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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eoul In] 구청 관리 화분 주민에게 분양

    구로구(구청장 양대웅) 구청에서 관리하던 화분을 주민들에게 분양했다. 지난 7일 오류2동 주민센터에서 가로화분을 분양했으며 앞으로 모든 가로화분을 주민에게 나눠준다. 즉 거리의 화분을 주민들이 관리하는 시스템으로 바꾼 것을 의미한다. 앞으로 가로화분에 주민들이 원하는 꽃과 보리, 가지, 호박 등 농작물도 심을 수 있다. 또 가로화분에는 관리자의 이름표도 붙여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한다. 오류2동 860-2555.
  • 자녀 부자만드는 펀드 6계명

    자녀 부자만드는 펀드 6계명

    ‘어린이 펀드, 이렇게 골라 보세요.’가정의 달을 맞아 자녀에게 펀드를 선물하려는 부모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적당한 펀드를 고르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국내에서는 아직 걸음마 단계로, 운용이나 보수, 세금 혜택 등에서 일반 펀드와 거의 비슷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어린이 펀드를 고를 때 6가지를 고려하라고 조언한다. (1) ‘어린이펀드´만 고집말라 우선 ‘어린이 펀드’라고 나온 상품 외에 일반 펀드로 선택의 폭을 넓히는 것이 좋다. ‘어린이 펀드’라고 이름표만 붙었지 아이들을 위한 서비스를 빼면 일반 펀드와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그나마 종류도 많지 않다.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출시된 어린이 펀드는 15개 자산운용사에 18개에 불과하다.‘어린이 펀드’라는 이름보다는 ‘우리 아이를 위한 장기투자 펀드를 고른다.’는 생각으로 다양한 상품을 비교해 고르는 것이 좋다. (2) 장기 수익률 따져라 둘째, 장기 수익률을 고려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자산운용사나 판매사가 특정일을 기준으로 보여 주는 수익률에 현혹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 아이가 가입하는 펀드는 장기투자이기 때문에 단기 수익률은 아무 의미가 없다. 메리츠증권 박현철 펀드애널리스트는 “최소한 1년, 가능하면 2∼3년 이상 꾸준히 중위권 이상의 수익률을 보이는 것을 골라야 한다. 이런 펀드들은 앞으로도 수익률이 더 나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3) 최소 5~10년 투자하라 셋째, 장기투자라는 생각이 중요하다. 아이들이 자랄 때까지 지속적으로 투자하는 것이므로 적은 금액이라도 투자기간을 최소 5∼10년 이상 잡아야 한다. 굿모닝신한증권 이계웅 펀드리서치팀장은 “연간 수익률이 높아져야 복리 효과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주식형이 바람직하고, 정기적인 투자 개념을 배울 수 있다는 점에서 거치식보다는 적립식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4) 자산운용사의 운용능력 점검하라 장기투자라는 점을 감안하면 자산운용사의 펀드 운용 능력도 중요하다. 운용 성과나 관리 능력이 검증된 대형사가 그나마 낫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외국과는 달리 우리나라는 펀드 투자의 역사가 짧아 거의 모든 자산운용사가 어린이 펀드와 관련해 투자철학이나 별도의 특화된 자산운용 방침을 갖고 있지 않다.”면서 “향후 오랜 기간 안정적인 자금운용을 할 가능성이 높은 대형사 펀드가 그나마 낫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5) 보수, 깐깐하게 따져라 장기투자인 만큼 보수도 따져볼 필요가 있다. 보수는 투자원금과 이익을 합한 금액에 대해 일정 비율로 부과된다. 투자원금이 커질수록, 운용이 잘 될수록 내는 보수가 많아진다. 자산운용협회 홈페이지(www.amak.or.kr) 전자공시에 들어가면 5개까지 펀드 보수를 비교해 볼 수 있다. (6) 어린이용 알짜 서비스 챙겨라 자산운용사에서 내세우는 행사나 교육 프로그램 등 서비스는 제일 마지막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이다.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똑같은 조건이라면 우리 아이에게 꼭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자산운용사를 고른다. 예를 들어 미취학 자녀라면 경제교육 체험 프로그램 등 초·중·고등학생 대상 서비스보다는 보험을 무료로 가입해 주는 서비스가 현실적으로 도움이 된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지방시대] 지역의 문화력이 발전 동력이다/홍완식 2008부산 세계사회체육대회 조직위원회 사무총장

    [지방시대] 지역의 문화력이 발전 동력이다/홍완식 2008부산 세계사회체육대회 조직위원회 사무총장

    21세기는 문화의 시대다. 여기에서 문화란 소비적 문화가 아니라 인간의 슬기와 지혜를 살찌우고 인간다운 삶을 북돋우는 생산적, 창조적 문화를 말한다. 문화는 힘을 가진다. 선진적 문화는 경제력을 증강하는 힘, 즉 ‘문화력’을 가지고 있다. 세계 일류 도시들은 이러한 문화의 힘을 일찍 알고 문화력을 키우는 데 많은 공을 들여왔다. 뉴욕, 런던, 파리, 도쿄, 방콕이 그렇고 최근에는 두바이가 그렇다. 얼마전 서울에서 열렸던 ‘글로벌 서울 포럼’에 참가한 세계 석학들은 문화의 경제 가치를 평가하고 도시 경쟁력과 시민의 행복도를 증진시키는 길을 문화력에서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른바 ‘컬처 노믹스(CULTURE NOMICS)’다. 이 포럼에 참가한 프랑스 미래학자 기 소르망은 한국이 목표로 하는 경제성장률을 달성하기 위해 산업발전 이외에 문화, 창의, 혁신 활동 등이 더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을 잘 아는 그는 서울이 국제화 수준만 갖춘다면 문화적인 경쟁력을 가진 도시가 될 것이라는 진단도 내렸다. 서울은 상호 작용이 잘되는 민주화된 도시여서 조금만 노력하면 세계적인 문화도시가 될 수 있고 그만큼 경제적인 성장을 가져올 수 있다는 말이다. 학자들이 내세우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경제력과 문화 발전의 잠재력을 가진 서울뿐만 아니라 어떤 지역이건 문화가 지역 발전의 동력이란 사실을 인식하고 지역에 맞는 문화력을 기른다면 지역 경제와 주민의 삶을 보다 풍요롭게 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는 점이다. 문화력과 경제와의 함수 관계는 바로 ‘함평의 나비축제’ 사례에서 찾을 수 있다. 전형적인 시골 마을인 함평은 나비 하나로 엄청난 브랜드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세계 나비곤충엑스포’로 이름표를 바꿨다. 조직위는 나비축제가 지역 경제에 미치는 경제 효과는 직접 수입 300억원과 간접 효과가 2000억원에 이른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창조적 아이디어 하나로 생산적인 문화력을 키울 때 얼마나 놀라운 부가가치가 창출되는지를 알 수 있는 단적인 사례다. 문화력이 지역 경제산업 발전과 연결돼 제대로 성과를 내려면 몇 가지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 첫째 문화력이 독창적인 창조성을 가지는 일이다. 지방이 문화 행사를 통해 일정한 지역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지역 고유의 특성에 맞는 문화력을 길러야 한다. 모방적 문화력은 힘이 없어 다른 문화력에 흡수되거나 스스로 소멸될 위험이 있다. 함평은 남들이 가지고 있는 문화력을 차용한 것이 아니라 함평이라는 곳의 특성에 걸맞은 문화를 창안하였기 때문에 해가 갈수록 더욱더 성장하고 확대되고 있다. 두번째로 각 지역은 문화력의 생산기지가 돼야 한다는 점이다. 창조적 문화가 생산되고 발신되는 중심이 지역 그 자체가 되는 것이다.21세기는 지방시대, 지역시대이다. 지방마다 문화 생산의 주체가 돼 고유한 문화를 만들어 갈 때 문화의 경제적 가치가 실현된다. 프랑스의 보르도 지역은 세계의 포도주 문화를 선도하는 생산 기지이며 이탈리아의 밀라노는 세계 패션문화의 생산 기지이고 남미의 부에노스아이레스는 탱고 문화의 생산지이다. 이들 지역은 모두 창의적 문화력을 보유하고 있다. 셋째, 문화력을 가진 지역에서 생산되는 문화 상품이 시장에서 잘 팔릴 수 있도록 세계적인 브랜드로 만들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글로벌 시대의 수준에 눈높이를 맞춰야 한다. 한 국가의 문화력은 결국 ‘지역 문화력의 총합’이라고 할 수 있고 이는 곧 국가경제 발전의 원동력이 된다. 지방자치단체들은 어떻게 하면 지역문화의 창의성과 생산성을 높여 나갈 것인지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정책을 발굴해 적극 시행해야 할 것이다. 홍완식 2008부산 세계사회체육대회 조직위원회 사무총장
  • 양천구 ‘자전거등록제’ 시행 현장을 가다

    양천구 ‘자전거등록제’ 시행 현장을 가다

    25일 양천구에 따르면 최근 자전거 도로, 보관소 등 각종 인프라의 확충으로 자전거를 이용하는 사람은 크게 늘었지만 관리 체계는 엉망이다. 도난은 물론이고 지하철역이나 아파트 주변에 장기 방치된 자전거가 흉물로 변해도 자치구는 손을 놓고 있다. 개인의 소유물이기 때문이다. 이를 획기적으로 바꿀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 전국 248개 지자체 중 양천구가 처음으로 시행하는 ‘자전거 등록제’이다. ●구청서 관리… 도난 걱정 없어 “자∼이제 자전거 안장 밑에 이름표를 붙이세요. 그럼 도난의 걱정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관계 공무원의 친절한 안내에 따라 등록을 마친 서봉자(37·목5동)씨는 “구에서 자전거까지 관리해 준다는 말에 처음에는 반신반의했다.”고 말했다. 자동차 번호판처럼 자전거에 새겨져 있는 고유 등록번호와 특징, 사진 등을 구에서 자체 개발한 ‘등록 전산프로그램’에 등록하고 등록스티커를 부착해 도난을 예방하고 장기 방치된 자전거의 주인도 찾을 수 있는 시스템이다. 신분증과 자전거를 직접 가지고 목동 행복한세상 뒤에 있는 자전거 무료대여소에서 신청·접수하면 된다. 구 홈페이지(www.yangcheon.go.kr)에 접속, 고유번호로 등록자전거를 조회하면 특징, 자전거 번호, 도난 여부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실시간 조회가 가능해 불법거래 등을 예방하는 것은 물론 분실·방치된 자전거의 주인에게 연락할 수 있다. 오길현 교통행정과장은 “늘어나는 자전거 인구에 맞춰 행정도 업그레이드돼야 한다.”면서 “앞으로 모든 자치구에 등록시스템이 갖추어지면 자전거 도난방지는 물론 관리 책임 소재도 분명해져 자전거 문화가 훨씬 더 성숙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시행 2주만에 350대 등록 시행 초기인데도 필요성을 느끼는 시민들이 많아 2주만에 350여대가 등록을 마쳤다. 하지만 아직도 전체 자전거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이다. 그래서 ‘찾아가는 자전거 등록제’서비스로 등록률을 5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먼저 각급 학교를 방문해 학생들을 대상으로 자전거 등록을 해 줄 예정이다. 오는 4월16일에는 양정 중·고등학교를 시작으로 5월 말까지 32개 중·고등학교를 방문, 현장등록을 완료한다. 6월은 아파트 단지를,7월부터는 각동 주민센터를 방문해 미등록된 자전거를 찾아 등록을 받는 등 다양한 지원을 할 방침이다. 추재엽 구청장은 “13만대가 넘는 자전거의 50%를 올해 안에 등록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거북선 농업’ 주창 정운천 농림장관

    ‘거북선 농업’ 주창 정운천 농림장관

    “농업의 근본 틀을 확 바꾸겠다. 산업정책 차원에서 보겠다.”지난 13일 과천 정부청사에서 만난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의 일성이다.2년 전 전남 해남 참다래유통사업단 사무실에서 농업 개혁안을 피력하던 때와 크게 다르지는 않다. 다만 목소리에 힘이 들어 있고 다소 긴장된 모습이 비쳤다. ●농민단체들로부터 정책의견 수렴 ‘을’의 위치이던 농기업 CEO에서 농정을 책임지는 장관이라는 ‘갑’의 입장으로 바뀐 탓만은 아니다. 안팎에서 쏠리는 기대와 우려를 의식해 한마디 한마디에 함축된 의미를 담으려는 듯했다. 특히 18일 대통령 업무보고를 앞뒀기에 인터뷰를 한사코 사양했다. 하지만 개혁의지는 분명히 했다. “농업 CEO 출신이 장관으로 온다니까 처음에 농민단체들이 긴장했다. 일부는 반대 성명까지 냈다. 기업논리로 정책을 펴지 않을까 우려해서였다.”하지만 이같은 불안은 ‘기우’에 불과했다고 했다. 취임 이후 첫 행사로 전국의 40개 농업단체장을 장관 사무실로 초대했다. 정책 제안을 받기 위해서다. 복도에서 실·국장들은 이름표를 달고 단체장들을 맞았다. 장관도 기다렸다. “과거에는 단체장들이 먼저 회의장에 참석했다. 장관은 5분 뒤 등장해 의례적인 말을 하고 회의를 끝냈다. 하지만 이번은 달랐다. 장관이 머리를 낮추자 반응이 나타났다.”그 결과 36개 단체가 정책을 제안했다. 이런 일은 농정 사상 처음이라고 했다. 실국장들도 처음에는 어색해 했다.“서로 다 아는데 꼭 이럴 필요가 있느냐.”고 수군댔다. 하지만 단체장들이 의아해 하면서도 격의없는 토론을 벌이자 뒷머리가 주뼛해졌다고 털어 놓았다. “농민들이 위기를 말하지만 위기가 결코 새로운 것은 아니다. 위기는 우리 주변에 늘 있었다. 이를 감지하지 못하고 극복하지 못한 게 우리의 진정한 문제였다.”23년 농업 외길 인생에서 우러나온 경험담이기도 하다. 숱한 실패를 거듭하면서도 키위를 ‘참다래’ 브랜드로 키운 그의 지론은 압축하면 ‘농민 주인론’이다. “민주주의가 뭐냐. 백성이 주인이라는 뜻 아니냐. 농업도 마찬가지다. 농민이 주인이다. 정부가 결코 주인이 될 수 없다.”정부만 바라본다고 달라지는 게 뭐가 있겠느냐는 것. 그러다가는 눈도, 코도, 입도 다 없어져 농업 전체가 사라질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 장관은 역대 어느 정권에서도 ‘금기시’하던 말을 조심스럽게 꺼냈다.“생산도 중요하지만 앞으로는 농업을 산업 차원에서 보도록 할 것이다.”농업을 보호 대상만이 아닌 경쟁력을 갖춘 산업으로 키워야 한다는 뜻이다. 역대 농림 장관들이 당위성을 십분 인정하면서도 이같은 시각을 공론화한 적은 없었다. ●“왜 농림수산식품부인지 되새길 필요” 그가 주장해 온 ‘유통의 고속도로화’와도 일맥상통한다. 생산자에서 소비자에게 직접 가는 유통의 고속도로를 뚫는다면 시장 개방에도 끄떡없을 것이라고 했다. 정 장관은 그의 저서 ‘거북선 농업’에서 “쌀을 상품화하기 위해 지자체 단위로 쌀 판매법인을 설립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를 효율적으로 추진할 전문적인 CEO도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장관은 이를 구체화할 복안도 일부 드러냈다.“앞으로 전국에 걸쳐 농업 CEO 100명 정도를 뽑을 계획이다. 이들이 농업의 산업화를 주도할 것이다.”구체적인 언급은 피했지만 농수산식품부에 왜 ‘식품’을 넣었는지 되새길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는 과일과 채소 등 품목별로 농업 CEO를 육성해야 한다는 그의 평소 주장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이명박 대통령이 정 장관을 발탁한 이유가 이런 것 때문이냐고 묻자 그는 “농업의 틀을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는 말로 대신했다. 지난해 참다래유통사업단 경영에서 물러난 뒤 장관에 임명되기까지 한국농업CEO연합회 회장 활동에 주력해 왔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거북선 농업 일반 목선에 덮개를 덮어 적의 화살과 칼날을 막자는 아이디어 하나가 나라를 구한 것처럼 농업에 새로운 가치를 부가하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는 정운천 장관의 지론이다. 예컨대 기존 고구마에 저장과 세척, 포장, 바이오 등 8가지 새로운 기술을 더해 고구마 유통을 성공시킨 것이 대표적이다.
  • 세브란스-서울대병원 파렴치 이중주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암 진단을 받은 환자가 서울대병원으로 옮겨 수술까지 받았으나 실제로는 암에 걸리지 않았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3일 검찰과 서울대병원, 신촌세브란스병원에 따르면 2005년 11월 김모(42·여)씨는 세브란스병원에서 “오른쪽 유방에서 암을 발견했다.”는 진단을 받고 서울대병원으로 옮겨 유방의 4분의1을 잘라내는 수술을 받았다. 그러나 수술 뒤 떼어낸 조직에서 암세포는 발견되지 않았다. 확인 결과 세브란스병원이 서울대병원으로 진료 자료를 보내면서 첨부한 ‘조직검사 슬라이드’가 김씨가 아닌 다른 환자의 것으로 뒤바뀌어 있었다. 조직검사 슬라이드에 환자 이름표를 잘못 붙인 세브란스병원 직원은 자체 징계를 받았으나 여전히 이 병원에 근무하고 있다. 김씨는 지난해 7월 두 병원을 상대로 손해배상 및 위자료를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하며 병원과 담당 의사들을 검찰에 고소했고, 검찰은 이를 서울 혜화경찰서로 배당해 수사토록 했다. 서울대병원과 세브란스병원은 책임 공방을 벌이고 있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세브란스병원의 진단을 존중했다. 다른 병원에서 확실하게 소견을 받아온 경우 다시 조직검사를 하지 않는다.”면서 “조직검사는 암 여부를 판단하는 결정적인 자료인데 세브란스병원에서 엉뚱한 사람의 검사 결과를 보내준 것이 문제였다.”고 말했다. 세브란스병원 관계자는 “우리 병원에서 조직검사 슬라이드가 뒤바뀐 것은 인정하고 책임질 의사가 있다.”면서도 “우리와 서울대병원이 3차 의료기관이라는 상호 신뢰가 있긴 하지만 수술에 대한 결과는 결국 담당의사가 책임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18일 TV 하이라이트]

    ●다큐 인(EBS 오후 7시45분) 27년째 영화의상 작업에만 혼신의 힘을 기울여온 외곬 바느질 인생 권유진 의상감독.‘서편제’,‘창’,‘청풍명월’,‘웰컴투 동막골’ 등 수많은 영화의상이 그의 손끝에서 탄생됐다. 그는 충무로에 최초로 ‘영화 의상’이란 분야를 도입한 이해윤 선생의 아들로, 대를 이어 전통 영화 의상의 숨결을 살리고 있다.   ●왕과 나(SBS 오후 9시55분) 폐비 윤씨가 원자에게 서찰을 보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한수는 폐비가 작성한 서책 ‘내훈(內訓)’을 보며 이를 모필가에게 베낄 것을 부탁한다. 윤기현은 원자의 세자책봉 공론을 모으려 하지만 조정대신들의 반응은 냉랭하다. 한편, 임신한 정현왕후는 탕약을 마시기 전 독이 발견되자 깜짝 놀란다.   ●가요무대(KBS1 오후 10시) 여러 가수들이 전혀 다른 맛의 노래들을 불러 색다른 음악여행을 선사한다. 장윤정, 주현미가 함께 부르는 ‘눈물의 블루스’, 자두가 부르는 ‘사랑의 이름표’, 박강성이 부르는 ‘왜 돌아보오’, 이용복, 어린이 합창단이 함께 부르는 ‘어린시절’, 홍민이 부르는‘고별’, 설운도가 부르는 ‘베사메무초’ 등을 들어본다.   ●그래도 좋아(MBC 오전 7시50분) 석우의 병원을 정신없이 빠져나온 명지는 밖에서 숨어 기다리고 있던 준배에게 끌려간다. 준배는 명지의 극단적인 행동을 비난하지만 명지는 자기를 몰아붙였기 때문에 그렇게 된 것이라며 자신의 행복을 지키겠다고 한다. 석우를 다치게 했다는 것 때문에 괴로워하던 준배는 결국 서회장을 만나려 한다.   ●세계 세계인(YTN 오전 10시40분) 홍콩에 애완견의 운세와 관상까지 보는 철학원이 생겼다. 철학원 원장은 사람마다 성격과 운명이 다르듯이 애완동물도 태어난 생일에 따라 성격과 운명이 다르고 생김새에 따라 품성과 건강 상태도 다르다고 말한다. 복채는 100달러로 꽤 비싼 편. 그래도 음력 설을 전후해 손님들이 많다.   ●김동건의 한국 한국인(KBS2 밤 12시55분) 열여섯에 ‘옥새’로 입문해 40년 가까이 묵묵히 외길을 걸어온 국내 유일의 옥새장 민홍규. 대한민국 새 국새를 만든 주인공인 옥새장 민홍규씨를 만나본다. 새 국새가 만들어지기까지의 숨겨진 뒷이야기와 노력, 국새와 옥새에 관한 상식, 사라진 국새에 대한 사연 등 관련 이야기를 들어본다.
  • 강요배 개인전 ‘스침’

    강요배 개인전 ‘스침’

    제주를 그렸다. 바다, 돌, 풀, 나무, 갈매기…. 아니, 제주에서 붙박이로 숨쉬는 것들을 죄다 ‘퍼다’ 담았다. 보이는 것을 보이는 대로 그렸기에 보이는 대로 믿어도 좋은, 편안한 그림이 반가울 때가 많다. 오랫동안 ‘민중화가’란 꾸밈말을 이름표처럼 달고 살았던 작가 강요배(55)씨의 그림들은 그렇다. 짐짓 꼬고 숨기고 은유한 흔적일랑 애시당초 눈곱만큼도 없다.(바다가)푸르면 푸르고,(갈매기가)날면 날고,(배추속이)희면 흴 뿐이다. 바다는 푸르다 지쳤으니 옥빛으로 눌러 앉히면 그만이고(‘담해(淡海)’), 배추 한 포기 방금 칼집을 넣어 푸욱 쪼개 놨으니 화폭 밖으로 훅 풋내를 끼쳐 내면 또 그만(‘배추’)이다. 나고 자란 제주를 떠나지 않고 그림을 그리는 작가가 개인전을 열고 있다. 서울 소격동 학고재 화랑에 마련된 전시의 제목은 ‘스침’.2년 만에 선보이는 작품들은 색감이 누그러져 전반적으로 많이 부드러워진 느낌이다.“색의 편차를 줄여야 감(感)이 더 풍부히 살아 난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게 작가의 말이다. 강요배 그림의 맛과 멋을 살리는 핵심재료는 언제나 그렇듯 필치와 재질이다. 그것만큼은 이번에도 변함이 없다. 작가는 “제목처럼 필법도 스치듯 구사했고, 뇌리를 스치는 상념을 포착했다.”고 말했다. 보여지는 색감이 부드러워졌을 뿐이지 붓 터치는 오히려 더 세졌다는 설명이다. 그러고 보면 마티에르의 힘도 한결 왕성해졌다.“자기가 자기를 표현하는 것만큼 정확한 것은 없다.”는 생각으로 재료나 붓을 독특하고 다양하게 창안했다. 예컨대 돌하르방을 그릴 때는 아예 제주의 검은 돌가루를 빻아 채색해 썼다. 나무를 그릴 때는 잔솔가지를 붓 대신 동원했다. 그 어떤 재료나 기법으로도 살려낼 수 없는 고유의 질감은 바로 그렇게 해서 탄생했다.“붓끝에 돌가루를 묻히면 석필(石筆)”이 되고,“바람에 휘청이는 솔가지를 꺾어 그리면 목필(木筆)”이 됐다. 신문지를 구겨 물감을 묻혀 가며 뭉텅뭉텅 찍어 그리기도 했다. 작가가 고향을 떠나지 못하는 이유는 간단하다.“제주가 이루 말할 수 없이 풍요로워” 타향에서는 도무지 정을 붙이고 살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가 호사해 온 고향땅의 풍요로움을 아낌없이 나눠 준다. 작가는 더러 바닷바람을 쐬며 늦은 오수를 즐기기도 했을 것이다. 제주 집 마당에 무심히 누웠다가 문득 포착한 늦여름의 창공 풍광에는 여유와 서정이 넘실거린다. 푸른 하늘에 흰 구름, 고개 숙인 해바라기, 마른 수숫대, 바나나 잎사귀가 나른한 바닷바람에 한곳으로 쏠려 나부끼는 그림(‘입추(立秋)’)에서는 작가의 말처럼 제주의 소리가 밀려오는 듯하다. “화폭 위의 결을 최대한 성글게 만들어, 느낄 수 있는 촉각적인 그림을 그리고 싶었다.”는 작가는 관객과 자신도 ‘스침’의 관계라고 말했다. 그림에 풍경 말고는 일절 사람이 등장하지 않은 이유를 물었다.“그림을 그리는 내가 있고 그림을 보는 관객이 있으면 족하지 누가 더 필요하겠는가.” 전시는 26일까지 계속된다.(02)720-1524.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탐험의 시대/지호 펴냄

    탐험의 시대/지호 펴냄

    유목민들은 생계를 위해 여행을 한다. 호기심을 주체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스스로도 실체를 알지 못하는 그 무엇을 더듬어 여행한다. 또 누군가는 그저 자유의 영혼이 되고 싶다는 간절함만으로 여행길에 나설 것이다. 지금 우리가, 바람처럼 스치며 돌아볼 수 있는 땅이 ‘그때 그들’에게도 그랬을까.100여년 전 여행가들에겐 어땠을까. ●내셔널지오그래픽이 들려주는 100년전 탐험 내셔널 지오그래픽이 세기의 여행담을 들려 준다.‘탐험의 시대’(마크 젠킨스 엮음, 안소연 옮김, 지호 펴냄)는 1888년부터 1957년까지 내셔널 지오그래픽에 실린 수천 편의 여행기들 가운데 오늘의 독자에게 유의미한 글들을 뽑아 엮은 기행집이다. 멀게는 100년이 더 넘은 글들은 당시 열악한 여행 상황 등을 고려하자면 단순히 감상적 기행담이 아니다. 기실 모험정신으로 무장한 탐험기에 가까운 것들이 많다. 미답(未踏)의 오지를 찾아 들어가 ‘최초’란 이름표를 챙겨 나온 ‘용맹’ 탐험가들이 한둘이 아니었다. 책을 근대탐험의 역사서로 규정할 수 있는 지점이다. 미국의 26대 대통령 시오도어 루스벨트는 1909년부터 이듬해까지 일년 동안 아프리카 수렵여행을 했다. 위험천만한 수렵여행이야말로 “삶을 완성하는 일”의 하나라고 믿었다. 사바나로 떠난 그의 수렵여행은 한세기가 지난 지금까지도 동아프리카 최대의 수렵여행으로 기록되고 있다. 루스벨트의 여행길은 처음부터 범상치 않았다. 채집물들을 워싱턴 스미스소니언협회에 표본으로 기증할 만반의 준비를 거쳤다. 두고두고 현재적 의미로 남을 수 있는 ‘자연사 탐험’이었던 셈이다. 코끼리 코로 끓인 수프, 오릭스의 혀, 타조의 간 등으로 식사를 하고 일행과 밤늦도록 대화한 일화들이 야생의 현장감을 고스란히 전한다. 여행을 마친 뒤 현장경험을 일반에 직접 들려 주는 그의 긴 강연문에는 코끼리, 사자 등과 맞닥뜨렸을 때의 긴박한 호흡이 스며 있기도 하다.1927년 대서양을 단독비행해 세계적 스타로 떠올랐던 찰스 린드버그(1902∼1974)의 여행기에도 당시의 흥분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준수한 외모까지 갖춘 그는 ‘창공의 개척자’로 오랫동안 대중의 상상력을 들끓게 했다. 훗날 부조종사로 영원한 동료가 된 그의 아내는, 부부의 대서양 비행담을 1934년 내셔널 지오그래픽에 감수성 넘치는 글로 소개했다.1933년 수상 비행기에 나란히 오른 린드버그 부부는 뉴욕 플러싱만에서 이륙한 뒤 6개월 동안 북대서양을 일주하며 항로와 기지를 조사했다. ●문화변방에 대한 서구중심적 편견은 불편해 책에 등장하는 탐험지는 거의가 아프리카나 아시아의 오지들이다.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그곳들을 문화변방의 신비주의 대상으로 해석하는 서구중심적 편견이 불편하다. 위험을 내포한 여행은 모험이 된다. 그리고 꿈을 좇은 성공한 모험은 탐험으로 기록된다. 해외여행을 엄두내지 못한 100여년 전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의 기제가 돼준 답사기의 효용은 여전히 유효하다. 책의 의미는 그래서 새로워질 수 있다.1만 6000원.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지리산 산마을 이야기] (10) 전남 구례군 구례읍 다무락마을

    [지리산 산마을 이야기] (10) 전남 구례군 구례읍 다무락마을

    섬진강 물줄기에 힘을 싣는 곳은 전남 곡성군 오곡면 압록리인데 그 길을 가만히 거스르면 보성 일림산 용추폭포까지 가 닿는다.126㎞를 내달린 보성강은 ‘섬진강 제1지류’의 의무를 다한 채 압록에서 삶을 마감하고 보성강이란 이름표를 떼어 놓는다. 풍만한 기운이 2.5㎞쯤 더 흐르다 머뭇머뭇 멈춘 곳이 유곡나루, 다무락마을은 이 유곡나루와 구례 천왕봉(695m) 사이에 오붓하게 앉았다. 행정구역상 전남 구례군에 속한 다무락은 보성강을 안은 곡성 압록, 전라선 철로로 그어진 순천시 황전면과 각각 이웃해 있다. 따라서 다무락마을로 가는 길은 어디서든 섬진강을 따라야 하며, 그 강과 나란히 이어진 기찻길을 마주해야 한다. 곡성과 구례와 순천의 혈기를 한데 모은 유곡나루에 서면 서울과 여수를 오가는 무궁화호의 가쁜 숨소리가 들린다. 이곳에 마을이 만들어진 시기를 정확히 알 순 없지만 달성 서씨와 조씨가 터를 잡아 정착한 후 여러 씨족들이 모여 취락을 형성했다고 알려져 있다. 마을이 만들어졌을 당시 농경지 조성을 위한 개간 도중 ‘유엽’이라는 동철이 나왔다 하여 ‘유’자를 따서 ‘상유’ ‘중유’ ‘하유’로 각 마을을 호칭했다.‘다무락’은 담장을 뜻하는 전라도 사투리로 가장 위쪽에 자리한 상유와 그림처럼 어울리는 애칭이다. 마을에는 현재 300여명의 주민들이 거주 중인데 지리산 주변의 여타 마을과는 달리 객지에서 들어온 사람이 거의 없고 비어 있는 집도 찾아보기 힘들다. 다랑이 논에 의지하며 살아오던 마을은 10여 년 전 급격히 변모하기 시작했다. 좁은 논바닥에 배, 감, 차, 밤, 매실 등을 심어 국내에선 단위면적당 과수 재배 면적이 가장 많은 과일천국이 된 것. 섬진강 옆 도로를 기준으로 했을 때 하유는 1㎞ 안쪽, 하유∼중유는 1.9㎞, 중유∼상유가 2.3㎞로 사이좋게 나뉜다. 약 65가구가 모여 사는 중유는 다무락마을 중에서도 과수 재배단지가 집중 밀집된 지역. 계산천을 곁에 둔 터라 물을 구하는 일도 그리 어렵지 않다. 다무락 매실은 광양 청매실과는 품종이 다르다. 그야말로 토종 매실. 크기가 잘아 모양새는 덜하지만 향은 청매실보다 뛰어나다. 봄부터 가을까지 중유를 중심으로 한 다무락마을 주민들은 과실을 돌보는 손길로 바쁘다.3월 매화를 신호탄 삼아 배꽃, 감꽃, 밤꽃이 연이어 꽃봉오리를 터뜨린다. 초여름엔 조막만 한 매실이 제일 먼저 수확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가을이면 밤과 배와 단감을 따느라 더 바쁜데, 주민들의 정성이 더해진 다무락표 과실은 여느 곳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만큼 달고 맛나다. 하유(도로변)의 폐교된 계산분교에는 황토 천연염색으로 유명한 ㈜황기모아가 있다. 문의 061-783-5515 글 황소영 월간 마운틴기자(www.emountain.co.kr) ■가는길 전남 구례까지는 서울 서초동 남부터미널과 용산역을 이용한다. 부산 사상시외버스터미널에도 하동을 거쳐 구례까지 가는 버스가 있다.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호남고속도로 곡성IC, 대전~통영간 고속도로 장수IC,88고속도로 지리산IC 등에서 남원으로 간 다음 17번 국도를 타고 압록(예성교를 건너 구례 방향)을 거쳐 다무락마을까지 갈 수 있다. 남해고속도로는 하동IC를 경유한다.
  • [지리산 산마을 이야기] (6) 전남 구례군 산동면 심원마을

    [지리산 산마을 이야기] (6) 전남 구례군 산동면 심원마을

    구례군 자료에 따르면 해발 750m의 지리산 산중에 마을이 형성된 것은 조선 고종 때. 약초를 뜯고 벌을 치기 위해 한 두 호씩 모인 것이 지금에 이르며, 주변 수 ㎞ 이내에 근접한 마을이 없어 ‘심원’이란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이 산골마을이 세간에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20년 전쯤. 성삼재(1090m) 관통도로의 개통과 더불어 ‘하늘아래 첫동네’라는 이름표를 달고 관광지로 급부상한 것이다. 하지만 2006년 봄, 국립공원관리공단 지리산 남부사무소는 “자연환경 복원을 위해 마을을 철거하고 오는 2011년까지 주민 이주 작업을 완료한다.”는 중대한 결정을 하게 된다. 밀려드는 인파와 그들을 상대로 한 식당(민박) 영업이 계곡 오염의 주범이란 게 그 이유. 게다가 최근 불거진 ‘지리산 관통도로 차량 진입 통제’ 방안 제시에 마을은 또다시 깊은 시름에 빠졌다. 환경보전과 생존권 사수의 혼란스러운 갈림길 속에서 정직한 계절만 분주한 걸음을 재촉할 뿐이다. 이제 막 단체손님을 물린 식당으로 들어가 산채정식을 주문한다. 황토로 지어진 손님방 창가에선 한쪽으로 비껴선 반야봉의 어깨와 노고단의 성스러운 돌탑이 손톱보다도 작게 올려다 보인다. “현재 열다섯 가구 정도 살아요. 거의 다 민박과 식당을 겸하는데 빈 집까지 합치면 호수는 더 많은 편이죠.” 식당을 운영하는 선종삼씨 내외는 17년 전쯤 구례군 산동면에서 이곳으로 이주해왔다. 산동면에 온천지구가 들어서기 전이고,7∼9가구 정도만이 심원에 정착할 때였다. “봄에는 늦어도 새벽 5시엔 일어나서 산으로 가야 해요. 이 밥상에 올라온 나물들은 모두 저희들이 채취한 겁니다.” 두릅, 엄나물(개두릅), 곰취, 표고버섯, 머위, 고사리 등을 비롯해 이름을 알지 못하는 무수한 나물들이 밥상 가득 차려져 있다. 봄에 채취한 나물은 삶아서 건조시켜 이렇게 사계절 내내 손님 밥상에 올라온다. 길 건너 사는 문충회(64)씨 부부 역시 13년 전 구례 문척면에서 이곳으로 들어왔다. 서울에서 내려와 정착한 사람도 있지만 대체로 구례와 남원 등 인근에서 들어온 사람들이 더 많다는 게 문씨의 설명이다. “지리산 자체가 워낙 넓어서 아직도 못 가본 곳이 많아요. 나물을 뜯으려면 마을에서 3시간쯤 올라가야 하고요. 숲이 우거져 햇빛을 볼 수 없고, 그러니 위로만 자라는 통에 큰 바람이 불면 넘어가버리는 나무들이 많습니다. 조림만 할 줄 알고 육림은 모르는 게 안타까워요.” 오가는 대중교통도 없을 뿐더러 겨울이면 제설작업이 제때 이뤄지지 않아 고립무원이 되는 곳, 긴긴 겨울엔 눈 녹을 때나 겨우 운신이 가능하지만 그래도 조용해서 살맛 난다는 문씨 내외는 지리산이 주는 혜택에 익숙해져 이젠 떠나고픈 생각이 없단다. 문씨의 식당 한쪽엔 겨우살이, 창출, 백출, 땅가시, 하수오, 당귀, 신경초 뿌리 등으로 담근 술이 나란히 줄을 맞춰 대기 중이다. 어느 까마득한 날, 아랫목 뜨끈한 방 하나 잡고 앉아 밤이 깊도록, 산새 소리와 계곡 물소리, 노고단 능선을 미끄러지듯 타고 내려온 바람과 소복소복 새하얗게 쌓이는 눈 소리를 들으며, 지리산 나물과 지리산 약주로 거나하게 취해볼 날…. 미지수로 남은 마을의 생존권은 저물어가는 가을처럼 사람 가슴을 찌릿찌릿 아리게 한다. 글 사진 황소영 월간 마운틴기자(www.emountain.co.kr) >> 심원마을까지 가려면 전남 구례까지는 서울 서초동 남부터미널과 용산역을 이용한다. 부산 사상시외버스터미널에도 하동을 거쳐 구례까지 가는 버스가 있다. 어디에서든 심원까지 가는 대중교통은 없다. 남원과 구례에서 택시를 탔을 땐 3만원 남짓 잡아야 하고, 인월(동서울터미널발)에서 하차했을 땐 그보다 적게 나온다.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호남고속도로 이용시 전주 나들목, 대전-통영간 고속도의 경우 장수 나들목,88올림픽고속도로 지리산 나들목, 남해고속도로 하동 나들목 등에서 지리산 방향의 이정표를 따른다. 구례에서 천은사 쪽으로 진입할 때에는 1인당 문화재관람료 1600원을 내야 한다.
  • “엄마, 다시는 어디가지마…”

    “엄마, 다시는 어디가지마…”

    “엄마, 새끼 손가락 걸어. 이제 어디 안 간다고 약속해.” 2일 오전 8시 안양시 샘안양병원에서 김윤영(35·여)씨의 딸(8)과 아들(6)은 다시는 엄마와 떨어지지 않겠다는 듯 엄마 곁에 달라붙어서 떨어질 줄을 몰랐다. 김씨의 아들과 딸은 “엄마 힘들었어. 화장실에 머리 감을 데도 없었어.”라며 어리광을 부려 주위의 눈시울을 붉히게 했다.‘아프간에 있는 사랑하는 아내에게’라는 제목으로 애타는 사부곡(思婦曲)을 담은 동영상을 올려 국내외 네티즌을 감동시켰던 김씨의 남편 류행식(36)씨는 “봉사하며 열심히 살겠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석고대죄해야 마땅하지만…” 탈레반 무장단체로부터 풀려난 한국인 19명은 이날 오전 6시35분쯤 대한항공 KE952편으로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인천공항을 떠난 지 51일 만에 그리던 고국 땅을 다시 밟은 이들은 수염을 깎지 못 하거나 머리카락을 손질하지 못해 초췌한 모습이었고 대부분 후드재킷이나 티셔츠 차림으로 고개를 숙인 채 입국장 앞 기자회견장에 섰다. 오랜 피랍 생활로 인한 정신적 충격 탓인지 2명씩 손을 꼭 잡고 다니는 여성들이 눈에 띄었고 이따금씩 눈물을 훔치거나 흐느끼기도 했다. 김만복 국정원장과 석방 협상의 실무자로 확인된 ‘선글라스맨’도 모습을 드러냈다. 김 원장은 피랍자 가족모임 차성민(30) 대표를 포함해 마중을 나온 가족 3명과 인사를 나누며 “국민과 정부가 모두 노력해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 배형규 목사의 형 배신규(45)씨와 앞서 석방된 김지나(32·여)씨의 오빠 김지웅(35)씨가 탈레반에 살해된 배 목사와 고 심성민씨의 영정사진을 들고 나와 숙연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19명을 대표해 기자회견을 한 유경식(56)씨는 “사랑을 나누기 위해 갔는데 국민에게 심려를 끼쳐드리고 정부에 부담을 주게 돼 대단히 죄송하다. 염려해주신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면서 “조국과 국민에게 큰 빚을 졌다. 앞으로 국민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하는 삶을 살아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미리 대기 중인 차량을 이용해 곧장 경기 안양시 샘안양병원으로 향했다. 이들은 지난달 먼저 풀려나 국군수도병원에서 치료 중인 김경자(37·여), 김지나(32·여)씨와 함께 샘안양병원의 전인치유병동에 입원해 방사선과 심전도 검사 등 응급 검사와 문진을 받은 뒤 안정을 취했다. 오전 8시10분쯤 사선(死線)에서 살아돌아온 이들과 혈육들과 50여일 만에 감격적인 해후를 했다. 유경식씨가 상봉장인 샘안양병원 샘누리홀에 휠체어를 타고 먼저 모습을 드러내자 기립박수와 함께 환호가 터져 나왔다. 이어 나머지 18명이 차례로 들어와 2∼3명씩 각자의 이름표가 적힌 테이블에 둘러앉아 이들을 학수고대하던 가족들과 재회의 기쁨을 나눴다. 이영경(22·여)씨의 아버지 이창진(51)씨는 딸의 팔에 난 상처 자국을 쓰다듬으며 “날마다 새벽기도하면서 무사히 오기를 기도했었는데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다.”며 딸을 꼭 안았다. ●샘안양병원 의료원장은 샘물교회 장로 동료들에게 석방을 양보했던 이지영(36·여)씨를 만난 어머니 남상순(65)씨는 “왜 이렇게 말랐냐. 어디 아프냐.”며 통곡을 하자, 지영씨는 어머니의 눈물을 닦아주며 “괜찮아. 엄마 괜찮아.”라며 안심시켰다. 병원측은 환자들에게 텔레비전과 신문은 허용하되 인터넷과 휴대전화는 당분간 금지할 방침이다. 병원 관계자는 “(인터넷 사용 제한은) 악플이란 부분까지도 고려했다. 이들도 자신들에 대한 비판 여론을 어느 정도 인식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샘안양병원 박상은 의료원장은 샘물교회 장로를 맡고 있다. 안양 임일영 이경주 이경원기자 argus@seoul.co.kr
  • [이렇게 달라졌어요] 도봉구 ‘발바닥공원’

    [이렇게 달라졌어요] 도봉구 ‘발바닥공원’

    도봉구 방학동에는 ‘발바닥공원’이라는 다소 생뚱맞은 이름의 공원이 있다. 대단지 아파트에 둘러싸인 자투리 땅에 우거진 숲과 생태연못, 자연학습장, 잔디광장 등이 아기자기하게 들어서 주민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공간이다. 하지만 이곳은 몇해 전까지만 해도 무허가 판자촌이었다. ●전(前)=마른 하천에 쓰레기, 악취 풍기던 곳 판자촌은 방학로에서 창동 쪽으로 걸어오다 물이 말라버린 방학천과 만나는 방학3동 270 일대에 있었다.40여년 전인 1965년부터 세운상가 건립부지의 철거민들이 몰리면서 건천로(乾川路)를 끼고 형성됐다. 2002년 판잣집들을 허물 때 135채에 주민 850명이 거주했다. 속을 드러낸 하천 바닥에 온갖 쓰레기와 오물을 내다버렸다. 큰비라도 내리면 금방 하천이 범람하고 비가 그치면 쓰레기와 빗물이 뒤섞여 역겨운 악취를 풍겼다. 여름에는 파리와 모기가 들끓었다. 판자촌 주변에 아파트가 하나둘씩 들어섰으나, 주민들은 불량배들의 활동무대를 피해 다녀야 했다. 판자촌을 정비한 뒤에도 한동안 방치되다 지난해에야 공원조성 사업을 끝냈다. 공원의 이름을 발바닥공원이라고 지은 사연이 있다. 지저분한 판자촌에서 녹색 공원으로 변신한 운명이 평소 하찮게 여기다 관리의 중요성을 새삼 인정받고 있는 우리 몸의 발바닥과 비슷하다고 해서 그렇게 붙였단다. ●후(後)=웃음꽃 피는 공간으로 대변신 도봉구는 서울시의 도움을 받아 길이 1.2㎞, 넓이 1만 8181㎡ 부지에 나무를 심었다. 소나무 등 44종 11만 8260그루나 된다.‘나무심기 성금’을 낸 주민 990명의 이름표를 은행나무에 달았다. 검정말, 석창포, 수련 등 수생식물과 초화류 3만 4000본도 쑥쑥 자라기 시작했다. 넓이 710㎡의 생태연못에는 모기 유충인 장구벌레를 잡아먹는 잉어와 방아깨비 등이 서식한다. 길이 800m의 산책로는 물이 잘 빠지고 친환경적 소재로 포장을 했다. 잔디광장과 고추 등이 자라는 자연학습장도 만들었다. 주말이면 황토블록으로 만든 지압보도를 거니는 주민들의 입가에서 웃음꽃이 핀다. 어린이들은 예쁘게 꾸민 도봉환경교실 건물에서 자연을 배우며 뛰어논다.6개 강좌에서 자원봉사를 하는 주민만 930명이다. ●옥에 티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 건천인 방학천 일부 구간을 복원하지 못해 아직도 냄새가 난다. 주민들은 생태연못∼방학천∼중랑천∼한강으로 빨리 맑은 물이 흐르기를 바란다. 도봉구 직원은 “지하수를 활용, 방학천을 생태하천으로 바꾸는 사업을 서울시와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다.”면서 “물이 흐르면 발바닥공원의 대변신에 마침표가 찍히는 셈”이라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여름휴가 추억 ‘e렇게’ 남기자

    여름휴가 추억 ‘e렇게’ 남기자

    구슬이 서말이어도 꿰어야 보배다. 마찬가지로 여름 휴가철 공들여 찍은 사진을 아무렇게나 하드디스크에 내버려 둔다면 그것은 사진이 아니라 그저 컴퓨터 파일에 불과할 따름이다. 콤팩트 디지털카메라와 디지털 일안반사식(DSLR)카메라 등 ‘디카’가 우리 생활의 필수품으로 자리잡으면서 사진을 편집해 올리는 인터넷 서비스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이런 서비스들을 이용해 여름휴가때 찍은 사진들을 가족이나 친구 등에게 자랑해 보는 것은 어떨까. 야후코리아의 ‘야후 라이프맵’(kr.gugi.yahoo.com/lifemap)은 내가 어디에서 사진을 찍었는지 한 눈에 알 수 있다. 촬영시간과 장소에 따라 사진이 인터넷 지도 위에 가지런히 정렬된다. 다른 사람들과 공유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휴가때 부산에 갔다 왔다면 부산 해운대나 달맞이공원 등 명소나 자기가 맛있게 먹었던 식당 등을 장소와 시간에 따라 지도 위에 배열하면 된다. ●‘트라이블´ 여행경로 자동으로 비슷한 서비스로 콘텐츠플래닛의 ‘트라이블’(www.tryvel.com)이 있다. 여행때 찍은 사진을 올리면 여행 경로를 자동으로 완성해 준다. 디지털카메라로 찍은 원본사진을 올리면 카메라가 제공하는 날짜, 시간 등 정보를 해석해 촬영 장소별로 정렬한다. 여기에 구글 맵으로 장소를 검색해 이름표를 붙이면 지도 위에 사진을 올려 놓을 수 있다. 사진은 원본으로 3000장, 최대 3기가바이트(GB)까지 한꺼번에 올릴 수 있다. 파란의 사진서비스 ‘푸딩’(pudding.paran.com)은 대용량 제공이 특징이다.DSLR 이용자 등 JPEG(압축 사진파일)보다 용량이 큰 RAW 파일로 사진을 찍는 사람이 늘면서 더 넓은 저장공간이 필요해졌다. ●파란 ‘푸딩´ 500MB 대용량 저장 가능 푸딩은 한번에 500메가바이트(MB)까지 올릴 수 있다. 한번에 여러 장의 사진 파일을 띄우는 것은 물론이고 개별 사진마다 제목이나 외부공개 여부까지 설정할 수 있다. 기본으로 제공하는 개인공간도 3GB에 이른다. 사이트내 활동을 많이 하면 저장공간이 최대 5GB까지 늘어난다. 연관성 있는 사진들을 모아 이야기를 만들 수 있는 ‘루프’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가로형, 세로형, 반원형, 페이지형 등 다양한 형태로 표현이 가능하다. 사진공유 서비스 ‘플리커’(www.flickr.com)를 이용하면 수백장의 원본사진을 드래그 앤드 드롭(끌어서 놓기) 한 번으로 간편하게 올릴 수 있다. 사진마다 꼬리표를 달아 이용자들이 쉽게 검색할 수 있으며 사진첩을 만들어 다른 사람과 공유하는 것도 가능하다. 포털들의 사진서비스도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미니홈피로 디카 열풍을 불러 왔던 싸이월드(www.cyworld.com)는 ‘스튜디오’ 기능을 추가한 ‘홈2’ 서비스를 새로 선보였다. 싸이월드 스튜디오는 내 컴퓨터, 디지털카메라, 휴대전화, 미니홈피 등에 있는 다양한 사진을 손쉽게 관리할 수 있다. 한번에 25장의 사진을 올릴 수 있고 음악을 삽입하거나 화면전환 등 플래시 기능도 제공한다. 여러장의 사진을 한장의 이미지로 만들 수 있는 ‘콜라주’도 재미있는 기능이다. 홈2에서는 컬러 이름표 등도 붙일 수 있다. 한번에 2MB까지 올릴 수 있고 동영상은 대용량 파일이라도 10분 분량까지 업로드가 가능하다. ●다음 ‘파이´ 등 포털도 사진서비스 다음의 ‘파이’(pie.daum.net) 서비스를 이용해도 사진을 쉽게 정리할 수 있다. 찍은 사진을 한번에 볼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사진을 정리하거나 올리기 위해 하나하나 열어봐야 하는 번거로움을 없앴다. 사진틀 등도 꾸밀 수 있어 포토숍 등 별도의 그래픽 전용프로그램을 사용하지 않아도 간단하게 편집할 수 있다. 네이버도 ‘포토갤러리’(photo.naver.com) 서비스를 개편했다. 사용법을 편하게 바꾼 것은 물론 사진의 가로폭을 최대 900픽셀까지 제공해 더욱 선명하고 큰 사진을 볼 수 있다. 새로 선보이는 ‘포토락(樂) 보드’에서는 전문 사진작가 및 저명인사의 포토강좌와 에세이를 제공해 이용자들이 전문적인 사진촬영 기술을 배울 수 있도록 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열린세상] 뒷간 문화와 화장실 문화/황규호 ‘한국의 고고학’ 상임편집위원

    [열린세상] 뒷간 문화와 화장실 문화/황규호 ‘한국의 고고학’ 상임편집위원

    사람의 몸 안에서 빠져나온 생리적 찌끼를 점잖게 표현하면, 인분(人糞)이다. 여기 다른 찌끼 하나가 더 따라붙어 분뇨(糞尿)라는 말로 합성되었다. 그래서 두가지 찌끼가 함께 나와야 한다는 생각을 품었는지도 모른다. 한국민을 비롯한 몽골리안계는 거의가 이 두가지 일을 한꺼번에 해결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유럽계는 시차를 두어 두 볼일을 따로 본다는 것이다. 어떻든 찌끼라는 배설물 처리는 본디 측실(室)로 불렀던 뒷간에서 이루어졌다.‘뒷간과 사돈집은 멀어야 한다.’는 속담을 보면, 가까이 두기를 꺼렸던 공간이 뒷간이다. 그래도 더럽다는 혐오감은 접어두었던 모양이다. 이는 뒷간을 깨끗한 자리로 여겨 정랑(淨廊)과 정방(淨房) 따위의 고상한 이름을 붙인 데서도 알 수 있다. 더러는 뒷간을 매화간이라고 했으니, 구린내를 맡으면서 꽃향기를 그리워한 운치가 가상하다. 언제부터인가는 뒷간이 변소로 바뀌었다.15세기 문헌에는 대변과 소변이라는 말만 적어 변소의 유래는 알 길이 없다.1970년대 들어서는 주거환경 변화의 바람이 불어 화장실이라는 생뚱맞은 이름이 새로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 물을 내려 분뇨를 바깥으로 밀어내는 양변기를 앞세워 마침내 집안으로 들어왔다. 지금은 어디를 가도 변소를 화장실로 부르는 시대가 되었다. 이 화장실과 앙변기 대목에 이르면, 격세지감이 든다. 그렇다고 주눅을 느낄 필요까지는 없다. 지난 봄 전북 익산시 왕궁리 백제 유적에서 정화조와 버금하는 시설을 갖추었던 뒷간이 발견되었다는 소식이 신문에 실렸다. 이보다 앞서 경주 불국사에서는 돌로 지은 고대의 수세식 변좌(便座)를 찾아낸 적도 있다. 한국의 유구한 뒷간 문화를 증거한 역사의 현장이자, 민족의 문화유산이 아닌가. 그래서 지레 겁을 먹고, 주눅들지 말자는 것이다. 한국의 뒷간에는 깊은 뜻이 스몄다. 더구나 수십년 전부터 전국 여러 절집은 해우소(解憂所)라는 새 이름표를 뒷간에 달았다. 모든 걱정을 훌훌 털어버리는 자리가 곧 해우소다. 서양의 화장실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심오한 현학적 의미를 함축한 해우소는 오늘날 대중이 열광하는 웰빙의 삶과 맞물린 공간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이 해우소는 불교권 국가 어디에도 없는 한국의 독창적 이름이라고 한다. 작명가는 한국전쟁이 끝날 무렵 세상이 어수선한 시절을 산 충남 공주 동학사의 한 스님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서울에서 마침 세계화장실협회(WTAA) 창립총회가 열린다고 한다. 오는 11월21∼25일 59개국이 참가하는 가운데 열릴 창립총회는 한국이 주관한다는 소식이다. 이에 따라 서울신문은 지난 4월 WTAA를 비롯, 행정자치부 및 유한킴벌리 등과 공동협약을 맺고, 총회도 공동주관하게 되었다는 기사를 읽었다.2002년 한·일 월드컵 축구대회를 계기로 한국의 공중화장실 분위기가 쾌적하게 바뀌어 또 다른 한류로 자리잡은 사실이 참으로 놀랍다. 문화나 문명은 때로 단절되어 부침을 거듭하기 마련이다.1596년 영국의 존 해링턴이 발명한 수세식 변기가 1840년대 이후 프랑스와 독일 등지로 퍼져나갔다고 한다. 분뇨를 그릇에 받아 창 밖으로 훌쩍 내던지던 서유럽 지역에 수세식 변기가 보급되기까지는 로마시대 이후 1000년이 넘는 세월이 걸린 것이다. 그러고 보면, 오늘날 한국의 익산 왕궁리 백제 유적에서 보여준 고대의 뒷간 문화가 이 시대에 재현되었다는 사실은 그다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이만큼 훌륭하게 가꾼 우리네 뒷간 문화를 유지하고, 또 발전을 부추기는 노력을 요구할 뿐이다. 이는 서양의 화장실 문화를 조금 비켜 한국 고유의 뒷간 문화에 깃든 함함한 정신세계를 얼마만큼 반영하는 일이기도 하다. 황규호 ‘한국의 고고학’ 상임편집위원
  • [서동철 전문기자의 비뚜로 보는 문화재] (29) 고려 태조 왕건상

    [서동철 전문기자의 비뚜로 보는 문화재] (29) 고려 태조 왕건상

    지난해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평양에서 온 국보들’ 특별전의 뉴스메이커는 단연 ‘고려 태조 왕건상’이었습니다. 우리 역사를 통틀어 왕의 ‘초상조각’이라는 것 자체가 생소한데다, 옷을 입지 않은 나상(裸像)이어서 더욱 화제를 모았지요. 왕건상은 남쪽의 특별전이 끝난 뒤 현재는 평양의 조선중앙박물관에서 전시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1993년 고려 태조 무덤인 현릉(顯陵)에서 발굴된 이후에는 줄곧 개성 고려박물관에 있었지요. 고려박물관은 조선시대에 지어진 개성의 성균관 건물을 그대로 전시시설로 활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남쪽에서 각광받는 왕건상이 북쪽에서는 한동안 그리 주목받지 못한 존재였던 것 같습니다.1996년 평양에서 발간된 ‘고려태조 왕건’의 말미에는 현릉 발굴 결과가 실렸는데, 왕건상을 ‘금동불상’이라고 소개했습니다. 같은 해 사이토 타다시(齋藤忠) 일본 다이쇼대학 명예교수가 펴낸 ‘북조선고고학의 신발견’에도 사진이 실렸지요. 경주 황남동 109호분을 발굴하기도 한 사이토 교수는 북한학자들의 해석을 존중해 ‘불교의례의 일단을 알 수 있는 자료’라고 적었습니다. 이듬해 기쿠다케 준이치(菊竹淳一) 일본 규슈산업대학 교수가 고려박물관에서 이 금동조각을 발견하여 북한 관계자들에게 왕건상일 가능성을 본격적으로 제기했다고 합니다. 당시 왕건상은 ‘보살상’이라는 이름표가 붙은 채 적조사 철조석가여래좌상 등 다른 불상과 나란히 전시되고 있었다고 하지요. 기쿠다케 교수는 ‘고려 태조 왕건상 시론(試論)’에서 학술 논문으로는 이례적으로 ‘부기(附記)’를 달아 왕건상을 만난 과정을 간단하지만 지극히 감상적으로 술회했습니다. 그는 고려박물관을 방문하기 전날 밤 만월대에 올랐다고 합니다.‘하늘에 가득한 별 아래서 술을 마시며 감격해서 왕궁전터의 땅바닥에 누웠을 때, 태조 왕건이 나에게 개성에 머무는 동안 자신을 찾으라고 계시하였다.’는 것입니다. 이후 왕건상에 얽힌 갖가지 의문을 어느 정도 풀어준 사람은 노명호 서울대 국사학과 교수입니다.951년쯤 조성되어 봉은사 태조진전(太祖眞殿)에 모셔져 있던 왕건상은 고려가 망함에 따라 지금의 숭의전이 있는 경기도 마전현의 작은 사찰로 옮겨졌고, 주자학적 제례법을 따르려는 세종의 의도에 따라 초상조각이 목주(木主·나무로 깎은 위패)로 대체되면서 세종 11년에 현릉에 묻혔다는 것이지요. 왕건상은 나체조각만 남았지만, 고려시대에는 옷을 입혔습니다. 발굴 당시 왕건상의 몸을 비롯한 여러 곳에 얇은 비단천과 금도금을 한 청동조각이 붙어 있었다고 하지요. 노 교수는 조상제례에 옷을 입히는 조각상을 사용하는 것은 한국 고대 이래의 문화전통이라고 설명합니다. 왕건상은 ‘동명왕 어머니 유화의 소상(塑像)이 3일 동안 피눈물을 흘렸다.’는 ‘삼국사기’의 기록에서 알 수 있듯이 고구려 시조신상(始祖神像)의 특징을 계승했다는 것입니다. 기쿠다케 교수는 ‘얇은 비단천’에서신체를 훤히 비치게 표현한 ‘수월관음도’ 같은 고려불화를 떠올렸습니다. 미술사학자인 유홍준 문화재청장도 ‘속살이 투명하게 비치는 보살의 시스루(see-through) 패션’이라며 고려불화의 표현법에 감탄한 적이 있지요. 그리스 조각이 육체의 아름다움을 직접 드러냈다면 ‘수월관음도’나 왕건상은 얇은 천 너머로 육체가 비쳐 보이게 하여 살아 있는 듯 느껴지게 표현하는 고려시대 특유의 미의식을 보여 준다고 기쿠다케 교수는 해석했습니다. dcsuh@seoul.co.kr
  • 이랜드 노-사·점주 충돌

    이랜드 노-사·점주 충돌

    이랜드 노조원들이 29일 새벽 서울 강남구 잠원동 킴스클럽 매장을 기습점거한데 맞서 본사 직원과 매장 점주들이 이날 오후 농성 철회를 요구하며 매장진입을 시도하다 충돌이 빚어졌다. 이랜드·뉴코아 노조원 370여명은 이날 오전 2시 10분쯤 손님을 가장해 매장안에서 쇼핑을 하는 척하다가 갑자기 점거에 나섰고, 매장 밖에서 대기하던 노조원들이 가세해 손님과 직원들을 밖으로 내몰았다. 이에 이랜드 본사 직원과 킴스클럽 매장 주인 등 400여명은 이날 오후 4시30분 노조의 매장 점거농성을 규탄한 뒤 매장에 들어가려 했다. 매장 점주와 ‘본사 지원’이라는 이름표를 단 이랜드 본사직원 등은 지하매장 입구에서 접근을 막던 전경 소대와 몸싸움을 벌여 경찰을 밀어내고 진입하려 했으나 매장 안쪽에서 농성하던 조합원들이 소화기를 뿌리며 저항하는 바람에 진입에 실패했다. 이들은 “휴가철 대목에 불법 점거농성으로 피해가 막심하다.”면서 “노조는 고객의 쇼핑을 방해해선 안되며 외부 세력인 민주노총 등도 불법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뉴코아-이랜드 비정규직노동자 공동대책위는 “여론조사기관에 의뢰해 파업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77.6%가 이번 사태의 책임을 정부와 이랜드 사측에 있다고 답했으며 60.5%가 정부의 공권력 투입은 잘못한 것이라고 응답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재택 파업을 끝내고 29일 오후 2시 실무자교섭을 재개한 연세의료원 노사양측은 좁혀지지 않는 서로의 입장만 확인했다. 현재 연세의료원 노사 간 최대 쟁점은 임금인상,1년 이상 근무한 비정규직 노동자의 정규직화 등이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자연환경 체험하러 오세요

    “체험·관찰학교 보러 오세요.” 강원도는 13일 홍천군 북방면 성동리 일대 538만평에 조성한 ‘자연환경연구공원’을 이날부터 시범운영에 들어가 어린이들에게 무료로 개방한다고 밝혔다. 모두 275억원이 투입돼 지난해 말 완공됐다. 연구공원은 홍보 등을 위해 시범개방한 뒤 내년 5월부터 유료로 정식 개장한다. 시범운영 기간 동안 체험학교와 관찰학교, 방학학교 등을 개설해 유치부와 초등학교 학생 등의 체험학습장으로 활용한다. 또 곤충채집과 나무 이름표 달기, 나무껍질 등으로 곤충 등 만들기, 유기농 재배, 풀잎피리 만들기, 어린이 마술 등 다양한 체험행사도 펼친다. 여기에는 자원봉사자로 구성된 28명의 자연관찰 학습지도자가 상주하며 학습을 도와주고 주민환경감시대가 낚시와 취사, 야영, 채취 등 훼손행위를 단속한다. 연구공원은 수질환경 및 조류관찰구역, 연구교육구역, 자연관찰연구구역, 탐방모니터링구역 등 4개 시설 구역으로 구분됐다. 공원 내 자연환경연구관(건물 연면적 1437평)에는 낮과 밤에 활동하는 동물의 생태를 비롯해 하천습지가 날씨 변화에 따라 달라지는 모습, 고대시대 정주환경, 도내 주요 어종 등을 전시한 4개 전시실도 별도 마련됐다.홍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특파원 칼럼] 한국인의 영어 이름/이도운 워싱턴 특파원

    2001년 미국 콜로라도대학으로 연수를 떠나면서 ‘Dawn’이라는 영어 이름을 준비해갔다.‘도운’이라는 나의 이름과 발음도 흡사하고 새벽이라는 뜻도 좋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마케팅 수업에서 그룹 프로젝트를 함께 했던 미국인 학생이 “Dawn은 여자 이름”이라고 지적하면서 “비슷한 발음의 남자 이름인 Don으로 바꾸라.”고 조언해 줬다. 이후 1년반 동안 학교를 다니면서 대부분의 교수와 학생들은 나를 Don이라고 불렀다. 그렇게 부르는 것이 그들도 편했고, 나도 편했다. 2004년 워싱턴 특파원으로 부임해 미국 국무부가 운영하는 프레스센터에 등록했다.Do Woon Lee라고 이름을 적어내자 담당 직원이 “성이 Do냐,Lee냐.”고 물었다. 마음 속으로 ‘성을 앞에 쓰는 미국인도 있느냐’고 반문하면서 “물론 Lee”라고 답변했다. 그 직원은 “그러면 Woon은 First Name이냐,Middle Name이냐.”고 물었다. 다시 마음속으로 ‘아시아에는 Middle Name을 쓰는 나라가 없을 것’이라고 중얼거리며 “First name”이라고 답변했다. 그 직원이 또다시 물었다 “그러면 Do와 Woon은 왜 띄어쓰느냐.”고. 몇달이 지나자 그 직원이 그런 질문들을 던진 까닭을 이해하게 됐다. 워싱턴에서 만난 아시아 국가 출신 외교관과 기자들의 이름 표기 방식이 천차만별이었기 때문이다. 동북아 3국 국가원수의 이름을 예로 들어보자. 뉴욕타임스는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을 Hu Jintao로,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Shinzo Abe로 표기한다. 후 주석은 성을 먼저, 아베 총리는 이름을 먼저 쓴다. 노무현 대통령은 Roh Moo-hyun으로 표기된다. 세 나라가 각각 다르다. 한국의 경우 정부를 대표하는 고위 당국자들은 대부분 노 대통령식 표기를 따른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은 Ban Ki-moon, 이태식 주미대사는 Lee Tae-sik이라는 표기를 공식적으로 사용한다. 주미대사관 관계자는 “고위인사들의 영어이름은 문광부가 정한 표기법을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외교관과 주재원들에게는 특별한 제한이 없으며, 각자가 원하는 방식에 따라 표기한다고 말했다. 얼마전에 인터넷 사이트에서 ‘영어’라는 단어를 검색하다가 영어 이름과 관련된 주제어가 상위에 몰려있는 것을 보고 놀란 적이 있다. 영어이름 짓기, 예쁜 영어이름, 여자 영어이름…. 영어 이름과 관련한 한국인들의 우선적인 관심은 외국인들이 알아듣기 쉬운 이름을 찾는 데 있는 것 같다. 말하자면 우리가 외국인에게 다가가는 방식이다. 최근 신혼부부들이 태어날 아기의 이름으로 한국과 미국에서 공통으로 쓸 수 있는 수지나 지나, 세리 등을 선호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미국에서는 길벗(Gilbert)이라는 운치있는 이름을 가진 한국 청년을 만나기도 했다. 지난해 초 방문했던 하버드대학 비즈니스 스쿨에서는 그와는 상이한 경험을 했다.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에는 강의실마다 90개의 이름표가 놓여 있다. 이름표에는 발음하기 까다로운 중국, 인도, 파키스탄, 중동, 동유럽 지역 학생들의 이름도 많았다. 비즈니스 스쿨 관계자에게 그런 학생들은 부르기 쉬운 미국식 애칭을 갖는 것이 낫지 않으냐고 물었더니 “그럴 필요 없다.”라고 말했다.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 교수들은 첫 강의를 시작하기 전에 학생들의 이름을 완벽하게 발음할 수 있도록 연습하는 것이 기본이라고 했다. 콜로라도 연수 시절 샌드라 모라이어티라는 교수와 엘리자베스 맥과이어라는 학생은 굳이 Don이 아니라 Do Woon이라는 나의 원래 이름을 불러댔다. 샌드라는 “진짜 이름을 놔두고 왜 딴 이름을 쓰느냐.”고 했고, 엘리자베스는 “흔한 Don보다는 Do Woon이라는 이름이 더 특별하다.”고 했다. 꼭 이름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들이 콜로라도에서 만났던 가장 친한 친구들이다. 이도운 워싱턴 특파원 dawn@seoul.co.kr
  • 실종아동 무사귀환 그린 리본 달아요

    실종아동 무사귀환 그린 리본 달아요

    “실종 어린이들의 무사 귀환을 함께 기원해 주세요.” 국제 실종 아동의 날인 25일 서울 중구 명동과 소공동 일대에서는 실종 아동을 기억하고 안전한 복귀를 기원하는 뜻깊은 행사가 열렸다. 실종 아동의 무사귀환을 상징하는 ‘그린리본’ 기념식이 열린 소공동 롯데시네마 에비뉴엘 상영관에 자리를 메운 120명의 어린이들은 녹색 비행기를 날리며 모든 실종 어린이와 부모들이 힘내라며 ‘파이팅∼’을 외쳤다. 또 실종예방 애니메이션 ‘로봇 끼오’를 보며 안전교육을 받았다. 행사는 슬픈 모습보다는 앞으로 희망을 갖자는 의미가 컸다. 홍보대사에 위촉된 방송인 김성주씨는 “‘그놈 목소리’라는 영화로 간접 경험을 했을 뿐이지만 유치원에 다니는 자식을 가진 아빠로 이 자리에 섰다.”면서 “누구도 실종아이를 둔 부모가 될 수 있다.”며 주위의 관심을 부탁했다. 명동 하이해리엇 야외광장에서도 그린리본 달기, 희망의 메시지, 예방이름표 나누기 등 다양한 행사를 펼쳐졌다.8년 전 당시 6살이던 딸을 잃어버렸던 전국실종아동인권찾기협회 최용진 대표는 행사 내내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선진국들은 온 국민이 함께 실종 어린이 찾기에 나서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부모 혼자 실종 아동을 찾고 있다.”며 관심을 호소했다. 녹색 리본 인형으로 변장해 거리에서 희망메시지를 받는 자원봉사 활동을 한 대학생 우유진(18)씨는 “많은 시민들이 관심이 없다기보다는 관심을 보일 기회가 없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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