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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애니멀구조대] 개농장 화재 현장에 방치…극적으로 살아남은 개

    [애니멀구조대] 개농장 화재 현장에 방치…극적으로 살아남은 개

    지난 2월 울산광역시 동구의 한 야산에서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1만 2000m²가 타버린 큰 화재였습니다. 이 야산에는 한 개농장이 있었습니다. 야속하게도 화마는 개농장을 빗겨가지 않았습니다. 화마가 덮친 개농장의 개들은 온 몸이 불에 타 끔찍한 화상을 입었습니다. 하지만 개농장주는 화상 입은 개들을 방치했습니다. 개들은 차례로 하나둘 죽어나갔습니다. 농장엔 죽은 개들의 사체가 나뒹굴었지만 개농장주는 사체조차 거두지 않았습니다. 치료는 고사하고, 최소한의 인도적 조치도 행하지 않은 것입니다. 기적적으로 살아 남은 한 생명 안타까운 사연은 널리 퍼져 나갔고, 쇄도한 민원을 접수한 울산 동구청은 경찰과 함께 화재 현장을 방문했습니다. 사건 발생으로부터 한 달여 지난 시점이었습니다. 그런데 화재 현장에는 놀랍게도 살아있는 한 생명이 있었습니다. 황구 한 마리가 기적적으로 살아 농장을 힘없이 배회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얼굴부터 등을 지나 꼬리까지. 화마가 지난 자리마다 흔적을 남기기라도 하듯 피부는 시뻘겋게 달아올라 있었습니다. 고름과 진물로 뒤덮인 피부는, 보는 이로 하여금 직관적으로 황구의 고통을 실감케 했습니다. 삐쩍 마른 몰골은,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한 채 겨우 숨통이 붙어 있는 가련한 생명의 모습 그 자체였습니다. 지역 활동가는 극적으로 살아남은 이 한 생명이라도 살려 보고자 황구를 인계해달라고 개농장주를 설득했습니다. “절대 내줄 수 없다.” 돌아오는 반응은 냉정했습니다. 밥도 물도 제대로 주지 않고, 아픈 곳을 치료해 주지도 않은 채 1달 동안 황구를 방치한 사람의 대답 치고는 참으로 강경하고 무책임했습니다. 화재는 누구에게도 좋을 것이 없습니다. 하지만 살아 남은 생명에게 이렇게 해서는 안되는 거였습니다. 동물학대를 법적으로 문제 삼겠다고 하자, 그제서야 개농장주는 포기한 듯 마지못해 황구를 내주었습니다. 황구는 절차대로 먼저 시보호소로 옮긴 뒤, 이후 케어는 급히 이동봉사자를 구했습니다. 치료를 위해 울산에서 서울로 황구를 긴급 이송하기로 결정한 것입니다. 녹아내린 몸 타버린 마음 황구의 몸은 녹아내렸고, 마음은 타버렸습니다. 이를 지켜보는 구조대도 애가 타기는 매한가지였습니다. 너무 늦게 온 것은 아닌지, 때를 놓친 것은 아닌지 다급한 생각에 미안한 마음마저 들었습니다. 조금이라도 빨리 치료를 받게 해야 했습니다. 케어 동물구호팀은 황구를 서울의 한 대형 동물병원으로 급히 이송했습니다. 검진 결과, 바깥에 붙어 있는 피부층들은 이미 괴사가 진행된 상태였습니다. 귓바퀴는 완전히 녹아내렸고, 이마도 녹아 눈을 완전히 감지도 못하는 상태였습니다. 털이 다시 자라나기까지는 시간이 꽤 걸릴 것이고, 전체적으로 흉터가 남을 거라고도 했습니다. 영양결핍은 물론 탈수까지 진행된 상태였습니다. 그야말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성한 곳이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황구는 의지가 대단했습니다. 병원에 와서는 왕성한 식욕을 보였습니다. 비쩍 마른 몸과 왕성한 식욕이 보여주는 것은 단 한가지입니다. ‘굶주림’. 치료에도 적극적으로 임해주었습니다. 황구를 치료한 수의사는 “목숨까지 위태로운 상황이어서 걱정을 많이 하면서 처치를 했는데 아이가 잘 버텨주었다”며, “자기 자신의 치유력이 상처 회복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처참한 환경에서 버텨준 것도 고마운데, 살아 보려는 의지까지 보이는 황구 모습에 다들 마음 한 편이 애잔해졌습니다. ‘강’하고 ‘건’강하게 황구는 사람을 잘 따르고 손길을 거부하지도 않았습니다. 케어는 이 황구에게 ‘강건’이라는 이름을 붙여주었습니다. 어떤 시련 속에서도 강건하게 살아가라는 뜻을 담았습니다. 고통스러운 일을 겪고도, 힘차고 씩씩하게 버텨주는 모습이 애처로우면서도 대견했기에, 앞으로도 그렇게 살아주었으면 좋겠다는 염원을 담은 것입니다. 강건이의 일생을 떠올려봅니다. ‘개농장’은 그 자체로 생명에게 위협적인 공간입니다. 방금 전까지 옆에 있던 동물이 무참히 죽어가는 모습을 봐야 하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안전한 개농장’, ‘포근한 개농장’은 성립할 수 없는 표현입니다. 그런 개농장에서 좋은 기억을 가질 수 있을까요? 그런데 심지어 같이 지내던 친구들이 모두 하루 아침에 화재로 목숨을 잃고 강건이 곁을 떠났습니다. 겨우 혼자 살아 남았지만 아무도 돌봐주지 않고, 고통 가운데 하루 하루 버텨야만 했던 것입니다. 그렇게 흘러 왔을 강건이의 시간들을 떠올려봅니다. 강건이는 5개월 간 치료와 회복기를 가지고 마침내 8월 27일 동물병원에서 퇴원했습니다. 강건이는 간호사 선생님을 꼬리 흔들며 따라 다니고, 만져 달라며 얼굴을 들이 밀기도 하는 아이가 되어 있었습니다. 헤어지는 날, 강건이를 떠나 보내며 그간 강건이를 돌봐 준 의료진들도 모두 눈물을 훔쳤습니다. 일의 특성상 이별에 익숙할 법도 한데, 그간 사랑스러운 강건이와 많은 정이 들었나봅니다. 강건이의 모금 기록을 살펴 보니, 그간 2000명이 넘는 시민분들께서 십시일반 마음을 모아주셨습니다. 그 온기가 지금까지 강건이의 치료와 회복을 도운 것입니다. 개농장에서의 기억들, 그리고 화재로 인한 좋지 않은 기억들이 모조리 잊혀지진 않겠지만, 강건이의 여생에는 좋은 일들만 가득하기를 바라는 마음은 모두가 같겠지요. 좋은 입양자를 만날 때까지, 케어는 계속해서 강건이 곁에 머물겠습니다. “강건아, 이름 따라 씩씩하게 꽃길만 걷자!” 동물권단체 케어 김태환PD taehwankim@fromcare.org
  • [김유민의 노견일기] 늙은 강아지 행국이와 함께 산다는 것

    [김유민의 노견일기] 늙은 강아지 행국이와 함께 산다는 것

    2003년 8월 태어난 지 3개월 정도 된 요크셔테리어를 만났습니다. 피부병이 있는 녀석은 주인도 없이 병원에 홀로 남겨져 있었습니다. 입양을 위해 멀리 청주까지 갔건만, 막상 녀석을 보니 망설여졌습니다. 지저분한 털 상태에 예쁘지 않은 얼굴. 그냥 돌아설까 하는 마음을 안 건지 애처로운 표정을 하고 쳐다보던 눈망울. ‘나를 버리지 마세요. 데려가 주세요.’ 이렇게 말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 눈망울을 외면할 수 없어 품에 안았습니다. 미용을 하니 꼬질꼬질한 모습은 사라지고 잘생긴 얼굴이 나오더라고요. 함께 행복하자고 ‘행복’이란 이름을 지었다가 조금 특별하게 바꿔주고 싶어서 한문을 찾아서 ‘행국’이라고 부르게 됐습니다. 행복할 ‘행’, 움켜잡을 ‘국’ 그렇게 15년을 행국이와 함께 하고 있습니다. 행국이는, 별 것 아닌 나의 말에 귀를 기울입니다. 볼일을 가리는 것부터 자율급식까지, 대부분의 시간을 회사에 있는 저의 걱정을 덜어주는 똑똑하고 애교 많은 강아지입니다. 감정은 또 어찌나 잘 읽는 지요. 속상한 일로 울고 있으면 조용히 다가와 눈물을 핥아주고, 꼬리를 흔들면 애교를 부려줍니다. 크게 아픈 곳 없이 12년을 보냈습니다.행국이 덕분에 편하게 지냈는데도 이사 때마다 집을 구하기 쉽지 않았고, 친구들처럼 장기간 여행을 하는 것은 포기하고 살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참, 행복했습니다. 어느 날부터는 간식을 던져줘도 반응이 없어 ‘늙어서 귀찮은 건가’ 싶었는데 실명이었습니다. 망막위축증에 백내장이 온 행국이의 양쪽 눈은 빛도 보이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새로 이사한 집에서 화장실을 찾는다고 여기저기 부딪히며 다치는 행국이의 모습에 가슴이 찢어지고 막막했습니다. 울타리를 만들고 온 집안에 안전가드를 붙여놓았지만 화장실 안에서 또 부딪히고... 패드를 사서 교육을 시작했지만 평생 화장실에 볼일을 보던 행국이는 울기만 했습니다. 울타리 안에 패드를 가득 깔고, 행국이가 답답하지 않게 했습니다. 혼자 있을 녀석이 걱정돼 설치한 홈CCTV. 행국이는 제가 없는 동안 뱅글뱅글 돌고 치매가 온 듯 이상했습니다. 회사에서 10분 거리의 집이었기에 두 달 가까이 잠을 줄여가며, 일하다 달려오기도 여러 번. 동물병원에서는 안락사를 생각해보라고 말했습니다. 약한 마음으로는 ‘이렇게 늙고 병든 강아지를 나만큼 사랑으로 키워줄 곳은 없는데 고통 없이 떠나보내는 것을 어떨까’란 생각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이내 ‘행국이가 힘든 게 아니라 행국이를 돌보는 내가 힘들어서 행국이를 보내는 거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행국이는 안락사를 고민했던 못난 제 마음을 아는 건지, 점점 안정을 찾았습니다. 아직은 함께하고 싶다고, 기운차려 보겠다고 하는 것 같아 고맙고 미안했습니다. 행국이는 제 손이 닳도록 핥아줍니다. 그러면 저는 ‘행국아, 사랑해. 더 아프지 말고 지금처럼만 건강하게 행복하게 살자’ 매일 말해줍니다.아무것도 모르는 철없는 20대에 만난 행국이. 겉모습이 아닌, 마음을 보게 해주었습니다. 소중한 생명이 알려준 마음. 영원히 새끼강아지 같던 행국이는 늙었고, 그만큼 저는 성숙했습니다. 함께하는 사진을 남기고 싶어 스튜디오에 갔습니다. 갑자기 아플까봐 그렇게 영영 떠날까봐 두렵습니다. 그렇지만 언젠가의 이별을 걱정하기보다 현재 우리에게 주어진, 얼마 남지 않은 이 시간에 감사하며 사랑을 주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앞으로 다가올 이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이별 준비가 또 다른 가족에게 위로가 되길 바랍니다. - 행국이엄마 지원씨의 이야기를 듣고 복실이누나 씀.한국에서는 해마다 약 8만 2000마리의 유기동물이 생겨납니다. “한 국가의 위대함과 도덕적 진보는 그 나라의 동물들이 받는 대우로 짐작할 수 있다”는 간디의 말이 틀리지 않다고 믿습니다. 그것은 법과 제도, 시민의식과 양심 어느 하나 빠짐없이 절실하게 필요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어떠한 생명이, 그것이 비록 나약하고 말 못하는 동물이라 할지라도 주어진 삶을 온전히 살다 갈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노견일기를 씁니다. 반려동물의 죽음은 슬픔을 표현하는 것조차 어렵고, 그래서 외로울 때가 많습니다. 세상의 모든 슬픔을 유난이라고는 말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에게 늙은 반려동물과 함께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요? 오랜 시간 동물과 함께 했던, 또는 하고 있는 반려인들의 사진과 사연을 기다립니다. 소중한 이야기들은 y_mint@naver.com 로 보내주세요.
  • [미래유산 톡톡] 양화대교는 ‘이별의 제2한강교’?… 감수성 폭발하네

    [미래유산 톡톡] 양화대교는 ‘이별의 제2한강교’?… 감수성 폭발하네

    지난 25일 진행된 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 제16차 양화진(한강의 밤풍경) 편의 서울미래유산은 무형유산 1건과 무형유산 2건 등 모두 3건이었다. 유형 유산은 양화대교이고, 무형 유산은 분단으로 잃어버린 시인 백석의 수필 ‘마포’와 변훈 작곡, 정공채 작사의 1986년 발표가곡 ‘한강’이다. 양화대교는 2013년, 수필 ‘마포’와 가곡 ‘한강’은 2017년 12월에 각각 지정됐다.양화대교 구교는 한강 위에 가설된 세 번째 교량이면서 우리나라 기술진에 의해 만들어진 최초의 교량이다. 마포구 합정동 352와 영등포구 당산동 7 사이 한강에 놓인 다리이다. 서울 도심에서 서부 지역으로의 교통량이 증가하면서 한강대교만으로는 교통량을 감당하기 어려워 한강 하류에 다리를 가설하고 ‘제2한강교’라고 했다가 양화대교로 바꿨다. 제1한강교는 한강대교, 제3한강교는 한남대교이다. 교통난 해소를 위해 1982년 원래 있는 양화대교에서 한강 상류 쪽으로 양화대교 신교를 가설했다. “안녕하고 돌아서는 그대 두 눈에/담뿍 고인 이슬을 나는 보았소/수없이 주고받은 사랑의 맹서/흐르는 강물위에 던져버리고/마지막 이별하는 제2 한강교”라는 한산도 작사, 나화랑 작곡, 진송남의 ‘이별의 제2한강교’라는 노래가 유행했다. 훤칠한 외모에 큰 키, 검은 곱슬머리와 결벽증에 가까울 정도의 깔끔한 옷차림. 조선 최고의 모던보이였던 백석은 해방 전 요정 대원각(길상사) 주인 자야와의 러브스토리로 유명하다. 백석의 문학적 감수성에 불을 지폈던 것은 오산학교 7년 선배 김소월이었다. 백석의 시는 소월이 그랬듯 향토색 짙은 민속어를 통해 질박하고 정감 있는 우리의 일상과 민족혼을 담아내고 있다. 수필 ‘마포’는 1930년대 마포나루의 모습을 운치 있게 묘사해 마치 그때의 풍경을 그림으로 그린 듯 생생하게 표현한 점이 인정받았다. ‘명태’, ‘떠나가는 배’를 작곡한 변훈의 작품인 가곡 ‘한강’은 “한강수야 흘러라 넘실넘실 흘러라/굽이굽이 휘돌아 오늘도 흐른다/꿈과 사랑 품안고 잘도 흐른다/님도 나도 품안고 잘도 흐른다/한강수야 흘러라 오늘도 흐른다”로 평화로운 한강의 흐름을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서울미래유산연구팀
  • [이호준의 시간여행] 미시령휴게소, 추억이 되다

    [이호준의 시간여행] 미시령휴게소, 추억이 되다

    눈을 부비고 다시 한번 바라보았다. 여전히 황량한 풍경만 가득했다. 공터를 둘러싼 철조망과 돌무더기들만 그곳에 건물이 있었다는 것을 부득불 말해 주고 있었다. 미시령휴게소가 있던 자리에서 마주친 풍경이다. 휴게소 건물이 철거된다는 소식은 들었지만 설마설마했었다. 하지만 설마는 냉정한 현실이 돼 있었다.‘멀쩡한 모습’의 미시령휴게소에 마지막으로 다녀온 것은 2010년 7월이었다. 그때 이미 휴게소는 쇠락의 기운이 역력했다. 생의 끄트머리를 그러쥐고 버티는 노인처럼 마지막 숨을 헐떡거리고 있었다. 나는 그때의 삭막한 풍경을 이렇게 적었다. “세월이 할퀴고 지나간 흔적은 건물 밖이라고 다를 게 없었습니다. 나무 기둥과 계단은 삐걱삐걱 비명이라도 지를 것처럼 낡았고, 지붕 역시 손을 보지 못한 지 오래인 것 같았습니다. 건물 뒤로 가보니 더욱 참혹했습니다. 곳곳에 잡초가 무성했고, 한때 화려함을 자랑했던 것들이 세상과의 이별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외출중’이라는 팻말이 걸린 만남의 집 녹슨 자물쇠는 주인이 영원히 외출했음을 설명하고 있었습니다.” 낡은 모습으로라도 시간의 심술을 견뎌 주길 바랐지만, 그런 간절함을 외면이라도 하듯 미시령휴게소는 2011년 1월 31일 문을 닫았다. 내가 다녀온 다음해였다. 그리고 사람의 온기가 시나브로 식어 가면서 휴게소 건물은 흉물이 돼 갔다. 그러다가 2016년 8월 건물이 완전히 철거되고 지금의 공터만 남은 것이다. 미시령휴게소는 많은 사람들의 추억이 배어 있는 곳이다. 아름다운 건물로도 유명했다. 동해안으로 피서를 가는 이들이 주로 거쳐 가던 곳이었다. 미시령 길은 ‘곡예운전’의 대명사였다. 급커브 길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곳곳에서 아찔한 순간을 만나고는 했다. 숙달된 드라이버도 조상님 찾으며 납작 엎드려야 통과시켜 준다는 길이었다. 하지만 고행길이 언제까지 계속되는 건 아니었다. 고갯마루에 닿을 무렵 자동차가 느닷없이 구름 속으로 쏙 빨려 들어가는 것 같은 경험은 특별했다. 구름인지 안개인지 모호한 것이 들개 떼처럼 몰려다니고, 그 안으로 들어서면 천상을 거니는 듯 황홀하기까지 했다. 휴게소는 대형 식당과 간이음식점, 특산물 매점, 기념품 가게 등을 갖추고 있었다. 그 넓은 곳이 늘 인파로 북적거렸다. 밥을 먹으며 차를 마시며, 그저 담배 한 대 태우며 ‘특별한’ 풍경을 만끽하고는 했다. 맑은 날은 바다가 잡힐 듯 가까웠다. 한계령ㆍ진부령과 함께 동해로 가는 고개 중 하나이자 속초로 가기 위한 관문. 그곳 미시령휴게소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추억이 차곡차곡 쌓여 있었다. 1990년에 지어진 미시령휴게소가 문을 닫게 된 결정적 계기는 2006년 미시령터널이 뚫리면서부터였다. 애써 미시령을 오르는 차량이 없다 보니 휴게소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급격하게 줄고, 결국 경영난에 허덕일 수밖에 없었다. 옛 추억이 그리운 사람들이 부득불 고갯마루까지 오르고는 했지만, 그들만으로는 휴게소를 유지할 방법이 없었다. 결국 미시령휴게소는 세월 저쪽으로 걸어 들어가고 말았다. 시간이 불러왔다가 데려간 것이다. 다시 똑같이 지을 리도 없겠지만 설령 복원된다고 해도 그 옛날 추억의 장소는 아니다. 휴게소가 있던 자리에 백두대간생태홍보관을 지을 계획이라고 하지만 공사를 시작할 기미는 아직 없다. 그래서 빈터가 더욱 황량하다. 그 무엇도 영원히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은 변하지 않는 진리다. 하지만 사라지는 것의 뒷모습은 늘 안타까움을 남긴다. 사연이 깃들어 있는 곳은 더욱 그렇다. 다시 볼 수는 없지만, 가슴에는 미시령휴게소가 화석처럼 오랫동안 남아 있을 것이다.
  • 노래를 덜어낸 노랫말 30년…작사노트 꺼낸 윤종신

    노래를 덜어낸 노랫말 30년…작사노트 꺼낸 윤종신

    “어디로 가야 하죠 아저씨/우는 손님이 귀찮을텐데/달리면 사람을 잊나요/빗속을/지금 내려버리면 갈 길이 멀겠죠/아득히/달리면 아무도 모를 거야/우는지 미친 사람인지.”(‘이별택시’ 중) “좋으니 사랑해서/사랑을 시작할 때/니가 얼마나 예쁜지 모르지/그 모습을 아직도 못 잊어/헤어나오지 못해/니 소식 들린 날은 더/좋으니 그 사람/솔직히 견디기 버거워.”(‘좋니’ 중)1990년에 데뷔한 가수 윤종신이 지은 노랫말이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는 건 그가 에두르지 않기 때문이다. 윤종신은 사랑을 시작하는 연인들의 설렘이나 이별을 앞둔 남녀의 복잡한 마음, 인생에 지친 사람들의 고단함을 솔직담백하게 펼쳐낸다. “작사가는 누군가는 미처 알아차리지 못했을 순간을, 누군가는 깊이 생각해 보지 않았을 감정을, 누군가는 그런가 보다 하고 금세 잊어버렸을 느낌을 대신 발견하고 간직하고 재현하는 사람”이라고 말한 것처럼 그의 노래는 평범한 일상에서 길어올린 특별한 감흥을 전한다. 그의 노래가 오랜 시간 듣는 이들의 마음을 흔든 이유도 그 때문일 터다.2010년부터 ‘월간 윤종신’이라는 브랜드로 매달 새 싱글을 선보이고 있는 윤종신이 작사가로서의 이야기를 담은 첫 산문집 ‘계절은 너에게 배웠어’(문학동네)를 펴냈다. 30여년간 작사한 400여곡 중에서 특별히 아끼는 40곡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일종의 ‘작사 노트’다. 책 서문에서 그는 “길게 늘이기보다 축약하는 걸 잘하고 좋아하는 사람이어서 가사를 쓸 때마다 항상 못다 한 이야기가 남곤 했는데, 이번 기회에 그 뒷이야기를 돌아볼 수 있게 되어 다행”이라고 전했다. 4부로 구성된 책에서 그는 사랑과 이별에 대한 감정, 가사 쓰기와 노래 만들기, 중견 뮤지션이자 세 아이의 아빠로서의 삶, 예술관과 가치관에 대한 이야기 등을 두루 들려준다. 특히 노래 탄생에 얽힌 일화나 사연은 그동안 많이 알려지지 않았기에 새롭게 다가온다. 김연우가 부른 ‘이별택시’는 윤종신이 살면서 가장 힘들었던 시절인 2003년에 쓴 곡이다. 이별 후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묘사한 노래로, 윤종신은 이 곡을 쓸 당시 여러모로 악에 받쳐 있었던 탓에 자신의 찌들었던 기분이 노래에 그대로 배어 있다고 설명한다. 지난 4월 평양에서 열린 남북 합동공연에서 가수 정인이 부른 ‘오르막길’은 자신의 인생에서 위로가 됐던 말을 떠올리며 썼다고 한다. 고교 3학년 담임 선생님이 했던 ‘1년 동안 죽었다고 생각하라’는 비관적인 말이 오히려 힘이 되었다고. 그는 “때로는 괜찮을 거라고 애써 못 본 척 눈을 감는 것보다는 내 앞에 들이닥친 문제를 똑바로 응시하고 그 까마득한 오르막길을 뚜벅뚜벅 걸어올라가는 게 정답일 수도 있”다고 적었다. 윤종신은 에필로그에서 자신의 말이 활자화되는 것에 대한 부담감을 전하면서 “(이 책은) 지금까지의 윤종신이 이런 음악을 만들어 왔고 이런 생각을 해 왔다는 ‘중간보고’가 아닐까 싶다”면서 “활자로 담아내지 못한, 활자의 틈으로만 감지되는 앞으로의 변화를 살펴봐” 달라고 당부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짧은 만남 끝에 긴 이별…이산가족 작별상봉

    짧은 만남 끝에 긴 이별…이산가족 작별상봉

    이산가족상봉 2차 행사가 2박 3일의 짧은 일정의 마지막 날을 맞았다. 65시간 만에 만난 남북의 이산가족은 다시 기약 없이 헤어진다. 이산가족들은 26일 오전 10시 작별상봉을 시작했다. 이들은 작별상봉과 공동중식까지 이어지는 3시간 동안 못다 한 이야기를 나누며 기약 없는 이별을 준비한다. 북측 언니 량차옥(82) 씨와 상봉한 양경옥(74) 씨는 작별상봉이 시작되기에 앞서 취재진에게 “작별상봉에서 언니와 헤어지면 눈물이 날 것같다”고 말했다. 북측 오빠를 만난 허금분 씨도 “너무 빨라서 아쉽다”고 했고, 북측 언니와의 이별을 앞둔 최성랑(74) 씨는 “언니가 많이 울지 않게 기쁘게 만나고 헤어지겠다”고 다짐했다. 북측 강호례(89) 씨와 상봉한 조카 강미자(54) 씨는 “눈물이 나서 아침 내내 울고 왔다”고 말했다. 생면부지의 아버지 조덕용(88) 씨를 만난 남측 조정기(67) 씨는 “그냥 기분이 좋아요. 돌아가셨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얼굴 봤으니까요. 어머니 대신 한풀이 했으니 이제는 그냥 좋아요”라고 작별상봉을 앞둔 소감을 밝혔다. 81가족 324명의 남측 상봉단은 작별상봉 뒤 오후 1시 30분쯤 금강산을 떠나 동해선 육로를 통해 귀환할 예정이다. 남북 이산가족들은 첫날 단체상봉과 환영 만찬, 이튿날 개별상봉과 객실중식, 단체상봉, 마지막 날 작별상봉 및 공동중식 순서로 65년만에 만난 가족들과 총 12시간 상봉했다. 이로써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4·27 정상회담에서 합의했던 8·15 계기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마무리된다. 앞서 1차 상봉단이 20∼22일 금강산에 가 북측 가족을 만났고 24∼26일 2차 상봉이 이어졌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남북 이산가족, 오늘 ‘기약 없는 이별’

    남북 이산가족, 오늘 ‘기약 없는 이별’

    65년 만에 만난 남북의 헤어진 가족이 짧은 만남을 뒤로하고 다시 기약 없는 이별을 한다. 이산가족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2시간 동안 금강산호텔에서 작별 상봉 시간을 가진다. 이후 1시간 동안 다 같이 점심을 먹고 일정을 마무리한다. 이날 일정은 당초 2시간 동안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남측이 북측에 상봉 시장 연장을 제안했고 북측이 수용하면서 3시간으로 늘어났다. 이로써 이번 21차 상봉행사에 참여한 이산가족은 지난 20차 상봉행사와 마찬가지로 헤어진 가족과 총 12시간을 마주할 수 있게 됐다. 작별상봉이 끝나면 남측 상봉단은 북측 가족의 배웅을 받으며 버스에 탑승한 뒤 오후 1시 45분 금강산을 떠난다. 남측 상봉단은 오후 5시 20분 속초에 도착할 예정이다. 지난 20일 금강산호텔에서 약 65년 만에 감격스러운 상봉을 한 남북 이산가족은 21일까지 두차례 단체상봉과 개별상봉, 환영만찬, 객실 중식 등 5차례에 걸쳐 소중한 만남을 가졌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월드피플+] 60년 만에 다시 만난 ‘첫사랑’…결혼으로 해피엔딩

    [월드피플+] 60년 만에 다시 만난 ‘첫사랑’…결혼으로 해피엔딩

    인연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커플의 사연이 알려졌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19일 보도에 따르면 잉글랜드 북서부 랭커셔에 사는 론 오웬(84)과 루스 홀트(79)는 60여 년 전인 1950년대 당시 같은 직장에서 일하며 인연을 맺었다. 두 사람은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고 1년가량 교제했지만, 당시 오웬은 전 세계를 돌며 뮤지션 생활을 하길 원했고, 여기에 반대의사를 밝힌 홀트는 결국 이별을 선택했다. 이후 오웬은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크루즈 배에 올랐고, 홀트는 다른 남성을 만나 결혼한 뒤 거주지를 사우디아라비아로 옮겼다. 두 사람은 각자의 삶을 살면서도 오랜 추억 속 한 페이지를 차지하고 있는 서로를 잊지 않았다. 그러던 중 두 사람이 다시 만나게 된 것은 처음 만난 지 약 60년이 지난 2016년이었다. 전 남편과 이혼한 뒤 영국으로 돌아와 혼자 살던 홀트는 자신이 사는 지역에서 발간되는 지역일간지에서 낯익은 이름은 발견했다. 다름 아닌 오웬이었다. 두 사람의 우연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홀트가 해당 지역에서 활동하는 뮤지션으로 소개된 오웬의 기사를 보기 불과 2주 전, 오웬은 홀트가 사진 집 바로 건너편으로 이사를 한 것. 홀트는 “신문 속 그 이름의 주인공이 오웬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고는 매우 놀랐다. 그를 이렇게 다시 만나게 되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오웬은 당시까지 결혼하지 않은 상태였으며, 두 사람은 이내 친구가 됐다. 시간이 흐르면서 60년 만에 다시 사랑이 싹트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결국 남은 평생을 함께 하기로 결심했다. 오웬은 “내가 20대 초반에, 홀트가 18살 때 처음 만났고 우리는 첫사랑이었다”면서 “그녀를 다시 만나 프러포즈를 하는 순간 만큼은 1000명 앞에서 공연 할 때보다 더욱 떨렸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오는 9월 가족과 지인을 초대해 소박한 결혼식을 치를 예정이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文 대통령이 SNS에 올린 코피 아난 ‘추모글’ 보니...

    文 대통령이 SNS에 올린 코피 아난 ‘추모글’ 보니...

    문재인 대통령은 코피 아난 전 유엔 사무총장의 별세 소식에 “세계인과 함께 고인의 명복을 빌며 대한민국 국민들의 슬픈 마음을 함께 전한다”며 19일 고인을 추모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SNS에 올린 글에서 “우리는 평화를 위해 고단한 길을 걸었던 친구를 잃었다. 분쟁이 있는 곳에 코피 아난이 있었고, 그가 있는 곳에서 대화가 시작되었다는 것을 기억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그는 인류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헌신했고 항상 앞으로 나갔다”며 “한반도 평화를 위한 그의 응원도 특별히 가슴에 새겨넣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뵙지 못하고 이별하게 된 것이 너무 아쉽다. 오직 평화를 추구하는 게 코피 아난을 추억하는 방법일 것”이라며 “아프리카의 푸른 초원과 뜨거운 열정 곁에서 깊이 영면하시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1997년 유엔 직원으로는 최초로 사무총장에 오른 고인은 유엔 개혁과 에이즈 확산방지, 빈곤 퇴치, 내전 중재 등의 공로로 현직 총장 직위로는 처음으로 2001년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1998년 제4회 서울평화상을 받았고 당시 김대중정부의 햇볕정책을 공개적으로 지지하기도 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큰형 살아있다니 믿기지 않아…처음엔 보이스피싱 의심했다”

    “큰형 살아있다니 믿기지 않아…처음엔 보이스피싱 의심했다”

    20일 이산상봉 앞둔 이수남씨 눈물 황우석씨는 세 살 때 헤어진 딸 만나 “딸 지금 일흔한 살, 소설 같은 얘기”오는 20일부터 시작되는 제21차 남북 이산가족 상봉을 닷새 앞두고 세 살 때 헤어진 딸을 68년 만에 만나는 황우석(89)씨는 “지금까지 살아 줘서 고맙다는 말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황해도 연백군이 고향인 황씨는 1951년 1·4 후퇴 때 인민군에 끌려가지 않고자 홀로 배를 타고 피란길에 올랐다. 3개월만 피란하고 고향에 돌아가자는 생각은 부모님과 세 여동생은 물론 처자식과도 68년 동안의 생이별로 이어졌다. 황씨는 “고향 떠날 때 세 살이었던 딸이 지금 71세”라며 “내 혈육이라곤 걔 하나 살아서 이번에 외손녀인 자기 딸이 39세인데 데리고 온다는 거예요. 참 소설 같은 얘기”라고 소감을 말했다. 그는 딸에게 “지금까지 살아 줘서, 살아서 만나게 돼서 감사하다고 얘기를 해야겠다”고 말했다.전쟁 통에 헤어졌던 큰형을 만나는 이수남(77)씨도 “뜻밖의 소식을 듣고 너무 기뻐서 말을 할 수가 없더라고요. 친·인척한테까지도 며칠 동안 얘기 안 하고 있다가 요즘에 와서 이웃에 조금 말한 정도예요. 지금도 자꾸 만나 봐야, 확인을 해야 이런 감정이 가시지 않겠나 생각하고 있어요”라며 68년 만의 생사 확인에 멍한 기분을 전했다. 이씨는 큰형이 살아 있다는 연락을 받고 벅찬 마음에 딸과 며느리 앞에서 눈물을 쏟았다고 전했다. 믿기지 않는 소식에 대한적십자사를 사칭한 보이스피싱으로 혼동할 정도였다. 이씨의 전화를 받은 둘째 형도 “거짓말 아니냐”는 반응을 보였다고 했다. 박경서 한적 회장은 지난달 27일 이씨의 자택을 직접 찾아 큰형의 생사확인 회보서를 전달했다. 이씨는 “살아 계시는 게 너무 영광이고 고맙다는 말을 큰형에게 하고 싶다”며 “영구적으로 상설면회소가 생긴다면 더없이 좋겠다는 바람”이라며 이산가족의 심정을 전했다. 여동생 선분(73)씨와 남동생 혁동(68)씨를 만나는 박기동(82)씨는 “헤어질 당시 동생들이 여섯 살, 두 살 정도로 너무 어렸기 때문에 형이나 오빠를 잘 모를 거예요. 이산가족 신청을 벌써 수십 년 전부터 했어요. 상봉을 앞두고 밤잠을 많이 못 자고 설치는 심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동생에게 줄 선물로 속옷과 치약, 칫솔 등 생활용품을 많이 준비했다며 “겨울에 추울 때 따뜻하게 입으라고 겨울 잠바도 샀다”고 말했다. 한편 국방부는 이날 “남북 군사당국은 지난 7월 16일 서해지구 군 통신선 정상화에 이어 오늘 동해지구 군 통신선도 완전 복구해 모든 기능을 정상화했다”고 밝혔다. 2010년 11월 28일 산불로 인해 완전히 소실된 이후 8년 만의 복구다. 통일부 공동취재단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해투3’ 장덕철 “음원 사재기 할만큼 규모 있는 회사 아냐” 의혹 해명

    ‘해투3’ 장덕철 “음원 사재기 할만큼 규모 있는 회사 아냐” 의혹 해명

    ‘해투3’에 출연한 3인조 그룹 ‘장덕철’이 ‘음원 사재기 논란’에 대해 입을 연다. 매주 동시간 시청률 1위를 지키고 있는 목요일 밤의 터줏대감 KBS 2TV ‘해피투게더3’(이하 ‘해투3’)의 16일 방송은 이계인-지상렬-염경환-한상진-우기(여자아이들)이 출연하는 ‘해투동:헉 소리 나는 사람들 특집’과 ‘전설의 조동아리:내 노래를 불러줘-여름 사냥꾼 특집’ 2부로 꾸며진다. 이 가운데 ‘내 노래를 불러줘-여름 사냥꾼 특집’ 2부에는 코요태-크러쉬-장덕철-청하가 출연해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는 긴장감 백배 퇴근 대결을 펼칠 예정이다. 최근 진행된 녹화에서 ‘장덕철’의 덕인과 장중혁이 얼마 전 불거진 ‘음원 사재기 논란’에 대해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덕인은 “너무 말이 안돼서 ‘묻히겠거니’ 하고 생각했다. 하지만 점점 기정사실화가 되어 힘들었다. 부모님도 의심을 할 정도였다”며 힘들었던 속마음을 밝혔다. 또한 덕인은 “‘음원 사재기’를 검색해 봤다. 저희 손이 닿을 수 없는 영역이더라. 사재기를 할 만큼 회사 규모가 크지 않다”며 솔직한 고백을 이어가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는 “‘그날처럼’은 역주행이 아니고 발매 후 단계별로 조금씩 올라갔다. 느린 정주행이었다”며 세간의 오해에 대해 해명했다. 이를 잠자코 지켜보던 크러쉬는 “심적으로 엄청 힘들었을 것 같다”며 진심으로 안타까워 했다는 후문. 이에 장덕철이 털어놓을 속마음과 진실 고백에 궁금증이 증폭된다. 한편 이날 3인조 그룹 ‘장덕철’의 멤버 장중혁은 ‘그날처럼’의 노래 가사가 덕인이 실제로 겪은 이별 경험담 임을 밝혀 호기심을 자극시켰다. 이에 덕인은 “노래의 주인공은 본인 노래인지 알 것”이라고 덧붙였다고 전해져 ‘그날처럼’에 담긴 풀 스토리에 궁금증이 더욱 높아진다. ‘해피투게더3’는 오는 16일 목요일 밤 11시 10분에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배우 하시은 9월 결혼, 김태희♥비 결혼식 부케 받은 주인공

    배우 하시은 9월 결혼, 김태희♥비 결혼식 부케 받은 주인공

    배우 하시은이 오는 9월 결혼한다. 14일 한 매체는 배우 하시은이 오는 9월 일반인 남성과 결혼식을 올린다고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그는 결혼을 약 한 달여 남겨두고 막바지 준비에 한창으로, 가족과 친지, 가까운 지인들에게만 소식을 알리는 중이다. 하시은은 앞서 지난해 1월 배우 김태희와 비 결혼식에서 부케를 받아 화제를 모은 바 있다. 그는 드라마 ‘장옥정, 사랑에 살다’에 함께 출연한 인연으로 김태희 부케를 받았지만, 당시 “애인은 없다. 지인들 부케를 수집하고 있다”며 결혼설을 부인했다. 이후 1년 9개월 만에 웨딩마치를 울리게 돼 주위 축하를 받고 있다. 한편 하시은은 최근 종영한 MBC 드라마 ‘이별이 떠났다’에 출연했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또 다른 가족, 화폭에 기록하다’ 반려동물 전문 김연석 서양화가

    ‘또 다른 가족, 화폭에 기록하다’ 반려동물 전문 김연석 서양화가

    “우리 인간처럼 개나 고양이도 가장 찬란하고 생동감 넘칠 때가 있잖습니까. 평생 함께 했던 반려동물의 그런 시절 모습을 그림으로 기록해 놓고 늘 간직해서 볼 수 있다면 그 또한 아름답지 않겠습니까?” 지난 10일 안산시 단원구에 위치한 한 건물 4층. 화실과 카페를 함께 운영하는 생업터전에서 국내 최초이자 유일하게 반려동물을 전문으로 그리고 있는 김연석 서양화가를 만났다. 중년 탤런트 김용림씨의 아들로 잘 알려진 배우 남성진씨를 많이 닮은 거 같단 말에 “수도 없이 많이 들었다. 게다가 홍상수 영화감독, 더 나아가서 스티브 잡스 닮았단 소리까지도 종종 듣는다”며 유쾌하게 대답했다. 그는 2011년 ‘누렁이’란 작품으로 대한민국 미술대전에 입상하면서 초상화에 본격적으로 나서게 됐다. 이후 거친 필법을 바탕으로 유화그림 본연의 기품을 잘 살려 개와 고양이의 특징적인 모습을 생생하게 표현해냈다. 그렇게 반려동물 전문화가의 길로 들어섰고, 생업이 됐다. 그림을 의뢰하는 사람들은 주로 반려동물과의 이별을 준비할 때가 왔을 때, 그들의 모습을 영원히 간직하고 싶어하는 맘에서 찾아온다고 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 반대의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같은 건물 내과병원에서 암 진단 받은 견주가 자신의 반려동물도 나중에 자신과 같은 큰 병을 갖게 될 수도 있단 동변상련 심정으로 개의 초상화를 미리 그려 놓기 위해 찾아온 경우도 있었다. 그런 경우엔 정말 맘이 많이 아프다고 한다. 정성들여 완성한 반려동물의 초상화를 의뢰자에게 보여줘도 “내 개가 내 개 같지 않다”라는 답변이 돌아올 때 정말 난처하다고 한다. 그건 김화백만의 문제가 아니다. 초상화나 인물화처럼 어떤 대상을 정확히 그려서 기록하는 모든 분야의 아픔이다. 하지만 그는 그러한 것이 단지 의뢰자의 문제가 아닌 작가의 문제일 수 있다고 겸손해 한다. 그림을 의뢰받아 완성하기까지, 푸들이나 시추처럼 잘 알려진 종은 실물과 그림에서 큰 차이가 없지만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믹스견을 의뢰받은 경우엔 고객의 만족을 충족시키지 못한 ‘무능한’ 화가라는 씁쓸한 시선을 견뎌야 한다. 초상화는 반려동물을 찍은 사진을 보고 그린다. 반려동물에게 그리는 내내 ‘고정자세’를 요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사진을 잘 못 찍는 사람이 실제로 누르스름한 개를 거무스름한 개로 찍어 의뢰한 경우도 많다. 화가는 사진에 온전히 의존하다보니 표현에 있어 한계를 느낄 수 밖에 없게 된다. 김화백은 “찍어 보내온 사진의 개가 혀를 내밀었을 때, 의뢰자는 웃는 모습이라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제가 보기엔 다소 심심하거나 외롭게 보일 수도 있다”며 “그 차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중간 작업과정을 두 세 번에 걸쳐 스마트폰 사진 전송 후 의견을 묻는다”고 말했다. 김화백은 의뢰자에게 보통 5~10장의 사진을 요청한다. 그 중에서 자신이 봤을 때 가장 자연스럽고 반려동물의 품성을 잘 보여줄 수 있는 걸 선택해서 그린다고 한다. 사진 찍을 때는 위에서 아래 방향으로 찍지 말고 가급적 견주와 마주보는 상태에서 상체를 클로즈업해서 찍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한다. 좋은 기억도 많이 있다.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60대 남성의 반려견 시베리안 허스키를 그려준 후 1주일이 지나서 뜻하지 않게 그 반려견이 죽게 됐다. 견주는 반려견이 살아 있을 때의 모습을 잘 그려준 김화백을 찾아와 술을 대접하며 감사의 표현을 했다고 한다. 김화백은 “그 남성은 50호 캔버스(120×60cm)에 그려준 시베리안 허스키의 늠름한 모습을 자신이 운영하는 중소기업 구내식당에 걸어놓았다”며 “‘시베리안 허스키처럼 강하고 도전적인 자세로 일하라’라는 메시지를 사원들에게 심어주기 위해서였다”고 말했다.반려동물을 그릴 때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역시 ‘눈’이다. 눈이 살아있다는 느낌을 그림에서 발견하지 못한다면 그건 일종의 실패작이라고 강조한다. 눈 주변 털의 색보다는 좀 더 진하게 칠해 대비효과를 부각하고 생명력을 불어넣는 작업을 하고 있다. 고양이는 머리와 몸을 적정하게 비례해서 그리지 않을 경우 잘못하면 호랑이가 될 수 있다며 개를 그리는 것보다 10배는 더 어렵다고 한다. 다음으로 중요한 부분이 ‘털’이다. 반려동물 고유의 개성을 상징하는 털의 색상과 형태를 정밀하게 묘사해 주지 않으면 말 그대로‘내 개가 내 개가 아닌 개’가 되기 때문이다. 김화백은 “사람으로 치면 밍크코트를 입은 사람이 가죽옷을 입은 것처럼 보이는 격”이라며 “털을 그리는 데 많은 정성이 필요하다. 유화의 특성상 칠하고 마르는 걸 반복해야 하기 때문에 작품 하나당 최소 15일은 걸린다”고 했다. 사랑받는 동물을 그리다 보니 버려진 동물에도 관심을 갖게 됐다. 동물보호단체와 손잡고 유기견 후원을 위한 전시회에 자신의 작품과 재능을 기꺼이 기부했다. 기부한 작품에 나타난 유기견 모습은 버려진 후의 모습이 아닌 버려지기 이전의 사랑받았던 모습을 그렸다. 김화백은“이 녀석들도 나름 찬란하고 아름다웠을 때가 있지 않았을까요. 그래서 이렇게 사랑받았던 애들을 버리지 말았으면 하는 맘에서 참가하게 됐다”고 말했다. 간혹 ‘새끼 시추 한 마리를 30만원이면 사는데 그림은 왜 50만원이나 하나요?’라고 당혹스런 질문을 던지는 사람도 있다. 그는 반려동물을 그리기 전엔 작품 전시를 위해 주로 인사동 갤러리를 찾았지만 개란 주제를 갖고 전시회를 열게 되면서 일반 화랑대신 자연스럽게 개박람회와 같은 행사장을 찾게 됐다고 한다. “아무래도 혼자만의 활동이 아닌 개사료 같은 반려동물 사업을 운영하는 분들과 함께 하다보니 예술이 상업적으로 변질되어가는 것을 경험하게 됐다”며 “반려동물이라는 같은 주제로 열리는 행사 공간 안에서도 대우 받지 못하고 들러리 신세로 전락한 경우도 있었다”며 아쉬워했다. 그는 이러한 모든 것의 원인은 ‘순수 예술에 대한 관심 부족’이라고 말한다. 주 5일제 근무시행 효과도 적잖이 보고 있다. 근처 반월공단에서 일하는 주부 중 몇 명도 여가시간을 활용해 그림을 배워 보고 싶다고 이곳을 찾고 있다. 김화백은 “살아있는 동물을 표현하는 것이 너무 좋다”며 “힘닿은 데까지 계속해서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그림을 단시간 내에 배울 수는 없지만 제가 가지고 있는 재주를 최대한 나눠 드릴 수 있으니, 문턱을 낮게 생각하시고 언제든 찾아오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글 박홍규 기자 gophk@seoul.co.kr영상 박홍규, 문성호 sungho@seoul.co.kr
  • ‘러블리 호러블리’ 하하 깜짝 출연, 송지효에 “헤어져” 이별 통보

    ‘러블리 호러블리’ 하하 깜짝 출연, 송지효에 “헤어져” 이별 통보

    ‘러블리 호러블리’에 하하가 송지효 남자친구로 깜짝 출연했다. 13일 오후 방송된 KBS2 드라마 ‘러블리 호러블리’에 하하가 깜짝 출연해 시청자 반가움을 샀다. 이날 방송에서 드라마 작가 오을순(송지효 분)은 갑작스러운 이별을 겪었다. 그의 남자친구는 바로 하하. 하하는 “넌 정말 좋은 사람이야. 나보다 좋은 사람 만나줘 제발”이라며 편의점에서 이별을 통보했다. 그러면서 “1년 동안 너 멀쩡하게 길 가다 떨어진 간판만 세 번이야. 너 정말 재수 없어. 없어도 너무 없어. 네 옆에 있다가 나도 죽을 것 같아”라며 모진 말을 했다. 오을순은 “가라. 마음 변하기 전에. 우리 다신 보지 말자”라고 이별을 받아들였다. 이에 하하는 “목숨걸고 충고 하나 할게. 드라마 대본 쓰는 거 그만둬 인생 낭비야. 그리고 머리 좀 감고 다녀”라고 마지막 말을 했다. 한편 오을순은 이별 후 길을 걷다가 물벼락을 맞고 빈 깡통을 밟아 넘어져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사진=KBS2 연예팀 seoulen@seoul.co.kr
  • 그 힘겨운 시간이 당신을 일어서게 할 거예요

    그 힘겨운 시간이 당신을 일어서게 할 거예요

    모든 밤을 지나는 당신에게/캐서린 번스 엮음/김희정 옮김/알마/444쪽/1만 8500원35세 남자가 어느 날 고향 집으로 돌아왔다. 어머니가 앞으로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여생을 함께 해 달라고 부탁해서다. 희소 암을 앓는 어머니를 간호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기구를 이용해 폐에 고인 액체를 뽑아낼 때 타이밍을 잘못 맞추면 어머니의 숨이 멎을 수도 있었다. 고통스러울 법도 한데 어머니는 사람들의 동정 속에 세상을 퇴장하고 싶지는 않다고 했다. 그래서 아들이 준비한 건 성대한 ‘작별 파티’. 호텔 연회장을 메운 100여명의 손님과 일일이 마지막 인사를 나눈 어머니는 8일 후 아들에게 “넌 참 좋은 사람이야”라는 말을 남긴 채 숨을 거뒀다.얼핏 보면 소설이나 영화에 나올 것 같은 이야기다. 예상과는 달리 미국 코미디 극단 ‘세컨드시티’ 소속 배우 출신의 케빈 맥기한이 2013년 한 무대에서 사람들에게 들려준 자신의 실화다. 그는 “남은 것이 오직 추락뿐이었을 때, 그녀는 그 사건이 자기가 정한 방식으로 일어나도록 만들었다”면서 어머니와의 마지막 순간을 행복하게 추억했다. 누구나 잘 알고 있지만 현실은 소설이나 영화보다 훨씬 극적이고 강렬하다. 맥기한의 이야기는 2013년 세계적인 스토리텔링 행사 ‘모스’에서 알려졌다. ‘나방’이라는 뜻의 모스(moth)는 미국의 소설가 조지 도스 그린이 어린 시절 한밤에 불을 향해 날아드는 나방을 보면서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눈 순간을 떠올리며 1997년 창립한 비영리단체다. 성별, 피부색, 나이, 학벌, 재산, 국적을 초월한 다양한 사람들이 마이크 앞에 서서 자신의 인생을 바꾼 경험을 들려준다. 모스의 예술감독인 캐서린 번스가 엮은 책 ‘모든 밤을 지나는 당신에게’는 지난 20년간 전 세계 26개 도시에서 발표된 2만여개의 이야기 중 최고의 감동을 선사한 40개의 사연을 담고 있다. 화자들의 면면이 다른 것처럼 그들이 들려주는 삶의 빛깔도 다채롭다. 교통사고를 당한 아들이 외상성 뇌 손상으로 끝내 죽음에 이르는 과정을 지켜본 한 여인은 환자와 환자의 가족들에게 법률 지원을 해 주는 비영리 단체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살인 누명을 쓰고 사형을 선고받은 한 남자는 사형 집행일을 11일 남겨 두고 일반 수감자들이 있는 곳으로 옮겨졌다가 끝내 석방되는가 하면, 어느 날 갑자기 새 애인이 생겼다며 남편으로부터 이별 통보를 받은 한 여인은 고통 속에 매진했던 유방암 연구에서 큰 성과를 거둔다. 단골 손님의 소개로 그 손님의 아들인 영국 가수 데이비드 보위의 전속 미용사가 되는 행운을 누린 사람도 있다. 영국 소설가 닐 게이먼이 책 서두에 실린 ‘추천의 글’에서 썼듯 “자신이 얼마나 똑똑한지, 현명한지, 어떻게 승리를 거두었는지 등의 이야기는 대부분 실패로 끝난다. (외려) 어렵고 고된 경험을 하던 순간에 자신이 인간적으로 어떤 모습이었는지 정직하게 이야기할 때 사람들의 마음이 움직인다.” 게이먼에 따르면 어쩌면 이 책은 ‘실패담 모음집’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화자들의 솔직한 이야기를 보고 있으면 실패담이 지닌 힘이 얼마나 센 지 알게 된다. 평범한 사람들이 칠흑같이 어두운 밤을 자신만의 힘으로 헤쳐 나간 그 순간은 그 어떤 이름 있는 소설가가 지어낸 이야기보다 귀하고 위대하기에.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유성은, 2년 만의 컴백 ‘끌어안아줘’ 공개 “열대야 날리는 촉촉 감성”

    유성은, 2년 만의 컴백 ‘끌어안아줘’ 공개 “열대야 날리는 촉촉 감성”

    보컬리스트 유성은이 약 2년 만에 신곡 ‘끌어안아줘’로 돌아왔다. 유성은은 오늘(9일) 오후 6시 신곡 ‘끌어안아줘’ 음원과 뮤직비디오를 공개했다. 감성적인 피아노 선율로 시작되는 신곡 ‘끌어안아줘’는 사랑의 감정이 식어버린 연인이 다시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오길 바라는 마음을 담은 곡이다. 유성은은 자신의 이야기를 직접 가사로 풀어냈다. “솔직히 말을 해줘 너의 맘이 어디 있는지 떠나려고 하니 어? 모르겠어 이제 와서”와 같이 실제 이야기를 하는 듯한 솔직한 가사가 인상적이다. 신곡 ‘끌어안아줘’는 비투비(BTOB)의 멤버 정일훈이 피처링에 참여해 큰 관심을 받았다. 특히 유성은은 지난 2012년 비투비 멤버 서은광과 듀엣 곡 ‘사랑병’을 발표한데 이어 또 한번 비투비와의 컬래버레이션으로 화제를 모았다. 또 뮤직비디오에는 소속사 후배 김소희가 출연했다. 김소희는 사랑스러운 연인의 모습과 이별 후 그립고 쓸쓸한 모습의 연기를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유성은의 열대야를 날리는 촉촉한 감성 R&B곡 ‘끌어안아줘’는 각종 온라인 음원사이트를 통해 들을 수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In&Out] 최저임금 악영향의 실체는/김성희 고려대 노동문제연구소 교수

    [In&Out] 최저임금 악영향의 실체는/김성희 고려대 노동문제연구소 교수

    최저임금은 나날이 늘어가는 ‘일을 해도 가난한 사람들’의 문제를 푸는 가장 효과적인 방안이다. 저임금 불안정 노동자가 넘쳐 나지만, 복지제도나 노동조합의 단체교섭으로 이를 풀 수 없는 나라에서 주목하는 정책방안이다. 미국, 영국, 중국, 일본, 최근의 독일 등은 노동빈곤과 양극화 심화의 숙제를 풀기 위해 최저임금에 주목할 수밖에 없는 나라의 대표적인 예다. 그 가운데 한국이 있다. 문제는 정책 시행의 양지가 있으면 음지도 있다는 점이다. 늘어나는 인건비 부담은 기업들에는 어떻게 작용할까?최저임금의 높은 인상에 기업이 대처하는 방법은 세 가지가 있다. 첫째 가격 전가 방식이다. 임금이 영업총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높은 곳도 20% 수준이다. 최저임금이 올해 16.4% 인상되면서 인건비는 평균 3.28% 올라간다. 가격설정권이 있는 기업체는 가격인상으로 인건비 증가를 상쇄하고 더 많은 이윤을 거둔다. 줄어드는 건 소비자 효용이다. 둘째 비용 전가 방식이다. 대기업이 하청업체나 프랜차이즈업체에 비용 증가분을 전가하는 방법으로, 대기업 중심 구조인 우리 사회에서 가장 흔한 방식이다. 원청과 하청, 프랜차이즈 본사와 가맹점 사이의 상생 구조를 제도를 통해 강화해서 제어해야 할 과제이다. 셋째 이윤감소 방식이다. 이윤을 줄여 노동자의 몫인 임금 비중을 높이는 것으로, 정부가 최저임금을 대폭 인상하면서 기대하는 방향이기도 하다. 기업의 초과 이윤의 몫을 임금으로 돌리라는 것이다. 최저임금의 충격에 또 다른 취약 집단이 자영업자다. 최저임금 논란의 와중에 자영업의 존폐 위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은 바람직하다. 자영업은 전체 취업자의 25.4%를 차지하는 우리 경제활동의 주요 구성원임에도 불구하고 정책적 배려는 매우 부족했다. 프랜차이즈 본사나 재벌 대기업은 최저임금과 무관하지 않은 게 아니라, 핵심 이해 당사자다. 상시 고용 3000인 이상 대기업들이 직접 고용해야 하나 사내 하청업체에 고용책임을 미루는 파견, 용역, 도급 등 소속외 노동자 비율은 올해 23.6%에 달한다. 이들은 최저임금이 곧 자기 임금인 사람들이다. 아울러 납품계약 관계로 맺어진 1차, 2차, 3차 하청의 노동자들도 최저임금 영향권에 있기 때문에 납품 단가를 조정해 주지 않는다면 최저임금 인상의 부담을 중소 하청업체가 감당해야 한다. 대기업은 고용책임의 부담을 전가한 것처럼 최저임금의 부담도 중소업체에 전가한다. 프랜차이즈는 이런 비용전가 구조를 잘 보여 주는 사례다. 최저임금 인상 논란이 뜨거운 이유는 이윤과 임금의 몫을 재설정하기 때문이다. 비용전가 구조를 제어할 장치 마련 및 가격 전가 감독체계 구축과 함께 적정 임금 배분을 통한 경제 활력을 도모하는 길에는 과거 익숙했던 기득권 체계와 이별하는 진통이 따른다. 저임금 불안정 노동의 해소를 위해 감수할 만한 수준이고 또 감수해야 할 일이다.
  • ‘이별이 떠났다’ 조보아, 폭염 날리는 청량 미소 ‘쿠알라룸푸르로 떠나요’

    ‘이별이 떠났다’ 조보아, 폭염 날리는 청량 미소 ‘쿠알라룸푸르로 떠나요’

    배우 조보아가 시원스러운 미소로 인천 공항을 밝혔다. 조보아는 패션 매거진 코스모폴리탄 화보 촬영 차 5일 쿠알라룸푸르로 출국하며 청량감 넘치는 여름 스타일링으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사랑스러운 매력을 자랑해온 조보아는 이날 평소 이미지와 어울리는 우아하면서도 캐주얼한 스타일링으로 공항을 찾았다. 그는 심플한 무드의 상하의에 유니크한 스트랩이 돋보이는 버건디 컬러 백을 매치해 멋스런 공항 패션을 완성했다. 특히 조보아가 착용한 라코스테 샨타코백은 깔끔하게 떨어지는 실루엣과 고급스러운 컬러감을 자랑하면서, 데일리룩 포인트 아이템 역할을 톡톡히 했다. 별도 판매하는 다양한 디자인의 스트랩을 탈부착하면 봄여름부터 가을겨울 시즌까지 계절과 기분에 따라 다채로운 스타일링을 완성할 수 있다. 한편 조보아는 지난 4일 종영한 MBC 주말특별기획 ‘이별이 떠났다’에서 성숙한 연기력으로 호평 받았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최불암, ‘이별이 떠났다’ 최종회 등장..채시라 이혼 선언에 “애썼다”

    최불암, ‘이별이 떠났다’ 최종회 등장..채시라 이혼 선언에 “애썼다”

    ‘이별이 떠났다’에 최불암이 등장했다. 4일 방송된 MBC 주말드라마 ‘이별이 떠났다(극본 소재원·연출 김민식)’에서는 서영희(채시라)와 한상진(이성재)이 서영희의 아버지(최불암)를 찾아가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서영희는 “아빠, 할 말 있어”라고 말했고 아빠는 “내일 하자. 피곤하다”고 피했다. 서영희는 “들어야 해. 아빠도 눈치챘잖아. 우리가 왜 내려왔는지”라고 아빠를 붙잡았다. 아빠는 “다시는 살 생각이 없는 거냐? 하룻밤 자고 나도? 몇 달이 지나도? 수 년이 지나도? 안 와도 좋으니까 다시 한번 생각해봐. 내가 10년이고 20년이고 기다릴 테니까”라고 물었다. 이에 한상진은 무릎을 꿇었고 “다 제 잘못입니다. 죄송합니다, 아버님. 이미 결정을”이라고 답했다. 서영희는 “충분히 생각했어”라고 덧붙였다. 아빠는 한상진을 때리며 “바람을 피워도, 아기를 낳아와도 참았는데. 피를 토하면서 참아 왔는데”라고 소리쳤고 서영희를 안으며 “참느라 애썼다”고 위로했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게으르면 좀 어때! 원하는 대로 살아!

    게으르면 좀 어때! 원하는 대로 살아!

    #1. 날씨가 더우니 밖에 나가는 일도 고역이다. 이런 날은 그냥 집에서 아이스 커피나 마시며 뒹굴고 싶다. 하지만 뒹굴거리는 것도 잠시. 마음속 어디선가,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린다. ‘게으름 피우지 마. 얼른 일어나!’. #2. 친구 만나 저녁 먹기가 이렇게 어려울 줄이야. 이번 주에 만나 시원한 맥주 한 잔 하자 했더니 “야, 요새 나 바쁘다”는 답이 돌아온다. 바쁜 게 벼슬인가 싶은 생각이 든다. “바쁜 게 자랑이냐, 인마!”라고 쏘아붙이려다 참는다. 게으름은 모든 죄악의 원흉이었다. 성공한 이들은 당신이 게을러서 실패하고, 게을러서 가난하고, 게을러서 발전이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게으름은 누구에게나 꼭 필요하다. 신간들 가운데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게으름’을 권하는 책이 눈길을 끈다. ‘게으르면 좀 어때서’(느낌이 있는 책), ‘꿈 따위는 없어도 됩니다’(동양북스), ‘걱정하지 마라. 90%는 일어나지 않는다’(미래북)’와 같은 책은 제목부터 게으름을 피우라 하고,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우릴 다독인다. ‘게으르면 좀 어때서’부터 보자. 평생 게으름과 함께한 ‘게으름 전략가’이자, 영국에서 조직심리를 공부한 저자 변금주씨가 심리학 위에 긍정적 게으름을 심리학 위에 펼쳐놓는다. 저자는 왜 게으름을 피워야 하는지, 왜 게으름이 좋은지를 각종 조사 등으로 설명한다. 다만, 목적이 없는 게으름은 나쁜 게으름으로 분류한다. 예컨대 저녁을 먹고 소파에 누워 TV를 보는 행위도 목적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좋은 게으름이 될 수도, 나쁜 게으름이 될 수도 있다. 저자가 소개하는 게으름 테크닉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편안한 자세로 호흡을 내뱉는 일로 시작하는 명상과 같은 수련법, 부지런하게 일하고 부지런하게 자기, 그리고 재능보다는 재미를 추구하기, 여러 곳에 관심 기울이기 등이다. ‘꿈 따위는 없어도 됩니다’는 제목부터 강렬하다. 뒤통수를 탁! 때리는 느낌이랄까. 그러나 책이 담은 내용은 그리 가볍지만은 않다. 저자 이태화 씨는 “어떻게 하면 더 열심히 살 수 있을까 고민했다”고 자신의 경험을 소개한다. 더 치열하게 살고자 수천만원을 들여 강의를 듣고 책도 사들였다. 그러나 오히려 노력하면 할수록 잘 안 됐고, 더 열심히 하면 할수록 한계를 느꼈다고 한다. 그러다 어느 순간, 오히려 힘을 뺄수록 열정이 생기고 가벼울수록 일이 풀린다는 걸 깨달았다. 저자는 우리에게 ‘꿈이라는 게 직업이냐?’라고 묻는다. 그리고 원하는 직업을 꿈으로 삼지 말고, 원하는 ‘라이프 스타일’을 꿈으로 삼으라 충고한다. 장대한 꿈을 이루려 지쳐 허덕이기보다 정말로 원하는 게 뭔지 생각해보고, 그 꿈을 잘게 쪼개보고, 당장 할 수 있는 작은 일부터 하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차츰 내공을 쌓고 몸집을 키우라고 조언한다. ‘내가 뭘 좋아하는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하는 이들에게도 좋은 방법을 알려준다. 우선 종이 한 장 꺼내 무언가를 적을 수 있는 생각나는 대로 다 적어보고, 작은 일부터 시작하라고. ‘걱정하지 마라. 90%는 일어나지 않는다’는 제목부터 묘한 안도감을 준다. 이 제목은 윈스턴 처칠 영국 총리의 말에서 따왔다. 그는 “모든 걱정을 되돌아보았을 때, 한 노인의 이야기가 생각났다. 그는 임종 전에 ‘나는 평생 많은 걱정거리를 안고 있었지만, 걱정한 일의 대부분은 실제로 발생하지 않았다”고 했다. 걱정과 이별을 고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걱정을 내려놓는 것이다. 그런데 말이 쉽지, 행동은 쉽질 않다. ’80후(1980년대 출생한 젊은이들을 지칭하는 말) 세대’ 여성 작가로 유명한 저자 메이허는 이렇게 조언한다. ‘인정받으려는 욕구’와 ‘감정’을 통제하고, 타인의 생각에 끌려다니지 말 것. 근본적으로 걱정할 필요 없는 자신이 만들어낸 상상에 시간을 낭비하지 말 것. 현재를 열심히 사는 오늘은 바로 당신이 어제 걱정하던 내일이었다는 사실을 기억할 것. 무슨 이야기인지 궁금하면 책을 읽어보는 게 좋겠다. 책 읽기조차 싫다고? 그 정도의 게으름 정도는 극복해보자.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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