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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계명대 교수 저서 3종, 대한민국학술원 우수학술도서 선정

    계명대 교수 저서 3종, 대한민국학술원 우수학술도서 선정

    계명대 교수의 저서 3종이 ‘2020년 대한민국학술원 우수학술도서’에 선정됐다. 우수학술도서로 선정된 계명대 교수들의 저서는 인문학분야에 정문영 영문학전공 교수가 줄리 샌더스 교수의 저서를 번역한 ‘각색과 전유(동인)’, 사회과학분야에 최종렬 사회학과 교수의 저서 ‘공연의 사회학: 한국사회는 어떻게 자아성찰을 하는가(오월의 봄)’, 한국학분야에 이윤갑 사학과 교수의 저서 ‘한국 근대 지역사회 변동과 민족운동: 경상도 성주의 근대전환기 100년사(지식산업사)’ 등 3종이다. 정문영 교수가 충북대 박희본 교수와 공동 번역한 줄리 샌더스 교수의 저서 ‘각색과 전유’는 원작 저자와 상호 소통과 협력을 통해 작업이 이루어졌다. 이 책은 신생 학문인 각색학을 다루고 있다. 각색과 전유의 다양한 정의와 실천, 각색 충동 이면의 문화적·미학적 정치성, 각색의 글로벌 차원과 지역적 차원, 새로운 디지털 기술이 제작되어 각 분야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그리고 현대 문학, 연극, 텔레비전, 영화가 다른 예술작품을 각색, 개정, 재해석하는 다양한 방법에 대해 탐구하고 있다. 최종렬 교수의 저서 ‘공연의 사회학: 한국사회는 어떻게 자아성찰을 하는� ?� 한국사회를 지배하는 문화구조를 파헤치고 있다. 한국사회가 집합의례를 통해 수행한 민주주의, 성장주의, 민족주의, 젠더주의 등 네 가지 자아성찰을 다루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외쳤던 2016년 촛불시위를 통해 한국의 민주주의를, 이명박 정부의 한미 쇠고기 협정에서 촉발된 2008년 촛불집회를 통해 한국의 성장주의 담론을, 이자스민이 한국 시민사회에 편입되는 과정을 통해 한국의 혈족적 민족주의를, 나꼼수의 ‘비키니 사건’을 통해 한국의 젠더주의를 분석하고 있다. 이 네 가지 자아성찰을 통해 한국사회의 현재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윤갑 교수의 ‘한국 근대 사회 변동과 민족운동: 경상도 성주의 근대전환기 100년사’는 구한말부터 일제강점기에 민족운동, 4.19혁명까지 지난 100년간 경북 성주지역을 중심으로 일어난 사회변동과 민족운동 등 근현대사를 다각도로 조명한 책이다. 제1부에서는 1862년 성주에서 일어난 농민항쟁에서 시작해 1894년의 동학농민전쟁에 이르기까지 반봉건투쟁이 반봉건 반침략의 민족운동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추적했다. 제2부에서는 한말 국채보상운동?대한협회 지회 개설?성명학교 설립 등 국권회복운동의 발전과 나아가 이를 계승한 일제강점기 유림단 독립청원운동과 3?1운동, 부르주아 민족운동과 신간회 지회설립운동 등을 연구하여 민족운동의 발전과정을 해명하였다. 제3부는 해방공간의 자주국가 건설운동과 보도연맹조직, 한국전쟁기의 좌우 대립과 민간인 희생 및 사회변동, 전후 분단고착화 과정과 1960년 4월 혁명기의 피학살자유족회 활동 등을 연구하여 해방 후 정치지형의 변화를 밝히고, 민족운동의 새로운 과제를 검토하고 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진보정권의 ‘부동산 배신’…“서울 25평 아파트값, MB 때만 하락”

    진보정권의 ‘부동산 배신’…“서울 25평 아파트값, MB 때만 하락”

    “문재인 정부 3년간 서울 25평 아파트값 4.5억 상승” 김영삼 대통령의 문민정부 이후 정권들 중 문재인 대통령 임기 동안 오른 서울 아파트값이 가장 크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21일 서울 종로구 동숭동 경실련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 소재 34개 대규모 아파트 단지 8만여 세대의 아파트값 시세 변화를 분석한 결과, 문재인 정부 3년(2017년 5월∼2020년 5월)간 25평 아파트값의 상승액은 4억 5000만원으로 김영삼 정부 이후 역대 정권과 비교해 가장 많이 올랐다”고 밝혔다. 서울 아파트값 상승액 1위는 문재인 정부 경실련은 1993년 김영삼 정부 이후 올해 5월까지 각 정권 임기 초와 임기 말 서울 아파트 1채(25평 기준) 가격의 변화를 조사했다고 설명했다. 김영삼 정부 이후 각 정권별 서울 25평 아파트 가격 변화 조사 조사 대상은 강남 4구 소재 18개 단지와 비강남 16개 단지이며, 가격은 부동산뱅크 및 국민은행 부동산 시세 자료 등을 활용해 평당(3.3㎡) 시세를 바탕으로 계산했다. 계산 결과, 문재인 정부에서 서울 아파트값은 임기 초 8억 4000만원에서 올해 5월 12억 9000만원으로 4억 5000만원(53%) 올라 상승액 기준으로는 최대인 것으로 조사됐다. 상승률 1위는 노무현 정부 정권별 서울 아파트값 상승액은 노무현 정부(2003∼2008년)에서는 3억 7000만원(94%), 박근혜 정부(2013년∼2017년 5월) 1억 8000만원(27%), 김대중 정부(1998∼2003년) 1억 7000만원(73%), 김영삼 정부(1993∼1998년) 5000만원(26%) 순이었다. 이명박 정부(2008∼2013년)에서는 유일하게 서울 아파트값이 임기 초 7억 6000만원에서 임기 말 6억 6000만원으로 1억원(-13%) 하락했다. 경실련은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로 따지면 노무현 정부가 94%로 가장 높았으며, 상승액으로는 문재인 정부가 최대였다”면서 “역대 정권 중 노무현·문재인 정부에서만 서울 아파트값은 8억 2000만원이 상승해 전체 상승액의 74%를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임기 초 서울 아파트값(25평 기준) 변화는 ▲김영삼 정부(1억 8000만원→2억 3000만원) ▲김대중 정부(2억 3천만원→4억원) ▲노무현 정부(4억원→7억 6000만원) ▲이명박 정부(7억 6000만원→6억 6000만원) ▲박근혜 정부(6억 6000만원→8억 4000만원) 등이었다. 강남·비강남 아파트값 격차 28년간 100배 증가 강남과 비강남 간 아파트값 격차도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1993년 김영삼 정부 초기 강남과 비강남 아파트 1채당 차액은 921만원에 불과했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강남권 아파트값이 급등해 올해 이 격차는 9억 2353만원으로 100배 증가했다. 정권별 임기 말 기준으로 강남과 비강남 아파트값 차액을 비교하면, 김대중 정부에서는 격차가 2억 3000만원으로 늘었고 노무현 정부에서는 5억 4000만원으로 벌어졌다. 아파트값이 하락한 이명박 정부에서는 강남과 비강남 아파트값 격차가 4억 1000만원으로 줄었으나 이는 다시 박근혜 정부에서 6억 1000만원으로 증가하고 문재인 정부에서 9억 2000만원까지 벌어졌다. 경실련은 “문재인 정부 3년간 비강남권 아파트값은 5억 3000만원에서 8억원으로 53% 올랐고 강남권은 11억 4000만원에서 17억 3000만원으로 52%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강남 아파트 1채로 15억 벌 동안 무주택자는 8억 부담” 유주택자와 무주택자 간 자산 격차도 커졌다. 경실련은 “28년간 강남권 기준 아파트값은 평균 1억 8000만원에서 17억 2000만원으로 올라 아파트 1채만 가지고 있어도 15억 4000만원의 불로소득을 얻었지만, 전·월세 무주택자는 전세금 마련에 따른 금융비용과 월세지출로 각각 3억 2000만원과 4억 5000만원을 부담해야 했다”고 주장했다. “현 정부, 개인에 규제 남발·투기꾼엔 특혜 남발” 경실련은 부동산 문제해결을 위한 정부의 근본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단체는 “현 정부는 도시재생 뉴딜로 출범 초부터 아파트값을 폭등시켰고 임대업자에게 세금과 대출 특혜를 제공해 이들이 주택 사재기에 나서게 해 투기 세력을 양성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22번의 문재인 정부 부동산 대책 특징은 개인에게는 대출 축소 또는 금지 등 온갖 규제를 남발하고 세금 폭격을 가하면서 재벌과 공기업 주택건설업자 투기꾼에게는 특혜 정책을 남발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실련은 분양 원가 공개, 분양가상한제 시행, 공시지가 인상, 임대사업자 세금 특혜 철회 및 대출 금지, 개발 확대책 전면 재검토 등의 제도화를 촉구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서해5도 종합발전계획’ 5년 연장… 사업 현실성 높인다

    ‘서해5도 종합발전계획’ 5년 연장… 사업 현실성 높인다

    정부가 올해로 종료 예정이던 서해5도 종합발전계획을 5년 연장하기로 했다. 기존 계획에 들어 있던 국제컨벤션센터나 대형호텔 조성 등 현실성 없는 전시성 사업을 백지화하는 대신 병원선 건조, 공공하수도 건설, 해상운송비 지원, 노후주택 개량 등 주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예산 위주로 사업계획을 대폭 수정했다. 20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정부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정세균 총리 주재로 제10차 서해5도 지원위원회를 열고 ‘서해5도 종합발전계획 변경계획’을 심의·의결했다. 총사업비는 9109억원에서 7585억원으로 줄어들지만 민간투자사업은 2280억원 줄어들고 국비는 958억원 늘어나 실제 정부 예산 투입이 대폭 확대된다. 서해5도 종합발전계획은 2010년 연평도 포격 사건을 계기로 서해5도 주민들을 지원하기 위해 2011년 이명박 정부가 발표했다. 하지만 애초 1조원 가까운 계획을 반년 만에 마무리하면서 졸속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서울신문 6월 25일자 10면> 백령도에 컨벤션센터·대형호텔 등을 포함한 국제관광휴양단지를 만들겠다는 민자유치사업은 시작도 못 하는 등 지난해 말 기준 예산 집행률이 40% 수준에 그쳤다. 국비사업도 올해 말 기준 이행률이 62%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행안부는 기간을 5년 연장하되 비현실적 계획을 폐기하고 주민 정주여건 개선, 안전·편의시설 확충, 일자리·소득 기반 마련 등 주민들에게 실질적 도움이 되는 사업 위주로 재편했다. 이에 따라 의료시설이 열악한 서해5도 지역을 순회하는 200t급 병원선을 신규 건조하고 백령 용기포 신항 개발, 소청 답동항·백령 장촌항 개발 등 대형 사회간접자본(SOC)사업도 차질 없이 진행하기로 했다. 연평항 건설, 백령항로 대형여객선 도입, 서해5도 통신망 품질 개선 등 지역주민 숙원 대형 사업들은 2차 종합계획과 별도로 관계부처와 중장기적으로 검토해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정 총리는 “정주생활지원금, 노후주택 개량, 병원선 신규 건조, 일자리 창출 등 지역 주민이 희망하는 사업을 최대한 반영하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한국판 뉴딜’ 고용안전망 강화한다는데…“노동 없는 뉴딜”

    ‘한국판 뉴딜’ 고용안전망 강화한다는데…“노동 없는 뉴딜”

    ‘한국판 뉴딜’의 고용·사회안전망 부문을 두고 시민단체에서 “일자리 창출이나 고용위기에 대한 구체적 계획이나 대책이 없는 ‘노동 없는 뉴딜’”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20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열린 ‘한국판 뉴딜’ 관련 토론회에서 박용석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부설 민주노동연구원장은 “‘한국판 뉴딜’은 일자리 창출 목표를 제시하지만, 구체적으로 무슨 일자리를 어떻게 창출할 것인가에 대한 세부 계획이 없고 휴·폐업이나 구조조정 등 현재 고용위기에 대해 정부 차원의 예방 대책을 전혀 제시하지 않고 있다”면서 “‘노동 없는 뉴딜’”이라고 비판했다. 윤홍식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장 겸 인하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미국의 뉴딜은 노동조합을 합법화하고 결사권을 인정해 지지 기반을 확보했기에 성공할 수 있었다”면서 “불안정 고용 상태에 있는 노동자들과 새롭게 변화하는 노동시장 구조를 고려해 새로운 정치적 연대를 만들어야 한다”면서 중장기적 대안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세부적으로는 2025년까지 전국민으로 고용보험을 확대한다는 계획도 사각지대가 크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진석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2019년 현재 취업자 규모가 2740만 수준인데, 정부는 2025년 고용보험 가입자수를 2100만명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라며 “600만명은 여전히 사각지대에 남는다”고 말했다. 상병수당 도입 로드맵에 대해 전진한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국장은 “상병수당은 법 개정 없이 정부 의지에 따라 시행령 개정만으로 쉽게 도입할 수 있다”면서 “정부가 법을 어기고 미납하는 연간 국고지원액(1~2조원)을 낸다면 상병수당 필요재정(연간 8000억~1조 7000억원)도 건강보험재정으로 충당할 수 있다. 관련 연구용역 기간도 올해 내로 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윤 위원장은 “그린 뉴딜과 디지털 뉴딜은 각각 이명박 정부의 녹색 뉴딜, 박근혜 정부의 ‘ICT기본계획 비전, ICT를 통한 창조와 혁신의 대한민국’과 근본적으로 다르지 않다”면서 “전국민 고용보험,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생계급여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상병수당 시범사업 시행 등은 보수 정부와 비교해 의미 있는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서울광장] 노무현과 박원순, 두 죽음의 차이/박홍환 논설위원

    [서울광장] 노무현과 박원순, 두 죽음의 차이/박홍환 논설위원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갑작스런 죽음이 온 국민을 충격 속에 빠뜨렸다. 특히 그가 차기 대선주자 가운데 한 명이었기 때문에 여권과 지지층에게는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이었을 게다. 여권은 ‘추모의 시간’ 5일간 그의 죽음과 관련된 모든 의혹을 차단한 채 질문 자체를 거부했다. 박 전 시장의 오랜 친구인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기자의 질문을 가로막고 ‘나쁜 자식’이라고 쏘아붙인 뒤 레이저를 쏘듯 째려보기까지 했다. 서울광장에 마련된 박 전 시장 분향소에는 길고 긴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시민들은 굵은 장마 빗줄기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기꺼이 분향소를 찾았고, 진심으로 고인의 명복을 빌며 노란색 포스트잇에 추모 글귀를 담아 붙이고 또 붙였다. 인터넷 공간의 추모 열기도 대단했다. 그의 과오를 묻는 댓글 자체를 용납하지 않았다. 그의 죽음을 폄하한 보수성향 유튜브 채널 진행자들에게는 “사람 같지 않은 것들”이라는 꼬리표를 달았다. 찬반 논란 속에서도 서울특별시장(葬)이 강행됐다. 코로나19 사태만 아니었다면 영결식도 대규모로 진행됐을 게 분명하다. 여권은 ‘공소권 없음’이라는 법률용어의 마법만을 맹신한 채 그대로 모든 게 묻히길 바랐을지도 모르겠다. 어차피 피고소인은 죽었고, 수사도 중단되면 시비의 소지가 남지 않게 될 것이라고 판단해 추모 열기를 지지층 결집의 동력으로 삼으려 했을 수도 있겠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때의 국민적 추모 열기가 결국 7년 뒤 촛불혁명으로 이어져 정권 교체의 바탕이 된 사실을 복기(復棋)한 것일 수도 있다. 21대 총선에서 압승한 데 이어 내친김에 차기 정권 재창출까지 하려던 차에 돌출한 박 전 시장 죽음이라는 위기를 오히려 기회로 바꿀 수도 있겠다는 오판 기제가 작동한 것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모든 죽음은 안타깝고 슬픈 일이다. 특히 평생 우리 사회의 투명성을 높이는 데 헌신한 박 전 시장의 공적은 마땅히 높은 평가를 받아야만 한다. 하지만 모든 죽음이 같을 수 없듯이 노 전 대통령과 박 전 시장 죽음 사이에는 커다란 차이가 엄존한다. 노 전 대통령이 2009년 5월 23일 봉하마을 사저 뒷산 부엉이바위에 오른 심정과 박 전 시장이 지난 9일 관저를 나와 와룡공원을 거쳐 북악산 숙정문 근처에 이르면서 가졌던 생각이 같을 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 주지하다시피 노 전 대통령은 표적·보복수사의 피해자다. 이명박 정부 검찰의 의도된 망신 주기 수사에 만신창이가 된 채 극단적 선택을 사실상 강요당했다. 충성 경쟁에 나선 국가정보원과 검찰은 존재하지도 않는 ‘논두렁 시계’를 언론에 슬슬 흘리며 전직 대통령을 사지로 내몰았다. 노 전 대통령 서거 후 지지층은 물론 온 국민이 울분할 수밖에 없었다. 그때도 검찰은 ‘공소권 없음’이라는 법률용어를 내세워 슬며시 수사를 끝냈다. 하지만 박 전 시장은 어떤가. 그는 전직 비서를 4년간 집요하게 성추행한 가해자로 지목받은 채 ‘모두 안녕’이라는 다소 엉뚱한 마지막 말을 남기고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단 한두 번의 실수였다면 어찌어찌 용서나 변명의 기회를 줄 수도 있겠지만 4년에 걸쳐 문자, 사진, 텔레그램 비밀대화, 직접 접촉 등으로 피해자를 괴롭혔다는 대목에선 끓어오르는 화를 참아 낼 재간이 없다. 게다가 남긴 유서 어디에도 피해자에 대한 사과는 없었다. 한 여성의 삶을 난도질한 채 그는 무책임하게 홀연히 떠나 버렸다. 이런 진상이 하나둘 드러나고 있는데도 여권 인사들은 여전히 피해자를 피해자로 부르지 않고 ‘피해를 호소하는 여성’, ‘피해 호소인’ 등으로 호도하고 있다.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을 믿고 싶지 않다는 뜻으로밖에 달리 해석할 길이 없다. 2차 가해나 다름없다. 길게 이어진 박 전 시장 추모 행렬을 보면서 피해자가 느꼈을 당혹감과 공포심은 헤아리지도 않는 것 아닌가. 바둑을 두다 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패착을 놓을 때가 있다. 패착으로 인해 계속 수가 몰려 결국 바둑돌을 던지게 되는 것이다. 선조들은 또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른다’며 사소한 잘못이 계속되면 큰 화를 부를 수 있다고 경계했다. 총선 압승 이후 여권 내부에서도 오만과 독선에 대한 경계령이 내려졌지만 박 전 시장 사건 대응과 같은 패착이 하나둘 늘어나면 가랑비에 옷 젖듯 민심은 언제고 돌아설 수 있다. 부동산 정책 헛발질에 이어 박 전 시장 사건 및 그 대응까지 오류가 이어지면서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국정 수행 지지도가 급락하고 있지 않는가. stinger@seoul.co.kr
  • [사설] 엇박자 그린벨트 해제, 최후 수단이어야 한다

    그린벨트 해제를 둘러싼 정부 부처 간,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 혼선이 가관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4일 저녁 방송에 출연해 “(필요하다면 주택 공급 대책의 하나로) 그린벨트 문제를 점검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다”고 말했다. 반나절 뒤인 15일 오전 라디오에 출연한 박선호 국토교통부 1차관은 “정부 차원에서 (그린벨트 해제를) 검토한 적이 없다”고 했다. 그러나 이날 오후 주택 공급 확대 실무기획단 첫 번째 회의가 열렸고 박 차관은 모두발언에서 “도시 주변 그린벨트의 활용 가능성 여부 등 지금까지 검토되지 않았던 다양한 이슈도 논의하겠다”고 했다. 회의가 끝나고 나온 서울시의 입장은 “미래 자산인 그린벨트를 흔들림 없이 지키겠다”이다. 그린벨트 해제를 둘러싼 혼선은 그동안 부동산 정책에서 보여 줬던 정책 당국의 혼선을 그대로 반복하고 있다. 그린벨트 해제 여부가 논쟁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그린벨트가 단순히 주택 공급을 위한 수단으로 쓰여서는 안 된다는 것을 증명한다. 그동안 노무현 정부는 196㎢의 그린벨트를 해제해 은평뉴타운 등을, 이명박 정부는 88㎢를 해제해 위례신도시, 보금자리주택(반값아파트) 등을 공급했다. 박근혜 정부에서는 20㎢, 현 정부 들어서도 8㎢가 해제됐다. 그 결과 지난해 말 현재 그린벨트는 대도시권을 중심으로 3837㎢가 남아 있다. 이 가운데 서울시의 그린벨트는 150㎢로 서울시 면적의 25%다. ‘수도권의 허파’로 미래 세대를 위한 유보지가 계속 줄어들었다. 서울 도심의 30~50년 된 흉물 아파트는 그대로 둔 채 그린벨트를 푸는 것은 옳지 않다. 서울시의 그린벨트를 해제한다면 지금 건설 중인 수도권 2기, 3기 신도시의 매력이 줄어들고 신도시 수요가 서울에 남아 또다시 서울 집값을 불안정하게 만들 가능성이 크다. 재건축의 용적률을 높이고 초과이익환수제를 강력히 시행해 불로소득을 최대한 많이 환수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그린벨트를 불가피하게 풀더라도 비닐하우스가 대규모로 모여있는 지역 등으로 녹지가 훼손돼 원상회복이 어려운 지역에 한해 제한적으로 풀어야 한다. 국토교통 분야 관행혁신위원회가 2018년 그린벨트를 철저히 관리하되 개발할 때는 임대주택 등 공공주택, 중소기업 전용 단지로 활용하고 민간에 대한 택지분양을 자제하도록 권고한 점을 기억하기 바란다. 경기 침체를 막고자 국채 발행을 늘려 미래 세대에 이자 부담을 떠넘긴 상태다. 여기에 더해 미래 세대의 자산인 그린벨트까지 개발하려면 공공성이 확보되는 최후 수단이라는 점을 사회적으로 합의해야 한다.
  • 文, 9번이나 고쳐 쓴 개원 연설문… 부동산·공정 이슈 언급할까

    文, 9번이나 고쳐 쓴 개원 연설문… 부동산·공정 이슈 언급할까

    문재인(얼굴) 대통령이 16일 오후 21대 국회 개원식에서 연설한다고 청와대가 15일 밝혔다. 강민석 대변인은 “(당초) 문 대통령은 한국판 뉴딜 보고대회 이후 첫 일정으로 16일 그린뉴딜 현장을 방문할 계획이었지만, 한국판 뉴딜의 성공을 위해서는 국회 협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해 일정을 조정하고 개원을 축하하러 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21대 임기가 시작된 지 48일 만의 개원식인 데다 1987년 이후 최장기간 지각 개원식이라는 보도가 나오는 상황이라서 국회를 향하는 대통령의 발걸음이 가벼울 수만은 없다”면서 그간 상황 변화에 따라 개원 연설문을 9번째 고쳐 쓰고 있다고 했다. 험난했던 개원 협상만큼 우여곡절 끝에 이뤄지는 연설에 담길 메시지에 관심이 쏠린다. 지금껏 가장 늦은 개원연설은 2008년 7월 11일 18대 국회 때 이명박 대통령의 개원연설이었다. 우선, 지난 14일 국민보고대회에서 발표한 한국판 뉴딜을 비롯해 코로나19에 따른 고용위기 극복과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혁신성장을 위한 정부 정책을 국회가 입법으로 뒷받침해 달라고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강 대변인은 “당초 6월 29일쯤 국회에서 한국판 뉴딜 등의 개요를 먼저 설명하고, 국민보고대회를 할 계획이었지만 우여곡절 끝에 순서가 바뀌게 됐다”고 밝혔다. 이미 법정 출범시한(7월 15일)을 넘기게 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에 국회가 신속히 나서줄 것 등을 호소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지난 6일 “더이상 지체하지 말고, (공수처장) 후보 추천과 인사청문회를 기한 안에 열어 주실 것을 당부 드린다”고 했다. 경색된 남북 관계의 물꼬를 트기 위한 초당적 협력도 당부할 것으로 보인다. 2018년 ‘한반도의 봄’ 과정에서 남북 정상이 합의한 ‘선언’들에 대한 국회 비준을 요청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대국민 메시지로는 최근 국정운영 지지율 하락의 원인이 된 부동산 문제와 공정 이슈에 대한 언급이 담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정부, 서울 그린벨트 해제 검토

    정부, 서울 그린벨트 해제 검토

    정부가 주택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서울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을 해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여전히 반대 입장을 고수하는 가운데 그린벨트 해제를 둘러싼 찬반 논란이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박선호 국토교통부 1차관은 15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주택공급 확대 실무기획단 1차 회의에서 “많은 분들이 내 집 마련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고 계신 것으로 안다”면서 “도시 주변 그린벨트의 활용 가능성 등 지금까지 검토되지 않은 이슈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7·10 부동산 대책에서 3기 신도시 용적률 상향, 유휴 부지 발굴 등을 제시했지만 시장의 판도를 바꿀 정도의 공급은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다. 서울의 그린벨트를 해제해 조성할 수 있는 택지는 강남의 보금자리지구 근처 땅들이 될 가능성이 크다. 서울 북쪽 그린벨트는 대부분 산이라 서초구 내곡동과 강남구 세곡동, 수서역 인근 등지로 이명박 정부 때 보금자리주택을 개발하고 남은 주변 땅들이 거론된다. 하지만 최대한 택지를 조성해도 1만 가구 이상 공급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그린벨트 해제에 부정적인 서울시를 설득해야 하는 과제도 있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이날 국방부를 방문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군 시설 이전을 통해 신규 택지를 확보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현재 서울에 남은 군 시설은 내곡동 예비군훈련장, 은평뉴타운 인근 부대 등이며 남태령 보급품 관리부대도 거론된다.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그린벨트 ‘엇박자’ 정부…오락가락 행보에 갈피 못잡는 주택 공급

    그린벨트 ‘엇박자’ 정부…오락가락 행보에 갈피 못잡는 주택 공급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를 풀겠다는 것인지 안 풀겠다는 것인지, 주택 공급 물량이 충분하다는 것인지 부족하다는 것인지….’ 부동산 정책을 두고 정부 부처 간 엇박자와 오락가락 행보가 시장에 혼란을 주고 있다. 경제부총리가 공급 대책으로 “그린벨트 해제에 대해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다”고 밝힌 지 12시간 만에 국토교통부 차관이 15일 “아직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딴 목소리를 냈다. 전날엔 국토부 장관도 “서울에 연간 4만 가구 이상 아파트가 공급되는데, 올해는 5만 3000가구로 2008년 이후 가장 많다”며 물량이 부족하지 않다는 점을 강조했다. 엇박자 논란이 불거지자 두 부처는 “지금 당장은 그린벨트 해제에 대해 논의된 게 없다”고 진화에 나섰다. 국민 시선이 곱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가 공급 대책마저도 갈피를 못 잡고 우왕좌왕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박선호 국토부 1차관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에서 서울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그린벨트를 해제할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 “정부 차원에서 아직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서울시와도 협의를 시작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 차관은 그린벨트 해제를 반대한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사망해 종전 계획이 변경될 수 있지 않냐는 질문에도 “정치적인 고려는 적절하지 않다”면서 “그린벨트는 녹지와 같은 자연환경을 보전하는 목적도 있지만 도시가 무분별하게 외연적으로 확장하는 것을 차단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전날 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MBC 뉴스데스크에서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그린벨트 해제 가능성도 열어 놨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 국토부 차원에서 고려하지 않고 있음을 밝힌 것이다. 홍 부총리는 지난 10일에는 그린벨트 해제에 대해 “구체적으로 검토하는 부분이 없다”고 말했었다. 그래서 그린벨트 해제에 대해 정부가 전향적으로 검토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국토부의 이러한 입장은 이날 오전 더불어민주당과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국회에서 비공개 당정 협의를 마친 뒤 달라졌다. 당정은 “실수요자 등을 대상으로 한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그린벨트 해제를 포함한 장기적 대책을 범정부 태스크포스(TF) 차원에서 논의하기로 했다”는 입장을 내놨다. 결국 박 차관은 이날 오후 서울시청에서 열린 주택공급확대 실무기획단 1차 회의에서 “그린벨트의 활용 가능성 등 지금까지 검토되지 않은 다양한 이슈에 대해서도 논의해 나갈 것”이라고 사실상 입장을 번복했다. 기재부와 국토부는 공동 해명자료를 통해 “현재 그린벨트 해제 등에 대해 논의된 바가 없다는 것이며 정부의 입장은 동일하다”고 강조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공급 대책으로 3기 신도시 용적률 상향, 도시 주변 유휴부지 추가 발굴, 공공 재개발·재건축 등 7·10 대책에서 밝힌 내용을 우선 검토하고 그래도 안 되면 그린벨트를 해제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공급 대책을 둘러싼 부처 간 혼선은 기본적으로 주택 공급 물량이 충분하다는 국토부의 안일한 인식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7·10 대책에서 공급 방안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제기됐지만, 국토부는 서울·경기·인천에 주택 공급이 충분하다며 시장과 괴리된 태도를 보였다. 올해 서울시 주택 공급 물량도 국토부는 5만 3000가구로 보지만 ‘직방’이나 ‘부동산114’ 같은 민간업체들은 4만 1600~4만 8500가구로 잡고 있다. 민간업체들은 모집 공고가 완료된 사업장을 추산하는 반면 국토부는 분양 예정, 후분양, 공공임대 공급 물량 등을 포함하기 때문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국토부가 제시한 수치는 임대주택이나 도시형 생활주택 등도 포함한 것으로, 사실상 시장이 원하는 물량은 민간에서 집계한 게 더 체감도가 높다”고 지적했다. 서진형(경인여대 교수) 대한부동산학회장도 “수도권의 자가 보유율이 54.1%에 불과하고, 국민이 원하는 것은 낡은 아파트가 아니라 새 아파트에서 살고 싶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이번 논란은 주택 공급을 늘리라는 대통령의 지시에 정부가 우왕좌왕하고 부처 간 논의도 이뤄지지 못한 상황을 보여 줬다”며 “그린벨트 해제는 과거 이명박 정부의 반값 아파트 사례처럼 소수의 청약 당첨자들에게 시세차익을 몰아줄 수도 있어 시장 안정 효과는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文, 내일 국회 개원 연설, 공수처 주문?…“文, 연설문 9번째 고치는 중”

    文, 내일 국회 개원 연설, 공수처 주문?…“文, 연설문 9번째 고치는 중”

    ‘그린뉴딜’ 현장 방문 취소하고 국회행지난해 10월 이후 9개월만 국회 연설“최장기간 지각 개원식 보도 나오는데문 대통령 발걸음 가벼울 수만은 없다”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21대 국회 개원식에 참석해 연설한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전날 발표했던 ‘한국판 뉴딜’과 검찰개혁의 일환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등에 협조해 줄 것을 당부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15일 “문 대통령은 내일(16일) 한국판 뉴딜 보고대회 이후 첫 일정으로 그린 뉴딜 현장을 방문할 계획이었지만, 한국판 뉴딜의 성공을 위해서는 국회의 협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해 일정을 조정하고 개원을 축하하러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1987년 개헌 이후 대통령의 국회 개원연설은 이번이 9번째다. 문 대통령의 국회 연설은 지난해 10월 22일 시정연설 후 약 9개월 만이다. 문 대통령은 연설에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극복을 위한 정부 정책을 국회가 적극적으로 뒷받침해 줄 것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등에 신속히 나서줄 것 등을 당부할 것으로 보인다. 공수처법은 시행일인 15일을 넘겼다는 점에서 여야가 신속히 공수처 설치에 나설 것도 촉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부동산 문제에 대한 언급이 나올지도 주목된다.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진전시키기 위한 대북 메시지도 언급될 가능성이 있다. 강 대변인은 “21대 국회 임기가 시작된 지 48일 만의 개원식인 데다, 1987년 이후 최장기간 지각 개원식이라는 보도가 나오는 상황이라서 국회를 향하는 문 대통령의 발걸음이 가벼울 수만은 없다”고 말했다. 강 대변인은 개원식이 계속 늦춰지면서 “문 대통령이 현재 개원 연설문을 9번째 고쳐 쓰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번 연설은 21대 국회의원 임기가 시작된 지 48일 만에 이뤄지는 것으로, 역대 가장 오래 지연된 연설로 남게 됐다. 지금까지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18대 국회 개원연설(2008년 7월 11일, 임기 시작 후 43일만)이 기록이었다.文 “한국판 뉴딜은 대한민국 대전환 선언” 앞서 문 대통령은 전날 청와대에서 국민보고대회를 열어 한국판 뉴딜의 구상과 계획을 발표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판 뉴딜은 선도국가로 도약하는 대한민국 대전환 선언”이라고 밝혔다. 또 “추격형 경제에서 선도형 경제로, 탄소 의존 경제에서 저탄소 경제로, 불평등 사회에서 포용 사회로 대한민국을 근본적으로 바꾸겠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라고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튼튼한 고용·사회안전망을 토대로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을 두 축으로 한 한국판 뉴딜의 설계도를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디지털 뉴딜에 대해 “선도형 경제로 거듭나는 것이 목표”라면서 “더 대담하고 선제적인 투자로 사회, 경제, 교육, 산업, 의료 등 삶의 전 분야에서 디지털화를 강력하게 추진해 세계를 선도하는 디지털 1등 국가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린 뉴딜에 대해선 “기후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이라고 설명한 뒤 “그린 뉴딜은 미세먼지 해결 등 삶의 질을 높여줄 뿐 아니라 강화되는 국제 환경규제 속에서 우리의 산업경쟁력을 높여주고 녹색산업 성장으로 대규모 일자리를 창출해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판 뉴딜 공개는 문 대통령이 코로나19 국난 극복을 위해 지난 4월 22일 5차 비상경제회의에서 한국판 뉴딜 구상을 밝힌 지 83일 만으로, 대전환을 위한 국가발전 전략을 담았다.文 “국회, 공수처 7월 출범 협조해달라” 문 대통령은 공수처와 관련, 지난 7일 국무회의에서 ‘고위공직자범죄 등 내부고발자 보호에 관한 규정’을 비롯해 공수처 출범 시 필요한 하위법령인 대통령령을 심의·의결했다. 문 대통령은 앞서 지난달 22일 청와대에서 제6차 공정사회 반부패정책협의회를 열고 “법무부와 검찰에서 동시에 인권수사를 위한 TF(태스크포스)를 출범했다”면서 “공수처법, 검경 수사권 조정과 관련한 후속 조치 마련에도 만전을 기해야 하겠다”고 당부했다. 특히 “특히 공수처가 법에 정해진 대로 다음 달(7월)에 출범할 수 있도록 국회의 협조도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법무부는 지난달 16일 인권수사제도개선 TF를, 대검찰청은 인권중심수사 TF를 각각 출범했다. 공수처는 고위공직자와 그 가족의 비리를 중점적으로 수사·기소하는 독립기관이다. 검찰이 독점하고 있는 고위공직자에 대한 수사권·기소권·공소유지권을 이양해 검찰의 정치 권력화를 막고 독립성을 제고하고자 하는 취지로 추진됐다. 지난해 12월 30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공수처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조국 “검찰 권한남용 통제해야” 공수처법 탄생에 기여했던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지난 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김미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리는 자신의 네 번째 공판기일을 앞두고 “지난해 말 공수처법이 국회를 통과했지만 발족은 험난하다”면서 “현재 상태에서 검찰의 권한남용을 통제하고 시민의 인권을 보호할 수 있는 유일한 기관은 법원”이라고 주장했다. 조 전 장관은 “검찰은 기소권과 영장청구권을 독점할 뿐 아니라 자체 수사권을 보유해 누구를 언제 무슨 혐의로 수사할지, 누구를 어떤 죄목으로 기소할지 재량으로 결정한다”면서 “목표 달성을 위해 정치권과 언론을 이용하는 일이 다반사인 검찰은 막강한 권한을 남용해 왔다”고 비판했다. 조 전 장관은 부인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의 ‘사모펀드 투자 의혹’과 자녀입시 비리 혐의 등으로 검찰에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백선엽 장군 장지 논란…대전현충원 안장은 정말 홀대인가

    백선엽 장군 장지 논란…대전현충원 안장은 정말 홀대인가

    지난 10일 별세한 백선엽 장군(전 육군 대장)의 국립대전현충원 안장을 두고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국립서울현충원 안장과 차이점에 대해 관심이 쏠린다. 일각에서는 백 장군의 장지가 대전현충원으로 결정된 것을 두고 비판을 하고 있다.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13일 비상대책위원회에서 “6·25 전우 12만명이 동작동에 계시기 때문에 동작동에 모시는 것이 마땅하다”며 “문재인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서울현충원과 대전현충원은 실제로 예우와 훈격 수준에서는 차이가 없다. 우선 두 현충원의 안장 대상은 동일하다. 현행 국립묘지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국립묘지법)을 보면 서울현충원과 대전현충원 모두 대통령을 비롯해 국회의장·대법원장·헌법재판소장을 역임한 사람이 대상이다. 또 순국선열·애국지사, 현역 군인 중 사망한 사람 등이 묻힐 수 있다. 차이가 있다면 서울현충원의 경우 국방부가 관리하고 대전현충원은 국가보훈처가 관리한다는 점이지만 관리 주체에서 차이가 있더라도 관리 방법이나 수준에는 차이가 없다는 게 국가보훈처의 설명이다. 서울현충원의 장군묘역은 1996년부터 이미 만장 상태다. 서울현충원에 안장되기 위해선 별도에 마련된 납골당인 ‘충혼당’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다. 현재 묘역 안장을 희망하는 군인들은 모두 대전현충원에 묻히고 있다. 백 장군의 유족들도 이런 상황을 이해하고 대전현충원 안장에 동의했다고 언론 인터뷰를 통해 밝혔다. 다만 서울현충원은 과거 6·25전쟁 전사자 국군묘지로 시작됐다는 점에서 보다 상징성이 있다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백 장군이 6·25전쟁 다부동전투 등 혁혁한 공을 세웠던 만큼 6·25 전사자들이 묻힌 서울현충원에 안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과거 이명박 정부 당시 청와대에서는 백 장군 측에 서울현충원 안장 제의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별도의 부지를 활용해 백 장군의 안장을 추진한다는 계획이었다. 국가 유공자 묘역의 빈 자리를 활용해서 안장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이 서울현충원 내 국가원수 묘역이 다 찼음에도 안장됐던 사례도 언급된다. 그러나 백 장군의 ‘친일행적’ 논란으로 현충원 안치 자체를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는 상황에서 ‘예외’를 만들기 위한 사회적 합의 마련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과 박한기 합동참모의장은 백 장군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을 찾았다. 월터 샤프, 존 틸럴리, 빈센트 브룩스 등 역대 한미연합사령관도 한미동맹재단을 통해 추모 메시지를 보냈다. 월터 샤프 전 연합사령관은 “백 장군은 한미동맹의 위대한 ‘롤모델’이었다”며 “백 장군의 헌신은 역사로 기억될 것이며 그의 유산은 다음 세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대치동 거래허가 효과, 대입 소득별 쿼터제로 막나

    대치동 거래허가 효과, 대입 소득별 쿼터제로 막나

    대치동 거래허가제로 학군지 전세거주 힘들어져 7·10 주택시장 안정 보완대책을 낳은 6·17 부동산 규제정책은 서울의 강남구 삼성동, 대치동, 청담동과 송파구 잠실동을 토지 거래 허가지역으로 지정했습니다. 집을 사거나 팔 때 강남구청장과 송파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6년차인 래미안 대치 팰리스 등을 제외하면 신축 아파트가 거의 없는 대치동에서 전세를 끼고 아파트를 사는 소위 갭투자는 불가능해진 것입니다. 갭투자를 막는 거래 허가제로 대치동 전세살이는 더욱 어려워졌습니다. 현재 초등학교 5학년인 2009년생이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2025년에는 고교학점제가 시행됩니다. 옛 강남 8학군 지역에 대한 거래 허가제와 고교학점제, 그리고 2025년으로 예정된 특수목적고와 자율형 사립고 폐지는 대치동으로 대표되는 학군지에 대한 선호도를 더 높일 것으로 전망됩니다. 지난 26일 교육위원장인 유기홍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연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교육개혁 토론회’는 정부가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이는 교육의 양극화 현상과 사회 불평등에 어떻게 대처할지 내다볼수 있는 자리였습니다. 고교학점제는 선진국에서 보편화된 제도로 고등학생도 대학생처럼 자신이 배울 과목을 스스로 선택하는 수강신청을 하게 됩니다. 이에 따라 내신 제도는 현재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로 바뀌고 문과와 이과의 구분도 사라집니다. 대치동과 같은 학군지 진입의 장벽은 비싼 아파트값과 거래허가제도 있지만, 치열한 내신경쟁도 작용했습니다. 특목고와 자사고 등 소위 ‘공부 잘하는 학교’에 입학하는 학생 숫자는 약 2만명이 넘는 한해 학령 정원의 5% 정도입니다. 내신경쟁이 사라지고, 전국에 골고루 분산해 있던 ‘공부 잘하는 고등학교’도 없어지면 고교학점제 하에서 역량있는 학교가 밀집한 강남의 8학군 지역으로 학생들이 몰릴 것은 명약관화합니다. 하지만 거래 허가제로 대전족(자녀교육을 위해 대치동에 전세로 사는 사람들)이 힘들어지면서 대치동은 진입장벽이 높은 ‘빗장도시’가 되어 그들만의 리그를 형성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사실 내신 제도를 석차와 등급이 없는 절대평가로 전환하는 것은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에서도 시도됐지만, 특목고·자사고 지원경쟁률이 치솟고 강남 쏠림 현상이 심화할 것에 대한 우려 때문에 결국 포기하고 말았습니다.고교학점제, 특목고·자사고 폐지로 강남 쏠림현상 심화 우려 이범 교육평론가는 이러한 강남 쏠림 현상을 해결할 수 있는 제도로 ‘소득별 쿼터제’를 이 토론회에서 제안했습니다. 대학교 입학에 부모의 소득을 반영하는 것이 ‘소득별 쿼터제’인데 예를 들어 소득 1·2분위에서 모집정원의 10%를 선발하고 3·4분위에서 10%, 5·6분위에서 10%, 7·8분위에서 10%, 9·10분위에서 10%를 입학정원의 절반만 뽑는 방식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사실 가구 소득을 대학 입학에 반영하는 것은 이미 ‘농어촌 특별전형’과 ‘기회균형 전형’, ‘지역인재 전형’ 등에서 실현되고 있습니다. ‘농어촌 특별전형’을 노리고 지원이 가능한 시골 지역으로 전학가는 꼼수도 알려져있습니다. 그럼 ‘소득별 쿼터제’는 이런 꼼수가 없을까요. 벌써부터 위장이혼을 하고 소득이 없는 어머니쪽으로 자식을 편입시키거나, 고소득 맞벌이 부부는 고의로 실직을 하는 방법 등이 제기됐습니다. 중국에서 많이 쓰는 옛말로 ‘상유정책 하유대책’이 있습니다. 위에서 현실에 맞지 않는 큰 그림을 그리면 아랫것들은 잔머리를 쓰며 제 살길을 찾는다는 말로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풍선효과를 낳는 것과 일맥상통합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박원순 서울시장… 인권변호사, 시민운동가, 3선 시장에서 극단적 선택까지

    박원순 서울시장… 인권변호사, 시민운동가, 3선 시장에서 극단적 선택까지

    지난 9일 삶을 마감한 박원순(64) 서울시장은 인권변호사, 시민운동가를 거쳐 서울시 최초로 3선 시장이 된 인물이다. 인권변호사와 시민단체 활동가 출신인 박 시장이 서울의 수장이 되면서 효율성과 도시개발을 중심으로 이뤄지던 서울시 행정도 시민참여와 소통 등 새로운 가치를 입게 됐다는 평가다. 하지만 극단적 선택을 하기 전날 자신의 전 비서로부터 성추행 혐의로 고소를 당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민에게 적지 않은 충격을 주기도 했다. 박 시장은 1975년 서울대에 입학했지만 유신 반대 시위에 참여한 이유로 제적된 뒤 단국대에 입학했다. 1980년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검사로 법조인 생활을 시작했다가 6개월 만에 변호사로 개업해 인권변호사로 이름을 알렸다. 1988년에는 진보 성향 법조인 모임인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의 창립 멤버로 활동했다. 인권변호사 시절 권인숙 성고문 사건, 서울대 우 조교 성희롱 사건 등 성범죄 관련 사건도 변호하며 명성을 쌓았다. 특히 우 조교 사건은 직장 내 성희롱의 개념을 재정의한 사건으로 관련 판례를 바꿨다. 또 미국문화원 사건, 말지 보도지침 사건 등 민주화 운동 관련 변론도 많이 맡았다. 인권변호사로서뿐만 아니라 시민운동 활동가로서도 큰 족적을 남겼다. 박 시장은 1994년 참여연대를 설립하고 대기업 주주총회에서 `소액주주 권리찾기’ 운동을 진행했다. 또 부적격 정치인 낙선 운동과 결식 제로 운동 등을 추진해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1996년에는 한국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아시아의 노벨평화상으로 불리는 막사이사이상을 수상했다. 2002년에는 아름다운재단을 설립하고 사회적기업인 아름다운가게도 함께 설립한 뒤 상임이사를 맡아 사회공헌 활동에 전념했다. 2006년에는 싱크탱크인 희망제작소를 만들었다. 2011년 오세훈 서울시장 당시 무상급식 주민투표 무산으로 서울시장 보선이 예정되자 출마를 선언했다. 9월 21일 출마 기자회견에서 ‘시민이 시장입니다’라는 구호를 내걸었다. 박 시장은 지지율 5%로 시작했지만 안철수 당시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양보로 단일화를 이뤄 내 야권 단일후보를 거머쥐었다. 무소속으로 야권 경선에서 1위를 차지한 후 민주통합당에 입당해 당시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를 53.4% 대 46.2%로 누르고 서울시장에 당선됐다. 이어 2014년 6·4 지방선거에서도 당시 새누리당 정몽준 의원을 56.1% 대 43.1%로 꺾고 재선에 성공했다. 2018년 6·13 지방선거에서는 52.8%를 득표해 상대방인 자유한국당 김문수(23.3%) 후보, 바른미래당 안철수(19.6%) 후보를 가뿐하게 누르고 3선에 성공했다. 박 시장 취임 이후 서울시는 도시계획과 행정, 인사 등에서 많은 변화를 겪게 된다. 2011년 10월 취임한 박 시장은 오 전 시장이 반대하던 초등생 무상급식 지원 예산 200억원에 대한 집행을 시작으로 전두환 전 대통령의 사저 경호용으로 경찰이 무상으로 사용하던 시유지를 회수했다. 또 반값등록금 운동에 적극 호응해 2012년 서울시립대의 등록금을 전년의 50% 수준으로 낮추고 서울시 주요 보직을 개방형으로 바꿔 시민단체를 비롯한 민간인들이 서울시 행정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줬다는 평가다. 도시계획과 개발에서는 기존 개발 지상주의를 탈피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박 시장은 2012년 2월 개포지구 재건축 사업을 통해 공급되는 주택의 50%를 소형 평형으로 확대할 것을 요구하고,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 시절 추진했던 뉴타운 사업의 경우에도 주민들의 반대가 있을 경우 지구 지정을 해제하며 ‘도시재생사업’으로의 전환을 추진하게 했다. 또 한강변 아파트의 경우 최대 35층 이상으로 짓지 못하도록 규제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기존 한강르네상스 개발과 같은 대규모 토목 사업은 줄이고 서울역 고가도로를 리모델링해 ‘서울로 7017’을 만드는 등 기존 건축물을 활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서울의 주택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2018년 정부가 서울시에 그린벨트를 풀 것을 요구하자 미래세대를 위해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한 것은 그의 도시에 대한 철학을 잘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미래세대를 위한 그린벨트 지킴이를 자처했던 박 시장이 생을 마감하면서, 앞으로 그린벨트가 계속해서 지켜질 것인지는 의문이다. 한편 지난해에는 여의도와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계획 청사진을 발표하는 등 이전과 다른 도시개발에 대한 모습을 보여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도시개발에 대한 입장이 바뀐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인권변호사와 시민운동가, 서울시장으로 살아 온 박 시장은 2020년 7월 9일 생을 마감했다. 사망 전날 박 시장은 전 비서로부터 성추행 혐의로 고소 당했다. 경찰은 현재 사망 경위를 파악하기 위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인권 변호사·시민운동가… “직업이 서울시장”이라 했던 원순씨

    인권 변호사·시민운동가… “직업이 서울시장”이라 했던 원순씨

    사상 첫 3선의 최장수(3180일) 서울시장이었던 ‘원순씨’. 진보 경제학자인 우석훈은 박원순(64) 시장을 가리켜 “참여연대의 상징이기도 하지만, 넓게 보면 한국 시민단체의 상징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고 했다. 삶의 궤적을 관통했던 인권변호사와 시민사회운동가, 그리고 2011년 10·26 보궐선거를 통해 정치에 입문한 후에도 그는 자신의 꿈을 좇는 일 중독 시장이었다. 박 시장은 지난 6일 자청했던 세 번째 임기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마이크를 잡자 마자 “임기가 9년이 되다보니 초등학생이 중학생이 되고 고등학생이 될 때까지 서울시장이 박원순이어서 ‘저 분이 직업이 서울시장인가’ 이렇게 생각할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그 자리에서 자신이 보냈던 ‘시장의 시간’을 “도시의 가장자리로 밀려났던 많은 시민들의 삶과 꿈을 회복시키는 시간이었다”며 답했다. 누구도 그의 임기가 극단적 비극으로 끝나리라고 생각하지 못했다.그는 1994년 참여연대의 산파역을 했고, 1995년부터 2002년까지 사무처장으로 일하며 시민사회 운동에 큰 발자취를 남겼다. 1995년 사법개혁운동, 1998년 소액주주운동, 2000년 낙천·낙선운동 등 민주주의의 양분이 됐던 시민운동마다 그가 함께 했다.박 시장은 1980년 제22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이후 고(故) 조영래(1947∼1990) 인권변호사와 활동하며 뒤를 이었다. 1988년 진보 성향 법조인 모임인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의 창립 회원이었다. 부천서 성고문 사건, 미국 문화원 사건에 이어 1990년대 중반 ‘서울대 우조교 성희롱 사건’의 변호인이기도 했다. 이 사건은 직장 내 성희롱의 개념을 재정의하며 판례를 바꾸기도 했다. 1988년 진보 성향 법조인 모임인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의 창립 회원이었다. 1996년 아시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막사이사이상 수상, 2002년 아름다운재단과 사회적기업인 아름다운가게를 함께 설립한 뒤 상임이사를 맡아 사회공헌 활동에 전념했다. 2006년에는 싱크탱크인 희망제작소를 만들었다. 2011년 오세훈 서울시장 당시 무상급식 주민투표 무산으로 서울시장 보선이 예정되자 출마를 선언했다. 9월 21일 출마 기자회견에서 ‘시민이 시장입니다’라는 구호를 내걸었다. 지지율 5%로 시작했지만 안철수 당시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양보로 단일화를 이뤄 내 야권 단일후보를 거머쥐었다. 무소속으로 야권 경선에서 1위를 차지한 후 민주통합당에 입당했다. 이후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를 53.4% 대 46.2%로 눌렀다. 2011년 10월 27일, 당시 만 55세의 시민운동가 출신의 원순씨는 ‘서울특별시장’으로 2014년 6·4 지방선거, 2018년 6·13 지방선거까지 집권했다.박 시장 취임 후 서울시는 도시계획과 행정, 인사 등에서 많은 변화를 겪게 된다. 박 시장은 1기 첫 해 오 전 시장이 반대하던 초등생 무상급식 지원 예산 200억원에 대한 집행을 시작으로 전두환 전 대통령의 사저 경호용으로 경찰이 무상으로 사용하던 시유지를 회수했다. 또 반값등록금 운동에 적극 호응해 2012년 서울시립대의 등록금을 전년의 50% 수준으로 낮췄다. 도시계획과 개발에서는 기존 개발 지상주의를 탈피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박 시장은 2012년 2월 개포지구 재건축 사업을 통해 공급되는 주택의 50%를 소형 평형으로 확대할 것을 요구하고, 한강변 아파트의 경우 최대 35층 이상으로 짓지 못하도록 규제했다.기존 한강르네상스 개발과 같은 대규모 토목 사업은 줄이고 서울역 고가도로를 리모델링해 ‘서울로 7017’을 만드는 등 기존 건축물을 활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서울의 주택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2018년 정부가 서울시에 그린벨트를 풀 것을 요구하자 미래세대를 위해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한 것은 그의 도시에 대한 철학을 잘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전임자인 이명박 시장의 청계천, 오세훈 시장의 광화문광장 등과 같은 ‘한 방’이 없다는 지적에 박 시장은 항상 “그게 정치적으로 맞는지는 몰라도 나는 시민 삶의 질을 높이고 내 삶을 바꾸는 게 정치라고 생각한다”고 맞서 왔다. 박 시장이 마지막으로 직접 발표한 정책은 지난 8일 ‘서울판 그린뉴딜’이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대북전단’ 박상학, 신변보호 포기각서…“특별감시 중단” 호소

    ‘대북전단’ 박상학, 신변보호 포기각서…“특별감시 중단” 호소

    탈북민 출신으로 경찰의 신변 보호를 받아온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가 9일 서울 송파경찰서에 ‘신변 보호 포기각서’를 제출했다. 박 대표는 각서를 통해 “본인은 북한의 살인테러 위협으로부터 지난 12년간 경찰의 신변보호를 받았으나 문재인 정부는 본인의 북한인권 활동을 저해하고 감시하기 위한 목적으로 신변보호를 빙자한 특별감시를 하고 있음으로 즉시 ‘신변보호’ 중단을 간곡히 호소한다”라고 주장했다. 각서 내 수신인은 송파경찰서, 경찰청, 국가정보원이다. · 경찰은 박 대표의 각서를 접수해 신변 보호 조치 중단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신변 보호를 지속할지에 대해서 대상의 의사가 중요하기는 하지만, 국민으로서 테러 위협이 있기 때문에 곧바로 중단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언론에 배포한 자료에서 “집과 사무실이 북한에 알려져 김정은의 살인테러도 두렵지 않고 경찰에 의해 감방에 가는 것은 영광스러운 일이기에 ‘신변보호’를 빙자한 특별감시를 중단해 주실 것을 문재인 대통령께 간곡히 호소한다”고 전했다. 이어 “그간 공식적인 북한인권 활동, 대북전단 살포 등 합법적인 비정부기구(NGO) 인권활동이 경찰에 의해 수많은 방해와 감시를 받았지만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도 지금처럼 무자비하진 않았다. 현재 문재인 정부는 ‘김여정 하명법’까지 휘두르며 감방에 넣으려고 ‘신변보호’를 빙자한 특별감시에 혈안이 돼 날뛰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북전단(삐라) 살포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박 대표는 그의 동생 박정오 큰샘 대표와 함께 출국금지 조치를 받은 상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오세훈 “반값아파트 공급이 부동산 해법...문정부 헛발질만”

    오세훈 “반값아파트 공급이 부동산 해법...문정부 헛발질만”

    미래통합당 소속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재건축·재개발 규제를 풀고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공기업 ‘반값 아파트’를 대량으로 공급하는 게 부동산 문제의 해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7일 오 전 시장은 통합당 장제원 의원이 주도하는 ‘미래혁신포럼’ 강연에서 “서울시장이 부동산 정책에서 얼마나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지 아느냐.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대책도 많다”고 말했다. 오 전 시장은 우선 정부의 LH, 서울시의 SH 등 두 공기업의 주도로 평당 3천만원의 반값 아파트를 강남권에 수천 세대 공급해야 한다면서 “주변 아파트값을 엄청나게 떨어트리고 일단 주춤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때 반값 아파트를 공급했는데, 지금 얼마에 거래되는지 확인해보라”며 “이명박 정부 때 성공했던 정책인데, 자존심이 강해서 그런가 하지 않는다. 해법만 용케 피해간다”고 꼬집었다. 오 전 시장은 또 서울 주변의 ‘3기 신도시’가 사전청약제로 추진된다는 언론 보도를 인용하며 “잘못된 길로가고 있다”며 “분양가 상한제, 분양 원가 공개, 후분양제 등 3종 세트가 같이 가고 토지임대부 분양제도를 병행해야 효과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대통령과 집권당 대표 할 것 없이 전부 부동산 잡는다고 대책을 내놓는데, 또 헛발질만 하고 있다”며 “인간은 기본적으로 욕망의 존재라는 사실을 민주당은 절대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오 전 시장은 재건축·재개발을 활성화하고 1∼2인 가구 소형주택 공급을 늘려야 한다고도 제안했다. 그는 “국토교통부 장관이랑 한번 통화를 하고 싶다. 이대로는 다음 정부의 부동산 상승까지 에정돼 있다”며 “재건축으로 다시 짓는 방법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오 전 시장은 ‘차기대선 출마 여부를 묻는 질문에 “아직은 준비가 부족한 상황이나 준비가 좀 되면 다시 물어봐달라”며 “낙선하는 바람에 장이 상당히 좁아졌다. 상당히 힘들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름 준비됐다는 평가를 받기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서울광장] 청년들의 분노,이유 있다/김성수 부국장·산업부장

    [서울광장] 청년들의 분노,이유 있다/김성수 부국장·산업부장

    청년들이 단단히 화가 났다. 이른바 ‘인국공(인천국제공항공사) 사태’ 때문이다. 비정규직인 보안검색 담당 직원 1902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해 준 게 사달이 났다. 3년 전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한 지 사흘 만에 제일 먼저 이 회사로 달려가서 ‘비정규직 제로(0)’를 약속했을때부터 예견된 일이다. “토익공부하느라 밤잠 못 자고 노력한 사람들은 뭐가 되나.” “청년들의 피눈물 나는 노력보다 재수 좋은 ‘알바’들이 성공하는 나라는 처음 겪는다.” “구청에서 ‘알바’했는데 9급 공무원 시켜 달라는 것과 뭐가 다르냐.” 취업커뮤니티 등에는 성난 목소리가 이어진다. “공기업 비정규직의 정규화 그만해 주십시오”라는 청와대 청원에 동의한 사람은 사흘 만에 20만명을 넘었다. 감정싸움이 격해지면서 논쟁은 엉뚱한 방향으로 튀고 있다. 정치인들이 숟가락을 얹으면서다. ‘가짜뉴스’ 탓이라더니 이젠 “조금 더 배웠다고 두 배의 임금을 받는 게 더 불공정하다”라는 주장까지 펴는 여당 의원이 등장했다. 2030들은 격분하는데 정작 청와대나 정부, 여당은 민심을 제대로 못 읽는 것 같다.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해 주는 건 좋은 일인데 왜 이러느냐는 식으로 대응하는 것을 보면 그렇다. 정규직을 늘려야 한다는 대의에 반대할 사람은 없다. 다만 청년들은 절차의 불공정성을 지적하고 있다. 누구에게나 주어져야 할 균등한 기회를 빼앗은 건 잘못이라는 것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3년 연속 가장 취업하고 싶은 공기업에 꼽혔다. 작년 사무직 경쟁률이 무려 156대1이다. 아무리 직군이 다르다지만 ‘운’(運)으로 이런 회사의 정규직이 된다면 백날 혼자 노~오력해도 앞길을 열지 못하는 취준생들은 상대적으로 더 절망할 수밖에 없다. 이번처럼 보안직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려면 기존 비정규직뿐 아니라 취준생을 포함해 누구에게나 균등한 기회를 줘야 했다. 업무경험을 인정해 기존 직원들에게 가산점을 주더라도 공개경쟁 절차를 거쳤다면 큰 문제될 게 없었다. 대신 정부가 시혜를 베풀 듯 선택받은 소수에게만 독점적 기회를 주면서 문제가 터졌다. 더구나 올해 적자가 3200억원이 예상될 만큼 경영난을 겪고 있는데 기존 정규직원(1400명)보다 더 많은 인원(1900명)을 한꺼번에 직고용으로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것도 더욱 신중했어야 했다.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 원칙과 일관성도 없었다. 문 대통령이 공사를 방문한 날짜를 기준으로 이전 입사자는 특별한 절차 없이 정규직으로 바꿔 주고, 그 이후 입사자는 필기시험을 거치는 것도 이치에 닿지 않는다. 이러니 “대통령 찬스로 새치기한 것”이라는 말까지 나오는 게 아닌가. 이번에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공사 직원들은 억울하겠지만, 정부나 공사 측이 공정한 룰에 의거하지 않고 무리하게 정규직 전환을 밀어붙여서 청년들은 이를 편법,반칙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직군이 달라 취준생들이 미래의 자기 일자리를 뺏기는 것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이를 사전에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 책임 역시 정부 당국에 있다. 더구나 한정된 예산 안에서 인건비를 줘야 하는데 정규직이 늘어나면 장기적으로 신규 채용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그래서 더 신중하고 정교하게 접근했어야 했다. 더 안타까운 건 이번 갈등이 비정규직과 취업준비생 간 을(乙)과 을의 다툼이라는 점이다. 사회적 약자끼리 공정성 논쟁을 벌이고 있다. 공정성 문제는 정권을 가리지 않는 화두였다. 이명박 정부는 10년 전 공정사회를 국정지표로 내세웠다. 박근혜 정부도 선진국가 프레임으로 공정사회를 언급했다. 문 대통령도 취임사에서 공정을 앞세웠다.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고 약속했다. 집권 4년차인 지금 문재인 정부의 공정사회에 대한 의지 역시 빛이 많이 바랬다. ‘조국 사태’, ‘윤미향 사태’를 겪으면서다. 말로는 공정을 외쳤지만, 행동은 그렇지 않다는 걸 국민들은 목도했다. 이들이 생각하는 공정이나 정의는 다분히 주관적이며 일반 국민들의 정서와는 상당한 괴리감이 있음을 확인했다. 정의나 공정은 상대적일 수 있다. 상대방은 불공정하다고 받아들이지만 나는 공정하고 정의롭다고 외치는 식이다. 하지만 정의에 대한 맹목적 확신은 필연적으로 갈등을 낳는다. 이번 사태도 크게 다르지 않다. 정규직을 늘려야 한다는 대명제에만 충실하다 보니 과정을 소홀히 했다. 기회는 평등하지 않았고 결과만 균등했다. ‘요행’이 ‘노력’을 이기는 불공정한 사회가 됐다. 청년들이 분노한 건 그래서다. sskim@seoul.co.kr
  • 문 대통령 “한뼘의 영토, 영해, 영공도 침탈당하지 않을 것”

    문 대통령 “한뼘의 영토, 영해, 영공도 침탈당하지 않을 것”

    문재인 대통령은 25일 “우리는 두 번 다시 단 한 뼘의 영토, 영해, 영공도 침탈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6·25 전쟁 70주년 행사에 참석해 기념사를 통해 “우리 군은 어떤 위협도 막아낼 힘이 있고 철저한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평화를 원한다”며 “그러나 누구라도 우리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위협한다면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전방위적으로 어떤 도발도 용납하지 않을 강한 국방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굳건한 한미동맹 위에서 전시작전통제권의 전환도 빈틈없이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전쟁을 반대한다”며 “남북 간 체제 경쟁은 이미 오래전에 끝났다.우리의 체제를 북한에 강요할 생각도 없다”고 밝혔다. 또한 문 대통령은 통일에 앞서 평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끊임없이 평화를 통해 남북 상생의 길을 찾아낼 것이다. 통일을 말하기 이전에 먼저 사이좋은 이웃이 되길 바란다”며 “통일을 말하려면 먼저 평화를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이를 위한 북한의 태도 변화도 촉구했다. 문 대통령은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는 반드시 이뤄야 할 책무이다. 8000만 겨레 모두의 숙원”이라며 “세계사에서 가장 슬픈 전쟁을 끝내기 위한 노력에 북한도 담대하게 나서주길 바란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모든 이들에게 공통된 하나의 마음은 이 땅에 두 번 다시 전쟁은 없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이 오래된 전쟁을 끝내야 한다. 전쟁의 참혹함을 잊지 않는 것이 종전을 향한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취임 첫해인 2017년부터 작년까지 정부 공식 6·25 기념행사에 참석하지 않았다. 그러나 6·25 기념식이 보훈처 주최 정부 행사로 정식 격상된 2010년 이후 매년 국무총리가 참석했었다. 2010년에는 당시 이명박 당시 대통령이 참석했다. 올해는 특히 처음으로 밤에 행사가 열렸는데 이는 코로나19 방역과 행사에 참여하는 참전 유공자 등 고령층이 더위를 피할 수 있도록 한 조치였다. 70주년 참여 인원은 6·25 참전유공자 및 유족, 정부 주요 인사 등 300여명으로 50주년인 2000년 1만여명, 60주년인 2010년 5000여명에 비해 대폭 줄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사설] 역대 정부보다 2배 이상 올랐다는 서울 아파트값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그제 밝힌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충격적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3년 만에 서울 아파트의 중위 가격은 5억원대에서 8억원대로 3억원 이상 올라 상승률이 52%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이명박·박근혜 정부 8년간의 평균 상승률 25%보다 2배 이상 높은 것이다. 최저임금 전액을 저축해 서울의 아파트를 구입하는 데 걸리는 기간은 43년이나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명박 정부 임기 말 38년, 박근혜 정부 37년에 비해 6~7년이나 더 돈을 모아야 아파트를 살 수 있다. 최저임금 인상을 정책의 우선순위로 삼았던 현 정부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울 정도의 분석이 아닐 수 없다. 서울 아파트값의 급등은 부의 양극화도 심화시켰다고 경실련은 분석했다. 소득이 가장 낮은 1분위와 소득이 가장 높은 5분위가 서울 아파트를 구매하는 데 걸리는 시간 차이는 62년이나 됐다. 이는 이명박 정부 임기 말 29년 차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소득 수준에 따른 불평등의 정도가 더 깊어졌다는 의미이다. 정부는 줄곧 부동산 가격 상승을 최대한 억제하는 정책을 펼쳐 왔다. 지난 17일 발표한 21번째 부동산 대책에는 서울과 경기권 지역 대부분을 부동산 거래 규제지역으로 포함시키고 은행대출과 전세를 내주고 차액으로 구입하는 갭투자 등을 최대한 옥죄었다. 이제 웬만한 현금부자가 아니고서는 수도권 아파트 매입은 꿈도 못 꾸게 됐다는 볼멘소리가 터져 나올 정도이다. 이런 규제책에도 서울 부동산시장과 전세시장은 여전히 불안한 상태다. 내 집 마련을 꿈꾸는 실수요자나 전세 세입자들은 한숨 소리만 높이고 있다. 문 대통령은 올 신년사에서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에서 지지 않겠다”고 했다. 공급이 늘어나면 가격은 안정된다는 것이 경제학의 상식이다. 지금처럼 수요만 억제하는 부동산 정책으로는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한 수요를 막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서울 강남의 수요를 분산하자면 경기권에 양질의 주택을 꾸준히 공급하고, 가능한 한 서울 강남에 버금가는 생활편의와 문화수준을 누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 무늬만 ‘서해5도 종합발전계획’… 이번엔 ‘졸속 딱지’ 뗄 수 있을까

    무늬만 ‘서해5도 종합발전계획’… 이번엔 ‘졸속 딱지’ 뗄 수 있을까

    주민들 정주 여건 개선보다 안보에 치중 지난해 말 기준 예산 집행률 40%도 안 돼 신항 건설 계획은 부처 간 이견으로 스톱 지원委에 민간위원 참여 조항도 삭제해 행안부 “새달까지 새 발전案 윤곽 완성”대청도 어민회장을 지낸 강신보씨는 2011년 이명박 정부가 발표했던 ‘서해5도 종합발전계획’을 보면서 “이제 주민들 살기 좋아지겠구나 희망을 가졌다”고 회상했다. 10년째가 되는 현재 종합발전계획은 서해5도를 얼마나 바꿔 놨을까. 장태헌 백령도 선주협회장은 최근 기자와 만나 “주민들이 자꾸 섬을 떠나고, 남은 사람들은 늙어 간다”고 말했다. 10년을 목표로 삼았던 서해5도 종합발전계획은 현재 거대한 말잔치로 끝났다는 게 분명해졌다. 24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정부는 새로운 종합발전계획을 준비하고 있다. 새로운 종합발전계획은 ‘졸속 딱지’를 뗄 수 있을까. 시작은 2010년 11월 23일이었다. 연평도 포격에 충격을 받은 주민들 거의 대부분이 섬을 떠나려고 했다. 이명박 정부가 “서해5도의 실효적 지배”를 위해 부랴부랴 내놓은 서해5도지원특별법은 그해 12월 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를 근거로 2011년 6월 종합발전계획이 나왔다. 2020년까지 9100억원을 투입해 정주 여건을 개선하겠다고 했다. 1조원 가까운 종합발전계획을 계획하고 확정하는 데 반 년도 걸리지 않았다. 2010년 11월 30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한 야당 위원이 “상징성 있는 법을 하나 만들고 싶다. 이런 취지인가요?”라고 묻자 맹형규 당시 행정안전부 장관은 “그런 의도도 있고…”라고 답한 것에서 보듯 정부는 줄곧 보여 주기와 안보 관점만 중시했다. 그 야당 위원은 현재 행안부 수장인 진영 장관이다. 종합발전계획은 대피시설 현대화, 초쾌속선 도입, 수산물 가공·저장시설 조성, 관광 인프라 개선 등을 포괄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 기준 예산 집행률은 40%도 채 안 된다. 대피소 설치와 항만 정비, 도로 개설 정도만 이행됐을 뿐이다. 그중 민간자본 투자 사업인 국제회담장 건설, 평화관광 육성 등은 제대로 시작도 못해 계획 대비 집행률은 겨우 4% 정도다. 연평도에 신항을 건설한다는 계획은 부처 간 의견 조율 실패로 첫 삽도 못 뗐다. 허선규 인천해양도서연구소장은 “실제 주민들의 정주 여건 개선에 들어간 건 전체 집행액의 10%도 안 된다”며 “서해5도 주민들이 ‘종합발전계획으로 딱 하나 좋아진 건 군 내무반’이라고 농담을 할 정도”라고 꼬집었다. 종합발전계획을 점검하고 보완하기 위해 구성하도록 돼 있는 서해5도지원위원회는 관계 부처 관계자들이 1년에 한 번, 그것도 서면으로 이행 상황을 점검하는 역할만 하고 있다. 민간 전문가를 위원으로 위촉하도록 돼 있지만 실제 위촉된 민간인은 아무도 없었다. 그나마 2015년 7월 시행령 개정으로 민간위원 관련 조항마저 삭제됐다. 당시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은 개정 이유에 대해 “지원위원회를 관련 기관 협의체로 바꿔 정책조정·자문 등이 원활히 이뤄지도록 민간위원을 위원 구성에서 제외하는 것”이라고 목적을 밝혔다. 종합발전계획은 올해 말로 끝난다. 행안부와 기획재정부 등 관계 부처는 현재 새로운 종합발전계획을 논의 중이다. 올해 초 논의 초기 일각에서 “종합발전계획을 그냥 종료해야 한다”는 의견까지 나왔을 정도로 정부 안에서도 회의적 시각이 적지 않았다고 한다. 특히 기재부는 “예산 계획에 비해 집행률이 형편 없이 떨어지는 데다 특정 지역에만 과도한 지원을 하는 게 타당하냐”고 문제 제기를 했다는 후문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다음달까지 구체적인 윤곽을 완성하는 것을 목표로 현재 부처 간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글 사진 대청도·백령도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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