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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낯선 이방인의 입이 되는 사람들

    낯선 이방인의 입이 되는 사람들

    국내 거주 외국인 200만명 시대를 목전에 두면서 외국인이 가해자나 피해자, 원고나 피고로 등장하는 민·형사 사건의 수도 급증하고 있다. 외국인 형사범의 경우 2009년만 해도 전체의 0.9%(2만 3418명) 수준이었지만 2013년에는 그 비중이 1.4%(3만 681명)로 증가했다. 이에 따라 검찰 수사나 법원 재판 등에서 필요로 하는 외국어 통역인의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현재 전국 법원에는 약 1600명의 통역인이 등록돼 있다. 그들의 세계를 들여다봤다. “수랭 오트공바야르씨, 법원에서 등기우편 왔습니다. 서명하세요.” 집으로 법원 소환장이 날아왔다. 배달하는 사람의 눈길이 왠지 따갑게 느껴진다. 하지만 이 소환장은 그의 일감이다. 올 초 서울대에서 사회교육학 박사 학위를 받은 몽골인 수랭(41)은 현재 법원의 통역인으로 일하고 있다. 그는 집으로 온 한글 소환장을 몽골어로 번역해 다시 법원으로 보내야 한다. 최근 들어 몽골인이 연루된 사건이 증가하면서 번역과 재판 참석 등 수랭의 업무가 크게 늘었다. “몽골 젊은이들이 한국에서 범죄를 저지르게 되면 같은 민족으로서 안타까운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제가 객관성을 잃으면 안 되죠. 공정한 수사나 재판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외국인 형사범 2013년 1.4%인 3만여명 전국 법원에 등록된 외국어 통·번역인은 영어, 중국어, 일본어를 비롯해 힌두어, 미얀마어, 카자흐스탄어 등에 이르기까지 29개 언어 1581명이다. 법원은 10여년 전부터 해마다 정식으로 법원 통역인 지원을 받아 심사를 거쳐 등록하는 것을 제도화했다. 서울중앙지법의 경우 1년에 한 차례 등록 통역인을 대상으로 교육도 하고 있다. 일본어 통역인 고영미(34)씨는 “법원 통역을 7년째 하고 있는데, 판사님과 초빙교수님의 특강을 통해 보다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다”고 말했다. 법원이 등록 통역인 수를 늘리며 외국인 재판의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해당 언어를 구사하는 한국인이 드문 경우에는 수랭처럼 한국어를 잘하는 현지 출신 외국인에게 맡기기도 한다. 아프리카 언어처럼 특정 언어로 진행되는 사건이 거의 없는 경우는 여전히 등록 통역인 없이 그때그때 추천 절차를 거친다. 2011년 ‘아덴만의 여명’ 작전을 통해 한국으로 압송돼 재판받은 소말리아 해적들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당시 재판 단계에서 좀 더 수준 높은 통역을 위해 영국 정부에까지 소말리아어 통역인을 요청하기도 했다. ●소말리아 해적 땐 英정부에 통역인 요청 법원 통역은 통상 공소장 번역에서 시작된다. 번역에는 소정의 용역비가 지불된다. 서울중앙지법 기준으로 한글을 해당 언어로 옮기면 장당 3만원, 외국어를 한글로 번역하면 장당 2만원이 지급된다. 재판에 들어가 통역을 하면 기본 30분에 7만원, 이후 30분마다 5만원이 추가되고 여비가 따로 지급된다. 구치소로 피고인 접견 등을 갈 때에도 별도의 통역료가 붙는다. 언뜻 적지 않은 금액인 것 같기도 하지만 통역인들 사이에서는 “보수가 몇 년째 변함이 없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한 통역인은 “외국인 재판이 늘어나고 있지만 통역인 공급은 더 많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라고 했다. 또 “최근에는 취업난 때문인지 통·번역대학원 출신 통역인이 부쩍 늘었다”며 “대학원에서 법원 통역 관련 수업을 들으며 모의재판에도 참여해 봐 요새는 금방 적응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통역 수요가 적은 언어의 경우 법원에 등록만 돼 있고 통역 기회를 거의 얻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유능하다고 알려진 일부 통역인에게만 일이 몰리기도 해 등록만 된 채 좀처럼 ‘실전’ 경험을 얻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법원 통역 2년차인 김혜림(34)씨는 이제 법정에서의 통역에 어느 정도 익숙해졌다. 처음에는 낯선 법률용어에 두려움이 컸지만 법률용어집을 찾아보고 신문기사를 읽으면서 실력을 다졌다. 김씨는 “재판장과 검사, 피고인 사이에서 단순 통역 이상의 소통을 돕는 일이 어렵다”고 말했다. 중언부언 두서없이 말하는 피고인의 진술을 잘 정리해 판사·검사에게 전해야 하고 반대로 이해하기 어려운 판사·검사의 말을 쉬운 말로 풀어 줘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말하려는 본래 의도를 훼손해서는 안 된다. ●특정 언어·통역인에 몰려 ‘부익부 빈익빈’ 아무리 경력이 오래돼도 피하고 싶은 분야나 사건들은 있는 법이다. 예컨대 군사 전문용어가 쏟아지는 방위사업 비리 사건이나 경제·특허 등 고도로 전문적인 분야의 재판은 워낙 까다로워 피할 수 있으면 피하려는 사람이 많다. 익명을 요구한 통역인은 “전문 분야 사건의 경우는 해당 분야의 전문 통역사를 구하는 게 공정한 재판과 법원의 명예를 위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딱 맞는 통역인을 구하기가 쉽지 않은 여건이다. ●취업난에 통번역대학원 출신 많아져 법원 통역은 통역인들의 세계에서 우선적으로 선호되는 일은 아니라고 한다. 생소한 법률용어를 익혀야 하고 다른 일반적인 통역보다 책임감이 커야 하는 데 반해 이에 걸맞은 처우는 따라 주지 않는 편이라는 게 그들의 말이다. 통역인들은 법원 통역인 지원에 자격 조건 등 별다른 제한이 없다는 점도 지적한다. 이력서 제출만으로 지원할 수 있어 특별한 검증 절차가 없다 보니 법원 측에서 통역의 질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는 경우도 일부 있다. 올해부터 법원이 등록 통역인들에게 범죄 경력 조회 동의를 구하는 등 변화도 있었다. 지난해 수원지검에서 외국인 마약사범의 통역을 맡았던 사람이 외국인에게 자신이 수사 편의를 봐줄 수 있는 것처럼 속여 금품을 받아 챙긴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피의자 신분인 외국인이 약자일 수밖에 없는 상황을 이용한 사기 범행이었다. 법원 통역만의 보람도 있다. 김씨는 “외국인 피의자들은 범죄를 저지르긴 했지만 사회적 약자이기 때문에 그렇게 된 측면도 있는데 그들이 합법적 권익을 챙길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일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동작구 9일 취업박람회 개최… 100개 기업 250여명 채용

    서울 동작구가 오는 9일 오후 2시부터 3시간 동안 동작구청 5층 대강당에서 서울시, 대한상공회의소와 함께 ‘찾아가는 취업박람회’를 개최한다고 2일 밝혔다. 이번 박람회에서는 효성ITX를 포함해 정보통신, 고객상담센터, 항공사 채용 대행 등 100여개 기업이 250여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이 가운데 30개 기업은 기업 인사담당자들이 구직자를 직접 만나 일대일 현장 면접을 하고 70개 기업은 이력서 접수 등 간접 면접을 실시한다. 채용 직종은 사무직, 프로그래머, 웹디자이너, 보육교사, 요양보호사, 고객상담, 영업, 청소 등의 단순직부터 전문직까지 다양하다. 또 박람회의 취업률을 높이기 위해 전문 컨설턴트가 박람회 홈페이지 등에 사전 등록한 구직자와 기업체를 연결해 주는 사전 매칭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이 외 구직자 취업 준비를 위한 이력서·자기소개서 클리닉, 면접 컨설팅, 이력서 사진 촬영 지원 등의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구는 다양한 일자리사업으로 지난해 1400여명을 취업시켰고 올해는 1600명에게 일자리를 만들어 주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기업 상설면접장, 특성화고 취업 코칭, 중장년층 재도약 프로그램 등을 운영한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구직자 돕는 성북

    구직자 돕는 성북

    성북구는 15일 오전 10시부터 성북구청 4층 성북아트홀에서 공공일자리사업 참여자의 안정적인 민간일자리 취업을 돕기 위해 ‘공공일자리사업 참여자 취업준비교육’을 실시한다고 14일 밝혔다. 지난달 열었던 ‘찾아가는 취업박람회’의 취업 특강에 이어 실시하는 교육에서 공공근로자, 지역공동체 참여자 중 55세 이상 중장년 70여명을 대상으로 이력서·자기소개서 작성법, 면접 대응방법과 취업전략에 대한 교육을 해 준다. 강의를 맡은 신은혜 커리어메이트 대표는 “노인들이 과거에 화려했던 이력을 두드러지게 쓰는 경우가 많은데 공공근로를 포함해 노인 일자리는 난이도가 낮기 때문에 오히려 좋지 않을 수 있다”면서 “그보다는 원만한 인간관계, 부드러운 이미지, 친근한 성품 등을 강조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그는 “공공근로에서 민간근로로 전향하는 것은 일의 강도가 커지고 근무시간이 늘기 때문에 변화에 대한 고려도 충분히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구는 지난 3월 공공일자리사업 참여자 250명을 대상으로 상반기 공공일자리 안전보건·노동교육을 실시한 바 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新 평판 사회] (13·끝) 좌담회

    [新 평판 사회] (13·끝) 좌담회

    서울신문은 지난 3월부터 ‘신(新)평판사회’ 기획 시리즈를 12차례에 걸쳐 실어 왔다. 사회 발전의 발목을 잡고 있는 잘못된 의식과 관행을 깨트리고 능력 중심의 사회를 만들자는 취지에서였다. 기획을 통해 바라본 평판사회는 예상대로이거나 예상을 뛰어넘었다. ‘돼지엄마’처럼 구(舊)평판에 매달리는 몸부림과 이를 요구하는 풍토가 여전한 가운데 자신의 길을 개척하는 전문대생들처럼 신평판사회를 지향하는 이들의 힘찬 날갯짓도 있었다. ‘평판’이란 무엇이며 앞으로 확산시켜야 할 ‘신평판’은 어떤 것이어야 할까. 시리즈의 마지막 순서로 전문가들로부터 그 해법을 찾아봤다. 좌담은 지난 23일 본사 3층 대회의실에서 박현갑 편집국 부국장의 사회로 김주호 명지대 경영학과 교수, 김형래 경기산업기술교육센터장, 마동훈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 정형근 서울 정원여중 교사를 초청해 1시간여에 걸쳐 진행됐다. →‘신평판사회’ 기획이 이번 좌담을 끝으로 막을 내리게 됐다. 시리즈를 읽어 본 소감은. 정 교사 올해 초부터 서울신문이 다룬 ‘2015 대한민국 빈부 리포트’를 보면서 ‘서울신문이 올해 작정을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새로운 대한민국의 비전을 제시하기 위해 언론에서 노력을 하고 있다는 느낌도 받았다. 개인적으로는 이 시리즈가 입시철이 가까운 9~11월쯤 나왔으면 중고등학생들이 진로를 결정하는 데, 진로 지도를 하는 선생님들한테도 참고 자료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 김 교수 평판이 무조건 나쁜 것이 아니라 긍정적·부정적인 부분이 있는데 ‘신·구’라는 개념으로 잘 짚어 줬다. 아쉬운 면은 ‘신평판사회’라는 틀에 맞추다 보니 전체적인 맥락에 맞지 않게 조금 억지스럽게 들어간 대목도 있었다는 점이다. 그런 것들이 정리가 됐다면 더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지 않았을까. 앞으로 다양한 평판의 분야를 카테고리별로 나눠서 기업·학교·사회 의식·구조적 측면에서 다시 한번 접근해도 좋을 것 같다. 마 교수 시의 적절한 문제 제기였다. 신문 기사로 사회의 작은 부분이 개선된다고 해서 전체가 갑자기 한꺼번에 다 바뀌진 않을 것이다. 어렵긴 하지만 조금 더 적극적인 처방과 대안 제시가 있었으면 어떨까 한다. 대안이란 제도적 측면과 소비자 혹은 국민들이 갖고 있는 인식 차원의 대안을 말한다. 그런 것들을 조금 더 다뤄 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김 센터장 우리는 어린 시절부터 성장 위주의 교육을 받고 있다. 제 아이가 고등학교에 입학해 입시 설명회에 갔는데 이른바 ‘스카이’(SKY) 대학에 몇 명 갔는가 하는 것이 고교의 주요 홍보물이더라. 스카이에 가는 학생은 학교에서 10~20% 선인데, 나머지 80% 학생을 모두 포기하는 건가. 전형적인 구평판을 달성하기 위한 모습이다. 제가 하는 업무가 청년 실업자들을 6개월에서 1년 동안 교육해 취업시켜 주는 것인데, 35세 이상인 사람은 같은 교육 과정을 이수해도 취업하기가 힘들다. 기업들 나이가 많은 부하 직원을 꺼리기 때문이다. 박근혜 정부 들어서 능력 위주의 사회를 구현한다는 캐치프레이즈하에 국가직무능력표준(NCS) 기반 교육 개편을 한 것 외에는 구체적인 움직임이 없다. 이렇듯 바뀌어야 하는 부분이 많은데 시의적절하게 화두를 던진 기사라 감명 깊게 봤다. →호의적으로 평가해 주셔서 감사하다. 우리는 ‘구평판’의 가치 기준에 따라 생활해 왔고 지금도 별반 다르지 않다. 미래 세대에는 현재와는 다른 기준이 정립되는 게 필요하지 않나. 각자가 생각한 평판이란 무엇인가. 김 교수 제가 공부하는 분야가 ‘브랜드’다. 평판과 굉장히 유사한 점이 많다. 평판은 기본적으로 다른 사람이 나를 평가하는 거다. 브랜드 이미지에는 수동적인 부분이 있어서 내가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사람들이 나에 대해 갖고 있는 생각을 말한다. 그런데 현재 어느 분야든 그것에 대한 관리가 전혀 안 되고 있다. 사실은 그게 나의 정체성에서부터 시작하는 건데 말이다. 사람들이 자신을 표현하는 데 관심이 없고, 다른 사람이 나를 평가하는 것에만 관심을 기울이다 보니 한참 지나 보면 자신에 대한 부정적 평판만 쌓여 있는 꼴이다. 평판은 절대 갑자기 생기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우리나라에선) 개인이든 기업이든 평판 관리에 약하다. 단적인 사례로 정치인들은 선거철에 했던 얘기를 철이 바뀌면 아무렇지도 않은 듯 바꾼다.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마 교수 평판이 관리의 대상인 것도 맞는데, 전제는 개인이든 조직이든 평판은 ‘사회적 합의가 이뤄질 때’ 붙여지는 이름이라는 것이다. 사회적 합의의 과정에서 ‘관리’는 필요하지만, 그 관리에 비윤리적인 트릭이 들어가면 문제가 된다. 2013학년도에 제가 재직하는 학교에서 논술고사 출제위원장을 맡은 적이 있다. 당시 학생들에게 ‘평판의 윤리적 측면에 대해 서술하라’는 문제를 낸 적이 있다. 그 문제가 중요한 이유는 ‘우리 주변의 평판이 갖고 있는 부정확성과 비정직성을 어떻게 봐야 할 것인가’를 물어본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평판 관리의 윤리적 측면들을 잘 고려해 보려면 ‘워치독’(감시견)이 필요한데 그런 역할을 언론이나 시민사회가 할 수 있다고 본다. 평판의 반대는 ‘실재’다. 학교에서 학생을 선발할 때 아예 출신 학교, 지역 등을 다 가리고 ‘블라인드 리뷰’(암맹평가)를 할 수 없을지 고민하게 된다. 평판은 중요한 요소지만, 자칫 평판 자체가 실재를 덮어 버려서 공정한 평가를 방해하기 때문이다. →실제 은행에서는 신입 행원을 뽑을 때 대학 출신 다 가리고 이름만 보고 선발한다더라. 2박 3일 합숙 토론하면서 인간성·전문성 등을 따진다고 한다. 마 교수 그런데 현실적으로 쉽지는 않다. 5~10분 면접 봐서 그 사람을 알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20년 전에 일본 게이오대학에서 분교를 만들었는데 설립하면서 고민이 많았다고 한다. 그러다가 지원자들을 대상으로 ‘당신을 뽑아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라’는 문제를 냈다. 교수가 직접 주말에 학생 집을 방문해 2시간가량 얘기도 했다. 학교의 평판보다는 이 학생이 우리 캠퍼스에 정말 필요한 학생인지, 그것만을 보고 평가가 이뤄진 것이다. 이러한 시도는 굉장히 성공적이었고, 이후 지금 도쿄에 있는 본교만큼 명성을 쌓아 가고 있다. 김 센터장 대기업 전무와의 식사 자리에서 나온 얘기가 “신입 사원들 면접해 봐야 아무 소용 없다”는 것이었다. 면접하러 오는 지원자들은 다들 나름대로 준비를 해서 온다. 그러다 보니 면접을 보는 5~10분 정도는 연기를 통해 자신의 결점 등을 포장할 수 있다. 원래 자기 모습이 아닌 거다. 현행처럼 단시간 면접을 통해 그 사람에 대해 알 수 있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정 교사 학교에서 특목고에 진학하려는 아이들의 자기 소개서를 지도하는데, 첫 수업 주제가 ‘너희들에게 장학금을 주겠다. 너희를 뽑아야 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하라’는 것이었다. 근데 아이들이 나는 누구인지, 왜 장학금을 신청하게 됐는지에 대해 잘 답변을 못하더라. 이른바 특목고 등을 준비하는 아이들은 스펙은 좋은데 자기에 대한 표현을 잘 하지 못한다. ‘어느 정도 평판(스펙)을 갖추면 뽑아 주겠지’ 하는 마음만 갖고 있을 뿐 실제 자기 자신을 보여 주는 것은 약한 거다. 자기 정체성이나 자기에 대한 탐구, 자의식 등이 굉장히 약해서 잘못된 평판에 휘둘릴 수밖에 없다. “실패하면서 도전하는 인재들 포착할 수 있는 시스템 만들자” 김 교수 기성세대의 책임이 크다. 사회적 합의로 만들어지는 평판에도 맹점이 있다. 그런 말들이 다양성을 저해하기 때문이다. 한 사람이 몇십만 명을 먹여 살리는 게 요즘 시대다. 평판만 따라가다 보면 개개인이 차별화될 수 있는 요소가 없다. 특목고 학생들이 우수하기는 하지만, 중학교에서 공부를 잘했다는 학생들이 들어가서 (특목고에서) 특수한 교육을 받느냐 하면 그렇지도 않다. 대학도 마찬가지다. 좋은 학교에 들어갔다는 평판이 모든 걸 좌우하니 그 다음은 중요하지 않다고 보는 거다. 외국 대학들은 각 대학마다 개성이 있다. 대학마다 분야별로 특화된 부분이 있는 것이다. 수만 명이 동시에 지원하는 ‘아이비리그’라고 하는 곳도 지원자들을 대상으로 면접을 거듭하고, 그 학생의 주변 인물들도 만나는 과정을 거쳐 학생을 선발한다. 그렇게 심혈을 기울인다. →요즘 가면을 쓰고 노래 실력으로만 승부하는 TV 프로그램이 인기를 끄는 등 외모 지상주의였던 연예계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면서 평판에 대해 예전과 달라진 모습을 보이는 것 같다. 그런데 경제나 정치 같은 영역에서는 변화가 더딘 느낌이다. ‘구평판’에 갇힌 사회를 바꾸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나. 마 교수 ‘구평판’이 갖고 있는 문제점을 극복하고 ‘신평판’이 가능하게 하려면 어떻게 만들어야 할까. 새로운 평가 시스템에는 사회적 비용이 많이 드는데 그걸 감수해야 한다. 정치인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전부터 많이 연구했던 주제가 ‘정치인들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인데, 팩트 체킹이라는 영역이 미국에선 1980년대 대통령 선거부터 단골 아이템으로 등장했다. 한국에서도 우리식 모델을 만들자는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제가 자주 가는 ‘폴리티 팩트닷컴’(www.politifact.com)이라는 사이트가 있는데 이곳은 정치인을 평가하는 시스템을 마련해 놨다. 여기에는 ‘오바미터’라고 하는 지표가 있어 오바마가 대선에서 내세운 공약 중 어떤 게 지켜지고 있고 어떤 부분이 지켜지지 않는지 평가한다. 여기서는 오바마의 어머니가 누구인지, 아버지가 어떤 인종인지가 중요하지 않다. 오로지 오바마 자신이 내세운 공약을 지켰는지, 안 지켰는지를 평가 척도로 삼는다. 김 센터장 스포츠나 연예계는 평가 척도가 명확하다. 스포츠 세계는 프로화되면서 나름대로 팀별로 선수들의 고과를 매기는 기술이 발전했다. 그러다 보니까 선수들의 연봉 협상 과정에서 심각한 문제가 야기되지 않는다. 우리도 일반 기업 등 많은 곳에서 연봉제를 도입했지만, 아직까지도 평가 툴이 취약하다. 툴이 제대로 정비돼 있지 않다 보니 평가를 받고서도 스스로 수긍을 하지 못하고 이의 제기를 하다 보니 연봉제가 잘 돌아가지 않는다. 공정한 평가 툴을 만들어야 한다. 일례로 제가 몸담은 경기산업기술교육센터에서는 6개월~1년 정도 공부하면 경기도지사 명의의 수료증을 주지만 따로 학위를 주거나 자격증을 강조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적 취업률 94%를 유지하는 이유는 ‘프로젝트’에 있다. 당신의 업무 수행 능력을 실질적인 프로젝트를 통해 보여 달라고 끊임없이 요구하는 것이다. 이제 기업에 성적, 이력서, 자소서만 가지고는 어필할 수 없다. 4년제보다 전문대가 취업하기 어렵지만, 능력을 보이면 기업에서는 학력으로 차별하지 않는다. 한 가지 더 얘기하자면 이렇게 ‘신평판’ 체제가 수립되는 건 한두 해로 되는 게 아니다. 한 세대 두 세대가 걸려야 하는 일이다. 너무 조급하지 않아야 한다. 사회적으로 교육정책도 장기적 안목으로 조금씩 바꾸어 나가야 한다. 마 교수 ‘신평판’이란 아주 정교한 평가 시스템을 말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까 스포츠 얘길 하셨는데, 히딩크 감독 같은 명장들이 23명의 국가대표 선수들을 가지고 있다가 결전의 날 11명밖에 못 쓴다. 그걸 어떻게 선발하겠나. 선수들이 갖고 있는 지명도나 평판 따라 선정하면 안 된다. 히딩크 감독이 잘한 건 선수들의 스타일과 운동 능력. 그날의 컨디션과 팀워크를 고려해 선수를 뽑았고 결국 4강 신화를 이뤄 냈다는 거다. 이렇게 평가 시스템이 일반의 평판을 압도해야 ‘신평판’이다. 국내 유명 대기업의 고위 임원에게 들었다. 이른바 명문대를 나온 사람들의 임원 자리까지의 생존율을 따져 봤더니 비명문대에 비해 높지 않더라는 것이다. 최고의 대학을 나왔다는 사람들이 자신들이 생각해서 ‘틀리는 일’에는 도전을 안 하고 정답만 맞히려다 보니 도전 의식이 떨어지는 거다. 반면 더이상 잃을 게 없는 사람들은 끊임없이 실패하면서도 도전할 수 있다. 실패하는 걸 사회가 보듬어 주면서 계속 도전할 수 있는 여지를 주는 것이 필요하다. 대학의 평가 시스템도 마찬가지다. 한국식 수능은 (시험에서) 실수하지 않는 학생을 공부 잘하는 학생으로 보고 있다. 학생들이 창의적인 생각을 할 여지를 없게 만든다. 실수를 하지 않는 사회가 된다는 건 우리 사회를 움츠러들게 만들고, ‘구평판’으로 끌어당긴다.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새로운 평가 시스템에서 포착해 낼 수 있는 인재를 만들어 내는 게 ‘신평판’이라는 개념이 지향해야 할 목적지다. 김 교수 사람들이 정치인들을 뽑거나 대학을 선택할 때 의사 결정을 해야 하는데, 처음에는 신중하게 따지다 자꾸 반복하다 보면 점점 단순화된다. 그래서 생긴 게 평판이다. 평판이라는 것은 애초에 의사결정에 필요한 과정이지만 굳어지면 하나의 고정관념으로 더이상 평판으로서의 역할을 못 한다. 오히려 부정적 영향을 주게 되니까. 나쁜 평판 중 대표적인 게 지역적 평판이다. 근거는 없지만 지역감정이 주는 고정관념은 매우 크다. 그렇다 보니 해당 정치인이 아무리 거짓말을 한들 우리 동네 사람이라고 하면 뽑아 주는 식이다. 그보다 중요한 건 그 사람의 정직성, 발언의 진실 여부다. 미국에서 10여년 살았지만, 미국에서는 당적을 바꿨다는 사람을 보지 못했다. 반면에 우리나라에는 7~8번이나 당적을 바꾼 국회의원도 있다. 1987년 미국의 ‘게리 하트’라는 정치인은 대선 후보들 중 압도적 1위였는데, 불륜 사실을 숨긴 게 발각돼 낙마했다. 미국 사람들은 ‘가장 가까운 사람인 아내를 속인 사람을 어떻게 리더로 뽑겠느냐’는 반응이었다. (미국처럼) 정치인이 거짓말하는 건 심각하게 생각해야 한다. 이런 게 미국을 이끌어 가는 힘이다. 정직함이 정치인에게 요구되는 덕목 아닌가. 우리 사회도 이런 방향으로 바꿔야 한다. 정치인들의 발언은 빅데이터가 많이 있으니 다 정리할 수 있다. 정 교사 개인적 경험으로 서울시교육청에서 ‘진정한 행복은 어디서 오는가’라는 주제로 논술대회를 열어 채점을 한 적이 있다. 1000명이 넘는 학생들 중 990명에 가까운 학생들이 진정한 행복은 정신적 충족감에서 온다고 말했다. 그런데 그 학생들을 따로 불러 ‘솔직하게 대답해 보라’고 했더니 모든 학생이 ‘행복은 물질적 풍요에서 온다’고 말하더라. 그런 걸 보면 중학생 때부터 사회가 요구하는, 채점자가 요구하는 답변이 뭔지 아이들이 다 알고 있고 내면화가 돼 있다는 거다. 여기에는 우리 교육자들의 잘못도 크다. 평판이라고 하는 게 ‘남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느냐’인데 여기서 우리나라 사람들의 이중적 태도가 드러난다. 학생들을 상대로 한 논술대회처럼 채점자가 요구하지도 않았는데 거기에 맞게 답안을 적으며 자신을 드러낸다. 그런데 예비군 군복을 입었다든지, 출근길의 지하철처럼 자기 모습이 대중 속으로 들어가 버리면 남한테 피해를 주고 무례한 행동을 한다. 아는 다국적 기업의 외국인 임원에게 ‘한국 사람 어떠냐’고 물어봤다. 처음엔 ‘열정적이고 성실하다’고 말하더라. 그런데 10년쯤 지나 우리나라를 떠날 때에는 ‘타인에 대한 배려가 없다. 기초질서를 지키지 않는다’고 말을 하더라. 제도적인 측면 못지않게 사람들의 의식 개선도 병행해야 한다. 정리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구직사이트서 “간병인 모집” 유인 성폭행

    “교통사고로 한쪽 팔에 깁스를 했습니다. 시급 1만원에 간병인을 구합니다.” 대학생 A(여)씨는 지난해 10월 25일쯤 이 같은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 등록금을 벌고자 한 인터넷 아르바이트·구직사이트에 이력서를 등록한 후였다. ‘간병인’을 희망하진 않았지만 다른 곳에 비해 시급이 많아 솔깃했다. A씨는 문자를 받은 당일 서울 서초구 반포역 근처의 한 아파트로 면접을 보러 갔다. 그러나 면접은 김모(45)씨가 쳐 놓은 덫이었다. 면접은 요식행위였고 곧 일을 시작하게 된 A씨는 김씨의 요청으로 근처 마트에서 장을 봐서 왔다. 김씨는 게임을 하자며 소주와 맥주를 섞은 ‘폭탄주’를 권했다. 술이 약한 A씨는 정신이 혼미해지기 시작했고, 강제로 방에 끌려가 성폭행을 당했다. 다음날 A씨가 경찰에 신고하면서 김씨의 범행은 발각됐다. 8일 채용정보업계 등에 따르면 상당수 구인·구직사이트에서 사업자등록번호만 입력하면 무료로 기업회원으로 가입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씨도 이를 악용해 지인의 사업자등록번호를 입력한 뒤 여성회원 6000여명의 이력서를 열람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상습강간 혐의로 김씨를 구속해 지난달 16일 검찰에 송치했다. IT기업 회사원인 김씨는 지난해 10∼11월 서초구 자신의 집에서 A씨 등 20대 여성 구직자 9명을 성폭행하거나 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중국판 ‘관피아’

    중국 안후이(安徽)성 우후(蕪湖)시 부시장 류정화는 지난해 말 금융컨설팅기업 샌파워그룹의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은행감독관리위원회 소비자보호 책임자였던 류위안은 최근 민간은행인 초상은행의 준법감시인이 됐다. 중국의 반부패 사정 작업이 계속되면서 ‘철밥통’(톄판완·鐵飯碗) 공무원들이 민간 분야로 이탈하고 있다. 고위 공무원들 사이에선 자신이 규제했던 민간 기업으로 자리를 옮기는 중국식 ‘관피아’ 현상이 벌어지고 있고 중하위직들은 채용정보회사에 이력서를 넣기 바쁘다. 워싱턴포스트(WP)는 5일(현지시간) “반부패 드라이브로 고위 공무원들은 항공기 비즈니스석, 해외 유학, 5성급 호텔, 관용차 이용 혜택이 잇따라 폐지된 반면 재산신고, 여행규제, 유학자녀 귀국, 월급 삭감, 감시 등의 부담이 늘었다”면서 “이들이 이직하는 데 가장 큰 무기는 그동안 축적한 정보와 관시(關係·연줄)”라고 전했다. 고위공무원들은 ‘관피아’라는 튼튼한 줄이 있지만 중하위직들은 다시 인력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해야 이직할 수 있다. 이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보도를 보면 중국의 구직 전문사이트인 자오핀닷컴(Zhaopin.com)에 지난 두 달 동안 1만여명의 공무원들이 이직을 위해 이력서를 보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0% 이상 늘었다. 이 회사 황뤄산 직업컨설턴트는 “중간급 이하 공무원들의 미래에 대한 불안이 특히 커졌다”면서 “이직을 희망하는 공무원의 증가가 올해 구직시장의 주요 트렌드가 됐다”고 설명했다. 저장(浙江)성의 하급 공무원 장잉은 “낮은 급여, 성과평가 스트레스, 연금개혁에 따른 미래 불안으로 사기가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면서 “1년에 5일뿐인 휴가도 상사의 눈치 때문에 갈 수 없다”고 토로했다. 공무원 시험 지원율도 급락하고 있다. 2010년 공무원 1만 6000명 모집에 100배인 160만명이 지원했지만 지난해에는 2만 2000명 모집에 140만명이 지원해 지원율이 63.6대1로 떨어졌다고 중국 화상보(華商報)가 전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이력서, ‘이메일’ 중요...가벼우면 부정적 인상”

    “이력서, ‘이메일’ 중요...가벼우면 부정적 인상”

    지푸라기라도 잡고싶은 취업 준비생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만한 연구결과가 나왔다. 최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자유대학교 연구팀이 구직자들의 '이메일 주소'도 기업 인사 담당자들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흥미로운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총 73명의 인사 담당자들에게 가공의 이력서들을 보낸 후 점수를 매기게 해 평가한 이번 연구는 기업 풍토와 문화가 다른 서구의 사례이기는 하지만 영어 이메일 주소를 쓰는 우리에게도 일정 부분 참고할 만 하다. 조사 후 드러난 결과는 흥미롭다. 일반적으로 많이 알려진 이력서의 오타 혹은 맞춤법이 틀리는 것 만큼이나 이메일 주소 역시 인사 담당자들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특히 이들이 가장 비호감으로 느끼는 이메일 주소는 Luv u(Love You) 같은 속어로 만들어진 것이나 _ 사용, 귀여운 의미, 실제 이름 대신 가공의 이름으로 만들어진 것 등 주로 가벼운 뜻을 담은 주소로 나타났다. 이와 반대로 예절 바르고 정중한 느낌을 주는 이메일 주소가 좋은 평가를 받았다. 연구팀은 이를 사람들이 무의적으로 갖고있는 편견의 탓으로 해석했다. 연구에 참여한 브렌다 K. 위더홀드 박사는 "일반적으로 인사 담당자들은 짧은 시간에 수많은 이력서들을 검토한다" 면서 "가벼운 느낌을 주는 이메일 주소는 이들에게 무의식적으로 구직자가 가볍고 진지하지 않은 사람이라는 첫인상을 주기 쉽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력서의 폰트 역시 구직자의 캐릭터가 지적이고 정직하다는 인상을 미치는데 영향을 준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사이버심리·행동·사회연결망저널'(Journal Cyberpsychology, Behavior, and Social Networking)에 발표됐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경단녀’ 맞춤교육으로 인생 제2막 열어요

    ‘경단녀’ 맞춤교육으로 인생 제2막 열어요

    “호텔객실관리사 과정 수강생을 모집한다는 현수막을 보고 수강 신청을 하게 됐어요. 덕분에 룸메이드로 취업했죠.” 24일 정모(52)씨는 이같이 말하며 원하던 일자리를 갖게 돼 기쁘다고 했다. 정씨는 호텔 직원 식당에서 10년 넘게 일하다가 몸이 안 좋아져 지난해 3월 그만뒀다. 룸메이드 자리를 알아봤지만 번번이 일자리가 없다는 얘기만 들었다. 중구청 앞을 지나다 우연히 수강생 모집 광고를 보고 중구일자리플러스센터에 가서 주저없이 수강 신청을 했다. 교육 수료 뒤 지금은 롯데호텔로 출근하고 있다. 중구에서 운영하는 호텔객실관리사 교육 프로그램이 경력단절 여성의 재취업을 돕고 있어 화제를 모은다. 구는 지역 창업 호텔들과 협약을 맺고 경력단절 여성들에게 맞춤형 교육을 제공, 호텔이 수료생들을 우선 채용하도록 하고 있다. 2013년 8월부터 시작해 올해 2월까지 12기에 걸쳐 326명이 호텔객실관리사 교육을 마쳤다. 이 가운데 93%인 300명이 호텔에 취업했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잠시 미룬 사람을 제외하면 100% 전원 취업한 셈이다. 수강 대상은 57세 미만 여성이며 수강료는 무료다. 주민이 아니어도 교육을 받을 수 있다. 프로그램은 주 3회 9시간씩 4주에 걸쳐 진행된다. 호텔 기본 이론과 기본 영어, 일본어를 배우고 침대 정리하는 법을 실습한다. 신당동 중구여성플라자에서 교육을 진행한다. 다음달 개강하는 13기는 6일부터 29일까지 교육이 이뤄진다. 참여 희망자는 27일까지 여성플라자를 방문하거나 이메일(rainbow3@junggu.seoul.kr)이나 팩스(3396-4309)로 이력서를 제출하면 된다. 최창식 구청장은 “앞으로도 경력단절 중장년 여성들이 교육을 통해 호텔에 취업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이력서 가벼운 이메일 주소, 인사담당자에 부정적 영향”

    “이력서 가벼운 이메일 주소, 인사담당자에 부정적 영향”

    지푸라기라도 잡고싶은 취업 준비생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만한 연구결과가 나왔다. 최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자유대학교 연구팀이 구직자들의 '이메일 주소'도 기업 인사 담당자들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흥미로운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총 73명의 인사 담당자들에게 가공의 이력서들을 보낸 후 점수를 매기게 해 평가한 이번 연구는 기업 풍토와 문화가 다른 서구의 사례이기는 하지만 영어 이메일 주소를 쓰는 우리에게도 일정 부분 참고할 만 하다. 조사 후 드러난 결과는 흥미롭다. 일반적으로 많이 알려진 이력서의 오타 혹은 맞춤법이 틀리는 것 만큼이나 이메일 주소 역시 인사 담당자들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특히 이들이 가장 비호감으로 느끼는 이메일 주소는 Luv u(Love You) 같은 속어로 만들어진 것이나 _ 사용, 귀여운 의미, 실제 이름 대신 가공의 이름으로 만들어진 것 등 주로 가벼운 뜻을 담은 주소로 나타났다. 이와 반대로 예절 바르고 정중한 느낌을 주는 이메일 주소가 좋은 평가를 받았다. 연구팀은 이를 사람들이 무의적으로 갖고있는 편견의 탓으로 해석했다. 연구에 참여한 브렌다 K. 위더홀드 박사는 "일반적으로 인사 담당자들은 짧은 시간에 수많은 이력서들을 검토한다" 면서 "가벼운 느낌을 주는 이메일 주소는 이들에게 무의식적으로 구직자가 가볍고 진지하지 않은 사람이라는 첫인상을 주기 쉽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력서의 폰트 역시 구직자의 캐릭터가 지적이고 정직하다는 인상을 미치는데 영향을 준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사이버심리·행동·사회연결망저널'(Journal Cyberpsychology, Behavior, and Social Networking)에 발표됐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앞만 보고 달려온 중국인들 이젠 먹거리 양심 돌아봐야”

    “앞만 보고 달려온 중국인들 이젠 먹거리 양심 돌아봐야”

    한 편의 동영상과 한 권의 책이 중국인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중국중앙TV(CCTV) 전직 여성 앵커 차이징(柴靜)이 만든 스모그 다큐멘터리 ‘돔 천장 아래서’는 파괴력이 너무 커 당국이 차단하기에 이르렀다. 뒤이어 나온 책 ‘중국식품안전당안(파일)’(中國食品安全?案)은 칭화(淸華)대 대학원의 한 동아리 친구들이 발로 뛰어서 만든 ‘식품안전 엑스파일’이다. ‘돔 천장 아래서’처럼 폭발적이지는 않으나 시민사회 영역을 개척하려는 중국 젊은이들의 열정을 가늠할 수 있는 이정표 같은 책이다. 경제지 상두왕(商都網)은 ‘지혜로운 책’이라고 소개했다. 월스트리트저널과 가디언, 로스앤젤레스타임스 등에서도 주목했다. 지난 13일 칭화대에서 책의 주요 저자이자 동아리를 만든 대학원생 천차오링(陳巧玲)을 만났다. 그가 내민 책은 겉표지만 컬러일 뿐 모두 흑백이었다. “팔려고 낸 게 아니에요. 우리의 조사 연구 결과물을 인쇄물로 내 보고 싶었고, 관련 기업과 기관에 몇 권씩 보내려고 200권만 인쇄했어요.” 웨이신과 웨이보 등에서 책 내용이 알려지고, 언론사들이 앞다퉈 책을 소개하는 바람에 일이 커졌다고 한다. 동아리 이름이 특이했다. 웨야둬(月牙多). “웨야는 손톱의 초승달처럼 생긴 부분을 일컫는 말이에요. 중국 사람들은 이 부분이 밝고 넓어야 건강하다고 믿어요. 웨야가 많아지길 바라는 마음이 담겼어요.” →왜 책을 쓰게 됐나요. -2012년 4월 29일이 칭화대 100주년이었어요. 그때 친구들과 미래를 얘기했죠. 취업하고, 집을 사고 차를 사고, 베이징의 후커우(戶口·호적)를 얻고…. 고작 이런 꿈을 꾸고 있는 거예요. 울림이 있는 삶을 살자고 결심했죠. →어떻게 불량식품을 조사했나요. -우선 미디어에 폭로된 큰 사건을 역추적했습니다. 규정과 현실의 괴리를 비교해 정리했고, 직접 가 볼 수 있는 농장과 식당, 빵집, 영세한 업체 등을 찾아다녔어요. →왜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까요. -공기와 더불어 먹을거리는 생존의 기본 조건이죠. 앞만 보고 달려온 중국인들이 이제 ‘기본’을 돌아보는 것 아닐까요. →전공이 공상관리(공업 및 상업 경영)인데. -우리 조직원(활동가) 12명 가운데 식품을 전공한 사람은 아무도 없어요. 이건 학술의 문제가 아니라 생활의 문제이자 양심의 문제잖아요. 우리는 지금 사람들의 마음을 바꾸는 일을 하고 있어요. 불량식품을 생산하는 업체는 3종류로 구분할 수 있어요. 첫째는 규정을 모르는 무지한 기업, 둘째는 알긴 하지만 원가가 높아지면 도산할 수밖에 없는 기업, 셋째는 더 많은 이윤을 남기기 위해 고의로 불량식품을 만드는 기업이에요. 고발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첫째와 둘째 종류의 기업에 솔루션을 제공하는 게 우리의 목표입니다. →책 한권으로 끝날 일이 아니네요. -당연하죠. 졸업하면 이 활동에 전념할 겁니다. 우선 이 책을 보완해서 대중적으로 출판할 계획입니다. 후속 시리즈도 나와요. 쌀, 식수 등 앞으로 분야별로 책을 낼 예정입니다. 웨야둬를 ‘착한 기업’에 해결책을 제시하는 운동단체 겸 연구단체로 키워야죠. 한국의 전문가들과도 협력하고 싶어요. →과거 한국 사회 발전에 대학생의 역할이 컸지만 지금은 취업 때문에 다른 활동을 하기가 힘듭니다. 중국은 어떤가요. -비슷합니다. 사회에 공헌을 하고 싶지만 먹고사는 부담이 너무 큽니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훌륭한 일을 하고 있을 거라고 믿어요. 그들에게 우리가 영감을 줬으면 좋겠습니다. 천차오링은 퍼스트레이디인 펑리위안(彭麗媛)의 고향이기도 한 산둥(山東)성 윈청(?城)현 시골 마을에서 자랐다. 학부 시절에는 전신거울을 직접 만들어 기숙사 학생들에게 팔아 제법 큰 돈을 벌었다. 세계적인 엔지니어링 기업 ABB에 이메일로 입사 지원서를 보내도 연락이 없자 직접 찾아가 수위 아저씨에게 이력서를 주며 “인사부에 꼭 전달해 달라”고 요청해 취업할 정도로 당돌했다. 대학원에 진학한 것은 ‘보다 더 의미 있는 일’을 하기 위해서다. 인터뷰 말미에 중국의 미래에 대해 물었다. “느리지만 매일 조금씩 변해 가고 있습니다. 하루에 하나씩 고쳐 나가면 10년 뒤에는 더 멋진 나라가 되지 않을까요?” 글 사진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씨줄날줄] 구직 이력서/문소영 논설위원

    “내가 퇴직하고 아들이 취직하면 좋겠다”고 하소연하는 아버지 세대가 늘고 있다. 모 공공기관은 지난해 계약직 직원 1명을 뽑는 데 이력서가 100장 가까이 쇄도해 깜짝 놀랐다. 대학 진학률이 80% 가까운 시대에 대졸 청년이 적당한 밥벌이를 찾기가 쉽지 않다는 사실은 개인이나 가족뿐 아니라 공동체 전체의 비극이다. 요즘 구직은 대기업의 공개 채용이 줄어드는 만큼 상시적인 작업이어야 한다. 서류 전형을 통과하려면 학력·경력 등이 화려해야 했지만, 요즘은 자기소개서가 중요하단다. 다행스럽다. 학벌이나 토익·토플 점수 등 주요 스펙들이 ‘뻥튀기’되거나 평준화돼 변별력을 잃은 탓에 자기소개서로 넘어간 것이 아닌가도 싶다. 1997년 말 외환위기 직후부터 한동안 증권·은행 등 금융회사부터 미국에서 대학·대학원을 다닌 직원들을 뽑은 적이 있다. 그러나 미국의 사립고등학교를 나온 조기 유학생 출신의 직원들은 “우리가 남이가” 식의 한국 조직 문화에 적응하지 못해 조기 퇴사하기도 했다. 또 그들은 단순한 업무에 흥미를 못 느끼거나 야근 등의 노동 강도, 회식 문화를 견디지 못했다. 국내 기업들도 최근에는 국내 대학 출신을 선호하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 유학파 자녀를 둔 지인들에게는 외국계 기업 취업을 권유한다고 한다. 거의 세계 최장인 노동시간을 자랑하는 기업에서는 우직하게 일할 일꾼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구직자들은 면접관의 입장이 돼 자신의 이력서를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영화 ‘국제시장’을 참고하면 1960년대 직장을 얻지 못한 고졸은 물론 대졸까지도 파독 광부 모집에 지원해 경쟁률이 높고 치열했는데, 그때 덕수가 수월하게 통과할 수 있었던 기준은 무엇이었나. 당시 공무원 면접관들은 애국심을 중요하게 생각했고, 이에 부응한 덕분이 아니었는가. 그러니 역지사지(易地思之)해 무엇을 채우고 덜어 내야 할지를 곰곰이 생각해야 한다. 구직 이력서 작성이나 면접에서 정직하고 솔직한 자세가 중요하지만, 무엇을 더 드러내고 감춰야 할지도 판단해야 한다. 경력직은 다양한 경험과 큰 조직의 경험도 중요하지만 잦은 이직이 서류에서 나타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조직에 부적응했거나 무능력해서 계약 연장이 안 됐다고 판단되기도 한다. 응모한 직군보다 스펙이 넘치는 인재가 나타나면 해당 기업에서는 더 좋은 일자리로 옮겨 갈지 모른다는 불안감 탓에 기피하는 경향도 있다. 이때는 겸손하고 성실한 자세로 면접을 봐야 유리하다. 온라인 서류 접수는 파일에 구직자의 이름과 모집 직군을 쓰는 세심함도 필요하다. 이력서를 여기저기 내는 탓에 지원 회사 이름도 채 수정하지 않고 내는 지원자도 있는데 100% 서류심사 탈락이다. ‘2남3녀의 장남으로’로 시작하는 1970년대식 자기소개서나 진부한 격언 인용도 안 된다. 구직자들에게 지혜와 행운이 함께하길! 문소영 논설위원 symun@seoul.co.kr
  • [기획] 알바 ‘좁은 문’ 아프다, 청춘

    [기획] 알바 ‘좁은 문’ 아프다, 청춘

    사상 최악의 취업난에 비정규직 노동시장에 뛰어든 20대와 10대가 늘면서 아르바이트 자리마저 양극화되고 있다. 대학에 재학 중인 20대와 졸업을 유예한 20대, 졸업 후 입사시험에서 낙방한 20대가 대부분 아르바이트 일자리에 몰려 아르바이트 시장은 현재 포화 상태다. 기존에 10대가 했던 편의점 아르바이트마저 20대가 꿰차면서 나이 어리고 경험도 없는 10대는 밑바닥 노동으로 밀려났다. 저임금의 질 낮은 일자리를 놓고 한창 꿈을 키워야 할 1020세대가 쟁탈전을 벌이는 양상이다. 이는 저임금 일자리 고착화로 이어진다. 10일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대졸자 가운데 생활비, 학비를 마련할 목적으로 휴학한 경험이 있는 사람은 17만 3000명에 달했다. 휴학을 경험한 전체 대졸자 가운데 14.2%로,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20대의 아르바이트 자리는 이제 더이상 과외나 학원 교사 같은 고급직이 아니다. 이런 자리는 명문대 출신이 아니면 엄두도 내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커피전문점 아르바이트마저 경쟁이 치열해 이력서를 10차례 넣어도 10차례 모두 떨어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회사 취업만큼 어렵다. 좋은 아르바이트 자리를 잡지 못한 대학생은 편의점으로 몰린다. 이전에 10대가 주로 했던 아르바이트 자리다. 김종진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연구위원은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근로기준법을 잘 아는 20대도 부당한 대우를 감내하고 있다”며 “휴식과 식사 시간을 보장받지 못해도 이를 당연시하는 풍조가 확산돼 사회가 병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경쟁에서 밀려난 10대는 근로기준법의 보호조차 받지 못하는 일자리로 내몰린다. 배달 대행업체에서 근로자가 아닌 ‘자영업자’ 신분으로 건당 2000원 정도를 받고 위험한 오토바이 질주를 하거나 웨딩홀, 뷔페에서 서빙을 한다. 권혁태 노무사는 “업주들이 10대를 고용하는 것은 불이익을 줘도 군소리 없이 일하기 때문”이라며 “10대에 대한 법적, 제도적 보호 장치 마련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원유빈 인턴기자 jwyb12@seoul.co.kr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단독] 농협금융 새 회장에 조원동 전 靑수석 유력

    [단독] 농협금융 새 회장에 조원동 전 靑수석 유력

    차기 농협금융지주 회장에 조원동(60)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유력한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농협금융 회장직은 임종룡 전 회장이 차기 금융위원장에 내정되면서 공석인 상태다. 금융권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10일 “조 전 수석이 농협금융 차기 회장으로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경제관료 시절 ‘과천(정부과천청사 소재지) 천재’로 불릴 만큼 능력이 뛰어나고 성실한 것이 강점”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운 점도 조 전 수석 유력설에 힘을 보탠다. 현 정부 출범과 함께 청와대에 합류한 조 전 수석은 지난해 6월 장관직 이동이 거의 기정사실화됐으나 막판에 뒤집어지면서 대학 강단(중앙대 석좌교수)으로 갔다. 이 소식통은 “조 전 수석이 (1년 넘게 경제수석으로 있으면서) 일을 많이 하고 무척 고생했는데 (퇴임 후) 이렇다 할 자리를 잡지 못해 박 대통령이 무척 안타깝게 생각하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농협금융이 외부인력전문기관(서치펌)을 통해 작성한 50여명의 기초 후보 명단에도 조 전 수석의 이름이 들어 있다. 허경욱 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사와 윤용로 전 외환은행장, 이종휘 미소금융중앙재단 이사장, 김태영 전 농협중앙회 부회장 등도 후보군으로 꾸준히 거론된다. 농협금융의 고위 관계자는 “조 전 수석의 이력서도 검토해 본 게 사실이지만 아직 회장후보추천위원회가 꾸려지지도 않은 상태에서 유력 후보군을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농협금융은 이르면 11일 임 후보자의 청문회 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회추회를 공식 출범시킬 예정이어서 회장 인선 작업은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조 전 수석이 공직자윤리법상 취업제한기간(퇴임 후 2년)을 채우지 못한 점과 ‘관피아’(관료+마피아)라는 점이 걸림돌이다. 조 전 수석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농협금융 측으로부터) 연락을 받은 게 없다”고 말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新 평판 사회] “진정한 평판은 능력…학벌·스펙보다 열정·경험이 더 중요”

    [新 평판 사회] “진정한 평판은 능력…학벌·스펙보다 열정·경험이 더 중요”

    이른바 ‘스펙’ 대신 능력을 중시하는 풍조는 경력 직원 채용 과정에서 더욱 도드라진다. 국내 최대 헤드헌팅 회사 가운데 하나인 ‘커리어케어’의 서혜진(41·여) 이사(부문장)는 1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진정한 평판은 능력”이라고 말했다. ‘평판’이란 학벌이나 스펙 등이 아니라 채용 후보자가 그동안 몸담아 온 직장 등의 동료들이 내리는 평가를 뜻한다. 그런 만큼 업무 능력은 물론 동료들과의 협업 능력까지 한눈에 알 수 있다. 서 이사는 “최근 경력 채용을 끝낸 한 대기업 계열사가 100여명에 이르는 과장, 대리급 채용 예정자 전원의 평판을 조회해 달라고 의뢰했다”면서 “평판 조회만 전문으로 하는 서치펌도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치펌은 평판 조회를 할 때 채용 후보자의 소통 능력, 업무 과중 상황에서의 스트레스 내성, 협업 능력 등을 살펴본다. 그는 “드라마 ‘미생’을 보면 좋은 대리도 있지만 남의 공적을 가로채는 등 수많은 대리들이 나오지 않느냐”면서 “협업 상황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도 평판의 중요한 요소”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 업무 외 언행, 사내 연애, 동료와의 금전 거래 등 업무와 직접적으로는 상관이 없지만 회사에 중대한 영향을 줄 수 있는 분야의 사생활도 평판 조회에 들어간다. 서 이사는 “채용 면접이나 이력서에는 후보자가 드러내길 원하는 부분을 선택할 수 있지만, 평판은 그 사람이 오랜 시간 지나온 발자취이기 때문에 일부러 관리를 할 수 없다”면서 “훌륭한 평판을 받고 있다는 것도 채용 후보자의 큰 능력”이라고 말했다. 신입 사원 채용 과정에서도 적지 않은 기업들이 스펙보다는 실제 업무 능력이나 해당 직무에 대한 열정을 갖춘 인재를 뽑기 위해 노력한다. 롯데그룹은 자이언츠 야구단의 지난해 상반기와 하반기 공채에서 오로지 ‘야구에 열정을 가진 사람, 부산에서 근무할 수 있는 사람’만을 지원 자격으로 내걸었다. 김진성 인사부문 수석은 “애써 채용했는데 금세 퇴사하는 직원이 많아 고심 끝에 사직구장에 모집 공고문을 붙였다”면서 “입사 원서에 학벌이나 스펙을 적는 칸을 아예 만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채용하고 나서 인사기록카드를 보니 스포츠 경영학을 전공하거나 통역 인턴 경험이 있는 등 유능한 인재들이었다”며 “학벌보다는 해당 직무를 얼마나 준비했고 열정을 가졌는지를 판단하는 채용 제도를 다른 계열사에도 확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CJ그룹도 푸드빌 신입 사원 공채에서 투썸플레이스, 빕스, CGV 등 자사 계열 영업장 아르바이트를 1년 이상 경험한 지원자는 서류전형을 면제시키고 있다. 그룹 관계자는 “현장 중심의 업종이기 때문에 현장 직무에 밝은 사람을 뽑으려고 한다”면서 “다른 분야에서도 서류전형에서 인사팀이 아닌 해당 직무 실무자가 직접 자기소개서를 심사한다”고 설명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은평, 27일 ‘구인·구직 만남의 날’

    서울 은평구는 27일 오후 2~4시 구청 본관 7층 대회의실에서 ‘구인·구직 만남의 날’(매칭데이) 행사를 연다. 매칭데이는 구직자에게 다양한 일자리 정보와 취업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구청에서 매월 한 번씩 여는 소규모 채용박람회다. 이번 매칭데이에는 구인 기업으로 은평구 사회적기업 세림비엠씨가 참여, 은평구 청사 청소용역 미화원 4명을 모집할 예정이다. 구는 매월 지역 기업의 채용계획 수요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구인계획이 있는 기업에 면접 장소를 제공한다. 또 구청에 등록된 구직자 중 적합한 구직자를 발굴, 행사 당일 현장에서 기업과 면접을 볼 수 있도록 지원한다. 사전에 등록하지 않은 구직자라도 관련 분야 채용 희망자로 행사 당일 이력서를 지참하고 구청을 방문하면 면접에 참여할 수 있다. 구 관계자는 “참여를 희망하는 구인 기업 및 구직자는 은평구 일자리정책과로 연락하면 자세한 안내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자질 논란’ 국립오페라단장 사의

    ‘자질 논란’ 국립오페라단장 사의

    자질 논란에 휩싸였던 한예진 국립오페라단 신임 예술감독 겸 단장이 24일 끝내 사의를 표명했다. 지난달 2일 임명 이후 53일 만이다. 한 단장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일신상의 사유로 다 내려놓고 이만 물러나겠다”며 “여러 논란 속에 도전적인 의욕보다 좌절감이 크게 앞서 더 이상 연연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마음의 상처와 정신적인 피로감이 커 연연할 수도 없게 됐다는 게 맞을 것 같다”며 “개인 과거 일까지 들추어 여러 얘기들까지 만들어져 가족들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면서 회의가 들지 않을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달 2일 한 단장을 “현장 경험이 많아 세계 오페라계의 흐름을 파악하는 안목과 기량을 갖췄다”며 신임 단장으로 임명했다. 국내 오페라계는 “현장 경험이 없는 낙하산 인사”라며 즉각 반발했다. 오페라비상대책위원회까지 만들어 검찰에 고발하기까지 했다. 한 단장이 문체부에 제출한 이력서에 상명대 산학협력단 특임교수 경력을 2013년으로 허위 기재한 게 뒤늦게 드러났기 때문이다. 한 단장은 지난해 5월부터 특임교수를 맡았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양천 맞춤형 취업박람회 개최

    양천 맞춤형 취업박람회 개최

    ‘다양한 일자리가 마련된 맞춤형 취업 박람회에 초대합니다.’ 양천구는 지역 내 실업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매주 목요일 맞춤형 취업 박람회를 개최한다고 11일 밝혔다. 구가 지난달 29일 개최한 소규모 취업박람회를 통해 32명이 취업에 성공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참가자에 비해 많은 이들이 일자리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력을 사전에 공지하고 구직자들에게 기업의 채용 조건도 알려줬기 때문이다. 구 관계자는 “이전과 달리 주민들의 반응이 뜨겁고 성과도 나오고 있어 행사를 정례화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2차 취업박람회는 해누리타운 일자리 플러스센터 4층에서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진행된다. 모집인원은 10명이고 고졸 이상의 만 20~65세 남자면 지원 가능하다. 참여 희망자는 신분증과 이력서를 지참하면 된다. 구는 일자리플러스센터에 등록된 구인정보와 각종 직업훈련 교육과정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구인게시판도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구는 행사 이후에도 참가업체를 관리하고 구직자와 연결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구 관계자는 “기업과 구직자 간의 정보 교류를 통해 서로 상생하는 결과를 얻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구는 이 밖에 저소득층 노인들의 일자리 마련을 위해 양천어르신복지관과 서부여성발전센터 등과 함께 노인 사회활동 지원사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구 관계자는 “앞으로도 직업이 없는 구직자의 취업 알선뿐만 아니라 고령화로 점차 늘어나는 어르신의 일자리 수요까지 충족시킬 수 있도록 다양한 일자리 발굴에 더욱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취업시장, 보여주기식 스펙은 그만! 면접으로 승부하라

    취업시장, 보여주기식 스펙은 그만! 면접으로 승부하라

    2015 상반기 신입사원 공채가 다가오면서 겨울방학 동안 완벽한 면접 준비를 하기 위해 면접스피치 학원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소위 말하는 보여주기식 스펙은 이제 면접 시장에서 큰 경쟁력이 없어졌다. 올해 초 정부에서는 스펙초월을 고용 문제 해결의 실마리로 잡으면서 공공뿐 아니라 민간 영역까지 채용시장 전반에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최근 대기업을 중심으로 학벌, 학점, 영어점수 등 수치화된 스펙보다는 회사에 적합한 인재인지 대면면접을 통해 심층적으로 평가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이에 발 빠른 취준생들은 면접에서 나를 어필하는 기술, 자신감 있게 말하는 법 등을 배우기 위해 취업 면접 스피치 학원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W스피치커뮤니케이션학원에서는 면접을 준비하는 학생 및 구직자들을 위한 1:1 면접코칭 과정이 겨울방학을 맞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력서자기소개서 첨삭뿐 아니라 외적, 내적 이미지 컨설팅을 통해 지원자 개개인에 대한 다각적인 분석이 이뤄지며, 일반적인 면접학원에서는 배울 수 없는 자신감 있는 목소리 훈련, 논리적인 자기표현능력 향상, 차별화된 콘텐츠 전달에 초점을 두어 개개인에 맞춘 체계적인 커리큘럼으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교육 마지막 단계에서는 모의 면접 롤플레잉을 비디오 모니터링과 동시에 실시해 실전 면접에서의 적응력을 높이고 있다. 실제로 코칭을 받은 후 면접에 합격한 학생들은 해마다 늘고 있어, W스피치커뮤니케이션 홈페이지 합격소식란에는 대기업, 공기업, 대학 및 대학원, 항공사, 방송사 등 다양한 직군에 합격한 지원자들의 생생한 면접후기를 볼 수 있다. 한국경제TV ‘취업의 전설’에서 면접스피치 고수로 출연중인 W스피치 우지은 대표는 “갈수록 채용전형이 까다로워지고 구직자들의 수준도 높아져, 면접 답변을 단순하게 준비하는 것으로는 합격보장이 어렵다. 이런 때일수록 스스로를 돋보이게 하는 독창적인 면접전략과 자신의 생각을 설득력 있게 표현하는 스피치 능력이 그 무엇보다 중요한데, 이는 전문가의 코칭과 반복 연습을 통해 충분히 향상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1:1 면접코칭을 받은 김진영씨(가명)는 “평상시 목소리에 대한 자신감도 없었고, 면접관 앞에서 어떻게 말을 해야 할지 막막했다. 게다가 즉흥질문에 대한 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아 걱정이 많았는데, 코칭을 통해 목소리 교정은 물론 면접 답변 구성, PT면접, 토론 면접 등을 철저히 준비할 수 있어 실전에서 당당하게 합격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홈페이지(www.wspeech.co.kr)에서 보이스, 스피치트레이닝, 1:1 취업면접 과정에 대한 자세한 안내와 개강 일정을 확인할 수 있다. W스피치커뮤니케이션은 서울 강남과 시청, 부산 센텀에 위치하고 있다.
  • ‘자격논란’ 국립오페라단장 “물러날 뜻 없다”

    ‘자격논란’ 국립오페라단장 “물러날 뜻 없다”

    단장의 자격 논란으로 국립오페라단 안팎에 연일 잡음이 이어지고 있다. 3일 한예진(44) 국립오페라단 단장 겸 예술감독이 취임 후 가진 첫 기자간담회는 단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한국오페라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관계자들의 진입으로 한바탕 소동이 빚어졌다. 이날 서울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한식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 단장은 “물러날 뜻이 없다”며 비대위의 사퇴 주장을 일축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그는 “지켜보지 않고 평가를 하는 데 유감스럽다”며 “(나는)갓 태어난 아이다. 앞으로 일하는 과정에 잘못이 있다면 혹독하게 질책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젊고 어리다는 것은 외국에서는 젊은 감각으로 일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통한다”며 반박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달 2일 한 단장을 “현장 경험이 많아 세계 오페라계의 흐름을 파악하는 안목과 기량을 갖췄다”며 신임 단장으로 임명했다. 그러자 국내 오페라계는 실무 경험이 없는 낙하산 인사라며 즉각 반발했고, 지난달 30일 비대위는 한 단장을 사문서 위조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한 단장이 문체부에 제출한 이력서에 상명대 산학협력단 특임교수를 2013년부터 맡았다고 허위 기재한 사실을 문제 삼았다. 한 단장은 지난해 5월부터 특임교수를 맡았다. 한 단장은 “이력서를 제출하면서 마지막에 직접 검토를 못한 것은 내 책임”이라면서 “맞대응은 하지 않을 것이며, 검찰조사에서 자연스럽게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학력과 경력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이탈리아 밀라노베르디국립음악원으로 유학을 가기 전 충남대 성악과를 잠시 다녔으며, 이탈리아에서는 카스텔란자 등 주로 작은 지역의 야외 페스티벌이나 독창회 등에서 활동했다. 오페라 제작 경험은 없다”고 밝혔다. 자신을 누가 추천했는지에 대해서는 “모른다”고 말했다. 한 단장의 공개 해명에도 불구하고 자격 시비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비대위를 주도하는 박현준 한강오페라단 단장은 “명백한 낙하산 인사다. 누구의 추천과 자격 검증을 거쳤는지 밝혀져야 한다”며 한 단장의 자진 사퇴를 거듭 요구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송정웅 김을동 “김두한 딸이라는 말에 결혼 결심”

    송정웅 김을동 “김두한 딸이라는 말에 결혼 결심”

    송정웅 송일국 아버지, 김을동  송정웅 김을동 “김두한 딸이라는 말에 결혼” 배우 송일국의 아버지 송정웅 씨가 화제다. 지난 3일 방송된 TV조선 ‘대찬인생’에서는 송일국의 아버지이자 국회의원 김을동의 남편인 송정웅 씨에 대한 정보가 공개됐다. 이날 방송에 따르면 송정웅 씨는 D전자 대표이사를 역임했으며 정년퇴임 후에는 사업가로 변신했다. 김을동 의원과 중앙대학교 동기로 부부의 연을 맺은 송정웅 씨는 자동차 지면 광고 모델로 활동할 정도로 훈훈한 외모를 자랑했다. 배우 김형자는 “두 분이 대학교 동기였는데 송정웅 씨가 ‘쟤가 김두한 딸이야? 오 좋아’ 그렇게 해서 결혼했다”며 두 사람의 인연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김형자는 “송정웅이 시험을 보러 갔는데 이력서에 ‘김두한의 사위 송정웅’이라고 썼고, 이에 바로 회사에 합격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방송에는 송일국과 아내 정승연 판사의 러브 스토리와 대한·민국·만세 삼둥이의 작명 비하인드 스토리가 함께 공개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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