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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상고온 국제 곡물가격 껑충… 연말 물가 비상?

    이상고온 국제 곡물가격 껑충… 연말 물가 비상?

    최근 잠잠했던 국제 곡물가격이 다시 들썩이고 있다. 남미와 미국 등 주요 곡창지대에 지속된 이상 고온과 가뭄으로 인해 옥수수와 밀, 대두 등의 가격이 한 달여 만에 20~40% 급등했다. 보통 국제 곡물가격이 4~7개월 뒤 국내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말이나 내년 초 물가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15일 농림수산식품부 등에 따르면,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옥수수 12월물 선물은 지난 13일(현지시간) 부셸(옥수수는 25.4㎏, 소맥·대두는 27.2㎏)당 7.4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6월 1일 5.10달러에 거래된 것을 감안하면 6주 만에 45.1%나 치솟았다. 소맥(밀) 9월물도 같은 기간 6.30달러에서 8.47달러로 36.0% 급등했으며, 대두 11월물은 23.4%(12.58달러→15.52달러) 올랐다. 미국 중서부와 브라질·아르헨티나 등에 심각한 가뭄이 들면서 주요 곡물 생산량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미국 농무부는 올해 옥수수 수확량 전망치를 기존보다 12%가량 낮춘 3억 2766만t으로 조정했고, 내년도 재고 전망치도 큰 폭으로 낮췄다. 국제 곡물가격 급등은 4~7개월의 시차를 두고 국내 수입물가에 전가된다는 게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분석이다. 두부와 빵, 국수 등 식료품과 외식비 상승에 영향을 미치는 등 서민생활과 직결되는 식품 물가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밀과 옥수수의 자급률은 각각 0.8%, 콩은 8.7%에 불과해 국제 곡물가격에 큰 영향을 받는다. 동태평양 적도 부근 해수면 온도가 상승하면서 기상이변을 유발하는 엘니뇨 현상이 7~9월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국제 곡물가격에 대한 우려는 더 커지고 있다. 엘니뇨는 2002~2003년 세계 곡물 생산량을 5326만t(2.8%)이나 감소시켰으며, 미국 옥수수 선물 가격은 50%나 급등하는 등 심각한 영향을 받았다. 농식품부는 농촌경제연구원의 ‘국제곡물 관측시스템’을 가동시키는 등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현재 옥수수와 콩은 12월분까지, 밀은 10월분까지 물량을 확보한 상태지만, 곡물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내년 초 국내 물가 상승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오정석 국제금융센터 연구분석실 부장은 “글로벌 복합 불황의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제농산물 시장의 불안정은 하반기 세계경제에 또 다른 짐이 될 수 있다.”며 “선제적 차원에서 주요 곡물 재고를 확대하고 다양한 공급선을 확보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장태평 징검다리] 비와 경마

    [장태평 징검다리] 비와 경마

    비 오는 날에도 경마를 한다. 사실 경마는 전천후 스포츠이다. 그러나 경마도 농사처럼 날씨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비가 오면 보통은 경마 매출이 올라간다. 이는 여러 가지 아웃도어 레저 활동이 불편해져서 사람들이 경마장으로 몰리기 때문이다. 말과 기수는 빗속에서 경주를 하지만, 관객은 실내에서 경마를 즐길 수 있다. 말이 달리는 경주로는 선진국에서는 대부분 잔디로 되어 있으나,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비용이 적게 드는 모래로 되어 있다. 이 모래 때문에 비 오는 날의 경마에 많은 변수가 생긴다. 얼핏 생각하기에 비 오는 날엔 땅이 질퍽해 말들이 달리기 힘겨워할 것 같지만, 오히려 맑은 날보다 경주 기록이 빨라진다. 맨발로 모래사장을 걸어본 사람이라면 마른 상태일 때는 발이 푹 푹 빠지다가 비가 내리면 모래사장이 단단해지는 것을 느껴 보았을 것이다. 같은 이치로 모래 경주로에서는 비에 젖어 있을수록 말이 더 잘 달린다. 또, 비 오는 날은 앞장서 달리는 습성의 말이 우승할 가능성이 높다. 경주로가 젖어 있으면, 앞서 가는 말이 뭉쳐진 모래를 튀겨 올려 뒤쫓아 오는 기수와 말의 시야를 방해함으로써 추격을 어렵게 하기 때문이다. 비 오는 날에는 첫 출발이 늦은 말들이 앞으로 치고 나갈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아진다. 대체로 비가 내리면 바깥쪽에서 달리는 말이 유리해진다. 경주로는 평면처럼 보이지만 실제는 빗물이 잘 흘러나갈 수 있도록 안쪽으로 기울어져 있다. 따라서 경주로의 바깥쪽 모래가 빗물에 쓸려나가 바닥이 더 단단해져 있기 때문이다. 비 오는 날 말들은 경주가 시작되기 전에 비닐로 만든 우비를 입기도 한다. 안장이 비에 젖지 않게 하여 기수가 미끄러지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야생성을 가진 경주마는 우비를 입는 것을 좋아하지 않지만, 기수의 안전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경마 팬들은 때로 비 오는 날의 경주를 더 기대하기도 한다. 경주로의 사정이나 말들의 컨디션으로 인해 종종 예측과 다른 결과가 나오기 때문이다. 우승 가능성이 낮은 말이 뜻밖에 좋은 결과를 내서 그만큼 배당이 높아지고 경기도 더욱 흥미진진해진다.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것이 스포츠의 또 다른 묘미이기도 하지 않은가. 그런데 얼마 전 폭우가 내린 다음 날, 경마를 하지 못하는 일이 발생했다. 밤에 갑자기 많은 비가 내렸고, 아침까지 계속되면서 경주로가 일부 파손되었기 때문이다. 기수들이 포함된 합동점검반이 두 번이나 점검을 하여 경주에 지장이 없다고 판단하였으나 끝내 무산되었다. 서울 경마공원의 경주를 보며 즐기려던 15만명의 팬들이 낙망하게 되어 송구스러웠다. 이번 경기 중단은 기수들과 말의 안전을 우선하였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시스템에 허점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문화 예술 공연도 관객과의 약속을 어기고 취소하는 예가 거의 없듯이 경마도 마찬가지여야 한다. 기수가 말을 타기로 하는 것은 마주와 조교사와의 업무상 계약이며, 고객에 대한 도의적 계약이기도 하다. 서울 경마공원에서는 그날 세 번의 숙고를 거쳐, 안전을 택한 기수들의 뜻을 따랐다. 그리고 관객들은 크나큰 불편을 겪었음에도 이를 수긍하고 인내해 주었다. 감사할 뿐이다. 경영 측면에서 경마산업에도 비가 내리고 있다. 미국과 일본은 오래 전부터 경마 매출이 큰 폭으로 감소해 왔다. 우리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경마 매출이 감소하고 있다. 그래서 지금 마사회는 경마선진화와 경영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경마를 건전한 레저스포츠로 자리매김하도록 하고, 지속 가능한 수익구조를 만들어 가기 위해서다. 이렇게 해서 사회공헌을 모범적으로 하는 공기업으로 거듭나고자 한다. 또 장마가 계속될 것이다. 경마도 계속될 것이다. 경마 팬들은 빗속에서도 승률을 분석하고, 기수와 말의 실력을 가늠해 게임을 즐기기도 하고, 짜릿한 이변도 기대할 것이다. 마사회에서는 장마철 경주의 안전에 만전을 기할 것이다. 더 나아가 경마를 건전하고 사랑받는 레저스포츠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다.
  • [피플 인 포커스] 리비아 총선 승리 ‘이변’… 국민연합 지브릴

    지난 7일(현지시간) 치러진 리비아 총선에서 무슬림형제단이 우세할 것이란 예상을 깨고 자유주의 성향 ‘국민연합’(NFA)의 승리가 확실시되면서 이 조직을 이끌고 있는 마무드 지브릴(60) 전 과도정부 총리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지고 있다. 미국 유학파 출신의 정치학자로 2007~2010년 카다피 정부에서 경제 수장을 지낸 그는 지난해 ‘아랍의 봄’ 시민혁명 초기 반정부 세력에 합류했다. 지난해 10월 과도국가위원회(NTC) 총리에서 물러난 뒤 이번 총선에서 세속주의 군소정당 55개 연합체인 ‘국민연합’의 선거운동을 진두지휘했다. 지브릴은 압도적인 인지도와 더불어 온건 중도적 정치성향, 풍부한 국정운영 경험 등의 이점을 등에 업고 다양한 부족과 계층의 유권자들로부터 지지를 이끌어 내는 데 성공했다. 그는 선거운동 기간 TV에 자주 출연해 국민연합을 알리는 데 톡톡히 기여했으며, 과도정부 총리로서 국제사회를 상대로 반정부 세력의 창구 역할을 했던 외교적 역량을 발휘해 유세 기간 중 NFA의 정치적 대변인 역할을 탁월하게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지브릴이 카다피의 측근으로 일했던 전력과 카다피를 최후까지 지지했던 바니 왈리드 지역의 와팔라 부족 출신인 점을 근거로 판단력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도 있다. 지브릴의 명성이 NFA와 후보들의 약점을 가리는 역할을 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국민연합이 승리한다 해도 복잡하게 분열된 리비아에서 연립정부 구성은 불가피해 보인다. 지브릴은 지난 8일 밤 기자회견에서 150여개 정치세력에 대연정을 제안한 상태다. 지브릴은 연립정부의 가장 유력한 총리 후보로 꼽힌다. 총리로서 그가 해결해야 할 과제는 첩첩산중이다. 총선 과정에서 불거진 동부 지역의 반발을 달래야 하고, 인권 문제와 군대 무장해제, 경제 성장 등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사설] 전문성 없는 나눠먹기로 선진의정 되겠나

    19대 국회 전반기(2년)를 이끌어 갈 상임위원장 인선이 사실상 끝났다. 국회 교섭단체 구성요건(의원 20명 이상)을 갖춘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 상임위원장 배분에 합의한 상태에서, 각 당이 지난주 상임위원장 명단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몫으로 정해진 국방위원장에 유승민 의원이 지난 6일 당내 경선을 거쳐 확정된 것을 제외한 다른 상임위원장은 각 당의 ‘교통정리’를 통해 정해졌다. 오늘 국회 본회의에서 무기명 비밀투표로 표결을 거치겠지만, 이변이 없는 한 내정된 상임위원장이 그대로 선출될 것이다. 전례대로 상임위원장 배분이 이뤄졌고 각 당에서 상임위원장을 내정했지만, 그 내용을 보면 실망스럽다. 민주통합당 몫인 교육과학기술위원장에는 전문가인 신계륜 의원이 유력했으나, 막판에 비전문가인 신학용 의원으로 바뀌었다. 문제가 더 심한 것은 새누리당이다. 외교통상통일위원장에 내정된 안홍준 의원은 산부인과 의사 출신이고, 정보위원장에 내정된 서상기 의원은 재료공학 박사 출신이다. 안 의원이나 서 의원이나 과거 경력 등으로 보면 각각 외교통상통일위원장과 정보위원장에는 전혀 맞지 않는다. 국회의원이 되기 전에는 경험이 없다고 해도, 국회의원이 된 뒤에는 해당 상임위 활동을 했다든가 하면 문제는 없다. 하지만 안 의원과 서 의원은 전혀 그렇지 않다. 국민을 우롱하는 인선인 셈이다. 상임위원장 인선이 엉망인 것은 양당의 나눠먹기 외에도 각 당에서 선수(選數), 계파, 출신지역 등에 따라 또 나눠먹기를 했기 때문이다. 민주통합당은 그래도 8명의 상임위원장 중 호남 2명, 수도권 4명으로 지역안배는 이뤄졌지만, 새누리당은 10명의 상임위원장 중 9명이 영남 출신이다. 19대 국회는 법정 개원일보다 27일이나 늦은 지각개원을 한 상태에서, 전문성과는 거리가 먼 상임위원장을 양산하고 있으니 앞날이 캄캄하다. 지금과 같은 주먹구구식의 상임위원장 나눠먹기를 없애려면, 20대 국회에서는 미국처럼 제1당이 모든 상임위원장을 독식하도록 바꾸는 게 해법이 될 수도 있다. 이렇게 한다면 비전문가가 상임위원장이 될 가능성은 줄어들 것이다.
  • 15위에 지다니… 샤라포바 16강 탈락 쇼크

    여자프로테니스(WTA) 랭킹 1위 마리야 샤라포바(러시아)가 윔블던 여자단식 16강에서 탈락했다. 샤라포바는 3일 영국 윔블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시즌 세 번째 테니스 메이저대회인 윔블던 여자단식 4회전(16강)에서 자비네 리지키(15위·독일)에게 0-2(4-6 3-6)로 졌다. 2주 전 프랑스오픈 우승으로 랭킹 1위에 오르며 상승세를 과시하던 샤라포바는 초반부터 실책을 연발하며 자멸했다. 이날 패배로 샤라포바는 17세 때인 2004년 대회 첫 우승 이후 8년 만에 두 번째 우승컵을 들어올리려던 목표를 접었고, 세계 1위 자리도 내놓게 됐다. 반면 지난해 대회 준결승에서 샤라포바에 져 탈락하는 등 앞서 세 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무릎을 꿇었던 리지키는 매치 포인트에서 깔끔하게 서브에이스를 꽂아 넣어 기분 좋게 설욕했다. 개인 통산 다섯 번째 메이저대회 정상을 노리던 킴 클리스터스(벨기에)도 앙겔리케 케르버(독일)에게 0-2(1-6 1-6)로 완패, 8강 진출이 좌절됐다. 리지키와 케르버는 8강에서 맞대결을 펼친다. 남자프로테니스(ATP) 랭킹 1위 노박 조코비치는 빅토르 트로이츠키(34위·이상 세르비아)를 3-0(6-3 6-1 6-3)으로 완파하고 8강에 올라 대회 2연패에 한 걸음 다가섰다. 로저 페더러(3위·스위스)도 하비에르 말리세(75위·벨기에)를 3-1(7-6<1> 6-1 4-6 6-3)로 제압하고 8강에 안착했다. 개인 통산 850승을 채운 페더러는 미하일 유즈니(33위·러시아)와 준결승 진출을 다툰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물가 4개월째 2%대 서민 체감물가 ‘苦苦’

    물가 4개월째 2%대 서민 체감물가 ‘苦苦’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개월 연속 2%대에 그치며 안정세를 보였다. 그러나 가뭄으로 농산물 가격이 큰 폭으로 올랐고, 집세 상승률도 높아 서민들의 체감 물가는 여전히 높다. ●6월 물가 전년 동월 대비 2.2%↑ 2일 통계청에 따르면, 6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2% 상승해 2009년 10월(2.0%) 이후 3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소비자물가는 지난 2월 3.1%에서 3월 2.6%로 낮아진 뒤, 4~5월에는 각각 2.5%로 떨어졌다.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1.5% 오르며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가격 변동을 민감하게 느끼는 142개 품목을 대상으로 한 생활물가지수도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1.8% 상승하는 데 그쳤다. ●농축수산물 5.8%·집세 4.3%↑ 그러나 농축수산물은 전년 동월 대비 5.8% 올라 상승 폭이 컸다. 가뭄 등 기상 이변으로 인해 고춧가루(72.5%)와 파(84.7%), 배추(65.9%), 고구마(41.5%), 감자(55.6%) 등의 가격이 급등했다. 집세는 전세(5.1%)가 높은 상승률을 보인 탓에 전년 동월 대비 4.3% 올랐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2012 런던올림픽 D-30] 경축! 100번째 그대

    [2012 런던올림픽 D-30] 경축! 100번째 그대

    30일 앞으로 다가온 런던올림픽은 우리나라에 특별한 의미를 갖고 있다. 1948년 런던올림픽에 처음 대표팀을 파견한 뒤 64년 만에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올림픽에서 통산 100번째 금메달의 주인공이 탄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1976년 몬트리올대회에서 레슬링의 양정모가 사상 첫 금메달을 딴 이후 한국은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까지 14차례의 동·하계올림픽에서 모두 91개의 금메달을 땄다. 이번 올림픽에서 금메달 10개를 목표로 하고 있는 선수단이 예상 만큼의 선전을 펼친다면 한국 스포츠사에 길이 남을 통산 100번째 금메달리스트를 맞이하게 된다. 7월 27일(이하 현지시간) 개막하는 런던올림픽의 경기 일정을 짚어보면 대회 막바지에 일정이 잡힌 태권도에서 영광의 주인공이 탄생할 공산이 크다. 한국은 대회 첫날인 28일부터 굵은 금맥을 캔다. 사격 남자 공기권총과 유도 남자 60㎏급, 양궁 남자 단체, 펜싱 여자 플뢰레, 수영 남자 자유형 400m 등의 종목에서 금메달에 도전한다. 사격의 진종오(33·KT)와 유도 최광현(26·국군체육부대), 펜싱 남현희(31·성남시청), 수영 박태환(23·SK텔레콤)에게 금메달을 기대해 볼 만하다. 세계신기록을 거푸 경신하며 국가대표 선발전을 가볍게 통과한 진종오는 우리나라에 첫 금메달을 가져다 줄 가장 유력한 후보다. 진종오와 박태환은 베이징 대회에 이어 2연패를 노리고, 아쉽게 은메달에 그쳤던 남현희는 “이번에는 메달 색깔을 바꾸겠다.”고 벼르고 있다. 29일에는 올림픽 종목으로 채택된 1988년 서울대회 이후 한국이 출전한 대회에서 단 한번도 금메달을 놓친 적이 없는 여자양궁 단체전이 열린다. 30, 31일에는 남자 유도의 원투펀치인 73㎏급 왕기춘(24·포항시청)과 81㎏급 김재범(27·한국마사회)이 출전한다. 각각 세계랭킹 1, 2위를 기록하고 있어 이변이 없는 한 메달은 확실시된다. 8월 1일에는 남자 역도의 간판선수 사재혁(27·강원도청)이 77㎏급에 출전한다. 무릎, 어깨, 손목 등 역도선수에게는 중요한 부위를 다쳐 다섯번이나 수술대에 오른 사재혁은 올림픽 2연패에 도전한다. 5일에는 역시 2연패를 노리는 역도 여자 75㎏이상급 장미란(29·고양시청)이, ‘환상의 복식’ 배드민턴 이용대(24)·정재성(30·이상 삼성전기)조가 금 사냥에 나선다. 6일에는 한국 체조의 희망 양학선(20·한국체대)이 도마에서 올림픽 사상 첫 체조 부문 금메달을 노린다. 대회 후반인 8일부터는 태권도 경기가 치러진다. 남자 58㎏이상급 이대훈(20·용인대)과 10일 여자 67㎏급 황경선(26·고양시청), 11일 남자 80㎏이상급 차동민(26·한국가스공사)과 여자 67㎏이상급 이인종(30·삼성에스원)이 출전한다. 일정상으로 보면 한국의 통산 100번째 금메달은 후반부에서 나올 확률이 크다. 만약 태권도에서 주인공이 탄생한다면 그 의미는 더욱 특별해진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영화프리뷰] ‘리미트리스’

    [영화프리뷰] ‘리미트리스’

    에디 모라는 인생의 패배자다. 대학 졸업과 동시에 결혼했지만 곧 이혼을 당했고 직장에서도 해고당했다. 작가랍시고 끼적거리지만 단 한 문장도 완성하지 못한다. 급기야 애인에게도 버림받던 날 길을 걷다가 한때 마약 딜러였던 전처의 남동생을 만나 NZT란 알약을 건네받는다. 뇌의 기능을 100% 쓸 수 있도록 돕는 기적의 신약이란 게 처남의 설명. 한 알을 먹었을 뿐인데 십수 년 전 들었던 지식이 생생하게 떠오르고 이탈리아어에도 능통해진다. 안 써지던 소설도 일필휘지, 쭉쭉 써진다. 약이 더 필요해진 모라는 처남을 찾아가지만 이미 총을 맞고 숨진 터. 집 안을 샅샅이 뒤져 알약 한 봉지를 찾아내면서 모라의 인생은 롤러코스터를 탄다. ‘리미트리스’는 아일랜드 소설가 앨런 글린의 데뷔작 ‘더 다크 필드’(2001)를 영화화한 작품이다. 보통 사람들은 평생 자신의 뇌를 10%쯤 활용하고 아인슈타인이 15%를 활용했다고 한다. ‘리미트리스’는 두뇌의 100%를 쓸 수 있게 만드는 약이 있다면 당신은 어떻게 하겠느냐고 묻는다. 그렇다고 존재론적 질문을 던지는 필립 K 딕 원작의 철학적 공상과학(SF)물과는 거리가 멀다. 만화적 발상에서 출발한 영화는 숨 쉴 틈 없이 빠른 전개와 경쾌한 편집으로 재미를 전달하려 애쓴다. 약물의 힘을 빌려 두뇌를 100% 활용하게 된 모라가 순식간에 외국어 서너 개를 익히고 피아노를 하루 만에 뚝딱 배운다든지, 주식 메커니즘을 꿰뚫고 인수 합병(M&A) 시장의 거물인 칼 밴 룬(로버트 드니로)의 마음을 사로잡는 중반까지는 제법 흥미진진하다. 평범한 고교생에서 하루아침에 슈퍼히어로가 된 ‘스파이더맨’ ‘크로니클’의 주인공을 보면서 관객이 대리만족을 느끼는 것과 비슷하다. 그런데 막바지로 치달으면서 닐 버거 감독은 길을 잃은 듯 보인다. 두뇌의 활용 능력이 높아진다고 해서 육체적 능력까지 업그레이드된다는 발상은 고개를 갸웃거리게 한다. 불량배들에게 포위당한 모라가 브루스 리 영화의 몇 장면과 격투기 중계 화면을 떠올리며 순식간에 상대를 때려눕히는 장면에 이르면 쓴웃음을 참기 어렵다. 모라가 특별한(?) 존재로 뒤바뀌는 결말은 만화적 발상의 화룡점정을 찍는다. ‘리미트리스’는 지난해 3월 북미 개봉 당시 ‘랭고’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 등의 화제작을 따돌리고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전 세계에서 제작비 2700만 달러의 6배에 육박하는 1억 6184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상당 부분은 할리우드에서 가장 섹시한 남자 배우로 꼽히는 브래들리 쿠퍼(에디 모라 역) 덕일 것이다. 한 편의 영화 안에서 백수 작가와 상원의원 후보자를 한결같이 매력적으로 그릴 수 있는 배우는 쿠퍼를 빼면 선뜻 떠오르지 않는다. 반면 말년에 다작 배우가 된 로버트 드니로의 선구안은 다소 실망스럽다. 7월 12일 개봉.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FA컵] ‘K리그 킬러’ 고양KB “어게인 2008”

    프로와 아마추어를 통틀어 대한민국 최고의 팀을 가리는 FA컵. 우승팀에 내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줄 만큼 권위도, 의미도 있는 대회다. FA컵의 묘미는 역시 아마추어가 프로를, 내셔널리그팀이 K리그팀을 꺾는 것이다. ‘하위팀의 반란’은 올해도 나왔다. 내셔널리그 고양 KB국민은행이 20일 16강에서 인천을 꺾고 ‘K리그 킬러’의 명성을 이어갔다. 32강전에서 끈끈한 경기력을 자랑하는 부산을 1-0으로 꺾고 내셔널리그팀 중 유일하게 16강에 오르더니 그 상승세가 계속됐다. 연장까지 2-2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고 승부차기에서 4-3으로 이겨 8강 티켓을 쥐었다. 고양 이우형 감독은 “어디까지 가겠다는 목표를 세우기보단 대진에 따라 매 경기 이기기 위해 도전할 것”이라고 했다. 사실 이변이라 부르기엔 조금 무리는 있다. 인천은 올 시즌 1승7무8패(승점 10)로 K리그 최하위에 머물러 있다. 김남일·설기현 등 스타플레이어를 부르며 야심차게 출발했지만, 허정무 감독이 물러나고 김봉길 감독대행이 사령탑을 물려받는 어수선한 상황 속에 짜임새가 무너졌다. 반면 고양은 무패행진(7승4무)으로 내셔널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는 최강팀이다. 경기당 평균 2.7골을 터뜨린 화끈한 공격력과 실점을 0점대로 묶은 짠물수비로 탄탄한 전력을 자랑하고 있다. 올 시즌 져본 적이 었는 상승세에다 ‘밑져야 본전’이라는 자신감이 승승장구의 원동력이다. 고양은 지난 2006년과 2008년에도 K리그 팀들을 연파하고 FA컵 4강까지 올랐던 전력이 있다. 2006년엔 울산-경남에 굴욕을 안겼고, 2008년에도 FC서울-전북을 승부차기로 누르고 돌풍을 일으켰다. 의미를 갖는 이유는 또 있다. ‘스플릿 시스템’으로 치러지는 올 시즌이 끝나면 K리그 꼴찌 두 팀과 내셔널리그 1~2위가 자리를 맞바꾼다. 승강제의 기본골격이다. 여러 걸림돌을 들고 승격을 주춤대는 내셔널리그팀들에 고양의 선전은 K리그에서도 충분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기에 충분하다. ‘고양발 돌풍’은 K리그 코앞까지 닥쳤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아프리카 라디오, 장관 휴대전화 빌려 축구중계

    아프리카 라디오, 장관 휴대전화 빌려 축구중계

    아프리카의 한 라디오가 급하게 빌린 휴대전화로 최근 열린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예선전을 중계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중앙아프리카공화국 국영라디오가 농무장관의 휴대전화를 빌려 지난 15일(현지시간) 열린 중앙아프리카-이집트 경기를 중계했다고 외신이 보도했다. 이날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에서는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2013 예선으로 이집트와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이 맞붙었다. 아프리카의 강호 이집트와 격돌한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선 국영라디오가 기자를 보내 경기를 중계하게 했다. 하지만 유선전화가 연결되지 않아 라디오중계는 처음부터 불발됐다. 라디오는 휴대전화를 구해보려 했지만 비싼 비용을 감당할 수 없었다. 축구팬들이 귀를 바짝 기울이고 있던 킥오프 시간. 라디오는 중계 대신 “전화가 연결되지 않아 중계를 못하고 있다.”는 설명을 내보내야 했다. 중계만 기다렸던 축구팬들은 안타까운 마음에 문자메시지를 라디오에 보내기 시작했다.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의 농무장관이 구세주처럼 등장한 건 바로 이때. 장관은 중계를 하지 못해 발을 구르는 라디오에 자신의 휴대전화를 선뜻 빌려줬다. 라디오는 전반 30분부터 중계방송을 내보낼 수 있었다. 정부와 라디오의 지극 정성 덕분이었을까?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은 이날 경기에서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2013의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는 이집트를 3대2로 제압하며 이변을 일으켰다. 1960년 독립한 신생국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은 지금까지 한번도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본선에 진출한 적이 없다. 사진=엘그래픽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이변’…체코·그리스, 폴란드·러 꺾고 8강행

    러시아(1승1무)와 체코(1승1패)는 무승부만 거둬도 8강에 진출할 수 있었고 그리스(1무1패)와 폴란드(1무1패)는 ‘반드시 이겨야만’ 8강에 오를 수 있는 상황. 만약 그리스가 러시아에 이기고 체코가 폴란드에 비길 경우 그리스·러시아·체코가 모두 1승1무1패(승점4)로 동률이지만 승자승 원칙에 밀려 체코는 탈락할 판이었다. 그런데 이변이 일어났다. 그리스가 17일 폴란드 바르샤바국립경기장에서 열린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12) 조별리그 A조 3차전에서 주장 요르고스 카라구니스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강호 러시아를 제압하고 8강에 진출했다. 같은 시간 폴란드 브로츠와프 시립경기장에서는 A조의 체코가 폴란드를 역시 1-0으로 꺾고 8강에 합류했다. 체코와 폴란드가 전반을 0-0 득점 없이 마친 상황에서 그대로 경기가 끝났더라면 그리스와 러시아가 8강에 진출할 가능성이 컸지만 후반 27분 페트르 이라체크가 오른발 땅볼 슛으로 골망을 갈랐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에쓰오일 챔피언스 인비테이셔널] 제주바람의 여제

    제주 바람을 이기는 선수가 여제(女帝)로 등극한다. 15일부터 17일까지 제주 엘리시안 컨트리클럽(파72·6440야드)에서 열리는 한국여자프로골프투어(KLPGT) 에쓰오일 챔피언스 인비테이셔널(총 상금 5억원) 얘기다. 매년 이맘때 열리는 대회의 관건은 언제나 바람이다. 지난 2010년 대회 3라운드가 강풍 때문에 취소될 정도였다. 올해에도 제주 특유의 변덕스러운 바람이 어떤 이변을 불러올지 주목된다. 가장 기대를 모으는 선수는 지난 10일 서귀포에서 열린 롯데칸타타오픈에서 프로 데뷔 7년 만에 첫 우승을 신고한 정혜진(25·우리투자증권)이다. 제주 바람을 뚫고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한 기세를 이어 2연승을 차지할지가 관전 포인트. 올 시즌 벌써 2승을 거둔 김자영(21·넵스)이 3승째를 거둘지도 관심사다. 지난달 우리투자증권 레이디스챔피언십과 두산 매치플레이챔피언십에서 2연승을 거두고 롯데칸타타오픈에서 3연승에 도전했던 김자영은 공동 7위에 그치며 연승 행진을 마감해야 했다. 김자영은 “지난 대회에서 3연승 기회를 놓쳐 아쉬웠다.”며 전의를 불태웠다. 시즌 마수걸이 우승에 목 마른 김하늘(24·비씨카드)도 단단히 벼르고 있다. 지난해 제주에서 열린 6개 대회 중 우승과 준우승 한 차례씩 포함해 4개 대회에서 톱 10에 오를 정도로 유독 제주에서 강한 면모를 보여준 김하늘이다. ‘디펜딩 챔피언’ 이미림(22·하나금융그룹)도 유력한 우승후보. 지난 동계훈련에서 13㎏을 감량하는 등 절치부심한 이미림은 우리투자증권 레이디스챔피언십 준우승을 차지하는 등 상승세다. J골프가 1라운드부터 생중계한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G20 위하여 시위 당기리…양궁 기보배·오진혁 런던올림픽 출사표

    한밤에 공동묘지를 돌고, 해병대에 입소해 흙바닥을 뒹군다. 산 뱀을 목에 걸고 시위를 당기기도 했다. 시끄러운 야구장에서 연습하는 건 기본 중에 기본. 지난 2월에는 영하 17.1도 한파 속에 자정부터 6시간 한강을 따라 21㎞를 걸으며 정신력을 다졌다. 올림픽을 50여일 남긴 이달 초에는 한라산을 등반했다. 이 모든 게 ‘마인드 컨트롤’이다. 하루 400번 이상 시위를 당기면서 극한의 정신력 훈련까지 병행한 덕에 한국양궁은 20년 넘게 세계 정상을 지킬 수 있었다. ●금 넷 더하면 역대 20개 완성합니다 13일 서울 한남동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아디다스의 ‘런던올림픽 승리기원 결단식’에 참여한 오진혁(현대제철), 기보배(광주광역시청)의 출사표는 호기 넘쳤다. ‘얼짱궁사’ 기보배는 “전 종목 석권이 목표다. 예감이 좋다.”고 했다. 남자팀 오진혁은 “올림픽에서 남자 개인전 금메달이 없었다. 런던에서 풀어야 할 숙제다. 조급해하지 말고 응원해 달라.”고 주문했다. 양궁은 야심차게 ‘G20 프로젝트’를 꺼내들었다. 금메달 20개를 꽉 채우겠다는 뜻. 양궁은 역대 올림픽에서 금메달 16개를 따 쇼트트랙(19개)에 이어 두 번째. 목표대로 남녀 개인·단체전을 석권한다면 동·하계 올림픽을 통틀어 최고의 ‘효자 메달밭’으로 등극한다. 한국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 단체전에서만 금메달 두 개를 땄다. 여자는 홈 관중의 야유와 호루라기 소리에 흔들리며 장쥐안쥐안(중국)에게 개인전 정상을 내줬다. 대회에서 여자 개인전 금메달을 놓친 건 처음이었다. ●세트제로 견제해도 한국이 최고니까요 대회마다 금메달을 목에 걸었기 때문에 이번에도 당연히(!) 최고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변수는 세트제다. 12발을 쏴 점수 합산으로 승부를 가리던 기존 방식(누적점수제)과 달리 런던에서는 세트로 쪼개서 경기를 치른다. 각 세트를 이기면 2점, 비기면 1점을 얻어 최종 점수가 높은 쪽이 승리한다. 개인전 랭킹라운드까지는 6발 3세트로 치르고, 8강부터는 3발 5세트로 더 잘개 쪼갠다. 한 번의 실수가 승패를 갈랐던 이전 방식과 달리 한 세트를 내주더라도 얼마든지 만회할 기회가 있다. 이변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져 박진감이 붙겠지만, 세계 정상을 지켜온 한국에는 결코 유리하지 않은 방식이다. 국제양궁연맹(FITA)이 2010년 룰을 변경했을 때 ‘한국 죽이기’란 얘기가 나왔다. 사실 FITA는 한국의 독주 분위기가 조성된 뒤 몇 차례 경기방식을 바꿔왔는데 이번 세트제도 그런 일환이다. 그러나 선수들은 문제 없다고 입을 모았다. 기보배는 “2년 전부터 바뀐 방식에 이미 적응해 전혀 문제 없다.”고 웃었고, 오진혁은 한술 더 떠 “단기간에 몰아치는 게 우리팀 강점이다. 세트제의 효과를 극대화할 것”이라고 했다. 런던에서 양궁이 몇 개의 태극기를 올릴지 주목된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시론] 서울시, 물난리로부터 안전한가/정상만 공주대 건설환경공학부 교수

    [시론] 서울시, 물난리로부터 안전한가/정상만 공주대 건설환경공학부 교수

    유엔의 ‘세계인구 전망(2008)에 따르면, 도시인구는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2007년을 기점으로 도시와 시골의 인구비가 거의 같아졌으며, 2050년에는 그 비율이 70% 대 30%로 역전되어 과거와 달리 도시인구가 훨씬 많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도시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서울과 같은 대도시는 물난리에 취약한 구조를 갖게 되었다. 최악의 도시 물난리로 기억되고 있는 2005년 9월 미국 뉴올리언스는 시속 205㎞의 초고속 강풍을 동반한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인해 1800여명의 인명피해와 수백억 달러의 경제적 손실을 입었으며, 인구 600만이 넘는 태국의 방콕시는 집중호우로 인한 침수로 막대한 인명피해와 경제적 타격을 입었다. 도시 물난리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하드웨어적인 접근 방법과 소프트웨어적인 접근 방법을 모두 진할 필요가 있다. 기존에 집중해 왔던 하드웨어적인 기법으로는 배수관의 확대, 빗물 저류시설 확보, 펌프시설의 증설, 도로나 인도에서의 투수성 포장 등이 있다. 이들 방법은 신도시 설계 시에는 적용이 용이하나, 구도심에서는 경제적 타당성 및 시민과의 공감대 형성 등 난제들이 많다. 소프트웨어적인 접근으로 비교적 짧은 시간에 도시 물난리에 대응할 수 있게 하는 방법으로는 ‘재해정보 네트워크 시스템의 운영’이 있다. 한 예로, 지난해 8월 미국 뉴욕을 강타한 허리케인 ‘아이린’의 경우, 뉴욕시 재난관리국은 총예상 강우량·빈도유량·단전예상지역·저지대 및 침수예상지역 등의 정보를 웹(WEB)을 통해 실시간으로 제공함으로써 시민들이 물난리 상황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게 해 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었다. 서울지역은 집중호우로 인하여 지난해와 같은 도심지역의 물난리 발생 가능성이 있으므로 침수 흔적도와 위험도에 근거한 재난 위험지도와 취약성 지도를 ‘지형정보시스템’(GIS)에 입힌 이른바 ‘스마트폰 재난정보시스템’을 구축·운영, 스마트폰과 내비게이션을 통하여 관련 정보를 종합적으로 표출하고, 미처 안전지대로 피하지 못한 시민들은 웹 접속이 가능한 곳에서 실시간으로 관련 정보를 제공받아 재난 상황에 적절하고 신속한 대응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보기술 선진국 위상에 걸맞게 꼭 필요한 정보를 쉽게 전달할 수 있는 ‘정보표출방안’을 개발하는 것도 시급하다. 지난해에 국무총리실 ‘재난관리개선민관합동 TF팀’ 구성으로 기후변화와 기상이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하여 기존의 방재체계에 대한 근본적인 패러다임 전환을 통해 선진적 방재시스템 구축을 추진하였다. 취약요인이 드러난 도시 방재를 위한 개선 과제로 ‘재해로부터 안전한 도시 만들기’에 초점을 두고 진행되었다. 그 후속 조치의 하나로 지난 4월 국토연구원 부속으로 ‘국가도시방재연구센터’를 설치, 재해로부터 안전한 도시설계기법 개발, 재해 취약성 등급 지도 작성, 도시방재 데이터베이스(DB) 통합채널 구축 등을 시작한 것은 의미 있는 출발이라고 생각한다. 기후변화에 대응한 도시 물 관리는 미래에 해야 할 일이 아니라 지금 당장 해야 하는 현재 상황임을 우리는 자각해야 한다. 물난리는 지역별로 다르게 나타나므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과 함께 지자체 차원의 대응 대책 마련 또한 중요한 책무이다. 더욱이 물난리 발생 시 인명과 재산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 서울 도심지역은 도심 물 관리를 근본적으로 예방하고 대응할 전략을 수립하고 그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이를 위해 기존의 하드웨어적인 물관리 방법과 함께 GIS를 활용한 ‘스마트폰 물관리정보시스템’ 구축과 효과적인 운영이 그 대안이 될 수 있음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올여름에는 서울 도심 한가운데에 자동차가 물에 둥둥 떠다니는 후진국형 물난리 광경을 더 이상 보지 않는 , 즉 물난리로부터 안전한 서울 도심이 되었으면 한다.
  • 낙뢰 산불 급증

    때늦은 산불이 심상치 않다. 5월 하순에는 습도가 높아지고 잎이 나 산불 위험이 낮아지는데 최근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산불이 잇따르고 있다. 기상 이변에 따른 낙뢰 산불까지 빈발하면서 산림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6일 산림청에 따르면 지난달 15일 봄철 산불조심기간 종료 후 현재까지 42건의 산불로 13.5㏊의 산림 피해가 발생했다. 하루에 평균 2건의 산불이 발생해 산불조심기간(2.1~5.15일)보다 발생 빈도(102건·45㏊)가 잦다. 그동안 심각성을 느끼지 못했던 낙뢰로 인한 산불이 급증했다. 42건의 산불 중 절반에 가까운 19건(7.6㏊)이 낙뢰 산불로 집계됐다. 지난달 27일 경북 영양군 석보면 홍계리에서 일어난 낙뢰 산불은 4.5㏊의 산림을 태우고 18시간 만에 진화됐다. 올 들어 발생한 산불 피해 가운데 두 번째로 크다. 석가탄신일이었던 지난달 28일에는 경북 울진을 비롯해 8건의 낙뢰 산불이 발생했다. 그동안 낙뢰로 인한 산불은 2010년 집계된 4건이 가장 많았다. 낙뢰는 예측이 불가능한 데다 산 정상부에서 발생해 접근하기 어렵고 헬기 운항도 쉽지 않아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낙뢰 피해가 6~8월에 집중되는 것을 감안할 때 피해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프랑스오픈테니스] 작년 챔프 리나 142위에게 역전패한 사연

    붉은 앙투카코트, 이변의 끝은 어디일까. 이번엔 ‘차이나 특급’ 리나(30·중국)가 예선을 거쳐 올라온 세계 142위에게 역전패를 당했다. 디펜딩 챔피언이자 여자프로테니스(WTA) 세계 7위의 리나는 5일 프랑스 파리 스타드 롤랑가로에서 열린 프랑스오픈 여자 단식 16강전에서 야로슬라바 스베도바(25·카자흐스탄)에게 1-2(6-3 2-6 0-6)로 역전패했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아시아 선수로는 남녀 통틀어 처음으로 메이저대회 단식 정상에 섰던 리나는 올해 대회 타이틀 방어 여부를 놓고 주목받았지만 일찌감치 짐을 꾸렸다. 범실에 스스로 무너졌다. 실책을 무려 41개나 쏟아냈는데 3세트에 집중됐다. 결국 막판 10게임을 스베도바에게 내리 내준 리나는 3세트 단 한 게임도 따지 못하는 ‘퍼펙트 게임’을 스베도바에게 헌납하며 무릎을 꿇었다. AP통신은 “지난해 프랑스오픈 우승 이후 자국인들에게 특히 큰 주목을 받게 된 리나가 압박감 조절에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스베도바는 2010년 윔블던과 US오픈에서 복식 우승을 차지한 복식 전문가. 메이저 단식 8강에 오른 건 2010년 프랑스오픈 이후 두 번째다. 스베도바는 특히 예선을 거쳐 본선 무대를 밟은 선수 가운데 8강까지 오른 9번째 선수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이석기·김재연 제명 결정’ 통진당 당기위 6일로 연기

    ‘이석기·김재연 제명 결정’ 통진당 당기위 6일로 연기

    통합진보당 구당권파 이석기·김재연 의원과 비례대표 후보자 등 4명에 대한 제명 결정이 6일로 연기됐다. 이들이 소명을 준비할 시간을 더 달라며 제출한 ‘소명기일 연기 요청’이 받아들여진 것이다. 그러나 제명 연기와 관계없이 혁신비상대책위원회는 다음 달 8일 새 지도부 출범 이전에 제명 문제를 마무리 짓고 가겠다는 계획이어서 신·구당권파의 결별은 예고된 수순으로 보인다. ●이석기 여전히 모습 안보여 서울시당 당기위원회는 3일 국회에서 이석기·김재연 의원과 황선, 조윤숙 비례대표 후보 등 중앙위원회 사퇴 권고를 거부한 4명의 제명에 앞서 소명을 듣기 위해 회의를 열었지만 소명 연기 요청으로 당기위를 6일로 연기했다. 다만 당기위는 이들이 6일에도 소명을 거부할 경우 소명 권리를 포기한 것으로 간주하고 본격적인 징계 절차에 착수하기로 했다. 김 의원과 황 후보는 전날 소명 연기 요청서를 당기위에 서면으로 제출한 데 이어 이날 당기위를 찾아 소명 연기를 요청했다. 이 의원과 조 후보는 소명 연기 요청서만 제출한 채 당기위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김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제명을 전제로 한 당기위”라면서 “나의 정치적 생명이 걸려 있는 만큼 충분한 소명을 위한 자료 준비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달 29일에 요청을 받았다. 시간이 나흘밖에 없어 조금 더 달라고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평소 취재진의 질문을 피해 도망치듯 나가던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황 후보도 일정이 매우 촉박하게 진행돼 충분한 변론과 방어권이 제약되어 있고, 신당권파의 일부 후보들도 사퇴를 하지 않았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윤금순, 김수진, 윤갑인재 후보가 사퇴하지 않았다. 제소 근거와 대상자 문제를 명백히 정리하는 게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비례대표 후보 사퇴 권고의 근거가 된 진상조사위원회의 보고서는 허위, 부실이라며 현재 진행되는 진상 재조사 결과에 따라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기됐을 뿐 달라진 것 없다” 일단 소명 연기는 받아들여졌지만 혁신비대위 측은 “새 지도부로 넘기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달 안에 끝내겠다는 방침이다. 서울시 당기위에서 제명 결정이 나도 후보들은 이의 신청을 통해 14일간의 시간을 벌 수 있다. 이의 신청에 대한 중앙당기위의 기각 여부 결정은 일주일가량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지난 2일 열린 전국운영위원회가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당직 선거 일정을 확정함에 따라 4명의 출당을 위한 제명 조치에 큰 이변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선거 일정은 후보 등록 17~18일, 선거운동 19~24일, 당원 투표 25~29일이며 다음 달 8일 지도부 출범식을 갖는다. 운영위는 무리한 선거 운동 동원이 이뤄지지 않도록 이번 선거에 한해 당원의 과반수가 참여하지 않아도 투표가 성립되도록 하는 내용의 안건을 8일 중앙위 전자회의에서 상정하기로 했다. 당원비대위는 진성당원제에 정면으로 배치된다며 반발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김한길 ‘이해찬 텃밭’서 1위 대이변… ‘대안론’ 탄력

    김한길 ‘이해찬 텃밭’서 1위 대이변… ‘대안론’ 탄력

    이변이 일어났다. 민주통합당 당 대표 경선이 29일 충북 청주 명암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가운데 세종·충북지역 당대표 경선 투표에서 김한길 후보가 226표(28.5%)를 획득, 지역구 의원인 이해찬(세종) 후보를 누르고 1위를 차지했다. 158표(19.9%)로 2위에 머문 이 후보는 누적합계(1755표)에서도 13표 차로 김 후보에게 쫓기는 상황이 됐다. 3위는 조정식 후보(116표)가 차지했다. 김 후보는 396명(투표율 84.4%, 1인 2표)이 참여한 충북·세종지역 대의원 투표에서 예상을 뒤집고 68표 차로 이 후보를 제압했다. 그의 누적합계는 1742표다. 김 후보는 투표 발표 직후 “나 자신도 생각지 못한 지역연고와 계파를 뛰어넘은 승리다. 공정한 대선경선 관리와 정권교체로 보답하겠다.”고 밝게 웃었다. 김 후보의 승리는 잇단 친노 등 특정 계파 주도의 총선 패배론과 이 후보와 박지원 원내대표의 담합론, 경선 도중 정책 대의원 증원 논란이 시너지 효과를 일으킨 것으로 분석된다. 김 후보는 연설에서 “잘못된 각본 때문에 정권교체의 기회가 사라졌다. 이번 총선에서 충북 의석이 반토막이 나는 참패를 당했다.”면서 “책임에서 결코 벗어날 수 없는 사람이 당 대표로 나섰다.”며 이 후보와 계파정치를 비판했다. 그는 비전 제시 없이 ‘이해찬·박지원 연대’ 공방만 벌인다는 지적에 대해 “4·11 총선 패배 등 위기의 본질을 정확히 파악해야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반면 지난 총선에서 세종시에 출마해 초대 국회의원이 된 이 후보로서는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이 후보는 가족의 고향이 충청도임을 언급하며 “정권교체로 일자리가 넘쳐나는 세종시를 이해찬이 반드시 해내겠다.”며 지역구 의원임을 거듭 피력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이 후보 측 캠프는 트위터에 새누리당 지지자들 사이에서 김 후보가 더 많은 표를 받은 여론조사를 링크해 놓는 등 이 후보의 영향력을 에둘러 설명하기도 했다. 후보들은 다음 달 9일 전대에서 치러지는 전체 대의원 표의 절반(48.9%, 1만 2130표)에 육박하는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에 집중하기로 했다. 이 후보 측 오종식 대변인은 “모바일이 관건이다. 2030세대의 젊은 표가 승부를 가를 것이며 연령 보정이 들어가기 때문에 70%를 차지하는 모바일 투표는 대의원 1표의 가치를 가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전당대회준비위원회는 이날 정책대의원 추가 증원을 놓고 논쟁이 일었던 것과 관련해 회의를 열고 2600명 외 추가 증원 없이 다른 진보단체들을 6·9 전대 대의원으로 배정하기로 결정했다. 다른 후보들과 공동으로 반대 성명을 냈던 김 후보는 “경선 중간에 유권자의 범위와 대상이 변경되는 건 크게 우려스럽고 대원칙에 어긋난다.“고 밝혔다. 강주리·청주 이범수기자 jurik@seoul.co.kr
  • 칠순 감독의 사랑, 칸 적시다

    칠순 감독의 사랑, 칸 적시다

    한국과 팔메도르(황금종려상)는 아직 인연이 아닌 모양이다. 제65회 칸 영화제의 최고영예인 황금종려상은 독일 출신 미하엘 하네케(70) 감독에게 돌아갔다. 하네케는 2009년 ‘하얀 리본’에 이어 3년 만에 팔메도르를 품에 안는 진기록을 세웠다. 황금종려상을 두 번 수상한 건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1974년 ‘도청’, 79년 ‘지옥의 묵시록’)와 다르덴 형제(1999년 ‘로제타’, 2005년 ‘더 차일드’), 에밀 쿠스트리차(1985년 ‘아빠는 출장 중’, 95년 ‘언더그라운드’) 등에 이어 7번째다. 물론, 3년 만에 두 번째 수상은 역대 최단기간이다. 심사위원장 난니 모레티가 27일 프랑스 칸의 뤼미에르 극장에서 열린 폐막식에서 경쟁부문 7개 상 중 마지막으로 하네케의 이름을 호명했을 때 진심 어린 박수가 쏟아졌다. 70세 노감독에 대한 예우 차원은 아니었다. 하네케 감독의 ‘아무르’는 올 경쟁부문 22편 중 가장 뜨거운 반향을 일으켰다. 프랑스 주요 매체의 비평을 취합하는 르 필름 프랑세에서는 15명 중 8명이 만점을 줬다. 전 세계 주요 매체의 평점을 모으는 스크린 인터내셔널에서도 크리스티안 문주의 ‘비욘드 더 힐스’와 더불어 가장 높은 3.3점(4점 만점)을 얻었다. “이 영화는 사랑에 관한 것”이라고 수상소감의 말문을 연 하네케 감독은 객석의 아내를 가리키며 “영화 속 노부부처럼 우리도 결코 헤어지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독일 영화감독과 오스트리아 여배우를 부모로 둔 하네케는 독일 뮌헨에서 태어났지만, 오스트리아의 비너노이슈타트에서 자랐고, 빈대학을 졸업했다. 영화평론가, TV 편집자 등으로 활약하던 하네케가 늦깎이 입봉을 한 건 1987년작 ‘일곱 번째 대륙’을 통해서다. 정작 그의 이름을 알린 건 미디어의 폭력성을 꼬집은 1997년 작 ‘퍼니게임’이다. 이후 칸 영화제의 주요 부문 트로피를 차곡차곡 수집했다. 2002년 ‘피아니스트’로 심사위원대상과 남녀주연상을 휩쓸더니 2005년 ‘히든’으로 감독상을, 2009년에는 ‘하얀리본’으로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아무르’는 사랑의 본질을 묻는다. 은퇴한 음악교사 부부 조지와 앤은 80대에 들어섰지만, 신혼 못지않은 잉꼬부부다. 하지만 불행은 감기처럼 찾아온다. 부엌에서 밥을 먹던 앤의 동공이 풀리면서 어떤 외부자극에도 반응하지 않는다. 잠시 뒤 정신을 되찾지만 앤은 기억하지 못한다. 이내 앤의 다리가 마비되고 치매까지 온다. 아내를 끔찍하게 사랑하는 조지에게 이런 아내를 지켜보는 건 지옥이나 다름없다. 노년의 사랑과 치매 문제를 건드려 반향을 일으킨 추창민 감독의 ‘그대를 사랑합니다’를 여러모로(?) 떠오르게 한다. 논쟁적인 결말을 관객이 받아들이도록 하는 건 장 루이 트린티냥(82·조지 역)과 에마뉘엘 리바(85·앤 역)의 절제된 연기에서 비롯된다. 심사위원 장 폴 고티에는 “믿을 수 없는 궁합”이라고 극찬했다. 특히 1960~70년대 유럽영화 팬이라면 ‘남과 여’(1966), ‘제트’(1969·제22회 칸영화제 남우주연상)의 주인공 트린티냥을 다시 만나는 즐거움도 상당할 법하다. 2등상에 해당하는 심사위원대상은 이탈리아의 마테오 가로네 감독(‘리얼리티’), 감독상은 멕시코의 카를로스 레이디가스 감독(‘포스트 테네브라스 럭스’)이 차지했다. 영화제 내내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는 점에서 작은 이변이다. 스크린 인터내셔널은 ‘리얼리티’에 1.9점(4점 만점), ‘포스트 테네브라스 럭스’에는 2점을 줬을 뿐. 홍상수의 ‘다른 나라에서’는 2.1이었다. 칸이 발굴하고 키운 루마니아의 크리스티안 문주는 또 다른 승자다. 여우주연상(크리스티나 플러터·코스미나 스트라탄)과 각본상 모두 그의 ‘비욘드 더 힐스’에서 나왔다. 몰아주기를 꺼리는 칸의 속성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영국의 노장 켄 로치 감독은 ‘앤젤스 셰어’로 심사위원상을 받았다. 남우주연상은 토마스 빈테르베르 감독의 ‘헌트’에서 열연한 덴마크 배우 마스 미켈센의 몫이다. 한편, 단편 ‘써클라인’으로 비평가주간에 초청받은 신수원 감독은 카날플러스상을 받았다. 유럽 최대규모 케이블 방송 카날플러스가 선정하는 이 상은 6000유로(약 890만원) 상당의 차기작 장비 지원과 더불어 카날플러스 배급망을 통해 유럽에 공개된다. ‘써클라인’은 중년 가장이 실직한 사실을 가족에게 알리지 않고 지하철 순환선을 타고 하루를 소비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담았다. 신 감독은 “수상 덕분에 조만간 한국에서도 정식으로 영화를 선보일 수 있을 것 같다. 좋은 격려를 얻고 차기작 ‘명왕성’에 힘을 쏟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칸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공직열전 2012] (7) 기획재정부(상)

    [공직열전 2012] (7) 기획재정부(상)

    기획재정부는 위기관리대책회의, 물가관계장관회의, 대외경제장관회의 등을 주재하는 선임 부처다.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 시절에는 장관이 부총리급이었다. 지금도 정책을 조율하지만 힘은 예전만 못하다. 그래서 박재완 재정부 장관은 정책조정기능을 예산 담당 차관 밑에 두는 조직개편을 지난해말 단행했다. 경제정책 기능에 예산을 더했지만 금융정책이 분리된 현 조직은 처음 시도된 형태다. 재정부 내에 국제금융은 남아 있다. 글로벌 시대에 금융을 국내와 국제로 나눈 터라 다음 정권에는 조직이 개편될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세제·금융의 재무부(MOF)와 예산·정책의 경제기획원(EPB)은 재정부 인맥을 관통하는 양대 축이다. 총리실 산하 기획처가 1954년 MOF로 흡수통합되면서 금융·세제·예산을 총괄하는 거대 부처가 생겼다. 이어 1961년 예산과 기획 부문을 분리해 EPB가 만들어졌다. 1994년 재정경제원으로 통합될 때까지 두 조직은 30년 이상을 서로 견제해왔다. 시장 자율과 큰 틀을 중시하는 EPB, 관치에 가까운 관리감독을 선호하는 MOF. 철학의 차이가 컸다. 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EPB와 MOF의 갈등은 아직도 유효하다.”고 털어놨다. 외환위기 당시 국제통화기금의 권고를 받아들여 재정경제원은 기획예산처, 금융감독위원회 등으로 일부 기능이 옮겨가고 재정경제부가 됐다. 한때 통합됐지만 분리됐고, 다시 합쳐졌지만 정권이 바뀌면 분리될 가능성이 큰 조직, EPB와 MOF의 통합 조직이다. 현 정권 들어 재정부의 초대 장관은 강만수 산은금융지주회장이 11개월, 윤증현 전 장관이 2년 5개월 재임했다. 박 장관은 6월초면 1년이 된다. 두 전 장관이 MOF 출신이지만 박 장관은 감사원 9년, 세제실 2년 근무에 성균관대 교수 출신이라는 이색 경력을 갖고 있다. 그래서 의외의 아이디어를 내놓기도 한다. 신제윤 제1차관은 2008년 3월부터 3년간 국제업무관리관을 맡으면서 주요 20개국(G20) 서울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이끌었다. G20 활동과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 당시 쌓았던 해외 네트워크가 절대적 자산이다. 부하들의 신망도 두터워 2004년부터 무보직 서기관급 이하 직원들이 뽑는 존경하는 상사에 5년(2006~2010년) 연속 뽑히기도 했다. 김동연 제2차관은 고졸 신화의 주인공이다. 덕수상고를 졸업한 뒤 주경야독으로 입법고시와 행정고시에 합격했다. 콘텐츠와 네트워크를 모두 갖춘 예산맨으로 통한다. 글 솜씨도 뛰어나다. 주형환 차관보는 워커홀릭으로 뛰어난 업무추진력을 갖고 있다. 최종구 국제경제관리관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국제금융국장으로 근무하면서 각종 시장안정조치 마련에 주력했다. 조용한 성품의 홍동호 재정업무관리관은 일본 도쿄대를 국비유학으로 다녀오고 일본 내각부에 근무한 경험도 갖춘 일본통이다. 김규옥 기획조정실장은 강만수 장관 시절 대변인을 맡은 바 있다. 예산 전문가다. 이석준 예산실장은 MOF 출신이지만 부하들의 자발적 노력을 이끌어내는 리더십으로 예산실에 안착했다. 예산실에 MOF의 특성을 가미, 올해 재정부 국·실 대항 체육대회에서 예산실이 1위를 하는 이변을 만들어냈다. 백운찬 세제실장은 금융업계의 물밑 방해를 뚫고 세제실의 오랜 숙원이었던 금융세제팀을 만들어 전·현직 세제실장 모임에서 박수를 받은 강단의 소유자다. 스포츠 마니아로 유명한 김익주 무역협정국대책본부장은 국제금융 전문이다. 솔선수범하는 모습으로 3년 연속 존경하는 상사에 뽑혔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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