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이란 합의
    2026-04-11
    검색기록 지우기
  • 사물인터넷
    2026-04-11
    검색기록 지우기
  • 위치 신호
    2026-04-11
    검색기록 지우기
  • 형사사건
    2026-04-11
    검색기록 지우기
  • 외교 문서
    2026-04-11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9,843
  • 이전투구 청년정치…장경태 “장예찬, 내가 기절쇼? ‘야설’ 수준”

    이전투구 청년정치…장경태 “장예찬, 내가 기절쇼? ‘야설’ 수준”

    여야 각 당의 최고위원이자 대표 청년정치인인 장예찬 국민의힘 최고위원과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장경태 최고위원 졸도 사건’을 둘러싸고 날 선 신경전을 이어가고 있다. 장예찬 최고위원이 장경태 최고위원 졸도 사건을 ‘기절쇼’라는 의혹이 있다고 주장하자, 사건의 당사자인 장경태 최고위원은 ‘야설’(외설스러운 성인 소설) 수준의 의혹이라고 맞받아쳤다. 아울러 장경태 최고위원은 기절쇼 의혹과 관련해 법적 대응까지 예고해 거대 양당 대표 청년정치인들의 갈등이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장예찬 “‘가짜 기절쇼’ 입증하겠다”무릎보호대 차고 바닥에 앉은 사진 공개 지난 15일 장예찬 최고위원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전날 장경태 의원이 방송통신위원회에 방문해 ‘KBS 수신료 분리 징수 논의’에 항의하는 성명서를 낭독하던 중 돌연 실신한 것과 관련해 “무릎보호대를 차고 계획된 기절쇼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이어 “기절쇼 의혹에 대해 장경태 의원은 ‘무릎보호대를 하면 양반다리가 불가능하다’며 법적 대응을 운운하고 있는데 ‘무릎보호대 가짜 기절쇼’임을 증명해 보이겠다”면서 무릎보호대를 찬 바지 차림 그대로 땅바닥에 주저앉아 양반다리 자세를 선보였다. 장경태 “기절쇼 의혹·악성 댓글 법적 대응 할 것” 그러자 장경태 의원은 16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예찬 청년최고위원은 ‘야설’을 쓰던 분으로 별로 엮이고 싶지 않다”면서 맞불을 놨다. 과거 장예찬 최고위원이 웹소설 ‘강남화타’에서 실존 연예인을 모티브 삼아 주인공을 만들고 성관계 등을 묘사해 논란이 일었던 것에 빗대 해당 의혹을 야설에 불과하다고 일축한 것이다. 이에 진행자가 기절쇼 의혹과 관련 법적 대응 계획은 없는지 묻자 장 의원은 “검토 중”이라면서 “(장예찬 최고위원뿐 아니라) 여러 커뮤니티에서 악성 의혹을 제기하는 분들, 악성 댓글 등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반복적으로 악의적으로 하신 분들에 대해서는 검토는 하고 있고 (명예훼손에 따른 처벌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해석도 받았다”라고 장예찬 최고위원을 겨냥했다. 그러면서 “본인이 (졸도를) 시연할 것이면 맨 시멘트 바닥에 턱과 머리를 부딪쳐 보든지 아니면 유동규씨가 김용에게 전달했다는 1억원 외투 시연을 ‘시연 전문가’로서 한번 보여주면 좋겠다”라고 비꼬았다. 이왕 무릎보호대를 차면서까지 시범을 보일 것이면 양반다리만 하지 말고 정신을 잃고 쓰러진 자신처럼 맨땅에 머리를 부딪쳐 보라는 말이다.장경태가 언급한 ‘외투 속 1억원’이란 장경태 최고위원이 언급한 ‘유동규 외투 속 1억원’은 지난 3월 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 조병구)가 연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공판에서 증인으로 나온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김용 부원장이 1억을 받아 갈 때 그냥 들고 가면 남들이 볼 수 있으니 외투 속에 넣고 가게 했다”라고 말한 것을 소환한 것이다. 재판부는 “외투 속에 넣어가는 게 가능하냐”라고 묻자 유동규 전 본부장은 “시연해 보여드릴 수도 있다”라고 했고 다음 공판인 지난 3월 16일 실제 시연에 나섰다.유 전 본부장은 1억원을 골판지 상자에 넣고 다시 쇼핑백에 넣은 뒤 자신의 정장 안에 넣는 모습을 보여 줬지만 이내 정장 밖으로 봉투가 불쑥 튀어나온 다소 어색한 모습이 연출됐다. 이에 재판부는 “외부에서 다 인지할 수 있는 상황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 불확실한 투자의 세계, 때론 ‘만약’이란 가정도 필요합니다[강보영 PB의 생활 속 재테크]

    우리가 살면서 성취한 것 중에 과연 100% 나의 실력에 의한 것들이 있을까? 아니면 대부분 운의 역할이 큰 것일까? 아마 운과 실력의 어느 경계에 그 지점이 있을 것이다. 워런 버핏조차도 자신의 성공을 ‘좋은 환경에서 태어났다’는 의미인 “‘난소복권’(Ovarian Lottery)에 당첨됐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운의 영향을 많이 받는 투자에 있어서 우리가 정말 기억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나심 탈레브는 저서 ‘행운에 속지 마라’에서 한 분야의 실적은 결과만으로 평가해선 안 되며 역사가 다른 방식으로 진행됐을 경우의 대체비용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렇게 다른 사건들로 대체하는 것을 대체역사라고 부른다. 대체역사의 개념은 위험과 불확실성의 개념을 포함한다는 점에서 설명할 가치가 있다.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대부분의 사람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급격한 금리 인상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공급망 이슈, 시진핑 3연임으로 인한 홍콩 증시의 급락 등으로 엄청난 자산시장의 하락을 겪었다. 당연히 올해 증시를 좋게 보지 않고 경기침체에 빠질 확률을 높게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미국의 부채한도 협상이 원칙적인 합의에 도달했고, 지난해 9월 종가 기준으로 2155까지 하락했던 코스피 지수가 어느덧 2600대 중반을 찍으며 증시도 스멀스멀 올라오고 있다. 반도체 부문도 재고 악재를 뚫고, 인공지능(AI)과 관련된 비메모리반도체 수요 증가 및 이차전지, 엔터산업 등 현존하는 많은 문제를 이겨 내는 수요를 가진 관련 주식들이 상승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바로 이 지점에서 우리는 교훈을 얻을 수 있다. 대체역사를 과연 어떻게 평가해야 할 것인가? 우리는 수많은 대체역사 가운데 실현된 사건 하나를 보고 이를 가장 대표적인 사건으로 착각하는 경향이 있다. 가장 안 좋은 지점에서 사람들의 조심성이 극에 달했을 때, 상황이 지금보다 조금이나마 개선된다면 어떤 현상이 일어날까? 그리고 모든 사람이 자산가격 상승으로 축배를 들고 있을 때, 지금 풀려 있는 돈이 금리 인상으로 디레버리징(Deleveraging) 된다면 자산가격은 어떻게 될 것인가? 이런 사고를 하는 것은 쉽지 않다. 주변 사람의 감정이 전염되기 때문에 독립적인 사고가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양한 관점과 수단으로 예측할 수 없는 사태에 대비하는 것은 분명 중요하다. 평소와 같지 않은 특이점에 온 경우 확률적 사고와 대체역사에 대해 생각해 보는 것은 어떨까? KB국민은행 부산PB센터 PB
  • 정부, ‘남북연락사무소 폭파’ 北에 447억 손배소

    정부, ‘남북연락사무소 폭파’ 北에 447억 손배소

    정부가 3년 전 북한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에 대해 국내 법원에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통일부는 오는 16일 기준으로 완성되는 연락사무소 폭파의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3년)를 중단하고 국가채권을 보전하기 위해 북한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장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14일 오후 2시 제출했다고 밝혔다. 통일부가 집계한 연락사무소 폭파로 인한 국유재산 손해액은 연락사무소 청사에 대해 102억 5000만원, 인접한 종합지원센터에 대해 344억 5000만원이다. 통일부는 “북한이 폭력적인 방식으로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것은 법률적으로 명백한 불법행위이고 아울러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 등 남북간 합의를 위반한 것”이라며 “남북 간에 상호존중과 신뢰의 토대를 근본적으로 훼손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의 우리 정부 및 우리 국민의 재산권 침해행위에 대해서는 단호히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소송의 원고는 대한민국이고, 피고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다. 정부가 사법기구에 북한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소송 절차는 정부 소송을 담당하는 법무부가 맡게 된다. 북한은 이번 소송에 응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므로 공시송달의 방식에 의해 소송이 개시될 전망이다. 공시송달이란 피고의 주소를 도무지 알 수 없거나 피고가 재판권이 미치지 않는 장소에 있어서 다른 방법으로 피소 사실을 알릴 수 없을 때 쓰는 방법이다. 북한이 끝내 소송에 응하지 않으면 정부가 승소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북한에 손해배상 이행을 강제할 수단은 현재로선 없다. 정부도 소 제기의 목적은 손해배상 청구권이 소멸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락사무소 청사는 원래 2007년 12월 준공돼 개성공단 내 남북교류협력협의사무소로 쓰이던 4층 건물이었다. 옛 경협사무소 건물은 2018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4·27 판문점 선언에 따라 그해 9월 연락사무소로 문을 열었다. 그러나 2019년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된 이후 남북 소장 회의가 중단되고 코로나19로 2020년 1월 남측 인력이 철수했다. 그해 6월 13일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대북전단 살포에 반발하며 “쓸모없는 북남공동연락사무소가 형체도 없이 무너지는 비참한 광경을 보게 될 것”이라고 했고, 사흘 뒤 북한이 건물을 폭파하면서 연락사무소는 개소 21개월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 中견제 위해 사우디 손잡은 美… 으르렁대던 PGA·LIV 한배 탔다

    中견제 위해 사우디 손잡은 美… 으르렁대던 PGA·LIV 한배 탔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사우디아라비아를 공식 방문한 6일(현지시간) 미 프로골프(PGA) 투어와 사우디아라비아 리브(LIV)골프가 전격 합병을 선언하며 충격적인 골프 역사를 만들어 냈다. 전날 블링컨 장관이 “(중동 내 최우선 동맹국인) 이스라엘과 사우디 간 관계 정상화를 추진하겠다”면서 미국의 중동 리더십 회복을 선언하자 미국과 사우디의 ‘골프 전쟁’도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됐다.이날 뉴욕타임스(NYT)는 “지난해부터 첨예하게 대립한 PGA 투어와 LIV골프가 손잡고 유럽 DP월드투어(유러피안 투어)와 통합법인을 설립하기로 했다”며 “세계 남자프로골프 패권을 둘러싼 치열하고 값비싼 싸움이 끝났다”고 보도했다. 이어 사우디가 ‘골프의 파괴자’에서 ‘골프계의 기득권자’가 됐다고 덧붙였다. 이번 합의로 LIV 선수들은 자유롭게 미국과 유럽 투어에 출전할 수 있게 됐다. PGA와 LIV 간 모든 소송도 취하한다. 골프의 불모지나 다름없던 사우디는 미국·유럽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프로골프 세계 3강’으로 도약했다. 지난해 LIV로 이적하려는 골프 선수들을 압박하며 9·11테러 희생자들에게 사과하라고 했던 제이 모너핸 PGA 커미셔너는 “세계 골프를 위한 역사적인 날”이라고 말했다. 스스로 위선자라 불려도 할 말이 없다고 했다. 양국의 ‘골프 전쟁’은 지난 2018년 사우디의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가 튀르키예에서 사우디 정보요원에게 살해되면서 시작됐다. 2001년 9월 11일 비행기를 납치해 미국을 공격했던 테러범 19명 가운데 15명의 국적이 사우디일 정도로 양국의 원한은 뿌리 깊다. 미 중앙정보국(CIA)은 사우디 최고 실세인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를 카슈끄지 살해 배후로 지목했으나,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 대통령은 그에게 면죄부를 줬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합병을 축하했다. 그러나 조 바이든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무함마드 왕세자를 “살인자”로 부르며 국제무대에서 ‘투명인간’ 취급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사우디를 압박했던 것은 글로벌 탈석유 흐름에다 자국에서도 막대한 셰일오일이 쏟아져 나와 ‘중동 원유 창고’의 전략적 가치가 줄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에 불안과 서운함을 느낀 무함마드 왕세자는 수십년간 지켜 오던 친미 기조를 접고 전략적 자주 노선을 추구했다.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LIV다. 사우디 국부펀드는 바이든 대통령 취임 직후인 지난해 6월 “PGA를 물리치고 세계 남자프로골프를 이끌겠다”며 LIV 창설을 공식 발표했다. 엄청난 자금을 쏟아부어 필 미컬슨과 더스틴 존슨 등 세계적 선수도 영입했다. 미국의 프로스포츠 패권에 대한 정면 도전이었다. 미 언론은 무함마드 왕세자가 LIV를 내세워 사우디의 권위주의 이미지를 희석하고 소프트파워를 높이는 ‘스포츠 워싱’에 나섰다고 비난했다. PGA는 LIV의 ‘머니 게임’에 맞서 LIV 소속 선수들의 PGA 출전을 전면 금지했고, LIV골프도 이에 지지 않고 PGA에 소송을 걸었다. 양 골프리그의 ‘강대강’ 대치는 바이든 미 행정부와 사우디 왕실 간 갈등을 그대로 반영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런 와중에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에너지 가격이 폭등하자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7월 사우디를 찾아가 원유 증산을 요청했지만, 무함마드 왕세자는 오히려 감산이란 배신의 카드로 세계 최강대국에 망신살을 안겼다. 한술 더 떠 그는 미국과 전략 경쟁 중인 중국과 밀착했다. 지난해 12월 수도 제다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 우리 돈 38조원 규모의 투자협정을 맺었고 올 3월에는 중국의 중재로 ‘앙숙’ 이란과 7년 만에 관계를 정상화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중동 지역 안보와 질서를 책임져 온 미국이 처음으로 중국에 주도권을 내준 것이다. 미국이 사우디와 반목하는 사이 중국이 빈틈을 파고들어 큰 성과를 내자 바이든 대통령도 위기의식을 느껴 중동 외교 정책의 대대적 수정에 나섰다. PGA·LIV 합병 선언은 워싱턴의 정치적 판단이 반영된 상징적 사건으로 풀이된다. 중국을 향해 ‘미국과 사우디가 다시 손을 잡았다’는 상징적 신호를 발신한 것이다. 이를 두고 미 언론들은 “사우디의 정치적 승리”라고 설명했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 상황을 활용해서 영리하게 반사이익을 챙겼다는 것이다. CNN방송은 “(미국을 접고) LIV로 간 선수들이 큰 수혜를 누리게 됐다”고 지적했다. 2001년 9·11테러의 배후를 사우디 왕실로 보는 9·11 유족들은 “PGA가 우릴 배신했다”고 분노했다. 한편 미국과 사우디가 ‘골프전쟁’에 종지부를 찍은 날 블링컨 장관은 사우디에 도착해 사흘간의 공식 일정에 돌입했다. 그는 무함마드 왕세자와 회동한 뒤 7일 미·걸프협력회의(GCC) 장관급 회의에 참석했다. 수단·예멘 분쟁 종식과 이슬람국가(IS) 퇴치, 이스라엘·아랍국가 관계 정상화 등을 논의한다고 미 국무부는 설명했다. 그러나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미국이 사우디와 적극적으로 관계 회복에 나서는 이유가 다분히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서라고 보고 있다.
  • 中 견제 위해 사우디 손잡은 美…으르렁대던 PGA·LIV도 한배탔다

    中 견제 위해 사우디 손잡은 美…으르렁대던 PGA·LIV도 한배탔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사우디아라비아를 공식 방문한 6일(현지시간) 미 프로골프(PGA) 투어와 사우디아라비아 리브(LIV)골프가 전격 합병을 선언하며 새로운 골프 역사를 만들어냈다. 전날 블링컨 장관이 “(중동 내 최우선 동맹국인) 이스라엘과 사우디 간 관계 정상화를 추진하겠다”면서 미국의 중동 리더십 회복을 선언하자 미국과 사우디의 ‘골프 전쟁’도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됐다. 이날 뉴욕타임스(NYT)는 “지난해부터 첨예하게 대립한 PGA 투어와 LIV골프가 손잡고 유럽 DP월드투어(유러피안 투어)와 통합법인을 설립하기로 했다”며 “세계 남자프로골프 패권을 둘러싼 치열하고 값비싼 싸움이 끝났다”고 보도했다. 이로써 사우디가 골프계 ‘파괴자’에서 ‘기득권자’로 변모했다고 매체는 덧붙였다. 이번 합의로 LIV 선수들은 자유롭게 미국과 유럽 투어에 출전할 수 있게 됐다. PGA와 LIV 간 모든 소송도 취하한다. 골프의 불모지나 다름없던 사우디는 미국·유럽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프로골프 세계 3강’으로 도약했다. 지난해 LIV로 이적하려는 골프 선수들을 압박하며 9·11 테러 희생자들에게 사과하라고 했던 제이 모나한 PGA 커미셔너는 “세계 골프를 위한 역사적인 날”이라고 자평했다. 위선자라 불려도 할 말이 없다고도 했다. 양국의 ‘골프 전쟁’은 지난 2018년 사우디의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가 튀르키예에서 사우디 정보요원에 살해되면서 시작됐다. 미 중앙정보국(CIA)은 사우디 최고 실세인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를 카슈끄지 살해 배후로 지목했으나,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 대통령은 그에게 면죄부를 줬다. 그는 PGA·LIV 합병도 축하했다. 그러나 조 바이든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무함마드 왕세자를 “살인자”로 부르며 국제무대에서 ‘투명인간’ 취급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사우디를 압박했던 것은 글로벌 탈석유 흐름에다 자국에서도 막대한 셰일오일이 쏟아져 나와 ‘중동 원유 창고’의 전략적 가치가 줄었다고 판단해서다. 이에 불안과 서운함을 느낀 무함마드 왕세자는 수십년간 지켜오던 친미 기조를 접고 전략적 자주 노선을 추구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LIV다. 사우디 국부펀드는 바이든 대통령 취임 직후인 지난해 6월 “PGA를 물리치고 세계 남자프로골프를 이끌겠다”며 LIV 창설을 공식 발표했다. 엄청난 자금을 쏟아부어 필 미켈슨과 더스틴 존슨 등 세계적 선수도 입도선매했다. 미국의 프로스포츠 패권에 대한 정면 도전이었다. 미 언론은 무함마드 왕세자가 LIV를 내세워 사우디의 권위주의 이미지를 희석하고 소프트파워를 높이는 ‘스포츠 워싱’에 나섰다고 비난했다. PGA는 LIV의 ‘머니 게임’에 맞서 LIV 소속 선수들의 PGA 출전을 전면 금지했고, LIV골프도 이에 지지 않고 PGA에 소송을 걸었다. 양 골프리그의 ‘강대강’ 대치는 바이든 미 행정부와 사우디 왕실 간 갈등을 그대로 반영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런 와중에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에너지 가격이 폭등하자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7월 사우디를 찾아가 원유 증산을 요청했다. 그러나 무함마드 왕세자는 오히려 감산이란 배신의 카드로 세계 최강대국에게 망신살을 안겼다. 한술 더 떠 그는 미국과 전략 경쟁 중인 중국과 밀착했다. 지난해 12월 수도 제다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 우리 돈 38조원 규모의 투자협정을 맺었고, 올 3월에는 중국의 중재로 ‘앙숙’ 이란과 7년 만에 관계를 정상화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중동 지역 안보와 질서를 책임져 온 미국이 처음으로 중국에 주도권을 내준 것이다. 미국이 사우디와 반목하는 사이 중국이 빈틈을 파고들어 큰 성과를 내자 바이든 대통령도 위기의식을 느껴 중동 외교 정책의 대대적 수정에 나섰다. PGA·LIV 합병 선언은 워싱턴의 정치적 판단이 반영된 상징적 사건으로 풀이된다. 중국을 향해 ‘미국과 사우디가 다시 손을 잡았다’는 신호를 발신한 것이다. 이를 두고 미 언론들은 “사우디의 정치적 승리”라고 설명했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 상황을 활용해서 영리하게 반사이익을 챙겼다는 것이다. CNN방송은 “(미국을 접고) LIV로 간 선수들이 큰 수혜를 누리게 됐다”고 지적했다. 2001년 9·11 테러의 배후를 사우디 왕실로 보는 9·11 유족들은 “PGA가 우릴 배신했다”고 분노했다. 한편 미국과 사우디가 ‘골프전쟁’에 종지부를 찍은 날 블링컨 장관은 사우디에 도착해 사흘간 공식 일정에 돌입했다. 그는 무함마드 왕세자와 회동한 뒤 7일 미·걸프협력회의(GCC) 장관급 회의에 참석했다. 수단·예멘 분쟁 종식과 이슬람국가(IS) 퇴치, 이스라엘·아랍국가 관계 정상화 등을 논의했다고 미 국무부는 설명했다. 그러나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미국이 사우디와 적극적으로 관계 회복에 나서는 이유가 다분히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서라고 보고 있다.
  • 한전, 30년간 떠안은 ‘수신료 민원’서 벗어나나

    한전, 30년간 떠안은 ‘수신료 민원’서 벗어나나

    대통령실이 5일 TV 수신료를 전기요금에서 분리 징수할 것을 권고하자 한국전력공사는 이에 대한 내부 검토를 시작했다. 한전은 방송사가 아닌데도 그동안 방송법에 따라 가구당 월 2500원의 TV 수신료를 징수·배분하는 역할을 도맡아 왔다. TV 수신료는 1994년부터 전기요금에 통합돼 TV 보유 여부와 상관없이 TV 수상기를 소지한 가구에 일괄적으로 부과됐다. 수신료가 일종의 세금처럼 인식되게 된 이유다. TV 수신료가 전기요금에 합산 청구될 당시 방송업과 전기사업의 성격이 전혀 다르다는 이유로 반대 목소리가 상당했다. KBS가 자체적으로 요금을 걷지 못하니 국민이 의무적으로 내는 전기요금에 편승했다는 비판도 들끓었다. 그럼에도 TV 수신료는 한국방송공사법(현 방송법) 개정으로 결국 전기요금 고지서에 합산 청구됐고 지금까지 30년간 이어져 왔다. 양측은 3년 단위로 갱신협상을 하는데 현 계약기간은 2024년 말에 만료된다. TV 수신료가 지상파 TV를 보지 않는 가구도 강제적으로 내야 하는 돈이다 보니 TV 수신료에 대한 거부 반응은 수년간 끊이지 않았다. “TV를 보지 않는데 왜 TV 수신료를 내야 하느냐”는 불만이 폭주했고, 그동안 낸 TV 수신료를 돌려 달라는 민원도 빗발쳤다. 이처럼 족쇄와 같은 TV 수신료 납부를 거부하는 국민의 민원과 각종 행정적 부담을 감수해 온 건 KBS가 아니라 한전이었다. TV 수신료의 90% 이상이 KBS에 돌아가는데도 TV 수신료가 전기요금과 함께 징수되다 보니 민원 대부분이 한전을 향한 것이다. 2021년 한전에 접수된 수신료 관련 민원은 4만 8114건으로 집계됐다. 하루 평균 131.8건에 달한다. 1시간에 5.4건, 10분에 한 건꼴이다. KBS의 연간 수신료 수입은 7000억원 수준이다. 이 가운데 91%는 KBS에, 3%는 EBS에 배분됐고 나머지는 한전이 위탁수수료 명목으로 받았다. TV 수신료가 분리 징수로 변경되면 KBS의 연간 수신료 수입은 2000억원 이하로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전은 위탁수수료는 받지 못하게 되지만 30년간 불필요하게 떠안았던 행정적 부담을 떨쳐낼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지난해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한전은 ‘수신료를 전기요금과 분리하여 고지·징수하는 것이 가능한지’에 대한 법률자문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법률자문에선 “수신료를 전기요금과 분리하여 고지·징수하는 것은 계약위반”이라는 답변과 함께 “양측 간 합의가 있으면 분리 징수가 가능하다”는 의견을 동시에 받았다고 한다.
  • F-16, 하계 대반격 못 뜬다 “기존 무기로 지상전”…가을엔? [월드뷰]

    F-16, 하계 대반격 못 뜬다 “기존 무기로 지상전”…가을엔? [월드뷰]

    우크라이나가 국경 너머로 러시아 점령군을 몰아내기 위한 대반격 작전을 우선 현재 보유한 무기를 사용해 지상전 중심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 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 참석한 올렉시 레즈니코우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은 4일 일본 방송 NHK와 인터뷰에서 이 같이 밝히며, 서방이 지원하기로 한 F-16 전투기는 가을 이후에 투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레즈니코우 장관은 반격 작전에 관해 “올해 여름은 안타깝게도 F-16 전투기 없이 계속 해야 한다”며 “지상의 모든 장비를 사용한다”라고 했다. 우선 지상전으로 반격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서방에 제공을 강력히 요구한 F-16 전투기의 투입 시기에 대해서는 “올여름 (전황을 바꿀) 게임체인저가 되지 않을 것”이라면서 “조종사 양성뿐 아니라 엔지니어 등을 찾고 있으며, 유지·보수 문제도 있다. (투입은) 가을이나 겨울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레즈니코우 장관은 자신이 직접 아시아 안보회의에 참석한 데 대해서는 “아시아·태평양은 매우 중요한 지역이다. 각국과 우호를 돈독히 했다고 생각한다”며 호주와 미국, 싱가포르 등 각국 관계자와 회담했다고 소개했다. 레즈니코우 장관은 러시아와 우호 관계인 중국의 리상푸 국무위원 겸 국방부장과는 복도에서 인사를 했지만, 회담은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 왜 하필 F-16 전투기인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그간 미국과 서방에 F-16 전투기 지원을 꾸준히 요청했다. 최전선에서 제공권을 장악하지 못한 채 영공 방어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F-16 전투기로 방공 작전을 강화하겠단 주장이었다. 우크라이나는 약 200대의 F-16 전투기를 원한다. 최신 기종이 아니라 유럽에서 이미 사용 중인 4세대 기종을 바란다. 우크라이나가 콕 집어 F-16 전투기를 요구한 데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란 판단이 작용했다. 레즈니코우 장관은 앞서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F-16 전투기는 미국과 동맹국들에 수천대가 배치돼 있고, 이들을 5세대 전투기로 교체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라며 “상당수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더라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방위 태세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방위 태세 약화에 대한 유럽 내 우려와 부담을 줄이면서, 전투기 확보로 방공망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적 계산이었다. ● 미국 ‘조종훈련’ 선회, 확전 우려 여전 우크라이나의 설득과 유럽의 적극 호응으로 ‘F-16은 절대 안 된다’던 미국도 일단 조종훈련 지원 쪽으로 입장을 일부 선회했다. 우선 G7 정상회의에 앞서 지난달 8일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이 영국, 프랑스, 독일 측과 만나 전투기 문제를 논의하고 직접 지원이 아닌 조종훈련 승인으로 가닥을 잡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히로시마에서 관련 내용을 발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19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F-16 전투기를 비롯해 4세대 전투기에 대한 우크라이나 조종사들의 훈련을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여기에는 영국 등 다른 동맹국이 우크라이나에 F-16 전투기를 제공하는 것도 포함됐다. 하지만 F-16 전투기의 러시아 영공 침범 등으로 인한 확전 가능성은 미국과 서방에 여전한 부담이다. 이를 의식한듯 바이든 대통령도 G7 정상회의에서 F-16 조종훈련을 언급하며 젤렌스키 대통령이 ‘러시아 본토 진격은 없다’는 약속을 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이 F-16 전투기를 언급하자마자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핵종말 거론으로 응수했다.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더 많은 무기가 공급될수록 세계는 더욱 위험해질 것”이며 “이런 무기가 더 파괴적일수록 흔히 ‘핵으로 인한 종말(nuclear apocalypse)’로 불리는 시나리오의 가능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이 전투기 직접 지원 여부를 확답하지 않는 이유다. ● 젤렌스키 “유럽 대륙 위에 ‘하늘 방패’ 세우자” 우크라이나는 F-16 전투기가 철저히 ‘방어용’임을 강조하며 미국과 서방을 설득하는 중이다. 지난 1일 EPC 2차 정상회의 참석 후 젤렌스키 대통령은 패트리엇 미사일과 F-16 전투기를 결합해 ‘하늘 방패’를 구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러시아로부터 제공권을 확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과 그 외 비EU 20개국 정상들은 이날 몰도바의 수도 키시나우와 35㎞ 떨어진 불보아카에서 유럽정치공동체(European Political Community·EPC) 2차 회의를 열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패트리엇은 어떤 러시아 미사일도 격추할 수 있음을 세상에 보여줬다”며 “우크라이나의 제안은 유럽 대륙 위에 하늘 방패를 세우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시작해 전 유럽에 중요한 문제”라고 짚었다. 우크라이나 국민과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영공 방어가 필수적이라고 그는 말했다. F-16 전투기는 방공용이며, 우크라이나 하늘 수호에 전 유럽의 하늘이 걸렸다는 주장이다. 젤렌스키의 외교전 속에 네덜란드, 폴란드, 덴마크, 벨기에, 노르웨이, 스웨덴은 EPC 원탁회의에서 전투기 인도 일정을 논의했다. 영국, 덴마크, 폴란드, 네덜란드, 벨기에 등은 우크라이나를 위해 F-16 전투기 조달을 돕고 싶다고 했다.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는 “우크라이나 조종사를 훈련하기로 합의했다. 물론 영국에는 F-16 기종이 없지만, 다른 나라는 전투기가 있다”면서 “리시 수낵 영국 총리도 우크라이나 조종사를 위한 훈련에 참여하기로 동의했다. F-16 전투기에 관한 물류, 정비 훈련을 우크라이나에 도입한다. 모두가 다음 단계에 동의했다”고 했다. F-16 전투기 연합과 관련한 고위 관계자는 해당 전투기가 6개월 안에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우크라이나가 해당 기종을 운용하게 되면 전쟁 기간을 넘어 전후에도 유럽 대륙에서 군사적 안정화 요인으로 유용할 것이라며 공격용으로의 전용(轉用)은 경계했다. ● 미국도 “공격 저지용” 지속 강조 미국도 F-16 전투기가 ‘공격용’이 아닌 ‘공격 저지용’임을 계속 강조하고 있다. 2일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은 우크라이나군에 대한 미 첨단 전차 에이브럼스 훈련 시작을 발표하면서 F-16 전투기가 장기 안보 계획의 일부가 될 거라고 말했다. 밀리 의장은 “에이브럼스 탱크는 러시아군을 우크라이나로부터 몰아내기 위해 필요한 반면, F-16 전투기는 향후 공격을 저지하기 위한 장기 안보 계획의 일부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공군 현대화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밀리 의장은 앞서 지난달 24일 국방부 브리핑에서도 “10대의 F-16 전투기를 제공하면 유지 보수를 포함해 20억 달러가 들 수 있다”며 “우크라 전장에서 F-16이 마법의 무기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그는 “러시아는 4세대 전투기를 1000대 보유하고 있다”며 “러시아와 공중전을 벌이려면 상당한 규모의 4세대와 5세대 전투기가 필요하다. 따라서 비용 곡선을 보고 분석을 해보면 가장 현명한 방법은 전투 공간을 커버하고 영공에서 러시아의 침입을 막기 위해 통합 방공망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프랭크 켄달 공군 장관도 “그것(F-16)은 우크라이나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도움이 된다”며 “극적인 게임 체인저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종합하면, F-16 전투기가 전장에서 활용되려면 시간이 걸리고 유지 비용도 천문학적이어서 효율적이지 못할 수 있고 우크라이나에게 당장 필요한 것은 러시아의 미사일과 공군기를 격추할 통합 방공망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조종사 훈련과 유지 및 보수 문제 해결에 꽤 오랜 시간이 걸릴 거란 분석과 함께 전투기가 제 성능,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번지고 있다. 일단 미국도 오는 9~10월 우크라이나 하늘에서 F-16 전투기를 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하지만 그때까지 조종사 훈련 완전성이 보장될지, 유지 및 보수 문제는 해결될지에 대한 우려가 존재한다. 뉴욕타임스(NYT)가 인용한 미 공군 내부 문서에 따르면, 구 소련 전투기 조종 경험이 있는 소수의 우크라이나 조종사를 상대로 한 훈련에는 최소 5개월이 걸릴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CNN방송은 “미국에서 새로운 전투기 조종사를 훈련하는 데는 2년 이상이 소요된다”며 제시된 일정이 빠르다고 지적했다. F-16의 성능을 제대로 활용하려면 호환되는 서방의 첨단 군사장비가 필요하다는 점 역시 전투기 지원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으로 이어지고 있다. 전투기에 걸맞은 첨단 군사장비 지원은 곧 군비 증가로 이어지는데, 예를 들어 전투기에 장착하는 AIM-120 암람(AMRAAM) 중거리 공대공미사일 1발의 가격은 약 120만 달러이고 1발의 미사일을 만드는 데는 약 2년이 걸린다. 우크라이나 국방장관 말대로 하계 대반격에선 F-16 전투기를 보지 못하더라도, 전투기가 올 가을에는 전황을 바꿀 ‘게임체인저’로서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제 역할을 할 지 주목된다.
  • 민주 윤건영 “김정일, 서울 답방 대신 몽골행 제시… DJ 거부”

    민주 윤건영 “김정일, 서울 답방 대신 몽골행 제시… DJ 거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김대중(DJ) 전 대통령과 2000년 평양에서 역사적인 첫 남북정상회담 이후 약속했던 서울 답방이 지켜지지 않은 배경에 김 위원장의 ‘신변 안전’에 대한 우려 때문이란 주장이 나왔다. 남북정상 간 1차는 평양에서, 2차는 서울에서 할 것을 합의했지만 북한이 김 위원장 신변 위협에 부담을 느껴 ‘제3국 회담’을 고집했다는 게 골자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일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2000년 김 전 대통령과 김 위원장 간 남북 정상회담(6월 13일~15일 평양)을 한 뒤 2차 정상회담에 합의했었다”며 “그래서 실제로 남북 간 (서울 2차 남북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접촉도 있었다”고 했다. 윤 의원은 당시 남북의 장관급이 만나는 등 2차 회담 성사 분위기가 무르익었지만 김 위원장이 서울로 내려오는 것에 대한 부담을 엄청나게 가졌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의 신변 안전 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하던 북한은 결국 2차 정상회담 장소를 서울 대신 제 3국을 선정했는데 그곳이 바로 몽골이었다고 한다. 윤 의원은 “(북한이) 김 전 대통령에게 제3국에서 만나자고 했다”며 “몽골 쪽, 철도로 이동이 가능한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 위쪽인 러시아와 몽골 국경 부근을 제안했다”고 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복심으로 통하는 윤 의원은 2018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겸 대북특사단 일원으로 3차 남북정상회담 준비 핵심 실무자였다. 윤 의원은 서훈·정의용 전 국가안보실장 등과 함께 여러 차례 북한을 왕래하며 남북 간 내밀한 문제에 깊숙이 관여해 왔다. 현재는 국회 정보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며 남북관계 전반을 들여다보고 있다. 윤 의원은 이 같은 북측 제안에 대해 “김 전 대통령 입장에서는 말이 안 된다고 봤다”며 “(DJ는) 정상 간의 합의다. 내가 평양으로 한번 가지 않았냐. 그럼 이제는 당신이 와야 할 때다. 내려와라”고 해 결국 2차 정상회담이 무산됐다고 했다.외교가에 따르면 당시 서울 답방을 완곡하게 거절하는 김 위원장을 설득하기 위해 김대중 정부는 서울 대신 제주도를 후보로 제안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김 위원장은 김 전 대통령과 ‘6·15 남북공동선언’을 통해 ‘앞으로 적절한 시기에 서울을 방문하기로 했다’고 합의했지만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2007년 10월 2차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평양을 찾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울 답방을 요청했을 때도 “우선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답방하는 방안을 추진하자”며 거절했다. 2018년 김 위원장의 아들인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문재인 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평양공동선언’을 통해 아버지가 못했던 서울 답방을 18년 만에 확언했지만 여러 정치적 고려로 인해 결국 ‘빈말’에 그치게 됐다.
  • “대량살상무기 위협 갈수록 진화…국제사회, 북핵·미사일 공동 대응”

    “대량살상무기 위협 갈수록 진화…국제사회, 북핵·미사일 공동 대응”

    대량살상무기(WMD) 확산을 막기 위한 국제협력체인 확산방지구상(PSI) 설립 20주년을 기념하는 고위급회의는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는 국제사회의 의지를 재확인했다. 북핵을 비확산 위협요인으로 지적했고 인공지능(AI)과 암호화폐 등 신흥기술과 안보환경 변화 등 새로운 도전에 대응하기 위한 행동계획을 마련하기로 했다. PSI 설립 자체가 북한을 염두에 뒀던 데다, 이번 회의는 북한이 군사정찰위성을 발사하겠다고 공언한 가운데 열려 북한의 WMD 개발에 대한 국제사회의 경각심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31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는 한미일 등이 참가하는 아태순환훈련(이스턴 엔데버 23)이 열린다. 30일 제주도에서 열린 PSI 고위급회의 참가국들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에 위배되는 핵무기·탄도미사일 프로그램 개발, 현존하는 의무·약속과 불합치하는 확산 관련 활동 등 WMD 위협이 진화하고 있다”며 “WMD 활동에 대항하기 위해선 보다 강력한 협력이 필요하다”는 내용을 담은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공동성명은 구체적으로 “PSI가 암호화폐를 동반한 확산 금융, 무형기술이전, 확산 행위자들의 국제법 우회 기법 발달 등 새로운 확산 관행에 대응해야 할 필요성”을 언급했다. 또 “3D 프린팅, 인공지능(AI), 양자컴퓨팅 등의 중요 신흥 기술이 추가적인 비확산·반확산 관련 도전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하며 기술의 진화에 따른 영향 및 도전과제를 검토할 것을 약속한다”고 합의했다. 공동성명을 이행하기 위한 행동계획도 내놓기로 했다. 확산금융이란 WMD 개발을 위한 재원 조달 행위를 말한다. 이에 ‘암호화폐를 동반한 확산금융’은 최근 북한의 암호화폐 탈취 행위 등을 가리킨다고 해석할 수 있다. PSI는 WMD와 그 운반 수단, 관련 물자의 불법 확산 방지를 위해 2003년 조지 W 부시 미국 행정부 주도로 출범했으며, 현재 106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5년 주기로 모든 회원국이 참석해 그간의 활동을 점검하는 고위급회의를 개최하는데, 아시아에서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개회식 영상메시지에서 “국제사회의 노력에도 WMD 위협은 커지고 있으며 국제 안보환경은 더욱 엄중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 역시 보니 젠킨스 미 국무부 군비통제·국제안보 차관이 대독한 축하 메시지를 통해 “WMD 확산 방지를 위한 규범을 모니터링하고 이행하는 국제 안보체제에 지속해서 도전을 가하는 국가가 전 세계에서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날 회의에는 71개국 소속 대표단 200여 명이 참석했으며 공동성명에는 30일 기준 58개국이 참여했다. 한편 PSI 20주년 고위급회의에 이어 31일부터 3일간 열리는 아태순환훈련의 핵심인 PSI 해양차단훈련은 기상 악화로 대폭 축소된다고 국방부가 밝혔다. 훈련 축소에 따라 자위함기를 게양한 일본 해상자위대 호위함인 하마기리함 승조원들이 이종섭 장관에게 경례하는 장면도 볼 수 없게 됐다.
  • [서울광장] 미중 반도체 전쟁과 K반도체/오일만 세종취재본부장

    [서울광장] 미중 반도체 전쟁과 K반도체/오일만 세종취재본부장

    반도체는 글로벌 패권을 좌우할 비장의 무기다. 4차 혁명의 핵심 산업으로, 군사 대결의 양상마저 바꾼다. 미국과 중국이 반도체에 목을 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난해 ‘칩4동맹’을 계기로 시작된 반도체 갈등이 최근 전면전으로 비화 중이다. 대중 반도체 기술·장비 수출 금지가 본격화되면서 중국이 첫 반격 카드로 마이크론 제재를 꺼내 들었고, 미국 역시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14개국 통상장관회의를 통해 최초의 공급망 협정에 합의한 것이다. 공급망 위기가 발생할 경우 ‘공급망 위기대응 네트워크’를 가동해 상호 공조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그 대상국은 말할 것도 없이 중국이다. 미국의 대중 반도체 공급망 봉쇄가 가시화되면서 한편에선 글로벌 반도체 재편 움직임도 본격화되는 조짐이다. 거대한 반도체산업의 주도권을 쥐기 위한 생존 게임의 막이 올랐다. 반도체 제조에서 최강국인 우리가 주목할 대목은 미국과 일본의 협력이다. 최근 폐막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통상장관회의에서 미일은 따로 양자회담을 열고 차세대 반도체 기술 협력을 약속했다. 일본은 반도체 장비와 소재, 부품 분야의 강국이다. 반도체 장비 시장점유율이 35%로 미국(40%)에 이어 세계 2위이고, 반도체 소재는 55%로 1위다. 일본은 미국의 공급망 재편 과정에 편승해 반도체 제조 강국의 위상을 되찾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게임메이커인 미국이 반도체 제조의 주요 축인 한국과 대만을 압박하는 전략으로 일본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분석이 많다. 돌이켜 보면 ‘반도체 왕국’ 일본이 무너진 건 1986년 미일 반도체 협정 때문이다. 당시 반도체 제조 세계 점유율 50%를 넘는 일본 견제를 위해 미국은 가격을 올리고 수출을 제한하는 반도체 협정을 맺었다.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가져온 ‘제2의 플라자 합의’라고 볼 수 있다. 미국이 중국 견제를 위해 다시 일본을 끌어들인 것 자체가 냉혹한 국제질서의 단면이다. 바이든 정부의 반도체 정책이 국익 우선주의의 연장선상이지만 기업들의 관점은 다르다. 당장 미국의 반도체 수출 통제 정책으로 실리콘밸리 기술 기업들의 손발이 묶였다. 미 월가를 중심으로 “반도체 업계 전반에서 중국 시장의 영향력이 큰 만큼 기업들도 포기하긴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많다. 향후 관전 포인트는 중국의 움직임이다. 반도체 수요의 80%를 수입에 의존하는 중국의 반도체 수입액(2020년)은 3500억 달러(약 463조원)에 달했다. 반도체 부품 공급원이자 최종 제품의 판매 시장으로서 중국은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에게 무시할 수 없는 ‘큰손’이다. 미 상공회의소를 비롯한 20여 재계단체는 IPEF의 이번 합의에 대해 “미국의 통상, 경제적 이익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반발했다. 당장 미중 사이에서 고민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우리 기업들의 현주소를 보는 듯하다. 한반도는 운명적으로 해양 세력과 대륙 세력의 교착점에 자리잡고 있다. 글로벌 패권 구도 속에서 공급망 재편과 각국의 보호주의가 기승을 부리는 시기에 우리 경제가 직면한 복합위기의 상당 부분이 ‘지정학적 불안정성’에 기인한다. 역사적으로 강대국의 게임은 늘 냉혹했다. 언제까지 우리의 운명을 미중에 맡겨 놓을 수 없다는 의미다. 우리 반도체 제조 기술은 글로벌 톱 수준이다. 우리의 저력을 스스로 무시할 필요가 없다. 새롭게 성장하는 동남아, 인도 등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필요가 있다. 현실을 토대로 더 멀리 K반도체의 앞날을 설계해야 한다. 제2의 중국을 찾는 혜안이 필요하다.수출로 먹고사는 우리에게 현 상황은 위기임이 틀림없지만 기회의 가능성은 상존한다. 글로벌 반도체 전쟁 와중에서 우리가 가야 할 길을 냉철하게 실리적 차원에서 가다듬어야 한다.
  • 서로 망하길 바라는 여야… 민주주의도 세상을 지옥으로 만들 수 있다 [박상훈의 호모 폴리티쿠스]

    서로 망하길 바라는 여야… 민주주의도 세상을 지옥으로 만들 수 있다 [박상훈의 호모 폴리티쿠스]

    1 민주 정치는 대중의 열정을 불러들이고 또 필요로 한다. 하지만 그 열정은 가치 있는 것만큼이나 위험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 합리적 이성으로 단련된 집단적 열정은 인간 세상에 유익한 에너지를 제공할 수 있다. 그렇지 않은 열정은 공허한 분노와 곧 이은 좌절을 낳고, 공동체로서는 쉽게 치유될 수 없는 분열과 상처를 안게 된다. 2 정치에서 집단적 열정을 불러들이는 것을 ‘선동’이라 한다. 잘못된 체제와 맞서야 한다면 선동은 필요하다. 반독재 민주화운동이 선동 없이 실천될 수 있다는 말은 들어 보지 못했다. 나쁜 열정을 동원하는 일도 불가피하다면 유익한 역할을 할 수 있다. 마키아벨리는 잔혹함이라는 악덕을 동원하는 것도 ‘불가피성’을 관장하는 수호신 ‘네체시타’의 후원이 있다면 공익을 위해 잘 사용해야 할 때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의 선동, 즉 사적인 의도를 가진 자의 무책임한 선동은 네체시타의 다른 이름인 ‘필연의 힘’이 작용해 가혹하게 처벌받게 된다고 보았다. 합리적 토론과 조정으로 변화를 만들어야 하는 민주 정치의 책임자들 가운데 선동으로 일관하는 자들이 있다. 그들은 동료 시민을 돕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유익을 위해 정치하는 자들이다. 자신을 위해 대중을 이용하는 자들이다. 대중에 아첨하는 것이 일상인 그들로 인해 정치가 제 역할을 못 하고 있다. 그들을 주기적으로 걸러내지 못하면 민주주의도 세상을 지옥으로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을 해야 할 때다. 3 정치란 인간 삶에서 불가피한 싸움의 문제를 전쟁의 방법이 아닌 평화의 방법으로 다루는 일을 한다. 싸움의 상대를 없애는 방식이 아니라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는 것에서 정치의 역할은 시작된다. 그 기초 위에서 여야가 공유하는 가치를 최대화하는 것을 공동통치라 한다. 다르지만 나눌 수 있다면 공유하는 것을 조정의 정치라 한다. 갈등적인 사안에서는 이견을 좁히려 노력하고 오해로 볼 수 없는 최종적 차이에 도달할 때는 기꺼이 타협하는 것을 교섭의 정치라 한다. 서로 물러설 수도 없는 사활적 쟁점에서는 소수의 대표에게 권한을 위임해 비공식적인 거래조차 허용하는 것을 수용의 정치라고 한다. 그 어떤 방법으로도 합의에 도달할 수 없는 상황에서는 변화의 조건이 성숙되기를 기다리는 것도 정치의 현명함 가운데 하나다. 비록 완전하지는 않았지만, 인류는 이런 정치의 방법으로 시민 내전 대신 좀더 자유롭고 다정하고 평등하고 건강한 공동체를 조심스럽게 일궈 올 수 있었다. 4 흔히 팬덤 정치의 문제를 강성 시민, 강성 지지자들의 문제로 정의한다. 자신과 생각이 다른 정치가를 상대 정당의 첩자로 욕설하고 야유하는 당원들이 정치를 나쁘게 만든다고 말하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그건 절반만 사실일 것이다. 그 전에 먼저 정치가 나빠졌다는 사실을 말하지 않은 채 욕설 문자를 탓하는 것은 공정한 일이 아니다. 팬덤 시민, 팬덤 당원의 등장 훨씬 이전에 ‘팬덤을 필요로 하는 정치’가 선행했다는 사실, 문제의 초점은 여기에 있다. 자발적인 시민 참여는 좋고 정치로부터의 대중 동원은 나쁘다는 의견도 많다. 사실이 아니다. 참여와 동원은 반대말이 아니다. 정치학의 기본 상식 가운데 하나는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참여는 동원 없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민주 정치는 일종의 독과점 시장이다. 일반 시민이라는 수요자의 독립적인 역할이 있기 이전에 정당과 정치가들이 선택과 대안을 제공하는 공급자의 역할이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강성 지지자나 팬덤 시민, 팬덤 당원의 지나침이 문제라면 그 이전에 그들에게 용기를 갖게 한 정치의 역할이 있었는지를 살펴야 한다. 정치가 나쁘고 정당이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그 자연스러운 결과로 시민도 대중도 당원도 얼마든지 사나워질 수 있다. 팬덤 정치는 정치를 바꾸는 문제로 접근할 일이지 시민을 바꿔야 할 일이 아니다. 정치를 좋게 하려는 자들이 흥하고 정치를 나쁘게 하는 자들이 망해야 하는 문제다. 정치가들이나 정당이 어떻게 하든 시민만 잘하면 된다는 것은 합당한 주장이 될 수 없다. 민주주의는 시민이 자유롭고 정치가들은 책임을 지는 것을 뜻할 뿐 다른 것이 될 수 없다. 팬덤이라고 불리는 강성 지지자의 문제는 나쁜 정치에 의해 ‘만들어진’ 문제다. 쫓아내고 절연해야 할 것은 팬덤 정치가이자 이들이 고용하고 동원한 팬덤 활동가들이며, 바꾸고 개선해야 할 것은 이들에게 기회를 주고 야심을 갖게 한 정당 자신이다. 5 지금 여야는 마주 보며 정치를 하지 않는다. 서로 등을 돌려 자신의 지지자들을 향해 상대를 비난하고 일러 대는 일만 한다. 그런 ‘정치 아닌 정치’를 하는 여야가 민주주의를 괴이하게 이끌고 있다. 정치 없는 민주주의 혹은 정치 대신 혐오를 주고받는 민주주의의 등장이라 정의할 만한 상황이다. 그로 인한 고통과 사회적 비용은 누가 감수하나. 정부나 정치의 도움이 필요한 중하층의 시민들이다. 중상층의 시민은 정치의 도움 없이도 시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소득, 직업, 자산, 지위, 학력 등으로 자신을 지킬 수 있지만, 한 사회의 다수를 구성하는 중하층의 시민은 그렇지 않다. 상황이 이런데도 여야는 모든 일을 상대 탓으로만 돌린다. 그로 인해 만들어지는 묘한 심리가 있다. 현직 대통령이 일을 잘하지 못하면 전직 대통령과 야당이 너무 좋아한다. 야당의 여러 문제에 직면하면 현직 대통령과 여당이 너무 좋아한다. 여야 모두 서로가 망하기만을 바란다. 지켜보기 괴로운 일이다. 6 여당 시민, 야당 시민들 사이의 적대와 혐오의 감정은 더 격렬하다. 그들이 가진 적대와 혐오는 진심에 가깝다. 그 가운데 팬덤 대중의 적대나 혐오는 순수할 정도로 확신에 차 있다. 데이비드 흄은 인간의 이성이란 기껏해야 정념의 노예라고 했는데, 이를 바꿔 말하면 인간에게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태도는 본성이 아니라 학습의 결과라는 뜻이다. 혐오의 정념에 이끌리는 지금과 같은 정치가 합리적 시민사회를 위한 학습의 기회가 될 수 없다는 것은 분명하다. 순수한 인간은 타락도 쉽다. 그들은 이성보다는 정념에 잘 이끌리고, 같은 정념을 가진 집단에 속해서는 잘못된 의견임에도 의심 없이 받아들인다. 나아가 혼자 있을 때 가졌던 두려움도 쉽게 버린다. 인간은 이익을 위해서도 집단에 가담하지만 두려움을 피하고자 할 때도 그런다. 생명의 위험을 느낄 상황이 아닌데도 타자에게 과도할 정도로 공격적일 수 있는 것은 인간뿐이다. 20세기 전반기 독일의 나치에 가담했던 중간계급 출신의 지지자들에게서 보았듯이 인간은 고립감과 두려움에서 벗어나고자 자아에 투영된 혐오감을 타자화해 유대인과 집시 그리고 공산주의자들에게 쏟아낼 수 있는 존재다. 죄책감 없는 폭력은 그 결과다. 7 아리스토텔레스는 혐오의 감정을 가리켜 자신에게서 비롯된 배설물을 자신의 것이 아니라고 부인하는 태도와 연관지어 설명한 바 있다. 그래야 혐오의 원천이 자기 자신임을 부정하고 나아가 혐오의 대상을 공격하고 제거하는 데 따른 죄책감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혐오하고 공격하는 내가 문제가 아니라 애초 그 대상자가 잘못의 원천이라고 여겨야 안심이 되는 것이다. 과거 군사정권을 이끌었던 사람들도 야당과 학생운동을 두려워했다. 그 두려움은 정당성을 갖고 있지 못한 자신들에게서 비롯됐다. 그 때문에 야당과 학생운동에 대한 탄압을 정당화하면서 민주화운동에 참여하는 사람들을 겉과 달리 속이 빨간 ‘빨갱이들’로 정의하곤 했다. 남한이 아니라 북한을 이롭게 하는 존재로 타자화해야 자신들의 정당성 부재에 따른 불안감과 두려움을 줄일 수 있었다. 그 일을 이제는 ‘개딸’이라 불리는 사람들이 한다. 같은 당 안에서 이견을 갖는 사람들을 이적시할 때마다 겉만 파랄 뿐 속은 빨간 다른 당 사람이라는 의미로 ‘수박’이라는 이름을 붙임으로써 수박을 깨자는 행동의 비인간성에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다. 물론 이런 일이 있기 전에 누군가를 향해 부역자(전쟁 중 점령당한 지역에서 점령군을 위해 정보를 제공하고 협조한 자)라 하는 말은 정치가들이 먼저 썼다. 더 심하게는 귀태(鬼胎·귀신과의 성관계로 태어난 자식이란 뜻으로, 상대 당 정치인들을 가리켜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사람으로 공격하기 위해 사용하면서 유명해진 말)나 토착왜구(자생적 친일 부역자)라는 말을 동원한 정치인들도 있었다. 이들이 없었으면 ‘개딸 현상’은 ‘별일 다 있네’ 정도로 웃어넘길 수 있었을 것이다. 8 우리 인간에게는 자신이 가진 판단과 습성을 타인에게 강요하려는 성향이 있다. 인간만이 그럴 수 있는 유일한 존재다. 이런 성향은 민주주의에서 극대화된다. 외적 강제에 순응하기만 하면 최소한 내면의 평화는 지킬 수 있었던 권위주의 때와 달리 민주주의에서 시민은 자유로운 만큼 그 자유를 타인에게 강요하고 싶은 욕구를 참지 못할 때가 많다. 강요된 자유도 내면의 평화를 위협할 수 있다. 사람은 자신의 의견을 확신할수록 다른 사람의 생각을 지배하고자 하는 욕구를 더 크게 갖기 마련이다. 자기 확신에서 자유의 고양을 느낄수록 균형 잡힌 판단보다 자기 확신을 강화할 정보와 지식의 추구에 열정적인 것 역시 우리가 가진 취약함이다. 플라톤은 이런 인간의 단점이 민주주의에서 극대화된다고 보았다. 따라서 그는 민주정의 타락은 곧 참주, 즉 대중이 사랑하는 독재자의 출현으로 이어질 것이라 경고했다. 인간의 가진 이 확신의 딜레마, 즉 독단에 쉽게 휩쓸리는 단점을 악용하는 정치가들은 많았다. 실제로 그들이 불러들인 혐오는 쉽게 전염되고, 빠르게 대중화되기도 했다. 인류가 전체주의를 경험하면서 알게 되었듯 일이 그렇게 되면 열정적 대중도 잘못된 열정으로 세상을 고통스럽게 할 수 있다. 민주주의는 군대나 총칼에 의해서만이 아니라 민주주의자들 혹은 민주주의를 오해한 자들에 의해서도 잘못될 수 있다. 9 진리란 찬반 어느 한쪽 편에 있기보다 그 사이에 있을 때가 많기에 우리에게는 합리적 토론이 필요하다. 우리가 선거에서 승리한 세력에게 모든 것을 맡기는 일당제 당, 국가 체제 대신 여야가 함께 입법부를 운영하게 하는 것도 같은 이유 때문이다. 제아무리 선한 대통령에 의한 것이든, 이념적으로 고결한 정당에 의한 것이든, 행동하는 양심과 정의감에 충만한 대중에 의한 것이든, 정치에서의 독단과 독주는 필연적으로 전제정을 낳는다. 혐오는 토론 없는 사회, 독단이 지배하는 사회가 만들어 낸 치명적인 질병이다. 팬덤은 대중에게 아첨하는 정치, 혐오를 악용하는 정치가 만들어 낸 부산물이다. 인간은 다름과 차이 때문에 고통받지만 차이나 다름이 없어도 고통받는다. 인간은 언제든 추락할 수 있는 ‘날개 잃은 천사’다. 우리 사이에서 불완전한 이해로 인한 이견과 갈등은 없앨 수 없다. 모든 것을 알 수는 없다는 의미에서 ‘무지의 문제’는 신이 아닌 인간이 안고 있는 본질적인 한계다. 이런 사실을 받아들인다고 해서 좋은 사회를 위한 인간의 노력이 좌절되는 것은 아니다. 다름과 차이가 의심과 증오, 적대를 낳게 할지 아니면 좀더 다양하고 풍요로운 의견들이 넘치는 다원 사회를 만들지는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하는지에 달려 있다. 10 복수의 정당 사이에서 논쟁과 조정, 타협을 거쳐 모두에게 구속력을 가진 입법과 공공정책을 결정하고 집행하게 하는 것이 힘은 들고 시간은 걸려도 사회를 더 잘 통합하고 공익의 증진에 더 잘 기여함을 믿고 인류가 선택한 것이 민주주의다. 하나의 옳고 정의로운 의지가 있다고 믿는 ‘전체주의적 민주주의’보다 복수의 정견들 사이에서 잠정적 합의를 반복해 가는 ‘다원주의적 민주주의’ 역시 우리가 소중하게 키워 가야 할 정치의 미래다. 우리에게는 달라도 안전할 수 있고, 느려도 길을 잃지 않으며, 침착하고 다정해도 뒤처진 느낌을 갖게 하지 않는 민주주의가 필요하다. 강한 산성의 물질을 부으면 그릇을 먼저 상하게 하듯 혐오는 상대에게 도달하기 전에 우리의 영혼을 먼저 파괴한다. 그렇듯 팬덤 정치도 혐오하고 깨뜨리고 싶은 상대를 아프게 만들기 이전에 우리가 바라는 세상을 먼저 무너뜨린다. 우리가 그 길을 갈 수는 없지 않겠는가. 정치발전소 학교장
  • “이란, 지하 80m에 핵시설 있다” 의혹

    “이란, 지하 80m에 핵시설 있다” 의혹

    이란이 지하 80m 이상 깊이에서 새로운 핵시설을 건설한다는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원자력청(AEOI) 청장이 이를 해명했다. 24일(한국시간) 국영 IRNA 통신에 따르면 모하마드 에슬라미 AEOI 청장은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은 과거에도 거짓된 언어로 이란에 대한 반감을 조성하려 노력해 왔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이번 의혹도 적들의 심리전 중 하나라고 본다”며 “이스라엘은 역내 외교 안보 상황이 자신들에게 불리하게 조성될 때 이런 의혹을 제기한다”고 답했다. 에슬라미 청장은 이란의 핵 활동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기준에 따라 이뤄지고 있다면서 “우리가 새로운 핵 활동을 개시한다면 그때도 IAEA에 협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AP 통신은 미국 위성영상 서비스업체 플래닛 랩스가 촬영한 이란 중부 나탄즈 핵시설 일대 영상을 분석해 이란의 새로운 핵시설이 지하 80∼100m 깊이에 건설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80∼100m 깊이는 미군의 ‘벙커버스터’ 폭탄 타격 범위를 벗어나는 위치라고 전했다. 미 공군은 지하 벙커나 핵시설을 파괴할 수 있는 관통탄을 운용 중이다. 이란 핵합의 복원을 위한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막기 위해 군사적 행동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이란의 관리는 아랍권 매체 알자지라 방송을 통해 “이스라엘이 핵시설을 공격하면 그것은 아주 큰 전쟁을 의미한다”며 “이스라엘의 도발에 대해 이란군의 대응은 제한이 없을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는 미국과 프랑스, 영국, 러시아, 중국, 독일 등 6개국이 2015년 이란과 체결한 합의다. 이란이 핵무기 개발 노력을 중단하는 대가로 대이란 경제제재를 해제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한편 IAEA는 지난 1월 이란 포르도 지하 핵시설 조사 당시 핵무기 제조 수준에 버금가는 농도 84% 우라늄 입자가 발견됐다는 보고서를 최근 회원국에 배포하기도 했다.
  • [포착] 美 ‘최후의 병기’도 피한다…이란 새 ‘지하 핵시설’ 위성으로 확인

    [포착] 美 ‘최후의 병기’도 피한다…이란 새 ‘지하 핵시설’ 위성으로 확인

    이란이 미국의 폭격도 피할 정도로 깊은 지하에 새로운 핵시설을 건설하는 정황이 포착됐다고 AP통신이 22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민간 위성사진 서비스업체 플래닛 랩스가 이란 중부 나탄즈의 핵시설 일대를 찍은 영상을 분석한 결과, 새로운 핵시설은 수도 테헤란에서 남쪽으로 약 230㎞ 떨어진 자그로스 산맥의 해발 1600m 고원에 건설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지역은 이란이 60% 농축 우라늄을 생산한다고 밝힌 나탄즈 핵시설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이다.  AP통신은 제임스마틴 비확산센터(춘)와 해당 위성사진에 찍힌 터널의 크기와 흙더미 등을 정밀 분석했다. 그 결과 핵시설은 지하 80~100m 깊이에 조성되는 것으로 추산했다.  핵시설의 주변에는 동쪽과 서쪽으로 각각 두 개의 출입구가 관측됐으며, 출입구의 규모는 높이 8m, 폭 6m로 추정된다. AP는 80∼100m 깊이는 미군의 ‘GBU-57 벙커버스터’(이하 벙커버스터)폭탄 파괴 범위를 벗어나는 위치라고 전했다.  미군의 벙커버스터는 지하 60m의 시설을 파괴할 수 있는 13t(3만 파운드) 중량의 관통탄이다. 그러나 플래닛 랩스와 AP의 분석이 사실이라면, 미국은 벙커버스터와 같은 재래식 무기로는 이란의 핵시설을 파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AP는 “미국 관리들이 벙커버스터를 연속해서 두발 투하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지만, 이런 방식의 공격이 효과적일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벙커버스터는 이란의 지하 핵시설을 공격할 수 있는 ‘최후의 보루’로 여겨진다. 그러나 벙커버스터의 사정거리를 넘어서는 핵 시설이 이란에서 꾸준히 건설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이란의 새 지하 핵시설의 규모가 원심분리기뿐만 아니라 우라늄 농축에도 지하시설을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입을 모은다.  유엔 주재 이란 대표부는 새 지하 핵시설과 관련한 질문에 “이란의 핵 활동은 평화적인 목적이며 투명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미 공군, 초대형 벙커버스터 사진 공개했다가 삭제…이유는? 한편 미 공군은 지난 2일 미주리주에 있는 화이트맨 공군 기지의 공식 페이스북에 벙커버스터의 사진을 공개했다가 삭제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에 공개된 벙커버스터에는 무게 1만 2300㎏, AFX-757, PBXN-114 등의 글자가 프린트돼 있었다. 영국 민간군사정보 컨설팅 업체의 무기 분석 전문가인 라훌 우도시는 AP통신에 “이중 AFX-757는 일반적인 폭발물, PBXN-114는 새로운 폭발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의문점은 미군이 북한과 이란의 지하 핵시설 타격용으로 주목받는 벙커버스터 사진을 공개했다가 하루 만에 게시물을 삭제한 배경이다.  미군은 이에 대한 설명을 내놓지 않고 있는 가운데, 우도시 무기 전문가는 “별도 설명 없이 사진을 내린 것은 잠재적 오류가 있다는 의미”라면서 “폭탄에 대해 너무 많은 정보를 공개했기 때문에 게시물을 삭제했을 수 있다”고 추측했다. 해당 게시물을 올린 미주리주 화이트맨 공군 기지에는 벙커버스터를 탑재할 수 있는 유일한 군용기인 B-2 전략폭격기가 있다.  핵시설 사이에 두고 충돌하는 이스라엘‧미국 vs 이란 한편, 이란의 나탄즈 핵시설은 2020년과 2021년 잇따라 사보타주(의도적 파괴 공작)의 타깃이 됐다. 이란은 공격 배후로 이스라엘을 지목했다.  이란과의 핵 협상이 교착에 빠지자,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막기 위한 군사적 행동도 배제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호세인 아미르압둘라히안 이란 외무장관은 지난 3월 러시아를 방문해 서방과의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 회담 타결 가능성이 여전히 열려있다고 주장하며, 미국이 대이란 제재를 해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백악관은 최근 AP에 “우리는 (평화적인) 외교가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막는) 목표를 달성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믿지만, 우리는 테이블에서 어떤 선택권도 제거하지 않았다”고 강조해 군사적 행동 가능성을 시사했었다. 이란 핵합의는 미국과 프랑스, 영국, 러시아, 중국, 독일 등 6개국이 2015년 이란과 체결한 합의다. 이란이 핵무기 개발 노력을 중단하는 대가로 대이란 경제제재를 해제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하지만 미국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당시인 2018년 핵 합의를 일방적으로 폐기하고 대이란 제재를 복원하자, 이란은 그다음 해부터 점점 더 높은 농도의 우라늄을 생산해 왔다.  2021년부터 시작한 핵합의 복원 회담은 한때 타결에 근접했다는 평가가 나왔지만, 현재 1년 넘게 교착 중이다.
  • “우크라에 F-16 공급 노력 우선…몇 달 내 시작” 미 국무부

    “우크라에 F-16 공급 노력 우선…몇 달 내 시작” 미 국무부

    미국은 서방 동맹국과 협력해 우크라이나에 F-16 전투기 공급을 위한 노력을 우선시하며, 몇 달 안에 이를 시작할 것이라고 미 국무부가 22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우크라이나 통신사 우크린포름 등에 따르면, 매슈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수도 워싱턴에서 열린 언론 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혔다. 밀러 대변인은 전날 폐막한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에 참석한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조종사들의 F-16 전투기 조종 훈련을 승인했다는 사실을 확인해주며 이같이 말했다.밀러 대변인은 “(조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미국)가 우크라이나군의 F-16 조종 훈련을 시작할 것이고, 우크라이나에 F-16을 지원하려는 동맹국·파트너국과도 협력할 뜻을 매우 분명히 했다”며 “언제, 어떻게, 어느 나라에서 이행할지 발표할 수 없으나 이는 우리의 우선순위이고 앞으로 몇 달 안에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산인 F-16을 제삼국이 우크라이나에 재수출하려면 미 당국의 법적 승인이 필요한데, 직접 지원에 대해선 아직 소극적인 미국도 재수출 승인은 가능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미국은 이번 브리핑에서 자국이 다른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서방의 무기를 러시아 영토를 공격하는 데 찬성하지 않는다고 재차 강조했다. 앞서 F-16을 활용한 러시아 공격에 선을 그은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을 확인한 것이다. 그러나 밀러 대변인은 “이 전쟁을 일으킨 것이 러시아라는 사실을 모두에게 상기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우크라이나 민간인들을 계속 공격하는 것은 러시아다. 그리고 학교와 병원, 민간 기반 시설을 폭격하고 있는 것 역시 러시아”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따라서 우크라이나가 군사 작전을 어떻게 수행할지 결정하는 것은 우크라이나에 달려 있다. 그러나 이 전쟁의 침략자는 러시아”라고 덧붙였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주축인 미국이 전투기 지원에 반대하던 그간 입장을 바꿔 이런 입장을 공식화하면서 영국, 덴마크 등 다른 나토 회원국들 역시 훈련 지원 의사를 속속 밝히고 있다. 일단은 조종 훈련으로 시작하지만, 서방의 주력전차 지원 결정 당시와 유사하게 F-16 전투기도 머지않아 우크라이나에 제공될 것이란 관측이 적지 않다. 실제 서방은 ‘국제 연합체’를 결성해 F-16 지원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영국은 지난주 F-16 등 4세대 전투기에 대한 우크라이나 조종사 훈련을 목표로 하는 국가들의 국제 연합의 출범을 발표했다. 이 연합에는 이미 영국과 네덜란드, 벨기에, 덴마크, 미국, 포르투갈이 포함됐다. 한편 F-16 전투기는 수백 킬로미터 떨어진 표적을 탐지하는 레이더와 최신 미사일을 갖췄다. 860㎞의 항속거리를 갖춘 고성능 전략 자산으로, 서방이 이를 제공할 시 우크라이나의 공군력을 크게 향상시킬 ‘게임 체인저’로 기대받는다.
  • ‘무자본 갭투자’ 피해자 구제 포함… 동탄·구리도 혜택 가능성

    ‘무자본 갭투자’ 피해자 구제 포함… 동탄·구리도 혜택 가능성

    보증금 한도 4억 5000만→ 5억원면적 제한 삭제… 대부분 구제 가능정부가 경매·공매 비용 70% 지원HUG 원스톱 대행 서비스도 포함 여야가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을 위한 특별법 제정안에 극적 합의하면서 피해자 구제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합의안엔 ‘무자본 갭투자’로 인한 피해도 구제 대상에 포함되는 등 애초 국회에 제출했던 정부안보다 피해자 인정 범위가 더 넓어져 경기 화성시 동탄과 구리시 피해 임차인들도 특별법 혜택을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법안소위는 22일 전세사기 피해 지원을 위한 특별법안을 의결했다. 다섯 차례에 걸친 소위 끝에 합의안이 도출되면서 오는 24일 국토위 전체회의,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 25일 국회 본회의에서 법안이 의결될 전망이다. 피해자 인정 범위를 대폭 늘린 게 합의안의 특징이다. 정부 초안에서는 피해 주택의 면적을 85㎡ 요건을 뒀으나 이를 삭제했고, 보증금 3억원 기준도 4억 5000만원으로 한 차례 상향한 것에 더해 최대 5억원으로 더 높였다. 보증금 5억원이면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대부분이 피해 지원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또 임대인 등에 대한 수사 개시를 전제로 한 사기 요건은 기망, 반환 능력이 없이 다수의 주택을 취득해 임대, 반환 능력이 없는 자에 대한 소유권 양도 등 사유도 추가했다. ‘무자본 갭투자’로 인한 피해까지 전세사기로 보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서울 강서구와 인천 미추홀구뿐만 아니라, 기존의 정부안에서 제외될 것으로 여겨졌던 동탄과 구리 피해 임차인들도 특별법 구제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이는 추후 국토교통부 산하 전세사기피해지원위원회에서 심사할 예정이다. 임차인이 보증금 ‘상당액’을 미반환될 우려가 있다고 한 요건은 아예 삭제했다. 애초 경·공매 개시만을 피해자로 인정한 요건은 임대인의 파산 또는 회생 절차가 개시된 경우도 포함했다. 조세채권 안분은 동일 임대인과 임대차 계약을 체결했다면, 보증금 규모가 5억원을 초과하더라도 지원한다. 조세 채권 안분이란 임대인의 세금 체납액이 많아 경·공매가 진행되지 않는 경우 전체 세금 체납액을 임대인 보유 주택별로 나눠 경매에 부치는 것이다. 피해 임차인에게 경매 실무 경험이 없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감안해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전담 조직을 구성해 경·공매 업무 대행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근거도 특별법안에 포함됐다. 경·공매 진행을 할 때 변호사나 법무사 등 전문가 고용에 필요한 대행 수수료의 70%도 정부가 지원하기로 했다. 특별법은 공포 즉시부터 우선 2년간 한시적으로 시행된다. 다만 위원회 구성과 조세채권 안분은 특별법 공포 한 달 후 시행령 제정을 거쳐 시행될 예정이다. 여야는 법 시행 후 6개월마다 국토위 보고를 통해 부족한 부분을 보완 입법하거나 적용 기간을 연장하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합의안을 여야 의견이 적절히 절충된 법안으로 평가했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우선매수권, LH를 통한 재임대, 무이자 대출 등 정부에서 할 수 있는 만큼은 다 했다. 보증금 반환은 법적으로 여의치 않다”면서 “전체적으로 어느 정도 균형을 다 갖춘 상태가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 전세사기 특별법, 소위통과…최우선변제금 최장 10년 무이자대출

    전세사기 특별법, 소위통과…최우선변제금 최장 10년 무이자대출

    전세 사기 피해 지원을 위한 특별법 제정안이 2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법안소위를 통과했다. 국토위는 이날 오전 국토법안소위를 열어 여야 합의로 법안을 통과시켰다. 법안은 24일 국토위 전체회의와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 25일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될 전망이다. 막판까지 쟁점이 됐던 전세 피해 보증금 회수방안과 관련해서는 정부가 피해자들에게 현시점의 최우선변제금을 최장 10년간 무이자로 대출해주는 내용이 담겼다. 최우선변제금이란 세입자가 살던 집이 경·공매로 넘어갔을 때 은행 등 선순위 권리자보다 앞서 배당받을 수 있는 금액을 말한다. 특별법 적용 보증금 기준도 4억 5000만 원에서 5억원으로 확대됐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전세 사기 피해자들의 경·공매를 대행해주는 ‘경·공매 원스톱 대행 서비스’도 특별법에 포함됐다. 정부는 경·공매 비용의 70%를 부담한다. 이 밖에도 특별법에는 ▲전세 사기 피해자에 우선매수권 부여 ▲LH 공공임대 활용 등의 내용도 담겼다.
  • 짧고 굵게 다시 뭉친 한미일… “대북억지력 강화·협력 심화” 약속

    짧고 굵게 다시 뭉친 한미일… “대북억지력 강화·협력 심화” 약속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일정 중에도 시간을 쪼개 만나면서 3국 공조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한미일 3국 정상은 21일 일본 히로시마 G7 정상회의장인 그랜드프린스호텔에서 약 2분간의 회담을 통해 3국 간 공조를 새로운 수준으로 발전시키기로 합의했다. 회담에 앞서 한미일 정상은 야외 연단에서 기시다 총리를 중심으로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이 양옆에 나란히 서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이 자리에서 세 정상은 서서 짧게 이야기를 나눴으며 번갈아 악수를 나눴다. 윤 대통령은 회담장으로 향하기 전 대화를 마치며 기시다 총리의 등을 토닥이기도 했다. 한미일 정상은 이후 2분가량 진행된 것으로 알려진 회담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관한 대처 방안을 비롯해 3국 안보 협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세 정상은 회담에서 대북 억지력 강화와 국제질서 공고화를 위해 안보와 경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구체적인 협력을 심화하기로 약속했다고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이 전했다. 3국은 지난해 11월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한미일 정상회담을 개최한 뒤 북한 미사일 경보 정보의 실시간 공유 등에 관한 합의 사항을 담아 공동성명을 채택하고 관련 논의를 진행해 왔다. 숨 가쁘게 돌아가는 다자 정상회담 일정 중 한미일 정상이 짧게나마 자리를 함께한 것을 두고 안보·경제 등 주요 현안에 대한 3국 공조 강화 의지를 표명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한미일 안보 협력의 걸림돌로 여겨지던 한일 관계의 불확실성이 연이은 양국 정상회담으로 개선 흐름을 보인 것도 3국 협력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한미일 회담에 앞서 이날 오전 중 한일 양자 회담을 가졌으며, 이를 포함하면 두 정상은 올해 들어 총 세 번의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회담 진행 시간에 대해 전날 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짧은 시간에 여러 미팅을 갖다 보니 (3국 정상이) 길게 얘기할 시간이 없어 세 나라가 만나면 서로 발표할 문안과 내용을 이미 조율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세 정상의 네 번째 만남은 미국 워싱턴DC에서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를 미국에 초대하면서 워싱턴DC에서 3자 회담을 열자고 제안했다. 한미일 3국 정상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스페인 마드리드와 캄보디아 프놈펜에 이어 히로시마가 세 번째다. 한편 윤 대통령은 전날에도 바이든 대통령, 기시다 총리와 G7 친교 만찬 자리에서 만나 의견을 교환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서면 공지에서 “윤 대통령은 전날 밤 9시부터 2시간 동안 이어진 G7 정상회의 친교 만찬에서 일본 측 배려로 주최국 정상 기시다 총리의 대각선 맞은편, 바이든 대통령의 옆자리에 착석해 다양한 주제를 놓고 심도 깊은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한미) 정상회담을 따로 잡지는 않았는데 기회가 돼 옆자리에 앉아 진지하게 양국 간 계속 논의할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누신 것 같다”고 부연했다.
  • ‘6세대 전투기 개발’ 공식 발표한 美, 우크라에 F-16 우회 지원 허용 시사

    ‘6세대 전투기 개발’ 공식 발표한 美, 우크라에 F-16 우회 지원 허용 시사

    미국은 동맹국들이 보유한 F-16 전투기를 우크라이나에 이전하는 방안을 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CNN 방송은 18일(현지시간)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소식통은 조 바이든 행정부가 최근 몇 주간 유럽 동맹국들에 F-16 전투기를 우크라이나에 재수출하는 방안을 허용할 것이란 신호를 보냈다고 말했다. 미국은 여전히 미국 내 F-16 전투기를 직접 지원하는 것은 꺼리고 있지만, 미 당국자들은 동맹국들이 자국 내 전투기를 재수술하기로 한다면 이를 승인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에 F-16을 지원하는 문제는 오는 7월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도 미 국방부 역시 동맹국들이 F-16 전투기를 우크라이나에 이전하는 데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국방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다만 해당 관계자는 아직 결정이 내려진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미 공군, 6세대 전투기 입찰 개시 공식 발표미 공군은 이날 앞서 보도자료를 내고 2024년 계약 체결을 목표로 6세대 전투기의 개발 입찰 계약을 위한 기밀요청서를 관련 업계에 공개했다고 밝혔다. 록히드마틴과 보잉, 노스럽 그러먼 등이 경쟁을 벌이게 된다.‘차세대 공중지배 프로젝트’(NGAD)로 불리는 6세대 전투기는 미국 F-22, F-35와 중국 J-20의 스텔스 기능을 강화하고, 음속의 5배로 날아가는 극초음속 무기와 전자파 공격 등 지향성 에너지 무기를 장착한 차세대 전투기다. 인공지능(AI) 통제를 바탕으로 무인기(드론)와 통합 전술을 운용할 수 있어 새로운 세계 최강 전투기가 될 전망이다. 유럽 국가들이 현재 보유 중인 4세대 전투기 F-16을 우크라이나에 넘기고 F-35와 같은 다음 세대 전투기를 들이려 하고 있다는 점에서 미국이 유럽의 F-16 재수출을 허용할 가능성은 클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에 F-16 전투기 지원 압박 움직임 커져영국과 네덜란드는 지난 16일 아이슬란드에서 열린 유럽평의회(CoE) 정상회의 이후 성명을 내고, 우크라이나에 공중 전투력을 제공하기 위한 국제 연합을 구축해 훈련에서 F-16 등 전투기 조달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지원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2월부터 러시아와 맞서 싸우고 있는 우크라이나는 이전부터 국제 사회에 전투기 지원을 요청해왔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CoE 정상회의 화상 연설에서 전투기, 추가 방공 체계, 미사일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젤렌스키 대통령은 19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개막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대면으로 참석할 예정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이날 보도했다. 그는 회의에 직접 참석해 러시아의 침공에 맞서 싸우는 자국을 지원해달라고 요청할 계획이다. NYT는 미 당국자들이 젤렌스키 대통령의 방문 계획을 확인하면서도 보안 이유로 정확한 방문 시점은 밝히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러나 로이터 통신은 유럽연합(EU) 소식통을 인용해 젤렌스키 대통령이 G7 정상회의 마지막 날인 21일에 히로시마에 도착한다고 보도했다. 이번 G7 정상회의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우크라이나 전쟁에 공동전선을 형성한 서방이 전열을 가다듬는 자리다. G7은 일본,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캐나다 등 7개 민주주의 국가 정상의 대화협의체다. 이들 국가는 우크라이나전 이후 우크라이나를 군사적으로 지원하고 러시아를 경제적으로 제재하는 데 단일대오를 유지해왔다. 이번 정상회의에서는 종반전으로 치닫고 있다는 관측도 나오는 우크라이나전에 대한 입장이 미세하게 조율될 가능성이 크다. NYT는 대러시아 제재의 확고한 집행 방안, 우크라이나에 F-16 전투기를 지원할지 여부, 정전이나 평화협정과 관련한 협상 가능성 등이 의제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 ‘평화 특명’ 시진핑 특사, 우크라 얘기부터 들었는데…러시아통 조율 먹힐까 [월드뷰]

    ‘평화 특명’ 시진핑 특사, 우크라 얘기부터 들었는데…러시아통 조율 먹힐까 [월드뷰]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을 위해 유럽 순방에 나선 리후이(70) 중국 유라시아사무특별대표가 우크라이나에 도착했다. 현지시간 16일과 17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방문한 리 특별대표는 현지 외무장관과 만나 평화 중재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회담 자리에서 우크라이나는 “영토는 절대 양보 못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우크라이나 외무부 성명에 따르면 17일 키이우에서 열린 리 특사와의 회담에서 드미트로 쿨레바 외무장관은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영토 보전에 대한 존중을 토대로, 지속 가능하고 정의로운 평화를 복원하는 원칙”에 대해 설명했다. 특히 쿨레바 장관은 종전과 관련해 “영토 상실이나 현 상태 동결을 포함한 어떤 제안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쿨레바 장관은 흑해 곡물 협정이나 핵 안전 등과 관련한 중국의 중재 역할이 가진 중요성은 높이 평가했다. 이에 양측은 앞으로 핵심 사안에 대한 대화를 강화하기로 합의했다.수면 위로 드러난 내용만 놓고 보면 우크라이나가 그간 내걸었던 ‘종전 선결 조건’에서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러시아군 철수, 우크라이나 영토 회복, 전쟁 범죄 기소 등 항목을 포함한 10개 평화 공식을 제시한 바 있다. 1991년 우크라이나가 옛 소련에서 독립할 당시의 국경 회복, 러시아가 지난해 9월 주민투표로 귀속을 결정한 동남부 4개 지역(루한스크·도네츠크·자포리자·헤르손) 및 2014년 병합한 크림반도 반환까지 이뤄져야 협상에 나설 것이란 얘기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3일 바티칸 교황청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난 자리에서도 이 같은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중재를 위한 중국의 특사 파견이 지난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젤렌스키 대통령의 직접 전화통화에서 합의된 사항인 점을 고려할 때, 우크라이나가 일부 조건 완화 등 물밑 작업에 응할 가능성은 있다.시 주석과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개전 후 처음으로 직접 소통을 이뤘다. 당시 중국은 시 주석이 ‘약속에 응해(잉웨·應約)’ 젤렌스키 대통령과 통화했다고 발표했다. 중국에서 ‘약속에 응해’라는 표현은 상대 측이 요청을 해서 통화나 회담이 이뤄졌을 때 쓰는 표현이다. 우크라 측의 통화 요청에 시 주석이 응함으로써 직접 소통이 이뤄졌다고 밝힌 셈이다. 당시 통화에서 시 주석은 특사 파견을 통한 중재 외교를 제안했고, 이후 젤렌스키 대통령은 “시 주석과 길고 뜻깊은 통화를 했다. 이 통화가 양국 관계 발전의 강력한 동력이 될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중국 CCTV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평화 회복을 위해 중국이 외교적 수단을 통해 위기 해결에 역할하는 것을 환영했다. 중국의 중재자 역할에 대해 양국 정상이 사전에 충분한 공감대를 형성, 입장 조율을 마쳤을 것이란 추측이 나온다. 그러나 영토 문제에 있어서만큼은 러시아도 물러서지 않을 가능성이 커 조율이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일단 러시아도 공식적으로 평화 협상 재개를 원한다. 다만 우크라이나와 마찬가지로 외부에서 강요하는 조건이 아닌, 자신들의 조건으로만 협상에 임하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옛 소련 국경 회복, 크림반도 반환은 말도 안 되고 자신들이 지금까지 점령한 영토의 러시아 귀속을 우크라이나가 인정해야 협상장에 나가겠다는 것이 러시아 입장이다. 러시아는 또 우크라이나가 ‘현 정세와 새로운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고 있다. 중립국 선포 및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포기하라는 압박이다. 리 특사의 유럽 순방 최대 성과가 ‘평화협상 일시 재개’라는 ‘단기적 성과’에 그칠 거란 분석이 우세한 이유다.중재에 나선 리 특사가 ‘러시아통’인 점도 장기적 성과 도출에 대한 불신을 부추긴다. 리 특사는 1975년 중국 외교부의 소련·동유럽 담당 부서에서 일을 시작했다. 2008년 차관급인 외교부 부부장으로 임명됐으며, 이듬해인 2009년부터 2019년까지 만 10년간 러시아 주재 중국 대사를 지냈다. 그가 주러 대사를 맡은 10년 간 시 주석은 러시아를 9차례 공식 방문했으며 양국 간 교역액은 2009년 388억달러에서 2018년 1070억달러로 3배 가까이 늘었다. 리 특사가 주러 대사직을 그만두고 중국으로 돌아가기 몇 달 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중·러 관계 개선에 이바지한 그의 공로를 인정해 우호 훈장을 수여하기도 했다. 앞서 중국이 내놓은 ‘평화안’ 역시 중재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중국 외교부는 전쟁 1주년이었던 지난 2월 24일 ‘우크라이나 위기의 정치적 해결에 관한 중국 입장’이라는 제목의 성명에서 우크라이나 사태의 정치적 해결을 위한 12가지 요구가 담긴 평화안을 공개한 바 있다. 입장문에서 중국은 ▲각국 주권 존중 ▲핵무기 사용 반대 ▲(러시아에 대한) 일방적 제재 중단 ▲평화협상 개시 등 12개 항목을 담았다.이와 관련해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평화안은 단지 러시아의 요구를 되풀이했을 뿐이며, 이후 시 주석은 ‘가장 친한 친구’인 푸틴 대통령에게 전쟁 종식을 위한 어떤 압력도 가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또 “이번 순방 역시 중국이 진정 평화주의자가 되려는 건지, 평화주의자인 척만 하는 건지 회의적인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CNBC도 “중국은 반(反) 서방 입장으로, 러시아와 이데올로기적으로 일치하며 두 나라는 ‘다극적 국제질서’를 보고 싶어한다”면서 “(이러한 중국의 태도는) 유럽의 가장 피비린내 나는 분쟁 종식의 해결사로 나선 중국의 궁극적인 최종 목표에 물음표를 던지게 한다”고 전했다. 16일부터 이틀간 키이우에 머물며 우크라이나 평화안을 청취한 리 특사는 폴란드, 프랑스, 독일을 거쳐 마지막으로 러시아를 방문해 중재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서로 다른 ‘평화 공식’을 들이밀며 한 치도 양보할 수 없다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에서, ‘러시아편’ 시 주석의 중재 특명을 받고 유럽으로 날아간 ‘러시아통’ 특사가 얼마나 의미있는 조율 성과를 도출할지 주목된다.
  • 가격 롤러코스터 탄 전세시장… 하반기 ‘역전세 대란’ 덮치나[임창용의 부동산 에세이]

    전세 시장이 심상치 않다. 지난해부터 집값과 전셋값이 동반 급락세를 타면서 역전세 현상이 심화하고 있는 것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지난 1~4월 아파트 전세 최고가격이 2년 전보다 낮아진 ‘하락거래’가 60%를 넘었다. 특히 집값 등락폭이 컸던 수도권의 하락거래 비중이 컸다. 그중에서도 전세가율이 상대적으로 높아 무자본 갭투자의 온상이 됐던 빌라·오피스텔은 이미 위험수위를 넘어섰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보증금 미반환과 관련된 ‘전세사기’ 문제가 부동산 시장의 최대 쟁점이 된 가운데 하반기 이후에는 전국적인 역전세 대란이 닥칠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세를 내준 집주인과 세입자 모두 매우 힘든 시기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 전국적으로 심화되고 있는 역전세 실태와 그 원인을 짚어 보고 향후 전망과 해법을 모색해 봤다. ●수도권 전세 하락거래 비중 66% 국토부 부동산실거래시스템을 보면 서울의 경우 이미 전셋값이 2021~2022년 최고 가격 대비 7억원 넘게 차이가 나는 계약이 나오고 있다.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이하 전용 84㎥ )는 지난 8일 15억 5000만원에 전세 계약이 갱신됐다. 지난해 5월 23억원이던 것이 7억 5000만원 내린 것이다. 개포동 디에치아너힐즈는 지난 1일 12억 5000만원에, 잠실동 트리지움은 9억 8000만원에 계약이 체결됐다. 2년 전보다 각각 6억원, 5억원 낮게 거래됐다. 염리동 마포프레스티자이 전용 114㎡도 최근 1년 전보다 7억 5000만원 하락거래되는 등 지역을 가리지 않고 하락거래 비중과 하락폭이 커지고 있다. 최근 부동산R114의 실거래가 분석 자료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2년 전에 비해 아파트 전세 최고가가 낮게 거래된 비중은 62%에 달한다. 수도권이 66%, 지방이 57%다. 세종(78%), 대전(71%), 인천(70%), 부산(70%) 등 지방 대도시도 역전세 위험이 컸다. 무자본, 저자본 갭투자가 많이 이뤄졌던 빌라와 오피스텔은 역전세 문제가 이미 위험수위에 육박하고 있다. 부동산 중개업체 ‘집토스’가 국토부 실거래가와 공시가격을 비교 분석한 결과 올 하반기 만기 예정인 빌라 전세계약 중 기존 전세금만큼 보증보험 가입을 못 하는 경우가 71%나 되는 것으로 추산됐다. 보증액이 낮아졌다는 건 임대인이 돌려줘야 할 금액이 늘었다는 의미다. 10가구 중 7가구 이상이 역전세를 걱정해야 하는 것이다. 특히 인천(89%)과 경기(74%)가 취약했고 서울에선 금천(87%)·영등포(84%)·관악(82%)구의 위험성이 컸다. 부동산중개업계에 따르면 상황이 이렇자 임대인들이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사채까지 끌어대느라 매월 수백만원의 이자를 내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역전세가 심화하고 있는 데 대해 전문가들은 임대차3법과 전세대출 및 보증비율 확대, 금리 상승에 따른 전세의 월세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중 가장 근원적이고 핵심적인 게 2020년 7월 도입된 임대차3법, 특히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을 꼽고 있다. 법무부도 지난 3일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법안심사 소위원회에서 이 같은 취지의 자료를 위원들에게 제출했고 이에 임대차3법을 강행 처리한 야당이 크게 반발했다고 한다. 2020년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이 임대차3법 도입을 추진하자 야당과 언론, 전문가들은 전셋값 폭등으로 시장에 대혼란을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법적으로 2년인 임대차 기간을 임차인이 원할 경우 2년 더 살 수 있도록 계약갱신을 보장해 주는 계약갱신청구권이 시행되면 한동안 전세매물이 급감할 게 뻔했기 때문이다. 임대료 인상을 5% 이내로 제한하는 전월세상한제는 임대인이 4년 인상분을 한꺼번에 올리게 할 위험이 컸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KB은행 전셋값 동향에 따르면 2017년 5월 이후 문재인 정부 5년간 전국 평균 17.5% 올랐다. 임대차3법 개정 전인 2020년 6월까지는 0.9% 오르는 데 그쳤으나 개정 이후 1년 10개월간 무려 16.4% 폭등했다. 당장 계약갱신청구권을 쓰는 임차인은 문 정부 의도대로 5%만 올려 주고 계약을 연장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미 4년이 지났거나 신규로 전세를 얻는 임차인들은 폭등한 전세금을 거액의 전세대출로 메꿔야 했다. 그마저 전세 가뭄으로 매물이 나오면 임차인들이 줄을 서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전세금을 지렛대로 삼아 저가 아파트와 빌라, 오피스텔 등에 대한 저자본, 무자본 갭투자가 확산됐음은 물론이다. 이렇게 폭등한 전셋값은 2년이 지나 급락기를 맞으면서 임차·임대인이 역전세 폭탄을 맞는 사태로 이어지고 있다. 전셋값 폭등이 임대차3법이 부른 1차 재앙이라면 역전세 대란은 2차 재앙인 셈이다. ●전세사기 보다 역전세 충격이 더 클 것 정부는 전세사기 대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전세사기는 무자본 갭투자로 수십, 수백채의 빌라 등을 사들여 ‘바지 집주인’을 내세우거나 중개업소와 짜고 비싸게 전세계약을 맺고 보증금을 가로챈다는 점에서 반드시 근절돼야 한다. 하지만 전세사기 역시 역전세와 마찬가지로 전셋값 급등과 급락 환경에서 비롯되면서 구분이 모호한 경우도 적지 않다. 현재 여야가 전세사기 특별법 제정과 관련해 피해자 지원 범위와 지원 방식을 놓고 의견이 갈려 합의하지 못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야당의 주장대로 피해자 인정 범위를 넓혀 피해금액을 정부나 공공기관이 대납하고 사후 정산하는 방식을 쓸 경우 정부가 감당하지 못하는 사태가 올 수도 있다. 전세 하락거래 비중이 70%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역전세 대란은 전세사기와 비교하기 어려울 만큼 충격이 클 수 있다. 정부가 선제적으로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이유다. 전문가들마다 다양한 해법을 제시하고 있기는 하다. 단기적으로는 전세금 반환에 어려움을 겪는 임대인이나 사업자에 대한 대출 규제를 풀어 숨통을 틔우는 방안이 거론된다. 전세보증 한도를 조정하는 방법도 있다. 물론 이런 방안들은 자칫 가계부채 부실을 더 키울 수 있기 때문에 상환 능력이나 사업 운영 능력 등을 꼼꼼히 따져 적용해야 한다. 역전세 위험을 사전에 줄일 수 있도록 일정 수준의 보증금 상환 능력을 갖춘 경우에만 임대사업을 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을 제시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주택 임대시장 자체를 크게 위축시킬 수 있기 때문에 대규모 임대사업자에 한해 제한적으로 도입해 볼 수는 있을 것이다. 이 밖에 아예 전세가율을 50% 이내로 제한하는 등의 전세상한제 도입이나 임대차계약 시 임대인과 임차인 사이에 제3의 기관이 끼어 전세금을 관리하는 ‘에스크로’ 계좌 도입도 거론되지만, 임대인이 호응할지는 미지수다. 궁극적으론 현 사태를 초래한 임대차3법을 손질해야 한다. 3법 중 별문제가 없는 전월세신고제만 그대로 유지하고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제 개정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많다. 정부도 임대차법을 그대로 둘 경우 전셋값 급등락이 반복될 소지가 크고 집주인과 세입자 간 갈등이 커질 것이란 시각에서 법 개정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역전세 피해 예방은 이렇게 전세는 우리나라에만 있는 독특한 임대차 제도다. 임대인은 집을 빌려주고 집값의 50~80%의 보증금을 받아 활용할 수 있고 임차인은 주택 시세보다 싼 비용으로 거주할 수 있어 양측의 이해가 맞아떨어져 전세가 오랜 기간 유지될 수 있었다. 그러나 집주인과 세입자의 사적 계약인 만큼 은행 등 금융기관과의 거래에 비해 금융 안전성이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은행은 돈을 빌려줄 때 신용점수나 소득 등 각종 조건을 따지지만 임차인은 그럴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임차인 입장에선 전세계약 시 여러 위험요인을 따져 사고를 예방하는 수밖에 없다. 다음은 김인만 김인만부동경제연구소 소장이 알려주는 전세사기와 역전세 예방 팁. 우선 내 전세금과 선순위 대출액, 세금 체납액 등을 모두 합해 집값의 70%를 넘기면 안 된다. 보증금을 못 받아 강제경매에 부치는 경우 통상 집값의 70% 수준에서 낙찰되기 때문이다. 지난달부터 세입자는 집주인 동의 없이도 세금 체납 상황을 열람할 수 있다. 선순위 대출은 해당 매물 등기부등본에서 확인해야 한다. 돈이 아깝더라도 전세 보증보험은 반드시 가입하자. 집이 아무리 마음에 들어도 이런 조건에 맞지 않으면 과감히 포기하고 다른 집을 알아보는 게 좋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