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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폼페이오 “이란 핵무기 개발 허용 않을 것”

    EU ‘美 세컨더리 제재’에 반발 美·이란·EU ‘3각 갈등’ 심화 지난달 일방적인 이란 핵합의(JCPOA) 탈퇴와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한 조치들이 다시 이란의 핵위기를 부채질하고 있다. “어떤 핵 농축 활동도 불허하겠다”는 미국의 요구를 이란이 일축하면서 양측의 갈등은 대결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은 6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이란이 (우라늄) 농축 능력을 키우려는 계획을 하고 있다는 보도를 봤다”며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이 새 우라늄 농축 시설을 설치할 계획을 밝히자 미국이 이를 핵무기 개발 의도로 보고 강력히 대처하겠다는 입장을 강조한 것이다. 이란은 2015년 미국 및 유럽연합(EU) 등과 체결한 이란 핵합의의 틀 안에서 농축 능력과 시설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미국이 일방적으로 핵합의를 박차고 나가자, 대응 조치로 핵 농축 활동 강화 카드를 든 것이다. 핵합의가 폐기될 경우, 핵 개발에 돌입할 수도 있다는 경고이기도 하다. 이란은 지난 5일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우라늄 농축 역량 강화 절차 개시를 통보하고, 우라늄 농축 활동 강화를 천명했다.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러시아, 중국 등 6개국과 이란 사이에 체결된 핵합의가 지난달 트럼프 행정부의 일방적 탈퇴로 유지 여부가 불투명해지자 이에 대항하는 조치를 취한 것이다. 앞서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4일 이란 핵합의가 와해될 경우에 대비해 우라늄 농축 능력을 확대하기 위한 준비를 하라고 지시했다. 이란원자력청은 “필요한 경우 핵 활동 역량과 관련 절차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이란과 거래하는 EU 기업들에 다시 제재를 가하겠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세컨더리 제재’ 조치에 대해 EU가 반발하며 제재 무력화 규정을 발동, 미국과 갈등하고 있다. 이란의 핵 농축 활동을 둘러싸고 이란과 미국, 미국과 EU가 3각 갈등의 수렁 속으로 빠져든 셈이다. 한편 세계 최대 민간항공기 제조업체인 보잉은 트럼프 정부의 이란 핵합의 파기에 따라 이란에 항공기 인도를 중단한다고 6일 발표했다. 보잉은 “이란에 대한 판매 허가가 없다는 점에서 우리는 어떤 항공기도 인도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보잉은 2016년 12월 이란항공에 80대의 항공기를 166억 달러(약 17조 7371억원)에 판매하는 계약을 했다. 2017년 4월에는 이란 아세만항공에 30대의 737맥스를 30억 달러(약 3조 2055억원)에 판매하기로 계약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문정인 특보 강연] “실용파 김정은, 남북회담때 주한미군 문제 한마디도 안 꺼냈다”

    [문정인 특보 강연] “실용파 김정은, 남북회담때 주한미군 문제 한마디도 안 꺼냈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가 7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서울신문 주최 제19회 ‘광화문라운지’ 강연에서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북핵 협상 관련 중요한 내막을 공개했다. ‘판문점 선언과 한반도 평화’를 주제로 1시간 20분 동안 진행된 이날 강연에서 문 특보는 최근 긴박하게 돌아가는 북핵 협상 추이와 방대한 현상에 대해 특유의 분석을 막힘 없이 펼치기도 했다. 문 특보의 강연 내용을 직접화법 형식으로 싣는다.얼어붙었던 한반도 작년 한 해 상당히 어려웠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해서 지난해 12월 말까지 북한이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를 11차례 했다. 지난해 9월 3일 6차 핵실험을 했는데 수소폭탄이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히로시마에 떨어졌던 폭탄이 19킬로톤, 나가사키에 떨어졌던 게 25킬로톤이었는데, 북한이 실험한 수소폭탄은 최근 추정에 의하면 300킬로톤이다. 문 대통령은 정신이 없었을 거다. 또 미국의 경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고 최초 입장은 대화와 협상은 안 한다는 거였다. 모든 옵션이 테이블에 있다고 계속 강조했다. 군사 행동까지 옵션에 있었다. 지난해 당시 국가안보보좌관이었던 허버트 맥매스터 등은 “예방 전쟁을 하겠다”, “북한이 가진 전략 무기 중에서 미국에 위협이 되는 것을 뿌리 뽑겠다”고 얘기했다. 미국 언론과 워싱턴의 전문가 대부분이 “선제 타격할 때가 된 거 아닌가”라고 말했다. 지난해 11월에는 미국이 북한에 선제 타격했을 때 한국이 큰 부수적 피해를 입을 거라는 이해가 있었는데, 일부가 얘기했던 게 ‘코피(bloody nose) 전략’이었다. 그들은 “북한의 중요 핵 군사 시설과 거점을 선별적으로 골라서 타격을 가하면 북한이 손들고 나올 거다”, “시리아처럼 하겠다”고 말했다. 미국은 북한에 군사적 행동을 할 용의가 있었고 실제 준비를 했다. 펜타곤(미 국방부)은 올해 3월까지 (군사적) 방안을 갖고 나오기로 했었다. 그에 앞서 지난해 12월쯤 펜타곤은 1차적으로 11가지 (군사)옵션을 전부 다 준비했다고 얘기했다. 한반도가 상당히 위태로웠다. 북한이 계속 도발적으로 나왔고 미국은 과거와 같이 대화를 하거나 적대적 무관심 전략으로 가는 게 아니라 군사 행동을 하겠다고 했다. 지난해 8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하면서 미·중 간, 한·중 간 갈등이 생겨 어려움을 겪었다. 국내 정치 지형은 상당히 양극화돼 문 대통령이 일하기 상당히 어려웠었다.이런 상황에 반전을 가져 온 게 평창동계올림픽이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상당히 전략적으로 나왔던 거 같다. 지난해 11월 29일 화성15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하면서 북한은 “우리는 완전히 핵무장력을 완성했다”고 주장했다. ICBM의 경우 미국은 15~17차례 시험 발사해 안정성과 통제성, 표적에 대한 정확도를 확정 지은 다음에 실전 배치한다. 그런데 북한은 한 번 하고 성공했다고 해석하고 핵무장을 완성했다고 나왔다. 그때 북한을 전공한 사람들은 북한이 평화공세로 나올 거라고 봤다. 아니나 다를까 (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평창올림픽에 가겠다”, “남측하고 대화하겠다”고 말했다. 그러고 나서 다행스러운 건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에게 1월 4일에 전화를 해 “남북한 간 대화를 축복해 줄 테니 계속하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평창올림픽 기간에 한·미 연합 군사훈련 연기하는 거 동의한다고 했다. 이 얘기가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래서 서훈 국가정보원장 등이 계속 (북한과) 접촉하기 시작했다. 한반도의 ‘봄’ 북측에서는 (평창올림픽 때)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왔고 문 대통령이 김 부부장을 따뜻하게 환대했다. 김 부부장이 돌아가서 보고했고, 김 위원장은 화답으로 3월 5일 특사단이 평양에 갔을 때 아주 정중하고 따뜻하게 대접했다. 그리고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이 평창올림픽 폐회식 때 와서 실질적인 얘기를 했다. 핵심은 3월 5일 우리 특사단이 평양에 갔을 때 저녁에 김 위원장이 식사하면서 우리 측이 계속 제기했던 문제에 대해 답변을 했다는 것이다. 즉 “4월 이내에 정상회담을 한다”, “남북 정상 간 직통 전화를 개설한다”, “군사적으로 체제 위협이 없으면 우리는 핵무기를 가질 이유가 없다”, “비핵화는 선대 유훈이다”, “우리는 미국하고 대화하고 싶다” 등. 김 위원장은 이런 메시지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해 달라”고 우리 대표단에 얘기했다. 나아가 “한·미가 예년 수준의 군사훈련을 하면 우리는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했는데 과거에는 북한이 이런 답변을 할 거라고 기대도 못 했다. 특사단이 평양에 갔다 오자마자 워싱턴에 가 트럼프 대통령을 만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원래 (특사단을) 만날 일정이 없었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서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과 서훈 원장이 첫 접근을 잘했던 거 같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트럼프 대통령의 딸인) 이방카가 (평창에) 와서 상당히 성과가 좋았다”, “이방카가 아주 외교적으로 잘해서 한국에 이방카 팬클럽까지 생겼다”고 했더니 트럼프 대통령이 좋아했다더라. 트럼프 대통령이 (참모들에게) “(이방카가) 아주 잘할 거라고 말하지 않았느냐”고 했다는데, 이방카를 평창올림픽 폐회식에 특사로 보내는 데 (참모들의) 반대가 있었던 모양이다. (특사단 방문) 당시 맥매스터 보좌관과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이 참석했는데 북한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 표명을 했었다고 한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왜 클린턴, 부시, 오바마가 대북정책에 실패한 줄 아느냐. 참모들 얘기만 들어서 실패했다. 나는 내 길로 간다”고 말했다고 한다. (특사단 면담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바로 대변인실로 가서 한·미 합의 내용을 한국 특사단이 얘기할 거라고 말했는데, 사전에 준비된 게 아니었다. 리얼리티쇼 할 때처럼 본인이 전부 했다. 그렇게 지금 상황까지 온 거다. 그러니 트럼프 대통령의 공이 상당히 크다고 할 수 있다. 남북미 정상들의 ‘케미’ 김 위원장이 전략적 결단을 내리고 문 대통령이 이를 잘 파악해서 미국과 북한 사이에서 아주 성실하고 효과적인 중재 역할, 중간자 역할을 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거기에 화답을 하는 등 3박자가 맞으면서 지금 상황까지 온 거 같다. 그래서 판문점 회담이 열렸다. 나는 판문점 선언에 직접 참여한 사람은 아니지만, 선언을 보면 놀라운 게 서문에 통일이란 단어가 들어가지만 통일보다 강조하는 게 평화라는 점이다. 한반도에 더이상 전쟁은 없고 새로운 평화의 시대가 시작됐다고 선언했다. 이건 문 대통령의 평소 소신이다. “평화가 먼저 있어야 통일이 의미 있지, 평화 없는 통일은 흡수통일, 무력통일일 텐데 이는 바람직한 게 아니다”라는 (문 대통령의) 입장이 반영됐다. 판문점 선언 3조는 제일 의미 있는 부분이다. 올해 안에 종전선언을 채택하고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가 평화조약을 체결하고 평화체제를 만들며 병행해서 남북 두 정상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즉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무기 없는 한반도를 만드는 공동의 목표를 확인했다고 나온다. 이를 위해서 남과 북은 역할과 책임을 다하고 국제적 협의와 지원을 확보해 나간다는 게 기본 내용이다. 마지막에는 올해 문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한다고 돼 있다. 선언문 자체는 아주 좋았다고 본다. (1, 2차와 비교해) 3차 남북 정상회담은 상당히 방대한 목표를 설정했다. 더이상 전쟁은 없고 평화의 새로운 시대가 시작됐다고 못을 박았다. 사실상 종전선언을 남북 간에 한 거다. 얼마나 이행할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또 과거에는 남북이 의제 설정 때문에 엄청나게 싸웠다. 우리는 쉬운 거 먼저 하고 어려운 거 나중에 하자, 경제·사회적인 접근을 먼저 하고 정치·군사적인 문제는 나중에 하자는 입장이었다. 이유는 정치·군사적인 문제를 먼저 다루면 (북측에서) 주한미군 철수 문제가 나오니까 이를 피하기 위해서였다. 북한은 역으로 정치·군사적 문제가 해결돼야 쉬운 것도 되지 이를 풀지 않은 상태에서 경제·사회·문화적인 접근 해 봐야 무슨 의미가 있냐는 논리였다. 남북이 엄청 싸워서 의제 조정이 안 됐다. 그런데 이번엔 우리 측이 화끈하게 북측 제안을, 즉 정치·군사적인 문제를 다루자는 것을 받은 거다. 핵심은 비핵화였기 때문이다. 아울러 김 위원장이 상당히 실용적이고 현실적이었다. 주한미군 철수 문제, 한·미 동맹 재조정 문제를 한마디도 안 꺼냈다. 김 위원장도 이를 의제로 꺼내면 한국이 안 받아서 회담 못 하는 거를 알았기 때문이다. 특사단이 평양 갔을 때도 이런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 상당히 새로운 접근이었다. 그래서 우리도 아주 쉽게 정치·군사적인 의제를 다루자고 나왔다. 주한미군 철수 문제를 북측에서 안 들고 나오면 못 할 이유가 없으니까 (회담에) 나간 거다. 비핵화 문제의 경우 문 대통령이 강력히 얘기해서 완전한 비핵화, 핵무기 없는 한반도를 북한이 수용했다. 비핵화를 종전선언, 평화협정과 연계시켜 북한이 동의한 것도 새로운 형태라 볼 수 있다. 과거 우리는 북한이 합의 사항을 이행 안 한다고 비판해 왔다. 이번엔 김 위원장 스스로가 “과거 많은 합의와 성명이 있었지만 다 이행되지 않았다. 이번엔 반드시 지킬 것”이라고 얘기했다. 우리 입장에선 허를 찔린 거다. 맥스선더, 즉 한·미 공중 훈련을 했을 때 북한이 민감하게 반응한 이유는 판문점 선언에 적대적 행위를 하지 않기로 돼 있는데 남측이 합의 이행을 안 한다고 봤기 때문이다. 이것도 상당히 새로운 모습이다. 또 흥미로운 대목은 1, 2차 남북 정상회담에 군 지도부가 나왔는데 그들이 군복 입은 거 한 번도 못 봤다. 이번 판문점 정상회담에선 리명수 총참모장, 박영식 인민무력부장이 군복을 입고 와서 문 대통령에게 거수경례를 했다. 과거 남북 회담 관련해 북한의 주무부서는 통일전선부였다. 통전부가 나서면 다른 부처는 참여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번엔 군부도 오고, 리용수 당 중앙위 부위원장이자 외교위원장과 리용호 외무상도 나왔다. 과거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원맨쇼 정신이 상당히 강해서 본인이 다 결정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집단적 의사로서 우리가 판문점에 왔고, 판문점 선언은 우리의 집단적 의사를 반영했다는 것을 보여 줬다.평화협정 체결 이후 지난해 생각해 보면 전쟁 공포 속에서 몸서리쳤는데 지금은 평화의 봄을 얘기하고 벌써 기정사실처럼 얘기하고 있다. 난관은 많을 것이다. 북한의 경우 이번에 총정치국장과 총참모장, 인민무력부장 등 군부 3인방을 바꿨는데, 군부의 저항이 클 것이다. 재래식 군축을 하고 핵무기를 폐기하고 개혁·개방을 하고 당과 내각이 우월적 지위에 오르면 군은 완전히 밀려날 텐데 군이 받아들일 수 있겠나.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에선 회담 결과가 어느 수준으로 나와야 미국민이 만족할지 고민할 것이다. 내가 뉴욕과 워싱턴에 가서 300명 이상과 토론하며 느낀 바로는 미국 전문가의 80% 정도는 트럼프 대통령이 실패할 거라고 본다. 그런데 어제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의 조사를 보면 미국 시민의 80%가 ‘트럼프가 잘한다’,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은 성공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상당히 우호적이지만 중요한 점은 트럼프 대통령이 예측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부동산 거래할 때처럼 (가격을) 후려치는 것은 좋으나 지나치게 후려쳐 판이 깨져버리면 모든 부담은 우리에게 온다. 문 대통령 입장에서도 여러 가지 문제가 있다. 판문점 선언에 이어 종전선언을 하고 평화협정을 맺게 되면 주한미군하고 한·미 동맹의 미래에 대한 문제가 생긴다. 국내에서 이를 걱정하는 사람이 많은데 어떻게 다룰 것인가 고민해야 한다. 또 김 위원장이나 트럼프 대통령 모두 예측 가능하지 않은데 이들을 어떻게 추스르면서 가야 하는가, 엄청난 외교적 노력과 인내가 필요할 것이다. 일본은 오늘 아베 신조 총리가 미국에 갔다. 자신을 배제하지 말라는 메시지다. 중국은 (이 국면에) 직접 참여하지 않아도 자신이 인사이더(insider)라고 생각한다. 결국 중국이 참여 안 하면 판이 깨진다. 만약 북한이 합의를 깨면 제재를 가해야 하는데 미국의 제재는 효과가 없다. 중국이 제재를 해야 하기 때문에 중국이 참여해야 한다. 또 미국이 북한 체제보장을 약속했다가 지키지 않을 수 있는데 북한의 체제보장을 담보할 수 있는 건 한국이 아니라 중국이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문정인 특보는 문정인(67)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별보좌관은 1951년 제주에서 태어나 오현고등학교와 연세대 철학과를 졸업했다. 고교 시절 학교 부근에 있던 주한미군과 대화를 하며 영어 실력을 키운 것으로 알려졌다. 1969~1971년 제주보건소 평화봉사단원으로 친분을 가졌던 미국인 비올시는 이후 2000년대 미 중앙정보국(CIA) 서울 거점장을 지내기도 했다. 군 복무 시절에는 육군정보사령부 판단관실과 해외공작국 산하 대북공작단 지원 요원으로 영어 번역 업무 등을 담당했다. 1978년 8월 미국 유학을 떠나 메릴랜드대 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 및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미 윌리엄스대 조교수, 켄터키대 부교수로 재직하며 재미한국인 정치학회, 미국국제정치학회 등 미국에서 활동하다 1994년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로 부임했다. 대통령 자문 동북아시대위원회 위원장(장관급), 외교통상부 국제안보대사, 연세대 국제학대학원장과 통일연구원장 등을 역임하며 햇볕정책, 동북아균형론 등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외교, 통일, 안보 정책에 큰 영향을 미쳤다. 2000년과 2007년 1, 2차 남북 정상회담에 특별수행원으로 모두 참석한 유일한 학자이기도 하다. 참여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장직을 제의받기도 했으나 당시 자신과 아내가 미국 영주권을 가지고 있었고 아들이 미국 국적을 보유하고 있어서 스스로 요청을 거절했다고 밝힌 바 있다. 2012년 제18대 대통령 선거에서 문재인 캠프를 지원했고, 2017년 제19대 대통령 선거에서도 직접 지원 활동을 하지는 않았으나 김기정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 등 참모들의 좌장으로 평가받았다. 주된 학문적 연구 분야는 동아시아 정치경제, 동아시아 국제정치, 남북한 관계, 중동정치, 국가정보론 등이다.
  • 미국 국방부, AI 기술로 북한 미사일 잡나?

    미국 국방부가 AI(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적의 핵미사일 발사를 예측하고, 탐지·추적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비밀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은 5일(현지시간) 이 같이 전하면서 미 국방부가 특히 은폐가 쉬운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 탐지까지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여러 AI 프로그램 가운데 북한의 위협에 대응한 대북 ‘파일럿 프로그램’도 포함돼 있다고 덧붙였다.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를 추적하기 위한 초기 형태의 시스템은 이미 미군 내에서 시험 중이라고 국방부 관계자들의 언급을 인용해 로이터통신은 덧붙였다. 이번 비밀 프로젝트가 성공하면 인공지능과 연동된 컴퓨터가 인공위성 이미지를 포함해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활용해 인간의 능력을 초과하는 속도와 정확성으로 스스로 판단, 적의 미사일 발사 징후를 포착하게 된다. 이 같은 정보를 바탕으로 미 정부는 적의 공격이 임박한 상황에서 외교적 교섭에 나설 수도 있고, 또는 적의 미사일을 사전에 파괴하거나 발사 이후 요격하는 데 필요한 시간을 더 많이 확보할 수 있다. 한 소식통은 미 국방부가 개발 중인 AI 프로그램에는 북한에 집중한 ‘파일럿 프로그램’도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미 국방부가 북한의 핵미사일은 실질적 위협으로 간주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의 오는 12일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이 예정된 가운데서도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은 미국에 갈수록 더 실질적 위협으로 인식되고 있다. 북한은 그동안 총 6차례의 핵실험을 통해 핵 능력을 고도화했으며, 운반수단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대해서도 미국 본토를 타격할 능력을 갖췄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 국방부의 프로젝트에는 워싱턴DC의 군과 민간 전문가들이 참여하고 있다. 예산 관련 문서에는 중국과 러시아, 이란, 북한, 테러단체를 의미하는 ‘4+1’이라는 표현이 들어가 AI 프로그램 개발이 기본적으로 이들 국가로부터의 위협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의 한 관리는 “적이 미사일을 발사하기 전에 탐지하고, (발사 시 요격을 통해) 지상에까지 닿는 것을 더욱 어렵게 만들기 위해 우리는 모든 것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 국방부는 이 같은 AI 프로그램 비밀 프로젝트를 쉽게 드러나지 않게 예산안에 끼워 넣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여러 AI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의 프로그램에 대해 내년 예산으로 기존보다 3배 이상이 많은 8300만 달러(약 888억 원)를 제안했다는 것이다. 로이터통신은 “미 국방부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AI 프로젝트는 초기 단계이며, (AI 활용을 위한) 전반적인 노력 가운데 한 부분”이라면서 “미 국방부가 무기체계에 더 많은 AI를 활용하기 위해 중국, 러시아와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통신은 또 미사일 추적에 AI 기술을 활용하는 것을 지지하는 사람이든 비판적인 사람이든 그것이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는 것에 모두 동의한다면서 컴퓨터에 의한 에러 발생 가능성과 AI 프로그램이 적의 위장 등 속임수에 넘어갈 가능성 등도 제기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美 정치권 “대북 제재 해제 안된다”… 트럼프에 잇단 경고

    민주당 “비핵화 조건 합의 우선” 모든 핵 해체 요구 담긴 서한 전달 공화당 “대북 압박 놓아선 안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당분간 대북 제재를 보류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미 정치권은 북한에 대한 압박을 늦춰서는 안 된다는 경고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 비핵화를 위한 필수 선결 조건에 대한 합의 없이 대북 제재를 해제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의 서한을 전달했다. 민주당은 서한에서 북한의 모든 핵·생화학 무기 해체, 무기 목적의 우라늄과 플루토늄의 생산·농축 중단, 핵 실험장 및 연구·농축 시설 등 핵 인프라 영구 해체,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전면 중단 및 해체, 북한의 부정 행위를 차단하고 탐지하기 위한 감시체제 구축 등을 요구했다. 슈머 대표는 “미국이 ‘나쁜 합의’를 짊어지게 되길 바라지 않고, 트럼프 대통령은 단지 합의하겠다는 이유로 나쁜 합의를 받아들여선 안 된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 완전한 비핵화 및 감시체제 구축을 이끌어 내지 못할 경우 대북 제재 강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북 제재를 해제하기 위해서는 관련법 개정이 불가피해 미국 의회의 승인이 필요하다. 특히 상원은 전체 재적 의원 100명 가운데 60명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재제 해제가 가능하다. 현재 상원 의석 분포는 공화당 51명, 민주당 47명, 무소속 2명이다. 민주당뿐만 아니라 여당인 공화당 내에서도 경계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공화당 중진인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는 CBS 인터뷰에서 “미국은 북한에 대한 압박을 섣불리 놓아서는 안 된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공화당 원내사령탑을 맡고 있는 미치 매코널 상원의원은 지난 1일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과 사랑에 빠지지 말고 세세한 부분을 잘 살펴야 한다”고 경고했다고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가 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1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의 백악관 면담 후 “북한에 ‘최대 압박’이란 용어를 사용하는 것을 더이상 원하지 않는다”면서 “미국은 새로운 대북 제재를 준비해 뒀지만 대화가 깨지기 전까지 이를 보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세기의 담판만큼 흥미롭다… 3인3색 ‘밀당의 기술’

    세기의 담판만큼 흥미롭다… 3인3색 ‘밀당의 기술’

    ■더이상 샌드위치 아니다… 문재인 ‘중재의 기술’ ‘불신’ 북·미에 조언… “양국 지도자 이처럼 한국에 의존한 적 없어” 19대 대선을 목전에 둔 지난해 5월 초, 미국 타임지는 표지 모델로 ‘문재인 후보’를 선택하고 ‘니고시에이터’(협상가)란 제목을 달았다. 갸우뚱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7월 ‘한반도 운전자론’을 처음 꺼내들 때도 ‘한반도의 봄’은 막연했다. 북한의 무력시위가 점증하면서 북·미 관계도 최악으로 치닫던 시절이다. 서로 ‘늙다리 미치광이’, ‘로켓맨 미치광이’라며 저주를 교환했던 북·미 정상의 오는 12일 정상회담이 확정되기까지 문 대통령의 중재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데 외교가에서 큰 이견은 없다. 분단 이후 한반도 문제에서 북·미 지도자가 남한 지도자에게 이처럼 의존한 적은 없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중재자로서 문 대통령의 강점은 ‘일이 풀리도록’ 끊임없이 상대를 치켜세우고, 신뢰를 얻기 위해 정성을 들인다는 점이다. 문 대통령은 남북 관계 복원 국면 이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공”이라고 입버릇처럼 말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두 번째 정상회담 이튿날인 지난달 27일 기자회견에서 “(비핵화)그 로드맵은 북·미 간에 협의할 문제이기 때문에 앞질러서 제 생각을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말을 아꼈다. 문 대통령이 북한 체제 보장의 아이디어로 제안했던 종전선언 논의를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언급했던 지난 2일 청와대는 “세기적 만남을 설레는 마음으로, 그러나 차분히 지켜보겠다”고 했다. 그간 북·미 대화에서 쓴맛을 맛봤던 미국은 북한을 믿지 못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경제 지원과 체제 보장을 하겠다고 약속했지만, 북한도 못내 불안하다. 대화의 판이 요동쳤던 본질은 여기에 있다. 역설적으로 문 대통령의 ‘운전자론’이 탄력을 받는 배경도 같은 맥락이다. 북·미 간 기싸움 수위가 높아가던 지난달 20일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를 확인하려 했다. 곧이어 정상회담(22일)에서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평화적 방법에 의한 비핵화 확신을 심는 데 ‘올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회담 취소를 선언한 이튿날에는 ‘정상 간 보다 직접적이고 긴밀한 대화’를 제안했다. ‘도보다리 독대’로 정점을 찍은 남북 정상의 신뢰는 지난달 25일 김 위원장이 북·미 담판을 되살리기 위해 문 대통령에게 ‘SOS’를 친 데서 입증됐다. 김 위원장은 이어 대미 특사로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을 보내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의지를 전달했다. 문 대통령의 조언에 충실히 따른 셈이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예측불허 사업가적 협상…트럼프 ‘거래의 기술’ 회담 취소 편지로 판 흔들되, 정중한 표현으로 재협상 여지 남겨 北 ‘벼랑끝 전술’ 역으로 이용… 미국내 강경 보수파까지 흔들어 온갖 우여곡절 끝에 북·미 정상회담이 오는 12일 예정대로 열리는 것으로 확정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협상술이 주목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보내는 공개 편지를 통해 돌연 정상회담 취소를 선언하더니 북한이 유화적으로 나오자 다시 회담 취소를 취소했다. 말 몇 마디로 전 세계를 들었다 놨다 한 것이다. 이 같은 협상술은 전통적인 외교협상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파격이다. 마치 남녀의 변덕스러운 ‘밀당’ 연애를 보는 듯한 인상마저 준다. 사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보낸 북·미 정상회담 취소 선언 편지를 자세히 살펴 보면 매우 정교하게 빠져나갈 구멍을 담았음을 알 수 있다. 북한의 거친 언사를 회담 취소 이유로 제시하면서도 김 위원장을 ‘각하’로 부르는 등 정중한 표현을 썼고, 편지 말미에는 ‘마음이 바뀌면 전화나 편지를 해 달라’며 재협상의 여지를 남겼다. 이를 두고 거래 조건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면서도 계약 체결 가능성을 완전히 닫지 않는 사업가적 협상술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그랬던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을 백악관에서 만난 뒤 기자들에게 6·12 북·미 정상회담을 다시 공식화하면서 “내가 언제 (지난달 24일의) 편지에 회담 취소라는 말을 썼느냐”고 눙쳤다. 트럼프 대통령이 편지 밀당을 한 결과 원색적인 비난 레토릭을 공격술로 즐겨 구사했던 북한의 자세는 매우 유화적으로 변했다. 결과적으로 그동안 북한이 전가(傳家)의 보도(寶刀)처럼 구사해 온 ‘벼랑 끝 전술’을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이 구사해 효과를 본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오락가락하는 사이 미국 내 강경 보수파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환호했다가 다시 실망감을 표출하는 등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어쩌면 트럼프 대통령은 벼랑 끝 전술을 통해 국내외적으로 1석 2조의 효과를 거둔 셈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파리기후협약,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이란 핵협정 등을 탈퇴하면서 협상의 주도권을 잡는 협상술을 구사해 왔다. 한 외교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은 역대 행정부와 달리 독트린을 발표하지 않은 예외적인 경우로 이론이나 전략으로 설명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지난 1일 미 CNN 방송은 “변덕스러운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보다 약한 핵 협정을 북한과 체결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은둔의 지도자 잊어라…김정은 ‘통치의 기술’ 남북 2차회담·김영철 특사 등 과감…강대국들과 ‘밀당’ 자신감 스위스 유학파 실용적 리더십…선대와 다른 ‘현대적 군주’ 추구 북·미 정상회담을 일주일가량 남긴 지금 김정은(34) 북한 국무위원장을 ‘은둔의 지도자’로 여기는 국제적 시각은 거의 없다. ‘통제 불능의 폭군’이라는 이미지도 상당 부분 지워졌다. 2013년 고모부 장성택의 숙청, 지난해 이복형 김정남의 죽음 등이 불러온 끔찍한 인상마저 희석된 모양새다. 김 위원장은 7년 전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맞았을 때만 해도 과연 북한 체제를 유지할 수 있을까 하는 국제사회의 의구심을 받았지만, 지금은 30대 초반의 나이에 북한 내부를 휘어잡고 세계 최강대국 지도자와의 정상회담을 마다하지 않을 만큼 ‘완숙한 통치력’을 보여 주고 있다. 지난달 24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북·미 정상회담 취소를 ‘일방 통보’하는 공개 편지를 보냈을 때 ‘한반도의 봄’은 다시 겨울로 되돌아가는 것 아닌가 하는 불안이 엄습했다. 과거의 예를 보면, 이런 경우 북한은 강경한 반응을 보이며 반발하기 일쑤였다. 그런데 이튿날 북한 태도는 과거와 180도 달랐다.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이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시기 그 어느 대통령도 내리지 못한 용단을 내리고 수뇌상봉을 위해 노력한 데 대해 내심 높이 평가해 왔다”는 화해의 제스처를 보인 것이다. 이 담화는 김 위원장의 협상술이 아버지 김정일 위원장과는 다르다는 것을 단적으로 방증하는 대목이다. 그날 김 위원장은 “일체의 형식 없이 만나고 싶다”며 남쪽의 문재인 대통령에게 손을 내밀었고, 26일 두 번째 남북 정상회담이 열렸다. 김 위원장은 29일에는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을 대미 특사로 보내 트럼프 대통령의 마음을 흔들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를 두고 “드라마틱한 외교적 반전”이라고 평가했다. 김 위원장이 싱가포르로 날아가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기로 한 것도 그의 과감성을 보여 주는 대목이다. 북한 지도자가 사전에 공개된 일정으로 평양을 비우는 것은 처음이다. 정영태 북한연구소장은 “선대(先代)에 비하면 확실히 유연하고 실용적 리더십”이라면서 “스위스에서 유년 시절을 보낸 영향 등으로 국내외의 여론을 신경 쓰는 ‘현대적 군주’를 지향하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전현준 우석대 초빙교수는 “김 위원장의 내부 리더십은 확고하며, 독재적이긴 하지만 제3세계 지도자들의 일반적인 독재라기보다는 북한 체제의 엘리트들이 부응하고 있다는 게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CVID 완전한 핵폐기…CVIG 완전한 체제보장, PVID 영구적 핵폐기…CPD 완전·영구적 폐기

    북한과 미국의 역사적인 6·12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핵 문제 해법을 둘러싼 용어도 새롭게 등장하고 있다. 우선 자주 사용되는 용어로는 CVID를 들 수 있다. 2002년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시절 북한의 고농축우라늄(HEU) 개발 의혹이 불거진 뒤 미국은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핵폐기) 개념을 들고 나왔다. PVID(영구적이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핵폐기)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최근 자신의 취임사에서 언급한 개념이다. 기존 CVID에 ‘영구적’(Permanent)이란 표현을 더해 핵무기 해외 반출 등 되돌릴 수 없는 핵 폐기를 강조한 것이다. 그렇지만 이 표현에 대해 북한이 반발하면서 현재는 CVID로 돌아갔다. CVIG(Complete, Verifiable, Irreversible, Guarantee)는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체제 보장을 뜻한다. 북한이 CVID에 나설 경우 미국이 북한에 약속하겠다는 체제 보장 등이 포함된 용어다. CPD(Complete and Permanent Dismantlement)는 ‘완전하고 영구적인 폐기’를 뜻하는 말로, 지난 2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전화 통화에서 나왔다. 북한의 핵무기와 생화학무기, 탄도미사일의 완전하고 영구적인 폐기를 뜻하는 것으로 기존 CVID와 PVID의 첫 단어를 합친 것으로 더 강경한 비핵화 요구로 볼 수 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트럼프 “친서 내용 보기를 고대”… 정상회담 일정 연장 시사

    트럼프 “친서 내용 보기를 고대”… 정상회담 일정 연장 시사

    뉴욕 맨해튼 풍경 자랑하며 설득 CVID·CVIG 서로 접점 찾은 듯 “北 완전한 비핵화 땐 경제 번영” 美당국자 “충분한 진전 위해 압박”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30일(현지시간) 만찬에 이어 31일 이틀째 회담을 이어 갔다. 두 사람의 회동은 하루 간격으로 뉴욕 맨해튼 38번가 코린티안 콘도미니엄에 있는 주유엔 미국 차석대사 관저에서 이뤄졌다. 양국 최고권력자의 ‘복심’인 두 사람이 양측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면서도 정상회담 성사를 위해 구체적인 의견을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주된 내용은 북·미 정상회담의 최대 걸림돌인 ‘완전하고도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북한의 비핵화’(CVID)와 ‘완전하고도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미국의 대북 체제안전보장’(CVIG)에 대한 서로의 견해였다. 일각에서는 판문점과 싱가포르 실무회담에서의 조율 합의를 김 부위원장과 폼페이오 장관이 최종 확인하는 자리였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김 부위원장이 미국을 찾았다는 것은 사전 조율이 끝났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평양에서 온 대표단이 1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전하기 위해 워싱턴으로 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언급한 점도 김영철·폼페이오 회담이 긍정적으로 진행됐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뉴욕 고위급 회담에 대해 “매우 잘 되고 있다”고 말했다 북·미 간 ‘뉴욕 담판’을 끝낸 김 부위원장이 1일 워싱턴DC를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을 면담하고 친서도 직접 전달할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그 안에 어떤 내용이 있는지 보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 국무부는 폼페이오 장관이 만찬에서도 김 부위원장에게 뉴욕의 스카이라인을 소개하며 ‘북한에 밝은 미래를 약속했다’고 강조했다. 익명을 요구한 국무부 관계자는 만찬 상황을 브리핑하면서 “폼페이오 장관이 북한의 밝은 미래를 어떻게 그려 나갈지에 대해 많이 얘기했다”고 설명했다. 이틀 연속 진행된 고위급회담에서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과의 협상에서 얻고자 하는 비핵화 목표가 CVID라는 점을 확고히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주장해 온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곧 경제 번영으로 이어질 것이란 점을 ‘뉴욕 스카이라인’ 풍경으로 가시화하려고 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북·미 양측 간 진행 중인 실무·고위급 협상의 세부 내용은 공개하지 않은 채 “우리가 북한을 설득해야 하는 것은 핵 프로그램이 북한을 (오히려) 덜 안전하게 만들고 있다는 점, 그리고 우리가 함께 노력할 수 있는 더 좋은 길이 있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북한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체제안전 보장을 기꺼이 북한에 제공하고, 그뿐만 아니라 북한이 더 큰 경제적 번영을 누리도록 기꺼이 도와줄 것”이라면서 “하지만 북한은 반드시 비핵화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생산적인 북·미 정상회담으로 가기 위한 충분한 진전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북한에 대한 압박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른 당국자는 “우리는 행동을 원한다. 확실한 약속을 원한다”며 “정상회담이 성공하려면 북한은 이전에 하지 않았던 것을 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뉴욕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허무하게 끝난 ‘조·올의 꿈’… 북·미 18년 만에 다시 꿈꾼다

    허무하게 끝난 ‘조·올의 꿈’… 북·미 18년 만에 다시 꿈꾼다

    2000년 10월 훈장이 주렁주렁 달린 군복을 입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특사가 미국의 수도인 워싱턴을 방문했다. 북한 권력 서열 2위로 김 위원장의 최측근이자 군부를 대표하는 실력자 조명록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 겸 인민무력부 총정치국장이었다. 사상 처음으로 북한 고위급 인사가 미국 땅을 밟은 것이다.조명록은 백악관에서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을 예방하고 이튿날 북·미 관계 개선과 평화체제 구축 의지를 밝힌 ‘북·미 공동 코뮈니케’를 발표했다. 뒤이어 같은 달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은 평양을 전격 방문해 김 위원장을 면담하고 북·미 정상회담 개최에 전격 합의했다. 불가능해 보이던 북핵 문제 해결과 북·미 적대관계 청산이 손에 잡힐 듯 가까웠다. 성사됐다면 한반도의 운명을 바꿨을 역사적인 첫 북·미 정상회담은 같은 시기에 터진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 그해 11월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대통령 당선으로 물거품이 됐다. 그후 북한은 6차례 핵실험을 통해 핵무력을 완성했고 지금에 와서야 다시 북·미 정상회담이 극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18년 전의 아쉬움을 뒤로한 채 지금이야말로 북핵 문제를 해결할 마지막 기회라는 얘기가 나온다. 조명록의 뒤를 이어 31일 북한 고위급 인사로는 18년 만에 미국을 방문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은 조명록과 올브라이트가 못 다 이룬 꿈을 이룰 수 있을까. 북·미 정상회담으로 가는 도정의 마지막 단계인 김영철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만남에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18년 전 조명록의 방미가 이뤄진 때는 미국의 ‘페리 프로세스’ 발표로 북핵 위기가 누그러지고 미국의 대북 경제제재 완화와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 중단 선언에 이어 2000년 6월 남북 정상회담이 열리면서 한반도 문제의 획기적 진전이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진 시점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4·27 남북 정상회담과 5·26 남북 정상회담을 열어 북·미 정상회담을 중재한 것처럼, 당시에도 한국 정부의 활약이 빛났다. 2000년 남북 정상회담에서 김정일의 대화 의지를 확인한 김대중(DJ) 당시 대통령은 회담 직후 황원탁 외교안보수석비서관을 백악관에 급파해 클린턴에게 회담 결과를 자세히 설명했다. 그러면서 “북·미 관계를 개선하려면 김정일 위원장과 직접 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반응은 좋았다. 7월 태국 방콕에서 열린 아세아지역안보포럼을 계기로 북·미는 즉각 첫 외교장관 회담을 열어 김정일의 미국 특사 파견 문제를 협의했다. 김정일은 그로부터 석 달 뒤 특사 파견을 결정했다.샌프란시스코를 거쳐 10월 9일 워싱턴 덜레스 공항에 도착한 조명록은 군복 차림으로 클린턴을 만나 김정일의 친서를 전달했다. ‘북한 인민과 군대가 안보에 아무런 위협이 없다고 확신할 수 있다면 미국이 우려하는 안보 문제 해결이 가능할 것’이라며 관계 정상화를 희망한다는 요지의 친서였다. 클린턴을 평양으로 초청한다는 김정일의 메시지도 전달했다. 이에 클린턴은 “먼저 사전 조율 작업을 진행해야 한다”며 올브라이트의 평양 방문을 제안했다. 이런 북·미 공감대를 바탕으로 올브라이트는 미국 고위층 인사로는 처음으로 2000년 10월 23일 오전 7시 평양 땅을 밟았다. 웬디 셔먼 대북정책조정관, 스탠리 로스 동아시아태평양담당 차관보, 로버트 아인혼 비확산담당 차관보, 찰스 카트먼 한반도평화회담담당 대사, 잭 프리처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아시아담당 국장 등 선발대 50여명과 기자단 57명 등 210여명이 수행했다. 올브라이트의 첫 일정은 김일성 주석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기념궁전 방문이었다. 김정일 면담은 방북 둘째 날 있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첫날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올브라이트는 회고록에서 “도착 첫날 점심식사를 하던 중 오후에 예정된 모든 일정이 취소되고 김 위원장을 만나기로 됐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올브라이트는 김정일에게 클린턴의 친서를 전달하고 3시간가량 회담했다. 그는 김정일에게 “북한 미사일과 관련한 만족스러운 합의 없이 내가 클린턴 대통령에게 정상회담을 권유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그러자 김정일은 “북한이 전쟁을 일으킬 것이라고 판단한 것은 잘못이며, 미사일 문제는 진지하게 검토하겠다”면서 “성실하고 진지하게 대화를 나눈다면 우리가 못 해낼 일은 없다”고 밝혔다.이 자리에서 김정일은 시리아와 이란에 미사일을 수출하는 것은 외화벌이 때문이라고 밝혔다. 회담 뒤 올브라이트는 김정일의 안내로 5·1경기장에서 열린 집단체조와 카드섹션 ‘아리랑 공연’을 관람했다. 당시 평양 군중의 일사불란하고 거대한 매스게임을 보고 놀라는 올브라이트의 표정은 큰 화제가 됐다. 공연 중간에 대포동 미사일 발사를 묘사하는 대목에서 김정일은 올브라이트에게 “저것은 우리의 처음 미사일 발사입니다만 마지막이 될 것입니다”라고 했다. 북·미 관계 개선을 향한 복합적인 메시지가 담긴 말이었다. 북·미 회담은 시간문제로 여겨졌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았다. 의회를 장악하고 있던 공화당은 클린턴 대통령의 평양 방문을 반대했다. 우파 전문가들도 북·미 정상회담을 반대했다. 올브라이트는 “그간 추진해 오던 미사일방어(MD) 계획을 클린턴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에서 수포로 돌릴 수 있다는 두려움이 깔려 있었다”고 회고했다. 임기 말의 클린턴은 정치적 반대를 물리칠 동력을 상실했다. 더 큰 문제는 중동 평화협상이었다. 12월이 다가오며 클린턴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문제를 매듭짓는 일에 매달려야 했다. 다급해진 미국은 김정일에게 회담 장소를 평양이 아닌 워싱턴으로 바꿀 것을 제안했지만 북한은 거부했다. 결국 클린턴은 북·미 회담을 포기하고 12월 21일 아침, 우리 정부에 “평양을 방문하지 않기로 했다”고 알려왔다. 29일에는 “중동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에 벌어진 심각한 폭력 사태에 클린턴 대통령이 중재에 나서게 되면서 방북 일정을 잡기가 애매해졌다”며 평양 방문 포기를 공식 발표했다.훗날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은 회고록에서 “웬디 셔먼 대북정책조정관은 나에게 김 위원장의 ‘시간 개념 부족’을 탓했다. 만일 김정일이 조명록의 방미를 한 달만 앞당겼어도 역사는 달라질 수 있었을 것이란 얘기였다”고 밝혔다. 새로 출범한 부시 행정부는 2001년 3월 워싱턴을 방문한 DJ에게 “대북한 정책 검토를 끝내기 전까지는 북한과 협상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이후 북한을 ‘악의 축’으로 규정했다. 첫 북·미 정상회담 추진은 이렇게 허무하게 끝났지만 18년 전과 지금은 다른 측면도 많다. 당시는 미국 정권 교체기였지만, 지금은 한·미의 대통령이 모두 임기 초반이다. 18년 전보다는 북·미 정상회담 합의를 지킬 ‘시간적 변수’가 유리한 셈이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北 레짐체인지 없다’ 듣고 싶은 김정은… 트럼프가 확답 안 해

    ‘北 레짐체인지 없다’ 듣고 싶은 김정은… 트럼프가 확답 안 해

    북핵 문제를 둘러싼 한반도 정세가 연일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극적인 남북 정상회담에 이어 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돼 65년 만에 한반도에 평화체제가 도래할 것이라는 기대가 한껏 높아졌다가 갑작스런 북·미 정상회담 취소 발표로 분위기가 급속 냉각되는가 싶더니 두 번째 남북 정상회담이 전격적으로 열려 다시 훈풍이 부는 등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고 있다. 자고 일어나면 날아드는 충격적인 뉴스로 한반도의 앞날이 시계제로인 가운데 방한 중인 박한식 미국 조지아대 명예교수를 28일 서울에서 만났다. 북한과 미국을 동시에 잘 아는 대표적 전문가인 박 교수는 이날 인터뷰에서 북·미 정상회담을 둘러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속내, 북한의 핵 포기와 미국의 대북 체제보장이 가능할지 등에 대해 특유의 식견을 드러냈다.→문재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남북 정상회담이 한 달 사이 두 차례나 열렸고, 북·미 정상회담 개최도 논의되는 등 연일 숨가쁜 국면이 펼쳐지고 있다. 현재의 한반도 정세가 과거와 다른 점이 있을까. -무엇보다 정상들이 누구인지가 과거와 다르다. 이런 방식의 정상회담은 과거엔 생각도 못 했다. 정상과 정상이 만난다는 건 사전에 상당한 준비를 해야 한다. 지난 26일 두 번째 남북 정상회담만 해도 준비를 전부 생략하고 정상들이 만났다. 북·미 정상 간 만남도 현재 준비 부족 상태다. 따라서 진통이 있을 수밖에 없다. 참모 중 누구한테 얘기를 듣느냐에 따라 극과 극의 의견 나오니까 트럼프도 지금 정신이 없는 상태다. 트럼프는 이거(북·미 정상회담) 하면 국제적 이목과 찬사를 받겠다 싶은 생각, 어느 대통령도 못한 걸 내가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 덕으로 알고 고맙게 생각한다. 물론 결과가 어떻게 날지는 모른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같은 사람이 대통령이라면 공이 어디로 튈지 누구나 안다. 하지만 트럼프는 어디로 튈지 모른다. 그런데 지금은 그게 오히려 낙관적인 요인일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을 취소한다고 했다가 다시 할 수도 있는 것처럼 말하는 등 오락가락하는데 이유가 뭘까. 협상 전술일까. -트럼프는 원래 결정을 못 하는 사람이다. 원래 그런 사람이다. 내가 교수로서 얘기한다면 사고 능력이 굉장히 떨어지는 사람이다. 그래서 진짜 이 회담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자기 혼자 진심으로 고민을 하고 있을 것이다. →북한이 진정으로 핵을 포기할 것으로 보나. -북한은 핵을 포기할 의사가 절대적으로 있다. 조선반도에 핵이 없어야 한다는 게 김일성의 유훈이다. 북한은 지금도 김일성이 지배하는 나라다. 북한에서 김일성의 유훈은 성경 말씀과도 같다. →핵을 포기했다가 나중에 미국이 변심하면 무장해제 상태가 될 것으로 걱정하지 않을까. -북이 핵을 포기한다는 것은 현재 갖고 있는 핵무기와 핵시설을 포기한다는 의미다. 그걸 포기하더라도 핵을 만들 수 있는 기술과 인력, 경험, 자원은 여전히 남는다. 북한은 이미 핵보유국인 것이다. 갖고 있는 핵은 없앨 수 있지만 핵을 다시 만들 능력은 영원히 자기 것이다. 핵보유국이란 핵탄두를 지금 몇 개 보유하고 있느냐가 아니라 핵을 언제라도 만들 수 있는 나라를 말한다. 따라서 북한이 말하는 비핵화는 현재의 핵무기를 없애고 더이상 핵을 만들지 않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완전한 비핵화의 대가로 북한 체제를 보장해 줄까. -미국에게 북한은 악마 내지 불량국가이기 때문에 쉽게 체제보장을 해 줄 수 없을 것이다. 북한 입장에서도 적(敵) 중의 적인 미국한테서 제재받으면서 그 고생을 해 왔는데, 미국이 체제보장을 해 준다는 말을 쉽게 믿겠나. →얼마 전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은 안전할 것이고 계속 북한 지도자로 있을 것”이라며 체제보장성 발언을 하지 않았나. -지금 김정은이 원하는 건 개인적인 신변 보장이 아니다. 국가지도자인데 ‘너 혼자 잘살게 해 줄테니 핵 포기해’라고 하면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 ‘김정은을 공격 안 하겠다’는 정도로는 북한을 설득하지 못한다. 북한이 미국에 원하는 답은 ‘레짐 체인지’(정권 교체)를 안 하겠다는 약속이다. 그런데 아직 그런 말을 트럼프가 안 하고 있다. 미국이 북한의 체제를 진정으로 보장해 줄 준비가 안 돼 있는 것이다. →지난 26일 남북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이 비핵화를 할 경우 미국에서 체제 안전을 보장하겠다는 것을 확실히 믿을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을 문 대통령에게 표출했다는데. -나도 트럼프를 못 믿겠다. →그렇다면 북·미 정상회담은 열리지 않을 것으로 보나. -정상회담은 할 거다. 악수는 할 거다. 트럼프 앞에 노벨상이 아른아른하니까. 하지만 최종적인 합의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번 회담에서는 앞으로 잘해 보자는 원론적 합의를 하고 이후 계속 협상을 통해 진전시키는 방법이 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왜 북·미 정상회담을 하려는 걸까. -트럼프는 돈을 최우선시하는 사람이다. 북한을 봉쇄하고 공격하는 데서 오는 금전적 이득과 북한과 거래하고 수교하는 데서 오는 금전적 이득 사이에서 계산을 하는 사람이다. 북한이 갖는 지경(地經)학적 이득이 있다는 판단이 섰으니까 북한과 정상회담을 한다고 한 거다. 특히 나진·선봉 지역과 북한의 우수한 노동력, 지하자원은 상당한 이득이 될 수 있다. 강경론으로 무기를 파는 것보다 더 수익이 난다고 보는 것이다. 한국 사람들이 착각하는 게 트럼프가 북한만 놓고 계산한다고 보는 것이다. 하지만 미국의 마음속엔 (경쟁국인) 중국에 대한 견제가 더 크게 자리하고 있다. 북한 경제를 미국 자본이 개발해 북한을 중국에서 떼어 놓으려는 의도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 취소 발표를 하자 북한이 이례적으로 우호적인 담화를 내며 트럼프 대통령을 달래는 모습을 보였는데, 북·미 관계 개선을 북한이 진심으로 하고 싶은 건가. -그렇다. 북한은 대화를 함으로써 경제제재를 완화시키고, 경제 사정을 좋게 하고 싶어 한다. 그건 북한 입장에서 꼭 필요한 것이다. →이런 국면에서 한국 정부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하나. -중매 역할을 잘해야 한다. 미국 입장에서 북한을 설득하고, 북한 입장에서 미국을 설득해야 한다. →문 대통령이 ‘한반도 운전자론’으로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지 않나. -잘하고 있는 것도 있지만, 한·미 군사훈련 규모를 줄이는 문제 등을 좀더 과감히 해야 한다. 80%대의 압도적인 여론 지지를 바탕으로 보수층의 눈치를 보지 말고 나아가야 한다. ‘촛불혁명’의 의미가 무엇이겠나. 한·미가 연합군사훈련을 할 때 평양에 여러 번 있어 봤다. 한·미가 훈련을 하면 평양은 사이렌이 울리고 등화관제를 하고 마비가 된다. 전쟁이나 다름없다. 자기들이 언제라도 공격당한다는 걱정을 하니까 한사코 군사훈련에 대한 거부감과 두려움을 갖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이 안 되고, 비핵화가 안 되면 북한을 군사적으로 공격할 수 있다고 암시하기도 하는데 가능성이 얼마나 된다고 보나. -얼마든지 있다고 본다. 그 가능성을 없애야 한다. 그게 문재인 정부가 해야 할 역할이다. →통일이 어느 날 갑자기 벼락처럼 올 것으로 보는가. -어떤 통일이냐에 따라 다르다. 동독이 서독한테 흡수되는 식의 통일이라면 안 된다. 북한 스스로 자본주의화해서 남쪽과 비슷한 국가가 되는 것은 북한이 원하지 않고, 남한이 사회주의 국가가 되는 것도 안 된다. 따라서 연방제 통일이 가장 합리적이다. 김상연 정치부장 carlos@seoul.co.kr ■세계적 北전문가 박한식 교수는 카터-김일성 만남·빌 클린턴 평양행 주선… 50여 차례 방북 1939년 만주에서 태어났다. 해방 시기 평양으로 건너가 피난민 수용소 생활을 하다 분단될 때 할아버지의 고향인 경북 청도로 왔다.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아메리칸대에서 석사, 미네소타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1971년부터 조지아대에서 국제관계학을 가르쳤다. 조지아 주지사였던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을 통해 덩샤오핑을 만났고, 그의 도움으로 평양 땅을 밟은 이후 50여 차례나 방북했다. 이후 카터와 김일성 주석의 만남을 중재했고, 미국 여기자 2명이 억류됐을 때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을 주선해 석방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이처럼 북·미 사이에 깊숙이 관여한 그는 ‘북·미 관계의 설계자’란 별명을 얻었으며, 지금도 BBC, CNN 등 주요 언론에서 인터뷰 요청이 쇄도하는 세계적인 북한 전문가다. 최근 ‘선을 넘어 생각한다’는 제목의 한반도 문제 관련 책을 펴내는 등 왕성한 집필 활동도 계속하고 있다.
  • “美 성과 없을 것” 판단… 최선희 담화 겨냥은 ‘대화 유턴’ 여지

    “美 성과 없을 것” 판단… 최선희 담화 겨냥은 ‘대화 유턴’ 여지

    비핵화 협상 의도대로 진행되지 않고 “이란핵협정보다 실익 적을 것” 우려 겹쳐 北 강경발언 문제 삼지 않다 돌연 꼬투리 강경파 불만 등 정치적 부담 커 ‘선수’ “서한 정중한 표현 대화 재개 염두” 분석 도대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왜 갑자기 북·미 정상회담을 취소한 것일까.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4일 회담 취소를 발표하면서 마이크 펜스 부통령에 대한 최선희 북 외무성 부상의 비난 발언을 이유로 밝혔다. 하지만 선뜻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분석도 적지 않다. 최 부상의 발언은 ‘개인 성명’ 형식이었고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겨냥하지 않을 만큼 수위 조절에도 신경 쓴 기색이 역력했기 때문이다. 또 그간 트럼프 대통령은 한 번도 북한의 비난을 문제 삼아 행동을 취한 적이 없다. 지난 16일 김계관 북 외무성 제1부상이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겨냥해 비난했을 때도 트럼프 대통령은 아예 반응을 하지 않았다. 지난해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겨냥해 ‘노망난 늙다리’, ‘골목깡패’ 등 원색적 표현을 했었기 때문에, 그에게 북한식 비난 ‘레토릭’(수사법)이 생소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결국 정상회담 취소의 이면에는 성과가 없을 것에 대한 정치적 부담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문정인 대통령 외교안보특보는 2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회담 취소) 표면적 이유를 북한의 ‘극도의 분노와 공개적 적대감’이라고 했지만 (비핵화) 의제 조율이 잘 안 된 것”이라며 “북측과 충분한 교감이 없는 상태에서 정상회담을 하면 실패 가능성이 클 것이라고 봤을 것이고 실패하면 국내 정치적 파장이 클 것을 우려해 트럼프 대통령이 ‘시간을 좀 갖자’ 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 스캔들에 이어 중국과의 무역 갈등까지 겹치면서 공화당은 어려운 상황이다. 북 비핵화는 단번에 뒤집을 수 있는 카드지만 만일 북·미 정상회담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가 나오면 오히려 막을 수 없는 역풍이 예상된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일 이란에 유리한 협상이라며 오바마 정부가 맺었던 이란핵협정(JCPOA)을 파기했다. 미국이 원하는 속전속결형 비핵화는 아니지만 이란은 역대 최고 수준의 핵사찰을 받아들였다. 신고하는 핵시설뿐 아니라 의심 시설에 대해서도 사찰이 사실상 가능하다. 북한과의 협상에서 이보다 못한 결과를 얻을 경우 비난을 감당하기 힘들다. 미 의회 중간선거 결과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여부와 직결될 수 있다. 미 행정부 내에서 북한이 2020년까지 비핵화를 완료하는 로드맵이 나온 것도 재선을 염두에 둔 청사진이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북·미 간 비핵화 의제 조율에 문제가 커졌다.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지난 9일 방북했을 때 양측은 지난주 싱가포르에서 회담 준비를 위한 실무회담을 하기로 했었다”며 “그러나 북한은 아무 말도 없이 나타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최근 들어 북 매체는 연일 ‘리비아식 속전속결 모델’, ‘핵·미사일·생화학무기 일괄 폐기’, ‘선핵포기 후보상 해법’ 등은 물론 미국의 비핵화 제1원칙인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마저 비난했다. 한반도 비핵화 문제에서 ‘패싱’(소외현상)을 우려하던 중국이 북한에 힘을 실어 주면서 북한의 대미 태도도 강경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7~8일 중국 다롄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을 만난 뒤 태도가 돌변했다고 그간 수차례 지적했다. 이를 두고 연초부터 지난달까지 남·북·미 정상의 3자 구도로 빠르게 진행되던 비핵화 국면이 ‘한·미 대 북·중’의 과거 냉전 구도로 변하면서 정체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북한은 북·미 대화를 원하지만 중국의 조언으로 미국에 과도하게 입장을 표명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그간 회담의 정치적 성과를 위해 ‘매파’(대북 강경파)의 불만을 누르던 트럼프 대통령에게 더이상 버틸 명분이 없어졌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 부상의 비난 발언이 미국의 정상회담 연기를 합리화해 주는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의 기대를 충족하는 수준에서 확실한 비핵화 의지를 보일 것이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지난 13일 볼턴 보좌관이 ‘핵무기를 폐기해 테네시주의 오크리지로 가져가는 수순’을 바란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대내외에 완전한 비핵화의 증거를 보여 줄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다만, 김 부상이 25일 정중한 어조의 담화를 통해 “조선반도와 인류의 평화와 안정을 위하여 모든 것을 다하려는 우리의 목표와 의지에는 변함이 없으며 우리는 항상 대범하고 열린 마음으로 미국 측에 시간과 기회를 줄 용의가 있다”고 응답하면서 북·미가 협상을 재개할 여지가 생겼다. 서울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서울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500m 떨어진 관람대까지 먼지·열기 밀려왔다”

    주요 외신들은 24일 저녁 북한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기했다는 소식을 긴급 타전했다. 풍계리 현장에서 핵실험장 폐기 행사를 취재 중인 AP통신은 외신기자들이 참관한 가운데 핵실험장 폐기가 이뤄졌다는 내용의 뉴스를 이날 오후 7시 29분 처음 보도했다. 영국 스카이뉴스의 톰 체셔 기자는 “우리는 산으로 올라가 500m 떨어진 거리에서 폭파를 지켜봤다”면서 “그들은 셋, 둘, 하나 카운트다운을 했다. 큰 폭발이 있었고, 그것을 느낄 수 있었다. 먼지와 열기가 밀려왔고, 대단히 큰 소리가 났다”고 당시 상황을 묘사했다. 체셔 기자는 또 “폭발 당시 나무로 만든 관측소가 산산조각 났다”면서 “북한이 다섯 차례 핵실험한 갱도를 보여 줬는데 입구에는 연극 무대장치처럼 여기저기 전선이 걸려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북한이 폭파에 앞서 이번 참관에 참여한 기자들에게 전례 없을 정도로 상세하게 브리핑을 했다”고 덧붙였다. 중국 신화통신은 북한 외무성 공보를 인용해 “북한이 폭파 방식으로 핵실험장의 모든 갱도를 폭파했고, 갱도 입구를 완전히 봉쇄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지상의 관측 설비와 연구소, 경비 부대 건물 등을 철거했다”면서 “또 경비 인원과 연구원들을 철수시키고 완전히 핵실험장 주변을 폐쇄했다”고 전했다. 러시아 관영 뉴스전문 채널 RT의 이고리 즈다노프 기자는 “참관 기자들에게 4개 갱도 가운데 3개를 보여줬다”고 전하면서 “갱도들을 파괴하기 위한 폭파는 흙과 바위들이 분출하는 인상적인 것이었다”고 소개했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북한 핵무기연구소 강경호 부소장이 이날 기자들에게 “(핵실험장 폐기의) 마지막 행보는 모든 인원의 완전한 철수와 핵실험장을 둘러싼 지역의 최종적 폐쇄가 될 것”이라면서 “가까운 시일 내에 이런 조치가 취해질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강 부소장은 “4번 서쪽 갱도는 아주 강력한 핵실험을 안전하게 수행하기 위해 특별히 준비됐었다”며 “하지만 3번 남쪽 갱도와 마찬가지로 한 번도 사용되지 않았다”고 소개했다. 그는 “폭파된 풍계리 핵실험장 복원은 불가능하다”면서 “풍계리 실험장 외에 다른 핵실험장이나 갱도는 북한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핵개발 과정에서 이란이나 시리아와 협력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북한의 핵실험 동향을 추적해 왔던 프랭크 파비안 미 스탠퍼드대 국제안보협력센터 선임분석관은 이날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 기고문을 통해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북한이 어떤 조치를 하든,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기구(CTBTO) 같은 기관이 현장 조사를 할 경우 핵실험이 이뤄진 터널에 구멍을 뚫어 핵물질 성분을 확인할 수단을 갖고 있다”면서 “핵실험장을 폐기해도 법의학적 증거는 남는다”고 주장했다. 이는 미 CNN방송 등이 북한의 풍계리 핵실험장 폭파·폐기가 ‘증거를 인멸하기 위한 쇼’라고 보도한 데 대한 반박이다. 그는 북한이 전문가는 배제하고 언론만 풍계리에 초청한 것과 관련해 전문가들이 참여하지 못했기 때문에 추후 검증 과정에서 풍계리 현장 방문 조사의 명분이 갖춰질 수 있다고 밝혔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이란 최고지도자 ‘7대 핵합의 조건’ 유럽에 최후통첩

    이란 최고지도자 ‘7대 핵합의 조건’ 유럽에 최후통첩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유럽에 7개의 핵합의 유지 조건을 제시하고, 이에 불응하면 핵 활동에 돌입하겠다고 최후통첩했다. 23일(현지시간) 알자지라 등에 따르면 하메네이는 이날 이란의 모처에서 이란 정부 고위 관계자들을 만나 “그간 미국은 수차례 핵합의를 위반했다. 하지만 유럽은 침묵했다”고 비판하고 “유럽은 그 침묵의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밝혔다.●“핵합의 쓸모없다면 핵 활동 재개할 것” 하메네이는 그러면서 유럽에 미국의 일방적 합의 파기에 대한 해법 제시, 이란의 미사일 개발에 불개입, 이란의 역내 정책에 대한 문제 제기 중단, 미국의 대이란 제재를 포함해 이란에 대한 모든 종류의 제재에 반대, 이란의 석유 완전 판매 보장, 미국의 제재로 인한 석유 수출 손실 보전, 이란과 유럽 은행의 거래 보장 등 7개 조건을 받아들이라고 요구했다. 하메네이는 “만약 유럽 각국이 우리의 요구에 답하지 않고 시간을 끌면 이란은 핵 활동을 재개할 권리가 있다”면서 “핵합의가 쓸모없다고 판단하면 우리는 핵 활동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3개국(영국, 프랑스, 독일)과 문제는 없지만, 경험에 비춰 볼 때 이들을 믿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美, ‘톰과 제리’의 톰처럼 또 패배할 것” 하메네이의 이날 발언은 지난 21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12개 조건을 포함한 새 핵합의를 제시한 이후 나온 하메네이의 첫 공식 반응이다. 하메네이는 이와 관련, 미국의 만화영화 ‘톰과 제리’를 인용해 핵합의를 둘러싼 대결에서 미국이 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은 이슬람 공화국을 공격하려고 그동안 정치·경제·군사적이고 선동적인 다양한 시도를 했다”며 그러나 “이 모든 계략은 실패했다. ‘톰과 제리’의 유명한 고양이(톰)처럼 그들은 또 패배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신 기자 xin@seoul.kr
  • 세계 전역서 ‘부글부글’… 혹시 백두산도?

    세계 전역서 ‘부글부글’… 혹시 백두산도?

    ‘발해 멸망 관련’ 946년 대폭발 분출물량이 남한 1m 두께 덮어 솟아오른 마그마, 천지 만나면 급작스러운 대폭발 가능성도“하늘과 땅이 갑자기 캄캄해졌는데 연기와 불꽃 같은 것이 일어나는 듯하였고, 비릿한 냄새가 방에 꽉 찬 것 같기도 하였다. 큰 화로에 들어앉은 듯 몹시 무덥고, 흩날리는 재는 마치 눈과 같이 산지사방에 떨어졌는데 그 높이가 한 치(약 3.3㎝)가량 되었다.” 1702년 백두산 화산 폭발 당시 함경도 부령과 경성 일대 상황을 묘사한 조선왕조실록 숙종 28년 6월 3일 기록이다. 946년 폭발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작은 규모였지만 폭발지역 일대는 아수라장이 됐던 것을 알 수 있다. 지난 2일부터 용암이 흘러나오기 시작한 미국 하와이 킬라우에아 화산으로 인한 인근 지역의 상황도 이와 비슷하다. 대표적 활화산인 킬라우에아 화산은 1983년 이후 간헐적으로 분출됐으며 지난 4월 중순 미국 지질조사국에서는 지하 마그마가 활성화되고 있어 폭발 가능성이 높다고 이미 경고하기도 했다. 하와이 화산 폭발이 시작된 직후인 11일에는 인도네시아 자바섬 므라피 화산이 갑자기 폭발해 상공 5500m까지 화산재를 뿜어내고 인근 공항이 폐쇄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에 앞서 지난 3월에는 일본 가고시마현 신모에다케 화산이 폭발해 화산재가 쏟아져 내리고 용암이 분출되기도 했다. 최근 잇따른 화산 폭발로 인해 백두산의 재폭발 가능성에 대해 학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초대형급 폭발로 ‘발해’의 멸망과 깊은 관계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946년 백두산 대폭발은 폼페이를 멸망하게 만든 베수비오 화산과 비슷한 형태를 보였다. 뜨거운 불기둥이 치솟고 화산 돌과 재가 지상 30㎞ 이상까지 올라갔다가 일본과 중국 본토까지 날아가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쏟아진 화산 분출물량은 학자들에 따라 추정량이 다르지만 대략 50~100㎦ 정도로 남한 전체를 1m 정도 두께로 덮을 정도였다고 한다. 화산분화지수(VEI)로 백두산 분화를 추정한다면 7 정도에 해당한다. 화산 폭발력을 표시하는 VEI는 0~8까지 수치로 매겨지며 1이 늘어날 때마다 분출량은 10배씩 늘어난다. 2010년 유럽 전역 항공시스템을 마비시킨 아이슬란드 화산의 VEI는 4로 백두산 화산은 이보다 1000배 이상의 폭발력을 보였다는 것이다. 실제 2016년 미국 애리조나주립대, 북한 평양지진국, 영국 케임브리지대가 참여한 국제공동연구진은 946년 백두산 화산 대폭발 당시 ‘황’의 양은 1815년 인도네시아 탐보라 화산 폭발보다 많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탐보라 화산은 7만 1000여명의 사상자를 발생시키고 지구 전체 온도를 수년 동안 1도가량 낮춘 역대 최대 규모의 화산폭발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화산이 폭발하면 용암이 흘러내리면서 숲과 마을을 불태우고 많은 양의 화산재를 비롯한 잔해들이 광범위한 지역을 덮치면서 열(熱)폭풍을 일으키기도 한다. 또 이번 하와이 화산 폭발처럼 용암이 바다로 흘러들어 가거나 화산 분출과 함께 나온 산성가스가 주변 담수에 녹아 물속에 사는 생물체를 절멸시키는 경우도 있다. 이와 함께 화산 폭발은 주변 섬이나 해저 지각을 변동시켜 엄청난 지진해일(쓰나미)을 유발시키기도 한다. 이번에 터진 하와이 킬라우에아 화산은 판의 경계가 지나가는 ‘불의 고리’가 아닌 태평양판 중심에 놓여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산 활동이 활발한데 이는 ‘제3의 대륙이동설’로 불리는 플룸 구조론으로 설명이 가능하다. 이에 따르면 하와이 화산은 하부 맨틀과 핵 부근에서 만들어진 거대하고 뜨거운 플룸이라는 물질이 상승해 지각의 약한 부분을 뚫고 분출되는 대표적인 ‘열점’(hotspot) 화산이다. 전문가들은 백두산은 하와이와 달리 열점 화산이 아니며 암석 구성 성분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마그마가 흘러내리는 형태가 아니라 폭발하는 형태로 터질 것으로 보고 있다. 더군다나 백두산 꼭대기에는 화산이 폭발한 뒤 화구가 무너져 내린 공간인 칼데라에 물이 차 있는 ’천지’라는 호수로 이뤄져 있다. 외부 요인으로 인해 자극받아 마그마가 솟아오르다가 천지의 물과 만날 경우 급작스러운 대폭발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화산 전문가들은 “백두산은 언제든 분화할 가능성이 높고 동북아 환경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언제 어떤 형태로 분화할지 예측하기 위해서는 남북을 비롯한 중국 쪽 과학자들의 협력 연구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핵 갈등’ 일촉즉발… 美 고강도 새 합의 압박에 이란 반발

    ‘핵 갈등’ 일촉즉발… 美 고강도 새 합의 압박에 이란 반발

    이란 “조건 수용하지 않겠다” 기존 핵합의 수호 유럽도 거부 CNN·WP 등“현실 반영 못해”미국이 ‘영구적이고 검증할 수 있고 돌이킬 수 없는 핵폐기’(PVID) 등 강도 높은 조건을 이란에 제시하고, 이를 거부하면 역대 최고 수준의 제재를 하겠다고 압박했다. 이란과 유럽연합(EU)은 절대 수용할 수 없다고 버티면서 이란 핵합의 탈퇴 후 관계국의 긴장감이 극에 달하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이 21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 위치한 싱크탱크 헤리티지 재단에서 이란에 12개 조건을 반영한 새로운 합의를 체결할 것을 요구했다고 CNN 등이 보도했다. 이 조건에는 이란 핵과 관련해 우라늄 농축 및 플루토늄 재처리 금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모든 핵시설 완전 접근 허용, 탄도미사일 확산 및 핵미사일 개발 중단 등 이란 핵 관련 내용이 들어 있다. 시리아 철군, 사우디아라비아·이스라엘 등 주변국 위협 중단, 예멘 후티 반군 지원 중단 등도 담겼다. 이는 역내에서 팽창하는 이란의 영향력에 제동을 걸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폼페이오 장관은 “만약 이란이 새로운 합의를 수용한다면 기존 제재 해제는 물론 외교·경제적 관계를 복원하고 현대화를 지원하겠다”면서 “거부할 땐 이란이 협상에 나설 때까지 역대 최고로 강력한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 직후 국영 ILNA통신을 통해 “당신(폼페이오)이 대체 뭐라고 이란과 전 세계를 좌지우지하려 하는가”라고 반문하고 “(12가지 조건을) 하나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국제적인 문제를 미국이 독단적으로 결정하는 것을 전 세계가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그런 시대는 끝났다”고 강조했다. 기존 핵합의 수호 의사를 밝혀 온 유럽도 미국의 제안을 거부했다. 페데리카 모게리니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이날 성명에서 “폼페이오 장관의 연설은 이란 핵합의 파기가 어떻게 핵확산으로부터 해당 지역을 안전하게 할 것인지, 또는 우리가 얼마나 더 유리한 위치에서 이란의 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을지 설명하지 못했다”고 비판하고 “이란 핵합의를 수용하는 것 외에 대안은 없다”고 못 박았다. 이날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에 대해 CNN은 “허황된 연설”이라면서 “외교 정책은 환상이 아니라 현실에 뿌리를 둬야 한다. 미국은 기존 핵합의를 파기함으로써 추가 협상 기회를 스스로 날려 버렸다”고 비판했다. 워싱턴포스트(WP) 역시 “폼페이오 장관의 연설은 어리석었다”면서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메시지”라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정부는 겉으로는 이란과의 포괄적 협상이 목표인 것처럼 말하고 있지만, 진짜 목적은 이란 정권을 붕괴시키거나 이란을 자극해 핵 프로그램을 재개하도록 만들어 미국 및 이스라엘의 군사 행동에 대한 변명거리를 마련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 와중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게 미국을 믿고 핵을 포기하라고 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미 정책연구소 뉴아메리카재단의 수전 디마지오 선임연구원은 트위터에 폼페이오 장관의 연설과 북한 핵폐기를 연결지으면서 “이란 핵합의 파기는 북한에 충분히 부정적인 인상을 심어 줬다. 그런데 이란에 ‘완전한 항복’까지 요구하고 있다. 평양이 ‘정권 교체’에 대한 위협을 느낄 수도 있다”고 밝혔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獨·中 핵협정 한목소리… 무역은 불협화음

    美 압박에… 獨·中간 연대 강화 메르켈 ‘中시장 개방 미흡’ 입장 中 ‘일대일로’ 경계심 완화 기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오는 24~25일 11번째 중국 방문에 나선다. 2005년 11월 총리에 취임한 이후 거의 매년 한 번꼴로 중국을 찾는 셈이다. 메르켈 총리의 이번 중국 방문 주요 의제는 이란 핵합의와 무역 문제 등이 될 전망이다. 리커창(李克强) 총리의 초청으로 중국을 방문하는 메르켈 총리는 중국의 경제 개방의 시작점이자 전자기업 지멘스 등 여러 독일 기업이 있는 선전을 먼저 찾는다. 이어 베이징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및 리 총리와 면담을 할 예정이다. 중국 관영언론은 미국의 압박이 중국과 독일의 연대를 강화했다고 보도했다. 딩춘(丁純) 상하이 푸단대 유럽문제연구센터 주임은 20일 관영 글로벌타임스에서 “미국의 정치적 또는 경제적인 압박에 직면한 독일은 중국의 지원을 필요로 한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3월 중국과 독일의 철강에 25%, 알루미늄에 10%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4월 메르켈 총리는 미국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이란 핵합의 탈퇴를 저지하려고 했지만 실패했다. 중국과 독일은 무역, 인터넷 보안, 인권 문제, 중국의 유럽 투자 등 여러 문제에 대해 견해 차이가 있지만 이란 핵합의에 대해서는 한목소리로 준수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독일 메르카토르 중국학연구소 측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를 통해 “메르켈 총리는 미국과의 더 나은 협상을 위해 이란 핵 문제에 대한 중국의 견해를 명확히 들을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메르켈 총리는 중국과 독일의 무역이 상호 평등하지 않으며 중국의 시장 개방이 충분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독일과 중국의 무역거래는 유럽연합(EU)과 중국 간 무역규모의 3분의1을 차지한다. 중국은 2016년 미국을 제치고 독일의 최대 무역파트너가 됐으며 독일은 지난해 중국으로부터 2300억 달러의 무역흑자를 기록했다. 중국은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 등을 통한 유럽에서의 영향력 확대에 대한 경계심을 독일이 완화해 줄 것이란 기대가 있다. 오는 7월 불가리아에서 열리는 중국과 동유럽 16개국의 연례 정상회담에 대해서는 ‘트로이의 목마’가 될 것이란 평가가 나오는 등 유럽에서는 광범위하게 중국 위협론이 확대 중이다. 특히 미국이 이번 중·미 무역협상을 통해 정부 보조금 중단을 요구한 중국의 첨단산업 육성책 ‘중국제조 2025’에 대해서는 독일도 염려하고 있지만 관세 보복은 반대하고 있다. 메르켈 총리는 일대일로에 대해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상호 양해각서에 서명하는 일은 없을 전망이다. 독일은 중국이 일대일로 참여를 요구한다면 중국과 모든 EU 회원국이 서명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올 하반기 EU 의장국을 맡은 오스트리아는 지난 4월 중국 국빈방문에서 일대일로 양해각서에 서명했다. 각각 다른 생각을 갖고 접근하는 독일과 중국의 수장이 광범위한 문제에 대해 어떤 공감을 이뤄낼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송파을에 손학규” 안철수 고집에 바른미래당 공천갈등 폭발

    “송파을에 손학규” 안철수 고집에 바른미래당 공천갈등 폭발

    바른정당·국민의당 출신들 “통합 뼈저리게 후회”김문수와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安 찬성, 당은 부정적 안철수계와 유승민계의 공천갈등이 폭발하면서 바른미래당이 위기를 맞았다. 손학규 미래당 선거대책위원장을 서울 송파을 국회의원 재선거에 공천하겠다는 안철수 서울시장 예비후보와 경선을 치러 결정하자는 유승민 공동대표의 갈등이 심해지는 모양새다.18일에는 유승민계 진수희 서울시당위원장이 ‘손학규 공천’을 고집하는 안 후보를 탓하며 사퇴했고 안 후보 비서 출신인 이태우 송파을 예비후보도 “안철수의 새정치는 죽었다”며 불출마를 선언했다. 안 후보는 송파을 재선거에서 승리하려면 ‘거물 중진’이 필요하다며 손 위원장의 전략공천을 주장하고 있다. 유 공동대표는 “경선을 치르기로 한 공관위 결정을 중단시킬 권한이 없다. 손 위원장이 출마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고 말해 전날 공개적으로 갈등을 표출한 상황이다. 이날은 안 후보 측에서 “유 공동대표가 손 위원장을 반대한다”고 주장하고, 유 공동대표 측은 “손 위원장이 출마 의사가 없다는 말을 같이 들어놓고 딴소리를 한다”고 맞서며 ‘진실게임’으로 상황이 번지고 있다. 바른미래당은 송파을을 비롯한 공천 문제를 매듭짓기 위해 이날 밤 최고위원회의를 열기로 했으나 “후보 등록 직전까지 결론 나기 힘들 것”이란 말이 벌써 나온다. 게다가 옛 바른정당과 국민의당 출신들이 당 통합을 뼈저리게 후회한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하면서 당 내 분위기가 더욱 어수선해졌다.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 유승민 대표와 가까운 진수희 전 의원은 “통합을 뼈저리게 후회했다”며 서울시당위원장직을 사퇴했다. 진 전 의원은 바른정당 출신의 원외지역위원장들이 모인 카카오톡 단체방에 입장문을 올려 “서울시 공천 과정에서 겪은 온갖 비상식적 일들, 게다가 송파을 박종진 후보를 놓고 벌이는 무도한 작태를 봤다”며 안철수 인재영입위원장에 대해 “더이상 안 후보 당선을 위해 뛰어야 할 책임감도 동기도 다 사라져버렸다”고 했다. 이태우 후보도 “안 후보가 5월 초부터 이미 (송파을) 공천에 관여했다는 사실이 큰 충격”이라면서 “그 사실 하나만으로 원칙과 절차 모든 것이 무너졌다. 새 정치는 죽었다”고 비판했다. 이 후보는 “국민의당 최고위원으로서 안철수 당시 대표가 추진한 통합에 찬성한 것을 뼈저리게 후회하며 반성한다”고 꼬집었다. 갑자기 불거진 안 후보와 자유한국당 김문수 후보의 야권후보 단일화 문제를 놓고도 다른 목소리가 나왔다. 안 후보 본인은 단일화에 부정적이지 않다는 인상을 줬지만, 지도부는 “그럴 일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핵심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한국당은 적폐세력, 부정부패 세력으로 국민 심판 대상이라고 규정했는데 공동연대 틀 속에서 논의해서 후보를 사퇴시키는 일은 없다”며 “안 후보 마음 속에 안 들어가 봤지만 단일화는 없다”고 못박았다. 바른미래당이 계속되는 지지율 답보 상태에도 합당의 두 주역이 정면 충돌하며 공천마저 제대로 마무리하지 못하자, 내부적으로는 6·13 지방선거가 더 어렵게 됐다는 우려가 나온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틸러슨 “진실 숨기는 지도자 때문에 美민주주의 쇠퇴”

    틸러슨 “진실 숨기는 지도자 때문에 美민주주의 쇠퇴”

    렉스 틸러슨 전 미국 국무장관이 자신을 경질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듯한 말을 던졌다.지난 3월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백악관에서 쫓겨난 이후 오랜만에 공식석상에 등장한 그는 진실을 은폐하는 지도자, 도덕성이 결여된 지도자 등을 거론하며 “미국 민주주의가 쇠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1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틸러슨 전 장관은 버지니아주 렉싱턴의 버지니아 군사학교 졸업식 연설에서 “우리의 지도자들이 진실을 은폐하려 하거나, 우리가 사실에 기반을 두지 않은 현실을 받아들이면, 우리는 미국 시민으로서 자유를 포기하는 것”이라면서 “조그만 거짓이나 과장이 문제다. 사소한 문제에서조차 진실이 흔들리면 미국이 흔들리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인으로서 우리가 지도자들의 윤리·도덕성의 위기를 지적하지 않으면 미국의 민주주의는 쇠퇴기에 접어든다”고 밝혔다. NYT는 틸러슨 전 장관의 이날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을 비난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틸러슨 전 장관은 재임 기간 대북문제나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 등 주요 외교안보 현안 및 정책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과 이견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멍청이’라고 말한 사실이 알려지는 등 불화 끝에 경질당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2년 내 핵폐기’ 종료시점 정하고 핵무기 해외반출·일부 北서 해체

    ‘2년 내 핵폐기’ 종료시점 정하고 핵무기 해외반출·일부 北서 해체

    백악관이 16일(현지시간) 북한의 비핵화 해법으로 제시한 소위 ‘트럼프 모델’에 국제사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이 모델이 위기를 모면하는 수사가 아닌 실체가 있는 로드맵으로 봤다. ‘빠른 비핵화 속도’와 ‘확실한 검증’을 원칙으로 역사상 여러 국가의 핵포기 사례를 부분별로 차용하고 발전시켜 미국이 새로운 북한의 비핵화 모델을 구성하는 중이라고 분석했다.리비아 모델은 카다피 정권이 2003년부터 2년 이내에 핵무기 개발을 포기한 뒤 제재 해제라는 보상을 받은 사례다. 속전속결, 완전한 핵물질·핵시설의 미국 반출 후 보상이 핵심이다. 하지만 북한은 이미 핵무기 완성을 선언할 정도로 고도화돼 리비아처럼 단번에 모든 핵물질·핵탄두·핵시설 등을 처분하기 힘들다. 핵무기 폐기 후에도 마음만 바꾸면 핵무기 재생산에 동원할 수 있는 과학자 및 전문가가 1만명으로 추정된다. 게다가 미국이 제재만 해제하고 체제안전보장을 제공하지 않아 카다피는 반군에 살해됐다. 미국은 핵폐기 속도를 앞당기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 임기인 ‘2년 내 핵폐기’ 등 핵폐기 종료 시점을 정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지만 북한이 이에 대해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 또 북한은 핵탄두만 12~60개, 수백기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돼, 대부분은 카자흐스탄 사례처럼 해외로 반출하고 일부는 남아프리카 공화국 사례처럼 내부 해체하는 방안이 예상된다. 카자흐스탄은 1992년부터 1996년까지 핵무기 1000여기를 러시아에 넘겼고, 남아공은 1990년부터 1년간 핵탄두를 스스로 폐기했다. 북한의 비핵화 사찰과 검증은 역대 가장 강력했던 이란 핵합의 사례가 참조될 것으로 보인다. 이란은 전면안전조치협정(CSA·핵물질과 저장시설 모니터)과 추가의정서(AP·연구시설 및 해당국 동의하에 의심지역 사찰)를 뛰어넘는 AP+를 진행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지목한 의심시설에 대해 이란이 사찰을 거부하려면 24시간 이내에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대북 사찰 주체 역시 핵무기 해체 부분까지 연결하려면 이란과 비슷한 ‘P5(핵보유국)+1’(미국·중국·러시아·영국·프랑스+한국)이 유력한 상황이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美에 뿔난 EU ‘핵합의·관세폭탄’ 연합전선

    메르켈 “EU는 이란 핵합의 유지” 美핵합의 파기로 유럽기업 고통 불만 커도 대결수위 상향은 부담 英컨소시엄·이란 유전 개발 합의 미국과 유럽의 동맹에 균열이 커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일방적인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 파기와 외국산 수입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가 도화선이 됐다. 여기에 미국이 이란에 최대 압박을 강조하면서 이란과 거래하는 유럽 기업들까지 표적이 될 상황에 놓였다. 유럽연합(EU) 지도부는 유럽 경제가 입을 출혈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는 한편 이란과 경제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도날트 투스크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16일(현지시간) 불가리아 소피아에서 열린 EU 28개 회원국 정상과의 만찬 회동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적보다 못한 친구”라고 비판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어 그는 핵합의에 대해 “통일된 유럽 전선이 필요하다. 이란이 핵합의를 준수하는 한 우리도 준수할 것임을 회원국 정상들이 재확인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에 대해서는 “EU가 징벌적 관세에서 영구적으로 제외될 때까지 미국과의 무역 협상을 거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미국 정부는 이란에 ‘최대의 압박’을 가한다며 제3자 제재(세컨더리 보이콧) 방식으로 대이란 제재를 확대할 방침이다. 따라서 이란뿐 아니라 이란과 거래해 제재 효과를 떨어뜨리는 유럽의 기업들도 미국 제재의 표적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날 프랑스의 세계적 정유업체 토탈(Total)이 미국의 대이란 제재에서 예외를 인정받지 못하면 이란의 가스전 프로젝트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토탈은 이란의 사우스 파르스 가스전에 50억 달러(약 5조 4000억원)의 투자를 약속한 상태다. 토탈 측은 “미국의 2차 제재를 받으면 미국 은행을 통한 달러화 금융이 중단되고 전 세계 영업도 어려워지는 데다 미국 주주와 미국 내 사업도 잃게 된다”고 설명했다. 프랑스 항공기 제조사 에어버스와 자동차업체 르노, 독일 전기전자기업 지멘스 등 이란에 투자한 다른 대기업들도 미국의 세컨더리 보이콧 때문에 토탈과 유사한 압력을 받고 있다. 세계 1위의 해운사인 덴마크 머스크라인 유조선 부문의 머스크탱커 측도 “미국의 대이란 제재가 부활하는 올해 11월 4일까지 이란 내 고객사와 계약을 단계적으로 감축하겠다”면서 핵합의 파기 이전의 원유 운송 계약은 이행해지만 이란산 원유 수송 주문은 더 받지 않겠다고 했다. 앞서 세계 2위 해운사 스위스 MSC도 “이란과 관련된 영업이 미국의 제재로 어떤 영향을 받는지 파악하려고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EU는 연합 전선을 구축해 핵합의를 유지하고 미국에 대응할 방침이다. 이날 소피아 만찬 회동에서 EU 정상들은 “EU는 기후변화와 관세, 이란과 관련한 최근 미국의 결정에도 불구하고, 규정에 근거한 국제 제도를 지키기 위해 계속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EU가 트럼프 대통령의 독단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17일 EU 정상회의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EU의 모든 국가는 이란 핵합의가 완벽하지 않다는 인식을 갖고 있지만, 이란 핵합의를 유지할 것”이라면서 “탄도미사일 프로그램과 같은 문제들을 놓고 이란과 더 협상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영국에 본부를 둔 다국적 에너지 개발회사 퍼가스 국제컨소시엄(PIC)과 이란 국영석유회사의 자회사인 이란남부석유회사(NISOC)는 유전 공동 개발과 원유 생산과 관련한 기본합의(HOA)를 했다. 이란 남서부 후제스탄주의 케라지 유전을 개발해 10년간 일일 평균 20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하는 내용이다. 계약식에 참석한 로버트 매케어 주이란 영국대사는 “영국은 핵합의를 굳건히 지킬 것이며 핵합의에 따른 이란의 이익을 보증하는 해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컨설팅업체 에너지 애스팩츠의 애널리스트 리처드 맬린슨은 FT와의 인터뷰에서 “유럽이 덫에 걸렸다”며 “미국의 대이란 제재와 합의 파기를 우려하면서도 세컨더리 보이콧에 반기를 들어 미국과 대결 수위를 높이는 것은 유럽이 원치 않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백악관 “북한 비핵화, 리비아 모델 아냐...트럼프 모델로 갈 것”

    백악관 “북한 비핵화, 리비아 모델 아냐...트럼프 모델로 갈 것”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16일(현지시간) 일괄타결식 비핵화 해법인 ‘리비아 모델’이 미국의 공식 방침인지에 대해 “그것이 우리가 적용 중인 모델인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샌더스 대변인은 이날 백악관에서 북한이 리비아식 해법에 반발하며 북미정상회담 무산 가능성을 언급한 것과 관련, 미국의 비핵화 해법이 리비아 모델인지 아니면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만 이를 주장하는 것인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샌더스 대변인은 “나는 그것(리비아 모델)이 (정부내) 논의의 일부인 것을 본 적이 없다”면서 “나는 그게 ‘특정적인 것’임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또 “그러한 견해(리비아식 해법)가 나왔다는 것은 알지만, 나는 우리가 (리비아 해법을) 따르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것(비핵화 해법)이 작동되는 방식에 정해진 틀(cookie cutter)은 없다”고 강조했다.그는 이어 “이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모델’”이라며 “대통령은 이것을 그가 적합하다고 보는 방식으로 운영할 것이고, 우리는 100% 자신이 있다”고 주장했다. 샌더스 대변인의 이 같은 언급은 단계적 해법인 ‘이란 모델’과 대조를 이루는 것으로 평가돼온 선 비핵화-후 보상 방식의 ‘리비아 모델’이 아직 정부의 공식 방침으로 확정된 것이 아니라는 의미로 일단 받아들여진다. 다만 ‘안보 사령탑’인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이 리비아식 해법 신봉자이고,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도 단계적 해법인 ‘이란 모델’을 “최악의 협상”으로 규정했던 단계적 해법 반대론자라는 점에서 백악관이 일단 진화를 위해 애매한 입장을 취했다는 해석도 나온다.볼턴 보좌관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을 위해 모든 걸 하겠지만, 회담의 목적, 즉 CVID에서 후퇴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특히 ‘트럼프 모델’이라는 비공식적이고 유동적인 표현으로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협상 방식인 불가측성과 모호성을 높이려 할 가능성도 있다.이와 관련해 샌더스 대변인은 “대통령은 최고의 협상가이고 우리는 그 점에서 매우 자신 있다”고 했다. 샌더스 대변인은 일방적 핵포기를 강요할 경우 북미정상회담을 무산시킬 수도 있다는 북한의 주장에 대해 “이것은 우리가 완전히 예상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은 어려운 협상에 매우 익숙하고 준비돼 있다”면서 “북한이 만나길 원한다면 우리는 준비가 돼 있을 것이고, 그들이 만나지 않길 원한다면 그것도 괜찮다. 그렇다면 우리는 최대의 압박 작전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미정상회담이 취소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우리는 그것이 열릴 것으로 기대하고, 계속 전진할 것”이라고 답했다. 앞서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담화를 통해 미국이 일방적 핵포기를 강요하면 내달 12일로 예정된 북미정상회담을 재고하겠다고 밝혔다. 김 부상은 리비아식 해법에 대해 “볼턴을 비롯한 백악관과 국무성의 고위관리들은 ‘선 핵포기, 후 보상’ 방식을 내돌리면서 그 무슨 리비아 핵포기 방식이니,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니, ‘핵, 미사일, 생화학무기의 완전 폐기’니 하는 주장들을 거리낌 없이 쏟아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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