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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IAEA 의장국/김상연 논설위원

    [씨줄날줄] IAEA 의장국/김상연 논설위원

    ‘국제원자력기구’(IAEA)라는 딱딱하고 재미없어 보이는 용어가 우리 국민의 귀에 본격적으로 익기 시작한 건 1990년대 초 1차 북핵 위기 때부터다. 핵무기 개발 의혹을 받는 북한과 사찰 권한을 가진 IAEA가 옥신각신하는 언론 기사가 연일 나오면서 국민들은 핵개발에 대한 기초 지식을 ‘어쩔 수 없이’ 쌓게 됐고, 북핵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지금까지도 IAEA라는 용어를 심심치 않게 듣고 있다. IAEA는 1953년 당시 미국의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의 제안으로 논의가 시작돼 1957년 창설된 국제기구다. ‘원자력 발전의 경제성 및 안전성 제고를 위한 국제적 협력’이라는 고상한 말을 기치로 내세웠지만, 쉽게 말하면 2차 세계대전 때 핵무기의 엄청난 파괴력을 확인한 미국이 무분별한 핵무기 개발 경쟁을 막기 위해 제안한 기구다. 2차 대전 당시 세계 최초로 핵무기를 개발한 미국은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떨어뜨린 원자폭탄의 위력이 예상보다 훨씬 크다는 사실에 놀랐다. 그리고 1949년 옛소련이 핵무기 개발에 성공하자 핵전쟁의 공포를 차단하기 위해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을 제안한 것이다. 영국은 1952년 핵무기 보유국이 됐다. 하지만 IAEA 창설 이후에도 프랑스가 1960년, 중국이 1964년 핵무기 보유에 성공한 데 이어 지금은 인도, 파키스탄, 이스라엘도 핵무기 보유국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렇게 되자 IAEA가 강대국의 이해관계에 따라 움직이는 유명무실한 기구라는 혹평도 나왔다. 이란과 북한은 IAEA를 무시한 채 핵무기 개발에 나섰다. 특히 북한은 1974년 IAEA에 가입했으나 1994년 탈퇴했다. 한국은 1957년 IAEA 창설 때부터 모범적 회원국이었다. 그런 우리나라가 어제 64년 만에 처음으로 IAEA 이사회 의장국으로 선출됐다는 뉴스가 날아들었다. IAEA의 실질적 의결기구인 이사회는 35개국 대표로 구성되며, 의장국 임기는 내년 9월까지 1년이다. 의장국은 8개 지역그룹이 돌아가면서 맡는데, 그동안 극동그룹은 일본이 거의 독점해 왔다. 이번에 한국이 의장국이 된 것은 그만큼 국력이 커진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의장국이 됐다고 해서 국제기구를 우리의 이해관계에 따라 움직일 수 있는 것은 결코 아니다. 국제기구는 일부 강대국(특히 미국)의 이해관계에 좌우되며, 의장국은 어디까지나 회원국 다수의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역할을 할 뿐이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역할도 그랬다. 그럼에도 북핵 문제가 다시 뉴스의 전면에 등장해 IAEA의 사찰 문제가 관건으로 떠오르면 예전보다는 더 관련 소식을 꼼꼼히 읽어 볼 것 같다. IAEA 이사회 회의 주재를 한국인이 하니까.
  • 한국, IAEA 의장국 됐다

    한국이 북핵 등 핵 문제를 다루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이사회 의장을 처음 맡는다. 1957년 IAEA 창설 회원국으로 가입한 지 64년 만이다. 외교부는 27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IAEA 이사회에서 한국이 만장일치로 차기 의장국에 선출됐다고 밝혔다. 신재현 주오스트리아 겸 주빈 국제기구대표부 대사가 이사회 의장 역할을 수행한다. 임기는 내년 9월까지 1년이다. 35개국으로 구성된 이사회는 북한·이란 핵 문제 등 핵검증, 사찰 문제, 원자력 안전 등을 논의·심의하고, 총회에 필요한 권고를 한다. 8개 지역그룹이 돌아가면서 의장국을 선출하는 구조로 우리나라는 극동그룹(한국, 중국, 일본, 베트남, 몽골, 필리핀 등)에 속해 있다. 그간 이 그룹에선 일본이 6차례, 베트남이 1차례 의장국을 수행했다. 우리 측은 일본이 사실상 의장국을 독점한 것에 대해 형평성 문제를 제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엔 일본을 포함해 그룹 내 국가들의 동의를 확보한 뒤 단독 입후보했다. 앞으로 한국은 의장국으로서 북핵 문제에 대한 미국, 중국, 러시아 등 이사국들 입장을 선제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게 됐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출 관련 논의가 보다 활발하게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
  • ‘조국수홍’ 만회 나선 홍준표 “조민 입학취소 주저하는 고려대 비겁하다”

    ‘조국수홍’ 만회 나선 홍준표 “조민 입학취소 주저하는 고려대 비겁하다”

    국민의힘 대선 주자 홍준표 의원은 24일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딸 조민씨의 고려대 학위 취소와 관련해 “고대가 조씨의 입학 취소를 주저하는데 학생들이 침묵하는 건 고대답지 않다”고 말했다. 조 전 장관 일가에 대한 수사가 과잉수사라고 발언해 보수 지지층으로부터 ‘조국수홍(조국수호+홍준표)’이란 비판을 받은 홍 의원이 돌아선 표심을 다시 잡고자 조 전 장관 일가를 향해 날을 세운 것이다. 이날 모교인 고려대를 찾은 홍 의원은 토크콘서트에서 “자유, 정의, 진리를 부르짖으며 그러는 것은 ‘민족고대’가 아니다”며 이렇게 말했다. 홍 의원은 “무슨 불이익이 돌아올까 싶어서 눈치를 보고 머뭇거리는가”라면서 “불의를 보면 용서하지 않는 것이 고대 정신”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민족고대가 하는 행동은 참으로 비겁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홍 의원은 2030세대가 문재인 정권에 등을 돌린 이유 중 하나로 ‘조국 사태’로 촉발된 공정 이슈를 꼽았다. 그러면서 자신이 대통령에 당선되면 공정한 사회제도를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홍 의원은 “전직 판검사나 유력 가문 자제는 로스쿨에 들어가기 쉽고, 부모 ‘빽’으로 적당히 의학전문대학원에 들어가는 세상이 공정한가”라면서 “공정을 논하려면 사회제도부터 공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로스쿨, 국립외교원 등을 폐지해 개천에서 용이 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홍 의원은 북핵 이슈와 관련해 “미국도 손댈 수 없는 지경까지 와버린 북핵은 폐기될 가능성이 제로”라면서 “이 나라 국방은 김정은 손아귀에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아무런 배알도 없이 김정은의 핵 노예가 되게 놔둘 것인가”라면서 “나의 입장은 강경한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 자존심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한편, 홍 의원은 자신에게 ‘조국수홍’이라는 비판이 제기된 것과 관련해 “(조 전 장관의 성씨) 조나라 조(曺)가 아니라 조상할 때 조(祖)”라면서 “‘내 나라를 수호하는 홍준표’라는 뜻”이라고 농담을 던졌다. 그러면서 “제대로 수사하려면 부인과 동생을 잡지 말고 조국을 잡았어야 했다”고 덧붙였다.
  • 美 상원 국방위도 주한미군 감축 제한 규정 제외

    美 상원 국방위도 주한미군 감축 제한 규정 제외

    미국 하원에 이어 상원 군사위원회의 새 회계연도 국방수권법안(NDAA)에서도 주한미군 감축 제한 조항이 4년 만에 제외됐다. 미 상원 국방위는 23일(현지시간) 주한미군을 현원 2만 8500명에서 감축하지 못하도록 하는 조항을 삭제한 ‘2022 회계연도 NDAA’ 내용을 담은 ‘NDAA 법안 조문 및 부속보고서’를 공개했다. 미 의회는 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에는 2018년부터 3년 연속 주한미군 감축 제한 조항을 삽입해왔다. 이는 주한미군 감축 또는 철수를 주장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견제하는 행보였다. 상원은 주한미군 감축 제한 규정을 제외한 대신 한미상호방위조약에 따라 한미동맹을 강화하고, 한반도 평화와 안정화라는 공통 목표를 지지한다는 표현을 실었다. 상원 NDAA는 북한에 대해선 “러시아, 중국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중간 수준의 핵무기고를 보유하고 있다”고 적시하며 북한을 중국, 러시아, 이란과 함께 정보 파악이 필요한 국가에 포함시켰다. 또 국방정보국에 향후 6년 동안 격년으로 북한, 중국, 러시아의 핵 역량 관련 보고서 제출을 요구했고 사이버사령부엔 북한, 중국, 이란, 러시아 관련 국가별 전략을 수립해 보고서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 말 잘 듣는 호주에 핵잠함 기술 넘기지만 비핵화 가능? 미국 이중잣대

    말 잘 듣는 호주에 핵잠함 기술 넘기지만 비핵화 가능? 미국 이중잣대

    미국과 영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만든 새 안보동맹인 오커스(AUKUS)에 최근 호주가 참여해 두 나라의 기술로 핵잠수함을 건조하기로 하면서 호주의 비핵화는 어떻게 되느냐는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나아가 자국의 말만 잘 들으면 핵잠함 건조 기술을 넘겨줘 사실상 핵무장을 용인하는 미국의 이중잣대가 핵무장 경쟁을 부추길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호주가 핵잠수함을 가동하게 되면 세계 일곱 번째가 된다.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에 따르면 현재 미국이 68척, 러시아가 29척, 중국 12척, 영국 11척 , 프랑스 8척, 인도 한 척의 핵잠함을 갖고 있어 여섯 나라가 129척을 보유하고 있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 인도를 제외하고는 모두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의 예외를 인정받는, 이른바 P5 국가다. 그런데 이 가운데 핵탄두 미사일을 실은 잠함은 미국이 14척, 러시아 11척, 중국 6척, 영국과 프랑스 4척씩, 인도 한 척을 갖고 있다. 사실 핵잠수함 추진 원자로의 핵심 기술인 고농축 우라늄(HEU)도 핵무기의 핵심 기술이고, 이들 여섯 나라 모두 핵무장을 한 것이어서 호주의 핵잠함 보유와 비핵화를 동시에 실현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은 사실 거짓부렁이다. 핵잠함을 보유한 여섯 나라 모두 핵미사일 적재함을 갖고 있는 것도 이 둘을 따로 하는 것이 가능하지 않다는 방증이다. 그런데도 오커스 참여국들은 호주가 갖게 되는 것이 핵잠수함 추진 원자로일 뿐 핵무장을 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변하는 것이다. 핵과학자회보 블러틴은 핵잠수함 기술 이전과 호주의 핵무장은 별개라고 선을 긋는 오커스의 시각에 희의적이다. 이 매체는 “아마도 호주가 핵잠수함 원자로를 가동시킬 고농축 우라늄을 활용하기 시작하면, 국제원자력기구(IAEA) 지도부의 목덜미에 땀이 날 것”이라면서 “IAEA는 현재 이란이 수중에 넣은 고농축 우라늄을 핵무기 제작에 필요한 만큼(국제적 합의 기준에 따르면 0.025t) 확보했는지 여부를 확인하려고 100~200개 기관을 모니터링하고 있는데, 호주가 30년 동안 6~12척의 핵잠수함을 운용하는 데 필요한 고농축 우라늄은 3~6t으로 추산된다”면서 “IAEA가 호주군이 기밀로 분류하는 고농축 우라늄 관련 보고의 신뢰성을 수월하게 확인할 수 있을까”라고 의구심을 표시했다. 미국의 핵잠수함 기술 이전은 1958년 영국에 이어 63년 만에 성사되는 것이다. 하지만 미국의 이례적인 핵협력 사례는 15년 전인 2006년에도 있었다. 미국이 NPT 미가입국인 인도와 민간핵협력 협정을 체결한 것이다. 당시 미국은 인도에 핵기술과 핵물질을 제공하고, 인도의 22개 원자로 중 14개를 사찰 대상의 민간핵시설로 분류했다. 인도는 오커스의 일원이 아니지만, 미국의 또 다른 대(對)중국 안보협의체인 쿼드(미국, 일본, 호주, 인도)의 일원이다. 대중 안보협의체에 들어오는 국가들을 상대로 NPT 체제를 빠져나가게 만드는 미국의 이중잣대를 가장 민감하게 바라보는 국가는 중국과 러시아, 그리고 이란이다. 러시아가 미국의 이중잣대를 거론하며 중국 해군과 원자로 협력을 시작한다면, 이란이 고농축 우라늄 확보를 핵잠수함 프로그램의 일환이라고 더 강하게 주장한다면, 아마도 북한이 러시아와 중국에 핵잠함 건조 기술을 전수해달라고 매달리면 미국은 어떤 논리로 이를 막을 것인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비핵화 체제를 훼손하면서까지 안보동맹을 굳건히 하려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노력은 상당히 위험한 도박으로 보인다.
  • 핵잠수함이지만 핵무기는 아니다?… 호주 비핵화는 AUKUS 이후에도 견고할까

    핵잠수함이지만 핵무기는 아니다?… 호주 비핵화는 AUKUS 이후에도 견고할까

    중국을 때리려고 했는데 일단 프랑스가 발끈했다. 미국·영국·호주가 지난 15일(현지시간) 인도태평양에서 안보 협력 강화와 정보기술 공유 심화를 목표로 한 안보 협력체인 오커스(AUKUS)를 출범시킨 뒤 벌어진 일이다. 오커스의 첫 행보로 미국과 영국의 핵잠수함 기술을 이전 받게된 호주가 지난 2016년 프랑스와 체결한 77조원 규모의 디젤 잠수함 구매 계약을 파기했기 때문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오커스 논의 과정에서 프랑스가 소외된 데 격분했고, 미국과 호주 주재 프랑스 대사를 소환했다. 프랑스가 분노했다면, 핵 비확산체제는 혼란스럽다. 핵잠수함 추진 원자로의 핵심 기술인 고농축 우라늄(HEU)이 또한 핵무기 기술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까지 핵잠수함 보유국은 핵보유국인 P5 국가(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와 인도 등 6개 국가에 제한되어 왔다. 그런데도 오커스 참여국들은 호주가 갖게 되는 것이 핵잠수함 추진 원자로일 뿐 핵무장 가능성은 아니라고 선을 긋고 있는 것이다. 이런 설명에 호주 야당인 그린스의 애덤 밴트 대표는 “핵잠수함 함대 운영 계획이 핵전쟁 위험을 증가시킬 것”이라면서 “호주 주요 도시에 ‘떠다니는 체르노빌’을 만드는 것과 같은 일”이라고 비난했다. 핵과학자회보인 블러틴 역시 핵잠수함 기술 이전과 호주의 핵무기 개발 의지를 따로 떼 설명하는 방식에 회의적인 시각을 내비쳤다. 이 매체는 “아마도 호주가 핵잠수함 원자로를 가동시킬 고농축 우라늄을 활용하기 시작하면, 국제원자력기구(IAEA) 지도부의 목덜미에 땀나게 긴장될 것”이라면서 “IAEA는 현재 이란이 수중에 넣은 고농축 우라늄을 핵무기 제작에 필요한 만큼(국제적 합의 기준에 따르면 0.025t)을 확보했는지 여부를 확인하려고 100~200개 기관을 모니터링 하고 있는데, 호주가 30년 동안 6~12척의 핵잠수함을 운용하는데 필요한 고농축 우라늄은 3~6t으로 추산된다”면서 “IAEA가 호주군이 기밀로 분류하는 고농축 우라늄 관련 보고의 신뢰성을 수월하게 확인할 수 있을까”라고 의구심을 표시했다. 미국의 핵잠수함 기술 이전은 1958년 영국에 이어 63년 만에 성사된 것이지만, 미국의 이례적인 핵협력 사례는 15년 전인 2006년에 있었다. 미국이 NPT 미가입국인 인도와 핵협력을 약속한 민간핵협력 협정 체결이 그것이다. 당시 미국은 인도에 핵기술과 핵물질을 제공하고, 인도의 22개 원자로 중 14개를 사찰 대상 민간핵시설로 분류했다. 인도는 오커스의 일원이 아니지만, 미국의 또 다른 대(對)중국 안보협의체인 쿼드(미국, 일본, 호주, 인도)를 구성하는 국가다. 대중 안보협의체 소속 국가들을 상대로 NPT체제의 예외를 만드는 미국의 핵이중잣대 행보를 가장 민감하게 바라보는 국가는 중국과 러시아, 그리고 이란이다. 러시아가 중국과 해군 원자로 협력을 시작한다면, 혹은 이란이 고농축 우라늄 확보 명분을 핵잠수함 프로그램 추진이라고 더 강하게 주장한다면…. 오커스가 불러올 수 있는 새로운 국면들의 예로 꼽힌다.
  • 북의 내로남불 “남측 SLBM 걸음마, 미 핵잠함 기술 호주 이전 무기경쟁 부추겨”

    북의 내로남불 “남측 SLBM 걸음마, 미 핵잠함 기술 호주 이전 무기경쟁 부추겨”

    북한이 지난 15일 남한의 첫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 성공을 평가절하하며 우리 군의 속내를 주시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북한은 또 최근 미국이 호주에 핵 추진 잠수함 건조기술을 이전하기로 한 결정을 비난하며 상응한 대응조치를 내놓을 수 있다고 경고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장창하 북한 국방과학원장은 20일 조선중앙통신에 ‘남조선의 서투른 수중발사탄도미사일’ 글을 발표하고 “남조선이 공개한 자국 기술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은 전쟁에서 효과적인 군사적 공격 수단으로는 될 수 없을 것”이라며 “전략 전술적인 가치가 있는 무기로, 위협적인 수단으로 받아들일 단계는 아니다”고 깎아내렸다. 장 원장은 “남조선이 공개하고 크게 광고한 미사일이 수중발사탄도미사일이라고 볼 때 초보적인 걸음마 단계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평가한다”며 남측의 SLBM 시험발사 장면을 뜯어가며 조목조목 지적했다. 그는 “분명 잠수발사탄도미사일이 아니었다”며 “미사일 외형 길이가 6m 되나마나 하고 직경은 800㎜ 미만으로 추산되며 분출 화염 크기로 보아 사거리가 500㎞ 미만인 전술탄도미사일로 판단한다”고 단언했다. 발사가 얕은 곳에서 거의 정지 상태로 이뤄졌다며 “복잡한 유체 흐름 해석을 비롯한 핵심적인 수중발사기술을 아직 완성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수중에서 능동적인 자세 유지는 하지 않고 냉발사기술만 적용하면서 심도가 낮은 상태에서 발사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발사 심도가 매우 낮은 데서 발사했으며 작전기동 중 발사가 아니라 정지상태 또는 미속 기동 시에 발사했다”고 봤다. 특히 “발사체에 접이식 날개를 붙였다는 것만으로도 초보적인 단계에 있음을 알 수 있다”며 “우리도 역시 이러한 과정을 다 거쳤다. 우리 국가를 포함한 세계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 보유국의 수중발사 탄도미사일은 대부분 회전분출구에 의한 추진력 벡토르조종을 실현한다”고 덧붙였다. 장 원장은 이 글에서 남측 SLBM을 두고 “의미 없는 자랑용, 자체위안용”이자 “제 모양새를 갖추지 못한 어딘가 부실한 무기”,“한마디로 어딘가 서투른 작품”이라고 비아냥거렸다. 대대적인 SLBM 발사 성공 보도를 두고도 “우습지만 놀라운 보도”라고 했다. 이 같은 비난은 남측이 북한을 앞지르고 공식적으로 세계에서 일곱 번째 SLBM 운용 국가가 된 것을 시샘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2015년 ‘북극성-1형’과 2019년 ‘북극성-3형’ SLBM 수중 시험발사에 성공한 데 이어 지난해 10월 ‘북극성-4ㅅ’,지난 1월 ‘북극성-5ㅅ’ 등 신형 SLBM을 열병식에서 공개한 바 있지만, 아직 잠수함에서 직접 SLBM을 시험 발사하지는 못해 공식적인 운용국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우리 군의 무기 개발에 대한 경고도 덧붙였다. 그는 “남조선이 잠수함 무기체계 개발에 집착하고 있다는데 주의를 돌리며 그 속내를 주시해보고 있다”며 “더욱 긴장해질 조선 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예고하게 하며 동시에 우리를 재각성시키고 우리가 할 바를 명백히 알게 해준다”고 말했다. 북한이 이처럼 남한과의 미사일 개발 경쟁에 열을 올리면서 조만간 SLBM 시험발사를 비롯해 각종 미사일 시험발사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북한은 이미 국방과학발전 및 무기체계 개발 5개년계획에 따른 것이라며 이달 11일과 12일 장거리 순항미사일을 발사했고, 15일에는 열차에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북한의 미사일 전문가가 직접 나서 남측 SLBM을 비판한 것도 눈길을 끈다. 장 원장은 북한의 핵 및 미사일 전문가로, 2014년부터 국방과학원 원장으로 일하면서 2017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와 ‘화성-15’ 미사일, 준중거리탄도미사일, 지대공 요격미사일, 정밀유도 탄도미사일 등 신형 미사일 개발을 지휘한 장본인이다. 그 공로로 ‘공화국영웅’ 칭호를 받았고 상장 계급을 달고 있다. 현재 미국의 독자 제재 명단에 올라있다. 한편 외무성 보도국 대외보도실장은 이날 조선중앙통신과의 문답을 통해 “미국이 영국, 호주와 3자 안보협력체를 수립하고 호주에 핵추진잠수함 건조 기술을 이전하기로 한 것은 아태지역의 전략적 균형을 파괴하고 연쇄적인 핵 군비 경쟁을 유발시키는 매우 재미없고 위험천만한 행위”라고 비난했다. 이어 “우리는 미국이 이런 결정을 내린 배경과 전망에 대해 엄밀히 분석하고 있으며 우리 국가의 안전에 조금이라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경우 반드시 상응한 대응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조성된 정세는 변천하는 국제 안보 환경에 대처하자면 장기적 안목에서 국가 방위력을 강화하는 사업을 잠시도 늦추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다시금 확증해주고 있다”며 최근 북한이 추진 중인 미사일 시험발사 등 군사력 강화 행보의 정당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대외보도실장은 조 바이든 미 행정부를 정조준하며 “집권 후 더욱 농후하게 나타나고 있는 미국의 이중기준 행위”를 꼬집고 “자국의 이해관계에만 부합된다면 핵기술을 전파해도 무방하다는 주장으로서 국제적인 핵전파방지제도를 무너뜨리는 장본인이 다름 아닌 미국”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중국을 비롯한 주변국과 미국 동맹국까지 이번 결정을 비난하고 있다며 “무책임한 행위”, “배신적인 행위”, “예측불가능한 결정”이라는 각국의 비판을 인용했다. 북한이 “안전에 조금이라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경우”라고 조건을 달긴 했지만 ‘상응한 조치‘를 언급한 만큼 어떤 대응을 할지 주목된다. 북한은 2018년 4월 사상 첫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열린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우리 국가에 대한 핵 위협이나 핵 도발이 없는 한 핵무기를 절대로 사용하지 않을 것이며 그 어떤 경우에도 핵무기와 핵기술을 이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았지만, 핵실험과 ICBM 시험발사 중단을 선언하고 핵기술 이전 금지에 대해서도 명확히 한 셈이다. 그러나 지난해 9월 로이터는 미 고위당국자를 인용해 북한이 이란과 장거리미사일 프로젝트 협력을 재개했다며 핵기술 이전 가능성을 지적한 바 있다. 미국이 이번에 핵기술을 호주로 이전하기로 하면서 마찬가지로 북한 역시 핵기술 이전에 나설 수 있으며, 혹은 중단했던 ICBM 등의 시험발사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 미·영·호주 ‘오커스’ 깜짝 출범에…중국도 동맹국도 거센 반발

    미·영·호주 ‘오커스’ 깜짝 출범에…중국도 동맹국도 거센 반발

    미국과 영국, 호주가 지난 15일(현지시간) 새로운 3자 안보 협의체 오커스(AUKUS) 출범을 깜짝 발표한 이후 각국의 희비가 크게 엇갈린다. 오커스 3국은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며 긍정적이지만, 직격탄을 맞게 된 중국은 물론 협의체에서 소외된 미 동맹국들까지 크게 반발하는 분위기다. 미·영이 호주에 핵 잠수함 개발을 지원한다는 이번 계획에 중국은 16일 “폐쇄적이고 배타적인 소집단을 만드는 건 시대착오적”이라며 강하게 비난했다. 호주가 지원받은 핵추진 잠수함은 중국 견제용 작전에 투입될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자오리젠 외교부 대변인이 “지극히 무책임한 처사”라고 비판한 데 이어 중국은 핵 잠수함 기술 이전이 국제 핵 비확산 체제에 위배된다는 논리로 반대 외교전을 시작했다.오스트리아 빈의 유엔기구 주재 중국 대표부의 왕췬 대사는 이날 열린 국제원자력기구(IAEA) 9월 이사회 회의에서 “미·영의 이번 조치는 적나라한 핵확산 행위”라며 “이런 핵확산 행위는 한반도 핵 문제와 이란 핵 문제 등 핫이슈의 해결에 심각하게 부정적인 영향을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핵무기와 핵기술 확산을 막는 게 핵확산금지조약(NPT) 취지이자 조약 시행국의 핵심 의무인데, 미·영은 당사국이면서 공공연히 핵무기 비보유 국가인 호주의 핵잠수함 건조에 도움을 준다”며 “IAEA는 핵 비확산 감독 의무를 이행하는 국제기구로서 미, 영, 호주의 행위에 대해 엄정한 입장을 공개 표명할 의무가 있다”며 날을 세웠다. 미국의 전통적 우방 역시 심기가 불편한 모습이다. 특히 프랑스는 호주에 최대 12척의 디젤 잠수함을 공급하는 560억유로(77조원) 규모의 계약을 빼앗겼다며 크게 분노하고 있다. 장이브 르드리앙 외교장관은 “뒤통수를 제대로 맞았다”며 분통을 터뜨렸고, 관련 언론 보도가 처음 나오기 전까지 미국이 프랑스에 사전에 귀띔해주지 않은 데 대해서도 불만을 쏟아냈다. 르드리앙 장관은 현지 방송 인터뷰에서 “오늘 매우 화가 난다”, “동맹국 간에 할 일이 아니다”라고 비난하는가 하면 미국의 일방적인 발표는 어디로 튈지 예측이 불가했던 트럼프 전 대통령을 떠올리게 한다고까지 말했다. 주미 프랑스 대사관은 17일 미국이 영국 식민지에서 벗어난 독립전쟁을 기념하는 축하 행사를 열기로 했지만 항의 차원에서 취소했고, 볼티모어의 구축함에서 예정된 리셉션도 축소됐다. 유럽연합(EU) 역시 자체 인도태평양 전략을 발표하며 또다시 자강론이 대두되는 분위기다. EU의 외교정책을 총괄하는 호세프 보렐 외교·안보 정책 고위대표는 인도태평양 지역과 협력을 강화하는 자체 전략을 공개했다. 중국의 영향력 억제를 위한 것이라는 평가를 받지만 오커스의 그늘에 가려 제대로 주목받지 못하는 인상이다. 이 같은 반발에 오커스 3국은 동맹을 배신한 게 아니라며 반발을 진화하는 데 애쓰고 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미국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유럽 국가의 중요한 역할을 환영한다”며 “특히 프랑스는 필수적인 파트너”라고 강조했고,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프랑스를 생각하면 매우 어렵고 실망스러운 결정”이라면서도 “마음이 바뀐 게 아니라 필요가 바뀌었다”고 미국의 제안을 거절할 수 없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 WSJ “퇴임 앞둔 문 대통령, 북한이 무슨 짓 하든 ‘인도적 원조’ 추진”

    WSJ “퇴임 앞둔 문 대통령, 북한이 무슨 짓 하든 ‘인도적 원조’ 추진”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사설로 “퇴임을 앞든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이 무슨 짓을 하든 상관 없이 ‘인도적 원조’를 추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신문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는 한 어떠한 원조도 평양 엘리트층에 혜택을 주고 김씨 왕조만 강화할 것”이라며 “인도 지원은 북한의 구체적이고 검증가능한 양보 없이 나와선 안 된다”고 언급했다. WSJ은 16일 온라인에 게재한 ‘북한의 핵 유혹-평양의 핵개발 저지는 채찍과 당근 모두 실패했다’이란 제목의 무기명 사설에서 이 같이 말했다. WSJ 북한 탄도 미사일 발사 도발의 배경을 분석하고, 한미 정부의 대응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WSJ은 “장기화된 제재로 악화되는 북한 경제 속에 김정은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의지를 시험하고 있기 때문에 더 많은 도발이 뒤따를 것”이라고 예상하며, 문 대통령이 내주 한반도 평화 구상과 대북 대화 재개 등의 제안을 들고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에 참석하기 전 미 여론주도층에서 경계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바이든 정부, 북핵 포기 없이 협상 나서면 실패한 역사 되풀이” 빌 클린턴 정부 때부터 북한의 대미 협상·도발 전술을 놓고 ‘먼저 나쁜 짓을 하고 과장된 위협을 한다→그 다음 비난 수위를 낮추고 대화에 합의한다→마지막으로 양보를 손에 넣고 이전 상태로 되돌아간다’는 ‘예측 가능한 협상 전략’을 수십년 간 되풀이했다고 지적했다. 북한으로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역사적인 정상회담에서도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한 상태에서 바이든 정부가 내놓은 새 대북 정책도 구체적인 내용이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 WSJ에 따르면 북한은 최근 순항미사일·탄도미사일 발사로 바이든 정부에 협상을 하자고 꾀어내고 있는데, 핵포기가 선행되지 않은 상태에서 또다시 미국 등이 협상에 나선다면 실패한 역사가 되풀이될 뿐이라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WSJ은 “북한 무기 개발에 대한 미약한 사찰과 제한을 대가로 비핵화 목표를 포기하는 것은 북한에 또 ‘우릴 속여도 된다’는 초대장을 주는 셈”이라며 “미국은 “김씨 일가가 핵무기 포기를 결정한다면 협상의 문을 열어야 하지만, 그때까지는 제재와 군사적 억지를 유지하는 게 나을 것”이라고 했다.한편 남북한 유엔 동시가입 30주년(17일)과 평양공동선언 3주년(19일) 등 역사적 모멘텀을 계기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재개하려던 구상이 꼬이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지난달 한미연합훈련을 계기로 북측이 비난을 쏟아낸 이후에도 청와대는 미국·중국과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대화의 물꼬를 트려 했지만 남북이 같은 날 미사일을 쏘아 올리며 긴장이 한층 고조된 모양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이례적으로 문 대통령을 적시해 비난 담화를 내놓은 데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16일 “특별히 언급하지 않겠다”며 말을 아꼈다. 대신 통일부가 “어떠한 경우에도 상대방에 대한 기본적 예의와 최소한의 존중은 지켜져야 하며 대통령을 직접 거론하며 비난한 것은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 발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 참관 않은 김정은, 자제하는 바이든… 커지는 ‘한반도 불확실성’

    참관 않은 김정은, 자제하는 바이든… 커지는 ‘한반도 불확실성’

    순항미사일 발사 3~4일 후 탄도미사일 발사 패턴 반복돼김정은 이번도 참관 안해, 바이든 지난번과 달리 경고 없어하지만 북미 모두 대화 위한 양보는 없어 악순환 가능성도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지난 3월 25일에 이어 북한이 두번째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지만, 미국은 여전히 외교적 접근을 강조했다. 지난번과 달리 바이든의 공개 경고도 없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두 차례 탄도미사일 발사 모두 직접 참관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북미 양측이 외교적 대화를 염두에 두고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양쪽 모두 양보할 기미 없는 대치를 지속하면서 미국의 제한적 대응과 북한의 도발이 악순환되는 상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 3월과 이번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은 비슷한 형태다. 북한은 지난번에도 순항미사일을 발사한지 나흘만에 탄도미사일로 수위를 높였다. 이번에도 11~12일 신형 장거리 순항미사일을 실험 발사하고 사흘만에 탄도미사일을 쐈다. 단거리 탄도미사일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위반이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이번에도 직접 참관하지 않았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지난 15일 성명에서 “남조선이 억측하고 있는 대로 그 누구를 겨냥하고 그 어떤 시기를 선택하여 도발하는 것이 아니라” 자위적인 활동을 진행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이 직접 나설 경우 외교적 대화 가능성조차 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김 부부장이 공격적인 역할을 도맡은 것으로 보인다. 미국도 지난 3월보다 더 제한적인 대응을 했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15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우리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규탄한다”며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고 강조했지만 “우린 북한에 대한 외교적 접근에 여전히 전념하고 있다. 의미 있고 실질적인 대화에 관여할 것을 북한에 촉구한다”고 했다. 유엔 대북제재 결의 위반인 것은 규탄하지만, 위기가 고조될수록 외려 외교적 대화의 필요성은 더욱 커진다는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한 것이다. 지난 3월에는 바이든이 직접 나서 “긴장 고조시 대응하겠다”고 강력 경고했지만 이날은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이 전날 미 인도태평양사령부의 성명만 거론했다. 인태사령부는 전날 성명에서 “미국인이나 영토, 혹은 동맹에 즉각적인 위협을 제기하지 않는 것으로 평가한다”며 상황 악화를 방지하려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미국 내에서는 바이든 행정부가 북핵에 대응할 여력이 거의 없다고 본다. 아프가니스탄에서 질서있는 퇴진에 실패했고, 이란 핵협상도 여전히 공전상태다. 코로나19 재확산 등 국내 문제도 적지 않다. 미국은 대북문제를 소위 상황 관리 수준에서 유지하면서 자국 및 동맹의 역량을 중국 견제에 집중할 여력을 만들려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북한이 도발을 반복할 경우 바이든 행정부가 계속 현재와 같은 저강도 대응을 할수는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적지 않다. 이미 아프간에서 나약한 이미지를 구축했기 때문에 국내 정치는 물론 동맹의 신뢰를 위해서라도 강력한 대응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또 ‘북한이 미국의 관심을 끌려 도발을 시도한다’는 논리를 경계하는 분위기도 있다. 마커스 갈로스카스 전 미 국가정보국(DNI) 북한정보담당관은 애틀란틱 카운슬에 그런 식의 단기적 시각은 편하지만 “북한이 미국을 실질적인 위험에 처하게 할 수단을 개발하고 있다는 큰 그림을 놓치고 있다”고 했다. 한반도에서 긴장이 고조되면서 문 대통령이 임기 마지막으로 참석하는 유엔 총회 기조 연설이 외려 관심을 받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문 대통령은 남북한의 UN 동시가입 30주년을 맞아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을 소개하고 국제사회의 지지도 요청할 방침이다.
  • [김대영의 무기 인사이드] 北 순항미사일 요격하는 국산 지대공 미사일 ‘천궁-1/2’

    [김대영의 무기 인사이드] 北 순항미사일 요격하는 국산 지대공 미사일 ‘천궁-1/2’

    지난 13일 북한은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신형 장거리 순항미사일을 성공적으로 시험 발사했다고 밝혔다. 사진을 통해 공개된 북한의 순항미사일은 미국이 만든 토마호크 그리고 우리나라의 현무-3 계열과 유사한 모양을 보였다. 북한은 보도를 통해 발사된 순항미사일이 설정된 타원 및 8자형 비행궤도를 따라 7580초, 약 2시간 동안 비행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1500㎞를 비행해 표적에 명중했다고 전했다. 순항미사일이란 적의 레이더를 피하여 초저공비행이나 우회 비행을 할 수 있는 미사일로, 탄도미사일과 달리 항공기와 같이 터보제트나 터보팬 엔진을 장착하고 사전에 입력된 자료를 바탕으로 컴퓨터에 의해 비행한다. 순항미사일이 전쟁에서 본격적으로 사용된 것은 제2차 세계대전 때이다. 당시 독일은 V-1 즉 ‘보복병기 1호’라는 비행폭탄을 만들어 영국을 공격했다. 펄스제트 엔진을 장착한 V-1은 세계 최초의 제트 추진 순항미사일로 평가 받고 있다.하지만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탄도미사일이 주목을 받으면서 순항미사일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듯 했다. 그러나 1983년 미군이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배치하면서 전쟁의 게임체인저가 되었다. 특히 1991년 걸프전쟁 당시 288발의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이 미 해군의 수상전투함과 잠수함에서 발사되어,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의 주요 시설물을 마치 외과 수술을 하듯 정밀 타격했다. 그 결과 이라크의 전쟁수행의지는 차츰 약화된다. 하지만 걸프전을 통해 순항미사일의 약점도 드러났다. 순항미사일은 일단 탄도미사일에 비해 느린 아음속 즉 마하 0.5~0.7 정도의 속도로 비행한다. 저공비행을 한다고 하지만 대낮에 비행할 경우 눈으로도 확인이 가능했고 대공포로도 요격할 수 있었다. 또한 순항미사일은 기상상황에 따라 발사가 제한되기도 했다. 북한의 순항미사일이 우리에게 새로운 위협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대응수단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공군의 항공통제기(공중조기경보통제기)인 E-737 피스아이는 북한의 순항미사일을 탐지 및 추적하는 수단으로 꼽힌다.현재 4대가 운용 중이며, 향후 우리 군은 2대의 항공통제기를 추가 도입할 예정이다. 북한 순항미사일의 요격수단으로는 패트리어트와 천궁-1/2가 있다. 패트리어트에 사용되는 PAC-2/3 계열 미사일은 개발 당시부터 순항미사일 요격을 염두하고 만들어졌다. 이밖에 호크 지대공 미사일을 대체하는 국산지대공미사일 천궁-1/2도 저공으로 날아오는 순항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다. 특히 천궁-1/2는 패트리어트와 달리 콜드런치 및 수직발사장치를 사용해 전 방향 미사일 발사가 가능하다. 또한 천궁-2는 패트리어트 PAC-3 미사일과 같은 Hit-to-kill 즉 직격파괴 방식을 사용해 대량살상무기 즉 핵 및 화학무기를 탑재한 순항 및 탄도미사일을 안전하게 요격할 수 있다. 다만 북한의 순항미사일이 지상 이동식 발사차량에서 운용되는 만큼, 이를 사전에 탐지하고 추적할 수 있는 초소형 정찰 위성과 한국형 조인트스타즈로 알려진 합동이동표적감시통제기 사업을 조속히 진행할 필요가 있다.
  • 이란·IAEA ‘제한된 핵사찰’ 합의

    이란·IAEA ‘제한된 핵사찰’ 합의

    모하마드 에슬라미(왼쪽) 이란 원자력청(AEOI) 청장과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12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이란이 IAEA의 제한된 핵사찰에 합의했음을 발표하고 있다. 지난 5월 23일 이란이 임시 핵사찰 종료를 선언한 지 약 석달 만이다. 이란과 서방 국가들 간 핵합의(JCPOA) 협상 재개 신호탄으로 보는 시각과 이란의 시간 끌기 전략이란 회의론이 교차하고 있다. 테헤란 EPA 연합뉴스
  • “한미동맹 ‘이익 교환’ 단계 진입… 평화프로세스 재작동 여지 확보”

    “한미동맹 ‘이익 교환’ 단계 진입… 평화프로세스 재작동 여지 확보”

    “한미 동맹의 성격이 완전히 달라졌다. 이익을 거의 대등하게 교환하는 구조가 됐으며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다시 작동할 여지가 확보됐다. 미중 대립이 격화할수록 우리 외교의 유연성이 절실해질 것이다. 농구 기술 피버팅처럼 한 발에 중심을 확실히 두고도 여러 방향으로 스텝을 옮길 수 있는 외교의 유연성을 갖추도록 준비해야 한다.” 김기정(65) 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은 문재인 정부의 통일 및 외교 정책 핵심인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설계자로 통한다. 임기가 8개월 남은 시점에 문재인 정부의 4년 4개월을 돌아보며 지금의 한반도 상황을 정리하고 다음 정부에 넘길 과제들을 설계자로부터 직접 들어 보고 싶었다. 아울러 아프가니스탄 전쟁의 혼란스러운 종결과 함께 미국이 대중국 포위망을 구축하겠다는 것을 더욱 분명하게 천명한 상황에서 한결 복잡한 외교 게임을 벌이게 됐는데 우리 외교가 나아갈 방향, 꼬일 대로 꼬인 한일 관계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앞으로의 국가전략 등에 대해 들어봤다.다음은 일문일답. 미처 지면에 싣지 못한 내용은 서울신문 홈페이지에 싣는다. ●한 발에 중심 두고 여러 외교 유연성 준비를 -7월 초 북한이 원자로를 재가동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최근 상황을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출범하기 전의 상황과 비슷하다고 보는 이들이 있다. “원자로 재가동 움직임을 통해 북한이 의도하는 바를 우리가 어떻게 해석하느냐가 중요하다. 하노이 회담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진척되는 과정의 터닝포인트였다. 핵 활동 중단 의지를 국제사회에 보여 주고 싶었던 김정은 입장에서도 영변은 중요한 카드였는데 결렬돼 모두에게 아쉽게 됐다. 미국은 북한이 속이려 들 것이란 편견에 사로잡혀 있다. 미국은 북한의 의도를 오해하는 경향을 늘 보여 왔다. 북한은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같은 레드라인을 넘지 않으면서 제한된 범위에서 움직이려 했고 김정은이 중요한 영변을 포기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는데도 ‘너희들이 그걸 이해하지 못해 놓친 것이 아쉽지 않으냐’는 메시지를 보내고 싶었던 것 같다. 북미 협상이 재개되면 영변이 여전히 중요한 카드란 것을 전달하고 싶어 했던 것이 아닌가 싶다. 다만 오바마 전 대통령 때는 북한이 선제적 압박을 했는데 그 선을 넘어가 버렸다. 타이밍도 잘못 잡았고, 결과적으로 오바마 재임 8년 동안 아무런 대화나 협상도 하지 못했다. 북한에서도 치밀한 리뷰를 했을 것이다. 매우 뼈아팠을 것이고 충분히 학습했을 것이다.” ●김정은, 하노이 결렬 후 경제·안보 사이 고심 -일각에서는 김정은 위원장이 선대보다 더 합리적인 결정을 내린다고 보는데. “하나에 몰두하지 않고 전략적으로 계산을 하며 판단하는 것 같다는 느낌은 준다. 선대가 선군(先軍) 정치를 통해 핵을 보유하는 데 골몰했다면 김정은은 핵·경제 병진으로 넘어갔다. 2017년 11월 화성 15호를 쏘고 난 뒤 우리에게 읽힌 측면이다. 핵·경제 병진 노선에서 하루빨리 벗어나고 싶어 했던 것 같다. 그 뒤로 인민경제에 집중하고 싶어 이듬해 평창동계올림픽에 극적으로 참가하거나 군 간부들에게 사회주의 경제 건설의 중요성을 역설한다든지 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의 고민이 적지 않았을 것이다. 북한 내부의 동력들, 예를 들어 핵개발에 이해관계를 갖고 있는 군부, 핵과학자, 노동당 간부나 관료 그룹이 있는 반면 인민경제를 살리고 봐야 한다는 그룹이 경합하는 것 같다. 안보론과 경제발전론이 대립했는데 2018년 무렵 김정은은 확실히 후자에 서 있었다. 그런데 하노이 결렬 뒤 안보론자들의 반발이 있었던 것 같다. 리용호와 최선희가 핵무기를 포기하면 안 된다는 편지가 사방에서 답지한다고 했는데 그 방증으로 보인다. 지금도 김 위원장은 둘 사이에서 망설이고 있지 않나 싶다. 내년이면 집권 10년차인데 경제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제재의 파장은 물론이고 코로나와 관련해선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큰 임팩트를 받는 것 같다고 북한 경제를 연구하는 분들은 얘기한다. 할아버지-주체, 아버지-선군에 이어 자신은 공산주의(인민 경제)를 집권의 정당성으로 보여 주고 싶어 했는데 이뤄지지 않아 위기감 속에 미국과는 협상, 남측과는 경제협력으로 돌파구를 만들고 싶을 것이라고 추론한다.” ●韓 다음 정권 지속·작동 가능한 메커니즘 필요 -어떤 제안을 하면 북한을 협상으로 이끌어 낼 수 있다고 보나. “체제 안보와 경제 안보 둘로 나눌 수 있을 것 같다. 북한은 미국의 적대적인 정책이 해소돼야 하며 민수경제 회복을 위해서라도 제재를 부분적으로나마 풀어 달라고 요구한 바 있다. 체제 안보와 관련해선 북한 체제를 전복시킬 의향이 없으며 불가침 약속, 그리고 종전선언이나 연락사무소 설치 등 기본적인 신뢰 장치를 통해 북미 관계 정상화 순으로 진행되는 방식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체제 안보와 경제 안보 위기를 일부 해소할 수 있다는 언급이나 약속이 제시되면 북한이 자존심을 지키며 협상에 임할 수 있는 기본 조건이 될 것이라고 본다. 미국은 여전히 방법을 못 찾고 있다. 제재를 부분적으로 해소해야 한다는 주장은 제재 만능론에 가로막혀 있고 체제 안보와 관련해선 ‘만나야 뭔가 방법이 나오지, 그걸 어떻게 우리에게 먼저 얘기해 달라고 할 수 있느냐’고 되묻는 것이 미국 입장이다. 둘 가운데 어느 쪽을 선행할지는 우리 정부의 중재 노력이 변수이긴 한데 미국이 먼저 제재 해제 운운하긴 쉽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생각할 수 있는 것이 체제 안보와 관련, 포괄적 언술로 약속을 해서 북한을 협상장에 앉힌 뒤 제재 부분 해제 등 경제 안보와 관련된 논의를 진행하고 그렇게 신뢰가 쌓여 더 높은 단계의 체제 안보 관련 논의로 격을 높이는 방식을 생각할 수 있겠다.” ●인도주의적 지원 위한 역할 아이디어 교환을 -성 김 특사의 방한이나 노규덕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의 방미는 어떤 의미인지. “우리 정부가 2018년처럼 극적인 변화를 구상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보여주기식을 지양하고 3년 전 그 가능성을 엿봤으니, 분단의 긴 역사를 돌아보며 다음 정권을 누가 맡든 지속 가능한, 작동 가능한 메커니즘을 만들어 내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그 단초를 엿본 것이 지난 5월의 한미 정상회담이었다. 동맹관계에서 지역의 범위, 협력의 공간을 확장했다는 의미에 더해 우리 정부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어떻게든 작동시키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그런데 정상회담을 통해 이익의 교환 구조가 만들어졌다. 우리가 프로세스를 작동하는 것을 미국이 수용했고, 미국은 중국 봉쇄란 전략적 이득, 배터리 생산기지 같은 경제적 이득을 받는 구조다.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이 북한 문제에 관여(engagement)하는 것을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일부에서는 관여를 비핵화가 완료된 뒤 보상하는 것으로 좁게 해석하는데 넓게는 북한을 약속의 틀로 이끌어 낸 뒤 그 틀 안에 머무르게 하는 것까지를 의미한다. 2018년에 우리는 중재를 했고, 당시 관여를 주도하거나 독점한 것은 미국이었지만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우리가 관여할 여지를 확보했다. 공동 관여의 접점들을 찾는 과정에 있다고 본다. 제재에 해당하지 않으면서도 삼중고에 직면해 있는 북한 경제 위기를 일부 해소할 수 있게 만드는 접근법, 인도주의적인 지원을 위한 역할 분담, 아이디어를 교환하지 않을까 싶다. 임기가 8개월 남은 정권이 단순히 관리만 하겠다는 것은 아닐 것이다. 다만 정권 말 극적인 장면이 연출된 후 순식간에 되돌이표가 돼 버린 2007년 10·4 공동선언에 대한 기억도 있을 것이다. 연속성을 위한 ‘다리’의 역할, ‘지속성의 동력’을 살리는 일에 초점을 맞추고 있을 것이다.”
  • ‘20년 전쟁’ 이별 선언한 바이든… 국익·中견제 더 중요했다

    ‘20년 전쟁’ 이별 선언한 바이든… 국익·中견제 더 중요했다

    아프가니스탄 철군 완료 이튿날인 31일(현지시간) 조 바이든(얼굴) 미국 대통령은 20년간 끌었던 ‘영원한 전쟁’과의 이별을 고했다. 무력으로라도 타국에 민주주의를 심겠다던 ‘체제 전환’ 구상은 막을 내렸고, 더는 ‘국익 없는 전쟁’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프간에서 거둬들인 미국의 역량을 중국 압박에 더욱 쏟겠다고 강조했다. 바이든은 이날 30분간 진행된 대국민 연설에서 “(전쟁은) 미국의 근본적인 국가 이익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다른 나라를 새로 만들기 위해 군사 작전을 하던 시대는 끝났다”고 밝혔다. 20년간 아프간전에 매일 300만 달러(약 34억 7000만원)씩, 총 2조 달러(약 2315조원) 이상을 투입했다며 막대한 비용도 다시 거론했다. 오후 1시 30분에서 2시 45분으로, 또 3시 30분으로 두 차례나 연기될 정도로 막판 고민을 거듭한 이날 연설의 한 축이 ‘국익 우선’이라면 또 다른 축은 ‘중국 견제’였다. 그는 “우리는 중국과 심각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이 10년간 더 아프간에 묶여 있는 것을 원한다” 등의 언급으로 중국에 집중하기 위해 아프간에서 떠났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20년 만에 중앙아시아 지정학적 질서가 바뀌면서 주변국들의 셈법은 복잡해졌다. 당장 중국을 견제할 인도·태평양 전략의 한 축인 인도는 적대관계인 파키스탄의 세력 확대를 걱정해야 할 판이 됐다. 하지만 탈레반의 장악으로 극단주의 무장세력의 은신처가 파키스탄에서 아프간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파키스탄과의 분쟁지역인 카슈미르에서 인도에 대한 테러 공격이 발생할 우려도 있다. 인도가 그동안 테러리스트라고 무시했던 탈레반과 전날 카타르 도하에서 첫 공식 외교 접촉을 가진 이유다. 중국은 쫓기듯 철수하는 미국의 ‘사이공 패배 재연’에 미소를 지으며 중앙아시아 패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 하지만, 향후 미국의 압박이 거세질 테니 편할 수만은 없다. 특히 탈레반이 아프간에 있는 위구르족 무장세력이 신장지역으로 침투하는 것을 막겠다는 약속을 이행할지 미지수다. 미 대사관의 새 둥지가 된 카타르는 서방국과 탈레반 사이를 조율하는 ‘파워 브로커’ 역할을 노린다. 미국은 중앙아시아에서 패권을 노리는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해 20년간 적이었던 탈레반을 인정하고 손을 잡을지 결정해야 한다. 아프간 오판으로 나약한 모습을 보인 ‘슈퍼파워’ 미국이 향후 북핵 문제, 이란 핵협상 등이 악화될 경우 소위 ‘힘 과시’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바이든은 이날 “사이버 공격과 핵확산”을 미국이 직면한 미래 안보 위협으로 꼽았다. 바이든은 지난 17일간 미국인 5500명을 포함한 10만명 이상을 대피시킨 아프간 철군을 “대단한 성공”이라고 자평했다. 또 아프간 정부의 무능, 테러집단 구성원을 포함해 5000명의 재소자를 풀어 주도록 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탈레반의 지난해 2월 평화협정 등을 비판했다.
  • ‘북핵’ 뒤로 미뤄 뒀던 바이든, 北美대화 새 시험지 받았다

    ‘북핵’ 뒤로 미뤄 뒀던 바이든, 北美대화 새 시험지 받았다

    아프가니스탄 철군에 따른 혼란, 이란 핵합의 복원 협상 교착 등으로 외교적 수세에 몰린 조 바이든(얼굴) 미국 대통령이 북한의 핵활동 재개라는 난제까지 떠안게 됐다. 그간 대화 제의에 대한 북측의 무응답을 이유로 북핵 문제를 후순위로 밀어 두고 이란 핵협상과 카불 사태 대응에 집중했던 바이든 행정부에 영변 핵시설 재가동은 새로운 도전이 될 전망이다. 미 고위 당국자는 29일(현지시간) 북한이 영변 핵시설 내 5㎿ 원자로를 재가동해 플루토늄 생산을 재개한 정황이 담긴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보고서에 대해 “상당히 우려된다”면서도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달성을 위해 북한과 대화에 나서야 한다는 긴급한 필요성을 강조하는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에 밝혔다. 미국이 직접적인 규탄보다 외교 및 대화에 초점을 맞췄고, 이는 외교적 접근을 우선시하겠다는 그간의 기조와 같다. 북한이 영변 핵시설을 재가동한 것은 북미 대화 재개를 위한 압박성 조치의 측면이 있다고 해석한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 4월 말 대북 접근법으로 도널드 트럼프식 일괄 타결과 버락 오바마식 전략적 인내의 장점만을 취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뒤 북한에 대화를 제의했지만 북측은 응하지 않았다. 이에 미국 역시 ‘대화 개시를 위한 유인책은 북측에 제공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했고, 구체적인 대북 정책도 공개하지 않았다. 미국이 국내외적으로 긴급한 현안을 먼저 처리하기 위해 북한 문제를 미뤄 뒀다는 시각이 많았던 이유다. 하지만 북한이 핵무기를 늘릴 수 있는 영변 핵시설 재가동이란 카드를 또다시 던지면서 미국도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게 됐다. 미국의 이날 반응은 각종 외교적 난제가 쌓이는 가운데 북한 문제까지 악화시키지 않으려는 상황 관리의 측면도 있어 보인다. 강경보수파인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지난 5일 취임한 뒤 ‘이란 핵합의’(JCPOA)의 복원 협상은 여전히 교착상태다. 바이든은 전날 “협상 실패 시 다른 선택지를 택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하며 이란 압박에 나섰다. 또 지난 26일 170명이 숨진 카불공항 자폭테러 이후 공화당에서는 아프간 문제와 관련해 바이든의 탄핵 및 하야를 요구하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 “이란 핵합의 복귀 노력, 가치 없어” 대이란 전략 바꾸자는 이스라엘

    지난해 6월 취임 뒤 처음으로 미국 방문길에 오르는 나프탈리 베네트 이스라엘 총리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이란핵합의(JCPOA) 복구 무용론을 제기할 방침이라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이 24일 전했다. 베네트 총리는 26일 바이든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이란의 핵 활동을 제어할 새로운 전략을 제안할 계획이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시절인 2015년에 체결됐던 이란핵합의는 2018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파기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한 뒤 열강 6개국(미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 독일)과 이란 간 합의 복구가 추진됐지만, 강경파인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취임한 뒤 협상은 다시 지지부진해졌다. 이런 가운데 베네트 총리가 “2015년 이란핵합의 복구는 가치 없는 일”이란 평소 신념을 바이든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이란의 우라늄 농축 수준이 2015년에 비해 진일보했기 때문에 이란핵합의 복구로 이란의 핵 활동을 저지할 수 없다고 이스라엘은 주장했다. 베네트 행정부의 한 관리는 “농축 측면에서 이란은 핵 프로그램의 가장 진일보한 지점에 있다”면서 “2018년 5월 이후 농축 비율이 우려스럽다”고 했다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전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도 이란이 최대 20% 농축의 금속 우라늄 200g을 제조한 것을 지난 14일에 확인했다고 회원국에 통보한 바 있다. 금속 우라늄은 핵폭탄의 중핵 부분에 쓰인다. 이란 핵과 관련해 최대한 목소리를 내면서도 팔레스타인 분쟁과 관련해선 의제화를 피하는 게 이스라엘의 정상회담 전략이다. 지난 5월 가자지구를 공습하며 무장정파 하마스와 ‘11일 전쟁’을 치렀던 이스라엘은 이후에도 산발적으로 가자지구 공습을 이어 가고 있다. 지난 22~23일에도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폭력 시위 대응”을 명분 삼아 가자지구를 공습했다. 그러나 베네트 총리의 방미 일정이 임박하면서 뉴욕에 본부를 둔 휴먼라이츠워치가 23일 “지난 5월 인구밀집지역의 고층건물을 공습한 이스라엘의 행위는 전쟁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발표하는 등 이스라엘을 압박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 태영호 의원, 북한은 왜 홍범도 장군 유해를 못 모셨나

    태영호 의원, 북한은 왜 홍범도 장군 유해를 못 모셨나

    북한 외교관 출신인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19일 평양에서 태어난 홍범도 장군 유해를 북한이 모셔가지 못한 이유에 대해 밝혔다. 태 의원은 홍 장군이 광복 전까지 소련에서 여생을 보냈으므로 북한이 유해를 평양으로 모셔가자면 얼마든지 가능했지만, 김일성 시대 때 북한은 홍범도 장군의 유해를 모셔갈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김일성은 자신의 항일 업적만 내세우기 위해 홍범도 장군의 봉오동 전투와 같은 독립 무장활동은 인정하지 않았다”며 “한국에서도 일부 홍 장군을 좌익계 독립운동가로 평가하지만, 김일성은 홍범도 장군이 공산주의자는 아니라고 했다”고 강조했다. 스스로 항일 독립투쟁의 중심으로 나선 김일성은 홍 장군 유해 봉환에 부담을 느꼈지만, 10여 년 전부터 우리 정부가 유해 봉환을 추진하자 갑자기 고향인 평양에 안치해야 한다고 북한이 주장했다고 지적했다. 또 북한은 카자흐스탄에 한반도가 통일되기 전에 장군의 유해를 고향이 아닌 한국으로 보내면 남북 대결을 부추기는 결과를 낳는다고 압박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유해 봉환을 둘러싼 남북 대결 양상은 북한의 핵 개발로 인해 카자흐스탄이 한국 편으로 기울게 됐다고 설명했다.태 의원은 “북한은 2015년 말 카자흐스탄 수도에 대사관을 개설하겠다고 했으나 2016년 4차 핵실험으로 불허당했다”며 “2017년 북한의 연이은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규탄하면서 카자흐스탄은 북한과의 거의 모든 관계를 동결시켰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또 홍 장군의 유해를 모시고 있던 카자흐스탄의 고려인 사회와의 관계도 좋지 않았다고 태 의원은 지적했다. 카자흐스탄 고려인 사회에는 독립군 후손들은 물론 8·15 광복 후 소련군과 함께 북한으로 들어가 공산정권 재건에 일조하고 6·25 전쟁까지 참전하였다가 50년대 말 김일성의 숙청을 피해 다시 카자흐스탄으로 돌아온 사람들이 많아 좌익 성향이라도 김일성의 세습체제에 거부감이 있다는 것이다. 북한은 소련으로부터 카자흐스탄이 독립하자 학교도 세우고 교사들도 파견하며 고려인 예술단도 평양에 초청했으나 전반적인 고려인 사회의 반응은 냉랭했다고 부연했다.태 의원은 한 세기가 지나서야 ‘나라가 해방되면 고국에 데려가라’라는 장군의 유언을 지켰지만, 여기서 멈춰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태 의원은 “냉전의 대결 구도 속에서 너무나도 오랫동안 중앙아시아에 남아있는 독립군 후손들을 포함한 고려인들이 우리의 관심밖에 있었다”며 “이제는 그들이 조국인 한국에서 새로운 삶의 꿈을 펼칠 수 있도록 제도적인 개선책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이것이 홍 장군 유언의 본질이라고 봤다. 한편 러시아 출신으로 한국인으로 귀화한 박노자 노르웨이 오슬로대 교수도 독립군 후예들인 고려인에게 간이 또는 속성 귀화를 허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박 교수는 “1937년 스탈린주의 정권으로부터 강제 이주를 당한 고려인들에게 필요한 것은 어느 한 나라에서 ‘시민권’을 얻어 살 수 있는 것”이라며 “대한민국이 정말 독립운동 역사를 존중한다면 유해 봉환이란 ‘스펙타클’에만 만족하지 말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한미훈련 중단’ 北 손 들어준 中...잇따른 압박에도 軍 훈련 진행

    ‘한미훈련 중단’ 北 손 들어준 中...잇따른 압박에도 軍 훈련 진행

    中 외교부장, ARF서 훈련 반대 표명韓 군사주권 관련 ‘내정간섭’ 지적도北 외무성 홈페이지에 中 입장 소개군, 훈련 인원 축소...예정대로 실시北 반발 불가피...“판 깨진 않을 것”중국이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요구하는 북한 손을 들어줬다. 가뜩이나 훈련을 앞두고 한국 내 혼란이 극심한 상황에서 주변국인 중국이 우리의 군사 주권과 관련한 사안에 대해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내정간섭’으로 비칠 수 있다. 외교 문제로 비화할 소지가 있는 가운데, 군은 예정대로 훈련을 실시할 것으로 알려져 북측의 반응이 주목된다.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지난 6일 화상으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에서 한미연합훈련에 대해 “건설적이지 못하다”며 “미국이 진정으로 북한과 대화를 재개하고자 한다면 긴장 고조로 이어질 수 있는 어떠한 조치도 취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고 중국 외교부는 밝혔다. 한미 양국 외교장관을 비롯해 북한 측 대표도 참석한 자리에서 중국이 한미 연합훈련을 걸고 넘어진 것이다. 왕 부장은 북한이 수년 간 핵 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시험을 중단했다는 점도 환기했다. 중국의 오랜 기조인 ‘쌍중단’(북한 핵·미사일 도발과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을 재차 강조한 발언이라 해도 훈련이 임박한 시점에서, 그것도 다자회의 무대를 빌려 한미 양국을 압박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은 ‘영향을 끼치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오해를 살 수 있다. 왕 부장은 2017년 3월 한미 연합훈련이 진행되는 와중에도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생방송 기자회견을 통해 “훈련을 멈춰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국 외교부는 지난 7일 정의용 장관의 ARF 회의 참석 결과를 알린 보도자료에 이 같은 내용을 담지 않았지만, 북측은 같은날 외무성 홈페이지를 통해 왕 부장의 발언을 그대로 소개했다. 외무성은 왕 부장의 ‘대북제재 완화’ 주장까지 함께 실었는데, 중국의 ‘입’을 빌려 훈련 취소와 제재 완화를 간접적으로 촉구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그럼에도 훈련 취소 기미가 보이지 않자 북측은 8일 선전매체 통일신보를 통해 “합동군사연습(한미연합훈련)이 벌어질 때마다 엄중한 난관이 조성됐다”며 남측을 압박했다. 중국과 북한이 한 목소리로 훈련 반대를 외치고 있지만 군은 계획대로 실시할 것으로 보인다. 전파력이 강한 델타형 변이 바이러스 확산 등 코로나19 상황이 엄중해 참여 병력은 지난 3월 훈련 때보다 축소될 것으로 알려졌지만, 1부(방어)와 2부(반격)로 이뤄진 훈련은 통상적인 시나리오에 따라 진행될 전망이다. 훈련 중단을 노골적으로 요구했던 북측으로서는 반발을 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비난 성명 등 강한 반발이 예상되고 이를 푸는 데에도 상당한 시간이 걸리겠지만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군사적 도발로 판을 깨거나 한 방에 관계를 단절하진 않을 것”이라면서 “훈련을 실시하더라도 8·15 경축사 등을 통해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군사 주권 등 우리 측 입장을 사전에 설명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 긴장 감도는 중동… 美·英도 “이란이 고의적으로 유조선 공격”

    긴장 감도는 중동… 美·英도 “이란이 고의적으로 유조선 공격”

    이스라엘이 오만 인근 해상에서 벌어진 유조선 피격 사건의 배후로 이란을 직접 지목한 데 이어 미국, 영국까지 이란을 비난하며 중동 지역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란에선 대표적인 강경 보수파로 꼽히는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이 오는 5일 취임을 앞두고 있어 강대강의 대결이 우려된다. 이스라엘의 나프탈리 베네트 총리는 1일(현지시간) “유조선 공격 주체가 명백하게 이란임을 천명한다”며 “그에 관한 정보 증거가 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29일 오만 인근 해상에서는 유조선 머서 스트리트호가 드론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는 공격을 받아 영국인 선장 1명과 루마니아인 보안요원 1명 등 2명이 목숨을 잃었다. 일본 기업 소유 선박인 머서 스트리트호는 이스라엘 재벌 이얄 오퍼의 국제 해운사 조디악 해양이 운용한다. 이스라엘 당국은 사건 발생 다음날부터 성명을 통해 이란을 배후로 지목하고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사건으로 자국민이 목숨을 잃은 영국도 이란이 고의적으로 이스라엘 유조선을 겨냥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하며 이스라엘에 힘을 실어 줬다. 도미닉 라브 영국 외무장관은 “고의적이고 목표가 설정된 것”이라며 “이란에 의한 분명한 국제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사건 조사를 지원했던 미국 역시 “이란이 이번 공격을 했다는 걸 확신한다”며 “적절한 대응”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가디언은 유조선 피격 사건으로 사망자까지 발생한 만큼 과거보다 훨씬 강력한 대응 조치가 나올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이란은 사건 발생 며칠 만에 외무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 첫 공식 입장을 발표하며 이스라엘의 주장을 일축했다. 당국은 “(자국 배후설은) 근거가 없다”며 “이스라엘이 이란을 겨냥해 이런 주장을 한 게 처음이 아니다. 당장 이를 멈추라”고 반박했다. 숙적인 이스라엘과 이란은 중동에서 발생한 각종 사건의 배후로 상대를 지목해 왔다. 이스라엘은 이슬람 시아파 국가인 이란을 최대 위협으로 꼽으며 이란의 미사일과 핵개발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최근 이스라엘에서 대이란 초강경파인 베네트가 신임 총리로 당선되고, 이란에서도 라이시 대통령이 임기를 시작하면서 앞으로 더 큰 갈등이 불거질 거란 우려가 크다. 라이시는 이란핵합의(JCPOA)에 복귀하려면 미국이 먼저 제재를 풀어야 한다고 주장했고,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 역시 “서방 국가들은 절대 도움을 주지 않고 가능한 모든 분야에서 공격을 가한다”며 깊은 불신을 드러낸 바 있다. 다만 이란이 수십년 만의 최악의 가뭄과 함께 전력 부족, 인플레이션, 코로나19 팬데믹 등 각종 문제를 안고 있는 만큼 당장 핵협상이나 서방 국가에 의한 제재 등에 대한 논의에 나서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 MBC 올림픽 개회식에 어이없는 자막과 화면, 부끄러움은 우리의 몫

    MBC 올림픽 개회식에 어이없는 자막과 화면, 부끄러움은 우리의 몫

    MBC가 역대급 방송 사고를 냈는데 부끄러움은 우리 모두의 몫이 됐다. MBC는 중계방송이 끝나기 전 사과 자막을 띄우고 중계진이 죄송하다고 머리를 숙였지만 파문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 같다. 해외 누리꾼들은 상식을 뛰어넘은 MBC의 제작 실수를 질타하고 있다. 23일 2020 도쿄올림픽 개회식을 생중계한 MBC가 도쿄 국립경기장의 개회식장에 들어오는 여러 선수단을 소개하는 과정에 부적절하고 무례하기까지 한 자료화면과 자막을 내보냈다. 우크라이나 선수단을 소개하며 1986년 4월 26일 체르노빌 원전 폭발 현장 사진을 보여줬다. 공식 집계 사망자만 3500명, 피폭으로 인한 기형과 암 발병 등 피해자가 40만명에 이르는 20세기 최악의 참사였다. 국내 누리꾼들은 대한민국 선수단이 입장할 때 성수대교 붕괴 사진을 쓰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어이없어 했다. 아이티 선수단을 소개하면서 자막으로 ‘대통령 암살로 정국은 안갯속’이라고 달았다. 엘살바도르 선수단 자료화면으로는 비트코인 사진을 넣었다.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한 곳으로 세계 최초로 비트코인을 법정 화폐로 채택했지만 수도 산살바도르에서 반대 시위가 일어날 만큼 논란이 되고 있다. 노르웨이 선수단을 소개할 때는 손질된 연어 사진을 자료화면에 넣었으며, 마셜제도를 소개하면서 ‘한때 미국의 핵실험장’이란 상식 밖의 자막을 달았다. 해외 누리꾼들도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분노를 드러내는 이들도 있다. 한 일본 누리꾼은 “우크라이나는 체르노빌이었지만 일본은 무난한 초밥 사진이었다. 쓰나미나 후쿠시마가 아니라 기쁘다”고 비꼬았다. 말레이시아 누리꾼으로 보이는 이는 MBC 중계 화면을 첨부해 “스포츠는 국내총생산(GDP)과 관계가 없는데, (이를 자막에 넣은 것은) 정말 무례한 행동”이라면서 “MBC가 개회식을 망쳤다. 왜 GDP와 백신 접종 비율을 내보내는거죠?”라고 물었다. 루마니아는 영화 ‘드라큘라’ 사진을 썼고, 시리아는 내전을, 나우루는 인광석 고갈로 인한 경제 붕괴를, 팔레스타인은 이스라엘의 분리장벽을 화면으로 사용하는 등 해당 국가들이 민감해 할 내용을 다뤘다. 동티모르는 ‘2002년 인도네시아로부터 독립’, 파키스탄은 ‘종교갈등으로 1942년 인도로부터 분리’ 등 여러 나라의 정치적 갈등과 관계를 언급하는 미숙함을 드러냈다. 가봉 선수단이 입장할 때는 광고 때문에 중계를 끊었다. 사모아 입장 때는 할리우드 영화배우 드웨인 존슨 사진을 썼다. 도미니카공화국 때는 약물 복용으로 몰락한 미국프로야구(MLB) 데이비드 오티스의 사진을 썼다. 미국의 수도를 워싱턴 DC가 아니라 워싱턴으로 표기하거나 미크로네시아의 위치를 대서양으로 표시했으며 인도네시아를 소개할 때는 말레이시아 사라왁 지역을 표기했다. 모리타니를 소개할 때는 수정되기 전의 국기 사진을 사용했다. 칠레 자료화면으로 수도인 산티아고와 혼동했는지 스페인의 산티아고 순례길 사진을 올렸고 예멘을 ‘예맨’으로, 스웨덴을 소개할 때는 복지 선진국을 ‘복지 선지국’으로 잘못 내보냈다. 호주를 소개하며 ‘오세아니아의 중심’이라거나 이란을 소개하며 ‘이슬람의 중심지’란,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하는 문구도 눈에 띄었다. 중국을 소개할 때 베이징올림픽을 얘기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위성사진의 좌표는 베이징이 아니라 청두, 충칭 등 쓰촨성 지역인 것 같다는 의심이 제기됐다. 국내 누리꾼들의 반응이야 말할 것도 없다. 오죽하면 친여 성향으로 MBC 편을 많이 들어왔던 김용민 씨도 무례하기 짝이 없다는 글을 트위터에 올릴 정도였다. 그런 수준 낮은 자막과 부적절한 자료화면을 미리 걸러내지 못할 정도로 중계진의 수준이 떨어지는지 이해가 안된다. 그동안 도쿄올림픽을 부실하게 준비하는 일본과 일본 정부를 힐난했던 우리 모두를 더 부끄럽고 민망하게 만들었다. MBC 중계진은 현장을 취재하는 기자들의 지적을 받고서야 문제를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원진과 중계진은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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