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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공화국과 張勉](26) 장면의 정치역정·생애(中)

    초대 주미대사로서 큰 공을 세운 장면(張勉)은 1951년 1월28일 귀국해 2월3일 국무총리에 취임한다.이 무렵 이승만(李承晩)대통령과 국회는 상극이라할 만큼 알력이 심해 장면 총리는 양쪽을 융화·조정하는 데 온힘을 기울였다.아울러 ‘국민방위군 사건’‘거창 양민학살 사건’ 해결에 앞장섰고,그해 11월에는 파리 제6차 유엔총회에 대표단을 이끌고 참석했다. 장면이 이승만 아래에서 총리직을 수행하는 동안 권한을 행사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그렇지만 정치적 위상은 한층 높아져,이승만을 몰아내고 그를대통령으로 옹립하려는 움직임이 일어난다. 50년 6월19일 개원한 2대 국회는 다양한 세력으로 구성됐다.자유당 창당 전이라 공인된 여당이 없었고 친(親)이승만 계열 의원은 대한국민당 24명을 비롯해 57명에 불과했다.반면 야당의원은 27명,무소속은 의원 정수의 60%인 126명에 달했다. 2대 국회는 개원 엿새 만에 6·25를 맞아 사망·납치·행방불명된 의원이 35명에 이를 정도로 큰 피해를 입었다.의원 대다수가 이승만의 ‘서울 사수(死守)’ 발언을 믿었다가 큰 곤욕을 치른 데다 이승만의 독재 성향이 이미두드러져 의회에서는 반(反)이승만 기류가 주를 이뤘다. 당시는 국회에서 대통령을 선출하는 간선제였고 이승만의 임기는 52년 7월23일까지였다.국회에서 재선할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하자 이승만은 51년 말두 가지 방안을 추진한다.하나는 여당을 만드는 것이고,또 하나는 대통령직선제로 개헌하는 것이었다. 여당 창당작업은 그러나 두 갈래로 나눠졌다.무소속 의원 중심의 원내자유당과 5개 사회단체를 뼈대로 한 원외자유당이 별도의 정당으로 등록했다.이가운데 원내자유당은 이승만의 뜻과는 달리 내각책임제로의 개헌을 은밀히추진하면서 대통령으로 장면을 추대하기로 야당과 합의한다. 당시 원내자유당을 이끈 오위영(吳緯泳)은 회고록에서 “일부 정치인들이이박사의 영구집권을 위해 활동하기 시작한 실정에서 재야의원들은 대부분강력한 야당을 조직해 다가오는 대통령선거에서 민주적인 지도자를 추대하자는 중론이 대두되고 있었다”고 밝혔다. 국회는 이승만정부가 발의한 ‘대통령 직선제’ 개헌안을 52년 1월18일 찬성 19,반대 143이라는 압도적인 표차로 부결했다.이어 개헌 정족수에 맞춰의원 123명의 서명을 받아 내각책임제 개헌안을 제출했다.4월 이 무렵 장면도 총리를 사임했다. 국회는 6월2일 제2대 대통령을 뽑기로 계획을 세웠다.그 날이 되면 장면은새 대통령으로 선출되고 내각책임제 개헌도 순조롭게 이루어질 터였다. 하지만 반격이 시작됐다.‘부산정치파동’이 발생한 것이다.이승만이 경남과 전남북에 계엄령을 선포한 다음날인 5월25일 계엄군은 버스로 등원하는의원들을 연행했다.그리고는 경찰이 국회를 포위한 상태에서 대통령직선제개헌안을 강제로 통과시켰다.이때 개정한 헌법이 ‘발췌개헌’이다. 부산정치파동후 장면은 가톨릭계인 경향신문의 고문으로 들어앉아 정치에는 일절 간여하지 않을 듯이 보였다.그러다 55년 9월 통합야당인 민주당이 출범하자 최고위원으로 정계에 복귀했다.오위영을 비롯해 김영선(金永善)·홍익표(洪翼杓)·이상철(李相喆) 등 신파의 핵심세력이 52년 그를 대통령으로추대하려던 원내자유당계였다. 장면은 56년 정·부통령 선거에 부통령으로 출마해 이기붕(李起鵬)을 누르고 당선됐다.국민의 투표로 검증받은 권력서열 2위가 된 것이다.더구나 이승만이 81세의 고령이어서 유고시 대통령 자리를 승계하는 부통령이란 위치는정치적으로 큰 의미를 가졌다. 그러나 부통령 재직 4년은 장면이 회고록에서 ‘죄없는 죄인’이라고 표현할 만큼 험난한 세월이었다.이승만은 강력한 정적으로 떠오른 그를 견제하느라 상식 밖의 행동을 예사로 했다.가령 56년 8월15일 열린 정·부통령 취임식에서 이승만은 내외 귀빈을 전부 소개하면서 정작 그 자리의 공동 주인공인 장면을 무시했다.남산 국회의사당 기공식에서는 다른 초청객의 자리는 준비하고도 부통령 좌석은 마련하지 않아 장면이 그냥 돌아갈 정도였다. 이 시기 장면의 처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두 가지 사건이 있었다.그에대한 암살 기도와 외국 원수와의 만남을 방해한 사례다. 부통령 취임 한달여 만인 9월29일 서울 명동 시공관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장면은 김상붕(金相鵬)이 쏜 총에왼손을 맞았다.이 저격사건의 배후는 김종원(金宗元)치안국장이라는 추측이 강하게 나돌았지만 훗날 장면정부 아래서 속개된 재판에서도 관련자는 김상붕,그에게 총을 준비해 준 이덕신(李德信·성동경찰서 사찰계 형사주임),두 사람 사이를 연결해 준 최훈(崔勳) 등 세 사람으로 한정됐다.장면은 사건의 배후를 철저히 파헤치는 대신이들을 감형하는 것으로 사건을 마무리지었다. 고 딘 디엠 베트남대통령이 공식 방한한 날은 57년 9월18일이었다.디엠의맏형은 가톨릭 사이공교구 대주교였고 본인도 독실한 신자였다.게다가 장면과는 미국에서 만나 돈독한 우정을 쌓은 사이였다. 디엠은 장면을 만나려고 했으나 이승만정권은 그의 방한 사실조차 장면에게 알리지 않았다.디엠은 개인적으로 노기남(盧基南)대주교에게 전화해 일요일 첫 미사때 명동성당에 들르겠다며 장부통령을 만나게 해달라고 부탁했다.장면과 디엠은 결국 주교관 2층 노대주교 방에서 몰래 만나 우정을 재확인할수 있었다. 외국원수에 대한 의전마저도 무시할 정도로 장면을 철저히 배제한 이승만의 폭거는 4월혁명으로 쫓겨날 때까지 계속됐다. 장면이 순화동 부통령 공관에서 ‘창살 없는 감옥’ 생활을 하던 그 무렵을 이철승(李哲承)은 “참으로 견디기 힘든 세월이었지만 민주 염원의 상징으로서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고 회상하면서 “장박사가 사실은 남달리 외유내강한 분”이라고 평가했다. 장면은 총리·부통령을 거치면서 국가지도자로서 확고한 위상을 차지했다. 그런 까닭에 4월혁명으로 이승만정권이 물러나자 민심은 당연히 장면에게로쏠리게 됐다. 이용원기자 ywyi@**前비서관 李聖模·李泓烈씨가 본 장면 장면(張勉)에게는 10여년 동안 그림자처럼 수행한 비서관이 두 사람 있다. 이제는 70대가 된 이성모(李聖模·72)씨와 이홍렬(李泓烈·77·미국 거주)씨가 그들이다. 이들은 장면이 주미대사로 활동한 50년대 초부터 66년 타계하기까지 때로는 함께,때로는 엇갈리며 그의 곁을 지켰다.이들이야말로 가족이나 정계의 동료보다도 장면의 모든 것을 더 가깝게,더 오랫동안 지켜본 증인들이다.그들이 밝힌,알려지지 않은 이야기 몇 토막을 소개한다. 이성모씨는 1951년 초 피난지 부산에서 장총리를 만난다.경찰관으로 경호업무를 맡은 그는 인품에 감화해 곧 경찰복을 벗고 비서로 들어간다.그가 직접 본 부산 피난 시절 장면과 어머니 사이의 에피소드다. “장총리는 꼭 집에서 점심을 들었다.하루는 점심을 먹으러 집에 왔다가 모친(黃누시아)이 등 찢어진 삼베옷을 입은 것을 보고 흉하니 갈아입으라고 말씀드렸다.그랬더니 모친이 불같이 화를 내며 ‘자네가 이 나라 총리 맞는가. 지금 피난민이 곳곳에 우글거리는데 잘먹고 편히 있는 내 걱정할 땐가.’장총리는 무릎을 꿇고 한 시간이나 빌었다.모친 지시대로 범일동 고아원에 가아이들을 돌본 다음에야 용서받았다.장총리 부모도 매우 훌륭한 인격자였고,그는 부모 말씀에 절대 복종했다.” 이홍렬씨는 50년 4월 로스앤젤레스총영사관 부영사 때 장면 주미대사를 알게 된다.51년 총리로 내정된 장면의 부름으로 함께 귀국해 총리실 파견근무를 했고 그 인연으로 비서관이 된다. “장총리를 10여년 모셨는데 화내는 모습을 딱 한번보았다.60년 12월이었다.청와대로 전화하라고 해서 윤보선(尹潽善)대통령의 비서실장인 이재항(李載沆)씨를 바꿔주었다.장총리가 통화를 몇분 하더니 화난 표정에 목소리가높아졌다.대통령에게 긴히 할 말이 있는데 이재항씨가 자꾸 핑계를 대며 안바꿔주는 모양이었다.전화를 끊은 장총리는 ‘아주 고약한 사람이로군’하고혼잣말을 했다.그것이 그분이 할 줄 아는 가장 험한 욕이었다.” 이홍렬씨는 장면이 돈 문제에도 담백했다고 밝혔다. “51년 총리 시절 파리에서 열린 제6차 유엔총회에 대표단을 이끌고 가게돼 있었다.떠나기 열흘 전쯤 한국은행 총재가 나를 불렀다.‘외교활동을 하려면 가외비용이 많이 들 것’이라면서 돈가방을 주었다.얼핏 봐도 100달러지폐가 가득 들어 있었다.일단 거절하고 돌아와 말했더니 ‘잘했다’는 한마디뿐 더는 말이 없었다.돈을 챙기는 데는 관심이 전혀 없어 쿠데타후 명륜동자택으로 돌아가서는 생활비가 없을 정도였다.” 이성모·이홍렬 두 비서관은 군사정권 아래서 고된 삶을 살았다.이성모씨는 장면 집안일을 돌보는한편 정치에도 뛰어들었다.민주당 재건에 참여,섭외부장·조사부장을 역임했고 경북 영주·봉화 지구당위원장으로서 6·7대 총선에 출마하지만 거듭 실패했다.이후 사업을 하면서 장면 추모모임인 ‘운석회’의 궂은 일을 도맡아 해왔다. 이홍렬씨도 5·16쿠데타후 장면을 곁에서 모시다가 그의 타계후 정치에는일절 발을 끊고 생활인으로 돌아갔다.지난 88년 도미해 로스앤젤레스에 자리잡은 그는 본지에 ‘제2공화국과 장면’ 연재가 시작되자 일부러 두 차례 귀국해 증언하고 자료를 제공하는 열성을 보였다. 이용
  • 인공 귀·코 생산 길 열렸다…화학연 李海邦박사팀 개가

    국내 연구진이 생분해성 고분자와 동물 조직세포를 이용한 조직공학적 방법으로 인공 연골을 생산하는데 성공했다.이에 따라 각종 사고등으로 손상된뼈나 피부외에 간,신장,방광 등 인체의 다양한 장기개발이 국내에서도 가능하게 됐다. 한국화학연구소(소장 金忠燮) 화학소재연구부 이해방(李海邦) 박사팀은 국내 최초로 토끼의 연골세포와 생분해성 고분자를 이용해 코와 귀 모양의 인공연골을 제조하는데 성공했다고 25일 밝혔다.코 모양의 인공연골 제조는 미국에 이어 세계 두번째,귀 모양의 인공연골은 미국과 중국에 이어 세번째로각각 개발됐다. 이박사팀은 토끼의 귀에서 연골과 뼈세포를 채취한 뒤 체외에서 대량으로배양시켜 코와 귀 형태의 생분해성 고분자틀에 각각 파종해 쥐의 피하에 이식한 결과 쥐의 체내에서 전형적인 연골조직이 형성돼 자라는 것을 확인했다. 이박사는 “인공코와 인공귀를 각각 쥐의 피하에 이식한 4주후에 임상병리전문의가 조직학적 검사를 실시한 결과 전형적인 연골조직이 형성된 것으로나타났다”고 말했다. 이번에 사용된 생분해성 고분자는 미국 식품의약안전청(FDA)이 승인한 폴리글리콜라이드(PGA)및 폴리락타이드 글리콜라이드(PLGA)로 인체내에서 세포가 자라 대체장기의 역할을 하게 되면 인체에 흡수돼 물과 이산화탄소로 배출돼 없어진다.
  • 락토페린 유전자 가진 젖소 2세 탄생

    모유의 면역강화성분인 인체 락토페린의 유전자를 가진 형질전환 젖소 ‘보람(BOLAM)이’로부터 이 유전자를 이어받은 암송아지들이 태어나 ‘모유(母乳)같은 우유’ 생산을 눈앞에 두게 됐다. ㈜두산 안면목장과 생명공학연구소 이경광(李景廣)박사팀은 지난 96년말 태어난 보람이의 정자를 이용해 태어난 송아지 가운데 3마리가 인체 락토페린유전자를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고 16일 밝혔다. 보람이는 인체 락토페린 유전자를 가진 젖소로는 네덜란드 연구팀에 이어세계 2번째로 96년 11월 태어났으며 국내에서 형질전환 포유동물이 낳은 새끼에 그 유전자가 제대로 이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팀은 지난해 2월부터 보람이의 정자를 채취,난자와 인공수정한 뒤 수정란을 대리모 암소들에 이식했으며 대리모 소들이 11월부터 새끼를 출산,지금까지 송아지 50여마리가 태어났다. 연구팀은 이 중 4개월여 전에 태어난 암송아지 등 암컷 2마리와 수컷 1마리에서 인체 락토페린 유전자를 확인했으며 다른 송아지들에 대해서도 유전자검사를 계속하고 있다. 이박사는 “송아지가 성장해 우유를 생산하기에 앞서 조만간 이들에게 젖생산을 촉진하는 호르몬제를 투여,인체 락토페린 유전자가 제대로 작동하는지와 우유에 락토페린이 얼마나 함유되는지를 확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변형 식품’ 안심하고 먹어도 되나

    우리가 미국에서 한해 수입하는 옥수수의 물량은 약 420만t.이 중 25%가 유전자조작을 통해 생산된 것이다.결국 한해 약 100만t의 유전자 조작 옥수수가 국내에서 소비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모르는 사이에 우리의 식탁을 점령해 버린 유전자조작 식품(GMO).무턱대고먹어도 되는 것일까? 과학자들은 유전자재조합기술의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는 한 섣불리 상품화해서는 안된다고 경고한다. 아직도 끝없이 논란이 진행 중인 ‘로웨트 사건’을 제외하면 GMO가 인체에 유해하다고 증명된 적은 없다. 생명공학계는 물론 유전자공학에 거부감을 보이고 있는 유럽인들에게 큰 충경을 던진 ‘로웨트사건’은 지난해 10월 10일 스코틀랜드 애버딘에 있는 로웨트연구소의 단백질생화학자 아라파트 푸츠타이박사가 TV쇼에 출연,해충에강하도록 유전자를 조작한 감자를 쥐에게 먹인 결과 성장과 면역능력이 저하됐다며 위험성을 경고한 것이 발단이 됐다. 문제의 감자는 해충을 막아주는 능력을 가진 ‘렉틴’이라는 단백질을 발현하는 유전자를 가진 것이었다.그의 발언이즉각 유럽사회에 큰 파문을 일으키자 유럽의회는 유전자 조작식품에 대한 보다 엄격한 규제가 필요하면 면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하지만 이틀 뒤 로웨트연구소는 푸츠타이박사가 유전자조작 감자가 아니라렉틴을 박아 넣은 일반감자로 실험했기 때문에 잘못된 결론을 내렸다며 푸츠타이박사를 정직시켰다. 그러나 지난 2월 유전자 조작식품의 안전성에 대한 논쟁은 새로운 국면을맞았다.21명의 유럽과 미국 과학자들이 푸츠타이박사를 지지한다고 밝히고나섰기 때문. 이들은 푸츠타이박사의 보고서를 재검토한 결과 그의 진술이 옳았으며 로웨트 연구소는 즉각 푸츠타이박사에 대한 징계를 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과학자들은 성명문을 통해 푸츠타이박사의 실험결과는 형질변환된 감자가쥐의 면역계와 여러 기관들 및 성장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주장했다. 푸츠타이박사의 지지자들은 또 애버진로얄병원의 병리학자로 푸츠타이박사와 10년간 함께 연구해온 스톤리 이웬박사가 실험대상 쥐의 소화관을 현미경으로 분석한결과도 발표했다.유전자 조작 감자를 먹인 쥐들에서는 백혈구가 소화관 안쪽에 쌓이는 현상이 발견됐다고 이들은 밝혔다.반면 렉틴이 박힌감자를 먹은 쥐들은 이런 현상을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한편 생명공학연구소 이경광(李景廣)박사는 “유전자의 성분 자체는 자연에 존재하는 것과 같은 핵산이므로 인체에 축적되지 않기 때문에 아무리 유전자가 변형됐다해도 인체에는 해가 없다”고 말했다. 함혜리기자
  • 獨 루어문화재단 큐레이터 李靜姬박사

    “이번 한국문화의 유럽순회전은 재단 고위층의 한국에 대한 관심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6월3일부터 오는 2000년 7월까지 독일 에센과 뮌헨,스위스 취리히에서 순회 개최될 한국문화전 ‘한국의 혼을 찾아서’를 주관하는 독일 루어문화재단의 한국인 큐레이터 이정희(李靜姬·44)박사.그는 지난 94년 그가 기획한 중국문화 전시를 끝내고 다음 사업을 생각하던 중 폭트 재단회장이 먼저 한국문화 전시를 제안했고 IOC 명예위원으로 88 서울올림픽에 참관한 뒤 한국에대해 좋은 인상을 갖고 있던 바이츠 재단이사장이 적극 동조해 이번 일이 이뤄지게 됐다고 전한다. ‘한국의 혼을 찾아서’는 제목이 너무 추상적이라 한국문화의 정신적 배경을 제대로 전할수 없을 것 같아 유럽 내 전시회 명칭은 ‘한국의 고대왕국들-무교 불교 유교’로 정했다고.지난 84년도에 있었던 ‘한국문화 5,000년전’이 주제없이 나열 전시에 그쳤던 데 비해 이번 전시는 정신세계의 뿌리가되는 종교를 주제로 청동기부터 신라,고려,조선시대까지의 문화재 325점을주제별로 전시한다.특히 전시실 하나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종묘’관련 유물을 전시,유일하게 현존하고 있는 한국의 유교문화 전통을 소개한다.이 방에서는 종묘제례복 일괄을 포함해 선비들의 생활상 등을 보여줄 계획이다. 일본이나 중국문화 전시때보다 유물에 대한 보험료가 3배이상 들어갔다고전하는 이박사는 이번 행사 비용은 한국내의 포장과 운송을 제외하고는 모두 루어문화재단측이 부담한다고 전했다.루어문화재단은 철강회사를 운영해 1,2차 세계대전 중 막대한 부를 축적한 독일 크루프(Krurpp)집안이 재산의 사회환원 차원에서 1984년 설립한 재단이다. 이씨는 이번 전시를 위해 애써 준 이현표 주독 한국문화원장,정양모 국립중앙박물관장,완벽한 포장술로 독일인 포장기술자들을 놀라게 한 김홍석씨 등에게 특별한 고마움을 전한다. 이박사는 청주사대를 수석 졸업하고 81년 독일 쾰른대학으로 유학,부설 동아시아연구소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동아시아박물관에서 근무중 대학은사의추천으로 지난 91년 루어문화재단에 들어 갔다.그동안 티베트문화전,일본문화전,중국칠기전 등 굵직한 전시를 기획해 왔으며 바이올리니스트인 독일인남편과 사이에 12살 난 아들이 하나 있다.8일 출국 예정. 박찬기자 parkchan@
  • [외언내언]김삼웅/ 心山 김창숙선생

    “우리는 일본이 가한 포악무도한 통치에 더 이상 참을수 없다. 이제 거족적으로 독립운동을 벌이고 있다. 우리는 맨주먹으로 일제의 총칼과 싸우고있다……. 만국평화회의는 우리 2천만 생명의 처지를 통찰해줄 것을 믿는다. ” 심산(心山) 김창숙(金昌淑)선생이 ‘파리장서(巴里長書)’에서 쓴 일절이다. 광복을 도모한지 십년동안에 성명(性命)과 신가(身家)는 도시 상관않았네 뇌락(磊落)한 평생은 백일(白日)과도 같은데 무엇하려 형신(刑訊)은 이다지도 단단한가. 일제감옥에서 혹독한 고문을 받으면서 형리에게 이런 시 한 구절을 써주었다. 온갖 고문과 회유로도 전향이나 자백이 불가능함을 깨달은 일제 관헌들은 선생을 흠모하는 자들도 있었다. 병든 몸이 구차히 살기를 구하지 않았는데 달성 옥살이 일년이나 넘길 줄 어찌 알았으리 모친 죽고 자식죽어 집은 이미 쓰러지고 꿈속에도 들리네 아내와 며느리 울음소리. 징역 14년을 선고받을 때 변호사 선임을 거부하면서 밝힌 그의 항일정신은이 대목에서 더욱 광휘를 발한다. 감옥에서 당한 고문으로두 다리를 다쳐앉은뱅이가 되었다. ‘벽옹’이란 별호는 이렇게 얻은 것, 우리직하리만큼 소박하고 강직하여 가식과 타협을 몰랐던 성품은 자호(自號)를 ‘대우(大愚)’또는 ‘김우(金愚)’라 했다. ‘크게 우둔한 사람’의 행동은 해방후에도 달라지지 않았다. 친일파와 기회주의들이 설치는 해방정국에서 통일정부노선을 걷고, 이승만의 독재와 부패에 저항하다가 정치깡패들에 폭행을 당하고, 이승만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는 경고문을 발표했다가 부산형무소에 수감되는 ‘우둔한’길을 걸었다. 이승만을 향한 비판은 냉혹했다. “남들 피흘리고 싸울때 외국여자하고 놀다 온게 무슨 대통령이냐”라며 비판하는 심산에게 이박사의 탄압은 가혹했다. 자신이 설립한 성균관대학교 초대총장에서 쫓아낸 것도 정치보복의 하나였다. 그렇다고 타협하거나 좌절하지 않고 고독한 저항의 길을 걸었다. 1962년 5월 10일 서울중앙의료원에서 84세를 일기로 파란많은 생애를 접었다. 집 한칸이 없어서 여관이나 친척집을 전전하다 외롭게 병상에서 숨을 거두었다. “인생이란 언젠가/ 죽게 마련/죽으면죽었지/욕되게는 살지 않으리.”심산의 시구처럼 ‘욕되게’살지 않은 그가 5월의 독립운동가로 선정되었다. 金三雄 주필 kimsu@
  • 제일제당그룹 종합연 이철훈 박사(세계 최고에 도전한다:12)

    ◎초강력 ‘천연 미생물농약’ 결실 눈앞/부작용 없고 기존 항균제보다 활성 최고 1천배/세계최대 제약·농약사 ‘노바티스’에 기술 수출/92년엔 레지오넬라균만 죽이는 산물질 ‘AL072’ 개발 경기도 이천의 제일제당그룹 종합연구소 이철훈 박사(42·미생물탐색연구그룹장)는 한달에 한번꼴로 연구원 3∼4명과 함께 ‘토양채취여행’을 떠난다.30∼40㎞ 차를 몰고 가다가 내려 흙을 한삽 퍼담은 뒤 또 다른 길을 재촉한다.속모르는 남이 보면 부러워할 일이겠지만 당사자에게는 고행길이나 다름 없다. 하루에 야산 3개정도 넘는 일은 기본이고 난지도같은 쓰레기장을 포함,악취가 진동하고 세균이 우글거리는 하수·분뇨처리장을 반드시 거쳐야 하는 탓이다.보통 3박4일간의 여행에서는 700삽의 흙을 채취한다.지금까지 10년째 전국의 산하를 누벼 모두 70여만삽의 흙을 모았다. 이박사는 86년 독일 괴팅겐대 인간유전학연구소 박사과정때 남성불임의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인 ‘프로타민단백질’의 유전자 구조와 발현과정을 세계 처음으로 규명,국제 유전학계의 관심을 모았던 인물.88년 박사학위를 받을 때 외국인으로는 드물게 ‘최우등졸업’(summa cum laude)의 영광도 안았다. ○‘토양미생물 탐색’ 첫 가동 고국에 돌아온 이박사가 토양채취여행에 나선 것은 87년 국내에 물질특허제가 도입되면서 모방 위주의 상품개발이 더는 불가능해졌다는 판단 때문.그는 89년 물질특허를 비켜가기 위한 방안으로 ‘토양 미생물 탐색’이란 이색 프로젝트를 국내 산업계에서는 처음으로 가동했다. 토양 미생물 탐색은 우리 주변의 흙속에서 찾아 낸 수없이 많은 토양균 가운데 어떤 것이 인간에게 유익한 물질을 만들어 내는지를 연구하는 분야.어떤 토양균이 인간에게 유익한 항생물질을 만들어 내는 것으로 확인되면 그균을 분리해 종류를 규명하고,그 균이 만들어내는 항생물질이 새로운 것인지를 밝히는 일이 토양 미생물 탐색의 주된 관심사다. 보통 2만∼3만개의 토양균을 탐색하면 1∼2개의 쓸모있는 균이 나오지만,이 유용균이 인간에게 필요한 신물질이 될 확률은 10%도 되지 않는다.땅속의 미생물을 찾아 내어 신약으로 만들 수 있는 확률은 10만분의 1도 안될 만큼토양 미생물 탐색은 불확실성과 싸워야 하는 작업이다. 이박사는 G7프로젝트의 하나로 토양 미생물 탐색에 나선지 3년만인 92년 무수한 시행착오 끝에 경북 포항에서 떠낸 토양에서 ‘스트렙토마이세스’라는 방선균이 분비하는 신물질 ‘AL072’를 찾아 냈다. 이 항생물질은 수많은 세균과 곰팡이중에서 레지오넬라균만을 독성없이 죽이는 독특한 성질을 지니고 있었다.또 0.2PPM의 매우 낮은 농도로도 일반 냉각수에 서식하는 레지오넬라 양의 100배나 되는 균을 박멸하는 탁월한 효과를 보였다.그러면서도 부식성과 독성이 강한 기존의 염소계 화학살균제와 달리 인체나 환경에 전혀 피해를 주지 않았다. 레지오넬라균은 여름철 대형건물의 냉각탑수에 서식하는 세균.물방울입자를 통해 호흡기로 감염되어 치사율이 20%에 이른다.84년 서울의 한 종합병원에서 23명이 감염되어 이중 4명이 숨진 사례도 있다.“연구과정에는 늘 실패의 가능성이 내재하지요.기업체는 특히 단기적인 평가를 하기때문에 열심히 해도결과가 시원찮으면 견디기 힘든 곳입니다.회사측에서 위험부담을 감수하고 끝까지 도와준게 큰 힘이 됐습니다”.이박사는 지난해 4월 이 신물질을 원료로 삼아 대형건물의 냉각수용 천연살균소독제를 선보였다.이 레지오넬라 천연 살균소독제는 전량 수입에 의존해온 연간 1백50억원 규모의 염소계 화학살균제 시장을 대체할 것으로 전망된다.이 신물질 관련 기술은 미국을 비롯한 선진 15개국에 특허 출원됐다. 흙에서 ‘21세기 노다지’를 찾는 이박사의 노력은 국제 농업계의 최대 관심사인 ‘환경보전형 천연생물농약’분야에서도 대결실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박사는 지난 94년 충북 문촌지역에서 곰팡이를 완전 박멸하는 새로운 구조의 ‘슈도모나스’라는 항진균성 미생물을 찾아냈다.그리고 이것에서 꿈의 신물질로 불리는 ‘세파시딘A’를 추출하는 데 성공했다. “놀랍게도 세파시딘A는 기존의 항진균제보다 낮게는 50배,높게는 1천배 뛰어난 활성을 보였습니다.세파시딘A로 박멸되지 않는 곰팡이를 찾기 힘들정도였지요.‘앤티 바이오틱스’같은 세계적학술지는 이를 미생물학계의 대사건으로 소개했습니다.그러나 문제가 생겼어요.동물 실험을 해보니 혈액내단백질이 세파시딘A와 엉겨 붙는 바람에 약효가 형편없이 떨어지더라구요” ○연 3억불 로열티 수입 예상 그는 동물실험결과에 낙담한 나머지 한때 상품화를 포기할 생각도 했다.그러면서도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94년 10월 스위스에서 열린 ‘세계 미생물대사체학회’에 나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학회에서 돌아와 첫 출근해보니 연구실에 팩스 한장이 기다리고 있더군요.세계 최대의 농약회사인 스위스 시바가익사가 보낸 것이었습니다.천연 미생물 농약을 개발하려던 참이었는데 마침 찾던 대상이 시바시딘A같은 물질이라며 공동 개발하자는 것이었지요.뜻밖의 제안에 정말 가슴이 떨리더라구요” 시바가익사는 96년 산도스와 합병해 연간 매출액이 1백70억달러를 자랑하는 세계 최대의 제약·농약회사인 노바티스란 이름으로 재출범했다. 이박사와 노바티스는 세파시딘A를 농작물 뿌리의 곰팡이를 박멸하는 환경친화적 생물농약으로 개발키로 합의했다.지난해말에는 이 신물질의 화분실험과 온실실험도 모두 마쳤다. 온실실험에서 세파시딘A의 방제효과는 92%로,기존 화학살균제의 60%선을 훨씬 웃도는 대성공작이었다.오는 4∼8월에는 미국의 대규모 목화농장에서 마지막 현장실험을 거쳐 2001년쯤 상품화할 계획이다.한국의 첫 미생물농약기술수출이 카운트다운에 들어간 것이다. 이박사는 이미 20개국에 이 천연미생물의 균,신물질,제조방법에 관한 특허를 출원했다. 전문가들은 2000년대 초반 전세계 살균제 시장은 미생물제제가 기존 화학제제를 완전 대체하면서 연간 1백억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내다 보고 있다.이중 뿌리 살균제 시장의 점유율은 30% 안팎.이박사가 이 신물질의 기술 수출료를 12%만 받아도 연간 로열티수입은 3억달러(약 3천억원)를 훨씬 웃돌 것이란 계산이 나온다. 이박사의 궁극적인 소망은 좋은 신약을 개발하는 것이다.아플 때 먹어서 부작용없이 고통에서 해방될 수 있는 치료제 개발을 위해 10년 앞을 내다보고 계속 뛸 작정이다. ◎무한가능성의 미생물산업/의약품·농약·에너지·환경오염처리 등 다양/2000년 시장규모 500억∼1,000억불 전망 1674년 레벤 훅이 현미경으로 미생물의 존재를 처음 확인한 이후 320여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아직도 미생물을 병원균쯤으로 여기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미생물은 현재 뿐 아니라 미래에도 인간의 삶을 윤택하고 편안하게 만드는 데 없어서는 안될 소중한 생명체다. 곰팡이·박테리아·바이러스 등 주로 1개의 세포로 이뤄진 미생물이 활용되는 분야는 의약품,농약,신소재,에너지생산,환경오염처리 등 매우 다양하다. 특히 의약품 분야에서는 1920년대 플레밍의 페니실린 발견을 계기로 항생물질의 개념이 등장한 이래 스트렙토마이신,테트라사이클린,반코마이신,에리스로마이신 등의 항세균물질과 암포테리신 등의 항곰팡이 물질들이 상품으로 나와 질병 예방과 치료에 큰 구실을 했다. 최근에는 고지혈증치료제인 메발로친,로바스타틴과 함께 장기 이식수술뒤의 면역억제제인 사이클로스포린A,타크로림스(FK506) 등이 개발됨으로써 미생물을 이용한 신약시대가 절정기를 맞고 있다.또한 전세계적으로 미생물을이용한 항암제,항에이즈치료제,항결핵제,노화방지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어 머잖은 미래에 수많은 미생물 신약이 인간의 고통을 해소해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미생물은 환경분야에서도 위력을 떨치고 있다.중금속을 함유한 폐수의 처리에도 필수적이며 해상의 유출된 기름을 제거하는 데도 이용된다. 이와 함께 살충제·제초제·살균제 등의 농약에도 수많은 미생물 물질이들어가며 최근에는 미생물 자체를 농약으로 쓰는 환경친화적 생물농약의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전세계의 미생물 분야 시장은 80년대 초반 1백억달러에도 미치지 못했으나 2000년에는 5백억∼1천억달러가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이철훈 박사 약력 △56.9.서울 출생 △80.2.서울대 약학대학 졸업 △82.2.성균관대 대학원(생물학석사) △88.일 괴팅겐대 인간유전학연구소 이학박사 △86.남성불임 원인물질 ‘프로타민단백질’의 유전자 구조 규명 △87∼88.독일 괴팅겐대 의과대학 전임연구원 △88∼현재.제일제당 발효연구실 미생물탐색연구그룹장 △88.독일 괴팅겐대 박사과정 최우등 졸업 △94.라지오넬라균 선택적 사멸 무독성 신물질 ‘AL702’ 발굴,천연 항진균물질 ‘세파시딘A’ 추출
  • 국산 무인 수중탐사정 개발/선박해양공학연 ‘보람호’ 제작 공개

    ◎해양자원 탐사·해저 오염 실태 조사 해양자원 탐사와 수중 항해에 쓰이는 무인 원격탐사정이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됐다. 한국기계연구원 선박해양공학연구센터 이판묵 박사팀은 지난 94년부터 4년여 동안 모두 11억5천만원의 연구비를 들여 수심 200m에서 2.5노트의 속도로 4시간 동안 탐사활동을 할 수 있는 무인 원격 탐사정 ‘보람호’를 제작,최근 공개 성능시험회를 가졌다. ‘보람호’는 길이 2.8m,폭 1.1m,높이 0.4m의 장방 유선형으로 이뤄졌으며 △우리나라 연근해의 해양자원·환경 탐사 △해저면 오염실태 조사 △침몰선 위치 확인 △원자력발전소 주변 해역조사에 활용된다. 이 무인탐사정은 지상과 연결하는 줄 없이 원격조정으로 움직이며 수중 항법장치를 비롯해 장애물 회피장치,수중 시각장치,수중 초음파 변조기법을 이용한 데이터 통신시스템,선상 실시간 제어장치 등을 갖추고 있다. 수중 항법장치는 사방을 분간하기 어려운 바닷속에서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는데 쓰이며,1천200bps급의 통신시스템은 바다 위의 모선과 1초당 60자까지 한글 정보를 주고 받을 수 있도록 했다.통신시스템을 통해 모선에서 작업 명령을 전달받은 탐사정은 수중 카메라로 촬영한 해저사진과 지형,해류의 속도,수온 등의 각종 자료를 모선으로 보내게 된다.한편 이박사는 ‘보람호’ 개발 과정에서 축적한 기술을 바탕으로 침몰선구난과 오염물질 차단,해저 케이블 보수작업에 쓸 수 있는 수중 로봇을 오는 2000년까지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대덕연구단지 생명공학연 이경광 박사(세계 최고에 도전한다:7)

    ◎2001년 모유같은 우유 나온다/인체 락토페린­젖소 베타카제인 유전자 융합/젖소 수정란의 핵에 넣어 ‘락토페린 젖소’ 개발/92년 연구 착수… 의약품원료로도 큰 부가가치 창출 서해안 태안반도의 두산개발 안면목장에는 17억원짜리 세계 최고가의 ‘황금젖소’가 자라고 있다.그러나 이 젖소는 생김새가 비슷한 1천200여마리의 무리에 섞여 사는지라 보통 사람의 눈으로 가려내기가 어렵다. 이제 14개월을 갓 넘긴 이 젖소의 이름은 ‘보람’(Bovine with Lactorferrin Assisted Milk)이다. 보람이는 인간의 모유에 들어 있는 락토페린과 면역글로블린,라이소자임이 풍부한 우유를 만들어 내는 형질전환 젖소.엄마젖과 같은 우유를 쏟아 내는 젖소의 원조인 셈이다. 얼마전 미국에서 복제 송아지인 ‘조지와 찰리’가 등장해 화제를 모은 것과 달리 한국에 보람이가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흔치 않다. 락토페린은 항균·항바이러스 등의 면역증강작용과 세포증식·철분흡수 작용이 뛰어난 인체 생리활성 단백질.모유 1ℓ에는 같은 분량의 우유보다 14배남짓 많은 1.4g이 들어 있다.‘모유를 먹여야 아기가 건강하다’는 것은 락토페린을 두고 하는 얘기다. ○90년엔 ‘슈퍼생쥐’ 첫 개발 보람이의 경제적 가치가 17억원이나 되는 것은 ‘모유같은 우유’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가능성 때문이다. 보람이의 출현은 모유가 모자라거나 직장생활하는 산모들에게 더할나위 없는 반가운 소식이다. 대덕연구단지 생명공학연구소 이경광 박사(49·동식물세포공학연구부장).수정란 동결법으로 인체 락토페린 생산용 형질전환 젖소인 보람이를 세계 처음으로 탄생시킨 장본인이다. 보람이는 96년 11월 세상에 나왔다.공교롭게도 소띠(49년생)인 이박사와 생일(11월22일)이 같다.그리고 이박사는 소의 해인 97년에 보람이가 인체 락토페린 유전자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이박사와 소는 이래저래 뗄 수 없는 인연이 있는 것 같다. “경북 예천 가난한 농가에서 태어나 초등학교시절 심훈의 ‘상록수’를 읽으며 자랐지요.소꼴을 먹이느라 소와 온종일 살다시피했던 것이 동물발생학을 전공한 계기가 됐습니다” 청년이경광은 가난에 찌든 농촌을 반드시 살려야겠다는 생각에서 건국대 축산대에 들어갔다.석사과정까지 6년간을 줄곧 장학생으로 다닌 그는 일본문부성의 초청으로 북해도대학에서 가축번식학 박사학위를 받고 84년 귀국,동물발생학 기술 개발에 본격적으로 매달렸다. 86년부터 89년까지 불과 3년 사이에 △인공적으로 쌍둥이를 만들 수 있는 일란성 쌍자동물 △수정세포의 핵을 대치하는 핵치환 복제동물 △우성·열성 형질이 동시에 나타나는 키메라 동물을 잇따라 개발했다.90년에는 동물발생학에 유전공학적 기법을 과감히 접목,2배 이상 크게 자라는 슈퍼생쥐를 국내 처음 개발하는 성과를 냈다. 이박사는 이어 92년 11월 두산기술원 등과 공동으로 G7프로젝트인 ‘인체유용단백질을 대량 생산하는 형질전환동물의 개발’에 착수했다.국내 축산업을 살리려면 가축을 단순 축산물만이 아닌 고가 의약품 생산기지로 활용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였다. 그는 먼저 인체 락토페린 유전자를 포함한 유용 생리활성물질 유전자와 이 유전자의 발현을 돕는 소의 베타카제인유전자를 분리·추출,베타카제인/인체락토페린 융합유전자를 만들었다. 94년에는 이 융합유전자가 제대로 발현되는지를 형질전환 생쥐에서 알아본 결과 인체 락토페린 유즙이 성공적으로 분비된다는 것도 확인했다. 이어 재조합 유전자를 젖소 수정란의 핵에 집어 넣어 동결시킨 뒤 이를 젖소 대리모에 이식,송아지를 낳게 했다.이렇게 태어난 35마리의 송아지 가운데 1마리가 락토페린 유전자를 지니고 있었다.바로 보람이었다. ○특허 8건에 논문도 70편 이박사는 보람이와 관련된 8건의 특허를 갖고 있으며 국내외에 발표한 논문만 해도 70편에 이른다. 수컷인 보람이는 앞으로 씨내리 역할을 하는 종우로서 인공수정을 통해 인체 락토페린 생산용 암젖소를 태어나게 하는데 이용된다. 이박사는 넉넉잡아 2001년 중반이면 형질전환 젖소에서 1ℓ당 1g 이상의 인체 락토페린이 든 우유를 얻어 낼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인체 락토페린 첨가물질의 95년 세계 시장 규모는 1백70억달러. 2000년에는 2백30억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보여 보람이는 유아용 특수조제 분유,기능성식품,의약품 원료 분야에서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출할 전망이다. 이박사는 동물발생학에 대한 주위의 무지로 연구과정에서 남달리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연구에만 전념해도 시간이 모자랄 판에 이해시키고 설득하 는작업을 병행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84년 해외유치과학자로 생명공학연구소에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의 일입니다.일란성 쌍둥이 개발에 관한 프로젝트를 본 연구부장이 ‘당신을 쪼개 둘로 만들면 좋겠느냐.잘 자라게 하지는 못할 망정 멀쩡한 것을 뭐하러 동강내느냐’며 역정을 내더군요” 80년대 말 슈퍼마우스를 개발중일 때에는 “사람의 유전자를 쥐에 집어 넣었다가 인간의 지능을 가진 쥐가 태어나면 어떡하느냐”는 소리도 들었고 국민의 혈세를 개인 취미생활에 쓰는 넋 나간 사람으로 몰리기도 했다. 이박사는 지금까지의 연구성과를 토대삼아 앞으로 형질전환수정란 은행을 세우는 한편 산양·토끼 따위의 동물에서 혈전치료제나 항암제를 만들어 내겠다는 야심찬 구상을 갖고 있다. ‘소 농사’에서는 대결실을 눈앞에 두고 있는 이박사지만 그에게도 못내 아쉬움으로 남는 것이 하나 있다.6년째 한달에 하루밖에 쉬지 않는 일벌레 아빠를 지켜 본 세 자녀가 “과학자는 절대 되지 않겠다”고 선언해 버린 것이다. 그리고 얼마전 큰 아들은 “대를 이어 과학자가 되어 달라”는 그의 간곡한 부탁을 뿌리치고 문과를 택해 대학에 들어갔다. ◎형질전환 동물이란/유전자 특정동물 염색체 인공이식/원하는 형질일부를 변형시킨 동물 형질전환동물이란 외래 유전자를 재조합해 특정 동물의 염색체상에 인공적으로 끼워 넣어 그 형질의 일부를 변형시킨 동물.인간에게 유용한 유전자를 실험동물이나 가축에 이식해 원하는 동물을 만들어내는 기술을 이용한 것이다. 동물 형질전환기술은 지난 80년 미국의 생명공학자 고든이 처음 개발한 이래 급속한 발전을 거듭해 현재는 실험동물은 물론 면양·돼지·소 따위의 가축에 적용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응용되는 곳은 예컨대 슈퍼마우스와 같은 성장동물 개발분야와 동물생체반응기(Animal Bioreactor) 개발분야.동물생체반응기 개발부문은 경제성이 높아 세계적으로 연구가 매우 활발하다. 동물생체반응기는 유선조직의 유전자를 재조합해 특정 동물의 염색체에 끼워 넣는 방식으로 형질을 바꿔 우유와 함께 고부가가치의 생리활성물질을 대량으로 생산하는 시스템.형질이 유전되기 때문에 고품질의 유용 생리활성물질을 자손 대대로 얻을 수 있다. ‘보람’이도 여성의 젖샘조직에서 모유에만 있는 락토페린 유전자를 뽑아 이를 젖소의 염색체에 이식,모유와 같은 우유를 만들어 내도록 만든 동물.도축장의 젖소에서 채취한 미성숙 난자로 체외수정란을 만든 뒤 수정란 핵에 락토페린 재조합유전자를 집어 넣어 착상 직전의 단계까지 1주일 남짓 체외배양시킨 뒤 이를 대리모에 이식했다.이 과정에서 락토페린 젖소가 태어날확률은 1%가 채 되지 않는다. 지난해 세계 과학계를 떠들석하게 했던 복제양 ‘돌리’는 체세포의 핵을 뽑아 낸 뒤 그 자리에 탈핵 난세포를 치환,원래의 양과 똑같은 모습을 만든 것으로 특정 개체의 체세포를 이용해 하나의 동물을 만들었다는 의미를 갖는다. □약력 △49.11 경북 예천 출생 △77.2 건국대 축산대학 낙농학과 졸업 △84.3 일본 북해도대학 농학박사(가축번식학,학위논문­집토끼 중복임신에 관한 연구) △84.5∼90.2 한국과학기술원 생명공학연구소 선임연구원 △85.9∼85.12 일본 북해도대학 수의학부 객원연구원 △86∼89년 일란성 쌍자동물,키메라동물,핵치환 복제동물 생산 △90.3∼91.2 한국과학기술원 생물공학과 겸임교수 △90∼96년 생명공학연구소 책임연구원 △90년 슈퍼생쥐 국내 첫 개발 △91.9∼현재 충남대 수의과대학 겸임교수 △96.2∼현재 생명공학연구소 동식물세포공학연구부장 △97.12 형질전환 젖소 ‘보람’ 개발 △한국축산학회 정회원,한국가축번식학회 이사,일본축산학회 정회원
  • 제헌헌법 탄생과 훼절의 발자취(대한민국 50년:3)

    ◎48년 7월17일 대통령제·단원제 공포/48년 5·10총선후 헌법­정부조직법 기초위 출범/대통령제­내각제·단원제­양원제 17차례나 격론 반만년 한민족 역사에서 ‘대한민국 50년’이 지니는 가장 값지고 유별난 의미는 그것이 헌정의 역사라는데 있다. 하지만 우리 헌법은 그 탄생부터 굴절과 훼절로 출발했고 이는 곧 헌정의 비극,나아가 국가와 국민의 비극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1948년 5·10총선은 정부수립 작업에 탄력을 붙여놓았다. 그 선거를 통해 개원한 제헌국회는 5월 31일 개원날부터 무엇보다 급한 헌법제정 작업에 착수,초안을 만들어낼 기초위원 30명과 전문위원 10명을 선출하는 안건을 결의했다. 다음날 기초위원을 선출할 전형위원 10명이 선정됐고 6월 1일에는 서상일을 위원장으로 하는 헌법및 정부조직법 기초위원회가 공식 출범했다. 헌법학자 유진오 등 전문위원 10명도 위촉됐다. 헌법 초안 작성의 중추역을 맡은 유진오는 양원제,내각책임제,농지개혁,중요 기업의 국영화 등을 골자로 한 안을 내놓았다.이때 미군정 사법부장이던 전문위원 권승렬이 예고없이 독자안을 제출,위원회는 두 안을 각기 원안과 참고안으로 삼아 심의에 들어갔다. 그러나 헌법 굴절의 역사는 곧바로 시작됐다. 1차독회 국회 부분에 이르러 한민당계와 조봉암이 양원제 반대론을 폈다. 이어 곧바로 다수위원의 반대로 확산,양원제는 졸지에 단원제로 바뀌었다. ○기초위선 내각제 원안 통과 여기서 유진오의 헌법초안 작업 참여과정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는 국회가 공식으로 제헌작업에 착수하기 전에 미군정과 이승만의 대한독립촉성회,김성수의 한민당 등 정부수립의 3대 주축세력으로부터 각각 초안작성을 의뢰 받았다. 이때 그는 앞의 중요 골자들을 수용할 것을 요구,3대 세력으로부터 동의를 받아놓은 터였다. 따라서 기초위의 단원제 채택은 의원들이 기득권 유지를 위해 묵시적으로 담합한 성격이 강했다. 유진오안이 근본적인 변질의 길로 들어선 것은 6월 16일 제2차 독회때부터다. 국회의장 이승만은 이날 부의장 신익희를 대동,심의장소인 중앙청 회의실에 예고없이 나타났다. 유진오의 내각제 옹호설명을들은 뒤 연설을 시작한 이승만은 자신은 내각책임제를 반대하며 반드시 대통령책임제를 해야 한다는 말을 마친뒤 휭하니 나가버렸다.바로 한달전 신익희를 통해 유진오에게 “내각책임제가 되면 대통령은 할 일이 적어지지만 부득이한 일”이라는 견해를 밝혔던 것과는 사뭇 대조적으로 돌변한 것이다. 그러나 이때까지만 해도 내각책임제가 대세였다. 오히려 내각제 반대를 주장하던 허정도 지지쪽으로 돌아설 정도였다. 이승만의 뜻에 관계없이 기초위는 관련조항을 원안대로 통과시켰다. 이승만은 잠시 유진오 등을 상대로 회유에 나서봤지만 여의치 않자 며칠뒤 다시 기초위에 찾아와 협박을 가했다. 단순한 반대 표시가 아니라 만일 초안이 국회에서 그대로 채택되면 어떤 지위에도 취임하지 않고 국민운동이나 하겠다는 선언이 그것이다. 이 말을 던진뒤 그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나가버렸다. 이에 기초위원들은 허정과 유진오,전문위원 윤길중을 이화장에 보내 이승만을 설득하는 등 내각제 방어에 나섰다. 그러나 내각책임제의 버팀목은 이내 무너져갔다. 한민당이 먼저 굴복했다. 22일 계동 김성수의 집에 모인 백관수 김도연 서상일 조병옥 등이 내각책임제를 대통령제로 바꾸는 초안수정 작업을 벌였던 것이다. 그 수정안은 이튿날 국회 본회의에 상정됐다. 본회의는 17차례나 토론을 벌였지만 대세가 이미 이승만쪽으로 기운데다 핵심 골간이 결정된 터여서 대통령중심제가 우세하게 돌아갔다. 그래서 안건상정 20일만인 7월 12일 내각책임제는 만세삼창 속에 사라지고 말았다. 이승만은 만장일치로 공화국 헌법이 가결되었음을 선포했다. 그러나 이 만장일치라는 이승만의 표현은 잘못된 것이었다. 이날 표결방법은 기립이었다. 당시 대동청년단 소속의원이던 생존 제헌의원 김인식(현 제헌동지회장)은 “이문원 의원이 의원석 중간쯤에 기립하지 않고 끝까지 앉아있었다“고 증언하고 있다. 이승만은 당시 대통령제를 택할 경우 초대 대통령이 확실시되는 사실상의1 인 권력자였다. 대중적 지지면에서 그와 겨룰수 있는 김구와 김규식은 5·10 총선을 거부,그 연장선상에서 진행되는 어떠한 정치행위에서도 입지가약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전문위원으로 참여했던 윤길중은 나중 “제헌당시 한 사람의 고집으로 대통령중심제를 채택했던 것이 그후 우리 헌정사에서 독재,장기집권,정통성문제 등에 대한 시비가 끊임없이 제기된 원인이 됐다”고 평가했다. 어떻든 대한민국 헌법은 7월 17일 이승만의 서명 공포로 마무리를 지었다. 그러나 그탄생의 내력은 윤길중의 증언처럼 장차 전개될 헌정사의 불행을 예고하는 서막이기도 했다. ○이승만 고집 대통령제로 이를 입증하듯 1952년 7월 7일 제1차 개헌이 이른바 발췌개헌이라는 일그러진 모습으로 나타났다. 한달여 전 총선 참패로 국회에서 선출하는 대통령재선이 어렵다고 판단한 이승만의 자유당은 직선제를 시도했다. 그것도 국회제안 개헌안과 행정부제안 개헌안 가운데 일부를 발췌,국회에 공포분위기를조성한뒤 기립표결로 통과시켰다. 1954년 11월 29일의 2차개헌(사사오입 개헌)도 헌정사에 얼룩을 덧칠했다. 자유당은 직선제의 문은 열었지만 대통령 중임제한규정에 부딪치자 이 벽을넘기 위해 다시 개헌을 꾀했다. 국회 투표결과는 의원정수 203명중 가결에 필요한 찬성표가 136명에서 1명 모자라는 135표로 나왔다. 부결이 선포됐지만 자유당은 사사오입이라는 해괴한 계산원리를 끌어들여 가결로 밀어붙였다. ◎증언/“대통령제였지만 내각제 요소 많아”/김인식 제헌동지회장 1948년 7월 제헌헌법의 탄생과정을 지켜본 제헌의원은 현재 5명만이 생존해 있다. 그중 3명은 병석에 누워있어 당시 상황을 기억할수 있는 사람은 김인식 제헌동지회장(85) 등 둘뿐이다. 김회장은 당시 헌법이 내각책임제에서 대통령책임제로 급변한 상황을 “하룻밤 사이에 역사가 뒤바뀌었다”는 말로 표현했다. “본회의에서 헌법초안축조토론을 많이 했지만 대통령제에 대한 토의는 활발하지 않았어요. 모두들 이박사(이승만)가 고집하면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들 믿었지요.” 김회장은 그러나 제헌헌법은 문제점보다 장점이 훨씬 많았으며 의원들의 자부심도 컸다고 전했다. “무엇보다도 대통령제였지만 내각제적 요소가 많이 가미돼 권력집중을 막을수 있었어요. 실제로 제헌국회때는장관도 국회에서 불신임 가결만 하면 곧바로 바뀌었고 이승만 대통령도 정기적으로 국회에 나와 국정에 대해 설명하고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을 했습니다. 그런데 2대국회 중간쯤부터 이대통령이 국회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러더니 결국 헌법도 자기 뜻에 맞춰 갈아치우기 시작하더군요.” 김회장은 우리 헌정사의 불행의 출발이 바로 여기서부터 싹텄다고 지적했다. “평범한 개인도 자기가 지은 집에 대해서는 애착이 가는 법입니다. 그런데 이대통령은 자기가 지은 멀쩡한 집을 자기 손으로 허물었어요. 나라의 장래가 이상한 방향으로 가겠구나 생각했는데 결국 그 생각이 맞아들어갔어요. 그 뒤에도 마찬가지였고요.” 김회장은 제헌의 주역으로서 헌정사 50년을 통해 얻은 교훈을 다음과 같이 요약했다. “제도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위정자들의 마음가짐입니다. 우리가 정부를 수립하고 헌법을 만들던 그때의 건국정신과 제헌정신만 지켰다면 그런 불행들은 없었을 겁니다. 앞으로도 그렇고요.” □특별취재반 황규호 문화부 부국장급 이용원 문화부 차장 최병렬 문화부 차장급 김종호 문화부 기자 박정현 정치부 기자 서정아 정치부 기자 강선임 DB부 기자
  • 소장 물리학자 이경수 박사(세계 최고에 도전한다:1)

    ◎한국형 플라즈마 장치 ‘한빛’ 성공적 가동/2002년까지 최첨단 ‘토카막’ 개발 야심찬 계획/40년 먼저 시작한 미·일 등 따돌리고 연구 주도 국제무역기구(WTO)체제를 맞아 세계는 지금 치열한 적자생존의 전장이 되고 있다.과학기술이든 문화든 그 어느 한 분야에서 세계 으뜸이 되지 않고서는 내일을 기약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자신이 수행하고 있는 일에 오로지 ‘세계 최고가 되겠다’는 일념으로,그리고 ‘세계 최고’라는 자존심으로 매진하고 있는 사람들.이들이 있기에 우리 앞날은 어둡지 않다.21세기 한국을 이끌어 나갈 각 분야 최고 수준의 인사를 연중 기획물로 소개한다. 95년 7월23일 미국을 방문중인 김영삼 대통령은 재미 한국인과학자들 앞에서 엄청난 과학기술 도전 계획을 발표했다. 한국이 2001년까지 핵융합 기술을 개발하겠다는 ‘꿈같은’ 얘기를 한 것이다. 핵융합은 태양열의 원리처럼 수소와 중수소의 원자핵이 하나로 융합할 때 나오는 에너지를 전기로 쓴다는 점에서 ‘인공태양’으로 불린다.핵분열을 이용한 원자력발전이나 화력발전과는 달리 방사능 누출 및 지구온난화의 위험이 전혀 없다.또 핵융합의 연료인 중수소는 바닷물에서 얼마든지 얻을 수 있다.바닷물 1㎥에는 30g 가량의 중수소가 들어 있는데 중수소 1g으로는 석유 50드럼의 에너지를 만들 수 있다. ○기반 조성에 온힘 선진국은 이같은 ‘꿈의 에너지’ 핵융합을 개발하기 위해 지난 40년간 수십억달러를 쏟아부었으나 기술적인 문제에 부딪혀 아직도 결실을 내지 못하고 있다.국제원자력기구(IAEA)주관 아래 미국·일본·러시아·유럽연합이 공동으로 2010년 1백50만㎾급의 ‘국제 열 핵융합 실험로’(ITER)를 건설한다는 계획을 세워 놓고 있을 따름이다. 당시의 상황이 이러했음에도 김대통령이 선진국에 10여년 앞서 핵융합기술을 개발하겠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었던 데에는 나름대로 ‘믿는 대목’이 있었다. 다름 아닌 소장 물리학자 이경수 박사(42) 때문이다. 이박사는 일반인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우리나라에 핵융합기술 개발의 가능성을 처음 열어준 인물이자,96년 6월 대형 플라즈마 발생장치인 ‘한빛’을 성공적으로 가동,미국 방문길의 대통령에게 자신감을 심어준 장본인이다. ‘한빛’의 성공적인 가동은 우리가 세계 규모의 핵융합연구에 나서는 신호탄으로,세계 핵융합전문가들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91년 MIT 교수 시절에 한국에서 핵융합 연구를 한다는 소리를 듣고 귀가 번쩍 띄었습니다.대학도 아닌 건물부지 뿐인 연구소에 뭣하러 가느냐고 만류도 심했지만 이 기회를 놓치면 한국은 영영 핵융합분야에서 낙오될 것이란 생각에서 짐을 챙겼지요” 이박사는 귀국하자마자 MIT핵융합센터의 론 파크 소장과 몽고메리 부소장에게 편지를 보내 86년에 3천만달러를 들여 완공한 플라즈마 발생장치인 ‘타라’를 달라고 졸랐다.당시 MIT핵융합센터는 예산문제로 핵융합장치인 토카막과 플라즈마 발생장치인 타라 가운데 토카막만 운영해야 하는 처지였다.이박사는 우리나라 실정에서는 곧바로 핵융합장치인토카막을 운영하기보다는 핵융합의 기반 운용기술을 확보할 수 있는 플라즈마 발생장치가 더 필요하다고 판단해 집요한 설득공세를 폈다.○빌려온 타라 개조 결국 MIT는 장기임대 형식으로 ‘타라’를 보내줬고,‘타라’는 3년간의 개조작업을 거쳐 완전히 새로운 기능을 지닌 ‘한빛’으로 탈바꿈했다.지금은 섭씨 2천만도의 플라즈마를 생산해 내고 있다. ‘한빛’은 95년 6월이후 2년6개월동안 3천차례나 가동됐지만 아직까지 단 한번도 바람이 샌 적이 없을 만큼 대성공작이란 평가를 얻고 있다.이 분야에서 가장 앞선다는 MIT나 프린스턴대학의 플라즈마 장치에서도 바람이 새는 것은 흔히 있는 일. 이박사는 96년부터 2단계 프로젝트인 ‘KSTAR’ 개발에 인생을 걸고 있다.‘KSTAR’는 토카막(핵융합환경인 초고온 플라즈마를 가둬두는 진공용기)에 100% 초전도 자석을 채용,섭씨 3억도에 이르는 플라즈마를 5분까지 가둬두는 세계 첫 차세대 핵융합장치.2002년까지 무려 1천5백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구리자석을 채용해 플라즈마 지속시간이 5∼10초에 불과한 미국·일본의 핵융합장치보다 성능이 30배 이상 뛰어나도록 설계됐다. 이박사는 96년 한해동안 이 기술과 관련한 논문 91편을 국내외학술지에 발표했다. ○학계서 논문 극찬 대표적인 논문은 토카막형 핵융합장치 안에 초고온의 플라즈마를 자기장하에서 밀폐할 때 갖혀진 이온들의 온도분포의 기울기에 따라 발생하는 난류현상에 대한 이론을 체계화한 것으로 핵융합분야에서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인용되고 있다.지난 6,12월 두차례에 걸쳐 ‘국제 열 핵융합 실험로’(ITER) 관계자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KSTAR 중간평가회’에서 ITER 부소장인 일본 시모무라 박사는 “KSTAR는 최첨단 기술이 적용된 차세대 핵융합로로, ITER가 2002년 선보일 핵실험로의 모델로 손색이 없다”고 극찬했다. ◎핵융합 어떤 기술인가/섭씨 1억도 이상 초고온·초고압 상태 인공 조성/중수소·3중수소 강제융합 강력한 에너지 얻어/바닷물 1㎥서 석유 1,500드럼분 열량 방출 핵융합은 태양과 같은 초고온·초고압 상태에서 2개의 원자핵이 합쳐져 막대한 에너지를 지속적으로 발생시키는 현상.서로 붙기를 꺼리는 중수소와 3중수소의 핵이 강제로 융합되는 과정에서 생기는 질량결손분만큼 운동에너지가방출된다.이같은 핵반응 에너지를 이용한 것이 수소폭탄이고,이를 적절히 제어하면 핵융합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 우선 핵융합을 하려면 최소한 지구 대기밀도의 1백만배 이상의 초고압과 섭씨 1억도 이상의 초고압 상태인 플라즈마를 발생시켜야 한다.플라즈마는 초고온 상황에서 원자가 양전기를 띤 핵과 음전기를 띤 전자로 나뉘어 기체·액체·고체도 아닌 제4의 물질상태로 되는 것을 말한다.이 때 원자핵과 전자는 제각기 흩어져 초속 수십㎞의 속도로 마구 날아 다니다가 원자핵끼리 고속으로 충돌하면 같은 전기적 성질 사이의 밀치는 힘을 이기고 핵들이 결합,막대한 에너지를 쏟아낸다.우리나라가 지난 95년 가동을 시작한 ‘한빛’도 바로 플라즈마 발생장치 가운데 하나다. 핵융합을 위해서는 또 초고온·초고압의 플라즈마를 한 곳에 오랫동안 가두어 두는 용기를 개발해야 한다.지금까지 가장 이상적인 핵융합 용기로 꼽히는 것은 ‘토카막’.‘토카막’은 ‘도넛 모양의 자기그릇’이란 러시아 말로 60년대 사하로프 박사가 처음 고안했다.토카막은자기장을 이용해 플라즈마의 전기적 성질을 감금한다.이 장치는 섭씨 1억도 이상의 온도에서 플라즈마를 1초이상만 유지해도 핵융합이 연쇄적으로 일어난다.
  • “2002년 한국에 인공태양 뜬다”/소장물리학자 이경수 박사

    ◎꿈의 에너지 ‘핵융합’ 개발 눈앞 ‘2002년에는 한반도에서 또 하나의 태양이 솟는다’. 무인년의 새날을 알리는 동녘의 붉은 해를 바라보면서 앞으로 4년뒤 세계에서 가장 찬란히 빛나는 ‘인공태양’을 우리 손으로 재현해 내고야 말겠다고 두 주먹을 불끈 쥐는 사람이 있다. 국산 ‘차세대 초전도 핵융합장치’(KSRAR) 개발을 선도하고 있는 물리학자 이경수 박사(42·대덕 기초과학지원연구소 KSTAR 총괄연구책임자).95년 6월 핵융합에 필수적인 섭씨 2천만도짜리 대형 플라즈마발생장치 ‘한빛’(한민족의 빛)을 성공적으로 가동해 국제적인 주목을 받은 데 이어 현재는 이를 토대삼아 우리나라를 세계 정상의 핵융합기술 보유국 반열에 올려 놓은 ‘한국 과학계의 자존심’이다. 그가 2002년 선보일 ‘KSTAR’는 지금까지 나온 핵융합장치중 세계적으로 가장 앞선 기술로 설계됐다는 선진 전문가들의 찬사를 받으며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2010년 완공하는 ‘국제 열 핵융합로’(ITER)의 유력모델로 꼽히고 있다. 80년 5·17이 터지면서 암울한 생각에젖어 서울대 대학원(물리학과)을 중도 포기하고 미국 유학길에 나선 그는 10년 넘게 핵물리학 연구에 정진한 끝에 마침내 과학자들이 최고의 영예로 여기는 MIT 교수직에 오른다.하지만 ‘한국에서 해야 할 일이 있다’는 생각은 한순간도 뇌리를 떠나지 않았다.그토록 소중한 MIT교수직을 과감히 내던진 것은 바로 ‘고국에서 해야 할 일’ 때문이었다. “80년대 중반 포항 방사성가속기를 만들 때 많은 사람들이 비웃었지요.무슨 쓸모가 있기에 그처럼 많은 돈을 퍼붓느냐며 김호길 박사가 돌았다고 욕하는 사람도 봤습니다.그럴 때면 김박사는 ‘노여워 하지 말자.다 걱정해서 하는 말들이니 걱정하는 대로 되지 않도록 노력해야지.신념과 의지로 밀고 나갈 수 밖에 없네’라고 되뇌곤 했지요”이박사는 과학기술이 미래 투자임을 묵묵히 실천한 고 김박사 같은 분이 있었기에 자신도 불모지나 다름없는 핵융합연구에 인생을 걸 수 있었다고 말한다. 이박사는 정답을 부인한다.‘정답보다 더 좋은 정답이 없을까,좀더 잘해볼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없을까’라는 생각없이 기존의 패러다임만을 받아들이는 사람은 미래가 없다고 믿는 까닭이다.과학은 새로운 것이며 그 추진력은 다름아닌 열망과 호기심이라는 게 그의 철학이다. 이박사는 요즘도 하루에 두차례씩 출근한다.집에서 식사한 뒤 아침,저녁 8시가 되면 어김없이 연구소에 나간 지가 어느덧 6년째.초등하교 5학년짜리 큰아들 승훈(12)이가 “저녁에도 출근하는 아빠”라며 볼멘소리를 해도 어찌할 도리가 없다. 그의 연구실 벽면 한쪽에는 빵떡모자 차림에 책을 안고 사색에 잠긴 채 프린스턴대 교정을 거니는 아인슈타인의 말년 모습이 대형 패널에 담겨 걸려있다.자신의 박사학위 지도교수이자 ‘핵융합의 황제’로 불리는 텍사스대학 로젠 블루스 박사가 “세계 최고가 되라“며 준 것이다. 그가 연구소에서 보내는 시간은 1주일에 60∼70시간.하루 평균 10시간 남짓을 아인슈타인과 함께 보내며 ‘또다른 아인슈타인’을 꿈꾸고 있는 것이다. “몇년전에 감사원에서 우수공직자상을 받은 적이 있어요.188신고센터라는 것이 있다는 데 나쁜 짓만 신고하는 것이 아니라 좋은 일도 신고하는 모양입니다.누군가 우리 연구소에 늘 불이 켜져 있을 만큼 열심히 일한다고 신고해서 졸지에 상을 받았지요” 세계적인 핵융합 전문가로 떠오른 이박사의 20년뒤의 꿈은 ‘소박’하다.손자의 손을 이끌고 와 ‘인공태양’을 보여주며 “이것이 할아버지 평생의 흔적이란다”고 말해 주고 싶다.
  • 하·폐수 찌꺼기서 기름 추출/에너지기술연 기술 개발

    ◎슬러지 100t서 유사 벙커C유 4t 생산 하·폐수 찌꺼기(오이·슬러지)에서 기름을 걸러내 에너지로 활용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소 전환공정연구팀 이호태 박사는 23일 하·폐수 찌꺼기에 압력과 온도를 가해 액체상태의 에너지를 회수하는 이른바 ‘슬러지액화 공정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기술은 수분(80%)과 유기물(15%)로 이뤄진 슬러지에 50기압 이상의 압력과 섭씨 200도 이상의 온도를 가하면 수분이 분리되면서 찌꺼기는 유동성이 있는 액체상태로 변하고 유기물은 오일로 전환되도록 한 것이다.이때 생긴 오일은 액체연료로 활용할 수 있으며 슬러지 100t을 처리할 경우 4t 가량의 기름을 얻을수 있다.이 기술로 생성된 기름은 발열량이 9천㎉/㎏ 이상으로 벙커­C유와 비슷한 성질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이박사팀은 현재 갑을방적과 공동으로 실증연구를 하고 있으며 98년 대구 갑을염공에 장비를 설치,본격 가동할 계획이다. 현재 전국의 하수처리장과 공단 종말처리장,단일공장 등에서 나오는 슬러지는 하루 평균 3천t가량이며 이 가운데 대부분은 매립되거나 깊은 바다에 버려지고 있다.
  • 부작용없는 ‘위궤양치료약’ 개발

    ◎위산분비 억제 효능 탁월… 미·일 특허출원/유한양행 5년간 연구비 40억원 투입 성공 위산분비 억제작용이 우수하고 부작용이 거의 없는 위궤양 치료제를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유한양행 중앙연구소 이종욱 소장은 92년부터 5년동안 40억원의 연구비를 들여 위산분비 억제효능이 뛰어나면서도 생체내 대사작용이 느린 YH1238계열의 항궤양제 ‘YH1885’ 개발에 성공했다. 과학기술처 선도기술개발사업(G­7 프로젝트)의 하나인 이 과제는 위산분비 억제 효능이 우수한 YH1238을 선도물질로 삼아 350여개의 유도체를 합성한 결과 YH1885의 효능과 안전성이 가장 우수함을 확인했다. 특히 이 물질은 기존의 위산억제제와 달리 변비와 같은 부작용이 눈에 띄게 줄어들 뿐 아니라 생체내 반감기가 길어 하루 한차례 복용으로도 충분히 치료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위산중에서 쉽게 분해되지 않은 성질을 지님에 따라 약제를 따로 특수처리할 필요가 없어 경제성도 그만큼 높다. 이박사는 YH1885 개발과 관련,물질특허 및 제법특허 6건을 미국·일본 등에 출원했다. 이 약제는 10월쯤 건강한 사람을 대상으로 임상실험해 인체 안전성 및 내성을 확인한 뒤 오는 2001년쯤 시판할 계획이다. 현재 전세계 인구의 5∼10%는 스트레스성 위·십이지장궤양으로 고통을 받고 있으며 특히 우리나라는 발병률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어서 소화기약물의 연간 시장규모는 무려 1조원에 무려 이른다.
  • ‘물 냉매’ 냉방기술 첫개발/KIST 이윤표·김영일 박사팀

    ◎프레온가스 대체… 환경오염 전혀없어/대형건물·산업현장 적합… 99년 상용화 환경오염의 주범인 프레온가스와 같은 냉매대신 물을 사용해 냉방을 할 수 있는 기술이 국내 처음으로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이윤표·김영일 박사(기전연구부)팀은 지난 94년부터 3년간 총10억원을 들여 ‘물을 냉매로 하는 얼음입자 제조기술’을 개발했다고 5일 밝혔다. 이 기술은 진공상태에서 100 마이크론(㎛:직경 0.1㎜) 이내의 작은 물방울들을 안개처럼 내뿜으면 증발이 일어나게 되고,이때 물방울의 온도가 급속히 떨어지면서 냉방에 필요한 미세 얼음입자가 만들어지는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이 냉방기술은 프레온가스·암모니아·프로판가스와 같은 냉매 대신 환경에 전혀 해를 주지 않는 일반 수돗물을 쓰므로 환경오염을 원천적으로 막을수 있으며 얼음입자를 만들기 위한 냉동기도 필요치 않다.특히 냉매가스 누출이나 폭발의 위험이 전혀 없다. 이박사팀은 “이 기술은 냉방과정에서 열저항을 최소화할 수 있어 기존의 프레온계 냉매를 사용했을 때보다 냉방효율이 16% 남짓 높아진다”면서 “여름철 전력 예비율 확보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박사팀은 또 ‘오는 99년까지 이 냉방기술을 상용화할 계획’이라며 “일반 가정이나 사무실보다는 대용량의 냉방이 필요한 대형 건물이나 산업현장 등에서 유용하게 쓰일 것”이라고 설명했다.이박사팀은 관련 기술의 미국 특허를 출원중이다.
  • 전문가 좌담(학원폭력 이대로 둘수 없다:6)

    ◎피해자 연15만명… 예방프로그램 마련 시급/학교선도 단계 넘어 사회치료 개념서 접근을/반짝캠페인보다 학교·사회·가정 지속관심 필요 □참석자 ·박헌화 서울시교육청 생활지도 장학관 ·박용선 단국대부속고 교감 ·이상오 청소년폭력예방재단연구원 ·윤영숙 학부모 학교 폭력 피해자는 한해에 15만명으로 추산된다.학부모들은 언제 어디서 자녀가 피해자 또는 가해자가 될지 몰라 불안에 떨고 있다.이제 학교 폭력은 단순한 비행 청소년의 문제가 아니다.가정과 학교,사회 모두가 나서 공동의 치유책을 찾아야 한다.7일부터 연재한 ‘학교폭력 이대로 둘수 없다’시리즈 마지막편으로 서울시교육청 박헌화 생활지도장학관,청소년폭력예방재단 연구원 이상오 박사,단대부속고 박용선 교감,학부모 윤영숙씨 등 4명을 초청,학교 폭력의 해결 방안과 문제점 등을 짚어봤다. ▲이상오 박사=학교 폭력의 양상이 선진국형으로 바뀌고 있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습니다.단순히 급우들을 폭행하는 것이 아니라 일본의 이지메를 흉내내고 미국처럼 조직을 만들어노골적으로 금품을 갈취하는 등 흉폭해지고 있습니다.미국은 한해 1백50만 건의 학생 폭력이 발생,6초마다 희생자가 생기고 있습니다.우리나라는 해마다 15만 건으로 추산됩니다. ○폭력조직 여학생도 가담 ▲박용선 교감=꿈과 희망을 주어야 할 학교가 ‘가기 싫은 곳’으로 전락하는 현실이 교직자로서 부끄럽습니다.최근 학교폭력은 선후배간의 조직을 넘어 학교주변 불량배와 연계되면서 사회 문제화되고 있습니다.어린 학생들이 기성 폭력배를 방불케 하는 조직을 갖추고 탈법을 서슴치 않고 있는 실정입니다.이미 학교에서 선도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단계를 넘어선 느낌입니다. ▲윤영숙씨=동감입니다.학교운영위원회 상담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데 폭력 상담건수가 줄지 않아 안타깝습니다.학교폭력은 중학생,5∼6학년 초등학생,고교생 등의 순으로 발생 건수가 많습니다.사춘기 시절에 집중된 만큼 피해 학생의 심리적 충격이 매우 큽니다.학교폭력은 피해자가 어느 순간 가해자로 탈바꿈하는 특징을 지녀 또 다른 범죄를 막기 위해서라도 근절 대책이 절실합니다. ▲박헌화 장학관=최근에는 학교폭력의 대상이 초등학생 등으로 더욱 어려지고 여학생에게까지 급속히 확산되고 있습니다.학교폭력 문제는 95년부터 불거지기 시작했지만 아직도 내자녀가 학교폭력의 피해자일수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습니다.대부분이 결손 가정에서 문제가 비롯된다는 점을 상기하면 학부모는 자녀에게 끊임없이 관심을 쏟고 대화를 나눠야 합니다.또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학교에서는 교사의 노력이 절대적일수 밖에 없습니다. ▲윤씨=피해 학생들을 설문 조사한 결과 60% 이상이 교내에서 폭력이 발생했고 특히 쉬는 시간 또는 점심시간에 교실과 화장실에서 사고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특히 고등학생은 주로 교실에서,중학생과 초등학생은 학교 주변 골목이나 교내 후미진 곳에서 폭행을 당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따라서 지금처럼 수업이 끝난뒤 학부모 지원봉사자나 교사가 활동하는 것은 실효성이 적습니다. ▲박교감=그렇습니다.사실 교사들의 업무가 너무 과중합니다.별도의 학교폭력 문제 전담 교사가 필요합니다.쉬는 시간에 각 반을 돌아보기만 해도 폭력을 미연에 막을수 있을 것입니다.현재 교사들은 수업이 끝난뒤 1∼2시간 정도 교내를 돌아보고 퇴근할 수 밖에 없습니다.비행 학생을 하루 이틀 주의를 주거나 적발만 한다고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지속적으로 지켜봐야 합니다. ○폭력문제 전담교사 필요 ▲박장학관=3월부터 서울시교육청 산하 11개 지역 교육청에 12개의 청소년 상담센터를 상오 9시부터 하오 10시까지 운영하고 있는데 지금까지 1만2천여건을 상담했습니다.이 가운데 학교폭력 문제가 15% 이상을 차지했습니다.각 학교에서도 상담 전문교사제를 도입,운영키로 했습니다.하지만 학교폭력은 끊임없이 대화를 나누고 상태를 지켜봐야 하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이박사=가치관이 뚜렷치 않은 시기이므로 학생 상담의 중요성은 두말할 필요가 없습니다.또 피해 학생이 상담실을 찾았을 때에는 대단한 용기를 갖고 찾았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않됩니다.이들이 부모나 교사에게 피해 사실을 숨기는 것은 보복 폭행이 두렵기 때문입니다.피해 학생의 65%가 보복이 두려워 신고를 못한다는 조사도 있습니다.예를 들어 한대 맞고 신고를 하면 10대를 때리고 또 신고하면 100대로 보복 당하는 식입니다.따라서 상담은 전문 교육을 받은 전담교사가 맡고 충분한 예산 배정이 뒤따라야 합니다. ▲박장학관=사실 국내에는 학교폭력 문제를 연구하는 전문기관이나 연구원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이를 치유할 사회학습 프로그램도 없습니다.교육의 양적인 팽창에만 관심을 갖다가 간과했던 문제를 다시 돌아볼 때임이 분명합니다. ▲윤씨=시교육청에 1백억원 이상 책정되어 있는 학교환경개선비를 학교폭력 문제의 해결을 위해 사용해야 합니다.건물을 고치고 비품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제 학교폭력은 학교환경을 해치는 주범입니다.일부 학교에서는 문제가 발생해도 쉬쉬하기만 하고 뚜렷한 실적이 나타나지 않는 학교폭력 근절대책 등에 대해서는 예산을 신청하지 않는다고 들었습니다.문제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는 처사입니다. ○단속·처벌이 능사 아니다 ▲박교감=반짝성 캠페인은 교사와 학생에게 조롱꺼리일 뿐입니다.실효성 없는 행사로 학교와 교사의 권위가 추락하는 것도 학교폭력을 뿌리뽑지 못하게 만드는 원인입니다.지난친 단속과 무거운 처벌만이 능사는 아닙니다.별도의 비행 청소년 선도시설도 갖추지 않고 교화 시설에 가둔다면 또 다른 범법 요령만 배우게 될 것입니다. ▲이박사=선진국은 대체로 두가지 방향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있습니다.가정과 학교,시민단체로 대표되는 사회가 입체적인 공동 예방프로그램을 적용하는 미국식 방법과 전담 상담원이 1대 1로 직접 선도하는 독일식이 그것입니다. 80년대 초반 학교폭력에 시달렸던 미국은 특별검사제 등 관련 법규를 제정하고 단속과 처벌을 크게 강화했습니다.그래서 폭력 건수가 잠시 주춤했으나 얼마 후 더욱 조직적으로 변하면서 총기 등으로 무장한 청소년 갱단이 등장,그 폐해가 더 컸습니다. 마침내 83년부터 해마다 4천4백억원의 예산을 투입,청소년폭력 예방프로그램을 마련했습니다.수업을 꼭 학교에서만 받을 필요가 없고 도서관 탐방,캠핑 등 자유롭고 능동적인 학습을 통해 정상적인시민으로 키워 나갔습니다. 독일은 철저히 1대1 선도에 의존하고 있습니다.선도 자원봉사자가 비행학생과 모든 생활을 함께 하며 삐뚤어진 마음을 조금씩 고쳐 나가는 것입니다. ○주변 유해환경 규제 절실 ▲박장학관=우리도 학교폭력을 ‘사회치료’개념에서 해결해야 합니다.학교와 가정,공공기관이 유기적으로 움직여야 합니다.지역적 특징에 따라 공공도서관 등이 그 역활을 담당해도 좋을듯 싶습니다.또한 폭력성과 음란성 등 유해환경 매체에 대한 규제도 시급합니다.특히 대중매체에 대해 무제한으로 노출된 청소년들은 감각적이고 즉흥적인 면만 배우게 돼 정서를 해치고 있습니다. ▲박교감=장기적으로 학생들에게 과중한 심리적 부담을 주는 입시제도가 개선되어야 합니다.학과목 성적순으로 우열을 가려 매사를 대하니까 일부 아이들을 소외시키고 비행에 빠지게 합니다.사실 폭력을 휘두른 학생들과 대화를 나눠보면 그렇게 순수할 수가 없습니다.따라서 성적은 좀 나쁘지만 다른 분야에 뛰어나면 이를 그대로 인정해 주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윤씨=대화를 통해 관심을 가져주고 비슷한 부류의 학생들끼리 경쟁하면서 자신감을 키우고 자아를 가꾼 뒤 사회에 적응시키는 방법이 효과적일 것입니다.최근 대안학교 성격의 사회교육 시설학교가 큰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점이 좋은 예일 것입니다.그들은 한결같이 “나를 인정해 주는 학교가 너무 좋다”고 외치고 있습니다. ▲박교감=비행 학생에게 가정은 웃음과 안정을,학교는 자아 인정과 용기를,사회는 ‘패자 부활전’의 기회를 주자는 취지군요. ▲이박사=미국식과 독일식을 적절히 접목하면 효과가 클 것입니다.또 사회기관의 역활을 국가가 아닌 민간 시민단체에게 맡겨도 좋습니다.국민 모두가 어떤 면에서는 학부모이기 때문에 적당한 예산만 지원되면 학교폭력 문제에 대해 시민단체들이 나설 것입니다.한국 청소년폭력재단 역시 학교 폭력에 피해를 당한 학부모의 모임에서 출발했습니다. ▲박장학관=가정과 사회가 권위를 잃고 있는 현실에서 어른들이 우선 자각해야 합니다.예전에 한 교사가 비행 학생의 가정을 방문했더니 학생의 아버지가 대낮부터만취한 채 “내 자식에 왠 관심이 그렇게 많냐”며 면박을 주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이런 환경에서 어이들이 무엇을 배울수 있을지 가슴이 아팠습니다. ▲윤씨=마찬가지로 교사에 대한 불신도 문제입니다.교사가 촌지나 바라면서 학생을 편애하거나 혹은 부당한 대우를 일삼는다면 학생들이 뭘 느끼겠습니까.삐뚤어진 세상에서 죄의식도 없이 비행을 저질를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아울러 ‘사랑의 매’라고 잘못 포장된 교사폭력도 하루빨리 사라져야 합니다.교사에게 사소한 잘못으로 매를 맞은 초등학생이 분풀이로 다른 학생의 물건을 훔치거나 괜한 시비를 걸어 마구 때린 사례도 있습니다. ▲박교감=한때의 잘못으로 어린 청소년들을 전과자로 만드는 것은 절대 반대입니다.이런 점에서 모든 범죄가 다 마찬가지지만 특히 학교폭력은 예방이 중요합니다.평소에 많은 관심을 쏟아주고 보살피면 충분히 막을수 있습니다.학부모와 일선 교사들은 비행학생들에게도 칭찬을 아끼지 말라고 당부드립니다.웃으며 칭찬하는데 나쁜 마음을 먹을 턱이 있겠습니까.
  • 최형우 고문 빠른 회복세/지팡이 산책… 교포의사와 바둑 1승2패

    ◎재수술여부 주내 결정 【베를린 연합】 뇌졸중으로 쓰러졌던 신한국당의 최형우 고문이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독일에서 치료를 돕고있는 이수길 박사가 30일 밝혔다. 최고문과 이박사는 전날 독일 마인츠에 있는 이박사 집에서 바둑을 뒀는데 세판중 한판을 최고문이 이겼다고 이박사는 전했다. 아마 6급인 이박사는 “최고문이 아마 4급이라는 얘기를 듣고 백을 쥐라고 했더니 극구 흑을 고집했다”면서 “세판중 세째판을 최고문에게 져 나 자신도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그는 또 최고문이 최근 지팡이를 짚고 혼자 산책하거나 지팡이 없이도 10m이상을 혼자 걷는 등 거동이 많이 나아졌다고 설명했다. 한편 최고문의 수술여부 등 앞으로의 치료 계획은 이번주 최고문의 처남 원성수씨가 서울대 병원 진료서류들을 가져오는대로 마인츠대학 전문의들과 가족들의 협의를 거쳐 최종 확정될 것이라고 이박사는 덧붙였다.
  • 수소 혼합후 특수촉매 통과시켜/탄산가스로 유화원료 어떻게 만드나

    ◎하루 1,000ℓ 처리 성공… 5년내 실용화 한국화학연구소 이규완 박사팀의 탄산가스(이산화탄소) 재활용기술 개발은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온실가스 제어가 1차 목표다. 그러나 이번 기술개발은 탄산가스 제어와 함께 유효물질 제조라는 두가지 효과를 거둘수 있다는데에 의미가 있다. 탄산가스는 지구 온난화에 직접 영향을 줄 수 있는 온실가스중 55%를 차지하는 주범임이 확인되면서 국제적으로 이의 배출을 규제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이번 기술 개발은 이같은 무역외 장벽에 대응하는 기술적 자료로서도 효과가 클 것으로 보인다. 이번 개발에서 기술상 가장 큰 특징은 탄산가스를 화학적으로 변화시켜 고부가가치 석유화학산업의 원료가 되는 올레핀을 제조해냈다는 점이다.지금까지 세계 각국의 탄산가스 고정기술은 주로 연료 수준의 유분을 회수하는 정도에 머물러 왔다.그러나 연구팀은 폴리에틸렌,폴리프로필렌 등의 원료 물질로서 지금까지 석유로만 만들어 왔던 올레핀을 탄산가스에서 만들어 내는데 성공했다. 여기에서 기술적인 핵심은 이박사 등 10명의 연구팀이 4년에 걸쳐 수행한 촉매기술이다.철이 주요 원료인 이 촉매는 탄산가스의 수소화 반응을 촉진해 탄산가스에서 유효한 탄화수소를 만든다고 이박사는 설명했다. 하루 1천ℓ 처리 용량의 파일럿 공장 운용을 성공적으로 마친 연구진은 대량생산 공정을 집중 연구할 계획이다. 연구에 참여한 최명재박사는 『환경규제가 심해질수록 관련 기술 개발은 앞당겨질 가능성이 크다』면서 5년내 실용화를 점쳤다.
  • 지구 온난화 주범/이산화탄소 이용 유화원료 만든다

    ◎수소 혼합… 국내외 특허 출원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탄산가스(이산화탄소)를 회수해 석유화학산업의 원료로 재활용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한국화학연구소 화학기술연구단 이규완 박사팀은 12일 6억4천4백만원의 연구비를 투입,4년간의 연구끝에 탄산가스에서 석유화학제품 원료인 올레핀과 가솔린·디젤의 유분을 얻는 기술의 개발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제철소나 화력발전소 등에서 다량으로 배출되는 탄산가스를 고정시켜 연료 수준의 유분을 만드는 기술은 개발된 적이 있지만 폴리에틸렌과 프로필렌 등의 원료로 사용할 수 있는 올레핀을 얻는 기술이 개발되기는 처음이다. 연구팀은 탄산가스와 수소가스를 1대3의 비율로 혼합한 후 철을 주원료로 자체 개발한 특수 촉매에 통과시켜 유효물질 제조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새 기술을 국내와 해외에 특허 출원했으며 5년내 실용화를 목표로 대량생산 공정 연구에 착수할 계획이다. 이박사는 『대량처리 단계에 들어가면 탄산가스 배출울 줄이게 돼 환경문제 해결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밝혔다.
  • 기초과학지원연,차세대 토카막 KSTAR청사진 확정

    ◎세계최고의 핵융합 연구장치 만든다/초전도 방식… 3억℃ 플라즈마 상태 5분 지속/2002년 국내 최초로 완공… 성능 기존의 30배/극한의 행융합 조건 실현·실험 연구장치로 이용 에너지 문제의 영원한 해결에 도전하는 한국의 야심작 「차세대 토카막 핵융합연구장치(KSTAR)」의 청사진이 확정됐다. 기초과학지원연구소(소장 최덕린)는 최근 연구 착수 1년 3개월만에 KSTAR의 개념 설계를 완료하고 연구소 대학 기업등의 관련 연구책임자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포항가속기연구소에서 연구2차년도 중간진로 발표회를 가졌다. 한국이 오는 2002년까지 총 1천5백억원을 들여 완공할 KSTAR는 크기는 작지만 최초로 토카막(핵융합 환경인 초고온 플라즈마를 가둬두는 진공 용기)에 100% 초전도 자석을 채용한 차세대형일 뿐만 아니라 3억℃에 달하는 플라즈마 지속시간을 최대 5분까지로 설정함으로써 기존 장치의 30배 이상 성능을 내도록 확정됐다. 사실상 핵융합은 인공 태양을 재현하는 것과 같아 고도의 극한장치가 필요하다.원료인 수소,중수소를 가열하는 가열장치,수억도의 고온 플라즈마 상태에서 수소와 중수소가 서로 부딪쳐 헬륨을 만들어 내면서 질량 결손만큼 에너지를 산출하는 과정을 견뎌낼 수 있는 토카막 용기,장치가 과열 파손되지 않도록 식혀주는 냉각장치 등이 대표적인 것들이다. KSTAR는 직접 핵융합을 일으키진 않지만 극한의 핵융합 조건을 실현하고 실험하는 연구장치로 현재 국제 열핵융합연구(ITER) 그룹이 2010년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는 실증로 이전,최고 수준급의 장치가 될 것이란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우선,초전도 토카막은 전기 저항이 없어 높은 전압을 걸어줘도 열을 받지 않으므로 그만큼 냉각 등의 조건이 좋아진다.지금까지 「빅3」로 불리는 미국,일본,유럽의 토카막은 상전도 구리자석으로 높은 자장을 걸어준 뒤 그 안에 플라즈마를 가둬놓는 방식을 택했다.그때문에 과열 방지를 위해 밀폐시간이 불과 5초∼10초 정도에 불과했다. 하지만 KSTAR는 초전도 방식을 채택,플라즈마 상태를 300초까지 지속시킬 작정이다.플라즈마 지속시간은 핵융합 실용화의 3대 관건중 하나인 「자기점화」를 실현할수 있는 중요 조건이다.핵융합 전문가들은 외부에너지 공급없이 스스로 핵융합을 일으키는 상태인 「자기점화」상태를 만들기 위해서는 수억도의 플라즈마 상태가 1천초는 유지돼야 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KSTAR의 300초는 이를 연구할 수 있는 적정 시간이라는 설명이다. KSTAR의 토카막을 둘러쌀 초전도 자석의 규격도 확정됐다.도너츠 모양의 링은 주반경 1.8m,부반경 0.5m 크기,이에 걸어줄 초전도자석의 자장은 지구 자장강도의 7만배 크기인 3.5테슬러,플라즈마 전류는 2백만 암페어 규모로 결정됐다.플라즈마 원료로는 방사능이 나오는 동위원소인 삼중수소는 배제하고 수소와 중수소의 안정성 동위원소만을 사용하도록 했다. KSTAR프로젝트 총괄연구책임자인 이경수 박사는 특히 초전도 자석 선재로서 ITER의 표준규격을 사용키로 했음을 강조한다.스테인레스 스틸 강관속에 480가닥의 초전도 선재가 촘촘히 들어가도록 돼 있는 이 규격은 ITER가 그동안 3억달러를 들여 개발한 것이다.『KSTAR는 3억달러짜리 연구결과를 무료로 인수한거나마찬가지』란 설명이다.더욱이 이는 앞으로 ITER가 98년 이후 실제 장치 제작에 들어갈 때 우리 업체가 제작업체로서 참여 자격을 가질수 있는 중요한 경력이 될 것이란 얘기다. 핵융합의 미래에 대한 회의론도 만만치 않지만 한국은 이제 세계 주요 핵융합 연구국가로서 책임있는 길에 접어든 것이 분명하다.이박사는 『미국 일본 유럽 러시아로 이뤄져 있는 ITER로부터 클럽가입 초대장이 이미 와 있는 상태』라며 『우선 KSTAR을 완공한 후 참여방안을 모색할 생각』이라고 느긋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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