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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정민 진시우 별세, 안타까운 비보..예약 이메일 보니..

    이정민 진시우 별세, 안타까운 비보..예약 이메일 보니..

    작가그룹 옥인콜렉티브로 활동한 이정민(48)·진시우(44) 부부 작가가 세상을 떠난 사실이 알려졌다. 18일 미술계에 따르면 이정민·진시우 작가는 지난 16일 생을 마감했다. 이정민 진시우 작가가 활동하던 옥인콜렉티브는 2009년 서울 종로 옥인시범아파트 철거를 계기로 형성된 작가그룹이다. 철거 위기에 몰린 옥인 아파트에 살던 김화용 작가의 집을 방문한 여러 작가는 버려진 공간과 남은 주민의 삶을 엮은 공공예술 프로젝트를 선보였다. 옥인콜렉티브는 이듬해 4월 출범해 김화용·이정민·진시우 작가를 주축으로 활동했다. 도시재개발, 부당해고, 위험사회 등의 문제를 공동체와 개인의 관계에 초점을 두고 풀어냈다. 이들은 국립현대미술관(MMCA), 토탈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SeMA), 백남준아트센터 등 국내 유수 미술기관과 광주비엔날레 등을 통해 작업을 선보이면서 당대 컬렉티브 중 가장 두드러진 활동상을 보였다. 지난해 1월에는 국내 최고 권위의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작가상 최종 후보에 오를 정도로 역량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옥인콜렉티브의 내부 문제로, 지난해 말부터 활동이 어려워진 것으로 알려졌다. 참여할 예정이던 외국 전시도 여러 건 취소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정민·진시우 작가는 옥인콜렉티브 활동으로 함께한 이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면서 ‘마지막 인사’를 언급하는 내용의 예약 이메일을 전달한 것으로 밝혀졌다. 2009년부터 이들과 인연을 맺은 박재용 큐레이터는 이 이메일을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두 작가는 “2018년도 12월부터 불거진 옥인 내부 문제를 전해 들은 분들에게 의도치 않은 고통을 나눠드려 죄송하다”라면서 “옥인의 전체 운영을 맡아온 저희(이정민·진시우) 방식이 큰 죄가 된다면 이렇게나마 책임을 지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더 이상 책임을 감당하지 못하는 것은 저희 잘못이고 온 힘을 다해 작업을 해왔던 진심을 소명하기에 지금은 허망함뿐”이라면서 “바보 같겠지만 ‘작가는 작업을 만드는 사람’, ‘예술이 전부인 것처럼 사는 삶’이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미술계는 부부의 갑작스러운 부고 소식에 충격에 빠졌다. 옥인콜렉티브의 작품을 접한 관람객과 동료들은 이들에게 추모의 인사를 전하고 있다. 한편 두 작가의 빈소는 따로 마련되지 않았으며, 장례식은 20일 낮 12시 서울 을지로 국립중앙의료원이다. 사진 = 서울신문DB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옥인콜렉티브 이정민·진시우 부부 작가 별세

    옥인콜렉티브 이정민·진시우 부부 작가 별세

    작가그룹 옥인콜렉티브로 활동한 이정민(48)·진시우(44) 부부 작가가 세상을 떠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8일 미술계에 따르면 이정민·진시우 부부 작가는 지난 16일 생을 마감했다. 옥인콜렉티브는 2009년 서울 종로 옥인시범아파트 철거를 계기로 형성된 작가그룹이다. 철거 위기에 몰린 옥인아파트에 살던 김화용 작가의 집을 방문한 여러 작가들은 버려진 공간과 남은 주민의 삶을 엮은 공공예술 프로젝트를 선보였다. 이듬해 4월 출범한 옥인콜렉티브는 김 작가와 이·진 부부 작가를 주축으로 활동했다. 도시재개발, 부당해고, 위험사회 등의 문제를 공동체와 개인의 관계에 초점을 두고 풀어냈다. 이들은 국립현대미술관(MMCA), 토탈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SeMA), 백남준아트센터 등 국내 유수 미술기관과 광주비엔날레 등에서 작업을 선보이면서 당대 컬렉티브 중 가장 두드러진 활동상을 보였다. 지난해 1월에는 국내 최고 권위의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작가상 최종 후보에 오를 정도로 역량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내부 문제로 같은 해 말부터 활동이 여의치 않아졌고 옥인콜렉티브가 참여할 예정이던 외국 전시도 여러 건 취소됐다. 이·진 부부 작가는 옥인콜렉티브 활동을 통해 함께한 이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언급하는 내용의 예약 이메일을 보냈다. 박재용 큐레이터가 홈페이지에 공개한 이메일에 따르면 이들 부부 작가는 “2018년도 12월부터 불거진 옥인 내부 문제를 전해들은 분들에게 의도치 않은 고통을 나눠드려 죄송하다”라면서 “옥인의 전체 운영을 맡아온 저희 방식이 큰 죄가 된다면 이렇게나마 책임을 지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더 이상 책임을 감당하지 못하는 것은 저희 잘못이고 온 힘을 다해 작업을 해왔던 진심을 소명하기에 지금은 허망함뿐”이라면서 “바보같겠지만 ‘작가는 작업을 만드는 사람’, ‘예술이 전부인 것처럼 사는 삶‘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두 작가의 빈소는 따로 마련되지 않았으며, 장례는 수목장으로 치러진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임신선수 차별 비판 받은 나이키, “모성보호 동참하겠다”

    임신선수 차별 비판 받은 나이키, “모성보호 동참하겠다”

    임신한 선수들에 대한 후원금을 삭감·중단한 사실이 드러난 세계적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가 결국 “모성보호에 동참하겠다”며 비판을 수용했다. BBC는 나이키의 차별을 폭로했던 미국 육상스타 앨리슨 펠릭스가 존 슬러셔 나이키 글로벌 스포츠마케팅 수석부사장으로부터 임신한 선수에 대해 후원금을 삭감하는 정책을 철회한다는 취지의 이메일을 받았다고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펠릭스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서비스에 이같은 사실을 알리며 “우리의 목소리는 힘이 있다. 나이키가 공식적·계약적으로 그들이 후원하는 여성 선수들에 대해 모성 보호를 제공하는데 동참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제 더이상 아이를 가졌다는 이유로 재정적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 우리 모두가 운동선수 이상의 존재라는 것을 믿는 나이키의 열망에 감사한다”고 덧붙였다. 나이키는 펠릭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임신으로 인해 기량이 하락하더라도 계약을 철회하지 않겠다”고도 약속했다. 6번의 올림픽 금메달을 딴 미국의 대표적 육상선수인 펠릭스는 지난 5월 뉴욕타임스에 자신이 아이를 출산하는 과정에서 나이키가 이전보다 70% 적은 후원금을 지급하려고 했고, 출산 이후 기량 하락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보장을 해달라는 요구도 거절했다는 내용을 밝혔다. 이후 비슷한 차별을 받은 여성 선수들의 사례가 추가로 드러났고, 나이키는 임신한 선수를 차별했다는 거센 비판을 받았다. 특히 광고를 통해 성평등 캠페인을 벌여온 나이키가 정작 자신들의 계약 선수들에게는 이율배반적인 행동을 했다는 비난이 컸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경북도, 생활·경제 분야 규제 개선 아이디어 공모

    경북도, 생활·경제 분야 규제 개선 아이디어 공모

    경북도는 오는 21일부터 다음 달 19일까지 규제 개선 아이디어를 공모한다고 18일 밝혔다. 공모 대상은 복지·일상생활·안전·일자리·소상공인 지원 분야로 도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실무위원회와 소관부서, 규제개혁위원회 심사에서 우수 과제를 선정해 11월 중 표창과 함께 포상금을 준다. 경북도 및 시·군 홈페이지에서 서식을 내려받아 홈페이지, 이메일, 등기우편 등으로 아이디어를 내면 된다. 김장호 경북도 기획조정실장은 “이번 공모는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불편한 규제와 경제활동에 걸림돌이 되는 규제를 효과적으로 발굴하기 위해 마련됐다”면서 “최종 선정한 과제가 신속하게 개선되도록 중앙부처와 협의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안동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정부 “‘백색국가 제외’ 전 일본 측에 통보…필요시 추가 설명”

    정부 “‘백색국가 제외’ 전 일본 측에 통보…필요시 추가 설명”

    성윤모 산업장관, SNS에 “일본이 원하는 방식으로 협의·추가설명” 정부가 지난 14일 백색국가(수출절차 우대국)에서 일본을 제외한 조치에 앞서 일본 측에 이미 사전 통보를 했으며 필요시 추가 설명이나 협의를 할 뜻이 있다고 밝혔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16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행정예고 이전에 일본 측에 사전에 통보하고 주요 내용과 고시 개정 절차에 대한 설명도 이미 실시한 바 있다”면서 “추가적인 설명이 필요하다면 협의든 설명이든 일본 측이 원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겠다는 점을 알려드린다”고 말했다. 산업부는 일본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하고 수출 통제지역을 개편하는 내용의 전략물자 수출입고시 개정안을 14일 행정예고 한 바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미 한 차례 설명을 해 줬지만 일본 경제산업성이 다시 이메일로 제도 변경에 대한 구체적 이유와 근거를 알려달라고 요청해왔다”면서 “이에 대해 자세한 사항은 링크한 행정예고안을 참조하라면서 한일 당국간 직접 만나서 실무협의를 할 수 있음을 재차 밝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난달 12일 일본의 3대 품목 수출규제와 한국 백색국가 제외 고시에 대해 한일 과장급 실무협의(일본 측은 ‘설명회’라고 주장)를 도쿄에서 개최한 점을 언급했다. 성 장관은 12일에도 전략물자 수출입고시 개정안을 발표하면서 일본이 대화를 원하면 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SNS를 통해 이번 일본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한 조치의 정당성을 강조하는 한편 다시 한번 일본에 당국자 간 협의 의향을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세코 히로시게 일본 경제산업상은 지난 15일 한국 정부가 일본을 수출관리 우대국에서 제외하는 것에 대해 한국 측에 상세한 설명을 요구하고 있다면서도 “(한국과) 협의에 나설 생각은 없다”고 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25회] “대법원장 직보 아이템” 인사모 와해 관련 조치들 양승태에 보고 정황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25회] “대법원장 직보 아이템” 인사모 와해 관련 조치들 양승태에 보고 정황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또는 기획조정실장)의 지시로 작성했습니다”, “임 전 차장이 불러준 그대로를 적었습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등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법원행정처 심의관을 지낸 현직 판사들의 단골 답변이다.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이 짙은 각종 문건들을 작성한 배경과 과정, 보고서의 내용은 대부분 임 전 차장의 지시로, 임 전 차장이 불러준 그대로 적었다고 증언하고 있다. 여기에서 일부 부적절한 내용은 티가 날듯 말듯 고치거나 삭제하기도 하고 때로는 임 전 차장이 불러준 내용보다 더 과한 아이디어를 적어놓기도 했다는 것도 공통된 진술의 방향이다. 이들에게 이런 보고서를 쓰도록 하고 각종 재판 거래 및 개입에 실행하도록 ‘의무없는 일’을 하게 만든 혐의를 받는 양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의 변호인들의 단골 질문은 “양 전 대법원장에게 (또는 각 대법관에게) 직접 보고했거나 직접 지시를 받았느냐?”다. 1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 박남천) 심리로 열린 양 전 대법원장 등의 24회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박상언 창원지법 부장판사의 증인신문에도 단골 질문과 답변이 나왔다. 다만 박 부장판사가 작성한 문건과 그의 증언에서는 임 전 차장의 윗선인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전 법원행정처장)과 양 전 대법원장에게까지 보고가 이뤄졌는지에 대해 다른 심의관 출신들보다 구체적인 정황들이 나왔다. 박 부장판사는 증인 출석 요구를 받은 뒤 세 차례나 불출석사유서를 냈다가 이날 네 번째 출석요구 만에 법정에 나왔다. 그는 스스로를 가리키며 ‘저는, 제가‘ 대신 ‘증인은, 증인이’라며 흐트러짐 없는 자세로 답을 해나갔다. 박 부장판사는 2015년 2월부터 2017년 2월까지 법원행정처에서 기획조정심의관을 지냈다. 같은 기간 기획1조정심의관을 지낸 김민수 창원지법 마산지원 부장판사와 함께 근무하며 임 전 차장의 지시를 받아 각종 보고서를 작성했다. 이날 박 부장판사에 대한 증인신문 과정에서는 특히 국제인권법연구회와 ‘인권과 사법제도 소모임(인사모)’ 와해를 위해 행정처가 추진한 조치들이 양 전 대법원장에게까지 보고된 것으로 보이는 여러 정황이 공개되기도 했다. 변호인들은 줄곧 “대법원장이나 대법관에게 직접 지시를 받거나 보고한 적 있느냐?”는 단골 질문을 통해 대법원장이나 법원행정처장까지의 ‘윗선’으로는 내용이 전달되지 않았고, 임 전 차장이 대부분 ‘알아서’ 실행을 주도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이어갔다. 또 일부 지시를 하거나 보고를 받은 것이 있다고 하더라도 심의관들의 정당한 업무로 이해해 사법행정권 남용에 대한 고의가 전혀 없었음을 우회적으로 강조해왔다. 양 전 대법원장은 직접 이 사건이 불거진 때부터 자신은 전혀 알지 못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밝혔다. ●이규진 업무일지에 ‘처장님-인사모 보고’ 와해 방안들 ‘윗선’ 공식 논의 정황 이날 법정에서 공개된 2015년 8월 19일 이규진 전 양형위원회 상임위원이 임 전 차장과 당시 이민걸 행정처 기획조정실장, 윤성원 사법정책실장, 한승 사법지원실장에게 보낸 메일에는 ‘지난 월요일 처장님께서 국제인권법연구회와 연구회 내 소모임에 관해 우려를 표시하면서 차장, 실장들과 방향에 관해 논의해보라고 지시했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임 전 차장은 이 메일을 박 부장판사에게 그대로 전달하며 관련 보고서 작성을 지시했다. 검찰이 “임 전 차장으로부터 보고서 작성 지시를 받으면서 박 전 대법관이 국제인권법연구회와 인사모에 대해 우려를 표시한 것을 이 전 상임위원이 우려를 반영했다는 말을 전해들었느냐”고 묻자 박 부장판사는 “이메일을 있는 그대로 포워딩 받았다면 그렇게 인식했을 것 같은데 그런 기억은 지금 없다”고 답했다. 검찰은 이 전 상임위원의 업무일지 가운데 메모 몇 부분을 더 지목했다. ‘사법제도 소모임-바깥(실장회의에서 논의), 어느 시기에 손볼 것인가?→금주 내로. 국제인권법 커뮤니티 존폐론(2015년 8월 17일자)’, ‘실장회의-인사모 토론, 처장님-인사모 보고. 처장-재검토 요(2015년 8월 24일자)’, ‘소모임 회장이 나선다. 커뮤니티 내 활동 불가/ 연구회 밖 음성화. *당근-인권 관련 외국 출장 기회, 코트넷 인권자료실 기재(2015년 8월 24일자)’ 등 당시 법원행정처장이던 박 전 대법관이 직접 실장들과 국제인권법연구회와 관련된 조치들을 논의한 정황으로 보이는 메모들이었다. 다만 박 부장판사는 이러한 내용을 전해들은 사실이 있냐는 검찰의 질문에 “들은 바 없다”고 답했다. 박 부장판사가 작성한 그해 8월 24일자 ‘인권과 사법제도 소모임 대응방안’ 보고서에는 ‘예규에 반한다는 것을 내세운다’, ‘연구회 성과 평가위원회 활용 방안’, ‘예산 및 전산자원 지원 중단’, ‘출장기회 제공 등을 통해 연구회 일반 회원과 분리’ 등 이 전 상임위원의 업무일지 속 메모 내용과 같은 맥락들의 방안이 담겼다고 검찰은 지적했다. 박 부장판사는 “임 전 차장께서 불러줘서 증인이 작성한 페이퍼의 반영과 혼재된 게 아닌가 싶다”면서 “일부 방안에 대해 임 전 차장이 언급했던 것은 맞는데 저 부분이 다 임 전 차장이 불러준 것인지는 기억이 없다”고 설명했다. 박 부장판사가 작성한 2016년 3월 25일자 ‘전문분야 연구회 개선방안’ 보고서에 대해선 그도 양 전 대법원장과 처장에게 보고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당시 법원행정처장은 박 전 대법관의 후임인 고 전 대법관이었다. 검찰은 “일부 부분이 내용은 (초안과 비교해) 그대로인데 주요 문구들이 진하게 표시돼 수정됐다. 증인이 임 전 차장의 별도 지시를 받아 이렇게 강조 표시를 한 것인가?” 물었다. 박 부장판사가 기억이 안 난다고 하자 검찰은 다시 “임 전 차장이 개인적으로 보고받는 보고서라면 주요 문구를 진하게 표시하라고 수정할 필요가 없었을 텐데 상급자, 처장이나 대법원장에게 보고하기 위한 것으로 강조 표시를 한 것 같은데 보고됐다는 이야기를 듣지 못했나”라고 물었다. 박 부장판사는 “작성 당시 보고용이라고 듣지는 않았고 사후에 들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보고서를 쓴 뒤 며칠 또는 몇 주가 지나지 않았을 즈음 ‘피드백’이 왔다는 것이다. 박 부장판사는 “(보고서를 쓴 뒤) 후속조치를 해야 하거나 추가 보고서를 작성해야 할 때 피드백을 해주는데 그 때 (임 전 차장이 대법원장에게 보고했다는 말을) 했을 수도 있고, 보고서 자체가 증인이 작성했던 것 중에 분량으로 보면 가장 커서 그랬을 것(대법원장에게 보고가 됐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前심의관 “처장님과 대법원장님께 이미 보고…실행 옮길 듯 하네요” 박 부장판사는 2016년 4월 8일 기획조정실 심의관들에게 이메일을 통해 “심의관들의 전적인 도움으로 전문분야 연구회 관련 전반적 보고를 마쳤고 차장님께서 잘 됐다며 처장님과 대법원장님께 이미 보고하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고 말했다. 이 메일과 관련해선 지난달 법정에 나온 김민수 부장판사도 “제가 직접 경험한 것은 아니지만 차장님이 대법원장님께 보고드렸다고 박상언 심의관이 이야기했다. 저만 들은 게 아니고 기획조정실 심의관 전원이 들었다”고 말한 바 있다. 박 부장판사는 이런 메일을 보낸 데 대해 “임 전 차장께서 하는 이야기를 듣고 증인이 그런 느낌(대법원장과 처장에게 보고가 됐다는) 느낌을 받았던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부장판사는 당시 메일에 “차장님이 오늘 실장회의에서 논의하시겠다면서 전문분야 연구회 전반과 인권법 관련 대응으로 분리하여 다시 정리해 달라고 하셨습니다. 이미 대법원장님 보고 마친 서류를 지금 실장회의에 올리셨단 건 아마도 회의 후에 결정된 구체적 방안 실행에 옮기라는 지시가 있을 듯 하네요;;;”라고도 적어 연구회와 관련된 조치들이 대법원장과 처장은 물론 실장들이 공식적으로 논의했던 사안임을 드러냈다.이후 박 부장판사가 기획조정실 심의관들에게 보낸 2016년 5월 13일 이메일에도 ‘법무비서관 교체 소식 등’이라는 제목과 함께 ‘이번 주 처장님 이상까지 보고된 것’, ‘첫번째 첨부파일 중 로드맵에는’ 등의 내용과 함께 ‘전문분야 연구회 개편 로드맵’ 문건이 첨부됐다. 이는 실장회의 이후 조치들을 임 전 차장에게 전달받아 작성한 보고서로, 박 부장판사는 이 보고서의 내용도 고 전 대법관과 양 전 대법원장에게 전달됐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 조사에서도 “대법원장까지 보고된 보고서라 보시면 된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 이유에 대해서 “사후에 이 전 상임위원에게 들은 거까지 있어서 들은 얘기들을 종합해 봤을 때 대부분 (윗선에) 보고됐구나 당시에 생각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실제로 보고가 됐는지 정확히 아는 것이 아니고 왜 이 보고서가 대법원장에게까지 올라갔는지도 알지 못한다고 했다. 박 부장판사가 작성한 이른바 ‘로드맵’에는 다른 연구회를 신설해 전산상으로 연구회가 중복가입 되지 못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인권법연구회 등의 탈퇴를 유인하는 내용이 담겼는데, 특히 신설 연구회로 ‘법원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LAW’가 거론됐다. 인권법연구회에 속한 많은 판사들의 관심을 돌릴 만한 아이템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 박 부장판사는 이와 관련해 기획조정실 심의관들에게 아이디어를 묻기도 하다가 2016년 6월 1일 ‘연구회 신설 관련 검토서’라는 제목의 이메일을 보내 “차장님께서는 제 생각보다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는 듯 하여(CJ(대법원장) 직보 아이템이기 때문이겠죠...) 보고서를 첨부합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양승태, 후임 대법원장에게 부담 주지 않겠다”며 인사모 관련 조치 ‘의지’ 그러다 2017년 1월 다시 ‘인사모 대응방안’이 구체화돼 2월 13일 김 부장판사가 작성한 ‘중복가입 탈퇴 관련 안내말씀’이라는 글이 전산정보국장 명의로 코트넷에 게시됐다. “대응방안을 급하게 만든 배경이 무엇이었나” 검찰이 묻자 박 부장판사는 “(인권법연구회의) 외부 기관과의 학술대회가 이유 중 하나였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보고서 검토 배경에는 국제인권법연구회 명의로 연세대와 법관인사제도 학술대회를 같이 하는 것은 사법부의 독립 및 인사제도의 독립성을 흔들 위험이 있다는 취지의 지적이 포함됐다. 이러한 전제로 보고서를 작성하라는 게 임 전 차장의 지시였다는 게 박 부장판사의 설명이다. 그러면서 박 부장판사는 “당시 이 전 상임위원으로부터 ‘양승태 대법원장이 후임에게 부담주면 안 된다’라고 말했다는 것을 전해들었다”는 검찰 조사에서의 진술을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양 전 대법원장이 ‘트라우마’처럼 반감을 갖고 있던 인권법연구회와 인사모를 자신의 임기 안에 와해시켜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는 것이다. 임 전 차장은 검찰 조사에서 “시기나 경위는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대법원장님이 저에게 후임자에게 부담을 넘기고 싶지는 않다는 그런 말씀을 저에게 한 적은 있다”고 진술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오후 5시 반을 훌쩍 넘겨 검찰의 주신문이 끝났다. 이후 저녁식사를 한 뒤 오후 7시부터 박 전 대법관 측부터 반대신문을 시작했다. “증인은 2015년 2월부터 1년간 박병대 피고인과 행정처에서 같이 근무했는데 그 기간동안 처장인 피고인으로부터 직접 어떤 사안을 검토하라거나 보고서 작성을 지시받은 사실이 있습니까?” 변호인의 단골 질문이 나왔다. 박 부장판사는 “직접 제게 지시한 적은 없다. 기획총괄심의관에게 지시한 것은 같은데 증인에게 직접 지시한 적은 없다”고 답했다. 이날 재판은 박 전 대법관 측의 반대신문이 조금 진행되다 오후 9시쯤 마쳤다. 국제인권법연구회나 인사모 관련 내용 뿐 아니라 상고법원 도입을 위한 청와대 설득 방안, 서기호 의원을 비롯한 상고법원 도입에 부정적인 의원들에 대한 설득 전략, 각종 재판 개입 의혹이 담긴 문건들을 다수 작성한 박 부장판사는 다음달 9일 다시 한 번 법정에 나온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서울신문은 전직 대법원장이 법정에 피고인으로 선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를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2019년 5월 29일부터 매주 최소 두 차례 이상 열리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재판을 지면 제약에서 벗어난 온라인을 통해 글로 생생하게 중계합니다.
  • [판깨스트] 판결로 본 ‘세월호 보고조작’… “김기춘, 허위 보고 직접 주도”

    [판깨스트] 판결로 본 ‘세월호 보고조작’… “김기춘, 허위 보고 직접 주도”

    “(대통령)비서실에서는 20~30분 단위로 간단없이(끊임없이) 유·무선 보고를 하였기 때문에 대통령은 직접 대면보고 받는 것 이상으로 상황을 파악하고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2014년 7월 국회 세월호 침몰사고의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과정에서 이같은 내용의 보고서와 서면답변서를 제출하고 보고서 내용 그대로 국회에서 답변한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에 대해 법원이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습니다. 지난 1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부장 권희)는 “청와대의 책임을 회피하고 국민들을 기만하고자 한 것으로 그 죄책(죄의 책임)이 결코 가볍지 않다”며 김 전 실장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이른바 ‘세월호 보고조작’ 사건으로 불린 이 사건의 판결 내용을 통해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당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7시간과 이후 청와대가 보고시각을 조작한 과정을 되짚어 봤습니다. “대통령은 세월호 사고 발생 무렵 대통령 주재 수석비서관회의, 국무회의나 외부 행사 등 공식적인 일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청와대 본관 집무실에서 근무하지 않고 주로 관저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대통령이 청와대 참모 등 관계 공무원들과 직접 대면하여 국정을 논의하거나 보고를 받는 일이 드물었고 주로 서면보고를 받았다” 김 전 실장 등의 판결에 기본 전제사실로 적힌 박 전 대통령의 근무 형태와 보고 방법입니다. 공식 행사가 없을 때는 관저에 머물렀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졌고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뒤 중앙재난대책본부에 나가기까지 7시간 동안 과연 무엇을 했는지가 사고 직후부터 큰 논란이 됐죠. ●청와대, 최초 보고시간 ‘9시 30분→10시’으로 수정 왜? 사고 직후 청와대는 박 전 대통령이 오전 9시 30분 사고 발생에 대한 첫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당시 사고 상황에 대한 첫번째 보고서를 작성한 국가안보실의 상황은 이랬습니다. 오전 9시 19분쯤 김장수 당시 국가안보실장을 비롯한 직원들은 뉴스속보 자막을 통해 세월호 사고 발생 소식을 접했고, 안보실 소속 전모씨는 9시 22분 청와대 문자메시지 발송시스템을 이용해 각 수석비서관과 비서관, 행정관 등에게 사고 발생 소식을 알렸습니다. 역시 안보실 소속인 이모씨는 10분 안에 상황보고서를 작성할 수 있겠다고 보고 보고시간을 ‘2014. 4. 16(수) 09:30’으로 적은 상황보고서 1보를 작성했습니다. 처음에는 기본적인 사항만 보고를 올렸다가 상황팀장인 김모씨의 지시를 받고 조난 신고 시간, 배의 명칭과 톤수, 탑승인원 등을 추가로 파악했고 김씨가 이씨의 보고 내용을 토대로 1보 보고서를 수정했습니다. 상황2반의 상황팀장인 백모씨가 9시 39분과 9시 42분쯤 구조세력 동원 현황을 파악했고 9시 54분과 9시 57분쯤 56명이 구조됐다는 것과 구조된 인원이 사고지점으로부터 약 7㎞ 떨어진 서거차도로 이동할 예정이라는 사실을 해경 상황실과의 전화통화로 파악했죠. 이미 보고서를 작성하는 데 예상한 보고시간보다 30분 가까이 지체가 됐습니다. 그리고는 안보실 상황팀은 1보 초안을 작성해 10시에 상황병에게 김장수 전 실장에게 보고서를 전달하도록 했습니다. 김 전 실장이 1보를 검토한 뒤 신인호 전 안보실 국가위기관리센터장에게 1보를 대통령에게 보내도록 지시했고 신 전 센?장은 10시 12~13분쯤 1보 보고서를 출력해 밀봉한 뒤 상황병에게 관저로 전달하도록 지시했습니다. 위기관리센터에서 대통령 관저 인수문까지 597m를 상황병이 뛰어서 이동할 경우 소요되는 시간은 약 6분 20초. 관저 경호원이 이를 전달받아 대통령의 침실 앞 탁자에 도착할 수 있는 시간은 최소 10시 19~20분이 됐을 것이라는 게 검찰 수사와 법원의 판단 내용입니다. 1보를 포함해 국가안보실에서 청와대 관저로 상황보고서를 보낸 것은 모두 세 차례였습니다. 1보가 10시 19~20분쯤 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이후 10시 40분쯤 상황보고서 2보, 11시 20분쯤 상황보고서 3보가 각각 안보실에서 출발했습니다. 이와 함께 정무수석실 산하 사회안전비서관실에서 해경 출신 이모 행정관이 해경 상황실 등과 통화하며 파악한 내용들을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에게 보냈습니다. 오전 10시 36분, 10시 57분, 11시 28분, 오후 12시 5분, 12시 33분, 1시 7분, 3시 30분, 5시 11분, 8시 6분, 8시 50분, 10시 9분 총 11차례 정 전 비서관에게 이메일이 전달됐다고 합니다. 그러나 누구도 정 전 비서관이 이메일을 열어보았는지, 이메일 속 보고서들이 박 전 대통령에게 실제로 보고됐는지는 확인하지 안?고 정 전 비서관도 비서실에 이메일을 받았는지, 대통령에게 보고하지 않았는지 알리지 않았습니다. ●국회 답변 앞두고 보고시간 및 대응상황 재점검…김기춘 “좋아, 다음으로” 일일이 확인 스스로 탈출한 생존자들을 제외하고 단 한 명도 구하지 못한 참사의 비극이 나날이 짙어지자 청와대를 향한 비난의 목소리도 더욱 높아졌습니다. 박 전 대통령에게 제대로 상황이 전달되지 않아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지 못했다는 지적이었습니다. 그런데다 참사 일주일 뒤 김장수 전 실장은 당시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청와대 국가안보실은 통일, 정보, 국방 분야의 컨트롤타워이지 자연재해 같은 게 났을 때의 컨트롤타워가 아니다”라는 입장을 발표해 청와대가 의도적으로 책임을 회피한다는 비판을 고조시켰죠. 참사 당일 과연 박 전 대통령에게 어떻게 보고가 이뤄졌고 왜 제대로 된 대처가 이뤄지지 못했는지 진상을 밝혀야 한다는 요구가 높아지면서 국회는 국정조사를 하기로 했습니다.국회 운영위원회와 국정조사특위가 7월로 예정되자 5~6월 정무수석실을 중심으로 예상 질의·응답자료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김기춘 전 실장은 각 수석비서관실과 국가안보실 소속 행정관들인 실무자들이 작성한 답변자료 초안을 직접 검토한 뒤 6월 18일부터 7월 9일까지 14차례 ‘검독회’를 갖습니다. 쟁점별로 질의응답을 직접 주고받으며 정리하는 것이죠. 신동철 당시 정무비서관이 예상 질의내용과 답변을 읽은 뒤 관련된 수석들이 부가적인 설명을 하는 식으로 답변 내용이 정리되면 김기춘 전 실장은 “좋아, 다음으로 넘어가“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판결에는 “피고인(김기춘 전 실장)이 각 답변자료에 대해 참모들의 의견을 듣고 질의사항 및 답변사항 추가, 수정 및 삭제 등을 최종적으로 결정하였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런데 답변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특히 청와대의 늦장 대응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신인호 센터장은 국가안보실의 최초 사고 인지 시점과 최초 서면보고 시점 등에 대해 정확하게 다시 사실관계를 파악해보라고 지시했습니다. 애초에 안보실에서 작성된 1보에는 ‘9시 30분’으로 보고시간이 적혀있었지만 실제로 1보 보고서가 완성된 시간은 10시가 다 가까워졌으니 보고시간부터 이미 틀린 상태였습니다. 판결에는 “상황팀 직원 모두 상황보고서 1보에 기재된 보고시간 09:30이 실제 보고시간과 다르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었다”면서 이들이 최초 보고시점을 특정하려던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상황팀은 위기관리센터 안에 있던 폐쇄회로(CC)TV 두 대를 통해 당시 보고서를 전달한 상황병들의 출발 시간을 확인하고 9시 50분쯤을 1보 보고서의 보고시간으로 특정했습니다. 이후 그해 6월 초까지 1보 보고서의 보고시간을 9시 50분으로 정리했는데, 해경 녹취록을 입수한 뒤 9시 50분도 틀린 시간이라는 것을 알아차렸습니다. 해결 녹취록과 상황보고서 1보의 내용을 비교해 보니 9시 57분쯤 안보실이 파악한 구조 인원들이 서거차도로 이동할 예정이라는 내용이 1보에 포함돼 있던 겁니다. 청와대는 최초 보고시간을 10시로 바꾸기로 결정했는데, 누구의 지시와 제안으로 최초 보고시간을 10시로 바꾸게 됐는지는 청와대 관계자들의 진술이 서로 엇갈려 명확하지 않습니다. 상황팀 직원들은 자신들이 변경 지시를 하거나 판단할 수 없는 일로, 정무수석실 관계자들로부터 변경됐다는 내용을 들었다고만 했습니다. 보고시간을 수정한 것과 함께 재판의 쟁점이 된 것은 과연 ‘실시간으로’ 보고가 이뤄졌는지였습니다. 김기춘 전 실장은 그해 7월 7일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의 청와대 업무현황 보고에 이어 7월 10일 세월호 국정조사특위에서 잇따라 박 전 대통령이 오전 10시부터 서면보고를 받은 뒤 ‘실시간으로’ 상황을 전달받아 제대로 파악하고 있었다고 답했습니다. “국가안보실장이 10시 서면보고를 대통령에게 올리자마자 10시 15분에 대통령이 (안보실장에게) 전화를 주셔서 해경에 지시를 하도록 했고, 다시 또 해경청장에게 직접 전화를 하시고 그 이후에 저희들이 계속 간단없이 20~30분 단위로 문서로 보고를 드렸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통령이 충분히 직접 만나서 물어보는 것 이상으로 상황을 파악하고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실제 보고시간은 최소 10시 19~20분보다 늦었음에도 세월호 탑승자가 마지막으로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낸 시간인 10시 17분의 ‘골든타임’ 이전에 보고가 이뤄졌음을 강조하기 위해 오전 10시에 서면보고를 받았다고 조작했고 이후에도 박 전 대통령이 사고 상황을 실시간으로 보고받았다고 했다는 게 김기춘 전 실장의 공소사실 핵심 내용입니다. ●법원 “‘20~30분 간격, 끊임없이 보고했다’는 김기춘 답변은 허위” 김기춘 전 실장 측은 특히 정호성 전 비서관을 비롯한 부속비서관실 직원들의 증언을 토대로 대통령에게 10차례 이상 보고가 됐으니 실시간으로 보고한 게 맞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런데 재판부는 정 전 비서관의 진술을 그대로 믿기 어렵다는 취지로 판단했습니다. 정 전 비서관이 검찰에서는 “오후 1시 27분쯤 관저로 올라가 비서실에서 받은 보고서(10시 36분부터 1시 7분까지 보내진 6건)를 한꺼번에 출력해 침실 옆에 있는 탁자 위에 올려놓는 방법으로 보고를 했다. 다만 오전 10시 36분과 57분 보고서는 오전에 관저에 한 번 올라가서 갖다 드렸거나 팩스르 보냈을 수도 있는데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가 법정에서는 “오전에 한두 번 팩스를 넣었던 것 같고, 오후에 관저에 올라가면서 출력해 침실 앞 탁자에 올려두었던 것 같다”면서 그 뒤 오후 상황까지 자세히 보고 시점을 언급했습니다. 검찰과 법정 증언이 엇갈리는데 특히 사고와 더 멀리 떨어진 법정에서의 진술이 더 자세하고 구체적이라는 점에서 정 전 비서관이 기억을 그대로 말하는 것이 아닐 수도 있다고 본 것입니다. 또 정 전 비서관이 실제 몇시에 몇 번이나 관저에 직접 찾아가 보고를 했는지를 밝힐 증거는 없었습니다. 재판부는 김기춘 전 실장이 정 전 비서관에게 보고 시간 및 횟수 등을 확인하지 않았다는 점을 근거로 보고서가 실시간으로 보고되지 않았음을 알 수 있었다고 지적했습니다.여기에 국회 질의응답 자료를 준비하던 실무자들은 한 목소리로 ‘실시간으로’, ‘20~30분 단위로’, ‘간단없이’라는 문구는 김기춘 전 실장이 직접 쓴 표현이라고 진술했습니다. 재판부는 “사고 당일 대통령비서실이 정호성에게 이메일로 보낸 대통령에 대한 서면보고서가 실시간으로 끊임없이 대통령에게 보고되었는지 확인하지 않았고, 실제로도 보고서가 실시간으로 끊임없이 전달되지 않은 사실을 인식했음에도 대통령이 20~30분 단위로 간단없이 보고를 전달받아 상황을 잘 파악하고 있었다고 허위의 사실을 기재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함께 재판부는 박 전 대통령이 사고 당일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많은 의문이 든다고 강조했습니다. 참사 당일 박 전 대통령과 직접 대면한 사람은 그날 오후 2시 15분쯤 관저를 방문한 최순실씨와 정호성·안봉근·이재만 전 비서관이었는데 이 가운데 비서실에서 이메일을 받은 정 전 비서관조차 그날 점심 무렵까지 상황의 중대성을 인식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는 겁니다. 정 전 비서관이 평소에 급한 보고서가 있으면 바로 팩스로 대통령에게 전송했다고 하면서 그날은 팩스를 보냈는지 아닌지 기억도 못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또 오후 2시 50분쯤 김장수 전 실장이 박 전 대통령에게 “190명 추가 구조 보고는 서해 해경청에서 본청에 잘못 보고한 것”이라고 보고할 때까지도 그렇게 큰 사고인 줄 몰랐다며 스스로 불찰이 있었다고 증언하기도 했습니다. 박 전 대통령이 직접 대면한 사람 가운데 그나마 정 전 비서관이 박 전 대통령의 인식과 가장 비슷했을 텐데 그조차 오후까지 상황의 심각성을 이해하고 있지 못했으니 박 전 대통령 역시 상황을 제대로 파악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입니다. 재판부는 “당시 대통령이 최초 보고를 받은 때부터 약 7시간에 이르도록 3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선내에 갇혀있는 것조차 몰랐던 것은 아닌지 상당한 의문이 든다”고 했습니다. 참사가 발생한 지 어느덧 5년. 이날 선고공판을 지켜보기 위해 노란색 옷을 입고 온 유가족들은 방청권을 미리 받지 않았다는 이유로 법정에도 들어가지 못했습니다. 한 시간 남짓 법정 밖에서 울부짖던 부모들의 목소리에는 여전히 분노와 슬픔이 뒤섞였습니다. “우리는 아직도 2014년에 살고 있다고요”, “자식을 이렇게 잃은 부모의 심정을 알기나 합니까?” 목이 터져라 토로하던 유가족들의 목소리를 김기춘 전 실장은 피고인석에 앉아 가만히 듣고 있었습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여성가족부 직업교육훈련 ‘초등돌봄전담사’ 교육생 모집

    여성가족부 직업교육훈련 ‘초등돌봄전담사’ 교육생 모집

    정부에서 올해 초등학교 돌봄에 1500개 교실을 추가해 지난해보다 2만 9천 명 늘어난 총 29만 명에게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고 2022년까지 정부가 추산하는 돌봄 수요의 80%인 53만 명을 채우기 위해 초등돌봄교실을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초등돌봄교실의 확대 정책에 따라 초등돌봄전담사의 구인 수요가 증가할 것이 예상되는 가운데 서울시북부여성발전센터(소장 주영미)는 경력단절여성의 재취업을 지원하기 위해 ‘초등돌봄전담사 양성과정’ 과정을 오는 8월 27일부터 11월 15일까지 운영한다. 여성가족부지원을 받아 북부여성새로일하기센터를 통해 운영하는 이 교육 과정은 취업의지가 확고한 미취업여성 중에서 초등돌봄전담사로 활동하려는 여성을 대상으로 하고 서류 및 면접 전형을 통해 20명을 선발하여 운영될 예정이다. 교육 내용은 초등돌봄 교실의 이해 및 전담사의 역할과 업무, 아동 및 부모상담, 학교 안전관리, 창의성을 높이는 놀이프로그램, 그림책 독서지도, 스토리텔링 수학, 직무 소양 교육 및 취업 대비 교육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총 212시간의 체계적인 이론 교육과 실습을 통하여 수료 후 현장에 즉시 투입 가능한 초등돌봄 전문인력을 양성하여 경력단절 여성의 재취업 기회를 확대하고자 한다. 교육생 모집은 8월 20일까지고 방문 또는 이메일을 통하여 접수 가능하다. 교육비는 10만 원이며, 수료 후 취업 시 전액 환급받는다. 북부여성새로일하기센터는 전국 여성새로일하기센터 중 유일하게 9년 연속 A등급을 받은 최우수 교육 및 취업지원 전문기관으로 과정 수료 후 창업 및 취업연계까지 좋은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윤소하 의원 협박범, 끝까지 묵묵부답…구속기소

    윤소하 의원 협박범, 끝까지 묵묵부답…구속기소

    한때 단식하기도정의당 윤소하 의원실에 흉기와 죽은 새 등이 담긴 협박 소포를 보낸 혐의로 구속된 청년 진보단체 간부가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경찰과 검찰 수사 과정에서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은 최근 유모(36) 서울 대학생진보연합 운영위원장을 협박 혐의로 기소했다. 첫 재판은 22일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다. 유씨는 윤소하 의원실에 협박 메시지와 흉기, 조류 사체 등을 담은 소포를 보낸 혐의로 지난달 29일 경찰에 체포됐으며 같은 달 31일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그는 구속 이후에도 범행 이유에 대한 진술을 거부하고 소금 소량과 생수만 섭취하는 등 단식을 했다. 경찰은 유씨가 단식으로 건강이 악화하면 병원 치료가 필요해질 수 있다고 판단하고 최대한 조사를 서둘러 의료 시설이 갖춰진 서울 남부구치소로 신병을 인계했었다. 구치소에서는 식사를 재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씨는 앞서 ‘태극기 자결단’ 명의로 윤 의원실에 소포와 편지를 보냈다. 그는 편지에서 윤 의원을 ‘민주당 2중대 앞잡이’라고 비난했고 ‘너는 우리 사정권에 있다’는 협박성 메시지도 적었다. 유씨는 과거 한국대학생총연합(한총련) 15기 의장으로 활동하면서 ‘이적 표현물’을 제작·배포하고 북한 학생과 이메일을 주고받은 등의 혐의(국가보안법 위반) 등으로 징역형에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적이 있는 인물이다. 유씨가 현재 소속된 것으로 알려진 서울대학생진보연합은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의 서울 지역 조직이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세월호 허위 보고는 국민 기만” 김기춘 징역 1년·집유 2년

    “세월호 허위 보고는 국민 기만” 김기춘 징역 1년·집유 2년

    유가족들 ‘솜방망이 처벌’ 반발… 檢 항소세월호 참사 당일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상황을 보고한 횟수와 시간 등을 허위로 작성해 국회에 제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세월호 유가족들은 ‘솜방망이 처벌’이라며 반발했다. 검찰은 항소할 방침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부장 권희)는 허위 공문서 작성 및 행사 혐의로 기소된 김 전 실장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함께 재판을 받은 김장수·김관진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겐 각각 무죄가 선고됐다. 재판부는 김기춘 전 실장에 대해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대통령과 청와대의 미흡한 대응이 논란이 돼 실시된 국정조사에서 최대한 성실히 답변해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고 잘못이 있었다면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반성하는 책임 있는 자세를 보였어야 한다”며 “그럼에도 국정 운영에 부담이 될 것을 우려해 대통령이 적절하게 대처했다는 허위 내용의 답변서를 국회에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청와대의 책임을 회피하고 국민을 기만했다는 점에서 책임이 가볍지 않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김기춘·김장수 전 실장이 2014년 4월 16일 박 전 대통령이 오전 10시쯤부터 20~30분 간격으로 비서실의 보고를 전달받아 상황을 잘 파악하고 있었다고 국회에 밝힌 부분은 허위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특히 “당시 박 전 대통령과 직접 대면한 사람은 최순실씨와 정호성·안봉근·이재만 전 청와대 비서관으로, 비서실에서 이메일로 보고서를 받은 정 전 비서관의 상황 파악이 대통령 인식에 가장 근접했다고 볼 수 있다”면서 “그러나 정 전 비서관이 받은 보고서는 이미 보도된 것들보다도 ‘뒷북 보고서’로, 제때 전달됐다고 하더라도 대통령이 상황을 제대로 파악했을지 의문”이라고 설명했다. 김장수 전 실장에 대해서는 “10시 15분이라고 주장한 대통령과의 최초 통화가 허위인지 확실하지 않고, 허위 보고서가 작성된 2014년 5~11월 사이는 이미 퇴임해 공무원이 아니었기 때문에 유죄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대통령 훈령인 ‘국가위기관리기본지침’을 임의로 개정한 혐의를 받은 김관진 전 실장 역시 “사고 당시 국가안보실에서 근무하지 않아 책임론에서는 비켜 있어 범죄에 무리하게 가담할 이유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2017년 1월 헌법재판소의 박 전 대통령 탄핵심판 변론에 증인으로 나가 허위 진술을 한 혐의를 자백한 윤전추 전 청와대 행정관은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이날 세월호 유가족들은 방청권을 얻지 못해 법정에 들어가지 못하자 한 시간여 동안 법정 밖에서 “김기춘 나와라”, “우리는 2014년에 살고 있다”며 문을 두드리고 항의했다. 선고 뒤에는 “판사는 우리 눈을 보고 판결하라”며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검찰은 “김장수·김관진 전 실장의 공소사실을 팩트로 인정하면서도 고의가 없다며 무죄를 선고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항소의 뜻을 밝혔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좋은 일자리 의견 주세요…강남구 아이디어 공모전

    서울 강남구는 오는 19일부터 다음달 18일까지 좋은 일자리 창출을 위해 주민 의견을 수렴하는 ‘일자리 창출 아이디어’ 공모전을 개최한다고 13일 밝혔다. 청년 창업 및 스타트업 관련 일자리, 의료 관광 일자리, 기업회의(Meeting)·포상관광(Incentives)·컨벤션(Convention)·전시회(Exhibition)를 의미하는 마이스(MICE) 일자리, 이외 기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모집한다. 서울시민이면 누구나 개인 또는 단체로 참여할 수 있다. 구 홈페이지에서 제출서류 등을 확인한 후 이메일(space910@gangnam.go.kr)로 접수하거나 방문 또는 등기우편으로 신청하면 된다. 오는 10월 심사를 통해 선정된 아이디어를 발표한다. 금상 1명 200만원, 은상 1명 100만원, 동상 2명 각 50만원, 장려상 3명 각 30만원, 노력제안 5명 각 10만원을 준다. 윤태조 일자리정책과장은 “선정된 우수 아이디어는 강남구 일자리 창출 사업으로 추진된다”면서 “구민들의 톡톡 튀고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모인다면 ‘미래형 매력 도시, 강남’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KT 비서실이 본 김성태… ‘요주의·중요도 최상’

    KT 비서실이 본 김성태… ‘요주의·중요도 최상’

    이석채 회장 근무 당시 비서실서 작성 허범도 前 의원 등 지인 1100명 포함 딸의 KT 부정 채용에 관여한 혐의로 기소된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을 KT 회장 비서실이 ‘중요도 최상의 요주의 인물’로 분류하고 있었던 사실이 확인됐다. 13일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 신혁재) 심리로 열린 KT 부정채용 사건 공판에서 검찰은 2012년 이석채 당시 회장의 비서실이 관리하던 ‘이석채 회장 지인 데이터베이스(DB)’ 엑셀 파일 일부를 공개했다. 이 파일에서 김 의원은 “요주의. 전화 관련 시비 많이 거셨던 국회의원으로 KT 출신, 중요도 최상”이라고 표현돼 있었다. 이날 증인으로 나선 옥모(50·현 케이뱅크 경영기획본부장) 전 비서팀장은 이 명단에 대해 당시 비서실 구성원이었던 실장, 팀장, 여직원 2명 등이 회장의 지인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만든 문서라고 증언했다. 명단은 1100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날 재판에서는 4∼5명만 공개됐다. 공개된 명단 가운데는 김 의원 외에 권익환 전 서울남부지검장의 장인인 손진곤 전 변호사, 허범도 전 국회의원, ‘상도동 김기수 회장’ 등도 포함돼 있었다. ‘상도동 김 회장’의 경우 2011년에는 손자가 KT 서류전형에서 탈락했으나 이듬해 외손녀인 허모씨가 부정 합격된 것으로 조사됐다고 검찰은 밝혔다. 검찰은 ‘상도동 김 회장’의 구체적인 신원을 밝히지 않았다. 또 검찰은 2012년 상반기에 부정 채용된 의혹을 받는 허 전 의원의 딸이 신입사원 연수 도중 동료들과 불화를 겪었다는 내용의 이메일도 재판에서 공개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김성태 딸 KT 부정 채용’으로 드러난 ‘회장님 VIP’ 관리 실태

    ‘김성태 딸 KT 부정 채용’으로 드러난 ‘회장님 VIP’ 관리 실태

    검찰, ‘이석채 회장 지인 관리’ 파일 일부 공개이석채 회장 비서실 ‘지인 DB’ 엑셀 파일 관리“김성태 의원, 중요도 최상의 요주의 인물” 설명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 딸의 KT 부정 채용이 이뤄지는 과정에서 2012년 당시 KT가 이석채 회장의 지인들을 어떻게 관리했는지 그 실태가 법정에서 문서를 통해 일부 드러났다. 이 문서에서 특히 김성태 의원은 ‘중요도 최상의 요주의 인물’로 평가돼 분류됐다. 이 같은 사실은 13일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 신혁재) 심리로 열린 KT 부정채용 사건 공판기일에서 검찰이 제시한 증거를 통해 드러났다. 이날 검찰은 당시 이석채 회장 비서실에서 관리하던 ‘이석채 회장 지인 데이터베이스(DB)’ 엑셀 파일 일부를 공개했다. 이날 증인으로 나선 옥모(50) 전 비서팀장(현 케이뱅크 경영기획본부장)은 이 명단이 당시 비서실 구성원이었던 실장, 팀장, 여직원 2명 등이 이석채 전 회장의 지인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만든 문서라고 증언했다. 이 파일에 담긴 명단은 1100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날 재판에서는 극히 일부인 4~5명에 대해서만 검찰이 공개했다. 이 파일에서 김성태 의원은 “요주의. 전화 관련 시비 많이 거셨던 국회의원으로 KT 출신, 중요도 최상”이라는 설명이 달려 있었다. 이름이 공개된 또 다른 인사로는 권익환 전 서울남부지검장의 장인인 손진곤 전 변호사, 허범도 전 국회의원, ‘상도동 김 회장’ 등이 있었다. 검찰은 ‘상도동 김 회장’의 구체적인 신원을 밝히지 않았지만, 이석채 전 회장이 김영삼 정부 시절 장관을 지낸 사실로 미루어볼 때 같은 정부에서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김기수 전 비서실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상도동 김 회장’의 손자는 2011년 손자가 KT 서류 전형에서 탈락했지만, 2012년에 외손녀인 허모씨는 부정 합격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검찰은 밝혔다. 검찰은 2012년 상반기 부정 채용 의혹을 받고 있는 허범도 전 한나라당(자유한국당 전신) 의원의 딸이 신입사원 연수 도중 동료들과 불화를 겪었다는 내용의 이메일도 법정에서 공개했다.검찰에 따르면 2012년 8월 당시 천모 KT 인재육성담당 상무는 인재경영실 상무에게 “허○○ 신입사원의 문제가 점점 심각해져 간다. 집에 다녀오게 해달라고 요구하고, 같은 조 여자 신입 2명을 다른 조로 바꿔 달라고 요청한다. 다른 동기들과 갈등도 있어 보인다”는 내용의 메일을 보냈다. 이 메일을 보냈던 때는 KT 신입사원들이 강원도 원주에서 합숙 교육을 받던 시기였다. 당시 인재 육성을 담당하던 한 상무는 “이 친구를 집에 보내면 소문이 나면서 갈등 관계가 증폭될 수 있다”고 이석채 회장 비서실에 보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허범도 전 의원의 딸은 인적성 시험, 면접 등에서 불합격으로 나온 결과가 합격으로 조작돼 당시에 최종 합격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연세대학교 미래교육원, ‘연세글로벌유통물류프랜차이즈 최고위과정’ 수강생 모집

    연세대학교 미래교육원, ‘연세글로벌유통물류프랜차이즈 최고위과정’ 수강생 모집

    연세대학교 미래교육원이 유통 4.0 시대를 선도할 최고경영자를 육성하기 위해 ‘연세글로벌유통물류프랜차이즈 최고위과정’을 개설하고 수강생 모집에 나섰다. 본 과정은 국내 유통, 물류, 프랜차이즈 업계의 글로벌 시장 진출 및 지속가능한 기업 성장을 목표로 글로벌 사회, 경영, 기술 트렌드를 파악하고 새로운 유통의 물결을 이끌 전문가를 양성하는 글로벌 유통 분야의 최고전문가과정이다. 교육기간은 오는 9월 4일부터 12월 18일까지며 수업은 매주 수요일 오후 6시 30분부터 9시 30분까지 연세대학교 신촌캠퍼스에서 진행된다. 교과과정은 △글로벌 융합혁신패러다임과 국내외 경제와 소매 및 프랜차이즈 트렌드 및 전망을 조망하는 기본 강좌 △소매 경영 및 유통전략 강좌 △물류전략 강좌 △소매와 프랜차이즈 창업 및 인큐베이팅 강좌 △유통 및 프랜차이즈 초월적 가치 창출 강좌 △국내 및 해외 워크숍 등으로 구성된다. 연세글로벌유통물류프랜차이즈 최고위과정 책임교수인 오세조 연세대 교수는 “그동안 소매와 프랜차이즈 교육과 컨설팅이 단편적이고 개별적인 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에서 탈피해 성공적인 창업과 사업확대, 해외 진출을 체계적으로 이룰 수 있는 토탈 인큐베이팅 실무교육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서류전형을 통해 총 40명의 신입생을 모집하며 수강 희망자는 연세대학교 미래교육원 홈페이지에서 입학지원서를 다운로드해 작성하고 지정된 이메일로 전송하면 된다. 상세 모집 요강은 연세대학교 미래교육원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해당 과정 수료자에게는 연세대학교 총장, 미래교육원장 공동명의의 수료증이 수여되며, 연세대학교 미래교육원 총동창회 정회원 자격이 부여된다. 이외에 필독 서적 무료 배부 및 연세대학교 교내 시설 이용 할인 등의 신입생들을 위한 특전이 마련되어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나치 대학살 생존 할머니 ‘104번째 생일’…자손 400명 모였다

    나치 대학살 생존 할머니 ‘104번째 생일’…자손 400명 모였다

    홀로코스트 생존 여성이 약 400명에 달하는 자손들과 함께 104번째 생일 파티를 열었다. 홀로코스트는 제2차 세계대전 중 나치가 자행한 유대인 대학살로, 20세기 인류 최대의 치욕적인 사건 중 하나로 꼽힌다. 현재 이스라엘 예루살렘에 사는 쇼사나 오비츠(104)는 74년 전 아우슈비츠 대학살 당시 살아남은 생존자로, 학살 때 나치에 의해 어머니를 잃은 희생자 가족이기도 하다. 끔찍한 학살에서 살아남은 이 할머니는 104세 생일을 앞두고 자녀들에게 “유일하게 원하는 것은 모든 자손이 한 자리에 모이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자손들은 오비츠 할머니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모두 한 자리에 모였고, 그 수는 약 400명에 달했다. 이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참석하지 못한 약 40명의 자손을 제외한 수다. 약 400명의 자손과 오비츠 할머니가 생일파티를 연 장소는 이스라엘의 통곡의 벽(Wailing Wall)이다. 통곡의 벽은 솔로몬 왕이 세운 성전의 서쪽 벽으로, 유대인들에겐 종교적 심장에 해당한다. 오비츠 할머니의 장손녀는 “할머니의 생일파티를 위해 자손들을 한 자리에 모으는 것은 쉽지 않았다. 단 한 번도 가족의 정확한 숫자를 파악한 적이 없었다”면서 “하지만 할머니는 자녀와 손자, 그 손자의 자녀인 증손자까지 모두 한 자리에서 보길 원하셨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 가족은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여러 가족에게 연락을 취하기 시작했다. 전화번호를 모를 경우 이메일을 보내기도 했다. 중요한 것은 가능한 많은 가족을 한 자리에 모으는 것이었다"고 덧붙였다. 가족들의 노력 끝에 할머니는 104세 생일을 약 400명의 자손과 함께 보낼 수 있게 됐다. 얼굴을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촘촘하게 선 가족들의 모습을 담은 기념 사진도 촬영했다. 한편 오비츠 할머니와 만나 거대한 가족을 일군 할머니의 남편 ‘도브’는 나치의 대학살로 전 아내와 딸 4명을 잃은 피해자였다. 두 사람은 서로의 아픔을 간직한 채 만나 결혼했고, 오비츠 부부는 두 딸과 두 아들을 낳았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군인권센터 “7군단장, 환자들에게 무리한 훈련 강요”

    시민단체 군인권센터는 8일 서울 마포구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육군 7군단장 윤의철 중장이 환자들에게도 무리한 훈련을 강요하고 이름과 병명이 적힌 인식표를 달도록 요구했다는 제보가 접수됐다”며 “이는 장병의 건강권과 인권을 침해한 행위로, 윤 중장을 보직 해임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센터는 지난 7월부터 한 달간 제보받은 95건의 피해 사례를 공개했다. 제보자 대부분은 현역 군인으로 전화와 이메일, 게시판 등을 통해 피해를 알렸다고 센터는 전했다. 이번 제보 접수는 지난 6월 8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윤 중장 해임 촉구 청원을 계기로 실시됐다. 센터에 따르면 윤 중장은 체력단련 제한 인원을 식별할 수 있도록 표시하라는 구두 지시를 내렸고, 이후 7군단은 체력단련 때 환자가 부착하는 인식표 양식을 만들어 하달했다. 이 인식표에는 소속, 계급, 이름, 병명, 치료 기간, 군의관 이름과 연락처까지 표기됐다. 임태훈 센터 소장은 “질병 정보는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민감한 정보에 해당해 사생활 침해 우려가 있다”면서 “환자들에게 낙인을 줘 수치심을 주겠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MS와 협력 수위 높이는 삼성전자

    MS와 협력 수위 높이는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미국의 ‘정보기술(IT) 공룡’인 마이크로소프트(MS)와의 협력을 강화해 더욱 강력한 기기 사용 환경을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패트릭 쇼메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부사장은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한 호텔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 교체 주기가 길어지면서 기기를 오래 유지하기 때문”이라며 “이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혁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용자들은 노트북 곁에 스마트폰을 지니고 있다. 그리고 기기 사이를 왔다 갔다 하는 것을 힘들게 생각한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기기간에 막힘 없는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 우리의 모바일 기기가 세계의 어떤 PC 기기와도 원활하게 작동하기를 원한다”고 덧붙였다.쇼메 부사장은 삼성전자가 일상생활 전체에서 끊김 없이 연결되는 혁신에 앞장서야 한다는 비전을 가지고 있다. 이를 개발하기 위해 새로운 기술과 카테고리를 개척하고, 개방적이고 전략적인 파트너십을 구축해오고 있다. 삼성전자와 MS는 오랜 기간 파트너십을 유지해 왔다. 두 회사는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자들의 요구를 만족시키기 위해 앞으로도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다양한 기기와 애플리케이션·서비스간에 매끄러운 연결성으로 모바일에서 더욱 강력한 생산성을 제공할 계획이다. 이날 정식 공개된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10은 퀵 패널에서 바로 윈도우 PC를 연결해 알림을 확인하고 메시지에 답장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갤럭시노트10에는 최적화된 MS의 모바일 이메일 솔루션인 ‘아웃룩’이 기본 탑재되며, 올해 가을부터는 갤러리 애플리케이션을 클라우드 기반의 MS 원드라이브와 자동으로 동기화할 수 있다. 삼성전자와 MS는 이날 모바일과 PC의 장점을 결합한 갤럭시북S도 선보였다. 갤럭시 북은 퀄컴의 7nm PC 프로세서인 ‘스냅드래곤 8cx’를 탑재했다. 또한 갤럭시노트10 공개 행사에는 MS의 사티아 나델라 CEO가 깜짝 등장하기도 했다. 나델라 CEO는 두 회사의 파트너십을 소개하며 이번 협업이 PC와 모바일 기기 간 경계를 허물며 생산성을 높여 나갈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뉴욕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삼성전자, MS·언더아머와 손잡고 ‘갤럭시 브랜드’ 강화

    삼성전자, MS·언더아머와 손잡고 ‘갤럭시 브랜드’ 강화

    삼성전자가 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바클레이스 센터에서 열린 ‘삼성 갤럭시 언팩 2019’에서 갤럭시 브랜드의 영역과 가치를 확대하기 위한 파트너십을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다양한 기기간 통합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MS)와 맺은 전략적 파트너십을 소개했다. 삼성전자는 5세대 이동통신 시대를 맞아 클라우드 컴퓨팅과 인공지능(AI)을 결합해 새로운 모바일 카테고리를 MS와 함께 열어갈 계획이다. 또한 기기·애플리케이션·서비스간 매끄러운 연결성을 지원해 언제 어디서나 쉽고 편리한 모바일 경험을 제공할 전망이다. 두 회사의 협력 결과 ‘갤럭시 노트10’에서는 윈도우 10 기반 PC와의 연결성이 대폭 강화됐다. 사용자는 PC와 스마트폰을 오가지 않고도 PC에서 ’갤럭시 노트10‘의 화면을 그대로 볼 수 있고, 메시지와 알림을 확인하고 바로 답변할 수 있게 됐다. ‘갤럭시 노트10’에서 촬영한 최근 사진을 PC로 옮기지 않고 실시간으로 PC에서 확인하고 편집할 수도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모바일 이메일 솔루션인 아웃룩(Outlook)도 기본 탑재된다. 또한 스포츠 웨어 브랜드 언더아머와 협력한 스마트워치 ‘갤럭시 워치 액티브2 언더아머 에디션’을 발표했고, 유엔개발계획(UNDP)과 지속가능개발목표(Global Goals) 달성을 위해 파트너십을 맺고 지속 협력하기로 했다. 뉴욕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김성태 의원 딸 ‘VVIP’로 관리한 KT…“채용 거부하자 욕설”

    김성태 의원 딸 ‘VVIP’로 관리한 KT…“채용 거부하자 욕설”

    KT 인사 담당자가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 딸을 부정 채용하라는 지시를 거부하자 상급자로부터 욕설 섞인 질책을 들었다고 증언했다. 6일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신혁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KT 부정채용 사건의 두 번째 공판기일에 증인으로 나온 김모씨(2012년 당시 인재경영실 상무보)는 “김성태 의원의 딸을 계약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할 방법이 없다고 하자 당시 권모 경영지원실장이 전화로 다짜고짜 욕부터 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 딸은 2011년 KT 스포츠단에 계약직으로 입사했다. 이후 2012년 KT 신입사원 공개채용에서는 정규직으로 최종 합격했다. 김 의원의 딸은 공채 서류 접수가 마감된 지 한 달이 지나서야 이메일로 지원서를 제출했다. 김 의원의 딸이 인성검사에서 탈락하자 KT는 합격한 것으로 결과를 조작하기도 했다. KT는 김 의원 딸을 이른바 ‘VVIP’로 관리해왔다. 2012년 당시 인사운영팀장의 노트북에 저장돼 있던 ‘VVIP 명단’ 파일에는 스포츠단 사무국의 파견 계약직이던 김성태 의원 딸을 비롯해 허범도 전 국회의원의 딸 등도 포함돼 있었다. 김 전 상무보는 “이석채 회장 비서실을 통해 (사내) VVIP 현황을 파악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다”고 설명했다. 이날 재판에서는 2012년 당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이었던 김 의원이 이석채 전 KT 회장을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하는 데 반대해 도움을 줬다는 내용의 KT 내부 보고서도 공개됐다. 검찰은 이 전 회장이 그 대가로 김 의원 딸을 부정채용하는 방식의 뇌물을 제공했다고 보고 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이은혜의 책 사이로 달리다] 저자앓이, 저자와 헤어지기

    [이은혜의 책 사이로 달리다] 저자앓이, 저자와 헤어지기

    몇 명의 저자와 헤어졌다. 문자도 이메일도 하지 않는 사이가 됐으니 결별한 게 확실하다. 이들이 지금도 떠오르는 건 과거에 그만큼 밀착된 관계였기 때문이다. 문득 읽게 된 어떤 저자의 원고는 하고 있던 모든 일을 밀쳐 두게 할 만큼 뛰어나다. 그가 삶과 맺는 불화나 세상의 안이함과 분투한 흔적은 깊이 있는 공부와 더해져 전범이 될 만한 글쓰기로 맺어진다. A의 원고가 그랬다. 문장은 때론 헐겁고 때론 밀도 있어야 읽는 사람도 강약의 템포로 쫓아갈 텐데 강강(??)의 밀도로 채워진 원고는 읽는 이를 압도했다. 나는 자세를 고쳐 앉고 보기 시작했다. 이 원고의 각주 하나 빠뜨리고 싶지 않았고 이 사람의 지금 모습과 글쓰기가 어디서 비롯됐는지 그 물줄기 하나 놓치지 않으려 했다. 편집자는 무엇을 하는 사람인가. 남의 글을 읽고 다듬어 세상에 내놓는 역할을 한다. 아무리 카피와 보도자료를 많이 써도 편집자는 작가가 아니며, 아무리 책을 많이 읽어도 학자가 아니다. 하지만 유일한 장점을 하나 꼽자면 싹수는 있다는 것이다. 즉 글을 읽는 눈과 지적 호기심은 기본으로 장착돼 있어 누가 물을 주면 한 방울이라도 피와 살이 되게 하려고 애쓰는 존재다. 단 하나의 미약한 장점을 가진 나는 싹을 틔우고 꽃도 피우고자 저자라는 물줄기에 기대어 방대한 문헌들을 좇아 읽기 시작했다. 누군가를 많이 좋아한다는 것은 그 사람의 근원이 되는 지점을 찾아나서게 만든다. A는 프랑스에서 공부했고 근대와 현대를 아우르는 광폭의 지식을 갖고 있어 책을 편집하면서 그가 참조한 책을 10권쯤 그대로 따라 읽었다. 그 책들은 A를 만나고 더 잘 알게 해주었지만, 나를 또 다른 세계로 이끌었다. 거기서 우리 학계의 한계와 협소함도 보고, 품고 있던 의문들이 이미 해소돼 있다는 걸 알기도 하며, 더 큰 세계를 만나면서 갑자기 자신이 놓인 현실이 보잘것없어 보이기까지 했다. 그 후로 A와의 책 작업은 몇 권 더 이어졌다. 일로 만났는데 때로 사제 관계인 듯 때론 친구인 듯한 관계로 우린 세상을 보는 시선도 공유하게 됐다. 인내심 많은 저자는 지난 세월 자신이 축적해 온 것들 대부분을 하나둘씩 풀어놓았다. 하지만 출판 비즈니스계에서 완전 순수한 관계는 어렵다. 편집자는 A뿐만 아니라 B와 C의 물줄기까지 공급받으니 어느새 머리가 커져 있다. A에 전적으로 집중하던 시간은 B, C에게 쪼개지고 A, B, C가 열어 준 세상을 바라보는 렌즈는 어느덧 나의 저자들을 비평적으로 바라보게 하는 눈까지 생겨나게 했다. 계속 좋을 것만 같던 관계는 시절 인연처럼 끝을 향해 가는 징후를 하나둘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 종막은 그리 아름답지 않다. 한마디로 말해 저자는 자기 책을 더 많이 팔아 주길 원하고, 편집자는 많이 팔리는 저자와 작업하길 바라는 속내가 마침내 섭섭함이라는 감정으로 표면화되는 것이다. 그러니 시장 상황에 따라, 자기 욕망의 크기에 따라 관계가 삐걱거릴 계기는 도처에 널려 있다. 이때 내가 알던 A가 더이상 그때의 A가 아님을 알게 되고, A 역시 더 나은 편집자를 꿈꾸게 된다. 내가 알던 상대의 과거와 현재 모습 사이에 간극이 크다고 느낄수록 관계가 삐걱대는 소리는 좀더 요란해진다. 하지만 우린 글로 맺어진 사이니 쉽게 끝날 순 없다. 아쉬움도 내보이고, 잘해 보자고 다독거리지만 이미 서로에게 바라는 게 많아져 회복은 쉽지 않다. A는 그 후 몇몇 다른 출판사와 책 작업을 했다. 인터넷 서점에 들어가 가끔 검색해 본다. 책이 잘 나오고 있으면 안심이다. 더 나은 편집자들이 아직 있는 것 같아서. 나 역시 D, E라는 새로운 저자를 만난다. 똑같은 과정이 반복된다. D에게 매혹되고, 밤새 그의 글을 읽고, 저자앓이도 하고, 그의 글이 쓰인 궤적을 따라 각주와 참고문헌에 밝혀진 책을 꼬박 10권씩 사서 읽는다. 이게 시절 인연일지라도 다시 한번 속으면서 세상에 단 한 권밖에 없을 책이라고 믿으며 그 길을 또 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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