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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두언 “계엄령 문건, 1970~1980년대 사고에 머무른 사람의 지시일 것”

    정두언 “계엄령 문건, 1970~1980년대 사고에 머무른 사람의 지시일 것”

    정두언 전 국회의원이 촛불집회 당시 계엄령을 검토하는 문건을 만든 군 기무사가 최고 권력층의 지시를 받았을 것이라는 추측을 내놨다. 정 전 의원은 지난 16일 방송된 MBN ‘판도라’에서 “윗사람의 지시가 없으면 만들 수 없는 문건이라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2015년 19대 국회 국방위원장을 지낸 정 전 위원은 “국방위원장을 한 덕분에 군에 대해 조금 아는데 지금 군에서는 (계엄령을 자발적으로) 감히 생각할 수도 없다. 실행가능하지도 않다”고 말했다. 정 전 의원은 “국방부 장관이나 합참의장이 청문회를 할 때 ‘5·16이 쿠데타냐 혁명이냐 물으면 대답을 안 하고 얼버무린다”면서 “소신이 없고 권력의 눈치를 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정 전 의원은 군을 장악하고 있는 것은 청와대라고 설명했다. 그는 “실제로 청와대에서 군 인사를 다 한다”면서 “옛날 같으면 참모총장이 어마어마했는데 지금은 아무 것도 아니다. 장성 인사도 못 한다”고 말했다. 정 전 의원은 한민구 전 국방부 장관보다 더 윗선에서 계엄령 문건 작성을 지시했을 것으로 추측했다. 그는 “(군은) 권력의 눈치를 보기 때문에 이런 문건을 만들 간 큰 사람이 내가 보기엔 없다”면서 “한민구 전 장관이 지시한 게 아니라 (보다 윗선의) 직접 지시가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 전 의원은 지시한 사람이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직접적으로 언급하진 않았지만 “사고방식이 1970~1980년대에 머물러 있는 사람이다. 그런 사람을 우리가 봤지 않는가”라고 여운을 남겼다. 말의 문맥을 유추해보면 정 전 의원이 지목한 사람은 박근혜 전 대통령 또는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 전 정부 청와대 핵심인사일 가능성이 크다. 정 전 의원은 “자유한국당에 간청하고 싶은 게 박근혜 정부, 이명박 정부가 잘못한 것을 변호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라면서 “손을 끊지 않으면 영원히 앞으로 나아가질 못한다”고 단언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관가 인사이드] 눈총 받는 4대강 훈포장 1152명, 그 때 그 자리에 있었던 죄?

    [관가 인사이드] 눈총 받는 4대강 훈포장 1152명, 그 때 그 자리에 있었던 죄?

    위법으로 국고 손실 때 박탈 법안 추진 36명 유공표창 받은 환경부 특히 곤혹 “지난 정책 책임 물으면 누가 일하겠나” 부당지시 여부 판단하기도 쉽지 않아감사원이 최근 이명박 전 대통령을 겨냥한 4대강 사업의 네 번째 감사결과를 내놓았다. 이 전 대통령이 사업 절차를 무시했고 치수 효과도 크게 부풀렸다는 게 핵심이다. 이에 따라 4대강 사업에 참여한 공로로 받은 ‘유공자 훈포장을 취소하라’는 주장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신창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8일 4대강 사업 유공자에게 수여한 훈포장을 취소하기 위한 ‘상훈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4대강 사업 이후 취소 주장이 제기됐지만 법제화로 추진하는 건 처음이다. 신 의원은 “감사원 감사 결과 4대강 사업은 대통령의 위법·부당한 지시로 이뤄진 실패한 사업으로 판명됐다”면서 “시효가 만료돼 징계는 불가능하지만 훈포장 서훈을 취소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현행법에도 훈포장 취소 규정은 있다. 공적이 거짓으로 밝혀지거나, 국가 안전에 관한 죄를 범한 사람이 적대지역으로 도피하거나, 형법·관세법·조세범 처벌법에 의해 3년 이상 징역형이나 금고형이 내려지면 훈포장이 취소된다. 지난 10일 제30회 국무회의에서는 부산 형제복지원 인권침해사건 관련자 등 53명과 2개 단체에 수여된 서훈(56점) 취소를 심의·의결했다. 취소 사유는 ‘거짓 공적’이었고, 5.18 진압 관련자(7명·2개 단체)는 5·18민주화운동법의 ‘상훈 박탈’ 조항이 적용됐다. 상훈법 개정안은 위법 또는 부당한 직무수행으로 국고 손실을 초래했거나 그 사업에 협조한 사람에 대한 훈포장을 취소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4대강 유공자는 1152명(훈장 119명·포장 136명·대통령 표창 351명·국무총리 표창 546명)으로 2002년 월드컵 유공자(1615명)에 이어 국내에서 두 번째로 큰 규모였다. 신 의원은 위법과 부당한 지시, 27조원의 국고 손실을 들어 전원에 대한 서훈 취소를 주장하고 있다. 36명이 유공 표창을 받은 환경부도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감사원 감사에서 드러났듯 4대강 사업에서 환경부가 직무에 충실하지 못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다. 환경부에서는 4대강 포상이 ‘금기어’다. 당시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어려움을 겪은 동료들이 있었기에 4대강은 영원한 ‘마음의 짐’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포상자를 비난하지 않는다. 내 대신 그 자리에 있었다는, 남은 자들이 짊어져야 할 고통임을 알고 있어서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4대강 사업 유공 표창을 받은 공직자들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혜택은 고사하고 부역자, 동조자로 간주돼 승진이나 인사 등에서 보이지 않는 불이익을 받고 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환경부 관계자는 “훈포장을 반납하고 싶다고 토로하는 공직자들이 있다”며 “정책을 결정한 윗선이 현직을 떠난 상황에서 실무자로 업무를 수행한 것을 문제 삼으면 고통이 될 수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중앙부처 고위 간부도 “지난 정부의 정책을 공무원에게 책임을 물으면 앞으로 누가 나서서 일을 하겠는가, 공무원에게 복지부동을 강요하는 결과”라면서 “사회적으로 찬반이 갈리고 논란이 예상되는 일은 회피하려는 경향이 강해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4대강 유공자에 대한 서훈 취소는 쉽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은 지난해 인사청문회 당시 4대강 사업 훈포장 대상자에 대한 서훈 취소에 대해 “사회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는 요인이 없는지도 살펴봐야 한다”며 “감사원의 정책감사 결과를 참고해 후속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감사원은 4대강 사업이 실패냐 아니냐를 판단하기는 어렵고, (업무를) 처리한 직원들에 대해 인사상 불이익을 주는 것도 형평에 맞지 않는다고 밝혔다. 상훈법은 일반법이라 개정되더라도 소급 적용이 어렵다. 특별법을 제정하면 가능하지만 현실성이 떨어진다. 4대강 사업 포상자들의 공적 취소와 재심의는 한 건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행안부 관계자는 “법이 개정되더라도 위법하고 부당한 지시나 국고 손실에 대한 판단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감사원 발표도 책임을 묻기보다 유사 사례에 대한 재발 방지에 무게를 싣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또 “현행법에서 정부 포상에 대한 ‘반납’ 규정은 없다”고 덧붙였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법무부, 서울지검에 사상 첫 여성 차장 검사 발탁

    법무부, 서울지검에 사상 첫 여성 차장 검사 발탁

    13일 단행된 법무부 검찰 중간간부 인사는 서울중앙지검 최초의 여성 차장검사가 발탁되는 등 여성 검사들이 약진한 점이 돋보였다. 또한 문재인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적폐 청산’을 지휘해온 검사들이 유임된 점도 주목받고 있다. ◈여성 검사들의 약진 법무부는 13일 단행한 검찰 인사에서 이노공(49·연수원 26기) 부천지청 차장을 서울중앙지검 4차장으로 임명했다. 인천 출신의 이 신임 4차장검사는 수원지검 성남지청 검사를 시작으로 대검 형사2과장, 서울중앙지검 공판3부장, 법무부 인권정책과장 등을 지냈다. 올해 초 신설된 4차장직은 이번 조직 개편으로 3차장 산하에 있던 강력부와 과학기술범죄수사부(기존 첨단범죄수사2부)를 새로 지휘하고, 공정거래조사부와 조세범죄조사부를 3차장에게 넘긴다. 전임 4차장인 이두봉(54·25기) 차장검사는 이번 인사에서 윤대진(54·25기) 신임 법무부 검찰국장을 대신해 1차장검사로 자리를 옮겼다. ‘여성 공안검사 1호’ 서인선(44·31기) 신임 법무부 인권조사과장을 비롯해 김남순 신임 대검 수사지원과장, 김윤희 신임 대검 DNA·화학분석과장도 각 보직에 최초 발탁된 점이 눈에 띈다. 김윤선(42·33기)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 검사는 ‘인사부장’으로 불리는 법무부 검찰과 부부장으로 임명됐다. 특히 검찰과 부부장 자리에 비(非) 서울대 출신이 임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윤석열 사단’ 적폐청산 지휘부 유지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을 필두로 한 ‘적폐청산’ 지휘부도 유지된다. 국정원 수사팀을 지휘해온 박찬호(52·26기) 서울중앙지검 2차장검사와 박근혜·이명박 두 대통령을 수사한 한동훈(45·27기)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 모두 유임됐다. 적폐 청산의 연속성 유지하기 위한 인사로 해석된다. 특히 이들이 각각 최근 고용노동부 비위와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점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검에서 주요 특수·공안수사를 이끌어온 부장검사도 상당수 남는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뇌물 수수 의혹을 파고든 송경호(48·29기) 특수2부장,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원 특수활동비 수수 수사를 맡았던 양석조(45·29기) 특수3부장, 적폐청산 사건 특별 공소유지를 맡은 김창진(43·31기) 특수4부장은 자리를 그대로 지킨다. 이 전 대통령의 다스 실소유주 논란을 파헤친 신봉수(48·29기) 첨단범죄수사1부장은 같은 지검 특수1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전임 특수1부장인 신자용(46·28기) 부장검사는 ‘요직’으로 불리는 법무부 검찰과장으로 임명됐다. 2차장 산하에서 삼성 노조 와해, 고용노동부의 ‘제3노조’ 불법지원 사건 등을 수사하고 있는 김성훈(43·30기) 공공형사수사부장도 같은 지검 공안2부장으로 이동했다. ◈‘인권 중시’ 검찰 조직 개편 이번 인사에선 검찰 조직 개편도 함께 이뤄졌다. 대검찰청은 인권부를 신설하고 인권기획과·인권감독과·피해자인권과·양성평등담당관을 설치했다. 인권수사자문관으로는 박종근(50·28기)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장을 비롯한 5명이 새로 임명됐다. 지난해 검찰 중간간부 인사에서 지방검찰청 5곳(서울중앙·대전·대구·부산·광주지검)에 새로 신설된 ‘인권감독관’도 12곳으로 확대된다. 검찰의 외부기관 파견도 대폭 축소됐다. 법무부는 국정원 파견검사를 5명에서 2명으로, 국내기관 파견 검사는 46명에서 41명으로 감축했다고 밝혔다. 이명박·박근혜 정권 당시 일어난 국정원 파견 검사들의 ‘사법방해’ 사건 등을 의식한 결과로 해석된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씨줄날줄] ‘저승사자’ 조사4국/김성곤 논설위원

    [씨줄날줄] ‘저승사자’ 조사4국/김성곤 논설위원

    기업이 두려워하는 조직이 셋 있다. 검찰과 국세청, 공정거래위원회다. 이들에게 수사나 조사를 받고 무탈(無?)하게 벗어난 기업은 흔치 않다.검찰은 과거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가 기업 수사를 도맡았지만, 조직 개편으로 요즘은 4차장 산하 공정거래조사부와 조세범죄조사부에서 맡는다. 공정위도 기업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다. 가장 무서운 곳은 기업집단국이다. 조사국이었던 것을 국민의 정부 때 바꿨다. 이후에 없어졌다가 문재인 정부 들어 12년 만인 지난해 부활했다. 독점은 물론 기업 경영에서 총수 등 특수관계인의 탈·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눈에 불을 켜고 덤빈다. 국세청에는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이 대기업에 대한 조사를 담당한다. 웬만한 기업은 한 번쯤 곤욕을 치렀다고 보면 된다. 이들의 공통점은 기획·심층 수사나 조사가 많다는 것이다. 그런 만큼 명부에 들어가면 온전한 상태로 나올 수 없다. 오너 등을 안 다치게 하려면 팔이든 다리든 내놓아야 한다. 물론 팔다리 내놓고도 사주 구속으로 이어진 경우도 없지 않다. 오죽하면 ‘저승사자’라고 했을까.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이 현장 조사 인력 15명을 줄이기로 했다. 전체 인력 200명의 8%다. 정부가 부처 정원을 줄이거나 폐지할 때는 존재 의미가 미미하거나 아니면 힘이 너무 세 제어할 필요가 있을 때다. 조사4국은 후자다. 국세청장과 서울지방국세청장의 직접 지휘를 받는 조사4국은 엘리트들이 가는 출세 코스다. 대신 정치적 세무조사를 수행한다는 비난을 받아 왔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기획수사로 알려진 박연차 회장의 태광실업 세무조사가 대표적이다. 박근혜 정부 때에는 CJ와 롯데, 효성 등 이명박 정부의 수혜를 받은 것으로 지목된 기업들이 집중 세무조사를 받았다. 이 때 두 차례나 조사4국의 조사를 받은 다음카카오도 정부에 비판적인 기사를 노출하는 포털을 길들이기 위한 것이라는 의혹을 샀었다. 지난해 국회 등에서 조사4국을 폐지하거나 대폭 축소하라는 주문이 폭주했다. 올해 국세청은 포스코, 기아자동차, 현대엔지니어링, LG그룹, 한국타이어 등 굵직굵직한 기업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하는 등 바쁜척 하더니 내놓은 것이 조사4국의 인원 15명을 감축하고, 비정기 특별세무조사를 줄이겠다는 안이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조사4국 개편을 약속했지만, 결과는 용두사미였다. 국세청은 “조사4국의 개혁은 이제 시작”이라고 하지만, 이번 역시 조직 축소를 면하기 위한 면피성 발표가 아닌가 싶어 뒷맛이 개운치 않다. sunggone@seoul.co.kr
  • 기무사, 박근혜 정부 청와대에 ‘세월호 희생자 수장’ 제안

    기무사, 박근혜 정부 청와대에 ‘세월호 희생자 수장’ 제안

    촛불집회 당시 계엄령 검토 문건을 작성하고 세월호 참사 유족을 사찰한 의혹 등으로 논란의 중심에 선 국군기무사령부(기무사)가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희생자들을 수장하는 방안을 당시 박근혜 정부 청와대에 제안한 사실이 드러났다. 또 박근혜 당시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때 “감성적인 모습 시현이 필요하다”고 조언한 사실도 확인됐다. 실제로 박 전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 때 희생자의 이름을 한 명씩 부르며 눈물을 흘렸다.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1일 공개한 ‘세월호 관련 조치 동정’ 문건에 따르면, 기무사는 2014년 6월 3일 박 전 대통령 보고용으로 작성한 ‘중요 보고’에서 세월호 인양에 반대하는 ‘네티즌 여론’이 93%라며 “국민적 반대 여론 및 제반 여건을 고려해볼 때 인양 실효성 의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기무사는 “실종자 가족들과 허심탄회한 대화의 장(을) 마련(해) 인양 불필요 공감대(를) 확산”해야 한다면서 인양 관련 전문가의 인터뷰·언론 기고를 통해 “인양의 비현실성”을 홍보해야 한다고도 제언했다. 특히 인양 비용만 최소 2000억원, 인양 기간도 6개월 이상 길어질 것이라는 점을 부각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특히 2014년 6월 7일에는 청와대에 ‘해상 추모공원’ 조성을 제언했다고 문건에 적었다. 기무사는 1941년 진주만 공습으로 침몰한 미 해군 전함 애리조나호 기념관을 예로 들며, 시체를 바다 또는 강에 흘려보내거나 가라앉히는 수장(水葬)은 “매장과 더불어 가장 오래된 장례의 하나”라고 언급했다. 또 다른 일일 보고 문건에서는 “실종자 수색 종료 시 전원 수습 여부와 관계없이 선체는 인양하지 않는 것으로 가족들과 협의가 필요”하다면서 “인양 반대 여론을 확산시켜 ‘사고 원인 분석을 위한 인양 필요성 제기’ 차단”을 조언했다.세월호 참사 한 달쯤 뒤인 2014년 5월 14일 ‘조치 요망사항’에서 기무사는 “VIP의 사과와 위로에도 불구하고 정부 지지율이 하락”했다면서 “감성에 호소하는 진정성 있는 모습”을 박 전 대통령에게 건의했다. 기무사는 “천안함 희생장병 추모 연설을 하면서 희생자 이름을 일일이 호명”한 이명박 전 대통령 등을 사례로 들며 “대국민 담화 시 감성적인 모습 시현”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실제로 박 전 대통령은 닷새 뒤인 그해 5월 19일 대국민 담화에서 눈물을 흘리며 세월호 희생자들의 이름을 호명했다. 기무사는 또 박 전 대통령에게 가족 중 유일하게 생존한 5살 어린이에게 각별한 관심을 보이라고 건의했다. “생존자 중 유일하게 고아가 된 권모양에게 평생 장학금 지원 등 후원 시 여성 대통령으로서의 모성애 이미지 제고(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 기무사의 제안이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인사 앞둔 檢… ‘적폐청산 공신’ 중용될 듯

    13일 법무부의 검찰 중간간부 인사가 예정된 가운데 ‘적폐 청산의 공신’으로 평가받는 검사들이 중용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적폐 수사가 핵심인 서울중앙지검은 ‘대윤’(大尹)으로 불리는 윤석열(58·사법연수원 23기) 지검장 체제가 그대로 유지되고 법무부 검찰국도 ‘소윤’(小尹) 윤대진(54·25기) 검찰국장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지난주 지방검찰청 차장·부장, 지청장 등 고검 검사급 인사안을 마련하고 대통령에게 최종 재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법무부는 지난달 19일 검사장급 인사에서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을 유임시키고, 중앙지검 1차장이던 윤대진 차장검사를 검사장으로 승진시켜 검찰국장에 보임했다. 검찰 안팎에선 지난해 인사 키워드인 ‘적폐 청산’이 올해 중간간부 인사에서도 유효하다고 본다. 이에 따라 윤 지검장과 보조를 맞추는 박찬호(52·26기) 2차장검사와 한동훈(45·27기) 3차장검사 등도 유임될 전망이다. 부장급 인사에서는 적폐 청산 수사 실무를 맡았던 검사들의 약진이 예상된다. 법무부 검찰국 검찰과장에는 신자용(46·28기)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이 낙점된 것으로 알려졌다. 신 부장검사는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 수사를 이끌었다. ‘삼성노조’ 와해·탄압과 ‘제3노총’ 설립 지원 의혹 등을 수사 중인 김성훈(43·30기) 서울중앙지검 공공형사부장과 주영환(48·27기) 대검 대변인은 유임될 것으로 전해졌다. 법조계 관계자는 “윤석열·윤대진 체제가 더 공고해지는 모습”이라면서 “특히 법무부 주요 보직에는 검찰 개혁과 관련해 정부와 보조를 맞출 수 있는 이들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시원(46·28기) 수원지검 형사1부장과 한정화(48·29기) 수원지검 공안부장, 안형준(46·29기) 서울동부지검 형사2부장, 강정석(44·30기) 춘천지검 영월지청장 등은 인사를 앞두고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사직 인사를 올렸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기무사 ‘민간인 사찰’ 악명… DJ·노무현 정부도 개혁 못했다

    기무사 ‘민간인 사찰’ 악명… DJ·노무현 정부도 개혁 못했다

    역대 정권에서 줄곧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던 국군기무사령부는 지속적으로 민간인 사찰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면서 개혁의 대상이 됐다. 하지만 새 정권과 행보를 함께하며 결국 조직과 위세를 되찾았고 보안사에서 기무사로 이름만 바뀌었을 뿐 실질적 개혁에는 실패했다는 게 중평이다.기무사는 1948년 정부 수립 직후에 만들어진 조선경비대 정보처 특별조사과가 전신이다. 특별조사대, 육군본부 특무대 등을 거쳐 1977년 육·해·공군 보안사를 통합해 출범한 보안사로 전성기를 맞았다.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이 보안사령관 출신이었고 12·12 쿠데타에서 신군부의 권력 장악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특히 기무사령관은 대통령에게 독대 보고를 하기 때문에 무소불위의 권력으로 통했다. 하지만 1990년 보안사에서 근무하던 윤석양 이병이 김대중·김영삼·노무현·문재인·김수환 등을 포함한 1300여명의 민간인 동향을 사찰했다고 폭로하면서 큰 위기가 왔다. 이때 보안사는 기무사로 이름을 바꿨다. 군사정권 당시 기무사는 쿠데타를 방지하는 역할에 집중했지만 1993년 문민정부 출범으로 존재의 의미가 옅어지기 시작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군대 내 사조직인 ‘하나회’를 척결했는데 이때 당시 기무사령관도 해당됐다. 기무사령관의 계급이 중장에서 소장으로 강등됐고 대통령 독대 보고도 사라졌다. 하지만 1년여 만에 회복됐다. 1998년 출범한 김대중 정부는 기무사를 국방부 정보본부 산하로 통폐합하는 국방개혁안을 마련했지만 기무사 조직의 영향력으로 무산됐다. 노무현 정부도 개혁에 착수했으나 기무사는 거꾸로 군 사이버사령부 창설안을 입안해 조직 확장을 시도했다. 이후 이명박 정부에서 사이버사령부가 만들어졌지만 세력 확장에 대한 부정적 여론 때문에 기무사는 국방부 소속이 됐다. 하지만 이때 기무사령관의 대통령 독대가 부활했다. 또 사이버 댓글 등을 통한 여론 조작, 정권을 비난하는 ID를 수집한 뒤 불법을 신원 조회를 하는 등의 행위가 잇따랐다. 박근혜 정부에서는 지난 2일 국방부가 발표했듯 기무사가 세월호 참사 당시 유족 등 민간인을 사찰하고 세월호 수색 중단을 위한 논리를 개발한 정황이 발견됐다. 또 박 전 대통령의 퇴진을 위한 촛불집회 당시 위수령 발령과 계엄 선포까지 검토한 문건을 작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8월 임명된 이석구 기무사령관은 4차례의 고강도 개혁 TF를 운영하며 개혁을 추진했다. 1·2·3처 중에 군 인사정보와 동향을 파악하는 1처를 없애고 내부 고발·감시 기구를 만들었지만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4200여명의 현원이 유지되는 한편 세월호 유족 사찰에 관여한 내부 장성이 기무사 개혁위원회에 참여하는 등 ‘셀프 개혁’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검찰, 이학수 전 삼성 부회장을 재판에 넘기는 대신···

    검찰, 이학수 전 삼성 부회장을 재판에 넘기는 대신···

    다스 소송비 대납 자수서 법정 공개 “이건희 사면 도움 기대” 삼성이 이건희 회장의 사면 등 그룹 현안들에 도움 받을 것을 기대하며 이명박 전 대통령의 다스 소송비를 대납했다는 취지의 이학수 전 삼성그룹 부회장 증언이 10일 법정에서 공개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정계선) 심리로 10일 열린 이 전 대통령의 재판에서 검찰은 이 전 부회장이 지난 2월 검찰에 제출한 자수서를 공개했다. 삼성이 미국의 다스 소송 비용을 대납했다는 내용으로, 이 전 부회장은 “상응한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검찰은 아직 이 전 부회장을 재판에 넘기지 않았다.· 이 전 부회장의 자수서에 따르면 미국 현지의 다스 소송을 맡았던 대형 로펌인 에이킨검프(Akin Gump) 김석한 변호사가 2008년 하반기~2009년 초 무렵 이 전 부회장을 찾아왔다. 두 사람은 “1990년대부터 삼성 미국 내 법인 일을 많이 해줘서 업무관계로 알고 내왕하던 사이”라고 이 전 부회장은 전했다. 김 변호사는 이 전 부회장에게 “대통령과 관련한 미국 내 소송 등 법률 조력 업무를 에이킨검프에서 대리하게 됐다”면서 “대통령을 돕는 데 비용이 많이 든다. 이 비용을 청와대에서 마련할 수 없고 정부가 지급하는 건 불법이니 삼성이 대신 부담해주면 국가적으로도 도움되고 청와대도 고마워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김 변호사가 “이런 제안을 청와대에 했더니 대통령과 김백준 총무기획관도 그래주면 좋겠다고 했다”고 말했다고 자수서에 적혀있다. 그 후에도 김 변호사가 몇 번 사무실에 들러 다스의 소송 비용에 대해 2~3차례 언급한 것으로 이 전 부회장은 기억했다. 이 전 부회장은 특히 “(이건희) 회장께 보고드렸더니 ‘청와대 요청이면 그렇게 하라’고 하셔서 김석한에게 삼성이 에이킨검프 소송 비용을 대신 부담하겠다고 했다”면서 “이후 실무 책임자를 불러 김석한에게 요청이 오면 너무 박하게 따지지 말고 잘 도와주라고 지시했다”고 자수서에 밝혔다. 소송 비용에 대해선 “에이킨검프가 삼성전자에 청구하면 그 비용을 대신 지급했고, 300만~400만불 정도 된다”면서 “본사에서 직접 고문료 형태로 지급하다 미국 법인에서도 별도로 지급하기도 했다는 말을 들은 것도 같다”고 설명했다.이 전 부회장은 자수서에서 “국민적 의혹이 집중된 사건이라 저의 잘못을 솔직히 말씀드리고 법적 책임을 감당하는 게 옳다고 생각해 조기 귀국했다”면서 “당시엔 회사와 회장님을 위한 거라 믿었지만 지금 생각하면 잘못된 판단”이라면서 후회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법정에서 공개된 이 전 부회장의 피의자신문조서에서는 이 전 부회장은 지난 2월 검찰 조사에서 소송 비용을 대납하면서 대가를 기대한 것도 맞다고 밝히는 내용도 나왔다. 이 전 부회장은 검찰이 “미국 소송(비용 대납)은 당연히 이 회장 사면 등 특검 사후 조치를 기대한 것인가”라고 묻자 “사면만이 이유는 아니지만 협력하면 여러가지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기대한 건 사실”이라고 답했다. 앞서 이 전 대통령은 지난 5월 23일 첫 공판에서 “저에게 사면을 대가로 삼성 뇌물을 받았다는 공소사실은 충격이고 모욕”이라고 부인했다. 검찰은 삼성이 이 전 대통령이 당선되기 전인 2007년 10월부터 매달 12만 5000달러를 에이킨검프에 지급한다는 취지의 허위 컨설팅 계약을 맺는 방식으로 소송비를 대납했고, 이 회장은 2009년 12월 31일 단독 특별사면 돼 다음해 3월 경영에 복귀했다. 당시 삼성 비자금 관련 특검으로 이 회장이 재판에 넘겨져 서울고법에서 징역 3년 및 집행유예 5년, 벌금 1100억원이 선고된 지 불과 넉 달 만이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이학수, 검찰에 다스 소송비용 대납과 관련한 자수서 제출

    이학수, 검찰에 다스 소송비용 대납과 관련한 자수서 제출

    이학수 전 삼성그룹 부회장이 이명박 전 대통령(77)에게 뇌물을 주기 위해 삼성에서 다스 미국 소송 비용을 대납했다는 의혹을 뒷받침하는 자수서를 검찰에 제출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정계선) 심리로 10일 열린 이 전 대통령의 공판에서 검찰은 이 전 부회장이 이런 내용으로 밝힌 진술조서와 자수서를 법정에서 공개했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의 지시를 받은 김백준 전 총무기획관이 미국의 대형 로펌 에이킨 검프(A‘kin Gump)의 김석한 변호사를 통해 삼성에 다스 소송비를 대납해달라고 요청했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승인을 거쳐 총 67억여원을 지원했다고 본다. 검찰이 공개한 진술조서에 따르면 이 전 부회장은 “2008년 하반기에서 2009년 초쯤 청와대를 다녀온 김 변호사가 ’엠비 관련 미국 내 소송을 맡고 있는데 소송 비용을 삼성에서 지급했으면 좋겠다‘고 요청한 사실이 있다”고 진술했다. 그는 “당시 김 변호사가 ’엠비의 법률 조력 업무에 비용이 많이 드는데, 청와대에선 이 비용을 마련하지 못하고 정부에서 지급하는 건 불법이니 삼성이 대신 주면 국가적 도움이 될 것이고 청와대도 고마워할 것‘이라고 말했냐”는 검찰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이 전 부회장은 이를 이 회장에게 보고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청와대가 비용을 도와달라고 한다고 보고하자 회장님은 ’청와대가 말하면 해야하지 않겠나, 지원하라‘고 했다”고 진술했다. 이어 “실무자에게 ’김 변호사로부터 요청이 오면 박하게 따지지 말고 잘 도와주라‘고 지시했다”며 “에이킨 검프가 삼성에 비용을 청구하면 이를 대신 지급했다”고 자수서를 통해 설명했다. 이 전 부회장은 “당시 삼성에서 이 전 대통령 측의 미국 내 법률서비스 비용을 대신 지급하면 회사 측에 여러가지 도움이 되지 않겠나 기대를 가진 게 사실”이라며 “(특검 수사를 받은) 이 회장이 유죄를 받는다면 사면을 받아야 한다는 기대가 당연히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적 의혹이 집중된 사건이라 제 잘못을 솔직히 말씀드리고 법적 책임을 감당하는 게 옳다고 생각해 미국에서 조기 귀국해 자수하게 됐다”며 “당시에는 회사와 회장님을 위해 하는 것이라 믿었지만 지금 와서 생각하면 잘못이라 판단해 후회막급”이라고 털어놨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4대강 사업 유공자 서훈 취소 법률안 발의.

    이명박 정부가 수여한 4대강사업 유공자의 훈·포장을 취소하기 위한 법률안이 발의됐다. 신창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왕·과천) 등 10명이 발의한 ‘상훈법 개정안’은 이명박 정부가 4대강 사업으로 막대한 국고 손실과 생태계 파괴를 초래했다며 유공자의 훈·포장 서훈을 취소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당시 4대강 사업으로 이명박 정부는 훈장 119명, 포장 136명, 대통령 표장 351명, 국무총리 표장 546명 등 1152명을 서훈했다. 신 의원은 “감사원 감사결과 4대강 사업은 위법, 부당한 지시로 이뤄진 실패한 사업으로 판명됐다”라며 그러나 “시효가 만료돼 징계가 불가능해 서훈을 취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 제안 이유를 밝혔다. 또 “이에 위법 또는 부당한 직무수행으로 국고의 손실을 초래했거나 그 사업에 협조한 사람에 대한 훈, 포장을 취소할 수 있도록 상훈법 제8조(서훈의 취소 등)를 개정하고자 발의했다”라고 덧붙였다 신 의원은 “27조원의 국고를 낭비한 환경파괴 사업을 법이 정한 절차도 지키지 않고 부당하게 지시하고 협조한 공무원, 공기업 직원과 학자들에게 수여한 훈·포장은 취소해야 마땅하다”라고 밝혔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부엉이 모임 해산했지만, 계파주의 여진 남은 민주당

    부엉이 모임 해산했지만, 계파주의 여진 남은 민주당

    더불어민주당의 친문(친문재인) 주류 모임인 ‘부엉이 모임’이 계파주의 논란 끝에 해산됐지만, 민주당 내부에서는 계파주의 여진이 남아있다. 자유한국당 내에 친박(친박근혜)계와 친이(친이명박)계가 세력 다툼을 벌였다면 민주당 내부에서도 계파는 존재했다.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민주당 내부는 친문과 비문(비문재인), 친안(친안희정), 민평련(민주평화국민연대), 86그룹(1980년대 학번, 60년대 출생) 등 다양한 계파가 신경전을 벌였다 지난해 초 대선 경선에서 계파 간 긴장감은 정점에 달했지만, 당시 문재인 후보의 압승으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일단 대선 승리가 최우선이었기 때문에 경선에서 진 후보들도 힘을 모았고 ‘원팀’을 강조해서 대선을 치렀다. 그러나 잠시 잊혀진 계파주의가 차기 당대표와 최고위원을 뽑는 8·25 전당대회를 앞두고 다시 불거졌다. 노무현 정부 청와대 비서관·행정관 출신 의원과 문 대통령 영입 인사 출신 의원 등을 중심으로 한 부엉이 모임의 존재가 알려지면서부터다. 또 부엉이 모임에서 전당대회에 출마하는 친문 당대표 후보의 교통정리 문제 등을 논의하면서 단순 친목 모임으로 보기 어려워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때문에 당 내부의 계파주의를 경계해야 한다는 위기의식도 커졌다. 지난 5일 민주당 초선의원들은 계파와 관계없이 한자리에 모여 당내 공개토론회를 열고 당의 미래를 논의했다. 박정 의원은 “각종 인사에 대한 공천을 투명하게 관리해야 한다”며 “당대표 나서는 분들에게 공천시스템을 당원에게 줘야 한다고 선언하도록 초선의원들이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영호 의원은 “대통령과 친목 관계, 정치활동 관계 등으로 전당대회를 치르는 건 매우 부적절하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 노력하는 우리 모두는 친문인데 당대표 후보들만이 그걸 모르는듯하다”고 지적했다. 조응천 의원은 “저희가 역할을 못하고 존재감 없이 1년이 지났는데 더 이상 아름다운 침묵을 할 순 없다”고 자평했다. 조 의원은 “당이 청와대와 정부를 견인 못 하고 묵인하고 따라가면 망하기 마련”이라면서 “건강하고 생산적인 긴장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차기 지도부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초선의원들이 이처럼 당에 쓴소리를 내는 건 이례적이다. 7일 민주당 관계자는 “과거 열린우리당 집권 시절 당이 분열되는 모습을 봐 왔던 우리로서는 그동안 문제의식을 느껴도 당을 위해 조용히 있었지만, 전당대회를 앞두고 진문(진짜 친문)까지 나오면서 이대로는 안 된다는 위기의식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나 주류 의원들의 모임이라고 해서 과도하게 계파주의 색깔을 덧칠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부엉이 모임 소속이었던 한 의원은 “정치 활동을 하다 보면 뜻이 맞는 사람들끼리 친해질 수밖에 없지 않나”라며 “당대표 후보를 누구를 낼지 논의하지도 않았다. 그건 후보가 각자 알아서 판단하는 건데 너무 해석이 과도하다”고 말했다. 부엉이 모임이 지금은 해산했지만, 전당대회 이후 언제든지 다시 뭉칠 가능성은 남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히려 더 조심스럽게 활동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유창선 시사평론가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민주당 안에서 너도나도 친문이 되려고 하는 상황인데 굳이 대통령과 가까웠던 정치인들이 울타리를 칠 필요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울타리를 치게 되면 결국 거기 들어오지 못한 사람들이 우린 비문이구나 하며 자조감을 느끼거나 할 수 있다”며 “국정 운영을 생각하더라도 도움되는 건 아니기 때문에 모임 해산을 넘어 이런 모임을 만들게 된 사고에 대한 재검토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는 “앞서가는 정당 안에서는 그 당이 어떤 당이든 계파주의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박 교수는 “대통령이 모든 권력을 차지하기 때문에 대통령과 같이 가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 문제”라면서 “지금의 대통령제를 바꾸지 않는 한 계파주의는 해소되기 어렵다”고 밝혔다.김진아 기자 jin@seoul.co.kr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박현갑의 틈새보기] 수문장 교대식과 대한문 화단의 비밀

    [박현갑의 틈새보기] 수문장 교대식과 대한문 화단의 비밀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 쌍용차 해고자 추모를 위한 분향소와 천안함 용사 추모 분향소 등 보수·진보단체 천막들이 있다. 보수와 진보간 ‘불안한 동거’현장이다. 그런데 조만간 이런 모습에 변화가 생길 전망이다. 서울시에서 2013년 대한문 앞에 집회를 차단할 목적으로 만든 화단을 철거하기로 했다. 현재 대한문 앞에는 삼각형과 마름모꼴로 된 8개의 미니 화단이 들어서 있다. 전체 화단 폭은 약 5m로 원래 보행로의 절반 정도다. 철거는 이 화단때문에 다니기가 불편하다는 시민들의 민원해소를 위해서다. 특히 대한문 앞에서 있는 수문장 교대식을 보려오는 국내외 관광객들의 불편이 많다고 한다. 대한문 앞에선 하루 3차례씩 덕수궁 왕궁수문장 교대의식이 재현되는데 많을 땐 하루에2000명의 관광객이 찾는다.서울시 관계자는 6일 “중구청에서 화단을 없애달라는 요청이 들어와 화단을 철거하는 방향으로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시는 조경과 문화재 전문가 등으로 자문위원회를 꾸려 화단 철거를 논의할 예정이다. 철거한 공간은 의자나 그늘막 설치 등 시민 휴식공간으로 꾸미거나 보도 목적에 맞게 아무 것도 설치하지 않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다. 화단 철거 이후 대한문 앞에서의 집회가 어떻게 될 지 주목된다. 시 관계자는 “현재 덕수궁 앞에 쌍용차 해고자 추모를 위한 분향소, 천안함 용사 추모 분향소 등 보수·진보단체 천막들이 들어서 있어 이들 천막이 어느 정도 정리가 되면 화단 철거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그러나 두 집회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도로 불법점용 상태긴 하나 경찰에 집회신고를 했기때문이다. 시 관계자는 “집회때문에 서울을 찾는 관광객들을 위한 대한문 앞에서의 수문장 교대식을 못하는 경우도 있어 사후 변상금을 부과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있다”면서도 “집회시위의 자유보장이라는 헌법적 가치를 존중해야 한다는 이견도 있어 고민”이라고 고충을 토로한다. 화단 철거를 계기로 대한문을 둘러싼 보수·진보간 이념충돌과 수문장 교대식 추진 뒷얘기를 짚어본다. 대한문은 노동투쟁의 현 주소 대한문 앞 화단은 쌍용차 해고 노동자 집회가 한창이던 2013년 4월 만들어졌다. 2012년 4월 5일 민주노총 쌍용차 지부에서 쌍용차의 부당한 정리해고 이후 숨진 24명의 조합원들을 추모하기위해 설치한 분향소와 농성용 천막을 몰아내기 위해서였다. 중구청에서 1년간 도로교통법 위반을 이유로 자진 철거를 요구하다 2013년 4월 천막을 강제 철거한 뒤, 분향소가 있던 자리에 울타리를 친 화단을 꾸몄다. 보도에서의 불법집회로 서울관광 명소를 찾는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더 이상 불편을 줄 수 없다는 뜻도 있었으나 추가적인 분향소 설치를 막으려는 속내가 더 강했다. 하지만 바뀐 것은 별로 없다. 보수단체는 2016년 박근혜 탄핵 정국 때부터 박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집회를 대한문 앞에서 갖고 있다. 지금도 매 주말 집회를 연다. 게다가 지난 3일에는 6년 전 철거했던 쌍용차 해고자 추모 분향소도 다시 설치됐다. 지난달 27일 경기도 평택시의 한 야산에서 숨진 채로 발견된 김주중(48) 조합원을 기리기위해서였다. 김 조합원은 23세 때 쌍용차에 입사했으나 2009년 정리해고 사태 때 회사를 떠나야 했고 이후 생활고를 겪었다고 노조는 전했다. 2009년 쌍용차 해고사태 이후 해고자와 그 가족들의 안타까운 죽음은 이번이 서른번째다. 문재인 정부는 쌍용차 정리해고 사태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를 약속했으나 아직 진척이 없다. 쌍용차 문제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인 셈이다. 고종 퇴위 반대에서 박근혜 탄핵까지 대한문은 구한말 고종황제 퇴위를 반대하는 민중시위 등 항일운동이 일어난 곳이다. 1905년 11월 일제가 을사조약을 강제체결하고 국권을 박탈하자, 이동녕 이준 등 애국지사들을 중심으로 을사조약폐기 상소운동을 일어났다. 이준은 이 상소문을 짓고 대한문 앞과 서울 시내에서 일본경찰과 투석전을 벌이며 격렬한 시위운동을 전개하였다. 요즘말로 하면 탄핵 반대운동이었다. 이명박 정부 때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중단 촉구 촛불집회로, 박근혜 정부 때는 박근혜 탄핵 무효 집회가 잇따랐다. 왕궁 수문장 교대식도 집회방지용? 대한문 앞에서의 집회시위 방지를 위해 설치했던 화단와 마찬가지로 왕궁 수문장 교대식 또한 집회와 시위방지 차원에서 나온 것이었다. 고건 시장 때다. 하루가 멀다하고 대한문 앞에서 계속되는 시위로 시장 등 본청 공무원들이 제대로 집중해서 업무를 보기 어렵다는 불만이 나오면서 당시 시에서 낸 아이디어가 수문장 교대식행사였다. 덕수궁을 찾는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한다는 명분이었으나 사실은 집회를 못하게 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묘책이었던 셈이다.초창기 수문장 교대식에는 공익요원이 동원됐고 플라스틱 창으로 된 무기를 들고 교대하는 등 엉성했다. 하지만 관광객들의 반응이 좋으면서 지금은 경찰청의 기마까지 동원하고 전문 업체에 맡겨 교대식 행사를 재연하고 있다. 대한문 앞에서 시작해 서울시청 앞 광장을 거쳐 경복궁으로 가는 행렬도 있다. 영국 버킹엄 궁전 앞 근위병 교대식을 흉내낸 것이다. 아쉬운 점은 교대식 행렬이 아스팔트 도로의 차량 행렬 사이를 빠져가야 한다는 점이다. 서울의 전통 행렬을 보여준다는 점에서는 좋으나 우리 환경에 맞는 교대식 행렬이 되어야 한다고 본다. 박현갑 논설위원 eagleduo@seoul.co.kr    
  • 한국당 제외 정치권은 4대 강 사업 비판하는데 한국당만 “정치보복” 주장

    한국당 제외 정치권은 4대 강 사업 비판하는데 한국당만 “정치보복” 주장

    지난 4일 이명박 정부 시절 4대 강 사업을 실패한 사업으로 결론 낸 감사원의 4번째 감사 결과를 놓고 정치권이 6일 공방을 벌였다.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 등은 ‘4대 강 사업은 총체적으로 잘못된 정책’이라고 비판했지만 한국당에서만 ‘부패는 없었다’고 맞받아쳤다. 포문은 친이(친이명박)계의 좌장이라고 불렸던 이재오 한국당 상임고문이 열었다. 이 고문은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대운하를 만들기 위해 수심을 6m까지 판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강의 형편에 따라 수심을 조절한 것일 뿐 의도적으로 수심을 깊이 판 것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어 “4대 강 전도사란 네임(이름), 명예스럽다”면서 이명박 정부 시절 벌인 4대 강 사업이 정상적이었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 고문은 감사원 감사 발표 후 페이스북에 “문재인 정권이 모든 정부기관을 총동원해 정치보복에 골몰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한국당을 제외한 정치권에서는 4대 강 사업을 일제히 비난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4대 강 사업은 국정농단보다 바로잡기 어려운 국토농단”이라면서 “수질을 개선한다는 거짓말로 31조원의 혈세를 퍼부었다”고 비판했다. 이상돈 바른미래당 의원도 라디오에 출연해 “앞선 3번의 감사는 감사라도 할 수도 없는 거짓말”이라면서 “4대 강 사업은 해악이 큰 사업이었다”고 말했다. 한편 감사원이 4차례나 감사하는 등 제 역할을 못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감사원이 맞춤형 감사를 전문으로 하는 권력의 시녀로 타락했다”면서 “감사원의 감사를 국회가 하자”고 주장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황성기의 시시콜콜] 구매냐 임차냐, 그것이 골치인 전용기

    [황성기의 시시콜콜] 구매냐 임차냐, 그것이 골치인 전용기

    영국의 역사학자 데이비드 레이놀즈는 20세기 발명품인 정상회담이 대량 살상무기(WMD)와 매스미디어, 비행기라는 3종 세트의 출현에 의해 가능해졌다고 말한다. 비행기가 없었다면 지난 6월 12일 싱가포르 센토사 섬에서 열린 북한과 미국의 역사적인 정상회담이 가능했겠는가. 싱가포르는 평양에서 5000㎞, 워싱턴이라면 5600㎞ 떨어져 있다. 산 넘고 바다 건너 가려면 몇 날, 몇 일이 걸릴지 모른다. 시속 40㎞인 여객선을 탄다면 6일 정도 걸리는 거리다.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별 피곤한 기색도 없이 만나 세기의 악수를 할 수 있었던 것도 다 시속 1000㎞에 육박하는 비행기 덕택이다.  세워 두는 시간 더 많은 ‘돈 먹는 하마’, 전용기 대통령 전용기라는 게 정상회담, 혹은 다자간 정상회의를 위한 목적이 아니라면 띄울 일이 없는 ‘돈 먹는 하마’이다. 미국이나 러시아, 중국은 국토가 넓어 국내 이동에도 전용기를 쓰고 있지만, 고속전철로 일일생활권에 있는 한국, 일본과는 사정이 다르긴 하다. 현재 문재인 대통령이 쓰고 있는 보잉 747-400은 박근혜 정부 때인 2014년 대한항공과 1421억원을 들여 5년간 임차 계약을 맺어 전세기 형식으로 쓰고 있다. 한 해 280억원의 비용을 지불하는 셈이다. 대통령의 정상회담 때 드는 항공유 등은 별개다. 대통령 전용기의 운영 주체가 공군이란 점에서 ‘공군 1호기’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대한민국에 공군 2호기가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 대통령이 타면 호출부호인 콜사인(call Sign)을 대한민국 에어포스원(Republic of Korea Air Force One)이라 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선진8개국(G8)은 대체로 전용기 구입해 운용 어느 나라나 할 것 없이 정상의 전용기를 둘러싼 논란은 예외 없이 빌려 탈 것이냐, 국가가 사들여 운용할 것인가에 집중돼 있다. 국방부는 2020년 3월 임차 계약이 끝나는 대통령 전용기를 신형으로 교체해 임차하는 방안을 청와대에 건의했다고 한다. 이명박 정부 때 구입을 검토했지만 야당 반대로 무산된 적이 있는데 비행보다 주기장에 세워두는 시간이 더 많은 전용기를 구입해 운영하기에는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이다. 한 대에 수천억원씩 하는 비행기를 구입해 한 해 수백억원의 유지관리비를 쓰는 것은 미국을 비롯한 선진 8개국(G8)이나 할 수 있는 일이다. G8 외에는 브루네이, 카타르 등 손꼽을 정도다. 우리도 세계 11위의 경제규모를 감안하면 구입 운용이 맞지만, 정쟁의 불씨가 되기 때문에 여간해서 결단을 내리기 어려운 문제이다.  한국, 미국, 일본이 동시에 전용기 교체 미국은 지금의 대통령 전용기인 VC-25(747-200B 개조형)가 수명을 다해 교체 작업을 진행 중이다. 1990년에 조지 부시 대통령을 태우고 첫 비행을 했는데, 후속 기종을 보잉 747-8로 결정하고 기존 2기에서 3기로 늘려 발주도 해놓은 상태다. 올해 1호기를 미 공군이 넘겨 받아 시험비행을 거쳐 2023년부터 대통령을 태운다는 계획이다. 2020년 대통령 선거에서 이겨 재선에 성공하면 트럼프는 새로운 에어포스원에 탈 수 있게 된다.일본은 1991년 대미 무역흑자를 줄일 셈으로 정부전용기(보잉 747-400) 2대를 360억엔에 사들였는데, 1993년 운용을 시작한 것이라 내년 퇴역을 앞두고 있다. 후속 기종으로는 보잉 777-300ER을 주문해 올해 중으로 인도를 받아 2019년부터 운항한다. 고노 다로 외무상은 미국 국무부처럼 외무상 전용기로 세계를 누비며 외교를 해야 한다며 구입해 달라고 주장하지만, 예산을 쥐고 있는 재무성에서 눈 하나 꿈적하지 않는다. 세금 낭비했다는 비난을 받기 싫어서이다. 논설위원 marry04@seoul.co.kr
  • 10년 만의 종부세 변심 기재부, 정권 따라 극에서 극으로

     “종부세제는 담세력을 초과하는 과도한 세부담으로 지속이 불가능한 세제다. 우리의 소득대비 보유세 실효세율은 선진국에 비해 매우 높은 수준이다.”  “낮은 보유세 부담은 공평과세 원칙에 부합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소득의 양극화, 공정한 보상체계 훼손, 비효율적 자원배분 문제 등으로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  위 두 문장은 종부세를 바라보는 시각이 극과 극이다. 하지만 모두 기획재정부에서 내놓은 공식자료에 들어있는 표현이다. 앞 문장은 2008년 9월, 뒷 문장은 2018년 7월이라는 시차가 있을 뿐이다. “조세원칙과 일반적인 보유세제 원칙에 맞지 않는 종부세 제도를 정상화할 필요”가 있다던 기재부는 10년만에 “부동산가격 대비 보유세 부담이 낮다. 과세 형평성을 제고해야 한다”며 180° 다른 진단을 내놓았다.  10년 전 기재부는 “조세원칙과 일반적인 보유세제 원칙에 맞지 않는 종부세 제도를 정상화할 필요”를 언급하면서 “중장기적으로 종부세를 지방세인 재산세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개정안의 주택분 종부세 최고 세율 1%도 소득수준을 감안할 경우 선진국에 비해 낮은 수준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당시는 이명박 정부가 강력한 감세정책을 추진하면서 종부세 개편을 공언하던 시기였다.  기획재정부가 출범한 것은 10년전인 2008년이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정부조직개편을 하면서 기획예산처와 재정경제부를 통합한 결과였다. 강만수 초대 장관은 취임하자마자 세제실장과 재산소비세정책관 등 관련 간부들을 교체했다. 익명을 요구한 기재부 관계자는 당시를 떠올리며 이렇게 증언했다. “참여정부에서 종부세 업무를 담당했다는 직원에게 강 전 장관이 면전에서 ‘나쁜 사람이구만’이라고 말할 정도로 분위기가 험악했다. 그 직원을 아끼던 고위관계자가 그냥 두면 안되겠다 싶으니까 얼른 해외근무를 할 수 있도록 배려해준 덕분에 소나기를 피할 수 있었다.”  기재부는 2008년 9월 23일 발표한 종합부동산세 개편방안을 발표하고 주택 과세기준금액을 공시가격 6억원에서 9억원으로 올리고, 과표기준과 세율을 인하하며, 공정시장가격으로 가격평가 방식을 변경하겠다고 밝혔다. 별도합산토지 과세표준은 인상하고 세율은 낮췄다. 중장기적으로는 종부세를 재산세로 전환하고 단일세율 혹은 낮은 누진세율 체계로 전환한다는 내용도 들어있었다. 사실상 종부세 무력화라고 평가할 만한 수준이었다.  당시는 헌법재판소에서 종부세 위헌여부를 다투던 중이었다. 2007년 3월부터 4차례, 그리고 2008년 8월에도 헌법재판소에 종부세가 합헌이라는 의견서를 제출했던 기재부는 2008년 10월에는 기존 입장을 철회하고 종부세가 위헌이라는 의견서를 냈다. 기재부와 국세청이 위헌론과 합헌론으로 맞서는 이례적인 장면이 연출됐다. 헌법재판소는 그해 11월 종부세가 재산세나 양도소득세와 중복과세라는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은 반면 세대별 합산과세는 위헌으로 결론내렸다  이 과정에서 기재부는 헌재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스캔들을 일으켰다. 강 전 장관은 헌재 판결이 나기도 전에 국회 대정부 질문 과정에서 판결결과를 “부분위헌”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거기다 기재부 실무자가 헌법재판관과 “접촉”했다고 덧붙였다. 이 발언을 계기로 국회에선 진상조사위원회를 열어 사건을 조사했다. 헌재의 비협조로 사건의 실체가 분명하게 드러나진 않았지만 당시 기재부 세제실장 등이 헌법연구관 등을 네 차례 방문하여 수정 의견서를 설명하고 관련 통계자료도 제출했다는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났다. 이명박 정부의 종부세 무력화를 무력하게 지켜봐야 봤던 문재인 대통령 등 참여정부 출신 인사들이 청와대에 자리를 잡았다. 이제 기재부는 “실거래가 대비 종부세 과세표준은 상당히 낮은 수준”이라면서 “자산 양극화에 따른 소득 양극화와 부동산선호현상을 해소해 부의 편중현상을 완하하고 경제적 효율성을 제고해야 한다”고 밝혔다.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사설] ‘눈먼 돈’, 국회 특활비 당장 폐지하라

    국회의원 특수활동비 내역의 일부가 마침내 공개됐다. 영수증도 없이 마음대로 쓴 돈으로 그 사용처를 보면 ‘눈먼 돈’이었다. 참여연대는 어제 3년간의 소송 끝에 국회로부터 받아 낸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사용한 240억원의 특활비 지출명세서를 공개했다. 연간 76억~87억원인 특활비 중 ‘급여성 지출’이 연 40억원 이상이었다. 교섭단체 원내대표들은 매월 6000만원을, 예결위원장 등 상임위원장들도 매월 600만원씩 받아 갔다. 국회의장은 해외 순방에서 5000만원 안팎을 사용했다. 호텔 숙박비나 식비, 항공료는 별도 예산에서 지원받는데 그 많은 액수를 어디에 썼는지 알 길이 없다. 국회의원은 매월 1000만원 가까운 세비에 정치후원금을 받는데 매달 50만원의 특활비도 받았다. 기획재정부의 예산 운영계획 지침에 따르면 특활비는 ‘정보 및 사건 수사, 그 밖에 이에 준하는 국정수행 활동에 직접 소요되는 경비’다. 즉 급여 이외의 비용임을 명백히 했다. 집행 내역은 비공개가 가능하나, 그 요건을 공개로 인해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해치거나, 관련인의 신변 보호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을 때로 한정했다. 그러니 국회가 사용한 특활비는 거의 불법이라고 할 수 있다. 특활비 문제가 불거진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2015년 5월 ‘성완종 리스트’에 연루된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2011년 당대표 경선 기탁금의 출처에 대해 “국회운영위원장 당시 특활비 4000만~5000만원 중 일부를 아내에게 생활비로 줬다”고 해 충격을 던졌다. 비슷한 시기에 입법 로비 의혹으로 재판을 받던 신계륜 새정치연합 의원은 국회 환노위원장 시절 받은 특활비를 “자녀 유학비로 사용했다”고 해 논란을 증폭시켰다. 국정원 특활비는 더 심각해서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2년 대선을 앞두고 민간인 여론조작팀 활용비로 30억원이, 박근혜 정부 시절엔 청와대에 4년간 약 40억원을 건넨 것이 드러나 재판이 진행 중이다. 국회는 2015년부터 특활비 개선을 약속했으나 말뿐이다. 국정원 특활비는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특활비 범위를 제한하고, 내역과 증빙 자료를 제시하자는 법안을 내 의원 91명이 서명하고 발의됐다. 반면 ‘국회의 특활비를 폐지하자’는 정의당 노회찬 의원의 법안은 고작 9명만이 서명해 법안 발의조차 수포로 돌아갔다. 내가 하면 로맨스요,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내로남불’의 전형이 아닐 수 없다. 이번 특활비 공개도 대법원까지 가서 국회 사무처가 마지못해 내놓은 자료다. 특활비는 말 그대로 특수한 경우에 한 해 사용해야 한다. 국회가 기밀유지가 필요한 사건을 수사하는 기관도 아닌데 ‘특활비 감액’ 등으로 특활비를 유지하겠다는 발상은 어불성설이다. 의원외교 지원 등 의정활동에 꼭 필요한 경비라면 국회의 공식 예산항목을 활용해야 마땅하다. 국민의 혈세를 영수증 처리도 없이 제멋대로 써선 안 된다.
  • 4대강 참여 수자원公 빚 5조 6000억 책임 물값 올려 국민 부담

    4대강 사업 참여로 한국수자원공사의 부채가 급증했고 사실상 물값 인상으로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5일 4대강 사업 감사 결과에 따르면 2009년 4월 국토교통부는 수공이 2조 3000억∼2조 8000억원을 ‘선 투자 후 국고 보전’하는 조건으로 사업 참여에 합의했다. 그러나 예산 편성 과정에서 기획재정부가 수공의 투자액을 8조원까지 늘리고 자체 사업으로 변경할 것을 대통령실에 건의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그해 9월 이명박 대통령 주재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수공이 공사채를 발행해 4대강 사업을 추진하는 것으로 최종 결정됐다. 사업 종료 시점에 수공의 재무 상황을 고려해 별도 지원한다는 단서 조항을 달았다. 4대강 사업이 마무리된 2015년 9월 정부는 8조원 중 30%인 2조 4000억원과 회사채 발생 이자를 부담하는 조건으로 수공에 모든 부담을 떠넘겼다. 수공은 나머지 5조 6000억원을 수력 발전과 수돗물 공급 확대, 친수구역 개발 등을 통해 연간 2000억~3000억원씩 20년에 걸쳐 상환한다는 계획을 마련했다. 하지만 공기업 부실은 결국 국민 부담으로 돌아왔다. 4대강 사업에 참여한 후 수공이 공급하는 광역상수도 요금 인상이 잇따랐다. 2005년 이후 동결됐던 광역상수도 요금이 2013년 4.9% 오른 데 이어 2016년에는 광역상수도와 댐 용수 요금이 각각 4.8% 올랐다. 이로 인해 각 가정에 공급하는 수돗물 값이 1.07%, 4인 가구 기준 월평균 수도요금으로는 141원 올랐다. 물값 인상과 관련해 수공 관계자는 “수도요금 현실화를 반영한 것이지 4대강 부채 상환과 별개”라면서 “수도 사업에서 발생한 이익은 수도 사업에만 투자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고 해명했다. 한편 물관리 일원화에 따라 수공이 국토부에서 환경부 산하로 소속이 바뀌면서 부채 상환 부담이 더 커지게 됐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檢 “노조 관련사건, 법원의 다른 기준·의도 작용 의구심”

    법원 “근거 없는 억측 부적절” 이명박 정부 시절 양대노총 분열 공작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 이채필(62) 전 고용노동부 장관의 구속영장을 법원이 기각한 것에 대해 검찰이 강하게 반발했다. 앞서 법원이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와해 사건 등 이전 정권에서 발생한 노동사건 관련 영장을 거푸 기각해 검찰의 격한 반응을 불렀다는 분석이다. 법원은 검찰의 반발을 “근거 없는 억측”이라고 일축했다. 5일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이 전 장관의 영장이 기각된 것에 대해 “영장 기각 및 그 사유를 납득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서울중앙지법 이언학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전날 밤늦게 “범죄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며 영장을 발부하지 않았다. 앞서 검찰은 국민노총 설립·지원을 위해 국가정보원 자금을 불법으로 사용해 국고를 손실한 혐의로 이 전 장관에 대한 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상대적으로 휠씬 적은 금액의 국고 손실 범행을 저지른 경우에도 실형이 선고되고 법정구속되는 상황”이라면서 “최근 노조와 관련된 공작 사건에 대해서 영장 기각이 계속되는 것에 대해 일각에서 뭔가 다른 기준과 의도가 작용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비판했다. 검찰이 ‘다른 기준과 의도’라는 표현까지 써 가며 강하게 반발한 것은 삼성의 노조 와해 의혹 수사와 관련해 윗선으로 가기 위한 우회로가 영장 기각으로 번번이 막히는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노조 와해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청구한 영장은 13건 중 11건이 기각됐다. 법조계 관계자는 “삼성 노조 와해 의혹 수사의 핵심은 삼성그룹과 삼성전자의 관여와 경찰과 고용부를 비롯한 공권력이 어떻게 움직였는지 그 실체를 규명하는 것”이라면서 “검찰 입장에선 영장 기각이 수사가 앞으로 나가는 것을 막고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법원 관계자는 “법리와 소명자료를 기초로 기록을 검토하고 심사를 거쳐 공정하고 신중하게 영장 재판을 수행 중”이라면서 “뭔가 ‘다른 기준과 의도에 대한 의구심’이라고 표현하면서 근거 없는 추측과 불만을 밝히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검찰의 의혹 제기를 일축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교육개혁 리포트-대한민국 중3] 4년 3개월마다 춤췄던 대입… 20년짜리 교육 비전 세워라

    [교육개혁 리포트-대한민국 중3] 4년 3개월마다 춤췄던 대입… 20년짜리 교육 비전 세워라

    ‘4년 3개월’. 한국의 대학입시 제도가 모습을 바꿔 온 주기다. 학부모나 학생들은 “체감적으로만 보면 마치 매년 대입제도가 바뀌는 것 같다”고 말한다. 초·중·고교 교과서에서 다룰 내용이나 수업 방식 등을 담은 국가교육과정도 최근 10년간 15번이나 크고 작게 뜯어고쳐졌다. 김경범 서울대 교수(서어서문학)는 “교육 정책은 자주 바뀌지만 정작 시간이 지나고 보면 현실은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다는 게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10~20년 뒤 사회·산업 등의 변화를 예측하고 이 토대 위에서 멈춤 없는 교육 개혁을 하지 못한 채 겉모습만 조금씩 고쳐 생색을 냈다는 얘기다. 정부는 현재 중학교 3학년(2003년생)을 대상으로 고입·대입 방식 등 새로운 교육 정책을 적용할 계획이다. 하지만 학부모와 학생들 사이에서 “중3을 실험용 쥐로 보는가”라는 반발이 터져 나온다. 잦은 개편이 정작 아이들의 재능을 계발하는 데 큰 도움이 되지 못했음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래를 내다보는 교육 개혁을 위해 우리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전문가들이 진단한 국내 현실과 일본, 싱가포르 등 동아시아 선진국의 사례를 토대로 답을 찾아봤다.“대통령이 아니라 장관이 바뀔 때마다 교육 정책이 흔들렸죠.”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출제기관인 교육과정평가원 초대 원장을 지낸 박도순 고려대 명예교수(교육학)는 5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회고했다. “역대 정부들은 나름대로 중요한 교육 계획을 만들었지만 새 정권이 들어서면 앞선 정부 계획을 부정하는 게 첫 업무였으며, 교육부 장관만 바뀌어도 늘 개편이 있었다”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 이후 교육부 장관(교육과학기술부 포함)은 평균 1년 6개월마다 바뀌었다. 그는 “교육과정을 포함해 어떤 정책이든 최소 10년은 지속돼야 예측 가능하고 힘이 실린다”고 말했다. 우리 교육사를 관찰해 온 전문가의 증언을 들어보면 박 교수의 회고와 다르지 않다. 김 교수는 “돈이나 힘이 가장 덜 들면서 국민에게 생색내기 좋은 교육 정책이 대학입시”라면서 “매 정부가 자신만의 수능 체계를 만들었던 이유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수능은 1994학년도에 처음 실행된 뒤 모두 19번 개편됐다. 조상식 동국대 교수(교육학)는 “우리 사회는 혁신해야 한다는 강박감이 있어 개별 교과의 수업 방법론 등에 대한 최신 이론이 등장하면 정부와 친한 전문가들이 매번 이를 교과서에 담으려 한다”고 말했다. ●‘퍼즐’ 조각만 잡고 있는 국가교육회의 정권의 입맛에 따라 5년 단위로 교육 정책이 바뀌는 현실을 탈피하고자 지난해 12월 대통령직속 국가교육회의가 출범했다. 하지만 7개월 새 교육계의 기대는 실망으로 바뀌었다. 교육 등 다방면의 전문가가 모여 중·장기 교육 개편 방안 등 ‘큰 그림’을 그리겠다는 원래 계획은 사라지고 대입 정시·수시 비율 같은 작은 ‘퍼즐’만 붙잡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시·수시 비율 등을 공론조사에 부친 데 대해 “국민들에게 직접 묻기에는 너무 사소한 질문”이라는 반응도 나온다. 인적 구성에 대한 우려도 크다. 우선 신인령 국가교육회의 의장, 김진경 대입제도개편특별위원회 위원장 등 위원 다수가 진보 성향으로 구분됐다. 국민 전체를 대표한다기엔 균형에 문제가 있다. 또 교육 정책은 전체 산업지형 등의 변화상을 분석, 전망해 짜야 하는데 이 분야 전문가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도 우려스럽다. 이런 점에서는 싱가포르 사례를 살펴볼 만하다. 신디 크후 싱가포르 교육부 계획과장은 “경제부처나 국방부 등과 협력해 디지털 경제, 의료, 도시문제 해결, 물류 등 유망 영역의 인력 수요를 예측해 교육 정책에 반영한다”고 말했다. 정호진 싱가포르난양공과대학 국립교대 교수는 “예컨대 싱가포르 금융감독원에서는 개별 은행 인사부서에 연락해 기업에서 어떤 분야가 취약하고 어떤 인력이 필요한지 파악한 뒤 이를 반영해 대학 학과 등을 개설하는 식”이라고 했다.●“바꿀 수 없는 계획만 세워도 성공” 국가교육회의가 10~20년 뒤를 내다본 정책·비전을 제시할 수 있으려면 지금이라도 업무 방식이나 조직 구조를 크게 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당장 국민들이 아이 교육에 있어 어떤 가치관을 가졌는지 파악하는 게 시급하다. 교육계 한 원로는 “국가교육회의가 공론화할 주제는 정시·수시 비율 등이 아니라 우리 교육에서 다양성과 평등성 중 어느 쪽에 힘을 실어 줄 것인지, 학문 교육과 직업 교육을 두고 어떻게 판을 짤 것인지 같은 것”이라면서 “이런 가치를 우선 합의한 뒤 이를 토대로 입시 규칙 등을 짜면 오래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중·장기 교육 방향을 세울 때 여론 수렴을 2~3개월 만에 속도전 하듯 끝내지 말고 긴 호흡으로 준비해야 한다는 조언도 있다. 일본이 힌트를 준다. 김 교수는 “일본은 학력 위주 교육과 유토리 교육(수업 시간을 줄이는 등 아이에게 여유를 줘 창의성을 길러 주려는 방식)을 두고 1990년대 중반부터 사회적 논쟁을 계속해 왔다”면서 “이 과정에서 토론, 실습 등 학생 참여형 수업을 통해 ‘살아가는 힘을 키워 주는 교육’을 하자고 합의해 최근 교육 개편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의 국가교육회의와 비슷한 역할인 일본 중앙교육심의회는 교육 개혁을 본격적으로 진행하기 전 국민에게 향후 10년간 어떤 개편 작업을 할지 상세한 일정을 공개한다. 궁극적으로 어떤 교육 목표 속에서 해마다 무슨 제도가 시작되는지 알려주니 학부모들의 불안감이 줄고 개혁에도 탄력이 붙었다. 유호선 도쿄 한국교육원장은 “일본은 네마와시(물밑작업) 문화가 있어 정책 결정 이전 각계 의견을 치밀하게 듣고 여론 조성 작업을 마친 뒤 정책을 세워 발표한다”고 말했다. 크후 과장은 “싱가포르에서도 정책 수립 전 학생과 학부모, 교육 전문가, 산업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수년간 의견을 듣지만 일단 정책이 수립되면 요식행위식 공청회는 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인적 구성도 손볼 필요가 있다. 조 교수는 “미래를 대비한 교육 개혁의 핵심은 대학교육과 노동시장을 어떻게 연동시킬 것인가가 핵심인데 노동경제학자 등이 참여하지 않는 현재 국가교육회의 구성으로는 논의가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교육 문제를 풀 실마리는 경제·복지·여성 등 교육이 아닌 다른 분야 전문가들에게서 얻을 수 있는 만큼 참여의 폭을 넓혀야 한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현 정부에서 어떤 식으로든 교육 정책의 성과를 보려고 무리하기보다는 (국가교육회의 등에서) 장기 발전 방향을 세워 정권 말기에 ‘우리 이제 이런 걸 시작합니다’라고 밝히기만 해도 괜찮다”면서 “최고 전문가들이 의견 수렴 과정 등을 거쳐 어떤 정권이 들어서도 버릴 수 없는 교육 비전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도쿄·싱가포르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全大 계파싸움 우려·文心 자의적 해석… 여당이 불편한 靑

    박근혜 정부도 지방선거 압승 후 당청 간 극심한 갈등으로 무너져 “역대 어느 정부보다 당·청 간 불협화음이 없고, 여권 내 분열상이 없어 북핵 문제 등 국정과제에 집중할 수 있었는데 걱정입니다. 지금 국민 눈높이가 얼마나 높아졌는데 당에서 계파니, 주류·비주류니 하는 소리가 나오는지…. 하반기에는 국회에서 개혁과제들을 입법화하는 데 ‘올인’해도 부족한 상황인데 여당의 모습이 자칫 국민에게 오만하게 비칠까 걱정이 태산입니다.” 청와대 관계자는 5일 8·25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경쟁이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상황에 대해 이같이 우려를 표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친문(친문재인) 핵심 의원들로 구성됐다가 논란이 일자 이날 해체를 선언한 ‘부엉이 모임’에 대해 “본인들은 전당대회와는 무관한 친목모임이라고 생각하고 실제 그럴 수도 있다”면서도 “전당대회를 앞두고 외부에 권력투쟁처럼 비치는 상황을 감안했어야 한다”고 비판적 시각을 내비쳤다. 그는 “6·13 지방선거의 민심을 오독해서는 곤란하다. 대통령이 ‘등골이 서늘해지는 두려움’이라고 표현했듯 더 잘하라는 채찍질일 것”이라면서 “박근혜 정부 때 ‘친박’, ‘진박’ 운운하며 원심력이 강화된 이후의 결과를 되새겨야 할 것”이라고 했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임기 초부터 지난한 노력 끝에 ‘한반도의 봄’이 찾아왔지만, 여전히 불안정한 북·미 대화 여건을 감안하면 문재인 대통령의 중재외교가 절실하다. 여기에다 하반기에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고용·분배지표 개선 및 혁신성장의 속도감 있는 성과를 거두기 위해 노심초사하고 있다. 이처럼 갈 길이 먼 상황에서 여당의 행태가 지방선거 압승에 따른 오만으로 국민에게 비쳐질까 청와대는 경계하고 있는 것이다. 과거 여권은 예외 없이 당·청 간, 계파 간 권력투쟁으로 자멸했다. 가깝게는 박근혜 정부가 집권 2년차에 지방선거 완승을 거둔 뒤 새로 출범한 김무성-유승민 지도부(당시 새누리당)와 청와대가 극심한 갈등을 빚은 끝에 2016년 4·13 총선에서 충격적 패배를 당했다. 이명박 정부 때는 여당의 유력 대선주자였던 당시 박근혜 대표와 청와대가 잦은 불협화음을 빚었다. 노무현 정부 때는 친노(친노무현)와 비노 간 갈등, 김대중 정부 때는 동교동계와 소장파 간 갈등, 노태우 정부 때는 청와대와 김영삼(YS)계의 갈등이 민심을 이반시켰다. 반면 지금은 문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과 긴박한 대외정세로 여당 내 주류·비주류가 희석되면서 당·청 간 불협화음이 거의 없는 ‘이례적’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차기 지도부를 뽑는 민주당의 전당대회가 자칫 분열의 장이 되지 않을까 청와대는 극도로 우려하는 눈치다. 일부 당권주자들이 ‘문심’(文心)을 자의적으로 해석하거나 대통령의 ‘언질’을 바라는 듯 말하는 데 대해서도 청와대는 불편한 기색이다. 다른 핵심 관계자는 “국정에 전념해야 할 대통령을 당내 문제에 끌어들이는 것은 도움이 안 되고, 도리도 아니다”라며 “지금 여당에 어떤 대표가 필요한지는 당원과 국민이 더 현명하게 판단할 것”이라고 했다. 당권주자로 거론되는 일부 장관이 문 대통령의 ‘재가’를 바라는 듯한 언급을 하거나 계파 좌장이자 원로라는 이유로 당연히 청와대가 힘을 실어줄 것이라는 식의 얘기가 나도는 데 대해 청와대가 전반적으로 부정적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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