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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고비사막서 ‘미확인 구조물’ 대거 포착

    中고비사막서 ‘미확인 구조물’ 대거 포착

    중국 고비사막 군사지역에 각종 미확인 구조물들이 발견돼 논란을 사고 있다. 15일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등 외신에 따르면 위성 사진을 보여주는 구글 지도 상에 특이한 구조물이 중국 고비사막 일대에서 대거 발견됐다. 인터넷상에는 거대한 QR코드처럼 보이는 이 같은 구조물은 단순한 시설이 아니라 중국이 군사 목적을 위한 연습용 표적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고 한다. 더욱이 일부 구조물은 중국 북서부 간쑤성과 신장 지역 내에 있는데, 이 지역은 군사 목적의 핵 시설 등을 구축하는 곳으로 알려졌다. 특히 일부 구조물은 중국의 우주 프로그램 본부와 발사대 등을 발견할 수 있는 지역인 주취안에서 불과 100마일 미만 떨어진 근접 지역에 있다. 이에 대해 일부 네티즌은 중국이 이들 지역에 미국의 다양한 도시를 나타낸 가상의 목표를 세워 군사적인 목적으로 이용하는 것이 아니냐는 등의 주의를 표하고 있다. 반면 또 다른 이들은 만약 중국이 미국을 대상으로 한다면, 사막 내에 연습 목표를 필요로 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구글 지도를 확대해 보는 것에 따라 사진 일부에서는 비행기나 불타버린 트럭 등이 나타나고 있어 실제로 중국이 군사적인 목적으로 이들 시설을 이용하고 있다는 견해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한편 미확인된 비밀 시설물을 나타낸 위성 사진이 구글을 통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구글은 불과 나흘 전 이란의 핵 시설을 나타낸 위성 사진을 공개해 논란의 중심에 선 바 있다. 사진=데일리메일 캡처(구글)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5개국 구원투수, 北에 한구질 공만 던졌다 치고 안치고는 전적으로 그들만의 숙제다”

    “5개국 구원투수, 北에 한구질 공만 던졌다 치고 안치고는 전적으로 그들만의 숙제다”

    우리 측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인 임성남(53)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북한의) 사전조치를 통해 올바른 분위기가 조성되면 6자회담이 상당히 빠른 시일 내 재개될 수 있다.”며 “북한은 무엇을 해야 할지 잘 알고 있고, 우리가 준 숙제를 해 오면 6자회담 재개를 통해 포괄적 진전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임 본부장은 취임 1개월여 만인 지난 11일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 본부장실에서 서울신문과 1시간가량 첫 단독 인터뷰를 갖고 “2차례 남북, 미·북 대화를 통해 의미 있는 기초가 마련됐으니 3라운드 대화가 진행되면 더 구체적이고 의미 있는 진전을 이뤄야 할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남북, 미·북 3라운드 대화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이 과정을 통해 진전되면 6자회담도 조기에 재개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주목된다. 임 본부장은 “14~15일 오스트리아 국제원자력기구(IAEA)를 방문, 미국 측 신임 수석대표인 글린 데이비스 주IAEA 대사와 아마노 유키야 IAEA 사무총장을 만나 북핵 문제를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남북 및 북·미 대화 2라운드 이후 탐색전 중인데, 3라운드 대화 및 6자회담 전망은. -이미 제시된 사전조치와, 북한이 잃어 버린 신뢰를 회복한 상태에서 6자회담이 재개될 것이고 3라운드 대화에서 그런 노력이 계속될 것이다. 3라운드 대화의 순서를 정해 놓은 것은 아니지만, (지난 2라운드까지 과정처럼) 남북이 먼저 하면 자연스럽게 보일 것 같다. 미국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는 느낌을 비공식적으로 받았다. 대화 국면에 접어든 상황에서 참가국들과 더 의미 있는 진전을 만들어야겠다는 목적의식을 공유하고 있다. 17일 오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4개월여 만에 한·미·일 고위급 협의도 갖는다. 이런 과정을 거쳐 기초가 마련되면 6자회담 재개를 통해 북핵문제를 좀 더 본격적, 포괄적으로 다뤄야겠다는 인식도 공유돼 있다. 6자회담이 재개되면 보다 큰 그림을 그려 우리 정부가 추진해온 ‘그랜드 바겐’ 구상 등을 바탕으로 진행될 것이다. →‘그랜드 바겐’(일괄타결) 구상이 구체적이지 않고, 9·19공동성명과 비슷하다는 지적도 있는데. -6자회담이 재개되면 그랜드 바겐을 구체적으로 협의하게 될 것이다. 9·19공동성명은 여러 가지 내용을 포괄적으로, 광범위하게 담고 있지만 어떻게 하면 더 실행력을 갖게 할 것인가를 연구하고 추진할 것이다. →IAEA 방문에서는 어떤 협의가 이뤄지나. -IAEA가 그동안 북핵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고, 앞으로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에 한·미 수석대표 협의뿐 아니라 IAEA 측과 협의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 IAEA가 17~18일 이사회를 앞두고 있어, 그에 앞서 IAEA 측으로부터 북핵문제 관련 입장을 들을 것이다. 실무자들도 가기 때문에 최근 IAEA가 밝힌 이란 핵문제나, 사전조치 중 하나인 북한의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 중단 및 IAEA 영변 복귀 문제 등도 구체적으로 협의될 수 있을 것이다. →북한이 UEP 중단 등 사전조치 수용에 대한 반응이 없는데 지렛대는. -지금은 북한이 사전조치를 안 받으면 어떻게 하느냐는 것을 생각할 때는 아니라고 본다. 협상은 낙관을 해야 성과를 거둘 수 있다. 2차례 남북, 북·미 대화를 통해 얻은 가장 큰 진전 중 하나는, 문제가 무엇이라는 점에 대한 북한의 인식이 분명해졌고, 우리가 기대하는 것이 무엇이라는 것도 북한이 분명히 알았기 때문에 결국은 그런 숙제를 북한이 가지고 갔다고 보고, 북한 스스로 숙제를 해와야 하는 것이다. 북한(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이 (제네바 북·미 2차 대화 후) 평양으로 돌아간 지 10일쯤 됐으니 나름대로 결과를 소화하는 데 시간이 좀 걸릴 것으로 본다. 5개 참가국들이 함께 북측에 동일한 메시지를 보냈고 공을 계속 북한에 던지고 있는 것이다. →미국 측이 내부 문제 등으로 북핵은 상황관리만 한다는 지적도 있는데. -문제를 해결하려면 우선 관리를 해야 한다. 관리가 안 되면 해결이 어렵다는 측면에서 어떻게 보면 올바른 수순이라고 본다. 다만 우리로서는 관리에만 머무르지 않고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의미 있는 진전을 해야 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그런 면에서 우리가 (미국보다) 더 역할을 하고 기여할 여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중국의 부상으로 한반도 정세를 둘러싼 미·중 간 이해관계가 복잡한데. -우리가 반도국가라서 대륙·해양세력의 압력을 받아왔다는 부정적 인식이 있는데,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반도국가이기 때문에 대륙(중국)도, 해양(미국)도 우리의 날개가 될 수 있다. 한국이 2개의 날개를 달고 더 비상할 수 있다는, ‘반도 운명론’이 아니라 ‘날개론’인 것이다. 이런 차원에서 미·중 관계를 우리에게 좀 더 유리한 방향으로, 긍정적으로 활용하려는 자세가 중요하다. 북한문제도 동맹국인 미국과 긴밀히 협조하면서, 최대 교역 상대국이자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인 중국과도 더 자주 만나 북한에 영향력을 행사하도록 해야 한다. →북핵문제는 남북관계와 시너지를 내야 하는데, 복안은. -6자회담 및 비핵화 차원의 남북대화와 통일부가 추진하는 남북 당국 간 대화는 2개의 수레바퀴처럼 상호 추동해서 가야 한다는 데 대해 관계부처 간에 완벽한 인식의 일치가 있다. 비핵화 관련 남북대화가 이제 첫발을 내디뎠는데 이것이 남북관계 진전을 위한 양자대화로 이어지지 않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하기에는 때가 이르다. 북한도 비핵화 대화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남북대화가 같이 갈 수밖에 없다는 것은 분명히 인식할 것이다. 남북관계를 추동할 수단을 가장 많이 갖고 있는 것은 우리(남한)라는 것을 북한이 알고 있기 때문에 결국 남북대화에 나올 것으로 본다. 글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열린세상] 내년에 김정일이 서울에 온다면/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열린세상] 내년에 김정일이 서울에 온다면/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내년 3월 26일부터 양일간 서울에서 핵안보 정상회의(Nuclear Security Summit)가 열린다. 2010년 4월 워싱턴회의에 이어 두 번째로 개최되는 이번 회의에서는 전세계 50여 정상과 국제기구의 수장들이 서울에 모여 핵 테러로부터 안전한 세상을 만들기 위한 협력 방안을 구체적으로 모색하게 될 것이다. 한국에서도 그동안 수많은 국제회의가 개최되었지만 핵안보 정상회의는 규모나 성격에 있어 역대 최고, 최대가 될 전망이다. 주무부서인 외교통상부에서는 벌써부터 준비기획단을 구성하여 의제와 행사를 중심으로 준비 작업을 착실하게 진행하고 있다. 워싱턴회의가 미국 오바마 대통령의 발의로 핵 테러 방지에 집중했다면, 서울회의는 한 단계 나아가 지구촌의 평화와 안전을 지키기 위한 더 많은 요인들에 대한 검토와 해결책이 도출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2차 핵안보 정상회의가 서울에서 개최되는 데는 몇 가지 이유와 의의가 있다. 첫째, 한국은 세계적인 원자력 국가 중의 하나이다. 다수의 원자력발전소가 가동 중이고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원전을 건설할 예정이며, 이미 해외로 원전을 수출하는 단계에 도달해 있다. 따라서 핵 테러에 사용될 핵물질의 안전관리와 원자력 시설에 대한 테러 방지 또한 우리에게는 매우 중요한 현안이다. 둘째, 일본에서 쓰나미 여파로 발생한 원전사고는 방사능 오염이라는 매우 위험한 상황이 현실적인 과제로 부각되는 계기가 되었다. 물론 원전 또는 핵(에너지) 안전 문제는 핵안보 정상회의에서 다루는 주의제는 아니다. 원전 안전을 유지하기 위한 별도의 국제기구와 협약이 충분히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본 원전사고는 새로운 형태의 핵 관련 위협이, 특히 원전이 다량 건설·운영되고 있는 동북아지역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국제적 협력의 필요성을 서울회의에서 제기하는 것은 의미가 있다. 셋째, 북한의 지속적인 핵 개발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가 해소되지 않고 있다. 2차례 핵실험을 통해 이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로부터 제재를 받고 있지만 평화적 해결책인 6자회담은 아직 재개되지 못하고 있다. 북한과 같은 불량국가들의 핵 개발 위협은 핵비확산체제(NPT)를 통해 제거되어야 하지만 북한은 이를 임의로 탈퇴한 상태다. 북한이 이란과 더불어 대표적인 핵 위협 국가로 간주되는 현실에서 핵안보 정상회의가 서울에서 개최되는 것은 핵비확산체제와 더불어 핵안보 차원에서도 국제사회가 한반도 비핵화를 적극적으로 지지한다는 상징성이 크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5월 베를린에서 서울 핵안보 정상회의에 북한 김정일 위원장을 초청하고 싶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물론 북한의 비핵화 진정성과 책임 있는 조치가 선행되어야 하지만 북한은 일단 거부의사를 표명했다. 그러나 만약 북한이 내년 서울회의에 참석을 희망할 경우에 대한 대안도 마련해 두어야 한다. 김정일은 이제까지 다자간 정상회의에 참석한 적이 없기 때문에 내년 서울회의에 본인이 직접 참석할 가능성은 거의 없으나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인 김영남이 대신 참석할 여지는 있다. 그럴 경우, 북한의 입장과 전략은 핵보유국가의 자격으로 핵안보 정상회의의 주의제인 핵 테러 방지에 적극 협력하겠다고 나설 수도 있다. 북한을 국제체제에 편입하게 함으로써 북한 핵물질의 불법 이전을 방지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는 반면 엉뚱하게 북한에 면죄부와 핵보유국 위상을 부여할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 따라서 서울 핵안보 정상회의를 준비하면서 북한 초청 문제는 만일 북한이 입장을 바꿔 적극적으로 참여 의사를 타진해 올 경우라도 주객이 전도된 상태에서 전체 회의의 분위기와 맥락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조심스럽게 추진되어야 한다. 핵안보 정상회의가 지속적으로 발전하기 위해 국제사회의 관심과 이목을 집중시킬 필요는 있으나 북한초청 문제가 불거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지속가능한 핵안보를 위한 차분하고 단계적인 방식으로 국제사회의 협력을 제도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이를 국제사회뿐만 아니라 국내에도 적극적으로 이해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 美 “모든 조치 강구” 中·러 “무력제재 말라”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이란의 핵 개발이 의심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놓은 데 대한 국제사회의 반응은 엇갈린다. 이스라엘의 우방인 미국은 8일(현지시간) 이란이 IAEA가 제기한 핵무기 개발 의혹을 해소하지 못하면 이란에 대해 양자 및 다자 차원의 추가 제재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 정부 당국자는 “이란은 IAEA가 제기한 우려에 답을 해야 한다.”며 “이란에 대한 제재와 관련해서 어떤 것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우리가 취할 수 있는 광범위한 조치들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중국과 러시아는 이란에 대한 공격이나 제재에 반대하는 모습을 보였다. 중국 신화통신은 IAEA 보고서에는 이란이 핵무기 개발을 시도하고 있는지에 대해 명확한 결론이 들어 있지 않다고 평가했다. 그동안 중국 정부는 공식적으로 이란이 핵 비확산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도 이란 핵 문제는 대화와 협력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며 제재에 반대해 왔다. 러시아의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도 이란을 포함한 중동 지역을 대상으로 한 군사적 성격의 발언은 참사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무력 사용 위협을 가해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독일을 방문 중인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이날 크리스티안 불프 독일 대통령과 회담한 뒤 공동기자회견에서 “이스라엘이나 다른 어떤 나라가 이란이나 중동의 다른 어떤 나라에 대해 무력을 사용할 준비가 돼 있다는 식의 군사적 성격의 발언은 아주 위험한 수사(修辭)”라며 이같이 말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이란 핵개발 어디까지 왔나… IAEA 보고서 통해 본 실태

    이란 핵개발 어디까지 왔나… IAEA 보고서 통해 본 실태

    이란 핵개발 문제가 중동 정세의 핵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달 들어 이란 공격설이 흘러나오는 상황에서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8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는 불에 기름을 끼얹은 형국이다. 이스라엘은 물가 급등과 비정규직 문제 등으로 파업과 대규모 시위에 시달리는 와중에도 언제든 이란을 공격할 수 있다며 압박하고 있다. 미국도 이란에 대한 추가제재를 공언했다.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은 이날 핵개발을 중단하지 않겠다며 맞불을 놓았다. ●미국 지원 연구센터 설립이 시초 IAEA가 발표한 보고서는 고농축 우라늄(HEU)을 이용한 핵실험에 대해서는 적시하지 않았지만 “신뢰할 만한” 첩보가 “이란이 핵무기 개발과 관련된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고 발표했다. 보고서의 기반이 된 첩보는 주로 정보기관과 이란 스스로 제공한 자료에서 확보했다고 밝혔다. IAEA는 “광범위한 첩보를 신중하고 비판적으로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이란의 핵개발 프로그램이 군사적인 차원으로 활용될 가능성을 심각하게 우려한다.”고 말했다. 또 “이란이 1980년부터 핵무기 개발 작업을 시작했고, 2003년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적어도 지난해까지 작업을 계속했다.”고 적시했다. 하지만 보고서는 이란이 어느 정도의 핵개발 수준을 달성했는지 명확한 결론을 내리진 못했다. 관련 전문가들은 이번 보고서가 핵무기 개발을 입증할 “결정적 증거”가 되기에 충분하지 않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미국 워싱턴DC에 본부를 둔 군축협회(ACA) 소속 확산방지 분석가 피터 크레일은 “이란이 핵무기 개발의 선을 넘었다는걸 보여주진 않는다.”면서 “이번 보고서는 블록버스터 정보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란이 핵개발을 시작한 것은 1967년 테헤란 핵 연구센터 설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시설을 지원해준 것은 미국이었다. 미국은 1975년에는 60억 달러에 이르는 미국 원자력에너지 장비를 이란에 판매하는 핵협정도 이란과 체결했다. ●전문가 “결정적 증거라 하기엔… ” 이란은 줄곧 전력생산과 치료 등 평화적 목적을 위해 핵개발 프로그램을 진행해 왔다고 주장한다. 반면 미국 등에선 이란이 핵무기 개발을 위해 우라늄 농축을 계속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이나 이스라엘 등은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고농축 우라늄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란이 1~2년 안에 핵무기를 독자적으로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엄청난 비용과 최첨단 기술력을 필요로 하는 우라늄 고농축 시설을 이란이 확보한다는 것은, 유엔 안보리의 경제 제재 상황에서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이스라엘 “이란 공격, 미국이 안하면 우리가…”

    이란에 대한 이스라엘의 군사적 공격 가능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전직 미국 고위관료들이 잇따라 미국 정부에 군사적 옵션을 포함한 강경 대응을 주문하고 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국무장관과 국가안보보좌관을 역임한 콘돌리자 라이스는 6일(현지시간) ABC방송, 뉴스맥스TV 등과의 연쇄 인터뷰에서 “만약 이란이 정말로 핵의 문턱을 넘어선 것(핵 무기 보유)처럼 보인다면, 이스라엘은 자위권을 발동할 것으로 의심치 않는다.”고 말했다. 앞서 부시 행정부에서 부통령을 지낸 딕 체니도 지난 9월 “(미국이 이란을 공격하지 않는다면) 이스라엘은 이란이 핵 능력을 갖는 것을 막기 위해 직접 이란을 공격할 것”이라며 “이스라엘은 그들의 생존과 안보를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라도 할 것”이라고 말했었다. 라이스는 이날 “(버락 오바마)미국 대통령은 필요하다면 이란에 군사적 행동을 고려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면서 “무력 공격 카드를 옵션에서 제외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어 “이란 정권은 테러 지원국이고 핵 무기 보유를 시도하는 데다 국민들을 억압하는, 정통성을 잃은 정권”이라며 “이란 정권을 실각시키기 위해서라면 무력 공격 가능성을 포함해 미국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약점을 많이 갖고 있는 정권은 언제든 실각할 수 있다는 것을 기대할 만하다.”고 덧붙였다. 라이스는 그러면서도 이란 정권은 핵 시설 주변이 인구 밀집 지역이라고 주장하는 데다 군사적 공격은 이란 정권과 이란 국민을 결속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점 역시 정책 결정과정에서 고려돼야 할 사항이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시몬 페레스 이스라엘 대통령은 이란에 대한 공격 가능성을 다시 한번 시사하는 듯한 발언을 해 라이스 등의 우려를 뒷받침했다. 페레스 대통령은 6일 이스라엘 북부의 한 마을을 방문한 자리에서 “이란은 이스라엘과 전 세계에 가장 큰 위협”이라고 말했다고 dpa통신이 전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英·美 이란 핵 무력저지 검토

    영국 일간 가디언은 2일(현지시간) 총리실과 국방부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영국 국방부가 별도 팀을 구성해 이란의 핵무장 가능성을 막기 위한 비상계획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가장 효과적인 미사일 타격지점과 해군 상륙작전 예정지도 검토 대상”이라고 보도했다. 한 당국자는 “내년 봄이 결단을 내려야 할 시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주목할 점은 영국 국방부가 미국이 이란 핵시설에 대한 미사일 공격을 결심할 것이며 영국군에 협조를 요청할 것으로 믿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당장은 군사작전을 고려하지 않고 있지만 앞으로 이란 관련 추가 정보와 이란의 호전적 태도가 상황을 바꿔 놓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오는 8일로 예정된 국제원자력기구(IAEA) 보고서가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란과 앙숙 관계인 이스라엘의 움직임도 심상찮다. AFP통신은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핵무기 개발 우려를 명분 삼아 이란을 침공하는 데 대해 동의를 얻기 위해 각료들을 압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 군은 전날 텔아비브 남쪽 공군기지에서 로켓 추진형 미사일을 시험 발사했고 3일에는 이탈리아 서쪽 영공에서 나토·이탈리아 공군 등과 합동군사훈련을 실시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이란에 대한 군사작전 검토설에 대해 제이 카니 미 백악관 대변인은 “그런 억측에 대해서는 대답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저자와 차 한 잔] ‘북한의 역사2 : 주체사상’ 펴낸 이종석 세종연구소 수석위원

    [저자와 차 한 잔] ‘북한의 역사2 : 주체사상’ 펴낸 이종석 세종연구소 수석위원

    “오늘의 북한이 왜 이런 상황에 와 있고, 위기에 처해 있는지를 보통 사람들의 눈으로 보려고 했다. 이를 통해 일반 대중이 북한을 보다 쉽게 이해하고, 북한에 대해 생각할 계기를 마련해 주고 싶었다.” 참여정부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차장과 통일부 장관으로서 대북정책을 주도하고 화해협력 정책의 밑그림을 그렸던 이종석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이 ‘북한의 역사2: 주체사상과 유일체제 1960~1994’(역사문제연구소 펴냄)를 냈다. 전편격인 ‘북한의 역사1:건국과 인민민주주의의 경험1945~1960’은 오랜 지기 김성보 연세대 교수가 맡았다. 북한 연구에 천착하며 베스트셀러 ‘새로 쓴 현대 북한의 이해’를 비롯해 ‘북한-중국관계: 1945~2000’, ‘조선로동당연구’ 등을 내놓으며 북한 연구의 지평을 열어 왔지만, 일반 대중을 위한 저서는 이례적이다. →어떤 마음으로 이 책을 썼나. -북한 주민과 지도자들이 생각하고 살아 왔던 삶과 그려 왔던 미래와 전략을 1차적으로 담았다. 오늘날 북한의 위기가 어떤 역사적 진행 과정과 요소들이 쌓여온 결과인지를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학술서와 전문가 대상의 책을 써 오면서도 일반 대중이 북한을 객관적·입체적으로 볼 수 있도록 이끌 수 있는 책을 내고 싶었다. →북한을 어떤 방식으로 설명하려고 했나. -북한이란 주체에 영향을 미친 대외 환경이란 변수로 북한의 행동과 변화를 설명하려고 했다. 3차원적인 상호작용 속에서 남북관계와 미국 및 중국, 러시아 등 국제관계의 얽힘이 어떻게 북한의 정책결정과 북한 사회에 투영되고 영향을 미쳤는지를 풀어서 보여 주려고 했다. →현재의 북한을 진단한다면. -내부 경제 자원 고갈이라는 위기 속에서도 핵 개발을 통해 생존 조건을 강화하려는 모순된 상황에 있다. 냉전 해체 직후 한국과 미국, 중국 등에 생존을 위한 의존을 분산했다면, 2009년부터는 중국에 대한 의존의 일방화를 통해 삶의 기초를 보장받으려 하고 있다. 북한은 중국과의 ‘대국 관계의 위험성’을 경계해 왔지만 미 행정부의 정책 변화를 겪으면서 서방으로부터 안정적인 체제유지 발전의 동력을 얻기란 쉽지 않다는 판단을 내린 듯하다. 중국과의 전통적 관계 복원이 생존을 위한 북한의 국제관계 활용 방식이다. →북한은 우리에게 이율배반적이며 복잡하고 착잡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같은 민족이고 끌어안아야 할 당위적 존재이면서 분단과 분열 속에서 적대적으로 대립하고 있다는 이중성을 갖는다. 한국전쟁의 트라우마가 우리 공동체에 그늘을 드리우고 있지만, 우리는 현실의 북한을 이끌어 나가면서 그들의 호전성을 감소시켜 나갈 수 있는 역량을 재인식해야 한다. 통일을 통해 우리 민족이 총체적인 삶의 질적 비약을 이뤄 낼 수 있다는 비전을 보여 주면서 경제공동체, 평화공동체 건설에 대비해 나갈 때다. →현실적인 대북정책의 처방은 무엇인가. -북한의 핵 개발 능력은 이 순간에도 강화되고 있지만 우리 혼자서는 해결이 불가능하다. 북의 핵실험 이후 국제사회는 대북 제재를 강화했지만 지금은 제재가 무력화됐다. 부시 정부 때에는 북핵과 관련, 미국과 같은 목소리를 내려고 애쓰던 중국이 2009년부터 대북경제 지원으로 입장을 바꾼 탓이다. 우리가 북한을 압박해도 북한 상황은 전에 비해 더 나아지고 있다는 아이러니에 처해 있다. 제재 압박의 수준을 결정할 수 있는 나라는 중국이란 점에서 중국과 어디까지 협력할 수 있느냐가 북한 문제 해결의 관건이다. →앞으로 북한의 진로를 어떻게 보나. -미국의 유일 초강대국 체제가 해체되면서 중국이란 강대국이 자신의 삶의 모델을 개발도상국들에 확산시키고 있다. 김정일도 이를 고민하면서 새 길을 모색하고 있을 것이다. 궁극적으로 북한은 중국식 모델로 갈 것으로 본다. 주관주의 노선을 고수하려는 관성보다 새로운 필요성과 반작용이 더 크다. 중국의 개혁개방 사례에서 보듯이 주체들의 결단과 결정, 조건을 어떻게 활용해 나갈 것인지가 중요하다. →북·중 관계를 세밀하게 연구해온 전문가로서 요새는 뭘 하나. -동아시아가 나의 화두가 됐다. 중국의 성장을 어떻게 우리의 기회로 만들어 나갈지와 동아시아의 화해와 협력 연구에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북한만의 현상을 설명하기보다 동아시아라는 틀 속에서 북한 그리고 북·중 관계를 읽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석우 편집위원 jun88@seoul.co.kr
  • “韓·사우디 협력 학생·관광 교류로 넓혀야”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관계를 더욱 돈독히 하려면 학생 교류와 관광 활성화에 신경을 더 써야 합니다.” 한국 정부의 중동 왕실 인사 초청사업으로 최근 방한한 투르키 알파이잘(66) 사우디아라비아 왕자는 16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한국과 사우디의 관계는 원유 등 에너지 및 건설·인프라 기술 등 경제 협력 면에서 아주 특별하며, 이 같은 관계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렇게 밝혔다. 투르크 왕자는 “사우디 학생이 한국에 200여명 와 있는데, 사우디에 한국 학생은 10~20명 정도에 불과하다.”며 “장학사업 확대를 통해 양국 학생 방문을 늘리고, 내년 한·사우디 수교 50주년을 계기로 사우디 사람들이 아름다운 한국에 더 많이 방문할 수 있도록 관광 및 의료 사업 등을 더욱 확대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을 네 번째 방문한 투르키 왕자는 “1970년대와 80년대 방문과 비교할 때 한국은 정치·경제·사회·기술 등 모든 분야에서 눈부신 성장을 했으며, 이 같은 발전은 다른 나라들이 따를 만한 본보기가 됐다.”고 강조했다. 북아프리카와 중동에 퍼진 ‘재스민 혁명’에 대해 그는 “재스민 혁명은 지금도 진행 중이며, 사우디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면서도 “북한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대해서는 분명하지 않다.”고 말을 아꼈다. 북한과 이란의 핵 협력 의혹에 대해서는 “이란과 북한 핵 문제는 우리도 의심스럽고 걱정스럽다.”며 “중동 국가들은 핵확산금지조약(NPT) 의무를 이행해야 하며, 이에 대한 유엔 제재와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투르키 왕자는 압둘라 사우디 국왕의 조카이자 사우드 외교장관의 친동생으로, 지난 30여년 간 정보부장 및 주미대사·주영대사 등을 지냈다. 현재 왕립연구소 이사장을 맡고 있다. 차기 외교장관으로 거론되는 등 세계적인 중동 전문가다. 지난 13일 한국외대에서 명예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14일에는 제주도에서 열린 한·중동 협력 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했다. 17일 김황식 국무총리, 김성환 외교장관을 만난 뒤 출국할 예정이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서호주 카리지니 국립공원 ‘아홉개의 붉은 협곡’

    서호주 카리지니 국립공원 ‘아홉개의 붉은 협곡’

    척박하고 위험한 땅이 되레 아름다운 경우가 있습니다. 극한의 기후와 생존 여건이 빚어낸 극한의 풍경들. 호주의 ‘아웃백’(Out Back)이 그렇습니다. 아웃백의 사전적인 의미는 ‘건조한 내륙부에 사막을 중심으로 뻗어 있는 넓고 인구가 매우 적은 지역’입니다. 서(西)호주 사람들은 그 풍경을 ‘익스트로더네리’라고 표현합니다. 상식을 넘어서는, 기이한 풍경이라는 뜻이지요. 그 광활한 곳이 인간의 땅임을 설명해 주는 건 실핏줄 같은 길 하나뿐이었습니다. 가도 가도 끝이 보이지 않을 것 같은 길이었지만, 단언컨대 그 길에서 생략해도 좋을 풍경은 없었습니다. 팝업북처럼 책장을 넘기면 같으면서도 다른 풍경들이 튀어 나왔습니다. 우리가 시골이나 고향 등의 단어에서 먹먹한 느낌을 갖듯 호주 사람들도 아웃백에서 여러 감정들이 섞인 풍경을 떠올릴 겁니다. 붉은 암석과 흰 유칼립투스 나무, 그 주변을 어슬렁거리는 들개 ‘딩고’와 수줍은 캥거루가 퍼뜩 떠오르겠지요. 브루스 산(1235m)에서 내려다보는 장쾌한 풍경도 빼놓을 수 없겠습니다. 거대한 철광석 광산과 수 ㎞에 달하는 화물열차가 평원을 오가는 그런 풍경 말입니다. 아웃백이란 이런 여러 느낌과 풍경들이 씨줄날줄로 얽힌 표현이지 싶습니다. 서호주의 대표적인 아웃백인 필바라 지역에 카리지니 국립공원이 있습니다. 아홉 개의 붉은 협곡이 인상적인 곳입니다. 각 지역을 색깔로 표시한 현지 지도조차 붉은 색으로 칠해 놓은, 척박한 미개척지입니다. 카리지니야 아무 때고 찾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협곡 아래로 내려가 35억년 전의 세계를 맨살로 부대낄 기회는 늘 있지 않습니다. 우기가 시작되면 협곡 사이를 흐르는 물의 양이 많아지고 발 디딜 공간도 사라지기 때문이지요. 우기가 끝나고 여름이 시작된 요즘, 카리지니는 모험을 즐기는 세계인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노 폰, 노 인터넷, 노 스트레스” 비행기에서 내려다본 아웃백. 사방이 붉다. 철광석이 함유된 토양이 산화되며 생긴 현상이다. 그리고 넓다. 홍두깨로 땅을 두들겨 편평하게 펼쳐 놓은 듯하다. 지평선을 접할 기회가 흔하지 않은 한국인에게 붉은 땅은 그래서 더없이 넓게 느껴진다. 그 땅 위로 드문드문 나무가 자라고 있다. 사방 몇백 리에 크기를 견줄 만한 대상이 없어 나무가 큰 건지 작은 건지 도무지 가늠이 되지 않는다. 서호주 주도(州都) 퍼스에서 두 시간 가까이 날아온 비행기가 붉은 먼지를 휘날리며 내려섰다. 활주로 하나와 간이 건물 하나 달랑 서 있는 황량한 땅, 파라버두 공항이다. 여느 공항처럼 탑승교를 통해 나가는 건 언감생심이다. 트랩에서 내려 곧바로 땅 위를 걸어가야 한다. 햇볕이 어찌나 강한지 모자와 선크림으로 무장하지 않으면 금방이라도 구운 오징어가 될 판이다. ‘게이트 1’이라 적힌 철문이 유일한 출입구다. 그냥 게이트라고 하면 될 걸 굳이 ‘1’ 자를 붙여 멋을 냈다. 수하물이 자동으로 돌아 나오는 시스템도 당연히 없다. 철망 밖에서 기다리고 있으면 짐차가 와서 짐을 내려놓는다. 거기가 곧 ‘수하물 찾는 곳’이다. 낯선 풍경에 웃음이 새어 나오고 가슴은 미지의 땅에 대한 기대감으로 두방망이질을 친다. 호주 원주민을 ‘애버리지니’라 부른다. 그 가운데 서호주 원주민인 눙아(Noongar)족은 일년을 6계절로 나눈다. 계절의 양태가 우리와 달라 4계절로 환치하긴 어렵지만 각 계절의 의미를 곱씹어 보면 그들의 생활 습관과 계절의 변화를 짐작할 수 있다. ‘서호주의 봄’은 ‘캄바랑’(Kambarang)이라 불리는 10~11월부터 시작된다. 따뜻하고 건조한 날씨가 시작되고 야생화들이 절정을 이룬다. ‘비락’(Birak)은 12~1월로 ‘첫 번째 여름’이다. 건조하고 뜨거운 계절이다. 아이들에게 사냥 기술을 가르치기 시작하는 것도 바로 이때다. ‘브누루’(Bunuru)는 2~3월이다. ‘두 번째 여름’으로 일년 중 가장 뜨겁다. ‘제란’(Djeran)은 4~5월이다. 슬슬 차가운 계절이 시작된다. 6~7월은 ‘마쿠루’(Makuru)라고 부른다. 비가 가장 많이 오는 계절이자 생식의 계절이다. 영어로는 첫 번째 우기라는 뜻에서 ‘First Rain’이라 쓴다. ‘질바’(Djilba)는 8~9월이다. ‘두 번째 우기’라 불린다. 수태의 계절이다. 종종 일년 중 가장 추운 날이 기록되곤 한다. 그들의 셈법에 따르면 지금은 ‘캄바랑’이다. 아쉽게도 아까시꽃 등 일부를 제외하고 야생화들은 상당수 자취를 감췄다. 그 빈자리는 스피니펙스가 채워준다. 열기가 더해질수록 성장하는 녀석으로 야생화처럼 들녘에 고르게 분포돼 있다. 사초와 닮았으나 가시는 여간 뾰족하지 않다. 스피니펙스 주변엔 유칼립투스 나무가 서 있다. 표피가 흰색이어서 현지인들은 ‘화이트 껌’이라 부른다. 나무는 저 하나가 생명이려니와 다른 생명을 보듬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유칼립투스 위엔 새가, 아래엔 흰개미가 집을 짓고 살아간다. 비포장길을 달려 얼굴이 붉은 먼지로 뒤덮일 즈음에야 카리지니는 이방인의 발걸음을 허락했다. 별이 총총한 밤, 팝송 제목처럼 그야말로 ‘스타리 스타리 나이트’(Starry starry night)다. 현지 가이드 피트 웨스트는 세 문장으로 카리지니를 설명했다. “노 폰, 노 인터넷, 노 스트레스!”(No Phone, No Internet, No Stress) ●맨발로 부대낀 35억년 전의 세계 카리지니의 외관은 참 독특하다. 너른 평지가 펼쳐지다 느닷없이 아래로 푹 꺼진다. 영화 ‘2012’에서 지각변동으로 갈라진 로스앤젤레스 시가지를 연상하면 알기 쉽다. 각 협곡 위의 전망대에서 보면 지진이라도 난 것처럼 땅이 갈라져 있다. 원주민의 전설대로 왈루(Wahlu)라는 거대한 뱀이 인도양에서 올라와 붉은 땅을 헤집으며 지나간 듯하다. 전체 면적은 약 63만㎢로 우리나라 충북도보다 약간 좁다. 아래서 보면 협곡은 100m에 달할 만큼 높지거니 솟아올랐다. 우사인 볼트라면 채 10초도 안 되는 시간에 주파할 거리지만 100m가 주는 위압감은 대단하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붉디붉은 협곡의 빛깔이다. 황토처럼 부드러울 것 같은데 만져보면 딱딱한 암석이다. 꼭 키 100m짜리 근육질 붉은 거인들이 어깨를 맞대고 서 있는 듯하다. 불퉁한 외모와 달리 카리지니는 원주민 말로 ‘만남의 장소’란 뜻을 갖고 있다. 건조하고 뜨거운 협곡 위에 견줘, 유칼립투스가 그늘을 만들고 군데군데 오아시스 같은 폭포와 연못들이 있는 협곡 아래야말로 사람들이 쉬고 모이기에 최적의 장소였을 것이다. 카리지니 방문객 센터 안내판 등에 따르면 45억년에서 35억년 전 사이 카리지니는 원시 지구의 바다 밑바닥이었다. 그러다 해수면이 급격히 낮아지면서 지상으로 드러났다. 이후 물과 비바람이 깎고 세월이 조탁해 오늘날과 같은 기이한 풍경이 만들어졌다. 시루떡같이 쌓인 협곡 층 사이사이 원시 지구의 정보가 빼곡히 담겨 있는 건 그런 까닭이다. 카리지니 안에는 모두 9개의 크고 작은 협곡이 있다. 해머슬리를 제외하면 핸콕, 조프리, 레드, 데일스, 위노, 녹스 등 사람들이 많이 찾는 협곡들이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 몰려 있다. 깎아지른 벼랑을 어떻게 내려갈까 싶지만 절묘하게도 협곡마다 내려갈 만한 길이 하나씩은 꼭 있다. 협곡 트레일은 난이도에 따라 1~6단계로 나뉜다. 어느 단계든 조심해야 하지만 5~6단계는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각 협곡은 저마다 특징을 갖고 있다. 데일스 협곡은 평이한 난이도에 수채화 같은 유려한 풍경을 갖췄다. 계곡 물이 모여 서큘러 풀과 포테스큐 폭포 등 예쁜 풍경을 만들고 있다. 유칼립투스 나무 위에 조롱박처럼 매달려 낮잠을 자는 박쥐 등 이국적인 풍경과도 조우할 수 있다. 조프리 협곡은 거대한 원형 경기장을 연상케 하는 조프리 폭포가 매력적이다. 붉은 암석들이 엿가락처럼 휘어져 있는 녹스 협곡은 장엄미가 단연 돋보인다. 핵심은 핸콕 협곡이다. ‘지구의 중심’을 숨겨둔 곳. KBS 2TV ‘남자의 자격-배낭여행’ 편에 등장하며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했다. 다른 협곡과 달리 헬멧과 스위밍 수트, 암벽등반을 위한 하네스 등을 갖춰야 할 정도로 험한 편이다. 하지만 꼭 남자뿐이랴. 다소의 모험을 즐길 자신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도전할 ‘자격’은 충분하다. 출발은 다른 협곡과 별반 다르지 않다. 전화번호부처럼 촘촘하게 쌓인 암석들을 딛고 내려간 뒤 계곡길을 따라 걷는다. 물에 잠겼거나 미끄러운 부분도 있지만 어려울 건 없다. 대부분의 여행자들이 접근할 수 있는 곳은 리건 풀 바로 앞까지다. 여기서부터는 장비를 갖춘 참가자(가이드 2명 포함 최대 10명)들만 갈 수 있다. 서로의 몸을 자일로 묶고 하켄 박힌 암벽을 따라 오르내려야 한다. 온몸의 신경을 곤두세워야 하는 까닭에 적잖이 힘도 든다. 그러나 붉은 거인의 심장, ‘지구의 중심’이 멀지 않은데 예서 멈출 사람은 없다. 핸콕 협곡의 마지막 코스인 ‘지구의 중심’은 핸콕과 조프리, 레드, 위노 등 네 협곡이 만나는 곳이다. 당연히 물줄기도 합류돼 큰 호수를 이룬다. 핸콕 협곡의 묘미는 찾아가는 과정에 있다. ‘지구의 중심’이 전하는 풍광도 좋지만 목적지까지 가는 동안 만나는 근육질의 풍경은 그보다 몇 곱절 뛰어나다. 무엇보다 위험한 곳들을 참가자들이 합심해서 건너가는 과정이 정말 짜릿하고 즐겁다. 서호주 관광청이 내세운 슬로건 ‘기이함을 경험하라!’가 설득력을 갖는 것도 바로 이 지점이다. 핸콕 협곡 위의 ‘옥서 전망대’는 반드시 들르길 권한다. 9개 협곡에 조성된 전망대 가운데 가장 도저한 풍광과 마주할 수 있는 곳이다. 발 아래 ‘지구의 중심’을 두는 맛이 각별하고, 네 협곡을 한눈에 담을 수 있어 경이롭다. 옥서 전망대 유칼립투스 나무 아래엔 십자가가 하나 세워져 있다. 핸콕 협곡의 아름다운 연못 ‘리건 풀’의 이름으로 남은 남자, 지미 리건의 묘다. 구조대원으로 자원해 활동하던 그는 2004년 안전장비 없이 협곡 위를 걷던 사람을 구하다 서른여섯의 젊은 나이에 목숨을 잃었다. 스스로의 안위를 빚졌다는 기분으로 그의 묘에 돌 하나 얹어 놓고 오는 것도 좋겠다. 글 사진 톰 프라이스(호주)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이것만은 잊지 마세요 ▲싱가포르 항공(www.singaporeair.com)이 매일 3회 싱가포르를 경유해 퍼스까지 오간다. 총비행 시간은 11시간 남짓. 퍼스~파라버두는 국내선, 파라버두~카리지니는 지프 등 차량(약 3시간 소요)을 이용한다. 퍼스~카리지니 약 1600㎞ 거리를 4륜구동 차량으로 이동하는 여행객들도 많다. 운전석이 오른쪽이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서호주정부관광청 한글 사이트(www.westernaustralia.com), 호주정부관광청( www.australia.com) 참조. ▲카리지니 1일 패스는 차량 1대당 11호주달러(약 1만 2000원)다. 1호주달러=약 1150원. ▲하루 종일 따가운 햇살이 내리쬔다. 자외선 차단제, 선글라스, 모자 등을 챙겨 가는 게 좋다. 아울러 협곡마다 노천 풀이 형성돼 있으니 수영복을 준비해 가는 것도 좋겠다. ▲카리지니 국립공원 내 숙박업소는 에코 리트리트가 유일하다. ‘에코 텐트’ 안에 침대, 샤워기가 딸린 화장실 등 기본적인 시설만 설치했다. 취사는 불가. 식사는 사무실 겸 레스토랑에서 해결한다. ▲현지 ‘웨스트 오즈 액티브 어드벤처’(www.westozactive.com) 프로그램으로 핸콕 협곡을 돌아볼 경우 장비 일체가 제공된다. 215달러. 개별 여행자는 레스톡 투어(www.lestoktours.com.au/karijinipark)를 이용하면 편리하다. ▲퍼스 시내 국제선과 국내선은 터미널이 떨어져 있다. 오전 4시부터 50분 간격으로 셔틀 버스가 양 터미널을 오간다. 택시 요금은 25달러가량. ▲콘센트 형태가 일자형 세 개다. 별도 어댑터를 가져가야 한다. ▲퍼스 시내 팬 퍼시픽 호텔은 스완강에 인접해 있는 데다 시내 접근성이 좋다. 자전거를 빌릴 수도 있다. 1시간 6달러. ▲퍼스 관광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 프리맨틀이다. 고풍스러운 건물과 맛집, 시장 등이 잘 어우러져 있다. 애버리지니 문화센터에서는 풍속화와 민속악기 디저리두 등을 배울 수 있다. ▲워너투어(www.wannatour.com, 02-3477-7555)와 코코스여행사(02-318-1998) 등에서 서호주 아웃백 여행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 [주말 영화]

    ●호우시절(KBS1 토요일 밤 12시 55분) 건설중장비회사 팀장 박동하. 중국 출장 첫날, 우연히 관광 가이드를 하고 있는 미국 유학 시절 친구 메이와 기적처럼 재회한다. 낯섦도 잠시. 둘은 금세 그 시절로 돌아간다. 키스도 했었고, 자전거를 가르쳐 주었다는 동하와 키스는커녕 자전거는 탈 줄도 모른다는 메이. 같은 시간에 대한 다른 기억을 떠올리는 사이 둘은 점점 가까워지고 이별 직전 동하는 귀국을 하루 미룬다. 너무나 소중한 하루,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좋은 첫사랑의 느낌. 이 사랑은 때를 알고 내리는 좋은 비처럼 시절을 알고 온 걸까. 누구나 한번 쯤 스스로에게 던져보았음 직한 “그때가 아니고 지금이었더라면.”이란 사랑에 관한 진부한 질문에 대해 상큼한 해답을 제시하는 영화 ‘호우시절’을 만나 본다. ●메밀 꽃 필 무렵(EBS 일요일 밤 11시 40분) 장돌뱅이 허생원은 장이 서는 곳이면 어디든지 나타나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사람이다. 평생을 함께 지내온 조선달, 윤봉운과 함께 오늘도 봉평장에서 장사를 하고 있다. 이제는 죽음을 눈앞에 둔 나이에도 쇠약해질 대로 쇠약해진 몸을 이끌고 하루에도 몇 십리 길을 다녀야 하는 처지다. 평생을 장돌뱅이로 지내다 보니 모아 놓은 재산조차 변변치 않은 이들. 신세를 한탄하며 술이나 한잔 하기 위해 충주집에 들른 세 사람은 충주댁이 젊은 장돌뱅이인 동이와 놀아나는 것을 보게 된다. 괜스레 마음이 뒤틀린 허생원은 동이의 뺨따귀를 후려치고는 내쫓아버리고 만다. 한편 메밀꽃 밭을 지나던 세 사람은 우연히 옛 추억을 떠올리다 허생원의 과거 이야기를 듣게 된다. ●천군(OBS 일요일 밤 11시 15분) 남북한 공동으로 극비리에 개발한 핵무기 비격진천뢰가 미국 측에 양도되기로 결정된다. 이에 불만을 품은 북한장교 강민길은 핵 물리학자 김수연을 납치하고, 비격진천뢰를 연구소에서 빼내 탈출을 시도한다. 지구를 지나는 엄청난 혜성이 한반도 상공을 통과하고, 강민길 일행과 그를 추적하던 남한장교 박정우 일행은 압록강에서 대치 중인 상태에서 갑작스러운 회오리 돌풍과 함께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정신을 차린 그들의 눈앞에 펼쳐진 것은 여진족들의 도끼와 화살이 허공을 가르는 무자비한 살육의 현장이다. 일행은 본능적으로 총을 들게 된다. 최첨단 현대무기의 위력에 놀란 여진족은 물러가고 일행은 동굴로 숨어든다. 그날 밤 동굴로 잠입해 무기들을 훔쳐가는 괴사내가 나타난다. 그의 이름 이순신. 그들이 만난 이순신은 그해 무과에 응시했다 낙방한 채 허랑방탕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사내였다.
  • “북한, 中 밀수업자 통해 이란에 核기자재 수출”

    북한이 이란의 핵·미사일 개발에 협력하기 위해 중국인 업자를 이용해 관련 기자재 수출을 시도하고 있다고 산케이신문이 18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이란 정보 당국의 고위 관계자 3명이 포함된 대표단은 지난달 초순 비밀리에 북한을 방문했으며, 이는 중국 업자를 활용한 밀수를 위한 협의가 목적이었다. 이란 측이 채용한 중국 업자는 5명이며, 이 가운데 3명은 베이징, 2명은 북한과의 국경에 가까운 훈춘에 본거지를 두고 있다. 베이징에 있는 3명의 업자는 북한 인민군 고위 관계자들과 선이 닿아 있고, 훈춘의 2명은 북한의 나선특별시에 거래처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북한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은 지난 5월 보고서에서 북한이 제3국을 경유해 탄도 미사일 관련 물자를 수송하고 있는 혐의가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미 유엔 안보리는 복수의 결의를 통해 북한과 이란에 핵·미사일 관련 기술과 물자, 무기류의 수출입을 금지하는 규제를 취했다. 이 때문에 중국의 업자들은 미국 등의 정보기관에 노출되지 않도록 가공 회사를 설립하거나, 화물의 내용물과 행선지를 위장하고 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Weekly Health Issue] 관상동맥우회술

    [Weekly Health Issue] 관상동맥우회술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심근경색이나 협심증 등 치명적인 심질환을 오로지 심장의 문제로만 인식한다. 그러나 이는 오해다. 이런 질환이 심장의 문제인 것은 맞지만 심장의 문제를 초래한 직접적이고도 중요한 요인을 간과하고 있어서다. 바로 관상동맥의 문제다. 심장은 이 혈관을 통해 산소가 풍부한 혈액을 공급받는데, 만약 이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히면 우려하는 심근경색이나 협심증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심장 근육에 산소가 공급되지 않으면 근육이 괴사해 종국에는 심장이 제 기능을 못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런 관상동맥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유효한 의료적 해결책인 관상동맥우회술에 대해 서울성모병원 흉부외과 송현 교수로부터 듣는다. ●먼저, 관상동맥이란 어떤 혈관인가. 온몸의 혈액 순환은 심장의 펌프질에 의해서 이루어지는데, 아이러니컬하게도 혈액 순환을 담당하고 있는 심장 자체도 피를 공급받아야 제 기능을 다할 수 있다. 이런 심장의 근육에 피를 공급해주는 혈관이 바로 관상동맥(冠狀動脈)으로, 혈관 모양이 마치 왕관처럼 생겨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런 관상동맥에 생길 수 있는 질환은 무엇인가. 심장의 근육에 피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으면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한다. 심한 경우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듯 흉통 때문에 가슴을 움켜쥐고 쓰러지는 급사 및 돌연사가 있는가 하면 좀 덜 심한 경우로 심장에 피가 잘 공급되지 않아 심장근육의 괴사가 진행되는 상태인 심근경색, 경미한 경우에는 가슴이 조이는 듯한 흉통(협심증)과 가슴이 답답한 증상 등을 꼽을 수 있다. ●대표적 관상동맥 질환인 협심증의 원인과 발생 경위를 짚어 달라. 고혈압·당뇨·흡연·과체중·고지혈증 등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모든 성인병의 원인이 다 원인이라고 보면 된다. 이런 원인들이 작용해 혈관 벽에 죽전이 형성되고, 이 때문에 혈관이 좁아져 혈류의 공급량이 줄어들면서 심장 근육에 공급해야 할 산소의 절대량이 부족하게 된다. 이처럼 산소가 부족하면 심장 근육이 점차 괴사해 심장 기능이 떨어지게 된다. ●그렇다면 협심증의 증상은 어떤 양상을 보이는가. 모든 관상동맥질환의 증상이 관상동맥의 막힌 정도와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평소에 증상이 전혀 없는 경우도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주로 운동할 때나 계단 또는 산을 오를 때 가슴 통증, 즉 흉통이 나타난다. 따라서 운동할 때 가슴이 조이는 듯한 흉통 증상이 나타나면 일단 관상동맥질환으로 의심하고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 검사는 운동을 하면서 운동부하 심전도를 측정하는 트레드밀테스트와 핵의학검사 등이 있으며, 최근에는 해상도가 좋은 CT로 진단을 하기도 한다. 이런 과정을 거쳐 관상동맥 조영술을 통해 확진을 하게 된다. ●협심증을 중증도에 따라 단계별로 구분해 달라. 협심증은 일단 환자가 느끼는 상태에 따라 분류한다. 가장 보편적으로 적용되는 캐나다의 협심증 분류기준에 따르면 1.협심증 없음(0) 2.심한 운동을 할 때 발생하는 흉통(1) 3.2층 정도의 계단을 올라갈 때 생기는 흉통(2) 4.1층 정도의 계단을 올라갈 때에도 생기는 흉통(3) 5.약간의 운동만으로도 발생하는 흉통(4) 등 5단계로 구분한다. 그러나 당뇨 환자는 소위 ‘무증상 허혈’, 즉 관상동맥에 심각한 협착이 있음에도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도 있어 증상과 질환의 중증도가 반드시 일치하지 않을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협심증은 중증도별로 어떤 치료법을 적용하나. 병이 심하지 않을 때는 비수술적 치료가 가능하지만 증상이 심할 때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관상동맥의 협착증 정도가 심하지 않다면 아스피린이나 니트로글리세린 계통의 심혈관 확장제 등을 복용하도록 한다. 이보다 상태가 더 심한 경우에는 좁아진 부위를 풍선으로 넓힌 뒤 도관 형태의 스텐트를 삽입해 혈류의 통로를 확보해주게 된다. 그러나 상태가 심한 경우, 예컨대 병변이 여러 곳에 있거나 심장근육의 기능이 떨어져 있는 경우, 또 좌측 관상동맥이 막힌 경우에는 스텐트를 넣어도 재발 위험이 높아 급사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관상동맥우회술을 적용하게 된다. ●협심증이 심하면 관상동맥우회술이 필요하다고 했는데, 그 상태를 상세히 설명해 달라. 미국 심장학회에서는 약물치료나 스텐트 삽입 대신 반드시 외과적으로 수술해야 하는 경우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좌측 관상동맥의 입구가 막힌 경우(좌주 관상동맥 협착증),중요한 세 혈관이 모두 막혔으면서 심실의 기능이 떨어져 있는 경우라면 반드시 수술을 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 밖에 스텐트 삽입술에 실패했거나 심근경색의 합병증으로 심근 파열 및 심실중격 결손이 발생한 경우, 심한 부정맥이 동반된 경우에도 수술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관상동맥우회술은 어떤 수술이며, 치료 효과는 어떤가. 관상동맥의 막힌 곳을 우회해 새 혈관을 만들어주는 방법이다. 우회술에는 자신의 내흉동맥(내유동맥)·요골동맥·대복재정맥 등을 떼어내 사용하게 된다. 그러나 관상동맥은 혈관의 직경이 1.5∼2㎜로 매우 작기 때문에 수술자의 숙련도와 정확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런 관상동맥우회술은 예후가 매우 좋아 한번 수술을 받으면 평생 같은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우회술에 사용되는 대체 혈관 중 내흉동맥은 조직학적으로 내탄성층이 발달해 지방이 잘 안 끼는 체내 유일한 혈관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수술만 잘된다면 10년 개통률이 95%를 넘고, 재발률도 매우 낮다. 물론 심장수술은 환자의 생명이 달린 큰 수술이지만, 최근에는 각종 환자 감시체계가 발달해 수술 사망률도 고위험군이 아닌 경우 1% 이하로 매우 안전한 편이다. ●관상동맥우회술이 초래할 수 있는 부작용이나 후유증도 짚어 달라. 수술 후 합병증은 다른 수술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일반적인 상처 감염이나 폐렴 등 각종 감염, 수술 부위에서 떨어져나간 혈전이 유발하는 뇌경색 가능성이 없지 않다. 그러나 뇌혈류 및 마취 심도를 모니터링하면서 수술을 하기 때문에 그 빈도는 1%도 되지 않는다. 따로 걱정할 필요가 없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나와 통일] (29) 이효원 서울대 로스쿨 통일법 교수

    [나와 통일] (29) 이효원 서울대 로스쿨 통일법 교수

    나는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10년 가까이 공안검사로 일했다. 그러다가 2003~2006년 법무부 특수법령과(현 통일법무과)에서 근무하면서 정반대의 위치에서 북한을 접하게 됐다. 당시에는 남북 교류가 한창 활발해 남북합의서와 교류협력법 등 각종 협의서 체결을 위해 북한 사람들과도 직접 만나게 됐다. 국가보안법을 다루고 북한을 적으로 생각하는 위치에서 대화의 당사자로서 북한을 맞닥뜨리게 된 것이다. ●“난 국내 통일법 연구 교수 1호” 극단적인 두 경험을 해 보니 남북관계라는 것 자체가 아이러니한 두 가지 현실을 바탕으로 유지될 수밖에 없다는 걸 몸으로 알게 됐다. 평화통일을 위해선 교류협력이 있어야 하고, 체제 유지를 위해서는 국가보안법 같은 최소한의 방패막이가 있어야 한다. 근본적으로 이런 상황을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 헌법적인 차원에서 남북관계를 풀어 보자는 생각에서 연구를 시작하게 됐다. 흡수통일이냐 합의통일이냐, 구체적 절차와 과정에 따라 남북한의 법률 통합과정도 달라질 것이다. 그러나 최종적으로 통일국가가 완성됐을 때 통합된 법률의 모습은 통일국가가 지향하는 헌법의 가치가 존중되어야 하고, 그것은 남한의 헌법가치와 더 가깝지 않을까 생각된다. 대부분은 남한의 법체계와 자유 이념을 바탕으로 만들어질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북한 나름의 특수성 역시 존중되어야 한다. 60년 이상 독재체제에서 살다가 하루아침에 새 법체계가 적용되면 혼란이 클 것이다. 북한 주민들에 대한 법적 안정성과 신뢰보호를 위해 북한의 법제도 가운데서도 수용할 수 있는 부분은 선별해서 받아들여야 한다. 물론 통일된 단일국가에서 두 개의 법제도를 둔다는 것은 문제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중국·타이완·홍콩에서 보듯 필요하다면 과도기로서 잠정적으로 북한 법률의 효력을 인정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과도기는 짧으면 3~4년, 길면 10~20년이 될 수도 있다. 통일은 법제도의 통합이 아니라 사회통합을 목표로 국가공동체를 만들고 종국적으로 법률 통합이 완성되도록 하는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보면 이 과정은 40~50년이 걸릴 수도 있다. 사회 문화적인 통합은 하루아침에 될 수 있는 게 아니다. 나는 국내에서 통일법을 연구하는 교수 1호가 됐다. 통일법이란 통일된 이후의 통일국가에서 통용될 법뿐만 아니라 통일과정을 규정하는 규율체계, 통일과정에서 필요한 절차, 그리고 분단된 현 상태에서 평화통일을 지향하는 법체계 등 모두를 포함한다. 앞으로의 모든 법은 평화통일을 지향하는 통일법의 범주 안에서 이뤄져야 한다. 이는 법학자 혼자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많은 전문가들이 관심을 갖고 준비해야 한다. 민법 전문가는 남북관계에 관심을 가지면서 민법을 연구해야 하고 인류학자, 사회학자, 언어학자는 법학자들과 모여 통일국가의 비전을 기준으로 통일법을 구체화시키는 일이 필요하다. 그것이 분단 상황은 물론 통일의 과정을 거쳐 통일의 완성에 이르기까지 통일국가를 디자인하는 필수적인 과제다. ●“머지않아 北에도 변화 올 것” 나는 지난해 설립된 서울대 통일법센터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연구를 해 왔다. 그동안 남북한 관련 법제가 총론적이고 추상적인 제시를 해 왔다면 앞으로는 구체적이고 각론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법조인으로서 당장 돈벌이는 안 될지 모른다. 그러나 연구가 미흡한 만큼 연구해야 할 과제도 산적해 있는 ‘블루오션’이다. 많은 후배 법조인들이 통일에 관심을 가지고 분야별로 연구해야 할 것이다. 현 정부 들어 남북 교류가 현저히 줄어들었지만 나는 장기적으로 남북관계를 낙관한다. 통사적으로 보면 분단 이후 남북관계의 흐름은 발전하고 있다. 북한이 급변사태를 맞거나 혁명으로 인해 붕괴되기보다는 어떤 형태로든 체제 전환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어떤 정권도 핵이나 식량지원만으로 국가를 운영할 수 없기 때문에 머지않아 북한에도 변화가 올 것이다. 과거보다 편안하게 통일을 논할 수 있는 시기가 올 것으로 기대하고 또 그럴 수 있다고 희망한다. 정리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사진 손형준기자 boltagoo@seoul.co.kr ●약력 ▲46세 ▲서울대 헌법학 박사 ▲서울중앙지검 검사 ▲법무부 특수법령과 검사 ▲대구지검 부부장검사 ▲베를린자유대학 유학 ▲독일 연방헌법재판소 파견
  • 北·美 모두 “건설적 회담” 만족 표시…양국 대화 가속 땐 ‘통미봉남’ 우려

    지난 29일(현지시간) 끝난 뉴욕 북·미회담은 탐색적인 대화치고는 결과가 괜찮았다고 할 만하다. 양측이 1년 7개월 만의 만남에서 판을 깨지 않고 앞으로 또 대화할 여지를 남겼다는 것만으로도 양호한 성적이다. 회담이 끝난 뒤 북한의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과 미국의 스티븐 보즈워스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 모두 “건설적인 회담이었다.”고 평했다. 건설적이었다는 말은 입장 차를 확인할 수 있었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기도 하지만 앞으로 발전의 여지가 있다는 의미로도 받아들일 수 있다. 미국 측은 특히 회담이 ‘실무적’(business-like)이었다는 표현을 여러 차례 사용했는데, 이는 (불편한)감정을 배제한 채 순전히 일이 되는 쪽으로 냉정하게 회담에 임했다는 뉘앙스로 해석된다. 보즈워스 대표가 김 부상을 비롯한 북한 대표단에 만찬과 오찬을 대접한 것도 회담 분위기가 좋은 편이었다는 정황을 시사한다. 특히 지난 28일에는 보이지 않았던 로버트 킹 국무부 북한인권특사가 29일 회담에 참석한 것은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된다. 북측은 대북식량지원을 이른 시일 내에 재개해 달라고 요청했는데, 식량지원 업무를 맡고 있는 킹 특사가 즉각 합류한 것은 미국 측의 성의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핵 사찰 수용 의사를 넌지시 내비치는 등 전체적으로 전향적인 태도를 보여 미국 측이 긍정적인 인상을 받았다는 관측도 나온다. 탐색적인 만남이 ‘건설적’이었기 때문에 앞으로 양측 간 대화는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한국 정부다. 한국과의 ‘찰떡 공조’를 강조하고 있는 미국으로서는 북·미대화 급진전으로 한국이 소외되는 상황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보즈워스 대표가 회담이 끝난 뒤 “북·미대화의 다음 단계를 결정하기 전에 한국 등 다른 6자회담 당사국과 긴밀히 협의하겠다.”고 밝히는 등 이번 회담 내내 미국 측은 나름대로 한국의 위상을 ‘배려’하려 애쓰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북·미대화가 이미 시작된 상황에서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에만 집착할 경우 현실적으로 흐름은 북·미대화 위주로 갈 수밖에 없다는 게 한국의 고민이다. 지난 22일 남북 6자회담 수석대표 회동에서 핵 폐기를 전제로 경제지원을 하겠으며, 추가 회담 일정을 잡자는 남측의 제안을 북측이 거부했다는 외신보도는 북측의 ‘통미봉남’ 속셈을 드러낸다. 앞으로 북한을 한두 차례 더 미국으로 초청하거나, 보즈워스 대표가 한·중·일 등과 협의를 거친 뒤 북한을 방문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뉴욕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시론] 제2기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시대의 과제/박흥순 선문대 국제관계학과 교수 한국유엔체제학회장

    [시론] 제2기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시대의 과제/박흥순 선문대 국제관계학과 교수 한국유엔체제학회장

    지난 21일 유엔총회가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연임을 만장일치로 승인함으로써 내년 1월부터 반 총장의 제2기 시대가 열리게 됐다. 유엔 회원국들의 전폭적인 지지 속에 2주 만에 신속하게 이뤄진 연임 결정은 사무총장으로서 수행해온 지난 5년간의 다양한 업적과 노력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와 기대의 반영이란 점에서 그 의미가 더욱 크다. 반 총장의 연임은 개인적으로나 한국에 커다란 자랑일 뿐만 아니라 유엔을 위한 의미있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세계에서 가장 고귀한 직책, 세계의 대통령이라는 화려한 수식어와 함께 “세계에서 가장 불가능한 직책”이라고 일컬어지듯이 사무총장직을 다시 5년간 수행하게 된 것은 영광인 동시에 커다란 부담이 아닐 수 없다. 반 총장은 마침 연임 수락 연설에서 이러한 기대에 부응하기 위한 역할을 계속할 것을 천명했다. 그는 세계평화와 안정, 번영을 위해서 특히 유엔회원국의 협력을 결집하는 교량 역할, 그리고 강한 유엔을 통한 선도적 역할을 천명하고, 조만간 여러 가지 지구적 난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비전과 목표를 제시할 것을 약속했다. 제2기 반기문의 유엔은 여전히 산적한 과제에 직면해 있는 것이 현실이다. 국제적 당면과제로서 인권 및 민주화, 식량·에너지, 지속가능한 개발, 기후변화, 테러리즘, 지역 분쟁, 핵 비확산 등의 커다란 과제에 직면해 있다. 그리고 유엔의 역량 강화를 위해 회원국들의 협력 속에 해결해야 할 재정 조달 기반의 확충, 유엔안보리 개혁이나 유엔기관의 권한 조정 및 재분배 등과 더불어 내부적으로는 유엔의 관료주의 타파 등 행정개혁도 지속적인 과제로 남아 있다. 제2기 반기문 사무총장의 성공적인 임무수행을 위한 요체는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부여된 바 권한과 제약 속에서 리더십을 어떻게 적절히 발휘하느냐는 점이다. 유엔사무총장은 유엔의 권위와 정당성 그리고 국제기구의 수장으로서 독립적인 역할을 발휘하면서도, 또한 첨예한 국가이익을 추구하는 ‘192개국의 보스’를 섬겨야 하는 어려운 직책을 수행해야 한다. 연임 결정에 따라 국제사회의 기대가 더 높아진 만큼, 반 총장은 그동안 유엔수장으로서의 경험과 교훈을 바탕으로 제2기에서 보다 더 원숙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반 총장은 가령, 사무총장으로서 비전가·전략가·실천가인 동시에 촉진자·조정자로서의 복합적 기능에서 그 역할을 적절히 배분, 실행하는 전략적 선택이 필요하다. 따라서 유엔의 역할과 방향에 대한 비전 제시와 더불어 다양한 의제에 대한 우선 순위, 선택과 집중, 유엔의 역할과 다른 기관과의 역할 분담, 회원국들의 지지 확보, 그리고 사무총장 권한행사의 적절한 위임 등에 대한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반 총장은 유엔의 정당성 및 그 역할을 강화하는 데 있어서 세계시민사회와의 연대를 강화하고 지지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유엔은 이제 주권국가들의 연합체를 넘어서 전 지구인의 국제기구로서 작동하며, 따라서 유엔의 지지기반은 단순히 192개국 회원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지구시민이라고 할 수 있다. 글로벌 거버넌스 시대에 유엔의 정책결정이나 역할에서 비정부기구(NGO) 등 민간단체, 일반기업, 매스컴, 학계 등 전문가 그룹, 그리고 세계시민들의 영향력을 보다 체계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국도 반 총장의 연임시대가 국격을 높이고 국제적 영향력을 강화하는 좋은 기회가 되도록 해야 한다. 1991년 유엔 가입 이래 20년간 한국의 유엔외교는 커다란 발전을 이룬 것이 사실이지만, 국력에 버금가는 전반적인 다자외교 역량을 갖추는 데는 여전히 미흡하다. 유엔이 당면한 전 지구적 의제를 선도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우수한 외교인력 배양 그리고 주요 국제기구에 대한 진출 확대 등을 통해 견실한 외교강국으로 발돋움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 반기문의 유엔 ‘2라운드’ 급변 한반도 ‘조정자’ 기대

    반기문의 유엔 ‘2라운드’ 급변 한반도 ‘조정자’ 기대

    연임에 성공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두 번째 임기(2012~2016년)는 다른 어떤 나라보다 한국의 운명에 중대한 의미를 갖는다. 반 총장이 유엔 수장 자리를 지킬 향후 5년 중에 한반도에 급변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빅터 차 조지타운대 교수는 최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차기 미국 대통령 임기 중(2013~2016년) 사망할 가능성이 50% 이상이며, 그것은 최대의 비상상황이 될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낸 바 있다. 북한이 권력공백이나 혼란 사태에 빠질 경우 그것은 즉각적으로 한국의 안보에 위협과 도전, 또는 기회가 된다. 미국과 중국의 개입과 충돌도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다. 이런 예측불허의 시점에 유엔 수장이 한국인이라는 사실은 우리 입장에서 든든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유엔 사무총장은 특정국가의 이익을 대변하는 사람이 아니라 192개 회원국 전체를 대표하는 자리이지만,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적어도 한국에 불리한 의사결정은 내리지 않을 것이란 기대가 가능하다. ●北 혼란 때 한국인 유엔수장 중요역할 이는 1950년 한국전쟁이 발발했을 때 소련이 유엔 안보리의 유엔군 파병 결의를 거부했더라면 한국의 운명이 지금 어떻게 됐을까를 상상해보기만 해도 짐작할 수 있다. 반 총장의 연임을 확정짓는 유엔총회 날짜가 한국전쟁 61주년을 불과 나흘 앞둔 21일이라는 점도 한국인 입장에서는 운명적 느낌을 받을 만하다. 급변사태가 아니더라도 반 총장은 앞으로의 5년 동안 남북문제 해결을 위해 1기에 비해 더 힘쓸 것으로 보인다. 남북관계가 최악의 교착상태를 보이고 있는데다 반 총장으로서도 마지막으로 조국에 기여하고 싶은 심정을 가질 법하기 때문이다. 실제 반 총장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북한을 방문하는 등 한반도 평화를 위해 나름대로 이바지하고 싶다는 심경을 피력한 바 있다. 반 총장의 개인적 ‘캘린더’에 사무총장 퇴임 1년 뒤 치러지는 한국의 차차기 대선이 적혀 있다면, 더더욱 남북문제에서 업적을 쌓고 싶은 의욕이 생길 법하다. ●여성 지위·핵 문제 등 박차 가할 듯 한반도 문제 외에 반 총장의 임기 2기는 1기 때 뿌려놓은 여러 국제적 과제들의 결실을 추수하는 데 주력하는 것이 될 것이다. 반 총장은 이미 평화, 안정, 개발, 인권 등 4개 테마를 2기 중점과제로 정했다. 구체적으로는 여성 지위 향상, 핵 없는 세상, 대규모 재난과 분쟁 발생시 유엔의 인도적 지원 능력 제고 등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지구온난화와 지속가능한 개발 등 환경 문제에서도 가시적 성과가 나와야 하고, 유엔 내부 개혁도 마무리해야 한다. 전체적으로 반 총장의 성향상 재선됐다고 해서 지나치게 튀는 행보를 보이지는 않을 것 같다. 그래도 2기는 1기에 비해 재선의 부담이 없다는 점에서 1기 때보다 더 과감하게 자신의 목소리를 낼 가능성은 다분하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美·中 서태평양서 무력시위

    미국과 중국이 잇따라 서태평양에서 군사 훈련을 실시하면서 인근 남중국해의 파고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미국과 중국은 서태평양에서 별도로 훈련을 할 예정이지만 다분히 상대를 의식한 ‘무력 시위’ 성격의 훈련으로 엿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미국의 핵 항공모함인 조지 워싱턴함은 12일 일본 요코스카 기지를 출발해 서태평양으로 향했다. 조지워싱턴함은 남중국해를 포함한 서태평양 해역을 수개월간 다른 참가국 함정들과 함께 항해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해상의 자유 항해권 확보가 주목적인 것으로 보인다. 중국 해군도 곧 서태평양 해상에서 군사 훈련을 시작한다. 이를 위해 이미 미사일 구축함 등 함정 11척이 일본 오키나와 남쪽을 통해 서태평양으로 진입했다. 2009년의 전례로 보면 도쿄 남쪽 1700㎞ 해역에 위치한 오키노도리섬 부근 해역이 훈련 예정지로 유력하다. 2009년 훈련에서는 구축함에 탑재한 헬리콥터를 기동시키는 등 ‘가상 적국’ 함정의 접근을 막는 모습이 연출된 바 있다. 현재로서 양국 함정이 서태평양에서 조우할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남중국해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지역 정세에는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된다. 무엇보다 필리핀과 미국이 남중국해에서 곧 해상 합동 훈련을 실시할 계획이어서 중국을 자극하고 있다. 필리핀 국방부 측은 미국의 최첨단 이지스 구축함이 참여하는 이번 훈련에 대해 “지난해에 이미 계획된 것으로 영해 분쟁과는 무관하다.”고 밝혔지만 중국 언론들은 13일 이번 훈련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베트남도 예정대로 이날 자국 연안의 혼옹섬에서 실탄 사격 훈련을 강행했다. 베이징의 군사 전문가들은 남중국해 분쟁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중국이 군사력 대치 등의 극단적 선택을 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 오랜 단절 끝에 복원된 군사관계가 악화되는 것을 양측 모두 원하지 않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실제 미국은 베트남과 필리핀의 지원 요청에도, “남중국해의 긴장을 격화시키는 행위를 지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는 등 신중한 자세를 견지하고 있다. 중국도 지난해와는 달리 미국의 서태평양 및 남중국해 해상 훈련 계획에 대해 공식적인 반응을 내놓지 않는 등 충돌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보금자리’ 소형 택지개발 전환

    한계에 부닥친 보금자리주택사업이 30만㎡ 안팎의 소형택지개발로 전환된다. 수도권에서 대규모 그린벨트 택지를 추가로 마련하기 어려워진 데다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재정난을 감안해 내린 결정이다. 정부는 앞서 하남 미사(1차·546만㎡)와 광명 시흥(3차·1736만㎡) 등 신도시급 택지를 비롯해 통상 50만~100만㎡ 규모의 보금자리지구를 지정해 왔다. 25일 국토해양부와 LH 등에 따르면 정부는 앞으로 수도권 보금자리지구의 대규모 개발을 지양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 기존 시가지에 인접한 소규모 택지개발로 방향을 바꾸고 지역 현안사업과 적극적으로 연결짓도록 한 것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최근 발표한 5차 보금자리지구에도 일부 적용됐다. 4곳 가운데 서울 강일3지구(33만㎡)가 자투리땅에 가까운 규모다. 국토부 고위 관계자는 “올 하반기 6차 보금자리지구를 추가로 지정할 때 이를 구체화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방향을 튼 이유 가운데 하나는 수도권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의 가용택지 부족이다. 서울 도심에서 20㎞ 이내에 자리하면서 환경평가등급이 낮은 그린벨트는 대부분 소진된 상태다. 대규모 보금자리지구가 들어설 때마다 지구 내 주민은 물론 인근 주민들의 반대도 작용했다. 일반 아파트 분양가의 80~85%에 불과한 보금자리가 인근 집값까지 하향평준화시키기 때문이다. 핵심 시행자인 LH의 재정난과 이에 따른 사업비 조달이 여의치 않다는 점도 보금자리지구 사업이 방향 전환한 원인이다. 대규모 사업일수록 보상비가 많이 들고, 일정도 차질을 빚게 된다는 것이다. 반면 정부가 2012년까지 32만 가구의 보금자리 건설을 목표로 잡은 가운데 아직 지구가 지정되지 않은 나머지 12만 2000여 가구를 지역 현안사업 형식으로 SH공사, 경기도시개발공사 등 지방자치단체 산하 공사에 떠안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아울러 소규모 보금자리지구 개발이 난개발을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30만㎡ 이하의 택지개발은 기반시설비를 줄이는 대신 주거환경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美국무부, 北·中·이란기업 추가 제재

    미국 정부는 24일 북한의 조선단군무역주식회사를 비롯해 중국 기업 3곳과 개인 1명, 이란 기업 5곳과 개인 1명, 시리아 기업 2곳과 개인 1명, 베네수엘라 기업 1곳 등에 대해 핵무기 및 대량살상무기 확산 혐의를 적용, 추가 제재를 단행했다. 이는 미국의 ‘이란, 북한, 시리아 비확산법’에 의거한 조치다. 미 국부부는 “이들 기업과 개인이 북한, 이란, 시리아 등과 탄도미사일이나 화학무기 등 대량살상무기의 기술 및 부품 등을 거래했다는 믿을 만한 정보에 기초해 제재 조치를 취했다.”면서 “이번 제재는 2년간 유효하다.”고 발표했다. 이번 제재 조치에 따라 어떤 미국 정부기관도 이들 회사 및 개인과 상품 및 서비스 거래를 할 수 없다. 앞서 미 국무부는 지난 2009년 9월 8일 북한의 핵 프로그램 활동과 대량살상무기 확산을 막기 위한 제재의 일환으로 조선원자력총국과 조선단군무역회사 등 2개 북한 기관에 대해 미국 내 자산을 동결하고 상업적 거래를 차단하는 조치를 취했다. 북한의 조선단군무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결의안 1718호와 1874호에 따라 제재 대상으로 지정됐던 미국의 실질적인 제재 대상 기업이다. 조선단군무역은 또 북한의 핵 및 미사일 연구와 개발 프로그램을 지원하기 위해 상품과 기술 획득에 대한 책임을 맡고 있는 곳이다. 이번에는 북한의 우방인 중국 기업과 개인이 제재 대상에 포함된 것이 주목된다. 재재 대상에 오른 중국 기업과 개인은 다롄 서니산업, 다롄 중방화학산업, 시안 준연전자와 기업인 칼리 등이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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