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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란 고위인사 “北처럼 저항 땐 美 중동서 철수”

    이란의 고위 인사가 국제사회의 제재에 흔들리지 않고 핵·미사일 개발을 강행하는 북한을 본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사우디아라비아와 밀착하며 이란을 고립시키려는 데 대항해 일관된 반(反)미 정책을 고수해야 한다는 논리다. 개혁개방을 내세운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연임에 성공했지만 대미 강경 기조에는 변함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로하니 연임에도 대미 강경 기조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측근인 알리 아크바르 벨라야티 국정조정위원회 전략연구센터장은 21일(현지시간) “북한은 미국의 엄포에도 자신의 의제를 밀고 나가면서 미국이 (한반도에서) 물러나도록 힘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미국이 이란의 저항에 직면한다면 중동에서도 철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이란 아울루바이트 통신 등이 전했다. 이는 미국 본토를 위협할 핵탄두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에 성공하면 이를 협상카드로 사용해 중동에서 힘의 균형을 깨고 미군 철수를 이끌어 낼 수 있다는 의미다. 국정조정위원회는 신정 일치 국가인 이란에서 대통령보다 권력 서열이 앞서는 이란의 최고지도자(종교 지도자)를 보좌하고 장기 국가 정책을 입안하는 헌법기관이다. 개혁 성향의 로하니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했지만 일각에서 제기되는 미국과의 대화 가능성에 대해 분명히 선을 그은 셈이다. 그는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가 3500억 달러(약 393조원) 규모의 투자와 무기 구매 계약을 맺은 데 대해 “사우디와 같은 중동의 일부 미국 앞잡이들이 국가의 재산을 잡상인 같은 미국 대통령에게 갖다 바쳤다”고 비판했다. ●“美, 이란포비아로 중동에 무기 판매” 마수드 자자예리 이란 합동참모본부 차장도 “중동에서 평화가 정착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미국이 이 지역에서 병력을 철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아랍 전문 매체 알아라비 알자디드에 “트럼프는 사우디와 9·11 테러와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방법을 논의해 봐야 한다”는 내용의 글을 기고했다. 2001년 9·11 테러의 범인 19명 가운데 15명이 사우디 국적임을 환기시키고 이런 사우디와 미국이 테러와의 전쟁에서 협력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한편 이란 외무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을 테러지원국으로 지목한 데 대해 “미국은 이란포비아를 이용해 이란에 적대적인 정책을 계속함으로써 중동 국가에 더 많은 무기를 사도록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개혁 선택한 이란… ‘연임’ 로하니 “승리는 국민의 것”

    개혁 선택한 이란… ‘연임’ 로하니 “승리는 국민의 것”

    대외 개방·인권 정책 탄력받을 듯 틸러슨 美국무장관 축하인사 대신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 중단” 촉구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제12대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했다. 중도 개혁 성향의 로하니 대통령이 연임에 성공함에 따라 지난 4년간 추진해 온 대외 개방과 인권 신장 정책이 탄력을 받게 됐다. 이란 내무부는 20일(현지시간) 대선 개표 결과 로하니 대통령이 57.1%(2354만 9600여표)의 득표율로 당선됐다고 밝혔다. 경쟁자인 보수파 에브라임 라이시 후보는 38.3%(1578만 6400여표)에 그쳤다고 AFP통신 등이 전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당선 발표 직후 트위터 계정을 통해 “이번 승리는 국민의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국영 방송 연설을 통해 “이란 국민은 이번 대선에서 극단주의를 멀리하고 국제사회와 교류하는 길을 선택했다”면서 “이란은 나머지 세계와 함께 평화와 친선을 도모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2013년 8월 집권 이후 개혁·개방 정책을 추진해 왔다. 2015년에는 주요 6개국(미국, 중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독일)과 핵무기 개발을 중단하는 대신 경제 제재를 해제한다는 내용의 핵 합의를 이끌어 냈다. 그의 연임 성공은 서방 국가와 타결한 핵 합의에 대한 이란 국민의 지지를 재확인한 의미가 있다. 로하니 대통령의 연임 성공은 여성 인권과 표현의 자유를 제한해 온 전임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정부(2005~2013년)로의 회귀를 반대하는 표심이 결집한 결과로 분석된다. 선거 막판에 보수 후보 간 단일화가 이뤄지자 개혁 성향의 젊은층과 여성 표 결집 현상이 두드러졌다. 로하니 대통령이 앞으로 4년간 핵 합의에 기초해 국제사회와의 협력을 적극적으로 모색할 것이라는 전망에 이견은 없다. 다만 속도와 강도를 결정하는 가장 큰 변수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달렸다. 로하니 대통령은 선거 기간에 핵 합의의 경제적 성과가 미흡하다고 주장해 온 보수파의 공세에 맞서 탄도미사일 개발과 테러 지원국 지정 해제 등 남은 제재까지 해제하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핵 합의를 통해 미국이 이란에 양보만 했다고 주장하는 트럼프 정부는 이란이 남은 제재를 해제하고 싶으면 미사일 개발과 이라크, 시리아 등 주변국 시아파에 대한 지원도 중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이날 축하 인사 대신 “이란은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를 멈추고 이란 국민이 응당 누려야 할 삶을 살 수 있도록 표현의 자유, 결사의 자유를 바로 세워야 한다”고 촉구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北체제 보장’ 약속한 美… 비핵화 대화 테이블 유도

    ‘北체제 보장’ 약속한 美… 비핵화 대화 테이블 유도

    트럼프 평화 언급 이어 연일 유화 메시지 핵항모 2척 새달 동해 훈련… 압박 병행미국 렉스 틸러슨 국무부 장관이 18일(현지시간) 대미 특사인 홍석현 전 중앙일보·JTBC 회장과 만난 자리에서 ‘북한 체제 보장’을 거론한 것은 북한의 셈법을 바꿔 북한을 비핵화 대화 테이블로 이끌어 내겠다는 적극적인 의지가 담긴 발언으로 풀이된다. 체제 유지를 위해 핵·미사일 고도화에 집착해 온 북한 정권에 반대로 핵을 포기하면 미국이 핵이 없어도 체제를 유지할 수 있는 길을 마련해 주겠다는 유화적 메시지인 셈이다. 지난주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미측의 대북 정책은 ‘최대의 압박과 관여’에서 관여 쪽에 점차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지난 17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홍 특사를 만나 북핵 문제에 대해 “평화를 만들 의향이 있다”며 처음으로 ‘평화’를 언급했다. 앞서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북한이 핵 개발과 관련 실험을 전면 중단하면 대화에 나설 용의가 있다”며 대북 대화의 기준을 다소 완화한 듯한 발언도 했다. 외교가에서는 트럼프 정부가 남북 교류·협력 재개 등을 공약한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과 접점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란 분석이 계속 나온다. 통일부 당국자는 19일 틸러슨 장관의 발언에 대해 “북핵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겠다는 노력의 일환”이라면서 “미국의 핵 압살 정책에 따라 핵 개발을 한다는 북한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미국은 압박의 끈 역시 놓지 않고 있다. 미국은 핵 추진 항공모함 2척을 동원해 다음달 초 동해에서 합동 훈련 개최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웬만한 중소국가의 전력과 맞먹는 항공모함이 한번에 2척이나 투입돼 합동훈련을 진행한 건 전례가 없다. 정부 소식통은 “칼빈슨호와 로널드 레이건호가 다음달 초 동해에서 며칠간 합동훈련을 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4월 한반도 위기설’의 중심에 섰던 칼빈슨호는 여전히 한반도 주변 해역에서 훈련 중이며 로널드 레이건호는 이달 말쯤 동해로 진입할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이 틸러슨 장관의 말대로 미측을 믿고 비핵화 대화에 나설지는 전적으로 북한에 달렸다. 하지만 북한은 이날 관영매체를 통해 “(남북 간) 대화와 대결은 절대로 양립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제재·압박이 계속 되는 상황에서 대화를 할 수는 없다는 의미다. 아울러 북한 전문 웹사이트 38노스에 따르면 북한은 장거리로켓을 발사하는 평안북도 동창리 서해발사장에서 최근 몇 달간 새로운 도로와 관측소, 경비시설 등을 건설하는 시설 개선 작업을 벌이고 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美 이란 제재 해제 연장… 中기업 등은 신규 제재

    미국 국무부는 17일(현지시간) 2015년 핵 합의에 따라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취한 이란 제재 해제 조치를 연장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다만 국무부는 탄도미사일 개발과 관련된 인물과 기업에 대해서는 새로운 제재를 부과했다. 국무부는 제재 면제 시한 만료를 하루 앞두고 발표한 성명에서 이란과 체결한 핵 합의인 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에 따라 이란에 대한 제재를 계속 면제한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후보 시절 오바마 행정부가 이란과 체결한 핵 합의를 ‘형편없는’ 합의라고 비판하면서 폐기를 최우선 과제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당선 후 이란 핵 합의에 대한 비난을 자제하면서 최근 들어서는 합의안을 계속 검토 중이며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고 말해 핵 합의 유지 가능성을 시사했다. 국무부와는 별도로 재무부는 이날 이란의 탄도미사일 프로그램과 관련해 이란군 관계자와 기업, 이란에 탄도미사일 부품을 공급한 중국 기업과 개인 등에 대해 신규 제재를 발표했다. 제재 대상 기업과 개인의 미국 내 자산이 동결되며 이들과의 거래가 금지된다. 미국이 핵 합의 관련 제재 면제를 연장하면서도 신규 제재를 발동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강경 입장을 완화했다는 인상을 불식시키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중동 담당 고위 외교관인 스튜어트 존스는 “이란이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권을 돕는 상황에서 미국의 결의는 약화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무부는 또 이란의 인권 실태에 관한 보고서를 통해 교도소 내에서 인권 유린 행위와 미국인 등 외국인 구금이 여전히 벌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엇박자 우려 씻고 韓·美 정상외교 순항

    엇박자 우려 씻고 韓·美 정상외교 순항

    트럼프 북핵 문제에 ‘평화’ 언급… ‘文정부 對北기조 배려’ 발언 해석 ‘최대의 압박과 관여’ 범위 안에서 문샤인 폴리시와 공통점 강조 보여 새달 정상회담까지 계속될지 주목 반년간 공백 상태였던 한·미 정상외교가 새 정부 출범 일주일을 지나면서 순조롭게 제 궤도를 찾아가고 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탄핵 주장이 나오는 등 국내 정치 상황이 긴박한 가운데서도 직접 문재인 대통령의 대미 특사인 홍석현 전 중앙일보·JTBC 회장을 만나 최선의 예우를 갖췄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북핵 문제에 관해 “평화를 만들 의향이 있다”고 거론한 것은 우리 정부의 대북 정책 기조와 보조를 맞추려는 배려가 담겼다는 해석이 나온다.●韓에 여지 주며 다른 보상 요구할 수도 정부 출범 초기 한·미 관계는 상당히 순조로운 것으로 평가된다. 문 대통령은 지난 10일 취임 직후 첫 정상외교 일정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를 했고, 일주일 사이 양국은 고위 방문단과 특사단을 서로 보내며 대북 정책에 대한 공동 인식까지 확인했다. 선거 당시만 해도 미측이 대북 ‘군사적 옵션’을 거론하며 고강도 대북 제재·압박을 이어가면서 새 정부 출범 이후 한·미 간 ‘엇박자’가 날 것이란 우려가 적지 않았다. 그러나 현재까지 양국 사이에는 이렇다 할 잡음은 나오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미측에서 우리 정부의 대북 기조와 접점을 찾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 엿보인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역시 트럼프 정부의 대북 정책 기조인 ‘최대의 압박과 관여’(Maximum pressure and engagement) 테두리 안에서 이른바 ‘문샤인 폴리시’와의 공통점을 강조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화를 위한 대화는 하지 않겠다”고 덧붙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다만 외교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배려가 다음달 한·미 정상회담 테이블까지 이어질지에 의문을 표하는 시선도 있다. 협상가인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문제에 대해서는 우리 정부에 최대한의 공간을 열어 주는 자세를 취하면서 다른 보상을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는 예측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미·중 정상회담에서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한껏 치켜세우는 모습을 보였지만 이후 북핵 해결을 위한 중국의 역할을 끈질기게 요구했다. ●사드 비용·FTA 재협상은 언급 없어 일단 미측은 이번에 방문한 특사단에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비용 및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문제를 꺼내지 않으면서 예의를 차렸다. 하지만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수차례 강조한 사안인 만큼 머지않아 수면 위로 부상할 공산이 크다. 우리 정부 역시 전략을 계속 고민 중인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18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사드 문제에 대해 어떤 입장을 밝히는 것은 회담에 불리한 요소”라고 말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이란 대선, 개혁파도 막판 단일화… 로하니 재선 탄력받나

    이란 대선, 개혁파도 막판 단일화… 로하니 재선 탄력받나

    “로하니 지지” 자한기리 후보 사퇴 전날 보수파는 라이시로 뭉쳐 득표율 50% 미만 땐 26일 결선 19일 실시되는 이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중도 개혁파 후보인 에샤크 자한기리(59) 수석 부통령이 하산 로하니(69)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선언하면서 후보직을 사퇴했다.전날 강경 보수파 후보가 검찰총장 출신인 에브라힘 라이시(57)로 단일화된 데 이어 개혁파 후보도 로하니 대통령으로 단일화되면서 이번 대선은 로하니 대통령과 라이시 후보 간의 팽팽한 양자 구도 양상을 띠게 됐다. 자한기리 부통령은 16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로하니의 당선을 위해 내 모든 역량을 다하겠다”고 밝혔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자한기리 부통령은 낮은 지지율 때문에 사실상 후보 사퇴가 예견됐었다.자한기리 부통령의 후보 사퇴에 앞서 전날에는 지지율 3위를 달리던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56) 테헤란시장이 라이시를 지지한다며 후보직을 사퇴한 바 있다. 라이시 후보는 갈리바프 시장에게 행정부 내 요직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학생여론조사국(IPSA)이 지난 6~13일까지 벌인 여론조사 결과 로하니 대통령이 47.1%로 1위, 라이시 후보가 25.2%로 2위, 갈리바프 시장이 19.5%로 3위, 자한기리 부통령은 3.1% 4위로 나타났다. 지지율이 5%에 미치지 못할 정도로 영향력이 미미했던 자한기리 부통령에 비해 갈리바프 시장은 보수 진영의 유력 후보였기 때문에 라이시 후보는 단일화로 큰 힘을 받게 됐다. 이란 대선은 로하니 정부가 2015년 7월 미국 등 서방과 타결한 핵 협상의 성과에 대한 신임 투표 성격을 띠고 있다. 이란은 자국에 대한 서방의 경제제재 해제를 조건으로 우라늄 농축 활동 등 핵무기 개발을 자제하기로 했다. 하지만 핵 협상에 대해 부정적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란에 노골적으로 적대감을 표시하면서 친서방 정책을 펴 온 로하니 정부의 입지가 좁아졌다. 보수파가 이란 국민 대부분이 핵 협상의 경제적 혜택을 체감하지 못한다는 점을 내세워 지지층을 결집하면서 로하니 대통령은 재선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로하니 대통령이 19일 투표에서 50% 이상 득표하지 못한다면 상위 득표자 2명이 26일 결선투표를 치러야 한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한·미 새달 정상회담] 반년 공백 깨고 ‘정상외교’ 본궤도… 사드·FTA 접점 찾을지 주목

    [한·미 새달 정상회담] 반년 공백 깨고 ‘정상외교’ 본궤도… 사드·FTA 접점 찾을지 주목

    당초 예상 깨고 진전된 대화…구체적 정책공조 방향도 합의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16일 처음 이뤄진 한·미 고위 당국자 간 협의에서 양측이 정상회담 일정에 합의하면서 반년간 공백기에 있던 정상외교가 제 궤도에 오르게 됐다. 특히 양측이 이날 ‘올바른 여건이 이뤄지면 북한과의 대화가 가능하다’며 문재인 정부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간 대북 정책의 접점을 모색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면서 한반도 문제에서 우리 정부의 주도권이 회복되는 ‘신호탄’이란 분석도 나온다. 한·미는 첫 협의부터 상당히 진전된 수준의 대화를 나눈 것으로 평가된다. 방한한 매슈 포틴저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 등의 역할을 감안해 애초에는 정상회담 일정 조율 외에 북한 도발에 대한 정보교환 정도가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양측은 ‘북핵의 완전한 폐기’라는 공동 목표를 확인하고 제재·대화 동원, 조건에 따른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 등 구체적인 정책 공조의 방향까지 합의했다. 아직 외교부·통일부 장관 등 내각 인선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 청와대 차원에서 속도감 있게 한·미 관계 및 대북 정책의 틀을 정리해 나가는 모양새다. 양측이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에 합의한 부분은 특히 이목을 끈다. 트럼프 정부는 지난달 ‘최대의 압박과 관여’로 요약되는 대북 정책 기조를 발표하며 “협상의 문이 열려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트럼프 정부는 군사적 압박을 이어 갔고 여전히 동해상에서 핵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호의 연합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한 남북 교류·협력 재개가 원만히 추진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이날 한·미가 제재를 이행하면서도 북한과 대화할 수 있다는 데에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향후 정부의 대북 정책 추진에도 어느 정도 ‘숨통’이 트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다만 정상회담 전까지는 정부가 독자적인 대북 정책을 추진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정상회담 개최 전에 홍석현 전 중앙일보·JTBC 회장을 단장으로 한 미국 특사단을 파견하고 구체적인 회담 의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아울러 원만한 회담 준비를 위해 외교안보 분야 인선도 서두를 것으로 전망된다. 구체적인 대북 정책의 확정 및 본격적인 추진도 그 이후에 이뤄질 공산이 크다. 그러나 양국 정상이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에 공감하더라도 국면 전환이 조속히 이뤄질지는 알 수 없다. 한·미가 언급한 ‘올바른 여건’은 북한의 도발 중지 및 한반도 긴장 완화를 뜻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북한은 지난 14일에도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화성12’를 발사하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 의지를 꺾지 않고 있다. 포틴저 선임보좌관은 이날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이정규 차관보를 만난 뒤 기자들에게 “현재 북한의 거듭된 도발에 비춰 봤을 때 올바른 조건이 갖춰지지 않았음은 분명하다”고 밝혔다. 또 정상회담에서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비용,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예민한 양국 현안을 두고 이견이 불거질 가능성도 여전하다. 이날 협의에서도 양측은 사드 배치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 비핵화가 없는 상황에는 남북 정상회담도 성과를 내기가 어렵기 때문에 설익은 행동은 도움이 안 된다”면서 “한·미 정상회담도 이견보다는 동맹을 공고히 하는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단호’ ‘규탄’ 등 강력한 어휘… 北 떠보기·오판 가능성 차단

    ‘단호’ ‘규탄’ 등 강력한 어휘… 北 떠보기·오판 가능성 차단

    ‘불안한 안보관’ 국민 불안 해소… NSC상임위서도 두차례 美 언급 “북한이 오판하지 않도록 도발에는 단호하게 대응하라.”문재인 대통령은 14일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를 즉각 소집해 한반도 안보를 위협하는 도발을 용납지 않겠다는 강력한 대북 경고 메시지를 내놓았다. 핵실험 등 고강도 도발보다 상대적으로 수위가 낮은 저강도 도발이었지만 메시지는 엄중했다. 북한을 향해 대화를 병행하더라도 안보 문제만큼은 단호하고 원칙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셈이다. 대선 과정에서 꼬리표처럼 따라붙은 ‘불안한 안보관’ 프레임으로 인한 국민 불안을 해소하는 한편, 도발을 통해 관심을 끌고 협상에서 ‘판돈’을 키우는 방식의 전략으론 남북관계에서 북한이 원하는 것을 얻어내지 못할 것이란 점을 분명히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 매체들은 문 대통령 당선 직후 보도에서 대화와 협상을 강조하고, 한·미연합군사훈련과 대북심리전 중단을 요구하며 남한 당국의 대북 정책 전환을 촉구해왔다. 청와대는 북한의 도발을 새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일종의 ‘간 보기’ 차원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날 대북메시지로 드러난 문 대통령의 대북정책 기조는 북한이 선전매체를 통해 간접적으로 전한 ‘바람’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문 대통령은 NSC 상임위에서 미국을 두 차례나 언급하며 “군은 굳건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어떠한 군사도발에 대해서도 대응할 수 있도록 철저한 대비 태세를 유지할 것”과 “외교 당국은 미국 등 우방국, 국제사회와 공조해 북한의 이번 도발 행위에 필요한 조치를 취해달라”고 지시했다. 향후 미국 등 국제사회와 협력해 대북관계를 풀어가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미국은 초강력 대북제재로 북한을 압박하고 있다. 북핵 등 당면한 위협을 해소하려면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내야 하며 압박·제재와 함께 대화를 병행해야 한다는 대북 대응 기조에는 변함이 없다. 하지만 북한의 도발이 계속된다면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주도하는 대북봉쇄정책에 힘을 실을 것이란 경고장을 던진 것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대화가 가능하더라도 북한의 태도 변화가 있을 때 비로소 가능함을 보여줘야 한다”면서 무작정 대화에 나서지 않을 것임을 강조했다. ‘선(先) 태도변화, 후(後) 대화’ 기조다. 문 대통령은 지난 10일 취임사에서도 “한반도 평화를 위해 동분서주하겠다. 필요하면 곧바로 워싱턴으로 날아가고 베이징과 도쿄에도 가고 여건이 조성되면 평양에도 가겠다”면서 한반도 안보위기 해결을 최우선 과제로 설정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지금, 이 영화] ‘세일즈맨’

    [지금, 이 영화] ‘세일즈맨’

    아쉬가르 파라디 감독이 만든 영화 ‘세일즈맨’에는 아서 밀러가 쓴 희곡 ‘세일즈맨의 죽음’이 상연된다. 20세기 미국을 배경으로 하는 작품이 21세기 이란에서 공연된다는 사실 자체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겠다. 알다시피 미국과 이란의 적대 관계는 오래 지속되고 있으니까.특히 검열관이 존재하는 이란에서 미국 작품이 수용되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실제로 ‘세일즈맨’의 등장인물들은 ‘세일즈맨의 죽음’을 무대에 올릴 때 당국의 검열에 걸릴 만한 부분을 걱정한다. 그렇지만 이 영화가 미국과 이란의 정치적 갈등을 제재로 삼는 것은 아니다. 아쉬가르 파라디 감독은 ‘세일즈맨의 죽음’에 나오는 유명한 대사를 궁굴린다. “이 사람을 비난할 자는 아무도 없어. 세일즈맨은 꿈꾸는 사람이거든.” 윌리의 죽음을 애도하는 이웃 찰리의 말이다. 윌리는 세일즈맨으로 일하다 자신의 삶을 세일즈하는 방식으로 최후를 맞이했다. 한데 그런 윌리의 인생은 찰리의 말마따나 비난받을 수 없는 것일까? 그렇지 않으면, 찰리의 변명과 상관없이 윌리를 비난할 수 있는 것일까? 아니 애초에 윌리가 꿈꾸는 사람이기는 했을까? 만약 그렇다고 한다면, 그가 꿨던 꿈의 실체는 무엇이었을까? 이것이 희곡을 바탕으로 영화가 던지는 질문의 목록이다. 아쉬가르 파라디 감독은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각색했다.부부인 에마드(샤하브 호세이니)와 라나(타라네 앨리두스티)는 연극 ‘세일즈맨의 죽음’에 출연하는 배우다. 두 사람은 극중에서도 주인공 부부, 윌리와 린다 역을 맡아 연기한다. 그러던 어느 날, 새로 이사 간 집에 혼자 있던 라나가 괴한의 습격을 받는다. 병원에 실려 갈 정도로 그녀는 크게 다친다. 하지만 라나는 이 사건을 경찰에 신고하지 않는다. 증언을 하려면 악몽 같은 그 순간을 계속 떠올려야 하기 때문이다. 그녀는 이런 상황과 마주하기를 원치 않는다. 에마드도 그러자고 한다. 그러나 그는 범인을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 자기 나름대로 범인을 추적하기 시작한 에마드. 마침내 그는 범인과 대면한다. 이때쯤이면 관객은 아쉬가르 파라디가 얼마나 영리한 감독인지 알게 된다. 그 이유 중 하나는 그가 원작의 중심 캐릭터 윌리를 영화에서 단 한 사람으로 특정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우선 매일 밤 윌리로 분하는 에마드가 윌리라고 할 수 있다. 그는 ‘무대의 윌리’다. 다른 윌리는 에마드가 찾아낸 범인이다. 세일즈맨으로서 돈을 벌고 있는 그는 ‘현실의 윌리’다. 이렇게 무대의 윌리와 현실의 윌리가 부닥치는 것이다. 그러는 동안 위에 언급한 질문들이 둘을 향해 쏟아진다. 섣부른 답은 금물. 여기에서는 다만 윌리의 마지막 선택에 대한 린다의 독백을 옮기려 한다. “미안해요, 여보. 울 수가 없어요. 알 수가 없네요. 왜 그런 짓을 했어요?” 11일 개봉. 15세 관람가. 허희 문학평론가·영화칼럼니스트
  • [아래로부터의 위기] “협력사 ‘복수 납품’이 살길… 대기업 보복땐 강력 제재”

    [아래로부터의 위기] “협력사 ‘복수 납품’이 살길… 대기업 보복땐 강력 제재”

    2001년 반도체 장비 업체인 주성엔지니어링은 사실상 전속거래를 해온 삼성전자로부터 협력사 제외 통보를 받는다. 그해 터진 납품 비리 사건에 주성엔지니어링도 연루됐다는 것이다. 회사 측은 “비리 의혹은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었지만, 칼자루를 쥔 건 삼성전자였다. 이후 적자 늪에 빠져 시름하던 이 회사는 사업 다각화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현재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동부하이텍 등 국내 기업뿐 아니라 해외 업체와도 거래를 한다. 반도체 호황 덕에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14.06%를 기록했다. 당시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주성엔지니어링 황철주 대표는 11일 “16년 전 얘기를 다시 꺼낸들 무슨 소용이 있나”라면서도 “그 사건 이후 경쟁력이 생겼느냐가 중요하다. 한 기업에 종속돼서 거래하면 우물 안 개구리 신세를 벗어날 수 없다는 생각은 그때나 지금이나 동일하다”고 말했다.특정 대기업과의 전속 계약이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갉아먹는다는 지적은 많았지만 그동안 뚜렷한 해법은 없었다. 전속 계약에서 벗어나 복수 납품을 시도할 때 기존 대기업과의 갈등을 극복하는 것도 중소기업에는 버거운 일이었다. 이근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복수 납품은 독립으로 가는 초석이지만 다윗(중소기업)과 골리앗(대기업)의 싸움에서 이길 수 있는 실력을 먼저 갖춰야 한다”면서 “전속 계약을 맺더라도 다음 단계로 도약하기 위한 전략을 처음부터 세우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정화(전 중소기업청장)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도 “대기업은 중소기업이 전속 관계를 벗어나면 기술 유출의 위험이 있다고 주장한다”면서 “전속거래는 법적으로 풀기 가장 어려운 분야”라고 말했다. 이어 “중소기업이 대기업의 불공정 거래에 대해 고발을 하면 나중에 보복을 당한다”며 “보복 금지 강화가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관련 조치로는 대기업이 협력사에 단 한 번만 보복해도 최대 6개월간 공공입찰 참여를 제한하는 ‘원스트라이크 아웃’ 제도가 있다. 지난달 18일부터 시행됐는데 아직까지 제재 사례는 없다. 전속 계약에 따른 부작용(납품단가 후려치기 등)이 우려된다고 해서 전속 계약 자체를 법으로 금지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만큼 인센티브 제도를 통해 거래의 투명성을 높이는 게 더 효과적이란 주장도 나온다. 이정희(중소기업학회장)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못 하게 막는 것보다 잘하도록 유인하는 게 필요하다”면서 “협력업체와의 관계 점수 등이 포함되는 동반성장지수에서 높은 등급을 받은 기업을 널리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홍장표 부경대 경제학부 교수도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성과공유제도가 보다 투명하게 운영되도록 감시·감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면서 “잘하는 기업은 관급공사 입찰 때 가산점을 주자”고 주장했다. 그러나 대기업의 태도 변화를 무작정 기대할 수도 없다. 중소기업에서는 낮은 처우 등을 못 견디는 직원들의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어서다. 노민선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납품단가 현실화를 통해 조정분의 일정 부분(예를 들어 50%)을 근로자 임금수준 개선에 활용한다는 사회적 협약을 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김기찬 가톨릭대 경영학과 교수는 “공정성 관점에서만 중소기업을 바라봤기 때문에 우리 기업들의 성장판이 닫혔다”면서 “해외 진출을 위한 판로 확대 정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앞으로도 힘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美·中·日 한반도 전문가 전망… 문재인 시대 각국 관계와 과제

    美·中·日 한반도 전문가 전망… 문재인 시대 각국 관계와 과제

    문재인 대통령 당선으로 동북아 외교에 ‘공간’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주변국들은 우리나라와의 관계 변화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양새다. 특히 한반도 정세에 따라 외교·안보·경제적으로 핵심이익이 교차되는 미·중·일 등은 9년 만에 들어선 한국의 진보 정권에 기대와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미·중·일의 한반도 전문가를 만나 문재인 시대 각국과의 관계에 대한 전망을 들어봤다. 한·미 협력채널 구축 “북핵 접근법 달라 마찰 불가피… 토론으로 해결 韓, 모든 채널 동원해 외교적 영향력부터 키워야” “분명히 심각한 마찰은 있겠지만 한·미 양국이 공통된 이해관계 때문에 그 마찰을 극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스콧 스나이더 미국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은 10일(현지시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한·미 관계를 비교적 낙관했다. 스나이더 연구원은 “지금 미국의 모든 대북 제재의 초점은 북한을 회담장으로 이끌어 내기 위한 것으로, 문재인 대통령도 같은 인식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는 한·미 양국이 공동의 목표를 추구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이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핵’의 평화적 해결이라는 총론에서는 서로 동의하고 공감하고 있다고 봤다. 하지만, 북한 문제의 접근법이 다른 한·미 정상의 철학에 따라 크고 작은 마찰은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외교·경제적 강한 압박으로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과 대화·인도적 전략을 내세우는 문재인 대통령의 충돌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그는 “한·미 관계는 일종의 가족 문제(family matter)와 비슷하다. 이는 가족 안에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다는 얘기”라면서 “한·미 관계는 관리 가능하다는 점에서 낙관적”이라고 말했다 스나이더 연구원은 한·미 마찰의 해결 ‘열쇠’로 솔직하고 열띤 ‘토론’을 제안했다. 그는 “한·미 양국 중 한쪽이 상대방과 긴밀한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목표를 추구하는 것은 엄청난 비용을 초래하는 실수”라면서 “양국이 서로 독립적으로 대북 정책을 추진하는 것보다 함께 일할 수 있도록 영향력 있는 협력 ‘채널’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한·미 정상회담을 이른 시일 내에 성사시키는 것도 중요하다고 했다. 스나이더 연구원은 “북한 문제뿐 아니라 사드 배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양국의 각종 현안을 정상들이 얼굴을 맞대고 풀어야 한다”면서 “문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현재 상황에 맞는 정책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그는 “문 대통령이 한국 정부의 대북 정책 등에 참여한 지 9년이 지났다”면서 “한국의 안보상황과 외교·경제적 여건이 완전히 변했음을 명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이것이 서울과 워싱턴의 공동 정책 수립 시 고려해야 할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시급한 과제로 한국의 외교적 영향력 회복을 꼽았다. 스나이더 연구원은 “대통령 공백기가 길어지면서 한국은 미국뿐 아니라 일본, 중국 등 동북아에서도 외교적 영향력이 축소됐다”면서 “가능한 모든 채널을 동원해서 한국의 목소리를 주변국에 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한·미, 미·중, 한·중 간 벌어진 틈에서 기생하고 있다”면서 “미국과 중국, 일본 등과 벌어진 외교적 틈을 빨리 메우고 포괄적인 정책 조정, 공동 목표의 조율을 추진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위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한·중 전화위복 기회 “14일 베이징 일대일로 정상포럼 참석땐 대화 ‘물꼬’ 사드, 中에 해 되지 않는다는 점 설명·美도 설득해야” “문재인 대통령 당선으로 전쟁 직전으로 치닫던 남북 관계가 전환을 맞게 됐고, 최악의 한·중 관계도 회복될 기회가 왔다. 한국의 새 정부가 이 기회를 슬기롭게 이용하길 바란다.”중국의 대표적인 한반도 전문가인 베이징대 진징이(金景一) 교수는 11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문재인 정부의 출범은 동북아 정세에 전화위복의 기회를 가져다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국의 정치·외교·안보 관련 인사들과 두루 친한 진 교수는 전날 문 대통령의 취임사에 대해 “외교 전략을 과단성 있게 바꾸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면서 “특히 국가정보원장으로 내정된 서훈 전 국정원 3차장은 내가 본 한국의 대북 전문가 가운데 단연 출중하다”고 평가했다. 진 교수는 “향후 임명될 신임 주중 한국대사도 대선에 공을 세운 유력 정치인이나 고위급 인사를 고집하기보다는 중국을 잘 알고 한·중 관계 개선에 발벗고 뛸 실력파를 기용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진 교수는 특히 “14~15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일대일로 정상포럼에 새 정부가 대표를 파견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드 갈등 때문에 한국을 초청국에서 제외했던 중국 정부는 지난 10일 “한국이 참석하겠다고 하면, 적당한 시기에 관련 소식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의 의사에 따라 결정하겠다는 뜻이다. 진 교수는 “일대일로 정상포럼은 시진핑 주석이 총력을 기울인 행사”라면서 “시간이 촉박해 공식 특사가 참석하는 것은 힘들겠지만, 새 정부를 대표할 만한 인물이 비공식적인 방식으로 방문하면 한·중 대화 재개에 새로운 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국의 사드 갈등과 관련해 진 교수는 “한국이 당장 사드 배치를 중지하거나 철회하는 것은 어렵겠지만, 대화를 통해 국면을 전환시킬 여지는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도 한국을 바라보는 시각에 여유가 생겼고, 문재인 정부도 외교·안보 정책을 다시 짜고 있기 때문에 이전 정부보다 훨씬 유연하다는 것이다. 진 교수는 “양측의 유연함에서 돌파구가 열릴 것”이라면서 “대선 기간에 문재인 캠프에서 안보 전략을 담당하는 인사들을 만나 봤는데, 이미 청사진을 갖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소개했다. 진 교수는 “중국 역시 사드로 촉발된 각종 조치로 큰 손해를 보고 있다”면서 “한국은 사드가 중국 안보에 해가 되지 않는다는 점을 설명하는 동시에 미국도 적극적으로 설득하는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진 교수는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북핵 문제 해결을 제1과제로 내세우고 있고, 시 주석도 이에 호응하고 있다”면서 “한국은 이 기회를 이용해 남북문제와 한·미·중 관계를 주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한·일 해법은 투 트랙 “역사문제, 한·일 협력 사안과 별개로 다뤄 관계 진전 위안부 합의 ‘재협상’ 용어 자제… 실질 성과 노려야”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 역사문제를 여타 한·일 협력 사안과 연계시키지 않고, 별개로 움직일 수 있게 하는 ‘투 트랙 정책’이 문재인 대통령의 후보 공약대로 유지되기를 기대합니다.”오쿠조노 히데키(53) 시즈오카 현립대 교수는 11일 “위안부 갈등을 비롯한 역사 문제로 인해 한·일 관계 전체가 악영향을 받고 어그러지는 일이 이어져 왔는데 역사문제는 역사문제대로 가게 하고, 이와 별개로 미래를 향한 한·일 관계 협력을 진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위안부 합의 갈등에 대해 그는 “재교섭이란 표현을 쓰지않고도, 재교섭 이상가는 실질적인 성과를 얻을 수 있는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선 캠프의 브레인들이 이런 문제의식 속에서 해법을 모색하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한국 정치 및 한반도문제에 대한 일본의 대표적인 전문가인 그는 지난달만 해도 3차례나 한국을 방문해 문재인 캠프와 정부 관계자들을 만나 의견을 교환해 왔다. 오쿠조노 교수는 “아베 신조 정부가 위안부 합의 재교섭, 재협상이란 용어를 사용한 한·일 협상에는 응하지 않을 것이란 점을 한국 측도 잘 알고 있었다”면서 새 정권의 관계자들이 조심스럽게 로드맵을 그려 나가고 있는 점을 평가했다. 그러면서 “‘한·일 정부가 위안부 합의를 존중한다는 전제 아래, 이를 이행하는 데 있어서 후속조치 등 합의 정신을 더 잘살리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자’는 등의 전략적인 접근을 통해 (위안부 문제) 피해자와 당사자들이 더 만족할 수 있는 합의를 도출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현재 가장 절박하고 시급한 일은 북한의 도발을 둘러싼 안보문제라면서 한반도 정세는 과거 북한 핵위기 때와는 차원이 달라졌다면서 이에 대한 한·일 양국의 대비와 협력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김정은의 북한은 김정일 시대에 비해서도 더 불투명해졌다. 거기에 더해 (예측이 어려워진) ‘트럼프의 미국’이란 변수가 더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 일본과 충분한 상의 없이 미국이 북한 핵시설 등 필요 부분을 타격하는 외과적 공격(surgical strike)을 감행하거나, 미국과 북한 사이에 부분적인 군사충돌이라도 일어난다면, 북한의 보복 공격 등으로 인한 피해 등은 고스란히 한국과 일본이 뒤집어쓰게 된다고 말했다. “한·일 양국이 한반도에서 미국, 북한이 모험적인 행동으로 나오지 않도록 협력하고, 전략적 소통의 틀을 만들어야 한다. 한반도에서 군사충돌이 일어나지 않도록 신뢰관계를 만들어 나가는 일도 주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서울광장] 문재인 정부 첫 외교장관의 조건/황성기 논설위원

    [서울광장] 문재인 정부 첫 외교장관의 조건/황성기 논설위원

    1987년 민주화 이후 6차례 대통령 선거를 겪었지만, 이번처럼 1인 1표로 제한된 선거권을 아쉬워했던 적은 없었다. 여러 명의 후보에게 도장을 꾹꾹 누르고 싶은 충동은 생전 처음 느끼는 신선한 경험이었다. 그야말로 대통령직에 적합한 후보가 많고, 선택의 폭이 넓어진 다자구도 대선의 장점을 만끽했던 선거였다는 점, 많은 국민들이 공감했을 것으로 믿는다. 문재인 대통령에게 진심으로 고생하셨다는 말 건네고 싶다. 2012년의 대선 패배를 딛고 지난 4년 반 어느 후보보다도 치밀하고 탄탄한 준비를 해오며 대통령 자리에 오른 여정, 온 국민의 축하를 받을 만하다. 비록 낙선은 했지만 끝까지 선전하며 다원화한 우리 사회의 미래를 밝게 해준 다른 후보들에게도 심심한 위로와 함께 격려를 드리고자 한다. 이제 대한민국은 대통령 탄핵과 조기 대선이란 헌정 사상 초유의 격랑을 헤치고 미래를 향한 디딤판에 섰다. 그것이 도약이 될지, 추락의 시작일지, 정체로 이어질지는 오롯이 문 대통령의 리더십에 달렸다. 리더십의 첫 행사는 문재인 정부 초대 내각의 구성과 청와대 인선이다. 문 대통령에게 인수위라는 2개월짜리 완충지대가 없다. 조각이 완료될 때까지 청와대 비서실이 그 역할을 대신할 것이다. 노무현 정부의 청와대 비서실장을 경험한 문 대통령이니 국정 철학을 뒷받침해 줄 비서실 구성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듯하다. 문제는 초대 정부 인선이다. 총리도, 기획재정부 장관도, 국방부 장관도 중요하다. 무엇보다 서둘러야 할 것은 외교통상부 장관의 조기 지명과 청문회 통과다. 선거 캠프에 몸담고 있는 인사들이 하마평에 올라 있다. 외교 관료 출신이 있는가 하면 현직 교수, 정치인도 있다. 모두들 훌륭한 역량을 지닌 인사들이다. 평시라면 그 누구도 외교장관에 적합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은 건국 이래 최대의 외교 위기 상황이다. 새 외교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시급히 추진해야 한다. 대통령 측근 사이에서 7월 독일 함부르크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는 소리도 들린다. 너무 늦다. 다자회의 특성상 두 정상이 얘기할 시간도 많지 않다. “대통령에 당선되자마자 알현하러 가듯 미국에 가는 것은 체면이 서지 않는다”는 의견을 내는 참모도 있다고 한다. 어불성설이다. 북핵,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같은 난제를 푸는 데 지체할 시간이 없다. 사드가 어떻게 결론 날지 예측하기 어렵다. 보복을 계속 중인 중국을 설득하고 대북 제재에도 손발을 착착 맞출 수 있도록 한·중 관계를 회복해야 한다. 소녀상 이전 요구로 경색에 빠진 한·일 관계의 매듭도 풀어야 한다. 나아가 한·미·일 3국 공조도 확인해야 할 것이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시진핑, 아베 신조 같은 미·중·일의 스트롱맨과 북한의 김정은을 상대해야 한다. 대통령과 함께 강단 있고 고도의 전략적 외교를 펼치자면 하마평에 오른 인사로는 부족하다. 정파와 관계없이 초거물급을 모셔야 할 곳이 새 정부 초대 외교부 장관이다. 박근혜 대통령-윤병세 외교장관은 최악의 라인이었다. 장관은 소신과 전략 없이 대통령의 눈치만 살폈다. 새벽까지 외교부 간부들을 붙잡아 놓고 회의를 한 4년의 4강 외교 성적표가 지금의 외교 상황이다. 2017년의 대한민국 외교장관은 미국, 북한도 알고 동아시아까지 볼 줄 아는 안목을 지녀야 한다. 대통령에게 직언을 하고 눈치를 보지 않을 배짱과 소신이 있어야 한다. 또한 북한과 미·중·일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난 불길이 잡히면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언제라도 물러날 각오를 가진 인물이어야 한다. 미·중·일 3국 외교를 다룰 뚝심 있고 무게 있는 현장 지휘관이 절실한 지금이다. 정부조직법 19조는 기획재정부, 교육부 장관이 부총리를 겸임하도록 돼 있다. 법을 개정해서라도 외교장관의 부총리급 격상을 검토했으면 한다. 새 정부 초기의 성패, 즉 대한민국의 앞날은 3국 외교를 어떻게 풀 것인가에 달려 있다는 점, 다시 한번 문 대통령에게 강조하고자 한다. marry04@seoul.co.kr
  • [사설] 초강력 美 대북제재법 통과, 北 대화 나서라

    미국 하원이 그제 초강력 대북 제재 법안을 통과시켰다. ‘대북 차단 및 제재 현대화법’으로 명명된 이 법은 북한 경제를 지탱하는 원유와 자금줄을 원천적으로 끊는 내용이 담겼다. 표결 과정에서 419명이 찬성하고 1명이 반대할 정도로 공화·민주 당적을 불문하고 초당적 지지를 받았다. 지난 3월 29일 하원 외무위 통과 후 한 달여 만에 신속하게 법안을 통과시킨 것 자체가 북한 핵·미사일 위협의 심각성을 반영한 것이다. 이 법안은 미 행정부의 재량에 따라 다른 국가들이 북한에 대한 원유 및 석유 제품의 판매와 이전을 못하도록 규정했다. 인도적 목적은 예외로 규정했으나, 원유 제한은 북한의 경제 및 군사의 동력이라는 점에서 타격은 불가피하다. 북한 에너지의 90% 안팎을 중국에서 조달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법안은 북한은 물론 중국을 겨냥한 우회적 압박의 의미가 있다. 지난 4월 ‘한반도 위기설’이 나돌 당시 북한의 도발 자제를 촉구했던 중국을 향해 이번에는 대북 경제 제재에 동참할 것을 압박하는, 채찍질의 의미도 있다. 눈여겨볼 대목은 북한의 국외 노동자를 고용하는 제3국 기업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하고 미국 관할 내 모든 자산 거래를 금지토록 한 점이다. 북한의 주요 외화 유입 경로에 대해 포괄적인 제재 권한을 행정부에 부여한 것 자체가 전례 없이 강력한 압박이다. 이번 법안은 트럼프 행정부가 최근 발표한 대북정책 기조, 즉 ‘최대의 압박과 관여’ 전략과 맥이 닿는다. 북한 경제를 뿌리부터 흔들면서 김정은 정권이 핵·미사일 도발을 포기하고 대화로 나설 것을 촉구하는 의미다. 최근 중국은 북한이 6차 핵실험을 강행하면 식량과 원유 중단을 결행할 것이란 경고를 지속적으로 보내고 있다. 미국의 선제 타격 시 북·중 우호협력 조약에 따른 군사적 지원도 하지 않을 수 있다는 중국 언론들의 보도도 심심치 않게 흘러나오고 있다. 이는 북한의 추가 핵실험 시 김정은 정권 자체가 존립할 수 없다는 의미인 것이다. 북한 정권은 그동안 미국의 대북 적대 정책 철회와 정전협정의 평화협정 전환, 북·미 수교를 통한 체제 안전보장을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 자신들의 핵 보유도 체제 유지를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정당성을 주장한 만큼 핵 폐기와 함께 체제 유지는 물론 경제 지원도 받을 수 있는 대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정권 생존을 도모하는 길이다.
  • 북핵 위기 해결사로 주목받고 있는 문재인

    북핵 위기 해결사로 주목받고 있는 문재인

    오는 15일 발매예정인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Time) 아시아판의 커버스토리 인물로 선정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에 대한 영문기사의 한글번역본이 나왔다. 타임은 5일 인터넷으로 공개한 기사에서 문 후보가 “북한 김정은 정권을 상대로 공격이 아닌 ‘신중한 포용(measured engagement)’ 태도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고 소개했다. 타임은 특히 문 후보를 ‘협상가’라고 표현, 북한의 핵 문제를 둘러싼 한반도 안보위기 상황에서 문 후보의 협상력을 주목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다음은 한국국방개혁연구소의 권영근 소장이 자신의 블로그에 이 기사를 번역해 올린 내용이다. 1976년 8월 18일 이른 아침 2명의 미군 병사가 비무장지대에 있던 미루나무를 절단할 목적으로 출발했다. 1950년부터 1953년까지 지속되던 6.25 전쟁이 정전협정으로 인해 효과적으로 종료된 이후 대한민국 수도 서울과 공산 국가인 북한을 분리시키는 비좁은 비무장지대에 위치해 있던 이 나무가 유엔군과 북한군 경계초소의 시야를 가리고 있었다. 유엔군과 북한군 측은 이 나무의 절단에 동의했다. 그러나 북한은 미루나무 절단 작업을 중지시킬 목적으로 병사를 보냈다. 미군 대위 보니파스(Arthur Bonifas)와 바렛(Mark Barrett) 중위가 북한군의 저지에 저항했다. 그러자 북한군은 곧바로 이들을 도끼로 살해했다. 유엔군사령관이던 스틸웰(Richard G. Stilwell) 대장은 유엔군의 결의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조치로 이 나무의 완벽한 절단을 명령했다. 이 나무 절단을 지원할 목적으로 파견된 병사 가운데에는 문재인이란 이름의 나이 어린 한국군 병사가 있었다. 당시 긴장이 매우 높은 수준이었다며 문재인은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북한군이 당시의 미루나무 절단 작업을 방해했더라면 곧바로 전쟁이 발발했을 것입니다.” 재차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할 가능성이 있으며, 곧바로 문재인은 한반도 전쟁의 최전선에 위치해 있을 가능성이 있다. 인권 변호사 출신의 64세의 문재인은 부정부패 스캔들로 인한 박근혜 탄핵 때문에 있게 될 5월 9일 선거에서 분명히 말해 선두주자다. 대한민국은 아태지역에서 빈부격차가 최악이며, 청년 실업과 저성장을 포함한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그러나 19대 대선은 북한 핵 문제를 놓고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과 대립하고 있는 김정은을 최상의 방식으로 다루기 위한 방식에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 4월 15일에 있었던 현란한 군사퍼레이드에서 김정은은 새로운 세대의 탄도미사일을 선 보였으며, 4월 29일 일련의 미사일을 시험 발사한 바 있다. 그런데 당시는 트럼프가 말한 미 해군 타격함대의 한반도 도착 예정 시점으로부터 불과 몇 시간 이전이었다. 중국 외무장관 왕이는 “한반도에서 항상 분쟁이 발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따라서 대한민국의 차기 대통령은 걸핏하면 화를 내는 독재자인 김정은과 지정학(地政學)의 초보자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립하고 있는 등 깊어만 가는 위기를 물려받게 될 것이다. 그러나 2012년 대선에서 근소한 표 차이로 대통령에 당선되지 못한 약간 진보적인 민주당 후보인 문재인은 70년 분단 이후 남한과 북한을 보다 가깝게 만드는 것이 자신의 운명이라고 믿고 있다. “거의 5,000년 동안 남한과 북한은 동일 언어와 문화를 공유했던 한 민족입니다. 궁극적으로 우리는 재차 통일되어야 합니다.”고 문재인은 말하고 있다. 월남한 가족의 아들인 문재인은 김정은 정권을 무력 침공이 아니고 적절한 형태의 포용정책을 통해 다루는 등 남북통일 문제와 관련하여 ‘자신의 길’을 가기로 결심한 상태다. 현재의 반복되는 적대감정은 어느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으며, 장기간 동안 고통을 받고 있는 북한 주민들에게는 보다 그러하다며 문재인은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나의 아버지는 공산주의가 싫어 남하했습니다. 나 또한 북한 공산체제를 혐오합니다. 그렇다고 국민을 억압하는 정권 아래 북한 주민들을 고통 받도록 방치해야 한다고 제가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문재인은 6.25 전쟁의 흔적이 짙게 드려져 있던 시기에 출생했다. 그의 부모는 수천 명의 피난민들과 함께 1950년 12월 유엔군 보급선에 탑승한 상태에서 북한을 탈출했다. 문재인은 그 후 2년 뒤 거제도에서 출생했다. 전후 대한민국은 보다 풍성한 삶을 누렸던 북한과 달리 산업시설도 기름진 옥토도 갖고 있지 않았다. “가난이 나의 어린 시절을 지배했습니다. 그러나 또 다른 이점이 없지 않았습니다. 나의 친구들과 비교하여 나는 보다 독립심이 있었으며 보다 성숙했습니다. 돈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아니란 사실을 인지했습니다.”고 문재인은 말하고 있다. 문재인이 성인이 되었을 당시 대한민국에 돈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수출 주도의 과학기술, 자동차 및 선박 붐으로 인해 1960년대 이후 한국경제가 고속 성장한 것이다. 1980년에 사법고시에 합격한 문재인은 민주화 운동가로 명성을 얻었다. 저명 변호사 활동 이후 문재인은 노무현 행정부에 합류하라는 요청을 받았다. 오늘날 문재인이 주도하기를 희망하고 있는 한국경제는 GDP를 기준으로 지구상 12번째 규모다. 반면에 북한은 소련 유형의 계획경제 아래 제대로 발전하지 못하고 있다. 오늘날 2천 5백만 인구의 북한은 지구상에서 가장 가난한 국가 가운데 하나다. 통일 과정에서 대한민국이 천문학적인 재정 부담을 안게 될 것임을 문재인은 잘 알고 있다. 남북통일의 첫 단계가 남북 경제협력이 되어야 하는 것은 이 같은 이유 때문이라고 문재인은 말하고 있다. 그는 인건비가 저렴한 북한에 남한 기업들이 접근하고 비무장지대를 사이에 두고 문화적 교류가 재개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남북한 경제통합은 북한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에 새로운 성장 엔진을 제공해줄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대한민국 경제가 활기를 되찾게 될 것입니다.”고 문재인은 말하고 있다. 그러나 점진적인 남북통합은 경제적 측면에서의 도전 이외에 생존 측면에서의 도전을 제기하고 있다. 오늘날 비무장지대는 두 개의 불균형한 국가, 즉 고도 소비국가인 대한민국과 성장이 멈춘 병적인 북한이란 국가를 분리하는 지역인 것만은 아니다. 지구상 어느 국가도 그처럼 인접해 있으면서 그처럼 차이가 나는 국가는 없다. 지구상 어디에도 김정은과 같은 불량 독재자, 중무장한 상태에서 대립을 일삼고 있는 독재자가 통치하는 국가는 없다. 대한민국의 모든 지도자가 변함없이 직면하게 될 주요 도전은 김정은을 다루는 방법에 관한 것일 것이다. 남북한 관계는 단순히 나쁜 것이 아니다. 오늘날 남한과 북한은 관계를 유지하지 않고 있다. 남한과 북한 간의 마지막 정상회담은 10년 전에 있었다. 2013년 이후에는 비무장지대에서 공식적인 대화조차 없었다. 그런데 북한 측과 대화를 원했던 2013년 당시 유엔군은 비무장지대 사이로 메가폰을 이용하여 의사를 전달했다. 문재인 입장에서 이는 수용할 수 없는 부분이었다. “김정은이 비합리적인 지도자인 경우에서조차 우리는 김정은이 북한을 통치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합니다. 따라서 우리는 김정은과 대화해야 합니다.”고 문재인은 말하고 있다. 김정은이 ‘통제의 고삐’를 약화시키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몇몇 징후가 있다. 아직도 이단자들을 가혹하게 진압하지만 김정은은 시장이 자리잡도록 해주었으며, 국가의 배급체제를 허물었다. 평양에 새로운 건물이 지속적으로 들어서고 있다. 평양에 평판 TV와 가라오케 머신은 매우 흔하며 평양 시민들이 러시아워를 말하고 있는 실정이다. 2015년 신년사에서 김정은은 남한과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말하기조차 했다. 이 같은 대화 측면에서 아직도 문제가 되는 부분은 북한 핵 문제다. 북한이 기댈 부분이 너무나 미약하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는 김정은은 북한 핵무기는 협상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반복적으로 말했다. 문재인 입장에서 보면 북한 핵 프로그램 동결 또는 폐기와 같은 가시적인 결과가 보장된다면 남북대화가 의미가 있을 것이다. 문재인은 이 같은 유형의 협상이 이전에 가동되는 모습을 목격한 바 있으며, 이들 협상이 재차 가동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노무현의 비서실장으로서 문재인은 2007년 당시 노무현과 김정일의 역사적인 정상회담을 그리고 2003년부터 2009년까지 지속된 6자회담을 지원한 바 있다. 북한의 인공위성 발사로 6자회담이 종료되었다. 문재인을 비평하는 사람들은 햇볕정책이란 대북 포용정책을 통해 북한에 흘러들어간 45억$로 인해 북한 핵무기 개발이 가속화되었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의 모든 핵무기 폐기, 북미 평화협정과 북미외교관계정상화를 망라하고 있던 2005년의 9/19 공동성명을 문재인은 그 후 10년 동안의 고립 및 비난과 비교하여 햇볕정책이 보다 좋은 정책임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말하고 있다. “북한은 핵 원자로의 냉각탑을 폭파하기조차 했습니다. 동일한 접근 방안이 아직도 가능합니다.”고 문재인은 말하고 있다. 이란과 미국의 핵무기 거래를 트럼프가 공개적으로 경멸하고 있다는 사실을 고려해보면 트럼프가 상대방에게 양보하지 않고자 하는 김정은 정권과 유사한 협정을 추구할 것으로 쉽게 생각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문재인은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 핵정책인 ‘전략적 인내’가 실패작이었다는 점에 자신과 트럼프가 이미 동의하고 있음을 언급하고 있다. 분명히 말해 색다른 접근 방안을 택하도록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문재인은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김정은과 햄버거를 먹으면서 대화할 수 있다고 트럼프가 말한 것이 기억납니다.” 무엇보다도 트럼프가 실용주의자라며 문재인은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이 같은 의미에서 저는 우리가 별다른 어려움 없이 보다 많은 아이디어를 공유할 수 있으며, 보다 잘 대화하고 보다 잘 협정에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믿습니다.” 5월 1일 트럼프는 김정은을 만날 수 있다면 영광일 것이라고 불룸버그 통신에 말한 바 있다. 오늘날 트럼프는 평양에 나름의 조치를 취하고 있으며,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 기업 및 은행에 조치를 취하라고 북한 무역의 90%를 감당하고 있는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 “중국은 북한에 상당한 영향력이 있습니다”고 트럼프는 말하고 있다. 그러나 오늘날 북중관계는 불신으로 점철되어 있다. 중국은 2017년 잔여기간 동안 북한 석탄 수입을 금지하는 그 전례가 없는 유엔 제재에 서명했다. 중국이 취할 수 있는 또 다른 부분이 없지 않다. 예를 들면 매년 중국이 북한에 제공해주는 50만 톤의 원유를 차단한 결과 2003년 북한이 6자회담에 응한 바 있다. 그러나 중국도 한계가 있다. 김정은 정권이 붕괴되는 경우 북한 난민이 중국으로 대거 진입할 것임이 분명할 것이다. 대한민국에는 28,500명의 미군이 주둔하고 있다. 남북이 통일되는 경우 이들 미군이 한만국경에 주둔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김정은은 북한 붕괴를 초래할 정도로 중국이 자국을 압박하지 않을 것임을 잘 알고 있다. “이는 상대방 플레이어가 귀하의 카드를 볼 수 있는 포커 판에서 호들갑떠는 것과 동일합니다.”고 하버드대학 케네디스쿨의 한국학 책임자인 John Park은 말하고 있다. 미국이 군사적인 조치를 취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그럴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미국의 군사적 조치에 대항한 북한의 보복 가능성 외에도 미국이 북한을 타격하는 경우 한미동맹에 금이 갈 것이며, 아태지역 국가들이 보다 중국과 가까워질 것이다. “미국의 북한 공격을 통해 득을 볼 국가는 어디인가?” 용산에 있는 트로이 대학의 동아시아 전문가인 Daniel Pinkston은 말하고 있다. “미국의 북한 공격은 미친 짓입니다.” 이들 모두를 고려해보면 문재인의 대북 포용정책이 성공할 여지가 있다. 5월 9일 선거에서 문재인의 주요 경쟁자인 과학기술을 통해 억대 부자가 된 안철수는 북한을 ‘협상의 장’으로 나오도록 할 목적에서 보다 군사적인 접근 방안을 선호하고 있다. 여기에는 중국이 자국을 모욕하는 행위로 간주하고 있는 탄도미사일 방어체계인 사드의 한반도 배치가 포함된다. 4월 29일 여론조사에서 안철수와 비교하여 21% 앞서고 있는 문재인은 사드에 대해 보다 조심스런 입장을 취하고 있다. 그는 사드의 한반도 전개 문제를 차기 행정부에서 검토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문재인과 안철수 모두는 미국과 북한이 대화할 당시 대한민국이 소외되는 현상을 묵인할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5천만 대한민국 국민이 군사적 대립의 최초 희생자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는 대단히 중요한 부분이다. 대한민국의 젊은 세대는 북한과 동질감을 거의 느끼지 못하고 있지만 보다 연로한 세대들은 문재인이 그처럼 열망하고 있는 통일을 원하고 있다. “나의 어머니는 어머니 가족 가운데 남한으로 내려온 유일한 분입니다. 어머니는 90살입니다. 어머니 여동생이 아직도 북한에 생존해 있습니다. 어머니의 마지막 소원은 여동생을 재차 보는 것입니다.”고 문재인은 말하고 있다. 이는 남한과 북한에 살고 있는 무수히 많은 평범한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는 소원이다. 전쟁을 딛고서 평화가 우뚝 서기를 원하고 있는 평범한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는 소원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美국무 “北 추가제재 준비…현재 압박 20~25% 수준”

    미국이 북한을 압박하기 위한 일이 많이 남아 있으며 현재 대북 전략이 전체의 20~25%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추가 조치를 취하겠다는 것으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오락가락 발언에 따른 후폭풍을 무마하고 국제사회에 단합된 대북 압박을 강조하려는 것이다. 이와 관련, 미 하원은 새 대북 제재법을 표결한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3일 국무부 청사에서 직원을 상대로 한 연설에서 “우리는 대북 전략의 20~25% 수준에 있다”며 “북한을 계속 압박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여전히 많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북한에 가하는 압박은 5~6단계 정도”라면서 “북한의 행동이 추가 제재를 하는 데 타당한 것으로 드러나면 추가 제재를 하려고 준비하고 있으며 북한이 이 점을 생각해 다른 길이 있다는 결론을 내리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틸러슨 장관은 또 유엔이 결의한 대북 제재를 국제사회가 충실히 이행할 것을 촉구하며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 조치를 경고했다. 그는 “만약 대북 제재를 신경 쓰지 않거나 북한에 협조하는 기업과 개인을 방치할 경우 미국이 직접 ‘제3국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반도 유사시 북핵 시설 타격” 앞서 레이먼드 토머스 통합특수전사령부(SOCOM) 사령관은 2일 하원 청문회에서 미군은 한반도 유사시 북한의 핵·미사일 등 시설을 타격해 무력화시킬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미 특수부대는 한반도에서 분쟁이 발생하면 북한의 핵·미사일 등 기지에 대한 작전을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북 강경파인 코리 가드너 상원 외교위원회 아태소위원장도 이날 MSNBC방송 인터뷰에서 “북한과 불법으로 거래하는 중국의 금융기관에 강력한 제재를 부과하는 세컨더리 보이콧이 있다”며 “전방위 제재를 함으로써 대화 테이블로 끌어낸 대(對)이란 제재 때처럼 북한에 대해서도 그렇게 해야 한다”고 밝혔다. 가드너 소위원장은 “김정은이 미치광이라는 데 거의 모든 사람이 동의한다고 본다”며 “이자는 (핵무기를 사용해) 30만명의 미국인이 있는 한국뿐 아니라 일본도 박살 내려고 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하원 새 대북제재 법안 표결 이와 관련, 미 하원은 에드 로이스 하원 외교위원장이 발의한 새 대북제재 법안인 ‘대북차단제재현대화법(H.R.1644)을 표결에 부친다. 북한의 핵무기 개발에 들어가는 자금을 차단하는 데 초점을 맞춘 이 법안은 최근 여야 합의로 외교위를 만장일치로 통과한 만큼 본회의에서도 가결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민주당 에드워드 마키 상원의원 등이 지난 1월 발의한 대통령의 ‘핵선제사용제한법안’을 뒷받침하는 청원에 50만명 이상이 서명, 이날 의회에 제출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北 “中, 붉은 선 넘었다”… 제재·압박에 틀어지는 혈맹

    제재·압박에 반발해 최근 중국에 대한 비난을 이어온 북한이 이번에는 직접 중국이란 국가명까지 거론하며 “붉은 선(레드라인)을 넘고 있다”고 위협 강도를 높였다. 북한의 계속되는 도발 위협과 이를 막기 위한 중국의 압박이 이어지면서 과거 ‘혈맹’이라던 북·중 관계의 틈이 벌어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3일 ‘조중(북·중) 관계의 기둥을 찍어버리는 무모한 언행을 더이상 하지 말아야 한다’는 제목의 논평에서 “상대의 신의 없고 배신적인 행동으로 국가의 전략적 이익을 거듭 침해당해 온 것은 결코 중국이 아니라 우리 공화국”이라면서 “조중 관계의 ‘붉은 선’을 우리가 넘어선 것이 아니라 중국이 난폭하게 짓밟으며 서슴없이 넘어서고 있다”고 비난했다. 장문의 논평은 중국 관영 ‘인민일보’와 ‘환구시보’를 거명하며 “조중 관계 악화의 책임을 우리에게 전가하고 미국의 장단에 놀아대는 비렬한 행위에 대해 구구하게 변명해 나섰다”고 비꼬았다. 4일 현재 논평은 조선중앙통신 메인 페이지에서 ‘김정은 동지의 혁명활동’보다 상위에 노출돼 있다. 특히 논평은 ‘중국’, ‘중국 당과 정부’라는 표현을 분명하고도 반복적으로 썼다. 북한은 지난달까지는 중국을 비난하며 친선적 이웃, 주변 나라 등 우회적 표현을 사용했다. 통일부 관계자는 “북한이 중국이라 지칭하며 비난한 것은 대단히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논평이 ‘김철’이란 개인 명의로 게재된 데 대해 “수위를 조절한 면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북한 측의 ‘공격’을 받은 환구시보는 즉각 홈페이지에 북한을 비판하는 사설을 내보내고 “북한의 비이성적인 주장에 일일이 맞설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환구시보는 또 “북한의 핵무기 개발과 보유는 1961년 체결한 ‘북·중 상호원조 조약’을 위반하는 행위”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중국 겅솽 외교부 대변인도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비난에 대해 “중국 측은 한반도 핵 문제와 북·중 선린우호 관계 발전에 대한 입장이 일관되고 명확하다”고 말했다. 지난달 미·중 정상회담 이후 중국은 ‘대북 원유 차단’을 언급하는 등 대북 압박 수위를 급속히 높여 오고 있다. 이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중국 세관 당국은 최근 북한으로 들어가는 화물에 대해 전수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최대 우군이던 중국의 압박까지 받으면서 불만 표출 및 협상력 강화 차원에서 핵·미사일 고도화에 더욱 박차를 가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반면 표면에 드러난 관영 매체 간 대결과 별개로 ‘물밑 대화’가 이어지고 있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대내적으로 자주성을 강조하고 대외적으로 압박에 굴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물밑에서는 대화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김정은, 북·미 대화 염두에 뒀나

    북한이 지난 29일 무력시위 차원의 탄도미사일 도발을 감행하면서 수위를 조절한 것은 미·중 압박 외에 ‘북·미 대화’ 가능성을 염두에 둔 조치로 풀이된다. 미국이 최근 ‘국면 전환’ 가능성을 수차례 내비치자 ‘체면치레’ 수준에서의 저강도 도발을 택한 셈이다. 하지만 미국 측은 “중국과 시진핑 국가주석을 무시한 것”이라며 이마저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단호한 태도를 보여 당분간 북·미 대화가 성사되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이 30일까지 제6차 핵실험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를 감행하지 않으면서 일단 ‘4월 한반도 위기설’은 현실화되지 않았다. 북한이 고강도 도발에 나서면 미국이 전략자산을 동원해 이를 응징할 수 있다는 위기설에 한반도 긴장은 이달 내내 고조됐다. 그러나 북한이 지난 15일 이른바 태양절(김일성 생일)과 25일 인민군 창건일을 각각 대규모 열병식과 사상 최대 규모 화력 훈련으로 갈음하면서 최악의 상황으로는 가지 않았다. 북한이 미·중 압박을 수용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자 미국은 바로 협상 가능성을 언급했다. ‘최대의 압박과 관여’(Maximum pressure and engagement) 기조에 따라 고강도 제재·압박을 가하면서도 비핵화를 위한 ‘협상의 문’이 열려 있다며 북한의 태도 변화를 촉구한 것이다. 이에 외교가에서는 국면 전환을 원하는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도 추가 핵실험 및 ICBM 시험 발사 같은 고강도 도발은 자제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북한 매체들은 이날 탄도미사일 발사 실패 소식을 전혀 다루지 않았다. 미국은 저강도 도발에도 예민하게 반응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시 주석까지 들먹이며 북·중을 함께 압박했다. 북·미 대화 가능성까지 내비친 상황에 수위를 불문하고 도발을 수용하긴 힘들다는 의미다. 이에 북한이 저강도 미사일 도발까지 모두 멈추지 않는 한 당분간 대화는 힘들 것이란 전망도 계속 나온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도 지난 28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북핵 장관급 회담에서 “북한은 비핵화 협상에 관심 없다”며 “북한의 속셈은 핵보유국으로 인정받아 핵군축 협상을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사설] ‘압박과 대화’ 양면 대북 전략으로 전환한 美

    어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출범 3개월 만에 새로운 대북 정책을 발표했다. 앞으로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할 큰 틀의 대북 기조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미 외교·안보 수장의 합동성명 형식으로 발표했고 상원의원 전원에게 관련 정책을 브리핑할 정도로 북핵·미사일 문제가 트럼프 정부의 최우선 순위라는 점을 전 세계에 공표한 것이다. 새로운 대북 정책의 핵심은 ‘최대의 압박과 관여’로 요약된다. 전임 오바마 정부의 전략적 인내 정책은 공식 폐기된 것이다. 새로운 대북 정책에 대한 구체적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경제·금융 제재는 물론 테러지원국 재지정, 김정은 일가 자산 추적·동결, 대북 사이버전 강화, 북한과 중국을 동시에 겨냥한 ‘세컨더리 보이콧’(3자 제재) 시행, 전술핵의 한반도 재배치 등의 고강도 압박을 검토하고 있다. 주목할 대목은 압박과 더불어 대화의 문을 열어 놨다는 점이다. 합동성명은 “미국은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로운 비핵화 목표를 향해 협상의 문을 열어 두겠다”고 밝혔다. 이는 중국의 북한 압박을 통해 북한의 추가 핵실험 및 탄도 미사일 발사를 억제한 뒤 그다음 단계로 ‘비핵화 협상’에 착수한다는 구상이다. 대북 선제타격 등 군사적 해법에서 한발 후퇴한 것이지만 북한 후원국인 중국에 대해 ‘북핵 불용’의 대원칙 아래 북핵·미사일 위협을 단호하게 대응하겠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보냈다는 의미가 있다. 북한의 5차 핵실험에 대응한 유엔 안보리 결의 2321호의 핵심인 북한산 석탄 수출 제한이나 추가 도발 때 검토 중인 대북 원유 공급 중단 등은 중국의 협조 없이 사실상 불가능한 대북 제재다. 중국이 과거처럼 소극적으로 나올 경우 언제든지 세컨더리 보이콧 등의 강경 제재는 물론 군사적 옵션도 꺼내 들 것이란 분석도 이런 이유에서다. 대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북핵 문제의 핵심은 북한 정권의 잘못된 안보 선택에 기인하지만 그 기저에 미국의 대북 적대 정책도 커다란 원인을 제공한 만큼 6자 회담 재개 등 국제적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 무엇보다 북한이 6차 핵실험을 중단하는 것이 사태 해결의 실마리다. 이후 핵 동결 및 폐기를 위한 대화를 시작하는 것이 순리다. 이 과정에서 북한의 핵 포기와 미국의 체제 보장 및 수교를 교환하자는 2005년 6자회담에서의 ‘9·19 합의’를 준용할 필요가 있다. 북한의 유일한 후원국인 중국은 북한 김정은 정권의 숨통을 조일 수 있는 대북 원유 공급 등에 대해 단호한 입장을 밝혀 북한의 도발 의지를 꺾어야 한다. 북한의 핵·경제 병진 정책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점을 이번 기회에 분명하게 주지시켜야 한다. 아울러 30년 가까이 끌어 온 북핵 문제가 단시일 내에 해결되기 어려운 현실을 직시해 대화와 협상을 통해 평화적인 방법으로 한반도 비핵화의 첫발을 디뎌야 한다.
  • “北·美·中 3자 대화 출구 모색 국면, 北 핵 고집…대화 당장은 어려울 것”

    한국 뺀 ‘코리아 패싱’ 방지 중요 차기 정부 국민 공감 얻어야 대화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내놓은 대북 정책에 대해 국내 상당수 외교안보 분야 전문가들은 트럼프 정부가 제재·압박을 이행하면서 동시에 대북 대화를 모색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북한의 6차 핵실험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가 예상됐던 지난 15일 이른바 태양절(김일성 생일)과 25일 북한군 창건일이 고강도 도발 없이 지나가면서 분위기가 바뀔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차기 정부가 대화 가능성까지 염두에 둬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지만 북한의 반응에 따라 다시 긴장 국면이 조성될 수 있다는 시각도 여전했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27일 트럼프 정부의 대북 정책 관련 공동성명에 대해 “지금까지의 압박이 결국은 협상으로 가기 위한 것이었으니 서서히 출구 전략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홍 수석연구위원은 “미국은 중국을 활용해 4월 한반도 위기를 넘겼고 성명에 협상의 문을 열어둔다고 명시하면서 북한의 체면을 살려준 것”이라면서 “북한도 다음달 9일 대선 투표일까지는 도발을 하지 않을 것이고 그러면 중국이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끌고 나오려는 노력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한반도 위기 국면 전후로 트럼프 정부의 톤이 많이 달라진 것처럼 보이지만 근본적으로 중국을 움직여 북한 상황을 관리한 것이고 이제는 출구 전략을 모색하는 것”이라면서 “레드라인(최후 금지선)이라는 6차 핵실험이나 ICBM 도발이 없으면 트럼프도 북한과 대화를 하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조 선임연구위원은 “형식적으로 중국은 6자회담을 말하지만 지금은 실질적으로 북·미·중 3자 대화가 돼 가고 있다”면서 “어떤 식으로든 한국을 빼고 논의하는 코리아 패싱은 방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그럼에도 북한이 핵·미사일 고도화를 포기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도 지적했다. 미국이 ‘협상의 문’을 열어준다고 하더라도 핵보유국 지위를 확보한 상태에서 대외 협상력을 높인다는 북한의 전략이 즉시 바뀌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조 선임연구위원은 “우리는 동결로 시작해 궁극적 비핵화로 가야 하지만 북한은 핵능력을 가지고 실리를 확보하는 대화를 원할 것”이라면서 “대화 탐색 국면에서 버락 오바마 정부 시절의 데자뷔가 펼쳐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정부가 대화를 모색하는 것은 맞지만 당장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박인휘 이화여대 국제학부 교수는 “트럼프도 동북아의 특수성 때문에 이런저런 고민을 해 왔지만 결국은 평화적 수단을 최우선 옵션으로 낼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면서 “미국의 대북 대화 의지가 없지는 않다는 것은 확인됐지만 당장은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일정한 반응을 해야 하고 우리 정부도 새로 들어서는데 북한 문제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은 커져 있다”면서 “차기 정부가 북한과 협상을 해야 한다는 정교한 논리를 만들어 국민적 공감대를 이끌어낼 때 대화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도 “대화는 당장은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트럼프 정부는 과거 오바마 정부가 못 한 것, 즉 더 큰 채찍을 휘두르고 중국의 역할을 계속 강조해 북한을 비핵화로 이끌겠다는 의도”라면서 “핵동결이 목적은 아니고 결국은 북한이 비핵화에 동의해야 대화가 된다는 입장이라면 성사가 쉽지 않다”고 내다봤다. 김 교수는 또 “초기 잡음을 어떻게 완화할지, 한·미 입장을 어떻게 조율할지가 큰 외교적 과제”라고 말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우리 정부 입장 상당히 반영”…北 도발자제 땐 ‘협상’ 가능할 듯

    “美 북핵해결 강력한 의지 보여” ‘협상=先비핵화 後대화’ 해석 차기정부서 대화 가능성 높아 26일(현지시간) 베일을 벗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정책에 북한 비핵화와 제재·압박 원칙이 명시되자 우리 정부는 고무적인 분위기다. 협상 가능성을 언급한 데 대해서도 일단은 ‘비핵화를 위한 대화는 열려 있다’는 기존 한·미 당국의 입장과 다를 게 없다고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이 같은 발언이 차기 한국 정부의 출범과 맞물릴 경우 국면 전환의 씨앗이 될 가능성은 배제하지 않고 있다.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은 27일 정례브리핑에서 “미 행정부가 집중적인 북핵 외교를 전개하며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강력한 의지를 분명히 보여 주고 있는 점이 매우 고무적”이라면서 “성명은 경제적·외교적 압박을 통해 북한을 비핵화의 길로 이끌어내겠다는 분명한 의지를 밝힌 것”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우리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간 전화통화 등을 비롯해 다양한 수준에서 미국과 대화 채널을 유지했다. 그럼에도 최근까지 미국 내에서 ‘대북 선제 타격론’이 언급되면서 미국이 대북 정책에 관한 우리 입장을 고려하지 않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이어졌다. 하지만 최종 사인이 된 정책은 ‘정도’를 유지하고 있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이번 성명은 정부의 입장이 상당 수준 반영된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조 대변인은 트럼프 정부가 성명에서 “협상의 문을 열어 두겠다”고 표현한 데 대해 “한·미 양국의 대화에 관한 입장은 일관적이다. 북한이 진정성을 갖고 비핵화의 길로 나온다면 대화의 문은 열려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이 말한 ‘비핵화를 위한 협상’과 우리 정부의 ‘선(先)비핵화, 후(後)대화’ 기조의 목표가 큰 틀에서는 차이가 없다는 얘기다. 그러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현 상황에서 미국이 협상을 꺼낸 것은 결이 다소 다르다고 보고 있다. 지난 16일 방한했던 미국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공동발표에서 미국이 공습을 가한 시리아와 아프가니스탄을 예로 들며 북한에 “미군의 힘을 시험하지 말라”고 초강력 경고를 했다. 당시와 비교하면 이번 성명에서 협상이란 단어가 더욱 눈에 띄는 것도 사실이다. 공식 입장과 별개로 외교부 내에서도 차기 정부에서 대북 대화가 모색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북한이 당분간 도발을 자제하는 자세를 취하고 차기 정부가 남북 교류협력에 방점을 찍을 경우 트럼프 정부가 말하는 협상이 이뤄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한 현직 외교관은 “현 정부도 제재가 수단이지 목적은 아니라는 것인데 미국이 협상 가능성을 내비치면 북한이 핵동결을 선언하는 선에서 대화를 타진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정부는 28일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북핵 관련 외교장관회의에서 미국 측과 대북 정책에 대한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보인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이날 출국 전 인천공항에서 “4월 한 달 북한의 도발 가능성을 예의 주시했고 여전히 도발 가능성이 남아 있다”면서 “안보리에서 이를 선제적으로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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