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이란 핵
    2026-02-23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4,482
  • 바이든 “北·이란 핵 위협, 동맹국들과 긴밀 협력으로 대처”

    바이든 “北·이란 핵 위협, 동맹국들과 긴밀 협력으로 대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북한과 이란의 핵 프로그램과 관련, 동맹국들과 긴밀히 협력해 위협에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백악관이 배포한 연설문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상·하원 합동연설에서 북한과 이란 핵개발과 관련, 이같은 입장을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연설문에서 “미국의 안보와 세계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되는 이란과 북한의 핵 프로그램에 대해 우리는 동맹국들과 긴밀히 협력해 외교와 엄중한 억지(deterrence)를 통해 양국이 제기하는 위협에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간 역내 주요 안보 위협인 북한과 이란의 핵 문제 해결을 위해 동맹과의 협력과 조율을 통한 공동 대응 기조를 밝혀왔으며 굳건한 안보 태세를 통한 억지력을 유지하는 가운데 외교적 수단을 통한 해결을 강조해왔다. 중국과의 관계에서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향해 “미국은 경쟁을 환영하지만 갈등을 원하지 않는다”면서 미국의 이익을 옹호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국영기업의 보조금, 미국 기술과 지식재산권 절취 등 미국 노동자와 산업을 약화하는 불공정한 무역 관행에 맞서겠다고 했다. 또 미국이 유럽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함께 하는 것처럼 인도태평양에 강력한 군사력 주둔을 유지할 것이라고 시 주석에게 말했다면서 이는 분쟁의 시작이 아닌 방지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어떤 책임있는 미국 대통령도 기본적 인권이 침해될 때 침묵할 수 없다. 대통령은 우리나라의 본질을 대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핵심은] 김일성 회고록 판매 중지로 ‘보안법’ 다시 논란

    [핵심은] 김일성 회고록 판매 중지로 ‘보안법’ 다시 논란

    김일성 회고록 ‘세기와 더불어’ 국내 출간교보문고 등 대형 온라인서점 잇따라 판매 중지시민단체, 회고록 판매·배포 금지 가처분신청표현의 자유 억압하는 ‘보안법’ 비판 의견도‘김일성 만세’/ 한국의 언론자유의 출발은 이것을/ 인정하는 데 있는데// 이것만 인정하면 되는데// 이것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 한국/ 언론의 자유라고 조지훈이란/ 시인이 우겨대니// 나는 잠이 올 수밖에 김수영 시인이 국가보안법(보안법)을 규탄하고자 1960년에 쓴 시다. 김일성을 찬양하든 비판하든 그것은 개인이 마땅히 누려야 할 권리이자 자유이며 국가가 이를 압제해선 안 된다는 뜻이다. 보안법 존폐에 대한 논쟁은 이후로도 끊임없이 되풀이됐다. 최근 교보문고가 북한 김일성 주석의 항일 회고록 ‘세기와 더불어’ 판매를 자체적으로 중단하면서 보안법이 다시금 수면 위로 올랐다. 핵심 ① 독자 처벌 우려해 김일성 회고록 판매 중지 김일성 회고록 ‘세기와 더불어’는 1992년 북한에서 김일성의 80번째 생일을 맞아 대외 선전용으로 발간했다. 김 주석의 출생부터 해방 전 항일무장투쟁 기간을 다루었다. 북한에서 8권의 책으로 출간한 내용을 지난 1일 국내 출판사 민족사랑방에서 그대로 옮긴 것이다. 회고록이 출간되자 국내 실정법 위반 논란이 일었다. 일부 시민단체들이 법원에 판매·배포를 금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냈다. 경찰과 통일부도 해당 책을 출간하는 과정에서 보안법이나 남북교류협력법 위반 소지가 있었는지 검토 중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간행물윤리위원회에 이 책의 심의를 요청한 상태다. 과거 사단법인 남북민간교류협의회 이사장을 지낸 민족사랑방 대표 김승균씨는 회고록을 연구기관 등에 공급하기 위해 9년 전 당국의 승인을 받고 북한에서 들여왔다고 했다. 그는 “세계 여러 나라말로 번역 출판된 책으로, 남한은 출판 허가제가 아니라 괜찮다고 봤는데 본의 아니게 논란이 커져 송구하다”며 “경찰이나 통일부 등과 협의할 게 있으면 하겠다”고 말했다. 800여 개의 국내 출판사가 조합원으로 가입한 출판인단체 한국출판협동조합을 통해 공급됐다. 출판사와 서점 간 직거래 방식아 아니어서 서점이 선별해 들일 수 없다. 교보문고에 따르면 책이 입고되고도 한동안은 판매되지 않다가 한 언론사의 ‘이적표현물 논란’ 보도가 나가면서 소량 판매됐다. 교보문고를 비롯해 예스24와 알라딘에서도 각각 10여부씩 판매됐다. 교보문고 관계자는 “출간 직후에는 온라인서점뿐만 아니라 매장에도 비치해 판매하고 있었지만, 한 언론사에서 국보법 위반 문제를 제기해 23일부터 신규 판매를 중단하게 됐다”며 “대법원이 이적표현물로 판단한 책을 독자가 살 경우 처벌받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보문고는 법원이나 간행물윤리위원회의 판단이 내려지면 판매 여부를 다시 결정할 방침이다. 다른 인터넷서점들도 줄줄이 판매를 중단했다. 예스24 측은 “이적표현물 논란이 일고 고객들의 항의가 쏟아졌다”면서도 “표현의 자유를 존중하는 차원에서 판매 적합성을 섣불리 판단하지 않았고 한국출판협동조합에서 책을 공급하지 않겠다고 통보해 어쩔 수 없이 중단한 것”이라고 했다. 알라딘 관계자 역시 “수급이 안 되는데 어떻게 판매하겠냐”며 26일부터 판매를 중단했다고 전했다. 이 밖에 영풍문고, 인터파크 도서, 반디앤루니스 등 다른 대형 온라인서점들도 책 제목을 검색하면 상품 정보가 없다고 나오거나 품절됐다는 안내 문구가 나온다.핵심 ② 시대 변화 따라가지 못하는 국가보안법 잔존 ‘반국가단체나 그 구성원 또는 지령을 받은 자의 활동을 찬양·고무·선전하는 행위를 할 목적으로 문서·도화 기타의 표현물을 제작·수입·판매·소지·반포·판매·취득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국가보안법 7조 5항은 이렇게 규정하고 있다. 단순히 이적표현물을 소지한 것만으로 처벌하는 것은 아니다. 명백한 이적 목적이 있어야 한다. 북한 문헌 등 학술 목적의 자료로 취급 인가를 받은 대학·연구기관·도서관 등이 관련 출판물을 보관하고, 이를 별도로 허가 절차를 밟은 사람이 열람하는 것은 문제없다. 서울서부지법 민사합의21부(부장 박병태)는 27일 ‘세기와 더불어’ 8권에 대한 판매·배포 금지 가처분신청 첫 심문기일을 진행했다.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법치와 자유민주주의 연대(NPK) 측 도태우 변호사는 “김일성을 찬양하는 책이 합법적 채널로 유통되는 것은 헌법에 나온 대한민국의 정통성과 자유민주주의에 배치된다”며 “국가보안법을 사실상 무력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책은 대법원에서 이미 이적표현물로 규정한 바 있다. 2011년 대법원은 허가 없이 방북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모씨에 대한 원심판결(징역 1년, 자격정지 1년)을 확정하면서 “‘세기와 더불어’를 이적표현물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정씨는 2002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북한 서적 전문판매점에서 ‘세기와 더불어’를 구매해 보관하고 있었다. 간행물윤리위도 김일성 회고록을 유해간행물로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 간행물윤리위에 따르면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전면 부정하거나 체제전복 활동을 고무 또는 선동해 국가의 안전이나 공공질서를 뚜렷이 해치는 것’으로 ‘보편타당한 역사적 사실을 악의적으로 왜곡하여 민족사적 정통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에 해당하면 유해간행물로 본다. 하지만 시대가 변하면서 북한 관련 콘텐츠를 접하기 쉬워진 환경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당장 유튜브만 검색해봐도 북한에서 출판된 다양한 책들을 소개하는 영상이 수두룩하다. 정보가 열려 있어야 실상을 파악하고 때론 더욱 경계할 수 있다. 단순히 북한 권력자를 미화한 콘텐츠를 보고 동조할 만큼 인간은 단순하지 않으며 시민의식도 높아졌다. 북한 관련 사안에 민감한 보수정당들도 이번엔 우려를 표했다. 박기녕 국민의힘 부대변인은 논평에서 “(김일성 회고록은) 북한의 허황된 김일성 우상화의 실체를 깨닫게 해줄 마중물이 될 수 있다”며 “체제의 우월성을 믿고 국민에게 판단을 맡기자”고 제안했다. 같은 당 하태경 의원도 페이스북에 “국민의식을 믿고 표현의 자유를 적극 보장하자”는 글을 올렸다. 법도 사람 간 약속이라 시류를 타고 변화한다. 1948년 제정돼 군부독재시절 민주주의를 염원하던 수많은 시민을 탄압하는 데 악용돼온 보안법도 이제 그 필요성을 돌이켜볼 때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핵심은] 백신 확보 사활 건 이스라엘은 ‘노 마스크’…우리는 왜

    [핵심은] 백신 확보 사활 건 이스라엘은 ‘노 마스크’…우리는 왜

    편안해진 숨만큼 발걸음도 가벼워졌다. 눈을 보고 표정을 짐작해야 했던 시간을 지나 이젠 치아를 드러내며 환하게 웃는 서로의 얼굴도 볼 수 있다. ‘노 마스크’를 선언한 이스라엘의 풍경이다. 이스라엘은 지난 18일(현지시간)부터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해제했다. 이는 시작에 불과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한 이들만 이용할 수 있었던 헬스장이나 수영장을 미접종자에게도 개방하는 등 추가적인 완화 조치가 잇따르고 있다. 반면 4차 유행에 접어든 한국은 다시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으며 백신 접종률마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무엇이 한국과 이스라엘의 방역 성과에 차이를 만든 것일까. 핵심 ① 높은 백신 접종률이 안겨준 이스라엘의 자유 핵심은 한국과 이스라엘의 백신 접종률에 있다. 이스라엘이 과감하게 제한을 완화할 수 있었던 이유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은 지난해 12월 19일부터 대국민 백신 접종을 시작해 지금까지 전체 인구(약 930만 명)의 약 54%에 달하는 500만여명이 2회차 접종까지 마쳤다. 전체 인구수가 상대적으로 적고, 다른 백신에 비해 부작용에 대한 불안감이 덜한 화이자 백신을 택한 이유도 컸다. 단순히 목표한 접종률을 달성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접종 속도도 관건이다. 가능한 한 많은 사람이 빠르게 접종해야 집단면역을 형성하는 데 유리하다. 접종률과 속도, 두 가지 조건을 충족한 이스라엘의 감염 지표는 눈에 띄게 개선됐다.마스크를 벗는 것 외에 그간 방역으로 제한했던 조치들도 하나씩 풀어가고 있다. 25일(현지시간) 율리 에델스타인 이스라엘 보건부 장관은 추가적인 방역 제한 완화 방안을 마련해 각료회의 승인을 요청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우선 백신 미접종자에게도 헬스클럽 및 수영장을 개방하기로 했다. 이 시설들은 백신 접종을 완료했거나 감염 후 회복을 증명하는 ‘그린 패스’가 있는 사람만 입장할 수 있었다. 또 실외 집합 제한 인원은 100명에서 500명으로, 실내는 20명에서 50명으로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 대중교통의 수용 인원 제한(최대 수용 한도의 75%)도 폐지하기로 했다. 그러나 변이 바이러스의 공격에는 여전히 속수무책이다. 이스라엘 국민들 사이에서 샴페인을 섣부르게 터뜨린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때문에 변이 바이러스 유입을 차단하기 위한 입국 제한 조치는 현 상태를 유지하기로 했다.핵심 ② 우리는 AZ 백신 공포가 접종률 발목 잡아 축제 같은 나날을 보내는 이스라엘과 달리 한국은 여전히 난항이다. 주초인 26일 기준으로 국내 신규 확진자는 500명을 기록했다. 이는 주말 특성상 검사 건수가 줄어든 영향이 크다. 주중에 이르러야 실제 확산 상황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국내 백신 접종률은 1차 접종 기준 4.37%로 집계됐다. 3%대였던 지난주보다 다소 높아지긴 했으나 저조하다. 국내에서 코로나19 집단면역을 형성하려면 전체 인구 5182만 5932명(통계청 2021년 1월 기준) 중 약 70%가 예방접종을 마쳐야 한다. 이는 올해 3분기까지 최소 5447만 2000회분의 백신이 국내로 들어와야 가능해진다. 지금처럼 더딘 접종 속도로는 정부가 목표로 한 ‘11월 집단면역’은 사실상 물 건너 간 셈이다. 이는 1분기 주력 백신이었던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에 대한 불안감이 한몫했다. 지난 주말 화이자와 백신 4000만회(2000만명)분을 추가로 계약하면서 백신 확보에 대한 갈증은 어느 정도 해소됐지만, 이로 인해 아스트르제네카에 대한 기피는 더욱더 짙어질 전망이다. 화이자 백신을 접종하고자 접종 순서를 뒤로 빼려는 시도가 이어질 수 있다. 홍정익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추진단) 예방접종기획팀장은 26일 정례 브리핑에서 접종을 미룬다고 하더라도 향후 원하는 백신을 선택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홍 팀장은 “우선순위에 해당하는 분들이 본인의 거부로 참여하지 않으면 11월 이후, 즉 4분기에 접종 기회가 올 수 있다”며 “그때는 어떤 백신을 맞게 될지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이스라엘은 ‘부스터샷’(추가 접종) 계획까지 완료했다. 예방효과가 나타나더라도 그 효능이 언제까지 지속할지 확신할 수 없는 만큼 여러 국가가 2차 접종에 더해 3차 접종, 즉 부스터샷 물량까지도 고려하고 있다. 이스라엘 역시 3차 접종을 염두에 두고 화이자, 모더나와 추가 계약을 또다시 체결했다. 백신 확보에 사활을 걸었다고 볼 수 있다. 이스라엘은 당초 화이자 백신 구매 계약을 체결하면서 시장 가격 이상의 높은 금액을 지불했다. 의료데이터 시스템을 통해 접종자의 정보를 수집한 뒤 이를 공유하는 조건도 내걸었다. 무리수를 두어서라도 일단 확보하는 데 초점을 둔 것이다. 코로나19가 종식되기 전까지는 무엇이 더 옳은 선택이었는지 속단할 수 없다. 백신 우선 확보에 베팅한 이스라엘, 그리고 다른 국가의 상황을 지켜보며 속도를 조절한 한국. 다만 월등히 높은 백신 접종률을 보이는 이스라엘이 집단면역을 더 빨리 이룰 것이란 점은 분명해 보인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이란 국영 TV, 나탄즈 핵시설 공격 용의자 얼굴과 이름 공개

    이란 국영 TV, 나탄즈 핵시설 공격 용의자 얼굴과 이름 공개

    이란 국영 이슬람 혁명 이란 방송(IRIB) TV가 지난 11일(이하 현지시간) 나탄즈의 핵시설을 공격한 남성의 신원을 공개했다. 레자 카리미란 자국민인데 그는 핵시설에 폭발 장치를 심은 뒤 폭발 몇 시간 전 이란을 탈출했다고 IRIB TV가 17일 이름과 함께 사진을 공개했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이란 정보부는 “그를 체포해 합법적인 경로로 귀국시키기 위해 필요한 조치들을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네트워크 원은 인터폴이 국제 수배령을 내렸다고 보도했는데 정작 인터폴은 특정인의 이름이 적색 수배 명단에 올라와 있는지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정부는 자신들이 배후란 주장에 확인도 부인도 안하고 있는데 이스라엘 공영 라디오는 첩보기관 모사드의 사이버 작전 결과란 정보 소식통의 발언을 인용해 전했다. 수도 테헤란에서 남쪽으로 200㎞정도 떨어진 나탄즈 핵시설은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에 사용이 금지된 개량형 원심분리기를 보유한 곳이다. 이란은 이스라엘이 핵합의 복원을 막으려고 이 시설 공격을 단행했다고 보고 있다. 지하 50m 지점에서 폭발이 일어났으며 상당한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정확히 어떤 일이 있었는지, 피해는 어느 정도인지 알려진 것이 별로 없다. 의회 조사센터의 책임자 알리레자 자카니는 핵물질의 정련에 쓰이는 수천 개의 기계가 파괴되거나 손상됐다고 말했다. 이란은 2015년 미국과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독일과 맺은 핵 합의를 복원시키기 위해 지난 15일부터 오스트리아 빈에서 협상을 벌이는 한편, 나탄즈에서의 우라늄 농축 농도를 높이는 데 열중하고 있다. 협상에 상당한 진전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수석 대표 압바스 아라크치는 “앞에 놓인 길은 쉽지 않고 몇몇 중대한 이견이 있다”고 말했다. 미국만 빠져 길 건너 호텔에 대표단이 묵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이날 성명을 통해 “이란이 나탄즈의 핵연료농축시설(PFEP)에서 농도 60% 육불화우라늄(UF6)을 생산하는 작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UF6는 천연 우라늄으로부터 생산된 고체 상태의 우라늄을 기체로 만든 화합물로, 핵무기 원료로 사용되는 우라늄-235 원자를 분리하기 위해 원심분리기 캐스케이드에 주입된다. 로이터는 IAEA가 회원국에만 제공한 기밀 보고서를 입수해 더 구체적인 분석 내용을 전했는데 “이란은 핵연료농축시설에서 우라늄-235가 결합한 UF6를 55.3% 농도까지 농축했다고 신고했다”면서 “IAEA는 생산된 UF6의 농축 농도를 독립적으로 확인하기 위해 시료를 확보했고 분석 결과를 적절한 때에 발표할 것”이라고 돼 있다. 이란은 지난해 말 자국 핵과학자 모센 파크리자데가 암살당하자 우라늄 농축 농도를 20%로 상향한 데 이어, 지난 11일 나탄즈 핵시설이 공격받자 농축 농도를 60%로 올리겠다고 선언했다. 이란이 우라늄을 농도 60%까지 농축하기 시작했다고 IAEA가 공식 확인함에 따라 핵무기 제작에 필요한 우라늄 농도 90%에 한층 더 가까워졌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이란 “농도 60% 우라늄 농축 성공”…피습 나탄즈 시설서 생산

    이란이 농도 60% 농축 우라늄 생산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16일(현지시간) 국영 프레스TV에 따르면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젊고 경건한 이란의 과학자들이 60% 농축 우라늄 생산에 성공했다는 소식을 자랑스럽게 발표한다”고 전했다. 이어 “이란의 용감한 국민들과 함께 이 성공을 축하한다”면서 “이란 국민들의 의지는 기적적이고 어떠한 음모도 저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도 테헤란 시장을 역임한 갈리바프 의장은 이란 내 강경 보수 정치인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앞서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부 차관은 지난 13일 역대 최고 수준인 농도 60% 우라늄을 농축하겠다고 예고했었다. 알리 아크바르 살레히 이란 원자력청장도 이날 반관영 타스님뉴스에 “나탄즈 핵시설에서 농도 60% 우라늄 농축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현재 시간강 9g의 60% 농도 농축 우라늄을 생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란은 나탄즈 핵시설이 공격을 당했지만, 우라늄 농축 능력에는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었다. 이란의 이날 발표가 사실이라면 이란은 핵무기 제작에 필요한 우라늄 농도 90%에 한층 다가서게 됐다. 원자력 발전용 연료로 쓰는 데 필요한 우라늄의 농축도가 4∼5% 정도라는 점에서 고농축 우라늄은 핵무기 개발의 ‘신호’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란이 지난해부터 핵합의에서 불허한 우라늄 농축용 고성능 개량 원심분리기를 가동하면서 의심은 더 짙어지는 분위기다. 앞서 이란은 지난해 말 핵심 핵과학자 모센 파크리자데가 암살당하자 우라늄 농축 농도를 20%로 상향했다. 이란은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는다는 원칙은 최고지도자의 파트와(이슬람 율법해석)로 정해진 국가 시책으로, 20% 농축은 연구용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최광숙 선임기자 bori@seoul.co.kr
  • 이란·러·팔레스타인까지… 바이든, 글로벌 군사 이슈 ‘시험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글로벌 군사 이슈’로 시험을 치르는 중이다. 러시아, 이란, 팔레스타인에 독일 문제까지 한꺼번에 쏟아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하고 수개월 안에 제3국에서의 정상회담을 제안했다고 백악관이 13일(현지시간) 밝혔다. 공개된 양국 정상 간 통화로는 두 번째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의 접경 지역에 대규모 병력을 집결시키는 중에 이뤄진 것이다. 마이클 맥폴 전 러시아 주재 미국대사는 전날 BBC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면전 가능성을 제기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지원을 받고 있는 분리주의자들과 2014년 크림반도 병합 직후부터 국경에서 분쟁을 벌여 왔다. 이런 가운데 독일을 방문 중인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이날 독일 국방장관과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이르면 올가을 약 500명의 미군 병력을 독일 비스바덴 지역에 추가로 영구 주둔시키려는 계획을 공개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추진한 주독 미군 감축 계획을 뒤집은 것이다. 트럼프는 주독 미군 6400명을 귀국시키고 5600명을 유럽 다른 나라로 재배치할 계획이었다. 이번 결정이 러시아를 겨냥한 것이냐는 질문에 오스틴 장관은 즉답을 피하는 대신 “증원 계획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와 독일 등 동맹관계를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동에서는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의 복원 과정에 암초가 등장했다. 얼마 전 이란 나탄즈 핵시설 정전 사태가 이스라엘의 작전 결과로 알려지면서 이란은 복수를 천명했고, 하루 만에 이스라엘 회사 소유의 화물선이 걸프 해역에서 공격을 받기도 했다. 이란은 바이든 행정부 출범을 즈음해 지난 1월 농도 20%까지 우라늄 농축을 개시하겠다고 하더니, 2월에는 IAEA 일일 핵사찰 거부를 통지하고 지난 13일에는 60%까지 농축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팔레스타인에 대한 지원 재개를 발표했다. 2018년 트럼프 행정부가 끊었던 것을 되살려 유엔 난민기구에 1억 5000만 달러, 서안과 가자지구 개발 지원을 위한 7500만 달러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팔레스타인자치정부는 오는 5월, 15년 만에 총선을 준비 중이고 결과에 따라 중동 정세에 또 다른 변수가 될 것으로 보여 이스라엘 등 주변국들에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지운 전문기자 jj@seoul.co.kr
  • “北, 매년 핵무기 늘려 2027년 최대 242개 보유”

    “北, 매년 핵무기 늘려 2027년 최대 242개 보유”

    아산정책연구원·美 랜드연구소 보고서“북한 압박 위한 한미 대응역량 강화”북한이 2027년까지 최대 242개의 핵무기를 보유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아산정책연구원과 미국 랜드연구소는 13일 발간한 공동연구보고서 ‘북핵 위협,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에서 이 같은 전망을 내놓고 북한을 적극적으로 압박하기 위한 한미 대응 역량 강화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북한이 2017년 30~60개(미 정보기관 추산치)의 핵무기를 보유한 이후 해마다 12~18개씩 추가했을 것으로 봤다. 이에 따라 북한은 지난해 67~116개의 핵무기를 보유했고, 6년 뒤인 2027년에는 151~242개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또 비핵화 협상이 북한 핵 위협을 제거하지 못한 상황에서 한미 양국이 북한의 핵무기 공격을 최대한 억제하되 억제에 실패할 경우 핵공격을 격퇴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핵 지휘통제를 타격하는 대(對)지도부 공격 및 사이버 공격 역량 강화를 주문한 것이다. 한미 양국이 설정한 것보다 북한이 더 많은 핵무기를 개발할 경우 선제공격하겠다는 경고로 압박하는 방안도 담았다. 보고서는 “북한의 핵무기가 일정 규모(80∼100개)를 넘어설 경우 한미 양국이 선제 대응이나 참수 공격을 감행할 수밖에 없다고 북한에 경고할 수 있다”며 “김정은이 핵무기 사용 후 숨을 가능성이 높은 지하 시설을 파괴할 수 있는 8∼10개의 전술핵무기와 운반 수단을 한국에 배치할 것이라고 위협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한국형 MAD’(상호확증파괴)를 언급하며 “한미 양국은 적극적인 위협과 함께 상당 수준의 대핵무기 전력을 배치해 북한 정권이 핵무기를 사용한다면 북한을 격퇴하고 정권을 확실히 궤멸시킬 것이라는 의지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을 전담할 미국의 전략 핵무기나 핵 플랫폼 지정, 핵무기를 탑재한 미국 중거리탄도미사일의 한국 내 혹은 주변에 배치, 미국 전술핵무기의 한국 재배치 등도 주문했다. 보고서는 “북한은 핵무기가 자산이 아닌 부담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는 어떤 형태의 비핵화도 진지하게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이란, 이스라엘에 복수 경고에 ‘긴장 고조’… 즉각 발 뺀 美

    이란, 이스라엘에 복수 경고에 ‘긴장 고조’… 즉각 발 뺀 美

    이란, 나탄즈 핵시설 정전에 이스라엘 지목 “복수”백악관 “미국 어떤 식으로든 관여 안했다” 선 그어핵합의 중재하는 유럽 “이번 공격 역효과 가능성” 이란이 전날 정전 사태를 빚은 나탄즈 핵시설에 대해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규정하고 복수를 천명하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반면 미 백악관은 “미국은 어떤 식으로든 관여하지 않았다”며 즉각 발을 뺐다.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을 위한 협의를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이날 의회 안보위원회에서 “시오니즘 정권(이스라엘)은 제재를 풀기 위한 이란의 노력을 막기를 원한다. 우리는 이런 행동에 대한 복수를 실행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12일(현지시간) 이란 국영 IRNA 통신 등이 전했다. 사이드 하티브자데 외무부 대변인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번 공격으로 이란의 힘을 약화하려 하는데 실패했으며, 이스라엘은 그런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이란 최고의 핵과학자를 암살하는 등 공격을 이어 온 이스라엘은 공식적으로 이번 공격을 자행했는지 여부를 밝히지 않고 있다. 다만,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이스라엘을 방문 중인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과 만난 자리에서 “내 정책은 이란이 핵 능력 확보를 통해 이스라엘 제거라는 학살적 목표를 실행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오스틴 장관은 이번 사안이 미국과 이란의 핵합의 복원 추진에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핵합의 복원) 노력은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나탄즈 핵시설에 대한 보도를 보았다. 미국은 어떤 식으로든 관여하지 않았다”며 “이번주 수요일(14일) 열릴 외교적 논의(핵합의 복원 회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핵합의 복원을 반대하는 이스라엘이 미국의 행보를 저지하기 위해 ‘사보타주’(의도적 파괴행위)를 감행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우선 미국은 전혀 영향을 받지 않는다며 선을 긋고 나선 셈이다. 이란 역시 이스라엘과 미국을 동시에 비난하던 전례와 달리 미국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어, 나름 수위 조절을 한 것으로 읽힌다. 다만, 이란이 이스라엘에 대해 실제 보복에 나설 경우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현재 미국과 이란 사이에서 중재 외교를 하고 있는 유럽의 우려가 특히 크다고 전했다. 한 유럽 외교관은 WP에 “이번 공격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역효과를 낳는다”며 이번 사건으로 이란이 핵합의 복원에 대해 더 회의적으로 변할 수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이스라엘, 이란 핵시설 ‘사이버 공격’… 핵합의 복원 균열 생겼다

    이스라엘, 이란 핵시설 ‘사이버 공격’… 핵합의 복원 균열 생겼다

    이란 핵합의(JCPOA)에 따라 사용이 금지된 ‘개량형 원심분리기’가 있는 이란 나탄즈 핵시설이 11일(현지시간) 사이버 공격을 받았다. 이란은 이를 ‘핵 테러’로 규정했고, 이스라엘이 배후로 지목됐다. 최근 독일·프랑스·영국·러시아·중국 등 5개국의 중재를 통해 미국과 이란이 핵합의 복원 협상을 벌이는 것을 반대해 온 이스라엘이 미국에 제동을 걸기 위해 ‘사보타주’(의도적 파괴행위)를 감행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베흐루즈 카말반디 이란원자력청 대변인은 사건 직후 국영 프레스TV 등 자국 언론에 “나탄즈 지하 핵시설의 배전망 일부에서 정전 사고가 있었다. 인명 피해나 방사능 오염은 없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몇 시간 후 그는 “이란 정부는 비열한 행위를 비난하며,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국제사회가 핵 테러 행위에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가해자에 대한 “상응 조치”도 언급했다. 뉴욕타임스는 미국·이스라엘 정보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우라늄을 농축하는 지하 원심분리기에 전기를 공급하는 내부 전력 시스템이 완전히 파괴되는 대형 폭발이 있었고, 여기에 이스라엘이 역할을 했다”며 “복구에만 최소 9개월은 걸릴 것”이라고 전했다. 이스라엘 공영방송 칸도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자국 정보기관 모사드가 나탄즈 핵시설에 대해 사이버 공격을 감행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은 지난해 11월 이란 최고의 핵 과학자를 암살하는 등 대이란 공격을 지속해 왔다. 특히 이번 공격은 이란이 전날 ‘핵기술의 날’을 맞아 나탄즈 개량 원심분리기의 가동을 재개하고, 이튿날 바로 감행됐다. 미국은 2018년 핵합의를 일방적으로 파기했고, 이란은 이후 핵합의에 따라 준수하던 핵 프로그램 동결 조치를 단계적으로 철회했는데, 전날 개량형 원심분리기 재가동 역시 일련의 동결 철회 조치 중 하나였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그간 핵합의 복원에 강하게 반대해 왔다. 이날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이 취임 후 처음으로 이스라엘을 방문한 것도 ‘이스라엘 달래기’로 해석된다. 그는 텔아비브에서 베니 간츠 이스라엘 국방장관과 회담한 뒤 “이스라엘에 대한 우리의 약속은 지속적이고 철통같은 것임을 재확인했다”고 말했다. NYT는 이스라엘의 이번 행동에 대해 “핵합의 복원을 위한 (조 바이든 미 정부의) 외교적 노력에 새로운 불확실성이 생겼다”고 평가했다. 다만 미국이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을 인지하고 있었을 가능성도 아예 배제할 수는 없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한국 총리와 이란 부통령이 만나 나눈 말은

    한국 총리와 이란 부통령이 만나 나눈 말은

    한국과 이란 정부가 양국 간 현안을 해결하기 위한 경제협력 점검 협의체를 가동하기로 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한국의 노하우와 경험을 공유하고 의약품·의료기기 등 인도적 품목들의 대이란 수출도 확대하기로 했다. 이란을 방문 중인 정세균 국무총리는 11일(현지시간) 에샤크 자한기리 이란 수석부통령과 회담을 갖고 이같이 합의했다고 총리실이 밝혔다. 정 총리는 이날 자한기리 부통령과 1시간 30분 정도 대화를 나눈 뒤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지난 2015년 이란이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과 이뤄낸 핵합의(JCPOA)와 관련해 당사국 간 건설적 대화가 진전되는 것을 측면 지원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의 제재로 한국에 동결된 이란 자금 70억 달러(약 7조 7000억원) 문제에 대해서는 “이란을 포함한 관련국과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언급했다. 앞서 이란이 국내 화학운반선 케미호를 억류한 것도 한국 내 동결 자금을 둘러싼 갈등이 원인으로 지목된 바 있다. 이와 관련 정 총리는 호르무즈 해협의 안정과 평화는 우리 선반의 안전과 에너지 안보에도 영향이 큰 만큼 해협 내 항행의 자유가 보장돼야 한다는 우리 정부 입장을 이란 측에 강조했다. 정 총리는 또 양국 제약사 간 코로나19 백신 개발 협력을 강화하고 의료 분야의 인적 교류를 재추진하는 방안 등을 이란에 제안하고 이란 핵합의 복원시 경제협력 점검 협의체를 설치해 협력 대상 사업을 미리 발굴, 준비하기로 했다고 총리실은 전했다. 자한기리 부통령은 회담에서 “국제적 적법성이 결여된 미국의 불법 제재에 한국이 동참하면서 양국 관계가 침체에 빠졌고 이란인 사이에서는 한국의 이미지도 손상됐다”며 조속한 문제 해결을 요청했다고 이란 국영 프레스TV가 보도했다. 그는 “한국의 자금 동결로 코로나19 확산 속에 의료장비와 약품 수급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덧붙였다. 총리실은 “자한기리 부통령이 내년 수교 60주년을 계기로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하자고 언급했으며, 이를 위해 한국 내 이란 자금 문제의 진전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고 밝혔다. 총리실은 또 “정 총리와 자한기리 부통령이 이란 핵합의 복원 등 여건 변화에 한발 앞서 함께 준비해 가자는 데 공감하고 이를 위해 양국 간 경제협력 점검협의체 가동에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정 총리는 12일 현지 우리 기업인들과 간담회를 가진 뒤 귀국길에 오른다. 세종 박찬구 선임기자 ckpark@seoul.co.kr
  • 정세균 총리 1호기 타고 이란 간 까닭은

    정세균 총리 1호기 타고 이란 간 까닭은

    정세균 국무총리가 11일 이란 테헤란 방문길에 올랐다. 이란 최고위급 인사들을 만나 양국 경제협력 방안과 한국 시중은행에 동결된 이란 자금 70억 달러(약 7조 8740억원) 문제 등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방문 기간은 이날부터 13일까지다. 시차를 감안하면 1박 3일 일정이다. 당초 3개월간 이란에 억류됐던 우리 선박 한국케미호와 선장의 석방 문제도 방문 목적에 포함됐으나, 다행히 이들은 억류 95일 만인 지난 9일 풀려났다. 한국 총리가 이란을 찾는 것은 1977년 최규하 전 국무총리 이후 44년 만이다. 정 총리는 2017년 8월 국회의장 자격으로 이란을 다녀온 적이 있다. 정 총리는 대선 도전을 위한 사의 표명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져 총리로서 사실상 처음이자 마지막 해외 방문이다. 정 총리는 현지 도착 후 에샤크 자한기리 수석 부통령(제1부통령)과 만찬 회담을 갖고 공동 기자회견을 한다. 둘째날에는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의 고문인 알리 라리자니 전 국회의장 등 최고위급 인사들과 면담할 예정이다. 이란 현지 우리나라 기업인들과의 간담회도 예정돼 있다. 하산 로하니 대통령 면담도 조율 중이다. 이와 관련 이란 정부는 지난 9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한국 내 이란 중앙은행 자산에 대한 불법적인 접근 제한에 대해 정 총리와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국내 은행에 동결된 이란 자금은 70억 달러로 추산된다. 당초 이란은 국내 은행에 개설한 원화 계좌를 통해 원유 수출 대금을 받아왔으나 미국 정부가 2018년 이란 중앙은행을 제재 명단에 올리면서 계좌 거래가 중단됐다. 이후 이란 정부는 동결 자금을 해제할 것을 계속 요구해 왔다. 앞서 2015년 이란은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등 주요 6개국과 이란 핵 협상 합의(JCPOA)를 이뤘으나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2018년 핵협상 탈퇴를 공식 선언한 바 있다. 정부 관계자는 “이란이 미국과 이를 복구하는 회담을 갖기로 합의한 가운데 미국 우방국 선박을 억류하는 데 부담을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세종 박찬구 선임기자 ckpark@seoul.co.kr
  • 95일 만에 항해, 이란에 불들려 있던 ‘한국 케미호’

    95일 만에 항해, 이란에 불들려 있던 ‘한국 케미호’

    외교부는 9일 “이란 당국에 의해 억류돼 이란 반다르압바스 항구 근처 라자이 항구에 묘박 중이던 우리 국적 선박(한국케미호)과 동 선박의 선장에 대한 억류가 오늘 해제됐다”고 밝혔다. 선장과 선원들의 건강은 양호하며, 화물 등 선박의 제반 상황도 이상이 없다. 선박은 현지 행정 절차를 마치고 이날 오전 10시 20분(한국시간) 무사히 출항했다. 이란은 지난 1월 4일 호르무즈 해협 인근 해역을 항행하던 한국 화학 운반선 한국케미호와 한국인 5명을 포함한 선원 총 20명을 해양 오염 혐의로 나포했다. 이란은 지난 2월 2일 선원 19명을 석방하면서도 해양 오염에 대한 사법절차를 진행해야 한다는 이유로 선장과 선박은 남겨뒀는데 이마저 풀어준 것이다. 석방된 선원 9명은 이미 귀국했으며, 현재 선박에는 선장과 선박 관리를 위해 교체 투입된 선원 등 모두 13명이 승선해 있다. 앞서 사이드 하티브자데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5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통해 “(한국케미호) 사건과 관련된 모든 조사가 선장과 선박을 돕는 방향으로 진행됐다”며 “사법부도 해당 사건에 대해 긍정적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말해 석방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왔다. 이란은 공식적으로는 해양 오염 때문에 선박을 억류했다고 주장했지만, 한국 정부의 거듭된 요청에도 증거를 제출하지 않았으며 관련 사법절차를 제대로 진행하지도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미국의 대(對)이란 제재로 한국 내 은행에 동결된 이란의 원화자금을 자유롭게 사용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불만을 나포 원인으로 분석했다. 자금이 동결된 것은 미국의 제재 때문이지만, 이란은 한국이 동맹인 미국을 의식해 충분한 노력을 하지 않는다고 생각한 것이다. 이에 정부는 제재 아래에서도 허용된 이란과 인도적 교역을 확대하고, 동결자금으로 이란의 국제기구 분담금을 내거나 자금 일부를 스위스 내 이란 계좌로 이체하는 방안 등을 미국과 협의해 왔다. 외교부는 동결자금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선 모습이 선박 석방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란이 지난 6일부터 미국을 비롯한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당사국들과 핵합의 복원을 위한 협상에 나서면서 선박을 계속 붙잡아두는 것에 부담을 느꼈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환경오염은 그럴듯한 명분이었나...총리 방문 앞두고 선박 풀어준 이란

    환경오염은 그럴듯한 명분이었나...총리 방문 앞두고 선박 풀어준 이란

    혁명수비대 억류 95일 만에 출항선장 포함 13명 승선...건강 양호사법적 절차 시작 전 양측 합의“억류 경위 밝히도록 요구해야”이란 혁명수비대에 억류된 한국 선박이 정세균 국무총리의 이란 방문을 앞두고 전격 석방됐다. 억류된 지 95일 만이다. 환경 규제를 위반했다는 게 이란 측 주장이었지만 구체적 증거는 제시되지 않았다. 선원들의 건강에 이상이 없는 점은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향후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정부 차원에서 강하게 문제제기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9일 외교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20분 이란 반다르압바스항 인근 라자이항에 억류돼 있던 한국 화학운반선 ‘한국케미호’가 출항했다. 이 선박에는 선장과 함께 선박 관리를 위해 교체 투입된 선원 등 총 13명이 타고 있다. 이중 우리 국적 선원은 5명이다. 주이란 한국대사관 소속 영사가 승선해 선장을 비롯한 선원들 건강 상태를 확인했다고 한다. 이 배는 아랍에미리트(UAE) 푸자이라항으로 이동해 선박 전체를 점검할 예정이다. 앞서 이란은 지난 1월 4일 호르무즈해협 인근 해역을 항행하던 한국케미호를 환경 오염 혐의로 나포했다. 이란은 지난 2월 2일 해양 오염에 대한 사법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는 이유로 선박과 선장을 제외한 선원 19명만 석방했다. 하지만 이날까지 사법 절차는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사법 절차에 들어가기 전에 쌍방이 합의를 하면 고소가 취하된다든지 이런 게 있는게 그런 형식으로 (선사와 이란 항만청 간에) 합의가 돼서 이란 측의 국내 법적절차가 종료됐다”고 말했다. 이어 “환경오염 여부에 대해선 확인이 안 됐다. 아직도 우리 선사는 환경오염을 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조만간 정 총리가 이란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란 측이 선박 억류를 해제한 배경을 놓고 정부 내에선 다양한 해석이 나왔다. 우선 우리 정부가 외교 채널을 통해 억류 해제를 지속적으로 촉구했고, 한국 내 이란 원화자금 70억 달러(약 7조 6000억원)를 해결하기 위한 진정성 있는 의지를 표명하고 그동안 노력을 해 온 점이 이란 측을 움직였다는 것이다. 이 당국자는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협상이 진전되면 동결자금 문제에도 긍정적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고 미국 뿐 아니라 유럽연합(EU) 등 유관국과도 긴밀히 협의를 했다”고 말했다. 이란 측은 지난 1월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이 방문했을 때 동결자금 문제로 양국 관계가 소원해진 것에 대해 서운한 감정을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동결자금 문제가 한국 정부의 노력만으로 해결되기는 쉽지 않고, JCPOA 협상 등과 맞물려 있다는 걸 이란 측이 알게 되면서 뒤늦게 선박 억류를 해제한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동결자금 문제가 해결된 뒤 선박 억류를 해제하면 두 사안이 연계돼 있다는 걸 증명하는 셈이나 마찬가지여서 그 전에 선박을 풀어준 것이란 해석도 있다. 다만 선박 억류 사태가 언제든 발생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이란 측에 명확한 입장을 요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혁(한국이란협회 사무국장) 한국외대 페르시아어·이란학과 겸임교수는 “정부 차원에서 선박 억류 해제에 대한 환영 입장을 전하면서도 억류 경위 등에 대해서는 이란 측이 분명하게 밝히도록 해야 한다”면서 “그래야 양국 관계가 본격적으로 발전할 때 걸림돌이 되지 않을 수 있고 우리 선박들이 해당 해역을 항행할 때 어떤 점을 유의해야 하는 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美 “우라늄 농축 멈추면 1조원”… 이란 “제재 해제부터” 거절

    美 “우라늄 농축 멈추면 1조원”… 이란 “제재 해제부터” 거절

    이란, 美와 한 테이블서 논의도 거부양국 사이서 獨·佛·英·中·러 셔틀외교이란 “올바른 길”… 美 “건강한 진전” 내일 빈에서 회의 이어가며 대화 지속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을 위한 첫 당사국 회담에서 미국의 제재 해제와 이란의 우라늄 농축 제한을 동시에 진행하는 방안이 합의됐다. 다만 이란은 선 제재 해제를, 미국은 선 우라늄 농축 중단을 주장하며 ‘치킨게임’을 벌이고 있어 향후 협상에 험로가 예상된다. 워싱턴포스트는 6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JCPOA 공동위원회 참가국 회의에서 핵합의 당사국인 독일·프랑스·영국·러시아·중국 등 5개국과 이란이 “2개의 실무그룹 구성에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이란이 미국과 한 테이블에 앉지 않겠다고 주장함에 따라 이날 협상은 로버트 말리 특사가 이끄는 미국 대표단은 인근 호텔에 머무르고, 5개국이 양국 사이에서 셔틀외교를 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2개 실무그룹 중 한쪽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8년에 이란 핵합의에서 탈퇴하며 부과한 것을 포함해 1600여개에 달하는 미국의 대이란 제재를 해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추진한다. 다른 쪽은 이란이 핵합의가 정한 농축 우라늄 비축 제한을 다시 준수토록 하는 방법을 강구하게 된다. 미 언론들은 대화 개시와 함께 미국과 이란 모두 핵합의 복귀의 필요성에 공감한 데 의미를 뒀다. 실제 회의 후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부 차관은 이날 협의를 “올바른 길”이라며 “참가국과의 대화는 건설적”이었다고 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환영할 만하고 건설적인 조치”, “건강한 진전” 등으로 표현했다. 하지만 양측은 우라늄 농축 중단과 제재 해제 중 ‘뭐가 먼저냐’는 문제를 두고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미국은 이날 이란이 농도 20%의 우라늄 농축을 중단하면 10억 달러(약 1조 1000억원) 규모의 동결 자산을 해제하겠다는 제안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란은 “터무니없다”며 일축했다. 미국 내 정치권의 목소리도 아직 통일되지 않았다. 민주당은 미국이 협상에서 먼저 탈퇴했으니 복귀 과정에서도 ‘첫발’을 먼저 내디딜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공화당은 이란의 탄도미사일이나 테러단체 지원 등의 문제도 연계해 협상에 나서라고 주문하고 있다. 갑작스러웠던 2018년의 대이란 제재로 이란산 석유 수입을 중단해야 했던 전 세계 기업들도 같은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보장할 것을 원할 것으로 전망된다. 프라이스 대변인의 “조속하고 즉각적인 돌파구를 기대하는 건 아니다”라는 언급은 이런 국내외 상황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이란 대표단은 다음 회의가 9일 열린다고 전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감산 완화·이란 핵 합의에 유가 급락… 국내 기름값 왜 안 떨어지나

    감산 완화·이란 핵 합의에 유가 급락… 국내 기름값 왜 안 떨어지나

    산유국의 감산 완화와 이란의 핵 합의 등으로 국제유가가 급락했다. 한국석유공사와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 따르면 5일(현지시간) 기준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 대비 2.80달러(4.6%) 하락한 배럴당 58.65달러에 마감됐다. 런던 ICE 상품거래소에 공시되는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도 배럴당 62.15달러로 전 거래일보다 2.71달러(4.2%) 내려갔다. 주요 국제유가가 하락한 것은 최근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가 감산을 완화하기로 결정한 영향이 크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는 지난주 열린 석유장관 회의에서 세계경기 회복을 고려해 오는 5월부터 7월까지 감산을 점차 완화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참가국들은 5월과 6월엔 일평균 35만 배럴, 7월엔 44만 1000배럴의 감산량을 철회할 계획이다. 나아가 6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이란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 참가국 회담 소식도 유가 하락에 기여한 것으로 해석된다. 투자은행 ING의 워런 패터슨 원자재 전략가는 보고서를 통해 “(이번 회담으로) 미국의 대이란 제재가 제거될 가능성이 있으며, 그럴 경우 이란은 석유 수출을 늘릴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가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는 같은 기간 배럴당 61.51달러에서 61.91달러로 소폭 올라간 것으로 나타났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두바이유가 WTI나 브렌트유보다 집계 시점이 빠르기 때문”이라며 “두바이유도 같은 영향을 받아 하락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다만 전 세계적으로 석유제품 수요가 다시 늘어나고 있어 일시적인 국제유가 하락세가 국내 기름값 인하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세종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황성기 칼럼] 차기 대통령과 진실의 순간

    [황성기 칼럼] 차기 대통령과 진실의 순간

    미국과 중국의 알래스카 앵커리지 설전은 두 대국의 밀릴 수 없는 대결을 예고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의 날 선 대결은 2~3분간의 모두(冒頭) 덕담만 신문·방송에 공개하고, 기자들을 물린 뒤 말소리가 새지 않는 방에서 해야 했다. 기자들이 지켜보는 상황을 연출한 것은 의도적이다. 세계를 향해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다리를 반 쯤씩 걸친 국가들에 귀 바짝 세워 들으라는 경고나 다름없다. 선택의 시간이 멀지 않다. 미국이냐, 중국이냐.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며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해 온 한국에 가혹한 시간이 뚜벅뚜벅 다가온다. 동북아의 지정학적 여건이란 숙명을 짊어진 한국에 북한 핵보다 까다로운 짐이다. 미국의 압도적인 우위가 유지됐던 때와 다르다. 미국 코앞까지 치고 올라온 중국 사이에서 이중적 딜레마를 견뎌 낼 여유는 점점 없어진다. 미국은 한국에 미국, 일본, 호주, 인도 4개국의 쿼드(QUAD) 참여를 종용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그들의 중국 포위망에 한국이 힘을 보태기를 바라며 무언의 압박을 가한다. 조지프 나이 하버드대 석좌교수가 대표적이다. 미국의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공개한 ‘한미동맹 제언’ 보고서 집필에는 나이 교수 등이 참여했다. 보고서 요지는 한국의 전략적 모호성이 미국에 중국 편을 들고 있다는 오해를 낳는다는 데 있다. ‘블링컨 장관이 쿼드 참여를 압박했느냐’는 질문에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요청받은 적 없다”고 했다. 블링컨이 비공식 4자 협의체인 쿼드나 쿼드 플러스에 한국이 끼라고 요구했을 리도 없고, 설사 있더라도 특정 국가를 배제하는 지역 협의체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한국의 일관된 입장으로선 ‘노’라고 대답했을 것이다. 정 장관 말처럼 그것이 실체적 진실이라 해도 미국 방식은 노골적이지 않다. 나이 같은 여러 층위의 워싱턴 인사들이 한국을 압박한다. 한국은 비정부 인사들의 중국 포위론에 대해 양자택일의 어려움을 설명하지만 듣는 사람에게는 완곡한 거부로 들리고 이런 거부가 퇴적해 한국 정부 태도가 미국에 각인되는 과정을 거친다. 국내에서 미중 가운데 누구를 고를지 논의가 활발하다. 그래도 중국에 붙자는 과격론자가 없는 게 다행이랄까. 오히려 “등거리 외교 아닌 (한미)동맹이 기본”(최종건 외교부 1차관), “한미동맹 유지하되 중장기적으로는 다자안보협력으로”(문정인 세종연구소 이사장·신간 ‘문정인의 미래 시나리오’)처럼 자주파로 불리는 진보적 인사조차도 한미동맹을 우선한다. 썩어도 준치이듯 군사를 포함한 미국의 종합적인 국력이 중국보다 우위에 있는 엄중한 현실의 반영일 것이다. 미국은 한국의 어정쩡한 입장을 잘 안다. 하지만 한국이 대중국 전략을 ‘전략적 협력동반자’라는 반투명 유리에 숨기는 것을 언제까지 두고 볼지는 미지수다. 미국이 궁금한 것은 전수방위(공격당했을 때만 방위력 행사) 해석을 바꾸고 집단적 자위권(동맹이 공격당했을 때 무력행사)을 발동해 미국과 함께 싸운다는 일본 같은 기특한 동맹이 될 수 있는지가 아니다. 미국이 추구하는 자유주의 질서를 교란하는 중국을 한국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듣고 싶은 것이다. 정 장관이 “미중은 선택 대상이 아니며 어느 쪽도 (선택하란) 요구를 한 적 없다”고 말했지만 엄마·아빠가 누굴 더 사랑하냐고 물은 적 없다는 순진한 아이의 말처럼 들린다. 2013년 서울을 방문한 바이든 당시 부통령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두 가지 베팅을 얘기했다. “미국의 반대편에 베팅하는 것은 좋은 베팅이 아니다”, 그리고 “미국은 계속 한국에 베팅을 할 것”이라고. 미국이 앞으로도 한국에 베팅할지는 모르지만 한국의 반대편 베팅에 언짢아하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다. 블링컨 장관이 얼마 전 동맹국에 미중 양자택일을 강요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 말에 한숨 돌리는 동맹국이 있다면 바보다.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을 겨냥한 연설이지만 그의 “중국의 강압적 행위가 집단 안보와 번영을 위협한다”는 언급을 보면 미 동맹국들이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할지는 명확해진다. 미국과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이 역전하는 2028년까지 7년도 남지 않았다. 쫓는 중국과 쫓기는 미국 사이에서 한국이 언제까지 미소 지을 수 있을까. 이르면 차기 대통령에게 ‘진실의 순간’이 닥칠지도 모른다. marry04@seoul.co.kr
  • 미 전략사령부 뒤집은 ‘;l;;gmlxzssaw’ 재택근무 담당자의 어린 아이가…

    미 전략사령부 뒤집은 ‘;l;;gmlxzssaw’ 재택근무 담당자의 어린 아이가…

    미군 전략사령부 트위터 계정에 올라와 외계인과의 메시지냐는 등 온갖 억측을 낳은 정체 모를 트윗은 이 계정을 관리하는 대원의 어린 자녀가 키보드를 ‘점령해’ 벌어진 해프닝으로 밝혀졌다. 29일(이하 현지시간) 전략사령부 트위터 계정에는 전날 저녁 이상한 트윗이 하나 올라왔다. 가타부타 설명 없이 암호처럼 ‘;l;;gmlxzssaw’라고만 적힌 트윗이었다. 미군 전략사령부는 네브래스카주 오펏 공군기지에 있으며 전략적 억지와 핵 운용, 미사일 방어 등의 임무를 수행한다. 전략사령부는 30분 만에 트윗을 삭제하고 “혼란을 드려 죄송하다. 이 게시물을 무시해달라”라는 트윗을 올렸다. 하지만 사과 트윗마저 삭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주말 내내 트위터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농담 섞인 억측이 시작됐다. 실수로 핵무기 발사를 위한 암호가 유출된 것이란 댓글부터 고양이가 컴퓨터 자판에 올라간 것이란 댓글 등이 줄을 이었다. 외계인에게 보내는 메시지 아니냐는 댓글도 달렸다. 해킹됐다면 큰 일이라며 우려하는 이도 있었다. 캐나다군까지 나서 “이런 일도 생기죠. 괜찮아요, 여러분”이라고 재치 있는 댓글을 달았다. 하지만 ‘데일리 닷’이란 매체의 미카엘 탈렌 기자는 정보공개 청구(FOIA)를 통해 확인한 결과 이 계정을 담당하는 트위터 담당자가 재택 근무 중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 어린 아이가 키보드를 두들겨 벌어진 소동으로 밝혀졌다고 29일 알렸다고 영국 BBC가 다음날 전했다. 전략사령부 성명은 “그의 아주 어린 아이는 기회를 차지했고 키보드로 놀기 시작해 불행히도 알 수 없는 포스트를 트위터에 올렸다”고 했다. 전략사령부 대변인도 계정이 해킹된 것은 잘못된 추정이란 점을 확인했다. 성명에는 “절대로 삿된 일은 없었다”고 표현돼 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탄도미사일 쐈지만…북미 ‘끝장대결’ 대신 ‘수위조절’

    탄도미사일 쐈지만…북미 ‘끝장대결’ 대신 ‘수위조절’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로 북미관계가 표면적으로는 긴장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양국 모두 신중한 모습을 보이며 수위를 조절하는 모습이다. 26일 북한은 전날 시행한 탄도미사일 발사를 보도하면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불참했다고 알렸다.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 역시 대북 경고메시지를 내면서도 비핵화를 전제로 대북 외교 준비가 돼 있음을 밝혔다. 양국 모두 극강으로 치닫지 않고 여지를 남긴 것.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국방과학원이 3월 25일 새로 개발한 신형전술유도탄 시험발사를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전날 오전 한미일이 포착한 탄도미사일 발사를 공식 확인한 발언이다. 탄도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보리 제재 위반에 해당하는 무력 도발이지만, 북한은 수위를 조절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이번 탄도미사일 발사 현장에 참석하지 않았다는 점이 단적인 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3월 전술유도무기 시범 사격에 참관했고 같은 달 4차례에 걸쳐 전선 장거리포병대 훈련과 포병부대 사격 대항 경기를 지도했지만, 이번 미사일 발사 현장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미국이나 남한에 대한 직접 언급도 없었다. 이날 시험발사를 지도한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조선반도(한반도)에 존재하는 각종 군사적 위협”만 언급해 우회적으로 미국과 남측을 겨냥한 데 그쳤다. 오히려 북한 매체는 이날 미사일 시험발사의 한 배경으로 8차 당대회에서 목표로 내건 국방과학정책을 내세웠다. 북한 입장을 대변하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도 이번 발사를 “노동당의 국방 구상에 따르는 전술무기체계 개발”이라며 국방기술력 강화와 당대회 결정에 따른 사항으로 한정지었다.김성배 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미사일 발사의 의미를 전략·기술·정치적으로 나눠 보면 가장 큰 것은 기술적 의미”라며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이 우리 군보다 떨어지는 부분은 고체연료 쪽이며, 수년 전부터 여기에 집중해 개발했으니 테스트 필요성이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은 대북 경고를 하면서도 신중한 태도를 견지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취임 후 첫 기자회견에서 북한을 향해 “긴장 고조를 선택한다면 대응이 있을 것이다. 상응한 대응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하면서도 “나는 또한 일정한 형태의 외교에 대한 준비가 돼 있다. 그러나 이는 비핵화라는 최종 결과 위에 조건한 것이어야 한다”고 밝혔다. 유엔 안보리에도 북한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한 회의 소집을 요청했으나, 26일 열리는 것은 안보리 회의가 아닌 대북제재위 회의다. 지난해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당시에는 유럽의 요구로 안보리 회의를 열었다. 대사급들이 직접 참석하는 안보리 공식회의에 비해 상대적으로 직위가 낮은 외교관이 모이는 제재위 회의의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북미 신경전의 일환”…‘강대강’ 국면 가능성도 한미연합훈련과 미국의 인권 문제 압박 등으로 북한이 탄도미사일이라는 카드를 꺼냈지만, 곧장 ‘끝장대결’로 치닫는 것은 서로 꺼리면서 북미가 신경전을 벌이는 모양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김정은이 한미연합훈련 중단하라고 했는데 진행됐고, 말레이시아의 북한인 미국 인도, 블링컨 국무장관의 인권 비판 등으로 북한이 존재감을 보여야 하는 상황”이라며 “북한의 ‘수세적 도발’이자 북미 신경전의 일환”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탄도미사일 발사로 북한은 바이든 행정부의 대외 과제 중 우선순위를 차지하게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은 ‘북한이 최상의 외교 정책 과제’라고 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을 인용하며 “이것이 바이든 대통령이 북한의 위기를 평가하는 방식이냐‘고 묻자 ”그렇다“고 답했다. 그간 바이든 정부는 이란 핵문제와 기후변화, 동맹 회복 등을 주로 언급해와 북한이 정책과제 가운데 상대적으로 후순위에 속해왔다. 다만 미국의 대응이 북한의 도발에 불을 붙이면서 ’강대강‘ 국면으로 접어들 가능성도 남아있다. 김 위원장은 8차 당대회에서 미국을 향해 ’선대선·강대강‘ 대응을 선언했고 최근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의 대미 담화를 통해서도 이를 재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당대회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개발은 물론 핵잠수함·수중발사핵전략무기 보유, 극초음속 활공비행 전투부 개발, 초대형 핵탄두 생산, 핵무기 소형화, 1만5000㎞ 사정권 내 타격 명중률 제고 등을 과업으로 내세웠다. 이를 빌미로 신무기 시험을 계속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러 외무 “동북아서 군사활동 중단해야”

    러 외무 “동북아서 군사활동 중단해야”

    미국과 중국·러시아의 대립이 격화된 가운데 러시아 외교수장이 한국을 찾아 그의 발언에 큰 관심이 쏠렸지만 미국을 겨냥한 ‘폭탄 발언’은 없었다. 대신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로 긴장감이 고조된 상황을 감안한 듯 한반도와 동북아에서의 ‘군비 경쟁 포기’를 강조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25일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회담을 한 뒤 언론 발표에서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 지역 내 평화와 안정 유지를 위해 관련국들이 군비 경쟁과 모든 형태의 군사활동 중단을 포함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북한을 직접 언급하지 않았지만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우회적으로 자제하라는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한미가 연합훈련을 시행하고, 외교·국방장관(2+2) 회의에서 “연합방위 태세를 강화한다”는 공동성명을 채택하는 등 공조를 강화하는 것에 대한 불편함을 드러낸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그러나 외교부 당국자는 “한미 연합훈련으로 특정해서 얘기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또 “한러 양국은 지역 내 문제의 완전한 해결을 위해 모든 당사국 간 대화 프로세스가 가능한 한 조속히 재개돼야 한다는 입장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대화가 조속히 열려야 한다는 점을 촉구한 것으로 해석됐다. 정 장관은 미사일 발사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면서 “북측이 2018년 9월 남북 정상 간 합의한 대로 한반도를 핵무기와 핵 위협이 없는 평화의 터전으로 만들어 나가기 위한 우리 노력에 계속 함께해 줄 것을 당부했다”고 말했다. 한편 정 장관이 조만간 중국에서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회담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왕 부장이 지난달 16일 정 장관 취임 후 첫 통화에서 중국 방문을 초청한 뒤 양국 정부는 정 장관 방중과 관련해 긴밀히 소통해 왔다. 미중 갈등 속에서 중국이 한국에 어떤 요구를 할지 주목된다. 다만 외교부는 “아직 정해진 바 없다”며 공식화하지는 않고 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뜨거운 감자’ 北 인권결의안, 정부, 3년 연속 공동제안국 불참

    ‘뜨거운 감자’ 北 인권결의안, 정부, 3년 연속 공동제안국 불참

    정부 “컨센서스 채택에 동참”북한 자극하지 않겠다는 판단전략적 모호성으로 대응했지만방향 전환 필요하다는 지적도정부가 제46차 유엔 인권이사회에 제출된 북한인권결의안 공동제안국에 불참하기로 했다. 2019년 이후 3년 연속 불참이다. 북한이 극도로 민감해하는 인권 문제를 한국이 앞장서서 건드릴 필요가 없다는 정책적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외교부 당국자는 23일 결의안에 대한 정부 입장과 관련해 “예년과 같이 결의안 컨센서스(합의) 채택에 동참할 계획”이라면서 “기존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 상황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입장을 정한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그간 정부는 공동제안국 참여 여부에 대해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되풀이해 왔는데 결의안 채택을 목전에 두고 공동제안국 불참 의사를 확인한 것이다. 한국은 2008년 유엔총회를 시작으로 2009~2018년 유엔 인권이사회의 북한인권결의안 공동제안국에 계속 이름을 올렸다. 그러다 2019년부터 한반도 정세 등 제반 상황을 고려해 공동제안국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대신 표결 없이 만장일치로 채택되는 결의안에 반대하지 않는 방식으로 정부 입장을 표명해 왔다. 이번 결의안 초안은 유럽연합(EU)이 작성했고 3년 만에 유엔 인권이사회에 복귀한 미국, 일본 등 43개국이 공동제안국으로 이름을 올렸다. 초안에는 “북한에서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제도적이고 광범위하며 중대한 인권유린을 강력히 규탄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다만 이 결의안은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안과 달리 법적 구속력은 없다. 해마다 유엔에 상정되는 북한인권결의안은 북한 내 조직적이고 심각한 인권침해에 대한 우려 표명이 담겨 있다 보니 한국 정부에는 매번 고민거리였다. 특히 현 정부는 대화 복원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는 만큼 결의안 공동제안국에 참여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결의안 채택 직전까지 정부가 불참을 확정 짓지 않고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반복한 데는 전략적 모호성을 띠는 게 국익에 도움이 될 것이란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김정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정부가 보편적 가치에 반대하는 입장은 아니나 남북 관계를 훼손시킬 수 있는 인권 문제를 전면에서 제기하지 않는 전략을 취한 것”이라며 “북한인권결의안은 진보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항상 처하는 외교적 딜레마”라고 말했다. 우리 정부가 그만큼 고민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미국에 보내는 측면도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인권이사회를 탈퇴해 2019년과 지난해 결의안 채택에 참여하지 못했지만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인권이사회에 복귀하면서 다시 공동제안국이 됐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지난 17~18일 방한 때 북한 인권 상황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하기도 했다. 북한 핵 문제 못지않게 인권 문제도 비중 있게 바라보겠다는 뜻으로 읽혔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정부가 먼저 공동제안국 불참 의사를 밝히면 미국과 한목소리를 내지 않는다는 오해를 불러올 수 있기 때문에 신중 모드로 일관했다는 것이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인권은 바이든 정부의 대외 정책 핵심”이라며 “미국과 정책 공조를 하기 위해서는 인권 문제에 대한 방향 전환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