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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주 8·29 전대 당권주자 3인… ‘비호감 요인’ 넘어야 산다

    민주 8·29 전대 당권주자 3인… ‘비호감 요인’ 넘어야 산다

    더불어민주당 8·29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에 나선 이낙연 의원, 김부겸 전 의원, 박주민 의원은 호감도를 극대화하고 비호감 요인을 최대한 감춰야 하는 공통의 숙제를 받아 놓았다. 이 의원의 상징이 된 ‘엄중’은 극복해야 할 최우선 과제다. 지나치게 신중한 태도는 현안에 대한 ‘답변 유보’로 이어졌고, 순발력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나왔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 사태 때도 이해찬 대표가 공식 사과를 내놓고서야 뒤늦게 입장을 냈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이 의원에게 더이상 공개 지지가 나오지 않는 것도 그와 무관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이 의원은 23일 ‘엄중 낙연’ 비판에 “국난극복위원장 시절 언론이 전당대회만 물어보는데, 일일이 답하면 조기 과열의 주범으로 몰렸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의원은 굳건한 대세론을 디딤돌 삼아 ‘7개월짜리 당대표’라는 비판에도 전당대회에 나섰다. 문제는 지난 4월 이후 줄곧 하락세를 보이는 지지율이다. 자칫 전당대회 표심까지 영향을 끼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거침없는 이재명 경기지사의 추격에 어떻게 대응하느냐도 관건이다. 김 전 의원은 내놓는 메시지마다 한발 늦거나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 민주당의 한 재선 의원은 “사람을 확 끌어당기는 메시지가 부족하다”며 “치고 나가는 부분이 아쉽다”고 평가했다. 김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최근 그린벨트 해제 논란, 추미애 법무부 장관 탄핵소추, 김창룡 경찰청장 인사청문보고서 채택, 행정수도 완성 등 모든 현안에 메시지를 내놨다. 하지만 ‘김부겸표 아이디어’나 브랜드로 삼을 만한 메시지는 나오지 않았다. 다만 내년 4월 서울시장과 보궐시장 공천 여부를 전당대회 출마자 중 가장 먼저 명확하게 밝힌 데 대해선 당내에서 호평이 나왔다. 뒤늦게 레이스에 뛰어든 박 의원은 저돌적 지지 그룹의 존재가 양날의 칼이다. 박 의원도 뜻을 함께하는 초재선들의 강력한 권유로 출마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지난 22일 김남국 의원은 페이스북에 박 의원, 최고위원 후보인 이재정 의원, 김용민 의원과 함께 커피를 마시는 사진과 “민주당의 다음 세대를 보여 주는 역동적인 전당대회가 될 것으로 믿는다”는 글을 올렸다.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는 지지 그룹의 이미지가 박 의원에 대한 호감과 비호감으로도 연결된다. 초선 최고위원, 재선 당대표 도전이 권력욕으로 비치는 것도 극복해야 할 요소로 꼽힌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지난 22일 “당대표 선거 출마는 (서울시장 출마) 몸값 올리기 차원”이라고 비판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대구보건대 2020년 학생홍보대사 교육연수

    대구보건대 2020년 학생홍보대사 교육연수

    대구보건대는 20일부터 22일까지 경남 밀양시 단장면에 위치한 보현연수원에서 ‘학생홍보대사 교육 연수’를 실시했다. 이번 교육은 물리치료과 1학년 서성훈 학생(22) 등 10명이 참가했다. 홍보대사 학생들은 교육기간 동안 기본예절과 공감 커뮤니케이션, 프리젠테이션 발표 교육, 의전훈련, 이미지 메이킹과 홍보대사의 역할에 대해 배웠다. 이들은 8월부터 1년간 대학 내 각종 행사지원과 대학의 홍보활동(홍보모델, 캠페인 활동, 지역 고등학교 방문 입시설명회, 캠퍼스 투어, SNS 홍보 등)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게 된다. 교육에 참가한 학생홍보대사 김민지 학생(22·유아교육과)은 “학교 대표이미지로서 학생홍보대사가 가져야 하는 태도와 언행을 배우고, 역할과 임무에 대한 마음가짐을 새로이 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며 “학교를 대표하는 만큼 자부심과 책임감을 가지고 학생홍보대사로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대구보건대는 학생홍보대사 학생들에게 등록금 100%에 해당하는 장학금을 지급하고, 각종 전문교육의 특전을 제공하고 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여기는 중국] 운전 중 500년 고목과 ‘쾅’…배상액 폭탄 맞은 운전자

    [여기는 중국] 운전 중 500년 고목과 ‘쾅’…배상액 폭탄 맞은 운전자

    운전 중 500년 고목과 충돌한 화물차 운전자에게 수십만 위안의 배상액이 판결됐다. 이 운전자와의 충돌로 500년 고목의 가지 한 부분이 소량 파손, 훼손됐다. 중국 산둥성 웨이하이 원덩구 인민법원은 심은 지 500년의 고목이 일부 훼손된 사건과 관련해 화물차 운전자에게 13만 7천 위안(약 2400만 원)의 배상금을 부담토록 판결했다. 논란이 된 고목은 심은 지 500년 된 팽나무로 높이만 20미터에 달하는 대형 고목으로 확인됐다. 해당 나무는 웨이하이 시 임업국에 정식 등록, 관리 중인 고목 161그루 중 하나로 알려졌다. 현지 관할 법원이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지난 2018년 화물차 운전자 총 씨는 배송 업무 중 실수로 해당 고목과 충돌, 가지 한 쪽이 내려앉는 사고를 일으켰다. 사고 이후 고목이 자리한 마을 주민 위원회는 ‘500년 고목이 훼손된 것은 곧 마을 이미지와 마을 주민들의 정신 상의 충격이 크다’고 주장하며 화물차 운전자에게 수십만 위안 배상금을 요구하는 고액 소송을 진행했다.해당 사건은 곧장 온라인 등을 통해 공개되며 이목이 집중됐다. 사건과 관련해 소송을 제기한 마을 주민 위원회 측은 “마을 앞에 자리한 팽나무의 존재는 곧 마을 주민들에게 수호신과 다름없는 의미였다”면서 “실제로 마을 주민들의 대부분이 팽나무를 보며 성장했고, 나뭇가지 일부가 부러지며 입은 상처는 비단 일반 나무의 훼손과 같은 정도로 치부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매년 가을에는 주황색 작은 열매를 맺는데 마을 주민들에게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는 의미였다"고 덧붙였다. 이번에 이목이 집중된 팽나무는 그 높이만 20미터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웨이하이 시 정부는 해당 고목을 정식으로 등록, 관리해오고 있는데 평상 시에는 주로 이 일대 주민 위원회에서 관리 감독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더욱이 마을 주민위원회 측은 이번 사건 이후 뿌리 발근제와와 같은 영양분을 공급했지만 훼손된 가지가 소생하지 못하고 고사할 위기에 처했다고 전했다. 때문에 화물차 운전자의 적절한 보상과 고목에 대한 정밀 진단 및 추가 보호 조치가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주장해오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 같은 원고 측 입장에 대해 운전자 총 씨와 보험회사 측은 ‘당황스럽다’는 의견이다. 화물차 운전자 총 씨는 “사고로 인해 나무 한 그루 전체가 모두 소실된 것이 아니라, 작은 나뭇가지 한 쪽 일부가 부러졌을 뿐”이라면서 “이번 사고로 수십만 위안에 달하는 큰 액수를 배상해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몹시 당황스럽다”면서 “다행히 화물차 보험에 가입돼 있지만 보험회사 측에서도 이 같은 고가의 배상금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다”고 했다. 총 씨가 가입돼 있는 화물차 운전자 보험의 최고 한도액은 100만 위안(약 1억 7200만 원)에 달한다. 하지만 고목 훼손과 관련해 고가의 배상금 소송은 이번이 처음이라는데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것. 이 같은 갈등에 대해 관할 법원은 ‘중화인민공화국 침해책임법’ 제6조 및 19조에 근거해 고목의 가치를 산정, 총 13만 7000위안 상당의 배상금을 보험 회사와 화물차 운전자 총 씨가 공동 배상토록 판결했다. 단, 운전자 개인 과실을 일부 인정, 2000위안(약 35만 원) 상당의 배상액에 대해서는 총 씨 개인이 책임지도록 강제했다. 나머지 13만 5천 위안(약 2천 300만 원)에 대해서는 보험회사와 총 씨가 협의, 공동 부담토록 했다. 하지만 이 판결에 대해 해당 보험회사는 마을 주민 위원회가 고목의 관리자일 뿐 직접적인 소유권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배상금을 청구할 정당한 권리자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때문에 손해 배상금을 지급할 수 없으며, 법원 판결에 항소하겠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한편, 이번에 이목이 집중된 500년 나이의 팽나무는 중국 산둥 지역과 허난성, 장쑤성 등 내륙 지역에 집중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2000자 인터뷰41]아베 “한국의 빠른 판단과 행동, 일본이 배울 만해”

    [2000자 인터뷰41]아베 “한국의 빠른 판단과 행동, 일본이 배울 만해”

      한국과 니가타 인적·물적 교류 노재팬운동·코로나로 크게 줄어 한일관계 빨리 좋아져 여러 교류 활발해졌으면 하는 바람 상대방이 다르다는 토대 위에 대화하는 자세 가졌으면   일본 니가타현이 한국에 두고 있는 서울사무소에서 3년간 근무하다 8월 중순 본국으로 돌아가는 아베 데쓰야 소장은 “한국 사회와 한국인의 빠른 판단과 행동력은 일본도 배울 만하다”면서 “다만 한일은 비슷한 점이 많지만 다른 부분도 적지 않기 때문에 그런 점을 이해하고 상대방과 대화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베 소장은 23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니가타 특산품인 사케나 과자 등의 매출이 일본 제품 불매 운동으로 크게 줄었다”면서 “하루빨리 한일관계가 개선돼 양국을 오갈 수 있었으면 더 할 나위가 없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아베 소장과의 일문일답 내용. Q. 3년간 서울 생활에서 인상 깊었던 일이라면. A. 2017년 9월 니가타현 서울사무소장으로 취임했다. 니카타 특산품인 사케 ‘구보타’라든가, 과자 ‘훈와리 메이진’이 한국에서 인기인 것을 보고 놀랐다. 니가타현 산조(三条) 지역의 산 속에 본사를 둔 아웃도어 메이커인 ‘스노우피크’도 유명했다. 한국에서는 니가타라 하면 좋은 쌀, 맑은 물, 풍부한 자연이 비교적 알려져 있는데 니가타에서 만드는 물건의 지명도가 높은데 기뻤다. 다만 물건은 알면서도 니가타현 물건이라는 사실은 한국분들이 모르는 듯했다. 3년간 열심히 다니면서 선전활동도 했다. 그러다 (일본의 대한국 수출규제가 시작된) 2019년 7월부터 노재팬 흐름 속에서 단숨에 일본제품 판매가 줄어든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Q. 잊지 못할 추억이라면. A. 지난해 9월 한일축제한마당 행사가 서울 코엑스에서 열렸는데 한일관계가 좋지 않은 이 때 과연 축제를 열 수 있을까, 한국분이 정말로 오실까 하는 불안감이 있었다. 그런데 막상 축제를 해보니 생각 이상으로 많은 분이 오시고 니가타 부스에서 일본 사케나 일본 과자의 시음·시식을 제공했더니 많이 분이 모였다. 한국분들은 빨리 한일관계가 좋아져서 일본과 니가타에 가고 싶다고 격려해 주셨는데 대단히 힘이 되었다. Q. 니가타현 서울사무소는 일본의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가장 역사가 길다. 어떤 경위로 니가타현은 서울에 사무소를 뒀나. A. 1990년 10월 설립했으니 올해로 딱 30주년이다. 당시 니가타현은 한국, 중국, 러시아 지역과 무역, 관광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자 했다. 한국 정부는 78년 니가타에 총영사관을 설치했고, 79년에는 대한항공이 대도시를 제외한 지방 노선 가운데 가장 빨리 니가타에 취항했다. 그런 일을 계기로 니가타현은 바다를 사이에 둔 한국과 무역을 추진하고자 했고 기업 등 민간도 지지했다. 1990년 서울사무소 개설 당시에는 니가타현 직원은 물론 현내의 은행, 여행사, 무역회사 직원들도 서울에 파견해 함께 근무했다고 들었다. 지금은 저와 니가타시 직원 1명, 한국인 직원 1명이 있다. Q. 한일관계가 곡절이 많았는데 사무소 철수를 생각한 적은. A. 30년간 2차례 해외 사무소 정비를 검토를 한 적이 있다. 니가타현은 지금도 서울과 중국 다이렌에 사무소를 두고 있지만 특히 한국과 쌓아온 경제적, 인적 교류를 한꺼번에 없애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지금까지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Q. 현재 한국에 사무소를 둔 일본의 지자체는. A. 니가타 외에 시즈오카, 미야기, 오키나와 현이 단독 사무소를 두고 있다. 북동북 3개 현인 아오모리, 이와테, 아키타현과 홋카이도가 연합으로 사무소를 두고 있으며 나가사키현이 일본자치체국제화협회(크레아) 사무실 안에 사무소를 두고 있다. Q. 한국과 니가타현의 교류 실태는. A. 서울사무소는 한국인의 니카타 관광부터 경제교류, 청소년 등의 스포츠·문화 교류를 지원하고 있다. 불매운동 전까지만 해도 니가타현의 지방자치단체, 관광회사, 호텔 관계자들이 정기적으로 한국을 돌면서 선전 활동을 했다. 한국 여행사들도 니가타로 초청해 관광지를 안내하는 초빙사업도 펼쳤다. Q. 일본의 수출 규제와 노재팬 운동의 영향은. A. 니가타에는 사케 제조업체가 88개 있다. 일본 전체로는 1371곳인데 니가타가 가장 많다. 그 88곳 중 26개 회사가 한국에 사케를 수출하고 있다. 니가타현에서 생산하는 사케의 전체 수출량은 2019년 2460㎘였는데 이 가운데 한국이 10%를 점하고 있다. 니가타산 사케의 수출은 2018년까지 한국이 최고였다가 불매운동 영향으로 지금은 2위로 떨어졌다. 한국에서 니가타로 오시는 관광객을 보면 2019년은 전년대비 40% 격감했고 지금은 코로나19 사태로 제로에 가깝다. 2018년에는 한국에서 니가타로 와서 숙박한 한국인이 사상 최대인 2만명을 기록했다. 한국에서 잘 팔리던 니가타산 과자 매출도 전년대비 60~70% 줄었다. Q. 한국에 살면서 한국 이미지가 바뀐 게 있나. A. 축구를 좋아해 2002년 한일 월드컵도 즐겨 봤다. 한국이 축구를 잘한다는 이미지와 더불어 반일 정서가 있다는 보도도 적잖이 일본에서 접했다. 실제 와보니까 제가 잘 모르는 게 있으면 한국분들이 아주 친절하게 잘 가르쳐 주셨다. 한국인은 저를 포함한 외국인을 잘 받아들이는 개방적 성향이 있는 듯하다. Q. 니가타가 자랑하는 관광지는. A. 한국인이 잘 오시는 곳이 유자와(湯沢)이다. 겨울에는 스키장, 온천이 있고, 여름에는 산이, 가을에는 단풍이 좋다. 로프웨이에서 보는 경치가 아주 좋다.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가와바타 야스나리가 소설 ‘설국’을 쓴 다카한(高半) 여관 역시 유자와에 있다. 유자와는 신칸선이 정차한다. 또한 야히코(弥彦), 이와무로(岩室) 온천도 추천할 만하다. Q. 한국은 어떻게 오게 됐으며, 오기 전 일은 뭐였나. A. 위로부터 명령이었다. 인사 발표 1개월 전에 불려갔더니 “한국에 갔다 오라”고 해서 몇 일 말미를 달라고 했다. 그 말을 들은 게 금요일인데 그 상사는 다음 월요일에는 결정해 달라고 했다. 어지간한 가정 사정이 있지 않으면 명령을 거부할 수는 없었다. 현청에서는 국제관계나 경제와 관계 없는 인구문제를 다루는 부서(현민생활환경부)에서 일했다. 한국도 그렇지만 일본도 수도 도쿄로만 사람이 몰리는 현상이 강해서 어떻게 하면 인구의 니가타현 유출을 줄일까 대책을 만드는 부서였다. 지방의 쇠퇴를 막고 도쿄에 있는 젊은이들을 지방으로 되돌리는 문제와 더불어 출생률 감소 이상으로 박차가 가해지고 있는 고령화도 큰 문제였다. 8월 중순에 니가타에 돌아가는데 어느 부서에 갈지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 Q. 한일관계에 대해 조언한다면. A. 3년간 한국의 에너지 넘치는 활력을 봤다. 개인적인 견해이지만 한국인이 일을 결정하는 게 대단히 빠르더라. 일본인은 치밀하고 신중하게 생각해서 굳혀가는 사람들이지만 한국인은 바로 이거라고 생각하는 순간 결정하는 것을 많이 봤다. 빠른 판단력과 행동력이 놀랍다. 일본도 세계를 상대로 일을 해나가는 데 있어서 조금 더 빠르게 상대를 납득시켜서 일을 진행시켜 나가는 게 중요하지 않나 생각해봤다. 한일은 역사 문화가 다르지만 얼굴이 비슷하는 등 비슷한 부분도 적지 않기 때문에 서로가 비슷하다고 생각해 버리는 경향이 있다. 그렇게 되면 서로 부딪칠 수 밖에 없다. 상대방이 다르다는 것을 먼저 이해한 토대 위에서 얘기를 해 가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아베 소장은-> 1969년 니가타현 출생으로 국립인 니가타대학 법학부를 졸업한 해에 니가타현청에 들어갔다. 니가타 집에는 부인, 3명의 아이와 함께 토이푸들 2마리가 그의 귀국을 기다리고 있다.
  • 버그에 걸린 욕망의 도시, 노숙자 노인 타자의 도시

    버그에 걸린 욕망의 도시, 노숙자 노인 타자의 도시

    서울 강남과 종로3가. 한강 이남과 이북이라는 지리적 차이 외에 여러 측면에서 대비되는 두 지역을 탐색한 프로젝트가 미술관으로 들어왔다. 국립현대미술관과 현대자동차가 다양한 분야의 창작자 간 협업을 지원하는 공모사업 ‘프로젝트 해시태그 2020’에 선정된 두 팀 ‘강남버그’와 ‘서울퀴어콜렉티브’의 작업이다. 24일부터 9월 30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선보인다.●대한민국 사교육 1번지·부동산 불패로 상징되는 강남 집중 탐구 이정우(영상), 이경택(건축), 박재영(설치·디자인), 김나연(설치)이 팀을 이룬 ‘강남버그’는 대한민국 사교육1번지이자 부동산 불패 이미지로 각인된 강남을 집중 탐구했다. 강남 지역을 컴퓨터 오류나 오작동을 뜻하는 ‘버그’로 규정하고, 한국 사회에 미치는 영향과 주요 쟁점들을 관찰한다. 관객참여형 이벤트인 ‘천하제일 뎃생대회’는 2000년대 초반까지 미대 입시의 필수 과제였던 석고소묘를 통해 입시와 사교육의 매커니즘을 돌아본다. 버스 관광투어 프로젝트인 영상 ‘강남버스’는 배우, 노래강사, 워킹맘 등 가이드로 설정된 인물들과 승객(관객)이 들려주는 강남 이야기를 통해 ‘강남은 어떤 곳인가’ 묻는다. 건축드로잉과 모형으로 구성된 ‘마취 강남’은 도시 건축의 시선에서 강남을 바라본다. 이정우 작가는 “나를 포함한 멤버 3명이 ‘8학군’ 출신”이라며 “경험을 바탕으로 강남이 지닌 다면성을 입체적으로 다루고자 했다”고 소개했다. ‘서울퀴어콜렉티브’는 종로3가를 중심으로 활동하던 권욱(영상), 정승우(조경), 남수정(문화연구자), 김정민(건축·디자인)이 결성한 팀이다. 종로3가 일대의 젠트리피케이션 과정에서 밀려난 노숙자, 탑골공원의 빈민 노인 등의 소수자를 ‘도시 퀴어’라고 명명하고 이들의 문제에 주목한다. 권욱 작가는 “성소수자를 의미하는 젠더로서의 퀴어를 넘어 도시가 누군가를 낙인찍어서 배제하는 사회적 퀴어의 의미에 대해 묻고 싶었다”고 했다. ●젠트리피케이션으로 밀려나고 낙인찍힌 소수자들의 도시 종로 3가작업 과정과 결과물은 시각예술과는 거리가 있다. 도시와 퀴어 공간, 공동체 등을 주제로 한 네 차례의 세미나 진행, 종로3가를 새롭게 해석한 시각 자료와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 ‘타자 종로3가/종로3가 타자´ 출간, 개인의 삶의 궤적을 지도 위에 표시하는 참여형 웹사이트 구축 등이다. 전시장에는 종로3가 주민의 목소리를 수집한 사운드 설치 작업, 종로3가의 역사를 그래프로 만든 연대표가 자리했다.이사빈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는 “미술 외 다른 분야 창작자 2인 이상 협업을 지원하는 이번 공모사업의 취지는 미술의 확장성과 역동성, 개방성”이라며 “두 팀의 주제가 도시인 것은 우연”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처음 실시한 공모에는 203팀이 지원했다. 5년간 총 10팀을 선발해 창작지원금, 해외 진출 등을 지원한다.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獨지멘스 사례’ 뭐길래… 삼성 7개 계열사 준법담당자 공유했나

    ‘獨지멘스 사례’ 뭐길래… 삼성 7개 계열사 준법담당자 공유했나

    뇌물공여·분식회계 등 최악의 부패 스캔들로 추락했다가 ‘윤리경영의 롤모델’이 된 지멘스 사례가 삼성 7개 계열사에 공유됐다. 삼성의 준법경영을 감시하는 외부 독립기구 삼성 준법감시위원회가 22일 용인 인력개발원에서 연 워크숍에서다. 준법위에 따르면 이날 삼성전자를 비롯해 삼성전기·SDI·SDS·물산·생명·화재의 준법지원·감시인, 실무책임자 50여명은 박종근 지멘스코리아 윤리경영실장으로부터 지멘스의 준법경영 경험과 사례, 준법경영을 어떻게 조직에 뿌리내리게 했는지 등을 경청했다. 왜 지금 삼성에 지멘스 사례가 절실한 걸까. 173년 역사의 독일 국민기업 지멘스는 2006년 뇌물공여, 분식회계, 공금횡령 등의 부정부패 행위가 세간에 드러나며 경영학 교과서와 논문에 ‘윤리경영의 반면교사’로 오르내렸다. 국정농단 사건 관련 파기환송심 재판을 받고 있고 제일모직, 삼성물산 합병과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등 경영권 승계 의혹으로 검찰의 기소 결정을 앞두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현재 상황과 포개지는 사례다. 당시 지멘스 경영진은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하고 계약을 따내기 위해 정치인, 공무원들에게 뇌물을 뿌렸다. 독일 연방범죄수사국이 “뇌물 수수가 지멘스 사업 모델의 한 부분이었다”고 말할 정도였다. 이후 지멘스는 기업 이미지 실추는 물론이고 100억 유로(약 13조 7690억원)에 이르는 벌금과 계약 파기 등의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이때의 뼈아픈 경험으로 지멘스는 밑바닥부터 쇄신에 나섰다. 세계 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경영진 평가에 준법경영 항목을 도입해 준법경영을 잘 이끈 경영진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제도를 도입했다. 하루 24시간 가운데 언제든, 어떤 언어로든 준법 위반 행위를 신고할 수 있는 제보 채널 ‘텔어스’도 운영하고 있다. 준법경영을 최우선 가치로 조직문화를 구축한 지멘스는 2017년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에서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 1위’로 꼽히는 ‘반전’을 이뤘다. 박 실장은 “회사가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던 건 위법 사실을 인정하고 철저한 내부 조사를 통해 실질적인 개혁을 실행했기 때문”이라며 “결국은 최고경영진의 준법경영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준법위 위원인 봉욱 전 대검찰청 차장검사는 ‘세계 1위 기업, 준법이 생명이다’란 주제로, 기업 수사 경험과 시대 변화에 따른 기업의 준법경영 과제에 대해 강연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흩어지는 교회·사찰… ‘거리두기’에도 믿음은 더 가까이

    흩어지는 교회·사찰… ‘거리두기’에도 믿음은 더 가까이

    최근 기독교대한성결교회와 예수교대한성결교회, 대한기독교나사렛성결회로 구성된 한국성결교회연합회(한성련)가 목회자 윤리강령 제정에 돌입했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는 시점에 `이른 시일 내에 윤리강령을 발표하겠다´는 돌발 선언이 종교계에 적지 않은 파장을 부를 전망이다. `교회와 목회자를 바라보는 시선이 따갑다´며 질적으로 건강한 교회 만들기에 앞장서겠다는 대사회 선언이 예사롭지 않다. 한성련의 윤리강령 제정은 교회·목회자의 자성과 바로 서기의 다짐 말고도 종교 활동의 전환이란 측면에서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국내에서 처음 발생한 지 6개월. 그 사이 종교와 신행 활동에 엄청난 변화를 몰고 왔다. 현장의 집합 행사를 대신한 온라인 예배·법회·미사로 전환, 구역회 등 공동체 활동 중단, 교육 프로그램과 대면 전도·포교 중지 등이다. 그런 예기치 못한 변화의 물결은 신앙생활과 관련한 근본적인 질문들을 종교계에 툭툭 던졌다. 현장의 신앙공간에 모여 하나로 일치되는 기존 오프라인 신앙생활의 새로운 각성과 함께 굳이 특정 시간·장소에 모여야만 하는지에 대한 회의와 의문의 증폭이다. 특히 개신교계에선 `온라인 예배가 교회 건물에서만 예배한 교인들에게 신앙인으로서의 큰 도전과 고민을 하도록 만들 것´이란 식의 주장이 신자와 목회자 사이에 늘어 가고 있다. 일부 목회자와 신학자는 “일상이나 사회, 나 혼자만의 공간에서도 예배하도록 부름받은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을 확인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교구장 주교가 집전하는 미사, 예불과 법회를 TV로 중계하거나 유튜브 영상으로 제공하는 일이 늘고 있는 천주교와 불교계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다. 불교계에선 특히 사람이 모여 법을 논하는 장소인 사찰과 법을 지도하는 스승이며 지도자인 승(僧)의 위상과 역할이 어떻게 변할지 모르겠다는 걱정이 쌓여 간다. 이 같은 신행 변화에 가장 어려움을 겪는 이들은 바로 일선의 성직·교역자들이다. `예배와 미사는 어떤 식으로든 지속돼야 한다´는 종교 교역의 본질과 `사회와 몸을 함께 두어야 한다´는 현실 사이의 갈등이다. 무엇보다 감염 예방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신자들 간 거리두기와 신앙 공간으로부터의 격리를 부추겨 신앙생활의 쇠퇴를 가져올 것이란 우려가 크다. 서울 은평구 열린선원 선원장 법현 스님은 “참선을 통한 깨달음을 강조하는 불교에선 반드시 모이지 않더라도 각자가 생활 속 신행을 충분히 이어 갈 수 있다”면서도 “요즘 크게 번지는 온라인 법회가 사찰에 모여 진행하는 대면 신행보다 신도들과의 정서적 유대나 종교적 친밀감이 떨어지는 건 사실”이라고 했다. 최근 개신교 최대 연합기구인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이 정부의 `예배 외 모든 집합 금지´ 조치를 `종교 탄압´으로 규정, 철회할 것을 강력하게 주장하고 나선 것도 신앙생활의 쇠퇴를 우선 우려한 집단 움직임으로 해석된다.그럼에도 코로나19라는 엄청난 시련 아래 종교계는 어떤 식으로든 변화를 찾아야 한다는 `회심의 실천´ 쪽으로 가닥을 잡아 가는 추세다. 부활절 이후 50일째인 지난 5월 31일 한교총이 `한국교회 예배회복의 날´을 선언하면서 “코로나19 이후의 한국교회가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힘을 모으겠다”고 천명한 게 대표적인 예다. 실질적인 실천의 움직임도 여러 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영락교회는 지난 6일부터 12월 31일까지 179일 동안 새로운 신앙생활을 위한 `한 친구´(179) 운동을 진행 중이다. 이 기간 성경 일독을 하는 `말씀과 내가 한 친구 맺기´와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소모임인 `말씀을 나눌 한 친구 맺기´, 이미지와 영상을 활용한 비대면 전도인 `말씀을 전할 친구 맺기´를 지속한다. 경기도 파주 한소망교회는 온라인교회를 출범했다. 신도들이 웹사이트와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실시간 주일 예배 중계를 비롯해 다양한 신앙 콘텐츠를 접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을 구축한 독특한 사례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이홍정 총무는 “이제 코로나19 이전으로 회복하자는 신학과 목회는 무의미해졌다”며 “신도들이 한자리에 함께 모이는 대형 집회나 행사보다는 일상에서 비대면의 신행과 의미 있는 플랫폼을 구축해 작은 친교와 소통을 다지는 `흩어지는 교회´에 초점을 맞출 수 있도록 신학의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지멘스 사례’ 뭐길래...삼성 7개사 준법 담당자가 경청했나

    ‘지멘스 사례’ 뭐길래...삼성 7개사 준법 담당자가 경청했나

     뇌물공여·분식회계 등 최악의 부패 스캔들로 추락했다가 ‘윤리경영의 롤모델’이 된 지멘스 사례가 삼성 7개 계열사에 공유됐다. 삼성의 준법경영을 감시하는 외부 독립기구 삼성 준법감시위원회가 22일 용인 인력개발원에서 연 워크숍에서다.  준법위에 따르면 이날 삼성전자를 비롯해 삼성전기·SDI·SDS·물산·생명·화재의 준법지원·감시인, 실무책임자 50여명은 박종근 지멘스코리아 윤리경영실장으로부터 지멘스의 준법경영 경험과 사례, 준법경영을 어떻게 조직에 뿌리내리게 했는지 등을 경청했다.  왜 지금 삼성에 지멘스 사례가 절실한 걸까. 173년 역사의 독일 국민기업 지멘스는 2006년 뇌물공여, 분식회계, 공금횡령 등의 부정부패 행위가 세간에 드러나며 경영학 교과서와 논문에 ‘윤리경영의 반면교사’로 오르내렸다. 국정농단 사건 관련 파기환송심 재판을 받고 있고 제일모직, 삼성물산 합병과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등 경영권 승계 의혹으로 검찰의 기소 결정을 앞두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현재 상황과 포개지는 사례다.  당시 지멘스 경영진은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하고 계약을 따내기 위해 정치인, 공무원들에게 뇌물을 뿌렸다. 독일 연방범죄수사국이 “뇌물 수수가 지멘스 사업 모델의 한 부분이었다”고 말할 정도였다. 이후 지멘스는 기업 이미지 실추는 물론이고 100억 유로(약 13조 7690억원)에 이르는 벌금과 계약 파기 등의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이때의 뼈아픈 경험으로 지멘스는 밑바닥부터 쇄신에 나섰다. 세계 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경영진 평가에 준법경영 항목을 도입해 준법경영을 잘 이끈 경영진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제도를 도입했다. 하루 24시간 가운데 언제든, 어떤 언어로든 준법 위반 행위를 신고할 수 있는 제보 채널 ‘텔어스’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514건의 준법 위반 사안을 조사해 절반이 넘는 262건을 징계했다. 준법경영을 최우선 가치로 조직문화를 구축한 지멘스는 2017년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에서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 1위’로 꼽히는 ‘반전’을 이뤘다.  박 실장은 “지멘스가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던 건 위법 사실을 인정하고 철저한 내부조사를 통해 실질적인 개혁을 실행했기 때문”이라며 “결국은 최고 경영진의 준법경영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삼성 준법 담당자들에게 강조했다. 준법위 위원인 봉욱 전 대검찰청 차장검사는 ‘세계 1위 기업, 준법이 생명이다’란 주제로, 기업 수사 경험과 시대 변화에 따른 기업의 준법경영 과제에 대해 강연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Focus人] 영화 ‘똥파리’ 이후 11년, 강단으로 돌아온 양익준 감독

    [Focus人] 영화 ‘똥파리’ 이후 11년, 강단으로 돌아온 양익준 감독

    “가족 안에서 어떤 답답함들이 팽창되고, 그 안에서든 밖에서든 제가 받았던 폭력적인 이미지들이 기억 속에 남아 있는데 그런 기억들이 저한테는 연기적인 요소가 되더라고요. 특강이나 강의를 할 때도 배우들의 감정에 제일 우선적으로 있어야 하는 건 ‘분노’라고 얘기해요. 그 분노의 감정을 꺼내는 작업이 끝나면 웃음이나 다른 어떤 건강한 것도 그것으로부터 연결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어요.” 올해부터 한국영상대(구 공주영상대) 연기과 초빙교수로 강단에 서고 있는 양익준(45) 감독. 2009년 독립영화 ‘똥파리’로 12만 이상의 관객을 동원한 독립영화계의 영원한 스타다. 똥파리를 모르는 사람은 있어도 보지 않은 사람은 없다고 말할 정도였으니, 가히 당대의 똥파리 신드롬은 눈부셨다.  모교로 돌아온 그가 똥파리 이후 11년의 공백을 학생들과 함께한 65분짜리 비공식 장편영화, ‘병신들의 향연’으로 채워 지난 9일 시사회까지 마쳤다. 비록 전문 영화 스태프들과의 작업은 아니었지만 본인과 학생 포함 제작인원 8명, 하루 제작비 9만 원, 총 7회 차 촬영치곤 기적과도 같은 일이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명색이 감독이고 연출하는 놈인데 교실에서 카메라 실습만 하는 게 자존심도 상했고 학생들과 일주일에 몇 신 씩 써서 한 번 찍어보자고 했죠. 이 친구들이 어떤 아픔들을 가지고 있는지, 어떻게 성장해 왔는지 많은 얘기들을 나누면서 조금씩 시나리오를 쓰면서 찍었죠. 그냥 수업 실습으로 시작했는데 인력이 부족하다보니 이 친구들이 프로듀서, 조감독 1인 3역, 4역까지 했어요. 이렇게 촬영 7회 차 만에 장편 영화가 나왔다는 건 정말 기적 같은 일이죠.” 틈틈이 예능에도 출연하고, 2017년에는 일본 감독 키시 요시유키의 영화 ‘아, 황야’로 남우조연상을 수상하는 등 일본에서도 활발한 연기 활동을 펼치고 있다. 늘 연기와 연출에 대한 본능의 끈을 더 강하게 당기며 살고 있는 양감독을 한국영상대 푸른 잔디밭에서 만나 얘기를 나눴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Q) 아직도 알아보는 분들 있는지중고등학교 때 제 영화를 본 친구들이 있어요. 그 친구들이 20대 후반이 돼서 알아보기도 해요. 근래는 SBS 불타는 청춘이란 예능에 나왔더니 50~60대 연령대 분들께서 많이 알아보시더라고요. (Q) 연기는 어쩌다 입문하게 됐는지상업고등학교를 나왔어요. 특별한 기술은 없고 펜글씨 자격증 3급 있는 게 전부였죠. 3학년 2학기 때 취업을 나갔는데 아이들 장난감 파는 외판원, 용산전자상가에서 세탁기, 냉장고 배달하는 일 등을 했어요. 아버지가 가구점을 해서 가구배달을 중학교 때부터 했기 때문에 100kg 이상 되는 물건들도 아저씨들이랑 같이 나르고 했죠. 공사현장 막노동은 특별한 이유없이 제 몸을 소진시키는 게 저한테는 굉장히 필요했던 일이었던 거 같아서 했나 봐요. 중학교 때 친구들이 SBS 창사특집 꾸러기 콘테스트에서 춤으로 연말결산 2등을 한 거예요. 부러운 마음에 ‘너희들이 가수를 하니깐 나는 탤런트를 하겠다’라는 말을 친구들에게 했죠. 그렇게 내뱉은 말이 영화나 연기 등을 해나가게 한 거 같아요. 바보 같은 저의 어떤 부족한 공간을 채우고 싶다는 열의가 여기까지 오게 한 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어요. (Q) 영화 ‘똥파리’는 어떻게 탄생하게 됐나기타노 다케시가 ‘가족은 누가 보고 있지 않으면 내다 버리고 싶은 존재들이란 얘기를 했거든요’ 피를 나눈 사이들이지만 그 안에는 타인들보다 더 심각한 오류와 갈등 속 환경에 처한 수많은 사람들이 있다는 거죠. 저 역시도 마찬가지였어요. 그런 부분들이 서른이 넘어도 빠져나가지 않더라고요. 막말로 뭔가 죽여 버리고 싶다는 마음속 ‘악’이 생겼죠. 그렇다고 제가 누군가를 때려 본 적도 없는 사람인데, 그런 마음이 있었던 거 같아요. 그런 걸 연기로 해갈하고 싶었는데 연기로는 좀 어려웠던 거 같고 연출로 내가 글을 써서 내 안에 있는 어떤 응어리나 악 같은 것들을 한 번 내놓아보자 했던 것이 똥파리란 영화를 연출하고 연기하게 됐죠.(Q) ‘똥파리’ 완성 후, 가족이란 단어에서 오는 심적 부담이 사라지고 비로소 소통이 생겼다고 했는데어렸을 때부터 앞집, 건넛집, 옆집 다 시끄러웠던 거 같아요. 당시가 전두환, 노태우 시대였는데 시대적인 억눌림이나 꼭두각시처럼 살 수밖에 없었던 서민들이 영향을 받으면서 어떤 답답함을 뱉을 길이 없다보니깐 그게 가족 안에서 풀어 헤쳐졌던 거 같아요. 그 모순이 저한테도 성장하면서 제일 큰 영향을 끼쳤고 그 힘들고 아픈 부분이 저한테 지금 연기뿐만 아니라 감독이라는 직업을 갖게 만든 아이러니하고 재밌는 상황 같아요. (Q) 각 종 국제영화제 38여 개의 상을 휩쓸었는데이 영화가 이렇게 큰 반향을 일으킬 줄도 몰랐죠. 하여튼 엄청 많이 보셨어요. 공식적으로는 12만 명 넘게 보셨는데 비공식적으로는 주변에서 똥파리란 영화를 모르는 사람은 있어도 안 본 사람은 없다 싶을 정도로 온라인 쪽으로 많이 보셨죠. 새로운 배우들도 여럿 등장하고 정말 많은 사람들이 환영해 주셨어요. 가족이란 테마는 전 세계적이잖아요. 해외 영화제에서도 영화가 끝난 후에 저한테 다가오셔서 꼭 끌어안아 주셨던 분들도 계셨죠. 정말 많은 나라들의 영화제에 갔었고 그곳에서 가족에 대한 많은 얘기들을 나눴던 거 같아요.(Q) 제작사가 돈을 싸들고 찾아왔다는데돈을 싸들고 온 적은 없고요. 시나리오는 3~4백 편 받았어요. 엄청난 작업을 하자고 제의를 받기도 했었죠. 근데 똥파리 딱 끝내고 나서 2009년 개봉 후 하순부터 정신이 나가더라고요. 공황장애가 온 거죠. 인간이 쓸 수 있는 용량을 초과하니깐 머리의 퓨즈가 딱 끊어지더라고요. 그때부터는 제작비 1000억 원에 연출비 100억 원을 줘도 못하겠다고 하고 지금까지 10년 정도 이렇게 있었죠. 예능 출연 요청도 엄청 왔어요. SBS 정글의 법칙, tnN 더 지니어스, 별게 다 들어왔는데 못하겠더라고요. 하지만 틈틈이 일본 영화에는 3~4편 정도 출연했어요. 연출 제의받은 작품도 4~6개 되는데 거절했더니 대신 연기해달라고 요청해서 연기하러 해외로 나갈 예정입니다.(Q) 제작비는 어떻게 마련했는지CJ에서 1500만 원, 영화진흥위원회에서 3500만 원, 아버지한테 3500만 원, 요즘 핫하게 뜨고 있는 오정세란 배우한테 350만 원 그리고 친구들한테 얼마씩 모아서 만들었죠. 똥파리 여자 주인공 집이 제가 7년간 살던 집인데 돈이 정말 없어서 그 집 전세보증금 빼서 찍었죠. 마지막엔 정말 돈을 구할 데가 없어서 촬영 35회 차(총50회 차)때 모든 스태프들을 내보냈어요. 나머지 15회 차는 친척들, 친구들 불러 스태프도 하고 연기도 하게 하면서 마무리했죠. 지원받은 5천만 원 제외하고 1억 3천만 원 빌려 준 사람 이름을 집 벽에다 1~2년 적어 놨죠. 극장 돈이 좀 늦게 들어왔지만 순차적으로 하나씩 갚으면서 지웠죠. 수익이 크지 않아서 이자를 주지는 못했어요. (Q) 수중에 있던 15만 원으로 눈물젖은 삼겹살 파티돈이 없어 더 이상 촬영할 수 없게 됐어요. 35회 차 찍기 전날 팀을 해산하려고 했죠. 당시 PD하고 저하고 끌어 모은 돈이 15~20만 원 정도 왰어요. 그날 촬영 끝나고 값싼 삼겹살 먹으면서 ‘자, 오늘부터 여러분 삶의 1순위는 똥파리가 아닙니다. 다시 여러분들 삶의 1순위로 돌아가십시오’라고. 조감독은 펑펑 울고, 화내는 사람은 없었지만 그냥 슬펐어요. (Q) 당시의 풋풋했던 스태프들에 대한 기억은폭력적인 장면이 많이 나온 영화이긴 했지만 그렇다고 촬영장 분위기가 어두운 건 아니었어요. 저도 피에로 기질이 있어서 ‘텔미텔미’하면서 춤도 추고 그랬죠. 연기는 연기일 뿐이니깐요. 당시 유행했던 싸이월드에 제가 같이 영화할 사람 찾는다는 글을 올리자, 제 팬이었던 친구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같이 도와주기도 했어요. 한 번은 가짜 망치를 만들어 오라고 요청했더니, 사비 15만 원을 들여 강도 80%의 진짜 망치를 만들어 온 거예요. 예상치 못한 거였지만 너무나 고마웠죠. 이런 얘기 하는 건 좀 그렇지만 등신 같고, 없는 놈들끼리 만드는 건데 화날 일도 짜증 날 일도 없었죠. 연기하면서 현장에서 배웠던 건 따뜻해야 한다는 거였어요. 영화도 결국은 인간이 만드는 거니깐요. 당시 영화에 참여했던 모든 스태프들, 아직도 친하게 잘 지내고 있어요.(Q) 빚쟁이 짜장면 남자로 나왔던 오정세, 어떤 사람인지고속도로도 길이 나뉘잖아요. 같은 고속도로지만 오정세가 한쪽 길로 열심히 가고 있다면 저는 다른 한쪽 길로 열심히 가고 있는 거죠. 한동안은 엄청 많이 만났었죠. 서로의 길을 가다 결국 다시 만날 거 같아요. 어쨌든 도로는 연결돼 있을테니깐요. 사실 오정세는 똥파리 전에 43분짜리 ‘바라만 본다’(2005)라는 제 영화에 출연했어요. 제가 너무 존경할 정도로 훌륭한 배우예요. 이 친구는 자신의 연기를 뛰어넘기 위해 어마어마하게 노력하는 친구예요. 영화 준비할 때, 항상 도서실에서 자신의 캐릭터를 연구할 정도로 제가 본 배우 중에 제일 노력을 많이 하는 친구죠. 햄버거 CF도 나와서 기분이 좋습니다. (Q) <똥파리>에서 본인(상훈)을 죽인 여주인공의 남동생은 영화 <박화영>의 이환 감독이환 감독은 독립영화를 만드는 감독들과 교류를 하면서 많은 영향을 받은 거 같아요. 배우에게 어떤 캐릭터가 제대로 주어지지 않는다든가 하면 연기적인 한계를 느끼거든요. 그러면서 넘어가게 되는 경우가 연출이에요. 이완 감독도 그런 수순을 밟았다고 보고 훌륭한 감독이라고 생각해요. 두 번째 영화도 이미 끝났다고 들었어요. 코로나19 사태로 개봉이 좀 늦어지는 거 같은데, 에너지가 많이 있는 만큼 앞으로 영화를 계속 잘 만들어 나갔으면 좋겠어요.(Q) ‘불타는 청춘’에선 보인 끼는 어디서 나온 건지예능감이 있어서 그런 건 아니고 원래 그렇게 놀아요. 빨리 친해지려면 제가 장난도 많이 쳐야하고 바보 같은 모습을 보여야지 빨리 친해질 수 있잖아요. 가끔씩 이렇게 출연하면 시골 바람도 쐬고 누나 형들하고 같이 밥도 해먹고 그러는 게 마음이 좀 편안한 부분도 있죠. (Q) 학생들에게 연기에 있어 중점적으로 강조하는 부분이 있다면‘액션’하는 순간, 카메라 밖의 세상과 카메라 안의 세상이 분리가 되고 스태프들은 절대 그 차원 안으로 들어갈 수가 없게 되죠. 카메라는 거짓도 빨아들이고 진심도 바로 빨아들이거든요. 마치 거울처럼 말이죠. 사는 게 거짓이면 거짓말하는 사람인 거잖아요. 연기를 하면서도 거짓말하지 말자. 진심으로 하자. 그게 제 모토죠. (Q) 자신의 DNA를 후세에 남기고 싶지 않다고 말한 적 있는데과거엔 저의 DNA를 갖고 있는 다음 세대가 태어나지 않기를 바란 마음이 있었는데 지금은 장가가고 싶어요. 상황이 되면 아이도 낳고 싶고. 한 번은 해 볼 만한 가치가 있는 거 같아요. (Q) 나에게 꿈이란초등학교 때 대통령, 박사가 되고 싶었었던 것 외엔 꿈이 거의 없었어요. 똥파리라는 영화가 혹시 나도 모르는 내 무의식의 꿈은 아니었을까, 이 녀석이 이렇게 현실화됐는데 그렇다면 내 꿈은 이뤄진 게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요. 꿈을 구체적으로 갖느냐 안 갖느냐는 각자의 판단이고 개인적으론 꼭 갖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해요. 글 박홍규 기자 gophk@seoul.co.kr 영상 박홍규, 문성호, 김민지 기자 sungho@seoul.co.kr
  • 현대차 연구소 찾아간 이재용… 정의선과 ‘미래차 동맹’ 시동

    현대차 연구소 찾아간 이재용… 정의선과 ‘미래차 동맹’ 시동

    배터리 넘어 모빌리티 등 전장 논의 확대“향후 미래차 어떻게 협력할지 교감 나눠”자율·수소전기차 함께 시승 뒤 구내 점심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21일 오전 현대·기아차 기술 개발의 본산인 경기 화성 남양기술연구소에서 2차 단독 회동을 했다. 지난 5월 13일 정 수석부회장이 삼성SDI 천안사업장을 방문한 데 대한 답방 차원의 회동이 두 달 만에 성사된 것이다. 재계 1, 2위 총수가 글로벌 시장 주도권 확보를 위해 배터리에 이어 전장 부품까지 미래차 협력 확대에 의기투합할 거란 기대가 지펴지고 있다. ●‘미래차 전초 기지’ 타 기업 총수 방문은 처음 다른 기업 총수가 미래차 기술 개발의 전초기지인 남양연구소를 방문한 건 이 부회장이 처음이다. 이날 삼성 측에서는 김기남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 부회장과 전영현 삼성SDI 사장, 강인엽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사장, 황성우 삼성종합기술원 사장 등이 이 부회장과 동행했다. 현대차그룹 측에선 정 수석부회장을 비롯해 서보신 현대·기아차 상품담당 사장, 박동일 연구개발기획조정담당 부사장 등이 삼성 경영진을 맞았다. 두 달 전 1차 회동의 주제가 삼성SDI가 개발하는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에 집중됐다면, 2차 회동 주제는 자율주행차,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로보틱스 등으로 영역이 확대됐다. 삼성 경영진은 남양연구소의 연구개발 현장을 둘러보며 현대차그룹이 그리는 다양한 미래 신성장 기술에 대해 설명을 듣고 의견을 나눴다. 이어 자율주행차와 수소전기차를 시승해 본 뒤 구내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함께 하고 일정을 마무리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특별한 업무 협약을 맺기 위한 만남이 아니라 앞으로 서로 어떤 협력을 해 나갈 수 있을지 모색하고 고민하는 자리였다”고 말했다. 삼성 관계자는 “현재는 사업적으로 양사의 거래 관계가 거의 없지만 삼성은 차량용 반도체, 이미지센서, 오디오 등 배터리뿐 아니라 향후 미래차에 들어갈 다양한 전장 부품들을 연구개발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더욱 서로 협력할 부분이 많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삼성은 전기차 배터리뿐만 아니라 반도체 중심의 자동차 전장 사업을 4대 신성장 사업으로 집중 육성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7년 미국의 전장 전문 업체 하만을 인수하고 2018년 자동차 ‘디지털 콕핏’(각종 디스플레이와 첨단 계기판 등이 설치된 운전석)을 개발했다.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가전제품박람회(CES) 2020’에선 5세대(5G) 이동통신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 콕핏 2020’을 선보이는 등 자율주행의 핵심인 차세대 통신기술과 인공지능(AI) 등 소프트웨어 역량도 강화하고 있다. ●李기소 결론 앞두고… 삼성 “사법리스크 우려” 한편 이날 이 부회장의 남양연구소 방문은 검찰의 기소 여부 결정이 이르면 이번 주로 임박한 가운데 이뤄진 현장 경영의 연장선이기도 해 더욱 눈길을 끌었다. 다음주 검찰 간부 인사를 앞두고 이번 주 검찰이 이 부회장에 대한 기소를 강행할 거란 전망이 나오면서 또다시 수년간 사법 리스크에 발목이 잡힐 것이란 삼성 내부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폭스뉴스 성추문 폭로’는 끝나지 않았다

    ‘폭스뉴스 성추문 폭로’는 끝나지 않았다

    폭스뉴스 유명 男앵커들 성비위 의혹 공개“성폭행에 호텔행 거부하자 출연횟수 줄여”이달초 해당 사안으로 애드 헨리 자른 폭스“조사 결과 헨리 외엔 터무니 없는 거짓말”영화 ‘밤쉘’로 재연된 ‘CEO 에일스 퇴진’4년후에도 끝나지 않은 현재진행형 평가도2016년 7월 폭스뉴스의 간판 여성앵커였던 그레천 칼슨은 당시 폭스뉴스의 최고경영자(CEO)였던 로저 에일스의 성추문을 폭로했다. 남성중심적 문화였던 폭스에서 칼슨의 소송은 고전을 면치 못했지만 또 다른 간판 여성앵커였던 메긴 켈리 등의 가세로 결국 에일스의 옷을 벗기는데 성공했다. 이 사건은 ‘미투’(나도 고발한다) 운동의 도화선으로 평가받았고, 할리우드에서 영화 ‘밤쉘’(폭탄선언)로 제작돼 현재 한국에서도 조용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영화에서 폭스뉴스는 시각매체라는 미명 아래 모든 여성 앵커에게 미니스커트를 입도록 하고, 신입 여성 앵커는 소위 ‘관행’에 따라 에일스 앞에서 몸매를 보여줘야 했다. 출세를 위해 발목이 꺾일 만한 힐을 마다하지 않은 이들은 단독 앵커로 승진시켜 주겠다는 빌미로 벌어진 위계 강간의 희생자들이었다. 칼슨의 폭로 이후 4년이 지났고 영화로도 제작된 ‘폭스뉴스 스캔들’은 유명 남성 진행자들의 성추행 의혹이 추가로 공개되면서 파장이 더욱 커지는 분위기다. 뉴욕타임스, USA투데이, 폴리티코 등은 20일(현지시간) 폭스의 낮 뉴스인 ‘아메리카 뉴스룸’의 앵커 에드 헨리가 직장 내 성추행 혐의로 지난 1일 해고된 가운데, 피해 여성이 다른 성희롱 사건에 대해서도 폭스뉴스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고 보도했다.헨리를 고소한 건 2명의 여성이다. 프로듀서인 제니퍼 에크하트는 헨리가 2017년 뉴욕의 한 호텔에서 자신을 성폭행했다고 주장했다. 또 폭스뉴스에 자주 출연했던 캐시 아레우 역시 헨리가 올해 상반기까지 부적절한 성적 이미지와 메시지를 보내는 식의 성희롱을 했다고 주장했다. 아레우는 폭스의 또다른 간판앵커인 숀 해니티와 터커 칼슨, 미디어분석관인 하워드 커츠 등에 대해서도 성희롱, 성비위, 보복행위 등의 혐의가 있다고 했다. 그녀는 해니티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에도 단골로 출연했는데, 당시 해니티가 책상 위에 100달러를 던져 놓고 남성들에게 데이트에 데려가라고 소리쳐 자신을 모욕했다고 주장했다. 또 그녀의 변호인에 따르면 2018년 12월에는 칼슨이 호텔에서 단둘이 만나자는 제안을 하려 했고 그녀가 거절하자 출연 횟수를 줄였다. 커츠 역시 이듬해 1월 폭스에서 정규직을 구하던 그녀를 호텔에 데려가려 했고, 그녀가 거절하자 그 역시 일자리를 두고 그녀와 만나는 것을 거부했다. 그녀는 이후 커츠가 자신에게 “내 방에 오지 않을 여자는 당신밖에 없다”고 말했다고도 진술했다. 폭스는 해당 주장에 대해 비난하고 헨리 이외의 앵커들을 지키기 위해 소송전에 나서겠다고 했다. 폭스는 성명을 내고 “외부 로펌이 수많은 목격자들과 인터뷰 등을 통해 조사한 결과 그녀가 폭스뉴스를 상대로 제기한 모든 주장은 터무니 없는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냉미녀’ 서지혜가 허당녀도 딱이네… “털털~해요, 사실”

    ‘냉미녀’ 서지혜가 허당녀도 딱이네… “털털~해요, 사실”

    “지적이고 도시적인 스타일의 역할을 많이 해서 다른 이미지를 보여 주고 싶었어요. 털털하고 텐션 높은 우도희가 제 원래 모습에 가깝거든요.” ●“맡은 역할 중 실제 모습과 가장 비슷” 도도하고 차가운 ‘냉미녀’ 서지혜가 허당으로 변화를 시도했다. 17년간 연기를 하면서 스스로 바라 온 일이기도 하다. 최근 서울 강남구 신사동 한 카페에서 만난 서지혜는 “반응이 좋은 것 같아 다행”이라고 운을 뗐다. 서지혜는 지난 14일 종영한 MBC 드라마 ‘저녁 같이 드실래요?’에서 밝고 긍정적이지만 연애에는 소심한 온라인 콘텐츠 제작사 PD 우도희를 연기했다. 앞서 SBS ‘질투의 화신’(2016) 속 자신감 넘치는 아나운서, ‘흉부외과’(2018) 속 의사, 최근 tvN ‘사랑의 불시착’의 서단보다는 확실히 온도가 높았다. “해 보고 싶었던 캐릭터지만 어색하지 않을까, 제가 소화할 수 있을까 걱정도 컸어요. 초반 연기에 적응하는 것도 힘들었고요.” 특히 셀프카메라를 들고 ‘원맨쇼’에 가까운 영상을 찍는 초반 장면이 낯간지러웠다고 한다.하지만 방송을 본 주변 친구들의 반응은 달랐다. “이제 네 본모습을 찾았다”는 거였다. 그러다 보니 ‘텐션’을 끌어올리는 데도 조금씩 자신감이 생겼다. 지금까지의 작품과 달리 거의 모든 장면에서 즉흥연기도 시도했다. “웃다가 NG를 낼 정도로 점점 재미를 붙였어요. 감독님이 ‘컷’ 사인을 안 주시고 애드리브를 계속 끌어내시더라고요.” 상대역을 한 송승헌과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내서 합을 맞추면서 태어난 장면도 많았다. 극 후반으로 갈수록 “도희의 애교 섞인 행동들을 제가 배웠을 정도”라고 덧붙였다. 데뷔 이후부터 거의 쉰 적이 없는 서지혜는 서단부터 우도희까지 소화한 지난 1년이 가장 바빴다고 돌이켰다. 휴식 없이 달린 원동력은 촬영장에 나가 연기를 하는 게 늘 재밌기 때문이다. “20대 후반 슬럼프에 빠진 적도 있지만 학업에 몰두하며 자극과 힐링을 동시에 받았어요. 그 후로 제가 일할 때 행복을 느끼는 사람이라는 걸 깨달았고, 잘하고 싶다는 욕심도 생기더라고요.” 최근에는 ‘사랑의 불시착’을 본 해외 팬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남기는 댓글을 읽는 것도 새로운 재미가 됐다. ●“다음 작품은 스릴러였으면…” 그의 바람은 자신의 틀을 벗어나는 작품을 만나 연기의 재미를 이어 가는 것이다. “평소 좋아하는 장르인 스릴러나 공포물도 해 보고 싶어요. 어떤 작품이든, 성공이나 인기보다 제 가능성을 넓히는 데 더 집중하려고 합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쌍용 첫 전기차 ‘E100’ 이미지 공개

    쌍용 첫 전기차 ‘E100’ 이미지 공개

    새로운 투자자 찾기에 나선 쌍용자동차가 내년 상반기 출시 예정인 첫 전기차 ‘E100’(프로젝트명) 티저 이미지를 20일 공개했다. E100은 코란도와 동급인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모델로, 상어 지느러미와 비늘 형상을 본뜬 디자인을 적용해 유체 저항을 줄였다. 엔진룸 덮개를 가벼운 알루미늄 소재로 만들어 에너지 효율도 한층 높였다. 쌍용자동차 제공
  • 서지혜 “‘냉미녀’ 보단 텐션 높고 털털한 게 제 모습”

    서지혜 “‘냉미녀’ 보단 텐션 높고 털털한 게 제 모습”

    “이미지 변신, 하고 싶었지만 초반엔 어색성공·인기보단 가능성 넓히는 작품 하고 싶어‘사랑의 불시착’ 해외팬 댓글 보는 재미도”“지적이고 도시적인 스타일 역할을 많이 해서 다른 이미지를 보여주고 싶었어요. 털털하고 텐션 높은 우도희가 제 원래 모습에 가깝거든요.” 도도하고 차가운 ‘냉미녀’ 서지혜가 허당으로 변화를 시도했다. 17년간 연기를 하면서 스스로 바라 온 일이기도 하다. 최근 서울 강남구 신사동 한 카페에서 만난 서지혜는 “반응이 좋은 것 같아 다행”이라고 운을 뗐다. 서지혜는 지난 14일 종영한 MBC 드라마 ‘저녁 같이 드실래요?’에서 밝고 긍정적이지만 연애에는 소심한 온라인 콘텐츠 제작사 PD 우도희를 연기했다. 앞서 SBS ‘질투의 화신’(2016) 속 자신감 넘치는 아나운서, ‘흉부외과’(2018) 속 의사, 최근 tvN ‘사랑의 불시착’의 서단보다는 확실히 온도가 높았다. “해보고 싶었던 캐릭터지만 어색하지 않을까, 제가 소화할 수 있을까 걱정도 컸어요. 초반 연기에 적응하는 것도 힘들었고요.” 특히 셀프카메라를 들고 ‘원맨쇼’에 가까운 영상을 찍는 초반 장면이 낯간지러웠다고 한다.하지만 방송을 본 주변 친구들의 반응은 달랐다. “이제 네 본모습을 찾았다”는 거였다. 그러다 보니 ‘텐션’을 끌어 올리는 데도 조금씩 자신감이 생겼다. 지금까지 작품과 달리 거의 모든 장면에서 즉흥연기도 시도했다. “웃다가 NG를 낼 정도로 점점 재미를 붙였어요. 감독님이 ‘컷’ 사인을 안주시고 애드리브를 계속 끌어내시더라고요.” 상대역을 한 송승헌과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내서 합을 맞추면서 태어난 장면도 많았다. 극 후반으로 갈수록 “도희의 애교섞인 행동들을 제가 배웠을 정도”라고 덧붙였다. 데뷔 이후부터 거의 쉰 적이 없는 서지혜는 서단부터 우도희까지 소화한 지난 1년이 가장 바빴다고 돌이켰다. 휴식 없이 달린 원동력은 촬영장에 나가 연기를 하는 게 늘 재밌기 때문이다. “20대 후반 슬럼프에 빠진 적도 있지만 학업에 몰두하며 자극과 힐링을 동시에 받았어요. 그 후로 제가 일할 때 행복을 느끼는 사람이라는 걸 깨달았고, 잘 하고 싶다는 욕심도 생기더라고요.” 최근에는 ‘사랑의 불시착’을 본 해외 팬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남기는 댓글을 읽는 것도 새로운 재미가 됐다. 그의 바람은 자신의 틀을 벗어나는 작품을 만나 연기의 재미를 이어가는 것이다. “평소 좋아하는 장르인 스릴러나 공포물도 해보고 싶어요. 어떤 작품이든, 성공이나 인기 보다 제 가능성을 넓히는 데 더 집중하려고 합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아하! 우주] 태양계 9번째 행성이 사실은 ‘초미니 블랙홀’ 일까?

    [아하! 우주] 태양계 9번째 행성이 사실은 ‘초미니 블랙홀’ 일까?

    태양계 9번째 행성은 지난 몇 년간 과학자들 사이에서 격렬한 논쟁을 불러일으킨 주제였다. 본래 태양계 9번째 행성으로 지목된 명왕성은 처음에는 지구 크기의 행성으로 생각되었으나 이후 관측에서 행성이라고 부르기에는 상당히 작은 천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결정적으로 태양계 가장자리에 비슷한 크기의 왜소 행성이 생각보다 많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명왕성은 9번째 행성의 지위를 상실했다. 결국 태양계의 행성은 8개뿐이었다. 하지만 이것은 논쟁의 시작에 불과했다. 이후 천문학자들은 태양계 가장자리 천체의 궤도가 특이하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혹시 지금까지 발견하지 못한 9번째 행성이 중력을 행사한 결과가 아닌지 의심했다. 반면 다른 과학자들은 굳이 9번째 행성의 존재 없이도 얼마든지 궤도를 설명할 수 있다고 맞섰다. 논쟁을 끝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9번째 행성을 망원경으로 관측하는 것이지만, 현재까지 누구도 이를 발견하지 못했다. 그런데 일부 과학자들은 9번째 행성을 발견하지 못하는 다른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9번째 행성이 사실은 행성이 아니라 빅뱅 초기에 만들어진 행성 질량의 초미니 블랙홀인 원시 블랙홀(Primordial black holes)이라는 가설이다. 원시 블랙홀은 블랙홀 연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스티븐 호킹 박사의 주요 이론적 예측 중 하나로 만약 존재한다면 행성 질량이라도 크기는 볼링공 하나 수준에 불과해 사실상 관측이 불가능하다. 미국 하버드 대학의 과학자들은 관측이 불가능해 보이는 초미니 블랙홀이라도 관측할 방법이 있다는 연구 결과를 천체물리학 저널 회보(Astrophysical Journal Letters)에 발표했다. 연구팀이 주목한 기회는 태양계 외곽에 존재하는 얼음 천체의 모임인 오르트 구름(Oort cloud)이다. 오르트 구름은 장주기 혜성의 고향으로 알려져 있는데, 연구팀은 이 얼음 천체가 블랙홀의 중력에 잡혀 흡수되는 시나리오를 가정했다. 만약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블랙홀 주변에 강착원반과 제트가 형성되면서 갑자기 에너지가 방출되는 플레어 현상이 일어난다. 연구팀은 현재 건설 중인 차세대 망원경인 LSST(Legacy Survey of Space and Time)의 성능이면 이 플레어를 검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LSST는 8.4m 지름 주경을 지닌 망원경에 32억 화소의 고성능 이미지 센서를 결합한 천체 관측 장비로 하늘 전체를 상세히 관측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그런 만큼 원시 블랙홀의 플레어 현상이 일어난다면 가장 먼저 알아낼 가능성이 크다. 물론 운이 없다면 우연히 오르트 구름 천체가 블랙홀 주변을 지나는 일이 100년간 일어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실제로 원시 블랙홀이 있다고 해도 LSST로 알아낼 기회가 없을 수도 있다. 그러나 만약 9번째 행성이 실제로 원시 블랙홀이라는 증거를 발견한다면 이는 단순히 새로운 행성을 추가하는 게 아니라 엄청난 과학적 성과로 남게 될 것이다. 따라서 미리 그 가능성을 인지하고 연구할 필요가 있다. 9번째 행성의 실체가 무엇이든 간에 이를 밝혀낸 과학자는 전 세계의 주목을 받게 될 것이다. 과연 그 영예를 누가 차지하게 될지 궁금하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특파원 칼럼] 코로나19로 드러난 디지털 후진국의 민낯/김태균 도쿄 특파원

    [특파원 칼럼] 코로나19로 드러난 디지털 후진국의 민낯/김태균 도쿄 특파원

    코로나19 대유행은 잘사는 나라건 못사는 나라건 할 것 없이 숨겨져 있거나 감춰져 있었던 각국의 치부를 여과 없이 들춰냈다. 이는 선진국일수록 의외성과 결합돼 더 자극적으로 부각됐다.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주요 7개국(G7) 대부분에서 보건의료 인프라의 맹점들이 노출된 게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일본은 G7 가운데 코로나19 감염 피해는 가장 적었지만 ‘디지털 후진국’으로서 취약한 내면을 대내외에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말았다. 국내총생산(GDP) 기준 세계 3위 경제대국으로서 체모에 걸맞지 않은 낙후된 모습과 현상이 곳곳에서 나타났다. 이는 필연적으로 전 세계에 반면교사의 역할을 했다.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힘든 아날로그적 인프라에 의해 지탱되는 사회 시스템이 코로나19와 같은 비상 국면에서 국가적 위기 대응의 틀을 어떻게 무력화시키고 국민들을 힘들게 만들 수 있는지를 보여 주었기 때문이다. 도장 날인이 없으면 행정이건 비즈니스건 일이 진척되지 않는 관행 때문에 감염의 위험을 무릅쓰고 아침 출근길 전철에 오르는 직장인들의 이해할 수 없는 모습은 다른 나라에 희화화된 이미지로 전달됐다. 코로나19 확진자 일일 현황을 전자문서 등 디지털 시스템이 아닌 수기로 작성해 팩스로 주고받는 과정에서 감염자 수의 누락·중복이 발생했다는 소식도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국민 1인당 10만엔씩 주는 정부 방안이 확정된 것은 4월이었지만 전체 지급은 3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완료되지 않았다. 전산 시스템이 가동되지 않아 우편배달 등 아날로그 수단에 의존하고 있는 탓이다. 마찬가지 이유로 영세사업자와 중소기업 등에 대한 각종 자금 지원도 위기대응의 요체인 ‘속도감’을 찾을 수가 없다. 아베 신조 총리 재집권 이후 7년 8개월 만에 최악의 지지율 위기가 찾아온 데는 ‘아베노마스크’와 같은 정책의 난맥상에 직접 원인이 있지만, 바탕을 따지고 들어가면 위기 국면에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사회 시스템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와 박탈감이 자리하고 있다. 한일 관계가 최악인 와중에 보도되는 한국의 성공적인 코로나19 대응을 접하면서 일본 국민들의 자국 정부에 대한 불만은 더 고조될 수밖에 없었다. 이는 아베 정권이 역사상 가장 오래 집권을 했으면서도 국가의 미래를 위해 대체 무엇을 했느냐는 근본적인 물음으로 연결되고 있다. 일본 정부가 ‘디지털’을 그동안 정책 우선순위에 두지 않아서 현재 같은 상황이 초래된 것은 아니다. 이미 2001년 모리 요시로 당시 총리는 ‘e재팬 전략’을 수립하고 “5년 이내 세계 최첨단 정보기술(IT) 국가로 도약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런 기조는 2차 아베 정권 출범 이후에도 줄곧 유지돼 왔다. 하지만 공허한 구호만 계속됐던 게 문제였다. 모리 정권은 “2003년까지 국가가 제공하는 사실상의 모든 행정절차를 인터넷에서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약 5만 6000종에 이르는 행정절차 중 온라인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지난해 3월 기준 7.5%에 불과하다. 일본 정부는 이례적인 위기감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8일 아베 신조 총리 주재로 올해 경제재정 운용 방침의 원안을 만들면서 “세계에서 뒤처져 매몰돼 버릴 수 있다는 절박한 위기의식을 공유한다”는 강도 높은 표현을 채택했다. 자신들보다 한참 아래라고 생각했던 한국, 대만보다도 뒤처져 있는 현실에 대한 뼈아픈 고백이다. 친여 성향의 우익 산케이신문은 “일본이 디지털 후진국 탈출에 있어 절체절명의 기로에 서 있다”고 보도했다. 코로나19 위기를 통해 세계 어느 나라보다 절실하게 디지털 후진국으로서 현주소를 확인한 일본이 과연 혁신의 DNA를 만들어 내는 기틀을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windsea@seoul.co.kr
  • 조각가 김선영, ‘궁극적 욕망‘ 전

    조각가 김선영, ‘궁극적 욕망‘ 전

    조각가 김선영의 개인전 ‘Heart Land 2020-궁극적 욕망’이 강원도 고성군 조각미술관 바우지움에서 열리고 있다. 전 세계를 휩쓴 코로나19는 오염된 환경, 이기적인 욕심, 부패한 권력 등 인간 세상의 그늘진 민낯을 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됐다. “코로나로 갇힌 동굴 같은 작업실”에서 욕망의 근원을 찾고자 했던 작가는 물질문명이 있기 전 구석기 시대의 동굴 빌렌도르프에 시선을 멈췄다. 11cm의 작은 빌렌도르프 비너스 조각상은 기원전 2500년 당시의 절실했던 소망을 담고 있다. 다산과 풍요의 상징으로 주술적 숭배의 대상이었던 이 조각상은 현대인의 세속적 욕망을 비추는 거울이다. 작가는 빌렌도르프 비너스 형상에 메릴린 먼로의 이미지를 결합하는 시도를 통해 인간의 근원적 욕망을 성찰한다. 이화여대 미술대학과 대학원에서 조소를 전공한 작가는 한국, 미국, 홍콩, 이탈리아. 스위스, 중국 등 국내외에서 다수의 개인전과 단체전에 참여해왔다. 전시는 8월 31일까지.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사진설명] 현대자동차가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현대자동차가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가전제품박람회(CES) 2020’에서 공개한 도심항공 모빌리티(UAM) 등이 구현된 미국 샌프란시스코를 배경으로 한 미래 도시 이미지. 현대자동차그룹 제공
  • [그 책속 이미지] 추억이자 그리움 같은 쉬어가라 하는 것 같은

    [그 책속 이미지] 추억이자 그리움 같은 쉬어가라 하는 것 같은

    돌아갈 집이 있다/지유라 지음·그림/메이트북스/212쪽/1만 6000원 한쪽에 세워둔 고무 대야와 줄지어 놔둔 화분 몇 개, 파란 철문과 그 옆에 놓인 고무장화가 정겹다. 기다란 평상에 꾸둑꾸둑 말라가는 생선에서는 기분 좋은 비린내가 날 듯하다. 2층 양옥집은 ‘엄마의 집’이라는 제목 때문인지 왠지 그리운 느낌이 든다. 책은 ‘나무에 집 그리는 화가’로 알려진 지유라 작가가 9년 동안 그린 작품과 이에 얽힌 이야기를 담은 따뜻한 그림 에세이다. 추억이 담긴 집, 여행길에서 만난 집, 친구의 집, 그리고 상상의 집을 그렸다. 종이나 캔버스가 아니라 나무 위에 그린 낡은 집은 쫓기듯 살아온 이들에게 쉬어가라고 손짓한다. 돌아갈 집이 있다면, 그것 하나만으로도 그저 행복한 일일 터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니가 왜 거기서 나와 부캐 몰라?

    니가 왜 거기서 나와 부캐 몰라?

    독일 50대 남성 우베 발트너‘차에서 노래하는 인스타 황제’멀티 페르소나 현상 곳곳 관측사회적 가면 강요 문화 균열싹쓰리 등 부캐 속속 등장 #1. 독일의 한 광고대행사 공동대표인 우베 발트너(57)의 인스타그램 팔로어 수는 189만명에 이른다. 2018년 9월부터 출퇴근길 자신의 차 안에서 노래하는 모습을 영상에 담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기 시작했는데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50대 남성의 꾸밈없는 표정, 새로운 음악에 대한 도전 정신, 장르를 가리지 않고 열창하는 모습이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셈이다. 미국의 R&B 가수 크리스 브라운, 유명 힙합 가수 드레이크도 그의 온라인 친구다. 발트너 대표는 16일 서울신문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이런 인기를 얻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며 “일관성과 행운이 결합된 결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래를 즐기는 나의 다른 모습처럼 첫인상만으로는 그 사람에 대해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자신의 또래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50대여, 자신을 표현하기 위해 인터넷을 활용하고 소셜미디어 플랫폼에 대해 배워라.” 젊은이들에게도 “인터넷에서 여러분이 하는 일을 응원하고 지지해 주는 사람들을 찾고 이들과 소통하라”는 메시지를 전했다.#2. 서울 A고등학교 수학 교사인 김진영(47·가명)씨는 사범대를 졸업한 뒤 다시 대학에 들어가 동양화를 전공했다. 2005년 교단에 선 뒤에도 그림을 그렸다. 2008년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7차례 전시회를 열었다. 소통에 관한 주제를 주로 다뤘다. 올 겨울에는 온라인 수업으로 활용된 아이패드를 이용한 작품 전시회를 열 계획도 갖고 있다. 김씨는 15년 전과 지금 크게 달라진 게 있다면 ‘시선’이라고 말한다. 그때는 학교에서 ‘그림을 그린다’는 말을 아꼈다. 전시장에서 수학 교사라고 굳이 소개하지 않았던 것도 그런 이유다. 그런데 김씨는 10여년 전 교원 연수에서 처음 접한 명상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면서 수학과 미술을 같이하는 게 오히려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김씨는 “(두 영역이) 이질적이라고 생각하는 게 바로 고정관념”이라면서 “충분히 공존할 수 있고 서로 다르지 않다. 결국 그게 다 ‘나’”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가족, 학생, 동료 교사들도 이런 내 모습을 자연스럽게 바라본다”며 “세상이 바뀌었다”고 했다. 최근 자신의 여러 모습을 상황에 맞게 다채롭게 표현하는 ‘멀티 페르소나’ 현상이 곳곳에서 관측되고 있다. 내 안의 여러 자아를 솔직하게 표현할 수 있는 세대의 등장, 다양한 미디어 플랫폼의 출현, 타인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사회의 인식 전환 등 삼박자가 맞아떨어지면서 사람들이 써 온 ‘사회적 가면’을 눈치 보지 않고 벗게 된 것으로 해석된다. 연예계에 ‘부캐’(부캐릭터) 열풍이 부는 것도 이런 현상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우리 사회는 ‘나’라는 사람에게 이런 모습, 저런 모습이 있는데도 그 사람에게 기대하는 사회적 역할, 모습만을 강요해 왔다. 한 사람의 개성보다는 출신 학교, 고향, 직업 등 배경과 집단적 규범으로 개인의 정체성을 규정하고, 그에 맞는 역할을 수행해 내지 못하면 “너무 튀는 것 아니냐”며 이상한 사람으로 취급하기 일쑤였다.잡코리아가 최근 직장인 55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를 보면 ‘회사에서의 내 모습이 다른가’라는 질문에 434명(77.6%)이 “그렇다”라고 답했다. 남성보다는 여성, 40대 이상보다는 20대에서 그런 현상이 더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평상시 모습과 다른 이유에 대해서는 “회사에서 요구하는 모습에 맞추기 위해서”란 답변이 41.2%를 차지했다. 그러면서도 앞으로 멀티 페르소나 트렌드가 확산될 것이란 의견이 절반(54.4%)을 넘었고, 그 이유로는 ‘개인 특성과 다양성을 중시하는 사회 분위기’(61.2%)를 가장 많이 꼽았다. 전문가들은 사회적 가면을 강요하는 문화에 균열이 가기 시작한 상징적 사건 중 하나로 펭수의 등장을 꼽는다. 사람들은 초반에 펭귄 모습을 한 펭수 그 자체보다 펭수 안의 사람이 누군인지에 주목했다. 그러다 직설적이고 당당한 펭수의 말에 귀 기울이며 펭수의 존재를 인정하고 그를 하나의 인격체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펭수는 그냥 펭수’라는 것이다. 이성민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문화산업연구센터 부연구위원은 “펭수 현상은 다양한 정체성을 표출할 수 있는 디지털 문화가 전면화되고 가시화된 것”이라면서 “이러한 실험이 사회에서 용인되는 시작점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이후 연예계에서는 트로트 가수 유산슬(유재석), 둘째이모 김다비(김신영)처럼 기존 캐릭터와 다른 부캐 연기를 하는 새로운 시도들이 계속됐다. 이른바 ‘부캐 놀이’가 대중의 환호를 이끌어 낸 것은 자신 안에 있는 다른 자아를 꺼내는 사람들을 보면서 대리만족을 얻기 때문이란 분석이 있다. 최근 유두래곤(유재석), 린다G(이효리), 비룡(비·정지훈)으로 구성된 그룹 ‘싹쓰리’에 대한 인기도 같은 맥락이다. 부캐는 부수적으로 사용하는 캐릭터란 의미로 주로 온라인 게임에서 통용돼 왔다. 과거엔 익명성에 기대 나의 부정적이고 은밀한 모습을 몰래 꺼내 놓는 듯한 이미지가 있었다면, 최근 부캐 현상은 나의 장점, 개성을 확장시킨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한승구 서울대 미술대학 외래교수(작가)는 자신의 논문 ‘사회적 가면의 이탈·회귀를 위한 디지털 설계와 제어’에서 “최근 가면에 가려진 자아성을 노출시키려는 개인들이 탄생하기 시작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한 교수는 이날 통화에서 “과거에는 가면 뒤에 숨거나 가면을 제거하려는 개인들로 양분된 경향이 있었다”면서 “수많은 개인들이 가면의 착용과 해체를 반복하면 그러한 개인을 포용하기 위한 사회 시스템은 확장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일반인 중에도 자신의 다양한 자아를 발산하는 사람이 많다.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김상일(28)씨는 소셜벤처기업에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한다. 사내에서 그는 ‘알파카’란 영어 이름으로 불린다. 하지만 직장을 나서는 순간 ‘윤망’이란 닉네임을 쓰는 사진작가로 변신한다. 김씨는 대학 때부터 인물 사진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는데 이제는 취미를 넘어 일상이 됐다. 다른 작가들과 함께 매달 하나의 주제로 사진을 촬영하고, 이를 모아 전시회도 연다. 그런데도 전업으로 삼지 않는 이유는 돈 때문에 찍기 싫은 사진을 찍어야 하는 스트레스를 받고 싶지 않아서다. 김은하(34·가명) 변호사는 지난해 5월 ‘밀키웨이’란 이름으로 블로그를 개설했다. ‘먹고 마시는 즐거운 인생’이란 소개 글에서 알 수 있듯 맛집 탐방 후기 글이 주를 이룬다. 와인 사진도 종종 올린다. 블로그 활동과 변호사 업무를 ‘분리’하기 위해 블로그에 직업을 공개하진 않았다. 김 변호사가 블로거가 된 이유는 기록을 남기는 동시에 공부하기 위해서다. 사진보다 글에 초점을 둔 것도 이 때문이다.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설명에 팬도 늘고 있다. 하루 방문자는 400~500명. 많을 때는 1000명이 방문한다. 김 변호사는 “누군가 내 글에 댓글을 달거나 공감을 누를 때 ‘내 글이 인정받는다’는 기쁨이 있다”고 말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SNS에서 자신의 다양한 모습을 드러내고 꾸미는 게 껍데기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최근에는 그렇게 자신을 표현하는 사람을 ‘괜찮은 사람, 멋진 사람’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특히 2030 세대에서 이러한 시도를 존중해주는 문화가 빠르게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지혜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연구위원은 “SNS 계정을 다양하게 사용하기 시작한 것도 멀티 페르소나 현상이 나타난 원인”이라며 “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시대가 열리면서 연결 상황에 맞게 정체성을 유연하게 가져가는 사람들이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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