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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신·반도체에 밀리는 북한 문제...평화 열차 다시 달릴 수 있을까

    백신·반도체에 밀리는 북한 문제...평화 열차 다시 달릴 수 있을까

    백신·반도체, 국민 관심 크고 시급한 이슈北 대화로 이끌 유인책 마땅치 않은 상황“싱가포르 합의 계승 여부보다 중요한 건북한 체면 살려줄 문구 나올 것인지 여부”그간 한미 정상 간 만남에서 최우선순위로 꼽혀 온 북한 문제가 이번에는 코로나19 백신 협력, 반도체 등의 공급망 재편 문제에 밀리는 모양새다. 백신, 반도체는 각각 국민 생명, 국가 경제를 대표하는 상징으로 국민적 관심이 크고 시급한 이슈이면서 성과도 가시적이다. 반면 북한 문제는 단기간에 해결이 어려울 뿐 아니라 북측을 대화로 이끌어 낼 만한 유인책도 내놓기 어려운 상황이다. 북한 문제와 관련해선 한미 간 이견을 드러내지 않는 게 이번 회담에선 최선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19일 외교당국에 따르면 21일(현지시간) 열리는 한미정상회담의 의제는 한미동맹, 한반도 문제, 실질 협력, 글로벌 파트너십 등으로 나뉜다. 당면한 북한 핵 위협 때문에 양국 정상은 만날 때마다 철통같은 한미동맹을 강조하면서 한반도 방위 공약을 재확인해 왔지만, 이번에는 패권 싸움인 미중 경쟁이 격화되는 와중에 한미 정상이 만나기 때문에 의제의 우선순위도 지역 및 글로벌 협력 쪽에 맞춰지는 분위기다. 커트 캠벨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인도태평양조정관도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방문이 한미 관계가 갈수록 지역적이고 글로벌하다는 점을 보여 줄 것”이라면서 “(한미가) 우리 시대의 가장 긴급한 과제를 다루기 위해 나란히 서 있음을 입증할 것”이라고 말했다.대북정책을 놓고 한미 간 조율이 이미 긴밀하게 이뤄져 왔고 북한의 반응을 기다리는 상황이기 때문에 회담에서 북한 문제가 비중 있게 다뤄지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 박인휘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현재 공개된 바이든 정부의 대북정책을 보면 대화를 안 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여러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어서 (이번 회담에서) 북한 문제에 대해 구체적으로 거론하진 않을 것 같다”면서 “북한도 내부 단속에 집중하고 있어 대화에 나올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바이든 정부가 동맹 존중 차원에서 우리가 요구하는 ‘싱가포르 합의’를 공동성명에 명시할 가능성은 있지만, 단순히 이전 행정부의 성과를 존중한다는 의미 이상을 지니진 않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김정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중요한 건 (공동성명에) 싱가포르 합의 계승을 명시하느냐의 여부가 아니라 실질적으로 미국이 ‘어떤 조건도 달지 않고 대화를 재개하겠다’며 북한의 체면을 살려 주는 식의 문구가 나올 것인가 하는 문제”라며 “단계적(phased) 비핵화라는 표현을 공식적으로 쓰거나 이와 유사한 표현이 성명에 담기는 것이 한미가 도출할 수 있는 최대치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헌주·신융아 기자 dream@seoul.co.kr
  • ‘文-바이든의 3시간’ 백신·북핵 케미 이뤄낼까

    ‘文-바이든의 3시간’ 백신·북핵 케미 이뤄낼까

    “‘그레이트 케미스트리’란 표현을 쓰고, 기대 이상 환대를 받았다(2017년 7월 1일 문재인 대통령, 워싱턴 특파원 간담회).” 2017년 6월 미국 워싱턴에서 문 대통령을 처음 만난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은 과장된 제스처로 친근감을 과시했다. 그러나 북한의 무력시위가 이어지자 백악관은 군사적 옵션을 검토했고, 2018년 ‘한반도의 봄’까지 어디로 튈지 모르는 트럼프를 설득하기 위해 문 대통령은 진땀을 뺐다. 21일(현지시간·한국시간 22일 오전) 조 바이든 대통령과 첫 만남 등 3박5일 간의 공식 실무방문을 위해 19일 출국한 문 대통령의 중압감은 4년 전 못지 않다. 코로나 19 백신 협력을 끌어내고 임기 중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복원의 마지막 계기를 만들어야 하는 절실함 때문이다. 미국의 대중 견제전략인 ‘쿼드(미국·일본·호주·인도)’ 참여 여부와 반도체·배터리 등 신기술 협력까지, 묵직한 현안을 놓고 두 정상이 어떤 ‘케미’를 보일지 관심이 쏠린다. 문 대통령은 출국 전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 등을 만나 “바이든 정부 외교안보팀이 한반도를 잘 알고 있어 대화가 수월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로버트 랩슨 미국대사 대리는 “바이든 대통령도 회담을 크게 기대하고 있다”고 답했다. 지난 2월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첫 통화에서 두 정상은 가톨릭 신자이자 교황과의 교감이란 공통분모에 친근감을 느꼈고, 3차례 웃음이 나올 만큼 화기애애했다고 한다. 기후변화 대응에 대한 남다른 관심도 교집합이 됐다. 첫 만남 임에도, ‘연착륙’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까닭이다. 단독 및 확대회담, 공동기자회견 등 함께 하는 3시간여 동안 대화의 밀도를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을 청와대는 막판까지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백신 협력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는 상황이다. 아사아 전략을 총괄하는 커트 캠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인도태평양조정관은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양 정상은 한국의 코로나 대응을 미국이 지원할 방안들을 논의할 것”이라며 ‘백신 스와프’가 의제 임을 시사했다. 북핵 의제도 접근한 것으로 보인다. 캠벨 조정관은 “우리의 노력은 싱가포르 및 다른 합의 위에 구축될 것”이라고 했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달성이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실용적 조치를 강구할 준비도 돼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제재 완화에는 선을 긋는 모양새다. 바텀업 방식을 중시하는 바이든 스타일을 감안하면 북측의 눈높이를 충족시킬 카드가 나오기는 어려워 보인다. 한편 김정숙 여사는 이번 순방에 동행하지 않았다. 코로나로 순방 인원이 대폭 축소된데다 현직 교수인 질 바이든 여사가 외교 일정에 나서지 않는 상황과 맞물린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도 배우자 없이 미국을 방문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파워부통령’ 해리스 별도 면담, SK 배터리 공장 정치적 방문

    ‘파워부통령’ 해리스 별도 면담, SK 배터리 공장 정치적 방문

    문재인 대통령의 19~22일 미국 순방은 ‘공식 실무방문’임에도 ‘바이든 시대’ 들어 첫 번째라는 상징성에 걸맞게 정상회담 외에 동맹의 밀도를 다지기 위한 일정들로 촘촘하게 채워졌다. 20일(현지시간)에는 지난 1월 하원의장에 네 번째 선출된 권력 서열 3위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을 만난다. 펠로시 의장 등 하원 지도부를 만나는 건 2017년 6월 취임 후 첫 미국 방문에 이어 4년 만이다. 21일에는 유리천장을 뚫고 미국 최초의 흑인·아시아계, 여성 부통령에 오른 카멀라 해리스를 만난다. 미국 부통령은 대통령 유고 시 승계 서열 1위이자 상원의장을 겸한다. 역사상 가장 영향력이 큰 부통령이란 평가와 함께 최고령 대통령인 조 바이든의 뒤를 이을 차기주자로 꼽힌다. 22일에는 미국 최초 흑인 추기경인 윌턴 그레고리 워싱턴DC 대주교를 만난다. 그레고리 대주교는 지난해 조지 플로이드의 죽음으로 인종차별 항의 시위가 확산됐을 때 종교시설을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해 날 선 비판을 가했다. 같은 날 조지아주로 이동해 SK이노베이션 배터리 공장 방문을 추진하는 데는 정치·경제적 함의가 담겨 있다. 앞서 SK이노베이션과 LG에너지솔루션은 2년간 ‘배터리 분쟁’을 벌였는데, 지난 2월 국제무역위원회(ITC)는 SK의 영업비밀 침해를 인정하며 ‘SK 리튬이온 배터리 제품의 수입을 10년간 금지해 달라’는 LG 요구를 들어 줬다. 이후 SK는 바이든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나오지 않는다면 미국 내 배터리 사업 철수까지 검토하겠다며 배수진을 쳤고, 파국 직전 백악관과 청와대의 물밑 중재로 양사는 극적 합의를 이뤘다. 한국전쟁 기념공원 내 ‘한국전 전사자 추모의 벽’ 착공식(21일) 참석은 피로 맺어진 한미 동맹의 의미를 재확인하는 의미가 있다. 미군 3만 6000여명 등 한국전 희생자의 이름이 새겨질 추모의 벽 건설비용의 상당 부분을 한국 정부가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양승조 “윤석열 충청대망론은 어불성설, 충청에 대한 모욕”

    양승조 “윤석열 충청대망론은 어불성설, 충청에 대한 모욕”

    “윤석열 아버지가 공주 태생이란 이유로충청대망론 자체가 말 안돼, 언어도단”尹부친 고향은 논산 노성면…파평윤씨 집성촌내년 대선 출마를 선언한 양승조 충남도지사가 17일 차기 야권의 유력한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해 “‘윤석열 충청대망론’은 어불성설이자 언어도단”이라고 비판했다. 윤 전 총장이 충청도에서 생활하거나 기여한 것이 없는데 충청을 대표하는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는 게 양 지사의 주장이다. 양 지사는 자신이 충청대망론의 적임자임을 거듭 주장했다. “윤석열, 충청도서 생활해본 적 없다”尹, 대전지검 논산지청장 때 종종 들러 양 지사는 이날 광주시의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아버지가 충남 공주에서 태어났다는 것만으로 충청대망론이라고 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며 이렇게 말했다. 윤 전 총장이 그의 아버지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와 달리 서울에서 태어난 점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정치권에서는 윤 전 총장이 서울 출생이지만 그의 아버지의 고향이 충남 논산시 노성면이란 점 등에서 ‘충청도’ 사람으로 분류하고 있다. 실제 해당 지역은 파평윤씨 후손들이 다수 거주하는 집성촌으로 알려져 있다. 해마다 봄이면 전국 파평윤씨가 모여 제를 올리는데, 윤 교수도 최근까지 지역을 방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전 총장은 2008년 대전지방검찰청 논산지청장 역임 당시 마을에 종종 찾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양 지사는 “윤 전 총장이 검사로서 훌륭한지는 모르겠으나 충청도에서 생활해본 적이 없다”면서 “충청도민의 이해를 대변하고 이익을 위해 앞장서본 적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충청에서 태어났느냐보다 충청에서 생활하며 이익을 대변하고 정서를 함께해야 인정받는데 그게 없는 상태에서 거론되는 것 자체가 충청에 대한 모욕”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대선 과정에서 김종필·이회창·정운찬 전 국무총리, 이인제 전 의원,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등 여러 충청권 출신 인사들이 후보로 거론됐지만 실제로 대통령에 당선되지는 못했다. 이 때문에 윤 전 총장 부친의 고향 마을을 비롯해 충청 민심은 국민적 지지도가 오른 윤 전 총장에 대한 높은 지지를 각종 여론조사에서 보여주며 기대하는 분위기다.양승조 “충청대망론 적임자는 나,MB ‘세종시수정안’ 맞서 단식 투쟁” 반면 양 지사는 ‘충청 대망론’의 적임자는 자신이라고 했다. 그는 “충청에서 태어나고 자랐을 뿐만 아니라 직업생활과 시민사회단체 활동, 4선 국회의원을 충청에서 했다”면서 “충청에서 가장 절박하고 500만 충청인의 자존심을 짓밟은 이명박 대통령의 세종시 수정안에 맞서 20일간 단식투쟁을 통해 싸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재집권을 위해서도 대전충청의 마음을 얻어야 하는 만큼 자신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정치구도를 볼 때 대전충청이 대선 향배를 가름하는 아주 중요한 요소”라면서 “이번에는 과거 DJP연합의 양승조, 행정수도 이전의 양승조가 되는게 민주당의 최고의 판단”이라고 주장했다.윤석열 33% vs 이재명 26.5% 尹, 대전·세종·충청 지지율 큰폭 상승 이날 TBS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 14일부터 15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발표한 적합도 조사결과, 윤석열 전 총장은 33.0%,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26.5%를 기록해 윤 전 총장이 이 지사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다. 지난주 대비 윤 전 총장은 1.2% 포인트, 이 지사는 4.2% 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윤 전 총장은 지난주보다 연령대에서는 30대, 지역에서는 대전·세종·충청에서 지지율이 각 6.1% 포인트, 9.5% 포인트 상승했다. 주요 지지층인 60세 이상과 대구·경북, 보수성향층,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계속해서 높은 지지율을 나타냈다. 이 지사는 지난주 대비 연령대에서는 20대, 지역에서는 광주·전라와 부산·울산·경남에서 각 7.8% 포인트, 14.5% 포인트, 13.0% 포인트 상승했다. 두 사람에 이어 이낙연 민주당 의원이 같은 기간 2.6% 포인트 하락한 9.2%의 지지율로 3위를 기록했다. 홍준표 무소속 의원 5.4%, 오세훈 서울시장 3.9%,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3.6%였다.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은 6.9%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를 참조하면 된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전자담배도 담배다”…실내흡연 금지 ‘임영웅법’ 민원도

    “전자담배도 담배다”…실내흡연 금지 ‘임영웅법’ 민원도

    니코틴이 없다는 이유로 실내 등 금연구역에서 몰래 액상형 전자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이 많다. 최근 가수 임영웅이 대기실에서 액상 전자담배를 흡연하는 모습이 포착돼 관할구청에 과태료 10만원을 내면서 이른바 ‘임영웅법’을 제정해달라는 민원도 올라왔다. 앞서 임영웅 소속사는 실내에서 피운 담배가 무니코틴이란 점을 강조하며 “과태료 부과 기준은 사용한 대상물이 담배 또는 니코틴이 함유된 것으로 명시하고 있는데, 현재는 행위 자체에 대해 과태료를 부과한 것으로 생각된다. 이것이 법이 정한 기준에 부합하는가에 대해 아쉬움이 있다”고 밝혔다. ‘임영웅법’ 발의를 촉구하는 민원을 낸 시민은 “소속사의 해명이 일부 이해가 된다. 더욱 명확한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는 판단하에 국민신문고를 통해 보건복지부에 민원을 제기했다”고 말했다. 그는 “관계부처 협의를 통해 ‘니코틴이 없는 액상형 전자담배’를 금연구역에서 흡연할 수 없도록 하는 일명 ‘임영웅법(담배사업법·국민건강증진법·국민건강증진법 시행령 일부 개정 법률안)’ 발의 방안을 철저히 검토해 하루속히 국회에 제출해 줄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이 성인 약 4800명을 대상으로 한 금연 관련 인식조사에서도 실내 장소에서 궐련 흡연 전면 금지는 모든 응답자 사이에서 평균 93.7%의 지지를 받았다. 궐련형 전자담배에 대한 전면 금지는 평균 86.7%의 지지를 받아 비흡연자 뿐만 아니라 흡연자도 흡연실을 포함한 실내 장소에서의 흡연을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현행법 과태료 부과 기준 ‘니코틴’ 국민건강증진법 제34조 제3항에 따르면, 제9조 8항을 위반해 금연 구역에서 흡연한 자는 1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 그러나 현행법이 정한 과태료 부과의 기준은 사용한 대상물이 담배 또는 니코틴이 함유된 것으로만 명시하고 있다. 담배사업법을 보면 담배란 연초의 잎을 원료의 전부 또는 일부로 사용해 제조한 것을 뜻하기 때문에 니코틴이 없는 전자담배는 담배가 아니라 담배 유사제품으로 분류하고 있다. 모호한 규제 때문에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자 10명 중 8명은 금연구역에서 몰래 흡연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조홍준 교수팀이 지난 2018년 11월 3일부터 9일까지 일주일간 20∼69세 성인남녀 7000명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연구 주요 대상자인 ‘최근 1개월 이내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자’ 394명 중 금연구역에서 몰래 액상형 전자담배를 흡연한 경험이 있는 사람은 83.5%, 없는 사람은 16.5%였다. 몰래 흡연자가 약 5배나 더 많았다. 액상형 전자담배 몰래사용 장소는 가정의 실내가 46.9%로 가장 높았고, 승용차(36.9%), 실외 금연구역(28.3%)이 그 뒤를 이었다. 액상형 전자담배 단독사용자, 액상형 전자담배와 일반담배 또는 액상형 전자담배와 궐련형 담배 조합의 이중사용자, 삼중사용자를 비교했을 때 삼중 사용자의 액상형 전자담배 몰래 사용률이 88.9%로 가장 높았다. 단독사용자(79.5%)와 이중사용자(77.7%)는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연구팀은 “액상형 전자담배에 대한 간접노출이 일반담배와 달리 건강에 해롭지 않다고 생각하거나 금연구역에서 사용이 금지되는지 모를 수 있기 때문”이라면서 “일반담배 사용이 금지된 장소에서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도 금지돼있다는 사실을 알리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몰래흡연에 간접흡연 위험도↑ 액상형 전자담배 배출물의 일부 유해 물질량은 일반 담배보다 낮지만, 전체 인구집단에 대한 건강 영향은 덜 유해하다고 말할 수 없다. 간접흡연의 잠재적 위험 때문이다. 액상형 전자담배를 실내에서 사용한 결과 공기 중 니코틴과 발암물질로 알려진 포름알데히드 등의 휘발성 유기물질과 납, 니켈 등의 중금속 농도가 높아졌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해 10월 발표한 ‘액상형 전자담배 안전관리 대책’에 따르면 국내 유통되는 153개 액상형 전자담배 중 일부 제품에서 비타민 E 아세테이트 성분과, 폐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고 보고된 가향물질이 검출됐다. 미국의 경우 액상형 전자담배 관련 폐 손상자 2291명, 사망자 48명이 보고됐고, 특히 ‘비타민 E 아세테이트’는 유력한 폐 손상 의심물질로 보고 원인을 규명하고 있다. 캔서앤서 뉴스가 전한 미국 스탠퍼드대학과 캘리포니아대학교의 연구진이 공동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13~24세 청소년 및 사회 초년생 4341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지를 통해 전자담배와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연관성을 조사한 결과, 전자담배를 피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 확률이 5배나 되었고 일반 담배와 전자담배 둘 다 피는 사람은 그 확률이 7배나 되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연구진은 이 자료를 근거로 미국식품의약국(FDA)이 청소년에 대한 전자담배 판매 규정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최근 멘솔(박하향) 담배와 향이 나는 시가 판매를 전면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유럽연합(EU) 캐나다 브라질 등도 특정한 향이 나는 담배 제조 및 판매를 금지한다. 향을 첨가한 액상형 전자담배가 청소년의 흡연율을 높일 수 있다는 이유로 강력한 규제정책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지난 7일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담배의 정의를 넓히고 담배의 구성성분과 유해성분에 대한 자료 제출을 의무화해 이를 공개하는 담배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액상형 전자담배에 쓰이는 합성 니코틴 등을 일반 담배와 마찬가지로 규제하는 개정안도 국회에 계류 중이다. 액상형 전자담배 또한 니코틴 포함 여부와 상관없이 1급 발암물질인 아세트알데하이드, 폼알데하이드 등이 포함돼 있기 때문에 담배사업법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In&Out] 軍 사이버공격으로 북핵 무력화시킬 수 있나/문근식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

    [In&Out] 軍 사이버공격으로 북핵 무력화시킬 수 있나/문근식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

    이스라엘은 혈맹인 미국까지 속이면서 핵무장을 해 주변국들의 도발을 잠재우고 있다. 그러나 요즘 이스라엘에서는 ‘핵보다는 사이버’라는 말이 유행이라 한다. 이는 향후 전쟁에서 사이버전의 위력이 핵무기보다도 강할 수 있다는 비유적 표현이다. 사이버전이란 ‘컴퓨터 네트워크를 통해 디지털화된 정보가 유통되는 가상적인 공간에서 다양한 사이버 공격수단을 사용해 적의 정보체계를 교란, 거부, 통제, 파괴하는 등의 공격과 이를 방어하는 활동’이라 정의할 수 있다. 가장 최근의 사이버전 사례는 2021년 4월 11일 이스라엘의 해커가 사이버공격으로 이란의 핵물질 정련용 기계 수천 개를 파괴시킨 사건이다. 이제 사이버전은 4차산업 첨단기술과 융합돼 군 지휘 통신을 마비시키고, 적의 미사일 발사도 억제하는 수준으로 진화되고 있다. 2017년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시험 실패가 미국의 사이버공격인 발사전 교란작전(Left of Launch)에 의한 것이라는 주장을 무시할 수 없는 이유다. 핵무기는 76년 전 유일하게 일본에만 사용됐다. 그 후 핵무기의 공포와 후유증으로 인해 더이상 사용하면 안 되는 핵전쟁 억제 무기로만 위상을 유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과 국제사회는 1994년 제네바합의부터 약 27년을 북한의 비핵화와 씨름했지만 아직도 해결 기미가 없다. 이제 독자적으로 북핵 위협을 차단할 수 있는 수단을 강구해야 한다. 이스라엘이 우리에게 사이버전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있다. 최근 미국 정보기관의 평가에 따르면 세계 사이버전 능력 보유 상위 5개국은 미국, 중국, 러시아, 이스라엘, 북한이라고 한다. 대한민국은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 1위의 정보기술(IT) 강국인데 사이버전 능력마저 북한에 뒤처지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 우리 군도 2018년 사이버작전사령부로 확대 개편하며 사이버전 능력 발전을 시도했지만 댓글 공작 가담으로 주저앉고 말았다. 군은 책임지고 능력을 발전시켜 명예를 회복해야 한다. 이를 위해 몇 가지를 강조하고 싶다. 첫째, 조직 및 작전 능력 강화이다. 사이버전사령관을 3성 장군으로 임명하고 육·해·공을 관통하는 합동군사작전에 포함시켜야 한다. 미국은 4성 장군이다. 둘째, 관계 법령을 정비하고 특별 예산을 확보해야 한다. 필요시 민간기업과 공동 투자하고 그 결과물을 공유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 셋째, 이스라엘의 해커 및 첩보요원 양성 기관인 ‘탈피오트’와 같은 전문 교육기관을 운용해야 한다. 총리 직할 수준의 ‘국방사이버연구원’도 방안일 수 있다. 넷째, 사이버 전문가가 장래 희망 직업 1위가 되는 붐이 일어나도록 대우해 주어야 한다. 이스라엘의 부모들은 요즘 의사보다 해커 사위를 더 선호한다니 해커의 위상과 특별 대우를 실감할 수 있다. 우수한 해커 한 명이 수백만 명을 죽이고 살릴 수도 있는 시대가 왔음을 명심해야 한다. 군은 사이버공격으로 북핵도 무력화시킬 수 있다는 신념으로 준비해야 한다.
  • 구제책 없이 툭하면 수업 폐강… “우리는 학교 실험 대상이었나”

    구제책 없이 툭하면 수업 폐강… “우리는 학교 실험 대상이었나”

    “저희도 구조조정 필요한 거 알고, 어느 정도 희생을 감수해야 하는 것도 알아요. 그렇다고 구제책은 뒷전인 학교의 일방적인 결정만 받아들여야 하나요?”학령인구 감소와 지방대의 경쟁력 후퇴라는 현실에서 학과 통폐합 등 대학 구조조정은 불가피한 흐름이다. 그러나 ‘대학을 살린다’는 명분만 강조되면서 애꿎은 학생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똑같은 등록금을 내고 입학한 학생들이 갑작스레 폐과를 통보받고, 진로 계획을 다시 고민할 새도 없이 학과가 통합돼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됐다. 16일 서울신문 취재 결과 2021학년도 대입에서 극심한 충원난을 겪은 지방 소재 4년제 대학 20곳이 2023학년도까지 신입생 모집인원을 총 1000명 이상 감축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당장 2022학년도부터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대학이 상당수로 집계됐다. 학과 통폐합 과정에서 진통을 겪는 사례도 적지 않다. 서울신문은 학과 통폐합의 당사자가 된 재학생, 학부모, 교수와 학창 시절 이를 경험한 졸업생 등 총 10명에게 대학 구조조정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이들은 학교가 통폐합의 근거가 되는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구조조정 대상이 된 구성원들에게 뚜렷한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동국대 경주캠퍼스 한국음악과 학생들은 주말마다 경북 경주 교촌마을에서 공연을 올린다. 학교가 한국음악과의 신입생 모집을 중단하고 사실상 과를 없애겠다고 결정하자 학과 경쟁력을 높이고자 학생들이 직접 나선 것이다. 신입생 모집 중지가 확정됐지만, 학생들은 지푸라기라도 잡겠다는 심정이다. 이 학과 학생들은 지난 2월 22일 학교 측이 의견 수렴도 없이 일방적으로 폐과를 통보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입학을 일주일 앞둔 신입생들은 ‘사기 입학’을 당했다며 항의하고 있다. 학생들은 국가무형문화재 50호 및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 지정된 ‘영산재’를 전국에서 유일하게 배울 수 있는 학과이자, 신입생 충원율이 94.7%에 달하는 한국음악과가 왜 없어져야 하는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학교 측은 학생들이 낸 민원에 대한 답변에서 “해당 학과는 역량평가에서 최하위 등급을 받았고 폐과에 앞서 공청회, 간담회 등 충분한 소통을 했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학교는 학습권을 보장해 주겠다고 제안했지만, 학생들은 이마저도 믿기 어렵다. 신입생이 들어오지 않으면 합주 수업이 불가능해지고, 다양한 악기를 가르치는 강사들도 점차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국음악과 학생대표인 박혜빈(23)씨는 “학령인구가 줄면 학제 개편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어쩔 수 없다고 판단되면 저희도 수긍할 수 있었을 것”이라면서도 “지금 학교는 저희를 최대한 지원해 주겠다고만 하고 구체적 방안은 내놓지 않는다. 지금과 똑같은 질의 수업을 받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다른 학교의 사정도 비슷하다. 동국대 한국음악과처럼 폐과 통보를 받은 신라대 무용과 재학생 성시영(21·가명)씨는 “지난 3월 학교가 우리 과를 없애겠다고 했다. 실용무용으로 편제 개편할 시간을 달라며 학교에 자구책을 제안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아 학생들이 시위에 나섰다”고 말했다. 구조조정으로 진통을 겪는 한림성심대의 이명헌(전국교수노동조합 한림성심대지회장) 교수는 “학교가 올해 갑자기 충원율 80% 이하는 폐과 대상이라고 기준을 바꿨다”면서 “이 때문에 여태까지 충원율이 높다가 올해만 유독 충원율이 낮은 학과나 학생 1명이 모자라 기준 미달로 떨어진 학과 등이 갑자기 폐과 대상이 되면서 구성원들이 학교 측 결정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학과 통폐합은 비단 지방대만의 일은 아니다. 최근 한국외국어대는 독어·불어·중국어교육과를 통합해 외국어교육과로 개편하겠다고 밝혀 일부 학생들의 반발을 샀다. 안도화 한국외대 사범대학 학생회장은 “통폐합이 절대적으로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교육·운영상의 이점이 있고 피해 보상 대책을 학생들과 논의하면 괜찮다”면서도 “하지만 학교는 통폐합의 이점에 대한 학생들의 설명 요구에 묵묵부답이고 피해를 최소화할 대책도 제시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대학의 학제 개편은 학생의 진로에도 영향을 미친다. 서울의 한 대학을 졸업한 김지수(26·가명)씨는 학창 시절 총 두 번의 학제 개편을 겪었다. 김씨가 입학하기 직전 개편된 것까지 포함하면 총 세 번의 개편에 영향을 받았다. 김씨는 학창 시절 내내 수업이 생겼다가 사라지는 일을 겪었고, 졸업 후 대학원에 진학하려 했지만 학부 입학 때와 딴판인 학과로 변해 버리는 바람에 인연이 있는 교수들이 대부분 자리를 떠나 추천서를 받기조차 어려웠다. 김씨는 “우리는 학교의 실험 대상이었다”고 자조했다. 다니던 학과에 변화가 생기면 구성원들은 불안할 수밖에 없다. 다만 학교 측이 구성원과 면밀히 소통하고 최소한의 구제책을 설명한다면 구성원들도 학교의 결정을 받아들이기 수월하다. 학제 개편을 진행 중인 대구대 재학생 신지훈(21·가명)씨는 “학교에서 기존 학과의 수업 과정을 그대로 유지하고 학생들이 신설 학과로 전과를 원하면 가능하도록 조치해 주겠다고 약속했다”면서 “지금은 통폐합을 일방적으로 통보받았지만 학교 측이 내년, 내후년에도 계속 편제 조정이 있을 것이라며 ‘그때는 학생 의견이 받아들여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고 말했다. 경남대 재학생 정수현(23·가명)씨도 “전과를 유연하게 허용하고 장학금을 지원하는 등 통폐합 대상 학생들이 최대한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학교와 대화 중”이라고 밝혔다. 매번 진통을 겪지 않도록 구조조정 기준과 과정을 정리한 정부 차원의 매뉴얼이 필요하다는 요구도 나온다. 구조조정의 기준이 되는 가이드라인이 있다면 그 과정을 조금 더 납득하기 쉬울 것이란 이유에서다. 동국대 한국음악과 재학생 학부모인 이경숙(48)씨는 “학과 통폐합 진통이 어제오늘 일이 아닌데 교육부는 학교가 알아서 할 일이라고만 한다”면서 “교육 당국이 학교는 물론 학생과 학부모가 참고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등 갈등을 중재하려는 노력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손지민·김소라 기자 sjm@seoul.co.kr
  • 구제책 없이 툭하면 수업 폐강… “우리는 학교 실험 대상이었나”

    구제책 없이 툭하면 수업 폐강… “우리는 학교 실험 대상이었나”

    “저희도 구조조정 필요한 거 알고, 어느 정도 희생을 감수해야 하는 것도 알아요. 그렇다고 구제책은 뒷전인 학교의 일방적인 결정만 받아들여야 하나요?” 학령인구 감소와 지방대의 경쟁력 후퇴라는 현실에서 학과 통폐합 등 대학 구조조정은 불가피한 흐름이다. 그러나 ‘대학을 살린다’는 명분만 강조되면서 애꿎은 학생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똑같은 등록금을 내고 입학한 학생들이 갑작스레 폐과를 통보받고, 진로 계획을 다시 고민할 새도 없이 학과가 통합돼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됐다. 16일 서울신문 취재 결과 2021학년도 대입에서 극심한 충원난을 겪은 지방 소재 4년제 대학 20곳이 2023학년도까지 신입생 모집인원을 총 1000명 이상 감축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당장 2022학년도부터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대학이 상당수로 집계됐다. 학과 통폐합 과정에서 진통을 겪는 사례도 적지 않다. 서울신문은 학과 통폐합의 당사자가 된 재학생, 학부모, 교수와 학창 시절 이를 경험한 졸업생 등 총 10명에게 대학 구조조정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이들은 학교가 통폐합의 근거가 되는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구조조정 대상이 된 구성원들에게 뚜렷한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동국대 경주캠퍼스 한국음악과 학생들은 주말마다 경북 경주 교촌마을에서 공연을 올린다. 학교가 한국음악과의 신입생 모집을 중단하고 사실상 과를 없애겠다고 결정하자 학과 경쟁력을 높이고자 학생들이 직접 나선 것이다. 신입생 모집 중지가 확정됐지만, 학생들은 지푸라기라도 잡겠다는 심정이다. 이 학과 학생들은 지난 2월 22일 학교 측이 의견 수렴도 없이 일방적으로 폐과를 통보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입학을 일주일 앞둔 신입생들은 ‘사기 입학’을 당했다며 항의하고 있다. 학생들은 국가무형문화재 50호 및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 지정된 ‘영산재’를 전국에서 유일하게 배울 수 있는 학과이자, 신입생 충원율이 94.7%에 달하는 한국음악과가 왜 없어져야 하는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학교 측은 학생들이 낸 민원에 대한 답변에서 “해당 학과는 역량평가에서 최하위 등급을 받았고 폐과에 앞서 공청회 등 충분한 소통을 했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학교는 학습권을 보장해 주겠다고 제안했지만, 학생들은 이마저도 믿기 어렵다. 신입생이 들어오지 않으면 합주 수업이 불가능해지고, 다양한 악기를 가르치는 강사들도 점차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국음악과 학생대표인 박혜빈(23)씨는 “학령인구가 줄면 학제 개편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어쩔 수 없다고 판단되면 저희도 수긍할 수 있었을 것”이라면서도 “지금 학교는 저희를 지원해 주겠다고만 하고 구체적 방안은 내놓지 않는다. 지금과 똑같은 질의 수업을 받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다른 학교의 사정도 비슷하다. 동국대 한국음악과처럼 폐과 통보를 받은 신라대 무용과 재학생 성시영(21·가명)씨는 “지난 3월 학교가 우리 과를 없애겠다고 했다. 실용무용으로 편제 개편할 시간을 달라며 학교에 자구책을 제안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아 학생들이 시위에 나섰다”고 말했다. 구조조정으로 진통을 겪는 한림성심대의 이명헌(전국교수노동조합 한림성심대지회장) 교수는 “학교가 올해 갑자기 충원율 80% 이하는 폐과 대상이라고 기준을 바꿨다”면서 “이 때문에 여태까지 충원율이 높다가 올해만 유독 충원율이 낮은 학과나 학생 1명이 모자라 기준 미달로 떨어진 학과 등이 갑자기 폐과 대상이 되면서 구성원들이 학교 측 결정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학과 통폐합은 비단 지방대만의 일은 아니다. 최근 한국외국어대는 독어·불어·중국어교육과를 통합해 외국어교육과로 개편하겠다고 밝혀 일부 학생들의 반발을 샀다.안도화 한국외대 사범대학 학생회장은 “통폐합이 절대적으로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교육·운영상의 이점이 있고 피해 보상 대책을 학생들과 논의하면 괜찮다”면서도 “하지만 학교는 통폐합의 이점에 대한 학생들의 설명 요구에 묵묵부답이고 피해를 최소화할 대책도 제시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대학의 학제 개편은 학생의 진로에도 영향을 미친다. 서울의 한 대학을 졸업한 김지수(26·가명)씨는 학창 시절 총 두 번의 학제 개편을 겪었다. 김씨가 입학하기 직전 개편된 것까지 포함하면 총 세 번의 개편에 영향을 받았다. 김씨는 학창 시절 내내 수업이 생겼다가 사라지는 일을 겪었고, 졸업 후 대학원에 진학하려 했지만 학부 입학 때와 딴판인 학과로 변해 버리는 바람에 인연이 있는 교수들이 대부분 자리를 떠나 추천서를 받기조차 어려웠다. 김씨는 “우리는 학교의 실험 대상이었다”고 자조했다. 다니던 학과에 변화가 생기면 구성원들은 불안할 수밖에 없다. 다만 학교 측이 구성원과 면밀히 소통하고 최소한의 구제책을 설명한다면 구성원들도 학교의 결정을 받아들이기 수월하다. 학제 개편을 진행 중인 대구대 재학생 신지훈(21·가명)씨는 “학교에서 기존 학과의 수업 과정을 그대로 유지하고 학생들이 신설 학과로 전과를 원하면 가능하도록 조치해 주겠다고 약속했다”면서 “지금은 통폐합을 일방적으로 통보받았지만 학교 측이 내년, 내후년에도 계속 편제 조정이 있을 것이라며 ‘그때는 학생 의견이 받아들여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고 말했다. 경남대 재학생 정수현(23·가명)씨도 “전과를 유연하게 허용하고 장학금을 지원하는 등 통폐합 대상 학생들이 최대한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학교와 대화 중”이라고 밝혔다. 매번 진통을 겪지 않도록 구조조정 기준과 과정을 정리한 정부 차원의 매뉴얼이 필요하다는 요구도 나온다. 구조조정의 기준이 되는 가이드라인이 있다면 그 과정을 조금 더 납득하기 쉬울 것이란 이유에서다. 동국대 한국음악과 재학생 학부모인 이경숙(48)씨는 “학과 통폐합 진통이 어제오늘 일이 아닌데 교육부는 학교가 알아서 할 일이라고만 한다”면서 “교육 당국이 학교는 물론 학생과 학부모가 참고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등 갈등을 중재하려는 노력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손지민·김소라 기자 sjm@seoul.co.kr
  • [단독] 대학은 살았지만, 학생은 버려졌다

    [단독] 대학은 살았지만, 학생은 버려졌다

    학령인구 감소·지방대 경쟁력 저하 영향‘대학 살린다’는 명분에 학과 통폐합 가속진로·학습권 피해 학생들 “사기 입학” 항의 폐과 기준 ‘고무줄’… “가이드라인 시급”“저희도 구조조정 필요한 거 알고, 어느 정도 희생을 감수해야 하는 것도 알아요. 그렇다고 구제책은 뒷전인 학교의 일방적인 결정만 받아들여야 하나요?” 학령인구 감소와 지방대의 경쟁력 후퇴라는 현실에서 학과 통폐합 등 대학 구조조정은 불가피한 흐름이다. 그러나 ‘대학을 살린다’는 명분만 강조되면서 애꿎은 학생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똑같은 등록금을 내고 입학한 학생들이 갑작스레 폐과를 통보받고, 진로 계획을 다시 고민할 새도 없이 학과가 통합돼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됐다. 16일 서울신문 취재 결과 2021학년도 대입에서 극심한 충원난을 겪은 지방 소재 4년제 대학 20곳이 2023학년도까지 신입생 모집인원을 총 1000명 이상 감축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당장 2022학년도부터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대학이 상당수로 집계됐다. 학과 통폐합 과정에서 진통을 겪는 사례도 적지 않다. 서울신문은 학과 통폐합의 당사자가 된 재학생, 학부모, 교수와 학창 시절 이를 경험한 졸업생 등 총 10명에게 대학 구조조정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이들은 학교가 통폐합의 근거가 되는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구조조정 대상이 된 구성원들에게 뚜렷한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동국대 경주캠퍼스 한국음악과 학생들은 주말마다 경북 경주 교촌마을에서 공연을 올린다. 학교가 한국음악과의 신입생 모집을 중단하고 사실상 과를 없애겠다고 결정하자 학과 경쟁력을 높이고자 학생들이 직접 나선 것이다. 신입생 모집 중지가 확정됐지만, 학생들은 지푸라기라도 잡겠다는 심정이다. 이 학과 학생들은 지난 2월 22일 학교 측이 의견 수렴도 없이 일방적으로 폐과를 통보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입학을 일주일 앞둔 신입생들은 ‘사기 입학’을 당했다며 항의하고 있다. 학생들은 국가무형문화재 50호 및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 지정된 ‘영산재’를 전국에서 유일하게 배울 수 있는 학과이자, 신입생 충원율이 94.7%에 달하는 한국음악과가 왜 없어져야 하는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학교 측은 학생들이 낸 민원에 대한 답변에서 “해당 학과는 역량평가에서 최하위 등급을 받았고 폐과에 앞서 공청회, 간담회 등 충분한 소통을 했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학교는 학습권을 보장해 주겠다고 제안했지만, 학생들은 이마저도 믿기 어렵다. 신입생이 들어오지 않으면 합주 수업이 불가능해지고, 다양한 악기를 가르치는 강사들도 점차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국음악과 학생대표인 박혜빈(23)씨는 “학령인구가 줄면 학제 개편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어쩔 수 없다고 판단되면 저희도 수긍할 수 있었을 것”이라면서도 “지금 학교는 저희를 최대한 지원해 주겠다고만 하고 구체적 방안은 내놓지 않는다. 지금과 똑같은 질의 수업을 받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다른 학교의 사정도 비슷하다. 동국대 한국음악과처럼 폐과 통보를 받은 신라대 무용과 재학생 성시영(21·가명)씨는 “지난 3월 학교가 우리 과를 없애겠다고 했다. 실용무용으로 편제 개편할 시간을 달라며 학교에 자구책을 제안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아 학생들이 시위에 나섰다”고 말했다. 구조조정으로 진통을 겪는 한림성심대의 이명헌(전국교수노동조합 한림성심대지회장) 교수는 “학교가 올해 갑자기 충원율 80% 이하는 폐과 대상이라고 기준을 바꿨다”면서 “이 때문에 여태까지 충원율이 높다가 올해만 유독 충원율이 낮은 학과나 학생 1명이 모자라 기준 미달로 떨어진 학과 등이 갑자기 폐과 대상이 되면서 구성원들이 학교 측 결정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학과 통폐합은 비단 지방대만의 일은 아니다. 최근 한국외국어대는 독어·불어·중국어교육과를 통합해 외국어교육과로 개편하겠다고 밝혀 일부 학생들의 반발을 샀다.안도화 한국외대 사범대학 학생회장은 “통폐합이 절대적으로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교육·운영상의 이점이 있고 피해 보상 대책을 학생들과 논의하면 괜찮다”면서도 “하지만 학교는 통폐합의 이점에 대한 학생들의 설명 요구에 묵묵부답이고 피해를 최소화할 대책도 제시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대학의 학제 개편은 학생의 진로에도 영향을 미친다. 서울의 한 대학을 졸업한 김지수(26·가명)씨는 학창 시절 총 두 번의 학제 개편을 겪었다. 김씨가 입학하기 직전 개편된 것까지 포함하면 총 세 번의 개편에 영향을 받았다. 김씨는 학창 시절 내내 수업이 생겼다가 사라지는 일을 겪었고, 졸업 후 대학원에 진학하려 했지만 학부 입학 때와 딴판인 학과로 변해 버리는 바람에 인연이 있는 교수들이 대부분 자리를 떠나 추천서를 받기조차 어려웠다. 김씨는 “우리는 학교의 실험 대상이었다”고 자조했다. 다니던 학과에 변화가 생기면 구성원들은 불안할 수밖에 없다. 다만 학교 측이 구성원과 면밀히 소통하고 최소한의 구제책을 설명한다면 구성원들도 학교의 결정을 받아들이기 수월하다. 학제 개편을 진행 중인 대구대 재학생 신지훈(21·가명)씨는 “학교에서 기존 학과의 수업 과정을 그대로 유지하고 학생들이 신설 학과로 전과를 원하면 가능하도록 조치해 주겠다고 약속했다”면서 “지금은 통폐합을 일방적으로 통보받았지만 학교 측이 내년, 내후년에도 계속 편제 조정이 있을 것이라며 ‘그때는 학생 의견이 받아들여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고 말했다. 경남대 재학생 정수현(23·가명)씨도 “전과를 유연하게 허용하고 장학금을 지원하는 등 통폐합 대상 학생들이 최대한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학교와 대화 중”이라고 밝혔다. 매번 진통을 겪지 않도록 구조조정 기준과 과정을 정리한 정부 차원의 매뉴얼이 필요하다는 요구도 나온다. 구조조정의 기준이 되는 가이드라인이 있다면 그 과정을 조금 더 납득하기 쉬울 것이란 이유에서다. 동국대 한국음악과 재학생 학부모인 이경숙(48)씨는 “학과 통폐합 진통이 어제오늘 일이 아닌데 교육부는 학교가 알아서 할 일이라고만 한다”면서 “교육 당국이 학교는 물론 학생과 학부모가 참고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등 갈등을 중재하려는 노력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손지민·김소라 기자 sjm@seoul.co.kr
  • 현직 중앙지검장은 왜 법정에 서게 됐나…‘수사 외압’ 의혹을 둘러싼 엇갈린 시선

    현직 중앙지검장은 왜 법정에 서게 됐나…‘수사 외압’ 의혹을 둘러싼 엇갈린 시선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은 2년 전 안양지청의 ‘김학의 불법 출국금지’ 수사팀에게 외압을 행사한 혐의로 결국 재판을 받게 됐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에 대한 출국금지 조치 전후로 불법 소지가 다분한데도 부당한 수사지휘를 통해 수사를 중단시켰다는 것이다. 특히 수사 외압 과정에 이 지검장 뿐만 아니라 조국 전 민정수석과 이광철 청와대 민정비서관, 박상기 전 법무부 장관도 연루된 정황이 있어 앞으로의 수사·재판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이 지검장 공소사실을 토대로 14일 수사 외압 의혹의 쟁점을 정리했다.●사건의 시작, ‘김학의 불법 출금’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사 외압 의혹의 시작은 2019년 3월 23일 새벽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에게 취해진 긴급 출국금지 조치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김 전 차관은 별장 성접대 사건으로 대검찰청 과거사진상조사단의 조사 대상이었지만, 형사 입건된 피의자 신분은 아니었다. 3월 22일 밤 김 전 차관의 출국 시도 사실이 전해지면서 이규원 대검 과거사진상조사단 검사는 허위 사건·내사번호가 적힌 출금요청서를 작성했고 차규근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이 출금 조치를 승인했다. 2019년 4월 안양지청 수사팀은 법무부의 수사의뢰를 받아 김 전 차관 출국금지 관련 수사에 착수했다. 법무부가 의뢰한 내용은 법무부 직원이 무단으로 출입국 정보를 조회해 김 전 차관에게 아직 출금 대상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렸는지 여부였다. 안양지청은 4~6월 이 지검장이 부장으로 있던 대검 반부패강력부의 지휘를 받으며 이 사건을 수사했다. 문제는 수사팀이 수사 과정에서 이규원 검사의 불법 출금 정황을 발견하면서부터다. 안양지청 수사팀은 같은해 6월 18일 대검 반부패부에 수사 상황을 보고하면서 이 검사에게 자격모용공문서작성 혐의점이 있다는 내용을 담은 ‘검사 비위발생 보고’를 같이 올린다. 그러나 7월 4일 안양지청 수사팀은 돌연 “야간에 급박한 상황에서 관련 서류의 작성 절차가 진행됐고 동부지검장에 대한 사후보고가 된 사실이 확인돼 더 이상의 진행 계획 없음”이라고 적힌 수사결과 보고서를 상부에 보고하며 이 검사에 대한 수사를 종결한다. 이 사이 안양지청 수사팀에 대한 부당한 수사 외압이 있었다는 것이 검찰 측 판단이다. 올초 공익제보자의 폭로로 다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출국금지 의혹에 대한 수사가 시작되면서 지난달 이 검사와 차규근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이 허위공문서 작성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더불어 이 지검장의 당시 수사지휘 내용에 대해서도 재판부의 판단을 받게 됐다. 현재 이 지검장 사건은 이 검사·차 본부장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김선일)에 배당돼 있다. 수원지검 수사팀이 이 지검장 사건의 병합을 요청하면서 세 사람의 재판이 함께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대검 반부패부·청와대·법무부, 세 갈래의 ‘외압성’ 연락 이 지검장의 공소장에 따르면 검찰은 안양지청이 이 검사 사건을 대검에 보고한 2019년 6월 18일부터 수사를 중단한 7월 4일까지 수사팀에게 세 갈래의 외압성 연락이 취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안양지청 수사를 지휘한 대검 반부패강력부의 조치가 있다. 이 지검장은 6월 20일 이 검사의 비위 혐의를 담은 수사팀의 보고서를 전달받은 뒤 반부패강력부 산하 검사들과 회의에서 “안양지청이 법무부의 수사 의뢰 범위 밖의 수사를 해 시끄럽게 한다”는 취지의 대화를 나눈다. 이후 이 지검장은 배용원 안양지청 차장에게 연락해 “김학의 출금 조치는 법무부와 대검, 서울동부지검이 협의한 사안”이라며 수사 중단을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이러한 수사 지시가 이 지검장의 수사지휘 권한을 남용해 하급자로 하여금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직권남용’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특히 공소장 전제사실로 이 지검장이 2019년 3월 23일 출금 조치 이후 서울동부지검장에게 연락해 “허위 사건번호를 추인해달라”고 요구했다가 거절당했다는 내용이 기재됐다. 즉 이 지검장 역시 김학의 불법 출금에 관여했기 때문에 수사가 더 확대되지 않도록 무마하려 했다는 취지다. 반면 이 검사장 측은 불법 출금에 관여한 사실과 수사 외압 의혹 모두 전면 부인하고 있다. 이 지검장은 “안양지청의 보고 내용을 모두 문무일 당시 검찰총장에 보고하고 지시를 받아 일선에 내려보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수사팀은 문 전 총장 조사를 통해 이 지검장이 안양지청 수사 관련 보고를 하지 않았다고 보고 범죄 혐의가 성립된다고 판단했다. 안양지청에 청와대 관계자의 외압 정황이 드러나는 대목도 있다. 이규원 검사가 안양지청 수사팀 관계자를 통해 자신이 수사 대상이 됐다는 사실을 알고 사법연수원 동기이자 같은 로펌에서 근무했던 이광철 청와대 민정비서관(당시 선임행정관)에게 도움을 요청했다는 것이다. 이에 이 비서관과 조국 당시 민정수석, 윤대진 법무부 검찰국장을 거쳐 안양지청 수사팀에게 수사 중단 지시가 이뤄졌다고 검찰은 의심하고 있다. 이 비서관은 조국 당시 민정수석에게 “이 검사가 곧 유학 예정이라 수사받지 않고 출국할 수 있도록 검찰에 이야기해 달라”고 했고, 조 전 수석이 윤대진 당시 법무부 검찰국장에게 이를 그대로 전달했다. 이에 윤 국장은 연수원 동기인 이현철 당시 안양지청장에게 연락해 “이 검사 출금은 법무부와 대검이 협의한 사안이니 이 검사 출금에 문제가 없도록 해달라”고 했다. 다만 조 전 수석은 이러한 의혹과 관련해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어떤 압박도 지시도 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박상기 전 법무부 장관도 이 지검장 공소장에 등장한다. 2019년 6월 25일 안양지청이 법무부 출입국 직원들을 불러 김학의 출국 시도를 파악하기 위한 무단 정보 조회와 관련한 조사를 하자, 박 전 장관은 윤대진 당시 검찰국장을 불러 화를 내면서 경위 파악을 지시했다고 한다. 이에 윤 전 국장은 다시 안양지청장에게 연락해 “출금에 문제가 없는데 왜 법무부 직원을 계속 수사하느냐”고 압박을 가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무렵 이성윤 지검장도 안양지청에 법무부 직원들을 수사하게 된 경위서 제출을 요구하면서 사실상 수사 외압을 가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이에 대해 이 지검장은 “윤 국장의 지시내용을 수사팀에 전달하고 조사 경위 보고서를 받아 검찰국에 전달했을 뿐 어떤 외압도 행사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공수처로 넘어간 안양지청 지휘부·윤대진 검사장, 남은 수사는 이 지검장 외에도 공소장에 수사 외압 정황이 드러난 윤대진 당시 법무부 검찰국장과 안양지청 지휘부였던 이현철 전 안양지청장과 배용원 전 안양지청 차장검사는 피의자로 입건된 상태다. 수원지검 수사팀은 이들 사건을 지난 13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이첩했다. 검사의 범죄 혐의가 발견되면 공수처로 이첩해야 한다는 공수처법에 따른 것이다. 검찰 안팎에서는 이 지검장 공소장에 근거한다면 이들 역시 공범으로 볼 여지가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안양지청 지휘부는 이 지검장과 윤 전 국장의 연락을 받고 수사팀에서 실제로 수사를 중단하도록 한 혐의를 받는다. 서초동의 한 부장검사는 “수사팀에 대한 수사지휘 권한, 즉 직권이 있는 안양지청장과 차장검사가 외부의 청탁을 받고 수사팀에게 부당한 지휘를 한 것으로 보이고 윤 국장은 수사지휘 권한은 없지만 안양지청장에게 수사 중단을 지시하도록 한 직권남용 공범으로 볼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조국 전 민정수석과 이광철 비서관까지 수사가 뻗어나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조 전 수석과 이 비서관, 박 전 장관은 애초 수사팀에 대한 지휘 권한이 없기 때문에 직권남용 혐의를 입증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직권남용 범죄의 전제는 하급자에 대한 상급자의 행위가 직권에 해당해야 한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공수처는 조만간 윤 전 국장과 이 전 지청장, 배 전 차장 사건을 검토해 재이첩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대검, 이성윤 직무배제 요청 검토… 박범계 “李기소는 억지춘향”

    대검, 이성윤 직무배제 요청 검토… 박범계 “李기소는 억지춘향”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수원지검이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을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사건 수사외압 의혹’으로 서울중앙지법에 기소한 것에 대해 “관할을 맞추기 위한 억지춘향”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수원지검은 이 지검장의 범죄지 관할에 따른 적법한 조치라고 반박했다. 박 장관은 13일 춘천지검 방문길에 취재진에게 “수사는 수원지검이 해 놓고 정작 기소는 중앙지검이 하는 것이 이상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수사했으면 기소도 수원지검이 하는 게 마땅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수원지검은 “형사소송법 256조(타관송치)에 의해 사건 당시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이던 이 지검장의 범죄지 관할로 이송한 것으로 적법한 조치”라고 밝혔다. 수원지검은 앞서 서울중앙지법에 기소한 이규원 검사와 차규근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도 관련 규정에 따른 것이란 입장이다. 현재 검찰 안팎으로 기소된 이 지검장에 대해 직무배제 등의 인사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에 대검은 이 지검장의 혐의가 감찰·징계 대상인 비위에 해당하는지에 대해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사징계법상 검찰총장은 면직·정직 등의 사유에 해당해 징계 청구가 예상되는 검사의 직무정지를 장관에게 요청할 수 있다. 다만 감찰·징계 검토는 아직까지는 원론적인 수준에서 진행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지검장 사건은 검찰의 요청에 따라 재판이 시작된 이 검사와 차 본부장 사건과 함께 심리될 가능성이 높다. 차 본부장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김선일)에 배당되면 재판부는 두 사건을 병합 심리할지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이혜리·민나리 기자 hyerily@seoul.co.kr
  • 니코틴 없으니 괜찮다? 전자담배 이용자들 몰래 ‘뻑뻑’

    니코틴 없으니 괜찮다? 전자담배 이용자들 몰래 ‘뻑뻑’

    최근 대기실에서 흡연하는 모습이 포착돼 논란이 된 가수 임영웅이 마포구청과 해운대구청에 과태료를 납부했다. 임영웅은 현장에서 무니코틴 액상 전자담배를 피웠다고 소명했다. 임영웅 소속사는 실내에서 피운 담배가 무니코틴이란 점을 강조하며 “과태료 부과 기준은 사용한 대상물이 담배 또는 니코틴이 함유된 것으로 명시하고 있는데, 현재는 행위 자체에 대해 과태료를 부과한 것으로 생각된다. 이것이 법이 정한 기준에 부합하는가에 대해 아쉬움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액상형 전자담배도 일반 담배와 마찬가지로 금연구역에서 사용하면 안 된다. 그럼에도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자 10명 중 8명은 금연구역에서 몰래 흡연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조홍준 교수팀이 지난 2018년 11월 3일부터 9일까지 일주일간 20∼69세 성인남녀 7000명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연구 주요 대상자인 ‘최근 1개월 이내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자’는 394명이었다. 연령은 20∼34세가 44.6%로 가장 많았고, 성별은 남성과 여성이 각각 74.1%와 25.9%로, 남성이 약 3배 더 많았다. 이들 중 금연구역에서 몰래 액상형 전자담배를 흡연한 경험이 있는 사람은 83.5%, 없는 사람은 16.5%로 몰래 흡연자가 약 5배나 더 많았다. 액상형 전자담배 몰래사용 장소는 가정의 실내가 46.9%로 가장 높았고, 승용차(36.9%), 실외 금연구역(28.3%)이 그 뒤를 이었다. 몰래 사용자의 44%는 남자, 55.6%는 여자로 여자의 경우 반 이상이 가정의 실내에서 몰래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액상형 전자담배 단독사용자, 액상형 전자담배와 일반담배 또는 액상형 전자담배와 궐련형 담배 조합의 이중사용자, 삼중사용자를 비교했을 때 삼중 사용자의 액상형 전자담배 몰래 사용률이 88.9%로 가장 높았다. 단독사용자(79.5%)와 이중사용자(77.7%)는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유해물질 낮아도 실내흡연은 위험 액상형 전자담배 배출물의 일부 유해 물질량은 일반 담배보다 낮지만, 전체 인구집단에 대한 건강 영향은 덜 유해하다고 말할 수 없다. 간접흡연의 잠재적 위험 때문이다. 액상형 전자담배를 실내에서 사용한 결과 공기 중 니코틴과 발암물질로 알려진 포름알데히드 등의 휘발성 유기물질과 납, 니켈 등의 중금속 농도가 높아졌다. 연구팀은 “액상형 전자담배에 대한 간접노출이 일반담배와 달리 건강에 해롭지 않다고 생각하거나 금연구역에서 사용이 금지되는지 모를 수 있기 때문”이라면서 “일반담배 사용이 금지된 장소에서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도 금지돼있다는 사실을 알리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최근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이 성인 약 4800명을 대상으로 한 금연 관련 인식조사에 따르면 실내 장소에서 궐련 흡연 전면 금지는 모든 응답자 사이에서 평균 93.7%의 지지를 받았다. 궐련형 전자담배에 대한 전면 금지는 평균 86.7%의 지지를 받아 비흡연자 뿐만 아니라 흡연자도 흡연실을 포함한 실내 장소에서의 흡연을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좌파 대부’ 브라질 룰라 재집권 가도 성큼..‘극우’ 현직 압도

    ‘좌파 대부’ 브라질 룰라 재집권 가도 성큼..‘극우’ 현직 압도

    역대 브라질 대통령 중 가장 높은 인기를 누렸던 ‘좌파의 대부’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76)가 12년 만의 화려한 귀환에 성공할 가능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실시되는 여론조사에서 현직인 자이르 보우소나루(66) 대통령과의 지지율 격차를 갈수록 더 벌리고 있다. 브라질 여론조사기관 다타폴랴가 12일(현지시간) 발표한 대선 주자 예상 득표율 조사에서 룰라는 41%를 얻어 23%에 그친 보우소나루를 압도했다. 연방판사 시절 권력형 부패 수사를 이끌며 유명해진 세르지우 모루(49) 전 법무부 장관 등 다른 주자들은 한 자릿수 득표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아 룰라와 보우소나루가 결선투표를 할 경우에도 55% 대 32%로 룰라가 승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달 여론조사(결선투표시 룰라 42%, 보우소나루 38%) 때보다도 더 벌어진 결과다.초등학교도 졸업하지 못한 금속 노동자 출신의 룰라는 2003년 장기간의 군사독재에 시달리던 브라질의 첫 좌파 대통령으로 당선돼 2기 연속으로 8년간 재임했다. 실용주의·중도 좌파 이념을 기반으로 한 광범위한 개혁과 합리적인 경제정책으로 높은 국민적 인기를 얻었으며 퇴임 직전까지도 80%대의 기록적인 지지율을 유지했다. 개헌을 통해 3연임도 가능한 상황이었지만, 지우마 호세프를 후계자로 지목하고 2010년 물러났다. 퇴임 이후는 고난의 연속이었다. 2014년 시작된 브라질 검찰의 권력형 비리 수사로 집권 노동자당과 좌파 진영이 괴멸적인 타격을 입은 가운데 룰라도 뇌물 혐의로 2017년 징역형을 선고받고 1년 7개월간을 복역했다. 그러나 2019년 이 사건을 담당한 판사와 검사가 서로 담합해 룰라를 무리하게 기소했다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반전의 계기가 마련됐다. 연방대법원 에드송 파싱 대법관은 지난 3월 “룰라 전 대통령에 대해 내려졌던 기존 하급심의 실형 선고를 모두 무효화한다”는 결정을 내렸고, 대법원은 지난달 전원합의체를 통해 이를 최종 확정했다. 피선거권 등 모든 정치적 권리를 회복한 룰라는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내년 대선 출마 의사를 직간접적으로 밝혀 왔다. 지난달에는 아르헨티나 C5N TV와 가진 인터뷰에서는 보우소나루를 겨냥해 ‘파시스트’, ‘대량학살자’라고 비난하면서 “보우소나루를 끌어내리기 위해 대선 출마를 결심할 수 있다”고 말했다.보우소나루는 겉으로는 내년 대선 승리를 자신한다면서 최측근들과 대화에서는 재선에 실패할 수 있다는 불안감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룰라가 재집권하면 현 정부가 이뤄놓은 모든 것을 뒤집을 것이며, 교육 현장에 좌파 이데올로기를 주입하고 군을 도구화하는 등 폐해가 발생할 것”이라며 보수 지지층 결집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부실 대응과 백신 확보 부진, 저조한 경제 성장, 실업률·물가 급등 등 갖은 악재에 둘러싸여 있어 지지율 역전의 전기를 마련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김태균 선임기자 windsea@seoul.co.kr
  • ‘버닝썬 유착 의혹→무죄 확정’…전직 경찰관, 형사보상금 받는다

    ‘버닝썬 유착 의혹→무죄 확정’…전직 경찰관, 형사보상금 받는다

    클럽 버닝썬과 경찰 간 유착 연결고리로 지목돼 재판을 받았다가 무죄가 확정된 전직 경찰관이 형사보상금 수천만원을 받는다. 12일 관보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51부(부장 고연금)는 지난달 20일 특정범죄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알선수재) 혐의로 기소돼 무죄를 선고받은 강모씨에게 5760만원의 형사보상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형사보상이란 구금된 미결수가 무죄 판결을 확정받을 경우 국가가 보상해주는 제도다. 강씨는 재판 과정에서 사용한 400여만원의 비용에 대한 보상도 받는다. 강씨는 지난 2018년 서울 강남에 있는 클럽 버닝썬에 미성년자가 출입한 사건을 무마해주겠다며 이성현 버닝썬 공동대표로부터 2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됐다. 강씨는 강남경찰서에서 근무했던 전직 경찰관으로, 퇴직 후 모 화장품 회사 임원으로 일하던 중 버닝썬과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았다. 버닝썬과 경찰 간 유착 의혹과 관련해 첫번째로 기소된 인물이었다. 1심은 강씨에게 돈을 건넸다는 이성현 대표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해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그러나 2심은 강씨의 위치정보인 구글 타임라인 등을 살핀 결과 검찰이 금품을 요구하고 받았다고 지목한 장소와 동선이 일치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금품을 받았다고 지목된 시간에 강씨가 사업 행사장에 있었다는 증인 진술과 당시 사업과 관련된 강씨의 통화 내역이 확인된 점도 무죄 판단의 근거가 됐다. 2심 재판부는 “실질적인 물적 증거는 없고 이성현 대표의 진술이 유일한 증거인데, 당시 상황 등 객관적 사실을 볼 때 의심할 만한 사정이 있다”며 1심의 판단을 뒤집었다. 또 “피고인이 그 자리에 갔다는 진술보다 반증이 많다”며 “혐의에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2심 판단은 지난해 6월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공수처, 검경과 40여일 만에 협의 재개 추진

    공수처, 검경과 40여일 만에 협의 재개 추진

    검찰과 ‘공소권 유보부 이첩’ 협의 관측경찰 압수수색 영장 신청 규정도 쟁점조 교육감 사건 처리 절차 협의 ‘촉각’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검경과 3자 실무 협의를 재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지난 3월 말 첫 회의 이후 40여일 만에 공수처가 다시 관계기관과의 소통에 나서는 것이어서 어떤 안건이 협의 테이블에 오를지 눈길이 쏠린다. 지난 4일 관보에 게재했다가 검찰의 반발을 산 사건사무규칙의 세부 내용과 ‘공수처 1호 수사’로 정해진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에 대한 직권남용 사건 처리 절차 등이 논의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공수처는 조만간 검경과의 추가 논의를 이어 나가기 위해 협의 재개를 준비 중이라고 11일 밝혔다. 구체적인 시기나 협의 안건 등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검찰과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는 ‘공소권 유보부 이첩’을 둘러싼 협의가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경찰이 고위공직자범죄 사건을 수사하는 경우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 영장을 공수처에 신청하도록 한 규정도 쟁점이 될 전망이다. 앞서 공수처는 다른 수사기관에 이첩한 고위공직자범죄 사건의 경우 해당 기관이 수사를 완료하면 다시 공수처가 사건을 이첩받아 최종 기소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주장해 왔다. 검찰은 이에 대해 그동안 “법적 근거가 없다”고 반발해 왔으나, 공수처는 이 내용을 명문화한 사건사무규칙을 이달 3일 언론에 공개했다. 검찰 내에서는 공수처가 검경과 3자 협의체를 구성하겠다고 공언해 놓고 실제로 협의 제안은커녕 사건사무규칙 제정 사실도 공유하지 않았다며 불만이 쌓일 대로 쌓인 상황이다. 공수처는 검찰의 반발이 계속된다면 검찰 비위 사건을 경찰에 넘겨 수사하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어 공·검 갈등이 더 심화할 가능성도 있다. 공수처가 ‘1호 수사’로 기소권이 없는 조 교육감에 대한 특별채용 의혹 사건을 낙점하면서 이와 관련한 사건처리 절차에 대한 협의가 이뤄질지 관심이 쏠린다. 공수처는 검사와 판사, 경무관 이상 경찰공무원에 대해서만 공소제기 권한을 갖고 있다. 조 교육감에 대해 수사를 마친 뒤 서울중앙지검에 공소제기를 요구하거나 불기소 결정을 할 수 있다. 검찰이 공수처의 공소제기 요구를 받고 보완수사 요구를 할 수 있는지도 아직 명백하게 합의된 바 없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7년 전과는 다르다… 분리독립 목소리 커진 스코틀랜드

    7년 전과는 다르다… 분리독립 목소리 커진 스코틀랜드

    선거 이긴 스터전, 존슨 총리와 통화“분리독립 주민투표 이제 시기의 문제” 7년 전엔 찬성 45%·반대 55%로 부결 브렉시트 이후 스코틀랜드 경제 타격 분리독립 후 독자적인 EU 가입 추진영국 스코틀랜드에서 분리독립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다시 커졌다. 2014년 9월 분리독립 여부를 묻는 투표가 찬성 44.7%, 반대 55.3%로 부결된 지 7년 만이다. 스코틀랜드 분리독립을 최우선 공약 중 하나로 내세우는 스코틀랜드국민당(SNP)이 지난 6일(현지시간) 치른 스코틀랜드 지방선거에서 총 129석 중 과반에 한 석 모자란 64석을 확보했다.●영국 사법부, 분리독립 투표 여부 결정할 듯 스코틀랜드 분리독립의 논쟁 구도는 7년 전과 닮았다. SNP는 요구하고, 영국 정부는 난색을 표하는 중이다. SNP 대표이자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인 니컬라 스터전은 9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의 통화에서 “스코틀랜드의 두 번째 분리독립 주민투표의 쟁점은 이제 실시할지 여부가 아니라 언제 실시할지 시기의 문제”라며 독립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2년 뒤인 2023년에 스코틀랜드 분리독립 투표를 실시하겠다는 게 스터전의 공약이다. 그러나 스코틀랜드 독립 관련 논의에 질색했던 7년 전 데이비드 캐머런 전 총리처럼 존슨 총리는 이날 통화에서 스코틀랜드 분리독립 투표 반대 입장을 피력했다. 존슨은 “스코틀랜드와 잉글랜드의 314년 연합이 유지되는 현재 상황이 양쪽에 모두 좋은 일”이라면서 “코로나19 백신 수급 국면에서도 대규모 백신을 조달할 수 있는 영국 정부의 역량 덕분에 스코틀랜드가 혜택을 입지 않았느냐”고 설득했다. 존슨은 영토 문제에 관한 투표는 최소 한 세대(30년)가 지난 뒤 하는 게 혼란이 덜하다는 입장 또한 밝혀 왔다. 존슨 총리가 스코틀랜드 분리독립 투표 실시를 반대한다면 사안은 영국 사법부에서 다루게 된다. 그런데 스코틀랜드와 잉글랜드의 병합이 ‘피 흘림 없이’ 합의로 이뤄진 역사 때문에 스코틀랜드의 국민투표 청원을 영국 사법부가 수용하지 않을 근거가 충분치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스코틀랜드 왕국은 834년에 성립됐다. 1296년 잉글랜드가 스코틀랜드를 침공했지만, 두 나라의 전쟁은 1328년 잉글랜드가 스코틀랜드 독립을 보장하는 조약을 체결하며 마무리됐다. 그러나 1603년 스코틀랜드 국왕인 제임스 6세가 잉글랜드 왕위를 계승하면서 두 나라 왕실이 통합됐고, 이후 1707년 스코틀랜드 의회가 영국 의회에 흡수되는 역사를 겪었다. 문화와 기질이 다른 두 왕국이 합의와 조약을 통해 합쳐진 뒤 스코틀랜드 독립 논의는 영국이 패권을 쥔 시기엔 잠잠하다가도 영국 경제가 불황을 겪으면 곧 다시 제기돼 왔다. 게다가 역사적으로 잉글랜드에 비해 인구가 적고 산업 발달이 더딘 곳으로 분류되던 스코틀랜드의 경제적 위상은 1970년대 북해유전구가 발견되면서 달라졌다. 만일 독립한다면 영국이 통제하는 북해유전은 스코틀랜드의 몫이 된다. 분리독립 뒤 스코틀랜드 몫의 ‘당근’이 있는 셈이다. 게다가 올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가 정식 발효되면서 ‘스코틀랜드의 분리독립=스코틀랜드 독자적인 EU 가입’이란 다른 수준의 이야기로 비화되게 됐다.●EU 선택할까, 영국 선택할까 스코틀랜드 주민들의 분리독립 지지율은 SNP의 의석수 추이에 따라 가늠해 볼 수 있다. 1934년 스코틀랜드민족연맹(SNL)과 스코틀랜드민족정당(NPS)이 통합해 탄생한 SNP는 EU 탄생 전까지 영국과 EU 양쪽으로부터의 독립, 즉 이중독립을 주장했다. 그러나 영국 내 EU 가입 찬성이 우세해진 1980년대 후반부터 EU에 일단 가입해 유럽 통합의 혜택을 입는 동시에 이를 지렛대 삼아 영국으로부터의 독립을 추구하자는 ‘EU 내 독립’ 기조가 SNP의 주요 목표가 됐다. 결국 1997년 스코틀랜드 자치의회 설치를 계기로 성장하기 시작해 2011년 자치의회 선거에서 승리한 SNP는 2014년 스코틀랜드 독립 투표를 관철시켰고, 이 투표를 기회로 SNP 지지자 규합에 본격 나설 수 있었다. 2015년 영국 총선에서 SNP는 5.3%를 득표해 사상 최다석인 59석을 확보했다. SNP의 의석수는 2017년 39석으로 줄었지만, 지난 6일 지방선거에서 다시 자치의회를 장악하며 스코틀랜드 지역에서의 건재함을 알렸다. 스코틀랜드 분리독립 투표와 브렉시트 투표는 2010년대 중반 영국의 모든 이슈를 삼킨 ‘블랙홀’과 같은 정치 이벤트였다. 정치·외교·사회·경제 체계 전반을 아우르는 내용의 투표였고, 브렉시트의 경우 찬성 투표 이후에도 수년간의 후속 협상이 필요했다. 지금은 두 투표 중 브렉시트는 실현됐고, 스코틀랜드 분리독립은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그러나 1980년대 이후 ‘EU 내 독립’을 줄곧 주장해 온 SNP 관점에서 보자면 얻은 게 없는 상황이다. EU에는 잔류하지 못했고, 영국에는 소속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브렉시트 투표 당시 스코틀랜드 지역에서의 찬성 비중은 38.0%, 반대 비중은 62.0%로 브렉시트는 스코틀랜드가 원하지 않은 길이었다. ●스코틀랜드 독립 논의, 영국 경제 악영향 브렉시트 직후 비명이 먼저 터져 나온 곳 중 한 곳 역시 스코틀랜드였다. 물론 브렉시트 직후 EU로의 통관 절차가 엄격해지면서 직격탄을 입은 지역은 유럽으로의 물류 관문인 도버항이다. 최근엔 도버해협에 위치한 저지섬 주변에서 영국과 프랑스 간 조업권 분쟁이 발생, 영국 해군 함정 2척이 파견되는 대치 분위기가 조성되기도 했다. 이 지역들에 가렸지만 스코틀랜드의 수산·낙동 사업도 타격을 입었다. 서류 검토 시간이 길어져 통관이 걸핏하면 지연됨에 따라 상품 가치가 떨어져 수산물·어패류·낙농제품 수출 기업들의 피해가 막대했다. 브렉시트 직후인 지난 1월 영국에서 EU로 수출하던 해산 물량은 1년 전에 비해 83% 급감한 것으로 집계됐었다. 금융·공업이 발달한 잉글랜드 지역이 외국인 노동자가 유입되는 지역인 반면 스코틀랜드는 주변 아일랜드 등지로 젊은 노동력이 유출이 활발한 지역이라는 점도 두 지역 간 이해관계가 갈리는 지점이다. 2년여 뒤 스코틀랜드 분리독립이 성사될지 여부를 벌써 점쳐 보기엔 너무 이르다고 해도 스코틀랜드 분리독립 투표를 둘러싼 논쟁이 이번 지방선거를 계기로 점화된 점은 분명하다. 투자금융업계는 논의가 시작된 것 자체가 영국 경제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악재가 된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선거를 이틀 앞둔 시점인 지난 4일 기사에서 “불확실성과 혼란이 커진다는 점에서 스코틀랜드 독립 논의는 브렉시트 이상으로 영국 경제에 악영향을 줄 여지가 크다”고 전망했다. 코로나19 이후 혹시나 영국이 양적완화 정책을 편다면 스코틀랜드의 중심 도시인 에든버러에 본점을 둔 은행도 지원 대상이 될지, 스코틀랜드가 독립한다면 새로 탄생할 독립 스코틀랜드가 영국 국채의 얼마를 책임지게 될지, 스코틀랜드가 독립한다면 이 나라는 유로화 또는 새로운 화폐를 쓸지 등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았던 고민들이 쏟아질 것이라고 이 통신은 전했다. 일단 지방선거로 스코틀랜드 분리독립 논의는 촉발됐고, 의회정치의 종주국인 영국은 과거처럼 ‘피 흘림 없이’ 합의와 사법부 결정과 투표로 문제를 풀어 갈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브렉시트에 이어 스코틀랜드 분리독립 논쟁까지 민주적인 절차를 갖췄다고 파국적 결론을 피할 수 있는 건 아니라는 점을 영국 정치가 또다시 보여 줄 전망이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제자 성추행’ 현대무용가, 민사소송은 시효 지나 승소

    ‘제자 성추행’ 현대무용가, 민사소송은 시효 지나 승소

    제자를 성추행한 혐의로 실형이 확정된 유명 무용가가 피해자로부터 민사소송도 당했지만, 시효 만료로 승소했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7부(부장 이오영)는 A씨가 무용가 류모(51)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류씨는 2015년 4~5월 자신의 개인 연습실에서 제자인 A씨를 안고 입과 목에 자신의 입을 맞추는 등 여러 차례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 2년의 실형을 대법원에서 확정받았다. A씨는 류씨의 형사사건 상고심이 진행 중이던 지난해 7월 “치료비와 위자료 총 2억여원을 지급하라”며 류씨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류씨가 A씨를 추행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피해가 발생한 지 3년 넘게 지나서야 A씨가 소송을 제기해 소멸시효가 완성됐다고 판단했다. 소멸시효란 일정 기간 권리를 행사하지 않으면 그 권리를 소멸시키는 제도다. 재판부는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권의 단기 소멸시효 기준 시점이 되는 ‘손해 및 가해자를 인지한 날’이란 불법행위를 현실적·구체적으로 인식했을 때”라고 설명했다. 2015년 벌어진 성추행에 대해 A씨가 민사소송을 제기한 것은 2020년 7월이다. A씨는 한국 무용계에서 류씨의 영향력이 지대하기 때문에 성추행 피해를 폭로한 뒤에는 무용을 더 이상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해 바로 신고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소멸시효는 형사상 소추와 무관하게 민사관계에서 고유한 제도인 만큼 관련 형사사건 결과에 영향을 받지 않고 피해자가 손해와 가해자를 알게 된 날로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이어 “원고는 이 사건 불법행위가 벌어진 2015년 4∼5월쯤 손해와 가해자를 알았다고 볼 수 있고, 3년 넘게 지난 2020년 7월 소송을 제기한 것이 명백하다”고 지적했다. A씨가 항소하지 않아 이 판결은 그대로 확정됐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블링컨 “북핵 문제, 중국과 논의할 것”

    블링컨 “북핵 문제, 중국과 논의할 것”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중국과 북한 문제 등 여러 현안을 협력할 수 있다며 미중이 신냉전에 돌입하고 있다는 주장을 일축했다. 주요 7개국(G7) 외교·개발장관회의 참석차 영국 런던을 방문한 블링컨은 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의심의 여지 없이 앞으로 북핵 프로그램에 대한 논의가 (중국과)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는 그들(중국)과 이란 문제에 관여해 이란이 핵합의(JCPOA)로 복귀토록 노력하고 있다”고도 했다. 블링컨은 “우리는 (중국과) 분명히 이해관계가 겹친다”며 “그것을 넘어 대화를 위한 대화가 아닌 성과 지향적이고 실제로 일을 성사시키는 데 초점을 맞추는 관여를 원한다”고 말했다. 미중 협력의 필요성과 향후 대북 외교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동시에 밝힌 것이다. 다만 대북 제재 유지가 전제인 미국과 달리 중국은 대화를 위해 제재 완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블링컨은 미중 신냉전 주장에 대해선 “우리가 냉전을 일으키려는 것이 아니라 민주주의가 강함을 확실히 하려는 것”이라며 ‘신냉전’ 표현에 거부감을 드러냈다. 또 그는 “중국을 억누르려거나 제압하려는 게 아니다. 국제적인 규칙에 기반한 질서를 훼손한다면 우린 그것을 지켜낼 것”이라고 했다. 같은 맥락에서 이날 아침 별도 행사에서는 “우리는 각국에 (미중 가운데) 선택을 요구하지 않는다”며 각국이 중국과의 경제 관계를 “단절하거나 끝낼 필요는 없다”고 했다. 미국이 일방적인 대중 압박 공조만 강조할 경우 대중 무역 관계가 큰 동맹국의 경우 불만이 터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읽힌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한미일, 50분간 북핵에만 집중… 블링컨 “中과도 논의할 것”

    한미일, 50분간 북핵에만 집중… 블링컨 “中과도 논의할 것”

    싱가포르 합의 등 명시 땐 긍정 흐름 기대文 ‘평화 프로세스’ 재가동 여부도 판가름美, 북핵 실질 성과위해 中관여 허용할 듯‘北비핵화 표현 고수’ 日 어깃장은 우려5일(현지시간) 오전 주요 7개국(G7) 외교·개발장관회의 중 따로 만난 한미일 외교 수장들은 약 50분간의 회담에서 북핵 문제에만 집중했다. 이번 회담은 미국의 새로운 대북 정책 발표가 임박한 가운데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이 제안해 이뤄졌다. 외교부에 따르면 블링컨 장관과 정의용 외교부 장관,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의 실질적 진전을 위해 공조를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관건은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낼 유인책을 제시할 수 있느냐다. 곧 발표될 ‘바이든식’ 대북 정책의 내용에 따라 문재인 정부 임기 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복원 가능성도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의 브리핑과 미 국무부가 언론 보도를 통해 밝힌 정책의 기조를 보면, 한반도 비핵화라는 공동의 목표와 외교적 해법 강조, 북미 싱가포르 합의를 포함한 기존의 합의 정신 등 큰 틀에서의 방향성과 원칙이 제시될 것으로 보인다. 사키 대변인은 지난달 30일 대북 정책 기조에 대해 “일괄타결에 집중하지도 전략적 인내에 의존하지도 않을 것”이라며 “실용적 접근”을 얘기했다. 이는 비핵화 해법에서 한 번에 완전한 비핵화 약속을 받아 내는 ‘빅딜’이 아니라 단계적으로 핵 위협을 줄여 나가며 거기에 상응하는 제재 완화 등 보상을 제공하는 현실적 접근을 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이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 식의 완결적이고 일괄적인 비핵화 기조를 처음으로 접고 단계적인 핵 위협 감소에 초점을 맞춘 것”이라며 “이는 기존의 과도한 압박이나 무관심이 아니라 외교적 옵션을 제시하는 가장 현실적인 접근이자 북한 문제를 우선순위에 두겠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미 국무부는 싱가포르 합의 등 기존 합의서들을 기반으로 하겠다는 뜻을 밝혔는데, 이 내용이 대북 정책에 직접 명시된다면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는 데 긍정적인 흐름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북한도 사상 첫 북미 정상회담인 싱가포르 합의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외교적 성과로 여기고 있다. 미국은 북핵 해결을 위해 중국과 협력할 의사를 내비쳤다. 블링컨 장관은 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의심의 여지 없이 북핵 프로그램에 대한 논의가 (중국과)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중국과) 분명히 이해관계가 겹친다”며 “대화를 위한 대화가 아닌 성과 지향적이고 실제로 일을 성사시키는 데 초점을 맞추는 관여를 원한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은 외교적 방식에 무게를 싣는 듯하면서도 여전히 핵 억지력 강화 차원에서 압박 전략도 함께 거론하고 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한미일 외교장관회담 직후 “3국 장관은 한반도 평화·안정 유지와 억지력 강화를 위한 협력, 핵확산 방지를 위해 유엔 회원국들이 안보리 결의들을 완전히 이행할 필요에 대해 동의했다”고 밝혔다. 한미일 3각 공조에 있어 일본이 ‘북한 비핵화’, CVID 등의 표현을 고수하며 어깃장을 놓으려는 모습도 우려되는 지점이다. 모테기 외무상은 지난 3일 북한과 이란을 주제로 개최된 G7 외교장관 실무 환영 만찬 후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대북정책 재검토에서 미국이 일본·한국 양국과의 긴밀한 연계를 중시하면서 대처하는 것을 지지하고 환영한다”면서도 북핵 문제와 관련해서는 ‘CVID’라는 목표를 유지하기로 의견이 모였다고 전했다. 백악관이 밝힌 기조와는 다르게, 일본이 원하는 방식의 표현을 넣어 ‘아전인수’ 식으로 해석한 것이다. 때문에 대북 정책 공조가 이뤄지려면 한반도 비핵화라는 최종 목표를 분명히 하고 한미 동맹 간 신뢰를 높여야 한다. 문 대통령의 임기 내 남북 관계를 회복해야 한다는 조급함 때문에 서두를 경우 공조가 오히려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미국과 일본이 목표로 하는 비핵화와 남북 관계를 염두에 두고 있는 우리나라 사이에는 시각차가 분명히 있다”면서 “한국이 초기 촉진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미국이 힘을 실어 주려면 우리도 중국 문제에 협력할 의지가 있다는 것을 보여 주는 등 외교적 기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최태원 SK 회장, 이혼소송 1년 6개월만 법정 출석

    최태원 SK 회장, 이혼소송 1년 6개월만 법정 출석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배우자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 이혼 소송을 시작한 뒤 두번째 법정에 출석했다. 서울가정법원 가사합의2부(최한돈 부장판사)는 4일 오후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 소송 4회 변론기일을 진행했다. 일반적으로 이혼 소송의 변론기일에는 대리인이 대신 출석할 수 있어 당사자가 나오지 않지만, 이날 최 회장은 법정에 직접 모습을 드러냈다. 최 회장이 법정에 출석한 것은 지난 2018년 2월 이혼 소송을 제기한 뒤 두번째다. 노 관장도 최 회장 상대로 이혼에 동의하면서 2019년 12월 재산분할 요구 소송을 제기했는데 현재 두 사건은 병합된 상태다. 노 관장이 최 회장을 상대로 재산분할 소송을 제기한 뒤 최 회장의 법정 출석은 처음이다. 노 관장은 첫 변론기일인 지난해 4월 한 차례 출석한 바 있다.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재판은 40여분 만에 종료됐다. 최 회장과 양측 소송대리인은 재판 쟁점 등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법원을 빠져나갔다.재판이 종료된 후 SK그룹 관계자는 “이번 재판에 최대한 성실하게 임하겠다는 최 회장의 입장에 변함이 없다”며 “앞으로도 재판에 직접 출석하거나 법률대리인을 통해 소명할 부분은 소명하는 등 성실하게 임하겠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2015년 혼외 자녀의 존재를 인정하고 성격 차이를 이유로 노 관장과 이혼하겠다고 밝힌 뒤 2017년 이혼 조정을 신청했다. 양측은 조정에 실패해 결국 재판으로 이어졌다. 노 관장은 지난 달 아버지 노태우 전 대통령의 소뇌 위축증이란 희귀병 투병 사실을 전한 바 있다. 국내 최초의 디지털 미술관인 아트센터 나비의 20주년과 환갑을 맞아 ‘공부’ 보다는 ‘놀기’에 앞으로 더 인생의 방점을 찍겠다는 내용으로 최근 언론 인터뷰를 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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