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이민자
    2026-07-24
    검색기록 지우기
  • 경찰
    2026-07-24
    검색기록 지우기
  • 1주택
    2026-07-24
    검색기록 지우기
  • 소녀상
    2026-07-24
    검색기록 지우기
  • 유진
    2026-07-24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4,899
  • [시론] 프랑스 대선과 중도 양당정치의 몰락/오창룡 서울시립대 도시인문학연구소 연구교수

    [시론] 프랑스 대선과 중도 양당정치의 몰락/오창룡 서울시립대 도시인문학연구소 연구교수

    1958년 출범한 프랑스 제5공화국은 중도 우파와 중도 좌파 정당이 번갈아 집권해 왔다. 다양한 스펙트럼의 정당이 선거에 참여하지만 결과적으로 ‘양당제’ 정치가 지속한 데에는 결선투표제의 영향이 있었다. 1차 투표에서 다수 정당이 힘을 겨루지만 1, 2위 후보가 맞붙는 결선투표에서 양대 정당 중심으로 유권자의 이합집산이 이뤄진다. 프랑스 대선을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한 게임으로 만들어 온 것도 바로 이 결선투표제였다. 그런데 며칠 남지 않은 2017년 프랑스 대선은 결선투표제 효과를 무력하게 만들 정도로 대혼전 양상이다. 네 후보의 지지율이 20퍼센트 대 초반 안팎으로 수렴하고 있다. 극우 후보로 가장 주목받는 마린 르펜은 올해 2월까지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했으나 보좌관 허위고용 의혹으로 타격을 입었다. 르펜의 유일한 적수로 꼽혔던 공화당 후보 프랑수아 피용 역시 지난 1월 세비 횡령 스캔들로 지지율 급락을 겪었다. 그사이 사회당 경제장관 출신으로 중도 독자 노선을 걷는 에마뉘엘 마크롱이 새로운 대안으로 급부상했다. 마지막으로 지난 선거까지 ‘좌파전선’을 결성했던 극좌 후보 장 뤼크 멜랑숑은 텔레비전 토론을 계기로 막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다양한 조합의 결선 시뮬레이션이 이뤄지고 있지만 결과는 그 누구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분명한 것은 중도 양당 중심의 정치가 무너졌다는 사실이다. 양대 정당인 사회당과 공화당 후보가 동시에 결선투표에 오를 가능성은 현재 제로에 가깝다. 집권 사회당 대선후보는 4위권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10퍼센트 초반의 지지율에 머물렀던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의 무능한 리더십이 낳은 참사다. 공화당 후보 프랑수아 피용은 한때 대통령에 당선될 가능성이 매우 큰 후보였으나 스캔들 타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반면 현재 대권에 더 근접해 있는 사람은 극우 정당과 2016년 탄생한 두 신생 정당 후보다. 이러한 정치 지각변동 기저에 어떠한 변화가 숨어 있는지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사회당과 공화당은 지난 30년간 프랑스에 신자유주의를 주도적으로 이식해 온 정당이다. 이론의 여지가 있을 수 있으나 신자유주의를 먼저 도입한 정당은 1983년 이후의 사회당이었다. 또한 가혹한 신자유주의 개혁으로 프랑스를 요동치게 한 장본인은 공화당의 니콜라 사르코지 전 대통령이었다. 중도 양당은 공히 유럽통합을 지지했다. 하지만 두 정당 모두 급등하는 실업률을 잡지 못했으며 사회 불안과 불만이 이민자 혐오로 이어지는 것을 막지 못했다. 현 대선 정세에서는 신자유주의 세계화와 유럽 통합에 대한 반대 의사가 기존의 어떤 대선보다도 강하게 드러난다. 브렉시트에 찬성표를 던진 영국인이 영국을 유럽에서 떼어냈다면 현재 프랑스인은 50년간 정권을 이어 온 양대 정당을 권력에서 떼어내고 있다. 브렉시트와 트럼프 당선으로 프랑스에서도 극우 포퓰리즘이 확산되고 있다는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 국민전선은 2011년 마린 르펜이 대표직을 이어받아 대대적인 이미지 쇄신을 시도한 이후 급부상했다. 현재 블루칼라, 화이트칼라 노동자가 국민전선의 주요 지지 기반이다. “사회당을 지지하는 것은 경영자를 위한 일이고 극좌 정당을 지지하는 것은 노동자뿐 아니라 이민자를 위한 일이므로 프랑스의 노동자와 일자리를 보호하는 정당은 오직 국민전선이다”라는 한 젊은 노동자의 인터뷰는 극우정당이 지지를 받는 이유를 잘 보여 준다. ‘프랑스인 먼저’라는 슬로건과 유럽연합 탈퇴 강령은 국민전선의 강력한 무기다. 극우 정당에 대한 지지 배후에는 비이성적 인종 혐오보다 고단한 현실 극복을 희망하는 유권자의 합리적 분노가 반영돼 있을지도 모른다. 대선 결선투표 이후에 더 심각한 혼란이 기다리고 있다. 이원정부제 특성상 여당이 하원 의석수 과반을 확보하지 못하면 다수당의 총리가 내정 권력을 가져가기 때문이다. 네 후보 중 피용을 제외한 세 후보가 당선될 때 등장 가능한 시나리오다. 따라서 프랑스판 브렉시트의 향방은 6월에 치러지는 총선 이후 드러날 확률이 매우 높다고 볼 수 있다.
  • [방승언의 삐-급 문화 쪼개기] 나의 SNL은 이렇지 않아…‘풍자 후진국’의 비애

    [방승언의 삐-급 문화 쪼개기] 나의 SNL은 이렇지 않아…‘풍자 후진국’의 비애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와 함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의 실체가 폭로되고, 그 주동자들이 나란히 구속되면서 그간 지속된 정부의 문화 불법검열 실태에도 대중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갇힌 사람은 소수인데 자유로워진 것은 여럿이다. 4년 만에, 더 정확히는 9년 만에 비로소 돌아온 ‘표현의 해방’은 가장 일상적인 공간, 그러니까 주말 TV 개그프로 같은 곳에 먼저 찾아들었다. ●드디어 숨통 트인 개그계지난해 말 KBS ‘개그콘서트’에는 지금쯤 태블릿PC를 인류 최악의 발명품으로 꼽고 있을 모 인사가 나타나서 웃음을 줬고 tvN의 ‘SNL 코리아’에는 태어나기도 전에 부모를 선택하는 소급적 초능력을 가지고 있다던 젊은 여성이 등장해 조롱의 대상이 됐다. 그런데 이들 방송이 전파를 탔던 날 전국의 시청자는 어쩌면 정작 개그의 내용보다도 그 내용이 공공연히 방영될 수 있었다는 사실에 더 크게 웃었을지도 모른다. 물론 즐거운 일이지만 한편으로는 우리사회가 어쩌다 풍자의 신랄함이 아닌 공공연함 따위에 감탄해야 할 수준에 도달했는지 씁쓸히 곱씹어볼 일이기도 하다. ●같은 ‘SNL’이지만… 해외의 개그·예능계와 비교해보면 오랜만에 찾아온 우리의 해방감이 얼마나 소박한 것인지는 명확해진다. ‘SNL 코리아’의 원조 격인 미국 ‘SNL 쇼’만 봐도 그렇다. 1975년에 시작된 장수 예능 프로그램인 미국 SNL에서 정치풍자는 처음부터 주된 개그 요소였다. SNL이 정치인을 다루는 방식은 가혹한 편이다. 정치인의 평소 말투나 표정 등을 패러디하는데 그치지 않고 인물이 가장 기피하고 싶을 이슈를 가차 없이 걸고넘어지는 직설적 어법은 대상의 정신적 급소를 가격하는 듯한 통쾌함을 선사한다. 최근 한 방영분에서도 미국 SNL은 할리우드 배우 알렉 볼드윈과 함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우스꽝스럽게 그리는 풍자극을 연출해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외계인이 미국을 침공했다는 설정으로 진행된 이날 콩트에서 트럼프는 흑인 병사들만 콕 집어 ‘변신한 외계인’이라고 주장하며 평소의 인종차별주의적 면모를 뽐낸다. 진보성향의 캘리포니아 주가 초토화됐다는 보고에는 ‘그러면 내가 투표에 이겼다는 뜻인가?’고 되묻는 속물로 묘사되기도 했다.그런데 이날 방송에서 드러난 미국 SNL과 우리 SNL의 진정한 차이는 사실 트럼프가 다뤄진 ‘방식’보다는 그 ‘시점’ 쪽에 있다. 해당 에피소드는 트럼프 취임 두 달 후인 3월 초에 방영됐다. 이 방송에서 트럼프는 외계인 침공의 대책으로 황당하게도 석탄 에너지를 들먹이는데 이는 트럼프가 방송 몇 주 전에 “오바마 정부의 기후변화 대책을 폐지해 석탄 산업을 부활시키겠다”고 말했던 사실을 비꼬은 것. 우리라고 한들 ‘젊은이들은 모두 중동으로 가라’던가 ‘국정교과서에 반대하는 사람은 혼이 비정상’이라는 등의 대단히 재미있는(?) 발언이 TV방송에서 버젓이 패러디 되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았을까. 트럼프가 ‘괴짜 대선후보’에서 덜컥 ‘현직 대통령’이 돼버렸다고 해서 입을 조심할 이유는 전혀 없다는 미국 SNL의 태연함과 당당함은, 정치인 몇 명을 가볍게 풍자했다는 이유만으로 작가 교체 등 대대적 가위질을 당해야 했던 ‘SNL 코리아’의 비극적 운명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신성한 조롱과 모욕의 권리 민주주의 역사가 오래 된 국가 대부분이 그렇듯 미국에서도 정치 풍자는 민주시민의 지극히 온당한 권리로 받아들여진다. 그리고 이런 ‘조롱의 권리’는 때론 모욕에 가까운 수준으로 강도 높게 행사돼도 억압받지 않는다. 하나의 극단적 사례로 미국에서 20년째 장수하고 있는 만화 ‘사우스파크’(South Park)를 들 수 있다. 여덟 살 어린이들이 주인공이지만 온갖 음담패설, 폭력, 광기가 난무하는 이 만화는 정치계, 종교계, 연예계, 경제계를 좌우구분 없이 거칠게 조롱하는 작품으로 정평이 나 있다. 다른 유명 미국 애니메이션 ‘심슨 가족’과 비교해보면 ‘사우스파크’의 극단성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다. ‘심슨 가족’의 경우 도널드 트럼프가 그저 외모 단장에나 신경 쓰는 한심한 정치인 정도로 묘사된다면, ‘사우스파크’에서 트럼프를 대변하는 캐릭터인 ‘허버트 개리슨’은 난민, 이민자, 범죄자 등 미국에게 거슬리는 모든 존재를 ‘손수 겁탈해서 죽이겠다’는 공약을 내세우는 미치광이다. 그럼에도 개리슨은 막대한 지지와 함께 당선된다.‘사우스파크’의 표현 방식은 이처럼 조롱 대상자는 물론 일부 시청자들까지 거부감을 느낄 만큼 폭력적이고 공격적이다. 실제로 미국에서도 ‘사우스파크’의 극단적 자유지상주의(libertarianism) 논조에 반감을 가지는 사람이 적지만은 않다. 그렇지만 만약 정부가 ‘사우스파크’의 제작 관행에 모종의 압박을 가한 사실이 드러난다면 여론의 성토는 당장 제작진이 아닌 백악관 쪽을 향할 확률이 높다. 현지에서 ‘표현의 자유’라는 윤리적 가치는 과장을 약간 섞어 말하자면 일개 정치인보다 훨씬 더 신성시되는 대상이다. 이런 정치 상황에서는 정부의 민간 언로(言路) 통제란 그저 전체주의식 폭정에 다름없다. 실제로 트럼프는 취임 전 기자회견에서 특정 언론들을 ‘가짜 언론’이라고 일컬으며 이들의 질문 기회를 박탈했다가 무수한 비난을 받았다. ●놀릴 수 있는 것은 무섭지 않다 물론 정치풍자가 국내에서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문화인 것은 아니다. 1987년 노태우 당시 대통령은 자신을 소재로 한 개그를 전면 허용해 많은 정치 개그 프로그램 탄생의 계기를 만들었고, 더 가까운 예로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에도 무수한 ‘대통령 개그’가 유행했었다.더 나아가 최근 박원순 서울시장은 시민들과의 토론에서 ‘(자신을 포함한) 정치인들에 대한 희화화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럴 수) 있고,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한 바 있다. 정치인 희화화를 억압하지 않는 것은 물론이요 오히려 적극 권장해야 한다는 박 시장의 말은 정치풍자 행위가 지니는 민주주의적 가치를 함축한다. 희화화는 대상이 지닌 권위를 해체해 대상이 주는 두려움을 희석하는 작업이다. 박 시장의 말은 결국 ‘국민이 정치인을 두려워해선 안 되며, 오히려 그 반대여야만 한다’는 민주주의 기본원칙의 재확인인 셈이다. 하지만 9년 전을 기점으로 우리 사회에서 공공연한 풍자는 종적을 감췄었다. 뺄셈을 해보면 현재 중학생 정도의 나이인 청소년들은 초등학교 입학을 전후로 현재에 이르기까지 이 ‘기본원칙’을 공적인 영역에서 접할 기회가 전혀 없었다는 의미가 된다. 이 기간 동안 정부에 대한 신랄한 농담은 인터넷에서만, 혹은 죽이 맞는 친구들 사이에서만 불온서적이나 음란물처럼 유통됐다. 초등학생에서 중학생에 이르는 이 시기를 우리는 흔히 자아가 확립되는 시기라고 이야기한다. 사석에서조차 정치를 함부로 논할 수 없었던 시절에 청소년기를 보낸 세대의 일부가, 2017년 현재에 이르러 대통령 비난 글 하나하나에 분노의 반박 댓글을 다는 장년으로 자라난 것은 그저 우연의 일치일까. ‘불가침의 권위의식’과 ‘무비판적 맹종’으로 이뤄진 악의 순환 고리를 끊는 일은 어쩌면 가장 일상적인 공간, 그러니까 주말 TV 개그프로 같은 곳에서 먼저 시작될지도 모른다. earny@seoul.co.kr
  • 클래식 선율에 깊어지는 아시아 우정

    클래식 선율에 깊어지는 아시아 우정

    클래식 선율로 아시아의 우정이 두터워진다.음악을 통한 우정을 모토로 시작돼 올해 12회를 맞이한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SSF)가 5월 16일부터 28일까지 세종문화회관, 예술의전당 등에서 열린다. 올해 주제는 아시아다. 정치·외교 문제로 갈등을 겪는 동북아시아를 위해 화합의 멜로디를 연주한다는 취지다. 50명(팀)의 아티스트가 참여하는 실내악 공연 16개가 준비됐다. 모차르트, 베토벤, 브람스, 바흐, 슈베르트 등 고전에서부터 강석희, 브라이트 솅, 리핑 왕, 호소카와 도시오, 다케미쓰 도루 등 우리 시대 아시아 작곡가의 프로그램을 들려준다. 매년 큰 인기인 고택음악회는 올해도 종로구 안국동 윤보선 고택에서 20일 열린다. 같은 날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가족음악회 ‘뮤직&이미지’와 이튿날 예당 IBK챔버홀에서 열리는 ‘피아노 즉흥 연주의 밤’에서는 피아노 즉흥 연주를 맛볼 수 있다. 카롤 베파(프랑스)가 찰리 채플린의 ‘이민자’, 프리드리히 빌헬름 무르나우 감독의 무성영화 ‘일출’ 상영에 맞춰 즉흥 연주를 한다. 특히 가족음악회에서는 첼리스트 오펠리 가이야르(프랑스)와 힙합 댄서 이브라힘 시소코(프랑스)가 결성한 프로젝트 엉 필리그랑이 ‘첼로, 힙합 댄서를 만나다’를 선보이며 첼로 연주가 춤이 되고, 춤이 음악이 되는 색다른 예술의 세계를 선물한다. 바이올리니스트 아키코 스와나이(일본)와 초량 린(대만계 미국), 첼리스트이자 일본 대표 클래식 공연장 산토리홀의 관장인 쓰요시 쓰쓰미, 베를린필 수석 플루티스트 마티외 뒤푸르(프랑스) 등 정상급 아티스트들도 수두룩하다. 해외 연주자 중에서는 중국 피아니스트 사첸과 홍콩 출신 첼리스트 트레이 리가 특히 눈길을 끈다. 최근 사드 배치 문제로 한·중 사이 갈등의 골이 깊기 때문이다. 사첸은 최근 돌연 취소된 백건우의 중국 구이양 심포니 협연을 대신한 라이징 스타다. 이들은 22~25일 예당 IBK챔버홀에서 열리는 ‘차이니즈 오디세이’, ‘베토벤과 그 시절’, ‘음악과 문학’, ‘비올라와 친구들’ 공연 등에 잇달아 올라 한국, 일본 연주자와 호흡을 맞출 예정이다. 2만~6만원. 고택음악회는 전 석 15만원. (02)712-4879.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보그’ 영국판 편집장 첫 흑인 남성 발탁

    ‘보그’ 영국판 편집장 첫 흑인 남성 발탁

    패션잡지 보그 영국판이 아프리카 가나 출신의 에드워드 에닌풀(45)을 신임 편집장으로 발탁했다고 가디언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주류 여성잡지 편집장으로 흑인 남성이 발탁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현재 패션잡지 ‘W’의 패션·스타일부장인 에닌풀은 오는 8월 알렉산드라 슐만 편집장의 뒤를 이어 보그 영국판을 책임진다. 25년간 보그 영국판 편집장 자리를 지켜 온 슐만은 지난 1월 사퇴 의사를 표명했다. 에닌풀은 어릴 적 부모를 따라 런던으로 이주한 이민자 가정 출신으로 18세에 패션잡지 ‘i’의 패션부장으로 발탁됐다. 이어 보그 이탈리아판과 보그 미국판에서 프리랜서 패션 편집자로 일하다 2011년 ‘W’ 패션·스타일부장으로 옮겼다. 지난해에는 패션 부문에서의 공로를 인정받아 영국 제국훈장(OBE)을 수상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극초음속 비행체·스텔스 잠수함… 해외파 中과학자들의 ‘군사 굴기’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극초음속 비행체·스텔스 잠수함… 해외파 中과학자들의 ‘군사 굴기’

    “우리들 손으로 중국의 첨단 군사·과학기술 수준을 세계 1위로 올려놓겠다.” 세계 어디든 1시간 내 핵무기를 실어나를 수 있는 극초음속 비행체, 소나(음향탐지)를 피할 수 있어 절대로 들키지 않는 스텔스 잠수함 등 중국의 군사·과학 기술을 한 단계 끌어올리기 위해 해외파 중국계 과학자군단이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최근 보도했다. 특히 지난 40년간의 고도 경제성장으로 주머니가 두둑해진 중국 정부가 이를 바탕으로 높은 보수와 좋은 연구 환경을 제시하거나 애국심에 호소, 미국과 유럽의 군사·과학기술 분야 중국계 과학자들을 대규모로 유치하는 데 힘쓴 덕분에 중국이 빠른 속도로 첨단 군사·과학기술의 발전을 이루고 있다는 게 SCMP의 분석이다.●中 ‘풍동’ 시설 만들고 비행체 개발 추진 해외파 중국계 과학자들의 상당수는 미국의 뉴멕시코주 로스앨러모스 국립연구소와 캘리포니아주 로런스 리버모어 국립연구소, 오하이오주 라이트패터슨 공군연구소 등 미 국책연구소 출신이다. 이 가운데서도 로스앨러모스 국립연구소 출신들은 중국 내 각 대학과 연구소에서 ‘로스앨러모스 클럽’이라고 불릴 만큼 큰 세력을 형성하고 있다. 해발 2200m의 사막 지대에 있는 로스앨러모스 국립연구소는 인류 첫 원자폭탄 개발계획인 맨해튼 프로젝트의 산실로 널리 알려져 있다. 지금도 민군(民軍) 겸용 슈퍼컴퓨터와 입자가속기 등을 갖추고 국가 주도 과학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1만명에 이르는 연구원 중 400명 정도가 중국 등지에서 건너온 아시아계 과학자로 전해졌다.중국 내 로스앨러모스 클럽의 수장은 극초음속 비행체 개발을 주도해 온 천스이(陳十一) 교수다. 중국은 지난해 4월 음속의 10배인 시속 1만 1000㎞로 비행할 수 있는 극초음속 비행체를 시험했다. 중국이 보유한 핵탄두를 싣고 세계 어디로든 1시간 내에 날아가 공격을 감행할 수 있을 정도로 엄청나게 빠른 속도다. 현재의 미사일방어 체계로는 도저히 대응할 수가 없다. 이 같은 최첨단 무기를 개발하는 데 필요한 실험을 위해서는 ‘풍동’(Wind Tunnel) 시설이 필요하다. 2010년 지어진 ‘풍동’은 미국이 보유한 2개의 풍동에 뒤이은 전 세계 세 번째 시설이다. 중국 정부가 이를 만들게 된 데는 천 교수의 설득이 주효했다. 그가 로스앨러모스에서 극초음속 비행체나 풍동 설계도를 빼왔는지 여부는 확실치 않다. 익명을 요구한 중국과학원 연구원은 “그렇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천 교수의 연구는 기술적 구체 사항보다는 이론적 연구가 주된 것이었다”며 “다만 정부에 제안서는 낼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천 교수는 로스앨러모스 비선형연구센터 부소장 등 고위직에 올랐지만 1999년 퇴직한 뒤 곧바로 귀국했다. 가장 복잡한 자연현상으로 꼽히는 난기류 전문가로 베이징대 국가중점실험실 난류·복잡계 연구책임자를 맡아 중국의 극초음속 비행체 개발에 이바지했다. 2015년부터는 광둥(廣東)성 선전(深圳) 난팡(南方)과기대의 총장을 맡아 이곳을 ‘중국의 스탠퍼드’로 변신시켰다. 그는 난팡과기대 총장에 취임한 이후 베이징(北京)대와 이공계 최고 명문 칭화(淸華)대, 헤이룽장(黑龍江)성 하얼빈(哈爾賓)공대, 중국과학원, 중국과학기술대, 상하이푸단(上海復旦)대 등의 로스앨러모스 출신들을 끌어모았다. 로스앨러모스에서 중성자과학센터 팀장을 맡았던 자오위성(趙予生) 박사는 16년 만인 2015년 물리학과 석좌교수로 이곳에 합류했다. 18년 넘게 에너지 저장 장치와 바이오센서 등 보안 응용프로그램을 위한 신물질을 개발해 온 왕샹린(王湘麟) 박사도 지난해 9월 이 대학 화학부 석좌교수로 가세했다. 그는 2015년 미 국방부 산하 홈랜드 방위·안보정보분석센터(HDIAC)에서 근무하기도 했다. 기계항공공학부 학장 산샤오원(單肖文) 석좌교수도 로스앨러모스 클럽 멤버다. 그는 중국이 독자 개발한 첫 국산 여객기인 C919 개발에 참여했다. 난팡과기대는 교수의 95%가 귀국한 해외파 중국계 학자들이다. 스텔스 잠수함 개발에 참여하고 있는 허궈웨이(何國威) 중국과학원 역학연구소 비선형 역학연구실 주임, 중국 푸젠(福建)성 샤먼(廈門)대 에너지공학부 리닝(李寧) 학장 등도 로스앨러모스 출신이다. 허 교수는 잠수함이 기동할 때 생기는 난기류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예측하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개발 중이다. 상대국의 감시망을 피할 수 있는 스텔스 잠수함 개발과 적 잠수함 조기 탐지에 필수적인 기술이다. 리 학장은 안전하고 오염 우려가 없는 차세대 원자력발전소를 개발 중이다. 핵 항모와 핵 잠수함 등 군사용으로도 활용될 수 있는 기술이다. 중국은 1949년 사회주의 중국 성립 이후 첨단 과학기술을 발전시키기 위해 해외에 진출한 과학자들의 귀국을 종용해 왔다. ‘중국 우주과학 아버지’로 불리는 고(故) 첸쉐썬(錢學森) 박사가 대표적이다. 그는 미국 MIT에서 교수로 지내다가 1955년 귀국해 중국의 ‘양탄일성’(원자·수소폭탄과 인공위성) 연구를 주도하며 중국 항공우주산업의 기초를 세운 인물이다. 당시 빈곤국이었던 중국은 ‘불타는 애국심’에 호소해 해외파 중국계 과학자들을 불러들였다. 중국 최초 스텔스 전투기인 ‘젠(殲)20’의 엔진 동체를 자체 기술로 생산하는 데 기여한 스창쉬(師昌緖) 박사는 미국에서 귀국한 이유로 “조국을 외면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1999년 핵물리학자 간첩사건 뒤 귀국 행렬 로스앨러모스 중국계 과학자들의 귀국 행렬은 1999년 간첩 사건이 기폭제가 됐다. 그해 연구소의 대만계 핵물리학자였던 리원허(李文和) 박사가 첨단 핵탄두 설계를 중국에 넘긴 혐의로 기소됐다. 리 박사는 2006년 증거 불충분으로 풀려나 처벌을 면했지만, 연구소 내 중국계 과학자들의 귀국 행렬이 본격적으로 이어졌다. 이때 중국 정부가 우수 해외 과학자 유치를 위한 ‘1000인계획’(2008년) ‘1만인계획’(2012년)을 잇따라 시행한 것도 이를 부추겼다. 금전적 보상도 인재를 끌어들이는 주요인 중 하나였다. 천스이 교수의 경우 난팡과기대 총장 자리와 정부 차원의 지원 등 경제적 혜택을 보장받았다.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양전닝(楊振寧) 박사는 지난해 미국 국적을 포기하고 중국 국적을 취득했고 튜링상 수상자 야오치즈(姚期智) 박사도 같은 해 중국으로 귀화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두뇌 유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이민자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미국 내 중국인 고급 인력의 귀국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익명의 안보 전문가는 “미국 정부도 중국으로의 두뇌 유출을 알고 있지만 과학자들이 연구할 나라를 선택하는 것은 자유이기 때문에 막을 도리가 없다”며 “더욱이 트럼프 대통령이 반이민 정책으로 과학자들을 모두 추방해버리면 미국의 연구·개발은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SCMP가 전했다. 제임스 앤드루 루이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부소장도 “미국 내 중국인 과학자들은 중국 정부로부터 스파이 행위를 위한 타깃이 되고 있다”며 “우리는 이들에게 특별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khkim@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세계 1위 첨단기술국’ 도약을 위해 헌신하는 해외파 중국 과학자들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세계 1위 첨단기술국’ 도약을 위해 헌신하는 해외파 중국 과학자들

     “우리들 손으로 중국의 첨단 군사·과학기술 수준을 세계 1위로 올려놓겠다.”  해외파 중국인 과학자군단이 일반 항공기보다 10배 이상 빠른 극초음속 비행체, 소나(음향탐지)를 피할 수 있어 절대로 들키지 않는 스텔스 잠수함 등 중국의 군사·과학 기술을 한 단계 끌어올리기 위해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지난 29일 보도했다. 특히 지난 40년간의 고도 경제성장으로 주머니가 두둑해진 중국 정부가 이를 바탕으로 높은 보수와 좋은 연구 환경을 제시하거나 애국심에 호소해 미국과 유럽의 군사·과학기술 분야 중국계 과학자들을 대규모로 유치하는 데 힘쓴 덕분에 중국이 빠른 속도로 첨단 군사·과학기술의 발전을 이룩하고 있다는 것이 SCMP의 분석이다. 중국의 첨단 군사·과학기술 개발을 주도하고 있는 과학자들의 상당수는 미국의 뉴멕시코주 로스앨러모스 국립연구소와 캘리포니아주 로런스 리버모어 국립연구소, 오하이오주 라이트패터슨 공군연구소 등 미 국책연구소 출신이다. 이 가운데서도 로스앨러모스 국립연구소 출신들은 중국 내 각 대학과 연구소에서 ‘로스앨러모스 클럽’이라고 불릴 만큼 큰 세력을 형성하고 있다. 해발 2200m의 사막 지대에 있는 로스앨러모스 국립연구소는 인류 첫 원자폭탄 개발 계획인 맨해튼 프로젝트의 산실로 널리 알려져 있다. 지금도 민군(民軍) 겸용 슈퍼컴퓨터와 입자가속기 등을 갖추고 국가 주도 과학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1만명에 이르는 연구원 중 4% 정도가 중국 등지에서 건너온 아시아계 과학자로 전해졌다.  중국 내 로스앨러모스 클럽의 수장은 극초음속 비행체 개발을 주도해 온 천스이(陳十一) 교수다. 중국은 지난해 4월 음속의 10배인 시속 1만 1000㎞로 비행할 수 있는 극초음속 비행체를 시험했다. 중국이 보유한 핵탄두를 싣고 세계 어디로든 1시간 이내에 날아가 공격을 감행할 수 있을 정도로 엄청나게 빠른 속도다. 현재의 미사일 방어 체계로도 도저히 대응할 수가 없다. 이 같은 최첨단 무기를 개발하는 데 필요한 실험을 위해서는 ‘풍동’(Wind Tunnel) 시설이 필요다. 2010년 지어진 ‘풍동’은 미국이 보유한 2개의 풍동에 뒤이은 전 세계 세 번째이다. 중국 정부가 이 시설을 만들게 된 데는 천 교수의 설득이 주효했다. 그가 로스앨러모스에서 초음속비행체나 풍동 설계도를 빼왔는지 여부는 확실치 않다. 익명을 요구한 중국과학원 연구원은 “그렇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천 교수의 연구는 기술적 구체 사항보다는 이론적 연구가 주된 것이었다”며 “다만 보고 들은 게 있으니 정부에 확실한 제안서를 낼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천 교수는 로스앨러모스 비선형연구센터 부소장 등 고위직에 올랐지만 1999년 퇴직한 뒤 곧바로 귀국했다. 가장 복잡한 자연현상으로 꼽히는 난기류 전문가로 베이징대 국가중점실험실 난류·복잡계 연구책임자를 맡아 중국의 극초음속 비행체 개발에 이바지했다. 2015년부터는 광둥(廣東)성 선전 난팡(南方)과기대의 총장을 맡아 이곳을 ‘중국의 스탠퍼드’로 변화시켜 왔다. 그는 난팡과기대 총장에 취임한 이후 베이징(北京)대와 이공계 최고 명문 칭화(淸華)대, 헤이룽장(黑龍江)성 하얼빈(哈爾賓)공대, 중국과학원, 중국과학기술대, 상하이푸단(上海復旦)대 등의 로스앨러모스 출신들을 끌어모았다. 로스앨러모스에서 중성자과학센터 팀장을 맡았던 자오위성(趙予生) 박사는 16년 만인 2015년 물리학교 석좌교수로 이곳에 합류했다. 18년 넘게 에너지 저장 장치와 바이오센서 등 보안 응용프로그램을 위한 신물질을 개발해 온 왕샹린(王湘麟) 박사도 지난해 9월 이 대학 화학부 석좌교수로 가세했다. 그는 2015년 미 국방부 산하 홈랜드 방위·안보정보분석센터(HDIAC)에서 근무하기도 했다. 기계항공공학부 학장 산샤오원(單肖文) 교수도 로스앨러모스 클럽 멤버다. 그는 중국이 독자 개발한 첫 국산 여객기인 C919 개발에 참여했다. 난팡과기대는 전체 교수의 95%가 귀국한 해외파 중국계 학자들이다. 스텔스 잠수함 개발에 참여하고 있는 허궈웨이(何國威) 중국과학원 교수, 중국 푸젠(福建)성 샤먼(廈門)대 에너지공학부 리닝(李寧) 학장 등도 로스앨러모스 출신이다. 허 교수는 잠수함이 기동할 때 생기는 난기류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예측하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개발 중이다. 상대국의 감시망을 피할 수 있는 스텔스 잠수함 개발과 적 잠수함 조기 탐지에 필수적인 기술이다. 리 학장은 안전하고 오염 우려가 없는 차세대 원자력발전소를 개발 중이다. 핵 항모와 핵 잠수함 등 군사용으로도 활용될 수 있는 기술이다.  중국은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 성립 이후 첨단 과학기술을 발전시키기 위해 해외에 진출한 과학자들의 귀국을 종용해 왔다. ‘중국 우주과학 아버지’로 불리는 고(故) 첸쉐썬(錢學森) 박사가 대표적이다. 그는 미국 MIT에서 교수로 지내다가 1955년 귀국해 중국의 ‘양탄일성’(원자·수소폭탄과 인공위성) 연구를 주도하며 중국 항공우주산업의 기초를 세운 인물이다. 당시 빈곤국이었던 중국은 ‘불타는 애국심’에 호소해 해외파 과학자들을 불러들였다. 중국 최초 스텔스 전투기인 ‘젠(殲)20’의 엔진 동체를 자체 기술로 생산하는 데 기여한 스창쉬(師昌緖) 박사는 미국에서 귀국한 이유로 “조국을 외면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로스앨러모스 중국계 과학자들의 귀국 행렬은 1999년 간첩 사건이 기폭제가 됐다. 그해 이 연구소의 대만계 미국인 핵물리학자였던 리원허(李文和) 박사가 첨단 핵탄두 설계를 중국에 넘긴 혐의로 기소된 사건이다. 리 박사는 2006년 증거 불충분으로 풀려나 처벌을 면했지만, 이 연구소 내 중국계 과학자들의 귀국 행렬이 본격적으로 이어졌다. 이때 중국 정부가 우수 해외 과학자 유치를 위한 ‘1000인계획’(2008년) ‘1만인계획’(2012년)을 잇따라 시행한 것이 이를 부추겼다. 중국 측이 제공하는 금전적 보상도 인재를 끌어들이는 주요인 중 하나였다. 천스이 교수의 경우 난팡과기대 총장 자리와 정부 차원의 지원 등 경제적 혜택을 보장받았다.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양전닝(楊振寧) 박사는 지난해 미국 국적을 포기하고 중국 국적을 취득했고 튜링상 수상자 야오치즈(姚期智) 박사도 같은 해 중국으로 귀화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두뇌 유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이민자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미국 내 중국인 고급 인력의 귀국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익명의 안보 전문가는 “미국 정부도 중국으로의 두뇌 유출을 알고 있지만 과학자들이 연구할 나라를 선택하는 것은 자유이기 때문에 막을 도리가 없다”며 “더욱이 트럼프 대통령이 반이민 정책으로 과학자들을 모두 추방해버리면 미국의 연구·개발은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SCMP가 전했다. 제임스 앤드루 루이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부소장도 “미국 내 중국인 과학자들은 중국 정부로부터 스파이 행위를 위한 타깃이 되고 있다”며 “우리는 이들에게 특별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로스앨러모스 출신 귀국 과학자들의 존재가 미국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반론도 있다. 2005년 로스앨러모스에서 샤먼대로 옮긴 항웨이 박사는 “중국인 연구자들은 그곳에서 가장 낮은 보안 등급을 받았고 군사정보에는 아예 접근할 수도 없었다”며 “우리는 일을 찾아온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씨줄날줄] 김영옥 대령과 혼다 의원/최광숙 논설위원

    [씨줄날줄] 김영옥 대령과 혼다 의원/최광숙 논설위원

    일본계 미국인 마이크 혼다 전 미국 연방 하원의원이 처음으로 미국 의회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와 관련해 일본 정부의 사과와 배상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들고나온 것은 1999년 캘리포니아 주의원 시절이다. 그러자 혼다에게 영향력 있는 재미 일본계 지도자들로부터 결의안 철회 압박이 가해졌다. 결국 결의안 표결이 연기됐다. 그가 이때 도움을 청했던 이가 다름 아닌 ‘전쟁 영웅’ 고(故)김영옥 대령이다.김영옥은 독립운동가의 아들로 미국에서 태어난 한국인 2세다. 2차대전과 6·25 전쟁에 참여해 프랑스, 이탈리아, 한국 등 가는 곳마다 기상천외한 작전으로 적을 격퇴했다. 그 공로로 이들 3개국으로부터 최고무공훈장을 받았다. 워싱턴 대통령, 아이젠하워 대통령, 맥아더 장군 등과 함께 미국 전쟁 영웅 16명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아시아인으로는 그가 유일하다. 혼다가 김영옥에게 손을 내민 것은 김영옥이 2차대전에 참전한 일본계 군인회의 정신적 지주이자 리더였기 때문이다. 일본이 진주만을 기습 공격하자 미국은 일본계 이민자 12만명을 격리 수용했다. 혼다도 어린 시절 일본계 강제수용소에서 지낸 아픔이 있다고 한다. 일본계 2세들이 미국에 충성심을 보여 주기 위해 만든 것이 100대대이고, 김영옥이 이 부대의 장교였다. 그는 군화 끈도 못 매던 오합지졸의 이 부대를 이끌어 격전지에서 혁혁한 공을 세웠다. 일본인들은 처음에는 한국인 김영옥을 우습게 알았지만 그의 뛰어난 리더십과 헌신하는 군인 정신에 감동을 받았고, 그는 지금까지도 재미 일본 사회에서 전설로 남게 됐다. 혼다로부터 위안부 결의안이 좌초 위기에 놓였다는 것을 들은 김영옥은 즉각 자신의 일본계 부하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무엇 때문에 자신들이 전쟁터에서 같이 피를 흘렸는지를 상기시키면서 결의안 지지에 동참해 줄 것을 호소했다. 결의안 지지서 초안을 만들어 자신이 먼저 서명하고 이들로부터 서명을 받아 혼다에게 보냈다. 일본계 참전용사회 멤버들이 지지서에 서명하면서 재미 일본 사회의 반발도 수그러들었다고 한다. 김영옥 덕분에 결의안은 만장일치로 캘리포니아주 상하원을 통과하게 됐다. 혼다가 연방 하원의원으로 당선된 이후 2007년 연방 하원에서도 결의안이 채택됐다. 외교부가 혼다 전 의원에게 미국 등 국제사회에서 위안부 문제를 공론화한 공로를 인정해 수교훈장을 수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8선 의원을 지낸 그는 지난해 선거에서 낙선했지만 지금은 미국 내 위안부 소녀상 건립에 적극적이다. 그의 가슴에 단 훈장을 보고 싶다.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 美 이슬람 이민 가정서 아직도 행해지는 소녀 할례…성형으로 위장

    美 이슬람 이민 가정서 아직도 행해지는 소녀 할례…성형으로 위장

    미국 내에서도 일부 이슬람 이민자 가정 등에서 ‘여성 할례’(割禮)가 은밀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8일(현지시간) 폭스뉴스 등에 따르면 연방수사국(FBI)는 여성 할례를 국제적 인권침해 범죄로 규정하고 소녀들에게 할례를 시술하거나 이를 강요하는 행위에 대한 수사를 광범위하게 진행 중이다. 케리 스파크스 FBI 특별요원은 “미국 내에서 어린 소녀들에 대한 할례 시술이 은밀히 자행되고 있다”면서 “일부 소녀는 방학을 맞아 할례 시술을 하는 외국으로 나가기도 한다”고 말했다. 질병통제예방센터에 따르면 미국 내에서 여성 50만 명 이상이 할례 시술을 이미 받았거나 받을 위험에 처해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1990년 조사 때보다 3배 이상 늘어난 수치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내에서 여성 할례는 아프리카와 중동 등 이슬람 국가에서 이민 온 가정에서 주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여성 할례 반대 단체인 ‘소녀를 위한 안전’(SHG)의 자하 두쿠레는 “여성 할례는 성형수술이나 질성형으로 위장해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이집트 출신의 전 방송인 와히드 복토는 “미국에서는 자신의 딸과 손녀에게 할례 시술하려는 여성들이 대부분”이라며 “할례 시술은 비밀스럽게 이뤄지며 점조직 형태를 띠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현재 여성 할례를 위해 소녀들을 해외로 보내거나 시술하는 행위가 연방범죄로 규정돼있다. 연방 의회가 지난 2013년 ‘여성 할례 이동 금지법’을 제정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50개 주 가운데 24개 주는 할례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지만, 나머지 26개 주에서는 불법이 아니다. 이에 따라 여성·인권단체들은 26개 주에서도 할례가 불법으로 규정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할례 금지’ 주에서도 처벌 수위는 제각각이다. 버지니아 주는 지난달 여성 할례를 1급 경범죄로 규정하고 위반 시 최대 징역 1년에 처하도록 하는 법안을 의결했다. 반면 매사추세츠 주에서는 징역형뿐만 아니라 벌금형까지 부과하고 있다 이에 인권단체들은 “여성 할례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단속과 함께 처벌이 필요하다”면서 “할례가 성행하는 지역에서 온 이민자를 상대로 한 교육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성 할례를 강요했다가 추방당한 사례도 늘고 있다.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은 최근 에티오피아 남성 1명을 본국으로 추방했다. 이 남성은 지난 2006년 자신의 2살 난 딸에게 할례를 시술하다가 적발돼 10년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다가 풀려났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반(反)이민 정책에 휩쓸려 추방된 것이다. 여성 할례는 성기 일부를 절제하거나 절개하는 의례로 주로 아프리카와 중동, 폴리네시아 등 일부 지역에서 성행하고 있다. 소녀의 순결성과 결혼 자격 등 다양한 이유로 이뤄지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아프리카, 중동 29개국의 여성 1억 3천300만 명 이상이 할례를 경험했으며 매일 9800명, 매년 3600만 명이 할례를 당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美법무부, 불법체류 ‘피난처 도시’에 연방 보조금 중단

    美법무부, 불법체류 ‘피난처 도시’에 연방 보조금 중단

    캘리포니아 전체 중단액의 27% 지자체 400곳 불법체류자 보호 시민단체 “지원금 중단 법적투쟁”반(反)이민 행정명령과 멕시코 장벽 건설 등 불법 체류자에 대한 강경 대응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불법 체류자를 보호하는 ‘피난처 도시’(sanctuary city)에 ‘보조금’ 지급 중단을 공식 선언했다.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은 27일(현지시간) 연방이민법을 온전히 준수하지 않는 각 시·카운티·주 정부에 연방 사법제도 보조금 지급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월스트리트저널 등이 보도했다. 백악관 브리핑룸에 깜짝 등장한 세션스 장관은 “법무부의 보조금을 신청하는 어떤 기관도 연방법 제1373조 8항을 분명히 준수하고 있음을 명백하게 밝히도록 요구할 것”이라면서 “법률 위반 사항을 개선하지 못하면 보조금 지원 보류, 중단, 자격박탈 등의 조치가 취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방법 제1373조 8항은 정부 기관과 이민귀화국 간의 소통 및 협력을 규정하고 있다. 세션스 장관이 언급한 보조금은 법무부 산하 사법제도실(OJP), 지역사회경찰국(COPS) 등이 미 전역의 형사사법제도를 돕고자 지방 정부에 제공하는 지원금을 말한다. 최근에는 지난해 미국 역사상 최악의 총기테러 사건인 올랜도 게이 나이트클럽 총기 난사 사건 피해자를 돕기 위해 850만 달러(약 95억 2000여만원)의 지원금이 제공된 적이 있다. 법무부가 첫 포문을 열었지만 다른 부처에서도 지역개발이나 경제개발청 보조금 등 각종 지원금 삭감에 나선다면 연간 8억 7000만 달러(약 9740억원)의 연방지원금이 중단될 것이라고 진보적인 싱크탱크인 미국진보센터(CAP)는 내다봤다. 제일 큰 피해를 보는 주는 인구가 가장 많은 캘리포니아로 전체 지원금 중단액의 27%인 2억 4000만 달러(약 2688억원)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은 뉴욕시를 비롯해 불법이민자 피난처를 많이 둔 뉴욕주로 1억 9000만 달러(약 2128억원), 시카고가 속한 일리노이주는 9100만 달러(약 1019억원)를 삭감당할 것으로 조사됐다. CAP 관계자는 “트럼프 정부의 재정 지원 중단에 굴하지 않고 불법 체류자 보호 정책을 계속 펴겠다고 밝힌 도시는 워싱턴DC와 뉴욕, 로스앤젤레스, 시카고, 보스턴 등 39개 주요 도시와 364개 카운티 등 400개가 넘는다”면서 “이들 지방정부는 연방지원금 중단에 맞서 법적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다문화 선생님과 교실서 세계여행 떠나요

    다문화 선생님과 교실서 세계여행 떠나요

    “아이들이 선생님이라고 부르면 설레요. 내 수업을 듣고 한국 어린이들이 중국에 관심을 갖는 것 자체가 큰 보람이에요.”다문화 강사 4년차인 왕훠이(45·중국)씨는 늘 즐거운 마음으로 아이들 앞에 선다고 28일 밝혔다. 경기 성남시는 지난 2일부터 오는 6월 30일까지 중국, 몽골, 일본에서 온 결혼이민자 5명을 다문화 이해교육 강사로 초등학교 등에 파견한다. 이들은 초등학교 24곳, 병설유치원 10곳, 국공립어린이집 5곳, 지역아동센터 9곳 등 48곳을 돌며 7484명에게 일주일에 각각 5차례 자국의 문화를 강의한다. 기쁨이 겹친다는 의미의 한자 쌍 희(囍) 자를 색종이로 오려 붙이거나 기모노 등의 일본 전통의상을 입고 그 나라 문화를 체험한다. 어린이들은 교실에서 재밌게 ‘세계 여행’을 한다. 문화의 다양성을 이해하고 사고의 폭을 넓히는 계기도 된다. 강사들은 성남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유아·초등 다문화강사 양성 교육 심화 과정을 마치고 2~5년간 경험을 쌓은 베테랑이다. 성남시는 지역공동체 사업의 하나로 2014년부터 ‘다문화 이해교육 강사파견 사업’을 시작했다. 그동안 16명의 결혼이민자가 370곳 어린이 5만 7178명에게 자국의 문화를 소개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히틀러를 추종한 남자, 본인·자식 이름도 ‘히틀러’

    나치의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를 추종하는 남자가 법적인 성(姓)도 히틀러로 바꿨다. 최근 미국 USA투데이 등 현지언론은 뉴저지주 헌터든 카운티 법원이 이시도로스 히스 캠벨(43)의 개명신청을 받아들였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다음달 8일부터 정식으로 '이시도로스 히스 히틀러'로 살게 된 그는 다큐멘터리의 주인공이 될 정도로 현지에서는 유명인사다. 미국과 유럽 전역을 떠들썩하게 만든 그의 사연은 지난 2008년 12월 언론 보도를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당시 캠벨은 집 인근 베이커리에 ‘생일 축하해. 아돌프 히틀러’(Happy birthday Adolf Hitler)라고 장식된 생일케익을 주문했으나 거절당했다. 이후 이 소식이 알려져 언론들이 취재에 나서면서 황당한 자식 이름이 하나하나 드러났다. 캠벨은 큰 아들에게는 ‘아돌프 히틀러’(Adolf Hitler), 둘째에게는 히틀러의 구호인 ‘조이슬린 아리안 네이션’(Joycelynn Aryan Nation), 셋째에게는 나치의 친위장교 이름을 따 ‘혼즐린 제니’(Honszlynn Jeannie)라는 이름을 지어줬다. 심지어 막내딸 이름 역시 히틀러의 연인이었던 에바 브라운이었다. 이에 현지 아동보호국이 본격적인 조사에 나섰고 결국 학대 또는 방치했다는 혐의로 자식들은 모두 아동보호소에 강제로 맡겨졌다. 이후 아이들의 양육권을 둘러싼 캠벨과 법원 측의 기나긴 소송이 이어졌으나 모두 패소해 캠벨과 자식들은 생이별하는 신세가 됐다. 캠벨의 히틀러 사랑은 아이들에게 나치 이름을 지어준 것에 그치지 않는다. 자신의 목과 팔에도 나치를 상징하는 하켄 크로이츠 문양이 선명히 새겨져있으며 이번에는 성도 갈아치우면서 변함없는 독재자 사랑을 과시했다. 그는 "히틀러는 나의 영웅"이라면서 "그는 독일을 구했고 경제를 부흥시켰으며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백인은 백인끼리, 흑인은 흑인끼리, 스페니쉬는 스페니쉬끼리 살아야 하며 이 생각이 틀렸다고 믿지 않는다”면서 지독한 백인우월주의자의 면모를 과시했다. 한가지 흥미로운 점은 그의 히틀러 사랑이 이제는 트럼프 대통령 사랑으로 옮겨갈 조짐이라는 사실. 캠벨은 "트럼프는 올바른 사람"이라면서 "벽을 건설하는 것은 훌륭한 정책으로 이민자들은 벽 밖으로 쫓아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송혜민 기자의 월드 why] 직장내 히잡 착용 금지…종교적 차별일까 고용주의 권리일까

    [송혜민 기자의 월드 why] 직장내 히잡 착용 금지…종교적 차별일까 고용주의 권리일까

    차별금지법 논란이 뜨겁다. 한국이나 대만, 홍콩 등지의 아시아 국가에서는 차별금지의 범위 및 동성애 허용과 같은 민감한 사안을 둘러싸고 찬반 논쟁이 이어지면서 법안이 통과되지 않고 있다. 이미 법안이 제정된 미국이나 유럽 국가에서도 차별금지법의 적용 범위 등을 놓고 분쟁이 끊이지 않는다.차별금지법이란 평등 이념에 따라 성별이나 장애, 나이, 출신 국가, 출신 민족, 인종, 피부색, 언어, 종교, 등을 이유로 한 모든 영역에서의 차별을 금지하는 법률이다. 차별금지법은 위에 언급한 모든 종류의 차별을 다루는 포괄적 차별금지법과 인종이나 성별, 장애 등 특정한 차별에 한정하는 개별적 차별금지법으로 나뉜다. 국내의 경우 장애인차별법이나 연령차별금지법, 성차별금지법 등 개별적 차별금지법만 존재하는 반면, 유럽은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시행 중이다. 그리고 개별적 혹은 포괄적 차별금지법의 제정 및 시행 여부를 떠나 여성·종교·동성애는 세계 각국에서 차별금지법 논란의 중심에 있어 왔다. ●우선순위에 따라 결과 달라지는 차별금지법 최근 유럽에서는 직장 내 히잡 착용과 관련한 재판 결과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벨기에의 한 보안업체에서 일하던 무슬림 여성이 고용주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히잡을 쓰다가 해고된 뒤 차별금지법 위반으로 회사를 고소했는데, 법원이 고용주의 손을 들어 준 것이다. 현지시간으로 지난 14일 유럽연합사법재판소(ECJ)는 “공공이나 민간 부문을 가리지 않고 고용주가 고객에게 중립적인 이미지를 내비치기를 원하는 것은 적법하다”면서 “직장 내 히잡 착용 금지는 직접적인 차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결했다. 차별금지법은 종교를 포함한 모든 종류의 차별을 금지하는 것이므로, 이에 따른다면 언제 어디서든 히잡의 착용이 허용돼야 한다. 하지만 유럽 법원은 이번 사례를 통해 종교적 표현의 자유도 특정 상황에서는 법으로 제한할 수 있다는 것을 명백히 천명했고, 이는 주요 선거를 앞둔 유럽에서 대중의 무슬림 반감을 의식해 히잡이나 부르카, 부르키니 등을 법적 규제하는 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종교와 동성애 간 갈등도 위와 유사하다. 차별금지법에 따르면 동성애는 개인의 인권보호 차원에서 인정받아야 하는 부분이지만, 종교에 따른 차별을 두지 않는다는 법칙을 적용하면 동성애를 반대하는 종교단체를 말릴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우선순위를 어디에 두는가에 따라 같은 법을 적용해도 다른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대중문화 콘텐츠, 무의식적 편견·차별 유발 비록 특정 부분에서 다소 ‘완벽하지 못한’ 차별금지법이지만 그럼에도 이를 찬성하는 사람들의 주장은 다음과 같다. 차별금지법이 곧 ‘동성애 찬성법’이라는 논리는 틀린 것이며, 차별금지법 안에는 보호받아야 하는 아이와 노인, 이민자 등 사회적 약자의 인권 보호도 명백히 포함돼 있다는 것이다. 가장 논란이 되는 동성애 찬반을 떠나 차별을 금지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차별을 사라지게 만드는 일이다. 하지만 국적을 막론하고 현대인은 끊임없이 무의식적인 편견과 차별적 표현에 노출돼 있다. 그리고 이런 무의식적인 편견과 차별을 유발하는 요소 중 하나는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대중문화 콘텐츠다. 미국 여성학자이자 문화비평가인 수전 J 더글러스 미시간대 언론학 교수는 자신의 저서인 ‘배드 걸 굿 걸’에서 대중문화와 뉴스, 각종 매체가 여성에 대한 편견을 진화시켰다고 말한다. 예컨대 과거와 달리 여성은 무엇이든 될 수 있고 그럴 만한 능력도 있지만, 동시에 여성스러움을 잃어서는 안 된다는 진화한 성차별을 강요한다는 것이다. 더글러스 교수의 지적은 무의식적으로 그리고 시도 때도 없이 접하는 대중문화가 편견과 차별을 유지시키거나 새롭게 발전시키는 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포함한다. 더불어 사람들의 편견과 차별을 완화하는 데 대중문화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도 짐작하게 한다. 차별금지법이 존재한다는 것은 곧 차별이 여전히 존재함을 의미한다. 차별금지법이 필요 없게 됐을 때 비로소 모든 사람이 존중받는 사회가 됐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huimin0217@seoul.co.kr
  • [송혜민의 월드 why] 차별금지법 찬성vs반대…당신의 의견은?

    [송혜민의 월드 why] 차별금지법 찬성vs반대…당신의 의견은?

    차별금지법 논란이 뜨겁다. 한국이나 대만, 홍콩 등지의 아시아 국가에서는 차별금지의 범위 및 동성애 허용과 같은 민감한 사안을 둘러싸고 찬반논쟁이 이어지면서 법안이 통과되지 않고 있다. 이미 법안이 제정된 미국이나 유럽 국가에서도 차별금지법의 적용 범위 등을 놓고 분쟁이 끊이지 않는다. 차별금지법이란 평등 이념에 따라 성별이나 장애, 나이, 출신 국가, 출신 민족, 인종, 피부색, 언어, 종교, 등을 이유로 한 모든 영역에서의 차별을 금지하는 법률이다. 차별금지법은 위에 언급한 모든 종류의 차별을 다루는 포괄적 차별금지법과 인종이나 성별, 장애 등 특정한 차별에 한정하는 개별적 차별금지법으로 나뉜다. 국내의 경우 장애인차별법이나 연령차별금지법, 성차별금지법 등 개별적 차별금지법만 존재하는 반면, 유럽은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시행 중이다. 그리고 개별적 혹은 포괄적 차별금지법의 제정 및 시행 여부를 떠나 여성·종교·동성애는 세계 각국에서 차별금지법 논란의 중심에 있어왔다. ◆우선순위에 따라 결과 달라지는 차별금지법 최근 유럽에서는 직장 내 히잡 착용과 관련한 재판 결과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벨기에의 한 보안업체에서 일하던 무슬림 여성이 고용주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히잡을 쓰다가 해고된 뒤 차별금지법 위반으로 회사를 고소했는데, 법원이 고용주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현지시간으로 지난 14일 유럽연합사법재판소(ECJ)는 “공공이나 민간 부분을 가리지 않고 고용주가 고객에게 중립적인 이미지를 내비치기를 원하는 것은 적법하다”면서 “직장 내 히잡 착용 금지는 직접적인 차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결했다. 차별금지법은 종교를 포함한 모든 종류의 차별을 금지하는 것이므로, 이에 따른다면 언제 어디서든 히잡의 착용이 허용돼야 한다. 하지만 유럽 법원은 이번 사례를 통해 종교적 표현의 자유도 특정 상황에서는 법으로 제한할 수 있다는 것을 명백히 천명했고, 이는 주요 선거를 앞둔 유럽에서 대중의 무슬림 반감을 의식해 히잡이나 부르카, 부르키니 등을 법적 규제하는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종교와 동성애 간 갈등도 위와 유사하다. 차별금지법에 따르면 동성애는 개인의 인권보호 차원에서 인정받아야 하는 부분이지만, 종교에 따른 차별을 두지 않는다는 법칙을 적용하면 동성애를 반대하는 종교단체를 말릴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우선순위를 어디에 두는가에 따라 같은 법을 적용해도 다른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차별금지법 이상으로 중요한 것 비록 특정 부분에 있어서 다소 ‘완벽하지 못한’ 차별금지법이지만 그럼에도 이를 찬성하는 사람들의 주장은 다음과 같다. 차별금지법이 곧 ‘동성애 찬성법’이라는 논리는 틀린 것이며, 차별금지법 안에는 보호받아야 하는 아이와 노인, 이민자 등 사회적 약자의 인권 보호도 명백히 포함돼 있다는 것이다. 가장 논란이 되는 동성애 찬반을 떠나, 차별을 금지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차별을 사라지게 만드는 일이다. 하지만 국적을 막론한 현대인은 끊임없이 무의식적인 편견과 차별적 표현에 노출돼 있다. 그리고 이런 무의식적인 편견과 차별을 유발하는 요소 중 하나는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대중문화 콘텐츠다. 미국 여성학자이자 문화비평가인 수전 J. 더글러스 미시간대 언론학 교수는 자신의 저서인 ‘배드 걸 굿 걸’에서 대중문화와 뉴스, 각종 매체가 여성에 대한 편견을 진화시켰다고 말한다. 예컨대 과거와 달리 여성은 무엇이든 될 수 있고 그럴만한 능력도 있지만, 동시에 여성스러움을 잃어서는 안된다는 진화한 성차별을 강요한다는 것이다. 더글라스 교수의 지적은 무의식적으로 그리고 시도 때도 없이 접하는 대중문화가 편견과 차별을 유지시키거나 새롭게 발전시키는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포함한다. 더불어 사람들의 편견과 차별을 완화하는데 대중문화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도 짐작케 한다. 차별금지법이 존재한다는 것은 곧 차별이 여전히 존재함을 의미한다. 차별금지법이 필요 없게 됐을 때. 비로소 모든 사람이 존중받는 사회가 됐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데스크 시각] 세상을 바꾸는 1000개의 직업/주현진 사회2부 차장

    [데스크 시각] 세상을 바꾸는 1000개의 직업/주현진 사회2부 차장

    ‘세상을 바꾸는 1000개의 직업’. 박원순 서울시장이 2011년 10·26 재·보궐 선거에서 당선 직전에 펴낸 책이다. 우리 사회 이민자들을 위한 다문화 기업 기획자, 유통 마진을 없애면서도 농촌을 돕는 친환경 상품 디렉터, 에너지 사용 요금을 줄여 주는 에코 라이프 디자이너, 이웃과 함께 사는 공동체를 디자인하는 코하우징 전문가, 각종 공유경제 사업가 등 1000개의 신종 일자리를 제시했다. 공무원이 되거나 대기업에 들어가려 하지 말고 ‘아름다운 가게’처럼 세상을 바꾸는 착한 일을 하면서도 돈은 돈대로 버는 직업을 꿈꾸라는 이야기였다. 검사에서 인권 변호사를 거쳐 1995년 참여연대 사무처장을 시작으로 16년 가까이 시민사회를 이끌어 온 그의 가치관이 오롯이 담겨 있다. 실제로 박 시장이 서울시장이 된 뒤 이 ‘착한 일자리’들은 시정 곳곳에서 구현되고 있다. ‘찾동’(찾아가는 동사무소) 서비스는 공무원들을 발로 뛰는 복지 플래너로 만들어 복지 사각지대를 없애고 있다. 2012년부터 5년간 확충·승인한 국공립 어린이집은 직전 시장(46개) 때보다 16배 이상 많은 761개로 늘렸다. 청년 창업인들의 일자리와 주거 공간을 동시에 마련한 임대아파트 사업에도 열을 내고 있다. 나눔 가치가 핵심인 공유경제 등의 글로벌 의제를 잘 구현했다며 영국 가디언지로부터 ‘세계 5대 혁신시장’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서울의 발전 패러다임을 토목 개발에서 사람 중심으로 바꾼 것이다. 박 시장이 말한 착한 일자리는 서울 25개 구의 생활정치 속에서도 계승 발전하고 있다. 구로구가 최근 국내 귀화 외국인을 상대로 내놓은 ‘원스톱 개명 서비스’는 다문화 배려 정책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강동구가 한 건설기술 업체로부터 후원을 받아 컴컴한 반지하 저소득 가구에 200만원 상당의 자연 채광 장치를 설치해 주는 사업은 ‘햇살복지’라는 영역을 개척했다는 평가다. 박 시장이 촛불시위 기간에 펼친 행정 서비스는 그가 책에서 말한 ‘주민 소통 전문가’의 진수를 보여 줬다. 그는 우선 백남기 농부를 사망에 이르게 한 물대포를 사용할 수 없도록 경찰의 서울시 소화전 사용을 금지했다. 지난해 10월 말 시작한 촛불집회 참여자가 100만명을 훌쩍 넘긴 제3차 촛불시위(11월 12일)부터 집회 현장에 서울시 직원 1만 5000여명을 투입해 시민 안전을 챙겼다. 광화문 인근 건물을 설득해 200개가 넘는 화장실을 개방했다. 귀가 교통 편의를 위해 임시 지하철을 투입하고 버스 운행 시간도 연장했다. 박 시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이끌어 낸 1등 공신이란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돌이켜 보면 박 시장은 세상을 바꾸는 1000개의 신종 일자리를 지난 6년여간 곳곳에 안착시켰다. 좋은 가치들을 생활 정치, 생활 정책으로 구체화한 것이다. 다만 박 시장이 책에서 세상을 바꾸고 디자인하는 일은 원래 공무원의 영역이라고 적시했듯 이번 ‘장미 대선’을 이끈 행정 서비스도 시장의 당연한 서비스라고 스스로 평가할 것 같다. 박 시장은 숲을 생각하면서 나무를 심고 있다지만, 시민은 시장이 나무만 심는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7년째 지지부진한 뉴타운·재개발 문제로 불만들이 쌓이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대선이든 서울시장 3선이든 정치인으로서 더 큰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지금까지의 섬세한 행정 외에 청계천 복구와 같은 기념비적 대형 과제도 고민해 봐야 한다. 박 시장이 심은 나무들이 그려 낸 큰 숲의 모습을 하루빨리 보여 주길 바란다. jhj@seoul.co.kr
  • 혼밥족? NO! ‘함께 밥 먹는 클럽’ 만든 고등학생

    혼밥족? NO! ‘함께 밥 먹는 클럽’ 만든 고등학생

    항상 혼자 밥을 먹는 외로운 아웃사이더들에게 따뜻한 손길을 먼저 내민 친구들이 있다. 지난 14일(현지시간) 영국 메트로와 미국 NBC 등 외신은 외로움을 느끼는 친구들을 위해 미국의 한 고등학교 학생들이 특별한 클럽을 만들었다고 보도했다. 미국 플로리다주 보카레이턴 커뮤니티 고등학교에서 점심시간을 알리는 종이 울리면, 3400명에 달하는 학생들은 일제히 건물 밖 뜰로 쏟아져나온다. 그리고 각자 그룹으로 나뉘어 식사를 한다. 그러나 누군가는 언제나 홀로 밥을 먹는다. 지난해 가을, 데니스 애스티먼과 몇몇 친구들은 혼자 점심을 먹는 학생들의 외로움을 덜어주기 위해 '위 다인 투케더(We Dine Together club)' 클럽을 창단했다. 현재 100명 가까운 학생들이 가입한 상태다. 아이티 이민자인 데니스는 이 학교에 처음 입학해 고립감을 느꼈다고 한다. 현재 3학년이 되었지만 1학년때 느꼈던 감정을 잊지 못해 이 클럽을 만들었다. 수많은 친구들과 학교생활을 하고 있는 그는 "혼자 있는 것이 항상 좋지만은 않다. 다른 학생들이 내가 겪었던 똑같은 외로움을 경험하지 않길 바랐다"고 클럽의 취지를 설명했다. 또한 자신들이 변화를 만들려고 시도하지 않으면 누구도 하려는 사람이 없을 것 같았다고도 설명했다. 공동 설립자인 장 막스 머레듀의 경우 실제 미식축구팀을 그만두고 이 클럽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장은 "축구 장학금을 못받게됐지만 상관없다. 이 클럽이 바로 내가 하고 싶었던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 클럽은 매주 화요일에 만나 모두 함께 점심식사를 한다. 서로 잘 알기 위해 혹은 좋은 교우관계를 쌓기 위해 많은 대화를 하고 게임을 진행하기도 한다. 특히 데니스는 모임의 끝에 멤버들에게 "밖으로 나가서 친구를 사귀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말을 잊지 않는다. 스스로도 매일 점심시간에 돌아다니면서 학교 학생들을 찾아가 악수를 청하고 말을 걸곤 한다. 클럽 멤버들의 임무는 점심시간에 학교 뜰 안에서 혼자 굶주리고 있는 친구가 없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클럽의 존재는 신입생에게 뜻밖의 선물이 됐고, 낯선 곳으로 전학온 친구들에겐 괴로운 점심시간을 탈피할 수 있는 탈출구였다. 2년 전 이 학교로 전학와서 클럽에 가입한 엘리 실리는 "당신이 하려는 말을 들어주고 신경써서 챙겨주는 친구를 만나는 것은 학교 생활에 지대한 영향을 끼칠 정도로 중요하다. 점심시간에 우리 클럽은 그 큰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답했다. 데니스와 그의 팀은 앞으로 전국 학교에 클럽 지부를 열 계획이다. 또한 데니스는 학교를 졸업하고 비영리단체를 만들고 싶다는 소망을 표현했다. 사진=메트로,CBS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70년 간 미국 숨어 살던 나치 장교, 98세에 단죄될까?

    잔혹한 학살을 저지른 독일 나치가 사라진 지 70년이 훌쩍 지났지만 지금도 과거 청산은 진행 중이다. 지난 13일(현지시간) 폴란드 검찰은 현재 미국 미네소타에 거주 중인 마이클 카콕(98)이 2차 대전 당시 학살을 명령한 나치군 장교라고 발표했다. 세계적인 주목을 받게 된 이번 사건이 세상에 알려지게 된 계기는 카콕 본인이 기술한 회고록 덕분이었다. 이미 스스로 안전하다고 느꼈는지 그는 자신의 전력을 1995년 출간된 회고록에 담았다. 이후 영국 국립도서관에서 이 회고록을 우연히 발견한 역사가와 AP통신의 취재로 지난 2013년 그의 과거가 만천하에 드러났다. 보도에 따르면 카콕은 2차대전 당시 나치군의 장교이자 우크라이나 방위부대를 창립한 사령관이었다. 특히 그는 1944년 7월 폴란드의 2개 마을을 정리하라는 명령과 함께 불을 지르고 주민들을 학살한 혐의를 받아왔다. 나치의 패망과 함께 종적을 감춘 그가 지금까지 살아온 곳은 미국이었다. 지난 1949년 미국으로 건너간 그는 군복무를 한 적 없다며 과거 전력을 속이고 입국했으며 1959년에는 시민권도 취득했다. 은퇴하기 전까지 카콕은 미니애폴리스에서 목수로 일했으며 우크라이나 이민자협회와 교회도 다니는 등 평범한 미국인으로 살아왔다. 그의 과거가 들통나자 미국과 폴란드 사회는 발칵 뒤집혔다. 이에 대해 카콕의 아들인 안드레이는 "아버지가 학살에 참여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면서 "이를 증명할 어떤 증거도 없다"고 반박해왔다. 그러나 최근까지 조사를 진행해 온 폴란드 검찰은 카콕이 어린이와 여성을 포함 총 44명을 학살한 증거와 증언을 확보했다. 폴란드 검찰은 "카콕이 2차 대전 당시 학살을 명령한 나치군 장교라는 사실은 100% 확실하다"면서 "카콕이 미국 시민인 관계로 범죄인 인도하면 체포해 기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렇게 카콕은 역사의 단죄대(斷罪臺) 위에 서게 될 것으로 보이지만 이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황당하게도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다. 폴란드 검찰은 "반드시 카콕을 법정에 세워 남은 여생을 감옥에서 보내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구로 “결혼이민자·中동포 개명 도와 드립니다”

    구로 “결혼이민자·中동포 개명 도와 드립니다”

    귀화 외국인의 개명은 결혼 이민자 사이에서도 활발하다. 서울 구로구에 사는 베트남 출신 이미경(30)씨는 2013년 모국 이름을 한국식 이름으로 바꿨다. 학교 입학을 앞둔 자녀가 엄마의 생소한 이름 때문에 놀림을 받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 때문이었다. 이씨는 당시를 회상해보면 뭐부터 해야 할지 몰랐다. 정보가 부족했다. 구청과 법원을 수차례 방문해야 하니 시간도 많이 걸리고 절차가 까다롭게 느껴졌다. 개명 허가 통지서를 받는 데만 6개월이 걸렸다.구로구가 국적을 취득한 결혼이민자 등 귀화 외국인을 상대로 ‘성·본 창설’과 ‘개명’ 지원사업을 펼친다. 구로구 관계자는 “외국이름 사용에 따라 발생하는 불편함과 이질감을 없애기 위해 국적취득자의 성·본 창설과 개명 지원사업을 다음달 3일부터 시행한다”고 9일 밝혔다. 성과 이름을 나눠 사업을 진행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현재 법에 따르면 성과 이름을 각각 변경하게 돼 있다. 성은 자신이 태어난 나라의 형태로 남기고 이름만 바꾸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구는 10일 대행 기관인 대한법률구조공단 서울남부지부와 협약을 맺는다. 구가 사업 홍보를 통해 신청 접수를 일괄적으로 받아 공단 측에 넘기면 공단은 절차 안내와 법원에 신청하는 일을 하게 된다. 귀화 외국인들은 구청에 신청하고, ‘개명이 됐다’는 허가 통지서가 나오면 구청을 다시 한 번 방문하면 된다. 이전처럼 법원을 방문하고, 공단에 가서 상담을 받을 필요가 없어졌다. 구청 관계자는 “소요기간도 4~6개월에서 3개월 정도로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상자는 구로구에 거주하는 기준 중위소득 125%(4인 가구 558만 4000원) 이하의 한국국적 취득자로 한정했다. 이들은 무료로 서비스를 받는다. 본인의 성·본, 이름을 정해 주민등록등·초본, 귀화허가서 등을 구비해 구청 여성정책과에 방문 접수하면 된다. 이성 구청장은 “중국동포나 결혼이민자들이 외국 이름 때문에 불편함을 겪어도 바쁜 생활 탓에 개명절차를 진행하지 못하기도 한다”면서 “구청의 대행업무가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단돈 40만원에 청부살인 가능한 나라

    단돈 40만원에 청부살인 가능한 나라

    남미 베네수엘라에서 치안불안을 틈타 청부살인이 급증하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특히 청부살인이 부쩍 늘고 있는 곳은 베네수엘라 북서부 술리아주의 주도 마라카이보. 마라카이보에선 2월 마지막 주에만 최소한 7건의 청부살인사건이 발생했다. 여기에선 앞서 1월에도 청부살인으로 의심되는 사건 20건이 발생했다.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하면 이는 무려 600% 증가한 것이다. 가장 최근에 발생한 사건에선 아들이 아버지의 살인을 의뢰했다. 살해된 아버지는 이탈리아계 이민자로 베네수엘라에서 사업에 성공, 상당한 부를 축적했다. 그런 아버지를 아들이 죽이기로 한 건 유산 때문이다. 이혼한 아버지는 새 인연을 만나 재혼을 앞두고 있었다. 아버지가 재혼하면 상속재산이 줄어들 게 확실해지자 아들은 청부살인을 결심했다. 아들은 각각 17살과 18살인 청부살인업자에게 250달러(약 40만원)을 주고 아버지를 죽여달라고 의뢰했다. 청부업자들에게 아버지의 권총과 승용차 키를 넘긴 것도 아들이었다. 청부살인업자들은 출근하는 아버지를 총으로 쏴 살해하고 달아났지만 신속한 경찰의 수사 끝에 모두 체포됐다. 아들의 혐의는 조사 과정에서 드러났다. 청부살인이 늘어나고 있는 건 치안불안이 갈수록 심화하면서 국가가 사실상의 무정부상태에 빠졌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범죄통계를 내고 있는 민간단체 옵세르바토리오의 관계자는 "상속 갈등이나 노조 간 대립 등 청부살인을 의뢰하는 이유도 다양하다"며 "상대를 제거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사람이 많아졌다는 건 사회(국가)가 비정상이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 단체에 따르면 1999년부터 지금까지 베네수엘라에선 살인사건 28만 건이 발생했다. 웬만한 도시 주민 전체가 몰살을 당한 것과 맞먹는 셈이다. 총기를 가진 사람이 많아진 것도 이런 현상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베네수엘라 대법원에 따르면 민간이 갖고 있는 총기는 최고 1500만 정으로 추정된다. 국민 2명 중 1명은 총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反이민명령 ‘수정판’도 무슬림 배척… 법정공방 불가피

    反이민명령 ‘수정판’도 무슬림 배척… 법정공방 불가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반(反)이민 수정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또다시 뜨거운 법정 공방을 예고했다. 지난 1월 말 시행된 첫 행정명령을 수정 보완했지만 종교의 자유 침해 등 위헌 논란을 비켜 가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16일부터 이란과 리비아, 소말리아, 수단, 시리아, 예멘 등 이슬람권 6개국 국적자의 입국을 한시적으로 제한하는 반이민 행정명령에 서명했다고 6일(현지시간) 밝혔다. 다만, 이들 국가 국적자 중에서 기존 비자 발급자와 영주권자에 대해서는 입국이 허용된다고 덧붙였다. 기존 행정명령과 가장 큰 차이는 이슬람국가(IS) 격퇴전에 함께하는 이라크를 대상 국가에서 제외한 것이다. 또 발효 일자를 즉시가 아니라 열흘 뒤인 16일로 미리 예고하고 합법적인 그린카드(영주권자) 소지자는 제한 대상에서 빼는 등 각종 법적 논란과 혼란을 최소화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트럼프 행정부는 핵심 장관 3명의 릴레이 기자회견을 여는 등 ‘수정 행정명령’ 사수 총력전에 나섰다. 법원의 제동을 피하고자 ‘수정 행정명령’의 정당성과 필요성을 알리려는 것이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외국인 테러리스트의 입국을 막고자 트럼프 대통령이 새로 서명한 행정명령은 국가안보를 강화하기 위한 필수적 조치”라면서 “미국인을 보호하는 것은 대통령의 준엄한 의무이며 트럼프 대통령은 국민을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한 자신의 정당한 권한을 행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도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미국도 입국자를 통제하고 우리에게 해를 끼칠 사람의 입국을 막을 권리가 있다”면서 “이번 행정명령은 이슬람권 6개국 출신 방문자에 대해 첨단 검색 및 심사 절차를 강화함으로써 미국인은 물론 합법적인 이민자를 보호하려는 조치”라고 역설했다. 존 켈리 국토안보장관은 “미국인의 목숨을 빼앗으려는 악의적 배우(테러리스트)에게 우리 이민 시스템이 악용되는 것을 방치할 수 없다”면서 “규제받지 않고 심사받지도 않는 여행은 보편적 특권이 아니며 특히 국가안보가 위험에 처했을 때는 더욱 그렇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민주당과 시민단체, 워싱턴 등 일부 주 정부에서는 반대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민주당 하원 정보위 간사인 애덤 시프 의원은 “테러 가능성을 근거로 대상국을 선정한다면 파키스탄이 리스트의 첫머리에 올라야 한다”면서 “수정 명령도 첫 행정명령과 마찬가지로 근본적인 결함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민단체인 시민자유연맹(ACLU)도 “수정 명령은 첫 행정명령의 반복에 불과하다”면서 “우리는 이제 ‘무슬림 입국금지 2.0’으로 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1차 행정명령 당시 가장 먼저 소송을 제기해 법원의 금지명령을 끌어냈던 워싱턴주의 밥 퍼거슨 법무장관은 수정 명령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으며 주중 법적 조치에 나설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성태윤의 경제 인사이트] 1994년 반이민 입법 직전의 캘리포니아

    [성태윤의 경제 인사이트] 1994년 반이민 입법 직전의 캘리포니아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 규제 강화에 가장 반발하는 지역 가운데 하나가 캘리포니아다. 캘리포니아는 이민 출신 인구의 비중이 높아 그 영향력이 클 뿐 아니라 불법 체류를 포함해 외국인 근로자의 숫자도 상당해 이들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만만치 않다. 따라서 이민자나 외국인뿐만 아니라 이들을 고용하는 기업, 그리고 연관된 주민까지 이민 규제 강화로 경제적 손실을 볼 수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이러한 캘리포니아도 과거에는 강력한 반이민(反移民) 입법이 주민투표를 통과한 경험이 있다는 점이다. 1994년 ‘우리 주(州)를 구하자’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캘리포니아주 자체로 엄격한 시민권 심사 시스템을 도입하고 불법이민자에 대한 의료·공공교육 제공을 금지하는 내용이 포함됐던 ‘캘리포니아 법률 개정안 187’이다. 캘리포니아 주민의 약 60%가 찬성하는 높은 지지로 통과됐는데, 미국 전역에 이민 규제 강화의 열풍을 만드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당시 이러한 규제에는 여러 배경이 있지만, 결정적인 것은 경제적인 이유로 평가된다. 1980년대 3% 후반에서 4%의 높은 실질 경제성장률을 보이던 미국이 1990년 들어 1.9%의 낮은 성장을 보이다가 심지어 1991년에는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다. 1992년부터 경기는 회복되기 시작했지만, ‘고용 없는 회복’으로 노동시장 사정은 개선되지 않았다. 특히 캘리포니아는 부동산 경기 위축과 함께 경기 둔화가 심화됐다. 따라서 취업 여건이 악화된 가운데 노동시장에서 외국인 근로자와 경쟁한다고 생각하기 쉬운 계층을 중심으로 이민자에 대한 적대적인 감정이 표출되기 쉬운 환경이었다. 그런데 지금 우리의 경제 여건을 보면 당시 캘리포니아와 유사한 점이 많다. 2013년 이래 장기 침체가 지속되며 공식 실업자만 100만명에 이를 정도로 노동시장 상황은 악화일로다. 취업준비생 등 ‘사실상’ 실업자까지 합하면 전체 실업자는 450만명에 육박한다. 이들의 어려움은 다른 계층이나 집단에 일자리를 빼앗겼기 때문도 아니고 외국인 근로자들로 인한 것은 더욱 아니다. 1990년대 초반 캘리포니아처럼 경기 침체의 결과다. 따라서 문제의 해결은 다른 계층, 성별, 국적 집단과의 경쟁을 낮춰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경기를 회복하고 경제를 성장시키는 데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 더욱이 현재같이 침체에 빠진 한국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으려면 오히려 외국인을 포함해 젊고 능력 있는 인력들이 사회에 공급돼야 한다. 저출산·고령화를 심각하게 인식하고 그에 대한 정부 차원의 지원과 대책을 계속 고민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러한 정책은 절실하고 필수적임에도 불구하고 출산율을 올리고 이를 미래 노동력으로 전환하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린다. 특히 현재같이 경기 침체는 지속되는 가운데 급격히 인구가 감소하는 추세를 생각하면 상황 반전을 위한 시간 여유가 많지 않다. 물론 우리나라 젊은이도 일자리를 못 구하는데 외국인을 받아들인다는 것이 무슨 소리냐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청년 실업을 해소하려면 역설적으로 외국인이 유입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경기를 회복시켜야 한다. 외국인을 고용하더라도 국내에서 사업을 하고 싶은 환경 그리고 실제 필요한 외국인이 국내로 유입될 수 있는 환경이다. 대중의 일반적인 인식과 달리 미국을 포함해 여러 국가에서 이민자와 외국인 근로자들이 주로 종사하는 업종 또는 산업은 기존 국내 근로자들과의 경합도가 높지 않았다. 그들은 기존 일자리를 빼앗기보다 오히려 기피 업종에 노동력을 공급해 경제 전반의 생산성을 높이고 구매자로 수요 창출에 기여했다. 우리 사회도 동반자가 될 수 있는 젊고 능력 있는 외국인들은 적극적으로 유입시켜 경제의 생산성을 높이면서 새로운 수요 창출의 원천으로 만들어야 한다. 이민자와 외국인 근로자들은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귀중한 원동력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열린 이민 정책을 포함해 다름에 대해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이야말로 어려운 경제 환경 속에서 중요한 해법이 될 수 있음을 생각해야 한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