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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공무원 수당 고위직만 혜택 누리나

    행정안전부가 일부 상위직 공무원들의 연봉을 10% 수준으로 편법 인상한 것으로 드러났다. 올해 공무원 임금을 평균 5.1% 인상한다고 발표하더니, 실제로는 각종 수당을 신설해 그 두 배 안팎으로 오른 급여를 쥐여 준 것이다. 더구나 그 혜택은 광역자치단체 부시장 및 부지사와 중앙부처 국·과장급 등 상위직에게만 돌아갔을 뿐이다. 그들보다는 하위직에 더 많은 배려를 해야 하는 하후상박(下厚上薄)의 정신이 아쉽다. 신설된 인사 교류 수당으로 경찰서장급인 총경과 소방정은 월 60만원, 과장급인 경정과 소방령은 월 55만원을 받게 된다. 그에 앞서 부시장과 부지사는 업무추진비를 20% 범위에서 더 받게 됐다. 이 때문에 중앙부처 출신의 부시장, 부지사의 경우 지자체 공무원과의 임금 격차가 더 벌어져 형평성 논란을 사고 있다. 행안부는 조종사에게 월 100만원의 군인 장려수당, 국·공립 교원에게 월 60만~70만원의 인사 교류 수당을 새로 안겨 주기도 했다. 이런 편법 인상은 상위직의 몫으로만 돌아갔다. 하위직에게는 인색하기 짝이 없어 국가인권위의 지적을 받기까지 했다. 이는 가뜩이나 여유가 없는 국가 재정 형편을 외면하는 처사로 올바른 공복의 자세가 아니다. 서민 경제가 어렵다. 하위직 공무원일수록 더할 것이다. 국민을 생각하지 않고, 하위직을 돌보지 않는 정부의 인식부터 뜯어고쳐야 한다. 공무원들이 3년 만에 인상된 급여로는 아직도 경제적인 여유를 갖기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갖가지 공직 비리가 연일 쏟아져 나오는 현실을 먼저 되돌아봐야 한다. 검토만 하다가 되는 게 없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질책도 곰곰이 씹어야 할 대목이다. 공직 비리를 근절하지 않고, 무사안일 관료주의 행태에서 벗어나지 않는 한 편법 급여 인상은 국민들의 공감대를 얻지 못할 것이다. 물론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일하는 선량한 공무원들은 예외다. 그들에게는 노력에 상응한 보상이 뒤따라야 한다.
  • [사설] 대학 등록금 여·야·정 합의안 내놔라

    지난달 한나라당이 대학생 반값 등록금 문제를 불쑥 들고나온 뒤 파문이 계속되고 있다. 당·정 간, 당·청 간, 여당 내 신·구주류 간, 여야 간 혼선과 혼란이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그러면서 국민의 반값 등록금 기대감은 높아가고 있다. 하지만 여야의 주장만 있고 재원 조달 등 현실은 무시되고 있다. 무엇보다 스스로 군살을 빼야 할 대학은 구조조정은 외면한 채 방관하다시피 한다. 어이없는 현실이다. 한나라당은 2014년까지 등록금을 30% 인하하겠다는 등록금 부담 완화 방안을 발표했지만 어설프기 짝이 없다. 재원 마련 방안이 불투명하다. 오는 27일 이명박 대통령과 손학규 민주당 대표의 청와대 회동에 앞서 등록금 의제를 선점하기 위해 서둘렀다는 느낌이 짙다. 큰 틀은 공감할 만하지만 추진 과정은 집권당답지 못하다. 한나라당은 정부와 합의했다지만 기획재정부와 교육과학기술부는 논의가 더 필요하다고 한다. 청와대도 불만이다. 실현 방안도 분명치 않다. 특히 한나라당의 방안은 3년 뒤에는 어떻게 할 것인지가 안 보인다. 대학들에 매년 5000억원씩 부담을 지우겠다지만 대학들은 시큰둥한 반응이다. 총선 득표를 위해 내지르고 보자는 식이다. 민주당도 등록금 정책이 하루아침에 뒤바뀌는 등 마찬가지다. 수조원의 혈세로 생색을 내 표 좀 얻어 보겠다는 눈가림을 국민들은 정확하게 알고 있다. 이런 식이면 여야와 정부 모두 국민의 불신을 받을 것이다. 등록금 인하 문제는 이제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어제 대학등록금과 물가, 고용 등 민생 현안을 논의하기 위한 여·야·정 협의체가 첫 회의를 가져 일말의 기대를 갖게 한다. 협의체는 실타래처럼 얽힌 등록금 갈등을 차분히 풀어야 할 것이다. 여당과 정부, 여당과 야당이 제각각 딴소리를 내면 곤란하다. 정책 혼선의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 야당도 이 문제만큼은 대국적으로 임해야 한다. 등록금 문제는 이제 여도, 야도 아닌 국민 전체의 문제가 됐다. 여·야·정이 지혜를 모아 대학생과 학부모의 부담을 덜어 줄 구체적인 합의안을 내놓아야 한다. 3년 뒤에도 지속될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정치권과 정부가 함께 책임지는 모습을 보고 싶다.
  • “北 김정은 후계, 모종의 투쟁 있을 것”

    데니스 블레어 전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후 권력 승계와 관련, “후계와 관련해 모종의 투쟁(struggle)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24일 보도했다. 블레어 전 국장은 김 위원장의 사망을 가정한 질문에 “그런 사태가 발생하면 최측근 인사들이 일단 협력해 김정은의 권력승계를 확실히 할 것으로 생각한다.”면서도 이같이 말했다. 이어 “권력투쟁은 자연스러운 현상이고 이런 투쟁에는 김정은도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김정은으로의 세습에 대해 “김 위원장이 의심 많고 편집증적인 인물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후계작업이 그리 매끄럽게 진행되고 있을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권력세습 과정에서 걸림돌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블레어 전 국장은 우라늄 농축시설을 자체 기술로 건설했다는 북한의 주장에는 “북한이 다른 나라들로부터 우라늄 농축에 필요한 정보를 얻었을 것”이라며 파키스탄·이란·시리아를 지목하고 “북한에는 몇 개인지 알 수 없지만 영변 외 많은 우라늄 농축 시설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그는 북한에서 중동과 같은 민주화 시위가 발생할 가능성에 대해 “북한이 폐쇄적이고 상당히 빈곤한 국가라는 점을 고려할 때 그런 사태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23일 국회 국방위원들과 가진 청와대 오찬에서 “중국이 ‘북한이 한 번 더 도발할 경우 북한 편에 서지 않겠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말했다고 복수의 국방위원들이 24일 전했다. 입장이 전달된 시기는 언급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익명을 요구한 한 국방위원은 “중국이 북한에 ‘추가 도발을 할 경우, 이제 남한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란 뜻을 전했고, 이 같은 내용을 중국 정부로부터 전달받았다고 이 대통령이 말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다른 국방위원들은 “내정간섭이자 외교문제를 불러올 수 있는 그런 발언을 중국이 했다는 얘기는 없었다.”고 부인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김태효 靑비서관 訪美 확인…대북정책·FTA 논의할 듯

    이명박 정부의 외교안보 분야 실세로 불리는 김태효 청와대 대외전략비서관이 대북 정책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문제 등을 조율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 중인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김 비서관의 미국 방문은 지난 2월 이후 넉달 만으로, 24일 예정된 한·미 외교장관 회담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방미는 백악관의 요청에 따라 이뤄지는 것이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김 비서관은 주말까지 워싱턴DC 등에 머물며 백악관과 국무부, 국방부의 주요 인사들을 잇달아 만나 대북 식량 지원과 남북 관계 해법, 한·미 FTA 비준 문제 등을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주택문제 등 직업군인 복지 배려를”

    이명박 대통령은 23일 국회 국방위원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 간담회를 열고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국방개혁안에 대한 협조를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국방개혁에 적극 협력해 줬으면 좋겠다는 말을 드리고 싶어서 오늘 초청했다.”면서 “국방개혁과 더불어 직업 군인들의 주택문제 등 복지 문제에 대해서도 배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김두우 청와대 홍보수석이 전했다. 이에 대해 원유철 국방위원장은 “국방위에서 국방개혁 관련 법안을 잘 처리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오찬을 겸해 1시간 30분간 진행된 간담회에는 전날(22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소속 위원 초청 오찬 때처럼 민주당 소속 국방위 위원들은 전원 불참했지만 심대평 국민중심연합 대표, 이진삼 자유선진당 의원, 송영선 미래희망연대 의원 등 야당 의원들은 참석했다. 한나라당에서는 원 위원장과 김동성 간사, 정의화·김학송·김장수·김옥이·한기호·정미경 의원 등이 참석했다. 임태희 대통령실장, 이희원 안보특보, 김효재 정무, 천영우 외교안보, 김 수석과 김관진 국방장관도 배석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靑 “최종합의도 안하고… 黨발표 유감” 野 “영수회담 직전인데… 국민 우롱”

    한나라당이 23일 발표한 등록금 부담 완화 방안에 대해서는 소속 의원들도 반응이 엇갈렸다. 황우여 원내대표는 “의원들이 정부의 지원이 부족하다는 지적부터 국가 재정을 걱정하기까지 반응이 많이 갈라졌다.”면서 “여당다운 다양성으로 격려와 비판을 했다.”고 전했다. 황 원내대표는 특히 청와대 반응에 대해서도 “교육과학기술부와 예산을 짜야 하기 때문에 6월이라는 시한에 매여 있었고 의원들뿐 아니라 각계각층의 의견을 최대한 많이 모은 것”이라며 문제가 없다는 뜻을 드러냈다. 그러나 장제원 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여당은 원내대표, 정책위의장, TF단장이 총출동해서 등록금 대책을 발표하고 해당 교과부는 합의된 게 아니라고 하고 청와대는 불쾌해하고 어떻게 된 거죠?”라면서 “저도 헷갈리는데 국민들이야 뭐가 뭔지…우리 여당 맞나.”라며 지도부를 직설적으로 비판했다. 청와대의 공식적인 반응은 “유감스럽다.”는 수준이었지만, 불쾌하다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오는 27일 이명박 대통령과 손학규 민주당 대표의 회동 이후 또 변화가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정부와 최종 합의도 하지 않은 방안을 서둘러 발표할 필요가 있느냐는 지적이다. 김두우 홍보수석은 “(청와대와) 사전 조율을 하지 않았고 정부 내에서도 최종 합의가 안 돼 있다.”면서 “청와대 입장은 아쉽다는 수준이며, 유감 표명 그런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획재정부의 입장은 당과 다르고 재정부와 교과부의 입장도 조금씩 다르다. 그것을 조율하는 데 조금 시간이 걸릴 것”이라면서 “여당은 여당안을 내놓을 수 있는 것이며, 앞으로 여당의 입장도 세워줘야 하고 야당 대표 회담을 앞두고 있어 야당 대표의 입장도 충분히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이 문제는 고차방정식으로, 풀어 가기가 쉽지 않다.”고 밝혔다. 김 수석은 “청와대가 당쪽에 대책발표를 하지 말아 달라고 요구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디테일한 부분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겠다.”고 했다. 민주당도 불쾌한 감정을 감추지 않았다. 이용섭 대변인은 “당·정 간 최종 합의안도 아닌 시안을 부랴부랴 발표해 영수회담에 찬물을 끼얹으려는 한나라당의 선제적 대응”이라면서 “영수회담이 예정된 시점에서 서둘러 졸속대책을 발표한 한나라당의 정치 도의에 맞지 않는 행태에 심한 유감을 느낀다.”고 비판했다. 그는 “영수회담에서 더욱 진전된 안을 담아낼 것”이라고 밝혔다.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소속 민주당 김상희 의원은 “한나라당이 총선을 앞두고 마음이 급해지더니 결국 정책은 하나도 바꾸지 않고 겨우 2조원을 투입하겠다는 건 국민을 우롱하는 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노동당은 “재원 마련책도 없는 한나라당의 아이디어 수준으로 국민 요구에 턱없이 못 미친다.”고 폄하했다. 강주리·허백윤기자 jurik@seoul.co.kr
  • MB ‘택배의 아픔’을 듣다

    MB ‘택배의 아픔’을 듣다

    “왜 물가와 기름 값은 오르는데 택배비는 떨어지는지 이해가 안 간다. 택배비도 조정이 됐으면 한다.”, “한달에 주·정차 단속으로 4~5번 걸리면 과태료가 20만원이 넘는다.”, “집 인근에 밤샘 주차를 하면 위반 스티커가 날아온다.” 이명박 대통령은 23일 서울 마포의 한진택배 터미널에서 택배 기사들과 만나 업계의 문제점과 애로사항을 직접 들었다. 이날 방문은 이달 초 한 택배 기사가 ‘청와대 신문고’에 작업 현장에서의 고충을 토로한 게 계기가 됐다. 사연을 접한 이 대통령이 국토부를 포함한 관련 부처에 현황 파악을 지시하고 일선 택배기사를 만나 봐야겠다고 지시하면서 현장간담회가 이뤄졌다. 낮은 화물 운송비 단가와 주차 단속 문제 등 택배기사들의 고충을 한동안 말없이 듣던 이 대통령은 “주택가에 밤샘 주차가 안 되는 이유가 뭔가.”, “택배 운송비 단가는 어떻게 결정되느냐.”, “영업용 번호판 제도는 어떻게 운용되느냐.”고 물으면서 관심을 보였다. 이 대통령은 “과거에는 택배 사업 규모가 작았지만 지금은 굉장한 규모로 성장해 하나의 산업이 됐다.”면서 “앞으로 택배가 점점 늘 텐데 여기에 맞는 법체제를 만들 때가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이해단체에 이리저리 질질 끌려 다니고 그런 식으로 하면 일을 안 하는 것과 같다.”면서 “정부는 이런 문제를 할 때 보면 여기 가서 이렇게 하고 저기 가서 저렇게 하고 검토만 하다가 장관이 바뀌면 새로 시작하고 그러니 되는 것도, 안 되는 것도 없다.”고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관료주의 행태를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사람 대우도 못 받고 반말하고 싫으면 그만두라고 한다고 (한 택배기사가) 청와대에 편지를 보냈다. 여러분과 택배 회사의 관계가 큰 회사에 납품하는 업체와 대기업의 갑을 관계와 같을 것”이라면서 “얼마의 수입은 보장되도록 하는 게 원칙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권위적’ 박근혜?… 친박의 고민

    ‘권위적’ 박근혜?… 친박의 고민

    “그건 박근혜 전 대표에게 전혀 도움이 안 되는 일이니까 신경을 씁시다.” 한나라당 친박계 중진의원이 초선 의원과 나눈 전화통화 내용이다. 7·4 전당대회를 앞두고 친박 단일후보인 유승민 의원과 일부 후보들의 연대설이 나오자 경계의 뜻을 전달한 것이다. 전대가 ‘박심’(朴心)을 통한 계파대결 구도로 비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최근 친박 의원들이 ‘박근혜 이미지’에 대해 부쩍 고민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의 국정운영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는 이유로 최대한 정치적 언행을 아꼈던 박 전 대표에게 부정적 이미지가 덧씌워지는 것에 대한 우려에서다. 특히 전대가 치러지는 민감한 시기인 만큼 친박 의원들도 극도로 조심하는 모습이 엿보인다. 내년 대선을 함께 치를 새 지도부가 선출되는 과정이면서 박 전 대표가 본격적인 보폭을 넓힐 채비를 하고 있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친박 의원들의 고민은 지난달부터 본격적으로 터져 나왔다. 황우여 원내대표와의 회동에서 이른바 ‘수첩사건’으로 마치 새 원내대표가 박 전 대표를 알현하고 결과를 보고하는 듯한 모양새가 그려진 바 있다. 이어 박 전 대표의 동생인 박지만 EG회장의 의혹에 대해 박 전 대표가 “동생이 말했으니 끝난 것 아니냐.”고 잘라 말해 논란이 됐다. 친박 내부에서는 “대응방식에 문제가 있었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한 중진 의원은 “사실 박 전 대표는 일관되게 행동했을 뿐이다. 평소대로 조용히 만나길 원했고, 박 회장 사건에 대해서도 ‘더 이상 내가 할 말은 없다’는 뜻이었는데 충분히 오해의 소지가 있었다.”면서 “중진들도 좀 친절하게 유보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었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외부로부터 폐쇄적이라는 비판을 받았던 친박계도 변하고 있다. 일부 의원들은 박 전 대표를 둘러싼 신비주의가 권위적인 모습으로 변질된 것에 대해 친박 내부의 자성도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박 전 대표의 발걸음이 닿는 곳마다 현역 의원 30~40명이 동행하는 것에 대해서도 자제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왔다. 박 전 대표가 극복해야 할 과제에 대해서는 직접 조언도 나왔다. 한 친박 핵심 의원은 박 전 대표에게 “수도권 젊은층의 10명 중 8명이 박 전 대표에게 반감을 갖고 있다.”면서 적극적인 소통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친박 “수도권 젊은층 10명중 8명이 박근혜 반감”

    친박 “수도권 젊은층 10명중 8명이 박근혜 반감”

    “그건 박근혜 전 대표에게 전혀 도움이 안 되는 일이니까 신경을 씁시다.” 한나라당 친박계 중진의원이 초선 의원과 나눈 전화통화 내용이다. 7·4 전당대회를 앞두고 친박 단일후보인 유승민 의원과 일부 후보들의 연대설이 나오자 경계의 뜻을 전달한 것이다. 전대가 ‘박심(朴心)’을 통한 계파대결 구도로 비쳐지지 않기 위해서다. 최근 친박 의원들이 ‘박근혜 이미지’에 대해 부쩍 고민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의 국정운영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는 이유로 최대한 정치적 언행을 아꼈던 박 전 대표에게 부정적 이미지가 덧씌워지는 것에 대한 우려에서다. 특히 전대가 치러지는 민감한 시기인 만큼 친박 의원들도 극도로 조심하는 모습이 엿보인다. 내년 대선을 함께 치를 새 지도부가 선출되는 과정이면서 박 전 대표가 본격적인 보폭을 넓힐 채비를 하고 있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친박 의원들의 고민은 지난달부터 본격적으로 터져 나왔다. 황우여 원내대표와의 회동에서 이른바 ‘수첩사건’으로 마치 새 원내대표가 박 전 대표를 알현하고 결과를 보고하는 듯한 모양새가 그려진 바 있다. 이어 박 전 대표의 동생인 박지만 EG회장의 의혹에 대해 박 전 대표가 “동생이 말했으니 끝난 것 아니냐.”고 잘라 말해 논란이 됐다. 친박 내부에서는 “대응방식에 문제가 있었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한 중진 의원은 “사실 박 전 대표는 일관되게 행동했을 뿐이다. 평소대로 조용히 만나길 원했고, 박 회장 사건에 대해서도 ‘더 이상 내가 할말은 없다’는 뜻이었는데 충분히 오해의 소지가 있었다.”면서 “중진들도 좀 친절하게 유보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었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외부로부터 폐쇄적이라는 비판을 받았던 친박계도 변하고 있다. 일부 의원들은 박 전 대표를 둘러싼 신비주의가 권위적인 모습으로 변질된 것에 대해 친박 내부의 자성도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박 전 대표의 발걸음이 닿는 곳마다 현역 의원 30~40명이 동행하는 것에 대해서도 자제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왔다. 대통령 특사로 유럽을 방문했던 박 전 대표의 귀국을 앞두고 “박 전 대표가 VIP룸을 이용하지 않는 게 좋지 않겠느냐. 의원들이 너무 우르르 가지 말자.”는 이야기도 오고간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대표가 극복해야할 과제에 대해서는 직접 조언도 나섰다. 한 친박 핵심 의원은 박 전 대표에게 “수도권 젊은층의 10명 중 8명이 박 전 대표에게 반감을 갖고 있다.”면서 적극적인 소통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은 “젊은 세대들은 박 전 대표가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르고 박 전 대표의 이력때문에 ‘저 사람이 우리의 어려움을 알 수 있는가’라는 의구심을 기본적으로 갖고 있다.”면서 조용한 행보로 스킨십을 넓히라고 조언했다. 지난 4·27 재·보선에서 민주당 손학규 대표와 한나라당 김태호 의원의 선거운동 방식을 예로 들었다. 박 전 대표는 진지한 자세로 조언을 들었다고 한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서울광장] 결국 저금리와 고환율이 문제다/우득정 수석논설위원

    [서울광장] 결국 저금리와 고환율이 문제다/우득정 수석논설위원

    지난 15일 국회 기획재정위에서는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와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금리 인상 속도를 두고 설전을 벌였다. 박 전 대표는 800조원을 넘어선 가계부채의 심각성을 지적하면서 금리 정상화의 타이밍을 문제 삼았다. 선제적인 대응을 못한 탓에 가계부채가 악화됐다는 것이다. 이에 김 총재는 지난 1년 동안 5차례에 걸친 금리 정상화 노력과 국제적인 긍정 평가 등을 거론하며 박 전 대표의 지적에 동의하기를 거부했다. 하지만 이틀 후 국제통화기금(IMF) 협의단은 2주간에 걸친 연례협의를 마치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완곡하게 표현하기는 했으나 “물가를 잡으려면 금리 인상 속도를 높이고 추가 원화절상에 나서라.”고 권고했다. 정부가 경제지표와 체감경기 사이의 간극을 줄이기 위해 내수 활성화에 부심하고 있는 가운데 가격변수의 핵심인 금리와 환율에 주목하는 시각이 늘고 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 10일 기준금리를 연 3.25%로 0.25% 포인트 올렸으나 기준금리가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밑도는 ‘마이너스 금리’가 19개월째 지속되고 있다. 실질금리가 낮으면 저축보다는 투자와 소비를 촉진하지만 가격 거품을 키울 수 있어 장기간 지속되면 물가에는 독으로 작용한다. 2개 분기 연속으로 실질국민소득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저금리와 고환율은 가계에 깊은 생채기를 남기고 있다. 그 결과,전통적으로 돈을 빌려주는 주체인 가계의 순저축률은 2009년 4.1%에서 지난해에는 3.9%로 0.2% 포인트 하락한 반면 돈을 빌리는 주체인 기업의 총저축률은 전년보다 2.1% 포인트 늘어난 20.2%를 기록하면서 처음으로 20%를 돌파했다. 국민소득 2만 달러 시대를 3년 만에 회복했다지만 가계는 치솟는 물가에 주머니를 계속 털리는 반면 기업엔 돈이 넘쳐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또 올 1분기 재화와 서비스의 실질 수출액은 139조원을 기록하면서 관련 통계가 나온 1970년 이후 처음으로 민간소비액(137조원)을 앞질렀다. 고환율에 힘입어 수출주도형의 성장 과실이 기업에만 돌아가고 민간부문에는 이어지지 못한 탓이다. 경기 활성화 덕분에 고용 사정이 호전되고 있다지만 취업자 증가분의 60% 이상이 비정규직이다. 따라서 정부가 발표하는 경제지표와 서민들이 느끼는 체감지표는 동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 간극을 줄이자면 시장기능보다 정책당국의 의지가 더 강하게 반영되고 있는 가격변수의 고삐를 늦춰 주어야 한다. 무엇보다 금리 정상화 과정이 너무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그러다 보니 가계소득보다 빚의 증가 속도가 2배나 빠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과 일본 등 주요 선진국에서는 가계부채가 줄어든 반면 우리나라만 유일하게 늘어나고 있다. 물가 상승률을 밑도는 저금리 탓에 부채에 대한 부담이 둔감해졌기 때문이다. 물론 금리를 정상화하는 과정에서 가계의 이자 부담이 늘어나는 등 서민층의 고통이 따르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는 언젠가는 치러야 할 비용이다. 환율도 마찬가지다. 기업과 가계, 수출과 내수 간의 불균형도 따지고 보면 고환율이 주요 요인이다. 서민들은 수출기업들의 배를 불리기 위해 높은 수입가격으로 인한 물가 부담을 떠맡고 있는 꼴이다. 일각에서는 환율 절상은 고용의 절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중소기업의 존립을 위태롭게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가격 경쟁력을 상실한 일부 중소 수출업체들 때문에 서민들이 언제까지나 고물가의 고통을 전담할 수는 없다. 이명박 정부의 임기가 1년 8개월가량 남았다. 레임덕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서 경제구조 개혁과 같은 거대 과제를 추진하기에는 힘도, 시간도 부족하다. 그렇다고 이벤트성 내수 진작대책으로는 서민들의 텅 빈 지갑을 채워줄 수도 없다. 우선 돈의 물꼬를 잘못 돌린 가격변수를 정상화해야 한다. 저금리와 고환율이 성장에 도움이 된다는 환상부터 버려야 한다. 금리와 환율 정상화, 인기 없는 정책이지만 지금 반드시 추진해야 한다. djwootk@seoul.co.kr
  • ‘가재는 게 편’…권익위 등 비리기관名·공무원 안 밝혀

    ‘가재는 게 편’…권익위 등 비리기관名·공무원 안 밝혀

    ‘부패 기관이나 해당 공무원도 보호되어야 하나.’ 최근 공직사회의 부패가 잇따르면서 이명박 대통령이 비리로 온 천지가 썩고 있다고 개탄했음에도 불구하고 공직자들의 행동 강령 위반을 살피고 규제해야 할 국민권익위원회나 각 공공기관들이 부패가 드러난 기관과 해당자를 밝히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비리 직원이 속해 있는 공공기관의 이름과 해당자를 공개해야 한다는 지적이 거세게 일고 있다. 21일 국민권익위원회는 법인카드 비리 근절을 위한 공공기관 협의회를 개최하면서 비리 사례들만을 열거한 채 비리가 발생한 공공기관의 명단은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다. 경찰청이나 검찰 등 수사 당국도 비리가 드러난 직원에 대해 징계 등의 조치를 하면서도 소속 기관은 관례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나 금융감독위원회 등 민간 기업이나 금융시장 종사자들의 위·편법 행위를 적발하는 기관 등에서도 문제되는 행위는 밝히지만 소속 기업의 이름은 밝히지 않고 있어 일반 시민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들은 개인 정보 보호도 필요하고 소속 기관명을 밝힐 경우 나머지 직원들의 사기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기관의 이름을 밝히지 않고 있다고 해명한다. 권익위 관계자는 “문제의 기관은 600여 곳 중 6곳에 불과한 데다 대부분 현재 조치 중”이라면서 “제도 개선이 목적이기 때문에 해당 기관의 이름은 발표하지 않은 채 개선할 것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같은 행태는 권익위가 청렴도 기관 평가를 비롯해 각종 정책 평가를 순위까지 매겨서 그 결과를 발표하는 것과는 사뭇 다르다. 특히 최근 공직사회에 만연한 비리의 심각성을 일깨웠던 총리실 복무지원관실이 비리 공직자의 소속을 일일이 밝힌 것과 대조를 이룬다. 이 때문에 일반 시민들은 부정부패를 저지른 기관의 이름을 밝혀야 공정사회가 달성될 것이라며 기관명 공개를 촉구하고 있다. 한국투명성기구 장진희 사무처장은 “개인 정보를 보호해야 하는 측면도 있지만 공직자가 비리 등으로 징계, 처벌이 확정됐다면 국민들에게 알리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마찬가지로 소속 기관의 이름도 밝혀 기관과 조직원들에게도 경각심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태범 한국방송통신대 교수는 이와 관련, “만약 조사나 감사의 대상 기관이 제한적이었다면 기관명을 공개하는 것이 오히려 바람직하지 못할 경우도 있다.”면서 “국민권익위나 검찰, 감사원 등 여러 사정기관들은 균형감과 공정성을 우선적으로 갖춰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MB가 고위공직자의 귀감이라고 실명거론한 강성태 서울시립대 교수

    MB가 고위공직자의 귀감이라고 실명거론한 강성태 서울시립대 교수

    서울시립대를 무작정 찾아간 것은 21일 오후였다. “신문에 날 만한 인물이 못 된다.”는 이유로 지난주부터 몇 차례의 인터뷰 요청을 거절당한 뒤 마지막으로 한번 부딪쳐 보자고 간 걸음이었다. 운 좋게도 강성태 교수의 연구실 문에는 ‘재실’ 표시가 돼 있었다. 문을 두드리고 “네.”란 응답이 있어 들어갔더니 강 교수는 학생들과 상담 중이었다. 상담이 끝나기를 기다리자 “차나 한잔 하고 가시라.”고 했다. 다음은 황성기 에디터와 강성태 교수의 일문일답 내용. 대담 황성기 에디터 marry04@seoul.co.kr →어떻게 교수가 되었나. -2009년 2월 퇴직을 하고는 공직 시절 못 했던 공부를 계속하고 싶어 시립대 세무대학원 박사과정에 등록했다. 새벽 4시에 일어나 교회를 들렀다가 학교에서 공부를 하고 강의도 하면서 밤 12시나 돼야 집으로 돌아왔다. 50살이 넘어 하는 공부는 정말 어려웠다. 암기해도 금세 잊어버렸다. 몇 번이나 울었다. 그렇게 2년을 공부하고는 올 2월 박사학위를 받았는데 8월에 정년 퇴직을 하시는 지도교수가 국제조세 분야의 후임자로 실무 경험이 있는 나를 학교에 천거해 줬다. 한국에서 국제조세를 가르칠 사람이 전무하다시피 해, 앞으로 2~3년은 강의를 더 해야 할 것 같다. 사실 내가 하고 싶은 일은 (기독교) 해외 선교를 비롯한 봉사활동이며, 지금도 그 과정 중에 있다. 8월에 미얀마로 단기선교를 떠날 예정이다. →퇴직 후 오라는 데가 많았을 텐데. -6개월간 외부와의 연락을 끊었다. 휴대전화는 꺼둔 채 집에 두고 다녔다. 국세청에서는 나를 행방불명된 사람으로 취급했다. 모임에도 나가지 않았다. 그래서 욕도 먹었지만 내 뜻과 다른 이야기를 계속 들어봤자 머리만 아플 뿐이었다. 대학원 동기들과 연구하고 논문도 쓰고 강의하는 생활을 계속 이어나갔다. 아내와 두 딸도 잘 이해해 주었다. 6개월 이후부터는 연락이 안 오더라. →요즘 공직 부패 사건이 잇따르고 있는데, 어떤 심정인가. -가슴이 아프다. 종전에는 하위직 비리가 많았는데 최근엔 고위직 비리가 많이 불거져 나 역시 책임을 느낀다. →고위직은 나름대로 검증된 엘리트인데, 왜 자꾸 이런 일이 생기나. -이 말은 오프더레코드(비보도)로 해 줬으면 좋겠는데…. 그건 ‘훈련’이 안 된 거다. 자신이 모신 사람이 어땠느냐에 따라 공무원들은 상당한 영향을 받는다. 행정고시에 붙으면 겸손해져야 한다. 검사, 판사 다 마찬가지다. 사무관 되면 정책 판단 기능을 하게 되는데 자기보다 계급이 낮은 사람들은 모두 못나 보이고 자기는 잘났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자기가 모른다는 걸 생각하지 않고 계급이 높기 때문에 자기 말은 다 옳고…. 결국은 ‘내 말 들어’ 이런 식이 된다. 나는 그런 사람들을 무지 많이 경험했다. 이런 사람들은 100% 사고가 나게 돼 있다. 내가 직원들에게 못 하게 했다는 부분이 바로 이런 거다. 높은 계급의 직원들이 스스로 ‘바보’라는 걸 깨닫게 만드는 것이다. 물론 나도 ‘바보’지만…. 어떤 문제에 있어 딱 막히면 나는 전문가인 세무서 말단 9급 공무원을 불러 과장과 같이 앉게 했다. 물론 과장 입장에선 기분이 나쁠 수 있겠지만 이렇게 얘기했다. “네가 모르면 전문가에게 물어라. 네가 계급만 높을 뿐이지 아는 게 없으면 전문가에게 물어보는 게 당연한 것 아닌가. 계급 갖고 일하는 게 아니다. 계급은 무슨 문제가 발생했을 때 깨끗하게 책임지라고 있는 거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금은 문제가 생기면 부하에게 미루고 본인은 책임을 지려 하지 않는다. 모르는 분야에 대해서 혼자 잘났다고 원맨쇼를 하고 아랫사람이 맞다, 그르다, 싫은 소리를 하지 못하게 하면 100% 사고가 난다. 하위직에도 똑똑한 사람이 많다. 그 사람들에게 배울 점이 많다. 업무의 완성도로 평가하고 승부하는 선배들을 만난 것이 내가 나쁜 길로 가지 않은 이유가 아닐까 생각한다. →고위직 비리가 유독 많게 느껴지는데, 왜인가. -문민정부 이후 모든 과정이 투명해지니깐 그렇다. 종전에는 절차상 투명하지 못한 부분들이 많았다. 투명해지면 투명해질수록 고위직 하위직 할 거 없이 부패는 다 드러나게 돼 있다. 과거에는 고위직들이 한국의 경제성장에 어느 정도 기여했다는 평가 속에 비리를 관용한 측면이 있었다. 이제 좀 살게 되고 탈계급화되면서 잘잘못을 분명히 가리는 사회적 잣대가 높아지고 정책 결정자인 고위직에게 청렴을 요구하는 수준이 높아진 거다. →국세청 공무원으로서 현직에 있었을 때 유혹이 많았을 텐데. -많았다. 그래서 나는 모든 업무 처리 과정을 기록으로 명확하게 남겼다. 솔직히 내가 봐준 사람도 많았다. 하지만 봐준 이유를 상세히 적고 그에 대해 내가 책임을 졌다. 내가 봐준 사람들은 누가 봐도 억울한 사람들이었는데 증빙할 만한 서류가 없었다. 그런 사례들과 관련된 기록을 감사원이 다 들여다봤는데, 내 결정이 감사에 걸린 적은 없었다. →LIG 보험의 사외이사 제안을 받았다던데. -‘국세청에서 일한 경력을 이용하려면 일할 생각이 없고, 국제조세에 관련된 일이라면 받아들이겠다’고 해 수락했다. 나로 인해 LIG에서 1주일 동안 회의를 한 걸로 알고 있다. 그쪽에선 이상하게 생각한 것이다. 다들 사외이사 하려고 난리인데, 조건을 달아 하느니 마느니 하냐고. 현재 시립대에서 사외이사 겸무 여부를 심사 중이다. →사외이사 제안에 전관예우를 활용하려는 의도가 없다고 할 수 있나. -나도 그런 걸 우려했다. 회사 측에서는 그런 의도는 전혀 없다고 한다. 하는 일이 감사위원이다. 삼성도 사내 비리가 있다는데 다른 기업은 말할 것도 없을 것이다. 사외이사가 되면 (LIG보험을) 낱낱이 파헤칠 것이다. →2년 전에 마다하다가 지금 제안을 받아들인 이유는. -전관예우를 활용하겠다는 의도가 아님을 확인했다. 사외이사 월급을 3년 모아 해외 봉사활동 자금으로 쓰겠다는 생각도 작용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칭찬을 많이 했는데, 주변의 반응은. -덤덤하다. 나는 누가 그런 얘기를 하면 다 덮으라고 한다. 교회에서도 이런저런 얘기를 하는데 내가 다 덮었다. 부담스럽다. 내가 원하지 않는 거다. 사람들에게 칭찬받는 것보다 하나님께 칭찬받기를 더 소망한다. 물론 공직에서 물러나 사람들에게 욕 안 먹는 것만으로도 감사를 드리고 있다. 정리 박홍규PD gophk@seoul.co.kr ■ 그는 이런 사람 국세청 차장 0순위로 물망에 올랐던 강성태 당시 국제조세관리관은 2008년 12월 26일 차장 인사가 발표되기 1시간 전까지 사무실에서 취임사를 쓰고 있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1기 후배 허병익 부산지방국세청장의 승진 인사였다. 관례에 따라 명예퇴직 신청을 했으나 국세청장의 공석 상황이라 곧바로 처리되지 않았다. 그래서 공직자 재산 신고를 한 번 더 했다. 이때 신고한 재산이 현금 자산 3712만원, 아파트 32평형 5억 4200만원과 쏘나타 승용차였다. 유일한 부동산인 아파트는 1992년 입주한 재정경제부와 감사원 등의 연합 조합주택이었다. 과천에서 전세를 살던 강성태 교수는 이 아파트를 8400만원에 분양받았는데 20년 가까이 단 1평도 늘리지 못하고 부인과 두 딸을 키우며 살고 있다. 지금 타고 있는 96년식 쏘나타 승용차는 1998년 뉴욕 총영사관 근무를 마치고 귀국해 구입한 중고차인데 아직도 타고 있다. 18만㎞를 주행했다는 이 승용차는 아직도 튼튼해 몇 년이고 더 탈 수 있다고 한다. 강 교수는 공직자 시절 비정기적으로 해오던 봉사활동을 지금은 정기적으로 하고 있다. 서울 외곽에 있는 보육원에서 주 1회 서울시립대 학생 5명과 함께 초·중·고 원생들의 방과 후 교사 겸 친구 겸 부모가 되어주고 있다. 강 교수가 이명박 대통령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 것은 지난 3일 열린 제3차 공정사회 추진 회의에서다. 총리실의 ‘강권’에 못 이겨 퇴직 공무원 자격으로 회의에 참석한 강 교수는 뉴욕에서 만난 연방국세청장의 말을 인용해 발언했다. “(퇴임 후) 경력을 갖고 돈을 벌지만 양심은 팔지 않는다. 공직 생활 중 쌓은 전문적 지식과 경험은 내 소유가 아니므로 퇴직하면 국가와 사회에 돌려줘야 한다.”는, 이 발언이 강 교수를 처음 본 이 대통령의 눈과 귀에 쏙 들어간 셈이다. 1954년 대구 출신으로 대건고, 경북대 법대를 졸업하고 행정고시 21회로 공직에 들어섰다. 재정경제부 세제실을 거쳐 국세청 의성·김천·포항·광명 세무서장, 대구지방국세청장을 지냈다. 2009년 2월 국제조세관리관을 마지막으로 30년 9개월간의 공직 생활을 마쳤다.
  • [與 당권주자 인터뷰] (7)원희룡 의원

    [與 당권주자 인터뷰] (7)원희룡 의원

    한나라당 대표 후보로 나선 원희룡 의원은 21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당은 위기극복을 위해 변화를 주도할 수 있는 자기 희생과 젊은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대 출마와 동시에 19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던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친이계 구주류의 대표 주자라는 타이틀을 짊어진 원 의원은 “‘친이(이명박)·친박(박근혜)계’라는 이분법은 4년전 대선 경선의 그림자일 뿐”이라면서 “이명박 정부의 후반기 국정책임 완수, 대권주자들의 공통분모와 화합을 실천할 수 있는 윈-윈 후보가 되겠다.”며 ‘화합형 리더십’을 강조했다. →차기 당 대표는 어떤 리더십이 필요할까. -위기 극복을 위해 변화를 주도할 수 있는 자기 희생과 젊은 리더십이 필요하다. 또 민생 정책에 있어 과감한 개혁과 함께 보수의 가치·철학, 집권 여당으로서의 책임을 바탕으로 한 안정감이 있어야 한다. 중심 잡는 화합형 대표로서 내가 적임이라고 자평한다. →4·27 재·보선 패배의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책임을 피할 생각도 없고, 덜어낼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재·보선에서 우리당 후보를 공격하고 못 쓰게 만든, 분열적인 행동을 한 분들을 방치해선 더 큰 혼란과 불상사를 일으킬 수 있다는 비상한 상황 때문에 나서게 됐다. →19대 총선 불출마 선언은 왜 했나. -자기 희생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대표라면 자기 지역구에서만 뛸 수가 없다. 다른 공천 문제로 연결되는 걸 의도한 것은 아니다. 당의 변화를 얘기할 때 진정 힘을 받기 위해선 자기 것부터 내려놓을 수 있어야 한다. →서울시장 선거 출마용이라는 시선도 있다. -그런 계산했다가 안 되면 나만 쫄딱 망하는 장사 아니냐. 현재로선 (서울시장직에) 생각이 없다. →친이계 대표 후보라는 타이틀에 대해선. -난 계파에 갇힌 후보가 아니다. 친이 진영에서 도와주면 감사할 뿐이다. 그러나 깨지기 쉬운 유리그릇 같은 한나라당은 대화합의 정신으로 이끌어가야 한다. →연대가 가능한 후보는 있나. -현재로선 고려하지 않고 있다. 다만 탈계파·화합을 위한 의기투합은 필요하다. →19대 총선 후보의 공천 방향은. -완전국민경선이 좋지만 안 되면 차선을 찾아야 한다. 상향식 공천을 원칙으로 기득권이 장벽이 되지 않는 장치가 병행되어야 한다. →박근혜 대세론에 대한 입장은. -박 전 대표는 가장 유력한 후보이자, 소중한 자산이다. 다만 대세론의 함정은 항상 경계해야 한다. 국민 지지를 더 받을 수 있도록, 다른 주자들과의 발전적 경쟁이 될 수 있도록 만들어 주어야 한다. →최근 한나라당이 좌클릭한다는 지적이 있는데. -중요한 건 중심을 잡는 것이다. 보수정당은 인위적인 평등을 위한 선심성 정책, 조세투입 만능주의는 경계하고 자유와 자기 책임 경쟁을 촉발시켜 사회를 발전시켜 가야 한다. 불필요한 곳에 재정부터 투입하자는 건 선동적인 구호다. 글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사진 이호정기자 hojeong@seoul.co.kr
  • [검경 수사권 갈등 2R] ‘쉬쉬’하며 갈등만 조장한 총리실

    “집에 갑자기 손님이 오면 더러운 물건들은 다 방 한구석에 안 보이게 치워놓고 일단 손님을 맞잖아요. 이번 검경 수사권 조정이 그런 상황이나 마찬가지라고 보면 됩니다.” 청와대까지 나서 극적인 검경 수사권 조정안 합의가 이뤄진 지난 20일 저간의 사정을 잘 알고 있는 한 정부 관계자가 귀띔해준 말이다. 실제로 이명박 대통령은 “청와대가 몸을 던져야 한다.”는 표현까지 써가며 이번 수사권 조정을 높이 평가했지만, 정작 당사자 격인 일선 경찰과 검사들의 반응은 심상치 않다. 경찰관들은 “청장이 개악을 했다.”는 말까지 서슴지 않을 정도로 격앙된 분위기이고, 검사들 역시 “손댈 필요가 없는 부분을 괜히 건드렸다.”면서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 국무총리실의 조정으로 국민적 우려를 고려해 검경 수뇌부가 ‘대승적 결단’을 했다고 엄숙하게 발표했지만, 그 결단 속에 정작 조직원들의 목소리는 빠져 있었기 때문에 빚어지는 현상이다. 문제는 내부의 반발뿐만이 아니다. 정부는 ‘모든 수사’에 대한 지휘권의 구체적 범위 등 가장 첨예하게 대립할 소지가 있는 부분은 모두 6개월 뒤 법무부령에서 정하라고 미뤄버렸다. 이에 일각에서는 국회 사법제도개혁특별위원회에 보고할 날짜는 다가오는데, 김황식 총리가 직접 나서고 이 대통령도 ‘밥그릇 싸움’이라며 직격탄을 날렸는데도 합의가 불발되자 정부가 정치적 부담을 느낀 나머지 미봉책으로 일단 급한 불만 끈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여기에 중심을 잡아야 할 총리실은 사방에서 조정안에 대한 온갖 설이 흘러나오는데도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음’(NCND)으로 일관해 혼란을 부추겼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합의안을 발표한 뒤에도 총리실은 구체적인 논의 과정은 공개하지 않아 뒷말을 낳았다. 이번 일을 계기로 갈등 및 정책조정 기능이 본연의 임무인 총리실의 난맥상이 고스란히 드러난 셈이다. 김 총리는 21일 국무회의에서 “이번 수사권 조정을 두고 기관별로 아전인수식으로 해석해서 불필요한 갈등을 일으켜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애초에 불필요한 갈등의 단초를 남긴 것은 바로 중재자 역할을 맡았던 총리실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글로벌 녹색기술상 제정·기술센터 설립”

    이명박 대통령은 20일 전 세계 녹색성장을 이끌기 위해 ‘녹색기술센터’를 설립하고 ‘글로벌 녹색기술상’을 제정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녹색성장연구소(GGGI)·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공동 주최의 ‘글로벌 녹색성장 서밋 2011’ 개회식에 참석, 연설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지구환경과 인간문명이 함께 살아갈 ‘지구 3.0시대’를 열어가야 한다.”면서 “인류는 이제 지구를 책임지는 태도로 사고와 행동을 한 차원 높이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의 노력이 개별적 차원을 넘어 하나로 결집된다면 큰 변화를 만들어갈 수 있다.”면서 “지구 책임적 문명의 초석을 놓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녹색기술센터는 GGGI와 국내외 유수 연구기관이 참여해 올해 안에 발족되며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기초과학연구단 배정계획과 연계될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녹색기술상은 세계적 수준의 녹색기술 개발과 확산에 기여한 인물, 기업 등을 대상으로 하며 하반기 중 국제 심사위가 구성돼 내년 6월 글로벌 녹색성장 서밋에서 수여될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또 “파트너십 정신을 바탕으로 개도국의 녹색성장을 지원하는 그린 공적개발원조(ODA)를 계속 늘려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녹색성장 서밋은 우리나라가 주도해 설립한 최초의 국제기구인 GGGI창립 1주년과 한국의 OECD 가입 15주년을 기념해 마련됐으며, 정부는 ‘녹색 분야의 다보스포럼’으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21일까지 열리는 이번 서밋에는 앙헬 구리아 OECD 사무총장, 놀린 헤이저 유엔 아태경제사회위원회(ESCAP) 사무총장, 잉거 앤더슨 월드뱅크 부총재,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 등 세계 경제계 및 국제기구 인사 60여명이 참석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G20정상회의 유공자 380명 포상

    이명박 대통령이 20일 청와대 녹지원에서 지난해 열린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에 기여한 유공자 380명(단체 포함)에게 훈장·포장·표창을 직접 수여했다. 이창용 전 G20정상회의준비위원회 기획조정단장, 오영호 한국무역협회 부회장, 신현송 전 청와대 국제경제보좌관, 시리티 바데라 전 영국 재무 장관(이상 모란장), 신제윤 금융위원회 부위원장(황조근정훈장) 등 35명이 훈장을 받았다. 문서나 전 G20 세르파 자문관, 박정훈 전 G20 국제기구개혁과장 등 50명은 포장을 받았다. 허수진 기획재정부 사무관 등 129명은 대통령 표창을, 임원혁 한국개발연구원(KDI) 정책연구실장 등 166명은 국무총리 표창을 각각 받았다. 회의 개최 장소를 제공한 ‘코엑스’, 경호·안전 업무를 맡았던 국가정보원, 서울지방경찰청, 수도방위사령부, 한국금융연수원, 강남소방서, 전주시, 안동시 등은 단체 포상 대상으로 선정돼 표창을 받았다. 이 대통령은 격려사를 통해 “(서울)G20회의는 어려울 때 잘 조정을 해서 결과를 만들어냈고, 또 한국적 어젠다를 만들어 세계 모든 사람들에게 감동을 줬다.”면서 “여러분의 투철한 국가관이 이것을 성공시켰다.”고 치하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고비사막에 재생에너지 단지 만들자”

    “고비사막에 재생에너지 단지 만들자”

    “삼성전자의 갤럭시S나 애플의 아이폰과 같은 스마트폰 한 대에 저장할 수 있는 음악은 현재 6400곡에서 30년 뒤엔 5000억곡으로 늘 것이고 중앙처리장치(CPU)와 메모리는 100만배, 통신속도는 현재보다 300만배가 빨라질 것으로 예견합니다.” 손정의(일본명 손 마사요시·54)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이 20일 한국에서 처음으로 자신의 꿈과 정보혁명의 비전을 밝혔다. 그는 서울 신라호텔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2040년까지 현재 800개의 계열사 및 투자기업을 5000개로 확대하고 한·중·일 벤처기업의 아시아 진출을 돕는 ‘동방특급’(오리엔트 익스프레스) 프로젝트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127개 한국 기업, 2억 3000만 달러를 투자하고 있는 손 회장은 정보혁명에 특화된 기업이나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기업에 대한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오전 이명박 대통령과의 청와대 면담에서는 “한국과 일본, 중국이 힘을 모아 고비사막에 태양열 등 자연에너지와 녹색기술을 활용한 대규모 재생에너지 프로젝트인 ‘고비테크’를 추진하자.”고 제안했다. 일본 대지진이 자신의 인생관을 송두리째 바꾸는 계기가 되었다는 고백도 했다. 손 회장은 “한쪽에서 많은 사람이 눈물을 흘리고 고통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에 가장 필요한 게 무엇인지 고민하게 됐고 안전한 에너지가 인류의 미래에 중요하다는 결론을 내리게 됐다.”며 “솔직히 자연에너지 분야는 아마추어지만 정보기술(IT)과 접목해 발전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손 회장과의 일문일답. →한국 IT산업의 장점과 단점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한국의 정보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1997년 당시 김대중 대통령의 초청을 받고 면담했을 때 그는 ‘외환위기 극복을 위해 한국 경제에 필요한 게 무엇인가.’라고 물었다. 김 대통령에게 ‘첫째 브로드밴드(초고속인터넷)를 추진할 것, 둘째 브로드밴드를 확실히 추진할 것, 셋째 정말로 브로드밴드를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대통령이 옆에 앉은 빌 게이츠 당시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에게도 묻자 게이츠도 100% 동의한다고 응답했다. 그러자 김 대통령이 한국은 반드시 브로드밴드를 하겠다고 하더니 말미에 ‘그런데 브로드밴드가 뭔가요.’라고 질문해 웃음이 터졌다. 김 대통령께 전 세계 지도자 중 처음으로 브로드밴드를 추진하는 대통령이 된다면 한국은 성공할 것이라고 했고, 한국은 현재 최고의 정보기술을 만들어내고 있다. →한국은 화력 의존도가 65%로 높다. 독일이나 이탈리아와 달리 한국 정부는 원자력 의존도를 높여갈 것으로 알고 있다. -이 대통령도 한국에서 화력 발전 의존도를 점점 줄여 나갈 것이라고 했다. 한국은 에너지 자원을 해외에서 수입한다. 신재생에너지를 발전시키는 게 좋다는 데 이 대통령도 동감한다고 했다. 한국과 일본이 협력해 전 세계에 신재생에너지를 공급하자는 데 뜻을 같이했다. →한국에서 사이버폭력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부작용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 문제는 이런 비유를 들고 싶다. 자동차가 생기면서 교통사고도 늘고 공해도 발생한다. 새로운 기술이 나오면 문제가 발생하지만 인류는 지혜와 경험을 통해 해결하고 있다. 이런 문제들이 유발하는 불행보다 행복이 더 크다. 그래서 문명이 발전해 온 것이다. →한국에 대한 대규모 투자 계획이 있나. -중국 알리바바의 경우 처음엔 직원이 10명이었지만 지금은 수만명이나 된다. 시작은 미미하지만 더 커질 수 있는 기업이 한국에도 많다. 정보혁명을 위해 특화된 회사나 재생에너지 분야에도 투자할 수 있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사설] 내수진작, 여가시간 확대만으론 부족하다

    지난 17~18일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전 부처 장·차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국정토론회의 주된 관심사는 내수 활성화 방안이었다. 지표경기와 체감경기의 괴리 속에 서민층의 생활이 더 팍팍해지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시의적절했다. 주요 내용은 공공기관 종사자들의 출퇴근 시간을 현행 오전 9시~오후 6시에서 오전 8시~오후 5시로 한 시간 앞당기고, 초·중·고교의 겨울방학을 줄이는 대신 봄·가을방학을 신설하는 것 등이다. 주말과 공휴일이 겹치면 평일에 쉬자는 대체휴가제도 포함돼 있다. 근무시간에 집중적으로 일한 뒤 자기개발이나 여가생활 등으로 ‘삶의 질’을 높이면서 소비를 촉진하면 내수진작이 가능하다는 논리다. 얼핏 보면 그럴듯한 것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이런 방안이 성공하려면 우선 경제적 여유가 있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서민층과 중소자영업자 등은 지금 빚더미에 허우적대고 있다. 국민 한 사람당 부채는 1918만원으로 1인당 명목국민소득(GNI)의 79.9%에 이른다. 지난 10년간 개인가처분소득은 연평균 5.7% 증가한 데 반해 가계부채는 11.6% 늘었다. 여기에다 지난해 카드 신용대출은 전년 대비 33% 급증했다. 소득은 늘지 않는데 여가생활을 통해 소비를 늘리자는 것은 여가마저 부익부 빈익부 현상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 공급자 중심의 일방적인 발상으로 정책을 추진하려는 것도 ‘절반의 실패’ 확률을 안고 있다. 정책이란 수용자인 국민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판단해야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다. 정부는 여가시간 확대만으론 내수를 진작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무엇보다도 소득이 늘어나야 자기개발이든 여가활동이든 돈을 쓸 게 아닌가. 따라서 소득 증대를 위한 일자리 창출이 우선돼야 한다. 일자리 창출은 한계가 뻔한 제조업보다는 부가가치가 높고 고용효과가 큰 서비스업에서 찾아야 한다. 의료·복지·법률·교육시장의 규제 완화에 진력해야 한다는 얘기다. 관련 부처끼리 머리를 맞대고 해결책을 찾는 게 그래서 중요하고 시급하다. 일자리창출-소득 증가-소비 촉진-생산 증가 등의 선순환 구조가 내수진작의 해답이다.
  • [나와 통일] (20) 박종철 신경정신과 원장

    [나와 통일] (20) 박종철 신경정신과 원장

    14년 전 처음으로 북한에 의약품을 전달하기 위해 나진을 방문했을 때는 지금과 상황이 많이 달랐다. 당시에는 두만강을 건너기 위해 양쪽에서 짐 검사를 받는 데만 6시간이 걸렸다.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다. 주민들은 “영삼이가 보냅디까, 대중이가 보냅디까.”라면서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았다. 그런 가운데서도 나에게 참 잘해준 친구들이 있었다. 안심할 수 있게 평양에서 나진까지 이틀에 걸쳐 차를 몰고 온 사람들이었다. 서로를 돕는 사람들 가운데에는 미운 사람이 하나도 없었다. 평양에서 지하철을 타면 “남쪽에서 왔죠?”라고 묻는 학생들이 있다. 젊은이들은 우리와 마찬가지로 자유분방하다. 처음 북한을 돕게 된 계기는 1997년 북한에 큰 홍수가 났을 때 한 재미교포 의사의 요청 때문이었다. 당시 중국 교포들을 돕고 있었는데, 나한테 자문을 구하러 왔다. 처음에는 기생충약·소화제·아스피린 등 기본적인 의약품을 보내는 것부터 시작했다. 그 다음엔 대학병원팀과 함께 의료 장비를 보냈다. 2000년 남북정상회담 때 이희호 여사가 찾았던 평양산원(산부인과)에는 남측이 보낸 인큐베이터가 놓여 있다. 북한의 의료기술은 우리나라의 1970년대 수준이다. 그들은 의대를 졸업한 후 한 곳에서 평생을 연구, 진료하기 때문에 개인적인 수준은 상당히 높다. 다만 다른 분야와는 협력이 안 돼 응용이 잘 안 된다는 것이 단점이다. 그러나 작은 것이라도 배우려고 하는 열의는 정말 대단하다. 남한의 안과팀, 위암수술팀 등이 가면 밤 새워서 공부를 하고 다음날 찾아와 모르는 것을 질문하는 열의를 보인다. 처음엔 우리가 시술을 해서 보여주고, 두 번째는 같이 하고, 세 번째는 단독 수술하는 것을 감독하는 방식으로 의료기술을 전수해 주곤 했다. 지금도 평양의대에서는 우리가 전해준 장비와 의술을 활용하고 있을 것이다. 내가 북한을 돕는 이유는 별다른 게 없다. 북한에 친·인척이 있거나, 그곳에서 태어난 것도 아니다. 연세의대 재학시절부터 해왔던 간질환자 돕기에서 시작된 의료 봉사가 네팔·몽골·중국·베트남 등으로 확대돼 왔는데, 북한이라고 외면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나를 필요로 하는 환자가 있다면 어디든 간다는 생각일 뿐이다. 북한을 도울 때는 북한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일은 하지 않는다. 북한 어린이들을 보면 너무 불쌍하고 안됐지만, 아이들의 사진을 공개하거나 눈물 뽑는 이야기를 하지 않는 이유다. 어린이들의 사진을 보여주는 것이 후원금을 걷는 데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북한의 자존심을 건드리면서 돕느니 차라리 돕지 않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5월 말 북한 취약계층 지원 방안을 협의하기 위해 방북을 했다. 나의 원칙은 “너희도 좋고 우리도 좋은 것만 하자.”는 것이다. 잡음이 생기는 것을 원치 않는다. 북쪽 사람들을 미움을 가지고 봐선 안 된다. 집단 통제하에서 움직일 때는 경계해야겠지만, 개별적으로 한 명씩 만나 보면 우리와 같은 사람이다. 적어도 남북이 통일됐을 때 남쪽 사람들이 온정을 가지고 자신들을 도왔구나라는 얘기를 들어야지, 미워하거나 굶어죽기를 바랐다는 얘기를 들어선 안 되는 것 아닌가. 통일은 꼭 해야 한다. 민족이 서로 왕래하고 협력하는 통일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전쟁은 절대 안된다는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있다. 그동안 정권이 여러번 바뀌면서 사람들의 생각도 여러 번 바뀌었다. 남쪽이 수많은 사람들의 생각이 다르듯 북한도 하나가 아니라고 확신한다. 천안함 사건의 사과를 요구하는 사람은 그럴 권리가 있는 반면, 북한의 소외된 사람들에게 식량을 지원해야 한다는 사람 역시 그럴 권리가 있다. 남한은 자유롭게 선택하고 행동할 수 있는 사회다. 정부의 정책을 비판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다만 정부의 통제하에서는 북한을 돕거나 교류, 협력하는 데에 있어선 다양성을 인정해 주었으면 한다. 최근 밝혀진 비밀접촉에 대해서도, 민간이 대화의 통로를 먼저 열어놓고 시작했더라면 정부 간 대화도 보다 부드럽게 진행됐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정리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박종철 원장은 광화문 네거리에 병원을 두고 있는 박종철(78) 신경정신과 원장의 또 다른 직함은 대북협력민간단체 협의회 회장이다. 1997년 북한 수해를 계기로 의료지원을 시작해 지금까지 20회 방북했다. 대북 의료지원사업은 모두 그의 손을 거쳐 이뤄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간질환자 봉사단체인 사단법인 장미회의 회장이기도 한 그는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 재직 시 대북협력자금을 지원받아 북한의 간질환자를 돕기도 했다.
  • 檢·警 수사권 조정 실패

    檢·警 수사권 조정 실패

    조정안의 국회 사법개혁특위 제출을 하루 앞두고 19일 밤 진행된 검경 수사권 조정 협상이 실패했다. 임채민 국무총리실장은 이날 밤 9시 40시쯤 “검경 수사권 논의를 계속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수사권 조정 타결 실패를 공식 발표했다. 이로써 검경 수사권 조정은 검찰과 경찰의 손을 떠났으며, 총리실은 20일 사개특위에 조정안 중재 결과를 보고할 예정이다. 총리실 보고안에는 총리실의 조정안에 대해 ‘경찰 수용’, ‘검찰 불수용’의 내용과 정부 관계 부처의 의견이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오후 8시쯤 외교통상부 신청사 13층에서 진행된 검경 수사권 막판 조정은 007작전을 방불케 할 만큼 철통같은 보안 속에서 이뤄졌다. 김남석 행정안전부 제1차관, 황희철 법무부 차관, 홍만표 대검 기조부장, 박종준 경찰청 차장이 자리한 초저녁 ‘마지막 협상 테이블’에는 긴장감이 흥건히 묻어났다. 협상 주역인 홍 기조부장과 박 차장은 수사권 조정 중재안의 조문 한 구절, 한 획을 놓고 한 치도 물러서지 않았다. 결국 임 총리실장은 논의 시작 1시간 40분 만인 9시 40분쯤 합의 실패를 공식 선언하고 논의를 마무리 지었다. 이와 관련, 박 차장은 “끝내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했다.”면서 “합의 실패 이유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4인 조정회의가 이미 예정돼 있었고, 검경 양측의 이전투구와 관련, “밥그릇 싸움만 하고 있다.”는 지난 17일 이명박 대통령의 날 선 질타에도 불구하고 서울중앙지검 평검사들이 이 대통령의 발언 이틀 만에 평검사 회의를 밀어붙여 눈총을 샀다. 이와 관련, 검찰 관계자는 “법규에 따라 정상 소집된 것으로 집단반발이나 외부 시위가 전혀 아니다.”라고 밝혔다. 전국 최대 규모 검찰청인 서울중앙지검 평검사 127명은 휴일임에도 대부분 청사로 나와 회의에 참석했다. 평검사들은 오후 3시 20분쯤부터 10시 40분까지 7시간 이상 진행된 마라톤회의 끝에 ‘수사권 논의와 관련 서울중앙지검 평검사회의 결과’라는 문건을 통해 “사법개혁특위의 검경 수사권 문제가 경찰 수사 현실을 반영해 법제화한다는 본래의 취지를 벗어나 국가 수사구조 변경 논의로 왜곡됐다.”고 주장했다. 평검사들은 이 문건을 김준규 검찰총장에게 제출하기로 했다. 중앙지검은 다른 일선 지검이 잇따라 평검사회의를 열 때도 “좀 더 상황을 두고 보자.”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지만, 조정안 통과가 임박하자 “더는 가만히 있을 수 없다.”며 행동에 나섰다. 김 총장을 비롯한 대검 간부들도 출근해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국회와 총리실을 상대로 입장을 전달했다. 대검 구본선 기획조정과장은 기자간담회를 자청, 경찰에 수사개시권을 부여할 경우 예상되는 문제점을 조목조목 설명했다. 청와대 권재진 민정수석은 중앙지검 평검사들이 회의를 개최한 것과 관련, “토론 자체를 말릴 수는 없다.”면서도 “(이런 회의가) 바람직하지는 않아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조현오 경찰청장은 20일 열리는 국회 사개특위 회의에 참석, 이귀남 법무부 장관과 외나무다리에서 만나 진검승부를 벌인다. 유지혜·임주형·김양진기자 herme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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