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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제플러스] 이란, 우라늄농축 잠정중단 요구 수용

    |테헤란 DPA 연합|이란은 다음달 말까지 우라늄 농축을 중단해 달라는 유럽연합(EU)측의 요구를 공식 수용했다고 이란 ‘메흐르’ 통신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통신은 이란 국가안보위원회 위원으로 핵협상단 대변인을 맡고 있는 후세인 무사비안이 지난 2일 EU측 협상대표인 영국·프랑스·독일 등 3개국 대사를 만나 이같은 의사를 전달했다고 전했다. 이란은 연료용 우라늄 농축 재개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반면 EU와 미국은 핵무기 제조에 이용될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 [월드이슈] 고유가·지구온난화 비상‘원자력 대안론’ 고개

    [월드이슈] 고유가·지구온난화 비상‘원자력 대안론’ 고개

    지구촌에 원자력발전소 건설 열풍이 다시 불고 있다.30년 이상 원전 건설을 허가하지 않았던 미국이 재개 방침을 밝혔고, 러시아는 세계 최초로 수상(水上) 원전을 건설하겠다고 선언했다. 남미에서는 브라질과 베네수엘라가 원전 건설 붐에 동참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아시아권에서는 중국, 인도를 중심으로 원전 건설이 본격적으로 진행 중이다. 고유가와 온실가스 감축의 당위성 때문에 원전 건설에 반대하는 목소리는 상대적으로 작아지고 있다. ●미국·남미도 원전 건설 동참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따르면 지난달 19일 현재 전세계에는 모두 440기의 원자로가 가동 중이고 25기가 건설 중이다. 유럽과 북미에서는 80년대 이후 원전 건설이 중단된 상태다. 현재 원전 건설은 아시아가 주도하고 있다. 건설 중인 원자로의 68%인 17개는 아시아에 집중돼 있다. 하지만 지난 4월27일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32년만에 원전 건설 재개 방침을 밝히면서 이 흐름은 바뀌고 있다. 미국에 뒤질세라 러시아 원자력청은 지난달 26일 사상 처음으로 5년 안에 바다 위에 70㎿급 원전을 건설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반면 유럽은 여전히 원전 건설에 부정적이지만 이탈리아, 독일을 중심으로 조금씩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다. 남미 역시 예외는 아니다. 현재 2기의 원전을 가동 중인 브라질 정부도 브라질핵프로그램(PNB)을 마련, 최대 7곳의 새 원전을 건설할 방침이라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지난달 22일 “원자력에너지 개발에 착수해야만 한다.”면서 “브라질, 아르헨티나와 협력하고 이란의 도움을 받으면 가능할 것”이라고 구체적인 방법을 밝혔다. 아시아에서는 중국이 2020년까지 30∼40개의 원전을 건설, 전력 부족을 해소할 계획이고 인도 역시 8년 안에 24개의 원전을 추가로 지을 예정이다. 인도네시아는 지난 4월 처음으로 원전 건설 계획을 승인했다. ●고유가와 온실가스 감축이 원전 건설 촉진 원자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IAEA는 세계 전체 발전량에서 원자력이 차지하는 비율이 현재 16%에서 2030년에는 27%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원전 건설을 촉진하는 직접적인 이유는 배럴당 50달러선을 넘어선 고유가와 이에 따른 ‘에너지 안보’ 확보 경쟁이다. 더욱이 경제가 급성장하면서 전력 수요도 크게 늘고 있는 중국·인도 등에서는 저가에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대안은 원자력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미국 에너지부는 2025년 전세계 에너지 수요는 2001년에 비해 54% 늘어나고 중국, 인도 등 개발도상국들은 91%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교토의정서가 발효됨에 따라 이산화탄소를 비롯한 온실가스를 감축해야 한다는 점도 중요한 이유다. 원자력 발전에 따른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석탄의 34분의1, 석유의 25분의1 수준에 불과하다. 지난 3월 열린 IAEA의 ‘21세기를 위한 원자력 에너지’ 회의에서 도널드 존스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무총장은 “원자력 에너지는 지구온난화를 멈추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IAEA와 세계원자력연합(WNA)은 원전 가동을 전면 중단한다면 1년에 6억t의 이산화탄소가 추가로 배출될 것으로 추산했다. 한편 반미 노선을 걷고 있는 이란과 베네수엘라의 경우 원전 건설이 궁극적으로 핵무기 개발을 목표로 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안전성·폐기물 문제 해결해야” 원자력은 장점이 많지만 문제점 역시 만만찮다. 먼저 한번 사고가 나면 심각한 피해를 낳는다. 지난 86년 발생한 체르노빌 원전 폭발사건은 300만명 이상의 피해자를 낳았으며 지금도 방사능이 유출되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방사성폐기물 처리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환경단체 벨로나재단의 닐스 보머 박사는 “어떤 방식으로 폐기물을 처리하든 후세에 부담을 안겨줄 수밖에 없다.”면서 “폐기물 처리 장소에서 적어도 10만년 동안은 떨어져 있어야 안전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 유럽-우파정당 주도 원전개발로 U턴도 |파리 함혜리특파원|전통적으로 반핵정서가 강한 유럽의 상당수 국가들은 지난 1986년 체르노빌 원전사고 이후 원전 추가건설을 중단하거나 단계적으로 폐기하는 등 원전 포기정책을 유지해 왔다. 하지만 고유가와 교토의정서 발효에 따른 온실가스 감축이 발등의 불로 떨어지면서 원자력으로 ‘U턴’하는 나라들이 늘고 있다. 이탈리아는 체르노빌 사고 이후 1987년 국민투표를 통해 원전을 폐기하기로 결정했으나 지난달 30일 이탈리아에너지공사(Enel)가 프랑스전력공사(EDF)와 유럽형 경수로(EPR) 개발협력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원전개발 정책으로 복귀했다.Enel은 프랑스의 플라망빌에 건설되는 1600㎿ 규모의 원자로 개발비용의 12.5%를 부담하고 그만큼의 생산전력 사용권을 갖는다. 독일의 사회민주당과 녹색당 연립정권은 2000년 10월 원자력발전소 신규건설 금지 및 기존 원전의 단계적 폐쇄를 규정한 법률을 제정했다. 환경부는 이 일정에 따라 2003년 북부의 슈타데 발전소를 폐쇄한데 이어 지난 달 11일 바덴뷔르템베르크주의 오브리크하임 발전소 가동을 중단했다. 그러나 최근 주의회 선거에서 승리, 차기 총선에서 집권할 가능성이 높은 야당인 기독교민주연합은 원전 포기는 실업자 양산과 부족한 전기의 수입 등 문제를 야기한다며 원전폐쇄 정책의 폐지를 공언해 왔다. 영국은 2003년 발표된 ‘국가에너지 백서’에 따라 현재 가동 중인 12개의 원전 가운데 9개를 단계적으로 폐쇄,2020년에 원전발전 의존도를 현재의 22%에서 7%로 낮춘다는 계획이다. 영국정부는 원전 대신 풍력 등 재생가능 에너지원 개발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지만 풍력발전소 건설이 지체되면서 원전발전 재개론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토니 블레어 총리는 신규 건설보다 기존 원전의 수명을 연장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핀란드는 2002년 의회가 원전재개를 통과시킴에 따라 2009년까지 원자로 1기를 추가로 건설키로 했으며, 불가리아도 2011년과 2013년 각각 1기의 원자로를 건설할 예정이다. 프랑스는 1차 석유파동 이후 원자력을 중심으로 한 에너지정책을 고수한 나라. 그 결과 석유사용 비율을 30년전보다 30%이상 줄였고, 전기는 자립도가 100%를 넘어서 남아도는 전기를 수출까지 하고 있다. lotus@seoul.co.kr ■ 미국-‘부시 새 원전추진’ 논란 가열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새로운 원자력 발전소 건설 방침을 발표한 이후 정치권 안팎에서 원전 건설의 정당성 및 효율성에 대한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 4월27일 미국내에서 1973년 이후 중단됐던 원전 건설을 2010년까지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의 원전 건설 재개는 배럴당 50달러를 넘는 고유가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에너지의 해외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전략적 목적이 강하다. 사무엘 보드먼 에너지장관은 새 원전이 2014년까지 완공될 것이며 30억달러의 기금 설립을 의회에 요청할 것이라고 구체적인 건설 계획을 밝혔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원전 건설 재개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민주당은 어중간한 원전 건설 정책보다는 수소전지와 태양력, 풍력 등 대체에너지 개발을 늘리라고 촉구하고 있다. 환경론자들은 전통적으로 원전 건설에 반대해 왔지만 이번에는 부시 대통령의 정책에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 원전이 오히려 화석연료보다 환경에 이롭다는 주장이 계속 나오기 때문이다. 미국 에너지부가 내놓은 ‘2004년 에너지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천연가스와 석유, 석탄 등 에너지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2001년에 비해 4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환경단체인 ‘환경방어’의 프레드 크럽 회장, 세계자원연구소의 조너선 래시 소장 등은 핵 확산 우려가 해소된다면 원전에 반대하지 않겠다는 ‘조건부 찬성론’을 펼치고 있다. 또 그린피스의 창설자 가운데 한 명인 패트릭 무어도 “원자력은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중요한 에너지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dawn@seoul.co.kr
  • “美·日, 대북강경책 협력가능성 높아”

    “이번 북한 핵위기는 지난 93,94년 발생한 1차 때와는 다른 양상을 띠고 있다. 일본은 물론 미국도 직접적인 안보위협으로 인식하기 시작한 것이다.” 일본의 안보전문가 겐 진보 게이오대 교수는 27일 고려대 국제대학원 안보포럼에서 일본 국민들의 안보인식이 크게 달라졌으며 고이즈미 정권 이후 ‘억지력 강화’란 분위기 속에서 더욱 우경화의 길을 걸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10년 전엔 북한이 개발한 대포동 미사일의 사거리 한계 등 운반체가 잘 발달되지 않아 북한 핵문제에 대해 안보위협을 크게 느끼지 않았다. 당시에는 북한 핵문제를 핵확산금지조약(NPT)체제의 붕괴를 막기 위해 미국이 강경대응하려 했다면, 이번에는 실질적인 안보위협으로 느끼는 일반 국민들의 불안 정서를 업고 미국과 일본이 더욱 강경하게 대응할 수 있는 상황이다.” 겐 교수는 “일본 국민들의 안보관 및 정서도 지난 10년 동안 크게 변했다.”면서 “미국 주도의 미사일방어(MD)체제에 일본이 적극 참여한 것도 대중적 지지를 얻은 덕택이라고 봐도 무방하다.”고 밝혔다. 일본의 국방력 증강에 대해선 “분명히 동북아지역 안보에 악영향을 초래하겠지만 대안이 없다는 것이 국민정서이고 정책결정자들의 판단”이라고 지적하면서 북한은 이같은 군사력 증강의 단기 목표가 됐고 중장기적으론 중국이 타깃이란 설명이다. 일본 내에선 군사적으로도 빠르게 커가고 있는 중국과의 군비통제 협력을 위해서라도 자위대의 군사력 증강을 달성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고 소개했다. MD체제 등 전략적 무기체제의 개발을 서두르는 것도 실질적인 방위비 예산을 줄이면서 방위혁신을 이뤄야 한다는 국민적 공감대에 힘입은 것이란 설명이다. 또 2000년부터 주변국가들에 대한 정부개발원조(ODA)를 줄이고 있는 것에 대해선 “일본이 경제적인 원조 및 지원으로 지역 안보를 달성하려던 정책에서 후퇴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이런 움직임은 직·간접적으로 군사력 증진을 추구하게 하고 지역안보를 더욱 불안하게 하는 등 악영향을 가져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서울광장] 한국이 왕따 당하고 있다는 우려/김경홍 논설위원

    [서울광장] 한국이 왕따 당하고 있다는 우려/김경홍 논설위원

    최근 정치인과 학자, 재미교포 등이 어울린 자리에서 이런 화제가 올랐다. 주한 미국대사가 공석이 된 지 석달이 다 됐는데 미국은 왜 후임자를 내정하지 않는가. 한 정치인은 “미국이 한국에 대해 심기가 불편하니까 대사 임명에 신경쓰지 않는 것”이라며 정부의 외교정책을 공격했다. 한·미동맹이 불안하다는 지적이 곳곳에서 나오는 상황이어서 그의 분석이 그럴듯하게 들린다. 그런데 미국에 거주하는 한 학자는 다른 분석을 내놨다. 미국이 대사를 임명하는 데는 절차가 있다는 것이다. 원칙과 프로세스의 문제이지 감정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의 잣대와 다르다는 것이 그의 해석이다. 그렇지만 그도 미국이 한국에 대해 썩 좋은 감정을 갖고 있지 않다는 데는 동감했다. 한·미관계가 껄끄럽다는 일치된 지적들이 목에 가시로 남는다. 오는 6월11일 워싱턴에서 한·미 정상회담이 열린다. 주요 의제는 북핵문제와 한·미동맹의 점검이 될 것이다. 북핵은 평화적 해결에 대한 공동노력을 약속받아야 할 문제다. 한·미동맹도 오해를 줄이고 협력체제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의견이 모아져야 할 것이다. 그런데 외교통상부의 김숙 북미국장은 굳이 하지 않아도 될 얘기를 꺼냈다. 김 국장은 한 방송인터뷰에서 “동북아균형자론에 대한 얘기를 나눌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지금 한·미 정상회담에서 동북아균형자론을 꺼낼 때인가. 동북아균형자론은 발설 단계부터 웃음거리가 됐다. 균형자의 역할이란 싸움을 말릴 수도 있고, 붙일 수도 있는 위치에 있어야 하는 것이다. 북한이 우리의 중재에 귀를 귀울이지 않고, 중국과 미국, 일본도 마찬가지다. 중재자가 아니라 홀로 중간자가 되고 만 것이 현실이다. 외교는 힘이고 실리다. 구호나 주장만으로는 얻을 게 없다. 오죽하면 일본 외무성의 야치 쇼타로 사무차관이 “미국이 한국을 충분히 신뢰하지 않고 있어 일본도 한국과의 정보공유 협력에 신중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겠는가. 분명히 야치 차관의 발언은 오만하고 비아냥거리는 투가 섞여있다. 깊숙이 들여다보면 한국이 이 발언으로 들끓으리라는 것도 염두에 두었음직하다. 그렇다면 우리도 좀더 속내깊게 대처해야 한다. 과연 우리가 미국과 일본으로부터 정보협력에서 ‘왕따’를 당하고 있는가. 당하고 있다면 어떻게 실리를 되찾을 것인가를 먼저 심사숙고했어야 한다. 그런데도 정부여당은 야치 차관의 발언을 전한 한나라당의 사과를 요구하고, 야치 차관의 문책을 요구하고 나섰다. 심지어는 다음달 열릴 한·일 정상회담과 연계하자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국내외에 온통 얼굴을 붉힌 꼴이다. 야치 차관의 발언은 외교관례상 무례임은 틀림없지만, 못할 말을 한 것은 아니다. 의도야 어떻든 ‘쓴소리’로 받아들일 성숙한 외교적 역량이 있어야 한다. 야치 차관의 발언은 독도나 교과서왜곡 문제와는 본질이 다르다. 정부의 정치적 대응에 속시원해 할 사람보다 걱정하는 사람이 더 많아 보인다. 최근 중국이 한국의 대북유화정책이 계속되는 한 북한을 설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미국측에 전달했다는 얘기가 들린다. 또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미국측이 의외로 냉랭할 것이라는 얘기도 있다. 한 재미 인사는 워싱턴의 분위기가 과거 부시 대통령이 한국의 대통령을 ‘디스 맨‘이라고 불렀을 때와 비슷하다고도 한다. 한국정부가 왕따를 당하고 있다는 지적들이 사실이 아니기를 바라지만, 적어도 왕따를 자초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웃음 뒤에 칼날을 숨기고, 동쪽을 보면서 서쪽을 챙기는 방법도 얼마든지 있다. 김경홍 논설위원 honk@seoul.co.kr
  • 이란, WTO가입 첫 관문 통과

    |제네바 연합|세계무역기구(WTO)는 26일 일반이사회를 열어 이란과의 가입협상을 개시키로 결정했다. 이번 결정은 이란이 하루전 유럽연합(EU)과 협상에서 모든 핵 활동을 계속 중단하기로 합의한 뒤 나온 것이다.WTO 일반이사회가 이란과의 가입 협상을 결정한 것은 지난 1996년 신청서를 제출한 지 9년 만이다. 이란이 가입의 첫 관문을 통과한 것은 지난 수년간 22차례에 걸쳐 이를 거부했던 미국이 동의를 표시했기 때문이다. 이란과의 가입협상 개시는 미국이 가입 반대의 구실로 삼았던 핵프로그램의 해결에 협조할 뜻을 밝힌 데 따른 반대급부의 하나다. 이란은 25일 제네바에서 영국·독일·프랑스 등 EU의 3대국 외무장관과의 협상에서 우라늄 농축의 재개를 일단 중단하고 8월말까지 이들과 궁극적인 해결책을 모색한다는데 합의했다. 그러나 공식 가입은 앞으로 최소 3∼4년은 걸릴 전망이다.
  • [월드이슈] 보유 vs 비보유 갈등못풀면 NPT ‘유명무실’

    [월드이슈] 보유 vs 비보유 갈등못풀면 NPT ‘유명무실’

    27일(현지시간) 폐막되는 핵확산 금지조약(NPT) 평가회의가 최종 합의문을 채택하지 못한 채 막을 내리게될 것이 확실시된다.1970년 발효 이후 35년 동안 갖가지 비판과 우려 속에서도 핵 확산을 억제하는 데 기여해온 NPT 체제가 근본부터 흔들릴 가능성이 한층 커진 셈이다. 이에 따라 ‘핵 없는 미래’를 위한 국제적인 합의 틀을 근본부터 다시 짜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게 될 것으로 보인다. ●회원국간 다양한 이견 조율 실패 이번 평가회의는 188개 회원국이 참가한 가운데 핵보유국의 군축, 비보유국의 확산 억제,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 등 쟁점을 3개 위원회 별로 논의해 26일과 27일 열리는 본회의에 회부, 채택하는 일정으로 진행됐다. 그러나 개막 열흘이 지난 11일에야 의제 선정을 마무리짓고 또 절차 논의에 일주일을 허비하느라 정작 각국의 다양한 이견을 좁힐 수 있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모자랐다. 교도통신은 소식통을 인용, 이들 3개 위원회 모두 합의문 초안 마련에 실패했다고 25일 보도했다. 이에 따라 세르지오 데 퀘이로즈 두아르테 의장 직권의 성명 채택으로 이를 대체할 가능성이 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합의문 채택을 어렵게 만든 핵심적인 이견은 역시 북한과 이란의 핵개발 문제였다. 원자력 개발을 빌미로 민감한 핵시설에 접근하는 이란을 막기 위해 미국은 IAEA에 독자 사찰권 등을 부여하자고 주장했지만 이집트 등 비동맹 국가들은 미국이 2000년 평가회의 합의부터 이행하라고 맞불을 놓았다. 북한 핵에 대해서도 합의문 초안에 6자회담 당사국들의 합의 내용을 명기하자고 미국은 종용했지만 중국은 6자회담에 북한을 끌어들이기 위해선 안된다고 버텼다.NPT를 탈퇴한 북한에 핵관련 물자를 반환하도록 요구하는 합의문 초안이 추진됐지만 이 역시 어려워진 것으로 보인다. 핵 비보유국들은 보유국이 핵공격을 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조약 등으로 확약할 것을 요구했으나, 미국 등은 문서 보장을 거부하며 “NPT 의무를 준수하는 국가만이 안전보장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맞섰다. ●태생적인 한계 드러났을 뿐 그러나 더욱 근본적인 문제는 NPT체제에 내재된 불평등에 있다고 많은 군축 전문가나 시민단체들은 판단한다. 미국의 카네기재단과 같은 곳도 이런 입장에 동조하고 있다. 우선 보유국의 군축은 강제 조항이 아니며 사찰 의무도 없는 반면, 비보유국은 핵무기 제조와 보유를 금지당하고 사찰까지 받아야 하는 점이 꼽힌다. 또 프랑스·중국 등이 부분 핵실험을 지속하는데도 이를 제재할 마땅한 수단이 없으며 인도·파키스탄처럼 NPT 체제 밖의 핵무장에 대해선 속수무책이라는 점이 효용성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물론 핵무장을 포기한 비보유국들에 대해 보유국의 핵공격 위협을 과연 막아줄 수 있느냐는 원천적인 의심도 자리하고 있다. 이런 태생적인 한계에다 미국과 러시아 등 핵 강국의 리더십 부재도 한몫 했다는 평가다.5년전 평가회의와 달리 이번엔 보유국의 공동선언이 나오지 못했다. 당시 보유국은 핵실험 금지조약 준수를 선언하고 13단계 군축 이행을 약속함으로써 비보유국들의 불만을 달랠 수 있었고 그 결과 합의문 채택이 이루어졌지만 이번에는 보유국의 입장 통일도 없었다. 뉴욕 타임스는 미국의 외교 지도력 결핍이 작용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인도의 PTI통신이 지적한 것처럼 미국이 소형 핵폭탄이나 벙커 버스터 무기 등을 꾸준히 개발하는 한편, 이미 200여기의 핵탄두를 보유하고도 이를 부인하고 있는 이스라엘을 옹호하는 듯한 미국의 태도가 회원국들의 불신을 부채질했다. 이와 관련, 미 국무부가 회의 참가자들에게 배포한 브로슈어에 96년 포괄적 핵실험 금지조약(CTBT)과 2000년 한해 동안의 핵 관련 논의를 통째로 누락한 것을 주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각국 대표도 많다. 카네기 국제평화재단의 무기감축 전문가인 조제프 시린치온은 “미국 정부가 국제적 합의의 존재 자체를 무시하는 모습은 놀라운 것”이라고 말했다.‘있으나마나’ 한 조약으로 NPT를 전락시킨 것은 미국의 책임이라는 사실을 다시한번 확인시킨 셈이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월드이슈] “美 핵무장정책 핵비확산체제 파괴”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핵무장 정책은 부도덕할 뿐만아니라 위험하며 35년 이상 작동해온 핵비확산 체제를 송두리째 파괴하고 있다.” 1960년대 케네디와 존슨 정부 시절 국방장관을 역임한 로버트 맥나마라(89)가 핵확산금지조약(NPT) 평가회의가 열리고 있는 뉴욕 유엔본부에서 지난 24일 기자회견을 갖고 미국 정부를 공개 성토했다. 월남전 초기 전쟁을 이끌었다가 나중에 이를 반성해 유명해진 맥나마라는 자신이 국방장관으로 일하던 때와 지금 미국의 핵무기 정책은 근본적으로 달라진 것이 전혀 없다고 포문을 열었다. 그는 미국이 실전에 배치한 전략 핵탄두가 6000개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맥나마라는 “나에게 미국과 나토의 핵 정책을 한마디로 규정하라고 한다면 부도덕하고 군사적으로 불필요하며 아주, 아주 위험한 짓이라고밖에 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거대한 핵 병참고가 국가 방위에 필수적이라고 미국 정부가 믿는 한, 심각한 안보 위협을 느끼고 있는 비보유국들이 핵 옵션을 그냥 지나치리라고 믿는 것이야말로 위험천만한 짓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맥나마라는 미국이 자신들의 ‘정권 변형’을 의도하고 있다고 의심하는 이란, 북한과 하루빨리 양자대화에 나서 이같은 의심을 풀어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전 보장을 문서로 확인해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란이 북한의 사례를 좇아 핵보유를 선언할 경우 일본과 남한, 타이완이 이를 따르려 할 것이며 중동에선 이집트, 사우디아라비아, 시리아가 같은 행동을 하게 될 것으로 우려했다. 맥나마라는 모든 나라가 핵무기 개발을 저지할 책무가 있다며,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이 확산 실태를 점검해 이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보고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또 미국과 러시아 등 핵보유 5개국이 새로운 핵무기 개발 중지는 물론 비보유국들을 상대로 이들 무기를 절대 사용하지 않겠다는 선언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맥나마라의 발언을 보도하면서 로이터 통신은 평가회의 개막 후 보름 동안 미국이 한 일은 핵보유국의 군축 합의 이행과 관련된 논의를 차단하고 지난 1995년과 2000년 평가회의에서의 합의 사항을 외면하는 것뿐이었다고 꼬집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인기 치솟는 동서양 ‘철의 여인’

    요즘 지구촌의 뉴스메이커로 큰 주목을 받고 있는 두 ‘철의 여인’이 있다. 일본 방문 중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와의 회담을 돌연 취소하고 귀국길에 오른 중국의 우이(吳儀) 부총리와 사상 첫 여성 총리로 기대되는 독일 기독교민주연합의 앙겔라 메르켈 당수가 그들이다.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철낭자(鐵娘子)’ 우이(吳儀) 부총리의 행보는 거칠 것이 없다. 지난 23일 우 부총리는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와의 회담을 일방적으로 취소시켰다. 그녀 스스로 “신사참배 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며 중국 지도부에 회담 취소를 전격적으로 요청, 세계를 또 한번 놀라게 한 것이다. 일본 조야는 “국제 예의상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력하게 비난했지만 우 부총리는 24일 태연하게 몽골 출장길에 올랐다. 중국 언론과 네티즌들 사이에서 “우이의 태도는 올바르다.”,“소인배 일본에 군자의 태도를 보일 필요가 없다.”는 등 지원사격이 쏟아지는 등 인기 상한가를 기록 중이다. 38년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서 태어난 우 부총리는 62년 베이징석유학원을 졸업했고 26년간 석유화학회사에서 근무하다 88년 베이징 부시장으로 정계에 뛰어들었다. 베이징 부시장(88∼91년) 시절 사무실에 야전 침대를 놓고 1년 이상 기거한 유명한 일화가 있다.‘철낭자’는 90년대 후반 미국 무역대표부(USTR) 칼라 힐스 대표와의 담판 때 붙여졌다.‘여걸’ 힐스가 중국의 불법복제를 빗대 ‘좀도둑’이라고 표현하자 그녀는 “미국은 중국의 유물을 강탈해간 ‘날강도’”라고 맞불을 놓는 두둑한 배짱을 선보였다. 지난 2003년 봄 위생부장으로 전격 발탁된 그녀는 ‘사스와의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고 그 해 11월 정치국원,2004년에는 첫 여성 부총리에 오르는 등 출세가도를 달리고 있다. 독신으로 2002년 ‘중국의 10대 여성’ 1위에 뽑히기도 했다. oilman@seoul.co.kr ● 獨 첫 여성총리 유망 메르켈 기민련 당수 야당인 기독교민주연합의 앙겔라 메르켈(50) 당수가 총리직에 바짝 다가서면서 독일 정계의 핵으로 부상하고 있다. 올 가을 조기총선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메르켈이 당수로 있는 기민련의 지지율이 사민당을 10∼17%포인트 차로 크게 앞서고 있기 때문이다. 총선서 승리하면 독일 최초의 여성 총리 겸 동독 출신의 첫 총리가 된다. 대중적 인기와 당내 지지율을 감안하면 ‘메르켈 대세론’은 확정적이다. 독일 여성으론 최초로 당 사무총장(98년), 당수(2000년), 원내총무(2000년)를 지냈다. 헬무트 콜 전 총리의 발탁으로 여성청소년부(91년)와 환경부 장관(94년)에 올랐고 98년 총선서 기민련이 패하자 사무총장을 맡았다. 콜 전 총리의 ‘정치적 양녀’로 불렸지만 2000년 비자금 스캔들에서 당을 구하기 위해 콜 전 총리의 정계 은퇴를 주장하며 ‘철녀(鐵女)’의 면모를 보였다. 처음 당수가 됐을 때만 해도 스캔들로 위기에 처한 기민련의 일시적인 ‘구원투수’ 정도로 여겨졌지만 이후 강한 장악력과 추진력, 수완을 발휘하며 이젠 당의 구심점으로 우뚝 섰다.1989년 물리학박사로 동독 물리화학연구소에서 일하다 민주화운동에 처음 발을 디뎠다. 이듬해 동독 과도정부 대변인 서리를 거쳐 그 해 실시된 통일 독일 총선에서 연방 하원의원으로 당선되며 정치 인생을 시작했다. 가톨릭 남성 신자들이 주류인 기민련에서 개신교에 여성이자 동독 출신이란 ‘약점’을 안고 있는 메르켈. 보수·친미적인 독일판 ‘철의 여성’의 대권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美서 北 공격해도 中 군사대응 방법 없다”

    “美서 北 공격해도 中 군사대응 방법 없다”

    |베이징 이석우특파원|북한 핵문제가 올 하반기까지 풀리지 않고 결국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회부될 경우 중국은 대북제재를 묵인할 수밖에 없다고 중국 외교부 산하 국제문제연구소 고위 관계자가 밝혔다. 국제문제연구소는 우리의 외교안보연구원과 같은 기관이다. 이 연구소 진린보(晋林波) 동북아연구실 주임(실장)은 지난 23일 베이징 국제언론센터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중국은 안보리에 북한 제재안이 회부될 경우 길어야 두세 차례 반대할 수 있지만 그 이상은 국제사회의 여론과 미국과의 관계, 중국의 국제적 지위 등을 고려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현재로선 6자회담 재개 가능성이 남아 있는 만큼 중국은 대화에 집중하지만 한두 달 안에 6자회담이 재개되지 않으면 어려운 결단을 내려야 할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연합뉴스는 24일 한 외교 소식통의 말을 인용, 중국 외교부의 한 관리가 간담회에서 “북한의 핵 보유는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전제하고 “북핵의 안보리 회부는 ‘당분간’ 적절치 않다.”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진 주임의 발언과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북한의 핵실험과 곤혹스러운 중국 그는 “북한은 앞으로 한두 달은 핵실험을 하지 않을 것처럼 행동할 것이다. 핵실험 강행은 당장 북한의 전략적 선택 폭을 좁히고 중국·러시아 등 북한을 감싸온 나라들의 입지를 어렵게 하기 때문이다. 또 미국의 강경대응에 구실을 준다는 것을 북한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북한은 전략적으로 이미 핵 실험 강행을 선택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위험은 따르지만 핵 능력을 보여주고 미국 등 주변국가들에 압력을 가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 때문에 중국은 북핵 문제에서 곤경에 처해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은 북한에 대해 특별한 영향력을 갖고 있지만 6자회담 재개 등 북핵 문제 해결에서 점점 이를 잃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진 주임은 미국이 북핵 시설에 대해 군사공격을 감행하더라도 중국은 적극적인 군사 대응을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핵 시설에 대한 미군의 공격이 지상군 투입이 아닌 공군과 바다 위의 항공모함 및 해외기지 미사일 등을 이용한 원거리 공격 위주가 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런 가운데 북·중 상호방위조약의 존속은 중국을 더욱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보복 공격 가능성 미국의 대북 군사공격이 이뤄질 경우 한국과 일본의 미군기지에 대한 북한의 보복 공격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북한은 한국과 일본의 미군기지에 대한 보복을 위협하고 있지만 김정일 위원장이 모든 것을 포기하고 ‘같이 죽자.’고 결심하는 상황일 때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한국의 민간인들이 희생당하면 한국 정부도 국민들에게 참고 사태를 악화시켜선 안 된다고 말할 수 없으며 ‘어떤 중대한 반격’을 취해야 하기 때문에 미국의 제한적 공격에 대한 북한의 보복공격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평가다. ●민족공조 강조의 속뜻은 지난주 개성에서 열린 당국자 회담 등 북한이 10개월 동안의 냉각기에서 벗어나 남북관계에 적극적인 태도로 입장을 바꾼 것에 대해서는 북·미 관계의 돌파구 카드로 이용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분석했다. “핵 문제의 핵심 고리는 미국이 쥐고 있다. 북한의 경제회복과 국제사회 진출도 미국이란 관문을 통과해야 이룰 수 있다. 북한은 북·미 관계 등 국제적 입장이 어려울 때마다 한국 체면을 세워주고 활동 영역을 넓혀주면서 이용하려 했다. 북핵문제가 더욱 꼬이면 남측과의 민족공조를 더 강조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뿐 아니라 북한은 중국·러시아·일본을 이용해 왔다.” ●한국의 역할은 제한적 진 주임은 한국의 역할과 관련,“(한국이)북핵 문제 등에서 독자적인 역할을 시도하고 있지만 큰 틀에선 동맹국인 미국과의 협조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처지여서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핵이 잘 해결되지 않으면 갑작스러운 북한의 붕괴 위험도 그만큼 높아진다.”면서 “그럴 경우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 평화와 안전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준다는 점에 주의하면서 앞으로 1∼2개월의 고비를 잘 넘겨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jun88@seoul.co.kr
  • [열린세상] 표류하는 미국의 대북정책/이근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미래전략연구원 원장

    북한이 핵개발 수위를 계속 높이고 있다. 며칠전에는 함경북도 길주군 지역에서 지하 핵실험 준비로 의심되는 징후가 포착되었는가 하면, 지난 11일에는 북한 외무성 대변인이 영변의 폐연료봉 인출 완료를 발표하였다. 그러다 보면 어느덧 북한이 실제로 핵무기를 보유하는 날이 도래할 것 같은 불안감이 든다. 그런데 만일 북한이 실제로 핵보유국이 된다면, 미국의 부시 행정부는 대북정책과 안보정책에서 치명적인 정책실패를 초래했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북한의 핵보유는 미국의 안보목표인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와 미국의 본토방위라는 목표에 치명타를 날리는 것이다. 우선 북한의 핵보유 자체가 핵확산을 의미하므로 대량살상무기의 확산방지는 실패한 것이며, 이러한 실패는 좋지 않은 선례로 작용하여 제2·제3의 북한이 나올 가능성을 높인다. 사실 미국의 핵확산 방지라는 목표는 파키스탄이 핵보유국이 되면서 이미 실패한 것인데, 따라서 핵을 보유한 북한을 제2의 파키스탄이라고 부르는 것이 더욱 정확한 표현이다. 파키스탄의 선례가 하나일 때와 둘일 때는 매우 다르다. 이미 선례가 두차례 되어 버린다면 제3·제4의 파키스탄이 나올 가능성은 훨씬 커질 것이고 그 후보에는 현재 이란이 포함되어 있다. 한편 장거리미사일 개발 능력을 보유한 북한이 핵을 가진다면 미 본토가 북한 핵공격의 사정권에 들어오게 되며, 이는 미 본토를 그들이 말하는 불량국가에 노출시키는 것으로 귀결된다. 또 북한이 파키스탄과 중동의 여러 국가와 무기거래를 한 전력을 보건대 북한 핵물질이 테러단체 등 미국에 적대적인 세력으로 이전될 가능성도 더욱 높아지게 된다. 이는 9·11 이후 미국이 가장 우려하는 테러집단으로부터의 핵테러로 연결되는 시나리오다. 테러집단은 불량국가보다 그 행방·행적을 추적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볼 때 미국은 안보적으로 훨씬 불안해질 것이다. 둘째, 북한이 핵을 보유하게 될 경우, 미국은 북한의 핵을 포기시킬 만한 뚜렷한 해결방안을 찾기가 어려울 것이다. 북한의 군사적 능력을 고려할 때 무력 공격은 천문학적인 인명피해 때문에 웬만큼 무모한 지도자가 아닌 한 채택하기 어려울 것이다. 특히 북한이 핵으로 무장되어 있고, 그 핵의 위치가 100%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은 상황에서의 무력 공격은 북한의 핵보복을 유발할 수 있다. 그 핵보복은 미 본토뿐만이 아니라 동맹국을 향할 수 있어 미국의 동맹정책에도 큰 타격을 줄 것이다. 그렇다고 북한에 대한 압박을 높이는 것도 효과적인 핵포기 방안이 되기 어렵다. 압박이 오히려 미 본토방위에 더욱 큰 위협을 초래할 가능성도 있다. 왜냐하면 경제적 압박에 처한 북한은 경제적 손실을 보전하기 위하여 핵물질을 제3자에게 판매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그렇게 되면 이는 미 본토방위에 직접적인 위협으로 전환된다. 압박보다는 오히려 북한에 대한 전통적인 억지가 본토방위에 더욱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북한에 대한 억지전략이 미국의 대북 전략이 된다면 미국은 핵확산방지의 실패를 인정하는 것이 되고, 동맹국들은 북한의 핵위협 속에서 매일 매일 악몽을 꾸게 될 것이다. 또 외부적인 압박으로 인하여 북한이 핵을 포기하기 전에 붕괴해 버린다면 북한 내부의 혼란이 발생하여 핵에 대한 통제력이 상실되고, 그 과정에서 핵이 제3자에게 유출되거나 핵테러가 한반도 및 주변지역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이러한 치명적인 정책의 실패를 막기 위해서 미국은 보다 유연하게 북한과의 대화에 적극성을 띠어야 할 필요가 있다. 미국은 2003년 2차 북핵위기의 시작부터 김정일 정권에 대한 불신과 도덕적 혐오로 인하여 북한과의 협상 자체에 매우 소극적이었다. 또 중동문제에 집중하다 보니 미국 자신보다는 6자회담의 다른 국가들이 북핵문제를 해결해 주기를 바라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이제는 미국이 위에서 분석한 것과 같이 난처한 입장에 처하기 전에 하루빨리 북한 핵개발을 현상태에서 묶어 놓고 되돌리는 적극적인 대화에 임해야 할 것이다. 한국정부는 미국에 양국이 모두 매우 어려운 국면에 빠져 들어간다는 것을 논리적으로 보여 주고 미국에 보다 적극적인 대화를 요청하여야 한다. 이근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미래전략연구원 원장
  • “美, 北에 核선제공격도 고려”

    미국이 긴급한 위협에 처했을 경우 핵무기를 이용한 선제공격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군사분석가 윌리엄 아킨은 기고문을 통해 미 국방부가 북한, 이란 등의 위협에 대비해 지난 2003년 11월 ‘콘플랜(CONPLAN) 8022’를 작성했으며, 이 계획에는 핵무기를 사용한 선제공격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콘플랜은 개념만 잡혀 있는 작전계획이라는 의미다. 아킨은 지난 1월에도 ‘코드명’이라는 책을 발간하면서 ‘콘플랜 8022는 북한, 이란, 시리아의 핵시설 및 기타 위협을 선제공격하는 내용의 1급비밀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킨은 특히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이 지난해 7월 북한·이란 등 대량살상무기(WMD)를 개발할 가능성이 있는 국가가 미 본토를 공격할 가능성에 대비, 미군의 핵 선제공격을 포함하는 극비문서에 서명했다고 덧붙였다. 기고문에 따르면 콘플랜 8022는 두 가지 시나리오를 가정하고 있다. 먼저 북한의 긴급한 핵 위협이 발생할 경우 전자·사이버 공격을 이용, 정밀하게 목표물을 선정한 뒤 소규모 특수부대를 투입해 핵장치를 제거하는 작전을 상정했다. 두번째는 이란 등을 겨냥해 WMD 인프라에 대한 다양한 폭격 등 보다 광범위한 공격방안을 포함하고 있다. 아킨은 “어떤 상황에서도 미 대통령이 실제 북한과 이란에 핵 공격 명령을 내리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미국이 방어용으로 핵무기를 운용하겠다는 전략을 바꿔 핵을 이용해서라도 안보 위협 상황을 사전봉쇄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 [서울광장] ‘북핵’ 전략부재냐 모호성이냐/김경홍 논설위원

    [서울광장] ‘북핵’ 전략부재냐 모호성이냐/김경홍 논설위원

    북한이 지난 2월10일 핵보유를 공식선언했을 때 정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반기문 외교부장관은 거듭 “새로운 국면”이라고 했다. 긴급 소집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는 “북핵은 절대 용인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전문가라고 자처하는 인사들은 북한의 핵보유선언을 협상용이라느니, 명분축적용이라느니 온갖 분석들을 내놓았다. 하지만 그 아전인수격 전망들은 맞지 않았다. 핵보유 선언으로부터 불과 두달 남짓 사이. 북한은 3월 말에 영변 원자로의 가동을 중단했고,5월1일에는 동해를 향해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어 북한 외무성은 11일 영변 원자로에서 8000개의 폐연료봉을 인출해 핵무기고를 늘릴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발표대로라면 이미 핵무기를 가지고 있고, 앞으로 핵무기를 더 만들 준비도 완료됐다는 선언이다. 북한의 수순이 이렇듯 정교한데 이를 ‘벼랑끝 전술’로 보기에는 석연치 않다. 벼랑끝 전술이란 결국에는 협상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전제가 깔려있다. 북한이 사태를 벼랑끝으로 몰아가다가 양보를 얻어내면 협상에 나설 것이라는 낙관론에 가까운 것이다. 하지만 벼랑은 남과 북의 벼랑이지 주변국들이 벼랑끝으로 몰리는 것은 아니다. 북한이 최근 핵위협 수위를 높이는 동안 정부가 내놓은 것이라고는 북핵의 평화적 해결과 주변국들과 공조를 통한 6자회담 재개 외에는 별게 없어 보인다. 북한의 핵실험설, 미국의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설, 일본의 대북제재 준비설, 러시아의 유엔안보리 회부 지지설 등이 나오는데도 정부는 우리 입맛에 맞는 ‘취사선택’의 성향을 보이고 있다. 미국이 외교로 풀 수 있다고 언급하면 ‘무력사용은 타당성이 없다’는 쪽으로, 중국이 심각한 우려를 표시하면 ‘중국이 북한을 설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해석하는 식이다. 그런 점에서 정부가 북핵문제의 진전에 소극적이거나 낙관적이라는 지적은 귀 기울일 만하다. 북한의 폐연료봉 인출에 대한 정부의 대응도 마찬가지다. 반기문 외교부장관은 처음에는 “비관하거나 낙관할 것이 없다.”며 차분하게 대응하겠다고 했다. 다음날에는 “정부는 심히 우려하고 있다.”고 했다. 한 정부당국자는 북한이 사용후 핵연료봉 재처리를 끝냈다고 주장하던 2년전 상황의 재탕이라고 말했다. 반 장관의 발언이나 당국자의 인식이 이 정도라면 모호하고 미지근하기 짝이 없다. 외교에서 말을 아끼고 전략을 숨기는 것을 ‘전략적 모호성’이라고 한다. 하지만 최근 북핵상황과 관련해 정부가 보여주고 있는 태도는 전략적 모호성이라기보다는 전략부재로 비처진다. 미국이 말을 바꿀 때마다, 북한이 수위를 높일 때마다 상황에 따라 이리저리 휩쓸리는 듯한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김영삼 정부시절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을 지낸 정종욱 교수가 최근 “북한의 핵은 협상용이 아니라 필수”라고 했다. 김정일 정권이 핵을 포기한다고 하더라도 내부로부터의 충격과 파괴력 때문에 핵보유국으로 치달을 것이라는 얘기다. 가능성 높은 전망이고, 만약 이런 식으로 간다면 북핵전략도 최악의 경우에 대비해야 한다. 북한에만 시기를 놓치지 말라고 충고할 것이 아니라 우리 정부가 시기를 놓치면 안 된다. 최악의 경우를 상정한 치밀하고 정교한 ‘북핵 프로세스’가 필요하다. 대북정책뿐 아니라 미국과 중국 등에 대한 외교전략도 재점검해야 한다. 정부의 북핵대응이 사후약방문이 되어서는 안 된다. 예방이 치료보다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는 정도의 정부의 대응은 불안하다.‘매우 불길한 위기국면’이라는 전직 대통령의 지적을 명심해야 한다. 김경홍 논설위원 honk@seoul.co.kr
  • EU “이란과 핵협상 중단할수도”

    유럽이 2년 동안 지속돼 온 이란과의 핵협상을 중단할 수 있다는 입장을 처음 밝혔다. 이란은 이에 맞서 핵활동 재개를 공식 발표, 이란 핵문제를 둘러싼 국제사회의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유럽연합 대표로 이란과 핵 협상을 해온 영국·독일·프랑스 외무장관은 11일(현지시간) 이란 국가안보최고위원회(SNSC)에 보낸 서신에서 “핵개발을 재개하겠다는 위협을 계속한다면 협상은 종결될 것”이라면서 “이는 이란에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뿐”이라고 경고했다. 이란은 12일 골람레자 아가자데 부통령이 그동안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이 운영되는 장소로 의심받아온 이스파한 핵시설의 활동을 일부 재개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란의 이같은 방침은 곧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통보될 예정이다. 앞서 이란은 지난달말 평화적 목적으로 우라늄을 농축하겠다고 밝혔고, 지난 9일에는 우라늄 원석 37t을 우라늄 농축에 필요한 중간단계인 4불화우라늄가스로 변환했다고 주장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유럽의 움직임에 대해 “이란을 제재해야 한다는 미국의 전략에 동의하겠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그동안 미국은 줄곧 이란 핵문제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회부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고 유럽측은 협상에 더 무게를 뒀다. 그러다 지난 3월 양측은 이란이 협상을 중단하거나 일부분이라도 우라늄 농축 활동을 재개한다면 이란 핵문제를 유엔 안보리에 회부하자는 데 합의했다. 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 [“핵연료봉 인출” 북핵 새국면] 벼랑끝 타협·핵용인후 경제봉쇄 갈림길

    [“핵연료봉 인출” 북핵 새국면] 벼랑끝 타협·핵용인후 경제봉쇄 갈림길

    ■ 北·美 전략 전문가 진단 북한의 폐연료봉 인출 선언으로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 최악의 경우 미국이 북한의 핵 보유에 대해 물리적 타격을 하지 않고 사실상 용인하는 대신 경제봉쇄를 강화하는 전략을 택할지도 모른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이는 북한의 핵실험은 곧바로 미국의 선제공격으로 연결될 것이란 일각의 전망과는 다른 것이어서 주목된다. 장성민(세계와 동북아포럼 대표) 전 의원은 12일 기자에게 “미국은 북한이 협상용으로 폐연료봉 인출 선언을 했다는 것을 뻔히 알고 있기 때문에 쉽게 양보를 하지 않을 것이고, 특히 부시 행정부의 네오콘(신보수주의자)들은 과거 클린턴 행정부와는 성향이 전혀 달라 북한이 완전히 두손 들고 나오길 바라고 있다.”며 “미국의 반응이 북한의 기대에 못 미칠 경우 상황은 핵 재처리까지 흘러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장 전 의원은 “내가 알기로, 미국은 북한이 굳이 핵실험을 한다면 못이기는 척 용인한 뒤 정치·경제적으로 북한의 손발을 완전히 잘라 고사시키는 전략까지 각오하고 있다.”면서 “북한으로서는 핵실험을 하는 순간 협상카드도 날리고 중국을 포함해 국제사회 전체로부터도 완전히 고립되기 때문에 섣불리 도발을 하기 힘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 김태효 교수도 “설령 6자회담이 재개되더라도 지금 분위기로는 다시 파행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이렇게 되면 북한은 차제에 핵 보유를 실현해 협상력을 실질적으로 높이려 할 것이고, 미국도 중국·러시아가 북한 편이라는 한계를 감안해 아예 핵보유를 용인하는 대신 대량살상무기확산방지구상(PSI) 등으로 봉쇄하는 전략을 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북한의 ‘벼랑끝 위협’ 직후 극적 타협이 도출된 전례에 비춰 6자회담을 통해 정상화될 것이란 관측이 아직까진 우세한 편이다. 중앙대 국제대학원 김태현 교수는 “과거 북한은 대화에 나오기 전에 꼭 미사일 발사 등의 카드를 통해 몸값을 높였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이제부터는 중국이 본격적으로 중재 압력을 받으면서 적극적인 행보를 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편 김대중 전 대통령은 이날 한신대에서 행한 특별강연에서 “지금 한반도는 매우 불길한 위기국면으로 들어가고 있는 것 같다.”며 미국과 북한이 양자합의를 이룬 뒤 6자회담에서 실천을 담보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北주장 의문점 북한이 영변 5㎿원자로를 재가동한 시점은 2003년 2월로 파악됐고 가동 중단이 확인된 시점은 지난 3월 말쯤이다. 전문가들은 원자로 중단 이후 냉각시키는 데만 한달이 걸리고 연료봉 8000개를 꺼내는 작업에는 최소 두달이 걸린다고 판단하고 있다. 북한이 해리슨 선임연구원에게 “4월부터 연료봉 제거작업을 시작,3개월간 계속할 것”이라고 말한 데서 볼 수 있듯이 원자로 가동 중단시기가 4월 초를 전후한 시기라고 해도 다음 달은 돼야 끝날 것으로 예측된다. 따라서 북한이 지난 11일 영변의 5㎿ 원자로에서 폐연료봉 8000개를 꺼내는 작업을 완료했다고 발표해 인출속도가 단축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이와 관련,“인출작업을 최단기간 내 끝냈다.”고 언급해 그간 북한이 인출작업을 위해 상당한 속도를 내왔음을 시사했다. 서울대 원자력연구센터의 강정민 박사는 12일 “북한이 모방한 영국의 칼더 홀 원자로의 경우 연료봉 인출 속도가 하루 120개(0.75t) 정도지만 북한의 기술을 감안할 때 그보다 더딜 것으로 봤다.”면서 “북한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하루에 120개가 넘는 양을 뽑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폐연료봉 하나의 무게는 6.25㎏ 정도로 8000개는 50t 정도 된다. 북한의 발표가 사실이라면 ▲영변 원자로가 영국의 모델보다 더 개선된 것이거나 ▲피폭을 무릅쓰고 무리하게 작업을 강행했다는 얘기가 된다. 다른 한편으로는 북한이 작업을 완료하지 못한 채 최근 정세를 감안해 이미 끝낸 것처럼 발표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인출 이후에는 수조에 담가 냉각기를 거친다. 냉각이 끝나면 바로 재처리가 가능하다. 문제는 방사화학실험실의 재처리다. 북한측은 정상적인 가동조건에서 1년에 110t의 폐연료봉을 처리할 수 있다면서 2003년 1월부터 5개월 동안 연료봉 8000개를 재처리했다고 주장했었다. 통상 원자로 중단부터 재처리까지 9∼12개월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북한측 주장대로라면 인출한 연료봉을 재처리하는 데 6개월이면 가능하다는 추정이 나온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청와대 우려속 “차분히 대응” |타슈켄트 박정현특파원|청와대는 북한의 폐연료봉 인출 완료 주장에 대해 차분하게 대응한다는 방침에 따라 반응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노무현 대통령은 11일 실크로드의 교차점인 사마르칸드를 방문하고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타슈켄트에 남아 있던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으로부터 북한 외무성 발표와 관련한 공식 보고를 받았다고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노 대통령은 보고를 받고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노 대통령은 동포간담회에서 북한의 폐연료봉 인출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을 하지 않는 대신 북핵문제 해결의지와 통일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노 대통령은 “통일을 모두 소망하고 노력하지만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다.”면서 “천천히 할수록 무리한 비용이 들지 않고 부작용도 없이 잘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개성공단이 잘 되려면 국제적 협력을 거쳐야 하고, 이를 위해 북핵문제가 잘 풀려야 한다고 역설했다. 배석한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은 기자들에게 ‘걱정’ ‘우려’란 표현을 여러 차례 써가면서도 차분한 대응방침을 밝혔다. 반 장관은 “걱정이다. 가동중단한 지 40여일인데….”라면서 “그런 수순을 밟을 수 있다고 예상은 했지만 생각보다 빨리 진행됐다.”고 당혹감을 나타냈다. 반 장관은 “북한이 자꾸 이러니까 우리 정부로서도 우려스럽다.”면서 “관련국들이 북핵 문제에 관해 우려를 표명하고 있는 가운데 이런 일이 일어나니 걱정이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반 장관은 “공개적으로 저렇게 발표하는 것을 보면 협상을 재촉 혹은 압박하는 전략일 수도 있다.”고 분석하고 “너무 비관하거나 낙관할 것 없이 차분하게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jhpark@seoul.co.kr ■ 美·日 냉담… 中은 무반응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외신|북한의 핵 연료봉 인출 완료 발표에 대해 미국과 일본은 냉담한 반응 속에 북한의 핵 개발 계획 중단과 6자회담 조속 복귀를 촉구했다. ●미국 스콧 매클렐런 백악관 대변인은 11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언급할 것이 없다.”면서도 “북한의 도발적인 언행은 국제사회로부터 스스로를 더욱 고립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6자회담 참가국들이 북한의 행동을 우려하고 있다.”면서 “모든 참가국들이 6자회담으로 되돌아가기를 원하고 있으며, 미국도 북핵 문제를 6자회담을 통해 외교적으로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리처드 바우처 국무부 대변인도 “그들(북한)은 과거에도 비슷한 발표를 한 적이 있다.”며 무게를 두지 않으려고 애쓰는 모습이었다. 또 “북한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면서 “북한이 스스로를 고립시키지 말고 대화에 복귀, 건설적으로 돼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바우처 대변인은 이날 “유엔 안보리 회부가 반드시 문제 해결의 최선책이라고 할 수 없다.”,“미국은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해체)’라는 표현을 한동안 쓴 적이 없다.”고 밝히는 등 ‘대화 분위기 유도용’ 제스처도 이어나갔다. ●일본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는 “협상용 발언일 가능성도 있다.”며 여지를 두면서도 “6자회담에 조속히 복귀해 핵 계획을 포기하는 것이 북한에 가장 이익이란 것을 깨닫게 해야 한다.”고 반응했다. 일본 정부대변인 호소다 히로유키 관방장관은 12일 기자회견에서 “핵무기화를 완료했다는 등의 발표를 하고 있기 때문에 매우 심각하게 염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자민당의 한 간부는 이날 “북한에 상당히 구체적인 움직임이 있는 것 같다. 곧 모종의 움직임이 있을지 모른다.”고 사태 악화를 경계했다. ●중국 당국은 12일까지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은 채 사태를 관망하고 있다. 중국은 “북한 핵 개발에 대해 구체적인 정보를 갖고 있지 않다.”며 즉답을 회피해 왔다. 중국 외교부는 다만 북한의 발표가 나온 직후 로이터통신의 논평 요구에 “6자회담 당사국들이 회담 재개에 해가 되는 일을 하지 않기 바란다.”고 반응했다. 정부가 공식반응을 내놓지 않은 가운데 신화통신 등 관영매체들은 논평 없이 사실 보도에 치중했다. dawn@seoul.co.kr
  • [피플 인 포커스] 이란 대선 출마선언 라프산자니

    11일 이란 대선 출마를 선언한 아크바르 하셰미 라프산자니(70)는 최고 지도자 아야툴라 알리 하메네이에 이어 이란의 실질적 2인자로서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최고위 이슬람 성직자로서 1989∼1997년 두 차례 대통령을 역임했으며 국회의장과 군사령관, 대통령 등 주요 자리들을 거쳤다.97년 개혁파 모하마드 하타미가 대통령에 취임한 뒤 법률 제정에 결정적 영향력을 가진 중재위원회를 이끌어 왔다. 경직된 이슬람 근본주의를 고집하지 않고 미국 등 서방과의 점진적 관계개선 및 경제개방 정책을 지지하고 있다. 중도 온건 보수파로 불리는 까닭이다. 그동안 개혁파와 보수 강경파 사이에서 중립적 태도로 균형을 잡아왔다는 평을 듣고 있다. 차기 대통령은 핵 개발 의혹으로 고조되고 있는 미국 등 서방과의 긴장 완화와 경제 회복 등의 과제를 안고 있다. 그도 1979년 이슬람혁명 이전 다른 반체제 이슬람 성직자처럼 체포와 고문, 도피라는 고난의 길을 걸어왔다. 이란 혁명 후엔 암살 표적까지 됐다. 요직을 두루 거친 탓에 인권탄압, 부정 부패 등 비난과 구설도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이란서 가장 존경받는 지도자 중 한 사람이기도 하다. 오는 6월17일 실시되는 대선엔 알리 아크바르 벨라야티 전 외무장관, 모흐센 레자이 전 혁명수호위원회 위원장 등 주로 보수파 인사들이 출마 의사를 밝혔다. 따라서 이번 선거는 실용주의자인 라프산자니 대 강경 보수파란 구도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차기 대통령의 성향에 따라 미국과의 관계 변화를 비롯, 중동 및 세계정세에 변화가 예상된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국제플러스] “이란, 우라늄 37t 농축용가스 변환 완료”

    이란 정부가 지난해 우라늄 농축활동을 중단하기 이전 37t 분량의 정제된 우라늄광석(옐로케이크)을 4불화우라늄(UF4) 가스로 변환했다고 모함마드 사이디 이란원자력기구 부의장이 9일 공식 확인했다.4불화우라늄 가스는 우라늄 농축에 사용되는 분자구성 물질로, 이 가스로 만드는 저농축 우라늄은 핵발전 연료로 쓰이지만 반복농축을 통해 얻어지는 고농축 우라늄은 핵 무기 원료로 활용된다. 사이디 부의장은 4불화우라늄 가스로 변환 작업이 이뤄진 장소는 미국이 그동안 핵무기 제조시설이라고 의심해온 이란 중부의 이스파한 핵 단지라고 말했다. 앞서 이란 핵 협상단의 하산 로하니 대표는 최근 이스파한에 있는 우라늄 변환 시설의 가동을 재개하겠다는 방침을 시사했었다.
  • 일 “안보리 회부” vs 한중 “6자복귀 설득”

    |교토 김상연특파원|지난 6일 일본 교토(京都) 국제회관에 설치된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외무장관회의 프레스센터. 차분하던 한국기자석이 오후 5시20분쯤 갑자기 술렁였다. 방금 전 끝난 한·일 외교장관회담에서 마치무라 노부타카(町村信孝) 일본 외상이 우리나라의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에게 북핵 문제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부 필요성을 언급했다는 ‘뜨거운 뉴스’가 일본 기자들의 입을 통해 전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잠시 후 프레스센터에 들어선 박준우 외교부 아·태국장의 설명은 달랐다. 그는 “마치무라 외상이 ‘다른 선택’이란 표현을 하긴 했지만 안보리의 ‘안’자도 꺼내지 않았으며, 결국 현재로선 6자회담이 최선이라는 입장을 표명하더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불협화음’은 앞서 오전에 열렸던 한·중 외교장관회담이 별다른 잡음을 낳지 않았던 것과 분명 대조적이다. 결국 이번 ASEM 외무장관회의를 통해 북핵 문제와 관련한 한·중·일 3국의 입장차가 보다 선명하게 드러났다고 볼 수도 있다. 7일에도 이런 구도는 반복됐다. 이날 한·중·일 3국 외교장관회담이 끝난 뒤 일본측은 자국 기자들을 상대로 한 브리핑에서 “반 장관이 ‘북핵상황이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며, 국제사회의 인내심이 한계로 가고 있다.’고 말하더라.”며 부정적 기류를 강조했다. 특히 마치무라 외상은 회담에서 “북한으로의 핵 관련 물자와 기술 유입을 막아야 한다.”고 강경한 입장을 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우리측은 브리핑에서 “반 장관이 6자회담의 조속한 재개를 위한 외교적 노력을 강조했더니 마치무라 외상과 리자오싱(李肇星) 중국 외교부장도 북핵문제를 평화적이고 외교적으로 해결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긍정적인 기류였다는 점을 거듭 강조, 일본측 브리핑과는 확연히 온도차를 드러냈다. carlos@seoul.co.kr
  • 마주 달리는 北美…예상되는 4대 시나리오

    마주 달리는 北美…예상되는 4대 시나리오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북한이 함경북도 길주에서 지하 핵폭발 실험을 준비 중이라는 뉴욕타임스 보도가 나오는 등 위기 상황이 고조되면서 북핵 문제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지난 2002년 말 북핵 위기가 재현된 이후 미국의 각종 연구소와 전문가들이 제시한 북핵 시나리오를 보면 향후 진행 방향을 어느 정도 예측해 볼 수 있다. 물론 대부분의 시나리오는 최선(외교적 해결)부터 최악(전쟁)의 상황을 모두 나열하고 있기 때문에 상반되거나 모순된 예측도 담고 있다. 그러나 시나리오가 제시한 큰 흐름에서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북한의 핵 실험이나 북·미간 무력충돌 가능성 등을 짚어볼 수 있다. 또 지금까지의 북핵 위기 상황도 대부분이 기존의 시나리오 내에서 진행되고 있다. ●“북한은 핵 실험을 할 것이다” 미국기업연구소(AEI)의 니컬러스 에버스타트 선임연구원은 지난해 아시아정책연구소(NBR)의 특별 연구과제로 발표한 ‘6개의 북핵 시나리오’에서 북한의 핵 실험을 하나의 가정으로 제시했다. 에버스타트 연구원은 북한이 지하 핵 실험에 성공할 경우 ▲한국 정부는 그동안의 대북 유화정책 실패로 국민의 불신에 직면할 것이며 ▲북한 핵 실험에 대한 대응 조치를 놓고 한·미간에 갈등이 생겨 동맹이 붕괴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또 주변국들은 북한의 비핵화와 정권교체를 위해 봉쇄와 고립정책을 협력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에버스타트는 전망했다. 미 중앙정보국(CIA)의 동아시아 책임자를 지낸 아서 브라운 위기관리그룹(CRG) 선임 부회장은 북한이 1년 안에 동굴이나 광산 갱도에서 핵 실험을 한 뒤 이를 발표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했다. 브라운 부회장은 주요 기업 고객들을 상대로 이같은 내용의 북한 핵 시나리오를 브리핑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전했다. 브라운은 핵 실험장에서 새어 나온 소량의 방사능 낙진이 일본쪽으로 흘러가면 “서울과 도쿄의 금융시장이 요동을 치고, 한국내 외국계 기업들은 철수나 사업 축소를 저울질하게 될 것이며, 미국은 대북 봉쇄조치를 취할지 아니면 다른 조치를 취할지를 놓고 논쟁을 벌이게 될 것”이라고 전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북한, 서로 선제공격한다? 에버스타트 연구원은 6개의 시나리오에서 미국과 북한 모두 상대를 선제공격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미국의 대북 선제공격은 북한이 작은 핵 장비를 국제 테러단체에 비밀리에 판매하기로 했다는 신뢰성 높은 정보를 수집하면서부터 시작될 수 있다고 에버스타트는 가정했다. 그는 미국이 공격을 개시하기 불과 몇분 전에야 대통령이 한국 대통령과 일본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공격사실을 통보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어 미군은 핵 장비를 실은 선박과 항구를 파괴하고, 북한은 서울과 주한·주일 미군기지에 보복포격을 해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에버스타트는 한국 정부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 심지어는 제대로 알리지도 않고 감행된 미국의 대북공격은 한·미 동맹의 종결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것으로 지적했다. 또 미·일 동맹에도 치명적인 영향을 끼치게 되면 미국은 고립무원의 상황에 놓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본의 교도통신은 미국이 북한과 이란 등 이른바 불량국과 테러조직이 ▲미국이나 동맹국에 대량살상 무기를 사용하거나 사용을 계획할 때 ▲생물무기 공격을 기도할 때 ▲대량살상 무기가 저장된 지하거점을 공격할 때 선제 핵 공격이 가능하다는 방침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최신 미군 문서에서 확인했다고 지난 1일 보도했다. 반면 북한이 선제공격에 나설 것이라는 시나리오도 적지 않다. 에버스타트 연구원은 북한이 “영변이 미군의 공격을 받았다.”고 주장하며 서울의 용산 미8군 기지에 수백발의 포탄을 집중 투하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이에 대해 미국이 보복을 하면 한반도에서 전면적인 전쟁이 발생할 것으로 에버스타트는 예측했다.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비공식 대변인으로 알려진 김명철(일본 조·미평화센터 소장) 박사는 최근 저서에서 “미군이 선제공격을 독점하는 시기는 이미 지났다.”면서 “김정일은 미국이 대북 선제 핵 공격을 고려하는 징후가 보이면 미 본토에 대해 선제 핵공격을 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협상과 현상유지 가능성도 에버스타트 연구원은 북핵 위기를 해결하는 최선의 시나리오로 ▲미국은 북한에 경제·외교·안보적 혜택이라는 대가를 제공하고 ▲북한은 핵무기를 신뢰할 수 있는 방식으로 영구히 제거하는 ‘윈·윈’ 방안을 제시했다. 몬테레이 국제연구소의 핵비확산센터는 지난 2003년 발표한 ‘북한의 핵 의도 평가’ 보고서에서 제시한 4개의 시나리오를 통해 북한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은 정권내 강경파와 온건파의 대립 때문에 나타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북한 내부의 문제 때문에 결정적인 대결이나 협상이 이뤄지지 못한 채 만성화된 위기 상황이 계속된다는 것이다. 한편 마르커스 놀란드 국제경제연구소(IIE)의 선임연구원은 지난해 발표한 저서 ‘김정일 이후의 한반도’에서 북한이 붕괴할 경우 남한이 부담해야 할 비용은 10년간 6000억달러(약 600조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dawn@seoul.co.kr
  • 모스크바 회동 최대이슈도 ‘핵’

    모스크바가 ‘정상회담 전시장’이 되고 있다.9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제2차 세계대전 승전 60주년 기념행사에 세계를 움직이는 정상들이 대거 참석, 정상간 양자회담을 곳곳에서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행사에 참석하는 각국 정상은 노무현 대통령을 비롯,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 등 53개국에 이른다. 이처럼 다양한 정상회담에서는 외교·경제분야의 민감한 현안들이 두루 다뤄질 것으로 전망돼 그 결과에 적잖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중, 한·러, 미·러 북핵 논의할듯 한·중, 한·러 정상회담에서 북한 핵 문제가 주로 논의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8일 저녁 열리는 부시 미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에서도 북한과 이란 핵 문제가 비중있게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북한 핵실험 준비중’이라는 외신 보도와 함께 ‘6자 회담이 결렬될 경우 러시아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북한에 대한 제재 방안을 논의하는데 동의한다는 뜻을 미국에 전달했다.’는 보도까지 나오고 있어 이번 미·러 정상회담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관측이다. 이런 가운데 부시 대통령이 모스크바 방문에 앞서 과거 옛 소련에 합병됐다가 해방된 발트해 연안 3국 정상들과 회담을 갖고 역사에 대한 러시아측의 사과 필요성을 강조함에 따라 회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러·일 영유권, 인·러 국방·에너지 협의 고이즈미 총리와 푸틴 대통령은 9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이 영유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쿠릴열도(일본명 북방영토) 문제를 논의하고 올해 안에 일본을 방문키로 한 푸틴 대통령의 방일 일정도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인도와 러시아의 정상회담도 열린다. 인도의 만모한 싱 총리는 9일 푸틴 대통령과 회담을 갖고 지난해 12월 뉴델리에서 상호 합의한 양국간 국방·에너지 협력 문제를 진전시키는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 분야의 지적재산권 문제도 협의한다. 인도는 과거 냉전시대 때 옛 소련과 우방 관계였으며 현재 무기의 70% 가량을 러시아로부터 조달하고 있다. 하지만 양국 관계는 미국이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한 뒤 인도가 미국과의 관계를 개선하면서 냉각돼 왔다. 이와 관련, 모스크바 주재 인도 대사관측은 푸틴 대통령이 1대 1로 만나는 인사는 미국과 중국 정상 등 극소수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이번 회담은 러시아가 인도를 어느 정도 대우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5일 총선에 이은 새 내각 출범 등의 정치 일정을 이유로 모스크바를 방문하지 못한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푸틴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양국이 오는 7월 G8(선진 7개국+러시아) 회담에 앞서 협상테이블을 마련하는 문제를 협의했다. 8일 낮에는 러시아를 비롯,10개국이 참석한 독립국가연합(CIS) 정상회담이 열렸다. 유엔과 러·미·유럽연합(EU) 등이 참여하는 중동평화회담에 이어 10일에는 러·EU 정상회담도 예정돼 있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미·러 핵감축 나서라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이 2일(현지시간) 시작된 핵무기확산금지조약(NPT) 평가회의 개막연설을 통해 “미국과 러시아가 핵무기 감축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촉구한 데 이어 일부 서방 국가들까지 이런 입장에 동조해 주목된다. 이란·북한 등의 핵개발 억제와 제재에 이번 회의의 초점을 맞추려던 미국의 구상이 첫날부터 어긋난 것이다. 더 나아가 이란은 우라늄 농축을 재개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이란 “우라늄 농축하겠다” 카말 카르자이 이란 외무장관은 3일 열린 이틀째 회의에서 “모든 국가는 핵기술을 개발할 권리가 있다.”면서 “이란은 우라늄 농축을 포함한 평화적인 핵기술 개발을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아난 총장은 2일 “핵 없는 세상을 진정 원한다면 모든 국가가 참여하는 핵물질 감축 협상을 시작하는 것이 첫걸음이 돼야 한다.”면서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의 조기 가입 약속을 재확인하고 냉전의 두 라이벌은 핵탄두를 수천개가 아닌 수백개 수준으로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2002년 체결된 모스크바조약은 미국과 러시아로 하여금 2012년까지 핵탄두를 각각 1700개와 2000개로 감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아난 총장은 이란 등을 겨냥,“평화적 목적의 핵개발을 구상한다면 무기 제조에도 혼용될 수 있는 개발 방식을 고집해선 안 된다.”고 못박고 “이들 나라가 핵물질 농축이나 재처리 시설 개발을 포기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제공한다는 합의가 먼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 “이란과 북한, 평화적 핵개발도 금지” 강성 발언 그러나 미국 대표로 나선 스티븐 레이드메이커 국무부 차관보는 “우리는 핵무기 감축을 위해 지도적인 역할을 수행해 왔으며 우리의 노력이 마무리되면 1990년대 배치된 전략 핵탄두의 80%가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란과 북한의 평화적 핵이용 연구와 개발도 일절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 독일의 주요 정치인들은 이날 NPT 회의 개막에 발맞춰 서유럽에 배치된 미국 핵무기들을 즉각 회수할 것을 요구했다. 현재 독일에 150기를 비롯, 서유럽 전역에 480기의 미 핵무기가 배치돼 있다. 또 한국 대표인 천영우 외교부 외교정책실장은 3일 기조연설에서 “미국 등의 감축 노력이 냉전 이후 높아진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며 더 적극적인 감축 노력을 주문했다. 천 실장은 또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는 핵물질 농축 및 재처리 기술의 이전 금지와 관련,“이를 일절 금지하자는 미국의 주장은 지나치다.”고 주장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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