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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더 거세지는 ‘反이민법’ 시위

    |워싱턴 이도운특파원|10일(현지시간) 오후 4시 미국의 수도 워싱턴. 백악관의 뒷마당 격인 라파예트 공원에 1만명 가까운 시위대가 모였다. 중남미계 출신의 불법체류 노동자들이 주축이 된 시위대는 불법이민자를 추방하려는 미 의회의 이민법 개정에 반대하는 집회를 가졌다. 행사를 마친 이들은 백악관을 에워싸며 워싱턴 기념비 쪽으로 행진했다. 백악관이 완전히 불법체류자들에게 포위된 모습이 연출됐다. 시위대는 의사당까지 행진해 “우리가 미국이다(We Are America)”,“우리는 범죄자가 아니다.”,“우리를 이렇게 대해서는 안된다.”는 구호를 외쳤다. 이날 집회에는 불법 체류자 합법화 운동을 지원하는 기독교, 천주교, 이슬람교 등 각 종교 지도자들도 대거 참석했다. 불법체류자 합법화 이민법 개정을 주도하는 민주당의 에드워드 케네디 상원의원 등 일부 정치인도 참가해 박수를 받았다. 불법체류 노동자들의 시위는 워싱턴뿐만 아니라 미 전역의 100개가 넘는 도시에서 동시에 열렸다. 뉴욕에서는 시위대가 ‘부시 퇴진’ 구호를 외치기도 했으며, 노스캐롤라이나주를 비롯한 일부에서는 ‘경제 활동 보이콧’ 주장도 나왔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인구가 3만명에 불과한 캔자스주의 농업도시 가든 시티에서는 시위에 참가한 농업 노동자의 수가 3000명이나 됐다고 한다.미국 도살·정육 업계는 중남미계 노동자들이 시위에 참가하는 바람에 생산이 급감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텍사스주 휴스턴에서는 “불법이민자 집에 불지르자.”는 전단이 나돌아 주민과 이민자간의 갈등이 격화되고 있음을 엿보였다. 시위 참가자들은 대부분 USA라는 글자가 새겨진 흰색 셔츠를 입었다. 또 머리에 미니 성조기를 꽂거나 대형 성조기를 몸에 두르고 나왔다. 미국을 사랑하며 미국인의 하나로 인정받고 싶다는 의미였다.특히 최근 이민법 관련 시위에서 참가자들이 멕시코 등 출신 국가의 국기를 들고 나와 의회와 미국인들의 반발을 초래한 점을 의식한 것이다. 물론 이날도 고국의 국기를 들고 나온 시위자들도 있었다. 시위를 주최한 중남미계 단체들은 “불법 체류자뿐만 아니라 합법적인 이민자들도 많이 참가했다.”며 “우리는 오는 11월 투표장으로도 행진할 것”이라고 중간선거를 앞둔 미 정치인들을 압박했다.dawn@seoul.co.kr
  • ‘盲’ 모삼천지교

    서울경찰청 외사과는 10일 해외이주 알선업체 G컨설팅 대표 김모(38)씨를 공문서 위·변조 등의 혐의로 구속하고 직원 이모(42·여)씨 등 3명은 불구속 입건했다. 김모(51)씨 등 불법이민 신청자 29명도 불구속 입건했다. 김씨 등은 2002년 1월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사무실에서 김씨로부터 수수료 700만원을 받고 소득증명서, 재직증명서, 사업자등록증, 공시지가 확인원 등 관련 서류를 위조해 불법이민을 알선하는 등 최근까지 투자자 29명으로부터 2억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이민 신청자들이 캐나다 현지 R은행 등에 이민자 예치금 12만 캐나다달러(약 1억원)를 입금하도록 알선해 은행으로부터 전체의 40%에 해당하는 4000만원씩을 알선료 명목으로 받아 모두 11억여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적발된 이민 신청자들은 대부분 초·중·고교생 자녀를 둔 학부모로, 자녀의 조기유학을 염두에 두고 영주권을 획득해 학비 면제와 복지혜택 등을 받기 위해 불법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고 경찰은 밝혔다.김준석기자 hermes@seoul.co.kr
  • 美고교생 3명중 1명 중퇴

    미국 인디애나주 인디애나폴리스 근처의 셸비빌 고등학교. 지난해 가을 졸업하지 못하고 5년째 이 학교를 다니고 있는 숀 스터길(18)은 졸업장을 따기 위해선 뭐든 하겠다는 각오다. 4년 전 이 학교에 입학한 315명 가운데 이번 가을 졸업이 예상되는 학생 수는 215명에 불과하다. 수전 스윈하트(17)는 1학년 때 우수상을 받을 정도로 공부를 잘했지만 졸업을 3개월 앞두고 학교를 그만둔 뒤 지금은 멕시코 음식 체인점인 타코벨에서 일하고 있다. 스윈하트처럼 찢어지게 가난한 것도 아니고 범죄에 빠져든 것도 아니면서 학교를 그만두는 학생 때문에 미국이 ‘낙오 국가’로 전락하고 있다고 시사주간지 타임 최신호(17일자)가 커버스토리로 다뤘다. 더욱 놀랍게는 전국의 공립 고교 학생 3명 가운데 1명은 졸업을 하지 못한다. 특히 중남미 출신과 흑인이 학교 문을 당당하게 나설 확률은 2명 중 1명 꼴이라는 통계도 나와 있다. 할아버지 세대에서는 중퇴하더라도 막노동이나 틈새 직장을 두드릴 수 있었지만 이제는 저임금 이민자들이 몰려와 이마저 쉽지 않다. 이런 영향으로 교도소 수감자의 67%가 고교 중퇴자로 추정되며 2002년 노스이스턴 대학 보고서에 따르면 16∼24세 중퇴자 가운데 절반가량이 일자리를 찾지 못했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공립高 대학진학률 23% ‘꼴찌’

    공립高 대학진학률 23% ‘꼴찌’

    한국 조기유학생이 많이 찾는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교육 여건이 전체 51개 주에서도 가장 낙후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 UCLA 산하 ‘민주주의와 교육, 접근권 연구소(IDEA)´와 캘리포니아 대학협회의 다양성 연구 컨소시엄(ACCORD)은 최근 내놓은 ‘2006 캘리포니아 교육 기회 보고서´를 통해 “공립 고교 학생들이 대학 진학에 있어 심각한 장애물에 맞닥뜨려 있다.”고 지적했다. 온화한 기후에 한국 교민이 많이 거주하고 있고 스탠퍼드,UCLA,UC버클리, 캘리포니아공대(Caltech) 등 명문대가 인접해 교육 여건이 뛰어난 것으로 국내에 알려진 것과는 전혀 다른 실상이라는 것이다. 공립학교 입학은 영주권이나 장기 체류비자가 필요하다. 이 때문에 사립에 입학한 뒤 비용 부담을 이유로 현지에서 공립으로 옮기는 조기 유학생도 적지 않다. 보고서에 따르면 공립 고교의 4년제 대학 진학률은 23%로 최하위 미시시피주 바로 앞의 50위였다. 매사추세츠는 두배 이상인 47%였고 뉴욕 46%, 오하이오 37%, 텍사스 33%, 플로리다는 29%였다. 캘리포니아 공립 고교에 100명이 입학할 경우 4년 뒤 졸업에 성공하는 학생은 69명에 불과하다. 커뮤니티 칼리지(1년제)에 진학하는 학생은 23명, 캘리포니아주립대 계열 진학자는 7명, 캘리포니아 소재 대학은 5명에 그쳤다. 수학은 44위, 독해능력은 48위로 하위권에 머물렀다. 교육 환경은 바닥권이다. 캘리포니아 주정부의 한해 예산 규모는 11위이지만 학생 1인당 교육비는 6765달러로 43위로 나타났다. 교원 수급이 부족해 교사 1인당 21명(전국 평균 15명)의 학생을 가르치고 있다. 교사 4명 중 1명꼴로 가르칠 준비가 안돼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진학 상담교사 1명이 담당하는 학생은 790명(평균 284명)에 달해 꼴찌를 기록했다. 공립의 편차가 큰 만큼 사전에 학교별 순위와 교육 지표 등을 치밀하게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인종에 따라 학력과 교육 여건은 큰 차이가 났다. 이민자 자녀가 집중된 ‘유색인종 고교´는 ‘백인 위주의 고교´보다 학력이 크게 떨어졌다. 이민 자녀가 많은 학교는 저소득층이 5배가 많고 영어 미숙 학생 숫자도 74배나 많았다.‘집중관리 대상 학교´가 될 확률은 백인 고교보다 13배나 높은 38%에 달했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美 오늘 反이민법 반발 대규모 시위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정치권의 반(反)이민법에 반발하는 대규모 시위가 10일 미국 60여개 도시에서 열린다. 이민법 논란이 11월 중간선거의 최대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엘리서 마디나 서비스노조국제연맹(SEIU) 회장은 8일(현지시간) “10일 열리는 거리행진뿐 아니라 11월 (중간선거) 투표소를 향해서도 행진할 것이다.”라면서 “모든 이민자들이 불법체류자들이 아닌 만큼 많은 사람이 투표권을 갖고 있다.”고 정치권을 압박했다. 미 상원은 지난 7일 양당 지도부가 합의한 이민법 절충안을 38대60으로 부결시킨 뒤 2주 동안 휴회에 들어갔다. 하원은 지난해 12월 불법체류자의 고용주까지 처벌하는 반이민법을 통과시켰다. 로스앤젤레스와 마이애미 등의 가톨릭 교회는 신도들에게 이번 항의 시위에 가담할 것을 호소하고 있다. 주최측은 미 40개 도시에서 150만명이 참석한 3월 시위보다 더 크게 치른다는 방침이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밀입국자 유입을 막는 국경보호 등을 포괄한 이민법 개정안을 조속히 처리할 것을 촉구했다. 부시 대통령은 상원에서 부결된 것이 민주당의 지연전술 때문이라며 해리 리드 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목했다. 공화당과 민주당도 책임 공방을 벌였다. 민주당원들은 절충안에 급진적인 부분이 많아 제동을 걸었다고 주장하지만 공화당측은 “법안 개정을 하지 않는 것이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에 득이 될 것이란 생각으로 부결시킨 것”이라고 반박했다. dawn@seoul.co.kr
  • 혼혈자녀 대입 할당제 검토

    혼혈자녀 대입 할당제 검토

    정부와 열린우리당은 혼혈인 자녀에게 부모의 의사와 관계없이 국적을 부여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또 대학 입학 때에는 일정 비율을 의무적으로 할당받는 제도를 도입하는 것을 검토키로 했다. ‘혼혈인’이라는 용어도 ‘결혼 이민자의 자녀’로 법제화하도록 병역법 등 관련법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정부와 열린우리당은 7일 천정배 법무부장관과 김한길 원내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협의회를 열어 법무부가 마련한 ‘혼혈인 처우 개선 및 인권보호대책’을 논의했다. 당정은 이 자리에서 ‘혼혈인 차별금지법’을 제정키로 하는 등 법무부는 물론 국방·행정자치·보건복지·여성가족부 등 범정부적 차원에서 혼혈인 처우개선 종합대책을 마련키로 합의했다고 노웅래 공보담당 원내부대표가 밝혔다. 법무부가 마련한 대책에는 한국인과 사실혼 관계에 있는 외국인 및 그 자녀에게도 국적과 영주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이에 따르면 부모가 자식으로 인정하지 않는 혼혈인 자녀도 국적을 취득할 수 있게 된다. 지금까지는 부모가 자식으로 인정하는 경우에만 국적을 취득할 수 있었다. 당정은 또 인종, 피부색, 용모, 부모의 출신국가 등에 의한 차별 또는 모욕행위를 금지토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국제결혼가정 차별금지법’ 제정을 추진키로 했다. 법안에는 ▲최저생계자 대상 보육센터 운영 ▲학습장애아 특별교육 확대 ▲대학입학시 일정비율 할당제 ▲고용 차별 금지 등을 담을 계획이다. 혼혈인 병역의무화와 관련해서는 연말까지 자율적으로 입대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되 병역 의무도 함께 지도록 하는 방안을 중·장기적으로 검토키로 했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힐러리 연설도 ‘부창부수’

    “어쩐지, 어디서 많이 듣던 소리더라.” 2008년 미국 대통령선거의 민주당 후보 물망에 오르내리는 힐러리 클린턴(사진 오른쪽) 뉴욕주 상원의원이 5일(현지시간) 한 모임 연설에서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취임사를 거의 그대로 베껴 눈길을 끌었다. 힐러리 의원은 이날 히스패닉 상공회의소가 주최한 입법 콘퍼런스에 참석, 연설 말미를 “미국에 대하여 선(善)으로 치유되지 못할 악(惡)은 없습니다.”라고 장식했다.1993년 1월 클린턴 전 대통령 취임사의 유명한 구절 ‘미국과 더불어’ 선(善)으로 치유되지 못할 악(惡)은 없습니다.’를 빌려와 전치사 하나만 살짝 바꾼 것이다. 의도했건 안 했건 간에 힐러리 의원의 이같은 재치(?)는 ‘클린턴 데자뷔’의 한 사례로 받아들여진다고 AP통신은 지적했다. 데자뷔란 전에 본 적이 없는 것을 이미 어디선가 본 것처럼 느끼는 기시(旣視)효과를 의미한다. 힐러리 의원측이 남편의 후광을 활용하려는 전략짜기에 골몰하고 있다는 추측이 나도는 상황에서 두 사람의 정치적 동반은 흥미로운 관심을 유도하고 있다고 통신은 짚었다. 마침 그녀가 연설한 시각, 남편은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열린 ‘글로벌 박애 포럼’ 연단에 서 있었다. 공화당 인사들도 놀랄 정도로 유연한 클린턴의 말 솜씨는 이날도 돋보였다. 한 손을 주머니에 찔러넣은 채 연설한 그는 “골프나 색소폰 실력도 변변찮은데 일해야 한다는 욕심은 많으니 재단을 만들어 세계문제를 다뤄볼 수밖에 없다.”고 말해 좌중을 웃겼다. 이어 “전직 대통령은 뭘하든 불쌍해 보이지 않는다.”면서 퇴임 후에도 의원으로 일했던 존 퀸시 애덤스 전 대통령을 빗대 “우리 가족은 의회에서 일하는 한명으로 충분하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연설 시각에 제때 도착한 남편과 달리 힐러리 의원은 20분이나 늦었고 연단 모서리를 손으로 움켜쥐는 등 안절부절 못하는 모습이었다고 통신은 전했다. 연설 중반을 넘기며 안정을 되찾은 그녀는 청중에게 모두 연단으로 올라오라는 듯 두 팔을 펼쳐 보이기도 했다. 그녀는 이민자들이 미국 법을 준수하며 열심히 일하고 있다고 말해 박수 갈채를 받았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원더풀 아메리카/프레드릭 루이스 알렌 지음

    1920년대를 한 장의 사진으로 기억한다면, 그것은 아마 넓게 퍼져 허리까지 올라가는 치마를 입고 담배를 입에 문 채 춤을 추는 젊은 여인의 모습일지 모른다. 때는 바야흐로 ‘플래퍼(flapper)’라 불린 신종 여성들로 상징되는 젊은이들의 ‘반란의 시대’. 무한한 가능성과 낭만, 모순이 공존한 1920년대 미국은 요컨대 미국 역사상 가장 특별한 시대였다. 금주법을 시행하고 진화론 교육을 금지하는 등 보수화의 물결이 일었는가 하면, 한편에선 성의 자유를 외치고 스윙재즈가 폭발적으로 유행하기도 했다. 미국사는 이 시기를 ‘광란의 1920년대(the Roaring Twenties)’로 규정한다. ‘원더풀 아메리카’(프레드릭 루이스 알렌 지음, 박진빈 옮김, 앨피 펴냄)는 바로 이 1920년대 미국의 다양한 얼굴을 다룬 책이다. 알 카포네,KKK단, 할렘 르네상스, 빨갱이 사냥, 잃어버린 세대, 라디오와 포드 자동차…. 이 시대를 특징짓는 현상들의 목록은 끝이 없다.‘하퍼스 매거진’ 등 유명 잡지 편집자로 명성을 얻은 저자는 극적인 사건으로 점철된 미국의 젊은 시절을 풍부한 사례를 통해 보여준다.1931년 처음 출간된 이 책은 1920년대를 바로 어제 일처럼 생생히 그린다. 그래서 책의 원제도 ‘Only Yesterday’다. 책은 1918년 11월11일 1차대전이 끝난 때부터 이른바 ‘쿨리지 호황’을 극적으로 붕괴시킨 1929년 11월13일 주식시장의 대폭락까지 11년간을 다룬다. 이 ‘전후 10년기’는 미국사에서 특별한 의미와 독특한 풍취를 지닌 시기로 기록된다. 아직 제 갈 길을 찾지 못한 ‘젊은 제왕’ 아메리카의 정체성이 형성돼 가던 때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1차대전의 종결과 함께 반동적인 보수주의의 물결을 맞게 된다.1920년대 미국의 보수화를 가장 특징적으로 보여준 것이 ‘적색공포’. 윌슨 대통령 유고 당시 ‘반공주의 전사’로 맹활약한 미첼 파머 법무장관은 1920년 ‘빨갱이 사냥’으로 6000명이 넘는 사람들을 체포했다. 그런가 하면 정치가들은 “빨갱이에 대한 나의 모토는 S.O.S(ship or shoot, 추방이냐 사살이냐)다.”라는 위협적인 선언을 예사로 했다. 물론 이처럼 국수주의적이기까지한 보수적 사회 분위기가 1920년대 미국의 전부는 아니었다.1920년대 미국은 어느 때보다 문화적으로 다양하고 활기찬 시기였다. 라디오와 자동차는 새로운 차원의 소비재 시대를 열었고,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전(全)국민적 스포츠시대가 열린 것도 이 때였다. 특히 라디오는 미국인들의 일상을 바꿔 놓은 ‘감동상자’였다.1920년 11월 웨스팅 하우스 전기회사가 피츠버그에 설립한 세계 최초의 상업 라디오방송 KDKA는 하딩과 콕스의 대통령선거 개표상황을 처음으로 중계해 관심을 모았다. 라디오 상업방송이 시작된지 1년도 안돼 라디오는 미국인의 필수품이 됐다. 라디오는 모든 걸 ‘쇼’로 만들었다. 가수 겸 배우 루디 발리는 라디오에 어울리는 부드러운 콧소리의 크룬(croon) 창법으로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 오늘날의 오빠부대 격인 ‘플래퍼’들을 가는 곳마다 몰고 다닌 그는 대중매체가 낳은 20세기 최초의 팝스타였다. 이 책은 이처럼 ‘사람’이 살아 있는 비공식 역사를 지향한다. 시시콜콜한 사건까지도 소상히 다룬다. 책에는 알 카포네가 뉴욕에서 시카고로 진출한 뒤 처음 들고 다니던 명함 문구(‘알폰소 카포네 중고가구 판매’)까지 고스란히 담겨 있다. 매혹과 광기의 1920년대. 어느 때보다 역사적으로 중요한 시기임에도 이를 종합적으로 다룬 책은 그리 많지 않다. 이 책은 1920년대의 다양한 특성들을 하나의 그림으로 그려 보여준다. 그 그림이 물론 완벽한 것은 아니다. 백인 주류사회의 시각에서 도시 중상류층에 초점을 맞춰 씌어진 만큼 이민자나 산업노동자, 흑인문제, 농촌 사정 등은 찾아보기 힘들다. 하지만 오늘날 ‘제국의 오만’과는 좀 다른 1920년대 젊은 미국의 풋풋한 모습에 ‘원더풀’이란 말이 슬몃 새어나오는 흥미로운 책이다.1만 98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월드이슈] 이민 ‘빗장’ 다원성 잃어가는 美·유럽

    [월드이슈] 이민 ‘빗장’ 다원성 잃어가는 美·유럽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은 이민자들이 세운 국가이지만 9·11테러 이후 이민이 가장 까다로운 나라로 변했다. 지난해 3월 현재 불법체류자는 1110만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불법체류자 처리문제를 놓고 최근 미국사회에 논란이 일고 있다. 현재 미국의 이민 정책은 지난해 11월28일 조지 부시 대통령이 발표한 ‘이민 개혁을 통한 국가 안보’ 정책안에 따라 종합적인 개편이 이뤄지는 과정에 있다. 당시 부시 대통령이 제시한 이민 개혁안의 핵심은 ▲국경 통제 강화 ▲불법체류자에 대한 단속 확대 ▲초청 노동자(Guest Worker) 프로그램 도입 등 세가지다. 백악관이 발표한 정책안에 따르면 부시 대통령은 멕시코 국경을 넘어오는 불법체류자들 가운데 테러리스트가 섞여 있을 가능성을 무엇보다 우려했다. 또 지난 수십년 동안 불법이민자들을 정기적으로 ‘사면’해 주는 관용적인 정책 때문에 법 질서가 훼손된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이같은 부작용 때문에 이민을 통제하기만 할 경우 우수한 두뇌와 값싼 노동력이 들어오는 게 끊기게 된다. 이에 따라 임시 근로자의 입국을 허용하는 초청 노동자 프로그램을 내놓은 것이다. 이같은 부시 대통령의 정책적 발의가 나오자마자 하원은 지난해 12월16일 기다렸다는 듯이 이민법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그러나 하원의 이민법안은 ‘극단적’으로 흘렀다. 이 법안은 외국인 불법체류자 전원을 형사범으로 간주해 추방하고 이들을 인도적으로 도와주는 주민이나 단체들도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현행 법에 따르면 불법체류자는 형사범이 아니라 민사범이다. 하원이 이처럼 강경한 이민법안을 제시한 데는 9·11 이후 이민자를 꺼리는 미국 사회, 특히 보수층의 정서가 배경으로 깔려 있다. 하원안을 주도한 제임스 센센브레너 법사위원장은 중북부인 위스콘신주 출신으로 이민자들에 대한 ‘혐오감’을 감추지 않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특히 그를 법사위원장에 임명한 것도 강경한 이민법을 밀어붙이려는 보수파의 전략이었던 것 같다고 의회 소식통은 말했다. 하원이 이민법안을 통과시키고 나흘이 지난 뒤 마이클 처토프 국토안보부 장관은 조지워싱턴대학 초청 연설에서 “새해에는 지난 수십년 동안 실패해온 이민정책을 종식하겠다.”고 강경책을 뒷받침했다. 처토프 장관은 “불법이민 문제는 미국이 직면한 매우 심각한 과제”라면서 “불법 이민자들을 최대한 저지하고 줄여 나가는데 이민정책의 초점을 맞추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정도를 넘어선 하원의 이민법안은 미 의회 안팎에서 거센 반발을 불러 일으켰다. 로스앤젤레스에서는 50만명의 이민자들이 거리로 나와 시위를 벌였다. 이에 따라 상원에서는 하원의 안과는 다른 보다 ‘현실적’인 안들이 모색됐다. 지난 27일 존 매케인 상원의원(공화당)과 에드워드 케네디 상원의원(민주당)이 제시한 공동안을 중심으로 상원 법사위안이 마련됐다. 이 안은 대체로 부시 대통령이 제시했던 정책의 원칙을 지키면서도 하원안보다 합리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따라서 미국의 이민 정책 논란은 일단 하원안과 상원안(법사위)간의 대결 구도가 됐다. 물론 법사위 안이 상원 전체 회의에서 바뀔 가능성도 있다. 미국에서는 법안이 상원과 하원을 모두 통과해야 법으로 공포될 수 있다. 이에 따라 상·하원은 각자의 안을 갖고 조정을 해야 한다. 그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아직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dawn@seoul.co.kr |파리 함혜리특파원|“세상의 모든 잘못된 일이 예수 책임이라고 주장하는 이들이 있는데 당신 생각은?”“1848년 프랑크푸르트 파울교회에서 소집된 회의에서는 무얼 논의했나요?” 유럽 국가에서 태어나 자라난 이들도 대답하기 어려운 이 질문들은 독일 바덴뷔르템베르크주와 헤센주에서 치러진 이민 신청자 시험에 나왔다. 프랑스 다음으로 관용이 존중된다는 네덜란드에서도 마찬가지다.“여기선 왜 나체 수영이 합법이라고 생각하는가?”와 같은 질문이 이민 시험에 출제됐다. 남성 동성애자들이 입을 맞추는 동영상을 구입하도록 한 뒤 이민 신청자의 반응을 살펴 본다. 유럽의 이민 정책이 빗장을 잠그는 쪽으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 이슬람 세력의 확장으로 유럽이 과격의 온상이 될지 모른다는 우려와 공포가 커진 데 따른 것이다. 지난해 말 현재 유럽에 머무르고 있는 무슬림은 3790만명으로 추정된다. 2004년 3월 마드리드 테러에 이어 11월 암스테르담에서 발생한 영화감독 테오 반 고흐 살해 사건, 지난해 7월 런던 테러와 11월의 파리 소요, 지난 1∼2월 마호메트 만평 파문 등을 겪으면서 유럽 국가들은 이슬람 세력의 확장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을 하기에 이르렀다. 영국 독일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폴란드 외무장관들은 지난 24일 이민 희망자에게 서구적 가치와 관습을 존중할 것을 서약하는 ‘이민 계약서’를 의무화하기로 뜻을 모았다. 영국 일간 더 타임스는 이 안이 실현되면 25개 유럽연합(EU) 회원국으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각국이 빗장을 잠그게 된 데는 이민자들을 겨냥한 사회통합 정책에도 불구하고 무슬림들이 점점 더 자신들의 종교를 중심으로 결집하는 양상을 보인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마호메트 만평으로 홍역을 치른 덴마크는 지난해부터 언어 및 생활문화 테스트를 실시하고 있다. 또 비유럽인과 결혼하려면 주거지 소유 증명을 제시해야 하며 7년간 8000유로(약 960만원)를 은행에 예치하도록 했다. 유럽에서 이민자가 가장 많은 독일의 경우 지난해 1월부터 고도로 숙련된 노동자에게만 이민 문호를 개방하는 법률을 시행 중이다. 오스트리아는 지난해 망명 관련 법과 위장 결혼에 대한 처벌을 강화했다. 극우진영은 무슬림 이민자 억제를 위한 국민투표를 실시하자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영국 정부는 불법 이민을 막기 위해 외국 기술자를 선별해 이민을 허용하는 기술이민 점수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스페인은 취업 이민 쿼터제를 도입할 방침이다. 프랑스의 무슬림은 전체 인구의 10%인 598만명쯤 된다. 유럽에서 무슬림이 가장 많은 프랑스는 지난달 국가 경쟁력에 도움이 되는 이민자만 선별하는 내용의 이민법안을 마련했다. 이 법안은 풍부한 경험과 숙련된 직업 기술을 보유한 이민자에게 3년간 유효한 취업 비자를 발급한다는 조항과 프랑스에서 학위를 받은 후 모국으로 돌아갈 것을 약속하는 유학생에게 예전보다 쉬운 입국을 보장한다는 조항을 담고 있다. 또 이 나라에 이미 머무르고 있는 이민자가 본국 가족을 초청하려면 충분한 수입이 있어야 한다는 점도 명시했다. 특히 튀니지에서 96㎞밖에 떨어지지 않은 이탈리아 남부 시실리 섬과 람페투사 군도는 EU 국가로 들어오려는 난민들의 단골 밀항지로 꼽혀 이탈리아 당국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이탈리아 정부는 매년 법령을 통해 EU 이외 지역 외국인 근로자의 수용 상한을 정하고 있다. 올해는 17만명이다. lotus@seoul.co.kr ■ 美 한인 40만~46만명 불법 체류 ‘내쫓길 판’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 의회의 이민법 개정은 한국인 불법 체류자들에게 ‘희망’이 될 수도 있고 ‘악몽’이 될 수도 있다. 로스앤젤레스 한인회의 조동진 사무국장은 29일 “이민법안에 불법체류자들이 궁극적으로 시민권을 획득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규정이 포함됐기 때문에 일단 희망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조 국장이 말하는 법안은 27일 상원 법사위원회를 통과한 안이다. 그러나 독소조항이 많은 하원의 이민법안에 가까운 이민법이 의회를 통과할 경우에는 불법체류 한인들 가운데 많은 수가 추방될 위기에 몰린다. 이에 따라 한인사회는 미 의회 지도부에 전화와 편지, 이메일, 팩스 등을 통해 “극단적인 이민정책에 반대한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압력’ 행사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관계자는 밝혔다. 또 일부 총영사관에서는 미국 당국과 협의해 불법체류 한인들에게 임시 신분증을 발급해 주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이 신분증을 이용해 한인 은행에 계좌를 열고 기본적인 생활을 이어가도록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신분을 다소나마 공식화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 현재 미국내에 한국인 불법체류자에 대한 정확한 통계는 없다. 현재 전체 교민은 200만∼230만명이다. 이 가운데 20%정도가 불법 체류자일 것으로 추정만 할 뿐이다. dawn@seoul.co.kr
  • 스페인어 방송 DJ들의 파워

    지난 주말 미국 역사상 최대 이민자 시위를 이끌어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데는 스페인어 방송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50만명이란 숫자는 누구도 예상치 못한 규모다.LA 경찰은 당초 기껏해야 2만명 정도 모일 것으로 예상했다. 서비스노조 마이크 가르시아 지부장은 “스페인어 방송을 들은 사람들은 누구나 자리를 박차고 거리로 뛰쳐나왔다.”고 말했다. 심지어 거리 현장에서도 거대한 스피커로 울려퍼진 방송에 맞춰 시위대가 움직이기도 했다.방송에서 “깃발이 안 보여요. 깃발 어디 갔죠?”라고 하면 곧바로 수만개의 깃발이 물결을 타며 화답했다고 지역언론은 전했다. 시위를 주도했던 성직자와 시민단체들도 “스페인어 방송 진행자(DJ)들이 반(反)이민법 저지에 목소리를 높여준 결과”라고 입을 모았다. 이들 이민자 옹호단체가 먼저 스페인어 TV KMEX와 KBUE FM라디오를 찾아 이민법의 문제를 알렸다. 그러자 평소 시청률 경쟁을 벌이는 DJ들은 지난 20일 한 자리에 모여 의기투합했다. 평화적 시위, 거리 청소, 성조기 지참 등 규칙까지 정했다. LA에서 인기 만점인 모닝토크쇼 진행자 에디 소텔로는 “나 자신도 지난 1986년 차 트렁크에 몸을 숨겨 국경을 불법으로 넘었고 10년 후 합법 신분이 됐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요즘 시청률이 가장 높은 방송은 ABC나 NBC 같은 간판 지상파 방송도,CNN이나 ESPN 같은 유명 케이블 방송도 아니다. 스페인어 방송 ‘유니비전’이 인구가 늘고 있는 히스패닉 계열 이민자들에 힘입어 시청률 1위를 달리고 있다. 닐슨 미디어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15일 처음으로 유니비전의 뉴욕 지역 뉴스가 2.6%를 기록해 NBC(2.3%)와 ABC(2.2%) 계열 뉴스를 따돌렸다. 지난해 지상파 전국방송사의 경우 광고 수익은 1.5% 줄었지만, 스페인어 방송은 16.9% 늘었다고 CNN머니는 전했다.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佛집권층 ‘노동법 균열’

    |파리 함혜리특파원|프랑스 노동계와 학생들의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최초고용계약(CPE·새 노동법)을 놓고 집권층의 균열이 나타나고 있다. 시위대의 원성을 한몸에 받고 있는 도미니크 드 빌팽 총리는 28일(현지시간) 하원에 출석, 학생들과 노동계들에 거듭 대화를 촉구했다. 그는 “대화를 제의했으나 학생들과 노조는 ‘선(先) CPE 철회’를 요구하면서 거부했다.”고 밝혔다. 그는 “CPE 내용 중 두 가지 점을 조정할 용의가 있다.”고 거듭 말했다. 고용주가 26세 미만 사원을 채용한 뒤 2년간은 사유 설명 없이 해고할 수 있게 허용한 CPE에서 나이와 기간을 수정할 용의가 있음을 의미한다. 집권 대중운동연합(UMP) 내에는 드 빌팽의 라이벌인 사르코지 총재 겸 내무장관에 동조하는 세력이 형성되고 있다. 사르코지 장관은 4월로 예정된 CPE 시행을 보류하고 적극적으로 대화의 문을 열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드 빌팽 총리가 사실상 CPE를 주도했기 때문에 차기 대권을 노린 사르코지 장관의 견제라는 분석도 없지 않다. 한편 28일 파리를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 벌어진 학생들과 노동자들의 평화적인 가두시위에 교외 지역에서 온 아랍 및 아프리카의 이민자 2,3세인 청소년들이 참여하면서 일부 폭력 행위도 벌어졌다. 이탈리 광장 부근에서 폭력 청소년들은 카페 유리창을 부쉈고, 쇠파이프 등 흉기도 갖고 있었다. 이들은 경찰에 병과 돌을 던지기도 했다. 지난해 소요 사태의 재발을 우려한 경찰은 최루탄으로 맞섰다. 경찰은 파리 주변에서 500명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700여명의 폭력시위자들을 체포했다. 노동계는 300여만명이 거리로 나섰다고 주장했으나 경찰은 100만명으로 추산했다.AFP 통신은 이날 시위가 현대 프랑스 역사상 최대 규모의 시위중 하나라고 보도했다.50여명의 학생들은 AFP 본사에 진입해 시위 기사 중에 ‘파괴자들’이란 표현에 항의하기도 했다.lotus@seoul.co.kr
  • 카디마당 신승… 중도노선 가시밭길

    카디마당 신승… 중도노선 가시밭길

    이스라엘 총선에서 집권 카디마당이 크네세트(의회) 정원 120석 가운데 28석을 얻어 1당이 됐다. 이스라엘 선거관리위원회는 99.5% 개표가 진행된 29일 1당에 오른 카디마당에 이어 중도 좌파인 노동당이 20석, 해외에서 들어온 유대인이 주축인 샤스당이 13석을 차지했다고 밝혔다. 러시아계 유대인 정당인 극우 이스라엘 베이티누(‘이스라엘은 우리 집’이란 뜻)당은 12석, 지난해 11월 아리엘 샤론 총리가 탈당한 우파 리쿠드당은 11석을 차지했다. 나머지는 리쿠드당의 분당에 실망한 유권자들이 현실적 이해를 대변하는 정당에 표를 몰아준 덕분에 군소정당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극우정당 연합인 국민연합-민족종교당 9석, 연금생활자의 당(GIL) 7석, 토라유대주의당(UTJ) 6석, 좌파 메레츠당 4석, 아랍계 3개 정당 10석으로 나타났다. 공식 개표 결과는 부재자 개표 결과를 포함,31일 발표된다. 카디마당은 당초 여론조사에서 예견됐고 연정 구성을 위한 최소한의 의석으로 손꼽혔던 35석에 크게 못 미치는 ‘초라한 승리’를 거뒀다. 에후드 올메르트 총리대행은 조만간 ‘대행’ 꼬리표를 떼게 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국정 장악력은 전임 샤론 총리에 못 미칠 것이 분명해 보인다. 올메르트 대행은 이날 선거 승리를 선언하면서 2010년까지 국경 획정을 위해 팔레스타인과 협상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요르단강 서안 정착촌의 부분 철수에 동의하는 정당과 연정 협상을 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노동당, 샤스당, 연금생활자당, 토라유대주의당, 메레츠당 등이 파트너로 물망에 오르고 있다. 올메르트 대행은 중도 좌파 연정을 꾸린다는 구상이다. 소수 정당이 난립하는 상황을 고려할 때 40∼50석의 의석만 확보하는 연정을 구상해도 그의 팔레스타인 영구 분리 구상은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정계 원로인 시몬 페레스를 제치고 당수가 된 모로코 태생의 이민자 아미르 페레츠가 카디마당과 손잡을 경우 재무나 복지, 국방 장관으로 거론된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노동당은 팔레스타인 문제보다 임금과 연금개혁 등 민생 현안에 집중해 지지를 받았다. 연금생활자당 역시 민생표를 노려 재미를 봤다. 이스라엘 인구 700만명 중 10%가 넘는 75만명의 퇴직자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당수 라파엘 에이탄은 1980년대 중반 미국 내 스파이 사건에 개입한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 출신이다. 반면 베냐민 네타냐후 전 총리가 이끄는 리쿠드당은 지리멸렬했다. 팔레스타인의 하마스 돌풍으로 강경파가 득세할 것이란 관측은 다른 우익 정당에만 유리하게 작용한 셈이 됐다. 제4당으로 급부상한 이스라엘 베이티누당 등 유대주의 및 민족주의 표방 정당들은 정착촌 추가 철수에 강력 반대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이날 공식 출범한 하마스 주도의 팔레스타인 정부 역시 이스라엘의 일방적 국경 획정에 결사 반대하고 있어 올메르트의 카디마당은 험로를 헤쳐가야 할 운명이다. 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美상원 “이민법 대폭 완화”

    美상원 “이민법 대폭 완화”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 상원 법사위원회는 27일(현지시간) 불법체류 노동자 및 인도적 지원자들을 형사처벌하는 내용의 ‘독소 조항’이 담긴 하원의 이민법안을 대폭 수정한 내용의 새 법안을 의결했다. 상원 법사위의 법안은 1100만명에 이르는 미국내 불법이민자들이 ▲벌금을 내고 ▲6년간 고용 상태를 유지하고 ▲범죄 기록 스크린을 통과하고 ▲영어를 배우고 ▲세금을 내면 궁극적으로 시민권을 획득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법사위 안은 이와 함께 부족한 노동력을 해소하기 위해 조지 부시 대통령이 제안한 초청 노동자(Guest Worker) 프로그램을 받아들여 매년 40만명에 이르는 외국인 노동자의 입국을 허용하고 궁극적으로 이들에게 시민권을 부여하도록 제안하고 있다. 상원은 28일부터 이 법안을 놓고 전체회의를 열어 심의에 들어갔다. 그러나 공화당의 일부 보수파 의원들은 “범법자들을 사면하는 법안”이라며 강력히 반발, 처리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또 이 법안이 상원을 통과하더라도 하원을 통과한 이민법과 상충되는 부분을 조정해야 하기 때문에 의회와 미국 사회내의 격렬한 찬반 논쟁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존 매케인(공화당) 의원과 에드워드 케네디(민주당) 의원이 공동제안한 안을 중심으로 빌 프리스트(공화당) 의원 등 다른 의원들의 안까지 감안해 만든 상원 법사위의 이민법 절충안은 이날 표결 결과 찬성 12표, 반대 6표로 통과됐다. 민주당 의원은 전원 찬성했다. 공화당에서도 샘 브라운백, 린제이 그레이엄, 마이크 드윈, 앨런 스펙터 의원 등 4명이 민주당에 가담했다. 법사위 안이 통과되자 미 재계와 교회, 이민옹호단체 등은 즉각 찬성 입장을 밝혔다. 또 초청 노동자 프로그램을 제안했던 부시 대통령도 상원에서의 ‘진전’에 만족을 표시했다고 스콧 매클렐런 백악관 대변인이 밝혔다. 부시 대통령은 이에 앞서 이민자들에 대한 미국 시민권 수여식에서 “미국은 이민자들이 만든 나라이므로, 이민자들이 미국의 정체성에 위협인 것처럼 말해서는 안된다.”고 반(反)이민 기류를 경계했다. 그러나 이달 NBC 방송과 월스트리트저널이 공동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59%는 불법 이민자들이 합법적 또는 임시직 근로자 지위를 획득하는데 반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앞서 지난달 실시된 퀴니팩대학의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62%가 불법 이민자들이 시민권을 취득할 수 있도록 법을 완화하는데 반대했다. 또 10명 중 9명이 불법 이민이 심각한 문제라고 답변하는 등 9·11 테러 이후 미국 사회에 반 이민 정서가 심각한 상황임을 반영했다. 한편 이날도 수도 워싱턴과 로스앤젤레스 등 미 전역에서 하원의 이민법에 반대하는 항의 시위가 계속됐다. 특히 로스앤젤레스 주변지역에서는 20여개 고교에서 주로 남미계 학생 수만명이 수업을 거부한 채 거리로 뛰쳐 나왔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dawn@seoul.co.kr
  • 이스라엘 30년 양당체제 무너지나

    이스라엘 30년 양당체제 무너지나

    이스라엘의 30년 양당체제가 종말을 맞고 있다. 지난 1973년 창당 이래 노동당과 함께 이스라엘 정치의 한 축을 담당해온 리쿠드당의 몰락이 가시화되고 있기 때문이다.28일 치러지는 총선에서 에후드 올메르트 총리 권한대행이 이끄는 카디마당이 1당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극우 성향의 군소정당들이 선전하면서 리쿠드당의 3당 지위마저 위협받고 있다. ●리쿠드,3당 지위도 ‘흔들’ 돌풍의 주인공은 러시아권 이민자 출신의 아비그도 리버만이 이끄는 이스라엘 베이테누(‘이스라엘은 우리집´이란 뜻)당과 극우 종교정당인 국민연합-민족종교당. 이스라엘 베이테누당은 여론조사 공표가 허용된 마지막날인 26일 채널2 텔레비전 조사에서 15석의 예상 의석을 확보,12석에 그친 리쿠드당을 제치고 카디마당(34석)과 노동당(19석)에 이어 3당에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국민연합-민족종교당도 또 다른 조사에서 12석을 확보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예루살렘 포스트는 “이스라엘 베이테누당의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카디마당과 리쿠드당 모두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베이테누당의 선전은 전체 유권자의 15%를 차지하면서 빈곤층의 대부분을 구성하는 러시아권 출신 유대인 이민자들의 지지 덕분이다. 예루살렘 포스트는 영토안의 아랍인들을 본국에 돌려보낼 것을 주장하는 이 당의 강령이 정착촌 철수를 추진하는 카디마당과 저소득층 복지 예산을 삭감하려는 리쿠드당에 실망한 러시아권 이민자들의 정서를 파고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이들 러시아권 이민자들 사이에서 이스라엘 베이테누당의 지지율은 44%를 기록, 일주일새 무려 9%포인트가 뛰었다. 당의 지지율이 하락하면서 베냐민 네타냐후 리쿠드 당수의 초조함도 극에 달했다. 그는 보수 유권자를 겨냥해 “진정한 대안을 원한다면 이스라엘 베이테누당 같은 ‘위성정당’들에 현혹돼선 안 된다.”며 지지표 결집을 유도했다. ●카디마당 “미사일은 발사됐다” 리쿠드당과 달리 카디마당은 느긋한 표정이다. 당의 선거 운동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아비 디히터 후보는 “미사일은 이미 발사됐다.”면서 “남은 문제는 미사일이 목표물을 명중시키는 것을 지켜보는 일”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혼수 상태에 빠진 아리엘 샤론 총리를 대신해 당을 이끌고 있는 올메르트 대행은 최근의 지지율 하락에 신경이 쓰이는 눈치다. 그는 26일 유권자들을 향해 “2010년까지 국경을 획정하려는 계획이 탄력을 받을 수 있도록 충분한 의석을 달라.”고 호소했다. 영국 BBC방송은 “샤론의 퇴장으로 지지층 일부가 이탈했지만 당 강령인 팔레스타인과의 분리 정책 지속 및 새로운 국경 획정에 대한 합의가 존재한다.”며 카디마당의 승리를 점쳤다. 남아 있는 문제는 카디마당과 연립정부를 구성할 파트너가 어느 당이 되느냐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 등은 이스라엘 베이테누당과의 연정 가능성을 점친다. 그러나 AFP 통신은 리버만 당수가 팔레스타인과의 분리 정책을 지지한다는 점에서 올메르트 대행과 일치하지만 요르단강 서안 정착촌 문제에서는 의견이 엇갈린다며 비관적 전망을 내놓았다. 한편 하마스에 의해 팔레스타인 총리로 지명된 이스마일 하니야는 27일 “이스라엘의 어떠한 국경 변화 정책도 거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무드 아바스 자치정부 수반도 이스라엘의 일방주의는 평화를 지속시킬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외신들은 총선 승리에 고무된 카디마당이 일방적인 국경 획정 계획을 밀어붙일 경우 심각한 갈등이 초래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사설] 미국을 부끄럽게 하는 反이민법

    미국은 이민자가 세운 나라다. 이민자들의 희생으로 풍요와 민주주의를 일구어냈다. 토머스 페인이 소책자 ‘상식’에서 강조한 자유·평등·인권은 이민국가 미국을 묶는 좌표였다. 오만하다는 비판을 받는 미국에 대해 국제사회가 기대를 버리지 않는 것은 경제·정치적 이유로 조국을 떠난 이들을 보듬는 상식이 작동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미 상원이 곧 심의에 착수할 예정인 ‘센센브레너법’은 그런 상식을 부정하는 악법이다. 불법체류자를 중범죄자로 취급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불법체류자를 고용한 사업주까지 처벌하고, 미국·멕시코 국경에 320㎞의 장벽을 쌓겠다는 것이다. 그같은 법안이 어떻게 하원을 통과해 상원까지 넘어왔는지 미 지도자들의 양식이 의심스럽다. 지난주말 로스앤젤레스에서는 반(反)이민법에 반대하는 대규모 군중집회가 열렸다. 베트남전 반대시위 때보다 많은 50만여명이 모였다고 한다. 반이민법에 비난이 쏟아지자 이를 주도했던 공화당안에서도 반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불법이민자를 등록시켜 합법고용토록 하는 초청근로자 프로그램을 제안했다. 일부 상원의원들은 외국인 임시노동자제도를 담은 절충안을 마련했다. 그러나 빌 프리스트 상원의원 등 강경파들은 국내실업과 테러방지를 이유로 반이민법을 몰아붙일 태세다. 지금 미국에는 불법체류 한인이 20만여명으로 추산된다. 의류·봉제업을 하면서 불법체류자를 고용한 한인 업체도 상당수에 이른다. 반이민법이 확정되면 큰 타격이 예상된다. 미 의회는 1000만명이 넘는 불법체류자의 경제적 효용성과 인권을 존중해 반이민법을 거둬들여야 한다.
  • “우리도 미국인이다”

    “우리도 미국인이다”

    ‘이민자의 나라’ 미국이 새 이민법 제정 문제로 진통을 겪고 있다. 불법 체류자 단속과 국경 통제를 강화하는 내용의 ‘센센브레너법’을 둘러싸고 정치권과 시민사회가 거센 분란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것이다. 25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LA)에서는 50만명의 인파가 모여 새 이민법안 반대시위를 벌였다. 앞서 밀워키와 피닉스, 애틀랜타에서도 23일과 24일 수만명이 참여한 이민자 시위가 열렸다. 상원 법안심의를 앞둔 정치권도 이 문제를 쟁점화할 태세다.11월 중간선거에 미칠 파괴력을 의식한 탓이다.LA타임스는 경찰발표를 인용,“60년대 베트남전 반대시위는 물론 역대 최대 규모였던 1994년 이민정책 반대시위보다 훨씬 많은 수가 모였다.”면서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이민자 시위”라고 보도했다. 히스패닉계가 대부분인 참가자들은 “미국은 이민자의 나라다.”“우리는 범죄자가 아니다.”라고 적힌 현수막을 앞세운 채 성조기와 멕시코 국기 등을 흔들며 행진을 벌였다. 현장에는 안토니오 비야라이고사 LA 시장과 길 세디요 캘리포니아주 상원의원 등 정치인들도 모습을 드러냈다. 이민자 권리를 위한 일리노이 연합의 조슈아 호이트 사무총장은 “정치인들이 잠자는 거인을 발로 찼다.”면서 “오늘 집회는 이민자 시민권 투쟁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위는 이민자 단체뿐 아니라 노조, 교계, 인권단체의 지지를 얻고 있다. 가톨릭의 로저 마호니 추기경은 성직자들에게 법안이 통과될 경우 불복종 운동을 벌이라는 지침을 내렸다. 시위는 노동계와 시민단체가 행동의 날로 정한 새달 10일 정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법안 찬성측 움직임도 심상찮다. 워싱턴과 보스턴에서는 27일 국경통제 강화와 불법 이민자 추방을 요구하는 이민법 지지시위가 예정돼 있다. 새 이민법안은 하원 법사위원장인 제임스 센센브레너 공화당 의원 주도로 지난해 12월 하원을 통과했다. 그러나 불법 체류자를 고용하는 사업주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과 함께 교회 등 봉사단체의 인도적 지원까지도 불법화함으로써 교계와 인권단체의 거센 반발을 불렀다. 28일 법안심의에 들어가는 상원은 자진신고한 체류자에 한해 일정기간 특정 직업에 종사할 수 있게 한 외국인 임시노동자(guest worker) 제도 등을 담은 수정안을 마련해 두고 있다. 중간선거를 앞두고 히스패닉계 달래기에 나선 것이다. 그러나 이민자 집단을 지지층으로 두고 있는 민주당은 모든 수단을 동원해 법안 통과를 막겠다며 벼르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은 지난 22일 “새 법안은 천박하기 짝이 없는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반면 공화당의 입장은 양분돼 있다. 빌 프리스트 상원의원 등 주류 보수파들이 안보 문제를 이유로 이민자 통제 강화를 주장하는 반면, 재계 이익을 옹호하고 히스패닉의 표심을 잡으려는 현실주의 분파들은 법안에 반대하고 있는 것이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말 그대로 샌드위치 신세다. 그는 25일 주례 라디오 연설에서 “새 이민법은 미국인에게 ‘열린사회’와 ‘법치사회’ 사이의 양자택일을 강요하지 않아야 한다.”며 절충안을 주문하고 나섰다.1150만명 정도로 추산되는 미국내 불법 체류자들은 대부분은 농업이나 건설·서비스 산업의 저임금 직종에 종사하고 있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서울이야기] (42) 여성 경제활동 지원

    [서울이야기] (42) 여성 경제활동 지원

    지난 3월8일은 ‘세계여성의 날’이었다. 이 날은 1908년 미국 뉴욕시에서 노동조건이 열악한 의류공장에서 일하던 여성 노동자들이 선거권과 노동조합 결성 자유를 외치며 대규모 집회를 가진 날을 기념한 데서 비롯됐다. 이로부터 약 100년이 지난 현재 대다수의 국가에서 여성은 선거권을 갖게 되었다. 한편 여성의 교육수준이 높아지면서 경제활동에 참여하는 여성 수가 늘어날 뿐만 아니라 전문, 기술 및 행정관리직에 종사하는 여성들도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와 근로조건이 남성에 비해 여전히 상대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있는 것도 사실이다. ●서울여성의 경제활동 참가 현황 우리나라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2000년 48.6%에서 2004년 51.6%로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남성 경제활동 참가율 75%에 비하면 아직 낮은 수준이다. 그리고 캐나다와 미국의 여성 경제활동 참가율 약 60%에 비해서도 낮은 편이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는 결혼과 자녀 양육에 큰 영향을 받는다. 서울여성의 경우 20∼24세 여성의 49%,25∼29세 여성의 57.1%가 경제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그러다 30∼34세가 되면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43.5%로 뚝 떨어진다. 이 시기에 직장을 떠난 여성의 대부분은 이후 경제활동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 캐나다의 경우 여성 경제활동 참가율이 20∼24세 74.9%에서 25∼29세 80.6%로 증가하고,30∼34세에도 80%,35∼39세에도 81.5%를 유지해 거의 변화가 없다. 미국의 경우도 20∼24세 72.9%에서 25∼29세 76.1%로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증가하고,30∼34세의 경우 75.5%,35∼39세 76.1%로 거의 변화가 없다. 고학력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2004년 대졸 이상 여성의 62.6%가 경제활동을 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여성 취업자의 전문·기술·행정관리직 종사자 비율이 서울의 경우 2000년 19.9%에서 2004년 21.7%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여성 근로자의 절반인 47.8%가 임시직 및 일용근로자로 일하고 있으며, 여성임금은 남성의 61.1% 수준이고, 이직률도 여성이 남성보다 30%로 높다. 이것은 여성의 경제활동 여건이 남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아직 열악한 상태에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한편 여성이 생계를 주로 책임질 것으로 보이는 여성 가구주의 수는 점차 증가하여,2000년 현재 서울시 가구의 19.5%가 여성 가구주이다(인구주택총조사보고서,2000). 서울의 여성 가구주 수가 증가하고 있으나, 여성 가구주의 가구 소득은 남성 가구주에 비해 매우 낮다. 남성 가구주 중 월평균 가구소득이 100만원 이하인 가구는 13.6%이나, 여성 가구주는 33.4%에 이르고 있다. 남성 가구주 중 월평균 가구소득 200만원 이하인 가구는 37.9%이나, 여성 가구주는 66.7%에 이르고 있다. 반면 남성 가구주 중 월평균 400만원 이상 가구소득은 12.8%를 차지하나, 여성 가구주는 5%에 불과하다.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 욕구와 필요성은 높아지고 있으나, 여성 경제활동 여건이 여전히 열악하고, 여성가구주 소득이 낮다는 점에서 여성 경제활동을 지원하는 사업이 절실히 요구된다. ●서울시의 여성 경제활동 지원사업 # 사례 1 김영혜씨는 1년 전, 일반 옷가게에서 구입하기 어려운 빅 사이즈 여성의류를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인터넷 쇼핑몰을 개설했다. 김씨는 결혼 후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아이 둘을 낳고 키웠다. 김씨는 아이들이 모두 초등학교에 들어가 한숨을 돌리자, 자신도 뭐라도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던 중 반상회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저렴한 수업료로 여성 평생교육을 지원하는 서울시 여성발전센터가 있다는 정보를 들었다. 여성발전센터에서 김씨가 처음 선택한 강좌는 홈패션 수업이었다. 원래 체격이 좋았던 김씨는 살이 찌면서 자신에게 맞는 옷을 사는 것이 힘들어졌다. 이참에 간단한 옷은 직접 자신이 만들어 입겠다는 의지가 작동했던 것이다. 기술이 좋아지면서, 빅 사이즈를 입는 동네 아줌마들 옷을 만들어 주는 부업도 하게 됐다. 자신이 만든 옷이 의외로 호응이 좋자, 김씨는 이를 본격적으로 사업화하는 것도 좋을 듯했다. 여성발전센터의 창업 설명회에 참가하면서 김씨는 사업경험도 없고 자본도 없는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사업방식은 인터넷을 통한 사업이라는 아이디어를 얻었다. 김씨는 여성발전센터에서 인터넷 쇼핑몰 창업을 위해 필요한 홈페이지 제작과 관리교육을 받았다. 최근 늘어나는 주문에 대응하는 방안을 구하기 위해, 남부여성발전센터의 여성기업보육센터를 방문했다. SOHO 창업지원실에서 제안한 대로 여성 두 사람을 공동사업자로 맞이했다. 향후 이 사업을 확대발전하는 데 여성기업창업보육센터가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시에는 여성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5개의 여성발전센터가 광진구, 양천구, 금천구, 노원구, 마포구에 있다. 여성발전센터는 여성 직업훈련강좌 이외에 여성 여가 및 건강생활을 지원하는 프로그램도 제공하고 있다. 한편 무학자를 위한 한글교실, 초등학생 방과후 교실, 실버컴퓨터교실 등 다양한 복지프로그램도 지원하고 있다.2004년 약 2만명의 여성들이 여성발전센터에서 직업교육을 받았으며, 이 중 15.2%인 3000명이 취업을 했다고 한다.(5개 여성발전센터 정보는 http:///womancenter.seoul.go.kr 참고) # 사례 2 최희경씨는 대학을 졸업한 지 3년이 지났다. 그동안 몇 개월씩 임시직으로 일한 것 외에 제대로 된 직장생활을 하지 못하였다. 대졸 여성의 취업률이 늘어나고 있으나, 특별한 기술이 없는 한 여성들에게 취업문은 여전히 좁다. 최씨와 친구들은 ‘결혼은 선택, 취업은 필수’라는 생각을 하는 세대이다. 최씨는 취업보다 창업을 하는 쪽으로 마음을 먹으면서, 인터넷 홈페이지(http:///vocation.or.kr)에서 여성인력개발센터에 대한 정보를 검색했다. 서울시에는 15개의 여성인력개발센터가 있는데, 각 기관별로 특화된 직업훈련사업을 하고 있다. 자신처럼 애완견을 가족처럼 키우는 사람이 늘어난다는 것에 착안하여, 애완견 옷 제작 전문가 양성과정에 참여하기로 했다. 최근 개를 좋아하는 친구 2명과 최씨는 애완견 관련 사업을 하기로 하였다. 서울시에서 여성 예비 창업자에게 실비로 사무실과 인터넷 망, 회의실 등의 부대시설을 제공하는 여성기업창업보육센터가 있다는 정보를 구했다. 이곳에서는 세무, 회계, 법률, 특허 등의 자문서비스도 해주고, 비즈니스 상담실과 창업관련 도서 및 자료를 갖춘 자료실도 있다고 한다. 자본도 없고, 처음으로 사업을 시작하고자하는 여성들에게 매우 필요한 지원이라는 생각을 하였다. # 사례 3 이민자씨는 소규모의 중소기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여성기업인이다. 내수경기가 나빠지면서 여성기업인의 경우 제품 판로 개척이 더욱 어려워졌다. 이런 와중에 서울시가 수의계약 물품 중 서울시 소재 여성중소기업의 물품구매 비율을 확대하면서, 이씨의 기업도 큰 도움을 받았다. 이씨는 서울시가 저리로 융자 지원하고 있는 중소기업 육성기금을 신청했다. 서울시가 여성기업인 우대 평가기준을 적용하였기 때문에 이씨 기업은 경영안정자금을 융자받을 수 있었다.2004년 서울시 중소기업육성기금을 받은 기업체의 29.4%가 여성기업이며, 전체 지원액의 15.9%가 여성기업에 지원됐다. # 사례 4 박경아씨는 2004년부터 시작된 서울시의 ‘여성일자리갖기 지원프로젝트’사업을 통해 복지시설에서 일하게 되었다. 이 프로젝트는 여성발전센터와 여성인력개발센터에서 직업교육과정을 수료한 교육생 가운데 취업의지가 있는 2600명을 선발하여,3개월간 공공기관 사회복지시설 민간단체 민간업체에 배치했다. 1일 6시간, 주 5일 근무조건에 하루 3만원을 받았다. 박씨처럼 3개월 근무 후, 실제 취업으로 이어진 여성은 약 8%라고 한다.2006년 올해에도 서울시는 직업교육을 수료한 여성 희망자 1000명을 대상으로 ‘여성일자리갖기 지원프로젝트’를 4월과 9월에 두 차례 나누어 실시할 예정이다. 근무조건은 하루 8시간 주 5일제 근무로 하루 2만 8000원을 지급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올 9월 중 서울무역전시장에서 구직을 희망하는 여성과 구인을 희망하는 기업체가 만남의 장을 가져, 실질적인 취업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여성일자리 박람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서울시의 여성취업지원사업 및 여성복지에 대한 정보는 서울시 홈페이지(www.seoul.go.kr)로 들어가 분야별 정보에서 여성/청소년으로 들어가면 된다.
  • [깨미동과 떠나는 생각여행] (3)IQ와 편견

    [깨미동과 떠나는 생각여행] (3)IQ와 편견

    ●피부색이 흴수록 IQ가 높을까? 작년 영국의 학술저널에 리처드 린 교수와 폴 어윙 박사가 남성의 평균 지능지수가 여성보다 5점 높다는 논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노벨상처럼 높은 지능이 필요한 여러 분야에서 남성 수가 많은 것이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여성의 학업성취도가 높은 것은 비슷한 지능에서는 여성이 더 오랜 시간 열심히 공부하는 경향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이한 점은 이들이 이전에도 미국 흑인들 중 피부색이 밝은 사람이 더 검은 사람보다 똑똑하다는 가설을 증명하려는 연구를 진행했다는 점이다. 아프리카계 이민자의 지능이 낮아 전체사회의 수준을 낮춘다고 주장하는 호주의 학자도 있다. 이런 주장은 결국 상대를 열등하거나 문제 있는 집단으로 분류하여 차별하는 근거를 제공한다. 우리가 늘 똑똑함의 척도로 생각하는 IQ는 어떻게 등장했을까? IQ는 1905년 프랑스 정부가 정상아와 지진아를 판별하기 위해 비네(Binet)에게 검사도구를 개발하도록 한 것이 시초이다. 이후 미국 육군에서 우수 장병을 단기간에 선발하기 위해 집단적인 지능검사를 발전시킨다. 우리나라 역시 독자적인 지능검사를 개발했다. 100년 동안 발전해온 IQ검사는 신뢰성이 높다. 대부분 학교에서 IQ검사를 경험했을 것이다. 그런데 검사를 할 때마다 다른 결과가 나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주요한 이유는 개인의 개별적인 사항을 고려하는 개별식 검사가 아닌 집단 검사 방식이어서 정확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지능은 순수하게 타고난 것일까. 많은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지만 교육을 많이 받을수록 검사결과가 향상될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한 사회에서 특정 계층이나 인종의 IQ가 낮다면 사회적으로 차별받거나 교육기회가 제한되고 있다는 방증일 수 있다. 또 한 가지 궁금한 것은 IQ가 개인의 능력을 정확히 보여주는 지표인가 하는 점이다. 각 분야에서 성공하는 사람들은 IQ가 가장 높은 사람들일까. 세상을 살아가는 데는 매우 다양한 지적 능력이 필요하다. 사업가에게는 대인관계를 원만하게 이끄는 능력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 IQ는 우리의 수많은 능력 중에서 기억력, 이해력, 사고력에 중점을 두고 측정한 결과이기 때문에 IQ 이외에 새로운 지수가 주목을 받고 있다.EQ(감성 지수·Emotinal Quotient),SQ(사회성 지수·Social Quotient),MQ(도덕 지수·Moral Quotient),CQ(카리스마 지수·Carisma Quotient),AQ(역경지수·Adversity Quotient) 등 다양한 측면을 강조하는 새로운 지수가 계속 등장하는 것도 IQ의 한계 때문이다. 하워드 가드너 교수는 기존의 IQ를 반박하면서 1983년 ‘다중(多重)지능 이론’을 발표했다. 그는 각 문화권에서 가치있게 여겨지는 것을 창조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지능이라고 보았다. 단일한 지능이 아닌 언어 지능, 공간 지능, 대인 지능, 자연 지능, 자성 지능, 음악 지능, 신체운동 지능, 논리수학 지능 등 8가지 복합적인 지능을 제시하였다. 이 이론에 따르면 모두가 다중 지능을 갖고 있고, 각 지능 영역마다 발달 정도가 다를 뿐이다. 또한 지능이란 고정된 것이 아니라 향상시킬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다중지능이론에 대해서는 아직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한 가지 측면에서만 인간의 지능을 측정하는 기존 방식의 한계를 잘 지적하고 있다. 사람들을 지능의 우열에 따라 나누기보다 자신이 뛰어난 지능이 무엇인지 알고 계발하는 데 중점을 두게 된다. 전통적인 견해가 맞다면 IQ가 높으면 공부를 잘할 것이고 반대라면 학업성취도가 낮을 것이다. 실제로는 주변에서도 그렇지 않은 예를 흔히 볼 수 있다. 천재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만의 IQ는 122로 결코 천재적인 지능지수가 아니었다. 두뇌까지 전시되었던 아인슈타인의 학업 성적은 신통치 않았다. 한 사람의 지능을 정확히 파악하려면 지금까지의 IQ만으로는 부족하다는 데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이처럼 지능을 측정하는 척도는 다양하며 여러 방면으로 발전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별이나 피부색에 따라 지능이 다르다거나 아프리카계 이민자의 IQ가 낮아서 사회에 해악을 끼친다는 주장들이 나오고 있다. 이는 주류 집단이 느끼는 위기감의 반영이다. 그들은 사회구조적인 문제점과 불만들을 특정 집단에게 돌리고, 차별받는 집단은 선천적으로 열등하기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다는 신화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1. 저렴하면서도 멋진 옷을 잘 고르고, 색상을 조화시키는 능력이 뛰어난 사람들이 있다.VQ(시각적 감각 지수·Visual Quotient)는 이런 시각적 안목을 나타낸다. 디자이너가 아닌 일반인도 물건을 고르거나 과제물을 만들 때에 감각이 필요하다. 이런 능력은 교육을 통해서, 또한 다양한 시도와 생각의 전환을 통해 계발할 수 있다. 작품성 있는 영화와 드라마, 음악 등을 고르는 안목을 기르기 위해서 자신이 할 수 있는 방안을 정리해보자. 2. 요즘 시대에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능력이 무엇인지 토론해 보자. (예)요즘에는 NQ(공존지수·Network Quotient)가 중요시되고 있다.IQ나 EQ 등은 개인의 능력에 중점을 둔 지수이다. 공존 지수는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과 관계를 잘 이끌고 함께 소통하는 능력을 말한다. 3. 과거 초원지대를 누비며 살아가던 인디언이 현대 도시문명 속으로 갑자기 들어온다면 제대로 적응하지 못해 열등한 사람처럼 보일 것이다. 이와 반대로 우리가 그들의 세계로 들어간다면 역시 비슷한 처지에 빠질 것이다. 누구의 지능이 더 높은지 무엇으로 알 수 있을까? 옥성일 서울 용산고 교사·깨끗한 미디어를 위한 교사운동
  • “이민자 이제 그만” 유럽 장벽 높인다

    |파리 함혜리특파원|유럽 국가들이 이민자들의 수용조건을 점점 강화하고 있다고 프랑스 일간 르 피가로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네덜란드의 리타 페어동크 이민장관은 공공안전을 이유로 무슬림의 부르카 착용을 금지한 데 이어 지난달 이민 신청자를 대상으로 언어와 문화에 대한 소양 시험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르 피가로는 네덜란드는 강력한 이민차단 정책을 펴 무슬림 사회의 공격대상이 되고 있지만 독일 등 다른 유럽국가들은 찬사를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그러면서 이미 많은 유럽국가들이 이민조건을 강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마호메트 풍자 만화로 혼쭐이 난 덴마크는 이미 주로 무슬림을 겨냥한 이민 정책을 상당히 강화해왔다. 외국인(비유럽인) 파트너와 함께 살려는 사람의 경우 자신과 파트너 모두 최소 24살이 돼야 하고 “덴마크와의 관계가 다른 나라들과의 관계보다 강해야 한다는 점을 입증하라.”는 조항을 추가했다. 또 지난해부터 이민자들에게 언어 및 생활문화 테스트를 실시하고 있으며 1년 반 이상의 실형을 산 사람은 국적 취득이 불가능하다.이에 따라 지난해 덴마크로 망명을 신청한 건수는 80% 줄었다. 가족 재결합 신청도 65% 급감했다. 유럽에서 이민자가 가장 많은 독일의 경우 지난해 1월부터 고도로 숙련된 노동자에 이민을 한정하는 법률을 시행 중이다. 바덴-뷔르템베르크 지역은 독일 국적을 취득하려는 무슬림을 상대로 사안별 ‘특별 면담’을 도입해 논란이 됐다. 아프리카 대륙으로부터 유입되는 불법 이민자를 막기 위한 대책에 부심하고 있는 이탈리아의 경우 매년 법령을 통해 외국인 근로자 수용 규모의 상한선을 정하고 있다. 이탈리아의 극우진영은 마호메트 만화 파문을 계기로 무슬림 이민자 억제 방안 마련을 위한 국민투표 실시를 주장하고 있다. 오스트리아도 지난해 망명 관련 법과 위장 결혼에 대한 처벌을 강화했다. 영국 정부는 불법 이민을 막는 한편 외국 기술자를 선별해 이민을 허용하기 위한 기술이민 점수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유럽연합(EU) 이외의 국가에서 영국으로 기술이민을 원하는 외국인들은 영국 대사관과 영사관에서 자신이 가진 기술을 검증 받아야 한다. 프랑스 정부는 지난달 경제 경쟁력에 도움이 되는 이민자만 선별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을 주내용으로 하는 이민법안을 마련했다.lotus@seoul.co.kr
  • [토요영화]

    [토요영화]

    ●기나긴 이별(EBS 오후 11시)하드보일드 추리소설에 나오는 탐정 캐릭터는 대부분 말보다는 주먹이 앞선다. 머리로 사건을 해결하는 셜록 홈즈와는 거리가 멀다. 뒷골목을 누비며 몸으로 때워 사건의 실마리를 발견하는 것. 범죄자보다 심한 폭력을 휘두르기도 한다. 하드보일드가 스크린으로 옮겨지며 누아르가 만들어졌다. ‘기나긴 이별’의 주인공 캐릭터 필립 말로는 샘 스페이드, 마이크 해머와 함께 하드보일드 추리소설을 대표하는 탐정이다. 하드보일드 대가 레이몬드 챈들러가 창조했다. 캐릭터 인기가 높아 말로를 등장시킨 영화 작품이 많다.‘말타의 매’(1941)에서 샘 스페이드로 나왔던 험프리 보가트는 ‘빅 슬립’(1946)에서는 말로를 연기하기도 했다. 그런데 ‘기나긴 이별’을 연출한 로버트 알트만 감독은 말로를 유머러스하지만 어둡고, 어벙하지만 놀랄 만한 직감과 추리를 선보이는 캐릭터로 연출하며 고정관념을 비틀고 있다. 단역으로 나오는 아널드 슈워제네거를 찾아보는 것도 재미. LA에서 활약하는 사설탐정 필립 말로(엘리엇 굴드)는 친구 테리 레녹스(짐 부톤)의 부탁으로 그를 멕시코까지 데려다 준다.LA로 돌아오니 레녹스의 부인은 살해된 상태였고, 경찰은 남편을 용의자로 지목한다. 에일린 웨이드(니나 반 팰런트)는 말로에게 애주가이자 소설가인 남편(스털링 헤이든)이 실종됐다며 사건을 의뢰하고, 폭력조직은 말로가 35만 달러를 빼돌렸다며 찾아오는 등 사건이 얽히고 설킨다. 레녹스가 자살했다는 소식을 접한 말로는 모든 사건이 연결됐다는 사실을 깨닫는데….1973년작.112분.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발리우드 할리우드(KBS2 밤 12시15분)제목에서 드러나듯 인도 발리우드의 춤과 노래, 할리우드의 로맨틱코미디를 섞으며 인도계 이민 가족이 타국에서 경험하는 전통과 현실 사이의 충돌을 그리고 있다. 인도계 캐나다 이민자이자 여성 감독인 디파 메타가 메가폰을 잡았다. 캐나다에 정착한 인도 귀족 가문 출신 라훌(라훌 칸나)은 성공한 사업가이지만 결혼 문제로 고민이 많다. 가족들이 반대했던 백인 여자친구 킴벌리가 사고로 숨지자 크게 상심해 독신으로 살아가려고 한다. 어머니(모우셔미 샤터지)가 인도 여자를 신부감으로 데려오지 않으면 동생 트윈키(리슈미 말릭)의 결혼을 연기하겠다고 엄포를 놓는다. 라훌은 우연히 만난 수(리사 레이)에게 약혼녀 행세를 해달라고 하는데….2002년작.1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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