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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희정 법정구속’ 재판부의 닮은 꼴 판결…연예기획사 대표 징역 6년 ‘확정’

    ‘안희정 법정구속’ 재판부의 닮은 꼴 판결…연예기획사 대표 징역 6년 ‘확정’

    위력에 의한 추행 및 간음 등의 혐의로 지난 1일 안희정 전 충남지사를 법정구속한 서울고법 형사12부(부장 홍동기)는 지난해 10대 연습생들을 지속적으로 성폭행하고 추행·감금한 연예기획사 대표에게도 징역 6년을 선고한 판결을 했다. 지난해 12월 27일 이 판결은 대법원에서 확정됐는데, 항소심 판결문을 들여다 보면 안 전 지사를 향한 재판부의 판단과도 닮은 꼴이 많아 보인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12부는 지난해 6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 위반(위계등 간음·추행),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업무상 위력등에 의한 추행), 감금 혐의로 1심에서 징역 6년을 선고받은 A(33)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A씨는 2015년 6월 서울 중랑구에 있는 자신의 연예기획사 숙소에서 당시 17세이던 연습생 B양에게 영화를 보여주며 B양의 가슴을 만지는 등 추행하고 같은 해 9월 숙소에서 B양에게 위력을 이용해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B양이 거부하자 A씨는 “끼가 없다”며 나무랐고 “이런 걸 한다고 끼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른 걸로 보여드리겠다”며 B양이 거부했는데도 무시하고 성폭력을 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2016년 9월 또 다른 연습생 C양을 추행하고 폭행한 혐의도 받았다. 1심에서 징역 6년과 80시간의 성폭력치료프로그램 이수 명령을 선고받은 A씨는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고, 항소심에서 더 치열하게 연습생들에게 성폭력을 가한 혐의들을 모두 부인하며 피해자들의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고 항변했다. 이 사건에서도 ‘유일한 직접증거’는 바로 피해자의 진술이었다. A씨 측 변호인은 함께 있던 연습생과 피해자와의 진술이 모순된 면이 있고, 어떤 진술에선 피해자의 감정이 읽히지 않거나 진술이 번복된 면이 있다는 등의 주장으로 피해자들의 진술을 믿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사건의 핵심적인 부분에 대해 구체적이고 일관되며 사건에 관한 시간적·상황적 특징, 피고인의 구체적인 행동이나 말, 그에 대응한 피해자의 행동, 심리상태 등 직접 경험하지 않고서는 진술할 수 없는 내용을 다수 포함하고 있다”며 피해자들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결론냈다. 일부 세부적인 부분에서 사실과 다른 내용이 있다고 하더라도 사건의 핵심적인 내용은 일치하고 있다면 진술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취지다. 피해자의 진술에 감정이 묻어나 있지 않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피해자가 경찰 조사부터 법정에서까지 각 진술 과정에서 여러 차례 감정을 추스르지 못하고 울어 조사나 신문이 중단됐던 점을 들어 받아들이지 않았다. 지난 1일 안 전 지사에 대한 선고에서와 마찬가지로 재판부는 “성폭력 피해를 당한 피해자라고 도저히 보기 어렵다”는 변호인의 주장을 강하게 질책했다. 성폭력 피해를 당한 뒤 B양이 “우리 데이트 언제해요”, “사랑해요”라는 등의 메시지를 보낸 적이 있고, C양도 “대표님 진심으로 사랑합니다. 좋은 꿈 꾸세요. 사랑해요”라는 메시지를 보냈다며 A씨 변호인은 피해자답지 못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피고인과 피해자가 연예기획사 대표와 연습생이라는 특수한 관계에 있다는 점을 고려해 볼 때 피해자가 보인 태도가 피고인 주장 같이 성폭력 피해자가 보일 수 있는 통상적인 행동과 다르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피해자라면 피고인에게 이 같은 메시지를 보내지는 못할 것이라는 피고인 변호인의 주장은 특정하게 정형화된 성범죄 피해자의 반응만을 유일하게 정상적인 태도라고 보는 편협한 관점에 기반한 것으로 보일 뿐”이라고 질타했다.“피고인이 ‘사랑합니다’, ‘보고싶어요’ 등의 말을 유도하고 그렇게 답변을 안 하면 ‘다른 멤버들을 보고 배우라’면서 욕을 하기도 했고, 자신의 마음에 들게 말을 하면 데뷔와 가깝게 이야기했다”, “(데뷔는) 실력보다 대표의 개인적인 감정에 의해 정해지는 시스템이었다”, “부모님을 실망시켜드리고 싶지 않아서 계속 버티고 버틴 거고 그렇게 가식적으로 보낸 거였다. 그래야만 데뷔를 할 수 있을 것 같았다”는 B양의 진술과 “피고인이 강요하는 부분도 있었고, 직장 상사와 원만한 관계를 위해서 보낸 것이지 감정을 담은 것이 아니다”라는 C양의 진술을 토대로 진심이 담긴 문자가 아니었다고 본 것이다. 재판부는 안 전 지사에게 성폭력을 당한 뒤 동료나 안 전 지사에게 이모티콘이나 애교 섞인 표현을 보낸 김지은씨가 성폭력 피해자답지 못하다고 주장한 변호인들에 대해서도 “이모티콘이나 그런 표현은 젊은 세대들이 일상적이고 습관적으로 사용하는 것일 뿐 특별한 의미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또 “일반적인 피해자다움을 강요하는 편협한 관점“이라고 말했다. 재판부는 A씨에 대해 “연예기획사를 설립, 운영하면서 걸그룹 데뷔를 목표로 하는 연습생들을 폭행하거나 감금했고 위력으로 업무로 인해 자기의 보호, 감독을 받는 피해자를 위력으로 추행·간음했다”면서 “자신의 지위를 이용한 점, 피고인과 피해자들과의 관계, 범행 경위와 수법 등에 비춰보면 그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의 범행으로 피해자들은 사실상 걸그룹 데뷔라는 꿈을 포기하게 된 것으로 보이고 상당한 성적 수치심과 함께 정신적 충격과 고통을 겪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런데도 피고인은 대부분의 범행을 부인하며 잘못을 뉘우치지 않고 있고 피해자들의 피해 회복을 위한 어떠한 노력도 기울인 바 없다”며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A씨는 항소심에도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했지만, 대법원 2부(주심 노정희)는 지난해 12월 27일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판단한 원심 판결에 잘못이 없다”며 A씨의 상고를 받아들이지 않고 A씨의 징역 6년형을 확정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슈퍼맨이 돌아왔다’ 나은·건후, 귀염뽀짝 꽃도령으로 변신

    ‘슈퍼맨이 돌아왔다’ 나은·건후, 귀염뽀짝 꽃도령으로 변신

    ‘슈퍼맨이 돌아왔다’ 나은, 건후가 귀염뽀짝 꽃도령으로 변신한다. 3일 방송되는 KBS 2TV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이하 ‘슈돌’) 263회는 ‘매일이 ‘설’레는 ‘날’이야’라는 부제로 시청자를 찾아온다. 그 중 나은-건후 건나블리 남매는 울산 향교로 출격해 예절 교육을 받을 예정. 예의바름이 한층 업그레이드된 나은이의 모습이 시청자를 흐뭇하게 만들 것으로 기대된다. 공개된 사진 속 나은이와 건후는 한복을 차려 입고 꽃도령으로 변신했다. 모자부터 한복까지 찰떡 소화하는 나은-건후 남매가 귀엽고 사랑스럽다. 특히 나은이는 곱게 손을 모으고 절하는 법을 배우는 대견한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똑 부러짐의 대명사인 나은이가 눈을 초롱초롱 빛내며 예절교육에 푹 빠져있는 것이 기특하다. 그런가 하면 건후의 깜찍한 사과 머리, 통통한 볼살이 심쿵을 유발하기도. 꺄르르 웃는 건후가 깨물어 주고 싶을 정도로 앙증맞다. 건후는 울산 향교가 마음에 들었는지 기분 최고조를 기록, 모두를 빵빵 터지게 만들었다는 전언이다. 이날 나은-건후 남매는 울산 향교에 방문해 예절교육에 돌입했다. 포스가 넘치는 선생님의 등장에 나은이는 바짝 긴장했다고. 그런 긴장감도 잠시 나은이는 손을 번쩍 들고 발표를 하는가 하면 예절교육에 열중하는 등 모범생에 등극했다고 한다. 평소 똑 부러지는 면모로 랜선 이모, 삼촌들을 놀라게 만들었던 나은이가 이날 예절교육을 통해 어떤 성장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한편, 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3일 오후 5시에 방송된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손흥민 사랑에 빠진 포체티노 “그는 배터리, 메시처럼 최정상급”

    손흥민 사랑에 빠진 포체티노 “그는 배터리, 메시처럼 최정상급”

    “손흥민은 배터리입니다. 그라운드에서 항상 100%를 다하는 선수입니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토트넘의 마우리시오 포체티노(47·아르헨티나) 감독이 손흥민(27)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낸 것을 BBC가 3일(이하 한국시간) 토트넘의 두 경기 연속 맨오브더매치(MOM)으로 선정하며 살뜰하게 전했다. 2일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끝난 뉴캐슬과의 프리미어리그 25라운드 홈 경기 후반 38분 손흥민의 결승골로 1-0 승리를 따낸 뒤 “배터리를 계속 쓰면 방전된다. 손흥민은 모든 것을 쏟아낸 뒤 지칠 때면 ‘변화가 필요합니다’ 또는 ‘휴식이 필요합니다’라고 말한다. 손흥민은 항상 그런 식으로 플레이를 한다”고 설명했다. 손흥민은 페르난도 요렌테의 패스를 받아 페널티아크에서 오른발 중거리슛으로 결승골을 뽑아 두 경기 연속 골과 함께 독일 분데스리가에 이어 EPL에서도 세 시즌 연속 정규리그 두 자릿수(10골) 득점에 성공했다. 포체티노 감독은 “손흥민은 볼과 상관 없이 그라운드에서 자신의 역량을 100% 발휘하는 선수”라며 “손흥민은 모든 선수에게 모범 사례”라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이어 “수비는 물론 공격 상황에서도 최적의 위치를 찾으려고 항상 움직인다”며 “전방으로 쇄도하거나 2선으로 움직이면서 동료에게 다양한 옵션을 만들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손흥민의 뛰어난 효율성에 대해서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포체티노 감독은 “한 경기에서 얼마나 많은 거리를 뛰었느냐보다 어떻게 뛰었냐가 더 중요하다”며 “12㎞를 뛰어도 전력 질주를 하지 않거나 상대를 이기지 못했다면 경기에 전혀 영향을 주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떻게 뛰었고, 경기에 어떤 영향을 줬냐는 것, 그리고 능력과 자질”이라며 “단순히 거리의 문제가 아니다. 리오넬 메시에게 ‘많이 뛰었다’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손흥민도 비슷하다. 손흥민의 능력과 자질은 최정상급”이라고 극찬했다. 토트넘 구단도 경기 직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손흥민이 벤치로 들어오는 영상을 소개하며 “어찌 이 선수를 사랑하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How can you not love this guy?)”라는 글을 남겼다. 글 오른쪽엔 태극기 이모티콘을 달았다. 해리 케인과 델리 알리 등 핵심 공격수들의 잇단 부상 탓에 두 컵대회를 잇따라 탈락하며 위기에 몰렸던 토트넘은 아시안컵 차출로 피로가 극심한 손흥민이 두 경기 연속 소중한 희생과 헌신을 해준 데 힘입어 리그 2위로 뛰어올랐다. 특히 손흥민은 최근 출전한 10경기(정규리그 7경기·리그컵 2경기·FA컵 1경기)에서 토트넘이 뽑아낸 28골 가운데 절반인 14골(9골 5도움)에 관여하며 팀의 핵심 공격수임을 증명했다. 통계 사이트 ‘옵타’는 뉴캐슬전이 끝난 뒤 “손흥민은 자신이 출전한 최근 10경기에서 9골 5도움을 기록하며 무려 14골에 직접 관여했다”고 소개했다. 팀은 또 프리미어리그 무대에서 무려 29경기 동안 무승부 없는 경기를 펼쳐 지난 2011년 볼턴이 세운 28경기를 넘어 신기록을 작성했다. 이번 시즌 19승6패는 24개 프리미어리그 구단 가운데 유일하게 무승부가 없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차라리 안 만나면 마음 편한 우리 가족…“이제 행복하면 안 될까요?”

    차라리 안 만나면 마음 편한 우리 가족…“이제 행복하면 안 될까요?”

    “아버지 강압적 모습 오랜만에 보니 화나”명절 때 가족폭력 신고, 51% 증가“아버지가 싫어 집에 안 간지 9년쯤 돼가요.” 서울에서 홀로 살며 직장생활을 하는 정모(32)씨는 부모로부터 경제적 독립한 뒤 한 번도 고향에 가지 않았다. 대학생 때 명절을 맞아 집을 찾았다가 어릴 때부터 반감을 품어 온 아버지의 강압적인 가족 운영 방식에 문제제기하며 아버지와 크게 싸우고서 관계가 회복되지 않은 까닭이다. 그는 “아버지가 폭력인 듯 아닌 듯 아슬아슬한 수위로 어머니를 대하는 말이나 행동이 더는 보기 싫었다”고 했다. 그러나 어머니는 익숙하다는 듯 한 번도 문제 삼지 않았다. 정씨는 “아버지와 대면하고 싶지 않아 빨리 경제활동을 시작했다”면서 “어머니와 누나는 밖에서 따로 가끔 보고, 아버지는 행동을 고치실 때까지 안 볼 생각”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명절 기간 평소 떨어져 살던 가족들이 한데 모여 함께 생활하다 되려 갈등이 증폭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차례·제사 등을 놓고 발생하는 갈등은 줄어들고 있지만, 여전히 가부장적인 가족 분위기나 나이별 잔소리 등은 갈등을 촉발하는 매개로 작용한다. 직장인 이모(28)씨는 명절 기간의 친척 모임이 곤혹스럽다고 했다. 이씨는 “친척들이 무더기로 모여 술을 마시기 시작하면 항상 고성이나 주먹다짐으로 끝난다”면서 “일가친척이 다 모일 것 없이 가족끼리만 모이면 좋겠다”고 했다. 안모(34)씨는 “명절에 치고받고 싸우는 걸 보면 서로 다른 사람들이 오직 혈연으로 맺어진 형태의 가족 제도에 회의를 갖게 될 때도 있다”면서 “요즘 예비부모 교육 등이 시행되듯이 사회적으로 ‘가족 교육’이라도 필요한 것은 아닌지 진지하게 고민해보게 된다”고 했다. 명절 기간엔 경찰에 접수되는 가정폭력 사건 수도 확연히 증가한다. 31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설 연휴 기간에 112에 신고된 전국 가정폭력 사건은 하루평균 1032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하루 평균 신고량인 683건보다 약 51% 많은 수치다. 경찰은 설 명절 연휴기간 빈발하는 가정폭력 피해 신고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로 했다. 지역 경찰서에서는 관내 가정폭력 재발 우려 가정을 모니터링한다. 서울 노원경찰서에서는 명절 전 최근 1년 내 신고횟수 2회 이상인 가정을 합동 방문해 가정폭력 예방 사전점검을 한다. 각 지역 경찰청에서는 명절을 앞두고 가정폭력 사건 대응에 공백을 없애고자 즉응태세와 보호 체계를 정비하고 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피해자도 그럴 수 있다’…위력 성폭력 공감 넓힌 안희정 항소심 재판부

    ‘피해자도 그럴 수 있다’…위력 성폭력 공감 넓힌 안희정 항소심 재판부

    “성폭력 피해자의 대처 양상은 피해자의 성정이나 당시 상황, 피해자와 가해자의 관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위력에 의한 간음·추행 등의 혐의를 유죄로 뒤집고 실형을 선고한 서울고법 형사12부(부장 홍동기)는 가해자가 지위와 권세를 이용한, 즉 위력에 의한 성폭력에 대해 1심에 비해 매우 넓게 해석했다. 1심에서도 현직 도지사이자 여권의 차기 유력 대권주자인 안 전 지사와 충남도청 소송 별정직 공무원으로 수행비서인 김씨의 관계 자체는 업무상 위력관계가 맞다고 인정됐다. 그러나 관건은 그러한 위력이 과연 김씨의 성적 자기결정권까지 침해를 했느냐였다. 안 전 지사 측 변호인단은 1심에서부터 피해자인 김지은씨의 행동들이 성폭력을 당한 일반적인 피해자의 모습이라고는 보기 어려운 측면들이 있다며, 위력에 의한 성폭력 피해를 당했다는 김씨의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고 거듭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러한 변호인들의 주장에 대해 “피해자다움을 강요하는 편협한 관점“이라며 질책했다. 그러면서 성폭력 피해 전후의 김씨의 행동과 복잡한 심경 등에 대해 깊이 공감하는 취지로 판결을 이어갔다. 특히 ‘위력’ 관계에서 벌어진 성폭력 범죄의 특수성을 조목조목 설명했다. ●”비서 업무 성실히 수행…피해자도 가능한 모습“ 김씨가 비서로 일하게 된 지 한 달여 만에 첫 출장지인 러시아에서 성폭력 피해를 당한 뒤에도 다음날 안 전 지사가 좋아하는 메뉴인 순두부 식당을 알아본다거나 저녁에는 안 전 지사, 통역관 부부와 와인바에 갔고 안 전 지사가 이용하던 미용실에서 머리를 손질한 일 등에 대한 해석이 대표적이다. 1심에선 김씨의 이러한 행위들로 보아 성적 자기결정권이 침해되고 자유의사가 제압됐다고는 보기 어렵다며 전체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피해자가 곧바로 현지에서 피해사실을 폭로하거나 수행 업무를 중단한 채 홀로 국내로 복귀하지 않은 한 당일 아침에 식당 메뉴를 알아볼 수도 있다”면서 “충남지사인 피고인의 수행비서로서 피해자가 업무를 성실히 수행했다고 해서 실제로 피해자의 모습이 아니라고 볼 수는 없다”고 못박았다. 특히 당시 피해사실을 바로 알리지 않은 김씨의 행동에 대해 재판부는 김씨의 진술이 충분히 납득된다고 말했다. 김씨는 러시아에서 밀폐된 객실에 단 둘이 있었던 점, 동행한 일행들은 피해자와 친밀하지 않았고 국내로 연락해 도움을 요청할 만한 상황도 아니었던 점, 안 전 지사에 대한 러시아 측의 예우와 안 전 지사의 국내에서의 지위 등에 따라 “아무도 내 말을 믿지 않을 것 같았다”면서 또 안 전 지사의 행위를 강하게 거부할 경우 임명된 지 한 달 밖에 되지 않은 비서직에서 잘릴 수 있겠단 생각을 했다고 진술했다. ●”이모티콘, 애교 표현…젊은 사람들 흔히 쓰는 표현“ 또 성폭력 판결에서 흔히 ‘피해자답지 못하다’고 지적돼 온 성폭력 범행 이후 이모티콘이나 메신저 대화(특히 ‘^^ 또는 ㅋㅋ 등 웃음 표시’) 등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다르게 해석했다. 안 전 지사의 변호인들은 “김씨가 성폭력 피해를 당한 뒤에도 동료들에게 이모티콘과 애교 섞인 표현을 사용하며 친근감을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사건이 있기 전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텔레그램에서 사용한 표현과 말투, 이모티콘이나 변호인들이 ‘애교 섞인 표현’이라고 칭한 표현들은 젊은 사람들이 특별히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일상적이고 습관적으로 사용하는 표현들”이라면서 “친근감을 표시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게다가 김씨가 피해사실을 곧바로 폭로하지 않고 그대로 비서직을 수행하기로 한 이상 동료나 상관인 안 전 지사에게 평상시와 같은 대화를 하는 것만으로도 피해자답지 못하다고 보는 것은 맞지 않다고 단호하게 밝혔다. 재판부는 특히 “피고인의 지위나 권세가 피해자의 자유의사를 제압하기에 충분한 무형적 세력에 해당한다”면서 “피해자가 7개월이 지나서야 폭로하게 된 사정을 충분히 납득할 수 있다”고도 판단했다. 결과적으로 김씨의 진술은 대부분 사실이라고 받아들여진 반면 혐의를 완강하게 부인해 온 안 전 지사의 진술은 모두 신빙성이 배척됐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안희정 징역 3년 6개월…‘피해자다움’ 배척한 2심 재판부

    안희정 징역 3년 6개월…‘피해자다움’ 배척한 2심 재판부

    수행비서를 수차례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되고도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2심에서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2심 재판부의 판단 중 눈에 띄는 중 하나가 바로 피해자에게 ‘피해자다움’을 요구한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한 일이다. 그동안 안 전 지사의 변호인은 피해자 김지은씨가 “피해를 당한 이후 도저히 피해자라고는 볼 수 없는 행동을 했다”면서 김씨의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8월 14일 안 전 지사에게 무죄를 선고한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 조병구)도 피고인 변호인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당시 1심 재판부는 2017년 7월 김씨가 러시아 호텔에서 안 전 지사로부터 위력에 의한 간음 피해를 당한 이후 김씨가 안 전 지사와 좋아하는 순두부를 하는 식당을 찾은 점, 피해 당일 저녁에 안 전 지사와 와인바에 간 점 등을 언급하며 수행비서로서의 일을 열심히 하려고 한 것 뿐이라는 피해자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 재판부의 이 판단은 많은 비판을 받았다. 안 전 지사가 별정직 공무원이었던 피해자의 임명권을 갖고 있었고, 그런 상황에서 직장을 잃지 않기 위해 업무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던 피해자의 행동을 재판부가 사실상 ‘피해자답지 않다’고 지적하자 여성단체들은 피해자에게 ‘피해자다움’만을 요구했다면서 강하게 비판했다. 이날 안 전 지사의 선고공판을 심리한 서울고법 형사12부(부장 홍동기)도 이 부분을 지적했다. 2심 재판부는 김씨가 안 전 지사로부터 간음 피해를 입고도 도피 없이 비서 업무를 정상적으로 수행한 일에 대해 “피고인의 수행비서로서 업무를 성실히 수행했다고 해서 실제 피해자의 모습이 아니라고 볼 수 없다”면서 “피해자의 대처 양상은 피해자의 성정, 피해자와 가해자의 관계 등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 피고인 변호인들의 주장은 일반적 피해자다움을 강요하는 편협한 관점”이라고 비판했다. 안 전 지사의 변호인은 2심 재판에서도 김씨가 피해를 당한 이후 동료들에게 장난을 치는 내용의 문자를 보내고, 안 전 지사에게도 이모티콘을 사용하며 친근감을 표시한 사례도 들었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평소 피해자가 문자를 이용하던 어투나 표현, 젊은이들이 이를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점 등을 고려하면 특별히 동료나 피고인에게 친근감을 표시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변호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당시 지위에 비춰 피해자가 7개월이 지나서야 폭로하게 된 사정을 충분히 납득할 수 있다”면서 “피해 사실을 곧바로 폭로하지 않고 그대로 수행하기로 한 이상, 그런 행동이 피해자로서 도저히 할 수 없는 모습이라고 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안 전 지사는 2017년 7월 29일부터 지난해 2월 25일까지 김씨를 상대로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4회,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1회, 강제추행 5회를 저지른 혐의로 기소됐다. 김씨는 지난해 3월 5일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자신의 피해사실을 세상 밖으로 알렸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국회의원 특권 폐지하라” 60대 남성 국회서 차량 분신

    “국회의원 특권 폐지하라” 60대 남성 국회서 차량 분신

    국회 안에 주차된 승용차에서 60대 남성 운전자가 국회의원 특권 폐지 등을 주장하며 분신하는 일이 벌어졌다. 1일 오전 8시 54분쯤 서울 국회의사당 앞 잔디밭에서 이모(63)씨가 분신해 승용차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국회 직원들과 소방대에 의해 불은 3분 만에 꺼졌다. 이씨는 3도 화상을 입고 의식을 잃은 채 병원으로 옮겨졌다.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주변 폐쇄회로(CC)TV 확인 결과 이씨가 승용차 안에서 스스로 불을 지르는 모습을 확인했다. 승용차 트렁크 안에는 휴대용 부탄가스통 25개가 발견됐다. 이 가운데 7개는 차량 화재로 폭발했다. 차 안에서는 이씨가 제작한 것으로 보이는 호소문 200여장도 발견됐다. 호소문에는 “촛불연대·태극기 부대는 반목하기보다 진정한 애국애족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 “국회는 국가의 심장과 같은데 동맥경화를 일으키고 있다”는 문구가 적혔다. 또 “국회의원 특권 폐지하라”, “특수활동비, 입법활동비, 수많은 특혜를 폐지하라”, “적폐 국회가 바른 길을 가야 국가가 부강하고 국민이 평안하다는 것을 명심하라”는 등 국회를 비판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경북도 쌀·밭 직불금 신청하세요…4월30일까지 접수

    경북도는 1일부터 4월 30일까지 2019년도 쌀·밭·조건불리지역 직불금 신청을 받는다고 31일 밝혔다. 밭(논이모작) 직불금 신청은 1일부터 3월 8일까지다. 농지소재지 읍면동사무소 또는 주민등록지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서 하면 되고, 대상 농지가 분산된 경우 가장 넓은 농지소재지에 신청하면 된다. 지원 자격 및 요건은 ‘농어업경영체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제4조 1항에 따라 농업경영체로 등록한 자로서 각 사업별 대상농지와 지급 대상자 자역 요건을 동시에 만족해야 사업 신청이 가능하다. 하지만 전년도 농업 외 종합소득 금액이 3700만원 이상인 자, 농업에 이용하는 농지면적이 1000㎡(농촌지역 외 1만㎡) 미만인 자, 거짓이나 기타 부당수령으로 등록제한 기간 중인 자는 제외된다. 특히 올해는 밭 고정직불금, 조건불리지역 직불금의 지급 단가가 지난해보다 5만원 인상(밭 ㏊당 55만원, 조건불리 65만원)되었으며, 오는 2020년까지 매년 지원단가를 ㏊당 5만원씩 인상해 70만원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알려졌다. 홍예선 경북도 친환경농업과장은 “농업직불금 지원은 농가소득 안정을 위한 것으로 신청에 차질이 없도록 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경북도는 지난해 도내 28만 8000여 농가에 쌀·밭·조건불리지역 직불금 1590억원을 지원했다. 안동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청춘을 리노베이션하다 - 대구 수창청춘맨숀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청춘을 리노베이션하다 - 대구 수창청춘맨숀

    “자갈마당” 대구의 공공장소에서 자갈마당이라는 단어를 입으로 내뱉는 순간, 주변 분위기는 말 그대로 ‘갑분싸’로 빠져든다. ‘자갈마당’은 과거 서울의 청량리나 미아리, 부산의 완월동과 같은 대표적인 대구의 집창촌을 달리 부르는 이름으로 이제는 거의 명맥이 끊긴 곳이기도 하다. 바로 이 어둡고 숨겨진 '청소년 통제 구역'의 골목 앞에 대놓고(?) 예술 문화 공간이 하나 생겼다. 대구 수창청춘맨숀이다.상전벽해. 바로 이 거리를 두고 하는 말이다. 자갈마당은 버스 안에서조차도 아이들의 고개를 황급히 돌려야 했던 ‘19금’ 가득 담긴 금기의 골목이었다. 그러나 원래 이 땅이 일본 제국주의 식민지 수탈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가슴 아픈 자리라는 사실은 지역 사람들도 잘 모른다.1894년 청일 전쟁 직후 일본군 통신대가 주둔하면서 대구의 개천들이 몰려 있던 현 달성공원 앞 습지 바닥에 대구읍성 철거 중에 나온 각종 자갈 및 흙들을 깔았고 이후 여기를 자갈마당이라고 부르기 시작하였다. 1909년이 들어서면서 자갈마당에 있던 기존의 일본 군대를 위한 공창지역 옆에 하급 노동자를 위한 본격적인 유곽지가 따로이 조성되면서 이 지역이 집창촌으로 본격적으로 탈바꿈한다. 1910년 3월에는 오오이시(大石)상회가 대구 태평로에 국내 최대 규모의 담배 연초 제조공장을 설립하였고 해방 후 전매청의 이름으로 고스란히 자리는 남게 되었다.이후 전매청 대구연초제조창이 있는 이 지역을 중심으로 각종 공구 상회, 달성공원, 기계부품공장 등이 1930년대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들어서면서 자갈마당 주변은 대구 북구 지역의 관문 역할을 하며 번성가도를 달린다. 그러다 1999년 6월 한국담배인삼공사(현 KT&G) 대구연초제조창으로 사용되던 건물들이 노후화로 인해 줄줄이 폐쇄되면서 이 거리도 급속도로 쇠락의 운명을 맞게 된다. 수창청춘맨숀은 바로 강제 철거 위기에 놓여 있던 옛 담배인삼공사 직원들의 수창동 관사를 2017년 12월부터 리노베이션한 곳이다. 이 장소에서 젊은 예술가들에게 창작의 공간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전시 관람 판매 공간도 아울러 마련하자는 의도로 가지고 실험적으로 조성한 문화공간의 또 다른 이름이 수창청춘맨숀이다.예전 전매청 관사를 둘러싸고 있던 붉은 색 담장은 허물어 현재 야외 전시장 및 주차 장소로 사용하고, 관사 내부 3층 아파트 규모 2개 동은 청년 작가들을 위한 창작 예술 센터와 전시 공간으로 탈바꿈하였다. 이 수창청춘맨숀의 또 다른 특성은 타 지역의 리노베이션 공간과는 달리 직접 자신이 만든 작품을 전시 판매할 수 있게 하여 일반인들도 흥미를 지니고 다가갈 수 있도록 하였다.수창청춘맨숀에서는 현재 20~30대 젊은 작가들의 설치미술작품, 미디어 아트, 평면 회화 등을 선보이고 있다. 또한 수제 맥주 만들기, 패션화보 촬영하는 법, 다큐영상 제작법 등 다채로운 체험 활동 공간도 제공하고 있어 일반인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청년 예술가들을 위한 복합문화공간으로서의 수창청춘맨숀 활성화 성공 여부는 전국에 산재한 노후 도심 재개발 방향에 의미있는 방향성을 제공할 듯하다. <대구 수창청춘맨숀에 대한 여행 10문답> 1. 꼭 가봐야 할 정도로 중요한 여행지야? - 슬럼화된 옛 집창촌 골목이 예술의 힘으로 살아나고 있는 현장. 세월이 바뀌었다. 2. 누구와 함께? - 연인들과 함께. 젊은 공간. 3. 가는 방법은? - 대구 수창 초등학교 앞에 있다 - 시내버스 수창초등학교 : 300, 523, 808, 836, 939, 동구2, 북구2 - 지하철 달성공원역 하차. 4. 감탄하는 점은? - 완전히 뒤바뀐 거리의 풍경. 5. 명성과 내실 관계는? - 아직은 좀 더 많은 홍보가 필요한 공간. 6. 꼭 봐야할 전시품은? - 과거 전매청 직원들의 구술 역사. 전매청 직원들이 살던 아파트의 흔적들. 7. 토박이들이 추천하는 먹거리는? - ‘마당갈비’, 북성로 돼지불고기 골목, 순대 ‘이모식당’, 돼지바베큐 ‘청춘을 파는 상회 서재점’, ‘부산설렁탕’ 8. 홈페이지 주소는? - https://www.facebook.com/Suchangmansionofyouth 9. 주변에 더 볼거리는? - 대구예술발전소, 달성공원, 삼성상회 옛 터, 서문시장 10. 총평 및 당부사항 - 거대 자본이 아닌 젊은 청년 예술가들의 힘을 느낄 수 있다. 아직은 좀 더 많은 홍보와 작품 구성이 필요하다. 출발점은 분명 멋지다. 글·사진 윤경민 여행전문 프리랜서 기자 vieniame2017@gmail.com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닭이 공룡의 후손이라고?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닭이 공룡의 후손이라고?

    공룡은 중생대 말 지구에 운석들이 떨어져 그 영향으로 지구에서 완전히 사라졌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과연 공룡들은 완전히 멸종한 걸까요. 과학자들은 지금도 주변에서 공룡을 흔히 볼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도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비둘기는 물론 닭이나 까치 같은 새들이 다름 아닌 공룡이라는 것입니다. 중생대 말 대부분의 공룡은 사라졌지만 그중 한 갈래가 살아남아 현재 1만종이 넘는 조류로 진화했다는 것이지요. 새가 공룡의 후손이라는 것을 알려 주는 증거들은 상당히 많습니다. 현생 조류의 조상인 초기 공룡들은 두 발로 걸어다녔고 날개로 진화할 수 있었던 긴 앞발, 뼈 속의 공기 주머니, 파충류보다는 현생 조류의 알과 비슷한 공룡알, 중온동물, 깃털로 둘러싸인 몸 등이 대표적입니다. 그중 가장 결정적인 증거는 바로 깃털입니다. 현생 조류의 조상인 초기 공룡들도 새들처럼 온몸이 깃털로 덮여 있었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이 깃털들은 비행 목적이 아닌 보온이나 배우자를 유혹하기 위한 수단이었다고 생각돼 왔었습니다. 또 공룡들이 어떻게 날 수 있게 됐는지에 대해서도 명확히 알려져 있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중국 과학원 난징 지질학·고생물학연구소, 산둥성 린이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 노스캐롤라이나 자연사박물관, 유전자 분석전문 기업 앰비오팜 공동연구팀은 현재 살고 있는 조류와 여러 파충류의 유전체, 7500만~1억 6000만년 전에 살았던 깃털공룡들의 유전체를 분석한 결과 공룡의 깃털을 구성하는 핵심 단백질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가벼워지고 신축성을 갖도록 진화해 날 수 있게 됐음을 밝혀냈습니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미국국립과학원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PNAS’ 1월 28일자에 실렸습니다. 모든 척추동물들은 ‘케라틴’ 단백질을 갖고 있습니다. 사람에게는 털·피부·손발톱을 만드는 알파케라틴이 있고, 파충류·양서류·조류에게는 베타케라틴이 발톱과 부리·깃털을 형성합니다. 과학자들은 현생 조류와 파충류의 유전체를 분석한 결과 현생 조류들은 알파케라틴을 거의 상실했으며 베타케라틴이 더욱 많아지면서 탄력 있고 가벼운 깃털을 갖게 됐다는 것을 밝혀냈습니다. 또 연구팀은 ‘안키오르니스 헉슬리아이’라는 1억 6000만년 전에 살았던 닭 크기 깃털공룡의 깃털 유전체를 분석한 결과 그 이전에 살았던 깃털공룡들보다 베타케라틴 단백질의 양이 상당히 늘어났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연구팀은 1억 3000만년 전에 살았던 ‘슈부이아 데세르티’라는 깃털공룡의 유전체도 분석했는데 안키오르니스보다 알파케라틴은 더 줄고 베타케라틴의 양은 늘어났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여전히 날지는 못하고 날갯짓을 하며 뛰어다니는 수준이었지만 현생 조류 중 날지 못하는 새에 가까워졌다는 설명입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진화생물학자들은 깃털공룡의 형태뿐만 아니라 유전적 변화가 날지 못하는 공룡을 날 수 있도록 진화시켜 다양한 새로 진화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만약 중생대 말 공룡이 모두 멸종했다면 지금 우리는 치킨의 맛을 알지 못했을 겁니다. 그리고 설 명절, 오랜만에 만나는 친척 아이들에게 이런 재미있는 공룡 이야기들을 풀어 놓는다면 똑똑한 삼촌, 이모, 고모로 보이지 않을까요.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이야기는 다름 아닌 공룡 이야기이니까요. edmondy@seoul.co.kr
  • 예상 못한 실형선고에 얼굴 굳어진 김경수 “물증없는 거짓 자백… 유죄 판결 납득 못해”

    金친필 입장문 읽는 변호인단도 당혹 지지자들 “양승태 대법원이 문제” 항의 일부 보수단체 회원 “꼴좋다” 비아냥 30일 법정 구속이라는 예상치 못한 1심 결과가 나오자 김경수 경남지사와 법정을 가득 메운 김 지사의 지지자들은 충격에 휩싸였다. 만약 유죄가 인정되더라도 현직 도지사인 점과 방어권 보장 등을 고려해 불구속 상태에서 항소심을 치를 것이란 전망이 많았기 때문이다. 김 지사는 선고 뒤 친필로 쓴 입장문을 통해 “재판 과정에서 밝혀진 진실을 외면한 채 특검의 일방적 주장만 받아들였다”면서 “특검의 물증 없는 주장과 드루킹 일당의 거짓 자백에 의존한 유죄 판결은 이해도, 납득도 하기 어렵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입장문은 김 지사 측 오영중 변호사가 대신 읽었다. 변호인들도 당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또 다른 변호인은 “저희는 지금도 김 지사가 무죄라고 생각하지만 저희의 판단이 충분히 재판부에 전달되지 못했나 하는 생각으로 괴로운 심정”이라고 했다. 공판 시작 전까지만 해도 김 지사는 비교적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선고 20분 전쯤 법원에 도착한 김 지사는 취재진에 가벼운 미소를 지으며 “특검 수사부터 재판 과정까지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사항을 협조했고 최선을 다해 임했다. 도정에 전념할 수 있는 결과가 나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앞서 드루킹 김동원씨가 실형을 선고받은 데 대한 입장을 묻자 “제 재판과는 다른 재판이라고 봐야 하는 것 아닌가요?”라고 되묻기도 했다. 그러나 재판부의 선고가 이어지는 70분간 김 지사의 얼굴은 빠르게 굳어졌다. 특히 재판부가 실형을 선고하자 김 지사는 어쩔 줄 몰라하며 피고인석에서 한동안 움직이지 못했다. 얼굴은 물론 귀까지 시뻘게졌다.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이 발부되자 김 지사는 간신히 몸을 움직여 지지자들을 향해 “끝까지 싸우겠습니다”라고 외쳤다. 목소리엔 울먹임이 묻어났다. 김 지사의 지지자 30여명이 방청석 앞쪽으로 몰려나와 “우리 지사님 어떡하느냐”, “양승태 대법원이 문제”라고 소리치며 특검과 재판부에 항의하고 오열했다. 일부 보수단체 회원들은 “꼴좋다”고 비아냥대며 법정을 떠났다. 김 지사의 부인은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법정을 빠져나갔다.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터줏대감’ 없는 1372번째 수요집회…위안부 피해자의 외침은 계속된다

    ‘터줏대감’ 없는 1372번째 수요집회…위안부 피해자의 외침은 계속된다

    집회 한켠 김복동 할머니 영정사진 참가자 500여명 “해방 우리 손으로” “나머지는 맡겨 주세요” 눈물의 입관식“김복동 할머니는 아직 해방이 오지 않았다고 하셨습니다. 해방의 날을 우리 손으로 꼭 만들겠습니다.” 30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제1372차 정기 수요시위’ 현장에는 터줏대감이 보이지 않았다. 지난 28일 별세한 김복동 할머니였다. 20년 넘게 집회 한켠을 지켰던 김 할머니 대신 영정 사진이 놓였다. 참가자들은 사진 앞에 꽃을 놓으며 할머니를 추모했다. 김 할머니와 이모 할머니가 같은 날 별세한 뒤 처음 열린 이날 수요시위에는 평소보다 많은 500여명(경찰 추산)의 시민이 참가했다. 참가자들은 슬픔 속에서도 “일본의 사죄를 받기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고 한마음으로 외쳤다. 이어 ‘김복동 할머니의 삶을 잊지 않겠습니다’, ‘살아 있는 역사 앞에 일본은 사죄하라’는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할머니들을 위해 묵념했다. 하늘을 향해 “김복동 할머니 사랑합니다”, “끝까지 함께하겠습니다”는 구호도 외쳤다. 덕성여대 일본군 성노예 문제 해결 동아리 ‘메모리아’의 민은서 회장은 “김 할머니는 우리 아이들을 위해 전쟁 없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고 늘 당부하셨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김 할머니를 ‘세계에 희망을 전한 분’으로 기억했다. 한경희 정의기억연대 사무총장은 “김 할머니는 전 세계를 날아다니며 전시 성폭력을 고발한 나비였다”면서 “이제 우리가 나비가 돼 성폭력 피해 여성들에게 의지를 심어 준 할머니의 뜻을 잇겠다”고 말했다. 자유발언에 나선 이송림 학생은 “할머니의 발언이 ‘미투’ 운동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며 “일본 정부의 사죄를 받는다면 더할 나위 없는 큰 기적이 될 것이고, 이것을 위해 우리 세대가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의기억연대는 이날 성명에서 “정부가 화해치유재단 해산을 발표했지만 실질적 조치는 취해지지 않았고, 그사이 4명의 할머니가 돌아가셨다”며 “시간이 남아 있지 않은 만큼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문제해결에 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3시쯤 서울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 진행된 입관식에는 이용수 할머니, 윤미향 정의기억연대 대표 등 40여명이 함께했다. 이 할머니는 입관식에서 “하늘나라 가서 할머니들에게 전해요. 내가 이겼다고. 나머지는 용수가 한다고 전해”라며 김 할머니의 시신을 만지며 오열했다. 이를 지켜보던 참관인들도 흐르는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 윤 대표도 “애 많이 쓰셨어요. 남은 것은 우리에게 다 맡겨 주세요”라고 말했다. 참관인들은 붉은 장미꽃을 관 안에 헌화하고 두 차례 큰절과 한 차례 반절하며 김 할머니와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광양경찰, 13억대 보이스피싱 남녀 2명 검거

    전남 광양경찰서는 30일 보이스피싱 조직의 현금 인출과 송금책 역할을 한 정모(35·여)씨와 이모(43·남)씨를 붙잡아 사기혐의로 조사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정씨는 저금리로 대환대출을 해준다는 사기단 콜센터에 속은 피해자 8명이 자신의 새마을금고 계좌에 1억여원을 송금하자 이 돈을 광양시 일대 여러 금융기관에서 출금해 이씨에게 전달했다. 이씨는 정씨로부터 건네받은 금액 대부분을 윗선에 송금한 후 대중교통을 이용해 서울로 도망하려던 중 광양시 중마동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잠복중 붙잡혔다. 수차례에 걸쳐 많은 금액을 점포에서 출금한 정씨의 행동을 수상히 여긴 새마을금고 창구 직원의 신고로 경찰에 검거됐다. 이씨는 지난해 11월부터 지난 29일까지 24차례에 걸쳐 13억원을 전달받고 수고비로 1600여만원을 받은 정황이 드러났다. 정씨는 입출금 신용 등급을 올려야 대출이 가능하다는 제안을 받고 본인 소유 통장을 범행에 사용하도록 제공했다. 경찰은 이들의 여죄와 함께 돈의 흐름을 추적하는 등 이씨 윗선에 대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박상우 서장은 “고금리를 낮은 이자로 대출해 준다는 대환대출이나, 신용도를 높이기위해 거래 금액을 높여주겠다는 등의 광고는 대부분 보이스피싱 사기다”고 강조했다. 박 서장은 “은행 관계자들은 고객이 거액의 현금을 수회 인출하거나 한 점포에서 수회에 걸쳐 입금할 경우 보스피싱 사기범으로 의심하고 신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광양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일본 정부가 사죄할 때까지…” 김복동 할머니 육성 영상 눈길

    “일본 정부가 사죄할 때까지…” 김복동 할머니 육성 영상 눈길

    “힘없고 빽 없는 사람들은 지금이나 그때나 마찬가지겠지요. ‘공장에 가는데 죽기야 하겠나, 생각하고 간 곳이 공장이 아니고 일본군을 상대하는 공장이었습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고(故) 김복동 할머니의 육성이 담긴 영상 하나가 눈길을 끌고 있다. 이 영상은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의 아픔 그리고 육성 인터뷰’라는 제목으로 2017년 8월 2일 서울시 공식 유튜브 채널에 띄워졌다. 영상은 김복동 할머니가 본인의 나이와 이름을 말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김 할머니는 1940년 만 14세 나이로 일본군 위안부 연행 당시 상황을 술회한다.일본에 속아 8년 세월을 희생당한 김 할머니는 “근근이 목숨만 살아서 집에 오니까 나이가 22살이라고 하더라고요. 8년이라는 세월을 암흑 속에서 목숨만 살아 돌아온 우리…”라며 사죄하지 않는 일본의 행태에 분노했다. 이어 김 할머니는 소녀상 철거를 요구하는 일본에 강력하게 쓴소리를 냈다. “우리 국민이 한 푼 한 푼 모아서 소녀상을 건립했고, 앞으로 후손들이 자라서 우리나라에서 이런 비극이 있었구나, 하는 역사를 가르치기 위해 해놓은 것을 자기네들이 치우라고 할 권한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식민지 시대인 줄 아는 모양이지요?”라며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끝으로 김 할머니는 일본에 진정성 있는 사죄와 법적 배상을 요구한 뒤, 우리 국민에게는 감사와 함께 관심을 부탁했다. “일본 정부가 사죄할 때까지 우리 국민 여러분께서 같이 협조해서 하루라도 빨리 우리가 죽기 전에 사죄받도록 해주시면 대단히 고맙겠습니다.” 이러한 할머니의 소박한 바람은 이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몫으로 남게 됐다. 한편, 김복동 할머니는 지난 28일 오후 10시 41분 향년 93세의 나이로 영면에 들었다. 김 할머니는 2017년부터 대장암 투병 생활을 해왔으며, 여러 차례 수술에도 최근 건강이 크게 나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7일에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모 할머니가 향년 94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올해만 벌써 ‘위안부’ 피해 할머니 2명이 잇따라 돌아가시면서 피해 생존자는 이제 23명으로 줄었다.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4살 딸 화장실 방치’ 엄마 기소…검찰, 프라이팬 폭행 혐의 추가

    ‘4살 딸 화장실 방치’ 엄마 기소…검찰, 프라이팬 폭행 혐의 추가

    4살짜리 딸을 한겨울 화장실에 방치, 숨지게 한 엄마가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프라이팬으로 딸을 폭행한 혐의도 추가했다. 그러나 폭행이 직접적인 사망 원인인지는 밝히지 못했다. 의정부지검 형사3부(부장 최성완)는 29일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아동학대치사) 위반 혐의로 이모(33)씨를 구속기소했다. 이씨는 지난 1일 오전 딸 A(4)양이 오줌을 쌌다는 이유로 4시간가량 화장실에 가두고 벌 주는 등 학대한 끝에 결국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건 당일 오전 7시쯤 A양이 쓰러진 후에도 병원에 보내지 않고 방치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씨는 수사 과정에서 “딸의 몸이 축 늘어지고 차가웠지만 비용이 걱정돼 병원에 보내지 않고 대신 온수로 몸을 씻기고 옷을 갈아 입혔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이씨에게 폭행 혐의를 추가했다. 이씨의 집에서 강한 충격으로 찌그러진 프라이팬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검찰은 이씨가 프라이팬으로 B양을 심하게 폭행한 것으로 결론내렸다. 그러나 이씨는 프라이팬 폭행 혐의는 부인하고 있다. B양의 시신 부검 결과 머리에서 발견된 심한 혈종(피멍)으로 숨졌을 가능성이 크다는 소견이 나왔지만, 이 혈종이 폭행 때문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한편 B양이 또래보다 유독 말라 영양실조 여부도 조사했지만 국과수는 영양실조는 아니라는 소견을 냈다. 이씨의 다른 두 자녀에 대해서도 전문기관과 협조해 수사했지만, 외상이나 학대 징후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두 자녀는 현재 이씨의 어머니가 보호하고 있으며, 검찰은 범죄 피해자 지원센터 등과 연계해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김복동 할머니 별세 소식에 문 대통령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추모

    김복동 할머니 별세 소식에 문 대통령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추모

    평생 일본의 사죄를 요구하며 싸워 온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가 28일 별세했다. 향년 93세. 문재인 대통령은 29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김복동 할머니의 별세와 관련해 “역사 바로 세우기를 잊지 않겠다. 살아계신 위안부 피해자 스물 세분을 위해 도리를 다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김복동 할머니께서 어제 영면하셨다. 흰 저고리 입고 뭉게구름 가득한 열네 살 고향 언덕으로 돌아가셨다. 할머니,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라고 추모했다. 문 대통령은 “1993년 할머니의 유엔 인권위 위안부 피해 공개 증언으로 감춰진 역사가 우리 곁으로 왔다. 진실을 마주하기 위한 용기를 갖게 됐다. 할머니께서는 피해자로 머물지 않았고 일제 만행에 대한 사죄와 법적 배상을 요구하며 역사 바로잡기에 앞장섰다”고 기억했다. 그러면서 “조선학교에 장학금을 기부하고 다른 나라 성폭력 피해 여성들과 연대했다. 인간의 존엄성을 되찾는 일에 여생을 다하셨다”라며 “지난해 병실에서 뵈었을 때, 여전히 의지가 꺾이지 않았던 모습이 생생하다. 할머니, 편히 쉬십시오”라고 글을 마쳤다. 앞서 문 대통령은 작년 1월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 입원한 김 할머니를 문병해 쾌유를 기원하고 한일 정부 간 ‘12·28 위안부 합의’로 위안부 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 문제 해결에 노력하겠다는 뜻을 전했다.김 할머니는 1992년 위안부 피해를 공개하며 본격적인 여성 인권 운동의 길을 걸었다. 김 할머니는 1992년 8월 제1차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아시아 연대회의에서 위안부 피해를 증언했다. 1993년 오스트리아 빈 세계인권대회에 참석해 위안부 피해를 증언하는 것을 시작으로 세계 곳곳에서 증언을 이어갔다. 김 할머니는 2012년 3월 8일 기자회견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로서 일본대사관 앞에 서서 우리에게 명예와 인권을 회복시키라고 싸우기를 계속하고 있지만, 지금 세계 각지에서 우리처럼 전시 성폭력 피해를 보고 있는 여성들이 얼마나 고통스러울지 나는 너무나 잘 알고 있다”며 “여성들을 돕고 싶다”고 강조했다. 김 할머니는 지난해 9월 암 투병 중에도 서울 종로구 외교통상부 청사 앞에서 ‘화해치유재단 즉각 해산’을 위해 1인 시위를 했다. 정의기억연대는 “김 할머니는 수많은 위안부 피해자들의 상징이었다. 일본의 진정한 사죄와 제대로 된 배상을 요구해온 인권 평화 활동가였다”고 설명했다. 김 할머니의 별세로 위안부 피해자 생존자는 23명으로 줄었다. 앞서 이날 오전에도 위안부 피해자 이모 할머니가 별세했다. 정의연은 김 할머니의 장례식을 ‘여성인권운동가 김복동시민장’으로 진행한다. 정의연은 다음달 1일 오전 10시 30분 일본대사관 앞에서 영결식을 연다고 밝혔다. 장지는 천안 망향의동산이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끝내 日사죄 못 들은 채… ‘위안부 피해 상징’ 지다

    끝내 日사죄 못 들은 채… ‘위안부 피해 상징’ 지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에 앞장섰던 김복동(93) 할머니 등 위안부 피해자 2명이 28일 별세했다. 이에 따라 정부에 등록된 피해 생존자는 23명으로 줄었다. 정의기억연대는 28일 밤 김 할머니가 소천했다고 밝혔다. 김 할머니는 지난 12일부터 서울 신촌세브란스 병원에 입원해 지냈다. 2년 전 대장암 판정을 받고 수 차례 수술했지만 암이 퍼지면서 건강이 악화했다. 정의기억연대 측은 “장례 절차를 ‘여성인권운동가 김복동시민장’으로 진행하게 되며 발인은 2월 1일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문은 29일 오전 11시부터 할 수 있다. 1926년 경상남도 양산에서 태어난 김 할머니는 만 14세 때인 1940년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갔다. “군복 만드는 공장으로 가야 한다”는 말에 속아 떠난 길이었다. 이후 중국, 홍콩,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 일본군의 침략 경로를 따라 끌려다니며 고초를 겪었다. 해방 뒤 2년이 지난 1947년에야 고국으로 돌아왔다. 김 할머니는 1992년부터 자신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임을 공개하며 위안부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이후 김 할머니의 활동 하나하나는 위안부 피해자 투쟁사에 발자취가 됐다. 1993년에는 오스트리아 비엔나 세계인권대회에 참석해 피해 사실을 알렸고, 2000년에는 일본군 성노예전범 여성국제법정에 원고로 참여해 피해 실상을 문서로 증언했다. 2010년에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글렌데일시의회로부터 용감한 여성상을 받기도 했다. 또, 이듬해 3월에는 자신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긴 일본에서 도후쿠 대지진이 발생하자 피해자 돕기 모금을 제안했고, 직접 기부하기도 했다. 2012~16년에는 유엔인권이사회, 미국, 영국, 독일, 노르웨이, 일본 등 매년 수차례 해외 캠페인을 다니며 전쟁과 전시 성폭력 피해자가 없는 세상을 위해 활동했다. 김 할머니는 특히 매주 서울 종로구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리는 수요집회에 참여해 일본의 진정한 사죄와 제대로 된 보상을 요구해왔다. 그는 2012년 나비기금 설립 기자회견에서 “세계 각지에서 우리처럼 전시 성폭력 피해를 입는 여성들이 얼마나 고통스러울지 너무 잘 알기에 그들을 돕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오전에는 또 다른 위안부 피해자인 이모 할머니도 별세했다. 이 할머니는 노환으로 건강이 악화돼 몇 달 동안 병원에 입원했다가 오전 7시 30분쯤 유명을 달리했다. 유족 측 요청으로 피해 할머니의 신원과 이후 장례 절차는 공개되지 않았다. 정의기억연대는 “할머니는 활동가들을 보면 무척 반가워하고 집에 잘 돌아갔는지 확인 전화를 할 정도로 정이 많으셨던 분”이라고 전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문화예술 입힌 골목길… ‘동구 밖’으로 떠났던 사람들 돌아온다”

    “문화예술 입힌 골목길… ‘동구 밖’으로 떠났던 사람들 돌아온다”

    한때 광주의 중심이었던 동구는 1990년대 이후 신도시 개발과 인구 유출 등으로 쇠락을 거듭하고 있다. 2005년 전남도청이 무안으로 이전하면서 침체가 더욱 심화됐다. 2015년 ‘인구 10만명’이 무너졌다. 지금은 9만 4000여명으로 줄었다. 광주 5개 자치구 중 규모가 가장 큰 북구(44만여명)의 4분의 1도 안 된다. 그러나 ‘인구 유턴’과 옛 도심 활성화에 대한 기대는 어느 때보다 높다. 도심 곳곳이 전통과 문화가 어우러진 공간으로 변신하면서 사람들을 끌어들이고 있어서다. 옛 전남도청 자리에 들어선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젊음·패션의 거리인 충장로가 맞닿아 있다. 1980년 5·18 때 시민들이 민주화를 요구하며 투쟁했던 금남로와 무등산 등 역사·문화·생태 자산이 많다. 계림동 등 구도심 아파트 재개발과 재건축도 활발하다. 매년 가을 열리는 충장축제, 전통시장과 예술을 접목한 ‘야시장 프로젝트’ 등이 골목상권을 되살리고 있다. 초선인 임택(56) 구청장을 28일 서울신문이 만나 동구의 현안과 발전상을 들어봤다.→민선 7기 첫해 소감과 새해 포부는. -지난 7개월 동안 동구 발전의 청사진을 구상하고 밑그림을 그리느라 정신없이 보냈다. 지방의원으로 활동하던 때와 많이 다르다. 단기적 성과도 내야 하고 행정에 대해 무한 책임을 져야 한다. 어깨가 무겁지만 서두르지 않겠다. 외적 성장보다는 주민생활과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주력하겠다. 따뜻하고 행복한 공동체를 만드는 게 우선이다. 민생과 마을 단위의 복지, 문화와 예술이 어우러진 도심 공간 조성에 박차를 가하겠다. 주민 참여와 소통, 연대 등의 가치를 공유하고, 이를 지역 발전의 디딤돌로 승화시켜 나가겠다.→역점 사업은 무엇인가. -‘이웃이 있는 마을, 따뜻한 행복 동구’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걸었다. 일자리민생경제, 도시환경마을복지, 생활문화예술, 자치공동체 등 모두 5개 분야 41개 세부 사업을 추진한다. 청년을 위한 창업지원센터를 중심으로 취업과 창업을 꾀하는 청년들을 지원하는 게 급선무다. 중장년층 재취업을 위한 일자리이모작 평생학습센터도 건립한다. 도시재생 뉴딜 사업과 생활기반시설 확충을 통한 정주 여건 개선에 힘쓰겠다. 산수동에 마을복지거점센터 1호점을 건립하고, 모든 주민이 어울릴 수 있는 ‘소통 경로당’ 사업도 추진한다. 주민들을 위한 책마을을 조성하는 등 도시공동체 재건에도 소홀하지 않겠다. →도심재생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노후 주택 재개발 등과 별도로 기존 도심에 문화와 예술을 입혀 리모델링하는 작업이 한창이다. 골목과 전통이 서린 건축물 등은 보존하면서 생활 편의와 경제적 활동을 장려하는 방식이다. 동명동 ‘카페 거리’에 대한 ‘도시재생 뉴딜 사업’이 대표적이다. 올해부터 4년 동안 국비 등 200억원을 들여 거리와 건축물 등을 새롭게 꾸민다. 동명동은 아파트가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전인 1980년대까지만 해도 ‘광주의 부자들’이 모여 살던 곳이었다. 이후 쇠락하다가 보습학원이 들어서면서 아이들을 기다리는 젊은 엄마들을 위한 카페가 하나둘씩 생겼다. 2015년 인근에 아시아문화전당이 문을 열면서 젊은이들이 모여드는 ‘핫 플레이스’로 떠올랐다. 등록문화재인 서석초 앞길과 방치된 공·폐가 등을 정비하고 편의시설을 설치할 예정이다. 이와 더불어 청년과 예술가를 위한 ‘셰어하우스’, ‘공동 공방’ 등도 운영한다. ‘역사 이야기길’과 ‘예술 골목길’ 등도 만든다. 문화와 관광, 골목과 역사를 곁들인 공간 조성이 도심재생의 핵심 과제이다.→아시아문화전당 활용 방안은. -문화전당 개관 이후 “동구가 젊어졌다”는 얘기가 많이 들린다. 주말마다 전당 주변에서 펼쳐지는 프린지페스티벌과 국내 대표적 도시 거리 축제인 충장축제 등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확산되면서 외지인들의 발길이 늘고 있다. 가장 광주다운 맛과 멋과 역사가 서려 있는 위치에 있다. 금남로·충장로와 맞닿아 있고 인근에 궁동 ‘예술의 거리’, 동명동 ‘카페 거리’, 대인시장, 남광주시장이 있다. 이들 재래시장에서 정기적으로 열리는 ‘야시장 프로젝트’는 이미 전국적으로 유명해졌다. 걸어서 30~40분이면 다 돌아본다. 광주천을 사이에 두고 남구 양림동 근대문화역사 거리와도 마주한다. 문화전당을 단순히 관광객 유치에만 활용하지 않겠다. 민선 7기 들어 문화교류협력관을 신설했다. 문화전당과 협업 프로그램을 수행하기 위해서다. 현재 함께 동명동 ‘디자인 랩’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일대 음식점과 카페, 게스트하우스, 독립서점 등 상업시설을 문화공간으로 재탄생시키는 작업이다.→골목상권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유는. -도시는 어느 한 사람이나 특정 분야가 이끌고 가지 않는 살아 있는 유기체다. 골목상권은 온몸에 피를 돌게 하는 혈관과 같다. 사람이 많이 찾아들고, 경제적 교환과 정보가 드나드는 삶의 공간이다. 급격한 신도시 개발 등으로 옛 도심 골목은 죽어가고 있다. 구도심인 동구는 더욱이 자영업자 비중이 90%에 이르고, 그중 서비스업 종사자가 90%에 육박한다. 전통시장을 포함한 골목상권은 지역경제를 이끄는 버팀목이다. 그래서 활력과 생기가 넘치는 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 골목상권을 살리기 위해 ‘7대 상권 특성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교수 등 전문가, 상인 대표, 청년 등이 참여한 전담팀(TF)을 꾸리고 경영혁신, 젠트리피케이션 방지 방안 등을 모색한다. 예컨대 무등산권역은 의재미술관 등을 활용해 문화와 예술을 결합하고, 충장로는 뷰티·패션 분야에 중점을 두는 등 특성화 전략을 적용하는 방식이다. 골목상권 택리지 제작, 공영주차장 확충, 상인·주민 상생협의회 구성, 젠트리피케이션 방지 조례 제정 등 인프라스트럭처 구축에도 힘쓰고 있다. →자치구 간 경계 조정이 지지부진하다. -몇 년 전 광주시가 자치구 간 경계 조정으로 북구 두암동 일부가 편입됐다. 그러나 소폭에 그쳤다. 시는 최근 다시 경계 조정에 나섰으나 진전이 없다. 시가 마련한 조정안은 자치구 간 인구 편차를 현재 23.5%(북구 대비 동구)에서 전국 광역시 평균인 18.6% 이내로 조정하고, 8개 국회의원 선거구를 유지하는 게 주요 내용이다. 우리 구는 인위적으로 조정해 적정 인구를 확보해야 한다. 소지역주의와 정치인들 사이 이해관계 등이 복잡하게 얽어 있는 만큼 대승적 양보와 타협이 필요하다. ‘윈윈’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새해에 시와 5개 자치구가 열린 마음으로 경계 조정 문제를 논의해 해답을 찾았으면 한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임택 구청장은 시민단체 두루 거친 ‘민주 투사’ 학생운동권 출신인 임택 광주 동구청장은 시민사회단체 활동과 지방의원 등을 거친 뒤 지난 6·13 선거에서 당선됐다. 광주시에서 기초·광역의원은 수차례 지냈지만 단체장은 처음이다. 전남 목포 문태고와 전남대 불문학과를 졸업한 그는 대학시절부터 민주화 투쟁에 앞장서왔다. 광주 동구의원, 광주시의원 등을 거치면서 풍부한 행정경험을 쌓았다. 원만하고 합리적인 성품으로 지역 정계에서 ‘롱런’이 기대되는 인물로 평가받는다. 참여자치21 의원포럼 대표, 사랑마루협동조합 기획이사, YMCA 좋은동네만들기 추진위 전문위원, 광주노동연구소 상임연구원 등을 지내는 등 튼튼한 사회적 네트워크가 강점이다. 행복하고 따뜻한 동구 주민공동체를 만드는 게 꿈이다.
  • 김현철 靑 경제보좌관 “악플만 다는 퇴직자들 헬조선 탓 말고 떠나라”

    김현철 靑 경제보좌관 “악플만 다는 퇴직자들 헬조선 탓 말고 떠나라”

    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 겸 신남방정책특별위원장이 28일 “젊은이들 취직 안 된다고 헬조선 탓 말고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가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가 논란이 일자 사과했다.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상의 주최로 열린 최고경영자(CEO) 조찬강연회에서다. ●“해피 조선… 취직 안 된다고 한탄 말아라” 김 보좌관은 신남방정책을 설명하면서 “여기 앉아서 취직 안 된다고 헬조선 이러지 말고 여기(아세안) 보면 ‘해피 조선’이에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50~60대들, 조기퇴직하고 할 일 없다고 산에 가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험악한 댓글만 달지 말고 아세안으로 가셔야 된다”며 ‘베트남의 영웅’으로 떠오른 박항서 베트남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을 일컬어 “(한국에서) 구조조정됐다가 베트남에서 인생 이모작 대박을 터뜨렸다”고 했다. 이어 “자영업자가 힘들다고 하는데 왜 아세안에, 뉴욕에, 런던에 안 가느냐”며 “아세안으로 가면 소비시장이 연 15% 성장하므로 가능성이 크다”고도 했다. ●金보좌관 “신남방지역 가능성 강조 표현” 파장이 일자 김 보좌관은 “신남방지역에서 새 기회와 희망을 발견할 수 있다는 맥락”이었다며 “50, 60대를 무시한 발언이 아니었다. 젊은이들도 스스로 자랑스럽게 여기자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그럼에도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자 “신남방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잘못된 표현으로 심려를 끼쳤다”고 사과했다. ●野 “대통령 사과… 보좌관직 사퇴해야” 하지만, 야당은 문재인 대통령의 사과와 김 위원장의 경제보좌관직 사퇴까지 거론했다. 자유한국당 윤영석 수석대변인은 “무책임하고 뻔뻔한 망언에 책임지고 물러나야 한다”고 촉구했다. 바른미래당 김정화 대변인도 “(박근혜 정부의) ‘중동 가라’의 2탄인가. 전 정권과 다른 게 무엇인지 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김복동 할머니 별세…마지막 소원 ‘아베 사과’ 못 받고…

    김복동 할머니 별세…마지막 소원 ‘아베 사과’ 못 받고…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가 28일 별세했다. 향년 93세. 윤미향 정의기억연대 대표는 “인권운동가 김복동 할머니께서 이날 오후 10시 41분 운명하셨다”고 밝혔다. 앞서 이날 오전 위안부 피해자인 이모 할머니가 별세한 데 이어 김 할머니까지 세상을 떠나면서 위안부 피해 생존자는 이제 23명으로 줄었다. 정의기억연대에 따르면 경남 양산에서 태어난 김 할머니는 1940년 14세의 나이에 일본국 위안부로 끌려갔다. 중국, 홍콩,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 일본군 침략경로로 끌려다니며 성노예로 고통받았다. 위안부로 끌려간 지 8년째인 22세에 고향에 돌아왔다. 1992년 3월 일본군 위안부 피해를 공개하고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유엔인권이사회, 미국, 영국, 독일, 일본 등 매년 수차례 해외 캠페인을 다니며 전시 성폭력 피해자를 위한 활동에 매진했다.2012년 전시성폭력 피해자를 돕는 나비기금을 설립하고 전쟁, 무력 분쟁지역의 어린이를 위한 장학금으로 5000만원을 기부했다. 정부는 평화와 인권을 위한 할머니의 노력을 인정하는 뜻으로 2015년 대한민국 인권상 국민훈장을 수여했다. 김 할머니는 2017년 사후 모든 재산을 기부하겠다고 약속했다. 장학재단 ‘김복동의 희망’을 만들고 일본 정부의 지원을 제대로 받지 못한 재일동포 학생들을 도왔다. 할머니는 건강 악화로 병원에 입원한 최근까지도 재인조선학교 학생들의 장학금으로 쓰라며 3000만원을 내놓기도 했다. 김 할머니는 매주 수요일 일본대사관 앞에서 위안부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수요집회의 상징이었다.할머니는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5년 12월 한일 정부가 위안부 피해자와 유족 의견을 배제한 채 맺은 ‘위안부 합의’에 따라 세워진 화해치유재단의 해산을 촉구하는 1인 시위도 벌였다. 김 할머니의 생전 마지막 소원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로부터 진심 어린 사과를 받는 것이었다. 할머니의 마지막 소원은 끝내 이뤄지지 않았다. 한국 법원의 강제동원 판결, 화해치유재단 해산, 일본 초계기 위협비행 등 한일관계가 최악으로 치닫는 가운데 아베 총리는 이날 일본 국회 시정연설에서 한국을 의도적으로 외면했다. 김 할머니 빈소는 연세대세브란스병원장례식장 특1호실이다. 장례는 여성인권운동가 김복동시민장으로 치러진다. 시민들의 조문은 29일 오전 11시부터 받을 예정이다. 발인은 다음달 1일이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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