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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석채, 독백처럼… ‘거대한 쓰나미’에 무릎

    이석채, 독백처럼… ‘거대한 쓰나미’에 무릎

    이석채 KT 회장이 르완다 출장 중 내뱉은 독백처럼 결국 ‘거대한 쓰나미’에 무릎을 꿇었다. 검찰 수사가 배임에서 비자금을 겨냥한 특수수사 성격으로 전환돼 전방위 압박을 해오는 가운데 3분기 실적까지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자 더 이상 버틸 동력을 잃은 것으로 보인다. 3일 KT에 따르면 이 회장은 지난 2일 아프리카 정상 전략회의(TAS·Transform Africa Summit 2013)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뒤 별다른 공식 일정을 잡지 않고 거취 표명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르완다 키갈리에서 열린 기자단 만찬에서 “거대한 쓰나미를 어떻게 돌파하겠냐”고 말해 이번 상황이 녹록지 않음을 내비쳤다. 이후 검찰이 2차 압수수색을 벌이고 자금추적 전문수사관을 지원받는 등 수사를 확대하자 이 회장은 회사측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사퇴를 결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이날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아이를 위해 아이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솔로몬 왕 앞의 어머니 심정으로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또 “회사에 대해 떠오르는 의혹들로부터 회사가 자유로워질 수만 있다면 제 급여도, 장기성과급도 한치 숨김없이 공개하겠다”며 결백을 우회적으로 주장하기도 했다. 이 회장은 이번 아프리카 출장에서 예정에 없던 케냐 사업 진출 등 성과를 올렸으나 국내에서 ‘수사 지연용’, ‘국정감사 회피용’이란 비난을 받았다. 또 출장 기간 중 발표된 3분기 KT 실적 부진도 이 회장의 결단에 큰 작용을 한 것으로 보인다. KT의 3분기 실적은 매출 5조 7346억원, 영업이익 3078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각각 0.4%, 11.6% 감소했다. 이 회장은 2009년 1월 민영 KT 4대 사장으로 취임했다. 취임 직후 KT-KTF를 합병해 회장 자리에 올랐고 이후 ‘탈통신’을 주장하면서 미디어 콘텐츠 사업과 계열사 확대 등에 주력했다. 반면 전 정권 인물들을 임원이나 자문으로 기용하면서 ‘낙하산 논란’, ‘사유화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이 회장이 검찰 수사 끝에 퇴진하면서 KT를 둘러싼 정치권 입김 논란은 더욱 격해질 것으로 보인다. KT는 정부 지분 ‘0%’인 순수 민간기업이지만 정권 교체 때마다 최고경영자(CEO)가 교체됐다. 이 회장은 지난해 3월 연임에 성공했지만 정권 교체 직후부터 ‘퇴진압박설’에 시달렸고, 지난 8월에는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이 사퇴를 종용했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전임 남중수 사장도 연임에 성공했으나 이명박 정권으로의 정권교체 후 검찰 수사를 받고 끝내 중도 사퇴했다. 때문에 이번 검찰 수사가 이 회장에 대한 정권 차원의 ‘마지막 경고’라는 해석도 나왔다. 이 회장의 임기는 2015년 3월까지다. 이 회장은 다음 CEO가 정해질 때까지는 조직 안정을 위해 경영을 이어갈 계획이다. 후임에 대한 하마평은 정권 교체 직후부터 이미 쏟아져 나왔다. 내부 출신 중에는 표현명 현 KT T&C부문 사장, 이상훈 전 사장, 최두환 전 사장 등이, 외부 인사 중에는 김동수 전 정보통신부 차관, 형태근 전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 회장 사퇴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곳은 포스코다. 거취에 관한 한 이 회장과 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패키지나 다름없다는 게 시류다. 지난달 세계철강협회 회장으로 선임된 정 회장은 내년 10월까지로 돼 있는 임기를 채우는 것에 미련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친박 당권경쟁… 암중 모색… 신당 창당… 정치권 지각변동 시작

    친박 당권경쟁… 암중 모색… 신당 창당… 정치권 지각변동 시작

    국정감사가 끝나자마자 정치권이 지형 변동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여권에서는 특히 지방선거와 내년 전당대회를 겨냥한 중진들의 움직임이 부쩍 활발해지고 있다. 친박(친박근혜)계 주류의 새로운 모임인 ‘국가경쟁력강화모임’(가칭)이 이달 중 출범한다. 충청권에서는 다음 달 김종필 전 총리의 아호를 딴 ‘운정회’의 공식 출범이 예정돼 있다. 원조 친박계인 서청원 새누리당 의원의 복귀는 당내 세력 변화를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야권에서는 안철수 무소속 의원의 신당 창당이 속도를 내는 한편 지난 대선 때 손을 잡았던 문재인 민주당 의원과 안 의원 간 진실 공방이 진행되고 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상도동계와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동교동계가 참여하는 정치 모임 ‘평화민주국민행동’도 이달 중순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與 ‘국가경쟁력모임’ 곧 출범… 당내 입지 굳힐 듯 10·30 재·보선을 끝낸 여권이 부쩍 부산해졌다. 내년 지방선거와 당권 경쟁을 겨냥한 당내 중진들이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어서다. 우선 눈에 띄는 것은 곧 출범할 ‘국가경쟁력강화모임’(가칭)이다. 당내 친박(친박근혜) 주류, 비주류는 물론 구 친이(친이명박)계까지 아우르고 있다. 모임을 주도하는 것은 이완구, 유기준 의원으로 각각 충청·부산권에서 대표성을 확보하려는 인사들이다. 친박 핵심인 최경환 원내대표는 “개인 자격으로 참가한다”며 몸을 낮췄지만 유력한 차기 당 대표 주자 중 한 명이다. 모임에 참여하는 한 핵심 의원은 3일 “수도권, 충청은 물론 젊은 초·재선 의원들도 가입을 희망하고 있어 전국적 대표성을 띠는 모임으로 커질 것”이라면서 “18대 국회 때 ‘여의포럼’ ‘선진사회연구포럼’ 등 친박 의원 모임이 있었지만 이번처럼 당내 전 계파와 지역을 아우르는 모임은 처음”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여기에 서청원 전 대표가 가세할 가능성도 엿보인다. 이미 당내의 확고한 모임으로 자리 잡은 김무성 의원의 ‘근현대사역사교실’도 지속적인 모임으로 결속력을 강화해 나가려 하고 있다. 지난 9월 출범 당시 119명이 회원으로 가입하면서 당내 최대 모임으로 등극한 가운데 우편향 역사교과서 논란 비판, 국가 부채 논쟁 등 보수우파 이념 확대의 전도사로 자리를 굳히는 중이다. 국정감사 이후 오는 6일 재개되는 모임에서 김 의원은 강규형 명지대 교수를 초청해 기존 7종의 고등학교 근현대사 교과서의 좌편향 왜곡 실태를 파헤치겠다는 구상이다. 한편에선 당내 목소리가 부쩍 커진 충청권 의원들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6선 이인제, 3선 이완구·정우택 의원 등 중진들이 대거 참여하는 ‘운정회’는 내년 지방선거, 전당대회를 앞두고 지역 결집의 구심점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충청권 의석수 증원 공론화를 고리로 각자의 외연을 넓혀 갈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각각 ‘포스트 JP(김종필 전 국무총리)’ ‘충청권 맹주’를 자처하며 당권에 대한 의지를 직간접적으로 내비친 상태다. 이와 별도로 이인제 의원이 주축인 ‘통일을 여는 국회의원 모임’ 역시 차기 주자들이 집결해 있다. 정몽준(서울시장), 남경필(원내대표) 등이 주인공이다. 최근 당내 세종시 특위 위원장을 맡은 이완구 의원은 정몽준, 이인제 의원을 영입해 시선을 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민주, 지도부 vs 친노 갈등… 수면 아래서 노선 투쟁 민주당의 친노(친노무현)계와 지도부의 갈등이 ‘정중동’이다. 민주당은 국정감사가 막을 내리는 이번 주부터 국가기관 대선 개입 의혹과 민생 살리기를 동시에 앞세워 정부, 여당을 압박하는 데 당력을 모으기로 했다. 대여 투쟁 강화(친노)와 민생 살리기(지도부)라는 양측의 주장을 그대로 수용한 것이다. 겉으로는 잠잠하지만 대여 투쟁을 둘러싼 당내 노선 투쟁은 언제라도 다시 수면 위로 등장할 분위기다. 당 지도부가 정기국회 동안에는 원내 활동에 무게를 두자는 입장인 반면 친노 강경파 의원들은 ‘국가기관의 대선 개입 의혹에 대한 대통령의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 없이 국회 일정에 무조건 동참할 수는 없다’며 강경한 주장을 펴고 있기 때문이다. 강경파 의원들은 원내외 병행 투쟁 전략의 변경과 대여 강경 투쟁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재선의 이목희 의원은 “민주주의를 향한 국민 요구가 수용되지 않는다면 국감 직후든 대정부 질문 직후든 당의 명운을 걸고 국민과 함께 전면적인 투쟁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까지 당내의 전반적인 기류는 지도부의 원내외 병행 투쟁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10·30 재·보선 패배에 대한 지도부 책임론은 예상보다는 조용한 편이다. 선거구가 두 곳에 불과했고 두 곳 모두 당초부터 새누리당에 유리했던 지역이어서 지도부에 직격탄을 날리는 목소리는 나오지 않고 있다. 오히려 갈등은 예상치 못한 곳에서 표면화됐다. 지난해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 캠프의 종합상황실장이었던 홍영표 의원의 비망록은 때아닌 대선 패배 책임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새로운 갈등의 핵이 되고 있다. 당내는 물론 야권 전체가 후폭풍에 휩싸였다. 당장 친노 내에서 선거 패배에 대한 내적 성찰보다 책임을 외부로 돌렸다는 반발과 비판이 나왔다. 지난해 대선 캠프에서 동행2본부장을 맡았던 강기정 의원은 “(홍 의원의 책은) 시기적으로 적절치 않았다”고 지적했고, 유성엽 의원도 공개 서한을 통해 “정권 교체를 못 한 우리는 죄인이고 지금은 말을 아낄 때”라고 말했다. 국가정보원 개혁 방안을 ‘지렛대’로 삼아 안철수 무소속 의원 등과 ‘신야권연대’를 구상하고 있던 지도부로서는 홍 의원의 때아닌 폭로에 계획 차질을 우려하고 있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安, 이르면 이달 창당선언… 내년 6월 지방선거 승부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이르면 이달 안에 창당 선언을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가장 유력한 로드맵으로는 ‘11월 창당 선언 및 창당주비위원회 출범→12월 창당준비위원회 발족→2월 초 창당’이 검토되고 있다. 안 의원 측 핵심 관계자는 3일 “아무리 늦어도 12월에는 창당준비위원회를 출범시켜야 내년 6월 지방선거에 뛰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안 의원 측 복수의 관계자들에 따르면 안 의원은 창당준비위 출범에 앞서 이달 안에 창당 선언을 하고 창당주비위원회를 출범시키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창당주비위는 창당준비위를 구성할 때까지 발기인 모집 등 기초 작업을 하는 기구로 법적인 조직은 아니지만 “깃발부터 내걸어 분위기를 모아야 한다”는 내부 의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24일 안 의원의 제주 방문 이전에 창당 선언을 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후 지역 순회를 시작하면서 시·도당을 구성하기 위한 작업에 돌입하는 방안 등이 검토되고 있다. 안 의원 측은 경기, 인천, 충청, 전북 등에 이어 곧 서울과 강원, 대구·경북 등에서 지역 조직을 담당할 실행위원을 발표할 예정이다. 실행위원들은 창당준비위가 공식화되면 창당 발기인으로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창당 기획위원장은 송호창 의원이 맡고 있으며 금태섭 변호사, 이태규 전 진심캠프 미래기획실장, 박인복 전 국정자문지원실장 등이 기획·정무팀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조직팀은 정기남 전 진심캠프 비서실 부실장과 윤석규 전 열린우리당 원내기획실장이 맡고 있으며 지역별로 20여명이 활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창당의 핵심인 인재 영입은 아직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안 의원 측 관계자는 “신당의 새 얼굴을 발표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호남의 핵심인 광주시장 후보로 누가 나설 것인지 지역사회의 눈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안 의원이 최근 옛 동교동계 인사인 박광태 전 광주시장을 만나고 갔다는 얘기도 나온다. 민주당 측 관계자는 “광주·전남 지역 단체장 후보와 관련해서도 사회운동가는 경제 등의 전문성이 부족하고 관료 출신은 구태 이미지가 강해 쉽사리 잠정 후보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朴정부 대북관계 입장 변화 기류… 얽힌 실타래 풀리나

    朴정부 대북관계 입장 변화 기류… 얽힌 실타래 풀리나

    박근혜 대통령이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 인터뷰에서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과의 정상회담 가능성을 언급하는 등 적극적인 남북 관계 개선 의지를 피력함에 따라 경색된 남북 관계에 돌파구가 열릴지 주목된다. 박 대통령이 김 제1위원장과의 정상회담에 대해 긍정적인 언급을 한 것은 지난 2월 취임 이후 처음으로, 정부 입장의 뚜렷한 기류 변화가 감지된다. 박 대통령은 지난 5월만 해도 미국 워싱턴포스트지와의 인터뷰에서 북한 지도자를 만날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 “지금 당장 그렇게 해서 무슨 효과가 있겠는가”라고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르피가로 인터뷰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진정성”이라는 ‘전제’를 달긴 했지만 워싱턴포스트 인터뷰와 비교하면 상당한 온도 차가 느껴진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이 지난 1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5·24 대북 제재 조치를 해제해야 한다는 야당 의원들의 지적에 “여러 가지로 고민하고 있다”고 답한 것과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정부의 이 같은 기류 변화는 그동안 개성공단 정상화 등 크고 작은 변화에도 불구하고 남북 관계가 여전히 답보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면서 이렇다 할 결과물이 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해 ‘원칙과 신뢰, 비정상의 정상화’라는 정부의 대북 원칙론을 많은 국민이 아직까지 지지하고는 있지만 남북 관계 경색 국면이 장기화될 경우 “이명박 정부와 다른 게 뭐냐”는 비판론이 대두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정부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이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에서 밝힌 ‘비전 코리아 프로젝트’ 등의 대규모 경협 사업은 물론 이미 내년도 예산까지 편성된 ‘비무장지대(DMZ) 세계평화공원’ 구상 역시 북한의 맞장구가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이달 중순 한국·러시아 정상회담에서 논의될 것으로 알려진 ‘나진-하산 프로젝트’를 통한 남·북·러 3각 협력 구상도 마찬가지다. 만약 한·러 정상회담을 통해 구체적인 협력 방안이 제시된다면 우리 정부는 대북 우회 투자가 불가피한 이 사업을 위해 5·24 대북 제재 조치의 예외 조항을 늘려야 한다. 남북 관계 개선을 추동하는 요인과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남북 관계를 한층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할 필요성이 동시에 대두되고 있는 셈이다. 박 대통령의 실명을 거론하며 연일 대남 비난 공세를 퍼붓던 북한이 최근 들어 부쩍 유화적 메시지로 해석될 수 있는 조치를 취하면서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는 점도 남북 정상회담에 대한 박 대통령의 긍정적 언급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김 국방 ‘기무사 고강도 개혁’… 도대체 무슨 일이?

    김 국방 ‘기무사 고강도 개혁’… 도대체 무슨 일이?

    임명 6개월 만에 최근 인사에서 전격 교체된 장경욱 전 국군기무사령관이 공개적으로 김관진 국방장관의 인사 문제를 비판하고 나서면서 파문이 증폭되고 있다. 이번 기무사 파문은 장 전 사령관이 현 정권의 정보·안보 라인을 장악한 군(軍) 출신 실세들의 ‘특정 군맥 챙기기’ 행태를 청와대에 직보했다가 역풍을 맞아 축출된 ‘파워 게임’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도대체 기무사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장 전 사령관은 지난달 25일 사전 징후 없이 교체됐다. 박근혜 대통령의 남동생 지만씨의 육사 동기인 이재수 중장은 기무사령관으로 취임한 당일 기무사 참모장과 국방부 기무부대장 등 주요 간부들을 물갈이했다. 장 전 사령관뿐 아니라 기무사 수뇌부 전체에 대한 경질이었던 셈이다. 장 전 사령관은 인격 모독적인 경질이라고 강하게 반발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3일 국방부와 기무사 등에서 흘러나오는 목소리를 종합하면 장 전 사령관은 김 장관이 독일 육사에 유학한 후배들과 직계 참모 출신들을 챙기는 인사를 하고 있다며 청와대 비서실장 등에게 직보한 것으로 보인다. 김 장관이 자신의 지휘를 받는 장 전 사령관의 이 같은 돌출 행동을 항명으로 여겼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장 전 사령관이 지인들에게 “김 장관의 독단을 견제하는 것도 임무”라며 전격 퇴진에 대해 억울하다는 심경을 드러낸 것과도 맥락이 닿아 있다. 김 장관 측 인사는 “장 전 사령관이 고위 장성들의 사생활을 뒷조사하고, 지휘계통을 벗어난 정보 보고를 통해 인사에 개입하려고 했다”며 “장 전 사령관 교체는 김 장관의 기무사 개혁 지시에 불응한 문책 성격의 경질”이라고 말했다. 장 전 사령관의 보고서는 군내 갈등 심화에 대한 청와대의 우려도 키운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해당 보고서에는 김 장관의 인사 관련 문제점뿐 아니라 군 출신으로 현 정권에 중용된 핵심 실세들을 비판하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장 전 사령관의 인사 비판이 청와대에도 정치적 부담이 됐다는 관측이다. 군에 정통한 한 인사는 “청와대와 군 내에서 서로 자기 사람을 심겠다는 인사 폐단이 드러난 것”이라며 “군 출신이 정권 요직에 대거 포진한 게 화근이 됐다”고 말했다. 김 장관이 기무사의 음성적인 군 동향 수집 및 지휘 계통을 벗어난 보고 등을 본격적으로 손볼 경우 박근혜 정부 군 개혁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기무사령관의 대통령 독대 보고는 밀실에서의 ‘정보 통제’라는 비판이 커지면서 노무현 정부 때 폐지됐다. 이명박 정부에서는 대통령실장 등이 배석하는 대면보고 방식으로 부활했지만 기무사의 정보 보고는 중간 라인을 거치지 않고 대통령에게 직접 전달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수 신임 사령관 체제의 기무사도 자체 개혁안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기무사의 정보 수집 및 보고 체계 등 체질 개선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국방장관의 기무사 지휘권 문제에 대한 정리가 이뤄지더라도 대통령의 군 통수권을 보좌하며 정권 안보의 핵심 기능을 수행하는 기무사의 역할이 수술대에 오르게 될지는 불투명하다는 인식이 적지 않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서울광장] 녹색성장과 창조경제, 그리고 새마을운동/정기홍 논설위원

    [서울광장] 녹색성장과 창조경제, 그리고 새마을운동/정기홍 논설위원

    사망선고를 받았겠거니 했던 녹색성장위원회가 살아났다. 지난달 말 총리실 산하기구로 새로 출범했다. MB정부 때의 대통령 소속보다 격(格)이 한 단계 낮아졌지만 녹색성장기획단도 함께 만들었다. 정부의 고민이 적지않았던 것 같다. 반면에 녹색위 재출범 이틀 전엔 서울 광화문의 KT사옥에 있는 녹색성장체험관에 문을 닫는다는 글이 고지됐다. 그 자리에는 청년 창업가들이 정보를 나누게 될 ‘창조경제 청년마당’이 들어오게 된다. 지구 살리기의 ‘녹색’이 일자리를 창출하는 ‘창조’의 옷으로 갈아입은 것이다. 녹색성장의 엇갈린 명암이 권력의 힘과 무상함을 다시금 곱씹게 한다. 이 공간은 정권이 바뀌면 그 용도가 달라졌다. 정책 홍보공간으로 바뀐 것은 참여정부 때였다. 당시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은 이곳을 ‘IT839’(미래 먹거리정책)의 상징 공간으로 정하고, 2004년 3월 ‘유비쿼터스 드림관’(U드림관)을 개관했다. 한국을 방문한 세계의 정보기술(IT) 인사들은 꼭 들러야 하는 명소로도 활용됐다. 다소 외져 일반인 발길이 뜸했지만 그해 중반 노무현 대통령의 방문으로 입소문이 빨라졌다. 노 대통령은 “잘한다 잘한다 했는데 이 정도인지 몰랐다”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대통령의 지극한 찬사에 정통부 직원들은 그날 저녁 술을 꽤 마셨다는 지난 얘기도 있다. 이 공간은 ‘U드림관’을 포함해 세 번의 변신을 한다. ‘U드림관’은 MB정부 시절인 2009년에 녹색성장체험관으로 그 명칭이 바뀐다. 전직 대통령의 예찬은 온데간데없고 급기야 정통부도 해체되면서 IT분야는 MB정부 내내 홀대를 받게 된다. 로봇이 떠난 자리에는 그린 카가 차고앉았다. 새로운 권력의 공격은 그 이후에도 어김없이 찾아왔다. ‘녹색성장’도 똑같은 방식에 의해 ‘창조경제’에 자리를 내주게 된다. 이곳은 ‘산 정권’이 ‘죽은 정권’의 영혼까지 빼앗는 매정한 공간으로 인식되고 있다. 노 대통령 때의 IT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녹색성장으로, 뒤이어 현 정부의 창조경제로 순차적으로 얼굴을 바꾸어 왔다. 각 정부의 핵심정책 수난사를 보듯 해 마음이 영 개운찮다. 이처럼 부산스럽던 지난달 말, 전남 순천에서 새마을운동을 재점화 한다는 소식이 나왔다. 박근혜 대통령이 전국새마을지도자대회의 축사를 통해 “새마을운동은 우리의 현대사를 바꿔놓은 정신 혁명이었고 국민 의식을 변화시켜 나라를 새롭게 일으켰다”며 사실상 제2새마을운동의 시작을 언급했다. 아니나 다를까. 이 말은 논란의 불쏘시개로 작용했다. 진보단체 등은 “지금이 1970년대의 농촌부흥시대도 아니요, ‘잘 살아보세’를 외치던 질곡의 시대도 아니다”라며 계획을 거둘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박 대통령의 발언은 내년 4월 한국에서 세계새마을지도자대회가 계획돼 있어 새마을운동의 부활을 예고한 것과 진배없어 보인다. 새마을운동의 노하우를 배우겠다는 국가가 20개에 이르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원조(援助)모델로 연구하자는 제안도 받아 놓은 상태다. 정부로서는 ‘빈곤퇴치 모델’을 만들어 ‘새마을운동의 한류화’를 만들고픈 욕심을 낼 만도 한 사례들이다. 이를 막무가내로 폄훼할 일은 아니다. 새마을운동은 일부의 논란 속에서도 1970~1980년대 농촌 삶의 질을 보다 높인 공을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제2새마을운동은 ‘못살던 시대’에서나 먹힐 정신개조 논리나 정부 주도의 관료적 발상으로 접근해선 그 효과를 내기가 어렵다. 요령부득의 밀어붙이기식은 더더욱 아닐 것으로 믿는다. 무엇보다 그 내용물이 지금의 시대정신을 관통하지 못하고 그냥 덧씌워져선 영속성을 보장받지 못한다. 때만 되면 ‘지우기와 만들기’로 점철된 KT 사옥 전시공간의 영혼 없는 변신을 보면서 혹여 제2새마을운동도 그 범주를 벗어나지 못하게 될까 걱정스럽다. ‘박근혜표’ 새마을운동의 성공은 무엇을 담고서 국민에게 접근하고 동질감을 갖게 하는가에 달렸다. hong@seoul.co.kr
  • [2013 국정감사] 與 “전공노 댓글 신속한 진상조사를”

    1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의 안전행정부 등에 대한 종합 국정감사에서 여야는 각각 전국공무원노조(전공노)와 안행부의 대선 개입 의혹을 지적하며 첨예하게 대립했다. 황영철 새누리당 의원은 “전날 다른 상임위에서 전공노 소속 공무원들이 민주당과 정치협약을 맺고 ‘민주당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공무원의 정치활동을 허용하고 해고자 모두를 복직시키겠다는 협약을 체결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면서 “전공노 소속 공무원들이 조직적 댓글 활동을 했다는 주장이 나왔다”고 주장했다. 유정복 안행부 장관은 “전공노는 불법적 단체이기 때문에 인정할 수 없다”면서 “공무원이 아닌 자가 노조활동을 하는 것은 처벌할 수 없지만, 공무원이 그런 활동을 한다면 엄중히 책임을 묻겠다”고 답했다. 앞서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달 31일 법제사법위의 대검찰청 국감에서 전공노의 문재인 후보 지지글을 언급, “인터넷을 활용해 대선에 개입하는 것을 누가 많이 했나”라면서 “우리나라 공무원들이 대선에 어떻게 개입했는지 실태를 밝혀야 한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반면 백재현 민주당 의원은 “안행부가 지난해 8월 ‘국가안보와 공직자의 자세’라는 안보교육 책자를 통해 조직적으로 대선에 개입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유 장관은 “살펴봤지만 책자에 정치적 편향성은 없었다”면서 “공직자 안보 교육은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자 진선미 민주당 의원은 “정치편향적인 안보교육은 지난 대선 기간 이전부터 이명박 전 대통령의 지시하에 꾸준히 실시돼 왔다”고 지적했다. 이에 유 장관은 “정상적 안보교육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한편 문상부 중앙선관위 사무총장은 이날 감사에서 이상규 통합진보당 의원이 “지난 대선의 개표 과정에서 일부 투표지 분류기 작동에 오류가 있었다”고 주장하자 “국회가 원한다면 온 국민이 보는 가운데 대선 투표함을 열어 재검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사설] 보선 연패 민주당, 정국기조 수정 고민해야

    그제 실시된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민주당이 또 패했다. 그것도 경북 포항남·울릉에서 60.71% 포인트, 경기 화성갑에서 36.44% 포인트라는 큰 득표율 차로 새누리당에 무릎을 꿇었다. 민주당 후보가 두 곳에서 얻은 득표율은 18.26%, 28.76%가 고작이었다. 유권자 10명 가운데 7, 8명이 민주당에 고개를 돌린 것이다. 참패가 아닐 수 없다. 선거 당일 마땅히 차려졌어야 할 개표 상황실조차 당사에 설치하지 않았다니 뚜껑을 열어볼 것도 없이 진작에 패배를 예견했다고 할 것이다. 이번 패배로 민주당은 지난해 19대 총선과 18대 대선, 그리고 지난 4월 재·보선까지 내리 4연패했다. 올해 14곳에서 치러진 국회의원·군수·광역의원·기초의원 선거에서 단 한 명의 당선자도 내지 못했다. 지난 이명박 정부 시절 제5기 지방자치 선거에서 한나라당과 대등한 성적표를 거둔 것을 제외하곤 5년간 대부분의 선거에서 패했다. 패배전문 정당이 됐다. 민주당의 위기를 넘어 한국 정치의 건강성을 위협하는 상황이 아닐 수 없다. 더욱 딱한 것은 민주당 분위기다. 패배에 너무 익숙해진 탓에 이젠 패인조차 찾으려 않는 듯하다. 여당 텃밭 운운하며 패인을 밖으로 돌리는 게 고작이다. 그러나 포항남·울릉은 그렇다 치고 화성갑은 16대, 17대 국회에서 내리 민주당을 선택했다. 그곳에서마저 당선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득표율로 패했건만 책임지는 모습은 도무지 찾아볼 수가 없다.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을 둘러싸고 지난 몇 달 대여 파상공세를 펴왔으나 민주당의 지지율은 한국갤럽 조사를 기준으로 20%에서 옴짝달싹 않고 있다. 40%를 웃돌고 있는 새누리당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국회를 박차고 나가 서울광장에 천막을 치고, 대표가 노숙하고, 주말마다 장외 집회를 갖고, 당의 모든 화력을 대선 논란에 쏟아부었건만 민심은 꿈쩍도 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은 이제라도 정국에 임하는 자세를 고쳐 잡아야 한다. 답은 나왔다. 끝난 지 열 달이 넘은 대선에서 이제 그만 벗어나야 한다. 민주당 지도부는 “지지층을 결집하지 못한 게 패인”이라며 더욱 강도 높게 투쟁해야 한다고 외치는 당내 강경파의 목소리보다는 조용한 다수 국민의 여론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국정원 의혹은 사법부의 판단에 맡기고 민생을 챙겨야 한다. 국정감사를 끝내고 법안 심의에 들어가는 다음 주 국회를 달라진 민주당의 출발점으로 삼기 바란다.
  • 朴대통령 새달 중순 국회 시정연설

    朴대통령 새달 중순 국회 시정연설

    박근혜 대통령이 다음 달 국회를 찾아 시정연설을 할 예정이다. 대통령의 정기국회 시정연설은 2008년 이후 5년 만이다. 시정연설은 주로 새해 예산안을 설명하는 자리이지만,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의혹 등 정치 현안에 대한 언급을 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은 30일 브리핑에서 “박 대통령이 국회에서 시정연설을 할 예정”이라면서 “구체적인 일정은 여야가 협의해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이 다음 달 2~9일 서유럽 순방에 나서는 만큼 시정연설은 다음 달 중순에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박 대통령이 시정연설을 할 경우 지난 2월 취임식과 지난 9월 여야 대표와의 3자회담에 이어 세 번째 국회 방문이 된다. 야권을 중심으로 박 대통령의 ‘정치 거리두기’가 정국 파행을 부추긴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시정연설이 꽉 막힌 정국을 풀 실마리가 될지 주목된다. 정국 향배가 달린 만큼 박 대통령 입장에서는 발언 내용과 수위를 놓고 고민을 거듭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역대 대통령이 직접 시정연설을 한 사례는 1988년 노태우 전 대통령과 2003년 노무현 전 대통령, 2008년 이명박 전 대통령 등 세 차례에 불과하다. 다른 해에는 국무총리가 연설문을 대독해 왔다. 반면 박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당시 ‘정치 쇄신’ 차원에서 시정연설에 매년 참석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한편 박 대통령은 이날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한국여성단체협의회 주최로 열린 제48회 전국여성대회에 참석, 축사를 통해 “여성의 잠재된 능력과 끼가 사회 발전에 적극 활용되고 발휘돼 국가경쟁력을 높여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일과 가정의 양립을 통해 여성들의 꿈과 희망이 이루어지고 국가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노력을 펼치겠다”면서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비롯한 여성 일자리 확충에 역량을 집중하고, 육아 부담 때문에 경력 단절이 없도록 보육 환경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2013 공직열전] 문화체육관광부 (중) 국장급 간부들

    [2013 공직열전] 문화체육관광부 (중) 국장급 간부들

    ‘오래 살아남는 자가 강자’라고 했던가. 새 정부 들어 문화체육관광부 간부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이런 사실을 절감하게 된다. 참여정부의 옛 문화관광부에선 서너 명의 간부들이 단박에 옷을 벗어야 할 처지에 놓여 있었다. 당시 유진룡 차관과 조현재 체육국장이 손에 꼽힌다. 유 전 차관은 청와대의 산하단체 인사청탁을 번번이 거절해 이래저래 미운털이 박혔다. 조 전 국장은 국민생활체육회장 선거를 앞두고 여야 국회의원의 출마를 막으려 동분서주하다 불필요한 오해를 사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은 새 정부 들어 문체부 장관과 제1차관으로 화려하게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이명박 정부 때도 마찬가지였다. 당시 모철민 차관과 신용언 관광산업국장은 꼿꼿한 성격 탓에 표적이 됐다. “일은 잘하지만 기분 나쁠 만큼 의견을 굽히지 않는다”는 평판이 돌았다. 새 정부 들어 모 전 차관은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으로, 신 전 국장은 관광분야의 전문가로 꿋꿋하게 공직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문체부 중고참 국장의 주축은 행시 27~32회다. 기수로만 보면 최근 체육국장에서 경질된 노태강 국립중앙박물관 교육문화교류단장이 최고참이다. 주변에선 “안타깝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일을 바르게 하고 원칙을 준수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 정부 때 실장급인 국립중앙도서관장에 내정됐으나, 본인이 고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 기수는 신용언 관광국장이다. 유 장관의 고교(서울고), 대학(서울대) 후배로, 참여정부 때는 정동채 전 장관의 총애를 받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주변에선 “자신을 알아주는 장관을 만나면 펄펄 난다”는 소리가 나온다. ‘얼리 어댑터’로도 유명해 MP3, 스마트폰, 오디오 등을 잘 다룬다. 유동훈 대변인은 입지전적 인물로 통한다. 온순한 양 같은 외모를 지녔지만 “배포가 두둑하다”는 소리를 듣는다. 합리적이며 판단이 빠르다는 평가다. 영화 ‘친구’의 곽경택 감독이 그를 모델로 등장인물을 설정했을 만큼 어린 시절 부산에선 이름(?)깨나 날린 것으로 전해진다. 공보 전문가이자 외유내강의 행정가로 안팎에서 인정받고 있다. 김기홍 저작권정책관은 ‘양수겸장’의 멋쟁이로 불린다. 머리도 좋고 추진력까지 겸비했다는 평가다. 해병대 출신의 마당발로 대통령비서실, 미디어정책국장, 체육국장 등의 요직을 두루 거쳤다. 방송계에 유난히 인맥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송수근 콘텐츠정책관은 다재다능한 예술가형 관료로 꼽힌다. 영어로 강연할 만큼 외국어에 능통하고, 누구나 따라 배우기 쉬운 피아노 교본과 축구 교재를 직접 저술할 만큼 음악과 체육에 조예가 깊다. 부인이 부장판사로 법조계에도 인맥이 두텁다. 박영국 미디어정책국장은 법학도 출신으로 미국 변호사 자격증까지 갖춘 미디어법 전문가다. 대통령비서실 국정상황실 등을 거칠 만큼 능력을 인정받았다. 유·김·송·박 국장은 모두 국정홍보처(공보처) 출신이다. 문체부에서는 공보라인이 출세한다는 공식이 통할 정도다. 관광 전문가인 나종민 문화정책국장은 박근혜 정부의 문화융성 정책을 책임지고 있다. 온화한 성격과 딱 부러지는 일처리로 유명하다. 역시 관광통인 김태훈 예술국장의 별명은 ‘차세대 전투기’다. 업무파악과 대인관계에 능통해 기획통으로 불린다. 해사(35기) 출신의 김성호 도서관박물관 정책기획단장은 호인이란 소리를 듣는다. 책임감이 강하고 치밀한 일처리가 강점이다. 체육국장과 종무관 등을 지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서울광장] 1·2·3·4 법칙과 대통령의 화법/안미현 논설위원

    [서울광장] 1·2·3·4 법칙과 대통령의 화법/안미현 논설위원

    17대 대선 때 ‘이명박(MB) 대통령 만들기’에 깊숙이 관여했던 한 전직 관료는 ‘1·2·3·4 법칙’의 중요성을 이야기했다. 우리 사회 구성원의 맨 위 10%는 남들보다 앞서가는 혁신그룹(이노베이터)이다. 다음 20%는 남들이 하면 ‘뭐지?’ 하고 해본다. 새로운 것을 먼저 시도하지는 않지만 몇몇의 앞선 시도를 보고 금방 따라나선다는 점에서 얼리 어답터(early adopter) 그룹이다. 그다음 30%는 택시기사, 미용사 등 보통 사람들(common public)이다. 정치나 경제 등에 대해 잘 알지 못하지만 스스로는 잘 안다고 생각한다. 수적으로 가장 다수인 40%는 누가 대통령이 되든 전혀 관심이 없다. 10% 이노베이터와 20% 얼리어답터는 어지간해서는 자신의 생각과 판단을 잘 바꾸지 않는다. 따라서 선거에서 이기거나 여론을 틀고 싶으면 30% 그룹을 집중 공략해야 한다는 게 이 참모의 주장이었다. 30%가 떠들어대면 선거나 사회현안에 관심없는 밑바닥 40%조차 ‘그래?’ 하고 움직인다는 것이다. 흥미가 좀 더 당긴 것은 그다음 얘기였다. 그렇다면 30%를 움직이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하고 효율적인 수단은 뭘까. 그는 ‘이미지’라고 자문자답했다. 그래서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때도 MB에게 이미지의 중요성을 무던히도 주입시켰다고 한다. “TV토론 때 어떻게 반박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대중이 기억하는 것은 오직 이미지다. 동문서답을 해도 ‘30% 그룹’은 그게 동문서답인지 잘 모른다. 그러니 상대의 불리한 질문은 무시하고 그냥 하고 싶은 말을 하라.” 이어지는 그의 회고. “그런데 MB는 기업인 출신이라 그런지 상대 질문에 설명이든 반박이든 기어코 답을 하려 했다. 참모들이 수도 없이 지적했지만 끝까지 고치지 못했다. 반면, 라이벌이었던 박근혜 후보는 이걸 아주 잘했다. 그것도 너무나 천연덕스럽게.” 세월이 흘러 또 한 번의 대선이 치러졌다. 그런데 선거가 끝난 지 1년이 다 되어가도록 국가정보원의 대선 개입 의혹을 놓고 나라가 시끌시끌하다. 국론도 분열됐다. 그럼에도 박근혜 대통령은 “나와는 무관한 일”이라며 거리를 두고 있다. 비판여론이 커지자 정홍원 국무총리를 대신 내세워 진상 규명을 다짐하는 것으로 갈음했다. 그리고 자신은 프로야구장으로 달려가 시구를 하고 청와대서 아리랑을 불렀다. MB 참모들이 탄복해 마지 않았다는 박 대통령의 강점이 이것인가 싶다. 어렵사리 성사된 지난 9월 국회 영수회담 때도 김한길 민주당 대표의 비판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준비해 온 글만 순서대로 읽어 내려갔던 대통령이다. 한 달여가 지난 지금, 국민들이 기억하는 것은 막힌 정국의 물꼬를 트기 위해 대통령이 야당 대표를 만났다는 사실이다. 동문서답을 했는지는 아는 사람도 기억하는 사람도 거의 없다. 확실히 박 대통령은 이미지에 강하다. 이번에도 ‘(국정원에) 신세 진 게 없다’는 이미지를 국민에게 뚜렷이 각인시켰다. 하지만 잃은 이미지도 있다. 국가 리더로서의 이미지다. 혹시 대통령은 국회의사당 복도에서 결정적인 한 마디로 정국을 주도했던 정치인 시절을 떠올리며 좀 더 때가 무르익기를 기다리는 것일까. 분명한 점은 이제 대통령은 하고 싶은 말만 해도 되던 정당 대표도, 대선 후보도 아니라는 사실이다. 대통령에게는 나라를 안정적으로 이끌어갈 책임이 있다. 정국이 꽉 막혀 있는데 경제법안 처리만을 외쳐대는 대통령을 보며 국민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60%를 넘었던 지지도가 최근 50% 초반까지 떨어진 데서 어느 정도 답을 짐작할 수 있다. 한 대기업 총수는 과거와 달리 대통령의 해외순방 동행길이 즐겁다고 했다. 언행에 품위가 있어 어디서든 “이분이 우리나라 대통령입니다”라고 소개하는 게 조금도 민망하지 않아서란다. 어떤 대통령은 너무 촌스럽고 어떤 대통령은 너무 촐랑대 예전엔 자부심을 느낄 수 없었다나. 이번 주말 대통령은 유럽 순방길에 오른다. 귀국길에는 달라진 대통령의 이미지를 보고 싶다. hyun@seoul.co.kr
  • [사설] 갈지자 교육행정으로 미래 인재 못 기른다

    그제 교육부가 자사고 선발권을 인정하는 고등학교 정책을 발표했다. 당초 발표했던 선발권 폐지방침에 대해 자사고가 반발하자 포기한 것이다. 학생 학부모들은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교육부는 어설픈 정책 발표로 혼선을 초래할 게 아니라 현장 의견을 충분히 들은 뒤, 정책을 잘 가다듬어 내놓아야 한다. 지금 같은 눈치보기식의 갈지자 행보로는 미래 인재를 키울 수 없다. 서남수 교육부 장관 등 교육정책 당국자들의 맹성을 촉구한다. 교육부의 조령모개식 정책으로 학생, 학부모만 골머리를 앓고 있다. 예컨대 이명박 정부 시절 도입한 수준별 수능시험은 3년 만에 막을 내린다. 2014학년도만 국·영·수 모두 수준별 시험으로 치르고 2015학년도와 2016학년도에는 국어·수학만 수준별로 보고 이어 2017학년도에는 완전 폐지하게 된다. 연간 60만명 안팎의 수험생들이 보는 시험제도를 시행 1년 만에 다시 바꾸는 것으로 교육부의 경솔함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고교 문·이과 통합안도 마찬가지다. 지난 8월 교육부는 2017학년도 이후 대입개편 방안으로 현행안과 문·이과 구분 없는 통합안 등을 제시했다. 문·이과 통합안에 대해 관심이 쏠린 것은 당연지사였다. 그런데 두 달 뒤 나온 최종 방침은 2018학년도부터 폐지였다. 교육과정 개발, 교과서 개발 등 준비시간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였다. 교육부의 안이한 태도가 읽히는 대목이다. 자사고 입시방안도 그렇다. 애당초 자사고 선발권을 없애는 방안을 발표했다가 자사고 측이 반발하자 추첨으로 1.5배수 선발 뒤 면접으로 최종 확정한다는 방안을 내놓았다. 기존처럼 자사고의 학생 선발권을 인정해준 꼴인데 그러려면 왜 성급히 선발권을 없애겠다고 공언했는지 궁금하다. 물론 교육부로서도 적잖은 고충은 있다고 본다. 여야 정치권의 엇갈린 주문에다 교육단체와 학교현장의 목소리 등 다양한 정책환경을 감안하면 고민이 없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럴수록 교육부는 교육본령에 충실해야 한다. 지난 정부 때의 고교 다양화정책으로 일반고가 위기상황에 놓였다면 특수목적고 양성화보다는 일반고 교육을 강화하는 데 더 큰 비중을 둬야 한다. 일선 학교로서는 우수학생 선발에 관심을 둘지 모르나, 정책당국은 어떻게 우수한 학생으로 키울 것인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교육의 수월성과 형평성은 대체재가 아닌 상호보완재로써 함께 추구할 수 있다. 지식정보화 시대에 바람직한 인간상은 지식위주의 인재가 아닌 인성, 창의성 중심의 인재다. 교육부는 섣부른 정책발표로 혼선을 초래하지 말고, 정치권이나 교육단체에도 휘둘리지 않는 신뢰 있는 정책으로 미래 인재 양성방안을 마련하기를 당부한다.
  • “이웃 지자체 연계 지역행복생활권 도입하길”

    29일 제1회 지방자치박람회에서 열린 정책 세미나에서는 전문가들의 다양한 제언이 쏟아졌다. 이원희 한경대 인문사회대학 교수는 ‘맞춤형 지역발전을 위한 새로운 정책 방향 모색’을 주제로 한 발제에서 주변 지자체가 함께 연계해 협력하는 ‘지역행복생활권’의 도입을 주장했다. 이 교수는 “복수의 지자체가 권역 단위로 협력발전계획을 수립할 수 있다”면서 “좁은 범위의 협력을 넘어 산업, 사회, 문화, 환경, 교통, 복지, 교육 등 포괄적인 분야를 망라하는 모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 개별 행정구역 단위를 넘어 경제활동 단위로 도시권을 육성한 영국 등의 사례를 소개하며 “행정구역의 경계를 넘어서 지역이 함께 연계하고 협력하면 정책 투자의 효율성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라휘문 성결대 행정학부 교수는 지자체가 조례를 통해 세목을 설치해 과세할 수 있는 법정외세 제도 도입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라 교수는 “법정외세 제도는 조세의 부과·징수는 반드시 법률에서 정한다는 조세법률주의의 한계를 극복하는 대안이 될 수 있다”면서 “이미 제도를 도입한 일본의 사례 등을 참조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또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까지 지속됐던 행정서비스헌장이 이명박정부에서 유명무실해졌음을 지적하며 “대국민 서비스를 높일 수 있는 제도의 도입이 필요하다”면서 “행정서비스헌장은 현재 시행되고 있는 다양한 서비스정책의 바탕이 됐다”고 말했다. 금창호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지자체는 중앙정부와 달리 행정서비스의 최종 전달자로서 역할을 한다”면서 “이른바 ‘서비스 정부’의 실현은 중앙정부가 아닌 지자체가 주도적으로 대안을 만들고 추진해야 달성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외교부, 독도 민간 해외광고 막아”

    외교부가 독도의 국제 분쟁 지역화를 막아야 한다는 내부 지침에 따라 독도에 대한 민간의 자발적 해외 홍보 활동까지 중단 또는 자제시켰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29일 “외교부가 지난해 초·중반에 작성한 ‘독도 업무 지침’을 입수했다”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정 의원에 따르면 이 내부 지침에는 해외 민간 독도 광고에 대해 ▲독도 영유권 공고화에 부정적 영향을 초래하고 ▲독도 영유권 근거 강화에 기여하는 바가 없으며 ▲국제 분쟁 지역화만 야기하므로 실시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규정돼 있다. 외교부는 이 내부 지침에 따라 2010년 뉴욕 타임스 스퀘어 독도 광고와 지난해 미국 고속도로 독도 광고 등 해외 교민들의 자발적인 독도 광고 추진을 막기 위해 교민과 광고주들을 만나 광고 게재 중단을 요구했다고 정 의원은 밝혔다. 정 의원은 “국민들의 자발적 독도 광고와 해외 홍보 활동까지 외교부가 막았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외교부는 “오히려 정부는 민간 차원의 독도 해외 홍보 활동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며 “내부 지침에 이런 내용이 있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외교부는 그동안 독도 문제에 대해 ‘조용한 외교’ 기조를 유지해 오다 지난해 8월 이명박 당시 대통령의 독도 방문 이후 적극적 외교로 방향을 틀었다. 한편 외교부가 파악한 세계 지도의 독도 및 영유권 표기 현황에 따르면 독도의 명칭이 표기된 1312개의 지도 가운데 독도와 다케시마(독도의 일본식 명칭)가 병기된 것은 725개(55.3%)로 절반 이상이지만 독도 단독 표기 지도는 277개(21.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서울시 신청사는 우리 모두의 자화상”

    “서울시 신청사는 우리 모두의 자화상”

    “건축이라는 운명의 회오리에 빠져 있나 봐요.” 다큐멘터리 ‘말하는 건축 시티:홀’은 정재은(44) 감독이 계획한 ‘건축 3부작’의 2부에 해당하는 작품이다. 1부에 해당하는 ‘말하는 건축가’가 건축가 정기용의 세계를 담았다면 ‘말하는 건축 시티:홀’은 서울시 신청사의 건립 과정을 들여다본다. 건축 3부작을 시작하기 전 개발하고 있던 SF호러 영화 ‘오피스’도 최첨단 초고층 빌딩이라는 공간을 이야기의 중심에 놓는다. 지난 24일 서울 종로구 사간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감독은 “어쩌다 이렇게 건축을 소재로 찍게 됐는지 모르겠다”며 웃었다. “이전에 찍었던 ‘고양이를 부탁해’나 ‘태풍태양’에서도 도시는 주인공이었어요. 인천이나 서울 잠실 같은 공간들을 영화의 주인공만큼 애정을 가지고 탐사했었죠. 건축이라는 게 도시와 사람들에 대해 아주 중요한 이야기를 많이 담고 있다고 생각해요. 한국에서 건설과 건축이라는 문화가 일종의 전환기에 접어든 것도 건축 다큐멘터리를 찍게 된 이유 중 하나였어요.” 신청사는 2005년 3월 이명박 당시 서울시장이 건립안을 채택해 지난해 10월 박원순 서울시장이 개청식을 열 때까지 무수한 시행착오를 겪었다. ‘말하는 건축 시티:홀’이 집중하는 것은 7년에 이르는 지난한 건립 과정 중 마지막 1년이다. 서울시 신청사 콘셉트 디자인의 당선자였던 건축가 유걸이 설계와 시공 과정에서 배제됐다가 ‘총괄 디자이너’라는 직책으로 복귀해 1년여가 흐른 시점이다. 그러나 건축가와 시공사 간의 갈등으로 공사는 여전히 삐걱거린다. “서울시 신청사가 중요한 이유는 건설사의 턴키(설계·시공 일괄입찰) 공사로 끝날 뻔했던 건물에 건축가의 아이디어를 반영하려 했기 때문이죠. 처음에는 건축가에게 집중하려고 했어요. 그런데 찍다 보니 시공과 감리 등 여러 가지 영역이 함께 건축에 대해 고민해야 좋은 건물이 나올 수 있다는 점을 알게 됐죠. 신청사에서 굉장히 종합적이고 입체적인 하나의 사회를 만나게 되면서 이야기의 방향도 달라졌어요.” 2011년 10월 촬영을 시작한 감독은 서울시의 촬영 금지 통보 등 우여곡절을 겪으며 약 1년 반 동안 400시간 분량의 영상을 기록했다. 106분으로 압축한 영화에서 감독이 보여주려고 하는 것은 “우리 모두의 자화상 같은 신청사”의 숨겨진 서사다. 감독은 “담당자들의 입을 통해 드러내려 했던 것은 크게 두 가지”라면서 “하나는 ‘신청사가 어떻게 탄생하게 됐는가’였고 또 하나는 ‘만들어지면서 어떤 일이 있었는가’였다”고 설명한다. 영화는 이 두 가지를 면밀히 따라가면서도 일방적으로 한쪽 편을 들거나 성급한 결론을 통해 무조건적인 비판을 가하지는 않는다. “결론을 정말 못 내리겠더라고요. 제 주장을 담을 수는 있겠지만 그게 모든 사람의 결론이 되기는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인물 안에 파고들어서 속 얘기를 꺼내 놓게 하는 대신 관객들이 그들의 위치와 삶에 대해 고민할 수 있도록 적정한 거리감을 유지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봤어요. 영화 안에서 턴키 공사를 맡았던 삼우의 설계안도 보여주고, 유걸 건축가와 함께 공모했던 다른 건축가들의 디자인도 보여주잖아요. 만약 지금의 신청사가 마음에 안 든다면 관객은 어떤 건물을 올리고 싶은 건지 상상하게 만들고 싶었어요.” 감독은 “우리의 모습이 담겨 있는 것만으로도 신청사는 충분히 뜻깊고 좋은 건축물”이라면서 “시간이 지나면 더 좋은 건축물이 될 것”이라고 덧붙인다. 건축가가 박대받는 현실을 보여주면서도 건축가의 의도를 일정 부분 반영했다는 점에서 신청사가 “미래에 대한 어떤 기대를 품게 만든다”는 것이다. 건축이 공간의 기억과 이야기를 손금처럼 품고 있다면 감독의 영화는 그것을 부지 바깥으로 확장시킨다. 그래서 그가 “지금 가장 바라는 것 중 하나는 신청사의 다목적홀에서 영화를 상영해” 공간에 기억을 더하는 일이다. “3부는 아직 정하지 못했어요. 제가 극영화를 찍으면 다큐멘터리 같다고 하고, 다큐멘터리를 찍으면 극영화 같다고 해서 고민이에요(웃음). 아마 그 사이 어딘가에 제가 추구하는 영화적 현실이 있는 거겠죠. 영화가 장면의 완벽함을 추구한다면 다큐멘터리는 장면의 현실적 제약들을 인정할 수밖에 없어요. 다큐멘터리는 그 빈 구멍들을 관객에게 맡기는 장르 아닐까요.”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새누리 “국정원 댓글 분석에 치명적 오류”

    새누리당이 “댓글 분석 자료에 치명적인 오류가 있다”며 거듭 검찰의 국가정보원 댓글 수사팀에 해명을 요구했다. 최경환 원내대표는 2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짜 맞추기 수사를 위한 정치적 의도를 가진 고의적 오류인지 당시 수사팀이 책임지고 해명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하면서 댓글 수사팀의 공소장 변경신청 요구서에 첨부된 트위터 댓글 목록 5만여건에 대한 분석 결과를 제시했다. 검찰 수사의 적절성 문제를 제기함으로써 국면을 ‘정치 공방’에서 ‘사실관계 다툼’으로 이끌어 가려는 시도로 보인다. 새누리당의 분석 결과 검찰이 제시한 트위터 글에서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한 기사를 단순 링크한 내용이 ‘안철수 반대’로 분류됐고, 박근혜 당시 대선 후보를 비판한 내용이 ‘박근혜 지지’로 분류되기도 했다는 것이다. ‘안철수 반대’로 분류된 트위트 내용에 이 전 대통령을 비판한 내용이 포함됐다고도 주장했다. 최 원내대표는 “이런 명백한 오류는 대강 분류해도 2500∼3000건에 이르고 5만여건의 댓글 중 (국정원) 본래 기능인 대북 심리전 내용도 상당수 포함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증거 자료는 한 점 의혹과 실수도 없어야 하는데 검찰이 조직적 선거 개입이라고 제시한 자료를 보면 앞뒤가 맞지 않는 오류투성이에 급조된 티가 역력하다”고 비판했다. 황우여 대표도 “댓글 사건을 비롯해 여러 정치 현안에 대해 엄정하고도 중립적으로 신속하게 수사를 마쳐 한 점의 의혹도 남기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거들었다. 한편 이춘석, 신경민 의원 등 민주당의 법사위와 정무위 소속 의원들은 이날 대검찰청을 항의 방문해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에 대한 검찰의 엄정한 수사를 촉구했다. 이들은 길태기 검찰총장 직무대행과 면담한 자리에서 윤석열 전 특별수사팀장의 직무 복귀와 국정원 사건에 대한 수사권 보장 등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싸우는 사이… 하루에 돼지 분뇨 228t 무단 방류

    싸우는 사이… 하루에 돼지 분뇨 228t 무단 방류

    국내 최대 축산폐수 배출 지역이란 오명을 가진 전북 익산 왕궁의 한센인촌을 생태마을로 복원한다는 계획이 삐걱대고 있다. 이명박 정부 때 환경부와 국무총리실, 전북도, 익산시 등 7개 기관은 ‘왕궁 환경개선 종합대책’으로 지역 축산단지를 매입해 생태숲을 조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환경부와 환경공단은 2011년부터 하천 오염원인 왕궁 축산단지의 축사를 단계적으로 매입·철거하고 바이오 순환림(林)을 조성하고 있다. 하천과 저수지는 생태하천으로 복원해 새만금으로 유입되는 만경강의 수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한다는 복안이다. 하지만 축사매입 시 영업보상 문제를 이유로 난관에 부닥쳐 사업이 공전하고 있다. 현장을 찾아 갈등을 빚고 있는 문제점을 알아보고 관할 지자체인 익산시와 환경부의 입장을 들어봤다. 27일 환경부에 따르면 올해 9월 말까지 220억원을 들여 축사 등 토지 17만 5000㎡에 대해 협의 매입을 완료했다. 사들인 토지는 축사 외에 농지와 대지 등도 포함돼 있기 때문에 순수 축사 매입 면적은 5만㎡에 불과하다. 축사 매입 이후 돼지 사육농가는 208가구에서 126가구로 40% 가까이 줄었지만 돼지 사육 마릿수는 소량 감소하는 데 그쳤다. 돼지 사육 마릿수가 줄어들지 않아 분뇨 발생량도 여전하다. 따라서 공공처리장의 적정 용량을 초과한 많은 양의 분뇨가 무단 방류되고 있다. 이처럼 환경개선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이유는 가축 농가들이 영업손실 보상을 요구하며 매도를 기피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이웃마을에 국가식품클러스터 사업장이 들어서는데 이곳은 영업 손실분까지 보상해 줬다며 버티고 있다. 또한 하림, 도뜰영농조합법인 등 정육 납품업체들이 가축분뇨 처리 비용이 적게 드는 왕궁 축산단지에 위탁 사육하고 있는 것도 사육 마릿수가 줄어들지 않는 원인이다. 정부는 ‘익산 왕궁 환경개선종합대책’에 따라 2015년까지 국고 428억원을 투입해 현업축사 면적의 80%인 30만 6000㎡를 매입할 예정이다. 축사 160개를 사들여 생태숲을 조성하고, 환경개선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해 한센인을 위한 양로시설 신·개축과 소공원도 조성할 계획이다. 사업이 마무리되면 만경강 수질이 획기적으로 개선돼 새만금으로 유입되는 오염원이 크게 줄어든다는 계산이다. 그러나 주민들의 요구사항이 거세지면서 시간만 보내고 있다. 관할 지자체인 익산시 신승원 환경위생 과장은 “환경부의 축사 매입이 휴업 중인 곳 위주로 이뤄져 가축 분뇨 발생량이 줄어들지 않고 있다”면서 “생태복원 사업비를 현업축사 매입비로 전용해 우선 투입해야 수질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보상 법률에 따라 주민들이 요구하는 영업보상(휴업기간 3개월)이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환경부의 의견은 다르다. 축사매입이 공익사업에 해당되지 않기 때문에 영업손실 비용까지 얹어서 줄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대신 매수한 토지(현업 30만㎡, 폐업 21만㎡)를 활용한 소득보전 방안을 다각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환경부 유종열 물환경정책 사무관은 “현재로서는 영업보상비를 줄 법적 근거가 없다”면서 “기존 매도자와의 형평성 등을 감안할 때 영업손실 보상금을 지급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가능 여부에 대해 법률자문을 의뢰하는 등 방안을 모색할 수는 있다는 의견이다. 지역 주민들은 어려움에 처한 축산농가의 처지는 무시하고 각종 규제만 강화하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축산농가 대표 박기봉씨는 “낡고 오래된 노후 축사가 가축분뇨 다량 발생의 요인이므로 이를 증개축할 수 있도록 규제 완화와 지원을 해 줘야 한다”고 항변했다. 또한 “현재 휴·폐업 축사 매입 시 인근 식품클러스터에 준하는 영업보상이 이뤄져야 한다”면서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질 때까지 한센인 단체인 ‘한빛복지협의회’와 연계해 시위에 나서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25일에는 정부세종청사 정문 앞에서 한센인 200여명이 모여 환경부를 성토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익산 왕궁 축산단지는 현재 돼지와 닭 사육 등으로 하루 928t의 오·폐수를 내보내고 있다. 축산폐수 처리장은 처리용량이 하루 700t 규모라 초과된 228t이 무단 방류되는 셈이다. 이곳에는 익산·금호·신촌농장 등 3개의 대규모 가축농장이 있다. 자체 정화시설과 시에서 위탁 운영하는 폐수처리장이 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개울물은 먹물을 풀어놓은 것처럼 까맸다. 축산폐수는 인근 저수지인 주교제(면적 26만 4000㎡)를 거쳐 익산천과 합류된 뒤 만경강으로 흘러든다. 새만금으로 유입되는 만경강의 수질오염원 중 왕궁 가축 분뇨가 3.6%를 차지한다. 이해관계가 얽힌 축산농가 환경개선 사업이 봉합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마을 곳곳에는 관계기관을 성토하는 현수막들이 내걸려 예전 모습으로 되돌아가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글 사진 익산 유진상 기자 jsr@seoul.co.kr
  • “사이버사령부 창설이후부터 여론조작 의혹”

    진성준 민주당 의원은 ‘댓글 대선 개입’ 논란을 일으킨 국군 사이버사령부가 창설 이후부터 국민을 대상으로 광범위한 여론조작 활동을 벌였고 한 해에 2000만건의 활동 목표를 세웠다고 주장했다. 또 사이버사령부가 국가정보원, 경찰 등 유관기관과 체계적인 공조활동을 벌였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진 의원은 2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이버사령부 내 국방부 장관 표창자들의 공적조서를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이같이 주장하며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5인의 공적조서를 공개했다. 2011년 3월 25일 국방부 장관 표창을 받은 장교 김모씨의 공적조서에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와 관련한 홍보 글을 집필, 정상회의 기간에도 인터넷 공간에서 정부 및 대통령 비판 글 확산을 저지하기 위해 노력…”이라고 되어 있었다. 같은 해 10월 25일 표창을 받은 사이버심리전단 운영팀장인 군무원 정모씨의 공적조서에는 “공세적 사이버 심리전 홍보활동 시행, 10년도 목표 초과 달성(계획 2000만회, 성과 2300만회), 북한의 천안함 폭침·G20 정상회의·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등 국가 국방 위기상황 등에 대한 비난여론에 적기 대응해 비난여론 차단에 기여”라고 적혀 있다. 박모 운영과장의 공적조서에는 “국정원, 경찰청, 정보사 등 유관기관과의 정보 공유 활성화를 통해 정보 누락 위험성을 제거하고 민관군 합동대응을 주도적으로 선도함”이라고 공적을 언급, 국정원과 사이버사령부의 공조가 확인됐다고 진 의원은 주장했다. 그러나 국방부 관계자는 “안보 현안과 관련, 북한이 다양한 경로로 인터넷 영역까지 들어오니까 그것에 대한 대응을 한 것 같다. 수사 중인 사안이라 더 이상 언급하지 않겠지만, 광범위한 차원에서 사이버사령부의 활동영역에서 벗어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반박했다. 홍문종 새누리당 사무총장도 “G20 정상회의의 국가홍보, 천안함 폭침 등 국가 위기 사항에 대한 여론대응과 각급 유관기관과의 정보 교류 활성화는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면서 “야당은 사이버사령부가 조직적으로 선거에 개입했다는 정치 공세를 그만두어야 한다”고 거들었다. 한편 홍 사무총장은 검찰의 국정원 댓글 수사팀이 추가 기소를 위한 공소장 변경의 증거로 제시한 5만 5689건의 트위터 게시글을 분석한 결과, “많은 부분에서 심각한 오류가 발견됐다”면서 “대선 개입 의혹의 증거가 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근혜 후보와 새누리당을 지지했다는 트위트가 사실은 ‘비판’이었고, 안철수 후보와 야당을 반대한다고 했던 댓글 중에서도 사실은 지지·홍보하는 내용도 다수 발견됐다”면서 “이명박 정부를 비판하는 글도 발견돼 국정원 직원이 작성했는지 의심이 든다. 검찰 증거물은 철저한 검토 없이 급조됐거나 일부 정치 검사의 의도가 반영됐다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 [사설] 정부 핵심인사 ‘PK 독식’ 우연인가 필연인가

    박근혜 대통령이 감사원장 후보로 경남 마산 출신인 황찬현 서울중앙지법원장을 지명했다. 이어 검찰총장 후보에는 같은 경남의 사천 출신인 김진태 전 대검차장이 내정됐다. 우연인지 모르지만 연이어 PK(부산·경남) 출신이 최고 권력기관의 수장으로 지명된 것이다. 새 정부 들어 임명된 정부 핵심인사들이 능력을 떠나 출신지가 특정 지역에 편중돼 야권의 비판을 받아온 터다. 이런 판국에 두 PK 인사의 지명은 불에 기름을 끼얹은 격으로 편중인사 논란은 더욱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인재 등용에 있어서 지역을 가리지 않고 능력 있는 분들을 모시겠다는 게 확고한 의지다.” “모든 공직에 대탕평인사를 할 것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23일 광주광역시당·전남도당 대선대책위 출범식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러나 그 약속은 불행하게도 지켜지지 못했다. 초대 내각 인선에서는 국무총리와 장관 후보자 총 18명 가운데 서울·경기·영남이 14명이나 차지했고 호남 출신은 한두 명에 불과했다. 국가정보원, 검찰청, 경찰청, 국세청 등 4대 권력기관 주요 보직자도 영남 출신이 43%로 지역 편중이 심했다. 박 대통령의 대탕평 인사 약속은 ‘허언’(虛言)이 되고 만 셈이다. 특히 정부의 핵심 요직은 PK 출신이 독식하다시피 하고 있다. 정홍원 국무총리(경남 하동),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경남 거제), 박한철 헌법재판소장(부산)에 감사원장, 검찰총장까지 더해졌으니 ‘그들만의 인사’라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게다가 홍경식 청와대 민정수석(경남 마산), 박흥렬 경호실장(부산)과 이명박 정부에서 임명된 양승태 대법원장(부산)까지 PK 아닌가. 이 지경에 이르기까지 정 총리나 김 실장은 과연 무슨 역할을 했을까 국민은 궁금해하고 있다. 인사에서는 능력과 전문성이 제일의 덕목이다. 하지만 지역 안배를 고려해야 하는 이유는 박 대통령도 강조했듯 국민통합이라는 국가적 목표와 대의명분이 있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이 대선 과정에서 한광옥 전 민주당 상임고문 등 호남 출신들을 영입하고 한씨를 국민대통합위원장으로 중용한 것도 그런 맥락에서다. 그러나 정작 정부 행정을 이끌어가는 중요한 자리에서는 특정 지역을 홀대한다면 속 보이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국민통합은커녕 분열과 갈등을 자초하는 일이다. 특정 지역 출신이라고 해서 능력이나 자질이 뒤처질 리 없다. 오히려 소외 지역 출신을 등용한다면 고마운 마음에서라도 나라를 위해 더욱 열심히 일할지 모른다. 누가 봐도 자연스럽지 못한 인사라면 그건 ‘비정상 인사’다. 핵심 요직은 물론 국장급 이하 자리도 지역을 고려하는 균형인사가 이뤄져야 한다. 때론 기계적인 안배도 필요하다. 대탕평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
  • 독도 동영상에 日영상 도용 ‘망신’

    독도 동영상에 日영상 도용 ‘망신’

    외교부가 독도 영유권을 홍보하기 위해 처음 제작한 동영상 화면에 일본 NHK 방송의 드라마 장면이 무단 사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의 독도 예산 6600만원이 제작비로 투입된 ‘대한민국 독도’라는 제목의 해당 영상은 공개된 지 11일 만인 지난 25일 NHK 요구에 따라 외교부 홈페이지와 유튜브에서 모두 삭제됐다. 외교부는 27일 “독도 홍보 영상의 일부 화면이 NHK 드라마 장면을 사전 양해 없이 10초 분량 사용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매우 송구스럽다”고 사과했다. 문제의 동영상 장면은 NHK가 일본 소설가 시바 료타로의 역사 소설을 원작으로 2011년 방영한 드라마 ‘언덕 위의 구름’에 나오는 러·일전쟁 관련 화면이다. NHK 서울지국이 25일 외교부에 저작권 침해 사실을 공식 통보하면서 우리 정부는 처음 인지하게 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교부 당국자는 “NHK가 법적 문제는 제기하지 않겠다고 전해왔다”고 말했다. 해당 독도 홍보 동영상은 지난해 8월 이명박 전 대통령의 독도 방문 후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에 맞대응하는 차원에서 이뤄진 첫 작품이다. 정부는 해당 동영상을 수정 보완한 후 다시 게재하겠다는 방침이다. 일본 정부는 앞서 우리 정부가 요구한 다케시마(竹島·독도의 일본식 명칭) 홍보 동영상의 삭제를 공식 거부한 바 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NHK저작권 침해사실 몰라

    정부가 일본 공영 방송사(NHK)의 드라마 영상을 일부 도용한 홍보 동영상은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에 대한 맞대응 성격으로 제작된 것이다. NHK 요구로 정부가 독도 영상을 삭제한 날은 아이러니하게도 우리 해·공군 및 해경이 합동 독도방어훈련을 실시한 지난 25일 ‘독도의 날’이었다. 외교부가 독도 주권을 전 세계에 홍보하기 위해 처음 제작한 12분 10초 분량의 ‘대한민국 독도’ 홍보 영상이 유튜브에 공개된 건 지난 14일. 외교부는 당초 13일 동영상을 공개했지만 부분 수정을 이유로 하루 뒤 다시 공개하고도 저작권 침해 문제는 확인하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외교부가 독도 홍보 영상의 저작권 침해를 처음 인지한 시점은 25일로, 일본 NHK 서울지사가 외교부에 자사가 2011년 제작한 드라마 ‘언덕 위의 구름’ 영상 일부가 한국 정부의 독도 홍보 영상에 무단 사용됐다고 통보하면서다. 문제가 된 영상은 NHK가 러·일전쟁을 소재로 제작한 드라마의 한 장면이며, 우리 독도 홍보 영상에는 10초 분량의 4컷이 사용됐다. 외교부는 한 외주업체와 수의계약을 맺고, 독도 예산 중 6600만원을 제작비로 투입했다. 해당 업체는 무단 사용 사실을 인정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홍보 동영상에 대해 외교부와 학계, 홍보 전문가와 민간단체 등이 공동으로 수차례 평가 작업을 벌였지만 사전에 저작권 침해를 모니터링하지 못한 실수”라고 해명했다. 외교부는 지난해 8월 이명박 전 대통령의 독도 방문 후 일본의 독도 홍보 강화 기조에 맞대응하는 전략으로 동영상 제작을 준비해 왔다. 이번에 삭제된 동영상은 외교부가 제작한 다양한 버전의 홍보 영상 중 첫 작품으로, 일본이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동영상을 인터넷에 유포하며 또 다른 ‘도발’을 한 상황에서 발생했다. 결과적으로 우리 측의 독도 홍보 전략은 시작부터 망신을 사게 됐다. 정부는 일본 외무성이 지난 16일 유튜브에 다케시마(竹島·독도의 일본식 명칭) 홍보 동영상을 올리자 23일 주한 일본 총괄공사를 외교부로 초치하고, 해당 동영상의 즉각 삭제를 요구했다. 그러나 일본 외무성이 삭제를 거부했고, 우리 독도 동영상의 저작권 침해 문제가 불거지면서 한국 정부가 자진 삭제하는 곤혹스러운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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