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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포츠 라운지] 올시즌 명예회복 다짐 최희암 전자랜드 감독

    [스포츠 라운지] 올시즌 명예회복 다짐 최희암 전자랜드 감독

    그도 키가 크다는 이유로 농구공을 잡았다.1968년 휘문중학교 1학년 때였다. 하지만 선수로는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해 일찌감치 농구화 끈을 풀어야 했다. 실업 현대에서 은퇴한 뒤 현대건설에서 5년간 샐러리맨 생활도 했다. 이라크 건설현장에서 땀을 흘리다가 체육교사 자리가 났다는 소식에 돌아왔다. 부임 전 모교 연세대에 인사차 들렀던 게 그의 운명을 바꿔놓았다. 마침 비어 있던 농구부 코치 자리를 잠시 맡아달라는 권유를 받은 것.“정식 감독이 오면 당장 그만두겠다.”고 마음먹었지만 뜻밖에 찾아온 농구 장인의 일은 천직이 되고 말았다. 올해로 농구 인생 40년을 맞은 최희암(52) 전자랜드 감독 얘기다. ●“자만을 버렸다” “내가 잘해서 성적이 나왔다고 착각했고, 교만했다. 그래서 프로 첫 도전에 실패했다.”최 감독의 입에서 의외의 말이 나왔다. 대학 최고 명장이자 농구이론가로 누구보다 자존심이 센 그였기에 더욱 의외였다. 1986년부터 16년 동안 ‘독수리군단’ 연세대를 이끌며 이름을 날렸다. 통산 300승과 20차례 넘게 정상에 섰다. 농구대잔치에서 대학팀으로는 처음 우승했을 때가 하이라이트. 당시 선수 못지않은 인기를 끌며 CF도 찍었다. 하지만 프로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꼴찌 모비스를 맡아 02∼03시즌 플레이오프까지 끌어올렸으나 다음 시즌 끝없이 추락, 스스로 지휘봉을 놓았다. 그래도 절반의 성공을 거둔 게 아니냐고 했더니 “절반의 실패”라고 냉정하게 평가한다.“프로는 시스템이 달랐는데 쉽게 생각했고, 성급하게 판단했고, 준비도 부족했다.”고 했다. 잠시 동국대를 거쳤던 그는 3년 만에 프로에 복귀했다. 전 시즌 겨우 8승을 올리며 바닥을 기었던 전자랜드의 전력을 정규리그 마지막 날까지 플레이오프 진출을 다툴 정도로 끌어올리는 작은 성과를 이뤘다. ●“젊은 세대에게 밀리지 않겠다” 최 감독은 온화한 인상과는 달리 호랑이 감독으로 유명하다. 불호령은 젊은 시절과 변함이 없다. 훈련장에서 소홀히 하면 실전에서 입이 아프게 떠들어봐야 효과가 없다는 게 그의 지론. 그렇게 가르친 제자들을 이제 프로에서 지도자로서 만나곤 한다. 유도훈 KT&G 감독과 강양택 SK 코치, 오성식 SK 전력분석 코치 등이다. 신선우 LG 감독 등과 함께 프로 최고 연배의 지도자인 최 감독은 “솔직히 세대간 격돌에는 신경이 쓰인다.”면서 “젊은 지도자들에게 뒤떨어지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죽기살기로 하자는 생각뿐”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최근 인기가 시들해진 국내 농구에 대해 “이기고 지는 승부만 있을 뿐, 팬들에게 감동을 주는 농구가 없어졌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또 “가드면 가드, 센터면 센터 위치에서 최고의 기술자가 되겠다는 근성이 선수들에게 부족하다.”는 지적을 이어갔다. 새 시즌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팀 주포 김성철과 조우현이 부상으로 개막 이후에나 합류할 예정이다. 하지만 최 감독은 전혀 걱정하는 눈빛이 아니다. 오히려 다른 선수들이 더 성장할 수 있는 기회란다. “요즘 정말 새 시즌을 즐겁게 준비하고 있다. 지난번엔 주전이 정해져 있었다면 이번엔 이홍수, 이한권, 정영삼, 한정원 등이 가세하며 누가 주전이 될지 나도 궁금할 정도”라고 자신감을 드러내는 최 감독. 기대해도 좋다고 힘주어 말하는 그의 눈빛에서 전자랜드의 ‘화려한 봄’을 읽을 수 있었다. 글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프로축구] 차붐, 안방서 무패 성남 격침

    [프로축구] 차붐, 안방서 무패 성남 격침

    프로축구 정규리그 1위의 성남과 2위의 수원. 승점차는 9점, 올 시즌 남은 경기는 11경기.K-리그 후반기 두 번째 펼쳐진 두 팀의 대결이 ‘광복절 대첩’으로 불린 이유는 수원이 성남의 독주를 저지하며 향후 남은 경기에서 1위 탈환의 가능성을 점쳐볼 기회였기 때문이다. 성남으로선 신나게 달려온 15경기째 무패행진에 승수를 1개 더 보태 ‘무한 독주체제’를 굳힐 욕심. 한치의 양보도 없이 팽팽하게 전개된 ‘수도권 라이벌’의 대결은 결국 차범근 감독의 지략이 둘째 가라면 서러울 ‘축구 이론가’ 김학범 감독을 따돌린 한 판으로 끝났다. ‘한국의 첼시’ 수원이 15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K-리그 16라운드 경기에서 전반 김대의의 선제골과 후반 이관우의 페널티킥을 묶어 모따가 역시 페널티킥으로 1골을 만회한 정규리그 1위 성남을 2-1로 격파했다. 귀중한 승점 3점을 챙긴 수원은 이로써 성남과의 승점차를 6으로 줄이며 1위 탈환을 위한 발판과 자신감을 탄탄하게 다졌다. 올해 정규리그와 컵대회에서 무려 9골을 나눠가진 끝에 성남과 1승씩 장군, 멍군을 부르며 팽팽한 균형을 맞춘 수원은 올시즌 최다인 3만 1726명의 홈팬이 들어찬 안방에서 상대의 연승행진에 또 딴죽을 걸어 ‘매잡는 독수리’의 별명을 얻었다. 수원은 지난해에도 성남의 8연승 행진에 발목을 잡은 적이 있다. 당초 예상은 김두현과 이관우의 중원대결. 그러나 흐름을 미리 간파한 차 감독은 조원희를 내세워 김두현을 비롯한 상대 미드필더의 움직임을 더디게 만들었고, 그 사이 김대의는 전반 20분 에두의 땅볼패스를 성남 골마우스 오른쪽에서 왼발슛으로 연결, 선제골을 뽑아냈다. 정규리그 2호골. 성남 최성국의 강력한 슈팅이 골포스트를 맞고 나간 데 이어 김두현의 문전 강슛이 무위에 그치며 성남의 한숨이 깊어지자 이관우는 후반 5분 자신의 통산 30호골을 페널티킥으로 장식하며 승기를 굳혔다. 성남은 15분을 남기고 남기일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모따가 성공시켜 1골을 만회했지만 촘촘하게 조직력을 유지한 수원의 골망을 또 흔들기엔 시간이 부족했다. ‘돌아온 야인’ 김호 감독의 대전은 창원에서 동점골과 신입 용병 브라질리아의 역전 결승골에 힘입어 경남FC를 2-1로 누르고 2연승을 달렸다. 전북도 정종관과 정경호, 스테보의 연속골로 포항을 3-1로 대파,8승째로 선두권을 향한 발걸음을 재촉했다. 그러나 공격수 줄부상에 시름이 깊은 FC서울은 상암경기에서 최하위 광주와 득점없이 비겨 14팀 가운데 처음으로 두 자릿수 무승부(4승10무2패)를 기록했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2차 남북정상회담] 캐릭터로 본 盧-金

    [2차 남북정상회담] 캐릭터로 본 盧-金

    지난 2000년 6월15일 평양 백화원 초대소. 정상회담 후 열린 환송오찬에서 애주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포도주를 ‘원샷’으로 들이켠 반면, 고령에 술을 즐기지 않는 김대중 당시 대통령은 세 모금에 걸쳐 힘겹게 잔을 비워 화제가 됐었다. 만약 2차 남북정상회담에서 비슷한 자리가 생긴다면 그때와는 다른 장면이 펼쳐질 것 같다. 노무현 대통령은 김 위원장보다 세 살이 젊은 데다 포도주 몇 잔쯤은 거뜬히 비울 정도의 ‘실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나이가 비슷한 데다 다변(多辯)에 직선적인 성격도 닮은꼴이어서 재미있는 광경이 자주 연출될 것으로 보인다. 두둑한 배짱과 한판에 승부를 거는 승부사 기질, 문제를 벼랑 끝까지 몰고 가다가 크게 양보하는 스타일도 공통점이다. 이런 기질끼리 협상 테이블에서 맞붙으면, 누군가 문짝을 박차고 뛰쳐나오면서 판이 깨져 버리거나 아니면 의기투합해 난제들을 일거에 타결하거나 둘 중 하나이기 십상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남북정상회담의 무게를 들어 두 사람이 파국을 자초하기보다는 뭔가를 크게 결단하는 쪽으로 기울 것이란 관측이 많은 편이다. 박재규 전 통일부 장관은 “두 사람 다 화끈한 성격이므로 좋은 회담이 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했다. 하지만 두 사람의 관심사가 달라 대화가 의외로 ‘썰렁’할지 모른다는 지적도 있다. 노 대통령은 정치·역사 등을 놓고 토론을 즐기는 반면, 김 위원장은 문화·예술 등에 관심이 많기 때문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은 냉정한 이론가라기보다는 예리한 성격의 감수성이 매우 강한 인물”이라고 평한 적이 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8·8 개각 장관급 프로필

    ●정성진 법무부장관 내정자 사시 2회 출신의 엘리트 검사 경력에 대학총장과 사법개혁추진위원, 국가청렴위원장의 다양한 경력을 쌓아 법무장관으로 적격이란 평.93년 3월 고위공직자 재산공개 때 부인이 상속받은 재산이 많아 논란이 되자 대검 중수부장을 마지막으로 검찰을 떠난 뒤 14년만에 법무 수장으로 복귀했다. 공사 구분이 철저하며, 직원들의 다양한 의견을 잘 듣는다. 부인 서신덕씨와 2남1녀. ▲경북 영천(67)▲서울대 법학과 ▲법무부 기획관리·법무실장 ▲대구지검장 ▲대검 중수부장 ▲중앙선관위원 ▲사법개혁추진위원 ▲국민대 총장 ▲부패방지위원장 ▲청렴위원장 ●임상규 농림부장관 내정자 옛 경제기획원 출신으로 보스 기질이 강하고 조직 장악력이 뛰어나다. 기획예산처 예산총괄심의관을 지내면서 농업구조개선 119조원 투융자 계획을 수립, 농림부와 인연을 맺었다. 경제관료로는 드물게 서울대 금속공학과를 졸업했다. 부하 직원들에 권한을 많이 주는 분권형 스타일. 애주가로 ‘홍어 사랑’은 남다르다. 부인 유경희(53)씨와 2남. ▲광주(58)▲서울대 금속공학과, 행정학과▲미 시러큐스대학원▲재정경제원 물가정책과장▲기획예산위원회 공보관▲기획예산처 예산실장▲과학기술부 차관, 과학기술혁신본부장▲국무조정실장 ●유영환 정보통신부장관 내정자 빠른 판단력과 불도저 같은 추진력을 갖췄다. 옛 경제기획원 출신으로 1996년 정보통신부로 옮겼다.2003년 정보통신정책국장 재직 때 참여정부의 정보기술(IT) 정책인 ‘IT 839’ 전략을 입안했다. 국장급 인사교류로 산업자원부 산업정책국장으로 근무한 뒤 진대제 장관 때 복귀했으나 보직이 마음에 들지 않자 미련 없이 사표를 던졌다. 부인 손지원(43)씨와 1남1녀. ▲서울(50) ▲고려대 무역학과 ▲행시 21회 ▲정통부 정보기반심의관 ▲동원금융지주 전략담당 부사장 ▲한국투자금융지주 부사장 ▲정통부 차관 ●윤대희 국무조정실장 옛 경제기획원에서 공직생활의 첫 발을 내디딘 뒤 경제부처의 요직을 두루 거친 정통 관료다. 예산은 물론 거시경제와 공정거래정책, 물가, 통상 등 다양한 분야를 거치면서 경제 주요 현안에 대한 이해력이 뛰어나다. 청와대에서 1년 이상 노무현 대통령을 보좌하면서 정부와 당, 청와대를 연결하는 가교역할을 무리없이 해왔다는 평가다. 부인 문혜심(51)씨와 1남1녀. ▲인천(58)▲제물포고, 서울대 경영학과 ▲행시 17회 ▲주제네바 대표부재경관 ▲재경부 공보관, 국민생활국장 ▲열린우리당 수석전문위원 ▲재경부 기획관리실장, 정책홍보관리실장 ▲청와대 경제정책수석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수석 대표를 맡아 타결을 이끌었다.‘버럭 김’으로 불릴 만큼 직선적인 성격이라 협상에서도 완곡한 표현보다 ‘예’ ‘아니오’ 등 직설 화법으로 핵심을 파고든다. 패러글라이딩·암벽 등반·스킨스쿠버 등을 즐긴다. ▲대구(55) ▲연세대 경영학과 ▲외시 8회 ▲캐나다 참사관 ▲외무부 의전담당관 ▲미국 참사관 ▲외무부 국제경제국 심의관 ▲제네바 공사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 지역통상국장 ▲샌프란시스코 총영사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한국 측 수석대표 ●김현종 유엔대사 국제통상 전문가로, 동양인 최초·최연소 세계무역기구(WTO) 법률자문관으로 일하던 2003년 노무현 대통령에게 발탁, 통상교섭본부 통상교섭조정관에 임명된 뒤 이듬해 45세 나이로 통상교섭본부장으로 파격 승진했다. 노 대통령의 FTA(자유무역협정) 가정교사로 불린다. ▲48세 ▲미 컬럼비아대 ▲미 밀뱅크 트위드 법률사무소 변호사 ▲김신&유 법률사무소 변호사 ▲홍익대 경영대 무역학과 조교수 ▲외무부 자문변호사 ▲통상교섭본부 통상전문관 ▲WTO 법률국 법률자문관 ▲통상교섭본부 통상교섭조정관 ▲통상교섭본부장 ●이종백 청렴위원장 사시 17기로 대검 기획조정부장, 법무부 검찰국장, 서울중앙지검장 등 요직을 두루 거친 기획통으로 노무현 대통령과 사시 동기 모임인 ‘8인회’ 멤버다. 활달하고 중후한 성품에 치밀한 기획력을 겸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2005년 서울지검장 재임시 안기부 엑스파일 수사와 관련해 삼성측에 대한 수사가 미진했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부인 박희숙(50)씨와 1남. ▲울산(57)▲안기부ㆍ청와대 파견 검사 ▲법무부 검찰2과장 ▲서울지검 형사부장 ▲평택지청장 ▲서울고검 공판부장 ▲대검 기획조정부장 ▲인천지검장 ▲법무부 검찰국장 ▲서울중앙지검장 ●이원보 중앙노동위원장 대표적인 노동이론가의 한 명으로, 엄혹한 군사정권 시절에 노동운동에 투신한 이래 30년 넘게 노동운동 한 길을 걸어 진보와 보수, 정파간 입장을 떠나 노동계 안팎에서 신망이 두텁다. 원칙을 매우 중시하는 성품이지만 주변 사람들을 세세하게 잘 챙기는 인간적인 면모도 갖췄다는 평가다. 부인 양숙정(55세)씨와 1남1녀. ▲전북 남원(62) ▲고려대 경제학과, 경희대 경영행정대학원 노사관리학과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소장, 이사장 ▲서울지방노동위원회, 중앙노동위원회 공익위원
  • 코스피 1900선 회복

    코스피지수가 중국발 훈풍으로 1900선을 회복했다. 30일 코스피지수는 지난 주말보다 1.25%(23.49포인트) 오른 1906.71을 기록했다. 코스닥지수는 0.27%(2.13포인트) 오른 794.19에 마감됐다. 이날 주가는 하락세로 출발했으나 오후 들어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2% 이상 급등하자 반등에 성공했다. 외국인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5620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 거래일 11일째 팔자세를 이어갔다. 반면 기관투자가들은 4684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스타지수선물이 급등,5분간 매매거래와 호가접수가 중단되는 서킷브레이커가 올 들어 처음 발동됐다. 서킷브레이커는 스타지수선물 최근월물 가격이 6% 이상 상승해 1분이상 지속되거나 이론가격과의 괴리율이 3% 이상 상승해 1분 이상 지속될 때 발동한다.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들뢰즈의 적’ 알랭 바디우 한국온다

    저명한 극작가이자 영향력 있는 프랑스 철학자로 인정받는 알랭 바디우,‘21세기판 니체’로 불리며 찬사와 비난을 동시에 받는 독일 철학자 피터 슬로터다이크, 포스트모더니즘을 비판하며 신개인주의 운동을 주도하는 프랑스 정치철학자 뤽 페리, 퀴어이론을 창시한 미국의 대표적인 여성주의 이론가 주디스 버틀러…. 토머스 쿤, 미셸 푸코, 리처드 로티, 질 들뢰즈 등 최근 20년 사이에 세상을 뜬 거장들의 빈 자리를 메우며 명성을 쌓아가고 있는 세계적인 철학자들이 한국을 찾는다. 내년 7월30일부터 8월5일까지 서울대에서 열리는 제22차 세계철학대회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세계철학대회는 1900년 파리대회를 시작으로 5년마다 열리는 전 세계 철학자들의 ‘철학 올림픽’으로 알려져 있으나, 철학계를 지배해온 서구 철학 및 철학자들이 주도해온 게 사실이다. 비서구·아시아권에서 개최되기는 서울대회가 처음이다. 세계철학대회 조직위원회는 서양철학의 발원지인 그리스 아테네를 제치고 유치를 성사시켰다. 이명현 조직위 의장(서울대 철학과 교수)은 “지금까지 세계철학대회는 유럽과 미주지역에서 번갈아 개최되면서 서양철학대회적 성격이 강했다.”면서 “세계 철학계에 아시아의 철학적 사유를 본격적으로 소개해 21세기 철학이 나아가야 할 새로운 성찰을 선보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조직위는 북한 철학자들의 대회 참여를 위해서도 접촉 중이다. 대회 프로그램은 4개의 전체 강연과 5개의 심포지엄,54개 분과의 발표와 토론으로 구성된다. 동서양의 관점에서 전통과 탈근대를 조망하고 유교·불교·도교철학 등 동양철학을 소개하는 분과발표 등도 마련될 예정이다.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책꽂이]

    ●그라운드 제로(복거일 지음, 경덕출판사 펴냄) 지금으로부터 800여년후 가상의 별 개미니드의 웨스트 개미니드 인민공화국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들을 다룬 SF 장편소설. 햇볕정책을 비판한 작가의 전작 ‘목성잠언집’과 동일선상에 있는 작품이다. 동서로 나뉜 개미니드에서 벌어지고 있는 정치적 현실은 우리 현실과 비슷하다. 이스트 개미니드가 ‘햇살정책’으로 유화책을 쓰는 사이 웨스트 개미니드는 핵무기를 완성하고, 결국에는 가공할 핵무기가 폭발하는데…. 대표적인 보수 논객인 작가는 SF문학의 주요 이론가답게 소설 곳곳에 첨단 과학이론을 심어놓았다. 같은 제목으로 29일부터 다음달 8일까지 연극 무대에 올려진다.1만 3000원.●서울 동굴 가이드(김미월 지음, 문학과지성사 펴냄) 2004년 등단한 서른살 젊은 작가의 첫 번째 소설집. 표제작과 등단작(정원에 길을 묻다)을 포함해 모두 9편의 단편이 실려 있다. 작품 속 주인공들은 대부분 고독하다. 하지만 그들은 모두 나름의 ‘낙원’을 가꾸고 있다. 인공동굴, 고시원, 골방, 반지하 원룸 등 자신만의 공간에서도 생활의 즐거움을 만끽한다. 재기발랄한 문장과 천진스러운 화법이 돋보인다. 짐작건대 새로운 현대적 이야기꾼의 등장을 기대해도 좋을 듯 하다.1만원.●푸른 진주(양순석 지음, 문이당 펴냄) 장편 ‘나무가 아름다워지는 시간’ 이후 6년 만에 발표한 작가의 두 번째 작품집. 스스로 ‘과작 작가’라고 말할 정도로 많지 않은 작품을 써온 작가는 8편이 담겨 있는 이번 소설집에서 집과 가족에 대한 환상과 환멸을 주요 모티프로 삼았다.‘푸른 진주’의 엄마는 아프기 전에 불만으로 가득 차 있었으며 끊임없이 아버지 아닌 다른 누군가와의 삶을 놓쳐 버린 불행에 시달리며 산다. 정갈한 문장과 차분하고 논리적인 전개가 두드러진다.9800원.
  • 젊음이여, 오래 거기 남아 있거라/황광우 지음

    한국의 1980년대는 사람들의 이름에 시대의 흔적을 새겼다. 평범한 이름 석자가 ‘민주화의 상징’이 되기도 했고,‘빨갱이의 수괴’가 되기도 했다. 수많은 가명과 필명이 탄생했고, 작명 과정에서 후일담이 넘쳐났다. 황지우 시인의 동생인 황광우(49)는 ‘정인’ 혹은 ‘최윤석’으로 불렸다. 때론 ‘조현업’으로 불렸고, 때론 ‘살로우만’이라고도 불렸다. ‘젊음이여, 오래 거기 남아 있거라’(창비 펴냄)는 황광우가 이름을 바꿔가며 살아야 했던 시대를 그린 자전적 초상화다. 황광우가 호명한 사람들에 대한 삶의 기록이고, 호명 받은 사람들의 기억으로 재생된 펄떡거리는 역사다. 한국 현대사의 상흔이자 진보의 동력이었던 두 꼭짓점,80년 5월과 87년 6월을 찍은 무채색 다큐멘터리다. 황광우의 이름은 80년대 곳곳에 발자국을 찍었다.78년 ‘서울 6개 대학 연합시위’에 연루돼 군사재판을 받았고,80년 ‘서울의 봄’ 땐 서울대 총학생회 간부로 활동하다 계엄포고령 위반으로 제적됐다.85년 구로동맹파업 땐 ‘학출’(대학생 출신 위장취업자) 노동자로 공장을 멈췄고,87년 6월항쟁 땐 최루가스 안개 속에서 항쟁을 주도했다. 황광우에게 80년대는 젊음의 시대였다. 젊음의 상징은 ‘돌격’이다. 일단 부딪고 아픔은 부서진 뒤 생각한다. 아픈 줄 모르고 부서져간 이름들을 황광우는 하나씩 기억해냈다. 광주항쟁 당시 머리에 총을 맞고도 기적처럼 살아난 김상호, 광주의 배후조종자로 지목돼 13년간 망명생활을 해야 했던 윤한봉,80년대 중반 목숨 걸고 조직 비밀을 지켰던 인천 노동운동의 리더 전희식, 감옥을 수없이 들락거리다 약혼식마저 감옥에서 해야 했던 김창한…. 황광우는 역사에서 ‘수’가 중요하다고 말한다.“500명의 시위대가 1000명의 전경들에게 밀렸던 몇 달 전”을 기억하며 87년 6월의 황광우는 “1000명의 전경들이 1만명의 시위대열에 에워싸여 버렸다.”며 감격한다. 오늘의 민주화는 소수의 스타가 아닌 독재권력에 ‘떼로 덤빈’ 다수의 무명인들이 이룩한 ‘수의 승리’란 것이다. 황광우도 분명 스타였다. 정인이란 필명으로 쓴 ‘소외된 삶의 뿌리를 찾아서’와 ‘들어라 역사의 외침을’은 당대 젊은이들의 의식을 때린 필독서였고, 민주노동당 중앙연수원장을 마지막으로 현실정치에서 물러날 때까지 그는 진보정치 진영의 촉망받는 이론가였다. 그런 그도 몇몇 스타운동가들이 ‘386’이란 이름을 전유하며 순식간에 명멸하는 지금, 거리에서 이름 없이 스러져간 이들이 내뱉었던 뜨거운 호흡을 그리워한다. 윤동주의 시어를 빌려, 황광우는 오직 말한다.“젊음이여, 오래 거기 남아 있거라.” 1만1000원.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씨줄날줄] 하이퍼 파워/우득정 논설위원

    미국은 버지니아공대 총격 참사사건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증오를 화해로 승화시키는 저력을 과시했다. 이러한 미국의 잠재력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위베르 베드린 전 프랑스 외무장관은 ‘하이퍼 파워(극초강대국)’라는 신조어로 거침없는 하이킥을 날리고 있는 미국의 위상을 표현했다. 시장경제와 신자유주의 전도사인 이춘근 자유기업원 부원장은 미국의 힘과 국제정치를 이해하려면 미국의 전략이론가 부르스 버코비츠 교수가 제시한 5가지 숫자를 기억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7500억달러,3800억달러,3.2%,17%, 그리고 3025라는 숫자다.7500억달러는 2003년도 기준 전세계 국방비 총액이다. 전세계 국내총생산(GDP)의 3.5%다.3800억달러는 그해 미국의 국방비 총액으로 미국 GDP의 3.2%다. 그래서 미국의 군사력은 2위보다 10배가량 강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이 때문에 카터 정부에서 국가안보수석을 지낸 브레진스키 교수는 앞으로 최소한 두 세대 동안 미국과 상대할 수 있는 나라가 지구상에 출현하지 않을 것으로 단언한다. 중국이 경제성장률의 두배에 가까운 연평균 17%씩 국방비를 늘리고 있으나 빈곤문제가 발목을 잡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일본은 미국과의 경쟁에서 이미 탈락했고, 유럽연합도 현재의 추세라면 2050년에는 경제력이 미국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마지막 3025는 ‘9·11 테러’에서 희생된 숫자다. 게다가 미국은 인적자본 측면에서도 압도적으로 유리하다. 한 보고서에 따르면 2050년이면 한국인의 평균연령은 53세, 유럽연합은 52.7세인 반면 미국은 36.5세에 불과하다. 미국의 출산율이 높아서 그런 것이 아니다. 세계의 우수한 젊은 두뇌들이 끊임없이 미국을 찾아와 눌러앉기 때문이다. 버지니아공대 참사에서도 이러한 단면이 극명하게 드러났다. 프랑스의 석학 자크 아탈리가 최근 저서 ‘미래의 물결’에서 2035년 이후 미국도 종말을 고할 것이라고 예언했다. 미국이 사라진 공백에 한국을 포함한 ‘11개 강국’이 메우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반가운 소리임에도 왠지 생경하게 들린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책꽂이]

    ●연초도매상(존 바스 지음, 이윤경 옮김, 민음사 펴냄) 현대 미국문학을 대표하는 소설가 존 바스의 대표작.‘연초도매상’이란 서사시를 남긴 17세기 시인 에브니저 쿠크의 여정을 쫓으며 역사를 새롭게 가공, 피카레스크소설(악한소설) 양식으로 재구성했다. 미국 메릴랜드 주에 있는 아버지의 연초농장을 관리하기 위해 영국에서 미국으로 건너가는 에브니저는 그 여정 내내 해적과 인디언, 매춘부, 폭도에 둘러싸여 예상치 못한 모험을 한다. 바스는 ‘고갈의 문학’‘소생의 문학’ 등의 논문을 낸 포스트모더니즘 문학이론가. 비관습적인 글쓰기로 유명한 그는 ‘가장 재미있는 포스트모더니즘’ 소설가란 평을 듣는다. 전3권 각권 1만원.●길가메시(윤정모 지음, 파미르 펴냄) 점토판에 설형문자로 기록된 ‘길가메시 서사시’는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기록물이다. 설형문자는 지금까지 발견된 문자 가운데 가장 오래된 문자, 그것을 사용한 문명 역시 역사상 가장 오래된 문명이다. 그 같은 문명을 낳은 수메르의 도시국가 우르크를 통치한 길가메시(우르크 제1왕조 5대왕)의 삶을 다룬 소설. 지금부터 4600여년 전 바빌론의 수메리안은 최초의 ‘성숙한’ 문명을 일궈냈다. 왕의 위엄과 의무를 중요시하는 주인공은 수메르의 패권을 다지기 위한 상징으로 ‘생명나무’를 찾아나서지만 ‘야성인’ 엔키두의 죽음으로 괴로워한다.1만원.●김정식 작품 연구(전정구 지음, 소명출판 펴냄) 소월 김정식의 작시법 특징을 분석. 전통정서의 표출이나 민족시형의 구현 등으로 설명해온 그동안의 방식을 넘어 소월 시의 개작 과정 변화를 중심으로 살폈다. 구조시학의 관점에서 시어의 소리효과와 언어음성층, 시행의 단위를 이루는 구문의 구성 형태 등을 밝혔다. 전북대 교수인 저자는 환골탈태가 소월의 시쓰기의 한 특징이며, 오늘날 애송되는 소월 시의 대부분은 개작 과정을 통해 예술적 완성도를 높인 작품들이라고 주장한다.1만 7000원.●반지(호르헤 몰리스트 지음, 김수진 옮김, 대교베텔스만 펴냄) 12세기 기독교 수호를 자처하며 탄생한 템플기사단과 그들이 숨겨놓았다는 보물을 소재로 한 소설. 뉴욕에 사는 전도유망한 여성 변호사 크리스티나는 생일날 핏빛 루비 반지가 담긴 발송인 불명의 소포를 받는다. 우연히 그 반지가 템플기사단의 중요한 유물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그는 템플기사단이 숨겨놓은 보물을 찾는 여정에 나선다. 우리에게 조선시대 500년이 무한한 이야기의 산실이듯, 유럽인에게 중세는 신화가 현실이 되고 현실이 신화가 되는 시대다. 템플기사단 역시 고갈되지 않는 이야기의 원천이다. 각권 8800원.
  • [문화마당] 코드와 의사소통/코디 최 문화이론가·화가

    언어는 인간의 문화적 현상 중에 대표적인 행동양식이다. 언어는 의사소통을 일으킴으로써 사회의 관계성 속에서 우리들 스스로를 존재하게 만든다. 또한 언어는 일정 행동양식의 의미를 재현하는 것이며, 재현된 의미는 결국에 특정한 코드(code)로 인식되어진다. 이것은 코드와 의사소통, 그리고 의미재현의 관계성을 얘기하는 것이다. 예컨대 1990년대 들어 강남을 배회하는 일부 사람들을 ‘오렌지족’ ‘야타족’ 등으로 표현했는데, 이것은 그들의 행동양식을 의사소통의 관점에서 코드로 재현한 것이다. 이와 같은 현상은 사회의 관계속에서 문화적으로 발견할 수 있는 현상을 하나의 구별된 코드로 재현하고자 했던 것이다. 따라서 구별된 코드의 형태로서 일정문화를 확고한 위치에 서게끔 하는 것이다. 다른 예로서 70년대에 등장한 ‘기사식당’은 아마도 우리나라에만 있는 유일한 존재일 것이다. 초기에는 아무런 서술구가 붙지 않은 채 ‘기사식당’이라는 문구만을 사용하며 그 존재를 알렸다. 당시에 이 식당들은 노동자층을 대상으로 하며, 실비의 가정식을 제공한다는 의미로 해석되었다. 즉 이것은 ‘기사식당’이라는 새로운 명칭을 통해 일종의 문화적 코드를 만들어 내고, 노동자층을 대상으로 한 음식점으로서 그 자리매김한 것이다. 이것은 단순히 식당의 새로운 명칭을 시사하는 것 외에도 우리사회 속에서 기사계층의 집단이 형성되었다는 하나의 담론을 문화적 코드를 통해 보여주는 것이다. 이처럼 ‘기사식당’이 갖고 있는 기본 코드의 의미는 노동자층을 대상으로 실비의 가정식을 제공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었지만, 결국 기사계급이라는 하나의 집단의식을 더욱 강력히 만들어 내었다. 그러나 이와 같은 문화적 코드가 만들어지면 다음 단계는 두가지의 발전과정이 나타난다. 하나는 그 코드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분석과 추리를 거치며 새로운 의미로 이동하는 현상이다. 다른 하나는 코드자체의 명칭이 진보하는 것이다. 즉 ‘기사식당’이 갖고 있는 문화적 코드의 초기 의미(노동자층을 위한 실비의 가정식 식당)와 현상(기사계급의 집단의식)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우리나라의 사회적 현실 속에 기사를 거느리고 싶어하는 귀족 선호심리, 즉 지배계급과 귀족문화를 선호하는 사회적 풍조가 기사계급을 만들어냈으며, 그 행위로 말미암아 ‘기사식당’이 출현할 수 있다는 발전된 결과로 추론되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담론적 해석의 사례를 들기 위해 택시 기사의 경우는 제외시키고 한정적 범위에서 담론적으로 접근해 보았다.) 더불어 ‘기사식당’과 같이 일반적으로 문화의 코드가 정립되면, 그 다음 단계는 코드 스스로 문화적 욕망을 갖게됨에 따라 문화적 권위성을 부각시키기 위해 한곳에 멈추지 않는다는 점이다. 기본 코드를 디코딩(decoding: 코드의 해체와 전이)하여 새로운 의미 부여를 시도하면서 이동하게 된다. 예컨대 ‘기사식당’이라는 이름 앞에 ‘팔도 기사식당’ 또는 ‘큰이모 기사식당’과 같은 새로운 이름으로 자기중심의 권위적 추가코드(sub-code)를 부가하여 ‘기사식당’ 이라는 코드보다 ‘팔도’ 또는 ‘큰이모’라는 추가코드를 더욱 부각시키는 것이다. 즉 그 의미의 중심을 다른 곳으로 이동시킨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문화적 행위는 코드의 재현과 전이의 여행을 겪으면서 사회구조와 권력의 관계까지도 관여하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문화는 한 곳에 멈춰있을 수 없는 특성을 가졌고 끝없는 담론의 여행을 즐긴다. 우리는 이같은 문화의 코드와 문화적 전이를 날마다 경험하게 되며, 각기 다른 정체성들 사이에서 그 경계를 끊임없이 부수고 재창조한다. 코디 최 문화이론가 화가
  • 포스트모더니즘 거장 보드리야르 잠들다

    |파리 이종수특파원|포스트 모더니즘의 세계적 이론가인 프랑스 사회학자 겸 철학자 장 보드리야르가 6일(현지시간) 파리 자택에서 지병으로 별세했다.78세. 그는 실재와 가상세계, 원본과 복사본의 경계가 모호해진다는 독창적인 ‘시뮬라시옹(가장)’ 이론을 통해 현대사회를 탁월하게 분석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1929년 프랑스 서부 랭스에서 태어나 대학에서 독일학을 전공했지만 전공에 맞는 학과가 없어 1966년부터 낭테르 대학에서 사회학을 가르쳤다. 당시를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배웠다.”고 회고한 바 있다. 68년 5월 혁명을 경험한 뒤 1970년 후기 자본주의 사회를 분석한 ‘소비의 사회’를 출간하면서 마르크시즘과 이별한 뒤 독자 노선을 걸었다.이 시기 “대중은 더 이상 사회질서의 희생자가 아니라 공모자”라고 주장해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또 삶을 변화시키려는 좌파의 주장이나 정치적 선택에 무게를 두던 지식인들을 조롱하기도 했다. 때문에 정치적 허무주의를 부추긴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그는 전통적인 과학사상에 대한 비판과 보이는 세계 이면의 잠재성에 토대를 두고 자신의 학문적 방법론을 개발했다. 때문에 그의 사상체계는 ‘거리낌없는 지식인’‘유토피아의 파괴자’라는 별명에 걸맞게 단정적으로 분류하기 힘들다. 그는 ‘시뮬라시옹’과 ‘유혹’을 주요 징검다리로 해서 소비가 중심이 된 현대사회와 그를 지배하는 미디어 비판에 앞장섰다.‘시뮬라시옹’은 실재가 실재 아닌 ‘파생실재’로 전환되는 작업이고, 그 결과물이 ‘시뮬라크르’다.“현대 사회는 모사된 이미지가 현실을 대체하는 복제 시대”라는 게 그의 지론이다.그에 따르면 현대인은 상품을 소비할 때 그 기능이 아니라 그를 통한 위세·권위 등의 기호를 소비하는 셈이다. 그의 시뮬라시옹 이론은 70년대 이후 문화이론과 미디어·예술·사회 분석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특히 영화 ‘매트릭스’를 통해 널리 알려졌다.그는 난해하기로 소문난 글쓰기 외에 사진작가로도 유명하다. 도쿄와 서울에서 사진전을 열기도 했다.2005년 `제2회 서울국제문학포럼’ 참석을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vielee@seoul.co.kr
  • [문화마당] 문화의 동반자, 권력/코디 최 문화이론가·화가

    19세기에 시작된 산업화와 도시화는 새로운 노동관계를 형성하며 그에 따른 노동계급을 만들어 냈다. 이러한 계급의 변화에 따라 새로운 형태의 문화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것은 기존의 전통적인 문화의 개념을 위협하고 권위에 도전하는 것이었다. 이 과정에서 두가지 상이한 문화가 나타났다. 하나는 노동계급의 소비를 목적으로 하는 상업주의 문화로 대량문화, 대도시문화, 그리고 대중문화가 여기에 속한다. 다른 하나는 새로운 집단과 문화가 급진적 개혁론자들에 의해 정치적 선동에 이용된 것을 지적할 수 있다. 한 예로 새로운 노동계급과 문화는 1838년 영국 노동계급의 개혁운동(Chartism)의 근간이 됐으며, 훗날 그것은 노동당이 영국에서 득세하는 신좌파 운동으로까지 연결됐다. 1차 세계대전 이후 사회구조가 급변하면서 노동계급의 불만은 극에 달했고, 기득권은 더욱 위협받으며 기존문화는 그 방향성을 잃어갔다. 문화연구는 바로 이 시기에 문화의 방향성과 사회의 혼란을 해결하기 위한 동기에서 시작된 것이다. 필자는 20세기말 한국의 문화와 1960년대 영국문화가 겪은 혼란의 과정 속에서 흡사한 부분을 발견한다. 1960년대 미국의 로큰롤에 매료된 영국 젊은이들의 모습과 20세기말, 한국의 청년문화 속에 뿌리내린 미국의 힙합, 그리고 새롭게 형성된 젊은이들의 의식구조가 그것이다. 1960년대 영국은 문화적 가치관이 흔들리고 청소년 비행이 사회문제로 대두되면서 이른바 ‘테디보이(teddy boy)’로 인한 진통을 겪게 된다. 남부 런던의 노동자 계층을 배경으로 한 그들은 기름을 잔뜩 발라 뒤로 빗어 넘긴 머리, 발목이 좁아 꼭 끼는 바지, 벨벳 깃이 달린 소매 긴 재킷, 구두 끈 모양의 넥타이, 고무로 창을 댄 구두 등. 1차 세계대전 이전 에드워드 7세 때의 상류층 차림새를 흉내냈다. 그것은 곧 계급상승을 꿈꾼 노동자들의 반항심리의 표출이었다. 당시 수입된 미국의 로큰롤은 노동자 출신가수 엘비스 프레슬리를 앞세웠다. 이는 귀족계급으로부터 소외된 노동계급 젊은이들의 구미에 딱 들어맞는 것이었다. 사업가들은 그들의 기호에 맞춰 이를 재빨리 상품화했다. 마침내 영국의 문화는 변해갔고, 영국은 ‘로큰롤의 천국’이 됐다. 미국 문화가 영국의 대중문화를 장악하는 문화적 권력이동 현상이 일어난 것이다. 우리는 1990년대 들어 어느 정도 경제적 안정을 누리게 됐지만 젊은이들은 ‘후진적인’ 정치행태와 기성세대에 대한 불신과 불만으로 가득하다. 그러나 그들은 60∼70년대 정치적 이데올로기로 갈등하거나 80년대 정치적 부조리에 대항하던 세대가 아니다. 자유분방한 미국의 대중문화가 대대적으로 유입되면서 미국에 대한 증오와 연민이 교차하는 가운데 기성세대에 대한 추상적 불만을 간직한 세대라고 할 수 있다. 당시 수입된 미국의 문화 중에서도 힙합은 미국의 기득권 백인사회에 대한 불만 속에 흑인 스스로를 소외그룹으로 규정하고, 성난 짐승처럼 저항과 폭력, 섹스와 물질만능을 노래했다. 힙합의 이같은 특성은 우리 젊은이들의 불만감과 소외감을 해소해주는 유력한 돌파구가 될 수 있었다. 또한 사업가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문화상품이 됐다. 결국 힙합은 우리 사회에서 나름의 여과과정을 거쳐 젊은이들의 상징문화로까지 발전했다. 이처럼 20세기 이후의 문화의 침략과 혼종, 나아가 새로운 문화의 탄생과정을 살펴보면 정치사회적 현실이야말로 ‘문화의 반려자’임을 알 수 있다. 요컨대 정치와 사회, 그리고 문화가 서로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선순환의 트라이앵글’을 만들어가는 것은 우리 모두의 몫이다. 코디 최 문화이론가·화가
  • “中 민주보다 경제가 우선”

    |베이징 이지운특파원|“중국은 지금 사회주의의 초급 단계에 있다.”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가 27일 장문의 글을 내놓았다. 발표 시점이나 장소를 밝히지 않은 채 국영 신화통신이 글을 전재한 형식을 띠었다.5300자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을 담고 있다. 대단히 이례적이다. ‘사회주의 초급단계의 역사적 임무와 대외정책의 몇가지 문제에 관해’라는 제목의 글은 “지금은 경제발전에 매진할 때”라고 촉구하고 있다. 이처럼 ‘먹고사는 데 진력하자.’는 새삼스러운 언급을 두고 전문가들은 “정치와 민주화, 제도 등 각 부문에 쏟아지고 있는 각계각층의 요구에 대한 응답”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당 중앙의 공식적인 첫 반응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이날 “최근 잇따르는 민주화 압력과 자유주의 지식인들의 개혁 요구에 대한 당국의 공식 반응”이라고 평가했다. 또 원 총리의 글은 물권법과 양극화 문제 등으로 수년전부터 본격화한 좌우 이념논쟁에 대해 당이 내놓는 공식적인, 첫 입장 표명이기도 하다.4세대 지도부의 집권 2기가 시작되는 올 가을 17차 당 대회를 앞두고, 주변 정지작업을 위한 시도로 해석된다. 이에 앞서 3월에 열리는 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정치협상회의 등 양회(兩會)에서 표출될 의견들을 향해 당 중앙의 노선과 의중이 무엇인지를 분명히 한 측면도 있다. 무엇보다 “국가의 상황과 역사 단계에 대한 깊은 이해가 당이 제시한 과학이론의 기본 근거이며 업무의 주요 전제”로 시작하는 첫 문장은, 역사적 좌표를 인식하라는 촉구와 경고의 메시지처럼 들린다. 민주보다는 경제가 우선이며, 지금은 정치개혁을 가속화하거나 확대할 시기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원 총리는 “사회주의 초급단계라는 것은 생산력이 충분히 발전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사회주의 제도도 완전히 성숙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생산력의 지속적인 발전없이는 사회주의의 본질이라고 할 수 있는 공정성이나 사회정의를 이룩하는 것도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사회 일각에서 제기된 정치와 민주화 문제에도 적극 대응했다.“민주화는 사회주의의 속성이며 우리는 사회주의의 틀 안에서 민주화를 건설할 수 있다. 그러나 중국은 자기만의 민주제도를 건설해야 한다.”고 말했다.“정치개혁은 점진적으로 추진한다는 원칙 아래 경제개혁과 유기적으로 맞물려 이행돼야 하며, 경제발전을 막는 정치제도 개혁에 우선권을 둬야 한다.”는 것이다. 원 총리는 “우리는 앞으로 100년간 초급단계의 기본 발전전략을 고수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이른바 개혁파 이론가의 하나인 셰타오(謝韜) 전 중국인민대학 부총장은 지난 20일 공산당이 발간하는 주간지에서 “제국주의 몰락 이후 3개의 사회제도가 생겼다.”면서 중국이 지향해야 할 모델로 노르웨이식 사회민주주의를 제시했었다.저우루이진(周瑞金) 전 인민일보 편집인도 이달 초 남방도시보 인터뷰에서 “중국의 안정을 위협하는 경제적, 사회적 불균형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치개혁 단행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jj@seoul.co.kr
  • 구로구 ‘전자정부 요람’

    전자정부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과 행정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구로구는 7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오세훈 서울시장, 프랑스 이시레물리노시 상티니 시장을 비롯해 37개국 300여명의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2007 국제전자 시민참여 포럼’을 열었다. 양대웅 구로구청장은 이날 개회사에서 “빠르게 발전하는 IT산업을 직접 체험하고, 도시간 정보화 격차를 줄이기 위해 벤치마킹에 나서자.”고 말했다. 이번 포럼에는 전자정부와 관련된 세계적인 이론가와 행정가들이 총출동해 눈길을 끌었다. 윌리엄 더튼 옥스퍼드대 연구소장은 “인터넷과 휴대전화 등 정보통신기술의 발달이 정부와 정치로부터 시민을 분리시키는 결과를 낳고 있다.”면서 “시민들이 네트워크 사회의 리더로서 효과적으로 정치에 참여할 수 있도록 공공정보 접근을 위한 새로운 미디어를 창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안티로이코 핀란드 팜페레대 교수도 “정보통신기술과 민주정부 기관의 혁신과정을 조화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IT 홍보전시관은 대성황 “지문인식을 통한 전자투표 과정은 어떻게 진행되나요?” 구로구 디지털단지의 IT업체들이 전자정부와 관련해 세계적 전문가들의 관심을 끌었다. 7일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국제전자 시민참여 포럼’ 개막식과 함께 진행된 IT 홍보전시관이 국내외 관람객들로 대성황을 이뤘다. 참여한 기업들은 해외시장 개척에 호기를 만난 셈이다. 전시에 참여한 8개 업체의 제품은 그야말로 최첨단을 자랑한다.㈜코리아퍼스텍은 동영상과 TV 화면에 나타난 배우, 가수, 운동선수의 옷, 액세서리 등에 접속하면 제품정보가 나타난다. 케이코하이텍은 지문인지 칩을 탑재한 첨단 출입통제 시스템을,㈜한국공간정보통신은 3차원으로 모델링한 모바일 위치 정보 시스템을,㈜카이맥스는 교육용 로봇을, 유닉스전자는 무인 주정차 시스템 등을 선보였다. ●구로구 전자정부관 인기 구정에 첨단 정보통신기술을 도입한 구로구도 ‘전자정부관’을 꾸몄다. 전자결재 시스템과 무인민원 발급기, 휴대전화 여론조사, 맞춤형 입찰정보 시스템, 사이버 문화센터, 기업체 사이버 전시장, 모바일 행정관리 시스템 등을 주요 도시의 시장들 앞에서 시연했다. 포럼에 참가한 한 외국인은 “한국의 전자정부 우수성에 대해서는 익히 알고 있었지만 각종 기업의 기술이 이렇게 뛰어난 줄을 몰랐다.”면서 “돌아가서 고국 기업들에 한국 기술에 대해 전하겠다.”고 말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이 한권의 책]‘자유의 역사’ 아이티 부활을 꿈꾸다

    우리가 식민지를 경험했듯이 지구의 4분의 3 이상이 식민지를 경험했다. 그 대부분은 지금 독립했으나 식민지 과거의 상처를 완전히 씻지 못하고 있다. 우리가 경험한 36년의 열배에 가까운 장기간 식민지를 경험한 경우 특히 그렇다. 그런 식민지 이후의 상황을 포스트 콜로니얼(Post colonial)이라고 한다. 침략지배자인 제국이 아니라 피지배자의 입장에서 식민지와 식민지 이후를 주체적으로 분석하는 것을 포스트 콜로니얼리즘이라고 한다. 포스트 콜로니얼리즘 이론가로 우리나라에 일찍 소개된 프란츠 파농과 에드워드 사이드와 함께 중요하면서도, 그들 모두에 선구적인 사람이 C.L.R. 제임스(1901∼1989)이고 그의 대표작이 ‘블랙 자코뱅’이다. 1938년에 나온 그 책이 70년 만에 우리나라에 소개되는 것은 그야말로 역사적 의의를 갖는 것이다. 동시에 우리가 포스트 콜로니얼리즘에 대해 얼마나 무관심했는가를 보여주는 증거이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이 책은 1791년의 세계 최초 흑인 노예혁명, 나아가 당대 세계 최대 열강이었던 스페인, 영국, 프랑스 연합군을 흑인노예들이 격파하고 1804년 1월1일 세계 최초의 흑인공화국이자 아메리카 대륙에서 미국 다음으로 오래된 아이티공화국을 수립하는 역사적 과정을 다룬 최초의 책이다. 나아가 그것을 우리나라에 최초로 소개한다는 점에서도 역사적이다. 촘스키가 강조했듯이 아이티는 서구 유럽 제국주의 체제에 대해 저항한 ‘자유인’들이 세운 ‘최초의 자유국가’였다. 그 땅이나 인구가 한반도의 10분의 1도 안되는 매우 작은 섬나라이자 남미에서도 가장 가난하며 유독 흑인만의 나라인 아이티. 우리에게는 널리 알려져 있지 않은 아이티에 대한 최초의 본격적인 역사 소개라는 점에서도 이 책 번역의 의의는 크다. 그러나 19세기 후반부터 아이티에 미국자본이 진출하고 1915년부터 1934년까지는 미국이 점령했다. 그 뒤 최근까지 미국의 지원을 받는 독재정권이 악순환했다는 점에서 포스트 콜로니얼의 전형적 사례로 촘스키가 ‘아이티의 비극’이라고 부른 것이었다. C.L.R. 제임스가 그 미국 점령 하에서 ‘블랙 자코뱅’을 쓴 것은,20세기 아이티 사람들을 비롯한 구식민지인들에게 그 100년 전의 위대한 역사가 침략자들에 의해 은폐되고 망각되었던 점을 일깨워 준다. 또한 새로운 자유를 쟁취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그 찬란한 자유의 역사를 부활시켜 역사에 제대로 자리매김해야 자신들이 목표로 삼는 미래를 추구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그는 에드워드 사이드가 강조하듯이, 유럽의 사상과 문화를 배타적으로 거부하지 않고 주체적으로 받아들여 식민지 역사를 세계적으로 해석했다는 점에서도 중요했다. 즉 그는 아이티혁명을 제국주의에 저항한 흑인노예의 반란이라는 전형적인 독립운동만으로 묘사하지 않고, 대서양을 무대로 한 보편적 혁명으로 묘사했다. 제국과 식민지라는 대립적 인식을 넘어 그는 그 대립을 대서양이라고 하는 세계로 확대하여 새롭게 말할 수 있게 된 것이었다. 여기서 흑인노예란 서양역사의 아웃사이더가 아니라 어디까지나 인사이더로 등장하게 되었다. 이러한 인식은 흑인역사를 단순히 억압이라는 소극적인 측면이 아니라 독자적 문화의 주체이자 세계사의 주체라는 적극적 측면으로도 볼 수 있게 했다는 점에서 중요했다. 우리의 식민사나 역사에 대한 인식도 이제는 세계사 속에서 주체적으로, 특히 서양과 동등한 동양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박흥규 영남대 법학과 교수
  • [문화마당] 문화 연구의 명암/코디최 문화이론가·화가

    문화라는 단어는 우리에게 무척 친숙한 단어다. 하지만 누가 그 경계와 개념을 묻는다면 경제나 정치와 같이 뚜렷한 그림을 그리지 못하고 혼란에 빠지기 십상이다. 쉽게는 문학, 예술 같은 정신적 분야와 교육, 방송, 종교, 영화 등 신문의 문화면을 떠올리지만 곧바로 과학, 사회, 정치, 심지어는 연속극이나 만화, 휴양지 같은 우리 일상 속에 녹아있는 모든 것을 문화로 여기게 된다. 문화의 범주를 종종 혼동하게 되는 것이다. 일찍이 인류학자들은 문화의 개념을 ‘사회적 행동양식’이라고 명명했다. 또 다른 학자들은 한발 더 나아가 사회적 행동양식을 통한 추상적 의미까지 포함시키기도 한다. 문화에 대한 개념 정의는 1871년 영국의 인류학자 E B 테일러가 ‘원시문화(Primitive cultures)’라는 책에서 내린 것이 최초다. 그는 사회인은 자연과의 대립 속에 인위적인 무엇인가를 가해 새로운 것을 만들어 가는데, 이러한 과정을 통한 결과물이 바로 문화라고 주장한다. 예컨대 인간이 요구하는 지식이나 믿음, 예술, 도덕, 법, 관습 등에 의해 만들어진 합성물이 문화다. 다시 말해 문화란 경험과 연구를 통해 학습되어진 사회 또는 소집단의 결과적 행동양식을 뜻한다. 레비 스트라우스 같은 구조주의 학자는 의미를 나타내는 실천행위를 문화로 간주하고, 그 문화를 기호로 표현했다. 또한 미국의 사회학자 클리퍼드 기어츠(81)는 이러한 문화의 모습을 우리들의 이야기를 스스로 우리에게 들려주는 총체적 앙상블이라고 했다. 이같은 개념들을 감안하면, 문화는 우리의 의식에 의미를 동반하는 행위들을 포괄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만큼 문화의 명확한 경계와 개념을 논하는 것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 문화는 자신만의 명확한 범주를 갖고 있다. 마치 모든 것을 포함하고 관용을 베푸는 듯해도 자신의 뚜렷한 모습을 갖고 있다는 얘기다. 이러한 문화의 모습을 인간유형으로 분류해 본다면 사회의 관습에 구애되지 않는 방랑자, 자유분방한 생활을 하지만 실리주의자인 보헤미안을 떠올릴 수 있다. 모든 분야를 넘나들며 포용하며, 자아가 없는 듯하지만 누구보다 강한 색깔을 지니고 있는 그런 존재이다. 문화를 연구하기 위해서는 과거의 학문부터 새로운 정치적 움직임까지 면밀하게 관찰하는 지적 자세가 필요하다. 문화 연구는 여러 주장과 서로 다른 의견 또는 정치적 입장에 따라 끝없는 지적 논쟁을 야기시킨다. 이것이야말로 바로 문화의 특성이라 할 수 있다. 문화연구 방법론에 ‘Anti-discipline’, 즉 일종의 ‘반(反)규율’적인 입장이라는 게 있다. 특정한 학문분야에 구속되지 않는 유연한 연구형태, 끝없이 방법론의 변화를 모색하는 태도를 가리킨다. 하지만 이런 자세를 취한다고 해서 코에 걸면 코걸이 식의 무분별한 관점이 용납되는 것은 아니다. 수년전 한 신문의 연예면에서 난감한 기사를 본 적이 있다. 한 가수가 오랜 침묵 끝에 동네 비디오 가게에서 날마다 열편가량의 비디오 영화를 보며 시간을 보냈는데, 온갖 장르의 영화를 모두 보았기에 더 이상 볼 영화가 없다는 것이었다. 그 결과 나름대로 영화에 대한 관점이 생겼고, 따라서 이제부터는 영화 평론가로 활동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쓴웃음을 짓게 하는 노릇이었다. 문화 연구는 한곳에 머물지 않고 이동을 하게 된다. 특성상 마땅한 규정이 없기 때문에 시대상황이나 환경, 사회적 조건 등에 따라 다른 모습으로 이동을 한다. 어떤 경우에는 정치적이었다가, 어떤 때에는 예술적으로, 또는 일반적인 것이었다가도 역사와 연계되는 식으로 움직이는 것이다. 이처럼 문화 연구는 아무렇지 않게 느끼지만 실제로는 그러지 않은 것이다. 비록 문화연구가 ‘반 규율´적인 속성이 있다고 해도, 이러한 무분별한 발상을 한다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코디최 문화이론가·화가
  • [책꽂이]

    ●어린 예수(앤 라이스 지음, 이미선 옮김, 비채 펴냄) 예수의 잃어버린 유년기를 복원한 미스터리 소설. 예수의 생애는 거의 알려진 게 없다. 그의 삶을 유추해낼 수 있는 기록인 복음서들에는 예수의 어린 시절에 대한 언급이 거의 없다. 예수의 탄생에서 세례 요한에게 세례를 받을 때까지 30년 동안 예수의 행적에 대한 유일한 기록은 예수가 마리아, 요셉과 함께 예루살렘을 방문했다는 사실뿐이다. 그렇다면 예수는 30년 동안 어떻게 살았을까. 흡혈귀를 색다르게 해석해 화제를 모은 영화 ‘뱀파이어와의 인터뷰’의 원작자인 저자는 일곱살의 어린 예수가 가족과 함께 이집트를 떠나 고향 나사렛으로 돌아가는 여정을 설득력 있게 그린다.9900원.●파리의 보헤미안 아폴리네르(이진성 지음, 아카넷 펴냄) ‘미라보 다리’의 시인 기욤 아폴리네르 평전. 아폴리네르는 ‘초현실주의’라는 용어의 창작자이자 피카소, 브라크, 쥘 로맹, 앙드레 브르통 등 당시 문단과 화단의 전위파들과 교우하며 예술운동의 최전선에서 활약한 이론가이기도 하다.1911년에는 루브르의 ‘모나리자’ 도난사건 연루 혐의를 받아 상테 감옥에 수감됐다가 무혐의로 풀려나는 해프닝을 겪기도 했다.1만 8000원.●워싱턴 스퀘어(헨리 제임스 지음, 임정명 옮김, 책세상 펴냄) 미국 뉴욕 태생의 작가 헨리 제임스의 묘비명엔 ‘대서양 양편의 한 세대를 해석해낸 사람’이라고 씌어져 있다. 이처럼 그는 전통을 자랑하지만 부패한 구세계(유럽)와 순진한 신세계(미국)의 문화를 체험하고 양자의 갈등과 충돌을 작품의 주제로 삼은 영미문학의 거장이다. 이 소설은 딸의 사랑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딸과 아버지의 갈등을 다룬다는 점에서 제인 오스틴의 작품들과 비교되곤 한다.6900원.●내 친구(에마뉘엘 보브 지음, 최정은 옮김, 호루스 펴냄) 평생 소외받는 사람들을 주인공 삼아 글을 쓴 프랑스 소설가의 대표적 장편. 파리의 칙칙한 싸구려 셋방에서 살아가는 상이군인 빅토르 바통을 주인공으로 밑바닥 인생의 소소한 일상을 그렸다. 작가는 “문학을 하기 위해서는 문학적 자세를 가져서는 안된다. 문학은 삶의 힘을 통해 이룩되기 때문이다. 발자크, 디킨스, 도스토예프스키는 작가가 아니다. 그들은 글을 위해 글을 쓴 사람들이다.”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1만원.●조연현 평전(박종석 지음, 역락 펴냄) 문학평론가 조연현(1920∼1981)의 문학적 성과를 조명. 경남 함안 출신인 조연현은 해방 직후 조선문학가동맹의 좌익 문학운동에 대항해 김동리 박목월 조지훈 최태응 등과 함께 한국청년문학가협회를 만들었다. 평생 ‘순수문학의 옹호자’로 자처한 그는 1948년 ‘문예’,1955년 ‘현대문학’ 등을 창간하며 신진 작가들을 배출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1만 5000원.
  • [문화마당] 문화침투의 허실/코디 최 문화이론가 화가

    20세기 후반 주목받기 시작한 동남아시아의 괄목할 만한 경제력과 문화 경쟁력은 서구사회의 그것과 비교해 볼 때 실로 미약한 것이다. 그런 만큼 21세기 들어 더욱 부각된 세계화는 서구중심의 경제와 문화의 주도권 아래 이뤄지고 있다. 이는 FTA 협상과 같은 실례만 보아도 잘 알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세계화의 과정에서 진행되는 문화침투는 결코 서구중심의 일방적 관계에서만 이뤄지지 않는다. 문화침투란 본질적으로 상호 교류의 차원에서 일어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일찍이 영국의 제국주의 정책을 계기로 수출된 백인 중심의 서구문화는 아시아 문화에 침투해 그 모습을 바꿔 놓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아시아의 문화는 동서양의 문화충돌에서 서구 중심의 권력지형도를 바꾸어 가며 재구성되어 가고 있다. 예컨대, 권력을 앞세워 인도의 문화에 침투한 영국의 문화는 1980년대 들어서며 언더그라운드에서 인도의 음악이 유행하면서 인도 문화로부터 역침투를 당했다. 마침내 인도 음악은 영국을 통해 미국에까지 영향을 끼치며 뉴에이지 또는 월드뮤직이 탄생하는 계기를 만들어내기에 이르렀다. 침략하고자 했던 식민지 문화로부터 예기치 않은 역습을 당하며 끝내 서구 음악의 경향이 바뀌어진 것이다. 이러한 사례는 음악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1993년 인권운동으로 노벨상 후보에까지 오른 인도의 반다나 슈바는 ‘녹색혁명’을 펼치며 ‘나브다냐(Navdanya)’ 같은 유기농 농장과 상점 등을 통해 무공해 식품운동을 벌였다. 이같은 움직임은 영국으로까지 어어지고 다시 미국으로 건너가 ‘유기농 식품’ 바람을 일으켰다. 최근 우리나라의 웰빙 붐도 그런 맥락에서 이뤄진 것으로 볼 수 있다. 문화의 침투는 이처럼 광범위하게 전개되고 있다. 아시아도, 서구도 이같은 문화의 잡종화(hybridization) 내지 혼종화를 엄연한 현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미국의 문화이론가 호미 바바가 말하는 문화의 ‘제3공간 선언’이 구체화되어 감에 따라 세계적 규모의 문화적 변위가 이뤄지고 있다. 타자의 문화를 받아들이고 일방적 침투에서 상호교환적 침투로 이동해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아시아의 지식인들은 헤게모니적 성격을 띤 서구 중심의 세계화에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말레이시아의 저명한 인권운동가 찬드라 무자파(‘정의로운 세계를 위한 국제운동’ 대표)는 아시아 국가의 정체성을 강조하며 서구 제국주의에 대항할 인권주의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그는 자신의 저서 ‘인류의 오류(Human Wrongs,1996)’에서 인간의 기본적 존엄성은 각자의 정체성과 문화에 근거한 의식주와 같은 권리라고 말한다. 또한 안와르 이브라임 전 말레이시아 부총리는 ‘1996년, 아시안 르네상스’를 통해 세계화의 근간에는 ‘아시아 문명화’라는 문제가 자리잡고 있다며 이것은 곧 세계화의 흐름 속에 동서양의 바람직한 재구성을 유도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요컨대 세계가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는 다양한 문화간의 조화를 유지하고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고양해야 한다는 것이다. 인도의 문화이론가 애슈스 난디는 동서양의 문화전쟁터에서 빠져나와 전쟁게임을 관찰하는 제3자가 될 것을 권한다. 전쟁터 안에 있으면 권력의 실체 앞에 극단적으로 저항하거나 수용하거나 양자택일을 할 수밖에 없는데, 이것은 일차원적인 식민지 근성과도 같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문화에 있어서 세계화의 현장은 권력지형에 의해 움직이는 전쟁터가 아니다. 창조적 지혜를 발휘해야 하는 ‘게임’이다. 이제 세계화에 따른 상호교류적 문화침투라는 게임은 시작되었다. 창조적인 정신이야말로 우리 시대의 문화 나아가 미래의 문화를 이끄는 원동력이다. 코디 최 문화이론가 화가
  • [길섶에서] 30년전 선배/이용원 수석논설위원

    “혹시 기억납니까? 김○○인데요.” “아니, 형 오랜만이오. 그동안 어떻게 살았어?” 이십수년만의 만남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그는 스무두어살 때 대학 동아리를 함께 한 선배이다. 철학을 전공한 그는 시를 긁적거렸고 운동권에서는 이론가로도 통했다. 막걸리에 빈대떡을 놓고 마주 앉으면 그의 입에서 칸트·헤겔이 마구 춤추다가는 느닷없이 젓가락 장단에 맞춘 ‘하드 록’(헤비 메탈)이 쏟아져 나오곤 했다. 그는 내 젊음에서 친구이자,‘싸부’이자, 동지였다. 군복무를 마치고 복학했을 때 그는 이미 졸업하고 없었고, 근황을 아는 사람을 찾기 힘들었다. 모두들 ‘그 보헤미안이 살아는 있는 거야?’라며 걱정어린 눈빛을 주고받곤 했다. 그리고 그는 차츰 잊혀갔다. 서둘러 퇴근을 하고 그를 만난 저녁, 서먹함은 아예 없었고 우리는 타임머신을 탄 듯 30년 전으로 급속히 되돌아갔다. 그 뒤론 그를 만날 때마다 나 자신 스무살 어간으로 돌아간다. 고마운 인연이다. 이용원 수석논설위원 ywy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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