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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년간 붙잡힌 북한 간첩 49명

    2003년부터 최근까지 약 10년간 공안 당국이 검거한 북한 간첩이 49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국회 외교통일위 소속 심재권 민주당 의원이 11일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2003년 이후 간첩사건 구속자 현황’에 따르면 49명의 간첩이 구속됐으며 이 가운데 42%에 해당하는 21명은 탈북자인 것처럼 속여 국내에 들어온 ‘위장 탈북자’들이다. 간첩 검거는 노무현 정부 때는 14명이었으나 이명박 정부 때 31명으로 크게 늘었다. 현 정부 출범 이후에도 4명이 검거됐다. 특히 2007~09년에는 매년 1~2명에 그쳤지만 2010년 11명, 2011년 8명, 지난해 9명으로 대폭 늘어났다. 심 의원은 “이명박 정부 들어 남북관계가 악화되면서 간첩 활동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최근 10년간 간첩 49명 구속…42% 위장 탈북자”

    참여정부 때부터 박근혜 정부까지 최근 10년간 우리 공안당국에 의해 총 49명의 북한 간첩이 적발돼 구속됐으며, 이중 42%인 21명은 탈북자로 위장해 국내에 잠입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민주당 심재권 의원은 11일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2003년 이후 간첩사건 구속자 현황자료’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역대 정부별로 구속된 간첩은 참여정부 14명, 이명박정부 31명, 올해 출범한 박근혜정부 4명 등이다. 심 의원은 “2007~2009년 1~2명 수준이던 간첩 구속자가 2010년 11명, 2011년 8명, 2012년 9명으로 늘어난 것은 이명박정부 들어 남북관계가 악화하면서 간첩활동이 대폭 증가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명박정부 들어 천안함 폭침 사건 등을 계기로 안보 우려가 현실화되면서 공안기관이 대공·방첩활동을 대폭 강화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49명 가운데 21명은 탈북자로 위장한 간첩으로 이들 역시 참여정부에서는 3명에 불과했지만 이명박정부 들어 14명으로 늘어났다. 현 박근혜정부 구속된 4명도 모두 탈북자로 위장한 간첩이었다. 주요 기관별 위장 탈북 간첩의 파견 숫자는 우리의 국가정보원에 해당하는 국가안전보위부 10명, 정찰총국 5명, 군 보위사령부 3명, 조선노동당 35실 1명, 기타 2명 등으로 집계됐다. 이들 간첩의 임무는 국가기밀 탐지, 황장엽 전 비서 등 특정인사 암살, 탈북자의 북한 이송·재입북 유도, 위장귀순 후 지령대기, 탈북자 동향 파악, 재중 국정원 직원 파악, 남한침투 공작원과의 연계, 위폐전환·재미교포 유인, 무장간첩 소재파악 등으로 나타났다. 심 의원은 “탈북자의 인권과 안전을 최대한 보장해야 하지만 전체 간첩활동 중 절반에 육박하는 수가 탈북자라는 사실은 우리 국정원의 수사와 통일부의 탈북자 관리에 문제가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정부 차원의 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檢, 효성그룹·조석래 자택 등 압수수색(종합)

    검찰이 11일 경영 과정에서 수천억원대 탈세를 한 의혹 등을 받는 효성그룹과 조석래 회장 자택 등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윤대진)는 이날 오전 7시 30분을 전후해 서울 마포구의 효성그룹 본사와 효성캐피탈 본사, 조석래 회장 자택과 관련 임원 주거지 등 7∼8곳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였다. 검찰은 검사와 수사관 수십명을 보내 그룹 회장실과 사장실, 회계 담당 부서 등에서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회계 장부, 내부 보고서 등을 확보했다. 앞서 검찰은 서울지방국세청에서 임의제출 형태로 효성에 대한 세무조사 자료를 확보해 분석해 왔다. 효성 측은 회계 장부를 조작해 법인세 등 각종 세금을 탈루하고 회삿돈 일부를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탈세와 분식회계 등 각종 위법 행위가 그룹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중앙지검은 지난 1일 국세청이 효성그룹의 조석래 회장과 일부 경영진을 탈세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특수2부에 배당하고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조 회장 일가와 효성의 세금 추징 규모는 수천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발 대상에는 조 회장과 이상운 부회장, 조 회장의 개인재산 관리인인 고모 상무, ㈜효성이 포함됐다. 조 회장 등 효성 관계자 3명은 국세청 조사 당시 출국금지됐다. 세무조사 결과 효성은 1997년 외환위기 당시 해외사업에서 대규모 부실이 발생하자 이를 감추려고 이후 10여년 동안 분식회계를 한 정황이 포착됐다. 효성 측은 매년 일정 금액씩 나눠서 해소하는 형태로 회계장부를 조작했으며 분식 규모는 1조원대로 추정된다. 또 효성그룹은 해외 현지법인 명의로 국내 은행에서 수천만달러를 차입해 이를 1990년대 중반 조세회피처에 세운 페이퍼컴퍼니에 대여했다. 그룹 측은 이 대여금을 매출채권으로 위장한 뒤 ‘회수불능’ 처리하고 페이퍼컴퍼니에 숨겼다. 위장회사는 은닉 자금으로 국내 상장주식을 거래해 양도차익을 챙겼다. 조 회장 일가는 1990년대부터 보유 주식을 타인 명의로 관리하는 등 1천억원이 넘는 차명재산을 관리하며 양도세를 탈루한 혐의도 있다. 검찰은 효성 측이 일본·미국 등 해외 법인을 통한 역외탈세나 국외재산도피, 위장 계열사를 통한 내부거래 등을 저지른 의혹도 들여다볼 방침이다. 효성그룹은 자산 규모가 11조가 넘는 재계 26위 기업으로 조 회장은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을 지냈으며 이명박 전 대통령과 사돈 관계에 있다. 조 회장의 동생인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의 아들인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은 이 전 대통령의 셋째 딸 수연씨와 결혼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우리 정치선 대통령·野 만남 ‘낯선 풍경’

    그동안 우리나라 정치 문화에서 대통령이 야당 의원들과 만나는 것은 ‘낯선 풍경’에 가까웠다. 시도 자체가 드물었지만, 반대로 만남이 어렵사리 성사돼도 야당 의원들이 ‘보이콧’하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만남이 드물었던 원인으로는 역대 대통령들이 정책 추진을 위해 야당 의원을 설득하는 ‘어려운 길’보다 여당 의원들끼리 법안이나 예산안 처리를 밀어붙이는 ‘쉬운 길’을 주로 선택한 게 꼽힌다. 국회 선진화법이 시행된 19대 국회 이전까지만 해도 ‘여야 충돌→국회 파행→여당 단독처리’의 악순환이 반복됐다. 또 ‘보스 정치’, ‘계파 정치’ 성향이 강했던 탓에 대통령이 야당 의원 다수와 만나기보다는 야당 대표와의 단독 회담을 주로 가졌다. 의원 개개인의 생각보다 당 지도부 의견이나 ‘당론’을 우선시하는 우리 특유의 정치 문화가 영향을 미쳤다. 대통령과 야당 대표의 회담은 김영삼 전 대통령 10차례, 김대중 전 대통령 7차례, 노무현 전 대통령 2차례, 이명박 전 대통령 3차례 등이었다. 박근혜 대통령도 지난달 16일 국회에서 여야 대표와 3자회담을 가졌다. 대통령이 야당 의원들을 만나려는 시도 자체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박 대통령은 지난 4월 여야 지도부는 물론 국회의장단과 국회 상임위원회별 의원 등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만찬을 함께 하는 ‘식사 정치’를 벌였다. 여의도 정치권과 거리를 뒀다는 평가를 받았던 이명박 전 대통령도 정기국회 등 주요 정치 일정을 앞두고 국회 지도부와의 식사를 추진했다. 이 전 대통령은 20011년 6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및 국방개혁안 처리 등을 위해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와 국방위 소속 여야 의원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했지만, 야당 의원들의 불참으로 의미가 퇴색되기도 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인 2004년 6월 당시 여권에서는 야당 의원 모두를 청와대로 초청하는 방안이 논의되기도 했지만, 실제 성사되지는 않았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역대 정부, A급 전범 아베 외조부 등에 훈장”

    우리나라 역대 정부가 일본의 태평양전쟁 A급 전범과 망언 인사들에게 훈장을 수여했다는 지적이 제기돼 논란이 예상된다. 국회 외교통일위 소속 인재근 민주당 의원은 9일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지난 8월까지 ‘외국인 훈장 수훈자’를 분석한 결과 태평양전쟁 A급 전범 3명, 독도 영유권 주장 등 망언 인사 5명, 야스쿠니 신사 참배자 3명, 731부대 관련자 1명 등 모두 12명의 부적격 일본인이 우리 정부로부터 훈장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A급 전범 3명은 아베 신조 총리의 외조부인 기시 노부스케 전 총리와 고다마 요시오, 사사카와 료이치다. 독도 망언 인사로는 사토 에이사쿠 전 총리(기시 전 총리의 동생), 시나 에쓰사부로(기시 전 총리의 핵심 참모), 다카스기 신이치, 아베 신타로 전 외무대신(아베 총리의 부친), 다케시타 노보루 전 총리가 훈장을 받았다. 인 의원은 “사토 전 총리는 1965년 ‘독도가 일본 영토라는 것에 의심이 없다’고 했고, 시나는 ‘조선 병합은 영광스러운 제국주의’라는 망언을 했다”고 설명했다. 12명 중 731부대 관련자인 가토 가쓰야는 ‘국민훈장 동백장’, 나머지 11명은 모두 ‘수교훈장 광화장’을 받았다. 박정희 정부 때 7명으로 가장 많고 전두환 정부 3명, 김영삼 정부 1명, 이명박 정부가 1명씩 훈장을 수여했다. 인 의원은 “이들은 모두 일본의 우경화나 군국주의를 꾀하고 심지어 역사적인 사실관계를 부정하는 등 한·일 관계에 악영향을 끼쳐 온 인물들로 훈장을 받을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여유자금 유인책·법률 뒷받침 있어야 부동산대책 약발 받는다

    여유자금 유인책·법률 뒷받침 있어야 부동산대책 약발 받는다

    주택거래 활성화를 위한 부동산 대책은 여유 자금을 끌어들일 수 있는 수단이 포함되고 법안이 제때 따라줄 때 비로소 ‘약발이 먹힌다’는 분석이 나왔다. 9일 부동산114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쏟아져 나온 부동산 대책에 따른 시장 변동성을 조사한 결과 정책이 미봉책에 그치거나 법안 마련이 지연되면 되레 내성만 키우는 것으로 분석됐다. 금융위기 이후 나온 주택경기 활성화 대책은 모두 30건에 이른다. 이 중 이명박 정부가 27건, 현 정부가 3건을 발표했다. 2008년 ‘11·3대책’은 효과가 컸다. 서울 강남 3구를 뺀 수도권 전 지역 투기지역 및 투기과열지구 해제, 수도권 전매제한 기간 완화, 재건축사업 소형주택의무 비율과 임대주택건립 완화 정책은 시중 여유자금을 주택시장으로 끌어들이는 효과를 가져왔다. 이에 따라 2009년 초부터 거래량이 증가하고 가격도 오르면서 주택시장이 빠르게 회복됐고, 약발은 3분기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2010년 4월 유럽 국가부채 위기로 전국 집값이 다시 급락했다. 정부는 ‘4·23 미분양 해소대책’을 발표했지만 효과는 미미했다. 결국 총부채상환비율(DT) 은행권 자율 조정, 생애 최초 주택구입자금 신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완화 2년 연장, 취등록세 감면 1년 연장 등이 포함된 ‘8·29 주택거래 정상화 대책’이 발표되면서 시장은 다시 회복돼 다음 해 상반기까지 효과를 냈다. 하지만 2011~2013년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수차례 나온 대책은 약발이 먹히지 않았다. 현 정부 출범 이후에는 여유자금 유인과 수요 진작 수단을 포함하는 ‘4·1 대책’, ‘7·24 대책’(4·1 후속조치), ‘8·28 전월세 대책’ 발표 이후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거래량 증가, 청약경쟁률 상승, 경매 낙찰률 상승 등이 이를 뒷받침한다. 전문가들은 본격적인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정책의 신뢰성 확보와 획기적인 자금 유인책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희순 강원대 교수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폐지, 분양가 상한제 축소, 리모델링 수직증축 허용, 취득세율 영구 인하 등 주요 부동산 관련 법안이 통과될 때 약발이 제대로 먹힐 것”이라고 지적했다. 임병철 책임연구원은 “미국·일본 등에서는 주택경기를 살리기 위해 파격적인 정책이 시행되고 있다”며 “일본의 주택 증여세(최대 1500만엔) 비과세, 미국의 양도소득세 과세 이연제 등을 검토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日, 작년 위안부 사죄금 지급하려 했다”

    한국과 일본 정부가 이명박 정부 말기인 지난해 가을 일본군 위안부 피해보상 문제의 정치적 해결 방안을 두고 최종 합의 직전까지 갔다가 일본 국회 해산 등으로 마무리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는 민간 기금이 아닌 정부 예산으로 위안부 피해자 한 명당 사죄금 300만엔(약 3300만원)을 지급하려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8일 이명박 정부에서 청와대 고위직을 지낸 인사에 따르면 지난해 8월 당시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으로 한·일 관계가 악화된 이후 한국 측에서 일본을 방문해 위안부 문제 협의를 요구했다. 앞서 지난해 3월 노다 요시히코 당시 총리는 사사에 겐이치로 외무차관을 한국으로 보내 위안부 문제의 정치적 해결 방안을 제시했다. 여기에는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주한 일본대사의 사과와 한·일 정상회담에서 노다 총리가 이를 설명하는 것, 보상금 등 인도적 자금 지원은 100% 일본 정부 자금으로 충당한다는 세 가지 조건가 들어 있었다. 우리 정부는 여기에 일본 총리가 피해자에게 서신을 보내는 방안을 추가, 양측이 표현 수위 등을 놓고 협의하기도 했다. 이후 재개된 협상에서 일본 정부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고, 정부 특별예산을 편성해 1인당 사죄금 300만엔을 지급하려 했다. 일본 정부가 민간 차원에서 기금을 모금해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위로금 200만엔을 지급한 ‘아시아 여성기금’과는 달리 정부의 예산으로 지급하려 한 셈이다. 특히 일본 정부는 이 돈의 성격에 대해 ‘위로금’이라는 표현을 썼지만 우리 정부는 ‘사죄금’으로 사용하라고 요구, 일본이 이를 받아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양국 정부는 외교채널로 대화 진전을 이루지 못하자 와다 하루키 도쿄대 명예교수 등 민간채널이 직접 나서 양국 간 이견을 좁히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막바지 협의를 하던 중 노다 총리가 갑자기 중의원(하원)을 해산하겠다고 밝혔고 한국도 대통령 선거 국면에 접어들면서 타협은 무산됐다. 이 관계자는 “정치적인 일정만 없었다면 과거사에 대한 양국 간 대타협이 이뤄져 한·일 관계가 지금과 같은 극단적인 상황으로는 치닫지 않았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이종락 기자 jrlee@seoul.co.kr
  • [서울광장] 진영욱 정책금융공사 사장 이임식을 보고/안미현 논설위원

    [서울광장] 진영욱 정책금융공사 사장 이임식을 보고/안미현 논설위원

    진영욱 정책금융공사(정금공) 사장이 그제 중도 퇴임했다. 지난 8월 말 금융위원회가 산업은행과 정금공 통합을 핵심으로 한 정책금융 체계 개편안을 발표하자 “정책금융이 뭔지도 모르고 일을 저질렀다”며 정부에 직격탄을 날렸던 그다. 국정감사를 앞두고 그가 다시 떠들어대면 여간 불편하지 않을 테니 금융위로서는 국감 전에 끌어내리고 싶었을 것이다. 진 사장은 이임식에서 “앞으로는 (정부가 정책을 내놓을 때) 생각을 좀 많이 해줬으면 좋겠다”며 기어코 한 방을 더 날렸다. 졸지에 생각 없는 관료로 전락한 신제윤 금융위원장을 비롯해 경제관료들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원래 그런 양반’이라며 쿨하게 넘겼을까. 아니면 ‘아는 사람-진 전 사장은 행시 16회다-이 더 한다’며 서운해했을까. 단언컨대 대범하게 넘길 일도, 뒷전에서 비판할 일도 아니다. 이는 영혼 없는 공무원들의 자업자득이요, 처절하게 각성할 일이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산은은 ‘공고’(정책금융)와 ‘상고’(상업금융)로 나눠야 한다는 논쟁에 휩싸였다. 2008년 이명박(MB) 정권은 상고를 선택했다. 그런데 당시 금융당국이 더 힘을 뒀던 사안은 금산분리 완화였다. 금산분리법이 국회 문턱에 걸려 좌초하는 바람에 상대적으로 산은 민영화는 수월하게 통과됐다. 세계무역기구(WTO) 면전에 노골적으로 정책금융을 한다고 광고하는 무신경의 작명(作名)도 정책금융을 포기하는 것 아니냐는 국회 불안을 무마하려는 산물이었다. 그렇게 산은과 정금공은 쪼개졌다. 정책금융은 신설 공사로 넘기고 산은은 대형 투자은행으로 키운다는 MB 정권의 야심은 곧 이어 터진 글로벌 금융위기로 표류했다. 박근혜 정부는 이를 다시 붙이겠다고 나섰다. 떼는 데 들어간 단순비용만 2500억원이다. 사람은 700명 넘게 늘었다. 잔뜩 채용해 놓은 고졸 행원이며 불려놓은 지점 등 앞으로 다시 붙이는 데 들어갈 유무형의 비용은 이루 헤아리기 어렵다. 비판이 거세지자 경제관료들은 “애초 잘못 꿴 단추를 바로잡는 것”이라며 민영화를 주도했던 이창용 당시 금융위 부위원장과 곽승준 청와대 국정기획수석의 뒤에 숨고 있다. 하지만 묻고 싶다. 그들이 잘못된 단추를 꿰는 동안 당신들은 무엇을 했느냐고. 물론 경제관료들이 산은 민영화를 반대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역설적이게도 훗날 산은지주 회장으로 간 강만수 MB 정권 초대 기획재정부 장관이 가장 강하게 반대했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점령군의 기세가 워낙 센 정권 초기였던지라 우리가 계속 목소리를 높일 처지가 아니었다”는 게 관료들의 변명이다. 산은과 정금공의 통합 자체를 문제 삼으려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찬반 논란이 있기는 하지만 산은이라는 덩치 큰 은행을 인수할 후보가 사실상 없는 상태에서 정금공과 계속 병존시키는 것은 비효율적이라는 정부 주장은 일리가 있다. 다만 언제까지 산은을 정책금융으로 가져갈 것인지, 영구히 가져간다면 그 역할과 방법은 어떻게 변화시켜 나갈 것인지 등 긴 안목과 진지한 성찰 끝에 내린 결정인지가 못 미더울 따름이다. ‘MB 흔적 지우기’라는 새 정권의 코드에 맞춰 영혼 없이 또 동조하고 본 것은 아닌지 불안할 따름이다. 민영화는 포기해도 기업공개(IPO)는 하겠다는데 정금공의 부실자산을 떠안은 채 그게 가능한 것인지, 산은의 건전성 악화로 추가 재정 투입 우려가 커지는데 괜찮다고만 하는 정부 말을 믿어도 되는 것인지, 5년 뒤에 또 떼겠다고 하는 것은 아닌지, 오지랖 넓은 걱정이 한 소쿠리다.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은 공무원에게 영혼을 기대하는 것은 국정철학을 충실히 받들라는 공무원법을 위반하라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농반진반했지만 영혼 없는 공무원은 이제 그만 보고 싶다. 어떻게든 국감에서 난타당하지 않을 궁리만 하지 말고 이번 ‘도로 산은’을 계기로 대한민국 최고 엘리트로서의 자부심과 자세를 어떻게 지켜 나갈지 되돌아보기를 기대하는 것은 부질없는 짓일까. hyun@seoul.co.kr
  • 檢, 참여정부 마지막 기록관 10일 소환조사

    2007년 남북 정상회담 회의록 삭제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부장 김광수)는 10일 참여정부 시절 마지막 기록관리비서관을 지낸 김정호 영농법인 봉하마을 대표를 소환 조사한다고 8일 밝혔다. 김 전 비서관은 대통령 기록물의 국가기록원 이관 작업을 지휘한 것으로 알려진 핵심 참고인이다. 이에 따라 사건의 핵심으로서 회의록을 국가기록원에 이관하지 않은 경위가 밝혀질지 주목된다. 김 전 비서관은 지난 7월 한 라디오 방송 프로그램에서 “참여정부의 기록물은 외장 하드와 컴퓨터 프로그램 등 이중, 삼중으로 백업이 될 수 있도록 해 100% 이명박 정부로 이관했다”며 “정상회담 기록물도 대통령이 서명한 문건이기 때문에 이관 당시 빠졌을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김 전 비서관을 상대로 이관 작업 과정과 회의록 복구본이 이지원 시스템에서 삭제됐던 이유, 삭제 지시 여부 등을 확인할 예정이다. 앞서 검찰은 지난 7일 초대 대통령기록관장을 지낸 임상경 전 청와대 기록관리비서관을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했다. 검찰은 조사에서 당시 기록물 중 이관 제외 대상과 기준, 논의 절차, 회의록이 이지원 시스템에서 삭제된 이유 등을 추궁한 것으로 확인됐다. 임 전 비서관은 이날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남북 정상회담 회의록 최종본이 ‘이관 대상 기록물’인 것은 맞다”면서 “이관되지 않은 이유는 불명확하지만 이지원은 시스템상 삭제가 불가능하다. 삭제는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록으로 보존할 가치가 없거나 불필요한 오해를 야기시키는 경우, 출처가 불명확하거나 중복본이 있을 때는 최종본만을 기록으로 정하고 이관했다”면서 “어느 것이 최종본인지는 문건 생산 부서에서 결정했고, 기록 관리의 뿌리가 깊지 않아 그 결정을 존중하는 게 관례였다”고 말했다. 이어 “회의록의 최종 수정과 이관 결정은 생산자인 조명균 전 안보정책비서관의 권한이었기 때문에 다른 부서에서 이관 여부에 대해 왈가왈부할 일은 아니었다”며 “국제적 관례나 형식 보완상 생산 부서에서 수정을 했다고 해도 그게 왜 문제가 되느냐”고 반문했다. 검찰은 다른 핵심 관계자들을 모두 소환한 뒤 필요에 따라 조 전 비서관을 재소환할 수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봉하 이지원에 대한 마지막 분석 작업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이창우 전 청와대 제1부속실 행정관, 김경수 노무현재단 봉하사업본부장 등을 차례로 소환 조사할 예정이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씨줄날줄] 대통령과 손주/최광숙 논설위원

    역대 대통령들은 막중한 국정업무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가족과의 만남에서 풀곤 했다. 특히 어린 손주들과 놀 땐 평범한 할아버지로 돌아간 모양이다. 참여정부 시절 김우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낙’(樂)은 손녀와 노는 것이었다고 말한 적이 있다. “노 대통령은 아들 건호씨의 딸과 지낼 때 매우 즐거워한다. 그 손녀가 재롱을 잘 떨어 대통령을 아주 즐겁게 한다. 그래서 비서들이 평일에도 퇴근 시간 후에 특별한 일정이 없으면 ‘빨리 관저로 가서 손녀랑 노시라’고 등을 떠밀기도 한다.” 딸 부자 이명박 대통령도 외손녀들을 예뻐해 딸 셋이서 번갈아 청와대를 드나들었다고 한다. 해외 순방 시 딸 주연씨와 함께 외손녀를 동반했다가 야당의 정치 공세를 받기도 했다. 사실 청와대는 직원들이 퇴근하면 적막강산의 절간 같다고 한다. 그러니 대통령들이 구중궁궐의 외로움을 어린 손주들과 노는 일과 같은 소소한 일상으로 달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해 보인다. 퇴임 후에도 여느 보통 사람들처럼 살 수는 없기에 손주들과 보내는 시간이 더욱 소중할 것이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몇년 전 맏손주가 국위선양자 전형으로 모 대학에 입학하자 대학 입학식에 직접 참석했다. 그 대학 총장을 초청해 만찬도 함께했다고 전해진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손주 사랑도 각별해 ‘마지막’ 일기장에 이렇게 썼다. “2009년 5월 30일, 손자 종대에게 나의 일생에 대해 이야기해주고 이웃 사랑이 믿음과 인생살이의 핵심인 것을 강조했다.” 맏손자(김홍업 전 의원의 아들)를 향한 애틋한 심정이 그대로 묻어난다.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의 다음 대선 출마여부는 손주의 출생에 달려 있다는 외신 기사가 최근 보도됐다. 이 외신은 “만약 힐러리가 내년에 할머니가 된다면 아마도 대선에 출마하지 않을 것 같다”며 힐러리의 측근의 말을 전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도 한 방송에 출연해 “아내는 대통령이 되는 것보다 할머니가 되기를 더 바라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클린턴 부부의 딸 첼시는 “엄마는 나와 남편에게 하루가 멀다하고 손주를 재촉한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한때 ‘권력의 화신’으로 불리며 대통령을 꿈꾸던 힐러리가 대통령보다 할머니가 되는 것에 목을 맨다는 사실이 다소 믿기지 않는다. 65세의 힐러리로서는 이제 국사(國事)를 돌보는 것보다 손주의 재롱을 보며 사는 것이 더 행복하고 의미 있는 일일지도 모른다. 자식에겐 엄해도 손주에게는 마냥 자애로운 것이 할아버지, 할머니 아닌가. 그래도 굳이 뭐 한 가지만 선택해야 하나. 할머니도 되고, 대통령도 출마하면 되지….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 푸틴 “한국 수출용 가스관, 동해 해저로 건설 가능”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7일 러시아 천연가스를 한국으로 수출하기 위한 가스관과 관련, 북한을 경유하는 대신 동해 해저를 따라 건설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인테르팍스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개막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이 같은 구상을 밝혔다. 러시아 극동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와 한국을 잇는 해저 가스관은 길이가 650~900㎞ 정도이며 동해 수심은 최대 3㎞에 이른다고 통신은 전했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지형의 복잡함을 들어 동해를 관통하는 가스관 건설에 부정적 견해를 밝혀왔다. 푸틴 대통령의 언급은 북한을 경유하는 가스관 건설 프로젝트가 북핵 문제로 교착상태에 빠진 가운데 나와 주목된다. 북핵 문제가 단시일 내에 해결될 전망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러시아가 북한 경유 노선만 고집하지 않고 비용이 더 들더라도 동해 해저를 관통하는 가스관 건설을 검토할 수 있다는 의사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총연장 1100㎞ 정도가 되는 북한 경유 가스관의 건설 비용이 25억 달러(약 2조 6800억원)정도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한국과 러시아는 2008년 이명박 당시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 때 러시아 극동에서 출발해 북한을 거쳐 한국으로 연결되는 가스관 건설 사업에 합의했다. 당초 계획에 따르면 30년 이상 러시아산 가스를 한국으로 공급하기 위한 이 가스관은 2015년까지 건설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당사국인 남북과 러시아 간 수차례에 걸친 협상에도 불구하고 사업은 지금까지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가스관 건설 문제는 오는 11월 중순으로 예정된 푸틴 대통령의 한국 방문 시 박근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 檢, 효성 수천억 탈세의혹 본격 수사

    ‘효성그룹 탈세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서울지방국세청으로부터 그룹의 세무조사 자료를 확보해 검토에 들어갔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윤대진)는 7일 압수수색 영장을 제시하고 국세청에서 임의제출 형태로 효성그룹 세무조사 자료를 넘겨받았다. 국세청 조사4국은 지난 5월부터 효성그룹에 대한 특별 세무조사를 해오다 지난달 30일 조석래(78) 그룹 회장과 이상운 부회장, 조 회장의 개인재산 관리인인 상무 고모씨 등 3명과 효성법인을 검찰에 고발했다. 사건을 배당받은 검찰은 지난 1일 본격 수사에 착수했으며 국세청 관계자들을 불러 고발인 조사를 마쳤다. 검찰 관계자는 “현재 고발장의 내용과 넘겨받은 자료들을 보며 향후 수사계획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기초 조사를 마치는 대로 수사 대상·범위·방법을 확정해 압수수색과 효성 관계자 소환 등 대대적 수사에 착수할 전망이다. 특수2부는 이번 사건을 위해 대검찰청의 회계 분석 요원도 지원받았다. 검찰과 국세청에 따르면 효성그룹은 1997년 외환위기로 발생한 해외사업 부문의 대규모 적자를 숨기고, 10여년 동안 1조원 규모의 분식회계를 하면서 수천억원대의 법인세를 탈루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조 회장 일가는 1990년대부터 1000억원대의 차명 재산을 관리하며 거액의 양도세를 탈루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국세청 자료에는 역외탈세나 국외 재산도피, 위장 계열사를 통한 내부거래 의혹 등에 대한 조사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효성그룹은 재계 26위 기업으로 조 회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과 인척 관계에 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집회서 경찰 멱살 잡은 환경단체 간부 벌금형

    서울중앙지법 형사7단독 서정현 판사는 2009년 4대강 사업 반대집회를 제지하는 경찰의 멱살을 잡은 혐의(공무집행방해)로 기소된 환경단체 간부 A씨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고 6일 밝혔다. 재판부는 “경찰의 집회장소 경비 및 불법행위 제지 등에 관한 정당한 직무집행을 방해했다”고 판단했다. 2009년 이명박 정부가 ‘4대강 살리기 사업’의 종합계획을 확정하자 같은 해 6월 녹색연합과 참여연대 등 450여 단체는 ‘4대강 죽이기 사업 저지 범국민대책위원회’(범대위)를 발족했다. 이들은 서울 중구 시청앞 서울광장에서 4대강 사업 반대집회를 계획하고 서울시에 광장사용신청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서울시는 “같은 날 다른 행사가 예정돼 있다”며 집회를 허락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범대위는 집회를 강행해 서울광장에 천막과 깃발 등을 설치했다. 이어 소형 앰프를 이용해 소속 회원들이 번갈아 발언을 하는 방식으로 6시간여 동안 집회를 계속했다.경찰은 신고되지 않은 집회를 제지하기 위해 출동했고, 이 과정에서 A씨는 한 경찰간부의 멱살을 잡으며 강하게 항의한 혐의로 기소됐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혈세 노리는 적자 채무 올해 처음 50%대 진입

    전체 국가채무에서 ‘적자성 채무’가 차지하는 비중이 사상 처음으로 50%를 넘어선 것으로 추산됐다. 6일 정부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내년도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하면서 올해 적자성 국가채무가 246조 20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올해 국가채무 전망치(480조 5000억원)의 51.2% 수준이다. 국가채무에서 적자성 채무의 비중이 50% 이상을 차지하기는 올해가 처음이다. 적자성 채무는 외환시장 안정용 국채 등 채무에 대응하는 자산이 있는 금융성 채무와 달리 대응 자산이 없어 향후 국민의 세금을 통해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 적자성 국가채무는 이명박 정부(2008~2012년) 5년간 127조 4000억원에서 220조원으로 92조 6000억원 늘어났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한 해에만 36조 1000억원이 늘었다. 2010년에도 24조 6000억원이 증가했다. 이는 세입이 세출에 미치지 못해 발생하는 일반회계 적자 국채 발행 규모가 급증한 데 따른 결과다. 적자 국채 발행 규모는 2009년 97조원으로 100조원 선에 근접한 데 이어 내년에는 200조 7000억원으로 5년 만에 2배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런 흐름이 이어지면서 적자성 국가채무는 박근혜 정부 집권 기간인 2013~2017년에 108조 6000억원이 늘어날 것으로 기재부는 예상했다. 전체 국가채무는 올해 480조 5000억원에서 박근혜 정부 집권 마지막 해인 2017년 610조원에 이를 것으로 관측됐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사설] ‘용산참사’ 김석기 공항공사 사장 가당찮다

    김석기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이 한국공항공사 신임 사장에 내정됐다는 소식에 반발이 거세다. 용산 철거민 농성 과잉 진압을 지휘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주지하다시피 ‘용산참사’로 불리는 이 사건은 2009년 서울 한강로 2가 건물 옥상에서 점거농성을 벌이던 세입자들을 경찰이 진압하는 과정에서 철거민 5명과 경찰관 1명이 사망한 비극적인 사건이다. 유가족과 공항공사 노조 측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내정을 철회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용산 사건으로 청장직에서 물러난 김 전 청장은 그동안 자숙하는 모습을 보이기는커녕 끊임없이 공직의 문을 두드렸다. 이명박 정부는 반대 여론을 무릅쓰고 그를 오사카 총영사에 임명해 ‘보은인사’라는 비판을 자초했다. 그보다 더 황당한 것은 김 전 청장이 총영사에 부임한 지 8개월 만에 총선에 출마한다며 사직한 일이다. 출마에 뜻이 있었으면 애당초 총영사직을 거절했어야 했다. 총영사라는 자리를 더 높은 출세를 위한 발판쯤으로 여긴 것 아닌가. 그는 새누리당 공천에서 탈락하고 경북 경주에서 무소속으로 나섰다가 낙선했다. 그랬던 그가 또다시 공직 복귀를 시도하고 있다. 용산 참사의 아픔은 아직도 유족들의 가슴에 한(恨)으로 남아 있다. 지휘 책임자로서 고통을 함께하고 자성의 세월을 보내도 부족할진대 기회만 닿으면 공직에 나아가려는 권력지향적인 행태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이미 지난 8월 말부터 “김 전 청장을 사장으로 청와대가 낙점했다더라”는 소문이 돌았다고 한다. 언필칭 원칙과 신뢰를 내세우는 이 정부가 전 정권의 사람을, 그것도 흠결이 있는 사람의 자리를 굳이 챙겨주려고 하는 뜻을 이해하기 어렵다. 공항공사 사장은 적잖은 전문성을 요하는 자리다. 경찰 간부후보생을 수석 졸업했다거나 경찰 마스코트를 창안했다는 개인의 이력이 공항 업무의 전문성으로 이어질 수는 없는 노릇이다. 전문성과 거리가 먼 김 전 청장은 그런 점에서도 적합한 인물이 아니다. 무릇 공직을 천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일수록 진퇴를 분명히 해야 한다. 유족들의 눈물이 아직 마르지 않았다. 정부가 끝내 무리한 인사를 강행한다면 두고두고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심사숙고하기 바란다.
  • 여야, 국감 증인채택 신경전

    오는 14일 국정감사를 앞둔 여야의 1차적 관심사는 대형 이슈에 관련된 증인을 어떻게 넣고 빼느냐에 있다. 국회 안전행정위 소속 새누리당 의원들은 ‘사초실종’ 논란 관련자들의 국감 출석을 요구하고 있다. 노무현 정부의 주요 인사였던 문재인 의원을 비롯해 박명재 당시 행정자치부 장관, 김경수 봉하사업본부장 등을 명단에 올려 놓았다. 반면 민주당은 경찰청 국감에서 국정원 댓글 의혹 사건을 다시 쟁점화하기 위해 원세훈 전 국정원장,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을 비롯해 국정원과 경찰 전·현직 간부를 증인으로 요구하며 맞서고 있다. 복지위에서 민주당은 정부의 기초연금 공약 후퇴와 관련해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과 최원영 고용복지수석을 증언대에 세우려 하고 있다. 이에 새누리당은 “정쟁만 부추긴다. 청와대 인사들은 국회 운영위 소관”이라며 반대했다. 환노위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송영길 인천시장의 증인 채택을 놓고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새누리당은 수도권 매립지 매립면허 기한 연장과 관련해 박 시장과 송 시장을 증인으로 불러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지만, 민주당은 “내년 지방선거를 겨냥한 정치 공세에 불과하다”며 반대의 뜻을 밝혔다. 법사위에서는 새누리당이 내란 음모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이 2003년 특별사면된 경위를 따지기 위해 당시 민정수석이었던 문 의원을 증인으로 요구하고 있어 민주당이 반발하고 있다. 반면 국토교통위는 이명박 정부에서 4대강 사업을 지휘한 정종환·권도엽 전 국토해양부 장관을 국감 증인으로 채택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MB 정부, 4대강 공사 피해보상 사실 숨겨”

    ‘4대강 살리기’ 사업 공사로 인해 피해를 입은 주민들에게 시공사의 배상결정이 잇따라 내려졌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4대강 사업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염려해 발표를 숨겼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환경부 소속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가 4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한정애 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4대강 사업의 공사로 농민과 건물주에게 피해배상 결정을 내린 것이 2011년 상반기에만 5건이었다. 2012년 10월 국가를 상대로 한 ‘경북 상주 낙단보 소음으로 정신적 피해’ 분쟁 조정 신청까지 포함해 6건에 대해 총 3억 400만원의 피해배상 결정이 내려졌다. 환경분쟁조정위는 금강살리기 강경지구(3공구)의 경우 시공사 활림건설㈜에게 주민의 정신적 피해를 비롯해 농작물과 건축물, 양계장, 자라(양식용) 피해 등 총 1억 8100만원을 배상하라고 결정하기도 했다. 한 의원은 “환경분쟁조정위의 피해배상 보도 자료를 검토한 결과 4대강 사업의 피해 결정에 따른 자료는 배포한 적이 없었다”면서 “특히 4대강 공사가 한창인 2011년부터 공사가 주민에게 피해를 준다는 것을 이명박 정부는 알고 있었지만 4대강 사업을 조속히 추진하기 위해 피해사실과 피해배상 결정을 의도적으로 발표하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세종 유진상 기자 jsr@seoul.co.kr
  • ‘이지원 복구본·봉하 유출본·국정원 보관본’ 어떤 차이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실종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4일 당초 삭제됐다가 복구된 ‘이지원 복구본’(청와대 이지원에 탑재됐다가 삭제된 것을 검찰이 복구한 회의록)이 ‘완성본’에 가장 가깝다고 밝히면서 이 복구본과 봉하 유출본, 국정원 보관본 등 3개 회의록의 차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부장 김광수)는 지난 2일 국가기록원 압수수색 결과 봉하 이지원에서 회의록이 삭제된 흔적을 발견, 이를 복구했다고 밝혔다. 봉하 이지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경남 김해 봉하마을 사저로 유출한 것으로 참여정부의 청와대 문서관리 시스템인 이지원을 그대로 복사한 사본이다. 봉하 이지원에도 당시 정부에서 생산한 자료의 수정, 복사, 삭제 기록까지 모두 남아 있다. 검찰은 이 복구본이 청와대 이지원에 탑재됐다가 노 전 대통령 퇴임 전 삭제된 것으로 보고 있다. 봉하 유출본은 봉하 이지원에 남아 있는 회의록으로 국정원 보관본과 동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에 따르면 3개의 회의록은 모두 내용과 분량상 차이가 없는 최종본이자 완성본이다. 그러나 검찰은 ‘초안’으로 알려진 이지원 복구본이 완성본에 더 가깝다며 유출본과 ‘유의미한 차이’가 존재한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내용은 큰 차이가 없는데 의미상 차이는 있다”고 말했다. 참여정부 측은 ‘완성본을 만들면 초안을 삭제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삭제된 회의록이 초안이라고 주장했지만 검찰 발표는 이에 정면으로 맞서는 것이다. 앞서 작성됐던 회의록을 수정할 필요가 있어 의도적으로 1차 완성본을 폐기하고 내용을 수정해 또 다른 완성본을 만들었다는 의미이다. 이 때문에 참여정부가 외부에 알려져서는 안 되는 내용이 있어 이지원에 등재된 회의록을 삭제했을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지원 복구본에서는 노 전 대통령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에게 ‘저는’, ‘제가’라고 했던 것을 ‘나는’, ‘내가’로 바꾸는 등 저자세 표현을 수정하고 서해 북방한계선(NLL)과 관련해 일부 삭제된 내용도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봉하 이지원 조사 과정에서 회의록 외에도 국내 정치와 관련된 문건 등 100여건이 삭제된 흔적을 포착했으며 추가로 사라진 자료가 없는지 들여다보고 있다. 이에 대해 이지원 개발에 관여했던 참여정부 관계자들은 “이지원 시스템에 2008년 1월 초기화 기능이 더해졌다”면서 “이명박 정부에 인계할 때 국가기록원으로 넘겨야 할 기록 외의 다른 불필요한 자료들이 초기화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지원은 자료 삭제 기능이 없는 대신 문서를 생산해 계속 수정, 관리할 수 있도록 이 기능을 더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YS정부 이후 항명 없었던 정권 없어… “방탄총리 거부” 이회창 대선후보로

    YS정부 이후 항명 없었던 정권 없어… “방탄총리 거부” 이회창 대선후보로

    기초노령연금 공약 후퇴 논란과 관련, 진영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주군’인 박근혜 대통령의 뜻에 반해 자리를 던진 것이 ‘항명성 사건’으로 받아들여지면서 정치권에서 그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정권 초기 대통령에게 반기를 든 진 전 장관의 향후 정치적 입지에 대한 관심도 높다. 우리 정치사에 종종 등장했던 ‘항명(성) 파동’이 그 운명을 내다보게 할지 모른다. ‘항명 파동’의 대표적 인물은 이회창 전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총재가 꼽힌다. 1993년 2월 김영삼(YS) 전 대통령은 일면식도 없던 이회창 전 대법관을 감사원장에 앉힌 데 이어 같은 해 12월에는 국무총리에 임명했다. 이 전 총리는 얼굴마담이나 방탄 총리의 역할이 아니라 총리의 권한을 적극적으로 행사하려고 했다. YS의 핵심 측근들은 물론 YS와도 수시로 충돌했다. 결국 YS가 사임시키려 하자 이 전 총리는 취임 127일 만에 사표를 내면서 “법적 권한도 행사하지 못하는 허수아비 총리는 안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YS는 1996년 4월 총선 직전 이 전 총리를 신한국당 선대위 의장으로 영입해 다시 한번 손을 내밀었다. 하지만 그해 8월 이듬해의 대선을 앞두고 당내 9룡(龍)의 대권 경쟁에서도 마찰이 빚어졌고 YS는 이 전 총리를 겨냥해 “독불장군에겐 미래가 없다”고 경고했다. 이에 이 전 총리는 “비민주적 정당에는 미래가 없다”면서 다시 맞섰다. 결국 이듬해 YS는 탈당했고, 두 사람은 끝내 갈라섰다. 진 전 장관과 유사한 사례들도 있다. 2003년 7월 서울행정법원은 정부의 새만금 사업에 대한 집행정지 판결을 내렸다. 그러자 당시 김영진 농림부 장관은 “법원이 환경단체 등의 주장만을 근거로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 새만금 공사를 중단시켰다”며 항의의 표시로 사표를 제출했다. 행정부와 사법부 간의 대결 양상이 빚어지면서 삼권분립 논란이 일기도 했다. 공약 이행을 놓고 청와대와 여권의 갈등도 있었다. 2004년 6월 당시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여당의 총선 공약인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를 “시장 논리에 어긋난다”고 반대하자 직접 “공공주택 분양가 문제와 같은 중요한 문제들은 계급장을 떼고 논쟁하자”는 성명을 내며 충돌했다. 2008년 4월 총선을 앞두고 한나라당에서 일어난 이른바 ‘55인 항명 파동’은 정두언 전 의원이 주축이 돼 이명박 전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의원의 불출마를 요구하면서 빚어졌다. 55인 항명 파동은 결국 무위로 끝났지만, 정 전 의원은 그해 6월 다시 ‘권력 사유화’ 논란을 제기하는 등 ‘정권출범 1등 공신’에서 ‘여당 내 야당’으로 변신했다. 반면 2003년 9월 한나라당 소장파 의원들의 ‘인적청산론’은 ‘60대 용퇴론’에서 출발, 결국 이듬해 17대 총선에서 최병렬 당시 당대표를 비롯한 현역 의원 60명 물갈이로 이어졌다. 앞서 민주당에서는 정동영(당시 최고위원) 의원이 2000년 12월 2일 청와대에서 열린 여당 최고위원 만찬에 참석해 정권 실세인 권노갑 최고위원의 퇴진을 공개 요구했고, 초선 의원 모임인 ‘새벽21’도 당정쇄신 건의서를 청와대에 전달하면서 권 최고위원은 결국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항명 파동이 항명의 주체에게 어떤 정치적 영향을 끼쳤는지 계량화하기는 쉽지 않다. 장단기적 영향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회창 전 총재는 이후 엄청난 정치적 인기를 얻어 대선 후보로까지 나섰으나, 세 차례의 도전에도 꿈을 이루지 못했다. YS는 ‘현역 대통령이 차기 대통령을 만들 수는 없지만 못하게 할 수는 있다’는 취지의 말로, 자신이 돕지 않아 이 전 총재가 낙선했음을 암시하기도 했다. 김근태 전 의장이 대선 후보 경쟁에서 막판 탈락한 것이 노 전 대통령과의 갈등 때문이었다는 분석도 많다. 정동영 의원도 권노갑 최고위원을 낙마시킨 이후 정치적 위상이 급상승하기는 했지만 이후 당내에서 상당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일부 정치인들은 항명은 권력관계를 정립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한 국회의원은 “대통령의 권력 장악력이 여당 및 측근들에 대한 조율을 원활하게 이뤄내지 못할 때 이 관계를 조정하기 위한 과정에서 나오는 현상”이라고 ‘항명’을 규정했다. 이를 전제로 하면 진 전 장관의 ‘항명 드라마’ 피날레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 “盧, 삭제 지시했다면 범법 행위… 문재인 법적·정치적 책임 져야”

    “盧, 삭제 지시했다면 범법 행위… 문재인 법적·정치적 책임 져야”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삭제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지시로 이뤄졌다면 이는 통치행위가 아니라 범법행위다.” 정상회담 회의록 열람위원 간사를 맡았던 황진하 새누리당 의원은 3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봉하 이지원(e知園)’에서 회의록 삭제 흔적과 별도의 회의록을 발견했다는 검찰 발표에 대해 “먼저 최종 수사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조심스러워하면서도 이같이 주장했다. 황 의원은 “정상회담은 그 자체로 중차대한 국가적 행위이고 회의록은 당연히 대통령 기록물로 남기는 게 상식”이라면서 “그런데도 대통령 기록물을 영구보관하는 국가기록원으로 회의록을 보내지 않은 것 자체가 대통령기록물관리법에 저촉된다. 명백한 사초 폐기”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특히 황 의원은 “같은 내용의 회의록이 국정원에도 있고 원본 녹음파일도 있는데 국가기록원에 이관이 안 되도록 굳이 대통령 기록물 지정을 안 한 것 자체가 문제”라면서 “초본 폐기가 맞다면 누가 무슨 이유로 폐기를 지시했는지 명백히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 전 대통령의 삭제 지시 가능성에 대해서는 “청와대에서 국가기록원에 이관됐을 때부터 회의록이 없었으니 이명박 전 대통령은 삭제할 것이 아예 없었던 것 아닌가”라면서 “이 전 대통령이 삭제했을 것이라는 민주당 주장은 100% 거짓말임이 드러났다”고 덧붙였다. 문재인 의원을 비롯한 참여정부 인사들의 책임에 대해서는 “문 의원은 본인 발언대로 법적 책임은 물론 역사적·정치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황 의원은 “대통령 기록물이 왜 개인 소지품처럼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해야 했는지 국민들은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검찰의 중간수사 결과 발표 시점이 국면전환용’이라는 비판에 대해선 “정상적인 수사를 중간에 발표한 것일 뿐”이라면서 “정치적 의도가 있다거나 국면전환용이라고 하는 것 자체가 이 문제를 정치적으로 끌고 가려는 의도”라고 반박했다. 한편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요점은 노무현 정부가 회의록을 마음대로 지우고 빼돌렸다는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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