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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동호 새벽을 열며] ‘뉴요커’와 한국문학

    [최동호 새벽을 열며] ‘뉴요커’와 한국문학

    지난 12일 발간된 미국의 시사교양지 ‘뉴요커’에 이문열의 단편 ‘익명의 섬’이 게재되었다. ‘뉴요커’는 140만부를 발행하는 세계 최대의 시사교양지로서 전 세계인이 이문열의 작품을 읽게 된 것이다. ‘뉴요커’는 외국 작가는 1년에 한 편 정도의 작품을 게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노벨상을 수상한 일본의 오에 겐자부로와 터키의 오르한 파무크 등이 이 지면에 작품을 발표했다고 한다. 한국문인으로서는 2006년 고은 시인이 4편의 시를 여기에 게재하였으며 소설가로서는 이문열이 처음이다. 지난 4월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가 미국에서 출판되어 세계적인 호응을 얻은 바 있어 이문열 작품의 게재는 한국문학이 세계문학의 중심부를 향해 한 걸음 더 본격적으로 진입했음을 말해주는 지표가 될 것이다. 신경숙의 소설은 북미지역에서만 초판 10만부 이상 판매되었으며, 유럽 8개국에서 출판되었을 뿐만 아니라 현지의 ‘북 투어’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고 한다. 1982년 봄 계간지 ‘세계의 문학’에 처음 게재된 ‘익명의 섬’은 사회적 제약으로 인해 금기시되는 성의 문제를 파헤친 산골 마을의 이야기이다. 이 작품은 폐쇄된 산골마을 사람들에게 평소 바보 취급당하는 ‘깨철’이라는 주인공이 사실은 동네 아낙네들의 억압된 성적 욕망의 해결사라는 사실이 한 시골학교 여교사의 눈을 통해 밝혀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그것은 산골마을의 이야기일 뿐만 아니라 현대의 이야기이며 과거의 이야기이자 현재의 이야기이다. 동시에 세계 어디에서나 발생할 수 있는 인간 본능의 문제를 다룬 이야기라는 점에서 보편성을 지닌다. 한국문학의 세계화는 그동안 많은 사람들에 의해 논의된 바 있다. 그러나 작품으로서 이를 실증한 경우는 많지 않다. 이 부분에서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은 특수성과 보편성의 문제이다. 모든 문학의 문제는 특수한 체험에서 비롯되지만 그 작품이 예술적 작품으로 공인되기 위해서는 보편성의 차원까지 심화·확장되지 않으면 일종의 지역문학 범위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어느 나라의 문학이 제한된 영역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동시에 그 나라의 경제적·정치적 역량이 한정된 지역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문화적 역량은 정치경제적 상황과 분리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공동체적 운명을 갖고 있는 것이다. 최근 한국의 경제적 도약은 다면적인 의미에서 세계 속에 한국의 위상을 드높이는 전제 조건을 만들어 준 것은 분명하다. 한류의 열풍이 한국의 문화 그리고 한국의 문학을 종전과는 다른 의미에서 뜨거운 관심의 대상으로 만들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여기서 강조되어야 할 것은 문학은 일반 대중예술 장르와 다른 특성이 있다는 점이다. 한류의 열풍을 깊게 각인시키고 한 단계 격상시키는 힘을 문학이 지니고 있다면, 그것은 문학이 지니는 개성적 특성 때문일 것이다. 문학은 활자문화의 마력을 지닌 대중 친화적 예술로서 그 이미지의 지속성은 물론 문화적·경제적 방면에서도 커다란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셰익스피어를 인도와 바꾸지 않겠다.’고 한 것은 영국인의 허풍만은 아니다. 한국문학을 외국인이 사랑한다는 것은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사랑한다는 것이며, 그것은 일시적으로 스쳐 지나가는 감정이 아니라 결정적이고 지속적인 것이다. 문학을 통한 체험은 그 나라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우호적인 감정을 유발하며 그 나라를 동경하고 그 나라의 품격을 존중하는 동력이 되는 것이다. 한국은 이제 변방의 나라가 아니라 첨단산업을 선도하는 나라라는 것은 지금 동시대의 세계인들이 알고 있다. 노벨문학상의 계절이 다가오고 있다. 가을바람이 신춘문예를 준비하는 젊은 문학 지망생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듯이 한국에서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배출할 그날이 ‘뉴요커’와 더불어 성큼 눈앞에 다가와 있다. 노벨문학상은 멀리 있는 꿈이 아니다. 누가 그 영광을 성취할 것인가 하는 문제만이 남아 있다. 고려대 국문학과 교수·시인
  • MB, 이르면 30일 5개부처 개각

    이르면 29일 단행될 것으로 점쳐지던 소폭 개각이 하루 이틀 늦춰질 전망이다. 후임에 대한 최종 인사검증 과정에서 부적격 사유가 발견된 인사가 나왔다는 후문이다. 개각 폭도 당초 5개 부처에서 다소 줄어들 가능성도 점쳐진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28일 “당초 주초에 개각을 할 계획이었으나 한 부처 후임 인사가 틀어지는 바람에 새 인물을 찾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늦어도 9월 정기국회 개회 전까지는 한다는 방침 아래 후임 인선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당초 이재오 특임장관과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 등 국회의원을 겸하고 있는 정치인 출신 장관 3명과 재임 기간이 비교적 오래된 1~2개 부처 장관을 교체할 방침이었다. 이 대통령이 중앙아시아 3국 순방을 마치고 돌아온 지난 26일까지만 해도 청와대는 대략 후임 인선 작업을 2배수 이내로 마쳤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다 주말 최종 검증과정에서 뜻하지 않은 결격 사유를 지닌 인사가 발견됐고, 이로 인해 전체 인사 윤곽과 일정이 흐트러졌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개각 폭도 당초의 5개 부처에서 3~4개 부처로 줄어들거나 일부 부처의 후임 장관을 공석으로 비워 둔 채 개각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복지, 임채민·강윤구·노연홍 경합 특임장관의 경우 이재오 장관이 한나라당으로 복귀하더라도 이번에는 후임을 임명하지 않고 공석으로 놔둘 것으로 보인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정무 기능을 강화할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중량 있는 정치인을 발탁하려고 했지만 적임자를 못 찾았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복지부 장관은 복지관료 출신과 경제관료 출신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당초에는 강윤구 건강보험심사평가원장이 앞선 가운데 노연홍 식품의약품안전청장, 진영곤 청와대 고용복지수석 등 복지관료 출신만 후보로 거론됐다. 그러나 최근 임채민 국무총리실장과 류성걸 기획재정부 2차관이 유력 후보로 떠올랐다. 임태희 대통령실장과 각별한 사이인 임 실장은 이 대통령이 반대하고 있는 복지 포퓰리즘을 막는 선봉장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점에서 점수를 얻어 최종 2배수 안에 든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 조윤선·이동관·이문열 물망 문화부 장관에는 조윤선 의원과 박범훈 청와대 교육문화수석, 이동관 청와대 언론특보, 박선규 문화부 2차관이 후보군에 들어가 있다. 소설가 이문열씨도 거명된다. 통일부 장관은 류우익 전 주중대사가 여전히 1순위 후보로 거론되는 가운데 김우상 전 호주대사, 남성욱 국정원 부설 국가안보전략연구소장, 윤덕민 외교안보연구원 교수가 후보군에 올라 있다. 여성부 장관 후임으로는 한나라당 비례대표인 김금래 의원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지금&여기] 박완서와 커피/윤창수 문화부 기자

    [지금&여기] 박완서와 커피/윤창수 문화부 기자

    소설가 고(故) 박완서 선생이 생전에 요즘 젊은 작가들은 나무나 풀 이름을 너무 모른다고 한탄한 적이 있다고 한다. 그러자 한 젊은 작가가 “우리가 식물 이름을 잘 모르는 건 사실이지만 대신 에스프레소, 아메리카노, 모카, 바닐라 라테 등 기성 작가들이 아는 나무 이름만큼 다양한 종류의 커피 이름을 안다.”고 반박했단다. 최근 유명 문학상을 받은 20대 작가는 “기성세대들은 전쟁, 가난, 민주화 운동 등 극한 경험을 토대로 문학 작품을 만들어냈다. 당신은 어떤 충격적인 경험을 한 적이 있는가?”란 질문에 “전쟁을 겪어본 적이 없다는 것을 부정적 또는 긍정적 의미로 판단하기는 아직 이르다. 오히려 어르신과 젊은이가 공존하는 다양한 이야기가 나올 수 있다.”고 답했다. 올해로 35회를 맞은 ‘오늘의 작가상’을 보면 당대의 젊은 작가들이 어떤 고민을 했는지 시대의 흐름이 여실히 나타난다. 1회 수상작은 유랑 곡예단을 그린 한수산의 ‘부초’, 2회는 베트남전을 다룬 박영한의 ‘머나먼 쏭바강’, 3회는 종교에 대해 묵직한 질문을 던지는 이문열의 ‘사람의 아들’이었다. 최근 몇년간 수상작은 ‘백수생활백서’, ‘걸프렌즈’, ‘마이 짝퉁 라이프’ 등 제목만으로도 알 수 있듯 젊은이들의 생활상을 유쾌 발랄하게 표현한 작품이었다. 문학상 수상작의 경향만을 놓고 요즘 젊은이들의 고민의 무게가 가볍다고 단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기성세대들은 항상 사시 눈으로 젊은이들을 바라봤고, 최근에는 이런 경향을 뒤엎은 김난도 교수의 책 ‘아프니까 청춘이다’가 22주간 장기 베스트셀러 1위를 지키며 공감을 얻고 있다. 다시 박 선생의 이야기로 돌아가면, 그가 등단한 다음해인 1971년 발표한 ‘코 고는 소리를 들으며’란 수필에 “요바닥에 엎드려 코 고는 소리를 들으며 뭔가 쓰는 일은 분수에 맞는 옷처럼 나에게 편하다.”라며 겸양하는 대목이 있다. 그는 바람대로 ‘수다스럽지도, 과묵하지도 않은 이야기꾼’으로 살다 갔다. 오늘의 이야기꾼이 어제의 이야기꾼보다 더 나은 이야기를 들려주기를 바란다. geo@seoul.co.kr
  • [서울플러스] 부암문원, 인문학 과정 체험 학습

    강북구(구청장 박겸수) 오는 8일 이문열 작가가 문하생을 키우는 경기 이천시 부암문원에서 희망의 인문학 과정 체험 학습을 실시한다. 작가가 두시간에 걸쳐 생생한 인문학 이야기를 들려준다. 생활보장과 901-6662.
  • 가오싱젠·오크리… 대문호들 한자리에

    달아날 수가 없다. 대한민국 서울, 혹은 원주, 부산 어느 한구석에 웅크린 채 혼자 글 쓰고 있더라도 세계 문학의 흐름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 세계적인 대문호들이 한국문학을 들여다보기 위해 한국에 모였다. 한국문학 또한 세계문학에 대한 호기심을 감추지 않는다. 2000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중국 출신 소설가 겸 극작가이자 연출가 가오싱젠(高行健·71), 2008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르 클레지오(70), 영국 계관시인 앤드루 모션, 아프리카의 가장 영향력 있는 작가로 꼽히는 벤 오크리 등 세계적인 작가 14명을 비롯해 김우창, 유종호, 박범신, 이문열, 구효서, 정과리, 공지영, 은희경 등 국내 작가 32명이 참가하는 제3회 서울국제문학포럼이 24일 오전 서울 광화문 교보컨벤션홀에서 시작됐다. 26일까지 열리는 이번 포럼은 ‘세계화 속의 삶과 글쓰기’의 큰 주제 속에서 ▲문학과 세계화 ▲다매체, 세계시장, 글쓰기 ▲이데올로기와 문학 ▲다문화시대의 자아와 타자 ▲지구환경과 인간 등 다섯 개 주제로 나눠 국내외 작가들이 발제와 토론, 질의 응답 시간을 갖는다. 김우창 서울국제문학포럼 조직위원장은 기조강연을 통해 “여러 나라의 작가들을 초청해 세계화 과정 속에서 일어나는 문제들을 새로운 각도에서 더욱 심도 있게 논의하는 기회가 될 것”이며 “더불어 작가 상호 간 교류의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반인도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 25일 앤드루 모션, 앙투완 콩파뇽(프랑스), 26일 요코 다와다(일본), 잉고 슐체(독일) 등의 기자회견이 열린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책꽂이]

    ●아직 하지 못한 말(안길수 지음, 중앙북스 펴냄) 문득문득 잊고 사는 이들이다. 하지만 가장 낮은 곳으로 내몰렸을 때, 그리고 억울한 사연을 호소할 데를 찾아 헤맬 때 마지막으로 눈돌리는 이들이기도 하다. 가족이다. 방송인 주철환, 작가 이문열, 축구선수 박지성, 사진작가 조선희 등 우리 사회 저명인사 15명이 마음속에만 품고 차마 건네지 못했던 얘기를 잔잔하게 들려준다. 애틋한 사연은 저마다지만 얘기하는 내용은 하나다. 늦기 전에 표현하라고. 미안하고, 고맙고, 사랑한다고. 1만 1000원. ●방사능과 암을 극복하는 면역요법(백승헌 지음, 다문 펴냄) 끔찍한 원전 사고를 겪고 있는 일본의 이웃나라로서 방사능에 대한 공포가 여전하다. 모든 약은 음식에 있다. 방사능에 대한 공포도, 암에 대한 불안감도 떨쳐낼 수 있는 방법을 담고 있다. 한의학 박사인 저자는 식품을 통해 체질을 개선하고 면역력을 높일 수 있음을 얘기한다. 방사능에 대한 면역력을 높일 수 있는 식단을 근사하게 짜줌과 동시에 현미, 양배추, 버섯 등 항암 식품 31종도 소개한다. 1만 2000원. ●법정에 선 과학(실라 재서너프 지음, 박상준 옮김, 동아시아 펴냄) 안락사, 대리모 등 과학의 이름으로 행해진 법적 논란의 문제를 보여 준다. 법은 과학의 뒤꽁무니를 쫓을 뿐이라는 인식, 과학은 불가침의 전문성이라는 것을 모두 낡은 통념이라고 얘기한다. 기존의 법리적, 과학적 사실들이 서로 작용하며 사회 영역의 변화를 이끌어왔는지를 함께 살펴본다. 법과 과학이 어떻게 정의로울 수 있는지 생각하게 한다. 1만 5000원.
  • ‘박칼린 사단’ 뮤지컬 시장 점령

    ‘박칼린 사단’ 뮤지컬 시장 점령

    KBS 2TV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 하모니 편에서 합창 미션에 참가했던 ‘박칼린 사단’이 잇따라 뮤지컬에 ‘발탁’돼 눈길을 끈다. 먼저 ‘박마에’로 불리며 새로운 리더십을 보여준 박칼린은 오는 11월 ‘넥스트 투 노멀’(Next To Normal)의 여주인공 ‘다이아나’ 역으로 20년 만에 음악감독이 아닌 뮤지컬 배우로 무대에 선다. ‘넬라 판타지아’ 솔로 부분을 놓고 불꽃 튀는 경쟁을 벌였던 배다해와 선우도 주연 배우로 낙점됐다. 배다해는 ‘셜록 홈즈’, 선우는 ‘원효’에 각각 캐스팅됐다. ‘셜록 홈즈’는 같은 제목의 세계적인 베스트셀러를 뮤지컬로 옮긴 작품으로 오는 8월 5일 서울 대학로 이다 무대에 오른다. 연세대 성악과를 나와 그룹 바닐라루시 멤버로도 활동했던 배다해는 “오랫동안 꿈꿔 왔던 어린 시절의 꿈 하나가 이뤄졌다.”며 주역 발탁 소감을 털어놓았다. ‘원효’는 MBC 창사 50주년 특별기획 뮤지컬로 이문열 작가가 무대를 감수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지난달 28일 시작해 6월 12일까지 서울 방이동 우리금융아트홀에서 공연된다. 이 작품이 끝나자마자 선우는 ‘내 마음의 풍금’ 무대로 달려간다. 1999년 영화로 먼저 만들어진 ‘내 마음의’는 7월 16일 서울 호암아트홀에서 공연된다. 2008년 뮤지컬 초연 당시 배우로 무대에 섰던 오만석이 연출가로 나서 더욱 시선이 쏠린다. ‘박칼린 사단’의 핵심 멤버로 불리는 최재림은 다음 달 3일 서울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무대에 오르는 ‘스프링 어웨이크닝’에 출연한다. 2009년 여름 초연돼 각종 뮤지컬 시상식에서 최우수 외국 뮤지컬상, 남우주연상, 앙상블상 등을 휩쓸었던 작품이다. 그룹 오로라 출신의 은설은 지난달 24일 막을 내린 ‘뉴 씨저스 패밀리’로 뮤지컬 신고식을 치렀다. ‘와우맨’ 최성원은 ‘김종욱 찾기’(서울 대학로 예술마당 1관, 무기공연)에 출연 중이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한국문학, 세계문학 중심과 교감

    한국문학, 세계문학 중심과 교감

    르 클레지오, 가오싱젠 등 세계적인 작가들이 한국에 온다. 한국에서는 박범신, 이문열, 은희경, 공지영 등 문단 대표 선수들이 이들을 맞이한다. 오는 23~26일 서울 광화문 교보컨벤션홀에서 열리는 ‘20 11 서울국제문학포럼’은 심화하는 신자유주의와 세계화의 흐름 속에서 문학의 힘을 되새길 수 있는 주제들로 진행된다. 세계문학의 중심부와 직접 교감하며 국내외 문학의 흐름을 점검할 수 있는 기회로 2000년 첫 행사 이후 세 번째다. 노벨문학상 수상자이자 해마다 방한하는 ‘친한파’ 프랑스 작가 르 클레지오를 비롯해 영국의 권위 있는 문학상인 부커상 심사위원장이자 계관시인인 앤드루 모션 등 해외 작가 16명이 참가한다. 특히 한국을 처음 찾는 가오싱젠(61)에게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국 출신인 가오싱젠은 1988년 프랑스로 정치적 망명을 한 뒤 2000년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국내에서도 김우창, 정현종, 복거일, 이인성, 김인숙, 정이현, 김연수 등 좌·우, 신진·원로를 가리지 않고 32명의 작가들이 함께한다. 포럼은 ‘세계화 속의 삶과 글쓰기’라는 대주제 아래 ‘다문화 시대의 자아와 타자’ ‘문학과 세계화’ ‘이데올로기와 문학’ 등 다섯 개의 소주제로 나뉘어 작가들의 발표와 토론으로 진행된다. 작품 낭송회, 독자와의 만남, 초청 강연 등도 준비돼 있다. 포럼 기간 교보문고 광화문점에서는 르 클레지오, 잉고 슐체, 가오싱젠, 한사오궁(중국), 다와다 요코(일본), 시마다 마사히코(일본)의 사인회가 열린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부고] 대학로 소극장 연출가 1세 이용우씨

    대학로 소극장에서 활동한 연출가 1세대인 이용우씨가 병환으로 지난 16일 별세했다. 63세. 고인은 지난해 12월 암 진단을 받고 4개월 가까이 병마와 싸우다 자택에서 숨을 거뒀다. 1984년 극단 ‘까망’을 세우고 이문열의 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을 각색, 장기 공연을 이끌었던 고인은 40만 관객 돌파 기록을 세웠다. 1991년에는 대학로에 100석 규모의 ‘까망 소극장’을 설립, 2008년까지 대표로 활동하며 창작극 활성화에 앞장섰다. 2000~2006년에는 소공연장연합회(현 한국소극장협회) 초대 상임이사로 일하며 대학로 소극장 운동을 주도했다. 장례는 소극장협회장으로 치러질 계획이다. 유족으로는 까망 소극장 대표인 부인 유연숙(57)씨와 큰딸 란아(32·배우), 작은딸 한아(29·애니메이션 작가)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발인은 18일 오후 1시. (02)2072-2020.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4·27 재·보선 ‘여야 혈투’ 점화

    4·27 재·보선을 100여일 앞두고 여야가 ‘필승’ 채비를 시작했다. 특히 한나라당은 임태희 대통령실장의 사퇴로 공석이 된 경기 성남을 보궐선거에, 민주당은 최철국 의원의 의원직 상실로 치러지는 경남 김해을 재선거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각 당이 기득권을 가진 곳이기도 하지만 이번 선거가 2012년 총선·대선의 전초전인 데다 결과에 따라 정치 지형 변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그 어느 때보다 여야의 ‘내부 혈투’가 격화되고 있다. 한나라당의 텃밭 격인 경기 성남을은 현재 강재섭 전 대표와 박계동 전 사무총장 등이 일찌감치 뛰고 있다. 하지만 당 안팎에서는 영입론도 만만치 않다. 일부 지도부가 새 인물 탐색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고, 정운찬 전 국무총리,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 소설가 이문열씨 등이 본인의 뜻과 관계없이 거론되고 있다. 민주당은 정권 심판론을 걸고 정면 승부 의지를 다지고 있다. 김병욱 지역위원장을 비롯, 분당에 거주하는 이종석 전 통일부장관과 지난해 6·2 지방선거에서 성남시장 출마를 준비했던 김창호 전 국정홍보처장 등이 자천타천으로 거론되고 있다. 경남 김해을은 벌써부터 야권에서 내부 신경전이 치열하다. 친노 세력들이 공천 경쟁의 한가운데에 있다. 민주당을 제외한 다른 야당은 지난해 7·28 서울 은평을 선거 때 약속대로 민주당의 양보를 주장하는 반면, 민주당은 ‘경쟁력’을 강조하며 무조건적 양보는 있을 수 없다며 맞서고 있다. 친노·야권연대를 아우르는 후보로 고 노무현 대통령의 비서관이었던 김경수 봉하재단 사무국장이 우선 순위에 꼽힌다. 김 사무국장은 손사래를 치고 있지만 야권 내 친노 인사들의 ‘집요한’ 출마 권유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28일 국가균형발전 선포 7주기 때 친노 인사들이 집결한 자리에서 후보 공천에 대한 가닥이 잡힐 전망이다. 민주당에선 이상업 전 국정원 2차장과 곽진업 전 국세청 차장 등이, 국민참여당과 민주노동당은 각각 이봉수 도당위원장과 김근태 김해 진보정치연구소장이 출사표를 냈다. 한나라당에선 영남권 수성을 고려, 지역 기반이 탄탄한 김태호 전 경남지사가 유력한 후보로 꼽고 있다. 구혜영·허백윤기자 koohy@seoul.co.kr
  • [서울신문 2011 신춘문예-평론 당선작] ‘아비 되기’를 바라보는 이중의 시선-박민규 소설 다시 읽기/허진

    1 아들은 아버지가 된다 ‘오감도’ 시 제2호에서 이상은 “나는왜드디어나와나의아버지와나의아버지의아버지와나의아버지의아버지의아버지노릇을한꺼번에하면서살아야하는것이냐”라고 토로했다. 이상의 토로는 세상의 모든 아들들이 한번쯤 맞닥뜨리게 되는 고민을 보여 준다. 그 고민은 ‘나도 언젠가 아버지가 된다’는 것이다. 아버지가 된다는 것은 단순히 자신을 닮은 자식을 낳아 기르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것은 세상이 제시한 규범에 자신을 맞추고, 세상의 질서에 동화되어 가는 일련의 과정을 포괄한다. 그 과정에서 아들은 자아를 억압하고 순치하는 법을 배우게 되고, 자아가 찢기고 쪼개지고 일그러지는 고통을 경험하게 된다. 박민규의 소설은 그러한 ‘아비 되기’의 문제를 정면에서 다루고 있다. ‘아비 되기’의 관점에서 박민규 소설의 서사를 재배열하면, 세상에게 “닥쳐 개새끼야!”라는 말을 서슴지 않고 했던 ‘나’(‘고마워, 과연 너구리야’, 50쪽)가 학창 시절 여러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다가(‘그렇습니까? 기린입니다’) 맞벌이를 해서 “한국의 표준이라 봐도 무방한 34평 아파트”를 마련하고(‘코리언 스탠더즈’, 183쪽), 그 집을 팔아 자식들에게 돈을 마련해준 뒤(‘누런 강 배 한 척’) 요양원에 들어가 사랑했던 여인에게 “아버지… 일어나요, 예?”라는 말을 들으며 죽음을 맞이하는(‘낮잠’, 200쪽) 시간적 스펙트럼이 도출된다. 그 시간적 스펙트럼을 아비의 질서와 규율을 내면화하고, 그에 맞게 자아를 변형시키는 ‘아비 되기’의 과정이라고 불러도 좋을 것이다. 박민규의 소설은 그러한 ‘아비 되기’의 과정에서 분열되고 일그러지는 주체의 모습을 보여 준다. 박민규 소설의 인물들은 ‘아비 되기’에 대해 이중적인 입장을 취한다. 그들은 한편으로는 ‘아비 되기’를 받아들이고 아비로 살기 위해 고군분투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아비의 세계를 부정하며 그 세계의 전복을 꿈꾼다. 박민규가 종종 구사하는 모순적인 문장은 그러한 분열의 징후를 보여 주는 단서이다. ⑴ 서늘한 창에 이마를 맞대고서 나는 빨리 고등학생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빨리 중년이 되고 노인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아니 빨리 핼리가 와 주기를 바랐다. 다행할수록, 삶은 얼마나 가혹한 것인가. 그래서 짧게, 나는 가혹해지고 싶었다. (‘핑퐁’, 95쪽) ⑵ 죽어간 이들의 진실을 보았고, 살아 진실을 논하는 자들의 거짓을 참아야 했었다. 변질과 변절, 변이와 변태…, 적도 동지도 사라진 세상 속에서 그는 홀로이 외롭고 외로웠다. 싸워야 하지만 싸울 수 없는 세계……, 다시 만난 세계는 그런 것이었다. (‘龍龍龍龍’, 108~109쪽) 인용문 중 굵게 표시한 부분은 하나의 문장 안에 모순되는 두 가지 내용이 담긴 경우이다. 여러 작품에서 박민규는 이러한 문장을 빈번하게 구사하는데, 이를 우리는 ‘아비 되기’를 바라보는 화자의 복잡다단한 심경과 관련해서 읽을 수 있다. 박민규 소설의 인물들이 아비가 되기를 바라거나 상징세계의 아비가 되었을 때, 그들 내면의 다른 쪽에서는 이를 거부하고 부정하는 에너지가 추동된다. 아비가 된다는 것은 박민규 식으로 말하면, “‘무슨 상사’라고밖에 말할 수 없는 직장”에서 “갸냘픈 표정으로 사무를 보는 일”이며(‘그렇습니까? 기린입니다’, 72쪽), “세상이 변하기보다는 직급이 변하길 바라는 사람이 되는 일”이기 때문이다(‘코리언 스탠다즈’, 184쪽). 그것은 한때 몸담았던 학생운동 판을 “운동권(運動圈)이란 단어가 있다.”고 낯설게 말하게 되는 것이며(‘코리언 스탠다즈’, 182쪽), 록 음악을 하던 청년이 남색(男色) 취향을 가진 부장의 추행을 “잠깐만 참으면 돼”라고 넘길 수 있게 되는 것이기도 하다(‘고마워, 과연 너구리야’, 62쪽). 요컨대 ‘아비 되기’는 아들의 자아가 찢기고 쪼개어져 아비의 문법에 맞게 재배치되는 손상 혹은 훼손의 과정이다. 박민규의 모순적 진술은 그러한 맥락 속에서 ‘아들의 세계’와 ‘아비의 세계’가 충돌한 끝에 생겨난 불가피한 결과라고 이해할 수 있다. 인용문 ⑴에서 ‘핑퐁’의 ‘나’는 중학생이다. 아직 성인의 세계에 진입하지 않은 이 중학생에게 중년이 되고 노년이 되는 일은 이중적인 의미를 지닌다. 그것은 또래집단이 행사하는 폭력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도 하지만, 어른이 된다는 점에서는 반갑지 않은 일이기도 하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이 소년에게 “무난한 옷을 입고… 무난한 취미를 가지고… 절대 남의 비위를 거스르지 않고… 바람직한 얼굴로 살아가”(87쪽)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소년은 “다행”한 삶을 오히려 “가혹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핑퐁’의 ‘나’가 아직 소년인 상태에서 ‘아비 되기’를 모순적인 진술로 표현했다면, ‘龍龍龍龍’의 이장록은 어른의 입장에서 ‘아비 되기’가 어떤 의미인지를 말해준다. 이장록은 대학 시절 민주화 운동을 하다가 징역 20년을 언도받고 복역을 마친 변호사이다. 이장록에게 세계는 “싸워야 하지만 싸울 수 없는”(109쪽) 곳이다. 아비가 되기 전 세계는 ‘싸워야 하는 곳’이었지만, 아비의 세계에 진입해 변형되고 일그러진 주체에게 세계는 ‘싸울 수 없는 곳’이 되어 버린 것이다. 그런 이유로 이장록은 그가 ‘지향했던 세계’와 ‘지금 사는 세계’의 간극을 “싸워야 하지만 싸울 수 없는 세계”라는 모순적인 어법으로 풀이할 수밖에 없다. 이상의 논의를 종합하면, 박민규의 소설에서 ‘아비 되기’는 아들이 ‘아버지’라는 상징의 옷을 덧입어 변형되고 일그러지는 일이며, “뜨고 싶은”(‘龍龍龍龍’, 115쪽) 일인 동시에 “할 일이 더 많아”지는(‘龍龍龍龍’, 115쪽) 모순적인 일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2 아비 되기 : ‘잔존’하기 위해서 몸부림치기 박민규 소설의 인물들이 아비가 되는 과정에서 자아와 세계의 충돌을 경험한다고 할 때, 이 인물들은 두 가지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된다. 세상에 순응하든가, 혹은 거부하든가. 놀랍게도 박민규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대부분 순응을 선택한다. 그들은 일흔세 번이나 이력서를 낸 끝에 유원지의 직원이 되어 오리배를 관리하기도 하고(‘아, 하세요 펠리컨’), 취업을 하고 결혼을 해 고시원을 떠나 임대아파트에 입주하기도 한다(‘갑을고시원 체류기’). 또 운동권이던 선배가 수감생활을 하는 동안 선배의 애인과 결혼을 하는가 하면(‘코리언 스탠다즈’), 253명의 무고한 사람들에게 헤드록을 감행하다가 나중에는 순백의 얼굴을 가진 아이를 낳고 교회의 집사가 되기도 한다(‘헤드락’). 하지만 그 ‘순응’의 과정은 눈물겨운 것이어서, 그것은 ‘실존(實存)’이라는 말보다는 ‘생존(生存)’이나 ‘잔존(殘存)’이라는 말이 더 잘 어울리는 고단한 과정이다. 그러한 생존 혹은 잔존의 간난신고가 여실하게 드러난 작품이 있는데, 바로 ‘헤드락’이다. ‘헤드락’에서 ‘나’는 평화롭게 산책을 하다가 헐크 호건에게 린치를 당한다. 이 린치는 소설에서 ‘헤드락’으로 표현되는데, 여기에서 ‘헤드락’의 정체를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헤드락’의 정체를 파악하기 위해 잠시 ‘호두’로 우회하도록 하자. ‘헤드락’은 <호두나무 아래에서>와 <호두까기 인형>, <마지막 호두과자를 먹은 것은 언제였나?>, <다시 호두가 열린다면>이라는 네 개의 장(章)으로 구성되어 있다. 네 개의 장을 이루는 소제목은 모두 ‘호두’를 키워드로 삼고 있는데, 이 ‘호두’의 의미에 주목하는 것이 ‘헤드락’의 정체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 호두가 인간의 ‘뇌’를 닮은 과실임을 기억하면서 다시 ‘헤드락’의 소제목을 따라가 보자. <호두나무 아래에서> 산책하기를 좋아하던 ‘나’는 헤드록을 당한 뒤 <호두까기 인형>이 된다. ‘인간’에서 ‘인형’으로 전락한 ‘나’는 <마지막 호두과자를 먹은 것은 언제였나?>를 생각하며, 다른 인간들의 ‘호두’를 파먹기 위해 고심한다. 그러나 소설의 마지막 장에서 ‘나’는 아이들의 이름으로 심은 나무를 보며, <다시 호두가 열린다면>이라는 긍정적인 삶의 의지를 갖는다. 이상의 서술로 미루어 보면, 인간의 뇌를 닮은 과실인 ‘호두’가 ‘헤드락’에서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어떤 것’에 대한 상징으로 쓰였음을 알 수 있다. 이제 다시 헤드락으로 돌아오자. 어 헤드락이네? 그리고 직장에서, 도처에서 나는 종종 습격의 풍경을 목격할 수 있었다. 헤드락 강좌, 헤드락 세미나, 헤드락 부흥회, 헤드락 워크샵, 헤드락 클리닉에 이르기까지 - 아무튼 헤드락도 이젠 한국의 보편적인 생활문화가 되었지만 나로선 쓴웃음의 대상일 뿐이었다. (‘헤드락’, 264쪽) 인용문을 보면 레슬링에서 상대의 ‘머리’를 붙잡아 ‘몸’을 움직이지 못하게 하는 기술인 헤드록이 아비의 세계 도처에서 벌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박민규는 소설의 다른 부분에서 “이 세계가 어느 정도 헤드락을 묵인하거나 권장한다”(262쪽)고 쓰기도 했는데, 이를 통해 우리는 헤드록이 아비의 세계가 아들에게 가하는 폭력, 혹은 아비의 세계에 진입하기 위해서 아들이 견뎌야 하는 통과의례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주목할 것은 ‘나’가 ‘헤드록의 세계’, 즉, 아비의 세계에 편입되기 위해 벌이는 눈물겨운 노력이다. ‘나’는 “미친 사람처럼”(258쪽) 운동을 하고, 식이요법을 병행하고, 충분한 수면과 영양제로 체력을 보충하는 과정을 통해 “폭력의 대상”에서 “폭력의 주체”(259쪽)로 다시 태어난다. 헤드록의 상처를 내장한 채, “건강”하고 “건장”한 “완전히 다른 생물”(259쪽)로 다시 태어나는 것이다. 이후 ‘나’는 결혼을 하고, 직장을 갖고, “순백의 얼굴”(263쪽)을 한 아이를 낳고, 심지어 교회의 집사가 되기도 하는데, 이것은 ‘나’가 아비의 세계에 무사히 안착했음을 의미한다. 이를 입증하듯 ‘나’는 다른 상대들에게 253번의 ‘헤드록 습격’을 감행하고, 마침내는 “헤드록의 쾌감 같은 것을 깨쳐나가기”(263쪽)에 이른다. 이처럼 박민규 소설의 인물은 한편으로는 아비의 질서에 상처받고, 분노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이를 반복, 재생산하는 상징 세계의 ‘아비’가 된다. ‘아비’가 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인물을 우리는 박민규의 다른 소설에서도 찾을 수 있는데, 그 인물들은 ‘그렇습니까? 기린입니다’에서 아버지의 회사에 다녀온 뒤 ‘나의 산수’를 생각하게 된 고등학생, ‘갑을고시원 체류기’에서 여러 아르바이트를 전전한 끝에 취업과 결혼을 해 고시원을 떠나는 ‘나’, ‘아, 하세요 펠리컨’에서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취업재수생, ‘누런 강 배 한 척’에서 이십구 년을 영업사원으로 근무한 끝에 자살여행을 떠나는 아버지 등으로 변주되어 나타난다. 3 아비부정 : ‘배제’된 자들의 세계 교란 박민규 소설의 인물들이 아비가 되기 위해 몸부림친다고 해서 박민규가 ‘아비 되기’를 긍정한다고 받아들이는 것은 곤란하다. 박민규의 인물들은 아비가 되기 위해 고군분투하면서도 ‘아비 되기’에 대해 뿌리 깊은 반발심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반발심은 어른보다는 주로 소년에게서 잉태된다. ‘핑퐁’은 세상으로부터 ‘배제’당한 ‘못’과 ‘모아이’라는 두 중학생의 이야기이다. 소위 ‘왕따’인 이들은 치수 패거리에게 불려 다니며 매일 얻어맞는데, 맞으면서도 “그냥, 사는 게 이런 것 같다.”(12쪽)고 생각할 뿐, 저항을 시도하지 않는다. 대신에 그들은 폭력적인 세계에서 잔존하기 위해 탁구 치는 것을 선택한다. 이들에게 탁구는 “이상하리만치 경쾌한”(23쪽) 것이었고, “국경 따위 없는 거”(43쪽)였으며, “지루하지 않은”(186쪽) 유일한 것이다. 그러한 소설의 진술로 미루어 우리는 탁구가 폭력적이고 지루한 세계, 즉, 인종과 국경이라는 상징계적 질서(아비의 세계)에 대립되는 어떤 것이라고 짐작할 수 있다. ‘못’과 ‘모아이’는 탁구를 치면서 비로소 소심하나마 “이것이 나의 의견이다”(47쪽)라고 말할 수 있는 주체적인 에너지를 가질 수 있었고 “맞은 자리의 통증 같은 것이 땀과 함께 밖으로 빠져나가는”(23쪽) 해방의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 ‘핑퐁’에서 박민규는 ‘탁구’와 ‘핑퐁’을 구분해서 사용한다. ‘탁구’가 대타자의 세계에서 배제당한 소년들이 즐기는 소심하지만 전복적인 오락이라면 ‘핑퐁’은 보다 중립적인 용어이다. 핑퐁은 “인류가 깜박해 버린 것과 절대 깜박하지 않을 것 간의 전쟁”(219쪽)으로 묘사되는데, 이는 탁구를 즐기는 자(못과 모아이)와 조건반사 훈련을 통해 연습한 자(쥐와 새)가 벌이는 한판 ‘대결’을 의미한다. 이 ‘핑퐁(대결)’의 결과 ‘탁구(유희)’를 즐겼던 못과 모아이가 승리하고, 이들은 인류의 ‘언인스톨’(전복)을 선택한다. 이 소설의 전복적인 성격을 이해하기 위해서 유사한 상황을 다른 방식으로 다루고 있는 이문열의 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을 떠올려 보도록 하자. ‘핑퐁’은 두 가지 점에서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과 다른데, 우선 폭력적인 상황을 종식시키는 방법에 차이가 있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이 ‘담임선생’이라는 상징세계 내의 합목적적인 권위를 빌려 엄석대의 만행과 폭력에 안녕을 고한다면, ‘핑퐁’에서는 상징계로부터 ‘배제’당한 못과 모아이의 선택(언인스톨)에 의해 인류의 폭력적인 삶이 종결된다. ‘핑퐁’과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은 결말에서도 차이를 보인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에서 교실이 결국 안정과 평온을 찾는 것과 달리, ‘핑퐁’에서는 인류가 생활을 지속해 왔던 모든 공간이 언인스톨되고 완전한 무(無)의 상태로 돌아간다. 이처럼 박민규의 ‘핑퐁’에는 이 세계의 문법이 아닌, ‘핑퐁’이라는 상상적 대결을 통해 아비의 세계를 뒤집어엎는 발칙함이 도사리고 있다. 허구적인 방법으로 상징계의 질서를 교란하는 경향은 ‘대왕오징어의 기습’에서도 일관되게 나타난다. ‘나’는 어렸을 때 잡지에서 몸길이가 150미터에 이르는 대왕오징어에 대한 기사를 접하고 호기심을 갖는다. 결국 그 기사는 오보인 것으로 판명이 나지만, ‘나’와 ‘B’는 각각 ‘대왕오징어로부터 인류를 지키겠다.’는 꿈과 ‘외로운 괴수전문가가 되겠다.’는 꿈을 키운다. 하지만 이들은 애초에 가졌던 꿈과는 달리 “해변의 모래알처럼 평범한 인류”(230쪽)가 되고, 대왕오징어에 대해서는 더 이상 관심을 갖지 않게 된다. 이쯤에서 이 소설의 키워드라고 할 수 있는 ‘대왕오징어’의 의미를 점검하도록 하자. 소설에 따르면 대왕오징어는 “심해에서만 활동하는”(219쪽) “신비의 대상”(219쪽)이고, 고등학생이 된 뒤(예비 성인)로 ‘나’의 관심에서 멀어진 것이기도 하다. 또 대왕오징어는 “순식간에 뭍으로 올라”(232쪽)와, “일시에 모든 것을 마비시”(232쪽)키는 파괴적인 에너지라고도 묘사된다. 그러한 단서를 통해 ‘대왕오징어’의 의미를 유추하면, ‘대왕오징어’가 상징계 너머에 있으면서 상징계의 질서를 교란하는 ‘괴수’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소설의 말미에서 대왕오징어는 사우나로 향하던 샐러리맨, 자녀의 도시락을 걱정하던 주부, 속도위반을 한 오토바이 운전자, 잡지 ‘사상계’를 버리기로 결심한 교육자 앞에 갑작스럽게 나타난다. 유년의 판타지 속에 존재했던 괴수가 장년의 현실 앞에 모습을 드러내 아비의 세계를 위협하고 교란하는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그러한 전복이 현실에서 일어날 수 없다는 데에 있다. 현실에서는 ‘핑퐁’을 통해 세계를 ‘언인스톨’할 수도 없고, ‘대왕오징어’가 나타나 일상의 공간을 교란해주지도 않는다. 아비의 세계는 견고하고, 그 세계의 진입 문턱은 갈수록 높아져만 간다. 설혹 그 세계에 진입한다 하더라도, 그 뒤에 기다리고 있는 것이 고통스러운 ‘잔존’의 과정이라는 것도 자명하다. 그렇다면 이제 어떻게 해야 하는가. 다른 방법은 없는가. 그러한 상황에서 박민규의 가련한 주체가 떠올리는 방법이 바로 ‘죽음’이다. 4 경계에 선 아버지들 최근 발표한 소설집 ‘더블’에서 박민규는 ‘죽음’이라는 다소 묵직한 키워드를 들고 나왔다. ‘지구영웅전설’,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카스테라’, ‘핑퐁’ 등 지금까지 발표한 소설들에서 박민규가 보여 주었던 중요한 코드가 ‘유머’ 혹은 ‘블랙코미디’라는 점을 상기할 때, ‘죽음’이라는 테마가 다소 이질적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간 박민규 소설의 유머 이면에 생(生)에 대한 씁쓸함, 분노, 반박, 체념이 복합적으로 깔려 있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박민규의 ‘죽음’이 마냥 낯설게 느껴지지만은 않는다. 말하자면 박민규의 소설은 지금까지 묶여 나온 작품집에서도 ‘죽음’의 징후를 내장하고 있었던 것이다. ‘아치’는 자살을 기도하는 사내와 그를 말리러 출동한 경찰관의 이야기이다. 사내의 신세한탄과 그에 대한 김 순경의 동조로 이루어진 소설의 서사는 역시나 ‘아비 되기’의 고단함을 생각하게 한다. ㈀ 노력해 봤냐고…… 그런 얘기 나한테 하지도 마. 나처럼 열심히 산 사람 있음 나와 보라 해! 손 다치기 전까지…… 나 백수 같은 놈 아니야. 그래, 별 볼일 없는 일거리지만…… 내가 얼마나 열심히 일했는지 알아? 월급 못 받은 적은 많아도 일 쉰 적은 한 번도 없었어. 응? (‘아치’, 262쪽) ㈁ 딸들 이제 시집보내야 돼. 곧 그럴 나이야. 이것들 공부시킨다고 돈도 별로 못 모았어. 줄줄이…… 이제 겁나. 요새 딸 시집보내려면 돈 얼마나 드는지 알아? 겁나 죽겠어. 그래, 또 대출받아야겠지. 그때 가서 옷을 벗든가, 퇴직금을 또 어떻게 하든가. (‘아치’, 263쪽) 인용문 ㈀과 ㈁은 각각 사내와 김 순경의 독백이다. 사내는 자신이 아비의 세계에 진입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다했음을 강변한다. 사내는 열심히 살았고, 별 볼일 없는 일거리에도 최선을 다했다. 이를 위무하고, 죽음의 의지를 철회하도록 종용하는 김 순경의 삶도 크게 다르지는 않다. ‘아비’로 살기 위해 김 순경도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했다. 하지만 김 순경에게 돌아온 현실은 양로원에 갈 돈도 안 남은 답답한 상황뿐이다. 김 순경은 사내를 설득해 아치에서 내려오게 하지만, 설득의 근거가 빈약함을 스스로 잘 알고 있다. “오십 년을 더 살아도 여전히 이 아치에 뒤엉켜 있겠지”(269쪽)라는 자조 섞인 독백은 김 순경이 그 스스로에게도 살아야 하는 당위를 설득하지 못했음을 보여 준다. 그러한 속사정으로 김 순경은 “나도 한 번쯤, 이곳에서 뛰어도 좋겠다는 생각”(269쪽)을 하고, 검은 강물을 내려다본다. ‘누런 강, 배 한 척’은 중년의 가장(家長)이 치매에 걸린 아내와 자살 여행을 떠나는 이야기이다. 이십구 년을 같은 직장에서 성실하게 근무한 ‘나’는 “소소하고 뻔한, 괴롭고 슬픈 하루하루를 똑같은 속도로 더디게 견뎌야 하는 것”(65쪽)에 지쳐 “더는 살고 싶지 않다”(65쪽)고 생각한다. ‘나’는 자살을 결심하고 “지나온 수십 년과는 다른, 한 달”(68쪽)을 보내기 위해 아내와 여행을 떠난다. 이를테면 자살 여행인 셈이다. 하지만 자살을 결행하려는 순간 ‘나’와 아내에게 코미디 같은 일이 벌어진다. 성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마사지사가 중노인 두 명이 묵고 있는 호텔 방으로 찾아온 것이다. 다소 이상한 결정이었지만, ‘나’는 마사지를 받기로 결정하고, 아내에게 먼저 마사지를 받게 한다. 아 아내가 신음을 지른 것은 한참의 시간이 지난 후였다. 하마터면, 들고 있던 담배를 나는 떨어트릴 뻔했다. 수십 년 만에 들어 보는, 그런 성격의 신음이었다. 아…… 낮은 신음이 또다시 아내의 입에서 새 나왔다. (‘누런 강 배 한 척’, 74쪽) 이 소설의 백미(白眉)라고 할 수 있는 이 장면은 ‘나’에게 죽음의 가능성을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상징의 세계에서 가장 확실하게 벗어나려는 순간 출현한 아내의 신음 소리는 상징계의 기표로는 포획되지 않는 ‘어떤 것’을 암시한다. 아내의 신음 소리는 “수십 년 만에 들어 보는, 그런 성격”(74쪽)의 것으로 묘사되는데, 이것은 ‘아비’, ‘남편’, ‘가장’, ‘영업사원’의 이름(상징)으로 살던 수십 년 동안 ‘나’가 미처 듣지 못했던 소리이다. 상징계의 질서와 영원한 안녕을 고하려는 순간, 돌연히 출연한 이 신음 소리가 ‘나’를 착란에 빠지게 하고, 확고했던 ‘나’의 자살 의지를 유예시킨다. 이 소설은 끝내 ‘나’가 자살을 결행했는지 여부를 말하지 않는다. 대신에 소설은 “냉장고에는 아직 한 캔의 맥주가 남아 있었다”(75쪽)라는 모호한 문장으로 종결된다. 박민규의 ‘죽음’이 가진 미덕이 여기에 있다. 박민규는 그의 소설에서 성급하게 ‘죽음’을 실현시키지 않는다. 대신에 그는 ‘삶’과 ‘죽음’의 ‘경계’를 다룬다. ‘아치’의 마지막 문장(“이제 아치를 내려선다”)과 ‘누런 강 배 한 척’의 마지막 문장(“냉장고에는 아직 한 캔의 맥주가 남아 있었다.”)은 그 자체로 화자가 죽음을 실행에 옮겼는지 여부를 말하지 않는다. 다만 그 두 문장은 화자가 죽음의 세계를 넘겨다보고 있음을 암시할 뿐이다. 하지만 우리는 박민규의 인물들이 이보다 앞서 삶의 순간을 되돌아보았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아치’의 경찰관은 죽겠다고 아치에 올라간 사내에게 “당신 진짜 이러면 안 돼.”(258쪽)라고 말했고, ‘누런 강 배 한 척’의 ‘나’는 “단 한 번이라도 삶을 즐긴 후 아내와 함께 죽고 싶었다.”(67쪽)고 생각하며 여행을 떠났다. 이처럼 박민규의 인물들은 삶의 순간에서 죽음을 동경하고, 죽음의 순간에서 다시 삶을 넘겨다보는 딜레마 속에 위치한다. 박민규 소설의 인물들에게서 나는 나와 내 아버지와 동료의 모습을 본다. 그들은 신용불량을 면하기 위해 대리 운전을 하고(‘별’), 차를 팔기 위해 고객의 택배 심부름을 마다하지 않으며(‘딜도가 우리 가정을 지켜줬어요’), 하늘에 떠 있는 직경 10킬로미터짜리 아스피린을 보고도 “자, 일해야지”라는 부장의 말에 “예”라고 대답한다(‘아스피린’). 또 그들은 12년간 용역 사원으로 근무한 끝에 마침내 괴물이 되어 버린 사내이기도 하다(‘루디’). 그래서 나는 박민규의 인물들이 손쉽게 죽음을 선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대신에 나는 그들이 삶의 긴장과 고통을 감내하면서 외롭고 고단한 곡예를 계속해주기를 바란다. 삶을 이어 나가는 일이 의미 있는 일이라는 것을 그의 소설을 읽으며 계속해서 확인하고 싶기 때문이다. <끝>
  • 이문열 “北에 멱살 단단히 잡혔다”

    이문열 “北에 멱살 단단히 잡혔다”

    작가 이문열씨는 지난 22일 경기 이천시 부악문원에서 가진 송년 인터뷰에서 일부 정치권과 젊은이들 사이에 최근 들어 투항주의적 대북 사고가 생겨나고 있으며 이 같은 투항 심리는 노예 심리로 흐르는 것과 마찬가지여서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이런 전개에도 불구하고 ‘대항진지’는 거의 작동이 안 되고 있으며 보수집단이 데모를 하면 젊은이들은 곧바로 ‘보수꼴통’으로 희화화해 버린다고 했다. 연평도 포격 도발과 관련, “참으로 고약한 상황이다. (북한한테) 멱살을 잡혀도 단단히 잡혔다.”고 말했다. 김문 편집위원 km@seoul.co.kr
  • [인터뷰 뒷이야기] 삼고초려 끝에 부악문원서 성사…故황장엽씨 소재 분단소설 준비

    이문열씨는 역시나 바빴다. 연말이라 모임에서 술도 마시고 지방 강연도 가고, 찾아오는 사람도 만나고…. 예상했던 대로 인터뷰는 결코 쉽지 않았다. 인터뷰를 위해 처음 만난 것은 지난 11월 초였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둔 시점, 또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설이 나돌 때였다. 이명박 대통령이 여름 휴가 때 이문열씨와 1박 2일 만나면서 무슨 담화를 했을지도 궁금했다. 전화를 걸었다. 그는 “집에 놀러와서 차 한잔 하는 것을 말릴 수는 없지만 인터뷰는 안 된다.”고 했다. 별로 할 말도 없을 뿐더러 인터뷰를 했다 하면 네티즌들의 댓글, 이거다 저거다 와글와글해 성가시다고 했다. 어쨌거나 경기 이천시 설봉산 자락에 있는 부악문원으로 달려갔다. 혹시나 해서 사진기자도 동행했다. 차 한잔 하면서, 설득하면 인터뷰를 허락할지 모른다는 생각에서였다. 부악문원은 1998년 1월 이씨의 사재로 설립된 일종의 현대적 서원(書院)이다. 독자들의 과분한 사랑을 받아 이룬 경제적 성과를 인문학 인재 양성에 되돌린다는 취지에서 출발했다. 아이를 업은 모습과 사람을 돌본다는 의미를 아울러 가진 부아악산(負兒岳山·설봉산의 또 다른 이름) 자락에 문학관이 자리하고 있다. 문인과 예술가들의 창작실도 개방하고 있다. 그의 서재에서 만나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지만 그는 인터뷰는 안 된다는 말을 여러 번 강조했다. 대신에 연말쯤 통화나 해보자고 했다. 40여분 정도 얘기를 나누고 있을 무렵 손님들이 찾아와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러면서 연말에는 꼭 좀 만나 인터뷰를 해달라고 부탁했다. 이씨는 반건성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그로부터 한달여 뒤인 이달 중순에 전화를 걸어 안부인사를 했다. 아울러 연말 약속을 상기시켰다. 몇 번 거듭된 전화에 이씨는 귀찮았는지 “그래요, 오세요.”라고 했다. 다시 부악문원 서재에서 만났다. 그는 자리에 앉으면서 어젯밤 과음을 해 컨디션이 영 별로라고 했다. 좋아하는 주종은 막걸리란다. 가끔 양주를 섞어 마신다고 했다. 막걸리로 치면 500㎖짜리 다섯병 정도 마시면 취한다고 했다. 10년 전부터 절주를 하고 있다는 얘기도 곁들인다. 인터뷰의 주된 내용은 연평도. 1시간 동안 연평도 얘기를 나눈 뒤 후반부에 글쓰기 작업에 대해 잠시 얘기했다. 소설을 쓸 때는 ‘작가가 처음 독자’라는 생각, 독자들이 어디에 가서 자신의 책 속에서 한 구절이라도 인용할 대목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항상 갖는다고 했다. 미국에서 돌아온 뒤 글 쓰는 일에 조금 게을러졌지만 앞으로 제대로 된 생산의 시기가 10년밖에 안 남았다는 생각을 하면 비감해질 때가 있다고 했다. 그동안 구상했던 것, 자료 준비했던 것을 선별해 글쓰기에만 전념하겠다고 말했다. 고(故) 황장엽씨와 인연을 살려 또 다른 분단소설을 쓰겠다는 것도 귀띔했다.
  • [김문이 만난사람] 작가 이문열…연평도를 바라보며

    [김문이 만난사람] 작가 이문열…연평도를 바라보며

    한해가 저물어간다. 연평도의 영혼을 달래는 갈매기들은 더욱 애잔하게 울어댄다. 잠시 노래말을 생각해본다. ~황천 간 그 얼굴 언제 다시 만나보리/~수평선 바라보며 그 이름 그리면/갈매기도 우는구나 눈물의 연평도. 1959년 9월 사라호 태풍 때 연평도 어장으로 조기잡이를 나갔던 많은 어부들이 뭍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당시 목숨을 잃은 어부들을 그리며 불린 노래, ‘눈물의 연평도’다. 태풍만이 아니다. 서해 최북단의 섬 연평도는 1999년 6월과 2002년 6월 두 차례 연평해전을 겪었다. 최근에는 북한의 포격 도발로 새로운 비극의 현장이 됐다. 연평도는 분단의 아픔을 온몸으로 떠안아 눈물이 마를 새가 없다. 작가 이문열씨. 분단의 아픔을 몸소 체험하는 작가 중 한명이다. 아버지가 6.25전쟁 당시 월북했기 때문이다. 이씨의 가족에게 ‘그런 아버지의 존재’는 끊임없는 재난이자 고통의 또 다른 이름이었다. 소설 ‘영웅시대’에도 아픔이 잘 담겨져 있다. 이런 그가 연평도 포격 도발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1979년 문단 데뷔 이후 쓴 책이 무려 3000만권이나 팔린 작가와 마주앉아 ‘문학이 어쩌고저쩌고’ 할 재간도 없고 해서 연평도 얘기를 꺼냈다. 그러자 즉답으로 “참 고약하다. (북한에게) 멱살을 잡혀도 단단히 잡혔다.”라고 하더니 말을 계속 이었다. “젊은이들이 걱정입니다. 이번 문제로 비관적인 대북 인식 같은 것 말입니다. 무기가 뒤쳐지면 새로 구입하면 되고, 군인 수가 모자라면 더 뽑으면 될 거고, 결국은 정신입니다. 젊은이들은 교육에 의해 정신을 바로잡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교육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오히려 반(反)교육을 하는 사람이 많지요.” “젊은이들과 만나보셨는지요.” “이번 사건으로 젊은이들과 얘기를 나눠 봤는데 일부에서는 (천안함 폭침 사건 때와는 달리) 다소 낙관적인 조짐이 있다고 합니다만 여전히 믿을 수가 없다고 합니다. 신뢰가 안 간다는 것이지요. 그 부분이 가장 걱정스럽습니다. 연평도 사격 훈련 재개를 앞두고 야당 쪽에서 했던 얘기가 있습니다. ‘비이성적인 집단, 비정상적인 국가(북한)에 합리적인 판단을 요구해선 안 되며 이들을 자극하다가는 무슨 화를 당할지 모른다’고 말입니다. 이 부분을 해석하면 반대로 비이성적인 자가 때리면 그냥 맞아야 한다는 것이지요. 젊은이들 중에서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입니다. 이는 친북 중에서 제일 나쁜 투항주의나 다름없습니다.” “투항주의란 어떤 것인가요.” “젊은이들의 친북 사고에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같은 종족끼리인데 뭐하러 싸우느냐’ 하는 민족주의이고, 다른 하나는 ‘싸움하면 큰일 난다, 돈이나 줘서 달래자’하는 투항주의입니다. 북한이 비이성적인 집단이기 때문에 건드리지 말고 참아야 한다는 것이나, ‘전쟁을 원하십니까’라고 말하는 것은, 반문하면 투항주의인 셈이지요. 이 두 가지가 젊은이들에게 다가갑니다. 이런 사람들이 막상 전쟁이 나면 총이나 쏠까요. 투항심리는 노예심리로 갑니다. 굴복해서 노예가 되든 다른 뭐가 되든 살아남아야 한다는 그런 것이지요. 또 있습니다. 지난 6·2 지방선거 때 여당의 패인으로 천안함 폭침 사건을 예로 드는 경우가 있습니다. 곧 전쟁이 발발할 것 같은 여론이 돌았지요.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우리가 전쟁을 하느냐, 안 하느냐 하는 것은 대의가 있을 뿐입니다. 싸우지도 않을 사람이 전쟁을 말합니다. 모든 전쟁은 싸울 사람이 일으키지도 않습니다. 이상한 논리지요.” “연평도 도발 이후 해병대 지원자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젊은이들의 생각이 달라졌다는 것은 아닐까요.” “사실이길 바랍니다. 아까도 얘기했지만 결국 정신적인 무장이 중요합니다. 6.25 전쟁을 볼까요. ‘대한민국은 오로지 내가 지켜야지’ 하는 대의에서, 그런 굳건한 정신 무장에서 전장에 나섰다기보다는 전쟁이 발발하자 준비도 없이 남들을 따라갔다가 옆에서 동료가 죽어가는 것을 보고서야 총을 쏜 경우도 많습니다.” 그러면서 요즘 상황은 옛날보다 더 불리해지는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전쟁터에서도 상대가 비이성적인 집단이기 때문에 건드리면 안 된다고 하면서 돌아설까 봐 걱정된다는 뜻이다. 그는 “이런 생각을 하면 울적하고, 이것은 또 빨리 개선될 것 같지도 않다.”고 말했다. 때문에 영향력 있는 사람들이 사회 분위기를 올바르게 잘 이끌어가야 하며 그런 사람들의 책임 또한 크다고 강조했다. ‘영향력’ 얘기가 나오자 하나의 예를 든다. 천안함 폭침 사건 때 문단에 영향력이 있는 어떤 쪽(특정 단체를 거명했지만 ‘어떤 쪽’으로 표현해 달라고 했다.)에서 사건과 관련된 두권의 보고서를 냈다. 내용인즉 ‘북한이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는 “이 보고서로 인해 문화 예술계 쪽에서는 영향을 많이 받았다. 북한이 하지 않았다는 쪽으로 여론의 추가 7대3, 8대2로 기울었다.”면서 “이런 사람들의 조직성, 이러한 문학 진지가 걱정스러울 뿐이다.”라고 했다. 이런 것을 막아야 할 대항 진지는 아주 약화됐다고도 했다. “대항 진지는 어떤 상태입니까.” “대항 진지가 있기는 한데 작동을 못 하고 있습니다. 보수집단이 데모를 하면 희극적으로 만들어 버립니다. 나이 많은 보수단체 회원들이 광화문에서 데모하는 모습을 보면 처절합니다. 젊은이들은 이들을 보면서 ‘살아봐야 몇 년 산다고’ 하면서 ‘보수 골통’으로 분류하고 희화화해 버립니다. 사실 이런 것이 비극입니다. 1980년대 이후 그렇게 되도록 사회교육이, 그런 작업이 이루어져 왔다고 볼 수 있지요.” “그렇다면 대항 진지 구축 방법은요.” “함락당한 진지를 탈환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정부의 한 산하단체를 봅시다. 새로운 진지 구축을 위해 수장을 바꿨지만 진지 탈환은커녕 기존 조직원들한테 휘둘려 오히려 수장이 그만두고 말았습니다. 다른 곳도 마찬가지입니다. 새로운 수장한테 진지를 탈환하라고 했지만 잘되는 곳이 어디 있나요.” “평소 무협지를 많이 읽으셨고 분단의 아픔을 간직한 작가입니다. 그런 작가적 관점에서 북한의 다음 도발을 어떻게 그릴 수 있을까요.” “연평도 포격 도발 사건 이후 글을 통 못 썼습니다. 당장 머리 위로 불덩이가 떨어질 만큼 워낙 호들갑을 떨어가지고 말입니다. 어쨌거나 북한은 연속성 있게 공격을 해오고 있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연평해전이나 금강산 피격 사건 등 성한 날이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이런 연속 선상에서 공격은 계속된다고 볼 수 있지요. 다만 언제, 어떤 일로 핑계를 삼을지는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이 시대에 진정한 보수와 진보, 좌우의 이념은 어떤 식으로 방향성을 설정해야 합니까.” “우리는 분단이라는 특수 상황에 놓여 있기 때문에 어떤 전제 조건도 없어야 합니다. 하늘을 나는 새에도 좌우 날개가 있다고 하면서 좌우가 공평하게 잘 나누자는 주장은 모순입니다. 분단 상황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좌우 똑같이 나눈다는 것은 말이 안 되지요. 외세 개입이든 아니든 우리가 처음 분단될 때 북은 좌, 남은 우로 갈라졌습니다. 50여년 세월이 흘렀습니다. 북에는 여전히 좌만 있고 남은 좌우로 갈라졌습니다. 반공 시대를 거치면서도 말입니다. 남한에서 좌우로 똑같이 나누자는 것은 남한의 반을 잘라 북한에 떼어주자는 것과 같지요. 또한 분단 고착론자들의 주장입니다. 반대로 말하면 북한에도 좌우가 있어야 된다는 건데, 논리가 맞지 않지요.” “우리 사회에서 소통은 잘되고 있습니까.” “불통하기 때문에 소통이란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또 불통하는 사람들이 소통을 내세우고 있지요. 정작 본인은 소통하지 않으면서 너는 내 말을 잘 들어라 하고 다닙니다. 지역 감정을 해소하자는 것도 마찬가지이지요. 자신은 실천하지 않으면서 너는 지역 감정을 해소하라고 합니다.” 인터뷰를 끝내면서 그동안 팔린 책의 수를 헤아릴 때 국민 5명 중 3명은 이씨의 책을 읽었거나 혹은 가지고 있거나가 아니겠느냐고 했다. 하여 북한에도 이씨의 책을 읽은 사람이 있지 않겠느냐고 물었더니 “조선중앙통신사에서 대표적 남조선 반동 작가로 분류돼 있다는 것을 전해들었다.”며 웃었다. 신묘년 새해 계획에 대해서는 “나이 70대에도 창작한다는 것은 힘이 들 것이다. 앞으로 글 쓸 시간은 10년으로 본다.”면서 올해부터 1년에 두권꼴로 20권 정도의 책을 쓸 생각이라고 말했다. 편집위원 km@seoul.co.kr 사진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이문열은 1948년 5월 18일 서울 청운동에서 태어났다. 1950년 한국전쟁 당시 아버지가 월북하자 외가인 경북 영천에 잠시 머물다가 1951년 조상 대대로의 고향인 경북 영양으로 이사했다. 1965년 안동고교를 중퇴하고, 1968년 대입 검정고시에 합격했다. 서울대학 사범대 국어과에 진학한 그는 사대문학회에서 문학 활동을 한다. 1977년 ‘대구매일신문’에 단편 ‘나자레를 아십니까’가 입선되면서 문학적 자질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후 1979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중편 ‘새하곡’(塞下曲)이 당선되면서 정식으로 문단에 등단한다. 데뷔 원년부터 ‘사람의 아들’(1979), ‘들소’(1979), ‘사라진 것들을 위하여’(1979), ‘어둠의 그늘’(1980), ‘황제를 위하여’(1982) 등을 잇따라 발표했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으로 이상문학상(1987), ‘시인과 도둑’으로 현대문학상(1992), ‘전야 혹은 시대의 마지막 밤’으로 21세기문학상(1998), ‘변경’으로 호암예술상(1999) 등을 수상했다. 이 밖에도 수많은 베스트셀러 작품이 있다.
  • 박명재는 누구…

    박명재는 누구…

    경북 포항 시골에서 빈농의 자식으로 태어나 한 나라의 장관, 34년 공무원 생활을 마치고 대학교 총장이 됐다. 박명재는 스스로를 ‘가장 열심히 살아온 사람’이자 ‘가장 도움을 많이 받은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는 고등학교 3년을 야간으로 다녔고, 연세대 재학 시절에도 4년 동안 아르바이트를 빠뜨린 적이 없었다고 했다. 군대를 다녀오고 학생회장 시절에도 가정 형편이 어려웠지만 학교와 친구의 도움으로 도서관에서 1년간의 독학 끝에 행정고시에 수석으로 합격했다. 박 총장은 “친구인 이문열이 한때 나를 가리켜 노무현 대통령만큼이나 자기 관리에 철저한 사람이라고 말했었다.”면서 “공무원으로 시작해 한 조직의 최정점에까지 이르고 지금은 또 학교에서 봉사할 수 있게 돼서 무엇보다 감사하다.”고 말했다. 인생의 가장 큰 도움이 된 인물로 일본의 파나소닉사(社)를 세운 마쓰시타 회장을 꼽았다. 박 총장은 “칭찬에 인색한 일본인들이 가장 존경하는 사람이자 100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신이 내린 경영인으로 칭송하는 사람”이라면서 “자신의 단점을 발판 삼아 역경을 극복하고 성공하고 나서는 후학을 위해 바른 정신을 가르친 태도를 가장 본받고 싶다.”고 전했다. 그는 총장 생활을 끝내면 마지막으로 기부를 통해 이 사회에 나눔을 실천하겠다고도 밝혔다. “저는 비록 36년 공직생활 동안 얼마 모으지도 못했지만, 지금까지 살아오는 과정에서 누구보다도 많은 도움을 받고 살아 왔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작은 것이지만 모두 기부하고 가고 싶습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약력 ▲나이 1947년생 63세 ▲출신 경상북도 포항 ▲학력 중동고등학교, 연세대 행정학 학사·석사 ▲경력 총무처 인사국 교육훈련과 과장(1984), 대통령비서실 정무수식설 행정비서관(1998~1999), 경상북도 행정부지사(~2001), 제20대 중앙공무원교육원 원장(~2006), 제9대 행정자치부 장관(2008. 2), 제7대 CHA 의과학대학교 총장(2009. 3~)
  • [22일 TV 하이라이트]

    ●인간극장(KBS1 오전 7시 50분) 혈기왕성 세 청춘이 무일푼으로 전국일주 거리 공연에 나섰다. 달변가에 조각 미남, 맏형 이한솔(25), 매력 만점 반달 눈웃음의 둘째 유성건(24), 자칭 타칭 재롱둥이 막내 장성봉(23)씨가 그 주인공. 노래에 미래를 걸고 길 위를 걷게 된 세 청춘. 순간순간이 좌충우돌, 예측불허인 이들의 거리 공연을 만나본다. ●낭독의 발견(KBS2 밤 12시 35분) 독특하고 재기발랄한 시로 주목받고 있는 시인 김민정과 우리나라 최고 바리스타 박이추가 운영하고 있는 강릉의 커피가게 ‘보헤미안’을 찾아 커피 한잔에 담긴 인생과 추억을 이야기한다. 바쁜 삶 속에 여유를 느끼게 해주는 커피 한잔. 그 커피 한잔에 담긴 여러 인물들의 마음속 풍경들을 그려본다. ●역전의 여왕(MBC 오후 10시 50분) 레스토랑에서 준수가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 한 여자에게서 준수와 여진이 결혼할 사이라는 얘기를 들은 태희는 여진의 집으로 찾아가 준수와의 관계를 묻고, 준수를 좋아한다는 여진의 대답에 분노를 감추지 못한다. 한편 용식은 팀원들과의 단합을 위해 회식을 제안하고, 자신의 집으로 팀원들을 초대한다. ●감성여행 내 안의 쉼표(SBS 오후 6시 30분) 대한민국 독자들이 사랑하고,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이 읽힌 소설의 주인공 이문열이 ‘감성여행 내 안의 쉼표’를 통해 경상북도 영양, 자신의 고향집을 공개한다. SBS ‘솔로몬의 선택’의 김병준 변호사와 KBS 드라마 ‘천추태후’, ‘전우’ , ‘스타골든벨’을 통해 얼굴을 알린 탤런트 이채영이 동행한다. ●세계의 교육현장(EBS 오후 8시) 친구 같은 아빠를 뜻하는, ‘friend’와 ‘daddy’의 합성어인 ‘프렌디’라는 신조어가 주목받는 요즘 아빠들이 변하고 있다. 이런 프렌디의 모델이라고 할 수 있는 스웨덴의 아빠들, 스웨덴에서는 아빠들이 유모차를 끌고 다니는 광경을 흔하게 볼 수 있다. 아버지로 살아간다는 것에 행복을 느끼는 스웨덴 아빠들을 만나본다. ●경찰 25시(OBS 오후 11시 5분) 시흥경찰서 강력반에 차털이 신고가 접수됐다. 피해 차량은 개인택시. 여느 날처럼 지하 주차장에 세워두었던 택시의 유리창이 완전히 파손돼 있었고, 살펴보니 그 안에 보관해 두었던 현금이 모조리 없어졌다는 것이다. 범인들의 뒤를 쫓고 사라진 피해자들까지 직접 찾아나서는 시흥서 강력반 형사들. 그 활약상이 공개된다.
  • 이문열씨 “북한의 실상 소설로”

    고(故) 황장엽(87) 전 조선노동당 비서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풍납동 아산병원 장례식장에는 13일에도 하루 종일 조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오전 국가보훈처가 황 전 비서를 대전 국립현충원에 안장하기로 결정했다는 사실이 전해지자 빈소를 지키던 유가족과 탈북자들은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유가족·탈북자들 ‘환영’ 장례위원회 대변인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대표는 “유가족과 탈북자 단체 등이 상의해 통일이 될 때까지 현충원에 안장해 달라고 정부에 요청했다.”며 “평소 선생님께서 늘 평양에 가겠다는 말씀을 해왔기 때문에 통일이 되면 바로 평양으로 묘역을 옮길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날 김황식 국무총리, 전두환 전 대통령, 정운찬 전 총리, 정정길 전 대통령실장, 조현오 경찰청장, 소설가 이문열씨 등이 빈소를 찾았다. 김 총리는 “탈북자들을 깊이 껴안아 준 귀중한 분이신데 돌아가셔서 애석하다.”면서 “평안히 잠드시고 통일이 된 뒤 고향으로 돌아가시길 빈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황 전 비서의 현충원 안장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정부에서 다양한 여론을 수렴해 신중하게 결정한 것”이라고 일축했다. 전 전 대통령은 “황 선생님 같은 용기 있는 분이 북한의 실정을 알려 북한에 대해 희망을 품고 있는 일부 계층에 좋은 교육이 됐다.”면서 “고인의 명복을 축원하고 북한에 많은 변화가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문열씨는 조문을 마치고 나와 “황 선생과 종종 만나 그만 아는 북한에 대한 것을 많이 들었다.”면서 “작품을 계획한 적이 있는데 앞으로 쓰게 되면 (들은 것을)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의금, 장례비용·탈북자 지원 등에 쓰여 조문객들이 낸 부의금의 향후 용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확한 액수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13일 오후까지 3200여명의 조문객이 다녀가 부의금 규모는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전날 정병철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부회장을 포함한 전경련 임원진이 1억원의 부의금을 전달했다. 황 전 비서의 수양딸이자 상주인 김숙향(68)씨는 법적 대리인 조원룡 변호사를 통해 “부의금 일부는 장례 비용에 쓰고 나머지는 고인의 뜻을 받들어 탈북자 지원, 북한 민주화 사업 등에 쓰겠다.”고 전했다. 조 변호사는 “남는 부의금은 북한 민주화에 기여할 수 있는 방향으로 쓰겠다.”고 덧붙였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문화마당] 도라산역 벽화의 철거/신동호 시인

    [문화마당] 도라산역 벽화의 철거/신동호 시인

    사냥꾼 ‘뱀눈’이 힘을 앞세워 ‘신비의 동굴’의 사제들을 평지로 끌어내자 그때 ‘큰목소리가’ 말했다. “힘 있고 많이 가진 자를 위해 부르는 노래는 진정한 노래가 아니고 그들의 욕망을 표상하거나 주거를 장식해 주는 그림 또한 진정한 그림일 수 없어.” 끝내 권력의 부패를 본 ‘나’는 주거지를 빠져나가 ‘신비의 동굴’에서 자기의 소를 잡는다. 길이 인류사에 남을 선사시대의 소를. 이문열의 중편 ‘들소’의 한 장면이다. 훗날 아버지를 쫓아간 한 소녀가 알타미라 동굴이라 불리는 여기 측면 동실에서 이 소를 만난다. 우리는 벽화 속 들소를 통해 얼마나 많이 상상의 나래를 펼쳤던가. 동굴벽화의 원시성 때문에 이를 철거해야 한단 말을 들어본 일, 당연히 없다. 모래바람이 지나는 중국의 서역, 4세기부터 감숙성의 돈황석굴은 종교가 만나고 문화가 부딪치고 인종이 뒤섞이는 공간이었다. 이 실크로드의 오아시스는 하늘에 손이 닿도록 뜨거웠다. 이를 피해 석굴을 판 상인들이 거처를 만들자 승려들이 명상하고 학자들이 경전을 번역했다. 도자기와 유리가 거래되었고 키 큰 자, 가슴 큰 여인들이 벽화 안에 증인으로 남겨졌다. 상인들은 수많은 화가와 장인들을 고용해 벽화를 그리고 불상을 남겼다. 잠은 벽돌 침대에서 잤다. 대가는 턱없는 액수였지만 희미한 빛만으로도 그들은 그림을 그렸다. 구름처럼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석가의 옷자락 하나에도 화가의 하루는 만족스러웠다. 간혹 성적으로 노골적인 탄트라 벽화도 있었다. 천년 동안 계속된 그들의 작업은 모두 합쳐 52㎞에 이른다. 후대 인류에게 남겨준 얼마나 위대한 선물인가.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을 했던 화가 한낙연은 이 벽화를 현대회화로 살려냈다. 실크로드의 여정에 이곳을 방문한 무용가 최승희는 대단한 충격을 받아 벽화의 여인을 부활시켰다. 그의 창작무용 ‘벽화의 무희’가 그것이다. 이 돈황석굴의 벽화도 위기가 있었으니 백러시아의 군벌이 1920년 석굴을 병영으로 사용하면서 벽화를 훼손했던 것. 벽화 위에 쓰인 러시아 병사의 이름은 그러나 그것으로 마지막이었다. 문화혁명기의 거센 바람을 무사히 넘긴 건 저우언라이(周恩來)의 개인적 명령이 있었다고 전해진다. 과거 무덤은 권력의 상징이었다. 순장과 부장물들이 권력자의 사후세계를 보장한다고 여겼다. 이 모든 권력의 상징을 버린 유일한 나라가 고구려다. 순장이 사라졌고 부장물들은 장례식에 참가한 이웃들에게 돌아갔다. 그 자리를 대신한 것이 바로 벽화다. 고구려 무용총은 수렵도로 유명하지만 왼쪽 벽에 그려진 춤추는 사람들과 노래하는 이들을 통해 고구려가 얼마나 문화적으로 앞선 나라였는지 우리는 확신할 수 있다. 순장을 대신해 높은 비계 위에서 그림을 그리던 고구려의 무명 화가, 그들이야말로 고구려를 현존시키는 일등공신이다. 가난한 사회주의 국가에서도 그 모든 고구려의 벽화를 보존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는 소식을 간혹 듣는다. 남북교류를 상징하는 도라산역. 이곳에 설치된 벽화가 국가권력에 의해 느닷없이 철거됐다. 2년여 동안 숱한 땀방울을 물감에 개어 작업한 작가에게는 한마디의 동의, 아니 통보도 없이 행해진 폭거였다. “소유주의 뜻대로 처분했다.”고 한다. 모든 공공미술은 국가의 것이 아니라 시민들의 것 아닌가. “어둡고 칙칙했다.”든지 “에로틱하다.”는 전문가스러운 변명도 늘어놓았다. 어둡고 칙칙하다는 건 실로 개인적 취향의 차이다. 어둠은 곧 빛과 상생하는 것. 예술에서 희망의 메시지는 대부분 그렇게 전해진다. 인도의 간디는 카주라호의 에로틱한 조각상 미투나를 부숴 버리고 싶다고 말은 했지만 그러지 않았다. 그건 힌두예술의 일부분으로 분명 보존될 가치가 있었다. 훗날 도라산역이 안보와 대결의 상징으로 남을까 걱정이다. 아버지를 따라온 소녀에게 도라산역의 벽화는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해 주어야 한다. 평화의 상상 말이다.
  • 한·중·일 삼국지 만화 똑같을까

    한·중·일 삼국지 만화 똑같을까

    중국의 고전 ‘삼국지’를 흔히 ‘천년의 베스트셀러’라고 한다. 시대와 작가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살아 숨쉬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삼국지에 대한 각종 책과 연구서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또 만화, 영화, 게임 등 다양한 콘텐츠로 변신하기도 한다. 한국의 삼국지, 중국의 삼국지, 일본의 삼국지는 다 똑같을까? 그렇지 않다. 만화를 통해 살펴보면 같은 장면이라도 한국의 삼국지는 서정적이고 예를 중시하는 분위기가 강하다. 반면 중국의 삼국지는 호방하고 과장된 느낌이 많다. 국기의 상징인 붉은 태양이 자주 등장하는 일본의 삼국지는 상상력이 빼어나지만 자극적이고 그로테스크하다. 아시아의 삼국지가 한자리에 모인다. 오는 15일부터 5일 동안 경기 부천 상동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서 열리는 제13회 부천국제만화축제(BICOF) 및 제11회 국제만화가대회(ICC)의 핵심 행사인 ‘아시아 삼국지 만화전’을 통해서다. 아시아 최고의 원천 소스인 삼국지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다. 한국의 민화, 중국의 목판화 및 민간 연화, 일본의 장벽화(미닫이에 그린 그림)와 우키요예(목판화)에 나타난 삼국지의 주요 장면들을 비교하며 과거를 짚어볼 수 있다. 이 부분의 전시는 삼국지 관련 한·중·일의 옛 그림을 모아 비교 분석한 책을 냈던 김상엽 문화재청 문화재감정위원의 도움으로 이뤄졌다. 다양하게 재해석된 현대의 만화를 통해서는 삼국지의 현재를 접할 수 있다. 삼국지 만화의 최고봉으로 꼽히는 한국 만화의 거장 고(故) 고우영과 일본 만화의 거장 고 요코야마 미쓰데루의 작품을 비롯해 이현세의 ‘처음으로 만나는 삼국지’, 이희재·이문열의 ‘삼국지’, 이충호·황석영의 ‘삼국지’, 최훈의 ‘삼국전투기’, 조조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이학인의 ‘창천항로’, 삼국지를 소녀 학원물로 변형시킨 시오자키 유지의 ‘일기당천’, SF적 상상력을 보탠 요시토 야마하라의 ‘용랑전’, 중국 고전을 만화로 옮겨 이름이 높은 타이완의 거장 채치충의 ‘만화 중국고전-삼국지 편’, 중국의 국보급 작가 진유동의 ‘삼국지’, 태국 출신 무 닌자의 ‘알기 쉬운 삼국지’를 만날 수 있다. 도원결의, 초선의 미인계, 삼고초려, 적벽대전, 오장원 전투의 다섯 가지 명장면을 테마로 각 작품의 그림과 이야기의 같고 다른 점을 비교할 수 있어 흥미롭다. 다양한 디지털 미디어 매체를 통해 진화하고 있는 삼국지의 미래는 관객 참여 형식으로 살펴볼 수 있다. 아이패드 등을 이용해 말풍선을 채워넣는 게임, 조만간 서비스되는 삼국지 관련 컴퓨터 게임 등을 즐길 수 있다. ‘아시아 삼국지 만화전’의 대미는 정사인 진수의 삼국지를 바탕으로 한·중·일 합작 프로젝트 차원에서 제작 중인 하승남의 ‘삼국지’와 관련한 전시다. 이번 만화전을 준비한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의 유주아 전시 PD는 “한국, 일본, 중국, 타이완 등이 주축인 ICC와 BICOF가 함께 열리기 때문에 동아시아를 아우르며 모든 나라에서 다양한 콘텐츠로 발전, 변형하는 삼국지를 주요 전시 테마로 골랐다.”면서 “삼국지에 대한 흥미로운 체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만화 축제에서는 산악 만화의 걸작 ‘신들의 봉우리’로 유명한 일본 만화가 다니구치 지로가 한국을 찾아 엄홍길 대장 등과 나누는 대담도 주목된다. 올해 부천만화대상 해외작가상 수상자인 다니구치를 위한 특별전도 열린다. 미국 만화 및 그래픽노블 시장 진출을 꿈꾸는 국내 작가들에게는 미국 최대 만화출판사 마블코믹스의 편집자 C B 세뷸스키의 세미나를 놓쳐서는 안 될 듯. 축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다양한 체험 행사도 각양각색이다. 화려한 퍼포먼스로 만화 팬들과 시민의 열띤 호응을 얻어온 ‘코스프레 최강자 대회’, 각종 애니메이션 상영회, 오감 체험 ‘4D 라이더 버스’, 나만의 캐릭터 휴대전화 고리나 배지 만들기, 목공 공작 만들기, 대나무 곤충 만들기, 캐릭터 툰토이 만들기, 캐리커처 체험 등이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광화문 교보문고 27일 재개장

    광화문 교보문고 27일 재개장

    대형서점의 대명사 교보문고 서울 광화문점이 다섯 달에 걸친 리노베이션 공사를 마치고 27일 다시 문을 연다. 즉석에서 나만의 책을 만들거나 절판된 책을 만들 수 있는 ‘책공방 POD(Publish On Demand) 서비스’, 전자책을 즉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전자책 코너, 책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바로 확인할 수 있는 QR(Quick Response) 코드 부착 등 미래형 서점을 표방하고 있다. 김성룡 교보문고 대표이사는 25일 서울 태평로 한 식당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정보기술의 눈부신 발달과 구현이 오히려 오프라인 속 소통의 중요성을 더욱 일깨울 것”이라면서 “사람과 사람, 책과 책, 책과 사람이 만날 수 있는 오프라인 관계 맺기의 중심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세미나와 소규모 그룹 스터디를 지원하는 공간인 배움 아카데미, 일정한 주제 아래 추천도서를 서재 형식으로 꾸민 구서재(九書齋)와 삼환재(三患齋) 등도 있다. 재개점을 기념해 북페스티벌도 열린다. 26일 소설가 신경숙의 테마 북콘서트를 시작으로, 27일 박완서, 신경숙, 공지영, 이외수, 황석영 등이 릴레이 사인회를 갖는다. 매주 토요일에는 이문열, 김경주, 천명관 등 소설가와 시인들의 테마 북콘서트도 예정돼 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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