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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B, 연평도 포격 때 F15로 北 폭격 지시”

    “MB, 연평도 포격 때 F15로 北 폭격 지시”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2010년 북한의 연평도 포격 직후 ‘확전 자제’ 언급을 하지 않았고, 실제로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대응공격을 하라”고 지시했었다고 주장했다. 이 전 수석은 13일 발간한 자신의 회고록 ‘도전의 날들-성공한 대통령 만들기(2007~2013)’에서 이 전 대통령이 당시 이렇게 강력한 대응을 지시했음에도 청와대 지하벙커 회의에 참석한 군 관계자들이 ‘동종·동량의 무기로 반격해야 한다’는 유엔사령부 교전 수칙을 앞세우는 바람에 도발 원점인 북한 황해도의 해안포 진지를 타격하지 못했다고 했다. 특히 “연평도 상공까지 출격했던 F15 전폭기 두 대를 활용하여 공격을 가하라는 이 대통령의 지시에 대해서도 군 관계자들이 ‘미군과 협의할 사안’이라며 행동에 나서는 걸 주저했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수석은 2008년 한·미 정상회담 당시 이 전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비화를 소개하며 양국 동맹의 ‘복원’ 과정도 회고했다. 그는 “(당시) 부시 전 대통령이 ‘이제부터 한국에 정보를 주겠습니다’라고 말했다”면서 “실제 노무현 정권 당시 미국은 우리에게 준 정보가 얼마 후 북한으로 흘러들어 간다고 의심했기 때문에 북한에 대한 핵심 정보를 한국에 주지 않았다. 부시 대통령의 한마디는 한·미 동맹의 복원을 의미하는 분명한 신호였다”고 했다. 현 디지털서울문화예술대 총장으로, 내년 4월 총선에서 서울 서초을에 출마할 예정인 이 전 수석은 오는 15일 이런 내용이 담긴 자신의 회고록 출판기념회를 가질 예정이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김영삼 前대통령 서거] 생존해 있는 3명의 전직 대통령 근황은

    [김영삼 前대통령 서거] 생존해 있는 3명의 전직 대통령 근황은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대통령을 역임하고 퇴임한 사람은 현재까지 총 10명이다. 지난 22일 김영삼 전 대통령의 서거로 이제 생존한 전직 대통령은 전두환(84), 노태우(83), 이명박(74) 대통령 등 세 사람이다. ●전두환… 동문 체육대회 챙기는 등 외출 잦아 1931년생으로 가장 고령인 전 전 대통령은 심신쇠약 증세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대외 활동이 잦은 편이다. 그는 지난해 8월 연희동 이웃사촌으로 와병 중인 노 전 대통령의 자택을 직접 방문해 병문안을 하면서 화제가 됐다. 지난달에는 부인 이순자 여사의 손을 꼭 잡은 채 대구공고 총동문회 체육대회에 참가해 동문들로부터 깍듯한 환대를 받기도 했다. 현재 회고록 집필도 직접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0일에는 한·미 법무부 간의 회담 결과에 따라 전 전 대통령의 미국 내 재산 112만 6951달러(약 13억원)가 한국으로 반환되기도 했다. ●노태우… 10년 투병에 의사소통도 어려운 편 반면 한 살 아래인 노 전 대통령은 10년 넘게 자택에서 와병 중이다. 2002년 전립선암 수술 이후 입·퇴원을 반복하며 의사소통이나 거동은 힘든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10월엔 천식 증세로 서울대병원 특실에 입원한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현재는 부인 김옥숙 여사의 간호를 받으며 주로 집 안에서 지내고 있다. ●이명박… 회고록 쓰고 4대강 홍보에 외교까지 이들보다 열 살 정도 아래인 이 전 대통령은 가장 활발한 외부 행보를 하고 있다. 재임 때와 마찬가지로 여전히 테니스를 즐기고 올해 1월엔 청와대 참모들과 함께 정책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을 출간하기도 했다. 평소 골프와 테니스로 건강을 다져 온 이 전 대통령은 2013년엔 자전거를 타고 북한강변을 직접 돌며 4대강 업적을 소개하기도 했다. 당시 팔당역에서 출발해 대성리까지 약 25㎞를 자전거로 이동했다. 2013년 퇴임 직후 첫 해외 일정으로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을 만나는 등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외교 행보도 꾸준히 해 오고 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참여정부 출신 고위직 인사, 잇따라 여권으로 가는 까닭

    참여정부 출신 고위직 인사, 잇따라 여권으로 가는 까닭

    김만복(왼쪽) 전 국정원장이 새누리당에 입당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며 참여정부 고위직 인사들의 잦은 여당행이 주목받고 있다. 김대중 정부 인사들과 비교해 참여정부 인사들이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공직을 차지하거나 선거에 출마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회고록 출간으로 국가 기밀 누설 논란을 빚었던 김 전 국정원장은 지난 8월 말 서울 광진을 새누리당 당원운영협의회에 팩스를 통해 입당 원서를 낸 사실이 5일 알려졌다. 김 전 원장의 입당을 뒤늦게 인지한 새누리당은 “여당을 신뢰할 수 있는 정당으로 본 것 아니냐”며 김 전 원장의 ‘전향’이 내심 싫지는 않은 모습이다. 정치권에서는 그가 내년 총선에서 부산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새누리당 현역 의원 가운데 대표적인 참여정부 출신 인사는 행정자치부 장관을 지낸 박명재(가운데) 의원이다. 2013년 10·30 재·보선 포항남·울릉 지역에서 당선된 그는 새누리당 예비후보였던 같은 해 10월 초 당시 대통령 기록물 유출 논란과 관련, “대통령기록물의 봉하마을 유출을 반대했지만 당시 청와대 측이 강행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최근 정부의 노동개혁과 관련 야당의 타깃이 된 김대환(오른쪽) 노사정위원장은 참여정부 노동부 장관 출신이기도 하다. 지난 국감에서 야당 의원들은 그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최대 실패작”이라고 성토하기도 했다. 이들의 ‘여권행(行)’에 대해 일각에서는 참여정부 출범의 성격에서 원인을 찾기도 한다. 새정치민주연합의 한 중진 의원은 “재야활동을 하면서 동지 의식이 있었던 김대중 정부 인사들과 달리 참여정부 고위직 인사들은 당시 새롭게 발탁된 측면이 있다”면서 “이들은 ‘내가 뛰어났기 때문에 참여정부에서 장관을 했다’는 식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동질감이 덜하다”고 분석했다. 반면 한 당직자는 “야당보다 여당을 선호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檢에 세 번째 찔리는 김만복의 ‘가벼운 입’

    ‘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향한다.’ 1961년 국가정보원 창설 이후 37년간 이어졌던 이 원훈은 현재 ‘자유와 진리를 향한 무명(無名)의 헌신’으로 바뀌었지만, 지금도 국정원 구성원들에게 요구되는 제1의 덕목이다. 이를 누구보다도 잘 지켜야 할 전 국정원 수장이 ‘가벼운 처신’ 때문에 세 번째 검찰 수사를 받게 됐다. 서울중앙지검은 국가기밀 누설 혐의로 국정원이 고발한 김만복(69) 전 국정원장 사건을 공안1부(부장 백재명)에 배당,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고 7일 밝혔다. 김 전 원장은 이미 두 차례 중앙지검 공안1부의 수사를 통해 범죄 혐의가 드러났지만, 검찰이 기소하지 않아 재판은 받지 않았다. 김 전 원장의 가벼운 언행은 국정원 재임 때부터 끊이지 않았다. 그는 2007년 ‘아프가니스탄 샘물교회 인질 사건’ 당시 현지에서의 인질 석방 협상 과정을 이례적으로 공개했다. 이 과정에서 자신의 공적을 내세운 보도자료를 내고, 국정원 비밀요원의 얼굴까지 노출시켜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김 전 원장은 ‘노출’ 탓에 옷까지 벗었다. 김 전 원장은 2007년 12월 대선 전날 방북해 김양건 당시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을 만나 ‘이명박 후보 당선이 확실시된다’고 말했다. 대선이 끝난 뒤에는 이를 대화록으로 만들어 언론에 흘렸다. 결국 이듬해 1월 기밀누설 혐의로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의 수사에 오르며 불명예 퇴진했다. 국정원직원법은 국정원 직원의 경우 재직 중은 물론 퇴직 뒤에도 직무상 알게 된 비밀을 누설해선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당시 검찰은 해당 기밀이 국가 기능을 위협하는 수준이 아니고, 김 전 원장의 30여년 공직생활 등을 감안해 입건조차 하지 않는 ‘입건유예’ 처분으로 종결했다. 김 전 원장은 2011년 또다시 수사 선상에 올랐다. 국가 기밀인 남북 정상회담 미공개 내용을 일본 월간지에 언급해 국정원이 직무상 비밀 누설 혐의로 고발하면서다. 검찰은 이 사건에서도 김 원장의 기밀 누설에 따른 국가기능 장애 정도가 크지 않다며 기소를 유예했다. 한동안 잠잠했던 김 전 원장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최근 다시 논란을 일으켰다. 회고록 ‘노무현의 한반도 평화구상-10·4 남북정상선언’과 심포지엄,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남북 정상 간 핫라인이 24시간 가동됐고 핫라인과 연결된 우리 측 전화기 벨이 울리면 김정일 (북한 국방) 위원장의 전화였다”, “그 라인을 통해 북측이 불만도 많이 표출했고 오해라는 설명도 많이 했다”고 주장했다. 국정원은 서울중앙지법에 회고록 판매배포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고 검찰에 김 전 원장을 고발했다. 공안1부는 김 전 원장의 발언과 책 내용이 직무상 비밀 누설에 해당하는지 검토한 뒤 소환 조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당신의 책]

    [당신의 책]

    왜 아무도 나에게 말해 주지 않았나(신혜정 지음, 호미 펴냄) ‘왜 아무도 나에게 말해 주지 않았나.’ 인류 역사상 ‘최악의 원전 사고’로 일반인의 뇌리에 생생한 체르노빌 원전 폭발. 이 말은 그 원전 폭발 순간에 어린 자녀와 함께 숲에서 괭이밥을 뜯다가 피폭된 여인의 절규로 유명하다. 책은 그 절규를 제목으로 썼다. 200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2001년) 출신인 시인이 핵발전 현상을 직접 눈으로 보고, 몸으로 부딪쳐 파악한 핵발전소 고발서. 어쩔 수 없이 매일매일 핵을 안고 살아가는 원전의 노동자를 만나 그들의 삶과 원전을 둘러싼 정치, 경제, 건설, 학계 등 여러 이권 세력에 의해 은폐된 핵발전소의 실체를 낱낱이 전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국도라는 7번 국도의 핵발전소 지역을 모두 돌아봤다. 객관적인 자료 일색인 종전의 흔한 탈핵 서적들과는 사뭇 다른 책. 핵발전 현상을 직접 관찰하고 느껴 전한 기록이 생생하다. 208쪽. 1만 2000원. 누가 지도자인가(박영선 지음, 마음의숲 펴냄)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의원이 쓴 ‘지도자들 이야기’다. 20년 기자, 10여년 정치인 활동 시절 만난 정치인들의 모습이 담겼다. 박근혜·이명박·노무현·문재인·안철수·정몽준·정운찬·정동영·손학규 등 9명이 주인공. 넬슨 만델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아키노 전 필리핀 대통령, 라빈 이스라엘 전 총리, 보리스 옐친 전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평가도 흥미롭다. 박 의원은 책에서 말한다. “대통령이 된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은 분명 구별되는 무엇이 있다.” 그러면서 “대통령들에겐 모두 시대를 응축하는 ‘시대의 언어’가 녹아 있다”고 강조한다. 정치 지도자에 국한하지 않고 기업 회장과 대표, 간부, 교수, 장교 등 사회 전반에 걸친 리더들의 지도력을 말하고 있는 게 특징. 400쪽. 1만 5000원. 나는 매일 천국의 조각을 줍는다(바데이 라트너 지음, 황보석 옮김, 자음과모음 펴냄) 1970년대 후반 캄보디아를 대량 학살로 몰아넣은 악명 높은 크메르 루주 정권 아래서 가까스로 살아남은 저자의 자전소설. 크메르 루주가 권력을 잡아 자국민들을 무자비하게 학살하던 무렵 일곱 살 소녀 라미의 가족이 수도 프놈펜에서 쫓겨나 캄보디아를 떠날 때까지의 4년간을 어린 라미의 시선으로 생생하게 다뤘다. 참혹한 일들을 겪으면서도 삶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모습을 실감나게 그려 낸다. 크메르 루주의 비극을 배경으로 한 기존 작품들이 주로 회고록에 치중된 것과 달리 자신이 직접 겪은 일들을 라미라는 주인공이 자신의 기억을 회상하는 문학 형식을 빌려 그려 낸 게 큰 특징이다. 공포와 절망의 나락 속에서 소름 끼치는 참상을 실감하면서도 살아남으려는 인간 정신이 도드라진다. 15개 언어로 번역돼 출간됐다. 536쪽. 1만 3800원. 한글의 발명(정광 지음, 김영사 펴냄) 고려대 명예교수가 한글 창제와 관련해 새롭게 접근했다. 기존의 ‘영명하신 세종대왕이 사상 유례없는 독창적 글자를 만드셨다’는 신화적 접근을 경계한다. 그보다는 역사적·과학적 바탕 위에서 한글의 의미와 언어학적 가치, 탁월함에 주목했다. 창제의 근본 동기부터가 새롭다. 원나라 건국에 따라 한자의 중국어 발음과 우리 발음이 크게 달라진 탓에 생긴 의사소통 문제를 해결하려 했다는 것이다. 훈민정음도 한자의 한어음을 표기하거나 우리 한자음을 수정해 백성에게 가르칠 때 필요한 발음기호로 창제했다고 본다. 백성을 가르치기 위한 새로운 문자가 아니었다는 주장이다. 한글 창제에 불가(佛家)의 학승들이 큰 도움을 준 사실도 공개된다. 508쪽. 1만 9800원.
  • 3년만에 평가결과 ‘반전’ 또다시 ‘정치감사’ 논란

    감사원이 13일 발표한 해외 자원 개발 성과 분석에 관한 감사 결과는 우리나라가 지난 30여년 동안 추진해 온 에너지 자원 확보 정책에 대해 근본적인 수정을 요구하는 보고서다. 특히 2008년 이명박 정부가 출범하면서 천문학적인 액수의 추가 투자가 이뤄졌지만 이에 견줘 거둬들인 성과는 너무 미미하다고 감사원은 지적하고 있다. 감사원은 해외 자원 개발의 문제점으로 ▲무분별한 집중 투자 ▲외국 자원 시장에 대한 무지 ▲경쟁적인 외형 확장 ▲실패를 예측한 뒤에도 제어가 불가능한 점 등을 꼽았다. 즉 정부의 정책에 따라 무리하게 국민의 세금을 낭비하고 있는 중에도 아무도 이를 문제 삼지 않고 진행한 결과 추후 투자액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를 중심으로 한 정부는 에너지 자원의 국내 확보를 위해 1984년부터 35조 8000억원을 투자해 169개 해외 사업에 참여했으나 실제로 확보한 실적은 지나치게 적었다. 더구나 이후 48개 사업에 기존 투자액보다 더 많은 46조 6000억원의 추가 시설 투자비가 소요될 것으로 예측됐다. 이에 대해 이명박 정부나 해외 투자에 나선 한국석유공사, 가스공사, 광물자원공사 측은 “자원 개발은 장기 투자가 필요하다”고 해명했으나 이는 세계 자원 보유국들이 자국의 자원에 대한 국외 반출을 제한하기 이전의 경우에 해당한다. 포스코 계열인 대우인터내셔널의 미얀마 유전 개발의 경우도 획득한 석유는 미얀마 측과의 조율을 거쳐 중국에 수출한 뒤 그 수익만 대우인터 측이 챙기는 시스템이다. 따라서 비상시 자원의 국내 확보는 쉽지 않다. 비상시 자원을 교환하는 조건이 있으나 절차가 까다롭고, 3개 공사는 이 같은 조건도 빼놓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당초 목적인 자원 확보보다 민간 기업처럼 지분 투자를 통한 수익 창출에 나섰으나 이마저 무리한 투자로 수익성을 악화시켰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이번 감사를 통해 3개 공사는 사업 진행 부서에서 위험 요인을 축소, 은폐하는 등 사업 타당성을 왜곡했지만 이를 견제할 수 있는 내부 통제 장치가 작동하지 않은 사실이 확인됐다. 감사원은 2007년부터 7차례에 걸쳐 자원 개발에 대한 감사를 실시했다. 감사원 관계자는 “이번 감사는 자원 개발 정책을 어떻게 수정할 것인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만큼 관련 비리 적발보다는 개선에 치중했다”면서 “에너지경제연구원과 함께 개선 건의에 관한 감사 결과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임 정부의 실패한 정책을 겨냥한 ‘표적 감사’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번 감사 결과를 놓고 새누리당의 일부 친이(친이명박)계 인사들이 반발하고 있는 데다 이 전 대통령도 회고록에서 “퇴임한 지 2년도 안 된 상황에서 자원 외교를 평가하고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우물가에서 숭늉을 찾는 격’”이라고 밝힌 바 있어 파장이 예상된다. 또 감사원이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2년 4월 감사에서는 석유·가스의 경우 자주개발률이 2003년 3.1%에서 2011년 13.7%로, 유연탄 등 5대 전략 광물은 2003년 18.2%에서 2011년 29.0%로 증가했다며 일정 부분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지만 이번에는 성과가 저조하다며 평가를 바꾼 부분도 주목된다. 김경운 전문기자 kkwoon@seoul.co.kr
  • [싱가포르 국부 리콴유 사망] 박정희와 회담 때 통역 맡아… 리셴룽과 2대째 정상 재회

    리콴유(李光耀) 전 싱가포르 총리는 생전 한국과 인연이 돈독했다. 특히 정치 지도자로서 통하는 바가 많았던 박정희 전 대통령과 각별했다. 1979년 10월 시해 일주일 전 박 전 대통령이 마지막 만났던 외국 정상이 리콴유였다. 싱가포르의 고도성장을 이끌었던 리콴유는 경부고속도로, 포항제철 등을 둘러보면서 처음 방문한 한국의 발전상을 직접 확인했다. 이때 밥상머리 통역을 맡았던 이가 박근혜 대통령이다. 2013년 박근혜 대통령과 리콴유의 아들이자 싱가포르 총리인 리셴룽(李顯龍)이 다시 양국 정상으로 만나 회담을 했으니 2대에 걸친 인연이다. 리콴유는 한국 정치사에 관심이 많았다. 2000년 출간된 회고록 ‘일류 국가의 길’에서 김영삼 전 대통령이 전두환·노태우 두 전임 대통령을 감옥에 보낸 것에 “군부 지도자가 대중적 지지를 추구하는 민간 정치인에게 권력을 이양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가 하는 그릇된 메시지를 전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앞서 1996년 미국 외교 잡지 포린어페어스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과는 민주주의를 놓고 논쟁을 벌였다. 리콴유가 ‘문화는 운명’이란 기고를 통해 서구를 따라잡고자 아시아 국가에서 정치적 자유를 일정 정도 제한할 수 있다는 이른바 ‘아시아적 가치’를 주장하자, 야당 지도자였던 김 전 대통령은 ‘문화가 운명인가-아시아 반민주적 가치의 신화들’이란 반박글을 올렸다.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리콴유는 국정 철학에 대한 영감을 준 국가 지도자다. 현대건설 사장으로 1981년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 건설에 참여할 때 리콴유는 이 전 대통령을 불러 5분짜리 비디오를 보여 주며 ‘비즈니스 프렌들리’를 설파, 깊은 감명을 받은 이 전 대통령이 향후 국정 운영에 이를 반영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부패와의 전쟁, 전·현 정권 전쟁으로 번지나

    이완구 국무총리의 부정부패 척결 담화를 놓고 전·현 정부 사이 갈등이 재연될 조짐이다. 이 총리가 지난 11일 취임 후 첫 담화에서 지목한 해외자원 개발 배임 의혹, 방위사업 비리, 대기업 비자금 조성 등이 대부분 전임 이명박 정부와 연결고리가 있는 사안이라는 이유에서다. 이명박 전 대통령 측과 옛 친이(친이명박)계 인사들은 13일 “전임 정부를 정치적 희생양으로 만들어 국정 동력을 얻으려는 의도”라며 불쾌감과 의구심을 동시에 드러냈다. 앞서 4대강 감사·자원외교 국정조사, 이 전 대통령 회고록 발간 등을 놓고 신경전을 벌였던 친이·친박(친박근혜)계 간 긴장이 다시 고조되는 양상이다. 친이계 핵심이었던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이 총리 본인에 대해서도 말이 많은데 뜬금없이 나온 담화의 시점이나 의도를 보면 납득하기 어려운 구석이 많다”고 반박했다. 이 의원은 “방산비리, 비자금 조성 등은 명분이 있다 쳐도 정책적 측면이 짙고 국정조사가 진행 중인 자원외교마저 비리 여지가 큰 것처럼 부각시킨 것은 말도 안 된다”고 비판했다. 옛 친이계 내부에선 분위기가 매우 격앙된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친이계 의원은 “자원외교의 최종 책임자가 누구였나. (현 정부 실세인)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이었다”면서 “레임덕이 두려운데 야당의 ‘공안정국’ 반발은 부담이 크니 전임 정부를 향해 사정의 칼날을 겨누는 것 아니겠나”라며 못마땅해했다. 이명박 정부 출신인 전직 장관은 “현 정부가 친정인 전임 정부에 칼을 겨눠 얻을 실익이 아무것도 없는데 잘 이해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새누리당 지도부는 담화에 대해 원론적인 입장만 내놓는 등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김무성 대표는 자원외교 수사와 관련해 “국회에서 진행하는 것은 국정조사고 정부에서 하는 것은 수사”라면서 “국회와 정부 차원에서의 조사와 수사를 따로 진행할 수 있다”고만 말했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총리가 왜 이 시점에 그런 발표를 했는지 전혀 내막을 모른다”면서 “자원외교는 지금 국조가 한창 진행 중인데 무슨 배경인지 모르겠다”고 곤혹스러워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청와대 개편] 신임 특보단 면면

    정무특보단에 임명된 새누리당 윤상현·김재원 의원과 주호영 의원은 각각 원조친박, 비박계로 나뉘지만 현 정부에서 당·청 관계를 이끈 핵심 인물들이다. 윤 의원은 18·19대 재선(인천 남을)으로 2007년 한나라당 대선 경선 때 원외 신분으로 조직기획단장을 맡는 등 박근혜 대통령을 도왔다. 2012년 대선 땐 박근혜 캠프 공보단장·수행단장을 맡으며 친박 주류로 부상했다. 현 정부 출범 직후인 2013년 5월부터 1년간 대야협상 실무를 맡는 원내수석부대표를 지냈고 이후 사무총장을 거쳤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사위였고, 현재는 롯데그룹 신격호 회장의 막내동생인 신준호 푸르밀 회장의 사위다. 김 의원은 17·19대 재선(경북 군위·의성·청송)으로 2007년 경선 캠프 기획단장·대변인을 역임한 친박계 핵심 인사다. 검사 출신 전략통으로 지난해 원내수석부대표 때 세월호 협상 등 야당과의 물밑 조율을 주도했다. 18대 공천에서 탈락한 뒤 중국 베이징대 국제대학원 교환교수를 지내고 최근까지 ‘열하일기 답사기’를 블로그에 연재하는 등 중국통이다. 판사 출신인 주 의원은 2007년 경선 때 이명박 후보 비서실장을 맡았고 이명박 정부에서 특임장관을 지냈다. 이런 이유로 친이계로 분류되나 친박계가 우세한 대구(수성을)에서 19대까지 내리 3선에 당선됐다. 이완구 전임 원내대표의 러닝메이트로 정책위의장을 지냈고 불교계와의 깊은 친분을 바탕으로 당내 의원들과도 두루 교분이 깊다. 원내수석부대표, 여의도연구소장 등 주요 당직을 거쳤다. 김경재 홍보 특보는 호남 출신 대표적 ‘DJ(김대중 전 대통령)맨’이지만 지난 대선 때 박 대통령 지지를 선언하고 중앙선대위 ‘100% 대한민국 대통합위원회’ 특보로 활약했다. 대통령직인수위에선 국민대통합위 수석부위원장을 맡았다. 전남 순천 출신으로 1971년 김대중 당시 신민당 대선후보 선전기획위원으로 DJ와 인연을 맺었고 유신체제 아래 도미해 15년간 사실상 망명생활을 했다. 당시 김형욱 회고록을 박사월이라는 필명으로 출간하기도 했다. 귀국 후 15·16대 의원을 지냈고 노무현 정부 출범 이후엔 민주당 분당 과정에서 친노세력과 결별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손성진 칼럼] 진실·역사·자서전

    [손성진 칼럼] 진실·역사·자서전

    ‘불편한 진실’이라는 말은 참 절묘하다. 개그 코너의 간판이기도 했던 이 말은 전 미국 부통령 앨 고어가 쓴 같은 이름의 책 제목 ‘불편한 진실’(An Inconvenient Truth)에서 유래했다. 부끄러운 진실을 들춰내는 데 심기가 편한 사람이 있을 리 없다. 일본이라는 국가조차도 뚜렷한 증거가 있는 위안부의 진실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것을 보면 부끄러운 진실은 불편한 존재가 맞긴 맞는 모양이다. 진실 공방은 수사기관이나 법정에선 피의자와 판·검사 사이에 술래잡기 놀이처럼 벌어진다. 범죄의 진실이 밝혀지면 불편한 정도가 아닌 피의자는 우김, 발뺌, 묵비권으로 대항한다. 숨은 실체적 진실을 파헤치려는 ‘술래’ 판·검사의 공격은 더 날카로워진다. 진실은 언젠가 밝혀지게 돼 있다. 과거에 뇌물을 받은 한 정치인이 “내가 뇌물을 받았다면 소가 웃을 일”이라고 큰소리쳤다가 결국 명백한 증거로 덜미를 잡힌 모습을 본 적이 있다(물론 소는 웃지 않았다). ‘진실’ 이야기를 끄집어낸 이유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회고록과 이완구 국무총리의 위증 때문이다. 자서전과 마찬가지로 회고록은 진실이 생명이다. 자서전은 있었던 일을 그대로 쓰는 것이고 회고록은 감회와 주장을 담는다는 점에서 다르다고도 하지만 진실이 바탕이 되지 않는다면 의미가 없다. 그래서 무엇보다 솔직해야 한다. 버트런드 러셀이 남긴 두 권의 자서전이 감명을 주는 이유는 솔직한 고백 때문이다. 러셀은 “거짓과 더불어 제정신으로 사느니 진실과 더불어 미치는 쪽을 택하고 싶다”고 했다. 러셀의 자서전에는 사춘기 때 성(性)에 대한 궁금증 때문에 하녀를 요샛말로 하면 성추행했다는 고백이 들어 있을 정도다. 문제투성이 자원외교와 4대강 사업에 대한 해명으로 일관한 이 전 대통령의 회고록은 회고록으로서 가치가 작다. 예를 들어 “4대강 사업은 토목공사를 일으켜 단시간에 경제를 일으켜 보려 한 목적이었지만 환경 문제 등에서 결과적으로 볼 때 나의 불찰이었다”라든가 “자원외교는 너무 과하게 밀어붙인 측면이 있다. 나도 내용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급히 서두르는 바람에 속았다”라고 솔직히 고백했다면 공감을 얻었을 것이다. 밝히지 않은 진실은 더 있으리라 본다. 어떤 진실에 이 전 대통령은 불편을 느꼈을까. 정치에 발을 들인 지 올해 만 20년이 되는 이 총리는 천연덕스럽게 거짓말을 할 수 있는 여느 정치인처럼 충분히 ‘정치인스러웠다’. 하지만 종전에 그가 정치인 경력만큼 진실을 좇는 경찰이었다는 점에 실망은 커진다. 그도 피의자 앞에서 진실을 털어놓으라고 다그친 적이 있을 것이다. 우리는 같은 죄를 지었더라도 자백하고 뉘우치는 사람에게 관대하다. 반면에 진실을 부인하고 변명하는 자에겐 죗값 이상으로 가혹한 벌을 내리려 한다. 이 총리는 비록 청문회를 통과했지만 ‘거짓말 총리’라는 딱지를 떼기 어려워졌다. 진실은 역사가의 손을 빌려 세상 밖으로 나오곤 한다. 역사가를 세월을 캐는 판·검사라고 할까. 헤로도토스는 역사를 진실을 밝혀내는 일로 보았다. 언젠가 밝혀질 진실, 역사를 두려워할 줄 알아야 왕 스스로 악정(惡政)을 경계하게 된다. “내가 두려워하는 것은 역사뿐이다.”(人君所畏者, 史而已) 아이러니하게도 이렇게 말한 사람은 조선의 연산군이다. 정사는 내팽개치고 밤낮 주색(酒色)에 빠져 살았던 폭군도 후대의 평가를 겁냈다. 거의 모든 것이 공개되는 오늘날에는 당대에도 진실을 감추기는 어렵다. 사관(史官)의 손을 빌릴 필요도 없이 사실이 확인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이 순간에도 어떤 진실이 은폐되고 있을지 알 길은 없다. 아집으로 점철된 밀실 정치, 전시 행정의 폐해가 또다시 반복되지 않으려면 무엇보다 진실해야 하고 역사 앞에 겸손해야 한다. 결국에는 국민의 심판, 역사의 심판을 받는다. 박근혜 대통령이 3년째 임기를 시작했다. 전임자가 준 교훈은 잘 포장된 치적에 매달리지 말라는 것이다. 또 마음처럼 말처럼 진정 국민을 위하는 대통령임을 행동으로 보여 줘야 한다. 그랬을 때 설혹 잘못된 정치를 한두 가지 했더라도 거리낌 없이 회고록에 쓸 수 있을 것이다. 수석논설위원
  • [서울&평양 경제 리포트] 파이프라인 구축 땐 남·북·러 ‘윈윈’… 한반도 정세·가스값이 관건

    [서울&평양 경제 리포트] 파이프라인 구축 땐 남·북·러 ‘윈윈’… 한반도 정세·가스값이 관건

    “야쿠티아(시베리아의 일부 지역)에는 60억t의 천연가스가 매장돼 있었다. 이는 한국이 50년 이상 쓸 수 있는 양이었다. 그동안 수송로와 기후 문제로 많은 나라의 정부와 기업들이 발길을 돌린 곳이다. 유럽 국가들에겐 경제성이 없고 악조건인 이곳이 우리에겐 거꾸로 매력적이었다. 야쿠티아에서 생산된 가스를 파이프라인을 통해 북한을 거쳐 우리나라에 들여온다면 에너지 문제의 상당 부분이 해결될 수 있었다” 최근 발간된 이명박 전 대통령의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에는 남·북·러 가스관 연결 사업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1990년 현대건설 회장이던 이 전 대통령은 천연가스 사업을 따내기 위해 구소련 야쿠티아 공화국(현재 사하공화국)을 방문했고 소련 정부를 상대로 남·북·러 가스관 사업에 관해 수차례 협상을 진행해 결국 사업 계약서에 사인을 받았다. 하지만 1992년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의 대선 출마에 따른 현대그룹의 위기와 소련 붕괴로 인해 사업은 결국 무기한 보류될 수밖에 없었다. 남·북·러 가스관 사업 구상은 이후에도 꾸준히 제기됐다. 1992년 8월 김우중 당시 대우그룹 회장은 러시아와 북한의 동의를 바탕으로 러시아의 일원이었던 사하공화국과 가스전 개발에 대한 협의를 시도했다. 대우그룹은 다른 대기업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나가며 의욕적으로 사업을 추진했지만 사하공화국의 열악한 인프라 문제와 경제성 때문에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이후 2004년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한·러 정상회담 이후 양자 간 석유·가스의 운송 개발에 대해 합의하면서 한동안 주춤했던 사업이 조금씩 진척되기 시작했다. 2008년 9월에는 이 전 대통령이 18년 만에 다시 러시아 정부와 가스관 사업과 관련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북한~한국을 연결하는 가스관을 통해 30년간 약 750만t(900억 달러 상당)의 천연가스를 도입한다는 내용이었다. ●MB, 건설사 CEO 때 첫 사업 계약 북한도 한때 적극적이었다. 북한의 에너지 정책은 석탄과 수력에 주로 의존했고 이는 전력생산 차질과 공업 생산가동률 저하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2011년 8월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가스관 사업에 큰 관심을 보였다. 당시 우리 정부는 “유엔 대북 제재와 한국의 5·24조치는 가스관 협력과 무관하며, 대북 제재 대상이 아니다”라고 설명하며 사업 재개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러시아도 2012년 9월 과거 북한에 제공했던 차관 110억 달러 중 90%를 탕감하고 나머지를 양국 간 합작 프로젝트에 투입하기로 합의해 북한의 사업 참여를 독려했다. 하지만 2012년 이후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으로 인해 남북 관계가 경색되자 사업은 난항에 빠지게 됐다. 현재 남·북·러 가스관 사업은 중단된 상태다. 외교부 관계자는 13일 “현재 정부 차원에서 이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하고 있는 사안은 없다”면서 “남북 대화가 본격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고, 5·24 대북제재 조치도 유지되고 있어 사업 추진을 위한 여건 조성이 이뤄지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일부도 “북한 문제도 걸려 있고 대규모 자본이 투자돼야 하는 사안이기에 신중하게 접근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그럼에도 사업의 불씨는 여전하다. 박근혜 정부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가 유라시아의 에너지 네트워크 구축을 강조했듯이 남북한과 러시아가 가스관 사업으로 얻을 수 있는 이익이 많기 때문이다. ●노무현 정부때 주춤했던 협상 진척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012년 12월 12일 국정연설에서 “21세기 러시아 발전의 방향은 동쪽을 향하고 있다”면서 “시베리아 극동은 우리의 거대한 잠재력이며 이 잠재력을 반드시 실현해야 한다”고 극동 개발을 강조했다. 인프라가 열악한 극동 시베리아 지역은 지방정부의 재정여건도 취약하다. 특히 이 사업은 에너지 자원으로 국가의 힘을 비축해 소련 시절처럼 ‘강한 러시아’를 부활시키겠다는 목표를 위해서도 필요하다. 러시아는 극동 지역에서도 미·중·러의 ‘3국 체제’를 정립시킨다는 전략적 목표를 추구한다. 특히 동아시아에서 북한의 대중국 의존도가 여전히 높은 상황에서 북한과의 경제 협력을 확대해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회복시킬 수 있는 효과가 있다. 결국 푸틴 정부 극동개발의 핵심은 시베리아의 가스를 동북아시아 시장에 공급하는 방향으로 귀결된다는 평가다. 이로써 러시아는 유럽을 보완할 수 있는 거대한 에너지 시장을 구축할 수 있다. 게다가 남·북·러 가스관 사업이 성공할 경우 동북아 문제에서 미국과 중국의 영향력 행사를 견제하는 효과도 노릴 수 있다. ●MB정부, 가스관 연결 MOU 체결 에너지원의 약 97%를 해외에 의존하는 한국에도 이는 저렴한 연료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통일연구원에 따르면 남·북·러 가스관이 개통되면 이를 통해 러시아에서 한국에 전달되는 파이프라인 천연가스(PNG)가 현재 배를 통해 러시아에서 수입하고 있는 액화천연가스(LNG)보다 18~29%가량 저렴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PNG는 LNG와 달리 액화시키는 비용이 발생하지 않고 대규모 저장시설도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 남·북·러 가스관이 도입되면 동북아 가스 에너지 허브로서의 역할도 가능해진다. 게다가 가스관 사업을 통해 북한의 개방을 이끌고 남북 관계 개선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만성적 경제난을 겪고 있는 북한에도 가스관 사업은 단비와 같은 존재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가스관 통과료 명목으로 연간 1억 달러 이상의 현금 혹은 에너지 등의 수입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또 러시아와의 협력을 강화해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약화시키는 ‘등거리 외교’ 차원에서도 필요하다. 하지만 사업 재추진에 대한 전망은 밝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승수 통일연구원 국제전략연구센터 부연구위원은 “러시아나 북한이 국제 정세 변화에 따라 갑자기 가스관을 봉쇄할 수도 있다는 리스크가 남아 적극적 사업 진행이 쉽지 않다”면서 “남북 관계도 경색돼 현재로선 사업이 불투명한 상태”라고 말했다. 제임스 김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러시아는 극동개발을 통해 LNG 수입 국가 1·2위인 일본과 한국 시장을 노리고 있다”면서 “하지만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러시아와 미국의 관계가 악화돼 미국의 동맹국인 한국으로서는 난처한 상황에 처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2012년 남북관계 경색에 따라 난항 악화된 가격 경쟁력도 변수다. 이 전 대통령은 회고록에서 “한국가스공사는 (러시아 국영 에너지 기업) 가스프롬과 수차례 협상을 갖고 상당 부분 세부 조건에 대한 의견 일치를 봤지만 단가에서는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면서 “셰일가스를 고려할 때 러시아 측이 제시한 단가가 너무 높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주요 기관의 전망에 따르면 미국의 셰일가스를 도입할 경우 액화비용과 수송비를 합해도 기존 아시아 시장 가격보다 25~30% 저렴할 것으로 예상됐다”고 덧붙였다. 임강택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경제난으로 러시아가 북한에 투자할 만큼 여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투자환경이 좋다고도 할 수 없다”면서 “남북 관계가 아직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가스관 연결은 시기상조”라고 평가했다.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는 오는 5월 제2차 세계대전 전승 70주년 기념식에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초청했다. 이는 북한과 러시아가 가스관 사업에 대해 논의할 수 있는 계기로 전망된다. 마침 북한도 지난해 11월 15일 발행한 북한 사회과학원 학보를 통해 “원유·천연가스 수송관의 부설과 시베리아횡단철도·조선종단철도의 연결이 주목되는 협력대상”이라고 전한 바 있다. 우리 정부도 2013년 10월부터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의 일환으로 유라시아 에너지 네트워크 구축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다시 한번 남·북·러 가스관 사업이 추진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정종섭 “주민·자동차세 인상안 철회 검토”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이 11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에서 “주민세·자동차세를 올리는 지방세법 개정안 철회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주민세·자동차세 인상안을 철회할 의사가 없느냐”는 새누리당 강기윤 의원의 거듭된 질문에서다. 앞서 정 장관은 “주민세·자동차세 정책과 관련해 오해가 있었다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이날 안행위에서는 야당 간사인 정청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뿐만 아니라 조원진 여당 간사까지 정 장관의 ‘말 바꾸기’를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정 장관은 “주민세·자동차세 인상은 지자체가 노력하고 국회에서도 합의가 돼야 하는 사안이기 때문에 (그렇지 않다면) 추진하지 않겠다고 한 것”이라면서 “그 과정에서 오해가 있었다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최근 출간한 회고록을 둘러싸고 ‘대통령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논란이 제기된 것과 관련해 열람기록 국회 제출 여부를 놓고도 논란이 일었다. 정청래·임수경 새정치연합 의원이 ‘이 전 대통령 측이 국가기록원에 보관된 대통령기록물을 열람한 내역’을 제출하라고 요구했지만 정 장관은 “국가기록원에 그것을 지시할 법적 근거가 없고 국가기록원에 대한 감독권이 없다”고 답했다. 여야는 몇 차례 의사진행발언을 주고받은 후, 양당 간사가 협의를 거쳐 이 전 대통령 측의 대통령기록물 열람 내역을 국회에 제출할지를 결정하기로 했다. 한편 방위사업청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업무보고에서 2017년까지 전체 직원의 50%에 달하는 현역 군인 비율을 30%로 축소한다고 밝혔다. 방산업체에서 활동하는 예비역 군인들과 방사청 내 현역군인들의 ‘비리 연결고리’를 차단하기 위한 취지다. 방사청은 전체 직원 1600여명 가운데 5대5인 공무원과 군인 비율을 7대3으로 단계적으로 조정하는 문민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2017년까지 전체 직원 1600여명 가운데 공무원을 약 300명 증원하고 현역 군인은 약 300명 감축할 계획이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MB 증인 채택 싸고 여야, 거센 충돌 예상

    MB 증인 채택 싸고 여야, 거센 충돌 예상

    국회에서 진행 중인 해외자원개발 국정조사에 전운이 점점 짙어지고 있다. 설 연휴를 전후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증인 채택 문제를 놓고 여야 간 거센 충돌이 예상된다. 특히 이 전 대통령이 지난 2일 출간한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은 새로운 뇌관으로 떠올랐다. 국회 ‘정부 및 공공기관 등의 해외자원개발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는 6일 전체회의를 열고 기관보고 시작일을 11일에서 12일로 하루 연기했다.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증인 채택 문제로 10~11일로 하루씩 미뤄짐에 따라 청문회장 이용 중복 사태를 피하기 위한 조치다. 이에 따라 12일 한국석유공사와 해외자원개발협회의 기관보고를 시작으로 13일 한국자원공사·대한석탄공사, 23일 한국가스공사·한국전력공사, 24일 국무조정실·감사원·기획재정부·외교부, 25일 산업통상자원부의 기관보고가 이어진다. 국조특위는 또 감사원의 자료를 열람하기 위해 문서검증 실시의 건도 의결했다. 그러나 국정조사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청문회 일정은 국조특위가 지난달 12일 첫 회의를 연 지 한 달이 다 돼 가지만 아직도 정하지 못하고 있다. 청문회에 출석할 일반증인 채택에서 여야가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이 전 대통령이 자신의 회고록에서 해외 자원외교 총괄 지휘를 국무총리실에서 맡아 했다고 언급하면서 한승수 전 국무총리도 증인 채택 논란의 유탄을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류 통일 “남북 대화하면 5·24 해제 계기 될 것”

    류 통일 “남북 대화하면 5·24 해제 계기 될 것”

    류길재 통일부 장관이 6일 재임 기간 남북 간 비선 접촉 내용을 담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회고록에 대해 불만을 드러냈다. 그동안 통일부 내에선 회고록에 대해 불편해하는 분위기가 있었지만 장관이 이를 공개적으로 비판한 것은 처음이다. 류 장관은 이날 서울 강남구 역삼동 리츠칼튼 호텔에서 열린 우리은행 초청 특강에서 “사실 최근에 이 전 대통령께서 회고록을 쓰셨는데, 그 뒤에 있는 내용을 제가 다 알고 있다”며 “그렇게 말씀하시면 안 된다. 알고 있다고 해서 다 이야기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밝혔다. 류 장관은 이명박 정부가 출범하던 2008년 당시 통일부를 외교부에 통합해 외교통일부로 개편하려고 했던 시도에 대해서도 “지금도 직원들은 그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다. 그래 놓고 통일을 하겠다고…”라며 비판했다. 지난 2일 발간된 이 전 대통령의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에는 북한이 먼저 남북 정상회담을 요구하면서 남측에 그 대가로 대규모 경제 지원 등을 요구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북한은 지난 5일 이에 대해 “비공개 접촉 과정을 왜곡하며 우리를 헐뜯었다”면서 “이명박 역도는 통치 위기가 격화될 때마다 출로를 찾아보려고 우리에게 특사 파견, 정상회담을 구걸해 왔다”고 비난했다. 한편 류 장관은 이날 특강에서 “북한과의 경제협력은 5·24 조치 때문에 안 되고 있지만 5·24에 대해서는 정부에서 스터디를 다 해 놓았다”며 “남북 간에 대화를 하면 5·24 조치를 해제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만나면 분명히 북한은 또 꼼수를 쓸 것이고 약속을 안 지킬 것이라고 본다”면서 “그럼에도 저는 만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남북대화의 필요성을 거듭 제기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대통령의 시간’ 비용으로 나무라다

    ‘대통령의 시간’ 비용으로 나무라다

    MB의 비용/유종일·고기영·김용진 등 지음/지식협동조합좋은나라 엮음/알마/364쪽/1만 6000원 이 책에 따르면 대통령의 시간은 ‘탕진과 실정’으로 정리된다. 그는 국회의원 선거 비리를 폭로하려는 캠프 직원을 돈으로 매수해 해외로 출국시켰다. BBK 등 숱한 차명재산 의혹에 휩싸여 왔다. 대통령이 되고 나서는 내곡동 사저 사건으로 특검을 받기도 했다. 그가 치적으로 삼는 자원외교, 4대강 사업, 부자 감세, 그리고 부인의 한식 세계화 사업까지 이명박 정부가 허공에 뿌린 돈은 무려 189조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MB의 비용’은 유종일 지식협동조합좋은나라 이사장을 비롯해 기업 실무 현장 출신의 학자, 조세재정 전문가, 토목공학과 교수 등 각계 전문가 16명이 이명박 정부의 실정을 꼼꼼히 들여다보고 분석해 묶어낸 글들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에서 감추거나 외면하고 있는 국고 탕진 사례의 실체를 낱낱이 밝히고 있다. 국회에서 6일 시작한 자원외교 관련 국정조사의 예고편이자 핵심 내용이기도 하다. 고기영 한신대 교수는 해외 자원 개발이라는 명목 아래 이명박 정부의 석유·가스·광물자원공사 등 3개 공기업이 부실 기업을 비싸게 사들이는 등으로 인해 남긴 부채가 약 42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했다. 향후 손실액은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날 전망이라고 한다. 이 전 대통령이 ‘투자금보다 더 많은 돈의 회수(총회수율 114%)가 예상된다’고 주장한 데 대한 반박이다. 4대강 사업과 관련해서는 심각한 부작용을 바로잡기 위해 투입돼야 할 비용이 84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계산됐다. 또한 법인세 인하 등에 따른 세수 감소분도 만만치 않다.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세법 개정으로 총 63조원의 세수가 감소했으며 그중 31조원이 고소득층 및 대기업의 수혜 몫이다. 부인 김윤옥씨의 한식세계화 사업도 국고를 낭비했다는 지적이다. 4년 동안 931억원의 예산을 편성하고 627억원을 집행해 300억원 이상이 불용처리됐다. 그 와중에 결식 아동 방학 급식 지원금 285억원, 서울시 독거노인 도시락 추가 비용 2억원도 전액 삭감됐다. 이 밖에 이 전 대통령과 롯데의 유착 관계, 5·24조치로 상징되는 남북 관계 경색, 언론 장악 등의 실정 내용도 빠짐없이 담았다. 책을 읽다 보면 괜스레 얼굴이 붉어지고 심박수가 뛰는 묘한 경험을 하게 된다. 책은 말미에 이렇게 적는다. ‘기억투쟁은 청산투쟁이다. 과거의 잘못에 대한 심판과 청산이 되지 않으니 적폐가 쌓여가는 것이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北 “이명박이 정상회담 구걸…남조선과 중대사 논의 하겠나”

    북한이 이명박 전 대통령이 회고록에서 공개한 정상회담 관련 내용을 반박하며 남측이 ‘정상회담을 구걸’했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남조선의 무지막지한 자들과 앞으로 민족의 중대사를 논의할 수 있겠는지 심각히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남북 대화 필요성에 강한 회의를 드러냈다. 북한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대변인은 5일 담화에서 “민족의 준엄한 심판을 받고 역사의 시궁창에 처박힌 리명박 역도가 회고록을 통해 북남 비공개접촉과정을 왜곡하며 우리를 헐뜯는 추태를 부렸다”고 비난했다. 조평통은 이어 “리명박 역도는 집권 기간 통치위기가 격화될 때마다 그에서 출로를 찾아보려고 우리에게 손을 내밀고 ‘특사파견’이니 ‘정상회담’이니 하는 것을 구걸해 왔으며 그때마다 큰 선심이라도 쓸 것처럼 놀아댔다”고 역공을 펼쳤다. 앞서 북한은 지난 4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을 통해 이 전 대통령의 회고록을 ‘거짓말투성이’로 비꼰 데 이어 이날 조평통 대변인 담화로 공식적인 입장을 밝힌 것이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이 전 대통령의 회고록을 문제 삼아 남북 대화 가능성에 회의를 내비친 만큼 회고록이 남북관계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와 함께 조선중앙통신은 핵무기를 포기하고 국제사회로 나올 것을 촉구한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의 발언에 대해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 책동이 히스테리적 말기 증상에 이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번 정부 들어 (북한과) 비선 접촉이나 비공개 접촉은 없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부는 지난해 10월 남북 군사당국자 접촉을 비공개로 진행하려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은 바 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北 “美와 대화 거부”… 향후 수순은

    북한 최고권력기관인 국방위원회가 4일 “미국과 대화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북·미 양측이 대화 장소 문제를 놓고 어렵게 만든 기회를 놓친 직후라 향후 북·미 관계에 험로가 예상된다. 국방위는 이날 성명에서 “미국을 상대로 더는 마주 앉을 필요도 없다는 것을 미합중국 오바마 행정부에 정식으로 통고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국방위 성명은 지난달 25일 이후 약 10일 만에 나온 것이며 이번 발표가 ‘위임에 따른 것’이라고 밝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결정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실명을 거론하고 ‘죄악의 총본산’, ‘승냥이 본성’ 등의 표현을 사용하며 미국을 거칠게 비난하는 등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았다. 최근 오바마 미 대통령의 ‘북한 붕괴’ 발언과 성 김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의 ‘평양 방문’을 두고 미국과 실랑이를 벌여 온 북한은 대화제의 과정의 막후 폭로에 이어 비난에 나서는 등 확전하는 모양새다. 이로 인해 북한이 자신들의 대화 요구를 무시하는 미국을 상대로 핵실험이나 미사일 시험발사와 같은 ‘충격 요법’을 고민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DIA)의 빈센트 스튜어트 국장이 3일(현지시간) 미 하원 청문회 서면 답변에서 “북한이 앞으로 핵실험을 실시할 것이 우려된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유엔에서 북한 편에 서 있는 중국과 러시아마저도 핵과 미사일 발사에 부정적인 입장이어서 북한이 ‘무리’하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 밖에도 이번 주 독일을 방문하는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존 케리 미 국무부 장관은 뮌헨안보회의가 열리는 7일(현지시간) 양자 회담을 하는 등 한·미 양국은 연초 고위급 외교 채널을 잇따라 가동하며 한반도 문제에 대한 협의에 나서고 있다. 한편 북한 노동신문은 이날 이명박 전 대통령이 최근 발간한 회고록에 대해 ‘거짓말투성이’라며 비아냥거렸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구본영 칼럼] 평양 넘어 세계를 봐야 통일이 보인다

    [구본영 칼럼] 평양 넘어 세계를 봐야 통일이 보인다

    분단 70년인 올해도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는 진도가 나가지 않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신년회견에서 “주저 말고 대화에 응하라”고 제안했다. 적극적으로 도와줄 테니 북한이 회담장에서 신뢰를 보여 달란 주문이다. 하지만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는 신년사에서 “제도 통일을 추구하지 말라”고 했다. 남한이 흡수 통일을 추구한다는 의심이다. 뒤집어 보면 대화가 무르익어 주민들이 개방에 노출되면 세습 체제가 흔들릴 것이란 불안감이다. 남이 다가서면 북이 더 움츠리는 ‘밀당’을 보며 답답하던 차에 영국의 한반도 전문가 에이던 포스터카터의 글을 읽었다. “박근혜 정부가 통일지상주의에 빠져 글로벌 외교를 방기하고 있다”는 대목이 눈에 들어왔다. 통일이란 목표에 ‘올인’해 북한만 쳐다보지 말고 미국과 중국·러시아·일본 등 주변 강대국의 협력을 구하란 충고다. 맞는 얘기다. 분단이 우리의 선택이 아니라 국제 역학의 산물이었다면. 프랭클린 D 루스벨트는 내치에선 성공한 미 대통령이었다. 뉴딜 정책과 2차 대전 특수에 힘입어 대공황을 극복했다. 다만 외교적 통찰력은 부족한 지도자로 평가받는다. 집권하자마자 소련을 승인하는 등 다가올 동서 냉전을 예측하지 못했다. 동서 분리의 불씨가 된 테헤란회담에서 소련의 의중을 읽지 못했다. 스탈린의 제의대로 미군은 노르망디 상륙 작전에 앞장섰지만 독일로의 진군을 늦추자 무임 승차한 소련이 동유럽을 삼켰다. 그의 외교적 ‘순진함’이 부른 대가는 엄청났다. 죽기 직전에야 자신의 실책을 알아차렸지만 후임자인 해리 S 트루먼에게 큰 부담을 안겼다. 미국은 서유럽의 공산화를 막기 위해 막대한 재정과 군사력을 쏟아부어야 했다. 서유럽 국가들에 대한 경제 원조를 위한 마셜플랜이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의 창설이 그 부산물이다. 더 큰 실수는 태평양전쟁에서 피 한 방울 흘리지 않은 소련이 한반도의 절반을 신탁통치하려는 걸 묵인했다는 사실이다. 부동(不凍)항 확보는 제정 러시아 이래 소련의 비원이었다. 이를 눈치 못 챈 루스벨트가 삼팔선 이북을 소련의 영향권으로 헌납한 꼴이다. 부동항에 대한 집착은 이제 ‘현대판 차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로 이어진 것인가. 한국으로의 석탄·가스 수출에 관심 많은 러시아가 부동항인 나진에 눈독을 들이고 있으니…. 러시아와 북한이 일단 나진·하산 프로젝트를 놓고 이해가 일치했다. 북한은 시베리아횡단철도의 한반도 통과보다 나진항을 내주고 수수료를 챙기는 쪽을 선택한 듯하다. 문을 너무 열면 체제가 동요할 것이란 우려 탓일 게다. 박근혜 정부가 말로만 ‘스마트 외교’를 읊조리릴 게 아니라 창조적 외교를 펼쳐야 할 때다. 물론 남북 정상회담을 하면 만사형통이라는 진부한 주장에 현혹될 까닭은 없다. 북한이 정상회담의 조건으로 은행 설립을 위해 100억 달러와 쌀 수십만t 등을 요구했다는 이명박 전 대통령 회고록에 실린 비화가 사실이라면 더욱 그렇다. 임기 초반 “남북 관계 하나만 잘 되면 다른 건 다 깽판 쳐도 된다”고 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임기 말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하는 데는 성공했다. 하지만 이후 북한이 핵개발을 포기했던가. 세습체제 유지를 위해 이에 더 절망적으로 매달렸을 뿐이다. 그렇다고 해서 박 대통령이 오는 5월 러시아 전승 기념일 행사 참석이나 김정은과의 조우를 꺼릴 이유도 없다. 모스크바 정상회담이 성사되더라도 북이 체제 개혁과 평화통일의 대도로 나온다는 보장은 없다. 하지만 시베리아 가스전이나 유라시아 철도의 한반도 통과에 대한 푸틴의 강렬한 의지를 선용할 호기임은 분명하다. 동서독 통일 때처럼 미국은 물론 러시아와 같은 주변 강국의 도움을 이끌어 내야 한다. 로널드 레이건 전 미 대통령은 독일 통일을 앞둔 1987년 6월 베를린의 브란덴부르크 문 앞에서 역사적 통찰이 담긴 연설을 했다. 그는 “고르바초프 대통령, 이 장벽을 허무시오”라고 동서독 분단에 대한 소련의 결자해지를 요구했고, 3년 후 통독은 이뤄졌다. 누가 알랴. 어쩌면 푸틴에게 휴전선을 허무는 데 일역을 하라고 요구할 운명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는지….
  • 북한, MB 회고록 고강도 비난 “정치무능아·꼴불견…거짓말투성이”

    북한, MB 회고록 고강도 비난 “정치무능아·꼴불견…거짓말투성이”

    ‘북한 MB 회고록’ 북한이 MB 회고록 논평을 발표하고 고강도 비난을 쏟아부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4일 이명박 전 대통령이 최근 발간한 회고록에 대해 ‘거짓말투성이’라며 비아냥거렸다. 그러나 회고록의 핵심인 남북정상회담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노동신문은 이날 ‘뭇매맞은 정치무능아’라는 제목의 단평에서 “(이 전 대통령이) ‘회고록’을 쓴다는 것도 가관이지만 자기 치적을 광고하려고 염치없이 놀다가 동네북 신세가 된 것은 더욱 꼴불견”이라고 비난했다. 이 글은 논평이나 논설 같은 비판 형식 대신 상대를 비아냥거릴 때 주로 사용하는 단평인데다 남북 정상회담이라는 핵심 내용에 대해서만은 빼놓는 등 당국의 공식 입장이 아닌 비아냥에 초첨을 맞췄다. 이에 따라 북한이 이 전 대통령이 회고록에서 공개한 ‘남북 비사’에 대해 향후 매체를 통해 공식 입장을 밝힐지 주목된다. 신문은 이어 회고록 발간에 대한 남한내 비판 여론을 거론하며 “가뜩이나 미움받는 처지에 입을 다물고 가만히 있을 것이지 괜히 ‘회고록’이요 뭐요 하다가 도리어 화만 입게 되었다”고 비꼬았다. 신문은 또 이 전 대통령이 회고록으로 ‘도처에서 뭇매를 맞고 있다’면서 이는 “책이 ‘4대강 사업의 중요한 역할’이니, ‘자원외교의 성과’니 하는 따위의 뻔뻔한 거짓말투성이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단평은 ‘정치 무능아’, ‘추물’, ‘역도’ 등 거친 표현을 쓰며 이 전 대통령을 향해 “이제 ‘죄행록’을 써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권하기도 했다. 앞서 이 전 대통령이 지난 2일 발간한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에서 재임 시절 남북간 이뤄진 물밑 접촉의 자세한 내용을 공개해 북한의 반발 가능성이 제기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북한, MB 회고록에 “정치무능아·꼴불견…거짓말투성이” 비난

    북한, MB 회고록에 “정치무능아·꼴불견…거짓말투성이” 비난

    ‘북한 MB 회고록’ 북한 MB 회고록 논평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4일 이명박 전 대통령이 최근 발간한 회고록에 대해 ‘거짓말투성이’라며 비아냥거렸다. 그러나 회고록의 핵심인 남북정상회담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노동신문은 이날 ‘뭇매맞은 정치무능아’라는 제목의 단평에서 “(이 전 대통령이) ‘회고록’을 쓴다는 것도 가관이지만 자기 치적을 광고하려고 염치없이 놀다가 동네북 신세가 된 것은 더욱 꼴불견”이라고 비난했다. 이 글은 논평이나 논설 같은 비판 형식 대신 상대를 비아냥거릴 때 주로 사용하는 단평인데다 남북 정상회담이라는 핵심 내용에 대해서만은 빼놓는 등 당국의 공식 입장이 아닌 비아냥에 초첨을 맞췄다. 이에 따라 북한이 이 전 대통령이 회고록에서 공개한 ‘남북 비사’에 대해 향후 매체를 통해 공식 입장을 밝힐지 주목된다. 신문은 이어 회고록 발간에 대한 남한내 비판 여론을 거론하며 “가뜩이나 미움받는 처지에 입을 다물고 가만히 있을 것이지 괜히 ‘회고록’이요 뭐요 하다가 도리어 화만 입게 되었다”고 비꼬았다. 신문은 또 이 전 대통령이 회고록으로 ‘도처에서 뭇매를 맞고 있다’면서 이는 “책이 ‘4대강 사업의 중요한 역할’이니, ‘자원외교의 성과’니 하는 따위의 뻔뻔한 거짓말투성이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단평은 ‘정치 무능아’, ‘추물’, ‘역도’ 등 거친 표현을 쓰며 이 전 대통령을 향해 “이제 ‘죄행록’을 써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권하기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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