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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결국 실패로 끝난 바른정당의 보수 개혁 실험

    바른정당 내 통합파 의원 9명이 어제 탈당을 선언하고 자유한국당으로 복당하기로 했다. 이들이 탈당하면 현재 국회의원 20명인 바른정당은 국회 교섭단체 지위(20석)를 상실해 국회 내 입지가 좁아질 수밖에 없다. 바른정당은 그동안 자강파와 통합파 등으로 나뉘어 시끄러웠다. 이제는 당내에 남은 인사들 간에도 입장이 서로 달라 당은 중심 없는 배처럼 흔들거리고 있다. 통합파 의원들이 밝힌 탈당 이유는 보수 대통합이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서는 보수세력이 갈등과 분열을 뛰어넘어,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하나가 돼야 한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의 안보, 경제 정책 등에 있어 다른 생각을 갖고 있는 보수 정치인으로서 보수 재건을 위해 통합에 나서겠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할 바 아니다. 하지만 한국당은 과거 새누리당에서 당명이 바뀐 것과 박근혜 전 대통령을 제명한 것 말고는 달라진 것이 없다. 당의 체질 개선이 이뤄진 것도 아니고, 그들이 비판했던 친박 세력도 여전히 건재해 있다. 그런데도 다시 복당하겠다는 것은 결국 내년 지방선거와 2020년 총선을 앞둔 정치적 계산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들의 탈당이 ‘명분도 원칙도 없는 이합집산’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운 이유다. 바른정당의 분열된 모습은 한국 정치에서 지역적 기반이나 정치적 가치·이념 등에 동조하는 세력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정당은 한순간 무너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런 면에서 바른정당은 태생적 한계를 갖고 출발했다. 그럼에도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 개혁 보수를 내걸고 새누리당을 뛰쳐나와 1월 바른정당을 창당했을 때 수구 보수를 대체할 세력으로 기대를 모았던 게 사실이다. ‘박근혜 사당(私黨)’이 돼 버린 새누리당에는 진정한 보수의 길을 제시하며 국민에게 희망을 줄 수도, 그럴 능력도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선에서 유승민 후보가 기대에 못 미치는 지지율을 보이고, 그 이후 자강파· 통합파로 당이 쪼개지면서 당의 분열은 어느 정도 예상됐다. 지역적 기반은 없어도 보수 집권 9년간의 실패를 거울 삼아 새로운 보수 이념과 정책으로 국민을 설득하고 지지를 호소할 수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바른정당이 한국당과 ‘보수 적자’ 경쟁을 통해 낡은 보수와 이별하고 건강한 보수를 세우길 기대했지만 지금 10개월간의 성적표는 초라하기 그지없다. 국회의원 31명으로 출발해 지금은 11명만 남았다. 이마저도 끝까지 남아 있을 것 같지 않다.
  • 뜨겁던 입맞춤… 뼈아픈 이별

    뜨겁던 입맞춤… 뼈아픈 이별

    ‘개혁보수’라는 기치 아래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을 떠나 ‘풍찬노숙’을 함께해 온 김무성·유승민 의원이 1년도 안 돼 결국 결별을 택했다.불과 2년 전 비박(박근혜)의 싹을 틔우며 당 지도부로 의기투합했던 두 사람은 그간 극한 갈등과 화합을 반복하며 긴장의 공생 관계를 유지해 왔다. 김 의원과 유 의원의 인연은 2000년도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0년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 체제에서 원내수석부총무와 여의도연구소장으로 호흡을 맞췄던 이들은 2002년 대선 캠프에서도 함께했다. 김 의원은 이회창 캠프에서 미디어대책본부장을 맡으며 미디어 관련 업무를 총괄했다. 유 의원도 정치특보를 지내며 연설과 정책 업무를 도맡아 ‘이회창 대통령 만들기’에 힘을 보탰다.2005년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 체제에서 김 의원은 사무총장, 유 의원은 비서실장을 각각 지냈다. 김 의원은 당의 살림살이를 총괄했고 유 의원은 박 대표의 일거수일투족을 관리하며 연을 이어 갔다.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도 김 의원과 유 의원은 각각 박근혜 캠프의 조직총괄부장과 정책메시지총괄단장을 맡았다. 이후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관계가 소원해진 이들은 2015년 2월 새누리당 대표와 원내대표로 만나 ‘비박 지도부’로 함께 손발을 맞춘다. 이들의 관계는 2015년 청와대의 ‘유승민 찍어 내기’에 김 의원이 청와대의 손을 들며 금이 가기 시작했다. 당시 국회법 개정안에 박 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며 유 의원과 충돌했다. 박 전 대통령은 유 의원을 향해 ‘배신의 정치’라는 표현까지 사용했다. 김 의원은 의원총회를 소집하고 유 의원에게 원내대표 자진 사퇴를 권고했다. 하지만 2016년 새누리당 공천 파동과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이후 친박과 완전한 결별을 선언하며 다시 의기투합한다. 지난 1월 이들은 ‘새로운 보수’를 표방하며 둥지를 버리고 바른정당을 창당했다. 그러나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5% 안팎에 머무른 낮은 지지율로 당의 진로를 두고 마찰을 빚어 왔다. 대선 이후 김 의원을 필두로 한 통합파 의원은 자유한국당과의 통합을 주장했던 반면 유 의원은 줄곧 자강론을 내세우며 지속적으로 갈등을 빚어 왔다. 유 의원은 6일 바른정당 내 ‘통합파’를 이끌고 탈당 선언을 한 김 의원에게 “지난해 같이 탈당할 때 저는 끝까지 새누리당에 남아 개혁을 해 보려고 했고 지금 탈당하신 분들은 제일 먼저 탈당을 했다”면서 “우리가 추구하는 개혁보수의 길이라는 초심을 지키지 못해 대단히 안타깝고 서운하다”고 말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1박2일‘ 정준영, 故 김주혁에 영상편지 “빨리 형한테 가고 싶어요” 오열

    ‘1박2일‘ 정준영, 故 김주혁에 영상편지 “빨리 형한테 가고 싶어요” 오열

    ‘1박2일’ 멤버들이 故 김주혁에게 마지막 영상편지를 건넸다. 김주혁의 ‘1박2일’을 향한 마지막 인사도 공개됐다.5일 방송된 KBS2TV ‘1박2일’은 지난달 30일 교통사고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김주혁을 기리는 ‘故 김주혁을 기억하며’ 특집이 전파를 탔다. 김주혁은 2013년 12월 1일 ‘1박 2일’ 시즌3 시작과 함께 합류해 김종민 김준호 차태현 데프콘 정준영과 멤버로 활약했다. 그러나 본업에 집중하겠다는 뜻에 따라 2015년 12월 6일 하차했다. 이날 ‘1박2일’은 김주혁과 멤버들의 첫 만남부터 이별 여행까지 조명했다. ‘1박2일’은 김주혁을 ‘따뜻한 사람’, ‘좋은 사람’으로 기억했다. 방송 말미 멤버들이 故 김주혁에게 보내는 영상편지가 전파를 탔다. 데프콘과 김종민은 카메라 앞에서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눈물만 보였다. 김준호는 한참을 울다가 “우린 영원히 잊지 않을 거예요. 우리 구탱이 형. 정말 좋은 곳에 가셔서 편히 쉬십시오”라고 말하며 눈물을 쏟았다. 김주혁의 사고 당시부터 발인까지 SBS ‘정글의 법칙’ 촬영 차 해외에 있어 마지막을 지키지 못했던 정준영은 황망한 얼굴로 카메라 앞에 앉았다. 정준영은 “형은 항상 저희에게 너무 멋있는 형이었고 그 누구보다도 소중한 형이었다”며 “제가 안 좋은 일로 잠깐 쉬고 있을때 한국 오자마자 형들한테 연락했었다. 주혁 형이 나 힘들까봐 나 오자마자 바로 모였다. 나 힘들까봐 형이 나 보러 와줬었다”고 말하며 오열했다. 이어 “나는 형 옆에 갈수도 없는 게 너무 미안하다. 빨리 형한테 가고 싶다”고 말했다. 차태현은 밝은 얼굴로 카메라 앞에 섰다. 그는 “형님. 아이 뭐랄까. 왠지 이 장소는 형에게 꼭 한번 보여주고 싶어서 제가 왔다. 형의 마지막 방송 때 형과 추억이 있는 장소에 가는 셀프 카메라를 했을 때, 형이 이곳을 얘기했었다. 누군가는 여기에 오지 않았을까 생각을 하셨던 거 같다”며 명동성당을 공개했다. 앞서 방송에서 김주혁은 아버지인 故 김무생과 어머니가 연애 시절 명동성당 앞에서 찍은 사진을 보고 하염 없이 눈물을 흘린 바 있다. 차태현은 “형과 부모님이 합성으로나마 함께 있었던 곳”이라며 “이곳을 꼭 보여주고 싶었다. 그곳에선 더 잘 보일수도 있겠지만 다시 한번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사고 2주 전 ‘1박2일’로 보낸 김주혁의 마지막 모습이 공개됐다. 김주혁은 “1박2일 10주년. 시청자 입장에서 너무 존경스럽고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멤버들이 더 열심히 해서 ‘1박2일’이라는 프로그램이 끝나지 않길 바란다. 늘 그립습니다. 멤버들 항상 파이팅”이라며 웃었다. 한편 김주혁은 지난달 30일 차량이 전복되는 교통사고로 유명을 달리했다. 2일 발인이 거행됐고 충남 서산시 대산읍에 위치한 가족 납골묘에 안치됐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이승기 ‘화유기’ 출연 확정, 드라마로 첫 복귀 “주인공 손오공 역”

    이승기 ‘화유기’ 출연 확정, 드라마로 첫 복귀 “주인공 손오공 역”

    배우 이승기가 ‘화유기’ 출연을 확정했다. 4일 tvN 새 토일드라마 ‘화유기’(홍정은 홍미란 극본, 박홍균 연출) 측은 “배우 이승기가 주인공 손오공 역으로 출연을 확정지었다”고 밝혔다. ‘화유기’는 고대소설 서유기를 모티브로 퇴폐적 악동요괴 손오공(이승기)과 고상한 젠틀요괴 우마왕(차승원)이 어두운 세상에서 빛을 찾아가는 여정을 그린 절대 낭만 퇴마극. 이승기가 맡은 손오공은 화려한 스타일과 독보적 오만함으로 치명적인 매력을 발산하는 인물이다. 옥황상제와 맞짱도 불사하는 퇴폐적 악동인 손오공은 뛰어난 요력과 무술로 제천대성이란 칭호까지 받았으나 큰 죄를 짓고 요력을 봉인 당한 채 인간세계로 쫓겨나 살고 있다. 흰소요괴 우마왕과 삼장 진선미(오연서)와 기묘한 악연을 맺게 되면서 세상을 어지럽히는 악귀를 소탕하는 험난하고 특별한 여정을 밟게 된다. 이와 관련해 ‘화유기’ 제작진은 “손오공 캐릭터를 준비하며 배우 이승기를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었을 만큼 공을 들인 캐스팅이었다. 이승기가 군 제대 후 첫 작품으로 ‘화유기’를 선택해 제작진도 무척 영광이다”라며 “지금껏 보지 못한 배우 이승기의 모습을 손오공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 기대가 크다. 최고의 배우들이 모인 만큼 최고의 드라마를 선보이겠다”며 특별한 각오를 전했다. 한편 ‘화유기’는 ‘선덕여왕’, ‘최고의 사랑’ 등을 연출한 박홍균 PD가 연출하고, ‘쾌걸춘향’, ‘미남이시네요’, ‘최고의 사랑’, ‘주군의 태양’을 집필하며 스타작가로 사랑 받고 있는 홍자매가 극본을 맡았다. ‘변혁의 사랑’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후속으로 오는 12월 23일 첫 방송될 예정이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더패키지’ 정용화♥이연희 운명적 로맨스..멜로+힐링 “종합패키지”

    ‘더패키지’ 정용화♥이연희 운명적 로맨스..멜로+힐링 “종합패키지”

    ‘더패키지’의 프랑스 여행에는 멜로와 힐링, 그리고 공감까지 모두 담겨있다. 말 그대로 종합패키지 여행드라마인 것. 지난 3일 방송된 JTBC 금토드라마 ‘더패키지’(극본 천성일, 연출 전창근, 김진원, 제작 드라마하우스, JYP픽쳐스) 7회에서 몽생미셸을 떠난 여행자들이 생말로와 옹플뢰르에 도착했다. 어느덧 중반부로 들어선 8박 10일 프랑스 패키지여행은 멜로, 힐링, 공감 요소까지 모두 잡았다. “이런 여행이라면 당장이라도 떠나고 싶다”, “특히 생말로 여행은 보는 내내 미소가 멈추지 않았다”는 시청자들의 열띤 반응도 쏟아지고 있다. ‘더패키지’의 프랑스 여행이 더 특별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윤소소(이연희)와 산마루(정용화)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면서 설레는 로맨스에 더욱 불이 붙었다. 소소와 마루는 “천사의 발밑에서 영원한 사랑을 만난다”는 운명처럼 몽생미셸 수도원 대천사 미카엘 동상에서 만났고, 연인의 섬이라고 불리는 통블렌 섬에서 밤을 함께 보내며 키스를 나눴다. 여기에 소소에게 신발을 선물하며 “이럴 때는 시인이고 싶다. 가장 아름다운 말로 밤을 약속받고 싶다”는 마루의 내레이션이 두 사람이 옹플뢰르에서 함께 보낼 깊은 밤을 짐작케 했다. 프랑스에서 사랑에 상처받은 소소와 사랑에 배신당하고 프랑스로 떠나온 마루. 가이드와 손님으로 우연히 만난 두 사람은 프랑스에서 다시 새로운 사랑을 시작했다. 유럽의 한파 속에서 눈물 빼고 모든 것이 얼어붙었던 소소는 “사랑이 시작되는 온도, 36.5도”의 체온을 가진 마루를 만났다. 그리고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라는 마루의 앞에는 자신이 걷고 있는 삶의 방향을 유일하게 옳다고 말해주는 소소가 나타났다. 한사람의 따뜻한 체온이 필요했던 소소와 자신이 걷는 방향으로 함께 걸을 사람이 필요했던 마루의 로맨스가 운명적으로 느껴지는 이유다. 또한, 낯선 여행지에서는 종종 다툼이 일어난다. 그리고 닫혀있던 마음도 쉽게 풀리곤 한다. 김경재(최우식)와 한소란(하시은)은 오랜 연애의 끝자락에 이별선언까지 갔지만, 그로 인해 7년간 사귀면서도 몰랐던 마음을 알게 됐다. “뭐든 ‘나중에’라고 말하는 거 다신 안 그럴게. 지금 나는 너무 못나서 할 수 있는 게 없어. 그래도 나중에는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으니까 그렇게 얘기했던 거”라고 소란에게 솔직한 마음을 밝힌 경재. 일이 잘 풀리지 않자 불안해졌고, 그로 인해 현재의 사랑에도 집중하지 못했던 경재의 진솔한 마음이 느껴지자 소란의 화도 풀렸다. 경재와 갑수(정규수)도 신경전을 벌였지만, 그리 길게 가지는 않았다. “수원화성 가봤어?”라며 먼저 말을 건네는 갑수에게 사과를 한 경재. 이에 갑수는 “나중에 우리 가게 한번 와. 내가 술 한 잔 거하게 낼 테니까”라며 분위기를 훈훈하게 이끌었다. 남자들이 화해를 하는 동안 소란과 한복자(이지현)의 사이도 더욱 가까워졌다. 복자의 사진을 찍어주고, 소란의 고민을 들어주며 친밀해진 것. 소소와 마루의 비밀을 알게 되면서 공통분모까지 생긴 소란과 복자가 함께 있는 모습을 보면 괜스레 흐뭇한 미소가 지어진다. 낯선 여행지에서 만난 남녀가 연인으로 발전하고, 함께 여행 중인 일행들과 새로운 인연을 맺는다. 패키지여행을 떠나본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관계와 이야기를 통해 보고만 있어도 여행이 선사하는 힐링이 느껴지는 ‘더패키지’, 오늘(4일) 밤 11시 JTBC 제8회 방송. 사진=드라마하우스, JYP픽쳐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이경주 기자의 이별찬가] 소파가 없어졌다

    [이경주 기자의 이별찬가] 소파가 없어졌다

    2013년 어느 날 소파가 없어졌다. 아내의 제안에 동의했던 일이지만 멍하니 TV를 바라보며 누울 곳이 사라졌다. 비디오 게임기도 퇴출됐다. 축구 게임이 유일한 취미나 다름없었는데,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결정됐다. 꽤 많던 휴지통도 재활용품 수거함을 포함해 단 2개만 남았다. 마트 쇼핑을 줄이기로 했고, 승용차도 없애기로 했다. 밤늦게 퇴근해 멍하니 TV를 바라보다 잠이 들고 다시 회사로 향하는 쳇바퀴 같은 수동적 삶이 허무하던 차였다. 뭔가 삶을 단순하게 만들고 싶었다.주위 환경을 다소 불편하게 만들면 한 번이라도 몸을 더 움직이지 않을까 싶었다. 당시 행동경제학자 리처드 세일러 시카고대 경제학과 교수의 저서 ‘넛지’를 읽으며, 환경을 재설계하면 똑똑한 선택을 유도할 수 있다는 것에 동의했다. 지난 9일 그가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에 선정됐다는 소식은 개인적으로 4년 전의 시도를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우선 저녁 식사 시간에 TV를 틀어 놓던 습관이 사라지니 가족 간의 대화가 크게 늘었다. 늦은 밤 TV 시청이 줄면서 야식도 끊었다. 상쾌한 아침을 맞는 날이 늘었다. 축구 게임이 아니라 아이와 축구공을 차는 일이 많아졌다. 마트 쇼핑은 분기에 1~2회 줄었고, 인스턴트식품보다 신선식품으로 요리하는 경우가 늘었다. 집안 동선이 불편하니 몸을 좀더 움직이고, 차가 없으니 걷는 습관도 생겼다. 건강에 도움이 됐을 것이다. 우린 이런 작은 변화를 ‘자발적 불편’이라 불렀다. 편리함이 풍요로운 삶을 만드는 건 ‘어느 정도까지만’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골목시장에서 자연 식재료에 눈을 떴고, 솜씨 없는 음식도 가족과 함께 만드니 먹을 만했다. 가끔은 시외 나들이를 나갔다가 꽉 막힌 도로를 보고 대중교통에 올라탄 게 복권을 맞은 것 같은 기쁨을 주기도 했다. 반면 도시의 바쁜 삶에서 완전히 도망칠 순 없으니 편리함과의 타협도 필요했다. 1년 만에 승용차를 다시 장만했다. 생활이나 업무에서 갑작스럽게 움직여야 하는 상황도 발생했고, 게으름이 일부 도진 부분도 있었다. 완벽한 변화를 강제하거나 높은 수준의 변화를 한 번에 갈구하면 상대적으로 현실 적응력과 지속 가능성이 떨어질 것 같기도 했다. 조금이나마 삶이 풍요로워졌다면 그걸로 족하거나 후일을 도모하면 될 일이다. 따라서 자발적 불편은 누구든 실행할 수 있으며, 이미 많은 이들이 참여하고 있다. 장바구니는 필수품이 됐다. 물을 아끼기 위해 양치컵을 쓰거나 과일 씻은 물로 초벌 설거지를 한다는 얘기도 쉽게 듣는다. 건강을 위해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걷고, 사무실에서 종이컵 대신 머그컵을 씻어 쓰는 경우도 많다. 자전거 출퇴근족도 늘었다. 사회적기업의 물품을 찾아 구매하는 경우도 증가하고 있다. 곳곳에 작고 평범한 혁명가들이 숨어 있으니, 자신의 작은 변화를 주변에 알려 보면 어떨까. 작은 변화가 모여 건조한 도시의 삶 전반에 큰 변화로 나타날지 모른다. 거대한 성장만능주의를 배격한 경제학자 에른스트 슈마허도 인간 자신을 위한 작은 변화를 강조하며 이렇게 말했다. ‘작은 것이 아름답다.’
  • 이별 아픔에 속세 인연 끊고 숲으로 간 여인…SNS 스타 돼

    이별 아픔에 속세 인연 끊고 숲으로 간 여인…SNS 스타 돼

    최근 중국에서는 사랑했던 남자와 이별한 뒤 숲속에 동화 같은 집을 짓고 ‘홀로서기’를 통해 진정한 행복을 찾은 여성의 이야기가 화제다. 텐센트의 치어하오(企鹅号) 등 현지 언론은 ‘중국의 신데렐라’ 왕쉐칭(王雪卿)의 사연을 최근 소개했다. 17살의 어린 나이에 직업 전선에 뛰어든 그녀는 타지에서 공장 일을 하며 세상의 부조리를 일찌감치 경험했다. 강직한 성품에 경영진의 부당한 행위를 마주할 때마다 언쟁을 벌이기 일쑤였다. 그런 때면 늘 깊은 산 속 고요한 자연이 그리웠다. 그러던 2년 전 어느 날 그녀는 우연히 기차 안에서 한 남성을 알게 됐다. 명문대생의 재기 넘치는 남성에게 푹 빠진 그녀는 영원한 사랑을 꿈꿨다. 하지만 현실은 잔인했다. 그의 부모는 학력이 낮은 그녀와의 교제를 결사반대했다. 마음에 깊은 상처를 입은 그녀는 부조리한 세상에 염증을 느꼈다. 그때 다시 떠오른 것은 산속 자연이 가져다주는 고요한 위로였다. 마침내 그녀는 취안저우(泉州) 뤄장구(洛江区)의 깊은 산 속으로 들어가 낡은 가옥 하나를 빌렸다. 20년간 아무도 살지 않은 집은 천장에 구멍이 생겨 빗물도 막을 수 없었다. 그녀는 전 재산 1만 위안(약 170만 원)을 털어 벽돌과 모래를 사들여 직접 집을 수리했다. 집을 지어본 경험이 없어 숱한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고, 드디어 꿈에 그리던 동화 같은 집을 완성했다. 워낙 깊은 산 속이라 인적도 드물고, 상점도 없었다. 그녀는 자급자족으로 음식을 해결하고, 홀로 사진 촬영 기술을 익혔다. 틈만 나면 고전문학을 읽는 즐거움에 빠져들었다. 스스로 익힌 촬영 기술로 자신의 사진을 찍어 인터넷에 올리기도 했다. 그때부터였다. 네티즌들은 그녀를 ‘숲속의 신데렐라’라고 부르며, 그녀의 삶에 주목했다. 독특한 그녀의 삶의 방식은 인터넷을 통해 빠르게 알려졌다. 한 프랑스인은 그녀의 삶에 감명받아 비행기를 타고 직접 그녀의 집을 방문하기도 했다. 주변 이웃은 물론 전국 각 지의 수많은 사람이 그녀의 집을 찾았다. 그녀를 모델로 그림을 그리거나, 사진을 찍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녀와 차를 마시고, 음식을 나누며, 사진을 찍고, 그녀가 손수 만든 장식품들을 구매했다. 외로웠던 그녀의 삶은 어느새 다채로운 빛깔로 채색되어 갔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무슨 죄를 짓고, 숲속에 숨어 사는 것 아니냐?”면서 의심의 눈길을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그녀는 “상관없다. 나는 나의 삶에 만족하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하루를 산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또한 “사랑을 잃었지만, 그로 인해 지금의 삶을 선택할 수 있는 용기를 얻었다. 나는 이곳에서 자유롭게 평생을 살아갈 것”이라고 전했다. (사진=치어하오) 이종실 상하이(중국)통신원 jongsil74@naver.com
  • 셀레나 고메즈, 저스틴 비버와 브런치 데이트 ‘전 남친은?’

    셀레나 고메즈, 저스틴 비버와 브런치 데이트 ‘전 남친은?’

    팝가수 겸 배우 셀레나 고메즈와 뮤지션 위켄드가 열애 10개월 만에 결별했다.지난 30일(현지시간) 외신은 “두 사람 사이에 굴곡이 생겼고 결국 회복하지 못했다”고 두 사람의 측근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앞서 하루 전날인 29일 셀레나 고메즈는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연인 관계였던 저스틴 비버와 로스앤젤레스의 한 카페에서 포착돼 화제를 모았다. 보도에 따르면 두 사람은 이날 아침 캘리포니아 주에 위치한 한 빌리지 카페에서 만남을 가졌다. 두 사람은 최근 한 차례 관심을 받은 바 있다. 고메즈가 친구들과 함께 자신의 집에서 파티를 열었는데, 그 자리에 비버가 참석했기 때문. 그래서 2011년부터 교제와 이별 그리고 재결합을 반복해온 두 사람의 관계가 또다시 긍정 신호를 보이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셀레나 고메즈 측 관계자는 “저스틴 비버가 셀레나 고메즈와 좋은 친구가 되고 싶어 한다. 적어도 지금은 우정이다”며 재결합설을 일축했다. 사진 = TOPIC / SPLASH NEWS 연예팀 seoulen@seoul.co.kr
  • ‘황금빛 내 인생’ 박시후♥신혜선, 남매→연인? ‘애틋 키스 엔딩’

    ‘황금빛 내 인생’ 박시후♥신혜선, 남매→연인? ‘애틋 키스 엔딩’

    ‘황금빛 내 인생’ 박시후와 신혜선이 슬픔과 설렘의 키스를 나누며 역대급 키스 엔딩을 완성했다.29일 방송된 KBS 2TV 주말드라마 ‘황금빛 내 인생’(연출 김형석, 극본 소현경)에서는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최도경(박시후 분), 서지안(신혜선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서지안의 눈물 겨운 노력으로 해성 어패럴 창립 40주년 기념 이벤트가 성황리에 종료됐다. 포상으로 두둑한 회식비를 받은 마케팅팀은 그 동안의 고생을 잊으려는 듯 연거푸 술을 들이켰다. 회식이 끝나고 모두 해산한 뒤, 최도경은 서지안을 직접 바래다주려고 했다. 최도경은 술에 취해 주저앉아 있는 서지안에 “일어나. 데려다 줄게”라며 챙겼지만, 그는 “아닙니다 저 신경 안 쓰셔도 됩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최도경은 답답한 마음에 “오늘 큰 공 세운 직원 챙기는 거야. 너라서가 아니라”고 말했고, 이에 서지안은 “제가 오늘 큰 공 세우기는 했죠 부사장님”라며 웃었다. 이어 “저 오늘 공 세운 거 부사장님 어머니, 아버지한테 얘기해 줄 거예요?”라며 애잔함을 풍겼고, 최도경은 그러겠다고 약속했다. 서지안은 “그럼 내가 오늘 염색천 가지러 간 거 고생한 얘기도 꼭 해주세요. 대표님이랑 부회장님한테”라며 말을 이어나갔다. 그런 모습을 보며 최도경은 “그래 할게. 오늘 너 정말 잘했다고 너무 고생 많았다고. 오늘만 아니라 오늘까지 너무 잘했고 정말 고생 많았어 서지안”이라며 이벤트뿐만이 아니라 힘겹게 살아온 그의 인생을 격려했다. 서지안은 “정말요? 맞아요. 오늘 나 진짜 잘했어요”라며 기뻐했고 최도경은 말없이 머리를 쓰다듬어 줬다. 서지안은 “지금은 진짜 오빠 같다. 오빠였을 땐 참 좋았는데 이제 닷새 뒤면 끝이네요?”라며 이별을 언급했다. 이벤트도 마무리 됐기 때문에 이제는 자신이 진짜 딸이 아니라는 사실을 밝힐 때가 다가온 것. 서지안은 “그날은 인사 못할 거 같으니까 지금 할게요. 미안했어요 고마웠어요. 잘 지내세요”라며 눈물을 쏟아냈다. 최도경은 “우리 다시는 보지 말자. 다시는”이라며 눈시울을 붉히더니 그에게 다가가 입맞춤을 했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이날 방송된 ‘황금빛 내 인생’ 시청률은 전국 기준 34.5%를 기록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길섶에서] 잊는다는 것/손성진 논설주간

    우리는 매일 기억을 저장하고 한편으로는 기억을 버린다. 기억을 버린다는 것은 잊는 것이다. 망각이다. 그리고 잊지 않는 힘, 즉 기억력은 조금씩 약해진다. 저장하는 기억보다 버리는 기억이 더 많아진다. 세상에서 제일 슬픈 것은 잊는 것이다. 이별보다 슬픈 것은 잊는 것이다. 나 자신이건 타인이건 오래도록 기억되길 우리는 원한다. “꽃이/ 지는 건 쉬워도/ 잊는 건 한참이더군/ 영영 한참이더군”(최영미, ‘선운사에서’) 잊지 않는 힘이 점점 약해지는 나는 슬프다. 잊는 것보다 잊는 내가 더 슬프다. 슬프다기보다 서글프다. 내 궤적을 필름으로 몽땅 담는다면 얼마나 될까. 계산상으로 대략 평생이 700TB 정도 된다. 겨우(?) 그 정도인데 쇠약한 내 머리는 벌써 힘을 잃어 가고 있다. 다 돌지도 않은 필름을 되돌려 본다. 인생극화를 돌린다. 돌아가는데 중간중간 끊겨 있다. 어느 때는 내가 주인공이기도 하고 관객이기도 하다. 나는 활짝 웃다가도 어느 순간 슬프고 화가 나 있다. 필름이 다 돈 지금 나는 더 슬프고 화가 나 있다. 아무리 해도 복구할 수 없는 끊긴 필름 때문이다. sonsj@seoul.co.kr
  • 강남, 유이와 공개 연애→결별에 “상대방에게 미안한 마음”

    강남, 유이와 공개 연애→결별에 “상대방에게 미안한 마음”

    가수 강남이 bnt와 진행한 화보 및 인터뷰가 공개됐다.27일 공개된 인터뷰에서 강남은 예능을 통해 다양한 모습을 보여줬던 것에 대해 “MBC 예능 ‘나 혼자 산다’ 출연 당시 대본 없이 촬영했다”며 “원래 카메라는 신경도 안 쓰는 편이고 어떤 촬영을 하던지 꾸미지 않고 자연스러운 예능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방송을 해오면서 내 모습이 과했는지 대중에게 실망을 끼쳐드린 것 같아 다시 한 번 죄송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 항상 행복한 웃음을 드리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다”며 최근 불거진 ‘막말 논란’에 대해 진심 어린 사과를 전했다. 더불어 얼마 전 이별의 아픔을 겪었던 그는 “서로 드라마 때문에 바쁘기도 했고 아무래도 공개연애이다 보니 부담스러워서 헤어진 것”이라며 “나는 개인적으로 여자 친구가 있어도 숨기는 스타일이 아니고 들켜도 상관없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상대방을 생각해보면 힘들겠더라. 미안한 마음이다”며 안타까운 심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SBS 예능 ‘정글의 법칙 in 신들의 전쟁’에 대한 소감도 밝혔다. “이번에 병만이 형 없이 촬영을 했는데 족장 없는 정글은 힘들더라(웃음). 리더가 없으니깐 중심이 잡히지가 않았고 의견이 분분해지는 경우가 많았다. 집을 짓는데 원래 1시간30분 정도면 짓는데 5시간이나 걸리더라”며 개그맨 김병만의 빈자리를 아쉬워했다. 그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편과 힘들었던 편을 묻자 “예전에 동티모르라는 곳을 갔는데 여태 갔던 분들 중에서 가장 친하게 지내고 있다. 가장 힘든 편은 와일드 뉴질랜드. 죽을 정도로 힘들었고 기억하기 싫은 곳이다(웃음). 비오고 춥고 생각하기도 싫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유독 다른 프로그램에 비해 잘 맞는 것 같다는 질문을 하자 “아닌 것 같다(웃음). 원래는 고정출연이다. 병만이 형이 함께 해보자고 해서 시작을 하게 된 것이다. 솔직히 가기 전에는 힘드니까 ‘또 가는 구나’ 하는 느낌이 있는데 여행이 끝났을 때는 그 특유의 행복감이 있다. 특히 사소하지만 비행기 기내식으로 라면을 먹을 때 정말 행복하더라”며 프로그램에 대한 애정을 보였다. 아버지가 일본인, 어머니가 한국인인 강남에게 결혼 상대의 국적을 묻자 “어떤 국적이든 관계없이 이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바로 결혼할 생각이다”며 확고하게 답변했다. MBC에브리원 ‘로맨스의 아키타’를 통해 가수 키썸과 호흡을 맞추며 눈길을 끌었던 그는 “내가 방송을 하면 거의 다 친해지고 연락하는데 유일하게 안 친해진 친구가 키썸이다. 이유는 나도 모르겠지만”이라며 궁금증을 자아냈다. 검정색 헤어보다 노란색 헤어를 선호하는 강남에게 그 이유를 물었다. “예전에 검정색으로 염색을 했었는데 사람들이 알아보지 못하더라(웃음). 그리고 나에게 좋은 기운들이 빠져나가는 느낌이다”며 이유를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여자와 둘이 있을 때는 진지해진다던 그는 “내가 사람들에게 말을 걸면 웃어주는 모습들이 정말 좋다. 그런데 여자와 둘이 있을 때는 어색하기도 하고 재미있게 하지 못하겠더라. 친한 여자 사람 친구면 상관이 없지만 안 친한데 둘이 있으면 약간 진지해지는 면이 있긴 하다”고 말했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에픽하이 음원차트 1위, ‘노땡큐’ 송민호 논란에도 “뜻밖의 결과”

    에픽하이 음원차트 1위, ‘노땡큐’ 송민호 논란에도 “뜻밖의 결과”

    그룹 에픽하이가 음원차트 1위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에픽하이의 정규 9집 ‘WE’VE DONE SOMETHING WONDERFUL‘의 발매 기념 인터뷰가 24일 오전 서울 서교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됐다. 이날 에픽하이 타이블로는 “사실 기대를 전혀 안했다. 우리끼리는 ’차트 성적을 신경 쓰지 말자‘, ’앨범이 나오면 전화기를 꺼두자‘ 라는 이야기를 했는데 뜻밖에 좋은 결과가 나와 감사하다. 큰 축복이라고 생각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23일 공개된 9집 ’WE‘VE DONE SOMETHING WONDERFUL’의 더블 타이틀곡인 ‘연애소설’ ‘빈차’는 공개 직후 멜론·네이버·지니·벅스·소리바다·올레·엠넷 등 주요차트에서 1·2위를 석권했다. ‘연애소설은’ 이별 후 지우고 싶은 기억들, 잊지 못하는 추억들 때문에 마음 아파하는 분들을 위한 곡이다. 함께 호흡을 맞춘 아이유만의 청아하면서도 슬픔 어린 감성이 곡의 분위기를 극대화시켰다. ‘빈차’는 이루지 못한, 이루지 못할 것 같은 꿈 때문에 가슴 아파하는 사람들을 위한 노래다. 집에 가야하고, 갈 길이 너무 먼데 택시가 안 잡히는 순간의 감정을 표현했다.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의 출퇴근길에 듣기 좋은 곡이다. 또 오혁의 호소력 짙은 보컬은 깊어가는 가을밤 분위기와 완벽 조화를 이룬다. 더블 타이틀곡 ‘빈차’ ‘연애소설’ 외에도 ‘난 사람이 제일 무서워’, ‘노땡큐’, ‘HERE COME THE REGRETS’, ‘상실의 순기능’, ‘BLEED’, ‘TAPE 2002年 7月 28日’, ‘어른 즈음에’, ‘개화(開花)’, ‘문배동 단골집’ 등 총 11개의 수록곡 속 에픽하이가 전하는 공감, 위로, 힐링 메시지가 돋보인다. 그러나 위너 송민호, 래퍼 사이먼 도미닉, 더콰이엇 등이 피처링으로 참여한 ‘노땡큐’는 여혐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송민호의 ‘Motherfu****만 써도 이젠 혐이라 하는 시대, sh**’이라는 가사가 논란이 됐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19만여 영화제 주인, 희망을 전하다

    19만여 영화제 주인, 희망을 전하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과거의 그림자와 미래의 희망이 교차한 해로 요약된다. 영화제 위상을 추락시킨 장본인으로 지목된 서병수 부산시장이 개막식에 얼굴을 비치며 빈축을 샀다. 앞서 김지석 수석프로그래머가 해외 출장 중 타계하고, 김동호 이사장과 강수연 집행위원장이 내부 불화 끝에 동반퇴진을 예고해 그렇지 않아도 무거웠던 분위기를 더욱 가라앉혔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 영화제를 방문, 분위기 반전을 일궜다.22일 부산국제영화제는 전날 열흘 일정을 마무리하고 폐막한 영화제에 19만 2991명의 관객이 찾아왔다고 밝혔다. 지난해 각종 악재 속에 16만 5149명으로 관객 수가 급감한 것에 견주면 17%가량 증가해 어느 정도 규모를 회복한 셈이다. 아시아필름마켓에는 전년 대비 200여명 늘어난 45개국 1583명의 바이어가 방문해 역대 최다인 645건의 비즈니스 미팅을 진행했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에도 중국 관계자 70여명이 참가했다. 강수연 집행위원장은 결산 기자회견에서 “안팎의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관객들의 사랑과 든든한 지지가 영화제의 버팀목임을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며 “영화제 주인은 관객과 영화라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대회였다”고 말했다. 경쟁부문인 뉴커런츠상은 김의석 감독의 ‘죄 많은 소녀’와 이란 모흐센 가라에이 감독의 ‘폐색’에 돌아갔다. 김지석 수석프로그래머를 기리며 만든 ‘지석상’은 태국 아누차 분야와타나 감독의 ‘마릴라:이별의 꽃’과 일본 요시다 다이하치 감독의 ‘금구모궐’에 주어졌다. 올해의 배우상은 ‘밤치기’의 박종환과 ‘죄 많은 소녀’의 전여빈이 차지했다. ‘다이빙벨’ 사태,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태 여파는 여전히 남아 있었지만 어느 정도 분위기를 회복했다는 게 전반적인 시선이다. 국내 9개 영화단체 중 300여명의 감독이 소속된 한국영화감독조합과 한국영화촬영감독조합, 한국영화산업노동조합이 2년 연속 보이콧을 유지했다. 곳곳에서 서 시장의 사과와 영화제 정상화를 호소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국내 유명 감독들의 모습은 보기 힘들었지만, 반면 유명 배우들의 방문은 눈에 띄게 늘었다. 해외 게스트들도 늘었다. 정지욱 평론가는 “김지석 선생님의 부재가 오히려 해외의 관심을 불러일으킨 것 같다”며 “관심 있게 지켜보는 눈길이 많았는데 프로그램 면에서는 해외 관계자들의 눈길을 끌 만한 작품이 많지 않아 아쉬웠다”고 평가했다. 한 영화계 관계자는 “현직 대통령이 직접 찾아와 영화제 정상화에 대한 시그널을 줬다는 게 올해 가장 큰 성과”라고 말했다. 부산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아는 형님’ 하연수 첫사랑 “이별 위해 날 업고 남산 탔다”

    ‘아는 형님’ 하연수 첫사랑 “이별 위해 날 업고 남산 탔다”

    배우 하연수가 눈물의 첫사랑 사연을 밝혔다.21일 방송된 JTBC ‘아는 형님’은 쪼꼬미 전학생 개그맨 윤정수와 배우 하연수가 게스트로 출연했다. 이날 하연수는 “20살에 첫사랑이 헤어지자고 했는데 ‘이렇게 하면 헤어지겠다’고 조건을 걸었다”며 그 조건을 문제로 냈다. 여러 힌트를 제공한 끝에 서장훈이 “남산에 업고 올라가면 헤어져준다고 했다”고 정답을 맞췄다. 하연수는 “스무살에 한 달 사귄 첫사랑이 있었다”며 “나한테 헤어지자고 하길래 남산에 나를 업고 계단을 다 올라가면 헤어져 준다는 조건을 내걸었다”고 말했다. 이어 “정말 정상까지 업고 갔다. 업힐 때부터 울었던 기억이 난다. 나중에 같이 내려오면서 엉엉 울었는데 나한테 한 말이 ‘몇년 후에도 같은 마음이면 받아줄게’라고 하더라”라고 밝혔다. 하연수는 “나중에 진짜 내가 연락했고 다시 만나게 됐다”고 말해 형님들을 더욱 분노케 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하연수가 이별을 통보했다고. 이날 하연수는 “책임감 있고 다정하고 자기 일 열심히 하는 사람이 좋다”며 “뽀뽀를 할 수 있는 정도의 외모면 좋겠다”고 이상형을 밝히기도 했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에픽하이 더블 타이틀 ‘아이유X오혁’ 내세운 정규 9집 “명품 피처링 군단”

    에픽하이 더블 타이틀 ‘아이유X오혁’ 내세운 정규 9집 “명품 피처링 군단”

    에픽하이가 대망의 정규 9집 트랙리스트를 공개했다.19일 오후, 에픽하이는 공식 SNS에 정규 9집 ‘WE”VE DONE SOMETHING WONDERFUL’의 트랙리스트와 앨범 커버 이미지를 공개했다. 비닐 소재로 제작된 커버와 독특한 디자인 요소는 앨범의 소장가치를 높인다. 3년 만에 선보이는 신보에는 타이틀곡 ‘빈차’, ‘연애소설’ 외에 ‘난 사람이 제일 무서워’, ‘노땡큐’, ‘HERE COME THE REGRETS’, ‘상실의 순기능’, ‘BLEED’, ‘TAPE 2002年 7月 28日’, ‘어른 즈음에’, ‘개화(開花)’, ‘문배동 단골집’ 등 총 11곡이 수록됐다. 멤버들은 타이틀곡 ‘빈차’에 대해 “이루지 못한 꿈, 이루지 못할 것 같은 꿈 때문에 가슴 아파하는 분들을 위해 만든 노래다. 집에 가야하고, 갈 길이 너무 먼데 택시가 안 잡히는 순간의 감정을 표현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연애소설’은 이별 후 지우고 싶은 기억들을 소중한 명장면이라고 얘기한다. 잊지 못하는 추억들 때문에 마음 아파하는 분들을 위해 만들었다”고 밝혔다. 앞서 에픽하이는 아이유, 오혁, 크러쉬, 악동뮤지션 수현, 넬 김종완, 송민호, 사이먼 도미닉, 더 콰이엇, 이하이 등 초호화 피처링 라인업을 발표, 팬들의 기대감을 한껏 높인 바 있다. 적재적소에 배치된 피처링진과 더불어 타블로, 미쓰라, 투컷 세 멤버 모두 전곡 작사, 작곡, 프로듀싱까지 도맡아 버릴 곡 하나 없는 앨범을 완성했다. 이처럼 가을 음원차트 지각 변동을 예고한 에픽하이는 23일 오후 6시 새 앨범 음원을 공개한다. 이후, 11월 3일과 4일 양일간 단독 콘서트를 통해 팬들과 호흡한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김유민의 노견일기] 그리움도 행복이더라…짱아와의 이별여행

    [김유민의 노견일기] 그리움도 행복이더라…짱아와의 이별여행

    당신을 기다리는, 당신의 옆을 지키고 있는 누군가가 있나요?지난 8월 7일. 짱아와 이별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좋아하던 차 조수석에 앉아 동해 바다를 보러 가자는 약속을 늦게나마 지키러 갔습니다. 집에 있던 유골함을 가지고 바다 구경을 하고 왔어요. 떠난 지 10개월이 지났지만 눈물이 멈추지 않았습니다. 짱아는 2003년 겨울, 하얀 눈이 내리던 날 우리집에 왔습니다. 동생이 이모 댁에서 아는 분으로부터 받아왔었죠. 어머니께서 어렸을 적에 키우던 강아지의 이름을 그대로 받아서 지은 이름인데 아직도 처음 집에 와서 장난을 치던 녀석의 모습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학교에서 늦게 오거나, 회사에서 늦게 오거나 짱아는 항상 저를 기다려주었습니다. 어렸을 때에는 엘리베이터 소리만 들어도 가족들이 오는 소리를 알았는데, 나이가 들면서 귀가 잘 들리지 않던 짱아는 현관 문 앞 대신 거실 한 쪽 자신의 자리에서 기다리게 되었습니다. 저와 함께 잠을 잤기 때문에 저를 유난히 기다렸습니다. 아주 늦은 시간에 귀가해 오면 홀로 제 방 침대에 누워 잠을 자는 녀석이 너무나 귀여워, 얼굴을 내밀면 그 때서야 눈을 뜨고 좋아하던 짱아의 모습은 명장면이었죠. 집 뒤에 있던 광교산을 종종 어머니와 함께 다녀오고는 했는데, 길을 얼마나 잘 알던지 앞장서서 광교산을 올랐어요. 그런 아이가 나이가 들어, 산책을 가면 나와 우리 가족의 뒤를 쫓아다니게 됐습니다. 부쩍 흘러가버린 짱아의 시간. 아직도 짱아가 떠난 날이 생생합니다. 갑자기 몸 상태가 나빠진 짱아는 몸 가누는 것도 힘들어 했어요. 깔끔한 녀석이라 일어나지도 못하면서도 기어코 오줌을 패드에 보겠다고 기어가서 일을 보았는데, 마지막 날에는 결국 누워 있는 자리에서 일을 보았죠. 아파서 어쩔 수 없었던 것임에도 미안해하는 눈빛에 나와 어머니는 연신 “괜찮아, 짱아야”라고 이야기해 주었습니다.짱아가 아프기 시작하면서 시간이 날 때마다 짱아의 귀에 대고 속삭였습니다. “짱아야, 사랑해”. 그리고 그렇게 자주 귀에 대고 이야기 했던 것이 지금도 너무나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작년 10월 8일 해가 질 무렵, 짱아는 떠났습니다. 떠나기 직전, 짱아의 큰 눈이 활짝 열려 초롱초롱한 이쁜 눈을 잠시 보여주었습니다. 그 눈이 너무나 맑아서 아기 안아주듯 제 품에 품자 흐뭇한 표정을 지어주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가족들을 스윽 보고는 마지막을 보냈죠. 시간이 지난 지금도 저는 짱아를 그리워합니다. 그리고 인생의 하나를 배웠습니다. 그리움은 슬픔이 아니라 행복이라는 것을. 아직도 저는 침대에 짱아가 잘 공간 정도의 여유를 두고 자고, 가끔씩 서재에서 공부를 하다가 뒤를 돌아보며, 내가 자러 가기만을 기다리던 존재를 느껴봅니다. - 짱아 형으로부터 온 이야기 그리고 행복했던 어느 날의 사진들한국에서는 해마다 약 8만 2000마리의 유기동물이 생겨납니다. “한 국가의 위대함과 도덕적 진보는 그 나라의 동물들이 받는 대우로 짐작할 수 있다”는 간디의 말이 틀리지 않다고 믿습니다. 그것은 법과 제도, 시민의식과 양심 어느 하나 빠짐없이 절실하게 필요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어떠한 생명이, 그것이 비록 나약하고 말 못하는 동물이라 할지라도 주어진 삶을 온전히 살다 갈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노견일기를 씁니다. 반려동물의 죽음은 슬픔을 표현하는 것조차 어렵고, 그래서 외로울 때가 많습니다. 세상의 모든 슬픔을 유난이라고는 말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에게 늙은 반려동물과 함께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요? 오랜 시간 동물과 함께 했던, 또는 하고 있는 반려인들의 사진과 사연을 기다립니다. 소중한 이야기들은 y_mint@naver.com 로 보내주세요.
  • 최지우 최민호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확정 “21년 만의 리메이크”

    최지우 최민호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확정 “21년 만의 리메이크”

    배우 최지우 최민호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출연을 확정했다. 21년 만에 리메이크가 결정돼 화제를 모은 4부작 드라마 tvN 새 토일드라마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극본 노희경/연출 홍종찬/제작 스튜디오드래곤, 지티스트)이 이 세상 딸, 아들들의 마음을 대변할 자식세대 라인업을 공개했다. 배우 최지우, 최민호가 출연을 확정 지은 것.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은 노희경 작가의 대표적인 명작 중 하나다. 가족을 위해 평생을 희생해 온 중년의 부인이 어느 날 말기 암 진단을 받고, 가족들과 이별을 준비하는 내용을 그린 드라마다. 1996년 방송 당시 수많은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한 이 작품은 33회 백상예술대상 TV부문 대상과 작품상을 거머쥔 수작 중의 수작으로 평가받는다. 가족의 의미가 퇴색된 요즘, tvN을 통해 21년 만에 리메이크가 전격 결정되며, 안방극장에 또 한번 큰 반향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앞서 원미경과 김영옥이 각각 엄마 역할과 시어머니 역할에 캐스팅되며 화제를 모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은 최지우와 최민호의 출연 확정에 힘입어 완벽한 신구 조합을 완성, 예비 시청자들의 큰 기대와 관심을 받고 있다. 먼저 최지우는 극중 원미경의 딸 ‘연수’ 역을 맡는다. 연수는 맹목적인 엄마의 사랑을 부끄러워했지만, ‘엄마 같은 아내’, ‘엄마 같은 엄마’를 꿈꾸며 살아가는 딸이다. 최지우는 자연스러운 일상 연기와 섬세한 감정 연기로 이 세상 많은 딸들의 공감대를 자아낼 예정. 최지우가 만들어내는 딸 연수는 어떤 모습일지 기대를 높인다. 철부지 아들 ‘정수’ 역으로는 최민호가 캐스팅됐다. 최민호는 철없는 모습으로 엄마의 속을 태우지만, 지금껏 받기만 했던 사랑을 엄마에게 돌려줄 시간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성장하는 아들의 모습을 연기하게 된다. 다수의 드라마와 영화를 통해 성장을 보여준 최민호가 대배우들과 어떤 호흡을 맞추게 될지 관심이 모인다. 최지우, 최민호의 캐스팅 확정으로 점점 가족의 모습을 완성해가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2017년 연말 안방극장에 가장 따스한 감동과 웃음을 전할 드라마를 향한 기대감이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한편 tvN 새 토일드라마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은 ‘변혁의 사랑’ 후속으로, 오는 12월 중 4부작으로 방송될 예정이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채비’ 박철민 유선, “고두심 얼마나 많이 벌길래..” 대체 왜?

    ‘채비’ 박철민 유선, “고두심 얼마나 많이 벌길래..” 대체 왜?

    영화 ‘채비’의 박철민이 고두심의 인심에 감탄했다.‘채비’ 제작보고회가 18일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고두심, 김성균, 박철민, 유선, 조영준 감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박철민은 “고두심 선배가 촬영장에 먹을 것을 많이 가져 오셨다”면서 “얼마나 많이 벌길래 저렇게 많은 음식을 공수해오시나 궁금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촬영장에 먹을 게 너무 많아 배우와 스태프들이 갈등할 일이 없었다”고 전했다. 한편 ‘채비’는 30년 내공의 프로 사고뭉치 인규(김성균)를 24시간 케어하는 프로 잔소리꾼 엄마 ‘애순’씨(고두심)가 이별의 순간을 앞두고 홀로 남을 아들을 위해 특별한 체크 리스트를 채워가는 과정을 그린 영화다. 사진 = 오퍼스픽쳐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10년간 떠돌다 돌아온 일상

    10년간 떠돌다 돌아온 일상

    ‘베이비 블루 스텝’, ‘블랙홀 체어’, ‘더 슈퍼 월드 체어’, ‘A4를 위한 조각’, ‘U.F.O’, ‘농담’….공연 ‘십년만 부탁합니다’의 출연진 면면이다. 극 중 배역 이름이라고 하기엔 독특한 이들의 정체는 미술작가 이주요(46)가 각종 전시에서 사용한 설치작품들이다. 이 작가는 지난 20여년간 미국, 영국, 독일, 네덜란드 등 여러 나라와 도시를 전전하며 작품 활동을 해왔다. 예술가로서 자신에게 잘 맞는 환경을 찾기 위함이었다. 그처럼 그의 작품들 역시 세상을 떠돌아야 했다. 종이를 올려두기 위한 받침, 그림을 잠시 보관하는 나무로 된 칸막이, 높은 곳에 닿기 위해 필요한 의자 등은 예술 작품으로 ‘대접받기’ 어려운 것들이었다. 게다가 재료들 또한 종이, 비닐봉투, 스티로폼, 나무 막대기 등처럼 저렴하고 가벼웠다. 문득 작품을 버려야겠다고 마음먹었지만 실천은 쉽지 않았다. 고민 끝에 그는 위탁자를 찾아 자신의 작품을 맡겼고, 그 세월이 10년이 지났다.2007년 김현진(42) 큐레이터와 함께 기획한 ‘십년만 부탁합니다’는 그렇게 탄생했다. 폐기 위기를 모면한 작품 40여점은 전시를 통해 30여명의 위탁자와 만나 10년의 세월을 함께 보낸 뒤 지난해 다시 작가 품으로 돌아왔다. 그리고는 이번 무대에서 주인공으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이번 공연은 쓸모없이 방치됐을 수도 혹은 특별한 애정을 받았을 수도 있는 이들 작품이 견딘 시간을 조명한다. 5명의 출연자가 작품을 직접 실어 나르거나 어떤 장면에서는 작품을 옮기기 위한 구름다리와 기중기까지 등장한다. 사운드 아티스트 그룹 ‘FEN’의 멤버 류한길, 유엔 치와이가 작업한 특유의 사운드가 작품의 재료와 질감을 부각해 작품이 마치 살아 있는 듯 느끼게 돕는다. 이 작가와 이번 공연을 공동 연출한 김 큐레이터는 “이 작가의 연약하고 초라해 보이는 작품은 보통 우리가 생각하는 미술작품이라고 납득하기 어려운 형태이지만 마치 기묘한 모습을 지닌 타자로 보이는 점이 흥미로웠다”면서 “태생적으로 주변인 같은 작품들이 무대 한가운데에서 빛을 발하는 순간을 포착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 작가와 위탁자들의 사연도 영상과 텍스트 형태로 무대 뒤 화면에 표현된다. 이 작가는 “지난해 여름과 가을에 걸쳐 위탁자들에게 연락했는데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가족과 이별하거나, 아이가 태어나고, 직업을 바꾸는 등 그들의 모습과 에너지가 많이 달라져 있었다”면서 “변화무쌍한 가운데 나만 10년간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는 것을 절감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김 큐레이터는 “전화번호가 바뀌어 연락이 닿지 않는 사람들, 이사를 하면서 작품을 분실한 사람들의 구체적인 사연을 통해 정지된 작품이 시간을 어떻게 호명하고 환기하는지 보여주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미술을 어려워하거나 관심이 없는 관객들에게 공연이 낯설게 다가가지는 않을지 우려하는 질문에 두 연출가는 “관객들이 친밀감을 느낄 수 있는 쉬운 공연”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 큐레이터는 “최근 대학생이나 젊은이들이 작은 집을 옮겨 다니면서 짐의 일부를 친구들에게 맡겼다가 다시 찾아가는 일을 반복한다고 들었는데 마치 이 작가의 모습과 유사한 것 같다”면서 “이번 공연은 특수하고 은밀한 미술 작가와 작품 간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이면서 동시에 일반 사람들의 옮겨 다니는 삶과 시간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18~22일 서울 중구 남산예술센터. 1만 8000원~3만원. (02) 758-2150.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팬 사로잡은 ‘고막 여친’과 ‘워너원’

    팬 사로잡은 ‘고막 여친’과 ‘워너원’

    아이유·헤이즈 등 여가수 돌풍 아이돌 워너원, 방송·광고 접수 윤종신 ‘좋니’ 음원차트 역주행 올 가요계의 3대 키워드는 ‘고막 여친’, ‘워너원’, ‘좋니’로 정리된다. 음원 차트에서는 아이유, 헤이즈, 볼빨간사춘기 등 여성 싱어송라이터들의 노래가 꾸준히 상위권을 지키는 한편 방송에서는 지난 8월 ‘프로듀스 101’로 데뷔한 ‘워너원’이 방송계와 광고계를 접수하며 거대한 팬덤을 형성했다.음원 플랫폼 ‘멜론’은 17일 ‘2017 멜론 뮤직 어워드’를 앞두고 올해 가요계의 10대 이슈를 선정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여성 싱어송라이터의 활약이다. 아이유부터 시작해 헤이즈, 수란, 볼빨간사춘기 등은 차례로 음원 차트를 휩쓸며 ‘고막 여친’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냈다. 여자친구가 속삭이는 듯한 감미로운 목소리로 듣는 사람에게 심정적 위안을 준다고 해서 붙여진 별명이다. 이들은 팬덤의 규모로 승부를 보는 아이돌 그룹들과 달리 직접 작사, 작곡을 하며 화려한 비주얼보다는 자신만의 음악 색깔을 드러냄으로써 대중음악계를 주도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아이유의 정규 4집 앨범 ‘팔레트’의 ‘밤편지’와 ‘사랑이 잘’은 한 달 내내 음원 차트 상위권을 점유했다. 뒤이어 래퍼 출신의 헤이즈가 발표한 노래 ‘비도 오고 그래서’는 여름 장마 시즌과 맞물리며 단숨에 장마철을 대표하는 시즌송으로 자리를 굳혔다. 워너원이 나타나기 전까지 타이틀곡 ‘널 너무 모르고’와 함께 각종 음원 차트에서 1~2위의 자리를 지키며 2주 연속 800만 건 이상의 연속 스트리밍(재생)을 돌파하기도 했다. 하반기에도 이런 추세는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말 미니 앨범을 발표한 볼빨간사춘기 역시 타이틀곡 ‘썸 탈꺼야’와 ‘나의 사춘기에게’가 대부분 차트에서 윤종신, 방탄소년단 등을 누르고 단숨에 1, 2위에 올랐다.지난 8월 ‘워너원’의 등장은 방송, 가요계 최대 ‘핫이슈’로 꼽힌다. 케이블방송 엠넷의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에서 시청자 투표를 통해 탄생한 워너원은 데뷔도 하기 전에 ‘대세’로 자리잡으며 각종 프로그램 섭외 1순위가 됐다. 과거 케이블에서 뜬 연예인은 지상파에 좀처럼 얼굴을 내밀기 어려웠지만 지상파도 워너원만큼은 외면할 수 없었다는 후문이다. 워너원은 데뷔곡 ‘에너제틱’으로 첫 음악방송에서 1위를 차지한 이후 연속 15주를 달리는 기염을 토했다.입소문을 타고 서서히 대중의 호응을 얻으며 차트 순위를 ‘역주행’한 사례도 있다. 지난 6월 발표된 윤종신의 ‘좋니’는 처음에는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으나 ‘유희열의 스케치북’(KBS2)에서 직접 부른 라이브가 화제가 되면서 8~9월 각종 음원 차트를 석권했다. 사랑과 이별에 대해 노래한 다소 고전적인 감성의 가사와 멜로디가 가을을 앞두고 30~40대 남성들에게 호소력 있게 다가갔다는 분석이다. 한희원 로엔엔터테인먼트 멜론마케팅본부장은 “음원 콘텐츠의 폭이 넓어지고 음악을 접할 수 있는 창구가 다양해지면서 상황에 따라 새롭게 재발견되는 곡들이 많아지고 있다”면서 “팬덤의 아이돌을 넘어 대중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실력파 아티스트들이 주목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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