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이민법
    2025-12-19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482
  • [문화마당] 인디언 보호구역/ 임영균 중앙대 사진학과 교수·사진작가

    최근 피터 페이스 미 합참의장이 의회 청문회 도중 “미국은 이민자에게 가장 좋은 지상낙원”이라는 말을 하며 갑자기 울먹여 주위를 숙연하게 했다.‘철의 남자’라고 불리는 페이스 합참의장은 이민법 개정 문제의 증인으로 나왔다가, 가난한 이탈리아 이민자 출신으로 어려웠던 자신의 어린 시절을 이야기하며 그만 북받치는 감정을 억제하지 못한 것. 본인도 미국에서 10여년을 지내면서 미국은 기회균등의 나라라는 것을 실제로 체험했다. 그런 미국이지만, 미국 원주민인 아메리칸 인디언에 관한 인종차별 문제는 여전히 어두운 숙제로 남아 있다. 미국은 세계의 경찰국가로 행세를 하며 다른 나라의 인권을 간섭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자국내의 원주민인 아메리칸 인디언들은 상상 이하의 취급을 당하고 있다. 본인은 수년전 인디언의 초상을 기록하고 싶어 뉴멕시코주 인디언 보호구역을 찾은 적이 있다. 갤럽시 근처 파인 힐이라는 작은 마을에서는 나바호 인디언 축제가 한창이었다. 그곳에서 인디언 소년 스테이시를 만났다. 소년은 사진을 찍자는 내 부탁에 불신의 눈으로 왜 자기를 촬영하려고 하느냐며 불쾌해했다. 나는 소년을 설득하기 위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내 얼굴을 바라보아라, 네 얼굴과 내 얼굴이 비슷하지 않으냐, 우리 몸속에는 같은 몽골리안의 피가 흐르고 있다. 수만년전 우리는 같은 조상으로부터 태어났다는 등. 소년은 그제서야 경계를 풀고 편안하게 자세를 취해줬다. 순간 나는 새로운 사실을 깨달았다. 나 자신이 아메리칸 인디언을 우리와는 다른 별종으로 생각하며, 기록사진을 찍으러 왔다는 사실이 부끄러웠다. 촬영을 하면서 바라본 소년의 눈은 이상하게도 초점이 흐렸다. 촬영을 끝내고 소년의 집을 방문했다. 소년의 집은 아스라한 벌판에 철조망을 울타리처럼 두르고 있는 임시가옥 이었다. 자식들의 옷을 다리고 있던 소년의 어머니는 이방인의 반가운 인사를 받아도 무표정한 표정이었다. 아마도 이방인은 신뢰할 수 없다는 뜻인 것 같았다. 소년의 어린 동생은 우리나라 지리산 청학동의 어린이들처럼 머리를 댕기머리로 길게 길렀다. 그림이 그려진 여름용 면 티셔츠를 입은 모습이 꼭 우리나라에 있는 내 조카아이와 흡사했다. 소년의 아버지는 얼마전에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고 했다. 허허벌판인 인디언 보호구역에서는 가로등과 표지판을 찾기 어려워, 특히 밤에는 운전하기가 무척 위험하고 힘들었다. 보호지역에서 발생하는 교통사고는 주로 밤에 일어나며, 사고 원인은 대부분 음주 때문이라고 한다. 인디언 보호구역 가운데 하나인 갤럽시의 교통사고율은 놀랍게도 미국 전체 사고평균치의 100배가 넘는다고 한다. 소년은 나를 자신의 방으로 초대해, 자신이 잡지 등의 그림을 보고 묘사한 그림들을 보여주었다. 소년은 아직 대도시에 가본 적이 없다고 했다. 이곳에서 태어나 근처의 직업학교에 다니다가 그만뒀단다. 공부를 해도 근처에는 취직할 직장도 없다고 했다. 그래서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잡지에 있는 백인여자의 누드사진을 똑같이 그려본다고 했다. 나는 소년의 집을 떠나며 내 전화번호와 이메일 주소를 가르쳐 줬다. 혹시 뉴욕에 오게 되면 내 아파트에 머물러도 좋다고 말해줬다. 그러자 소년은 자기집에 전화가 없으니 편지를 하라고 주소를 가르쳐 주며, 파인힐에 있는 우체국 박스 번호를 일러 줬다. 그러면서 소년은 자신도 알코올중독에 걸려 매주 두 번씩 파인힐의 보건소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고 했다. 전화조차 할 수 없는 고립된 생활을 하고 있는, 미국 인디언들은 자신의 답답한 심정을 오직 술로 달래며 제한된 공간에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미국의 억압적인 인종차별 정책으로 인디언들은 점차 지구상에서 사라져가고 있다. 온 세상 사람들이 지상낙원이라는 나라에서 말이다. 임영균 중앙대 사진학과 교수·사진작가
  • 사나이 울린 ‘이민법 청문회’

    뉴욕 빈민가의 이탈리아계 이민 자녀에서 미 군부의 수장에 오른 피터 페이스 미국 합참의장이 10일(현지시간) 의회 청문회에서 눈물을 쏟아냈다. 해병대 출신의 현역 4성(星)장군이자 ‘철(鐵)의 남자’로 불리는 그는 이날 마이애미에서 열린 의회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미국 사회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이민법 개정에 대한 전국 토론회의 하나로 ‘미국 군대에 대한 이민자들의 공헌’을 증언하는 자리였다. 그는 증언 도중 가난한 이탈리아계 이민자로 자신을 훌륭하게 키워낸 부친의 삶을 이야기하다 수차례나 증언을 멈춰야 했다. 청문회는 숙연해졌다. 페이스 합참의장의 부친은 1914년 이탈리아에서 태어났다. 미국으로 이민온 뒤 뉴욕에서 전기공으로 네 자녀를 키웠다.부친이 지은 ‘페이스(Pace)’라는 이름은 이탈리아어로 ‘평화(peace)’를 의미한다. 페이스 합참의장은 뉴욕 브루클린에서 태어나 뉴저지에서 자랐다.1967년 미 해군사관학교를 졸업한 후 태국, 한국, 일본 등에서 근무했다. 지난해 9월 해병대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합참의장에 올랐다. 그는 법대에 진학한 누나와 해사를 졸업한 뒤 자신과 같이 군에 몸담고 있는 형 등 남매들의 삶을 소개했다. 그는 “이 지구상에서 이민자들에게 이 같은 기회를 줄 수 있는 나라는 없다.”고 증언을 마쳤다. 청문회장에서는 박수가 터져나왔다.조지 부시 대통령은 지난해 “페이스 합참의장의 인생이야말로 아메리칸 드림”이라고 격찬했었다. 불법이민자 합법화를 적극 지지하는 에드워드 케네디(민주·매사추세츠주) 상원의원은 “의회에 있는 동료 의원들이 이것(페이스 합참의장의 증언)을 들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골드만삭스의 힘’ 美공화당 구할까

    ‘골드만삭스의 힘’ 美공화당 구할까

    골드만삭스가 부시 행정부와 공화당의 ‘골드마인(Gold mine·금광)’이 될 수 있을까. 신임 재무장관 지명자 헨리 폴슨 골드만삭스 회장이 오는 11월 중간선거의 승리를 열망하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선택한 최고의 ‘블루칩(대형 우량주)’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폴슨 지명자에 대한 백악관 안팎의 기대감이 크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백악관은 폴슨 지명자에 대해 부시 대통령을 집권 말기의 레임덕에서 끌어낼 적임자라면서 환영했다. 공화당도 애타게 찾던 구원자라며 환영하고 있다. 미국 경제계는 로버트 루빈 재무장관 시절 누렸던 금융 호황인 ‘루비노믹스(Rubinomics)’가 재현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루빈 역시 골드만삭스 회장에서 발탁돼 클린턴 행정부의 최장수 재무장관으로 강력한 지도력을 과시했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31일 헤비급 인사인 폴슨 지명자는 부시 대통령이 던진 ‘정치적 승부수’라고 전했다. 이 신문은 전임자인 존 스노 재무장관은 부시의 충성스러운 병사이자 국내 정치적 실패의 희생양이었다고 평가했다. 진 스펄링 전 대통령 경제정책보좌관은 “부시 대통령은 지금까지 단 한번도 실세 재무장관의 등장을 허용치 않았다.”면서 “폴슨은 강력한 재무장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때문에 스노 장관이 부시 경제정책의 ‘치어리더’였다면 폴슨 지명자는 전임자와 많이 다를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조슈아 볼턴 현 백악관 비서실장과 폴슨은 한때 골드만삭스에서 함께 일한 동료 사이다. 부시 대통령의 막역한 친구인 돈 에번스 전 상무장관은 직접 폴슨을 천거한 강력한 후원자다. 폴슨은 실물 경제에 밝은 사업가이자 금융전문가다. 전임자의 ‘고분고분한’ 스타일은 선택하지 않을 것 같다. 부시 대통령과 공화당도 중간선거까지 폴슨 지명자의 적극적인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칼 로브 백악관 정치고문은 중간선거의 승부처는 ‘경제 분야’가 될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을 통해 30일 밝혔다. 선거 전문가인 그가 부시 대통령의 경제 치적을 최대한 부각시키겠다는 전략을 드러낸 것이다. 외교·국방 분야에서 부시의 인기는 바닥을 기고 있다. 최근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 전쟁에서 실책이 있었다.”고 공개적으로 인정한 데 이어 ‘하디타 양민학살’의 파문도 커지고 있다.‘일방 통행’ 방식의 부시 외교는 낙제점을 면치 못하고 있다. 부시 행정부로서는 이라크 전쟁과 이민법 등 국내 정치에 쏠린 유권자의 냉담한 시선을 경제로 돌릴 필요성이 커진 셈이다. 대중에게 친숙하고 강력한 추진력을 가진 폴슨과 같은 ‘경제 리더’의 대국민 설득 작업이 무엇보다 절실한 입장이다. 로브 고문이 부시 집권기에만 500만여개의 일자리가 새로 생기고 감세정책으로 경제 성장이 촉진됐다는 점을 적극 강조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정치분석가 스튜어트 로덴버그는 “유권자가 경제 문제로 관심을 돌리면 공화당은 큰 자산을 얻게 된다.”고 말했다. 미국의 경제정책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폴슨 지명자가 평소 경상수지 적자 해소를 위한 달러 가치의 하락이라는 소신을 피력해온 만큼 ‘달러화 약세 기조’에서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또 중국을 70여 차례 방문할 정도로 현지 사정에 밝다는 점도 그가 중국의 위안화 절상 문제와 대미 무역적자 해소 등을 효율적으로 풀어나가는 데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폴슨 지명자가 재무장관이 된 후 가장 큰 시험대는 정부의 재정적자 감축이다. 재정적자는 스노 장관 초기의 1580억달러에서 3190억달러로 급증했다. 의회 설득에 실패해 표류하는 세제 및 사회보장제도 개혁도 폴슨의 지도력에 달려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폴슨 지명자가 재무장관직을 수차례 고사했다고 전했다. 집권 후반기에 자칫 부시의 레임덕으로 인한 동반 추락의 위험성을 충분히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1974년 골드만삭스에 입사,32년 동안 월가의 거물로 승승장구한 폴슨이 부시와 동반 추락할 것인가, 아니면 지지도 상승의 ‘금광’이 될 것인가가 미 정·재계의 최대 관심거리가 되고 있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5년이상 체류’ 시민권·2년이하는 출국

    ‘5년이상 체류’ 시민권·2년이하는 출국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 상원은 25일(현지시간) 불법이민자들에게 궁극적으로 시민권을 부여하는 내용의 이민법안을 의결했다. 그러나 지난 3개월간의 논란 끝에 이날 의결된 상원의 이민법안 내용은 지난해말 하원을 통과한 이민법안과는 크게 달라 상·하원간의 절충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상원이 통과시킨 이민법안은 ▲국경경비 강화 ▲1100만명으로 추산되는 불법 체류자 가운데 장기 체류자에게 궁극적인 시민권 기회 부여 ▲초청 노동자(Guest Worker) 제도 도입 ▲불법노동자 채용 고용주 처벌 ▲영어를 국어로 지정 등이 주요 내용이다. 상원 법안에는 국경강화를 위해 올해 1000명의 경비요원을 늘리는 등 2011년까지 모두 1만 4000명을 증원하는 게 포함됐다. 상원은 조지 부시 대통령이 제안한 6000명의 군 투입도 승인했다. 법안에는 새로운 국경감시 장비 배치와 595㎞ 길이의 담,800㎞ 길이의 자동차 차단물 설치 등도 포함됐다. 법안은 불법 노동자의 처리와 관련,▲체류기간이 5년 이상인 경우 6년간의 노동기간 등을 거쳐 시민권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주고 ▲2∼5년 체류자는 출국한 뒤 초청 노동자 프로그램을 통해 돌아올 수 있게 하며 ▲2년 이하 체류자는 출국하도록 했다. 상원 법안이 규정한 초청 노동자의 숫자는 매년 20만명이다.3년간 일할 수 있으며,3년을 연장할 수 있다. 또 150만명의 농업 이민을 추가로 받을 수 있다. 특히 이들에게는 모두 영주권 신청 기회가 부여된다. 이에 따라 고용주들이 불안정한 신분을 이유로 이민 노동자들을 착취하지 못하도록 방지하는 효과도 있다. 반면 지난해 하원을 통과한 이민법안은 국경 경비를 강화하고 불법 체류자들을 중범죄로 처벌하는 것을 규정하고 있다. 초청 노동자 제도나 궁극적인 시민권 부여 등은 포함돼 있지 않다. 부시 대통령과 행정부는 이민법을 둘러싸고 보수와 민주 진영이 강하게 맞서자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으나 초청 노동자 제도가 포함된 상원안을 지지하고 있다. 미 언론들은 이번 이민법안이 불법 이민 합법화에 부정적인 보수파들을 무마시키기 위해 국경경비 강화 조항을 포함했다고 지적했다. 저임금 노동력의 안정적 공급을 확보하기 위해 초청 노동자 제도를 마련했으며, 이민 노동자 보호를 위한 노조의 입장까지 모두 감안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오는 11월의 중간선거를 앞두고 히스패닉계 미국인의 의견도 일부 반영한 것으로 평가된다. dawn@seoul.co.kr
  • 美도 ‘뉴라이트’ 꿈틀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에도 ‘뉴라이트’가 뜨고 있다. 조지 부시 대통령의 집권 공화당 정책에 불만을 품은 친공화당 보수세력들이 현 정권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며 ‘딴 살림’을 준비중이다. 특히 부시 대통령이 발의한 이민법 개정이 공화당과 보수세력의 분열만 초래했다. 이민법 논란의 여파로 부시 대통령은 히스패닉은 물론 전통적인 보수세력들로부터도 지지세를 잃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21일(현지시간) 이민법에 포함된 멕시코 국경 경비 강화와 불법이민자 처리, 초청노동자(Guest Worker) 프로그램 등을 둘러싼 논쟁이 공화당을 반으로 갈라 놓았다고 보도했다. 이민법 개정 방향을 둘러싸고 미 국민 전체가 논쟁을 벌이고 있지만 가장 분열이 심한 곳이 바로 여당인 공화당이라는 것이다. 당내 혼란이 계속되자 미국내 보수 진영의 핵심인사로 손꼽히는 리처드 비구에리는 공화당에 대한 재정 지원 중단의사를 밝히면서 새로운 보수성향의 결사체를 규합하겠다고 나섰다. 10여개의 보수단체를 운영 중인 비구에리는 지난 1980년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 지난 2000년 조지 부시 현 대통령을 당선시키는데 막후에서 큰 역할을 했던 ‘킹 메이커’로 알려졌다. 비구에리는 워싱턴포스트에 기고한 장문의 글을 통해 “보수파들은 부시 대통령은 물론이고 공화당이 주도하는 의회에 싫증을 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보수파들은 공화당 전국위원회와 여타 관련 단체들에 재정지원을 하던 것을 중단해야 한다.”면서 “보수파들은 이제 기존의 어떤 정당과도 차별화된 제3의 정치세력을 결성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와 함께 지난 2004년 대통령 선거 때 부시 대통령에게 표를 몰아준 보수적인 히스패닉 유권자들의 지지도 눈에 띄게 떨어져 오는 11월의 의회 중간선거 결과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히스패닉 단체인 ‘라티노 연대’가 지난 11일부터 15일까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이민 문제와 관련, 민주당을 지지하는 응답이 50%로 공화당 지지 17%보다 세배 가까이 높았다. 지난 대선에서 히스패닉 유권자의 40%가 부시 대통령을 지지한 바 있다. 한편 신문은 부시 대통령이 지난주 이민법과 관련한 특별 연설을 한 뒤 멕시코 국경 지역을 시찰하는 동안 의회의 보수파들은 백악관 핵심 참모들에게 “20만명의 초청 노동자에게 비자를 주고 궁극적으로 시민권을 주는 것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통보했다고 전했다. 이민법과 관련한 공화당 다수의 분위기는 ▲멕시코 국경을 철저히 봉쇄하고 ▲1100만명에 이르는 불법이민자들에게는 결코 시민권을 부여해서는 안되며 ▲초청노동자들도 비자 기간이 끝나면 돌아가야 된다는 것이다. 하원 법사위원장인 제임스 센센브레너 등이 대표적인 인물이다.dawn@seoul.co.kr
  • 美 국어 없었다?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 상원은 18일 영어를 미국의 나라말로 규정하는 법안을 표결에 부쳐 63대34로 통과시켰다. 이 법안을 발의한 공화당의 라마르 알렉산더 의원은 AP통신과의 회견에서 “국어 없이 어떻게 미국을 통일시킬 수 있느냐.”면서 “영어는 미국의 정체성이며 정신”이라고 말했다.이 법안은 행정부가 영어의 역할을 보존 및 향상시키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법안은 모든 문서를 영어로 작성하도록 규정하지는 않았지만, 일부 의원들은 공무원들이 법 위반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경고 표지판이나 비상 통신 시설에 영어가 아닌 다른 언어의 사용을 기피하도록 만들 우려가 있다며 반대했다. 미국에서는 히스패닉계 이민이 증가하면서 스페인어 사용이 크게 늘어 최근에는 스페인어판 미국 국가가 출시돼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와 관련, 조지 부시 대통령도 “국가는 영어로 불러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상원이 이날 나라말 규정을 통과시킨 것은 이민법 개정을 앞둔 사전 정지 작업 가운데 하나라고 미 언론들은 보도했다.dawn@seoul.co.kr
  • 美 - 멕시코 국경 긴장 고조

    미국의 ‘국경 봉쇄’가 성공할까. 조지 부시 대통령이 발표한 6000명의 주 방위군 투입 등 ‘국경 통제 강화책’을 둘러싼 논란과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더구나 멕시코 정부가 16일(현지시간) 미국의 주 방위군 투입을 강력 경고하고 나선 데 이어 멕시코군의 국경선 투입 방안까지 제기되면서 자칫 불법 이민자를 둘러싼 두 나라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될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루이스 에르네스토 데르베스 멕시코 외무장관은 이날 라디오 회견에서 “인권 침해가 목격되는 상황에서 주 방위군이 이민자를 억압하는 일에 직접 참여할 경우 즉각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멕시코 국가이민청(INM)은 이민자를 보호하기 위해 멕시코군을 국경 지역으로 투입하는 건의안을 검토하고 있다.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는 17일 미국은 불법이민자를 찾기 위해 무인정찰기와 적외선 동작센서 등 첨단 군사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9월부터 한대에 1400만달러(약 140억원)인 ‘프레데터 B’라는 무인 정찰기를 도입, 불법이민자에 대한 첩보 활동을 시작했다. 국경 통제의 역사는 불과 20여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파이낸셜타임스는 1976년 이전까지 미국은 국경 통제를 하지 않았으며 당시 멕시코인들은 취업을 위해 자유롭게 국경선을 넘었다고 ‘장벽의 역사’를 전했다. 미국의 본격적인 국경 통제는 1980년대 후반에야 시작됐다. 이 신문은 클린턴 대통령 시절 국경수비대의 규모는 부시 집권기보다 더 가파르게 늘어났지만 두 행정부의 목표 자체가 달랐다고 지적했다. 클린턴 대통령은 불법 이민자의 숫자를 완화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부시 정부는 무조건 저지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설명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미국의 국경 통제 정책은 수치만 놓고 보면 완전히 실패한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미국은 1986년 이민법 이후 20년 동안 국경 강화를 위한 예산을 500% 이상 늘렸지만 같은 기간 불법이민자는 400만명에서 1200만명으로 더욱 크게 늘었다고 꼬집었다.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美의회 이민법 논쟁 재점화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조지 부시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특별담화를 통해 멕시코 국경에 6000명의 주 방위군을 배치하는 등 불법이민자들을 막기 위한 국경 통제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미 정치권에서는 한동안 잠잠했던 이민법 개정을 둘러싼 논쟁이 다시 점화되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TV로 생중계된 연설에서 “수십년 동안 남쪽 국경의 통제가 완벽하게 이뤄지지 못했다.”면서 “멕시코로부터 들어오는 불법이민자들을 막기 위한 획기적인 조치를 취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우선 국방비 가운데 19억달러(약 1조 9000억원)를 주 방위군 투입과 민간인 국경순찰대원 증원, 불법이민자 수용시설 증설 등에 사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부시 대통령은 그러나 “주방위군 투입이 멕시코 국경을 군사지대화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부시 대통령은 그러나 “현실적으로 불법이민을 장벽과 순찰만으로 막을 수는 없다.”면서 “임시 노동허가증을 발급하는 ‘초청노동자(Guest Worker) 프로그램’을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시 대통령은 1200만명에 이르는 미국내 불법 이민자들의 처리와 관련,“이들에게 자동적으로 미국 시민권을 주는 것은 합법이민자들과 비교할 때 불공평할 뿐 아니라 불법이민을 부추기는 사면에 해당하므로 반대한다.”고 말했다. 공화당의 제프 세션스 상원의원은 주 방위군 투입이 이민법에 대한 의회내의 반대 의견을 누그러뜨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척 헤이글 상원의원은 “이라크에 보낼 병력도 부족한 판에 멕시코 국경에 보낼 병력이 어디있느냐.”고 비판했다. 또 톰 탄크래도 하원의원 등 일부 의원은 부시 대통령이 국경 방어와 불법이민자 추방을 위해 좀더 강력한 대책을 내놓았어야 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리처드 더빈 상원의원이 대표로 발표한 성명에서 “부시 대통령은 6000명의 군을 투입한다지만 앞으로 2,3년간 교체되는 인원을 감안하면 15만명이 투입되는 셈”이라며 “이민법을 둘러싼 논란의 해결책은 군의 투입이 아니라 리더십”이라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이 이날 주 방위군 투입을 거론한 것은 국경 경비 강화와 불법이민 단속을 주장하는 미 의회 안팎의 보수층을 달래려는 전략이었다고 미 언론들은 분석했다.dawn@seoul.co.kr
  • 美망명 탈북자 ‘정치 소모품’ 우려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에 망명한 6명의 탈북자들이 미 사회에 정착하기도 전에 자칫 ‘정치적 소모품’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탈북자들의 미국 정착을 도우려는 인권 및 종교 단체들의 ‘과잉 의욕’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미 정부가 탈북자들을 북한을 압박하는 수단으로 이용할 수도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지난 5일 탈북자 6명이 미국에 도착한 이후 로스앤젤레스 등 한국인들이 많이 사는 지역의 각종 단체들은 ▲탈북자 공동 기자회견 ▲북한 난민촌 건설 ▲북한인권법에 규정된 예산 2400만달러를 이용한 탈북자 정착 지원 등을 앞다퉈 추진하고 있다. 이에 대해 미국 하원 국제관계위원회 관계자는 “탈북자들이 아직 공포감에서 벗어나지도 못한 상태에서 공개된 기자회견을 갖는다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탈북자들은 아직 미국 상황 등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기 때문에 회견을 한다면 ‘코치’를 해주는 사람이 시키는 대로 답변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탈북자 난민촌 건설과 예산 배정에 대해 “현재의 이민법 개정과 예산 처리를 둘러싼 의회 내 분위기로 볼 때 전혀 가능성이 없는 일”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특히 탈북자 난민촌 건설은 미국이 아니라 아시아 국가에서 가능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난민촌 건설 등을 비롯한 움직임들은 탈북자보다는 탈북자를 지원하는 단체들의 필요에 의해 추진되는 경향이 있다고 비판했다. 이와 함께 한국 정부의 고위관계자는 “탈북자들이 미국에 도착한 즉시 미 정부의 역할은 끝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면서 “탈북자가 기자회견을 하는 등의 행위는 미 정부와는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만일 조지 부시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탈북자들을 면담한다면 이들을 정치적으로 이용한다는 오해를 받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탈북자들의 미국 망명과 정착에 결정적 역할을 해온 두리하나선교회의 천기원 목사는 탈북자들의 회견과 관련,“백악관 방문이 이뤄지면 워싱턴에서, 그렇지않으면 로스앤젤레스에서 할 것 같다.”면서 “이른 회견 때문에 탈북자들이 혼란스러워할 것을 우려했지만, 이들이 빨리 안정을 찾고 다음 정착 단계로 들어가려면 불가피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dawn@seoul.co.kr
  • 佛서도 反이민법 시위

    |파리 함혜리특파원|‘선택적 이민자 수용’에 역점을 둔 프랑스 정부의 새 이민법안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13일(현지시간) 파리 시내에서 벌어졌다. 시위대는 이날 레 뷔블리크 광장에 모여 니콜라 사르코지 내무장관이 의회에 제출한 법안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주최측은 3만 5000여명이 시위에동참했다고 주장했다. 새 법안은 기본적인 프랑스어 테스트 통과 뒤 영주권 부여, 가족 이민 조건 강화,‘10년 거주자에 자동 영주권 부여’ 관행 폐지, 외국인 숙련 근로자 적극 수용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야권과 인권단체들이 학력과 빈부에 따른 차별이라며 거세게 반발하는 가운데 의회는 17일 법안을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한편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프랑스인의 다수가 새 법안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르 피가로에 보도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76%가 이민자에게 프랑스어 구사 능력과 시민 소양 교육을 요구하는 법 조항에 찬성하는 것으로 파악됐다.lotus@seoul.co.kr
  • 韓·美 입장차 표면화

    |워싱턴 이도운특파원|탈북자의 미국 망명을 둘러싼 한·미 양국간의 입장 차이가 표면화되고 있다. 워싱턴을 방문중인 천정배 법무부장관은 9일(현지시간) 지난달 로스앤젤레스 이민법원이 탈북자 서재석씨의 망명을 허용한 것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 천 장관은 워싱턴 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서 “미 법원이 탈북자였다가 대한민국 국민의 지위를 실질적으로 취득한 사람의 망명 신청을 수용한 것은 한국 정부가 국민을 박해한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있다.”고 말하고 “다른 탈북자들에게 선례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천 장관은 “서씨 건은 미 사법부가 내린 판결일 뿐”이라며 “대한민국의 국적을 취득한 탈북자의 미국 망명을 수용한 것은 북한 인권법과는 무관한 것이라는 게 미국 행정부의 입장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나 간담회에 배석한 주미대사관의 위성락 정무공사는 “이민법원(Immigration Court)은 명칭이 법원이지만 사법부가 아니라 행정부의 조직”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로스앤젤레스 이민법원의 탈북자 망명 허용 판결은 사실상 미 행정부의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이와 관련, 위 공사는 “미 정부는 이민심사관이나 이민법원의 재량권을 관행적으로 인정해 왔다.”고 설명하고 “이민법원이 어떤 이유로 서씨의 망명을 허용했는지도 정확하게 밝히지 않았다.”면서 ‘정치적 망명’이 아닐 가능성을 제기했다. 천 장관은 이에 대해 “미 행정부가 설명할 책임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천 장관은 지난 5일 동남아 국가를 통해 미국에 입국한 탈북자 6명에 대해서는 조금 다른 입장을 보였다. 천 장관은 “헌법상으로는 탈북자들이 우리 국민이지만 특수성을 인정해야 하고 인도적 견지에서 본인의 의사를 존중해야 한다.”면서 “제3국으로 망명하기를 희망하고, 그 국가가 받아들이면 그것까지 반대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dawn@seoul.co.kr
  • “망명 탈북자 한국공관서 거부”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마이클 호로비츠 미국 허드슨 연구소 선임연구원은 9일 지난주 말 탈북자 6명이 미국에 도착한 것과 관련해 “미국정부는 당장이라도 탈북자 1000명을 수용할수 있다”고 말했다. 탈북자들의 미국행에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호로비츠 연구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이 말하고,“그러나 중국의 상황 등 탈북자들을 데려오는 과정에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얼마나 많은 탈북자들이 더 올지는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호로비츠 연구원은 탈북자 미국 수용과 관련한 한국 정부의 역할에 대해서는 “일부 탈북자들은 북한이 아니라 한국 정부의 위협 때문에 망명을 신청했으며, 최근 이러한 망명이 이민법원에서 받아들여졌다.”고 한국 정부를 비판했다. 또 “한국의 어떤 재외공관은 망명을 신청한 탈북자를 돌려보낸 적도 있다.”고 주장했다.dawn@seoul.co.kr
  • 美 이민법논란에 ‘기름 붓는 격’

    미국 사회가 이민법 논란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미국으로 넘어오는 멕시코 불법 이민자에게 총격을 가하는 플래시게임이 등장했다고 ABC방송 인터넷판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인터넷을 통해 확산되는 이 게임의 이름은 ‘국경수비대(Border Patrol). 국경을 넘어 미국으로 들어오려는 멕시코 이민자에게 총을 쏘도록 하는 게임은 시작에 앞서 “규칙은 하나뿐이다. 어떻게 해서라도 들어오지 못하게 하라.”고 게임자들에게 알린다. 이용자들은 ‘미국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란 표지를 뛰어서 건너오려 하는 이민자 그룹 3개 가운데 하나를 겨누는 방식이다. 이민자들은 탄약대를 몸에 두른 ‘멕시코 민족주의자’, 문신을 새긴 ‘마약밀매자’, 아이들을 끌고 뛰어오는 임신 여성 등으로 구분된다. 또 게임에 등장하는 성조기에는 미국 50개주를 상징하는 별이 유대교의 ‘다윗의 별’로 바뀌어져 있다. 그 아래는 화살표로 ‘복지·후생센터’라고 표시하고 있다.이 게임은 지난 2002년 출시됐으나 최근 이민법 파동 속에서 다시 관심을 끌고 있다. 미국의 친유대 민권단체인 반인종주의연맹(ADL)의 인터넷 모니터 국장인 브라이언 마커스는 “인종차별주의를 옹호하는 누군가가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이 게임은 이민자 보호단체를 포함한 많은 시민단체를 자극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차별주의자들이 ‘증오의 메시지’를 퍼뜨리기 위해 오래 전부터 플래시게임을 이용해왔다는 점에서 새로운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연합뉴스
  • 美노동절 ‘反이민법’ 전국적 시위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 의회의 이민법 개정에 반대하는 대규모 집회와 시위가 1일 로스앤젤레스를 비롯한 미국 전역에서 열렸다. 또 일부 지역에서는 불법체류 노동자들이 파업을 강행하는 등 실력행사에 나서기도 했다. ‘이민자 없는 날’로 명명(命名)된 이날 파업은 미국내 불법 이민자들의 경제적 중요성을 과시하려는 행사로, 시위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항의 성격이 짙다. 이날 시위와 파업도 1200만명에 이르는 불법 이민자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남미 히스패닉계가 주도했다. 이민자의 노동력을 필요로 하는 사업체들 가운데서도 의회가 반(反) 이민법을 만들지 못하도록 촉구하는 의미에서 이날 하루 문을 닫거나 노동자들의 시위 참가를 허용하기도 했다고 미 언론은 전했다. 이들의 파업으로 절정기를 맞은 플로리다 오렌지 수확을 비롯한 농업 분야와 식품 가공업 등에서 생산 및 조업에 차질이 생긴 것으로 미 언론들은 보도했다. 그러나 히스패닉계 정치인들과 가톨릭 지도자들은 미 국민 여론의 역풍을 우려, 정상조업 후 집회에 참가하도록 권유했다. 일부 사업주는 이민 노동자들이 파업에 참가할 경우 해고하겠다고 위협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해고 등이 우려되는 일부 불법 노동자들은 점심 시간 또는 일과 후 시간을 이용해 시위에 참가했다. 일부 노동자들은 이날 하루 아무 것도 사지 않는 것으로 ‘저항’의 뜻을 표시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불법체류 노동자들의 경제활동이 미국 전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할 때 현재 의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것처럼 이민을 대폭 규제하는 방향으로 이민법이 개정되면 미 경제도 예상할 수 없을 만큼 바뀔 것이라고 전망했다.dawn@seoul.co.kr
  • 美 탈북자 대량수용 ‘물꼬’?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의 탈북자 대량 수용이 현실화되나? 로스앤젤레스 이민법원은 지난 27일(현지시간) 탈북자 서재석씨의 망명을 승인한다고 판시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판결을 담당한 제프리 로믹 판사는 서씨의 경우 한차례 탈북한 뒤 북한에 강제 송환돼 박해를 받다가 다시 탈북한 점이 감안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현재 미국에 체류중인 탈북자들의 망명 소송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이미 로스앤젤레스 지역에서만 10여명의 탈북자가 망명 재판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난해에도 최소한 3명의 탈북자가 이민법원에 망명을 신청했으나 모두 기각된 바 있다. 주미대사관 관계자는 “판사에 따라 판결 내용이 서로 다르다.”며 “미 법원의 판결이 개별사안의 특성을 중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탈북자 수용은 이민법원의 판결보다는 행정부의 난민 수용 형식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국무부의 제이 레프코위츠 북한인권특사는 지난 27일 하원 국제관계위원회의 청문회에서 “미국의 탈북자 수용이 임박했다.”면서 “곧 탈북자를 미국에서 맞이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레프코위츠 특사가 말하는 수용 대상은 현재 제3국에 체류중인 탈북자들이라고 외교소식통은 설명했다.북한인권법은 탈북한 뒤 한국으로 넘어와 국적을 취득한 탈북자에 대해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망명을 허용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레프코위츠 특사는 현재 중국 북동지역에 2만∼5만명의 탈북자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dawn@seoul.co.kr
  • “한국서 탈북자 감시·편견 시달려”

    |워싱턴 이도운특파원|“탈북자는 한국 국적을 가지더라도 한국 국민이 아니었습니다.” 2004년 10월 발효된 미국의 북한인권법에 의해 로스앤젤레스 이민법원에서 망명 승인을 받은 탈북자 서재석(40)씨는 지난 29일(이하 현지시간) 한국의 탈북자 차별은 고쳐져야 한다고 밝혔다. 1998년 한국에 온 서씨는 “집도 주고 정착금을 지원해줘 고마웠지만 중요한 게 자유인데, 늘 감시하는 탓에 사생활을 보장받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함흥태생으로 북한군 장교로 근무하던 1996년 폭발 사고로 온 몸에 중화상을 입고, 전역한 뒤 아들과 함께 탈북을 시도, 중국과 동남아를 거쳐 한국에 왔다. 그러나 한국에서의 생활은 감시와 편견으로 견디기 어려웠다고 말했다.“초등학교 1학년이던 아들 녀석이 교사로부터 폭행당해 이를 확인하려던 내게 담당 교사는 ‘탈북해 공짜로 얻어 먹는 주제에…’라고 말하더군요.” “국군포로인 장인도 조국이 이런줄 알았으면 차라리 북한에서 뼈를 묻었을 것이라고 말할 정도로 한국 정부는 국군포로 처리에 미온적이었다.”면서 “중국에 붙잡혀 있는 수많은 탈북자 문제가 시급히 해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로스앤젤레스 한인타운에서 살고 있는 그는 “한국에서 출국하는 순간 지원금이 끊기고 주민등록이 말소됐다.”면서 “그 때문에 미국 법원도 받아준 것 같다. 나는 한국은 거치지 않고 북한에서 바로 미국에 온 셈”이라고 한국에 대한 섭섭함을 전했다.dawn@seoul.co.kr
  • [27일 TV 하이라이트]

    ●글로벌 코리안(YTN 오후 8시30분) 이민법 논의가 한창인 미국에서 상당수의 한인 동포들이 세금을 내며 신분 합법화 기회를 모색한다고 한다. 불법 체류자에게 영주권을 주는 방향으로 이민법이 바뀔 경우 세금 납부 기록이 있으면 유리할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불법 체류 동포들이 3∼4년전 분 세금까지 납부하기도 한다는데….   ●살림의 여왕(EBS 오전 11시5분) 검은콩, 검은깨, 검은쌀. 식욕과는 무관하게 여겨지는 검은색, 그 안에 건강의 비밀이 숨어 있다. 신(腎)의 기능을 보강하고, 탈모를 예방하는 것으로 잘 알려진 블랙푸드. 한의학과 조리법 등 다각도로 알아보는 블랙푸드의 건강과 영양 효과를 알아본다. 또 황사의 피해를 줄이는 생활 속의 지혜를 배워본다.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SBS 오후 8시55분) 뜨개질 경력 18년, 머리부터 발끝까지 휘황찬란 세트로 빨주파초 맞춤옷을 두른 73세 이금선 할머니를 만나본다. 배드민턴 삼매경에 푹빠진 할아버지. 키 155㎝에 몸무게 50㎏,70대 나이가 무색하게 활력이 넘친다. 배드민턴 라켓을 들고, 곳곳을 활보하는 할아버지의 일상속으로 들어가본다.   ●사랑은 아무도 못말려(MBC 오후 8시20분) 우연히 태수와 희수의 대화를 들은 태경아빠는 태수가 도박을 한 사실을 알고는 불같이 화를 내며 태수를 때린다. 한편, 태경엄마는 태희에게 기훈의 얘기를 물어보고 관심이 있는지 슬쩍 떠본다. 호감 있는 마음을 들켜버린 태희는 엄마에게 기훈 몰래 그를 보여주기로 약속한다.   ●해피투게더(KBS2 오후 11시5분) 탤런트 이응경·이진우 부부가 동창들을 만났다. 어릴 때부터 미모가 출중했다는 이응경 친구들의 증언이 이어진다. 자타가 공인하는 ‘얼짱’이었던 이진우. 시골풍경을 보며 별빛이 아름답다 말하고, 서울로 돌아올 때는 눈물을 보였던 순수했던 이응경과 ‘파주얼짱 칠성이’ 이진우의 친구찾기가 펼쳐진다.   ●문화지대(KBS1 오후 10시20분) 어린이부터 어른에게까지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떡볶이. 한국인의 음식문화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떡볶이에 얽힌 이야기를 풀어본다. 프랑스 파리 한복판 점거를 꿈꾸는 사람들이 있다.‘스쿼터’라 불리는 젊은 예술가들이 바로 그들. 과거와 미래가 공존하는 도시 파리 점거를 꿈꾸는 예술인들을 만나본다.
  • 대물림 된 ‘불법체류’ 90%가 “학교 안다녀”

    대물림 된 ‘불법체류’ 90%가 “학교 안다녀”

    스리랑카인 슬로우차이나(26·여)는 지난해 가을 두 살배기 아이를 한국에 남겨둔 채 추방됐다.2002년 산업연수생 자격으로 국내에 들어왔지만 남자와 동거하다 임신이 되면서 일을 관뒀다. 결국 고용계약 해지로 불법체류자가 됐다. 일거리를 찾던 중 단속에 걸려 추방된 슬로우차이나의 세살 된 아기는 현재 국내 아동보호시설에서 자라고 있다. 몽골 출신인 아카는 올해 취학연령인 일곱살이 됐는데도 학교에 갈 엄두를 못낸다. 부모가 불법체류자 신분이기 때문이다. 돈이 아쉬워 한국에 오긴 했지만 혼자 방구석에 틀어박혀 사는 아이를 보면 부모는 당장 보따리를 싸고 싶다. 국내에 들어와 있는 이주노동자 자녀들의 인권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가 사회적 관심사로 떠오른 가운데 시민사회단체들이 관련법 제정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하지만 정부는 사회단체들의 입법방향이 불법체류를 늘리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안산 외국인 노동자센터는 국내체류 18세 이하 이주아동을 약 2만 1000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하지만 이중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은 1500여명으로 10%에 못 미친다. 열린우리당 이은영 의원실은 7∼18세 이주노동자 자녀 수를 1만 7000명 정도로 파악하고 있다. 156개 시민단체들이 결성한 이주아동 합법체류 보장연대는 최근 ‘이주아동권리보장법’ 제정안을 마련하고 의원입법을 추진하기로 했다. 안산 외국인 노동자센터 박천응 목사는 “현행법과 제도가 애꿎은 아동들까지 불법체류자로 전락시키고 있다.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권리를 법을 통해 보장해 주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법안은 대한민국 국적자가 아닌 부모를 둔 국내 거주 아동들을 ‘이주아동’로 정의하고 ▲국내에서 출생한 이주아동 ▲국내에 입국해 국내에서 3년 이상 체류한 이주아동에 대해 영주권을 부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국내에 체류 중인 18세 미만 이주아동에 대한 단속·보호 조치를 금하고 이주아동이 학교교육을 받을 경우 강제퇴거하지 않는다는 등의 내용도 담겼다. 정부는 “부모들이 이주아동의 영주권을 이용해 자신들의 불법체류를 합법화하는 수단으로 악용할 수 있다.”며 원칙적으로 반대하고 있다. 최근 미국이 자국에서 태어난 타국적 아이들에게 교육·의료 등을 지원하던 기존 이민법을 개정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국제적 흐름도 예로 든다. 법무부 관계자는 “시민단체가 추진하고 있는 이주아동권리 보장법은 실효성이 없다.”면서 “이주아동에게 무작정 영주권을 허용한다는 것은 불법이민 증가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기 때문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김준석기자 hermes@seoul.co.kr
  • [월드이슈] 이민법 시위로 본 히스패닉 파워

    [월드이슈] 이민법 시위로 본 히스패닉 파워

    ‘인종의 용광로’로 불리던 미국이 거센 ‘히스패닉 파워’로 들끓고 있다. 한달 넘게 계속되고 있는 라틴계 이민자 주축의 반이민법 시위가 의회의 갈지자 걸음에도 불구하고 식지 않고 있다. 오히려 제2의 민권운동으로 번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들이 없으면 미국 경제의 미래도 없다는 호언도 나온다. 정부와 기업도 이래저래 눈치보기에 바쁘게 된 히스패닉의 현주소를 진단한다. 히스패닉 파워의 원천은 무엇보다 폭발적인 인구 신장에 힘입고 있다.2004년 전체 인구 2억 1200만명 중 4130만명으로 14.1%를 차지,12.2%에 머무른 흑인을 제치고 제2 인종으로 부상했다. 같은 해 7월을 기준으로 1년 전과 비교했을 때 백인이 0.8% 늘어난 반면, 히스패닉은 4배가 넘는 3.6%의 폭발적 신장세를 기록했다. 영어는 ‘진공청소(vacuum)’ 한마디나 고작 내뱉던 이들이 어느 날 거대한 정치세력으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잠자던 거인 깨우다.’ 워싱턴포스트는 최근 반이민법 시위를 계기로 거대한 히스패닉 이민 사회가 완전히 눈을 떴다는 분석 기사를 냈다. 그동안 인구가 적은 아시아계 이민자보다 정치적 영향력이 작았던 이들이 이민법 논란을 거치면서 ‘제2의 민권운동’으로 키워갈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1960년대 흑인 민권운동의 마틴 루터 킹 목사와 같은 걸출한 지도자는 아직 없지만 자신들의 처지를 “흑인 노예와 같다.”고 절규하는 히스패닉들의 목소리는 단순한 이민법 개정 요구를 넘어서 있다는 것이다. 상원 법사위에서 친이민법 통과를 추진했던 민주당의 에드워드 케네디 의원도 10일 워싱턴 집회에서 “반세기 전 흑인 민권운동을 떠올리게 한다.”고 감격해했다. 정·관가 진출도 이미 어느 정도 진전돼 있다. 앨버토 곤살레스 법무장관, 칼로스 구티에레스 상무장관, 헥터 바레토 중소기업청장 등 현직 장관급만 3명이다. 특히 안토니오 비아라이고사 로스앤젤레스 시장은 반이민법 시위에 강력한 지원군이 되고 있다. 상원에서의 부결 사태는 이민 노동자들을 들끓게 했다.5년째 플로리다주의 뙤약볕에서 토마토를 따고 있는 멕시코계 리고베르토 모랄레스(25)는 “우리는 일하러 왔을 뿐”이라며 “범죄자가 아니다.”고 흥분했다. 그는 의회가 자신들을 구원해 주리라고 기대하지도 않았다며 애써 분노를 삭였다. ●11월 중간선거 심판론 대두 분노는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표출될 가능성이 높다. 히스패닉의 투표율이 크게 올라갈 전망이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로스앤젤레스 이민자권리 단체의 앤젤리카 샐러스는 “앞으로 거리의 함성을 어떻게 투표로 전환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히스패닉의 40%만이 투표권을 갖고 있다.20% 정도는 불법체류자여서 투표할 수 없고,33%는 아직 어려서 투표할 수 없다. 게다가 지금까지 선거에서 이들이 투표한 경우는 절반에 못 미친다. 그러나 이 점이 바로 이들의 정치적 잠재력을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2004년 대선에서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승리한 뉴멕시코주의 경우, 인구의 43%가 히스패닉이지만 투표권자는 16%에 불과했다. 만약 시민권을 획득하는 자가 늘어난다면 부시 대통령의 승리를 장담할 수 있을까. 따라서 불법체류자들이 점진적으로 시민권을 얻을 수 있도록 허용한 친이민법을 공화당 일부가 저지한 것은 당연해 보인다. 공화당 아성인 텍사스주나 애리조나주도 히스패닉이 20∼30%로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물론 투표권자는 9.6%와 6.2%에 머물러 있다. 뉴욕타임스는 이밖에 네바다, 콜로라도, 플로리다, 유타주 등에서 부시가 승리했지만 히스패닉 유권자가 10%를 넘는다고 전했다. 또 민주당과 공화당의 박빙 지역들은 아주 적은 히스패닉 주민도 표를 결집시킬 경우 캐스팅보트를 쥐게 될 가능성이 높다. ●불법이민 자녀 18세만 되면… 이민자 운동을 이끄는 단체들은 6월 밀워키에서 전미 콘퍼런스를 계획하고 있다. 노동절을 맞아 대규모 보이콧도 준비하고 있다. 학교에도, 일터에도 안 나가 ‘이민자 없는 하루’로 본때를 보여줄 심산이다. 그러나 이들 단체는 분산돼 있다. 킹 목사도, 지난날 서부 농장 노동자를 조직한 멕시코계 케사르 차베스 같은 인물도 없다. 흑인 민권운동은 흑인 대학과 프로테스탄트 교회가 구심점이었다. 이번 워싱턴 집회만 해도 60개 이상 단체가 제각각 참여했다. 지역 커뮤니티, 노조, 사회단체, 스페인어 방송 등이 총망라돼 한마디로 풀뿌리 네트워크에 의존한 시위였다. 시민권 획득이라는 ‘장기전’에 큰 약점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남서부 투표자 교육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안토니오 곤살레스는 “우리의 ‘화력’은 젊은이들”이라며 “미국에서 태어난 수백만명의 라티노가 18세가 되는 날을 고대하라.”고 말했다. 불법체류자 부모는 투표권이 없지만 미국에서 태어난 자녀들은 헌법에 보장된 속지주의 때문에 시민권자로 이 나이가 되면 투표권이 주어진다. 공화당 일부에서 속지주의를 희생해서라도 불법이민 자녀에게 시민권을 주지 않으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이유다. 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높은 구매력·값싼 노동력 기업들 “히스패닉 모셔라” 국내에도 잘 알려진 의류업체 ‘갭’은 히스패닉계 경영학석사(MBA) 출신과 재학생 모임인 ‘NSAMBA’에 재정 지원을 하고 있다. 히스패닉 고객들의 취향을 꿰뚫어보는 인재 확보도 확보지만, 미래의 히스패닉 재목들과 관계를 돈독히 해 기업 이미지를 제고하는 한편, 장기적인 매출 증대도 꾀하는 것이다. 화장품 회사 셰브론이 히스패닉계 구직 네트워크로 유명한 ‘소모스(somos)’의 스폰서를 맡고 나선 것도 같은 맥락이다. 미 기업들이 이렇듯 히스패닉에 구애의 눈길을 보내는 것은 구매력, 특히 급격히 늘어나는 청소년 소비자의 팽창을 염두에 둔 결과다. 미국 내 히스패닉 주민의 절반이 27세 이하라는 통계가 있다. 지금 10대가 결혼해 아이를 낳는 2050년쯤 백인은 전체 인구의 절반 아래로 떨어진다는 경고도 나와 있다. 미래를 생각한다면 히스패닉을 결코 홀대할 수 없는 셈이다. 이들의 구매력은 2003년 8000억달러(약 800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들의 19%가 컴퓨터를,30%가 개인 휴대전화를 갖고 있어 구매력도 백인에 뒤떨어지지 않았다. 더욱이 1990년대 초 체결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영향으로 이 시장은 중남미 진출을 타진하는 기업들의 생존력을 시험하는 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히스패닉만을 위한 유선방송은 히스패닉의 동질감을 확인하고 고취하는 수준에서 한발 나아가 중남미 시장을 겨냥한 드라마를 제작, 역수출하기에 이르렀다. 이런 현상을 미국 기업들이 놓칠 리도 없는 것이다. 이에 따라 기업은 물론 주정부 차원에서도 스페인어를 권장하는 곳이 늘고 있다. 제2 언어 대접을 받고 있으며 ‘스팽글시’란 ‘교통어(Lingua Franca)´가 등장한 것도 오래 전 일이다. 뉴멕시코주와 마이애미시는 스페인어를 공용어로 채택하고 있다. 퓨히스패닉 리서치 센터에 따르면 워싱턴 주변 310만명의 노동자 가운데 30만명이 불법체류자다. 통계는 없지만 히스패닉이 대부분일 것이다. 이들이 일순간 이 일자리를 포기한다면 건물의 51%가 쓰레기 더미에 파묻힐 것이며, 건설 현장의 31%가 작업을 못하게 될 것이고, 식품점과 식당의 22%는 문을 닫게 된다. 급증하는 히스패닉 인구는 허드렛일자리에서 저숙련 백인 노동자를 쫓아낸 데 이어 숙련 노동자로 옮아가는 추세라고 일간 USA투데이가 11일(현지시간) 지적했다. 경제정책연구센터(CEPR)는 외국에서 변호사와 의사·회계사 등을 수입할 경우, 미국으로선 한해 2700억달러를 절감하는 효과를 거둘 것이라고 예측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열린세상] 아메리칸 드림이여,안녕!/이성형 이화여대 교수

    미국 사회는 현재 이민법 개정을 둘러싸고 들끓고 있다. 공화당은 1200만명이나 되는 불법체류 노동력을 엄격하게 심사하여 송출국으로 송환하려 한다. 미국 땅에서 태어난 외국인 자녀에게 시민권을 주는 속지주의 원칙도 폐지하려 한다. 부시 대통령도 불법 체류자들에게 자동적으로 시민권을 부여하는 조치는 취하지 않겠다고 말한 바 있고,“국경의 보호와 준법”을 다짐한 바 있다. 이미 지난 3월25일 ‘히스패닉의 수도’ 로스앤젤레스에서 50만명이 시위한 바 있었다.4월10일에도 65개 도시에서 약 50만명이 시위에 참가했다. 조만간 시위참가자가 300만명을 돌파하리라 한다. 오는 5월1일에는 히스패닉 공동체가 주도하는 ‘라티노 또는 이주자 없는 하루’란 슬로건 아래 전국 보이콧 운동이 조직된다고 한다. 히스패닉 인구는 현재 4000만명 가량으로 선거민의 8%가량을 차지한다. 미국 사회는 현재 1970년대 베트남 반전 시위 이래로 최대의 인파가 동원되는 사회운동을 목도하고 있다. 이민의 나라 미국이 어떻게 이렇게 되었을까? 헌팅턴은 논란을 불러일으킨 저서 ‘우리는 누구인가’에서 스페인어를 사용하고 히스패닉 문화를 고집하는 라티노들 때문에 미국의 국가정체성이 조만간 해체될 것이라고 강력하게 경고했다. 히스패닉은 6가지 이유로 위험하다. 이웃나라 멕시코와 붙어 있다. 인구도 급증한다. 불법 체류자가 많다. 지역적으로 집중해 있다. 과거사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그러니 내버려두면 큰일이 날 것이다. 다시 한번 내부 단속을 통해 앵글로-아메리칸-개신교의 정체성을 공고하게 만들어야 한다. 다문화주의나 이중언어 교육 같은 배부른 소리는 당장 그만두어야 한다. 영어교육을 강제하여 미국사회의 정체성을 다시 확립해야 한다. 이러한 경고음은 사실 새로운 것은 아니었다. 이미 연전에 빅터 데이비스 핸슨이 쓴 ‘멕시포니아, 형성 중인 국가’란 책도 비슷한 논리를 편 바 있었다. 히스패닉들은 더 이상 영어를 배우지도 않는다. 아이도 많이 낳는다. 가톨릭이라서 개신교 주류문화와는 맞지 않다. 이미 강력한 하위국가적 정체성을 형성하고 있다. 우리와 그들은 얼마나 다른가. 핸슨이나 헌팅턴은 두 문화를 극도로 대비한다. 우리는 빵을 먹는데, 그들은 타코를 먹는다. 우리는 프로테스탄트인데, 그들은 가톨릭이다. 우리는 개인주의적 나르시시즘을 즐기는데, 그들은 집단적 즐거움을 찾는다. 우리는 익명의 디지털 대중문화를 즐기지만, 그들은 가족·골목·공동체 문화를 찾는다. 우리들의 몸은 산업문명에 적합하게 길들여 있지만, 그들의 몸은 게임·댄스·그리고 친구를 찾는다. 과거의 ‘도가니탕’ 모델은 덧셈이었지만, 이제는 뺄셈을 해야 할 때라고 이들은 외친다. 하지만 1200만의 불법체류 노동력이 이렇게 급증한 것도 미국 때문이었다. 미국 남서부의 한계산업과 서비스 업체들은 값싼 노동력을 바랐다. 특히 농장노동, 건설업, 호텔과 빌딩의 청소대행업, 의류공장은 이 노동력이 없었더라면 현재 상태로 유지되지 못했을 것이다. 모두가 저임금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했고, 누구도 제재를 받지 않았다. 그 덕분에 미국의 경쟁력 하락도 둔화되었던 것이다. 이제 아메리칸 드림은 막을 내리고 있다.‘도가니탕’의 신화는 오래 전에 사라졌다. 바깥으로 향한 일방주의는 이제 대내적으로 히스패닉을 겨냥한다. 전통적으로 이들이 표를 던진 민주당은 온건한 타결책을 제안하며 위기를 돌파하고자 한다. 아프리카계 미국인 숫자보다 더욱 커진 4000만 히스패닉들의 응집력도, 정치력도 만만치 않다. 향후의 샅바 싸움을 지켜보자. 이성형 이화여대 교수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