 쿠니스의 열애 당시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김연수 ‘7번국도 Revisited’ 작가 자신의 13년여정 개정판에 담고…

    김연수 ‘7번국도 Revisited’ 작가 자신의 13년여정 개정판에 담고…

    7번 국도. 동해안 해안선을 따라 바다와 닿을 듯 부산에서 시작해 포항~강릉~속초 너머로 이어지는 도로다. 생맥주와 말린 바다생물을 파는 카페 이름이며 물고기를 감염시킨 세균의 이름이기도하다. 또한 ‘비틀스의 108번째 싱글 앨범’의 제목이기도 하다. 때로는 짓다 만 건축현장에서 목매 숨진 ‘7번국도씨’이기도 하다. 물을 주지 않아 말라죽어 버린 나무, ‘뒈져버린 7번국도’이거나 아니면 이곳에서 자전거 여행을 하다가 차에 치인 ‘7번국도의 유령들’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아니면 또…. 현재의 생애-혹은 죽음까지 포함해-를 공유하고 있는 많은 것들이 시간과 공간을 넘나들며 함께 부대끼고 있는 7번 국도는 김연수 작품의 원형 몫을 톡톡히 했다. 청춘은 결코 완성품이 아님을, 희망은 고정된 형태가 아니고 사랑 역시 그 자리에 머물러 있지 않음을, 달뜨게 만든 숱한 욕망도 부질없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김연수의 향후 작품에서 목도할 수 있는 구체적인 개별의 삶과 세상 모든 신념에 대한 의심도 이곳에서 발견된다. 그리하여 7번 국도는 평단과 독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받았던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밤은 노래한다’ 등 여러 작품에서 보여준 문장과 서사, 주제를 이미 품고 있었음을 새삼 확인시켜 준다. 최근 펴낸 김연수(40)의 장편소설 ‘7번국도 Revisited’(문학동네 펴냄)는 1997년 그의 두 번째 장편소설 ‘7번국도’의 개정판이다. 1997년판에서 뼈대만을 남겨두고 지난해부터 꼬박 1년 가까이 문장을 바꾸고, 13년의 시간적 공간을 오가며 새롭게 만들어낸 작품이다. 20대의 터널을 한창 내달리고 있는 두 남자와 한 여자 세희의 이야기다. 비틀스의 희귀 싱글앨범 ‘Route 7’ 레코드판 거래를 매개로 만난 두 남자, 이미 답답한 터널 속에서 ‘진짜 사랑’을 갈구하다 상처를 입었던 ‘나’와 재현이다. 역시 ‘Route 7’이 인연이 돼 세희를 만났고 함께 사랑한다. 나와 재현은 욕하고 싸우다가 7번 국도를 따라 자전거 여행을 떠나고, 7번 국도에서 죽은 유령들을 만나고, 동시에 세희와 이별한다. 1997년의 이 뼈대 속에 13년 뒤의 작가 김연수가 직접 등장해 7번 국도를 다시 찾고, 떠나간 세희가 다시 나와 그 뒷얘기를 들려준다. 실제와 허구가 뒤엉키고, 소설 속 인물과 실제의 김연수가 상념을 주고받는다. 김연수는 작품 속에서 ‘희망을 찾는 방법을 가르쳐줄까?’라고 물은 뒤 단호히 조언한다. ‘그건 바로 너희가 망각 속에 파묻어버린 기억들을 모두 되찾는 거야. 기억이 없는 곳에 희망은 없어.’ 삶에 회의를 품고 기억을 더듬어 가는 김연수의 여정은 복잡하기만 하다. 하지만 모든 심상과 욕망, 희망의 집착이 엇갈리는 소설과 달리 우리네 지도 위 7번 국도는 한 줄로 이어진 도로다. 복잡하게 배배 돌리고 꼬이지 않았다. 시작 지점과 끝의 지점이 명백하고 명쾌하다. 복잡다단해 보이는 삶도 하나의 진리에 관통되듯 말이다. 1997년 김연수의 ‘7번국도’를 읽은 이라면 더욱, 읽지 않은 이라면 더더욱 7번 국도의 기억을 뒤따라가 볼 일이다. 참고로 비틀스의 같은 이름 싱글앨범을 찾는 수고로움은 가능하면 참아주기 바란다. 모르고 고생한 이로서 주는 정보다. 책 뒤편 작가의 말에 그 이유가 설명돼 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싱글 라이프] “신묘년엔 일·사랑 두 마리 토끼 다 잡을 거예요”

    [싱글 라이프] “신묘년엔 일·사랑 두 마리 토끼 다 잡을 거예요”

    늘어난 뱃살, 금연 실패, 학업 포기 등…. 한해를 돌아보면 아쉬운 것 투성이다. 연초에 세웠던 거창한 계획과 야심찬 목표는 어느새 기억 속에 묻힌 지 오래. 너무 쉽게 포기한 건 아닌지, 너무 쉽게 돌아선 건 아닌지 뒤돌아볼 때다. 또 오늘의 후회를 거울 삼아 내일의 희망을 설계할 때이기도 하다. 쑥스러움 탓에 마음에 드는 이성에게 다가서지 못했던 소심남부터 자기 계발에 소홀했던 ‘2030’세대까지 올 한해 싱글들의 반성을 정리하고 결혼, 취업 등 다양한 새해 소망을 들어본다. 실천가능 다짐으로 작심삼일 타파 회사원 손미현(30·여)씨는 올해 꼭 해보고 싶었지만 실행에 옮기지 못한 한 가지 일 때문에 마음이 편하지 않다. 손씨의 마음을 불편하게 한 것은 바로 ‘기부’. 연초부터 스스로에게 다짐하고 다짐했지만 결국 1만원도 제대로 기부하지 못했다. 특히 연말 TV 프로그램을 통해 빈곤 가정이 카메라에 비춰질 때마다 자신에게 거짓말을 한 것이 부끄러워 고개를 들 수 없었다. 올봄에 설악산에 올랐을 때 해돋이를 보면서 자신과의 약속으로 삼았다는 그다. 손씨는 “다른 사람을 돕는 것이 좋은 일이고 너무 쉽게 할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제대로 실천에 옮기지 못했다.”면서 “내년에는 작은 금액이라도 기부를 해서 스스로에게 떳떳해지고 싶다.”고 바람을 밝혔다. 마케팅 업무를 하는 김현우(31)씨는 올 한해 본인에게 큰 투자를 하지 못한 점이 가장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직장에서 성과를 올리는 데만 집중하다 보니 새벽에 집에 돌아오기 일쑤였고, 자기 계발은 뒷전이었다. 업무에서 뚜렷하게 큰 성공을 거둔 것도 아니었지만 일 욕심에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었던 것. 늘 쫓기다 보니 몸무게는 일년 동안 무려 4㎏이나 줄었고 책 한권, 영화 한편 보지 못해 주변 사람과 일 얘기 빼곤 대화거리가 없어 쩔쩔매곤 했다. 시간이 빠르게 지나갈 때는 몰랐지만 연말이 되니 연초에 계획했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머리를 스쳐 지나갔다. 대학원 진학 준비, 전국 유람 등 한해 목표는 수도 없이 많았지만 하나도 성취한 것이 없다는 생각에 마음속엔 부끄러움만 가득했다. 그는 “매년 이것저것 거창한 계획만 여러 가지 세워놓고 하나도 실천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실천할 수 있는 목표를 곰곰이 따져보고 계획을 세워야 할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올해 대학에 입학한 김현수(20)씨. 서울에 있는 유명사립대에 진학했지만, 학교에 맞추느라 전공은 고려하지 않아 내내 마음에 걸렸던 그다. 한 학기가 지나도 흥미가 생기지 않자 그는 휴학계를 내고 ‘반수’에 들어갔다. 몇 개월 동안 다시 수학능력시험 공부를 했던 것. 그러나 결과는 참담했다. 지난해보다 성적이 더 떨어졌다. 난도가 더 높았던 까닭도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나태함이었다. 이미 대학생이라는 안전장치가 여유로움을 준 데다 막상 다시 공부를 시작하니 생각보다 마음이 잡히지 않았다. 4개월 동안 제대로 공부한 시간은 한달 남짓. 실망해하는 부모님을 보며 그는 마음을 다잡았다. 그는 “다른 이가 아니라 나 자신을 위해서 공부하는 것인데 너무 안이하게 시간을 낭비했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내년에는 정말 독하게 재수생처럼 수능에 매달려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새해엔 기필코 살 빼고 말 거야 잡지사 기자 홍수연(28·여)씨의 새해 첫 미션은 다이어트. 163㎝의 키에 50㎏이었던 체중은 연말 끊이지 않는 술자리와 함께 하루가 다르게 늘었다. 두달 새 벌써 9㎏이나 늘어난 것. 초등학교 시절부터 비만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살다가 대학 입학과 동시에 살을 빼 겨우 남자친구를 사귀었던 아픔을 가진 그라 불어난 체중이 더 무섭다. 그는 “10여년이나 요요현상 없이 관리를 했는데 일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인지 회식 때만 되면 폭식으로 기분전환을 하는 것 같다.”면서 “옷도 맞지 않고 불어난 몸집을 거울로 볼 때마다 속이 상해 기분까지 다운된다.”고 말했다. 최근 식욕억제제까지 복용했다는 그는 “이제는 약물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절제하는 마음과 스트레칭, 식이조절로 예전 몸매를 되찾을 생각”이라면서 “예전 기억을 되살려 다시 한번 나 자신과의 싸움에 도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대학생 이예지(22·여)씨도 2년 전부터 꿈꾸다 계속 미뤄 왔던 목표를 내년에 실행에 옮기기로 했다. 바로 피아노 배우기. 그는 6살 때 동네 피아노 학원을 다니기 시작해 중학교에 입학하면서 연주하는 것을 그만뒀다. 그는 “베토벤 소나타, 모차르트 소나타 같은 클래식 음악을 연주했는데 도 단위 피아노 대회에 나가서 우수상을 받을 만큼 실력이 좋았다.”면서 “중학교 이후로 그만뒀더니 어떻게 피아노를 치는지조차 잊어버렸다.”면서 “아름다운 선율을 만들어가며 스스로 뿌듯해하고 스트레스도 풀었던 어릴 적 기억을 되살려 내년에는 자랑할 만한 나만의 취미를 만들어볼 생각”이라고 다짐했다. 지나간 사랑은 털고 새 인연 맞이하기 공무원 황수진(27·여)씨는 지난해 말 남자 친구와 헤어졌던 아픈 기억에서 아직도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남자친구와 알콩달콩 사랑을 속삭이며 보냈던 1년 전 크리스마스와 달리 올해 크리스마스는 씁쓸하게 홀로 방에서 영화 DVD를 쌓아두고 보면서 지냈다. 오랫동안 사귀었던 남자친구와 안 좋게 헤어져서인지 그는 “아직도 남자를 만나는 것이 두렵다.”며 당분간 솔로로 지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언젠가는 상처 받은 아픔이 치유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남은 겨울도 영화 감상, 스노 보드 타기 등 취미 생활을 하며 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물론 친한 대학 친구들과 좋아하는 커피를 마시며 떠는 수다도 그녀의 상처를 달래는 치유제다. 그는 “억지로 다른 사람을 만나고 외로움 때문에 아무나 사귀는 것보다 가끔씩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친구들과 평범한 일상을 보내며 홀로서기를 해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대학원생 장모(28)씨의 새해 소망은 여자 친구 만들기다. 그는 “서른이 다 돼 가는 나이에 애인 없이 한해를 시작한다는 게 너무 서글프고 초라하게 느껴진다.”며 내년에는 연애에 올인하기로 했다. 지난여름 중국 여행 중 만난 한 여성과 핑크빛 로맨스를 시작할 뻔 했다가 수줍은 마음에 대화만 나누고 마음을 전하지 못한 게 여전히 미련이 남는다는 그다. 내년이면 취업이 바로 코앞에 다가오기 때문에 영어 공부 등 스펙 쌓기에도 최선을 다할 예정이지만 여자 친구를 만들기 위한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는 “새해에는 취업과 사랑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 게 꿈”이라며 웃었다. ‘사생결단’ 취업준비·금연결심 장씨와 반대로 고시생 김성용(25)씨는 준비하고 있는 외무고시 합격이 가장 큰 목표다. 대학 3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외무고시에 뛰어들었지만, 1차 합격도 버거운 상태. 그러나 그는 내년 시험은 자신 있다고 말했다. 집에서 나와 올봄 신림동 고시촌에 들어가면서 친구들과 연락도 끊고 휴대전화 번호까지 바꿨기 때문. 2년여 가까이 만났던 여자 친구와도 헤어졌다. 그는 “가족, 연인, 친구들에게서 떠나 공부만 생각하니 차라리 마음이 홀가분하다.”면서 “1차 시험이 2월이라 시간이 촉박한 상태이기 때문에 마무리 공부에 여념이 없다.”고 말했다. 또 “1차 합격을 하고 나면 점점 더 자신감이 생기지 않겠느냐.”면서 기대감을 나타냈다. 취업 준비생 김성훈(30)씨는 올해 부모님에게 매번 투정만 했던 모습을 떠올렸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계속 낙방해 부모님을 볼 면목이 없었지만 이상하게도 집에서 마주치기라도 하면 짜증을 내면서 속상한 말을 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부모님은 그때마다 “너만 취업 준비하는 것도 아닌데 왜 그렇게 말을 모질게 하니.”라고 타박을 주면서도 서운해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하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마지막 관문인 면접에서 수십번이나 실패를 맛본 그는 스트레스를 풀 길이 없어 부모님에게 끊임없이 화만 냈다. 김씨는 “친구들을 보면 내가 왜 사나 싶어 부모님에게 정말 못할 짓을 한 것 같다.”면서 “내년에는 꼭 좋은 곳에 입사해서 부모님의 서운한 마음을 풀어드리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회사원 최진우(32)씨는 올해 많은 사람들이 도전하다 실패한 ‘금연’에 본인 역시 두손을 든 것이 가장 아쉽다고 했다. 10년이나 담배를 피운 탓에 담배를 끊기가 너무 어려워 침, 전자담배, 약 등 사용하지 않은 금연보조제가 없을 정도였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담배를 피지 않으면 머리가 무거워지는 느낌이 들고 기력도 떨어져 손에서 놓기가 어려웠다. 주변 친구들까지 “담배를 끊겠다고 말해놓고 1년이 지나도 아직 피고 있네.”라고 놀리지만 담배와 담을 쌓는 것은 밥을 먹지 않는 것만큼 어려운 일이었다. 심지어 흡연 욕구를 줄이기 위해 집에 있는 라이터와 담배에 물을 뿌려 쓰레기통에 버려도 1시간만 지나면 저절로 발길이 동네 담배가게로 향할 정도였다. 그는 “담배를 줄여서 금연에 도전해 보기도 하고 여자친구와 보건소에 가보기도 했지만 갖은 수를 다 써도 담배를 멀리하기가 어려웠다.”면서 “집에 ‘나의 목표는 금연’이라고 쓴 큰 액자까지 걸어놓았다. 내년에는 반드시 담배와 이별하는 데 성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백민경·정현용·이민영기자 white@seoul.co.kr
  • [객원칼럼] 돌아온 장고/김동률 KDI 연구위원

    [객원칼럼] 돌아온 장고/김동률 KDI 연구위원

    ‘돌아온 장고’(Django. 1966년 작)라는 서부영화가 있다. 스파게티/마카로니 웨스턴의 대표작이다. 마카로니 웨스턴이란 정통 서부극보다 더 잔혹하고, 또 천편일률적인 권선징악의 구도에서 벗어난 이태리풍의 서부영화 장르를 말한다. 프랑코 네로가 주연한 영화는 자신의 아내를 죽인 원수를 갚는다는 외로운 총잡이의 복수극을 그린 지극히 뻔한 얘기. 그러나 ‘돌아온’ 총잡이의 복수와 고난을 그렸기 때문에 당시 꽤 인기를 끌었다. TV 주말의 영화를 통해서도 자주 방영되어 볼 만한 사람들은 대부분 보았던 유명 서부극이다. 돌아온다는 것은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과는 개념이 다르다. 연평도 사태에서 보듯이 ‘돌아오지 않은 해병’과 돌아온 해병의 차이는 엄연하다. 돌아온다는 것은 하나의 실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터미네이터의 아널드 슈워제네거가 펄펄 끓는 용광로에 들어가며 근사한 목소리로 “I’ll be Back.”을, 맥아더 장군 역시 일본군에 패해 필리핀을 떠나며 “I shall Return.”을 내뱉지 않았던가. 모두가 돌아온다는 말에 매력을 느낀다. 그러나 돌아온다는 말을 하는 사람들의 운명이란 대부분 돌아오지 못할 운명. 그래서 “돌아온다.”는 말은 인간에게 묘한 느낌을 준다. 지난해 3월, 한 교사가 파면되었다. 서울 양천구에 위치한 양천고에서 19년간 국어를 가르쳐 온 교사다. 교사에게 파면은 가장 높은 수위의 징계다. 파면 조치는 교사에게는 사형선고와 같다고들 한다. 그는 무슨 이유로 파면까지 되었을까? 학교 측은 근거 없이 학교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는 등을 이유로 들고 있다. 해당 교사는 재직 중이던 2008년 “재단 측이 공사비를 부풀리고 운영위 회의록을 조작하는 등의 방법으로 공금 수십억원을 횡령했다.”고 폭로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하지만 감사를 벌인 서울시 교육청은 관련자에게 경고를 주는 데 그쳤고, 앙심을 품은 학교 측은 그를 파면했다. 교사는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호소해 복직 결정을 받았지만 재단은 또 다시 다른 이유를 들어 파면 조치한다. 거리로 내동이쳐진 그는 검찰과 시교육청 등 힘있는 기관에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세상은 철저히 외면했다. 해당 교사는 지난 6·2 지방선거에 시 교육위원에 당선되었고 드라마는 잘 짜여진 한편의 각본처럼 반전의 국면에 들어선다. 그동안 꿈쩍도 않던 검찰이 선거 직후 양천고에 대해 압수수색과 계좌추적을 벌여 5억 7000만원을 챙긴 재단이사장을 기소한다. 대한민국 검찰의 진면목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서울시 교육청의 대응은 더욱 극적이다. 특별 감사에 착수, 해당 교사를 파면시켰던 양천고 이사진 8명 전원에 대해 비리가 명백하다며 취임 승인을 취소하는 극약 처방을 내렸다. 이뿐만 아니다. 이 학교 전·현직 교장 7명을 모두 중징계하고 교육청 보조금 1억 8000만원도 환수하겠다고 선언했다. 불똥은 옆 학교까지 튀었다. 시교육청은 횡령 의혹이 있는 인근 진명여고에 대해 감사를 벌여 임원 5명의 취임 승인을 취소하고 전·현직 교장 2명을 중징계하라고 재단 측에 요구했다고 발표했다. 우리가 이번 사태에 대해 두 눈을 부릅뜨고 봐야 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돌아온 교사의 얘기는 어느 할리우드 영화보다도 더욱 드라마틱하다. 거리로 내동이쳐졌던 그는 천신만고 끝에 ‘돌아온 장고’가 되어 우리 앞에 나타났다. 그의 곤고하기 짝이 없었던 지난 1년간의 행로는 과연 대한민국이 진정 공정사회인가 하는 깊은 회의를 던져주고 있다. 모두가 살기 위해 살고 있는 것은 아닌가. 부끄럽고 허허한 마음으로 또 한해를 과거 속으로 보내며 고개를 떨군다. 잘 가라 2010! (서울신문 독자와 지난 2년간 만났다. 이제 이별할 때가 왔다. 떠나는 자가 한 말씀 드린다. “오랫동안 꿈을 꾼 자, 마침내 그 꿈의 주인공이 된다.” 평생을 사숙해온 앙드레 말로의 말이다. 새해에는 더욱 좋은 꿈을 꾸시기 바란다. 그 동안의 관심에 깊이 감사 드린다.)
  • ‘솔로 출격’ 제아, 파격뮤비 욕조신 공개 ‘음원 1위’

    ‘솔로 출격’ 제아, 파격뮤비 욕조신 공개 ‘음원 1위’

    솔로 활동에 나선 브아걸의 제아가 뮤직비디오에서 욕조신까지 소화하며 성숙한 여인으로서의 매력을 뽐냈다. 제아는 오늘(28일) 공개된 솔로 프로젝트곡 ‘니가 따끔거려서’ 뮤직비디오에서 5세 연하의 꽃미남 배우 이장우와 다정한 연인으로 등장해 알콩달콩한 커플 연기를 선보였다. 브아걸 활동 때의 독특하고 실험적인 모습 대신 성숙한 매력을 발산한 제아는 이장우와 다정하게 함께 책을 보는 장면을 비롯해 강도 높은 욕조신까지 소화해 냈다. 두 사람은 지난 19일 홍대 부근의 예쁜 카페 등지에서 촬영을 마쳤다. 개인적인 친분은 없지만 자연스러운 연기 호흡을 선보여 촬영이 원활히 진행됐다는 후문이다. 평소 브아걸의 팬이었다는 이장우는 노개런티로 이 뮤직비디오에 합류, 훈훈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한편 ‘니가 따끔거려서’는 최근 ‘우동’ 등의 곡으로 주목받고 있는 작곡가 minuki가 작사-작곡한 곡으로, 엠블랙의 지오가 피처링으로 참여했다. 이별 후 그리움을 가슴이 따끔거리는 아픔에 비유해 참신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제아는 28일 음원을 공개와 함께 멜론 등에서 1위를 차지, 나르샤-가인에 이어 성공적인 솔로 활동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사진 = 내가네트워크 서울신문NTN 최정주 기자 joojoo@seoulntn.com
  • 아시안컵 유럽파 차출 4팀 4색

    누가 뭐래도 한국 축구대표팀의 주축은 유럽파다. ‘캡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박지성, ‘부동의 스트라이커’ AS모나코의 박주영, ‘블루드래곤’ 볼턴의 이청용, ‘기차 듀오’ 셀틱의 차두리·기성용. 이들을 뺀 A매치는 상상하기 어렵다. 하지만 이 팀들도 이들을 아시안컵에 보낸 뒤 내년 1월 치러야 할 경기에 대한 걱정이 태산이다. 4팀 모두 국제축구연맹(FIFA)의 규정상 선수들을 보내야 한다. 상황이 답답하기는 마찬가지. 하지만 1개월여 동안 ‘이별에 대처하는 자세’는 제각각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선두인 맨유는 의외로 쿨하다. 기복이 심한 디미타르 베르바토프, 득점난에 허덕이는 웨인 루니, 부상으로 존재감마저 잊히는 안토니오 발렌시아 등 주전들의 난조 속에 박지성은 루이스 나니와 함께 ‘믿을 맨’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하지만 마지막 대표팀 차출이란 점 때문에 팀은 그를 마음 편하게 보내주기로 했다. 그를 대신할 ‘베테랑’ 라이언 긱스가 부상에서 돌아와서다. 선수층이 두터운 맨유의 일면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볼턴도 천천히 마음을 비워간다. 오언 코일 볼턴 감독은 지난 18일 선덜랜드전에서 올 시즌 처음 이청용을 뺐다. 대신 맷 테일러를 투입했다. 그가 없는 것에 대비한 ‘플랜 B’의 실험이었다. 결과는 0-1 패. 코일 감독은 27일까지 그를 보내줘야 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청용이 첼시전과 내년 1월 1일 리버풀전까지 뛰었으면 좋겠다.”고 미련을 드러냈다. 강등권으로 몰락하며 경질설이 나돌던 프랑스 AS모나코의 라 콩브 감독은 23일 소쇼전 후반 추가 시간 결승골을 터트린 박주영 덕에 연명에 성공했다. 그래서 박주영을 또 보내줘야 한다는 사실이 불안하다. 지난달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이어 두 번째다. 하지만 프랑스 리그에는 겨울 휴식기가 있다. 천만다행이다. AS모나코는 내년 1월 오세르(16일), 마르세유(30일) 두 경기밖에 없다. 의연한 이유다. 스코틀랜드 프리미어리그 2위 셀틱은 내년 1월 2일 팀의 선두 등극에 분수령이 될 라이벌 레인저스와의 올드펌 더비를 앞뒀다. 닐 레넌 셀틱 감독은 생떼 작전을 쓴다. 그는 “기성용과 차두리가 아시안컵으로 전력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하지만 둘은 팀에 매우 중요해 아시안컵에 참가하는 걸 원치 않는다.”고 했다. 하지만 안 보낼 수 없다. 규정상 차출되지 않아도 소속팀 경기에 나설 수 없다. 그나마 기성용의 공백을 메울 스콧 브라운이 돌아온 것에 만족해야 할 처지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카라 구하라, 하염없는 눈물 왜?

    카라 구하라, 하염없는 눈물 왜?

    걸그룹 카라 멤버 구하라가 종방의 아쉬움에 눈물을 흘렸다. 오는 24일 방송될 KBS2TV 예능프로그램 ‘청춘불패’ 녹화에서는 1년이 넘는 시간동안 G7으로 활약한 나르샤(브라운아이드걸스) 구하라(카라) 효민(티아라) 선화(시크릿) 주연 빅토리아(f(X)) 소리가 가슴속에 간직해 두었던 이야기를 꺼내며 가슴 찡한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이날 G7멤버들은 눈물을 보이지 않기 위해 내내 유쾌한 웃음으로 유치리 주민과 크리스마스 파티를 벌였지만 마지막 못 다한 이야기를 풀어 놓으며 끝내 눈물을 참지 못했다. 맏언니 나르샤는 그동안의 추억들이 너무 많아 참아지지 않는다며 나를 새롭게 태어나게 해준 프로그램이라 너무 아쉽다는 말로 거듭 서운함을 표했다. 특히 G7의 막내 구하라는 아쉬움 가득한 이별에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며 끝내 말을 잇지 못해 모두의 눈시울을 붉히게 했다. 또 첫 데뷔도 하기 전에 ‘청춘불패’로 먼저 얼굴을 알린 한선화는 “가진 것 없는 나에게 기회를 준 청춘불패라며 개인 적으로 많이 기댔던 곳”이라고 말해 가슴을 찡하게 했다. 이어 효민 역시 청춘불패로 맺은 소중한 인연에 감사를 표했고 뒤늦게 합류했던 주연, 소리, 빅토리아도 함께 나눈 시간 동안 많은 것을 배웠다고 이야기하며 아쉬움의 눈물을 보였다. 한편 이날 마지막 녹화에는 성대 수술로 잠시 활동을 접었던 김태우가 깜짝 등장해 G7멤버들과 반가운 재회를 했다. 사진 = KBS 서울신문NTN 오영경 기자 oh@seoulntn.com
  • 김국진, ‘이혼-김성민-신정환’ 이별의 아이콘 발언

    김국진, ‘이혼-김성민-신정환’ 이별의 아이콘 발언

    개그맨 김국진이 자신을 ‘이별의 아이콘’이라고 표현했다. 김국진은 지난 22일 방송된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에서 윤종신, 김구라, 김희철과 함께 얼마 남지 않은 2010년을 정리하는 인사를 건넸다. 이날 방송분에서 “2010년은 참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고 말문을 연 김국진은 “참 많이 떠나보냈습니다. 역시 전 이별의 아이콘일까요”라고 씁쓸한 소감을 전했다. 김국진의 발언은 ‘라디오 스타’에서 함께 호흡을 맞추다 원정도박 혐의로 퇴출된 신정환과 KBS 2TV ‘해피 선데이-남자의 자격’ 출연도중 마약혐의로 기소된 김성민을 연상시킨다. 특히 “이별의 아이콘이냐”는 김국진의 발언은 2004년 경의 이혼 경력과 맞물려 서글픈 상황을 빗대 표현한 것으로 추정된다. 방송직후 네티즌들은 “자학은 아니겠죠”, “내가 이래서 연예인이라는 직업이 부럽지 않다”, “만나고 헤어지며 사는 건 다 똑같지만 상황이…”, “심란하시겠다” 등 응원을 전했다. 사진 =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 화면 캡처 서울신문NTN 뉴스팀 ntn@seoulnt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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