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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6자’ 이메일… 신고하란 것 맞아?

    ‘76자’ 이메일… 신고하란 것 맞아?

    중국에서 무려 76개의 숫자와 부호, 알파벳으로 구성된 세계 최장 이메일 주소가 등장했다. 중국은행 푸젠성 푸톈(?田)지점 고객불만접수센터가 개설한 위조지폐 신고 이메일 주소다. ●중국은행 위폐신고 주소 세계 최장 지난달 말 인터넷에 이 같은 복잡한 이메일 주소가 찍힌 사진이 올라오자 ‘인내력 테스트를 하는 거냐.’ ‘신고를 하라는 거냐, 아니면 신고를 못하게 하려는 거냐.’ 등의 비난이 빗발쳤다. 이처럼 비정상적인 이메일 주소는 은행 내부 컴퓨터시스템 때문에 비롯된 것으로 밝혀졌다. 복잡한 숫자와 알파벳 대소문자 조합이 실은 ‘노조/푸톈/푸젠(工會/?田/福建).doc’의 컴퓨터코드였던 것. 은행 내부시스템에는 정상적인 한자로 뜨지만 외부컴퓨터를 통해서는 이 같은 복잡한 조합으로 바뀌어지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긴 이메일 주소가 나오게 됐다고 은행 측은 해명했다. ●네티즌 불만폭주… 줄인 게 ‘26자’ 네티즌들로부터 십자포화를 맞은 은행 측은 지난 1일 결국 26개로 단축시킨 새로운 이메일주소(fjzhfjts@bank-of-china.com)로 대체하고 공식 사과했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기무사 해킹관련자 4명 구속 ‘꼬리 자르기?’

    군 수사기관은 31일 기무사의 조선대 기광서(48·정치외교학과) 교수의 이메일 해킹 사건에 연루된 군무원 2명과 부사관 1명, 사이버 전문 군무원 1명을 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하고 수사를 종결했다. 군은 “수사결과 (사찰을 지시했을 만한) 상급자나 상급부대 연관성 부분은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관련 군무원 등이 구속 전 핵심 증거를 은폐한 정황이 드러나 ‘꼬리 자르기’가 아니냐는 추가 의혹을 낳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사건을 수사한 국방부 조사본부에 따르면 광주지역 기무부대 한모(47) 원사는 국가보안법 위반 전력이 있는 기 교수가 군 교육기관인 상무대를 출입하고 있어 군인 접촉 여부 등 기초 자료 수집을 부하인 김모(36) 군무원에게 지시했다. 이에 김 군무원은 지난 8월 29일 임관 동기로 평소 친분이 있던 서울 송파부대 사이버 전문요원 한모(35) 군무원에게 기 교수 메일 등에 대한 해킹을 부탁했다. 한 군무원은 같은 날 송파부대 인근 카페에서 인터넷에서 취득한 민간인 김모씨의 아이디를 도용하고 해킹프로그램 등을 이용해 접속을 시도했다가 실패하자 9월 1일 다시 해킹을 시도해 성공, 13건의 자료를 빼냈다. 그는 또 다음 날 김 군무원에게 기 교수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알려줘 김 군무원과 동료 장모(35) 중사가 광주 소재 PC방에서 기 교수 메일에 접속해 689건의 자료를 빼가도록 했다. 이와 관련, 일각에선 국방부 조사본부의 김 군무원 등에 대한 구속 수사가 늦어져서 결과적으로 증거 인멸의 빌미를 주면서 윗선을 캐는 데 실패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사고] 2012 서울신문 신춘문예…나는 백가흠이다

    [사고] 2012 서울신문 신춘문예…나는 백가흠이다

    지난 7월 소설집 ‘힌트는 도련님’을 낸 백가흠(37)입니다. 과분하게도 이 작품으로 ‘(한국 문학의) 힌트는 백가흠’이란 별명도 얻었습니다. 200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광어’란 단편으로 등단했습니다. 죽은 척, 모른 척 배를 깔고 엎드려 있는 광어와 같았던 문학 청년에게 신춘문예는 문학을 넘어 삶의 열망으로 자리잡았습니다. 서울신문 신춘문예 작가들은 누구보다도 활발한 작품활동으로 문학계의 든든한 자양분이자 대들보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불멸의 청춘, 문학의 열정 그 대열에 참여하지 않으시겠습니까. ■모집 부문 및 상금 ●단편소설(80장 안팎) 500만원 ●시(3편 이상) 300만원 ●희곡(90장 안팎) 250만원 ●시조(3편 이상) 200만원 ●동화(30장 안팎) 200만원 ●문학평론(70장 안팎) 250만원 ●마감 2011년 12월 9일 금요일(우편접수는 9일 도착분까지 유효) ●보내실 곳 100-745 서울시 중구 태평로 1가 25 서울신문사 편집국 문화부 신춘문예 담당자 앞 ●당선작 발표 2012년 신년호 서울신문 지면 ●응모 요령 -응모작은 기존에 어떤 형태로든 발표되지 않은 순수 창작물이어야 합니다. 같은 원고를 타사 신춘문예에 중복 투고하거나 기존의 작품을 표절한 것으로 인정될 경우 당선을 취소합니다. -서류봉투 겉과 원고 첫 장에 응모 분야 및 작품 제목을 명기하고, 원고 마지막 장에 이름, 주소, 연락처 등을 적습니다. 직접 방문 접수도 가능하며 이메일이나 팩스로는 받지 않습니다. -접수된 원고는 반환하지 않습니다. ●문의 서울신문 편집국 문화부 (02)2000-9192~8.
  • [길섶에서] ‘얼리 어댑터’ 흉내/구본영 논설위원

    아직 치매를 걱정할 나이는 아니건만, 크고 작은 약속을 깜빡하는 일이 적잖다. 까닭에 얼마 전부터 휴대가 불편한 캘린더 대신에 스마트폰에 일정을 입력하곤 한다. 그러나 아날로그세대와 디지털세대 사이에 끼인 세대가 그렇듯이 스마트폰 일정표를 열어보지 않고 지나칠 때도 많다. 그래서 종이 수첩과 캘린더로 돌아갈까 생각하다가 맘을 고쳐 먹었다. ‘얼리 어댑터’로 소문난 선배가 이따끔 보내오는 메일을 받고나서다. 중소기업을 하는 S선배의 이메일 ‘유리병 편지’를 열면 언제나 눈과 귀가 즐겁다. 어디서 검색해 냈는지 국내외의 진기한 풍물을 담은 파일이 배경음악과 함께 첨부돼 있기 때문이다. 솔직히 칠순을 훌쩍 넘긴 연배에도 디지털 기기에 익숙한 노선배로부터 매번 자극을 받는다. 이제부터라도 계정만 만들어 놓고 거의 쓰지 않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자주 활용하겠다는 다짐도 해본다. “마음의 문을 열어 두고 새로운 것을 받아들여야 삶은 전진한다.”는 인도의 철학자 라즈니시의 말을 떠올리며…. 구본영 논설위원 kby7@seoul.co.kr
  • “한국, 경기하방 위험땐 금리 인하해야”

    “한국, 경기하방 위험땐 금리 인하해야”

    “하방위험이 커지면 금리를 내리는 게 수순이다.” 국제금융·통화 분야의 세계적 석학인 배리 아이켄그린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 버클리) 석좌교수는 30일 서울신문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4개월째 기준금리를 동결해온 한국은행에 “경기 성장 둔화 등에 대한 리스크가 커지면 (유동성을) 풀어주는 것이 일반적 조치”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미국과 터키, 브라질 등 세계 각국이 통화유동성을 늘리는 리플레이션 정책을 펴는 반면 한은은 고물가와 성장 둔화 가능성 사이에 끼여 금리 동결을 고집해 왔다. 그는 또 “그리스 부채의 50%를 탕감해도 위기는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이켄그린 교수는 한국은행의 외국인 자문위원으로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 의장의 통화정책 수립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한국이 최근 일본, 중국과 통화 스와프(맞교환) 규모를 잇달아 확대했다. 국내 외환시장에 미칠 영향은. -통화 스와프는 (부족한) 외환보유액을 보충해 유동성을 확보하는 좋은 대안이다. 외환보유액은 분명 많을수록 좋지만 너무 쌓이면 (관리)비용이 든다. 한·중·일 3국은 각자 다른 시점에 외환이 필요할 수 있는데 통화 스와프 확대를 통해 요청만 하면 돈을 얻을 수 있게 됐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최근 한국은행을 향해 “금리 인상 시점을 놓쳤다.”고 비판했는데. -한국은행의 자문위원이자 KDI의 오랜 컨설턴트였기 때문에 이 논쟁에 개입하는 건 적절치 않다. 다만 하방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보며, 그럴 경우 다음 수순은 (통화정책을) 완화하는 것이다. →한국 금융시장에 핫머니(단기성 투기자금)가 몰려 이익만 챙기고 빠져나가면서 ‘토빈세’(단기성 외환거래에 부과하는 금융거래세) 도입 논의가 활발하다. -토빈세는 이론상 매력적이나 실행 과정에서 빠져나갈 구멍이 많다. 국내 금융시장 및 기관에 대한 보다 엄격하고 세밀한 규제·감독이 한국을 거대한 카지노로 이용하려는 해외투자자를 막는 유일한 길이다. →월가 시위의 영향으로 한국의 금융기관도 정치권 등으로부터 수수료 인하 압박을 받는데. -미국과 한국 국민은 모두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은행 구제에 막대한 세금을 쏟아부은 데 분노한다. 양국 간 차이가 있다면 미국은 2008년 이후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정부가) 민간 은행이 망하지 않도록 했지만 한국에서는 대형 은행 다수가 문을 닫았다. 사회 연대를 위해 소득을 분배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다만 공공정책의 목표를 성취하려고 은행을 강압적으로 몰아붙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정부가 세출입을 통해 소득 재분배를 달성하는 편이 낫다. →유럽연합(EU) 정상들이 지난 27일 그리스 국채에 대한 민간 채권단의 손실 상각(헤어컷) 비율을 50%로 높이기로 하는 등 부채위기 해법이 일부 도출됐다. 남유럽 국가들의 위기가 완화될까. -그리스 부채 경감책이 재정위기 해소에 충분한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그리스 채권 중 3분의2만 민간 투자자가 보유하고 있고, 나머지는 유럽중앙은행(ECB), EU 등이 갖고 있다. 결국 전체 부채에 대한 실질 헤어컷 비율은 33.3%에 그친다. 특히 그리스 부채를 보유한 헤지펀드 등은 이 합의에 참여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때문에 이번 합의로 그리스 사태가 끝날 것으로 보는 데 회의적이다. →남유럽발 부채위기 탓에 유로존의 붕괴 전망까지 나오는데. -역사적 변화 중 되돌릴 수 없는 것들이 있다. 유로 체제가 그중 하나다. 통화 연대체는 만드는 것보다 해체하기가 더 어렵다. 결국 유로 국가들은 통화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도록 만드는 것 외에 선택의 여지가 없다. 단기적으로는 유럽 내 은행들의 건전성을 강화해야 한다. 그리스와 같이 채무 지불 능력을 잃은 국가들은 구조조정을 해야 하며 이 과정에서 다른 국가에 불똥이 튀지 않게 방화벽을 구축해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유로존 차원의 단일한 은행감독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재정 건전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뜻이다. →최근 미국 상원이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하면서 미·중 간 ‘통화전쟁’이 다시 불붙는 양상인데. -미·중 간 무역경쟁이 촉발한 환율전쟁은 취약한 세계 경제에 재앙이다. 환율은 (미·중 무역 불균형의) 근본원인이 아닌 증상일 뿐이다. 중국은 수출과 투자 위주에서 소비와 수입을 촉진하는 쪽으로 경제정책의 방향을 전환해야 하며 미국도 저축을 늘리고 소비는 줄여야 한다. 그러면 양국 간 환율 문제는 저절로 해결될 것이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日 대사관 10곳도 해킹당했다

    일본이 사이버 테러에 속수무책이다. 방위산업체와 국회에 이어 해외에 주재하는 대사관까지 사이버 공격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총리 관저를 포함한 대다수 정부부처에도 이메일 공격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주한 일본대사관을 비롯해 아시아와 북미의 9개국에 주재하는 대사관 등 약 10개 일본 공관이 올여름 외부로부터 사이버 공격을 받아 수십대의 컴퓨터가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고 요미우리신문이 26일 보도했다. 사이버 공격으로 컴퓨터가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이 확인된 일본의 재외 공관은 프랑스, 네덜란드, 미얀마, 미국, 캐나다, 중국, 한국 등이다. 주한 일본대사관에서는 올여름 직원이 사용하는 단말기 등이 바이러스에 감염됐다. 바이러스의 대다수는 외부에서 침입해 정보를 빼내는 역할을 하는 ‘백도어형’이었다. 대량의 사이버 공격으로 외교 관련 정보가 외부 서버로 송신이 가능한 상태였다. 외무성은 외교 기밀을 노린 표적형 사이버 공격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피해 상황 확인을 서두르고 있다. 이와 관련, 후지무라 오사무 관방장관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에서 “총리 관저도 지난해 9월에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때문에 당시 홈페이지 등에 일시적인 접속 장애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고시 Q&A] 부동산 중개 전문가가 시험출제 심사위원 22명이 이의신청 심사

    Q:공인중개사 시험에서 해마다 출제 오류 논란이 있는데 도대체 공인중개사 시험은 누가, 어떤 방식으로 출제하나요? 공정하게 출제되고 있는 건가요?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A:공인중개사시험 출제위원은 부동산 중개업무 및 관련 분야에 관한 학식과 경험이 풍부한 자 중에서 선정합니다. 자격요건은 ▲4년제 대학의 전임강사 이상이거나 사이버대학이나 전문대학의 조교수급 이상인 자 ▲공무원 가운데 5급 이상으로 관련 분야에 정통한 자 ▲관련 분야 연구기관 선임연구원급 이상 ▲석사학위 이상의 소지자로서 중개업무에 관한 연구실적·전문경력이 인정되는 자 ▲중개업무에 관한 실무경력 10년 이상인 자입니다. 이때 학원강사나 관련 문제집 집필자 등은 추천에서 배제됩니다. 시험출제위원은 매년 50% 이상 교체되고 매 회 최소 110명으로 구성됩니다. 이 가운데 50명은 사전출제위원으로 문제 풀(Pool)을 만듭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문제를 놓고 과목별 출제위원 38명이 선별합니다. 공정성을 기하려고 기출문제나 수험서에 나온 문제를 피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이후 이의신청에 대해서는 22명의 또 다른 시험위원들이 심사합니다. 또 이의신청에 대한 추가 심사가 필요할 때는 추가 심사위원이 선발돼 재심사하게 됩니다. 출제위원들은 부산에 있는 한국산업인력공단 출제발간센터에서 시험 13일 전부터 외부와 접촉을 끊고 문제를 출제합니다. 공단 관계자는 “다른 국가직 시험에서 이의신청이 들어오면 심사위원의 70~80%가 동의해야 정답이 변경되지만 공인중개사 시험은 50%만 넘어도 정답으로 인정하는 등 수험생 입장에서 이의신청을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공무원 임용 시험이나 국가기관이 시행하는 각종 자격시험에 대해 궁금한 내용을 이메일(ky0295@seoul.co.kr)로 보내 주시면 매주 목요일 자 ‘고시&취업’ 면에 답변을 게재하겠습니다.
  • [고시&취업 플러스]

    ●개인정보보호위원회 통신원 채용 통신원(기능 8급) 1명. 통신·방송장비 유지 관리, 위원회·전문위원회 운영지원 업무. 산업기사나 2년 이상 실무경력이 있는 기능사 자격증 소지자. 응시원서는 다음 달 4일까지 개인정보보호위원회 홈페이지(www.pipc.go.kr)나 나라일터 홈페이지(gojobs.mopas.go.kr)에서 내려받아 방문(서울 서대문구 통일로 87 임광빌딩 7층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사무국 기획총괄과) 또는 우편 접수. 사무국 기획총괄과 (02)2180-3016.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통일교육원 기간제근로자 채용 공고 기간제근로자 1명. 통일교육 행정지원 및 통일교육위원 자료 관리 지원 업무. 근무는 계약일로부터 1년, 실적이 양호하면 최대 2년 계약기간 연장. 학교 및 사회통일교육에 평소 관심이 깊은 자. PC활용능력 우수자(아래한글·엑셀 등)에 가산점 부여. 응시원서는 다음 달 1일까지 나라일터나 통일교육원 홈페이지(www.uniedu.go.kr)에서 내려받아 이메일(imrkawk@unikorea.go.kr) 접수. 통일교육원 교육협력과 김태정 (02)901-7020.
  • 경찰, 26일부터 가정폭력 ‘직권격리’

    앞으로 격렬한 부부싸움 등 가정폭력 사건이 발생했을 때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은 직접 접근금지, 격리 등 긴급조치를 내릴 수 있다. 경찰청은 26일부터 시행되는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일선 경찰관이 이 같은 권한을 갖는다고 25일 밝혔다. 현장에 있는 경찰관은 가정폭력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러 긴급조치를 취하거나 재발 우려가 있다고 판단할 경우 피의자에 대해 ▲퇴거 등 격리조치 ▲피해자 100m 이내 접근금지 ▲휴대전화나 이메일 등 전기통신 이용금지 조치 등을 취할 수 있다. 피해자가 요청할 때도 같은 조치를 내릴 수 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장 경찰관이 폭행의 심각성, 흉기 사용 여부, 과거 가정폭력 빈도 등을 근거로 판단해 긴급조치 실시 여부를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경찰이 긴급조치한 뒤 검사에게 연장 여부를 신청하면 최종적으로 판사가 조치를 지속할지를 판단한다. 피의자가 조치를 어기면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거나 최장 2개월 동안 유치장에 가둘 수 있다. 경찰 관계자는 “그동안 경찰이 검찰에 긴급조치를 신청하는 데 최소 일주일이 걸려 가정폭력 재발 위험성이 컸다.”면서 “이번 특례법 시행으로 가정폭력이 더 심각한 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을 차단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아이폰 AS 바꾼 공무원 ‘이달의 공정인’에 선정

    아이폰 AS 바꾼 공무원 ‘이달의 공정인’에 선정

    애플의 보증수리(AS) 규정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변화시킨 주역은 임관 2년차에 불과한 25세 사무관이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1일 박민영 사무관을 이달의 공정인으로 선정했다. 박 사무관은 큰 고장이 아닌데도 무조건 재조립 휴대전화(리퍼폰)로 교체를 받아야 했던 아이폰 사용자들이 국내 제품과 동일하게 교환·환급·수리를 받을 수 있도록 애플의 AS 관련 규정 개정을 이끌어낸 공로를 인정받았다. 1년 전만 해도 애플은 “한국의 법규를 준수하고 있고, 아이폰 AS 규정은 전 세계적으로 동일하기 때문에 정책을 변경할 생각이 없다.”고 버텼다. 하지만 1년도 안 돼 애플은 태도를 완전히 뒤집었다. 지난 8월 애플의 미국 본사 임원이 공정위를 방문, “한국의 소비자 분쟁 해결 기준을 준수하고 1개월 이내에 제품 교환을 요청할 경우 신제품으로 교환하겠다.”고 약속했다. 애플이 이처럼 태도를 바꾸게 된 가장 큰 원인은 박 사무관의 끈질긴 노력 때문이었다. 박 사무관은 공정위 약관심사 자문위원인 법률 전문가들과 장시간의 토론을 거쳐 애플의 약관이 민법상 하자담보 책임이나 소유권 조항에 위배될 수 있다는 단서를 찾아냈다. 이후 국내외 관련 논문과 해외 법률을 면밀히 연구하고 중국 내에서의 아이폰 AS 정책을 검토했다. 일부러 자기의 아이폰을 고장낸 뒤 서비스센터를 직접 방문해 AS를 체험하기도 했고, 피해자 모임 사이트에 가입해 관련 정보를 수집했다. 애플과는 전화, 이메일, 면담 등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통해 설득을 진행했다. 약관을 변경하지 않았을 때 벌어질 사태와 예상 가능한 애플의 지위 추락 등을 설명하며 설득과 압박을 적절히 섞는 강온 양면전략을 썼다. 박 사무관은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성격이라 공정위에 자원하게 됐고 즐겁게 배우고 있다.”면서 “다국적 기업의 불공정 행위에 앞으로도 더 적극 대응해 소비자를 보호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조선대 교수 이메일 해킹’ 기무사 전문요원도 가담

    군 기무요원들이 벌인 조선대 기모 교수의 이메일 해킹 사건에 국군기무사령부 소속 사이버 전문요원까지 가담한 사실이 확인됐다. 군 관계자는 20일 “서울 송파지역 기무부대 소속인 사이버 전문요원인 군무원 한모(35)씨가 지난 18일 기 교수 이메일 해킹 사건에 가담했다고 자수해 현재 국방부 조사본부에서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고 있다.”면서 “8월 29일과 9월 1일 유동아이피(IP)를 이용한 해킹은 한씨의 행위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기 교수가 지난 9월 초 자신의 이메일이 해킹당해 일부 자료가 유출됐다며 광주 동부경찰서 사이버수사대에 수사를 의뢰하면서 시작됐다. 경찰은 IP를 역추적해 광주 시내 한 PC방에서 기무사 요원 2명의 ID를 통한 해킹이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사건을 군에 넘겼다. 김관진 국방부장관은 이런 사실이 전해지자 조사본부에 엄정 수사를 지시했고, 조사본부는 육군 31사단 헌병대와 함께 수사를 진행해 왔다. 군은 구속된 한 원사 등 관련자 3명의 신병을 조사본부로 이첩한 뒤 해킹을 지시한 윗선이 있는지와 해킹 등 사찰 이유를 집중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고시 Q&A] 5급 공채 면접 청탁 의혹 본인 밝혀지면 불합격처리

    Q:최근 한나라당 한기호 국회의원이 5급 행정직 3차 면접시험을 앞둔 한 수험생 측으로부터 “잘 봐달라.”는 문자메시지를 받은 장면이 공개됐습니다. 공무원임용시험령 제51조를 보면 ‘시험의 공정한 관리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는 부정행위로 보고 불합격시키도록 하고 있는데, 이 수험생에게 어떤 처분이 내려지나요? 면접시험에서 이러한 사전 청탁이 시험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지 걱정입니다. 또 이렇게 면접시험의 투명성이 의심되는데 면접시험 결과를 공개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A:행정안전부는 해당 수험생이 누구인지를 확인한 뒤, 수험생 본인이 청탁을 한 것으로 밝혀지면 관계 법령에 따라 불합격처리 등 처벌을 적극 검토한다는 방침입니다. 행안부는 문제의 사진에서 해당 수험생의 수험번호가 모자이크 처리돼 신원확인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이번 일을 계기로 대다수 선량한 수험생들이 공무원 시험의 공정성에 대해 의구심을 가질 수 있는 만큼 당사자 확인에 적극 나선다는 입장입니다. 당사자 확인 결과 문제의 문자메시지를 보낸 사람이 수험생 본인이 아니라 가족이나 지인으로 밝혀질 경우, 법적으로 해당 수험생을 부당행위자로 처리하기는 어렵다고 합니다. 행안부는 이와 함께 공무원 면접시험 시스템상 “부정이 개입될 여지가 전혀 없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행안부는 면접관이 수험생이 누구인지를 전혀 알 수 없는 상태에서 이뤄지는 ‘블라인드 면접’ 방식으로 면접을 한다고 소개했습니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이 방식은 2005년부터 도입한 시험 방식으로 면접관은 응시자의 출신학교·가족관계·연령·병역이행 여부·기타 경력·필기시험 점수 등을 전혀 제공받지 않은 상태에서 면접평가를 합니다. 이때 면접의 타당성과 신뢰도를 높이려고 질문과 답변 기준을 ▲공무원으로서의 정신자세 ▲전문지식과 그 응용능력 ▲의사발표의 정확성과 논리성 ▲예의·품행·성실성 ▲창의력·의지력·발전가능성 등 5가지로 표준화한 질문지를 개발해 활용하고 있다고 행안부는 밝혔습니다. 한편 면접시험 결과는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제9조에 따라 비공개로 규정돼 있습니다. 행안부 관계자는 “면접시험의 속성상 다의적 평가기준과 주관적 평가결과 사이의 정합성 시비에 휘말리는 상황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이는 또 면접위원이 면접결과에 대한 이의제기 및 쟁송 등에 휩쓸리지 않고 소신껏 면접에 임하도록 하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면접위원은 면접시험이 시행되고 나면 공개됩니다. ●공무원 임용 시험이나 국가기관이 시행하는 각종 자격시험에 대해 궁금한 내용을 이메일(ky0295@seoul.co.kr)로 보내 주시면 매주 목요일 자 ‘고시&취업’ 면에 답변을 게재하겠습니다.
  • ‘대우인터 이동희호’ 포스코가족 착근

    ‘대우인터 이동희호’ 포스코가족 착근

    “최근 미국과 유럽의 재정위기로 전 세계 경제 상황이 불투명합니다. 이럴 때일수록 기본적인 상사 업무와 더불어 글로벌 자원시장 발굴에 매진해야 할 것입니다.” 대우인터내셔널 직원들은 매주 목요일이나 금요일 오전에 특별한 이메일을 받는다. 이동희 부회장이 A4 한장 정도의 분량으로 직접 쓴 글이다. ●회사 사정 매주 이메일 공개 주제도 다양하다. 글로벌 경제 상황이나 회사 업무뿐 아니라 본받을 만한 다른 기업, 사내행사 후기 등을 폭넓게 다룬다. 최근에는 ‘인천 송도 이전설이 근거 없다’는 내용도 메일을 통해 알렸다. 대우인터내셔널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취임한 뒤 가장 큰 변화는 임직원들이 회사가 돌아가는 사정을 풍문이 아닌 공식 통로를 통해 알게 됐다는 점”이라면서 “직원 입장에서는 최고경영자(CEO)의 경영 철학을 접하는 동시에 회사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지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동희호(號)의 대우인터내셔널이 출범한 지 1년이 됐다. 지난해 10월 이 회사가 포스코그룹의 일원이 되면서 최고경영자로 취임한 이 부회장은 국내를 대표하는 자원개발 상사인 대우인터내셔널을 순조롭게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국내 업체가 해외에서 개발하는 석유가스전 중 최대 규모인 미얀마 가스전 개발사업은 최근 시추 작업을 끝냈고, 호주 나라브리 유연탄광은 상업생산을 시작했다. 이 부회장은 18일 서울 중구 태평로2가 더 플라자 호텔에서 봅슬레이·스켈레톤 국가대표 후원 계약식 뒤 기자간담회를 갖고 “대우인터가 포스코에 인수된 후 지금까지는 안정을 기하는 시기였지만 앞으로는 외적 성과 달성에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이어 “여러 포스코 계열사와 함께 50여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내년 상반기부터 실질적인 성과가 나오면서 그룹사 전체 매출에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도 이전 않고 社名 안바꾸기로 그는 또 송도 이전설과 관련해 “(송도 입주 비용 등이) 비싸고 (도심으로부터) 멀어 송도 이전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못박았다. 회사명과 관련해서는 “해외에서는 ‘대우’라는 이름이 유명하고 가치가 있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사명 변경을 검토한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부회장은 봅슬레이·스켈레톤 국가대표 지원에 대해 “포스코에 인수되면서 대우인터내셔널 사회적 책임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면서 “미얀마 축구대표단 지원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삼성 스마트폰 안드로이드 버리고 윈도로 갈아타야 애플과 분쟁 끝나”

    “삼성 스마트폰 안드로이드 버리고 윈도로 갈아타야 애플과 분쟁 끝나”

    “애플이 두려워하는 것은 안드로이드 군단의 확장세다. 삼성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대신 윈도로 갈아타야 분쟁을 끝낼 수 있다.” 유럽의 유명 지적재산권 전문가인 플로리언 뮐러(41·독일)는 18일 서울신문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삼성과 애플이 ‘특허전쟁’을 끝내려 화해할 가능성은 낮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특허 전문 블로그 ‘포스 페이턴트’를 운영하며 CNN, 파이낸셜타임스, 가디언 등 주요 외신에 두 정보통신(IT) ‘공룡’ 간 다툼에 대해 자문해 온 그는 “애플은 아마존 등을 상대로 특허전을 확전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음은 뮐러와의 일문일답. →애플은 왜 삼성전자를 특허전 상대로 택했나. -애플은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삼성은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에) 구글 OS를 도입한 ‘안드로이드 군단’ 중 가장 중요한 기업이다. 삼성 제품 중 애플의 특허 소송 대상이 되는 것은 모조리 안드로이드 기반 제품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를 기반으로 사용한 제품은 공격하지 않는다. 애플은 자사의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 포스트 PC 제품이 PC시대 때 윈도에 밀려 낮은 시장 점유율에 머물렀던 매킨토시처럼 안드로이드 제품이 밀릴까 우려한다. 애플이 삼성 제품에 활용된 안드로이드의 일반 기술에 대한 특허권을 인정받는다면 모든 안드로이드 기기를 옭아맬 수 있다. 또 애플은 삼성의 갤럭시 계열 제품이 실제 자사 제품의 디자인을 표절했다고 믿고 있다. →독일, 호주 법원 등은 삼성 ‘갤럭시탭 10.1’에 대해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미국 등 가처분 소송이 진행 중인 다른 국가에서도 애플이 승소할까. -미국 법원이 삼성 제품에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릴 가능성은 50% 미만이다. (재판이 진행 중인) 미국 새너제이법원 재판부도 앞선 심리에서 애플의 기술 특허는 인정하지 않는다고 했다. 반면, 다른 국가에서는 애플이 원하는 판결을 받아 낼 공산이 높다. 사실,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은 큰 의미가 없다. 삼성은 문제가 된 소프트웨어를 조금 수정해 다시 팔면 그만이다. 가처분 신청으로 애플이 얻는 건 삼성이 자사 기술을 모방했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는 듯한 모양새를 조성할 수 있다는 점 정도다. 독일이나 미국 법원에서 문제 삼는 것은 두 업체의 기술적 유사성이 아닌 디자인의 비슷함이다. 반면 호주에서 진행 중인 소송은 광범위한 (기술) 특허 침해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삼성이 승소할 가능성이 있지만 만약 패소한다면 (삼성 제품의) 핵심 기술이 소송 대상이기 때문에 충격은 상당할 듯하다. →특허권 본안 소송은 누가 이길까. -애플이 삼성을 상대로 제기한 디자인 특허 침해 소송은 그 범위가 너무 넓다. 특히, (갤럭시탭 10.1의 외관이 애플 제품과 유사하다는) 독일 법원의 결정에 동의할 수 없다. 쟁점은 기술 특허 관련 분쟁이다. 각국 법원이 이 문제에 대해서는 애플의 손을 들어줄 공산이 크다. →삼성이 일본, 호주 등에서 애플 ‘아이폰 4S’를 대상으로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했는데. -삼성은 맞소송을 통해 “우리도 애플 당신들과의 특허전에 엄청난 돈을 쏟아붓고 많은 시간을 투입할 각오가 돼 있다.”고 전의를 표현한 것이다. 사실, 미국 등 일부 국가를 제외하고는 삼성이 애플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경우가 더 많다. →두 IT 기업 간 다툼은 어떻게 끝맺음할까. 삼성이 먼저 화해를 청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데. -삼성은 경험 많은 전자제품 제조·판매사다. 이 기업이 자신의 핵심 이익을 애플에 쉽게 내주는 방식으로 화해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 삼성이 택할 최선의 대안은 싸움을 장기화한 뒤 향후 자사 제품에 안드로이드 OS 대신 윈도를 채택하는 것이다. 윈도를 소유한 마이크로소프트(MS)는 애플보다 강력한 특허 파워를 가지고 있어 삼성을 보호해 줄 수 있다. →애플이 삼성 외에 다른 IT 기업에 ‘특허전쟁’을 걸 가능성이 있나. -애플은 안드로이드 기반 제품을 만드는 기업과 확전할 것이다. 예컨대 아마존 같은 회사도 대상이 될 수 있다. 그러나 MS는 절대 공격할 수 없다. 삼성에 기회가 될 수 있는 부분이다. 지금은 윈도 기반 스마트폰의 판매량이 적지만 2~3년 뒤면 상황이 바뀔 것이다. IT 기업 노키아도 자사 스마트폰을 윈도 OS로 바꿔 애플과의 특허권 분쟁에서 이겼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미켈란젤로 프라마르티노 감독 “백남준은 내 영화에 영향 준 매우 중요한 인물”

    미켈란젤로 프라마르티노 감독 “백남준은 내 영화에 영향 준 매우 중요한 인물”

    88분 동안 대사는 없다. 우연히라도 대사가 들어갈 법한 축제장면조차 한마디의 대사도 들을 수 없다. 배경음악도 없다. 전업 배우도 나오지 않는다. 고개를 갸우뚱할 수도, 잠의 유혹에 빠질 수도 있다. 그런데 몇 차례 ‘고비’를 넘긴다면 황홀한 경험을 할 터. 이탈리아 서남부의 벽촌 칼라브리아를 배경으로 생명과 자연의 순환을 그린 영화 ‘네 번’(20일 개봉)은 지난해 칸국제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된 후 전 세계 평단의 기립박수를 받았다. 영화는 3개의 토막이야기-‘늙은 목동’ ‘새끼염소’ ‘전나무와 숯’-로 구성된다. 하나의 생명체가 물리적으로 사라지는 순간, 다른 생명체가 탄생하는 순환을 영혼의 윤회라는 프레임으로 풀어낸다. 각본·연출을 맡은 미켈란젤로 프라마르티노(위)와 이메일 인터뷰를 가졌다. 영화만큼 진지하고, 영화만큼 독창적인 장문의 답을 보내왔다. →특정 시간과 장소를 드러내지 않는다. 대사와 음악도 배제했다. 카메라의 움직임은 정중동이다. 독특한 방식을 고수한 까닭은. -공간과 시간은 인간끼리 약속한 개념이다. 난 필름이 돌아가는 동안은 가능하면 인간의 선입견에서 벗어나길 바랐다. 맞다. 카메라를 거의 이동하지 않았다. 카메라를 움직여 관객에게 이미지를 읽는 방향을 제시하는 건 자극적인 방법이다. 음악도 쓰지 않았다. 같은 이유로 고정된 프레임을 선호한다. 난 영화라는 언어가 아주 폭력적인 설득의 기술이라고 생각한다. 대중이 영화적 언어의 멍에에서 벗어나게 해주려고 억지로 설득하는 듯한 화면 이동을 거부하고 싶었다. ‘네 번’을 보는 동안 관객은 염소나 나무도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걸 받아들이게 되고, 인간이 지구를 다스리는 맨 윗자리를 차지하고 있다고 보는 전통적인 동물 계급 피라미드를 부정하게 된다. 하지만 그건 영화를 보는 수준이 ‘네 번’ 정도 되고, 청각도 염소 우는 소리나 바람이 나뭇가지를 흔들 때 나는 소리보다 인간의 목소리가 더 중요하다고 느끼지 않는 수준이 돼야 가능할 것 같다. →영화를 통해 던지고 싶은 메시지는. -순환하는 삶과 자연, 시간을 초월한 장소의 망가지지 않은 전통을 보여준다. 주변에 있는 사물들의 강력한 연관성을 찾을 필요를 느꼈고 영화가 사라진 연결고리를 다시 찾게 해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아름답고 독창적이다. 하지만 상업영화의 문법에 익숙한 관객, 영리를 추구하는 배급업자와 극장에서는 환영받지 못할 텐데. -신경 쓰지 않는다. 운 좋게도 영화 판매를 전담하는 올림피아 폰트 채퍼가 남들보다 영화를 팔 능력이 더 있다. 그녀에게 다음 영화가 벌레 사회의 불행에 대한 이야기라고 했더니 “알았어요. 60개국 이상 팔 수 있어요!”라고 하더라. →이탈리아 칼라브리아 여행 중 아이디어를 떠올렸다고 들었는데. -2003년에 그곳에서 첫 장편 ‘기프트’(Il Dino)를 찍었다. 이후 종종 이곳을 찾았는데 친구들이 오지 몇 군데를 방문해 보라고 권했다. 비보 발렌티아 지방의 산악지대인 세레라는 곳이었다. 이곳에서는 수세기 동안 이어져 내려오는 전통 방법으로 숯을 만들었다. 한눈에 반해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충동을 느꼈다. 처음부터 목동과 동물, 칼라브리아의 숯장수, 몬테폴리노에서 매년 5월 열리는 나무 축제 등에 관심을 두고 있었다. 이유는 몰랐다. 너무 다르고, 너무 떨어져 있는 실체 사이에서 어떤 연관성도 보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 날, 2500년 전 위대한 철학자 피타고라스의 글을 읽었는데, 그에 의하면 인간에게는 네 가지 형태의 삶-광물, 식물, 동물 그리고 인성·이성-이 있다. 피타고라스 덕에 네 개의 실체를 연결하는 해결책이 윤회에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즉 목동, 새끼 염소, 커다란 전나무 그리고 숯더미 등 네 개의 다른 캐릭터에 연속적으로 깃드는 영혼의 신비한 여행을 이야기할 수 있었다. →5년이나 걸렸다. 무엇이 가장 힘들었나. 새끼염소 출산 장면을 어떻게 찍었는지도 궁금하다. -목동들한테 같은 장면을 반복 촬영해야 한다는 걸 이해시키는 게 정말 힘들었다. 그분들은 같은 염소의 젖을 여러 번 짜거나 하루에 염소 떼를 데리고 같은 장소를 두 번 지나는 일도 없기 때문이다. 동물들을 통제하는 것을 포기하고 인간의 규칙을 강요하는 대신 그들의 규칙을 존중했다. 새끼 염소 출산 장면은 10월 중 2주 정도가 산란기고, 이 시기에 거의 200회 정도 출산을 한다는 것을 목동들에게 전해 듣고 준비했다. 새하얀 새끼 염소가 태어나는 장면을 찍고 싶었는데, 30마리 중에 한 마리 정도 나온다더라. 엄청나게 찍어야겠다고 각오했는데 처음 촬영에서 태어난 염소가 하얀 녀석이었다. →당신에게 영화란 무엇인가. -눈에 보이는 것을 기록해서 시각적으로 인지하도록 하는 게 영화지만, 한편으로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것까지 담을 수 있는 도구다. 예컨대 영화는 세상과 우리의 관계를 담을 수도 있고, 그 관계 속에서 우리의 실체를 재발견하게 해주기도 한다. →한국영화를 보는 편인가. 좋아하는 감독은. -한국 영화를 좋아한다. 이창동과 홍상수 감독을 특히 존경한다. 영화인은 아니지만, 백남준은 매우 중요하다. 나의 작업은 그의 영향을 받았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스마트폰 ‘노터치 작동’… 끝없는 진화

    스마트폰 ‘노터치 작동’… 끝없는 진화

    2007년 1월 9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맥월드 무대에서 스티브 잡스는 아이폰 최초 모델을 공개했다. 잡스는 키노트 연설에서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세상에서 가장 좋은 포인팅 디바이스를 갖고 있습니다. 10개나 되지요. 바로 손가락입니다. 우리는 기존 휴대전화기에 붙은 플라스틱 키보드를 없애고 손가락을 사용합니다.”라고 말했다. 잡스가 이날 “우리는 전화기를 재발명했다.”고 자신했던 이면에는 손가락으로 작동되는 사용자 환경(UI)이라는 신기술이 있었다. ●음성으로 전화 걸고 문자 보내 스마트폰의 ‘탈(脫)터치 시대’가 본격화되고 있다. 터치뿐 아니라 동작과 음성으로 작동하는 ‘비접촉 UI’로 진화되고 있다. 지난 4일 애플 아이폰4S가 발표된 본사 기자회견장. 관심을 끈 건 차세대 운영체제(OS)인 iOS5에 새롭게 탑재된 음성 인식 기능 ‘시리’(Siri)였다. 필 실러 애플 수석부사장은 “아이폰4S에서 가장 획기적인 기능으로 키보드가 아닌 마이크를 찾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잡스가 아이폰 최초 모델에서 구현한 터치 인터페이스가 음성으로 진화한 것이다. 시리는 아이폰4S의 홈버튼을 길게 누르고 말을 건네면 사용자의 음성을 인식해 반응한다. 날씨나 주식에 관한 질문에는 해당 애플리케이션을 작동하거나 연락처 및 개인 일정을 알려준다. 베타 버전으로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만 지원하고 있다. 애플보다 음성 인식 기능을 먼저 선보인 건 구글이다. 구글은 지난해 8월 안드로이드폰의 음성 검색 앱을 확대한 ‘보이스액션’ 기능을 내놓았다. 안드로이드 2.2 이상 스마트폰에서 음성으로 전화를 걸거나 문자를 보내는 기능이다. 보이스액션은 음성을 문자로 변환해 이메일이나 메모 작성이 가능하다. 구글은 음성인식 부문에서 선두주자이다. 현재 2300억개의 단어를 음성 데이터로 저장해 인식률을 95%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판단 능력 갖춘 스마트폰 나올것” 애플 시리가 시장의 주목을 받는 이유는 사용자가 던지는 질문의 의미와 맥락까지 파악해 응답하는 수준에 도달했다는 평가를 받기 때문이다. 2009년 애플에 인수된 시리 개발진이 인공지능 연구자들인 만큼 사람의 말에 스스로 판단하는 스마트폰으로 진화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국내 전문가들은 시리가 한국어를 지원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구글도 한국어 개발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삼성전자의 갤럭시S2에 탑재된 보이스액션도 아직 한국어는 지원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주목받는 탈터치 기술은 팬택의 4세대(4G) 스마트폰인 베가 롱텀에볼루션(LTE)에 구현된 ‘동작 인식 UI’다. 카메라에 탑재된 동작 센서 앞에서 손을 흔들 때 발생하는 명암 차이를 인식하는 기술이다. 팬택은 현재 ‘동작 인식 UI’의 국제 특허 출원을 진행 중이다. 임성재 마케팅본부장은 “앞으로 동작 인식 기술은 팬택만의 특화된 UI로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음성 인식 시장 규모는 지난해 30억 달러에서 2013년 54억 달러로, 동작 인식 시장 규모는 지난해 2억 달러에서 2015년 6억 2500만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앞으로 정보기술(IT) 기기의 UI가 인간의 표정과 음색, 생체 신호 등의 감정까지 인식하는 통합형 감정 인식 인터페이스로 진화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페라이어 “3년전 젊은 관객 인상적… 재회 기대”

    페라이어 “3년전 젊은 관객 인상적… 재회 기대”

    무심코 악보에 오른쪽 엄지손가락을 베었다. 상처가 덧났다. 별 것 아니라고 생각해 항생제만 먹은 게 패착이었다. 염증으로 손가락뼈에 변형이 왔다. 피아니스트에겐 치명적인 부상. 1991년부터 수술과 재활의 반복. 고통의 나날을 보내던 그를 위로한 것은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의 음악이었다. 1990년대 후반 그는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녹음했다. 이 음반은 빌보드 클래식 차트 15주 연속 정상을 지켰다. 2004년 부상이 재발했지만, 2006년 대수술을 받은 그는 꺾이지 않는 열정으로 무대로 돌아왔다. ‘건반 위의 시인’ 머레이 페라이어(64)가 오는 29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리사이틀을 갖는다. 아시아 투어 중인 페라이어를 공연기획사 크레디아를 통해 전화 및 이메일로 인터뷰했다. 1991년과 2006년 두 차례 대수술을 받은 엄지손가락이 우선 궁금했다. 페라이어는 “(완치가 된 것인지는) 확신할 수 없고, 미래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면서도 “다만, 내가 연주를 할 수 있고, 괜찮다고 느낀다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내 머릿속에 부상을 떠올리는 순간 끝이다. 그래서 부상당했던 기억 자체를 지워버렸다.”라고 덧붙였다. 어느새 환갑을 훌쩍 넘은 나이다. 다니엘 바렌보임(69), 블라디미르 아슈케나지(74) 등 비슷한 연배의 피아니스트들은 오케스트라 지휘에 치중하고 있다. 반면 페라이어는 실내악단인 영국의 아카데미 오브 세인트 마틴 인 더 필즈(ASMF)의 상임 객원지휘자로 활동 중이다. 페라이어는 “오케스트라와 연주를 하면 큰 기계의 일부분이 된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면서 “실내악은 악기 주자들과 더 긴밀하게 소통할 수 있기 때문에 좋다. ASMF의 제안을 받아들인 건 모차르트 콘체르토와 실내악곡들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3년 전 한국 공연을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그는 “젊은 관객이 너무 많아서 인상적이었다. 그들을 다시 만나게 될 걸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에서 바흐의 프랑스모음곡과 베토벤 소나타 27번, 브람스의 ‘4개의 소곡’, 슈만의 ‘어린이 정경’, 쇼팽의 프렐류드 8번 Op 28·마주르카 4번 Op.30·스케르초 3번을 연주한다. 바흐와 베토벤, 슈만의 곡은 페라이어가 녹음한 적이 없는 작품이라 기대가 더 크다. 5만~15만원. 1577-5266.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국제적 고립 벗고 관계개선 나서겠다”

    “국제적 고립 벗고 관계개선 나서겠다”

    최근 팔레스타인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정회원국 자격을 신청하자 이를 막으려는 이스라엘 외교정책에 비상이 걸렸다. 하지만 이와 별개로 최근 몇 년 사이에 국제사회 분위기가 급속히 팔레스타인에 우호적으로 바뀌는 것도 사실이다. 이스라엘 정부가 2009년 공공외교부를 설립한 것은 국제적 고립을 타파하고 우호적 이미지를 확산시키기 위한 절박함을 반영한다. 율리 에델스타인(53) 공공외교부 장관은 지난 15일 서울신문과 이메일 인터뷰에서 “국제사회에서 이스라엘을 제대로 알리고 관계를 개선하는 게 우리의 주요 목표”라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몇 년 동안 적들은 우리 시민들을 위협하는 테러리즘을 정당화하기 위한 각종 프로파간다를 발전시켜왔다.”면서 “이스라엘은 실제 벌어지는 사실을 왜곡하기 위해 미디어가 벌이는 교묘한 조작과 그릇된 설명에 고통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이 공공외교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데에는 냉전 이후 국제적 고립이 갈수록 심화되는 현실이 자리 잡고 있다. 특히 군사동맹 관계였던 터키·이집트와 최근 갈등이 높아지는 것은 치명적이다. 이스라엘이 가장 공을 들이는 미국에서조차 ‘편협한 이스라엘’을 중동정책 실패의 원인으로 지목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실정이다. 안보 위기감을 극복하기 위해 추진하기 시작한 이스라엘 공공외교는 부정적 이미지를 희석시키고 긍정적 이미지를 전략적으로 확산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홀로코스트 희생을 끊임없이 강조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에델스타인 장관 역시 ‘이스라엘은 피해자이며 평화를 옹호한다’는 점을 되풀이해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팔레스타인은 아무런 양보도 없이 모든 것을 다 차지하려 한다. 미국조차 우려를 표명하는 정착촌 건설에 대해서도 “평화를 위협하는 요인이 아니다.”라고 강변했다. 에델스타인 장관은 옛 소련에서 태어나 시온주의 운동을 이유로 국가보안위원회(KGB)에 체포돼 3년간 복역한 뒤 1987년 가족과 함께 이스라엘로 이주했다. 이스라엘 정부와 의회 요직을 두루 역임했으며, 올해 예루살렘 포스트가 선정한 ‘전 세계 가장 영향력 있는 유대인 50명’ 가운데 10위에 선정되기도 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女 교복 입으면 변태가…” 캐나다 치마금지 논란

    공공장소 변태들의 만행, 교복 치마 탓이다? 최근 캐나다 토론토에서 공공장소, 특히 지하철에서의 성추행 등 성범죄가 증가하자 경찰이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 주 범행타깃으로 분석된 여학생들에게 교복 치마를 입지 말라고 경고한 것. 캐나다 공영방송 CBC 등 현지 언론의 13일자 보도에 따르면 토론토 의원들은 교복이 소녀들을 성범죄 타깃으로 만드는 주범이라고 지적하고, 치마 착용을 제재할 것을 공식 권고했다. 정부와 경찰의 경고를 받아들인 그린우드 중등학교 교장 알란 하디는 “학생들, 특히 여학생들은 가급적이면 지하철 등 공공교통을 이용할 때 교복을 입지 말 것”이라고 지침을 내렸다. 하디 교장은 또 학생과 학부모에게 보내는 이메일에 “성범죄자들이 치마를 입은 여학생들을 주로 노린다.”면서 “청바지나 트레이닝바지 등을 착용할 것을 추천한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그린우드 학교 여학생 2명이 교복 치마와 블라우스를 입고 등교하다 한 남성에게 성추행을 당한 직후 내려진 방침이다. 하지만 이 같은 방침이 발표되자 성차별이라는 지적과 함께 자율성을 침해하는 권고라는 반발이 쏟아지고 있다. 성범죄 주범을 체포하고 이를 단속하기보다 여성의 복장에 제재를 가하는 정부의 방침이 시민들을 뿔나게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일 뉴욕 거리 한복판에서는 성범죄 예방을 위해 여성들에게 치마를 입지 말라고 권고한 뉴욕 경찰 측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시위에 참가한 여성들은 “의복의 자유를 침해했다.”, “성폭행 등 성범죄의 원인을 여성에게 돌리지 말아야 한다.”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거리행진을 펼쳤다. 국내의 한 교육청도 여학생들의 짧은 교복치마가 탈선이나 성범죄 등 범죄에 노출되는 부작용이 우려된다며 치마 길이를 규제하는 방안 등을 내놓은 뒤 찬반논란에 시달리기도 했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책이 절판되는 것도 재출간 되는 것도 독자의 몫”

    “책이 절판되는 것도 재출간 되는 것도 독자의 몫”

    새 책의 유통기한은 요구르트보다 짧다고 했던가. 엄청나게 많은 책들이 독자의 선택을 기다리다 절판으로 그 몫을 다한다. 베스트셀러나 작가 명성에 미혹돼 서가(書架)의 먼지만 뒤집어쓰다 버려지는 책들이 있는가 하면 독자가 진가를 알아보기 전에 출판사의 절판 처분을 받는 책도 부지기수다. 책들의 저수지(reservoir)에서 진귀한 책, 절판된 책들을 건져내는 손맛이 궁금했다. 경북 상주의 한 고교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박균호(43) 교사의 김천시 부곡동 아파트를 찾았다. 가장 넓은 방의 양쪽 벽이 책장 차지였는데 가로 여덟 칸, 세로 일곱 칸에 꽂힌 책들 무게를 못 견뎌 시렁이 활처럼 휘어지곤 한다고 했다. 초등학교 4학년 딸도 밥을 먹으며 책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것이 자신을 빼닮았다고 흔감해하는 박 교사와의 일문일답. →25년 동안 3000권을 모았다는데 책이 그렇게 많지 않아 보인다. -기회 있을 때마다 주위에 나눠주기 때문이다. 집에서 차로 30분 걸리는 학교의 여러 곳에 나눠 보관하고 있다. 집이 계속 좁아진다. ●‘숨어사는 외톨박이’와 마주하며 절판본에 눈떠 →지금까지 나눠준 책들이 얼마나 되나. -헤아릴 수 없다. 인터넷 독서 커뮤니티에도 난, 양보심 많은 이로 알려져 있다. 해서 지금도 여기저기서 책 달라는 이메일과 편지를 받는다. →절판본, 희귀본에 눈 돌리게 된 계기는. -1995년에 ‘숨어사는 외톨박이’(1977, 뿌리깊은나무)란 책과 마주하면서였다. 너무 좋아 선물하려 했는데 절판됐다고 했다. 어렵게 책을 구하게 되면서 지독한 새책주의자였던, 전 주인의 메모나 밑줄을 끔찍히 싫어했던 내가 전 주인의 흔적마저 사랑하게 됐다. 박 교사는 최근에 낸 ‘오래된 새책’(아이북스)에 ‘3000권의 책 중에서 단 한 권만 제외하고 모두 버려야 한다면, 집에 불이 나서 단 한 권만 들고 집을 빠져나와야 한다면, 내 인생의 운명을 좌우할 수 있는 권력을 가진 자에게 단 한 권의 책으로 아부를 해야 한다면, 내 가족을 죽음으로부터 구해준 고마운 이에게 책으로 답례를 해야 한다면,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이 책을 선택할 것’이라고 적었다. →책은 어떻게 구하나. -독서 커뮤니티에 올라온 추천글을 참조한다. 너무 많은 책 가운데 어떤 책이 좋은 책인지, 또 명실상부한지 판단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해서 희귀본과 절판본을 구하는 이들은 소장 가치가 높다는 책이 나오면 일단 손에 넣고 본다. 다른 사람이 추천한 책에서 다른 책 정보를 얻거나 실마리를 찾는 경우도 많다. 소문과 평판만 좇아 책을 손에 넣었다가 실망해 짜증나는 경우도 있고 그 반대인 경우도 있다. ●“책은 정말로 간절히 원하는 이에게 가야” →지론이 있다면. -좋은 책은 언젠가 다시 출간돼 독자의 사랑을 받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절판되는 것도, 재출간을 결정하는 것도 결국 독자 몫이다. 또 하나, 책은 가장 필요로 하는 이에게 가야 한다는 것이다. 욕심에 비싼 값을 치르고 산 책이라도 정말 간절히 원하는 이에게 양보하곤 한다. 최근에 낸 책이 몇몇 언론에 소개되면서 ‘헌책 사냥꾼’이란 오해를 사겠구나 싶다. 책을 사랑하다가 절판본의 가치에 눈뜬 사람에 불과하다. 김천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15일 오전 7시와 오후 7시 케이블 채널 서울신문STV ‘TV 쏙 서울신문’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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