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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당, 문 대통령 100일에 “낙제점·안보먹통·야당과 불통” 비판

    한국당, 문 대통령 100일에 “낙제점·안보먹통·야당과 불통” 비판

    자유한국당이 오는 17일 취임 100일을 맞는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해 ‘낙제점의 좌파 적폐 정부’라고 비판했다.한국당 지도부는 14일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대한 정부의 대응을 ‘대북평화 구걸’ 정책으로, 탈원전 및 기업·노동·복지 정책의 경우 ‘포퓰리즘 실험정책’으로 평가절하했다. 홍 대표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출범한 지 100일 되는 정부가 국민에 많은 걱정을 끼치고 있다”며 “국민을 실험 대상으로 정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북평화 구걸 정책은 ‘문재인 패싱’ 현상을 낳고 있고, 각종 사회정책은 국가의 미래를 준비하기보다는 집권 기간 선심성 퍼주기 복지에 전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홍 대표는 “적폐청산의 본래 목적은 DJ(김대중)·노무현 정부의 과거사 미화 작업이고, MB(이명박)·박근혜 정권 10년을 전부 부정하는 적폐청산”이라며 “과연 이 나라 좌파의 적폐는 없는 것인지 우리가 한번 되돌아봐야 할 순간”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업 옥죄기·범죄시하기·압박하기로 모든 기업이 해외 탈출러시를 이루고 있다”며 “한국은 좌파정권 5년 동안 산업 공동화를 우려해야 할 만큼 어려운 상태로 가게 된다”고 주장했다. 정우택 원내대표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문재인 정부 100일에 대해 “낙제점을 줄 수밖에 없다”며 “대통령 행태는 보여주기식 ‘쇼(Show)통’이자 안보 먹통, 야당과의 불통 등 3통의 100일, 장밋빛 환상 유혹의 100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이 지지율에 취해있는데 지지율은 쇼통의 결과일 뿐으로, 스스로 반성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혁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요즘 4대 망국 정책이 민심에 회자하고 있다”며 “탈원전 정책 등 아마추어 정책 운용, 나라 곳간 거덜 낼 어설픈 복지 등 포퓰리즘 정책, 법인세 인상 등 성장 포기 정책, 오락가락 사드 등 안보저해 정책”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엄연히 60%에 가까운 국민은 분명히 지난 대선 투표에서 반대투표를 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피플 파워의 허와 실] 상왕 노릇? 무슨 소리! 싸움 상대 더 늘었다

    [피플 파워의 허와 실] 상왕 노릇? 무슨 소리! 싸움 상대 더 늘었다

    “문재인 정부가 피플 파워로 출범했기 때문에 시민단체가 ‘상왕’ 노릇을 할 것이라는 생각은 단순한 발상이다. 시민단체들의 속내는 훨씬 복잡하다. 노무현 정부 당시 경험이 트라우마(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그때 시민단체를 비롯한 진보 진영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나 이라크 파병 등을 이유로 ‘좌회전 깜빡이 켜고 우회전을 한다’고 비판했다. 정권의 개혁 성향을 의심하지 않았기 때문에 더 진보적으로 가야 한다고 채찍질한 것이다. 의도는 나쁘지 않았지만 이미 보수 진영에 시달리고 있던 노무현 정부는 결국 진보와 보수 양쪽에서 공격을 받는 상황이 된 것이다. 그리고 보수 정권으로 넘어갔고, 9년 동안 ‘풍찬노숙’을 했다. 우리랑 친한 세력이 정권을 잡았다고 예전처럼 설칠 수 없는 이유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시민단체 상근 활동가는 문재인 정부 출범 초기 진보 성향의 시민단체가 득달같이 일어나 목소리를 높일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신중한 모습을 보이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새 정부에서 영향력이 커진 여러 시민단체도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다. 시민의 힘으로 출범한 문재인 정부의 실패는 곧 자신들의 실패와 다를 게 없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그래서 이 정부의 성공을 위한, 과거와는 다른 실천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하지만 ‘권력에 대한 견제’라는 시민단체 본연의 임무를 방기하는 순간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 보수 성향 시민단체들처럼 ‘어용’으로 전락해 존립 기반 자체가 무너질 수 있다는 부담도 동시에 느끼고 있다.#“바뀐 건 시민단체 위상 아닌 정부 눈높이” 최근 박찬주 육군 제2작전사령관 부부의 공관병에 대한 갑질을 고발해 주목을 받은 군인권센터의 임태훈 소장은 “시민단체의 영향이 커진 게 아니다”라며 “정확하게는 우리의 위상이 높아진 게 아니라 정부의 태도가 낮아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 소장은 “박근혜 정부에서도 우리는 윤 일병 사건, 22사단 사건, 군대 내 성폭력 등에 대한 문제 제기를 꾸준히 했다”면서 “하지만 당시 정부는 우리의 주장에 귀기울이지 않았고, 지금 정부는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9년 동안 정부가 시민사회의 위에 서서 제대로 소통을 하지 않다가 정권 교체 뒤 같은 눈높이로 소통을 하기 때문에 시민단체의 위상이 높아진 것처럼 보이는 일종의 ‘착시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탈(脫)원전’을 주장해 온 에너지정의행동 이헌석 대표는 “지금 ‘적폐’라고 부르는 많은 것들의 근본 원인을 따져 보면 결국 이전 정부가 너무 소통을 하지 않아 생긴 문제”라면서 “탈원전, 탈석탄 등 우리의 주장이 정책으로 반영되는 상황을 놓고 시민단체가 ‘상전’이 됐다고 비난하는 것은 다분히 악의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는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도 지금과 똑같은 의견을 냈지만 당시에는 귓등으로도 듣지 않았던 것일 뿐”이라고 잘라 말했다. 환경운동연합 양이원영 처장은 “정부의 역할이 공론장을 만들어 토론과 소통을 보장해 주는 것”이라면서 “이전 정부에서는 자신과 입장이 다른 단체들에 대해 배타적 태도를 보이거나 의도적으로 배제했던 반면 이번 정부는 우리를 소통의 상대로 인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이 대단히 좋아진 게 아니라 지극히 정상적인 것”이라고 덧붙였다. #싸움의 상대 다양화… 부담 늘어 지난겨울 ‘촛불 민심’을 뒷받침했던 대표적 시민단체인 참여연대의 박근용 공동사무처장은 “시민단체 활동의 바뀔 수 없는 본질은 권력에 대한 감시와 비판이다. 이는 정부가 바뀌어도 달라지지 않는다”면서도 “다만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는 정책적 퇴행을 막기 위한 것이었다면 문재인 정부에서는 개혁을 견인하기 위한 비판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참여연대의 성명서나 보도자료는 과거와 확실히 차이가 난다. 이명박 정부 시절 기획재정부가 세법 개정안을 발표하면 참여연대는 ‘부자 감세’를 비판하는 성명서를 내놨다. 하지만 지난달 세법 개정안이 나오자 참여연대는 ‘법인세제 개편에 따른 기업별 세금 부담 분석’이라는 이슈리포트를 통해 법인세율을 올려도 기업들의 세부담 여력이 충분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정부의 세법 개정안에 대해 엄호사격을 한 셈이다. 물론 정부가 금융소득 종합과세 및 2000만원 이하 주택임대소득 과세, 부동산 보유세 강화 등에 소극적이라는 비판도 빼놓지는 않았다. 박 공동사무처장은 “개혁을 뒤에서 밀고, 앞에서 당기는 역할과 동시에 개혁의 발목을 잡는 세력에 대한 비판도 함께 할 수밖에 없다”면서 “정권이 바뀌고 상대해야 할 대상이 늘어난 셈”이라고 말했다. 또 지난 9년 동안 대기업은 정부 뒤에 숨고, 시민단체는 정부와 싸우는 형국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정부가 공론의 장을 만들고 시민단체들을 공론 형성 과정에 참여하는 하나의 주체로 인정하고 있기 때문에 시민단체가 기업과 직접 힘겨루기를 해야 하는 상황으로 바뀌었다. 양이원영 처장은 “석탄이든 원전이든 대부분은 정부 주도로 추진되는 국책사업이었기 때문에 그동안에는 대정부 투쟁에 주력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정부가 탈원전으로 방향을 잡은 지금은 정부와 싸울 것이 아니라 시민들에게 탈원전의 당위성을 알리고, 원전을 둘러싼 기업들을 직접 상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정부에 무조건 “더 잘하라”고 할 수만은 없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가 대표적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사드 배치에 대해 유보적인 태도를 견지했다. 그러나 최근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이어지자 배치 시기를 앞당기는 방향으로 가는 분위기다. 박 공동사무처장은 “대부분 개혁적이지만 사드 문제는 현실론을 내세워 퇴행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그렇다면 우리는 당연히 비판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와 ‘불가근불가원’… 바뀐 싸움의 기술 익명을 요구한 한 시민단체 활동가는 “야당일 때와 달리 집권을 했을 때 접하게 되는 정보의 양과 질, 방향성에는 당연히 차이가 있을 수 있고, 기대에 못 미치거나 다른 방향의 결정을 할 수도 있다”며 “이 정부가 성공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더라도 그럴 때 비판하지 않으면 시민단체는 존재 의미를 잃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기자와 취재원의 관계처럼 시민단체가 생명을 유지하고 건강함을 지키려면 정부와의 관계를 ‘불가근불가원’ 원칙으로 가져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금은 탈퇴했지만 문 대통령도 지난 5월까지 변호사로 구성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소속이었다. 물론 특정 직능인들의 모임으로 일반적인 시민단체로 보기엔 무리가 있지만, 지난 정부 시기 민변이 저항의 전면에 나섰던 적이 많아 시민단체처럼 인식되기도 한다. 그런데 민변이 그동안 펼쳐 왔던 주장들이 이번 정부의 인수위원회 역할을 했던 국정기획자문위원회를 거쳐 국정과제로 선정됐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전속고발권 폐지, 국가정보원 개혁, 검·경 수사권 조정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민변 김남근 부회장은 “민변이 주장했던 정책이 문재인 정부의 공약으로 녹아든 것이 많다”면서 “이제는 그런 개혁들을 실현시켜야 하는 의무랄까, 그런 부담이 있다”고 말했다. 김 부회장은 “당연히 정부가 개혁을 잘하는지 감시도 해야겠지만 개혁과제들이 잘 실현될 수 있도록 협력하고 참여해야 하는 부분이 조금 더 늘어났다고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민변은 문재인 정부의 국정기획위에 60여개 개혁과제를 제안했었다. 김 부회장은 “사실 이명박·박근혜 정부 인수위에도 개혁안을 제안한 적이 있지만 두 정부는 민변에 적대적이었기 때문에 수용하지 않았다”면서 “그리고 두 정부에서는 정책에 대해 비판하는 게 주업무였다”고 말했다. 그런데 진보개혁세력의 집권은 민변의 정책 제안 방식을 바꿨다. 김 부회장은 “이번에 제안한 과제는 주로 행정적 차원에서 개혁이 가능한 것들”이라며 “법률 제·개정은 국회에서 합의를 봐야 하는데, 우리의 개혁 방향에 반대하는 정당들과 논의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정권 바뀌었다고 역할 바뀌지 않아 정권이 바뀌었다고 모든 게 바뀌는 것은 아니다. 진보와 보수 등 정치적 성향과 상관없이 사회 구성원 모두가 동의하는 문제에 천착한 활동을 펼치는 시민단체 입장에선 크게 바뀔 게 없다. 대표적인 곳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걱세)이다. 진보든 보수든 사교육비와 사교육의 영향력을 줄이자는 주장에 반대할 이유는 없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 시절 이주호 교육부 장관은 외국어고 입시제도를 바꾸자는 사걱세의 제안을 수용했다. 박근혜 정부도 사걱세가 처음 의제로 들고 나왔던 선행학습금지법을 수용해 제정했다. 사걱세 송인수 공동대표는 “대선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은 물론 국민의당, 바른정당, 정의당도 우리의 요구를 수용해 줬다”면서 “정권 교체 뒤에 특별히 교육부나 청와대, 여당과 소통이 더 잘된다고 느끼지는 못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송 공동대표는 “우리의 주장은 진보와 보수를 떠나 사교육 걱정을 줄이자는 전체 시민의 요구를 담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선 시기 외고·자사고·국제고의 일반고 전환이라는 사걱세의 요구를 공약으로 수용하고, 새 정부 출범 뒤 외고·자사고 폐지라는 민감한 이슈가 공론화됐다. 사걱세의 정책적 영향력이 크다는 이야기가 나올 만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송 공동대표는 “현 정부에 정책적 영향력이 ‘있다’, ‘없다’고 말하기 어려운 이유는 있다면 교만해지고 없다면 거짓말한다고 하기 때문”이라면서 “우리의 임무는 어디까지나 현 정부가 공약했던 교육정책이 잘 추진되는지 살피고, 국민들과 다른 정당들도 나설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서울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서울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기획] [커버 스토리] ‘王 위의 王’ 시민단체… 통하였느냐

    [기획] [커버 스토리] ‘王 위의 王’ 시민단체… 통하였느냐

    문재인 정부는 이른바 ‘피플 파워’에 힘입어 출범했다. 정권 교체를 성공적으로 일궈 낸 주인공은 이름 없는 수많은 민초들이다. 민초들의 정치 참여가 평화롭고 건전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힘을 보탠 이들이 시민사회단체다. 이 때문에 새 정부 출범 뒤 시민사회단체들이 일정 지분을 요구할 것이라는 우려의 시각이 있었다. 실제 문재인 정부 초대 내각에는 과거 어느 정부 때보다 많은 시민사회단체 출신 인사들이 포진했다. 전국교수협의회 공동의장을 맡았던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경제개혁연대 소장을 지낸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였던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 등이 대표적이다. 인물은 물론 정책 측면에서도 탈(脫)원전, 통신비 인하, 검찰·국가정보원 개혁, 외국어고·자립형사립고 폐지, 최저임금 인상 등 시민사회단체들의 요구가 주요 국정과제로 채택됐다. 공직사회 입장에서는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사사건건 딴죽을 걸던 ‘아웃사이더’였던 시민사회단체가 ‘시어머니’로 변신한 셈이다. 정부와 시민사회 사이의 관계 재정립이 절실한 상황이 됐다. 정치적·사회적·경제적 헤게모니의 대전환 속에 공직사회와 시민단체가 서로를 어떻게 보는지, 또 어떤 관계로 자리매김해야 하는지 등 속내를 들어 봤다.정책 논리를 한순간에 뒤집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새 정부의 가장 큰 정책 변화 중 하나인 탈원전·탈석탄 등 에너지 패러다임의 대전환은 에너지시민연대와 환경운동연합 등 시민사회단체들의 입지를 180도 바꿔 놨다. # 아웃사이더에서 장관으로 원전 건설을 강행했던 정부를 비판하던 교수 출신의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취임하자 공무원들이 시민단체를 보는 시각부터 달라졌다. 국가 경제동력이자 기간산업인 에너지·산업 정책을 다루는 산업부에 시민단체 출신 장·차관이 온 전례도 없었다. 산업부 A과장은 “예전보다 의견 수렴 절차가 복잡해졌다”면서 “전문가 추천이나 인선 과정에서도 더 많은 곳에 물어봐야 하고 회의 때도 시민단체 인사를 반드시 불러 의견을 듣는다”고 말했다. B과장도 “솔직히 예전엔 무시하는 경향도 있었는데 이제는 시민단체가 정책 논의의 파트너로 자리잡았다”고 전했다. 신고리 원전 5·6호기 건설 중단, 월성 1호기 수명 연장 중단, 이미 공론화 과정을 거친 사용후핵연료(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 기본계획 재공론화 등은 절차적 정당성이 없다는 이유로 원점 재검토가 이뤄지는 사례다. 간부급 C공무원은 “자기 논리를 뒤집고 반대했던 주장을 옹호해야 하기 때문에 마음이 부대끼는 게 사실”이라며 “실현 가능한 대안과 책임 의식을 공유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D공무원도 “소통의 장점 이면에 과하면 부작용이 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고용노동부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새 정부 기조에 따라 기존 정책들이 줄줄이 폐기되고 있다. 내년도 최저임금을 사상 최대 규모인 16.4% 인상하고, ‘쉬운 해고’로 불리는 지침을 폐지했으며, 근로시간 단축도 약속했다. 모두 노동계 입장과 궤를 같이한다. 다만 노동운동가(전국금융노조연맹 부위원장) 출신인 더불어민주당 김영주 의원이 장관이 되면서 그동안 얼어붙었던 노동계와의 경색 국면이 풀릴 것으로 기대된다. 고용부 공무원 E씨는 “예전에 노동계는 벽을 보며 대화하는 답답한 마음이었는데 노동계와 소통하는 장관 후보자가 지명된 만큼 발전적 측면에서 노동계와의 교류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 시어머니 같지만… 정책 뉴파트너 시민단체 출신 수장을 모시게 돼 한층 힘을 받게 된 조직으로는 공정거래위원회와 환경부 등이 꼽힌다. 공정위에는 최근 김상조 위원장이 몸담았던 경제개혁연대는 물론 가맹점주연합회 등 직능·이익단체들의 제보나 요구가 쏟아지고 있다. 특히 이들은 공정위에 “이런 거는 왜 안 하나” 또는 “저런 거는 더 세게 하라”는 식으로 주문의 강도도 높아졌다고 한다. 공정위 관계자는 “결국 우리에게 힘을 실어 주는 것”이라면서 “시민사회의 목소리가 커진 현 상황이 크게 부담스러운 것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반면 또 다른 공정위 공무원은 “(시민단체 요구) 자체가 부담이라기보다는 공정위에 대한 여론의 관심이 집중된다는 부담이 있다”고 말했다. 환경부는 시민·환경단체들이 ‘우군’ 역할을 해 왔다. 오히려 보수 정권이 집권한 최근 9년 동안 관계가 후퇴했다는 것이다. 4대강 사업이나 설악산 케이블카 등 각종 환경 현안을 놓고 대립하며 불신의 골이 깊어진 것이다. 시민운동가 출신인 김은경(전 지속가능성센터 ‘지우’ 대표) 장관과 안병옥(전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 차관 인사는 파격으로 받아들여진다. 김 장관은 지난 8일 환경 정책 방향에 대한 의견을 듣겠다며 ‘시민사회단체 대표 간담회’를 직접 열기도 했다. 당시 환경부 공무원들은 바짝 긴장했다는 후문이다. 한 환경부 공무원은 “든든한 지원 세력으로서 환경단체의 역할을 부인할 수 없다”면서 “단절 직전까지 갔던 시민·환경단체와의 관계 회복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다만 적당한 긴장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간부급 공무원 F씨는 “정책 추진 과정에서 시민·환경단체들과 접촉면이 넓어질 것”이라며 “다만 사공이 너무 많아지면 새로운 갈등이 유발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 개혁가로 혹은 트러블메이커로 새 정부 들어 위상이 강화된 대표적인 시민단체로 사교육걱정없는세상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인권연대, 군인권센터 등도 꼽힌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문 대통령의 교육 정책을 설계한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등과 협력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최근 공공기관에 출신지와 학력 등을 보지 않는 ‘블라인드 채용’을 의무화시킨 것도 이 단체의 대표적 요구였다. 이 정책은 교육부가 이어받아 대입 선발 과정에서 고교명을 가리는 ‘블라인드 면접’으로도 응용될 예정이다. 한 교육계 인사는 “민주당과 오랜 교류 속에 정책 입안에 참여했고 김 부총리 캠프에서 세운 공로도 있는 만큼 사교육걱정은 날개를 단 셈”이라고 귀띔했다. 참여정부 시절 영향력을 행사했던 민변은 새 정부에서도 검찰 개혁 등 활동 영역이 확대될 것이라는 게 법조계의 지배적인 견해다. 민변은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 검찰, 공정거래, 노동 등 핵심 분야 60대 과제를 제안했고 지난달 24일에는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도입, 검·경 수사권 조정, 법무부 탈검찰화 등 검찰 개혁 5대 과제도 발표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민변은 문 대통령이 30년 가까이 몸담아온 단체로 각종 제안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과거 검찰 개혁 등에 대해 민변과 법무부가 대립 관계를 보였다면 요즘은 ‘탈(脫)검찰화’까지 함께 보조를 맞추는 양상”이라고 전했다. 한 법조계 인사는 “노무현 정부 때 민변 출신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이 검찰 개혁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었지만 검찰이 장악한 법무부에서 지원 세력을 얻지 못해 실패했는데 이번에는 상황이 크게 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 위상 높아진 만큼 견제·균형 절실 인권연대는 지난 6월 경찰 내부 개혁 차원에서 발족된 경찰개혁위원회에 오창익 사무국장이 참여하면서 공식적인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개혁위는 지난달 백남기 농민 사망 사건 등에 대해 외부에서 직접 조사할 수 있는 ‘경찰 인권침해사건 진상조사위원회’를 권고했고, 경찰청이 이를 받아들였다. 경찰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인권연대 목소리가 직접 내부에 반영되고, 현 정부가 경찰 인권도 강조하면서 인권연대를 바라보는 경찰 내부의 시각도 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박찬주 육군 제2작전사령관(육사 37기) 부부의 공관병 갑질 논란을 잇따라 폭로한 군인권센터도 시선을 끈다. 군인권센터에서 군, 보훈처와 대립각을 세웠던 피우진 전 중령은 국가보훈처장에 올랐다. 군인권센터의 거침없는 폭로에 군과의 긴장감은 고조되는 분위기다. 국방부 관계자는 “정부가 군인권센터에 대해 평가하는 건 적합지 않다”며 “적폐 청산을 위한 군의 노력에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을 아꼈다. 국무총리실 관계자는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 김금옥 청와대 시민사회비서관 등이 몸담았던 한국여성단체연합의 영향력도 강화될 것 같다”면서 “소통 강화는 바람직한 방향이지만 시민단체와 정부 간 견제와 균형을 적절하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서울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In&Out] 재생에너지가 대세다/이성호 세종대 기후변화센터 연구위원

    [In&Out] 재생에너지가 대세다/이성호 세종대 기후변화센터 연구위원

    세계는 2015년 파리에서 모든 국가가 참여하는 기후변화협약을 체결했다. 세계적으로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재생에너지 사용을 확대하려는 노력이 강화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 보고서에 따르면 1990년부터 2015년까지 연간 발전설비 증가율은 태양광 46.2%, 풍력 24.3% 등이다. 2015년 이후에는 세계 신규 발전설비의 50% 이상이 태양광과 풍력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재생에너지 전력 비중은 2015년 기준 평균 23.5%인데 우리나라는 2%로 꼴찌다. 우리나라의 2030년 재생에너지 전력 목표치 20%는 국제사회와 비교할 때 매우 낮은 수준이다. 국제 기준의 재생에너지는 고갈되지 않는 자연 에너지로서 전통적인 수력(해양 포함), 태양, 풍력, 바이오, 지열 등을 통한 에너지를 의미한다. 우리나라는 성격이 다른 신에너지와 재생에너지를 줄여 신재생에너지로 부르고 있다. 에너지 전달자일 뿐 그 자체로서 에너지가 아닌 수소, 수소와 산소의 화학반응을 통해 전기와 열을 생산하는 연료전지, 석탄을 액화 또는 가스화하는 기술 등은 에너지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신에너지라고 정의하고 있다. 또 우리나라는 석유화학 공정에서 발생하는 폐가스와 자동차 폐유, 시멘트 퀼른 등을 재생에너지라고 정의해 관련 통계를 부풀리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2030년 재생에너지 전력 20% 목표의 재생에너지 개념부터 명확히 정리해야 한다. 녹색 성장을 외쳤던 이명박 정부는 실제로는 태양광·풍력 발전을 도외시하고 핵·석탄 발전을 확대했다. 2020년까지 온실가스 30% 감축을 약속했지만 에너지 정책은 이와 무관했다. 에너지 기본계획과 전력수급 기본계획에 수요 관리 중심의 정책을 펴겠다고 적시했지만 실제 세부계획 역시 이와 무관했다. 박근혜 정부도 마찬가지였다. 제7차 전력수급 기본계획은 2029년 총 전력 소비량이 2014년에 비해 37% 증가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는 OECD 국가의 전력 소비량이 정체 또는 감소하는 현실과 비교할 때 이해할 수 없는 것이다. 특히 원전은 이명박·박근혜 정부를 거치면서 2035년 총설비량의 29%, 발전량의 41%를 목표로 지속적으로 확대해 왔다. 문재인 정부는 탈핵, 탈석탄, 재생에너지 확대를 공약으로 당선됐다. 따라서 기존 전력계획을 정비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왜곡된 가격 정책과 에너지 세제를 정비할 경우 우리나라도 OECD 국가들처럼 전력 소비 증가가 억제될 것이 분명하다. 전력 소비 증가율이 조정되고, 재생에너지 비중을 20%로 높일 경우 과잉이 되는 핵·석탄 발전설비의 과감한 퇴출은 당연한 일이다. 공정률이 각각 99%와 94.5%인 신고리 4호기, 신한울 1·2호기가 임기 내에 차례로 준공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공사 초기 단계인 신고리 5·6호기 건설 여부를 따져 보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국제적으로 풍력 발전은 경제성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태양광 발전도 2020년쯤 대부분의 국가에서 전통적 발전원에 비해 경제성을 갖출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적으로 발전원 간 경제성 비교는 원료 채굴과 운반, 건설, 생산, 폐기 등 생애주기 총비용을 생애주기 총발전량으로 나누는 균등화발전비용(LCOE)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최근 미국 정부와 영국 정부는 태양광·풍력 발전이 핵·석탄 발전보다 경제적이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우리나라 역시 환경과 안전 비용을 반영한 균등화발전비용을 통해 비교하면 태양광·풍력 발전이 핵·석탄 발전보다 경제적일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기후, 에너지, 전력 관련 정책에 대한 변화를 국민과 약속했다. 정부와 여당은 이를 국민에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노력을 해야 할 책임이 있다.
  • 靑, 새 대법원장 17~18일 지명할 듯…‘유력’ 박시환·‘첫 여성’ 전수안 거론

    靑, 새 대법원장 17~18일 지명할 듯…‘유력’ 박시환·‘첫 여성’ 전수안 거론

    양승태 대법원장 임기가 다음달 24일로 만료됨에 따라 청와대가 이르면 이번 주중 후임 대법원장을 지명할 전망이다. 박시환(64·사법연수원 12기) 전 대법관 지명이 유력한 가운데 전수안(65·8기) 전 대법관이 첫 여성 대법원장으로 지명될 가능성도 점쳐진다.청와대는 오는 17일이나 18일쯤 대법원장 후보자를 지명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회 인사청문회, 임명동의 절차를 밟으려면 20일 이상이 필요해서다. 앞서 양 대법원장은 2011년 8월 18일 이명박 전 대통령이, 전임 이용훈 전 대법원장은 2005년 8월 18일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후보자로 지명했다. 후보자가 지명되면 청와대가 21~23일쯤 국회에 임명동의 요청서를 보내고, 국회는 인사청문회 뒤 다음달 중순쯤 임명동의안 처리 수순을 밟을 것으로 관측된다.현재 인하대 로스쿨 교수로 재직 중인 개혁 성향의 박 전 대법관이 가장 유력한 대법원장 후보로 분류된다. 법원 내 진보 성향 판사들의 연구모임인 우리법연구회 초대 회장을 지낸 박 전 대법관은 2차례 사법파동 주역이었다. 1988년 당시 김용철 대법원장 유임에 반대해 판사 300여명이 연판장을 돌릴 때 참여했고, 지법 부장판사였던 2003년 서열 위주 대법관 인선에 반대하며 사표를 냈다. 박 전 대법관은 2004년 노 전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대리인단으로 참여했고, 이듬해 대법관이 됐다. 박 전 대법관보다 1년 늦은 2006년 사상 두 번째 여성 대법관이 됐던 전 전 대법관이 대법원장으로 지명된다면 최초 여성 대법원장이 된다. 2012년 퇴임사에서 전 전 대법관은 사형제 폐지와 양심적 병역거부 처벌 반대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법원행정처의 사법행정권 남용 사태로 인해 전국법관회의(판사회의)가 개최되는 사법개혁 전환기여서 법원 내 신망이 높은 이인복(61·11기)·박병대(60·12기) 전 대법관과 김용덕(60·11기) 현 대법관도 새 대법원장 유력 후보로 꼽히고 있다. 재야에선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회장 출신으로 참여정부에서 사법개혁추진위원회 기획추진단장을 지낸 김선수(56·17기) 법무법인 시민 대표변호사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인사 마친 檢… ‘원세훈·국정원 댓글’ 재수사 초읽기

    인사 마친 檢… ‘원세훈·국정원 댓글’ 재수사 초읽기

    검사장급 고위 간부 인사에 이어 지난 10일 차장·부장검사 등 중간간부 인사로 전열을 정비한 검찰이 국정과제로 꼽히는 ‘적폐 청산’을 위해 조만간 강력한 사정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관측된다. 검찰로서는 장기 미해결 사건이 쌓일수록 다가오는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의 집중포화가 쏟아질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하는 상황이다.13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 안팎에서는 윤석열(사법연수원 23기) 서울중앙지검장과 호흡을 맞춘 박영수 특검팀 파견 검사들을 서울중앙지검 특수부에 대거 포진시킨 것을 사실상 ‘국정농단 재수사’로 받아들이고 있다. 특검에서 최순실(61)씨를 직접 수사했던 신자용(28기) 부장검사가 새로 지휘할 특수1부에는 감사원이 수사 의뢰한 박근혜 정부 당시 면세점 사업자 선정 비리 의혹이 배당된 상태다. 특수1부는 또 청와대가 특검에 넘긴 전 정부 민정수석실 문건 중 일부도 넘겨받아 내용과 작성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수사 결과에 따라 박근혜 정부 고위 인사들이 새롭게 기소될 수 있는 사안들이다. 검사장 출신 한 변호사는 “파견 검사들이 국정농단 사건에 대한 이해도가 높기 때문에 수사 속도를 높이는 데도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석조(29기) 특수3부장의 경우 17일자로 아예 파견 복귀 인사를 내 검찰 수사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양 부장검사는 공식수사 기간 종료 뒤에도 특검에 남아 있던 유일한 부장검사급 인력이었다. 국정원 적폐청산 태스크포스(TF)가 파악 중인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의 대규모 여론조작과 관련해서는 2차장 산하 공안부가 수사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실제 2013년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의 주임검사였던 진재선(30기) 부장검사가 공안2부장에 발탁됐고 원세훈 전 원장 재판의 공소유지를 담당하던 김성훈(30기) 부장검사도 2차장의 지휘를 받는 공공형사수사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오는 30일 원 전 원장 선고가 예정돼 있지만 국정원이 최대 30개 사이버 외곽팀을 운영한 정황이 확인됨에 따라 검찰은 법원에 변론재개를 요청할지 이번 주중 결정하기로 했다. 지난 11일 검찰의 원 전 원장 사건 공소유지팀은 국정원으로부터 관련 자료 일부를 제출받았다. 서울중앙지검 형사 3부에는 ‘백남기 농민 사망’ 관련 경찰에 대한 수사가 2년 가까이 결론을 내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다. 검찰은 경찰의 자체 진상조사를 기다린다는 입장이지만, 검·경 수사권 조정을 앞두고 눈치보기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형사 3부에는 ‘게시물 삭제 지시 의혹’과 관련해 이철성 경찰청장이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된 사건도 배당돼 있다. 수사 마무리 단계인 청와대의 보수단체 지원 및 관제데모 지시(화이트리스트) 의혹은 문화계 블랙리스트와 관련해 유죄 판결을 받은 김기춘 전 비서실장과 무죄가 선고된 조윤선 전 정무수석에 대한 기소 여부가 최대 관심사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서울광장] 정치는 사류라는 오명을 벗을 수 있을까/이동구 논설위원

    [서울광장] 정치는 사류라는 오명을 벗을 수 있을까/이동구 논설위원

    “기업은 이류, 관료는 삼류, 정치는 사류”라고 했던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발언을 떠올리게 하는 시기다. 세상 흐름에 어두운 정치인이나 정부가 기업에 감 놔라, 배 놔라 하는 데 대한 불만의 표시였다. 1995년 베이징 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서 한 이 발언으로 이 회장과 삼성은 당시 김영삼 정부에 미운털이 톡톡히 박혔었다. 20년이 훌쩍 지난 요즘의 정치인과 기업, 정부의 수준은 어떻게 변했을까. 이 회장의 아들이자 삼성그룹의 후계자로 알려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선고 공판을 앞둔 시점에서 다시금 우리의 현실을 되돌아보게 한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괄목상대할 성장을 했다. 올 2분기의 영업이익은 14조원을 넘기며 지난 8년간 글로벌 영업이익 1위를 지켜 온 미국 애플을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돈을 많이 벌어들이는 제조 기업이 됐다. 미국의 월마트나 일본 도요타의 영업이익은 삼성전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지난 24년간 세계 반도체 1위를 지켜 온 미국 인텔을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에서 앞질렀다. 실로 엄청난 성과를 낸 우리나라의 대표 기업이 됐다. 이제 삼성전자를 이류 또는 삼류 기업이라 말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이런 평가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의 실질적인 오너격인 이 부회장은 현재 12년형을 구형받고 1심 선고를 기다리고 있는 처지에 있다.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차장 등은 각각 7~10년의 중형을 구형받고 재판부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재판부가 어떤 결론을 내릴지는 모를 일이지만 현재로서는 세계 초일류 기업 임원들의 모습이라 말하기는 어렵다. 특검의 논리로는 정계 최고 권력자와 뇌물을 주고받기로 합의한 범법자들이다. 유·무죄는 재판부가 판단하겠지만, 삼성전자 임원들은 적어도 20여년 전 이 회장이 지적한 사류의 정치와 가까이 한 잘못을 두고두고 후회해야 할 것이다. 이 회장의 사류 정치 발언 이후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정부가 뒤이어졌지만 우리의 정치 수준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게 일반 국민들의 정서다. 친인척과 실세들의 비리를 비롯해 대통령 본인의 잘못으로 여러 차례 검찰 수사가 펼쳐졌다. 결국 전직 대통령 자살이라는 초유의 불행한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고, 현직 대통령의 탄핵과 구속 등이 뒤따랐다. 국회의원들의 갑질이나 비리는 굳이 언급할 필요조차 없을 정도로 정치권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은 여전하다. 가장 존경받지 못하는 직업군으로 수년째 정치인이 꼽히고 있는 것만 봐도 그 수준을 짐작할 수 있다. 싱가포르의 국부로 추앙받는 리콴유(李光耀)가 ‘내가 걸어온 일류 국가의 길’이란 저서에서 보여 줬던 국민과의 소통을 위한 부단한 노력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대통령을 비롯한 정치 지도자들의 역량과 품격이 국가와 국민을 일류로 만들고, 삼류로도 전락시킬 수 있음을 일러 준다. 미국이 파리기후협정 탈퇴 등 자국 우선주의 정책으로 그동안 지켜 왔던 일류 국가의 지위가 크게 흔들리고 있는 것을 봐도 알 수 있다. 현 정부는 적폐청산을 제1 정책 과제로 삼고 있다. 국정원과 감사원 등은 과거 정부의 국가적 정책이나 주요 사건들을 다시 들춰 보고 있다. 야당은 정치 보복의 우려를 지적하고 있지만 지금의 국민 정서를 감안하면 다음 정권, 그다음 정권에서도 이런 과정이 반복되지 않으리라 장담할 수 없다. 그나마 최근 검찰총장이 과거의 잘못을 사죄한 것은 새 출발의 각오를 보여 준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결코 과거로 회귀하겠다는 것이 아닐 것이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전 정권과 우호적인 관계를 맺었던 기업들을 압박하고, 과거의 주요 국가 정책들을 서로 다른 잣대로 재평가한다면 온전할 기업과 정책, 정치인은 찾아보기 어려울 것이다. 갈등만 확대재생산될 뿐이다. 정치 지도자는 과거를 탓하기보다는 미래를 이야기해야 한다. 상대의 허물보다는 자신의 잘못에 엄격해야 한다. 국가 미래를 위한 정치를 통해 과거의 잘못을 깨우치게 한다면 그것이 바로 일류 정치가 될 것이다. yidonggu@seoul.co.kr
  • 취임 100일 맞는 17일 文대통령 첫 기자회견

    취임 100일 맞는 17일 文대통령 첫 기자회견

    문재인(얼굴) 대통령이 취임 100일이 되는 오는 17일 청와대에서 출입기자들과 취임 후 첫 기자회견을 열고 국정운영 방향을 설명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11일 “17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취임 100일을 맞는 소회와 함께 북한 핵 문제 등 외교·안보 분야와 8·2 부동산 대책,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 법인세·소득세율 인상, 탈원전 정책 등 국내 주요 현안과 정책에 대한 생각을 밝힐 전망이다. 역대 정부에서는 대통령 취임 100일을 맞아 대국민 기자회견을 열고 그동안의 성과와 국정운영 방향 등을 밝혔다. 기자회견은 전국에 TV로 생중계됐다. 김영삼·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은 취임 100일쯤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취임 116일을 맞던 2008년 6월 19일 소고기 파동이 한창이던 때 특별기자회견을 열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하지 않은 유일한 대통령이었다. 당시 청와대는 박 전 대통령이 정치적인 이벤트를 선호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기자회견을 열지 않았다. 한편 문 대통령은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 앞서 광복절인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는 제72주년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한다. 문 대통령은 광복절 경축식에 군함도(일본 하시마섬) 생존자를 초청할 계획이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靑, 주미대사에 이태식씨 유력 검토

    靑, 주미대사에 이태식씨 유력 검토

    주중 노영민, 주일 하태윤·김성곤씨주러시아 오영식·장호진씨 하마평문재인 정부의 첫 주미 대사로 이태식(72) 전 주미 대사가 유력하게 검토되는 것으로 11일 확인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전 대사가 주요 후보인 것은 사실”이라며 “내정 단계는 아니고 검증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주미 대사를 포함해 4강 대사 인선에는 최소 1주일 이상 걸릴 것”이라며 “대사 인사는 상대국의 아그레망(대사 파견 전 상대국 이의 조회 절차) 문제도 있어 발표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대사는 외교통상부 차관을 거쳐 참여정부 때인 2005년부터 이명박 정부 초기인 2009년까지 주미 대사를 지냈다. 대선 당시 문재인 대통령의 정책 싱크탱크인 ‘정책공간 국민성장’에 참여해 새 정부의 외교·안보정책 수립에도 기여했다. 앞서 조윤제(65)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와 위성락(62)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객원교수도 주미 대사 후보로 거론됐었다. 주중국 대사로는 더불어민주당 노영민 전 의원, 주일본 대사로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비서관 출신 하태윤(59) 주오사카 총영사와 한·일의원연맹 부회장을 지낸 김성곤(65) 전 의원 등이 거론된다. 주러시아 대사에는 오영식(50) 전 의원과 러시아 참사관을 지낸 장호진(56) 총리 외교보좌관 등이 하마평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정두언 “원세훈, MB에 ‘댓글부대’ 보고했을 것, 다만…”

    정두언 “원세훈, MB에 ‘댓글부대’ 보고했을 것, 다만…”

    정두언 전 새누리당 의원은 11일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댓글 부대’ 운영과 관련해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보고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정 전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 당선 초기 최측근으로 분류되다 이후 이 전 대통령 친형인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 등과 갈등을 빚으며 친이(친이명박)계와 멀어진 인물이다. 정 전 의원은 이날 tbs 교통방송 라디오에 출연해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원 전 원장이 보고를 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며 “어떻게 보고를 안 했겠느냐”고 반문했다. 정 전 의원은 “원 전 원장 선에서 끝났는지 아니면 정권 차원인지 수사를 할 텐데, 원 전 원장 입장에서도 앞으로 살아야 하는데 이게 부담스러울 것”이라며 “어떤 태도를 취할지 주목된다”고 했다. 그는 다만 “이 전 대통령이 굉장히 신중하고 치밀하고 의심도 많은 사람이라서, 쉽게 걸려들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 전 대통령까지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에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또 “박근혜 정부가 이명박 정부에 대해 정치 보복적 성격도 많았고, 4대강·자원외교·방산 쪽은 박 정부 때 뒤질 만큼 뒤졌다”면서 “다만 롯데타워 허가 부분은 석연치 않은 점이 많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선 “청와대 차원에서 군에 대해 전방위적 압박을 가했다”면서 “청와대 경호실장까지 동원돼 군인들을 회유, 설득했다”고 주장했다. 이명박 정부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에 대해선 “당시 국세청장인가 하던 인간이 누굴 잡으려면, 누가 어떻게 하면 된다고 자기가 살아남으려고 부추겼다”며 “한상률 전 청장이라고 딱 집어서 이야기는 못 하고, 하여튼 국세청장이라고 추정이 되는데, 거기서 박연차 수사를 하면 노 전 대통령을 잡을 수 있다고 이야기를 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영주 후보자 “과로사 인정기준 현실과 안 맞아…개선하겠다”

    김영주 후보자 “과로사 인정기준 현실과 안 맞아…개선하겠다”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가 11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현재의 과로사 인정기준은 현실과 맞지 않다”면서 제도 개선을 약속했다.김 후보자는 이날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연 청문회에 참석해 “우리나라 근로시간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멕시코에 이어 두번째를 기록할 정도로 과다하고, (이것이) 결국 많은 과로사로 연결되고 있다”면서 “자살률이 세계 1위인 것도 근로시간이 과다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고 밝혔다. 현재 고용노동부는 ‘급성 과로’와 ‘단기 과로’, ‘만성 과로’(또는 ‘장기 과로’)에 따른 업무상 질병 인정 기준을 고시 형태로 두고 있다. 우리가 보통 말하는 ‘과로’(과도한 노동)는 이 중 ‘만성 과로’에 해당한다. 이 고시에 따르면 만성 과로가 뇌출혈·심근경색 등 뇌·심혈관계 질병을 유발했는지를 판단하기 위해 고용부는 질병 발병 전 12주 동안 노동자의 업무시간이 ‘1주 평균 60시간(발병 전 4주 동안 1주 평균 64시간)’을 초과했는지를 우선적으로 고려한다. 물론 ‘1주 평균 60시간’을 초과하지 않는 경우라도 노동 환경의 질적 특성(야간·교대 근무 여부, 노동시간, 업무량 등)을 고려하도록 별도의 기준이 마련돼 있지만 고용부가 이런 질적 특성을 잘 고려하지 않는다는 것이 그동안 노동계에서 지적한 사항이다. 이날 청문회에서도 신창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과로사의 원인인 뇌심혈관계 질환으로 2008년부터 1년 간 약 330명의 근로자가 죽어나가고 있다”면서 “하지만 고용부가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있는 과로사 인정기준은 3개월 동안 월 평균 60시간 초과근로로, 일본의 45시간(1~6개월) 초과근로보다 훨씬 높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 후보자는 “우리나라 과로사는 2008년 기준이 마련됐기 때문에 지금 옷이 맞지 않는 것”이라면서 “의원들과 함께 의논해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정부는 ‘업무수행성’ 기준을 통해 노동자가 일을 하던 중에 뇌출혈이나 심근경색 등으로 쓰러질 경우 자동으로 직업병으로 인정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업무수행성 기준이 ‘업무기인성’으로 바뀌면서 직업병 인정 기준이 까다로워졌고, 이후 직업병으로 인정되는 과로사 사례는 지속적으로 줄기 시작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썰전’ 박형준 “국정원, 김대중-노무현 정부 정치개입도 조사해야”

    ‘썰전’ 박형준 “국정원, 김대중-노무현 정부 정치개입도 조사해야”

    ‘썰전’ 박형준 교수가 국정원 적폐청산TF에 대해 김대중-노무현 정부 당시 정치개입 사례도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10일 방송된 JTBC ‘썰전’은 국정원 민간인 댓글부대 파문을 주제로 다뤘다. 박 교수는 “(국정원 적폐청산TF의) 쟁점은 2가지다. 국정원의 부적절한 정치개입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 이건 그렇게 해야 한다고 본다. 하지만 이걸 하는 과정에서 다른 의심을 사면 안 된다. 조사 목적 및 과정의 정치적 공정성을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적폐청산이라는 근본적인 취지는 좋다”면서도 “TF 구성원이 현 정부의 코드에 맞는 사람들로만 돼 있다. 여러 군데에서 추천 받아 공정하게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국정원 적폐청산TF의 조사에 대해 “셀프 조사다. 그곳은 5년마다 정치 바람을 심하게 타는 곳이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 새 정부 입맛에 맞게 조사할 게 아닌가.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 정치개입이 없었던 것처럼 이명박-박근혜 정권만 조사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대중 정부 때 세무조사를 앞두고 23개 언론사 사주 도청 사건이 있었고 노무현 정권 때도 야당 정치인 사찰이 있었다. 그런 문제들에 대해서도 함께 조사한다면 OK다. 그럼 과거사 청산을 한다는 차원이 되겠지만, 이명박근혜 13개 적폐 리스트 그것만 밝혀서는 안 된다”고 언급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단독] 장관·부처, 계급장 떼고 ‘리얼 토론’… 김상조·김현미 ‘경계 1위’

    [단독] 장관·부처, 계급장 떼고 ‘리얼 토론’… 김상조·김현미 ‘경계 1위’

    “제대로 반박 못 하면 망신이다” 공무원들 휴가 반납 ‘비상 문재인 정부의 초대 장관들이 사전 각본 없는 난상 토론을 펼친다. 오는 22일부터 이달 말까지 이어지는 ‘정부부처 합동 현안업무토의’에서다. 이른바 ‘실세 장관’과 맞짱 토론을 벌여야 하는 부처들은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눈도장을 받거나 역으로 눈 밖에 날 수 있는 ‘외나무다리 승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각 부처 실무자들은 벌써부터 비상이 걸렸다.●노무현 前대통령 때 토론형 보고 정착 토론형 업무보고는 참여정부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이 정착시킨 방식이다. 노 전 대통령은 “토론 공화국이라고 말할 정도로 토론이 일상화됐으면 좋겠다”면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시절부터 ‘계급장 뗀 토론’을 즐겼다. 각 부처의 나열식 보고와 대통령의 일방적 지시로 대표되는 정부의 정책 결정 관행에 제동을 건 것이다. 앞서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도 합동 업무보고를 받고 기업인이나 학자들을 불러 정책 토론을 벌이기도 했다. 그러나 토론 자체가 큰 부담은 아니었다는 게 관료들의 공통된 견해다. 예상 질문 범위를 넘지 않아 형식적인 과정이었다는 것이다.경제부처 한 과장은 “보고 내용에 무게가 실렸기 때문에 자료를 만드는 게 힘들었다”면서도 “토론은 전문가들이 돌아가면서 훈수를 두는 격이어서 받아 적기만 하면 됐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번 현안업무토의는 제로 베이스에서 의견 교환이 이뤄질 전망이다. 문 대통령이 지난달 20일부터 이틀간 주재한 국가재정전략회의도 그랬다. 예산 편성 등 중장기 재정운용 방안과 일자리, 민생, 공정 경쟁, 저출산·고령화 등의 주제를 놓고 당·정·청 고위 관계자들과 국무위원, 민간 전문가들이 난상 토론을 벌였다. 업무보고를 준비해야 하는 각 부처 공무원들은 휴가도 반납한 채 비상근무에 돌입했다. 한 경제부처 사무관은 “토론에서 지적을 받았는데 제대로 반박을 못 하거나 다른 부처 논리에 밀리면 장관도 망신, 부처도 망신”이라면서 “부동산시장 안정이나 탈원전처럼 뜨거운 이슈를 다뤄야 하는 부처들의 부담감은 더하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부처에서는 청와대로 파견된 비서관이나 행정관들의 ‘송곳 지적’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친정’ 편을 들어줄 가능성이 낮다는 게 이유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에너지자원실장을 지낸 채희봉 산업정책비서관, 전력진흥·산업과장이었던 김성렬 행정관은 전기요금과 전력수급, 에너지 분야의 전문가이기 때문에 보고의 허점을 짚어낼까 걱정된다”고 귀띔했다. 현안업무토의에서 주목받는 건 단연 실세 장관들이다. 공약 이행을 위해 증세가 필요하다는 말을 처음 꺼내 결국 세법 개정안에 관철시킨 김부겸 행정자치부 장관은 오는 28일 박상기 법무부 장관, 박은정 국민권익위원장과 함께 ‘토론의 링’에 오른다. ‘말발’로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최종구 금융위원장과 함께 25일 경제 개혁 문제를 논의한다. 국회의원 시절 국정감사 때마다 관료들의 오금을 저리게 한 ‘촌철살인의 대가’로 불리는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관가의 경계대상 1순위로 평가된다. ●참여정부 때 ‘토론 왕’은 유시민 참여정부 때 ‘토론 왕’은 유시민 전 복지부 장관이 꼽힌다. 한 경제부처 국장은 “유 전 장관은 반박하기 어려운 논거와 말솜씨로 예산당국을 눌러 재임 기간 복지 예산을 2배 가까이 늘렸다”고 전했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청와대 “‘박기영 논란’ 송구…적임자 판단”

    청와대 “‘박기영 논란’ 송구…적임자 판단”

    청와대는 10일 “박기영 과학기술혁신본부장 인사 문제로 걱정을 끼쳐드려 국민께 송구스럽다”면서도 “박 본부장의 과(過)와 함께 공(功)도 함께 평가해야 한다”고 밝혔다.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춘추관 브리핑에서 “박기영 과기혁신본부장은 황우석 교수 사건 당시 과기보좌관이어서 그 사건에 무거운 책임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대변인은 “박 본부장은 황우석 교수 사건의 책임을 지고 과기보좌관직에서 물러난 바 있다”며 “모두 아시는 바와 같이 우리나라의 IT 분야와 과학기술 분야의 국가경쟁력은 참여정부 시절 가장 높았다. 그 점에서 박 본부장은 공도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참여정부 때 가장 높았던 IT 경쟁력과 과학기술 경쟁력이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지속해서 후퇴한 것은 과기부와 정통부의 폐지에 기인한 측면이 크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과학기술계에서 과기부와 정통부의 부활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으나 정권이 바뀔 때마다 기존 부처가 폐지되고 새 부처가 신설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해 미래부에 차관급 과기혁신본부를 신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변인은 “새 정부의 과기혁신본부는 참여정부 후반 과기부에 설치한 과기혁신본부가 그 모델이나 이것이 제대로 정착하지 못한 가운데 정권이 바뀌고 폐지돼 과기혁신본부의 위상과 역할, 기능이 충분히 정립되지 않았고 운영의 경험도 일천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본부장은 참여정부 때 과기부총리제와 과기혁신본부 신설 구상을 주도한 주역 중 한 명”이라며 “그래서 그의 과가 적지 않지만 과기혁신본부장에 적임이라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국정농단·국정원 댓글’ 수사한 검사들 윤석열과 다시 뭉쳤다

    ‘국정농단·국정원 댓글’ 수사한 검사들 윤석열과 다시 뭉쳤다

    법무부가 10일 발표한 검찰 인사를 보면 눈에 띄는 점이 있다.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과 함께 과거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파견돼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한 검사들 상당수가 서울중앙지검으로 자리를 옮겼다. 또 윤 지검장과 함께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사건을 수사했던 검사들도 서울중앙지검에 합류했다.먼저 서울중앙지검에서 특수부를 지휘하는 3차장 자리에 한동훈 대검찰청 부패범죄특별수사단 2팀장이 발탁됐다. 그는 지난해 특검팀에서 삼성그룹을 겨냥한 수사를 이끌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피의자 조사를 직접 맡고 그를 구속기소했다. 서울중앙지검 3차장 산하 특수 1~4부 중 3개 부서에도 특검팀 파견 검사들이 부장으로 보임했다. 신자용 특수1부장은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의 이대 입학·학사 특혜 비리 의혹 등을 수사했다. 최경희 전 이화여대 총장을 구속했고, 지난 6월 1심에서 이대 비리 연루자 9명에 대해 모두 유죄 판결을 받아냈다. 특검에 파견된 양석조 대검찰청 사이버수사과장은 특수3부장을 맡게 됐다. 그는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수사에 참여했고 특검팀에 남아 그동안 공소유지 업무를 맡았다. 특수4부장에는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 부부장 검사였던 김창진 검사가 보임됐다. 김 부장 역시 삼성그룹 수사에서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과 이 부회장 등의 구속기소에 참여했다. 특검에 파견됐던 이복현·박주성 검사도 서울각각 중앙지검 부부장으로 발탁됐다. 박 검사는 특검팀 파견을 유지한다. 이렇게 특검팀 파견 검사들이 서울중앙지검의 특수부서들을 꿰차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언급한 ’국정농단 재수사‘의 가능성이 커졌다. 윤 지검장과 함께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 수사를 했던 검사들도 서울중앙지검 공안부 전면에 배치됐다. 우선 지역에서 직접 수사대신 공소유지 업무에 주력했던 진재선 대전지검 공판부장은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장이 됐다. 홍성지청 김성훈 부장검사 역시 서울중앙지검 공공형사수사부장으로 복귀했다. 앞서 언급했던 이복현 검사의 경우 국정원 댓글사건 수사에도 참여한 바 있다. 과거 국정원 사건 수사팀장이던 윤 지검장과 팀원들이 재회함에 따라 향후 이명박 전 대통령과 원세훈 전 국정원장, 이명박 정부 고위 인사들을 상대로 한 수사가 현실화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게 됐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씨줄날줄] ‘광일’이와 ‘연정’이/이동구 논설위원

    [씨줄날줄] ‘광일’이와 ‘연정’이/이동구 논설위원

    새 정부 출범 초기에는 총리, 장관 등 새롭게 요직을 차지하는 인물에 세인들의 관심이 쏠리기 마련이다. 그중에서도 대통령의 복심에 가까운 실세 그룹이 어느 지역, 어떤 학교 출신들로 형성되고 있는지에 주목하게 된다. “인맥의 크기만큼 성공한다”는 말을 떠올리게 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박근혜 정부 때는 위스콘신 학파들이 실세 그룹으로 회자됐다. 대통령의 최측근인 최경환 전 지식경제부 장관이 이 학교 출신인 데다 안종범 전 경제수석, 유승민 전 대선 후보 등이 동문이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 초기에는 특정 인맥이 정부 요직을 독식하다시피 했다. ‘고소영’(고려대, 소망교회, 영남 출신 인사)이니 ‘영포라인’(영일·포항 출신 인사)이니 하면서 야당과 언론으로부터 질타를 많이 받았다. 물론 5공 때의 육사 등 군 출신 인사들, 박정희 정부의 서강학파와 대구?경북(TK) 출신 등은 다른 정권들과 비교도 안 될 만큼 두터운 인맥을 형성해 활개를 쳤던 게 사실이다. 문재인 정부에서도 요직 인사가 마무리되면서 실세로 분류할 만한 새 인맥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일단 두 그룹으로 나눠 볼 수 있겠다. 이낙연 국무총리를 중심으로 한 광주일고 출신과 문정인 대통령 외교통일안보 특별보좌관의 연세대 정외과 출신 인사들이다. 이들을 ‘광일’이와 ‘연정’이라 부르며 전성시대가 도래했다는 우스갯소리도 들린다. 이 국무총리를 비롯해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문무일 검찰총장, 김용우 육군참모총장이 ‘광일’이다. 금융계에서도 다수의 광일이가 수장 물망에 오르내리고 있다고 한다. ‘연정’이는 문 특보 외에 강경화 외교부 장관, 김현미 국토부 장관, 최종건 청와대 평화비서관과 임명 철회된 김기정 전 국가안보 2차장 등이 꼽힌다. 학연 아닌 지연인 영포라인에서 장관급은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 한 명뿐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탕평 인사를 강조해 왔다. 한동안 홀대받던 호남 출신 인사들이 중용되는 것은 탕평책의 일환으로도 볼 수 있다. 그러나 소외받았다는 이유로 특정 지역이나 학교 출신 인사들이 요직을 독차지한다면 그 또한 탕평에 반하는 인사가 아닐 수 없다. 요즘 혈연·학연·지연을 중시하는 행동이라는 뜻의 ‘친목질’이란 용어가 통용되고 있다. 인맥을 실력보다 중요하게 여긴다고 생각되면 “친목질 작작하시죠”라며 비판의 날을 세운다고 한다. 학연이나 지연보다 능력을 인재 발탁의 최우선 조건으로 삼는 게 새 시대의 새 정신일 것이다.
  • 文정부 ‘광주일고 전성시대’

    문재인 정부에서 전통의 명문 광주제일고(광주일고) 인맥이 급부상하고 있다. 국무총리, 사회부총리, 검찰총장, 육군참모총장이 모두 광주일고 동문이다. 특정 대학 출신의 약진이 특별히 두드러지지 않는 이번 정부에선 단연 광주일고 출신들이 ‘전성시대’를 맞고 있다. 문재인 정부 초대 내각을 이끄는 이낙연 총리는 광주일고 45회 졸업생이다.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이 총리보다 2년 선배인 43회다. 문무일 검찰총장은 55회다. 8일 임명된 김용우 육군참모총장은 문 총장보다 1년 선배인 54회다. 국무총리, 부총리, 검찰총장, 육군참모총장이 동시에 같은 고등학교 출신인 것은 역대 정부 들어 처음이다. 이를 두고 정치권 안팎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호남 챙기기’의 결정판으로 볼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초대 내각의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장관도 48회 졸업생이다. 이날 선출된 박경서 신임 대한적십자사 신임 회장도 광주일고 32회다. 호남을 기반으로 한 국민의당에도 광주일고 출신이 다수 포진해 있다. 김동철 원내대표와 황주홍·주승용·장병완 의원 등이 같은 학교를 다녔다. 과거 정부에도 광주일고 출신 인사들의 중앙 진출이 두드러졌다. 이명박 정부 시절 김황식 국무총리, 노무현 정부 때 이용훈 대법원장, 열린우리당 의장을 지낸 임채정 전 국회의장이 모두 이 학교를 나왔다. 광주일고는 개교 100주년을 눈앞에 두고 있는 호남지역의 대표적인 명문이다. ‘다하라 충효, 이어라 전통, 길러라 실력’을 교훈으로 1920년 5월 개교했다. 1929년 11월 3일 광주에서 시작해 전국적으로 퍼져 나간 광주학생 독립운동이 여기서 시작됐다. 광주일고는 폭넓은 정·관계 인사 외에도 야구의 명문학교로도 유명하다. 메이저리그 출신인 김병현, 서재응, 최희섭, 한국 프로야구 최고스타 선동열, 이종범 등을 배출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민주 ‘국정원 댓글부대’ 비판

    민주 ‘국정원 댓글부대’ 비판

    더불어민주당 우원식(오른쪽) 원내대표가 8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이명박 정부의 국정원 댓글부대 운영에 관한 비판이 담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은 윤관석 민생상황실장, 가운데는 박홍근 원내수석부대표. 강성남 선임기자 snk@seoul.co.kr
  • [시론] ‘캐비닛문건’과 대통령기록관의 책임/전진한 알권리 연구소장

    [시론] ‘캐비닛문건’과 대통령기록관의 책임/전진한 알권리 연구소장

    역설적이게도 지난 한 달 동안 대통령기록물을 관리하지 않으면 어떤 참사가 벌어지는지를 생생하게 목격했다. 박근혜, 이명박 정부에서 생산했던 수천 건의 대통령기록물이 문재인 정부의 청와대에서 쏟아져 나온 이번 사태는 많은 시사점을 주고 있다. 우선 기록 관리를 하지 않으면 기록물이 파기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 반대의 경우도 다반사다. 필자는 2004년 한 언론과 공동기획 사업과 관련해 행정안전부 문서고를 방문한 적이 있는데, 당시에 받은 충격을 잊을 수 없다.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지하에 있던 문서고는 항온·항습 시설이 전혀 없이 축축한 환경에서 방치돼 있었다. 기록물 상당수는 곰팡이에 노출돼 있었고, 분류도 엉망이라 어떤 기록이 있는지 파악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했다. 서가를 살펴보니 1950~1960년대에 생산됐던 수많은 기록이 버젓이 남아 있었다. 행정기관의 경우, 생산한 지 10년이 넘은 기록 중 영구기록(지속적인 가치를 가졌거나 업무상 필요성 때문에 영구적으로 보유하는 기록)과 준영구 기록은 국가기록원에 이관해야 하는데도 말이다. 당시 담당자의 변명이 아직도 귓가에 생생하다. ‘담당자들이 자주 교체돼서 몰랐다.’ 그렇다. 기록은 관리하지 않은 채 수십 년이 지나면, 그 존재 자체가 잊혀지는 습성을 가지고 있다. 사람으로 치면, 먹거리와 옷을 받지 못한 채 학대를 받는 것과 같다. 이번 청와대 문건 사태의 핵심은, 청와대가 지난 10년간 대통령기록을 방치한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는 점이다. 노무현 정부에서 개발했던 ‘이지원’ 시스템은 이명박 정부에서 ‘위민’ 시스템으로 축소 운영되더니, 박근혜 정부는 이마저도 폐기해 버렸다. 실제로 무슨 시스템을 어떻게 사용했는지도 여전히 알려지지 않고 있다. 수많은 기록학 전문가들이 박근혜 정부 대통령기록 관리의 문제점들에 관해 경고했지만, 정권 관계자들은 전혀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주변 환경이 이런데, 청와대 캐비닛에서 문건이 무더기로 발견되는 것은 일견 당연하다. 사태가 여기까지 왔는데도, 대통령기록관 등 청와대 기록관리 업무 관계자들은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고 있다. 대통령기록관은 지난 3월 13일 이후 36명의 인원을 청와대에 파견하여 기록물 이관을 추진한 책임 기관이다. 하지만 부실한 이관에 대해서는 별다른 입장표명조차 하지 않고 있다. 당시 청와대에서 넘겨준 1100만 건의 대통령기록 중 490만 건은 ‘식당 식수관리’나 ‘초과근무 관리’ 등 대통령과는 별로 상관이 없는 기록들이었다. 쉽게 말하자면 대통령기록관은 당시 청와대 담당자들이 주는 것만 받아 온 것이다. 이사를 하는데 귀금속은 놔둔 채, 쓰레기 더미만 옮겨 온 셈이다. 파쇄기를 여러 대 구입해 기록물을 무단으로 파기했다는 의혹, 부실한 이관, 캐비닛 문건 등의 파문이 일어나도, 대통령기록관장은 임기 5년이 아직 되지 않았다는 점을 방패로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민간 전문가들이 포함된 대통령기록관리전문위원회는 더욱 심각하다. 박근혜 정부의 대통령기록 문제로 온 세상이 떠들썩한데도 목소리 한번 내지 않았다. 그런데 2014년 5월 위원회는 뜬금없이 대통령기록관 현판 교체 문제를 정식 안건으로 상정해 격론을 벌였다. 이날 회의에서 한 위원은 신영복 교수가 써 준 글씨로 공공기관의 상징적인 현판을 제작한 것이 문제가 있다며 현판 교체를 주장했다. 대통령기록 관리를 위해 힘써야 할 위원회가 현판 교체 같은 문제로 에너지를 낭비한 이 장면은 오늘의 사태를 미리 보여주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정권은 바뀌었지만 이들은 여전히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이제 무너진 대통령기록관리 체계를 다시 세워야 한다. 정권의 치부를 감추는 수단으로 변질된 대통령지정기록물 제도, 독립성을 상실한 국가기록원 등을 정상화해야 할 것이다. 정상화보다 급한 것은 그동안 이런 사태를 방치했던 인사들이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이다. 그것이 개혁의 시작이다.
  • [데스크 시각] 늘어나는 교원, 양성평등채용을/전경하 정책뉴스부장

    [데스크 시각] 늘어나는 교원, 양성평등채용을/전경하 정책뉴스부장

    문재인 정부가 일자리 창출을 위해 늘리겠다고 한 공무원 중에는 교원도 들어 있다. 올해 초등교사 선발 인원이 서울의 경우 지난해의 8분의1로 줄어들어 혼란스럽긴 하지만 현 정부가 약속한 교육공무원 3000명 증원은 어떤 형식으로든 이뤄질 거다. 최소한 증원 대상에라도 양성평등채용목표제를 넣자. 남성보다는 수요자인 학생을 위해서다. 공무원에는 2003년 법제화된 양성평등채용목표제가 있다. 국가공무원법(제26조)과 공무원임용시험령(제20조)에 따르면 ‘여성과 남성의 평등한 공무원 임용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서다. 이 제도는 여성이나 남성 중 한쪽 합격자 비율이 70%를 넘으면 30%가 되지 않는 성의 합격점을 최대 2점 낮춰 추가 합격시키는 제도다. 전체 공무원 102만명 중 일반행정직 16만명에 해당하고 교육공무원 30만명은 해당되지 않는다. 교육공무원에도 이를 도입하려는 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2008년 서울시교육청이 시도하다가 무산됐다. 가장 최근은 2012년 1월 이명박 당시 대통령이 주재했던 국무회의에서였다. 주요 안건 중 하나인 학교폭력 대책으로 임종룡 국무조정실장은 남성 교사의 비율을 어느 정도 유지해야 한다는 안을 내놨다. 여성가족부 김금래 장관은 남성 교사 비율과 학교 폭력은 무관하다는 연구 결과로 맞섰다. 임 장관은 열심히 주장했지만 결과는 여가부의 승리로 끝났다. 그래도 이 논쟁에서 남학생이 수요자로 등장한 것이 반갑다. 양성평등채용목표가 여성의 사회 참여를 높이기도 했지만 공공행정서비스 대상은 남녀가 반반이라는 점에서 여성 수요자의 필요에 부응하는 측면도 크다. 우리 교육 현장에서 학생수는 남성이 약간 많다. 반면 교사의 여성 비율은 70~80%를 넘나든다. 교육대학은 입학 정원에서 남성 수를 15~20% 정도 유지하기 위한 장치를 갖고 있다. 반면 채용의 문턱에서는 이런 장치가 없다. 학교에서 남성 교사를 가뭄에 콩 나듯 본 학생들이 집에서 주로 부딪히는 대상 또한 여성인 엄마다. 양육의 손길이 많이 필요한 초등학교 시절일수록 더욱 그렇다. 성 가치관이 형성되는 중등교육 시절에도 크게 다르지 않는 이 상황이 학생들에게 정서적으로 좋을 리 없다. 최소한 초등학교 저학년까지는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정신적, 신체적 성장이 빠르다. 교실에서 종종 남녀 간의 분쟁이 발생하는데 많은 남학생들의 불만은 “(여자) 담임이 여자는 보호해야 한대”다. 이들에게는 자신의 입장을 들어라도 줄 남성 교사가 없다. 여가부는 여혐 태스크포스를 구성하겠다고 했다. 여혐이 싹틀 수 있는 사회환경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 그중 하나가 교육환경이다. 지난 대선 정국에서 해체론까지 불거졌던 교육부는 공급자뿐만 아니라 수요자도 정책의 주요 결정 대상에 넣어야 한다. 교사와 교수, 출판업자 등도 정책 결정 시 고려해야 하지만 묵묵히 공부해야만 하는 학생에게 더 주안점을 둬야 한다. 교육부가 학생을 정책 결정의 첫 고려 대상에 둔다면 해체론이 불거지는 모욕은 당하지 않을 것이다. 조만간 대통령 직속 성평등위원회가 출범한다. 성평등은 씨줄과 날줄이 얽힌 사회에 날줄과 씨줄을 꼼꼼히 채워넣어야 하는 작업이다. 가부장적인 ‘헬조선’에 태어나서 한국 여성의 삶이 다른 나라 여성의 삶보다 힘든 건 사실이다. 분단국가인 한국에 태어나서 국방의 의무를 져야 하는 한국 남성의 삶이 다른 나라 남성은 물론 한국 여성의 삶보다 출발점이 늦은 것 또한 사실이다. 성평등을 위해 한쪽으로만 보지 말고 양쪽 모두 보자. lark3@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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