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이민영
    2026-06-09
    검색기록 지우기
  • 토막
    2026-06-09
    검색기록 지우기
  • 운용
    2026-06-09
    검색기록 지우기
  • 환상
    2026-06-09
    검색기록 지우기
  • 2026-06-09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5,935
  • 학원·어린이집에도 촌지 줍니다… 잘못됐나요?

    서울 강동구에 사는 A(43·여)씨는 초등학생 아들이 다니는 영어와 논술 학원 강사에게 매월 각각 5만원짜리 커피전문점 상품권을 선물한다. 스승의날이나 명절 등 특별한 날에는 유명 브랜드의 화장품을 별도로 챙겨준다. 지난해 학원 강사들에게 주는 선물로 150만원을 썼다. A씨는 “학원 선생님들에게 좀 더 신경 써서 내 자식 가르쳐 달라는 감사의 표시일 뿐, 잘못된 것이란 생각은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이 지난 14일 모바일 상품권을 ‘촌지’의 범주에 새로 포함시키는 등 촌지 관련 대책을 놓았다. 하지만, 상당수 학부모들은 공교육인 학교 현장보다 학원·어린이집 등 사교육 시장의 촌지 문화에도 큰 문제가 있다며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학원 교사에 대한 선물 제공은 물론이고 기자재나 간식 등 반강제적인 협찬을 요구받는 경우도 많다는 것이다. 16일 경기 수원시에 사는 직장인 B(30·여)씨는 “지난해 스승의날에 어린이집 원장에게 20만원, 보육교사 3명에게 각각 10만원씩 등 총 50만원 상당의 화장품을 선물했다”고 말했다. B씨는 “시간 여유가 있는 전업주부들은 화이트데이 같은 때 손수 쿠키를 구워 교사들에게 전달하기도 하는데, 우리 같은 직장인 엄마들은 돈으로 하는 선물이라도 잘 챙겨야 한다”고 말했다. C(33·여)씨는 “6세 아이를 매월 100만원 이상 드는 영어 유치원에 보내는데 생일파티 비용, 간식비용 등 명목으로 월 10만원은 따로 협찬해야 한다”며 “이달 초에는 신입 원생들의 부모 직업을 거론하면서 협찬을 요구할 가정을 선정한다는 얘기도 들었다”고 전했다. 초·중·고 교사는 오는 9월부터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에 따라 3만원 이상의 금품을 받으면 경징계를, 10만원 이상의 금품을 받으면 중징계를 받게 된다. 그러나 어린이집이나 학원 교사는 촌지를 받아도 처벌하기 힘들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학부모가 촌지를 받은 학원 강사를 배임 수재로 고소하면 수사는 할 수 있지만, 원천적으로 촌지 수수를 막을 법규나 방안은 없다”고 말했다. 설령 배임수재의 경우도 학부모가 부정한 청탁을 했다는 증거가 있어야 죄가 성립하는데, 통상적으로 “우리 아이를 잘 봐달라”는 의미로 학부모가 주는 촌지는 그렇게 보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한 사립학교 교사의 경우 학부모 2명에게 금품 460만원을 받은 혐의(배임수재)로 기소됐지만 지난해 말 법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경화 학부모정보감시단 대표는 “학원이나 어린이집 강사에게 먼저 선물을 내미는 학부모들도 문제지만, 교사들도 받으니까 학부모들이 또 주는 것”이라며 “처벌까지는 어렵다고 해도 사교육 시장 감시 의무가 정부에 있는 만큼,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 사교육 촌지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백석대 사범학부 이정기 교수는 “사교육 촌지도 사교육비의 일부이기 때문에 사회 문제로 불거질 수밖에 없다”며 “최소한 사범대, 교육대에서라도 교직 윤리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오늘의 눈] 여성이 안전한 도시 만든다고요?/이민영 사회부 기자

    [오늘의 눈] 여성이 안전한 도시 만든다고요?/이민영 사회부 기자

    영화 ‘살인의 추억’에서 주인공 송강호는 이렇게 말했다. “이 나라가 강간의 왕국이냐?” 영화를 보면서는 그냥 넘어갔지만, 알고 보면 참 슬픈 현실이다. 우리나라에서 강간·강제추행은 하루 평균 58건이 발생한다.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어딘가에서 매일 수십 명의 여성들이 성범죄를 당하고 있는 것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강간·강제추행은 2만 1352건이다. ‘몰카 촬영’ 범죄나 음란채팅까지 합하면 3만 651건이다. 하루 평균 83건이다. 2005년 성범죄 발생 건수(1만 1532건)와 비교해 10년 새 거의 2배가 된 것이다. 특히 스마트폰이 나오면서 몰카 촬영이 급증했다. 몰카 범죄는 2005년만 해도 337건으로 전체 성범죄의 2.9% 정도였지만, 지난해에는 7623건으로 24.8%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음란채팅도 166건(1.4%)에서 1135건(3.7%)으로 증가했다. 성범죄 급증의 주된 이유로 성폭력처벌법 개정을 들 수 있다. 2013년 강간이나 강제추행 등의 범죄가 ‘친고죄’(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 수사를 할 수 있는 범죄)에서 제외되면서 경찰의 자체 인지 수사가 활발해졌다. 지방경찰청별로 성폭력특별수사대가 생긴 것도 성범죄자에 대한 단죄가 늘어난 이유다. 특별수사대 설치 이후 성범죄 검거율은 2012년 84.5%에서 지난해 96.3%로 높아졌다. 그나마 재범률은 2013년부터 조금씩 줄고 있다. 성폭력 재범률은 2013년 6.4%에서 지난해 5.0%로 감소했다. 국민안전처가 매년 두 차례 실시하는 성폭력 국민안전체감도 조사에서 지난해 하반기 처음으로 ‘안전하다’는 응답이 31.9%로, ‘안전하지 않다’(30.5%)를 넘어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안전한 사회에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 여성이 전체 10명 중 3명에 그친다는 점은 결코 외면할 수 없는 우리의 현실이다. 바바리맨, 지하철 몰카 등 성범죄가 수시로 여성들을 노린다. 중학교 앞에서 여종업원이 시중을 드는 퇴폐 술집이 버젓이 영업한다. 옷 매무새를 만져야 하고, 밤길을 걸을 때 두리번거려야 한다. 호신용품을 지녀도 안심은 안 된다. 성희롱에 대한 인식도 희박하다. 인식이 바뀌었다고는 하지만 성범죄 피해자들은 2차 피해 등을 우려해 여전히 신고를 꺼린다. 여러 성범죄 사건을 취재하면서 만난 수사관조차 심각한 트라우마(정신적 외상)를 호소하고 있다. 살인, 강도 등 다른 강력 범죄보다도 정신적 충격은 더 크다고 말했다. 시신을 보는 것보다 성폭력 피해자를 보는 게 더 괴롭다는 수사관도 있었다. 경찰관이 이 정도라면 피해자는 어떨까. 사람들의 인식이 바뀌지 않으면 아무리 강력한 사후 대책을 내놓아도 근원적인 해결이 불가능하다. 정부는 공공기관과 학교에서 성범죄 예방 교육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핵심은 결국 하나다. 현장에서 만난 수사관의 말이다. “내 몸 소중하듯 남의 몸도 소중하다고 생각하면 되는 거예요. 그걸 바꾸는 게 참 힘드네요.” min@seoul.co.kr
  • “난 전직 한국 로봇 교도관… 인간들의 논란에 사라졌습니다”

    “난 전직 한국 로봇 교도관… 인간들의 논란에 사라졌습니다”

    사람들은 인공지능(AI) 컴퓨터를 자신들의 행복과 번영을 위해 현명하게 활용할 수 있을까. 구글의 인공지능 알파고가 인류에게 던진 핵심 화두다. 우리나라는 4년 전 세계 최초로 ‘로봇 교도관’을 개발, 실제 교정기관 배치를 추진한 적이 있었다. 이런저런 논란 끝에 폐기되고 연구도 중단됐지만, 로봇 교도관의 사례에는 이번에 제기된 다양한 화두에 대한 실마리들이 담겨 있다. 저는 2012년 3월 대한민국 서울에서 열린 아시아 교정포럼 국제회의에서 처음으로 세상에 모습을 나타냈답니다. 키 150㎝, 무게 70㎏으로 다른 휴머노이드 로봇들과 비슷한 생김새를 갖고 있었죠. 몸통은 강화 플라스틱이고, 두 다리 대신 4개의 바퀴가 달려 있었고요. 제가 설계된 건 2011년 9월이었어요. 당시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석·박사급 연구원 25명에게 사업비 10억원을 주고 ‘세계 최초의 교도소 내 순찰로봇’을 만들도록 했죠. 전 개발에 착수한 지 6개월 만에 사람들 앞에 섰어요. 저는 사람과 비슷하게 시속 2~4㎞로 움직이고, 두 눈과 몸통에 달린 카메라로 수형자들의 모습을 종합관제실에 실시간으로 전송했죠. 영상 녹화도 가능했어요. 2시간만 충전하면 9시간 동안 움직일 수 있도록 리튬전지를 내장했고 전기가 떨어질 때면 복도에 설치된 충전기로 스스로 이동해 자동 충전을 하도록 돼 있었어요. 제가 주목받았던 건 몸 때문만은 아니었어요. 수형자의 행동 패턴을 분석해 자살, 폭력, 자해 등 이상 징후를 포착하는 제 두뇌(인공지능) 때문이었죠. 이상 징후가 포착되면 제 머리에 달린 송수신기가 종합관제실에 알리거나 경보음을 내서 수형자를 보호하도록 했죠. 저는 ‘인공지능의 미래’로 각광받았어요. 그러나 이름도 채 받지 못한 상태에서 개발이 중단돼 지금은 개발업체 창고에 5년째 방치돼 있죠. 제가 탄생할 때 개발팀장은 이백철 경기대 교정보호학과 교수였는데요, 이분은 “수형자의 이상 징후를 포착하는 핵심 기술에 대한 개발도 진척되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의 프로젝트 예산 지원이 끝났다”고 하시더군요. 저는 2014년 6월 포항교도소에 투입돼 시범운행될 예정이었어요. 수형자 행동 패턴을 분석하는 두뇌는 미완성인 상태였는데, 그게 문제였어요. 시범운행을 하고 문제점을 보완하려면 2~3년 정도가 추가로 필요했는데, 성과가 바로 나타나지 않는다는 이유로 어느 날 폐기가 결정됐지요. 하지만 전 진짜 이유를 알아요. 제가 시범운행된다니까 많은 사람이 격렬한 반대 목소리를 냈거든요. 교도관과 수형자는 감정의 교류가 중요한데, 저는 그런 것을 못 하거든요. 또 판단 오류로 인해 잘못된 경보음을 울리면 심각한 문제가 일어날 수도 있대요. 수형자가 폭력을 행사하지 않았는데, 마치 폭력을 행사한 것처럼 비칠 수 있다는 거죠. 제가 많아지면 교도관들이 일자리를 빼앗길 수 있다는 얘기도 들었어요. 처음에 만드는 비용은 3억원 정도지만 나중에는 수천만원으로도 대량 보급이 가능해질 테니까요. 앞으로 많은 후배 로봇이 등장하겠죠. 자의식을 갖는 ‘강한 인공지능’(Strong AI)까지는 아니어도, 스스로 해석하고 판단·반응할 수 있는 ‘약한 인공지능’(Weak AI)은 충분히 구현될 거라고 하더군요. 현재 경찰청에서는 현장에서 촬영된 용의자 얼굴을 데이터센터로 전송해 가장 근접한 안면 데이터를 검색하는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어요. 법무부도 부착자의 맥박, 체온, 위치 등 정보를 실시간으로 파악해 범죄 징후를 사전 파악하는 지능형 전자발찌를 개발 중이죠. 무인자동차·소형 드론 등으로 순찰을 하거나 범인을 추적하고, 빅데이터를 분석해 범죄를 예방하는 인공지능 시스템, 피의자 조사 과정에서 얼굴 표정·손 떨림·음성 분석 등을 분석해 신빙성을 판단하는 로봇 등도 등장할 겁니다. 하지만 논란은 계속될 수밖에 없을 거예요. 사생활 침해나 빅브러더에 대한 고민도 계속되겠죠. 기계 오작동으로 무고한 사람을 범인으로 몰지도 모릅니다. 신상규 이화여대 이화인문과학원 교수는 “도구적 기술을 넘어선 인공지능에 대해 사회적·법적·문화적 대응을 마련해야 한다”고 하셨어요. 저의 작은 바람은 인간들이 미래를 현명하게 이끌었으면 하는 겁니다. 로봇 후배들이 인간을 돕는 ‘편리의 도구’가 되길 바랍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인공지능 또 이겨 집단 우울증” “실수하는 인간이 더 아름다워”

    “인공지능 또 이겨 집단 우울증” “실수하는 인간이 더 아름다워”

    세계 최고수 중 한 명인 이세돌 9단이 구글의 인공지능 ‘알파고’에 연달아 패하면서 시민들은 그야말로 충격에 빠졌다. 인공지능 로봇이 인간을 지배하는 내용의 공상과학 영화가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반응도 많았다. 로봇도 결국 인간이 만든 것이니 단순히 기계 대 인간의 싸움으로 보는 시각은 무리라는 평가도 있었다. 전망의 차이는 있지만 이번 대국은 시민들에게 ‘인공지능 시대’의 서막을 알렸다는 의미를 갖게 됐다. ●“로봇 시대 성큼 다가온 것 느껴” 10일 오후 5시 30분쯤 이 9단이 제2국에서도 패했다는 사실이 전해지자 회사원 박모(45)씨는 “이세돌이 첫판에서 패배를 당했을 때에는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했는데, 두 번째 판까지 지고 나니 직장 동료들 사이에 집단 우울증이 확 번지는 듯했다”고 전했다. 회사원 이모(44)씨는 “이세돌에게 부정적인 멘트가 나올 때마다 영화 ‘터미네이터’ 같은 인공지능 로봇이 나에게 성큼성큼 다가오는 것 같았다”며 “2판을 내리 지다니 인간이 만든 기술이 인간을 능가할 날이 머지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공무원 이모(39)씨는 “학창 시절 바둑을 배웠는데, 이세돌이 쉽게 5연승을 하고 끝날 줄 알았다”며 “‘바둑의 신’이 컴퓨터에게 연이어 지다니 등골이 오싹했다”고 밝혔다. 인터넷 댓글에는 ‘아이로봇’, ‘허’, ‘엑스마키나’ 등 인공지능에 대한 영화의 제목이 대거 등장했다. 한 누리꾼은 ‘1970~80년대 세계 주판왕과 컴퓨터의 계산 대결에서 주판왕이 이겼는데, 바둑으로 인간과 대적할 만큼 발전했다’고 놀라워했다. 인공지능 로봇이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증권사에 다니는 박모(34·여)씨는 “이미 주식투자로봇의 수익률이 증권고수보다 높다고 들었다”며 “로봇이 기사도 쓴다고 하던데 모든 분야에서 일자리가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주부 최모(45·여)씨도 “마트 계산원이나 판매원 등 단순 일자리는 10년 내에 로봇으로 대체될 것 같다”고 예상했다. ●“의료 분야 활용하는 시대 왔으면” 인공지능도 인간의 발명품인 만큼 이 9단이 알파고에게 지더라도 그 또한 ‘인간의 승리’라는 주장도 많았다. ID ‘리틀 브라더’는 “우리가 인공지능을 두려워해야 하는 순간은 알파고가 바둑으로 이세돌을 이기는 순간이 아니라 바둑판을 뒤집어엎거나 돌을 집어던지며 인간이 부여한 룰을 깼을 때”라고 트위터에 글을 올렸다. ●“알파고 전원 뽑아라” 유머도 시민단체 활동가인 조민지(28·여)씨는 “알파고가 이세돌을 이겨도 ‘실수를 하는 인간’이 더 아름답다”고 밝혔다. 직장인 김호열(30)씨는 “불치병으로 고생하는 사람이 많은데 의료 분야에서 암 치료 등에 인공지능이 활용되는 시기가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알파고 전원 플러그를 뽑아라’, ‘호텔 두꺼비집을 내리면 인류가 이긴다’, ‘알파고에게 연말정산을 시켜 인간의 고통을 깨닫게 하자’ 등 누리꾼들의 유머도 볼 수 있었다. 한 누리꾼은 ‘알파고를 이기는 법을 이세돌은 알고 있다’는 제목의 글에 이어 이 9단의 저서 ‘판을 엎어라’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현장 블로그] ‘베테랑’ 무대 역사 속으로… 베테랑 형사 추억 속으로

    [현장 블로그] ‘베테랑’ 무대 역사 속으로… 베테랑 형사 추억 속으로

    “영화 ‘베테랑’에 나오는 ‘정의파 돌쇠’ 서도철(황정민 역) 있잖아요. 세상이 빠르게 바뀌는데 그런 식으로 발품 파는 ‘돈키호테 형사’는 사라질 때가 됐어요. 폐쇄회로(CC)TV를 분석해 과학적으로 범인을 잡는 새 시대가 왔으니까요.” 올 연말 역사 속으로 사라질 서울 마포구 마포동의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광수대) 청사에 대해 물으니 한 50대 형사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시대가 바뀌면 수사기법도 발달하고 건물도 최첨단으로 바뀌는 건 당연합니다. 그래도 그의 표정에는 아쉬움이 묻어났습니다. 일반인들에게 서울청 광수대는 인기 드라마 ‘시그널’이나 영화 ‘베테랑’의 촬영장소로 알려져 있지만, 나이든 형사들에게는 청춘을 바쳐 범죄자를 잡아들이던 곳입니다. 2004년 연쇄살인범 유영철을 검거하고, 2014년 3대 조직폭력배 ‘범서방파’를 일망타진한 게 서울청 광수대입니다. 전설의 ‘야전 소총수’(강력계 형사를 가리키는 경찰 속어)를 배출한 곳이기도 합니다. 한 형사에게 기억나는 인물을 묻자 고 황규인 형사를 꼽았습니다. “30개 넘는 소매치기 조직을 적발한 소매치기 전문가였죠. 열혈 정의파여서 마음에 안 들면 상관하고도 거침없이 싸웠죠.” 그의 마지막 계급은 경위였습니다. 58세가 되던 2007년 폐암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병에 걸리자 내근으로 전근시켰는데 외려 현장에서 뺐다며 불같이 화를 냈다고 합니다. “늘 승진은 신경쓰지 말고 범죄자나 많이 잡으라고 했죠. 강자에겐 한없이 강하고 약자에겐 더욱 약해야 한다고 했어요.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황소처럼 제 갈 길을 걸어가라고 했습니다. 자기 몸 안 돌보고 정의의 사도처럼 뛰어다니던 그런 시절 얘기죠.” 서울청 광수대 청사는 오는 11월부터 철거에 들어갑니다. 범죄가 경찰서 관할구역을 넘나들자 1986년 형사기동대를 창설했는데 그게 광수대의 전신입니다. 현재 건물은 1974년 지어진 마포구청 청사입니다. 1984년에 경찰이 서울시에서 임차해 2000년 12월부터 광수대가 들어왔습니다. 워낙 낡은 데다 옥상에 방수층이 없어 비가 오면 실내로 물이 새고 무너질 위험도 있었습니다. 새로 짓는 청사는 지상 7층, 지상 3층으로 현재의 4배 규모입니다. 서울청 지능범죄수사대도 이곳에 입주합니다. 이제는 젊은 형사들이 첨단수사기법으로 더 많은 범죄를 소탕하는 새 역사가 쓰일 것입니다. 현재 50대가 된 형사들의 활약은 추억이 될 겁니다. 추억은 역사의 다른 이름이고 미래를 짓는 토양입니다. 아마도 정의를 향한 ‘무모한 도전’은 시대를 관통할 겁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예식장 예약하기 왜 이리 힘들까

    예식장 예약하기 왜 이리 힘들까

    이달 26일 결혼식을 올리는 예비신부 이모(27)씨는 지난해 6월 예식장을 10곳 가까이 돌아다녔다. 서울 강남에 있는 예식장에서 올해 3월 중 토요일 점심시간대에 예식을 올리고 싶었지만 이미 예약이 다 차 있는 상태였다. 어쩔 수 없이 토요일 오후 4시로 예식장을 잡았다. 이씨는 “인기 예식장은 1년 전에 이미 예약이 마감된다”며 “스드메(스튜디오, 드레스, 메이크업)숍이 청담동에 몰려 있고, 먼저 결혼한 친구들과 비슷하게 수준을 맞추려다 보니 사람들이 강남 지역을 선호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회사원 배모(32)씨는 지난해 7월부터 지방에서 올라올 친척들을 위해 교통이 편리한 서울 광화문, 종로, 강남 등지의 예식장을 알아봤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그는 봄 성수기와 점심시간대를 포기하고 결국 지난달 어느 금요일 저녁 7시에 결혼했다. 지난해 혼인 건수는 30만 2900건으로, 2003년(30만 2503건) 이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그런데도 예식장 구하기는 여전히 ‘하늘의 별 따기’다. 전체 예식장 수가 줄어든 가운데 지역적·계절적으로 쏠림 현상이 심한 것이 예식장 부족의 주된 이유로 꼽힌다. ‘겹치기 예약’도 사정을 악화시키는 요인이다. 규정상 예식 90일 전까지는 취소를 해도 계약금을 전액 환불받을 수 있어 이곳저곳 예약을 해 놓고 보는 사람이 많다. 9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혼인 건수(30만 2900건)는 10년 전인 2006년(33만 634건)에 비해 8.4%나 줄었다. 올해는 혼인 건수가 사상 처음으로 30만건에도 못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저출산으로 결혼적령인구가 줄어드는 데다 경제 불황으로 청장년층 혼인 건수도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식장 수는 더 가파르게 줄었다. 2006년 1038개였던 전국의 결혼식장은 2014년 917개로 11.7%나 감소했다. 최근에는 대기업까지 예식장 업종에 진출하면서 중소 예식장의 폐업이 이어지고 있다. A웨딩홀 관계자는 “강남은 아직 인기 지역이라 타격을 덜 받고 있지만, 서울 외곽이나 지방 웨딩홀은 문 닫은 곳이 많다”고 밝혔다. 폐업 예식장의 급증에 더해 ‘봄이나 가을’에 ‘서울 강남에 있는 결혼식장’에서 예식을 올리려는 심리도 예식장 구하기 전쟁을 부추긴다. 결혼 컨설팅업체 듀오웨드 관계자는 “결혼식장을 고를 때 교통, 가격, 인테리어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하긴 하지만 결국 예비부부들이 선호하는 장소는 매우 한정돼 있다”며 “특히 강남 지역의 ‘컨벤션 웨딩홀’이 인기가 높은데, 가격은 호텔보다 저렴하고 분위기가 좋아 1년 전 예약이 필수”라고 말했다. 결혼식장 중복 예약도 늘고 있다. 결혼업체 관계자는 “90일 전에 예약을 취소하면 계약금(200만~300만원)을 전액 돌려받을 수 있어 2개 이상 예약한 뒤 결혼이 90일 앞으로 다가오면 하나만 남기고 취소하는 경우가 있다”며 “그래서 일부 예식장은 위약금 명목으로 계약금의 10~20%를 요구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보여 주기식 결혼 문화가 예식장 부족을 심화시키는 요인이라고 지적한다. 정현숙 상명대 가족복지학과 교수는 “결혼 전문 업체의 패키지에 포함된 예식장 대부분이 강남에 모여 있어 어쩔 수 없이 예비부부가 ‘예식장 전쟁’에 뛰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결혼을 통해 재력이나 지위를 과시하려는 문화가 사라져야 예식장 전쟁도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북한 ‘사이버 도발’] 공무원 개인PC 통해 정부기관 침투… 철도·공항관제시스템 마비시킬 수도

    [북한 ‘사이버 도발’] 공무원 개인PC 통해 정부기관 침투… 철도·공항관제시스템 마비시킬 수도

    스마트폰 해킹해 중요 정보 빼내 국가기간시설 프로그램 조종 시도 김포공항 전광판에 표시된 비행기 출발시각이 순식간에 뒤죽박죽이 된다. 동일한 항공기 편명이 수십개씩 올라온다. 승객들이 탑승구를 찾지 못해 대혼란이 일어났다. 해킹으로 공항이 뚫린 것이다. 경찰관 150명이 투입돼 승객 혼란을 진정시키는 한편 전산실 파일들을 복제하고, 악성코드가 들어 있는 ‘좀비PC’의 색출에 나섰다. 경찰이 지난 3일 김포공항을 비롯해 전국 15개 공항에서 실시한 ‘사이버테러 초동대응 모의훈련’의 가상 시나리오다. 최근 북한의 사이버테러가 잇따르면서 경찰 등 당국이 이런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기 시작했다. 전문가들도 북한이 시도하는 사이버테러 수준이나 강도를 감안할 때 지하철, 철도가 멈추고 공항 관제시스템이 마비되는 등 국가기간시설의 실질적 피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북한 사이버테러와 관련해 최고 전문가로 꼽히는 A씨는 8일 “북한이 보안이 취약한 공무원의 개인PC를 이용해 정부 및 공공기관에 침투하고, 이어 국가기반시설 해킹을 시도할 수 있다”며 “기간산업이 마비되는 등 북한의 사이버테러 피해가 가까운 미래에 현실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박춘식 서울여대 정보보호학과 교수는 “지하철을 멈추게 하거나 공항시스템을 마비시키는 등 실질적 피해를 주려는 북한의 사이버 공격 빈도가 잦아지고 있다”며 “스마트폰 해킹은 예전에 가능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공무원 등 중요시설 종사자들은 스마트폰 보안패치를 철저히 설치하고, 중요 문서를 스마트폰으로 주고받는 등의 행위를 절대로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최근 자동차들은 컴퓨터를 이용한 제어장치가 많아서 이제는 해킹으로 충돌 사고를 내는 것도 불가능한 일이 아닌 상황이 됐다”며 “한 사람의 스마트폰이 해킹되면 다른 사람까지 해킹이 가능한 만큼 고위직 공무원에게는 보안을 강화한 스마트폰을 지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북한이 ‘한글 오피스’ 등 모든 공공기관이 사용하는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사이버테러 공격을 감행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예전에는 국가·언론·금융기관의 홈페이지를 다운시키기 위해 ‘디도스’(DDOS·분산서비스 거부) 공격을 했지만 최근에는 기간시설의 관리 프로그램을 조종하거나 공무원 등의 스마트폰을 통해 중요 정보를 빼내려는 형태로 바뀌면서 우려가 한층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북한의 사이버테러 능력은 러시아, 중국, 이란 등보다는 떨어지지만 빠르게 발전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2013년 국정원 자료에 따르면 북한은 1700명 규모의 전문 해커를 보유하고 있다. 1990년대 중반부터 12~13세의 수학·과학 영재를 선발해 평양 금성1·금성2 중학교를 지나 김일성대학·김책공대에 진학시켜 사이버전 요원으로 키운다. 이후 인민군 정찰총국과 총참모부 부대에 배치된다. 경찰청 사이버안전국은 이날 공공·민간 주요 기반시설 보안담당자를 초청해 북한 사이버테러를 예방하기 위한 간담회를 열고 관계기관 사이에 핫라인을 구축하기로 했다. 국토교통부, 코레일, 한국거래소, 네이버, 서울대병원 등 교통·금융·에너지·포털·병원 분야 24개 기관 보안담당자 35명이 참석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현장 블로그] 동사무소 동네 사업까지 연예인 홍보대사?

    정부 부처의 홍보대사로 연예인이 선임됐다는 뉴스 많이 보셨죠? 요즘에는 경찰이나 지방자치단체도 연예인 홍보대사를 선임하는 게 당연해졌습니다. 일선 경찰서는 물론이고 동사무소도 연예인을 홍보대사로 선임하기 시작했습니다. 연예인 홍보대사가 난립하면서 차별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서울 은평구 갈현2동은 ‘우리마을 기부천사’라는 사업을 홍보하기 위해 지난 1월 탤런트 전원주를 홍보대사로 위촉했습니다. 쌀, 라면 등 생필품을 기부하면 주민센터의 항아리와 뒤주에 넣어두고 저소득층이 가져가는 정책이니 알뜰한 이미지인 전원주는 딱 맞는 선택입니다. 하지만 작은 동네 사업까지 연예인 홍보대사를 선임해야 하느냐는 반응도 있습니다. 상당히 이례적인 경우이기 때문이죠. 경찰에도 수많은 연예인이 홍보대사를 맡고 있습니다. 경찰청 학교폭력 홍보대사는 가수 아이유입니다. 서울지방경찰청 명예경찰은 탤런트 고아라입니다. 서울 동작경찰서는 지난달 28일에 걸그룹 ‘아는동생’과 마술사 심상범을 홍보대사로 위촉했는데요. 이 경찰서의 학교폭력 홍보대사는 탤런트 최일화입니다. ●“정책 홍보보다 스타 신뢰도만 높아져” 대부분의 연예인 홍보대사는 무료로 활동합니다. 그 지역에 살거나 고향인 경우가 많죠. 하지만 연예인 홍보대사가 너무 많아지자 헷갈릴 뿐 정책은 눈에 안 들어온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취재 중에 만난 김모(42)씨는 자신이 사는 경기 의정부시의 홍보대사가 ‘백세인생’이라는 노래로 뜬 가수 이애란인데 전북 무주경찰서의 홍보대사를 겸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경기경찰청이 추진 중인 ‘안매켜소 운동’(안전띠 매기·주간 전조등과 방향지시등 켜기·교통소통 확보)의 홍보대사는 일선 경찰서까지 10명이 넘습니다. 넘치는 연예인 홍보대사를 두고 한 홍보 전문가는 “섹시한 모델이 청바지를 선전할 때 소비자는 청바지 브랜드보다 모델을 더 인지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며 “연예인의 주목도로 정책이 홍보되기보다 공공활동에 참여하는 연예인의 신뢰도만 더 높아지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실제 일부 정부기관에서는 ‘높은 분’(?)이 친한 연예인을 홍보대사로 정하라고 민원을 넣곤 하신다네요. ●“시민 주목도가 달라져… 고육지책” 공무원들은 연예인 홍보를 ‘고육지책’이라고 하소연합니다. 지난해부터 정부가 ‘기관 평가’에서 홍보 점수에 대한 배점을 높였다는 겁니다. 한 공무원은 “연예인 홍보대사를 선임해야 기사가 한 줄이라도 실린다”며 “각종 홍보 캠페인이나 행사를 할 때 시민의 주목도도 분명 다르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이별 통보받자 데이트 폭력… 전치 5주 배상액 2480만원

    가해자 59% 형사처벌 전력…전과 정보조회 ‘클레어법’ 추진 직장 여성 A씨는 지난해 2월 친구들과 클럽에 갔다가 그곳에서 일하던 B씨와 사귀게 됐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그 관계는 ‘악몽’으로 변했다. B씨는 A씨가 “바람을 피운다”며 걸핏하면 폭언과 손찌검을 일삼았다. 술에 취한 날이면 흉기을 들고 난동을 부리기도 했다. A씨는 부모님이 계신 고향으로 피신을 하기도 했다. A씨는 B씨에게 여러 차례 결별을 통보했는데, 그때마다 B씨는 “잘못했다”고 용서를 구하는 한편 “죽여 버리겠다”는 식의 협박도 일삼았다. 참다못한 A씨가 7월 결별을 통보하자 B씨는 A씨를 마구 때려 얼굴뼈 골절 등 전치 5주의 상처를 입혔다. A씨는 B씨를 고소하고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98단독 정우석 판사는 “B씨는 A씨에게 치료비 480여만원과 위자료 2000만원 등 248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6일 밝혔다. B씨는 이와 동시에 형사재판 1심에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 사회봉사 80시간 판결을 받았다. 경찰청은 이러한 연인 간 폭력(데이트 폭력) 집중 신고기간을 최근 한 달간 운영해 전국에서 신고 1279건을 접수, 가해자 868명을 입건하고 이 중 61명을 구속했다. 가해자의 연령대는 20∼30대가 58.3%, 40∼50대가 35.6%였다. 형사처벌 전력이 있는 사람이 58.9%로 5명 중 3명꼴이었다. 가해자의 11.9%는 전과 9범 이상이었다. 피해자는 대부분 여성(92%)이었으나 남성(4%)도 있었고 쌍방 폭행도 있었다. 피해 유형은 폭행·상해(61.9%)가 많았으며 감금·협박(17.4%), 성폭력(5.4%) 등 순이었다. 경찰은 데이트 상대방의 전과 정보를 조회할 수 있도록 하는 한국판 ‘클레어법’ 제정을 추진할 방침이다. 클레어법은 2009년 클레어 우드라는 영국 여성이 인터넷 연애사이트에서 만난 남자친구에게 살해당한 이후 제정됐다. 이 남성은 과거 자신의 연인을 폭행하고 학대한 전과가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전국 경찰서에 상담 전문 여경 등을 배치해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할 것”이라며 “데이트 폭력이 강력범죄로 발전하지 않도록 사건 발생 초기 피해자나 주변인들의 적극적인 신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그 많던 폭주족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그 많던 폭주족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서울 영등포경찰서 교통범죄수사팀 소속 수사관 2명은 지난달 29일 밤 10시부터 다음날인 1일 새벽 6시까지 오토바이 폭주족 단속을 위해 여의나루역 주변 한강공원을 지켰다. ●3·1절 폭주 9년 새 1163 → 221건으로 하지만 8시간 동안 폭주족은 한 명도 나타나지 않았다. 과거에 3·1절이나 광복절이 광란의 오토바이 질주로 얼룩지는 10~20대 폭주족의 축제와도 같았던 적이 있었다. 한강 둔치는 그들의 집결지였다. 도로를 차지한 채 차들을 위협하며 위험한 곡예 운전을 해댔다. 경찰은 오토바이 검거용 그물까지 동원해 국경일이면 1000명 이상의 폭주족을 적발하곤 했다. 하지만 폭주족이 이제는 사실상 사라졌다. 경찰의 대대적인 단속 및 처벌 강화도 주요한 이유지만 우선적으로 오토바이가 ‘멋의 상징’에서 ‘알바의 상징’으로 바뀌면서 그들의 관심에서 멀어졌기 때문이다. 경찰청이 3·1절을 맞아 오토바이 폭주 사범을 단속한 결과 공동 위험 행위, 불법 개조, 무면허 등의 혐의로 221건을 적발했다고 2일 밝혔다. 9년 전인 2007년 3·1절에 1163건을 적발한 것과 비교하면 5분의1도 안 된다. 입건된 건수는 같은 기간 48건에서 33건으로 감소했다. 경찰 관계자는 “예전에는 폭주족이 워낙 많아 중대한 잘못을 한 경우에만 입건했는데 최근에는 모든 불법 행위에 대해 처벌을 하기 때문에 입건 건수는 상대적으로 덜 줄었다”고 설명했다. 올 3·1절에는 과거와 같은 수십명의 집단 폭주는 찾아볼 수 없었다. 대부분 오토바이 2대를 4명이 나눠 타고 굉음을 유발하며 운행하는 수준이었다. 경찰은 “10대들을 중심으로 청소년들은 더이상 오토바이에 관심을 갖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날 폭주족을 단속한 경찰관은 “정우성 주연의 영화 ‘비트’(1997년)를 통해 ‘오토바이는 반항’이라는 공식이 있었는데 지금은 단순한 취미나 레저 수단 이상으로 인식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불황에 배달 청소년 크게 줄어 김지석(59) 전국이륜문화개선운동본부 회장은 “폭주족 문화는 사회에 대한 반항을 상징하는 부분이 있었는데 요즘 10대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그런 스트레스를 푸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 과거에 폭주족의 상당수를 차지했던 배달 청소년들도 불황으로 수가 크게 줄었다. 인건비를 아끼기 위해 사장이 직접 배달을 하거나 배달업체를 이용하는 경우가 늘어서다. ●경찰 체계적 단속·압수도 한몫 경찰의 단속도 주효했다. 폭주족의 인터넷 동호회 카페 등을 통해 서울 여의나루역 한강공원·뚝섬 유원지, 부산의 해운대·광안리 해수욕장, 인천 부평역, 대구 호림로 등을 집중 단속했다. 현장 검거 방식을 버리고 고성능 카메라로 번호판 등을 촬영한 뒤 사후 검거로 전환했다. 경찰 관계자는 “폭주를 즐기는 청소년들은 오토바이를 자기 분신처럼 여기기 때문에 입건보다 오토바이 압수에 더 큰 타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에는 청소년들의 오토바이 폭주보다 경기 일산 자유로, 인천 영종고속도로 등지에서 발생하는 성인들의 외제차 폭주가 더 골칫거리”라고 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新 할마할빠 육아시대] 조부모 모임·교육 프로그램 지원 필요

    서울신문이 지난달 손주를 돌보는 조부모 50명과 조부모에게 아이를 맡긴 부모 50명 등 100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외가의 조부모가 손주를 보는 경우가 66%였고, 친가에서 돌보는 경우가 34%였다. 외가에서 봐야 아이 엄마가 편하게 육아 관리를 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많았다. 서울 동작구에 사는 이모(34·여)씨는 “처음에는 아이를 시댁에서 키웠는데 손자는 막 키워야 한다는 시부모님의 양육 방식에 반대하지 못해 답답했다”며 “하지만 친정으로 옮긴 후에는 분유부터 기저귀의 상표까지 정해준다”고 말했다. 조부모 양육 형태는 평일만 보는 경우가 66%로 가장 많았다. 매일 보는 경우와 필요할 때마다 봐주는 경우는 각각 17%였다. 돌보는 장소는 ‘조부모 집’이 49%로 가장 많았고 ‘자녀의 집 출퇴근’ 31%, ‘자녀와 동거’ 20% 순이었다. 손주 1명을 돌보는 경우가 72%, 2명을 돌보는 경우는 24%였다. 10명 중 8명은 조부모 양육이 보편화된 상황에서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조부모 양육을 부모 양육이나 어린이집처럼 하나의 보육 방식으로 인정하고 체계적인 조부모 교육 시스템, 보육비 지원 등을 해달라는 것이다. 서울 서초구의 사례를 들어 양육비 지원이 필요하다는 응답도 있었다. 서초구는 손주를 돌보는 할머니가 24∼25시간의 육아교육을 이수하면 손주를 돌보는 시간에 따라 최대 월 24만원을 지급한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잡힐 때까지 몰랐다”… 암행순찰차 성공적 데뷔

    “잡힐 때까지 몰랐다”… 암행순찰차 성공적 데뷔

    버스 전용차로 위반 단속 최다… 적발되자 당황해하고 화내기도 경찰청이 1일부터 암행 순찰차를 시범 운영했다. 운영 첫날 적발된 운전자 대부분은 일반 승용차와 같은 외관에 속았다며 당황한 모습이었다. 일부는 허를 찔렸다며 화를 내기도 했다. 암행 순찰차는 검은색 쏘나타의 보닛과 양쪽 문에 경찰 마크가 붙어 있는 게 전부다. 경광등과 전광판도 숨겨져 있다. 언뜻 봐서는 순찰차로 알기 어렵다. 경부고속도로 만남의 광장 휴게소에서 단속을 시작한 고속도로순찰대 1지구대 소속 김동철 경장은 “일반 순찰차를 타고 다닐 때보다 단속이 더 수월하다”고 말했다. 그는 “암행 순찰차 도입에 대해 홍보를 많이 했지만 대부분 운전자들이 경찰이라고 하면 깜짝 놀라더라”고 전했다. 단속 결과 버스 전용차로 위반이 가장 많이 적발됐다. 오후 들어 휴일 정체가 시작되자 갓길 위반도 종종 적발됐다. 경찰청 관계자는 “단속 건수를 올리려고 암행 순찰차를 도입한 것이 아니라 난폭운전이나 얌체운전을 단속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경찰청은 오는 6월까지 암행 순찰차 2대를 경기·충남지방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에서 시범 운영하고 연말까지 11개 순찰대에 보급할 계획이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新 할마할빠 육아시대] 두살 된 손녀 가르치려 영어학원 다니는 ‘할마’

    [新 할마할빠 육아시대] 두살 된 손녀 가르치려 영어학원 다니는 ‘할마’

    10명 중 7명 “내 생활도 활력” 대구 중구에 사는 안모(57·여)씨는 얼마 전부터 영어학원에 다니고 있다. 오랫동안 잊고 살아온 영어공부를 다시 시작한 건 그가 돌보고 있는 15개월 된 손녀 때문이다. “아이가 얼마 후면 말을 하기 시작할 텐데, 그때부터 제가 직접 영어를 가르칠 생각이에요. 일차적으로는 아이를 위한 것이지만, 저 또한 아이 덕에 삶에 활력을 찾았죠.” 서울 용산구의 최모(65·여)씨는 손자가 다니는 초등학교에 자주 간다. “회사 일로 바쁜 며느리를 대신해 학부모 모임에 참여하려고 애를 씁니다. 여기서 손자를 좋은 체육모임에 넣어 주고, 좋은 학습지를 추천받고, 담임교사가 어떤 분인지에 대한 정보도 얻는 거죠.” 할아버지, 할머니가 손주를 부모 대신 돌봐 주는 집이 전체 맞벌이 가구의 절반에 이른 지는 이미 여러 해가 지났다. 국무총리실 산하 육아정책연구소에 따르면 2012년에 그 비율이 49.3%에 달했다. 한 집 건너 한 집꼴로 아이들을 본가나 처가 또는 친정이나 시댁에 맡기고 있다는 얘기인데, 이러한 ‘할마(할머니 엄마)·할빠(할아버지 아빠) 양육’에 최근 들어 새로운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자녀들의 어려운 사정을 외면하지 못해 떠밀리듯 손주들을 맡았던 과거와 달리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양육에 참여하는 ‘신개념 할마·할빠’다. 이들은 대부분 억척스럽게 자녀들을 키우며 한국의 교육 열풍을 주도했던 베이비붐 세대다. 손주들을 단순히 돌봐 주는 차원을 넘어서 교육 자체에 열성을 보이는 이유다. ‘신(新)치맛바람’으로 불리기도 하지만 맞벌이 가정의 절반이 조부모 양육을 하고 있는 현실에서 육아교육기관들은 대부분 긍정적이라고 평가한다. 서울신문은 새로운 할마·할빠 시대를 조명하는 기획을 3회에 걸쳐 연재한다. 이를 위해 손주를 키우는 조부모 50명과 부모에게 아이를 맡긴 부모 50명 등 100명을 상대로 지난달 심층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10명 중 9명 정도가 미취학 영유아의 조부모 교육에 대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79%는 ‘조부모 양육이 적어도 어린이집보다는 낫다’고 답했다. ‘조부모 양육이 부모보다 낫다’는 8%였다. 12%는 ‘좋지 않다’고 답했다. 조부모 응답자 50명의 72%는 ‘손주 양육이 내게도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전체 응답자 중 77%(조부모 37명, 부모 40명)는 양육 대가로 용돈을 주고받는다고 답했다. 월 평균 금액은 87만 6623원이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경찰, 신학기 학교폭력 모임 집중단속

     경찰청은 신학기가 시작되는 3~4월을 ‘학교폭력 집중 관리 기간’으로 정하고 평온한 학교 분위기를 만들기 위한 집중단속을 벌인다고 1일 밝혔다.  교내·외 폭력모임과 학교폭력 대상별 맞춤형 예방활동 등에 나선다. 지역사회 합동 예방·선도 활동 등도 추진한다.  학교전담경찰관이 해체된 폭력모임에 소속됐던 학생들을 일대일·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면담하고, 학교·형사·지역경찰·117센터와 정보를 공유해 이들이 새로운 폭력모임 결성에 나서지 않도록 할 방침이다.  폭력모임이 상습·집단 폭력을 가하거나 외부 성인 조직과 연계되면 즉시 검거하고 필요하면 구속 영장까지 신청하기로 했다.  초등학교에서는 캠페인 등 예방활동을, 중·고등학교에서는 가해나 피해 경험자를 중심으로 일대일 대면 상담 등 사후관리를 각각 맞춤형으로 벌인다.  경찰 관계자는 “개학을 맞는 3∼4월에는 학생 간 서열이 형성되는 시기로 전체의 30%가 몰릴 정도로 학교폭력이 가장 많다”며 “집중 관리로 학교폭력을 제압해 국민 불안감을 해소하겠다”고 말했다.  이민영 min@seoul.co.kr
  • 불쑥 차선변경 ‘칼치기’ 최다… 붙잡힌 난폭운전자 “왜 나만”

    불쑥 차선변경 ‘칼치기’ 최다… 붙잡힌 난폭운전자 “왜 나만”

    2주 만에 신고 685건·입건 59건 “재수없어 걸렸다” 법 위반 의식 없어… 신고자는 “왜 처벌 않느냐” 항의도 고의성 입증할 증거·증인이 관건 1t 화물트럭을 운전하는 하모(34)씨는 지난 20일 오전 부산 진구에서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은 채 여러 차례 차선을 변경하며 신호를 위반했다. 중앙선을 몇 차례 침범하기도 했다. 다른 운전자의 신고로 경찰에 붙잡힌 하씨는 “출근시간이 늦어서 그랬다”고 말했다. 화물트럭 운전자 이모(54)씨도 지난 23일 강원 삼척에서 택배 배달이 밀리자 1차로와 2차로를 오가며 연신 급제동을 반복하며 ‘칼치기’(급차선 변경)를 반복했다. 벤츠 승용차를 모는 권모(54)씨는 지난 14일 오전 인천 계양구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제한속도 시속 100㎞)에서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고 시속 120㎞로 3차선과 4차선을 5차례 넘나들며 운전을 했다. 다른 운전자의 신고로 경찰에 출석하게 된 권씨는 “딸이 아파서 입원을 했는데 병원에 가던 길이었다”고 진술했다. 경찰이 ‘보복운전’ 등이 아닌 ‘난폭운전’에 대해서도 처음으로 형사처벌을 하기로 하고 지난 15일부터 집중단속에 들어간 가운데 정확한 적발기준을 궁금해하는 시민들의 문의가 늘고 있다. 이전 같으면 그냥 넘어갔을 법한 운전습관이 난폭운전에 해당되거나 바빠서 조금 빨리 가려던 것이 난폭운전으로 신고되는 경우가 적잖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적발 사례를 종합해 보면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은 채 차선을 지그재그로 넘나드는 ‘칼치기’ 운전’이 가장 많다. 경찰청 관계자는 “지난 15일부터 28일까지 685건의 신고가 들어와 59건을 난폭운전 혐의로 입건했다”고 29일 밝혔다. 지난 12일 도로교통법 개정으로 다른 사람을 위협하거나 교통 흐름을 방해하는 난폭운전은 형사처벌을 받는다. 난폭운전의 유형은 ▲신호 위반 ▲중앙선 침범 ▲과속 ▲횡단·유턴·후진 위반 ▲진로변경 위반 ▲급제동 ▲앞지르기 위반 ▲안전거리 미확보 ▲정당한 사유 없이 경음기를 누르는 등이다. 10가지 행위 중 2가지 이상을 연달아 하거나 한 가지 행위를 지속적으로 반복하면 난폭운전으로 처벌된다. 하지만 이를 현장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쉽지 않다. 난폭운전을 하겠다는 고의성이 입증돼야 하는 게 가장 큰 이유다. 경찰 관계자는 “고의성 없이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고 2회 이상 차선 변경을 한 것은 단순 교통법규 위반”이라며 “하지만 옆 차선에 차가 있는데 갑자기 급정거하거나 속도를 높이면서 차선 변경을 했다면 고의성이 있으니 난폭운전”이라고 설명했다. 피해자가 큰 위협을 느낄 경우도 난폭운전으로 간주된다. 차들이 없는 사거리에서 적신호임에도 좌회전을 했다면 단순 교통법규 위반이다. 하지만 해당 차량의 좌회전으로 위협을 받을 만한 다른 차들이 있었다면 난폭운전에 해당한다. 한 교통 수사관은 “고의성 여부를 떠나서 운전습관 자체가 난폭운전으로 적발될 만큼 과격한 운전자가 상당수에 이른다”고 지적했다. 반면 난폭운전 신고자는 자신이 신고한 운전자를 처벌하지 않는다고 항의한다. 경찰 관계자는 “도로교통법 위반으로 형사처벌을 하려면 증거나 증인이 있어야 하는데, 블랙박스 영상이 없으면 목격자라도 필요하다”며 “증거가 충분하지 않으면 진로변경 위반(범칙금 3만원·벌점 10점)이나 안전운전의무 위반(범칙금 4만원·벌점 10점)으로 처리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미래 36회·꿈 31회 언급… 올해도 감동없는 졸업축사

    미래 36회·꿈 31회 언급… 올해도 감동없는 졸업축사

    “미래는 여러분의 몫” 상투적 표현 반복… 총장들 직원이 쓴 추상적인 글 읽기만 윤제균 영화감독 등 외빈 축사는 눈길… 美 총장·명사들의 ‘감동 연설’과 대조 대학 졸업식은 사회로 첫발을 내딛는 출발점이다. 학교를 떠나는 제자들에게 우리나라 대학 총장들은 어떤 말을 가장 많이 해줄까. 26일 서울신문이 건국대, 고려대, 동국대, 서울대, 서울시립대, 숙명여대, 연세대, 중앙대, 한국외대, 한양대(가나다 순) 등 주요 대학 10곳의 올해 졸업식 총장 축사를 분석한 결과 ‘미래를 개척’, ‘미래를 지향’, ‘미래를 향해 도약’ 등 ‘미래’라는 단어가 36회로 가장 많이 쓰였다. ‘꿈’(31회), ‘노력’(24회), ‘도전’(19회), ‘성공’(16회), ‘목표’(13회), ‘최선’(9회)이 그 뒤를 이었다. 이 단어들은 ‘명확한 꿈과 목표’, ‘꿈을 실현하기 위해 더 노력’, ‘새로운 가능성을 향한 도전’ 등의 표현에 활용됐다. 상당수 축사가 “사랑하는 졸업생 여러분”으로 시작해 “미래는 여러분의 몫이다”로 끝났다. 이렇다 보니 총장 축사들이 너무 단조롭고 획일적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한 사립대 교수는 “상당수 총장들이 직원이 써 준 축사를 그대로 읽는다”며 “자신의 경험과 정성이 빠져 있는데 어떻게 감동을 줄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다른 교수는 “‘취업이 어렵지만 도전하라’는 말을 빼고는 다른 이야기를 하기가 어려운 상황도 대학마다 축사들이 비슷하게 나오는 이유”라고 분석했다. 총장 축사에 비해 외빈들의 축사는 좀더 눈길을 끈다. 건축설계회사 팀하스의 하형록(59) 회장은 26일 서울대 졸업식에서 심장 이식수술을 2차례나 받았던 자신의 경험을 소개했다. 그는 “나보다 급한 여성에게 심장을 양보했더니 두 번만 심장이식을 받을 수 있는 법적 제한의 예외규정을 적용받아 앞으로 한 번 더 이식을 할 수 있게 됐다”며 “자신을 희생하고 양보하는 삶에 성공이 따른다”고 말했다. 영화감독 윤제균(47)씨는 지난 25일 고려대 졸업식에서 1000자의 짧지만 의미 있는 연설로 화제가 됐다. 그는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잘 아는 ‘주제파악’이 필요하다”며 “언젠가 기회는 반드시 온다”고 졸업생을 격려했다.이에 비해 미국 대학의 총장 축사는 좀더 다채롭고 독특한 편이라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예일대 피터 살로베이 총장은 지난해 졸업식에서 “여러분 삶의 목표는 간단하다. 세계를 발전시키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하버드대 드류 길핀 파우스트 총장은 “개인만을 위하는 ‘셀카 시대’를 살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을 위해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프린스턴대 크리스토퍼 아이스그루버 총장은 이 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앨런 튜링의 삶을 소개하며 “고난에도 굴하지 않는 것이 프린스턴의 정신”이라고 강조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투잡 없인 못 살아… 동네 책방 ‘슬픈 귀환’

    투잡 없인 못 살아… 동네 책방 ‘슬픈 귀환’

    연간 1인당 독서량은↓ ‘9.1권’ “서울서 책만으로 수익 2~3곳뿐… 책값 거품 빼고 할인 금지해야” “커피와 책이 잘 어울리니까 다른 분이 운영하는 카페 내부에 동거 형태로 서점을 열었는데, 생각처럼 시너지 효과가 나지 않는 것 같네요.” 서울 용산구 해방촌에서 문학서점 ‘고요서사’를 운영하는 차경희(32·여) 사장은 25일 “최근 2년간 해방촌에만 5곳의 책방이 새로 문을 열었을 만큼 동네서점이 늘었다”며 “하지만 잘된다고 할 수 있는 곳은 많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40㎡(약 12평) 남짓한 서점은 한산했다. 문학책을 중심으로 500권 정도를 보유하고 있는데, 평일이라 그런지 저녁 퇴근 시간에 들른 손님은 채 열 명이 되지 않았다. 서울의 홍대입구, 이태원, 대학로 등 20~30대가 자주 찾는 명소에 동네서점들이 속속 귀환하고 있다. 디자인, 문학, 사진 등 특화된 분야의 책을 파는 소규모 형태들이다. 젊고 신선한 분위기가 장점이다. 주말이면 젊은이들의 데이트 코스가 된다. 반기는 사람들은 많지만 매출은 부진하다. 반짝 하고 부활 조짐을 보이던 동네서점이 다시 퇴조의 길을 걸을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구글맵을 이용해 ‘동네서점 지도’를 만든 남창우(43)씨는 “최근 2년간 서울에 동네서점이 50곳 가까이 늘었지만 지난해 4곳이 문을 닫는 등 어려운 곳이 늘고 있다”며 한숨을 쉬었다. 남씨는 조만간 폐점이 급증할 가능성을 걱정하고 있다. 2년 전 동네서점 창업 바람이 불면서 문을 연 서점들이 많았는데 통상 2년인 부동산 계약 기간 만료가 앞으로 집중적으로 도래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동네서점이 늘어난 계기는 뭐니 뭐니 해도 2014년 말 시행된 ‘도서정가제’다. 온·오프라인 서점의 할인폭을 최대 15%로 제한하자 온라인의 ‘반값 할인’이 사라졌고, 상대적으로 동네서점에 가격 경쟁력이 생겼다. 가게 보증금, 인테리어 비용, 책값 정도의 소자본으로 창업이 가능한 점도 동네서점이 증가한 이유다. 하지만 책 읽는 독자들의 감소세는 멈추지 않았다. 우리나라 1인당 연간 독서량은 2007년 12.1권에서 지난해 9.1권으로 4분의1이 감소했다. 지난해 서점을 연 A씨는 “하루에 한 권도 팔지 못하는 날이 많다”며 “서울 시내 동네서점 중 책으로 수익을 내는 곳은 2~3곳에 불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네서점 주인들은 카페를 겸하거나 번역 등 ‘투잡’을 하면서 근근이 버틴다. 동작구 상도동에서 대륙서점을 운영하는 박일우(40)씨는 “인건비는 고사하고 월세만 내도 다행”이라며 “같이 서점을 운영하던 아내는 다른 일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동네서점 주인 B씨는 “1년간 운영해 보니 적자만 쌓여서 따로 책 번역 일을 하고 있다”며 “서점을 차린 건지 작업실을 차린 건지 헷갈릴 때도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 서점의 마진율은 35~40%에 이르지만 소규모 서점은 25% 정도에 불과하다. 또 도서정가제의 최대 할인폭은 15%이지만 할인카드 등을 이용하면 30%까지 할인율이 껑충 뛴다. 동네서점의 경쟁력은 그만큼 낮아진다. 일부 동네서점 주인들은 책값에서 거품을 빼고 아예 할인이 불가능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서울 강동·종로·은평구, 경기 포천시, 경남 창원시, 경북 경산시, 대전시 등 여러 지방자치단체들이 동네서점 살리기에 앞장서고 있다. 강동구 관계자는 “동네서점은 누구에게나 열린 사랑방이자 사라져 가는 활자 문화를 지키는 문화 공간”이라며 “올해는 동네서점에서 지난해보다 1억원 많은 3억원어치의 책을 구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경찰도 성접대 했다” 성매매 여성 진술 나와

    ”경찰도 성접대 했다” 성매매 여성 진술 나와

     경찰이 22만명의 고객 명단을 관리했다는 강남 성매매 알선조직에 대한 수사 과정에서 “일선 경찰관들에게 성 접대를 했다”는 성매매여성의 진술이 나와 조사에 나섰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성매매 조직으로부터 성 접대와 금품을 받은 혐의가 있는 경찰관 3명에게 출석을 요구했다고 26일 밝혔다.  지능범죄수사대에 따르면 경찰은 성매매 고객 명단을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조직을 수사하다가 성매매 여성으로부터 “경찰관이라고 소개받은 남성에게 성 접대를 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경찰은 복수의 조직원들로부터 경찰에게 로비를 했다는 진술을 받아내 경찰관 3명으로 수사망을 좁혔다.  이번에 출석을 요구받은 3명의 경찰은 서초서 등 서로 다른 경찰서 소속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유흥업소 호객꾼 출신 조직원인 조모씨가 성 접대 등 경찰을 상대로 한 로비를 담당한 것으로 파악했다.  경찰은 “‘관(官) 작업’을 했다는 소문이 무성해 이미 붙잡은 조직원들에게 그 부분을 집중적으로 추궁, 접대받은 경찰이 있었음을 확인했다”며 “접대 대가가 무엇이었는지는 조사해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경찰 수사는 여론기획 전문회사를 표방하는 ‘라이언 앤 폭스’사가 강남의 성매매 조직이 관리한 고객 명단이라며 두 차례에 걸쳐 22만여 개의 전화번호가 적힌 엑셀 파일을 공개해 시작됐다.  경찰은 앞서 이 조직 총책 김모(36)씨와 성 매수자를 유인한 채팅조직 책임자 송모(28)씨를 구속했고, 다른 업주·채팅 요원·성매매 여성 등 53명도 불구속 입건했다.  이 고객 명단에는 옆에 ‘경찰’이라고 적힌 전화번호들이 있었다. 경찰은 이번에 출석을 요구한 경찰관들은 이 명단과 무관하며 수사 중 혐의가 드러난 이들이라고 전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온라인 삐라’ 국보법 위반 수사

    북한 해외 홍보 매체 ‘코리아인훠21’이 이메일로 온라인 삐라를 대거 유포 <서울신문 2월 25일자 1면>한 데 대해 경찰이 25일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조선인민군 최고사령부 중대성명’ 이름으로 보낸 이메일 내용이 국가보안법상 이적표현물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메일을 국내의 불특정 다수에게 뿌린 행위가 새로운 형태의 온라인 선전전이라고 결론 내리고 발신자를 추적하고 있다. 해당 이메일을 수신한 이들의 직업과 숫자 등도 파악하고 있다. ‘우리 운명의 눈부신 태양을 감히 가리워 보려는 자들을 가차없이 징벌해 버릴 것이다’로 시작하는 이메일은 지난 23일 북한이 발표한 중대성명과 같은 내용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미 공개된 내용이지만 북한을 찬양, 고무하기 위한 목적이 있다면 이적표현물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메일 발신자인 ‘코리아인훠21’의 페이스북 계정을 추적한 결과 접속 지역이 미국으로 나왔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해당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이메일 계정이 모두 미국에 서버를 두고 있는 만큼 해당 회사의 협조를 얻어 발신자를 밝혀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공안당국은 북한이 운영하는 ‘우리민족끼리’ 등 인터넷 사이트의 국내 접속이 차단되자 북한이 이메일과 SNS를 선전 창구로 전환한 신종 삐라를 유포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사실관계를 확인했다. 공안당국은 북한이 직접 자신의 주장을 이메일을 통해 국내에 유포한 첫 사례라고 판단하고 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알박기’ 허위 집회·시위 신고 땐 내년부터 과태료 최고 100만원

    경찰에 집회 신고를 해 놓고 특별한 이유 없이 행사를 열지 않으면 최고 100만원의 과태료를 물게 된다. 반대 입장을 가진 단체 등 다른 사람들이 집회를 열지 못하게 할 목적의 이른바 ‘알박기’를 막겠다는 취지다. 경찰은 시간과 장소가 중복되고 집회의 내용이 상반되는 2개 이상의 집회 신고가 들어오면 늦게 신고한 집회에 대해서는 금지 통고를 하고 있다. 경찰청은 지난해 말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오는 28일부터 시행된다고 25일 밝혔다. 이에 따라 앞으로 집회·시위를 하지 않을 경우 예정시간 24시간 전에 해당 경찰서에 철회 신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먼저 신고한 신고자가 집회·시위를 열지 않고 철회신고서도 내지 않아 나중에 신고한 집회가 열리지 못하면 내년 1월부터 최고 1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