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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넘어야 할 산 많다

    문재인 후보가 어제 민주통합당의 대통령 후보로 선출됐다. 문 후보는 전국 13개 지역에서 열린 경선에서 모두 승리한 데다 과반수의 지지율을 얻었기 때문에 이론의 여지가 없는 명실상부한 민주당의 대권 주자로 올라섰다. 60년 전통을 계승했다는 제1 야당의 대통령 후보로서 문 후보가 갖게 되는 역사적 명예와 정치적 무게감은 결코 작지 않다. 문 후보가 그런 역사적, 정치적 상황을 잘 감안해서 당을 이끌고 대통령 선거전을 치러 나가야 할 것이다. 문 후보의 앞길에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우선 민주당의 화합과 쇄신이라는 두 개의 중요한 과제가 놓여 있다. 문 후보로서는 경선에서 함께 경쟁했던 손학규·김두관·정세균 후보를 비롯한 당내 모든 세력을 끌어안아야 한다. 민주당은 경선과정에서 모바일 투표 등을 둘러싸고 계속 내홍을 겪어 왔다. 앞으로 그런 식의 혼선이 또 발생한다면 모든 책임은 문 후보에게 돌아가게 된다. 문 후보는 특히 선거대책기구 구성 등 향후 인선 과정에서 ‘친노 세력’에 대해서 거부감을 나타내는 당내 인사와 유권자들이 적지 않다는 상황도 유념해야 할 것이다. 민주당은 이명박 정권 5년 동안 정부·여당의 실정과 일방적인 국정운영을 제대로 견제하지 못했다는 비판과 비난을 받아 왔다. 그처럼 무기력한 당을 수권야당의 면모를 갖춘 당으로 쇄신해야 할 책임도 문 후보에게 지워져 있다. 민주당의 대선후보 선출이 새누리당보다 늦었기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문 후보 측은 박근혜 후보 측에 비해서 경제 민주화나 안보·복지 등과 관련한 정책 공약 측면에서 뒤처져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국민의 지지를 얻을 수 있는 새로운 정책을 개발, 제시하는 데도 주력해야 할 것이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의 단일화도 문 후보가 넘어야 할 산이다. 물론 안 원장의 출마 선언을 전제로 한 것이지만, 현 시점에서는 그럴 가능성이 커 보인다. 두 사람 간의 야권 후보 단일화가 과연 옳은 일이냐는 논란도 있지만, 어쩔 수 없는 정치적 현실이 되어 가고 있다. 문 후보가 안 원장과의 단일화에 나선다고 하더라도 제1야당의 후보로서 부끄럽지 않은 판단을 내려야 할 것이며, 그 같은 판단에 대한 최종적 정치적 책임도 함께 져야 할 것이다.
  • [2012 대선공약 대해부] 사회·정치분야 (4)(끝)남북관계

    [2012 대선공약 대해부] 사회·정치분야 (4)(끝)남북관계

    여야 대선 주자들은 차기 정부에서는 남북관계가 현 정부에서보다 진전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그러나 북한과의 경제 협력을 위한 전제 조건을 두고는 다소 차이가 있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남북관계 정책은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로 표현된다. 박 후보는 지난 7월 출마 선언에서 “남북 간 불신과 대결, 불확실성의 악순환을 끊고 신뢰와 평화의 새로운 한반도를 향한 첫걸음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남북 간, 북한과 국제사회 간에 합의한 약속들을 기본적으로 존중하면서 신뢰 관계를 다져야 한다는 취지다. 인도적 문제나 호혜적인 교류 사업은 정치 상황이 변하더라도 지속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박 후보의 이 같은 생각은 ‘북한이 핵을 포기할 때’라는 전제를 갖고 있다. 그는 지난 4일 중국 전인대 상무위원회 천즈리 부위원장을 접견한 자리에서 “북한의 핵을 머리에 이고 있는 상태에서는 불안해서 교류, 협력을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통합당 주자들은 현 정부의 강경한 대북 정책으로 남북관계가 심각하게 경색됐다는 비판의식을 바탕으로 경제 분야를 중심으로 남북 간 협력이 더욱 활발해져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한반도 비핵화와 남북 경제협력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 이뤄진 6·15 공동선언과 10·4 정상선언의 합의 내용을 실천하고 이명박 정부에서 단행된 5·24 조치를 해제해 남북 협력을 재개해야 한다는 것도 공통점이다. 문재인 후보는 ‘남북 경제 연합’에 대한 구상을 내놨다. 남북 간 포괄적 경제 협약을 체결하고 인구 6억명의 동북아 협력 성장벨트를 형성하겠다는 계획이다. 북한의 산업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각국 민간 기업, 국제금융기관 등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한반도 인프라 개발 기구’도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손학규 후보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통해 임기 내에 남북 연합을 실현하고 서로 왕래하고 돕는 사실상의 통일 상태에 이르게 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김두관 후보는 남북 기본 협정 체결을 통해 남북관계의 법적, 제도적 기초를 공고화하고 한반도 물류 네트워크를 건설하고 신북방 경제시대를 개척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세균 후보는 완전한 통일을 이루기 전에 남북 경제 통일이라도 이뤄야 한다고 생각한다. 금강산 관광을 재개하기 위해 남북 당국 간 재개 협상을 빠른 시일 내에 하고 북극 항로를 비롯해 남북 육로, 철로를 연결해 활발히 교류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하늘 모르던 분양가 낮추고 주택부족 수도권 공급 숨통

    보금자리주택은 이명박 정부가 내놓은 대표 주택 상품이다. 정부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통해 150만 가구의 보금자리주택을 지어 분양, 임대하는 것을 주택 정책의 근간으로 삼았다. 보금자리주택이 나온 지 4년이 지난 지금 주택시장에 미친 영향에 대해 살펴봤다. 전문가들은 일단 정부가 내놓은 보금자리주택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뛰기만 하던 아파트 분양가를 잡았다는 점에 높은 점수를 줬다. 당시 아파트 분양가는 주변 지역 시세 대비 10~20% 높게 책정되면서 집값 상승의 원흉으로 지적되기도 했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 수석팀장은 “정부가 보금자리주택을 도입할 당시 부동산 가격과 분양가에 거품이 끼어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면서 “보금자리주택이 주변 지역보다 20~30% 정도 싼 가격에 주택을 공급하면서 전반적으로 시장의 분양가를 낮춘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최승섭 경실련 부동산 감시팀 간사는 “강남에는 정말 반값으로 공급되면서 서민·중산층의 주거와 집값 안정에 기여를 했다.”면서 “이후 보금자리주택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집을 사려는 사람이 줄고 이로 인해 집값이 안정화되는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공급이 절실했던 수도권 주변에 주택을 공급한 점도 긍정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 수석팀장은 “서울에서 15~20㎞ 정도 떨어진 지역에 대한 주택 공급이 절실했는데 보금자리를 통해 이를 일부 해소했다.”면서 “저렴한 가격으로 도심 접근성이 좋은 주택을 서민과 중산층에 제공했다는 점도 중요하다.”고 전했다. 변창흠 세종대 행정학과 교수는 “당시 서울 인근에는 주택 공급이 부족해 2기 신도시가 만들어지던 시점”이라면서 “어떻게 보면 2기 신도시에 찬물을 끼얹은 것이지만 다르게 보면 도심의 주택 수요에 맞춰 적절하게 주택을 공급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민간주택시장을 위축시켜 부동산 거래를 얼어붙게 한 원인이라는 지적도 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보금자리주택을 본 주택 수요자라면 집을 사는 것을 망설이게 되는 게 당연하다.”면서 “이들이 집을 사지 않으니 부동산 거래가 얼어붙게 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현규 한양사이버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집을 살 여력이 있는 사람들이 집을 안 사면서 전셋값이 급등하는 현상이 나타났다.”면서 “구매 능력이 있는 주택 수요 대기자에게는 전셋값 상승이 별 문제가 아니지만 경제적인 이유로 전세를 사는 서민들에게는 큰 압박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초기 보금자리주택이 임대보다 분양에 초점을 맞춘 탓에 그린벨트라는 공공재를 개발해 발생한 이익이 몇몇 개인에게만 돌아갔다는 지적도 나왔다. 지 교수는 “강남에 분양된 보금자리주택은 사람들에게 ‘로또’로 불렸다.”면서 “차라리 분양가를 제대로 받아 그것을 서민들을 위한 임대주택 사업에 활용하는 것이 주거 복지 차원에선 더 효과적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공직열전 2012] (37) 방송통신위원회 (하)총괄과장급 이상

    [공직열전 2012] (37) 방송통신위원회 (하)총괄과장급 이상

    방송통신위원회는 부처 가운데 시장 트렌드에 가장 민감하다. 방송과 통신은 어느 분야보다 진화 속도가 빠르다. 때문에 방통위 직원은 기본적으로 공부를 많이 해야 한다. 정책 결정에 대한 업체 간의 이해 관계도 첨예해 편견 없는 마음가짐이 기본 덕목이다. 방통위 내부의 큰 현안 중 하나는 인사 적체. 이명박 정부 들어 시행된 대국·대과 제도 여파로 조직의 허리격인 4급 서기관 이상의 인사 적체가 어느 부처보다 심하다. 방통위의 4급 팀장이 다른 부처의 3급 부이사관급과 연배가 비슷한 경우가 많다. 부이사관 중 최고참은 김재영(34회) 규제개혁법무담당관. 부지런함을 무기로 국회 등을 상대로 궂은 일을 도맡아 하고 있다. 최근 승진한 박노익(35회) 기획재정담당관은 방통융합 전문가로 업무 추진력도 인정받는다. 방송법 시행령 개정과 스카이라이프 DCS 문제 등으로 눈코 뜰 새 없는 이정구(35회) 방송정책기획과장은 첫 인상이 다소 까다로워 보이지만 알면 알수록 진국이라는 평. 김종호(35회) 국제협력담당관과 최영해(35회) 운영지원과장은 신중하고 ‘오버’하지 않는 스타일로 정평이 나 있다. 100명을 웃도는 3~4급 가운데 ‘꽃’은 총괄과장. 승진을 위한 필수 코스 중의 하나다. 행시 31회가 방통위 머리 역할을 한다면 행시 36회는 총괄과장 대부분을 맡아 중원을 책임지고 있다. 36회 가운데 김정원 조사기획총괄과장은 동기보다 먼저 부이사관으로 승진했다. 스마트하고 깔끔한 일 처리가 돋보인다는 평가다. 최영진 정책총괄과장은 일을 합리적으로 처리하고 현장에도 해박하다는 평. 방통위에서는 보기 드물게 행시 재경직 출신인 이태희 방송진흥기획과장은 ‘스마트 하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최시중 전 위원장의 ‘복심’으로 불렸던 이상학 통신정책기획과장은 깐깐한 일처리로 소문 났다. 방통위의 ‘메시’ 최성호 네트워크기획과장도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정도로 일벌레다. ‘일이 쫓아다닌다’는 우스갯소리를 듣는 이창희 통신경쟁정책과장은 부하 직원 사이에 신망이 두터운 것이 강점이다. 손승현 감사담당관과 배중섭 ITU전권회의준비팀장은 37회의 투톱으로 평가받는다. ‘아이디어 뱅크’로 일을 스스로 만들어 하는 홍진배(39회) 통신이용제도과장도 동기 중에 주목 받는 인재다. 방통위 인력 구조를 살펴보면 방송 전문가인 방송위원회 출신이 약진하지 못하는 것이 아쉬운 상황이다. 출범 당시 방송위 출신이 153명이었으나 116명까지 줄었다. 고위 공직자는 청와대 파견 중인 정한근 전 융합정책관이 유일하다. 3급은 3명이 있으나 역시 외부 기관에 파견 나갔거나 소속 기관에 내려가 있다. 방송위 출신 가운데 에이스로는 오용수 전파정책기획과장을 친다. 방송위 출신으로는 유일하게 총괄과장 자리를 꿰차고 있다. 최신 트렌드에 빠르게 적응해 방송과 통신분야에 두루 능통하고 논리적이란 평가를 받는다. 방통위에는 정통부 때부터 이어진 과제가 하나 있다. 첫 여성 국장의 탄생이다. 송경희(39회) 전파방송관리과장, 방송위 출신인 곽진희 정책관리담당관, 장봉진 지상파방송정책과장 등이 차세대 여성 국장 후보군으로 꼽히고 있다. 34회가 국장급에 갓 올라선 것을 감안하면 시간은 다소 걸릴 전망이다. ‘알파맘’ 송 과장은 송영길 인천시장의 동생으로 오빠 2명을 포함해 네 남매가 모두 고시에 합격한 것으로 유명하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MB ‘내곡동 사저’ 특검법…정부, 18일 재의여부 결정

    ‘내곡동 사저 특별검사법’(특검법안)에 대해 정부는 오는 18일 국무회의에서 정식 안건으로 올려 재의 요구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재의 요구는 법안을 국회로 돌려보내는 것으로 사실상 거부권 행사다. 김황식 국무총리 주재로 11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국무위원들은 특검법안을 현안 토론 안건으로 논의한 뒤 이같이 결정했다. 권재진 법무부 장관은 이 자리에서 “(이 법안이) 위헌 소지가 많고,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보고했다. 민주당이 특별검사를 독점적으로 추천할 수 있도록 한 것이 수사의 중립성과 공정성을 훼손하는지와 권력분립에 어긋나는지 등이 쟁점 사항이다. 이에 따라 이명박 대통령이 해외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뒤 열리는 18일 국무회의 결정이 주목된다. 권 장관은 이날 국회 대정부 질문 답변에서도 “법무부는 특검 추천권자가 특정 정당, 고발인 지위라는 점에서 권력분립과 공정성 논란이 있을 수 있다는 의견을 제출했다.”며 “국무회의에서도 논란 부분에 대한 의견을 개진했다.”고 밝혔다. 대법관을 지낸 김 총리도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이 법안의 위헌 여부에 대한 질문에 “극히 이례적인 입법이었다고 보고 있다.”면서 “위헌은 아니더라도 앞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 등을 종합적으로 잘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총리는 “이 자리에서 위헌 여부나 재의 요구 여부에 대한 (총리로서) 견해를 밝히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덧붙였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열린세상] 독도, 전략적 사고를 기대한다/민병원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열린세상] 독도, 전략적 사고를 기대한다/민병원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이명박 대통령이 독도를 방문한 지 한 달여 지났다. 올림픽과 맞물려 일본과 이런저런 에피소드가 이어졌고 외교관계에도 격랑이 일었다. 국내외적으로 지지 여론과 반대 의견이 들끓었지만, 분명한 점은 그로 인해 현 정부에 대한 지지도가 다소나마 증가했다는 사실일 것이다. 하지만 위안부 문제와 역사왜곡 문제 등으로 가뜩이나 불편한 한·일 관계가 영토문제까지 불거지면서 악화일로를 달리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올림픽도 끝나고 서늘한 기운이 돌기 시작한 탓일까. 대통령의 독도 방문을 좀 더 냉정하게 짚어 보아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1870년 대(大)독일제국 건설을 꿈꾸던 프로이센의 재상 비스마르크가 숙적 프랑스를 자극해 전쟁으로 유인한 역사를 되새겨 보자. 두 나라는 스페인 왕위계승 문제로 오랫동안 불편한 사이였는데, 당시 프랑스 대사가 프로이센 황제 빌헬름 1세를 방문해 이 문제에 대해 프로이센의 양보를 요청했다. 황제는 이를 거부하고 비스마르크에게 전보로 이 사실을 알렸는데, 그는 그 내용을 과장해 언론에 흘렸다. 이 보도는 프랑스인들의 감정을 촉발시키기에 충분한 것이었고, 서로를 향한 양국 국민들의 분노는 점차 커져 갔다. 이것이 바로 엠스(Ems) 전보사건이다. 프랑스 황제 나폴레옹 3세는 이에 격노해 프로이센에 선전포고를 했으나 전쟁준비를 착실하게 해오던 프로이센을 이길 수 없었다. 이렇게 비스마르크의 외교적 간계는 유럽의 지도를 바꾸고 역사의 경로를 뒤흔들었다. 엠스 전보사건은 프랑스를 자극해 국민 감정을 고조시키고 스스로 전쟁의 늪에 빠져들도록 만든 촉매 역할을 했다. 독일제국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두 나라의 세력 다툼은 불가피한 일이었지만, 당시 프랑스의 입장에서 조금만 더 신중했더라면 1870년의 전쟁은 막을 수 있었을 테고 이후의 역사는 많이 달라졌으리라. 프랑스와 프로이센 사이가 앙숙이었을지라도 당시 전보사건이 곧바로 전쟁으로 이어질 만큼 대단한 것이었을까? 나폴레옹 3세는 너무 일찍 칼을 빼어 들어 비스마르크가 의도했던 바를 그대로 실천했다. 그는 ‘상대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생각 없이 자신의 감정에만 충실함으로써 자신의 나라를 나락으로 빠뜨리고 말았다. 바로 ‘전략적 사고’가 없었던 것이다. 전략적 사고는 나의 선택이 상대방의 선택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원래 의도했던 결과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인식을 기초로 한다. 따라서 진정으로 자신이 선호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지금 원하는 바를 미루거나 숨길 줄 알아야 한다. 최근 한·일 간의 관계를 보고 있노라면 서로 간에 전략적 사고보다는 민족 감정에 호소하는 일방적인 신호 전달이 반복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한국 측의 독도 방문이나 일본 측의 항의서한 발송 등 대부분 자신들의 강한 의지를 담고 있는 상징적 제스처만이 오가는 것이다. 차이가 있다면, 일본은 외교적 전술이나 국제법정 제소 등 여러 가지 작은 제스처를 부지런히 구사하는 ‘살라미 전술’을 채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비해 한국은 대통령의 독도 방문이나 상륙훈련계획 등 굵직하고 충격적인 제스처 한두 가지로 상황을 마무리하려는 것이 아닌가 싶다. 의지는 분명하게 전달된 듯하나, 그것이 문제 해결에 얼마나 효과적인지는 두고 볼 일이다. 국제정치에는 이런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나폴레옹 3세처럼 국민의 감정에만 충실하게 행동하는 지도자는 비스마르크와 같이 전략적 사고로 똘똘 뭉친 지도자를 이길 수 없다. 국민들의 뜨거운 민족감정을 하나로 모을 경우, 다른 나라와의 외교관계에서는 배타적인 모습으로 비쳐질 수 있기 때문이다. 때론 진의를 숨기거나 포커페이스를 유지할 줄도 알아야 한다. 차가운 머리 대신 뜨거운 가슴으로 선택한 외교정책, 그 열정에도 불구하고 효과는 미미하다. 그리고 시간이 흐를수록 역풍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독도를 둘러싼 작금의 분쟁은 한·일관계의 뜨거운 감자이며, 동시에 우리 자신의 자화상이기도 하다. 수많은 국제정치 현안에 대처해야만 하는 우리의 전략적 사고를 가늠하는 시금석이기 때문이다.
  • “독도는 일본땅” 日, 광고도발…韓, 日국민상대 맞광고 준비

    “독도는 일본땅” 日, 광고도발…韓, 日국민상대 맞광고 준비

    독도를 둘러싼 한·일 홍보전이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일본은 대표적인 영토 분쟁 지역인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에 대한 국유화 방침을 선언한 데 이어 독도가 일본 땅이라는 신문 광고를 내기 시작했다. 한국도 조만간 독도 관련 언론 광고를 준비하는 등 맞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이를 위해 홍보 예산을 중심으로 독도 관련 예산을 80% 이상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중앙지와 지방지 약 70개사에 독도가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는 광고를 실었다. 일본 정부가 자국 신문에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광고를 실은 것은 처음이다. 일본 정부는 외무성 명의의 광고에서 “이제야말로 알자. 다케시마(독도의 일본명) 문제 기초 지식”이라는 제목의 광고에서 독도는 역사적으로나 국제법상으로 일본 고유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또 “늦어도 17세기 중반에 독도에 대한 영유권을 확립했으며 1905년 각의 결정에 따라 독도를 영유하는 의사를 재확인했다.”고 일방적인 주장을 펼쳤다. 광고는 이어 “한국 측은 일본보다 먼저 독도를 실효 지배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문헌의 기술이 모호하고 뒷받침할 수 있는 명확한 증거가 없다.”고 폄하했다. 이에 조태영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을 통해 “일본이 억지 주장을 담은 광고를 하기보다 올바른 역사 인식하에 우리와 함께 미래로 나가야 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국의 맞대응도 주목된다.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이날 “우리 정부는 차제에 일본 국민을 상대로 ‘역사적·지리적·국제법적으로 한국 땅’이라는 언론 광고를 낼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명박 대통령의 노르웨이 순방을 수행 중인 김 장관은 이날 오슬로 소온호텔에 마련된 프레스센터를 찾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일본 정부가 일본 언론에 ‘독도가 일본 땅’이라는 광고를 낸다고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외교부는 예산 당국과 협의해 독도 영유권 사업의 예산을 42억원으로 증액, 편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예산(23억 2000만원)보다 81% 늘어난 액수다. 독도를 분쟁 지역화하려는 일본 정부의 공세를 적극 방어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외교부는 앞으로 국제적으로 영향력 있는 국제법학자 및 역사학자와의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등 국제 무대에서의 활동 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사설] ‘내곡동 특검’ 정치 배제하고 진실 규명해야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매입 논란과 관련한 특별검사법이 위헌 시비에 휩싸였다. 지난 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당시 새누리당 몇몇 의원들이 위헌을 주장한 데 이어 11일 국무회의에서도 권재진 법무부 장관이 특검법이 위헌 소지를 안고 있다는 ‘부처 의견’을 제시했다고 한다. 정부는 오는 18일 국무회의에서 특검법을 심의해 의결할 예정으로 이명박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특검법 위헌 논란의 핵심은 특별검사 후보 2명을 민주당이 추천하도록 한 조항에 있다. 위헌을 주장하는 새누리당 의원들과 청와대는 특별검사를 야당이 추천하는 것이 헌법이 규정한 삼권분립 정신에 어긋난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검은 대통령뿐 아니라 정치권력으로부터도 독립해야 한다.’는 2008년 헌법재판소의 결정, 과거 9차례의 특검 모두 대법원장이나 대한변호사협회장이 추천했던 전례, 2003년 노무현 정부에서의 대통령 측근 비리 특검법 추진 당시 여당인 민주당의 위헌 주장으로 특검 추천권을 국회의장에서 대한변협회장으로 바꾼 사례 등을 논거로 들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내곡동 특검 수사의 당사자가 이 대통령인 만큼 이를 입법부가 감시하고 견제하는 것이 의회민주주의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여당 의원 중 18명만이 찬성했다고는 하나 여야 원내대표 합의를 바탕으로 국회를 통과한 법안인 만큼 내곡동 사저 특검수사는 한 점 의혹을 남기지 말아야 한다는 당위 차원에서도 추진되는 것이 타당하다고 여겨진다. 다만 그 어떤 수사도 헌법의 테두리 안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사실 또한 배격할 수 없는 당위일 것이다. 국민에게 중요한 것은 진실이다. 준법의 틀 안에서 엄정한 수사로 실체를 가리는 것이 지켜내야 할 본질적 핵심가치인 것이다. 위헌 논란 속에서 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여부나 이를 둘러싼 정치권의 공방에 관심의 초점이 모아지면서 본질이 흐려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정부는 특검법의 위헌 소지를 신중히 검토해 재의 요구 여부를 결정해야 하며, 정치권도 위헌 시비 없이 사저 매입 특혜 의혹의 실체를 규명할 수 있도록 법안을 보완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바란다.
  • [씨줄날줄] 남행열차/이도운 논설위원

    남행열차. 1980년 김수희가 발표한 뒤 ‘국민가요’ 반열에 오른 노래. 32년 전통의 ‘KBS 전국노래자랑’에서 가장 많이 불렸고, 노래방 선곡순위에서도 꾸준하게 상위를 유지한다. 정혜경의 가사는 음울한 느낌을 주는 데 반해 김진룡이 만든 리듬과 멜로디는 격정적이다. 2011년 7월 10일 방송된 MBC ‘나는 가수다’ 4라운드 1차 경연에서 ‘가성의 마술사’ 조관우는 완전히 다른 ‘남행열차’를 선보였다. 달리는 관광버스 속의 중년 남녀들을 흥분시켰던 이 노래가 차분한 보사노바 풍의 재즈로 탈바꿈했다. 당시 이 노래를 편곡한 하광훈은 “가사를 자세히 들어보니 매우 슬픈 노래더라.”면서 “남도로 가는 밤 기차가 주는 서정을 담담하게 표현해 봤다.”고 말했다. 최근 광화문과 과천 관가에서 ‘남행열차’가 최고의 유행어로 떠올랐다고 한다. 각 부처 회식자리에서 노래가 아닌 건배사로 ‘남행열차’가 애용된다는 것이다. ‘남은 기간 행동 조심하고 열심히 일해서 차기 정부에 발탁되자.’라는 뜻이라고 한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한바탕 생존경쟁에 들어가야 하는 공직사회의 불안한 분위기를 자조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1987년 이래 5년 단임 대통령제가 정착되면서 공직 사회도 5년마다 홍역을 앓고 있다. 87년 선거에서 노태우 대통령이 당선됐을 때는 그다지 큰 동요가 없었다. 일단 전두환 정부의 연장선상으로 보는 인식이 강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1992년 김영삼 대통령이 당선된 뒤 ‘개혁’의 칼을 휘두르기 시작하자 공무원들은 깜짝 놀라 몸을 사리기 시작했다. 이른바 ‘복지부동’이 시작된 것이다. 1997년 김대중 대통령의 당선으로 사상 처음 여야 정권교체가 이뤄지면서 공직사회도 주류와 비주류의 교체를 경험하게 됐다. 2002년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된 뒤에는 정부 고위직을 차지한 386들과 공무원들 간의 신경전이 이어졌다. 2007년 선거에서 다시 정권교체에 성공한 이명박 정권은 전 정권에서 ‘잘나가던’ 공무원들을 홀대했다. 그 때문에 능력 있는 고위 공직자들이 허망하게 떠나는 사례도 적잖았다. 얼마 전 민주당의 문재인 대선 경선후보는 안대희 전 대법관이 박근혜 캠프로 가자 “참여정부 때 승승장구했는데, 인간적 의리도 없이…”라고 힐난했다. 이에 대해 안 전 대법관은 “정권이 아니라 정부를 위해 일한 것”이라고 응대했다. 이상적으로는 안 전 대법관의 말이 옳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에서 고위 공직자가 정권의 변화에 관계없이 소신을 지키며 일하기란 쉽지만은 않은 일인 것 같다. 이도운 논설위원 dawn@seoul.co.kr
  • MB, 대일 강경기조 한달만에 접나

    MB, 대일 강경기조 한달만에 접나

    이명박 대통령의 전격적인 독도방문(8월 10일)과 일왕(日王)에 대한 사과요구(8월 14일) 이후 최악의 상태까지 치달았던 한·일 외교갈등이 봉합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달 가까이 지속된 이 대통령의 대일 외교 강경기조가 눈에 띄게 누그러지면서, 양국 관계는 진정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9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직후 이 대통령과 노다 요시히코 총리가 만나 한·일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데 협력하기로 한 것은 이 같은 분석을 뒷받침한다. 아사히신문과 요미우리 신문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지난 5일 한·일관계 전문가 5명을 긴급 소집해 향후 대일 정책에 대해 협의했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일본군 위안부와 관련해 일왕의 사죄를 요구한 발언과 관련 “내 발언이 왜곡돼 일본에 전달됐다. 발언의 진심이 전해지지 않았다.”며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감정적으로 나가서는 한국과 일본이 얻을 것이 없다.”고 지적한 뒤 “일본의 반발에 나는 일일이 감정적으로 반응하지 않고 외교통상부에 일임했다.”며 일본 문제에 대해 발언을 자제할 뜻을 밝혔다. 특히, 독도 영유권 문제에 대해 이 대통령은 “더 이상 소란을 피워 (일본을) 자극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면서 지난 7일 독도방어훈련때 해병대가 독도에 상륙하지 않은 것은 “잘한 일”이라고 말했다고 요미우리는 보도했다. 이 대통령은 또 전문가들과 협의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과 관련,“일본은 법률이나 원칙을 지나치게 고집하고 있다.”며 시민단체 등이 요구하는, 일본 정부가 법적으로 책임을 인정하는 것에 꼭 구애되지 않고 있음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와 관련, “지난 5일 오전 청와대에서 외교안보전문가들과의 비공식 모임이 있었던 것은 맞지만, 대통령이 당시 어떤 발언을 했는지는 구체적으로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법적인 책임과 관련한 발언에 대해서는 “(이 대통령이) 예전부터 얘기했던 것으로, 일본의 접근방법이 너무 법적으로 피해 가는 모습이었기 때문에 강조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지난 8일 APEC 공식 만찬에서 겐바 고이치로 일본 외무상과 잠시 환담하면서 현재 한·일 간의 상황을 가급적 조기에 진정시키기 위해 상호 냉정히 대응해 나가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서울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열린세상] 대통령의 독도 방문과 국제정치/장철균 전 스위스 대사

    [열린세상] 대통령의 독도 방문과 국제정치/장철균 전 스위스 대사

    대통령은 ‘나라 안’의 국내정치와 ‘나라 밖’의 국제정치 두 영역에서 책무를 수행한다. 국제정치는 국가를 대표해 국익을 잣대로 외교라는 수단을 통해 작동한다. 이런 맥락에서 지난 8월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은 대내적으로 한국 영토를 시찰했기에 단순한 통치 행위고, 대외적으로는 일본의 영유권 주장 때문에 국제정치 차원의 외교 행위이기도 하다. 1965년 한·일 국교정상화 이래 한국은 독도가 역사적·국제법적으로 한국의 고유한 영토이고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기에 일본의 주장을 무력화하기 위해 ‘조용한 외교’로 무시 전략을, 일본은 ‘확성기 외교’로 분쟁화 전략을 취해 왔다. 우리는 일본이 포기하지 않는 한 분쟁의 불씨를 완전히 제거할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에 시간이 흘러 불씨가 자동 소멸하기를 기대해 왔다. 한편 일본은 분쟁의 불씨가 꺼지지 않도록 독도의 날을 제정하고 방위백서, 교과서에 독도를 일본 영토로 표기하면서 분쟁화 수위를 조금씩 높여 왔다. 이런 정책 판단과 조용한 외교가 그간 정부·여당의 입장이었다. 보수 언론도 이러한 보도 성향을 보여 왔다. 반면 야당과 진보 언론은 대통령의 독도 방문과 같은 보다 강경 대응을 주문해 왔다. 이번 대통령의 독도 방문은 국민 정서와 야당의 입장을 수용하면서 과거사에 반성이 없는 일본 정부에 대한 ‘단호한 조치’로서 시도됐다고 본다. 결과는 국내정치에서 큰 성공을 거두었다. 국민 80%가 지지했다. 그러나 국제정치에서는 사정이 달라 보인다. 일본의 태도가 변한 것이 없고, 오히려 불씨를 살려 화재를 내려 하고 있다. 일본은 그간 자제하고 있던 국회 결의안을 채택하고 총리가 ‘다케시마 상륙’이라고 명문화한 서한을 대통령 앞으로 보내 왔다. 독도 문제 논의를 과거의 실무급 수준에서 단번에 국가 정상과 국회 차원으로 격상시켜 분쟁 지역임을 확실히 하자는 것이다. 다른 한편 국제사법재판소에 단독 제소하겠다고 국내외에 알리면서 성사되지도 않을 재판을 국제 분쟁화에 이용하고 있다. 일본 총리도 재빨리 국내정치와 국제정치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의 전략에 말려들지 않기 위해 총리 서한을 반송하던 날, 일본 외무성 앞은 마치 한국이 확성기 외교를 하고 있는 모양새가 됐다. 독도 문제와는 별개로 한 나라의 총리 서한을 반송하는 것은 외교 관례에 벗어난 것이다. 앞으로 일본도 한국의 문서를 반송할 수 있는 빌미를 주었다. 외교는 흔히 ‘계속되는 소통의 과정’이라고 한다. 전쟁 중에도 백기를 들고 나타난 적국의 사절은 만나 준다. 국제사회의 신사협정, 즉 외교 관행이다. 일본 총리의 서한을 접수한다고 해서 서한의 내용을 인정하는 것은 아니다. 묵살해도 좋고, 필요하면 정부의 관계 차관이나 국장 수준에서 일본 주장의 허구성을 낱낱이 지적해 답신했더라면 차선의 선택은 됐을 것으로 생각된다. 대통령의 독도 방문은 결과적으로 국내정치가 우선되고 외교는 뒷전으로 밀려났음을 의미한다. 국내정치를 우선하는 사례는 일본도 마찬가지다. 일본의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도 신사참배를 고집해 한국과의 외교를 희생시켰다. 국가 지도자는 국내정치와 국제정치 사이에서 갈등하면서도 국내정치의 유혹을 뿌리치기는 어려운 것 같다. 이러한 의미에서 이번 대통령의 독도 방문은 우리에게 몇 가지 교훈을 준다. 우선 우리가 먼저 일본을 자극해 불씨 살리기의 빌미를 주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본이 도발과 망발을 해오면 그때마다 우리는 독도 관리에 도움이 되는 실질적 조치를 취하면서 과거사에 반성 없는 일본의 후안무치에 대해 수위를 높여 가면서 국제사회에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다. 또 한 가지 문제는 국내정치의 분열 현상이다. 대통령의 독도 방문 후에 오히려 여야와 보수·진보 언론의 보도 경향이 반대로 바뀐 것 같다. 대선을 앞두고 국내 정서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일본 앞에서 우리가 분열해서야 되겠는가. 독도는 영토주권 문제로 사활적 국가 이익에 속한다. 독도를 수호하는 데 여야와 진보·보수가 있을 수 없다. 국제정치와 외교에 관한 한 ‘대중은 항상 옳은가’의 문제를 늘 염두에 두어야 한다.
  • 여·야, 해병대 독도상륙훈련 취소 ‘한목소리’ 질타

    7일 열린 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는 지난달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 이후 터져 나오고 있는 일본의 망언과 한·일관계 악화, 독도 영유권 문제 등이 쟁점이었다. 특히 여야 모두 이날 열린 독도방어훈련에서 해병대 독도상륙훈련이 취소된 것에 대해 배경을 따져 물으며 정부의 대일 외교정책을 비판했다. 민홍철 민주통합당 의원은 “독도 상륙훈련을 취소해달라는 일본 측의 요청을 우리 외교통상부가 받아들였다는 정보가 있고,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 측이 입김을 넣었다는 의혹도 있다.”고 밝혔다. 송영근 새누리당 의원도 “우리 땅 독도에서 우리 해병대가 훈련을 못 하는 어이없는 일이 벌어졌고, 지난번 한·일정보보호협정은 파행을 거듭했다.”고 지적했다. 김황식 국무총리는 이에 대해 “매년 훈련 시나리오에 따라 훈련 내용이 바뀌는데 올해는 민간 선박이 독도 영해에 들어오는 것을 막는 것을 가정하고 훈련했기 때문에, 해병대 상륙훈련을 취소했다는 것은 오해”라고 답했다. 유성엽 민주당 의원은 “대통령의 독도 방문이 치밀한 준비 없이 즉흥적으로 이뤄진 탓에 실효적 지배를 강화하기는커녕 일본과 불필요한 외교적 마찰과 분쟁만 불러온 신중하지 못한 행동”이라며 독도 문제 해법을 캐물었다. 반면 김종훈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해 5월 민주당은 대통령의 독도 방문을 채근했지만 이번 방문 이후에는 ‘아주 나쁜 통치행위’라는 입장을 표명했다.”면서 “중요한 외교 문제는 당을 떠나 여야가 한목소리로 대응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추미애 민주당 의원과 김 총리는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을 놓고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추 의원이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내놓자 김 총리는 “정략적인 이유로 영토 방문을 자제할 수도 있지만 독도문제는 그런 태도를 취하는 게 옳지 않다.”고 비판했다. 추 의원은 “정략적인 것은 총리다. 질문을 못 알아들으신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김 총리도 “질문을 이해하는지 안 하는지는 여기 계신 의원들이 판단할 것”이라면서 맞받아쳤다. 신 한·일어업협정을 파기하고 재협상하자는 주장도 나왔다.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은 “다른 지역은 배타적 경제수역(EEZ)을 35마일로 하면서도 울릉도 기점에서는 33마일까지만 설정해 독도를 우리 EEZ 밖에 놓았다.”면서 “이를 근거로 일본이 국제사회에 독도가 일본 영토라고 주장하는 무모한 도발을 막기 위해서라도 한·일 어업협정을 파기하고 재협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安에게 전달 요구” 금태섭, 정준길 해명 재반박

    민주통합당은 7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 대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캠프 측 정준길 공보위원의 불출마 협박 의혹과 관련, “구태정치의 표본”이라며 강하게 비난했다. 이어 이번 사건을 ‘새누리당 공작정치를 위한 이명박 정권의 불법사찰’이라고 규정하고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했다. 다만 안 원장이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로 경쟁 대상이라는 점 때문에 민주당은 폭로 사실 해명보다 불법사찰 의혹에 공격의 초점을 맞추는 분위기다. 이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대정부질문에서도 정부의 불법사찰에 대한 문제제기가 잇따랐다. 민주당 홍익표 의원은 “안 원장 보도를 보면 정부기관이 아니면 알 수 없는 이상한 주소가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황식 국무총리는 “안 원장의 보도 내용은 알지 못하지만 그런 것이 있다고 해서 국가 기관이 개입됐다고 볼 수 없다.”고 답변했다. 안 원장 측도 공세를 이어갔다. 금 변호사는 이날 전화통화에서 “친구 사이의 대화가 협박이냐.”는 정 공보위원의 해명에 대해 “안부 인사도 없이 ‘안철수 잘 아느냐’, ‘내가 이야기하는 것을 안철수에게 전할 수 있겠느냐’라면서 7분간 이야기를 했다.”고 반박했다. 안 원장 측 유민영 대변인은 “국민이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준·김효섭기자 apple@seoul.co,kr
  • ‘만사올통’ 서향희, 로펌 사직… 박근혜는 DJ고향서 통합행보

    ‘만사올통’ 서향희, 로펌 사직… 박근혜는 DJ고향서 통합행보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의 올케인 서향희 변호사가 법무법인 새빛의 대표 변호사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법률고문에서 각각 물러난 것으로 6일 확인됐다. 서 변호사는 삼화저축은행의 법률고문을 맡아 저축은행 구명 로비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아 왔다는 점에서 박 후보 측이 대선을 앞두고 친·인척 관리에 들어간 게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서, LH 법률고문도 사의표명 새빛 관계자는 이날 “서 변호사가 대표 변호사는 물론 법무법인 자체를 그만뒀다.”고 밝혔다. 다만 사직 시점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LH 관계자도 “서 변호사가 오늘 전화를 걸어와 사의를 표시했다.”고 말했다. LH 측은 서 변호사의 사표를 수리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서 변호사가 당분간 공개적인 활동을 자제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현재 서 변호사는 박 후보의 친·인척 중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인물이다. 지난달 새누리당 경선 토론회에서 김문수 경기지사가 서 변호사를 겨냥, “‘만사올통’이라는 말을 들어봤나.”라면서 “(이명박 정부에서) 만사가 ‘형통’(兄通)하다가 이제는 올케에게 다 통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통합당도 서 변호사가 삼화저축은행 구명 로비에 연루됐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으며, LH 법률고문을 맡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서 변호사가 박 후보의 영향력에 기대어 공기업까지 활동영역을 확대한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새누리당 정치쇄신특위는 서 변호사는 물론 박지만 EG 회장과 관련해 정치권에서 제기되는 의혹에 대해 소명 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朴, 첫 호남행… 태풍 피해상황 점검 한편 박 후보는 이날 고(故)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고향인 전남 신안을 찾았다. 대선 후보 확정 이후 첫 호남행이다. 태풍 ‘볼라벤’과 ‘덴빈’이 강타한 신안군 일대 피해 상황을 살펴보기 위한 것이지만, 국민 통합 행보의 연장선으로도 해석된다. ‘동서 화합’ 차원에서 호남 인사 영입 발표가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김 전 대통령의 처조카인 이영작 전 한양대 석좌교수는 물론 김 전 대통령의 가신그룹인 동교동계 인사 등도 공식 영입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與 “반인륜적 범죄자 사형집행 고려해야” 野 “사형논의·불심검문 부활은 시대역행”

    與 “반인륜적 범죄자 사형집행 고려해야” 野 “사형논의·불심검문 부활은 시대역행”

    여야는 6일 정치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사형제도 존폐와 공천헌금을 둘러싼 검찰 수사에 대해 뜨거운 설전을 이어갔다. 늘어나는 아동 성폭력에 대해서는 정부 대책을 촉구했다. 김황식 총리와 설훈 민주통합당 의원의 ‘유신 악연’도 관심을 모았다. 홍문종 새누리당 의원은 최근 잇따르는 사형제도 존폐 논란과 관련, “반인륜적 패륜 범죄에 대해서는 사형집행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권재진 법무부 장관을 향해 “솜방망이 처벌도 원인이 아니냐.”고 묻자, 권 장관은 “행위에 따르는 엄정한 처벌이 뒤따라야 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박범계 민주통합당 의원은 “새누리당과 박근혜 후보의 사형 집행 재개에 대한 섣부른 검토와 불심검문 부활은 시대에 역행하는 방침”이라면서 “유신 시절 인혁당의 법정 살인에서 보듯 사형제는 억울한 죽음을 낳을 수 있다.”고 반박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박영선 민주당 의원이 “대검 범죄정보기획관실이 본인을 비롯한 법사위원들의 출입국 기록을 조회했다.”며 불법 사찰 의혹을 제기한 것과 관련, 권 장관은 “출입국 기록을 볼 수 있는 기관들은 여러 군데가 있다.”며 “심지어 은행연합회 같은 데도 볼 수가 있는데, 아마 봤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확한 조회의 주체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김황식 국무총리는 국회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 출석해 대통령 사저 부지매입 의혹 특검법과 관련 “법률이 정부에 이송되면 통상 절차에 따라 법제처가 관계 부처의 의견을 듣고 국무회의에서 논의해야 하므로 현재 정부의 입장이 정해져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최재천 민주당 의원은 대정부 질문에서 이명박 정부의 장관 정책보좌관들이 ‘묵우회’라는 비밀 조직을 운영했으며, 2010년 6·2 지방선거를 통제하려 했다는 정치공작 의혹과 함께 3개의 녹음 파일을 폭로했다. 최 의원은 “10개 행정부처 정책보좌관들의 비밀조직인 묵우회는 매주 수요일 청와대 연풍관 2층 회의실에 모여 대통령의 정무적 관심사를 논의했다.”면서 “당시 청와대 정모 비서관이 총책임자, 선임행정관 김모씨가 실무 책임자였다.”고 말했다. 이날 대정부 질문 두 번째 질의자로 나선 설훈 의원과 김 총리의 악연도 관심을 끌었다. 설 의원은 1977년 5월 유신헌법 철폐 시위로 ‘긴급조치 9호’를 위반한 혐의로 2년 6개월을 복역했다. 김 총리는 당시 배석 판사였다. 이들은 35년 만에 공개 석상에서 재회한 것이다. 설 의원은 “법치주의를 무너뜨린 유신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습니까.”라고 묻었고, 김 총리는 “유신 헌법이 자유민주주의 체제에서 벗어나 있었다고 본다.”고 답했다. 이어 설 의원은 “유신 관계자들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면서 “법적인 책임을 그냥 두더라도 사회적·도의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총리는 “유신 체제하에서 고통받은 분들에게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설 의원은 또 유신 시절에 ‘퍼스트 레이디’ 대행을 했던 박근혜 후보를 겨냥해 “유신을 적극 옹호한 박 후보가 대통령이 될 자격이 없는 것 아니냐.”며 김 총리의 동의를 요구했다. 하지만 김 총리는 “박 후보는 당시 육영수 여사가 작고하신 상태에서 (박정희 대통령의) 따님으로서 역할을 한 것이지 직접 정치에 관여한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설 의원은 “(박 후보가 사과하는 것이) 상식이 아니겠나, (김 총리는) 말귀를 못 알아듣느냐.”며 수차례 몰아세웠다. 김경두·황비웅기자 golders@seoul.co.kr
  • 법제처 ‘법제교육원’ 신설 무산

    법제처의 숙원사업이었던 법제교육원 설립이 결국 무산됐다. 6일 법제처와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2016년 신설을 목표로 정부부처 간 논의되던 법제교육원의 신설 계획이 중단됐다. 교육원 신설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법제처는 재정부로부터 서울 서초구 양재동 내 국유재산 시설을 관리전환(소유권 이전)받아 법제처 법령해석정보국 내 법제교육팀을 활용해 관련 교육을 실시하기로 했다. 법제교육원 건립 논의는 올 상반기부터 본격화됐다. 법제처는 공무원들의 행정 법제 능력을 향상시킬 법제교육 기관 신설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펼쳤지만, 재정부와 행정안전부 등은 조직과 예산이 드는 기관 신설은 어렵다는 입장을 냈다. 중앙공무원교육원 등 기존 시설에서 법제 교육을 해도 무방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특히 관계 부처들은 고위공무원인 1급 원장을 배정해야 하는 교육원 신설은 이른바 ‘작은 정부’를 지향하는 현 정부의 국정 방향과도 맞지 않는다며 난색을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명박 정부 취임 이후 교육 기관이 신설된 사례는 국가권익위원회의 ‘청렴교육센터’가 유일하다. 청렴교육센터는 1급 공무원이 원장을 맡는 교육원과 달리 4급 상당의 공무원(과장급)이 센터장을 맡는다. 재정부 관계자는 “교육 수요가 주로 서울에 집중돼 있기 때문에 (서울 소재) 구 건물을 이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법제처는 당초 감사원 산하 감사교육원을 모델로 법제교육원 신설을 추진해 왔다. 관련 연구용역을 통해 전체 부지 규모 4만 4665.8㎡로 정부부처가 이전하는 세종시 부지에 설립하는 방안을 구체적으로 논의해 왔다. 1급 원장 이하 36명의 인력을 배정하고 5개 분야 32개 교육과정을 신설하는 등 장기적으로 2020년까지 연간 10만명의 교육인력을 수용하는 국가 차원의 법제전문훈련기관을 설립한다는 내용이었다. 법제처 관계자는 “그동안 전용 교육장이 없어 사무실을 매번 빌려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면서 “내년 1~3월 중 시설 리모델링을 통해 교육 공간을 좀 더 확충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농협 “4대강변서 粗사료 재배”… 국토·환경부 형평성 탓 “반대”

    최근 곡물가 급등 대책으로 농협중앙회가 정부에 4대강변의 ‘노는 땅’을 이용해 조(粗)사료를 재배하겠다고 건의했으나, 국토해양부·환경부 등은 환경오염과 형평성 논란 등을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6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 이명박 대통령에게 4대강 유휴지에 사료작물을 재배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했다. 이에 따라 올 3월과 5월 3차례에 걸쳐 농식품부·국토부·환경부 등이 관계부처 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농협은 금강유역 부여 199㏊, 영산강유역 나주 57㏊, 낙동강유역 달성 40㏊, 밀양 86㏊, 양산 20㏊ 등 5개 지역 402㏊에 조사료 시범재배 계획을 밝혔다. 류기만 농협중앙회 축산자원부장은 “축산물 생산비의 60% 정도가 사료비인데다가, 전체 배합사료의 75%를 해외에서 사들이고 있다. 더군다나 사료값이 올라 축산 농가들의 경영이 어려운 처지”라며 “조사료 재배는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농협 측은 농협경제연구소 연구 결과, 4대강 하천부지 1만 3000ha에 조사료를 재배한다면 풀을 72만 8000t 생산할 수 있어 수입 건초 34만 3000t(1850억원어치)을 대체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하지만 환경부·국토부는 형평성을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환경부는 “하천 수질 관리를 위해 하천 주변에서 다른 곡물의 재배를 금지하는데 조사료 재배만 허용하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입장이다. 국토부는 “이미 이주한 경작자들이 민원을 제기할 수 있다.”며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특히 국토부는 기존 하천법 시행규칙에서 점용허가 기준 단서조항을 빼는 등 경작 제재 기준을 강화한 개정안을 7월 16일 입법예고했다. 농협중앙회는 공공사업단이 관리하고 비료·농약·퇴비를 전혀 쓰지 않는 3무(無) 재배로 오염을 차단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조사료 자급률을 높이는 것이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강조했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특정 언론사에 기사 몰아주지 말라” 총리실 어이없는 취재통제

    “특정 언론사에 기사 몰아주지 말라” 총리실 어이없는 취재통제

    국무총리실 공보비서관실 국장이 핵심 간부회의에서 특정 언론사의 취재 활동에 제약을 가하는 주문을 하는 등 취재 활동의 통제 의도를 보여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총리실 잇단 비판기사에 화났다? 국무총리실 공보비서관실의 이종성 공보기획 비서관은 지난 5일 열린 정책의제관리회의에서 “특정신문에서 이러이러한 기사를 많이 쓰고 있다. (특정 신문에) 기사가 몰리지 않도록 해 달라.”며 사실상 관련 국·실을 질책하면서 보도 통제를 주문한 것으로 6일 확인됐다. 특히 언론의 취재를 지원하는 공보기획 비서관인 그가 이 같은 주문을 한 것은 직분을 망각한 처사라는 비판도 높다. 정책의제관리회의는 매주 국정 전반의 주요 현안을 발굴하고 대처 방안을 논의·조율하는 자리다. 육동한 국무차장(차관)이 주재하고 국정운영1실장, 국정운영2실장, 사회통합정책실장 등 총리실 핵심 간부 7명이 참석하는 수뇌 회의여서 ‘G7회의’로도 불린다. 이 국장은 이날 총리와 함께 국회에 출석한 최형두 공보실장 대신 참석했다. 이 국장이 먼저 이 자리에서 특정신문의 이름을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논의 도중 서울신문과 출입 기자의 이름이 참석자들에 의해 거론됐다. 이 국장은 이날 “다른 언론사의 몇몇 기자들이 기사가 특정사에 몰린다고 이의를 제기했다.”면서 공적개발원조(ODA) 관련 기사 등을 예로 들었다. 이 자리에 참석했던 한 관계자는 “언급된 신문에 인포메이션을 주지 말라는 경고 메시지로 이해했다.”면서 “총리와 장관을 직접 모시는 공보비서실의 공식 의견인 만큼 귀담아 듣고 따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른 참석자는 “처음에는 왜 ODA 기사를 거론하는지 의아했는데, 최근 해당 신문이 ‘국민 우롱하는 성범죄대책’ 등 총리실 정책을 비판하는 기사를 1면에 싣고 ‘세종시 영상회의 도청 위험’, ‘제주 영어도시 축소 검토’ 등 공보실이 피곤해하는 기사들을 단독 보도한 사실이 생각났다.”고 말했다. ●총리실 “공식입장 아니다” 이에 대해 총리실 관계자는 “김황식 총리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공보기획관의 말은 간부들에게 김 총리의 의사나 입장으로 이해될 때가 많다.”면서 “군부 독재시대에나 있을 법한 ‘누구에게 기사 주지 말라’는 식의 통제 관행이 혹여 김 총리나 임종룡 총리실장의 입장으로 받아들여질까 봐 두렵다.”고 말했다. 최 공보실장은 “전혀 아는 바가 없고 사후 보고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총리실의 한 간부는 “공보실장에게 보고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공식 핵심 간부회의에서 보고됐다는 게 의아스럽다.”면서 “그렇다면 월권행위로 징계감”이라고 지적했다. 이 국장은 이명박 정부의 주요 정치인들과도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어 총리실의 ‘MB계 실세’로 통하며 현 정부 초 인수위원회와 청와대 선임행정관으로 근무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APEC 회의때 한·중·일 정상 따로 볼 일 없다

    한국과 중국, 일본이 영토 및 과거사 문제로 껄끄러운 가운데 8~9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3국이 서로 양자 간 정상회담을 개최하지 않기로 했다. 최근 한·일, 중·일 간 독도·위안부 문제와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문제 등을 둘러싼 갈등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독도·센카쿠 갈등 등 반영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6일 노다 요시히코 일본 총리와 이명박 대통령이 APEC 정상회의에서 양국 간 정상회담을 갖지 않을 것이며, 대신 겐바 고이치로 외무상이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과 접촉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신문은 겐바 외무상이 당초 APEC 정상회의에 노다 총리와 동행하지 않을 예정이었지만, 정상회담 대신 김 장관을 만나 양측 간 의사를 소통할 여지는 남겨둘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이에 대해 조태영 외교통상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오늘 현재 일본 측으로부터 APEC 정상회의 계기에 외교장관 회담을 하자는 제의는 없다.”며 “(일본 측의) 제안이 있으면 그때 생각해 보겠다.”고 말했다. ●한·중 정상회담도 안 열어 일본 교도통신은 또 노다 총리가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 공식 양자회담을 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일본 정부 관계자가 이날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중·일 간 공식 양자회담을 하면 센카쿠 열도를 둘러싼 대립이 심화될 수 있어, 공식회담 대신 노다 총리가 후 주석과 짧게 몇 마디 나눌 것이라고 말했다. 양국은 당초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공식 회담 형태로 노다 총리와 후 주석이 만나기 위해 일정을 조정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최종적으로 공식 회담은 불발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한·일 정상회담뿐 아니라 한·중 정상회담도 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올 들어 후 주석과 3번 만났고 노다 총리와도 별도로 만날 상황이 아닌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사설] 새누리당 경제 민주화 개념부터 바로 세워라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와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 사이에 ‘경제 민주화’를 놓고 다시 설전이 벌어졌다. 지난 7월에 이어 두번째다. 거의 감정적인 대립에 가깝다. 이 원내대표는 그제 예산 당정회의에서 “정체불명의 경제 민주화니 포퓰리즘 경쟁을 하느라 정신이 없고, 그래서 기업의 의욕이 떨어지고 국민이 불안해하고 있다.”며 김 위원장을 겨냥했다. 그러자 김 위원장은 “정서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 같다.”며 원색적인 반박을 쏟아냈다. 박근혜 후보가 “두 분이 차이가 없다고 본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제3자가 보기엔 차이가 뚜렷하다. 경제 민주화에 대해서는 학자나 정치인마다 조금씩 해석을 달리한다. 한마디로 명확히 정립된 개념은 없다. 그럼에도 대내외적 경제위기 상황을 겪으면서 이명박 정부의 친기업 분위기에 편승해 비대해진 경제권력의 남용, 양극화 심화 등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공감대 아래 경제 민주화가 대선의 화두가 됐다. 방법론에서는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 차이가 있으나 소비자 주권 강화, 독과점 완화, 소수에 의한 경제력 독점과 집중화 방지, 대기업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불공정거래 방지, 문어발식 확장 제어 등에는 동감하고 있는 듯하다. 경제 민주화가 ‘재벌 개혁’으로 인식되는 이유다. 김 위원장은 이러한 원칙론에 무게를 두고 있다. 반면 이 원내대표는 지나친 ‘재벌 때리기’가 투자 위축을 초래해 성장과 복지, 일자리가 선순환하는 경제 만들기에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것 같다. 재벌의 경제권력 남용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는 데는 이론이 있을 수 없다. 그렇다고 경제 민주화가 양극화 심화, 잠재성장률 추락, 하우스 푸어 및 가계부채 급증 등 우리 경제가 안고 있는 문제를 일거에 해결할 수 있는 만병통치약도 아니다. 규제를 통해 재벌의 반칙은 막되 최소한에 그쳐야 한다. 그래야 지속가능하다. 그러자면 재벌 스스로 변화를 강요하기 전에 잘못된 부분은 뜯어고치고 바꾸어야 한다. 이것이 헌법 제119조 1항의 ‘자유주의 시장질서 보장’과 2항의 ‘시장에 대한 정부 개입 인정’(일명 경제 민주화 조항)의 바람직한 조화다. 새누리당은 이러한 헌법적 가치를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서 경제 민주화의 개념을 조속히 국민에게 제시해야 할 것이다. 경제 민주화를 빌미로 한 주도권 다툼이 아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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