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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론] 종편 이제 원위치 찾아야/김서중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시론] 종편 이제 원위치 찾아야/김서중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9년 미디어 관련법이 날치기로 통과되었다. 헌법재판소는 국회 개정 절차에 위헌, 위법성이 있다고 판단했지만 그 해결의 공은 국회로 넘겼다. 날치기의 주범이자 다수당인 한나라당이 이를 수용할 리 없었고 방송법과 신문법은 유지됐다. 최대 수혜자는 뉴스를 하는 방송에 진출하고 싶었던 신문사업자들이었다. 당시 방송시장의 환경을 고려하면 한 사업자도 버겁다는 학계와 업계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4개 사업자를 새로 승인했으니 말이다. 물론 주요 신문사업자들이 대주주인 종편(종합편성채널)은 경영 성적표를 내세우며 자신들이 수혜자가 아니라고 항변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종편의 현재 성적표와 무관하게 그 과정과 절차는 정확하게 따지고 넘어 가야 한다. 다시는 이 같은 무리수를 반복하지 말아야 하기 때문이다. 또 곧 종편의 재승인 절차가 기다리고 있기도 하다. 엄격한 심사를 통해 긍정적인 결과를 이끌어내야 한다. 이를 위해 자격 미달이면 취소도 불사해야 한다. 애초 방송시장 확대 명분은 잘못된 전제에서 출발했다. 방송시장이 성장잠재력이 있다는 이명박 정부의 초기 예측은 수치상 오류임이 곧 밝혀졌다. 그러자 한나라당은 지상파의 여론 독과점을 문제 삼았지만 사실 신문시장의 여론 독과점이 더욱 심했다. 더군다나 신문시장의 최강자들이 방송시장에 진출한다면, 전체 여론 시장의 집중도는 더 높아질 것이 분명했다. 종편의 승인 심사 과정도 문제였다. 공정성을 위해 유일하게 밝혔다는 심사위원장 이병기 교수가 당시 유력한 대선 예비 후보였던 박근혜 의원이 설립한 ‘국가미래연구원’에 이름을 올린 것이 알려졌다. 이것과 작년 대선 기간 종편이 끊임없이 공정성 시비의 대상이었다는 사실이 무관하지 않다고 하면 억울할까? 그렇다면 당시 심사위원장을 교체했어야 마땅했다. 또 묘하게도 종편 승인 과정에서 탈락한 사업자들은 정량 평가에서 우수한 성적을 보였고, 승인 사업자들은 비계량적인 정성 평가에서 결과가 좋았다. 이런 우연의 일치가. 승인 이후에는 사업자들이 자율적으로 결정해야 할 채널 배정에 대해 최시중 당시 방통위원장이 소위 황금연번채널을 주어야 하고 방송통신발전기금 납부를 유예할 필요가 있다는 등 특혜를 언급하더니 그대로 시행됐다. 신규사업자만 들어오면 방송시장이 확대될 것처럼 주장하더니 승인 후에는 오히려 특혜를 준 것이다. 이미 법적으로 방송권역, 의무전송, 국내제작 프로그램 편성비율, 외주제작 프로그램 편성비율, 중간광고 허용 등 동일 방송시장에서 경쟁하는 지상파에 비해 많은 혜택이 보장돼 있는 종편에 또다시 특혜를 준 것이다. 특혜의 백미는 방송광고를 미디어렙을 거치지 않고 직접 판매할 수 있도록 해준 것이다. 지상파의 경우 방송광고를 미디어렙이라는 판매대행사를 통해 판매하도록 하고 있다. 방송사와 광고주의 유착을 억제하여 방송의 공정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종편은 광고 판매에 유리하도록 공정성 장치를 풀어 주었다. 최근 언론개혁시민연대가 쾌거를 이루었다. 승인 과정의 의혹을 풀기 위해 오랜 재판 끝에 방통위가 공개를 거부한 승인 심사 자료 공개 결정을 받아냈다. 12만 쪽에 이르는 자료 분석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다. 하지만 이미 공정성을 위해 사업계획서에서 제안했던 사안들이 지켜지지 않았다는 주장들이 나오고 있다. 종편은 이명박 정부의 특별 관리 속에 탄생한 기형적 산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애초 승인 심사가 공정했는지, 승인 과정에서 법적 오류는 없었는지에 따라 별도의 조치가 필요할 뿐 아니라 재승인 심사에서 승인 시 약속 사항을 수행하고 있는지를 엄격하게 따져 이에 적절한 조치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뜻이다. 또 동일 시장, 동일 경쟁 조건의 원칙에 따라 특혜 요소는 하루빨리 개선해야만 한다. 그것이 방송의 공정 경쟁을 보장하고 건전한 방송 체제를 유지하는 길이다.
  • 金도 주식처럼 거래 내년초 현물시장 개설

    金도 주식처럼 거래 내년초 현물시장 개설

    오랫동안 논란이 돼 온 금거래소가 내년 1분기에 문을 여는 것으로 확정됐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금도 주식처럼 현물시장에서 직접 거래할 수 있게 됐다. 정부는 금 거래 시장의 양성화를 통해 연간 3000억원에 이르는 부가가치세 탈루를 막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신문 6월 5일자 1, 4면> 정부와 새누리당은 22일 당정 협의를 통해 내년 1분기 중 한국거래소에 증권시장과 유사한 형태의 금거래소를 개설하기로 했다. 재무요건 등 일정 수준을 충족하는 금 관련 사업자와 금융기관 등이 금 현물시장 회원으로 가입해 시장에 참여할 수 있다. 가입 회원은 현물시장에서 직접 금을 사고팔거나 비회원(개인투자자 등)을 위해 현물시장의 거래를 중개할 수 있다. 매매 단위는 소량(1~10g)으로 설정하되 금 실물 인출은 소유자가 인도를 요청한 경우에 한해 1㎏ 단위로 허용하기로 했다. 정부는 금거래소 활성화를 지원하기 위해 금 현물시장에 공급되는 수입금의 관세율을 0% 수준으로 감면하기로 했다. 금 사업자에 대해 법인세(소득세) 공제 혜택을 부여하고 부가가치세 과세 체계도 현물시장의 특성에 맞게 정비한다. 시장이 정착될 때까지 한시적으로 거래 수수료와 보관 수수료를 면제하고 위탁매매 수수료도 최저 수준으로 유도할 계획이다. 또 거래되는 금 품질에 대한 신뢰 확보를 위해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금지금(화폐를 발행하는 바탕이 되는 금)만 거래가 허용된다. 이 외에도 정부는 음성적인 금 거래 차단을 위해 내년부터 금지금을 취급하는 귀금속 소매업종을 현금영수증 의무발급 대상으로 추가하는 등 과세 구조도 확충하고 세무조사도 강화할 계획이다. 그러나 실제 시장 활성화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정부가 금거래소를 만드는 이유는 그동안 금 시장이 양성화된 제련금 시장과 음성화된 정련금·밀수금 시장으로 나뉘어 운영됐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밀수금을 제외한 금의 음성거래 규모는 연간 55~57t에 이르며 현황이 파악되지 않는 밀수금을 포함할 경우 음성거래 규모는 더욱 커지게 된다. 음성적인 금 거래가 기승을 부리는 이유는 자금 노출을 꺼리는 사람들 때문이다. 금거래소 설립은 노무현 정부와 이명박 정부 때부터 거론돼 왔지만 법 개정 문제에 대한 부처 간 이견으로 무산됐다. 하지만 이번에는 정부만이 아니라 여당도 적극적으로 나서는 만큼 금거래소 개설이 원활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당정 협의에서 “세금 탈루도 문제지만 관행적으로 만연한 음성거래가 금 시장 전체의 신뢰성을 훼손하고 있다”며 금거래소 설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회의록 증발 논란] 쫓기는 민주 “봉하 이지원 접속 흔적…국정원, 증발 미리 알았다”

    [회의록 증발 논란] 쫓기는 민주 “봉하 이지원 접속 흔적…국정원, 증발 미리 알았다”

    국가기록원 대통령기록관이 보관하고 있어야 할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원본 찾기가 일요일인 21일 밤늦게까지 계속됐지만 성과는 없었다. 여야는 참여정부의 청와대 업무관리 시스템 ‘이지원’(e-知園) 구동 여부를 놓고도 온종일 신경전을 벌였다. 복구·구동에만 최소 일주일이 걸리는 탓에 결국 이지원 구동은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색 시작 얼마 후 “재검색 시한을 연장하자”는 얘기가 나왔고, 검색 상황이 만만치 않은 듯 새누리당 황진하·조명철, 민주당 전해철·박남춘 의원 등 4명의 여야 열람위원들은 수시로 회의를 열어 조율했다. 새누리당은 ‘재검색은 22일 오전까지’라는 원칙을 고수했다. 여야 열람위원들과 4명의 전문가들은 22일 오전 10시부터 다시 재검색을 시작해 존재 여부를 마지막으로 확인한 뒤 오후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그 내용을 보고할 계획이다. 이날 오후 대통령기록관 열람실에는 수시로 박스가 반입·반출됐다. 열람위원들이 추가 자료를 요청하면 기록원이 이를 찾아서 제출하고 보고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때로는 관계자들이 뭉텅이 출력 자료를 직접 들고 들어가기도 했다. 주로 민주당 측의 요구로 추가 검색된 내용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색 범위도 늘렸다. 키워드는 당초 7개에서 19개로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전자문서는 암호까지 풀고 검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이지원의 자료가 국가기록원이 팜스에 보관해 놓은 대통령기록물 파일이 아닌 별도 스토리지의 백업 대통령기록물 파일에 보관돼 검색이 안 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하루종일 현장이 이렇게 은밀하고 긴박하게 돌아간 가운데 여의도에서는 각종 주장과 의혹이 제기됐다. 친노(친노무현)계인 홍영표 민주당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3월 26일 노무현재단 사료팀이 대통령기록관에 보관 중인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개인 기록을 제공받기 위해 대통령기록관을 방문했을 당시 지정서고에 보관돼 있던 봉하 이지원의 봉인이 해제돼 있었고 두 건의 시스템 접속 흔적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민주당 열람위원들도 국가기록원에 로그·열람 기록, 보안감사일지, 출입 기록, 외부파견기관 공무원 근무일지, 폐쇄회로(CC) TV 기록 등을 22일 오전까지 제출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기록원 측은 ‘시스템 구동 여부 확인’과 ‘항온·항습 점검’ 등을 위해 2010년과 2011년 접속했다고 해명하는 한편 관련 자료를 민주당 측에 제공하기로 했다. 새누리당은 “열람위원도 아닌 사람이 그런 얘기를 한 것이 오히려 논란을 일으킬 수 있다”면서 “친노 인사들이 회의록 원본을 찾지 못한 다음에 이명박 정부에 책임을 전가하려는 불순한 의도가 숨겨져 있다”고 반박했다. 국정원이 회의록 원본의 ‘실종’을 이미 알고 있었다는 주장도 나왔다. 국회 국정원 국정조사특별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정청래 의원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남재준 국정원장이 지난달 25일 국회 정보위에서 당시 국정원에서 생산한 것이 진본, 원본이라고 계속 주장했으며 ‘대통령기록관에 있는지 없는지 어떻게 아느냐’고 말했다”면서 “지금 와서 생각해 보니 국정원이 국가기록원에 회의록 문건이 없다는 것을 미리 알고 있었다는 의혹을 갖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국정원 측은 “국가기록원에 있는 각종 문건에 대해 알 수 없기 때문에 ‘모른다’고 답변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공직사회 골프 해금 ‘뜨거운 감자’] 운동·취미보다 접대·로비 수단 변질…잘못 걸리면 ‘약’도 없다

    공직자들에 대한 ‘골프 금지령’이 조만간 풀릴 조짐이 곳곳에서 감지된다. 최근 청와대 한 회의에서 참모진이 소비 진작과 골프업계 일자리 창출 등의 이유로 골프 허용을 건의했으며 박근혜 대통령은 “알겠다. 조금만 기다려달라”라고 답했다고 한다. 청와대의 한 고위공직자도 “이번 여름휴가에 골프나 실컷 즐기겠다”는 말을 공공연하게 할 정도로 골프 해금(解禁) 분위기는 무르익고 있는 듯하다. 이번 여름 휴가철이 공직자 골프 허용 여부를 가름할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공직사회는 유독 골프 문제에서만큼은 움츠러들곤 했다. 윤리적 고삐가 강하게 채워져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박근혜 정부 출범 직후 이러한 고삐를 죌 수밖에 없는 계기도 있었다. 박 대통령은 지난 3월 11일 취임 후 처음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안보가 위중한 이 시기에 현역 군인들이 주말에 골프를 치고 그런 일이 있었다”면서 “특별히 주의를 해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주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북한의 미사일 위협이 이어지던 상황에서 군인들이 골프를 친 것에 대한 경고성 메시지로 해석돼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전군에 골프 금지령을 내렸다. 군 골프 금지령은 남북 간 긴장이 완화된 지난 6월 1일 해제됐지만 여진은 지금도 지속되고 있다. 공직사회에서 골프 금지령은 김영삼 정부 시절 처음 내려졌다. 김 전 대통령이 골프를 잘 못 친 이유도 있지만 골프를 즐겼던 과거 군 출신 대통령들과 차별화하려는 의도가 있었다. 김대중·노무현·이명박 정권을 거치면서 공무원들의 기강을 잡겠다며 종종 골프 금지령이 내려진 적도 있지만 접대 골프가 아니라 내 돈 내고 치는 거라면 크게 문제 삼지 않는 분위기로 바뀌었다. 노 전 대통령은 가끔 골프를 즐겼고, 이 전 대통령도 직접 골프를 쳐 해금을 공론화하려는 시도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박 대통령은 지금까지 직접 골프 금지령을 내린 적은 없다. 그럼에도 공직사회 내부적으로는 골프를 해서는 안 된다는 게 불문율에 가깝다. 실제 골프를 즐기는 일부 청와대 참모진 역시 야외 정규 골프장이 아닌 실내 스크린 골프장만 가끔 찾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지난 10일 주요 언론사 논설실장단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골프 허용 여부를 묻는 질문에 “지금 여러 가지로 생각하고 있다”면서 즉답을 피했고 지난 6월 11일 국무회의 때도 이경재 방송통신위원장의 골프 허용 요청에 박 대통령은 웃음으로 답변을 대신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직사회에서 골프가 단순한 운동이나 취미가 아니라 접대 수단이 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골프를 해도 된다’는 메시지가 ‘접대를 눈감아 주겠다’는 오해를 불러올 수도 있다. 이는 ‘비정상의 정상화’라는 박 대통령의 국정 운영 기조와도 배치된다. 접대 골프라는 비정상적인 관행을 합리화하는 것처럼 비쳐질 수 있기 때문이다. 공직자 골프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바로 ‘타이밍’이다. 국가 위기나 비상 상황하에서의 공직자 골프는 국민 불신을 자초한다. 노무현 정부 당시 실세였던 이해찬 총리 역시 ‘3·1절 골프 파동’에 휘말려 공직에서 물러났다. 공직자들의 골프가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가장 핵심적인 이유는 부적절한 처신과 맞물려 있다. 과거에도 정권이 새롭게 들어설 때마다 공직 기강을 다잡기 위해 골프장 출입 금지가 ‘단골 메뉴’로 등장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골프 금지의 실효성을 떠나 대국민 홍보 효과가 적지 않다는 점도 깔려 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회의록 증발 논란] 끝내 못 찾으면…메가톤급 책임 공방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이 사라진 것으로 확인되면 서해 북방한계선(NLL) 포기 발언으로 촉발된 회의록 정국은 이른바 ‘사초(史草) 게이트’로 비화될 수밖에 없다. 회의록 실종의 시기·주체 등 책임소재를 둘러싼 여야의 ‘회의록 훼손’ 공방이 장기화 되는 것은 물론 ‘회의록 찾기’ 과정에 대한 정치적 논란도 가열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새누리당은 야당이 주장하는 ‘이명박 정부 폐기설’을 일축하며 참여정부 인사들에게로 칼끝을 겨눴다. 이 대통령 당선 직후 회의록 내용 유출을 우려한 노무현 전 대통령이 청와대·국가정보원에 회의록 폐기를 지시했다는 주장이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당시 김만복 국정원장이 ‘회담 기록을 재생산해 갖고 있었다’는 정황도 이를 뒷받침한다”면서 “이 전 대통령은 회의록 공개를 주장했던 당사자여서 폐기를 지시할 이유가 없었다”고 말했다. ‘사초를 불태운 행위’, ‘분서갱유’ 등 공세 수위를 높여온 새누리당은 회의록 실종의 사법적 책임을 가리기 위해 검찰 고발 수순을 밟을 예정이다. 김태흠 원내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역사의 기록물을 ‘우주에서 바늘찾기’로 보관하는 것이 어디 있느냐”면서 “문서가 있다고 해도 못 찾는다면 그 부분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기록물 전달·보관에 대한 책임 규명까지 주장했다. 정상회담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이자 대통령기록물의 국가기록원 이관을 총지휘했던 문재인 민주당 의원과 친노(친노무현) 진영은 뜻밖의 불똥을 맞게 됐다. 이들은 정치 공세를 피하기 위한 특검 주장 등 선제대응에 주력할 방침이다. 문 의원은 노 전 대통령의 NLL 포기 발언 진위가 논란을 빚자 지난달 21일 “정상회담 회의록은 물론 국가기록원 관련 자료 일체를 공개하자”고 제안한 당사자다. “노 전 대통령의 NLL 포기 발언이 사실이면 정치를 그만둘 것”이라고 배수진도 쳤다. 친노 진영은 이명박 정부의 회의록 훼손 의혹에 무게를 싣고 있다. 친노 핵심인사인 홍영표 의원이 이날 이(e)지원 사본 무단 접속 의혹을 제기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회의록 관련 실체를 밝히기 위해 이지원 사본이 보관됐던 봉하마을까지 손대야 하는 상황이 닥칠 수도 있다. 그러나 여야 공방 속에 사실 확인은 뒤로 밀린 채 정치적 논란만 길어질 공산이 높다. 이 과정에서 친노 계열 분화는 야권 차기구도와 맞물려 불가피하게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이미 문 의원의 회의록 공개 주장에 대해 “국민은 전임 대통령을 정쟁에 끌어들여 공격하는 일은 옳지 않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민주당 지도부에서도 “국정원의 대선 개입 의혹 국정조사에 화력을 집중해야 하는데 배가 산으로 가고 있다”는 불만이 터져나온다. 한편 이날 이지원 구동을 하지 못함에 따라 민주당이 열람기한 연장을 요구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22일 최종 결론을 낼 경우 ‘끝까지 시도해 보지도 않고 판도라의 상자를 덮어버렸다’는 의혹도 피할 수 없다. 국정원에 보관 중인 회의록 음원 파일 공개는 후속 변수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음원 파일 공개를 추진하겠다”고 했던 새누리당 소속 서상기 정보위원장은 이날 “회의록 실종은 중대범죄이기 때문에 그 책임소재를 먼저 가리고 여야가 ‘NLL 수호 공동선언’으로 출구전략을 찾아야 한다. 그 문제(음원 파일 공개)는 추후 얘기”라며 한발 물러섰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공직사회 골프 해금 ‘뜨거운 감자’] “라운딩 허용땐 매년 1조 9839억 경제파급 효과”

    “60대를 치면 나라를 먹여 살리고 70대를 치면 가정을, 또 80대 타수를 치면 골프장을 살리고, 90대 타수를 치면 동반자를, 100대 타수를 치면 골프공 제조업체를 먹여 살린다.” 골퍼들 사이에서 회자되는 우스갯소리 가운데 하나다. 골프의 핸디캡별 확산 효과를 우스꽝스럽게 표현한 것인데, 뜯어보면 나름대로 일리가 있다. 이 가운데 골프장을 살린다는 80대 타수가 눈에 확 들어온다. 한국골프장경영협회 자료에 따르면 80타 중·후반대 타수는 2013년 6월 현재 485만명으로 추산되는 우리나라 골퍼 가운데 절반 이상이다. 바로 이들이 437개 국내 골프장(2013년 1월 운영 기준·회원제+대중제)과 여기에 딸린 6만 1000명의 골프장 종사자들을 지탱하는 밥줄이다. 그런데, 골프장들이 요즘 사상 유례를 찾을 수 없는 경영난으로 울상을 짓고 있다. 이명박 정부 이후 암묵적인 ‘군기잡기’ 식으로 공직자들의 골프를 금지한 이후부터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협회는 지난해 3월 임시총회를 열어 ‘골프산업 정상화를 위한 성명서’를 채택, 정부기관과 정당 그리고 일부 기업들이 아무런 근거도 없이 ‘골프 금지’를 공표하고 유도하는 행위를 할 경우 업무방해와 사생활 침해 등을 이유로 단호한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을 결의하기도 했다. 한국대중골프장협회는 지난 6월 직격탄을 날렸다. ‘공직자 대중골프장 골프 허용 건의서’를 정부와 국회·청와대 등에 제출, 공직자들의 자유로운 골프장 출입 허용을 건의했다. “공직자들의 골프 금지 분위기는 연쇄적으로 일반 국민에게까지도 골프장 이용을 꺼리게 해 골프산업 및 연관 산업 전체가 크게 위축되고, 내수 경기에도 나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협회는 또 공직자의 골프 금지 분위기가 계속된 최근 5년간 대중골프장은 홀당 이용객 수가 30% 넘게 감소하고, 골프용품과 연습장 등 관련 골프산업의 경영실적도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협회는 “정부가 공직자의 골프장 출입을 허용할 경우, 대중골프장은 매년 6500억원의 소비지출 효과와 1조 9839억원의 경제적 파급효과, 그리고 5만 4097명의 고용창출 등 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골프를 통한 국민 건강 증진 및 의료비용 감소 등을 통해 결과적으로는 국민 행복지수를 높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최병규 기자 cbk91065@seoul.co.kr
  • 박재순 농어촌공사 사장 임기 15개월 남기고 사퇴

    박재순 농어촌공사 사장 임기 15개월 남기고 사퇴

    대형 공기업인 한국농어촌공사 박재순(69) 사장이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19일 “지난주에 농식품부 장관에게 제출한 박 사장의 사직원이 오늘 수리됐다”고 말했다. 박 사장의 임기는 아직 1년 3개월이 남아 있다. 지난달 발표된 공공기관 평가에서 기관장 및 기관 평가 모두 ‘양호’(B) 판정을 받았다. 이전 이명박 정부에서 임명돼 사퇴를 강요받았기 때문이라는 외압설이 돌고 있는 가운데 내년 지방선거 출마설도 나오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전남 보성 출신인 박 사장이 내년 전남 도지사 선거에 출마하려고 적절한 시기를 가늠하고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차기 사장 후보로는 이상길 전 농식품부 차관, 배부 현 부사장, 권오을·이인기 전 한나라당 의원 등이 거론된다.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회의록 증발 논란] 與 “책임 묻겠다” 野 “기다려 보자”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의 행방이 묘연한 상황에서 여야는 각기 다른 셈법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일단 새누리당은 회의록이 ‘없다’는 데 무게를 둔 상황에서 국가기록원으로부터 회의록 유무에 대한 최종 확인을 기다리고 있다. 최경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주요당직자 회의에서 “회의록이 최종적으로 없다는 결론이 내려질 경우 그 경위와 책임 소재를 명명백백히 밝히고 관련자에게 상응하는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오는 22일 ‘없다’는 최종 판정이 내려지면 ‘노무현 전 대통령이 회의록을 폐기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대야 파상 공세를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새누리당 의원들이 특별검사를 주장하고 있는 것도 맥락이 같다. 민주당은 지도부와 친노무현계 인사들의 입장이 나뉘는 분위기다. 김한길 대표는 “회의록을 더 찾아보기로 한 만큼 기다려 보겠다”고 말했다. “회의록 정본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아 찾을 수 없다면 또 다른 차원의 심각한 문제”라며 새누리당과 사뭇 비슷한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친노 측에서는 이날도 “참여정부 자료를 모두 국가기록원으로 넘겼고, 훼손됐다면 이명박 정부의 책임”이라고 거듭 주장하며 강경하게 맞섰다. 한편 민주당도 ‘없음’으로 최종 결과가 날 경우에 대비, 검찰수사를 비롯해 특검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어 여야 수 싸움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서울광장] 주권 국가와 ‘애치슨 선언’의 공포/문소영 논설위원

    [서울광장] 주권 국가와 ‘애치슨 선언’의 공포/문소영 논설위원

    조선 개항의 성격을 결정지은 1876년 조일수호조규(강화도 조약)의 제1조는 “조선은 독립국이다”이다. 조선과 일본, 두 독립국이 맺은 조약의 제1조가 “조선은 독립국이다”라는 점은 참 수상하지 않은가. 이 수상쩍은 적시를 ‘일본이 조선 침략을 위한 야욕을 드러냈다’고 배웠다. 미국은 1882년 조선과 조미통상조약을 맺을 때 청나라 북양대신 리훙장에게 중재를 요청했고, 협상도 청나라 톈진에서 진행했다. 조선은 5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자주독립 국가라는 우리와 세계의 인식은 이렇게 달랐다. 외국 출판사가 내놓은 세계사 책에는 조선을 병자호란을 겪은 1636년 이후에는 청의 속국이나 번국으로 처리해 놓은 경우도 더러 있다. 국사학자들은 내치에서의 독립성과 외교·국방에서의 자율성, 한반도에 대한 실효적 지배 등을 내세워 병자호란 이후에도 조선은 ‘사실상’ 독립국가였다고 주장한다. 이런 후기 조선의 지위가 영 찜찜하다. 비슷한 시기에 유럽은 베스트팔렌 조약(1648년)을 맺어 서유럽 국가에 대한 로마 교황과 신성로마제국의 내정간섭과 지배를 종식하며 근대 국가의 모태를 마련했다. 최근 한국군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환수 시기를 두고 논란이 재현됐다. 지난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한·미 국방장관회의에서 2015년 12월에 환수하기로 한 전작권 이양을 우리 측이 연기해 달라고 요청했다는 보도가 지난 17일 나오면서다. 미국 측은 예정대로 하자며 시큰둥하다고 한다. 전작권의 정의는 “한반도 전쟁 발발 시 국군의 작전을 통제할 수 있는 권한”이다. 이 권한은 한미연합사령부 사령관, 즉 주한 미군이 가지고 있는 것과 같다. 1950년 6·25전쟁이 터지자 전쟁수행 능력이 거의 전무해 미국에 의지할 수밖에 없었던 이승만 대통령은 그해 7월14일에 유엔군 사령관에게 ‘작전지휘권’을 이양했다. 단서조항은 “현재의 적대상태가 지속하는 동안”이었지만, 작전권은 이양된 상태로 쭉 유지됐다. 작전권 중 평시작전통제권은 1994년 12월에 한국군에 반환됐다. 좀 더 예민한 전작권 반환 논의는 2005년에 시작됐다. 주권국가에서 전작권 이양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당시 노무현 정부의 판단이었다. 2007년 2월 한·미국방장관 회담에서 2012년 4월 17일에 반환키로 결정됐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자 2010년 재협상을 해 이양시기를 2015년 12월로 늦췄다. 그런데 대통령 공약에서도 확인했던 반환시기를 박근혜 정부가 더 연기하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국군이 온전하게 군사작전권을 가진 시기는 국군을 창설한 1948년 8월부터 1950년 7월까지 24개월에 불과했다. 주권(主權)은 국제법상으로 다른 어떠한 국가의 권력에도 복종하지 않는 것이다. 그렇다면, 전작권을 확보하지 못한 대한민국의 주권을 온전하다고 말할 수 있는가. 한국이 ‘찜찜한’ 후기 조선처럼 보이지는 않을까? 유엔(UN)이나 유럽연합(EU)의 특수한 사례를 들어 베스트팔렌 조약이 규정한 ‘고전적 주권’의 시대는 지나갔다고 주장할 수도 있다. 그러나 EU는 일국의 주권을 제한함으로써 주권을 전 유럽으로 확장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한국인의 잠재의식 속에 주한미군 철수를 연상시키는 전작권 이양은 공포스러운 어젠다이다. 미국의 딘 애치슨 국무장관이 1950년 l월 태평양에서 미국 극동 방위선으로 한국과 타이완을 제외한 일본-오키나와-필리핀을 연결하는 ‘애치슨 라인’을 발표한 뒤 미군이 한반도에서 철수했고, 5개월 뒤 6·25전쟁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린 시절 수영장에서 익사할 뻔했다고 해서 평생 수영을 포기할 수는 없다. 공포를 떨쳐내야 한다. 대한민국은 건국 65주년으로 환갑도 훌쩍 넘겼고, 무역규모도 세계 10위권이다. 안보 위협이라는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온전한 주권 행사를 위한 방안을 빠른 시일 내에 마련해야 한다. 미국이 연기하기 싫다는데 매달리면 값비싼 대가를 지불해야 하지 않을까. symun@seoul.co.kr
  • [내년 지방선거 누가 뛰나] 새누리·선진통일 합당이 표심에 영향 미칠 듯

    [내년 지방선거 누가 뛰나] 새누리·선진통일 합당이 표심에 영향 미칠 듯

    충청권도 새누리당이 다소 강세다.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선진통일당이 새누리당과 합당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대통령이 세종시 원안을 고수한 점, 어머니인 고 육영수 여사의 고향이 충북 옥천이란 점도 한몫했다. ■대전시장 새누리당 후보는 염홍철 시장과 박성효 의원, 이재선 전 의원, 정용기 대덕구청장 정도가 거론되고 있다. 염 시장과 박 의원의 3번째 리턴매치 성사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염 시장의 불출마설이 솔솔 나돌고 있기 때문이다. 2006년 선거에서는 박 의원이, 2010년에는 염 시장이 승리하면서 각각 다른 정당 소속으로 나선 본선에서 1승 1패를 나눠 가졌다. 둘은 내년 선거에서 새누리당 공천을 놓고 겨룬다. 민주당에서는 선진통일당이 새누리당과 합당할 때 민주당 복당을 선택한 권선택 전 의원과 대전시당위원장인 이상민 의원이 경쟁하고 있다. ■충남도지사 민주당의 안희정 지사의 출마가 유력하다. 안 지사 스스로 재출마 의사를 밝혀 왔다. 여기에 나소열 서천군수가 도전장을 내밀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도 주민들의 관심을 끌어내고 선거 승리를 위해 안 지사와 나 군수의 경선을 피할 이유가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새누리당에서는 한국농어촌공사 사장을 지낸 홍문표 의원, 충남도 행정부지사 출신의 이명수 의원, 이명박 정부에서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정진석 국회 사무총장, 전용학 전 한국조폐공사 사장, 3선을 채운 성무용 천안시장 등이 후보로 거론된다. ■충북도지사 재선에 도전하는 민주당 이시종 지사의 출마만 확실시될 뿐 경쟁자들의 움직임은 눈에 띄지 않는다. 이 때문에 누가 새누리당 후보로 출마하느냐가 지역 정가의 최대 관심사다. 현재 새누리당 안팎에서는 서규용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김기문 중소기업 중앙회장이 후보로 거론된다. 이기용 충북교육감의 출마설도 나돈다. ■세종시장 지난해 4월 총선과 함께 치른 임기 2년짜리 초대 시장 선거처럼 3파전이 예상된다. 새누리당은 유한식 시장이 재선을 노린다. 최민호 전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과 공천을 놓고 겨룰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이춘희(민주당 세종시당위원장) 초대 행복청장 단독 출마가 점쳐지고 있다. 지난해 선거 때 유 시장에게 근소한 차이로 질 만큼 접전을 펼쳤다. 지난해와 달리 중앙 부처가 속속 이전하면서 젊은층이 두꺼운 세종시 첫마을과 조치원읍이 전체 유권자의 절반을 넘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대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청주 남인우 기자 niw@seoul.co.kr
  • [내년 지방선거 누가 뛰나] 김문수 여유, 남경필·정병국 고심… 김진표 선두, 원혜영 가속

    [내년 지방선거 누가 뛰나] 김문수 여유, 남경필·정병국 고심… 김진표 선두, 원혜영 가속

    경기도지사 선거는 서울시장 선거와 더불어 내년 지방선거의 양대 산맥이다. 지난해 대선에 이어 처음 치러지는 전국단위 선거인 만큼 여야 모두 박근혜 정부 중간평가의 ‘리트머스’ 지역인 경기도의 향배에 바짝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여권으로선 경기지사 3연임을 지켜내야 한다는 압박감이 크다. 반면 야권은 수도권 민심의 바로미터인 경기도를 8년 만에 탈환하겠다는 각오다. 여기에 ‘안철수 신당’이 오는 10월 재·보궐선거를 전후해 가시화될 경우 야권발 바람은 초대형 태풍이 될 수도 있다. 새누리당에선 현재 연임 도지사이자 차기 유력 대선후보인 김문수 지사의 행보가 주목된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수위를 달리면서 경쟁자들을 여유 있게 따돌리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김 지사 측은 아직까지 적극적인 의사 표명을 자제하면서 10월 재·보선 정국을 주시하고 있다. 현직 의원들 가운데는 경기도에 지역구를 둔 중진의원들이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한나라당 시절부터 쇄신파 명맥을 이어온 5선의 남경필(수원 병) 의원과 이명박 정부에서 문화체육부 장관을 지낸 4선의 정병국(여주·양평·가평) 의원이 고심 중이다. 경기도 정무부지사를 지냈고, 현재 국회 국방위원장인 4선의 원유철(평택 갑) 의원은 벌써부터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새 정부 초반부터 차출설이 나왔던 유정복 안전행정부장관 역시 출마설을 일축하고 있지만 선거가 1년 가까이 남았다는 점에서 여전히 유력한 후보군 가운데 한 명이다. 민주당 후보는 새누리당 후보로 누가 출마하느냐에 따라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경선을 실시할 경우 경선 룰도 변수다. 2010년 지방선거 때 야권단일후보 경선에서 유시민 전 의원에게 석패했던 김진표(수원 정) 의원이 선두주자로 꼽힌다. 경제부총리·교육부총리 등을 역임한 국정 경험을 앞세워 재도전할 공산이 크다. 당대표를 지낸 원혜영(부천 오정) 의원은 출마를 기정사실화하면서 행보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두 사람이 고등학교 선후배 사이로 남다른 관계임을 감안할 때, 경선이 실시되면 두 의원 중 한 명이 양보할 가능성이 높다. 조직력이 탄탄한 박기춘(남양주 을) 사무총장은 도내에서 만만치 않은 세를 형성하고 있고, 이종걸(안양 만안) 의원 역시 4선의 인지도를 내세우고 있다. 안철수 신당이 구체화되면 경기도 정무부지사 경력의 김성식(서울 관악갑) 전 의원의 출마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사설] 盧·金 회의록 미스터리 檢 수사로 진상 가려야

    마땅히 국가기록원에 있어야 할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의 존재가 오리무중인 상황이 벌어졌다. 국회 운영위 소속 여야 의원 10명이 15일과 그제 이틀에 걸쳐 관련 자료 목록을 열람했으나 회의록을 찾지 못했다. ‘남북 정상회담’ 등 여야가 정한 7개 항목을 포함해 10여개의 관련 키워드를 입력해 국가기록원 데이터베이스를 검색했으나 핵심자료인 정상회담 회의록과 녹음파일 등이 나오지 않은 것이다. 국가기록원은 이미 “회의록이 없다”고 자료 열람위원들에게 밝혔다고 한다. 너무도 황당하고도 위중한 사안이 아닐 수 없다. 정상회담 회의록이 행방불명된 지금의 정황은 크게 세 가지 가능성으로 정리될 것이다. 회의록이 국가기록원에 있는데 찾지 못했을 가능성, 아니면 관련 자료가 아예 노무현 정부에서 국가기록원으로 이관되지 않았을 가능성, 그도 아니면 보관돼 있던 자료가 중도에 사라졌거나 파기됐을 가능성이다. 이 가운데 아직 못 찾았을 가능성은 국가기록원이 “(추가 검색 결과) 해당 자료(정상회담 회의록)는 보관하고 있지 않다”고 확인한 이상 희박해 보인다. 전산화된 자료를 열이틀간 핵심 키워드로 검색하고도 찾지 못했다면 회의록이 정상적 형태로 현재 국가기록원에 보관돼 있다고 볼 수는 없을 듯하다. 다만 “찾지 못한 것을 두고 없다고 단정할 수 있느냐”는 민주당의 항변처럼 관련 파일이 훼손돼 있을 가능성은 열어둬야 할 것이다. 남은 두 가지 가능성, 즉 회의록이 애당초 이관되지 않았거나 중도에 망실(亡失)됐다면 이는 노 전 대통령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관련 발언의 진상과는 비교할 수 없는, 근원적이고 중차대한 국가적 문제다. 후대에 남겨 길이 보존해야 할 사초(史草)가 사라졌다는 것은 국가라는 틀을 갖추고 있는 사회에서 있을 수 없는 한심한 일이다. 현실적으로도 향후 남북 간 논의 과정에서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사안이다. 여야는 NLL 공방을 넘어 회의록 존폐 공방에 돌입했다. 새누리당은 노무현 정부가 자료를 국가기록원에 넘기지 않았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파상 공세를 준비하고 있다. 2008년 초 노 전 대통령 측이 청와대 전산시스템인 ‘e지원’ 자료 일체를 봉하마을로 갖고 가 논란을 빚은 전례 등을 근거로 내세우고 있다. 이에 민주당은 이명박 정부가 관련 자료를 파기했을 가능성을 제기하며 맞불을 놓고 있다. 다 부질없는 짓이다. 목소리를 높인다고 하나뿐인 진실이 달라지지 않는다. 국기(國紀)의 문제다. 검찰이 나서야 한다. 그 어떤 가능성에 대한 예단도 삼가고 철저한 수사로 진실을 캐서 밝혀야 한다. 그 진상에 따라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중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 여야는 공방을 접고 즉각 검찰에 수사를 의뢰해야 한다.
  • [‘NLL 회의록’ 미스터리] 이관 뒤 참여정부때 폐기? MB정부때 폐기?… 아예 이관 안돼?

    [‘NLL 회의록’ 미스터리] 이관 뒤 참여정부때 폐기? MB정부때 폐기?… 아예 이관 안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포기 시사 발언 논란을 잠재울 것으로 기대됐던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원본이 ‘증발’하면서 걷잡을 수 없는 파문이 일고 있다. 당연히 국가기록원에 보관돼 있어야 할 회의록 원본이 국가기록원에 없는 것으로 사실상 확인되면서 각종 시나리오와 음모론이 난무하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의 참여정부가 애당초 원본을 이관하지 않았거나 이관 뒤 참여정부 말 또는 이명박 정부 때 폐기됐을 가능성도 그중 하나다.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열람위원인 새누리당 황진하 의원과 민주당 우윤근 의원이 18일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국가기록원이 그런 자료(회의록)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을 확인했다”고 밝힌 가운데 여야는 마지막으로 오는 22일 국가기록원에서 회의록의 존재 여부를 최종 확인하기로 했다. ■이관 뒤 참여정부 때 폐기 가능성 국가기록원에 회의록 원본 자체가 없다는 것을 전제로 하는 상황이다. 새누리당 등 여권 관계자들은 참여정부가 회의록을 기록원에 이관했다가 이명박 정부 출범 이전에 정치적 파장을 우려해 서둘러 폐기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한다. 2007년 12월 대통령 선거에서 이명박 후보가 당선되기 이전에 국가기록원으로 이관했던 회의록을 황급히 폐기했다는 것이다. 사실이라면 노 전 대통령 측은 정치적 치명상을 입을 수밖에 없다. 노 전 대통령 측이 단호하게 부인하는 이유다. 남북정상회담 당시 청와대 연설기획비서관이었던 김경수 노무현재단 봉하사업본부장은 이날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회의록을 폐기할 것이었다면 국정원에 보내지도 않았어야 하지 않느냐. 국가기록원에서 못 찾은 것으로 봐야 한다”고 폐기설을 일축했다. 노 전 대통령 측은 국가기록원이 공식적으로 명확한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하고 있다. 회의록 열람위원인 민주당 우윤근 의원도 이날 운영위 회의에서 “기록원 측에 ‘현재까지 찾지 못한 것이 옳은 대답이다. 모든 방법을 다하지 않은 상태에서 없음을 확인했다고 하는 것은 납득이 안 된다’라고 질책했다”고 설명했다. 봉하마을 대표를 맡고 있는 김정호 전 청와대 기록관리비서관은 국가기록원이 일부러 찾지 않고 있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이날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 등에서 “이(e)지원 시스템의 기록물은 모두 다 그대로 컴퓨터에 저장돼 누가 중간에 조작할 수 없다. 못 찾고 있거나 고의로 회피하고 있는 게 아닌가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관 뒤 이명박 정부가 폐기 가능성 민주당 등 야권에서는 참여정부가 회의록을 국가기록원에 이관했으나 이명박 정부가 폐기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이명박 정권이 국정원 회의록 보관본을 왜곡해 전문과 발췌본을 만든 뒤 대선 국면 등 결정적일 때 노 전 대통령 측을 곤경에 빠뜨리거나 친노(친노무현) 세력에 치명타를 가하기 위해 회의록 원본을 폐기해 버렸다는 것이다.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는 이날 당 고위정책회의에서 “추가로 찾아서라도 이 기록물이 없는 게 확인되면 이는 민간인 사찰을 은폐해 온 점이나 국정원 댓글의 폐기와 조작의 소위 경험에 비춰서 삭제와 은폐 전과가 있는 전임 이명박 정권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의 NLL 포기 취지 발언 등 중요 부분을 왜곡한 회의록만 국정원이 보관하고, 원본을 폐기해 버렸다는 취지다. 이 같은 주장이 사실이라면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 등 현 여권 전체가 궁지에 몰릴 수 있지만 가능성을 의심받고 있다. 회의록이 대선 정국에서 활용됐다고 민주당이 주장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현 정부의 정통성에 대한 시비가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 민주당은 기록원에서 회의록이 끝내 발견되지 않을 경우 이명박 정부 폐기설을 주장하며 장외투쟁 등 강도 높은 대여 투쟁을 벌이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이나 이 전 대통령 측, 그리고 청와대 측은 이 같은 시나리오에 대해 펄쩍 뛰며 부인한다. 청와대는 이날도 이 문제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며 신중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저희들도 솔직히 황당하고 당황스럽지만 지금으로서는 좀 믿기지 않기 때문에 (국회의) 공식적인 발표를 한 번 보자”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터무니없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회의록을 이관하지 않았을 가능성 참여정부의 청와대가 임기를 마치고 청와대 문서를 국가기록원에 넘기면서 회의록을 누락시켰을 가능성도 여권을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다. 여권 관계자들은 이명박 정부 출범 이전에 회의록은 국가기록원으로 넘어가지 않았고, 노 전 대통령 임기 말 회의록 원본이 사라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 통일비서관 출신 새누리당 정문헌 의원은 전화 통화에서 “2008년 이 전 대통령이 노 전 대통령의 남북정상회담 내용을 보고받고 크게 화를 내면서 ‘원본을 공개해야 되지 않겠느냐’고 고집해서 참모들이 고심을 했었다”고 전했다. 이런 측면에서 이명박 정부가 회의록 원본을 폐기하거나 은폐했을 가능성은 낮다고 주장했다. 국가기록원에 회의록이 없다면 아예 이관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취지이다. 여권 인사들은 회의록이 실무자들의 실수나 착오로 이관되지 않았을 수도 있지만, 의도적으로 이관되지 않았다면 노 전 대통령 측이 후일 회의록이 공개됐을 때의 후폭풍을 우려해 폐기했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특히 녹음파일이 국가기록원에 남아 있지 않은 점도 노 전 대통령 측이 의도적으로 관련 기록물들을 이관하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하게 하는 요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여권 일각에서는 봉하마을 은폐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다. 노 전 대통령 측이 민감한 내용이 담긴 회의록을 봉하마을에 보낸 뒤 아직까지 은폐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노 전 대통령 측은 “말도 안 되는 음해”라고 펄쩍 뛰고 있다. 여권 관계자들은 봉하마을에 은폐했다면 사실상의 폐기라며 “사초를 불태운 것이나 마찬가지로 역사의 심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기록원이 못 찾았을 가능성 정부의 복잡한 국가기록물 관리체계 때문에 원본이 있는 데도 찾지 못할 가능성도 여전히 민주당을 중심으로 제기하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의 참여정부는 국가기록원에 대통령기록물을 이관할 때 청와대 업무관리시스템인 ‘이지원’의 자료를 컴퓨터 파일 형태로 통째로 넘겼으나, 국가기록원의 문서시스템이 이지원과 서로 달라 검색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취지다. 문서 형식을 변환하는 과정에서 파일 형태가 달라지면서 관련 자료가 유실됐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가기록원의 한 관계자도 이날 기술적인 문제로 여야가 기존에 선별한 7개 검색어로 회의록이 검색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새누리당 유기준 최고위원도 라디오 인터뷰에서 “분류 작업을 소홀히 했거나 보안 등의 이유로 쉽게 찾을 수 없도록 하지 않았겠나”라고 말했다. 여야도 이런 상황을 감안해 22일 새로운 키워드를 추가해 마지막 예비 열람을 실시하기로 했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존재 여부 자체를 확인하지 못한다면 각각의 시나리오만 무성한 채 새로운 정쟁의 단초가 되면서 ‘영구미제’로 처리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회의록이 없다는 것이 최종 확인되고 책임 소재를 가리는 단계가 된다면 특별검사 등을 통해서 책임 소재를 가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국가기록원 “회의록 원본·녹음파일 없다”

    국가기록원 “회의록 원본·녹음파일 없다”

    국가기록원이 18일 “2007년 제2차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원본과 회의록을 녹음한 음원 파일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국회에 보고했다. 여야는 이날 회의록 열람위원 10명이 참여한 가운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를 열었으며, 국가기록원은 “대화록의 단초인 음원 파일도 찾지 못했다”면서 이같이 보고했다고 회의 참가자들은 전했다. 열람위원인 새누리당 황진하 의원은 “지난 15일에 이어 17일 열람위원 전원이 재차 국가기록원을 방문해 추가 검색 결과를 확인했으나 해당 자료는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민주당 측 열람위원인 우윤근 의원은 “현재까지 찾지 못한 것이 옳은 대답이며 모든 방법을 다하지 않은 상태에서 없음을 확인했다고 하는 것은 납득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여야는 양쪽 열람위원 2명씩, 여야가 추천하는 전문가 2명씩, 모두 8명이 대통령기록관에서 회의록을 계속 검색하고, 오는 22일 10명의 열람위원 전원이 대통령기록관을 방문해 최종 확인작업을 벌이기로 했다. 대화록이 존재하는지는 이날 최종 판가름 날 전망이다. 민주당과 노무현 정부 인사들은 참여정부의 청와대 업무관리시스템인 ‘이(e)지원’과 국가기록원 간의 시스템 차이로 검색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어 앞으로 나흘간 대화록을 찾아낼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반면, 대화록이 없는 것으로 최종 확인될 때는 상당한 정치적 파장이 예상된다. 국회 정보위의 서상기 위원장은 “국가정보원이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의 음원 파일을 보관 중인 것을 확인했으며 차후 상황에 따라 공개를 추진하겠다”고 말했으며, 일각에서는 검찰 수사의 불가피성을 거론하고 있다. 이날도 여야는 노무현 정부 또는 이명박 정부가 회의록을 폐기했을 가능성을 서로 제기하는 등 공방을 벌였다. 참여정부의 인사는 “대화록을 왜 못 찾는지 이해할 수 없다. 회의록 관리과정에 정치적 목적이 개입됐다는 심각한 의혹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으며 이명박 정부의 관계자는 “기록물을 대통령기록관에 넘기면 변경이나 폐기는 불가능하며, 법에 따라 봉인된 것을 건드릴 수도 없다”면서 “전형적인 물 타기 수법”이라고 반박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안보 불안에 보수 달래기… 국방부, 전작권 ‘연기’ 대신 ‘점검’ 표현

    안보 불안에 보수 달래기… 국방부, 전작권 ‘연기’ 대신 ‘점검’ 표현

    정부가 2015년 말로 예정된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시기를 다시 협의하자고 미국에 제의한 배경이 주목된다. 정부가 전작권 전환 문제를 꺼내든 시점은 지난 3월 북한이 전쟁 분위기를 조성하며 위협 수위를 급격히 높인 직후로 알려졌다. 지난 2월 12일 3차 핵실험을 단행한 북한은 3월 5일 정전협정을 백지화하겠다고 위협한 데 이어 같은 달 26일 전략로켓군과 장거리포병 부대에 ‘1호 전투근무태세’ 명령을 내리는 등 위협 수위를 끌어올렸다. 이런 상황은 2010년 이명박 정부 당시 전작권 전환 시기를 처음 늦출 때의 명분과 과정, 모두 비슷하다. 참여정부 당시인 2007년 2월 양국은 국방장관 회담을 통해 전작권 전환 시기를 2012년 4월 17일로 못 박았다. 하지만 2009년 5월 북한의 2차 핵실험 이후 연기 주장이 불거졌고, 2010년 3월 천안함 침몰 이후 안보 위협이 고조되면서 연기론이 급물살을 탔다. 결국, 2010년 6월 26일 당시 이명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에서 2015년 12월 1일로 전환 시기를 미뤘다. 노무현 정부에서 합의한 전작권 전환 일정에 대해 보수정권에서 처음부터 의지가 없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미 정치적 논란 끝에 한 차례 연기했던 데다 2015년 전작권 전환이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공약이란 점을 의식한 듯 국방부는 ‘재연기’란 표현을 극도로 꺼렸다. 국방부는 전작권 전환 재연기 소식이 알려진 17일 보도자료에도 ‘연기’ 대신 ‘점검’으로 에둘러 표현했다. 국방부 당국자는 “김관진 장관은 헤이글 장관에게 연기란 표현을 쓴 적이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국방부 관계자는 “논의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미 국방부 관료가 실수로 언론에 ‘재연기’ 얘기를 꺼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전작권 전환 시점를 늦추려는 배경에는 김정은 체제가 들어선 이후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 등 안보 불안이 커지고 있는 데다 보수층에 대한 고려가 맞물린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한미연합사령관(주한미군사령관)이 행사하는 전작권이 한국군 합참의장에게 전환될 경우 연합사령부는 해체된다. 물론, 전작권 전환 뒤에도 연합사가 가칭 ‘연합전구(戰區)사령부’로 대체되면서 연합방위체제는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새누리당 일각과 성우회·재향군인회 등 보수단체를 중심으로 “연합사가 해체되면 양국 안보관계의 틀이 근본적으로 흔들리게 된다”며 전작권 전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여야 ‘NLL 회의록 원본’ 못 찾아…단순 검색 불가냐 원본 고의 폐기냐

    여야 ‘NLL 회의록 원본’ 못 찾아…단순 검색 불가냐 원본 고의 폐기냐

    여야가 17일 2007년 남북정상회담 관련 자료 2차 예비열람을 마쳤지만 핵심인 회의록 원본의 존재를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10명의 여야 열람위원들은 지난 15일에 이어 이날 경기도 성남 국가기록원을 방문, 자료 목록을 검토했지만 ‘서해 북방한계선(NLL) 포기 발언’ 여부를 가려줄 회의록 원본 소재 확인에 실패했다. 정치권 핵심 관계자는 이날 전화통화에서 “오늘까지 여야 열람위원들이 키워드(핵심어)로 요청한 자료 목록에서 회의록 원본의 존재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회의록 관련 목록을 단순히 못 찾은 것인지, 원본 자체가 폐기됐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다른 핵심 관계자는 “여야가 각각 당 지도부에 이런 상황을 보고했고, 18일 오후 2시 국회 운영위를 열어 경위 보고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여야는 추가 예비열람을 통해 회의록 찾기에 나설지, 현 상황에서 본격적인 열람을 시작한 뒤 대응방안을 논의할지 결정할 계획이다. 국가기록원에 회의록 원본이 없는 것으로 최종 확인된다면 파문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회의록 폐기 및 유출 여부를 놓고 새로운 논란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 노무현 정부 말기, 또는 이명박 정부 당시 고의로 폐기했는지가 쟁점이 될 수도 있다. 앞서 지난해 대선과정에서 노 전 대통령이 임기 말 정상회담 회의록 폐기를 지시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지만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낸 문재인 민주당 대선후보는 이를 강력히 부인했다. 노무현 정부 당시 사용하던 청와대 문서관리시스템 ‘이(e)지원’은 노 전 대통령 퇴임 후 통째로 대통령기록관에 이관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이유로 자료 열람 활동에 정통한 핵심 관계자는 “검색어 태그(문서 정보에 키워드를 덧붙여 검색이 쉽도록 만든 것) 호환이 되지 않아 현재 시스템상 회의록 원본이 어디에 있는지 찾아내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노무현 재단 김경수 봉하사업본부장도 “국가정보원에도 남긴 기록을 국가기록원 대통령기록관에 넘기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국가기록원이 통째로 넘겨받은 ‘이지원’에 담긴 기록물을 자체 시스템에서 변환해 관리하는 것으로 안다. 국가기록원 시스템은 ‘이지원’과 달리 자료 간 링크가 되지 않아 찾는 데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 역시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청와대 관계자는 “(자료를 찾지 못했다는 것은) 처음 듣는 얘기다. (국가기록원에 회의록 원본이) 있을 것”이라면서 “민주당에서 열람하자고 해놓고 또 그쪽에서 (국가기록원에 회의록을) 맡겨놓고 없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반문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이재오 “국정원장·감사원장 사퇴하라” 김무성 “경제팀 무능…리더십 안보여”

    새누리당 친이(친이명박)계 좌장인 이재오 의원이 17일 남재준 국가정보원장과 양건 감사원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이 의원은 또 최근 ‘막말 논란’ 등과 관련, 청와대가 입장 표명을 하는 것에 대해서도 “말을 가려서 하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4대강 감사 등과 관련한 친이계의 ‘불편한 심정’을 대변하면서 당내 입지 강화를 노리고 대립각을 세우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정국이 매우 험악해진 원인은 국정원에 있다”면서 “국정원이 회의록을 국회에 던져 일이 꼬였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정원장의 자진 사퇴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또 “(감사원이)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에 깊숙이 개입한다는 것은 여권 전반에 걸쳐 큰 부담을 준다”며 감사원의 4대강 감사 결과를 지적한 뒤 “정국 안정을 위해 감사원장은 자진 사퇴하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청와대에 대해서도 “청와대가 정쟁의 중심에 서면 되겠는가. 청와대는 말을 아끼고 가려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다른 중진 의원들도 쓴소리를 쏟아냈다. 원조 친박(친박근혜) 김무성 의원은 “일부 외국 금융기관들과 제너럴모터스 같은 기업들이 한국을 탈출하고 있다. 이대로 간다면 경제전망은 매우 비관적”이라면서 “현 정부의 경제팀으로는 이 같은 난제에 대한 해결 능력의 리더십이 보이지 않는다”고 경제팀의 무능을 지적했다. 이는 최근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경제부처 수장들의 경제 위기 타개 능력에 대한 우려가 잇따라 제기되고 있는 것과 일맥상통하는 것으로 앞서 최경환 원내대표도 비슷한 지적을 한 바 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MB정부 법인세 인하가 朴정부 세수부족 ‘화근’

    MB정부 법인세 인하가 朴정부 세수부족 ‘화근’

    2003년 노무현 대통령은 김진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의 법인세 인하 건의를 결국 받아들였다. 세율을 낮춰주면 기업 투자 등이 활발해져 괜찮은 일자리가 늘어날 것이라는 정부의 논리에 고집을 꺾었다. 하지만 기대는 여지없이 빗나갔다. 이명박 정부는 출범과 동시에 법인세 인하를 강하게 밀어붙였다. 기업의 세금 부담을 덜어줘야 ‘성장을 통한 복지’가 가능하다고 했다. 당시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법인세 인하로 6개월에서 1년 사이에는 기업 투자가 늘어날 것”이라고 장담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기업의 실질 투자는 오히려 전임 노 대통령 시절보다도 감소했다. 그에 따른 부담은 고스란히 박근혜 정부로 내려왔다. 세금 수입이 급격히 줄면서 올해 수조원대의 세수 결손이 불가피해졌다. 요즘 같은 불경기에 기업들을 위해 쓸 법도 한 ‘법인세 인하’ 카드도 구사할 수 없게 됐다. 국가재정도 타격을 입고 정책수단의 여지도 줄어드는 이중의 부담을 떠안은 셈이다. 기재부는 전년 대비 올 상반기(1~6월)의 세수(국세 기준) 부족이 약 10조원에 이른 것으로 보고 있다. 수치가 확정된 올 1~5월 세수는 82조 1262억원으로 전년 동기(91조 1345억원)보다 9조원 적었다. 감소분의 절반가량인 4조 3000억여원은 법인세에서 줄어든 몫이다. 이명박 정부는 과표(세금부과의 기준이 되는 소득) 2억원 이하 기업의 법인세율을 2008년과 2010년 2차례에 걸쳐 13%에서 10%로 낮춰줬다. 특히 법인세에서 막대한 비중을 차지하는 과표 2억원 초과 기업의 세율을 2009년 25%에서 22%로 내린 데 이어 지난해 다시 20%로 낮췄다. 불과 3년 새 세율이 5% 포인트나 내려간 것이다. 이명박 정부의 계산은 일종의 ‘박리다매’(薄利多賣) 전략 같은 것이었다. 단위 세수는 줄겠지만 투자 확대와 고용 창출 등 성장을 통해 부족분이 상쇄될 것으로 봤다. 하지만 감세의 성장 기여도는 ‘마이너스’였다. 2003~2008년 평균 0.90이었던 10대 그룹의 투자성향지수는 2009~2012년 0.86으로 떨어졌다. 투자 성향이 1을 밑돌면 영업이익보다 설비투자액이 적다는 뜻이다. 매출 10억원당 몇 명의 고용효과가 있었는지 보여주는 10대 그룹 고용유발계수는 2007년 1.17에서 지난해 0.78로 쪼그라들었다. 이명박 정부 이전에는 기업들이 1000억원의 매출을 올릴 때마다 117명의 고용이 창출됐다면 지난해에는 78개의 일자리만 생긴 셈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라는 변수를 감안하더라도 법인세율을 20%로 낮추면 국내투자는 10조원, 취업자는 18만명,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6조원이 늘어날 것이라는 정부의 장밋빛 청사진은 완전히 빗나간 셈이다. 박기백 서울시립대 교수는 “한국 같은 대기업 중심의 경제에서는 고용이나 투자에 있어 법인세 인하의 효과가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정부는 “하반기에 세수 감소가 완화될 것”이라며 겉으로는 태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내부 분위기는 초비상이다. 실제로 상황이 그렇다. 홍기용 인천대 세무학과 교수는 “경기 상황을 볼 때 하반기 세수 증가가 기대만큼 이뤄질 가능성이 적다”면서 “지금과 같은 불경기에 증세는 적절치 않고, 그렇다고 2차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자니 야당에서 반대할 것이고 이래저래 진퇴양난”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천공항과 같은 대형 공공기관 매각을 통한 재정 확충도 추진되지 않는 가운데 지하경제 양성화를 통한 세수 증대 방안도 효과는 별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병구 인하대 경제학부 교수는 “이명박 정부가 비과세·감면 제도들을 정리하지 않은 상태로 법인세를 인하하면서 현 정부는 세수 부족과 함께 더 이상 법인세 인하 카드를 쓸 수 없는 이중 부담을 지게 됐다”면서 “이제는 조세 개혁 없이 박근혜 정부의 공약을 실현하는 것은 불가능한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정부, 美에 전작권 전환 재연기 제안

    정부, 美에 전작권 전환 재연기 제안

    정부가 2015년 말로 예정된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시점을 사실상 또다시 연기하는 방안을 미국과 협의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오는 10월 서울에서 열리는 한·미 연례안보협의회의(SCM) 때까지 논의를 매듭지을 방침이다. 국방부는 17일 “2013년 전반기 심각해진 북한 핵 문제 등 안보 상황을 중요한 조건으로 고려하면서 전작권 전환 준비를 점검해 나가자고 미국 측에 제의했다”고 밝혔다. 정부가 전작권 전환 시점을 다시 협의하자고 거론한 시점은 북한이 지난 2월 3차 핵실험에 이어 3월 ‘1호 전투근무태세’ 명령을 내리는 등 안보 위기가 고조된 이후다. 국방부 관계자는 “올봄 안보 상황이 급변한 상태에서 김관진 국방장관이 척 헤이글 미 국방장관에게 여러 채널을 통해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2007년 2월 두 나라는 국방장관 회담을 통해 ‘2012년 4월 17일’로 전작권 전환에 합의했지만, 2010년 6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2015년 12월 1일’로 연기한 바 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이슈 & 논쟁] 한국사 수능 필수

    [이슈 & 논쟁] 한국사 수능 필수

    반만년 역사를 한 학기에 가르치는 파행적 교육법으로 청소년들의 역사 인식과 한국사 교육이 위기에 처했다. 고등학생 10명 가운데 7명이 6·25전쟁을 ‘북침’이라 일컫고, ‘3·1절’을 제대로 읽을 줄 아는 학생이 드문 것이 현실이다. 정부는 뒤늦게 역사교육 강화 방안 마련에 나서며 한국사를 수능 필수과목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고심 중이다. 학생들이 한국사 교과서를 다시 손에 쥘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대학 입시 반영만큼 효과적인 대책이 없다는 현실적인 고민과 중국과 일본이 촉발시킨 ‘역사전쟁’에 맞서기 위해 한국사 교육 강화가 시급하다는 절박함이 반영됐다. 하지만 한국사 수능 필수가 능사일까. 입시 위주 암기식 역사교육이 우리 역사에 대한 학생들의 흥미를 떨어뜨릴 것이라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양측의 주장에 대해 전문가 의견을 들어 본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일러스트 길종만 기자 kjman@seoul.co.kr [贊] 조법종 우석대 역사교육과 교수 “357시간 교육…中·日보다 적어 더이상 외면받는 과목 방치 안돼” 최근 국가적 이슈가 돼 버린 역사교육 문제에 대한 ‘대통령의 결단’으로 역사교육 강화 방안이 구체화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역사교육은 매우 기형적인 교육방식과 입시제도에 의해 ‘학교에서 가르치지만 배우지 않는 과목’으로 전락했다. 또 중국·일본과의 역사 갈등으로 인해 국가적으로 한국사 교육의 중요성이 강조되지만 정작 학생들은 소 닭 보듯이 역사 과목을 보고 있다. 더욱 개탄스러운 것은 중국에서는 애국주의 교육의 핵심으로 중국사가, 일본에서는 과거 영광 재현을 위한 과목으로 일본사가 강조되는데 한국에서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역사교육에 손을 대더니 학생에게 외면받는 한국사를 만들어 버렸다는 현실이다. 특히 이명박 정부는 중국·일본과 역사전쟁을 한다면서도 현재 시행 중인 2009 개정 교육과정에서 역사교육 시간을 총 357시간(초등 102시간, 중등 170시간, 고등 85시간)으로 중국(446시간), 일본(375시간)에 비해 가장 적게 만들었다. 게다가 ‘집중이수제’라는 학원주입식 단기 속성 방식이 도입되면서 중·고교에서는 2년에 배울 한국사 내용을 1년 또는 1학기에 몰아서 가르쳤다. 결국 이미 중학생 때부터 한국사는 재미없고 짜증만 나는 과목이 돼 버렸다. 더욱이 한국사는 2005학년도 대입수능 필수에서 선택과목이 되면서 27.7%만 선택하더니 서울대 진학생만 공부하는 과목이 된 이후인 2013학년도 수능에서는 전체 응시생의 7.1%(4만 3918명), 그리고 2014학년도 수능 6월 모의평가에서는 6.7%(4만 243명)가 선택했다. 만일 서울대마저 입시 과목에서 한국사를 제외한다면 한국사는 선택 0% 과목으로 전락할지도 모를 상황이 됐다. 이는 대입이란 지상목표 앞에 입시와 관련이 없는 과목이면 어떤 명분과 논리로도 선택받지 못하는 가슴 아픈 우리 교육의 현실을 보여 주는 것이다. 최근 고등학교에서 특강을 하는 도중 극소수 학생만이 기초적인 역사 관련 물음에 답을 하는 모습을 보았다. 나중에 특강이 끝나고 고 3학생이 자신은 서울대를 준비하지 않아 진작 한국사를 포기해 우리 역사를 잘 몰랐는데 1학년 후배가 답을 잘하는 것을 보고 너무 부끄럽고 화가 났다고 했다. 솔직히 한국사를 공부하고 싶어도 서울대에 갈 학생이 아닌 사람은 좋은 점수를 얻지 못해 선택할 수 없는 현재 상황이 너무 화가 난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이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반면 미국 조기 유학을 준비하는 지인의 아들은 미국 대학을 들어가기 위한 시험인 SAT를 준비하면서 미국 역사를 열심히 공부하고 있었다. 우수한 인재가 유학을 가면서 미국사는 열심히 하지만 한국사는 전혀 알지 못하는 상황인 것이다. 이렇게 우리 역사에 대한 이해 없이 성장한 ‘우수한 해외유학 인재’가 우리나라에 돌아와 국가 운영에 참여할 때 과연 무엇을 근거로 나라의 미래를 책임질 수 있을까. 이공계 학생들은 더더욱 역사 과목을 접할 길이 없다. 정말 역사가 필요 없는 것일까. 1980년대 철길을 도로로 바꿔 확장하는 공사가 실시됐는데, 일제가 의도적으로 우리 역사 유적을 파괴하고 한반도의 혈맥을 끊기 위해 부설한 철길을 도로로 덮게 됐다. 뒤늦게 이를 알려 주니 당시 지역 국토관리청장이 공사 설계 때 그 내용을 알았으면 유적을 복원한 뒤 도로 방향을 바꿨을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당시 5억원이면 될 유적 복원이 이제 1000억원이 넘는 대공사가 돼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이는 우리 사회 전 분야에 걸쳐 역사 지식과 인식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 주는 사례다. 인문계뿐만 아니라 이공계 학생들에게도 우리 역사에 대한 이해와 교육이 절실히 필요함을 깨닫게 하는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국사 교육 정상화는 대입수능 필수화가 아니면 현실적인 효과가 없다는 것이 교육계의 답이다. 학생들의 부담이 문제이긴 하지만 우리 미래의 주역을 위해 필요한 것이라면 국가 백년을 아니 만년을 위해 할 것은 해야 한다. [反] 나인호 대구대 역사교육과 교수 “시험 위한 역사교육 본질 흐려져…정치·이데올로기의 도구로 전락” 얼마 전 여러 언론은 청소년들의 역사에 대한 무식함을 연일 질타했다. ‘3·1절’과 ‘6·25’에 대한 무지, ‘야스쿠니 신사(神社)’의 ‘젠틀맨’(紳士)으로의 오해와 같은 비난이 그것이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국사교육의 강화와 한국사의 수능 필수 과목 지정’ 주장이 거세지고 있다. 그런데 이것이 과연 정확한 진단에 입각한 타당한 주장일까. 먼저 정량적 기준에서 볼 때 한국사가 경시되고 있다는 생각은 편견이다. 많은 사람들이 개탄하기를 국사 과목이 서울대 입시를 위한 소수에게 한정돼 대다수의 학생에게 외면을 당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예를 들어 2012학년도의 경우 사회탐구 영역 가운데 ‘국사’를 선택한 학생은 12%에 불과했으나, 같은 한국사 계열인 ‘근현대사’ 과목은 45%로 세 번째로 많이 선택된 과목이었다. 위에서 언급한 역사 지식은 모두 ‘근현대사’에서 가르치는 것들이다. 국사 과목이 외면을 당해 한국사 지식이 빈곤하다는 말은 사실과 어긋난다. 같은 맥락에서 한국사를 모르고는 각종 공무원 시험 및 공기업 시험에서 엄청난 불이익을 받고 있다는 사실도 지적해야겠다. 9급 공무원, 경찰 공무원 그리고 소방공무원 시험에서 한국사는 필수 과목이다. 또 외무·행정고시에 지원하려면 한국사검정능력시험 2급에 합격해야 한다. 올해부터 중등교원임용시험에 지원하기 위해서는 이 시험 3급 합격이 필수적이다. 이 밖에 각종 공기업 시험에서 이 시험이 요구되는 것은 물론이다. 둘째, 시험 준비를 위한 한국사 교육 및 학습이 더 큰 문제다. 네덜란드의 역사가 호이징가가 말했듯이 역사란 과거가 우리에게 던져 주는 의미를 해석하는 작업이다. 그러나 시험을 위한 역사교육은 이와는 거리가 멀다. 역사교육 과정에 담긴 이론과 현장 교사들의 교육학적 고민은 시험이라는 넘을 수 없는 벽 앞에서 무기력할 수밖에 없다. 역사는 이제 필연적으로 암기 위주의 딱딱하고 지루한 과목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몇 가지 주제를 선택해 심도 있는 토론 수업을 진행하고 역사 에세이를 쓰게 하는 유럽 및 미국의 역사교육과 단 1점이라도 더 높은 점수를 올리기 위해 주입식으로 교과서의 진도를 끝내야 하는 우리의 역사교육은 결코 같은 것일 수 없다. 그럼에도 한국사의 수능 필수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암기 위주의 수업이 아닌 토론과 이해 위주의 역사 수업을 주장한다면 이는 공허한 수사학에 불과하다. 셋째, 한국사만을 강조한다면 이는 외눈박이 역사교육에 불과하다. 앞서 언급한 수능 관련 통계를 한 번 더 언급하자. 불과 8%의 응시자만이 선택한 세계사는 사회탐구 과목 가운데 꼴등을 차지했다. ‘세계화’의 시대에 우리의 세계사 인식은 쇄국시대에나 걸맞은 수준이다. 미국 및 유럽, 그리고 일본의 역사교육에서 자국사와 세계사의 비중은 거의 반반이다. 다행히 우리나라에서도 개정 7차 교육과정 이후 ‘세계사 속의 한국사’ 교육의 틀이 갖춰졌다. 그러나 현재 국제 역사학계의 흐름이 초국사(transnational history), 더 나아가 글로벌 히스토리의 패러다임 속에서 진행되는 것을 고려한다면 한국사와 세계사가 더욱 유기적으로 통합된 역사교육이 이뤄져야 한다. 마지막으로 한국사 교육을 강조하는 목소리 가운데 역사교육을 국가안보와 애국주의, 즉 국가주의와 민족주의의 도구로 간주하는 흐름을 읽을 수 있다. 현재 동아시아의 평화를 해치는 한·중·일 삼국의 ‘역사전쟁’은 ‘과거를 현재의 욕망으로 해석’하려는 이러한 민족주의 역사학의 산물이다. 더 나아가 근래 과열되고 있는 한국사 교과서를 둘러싼 이념 논쟁을 보자. 역사가 정치와 이데올로기를 위한 날카로운 무기로 사용되고 있지 않은가. 이처럼 역사가 정치와 이데올로기의 도구로 기능하는 한 나는 역사교육의 강화에 반대한다. 이런 역사의 과잉은 니체가 말했듯이 현재의 삶을 질곡시킨다. 미래를 향한 창조성과 에너지를 고갈시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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