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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英, 아프간 조기철군 ‘엇박자’

    미군의 아프가니스탄 주민 집단 학살 사건으로 아프간에서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13일(현지시간) 미국을 방문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회동했다. 캐머런 총리는 2박3일간 미국에 체류할 예정이며 이 기간 동안 두 정상은 아프간 사태를 비롯해 시리아·이란 문제를 주요 의제로 삼을 것이라고 영국 BBC방송 인터넷판이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당초 2014년 말로 예정된 미군과 영국군의 아프간 조기 철군 문제를 놓고 두 정상이 미묘한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어 논의 결과가 주목된다. 이날 앤드루 공군기지를 통해 미국에 도착한 캐머런 총리는 기자들과 만나 “사람들은 아프간 전쟁의 종반전(endgame)을 원한다.”면서 “그들은 매우 오랫동안 아프간에 주둔하고 있는 군인들이 언제쯤 귀향할지 알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외국군의 개입 없이 아프간이 스스로 안보를 지키도록 내버려 둬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BBC는 두 정상이 당초 계획보다 이른 내년 중반까지 아프간군이 주된 전투 임무를 이어받아야 한다는 데 합의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여전히 “출구를 향해 달려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아프간 철군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어 캐머런 총리의 의도대로 미국과 영국이 조기 철군에 합의할지는 불투명하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도 백악관에서 미군의 아프간 주민 학살 사건에 대해 ‘철저한 조사와 책임자 기소’ 입장을 밝히면서 “2014년까지 아프간 주둔 미군을 책임지고 철수시킬 것”이라고 확인했다. 공화당의 존 매케인 상원의원과 존 케리 상원 외교위원장도 미군의 학살 사건 때문에 미군 철수를 서둘러서는 안 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백암은 동양평화와 공존의 세상 꿈꿔 ‘국가’·‘민족’은 한반도에 존재했던 것”

    “백암은 동양평화와 공존의 세상 꿈꿔 ‘국가’·‘민족’은 한반도에 존재했던 것”

    “지구촌에 여전히 나라 간 분쟁과 종교·인종·자원 전쟁이 끊이지 않은 상황에서 강자의 수탈과 침략에 맞서 약자의 평화를 향한 저항을 밝히고, 공생의 의미를 되새긴 한국통사가 21세기에도 여전히 유효한 한국의 고전일 수밖에 없다.” “백암 박은식을 민족주의자라고 비난하는 여론이 최근 형성되고 있는데, 1915년 쓴 ‘한국통사’(韓國痛史)를 제대로 읽어 보면 양명학자인 박은식은 동양평화, 약자나 강자가 공존하는 세상을 꿈꿔 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규장각 새로 읽는 우리 고전 총서’ 시리즈로 나온 ‘한국통사-국망의 아픈 역사를 돌아보는 거울’(아카넷 펴냄)을 번역하고 해제를 붙인 김태웅 서울대 역사교육학과 교수는 12일 이렇게 논평했다. 서울대 사범대 연구실에 만난 김 교수는 “냉전의 시대가 끝난 지구촌에 여전히 나라 간 분쟁과 종교·인종·자원 전쟁이 끊이지 않은 상황에서 강자의 수탈과 침략에 맞서 약자의 평화를 향한 저항을 밝히고, 공생의 의미를 되새긴 한국통사가 21세기에도 여전히 유효한 한국의 고전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국민국가’가 살아있는 현실 인식을 최근 일본의 진보학자들 사이에서 민족주의가 사실상 국가 간 분쟁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따라서 이를 해체해야 한다는 식의 주장이 적지 않지만, 21세기에 ‘국민국가’라는 단위가 엄존하고 해체되지 않는 현실도 인식해야 한다고 김 교수는 말했다. 그는 “유럽은 절대왕정이나 근대국가 형성기에 ‘국민’이라는 ‘상상의 공동체’를 발명해 나갔지만 통일신라, 고려, 조선 등 중앙집권체제를 오랫동안 유지했던 한반도에서 ‘국민’이나 ‘민족’은 만들어진 전통이 아니었다.”면서 “박은식이나 신채호는 근대적 방식으로 역사 서술을 해 나가는 과정에서 한반도에 이미 존재하는 민족이나 국민을 발견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민족이라 칭하지 않았지만 우리에게는 민의, 민인, 인민 등 다양한 명칭과 민족의 실체가 있었다.”면서 “고려 태종의 유훈인 훈요십조에서도 우리는 중국과 다르다고 했고,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창제하면서도 우리는 중국과 다르다고 했던 것에서 우리의 실체를 찾아 나갈 수 있다.”고 했다. 한국통사의 중요성을 김 교수는 몇 가지로 정리했다. 첫째 1910년대의 아픈 현실 속에서 당대사를 어떻게 쓸까를 고민한 최초의 역사 개설서라는 점이다. ●‘생존’을 고민한 최초의 근대적 역사서 지금의 시선으론 근대사지만, 당시에는 현대사였을 그 역사를 편년체(일기체)나 왕과 영웅을 다룬 기전체가 아닌 인과관계를 가진 근대적 역사 서술 방식을 채택했다는 것이다. 그 결과 이후 한국사 서술의 틀은 박은식류를 따르게 됐다고 했다. 둘째는 1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1919년 파리 평화회의에서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한국 독립을 위해 외교 활동을 시도하는데, 이때 주요하게 인용된 자료가 한국통사다. 1905년 을사늑약 등 일제가 대한제국을 얼마나 부당하게 강점했는지를 알리는 사료였던 것이다. 현재는 황현의 ‘매천야록’이나 정교의 ‘대한계년사’ 등이 구한말을 증언하는 자료로 많이 인용되지만, 당시 각 가문에만 존재했을 뿐 공개된 자료가 아니었다. 셋째, 한국통사가 1915년 상하이에서 출판되자 일제는 1910년대까지의 역사 무시라는 소극적 전략에서 역사 왜곡이란 적극적 전략으로 전환했다. 일제는 한국인이 한국통사의 영향을 받아 항일투쟁에 참여하지 않을까 전전긍긍했고,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 중국과 러시아, 미국 등에서 한국인이 이 책을 탐독하거나 전해 들었다. 1917년에 이 책은 한글로 번역 간행돼 재미 한인 학생들의 교재로 사용됐다. 결국 일제는 1916년 1월 조선사편수회라는 어용학회를 만들어 식민사관 형성에 열을 올렸다. 조선반도사 편찬 취지문에서 일제는 “재외 조선인의 저서 같은 것이 지상을 규명하지 않고, 함부로 망설을 드러내…(중략)…인심을 현혹시키는 해독 또한 참으로 크다.”이라며 한국통사를 비난했다. 조선사편수회는 1922년 12월 조선총독부 산하 조선사편찬위원회로 이름이 바뀌었고, 식민사관에 바탕한 ‘조선사’와 ‘조선사료총간’(朝鮮史料叢刊), ‘조선사료집진’(朝鮮史料集眞)을 간행했다. ●정신이 멸하지 않으면 형체는 부활 김 교수는 국혼이 살아 있으면 된다는 박은식의 한국통사 서문은 21세기에도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 박은식은 서문에서 “옛사람이 이르기를 나라를 멸할 수는 있으나 역사는 멸할 수 없다고 하였으니 그것은 나라의 형체이고 역사는 정신이기 때문이다. 이제 한국의 형체는 허물어졌으나 정신은 홀로 존재할 수 없는 것인가? 이것이 통사(痛史)를 짓는 까닭이다. 정신이 보존되어 멸하지 아니하면 형체는 부활할 때가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글 사진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음량전쟁에 청소년 청각 멍든다

    음량전쟁에 청소년 청각 멍든다

    ‘음량전쟁’(Loudness War)의 시대, 청소년들의 청각이 위험하다. 스마트폰 등 휴대용 음향기기가 일반화되면서 누구나 이어폰이나 헤드셋을 사용한다. 갈수록 소리도 커져 청력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소음성 난청 환자가 느는 것은 이 때문이다. 여기에는 음반업계도 한몫 거들고 있다. 한껏 볼륨을 높여 음반을 제작해 청소년들이 점점 고음량에 길들여지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문제는 청각이 이런 소음에 빠르게 익숙해진다는 점. 입맛과 마찬가지로 귀 역시 자극적인 소리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쉽게 길들여진다. 그럴수록 청력에 이상이 오기 쉽지만 대다수 청소년들은 여기까지 따지지 않는다. 흔히 난청을 노화현상으로 알지만 청소년 난청은 소음에 지속적으로 노출돼 초래된 경우가 훨씬 많다. ●같은 볼륨도 음량 크면 더 자극 음량전쟁이란 경쟁 음반보다 소리가 좋게 들리는 효과를 겨냥, 음량을 키워서 음원을 제작하는 것을 말한다. 우리가 음악을 들을 때는 음원의 음량은 간과한 채 볼륨만 조절한다. 하지만 같은 볼륨이라도 음량이 크면 소리가 더 빵빵해 청각에 가해지는 자극도 커진다. 이론적으로는 90㏈ 이상의 소음에 하루 8시간 이상, 105㏈ 이상의 소음에 하루 1시간 이상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소음성 난청이 생기기 쉽다. 그런데 현재 시중에 유통되는 음원의 음량은 대부분이 100㏈ 안팎이다. ‘소리 좋다.’는 평가를 얻기 위해 제작 과정에서 음원의 음량과 음압 등을 경쟁적으로 높인 결과 청각에 무리가 가는 상황까지 다다른 것. 보통 대형 트럭이 지나갈 때 나는 소리가 90㏈, 드릴이나 체인톱 소리가 100㏈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문제의 심각성을 알 수 있다. 소음성 난청이 진행되어도 자신은 잘 깨닫지 못한다. 청력은 매우 더디게 나빠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주변에서 지적해주기 전에는 스스로 난청을 알아채기 어렵다. 특히 젊은 층은 일상적으로 큰 소리에 노출되지만 난청에는 무관심하다. 따라서 평소 음악을 크게 듣거나 이어폰을 자주 사용하는 사람 중에 간혹 다른 사람의 말을 놓쳐 되묻는 경향이 있다면 청력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최대음량 60%·하루 60분 권고 난청은 한번 진행되면 되돌리기가 어렵다. 예방이 최선이다. 특히 소음성 난청은 청각신경의 기능이 떨어져 소리를 못 받아들이는 감각신경성 난청으로, 이 경우 손상된 신경을 되살릴 수 없기 때문에 더욱 예방이 중요하다. 이와 관련, 세계보건기구(WHO) 유럽위원회는 난청을 줄이기 위해 최대 음량의 60%로 하루 60분 정도만 음악을 듣는 ‘60·60법칙’을 권고하고 있다. 소음으로부터 청력을 지키려면 이어폰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 볼륨이 비슷하더라도 이어폰으로 음악을 들으면 소리가 귀 내부에서 증폭돼 달팽이관에 더 강한 충격을 준다. 당연히 스피커에 비해 청각신경세포 손상 가능성이 더 크다. 만약 이어폰을 1시간 사용했다면 5분 이상 휴식을 취하는 게 좋다. 난청이 의심되면 청력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청력검사에는 순음청력검사, 어음검사, 임피던스청력검사 등이 있는데, 이 중 순음청력검사는 난청의 정도와 경과를 관찰하는 기본 검사다. 감각신경성 난청이 의심되면 이음향방사검사, 뇌간유발반응검사 등을 통해 달팽이관 및 청신경기능을 확인하게 된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도움말 하나이비인후과병원 귀전문클리닉 김희남 박사
  • [씨줄날줄] 정화함대의 부활/구본영 논설위원

    중국이 어느새 주요 2개국(G2)으로 부상했음을 새삼 실감하게 되는 요즈음이다. 우리의 간절한 호소를 뿌리치고 탈북자들을 강제 북송하는 중국의 ‘완력’을 보면서다. 하지만 중국은 본래 반만년 역사에서 ‘공룡’과 같은 이웃이었다. 아편전쟁 이후 서구 열강들에 유린되기 전까지 늘 세계 총생산(GDP)의 25% 이상을 차지하지 않았던가. 그런 중화(中華)의 부침은 ‘먼 바다로 진출하느냐’, ‘문을 닫아거느냐’의 차이로 엇갈렸다. 만주족이 세운 청나라의 쇠퇴도 중원에 안주하면서 시작됐다. 원양선을 파괴하고 항해 탐사기록마저 없애는 쇄국정책을 폈다. 하지만 청은 이후 함대를 앞세운 서구 열강들에 의해 마카오와 홍콩 등 해안 도시 곳곳을 조차지로 내주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반면 해군력이 세계 최강이었을 때 중국의 국운도 융성기였다. 명나라 영락제의 환관 출신 제독 정화(鄭和)가 7차례 대양 원정(1405∼1433년)에 나섰을 때가 그랬다. 당시 ‘정화함대’는 동·서남아를 거쳐 아프리카 케냐까지 진출해 시쳇말로 자원무역의 첨병 역할을 했다. 선단의 대선이었던 보선이 길이 137m, 선폭 56m에 배수량이 약 2700t으로 추정된다니 당시로선 놀라운 규모다. 중국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중국군이 첫 항공모함 바랴크(Varyag)호를 올해 정식 취역시키기로 했다고 한다. D-데이는 중국 인민해방군 창군기념일인 8월 1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배수량 6만 7000t급인 이 항모와 함께 중국이 마침내 ‘대양 해군’의 돛을 올리는 셈이다. 우리로선 그다지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바랴크호가 중국 남부의 하이난다오(海南島)를 모항으로 하면서 남중국해와 제주도 인근 동중국해에서 활동할 것이란 점에서다. 대외 무역으로 먹고사는 우리나라 물동량의 99% 이상이 제주도 남방해역을 통과한다. 노무현 대통령 때 제주 해군기지를 건설하기로 결정한 것도 이 때문이었다. 하지만 4·11 총선을 앞두고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 등 노무현 정부 각료들이 반대 시위에 앞장서면서 불협화음만 커지고 있다. 군항 건설 불가피론을 설파하던 이들이 새로운 반대 구실만 찾아내는 모습을 보면서 “소는 누가 키우나?”라는 개그 대사가 떠올랐다. 머잖아 이어도 근해까지 중국의 항모가 출현하려는 참에 우리 해역의 주권은 누가 지킬 것인가. 중국 어선들의 불법 조업을 단속하던 우리 해경이 목숨을 잃었던 비극을 벌써 잊었는지 궁금하다. ‘평화의 섬’이란 수사도 지킬 힘이 있을 때만 유효할 뿐이다. 구본영 논설위원 kby7@seoul.co.kr
  • 이란, IAEA에 파르친 기지 사찰 허용

    “총리도 나처럼 외교적 해결을 선호한다는 사실을 안다.”(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우리 운명은 우리 스스로 결정한다.”(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5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만난 두 정상의 모습은 우호적이었지만 긴장감은 여전히 묻어났다. 이란 핵문제 해결을 둘러싼 양국의 미묘한 입장차 때문이었다. 오바마는 “이란이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상황이 되면 모든 옵션을 검토할 것”이라며 군사력 동원 가능성을 거듭 시사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우리는 이란 핵 사태를 해결할 가장 좋은 방안은 외교를 통한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이에 네타냐후는 오바마가 강조한 ‘외교적 해결’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한 채 “이스라엘은 외부로부터의 어떤 위협에도 자국을 방어할 권리를 갖고 있다.”며 자위권을 거론했다. 독자적 판단에 따라 군사공격을 감행할 수 있는 여지를 남긴 것으로 해석할 만하다. 네타냐후는 오바마와의 비공개 회담에서 이란 핵문제에서 어디까지가 감내할 수 있는 선인지, 이른바 ‘레드 라인’을 분명히 해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바마가 이란에 대한 군사적 공격에 소극적인 것은, 재선 가도에 득보다 실이 많다는 판단 때문이다.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해 이라크전, 아프가니스탄전을 마무리하는 와중에 새로운 전쟁을 시작할 여력이 없고, 이란과의 전쟁이 국제 유가를 끌어올리면서 경제회복을 더디게 할 수 있다. 아랍권 전체를 반미로 돌려놓으면 테러위험이 높아지는 것도 부담스럽다. 이스라엘로서는 미군의 지원 없이 이란에 대한 독자적인 공격을 감행하기가 쉽지 않다는 시각도 있다. 1981년 이스라엘은 이라크를 공격한 전례가 있지만, 이란은 거리가 먼 데다 보복 공격 능력도 만만치 않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선거를 앞둔 네타냐후가 공개석상에서는 자국 여론을 의식해 강경한 모습을 보이는 대신 막후에서는 일단 오바마의 외교적 해결 방안에 동조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이란이 비밀 핵실험 의혹의 진원지인 파르친 군사기지에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한 차례 접근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고 이란 ISNA 뉴스통신이 6일 전했다. IAEA 이란 대사는 오스트리아 빈에서 발표한 공식 성명을 통해 “파르친은 군사기지이고 접근 과정에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방문이 자주 허용되지 않았다.”며 “이란은 IAEA가 파르친 기지를 방문할 수 있도록 허락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사찰방식과 구체적인 일정은 이란 정부와 협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ISNA는 덧붙였다. 이와 관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와 독일은 “이란의 제안을 받아들였다.”고 캐서린 애슈턴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가 전했다. IAEA는 지난 1월과 2월 두 차례에 걸쳐 파르친 군사기지 사찰을 요구했지만 이란은 거절했다. 이기철기자·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남북, 분단평화 넘어 통일평화로 가야”

    두 나라를 줄여 표기하거나 부를 때 앞에 내세우면 그 국가는 더 친밀하거나 중요하다는 것을 반영한다. 이를테면 미국과 한국을 함께 표현할 때는 ‘한·미’라고 하고, 중국과 미국은 ‘미·중’, 미국과 일본은 ‘미·일’, 미국과 북한을 부를 때는 ‘북·미’라고 한다. 북한을 혈맹이라는 미국보다 더 가깝게 느낀다는 것이다. 그러나 북한을 가장 가까운 나라라고 느낀다는 응답 비율은 2007년 23.8%를 정점으로 2008년에는 20.3%, 2009년에는 15.9%, 2010년에는 14.8%까지 하락했다. 민족적인 호감도나 연대가 점차 희미해지고, 북한에 대해 삐끗 잘못 한마디라도 하면 ‘종북좌파’라고 욕을 먹는 상황에서, 과연 한반도는 통일될 수 있을까? 박명규(57)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교수는 최근 펴낸 ‘남북 경계선의 사회학’(창비 펴냄) 에서 “지금까지 ‘분단평화’가 유지됐고 그 속에서 산업화와 민주화라는 성과를 이뤄냈다.”면서 “하지만, 21세기에 도약을 이뤄내려면 ‘분단평화’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통일을 통한 평화질서, 즉 ‘통일평화’를 향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6일 “21세기는 세계화로 국가 간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는데, 남북만이 계속 냉전이란 경계 속에서 잘 살아갈 수는 없다.”면서 “지난 60년의 성과에 집착해 현재를 고수하는 전략을 택하면, 남한이 누려온 삶의 풍요로움을 후대에 넘겨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을 이념적으로 적대적이고, 민족적으로는 동질성인 집단으로 분류해 접근한다면 북한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그는 말한다. 60년간 떨어져 살아온 남과 북이 더는 적(敵)도 아니고, 형제도 아니기 때문이다. 다른 체제에서 다른 경험을 하며 살아온 젊은이들이 북한을 생각할 때 무관심하고, 어색하고, 때론 불편하게 느끼는 감정도 이해할 만하다는 것이다. 전쟁의 참상을 겪지 못한 세대가 이념적으로 해이해졌다든지, 통일의식이 희박해졌다든지 하는 식으로 비난해서는 안 된다고 한다. 현실을 인정하고, 분단평화를 통일평화로 변환시킬 방안을 모색하자는 것이다. 박 교수는 책에서 ‘1980년대 유럽의 반핵평화운동은 탈냉전으로 가는 길을 열었듯이 비핵화에 대한 관심을 강화시키고, 이 비핵화를 한반도의 21세기 발전론의 차원에서 거론해야 한다.’고 말한다. 비핵화는 한반도 통일 국가의 성격과 관련해 기본적인 대원칙으로, 주변국들도 한반도의 통일을 긍정적으로 사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오바마 “이란 핵개발 대응 무력사용 주저 않을 것”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취임 이후 지금까지 분명히 밝혀 왔듯이 미국과 미국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필요하다면 무력 사용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워싱턴DC에서 열린 ‘미국·이스라엘 공공정책위원회(AIPAC)’ 행사에서 연설을 통해 최근 이란 핵무기 개발 의혹과 관련, 이같이 경고했다. 그는 “이란의 지도자들은 내가 봉쇄정책이 아니라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차단하기 위한 정책을 쓰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면서 “이란의 핵무장은 이스라엘뿐 아니라 미국의 안보를 위협하고 있고, 역내 군비경쟁을 촉발할 수 있다.”고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다만 “최근 전쟁에 대한 가벼운 얘기가 너무 많다.”면서 “국제 제재가 이란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있고, 대치 상황 해소를 위한 외교적 노력의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는 이란 핵무기 개발에 대한 미 정부의 단호한 대처 방침을 밝히면서도 이스라엘의 독자적인 군사 공격에 대해서는 우회적으로 자제를 촉구하면서 외교적 노력을 우선할 것을 권고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연설 장소가 미국 내 최대 유대인 로비 단체 모임이었던 만큼 오바마 대통령은 ‘무력 사용’이라는 단어를 먼저 얘기했지만, 본심은 외교적 해결에 무게를 두고 있음이 드러난 셈이다. 5일 백악관에서 열린 오바마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정상회담에서도 무력 사용과 외교적 해법의 우선순위가 심도 있게 논의됐다. AIPAC 행사에서 오바마 대통령에 앞서 연설한 시몬 페레스 이스라엘 대통령은 “봉쇄는 지속가능한 정책이 아니기 때문에 모든 옵션이 논의될 수 있다.”며 이란에 대한 군사 공격 가능성을 거듭 시사했다. 페레스 대통령은 이란을 “중동을 지배하려는 사악하고 잔인하며 도덕적으로 부패한 정권”이라고 맹비난한 뒤 “이스라엘은 전쟁을 원하지 않지만 싸우게 된다면 (이란에)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란은 테러의 중심이자 자금지원 세력으로 전 세계에 위험한 존재”라면서 이스라엘뿐 아니라 베를린, 마드리드, 델리, 방콕 등도 위협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개발 저지라는 목표에서 한 치의 이견도 없다.”면서 ”오바마 대통령은 이란에 대한 정치·경제적 제재를 통해 국제적으로 복잡하고 결정적인 정책을 주도하고 있고, 이란이 핵 보유국이 되는 것을 허용치 않을 것”이라고 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막 오른 ‘차르 푸틴’ 3막] “90년대식 권위주의 버려야…野 향후 6년간 상당한 발전”

    [막 오른 ‘차르 푸틴’ 3막] “90년대식 권위주의 버려야…野 향후 6년간 상당한 발전”

    “심각한 경제 위기만 없다면 푸틴은 어느 정도 인기를 유지할 것이다. 그러나 기존의 권위주의적 통치방식을 버려야 보다 안정적인 집권이 가능하다.” 러시아의 대표적 정치학자인 알렉산데르 니키틴(54) 러시아 정치학회 명예회장은 5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3선에 성공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당선자의 향후 6년을 이같이 전망하고 최대 외부 위협으로 “(전쟁이 아닌) 대체 에너지 개발 등 서방의 기술혁명”을 꼽았다. 석유와 천연가스는 러시아의 최대 수출품이다. ‘푸틴 3기’ 최대 문제는 역시 경제라는 얘기다. 모스크바 중심가의 한 카페에서 그를 만났다. →푸틴 당선의 원동력은. -푸틴은 1990년대 러시아가 겪던 난제들을 해결해 능력을 입증했다. 악화한 경제를 회복시키고, (옛 소련 붕괴 뒤) 다른 옛 소련권 국가에 남겨진 러시아인 (차별) 문제 등을 해결한 것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시대가 바뀌어 예전에 자신이 활용했던 방법으로는 현재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예전 방법이란. -명령을 통한 권위주의적 해결 방식이다. 또, 2000년대 초만 해도 사는 게 어려워 (국가가) 의식주만 해결해줘도 국민들이 만족했지만, 지금은 질 좋은 교육 등 더 많은 것을 바란다. 한국과 일본의 상황과 비교해보면 알 수 있다. 2차대전 이후 한국은 권위주의적 리더십 아래서 경제성장을 이룩했다. 당시에는 국민들이 참았지만, 결국 민주화운동이 일어났다. 러시아도 마찬가지다. →야권 후보들의 득표율이 저조한 이유는. -푸틴 외 후보들은 대중성이 없다. 각 후보와 관련있는 적은 수의 유권자들만 흥미를 느낀다. 또, 푸틴을 포함한 모든 후보가 제대로 된 공약 없이 유권자의 심리에만 호소했다. →현행 러시아 정치체제가 대통령에게 지나치게 권력을 몰아준다는 지적이 있다. -정치 전문가 대부분은 더 많은 당을 창당해 정치에 참여시켜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 한다. 대통령의 권력보다 의회의 권력이 더 커야 정치학적으로도 바람직하다. 지역 정부가 중앙 정부에 너무 얽매여 있는 것도 문제다. 민주화가 필요하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반푸틴 시위가 불붙자 정치시스템 개혁을 약속했다.푸틴도 공약 중 정치 체제 개편에 대한 언급이 있었다. →야권의 반푸틴 시위가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데 정부의 예상되는 대응은. -야당 관계자를 입각시켜 차관 정도 직위를 줄 것이다. 또, 푸틴은 야당 간 단합이 잘 되지 않는 점을 활용할 것이고, (국민들에게) 연금 혜택 등 경제 보장을 해주며 문제를 풀어나가는 듯한 자세를 취할 것이다. 야권의 문제는 반대만 할 뿐 구체적 요구사항조차 정하지 못했다는 데 있다. 러시아의 야당은 지금까지 발전의 역사가 없었고 이번 선거를 통해 배우는 단계였다. →푸틴의 6년 임기가 끝날 때면 야당이 제대로 자리를 잡을 수 있을까. -그렇다. 이미 (지난해 12월) 의회 선거 이후 야권의 활동이 활발해졌다. 당도 늘어나고 (정당 간) 상호토론도 활성화될 것으로 본다. 인터넷의 발전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향후 6년 러시아 내부의 가장 큰 위협은. -우선, ‘아랍의 봄’ 같은 민주화 바람이 불면서 국민들이 거리로 나서는 것이다. 민주화 투쟁은 잘못된 정부 시스템을 바로잡을 수 있기 때문에 나쁘다고 볼 수 없다. 만약, (6년 내) 심각한 경제 위기만 없다면 푸틴은 지금 정도의 지지율은 유지할 수 있을 듯하다. 민주화를 위한 작은 개혁이라도 한다면 훨씬 더 안정적으로 러시아를 통치할 수 있을 것이다. →외부적 위협은. -가장 큰 위협은 서방의 기술혁명이다. 만약, 석유·가스를 대체할 에너지원이 개발된다면 러시아 경제에 직격탄이 될 것이다. 그 밖에 키르기스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와 아프가니스탄의 불안정, 유럽연합(EU) 가입을 노리는 우크라이나 문제 등이 대외적 위협요소다. →푸틴이 ‘강한 러시아’ 정책을 추구하면서 국방비 증강계획을 밝혔다. 서방과 갈등 심화 가능성은. -러시아는 최근 20년간 국방분야에 (다른 국가보다) 상대적으로 투자를 적게 했다. 때문에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등 서방과의 (국방력) 불균형이 심하다. 옛 소련 산하 국가의 안보협력기구인 집단안보조약기구(CSTO) 1년 예산은 나토의 25분의1수준이다. 때문에 러시아가 국방 투자를 늘린다고 해도 서방을 위협할 수준이 되는 건은 아니다. →푸틴의 러시아가 향후 북핵 문제에 어떤 입장을 취할까. -북한 핵문제는 러시아에게 중요하지만, 이보다 미국과 얽힌 핵문제 해결이 더 시급하다. 때문에 러시아가 (미국과의 충돌을 피하기 위해) 6자회담에서 나머지 회담국들과 입장을 달리하지는 않을 것이다. 러시아는 북한이 공격용으로 핵을 보유하는 게 아니라 교섭· 경제안정을 위해 보유하는 것이라 믿는다. 따라서 결국 포기할 것으로 본다. dynamic@seoul.co.kr 알렉산데르 니키틴은 누구 1958년 출생. 러시아 외교부 산하 모스크바 국제관계대(MGIMO) 정치학과 교수로 러시아 정치학회 회장을 지냈다. 국제 관계 및 안보 전문가이며 유엔 최고인권위원회가 공식 지명한 대외 자문가. 모스크바 국립대 철학과를 졸업한 뒤 국제관계사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대학에서 ‘냉전 이후 정치사’와 ‘핵 정치학’ 등을 가르치며 유럽·대서양안보센터 소장, 정치·국제문제연구소 소장직을 맡고 있다.
  • [29일 TV 하이라이트]

    ●행복한 교실(KBS1 오전 11시) 최근 인터넷과 온라인 게임이 학교 폭력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학교와 학부모들 사이에서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청소년 게임 중독 관련 전문가들이 출연해 인터넷 게임 중독의 실태와 청소년들이 인터넷 게임에 빠지는 원인, 게임 중독의 심각한 문제점, 그리고 게임 중독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법 등을 소개한다. ●수목 드라마 스페셜 보통의 연애(KBS2 밤 9시 55분) 7년 전, 살인 사건의 용의자로 아버지가 지목된 이후 정지된 시간을 살고 있는 여자 윤혜. 어느 날 그에게 낯선 남자 재광이 등장한다. 그 남자는 윤혜의 주위를 배회하기 시작한다. 윤혜는 그에게 호감을 느끼게 되고, 재광 역시 윤혜가 점점 궁금해진다. 그렇게 재광은 윤혜에게 엄청난 진실을 털어 놓는다. ●수목 미니시리즈 해를 품은 달(MBC 밤 9시 55분) 훤은 드디어 풀린 의문에 절규의 오열을 쏟아낸다. 그리고 활인서로 달려가 뜨겁게 연우를 품에 안는다. 그런데 갑자기 활인서에 복면자객들이 나타나 연우를 공격한다. 양명과 운, 그리고 훤은 연우를 엄호하고, 그 과정에서 양명은 자객들을 따돌리며 연우의 손을 잡고 어디론가 달려간다. ●좋은 아침(SBS 오전 9시 10분) 치과의사 홍지호·탤런트 이윤성 부부는 임신 7개월 때까지 외출도 삼가고, 하루에 두번씩 유산 방지 주사를 맞는 고통 끝에 딸 세라를 얻었다. 그렇게해서 낳은 첫째 딸 세라가 건강하게 자라서 3월에 초등학교에 입학한다. 정든 유치원을 떠나는 세라의 졸업식 현장과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새로운 다짐을 들어본다. ●다큐 10+(EBS 밤 11시 10분) 전쟁을 하는 로봇. 공상과학 영화들이 그려온 암울한 미래의 모습이다. 하지만 로봇 전쟁은 점점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과연 로봇이 판단 능력까지 갖추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똑똑한 전투 장비가 늘어나면서 이런 의문이 생기기 마련이다. 최첨단 전투 로봇의 장점과 이면의 우려, 부작용들을 하나씩 짚어 본다. ●나는 전설이다(OBS 밤 11시 5분) 가수 김용임은 재능 기부로도 많은 활동을 하고 있다. 히트곡 ‘밧줄로 꽁꽁’이란 곡으로 행사 순위 1순위였던 그런 김용임을 당황케 한 행사가 있었다. 바로 교도소 공연이었다. 교도소 공연이라 꺼려졌지만 거부할 수 없었던 당시 상황에서 그녀는 애교스러운 애드리브로 떨리는 무대를 시작했다고 하는데….
  • “귀중한 고미술품 자식에게 상속 말고 박물관에 기증 하세요”

    “귀중한 고미술품 자식에게 상속 말고 박물관에 기증 하세요”

    1950년 9월 김재원 초대 국립중앙박물관장(재임 1945~1970년)은 덕수궁 석조전에서 북한군이 총부리를 겨누는 상황에서 문화재 이송에 필요한 짐을 꾸리고 있었다. 9·28 서울 수복을 앞두고 북한군은 서울의 문화재를 싸들고 북으로 가겠다고 했다. 북한 체제가 완료되기 직전 1947년 개성박물관에서 고려청자 등 귀중한 유물을 다 싸들고 내려왔던 김 관장에겐 하늘이 무너지는 일이었다. 들키면 죽을 각오를 하고 낮이면 문화재 포장을 하는 척했다가 밤이면 그 포장을 풀었다. 결국 북한군은 문화재 북송을 포기하고 철수했다. 문화재를 지키는 사람들에게 전설처럼 내려오는 이야기다. 김영나 국립중앙박물관장은 아버지가 초대, 자신은 11대 박물관장이라는 사실에 기분 좋아하는 소녀의 감수성을 지녔다. 그 감수성으로 김 관장은 지난해 가을 유품으로 간직하던 운보 김기창의 독락도(獨圖) 등 29점을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했다. 기증품엔 1950년대 한·타이완 학술대회 때 갑골문자 해독의 권위자인 둥쭤빈(董作賓·1895~1963)이 써준 갑골문서예(甲骨文書藝), 청나라의 마지막 황제 푸이(溥儀) 사촌이 써 준 서예 등도 있다. 기증품을 엄격히 골라서 받아들이는 국립중앙박물관 유물부의 안목을 고려할 때 문화재적 가치가 상당하다. 다만 기증품의 가치를 돈으로 환산하기는 쉽지 않다. 최근 미술시장에서 한국화가 평가절하되고 있어서다. 김 관장은 26일 “수집한 골동품들이 아니고 대부분 아버지가 선물 받았던 것인데, 가격 환산은 어렵다.”면서 “국제 교류가 적었던 시절에 국립중앙박물관이 세계 박물관들과 어떤 교류를 했는지 보여 주는 사료적 가치가 있는 것들이 많다.”고 했다. 하지만 대략 미술계의 감정가 등으로 미뤄볼 때 29점의 가치는 수억원대로 평가된다. 1954년에 그려 아버지 이름으로 증정된 운보의 ‘독락도’에는 일화가 있다. 그는 “덕수궁 석조전으로 가기 전에 국립박물관이 남산에 있었는데, 그때 우리는 그 근처에 집을 사서 살았고, 6·25전쟁이 일어나기 전까지는 다시 김기창과 우향 박래연 화백이 살았던 게 인연이 됐다.”고 했다. 그 집터는 현재 서울시가 운영하는 ‘문학인의 집’이 됐는데, 1950년대에는 연합참모본부가 사용했다고 한다. 김 관장은 “국립중앙박물관의 유물 구매 예산은 연간 29억원에 불과해 1960~1970년에 골동품을 수집했던 애호가들의 기증이 꼭 필요하다.”면서 “현재 국립중앙박물관 유물 중 20%는 기증에 의한 것으로, 국보급·보물급 등 모두 기증받은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김 관장은 “1960~1970년대에 골동품을 수집하셨던 분들은 자식들에게 물려주기보다는 기증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비단이나 한지에 그린 그림들은 전문가가 아니면 보관이 어렵다. “완벽하게 보관하고 전시하게 되면 ‘○○○ 기증’이란 꼬리표를 꼭 달겠다.”고 말했다. 외국 주요 박물관 큐레이터의 주요 업무가 좋은 작품을 많이 가진 수집가들에게 기증을 간곡하게 요청하는 일이듯이 국립중앙박물관에 오래 몸담은 큐레이터들도 이 업무를 ‘한국적 방식’으로 전개하고 있다고 했다. 지난해 2월 9일 취임해 벌써 취임 1주년을 넘긴 김 관장은 올해 ▲터키문명전(5월) ▲미국 소재 한국 미술전(6월) ▲고대마야문명전(9월) ▲천하제일 비색 청자전(10월) 등을 계획하고 있다. 외국 문명 전시 시리즈를 지속하는 이유에 대해 김 관장은 “세계화 시대에 외국을 잘 알수록 우리를 더 잘 알게 되기 때문”이라며 “온종일, 일주일 내내 놀고 뒹굴 수 있는 박물관을 임기 내에 만들어 보려고 하니 기대해 달라.”고 했다. 글 사진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김영나 관장은 근대미술사를 주로 연구한 미술사학자로 서울대 고고미술사학과 교수를 하던 중 지난해 2월 국립중앙박물관장이 됐다. 언니는 불교 조각 연구의 권위자인 김리나 문화재청 문화재위원. 서양미술사학회장, 문화재위원, 서울대 박물관장을 지냈다. 경기여고를 나와 미국 물렌버그대학 미술학과를 거쳐 오하이오주립대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1951년 서울생.
  • [글로벌 시대] 기로에 선 이란 핵문제/류진즈 베이징대 국제관계학 교수

    [글로벌 시대] 기로에 선 이란 핵문제/류진즈 베이징대 국제관계학 교수

    페르시아만이 전운으로 자욱하다. 이란 문제는 자칫 중동과 세계의 재앙이 되어 돌아올 수도 있다. 이란의 우라늄 농축 활동을 둘러싸고 미국과 이란이 날카롭게 대치하며 힘겨루기를 계속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미국의 정치권을 흔들면서 호전적인 분위기를 북돋우고 있다. 핵 문제 해결을 위해 이란으로 들어갔던 국제원자력기구(IAEA) 협상단이 22일 추가 협상의 실패를 발표하면서 갈등은 비등점을 향해 더 빨리 끓어오르고 있다. IAEA는 이날 성명에서 “IAEA가 이란 핵 프로그램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이란 측과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단 샤피로 주이스라엘 미국 대사는 23일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를 강화해야 한다.”면서도 “이란 핵개발과 관련한 모든 옵션이 열려 있다.”며 군사공격도 배제하지 않을 것임을 강조했다. 미국 의회를 중심으로 주전론적인 분위기가 높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 영국, 중국, 프랑스, 독일 등과 IAEA 및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끼어들며 중재자와 제재자 사이를 오락가락하고 있다. 미국과 이란은 물론, 다른 행위자들도 전략적 이익과 입장 차 탓에 복잡한 이합집산의 모양새다. 페르시아만은 이란과 미국, 세계 강대국들의 정치·군사의 게임장이 됐다. 국제사회는 여러 해법을 내놓았지만, 묘약은 나오지 못했다. 안보리와 IAEA도 여러 결의와 성명을 내놓았지만 효과는커녕 이란을 자극해 핵개발을 더욱 가속화시켰다. 영국, 독일, 프랑스 3국 대표와 이란의 3대1 회의에서 도달했던 여러 차례의 합의와 해법도 물거품이 됐다. 우라늄 농축에 대한 기본적인 시각 차 탓이었다. 미국 등 이란과의 담판국들은 이란의 우라늄 농축 활동이 핵무기 개발을 위한 것이라며 우라늄 농축활동 중지를 요구했다. 안보리는 2006년 3월 14일 1737호의 제재 결의에 이어 2010년까지 4차례에 걸쳐 대이란 제재 결의안을 통과시키며 이란을 경제적으로 압박해 왔다. 그렇지만 이란은 “자국의 핵 프로그램은 산업 및 의료용 등 평화적인 목적을 위한 것이며 이는 포기할 수 없는 신성한 주권의 영역”이라면서 맞섰다. 미국과 IAEA의 압박과 이에 대한 이란의 반격 및 대응 수위가 갈수록 높아지면서 전운도 깊어져 가고만 있다. 언제 통제 불능의 비등점을 넘을지 걱정해야 하는 시기가 곧 다가올 수도 있다. 지구촌은 또 한번의 중동전쟁으로 고통을 받고 경제적 위기를 겪어야 할지도 모른다. 지난 15일 이란은 새로운 핵농축 장치와 핵연료봉을 스스로 만들었다고 발표했다. 미국과 서방을 강하게 압박하는 외교전의 하나라는 해석이 지배적이었지만, 이스라엘 측은 선제 공격을 통한 이란의 핵무기 개발 저지를 공언하는 등 중동의 긴장을 한 단계 더 높였다. 이란은 이날 새 우라늄 농축장비인 제4세대 원심분리기를 자체 기술로 개발했고, 원심분리기 3000개를 추가로 확보했다고 엄포를 놓았다. 이란 국영TV는 새로 개발한 우라늄 농축장치의 가동을 통한 새로운 핵프로그램의 시작을 보도하면서 핵프로그램 강행의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란은 핵개발을 위한 총력전에 들어섰다고도 할 수 있다. 군사적인 대결도 피하지 않을 것임을 밝히면서 유럽연합의 이란산 원유 수입 금지 조치에 대해서는 수출 중단으로 맞서며 정면승부를 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대화와 외교적 통로를 열어 놓는 유연성도 잃지 않고 있다. 이란 정부는 핵프로그램 중단의 타협을 선택하지 않을 것이다. 어떤 경제적인 어려움 속에서도,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핵프로그램을 완성시키겠다는 의지로 충만하다. 최근 2012~2013년도 이란의 예산안을 보면 정부 지출은 준 속에서도 군사비는 127%나 는 것도 이 같은 의지의 표현이다. 이란의 핵개발 프로그램의 진전은 아마도 핵클럽 일원을 하나 더 늘릴 것이고, 손상된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의 기반을 더 흔들어 댈 것이다. 앞선 북한 핵개발 진전 과정은 이란 핵 문제 해결의 많은 시사점을 줄 수도 있을 것이다.
  • [트리플 악재 비상구 없나] 유가 오를 수밖에 없는 4가지 이유

    두바이유 가격이 지난 23일 배럴당 120달러를 넘어서면서 국제 유가의 상승세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제 유가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 ▲여타 산유국의 내전 ▲글로벌 원유 수요 증가 ▲유동성 확대로 인한 투기 자본 확대 등 4가지 이유로 당분가 고유가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26일 중동 전문가들은 이란·이스라엘 전쟁이 실제 발발해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지는 확신할 수 없지만 이란의 위협만으로도 유가는 급등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란 정세 불안으로 서부텍사스유(WTI), 브렌트유, 두바이유 가격은 2월에만 각각 8.5%, 11.6%, 8.6%씩 상승했다. 이란, 나이지리아, 시리아, 남수단 등 여타 산유국의 내전도 유가 상승 요인이다. 남수단은 유혈사태로 하루 30만 배럴 규모인 원유 생산을 중단했다. 예멘 시위와 유엔의 시리아 원유수출 제재 조치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게다가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글로벌 원유 소비는 지난해보다 하루 130만 배럴 증가하고, 2013년에는 150만 배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하반기부터 유럽 재정 위기가 다소 진정되면 신흥국을 중심으로 원유 수요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풍부한 글로벌 유동성 환경과 유가 상승 기대감으로 투기적 세력들의 원유선물 순매입 규모가 확대 기로에 있는 점도 부담 요인이다. 투기적 자본의 순매수 규모는 지난해 중동 및 북아프리카(MENA) 민주화 사태 때의 고점과 비교해 74% 수준까지 올라왔다. 다행히 리비아는 지난 1월 하루 평균 92만 5000만 배럴을 생산해 내전 이전(160만 배럴)과 비교해 58%까지 생산 규모를 회복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다만 사우디아라비아가 증산하거나 미국이 보유 원유를 방출하면 유가 상승이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영웅 칭기즈칸 아닌 인간 테무친의 삶

    인류 역사상 최고의 정복왕은 누구일까. 로마제국의 율리우스 카이사르?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더 대왕? 부르주아 혁명을 파급시킨 프랑스의 나폴레옹 보나파르트? 2차 세계대전의 주역인 독일의 아돌프 히틀러? 이런 인물들을 가장 먼저 떠올린다면 당신은 유럽중심의 사관에 크게 경도된 것일지도 모른다. 땅따먹기에서 최고의 권위자는 몽골의 칭기즈칸이라는 것이 최근 수십 년 사이에 떠오른 정설이다. 의심이 든다면 땅따먹기한 땅의 크기를 지도로 그려 가며 비교해 보면 된다. 1980년대 민족문학을 이끌어 온 대표적인 시인이자 논객인 김형수가 펴낸 장편소설 ‘조드’(자음과모음 펴냄)는 12세기 초원에 버려진 ‘자연인’인 테무친이란 한 소년의 파란만장한 생존투쟁을 그려 낸 서사다. 김형수는 수많은 전쟁 영웅을 숭배하는 서사를 거부하고, 어린 시절 테무친이라 불린 칭기즈칸을, 정복전쟁이 아니라 혹독한 자연환경을 극복해 나가는 인물로 형상화해 나갔다. ‘조드’는 몽골 언어로 극심한 겨울 가뭄과 혹독한 겨울 추위를 말한다. 저자는 수백 마리의 양과 말들이 속수무책으로 죽어 나가는 자연 재앙을 뚫고 살아갔던 12세기 몽골인들의 삶으로 독자를 데려간다. 작가는 21세기 인류가 환멸을 느껴 근대를 극복하려는 노력은 가톨릭과 비(非)가톨릭 정신이, 정착문명과 이동문명이, 유목민과 농경민의 충돌을 일으킨 12~13세기 몽골을 중심으로 한 인간형을 찾아갈 때 부합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야만 유럽 중심의 낡은 역사관을 대체한 그림으로서, 광활한 세계 창조에 맞는 인간 칭기즈칸이 나온다는 것이다. 작가는 이 조드를 통해 칭기즈칸이 단련되고, 새로운 문명사를 썼다고 말하고 싶은 것 같다. 작가는 십수 년 동안 진행된 탈근대, 탈냉전, 탈이데올로기를 찾아가려는 문학 내 움직임을 소설로 표현했고, ‘더 바른 세계사상’을 제시하려는 노력에 자신도 동참한 것이라고 했다. 소설 초기에 등장하는 푸른 늑대 족의 신화를 읽을 때는 꿈속을 헤매는 것처럼 몽롱하고 때론 답답한데, 1장을 넘어서면서는 시원시원하고 남성다운 필치들로 12세기 초원을 그려 놓아 읽기가 수월하다. 다만 허영만의 장편만화 ‘말에서 내리지 않는 무사’(말무사)의 스토리 전개와 그림이 자주 머릿속에 떠올라서 집중력이 다소 떨어지곤 한다. 작가가 몽골을 찾아다니기 시작한 지 10년 만에 쓴 소설로 이 소설을 인터넷에 연재하는 10개월 동안 몽골에서 지냈다고 한다. 이번 소설은 테무친이 초원을 평정할 때까지의 시간을 그렸는데, 작가는 이후에 테무친이 대칸에 올라 죽음을 맞을 때까지의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고, 앞으로 전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공연리뷰] 뮤지컬 ‘닥터지바고’

    [공연리뷰] 뮤지컬 ‘닥터지바고’

    명불허전(名不虛傳). 역시 조승우였다. 지난 1월 개막 이후 장황하고 지루한 데다 주연 배우들의 감정 전달이 다소 아쉽다는 평가를 받아 온 뮤지컬 ‘닥터지바고’. 공연 중 긴급 투입된 배우 조승우는 진정한 구원투수로서 제 역할을 톡톡히 해 냈다. 진지한 장면에서 황당한 대사와 다소 억지스러웠던 행동으로 객석의 비웃음이 끊이지 않았던 공연 초반과 달리 조승우 공연 당일 객석의 반응은 사뭇 진지했다. 황당하단 웃음은 단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 조승우의 연기는 ‘과연 4주 연습하고 무대에 오른 배우가 맞는지’ 의심이 들 정도로 캐릭터에 대한 이해가 깊었다. 지난해 11월부터 공연 연습에 들어간 다른 배우들과 비교해 봐도 그의 연기는 우위에 있었다. 특히 유리지바고와 라라가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는 ‘나우’(Now)와 빨치산 캠프를 탈출해 전장을 헤매며 복잡한 감정을 토해 내는 ‘애시스 앤드 티어스’(Ashes and tears) 장면에서 조승우의 연기는 절정에 달한다. 연기뿐만 아니다. 같은 역에 캐스팅된 홍광호가 ‘미친 가창력’이라 불리며 뛰어난 노래 실력을 뽐내는 것 못지않게 조승우의 노래에서도 굉장한 힘이 느껴졌다. 그는 대사와 노래의 강약을 스스로 쥐락펴락 조절하며 작품을 이끌어 나갔다. 새삼 뮤지컬 공연에서 주연 배우의 중요성을 느끼게 할 만큼 그는 공연 초반과 별 변화가 없는 작품에 연기력이란 양념으로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라라 역의 전미도는 극 속의 보석 같았다. ‘유리 지바고’, 남편 파샤, 그를 연모하는 법관 코마로브스키 등 세 남자의 사랑을 한몸에 받는 여인으로서 자격이 충분하다는 듯 공연 내내 사랑스러운 아우라를 발산했다. 물론 그 힘의 바탕은 그녀의 탄탄한 연기력과 뛰어난 가창력, 매력적인 외모 등에서 비롯됐다. 강한 카리스마를 발산하는 파샤 역의 강필석도 극에 위기감을 더하며 긴장감을 높였다. 조승우의 투입으로 닥터지바고는 괄목상대할 만한 결과를 냈지만, 작품 자체가 지닌 아쉬운 점은 여전했다. 1막에선 필요 이상의 장면이 많아 지루하다는 느낌을 줬고, ‘여기서 끝났겠지’ 싶은 장면이 실제로 여럿 있었다. 1차 세계대전, 러시아 내전 등을 표현한 전쟁 장면도 다소 밋밋한 느낌을 줘 극의 긴장감을 고조시키기보다는 힘을 빼는 역할을 했다. 4.4도 경사진 무대에서 철제 기차 등 무대 세트는 여러 번 전환하며 생동감을 더하지만, 시대적 상황 등을 설명하기 위해 등장하는 흑백 영상은 다소 세련되지 못한 인상을 남겼다. 러시아 혁명의 격변기 속에서 의사이자 시인이었던 유리 지바고와 그의 뮤즈 라라의 운명 같은 사랑을 다룬 뮤지컬 닥터지바고는 6월 3일까지 서울 잠실동 샤롯데시어터에서 공연된다. 7만~13만원. 1588-5212.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기획]최고경영자=⑦대한농산(大韓農産)「그룹」박용학(朴龍學)씨

    [기획]최고경영자=⑦대한농산(大韓農産)「그룹」박용학(朴龍學)씨

     72년도 수출실적 4천8백만불(약 2백억원)로 국내 제4위 금성(金星)방직·태평(太平)방직에 이어 옛 삼호(三頀)방직까지 인수, 총 26만5천추를 확보해 우리나라 방직시설의 4분의 1을 차지한「메머드」기업이 바로 대한농산(大韓農産)「그룹」이다. 방직업 외에도 수산·제분·관광·백화점·해운업에까지 손을 뻗치고 있는 박용학(朴龍學·58)씨. 해방되던 해 빚 8만원을 받으러 서울에 왔다가 영영 고향에 돌아가지 못하고만 우체국장님이기도 하다.   부실한 태평(太平)·금성(金星)방직 맡으며 강자(强者)로 껑충  박용학(朴龍學)씨가 재계의 강자로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68년 운영난에 허덕이던 금성(金星)방직과 태평(太平)방직을 인수하면서부터였다. 소위『영락(永樂)교회그룹』으로 불린 월남 기업인들 중 박용학(朴龍學)씨가「그룹·리더」로 등장하기 시작한 것.  지난 해 대한농산(大韓農産)「그룹」의 총 외형 거래액은 약 3백억원. 이 중 3분의 2가 수출로 벌어들인 돈이다. 모회사(母會社)인 대한(大韓)농산은 수출입업이 전문. 공칭 자본금은 1억1천만원에 불과하지만 참치어선 7척을 갖고 있는 고려(高麗)수산이 수산부로 통합되어 있다.  대한(大韓)농산「그룹」의 주축을 이루고 있는 태평(太平)방직의 공칭 자본금은 42억5천만원. 예전 금성(金星)방직과 태평(太平)방직을 합친 것으로 안양(安養)·청주(淸州)·대구(大邱)에 공장을 갖고 있으며 옛 삼호(三頀)방직 대전(大田)공장 등을 인수한 합동(合同)방직까지 합하면 모두 26만5천추의 생산 능력을 갖고 있다.  여기에「프랑스」와 50대 50의 합작 투자로 세워진 태평(太平)특수섬유(부평(富平)에 공장)가 한해 4백80만「타스」의「팬티·스토킹」을 만들어「유럽」「홍콩」등지에 팔고 있다.  부산(釜山)에 있던 부국제분, 서울의 공성제분 등 3개 공장을 사들여 통합한 한일제분은 한해 8백36만부대의 생산능력을 갖고 있다.  올 9월부터 직영 백화점으로 다시 문을 열 미도파백화점도 박용학(朴龍學)씨 소유. 한양「호텔」신축을 검토 중인 미도파관광도 박(朴)씨의 소유이며 이밖에 대한(大韓)선박(이정림(李庭林)씨와 50대 50 투자)·신동아(新東亞)화재해상보험(최성모(崔聖模)씨와 합작)·강원(江原)은행·충북(忠北)은행·「그레이·하운드」등에도 투자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이 불과 5년 사이에 이루어진 것이고 보면 박(朴)씨의 재계에서의 성장도가 얼마나 경이적이고 엄청난 것인가를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재계 표면에 나타난 것이 5년 사이일뿐 그 전부터 박(朴)씨의 재력은 차곡차곡 쌓여 왔다는 게 박(朴)씨를 아는 주위 사람들의 얘기다.  『장사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이 자기가 쓰는 사람을 믿는다는 것입니다. 믿으면 결코 배신당하지 않아요. 일을 맡기면 그 사람을 믿고 그 사람이 안심하고 일할 수 있게 가정생활까지도 보살펴 주어야 하는 게「보스」의 책임이지요. 그래서 전 간부급 직원들의 가정 형편은 물론 건강에까지 신경을 씁니다. 피곤해 하면 쉬게 해야죠. 무슨 골치아픈 일이 생기면 제가「어드바이저」가 되어 주어야 합니다』  이게 박(朴) 사장의 경영철학 제1조다. 정실 인사를 없애고 10년전 뽑아 쓴 서울대 상대(商大), 공대(工大) 출신이 지금은 대한(大韓)농산을 움직이는 주축 인재로 자라났다는 것도 박(朴)사장의 자랑. 신용을 지켜야 한다든가, 부지런해야 한다든가, 여행을 자주해 세계경제의 움직임에 민감해야 하는 것 등은 모두『믿고 맡길 수 있는 사람』이 있은 다음에 필요한 것이라고.  다음은 종교다.  『사람이란 항상 약하고 자기 앞에 놓인 함정을 모르기 마련입니다. 신앙을 가진 사람만이 재기의「찬스」를 잡기 마련입니다. 사업 하는 젊은이들에게 적극 권하고 싶어요』  자신이 독실한「크리스천」인 것은 물론 박(朴)씨의 부인은 거의 영락(永樂)교회서 살다시피 한다고.  박(朴)씨의 고향은 지금은 이북인 강원도 통천(通川)군 임남(臨南)면. 총석정(叢石亭)이 있는 통천(通川)은 원산(元山)과 금강산(金剛山)의 중간쯤에 자리잡고 있다. 원산(元山)공립상업학교를 졸업하고 첫 취직한 것이 섬유회사다.  『그래서 지금도 방직업이 주축이 됐는지는 모르겠다』는 것이 박(朴)씨의 회고다.  한 3년 월급장이(쟁이)를 하다 한(韓)·만(滿) 국경인 신의주(新義州)로 옮겨가「삼창산업」이란 자그마한 무역회사를 처음 차렸다. 면직물을 수입해다가 국내에도 팔고 만주에도 수출했다. 소위「대동아전쟁」이 터지면서 전쟁통에 톡톡히 재미를 보기도 했다.  그러나 제 2차대전이 말기에 접어드면서 일제(日帝)는 한반도에도 통제 경제를 실시하기 시작, 박(朴)씨도 장사를 집어치우고 고향인 통천(通川)으로 돌아왔다.   첫 출발 섬유회사 사원… “신앙 있으면 찬스는 쉽게”   고향에 돌아온 박(朴)씨가 소일(消日)거리 삼아 맡은 것이 우편국장. 서울지방체신국 관할이던 임남(臨南)우편국장(지금의 별정(別定)우체국)으로 고등관 대우를 받다가 해방을 맞았다.  45년 10월15일 서울 체신국에 돈 8만원을 받을 게 있어 이웃 우편국장 3사람과 함께 38선을 다녀온 것이 영영 고향에 돌아가지 못하게 된 것. 고향에서는 소련군을 보지 못했는데 38선 근처에 와서 처음으로 소련군으로 보았으며 동두천(東豆川) 근처에선 총소리도 들었다고. 서울에 도착한 것은 3일만인 10월27일.  서울 체신국에서 받은 돈 9만원과 그 해 12월말께 가족들이 배를 타고 동해(東海)로 월남하면서 가지고 나온 돈 20만원이 박(朴)씨의 장사 밑천 전부였다. 박(朴)씨는 그 돈으로 지금의 외환은행 본점 건너편에 있던 옛「스즈끼」자전거 도매상(적산)을 사들였다. 당시 경성(京城)방직에서 만들어 내던 광목을 받아 파는 광목도매상을 차렸다. 당시로선 광목이 최고 인기품목. 꽤 돈을 모을 수 있었고 이 돈으로 오양산업을 차리고 도량형기를 만들어 내는 대한계기주식회사를 차리기도 했다.  좀 자리가 잡힐만하니까 6·25 동란이 터졌다. 부산(釜山)에 피난 가서 대한(大韓)비료란 비료 수입회사를 차렸다.  『장사하다가 이때 처음 크게 실패했죠.「이탈리아」서 비료를 싣고 오는 중인데 그만「달러」환율이 바뀌었어요. 엄청난 손해를 봤지요』  그후 수출산업에 손을 대 새우·오징어 등을 수출하는 부산(釜山)냉동을 세웠고 다시 참치잡이 어선 12척(당시로선 우리나라 전체 원양어선 30% 차지)으로 고려수산을 세웠다. 이때부터 박(朴)씨의 재산은 눈덩이 굴려 커지듯 불어나기만 했다.  3개 제분공장을 인수해 한일제분을 세우면서 재산은 더욱 커졌고 68년 금성(金星)방직을 인수하면서부터 재계의 「다크·호스」로 등장, 이제는 어디 내놓아도 나무랄 데 없는 재벌로 성장하기에 이르렀다.  『면방업이 지난 해 하반기부터 빛을 보기 시작했는데 앞으로 3~5년 동안은 이 경기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노동 집약적인 사업이라 인건비가 싼 우리나라 여건에 알맞죠』  그러나 박(朴)씨의 사업 의욕은 이제 면방업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중화학·전자공업까지 뻗어가고 있다.  『지난 번 여행에서 서독(西獨)의 대「메이커」와 중화학공업의 합작 투자에 합의를 보았읍(습)니다. 올해 하반기에 착공해 74년부터는 수출을 시작할 생각입니다』  중화학공업은 석유화학계열이 될 것이란 얘기. 제품은 서독(西獨)의 합작선에 전량 수출한다는 조건이라고. 또 전자공업도 전량 수출의 합작투자인데 TV와 같은 기존 제품이 아닌 정밀기계분야이며 석유화학·전자공업을 합친 수출 규모가 한해 2억불을 넘는 어마어마한 규모가 되리라고.  또 방직업도 74년까지는 50만~60만추의 규모로 확장할 계획이며 대한(大韓)해운의 규모도 지금의 2배인 30만t 규모로 늘릴 계획.   서독 메이커와 합작 투자…전자·중화학 공장 곧 건설   9월에 새로 문을 열 미도파백화점은 1백% 직영으로 하는 한편 외국인「쇼핑·코너」를 새로 두어 관광 수요를 메우겠다고. 또 올해 안에 5곳에「슈퍼·마케트」「체인」을 만들겠다는 등 국내시장 판로 개척에도 크게 열을 올리고 있다.  『예전에 아침 6시면 꼬박꼬박 일어나지던 게 이젠 7시가 되어야 깨는군요. 나이 먹은 탓인지···』  그래도 박(朴)씨는 부지런한 것으로 소문나 있다. 대개 오전 중에는 필동(筆洞) 자택에서 집무하고 오후에는 회사로 나오거나 공장을 둘러본다.  슬하에 1남3녀를 두고 있는데 맏아들 영일(泳逸·29)씨는 대한(大韓)농산의 수석 부사장으로 현재 최고경영자의 수습「코스」를 밟고 있다. 큰 따님은 대한(大韓)「그룹」설경동(薛卿東)씨의 아드님(원봉(元鳳)씨)에게 출가했고 두 따님은 미국 유학중.  『취미요? 사업하는 틈틈이 머리를 식힐 겸 화초를 가꾸죠』  그러고 보니 자택 정원은 물론 30평이 넘는 응접실도 구석구석에 화분이 놓여 있다.  4~5급 실력인 바둑은 호남(湖南)정유의 서정귀(徐廷貴)씨가 호적수이고 을지로(乙支路)4가에 있는 우래실(又來室)의 불고기와 냉면은 20년래의 단골이라고.  『어려서 먹어본 음식이라 그러지 제일 좋기는 기름이 자르르 흐르는 참가자미를 숯불에 구워 소금쳐 먹는 거죠. 그 맛이 최고예요. 어디서 구했는지 용케 구해왔더군. 오래간만에 맛있게 먹어요』  <김창웅(金昌雄) 기자>   ◇박용학(朴龍學)씨 약력◇  ■1915년 10월=강원도 통천(通川)서 출생  ■1935년 3월=원산(元山)공립상업학교 졸업  ■1955년 10월=대한농산(大韓農産) 대표이사  ■1967년 3월=진흥(進興)기업 회장  ■1967년 6월=대한(大韓)선박 회장  ■1967년 9월=유풍(裕豊)「사일로」사장  ■1967년 11월=금강(金剛)장학회 부이사장  ■1968년 3월=금성(金星)·태평(太平)방직 사장  ■1968년 4월=고려(高麗)수산 사장·전경련(全經聯)·방협(紡協) 이사  ■1968년 5월=대한(大韓)화섬 감사  ■1969년 2월=한일(韓一)제분 사장  ■1969년 4월=무역협회 부회장  ■1970년 7월=태평(太平)특수섬유 사장 한미면업(韓美棉業) 이사  ■1971년 5월=미도파백화점 회장  ■1972년 2월=제분협회·홍보협회 이사 신동아(新東亞)화재보험 이사   대한면방(大韓綿紡)통상 사장 [선데이서울 73년 2월18일 제6권 5호 통권 제227호] ●이 기사는 ‘공전의 히트’를 친 연예주간지 ‘선데이서울’에 39년전 실렸던 기사 내용입니다. 기사 내용과 광고 카피 등 당시의 사회상을 지금과 비교하면서 보시면 더욱 재미있습니다. 한권에 얼마냐고요? 50원이었습니다. ●이 기사에 대한 저작권, 판권 등 지적재산권은 서울신문의 소유입니다. 무단 전재, 복사, 저장, 전송, 개작 등은 관련법으로 금지돼 있습니다.
  • 中원로들 정중동… ‘보서기 거취’ 변수로

    보시라이(薄希來) 충칭(重慶)시 서기의 최대 정치 업적인 ‘조폭과의 전쟁’을 성토한 연구 문건이 권력층에 보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정치 원로들의 활발한 대외 행보가 이어지고 있어 보 서기의 거취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중국의 반체제 사이트 보쉰은 최근 화둥정법대 헌법학과 교수이자 중국헌법학회 부회장인 퉁즈웨이(童之偉) 교수가 보 서기의 ‘조폭과의 전쟁’의 적법성을 연구해 작성한 보고서를 윗선에 전달했다며 보고서 전문을 공개했다. 보고서는 “충칭의 ‘조폭과의 전쟁’은 증거 없이 체포한 뒤 강제로 자백을 받아 내는 식의 강압 수사였다.”고 규정했으며, 특히 “법치주의가 배제된 문화혁명 시대로 회귀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고 보쉰은 전했다. 보 서기의 ‘조폭과의 전쟁’은 사회치안 강화와 공권력의 불법 사용이란 해석에 따라 찬반 논란이 끊이지 않았는데 이 보고서는 후자에 무게를 실어 준 것이다. 이런 가운데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은 1997년부터 2002년까지 자신의 중국특색사회주의 관련 사상과 이론을 정리한 ‘장쩌민 문선집 제2권 외국어판’을 영어·프랑스어·러시아어·스페인어·일본어 등으로 출판했다고 신화통신이 18일 보도했다. 1권은 2010년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이 당 군사위원회 부주석직을 꿰차며 대권 카드를 손에 쥐었던 17차 전국대표대회 5중전회(2010년 10월)가 열리기 전인 그해 2월에 나온 바 있다. 문선집 제2권은 국제사회가 중국특색사회주의의 본질과 발전 방향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며 제3권도 조만간 펴낼 예정이라고 통신은 덧붙였다. 아울러 중국 개혁·개방의 총설계사인 덩샤오핑(鄧小平) 전 당중앙 군사위원회 주석의 장녀 덩린(鄧林·70)은 덩의 생가가 있는 쓰촨(四川) 광안(廣安)에서 열린 덩샤오핑 서거 15주기 추도회에 참석했다. 덩은 “덩샤오핑의 남순강화(南巡講話·1992년 남부 지역을 돌며 ‘개혁·개방을 계속 밀고 나가야 한다’고 강조한 담화)는 중국 개혁·개방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증명됐으며, 중국 사회가 전환기에 놓여 있고 또 향후 어떤 모습으로 변할지는 알 수 없으나 개혁·개방의 노선이 변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고 충칭일보가 1면 머리기사로 게재했다. 중국 정가는 장 전 국가주석이 실권을 가진 원로인 데다 덩 전 주석의 개혁·개방 노선을 견지해 왔다는 점에서는 이들의 이 같은 활동이 중국이 오는 10월 권력교체 이후에도 개혁·개방의 노선을 견지해야 한다는 신호를 보낸 것으로 봐야 한다고 해석했다. 보 서기가 내놨던 ‘홍색 캠페인’과 ‘조폭과의 전쟁’은 개혁·개방과는 반대되는 개념으로 좌파들의 지지를 받아 왔다.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 미녀들은…하얀전쟁

    미녀들은…하얀전쟁

    가히 ‘하얀 전쟁’이라 할 만하다. 국내외 화장품 브랜드들은 예년보다 이르게 화이트닝 제품들을 앞다퉈 쏟아내며 여심을 부추기고 있다. 희고 고운 얼굴에 대한 한국 여성들의 열망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동안 외모를 강조하는 사회적 분위기 탓에 그 유별스러움이 더해가는 듯하다. 동안의 기본 조건은 잡티, 기미 없는 맑은 피부다. 여기에 올봄 메이크업 트렌드가 영향을 준 점도 있다. 메이크업 전문 브랜드 맥의 관계자는 “피트니스 센터에서 운동을 막 마치고 나온 듯 촉촉하고 건강하게 빛나는 피부를 연출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먹는 미백 화장품도 속속 등장 미백 신제품들을 보면 이보다 더 똑똑할 수 없다. 특히 제품명에 유독 ‘스팟’이란 단어를 강조한 점도 특징이다. 기미, 잡티의 문제가 되는 지점을 정확히 짚어 근본부터 밝게 해준다는 것을 한결같이 내세웠다. 이런 가운데 속부터 다스려야 한다며 나온 ‘먹는 화이트닝 화장품’도 이 전쟁의 틈바구니에 끼어들었다. LG생활건강 브랜드 오휘의 ‘오휘 셀샤인 매직앰플’은 독자적인 미백 성분을 추가했다는 점을 강조한다. 항산화, 미백에 탁월한 효능이 있는 약초인 단삼 뿌리 추출물을 넣었다는 설명이다. 나이가 들면서 혈색이 나빠지는데 피부 속에서부터 세포를 활성화해 ‘어린 빛’을 되찾아 준다는 제품이다. 아모레퍼시픽 한방 화장품 설화수는 인삼의 미백성분을 내세운다. ‘자정스팟에센스’의 인삼 성분이 멜라닌 생성을 억제해 기미, 잡티의 원인을 차단한다. 이 제품은 특히 기미, 잡티를 만드는 자외선(빛)뿐 아니라 피부를 칙칙하게 만드는 적외선(열)으로 인한 피부 고민도 해결해준다. 한국에서 화이트닝으로 쏠쏠한 재미를 본 SK-II도 성분 강화를 내세운 신제품을 내놨다. ‘20㎝ 정도의 가까운 거리에서도 촘촘하고 매끈한 광채피부’를 뽐낼 수 있게 해준다는 콘셉트로 ‘셀루미네이션 에센스 EX’와 ‘화이트닝 스팟 스페셜리스트 콘센트레이트’를 선보였다. 콘센트레이트 제품은 고농축으로 기존에 있는 화이트닝 스팟 스페셜리스트와 함께 사용하면 효과가 배가되며 저녁에 수면팩처럼 얼굴 전체에 사용하면 좋다. ●기미·잡티 잡아주는 스팟 제품 인기 키엘이 선보인 ‘클리얼리 코렉티브 다크 스팟 솔루션’은 투명한 액체와 용기가 강조된 맑은 에센스. 보는 것만으로 청명함을 주는 이 제품 또한 기미가 올라올 수 있는 피부층에 미리 침투해 ‘다크스팟(색조 침착)’을 관리해준다. 시세이도의 ‘화이트 루센트 인텐시브 스팟 타기팅 세럼 플러스’는 열흘 안에 깨끗한 피부를 선사한다고 장담한다. 레이저 피부 관리에서 착안해 개발한 4단계 시스템이 피부 위에 퍼즐 조각처럼 퍼져있는 멜라닌을 파괴한다. 맥은 클렌징, 스킨, 로션 등 기초부터 화이트닝 파운데이션까지 포함된 ‘2012 라이트풀리 뉴 컬렉션’으로 끝까지 환한 피부를 책임진다. 기존에 있던 화이트닝 라인에 미백 성분이 탁월한 해조류 성분을 추가했다. 진정한 미백은 속부터 다스려야 한다는 제품도 나왔다. 아모레퍼시픽의 뷰티푸드 브랜드 비비프로그램의 ‘화이트 리듬’이 그것. 제주산 귤피추출물과 함께 L-시스틴, 비타민 C까지 함유해 속 안에서부터 환한 빛을 찾아준다는 설명이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청나라 증오한 조선 정서 탓이지

    청나라 증오한 조선 정서 탓이지

    신화나 전설, 설화 등은 입에서 입으로 전하는 이야기들이 비석에 새긴 듯이 변함없이 전달된다고 해서 구비(口碑)문학이라고 부른다. 입에서 입으로 전한다는 의미의 구전문학이라고 해도 될 텐데 굳이 구비문학이라고 하는 이유는, 신화, 전설, 설화 등이 시대 변천에 상관없이 한 집단의 대중성과 민족성, 보편성을 반영하기 때문이다. 특히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집단에서 활발하게 전승되면서 민족문학적 성격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서대석 서울대 국문학과 명예교수가 최근 펴낸 ‘이야기의 의미와 해석’(세창출판사 펴냄)은 한국 구비문학의 여러 특징을 보여준다. 이 중 3장 ‘전설적 유형에 나타난 인간관과 민족의식’의 천자전설은 재미난 이야깃거리다. 한반도의 통치자를 ‘천자’(天子)로 칭하지 않기 때문에 천자가 없고 천자명당이 존재하지 않는데 경남 웅천, 황해도에 명나라 태조, 함북 회령에 청나라 태조 등 천자와 관련한 전설들이 내려오고 있다는 것이다. ●명태조 주원장 경남 웅천 탄생 설화 전해져 우선 경남 웅천 ‘천자봉 전설’에는 이런 이야기가 전한다. 웅천고을 웅산 기슭에 주가라는 늙은 부부가 사는데 지나가던 도승이 불일간 귀공자가 세상에 나올 것이라 하고 가버렸다. 그 후 늙은 부인이 임신해 아들을 낳았는데 그 이름을 주원장이라고 했다. 이 아이가 다섯 살 때 도승이 다시 찾아와 아이를 데리고 갔다. 그 아이가 열다섯 살 때 절에서 나와 군대의 장수가 되고 명나라의 태조가 되었다는 내용이다. 또 웅천 ‘천자바위 전설’은 활동 시기에 차이가 있는 주원장(1328~1398)과 이성계(1335~1408)가 한 이야기 속에서 그럴 듯하게 버무려져 있다. 경상도 웅천 바닷가의 바닷속에 명당이 있는 것을 알게 된 한 풍수장이가 수영을 잘하는 그 지역 소년에게 아버지의 해골을 바닷속 바위 오른쪽에 놓아달라고 부탁한다. 바닷속 바위 오른쪽에선 천자가, 왼쪽에선 왕후가 날 수 있다는 설명도 해준다. 소년은 자기 아버지의 해골도 가지고 바다로 자맥질해 들어가 풍수장이의 아버지 해골은 왼쪽에, 자기 아버지 해골은 오른쪽에 놓고 나온다. 나중에 풍수장이가 아들을 낳았는데 그 아들은 조선의 태조 이성계가 되고, 헤엄치던 소년은 명나라의 왕이 되었다는 내용이다. 이외에 웅천 ‘천자혈’도 이성계, 주원장의 천자바위 전설과 비슷한 이야기다. ●조선·명 개국시기 맞물려 이성계도 등장 주원장은 중국 안휘성 봉양현 동쪽의 호주 출신이다. 17살에 고아가 돼 출가했다가 원나라 말기에 반란에 가담했고, 나중에 명나라를 개국했다. 그런데 중국의 주원장이 한반도, 그것도 경남에서 태어난 설화가 발생한 이유를 서 교수는 “비슷한 시기에 중국과 한반도에서 왕조 교체가 일어났고, 새로운 왕조 개창의 주인공들이 권좌에 오르기 전에 교류했을 것이라는 상상에서 나온 것”이라고 말한다. 또한 “한반도의 산천이 수려해 훌륭한 인물이 많이 배출된다는 인식에서 만들어진 전설”이라고 덧붙였다. 물론 주원장의 선조가 명당에 묘를 쓰고 주원장이 태어났다는 중국 전설을 반영한 것이기도 하다. ●청태조 출생 야래자 설화서 수용 혈통 비하 주원장의 천자전설 등은 상당히 우호적인 내용인 데 반해 청태조인 누르하치와 관련한 한반도의 전설이나 설화는 적대적인 내용을 반영하고 있다. 천자 명당과 비슷한 함북 회령 경원 등에서 채록한 ‘노라치 전설’이 그렇다. 회령에서 서쪽으로 15리 떨어진 동네에 이 좌수라는 토호가 살고 있었다. 어느 날 처녀인 딸이 임신해 상황을 알아보니 밤마다 찾아오는 야래자(夜來者) 때문이었다. 어느 날 새벽 그가 돌아갈 때 발목에 실을 매어두게 한 뒤 날이 밝아 실을 따라가 봤더니 야래자의 정체는 수달이었다. 그 수달을 때려죽였지만 딸은 이미 해산을 한 터. 이에 명당에 수달의 뼈를 모셨고, 대단히 잘생긴 딸의 아들은 미인과 혼인해 세 아들을 뒀다. 그중 셋째 아들 한(漢)이 자라서 청나라의 태조가 됐다는 내용이다. 청태조와 관련해 함경도 쪽에 그의 아버지인 야래자를 결국 죽여버렸다는 비슷한 전설이 여러 개 있다. 서 교수는 “누르하치의 출생담을 야래자 설화에서 수용한 것은 그 혈통을 비하하는 것으로, 병자호란 등 두 차례의 전란을 겪은 조선 민족의 청에 대한 증오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이를테면 후삼국 전쟁에서 패한 견훤의 탄생 설화가 야래자 지렁이라고 해 신성성을 제거한 것과 비슷하다는 얘기다. 18세기 조선에서 ‘임경업전’이나 ‘박씨전’과 같은 반청 의식이 강한 설화소설이 수용된 것도 당시의 민족의식을 반영한 결과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美의회 “시리아 반군 무기 지원” 속내는 ‘親알아사드’ 이란 견제?

    시리아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러시아와 중국이 언급한 ‘시리아인에 의한 시리아 사태의 해법’은 물건너 간 형국이다. 아랍연맹(AL)과 이슬람 수니파인 알카에다의 반군 지지 선언에 이어 미국 일각에서도 반군에 대한 무장 지원을 주장하는 등 시리아가 ‘제2의 리비아’ 사태로 흘러가고 있다. ●알아사드 정권 이란의 완충 지대 역할 아랍권 22개국으로 구성된 AL과 국제 테러조직 알카에다가 시리아 반군 지지를 선언한 가운데 조지프 리버먼 미 상원 국토안보위원장은 12일(현지시간) 유혈사태 종식을 위해 시리아 반군의 무장을 미국이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친민주당 성향의 무소속 의원인 리버먼 위원장은 CNN에 출연해 “지금이야말로 시리아 반군에 대한 지원에 나서야 할 때”라면서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는 것은 시리아 정부에 무기를 공급해 자국민을 죽이도록 도와 주는 이란에 전략적인 승리를 안겨 주는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선적으로 의료지원을 하고, 이어 반군에 대한 훈련과 통신 장비 제공, 궁극적으로는 무기 보급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발언은 미국의 역할 확대를 요구하고 있는 공화당의 목소리와도 맥락을 같이한다. 잭 류 백악관 비서실장도 무장 지원을 언급하진 않았지만 “알아사드 정권의 붕괴는 시간문제”라며 알아사드 체제의 종식을 위해 미국은 모든 수단을 강구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제2리비아 사태’로 내전 확대 전망 이런 가운데 시아파인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의 운명이 시아파가 다수인 이란의 역내 입지와 맞물려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제정치전문가인 파리드 자카리아 포린 어페어즈 편집장은 CNN을 통해 알아사드 정권의 몰락을 이란이 지켜보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일한 동맹이며, 완충지대 역할을 하고 있는 알아사드 정권을 잃는 것은 이란에 큰 손실이 된다는 것이다. 그는 “시리아 정부군에게서 특별한 약점을 찾기 어렵기 때문에 반군이 무기지원을 받더라도 승리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의 대리 전쟁을 시리아에서 발생 가능한 최악의 상황으로 상정했다. 한편 AL 외무장관들은 오는 24일 튀니지에서 미국과 유럽 대표들이 참여한 가운데 반군을 지원하는 국제연대 ‘시리아의 친구들’ 회의를 열어 행동 프로그램을 논의할 예정이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시진핑 방미-美·中 전문가 릴레이 인터뷰] (4·끝) 옌쉐퉁 칭화대 국제문제연구소 소장

    [시진핑 방미-美·中 전문가 릴레이 인터뷰] (4·끝) 옌쉐퉁 칭화대 국제문제연구소 소장

    “중국과 미국은 현재의 협력과 경쟁이 공존하는 관계에서 향후 2~3년 내에 협력보다 경쟁이 심화되겠지만 과거 미국과 러시아의 냉전구도까지 가지는 않을 것이다. 미·러가 격투기를 벌였다면 중·미는 전략과 기술을 요구하는 농구 게임을 하고 있다. 때때로 부딪치지만 실력을 겨루는 전략 싸움이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부주석의 13일 방미를 계기로 중·미관계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옌쉐퉁(閻學通·60) 칭화대 국제문제연구소 소장을 만나 향후 양국관계에 대해 들어봤다. →시 부주석의 방미 목적과 의미는. -시 부주석의 방미 목적은 향후 중·미관계의 전략적 협력을 위한 초석을 쌓기 위한 것이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이른바 ‘아시아 독트린’을 두고 중국에선 대선을 앞둔 ‘전략적 제스처’와 세계 주도권을 지키기 위한 ‘전략의 조정’ 등 두 시각이 있다. 나는 국력이 쇠약해진 미국이 전략적 조정에 나섰다고 본다. 중·미 간 갈등을 부추긴다는 점에서 부정적이다. 그럼에도 시 부주석이 방미하는 것은 대승적 차원에서 돌돌핍인(??逼人·거침없이 상대방을 압박한다)하지 말고 협력하란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서다. →바람직한 중국의 대미 외교전략은. -덩샤오핑(鄧小平) 시절부터 내려온 중국 외교의 기본 노선은 어떤 나라와도 동맹을 맺지 않는 ‘불결맹(不結盟) 원칙’이다. 중국은 주변국들과의 관계에 문제가 많은데 이는 이 원칙 때문이다. 그러나 앞으로는 현재 미국처럼 주변 국가들과 맹방 관계를 맺고 공동의 전략적 이익을 확대하는 쪽으로 가야 한다. 중국의 외교 목표도 조정해야 한다. 과거 경제발전 중심의 외교에서 중국의 국가 신뢰도를 높이는 쪽으로 바꿔야 한다. 즉 친구에게는 믿을 만하다는 신뢰를 주고, 적대국에는 두려움을 느끼도록 하며, 중립국들에는 이유 없이 정책을 바꾸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중국의 맹방이 될 수 있는 1차 후보군은. -북한과 파키스탄, 미얀마, 라오스, 스리랑카, 방글라데시 등을 들 수 있다. 태국과 한국은 특수한 예가 될 수 있다. 한국이 중국 및 미국과 등거리 외교를 펴서 둘을 공동 동맹국으로 삼는다면 한국에 이익이 된다. 중국과 우호관계를 맺기 싫어하면서 중국이 한국과 북한 사이에서 중립적이길 바라는 건 모순이다. →이번 방미의 핵심 의제는. -중·미 간 정치적 갈등 해결이다. 그 핵심에는 중동의 ‘두 개의 위기’가 있다. 시리아 내전 위기와 서방의 이란에 대한 공격 문제다. 미국의 대외정책은 전쟁 억지가 아닌 촉진이다. 미국의 시리아 반군 지원은 내전 확대를 유발하는 결과를 낳는다. 이란에 대한 제재도 마찬가지다. 제재 이후의 시나리오는 군사적 공격이다. 중국은 미국이 중동지역의 전쟁을 억지하길 바라지만 미국은 생각이 달라 이번 회담에서 양측이 어디까지 합의할 수 있을지 예단하기 어렵다. →중국은 이란과는 달리 시리아와 직접적 이해관계가 없지 않나. -시리아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미국은 이란에 대한 무력공격을 감행할 수 없다. 시리아 문제가 빨리 해결될수록 이란에 대한 공격 가능성이 커진다. 일단 전쟁이 나면 중국은 중동으로부터의 석유수급에 차질을 빚게 된다. 경제발전을 위한 안전한 환경을 확보하기 위해 기술적 수단(제재안에 부결)을 동원해 시리아 문제 해결을 지연시켜야 하는 것이다. →유엔 안보리의 시리아 제재안 표결에서 보여줬듯 중국이 러시아와 함께 미국에 대항하는 이유는. -중국과 러시아는 상하이협력기구(SCO)를 함께 만든 만큼 이를 토대로 전략적 협력을 강화해 미국에 대응해야 한다. 미국은 중국과 전략적 협력을 원하지 않고 모든 나라에 대해 대중국 무기 판매를 금지하려 한다.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의 맹방이 되길 거부하는 게 아니라 미국이 아시아지역에서 전략적 이익을 위해 중국을 용납하지 않는 게 문제다. →이번 회담에서 중국의 요구 사항은. -중국은 미국이 남해, 동해, 동아시아 등의 지역에서 중국에 대항하는 정책을 거두길 바란다. →향후 세계 질서는. -현재 한 개의 초강대국과 여러 강대국이 존재하는 일초다강(一超多强)형에서 두 개의 초강대국과 여러 강대국이 함께하는 양초다강(兩超多强) 구도로 전환될 것이다. 중국이 두 번째 초강대국이다. 많은 사람들이 내부 문제가 많다는 이유로 중국의 초강대국 진입 전망에 회의적이지만 모든 초강대국들은 내부 문제를 안고 있다. →한국의 대중 정책을 평가한다면. -최근 이명박 대통령의 한·중관계 인식에 변화가 느껴진다. 개선하려는 의도다. 앞으로 여러 문제에서 서로 협력해야 가까워질 수 있다. 한국은 중·미 사이에서 등거리를 유지할 수 있는데 관건은 한국이 원하느냐이다. 글 사진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옌쉐퉁 소장은 중국 내 강경파로 국가이익 개념을 강조한다. 군사력 강화 없는 화평굴기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견지한다. ▲헤이룽장(黑龍江)대 영어학과 ▲중국현대국제관계학원 국제정치학 석사· UC버클리대 정치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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