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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디어바이러스/TV가 바보상자라고?

    지구촌을 떠들썩하게 한 ‘LA 로드니 킹 구타 사건’에서 한 흑인이 백인경찰관들에게 두들겨맞는 장면은 맨처음 시민의 캠코더에 포착됐다. 몇시간 뒤 이는 인터넷,전국망의 텔레비전에 흘러나가고 곧바로 토크쇼의 이야깃감으로 둔갑했다.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몇달 뒤엔 TV드라마의 소재가 되더니 비디오 게임,만화로까지 나왔다.‘미디어 바이러스’의 감염행태다. 뉴욕대 교수이자 사회이론가인 더글러스 러시코프의 ‘미디어 바이러스’(방재희 옮김,황금가지 펴냄)는 미디어가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문화진화를 촉진하는 강력한 매개체라고 주장한다. 미디어가 인간의 정신세계를 통제한다는 이전의 사회학 이론들을 뒤집는 게 책의 논점.“미디어가 시청자들을 무력화하기는커녕 개인에게 문화과정을 계획하는 능력과 제어 권한을 제공한다.”는 해석이다. 미디어 바이러스를 퍼뜨리는 주요 촉매제는 대중문화의 다양한 코드들.음악·이미지·패션·팝스타 등을 통해 대중에게 침투하는데, 이때 숨은 어젠다를 코드화해 대중의 행동양식을 바꾸게 하는 정보양식이 바로 ‘밈’(meme)이라는 주장이다. 따라서 미디어세대 활동가들은 대중참여를 유도하고자 정치쟁점을 담은 미디어 바이러스를 의도적으로 만들어낸다. 그린피스가 환경을 지키자는 직설적 화법 대신,돌고래잡이 선박과 작은 배가 부딪쳐 화염을 뿜는 섬뜩한 광고전략을 구사하는 식이다. 미디어 바이러스의 개념을 다양한 사례로 정의한 책은,미디어 활동가의 전략및 의도를 ‘주류 미디어’와 ‘언더그라운드 미디어’로 나눠 다각적으로 분석한다.1만 5000원. 황수정기자 sjh@
  • 이영석 광주대교수 “분명한 모습의 近代란 없다”

    근대·전근대 구분은 자의적 표시 불과 “근대화는 무조건 좋은것” 인식은 환상 이영석광주대교수 주장 우리가 믿는 ‘우리의 근대’는 제대로 된 모습일까.지금까지 역사학계에서 꾸준히 모색해 왔으면서도 명쾌한 답이 제시되지 않은 이 문제에 대해 영국 근대사를 전공한 이영석(50)광주대 외국어학부 교수가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근대의 모습을 제시하고 나섰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교수는 자신의 저서 ‘역사가가 그린 근대의 풍경’(푸른역사)에서 “분명한 모습의 근대란 없다.”고 잘라 말한다.“역사 속 근대의 모습은 항상 모호하며 변화와 지속이 혼재한다.”는 그는 “결국 근대적인 것과 전근대적인 것의 구분은 우리의 자의적인 표시에 지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특히 영국 근대사에 대해 일반적으로 ‘혁명적 변화를 통해 진보를 추구한 과정’이라고 이해하려는 일부 시각에 대해서도 그는 “영국 근대사의 전개 과정에서 근대성의 분명한 흔적들을 발견할 수 없었다.”고 지적한다.르네상스와 종교개혁·영국혁명·산업혁명 등 근대산업사회의 결정적 변화를 모두 겪으며 근대의 전범(典範)으로 자리잡은 영국이지만 그곳에서조차 찾을 수 없는 근대성 때문에 우리가 스스로 근대를 부정,비하할 필요가 없다는 것. 이 교수는 ‘근대’와 ‘근대성’에 대한 물음 자체를 무의미한 것으로 치부하지는 않으면서도 “근대를 이성이나 계몽적 기획같은 추상적 외피로 둘러 싸서 단정적으로 재단하고 규정하려는 포스트모던 이론가들의 경향은 받아 들일 수 없다.”고 밝힌다. 아울러 ‘근대성이 곧 진보’라는 시각을 경계한다.다시 말해 ‘근대화란 무조건 좋은 것'이라는 인식은 환상이라는 의미다.서구화의 동의어인 근대화가 좋은 것이라는 우리의 믿음에 대한 반란인 셈이다. “근대는 분명 해방을 수반하지만 억압성을 동시에 내장하고 있다.”는 그는 근대를 인과적 관점에서만 이해하려는 것이 아니라 근대를 견인하고 지탱한 주체,즉 노동계급에 눈길을 줘 그들이 창조했다고 믿는 근대의 이면을 미시적으로 들여다 보고 있다. 심재억기자 jeshim@
  • 윤곽 드러낸 경제브레인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구성이 마무리되면서 향후 5년간 국가경제를 이끌 노무현 정부 경제브레인의 컬러가 윤곽을 드러냈다.면면을 살펴볼 때,당초 예상보다 더욱 진보·개혁적인 성향의 인사들로 채워졌다는 게 중평이다.내년2월 새정부 공식출범 이후,일부 인사의 입각 등 행정참여도 예상되지만 설사 그러지 않는다 하더라도 이들은 현 정부 임기동안 이른바 ‘노노믹스’에지속적이고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학문적으로 가장 두드러지는 특색은 ‘변형윤(邊衡尹) 스쿨’의 부상이다.인수위 경제1분과 이정우(李廷雨·경북대 교수),2분과 김대환(金大煥·인하대 교수) 간사는 서울대 경제학과 68학번 동기로 변형윤 스쿨의 핵심이다.변형윤 스쿨은 변형윤 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의 제자 가운데 ‘분배’를 중시하는 진보적 학자 그룹을 가리킨다.김태동(金泰東) 전 청와대경제수석,이진순(李鎭淳) 전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윤원배(尹源培) 전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 등 현 정부에서 중용됐던 ‘중경회’(中經會) 멤버들도 상당수가 변형윤 스쿨에 속한다.이정우·김대환 두 교수는 같은 과 2년 선배인 정운찬(鄭雲燦) 서울대 총장과도 개혁지향적 경제학에서 맥을 같이 한다고 할수 있다. 재경·통상 등을 담당할 이정우 교수는 재벌구조 개혁,소득과 부의 분배,분배정의,저소득층 대책 등에 남다른 관심을 가져왔다.‘재벌은 재벌이고,대기업은 대기업’이라며 잘못된 재벌시스템 개혁에 강한 의지를 보이는 노 당선자의 정책기조를 구체화하는 임무를 맡을 것으로 보인다.정보통신·과학기술·건설교통 등을 맡은 김대환 교수는 1994∼97년 참여연대 정책위원장을 맡는 등 시민단체에서 왕성한 활동을 해 왔다. 경제분과 위원 역시 상당수가 진보적 색채를 띠고 있다.이동걸(李東傑) 위원은 금융연구원에 있으면서 학계는 물론,시민운동단체로부터도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는 소신있는 학자다.산업자본의 금융지배에 반대하고 재벌지배구조에 대해 상당한 연구성과를 냈다.경제분야 인수위원 중 가장 연소자이자 가장 진보적인 학자인 정태인(鄭泰仁) 사회과학연구소 연구위원은 재야운동권에 몸담으면서 90년대 전반의 진보주의 경제학의 이론가로 재야운동권 학생들에게 널리 읽히는 책들을 여러권 냈다. 이들에 비하면 연장자 그룹인 허성관(許成寬·동아대 교수) 박준경(朴埈卿·KDI 선임연구위원) 위원은 제도권 연구기관에서 오래 연구활동을 한 경력을 살려 ‘개혁’에 쏠릴 경제 분과에서 무게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게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박기영(朴基榮·순천대 교수) 위원은 경실련 등 시민단체의 환경분야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해 왔으며,정명채(鄭明采·농촌경제연구원 부원장) 위원은 농업개방이라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에 휩싸인 농촌경제 ‘구조조정’의 밑그림을 그리는 일을 떠맡게 됐다. 이번에 인수위에 들지는 않았지만 노무현 당선자의 경제공약 수립을 주도해 온 전문가그룹들,즉 KDI 유종일(柳鍾一) 국제정책대학원 교수와 장하원(張夏元) 연구위원,서울시립대 신봉호(申鳳浩)·숙명여대 윤원배(尹源培)·이화여대 윤여진(尹汝辰) 교수 등도 계속 경제정책 수립에 조언을 할 것으로 보인다. 당내에서는 강봉균(康奉均)·김효석(金孝錫)·정세균(丁世均)의원 등 ‘경제3인방’과 남궁석(南宮晳)·장재식(張在植) 의원 등이 경제브레인 역할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김태균기자 windsea@
  • 인수위간사 인선 안팎/진보학자 주류 ‘개혁 줄달음’

    노무현 당선자가 새 정부의 국정운영 방향을 잡을 인수위원회 간사진에 현실 정치인이 아닌 학계 인사들을 대거 발탁한 것은 ‘신선한 충격’으로 받아들여진다.7개 분과위 간사·본부장 가운데 무려 6명이 소장파(40대 후반∼50대 초반) 현직 대학교수다.자연히 “정치권의 이해관계에 얽매이지 않고,보다 참신하고 파격적인 정책을 입안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여기에 대다수가 진보성향의 학자로서,오랜 기간 노 당선자와 “나라를 이렇게 바꿨으면 좋겠다.”는 ‘꿈’을 교환해온 사람들이다.또 역대 정권에서는 미국 박사 출신이 중용된 데 반해,이번엔 미국 박사 3명과 유럽 박사 3명으로 균형을 맞춘 점도 주목할 만하다.유럽학파는 중도 진보적 색채가 강한편이다. 종합해보면 “노 당선자가 예상보다 강력한 개혁 드라이브를 걸 것”이란관측이 가능하다.물론 인수위가 학자들 일색으로 짜여졌다는 점에서,현실과너무 동떨어진 정책이 나올지 모른다는 걱정도 적지 않다.이에 대해 임채정인수위원장은 “지금껏 당선자의 정책에 깊이 관여,각종 성안을해왔던 인사들이라 문제없다.”고 일축했다. ◆기획조정분과위 이병완 간사-현 민주당 정책위 상임부의장으로,당 국가전략연구소 부소장과 정책위 부의장을 지내는 동안 임채정 위원장과 줄곧 호흡을 맞춰왔다. ◆정무분과위 김병준 간사-국민대 행정학과 교수로,노 당선자 자문교수단의‘좌장’격이다.93년 노 당선자가 만든 ‘지방자치경영연구원’의 이사장을맡으면서부터 핵심인맥으로 활동해왔다.지방자치,지방분권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이번 대선에서 ‘행정수도 이전’ 아이디어도 김 교수가 냈다고 한다. ◆외교통일안보분과위 윤영관 간사-서울대 교수로,세계화론자다.경선 전부터 노 당선자의 외교정책 초안을 마련하는 등 핵심 역할을 해왔다.2000년에 낸 저서 ‘21세기 한국 정치·경제 모델’은 노 당선자가 2∼3차례나 완독했을 정도다.책의 내용은 정치·재벌 등 한국 사회의 주요권력이 유착하면서 IMF가 초래됐다는 것이다.미국 존스홉킨스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고,미국에 인맥이 많다.한·미관계는 ‘상호협력적’으로,남북관계는 대화로 풀어야 한다는 게 지론이다. ◆경제1분과위(재경·통상) 이정우 간사-경북대 교수로,국내 경제학계의 대표적인 ‘균형발전이론가’로 통한다.당연히 공평한 소득분배와 빈부격차 해소,저소득층 대책 등에 관심을 기울여왔다.노 당선자가 후보가 된 이후 당초 5%였던 성장공약을 7%로 상향조정하기도 했다.여성 노동력 활용도를 높이고,남북평화정착을 통해 동북아시대를 열면 2% 추가 성장이 가능하다는 논리다. ◆경제2분과위(건교·농림·정보통신) 김대환 간사-인하대 교수로 한국노총자문위원,참여연대 정책위원장을 맡는 등 왕성한 ‘현실참여’로 널리 알려져 있다.재벌개혁에 대한 굳은 소신을 갖고 있다.자본주의 사회에서의 노동운동에 대한 글을 많이 써왔다. ◆사회문화여성 분과위 권기홍 간사-영남대 교수로 사회복지 균형발전과 장애인 복지에 특히 관심이 많다.대구 사회연구소 소장을 맡는 등 대구지역 시민단체의 리더 역할을 해왔다.소득 재분배와 노동자의 참여를 통한 산업민주화에 관한 글을 주로 써왔다. ◆국민참여센터 이종오 본부장- 계명대 교수로 한국사회의 개혁과 사회운동의 정치세력화 등에 관해 주로 글을 써왔다.민주당을 탈당해 국민통합21로간 신낙균 전 의원의 동생 신필균 장애인고용촉진공단 이사장의 남편이다. 김상연기자 carlos@
  • 오피니언중계석/- 高大 북한연구학회 세미나 - 北문학속 김정일 ‘전지전능한 존재’

    고려대 북한연구학회(회장 김동규)가 6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주최한 ‘2002년,격변하는 한반도 정세의 분석과 평가’라는 주제의 세미나에서는 정치·경제는 물론 문학·언론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 결과들이 발표됐다.대한매일 박재범 편집국 부국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회의에서 고려대 북한학과 브라이언 마이어 교수와 한국방송대 국문과 박태상 교수의 발제 내용을 요약했다. ◆북한 문학과 북한 문학의 식량난-브라이언 마이어 교수 북한에서 김일성 주석이나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주인공으로 등장시키는 소설 등 문학작품은 1948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이른바 ‘수령 형상화 문학’이다.소설의 줄거리들은 대개 비슷하다.인민들 사이에 발생한 문제를 헌신적으로 일하는 수령이 직접 현지를 찾아 교시를 내려 해결하는 과정을 보인다. 하지만 ‘고난의 행군’이라는 선전 캠페인을 강화하면서 북한 문학은 경제난과 식량난을 조심스럽게 다루기 시작했다.지난 99년 씌어진 박일명의 단편소설 ‘전환’은 전형적인 지도자 얘기와 식량난에 대한 내용을 겸비한 작품으로 주목할 만한 연구대상이다. 지도자에 대한 소설로서 ‘전환’의 가장 현저한 특징은 김정일 위원장의소극적 자세다.인민들의 식량난에 대해 걱정하면서도 이 문제를 직접 해결하려고 노력하지 않는다.이는 공장과 농장의 현지지도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던 ‘소설 속의 전형적 지도자상’과 거리가 있다.지난 96년 12월 김 위원장이 김일성종합대학에서 행한 “당과 군대의 문제를 해결하느라고 경제문제를담당할 시간이 없으므로 지역수준에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발표를 감안한다면 ‘전환’ 속의 지도자는 김 위원장 자신이 퍼뜨리고 싶은 이미지라고 생각된다.철저하게 전지전능한 존재로 우상화된 지도자상을 바꾸고자 하는 의지가 아닌가 판단된다. ◆북한 저작물 속의 김정일 위원장 묘사-박태상 교수 북한 문학 등에서 수령 형상 창조이론에 따른 김정일 위원장의 묘사 특징을 살펴보는 것은 북한 체제와 구조를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김 위원장은 문학예술 사업분야에서 자신의 독창적인 식견을 바탕으로 열정적으로일을 추진했다.‘4·15 문학창작단’과 ‘백두산 영화창작단’을 만들어 20편의 ‘불멸의 역사 총서’를 만드는 것 등은 대표적 업적이다. 김 위원장을 칭송하는 북측의 저작물들은 크게 두 가지 종류가 있다.하나는 당국이 직접 발행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일본 기자나 조총련계 인물을 통한 출판물이다.물론 어떤 저작물이건 김 위원장의 능력에 대해 위대한 사상이론가와 위대한 정치가로서 거론하는 등 크게 두 가지의 비범함을 내세우고있다. 북한 문학에서 김 위원장에 대한 묘사는 반드시 ‘수령형상 창조이론’에근거해 그려지고 있다.이를 가장 잘 살펴볼 수 있는 장르는 현승걸의 ‘아침해’(89),박현의 ‘불구름’(90) 등 ‘불멸의 향도’ 총서라고 할 수 있다. 북한 문학의 경우 그동안 김 위원장의 영웅성과 비범성 형상화에만 주력했다.그러나 최근 남북,북·일 정상회담 등의 과정에서 보여준 유연한 협상력등에 대한 긍정성의 묘사는 찾기 어렵다.이는 아직까지 당·정·군에 의해이중삼중으로 검열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정리 박록삼기자 youngtan@
  • 구텐베르크 은하계의 행방/日 종이책사업 들여다보기

    “일본에서 성공한 것은 반드시 한국에서도 뜬다.” 외국 기업가들이 한국시장을 공략할 때 전술로 통하는 말이다.‘보졸레 누보’를 비롯해 ‘스티커 사진’‘롤러 블레이드’ 등은 모두 일본에서 먼저선풍적인 인기를 끈 뒤 2∼3년 터울로 한국시장에 들어왔다. 그렇다면 일본에서 실패한 것은 반드시 우리나라에서도 실패할까? ‘구텐베르크의 은하계의 행방’은 전자책(e-book)에 밀려 사양길에 접어든 일본의 종이책 사업을 들여다본 책.지난 40년동안 일본 출판계에 몸담아온저자가 경험을 토대로 일본 출판시장의 문제점을 에세이 형식으로 풀어나갔다.또 다양한 전문가들과의 대담을 통해 개인적인 소견을 넘은,사회일반적인 해결책까지도 제시한다. 지은이는 “한국의 출판계는 일본과 매우 비슷한 문제점을 가진채 진통을겪고 있다.”면서 “일본의 예가 타산지석이 되길 바라면서 한국어판을 내게 됐다.”고 밝히고 있다. ‘구텐베르크의 은하계’란 인쇄술을 발명한 독일인 구텐베르크의 이름에서 유래된 말.미디어 이론가인 마셜 맥루한이 활자문화를 ‘구텐베르크의 은하계’라고 부르는 책을 출간하면서 보편화됐다.1만 2000원. 이송하기자 songha@
  • 巨富 - 역대 거상24인의 ‘경영 노하우’ 따라잡기

    중국은 춘추전국 시대에 이르러 경제가 크게 발전하면서 거상(巨商)이자 정치가로 이름을 떨친 이들이 많이 생겨났다.초나라 출신인 도주공(陶朱公) 범려,무왕을 도와 왕조를 창업한 강상.제나라 환공을 오패의 맹주로 만든 관중,진나라 군대를 속여 정나라를 구한 현고,자초를 왕으로 옹립하고 천하를 한손에 넣은 여불위 등이 대표적인 예다. 중국 고전에서나 들어보았을 법한 이런 인물들에게서 ‘돈 버는 방법’을배운다는 것,그것은 일견 낯설고 어울리지 않는 일처럼 보인다.더구나 중국은 중농억상(重農抑商)사상이 수천년을 지배해온 나라다.이런 나라에서 거만(巨萬)의 부를 모은 사람들을 숱하게 만날 수 있다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 중국에는 현재 5000만명이나 되는 억만장자들이 있다.그들은 어떤 경로를통해 부를 쌓았고 또 관리할까.‘巨富’(전2권,상성 지음,한은정 등 옮김,이지북 펴냄)는 중국의 역대 거상 24인의 인생역정과 지혜,경영이념을 통해 그 부의 비결을 밝힌다.스무살이 되면 장사의 모든 것을 배운다는 중국인.그들에게는 몸으로 배우고 가슴으로 실천하는 그들만의 경영전략이 있다.이 책에 소개된 거부들의 경영전략을 살펴보면 그것은 모두 중국의 고전에서 배운것임을 알 수 있다. 역사적으로 이름을 떨친 거상들 가운데 성상(聖商)으로 불리는 인물이 한명 있다.오늘날까지 ‘부호의 대명사’로 통하는 춘추시대의 자유거상 범려다.범려의 상술의 핵심은 “귀함이 정점에 이르면 오히려 천하게 되고,천함이바닥에 닿으면 오히려 귀하게 된다.”는 이른바 귀천반복론이다.하늘 아래모든 것은 천할 때가 있으면 반드시 귀할 때가 있다.그러니 물건 값이 오를때 주저없이 내다 팔고 또 쌀 때 사들이는 가운데 이윤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물건의 품질은 엄격하게 따져야 하고,돈은 끊임없이 움직이도록 해야한다는 ‘무완물(務完物) 무식폐(無息幣)’의 원칙 또한 그가 금과옥조로 여기는 장사의 기본이다. 용은 가린 구름 사이로 가끔씩 비늘 덮인 뺨이나 발가락만 보여야지,그렇지 않으면 비상하는 기세를 느낄 수 없다.인간의 지혜도 마찬가지다.있는 그대로 다 드러내는 것은 상대방에게자신을 이기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과 같다.특히 지금처럼 기업간 경쟁이 치열하고 정보기술이 발달한 상황에서는 자신을 감추지 않으면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그런 만큼 기업경영자에게는 자신을 적당히 감출 줄 아는 재주가 있어야 한다.전국시대 말 여불위는 이같은경영의 지혜로 천하를 거래하고,정치에서 성공한 몇 안되는 상인 중 한명이다. 이 책에는 중국 고대의 거상들뿐만 아니라 근대사를 장식한 경영 구루(guru)들도 꽤 많이 등장한다.상무인서관의 경영혁명을 이룬 출판 거목 장원제가그 두드러진 예다.상무인서관은 1897년 설립된 중국에서 가장 오래된 출판사.번역·인쇄·출판·발행·판매를 하나로 아우른 초대형 출판사로 중국 제일의 문화기관으로 꼽힌다.장원제는 기업발전의 최대 원동력으로 ‘사람’을든다.그는 인재를 모으는 일이야말로 기업발전의 근원이며 변혁의 원천이라고 믿었다. 인재를 제대로 구해 쓰는 것이 경영의 기본임은 역사가 증명한다.일찍이 강상은 이름없는 어부에 불과했지만 주 무왕이 그를 등용해 적을 멸망케 했고,이윤도 처음에는 보잘것 없는 관리 혹은 노비였다고 하지만 상 탕왕이 그를기용해 천하의 패권을 잡는 데 활용했다. 중국의 거부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존재가 화교.중국은 어떤 면에서는 화교로 대표되는 나라다.화교의 자본규모는 90년대 중반을 기준으로 약 2조 달러로 추정된다.이것은 중국 전체 GDP의 2배에 달하는 것으로,이중 약 70%는 아시아 화교 자본이다.이 책에서는 화교 거상 진가경의 성공신화를소개한다.고무공장을 경영해 거부가 된 그의 기업가치관에서 핵심은 성실과신용이다.‘진가경 스타일’로 알려진 그 경영이념은 동양식 관리제도의 모범으로 통한다. 이밖에 양무파의 선구자 이홍장,상업이론가 백규,중화족 최대의 실업가 장예,화학공업계의 대두 범욱동,백화점 경영의 일인자 곽림상,금융업의 개척자 뇌이태,돈모(豚毛)왕국의 황제 고경우,선박왕 노작부 등의 이야기를 담았다.지혜와 용기,윤리와 통찰력을 바탕으로 한 이들의 경영이념은 당장 무릎을칠 만큼 기발한 것은 아니다.그러나 구미에 비해 200년 이상 뒤쳐진 중국 자본주의를 불과 몇십년만에 선진 궤도에 올려놓은 그들의 경영사상의 일단을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각권 1만 2000원. 김종면기자 jmkim@
  • 美철학계 거목 존 롤스 타계

    (보스턴 AP 연합) 윤리학을 되살린 20세기 철학계의 거목으로 평가돼온 존롤스 교수가 24일 타계했다고 하버드대학이 밝혔다. 1921년 미국 볼티모어에서 태어난 롤스는 프린스턴대와 대학원에서 학위를받고 MIT대를 거쳐 1962년 하버드대 철학과 교수로 임용돼 ‘정의론’(1971년),‘정치적 자유주의’(1993년)등 명저를 펴냈다.90년대 중반부터 뇌졸중으로 몇차례 쓰러지기도 했지만 지난해까지 활발한 저술 작업을 해왔다. 롤스는 고전의 반열에 오른 역작 ‘정의론’을 통해 정의란 철학적 진리나종교적 신념이 아닌 사회적 합의의 대상이라는 독창적 이론을 제시해 정치철학과 윤리학에 있어 로크,홉스 등의 이론가와 버금가는 입지를 확보한 학자이다.그는 ‘정의론’에서 사회 구성원 개개인의 자유를 인정하면서도 사회의 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정의론을 집중적으로 연구,자유주의에 평등주의의 장점을 도입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市·區의원 초대석/ 김동승의원 중랑구 내무위원장 - 이론·실무 밝은 ‘區살림 꾼’

    “삶의 질을 높이고 예산낭비를 막기 위해서는 질의를 많이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중랑구의회 김동승(金東承·57·묵1동) 내무위원장은 구정 질의를 선도하는 의원으로 잘 알려져 있다.회기때마다 구정 질의를 한번도 빼놓지 않는다.95년 구의원이 된 이후 내리 3번째이지만 의회가 열릴 때마다 ‘송곳질의’로 집행부를 곤혹스럽게 하기는 마찬가지다.하지만 그는 ‘당연한 일아니냐.’고 반문한다.자립도가 약한 탓에 보조금을 받아 살림을 꾸려가는 판에 한푼이라도 절약,구민을 위해 규모있게 써야한다는 것.이를 위해 항상 꼼꼼히 챙기고 어긋난 일을 바로잡는 것이 구의원의 마땅한 본분이라고 강조한다.그가 날카로운 질의를 할 수 있는 것은 그만큼 이론과 실무에 밝기 때문이다.사실김 의원은 가정 형편상 중학교에서 학업을 중단해야만 했다.하지만 그는 독학으로 한문과 영어 실력을 갖췄고 건축분야에 있어서는 실무자를 뺨치는 이론가다. “관급공사의 평당비용이 너무 비싸요.규정을 바꾸면 더 많은 예산을 줄일 수 있어요.”현재 공개입찰로 진행중인 관급공사의 공사비가 너무 비싸게 책정돼 예산이 낭비되고 있다며 정부의 기준을 바꿔야 한단다. 그는 더불어 대중교통의 사각지대인 능산로 주변의 주민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현재 봉화산역까지인 지하철 6호선을 연장,능산로 주변에 간이역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다.어차피 6호선 봉화산역까지 운행한 전철이 신내차량기지로 들어가기 때문에 차량기지로 들어가는 길목에 간이역을 만들면 지역 주민들의 교통불편이 해소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주민서명운동 등 다각적인 캠페인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조덕현기자 hyoun@
  • 책/ 마키아벨리와 에로스 - ‘작가’ 마키아벨리의 문학세계

    니콜로 마키아벨리.그처럼 오랫동안 대중의 오해를 받은 인물도 없을 것이다.그의 이름에서 나온 마키아벨리즘은 목적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사악한 권모술수로 여겨졌고,그 자신은 사탄의 화신이라는 평판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마키아벨리에 대한 대중의 혐오와 달리 학계의 평가는 후한 편이다.마키아벨리는 정치와 종교,정치와 도덕을 분리해 정치의 자율성을 가져왔으며 권력현실을 객관적으로 분석해 근대 정치학의 초석을 다졌다는 것이다.마키아벨리즘을 핵심으로 한 ‘정치가’혹은 ‘정치이론가’로서의 마키아벨리에 대한 평가다.지금까지 마키아벨리에 대한 평가는 정치라는 테두리 안에서 주로 이뤄졌다.하지만 마키아벨리는 생전에 많은 문학작품을 남긴 위대한 이탈리아 작가이기도 하다. ‘마키아벨리와 에로스’(곽차섭 편역,지식의 풍경 펴냄)는 문학이라는 틀로 마키아벨리를 이해하려는 새로운 시도의 책이다.마키아벨리가 남긴 문학작품을 ‘에로스’라는 키워드로 재구성했다.이 책에는 ‘만드라골라’‘클리치아’‘벨파고르 이야기’‘친구에게 보낸 편지’등 4편이 실렸다. 1512년 마키아벨리는 메디치 가의 복귀로 공직에서 밀려나고 이듬해에는 반역음모에 연루돼 곤욕을 치렀다.절망 속에 은거하면서 그는 많은 저작을 남겼다.그것들은 크게 두 갈래로 나뉜다.정치의 본질을 파헤친 ‘군주론’을비롯,‘리비우스 논고’‘피렌체사’‘전술론’등 정치저술과 정치를 희극의 풍자 속에 녹여낸 ‘만드라골라’와 같은 희곡·시·설화·편지 등의 문학작품이 그것이다.그의 문학은 사랑을 소재로 하지만 그다지 달콤하거나 환상적이지 않다.웃음과 냉소가 공존한다.‘군주론’에서 빛을 발한,현실을 중시하는 ‘마키아벨리식 리얼리즘’은 희곡에서도 여전히 힘을 발휘한다. 마키아벨리의 희곡 작품 가운데 가장 유명한 ‘만드라골라’는 늙은 법률가의 정숙한 아내를 사랑한 젊은이가 사랑을 얻어가는 과정을 그린 것으로 당시 무대에서도 열광적인 반응을 얻었다.사랑이야기이지만 애끓는 연정보다는 잘못된 현실을 향해 던지는 마키아벨리의 메시지가 돋보인다.피렌체의 종교적 부패상을 티모테오 신부를 통해 신랄히 풍자하는 한편,니차 박사와 리구리오라는 인물을 대비시켜 선과 악에 관한 질문을 던진다.이밖에 로마 작가플라우투스의 ‘카시나’를 개작한 희곡 ‘클리치아’,마키아벨리의 사회비판을 읽을 수 있는 설화 ‘벨파고르 이야기’,사랑을 주제로 한 ‘친구에게보낸 편지’등도 작가로서의 마키아벨리의 면모를 엿보게 하는 작품들이다. ‘군주론’과 ‘만드라골라’로 대표되는 마키아벨리의 정치저술과 문학작품의 간극은 작지 않다.하지만 이것들을 서로 단절된 것으로 보거나 문학작품을 하위로 보는 시각은 마키아벨리의 전체상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이다.편역자인 곽차섭 부산대 교수는 “스스로의 표현대로 정치와 같은 ‘중대한 일’과 사랑과 같은 ‘자질구레한 일’사이를 거침없이 오가는 것은 마키아벨리 특유의 면모”라고 말한다.1만 2000원. 김종면기자 jmkim@
  • 8일 中 16全大 관전포인트/ 자본가 입당 제도화

    (베이징 오일만특파원) 이틀 앞으로 다가온 중국 공산당 16차 전국대표자회의(16全大)의 주요 관전 포인트는 ‘자본가 입당’의 제도화다. 장쩌민(江澤民·76) 당총서기는 이번 전대에서 자본가 입당을 보장하는 ‘3개 대표론’(공산당이 선진문화,선진생산력,대다수 인민의 이익을 대표)을 당장(黨章)에 삽입하는 문제를 추진중이고 그의 노력이 성공을 거뒀다고 중국 소식통들은 전한다.따라서 16대 전대는 노동자와 농민 등 무산계급의 이익을 대변하는 공산당이 인민의 적이었던 자본가 계급을 공식 수용하는 역사적 ‘분수령’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역사적인 자본가 입당 덩샤오핑(鄧小平)의 개혁·개방 이후 20년만에 사영기업이 국내 총생산(GDP) 40% 이상을 차지,중국 경제의 핵심 축으로 떠올랐다.부실 국영기업이 중국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는 상황에서 사영기업들이 중국경제 발전의 ‘일등공신’이 된 것이다. 장쩌민의 3개 대표론의 요체는 이런 사영 기업가(자본가)들을 공산당 체제안으로 끌어들여 공산당의 ‘대중 정당화’를 시도하는 것이다.싫건 좋건 거대 사회세력으로 성장한 자본가 계층이 공산당에 대한 적대세력으로 변질되기 전에 ‘동지’로서 포용하자는 전략이다. 하지만 3개 대표론의 당장 삽입 문제는 공산당 이론을 근본적으로 수정하는 문제와 직결된다.당의 정체성 혼란과 노동자·농민 등 무산계급의 반발도 간단치 않다. ◆3개 대표론 대대적 선전 장 주석은 지난해 7월1일 당 창건 80주년 치사에서 “우리당이 중국의 선진 사회·생산력 발전요구,선진문화의 전향적 발전,인민들의 최대 근본 이익을 충실히 대표해야 한다”며 3개 대표론을 공식 제기했다.90년대 후반부터 비밀리에 당 이론가들을 총동원해 만든 ‘작품’이 공개석상에 드러난 순간이다.지난해 9월 제15기 6중전회에서 장 주석은 3개 대표론을 재확인했고 이후 당의 언론매체를 총동원,대대적 선전에 착수한 상태다. ◆당내 반발 무마가 관건 당내 좌파들은 3개 대표론이 무산계급에 기반한 당 이론을 전면 부정하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지하 총서기’로 불리는 덩리췬(鄧力群)을 필두로한 좌파들은 장 주석의 7·1 담화 이후 “당이 자본가 정당으로 변질되고 당 조직도 분열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권력 내부의 분열도 심상치 않다.중국 소식통들은 “장 주석측이 3개 대표론에 반대해 온 리루이환(李瑞環·68) 정협 주석을 이번 전대에서 제거하려는 작업에 착수했다.”고 전한다.16대 전대 이후 당내 반대론자들의 목소리를 어떻게 낮출지가 4세대 지도부의 최대 과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oilman@
  • 질곡의 현실을 향한 외침, ‘김지하 사상전집’ 1차 3권

    김지하.그는 때로 우리 현대문학과 사상을 얽어매는 ‘족쇄’인가 하면 ‘해원’의 씻김굿 같은 존재이기도 하다.우리사회가 그의 존재를 통해 자유와 민주주의를 향한 의기를 격발하고,생명의 존엄에 대한 성찰의 계기를 갖게 했는가 하면,현실이 그의 존재에 주눅들어 발양(發揚)의 몸짓을 하기까지 겪어야 했던 의식의 분란도 결코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가 김지하를 새삼 떠올리는 것은 미국식 자본주의의의 부도덕한 패권주의가 배태한 치명적인 대립과 혼돈 상황에서 우리의 동일성과 주체성을 어떻게 세워나가야 할 것인가,또 우리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으며,어디로 가야 하는가라는 본질적이고도 심각한 문제에 직면해서다. 이런 김지하(61)시인의 사상체계를 정리한 ‘김지하 사상전집’(전3권,실천문학사)이 처음으로 출간됐다.우리 시대가 일정 부분 부채를 진,또 시대에 무거운 짐을 지운 까닭에 그의 사상전집은 세간의 관심을 끈다. 김씨는 “사상이 뭔지도 모르는 내가 이런 책을 펴내 또 욕을 먹겠구나 하는 생각이 먼저 든다.”며 전집 출간에 따른 소감을 밝혔다. 그는 노자의 ‘불소비도(不笑非道)’를 거론하며 “이렇게 스스로 위로하고 산다.”고 담담하게 말했다.그와 얘기를 나누면서 문득 ‘그를 폄하하는 사람도,외경하는 사람도 그를 모르기는 마찬가지’라는 속평(俗評)이 떠올랐다. 2년여 준비를 거쳐 출간된 그의 사상전집은 그의 굴곡진 사상 여정을 체계화할 수 있는 근거로서 전범적 텍스트라는 점에 큰 의미가 있다.책은 권별로 철학·사회·미학사상 등 단일 주제를 담았다. 1차로 200자 원고지 7500장 분량을 가려 꾸민 전집중 1권 철학사상 편에는 그의 철학적 사유의 단초가 된 동학사상을 비롯,율려사상과 수운 최제우,해월 최시형,증산 강일순 등의 민중사상과 정역사상을 해석한 전통사상 등을 담았다. 2권 사회사상 편에는 사회현상에 대한 사유와 현대문명에 대한 비판,그리고 새로운 세계관을 모색하는 글과 관련자료 등을 실었다. 지난 64년 대일 굴욕외교 반대투쟁때 첫 옥고를 치른 빌미가 됐던 “조(弔)반민족적·비민주적 ‘민족적 민주주의’”를 비롯한 각종자료도 함께 실었다. 3권 미학사상 편에는 문학론,미학론,예술론으로 나눠 주제에 따른 담론은 물론 이른바 ‘저항시인’으로 한 시대를 풍미한 각종 문건과 일기·소품 등을 실었다.잘못된 연보도 모두 바로잡았다. 김씨는 “나의 사상이라는 게 대부분 초급 담론”이라며 “걸출한 이론가들이 이런 문제들을 깊이있게 다뤄 우리 사상이 체계를 바로 세우고 또 깊이를 더하는 데 작은 기여라도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실천문학사 김영현 사장은 “그동안 그의 이름으로 많은 책이 나왔으나 그때그때 필요에 따라 묶여,그가 질곡의 현실에 온몸으로 맞서며 토해낸 사상 혹은 문학적 담론을 모두 담아내기에는 턱없이 모자란 것이었다.”고 이번 출간의 배경을 설명했다. 심재억기자 jeshim@
  • [열린세상] 브라질 룰라의 도전과 희망

    아직도 그에겐 넘어야 할 봉우리가 하나 남아 있다.지난 일요일 치러진 브라질 대선에서 노동자당의 후보 룰라는 예상대로 47%를 얻었다.2위를 기록한 여당후보 세하가 얻은 표의 두 배다.이어 가로팅유 후보는 17%,고메스 후보는 12%를 얻었다.룰라는 야당 전체의 표 76%를 목표로 결선투표에 임하겠다고 선언했고,후보들과 협상에 들어갔다.중도좌파인 고메스는 이미 룰라 지지를 표명했다고 하고,가로팅유는 룰라가 보수우파 출신인 부통령을 배제한다면 지지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혔다.오는 27일 결선투표의 관건은 룰라가 어느 정도 압승을 거두느냐가 될 것이다. 세계의 좌파들은 이번 선거가 신자유주의 기류에 대한 거부표시로,‘좌파정치의 부흥’이라고 해석하고 싶어한다.그러나 룰라와 노동자당이 진정 이룩한 것은 정치,문화적 차원의 혁신이다.그들은 브라질에서 가장 근대화된 정당을 만들었고,그동안 지방정치에서 이룬 성과로 신뢰도를 높였다.그런 점에서 47%의 지지도는 정치혁명의 표현이자,‘신뢰감의 투표’이다. 오랫동안 커피생산이 주였던상 파울루와 리우 데 자네이루,목축업이 강했던 리우 데 그란두술이 대권을 나누는 식의 ‘커피와 크림의 정치’가 지배했던 나라였다.뒤이어 대중 선거가 활성화된 민중주의 시대에는 선동가들과 나눠먹기식 분배 규범이 정치를 지배했다.정당은 정치인들과 선동가들의 카페였고,거래소였다.결국 혼란을 종식시키고자 군부 엘리트들이 개입했다.이들은 성장을 담보로 권력의 효율성을 제고시키려 했던 군부 권위주의 체제를 제도화했지만 대중들의 민주화 열망을 꺾지 못했다. 민선정부의 정치는 역설적이지만 퇴행성 징후를 보였다.엘리트들의 해묵은 나눠먹기 정치가 부활되었다.1998년 외환위기도 대통령과 주지사 사이의 힘겨루기의 결과물이었다.선거는 엘리트들만의 축제였다.선거 때마다 대중매체와 기득권층은 바깥 세계와 시장의 압력을 핑계삼아 국민을 위협하는 ‘협박의 정치’를 적절히 활용했다.그리고 나서는 국부를 나눠 먹었다.국부를 내외 민간기업으로 넘기는 메커니즘으로 민영화가 활용되었다.반면에 룰라와 노동자당은 강령에 입각한 깨끗한정치로 국민들을 설득해 갔다.이들이 장악했던 주,시의 지방행정은 괄목할 만큼 개선되었다.보건,교육,복지 부문에서큰 성과를 내었다.룰라의 이번 득표는 국민들이 그와 노동자당에 보인 신뢰감을 반영한다. 두 번째,이번 득표는 ‘거부의 투표’가 반영됐다.집권여당의 후보 세하는 카르도주가 8년 간 실천했던 신자유주의 개혁노선의 연장을 의미한다.8년 동안 브라질 경제는 개방과 개혁을 거듭했지만 결국 내외 금융권만 살찌웠고,생산자와 소비자들은 별로 혜택을 보지 못했다.엘살바도르만한 크기의 라티푼디움을 소유한 대지주들이 여럿 있지만,농촌은 가난한 무토지 농민과 노동자들로 들끓고 있다.좌파 종속이론가로 이름을 날렸던 카르도주대통령도 자신이 학자시절 외친 농지개혁을 실천할 수 없었다.집권여당 후보의 지지도가 24%에 머물고,근본적인 변화를 갈망하는 표가 76%에 이른 것은 바로 ‘거부의 투표’가 반영된 것이라 하겠다. 세 번째,‘자부심의 투표’이기도 했다.그는 1억 6000만 브라질 국민들에게 잠재화된 민족주의 심리를 자극했다.미국이 주도하는 ‘미주자유무역협정’에서 떳떳이 협상하여,받아낼 것은 받아내겠다는 자신감에 찬 발언으로 표를 모았다.남미남부공동시장(메르코수르)을 강화하여 지역 헤게모니의 입지에서 미국과 협상하겠다는 아이디어는 내수시장의 대기업인들까지 감동시켰다.기업인 500인은 그의 비전과 리더십에 반하여 지지성명을 내기도 했다. 그러나 아직도 그에게는 견뎌야 하는 연옥의 18일이 남아 있다.1월에 달러당 2.3헤알 하던 것이 ‘룰라변수’를 반영했다고 하는 3.4를 넘어 4헤알에 이르리라고 한다.사상 최대 규모로 진행되는 투기꾼들의 공세가 이미 시작되었다.그 가운데는 “룰라는 곧 디폴트”라고 공격한 조지 소로스의 돈도 숨어 있을 것이다.27일까지 기다려 보자. 이성형 세종연구소 초빙연구위원
  • 책/ 시간의 발견 - 인간에게 ‘시간’은 어떤 의미일까

    ‘시간’이라는 말은 지극히 일상적인 용어이지만 동시에 깊이 파고들면 한없이 추상적이고 다의적인 개념이다.일상성과 추상성을 아울러 지닌 만큼 그것은 흥미로우면서도 까다로울 수밖에 없다.‘시간’은 단순히 일상생활에서의 한 단위를 뜻하지만 예컨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같은 작품에서는 인간의 내면적인 진실을 의미하기도 한다. ‘시간의 발견’은 역사적·과학적·심리적·철학적 시간 등으로 나눠 시간의 본질에 접근한다.인류가 시간 측정의 단위를 놀랍도록 정확하게 분류하고 비교하고 생각할 줄 알게 된 과정에 초점을 맞춘다.또한 인류가 시간을 지배함으로써,다시 말해 동시적인 삶을 실현함으로써 거꾸로 시간이 우리를 지배하게 된 아이러니도 보여준다. 인간의 몸은 날마다 해가 뜨고 지는 데서 생기는 빛과 어둠의 주기에 리듬을 맞추는 복잡한 생물학적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다.이 ‘하루시계(circadian clock)’는 초기의 인류,즉 선사시대 인간이 지구상에 등장해 시간을 의식의 대상으로 삼기 이전부터 존재했다. 선사시대 사람의 시간관념은 어땠을까.선사시대 문화에는 당시 사람들의 시간관을 말해줄 만한 것이 거의 남아 있지 않다.고대 이집트에서처럼 해가 뜨는 것을 하루의 시작으로 삼았을까,아니면 오늘날 유대력이나 이슬람력처럼 일몰을 하루의 시작으로 잡았을까. 자연세계의 주기는 날과 달과 해라고 하는 시간단위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그러나 그밖에 다른 시간단위는 전적으로 인간의 발명물이다.예를 들어 밤을 12시간으로 나누고 같은 방식으로 낮도 그렇게 구분한 이집트의 관습은 문화적 환경에 따른 것으로,매일 밤 뜨는 별들을 순서대로 12개나 36개의 그룹으로 묶을 수 있다는 데서 비롯됐다.한시간을 60분으로 나눈 것은 전혀 다른 제도,즉 메소포타미아에서 사용한 60진법의 유산이다. 한편 14세기 기계식 시계가 출현하면서 하루를 측정하는 방식은 24시간으로 고정됐다.이처럼 시간을 균등화한 것은 기계식 시계가 해시계보다 정밀하기 때문이 아니다.그 진정한 원인은 상업 발달에 있었다.1330년대부터 산업계는 노동자들을 시간(60분)단위로 고용하기 시작했고 시간을 알리기 위해 종루도 세웠다.휴대용 시계가 보급됐고 일상생활은 점점 더 동시성의 세계로 접어들었다.한 예로 영국 우편마차의 호위병들은 1780년대 각각 시계를 지급받아 마차를 일정대로 움직일 수 있었다. 순환적 혹은 주기적 시간개념이 선형(線形)시간 개념에 밀려난 것은 역설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역사적으로 볼 때 그리스도교적 시간개념은 선형이다.천지창조에서 시작해 그리스도를 거쳐 재림으로 나아가는 ‘시간의 화살’로 볼 수 있다.17세기 이론가들과 뉴턴도 이같은 선형 구도를 따랐다.천체와 사물의 운동을 설명한 뉴턴의 운동법칙은 돌이킬 수 없는 일방향성(一方向性)시간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그리니치 평균시(GMT)는 어떻게 탄생했을까.미국과 캐나다의 철도회사들은 대륙을 횡단하면서 곧 시간대를 식별할 필요성을 느끼게 됐다.이를 계기로 전세계 산업국가들은 1884년 워싱턴에서 본초자오선 회의를 개최하기에 이르렀다.그 결과 GMT는 세계 표준시로 확정됐고 지구는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것과 같은 여러 시간대로 나뉘었다. 이 책은 오랜 시간의 궤적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장소로 미국의 그랜드캐니언을 꼽는다.실제로 그랜드캐니언 만큼 시간의 심연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곳도 드물다.협곡의 가장자리에 서서 1500m 아래 콜로라도강을 내려다 보면 마치 시간의 통행로에서 스냅사진을 찍는 듯한 기분에 빠진다.바닥에 있는 선캄브리아기의 바위들은 20억년에 가까운 세월을 견뎌왔다.그랜드캐니언이야말로 먼시간(deep time),즉 지질학적 시간의 보물창고다.1만8000원. 김종면기자 jmkim@
  • 한국인 최초로 FIFA기술위원 뽑힌 조영증씨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 상근 부위원장인 조영증(47)씨가 한국인으로는 처음 국제축구연맹(FIFA) 기술위원으로 선임됐다. 대한매일 축구 칼럼니스트인 조 부위원장은 25일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린 FIFA 집행위원회에서 새로 구성한 FIFA 기술위원회(Technical Committee) 위원으로 뽑혔다.국내 축구인이 FIFA 기술위원으로 선임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2002한·일월드컵에서 한국이 4강에 도약한 것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FIFA 기술위는 세계축구의 기술적인 문제를 연구,분석하는 기구로서 프랑스 축구의 슈퍼스타 출신인 미셸 플라티니가 위원장을 맡고 있다.총 위원수는 14명이며 아시아에는 1석이 배당돼 있다. FIFA 집행위는 또 내년 6월 프랑스에서 열리는 컨페더레이션스컵대회 조직위 멤버에 가삼현 협회 국제국장을 포함시켰고,선수위원회의 홍명보와 의무위원회 윤영설 박사를 유임시켰다.조 위원은 중대부고 중앙대 제일은행 해군,미국 프로축구 포틀랜드 팀버스,국내 프로팀인 럭키 금성 등에서 선수생활을 했고 75∼86년 국가대표 주전 수비수로 활약했다. 청소년대표 등 선수로서 엘리트 코스를 두루 거친 조 위원은 럭키 금성과울산 현대 코치,안양 LG 감독 등을 지냈고,지난 98년부터 3년 동안 청소년대표팀 지휘봉을 잡는 등 지도자로서도 능력을 발휘했다. 조 위원은 또 지난 2002월드컵 기간에 한국팀 경기를 냉철하게 분석한 ‘조영증의 관전평’을 본지에 게재해 이론가로서도 명성을 날렸다. 조 위원은 “중책을 맡아 어깨가 무겁지만 유소년 축구 활성화와 지도자 육성에 힘을 쏟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조 위원은 또 “선진기술을 면밀히 관찰해 국내에 전파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박해옥기자 hop@
  • 책꽂이/ 천재부부들의 빛과 그림자 外

    ◆천재부부들의 빛과 그림자(울라 푀ㄹ징 지음,유영미 옮김,지호 펴냄) = 셰익스피어는 비슷한 인격과 사회적으로 비슷한 상황에 있는 사람들끼리 결혼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며 이를 “같은 영혼끼리의 결합”이라 찬양했다.가정과 학문이란 두 토끼를 잡아야 하는 학자커플의 경우에 특히 잘 들어맞는 말이다.이 책은 당대의 시선을 한 몸에 받았던 유명 학자부부들의 삶과 사랑,야심에 관한 이야기다.아내를 위해 기꺼이 ‘하우스 허즈번드’가 된 결정학자 토머스 론즈데일,짧았지만 완벽한 공동체를 이뤘던 인류학자 마거릿 미드와 그레고리 베이트슨 등의 삶을 소개한다.1만 2000원. ◆보이는 어둠(윌리엄 스타이런 지음,임옥희 옮김,문학동네 펴냄) = 영화 ‘소피의 선택’ 원작자로 알려진 저자가 경험한 우울증에 대한 보고서.극심한 우울증을 겪게 되면서 통과하게 된 숱한 감정의 터널과 그것을 극복하기까지의 과정을 담담하게 그렸다.“절망을 넘어선 절망이자 언어 너머에 있는 어둠”을 바로 보게 되기까지의 체험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6800원.◆버터플라이 마케팅(조앤 파주넨 등 지음,이수옥 옮김) = 어떻게 뜨내기 나비고객(butterfly customer)을 모나크 나비와 같은 고정고객으로 만들 수 있을까.모나크 나비는 다른 샛길을 다니다가도 반드시 원래의 길로 되돌아오는 나비이다.서비스 전문가인 저자는 움직이는 고객을 사로잡기 위한 신개념 마케팅 기법을 소개한다.그 핵심은 지속적인 믿음을 보여주는 것이다.1만2000원. ◆열정과 몰입의 방법(케네스 토마스 지음,장재윤·구자숙 옮김,지식공작소펴냄) = 오늘날 자본주의 기업에서 진정한 노동동기는 외적 보상이 아니라 내적 보상에 의해 촉발된다.내적 동기가 충만한 기업은 살아남고 그렇지 않은 기업은 도태된다.‘갈등관리’ 전문가인 저자는 인간의 감정을 경영학 영역으로 끌어들여 내적 동기를 끌어낼 수 있는 방법론을 제시한다.1만원. ◆그리스·로마신화의 이면과 저면(김우진·조병준 지음,만남 펴냄) = 그리스·로마신화에서 제우스는 왜 바람둥이로 묘사돼 있을까.대지의 여신 가이아는 왜 남편 우라노스의 살해를 아들 크로노스에게지시했으며,살해부위는 왜 성기일까.그리스·로마신화는 문학적 허구의 형태를 빌려 인간사의 숨겨진 진실을 암시적으로 전달한다.9000원. ◆데리다와 역사의 종말(스튜어트 심 지음,조현진 옮김,이제이북스 펴냄) = 미국의 정치이론가인 프랜시스 후쿠야마는 ‘역사의 종말과 마지막 인간’에서 공산주의의 몰락과 자유 시장경제가 ‘역사의 종말’을 가져왔다는 주장을 펼쳐 엄청난 파문을 일으켰다.그에 대한 주요한 비평가인 프랑스 사상가 자크 데리다는 ‘마르크스의 유령들’에서 ‘역사의 종말’ 개념을 이데올로기적 사기라고 규정하는 등 해체론적 관점에서 분석한다.5500원. ◆마지막 기회(더글러스 애덤스 등 지음,최용준 옮김,해나무 펴냄) = 멸종위기에 처한 희귀생물들의 모습을 담은 탐사기.마다가스카르 섬에만 사는 마다가스카르손가락원숭이(일명 아이아이원숭이),인도네시아 코모도섬에 서식하는 코모도왕도마뱀,자이르(현 콩고민주공화국)에 남아 있는 북부흰코뿔소 등이 시선을 끈다.저자는 오늘날 하루 평균 130종의 생물이 사라지고 있다는말로 생태계 위기의 실상을 전한다.1만 2800원.
  • ‘9·11’ 1년 관련서적 잇단 출간

    ‘9·11테러’1주년을 눈앞에 두고 있다.테러 이후 세계 경제의 동반 침체와 테러에 대한 보복전쟁,그 과정에서 자행된 인권 유린….지금도 그 여파는 지속된다. 미국에선 이라크에 대한 공격준비가 한창이고,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지역에 대한 군사행동도 멈추지 않고 있다.또 국내에선 9·11테러에 맞춰 이슬람에 대한 관심이 폭증하고,이와 관련된 책들이 불티나게 팔린다. 하지만 미국과 서구가 심어준 이슬람에 대한 환상과 편견을 떨치지 못한 채 에드워드 사이드의 지적처럼 오리엔탈리즘에 포섭돼 있는 게 현실이다.9·11 그후 1년.이제 분노를 삭히고 테러의 이면을 찬찬히 살펴볼 때다. 9·11 테러 혹은 이슬람문명을 어떻게 볼 것인가.테러가 발생하자 미국은즉각 오사마 빈 라덴을 배후로 지목하고 그를 비호하는 아프가니스탄에 보복전쟁을 벌였다.그러나 이 사건에 대한 미국정부의 공식 설명에도 불구하고의구심은 여전히 남는다.심지어 일각에선 ‘조작’이란 설도 나왔다.미국의패권주의가 테러의 근본 원인이라는 노엄 촘스키 식의 시각도 점점설득력을 더해간다.최근 국내에서 출간된 9·11 관련서들 역시 그 연장선 위에 놓여있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프랑스 기자이자 인권운동가인 티에리 메이상의 ‘무시무시한 사기극’(류상욱 옮김,시와사회 펴냄)과 캐나다에서 활동하는 중국출신 저술가 이리유카바 최의 ‘9.11 위대한 기만’(문예춘추 펴냄)은 미국정부의 공식발표에 의문을 제기하고 이 사건이 ‘자작극’일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한다. 메이상은 미국 국방부 테러에 주목,워싱턴의 국방부엔 항공기가 추락하지않았다는 논지를 편다.100t 이상의 무게로 시속 400㎞로 비행한 물체가 충돌하며 만들어낸 피해치고는 지나치게 작다는 것.국방부 테러 직후 AP통신은“폭탄을 실은 트럭이 국방부를 들이받았다.”고 보도했지만 이것은 국방부공식 발표로 수정됐다.저자는 뉴욕의 세계무역센터 테러에 대해서도 원격자동조종에 의한 것일 가능성이 짙다고 말한다. ‘9·11 위대한 기만’의 저자는 ‘최첨단 장비를 보유한 정보대국 미국이항로를 이탈해 뉴욕과 워싱턴으로 향하는 민항기를 모를 수 있었을까.’라는 질문을 던진다.그는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공격은 빈 라덴과 그의 종교적·정치적 견해 때문이 아니”라며 “진정한 목적은 미국이 카스피해와 우즈베키스탄 지역의 원유와 천연가스를 차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두 책의 주장에는 의문이 앞서지만 문제제기 차원에선 검토할 만하다. 이슬람문명과 관련해 주목되는 책은 미국 프린스턴대 중동학 석좌교수인 버나드 루이스의 ‘무엇이 잘못되었나’(서정민 옮김,나무와 숲 펴냄)와 세예드 모하마드 하타미 이란 대통령의 ‘문명의 대화’(이희수 옮김,지식여행펴냄)다.9·11사태 이전에 써 테러를 직접 언급하진 않지만 서방과 중동의갈등 원인을 근원적으로 살펴보게 한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무엇이 잘못되었나’는 노엄 촘스키식의 일방적인 미국 책임론에서 벗어나 이슬람세계 내부의 문제에 확대경을 들이댄다.‘정교 분리’‘종교적 성향을 배제한 시민사회의 발전’등 서구사회 발전의 원동력이 된 요소들을 중동권에선 전혀 찾아볼 수 없는 데에 이슬람의 후진성이 있다고지적한다.또 이슬람 세계가 여성의 사회적 지위를 인정하지 않아 인구 절반에 해당하는사회적 자원을 포기하고 있다고 비판한다.아울러 서구로부터 과학적 발전을받아들이지 않았을 뿐 아니라 비(非)무슬림 땅에 무슬림이 거주하는 것조차금기시해 상대 문명을 파악하는 첨병이라 할 외교까지 등한시한 것이야말로이슬람의 몰락을 부채질한 내부적 요인이란 견해를 보인다. ‘문명의 대화’는 문명의 충돌에 대한 논쟁을 떠나 이젠 인류 평화를 위해 문화다원주의와 문명간 대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담았다.책을 번역한 한양대 문화인류학과 이희수 교수(한국이슬람학회 회장)는 “하타미 대통령은 논리적으로 서구를 비판하지만 이란과 이슬람권 내부의 문제를 숨기려 하지 않는다.”며 “종교적 독선에 갇혀 모든 걸 자기중심으로 끌고 가려는 이슬람권의 급진적 보수주의에 비판을 보내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슬람원리주의가 어떻게 빈 라덴을 최고의 이슬람 이론가로 키웠는가에 초점을 맞춘 전기 ‘오사마 빈 라덴’(요제프 보단스키 지음,최인자 등옮김,명상 펴냄),거대한 국제 정치도박판의 정체를 파헤친 ‘빈 라덴,금지된 진실’(장 샤를르 브리자르 등 지음,장문철 등 옮김,문학세계사 펴냄),‘아랍의지존’ 사담 후세인의 본질을 밝힌 ‘사담 후세인’(김동문 지음,시공사 펴냄)등도 9·11테러의 본질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책들이다. 9·11테러의 원인과 배경을 보다 깊이있게 연구하기 위해선 에드워드 사이드의 ‘도전받는 오리엔탈리즘’(성일권 엮어옮김,김영사 펴냄)과 노엄 촘스키의 ‘촘스키,9-11’(박행웅·이종삼 옮김,김영사 펴냄)을 읽는 게 제격이다.에드워드 사이드(컬럼비아대 석좌교수)는 “9·11사태는 종교적 광신론자들에 의한 단순한 테러사건일 뿐,아랍 이슬람세력이 주도하는 어떤 문명적음모도 종교적 음모도 담겨 있지 않다.”고 단호하게 말한다. 노엄 촘스키(MIT 석좌교수)는 미국을 “주도적인 테러국가”로 간주한다.‘촘스키,9-11’은 국제법을 무시한 미국의 대 테러전쟁,배타적 애국주의를 부추기는 주류언론,권력 이데올로기를 지탱하는 미국 지식인들의 행태에 대한비판등을 담았다. 우리는 이제 세계사를 9·11테러 이전과 이후로 나눠야 할지도 모른다.그만큼 9·11의 영향은 폭풍과도 같다.미국 주류언론의 ‘전쟁 북소리’에 묻혀 본질에 다가갈 수 없었던 이 인류사의 대사건에 대해 두 석학은 냉철한 답변을 준다. 김종면기자 jmkim@
  • 이런책 어때요 300자 서평/우울한 경제학자의 유쾌한 에세이 - 경제관련 기고 28편 모음

    세계적인 경제학자로 스탠퍼드 대학 경제학과 교수인 저자가 미국 클린턴 정부 시절의 경제 현안에 대해 독창적이고 신랄하게 논한 에세이집.1996∼1998년 온라인 잡지인 ‘슬레이트’에 ‘우울한 과학’이란 제목으로 매월 발표한 28편의 글로 정치와 경제정책,경제성장과 인플레이션,기업의 다운사이징과 정리해고,세계화와 금융투기,신경제와 정보기술(IT) 등을 소재로 하고 있다. 1300 단어 내외의 에세이에는 경제학의 핵심개념은 물론,정치인의 무책임한 정치적 구호 비판,어설픈 이론가들의 고집과 통념의 허구에 대해 속시원하게 긁어준다.9800원.
  • 책/ 텔레비전을 버려라 - “TV는 인간을 작게 만든다”

    수십여년 전부터 텔레비전을 ‘바보상자’라고 비웃어왔지만,60·70년대 거실에 놓여 있던 TV는 그동안 방방을 차지하는 ‘개인 가전’으로 세력을 확장해 왔다.2001년 통계청이 발표한 ‘국민생활 시간 활동조사’를 보면 확연해진다. 국민의 95%가 휴일이면 평균 3시간54분 동안 TV를 본다.평일에도 2시간5분을 보는데 이것은 일하고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고 남은 5시간의 40%에 해당한다.초·중등 학생의 TV 시청 시간은 더 길어 휴일에 4시간40분 이상이나 된다. ‘잃어버린 삶의 복원을 위하여’라는 부제가 달린 ‘텔레비전을 버려라’는 TV의 폐해를 미리 꿰뚫은 사람들에게 정말 오래된 ‘과제’를 재삼 확인시켜 준다.사람들은 TV를 제거하지 못하게 되자,‘바보상자에 내용을 채우자.’며 프로그램을 개혁하자고 입장을 바꾸기도 했다.그러나 60년대 미국 최대의 광고회사 샌프란시스코사의 사장이었던 저자는 “텔레비전을 없애지 않고 개혁하자는 것은 총기를 없애지 않고 개혁하자는 것과 같다.”고 목소리를 높인다.그는 텔레비전이 인간과 자연의 상호작용을 가로막는 반생태적이며,권력과 부를 가진 소수의 사람에게만 접근이 허용되는 비민주적인 기계라고 노골적으로 손가락질을 하고 있다. 그는 또 ‘미디어는 메시지다.’고 주장한 미디어 이론가 마샬 맥루한의 경우 TV를 너무 긍정적으로 파악했다고 비판한다.맥루한은 미디어가 인간의 능력을 연장하는 도구라고 봤다.즉 방안에 앉아서 TV를 통해 아프리카의 정치적 상황을 보는 것은 ‘시각의 확장’이라는 주장을 폈다.그러나 저자는 TV가 만들어낸 조작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인간의 경험을 축소시키고,영상 창조 능력을 쇠퇴시킨다는 정반대의 입장을 편다.즉 ‘어린이에게 분유보다 모유가 더 영양이 풍부하다,걷는 것이 자동차를 타는 것보다 호흡기관과 혈액순환 등 신체에 더 유익하다,신선한 오렌지가 통조림이나 주스보다 더 건강에 좋다.’ 등의 당연한 이야기를 “TV에서 그렇게 말하더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TV 중독’ 여부를 체크해봐야 한다는 것이다.사회와 자연을 바라보는 통찰력이 TV 탓에 무뎌지고,어느덧 상실하지 않았는지를 되돌아봐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또 TV 프로그램이 60초마다 8∼10번 정도의 기술적 조작을 한다고 지적한다.즉 10초에 한 번 정도씩 TV 영상물은 인간의 주의력과 감각을 자극해,사고의 균형을 잃게 한다는 것이다.이를 통해 시청자는 조작된 영상을 직접 경험으로 착각하고,획일화된 정보를 개인적 체험으로 오해하게 된다.야구장에 가 눈으로 직접 보기보다,야구 중계방송을 더 좋아한다면,백화점에 가 물건을 고르기보다 홈쇼핑 채널을 더 좋아한다면,TV 전원을 끈 후 침묵의 시간을 얼마나 견딜 수 있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1978년에 나왔지만 이 책은 인터넷 서점 아마존닷컴에서 꾸준히 팔리고 있다.‘텔레비전을 버려라’는 21세기에는 이런 명제로의 대체도 가능할 것이다.‘인터넷을 버려라.’ TV 비판이지만 위성방송,캐이블TV 등 뉴미디어에 대한 총체적 비판으로 봐도 무방하다. 책을 번역한 최창섭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저자는 맥루한만큼이나 학술적으로 많이 인용되는 사람”이라며 “TV의 영향력이 점점 더 확대되는 세상에서 현대인이 꼭 읽어볼 만한 책”이라고 말한다.1만 3000원. 문소영기자 symun@
  • 한국법률 문화상 받은 정성진 국민대총장

    “법보다는 인륜이나 예를 중시하는 한국 사회에서 법치주의가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법률가의 책임이 가장 무겁습니다.” 법률학 연구를 통한 인권 옹호와 법률문화 향상에 기여한 공로로 19일 대한변호사협회가 선정한 제33회 한국법률문화상을 수상한 정성진(鄭城鎭) 국민대 총장은 “법조계와 법학계의 상호 비판만이 무성한 풍토에서 재조 법률계와 학계를 이어주는 디딤돌의 역할을 충실히 맡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국민대 법학교수로 재직하다 지난 2000년 총장에 선임된 뒤 성공한 CEO총장으로 평가받고 있는 정 총장은 사시 2회로 24년 동안 검사로 일하다 교수로 전직했다. “사건을 한건도 수임해보지 못한 휴업 변호사로 상을 받아 부끄럽기만 합니다.” 서울지검 특수부장,대검 중수부장을 끝으로 학자의 길로 들어선 정 총장은 자신의 경험을 접목시킨 형사법 분야에서 탁월한 이론가로 알려져있다. 지난 97년 ‘검찰 내사’를 이론적으로 체계화한 ‘내사론’을 처음으로 발표하는 등 형사정책 및 형사법의 세계화에 공언한 업적을 인정받아 상을 받았다. 정 총장은 “한국 사회에서 법치주의가 갈 길은 여전히 멀기만 하다.”고 일갈한다.정 총장은 “법조계는 정권의 부침(浮沈)이나 교체에 상관없이 법치주의 정신에 입각해 국민만을 두려워해야 한다.”면서 “사법부뿐만 아니라 특히 검찰에 있어 인사 원칙은 검찰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확보하는데 우선을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법원의 관료화,검찰의 세속화,변호사의 상업화,법학자의 경향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면서 “비판보다는 각 분야 법률 종사자들이 마음을 비우고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지적했다.이어 “전통적인 고시제도와 미국식 로스쿨을 통한 실용적인 전문교육 강화라는 추세 속에서 한국의 법학교육은 딜레마에 빠져있다.”면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법률가의 모습과 법학교육의 변화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대한매일 명예논설위원이기도 한 정 총장은 “상금 1000만원은 법학도를 위한 장학금이나 고령 변호사들의 공적부조를 위한 기금 등 공익적 목적에 맞게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안동환기자 sun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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