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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드리드 北 대사관 침입 괴한 美 FBI와 접촉, 한국인 이름은 이우란”

    “마드리드 北 대사관 침입 괴한 美 FBI와 접촉, 한국인 이름은 이우란”

    스페인 고등법원은 지난 2월 22일(이하 현지시간) 마드리드의 북한 대사관에 침입한 괴한 10명 중 한 명이 그 뒤 미국 연방수사국(FBI)과 접촉했다고 26일 공개했다. 로이터와 AFP 통신, 영국 BBC 등에 따르면 스페인 고등법원은 이날 수사상황을 토대로 작성한 공식 문서에서 당시 북한 대사관을 침입한 이들은 모두 10명으로 이 중에는 한국과 미국, 멕시코 국적자들이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북한 대사관에서 공관 직원들을 결박하고 심문을 하는 과정에 때리기도 했으며 컴퓨터와 휴대전화, 디스크들, USB 펜 드라이브 등을 강탈한 혐의를 받고 있다. 현지 텔레비전 방송 라 섹스타는 공관 안의 북한 최고 지도자 초상화를 부수는 동영상을 방영했는데 동영상을 입수한 경로는 밝히지 않았다. 특히 이들 가운데 ‘에이드리언 홍 창’이란 멕시코 국적 미국 거주자는 지난 2월 27일 해당 사건과 관련한 정보를 넘기기 위해 FBI와 접촉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동영상 파일을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번 사건을 자발적으로 진행했으며, 다른 동반자들과는 알지 못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스페인 언론들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시민권자는 샘 류, 한국 국적자로는 이우란이 수사 대상이라고 BBC는 전했다. 에이드리언 홍 창이 오후 4시 34분 상업 참사관을 전에도 만난 적이 있다며 면담을 요청한다고 공관 출입증을 받는 순간, 다른 일행들이 물밀듯 밀고 난입했다. 이들은 지하실에 상업 참사관을 결박한 채 자신들을 북한을 해방시키는 인권운동가라고 소개한 뒤 참사관에게 망명하라고 종용했다. 한 여성이 이들을 피해 간신히 달아나 2층 창문 밖으로 뛰어내린 뒤 도와달라고 소리를 질렀고, 걱정이 된 이웃들이 재빨리 경찰에 신고했다. 경관들이 도착했을 때 에이드리언 홍 창이 북한 외교관인 것처럼 김정은 배지를 단 채 나와 태연하게 아무 일도 없었다고 둘러댔다. 이들은 네 대의 외교관 대사관 차량을 이용해 현장을 떠났는데 밤 9시 40분쯤이었다. 스페인 경찰의 정보부서와 정보기관인 국가정보국(CNI)이 수사 중인데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닷새 전 이런 일을 저지른 이들은 네 그룹으로 나뉘어 포르투갈로 넘어갔다. 에이드리언 홍 창은 리스본에서 다시 미국 뉴욕으로 건너갔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로버트 팔라디노 미국 국무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 정부는 이 사건과 무관하다”고 밝혔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사건이 반(反) 북한단체인 ‘자유조선’에서 저지른 것이라고 보도했다. 해당 단체는 2017년 말레이시아에서 피살된 김정남의 아들 김한솔과 가족을 안전한 곳으로 이동시켰다고 주장한 ‘천리마민방위’가 이름을 바꾼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스페인 유력 일간 엘 파이스는 침입자 10명 중 적어도 둘이 미국 중앙정보국(CIA)과 관련이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BBC는 현지 언론 보도를 보면 이들 침입자들은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준비를 주도한 김혁철이 2017년 9월 스페인 대사로 일하다 북한 핵 프로그램에 연루됐다는 의심을 받아 스페인 당국에 의해 추방된 일과 관련한 정보를 찾기도 했다고 전했다. 김혁철은 지난 1월 김정은의 오른팔로 통하는 김영철을 수행해 워싱턴 DC를 방문하기도 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美싱크탱크 브레인 ①] 페리얼 A 사에드-비건을 특사로 승격시켜야

    [美싱크탱크 브레인 ①] 페리얼 A 사에드-비건을 특사로 승격시켜야

    미국의 싱크탱크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국내 매체들은 늘 싱크탱크 브레인들의 생각과 판단을 자신들의 입맛에 맞춰 짤막하게 인용하는 데 그친다. 기사의 집을 미리 짓고 그에 맞춰 대들보나 서까래, 벽 마감재로만 부분적으로 인용한다. 해서 그들의 시각을 포괄적으로 이해하지 못하는 한계를 노출한다. 서울신문의 평화연구소에서는 이런 점을 극복하기 위해 발빠르게 싱크탱크 브레인의 생각을 들여다보려 한다. 첫 사례로 25일(현지시간) 미국의 격월간 잡지 ‘내셔널 인터레스트’에 실린 페리얼 A 사에드의 글 ‘실무 대화를 더 끈질기게(double down) 할 때’를 소개한다. 그녀는 기업과 정부가 위기 요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정치경제 트렌드와 위기를 분석하는 데 초점을 맞춘 텔레그래프 전략 LLC의 자문으로 일하고 있다. 북동아시아와 중동 전문 외교관으로 일했고 조지 W 부시와 버락 오바마 정부에서는 북한 정책을 다뤘고, 북한과 협상을 벌인 경험도 갖췄다.북한과의 협상 창구는 닫히지 않았다 2월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진행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정상회담은 둘쨋날 아침 갑자기 스키드 마크를 찍듯이 끝났다. 트럼프는 제재를 해제하는 대가로 영변 핵 연구센터를 해체하겠다는 김정은의 제안을 뿌리쳤다. 동시에 김정은은 미국이 주도하는 제재를 끝내기 위해 북한의 핵무장 프로그램 전체를 한방에 해결하는, 완전한 비핵화에 동의해달라는 트럼프의 구상에 아니라고 답했다. 점심도 취소하고 헤어졌다. 트럼프의 제안은 이전의 강경 정책들로 돌아간 것처럼 비쳤다. 그러나 지난 8개월 동안 북한은 워싱턴에 딱지만 놓았다는 현실과도 결별한 것이어서 조금 더 변죽만 울린 언동으로 보였다. 긴장을 끌어올렸다가 내렸다 하면서 미국은 북한을 협상 쪽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하노이 회담 이후 트럼프와 참모들이 내놓은 언급들은 북한의 긍정적인 회담 보도와 맞물려 어느 쪽도 상대가 돌아올 수 없는 지점에 이르게 하고 싶어하지 않으며 여전히 협상 중이란 점을 보여준다. 대화를 제 궤도에 올려놓는 실리적인 단계인지 분명하지 않다는 점이 문제이긴 하다. 미국은 변죽만 울리고 있지, 정책이 바뀐건 아니다 미국의 대북 정책이 하노이에서 극적으로 바뀌었다고 결론 내리는 것이 이성적일 것이다. 무엇보다 트럼프가 김에게 제안한 합의는 지난해 6월 싱가포르에서 둘이 서명한 공동성명은 물론,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6개월 전 윤곽을 제시한 내용과 닮은 구석이 없다. 비건은 지난 1월 31일 스탠퍼드 대학 강연 도중 비핵화가 북미 대화의 출발점이 더이상 아니며 관계를 구축하기 위한 유연한 과정을 밟을 의도가 있다고 털어놓았다. 비핵화를 끄집어내면 강경한 과정이 될 것이라고도 했다. 싱가포르에서 이뤄졌던 모든 약속은 워싱턴 정부가 “동시에 (모든 것을) 병행하는 것을” 추구해 평양 정권이 오랫동안 주장해온 단계별 접근을 거절하는 것이었다. 정상회담 후 한 주도 안돼, 그리고 한달 뒤에도 미국은 모든 다른 단계에서도 비핵화는 물론 화학 및 생물학 무장 프로그램 등 대량살상무기(WMD) 폐기까지 해야 한다고 표명했다. 한달 만에 미국 정책이 바뀐 것처럼 보인 것은 고지식한 이들을 긴장하게 만들었다. 정상회담을 2주 앞두고 트럼프는 비핵화를 “서두르지 않을 것”이며 “실험을 원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런 언급은 하노이에서의 강경함과 달라 보이게 했다. 조금 더 정확하게 북한은 미국 정책이 급격하게 바뀌었다고 인식하지도 않았고, 워싱턴이 골포스트를 옮겼다고 비난하지도 않았다. 대신 그들은 국무부와 (존 볼턴) 국가안보 보좌관이 적대적인 분위기를 조성한다고 비난했다. 더 나아가 정상회담 후 트럼프는 미국이 원하는 비핵화 가운데 “커다란 덩어리”를 기꺼이 하려는 김정은의 의지를 확인했으며 자신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회담을 긍정적인 것으로 만들려면 통증이 따른다는 점을 느꼈다. 우호 관계를 과시하기 위해, 또 트럼프와 김정은의 관계를 좋게 유지하는 데 미국이 밑천이 더 들어간다는 점도 고려됐다. 평양 역시 회담장을 박차고 나가 핵과 미사일 실험을 재개하겠다고 위협하지만 두 지도자들의 관계를 좋게 평가하면서 협상에의 문을 열어두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북미 협상을 제 궤도에 올려놓기 위한 다음 단계 지금의 문제는 누구의 텍스트를 협상의 토대로 삼느냐는 것이다. 테이블 위에 올라온 두 제안 가운데 북한 것이 조금 더 현실적이다. 부시 행정부 때 대북 협상을 주도했던 크리스토퍼 힐은 최근 김정은의 제안이 탐험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가 옳다. 영변의 플루토늄 생산을 해체하는 것은 핵폭탄 제조로 나아가는 길 하나를 없애는 것을 의미하며 모든 저속 중성자에 의한 핵분열을 시작하는 선언이기도 하다. 해체를 위해 블록을 세우고 국제 사찰단이 증명하게 하는 일은 미국에 서류 쪼가리만 보여주고 구체적인 것은 하나도 없는 북핵 프로그램 폐기 선언보다 훨씬 중요하다. 더욱이 10년 동안의 공백을 끝내고 북한에 사찰단을 파견하는 것은 비핵화를 실행하도록 손으로 만질 수 있게 할 것이며 결국 핵무기를 포기하게 만들 것이다. 평양의 부담이라면 대화의 기초가 되는 신뢰를 쌓을 만큼 제안의 내용을 구체화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북한은 늘 협상을 질질 끌고 맹세해놓고 발을 뒤로 빼는 짓을 한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북-미가 어떤 협상을 하더라도 워싱턴 정가에 회의론이 뿌리깊은 이유다. 미국의 협상 대표들은 미국 정부에 광범위하게 자리잡고 해외 정책 커뮤니티에 의해 확장되는 불신의 광산을 미리 살펴야 한다. 모든 협상 라운드마다 진전이 있을 때는 설득할 사례를 포장해야 하는 더 거친 압력을 받고, 회담장을 걸어나올 때에는 그럴 필요가 없게 된다. 그런 사례를 만들 수 없을 때 미국의 태도와 정책은 강경해진다. 그러므로 북한은 해체하겠다고 제안하는 시설들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와 미국이 제재를 풀 때마다 뭘 대신 할 것인지에 대한 일정표를 제공해야 한다. 진지한 협상 과정이 실무 차원에서 시작됐다. 트럼프는 비건 특별대표를 대통령 특사로 승격시켜야 한다. 이렇게 하면 북한이 협상에 참여하면 이득이 주어지고 실무 차원에서의 적절한 준비가 이뤄지게 해 비건의 협상 권한이 커지게 된다. 실무 협상자가 대통령에게 직보하면 대리자들의 정책 결정 권한이 줄어들게 된다. 협상 재개를 늦추려는 것은 위험이 높다 이 순간 북한이 WMD 무기고를 늘리려는 것에서 발을 빼야 할 의무는 없다. 실제로 북한이 핵과 미사일 실험을 안하면 그 대가로 한미 연합 군사훈련 규모를 축소하는 거래는 들어 있지도 않았다. 하지만 트럼프는 김정은에게 국제사회와 관계를 맺는 전례없는 글로벌 플랫폼을 선사했다. 김정은은 실험을 실시해 국제적인 비난을 한몸에 사는 위험을 감수할 것 같지 않아 보인다. 동시에 북한은 협상과 실험 유예를 재고하겠다고 위협했다. 김정은은 자신의 이해가 충족되어야 한다는 점을 트럼프에게 상기시켰다. 양쪽이 실무 차원에서 진지한 협상 과정을 구축하는 것을 늦출수록, 한반도 상황은 더욱 예측할 수 없고 불안정한 상태로 빠져들 것이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트럼프 트윗’ 이후 비건 베이징에, 물밑 행보 평양에까지?

    ‘트럼프 트윗’ 이후 비건 베이징에, 물밑 행보 평양에까지?

    미국 정부가 북한과 다시 마주 앉기 위한 물밑 행보를 활발히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미 대화 실무를 책임지고 있는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지난 24일부터 중국 베이징을 방문 중이라고 일본 교도통신과 아사히TV 등이 25일 전했다. 지난달 말 결렬된 제2차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이후 교착국면을 중국을 지렛대로 타개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이 매체들의 보도에 따르면 비건 대표는 쿵쉬안유 중국 외교부 부부장 겸 한반도사무특별대표와 만나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보인다. 비건 대표는 이에 앞서 지난 19일 영국 런던을 찾아 영국, 프랑스, 독일 등과 북한 정세에 대해 협의했는데 국무부는 런던과 뉴욕 방문 일정은 출입 기자들에게 미리 공지했지만 베이징행에 대해선 침묵했다. 일본 언론들이 보도한 뒤에야 “비건 대표가 베이징에 있다는 사실은 확인해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구체적인 방문 일정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비건 대표는 이날 베이징 숙소에서 맞닥뜨린 기자들의 ‘방중 목적’ 질문에 “미안하다. 아무 얘기도 못 한다”고 입을 다물었다. 비건 대표의 베이징 방문이 극비리에 추진됐던 만큼, 내친 김에 북한까지 들르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그의 중국 방문이 지난 22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이른바 ‘대북(對北) 추가 제재 철회’ 트윗 직후 이뤄졌다는 점도 간단치 않다. 트럼프 대통령이 정부와 백악관 등의 참모들의 견제와 의회 일각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확고한 대북 관계 정상화 의지를 표명한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는 상황이라 더욱 그렇다. 앞서 비건 대표는 지난 11일 카네기국제평화기금이 워싱턴에서 개최한 핵 정책 콘퍼런스 좌담회에 참석, “우리는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를 위해 북한과 계속 협력할 것이며, 북·미 간 긴밀한 대화가 지속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북한의 동창리 미사일발사장 복구 파문에도 대화를 계속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다만, 비핵화 방식은 “점진적으로 진행하지 않을 것”이라며 단계적·동시적이 아닌 ‘일괄타결’ 식 빅딜 전략을 구사하겠다는 의지를 공식화한 바 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황성기 칼럼] 북미 진실의 순간이 다가온다

    [황성기 칼럼] 북미 진실의 순간이 다가온다

    진실의 순간이 다가온다. 북한의 비핵화,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 청산 약속이 진짜냐 가짜냐가 드러나는 시간이다. 올해 말로 예상했던 시한은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존 볼턴과 북한 외무성 부상 최선희의 날 선 공방으로 바싹 앞당겨지게 됐다. 강 대 강 대치가 길어지면 북미가 비핵화와 적대관계에 종지부를 찍는 일은 불가능해진다. 미국 조야의 대북 회의론이 임계점에 도달할 것이고, 북한 정권 내부에서도 트럼프 회피론이 비등할 것이다. 하노이 2차 정상회담은 관전자들에겐 흥미로운 게임이었다. 톱다운 방식에 대한 비난에도 불구하고 북미의 리얼한 담판에 흥분했고, 협상 카드를 다 들여다봤다. 테이블에 깔린 양쪽 카드의 값어치를 계산해 보는 재미도 누렸다. 카드가 공개돼 협상의 폭이 줄어든 반면 마지노선이 드러남으로써 협상을 촉진할 것이라 기대했으나 지금의 상황은 쪽박 깨지기 직전이다. 볼턴이 예사롭지 않다. 초강경 매파를 내세운 트럼프의 속셈이 북한을 압박하려는 데 국한된 건지 의심이 든다. 볼턴은 전형적인 일괄타결론자다. 미 행정부에 주된 기류로 자리잡은 ‘전부 아니면 전무’(all or nothing)의 총대도 메고 있다. 트럼프가 채찍을 든 볼턴을 대북 교섭의 악역으로 내세운 건 3차 북미 정상회담이 세팅될 때까지인지, 협상을 깨는 책임을 북한에 돌리기 위한 수순인지 헷갈리기 시작했다. 문제는 북한이다. 행동 대 행동의 단계적 해결을 ‘술책’이라고 모욕하는 볼턴을 피해 갈 방책이 없다. 북한 방식을 받아들일 때까지 ‘전략적 인내’를 미국에 써볼 수 있겠으나 최선희의 3월 15일 기자회견으로 그 카드는 버렸다. 영변 하나만으로는 미 행정부와 의회의 벽을 넘을 수 없어졌다. 미국으로부터 ‘똑같은 조랑말’이란 조롱을 당하지 않으려면 영변, 핵·미사일 실험발사의 영구 중단 약속 외에도 굵직한 하나를 더 내놔야 한다. 워싱턴도 마찬가지다. 리용호 외무상이 읽어내린 ‘2016년 이후 5개 유엔 제재의 민생 부문 선 해제’는 김정은의 마지노선이다. ‘최고존엄’이 설정한 마지노선을 물리는 일은 어렵다. 미국이 민생 부문 해제조차 내놓지 못하겠다면 판을 걷어차인다. 자력갱생의 ‘새로운 길’은 김정은의 신년사에서 예고된 상태다. 최선희의 3·15 발언을 두고 ‘트럼프·김정은이 사이 좋다 했으니 판은 안 깰 것’이라 낙관하는 것은 희망고문이다. 미국이 더 물러설 데 없는 북한을 몰아 세우다가는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신세가 될 수 있다. 5개 제재 해제에 대해 트럼프는 “제재의 전부”라고 했다. 트럼프식 무지다. 4차 핵실험 직후의 유엔 안보리 결의안 2270호 등이 북한을 옥죄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5개 제재는 종횡으로 촘촘한 미국 단독의 제재에 비하면 새 발의 피다. 남한의 대북 제재인 5ㆍ24 조치를 풀어도, 유엔 제재가 있어 경협이 불가능하듯, 유엔 제재를 풀어도 미국 제재가 버티고 있어 북한 경제를 돌리는 마지막 족쇄로 작용한다. 북한 경제가 국제사회로 나오는 첫걸음인 국제통화기금(IMF) 가입은 유엔 제재와 관계없이 미국 법인 브렌트우즈협정법에 의해 원천봉쇄되는 것을 트럼프는 모르는 듯하다. 북한은 미국 제재를 꿰뚫고 있다. 리용호가 ‘제재의 일부’라 항변한 것은 사실에 가깝다. 부시 대통령 때부터 대북 정책에 관여해 온 볼턴이 그 사실을 모른다면 거짓말이다. 거짓말의 의도는 장사도 모르는 ‘북한식 계산법’으로 몰기 위한 게 아닐까. 최선희가 영변의 가치를 후려치는 ‘미국식 계산법’ 운운한 데 대한 치졸한 복수로 보인다. ‘간 보기’로 시간 낭비할 때가 아니다. ‘하노이 교훈’은 자명하다. 미국은 북한의 살라미식 판매에 구매의욕을 못 느꼈다. 북한도 ‘도 아니면 모’의 미국식 빅딜에 신뢰 부족을 이유로 주춤했다. 다시 만나자 기약한 트럼프와 김정은이다. 잘사는 나라를 건설하고 싶은 김정은, 잘사는 나라의 기회를 주겠다는 트럼프의 의기투합이 깨지기 전에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 2020년 말 비핵화 달성이란 북미 공통의 목표는 확인됐다. 빅딜과 스몰딜을 절충하는 길 말고는 없다. 비핵화 로드맵을 그려 놓고, 단계적으로 이행하는 방식이다. 진실은 곧 드러날 것이다. 교묘히 테이블을 엎어도 누구 책임인지 분별할 만큼 관전자들은 똑똑하다. 동창리를 폐기 못 하면 조용히라도 있으면 한다. 로켓 발사는 ‘고르디우스의 매듭 끊기’처럼 모든 것을 물거품으로 돌린다. 슬슬 만나자고 서로가 손 내밀 때다.
  • 유엔 “北 영변 핵시설 여전히 가동…中서 비밀 핵물질 조달 의혹”

    북한의 대표적인 핵시설인 영변 핵단지가 여전히 가동되고 있다는 유엔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의 평가가 공개됐다. 유엔이 약 20여개국을 대상으로 대북제재 위반 여부를 조사하면서 나온 결과다. 11일(현지시간) AP통신이 입수한 유엔 대북제재 이행보고서에 따르면 유엔 전문가들은 중국에서의 비밀 핵물질 조달 의혹부터 시리아 내 무기 밀거래, 이란·리비아·수단과의 군사 협력 등에 이르기까지 약 20개국에서의 대북제재 위반 여부를 조사 중이다. 보고서는 이르면 12일 공개될 전망이다.  전문가패널은 수로 설치를 위한 땅파기 공사와 원자로 방류시설 인근 새 건물의 건설 장면이 담긴 지난해 11월까지의 위성사진을 언급하며 “영변 핵시설 단지는 여전히 가동 중”이라고 평가했다. 또 위성사진은 단지 내 방사화학실험실과 이와 관련된 화력발전소가 운영되고 있을 가능성을 보여 준다고 덧붙였다. 전문가패널은 또 북한 내 우라늄 농축 공장과 채굴 광산을 지속해서 감시 중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탄도미사일 조립과 보관, 실험 장소를 여러 곳으로 분산시켜 운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2017년 7월 4일과 28일 평안북도 방현 항공기 제조공장과 자강도 무평리에서 화성14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같은 해 8월 29일과 9월 15일 북한 최대 민·군용 공항인 평양 순안국제공항에서 화성12형 미사일을 발사했다. 무역제재와 관련해서는 유엔 제재 블랙리스트에 오른 중국계 남천강무역회사와 남흥무역회사 등 2곳의 업체를 비롯해 핵물질 조달 활동을 하는 유령 회사와 관계자를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아울러 북한과 시리아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 사이에 이뤄지는 불법 행위에 대해서도 다양한 조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또 북한의 군사협력 부분에서 가장 수익성이 좋은 시장 2곳 가운데 하나가 이란이라는 점과 북한 무기수출업체인 청송연합 및 조선광업개발무역회사 등의 이란 현지 사무소가 여전히 운영 중이라는 사실도 공개했다. 이와 관련, 이란 정부는 자국에 있는 북한 인사는 외교관들밖에 없으며 이란은 유엔 제재 규정을 어기지 않았다고 반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보고서는 또 북한 내에 대북 수출이 금지된 롤스로이스 팬텀, 메르세데스벤츠 리무진, 렉서스 LX570 전륜구동 모델 등 사치품이 등장한 사실을 전했다. 앞서 지난해 10월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이 평양을 방문했을 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롤스로이스로 보이는 검은색 차를 타고 온 모습이 외신에 포착되기도 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국정원 “북한 영변 우라늄 농축시설 정상가동…산음동 미사일 단지 차량 움직임”

    국정원 “북한 영변 우라늄 농축시설 정상가동…산음동 미사일 단지 차량 움직임”

    국가정보원이 “북한 영변 핵 단지의 우라늄 농축 시설은 정상 가동되고 있다”고 밝혔다. 국정원이 지난 5일 국회 정보위원회 간담회에서 “우라늄 농축 시설은 2차 북미정상회담 이전부터 정상 가동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국회 정보위 위원들이 7일 전했다. 우라늄 농축 시설이란 원심분리기 등을 이용해 천연우라늄(U-237 0.7%)에 포함된 핵물질인 U-235의 조성비를 높여 핵무기 제조에 쓰이는 고농축 우라늄(HEU)을 만드는 공장이다. 앞서 정보위원장인 이혜훈 의원과 여야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김민기·자유한국당 이은재 의원은 간담회 직후 브리핑에서 “영변 5㎿(메가와트) 원자로는 작년 말부터 가동이 중단된 상태며 현재 재처리 시설 가동 징후는 없다고 국정원이 보고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브리핑 당시 이들은 영변 우라늄 농축시설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국정원은 또 평양 외곽 산음동 미사일 종합연구단지에서 물자 운송용 차량의 활동이 포착된다고 보고했다. 산음동 미사일 종합연구단지는 탄도미사일 기술개발 및 로켓엔진 시험을 진행하고,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을 생산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곳이다. 이와 관련, 국방부 관계자는 “산음동 쪽에서는 시설 유지로 보이는 차량 움직임이 계속해서 있어 왔다. 지금 당장 발생한 것은 아니다”라면서 “시설이 있으면 시설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활동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북한이 미사일 발사장을 복구하는 게 사실로 확인된다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매우 매우 실망하게 될 것(very, very disappointed)”이라고 말했다. 다만 아직은 사실인지 확인하기에 이르다면서 신중한 입장을 유지, ‘선 사실 확인, 후 대응’ 기조를 보였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트럼프 “한미훈련 안 하면 수억 달러 절약”

    사업가 기질 드러내며 ‘안보=돈’ 강조 주한미군 방위비 협상에도 영향 미칠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트위터에 “한국과 군사훈련을 원치 않는 이유는 되돌려받지 못하는 수억 달러를 아끼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이는 내가 대통령이 되기 전부터 나의 입장이었다”면서 “또 현 시점에서 북한과의 긴장을 줄이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한미가 올해부터 키리졸브 연습과 독수리 훈련 대신 소규모 동맹 훈련에 나서기로 한 것에 대한 비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미 조야 일각에서는 ‘노 딜’ 북미 정상회담 후 결정된 한미 연합훈련 종료가 ‘북한에 대한 일방적 양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안보도 돈이 돼야 한다’는 ‘사업가’ 기질을 다시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트럼프 정부의 전 고위관리의 발언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안보 브리핑을 하는 자리에서 ‘우리 장군들은 사업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고 전했다. 이는 정보·안보 관계자들에게 국제안보·갈등을 경제적 관점에서 생각해 보라고 요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시각은 향후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 훈련 중단 결정은 결국 돈 때문이고, 북한과의 긴장 완화는 후순위”라면서 “매년 이어질 방위비 분담금 조정 등에서 난항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이날 한 인터뷰에서 한미 훈련을 재개할 계획이 없음을 확인한 뒤 “현시점에서 대규모 전쟁훈련을 시작할 생각은 없다. 다만 언제든 대통령이 재검토할 수는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난 1일 리용호 북한 외무상의 ‘우리의 원칙적 입장에는 추호도 변함이 없을 것’이란 발언에 대해 “북한이 말하고자 했던 것은 우리와 대화를 계속할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비리를 폭로한 옛 개인 변호사 마이클 코언의 의회 청문회가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에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하면서 청문회를 추진한 민주당을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북한과 아주 중요한 핵 정상회담을 하는데 그 시간에 민주당이 유죄판결을 받은 거짓말쟁이이자 사기꾼에 대한 공개 청문회를 연 것은 아마도 미 정치의 새로운 저점을 찍은 것”이라며 “이것이 아마도 내가 회담장에서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걸어 나오는 데 기여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중재자 文 속도전… ‘영변핵 완전폐기’로 경협 제재면제 이끈다

    중재자 文 속도전… ‘영변핵 완전폐기’로 경협 제재면제 이끈다

    “플루토늄·우라늄 농축시설 등 폐기 땐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 진입 평가해야” 北 궤도 이탈 막으려 유인책 제시한 듯 靑 “트럼프 영변+α 의미 정확하지 않아 한미 당국 한치 어긋남 없이 내용 공유” 이해찬 “트럼프, 文에 7차례나 중재 요청”문재인 대통령이 4일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에서 제재의 틀 내에서 남북관계 발전과 판문점선언과 평양공동선언에서 합의된 남북 협력사업의 속도감 있는 준비를 강조한 것은 ‘하노이 핵담판’ 결렬 이후 중재 역할에 전방위로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보인다. 2차 북미 회담을 계기로 미국이 단계적·동시적 이행에서 ‘일괄 타결’로 선회한 가운데 ‘제재의 틀’을 유지하면서도 남북관계 선순환을 통해 돌파구를 찾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와 관련, 문 대통령이 “플루토늄 재처리 시설과 우라늄 농축 시설을 포함한 영변 핵 시설이 완전히 폐기된다면 북한 비핵화는 진행 과정에 있어서 되돌릴 수 없는 단계로 접어든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점이 눈에 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영변이 북한 핵 능력의) 70%이든 80%이든 완전한 비핵화로 가는 과정에서 영변을 폐기하면 되돌아갈 수 없는 단계로 접어들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미국이 요구하는 비핵화 수준이 ‘영변+α’임은 분명해졌지만 향후 중재 과정에서 문 대통령이 영변의 완전한 폐기를 지렛대 삼아 미국에 남북경협에 대한 제재 예외 인정을 설득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북한의 궤도 이탈을 막으려면 ‘유인책’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대화 공백·교착이 오래 계속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으므로 북미 실무 대화의 조속한 재개를 위해 노력해 달라”며 “그 과정에서 우리 역할도 다시 중요해졌다”고 했다. 정부가 지난 1월 스웨덴 남·북·미 1.5트랙 대화와 같은 3자 협의체를 추진하기로 한 것은 비핵화와 상응조치에 대한 이견을 좁히는 것뿐 아니라 3자 협의체 상설화 등 비핵화 대화 형식의 ‘재구성’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밝혔던 ‘영변+α’와 관련, 김 대변인은 “‘+α’가 특정시설을 가리키는지 대량살상무기(WMD) 등에 대한 조치를 포함한 포괄적인 것을 요구하는지 의미가 정확하지 않다”면서도 “전자라 해도 한미 정보당국이 한 치의 어긋남이 없이 내용을 공유하고 있고, 북한도 이를 인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여야 5당 대표 월례 회동에서 “북미 정상회담 직후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과 25분간 통화하면서 7차례나 ‘중재 역할을 해 달라, 김 위원장의 진의를 파악해 달라’고 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볼턴 “김정은에 핵포기-경제 발전 ‘빅딜 문서’ 건넸다”

    볼턴 “김정은에 핵포기-경제 발전 ‘빅딜 문서’ 건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미국이 원하는 비핵화 요구사항을 담은 ‘빅딜’ 문서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건넸다고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3일(현지시간) 밝혔다. 볼턴 보좌관은 이날 미 CBS, 폭스뉴스, CNN 방송에 잇따라 출연, 이번 2차 북미정상회담을 실패로 보지 않는다고 강조하고 협상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폭스뉴스의 ‘폭스뉴스 선데이’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빅딜’, 즉 비핵화를 계속 요구했다”며 “핵과 생화학 무기, 탄도미사일을 포기하는 결정을 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에게 하나는 한글, 하나는 영어로 된 문서 2개를 건넸다”며 “그 문서는 우리가 기대하는 것과 그에 대한 대가로 당신(김정은)은 엄청난 경제적 미래를 가질 수 있는 좋은 위치의 부동산을 얻는 것이라고 제시했다”고 덧붙였다. 볼턴 보좌관은 CBS의 ‘페이스 더 네이션’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이란 핵 협상에서 한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을 것이라고 누차 말했다”며 “우리가 원하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에게 준 문서 속에서 제시한 대로 광범위하게 정의된 비핵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문제는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에게 건넨 정의 하에 북한이 비핵화를 완전히 수용하고 거대한 경제적 미래를 위한 가능성을 가진 ‘빅딜’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지, 아니면 우리에겐 받아들여질 수 없는 그보다 못한 무엇인가를 하려고 하는지였다”라고 설명했다. 볼턴 보좌관은 북한이 제시한 영변 핵시설 폐기에 대해 “매우 제한적인 양보로, 노후화된 원자로와 우라늄 농축, 플루토늄 재처리 능력의 일부분이 포함됐다”라고 평가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에게 ‘빅딜’을 수용하도록 설득했지만, 그들은 그럴 의사가 없었다”라고 강조했다. 또 미국의 상응조치와 관련해 “처음부터, 싱가포르 정상회담 때부터 거기 있었다”며 “북한이 탄도미사일, 생화학 무기 프로그램을 포함한 완전한 비핵화를 약속한다면 (북한) 경제의 발전 전망이 있다는 것”이라고 거듭 밝혔다. 볼턴 보좌관은 2차 북미정상회담이 아무런 합의 없이 이른바 ‘노딜’로 끝난 것에 대해선 미국의 국익이 보호된 회담이라며 “실패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진단했다. 그는 사전 준비 미흡에 따른 실패라는 지적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실패한 채 나가지 않았다”며 “만약 노딜보다 ‘배드 딜’(나쁜 거래)을 받아들이는 것이 낫다고 말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면 (실패가 아니다). 나는 성공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국익이 보호될 때 그것(노딜)은 전혀 실패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볼턴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비핵화 대가로 북한에 ‘미래’를 제시한 것을 과거 정부의 핵 협상과 다른 점으로 꼽았으며, “대통령은 북한이 그들을 위해 전체적으로 가능한 것들을 보게 하려 했다. 대통령은 이것이 가능하다고 여전히 낙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 “김정은은 지난 회담에서 합의를 성사하려면 많은 (기차)역을 거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면서 “하노이 회담은 그런 역의 하나였다. 그래서 대통령은 계속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우리 정부의 입장은 북한 비핵화를 원한다는 것이고 그것이 우리가 추구하는 목표”라며 “김정은은 북한의 권위있는 통치자이고 그가 비핵화를 위한 전략적 결정을 한다면 그렇게 될 것”이라며 북한의 정권 교체를 원하지 않는다는 점도 거듭 밝혔다. 볼턴 보좌관은 북한의 협상 복귀 가능성에 “그들이 무엇을 할지 모르겠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이 뒤를 돌이켜 확실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재평가하길 바란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외교의 창이 닫힐지’를 묻는 진행자에게 트럼프 대통령은 작년 싱가포르 1차정상회담에 이어 “하노이에서도 문을 열어뒀다. 북한은 문을 통과할 수 있다”며 “그것은 정말로 그들에게 달렸다”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제안’을 북한이 언제까지 수용해야 한다는 만기는 없다고 했다. 볼턴 보좌관은 “만기는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낮은 (실무)단계의 협상을 지속할 준비 또는 김정은과 다시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대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계속해서 핵연료를 생산할 수 있다는 지적에는 “그렇다. 정확히 맞다”며 “그들은 그것을 해오고 있다”고 인정했다. 그는 그러나 북한이 핵연료 생산을 지속하더라도 ‘최대의 압박’ 작전이 계속될 것이기 때문에 미국의 지렛대가 약화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볼턴 보좌관은 “애초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불러들인 경제제재를 계속하는 것을 들여다볼 것”이라고 말했다. 또 “선박 간 환적을 못 하게 더 옥죄는 방안을 들여다보고 있고, 다른 나라들과도 북한을 더 압박하게끔 대화하고 있다. 북한은 비핵화할 때 제재해제를 얻을 수 있다”고 압박했다. 그는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북한이 ‘영변 이상’의 어떠한 조치도 허용하지 않을 것을 미리 알았는지에 대해선 “우리는 김정은의 입에서 나오기 전까지는 북한에서 테이블 위에 뭘 내놓을지 모른다”고 대답했다. 북미정상회담 덕분에 김 위원장의 이미지가 정상국가 지도자로 개선됐다는 지적에는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아무것도 주지 않았다는 견해를 갖고 있다”라고 동의하지 않았다. 볼턴 보좌관은 이와 함께 지난해 7월 ‘1년 내 북한 비핵화’ 발언에 대해선 “일단 북한이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을 포기한다는 전략적 결정을 내렸을 경우, 몇 가지 예외를 포함해서 해체를 수행하는데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와 관련해서 1년 안에 끝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도 해체에 1년이 걸릴 것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북한은 비핵화에 동의하지 않았다”며 즉답을 피했다. 또 대표적인 대북 매파였던 그가 과거보다 지금은 크게 달라졌다는 지적에는 “지금 내 일은 대통령은 돕고 조언하는 것이며 결정은 대통령이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협상결렬 ‘블레임 게임’, 북미가 서로 질수 없는 이유

    협상결렬 ‘블레임 게임’, 북미가 서로 질수 없는 이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8일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하노이 공동성명의 도출에 실패한 가운데 ‘블레임 게임’(blame game)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책임을 인정하지 않으려고 다른 이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것이다. 비핵화 협상이라는 호랑이 등에 탔던 두 정상 중에 먼저 내린 쪽은 전세계의 비난과 함께, 국내에서 더 큰 정치적 역풍을 맞을 수 있고, 다음 번 협상에서 불리한 위치에 서게 된다. 북미 양측이 ‘블레임 게임’에서 이기기 위해 사활을 걸수 밖에 없는 이유다. 특히 블레임 게임은 실패한 협상 뒤에는 반드시 따라올 수 밖에 없는 협상의 연장선이다. 지난달 28일 JW메리어트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연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은 완전한 제재 해제를 원했다“며 “북한은 핵 프로그램 상당수를 비핵화할 준비가 돼 있었지만 미국이 전면적인 제재 해제는 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결렬의 원인이 북한에게 있다는 의미다. 또 “이틀 뒤나 다른 때에 청문회를 가질 수 있었는데 이 중요한 시기에 증언회가 있었다는 것이 옳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코언은 거짓말한 것이다”고 주장했다. 그의 옛 변호사로 아킬레스건을 쥔 마이클 코언이 소위 ‘트럼프 러시아 스캔들’ 수사에 대해 지난 27일(현지시간) 국회 공개 증언에 나섰던 점 역시 협상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었다고 시사한 것으로 읽힌다. 이튿날인 1일, 사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란과 잘못된 핵합의로부터 멀어지는 것을 거부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북한 등과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것을 거부했다. 미국 국민의 안전을 언제나 정치보다 먼저 둔다”고 트위터에 썼다. 전 정권의 정책을 지적하며 차별점을 부각시키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리 외무상은 전날 자정에 멜리아 호텔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지난해 6월 싱가포르 제1차 조미 수뇌상봉과 회담에서 공동인식으로 이룩된 신뢰 조성과 단계적 해결 원칙에 따라서 이번 회담에서 현실적 제안을 제기했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미국이 유엔 제재의 일부, 즉 민수경제와 특히 인민 생활에 지장주는 항목의 제재를 해제하면 우리는 영변지구의 플루토늄과 우라늄을 포함한 모든 핵물질 생산시설들을 미국 전문가들의 입회 하에 두 나라 기술자들의 공동의 작업으로 영구적으로 완전히 폐기한다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아닌 ‘미국의 판깨기’였다는 의미다. 특히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들은 1일 정상회담 결렬 소식은 전혀 언급하지 않고 회담의 긍정적인 측면을 앞세워 전했다. 비핵화를 전제로 한 경제집중노선 채택에 대한 내부적 동요를 막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회담 의지를 더욱 강하게 밝혀 먼저 판을 깨는 역할을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도 읽힌다. 북한의 입장에서 먼저 판을 깬다면 다시 은둔의 역사로 돌아가야 한다는 부담이 너무 크다. 반면 미국이 먼저 판을 깬다면 중국과 러시와의 대북제재 전선이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 미국 역시 먼저 판을 깬다면 냉전의 마지막 산물로 세계 평화를 위한 한 축인 한반도의 평화프로세스를 돕지 않았다는 비난을 국내외에서 받아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도에도 불리하다. 이런 사정이 두 정상이 지속적으로 “대화를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하는 이유로 보인다. 다만, 당분간은 냉각기를 거칠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외교적 해법을 모색하는 시도는 지속되겠지만 그간 정상이 직접 결정하는 톱다운 형식으로 비핵화 담판이 진행돼 온만큼, 결국 3차 회담 여부는 두 정상의 입에 달렸다. 하노이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사설] 북미 핵 담판, 한반도 공동 번영의 길 열어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어제 저녁 베트남 하노이 시내의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호텔에서 8개월 만에 만나 친교 만찬을 가졌다. 두 정상은 만찬 전 기자들 앞에서 가진 만남에서 정상회담의 성공을 다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성공적인 회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으며, 김 위원장은 “많은 고민과 노력, 인내가 필요했다. 모든 사람이 반기는 훌륭한 결과가 만들어질 것이라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만찬에서도 두 정상은 줄곧 허심탄회한 분위기여서 본회담 전망을 밝게 해 준다. 당일치기였던 1차 북미 정상회담 때와 달리 1박 2일 일정으로 회담하는 두 정상은 양국의 미래와 비핵화, 평화체제에 대해 합의점을 도출하게 된다. 두 정상 성공 확신, 본회담 전망 밝혀 2차 북미 정상회담 결과를 예단할 수는 없으나, 지난해 6월 움직이기 시작한 비핵화 열차가 본궤도에 오를 것만은 분명하다. 지난해 ‘싱가포르선언’에 이어 오늘 발표될 ‘하노이선언’은 북미가 예상보다 더 나갈 수 있고, 기대에 못 미칠 수 있으나 핵 폐기와 평화체제에 한발 다가선 합의에 이를 것임은 틀림없다. 트럼프 대통령, 김 위원장은 역사적 핵 담판에서 국제사회가 깜짝 놀랄 구체적인 합의를 내놓기를 바란다. 북미 정상회담의 좋은 결과를 예상하게 하는 징후들이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숙소인 멜리아 호텔에 도착하자마자 “2차 조미 수뇌회담의 성공적 보장을 위해 실무대표단의 보고를 청취했다”고 전했다. ‘성공적 보장’이란 표현을 써 이번 회담에 대해 거는 김 위원장의 기대와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노동신문은 지난 13일 재일교포의 개인 명의 글에서도 김 위원장의 비핵화 결단을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전차를 묶은 매듭을 칼로 내려쳐 끊었다는 ‘고르디우스의 매듭’에 비유하면서 한반도 평화의 “개척자·선구자”가 되려는 것이 김 위원장의 신념이라고 소개한 바 있다. 영변시설 폐기+α, 상응 조치 조합돼야 트럼프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그는 어제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베트남은 지구상에서 흔치 않게 번영하고 있다”면서 “북한도 비핵화한다면 매우 빨리 똑같이 될 것”이라고 김 위원장의 결단을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잠재력이 굉장하다”면서 “내 친구 김정은에게 역사상 거의 어떤 것에도 비할 수 없는 훌륭한 기회”라고 김 위원장을 ‘친구’라고 치켜세웠다. 북한이 영변 핵시설의 폐기와 검증 외에 추가적인 비핵화 조치를 내놓고, 미국이 종전선언과 제재완화 등의 상응하는 조치로 응수한다면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재개 등 남북 경협의 물꼬가 터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 위원장은 북미회담이 끝나고도 3월 2일까지 베트남에 머문다. 베트남의 개혁개방인 ‘도이머이’ 이후의 발전상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베트남은 1986년 도이머이를 시행한 뒤 미국과 국교 정상화를 한 1995년부터 외국 자본을 유치하면서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연 6~7%에 달하는 경제성장을 이어 가면서 한때 지구상의 최빈국에서 지금은 세계 40위권 경제 규모로 우뚝 솟아올랐다. 미국과 전쟁을 치른 사회주의 국가라는 공통점을 지닌 베트남은 북한이 참고할 만한 발전 모델의 하나다. 김 위원장을 수행한 인물 중에 경제업무를 총괄하는 오수용 노동당 경제담당 부위원장이 포함된 것은 베트남 경제를 들여다보겠다는 뜻이다. 중국도 참고할 모델이지만 13억 인구를 가지고 규모의 경제를 구현할 수 있는 중국을 2500만명의 북한이 본받기는 쉽지 않다. 북한은 오히려 1억 가까운 인구에 도이머이 초기의 산업 구조와 비슷한 베트남이 참고하기 쉽다. 오수용 부위원장 등 수행단은 어제 유명 관광지인 할롱베이를 찾은 데 이어 베트남 북부 최대 항구도시인 하이퐁을 시찰했다. 하이퐁은 외국인 직접 투자 기업이 몰려 있는 베트남 경제 발전의 상징적 지역이다. 비핵화만이 북한의 경제발전 담보 가능 한반도 공동 번영은 북한의 비핵화에 의해 길이 열린다. 대북 제재 해제, 북미 수교에 따른 외국 자본 유입, 남북 경협이란 3박자가 북한의 발전을 이루는 대전제다. 북한의 번영이 곧 남한의 번영이며 남북이 하나의 경제공동체로 묶이면 통일의 길로 이어진다. 지난해 남북이 철도와 도로 연결, 현대화를 최우선으로 합의한 까닭도 철도, 도로가 경제공동체와 공동 번영의 기초이기 때문이다. 북미 합의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서로 믿지 못하고 계산만 하다가는 비핵화 동력을 잃어버린다. 비핵화 추동력이 떨어지면 트럼프 대통령이나 김 위원장 모두 향후 협상의 입지가 줄어든다. 2020년에 끝나는 북한의 5개년 계획은 물론 김 위원장이 그리는 경제건설에도 큰 차질을 빚는다. 북미 모두 과감한 결단이 요구된다. 북미가 끝나면 한미·북중 정상회담에 이어 김 위원장의 서울답방까지 예정돼 있다.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와 민족 공동번영을 촉진하는 북미 핵 담판 결과가 나오길 희망한다.
  • ‘결단·중재·협상’ 케미 통했다…北 경제·북미관계 훈풍

    ‘결단·중재·협상’ 케미 통했다…北 경제·북미관계 훈풍

    ■김정은, 체제 불안 감수한 통 큰 결정…남북경협 속도 실질적 성과땐 경제 총력 노선 박차 2차회담 이후 서울 답방 가능성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이번 2차 북미 정상회담은 그 결과에 따라 북한이 목표로 하는 ‘경제건설 총력집중’ 노선의 명운이 갈릴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집권 후 최장 공백에 따른 불안과 위험을 감수하고 66시간에 걸친 ‘열차 행군’을 강행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김 위원장으로서는 내년이 노동당 창건 75주년이자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의 마지막 해인 만큼 올해 안으로 대북 제재 완화를 이끌어내 경제 성장의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절실하다. 지난해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1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 8개월 만에 두 지도자가 다시 마주 앉기까지의 8개월의 과정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그러나 비핵화 협상이 고비를 맞을 때마다 김 위원장의 통 큰 결단과 비핵화를 향한 의지가 큰 역할을 했다. 앤드루 김 전 중앙정보국(CIA) 코리아미션센터장을 통해 공개된 “내 아이들이 평생 핵을 지고 이고 사는 걸 바라지 않는다”는 김 위원장의 발언에도 간절함이 묻어 있다. 북한 국내 정치 측면에서도 2차 북미 정상회담은 김 위원장에게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제재 완화와 관련한 실질적인 성과를 거둔다면 김 위원장은 향후 경제성장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비핵화와 개방을 반대하는 내부 세력에 본인의 선택이 옳았다는 것을 증명하고 설득하려면 경제적인 성과를 내야 하기 때문이다. 북한은 지난해 4월 핵·경제 병진노선을 경제건설 총력집중 노선으로 전환했지만 아직 이렇다 할 성과는 없는 상황이다. 한국은행은 최근 2017년 북한의 경제성장률을 -3.5%로 추정했다. 1997년(-6.5%) 이후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9월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 특사단을 만난 자리에서 “내 판단이 옳은 판단이었다고 느낄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 김 위원장은 2차 북미 정상회담 후 문재인 대통령에게 약속한 ‘서울 답방’도 실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계기로 철도, 도로, 사회간접자본(SOC) 등 남북 경제협력 사업에 속도가 붙어 북한 경제에 숨통을 터줄 수도 있다. 올해 초 신년사에서는 ‘조건 없는 개성공단·금강산 관광 재개’를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나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협상에 진전을 내지 못하면 김 위원장이 천명한 ‘경제 총력’ 노선이 내부적으로 동력을 잃을 여지도 있다. 김 위원장이 올 신년사에서 “미국이 제재와 압박으로 나간다면 어쩔 수 없이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다”고 언급한 만큼 북미 관계가 다시 얼어붙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문재인, 고비마다 ‘촉진자’ 역할…新한반도체제 날개 제재 완화·경협 화두로 막판 중재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주도 의지 지난해 6월 1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 8개월여 만에 북미 정상이 27일 마주 앉기까지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보다 가슴 졸이는 순간이 많았다. 북미 대화가 마찰음을 빚을 때마다 국내 보수진영과 미국의 일부 정치권·전문가 그룹에서 ‘비핵화 회의론’이 불거졌다. 문 대통령이 지난 25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여전히 남북 관계·북미 관계 개선을 못마땅하게 여기고 발목을 잡으려는 사람이 있다”고 말한 것도 이를 염두에 둔 것이다. 문 대통령은 고비마다 ‘대북 제재 완화 필요’, ‘교황 방북’, ‘김정은 연내 답방’, ‘남북경협’ 등 화두를 던져 북미 대화의 막힌 ‘혈’을 뚫으려 했다. 지난해 8월 말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방북 취소에 이어 11월 미국 중간선거까지 맞물리면서 북미 대화의 소강 국면이 장기화됐다. 문 대통령은 9월 평양 정상회담 이후 일주일 만에 미국 뉴욕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의지를 담은 김 위원장의 비공개 메시지를 전했다. 10월 유럽 순방 때는 “비핵화가 되돌릴 수 없는 단계라면 유엔 제재 완화를 통해 비핵화를 촉진해야 한다”고 설파했다. ‘설익은 구상’이라고 보수진영은 비판했지만 하노이선언에 대북 제재의 일부 완화가 포함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하노이 회담이 임박하자 ‘촉진자’로 나섰다. 지난 19일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남북 철도·도로 연결부터 경협 사업까지 떠맡을 각오가 돼 있다”며 대북 제재 일부 완화를 제안했다. 2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 문 대통령의 행보는 ‘신한반도체제 구상’에 맞춰질 전망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25일 북한의 경제개방 상황을 상정하고 “주도권을 잃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한반도 운명의 주인은 우리”이며 “역사의 변방이 아닌 중심에 서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주도해 나가겠다고 했다. 하노이선언에서 북미가 ‘종전’을 어떤 형태로 담아내든 1953년 이후 66년간 지속된 지구상 마지막 냉전체제가 실질적으로 종식되는 패러다임의 대전환이 일어나게 된다. 종전선언은 필연적으로 남·북·미·중 등 6·25전쟁에 참전한 4자를 비롯해 다자가 한반도 평화를 담보하는 평화체제 논의로 이어질 전망이다. 우리가 물꼬를 튼 국제질서 변화를 적극 주도하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청와대는 ‘포스트 북미 회담’ 행보와 직결된 신한반도 체제 구상의 디테일을 올해로 100주년을 맞는 3·1절 기념사를 통해 밝히겠다고 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트럼프, 양면술로 북핵 해결 ‘전진’…노벨평화상 기대 승부사적 기질로 대북 회유·압박‘빅딜’ 성공땐 새 북미관계 수립 “내가 거래를 성사시키는 방식은 아주 간단하고 분명하다. 목표를 높게 잡은 뒤 달성을 위해 전진에 전진을 거듭할 뿐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저서 ‘거래의 기술´에서 밝힌 이 원칙은 그가 어떤 생각으로 지난해 6월 1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 지난 8개월간 미국 내 강경파의 회의론을 뚫고 북핵 해결에 박차를 가해 왔는지를 압축적으로 보여 준다. 트럼프의 목표는 미국 전직 대통령 누구도 이루지 못한 역사에 길이 남을 ‘업적’이다. 버락 오바마 정부의 중동정책을 뒤엎고 이란 핵 합의를 파기하는 등 파격적인 외교정책을 펴 왔지만 이는 오바마의 흔적을 지운 것뿐이었다. 베트남 하노이에서 시작한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한반도 비핵화의 실질적 조치를 마련한다면 자신만의 방식으로 외교 성과를 낸 첫 사례를 만들 수 있다. 내년 11월 미국 대선 전에 ‘내가 오바마보다 낫다’고 어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조성렬 전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27일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합의로 노벨평화상이라도 받는다면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 중인 뮬러 특검 리스크를 한번에 뒤엎을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은 어쩌면 마지막일 수도 있는 기회를 잡고자 승부사적 기질을 발동해 말 그대로 전진에 전진을 거듭해 왔다. 지난해 8월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4차 방북을 돌연 취소하고 추가 대북 제재 조치까지 내놓으며 북한을 압박해 협상의 주도권을 거머쥐었다. 미 행정부 내 강경파들은 북한 비핵화 회의론을 공개적으로 표명하며 제동을 걸었다.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가 미공개 북한 미사일 기지 관련 보고서를 내고 뉴욕타임스가 곧바로 보고서를 인용해 북한의 미사일 기지는 거대한 기만이라고 보도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11월 김 위원장을 향해 “남은 합의를 마저 이행하면 바라는 것을 이뤄 주겠다”며 ‘회유와 압박’의 양면술을 폈다. 그의 행보와 미국의 정치적 일정을 고려할 때 트럼프 대통령은 적어도 이번 회담에서 영변 핵시설 사찰과 검증,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프로그램 동결을 약속받고 양국 간 연락사무소를 징검다리 삼아 새로운 북미 관계를 수립하려 할 것으로 보인다. 대선을 앞두고 2차 북미 정상회담이란 대형 이벤트를 연 것 자체에 ‘빅딜’에 합의할 것이란 자신감이 깔렸다. 북미 관계 개선은 중국과의 무역 전쟁에서 지정학적으로 이점을 가져올 수도 있다. ‘노벨평화상 수상자’, ‘역사에 남을 지도자’ 트럼프 대통령의 꿈이 이뤄지는 셈이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폼페이오·멀베이니 vs 김영철·리용호…북미정상 만찬 배석

    폼페이오·멀베이니 vs 김영철·리용호…북미정상 만찬 배석

    베트남 하노이에서 개막한 2차 북미 정상회담의 27일 첫날 만찬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외에 양측 2명의 주요 인사가 참석하는 ‘3+3’ 형식으로 진행됐다. 미국에선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이, 북측에선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과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자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차 북미 정상회담 때부터 협상을 끌어온 핵심 실무진이 첫 만찬에 총출동한 것이다. 형식은 친교 만찬이지만 사실상 확대회담이나 다름없다는 해석이 나온다. 본격적인 회담을 앞둔 ‘워밍업’ 단계에서부터 ‘3+3 만찬’을 마련한 데에는 이번 회담을 압축적으로 진행해 성공적인 결과를 끌어내겠다는 양측의 의지가 담겼다는 해석이 나온다. 첫날 만찬 분위기가 28일 본회담을 가늠할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해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1차 북미 정상회담부터 북미 협상을 주도해 온 인물이다. 김 위원장과도 구면이다. 그는 지난 26일(현지시간) 하노이에 트럼프 대통령보다 먼저 도착해 북측과 ‘하노이선언’ 문안을 조율한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로부터 협상 상황을 보고받았다. 멀베이니 비서실장 대행은 트럼프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고 있다.북측 김영철 부위원장은 폼페이오 장관의 카운터파트다. 그동안 두 차례 미국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을 면담하고 북미 실무 협상을 이끌어 왔다. 이날 만찬 전후로 폼페이오 장관과 김 부위원장이 비공개로 접촉해 하노이선언의 최종 문안을 조정했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리용호 외무상은 싱가포르 정상회담에 이어 이번 하노이 정상회담에도 배석하는 북한 외교라인의 최고위급 인사다. 한국의 외교부 장관에 해당하며 대미 외교와 핵 협상 전문 외교 관료로 꼽힌다. 양측 핵심 실무진까지 한 테이블에 앉은 만큼 이번 회담에서 핵시설 신고·사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동결과 제재 해제 등 ‘빅딜’을 이룰지, 영변 핵시설 가동 중단 등 ‘스몰딜’에 머물지 조기에 가닥이 잡힐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이란 정부·의회 사의 표명 모하마드 자리프 외무장관 만류 왜?

    이란 정부·의회 사의 표명 모하마드 자리프 외무장관 만류 왜?

    이란 정부와 의회가 돌연 사임을 표명한 모하마드 자리프 외무장관을 한 목소리로 만류하고 나섰다. 자리프 장관은 25일 밤(현지시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사의를 밝히는 글을 올려 파장을 일으켰다. 이란 핵합의를 성사시킨 주역 중 한 명인 그는 서방국가들에 유연하게 대응해 실리를 추구하는 하산 로하니 정부의 ‘창구’ 역할을 한 인물인 만큼 그의 사의 표명은 이란 각계에 충격을 안겨줬다. 로하니 대통령은 즉각 자리프 장관의 사임을 거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26일 중앙은행 이사회에 참석해 “외무장관, 중앙은행 총재, 석유장관은 적들에 맞서는 최전선의 선봉장”이라고 두둔했다. 마무드 바에지 대통령 비서실장도 이날 트위터에 로하니 대통령과 자리프 장관이 나란히 선 사진과 함께 “자리프 장관에 대한 대통령의 찬사는 그의 현명하고 효과적인 업무 수행에 대한 만족감을 분명히 표시한 것이다. 대통령은 이란에는 오직 하나의 외교 정책과 하나의 외무장관만이 있다고 생각한다”는 글을 올렸다. 에샤크 자한기리 수석부통령도 이날 오후 자리프 장관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사의를 철회하라고 설득했다. 바흐람 거세미 외무부 대변인은 “자리프 장관이 사의를 표명한 이유를 둘러싸고 나도는 해석과 분석은 모두 틀렸다”며 “대통령 비서실장에 따르면 자리프 장관의 사의를 대통령이 수락하지 않았다”고 거들었다. 그는 이어 “일부 언론이 정치적 의도로 자리프 장관의 SNS 글을 오역하고 곡해했다”고 비판했다. 이란 의회도 자리프 장관 옹호에 힘을 보탰다. 의원들의 과반인 150여명이 26일 로하니 대통령에게 자리프 장관의 사의를 거부하라고 요청하는 탄원서를 긴급히 전달했다. 헤샤마톨라 팔라하트피셰 의회 국가안보·외교정책 위원장은 “자리프 장관은 이란 외교 정책을 이끄는 최선의 선택이기 때문에 그가 계속 자리를 지키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자리프 장관은 사의를 표명한 이유를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나, 로하니 대통령과 대립 구도에 있는 반미 성향 보수 강경파로부터 비판을 받아온 것에 압박감을 느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이란 정가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그러던 차에 지난해 5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핵합의에서 탈퇴하고 대이란 제재를 부활시키자 보수 강경파 비난 수위는 더욱 거세진 것으로 전해졌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이란 간 알아사드 ‘반미전선’ 손잡았다

    하메네이 “우리는 언제나 시리아 편” ‘美와 핵협정’ 이란 외교장관 돌연 사임 이란과 시리아가 ‘반미 전선’의 깃발을 들어 올렸다. 25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은 2011년 시리아 내전 발발 이후 처음으로 이란 테헤란을 방문해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하산 로하니 대통령 등 수뇌부와 연쇄 회동을 갖고 양국이 우호관계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알아사드 대통령은 “이란의 도움으로 내전에서 주도권을 되찾아 미국과 걸프 아랍인(사우디아라비아 등 수니파 국가)들로부터 다양한 지원을 받는 반군에 맞서 주요 도시들을 탈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시리아의 저항은 미국과 중동 내 아랍 추종자들(수니파 국가)이 패배하게 된 핵심 요인이었다”며 “이란은 언제나 시리아 편에 서겠다”고 화답했다. 그는 그러면서 “시리아의 저항으로 패한 미국이 화가 난 나머지 새로운 음모를 꾸몄다”며 “미국이 추진하는 완충지대(시리아 북부에서 미국 지원 쿠르드군과 터키의 무력 충돌을 막고 시리아 정부군의 진입을 막기 위한 중립 지역)를 단호히 거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로하니 대통령도 “시리아의 테러리즘과 싸우는 과정에서 이란은 항상 시리아 정부와 국민 편에서 도움을 아끼지 않았다”며 “이란은 시리아의 재건을 기꺼이 돕는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란 최고지도자실은 하메네이와 알아사드 대통령이 만나 반갑게 껴안는 사진을 배포해 양국의 ‘특수 관계’를 부각했다. 통상적으로 외국 정상이 하메네이를 만나면 각자 의자에 떨어져 앉아 면담하는 사진을 공개한다. 미국이 시리아에서 단계적 철군에 들어간 가운데 이란과 시리아의 밀월 관계가 강화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이란 핵협정(포괄적공동행동계획·JOCPA)의 설계자 모하마드 자밧 자리프 이란 외교장관이 이날 돌연 사임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자리프 장관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장관직을 수행할 수 없게 돼 죄송하다. 재직 기간 중 부족했던 점을 모두에게 사죄한다”며 “이란 국민과 관리들에게 감사를 전한다”고 밝혔다. 다만 로하니 대통령이 그의 사표를 수용할지 여부는 분명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사설] 북미 비핵화 빅딜, 결단의 때 왔다

    북한과 미국의 베트남 하노이 2차 정상회담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열차편으로 하노이로 향하고 있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오늘 현지로 간다. 지난해 6월 싱가포르에서 적대 역사 70년 만에 북미 정상이 비핵화·화해라는 대장정의 문을 열었다면, 하노이 회담에서는 빅딜이란 구체적인 성과로 국제사회의 여망에 부응해야 할 책무가 있다. 그런 점에서 북미 협상에 정통한 미 행정부 고위 당국자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네 차례 방북에 동행했던 앤드루 김 전 미 중앙정보국(CIA) 코리아미션 센터장의 발언은 시사점을 던진다. 먼저 미 고위 당국자는 “매우 신속하고 큼직하게 움직일 필요가 있다. 점진적인 조치를 원하는 게 아니다”라면서 북한의 통 큰 행동을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 폼페이오 장관 등이 잇따라 제재완화를 언급하면서 북한의 결단을 압박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김 전 센터장은 “지난해 4월 폼페이오 장관과 방북했을 때 김정은 위원장이 ‘자녀들이 평생 핵을 지니고 살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는 핵·미사일 시험 중단을 출발점으로 포괄적 핵 신고 및 전문가 사찰, 핵무기·운반체·핵물질 폐기를 거쳐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NPT) 재가입이란 3단계 로드맵도 제시했다. 1년 이상 핵·미사일 시험의 중단이 확인된 만큼 비핵화는 2단계인 핵 폐기의 입구에 와 있다. 영변 핵시설 폐쇄가 대표적이다. 영변 시설만 폐쇄하더라도 북한의 핵 능력이 현저하게 감소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미국은 현재 그 이상의 ‘큼직한 조치’를 바라고 있다. 북한으로부터 큼직한 조치를 받아내려면 미국도 그에 걸맞은 조치를 내놔야 한다. 미국이 대북 신뢰 관계를 다지고 불가역적인 행동을 바란다면 북한을 죄고 있는 각종 제재의 선제적 완화와 함께 연락사무소 개설, 문화 교류, 종전선언 등의 인센티브가 필요하다. 하노이 현지에서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김혁철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가 막판 합의점을 모색하고 있다. 2차 정상회담이 마지막이 되지 않고 완전한 비핵화와 국교 수립이란 목표로 나아가려면 북미 두 정상의 양보와 결단이 요구된다. 김 전 센터장은 북한이 미국에 바라는 네 가지를 거론하면서 핵보유국 인정을 언급했다. 우리로선 신경이 쓰이는 대목이다. 하지만 이는 ‘자녀들이 핵을 지니고 살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한 김 위원장의 말과 배치된다. 남한 내에서도 용인할 수 없다. 핵보유국 인정은 향후 비핵화 과정에서 배제돼야 할 것이다. 이런 점을 향후 남북 및 한미 협의에서 분명히 해야 한다.
  • 트럼프 대통령, ‘2차 정상회담에서 주한미군 감축 논의 없다’고 못박아

    트럼프 대통령, ‘2차 정상회담에서 주한미군 감축 논의 없다’고 못박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주한미군 감축을 논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류허 중국 부총리와 면담하면서 ‘주한미군 감축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다가오는 정상회담에서 논의 대상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니다. 그렇지 않다”고 확실히 밝혔다. 이어 “그것은(주한미군 감축) 논의 대상이 아니다. 그것은 테이블 위에 올려있는 것 중 하나가 아니다”고 못박았다. 또 ‘그럼 무엇이 테이블 위에 올려져 있는가’라는 기자들의 추가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지금 그걸 다 진짜로 거론하길 원하느냐. 모든 것이 테이블 위에 있다”고 답변했다. 따라서 북미의 ‘비핵화와 그에 따른 보상’이란 빅딜에 주한미군 감축 문제는 거론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 관계자들의 부인에도 또 ‘북한과 전쟁론’을 강조하면 자신의 대북 성과를 강조했다. 그는 “만약 내가 대통령으로 선출되지 않았다면 우리는 말 그대로 북한과 전쟁을 치렀을 것”이라면서 “우리는 지금 훌륭한 관계를 맺어왔다. 싱가포르 정상회담은 엄청난 성공이었다. 오직 가짜 뉴스만이 그것을 다르게 묘사하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우리는 지금 관계가 좋고, 핵 실험, 미사일, 로켓(발사)이 없는 상황”이라면서 “우리는 인질들을 되찾았다. 그리고 많은 (미군) 유해를 돌려받았고 유해가 신속히 돌아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북미 관계 진전 과정에서 중국의 역할과 관련해선 “중국은 내가 취임한 이래 북한 및 김정은 위원장과 관련해 우리에게 많은 도움을 줬다”고 평가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도대체 왜”…日아베, 트럼프 노벨상 추천을 둘러싼 ‘3대 쟁점’

    “도대체 왜”…日아베, 트럼프 노벨상 추천을 둘러싼 ‘3대 쟁점’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한 것을 놓고 일본 내에서 논란과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논점은 크게 3가지다. 아베 총리 스스로 ‘북한의 위협’과 관련해 이율배반적인 행동을 했다는 것과 미국에 대한 추종이 도를 넘었다는 것, 트럼프 대통령이 과연 노벨평화상을 받을 자격이 있느냐는 것이다. 이에 더해 아베 총리 스스로 트럼프 대통령 추천 사실을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는 데 대해서도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아베 총리는 지난 18일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트럼프 대통령 노벨상 추천과 관련해 야당의 집중 추궁을 받았다. 아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을 진행했으며, 당시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문제를 직접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제기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노벨위원회는 후보자와 추천자를 50년 동안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에 의거해 (추천 여부에 대한) 코멘트를 삼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제2야당인 국민민주당 다마키 유이치로 대표가 “보도가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냐”고 재차 따져묻자 아베 총리는 결국 “사실이 아니라고 말씀드리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사실상 시인했다. 이와 관련해 “국익을 해쳤다”(제1야당인 입헌민주당 나가츠마 아키라 대표대행)는 등 야당으로부터 거센 비난이 나온 가운데 집권 자민당 내에서도 “국제적으로 일본을 어떻게 생각할지는 고려하지 않는가”, “트럼프 대통령의 필요에 따라 아베 총리가 이용당하고 있다” 등 지적이 제기됐다.아베 정권은 지난해 6월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이 핵·미사일 실험을 자제하고 한반도의 긴장이 완화된 이후에도 그 성과에 대해 인색한 평가를 해왔다. “북한의 위협은 변하지 않았다”며 육상배치형 미사일 요격시스템 ‘이지스 어쇼어’와 최신예 F35 전투기 105대 추가 도입 등을 추진했다. 그랬으면서 북미 정상회담을 통한 평화 정착을 이유로 트럼프 대통령을 노벨상 후보에 추천한 것은 그 자체로 이율배반적이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 위기감을 부추기며 자국내 군비 확충은 가속화하면서, 노벨상 추천서에서는 트럼프 대통령 덕분에 긴장이 사라졌다고 말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아사히신문은 이날 사설에서 “아베 정권에 일관된 것은 트럼프의 환심을 사려는 자세다. 노벨평화상 추천 카드까지 꺼내들다니 놀랍다. 이것이 국제사회의 눈에 어떻게 비치겠는가”라고 개탄했다. 도쿄신문은 “오래 전부터 미국을 추종하는 자세가 두드러졌던 만큼 (이번 노벨평화상 추천은)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느낌마저 든다”고 조롱했다.트럼프 대통령이 과연 노벨평화상을 받을 자격이 있는지도 논란이 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제일주의’를 내걸고 세계 곳곳에서 무역마찰을 일으키며 글로벌 경제의 변동성을 높이고 있는 것은 물론이고 지구 온난화 방지를 위한 파리협정 등 국제합의 틀을 깨뜨리려는 움직임을 계속해 왔다. 이란과 맺은 핵합의 탈퇴와 러시아와의 중거리핵전력(INF) 조약 파기 등도 트럼프 대통령이 노벨 평화상의 적임자와는 거리가 멀다는 것을 방증한다. 2017년 핵무기 확산 방지를 위해 힘쓰는 국제단체 ‘핵무기 폐기 국제운동’(ICAN)이 노벨평화상을 수상했을 때 아베 총리는 원폭 피해국가의 지도자임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아 논란을 부른 바 있다. 그런 전력을 감안하면 이번 트럼프 대통령 추천은 더욱 이해하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온다.아베 총리가 노벨평화상 추천 여부를 분명히 밝히지 않은 데 대해서도 논리가 빈약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그는 노벨위원회가 50년간 추천자와 피추천자를 공표하지 않는다는 점을 들어 사실관계 확인을 회피했지만, 추천자 스스로 추천 여부를 밝히는 것 자체에는 아무런 제약이 없기 때문이다. 아사히는 “트럼프 대통령은 아베 총리가 ‘일본을 대표해 경의를 담아 (나를) 추천했다’고 했는데, 정말로 그랬다면 국민들 앞에 당당하게 설명을 해야 한다. 그것도 못하면서 마치 일본의 전체 총의(總意)인 것처럼 행세하는 것은 그만두어야 한다”고 비판했다.한편 마이니치신문은 아베 총리에게 트럼프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후보 추천을 직접 요청한 사람은 다름아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이라고 이날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마이니치는 “아베 총리가 지난해 8월 22일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회담을 하는 과정에서 직접 의뢰를 받아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하게 됐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전화통화에서 “6월 북미 정상회담 이후에도 미사일이 일본의 상공을 날아가고 있느냐”고 아베 총리에게 자기 성과를 과시하며 노벨상 추천이 가능한 지 의사를 타진했다고 한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美獨 ‘러 가스관·이란 핵합의 탈퇴’ 정면충돌

    美獨 ‘러 가스관·이란 핵합의 탈퇴’ 정면충돌

    펜스 “EU·이란 경협에 제재 힘빠진다” 메르켈 “美, 유럽의 전략적 위치 약화” 미중, 화웨이·남중국해 놓고 설전도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유럽의 이란·러시아 협력 움직임에 견제구를 날리고, 중국 화웨이 기기를 유럽 동맹국들이 사용하지 말 것을 다시 경고했다. 독일 뮌헨안보회의에 참석한 펜스 부통령은 16일(현지시간) 유럽 정상들에게 “유럽 국가들이 이란과 경협을 지속하며 미국의 대이란 제재를 약화시키고 있다”면서 “이란 핵합의에서 탈퇴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는 14일 폴란드 방문 때에도 “핵합의 탈퇴”를 주장했다. 펜스 부통령은 또 발트해를 통해 독일로 러시아의 천연가스관을 잇는 ‘노르트 스트림2’ 사업에 대해 “정치적 개입과 에너지 사용을 통해 동맹을 분열시키는 노력에 우리는 저항해 왔다”면서 “유럽 동맹국들이 반대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는 이어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동맹국들이 적으로부터 무기를 사는 것을 좌시하지 않겠다”며 “동맹국들이 동구에 의존하면 서구 방어를 보장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펜스의 이 같은 좌충우돌에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핵합의를 깨고 이란의 발전을 막는 것이 공통 목적에 부합하는지 질문해야 한다”며 미국이 일방적 탈퇴를 선언한 이란 핵합의 유지를 지지했고 시리아·아프간 등에서 미군 철수 재고를 주장했다. 또 ‘노르트 스트림2’와 관련, “미국 우려는 유럽의 전략적 위치를 약화시킨다”고 반박했다. 메르켈 총리의 연설에 대해 이례적으로 100여명의 각국 수장 및 고위 관료들이 일어나 기립박수를 보냈고, 메르켈 총리도 환한 미소로 화답하며 연단을 내려왔다. 반면 현장에 있던 이방카 트럼프 미 백악관 보좌관은 굳은 표정을 지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전했다. 펜스 부통령은 한편 “중국 법은 정부가 기업 네트워크 및 장비의 모든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며 “우리는 화웨이 및 중국의 통신 기업의 위협에 대해 동맹국들과 함께 분명한 입장을 보여 왔다”고 밝혔다. 양제츠(楊潔) 중국 외교담당 정치국원은 이날 회의에서 “중국은 기술 패권을 거부한다”며 반박했다. 남중국해 분쟁에 대해서도 양 정치국원은 미국을 겨냥해 “중국은 영토 주권 및 이해에 대해 강력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으며 중국의 안보를 침해하는 행위를 강력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서울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입구는 종전, 출구는 제재해제… 美 단계별 상응조치 내놓는다

    입구는 종전, 출구는 제재해제… 美 단계별 상응조치 내놓는다

    폼페이오 “가능한 한 멀리 가는게 목표” 평화 메커니즘 창설 최종 목표로 검토오는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릴 2차 북미 정상회담이 다가오고 있는 가운데 종전선언을 입구로 신뢰를 쌓고 대북 제재 해제를 출구로 하는 수순을 미국 측이 북한 비핵화에 따른 상응 조치로 구상하는 것으로 관측된다.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 13·14일(현지시간) 미 언론 인터뷰에서 “제재 완화의 대가로 좋은 결과를 얻어내는 것이 우리의 전적인 의도”라며 “그렇게 할 수 있다는 데 매우 희망적”이라고 밝혔다. 조건으로는 북한의 비핵화 약속 이행과 검증을 들었다. 북한이 영변 핵시설 폐기를 넘어선 결단을 할 경우 대북 제재 일부가 협상 테이블에 오를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대북 제재에 대해 유예, 완화, 해제 등 3단계를 나누어 언급하는 것을 볼 때 미국도 비핵화 로드맵에 시간이 걸리며, 단계적 방식이 필요함을 인지한 것 같다”고 말했다.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지난달 31일 스탠퍼드대 연설에서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대해 영변 핵시설 폐쇄, 핵 신고, 비핵화의 3단계로 정리한 바 있다. 비핵화 완료 단계에서 대북 제재 해제를 내어주는 맞교환이 출구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폼페이오 장관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가능한 한 멀리 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했다. 비핵화 로드맵의 전체적인 윤곽을 그리는 빅딜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의제와 관련해 “비핵화뿐 아니라 한반도에 안보 메커니즘, 평화 메커니즘을 창설하는 것에 관해서도 얘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평화협정을 출구로 두고, 첫 상응 조치로 종전을 검토하고 있다는 의미로 읽힌다.김준형 한동대 국제학부 교수는 “미국이 ‘선 비핵화, 후 보상’의 프레임에서 유연해져 북한의 부분적 비핵화를 전제로 금강산 관광이나 개성공단 재개 같은 대북 제재 유예는 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이는 것 같다”며 “남북은 이미 평양 정상선언에서 실질적 종전을 했기 때문에 이번 하노이 선언에서는 북미 간 종전이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김정은(왼쪽 얼굴) 북한 국무위원장은 신년사에서 밝힌 평화 체제 전환을 위한 다자협상 추진을 요구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얼굴) 미국 대통령은 15일 “1차 (싱가포르) 회담에서 많은 것이 이뤄졌다. 나는 속도에 대해 서두를 게 없다”며 “우리는 단지 (핵·미사일) 실험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현재 상황에서 멈춰도 미국이 이익이라는 주장이지만, 이번 정상회담에 대한 내부의 과도한 기대감을 경계하는 것으로도 읽힌다. 구체적인 협상은 이번 주 베트남 하노이에서 만날 것이 유력시되는 비건 대표와 김혁철 북한 대미특별대표가 주도한다. 양측은 12개 이상의 포괄적 의제에 대해 논의를 진행하되 단계별로 시점을 못박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과거 합의들이 대부분 이행 시한에 쫓겨 어그러졌기 때문이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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