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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론] 오늘날 축구 경기장에선/정윤수 스포츠 칼럼니스트

    [시론] 오늘날 축구 경기장에선/정윤수 스포츠 칼럼니스트

    오늘날 축구장은 장외의 모든 분노와 증오가 폭발하는 화약고로 차츰 바뀌고 있다. 지역 라이벌전이나 역사적으로 갈등 관계에 있는 국가 간 경기에는 반드시 경찰과 안전요원이 배치되고 있다. 야외에서 펼쳐지는 대형 오페라 공연에는 친절한 미소를 띤 진행요원으로 충분하지만, 국가 간 축구 경기는 진압장비까지 갖춘 경찰력이 없으면 진행하기 어렵다.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축구장이란 이름의 화약고는 스페인의 FC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가 손꼽힌다. 카탈루냐 독립운동의 상징인 바르셀로나의 팬들은 자신들을 억압했던 카스티야 왕조의 레알 마드리드를 맞이하여 ‘카탈루냐는 스페인이 아니다’는 구호를 경기장 안팎에 써놓는다. 아르헨티나에서는 항만노동자 계급을 대변하는 보카주니어스와 부자들의 클럽 리버플레이트가 계급 투쟁을 치른다. 터키에서도 유럽에 속하며 중산층을 대변하는 갈라타사라이와 아시아에 속하며 노동자의 클럽인 페네르바체가 오랜 전쟁을 치러왔다. 평화로워 보이는 네덜란드도 부자 도시 암스테르담의 아약스와 노동자 세력이 주축인 로테르담의 페예노르트가 맞붙을 때에는 수천명의 경찰이 기차역에서 경기장까지 두 팀의 팬들을 원천적으로 격리시킨다. 이러한 상징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지난 2월 이집트 리그에서는 70여명이 사망하고 수백명이 다치는 참사가 발생했다. 외신에 따르면, 경기 결과에 흥분한 팬들의 난동이 아니라, 민주화에 반대하는 수구세력이 경찰의 묵인 아래 조직적으로 축구장에 난입해 저지른 폭력 사태였다. 유럽의 축구장도 이상한 열병에 사로잡히고 있다. 지금 유럽은 위기 상황이다. 유로화는 균형을 잃었다. 경제 위기에 따라 비유럽계 이민자를 향한 악감정도 늘고 있다. 서유럽보다 사회 안전망이 부실하고 문화 격차가 큰 동유럽에서는 극우 패권주의가 발호하고 있다. 내부의 문제를 인종차별이란 예민한 감정을 이용하여 외부를 향해 폭력적으로 발산하려는 의도가 늘고 있다. 영국 역사학자 에릭 홉스봄은 신자유주의 세계화가 불평등을 양산하여 대규모의 불안정 상태가 장기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불만의 감정을 응집시키는 이데올로기가 바로 민족주의다. 홉스봄은 ‘세계화, 국가 정체성, 외국인 혐오증’이란 세 가지 상극 관계가 민족주의를 발판 삼아 축구 경기에서 폭력적으로 표출된다고 분석한다. 2010년 12월, 러시아에서는 모스크바 스파르타크의 팬이 카프카스계 청년이 쏜 총에 맞아 숨진 일이 있었다. 곧 러시아 극우민족주의자와 무슬림 소수민족 카프카스계의 거센 충돌로 번졌다. 신나치파와 인종주의 단체들이 축구팬과 연계하거나 일부 팬들마저 패권적 열병에 사로잡혀 발생한 사태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경기장에서 정치적 슬로건을 금지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세계적인 혼돈은 격렬한 시위로 나타나고 이는 경찰력의 강화로 이어진다. 이렇게 되면 사회 불만을 표출할 수 있는 대규모 야외 공간으로 축구장만 남는다. 그 축구장에서 정치, 인종, 지역 등의 문제가 불거지면 곧장 경기장은 폭력의 장이 되고 만다. 박종우 선수는 이런 경우와 전혀 다르다. 승리의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고 우발적으로 한 행동이었다. ‘독도는 우리 땅’이란 ‘당연한 사실’을 표현한 게 무슨 잘못이냐는 주장도 들려온다. 물론 그렇기는 하다. 그러나 FIFA의 생각은 다르다. 그들은 독도가 어느 나라 땅인지 아무런 관심이 없다. 아무리 보편타당한 것이라 해도 주장과 신념을 표출한 것 자체를 문제삼는 것이다. 축구의 세계화가 진행되면서 국가 간 경기가 숱하게 열린다. 일본이나 유럽으로 진출하는 선수도 급증하는 추세다. 세계 곳곳의 축구장에서 뛰게 될 우리 선수들은 축구장이 어떤 진공 영역이 아니라 다양한 감정과 격렬한 이념이 표출되는 공간임을 새삼 깨달을 필요가 있다.
  • [커버스토리] 멕시코 한인후손 33명 모국체험 현장 가보니…

    [커버스토리] 멕시코 한인후손 33명 모국체험 현장 가보니…

    1905년 5월 12일, 한인 1031명이 낯선 멕시코 남단 살리나 크루스항에 내렸다. 인천 제물포항을 떠나 한 달여의 항해 끝에 닿은 곳이었다. 19세기 말 열강의 식민지 침탈로 해운업이 호황을 누리면서 선박 로프의 원료가 되는 ‘에네켄’(Henequen·용설란의 일종)을 대량 재배하는 멕시코의 농장에서는 세계 각국에서 이민 노동자를 대거 모집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 무렵 멕시코 유카탄 주(州)의 에네켄 농장주들이 파견한 이민 브로커인 영국인 존 마이어스는 신문에 광고를 낸다. 4년 계약에 이동 경비 지원, 거주가옥 임대 및 연료 무료 제공, 파격적인 임금, 자녀교육 등을 제시했다. 지독한 가난과 열강의 핍박에 시달리던 한국인들은 꿈 같은 기회로 여겨 머나먼 땅으로의 이민을 결행한다. 그러나 모두 사기였다. 당시 회사 측은 가족 단위 이민을 권유했는데 알고 보니 이민 노동자들의 현지 이탈을 막으려는 악랄한 책략이었다. 살리나 크루즈항에 도착한 한인들은 곧바로 기차와 배를 타고 에네켄을 재배하는 농장 여러 곳에 10~50명씩 분산 배치됐다. 농장생활은 노예와 다를 바 없었다. 새벽 4시부터 날이 저물 때까지 땡볕 아래서 에네켄 잎을 자르고 섬유질을 벗기는 일에 매달려야 했다. 하루 1만개의 할당량을 채우지 못하면 채찍질이 가해졌다. 약속된 임금은 나오지 않았고 무상 지원하겠다던 집과 식량도 거액을 주고 사야 했다. 이들은 결국 일 할수록 빚만 쌓여갔다. 이들의 참상을 듣고 고종은 눈물을 흘렸다. 고종은 이들의 송환을 위해 외부협판(차관급) 윤치호를 멕시코 현지로 보내려 했지만 일본이 가로막았다. . 1909년 5월 계약노동이 끝나 한인들은 자유의 몸이 됐다. 하지만 이듬해 대한제국이 일제의 식민지가 되면서 돌아갈 곳을 잃었다. 언어 장벽 때문에 다른 일자리를 찾기도 어려웠다. 살 길을 찾아 많은 한인들이 유카탄 주를 떠났지만 대부분은 이듬해 다시 돌아왔다. 멕시코 혁명의 여파로 동양계 이민자들에 대한 적대감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그러다 1920년대 인조섬유의 등장으로 에네켄 산업이 몰락하자 한인들은 또다시 멕시코 전역으로 흩어졌다. 지난 8일 오후 1시 서울 강남구 삼정호텔 로즈마리홀. 신정환 한국외국어대 스페인어 통번역학과 교수가 한국 모국체험에 나선 한인 후손 33명에게 들려준 ‘멕시코 한인 이민사’ 일부다. 신 교수가 강의 참고자료로 이민 1세대 사진을 보여주자, 한인 후손들이 갑자기 술렁이기 시작했다. 한인 4세인 엘윈 박 사바라(16)가 사진 속에서 현조 할머니를 발견한 것. 엘윈은 “할머니 사진이 나와서 깜짝 놀랐다.”면서 “가족 구성원들이 강연 내용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게 감동적이었고 나의 역사에 대해 더 궁금해졌다.”고 말했다. 이들은 1905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선조들의 멕시코 이주사에 대해 약 두 시간 동안 강의를 들었다. 졸거나 딴청을 피우는 이들은 거의 찾아 보기 어려웠다. 멕시코 유카탄 지역의 에네켄 농장에서 일하는 선조들의 사진이 스크린에 뜨자 디지털 카메라로 강의 내용을 담는 이들도 여럿 눈에 띄었다. 그들에게 한국은 이미 자신의 ‘일부’라는 인식이 뚜렷했다. 얼빙 노에 리 구티에레스(35)는 “나의 뿌리가 한국이라는 것을 알기 시작하면서 한국 역사에 많은 관심이 있었는데 오늘 강의로 더 많은 것을 알게 됐다.”면서 “오늘 강의한 신정환 교수의 논문을 2편 정도 미리 읽은 적이 있다.”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그는 “내가 결혼해서 아이를 낳으면 우리 아이들에게 내가 아는 모든 한국의 문화를 그대로 전수해 주겠다.”고 덧붙였다. 얼빙은 또 “내가 온 캄페체에서는 한인 후손들 사이에 한국 이름을 짓는 게 하나의 유행”이라고 전하면서 “과거 2, 3세대 선조들은 한국 이름을 가지고 있었는데 4, 5세대는 이름이 없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생각해 놓은 한국 이름이 있느냐는 물음에 “‘이한빛’이라는 이름을 갖고 싶다.”며 주저없이 운을 뗐다. 그는 “한국 이름이 예쁘다.”면서 밝게 웃었다. 같은 날 오후 4시. 서울 중구 신당동의 한 아파트 단지 태권도 학원에서는 한국문화체험 행사가 열렸다. 이들은 ‘KOREA’라는 검은 글씨가 등에 새겨진 하얀 도복을 갖춰 입고 맨발로 파란색 고무 매트 위에 섰다. 태권도 체험은 영어로 이뤄졌다. 멕시코 한인 후손들은 박철웅(40) 국기원 외국인 지도사범의 지도에 따라 서툴고 엉성하지만 활기찬 움직임으로 제각기 발차기 실력을 뽐냈다. 이들의 기합에 체육관이 쩌렁쩌렁 울렸다. ‘태, 권, 도’라고 하나하나 끊어 읽으며 한 동작 한 동작 따라 하는 이들의 눈에는 늠름함이 배어 있었다. 박 사범이 “아이 러브 코리아(I love Korea)!, 아이 러브 멕시코(I love Mexico)!” 하면 이들은 더 큰 소리와 함성으로 화답했다. 흐르는 땀을 연신 소매로 훔쳐내던 세사르 안토니오 로사드 총(30)은 “태권도를 배우는 게 내 꿈이었다.”면서 “멕시코에 있을 때부터 태권도를 꼭 배워보고 싶었는데 가르치는 곳이 없었다. 한국에 와서 실제로 태권도를 해 보니까 정말 기쁘다.”면서 감격해했다. 태권도가 한국 운동인지 몰랐다는 안순 구 로만(19·여)은 “직접 옷을 입고 체험해 보니 재미있고 태권도가 한국 운동이라니 정말 자랑스러웠다.”고 말했다. 또 “태권도의 매력은 운동 전 ‘안녕하세요’라고 고개 숙여 인사하는 것처럼 예의범절을 준수하는 것”이라는 설명까지 해줬다. 엘윈은 “오늘 나의 문화 가운데 새로운 한 가지를 추가해서 무척 기쁘다.”고 웃음지으며 말했다. 이들은 9일에는 한국인들과 2대1로 짝을 이뤄 서울을 둘러보는 시간도 가졌다. 이날 멕시코 한인 후손에게 인사동을 소개한 강신영(26) 한국외대 스페인어과 학생은 “멕시코 한인 후손들이 모국을 방문한다는 학교 홈페이지 공고를 보고 통역 봉사를 신청했다.”면서 “멕시코에서 1년 1개월 동안 교환학생으로 있으면서 멕시코 사람을 많이 만나봤지만 이들은 느낌이 뭔가 다르다. 한국사람 냄새가 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강씨와 함께 인사동을 둘러 본 세사르는 “언어 문제가 가장 걱정이 됐는데 신영이가 스페인어를 잘해서 지금은 모든 게 완벽하다.”면서 “인사동에 처음 와봤는데 신기한 것투성이”라고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세사르는 “날이 더우니 맥주 한 잔 하자.”는 강씨의 제안에 “좋다. 그렇다면 소주와 맥주를 섞어서 마시자.”라고 말하며 시원한 웃음을 터뜨렸다. 생김새는 달랐지만 한민족으로서의 ‘무엇’인가가 통하는 순간이었다. 한국 가정에서 일일 홈스테이 체험도 가졌다. 9일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의 한 아파트. 박범용(51)씨 집에서 일일 홈스테이를 하게 된 아브라함 박 딥(17)과 루이스다니엘 메디나 김(28)은 호기심이 가득한 눈으로 집안을 둘러봤다. 한국관광공사를 통해 그동안 중국, 스페인 등 외국인 여행객을 맞아 왔던 박씨와 그의 아내 박영미(50)씨, 그리고 네 딸 미선(24), 소영(15), 쌍둥이 소진·소미(14)양이 따뜻하게 그들을 맞았다. 미영씨는 이들을 위해 잡채, 통닭, 불고기, 마파두부 그리고 흰 쌀밥을 수북하게 담아 식탁에 올렸다. 모두가 둘러앉아 ‘와’ 하고 탄성을 터뜨렸다. 아브라함은 따뜻한 잡채를 입에 넣으며 연신 “맛있다.”를 연발했다. 루이스다니엘은 미영씨를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기도 했다. 아브라함은 “한국에서 따뜻하게 우리를 맞아줘서 친척 집에 온 것 같다.”면서 “남자 형제밖에 없는데 누나와 여동생들이 생긴 게 특히 기쁘다.”며 환하게 웃었다. 스페인어를 모르는 둘째딸 소영양도 말을 걸고 싶은 눈치였다. 소영양이 더듬더듬 “하우 올드 알유?(How old are you)”라고 묻자 아브라함이 “세븐틴(seven teen). 내가 오빠.”라고 한국말로 답해 웃음바다가 되기도 했다. 소진양은 한국 가정에 대한 첫 인상이 궁금했다. 루이스다니엘은 ‘바닥재’가 인상 깊다고 답했다. 그는 “한국은 나무모양의 느낌인 장판이 깔려 있는데 멕시코 가정집의 대부분은 시멘트 바닥으로 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박씨는 “한인 후손들에게 불고기, 잡채 같은 한국 음식을 대접하고 모국의 따뜻함과 좋은 이미지를 전해 주고 싶어 일일 홈스테이를 자처했다.”면서 “한국 핏줄 아니냐. 한국인이 이렇게 살아간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 모국에 와서 보고 느끼면서 한인 후손들이 한국과 연결고리를 갖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명희진·신진호기자 mhj46@seoul.co.kr
  • [파산 위기 그리스의 두 풍경] “너희 때문에”… 이민자 탄압 절정

    ‘너희(이민자) 때문에 우리가 이 지경이야!’ 경제 위기가 깊어질수록 그리스 정부의 이민자 탄압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그리스 정부는 지난 4일(현지시간)부터 72시간 동안 외국인 이민자 7000명을 잡아들이는 대규모 검거 작전을 폈다. 경찰 4500명이 아테네 도심은 물론 터키와 맞닿은 국경지대를 쥐 잡듯 뒤졌다. 아이로니컬하게도 작전명은 보호의 신으로 불리는 ‘제우스’였다. 대부분은 석방됐지만 아프리카, 아시아 출신 이민자 2000명은 여전히 구금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불법 체류자 센터로 이송된 이들은 곧 추방될 처지에 놓였다고 가디언이 7일 보도했다. 지난 5일 파키스탄 이주 노동자 88명이 경비대의 감시 아래 고국으로 강제 추방됐다. 극우 정치인들이 경기 불황과 범죄의 책임을 이민자들에게 전가하면서 인종 증오 범죄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강경파인 니코스 덴디아스 아테네 공중질서 장관은 “그리스에 역대 최대 규모의 (외국인) 침공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우리 땅이 이민자들의 게토로 점령당하는 걸 용납하지 않겠다.”고 역설했다. 극단으로 치닫는 극우주의 움직임에 좌파인 시리자당은 “집단 학살이나 다름없다.”고 규탄했다. 현재 그리스 인구 1100만명 가운데 외국인 이민자 수는 100만명으로 추산된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하와이 이민 1세대 가족사에 담긴 한국사

    하와이 이민 1세대 가족사에 담긴 한국사

    국립중앙도서관은 9일 재야 역사연구가 안형주(76)씨가 한인 미국 이민사 자료 등 2492점을 기증한다고 8일 밝혔다. 기증자 안씨는 독립유공자 안재창씨의 종증손이자 안창호 목사의 손자다. 기증 자료에는 구한말 가난을 피해 미국 하와이 이민길에 오른 경기도 양주 죽산 안씨 집성촌 사람들의 이민 1세대의 역사가 들어 있다. 1902년 12월 첫 하와이 이민 배에 오른 안재창씨와 일본 경찰에 쫓기다 선교사 신분으로 하와이로 망명한 안 목사의 자료를 비롯해 안철영 영화감독 등이 일제강점기에 펼친 문화 운동에 관한 문서가 포함됐다. 대한제국 유민원(외국 여행권을 관장하는 궁내부 산하 관서)이 1902년에 발급한 집조(執照·지금의 여권), 하와이 이민자들의 친목회 겸 상조회인 조미구락부 회원증서 등이 눈에 띈다. 특히 1918년 안 목사의 장녀 안인서양이 당시 이화학당을 같이 다닌 유관순 열사와 찍은 사진과 1920년 3월 콜로라도 덴버에 있는 안재창씨의 농장에서 독립운동가 이승만과 정한경이 함께 찍은 사진 등이 눈에 띈다. 1985년부터 30여년간 자료를 수집한 안씨는 “초기 미국 이민사와 독립운동사를 4대에 걸친 가족사를 토대로 살펴보고 싶었다.”며 “우리나라 최초의 이민사 자료이자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사 연구에 도움이 될 만한 문서”라고 말했다. 국립중앙도서관은 이 기증 자료를 디지털화해 일반에 공개하고 원본은 국가문헌으로 영구 전승할 계획이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부고] 호주 미술비평 거장 로버트 휴스

    [부고] 호주 미술비평 거장 로버트 휴스

    호주 출신의 미술 비평가이자 작가인 로버트 휴스가 6일(현지시간) 뉴욕의 한 병원에서 지병으로 별세했다. 74세. 휴스는 미술과 건축을 전공한 뒤 1960년대 초반 영국으로 이주해 더타임스와 텔레그래프 등에 글을 썼으며 미국 뉴욕으로 옮긴 이후에는 시사주간지 타임에서 30년간 미술 비평 칼럼을 담당했다. 뉴욕타임스는 한때 그를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예술 비평가’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1987년에는 유럽 이민자들의 호주 정착 초기의 어려움을 다룬 서사시 ‘위험한 해변’을 출판해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가 됐다. 1980년대 BBC에서 방송된 8부작 미술사 다큐멘터리 ‘새로움의 충격’은 2500만명이 시청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부고]

    ●양정균(전 국제금융센터 부소장·전 한국은행 금융안정분석국장)씨 별세 재혁(미국 뉴욕 도이치뱅크 부장)지영(FMK 과장)씨 부친상 엄성민(한화그룹 부장)씨 장인상 30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일 오전 6시 30분 (02)3010-2294 ●김창태(외환은행 대구경북영업본부장)훈태(현대오트론 이사)씨 부친상 유용규(사업)장청재(〃)씨 장인상 31일 대구 가톨릭대병원, 발인 2일 오전 6시 (053)655-4501 ●유완종(전 춘천대한운수 대표)씨 별세 영환(세솔 대표)씨 부친상 이민자(유봉여고 교사)이현임(KBS 심의위원)씨 시부상 이재성(변호사)씨 장인상 31일 춘천호반병원, 발인 2일 오전 6시 (033)254-9103 ●김호선(SBS 보도제작부 기자)씨 모친상 최용선(현진에버빌 부장)이재영(전주오라클피부과 원장)노승호(글로벌썬라이징 이사)씨 장모상 31일 전북대병원, 발인 2일 오전 (063)250-2444
  • ‘소셜림픽’이라 부르고 ‘욕설림픽’으로 남을라

    ‘소셜림픽’이라 부르고 ‘욕설림픽’으로 남을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올림픽을 결합한 ‘소셜림픽’을 사상 처음 표방한 런던올림픽이 SNS 때문에 홍역을 앓고 있다. 선수들의 인종차별 발언이 트위터 등을 통해 알려지면서다. ●스위스 모르가넬라 인종차별 발언에 ‘퇴출’ 장 질리 스위스 선수단장은 31일 축구대표팀 수비수인 미첼 모르가넬라(팔레르모)의 대표 자격을 박탈한다고 밝혔다. 모르가넬라는 전날 한국과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 ‘할리우드 액션’으로 박주영(아스널)에게 옐로카드를 선사(?)하는 등 경기 내내 비신사적인 행동을 했다. 경기 뒤 국내 누리꾼은 모르가넬라의 트위터를 찾아가 공격하는 글을 올렸고, 이에 격분한 그는 “한국인들은 모두 불에 타 죽어 버려라.” “한국인들을 두들겨 패고 싶다.”는 등 지나친 대응을 했다. 특히 그가 한국인들을 향해 사용한 ‘bunch of mongoloids’란 표현이 문제가 됐다. 이 단어는 ‘몽골 인종’과 ‘다운증후군 환자’를 싸잡아 비하한 것이었다. 이 내용이 자국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인종차별 논란이 불거졌고 모르가넬라는 문제의 글을 삭제했다. 질리 단장은 “모르가넬라가 모욕적인 말로 한국 축구대표팀과 한국인을 비하했다.”며 “대한체육회와 대한축구협회에 사과하고 싶다.”고 밝혔다. ●‘조롱글’ 그리스 선수도 아웃… SNS 비상 앞서 그리스 여자 육상 세단뛰기 선수인 볼라 파파크리스토도 트위터에 아프리카계 이민자를 조롱하는 글을 올렸다가 지난 26일 퇴출당했다. 특히 그녀가 공격한 대상이 자국 이민자들이어서 그리스에서도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올림픽을 앞두고 출전 선수들의 SNS를 모아 놓은 사이트까지 만들면서 선수들의 즉각적이고도 활발한 소통을 장려했다. 하지만 걸러지지 않은 선수들의 거친 표현이 실시간으로 불특정 다수에게 퍼져 나가면서 문제점이 부각되고 있다. 모르가넬라 퇴출을 계기로 각국 선수단도 선수들의 ‘손가락 단속’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그리스 선수단은 이미 대회가 끝날 때까지 SNS에 개인적인 의견을 표현하는 것을 금지했다. SNS를 통해 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비단 선수들만이 아니다. 한 영국 네티즌은 메달을 따지 못한 자국 선수에게 모욕적인 글을 보냈다가 경찰에 체포됐다. 그는 남자 다이빙 10m 플랫폼 싱크로나이즈드에서 4위를 차지해 메달을 놓친 영국의 ‘다이빙 신동’ 토머스 데일리의 트위터에 “넌 네 아버지를 실망시켰다.”는 글을 남겼다. 데일리의 아버지가 지난해 뇌종양으로 세상을 떠난 것을 빗대 조롱한 셈이다. 분노한 데일리가 글을 온라인에 퍼트린 뒤 조사에 착수한 현지 경찰은 하루 만에 이 네티즌의 신원을 확인해 체포했다.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런던올림픽 ‘인종차별’은 불관용…그리스 이어 스위스도 선수 퇴출

    런던올림픽 ‘인종차별’은 불관용…그리스 이어 스위스도 선수 퇴출

    런던올림픽에 출전한 스위스 축구 선수가 트위터에 한국인을 비하하는 글을 올렸다가 대표팀에서 쫓겨났다. 스위스 선수단은 30일 오후(현지시간) 영국 런던올림픽 메인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트위터에 한국인을 해치겠다는 내용의 글을 올려 물의를 빚은 자국 축구대표 선수 미첼 모르가넬라(23)를 팀에서 퇴출시켰다고 밝혔다.모르가넬라는 전날 영국 코번트리의 시티 오브 코번트리 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의 조별 리그 B조 2차전에서 1-2로 패한 뒤 트위터에 한국민을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 수비수인 모르가넬라는 가운데 머리카락만 남긴 채 주변 머리를 삭발한 ‘모히칸 스타일’ 머리로 화제가 됐다. 거친 몸싸움으로 일관해 기성용(23·셀틱)과 신경전을 벌였으며 김보경(23·카디프시티)이 역전 골을 넣자 일부러 김보경의 발목을 밟는 비신사적인 행동을 해 경고를 받았다. 또 박주영(아스널)과 약간의 신체접촉만 있었을 뿐인데도 과장된 할리우드 액션으로 땅에 넘어져 박주영이 경고를 받게 만들기도 했다. 이를 지켜본 한국 네티즌들이 모르가넬라의 트위터(@morgastoss)에 항의글을 남겼으며 이에 격분한 모르가넬라가 인종 차별적인 글을 올리면서 사태가 커졌다. 모르가넬라가 불어로 작성한 문제의 글을 일부러 단어를 변형시켜 원어민도 쉽게 이해하기 어려우나 “한국인을 모두 녹여버리겠다.” 정도의 의미를 담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모르가넬라의 트위터 계정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스위스의 일간지 르 마탱이 이를 보도하면서 궁지에 몰린 모르가넬라는 글을 삭제한 뒤 “경솔했다.”며 사과했으나 퇴출을 피하지는 못했다. 장 질리 스위스 선수단장은 “모르가넬라가 차별적이고,모욕적인 말로 한국 축구대표팀과 한국민을 비하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그리스의 육상 여자 세단뛰기 선수인 볼라 파파크리스토도 지난주 아프리카계 이민자를 조롱하는 글을 올렸다가 대표에서 탈락하는 등 인종차별 발언을 한 선수들이 줄줄이 응징을 당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美 민간재단, 모든 활동 국세청에 보고 나만의 이슈 찾아 사회적 딜레마 해결”

    “美 민간재단, 모든 활동 국세청에 보고 나만의 이슈 찾아 사회적 딜레마 해결”

    1983년 대학을 갓 졸업한 스물넷 여대생을 미국 유학길로 이끈 건 ‘야학’이었다. “야학교사를 하면서 힘든 환경에서도 열심히 살려는 사람들을 도왔듯 비영리단체나 재단들이 제 역할을 하도록 이끌고 싶었습니다.” 뉴욕 컬럼비아대에서 3년 만에 초고속으로 사회교육학 석·박사 학위를 땄다. 13년간 뉴욕 퀸스, 브롱크스 지역과 대학에서 성인 대상 직업교육 프로그램을 이끌었다. 미국 내 10만여개 비영리단체·재단 활동을 지원하는 ‘재단센터’의 최주원(53) 부소장(교육 담당)이다. 지난 17일 뉴욕 맨해튼 본사에서 만나 미국에서 재단 문화가 꽃필 수 있었던 배경과 한국 재단의 문제점, 재단 설립·운영 시 주의점 등을 물었다. →미국에서 재단 문화가 발전할 수 있었던 배경은. -공동체·기독교·중산층 문화, 세 가지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미국은 이민자들의 국가로 공동체 문화가 강화고 교회에 십일조를 내듯 자기 수입의 일정 부분을 기부하는 걸 당연하게 여긴다. 소수 갑부들의 막대한 부 외에도 중산층에 속한 개인의 기부 문화도 뿌리가 깊다. 특히 1913년 기부에 대한 세금 감면 혜택이 도입되면서 재단 활동이 더 활발해졌다. →재단을 설립·운영할 때 가장 유념해야 할 점은. -기부 주제, 관심사부터 확실히 정해야 한다. 어떤 일을 할지 ‘색깔’을 분명히 해야 한다는 얘기다. 재단이 속한 지역사회에 어떤 것이 현안이고 사회·문화적 수요가 무엇인지 연구해야 한다. 또 그것이 본인 재단의 정서와 기금 규모에 적정한지, 어떻게 하면 더 많은 효율을 창출할 수 있을지 탐구해야 한다. →한국 재단들은 기부금을 고위험·고수익 사업에 투자하지 못하게 돼 있다. 미국 재단들도 기금 운용에 한계가 있나. -한계나 정부 간섭은 전혀 없다. 투자 정책은 재단 마음이고 이사들 몫이다. 투자회사에 맡기고 재단 내 투자위원회가 1년에 한번 실적을 다른 재단과 비교한다. 재단 운영도 철저하게 ‘비즈니스 마인드’로 접근한다. →한국 재단들의 문제점과 선진화된 재단 문화를 정착시킬 방법은. -한국은 권위주의 문화가 강해 재단 이사회를 구성할 때도 명성 위주로 사람을 영입한다. 재단이 하고자 하는 일과 맞는 사람인지, 직접 실무를 할 수 있는 사람인지는 별로 신경을 안 쓴다. 실무 전문가들이 재단의 전략, 방향을 정하는 게 아니라, 위에서 시키는 대로 ‘결정을 위한 결정’을 한다. 재단은 개인이 큰 꿈을 품고 만들지만 개인의 사유물은 절대 아니다. 설립자의 초심대로 재단을 이끌 이사를 들여야 한다. →재단 활동, 기부금 등이 불투명하게 운용되는 것도 한국 재단들의 고질병이다. -미국에서 민간재단이 잘되는 이유 중 하나는 세금 감면 혜택을 받는 대신 국세청에 매년 모든 활동을 상세히 보고해야 하기 때문이다. ‘990-PF’라는 서류를 내는데, 모든 자산·기부금 내역은 물론 기부금을 요구한 단체들의 신청 정보, 이사회 멤버까지 다 적어 낸다. →한국에서도 공익재단이 사회적 딜레마를 해결하는 모델이 될 수 있을까. -충분히 가능하다. 재단은 ‘돈 있는 사람들이 단순히 가난한 사람 밥 먹여주는 일’을 하는 게 아니라 특정 사회문제를 해결해 준다. 그래서 재단별로 ‘내 이슈’를 정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 이민자·소수인종들의 유권자 교육에 힘썼던 포드재단이나 가난한 남부지역에 초등학교를 세워 흑인 아이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준 미국의 첫 민간재단 러셀세이지 재단이 좋은 예다. 뉴욕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재단센터 미국 주요 재단 수장들이 활동의 투명성을 위해 1956년 설립했다. 도서관 사업으로 시작해 현재 10만여개의 비영리단체·재단에 관한 정보를 수집, 공개하고 재단 연구·교육 프로그램 등을 제공한다.
  • 美 아시아계 파워 급성장… 총선후보 역대 최다

    美 아시아계 파워 급성장… 총선후보 역대 최다

    올해 11월 치러지는 미국 연방 상·하원의원 선거에 도전하는 아시아계 후보 수가 미 역사상 최다로 집계됐다. 15일(현지시간) CNN 등 미 언론에 따르면 민주당과 공화당의 연방의원 당내 경선에 출마한 후보 중 아시아계는 25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8년과 2010년 선거 때 각각 6명과 8명이 출마한 데 비해 무려 3배 이상 급증한 것이다. 25명 가운데 상원의원 후보는 1명이고 나머지 24명은 하원의원 후보다. 공화당 후보가 4명, 민주당 후보가 21명이다. 25명 중 인도계가 8명으로 가장 많고 중국계 4명, 일본계 3명, 한국계 2명 순이며 나머지는 타이완계, 하와이계 등이다. 전통적으로 아시아계 유권자가 많은 캘리포니아와 하와이, 워싱턴 등의 주에서도 아시아계 후보가 나왔다. 한국계 2명은 모두 민주당 후보로 출마해 지난달 경선을 치렀다. 이 중 강석희 캘리포니아주 어바인시장은 경선을 통과해 11월 본선에 진출했으나 저스틴 김 변호사는 탈락했다. 강 시장이 11월 총선에서 당선될 경우 김창준 전 연방하원의원 이후 13년 만에 한인 연방의원이 탄생하는 셈이다. 1903년 이래 아시아계는 미 의회에서 상원의원 5명, 하원의원 21명을 배출했다. 현재 상원과 하원에는 각각 2명과 10명의 아시아계 의원이 있다. 1명의 상원의원과 3명의 하원의원 등 일본계가 4명으로 가장 많고 필리핀계가 3명으로 뒤를 잇고 있다. 이어 하와이계, 베트남계, 중국계, 타이완계 의원도 있지만 한국계는 한 명도 없다. 아시아계 후보가 급증한 것은 아시아계 인구가 늘어나는 현상과 무관치 않다. 최근 미국 인구 추이를 보면 지속적으로 성장하던 히스패닉계가 하강곡선으로 돌아선 반면 아시아계는 급증하는 추세다.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2010년 미국에 입국한 이민자의 36%(43만명)가 아시아계인 반면 히스패닉계는 31%(37만명)에 그쳤다. 3년 전인 2007년만 해도 히스패닉계가 54만명, 아시아계가 39만명이었다. 아직 미국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히스패닉계 16.3%, 아시아계 5.4%이지만 상승 추세로 볼 때 무시 못 할 정치적 세력으로 발돋움한 것이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김상연 특파원 워싱턴 저널] “성조기도 중국산인데 새삼스레 뭘”

    14일 아침(현지시간) 기자는 라디오 다이얼을 정치 전문 방송인 C-SPAN에 맞췄다. 그런데 이날 따라 청취자들의 목소리는 하나같이 격앙돼 있었다. 런던올림픽에 출전하는 미국 선수단 유니폼의 중국산 논란에 대한 의견을 듣는 코너였다. 노스캐롤라이나주에 산다는 한 시민은 “월마트에서건 어디에서건 쇼핑할 때 미국산(메이드 인 USA) 제품을 본 기억이 없다.”며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라고 했다. 베트남전 참전용사라고 신분을 밝힌 플로리다주 주민은 “심지어 우리 집 현관에 꽂아 놓은 성조기도 중국산이다.”라면서 “이제 와서 새삼스럽게 왠 호들갑이냐.”고 냉소했다. 버지니아주 주민은 “설령 미국산이라도 멕시코 등에서 온 불법 이민자들이 만든 것일 텐데 그것을 진정한 미국산이라고 할 수 있겠느냐.”면서 “옛날부터 값싼 노동력이라면 어디든 찾아 나서는 미국인의 ‘노예 노동’ 추구 본성이 문제”라고 했다. 청취자들의 말대로 ‘미국산 실종’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미국의류신발협회’에 따르면 미국에서 판매되는 의복의 98%가 외국산이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도 미국 대표팀은 중국산을 입었다. 이 때문에 “유니폼을 전부 수거해 불태워야 한다.”(해리 리드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등의 분노는 느닷없다. 정치권의 이런 호들갑은 선거를 앞두고 장기 경기 침체로 유권자들의 민심이 심상치 않다는 점을 의식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렇더라도 비용을 최대한 줄이는 게 본분인 민간 기업(랄프 로렌)으로부터 무상으로 유니폼을 지원받는 처지에 값싼 중국산 대신 미국산을 쓰지 않았다고 질타하는 것은 어색하다. 국민들은 죄다 중국산을 입는데 올림픽 선수단만 미국산을 입혀 내보낸다고 새삼 국민적 자긍심이 올라갈 것 같지도 않다. 넓게 보면 글로벌리즘과 내셔널리즘의 충돌 현상이라고도 할 수 있다. 경제 분야에서는 국가 간 경계를 허물자고 하면서 올림픽에서는 국가를 앞세우다 보니 생겨나는 모순이다. 그나저나 한국 대표팀 유니폼은 ‘메이드 인 코리아’인지 모르겠다. carlos@seoul.co.kr
  • 그리스 네오나치 인종범죄 활개 경찰은 방관… 정당은 연루의혹

    그리스 네오나치 인종범죄 활개 경찰은 방관… 정당은 연루의혹

    “이민자들이 그리스 위기의 원흉이다.” 지난달 그리스 총선에서 네오나치 계열인 극우정당 황금새벽당이 의회에 입성한 지 1주일 뒤, 수도 아테네에서 남서쪽으로 8㎞ 떨어진 니카이아에 오토바이를 탄 50여명의 갱단이 들이닥쳤다. ●“이민자가 경제 위기 원흉” 나무 곤봉을 휘두르며 마을을 삽시간에 공포로 몰아넣은 이들의 표적은 이민자들이었다. 황금새벽당의 당원으로 알려진 폭도들은 10년 가까이 터를 닦고 살아온 이주 노동자들을 찾아가 “너희가 그리스 문제의 원인”이라며 “1주일 안에 가게 문을 닫지 않으면 가게는 물론 너희까지 불태워 버리겠다.”고 ‘최후통첩’을 날렸다. 니카이아에서 헤어숍을 운영해온 파키스탄 이민자 모하메드 이르한은 경찰에 달려가 도움을 호소했다. 하지만 경찰의 답변은 그를 더욱 절망케 했다. “당신들 같은 이민자를 도울 시간은 없다.” 황금새벽당 대변인은 이 사건과 관련이 없다고 부인했다. 하지만 10일(현지시간)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는 보고서를 통해 그리스 전역에서 외국인 혐오 범죄가 위험 수위에 이르렀다고 경고했다. HRW가 그리스에 거주하는 불법 이민자와 난민 79명을 조사한 결과 3분의 2인 59명이 2009년 8월부터 지난 5월 사이 인종차별에 의한 폭행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상을 입은 사람만 51명이며, 이 가운데 2명은 임산부였다. 피해자들은 대부분 아프가니스탄, 이집트, 파키스탄 등 아프리카, 중동, 아시아 출신 이민자였다. 또 HRW는 황금새벽당 당원들이 이민자 폭행에 연관돼 있다는 주민들의 진술을 다수 확보했다. 황금새벽당 당원들과 폭행 사건을 나몰라라 하는 경찰 사이에 ‘모종의 거래’가 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일부 경찰은 고소장을 접수시키려는 폭행 피해자들에게 “수수료를 내야 한다.”고 압박하며 사건을 무마시키기도 했다. ●“황금새벽당 - 경찰, 모종의 거래” 그리스는 아시아·아프리카 불법 이민자들이 유럽으로 옮겨가는 관문 역할을 해 왔다. 하지만 2차대전 이후 최악의 경제위기에 극우파들은 이민자들에게 실직과 범죄율 증가 등의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 황금새벽당의 등원과 함께 거세진 극우주의 망령을 우려하는 일부 시민들은 반(反) 파시즘 운동을 전개하며 맞서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부고] ‘포세이돈 어드벤처’ 어니스트 보그나인 하늘로

    미국의 영화배우 어니스트 보그나인이 로스앤젤레스에서 신부전으로 별세했다. 95세. 재난 영화의 고전인 1972년 ‘포세이돈 어드벤처’에서 진 해크먼과 연기 대결을 펼치며 국내 팬들에게도 강한 인상을 남겼던 연기파 배우다. 고인은 1917년 미 코네티컷주에서 이탈리아계 이민자 아들로 태어나 1955년 보통 사람들의 로맨스를 다룬 영화 ‘마티’에서 정육점을 운영하는 청년 마티를 연기해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1953년에는 진주만 전쟁을 배경으로 한 ‘지상에서 영원으로’에서 하사관 역을 맡는 등 100여편의 영화에 출연해 주로 선이 굵은 악역을 맡아 전설적인 명배우로 자리매김했다. 1960년대에는 TV 시트콤 ‘특전 네이비’에 주연으로 출연해 스타덤에 오르기도 했다. 1980년대에는 국내에서도 소개된 TV 액션드라마 시리즈 ‘에어울프’에 출연했고 1990년대에는 인기 애니메이션 ‘스폰지밥 네모바지’에 만화 캐릭터로 등장했다. 2009년에는 의학드라마 ‘ER’ 시리즈에 게스트로 출연했으며 2010년 미국 영화배우조합에서 수여하는 평생공로상을 받았다. 2012년 주연을 맡았던 영화 ‘비센테 페르난데스의 손을 잡은 남자’가 유작이 됐다. 유족으로는 다섯 번째 부인인 토바 트레스네와 아들 크리스토퍼, 그리고 딸 샤론과 다이애나가 있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사이버大 신·편입생 모집] 고려사이버대학교

    고려사이버대는 오는 18일까지 2012학년도 후기 신입·편입생 2246명을 모집한다. 신입학의 경우 고등학교 성적과 학업계획서를 각각 50%씩 반영하며 수능 성적은 반영하지 않는다. 편입학은 전적 대학 성적과 학업계획서를 역시 50%씩 반영한다. 학업계획서는 고려사이버대 입학지원센터(http://go.cyberkorea.ac.kr)에서 입학지원서 제출 시 함께 작성하면 된다. 특히 올해 입시에서는 신입생과 편입생을 대상으로 한 장학금 혜택이 풍성하다. 고등학교장 추천 우수 입학생에게는 2년간 전액 장학금을, 최근 3년 이내에 특성화고를 졸업한 학생에게는 입학금의 50%를 지원한다. 다문화 가정 결혼이민자 본인이나 소년소녀가장에게는 2년간 수업료의 50%를 감면해 주기도 한다. 또 전기 입시에 이어 지원자 전체를 대상으로 5주 과정의 글쓰기 강좌 기초과정을 무료로 제공하고 합격자에게는 5주간의 심화과정을 추가로 제공한다. 자세한 정보와 지원 문의는 전화 상담(02-6361-2000)을 통해 가능하다.
  • 홀로 된 결혼이민자 눈물 닦아주다

    홀로 된 결혼이민자 눈물 닦아주다

    2008년 모국 캄보디아를 떠나 스무 살이나 많은 한국인과 결혼하며 단꿈에 젖었던 함쏘말라(24)씨. 예쁜 딸까지 낳아 오붓한 가정에는 행복이 가득했다. 다문화지원기관에서 한국말과 요리를 배우며 즐거운 나날을 이어갔다. 그러나 행복은 안타깝게도 오래 가지 못했다. 지난 2월 남편이 급성 A형 간염으로 사망하면서 함쏘말라씨는 네살배기 딸과 함께 덩그러니 남겨졌다. 일용직을 전전했던 남편이 남긴 돈이라곤 셋방 보증금 300만원뿐. 그마저도 빼내 남편의 장례를 치르느라 거의 다 써버려 모녀에겐 눈물과 텅빈 지갑만 남았다. 3월부터 기초생활수급자로 선정돼 월 70만원의 정부보조금을 받게 됐지만 거처할 곳이 마땅찮은 터에 어렵사리 지인의 창고방에 다시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그러나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캄보디아에 있는 어머니가 유방암에 걸려 위독하다는 연락을 받게 됐다. 함쏘말라씨는 짧은 생을 포기하려고 수없이 마음먹었다가도 딸을 보며 이를 악물었다. 지난 4월 구로구 복지정책과 사례관리팀이 빈곤층 현장조사를 하다 이처럼 딱한 사정을 접했다. 하지만 빠듯한 예산 탓에 직접 지원해줄 만한 마땅한 방법이 없었다. 결국 박종평 생활복지국장이 직접 나서 민간 지원을 이끌어내기로 하고 직원들을 데리고 거리에 나섰다. 노력은 곧장 결실을 이뤘다. 손종주 ㈜웰컴크레디라인대부 대표, 김효성 ㈜마미엘 대표, 최영군 우리은행 구로구청지점장, 김윤기 국민차일드 대표, 문계철 성진정보통신 대표 등 9명의 지역 기업인이 구로희망복지재단을 통해 생활자금 1000만원을 내놨다. 구로구에서 연락을 받은 이자스민 새누리당 의원은 다문화가정 후원회인 ‘물방울 나눔회’를 통해 캄보디아 왕복 비행기 티켓을 지원했다. 함쏘말라씨는 다음 달 1일 어머니를 만나러 모국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남은 돈으로 아이를 키우기엔 여전히 버겁지만 그는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서 희망을 봤다.”면서 “도움받은 것을 잊지 않고 어린 딸을 위해 야무지게 살아갈 것”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美대법 “애리조나 이민법 위헌”… 오바마 재선가도 ‘탄력’

    미국 대법원은 25일(현지시간) 불법 체류자에 대한 강력한 단속을 골자로 한 애리조나주의 이민법이 연방법에 위배된다는 판결을 내렸다. 이에 따라 미국 역사상 가장 가혹한 이민법으로 평가되는 이 법은 효력을 잃게 됐으며, 이 법의 폐지를 주장해온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올 11월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 승리’를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이날 대법원은 애리조나 이민법의 주요 4개 조항 가운데 ① 불법 체류 혐의자에 대한 신분 조회 및 영장 없는 구금 ② 연방등록증(신분증) 미지참 시 형사처벌 ③ 정부 발급 ‘직업 허가서’ 없이 취업을 신청하는 행위 등 3개 조항이 연방법에 위반된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애리조나주가 멕시코와의 국경 근처에서 불법 이민 혐의자를 단속할 권리가 있다는 1개 조항만이 연방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판결을 내렸다. 2010년 제정된 애리조나 이민법은 이민자 단체들의 반발은 물론 애리조나주에서 불법 체류자들의 ‘엑소더스’가 일어나면서 지역산업이 마비되는 등 큰 논란을 일으켰으며, 오바마 행정부는 이 법 발효 전에 “연방법에 위배된다.”며 대법원에 제소했다. 이번 대법 판결로 오바마 대통령은 대선의 캐스팅보트를 쥔 히스패닉계의 지지를 더욱 확실하게 업을 수 있게 됐다. 불법 체류자의 대다수가 히스패닉계이기 때문이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은 최근 30세 미만 젊은 층 불법 이민자에 대한 추방 조치를 중단한다고 밝힌 바 있어 오바마 대통령이 명분 싸움에서 승리한 것으로 평가된다. 반면 공화당은 ‘이념 싸움’에서 밀린 것으로 보이지만, 일격을 당한 백인 보수층의 결집 효과를 불러올 가능성도 있어 대선에서의 유불리를 속단하기는 이르다. 오바마 행정부와 공화당, 진보와 보수가 첨예하게 충돌하고 있는 ‘건강보험개혁법’에 대한 대법원의 위헌 판결도 임박한 것으로 알려져 미 정가는 물론 국민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일명 ‘오바마 케어’로 불리는 이 건보개혁법에 대한 판결이 어떻게 나오든 간에 진보·보수 간 격렬한 논쟁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24일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미 대법원은 건보개혁법 위헌 심리의 결과를 이르면 26일(현지시간) 공개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예상 시나리오로 ▲전체 위헌 판결 ▲의무가입 조항 부분 위헌 판결 ▲합헌 판결 등을 예상하고 있다. 또 한편에서는 대법원이 재판관할권을 받아들이지 않는 경우 등 또 다른 형태의 결정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현재 대법관 9명 가운데 보수성향 인사가 다수인 점을 감안할 때 합헌 판결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도 벌써부터 내놓고 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외국인, 영주 체류 자격 얻어야 한국 국적 취득

    외국인이 우리나라 국적을 취득할 경우 사전에 영주 체류 자격을 취득해야 하는 ‘영주자격 전치주의’ 제도가 도입될 전망이다. 일정 기간 국내에 체류하면서 국민의 기본소양을 갖춘 뒤 국적을 신청하도록 하는 제도로, 외국인 노동자와 결혼 이민자 등의 급격한 유입에 따른 사회적 부작용을 막기 위한 장치다. 법무부는 20일 서울 서초동 변호사교육문화관에서 ‘영주자격 전치주의 도입을 위한 공청회’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국적법 개정시안을 발표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지금까지는 외국인 근로자나 재외동포가 5년 이상 국내에 계속 거주하면 일반귀화가 가능했으나 앞으로는 3년 이상 영주자격으로 체류해야 국적을 신청할 수 있게 된다. 한쪽 부모가 대한민국 국민이거나 결혼이민자 같은 간이귀화의 경우에도 국내 체류기간이 2년에서 3년으로 늘어나고, 영주체류 기간도 각각 ‘2년 이상’과 ‘1년 이상’의 요건을 갖추도록 했다. 단 과학·경제·문화·체육 분야의 공로가 있는 특별귀화 대상자는 영주권이 없어도 국적취득이 가능하도록 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고용허가제로 입국한 단순기능 외국인들이 체류기간 만료 뒤에도 재입국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장기체류하는 이들의 국적취득 문제가 새로운 사회문제가 될 수 있다.”면서 “경제적 자립 능력과 한국 문화에 적응이 덜 된 외국인들의 국내 정주가 늘어날 경우의 문제점을 줄일 예방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알카에다 소속원 주장 20대 청년, 佛 은행서 인질극 벌이다 붙잡혀

    국제 테러조직인 알카에다 소속원이라고 주장하는 20대 청년이 20일(현지시간) 프랑스 남부 툴루즈에 있는 은행에서 수시간 동안 인질극을 벌이다 경찰에 붙잡혔다. 인질은 은행원 1명을 포함해 모두 4명이며 이 가운데 여성 2명은 인질범이 체포되기 전 풀려났다고 AFP통신은 보도했다. 통신은 “은행에서 세 발의 총성이 들린 뒤 인질범이 경찰에 제압당했다.”고 전했다. 인질극 과정에서도 인질범이 발사한 것으로 보이는 한 발의 총성이 울렸다. 스스로를 ‘부마자’라고 칭한 26세의 인질범은 자신이 ‘종교적인 신념’에 따라 행동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인질범은 지난 3월 연쇄 총격 사건 용의자인 알제리계 이민자 무함마드 메라를 사살한 프랑스 경찰특공대(RAID)와의 협상을 원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실제로 인질극이 벌어진 은행은 메라가 사살당한 현장에서 500m 거리에 위치해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인질들을 위해 음식물이 은행 안으로 전달됐으며 부상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인질범이 정신병력과 전과기록을 갖고 있으며 처음부터 인질극을 노렸는지, 은행 강도를 계획했던 것인지는 분명치 않다고 밝혔다. 인질극이 발생하자 경찰은 은행 주변 200m에 저지선을 구축하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근처 학교 학부모들에게 학생들을 가정으로 데려가도록 조치했다. 경찰은 인질범이 실제 알카에다 소속원인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알카에다 회원을 자처한 메라는 스쿠터를 타고 다니며 툴루즈와 주변 지역에서 유대인 4명을 포함해 7명을 연쇄 살해한 뒤 경찰과 32시간 동안 대치한 끝에 사살당했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경남 다문화가정 고향방문 사업 하나로

    경남도와 경남도교육청, 기업체 등이 따로 해오던 다문화가정 고향방문 지원사업이 올해부터 통합·운영된다. 경남도는 19일 도청 대강당에서 김두관 도지사와 고영진 도교육감, 김태정 STX복지재단 사무국장이 참석한 가운데 ‘2012년 경남다문화가족자녀 외갓집 방문 사업 발대식’을 가졌다. 발대식은 그동안 개별적으로 진행됐던 도와 STX복지재단의 ‘친정나들이 사업’과 도교육청의 ‘외갓집 방문 사업’을 올해부터 ‘경남다문화가족자녀 외갓집 방문 사업’으로 통합해 추진하기 위한 것이다. 외가 방문 사업이 제각각 진행되는 데 따른 이중지원을 막고 사업의 시너지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경남도와 도교육청 등은 올해 외가 방문 대상 국가를 베트남과 필리핀으로 정하고 지난달 경남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통해 선정위원회를 구성해 베트남 11가정 32명과 필리핀 25가정 76명 등 모두 108명의 고향방문 결혼이민여성과 자녀를 선정했다. 지원센터가 주관해 이들의 친정·외가 방문을 지원한다. 동행을 원하는 남편은 자비로 참여할 수 있다. 베트남 방문은 다음 달 12일부터, 필리핀 방문은 8월 13일부터 각각 8박 10일간 실시한다. 경남지역 다문화 가정 결혼이민자는 지난해 말 1만 2465명으로 5년 전인 2007년 6172명보다 배로 늘었다. 같은 기간 다문화가족지원센터도 3곳에서 18곳으로 늘었다. 도는 늘어나는 다문화가정 지원을 위해 올 하반기에 결혼이민여성 2명을 공무원으로 채용할 예정이다. 2010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이동 다문화가족 지원센터’를 활용해 다음 달부터 다문화가족에 대한 교육과 무료법률 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다. 창원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씨줄날줄] 대통령의 아버지/최광숙 논설위원

    링컨 전 미국 대통령이 처음으로 상원에서 연설을 할 때다. 한 상원의원이 “여기 당신의 아버지가 만든 구두를 신고 있는 상원의원들이 있소. 그러니 당신의 출신을 잊지 마시오.”라고 말했다. 그러자 링컨은 “연설을 하기 전에 아버지를 생각하게 해주어 감사하다.”고 맞받아쳤다. 당시 상원의원들은 거의 귀족이었으니 구두공 아버지를 둔 링컨을 별로 달가워하지 않았던 것이다. 사르코지 전 프랑스 대통령의 아버지는 아들이 어릴 적에 대통령이 되겠다고 하자 “프랑스에서는 절대로 안 되니 미국으로 가라.”고 했다. 헝가리 출신 이민자인 아버지에게는 아들의 꿈이 허무맹랑하게 여겨졌지만 아들은 결국 아버지의 말이 잘못된 것임을 입증했다. 미국의 역대 대통령 아버지들의 성적표가 나왔다. 최근 ‘아버지의 날’을 맞아 워싱턴포스트가 라이스 대학 대통령학 역사학자인 더글러스 브링클리 교수에게 의뢰해 최고·최악의 아버지를 각 3명씩 뽑았다. 최고 아버지 1위는 시어도어 루스벨트 전 대통령의 아버지가 차지했다. 어린 아들을 아마존에 데려가 자연을 가르쳤고, 개인 교사를 둬 외국어도 배우게 했다. 2위는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아버지인 프레스콧 부시다. 코네티컷주 상원의원이던 그는 아들에게 정치뿐 아니라 신사가 되는 법을 가르쳤다. 존 퀸스 애덤스 대통령의 아버지는 3위를 차지했다. 반면 포드 전 대통령의 생부는 최악의 아버지로 뽑혔다. 과음과 폭언을 일삼아 그의 어머니는 포드가 태어난 지 16일 만에 아들을 안고 가출했다. 이혼 후에는 양육비도 주지 않아 포드는 양아버지의 성으로 바꿨다. 클린턴 전 대통령의 계부는 못된 아버지 2위를 기록했다. 어머니에게 폭력을 휘두르자 어린 클린턴이 “다시는 손대지 말라.”고 했을 정도다. 이혼남이라고 속여 결혼한 오바마 대통령의 아버지는 나쁜 아버지 3위에 올랐다. 그는 아들이 두살 때 고국인 케냐로 돌아간 이후 딱 한번 오바마와 만났을 뿐이다. 우리는 대통령학에 대한 연구가 일천해 대통령 아버지에 대한 평가가 쉽지 않다. 그래도 김영삼 전 대통령의 아버지 김홍조옹이 ‘능력 있는’ 아버지 1위에 오르지 않을까 싶다. 정치권에서 김옹의 멸치를 선물받지 않은 이들이 없을 정도로 아들을 물심양면으로 후원했다. 어느 나라든 역대 대통령을 보면 부잣집 도련님보다 자수성가형이 더 많은 것 같다. 대통령은 훌륭한 아버지를 만났다고 해서 되는 자리가 아닌 것은 분명해 보인다.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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