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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DI “한국 경기 하방위험 확대” 5개월 연속 경고

    KDI “한국 경기 하방위험 확대” 5개월 연속 경고

    3월 수출 전년 대비 18.2% 증가했지만 對EU -2.0%고물가·환율 등 대외 불확실성 증가… 기업심리 위축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로 인해 전쟁 중인 두 나라 뿐 아니라 유럽연합(EU)으로의 수출에도 경고등이 떴다는 국책연구원의 진단이 나왔다.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로 글로벌 공급망 교란이 심화되고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면 우리 수출에 부정적 영향이 점진적으로 더 크게 나타날 것이란 전망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7일 발간한 ‘4월 경제동향’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완만한 경기 회복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대외 여건이 악화되며 경기 하방위험이 확대됐다”고 밝혔다. 당장 한국의 전년 대비 3월 수출은 18.2% 증가하며 양호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러시아(-55.6%)와 우크라이나(-95.8%)로의 수출은 크게 감소했을 뿐 아니라 EU(-2.0%)로의 수출도 소폭 감소했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발생하기 전부터 KDI는 우리 경제에 대한 경고음을 계속 내고 있다. ‘경기 하방위험 확대’라는 표현은 지난해 12월 경제동향에 제시된 이후 이번 4월호까지 5개월 연속 등장했다. 그럴만 한 것이 기업의 체감경기를 나타내는 지표인 제조기업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1분기 내내 매달 93으로 집계되다 4월엔 83으로 조사됐다. BSI가 100보다 낮으면 경기악화를 예상하는 기업이 호전될 것으로 보는 기업보다 많음을 뜻하는데 수출기업 업황 BSI마저 1월 103, 2월 101, 3월 107로 호전 기대감이 반영되어 있었지만 4월엔 93으로 떨어졌다. 내수경제 지표인 소비와 건설투자도 회복세가 더디거나 답보 상태다. 2월 소매판매액은 전월(4.7%)보다 낮은 1.6%의 증가율을 기록했고, 같은 기간 서비스업생산 증가율도 4.7%에서 3.8%로 증가폭이 축소됐다. 건설투자는 전반적인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건설비용 증가로 건설투자 회복세가 제약을 받고 있다고 KDI는 설명했다. 고용여건은 전반적으로 개선돼 2월 취업자수는 전년 같은달 대비 103만 7000명 늘었다. KDI는 당장의 위기요인으로 물가와 대외 불확실성을 꼽았다. 3월 소비자물가가 전년 대비 4.1%로 급상승했고,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지정학적 위험과 주요국의 금리인상 가속화 움직임 때문에 금리와 환율이 다소 불안정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KDI는 “원자개 가격 급등으로 무역수지가 악화된 가운데 국내 물가의 큰 폭 상승이 우리 경제 회복세를 제약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 [데스크 시각] 젤렌스키 리더십/주현진 국제부장

    [데스크 시각] 젤렌스키 리더십/주현진 국제부장

    “그는 국민이 느끼는 두려움, 욕망, 꿈을 비춰 낸다. 국민의 영혼을 끓어오르게 하고 그런 국민을 보면서 다시 힘을 얻는다.”(영 이코노미스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리더십이 42일째 이어지며 장기화하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국면에서 화제다. 국민을 하나로 뭉치게 하고 세계 각국의 지원을 이끌어 내면서 속전속결로 우크라이나를 함락시킬 듯 보였던 러시아를 고전하게 만들었다. 그의 전매특허가 된 올리브색 티셔츠 패션은 재선을 뛰고 있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따라 입게 만들 만큼 국민과의 연대를 보여 주는 지도자의 상징으로 자리잡았다. 젤렌스키 리더십의 핵심은 소통이다. 침공 이틀째인 지난 2월 25일 수도 키이우 밤거리에서 각료들과 함께 있는 동영상을 올려 국민을 버리고 도망갔다는 유언비어를 정면 반박했다. 러시아의 테러 대상으로 지목돼 미국으로부터 망명 제안을 받았지만 끝까지 남아 싸우겠다며 항전 의지를 고취하던 모습은 감동을 줬다. 관객과의 소통에 능한 연기자(코미디언) 출신답게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SNS)를 이용해 그래미 시상식장,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등 각지에 출몰하며 직접 여론을 모으고 전장을 지휘하고 있다. 메시지도 독보적이다. 미국 등 각국 의회를 상대로 지원을 호소한 연설이 대표적이다. “숄츠 총리, 저 벽을 허물어 주십시오.”(독일 연방하원 연설) “숲에서, 들판에서, 거리에서 우리는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계속 싸울 것입니다.”(영국 하원 연설) “진주만을 기억하십시오. 우리는 매일 진주만과 9·11을 경험하고 있습니다.”(미국 의회 연설) 해당국이 당한 침략의 아픔과 특정 사건으로 겪은 민족의 고초를 인용해 공감을 자아내는 연설로 관중의 기립 박수를 넘어 세계인을 우크라이나 편으로 만들고 있다. 그의 활약은 블라디미르 푸틴이 그토록 막고자 했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의 확장, 러시아를 겨냥한 독일의 재무장,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우크라 지원 재정 투입, 서방의 대대적인 러시아 제재 등 혁혁한 성과를 가져왔다. 다만 수천 명이 목숨을 잃었고, 수백만 명의 난민이 발생하는 등 국민의 생명이 도탄에 빠지고 국토가 초토화된 상황을 감안할 때 그의 리더십이 우크라이나 국민에게 최고의 선택이었는지는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강대국일수록 주변 세력권에 대한 집착이 강한 게 국제정치의 기본인데, 젤렌스키가 나토 가입을 주장해 전쟁 유발까진 아니어도 러시아가 방아쇠를 당기도록 자극했던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기 때문이다. 요순(堯舜)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고사성어 고복격양(鼓腹擊壤)은 ‘배를 두드리고 발을 구르며 흥겨워한다’는 뜻으로 태평성대를 의미한다. 국민이 지도자를 찬양할 때보다 지도자가 누구인지 관심을 가질 필요가 없고, 삶에서 굳이 정치를 의식할 필요도 없을 때가 가장 살기 좋은 때이며, 이런 시절을 선사하는 게 최고의 리더라는 교훈을 주는 고사에서 나온 말이다. 논란에 불을 지피거나 특정 캠페인을 벌이며 요란한 소리를 내는 대신 시스템은 사전에 정비하고 리스크는 미리 제거해 상황을 관리하는 게 좋은 리더의 필수 조건이란 말이다. 젤렌스키는 전쟁을 끝내기 위한 출구전략으로 당초 호기롭게 외치던 나토 가입을 이제 와서 포기하겠다며 평화 협정의 조건으로 제시했다. 전쟁의 모든 책임이 푸틴에게 있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지만 사태가 이 지경이 되도록 젤렌스키는 뭘 했는지 역사는 평가할 것이다. 우리의 새 지도자는 국민의 영혼을 끓어오르게 하는 소통보다 국민을 편안하게 하는 리더십을 보여 주기 바란다.
  • ‘부차 학살’에 미 추가제재 카드는 ‘신규투자 금지’

    ‘부차 학살’에 미 추가제재 카드는 ‘신규투자 금지’

    미국 정부가 6일(현지시간) 러시아에 대한 ‘신규 투자 금지’를 골자로 한 추가 제재 방안을 발표한다. 미국 금융기관과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의 러시아 자금도 묶는다. 러시아로 흘러 들어가는 돈줄을 조이고, 러시아가 보유한 달러를 고갈시키려는 조치다. 외신들은 “‘부차 민간인 학살’에 대한 국제사회의 분노가 추가 경제 제재 카드로 귀결됐다”고 평가했다.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 정부 고위 당국자는 5일 유럽연합(EU) 및 주요 7개국(G7) 국가들과 함께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를 내놓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러시아에 대한 모든 신규 투자 금지, 러시아 금융기관 및 국영 기업에 대한 제재 강화, 러시아 정부 당국자와 그 가족에 대한 제재가 대상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두 딸도 포함될 것으로 전해졌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러시아는 자원이 무한하지 않다”며 “러시아는 남은 달러 보유고를 고갈시키거나, 새로운 수입원을 만들거나, 디폴트(채무불이행) 중 하나를 선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USA투데이는 “러시아에 심각하고 즉각적인 경제적 피해를 가하기 위한 의도”라고 진단했다. 제임스 김 아산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루블화 가치가 다시 회복세를 보이고 푸틴 대통령이 전쟁을 끝낼 기미를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서방 국가가 제재 폭을 넓히는 방식으로 러시아에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시그널을 보내는 것”이라고 제재 배경을 진단했다. 앞서 미 재무부는 전날 미국은행을 통해 달러로 러시아의 채무를 상환하는 것도 불허한다고 밝혔다. 이전에는 미국이 자국 금융기관에 예치된 러시아 보유 외환을 동결하면서도 부채 상환에 한해서만은 사용을 허가했었다. 하지만 이제는 미국 내 러시아 자금을 완전히 묶어 러시아 내에 있는 재정 자원을 아예 말리겠다는 의도다. 영국 BBC에 따르면 리즈 트러스 영국 외무장관은 “러시아의 외환 보유액 6040억 달러(약 735조원) 중 60%인 3500억 달러(약 426조원) 이상이 동결됐다”고 말했다. 재무부는 또 5일 러시아의 다크웹 마켓 사이트인 ‘히드라마켓’과 암호화폐 거래소인 ‘가란텍스’를 추가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이에 따라 두 기관과의 거래가 전면 금지되고 미국 내 관련 자산은 모두 동결된다. 다크웹은 인터넷에 기반을 둔 네트워크로, 사용자들이 자신의 신분이나 관련 인터넷 활동을 숨긴 채 특정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일종의 온라인 암시장이다. 다크웹 마켓에서는 불법적인 물품과 서비스 거래의 지불수단으로 암호화폐만 통용된다. 암호화폐를 이용한 러시아의 재원 마련을 차단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러시아산 에너지에 대한 완전하고 강력한 제재가 시행되지 않는 한, 러시아 곳간을 말리기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러시아가 여전히 에너지 수출로 막대한 돈을 벌어들이고 있다”며 “원자재 수출로 올해 3210억 달러(약 391조원)에 가까운 수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 “러軍, 나치 낙인 새기고 성폭행 살해”…우크라 의원이 공개한 끔찍한 사진

    “러軍, 나치 낙인 새기고 성폭행 살해”…우크라 의원이 공개한 끔찍한 사진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군의 민간인 학살 정황이 드러나는 가운데 우크라이나의 한 여성 하원의원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여성들에게 저지른 만행을 고발했다. 4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 데일리메일 등 외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홀로스당 소속 여성 하원의원인 레시아 바실렌코는 자신의 트위터에 ‘강간과 고문을 당한 뒤 살해된 여성’이란 제목의 사진 한 장을 공유했다. 사진 속 여성의 몸에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아돌프 히틀러가 이끌던 나치 독일의 상징 문양이 새겨져 있다. 화상 자국 주변엔 멍과 상처가 가득했다. 바실렌코 의원은 “말문이 막힌다. 내 마음은 분노와 두려움, 증오로 마비됐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러시아 군인들은 우크라이나인들을 약탈하고, 강간하고 살해한다. 손이 묶인 채 총에 맞아 죽은 아이들이 발견됐다”면서 “10살 소녀도 예외는 아니었다. 만(卍)자 모양의 화상을 입은 여성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바실렌코 의원은 “이는 모두 러시아와 러시아 남성들이 저지른 일”이라며 “러시아의 어머니들이 이들을 키웠다. 부도덕한 범죄자들의 나라다”라고 지적했다.한편 최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의 근교 도시인 부차에서는 민간인 집단 학살 증거가 나와 전세계에 충격을 안겼다. 최소 410명의 민간인 시신이 발견됐는데 일부는 손이 뒤로 묶인 채 총에 맞아 사망한 상태였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유엔 안보리 회의 화상연설을 통해 “민간인들은 수류탄 폭발로 자신의 아파트와 집에서 살해당했다. 러시아군은 오직 재미로 자동차 안에 있던 민간인들을 탱크로 깔아뭉갰고, 우크라이나인들의 팔다리를 자르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여성들은 자녀들의 눈앞에서 성폭행당한 뒤 살해됐다. 이런 짓은 다에시(IS의 아랍어 약자)와 같은 다른 테러리스트들과 전혀 다르지 않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우크라이나에서 저질러진 가장 끔찍한 전쟁범죄”라며 “실질적인 책임 추궁을 보장할 수 있는 독립 조사를 즉각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러시아 당국은 부차의 민간인 학살이 조작된 것이라며 관련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 [황성기 칼럼] 김여정의 핵공격 위협, 그 답은?/논설실장

    [황성기 칼럼] 김여정의 핵공격 위협, 그 답은?/논설실장

    북한의 3월 24일 ‘화성’ 계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는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종언을 의미한다. 문재인 정부가 다른 외교 현안을 제쳐 놓고 5년간 매달린 비핵화가 얼마나 허망했는지 김정은의 코웃음이 들리는 듯하다. 김정은이 문 대통령, 정의용 특사에게 속삭였던 비핵화는 곧 있을 핵실험으로 실현 불가능한 과제임이 입증될 것이다. 김여정마저 어제 남한 핵공격 위협을 아무렇지도 않은 듯 쏟아냈다. 북한은 처음부터 비핵화를 생각하지도 않았다는 심증이 확신으로 바뀌는 ‘진실의 순간’이다. 40년 핵개발 역사가 그랬듯 북한은 지난 5년간 핵 능력을 증강시켰지만 한미는 구경만 했다. 헌법에 ‘핵보유국’ 표현을 넣은 지 10년 되는 북한이다. 북한이 어떤 제재를 받든, 어떤 곤경과 위기에 처하든 핵보유국이란 ‘보검’을 포기하는 일은 없다고 보는 게 합리적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북한에 최악의 학습을 시키고 있다. 핵 강국 러시아가 핵발전소만 있고 핵무기는 없는 우크라이나를 향해 핵위협을 서슴지 않는 장면을 김정은은 생생하게 목도 중이다. 핵을 없앤 우크라이나, 핵 강국에 위협받는 우크라이나를 보면서 김정은은 핵은 결코 포기해선 안 될 보검이라는 확증편향을 보다 강고하게 할 것이다. 백약무효처럼 사상 최강의 제재를 비웃으며 북한은 몇 년째 핵 진화를 이루고 있다. 북한이 아무리 간난(艱難)해도 핵개발은 고도화하고 정밀해질 것이다. 액체연료가 고체연료로 바뀔 것이고, 재진입 기술도 확보해 미국 본토를 본격적으로 위협할 것이다. 핵탄두의 소형화와 전술핵 개발로 정밀 타격 사정권에 드는 한국과 일본을 전전긍긍하게 할 것이다. 비핵화가 불가능할 것이라는 팩트 너머에는 북한 핵보유 인정에 이어 핵동결과 핵군축 말고는 달리 선택지가 없다. 하지만 한반도에 핵이 존재하고 김정은의 ‘핵폭주’ 가능성이 잔존한다면 속에서 끓어 온 한일의 핵무장론은 일정 시점에 이르면 폭발할 수밖에 없다. 문재인 정부의 비핵화 프로그램은 2017년 전쟁 직전의 상황을 고려하면 불가피한 측면도 있다. 다만 북한이 비핵화할 것이라고 순진하게 믿었던 것은 큰 잘못이다. 우리의 의지만 확고하면 미국과 북한을 설득할 수 있을 거란 판단도 성급했다. 미국과 북한이 비핵화에 진정성이 없었다는 사실은 2018년 6월 싱가포르, 이듬해 2월 베트남 북미 정상회담 과정을 복기하면 확연하다. 7차 핵실험을 목전에 둔 지금 비핵화 생각이 없는 북한을 향해 대화하자는 ‘전략적 인내’의 미국에 윤석열 정부는 진지하게 물어야 한다. “정말로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를 원하느냐”고. 그리고 “미국은 수년 안에 북한의 비핵화를 이룰 수 있느냐”고. 나아가 북핵을 중국 견제의 요긴한 도구로 쓰고 있는 거 아니냐는 오랜 의심에 대해서도 따져 봐야 한다. 그래서 윤석열 정부 5년 이내에 비핵화를 이루지 못하겠다고 판단되면 비대칭 전력의 대칭화를 검토해야 한다. 핵무장이 북핵 인정과 동북아 핵경쟁을 부를 것이라는 반대론도 존재한다. 하지만 미국이 북한의 비핵화에 소극적이고 핵만 키울 거라면 우리도 살길을 찾아야 한다. 미국이 30분 안에 평양을 때려 준다는 핵우산 환상은 전쟁이 닥치면 뒤늦은 착각일 수 있다. 김여정이 핵위협을 담은 어제 담화에서 남조선을 무력의 상대로 보지 않으며 “총포탄 한 발도 쏘지 않는다”고 했다. 가소로운 거짓말이다. 2010년의 연평도 포격전에 북한이 퍼부은 포탄은 무려 170여발이었다. 대남 핵공격도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워싱턴에 간 ‘한미정책협의단’은 ‘한미동맹 강화’, ‘한반도 비핵화 의지 확인’ 같은 하나 마나 한 브리핑은 하지 말아야 한다. 바이든의 진의를 파악해 다음 스텝을 준비하는 결기를 보여야 할 것이다.
  • 윤석열 정부 길들이기?…김여정, 군사 대결 시 ‘핵 공격’ 엄포

    윤석열 정부 길들이기?…김여정, 군사 대결 시 ‘핵 공격’ 엄포

    북한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이 남측이 군사적 대결을 선택한다면 핵무기로 대응하겠다고 선포했다. 남측과의 대결 상황을 전제로 발언한 것이지만, 유사 시 핵 공격도 감행할 수 있다는 의지를 공개적으로 내비친 것이다. 김 부부장은 5일 서욱 국방부 장관의 ‘미사일 발사 징후 시 원점 타격’ 발언에 대해 지난 3일에 이어 재차 비난하는 담화를 내놓았다. 이날 담화는 “미친놈”, “쓰레기”, “대결광”이라는 거친 표현을 동원하며 맹비난했던 지난 담화에 비해 다소 정제된 표현을 썼다. 하지만 내용적 측면에선 남측을 핵무기로 공격할 수 있다는 의지가 담겨 있어 더 강경해진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김 부부장은 남측을 향해 “군사행동을 취하지 않는다면 우리의 공격대상이 되지 않을 것”, “남조선을 겨냥해 총포탄 한 발도 쏘지 않을 것”, “우리 민족 전체가 반세기 전처럼, 아니 그보다 더 깊은 상처를 입게 된다”는 등의 말로 남측과 무력 대치를 원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남측이 군사적 대결을 선택한다면 부득이 핵무기로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그는 또 “남조선이 어떤 이유에서든, 설사 오판으로 인해서든 서욱이 언급한 선제타격과 같은 군사행동에 나선다면 상황은 달라진다”며 “남조선 스스로가 목표 판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의 핵 전투 무력은 자기의 임무를 수행하게 될 것”이라며 “남조선군은 괴멸, 전멸에 가까운 참담한 운명을 감수해야 한다”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이틀 전 자신들을 ‘핵보유국’으로 지칭했던 북한이 이번에는 핵사용 의지를 공개적으로 밝힌 셈이다. 특히 이번 담화를 통해 구체적인 ‘핵 사용 전략’ 계획을 공개한 것도 주목된다. 김 부부장은 “전쟁 초기에 주도권을 장악하고 타방(상대방)의 전쟁 의지를 소각하며 장기전을 막고 자기의 군사력을 보존하기 위해 핵전투무력이 동원한다”고 설명했다.당초 한미연합 작전계획(작계)에는 개전 초기 북한이 장사정포를 동원해 서울과 수도권을 집중 포격하는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근 한미는 북한의 실질적인 핵 공격을 가정해 수정하기로 했다. 때문에 김 부부장의 ‘핵전투무력’ 발언은 한미 군 당국의 작계 최신화에 대한 북한의 경계심을 노출한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한편으론 김여정이 5월 초 출범하는 남측의 새 정부를 미리 길들이려는 속셈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이 ‘핵 공격’을 언급하면서도 ‘먼저 공격할 의도는 없다’는 식으로 달래면서 차기 정부의 대북정책이 너무 강경한 방향으로 흐르지 않도록 유도하려는 목적이란 해석이다. 김 부부장의 담화 성격이 누그러진 배경도 남측과 사전에 교감이 있었을 것으로 관측했다.
  • [STOP PUTIN] 뒤로 두 손 묶인 채 즉결 처분 당한 듯, 로이터가 전한 사진

    [STOP PUTIN] 뒤로 두 손 묶인 채 즉결 처분 당한 듯, 로이터가 전한 사진

    아! 정말로 이런 사진을 써야 하는지 모르겠다. 로이터 통신도 꽤나 고민한 끝에 올리기로 결정한 모양이다. 3일(이하 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외곽 부차 마을의 거리에서 발견된 시신 모습이다. 뒤로 두 손을 결박당한 채 머리에 총상을 입은 남성의 시신이다. 물론 로이터는 시신 전체를 보여주는 다른 앵글의 사진도 여러 장 공개했으며 이 마을의 다른 도로에서 촬영된 적어도 네 구 정도의 시신이 널브러져 있는 사진도 공개했다. 언론매체들은 시신이나 유혈이 낭자한 사진 등을 싣지 않는 원칙을 갖고 있으나 미국 일간 뉴욕 타임스(NYT)는 이런 저널리즘 원칙이 러시아군의 잔학상을 세계인에게 알리는 데 걸림돌이 된다는 지적을 받아들여 일가족이 박격포탄 파편에 스러진 사진을 1면에 크게 보도했다. 로이터도 이를 좇아 부차에서 촬영된 사진을 공개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군의 잔학상을 언제까지 인류가 참고 지켜봐야만 하는지 화도 나고 막막해진다. 5주 동안 점령하던 러시아 군이 지난달 30일 퇴각한 뒤 이런 식으로 죽임을 당한 주민이 수백명이란 증언이 나오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타라스 샤프라스키이 부차 부시장은 러시아 군이 물러난 뒤 50구의 시신이 새로 발견됐다며 재판을 통하지도 않고 민간인을 즉결 처형한 것이어서 전쟁범죄로 다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로이터는 이들 주민의 죽음에 누가 책임이 있는지 독자적으로 검증하지 못했다면서도 세 구의 시신을 직접 기자들이 봤다고 했다. 시신 한 구의 손은 결박돼 있었고, 두 구는 그렇지 않았는데 머리에 총상이 나 있어 아나톨리 페도룩 시장과 샤프라스키이 부시장이 처형이라고 주장했던 것과 일치했다고 밝혔다. 세 구의 시신 모두에 머리 외에는 다른 상처가 없었다. 모두 민간인 복장의 남성들이었다. 결박 당한 채 숨진 이의 입술과 얼굴에는 화약 화상 자국이 남아 있었다. 이것은 아주 근접한 위치에서 총을 맞았음을 의미한다. 그의 손을 묶은 것은 흰색 완장 옷감인 것으로 보인다. 같은 완장을 차고 있던 한 여성은 부차에 진주하던 러시아 군대가 주민들에게 민간인 티를 내라고 흰색 완장을 차라고 요구했다고 전했다. 로이터는 크렘린궁과 러시아 국방부에 기자들이 시신을 목격했다고 알렸지만 답을 듣지 못했다고 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성명을 내 우크라이나 당국의 비난은 도발이라면서 어떤 부차 주민도 러시아군의 손에 폭력을 당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또 퇴각하기 전에 키이우 일대에서 452t의 인도주의적 지원을 했다고 주장했다. 샤프라브스키 부시장은 러시아군이 퇴각한 뒤 300명 정도의 시신이 발견됐으며, 관리들은 50명 정도가 러시아군에 의해 즉결 처형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로이터는 이런 집계를 따로 검증하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페도룩 시장은 “러시아인들은 민간인을 살해한다는 것을 명확히 인식하고 있었다”면서 로이터 통신 기자들에게 시신 한 구를 보여줬다. 그는 주민으로부터 두 사람이 머리를 맞댄 채 총알 하나로 숨진 것처럼 보이는 시신들도 봤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물론 이 주장의 진위 역시 통신사가 독자적으로 확인하지 못했다. 테탸나 볼로디미리브나는 키이우에서 북서쪽으로 37㎞ 떨어진 이 도시가 러시아 수중에 떨어진 뒤 목숨을 잃은 남편의 묘 옆에서 슬픔에 젖어 증언했다. 부부는 나란히 해병대 출신인데 자신의 아파트에서 끌려나와 러시아 군이 사령부로 쓰는 같은 건물의 사무실로 옮겨졌다. 체첸 쪽에서 온 것이 확실해 보이는 남자가 자신들을 “해치울 것”이라고 말하는 것을 들어야 했다. 그녀는 체첸 사람임을 알아챈 사실을 티내지 않으려고 애를 썼다. 로이터는 역시나 체첸의 지도자이며 크렘린궁 충성파인 람잔 카디로프에게 코멘트를 요청했으나 답이 없다고 했다. 테탸나는 그들에게 이름만 말했을 뿐 성을 얘기하지 않았다. 나흘 뒤 풀려났는데 부부가 살던 건물의 지하 층계에 시신 몇 구가 있다는 얘기를 듣지 못했다고 했다. “운동화를 보고도, 바지를 보고도 누군지 알겠더라. 팔다리를 잘린 것 같았다. 몸이 차갑기만 했다. 이웃들이 그의 얼굴 사진을 갖고 있다. 머리에 총을 맞고, 팔다리는 절단되고 고문을 당했다.” 로이터 기자들이 사진을 검토했는데 얼굴과 몸에 칼자국이 난무했다. 총상을 입었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남편 시신을 돌려 받아 이웃들의 도움을 얻어 건물 근처 마당에 묻었다. 흙을 깊이 파내지 못해 “개들이 파먹을 수 있을 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고 그녀는 말했다. 한 기자는 그녀의 남편 시신이 발견된 지하 층계에 다른 시신이 남아 있으며 주민들이 침대보를 덮어준 것이 최소한의 인간적 예우였다고 했다. 한 여성은 코너만 돌아가면 두 남성이 묻힌 무덤이 더 있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본인이 목격하지않았지만 러시아 군에 목숨을 잃은 것이라고 했다. 두 구 모두 왼쪽 눈에 총상이 있었다. 다른 여섯 주민도 그녀의 주장이 맞다고 했다. 한 주민은 아파트 부속 건물에 살던 남자들이라면서 그 중 한 명은 우크라이나군 퇴역자라고 했다. 우크라이나는 침공 직후 러시아 군의 수중에 떨어진 부차 마을을 비롯해 키이우 전역을 지난 2일 수복했다고 주장했다. 다음날 부차의 도로들은 오발탄 천지였다. 불에 탄 탱크 잔해 옆에 로켓들이 꽂혀 있었다. 몇몇 주민들은 부비트랩이나 미사일 파편을 발견하고 “지뢰 조심해!”라고 연신 외쳐대며 벽에 딱 붙어 기어 다녔다. 볼로도미르 코파초프(69)는 러시아 군이 자신의 집 정원 옆에 로켓 시스템을 갖춰 놓았다고 말했다. 로이터 기자가 방문했을 때 탄약상자들과 포탄 껍질 등이 어지러이 흩어져 있었다. 반려견 사육자인 그는 서른세 살 딸과 그녀의 남자친구, 친구가 사살됐다고 했는데 러시아 군대가 퇴각 며칠 전에 ‘파티 스트리머’를 쐈다는 이유로 총격을 가했다는 것이다. 그의 아내는 딸 등이 병사들을 해칠 의도가 없이 그저 저항의 제스처로 ‘파티 스트리머’를 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겨내는 일이 무척 힘들다”고 털어놓았다. 중앙아시아에서 셰퍼드와 닮은 종으로 평가되는 알라바이 열 마리도 뒷마당에서 짖어댄다는 이유로 총에 맞았다. 그는 한 달 동안 집 밖으로 나서는 모험을 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들은 보이는 족족 죽이더라. 누구도 ‘당신은 누구요, 왜 나돌아다니는 거냐?’고 묻지 않았다. 병사들은 그냥 쏴버리더라.”
  • 시진핑 책사 “러·우크라 전쟁은 리허설...中 어떻게 싸울지 배워야’”

    시진핑 책사 “러·우크라 전쟁은 리허설...中 어떻게 싸울지 배워야’”

    중국 공산당 국사(國師)로 일명 ‘시진핑 브레인’으로 유명한 진칸룽(金燦榮) 중국 런민대(人民大) 국제관계학과 교수가 러시아-우크라 전쟁에 대해 입을 열어 주목된다. 중화권 인터넷에서는 ‘오늘은 우크라이나, 내일은 대만’이라는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진칸룽 교수는 “기술적 관점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갈등은 실제로 대만해협 위기의 ‘리허설’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에서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는 표현을 쓰지 않는 대신 ‘위기’나 ‘갈등’이란 단어를 쓴다.  진 교수는 “중국이 군사적으로 싸우는 방법과 같은 것들을 많이 배울 수 있다”고 했다. 지난 2일 중국 관영언론 ‘환구시보’가 공개한 단독 인터뷰에서 진 교수는 이같이 밝혔다.  진찬룽 교수는 “법적 차원에서 대만 문제와 우크라이나 문제는 성격이 확연이 다르다”며 “대만은 중국의 일부로 중국과 수교한 모든 국가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인정하고 있지만 우크라이나는 냉전이 종식된 뒤 소련에서 독립한 국가로 유엔에서도 이를 인정하고 있다”고 했다. 대만은 국제 사회에서 인정하는 ‘국가’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이어 중국은 대만에 ‘평화통일’,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를 주장하지만 무력을 포기하겠다고 약속한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진찬룽 교수는 “기술적인 면에서 실로 대만해협 위기의 ‘리허설’이라고 볼 수 있다”며 “중국도 군사적으로 어떻게 싸워야 하는지, 정치에서 어떤 압력에 직면하고 이를 완하는 방법 등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그는 ”이 갈등에서 서로 다른 당사자는 서로 다른 경험을 배웠다“고 했다. 그는 ”대만의 경우 이는 대만 당국에 충격일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현재의 상황으로 볼 때 올바른 방향으로 해석하지 못했다“고 했다. 이어 ”예를 들어, 대만은 군사력이 우크라이나보다 강하다고 필사적으로 말하고, 미국에 있어 대만의 전략적 가치도 우크라이나보다 크다고 끊임없이 자위한다. 이러한 인식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일부 대만독립 세력과 미국 우익 주도에 대만해협의 위기를 촉발할 위험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러한 것이 중국에게 더 높은 요구 사항을 요구한다며 그들의 계획에 대비해 군사적 준비를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 중국 군사 지출을 GDP의 2%로 늘려야 한다며 전 환구시보 편집장인 후시진의 의견에 동의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방비는 지난해에 비해 7.1% 증가했지만 전반적으로 여젆히 낮으며 GDP의 2%에도 달하지 않는다"며 "현재 위험이 더 커진 것을 감안하면 조속한 조치가 필요하다"며 "우리는 대만독립 분자와 미국의 우익의 모험심을 과소평가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 [속보] 13만 추가 징집 선언 푸틴… 젤렌스키 “죽음이 닥쳤다” 경고

    [속보] 13만 추가 징집 선언 푸틴… 젤렌스키 “죽음이 닥쳤다” 경고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 외곽의 안토노프 공항에서 갑자기 철수한 것으로 확인돼 러시아군의 키이우 철수설이 커지고 있다고 CNN·NYT가 보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텔레그램에 게시한 연설 영상을 통해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북부에서 느리지만 눈에 띠는 방식으로 철군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의 반격에 의해 쫓겨나는 경우도 있지만, 자발적인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NYT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북부 지역에서의 군사 작전을 줄일 것이라고 발표한 지 사흘 만에 러시아군이 키이우와 체르니히우에서 철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안토노프 공항은 키이우에서 북서쪽으로 28㎞ 떨어진 호스토멜에 있는 공항으로,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침공 첫날인 2월 24일 이곳을 점령한 뒤 진지를 구축하고 주둔하며 치열한 공방전을 벌여왔다. 젤렌스키는 “(러시아군이 점거했던) 북부 지역엔 여전히 많은 위험 요소가 남겨져 있다. 주택과 각종 장비를 약탈하고, 우크라이나인 시신을 거리에 그대로 남겨놓고 떠나는 것이 현실”이라며 “이 지역으로 돌아올 예정인 우크라이나 시민들은 여전히 매우 조심해야 하고, 예전과 같은 평범한 삶으로 돌아가는 것은 여전히 불가능한 것이 엄연한 상황이다. 폐허를 정리하고, 러시아군이 더이상 이 지역을 침범하지 못할 것이란 확신이 들 때까지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북부 지역에서 물러난 러시아군이 북동부 제2도시 하르키우(하리코프)와 동부 돈바스 지역에 집결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젤렌스키는 “더 강력한 타격을 준비 중”이라고 항전의 의지를 다졌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 정부가 1일부터 13만명이 넘는 신병 징집을 시작했다는 점에 우려를 표했다. 전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3만4500명의 신규 징병을 명령하는 법령에 서명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 시민들을 향해 “더 많은 젊은이들에게 확연한 죽음이 닥쳤다. 더이상 여기(우크라이나)서 죽을 사람은 필요 없다. 당신의 자식들이 악당이 되지 않도록 군대에 보내지 말고 구원하라”고 강조했다.러시아군, 안토노프 공항 떠나 CNN은 미 국방부의 한 관리가 지난달 31일 러시아군이 그동안 점령하고 있던 안토노프 공항을 떠난 것으로 믿고 있다고 밝혔으며 이는 미국 민간 위성업체 맥사 테크놀로지가 같은 날 촬영한 인공위성 사진에서 확인됐다고 전했다. 이전에 촬영된 인공위성 사진에서는 키이우 서쪽에 배치됐던 군 차량과 포병 진지 주위에 러시아군이 흙으로 방호벽을 건설한 장면이 포착됐으나 31일 촬영된 사진에는 방호벽만 남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우크라이나군은 최근 수일 간 개전 이후 가장 치열한 전투가 벌어진 키이우 동쪽과 서쪽의 10여개 도시를 장악했다고 주장했다. 군사 분석가들은 하지만 키이우 포위를 시도해온 러시아군이 손실을 보고 인근 지역에서 철수한 것이 러시아의 전쟁 수행 축소를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러시아군이 수 주일째 하르키우 남동쪽의 중요 도시인 이지움을 점령하려고 공격을 퍼붓고 있다며 이곳이 점령되면 북쪽의 러시아군이 동부 돈바스(도네츠크·루한스크) 군이 연결돼 북동부의 우크라이나군이 고립될 것이라고 말했다.
  • 쿼드, 안보·경제 협의체로 진화… 역내 공조로 국익 극대화를[오일만의 글로벌 패권경쟁]

    쿼드, 안보·경제 협의체로 진화… 역내 공조로 국익 극대화를[오일만의 글로벌 패권경쟁]

    미국이 인도·태평양(인태) 지역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 보다 뚜렷해지고 있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지난 2월 11일 발표한 인도·태평양 전략 보고서는 서문(序文)부터 중국의 도전을 최우선 과제로 적시했다. 미국은 보고서를 통해 “인도·태평양 지역에 대한 미국의 초점이 집중된 것은 특히 중국인민공화국(PRC)의 도전 때문”이라고 못을 박고 5대 전략 목표와 10가지 액션플랜을 제시했다. 주목해야 할 것은 7번째 액션플랜이다. 한미일 협력 확대가 담겨 있고 연장선상에서 미국이 한일 관계 개선을 촉구하고 있는 것이다. 한미일 3각 협력을 인도·태평양 전략의 축으로 삼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는 의미가 있다. 차기 정부가 한미동맹을 포괄적 협력 강화라는 틀로 전환시키려 하고 있는 점에서 주목되는 미국의 변화다. ●한일지도자 강력한 결단을 지난 29일 서울 코리아나 호텔에서 열린 ‘신정부의 대외정책: 한일관계와 인도·태평양 전략’ 세미나에서도 미국의 인태 전략을 중심으로 다양한 대응전략을 놓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미중 신냉전 질서가 던진 엄혹한 현실 속에서 다양한 실용주의적 국익 전략이 필요하다는 취지였다. 한국 글로벌전략연구원과 일본 게이오대학 한국연구센터가 공동주최한 이번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은 1965년 수교 이후 한일관계가 최악의 상황이라는 점에 공감을 표하면서 미래에 방점을 찍는 관계 개선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한국의 6월 지방 선거, 일본의 7월 참의원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한국 내 친일논쟁과 일본 내 역사전쟁 프레임 등 정치적 변수가 관계개선의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도 높았다. 니시노 준야 게이오대 교수는 화상회의에서 “윤석열 정부의 외교 노선과 기시다 후미오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에서 공감대가 많아 협력의 공간이 넓어질 것”이라며 양국 지도자의 강력한 정치적 결단을 요구했다. 이원덕 국민대 교수는 “한일 정상의 소통을 재개하고 현안인 위안부·징용 문제에 머리를 맞대야 한다”며 “역사인식 등 양국의 현격한 시각차를 감안해 1.5트랙 성격의 민관 합동기구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남기정 서울대 교수는 “과거사 해결을 위한 최소한의 전제로 일본 정부·기업의 반성 표명과 ‘2015년 위안부 합의’를 주도했던 기시다 총리의 결자해지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중국 견제에 초점이 맞춰진 인태 전략은 군사적 협력 이외에 글로벌 공급망 재편 카드를 안보 전략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세계의 공장, 중국이 자국의 공급망을 이용해 이 지역에서의 경제 분야는 물론 외교적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움직임 때문이다. 미중 패권경쟁에 올인한 바이든 행정부는 이 지역에서의 중국 영향력을 차단하기 위해 중국을 제외한 ‘민주적 가치’를 공유한 국가들을 중심으로 공급망을 재편하겠다는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는 것이 참석자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더 이상 기계적 중립은 곤란 핵심 전략를 실행하는 미국, 호주, 일본, 인도의 협의체 ‘쿼드’(Quad)를 확장하는 ‘쿼드 플러스’ 가입을 놓고는 의견이 엇갈렸다. 참여론자들은 쿼드 불참 시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한국의 전략적 가치가 감소하고 미국이 한국을 내팽개칠 위험성을 지적한다. 반면 신중론자들은 대중국 무역 규모가 국내총생산(GDP)의 17%에 달하는 한국과 미국(GDP 대비 3%), 일본(6%), 호주(10%) 등의 전략적 접근법이 다른 만큼 노골적인 반중 전선 합류는 자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쿼드가 표명하는 글로벌 보편 가치를 침해하는 행위에는 공동 대응하되 특정 국가를 군사적, 경제적으로 압박해선 안 된다는 인식이다. 황재호(외국어대 교수) 글로벌전략연구원장은 “미중 갈등이 심화될수록 한미동맹이 북한 위협을 넘어 대중 견제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이 가속화할 것”이라며 “미국과의 군사동맹뿐만 아니라 경제적 안보 관계도 대폭 강화하는 방향으로 쿼드 플러스가 발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재현 아산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대중 전선에는 참여하지 않되 지역의 자유주의 국제질서 영역에서 목소리를 내는 것이 필요하다”며 “더이상의 기계적 중립이나 전략적 모호성으로 일관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서정건 경희대 교수는 “쿼드가 중국 견제보다는 다양한 글로벌 이슈를 위한 협력체로 자리매김하고 있기 때문에 선택적 참여를 주저할 이유가 없다”며 “한미 동맹의 수동적 틀에서 벗어나 역내 현안에 대해 한국 위상에 맞는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미국의 글로벌 전략과 관련해 인도·태평양 공조체제는 안보를 넘어 경제 이익을 공유하는 정치·경제 네트워크로 진화 중이라는 분석도 많았다. 인태지역에서 미국 주도의 경제 협의체가 부재한 상황에서 미국 주도의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에 적극 참여해 규범 선도자로서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미국 정부가 인태 전략의 핵심 목표로 제시한 것이 IPEF”라며 “윤석열 당선인도 IPEF를 경제 안보의 축으로 삼아 역내 국가들과의 공급망 협력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자유무역, 공급망 안정, 디지털 경제, 탈탄소 청정에너지 등 IPEF가 폭넓은 분야에서 호혜적인 경제협력 강화를 목표로 하는 만큼 참여의 실익이 크다는 주장이다. 미중 경제 갈등의 파급효과로 한국 경제의 생태계가 지각 변동을 겪는 이때에 역내 공조와 협력을 통해 국익 극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참석자들은 입을 모았다.
  • [STOP PUTIN] 82년 전 스탈린에 강제 이주 당한 그들, 푸틴이 일깨운 악몽

    [STOP PUTIN] 82년 전 스탈린에 강제 이주 당한 그들, 푸틴이 일깨운 악몽

    1940년 죽음의 겨울과 함께 소비에트 병사들이 들이닥쳤을 때 그들은 어린 아이들이었다. 무장한 병사들이 집을 에워싼 가운데 30분만 줄테니 옷을 입고 짐을 챙기라고 했다. 2차 세계대전이 시작된 지 얼마 안됐을 때인데 소련 병사들은 지금의 우크라이나 서부에서 폴란드인을 몰아내야 한다며 시베리아의 굴라그(유형 수용소)로 보냈다. 스탈린의 강제 이주 명령에 따라 100만명의 폴란드인이 끌려갔다. 그곳을 견뎌낸 이들이 80년 만에 러시아 병사들에 의해 이름도 섬칫한 ‘여과(filtration) 캠프’가 세워졌다는 소식을 듣고 고통스러운 기억이 되살아나 힘겨워한다고 미국 NBC 뉴스가 30일(현지시간) 전했다. 물론 이런 일을 처음 겪는 후손들을 안타깝게 여기는 마음도 함께 한다고 했다. 마리 위피예프스키(85)의 말이다. “한밤중 러시아인들이 왔을 때 내 나이 세 살 반이었다. 아직도 소총들과 총검들로 문을 두들기며 ‘나와! 나와!’ 외치던 소리가 또렷이 기억난다. 그들은 아버지를 벽 보고 서게 한 뒤 어머니에게 짐을 싸고 우리 옷을 입히라고 했다. 어머니가 가장 따듯한 옷을 챙겨 입도록 했다.” 원래 성(姓)이 솔티스였던 마리는 남편 데니스(91)의 성을 따랐다. 데니스는 손을 부들부들 떨며 폴란드인이란 이유만으로 “국가의 공적(公敵)”으로 낙인찍힌 것이며, “역사가 되풀이되는 것 같아” 충격을 받았다고 털어놓았다.우크라이나 옴부즈먼 류드밀라 데니소바가 이 수용소의 존재를 맨처음 알렸다. 러시아군이 동부 마리우폴을 포위한 채 집중 공격을 시작한 지난 2일부터 강제 이주에 나서 벌써 40만명 이상이 러시아로 옮겨졌다고 주장했다. 이렇듯 여과 캠프에 대한 부정적인 보도가 잇따르자 미국 주재 러시아 대사관은 “거짓말”이라며 38만명 정도가 우크라이나에서 피신해 자국 영토로 넘어왔다고 반박했다. NBC 뉴스는 여과 캠프의 존재를 독자적으로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는데 일간 워싱턴 포스트(WP)는 베지멘네에 문제의 캠프가 실제로 운영되는 것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두 회원국 외교관들이 백그라운드 브리핑을 통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오시프 스탈린이 폴란드 민간인들을 시베리아로 유형 보낸 술책을 다시 사용해 우크라이나인들을 겁주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밝혔다. 한 외교관은 “일종의 패턴이며, 러시아인들이 늘 하는 짓”이라며 “수많은 우크라이나인들을 러시아 영토 깊숙이 보내는 일이 푸틴이 하려는 일”이라고 단언했다. 나치 독일이 폴란드에 쳐들어온 1939년 9월에 데니스는 여덟 살이었다. 당시 듀브노라 불리던 도시에 살고 있었는데 다락방 창문을 통해 비행기들이 기차역에 폭탄을 떨어뜨리는 모습을 보고 경악했던 기억이 선명하게 떠오른다고 했다. 2주 뒤 러시아군이 침공했다. 이미 그곳에는 독일을 탈출한 폴란드인들이 쏟아져 들어와 있었다. 그들은 독일 비행기들이 폴란드 난민 행렬에도 폭탄을 떨궜다고 전했다. 러시아군이 들어오자 데니스 가족은 나라 곳곳을 떠돌기 시작했다. 러시아군이 세운 캠프들을 전전했다. 음식도 없고 부모들은 영하의 날씨에도 벌목에 동원돼 총구들이 조준된 가운데 노역을 해야 했다. 늘 춥고 배고팠다. 잠깐 러시아 학교를 다녔는데 폴란드어를 못 쓰게 했다. 형제가 음식을 훔쳤다가 들켰는데 러시아계 유대인의 도움으로 처벌을 면했다. 독일군이 1941년 6월 러시아를 침공한 뒤에는 추방된 폴란드인의 운명이 또 바뀌었다. 스탈린 대신 이번에는 연합군이 그들에게 캠프를 떠나 이란으로 가라고 했다. 그 나라에 폴란드 군대가 설립되니 파시스트 세력에 가담한 팔레스타인과 이탈리아에 맞서 싸우라는 것이었다. 그나마 이란은 러시아에 견줘 낙원 같았다고 했다. 폴란드인들은 환영 받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남자들이 떠나고 여자들과 아이들만 남자 다시 추방돼 지금의 우크라이나 등 우호적인 국가들에 흩어지게 했다. 데니스는 어머니, 누이들과 함께 인도의 난민캠프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뒤 종전 후 영국에서 아버지와 만났다. 소련이 지원하는 공산 국가가 된 폴란드에 돌아갈 수는 없었다. 그의 집도 사라진 뒤였다.“그나마 우리 가족은 운이 아주 좋았다. 전쟁 통에도 모두 살아 남았는데 이렇게 말할 수 있는 폴란드인 가족은 아주 적기 때문이다.” 마리 네가 그랬다그의 아버지가 미국 시카고의 도축장을 판 대금으로 농장을 구입했는데 부유한 지주로 분류돼 소련 비밀경찰에 끌려가 시베리아로 짐짝처럼 보내졌다. “음식도, 욕실도 없었다. 아주 추웠다. 몇주 걸려 시베리아까지 갔는데 열차 안에서 숨을 거둔 이들의 시신을 아무렇게나 던져버렸다.” 두 살배기 동생 윌루스도 첫 번째 시베리아 유형소에 도착하자마자 이질로 숨을 거뒀다. 열차 트랙 옆에 묻었는데 어머니는 외동 아들을 잃은 슬픔을 아직도 극복하지 못한다고 했다. 마리가 유일한 자녀가 됐는데 원치 않는 일이었다. 조부모는 이란에 도착한 뒤 장티푸스에 걸려 세상을 등졌다. 마리 역시 같은 병으로 목숨을 잃을 뻔했다. 종전 뒤 그는 시카고에 정착했다. 그곳에서 데니스를 만나 결혼했고, 네 딸을 길러내 손주만 열하나, 증손주 둘을 뒀다. “우리는 모든 것을 잃었고 다시 새로 시작해야 했다. 많은 우크라이나인들이 그래야 할 것 같아 걱정된다.”
  • 비대면 시대 속 다시 쓰는 ‘몸’… 희로애락 감정을 이야기하다

    비대면 시대 속 다시 쓰는 ‘몸’… 희로애락 감정을 이야기하다

    70분간 슬픔·불안 등 춤으로 표현 장치·상하 무대 움직임 변화무쌍 “우리의 신체 상태·방향성 되짚어 무용수, 자기 표현하는 半안무자” “요즘 코로나19로 타인과의 신체 접촉은 줄고 디지털 문화 접속만 왕성하잖아요. 이런 시대를 맞아 몸에 대한 이야기를 꼭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국립현대무용단이 ‘몸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궁금증으로 시작된 안무가 안애순 서울예술대 교수의 신작 ‘몸쓰다’를 새달 1일부터 3일까지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 무대에 올린다. 최근 국립예술단체공연연습장에서 만난 안 교수는 “이제 더 많은 사람이 자신의 몸에 대해 생각해 볼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몸쓰다’의 ‘쓰다’는 사용하고(using), 기록한다(writing)는 두 가지 의미를 포함한다. 우리 몸이 각자의 경험, 역사, 시간을 기록한다는 뜻이다. 안 교수는 “우리의 몸은 어느 상태에 있는가, 어디로 갈 것인가를 되짚어 보고 싶었다”고 했다. 무대 위 춤들은 다채롭다. 지난해 12월 공개 오디션에서 선발된 강진안, 최민선, 조형준 등 무용수 11명이 70분간 슬픔과 불안감 등 개인의 감정을 보여 줄 예정이다. 안 교수는 특히 인간의 밀도 있는 체험을 통해 나타나는 ‘장소성’을 강조해 극장의 장치, 상하부 무대 등도 공연 내내 변화무쌍하게 움직인다. 조명 디자이너 후지모토 다카유키, 패션디자이너 임선옥 등이 참여해 기대감을 더한다. 실제 사흘간 4회차로 예정된 공연은 티켓이 이미 매진돼 국립현대무용단은 토월극장 3층을 추가 개방하기까지 했다.안 교수는 “춤이라는 것은 몸으로, 테크닉으로만 승부하는 것이 아니다. 무용수는 자기 이야기를 표현할 줄 아는 반(半)안무자여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공연하는 무용수 대다수가 저와 처음 만난 사람들이고 각자 춤을 경험한 배경이 다르지만 제가 세운 이 기준에 적합한 인물들을 선발했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친밀감이나 애착에 대한 얘기를 하는 신(장면)에는 굉장히 다양한 듀엣 무용이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무대 디자인과 관련해 생각이 끊임없이 바뀌어 스태프에게는 미안한 마음이 있다”며 “움직이는 무대 때문에 무용수의 춤을 바꿔야 하나 고민하다 보니 준비하는 시간이 전쟁터 같았다”고 돌아봤다. 안 교수는 1998년 세계적 권위의 프랑스 바뇰레 국제안무대회에서 그랑프리를, 2003년 한국현대무용진흥회 최고안무가상을 받기도 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현대무용가로서의 성취를 이룬 비결에 대해 그는 “평생토록 움직임의 질감에 관심이 많았고, 우리 전통에서 나온 한국적 철학을 춤에 어떻게 녹일까 고민했다”며 “시대에 따라 ‘춤의 질감’도 변하는데 지금까지도 이를 꾸준히 작품에 반영해 왔기 때문에 제 춤만의 독특한 무엇을 만들지 않았을까 싶다”고 밝혔다. 한국 무용수들의 뛰어난 ‘몸성’과 춤은 세계적이라는 안 교수는 “현대무용의 매력은 다양한 형식으로 몸의 한도를 넘는 즐거움을 선사한다는 점”이라며 “관객 입장에서 현대 무용이 어렵게 느껴질지 몰라도 결국 춤이 발전하려면 관객들로부터 더 많은 피드백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 어제의 눈물로 피어난 오색빛깔 골목길

    어제의 눈물로 피어난 오색빛깔 골목길

    어느 도시에나 원도심은 있기 마련이다. 부산도 그렇다. 중구를 중심으로 멀리는 일제강점기, 가까이로는 6·25전쟁 당시 피란 수도의 흔적이 여태 남아 있다. 이런 문화유산들을 찬찬히 돌아보는 재미가 아주 각별하다. 반면 부산의 동쪽은 요즘 변화가 극심하다. 새로운 것들이 밀물처럼 들어차고 있다. 해운대 너머 기장 일대의 새로운 놀거리들을 찾아봤다.원도심 투어의 들머리는 중구의 유라리광장이다. 유럽(유)과 아시아(라)가 모여 떠드는 소리(리)의 뜻을 가진 합성어다. 부산은 6·25전쟁 당시 우리나라의 임시수도였다. 1129일의 전쟁 기간 동안 두 차례에 걸쳐 1023일(1026일이란 견해도 있다)이나 대한민국의 중심지였다. 유라리광장 위를 지나는 영도다리는 당시의 대표적인 흔적 중 하나다.●피란민 재회의 장소 ‘영도다리’ 영도다리는 피란민들이 재회의 장소로 약속한 곳이다. 생면부지의 부산에서 가장 유명한 장소였던 영도다리는 전쟁 통에 뿔뿔이 흩어진 이들이 훗날 만남을 기약하는 장소로 제격이었다. 원래 도개(선박 출입을 위해 다리 한쪽을 들어 올리는 것)로 유명한 곳인데, 코로나19 탓에 도개 행사는 잠정 중단됐다. 매달 둘째, 넷째주 수요일 오후 2시에 점검차 도개 작업이 진행될 때만 잠깐 볼 수 있다. 유라리광장 한켠엔 웃음등대가 세워져 있다. 웃고 있는 피에로 형태의 등대다. 부산은 자타가 인정하는 K코미디의 도시다. 웃음등대는 해마다 열리는 부산코미디페스티벌의 마스코트 ‘퍼니’를 모티브로 제작됐다. 밤에는 미디어 파사드 등의 이벤트가 진행된다. 유라리광장에서 자갈치 시장 쪽으로 가면 ‘판도라의 숲’이 나온다. 다양한 미술 작품들을 조형물로 다시 제작해 전시했다.여기서 길을 건너면 용두산공원이다. 부산 원도심의 랜드마크라 할 ‘부산타워’가 오벨리스크처럼 솟아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세워진 타워다. 120m 높이의 부산타워에 오르면 앞으로 갈 원도심 일대는 물론 부산의 명소 대부분이 한눈에 들어온다.●독립운동 전초기지 ‘백산상회’ 용두산공원 옆은 ‘한성1918 부산생활문화센터’다. 1918년 한성은행 부산지점으로 세워졌으니 무려 104년이나 건재한 건물이다. 현재는 부산 원도심 투어의 여행자센터 역할을 하고 있다. 바로 옆은 백산기념관이다. 독립운동가 백산 안희제(1885~1943)를 기리는 공간이다. 기념관이 세워진 자리는 1914년 백산이 백산상회(백산무역주식회사의 전신)를 창업한 곳이다. 백산상회는 단순한 개인 사업체가 아니라 독립운동의 핵심 전초기지였다. 일제강점기에 상하이 임시정부의 운영자금 60% 정도가 백산이 지원한 자금이었을 정도로 백산상회는 든든한 자금줄 역할을 했다. 당시 독립운동 자금을 운반할 때 망개떡 상자에 넣어 숨겼다고 한다. 백산의 고향이 경남 의령이고, 이 고장 주민들이 즐겨 먹던 음식 중 하나가 망개떡이었던 것에서 착안한 아이디어였을 것이다. 그저 주전부리인 줄만 알았던 망개떡이 요깃거리 이상의 역할을 했다는 게 놀랍다.영화 ‘인정사정 볼 것 없다’(1999)의 오프닝 장면으로 유명한 ‘40계단’도 인근에 있다. 장성민(안성기)이 마약상(송영창)을 살해하는 장면이 촬영됐다. 록밴드 비지스의 ‘홀리데이’가 잔잔하게 흐르던 순간 펼쳐진 그 첫 장면은 당시 꽤 큰 반향을 불렀다. 요즘이야 계단 하면 영화 ‘조커’를 떠올리지만 20여년 전만 해도 대부분의 청춘들이 ‘인정사정 볼 것 없다’의 한 장면을 연기하며 내려오곤 했다. ‘40계단’은 일제강점기에 조성됐다. 6·25전쟁 때는 산복도로에 정착한 수많은 피란민들이 물동이를 이고 지고 오르내렸던 고난의 계단이었다. 부산의 옛 모습과 마주할 수 있는 근대역사박물관이 문을 닫은 건 다소 아쉽다. 내부 수리를 마치고 오는 6월쯤 재개장 예정이다. 근대역사박물관에서 길 하나를 건너면 대한성공회 부산주교좌성당이 나온다. 좁디좁은 골목에 없는 듯 숨어 있는 문화유산(등록문화재)이다. 캐나다 선교사의 사망보험금으로 매입한 땅에 1924년 지어 올렸다. 서울의 성공회 성당보다 2년 먼저 세워졌다고 한다. 성당 외벽은 붉은 벽돌이다. 세월이 쌓인 탓인지, 여느 벽돌보다 한결 붉다. 건물 오른쪽 회랑 부분을 제외하고 성당은 현재도 원형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 돔 형태의 스테인드글라스 창도 그대로 남아 있다. 성당 인근의 부산지방기상청 건물도 1934년에 건립된 문화재(시 지정 기념물)다. 선박의 기관실 형태로 지어진 모습이 독특하다.●부산의 산토리니 ‘감천문화마을’ 보수동 책방골목을 지나 동아대 부민캠퍼스 쪽으로 가면 임시수도기념거리가 나온다. 이 일대에도 문화유산이 많다. 동아대 캠퍼스 내 석당박물관(등록문화재)은 임시수도의 정부청사로 쓰였던 곳이다. 1925년 세워진 르네상스 양식의 붉은 벽돌 건물이다. 옆으로 길게 뻗은 석조 건물의 자태가 자못 당당하다. 캠퍼스 초입에 서 있던 부산전차(등록문화재)는 교내로 옮겨져 수리 중이다. 1968년까지 시내를 달렸던 부산의 마지막 전차 중 한 대다.동아대 교정 바로 위는 임시수도 대통령 관저다. 1926년에 건축된 목조 건물이다. 원래 경남도지사 관사였다가 1951년 1·4후퇴 때 부산에 내려온 이승만 전 대통령이 1953년 서울로 환도할 때까지 관저로 사용했다. 당시 대통령 집무실 등을 그대로 재현해 놓았다. 원도심 투어의 종착지는 감천문화마을이다. 산허리를 따라 형형색색의 집들이 계단식으로 늘어섰다. 그리스 산토리니를 닮아 ‘부산의 산토리니’라고 불린다. 6·25전쟁 때 피란민들이 정착하며 생긴 낙후된 마을이었지만 지금은 부산의 대표적인 관광명소로 환골탈태했다. 감천동 반대편은 아미동이다. ‘비석문화마을’로 불리는 곳이다. 오래전 일본인 공동묘지였던 곳인데 피란민들이 무덤 위에 집을 짓고 비석, 상석 등을 건축자재로 쓰면서 비석마을로 불리게 됐다. 부산시에서 자체 선정한 1호 등록문화재다. 요즘 부산은 벚꽃이 일품이다. 원도심 주변에 가볼 만한 벚꽃 명소들이 있다. 부산 야경 감상의 ‘고전’으로 꼽히는 황령산은 벚꽃 드라이브로 제격이다. 연분홍 벚꽃과 도심의 불빛이 근사하게 어우러진다. 빵집이 많아 ‘빵천동’이라 불리는 남천동 일대도 벚꽃 명소다. 얼추 40년을 헤아리는 늙은 벚나무들이 빼곡하다. 바람 부는 날엔 오륙도로 가야 한다. 용호동 해안 절벽에 세워진 ‘오륙도 스카이워크’ 아래로 울부짖는 바다의 모습이 장관이다. 스카이워크 뒤의 해맞이공원에선 유채꽃, 수선화 등 봄꽃들이 쪽빛 바다와 기막히게 어우러진다. ■여행수첩 -원도심 전체를 걸어서 돌아보려면 품이 꽤 많이 든다. 용두산공원이나 감천문화마을 등 핵심 포인트에 차를 주차하고 돌아보길 권한다. 원도심 곳곳에 공영, 민영 주차장이 잘 갖춰져 있다. -외지에서 원도심으로 들어가려면 복잡한 시내도로를 타야 한다. 다소 돌더라도 광안대교, 부산항대교(북항대교) 등 외곽도로를 이용하길 권한다. 바다 위로 뜬 다리를 지나며 부산의 외모를 훑어볼 수 있다. -중구청 바로 앞의 유명분식은 ‘쫄우동’으로 이름난 집이다. 쫄우동은 걸쭉한 우동 국물에 쫄면이 들어간 일종의 퓨전음식이다. 요즘 제철 음식은 갈미조개다. 광안리 해변 쪽에 갈미조개와 삼겹살을 함께 구워 먹는 ‘갈삼구이’ 집이 많다.
  • 동네 빵·칼국수도 오르나… “우크라發 밀값 폭등에 버티기 힘들어”

    동네 빵·칼국수도 오르나… “우크라發 밀값 폭등에 버티기 힘들어”

    유럽 빵바구니·밀 수출국 전쟁에1년 새 밀 선물가격 64.5%나 껑충“큰 업체 재고 있지만 우린 죽을 맛다른 재료도 오른다는데 잠 안 와”전문가 “애그플레이션 이미 시작”“빵은 다 밀가루로 만드는데…. 밀가루가 오른다고 소비자 가격을 올릴 순 없잖아요.” 버터 냄새 향긋한 갓 구운 빵이 진열대에 속속 채워지는데도 서울 양천구에서 식빵전문점을 운영하는 허모(41)씨의 표정은 밝지 못했다. 최근 밀가루 가격이 폭등하면서 빵집 운영에 필요한 재료 구매비용 등이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허씨는 “예전에 경험하지 못한 속도로 밀가루 가격이 급격하게 올랐다”면서 “사실 밀가루만이 아니라 모든 재료값이 다 올랐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전 세계를 휩쓴 공급망 대란 여파로 지난해부터 오르던 밀가루값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로 수직 상승했다. 동네 빵집, 칼국숫집 등 밀가루를 원재료로 쓰는 자영업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해외곡물시장정보에 따르면 시카고선물거래소에서 전날 기준 밀 선물의 가격은 t당 372.67달러로 지난해 같은 날(226.61달러)에 비해 64.5% 올랐다. 지난해 3t을 구매할 수 있던 가격으로 올해 2t도 거래할 수 없는 실정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되기 전날인 2월 23일(321.87달러)과 비교해도 15.8% 오른 수치다. 여기에 코로나19 사태, 인도네시아의 팜유 수출 제한, 유럽의 ‘빵 바구니’라 불리는 우크라이나와 세계 최대 밀 수출국인 러시아의 전쟁 상황이 겹치면서 ‘애그플레이션’(농업+인플레이션)이 본격화될 것이란 분석까지 자영업자의 우려를 키우는 뉴스들이 연일 쏟아지는 중이다. 자영업자들은 앞으로가 더 걱정이라고 입을 모았다. 양천구의 한 빵집 사장 박모(48)씨는 “지금도 계속 밀가루 가격이 오르는데, 재료를 사러 갈 때마다 앞으로 더 오른다는 소리를 들어서 걱정”이라면서 “큰 제과점은 창고가 있으니까 밀가루를 미리 쌓아 놓을 수 있지만 우리 같은 작은 가게는 쌓아 놓아 봤자 한두 포대여서 그 정도는 미리 사두나 마나 소용이 없다”고 말했다. 영등포구의 한 식빵전문점 사장도 “밀가루 가격이 오르면 다른 재료들까지 덩달아 오르는 것도 문제”라면서 “그렇다고 빵 가격을 이에 맞춰 올릴 수는 없으니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우려했다. 소비자들도 밀가루 가격 인상을 체감하고 있었다. 주부 박모(58)씨는 “1㎏에 1000원 초반이던 밀가루가 요새 비싼 마트에서는 2000원이나 하더라”면서 “평소 전을 많이 부쳐 먹어서 밀가루를 자주 사는데 가격이 너무 오른 것이 실감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밀가루 등 곡물 가격 상승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코로나19 때문에 식품값이 다 올랐고 여기에 밀을 많이 생산하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까지 겹치며 애그플레이션이 이미 시작됐다”고 말했다. 이어 “곡물 가격 등 물가가 오르는 추세는 올해 2분기에도 계속될 것”이라고 짚었다.
  • 프리드먼 “석유 중독이 푸틴 군자금을 대고 있다”

    프리드먼 “석유 중독이 푸틴 군자금을 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의 칼럼니스트이자 ‘렉서스와 올리브 나무’, ‘세계는 평평하다’를 쓴 베스트셀러 작가인 토머스 프리드먼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저지할 가장 확실한 수단은 화석연료와의 이별이라고 주장했다. 프리드먼은 29일(현지시간) ‘푸틴을 물리치고 지구를 구할 방법’이라는 NYT 칼럼에서 “서방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에 자금을 지원하고 우크라이나군을 세금으로 도우면서 동시에 러시아산 원유와 천연가스를 구매함으로써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군대에 자금을 대고 있다”라며 “이게 얼마나 멍청한 짓인가”라고 일갈했다.러시아가 국가 예산의 40%를 에너지 수출로 번 돈으로 꾸리는 점을 지적한 말이다. ●‘계절 정반대’ 남극·북극 얼음 동시에 녹는다 프리드먼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어떻게 끝나든 미국은 ‘석유 중독’을 최종적으로, 공식적으로, 되돌릴 수 없이 종식시켜야 한다”며 “석유 중독이 외교 정책과 인권 정책, 국가안보와 환경을 왜곡시켜 왔다”고 지적했다. 갈수록 심각해지는 기후변화는 전쟁과 무관하게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프리드먼은 상기시켰다. 북극과 남극은 한쪽이 여름이면 한쪽이 겨울인 정반대 계절을 보내야 하지만 최근 봄을 맞은 북극과 가을인 남극의 얼음이 동시에 녹는 기이한 현상이 벌어졌다.●남극 폭염에 뉴욕시 크기 빙붕 부서져 남극 일부 지역에 극한 폭염이 덮치면서 기온이 20도 이상 올랐고 북극도 평년보다 10도 높은 기온을 보이고 있다. 특히 최근 남극대륙 동해안에서 뉴욕시 크기만 한 빙붕이 산산이 부서져 과학자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양극 지방의 빙하가 모두 녹으면 전 세계 해수면은 50m 이상 상승한다. 이런 상황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석유독재 국가인 베네수엘라와 이란, 사우디아라비아에 석유 증산과 유가 인하를 “구걸”하고 있다며 프리드먼은 꼬집었다.불과 2년 전만 해도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은 국제 유가가 배럴당 15달러까지 떨어지자 사우디아라비아에 원유 감산을 애원했다. 프리드먼은 추출비용만 배럴당 40~50달러인 미국 정유회사들의 타격을 줄이기 위한 행동이었다고 해석했다. ●유가 붕괴가 소련 붕괴 재촉했듯 재생에너지 과잉생산해야 그는 “이런 구걸이 우리가 원하는 미래인가”라고 물으며 “석유 중독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항상 누군가, 보통은 나쁜 놈(bad guy)에게 가격을 올려달라, 내려달라 애원해야 할 것”이라고 적었다.석유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난다면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를 효과적으로 제압할 수 있다고 프리드먼은 제안했다. 1988~1992년 사우디아라비아의 과잉 원유 생산으로 촉발된 유가 붕괴가 소련을 파산시키고 정권 붕괴를 재촉한 사례를 활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는 “오늘날 재생에너지를 과잉생산하고 에너지 효율을 강조한다면 당시와 똑같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전력회사가 태양광, 풍력 등 청정에너지원을 통해 생산한 전력 비중을 연간 7~10%로 높여 탄소배출을 감축하고, 정부와 공공기관이 쓰는 청정에너지 비중을 꾸준히 상향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21세기판 승리정원…“태양광 지붕이 석유 독재와의 투쟁”21세기판 ‘승리의 정원’(Victory Garden)이 필요하다는 제안도 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전투식량으로 쓸 통조림 소비를 줄이기 위해 미국과 영국 등 서방 정부는 각 가정에 자급자족할 과일과 채소를 심을 텃밭을 장려했다. 2000만명의 미국인이 뒷마당과 옥상에 텃밭을 조성함으로써 전쟁을 지원했다. 프리드먼은 “재생에너지 전환 속도가 중국, 유럽, 일본보다도 빠른 호주처럼 옥상 태양광 패널 설치와 관련된 규제를 없애고 이를 실천하는 가정에 세금 환급 혜택을 줌으로써 소비자에게 이 싸움에 동참할 능력을 부여하자”라며 “태양광 지붕은 석유 독재에 대항하는 우리 세대의 투쟁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비대면이 대세가 된 시대, 다시 쓰는 ‘몸’ 이야기 해야했다”

    “비대면이 대세가 된 시대, 다시 쓰는 ‘몸’ 이야기 해야했다”

    “요즘 코로나19로 타인과의 신체 접촉은 줄고 디지털 문화 접속만 왕성하잖아요. 이런 시대를 맞아 몸에 대한 이야기를 꼭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국립현대무용단이 ‘몸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궁금증으로 시작된 안무가 안애순 서울예술대 교수의 신작 ‘몸쓰다’를 새달 1일부터 3일까지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 무대에 올린다. 최근 국립예술단체공연연습장에서 만난 안 교수는 “이제 더 많은 사람이 자신의 몸에 대해 생각해 볼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몸쓰다’의 ‘쓰다’는 사용하고(using), 기록한다(writing)는 두 가지 의미를 포함한다. 우리 몸이 각자의 경험, 역사, 시간을 기록한다는 뜻이다. 안 교수는 “우리의 몸은 어느 상태에 있는가, 어디로 갈 것인가를 되짚어 보고 싶었다”고 했다. 무대 위 춤들은 다채롭다. 지난해 12월 공개 오디션에서 선발된 강진안, 최민선, 조형준 등 무용수 11명이 70분간 슬픔과 불안감 등 개인의 감정을 보여 줄 예정이다. 안 교수는 특히 인간의 밀도 있는 체험을 통해 나타나는 ‘장소성’을 강조해 극장의 장치, 상하부 무대 등도 공연 내내 변화무쌍하게 움직인다. 조명 디자이너 후지모토 다카유키, 패션디자이너 임선옥 등이 참여해 기대감을 더한다. 실제 사흘간 4회차로 예정된 공연은 티켓이 이미 매진돼 국립현대무용단은 토월극장 3층을 추가 개방하기까지 했다.안 교수는 “춤이라는 것은 몸으로, 테크닉으로만 승부하는 것이 아니다. 무용수는 자기 이야기를 표현할 줄 아는 반(半)안무자여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공연하는 무용수 대다수가 저와 처음 만난 사람들이고 각자 춤을 경험한 배경이 다르지만 제가 세운 이 기준에 적합한 인물들을 선발했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친밀감이나 애착에 대한 얘기를 하는 신(장면)에는 굉장히 다양한 듀엣 무용이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무대 디자인과 관련해 생각이 끊임없이 바뀌어 스태프에게는 미안한 마음이 있다”며 “움직이는 무대 때문에 무용수의 춤을 바꿔야 하나 고민하다 보니 준비하는 시간이 전쟁터 같았다”고 돌아봤다. 안 교수는 1998년 세계적 권위의 프랑스 바뇰레 국제안무대회에서 그랑프리를, 2003년 한국현대무용진흥회 최고안무가상을 받기도 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현대무용가로서의 성취를 이룬 비결에 대해 그는 “평생토록 움직임의 질감에 관심이 많았고, 우리 전통에서 나온 한국적 철학을 춤에 어떻게 녹일까 고민했다”며 “시대에 따라 ‘춤의 질감’도 변하는데 지금까지도 이를 꾸준히 작품에 반영해 왔기 때문에 제 춤만의 독특한 무엇을 만들지 않았을까 싶다”고 밝혔다. 한국 무용수들의 뛰어난 ‘몸성’과 춤은 세계적이라는 안 교수는 “현대무용의 매력은 다양한 형식으로 몸의 한도를 넘는 즐거움을 선사한다는 점”이라며 “관객 입장에서 현대 무용이 어렵게 느껴질지 몰라도 결국 춤이 발전하려면 관객들로부터 더 많은 피드백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 “몇 달만에 팍팍 올라”…우크라 사태로 밀가루값 폭등 동네빵집도 ‘비명’

    “몇 달만에 팍팍 올라”…우크라 사태로 밀가루값 폭등 동네빵집도 ‘비명’

    밀 선물 가격 지난해 대비 64.5% 상승자영업자도, 소비자도 가격 상승 체감전문가 “가격 상승 추세 계속될 것”“빵은 다 밀가루로 만드는데…. 밀가루가 오른다고 소비자 가격을 올릴 순 없잖아요.” 버터 냄새 향긋한 갓 구운 빵이 진열대에 속속 채워지는데도 서울 양천구에서 식빵전문점을 운영하는 허모(41)씨의 표정은 밝지 못했다. 최근 밀가루 가격이 폭등하면서 빵집 운영에 필요한 재료 구매비용 등이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허씨는 “예전에 경험하지 못한 속도로 밀가루 가격이 급격하게 올랐다”면서 “사실 밀가루만이 아니라 모든 재료값이 다 올랐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전 세계를 휩쓴 공급망 대란 여파로 지난해부터 오르던 밀가루값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로 수직 상승했다. 동네 빵집, 칼국숫집 등 밀가루를 원재료로 쓰는 자영업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해외곡물시장정보에 따르면 시카고선물거래소에서 전날 기준 밀 선물의 가격은 t당 372.67달러로 지난해 같은 날(226.61달러)에 비해 64.5% 올랐다. 지난해 3t을 구매할 수 있던 가격으로 올해 2t도 거래할 수 없는 실정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되기 전날인 2월 23일(321.87달러)과 비교해도 15.8% 오른 수치다. 여기에 코로나19 사태, 인도네시아의 팜유 수출 제한, 유럽의 ‘빵 바구니’라 불리는 우크라이나와 세계 최대 밀 수출국인 러시아의 전쟁 상황이 겹치면서 ‘애그플레이션’(농업+인플레이션)이 본격화될 것이란 분석까지 자영업자의 우려를 키우는 뉴스들이 연일 쏟아지는 중이다.자영업자들은 앞으로가 더 걱정이라고 입을 모았다. 양천구의 한 빵집 사장 박모(48)씨는 “지금도 계속 밀가루 가격이 오르는데, 재료를 사러 갈 때마다 앞으로 더 오른다는 소리를 들어서 걱정”이라면서 “큰 제과점은 창고가 있으니까 밀가루를 미리 쌓아 놓을 수 있지만 우리 같은 작은 가게는 쌓아 놓아 봤자 한두 포대여서 그 정도는 미리 사두나 마나 소용이 없다”고 말했다. 영등포구의 한 식빵전문점 사장도 “밀가루 가격이 오르면 다른 재료들까지 덩달아 오르는 것도 문제”라면서 “그렇다고 빵 가격을 이에 맞춰 올릴 수는 없으니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우려했다. 소비자들도 밀가루 가격 인상을 체감하고 있었다. 주부 박모(58)씨는 “1㎏에 1000원 초반이던 밀가루가 요새 비싼 마트에서는 2000원이나 하더라”라면서 “평소 전을 많이 부쳐 먹어서 밀가루를 자주 사는데 가격이 너무 오른 것이 실감난다”고 말했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 종합포털 ‘참가격’에서 밀가루 가격을 살펴본 결과 이날 기준 ‘곰표’ 밀가루 1㎏의 가격은 1475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1336원)보다 10.4% 오른 수치다. 지난 18일 기준 ‘곰표’ 밀가루 1㎏의 최대 가격은 249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밀가루 등 곡물 가격 상승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코로나19 때문에 식품값이 다 올랐고, 여기에 밀을 많이 생산하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까지 겹치며 애그플레이션은 이미 시작됐다”고 말했다. 이어 “전쟁이 끝난다 하더라도 농지가 많이 훼손됐을 것이고, 곡물 생산량을 갑자기 늘릴 수는 없다”면서 “곡물 가격 등 물가가 오르는 추세는 올해 2분기에도 계속될 것”이라고 짚었다.
  • [STOP PUTIN] 우크라 병사 러 포로들 무릎팍에 총격, BBC 팩트체크

    [STOP PUTIN] 우크라 병사 러 포로들 무릎팍에 총격, BBC 팩트체크

    우크라이나 병사들이 러시아 포로를 무릎 꿇린 채 총격을 가하는 동영상이 소셜미디어에 나돌자 우크라이나 당국이 진상 파악에 나섰다. 지난 27일(이하 현지시간) 이른 아침에 처음 등장해 여러 플랫폼의 친러시아 계정들에서 확산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합참의장 발레리 잘루지니는 자국 포로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예우를 깎아내리려고 러시아가 “상황을 연출해 촬영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반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자문인 올렉시이 아레스토비치는 즉각 조사에 들어갈 것이라며 “우리 군과 민간인들, 의용군에게 전쟁 포로를 유린하는 것은 전쟁범죄란 사실을 상시시키고자 한다”고 밝혔다. 29일 영국 BBC의 팩트 체크 결론부터 소개하자면 문제의 동영상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검증할 수가 없었다는 것이다. 다만 지금까지 밝혀낸 내용을 소상히 소개해 눈길을 끈다. 동영상이 보여준 것은? 너무 잔인해 모두 보여줄 수 없다. 몇몇 붙잡힌 장병들이 바닥에 누워 있다. 몇몇의 머리맡에는 가방이 놓여 있다. 많은 포로의 다리에서 피가 흘러내린다. 언제 어떻게 다쳤는지 알 길이 없다. 포로들은 심문을 받는다. 관등성명과 함께 일대에서 어떤 일을 했는지 대라고 한다. 그 순간, 세 남자가 차량에서 끌어 내려졌다. 한 병사가 남자들의 다리를 향해 소총 방아쇠를 당겼다. 뒤에 이 남성들도 심문을 받는다.어디에서 촬영했나? 동영상이 올라온 저녁 무렵, 한 트위터 이용자는 하르키우 남동쪽 말라야 로한의 한 유제품 농장에서 촬영된 것이라고 추정했다. BBC가 위치를 확인했더니 그곳이 맞았고, 러시아군에 빼앗겼던 곳을 최근 우크라이나군이 탈환한 것까지 맞았다. 이에 따라 문제의 장면을 촬영한 위치까지 추정할 수 있었다.세 병사가 총에 맞는 뒤쪽으로 보이는 주택 근처 나무(①), 굴뚝(②), 창문 위쪽(③) 등 세 군데인데 2017년 이 농장을 검색한 구글웹 이미지와 비슷하다. 다만 동영상의 주택은 마당에 있는 흰색 구조물 때문에 흐릿하게 보인다. 동영상의 다른 부분에 병사들이 앞마당에 누워 있는 장면이 찍혀 있어 이곳이 맞다는 결정적인 단서가 된다.다른 각도에서 촬영된 영상을 보면 흰색 구조물(④)과 굴뚝(①), 나무들과 검정색 담(②) 등도 오픈소스 위성 사진과 일치해 이 농장임을 확인시켜준다. BBC는 이 농장과 직접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누가 촬영했나? 동영상을 촬영한 시간과 날짜 스탬프가 찍혀 있지 않다. 언제 촬영했는지 알려주는 메타데이터도 없다. 하지만 하늘이 맑고 바닥이 말라 있음을 금세 알 수 있다. 하르키우의 기상 정보를 종합하면 26일이 유력하다. 전날과 26일 모두 맑고 건조했지만 추웠다. 그리고 두 날의 밤 사이 약간의 비가 내렸다고 기록돼 있다. 동영상의 태양 위치를 봐도 26일 이른 시간에 촬영된 것일 수 있다. 포로들은 뭐라는 거지? 포로들을 심문할 때 러시아어로 하고 있다. BBC 전문가는 심문하는 사람의 억양을 볼 때 “우크라이나 출신에 러시아어를 할 줄 아는 사람이란 짐작에 맞아떨어진다”고 했다. 다른 전문가도 이들이 러시아어로 ‘말하다’는 뜻의 ‘govorit’ 대신 ‘hovorit’를 쓰는 것을 봐서 우크라이나 동부 출신이라고 확인했다. 한 순간, 포로 중의 한 명이 하르키우에 포격을 가한 것을 비난했고, 다른 포로는 국적을 추궁 당하자 아제리(Azeri, 정통 러시아인이 아닌 이들)라고 답한다. 한 포로는 비스크비트네에 주둔해 있었다고 했는데 말라야 로한과 문제의 농장에 가까운 곳이다.병사들은 누구지? 역시 우크라이나 동부 출신들로 보인다. 하지만 그렇다고 우크라이나 병사들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이 지역 출신 친러 분리주의자들이 위장했을 여지는 여전하다. 적과 아를 구분하기 위한 우크라이나군은 푸른색 어깨띠를 둘렀는데 이것 역시 섣부른 결론을 내릴 증거가 되지 못한다. 소속 부대를 파악할 수 있는 배지나 표식도 없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병사들이 근방에 있었음은 분명하다. 그 주말 온라인에 올라온 동영상을 보면 극우 정치집단의 군사조직 ‘National Corps’와 연계된 크라켄 부대의 활약을 보여준다. 방송은 이 동영상이 말라야 로한에서 5.6㎞ 떨어진 빌히브카 마을에서 촬영된 것과 날씨도 맑고 건조했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 부대는 지난 25일 이 마을에서 30명의 러시아인을 붙잡았으며 많은 포로들의 눈을 가리고 밴 승합차에 태운 뒤 한때 우크라이나 국가를 부르도록 강요한 것으로 동영상에 나온다. 하지만 동영상에는 사격도 심각한 폭력 행사도 나오지 않는다.또 문제의 동영상에는 한 병사가 위장된 소총을 든 채 빠르게 카메라 앞을 지나가는 장면이 나온다. 영국 왕립연합서비스연구소(RUSI)의 군사 전문가 릭 레이놀즈에게 문의했더니 “우크라이나 특수군(SOF)이 위장하는 소총과 비슷해 보인다”면서도 “내가 지금껏 봐온 어떤 총과도 달라 보인다”고 말했다. 또 양쪽 모두 노획한 무기를 사용할 수 있어 총기만으로 분간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사격에 관한 의문점들 문제의 동영상 가운데 가장 혼란스러운 대목은 세 남성이 근접한 거리에서 다리에 총상을 입는 것처럼 보인다는 점이다. 진위를 의심케하는 점이 바로 이 대목이다. 몇몇은 그 정도 출혈로는 어림 없고, 총알이 빠져나간 상처, 절규와 비명 소리도 충분치 않다고 주장한다. BBC는 동영상을 트라우마 전문의, 전직 군 의료진에게 보여줬는데 그들은 한사코 익명으로 의견을 제시하겠다고 했다. 한 사람은 총상을 입은 장병들을 많이 치료해 봤는데 그다지 절규하거나 비명을 지르지 않는다면서 출혈이 많지 않은 것도 지혈대를 사용했을 가능성이 있어서라고 했다. 실제로 동영상에도 이런 모습이 나온다. 그는 “내 생각에 이 동영상은 보이는 것만으로 판단했을 때 ‘가짜’라고 하기 어려울 것 같다. 전범으로 수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른 의사는 “진짜 인 것처럼 보인다. 무릎팍에 총을 쏜 것은 보복성 공격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소셜미디어의 한 이용자는 발사 후 총기 반동이 많지 않다며 실탄 사격이 아니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레이놀즈는 AK74 소총의 5.45㎜ 실탄이라면 반동이 적을 수 있다면서도 “동영상의 화질이 뛰어나지 않아” 판단하기 어렵다고 불만을 털어놓았다.
  • 징용도 종군 위안부도 빼고 제멋대로 왜곡한 日 역사교과서

    징용도 종군 위안부도 빼고 제멋대로 왜곡한 日 역사교과서

    “노동력 부족 때문에…일본인에 더해서 조선과 타이완 사람들도 국민징용령에 의해 동원됐다.”(도쿄서적의 일본사탐구) 일본 정부가 청소년들이 배우는 교과서를 통해 부정적인 역사를 지우고 자국에 유리하도록 역사를 왜곡하는 일은 올해도 이어졌다. 특히 올해는 일본 정부가 일본군 위안부 동원을 사죄하며 쓴 ‘종군 위안부’라는 표현을 아예 빼버린 데다 일제강점기 조선인 노동자를 ‘동원’했다고 강제성이 없는 것처럼 서술하는 등 역사 왜곡이 더욱 노골적으로 이뤄졌다. 29일 일본 문부과학성이 발표한 교과서 검정심의회 결과 내년 일본 고교 2학년생 이상이 배울 역사 교과서 14종에서 조선인 노동자 강제 연행이란 표현 대신 ‘동원’이나 ‘징용’으로 표현됐다. 짓쿄출판의 일본사탐구가 검정 신청을 냈을 때는 “조선인 일본 연행은 1939년 모집 형식으로 시작돼 1942년부터는 관의 알선에 의한 강제 연행이 시작됐다. 1944년 국민 징용령이 개정 공포되면서 노동력 부족을 보충하기 위해 강제 연행의 실시가 확대돼 그 숫자는 약 80만명에 달했다”라고 서술돼 있었다. 하지만 검정 과정에서 ‘강제 연행’은 ‘동원’으로 수정됐다. 스가 요시히데 내각 시절인 지난해 4월 27일 각의(국무회의)에서 조선인 노동자 강제 연행이나 종군 위안부라는 표현은 부적절하고 ‘징용’이나 ‘위안부’로 쓰는 것이 적절하다는 정부 입장을 낸 바 있다. 이에 따라 검정 과정에서 수정해야 한다는 압박이 있었고 출판사들은 검정 통과를 위해 결국 내용을 바꾼 것이다. 종군 위안부라는 표현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14종의 역사 교과서 가운데 위안부가 만들어지는 데 일본군이 관여했고 강제적으로 동원했다는 점을 설명하는 교과서는 단 한 개에 불과했다. 다이이치가쿠슈사의 일본사탐구에는 “조선인을 중심으로 한 많은 여성이 위안부로서 전지에 보내졌다”고 기술됐다. 짓쿄출판의 세계사탐구에도 “일본의 식민지·점령지 여성 중에는 ‘위안부’로서 전장에 보내진 사람도 있었다”라고 됐다. 이 모두 일본군이 관여했고 강제로 동원됐다는 사실은 모두 찾아볼 수 없다. 시미즈서원의 일본사탐구는 “위안부의 조달도 실시됐다”라고 기술하는 등 마치 위안부가 물건인양 표현했다. 독도가 일본 땅이라는 망언은 모든 사회 교과서에 반영됐다. 일본 정부가 2014년 개정한 학습지도요령 해설서에서 독도를 일본 고유의 영토라는 내용을 교과서에 반영하도록 한 이후 독도에 대한 망언이 빠짐없이 실리고 있다. 데이코쿠서원의 지리총합은 검정 신청 시 “1905년 메이지 정부가 국제법에 따라 (독도를) 시마네현에 편입하고 자국 영토라는 생각을 공식적으로 표명했다”고 썼다. 하지만 검정 과정에서 독도 영유권 주장을 모호하게 기술했다는 지적을 받자 “1905년 메이지 정부가 다케시마(일본이 주장하는 독도 명칭) 귀속을 내외에 선언해 국제법에 따라 시마네현에 편입됐다”고 수정했다. 한국 외교부는 왜곡된 역사가 반영된 교과서가 검정 심사를 통과한 데 유감을 표명하며 구마가이 나오키 주한 일본대사관 총괄공사를 초치해 항의했다. 외교부는 “독도에 대한 일본의 어떠한 주장도 수용할 수 없음을 분명히 한다”고 밝혔다. 시민단체 ‘아시아평화와역사교육연대’는 성명서를 내고 “전쟁과 식민지배 범죄를 반성하지 않는 역사 교육을 반대한다”고 비판했다.
  • [열린세상] 제7광구, 한일 관계의 쓰나미가 몰려온다/양희철 한국해양과학기술원 해양법·정책연구소장

    [열린세상] 제7광구, 한일 관계의 쓰나미가 몰려온다/양희철 한국해양과학기술원 해양법·정책연구소장

    복잡한 이야기를 풀어 가려 한다. 정치와 외교, 안보, 국민감정 등 한일 관계의 모든 것을 빨아들일 만한 문제다. 정확히는 석유가스자원 공동개발을 위해 1974년 체결한 ‘한일 남부대륙붕 공동개발협정’. 우리에게는 제7광구로 익숙하다. 우리나라가 설정한 제7광구와 5광구, 일본이 설정한 제3광구를 절충한 지역이다.  1970년대 한일 대륙붕 경쟁은 첩보전과도 같다. 1969년 유엔 극동경제위원회(ECAFE)는 동중국해 대륙붕이 세계에서 가장 유망한 유전이라고 발표했다. 대만과 한국, 일본이 앞다퉈 해저광구를 설정했고 총 17개 중 13개 광구가 중첩됐다. 마침 국제사법재판소는 육지의 자연적 연장 원칙이 대륙붕 경계에 고려돼야 한다는 기준(1969년 북해 대륙붕 사례)을 창출했다. 중간선을 주장하는 일본에는 불리했고, 우리에겐 희소식이었다. 그러나 1973년부터 시작된 제3차 유엔해양법회의는 200해리 배타적경제수역이라는 새로운 거리개념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일본에 호재였다.  정치가 가동됐다. 양국은 총 8만 2557㎢를 공동개발구역으로 설정했다. 석유 파동도 한몫했다. 협정은 기본적으로 50년을 기준으로 한다. 1978년 발효됐으니 2028년 50년을 맞는다. 협정은 양국이 합의하면 지속되지만 한쪽이 원치 않으면 만료 3년 전에 서면통고를 함으로써 2028년부터 언제든 종료할 수 있다. 양국 합의는 국제사회에서 훌륭한 모델로 평가받았다. 시작도 좋았다. 조광권 설정(8차례)과 7공의 시추 결과 3공에서 석유가스 징후를 발견했다. 2002년엔 3D탐사(536㎢)를 진행했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양국의 경제성 평가가 달랐다. 일본의 대륙붕 개발 불참이 시작됐다. 일본의 핑계는 잘 통했다. 그러나 약발 좋은 자구지단(藉口之端·핑곗거리)은 지속되면 관계의 모든 것을 파괴한다. 지금까지 제7광구가 양자 간 문제였다면, 협정 파기가 낳을 미래는 다자 간 문제다. 결과는 돌이킬 수 없다. 우리 마당에 제3국이 진입했을 때 나타나는 위협을 일본은 이미 센카쿠(조어대)와 방공식별구역 분쟁에서 목도하고 있다.  한일이 새로운 대륙붕 합의에 실패할 경우 그 폭발력은 남중국해 이상이다. 시추와 개발이 난발하고, 해경세력은 충돌할 것이다. 50년의 법적 문서가 없어졌으니, 중국의 진입은 예견된다. 삼국 간 대륙붕 전쟁이다. 이 지역은 또한 중국의 태평양, 동해, 북극을 잇는 핵심 통로다. 미중의 새로운 충돌도 피할 수 없다. 빠르면 3년. 대륙붕 공동개발 협정에 대한 일본의 첫 번째 반응이 도착할 수 있다. 윤석열 정부 한가운데 있다. 조급할 필요는 없다. 제7광구에 대한 대한민국 주장의 논거는 명료하고 튼실하다. 한일이 합의한 50년 동안의 법적 문서가 이를 증명해 주지 않는가.  거기부정(擧棋不定)이란 말이 있다. 포석할 자리를 정하지 않고 바둑을 두면 한 집도 이기기 어렵다는 뜻이다. 한일 양국이 새겨들을 말이다. 큰 그림을 보지 못하고, 사안의 모든 것을 정치 감정으로 쏟아낼 때 제7광구는 전대미문의 분쟁 지역으로 전환된다. 점화의 시작이다. 한일 양국에는 돌이킬 수 없는 관계의 파국이고, 누군가에게는 어부지리(漁夫之利)의 기회다.  혹자는 한일 관계를 실타래 같다고 한다. 그러나 실타래의 원래 의미는 쉽게 풀어 쓸 수 있도록 한데 뭉치거나 감아 놓은 것을 말한다. 복잡하지만 제7광구가 한일 관계의 새로운 돌파구일 수 있다. 양국의 현대사에는 끊임없는 정사(正史)와 야사(野史)가 존재한다. 모든 대화 채널이 양국 관계를 보완하며 진행됐다. 대륙붕협정 또한 같다. 정치와 경제, 그리고 국제 환경변화의 모든 것이 녹아진 결과다. 2025년 혹은 2028년이다. 한일 관계가 쓰나미를 불러들일지 혹은 새로운 시대적 관계로 재정립할지 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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