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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랍 한달째…피말리는 기다림”

    “피랍 한달째…피말리는 기다림”

    아프가니스탄에서 한국인 봉사단원 23명이 피랍된 지 16일로 한 달 가까이(29일째) 됐지만 추가 석방 소식이 들려오지 않아 가족들의 안타까움이 더해가고 있다. 이날 저녁 “인질 5명이 추가석방될 가능성도 있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가족들은 “풀려나기 전까지는 아무 것도 믿지 못한다.”며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피랍 26일 만인 지난 13일 풀려난 김경자(37)씨와 김지나(32)씨가 16일 오전 11시55분쯤 아시아나항공 OZ768편으로 귀국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가족들도 이들을 맞이하기 위해 공항으로 달려갈 예정이다. 당초 이들은 16일 귀국 예정이었지만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연결 항공편이 원활하지 못해 하루 미뤄졌다. 공항에서 김경자씨와 김지나씨가 기자회견을 열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납치된 자식 위해 할 수 있는 일 없어” 16일 오후 1시 경기 성남시 분당타운 피랍가족모임 사무실에선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피랍자 가족들이 하나 둘씩 모인 뒤 곧바로 건물 앞에 대기하고 있던 소형 버스에 올랐다. 버스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 이집트 대사관으로 향했다. 대사관에 전달할 장미꽃 19송이를 손에 든 피랍자 김윤영(35)씨의 남편 류행식(36)씨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이것뿐”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이집트 대사관 방문은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파키스탄, 아랍에미리트, 인도네시아에 이어 여섯번째다. 각종 인터넷 게시판에서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는 UCC도 이날 네번째 시리즈가 공개됐다. ●희망은 보이지만… 늘어가는 고민들 지난 13일 김경자·김지나씨가 석방되면서 가족들은 희망을 품기 시작했다. 대신 그동안 잊고 있었던 집안이나 직장 문제 등으로 고민은 더욱 많아졌다. 한 달 가까이 회사에도 나가지 못하고, 생계도 제대로 꾸리지 못해 수습해야 할 일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류행식씨는 “회사에 다닌 지도 얼마 되지 않았는데 계속 못 나가게 돼서 미안한 마음뿐”이라고 말했다. 가족 모임 사무실에서 살다시피 했던 이정훈씨도 며칠 전부터 회사에 나가기 시작했고 차성민 대표도 사태 이후 이날 첫 출근했다. 이씨는 “회사에서 이해해 주기는 하지만, 무작정 안 나갈 수는 없지 않으냐.”며 한숨을 내쉬었다. 전북 익산에서 중장비업에 종사하는 서명화(29)·경석(27) 남매의 아버지 서정배(57)씨는 부인 이현자(54)씨와 함께 사태 이후 딱 한번 고향에 다녀왔다. 서씨는 “자식들이 살아 돌아오는 것이 우선”이라면서도 “일이야 나중에 해도 되기는 한데, 걱정은 걱정”이라고 밝혔다. 일부 가족들은 언론과 주변의 관심을 부담스러워하면서 집을 비우고 친척집에서 지내고 있다. 가족들은 아프간에서 고생 끝에 돌아온 피랍자들이 받게 될 상처도 걱정이다. 한 가족은 “TV나 신문을 무조건 안 보여줄 수도 없고, 사람들을 못 만나게 할 수도 없는데 그동안의 국내 여론을 알게 될까봐 걱정”이라면서 “사태가 마무리되면 공식적인 사과도 해야 할 것 같고, 감사도 해야 할 것 같은데 막막하다.”고 말했다. 성남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美, 이란 혁명수비대 테러조직 규정”

    미국 정부가 이란의 정예군인 혁명수비대를 ‘외국의 테러조직’으로 규정하기로 결정했다고 미국 워싱턴포스트가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신문의 보도가 사실이라면 국제적 앙숙인 이란과 미국의 관계는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끊임없는 비난과 의혹제기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제 갈 길을 고집해 온 이란이지만 이런 미국 정부의 결정은 자존심에 큰 타격을 입게 될 가능성이 크다. 미국 정부가 현재 테러조직으로 규정한 외국의 조직은 42개지만 한 주권국가의 정예부대를 테러 조직과 동일시한다는 것은 이란 정부로선 받아들이기 힘든 모욕적인 일이기 때문이다. 42개 조직엔 알-카에다. 헤즈볼라, 하마스, 이슬라믹 지하드 등이 포함됐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1979년 이슬람혁명을 계기로 결성된 엘리트 조직으로 12만 5000여명으로 구성돼 있다. 단순한 군사 조직에서 나아가 혁명수비대 출신 인사는 이란 권력층 곳곳에 포진해 있다. 때문에 이를 범죄집단으로 취급하는 것은 이란 전체를 테러조직으로 규정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미국이 이란 혁명수비대를 노린 것은 갑작스러운 일이 아니다. 레바논의 군사·정치 조직인 헤즈볼라의 배경이 이란 혁명수비대라는 의혹을 집요하게 제기한 것도 미국이었고 올해 1월 이라크 북부 아르빌의 이란 외무부 사무소를 급습해 직원 5명을 체포한 것도 이들이 혁명수비대의 정예부대인 ‘쿠드스군’ 대원이라는 이유였다. 미국 정부가 이란에 이런 초강수를 두려고 하는 것은 이란 핵문제를 둘러싼 국제적 제재의 성과가 시원치 않았다는 증거다. 2차례에 걸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 이란 핵제재 결의안에도 이란이 자신의 독자적인 핵 프로그램을 포기하지 않았고 이에 미국은 이란을 움직이는 권력의 핵심부인 이란 혁명수비대에 테러조직의 오명을 씌웠을 가능성이 크다. 미국 국무부는 이란을 지난 1984년 이래로 테러 지원 국가로 지목해온 바 있다. 미국 정부의 공식 발표나 이란의 반응이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이 보도만으로도 이란 핵문제, 이라크 사태 해결 등 중동의 주요 이슈가 해답을 찾지 못하고 얼어붙기에 충분하다.최종찬 이재연기자 siinjc@seoul.co.kr
  • [박기철의 플레이볼] 본즈 약물의혹의 교훈

    지난 주 배리 본즈는 행크 에런의 통산 홈런 기록 755개를 깼다. 현대에서 세워진 대기록 가운데 통산 기록으로서 중요한 것을 들면 칼 립켄 주니어의 연속 경기 출장, 피트 로즈의 통산 최다 안타와 에런과 본즈의 통산 홈런 기록이다. 칼 립켄의 기록은 전 미국이 축하무드였다. 피트 로즈 역시 도박 사건이 전혀 냄새도 피우지 않을 때라 떠들썩한 분위기는 같았다. 그런데 에런과 본즈는 둘 다 찜찜한 구석을 남겼다. 1974년 에런이 베이브 루스의 기록 714개를 돌파할 때와 올해 본즈와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메이저리그에 대한 미국 사회의 시각을 대변하는 것은 커미셔너의 발언과 태도다. 그것이 옳고 그름은 별 관계가 없다.1974년 당시의 커미셔너 보위 쿤도, 올해의 커미셔너 버드 리그도 신기록의 현장에는 있지 않았다. 타이 기록을 세울 때는 모두 있었다는 점은 같다. 하지만 다른 점을 살펴보자. 에런의 신기록 현장에 대리인을 보냈을 때 전 관중과 언론은 야유를 보냈다. 또 에런이 홈구장에서 신기록을 세우기 위해 원정 경기 출장을 보류하겠다고 했을 때 쿤 커미셔너는 원정 경기에 출장하도록 압력을 가했다. 올해 본즈가 신기록을 홈구장에서 세우기 위해 원정 경기를 쉴 때 리그 커미셔너는 입도 벙긋하지 않았다. 신기록 현장에 커미셔너가 없었다고 비난하는 언론도 없었다. 에런은 흑인이 백인의 기록을 깬 죄밖에 없다. 커미셔너는 팬과 언론의 주류였던 백인 루스 팬들의 눈치를 기술적으로 맞췄다. 본즈는? 이미 세월이 많이 변해 백인 눈치를 볼 필요도 없고, 또 본즈가 깨뜨린 기록 보유자 에런은 흑인이다. 본즈의 죄야 만천하에 알려진 약물 의혹이다. 리그는 그냥 현장에 없는 것으로 사태를 덮고 싶어했다. 현장에 있어 봤자 약물 의혹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기록을 인정할 것이냐 등의 대답하기 힘든 질문만 나올 게 뻔했다. 프로야구에 커미셔너 제도가 도입된 이유는 1919년 발생한 ‘블랙삭스 스캔들’ 때문이다. 당시는 선수들이 도박꾼에게 돈들 받은 게 문제가 됐다. 초대 커미셔너 보위 쿤은 법원에서 모두 증거 불충분으로 석방된 선수 8명을 영구 추방하면서 메이저리그 이미지 개선이란 자리 값을 톡톡히 했다. 그 이후 커미셔너들도 도박에는 강력한 철퇴를 가했다. 요즘은 도박 관련 징계가 없다. 대신 약물이 관심사다. 최근 불거진 약물 파동은 일개 선수가 아니라 야구 자체의 이미지를 훼손시킨다는 점에서 도박보다 심각하다. 우리에게도 남의 일이 아니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미리 제도를 갖추면 충분히 예방 가능하다. 혹시 제도가 갖춰진 이후 약물 사건이 일어나도 선수 하나의 잘못으로 국한된다. 다른 선수나 구단에까지는 피해가 가지 않는다.본즈처럼 대기록을 세워놓고도 찜찜한 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미리 대비하는 게 모든 구단과 선수에게 득이 된다.‘스포츠투아이’ 전무이사 cobb76@gmail.com
  • [아프간 인질 2명 석방] 반전에 반전… 피말린 사흘

    [아프간 인질 2명 석방] 반전에 반전… 피말린 사흘

    한국인 여성 인질 2명이 전격 석방, 인도되기까지 만 사흘,71시간의 피말리는 반전의 시간이 이어졌다. 탈레반이 한국 대표단과 첫 대면협상을 시작했다는 소식으로 무사귀환의 꿈이 커진 것은 지난 10일 밤 11시 위성방송 알자지라 등 외신을 통해서였다. 인질억류 23일 만이었다. 협상은 가즈니주 적신월사 사무실에서 시작됐다.6시간가량의 1차 협상을 끝낸 양측은 11일 오전 두 번째 대면협상을 속개했다. 이런 가운데 이날 오후 4시30분쯤부터 인질 석방이 가시권으로 들어왔다는 보도가 잇달아 나왔다. 탈레반 협상단 대표인 물라 카리 바시르는 “인질 21명이 오늘 또는 내일 풀려날 수 있을 것”이라고 AP통신에 밝혀 기대감을 높였다. 이어 12일 새벽 AFP, 로이터 등 외신은 여성 인질 2명이 석방됐다는 소식을 긴급 타전했다. 아마디는 “탈레반 지도자위원회가 선의의 표시로 아픈 여성 2명을 조건 없이 석방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낮 12시 인질 2명의 석방 계획이 보류됐다는 소식은 한국 정부와 피랍자 가족들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 탈레반 대변인 카리 유수프 아마디는 “지도자위원회가 결정을 바꿔 여성 2명이 도중에 되돌아갔다.”고 연합뉴스에 밝혔다. 그는 그러나 AP통신에 “석방 계획은 일단 보류상태”라면서 “한국 정부와의 협상진전에 만족해 여성 인질 2명은 이르면 오늘 석방 가능성이 있다.”고 말해 다시 여운을 남겼다.12일 오후 들어 다시 여성 인질 2명이 한국 시간 오후 7시30분까지 석방될 것이란 외신 보도들이 나왔지만 이날도 결국 석방을 준비하다 되돌아간 것으로 알려져 가족들의 애를 태웠다.13일 오후 4시50분쯤 아마디 대변인은 다시 AIP에 “2명의 여성 인질이 오후 8시30분쯤 적신월사에 인계될 것”이라고 밝혀 다시금 기대를 높였다. 결국 오후 9시쯤 여성 인질 2명의 적신월사 인도 소식이 교도통신을 통해 들어오면서 26일간 계속된 인질사태 해결의 서막이 열리기 시작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아프간 사태 26일째] ‘석방 보류’ 혼선 왜?

    탈레반이 한국 정부 대표단과의 대면접촉에서 몸이 아픈 여성 인질 2명을 조건없이 우선 석방한다고 발표하면서 실마리가 풀리는 듯했던 피랍 사태가 탈레반측의 ‘석방 보류’로 혼선을 빚었다. 탈레반의 카리 유수프 아마디 대변인은 12일 새벽(현지시간) 연합뉴스와 간접통화에서 “탈레반 지도자위원회가 간밤의 결정을 바꿔 석방 계획을 보류했다.”고 말했다. 불과 수시간 전 외신을 통해 “여성 인질 2명을 가즈니주 적신월사에 넘겼다.”고까지 얘기했던 탈레반은 왜 갑자기 태도를 바꾼 것일까. ●내부 불화로 인한 혼선인 듯 아마디 대변인은 “여성 인질 2명을 가즈니주 적신월사에 넘기려고 가던 도중 지도부가 결정을 바꿔 안전한 곳으로 되돌아갔다.”고 말했다. 탈레반 지도부 결정을 실행에 옮기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내부 반대에 부딪혔을 가능성이 크다. 즉 지역 조직이나 강경파가 거세게 반발하자 지도부가 이들을 설득할 시간을 벌기 위해 석방 시한을 보류했을 것이란 분석이다.“여성인질 2명을 우선 석방한다는 기본 결정은 바뀌지 않았으며, 석방 시기가 확정되지 않았을 뿐”이라는 아마디의 말은 이 같은 추측을 뒷받침한다. 탈레반은 여성 인질 2명의 석방은 아무런 조건도 붙지 않은 ‘선의와 인도주의’의 표시라고 밝혔다. 이 주장이 사실이라면 인질과 탈레반 수감자의 맞교환 외에는 협상 여지가 없다고 주장해온 탈레반 내 강경파나 인질 몸값을 노려온 지역 조직 모두에 충분히 불만을 살 수 있는 상황이다. ●국제여론 비난 비켜가는 등 1석2조 여성 인질 2명의 석방을 결정한 배경은 무엇일까. 석방 대상자들이 누구인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이들의 건강 상태가 매우 좋지 않은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탈레반으로선 몸이 아픈 여성 인질을 먼저 풀어줌으로써 국제 사회 여론의 화살을 비켜나는 동시에 잦은 이동에 따른 물리적 어려움에서 벗어나는 이중효과를 노린 측면이 크다. 아사히신문은 “인질을 수시로 이동해야 하는 등 관리과정에서 현장 탈레반 요원들의 피로가 겹쳐 현지 사령관에 불만을 털어놓는 사례가 잦다.”고 전했다. 또 피랍 사태 이후 처음으로 협상테이블에 마주앉은 한국 정부에 ‘선물’을 안겨줘 향후 협상과정에서 주도권을 잃지 않겠다는 고도의 전략으로 분석된다. 여성 인질 2명을 풀어준다고 해도 여전히 19명의 인질을 데리고 있기 때문에 한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아프간 정부를 압박해 탈레반 수감자의 석방을 이끌어내도록 유도하겠다는 속셈도 엿보인다. 마이니치신문은 “2명의 석방으로 아프가니스탄 정부에 대한 탈레반 수감자의 석방을 위한 압박 카드를 얻은 셈”이라고 보도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적신월사 이슬람권의 적십자사다.1876년 러시아와 터키 전쟁 당시 터키의 전신 오스만 제국의 간호 부대가 적십자는 십자군을 연상시킨다며 대신 적신월을 사용한 것에서 유래했다. 적신월(赤新月)은 ‘붉은 초승달’을 뜻하며, 초승달은 무슬림의 정체성과 형제애를 의미한다.
  • 탈레반 “아픈 여성2명 13일 석방”

    아프가니스탄 한국인 피랍사태 25일째인 12일 탈레반이 몸이 많이 아픈 한국인 여성 인질 2명을 먼저 석방하기로 방침을 결정했다고 밝혀 인질사태는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가즈니주 탈레반 지역사령관 겸 대변인 역할을 하는 아민 하드츠는 이날 연합뉴스와 간접통화에서 “인질 2명을 석방키로 하고 적신월사에 인질을 인도하는 도중 ‘문제’가 발생, 다시 탈레반 영역으로 되돌아갔다.”며 “13일 아침까지는 가즈니시티로 인질을 인계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카리 유수프 아마디 탈레반 대변인도 “여성 2명을 먼저 석방한다는 결정은 바뀌지 않았다.”면서 “이르면 12일 낮이나 밤이 될 수도 있다.”고 전해 인질 석방이 임박했음을 강력하게 시사했었다. 이에 따라 13일 중으로 여성 인질 2명은 풀려날 것이란 기대가 높아지게 됐다. 아마디는 11일 AFP 등 주요 외신과의 전화통화에서 “오늘 오후 7시30분 여성 인질 2명을 가즈니주 적신월사에 넘겼다.”고 밝혔다가 번복한바 있다. 아마디는 또 여성 인질 2명의 석방이 보류된 이유에 대해 “이들이 가즈니주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 야간 이동이 사실상 어려웠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이날 사흘째 만남을 가진 한국 대표단과 탈레반의 대면접촉에서는 이들 여성인질 2명의 석방 절차 등이 집중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외신 등 지금 나오는 보도가 일정한 흐름이 있다.”면서 “그 흐름을 벗어나는 얘기는 없지 않느냐.”고 말해 사태가 급진전되고 있음을 부인하지 않았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도 이날 밤 “협상이 난항이라기보다는 협상 성과의 진행을 좀더 기다릴 필요가 있다. 접촉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마디는 석방 이유에 대해 탈레반의 지도자들이 한국정부 대표단과의 협상 진전에 만족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하지만 여성 인질 2명 석방과 관련, 석방 계획 취소와 일단 보류, 석방 계획 불변 등 하루종일 오락가락했다. 아마디는 이날 새벽 연합뉴스와 간접통화에선 “석방 계획이 취소됐으며 인질을 석방하지 않기로 했다.”고 했다가 “11일 밤 석방한다는 계획은 변경됐고 일단 보류상태”라고 입장을 바꿨다. 이런 가운데 탈레반이 연합군에 대한 공세를 연일 강화하고 있어 이번 공세가 인질 협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탈레반 무장세력은 11일에도 아프간 남부 우루즈간 주에 있는 아나콘다 미군기지를 습격해 양측이 치열한 교전을 벌인 끝에 탈레반 4명이 사망했다고 연합군이 밝혔다. 한편 한국정부 대표단과 대면접촉에 참가한 탈레반 대표는 11일 “아프간 정부가 유연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우리는 인질 21명과 탈레반 수감자 21명의 맞교환을 제시했으며 1단계로 요구한 8명 수감자 석방이 이뤄질 가능성을 발견했다.”고 밝혀 인질 협상이 급물살을 타고 있음을 드러냈다. 최종찬 박찬구기자 siinjc@seoul.co.kr
  • “참여의원 96.5%가 열린우리 출신”

    “참여의원 96.5%가 열린우리 출신”

    민주신당과 열린우리당의 합당 선언으로 탄생할 범여권 신당을 두고 ‘도로 열린우리당’ 논란이 일고 있다. 민주신당(85석)이 열린우리당(58석)을 흡수하는 형식이지만, 민주신당 소속 의원 대다수가 원래 열린우리당 탈당파 출신(80명)이란 점이 도로 열린우리당이란 비판론의 요체다. 열린우리당 간판만 내렸을 뿐 범여권 신당에 참여하는 의원 143명 가운데 열린우리당 출신이 96.5%에 달한다는 것이다.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은 10일 “민주신당과 열린우리당의 합당은 열린우리당과 열린우리당의 합당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한 뒤 “순도 98%의 도로 열린우리당, 도로 노무현당을 복원하는 데 민주당이 동참할 이유는 없다.”며 독자노선 의지를 밝혔다. 민주당이 신당에 끝내 합류하지 않을 경우 범여권의 대선후보 경선은 143석의 신당과 9석을 보유한 민주당의 2개 리그로 각각 진행된 뒤 투표일 직전 후보 단일화를 추진하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 나경원 대변인은 “결국 잡탕도 아닌 ‘도로 열린우리당’이 될 것을 대통합이라 우기면서 지난 6개월 동안 온갖 쇼를 했다.”면서 “열린우리당에다 간판만 민주신당이라 새로 달면 될 것을 당적을 수차례 바꾸고 창당이다 통합이다 법석을 떨면서 결국 국민의 혈세만 낭비한 셈”이라고 비난했다. 민주신당 일각에서도 열린우리당과의 당 대 당 통합에 대한 반발의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열린우리당 탈당파인 이종걸 의원은 “최소한 열린우리당에서 마지막으로 오는 사람들은 열린우리당의 정치적 실패를 인정하고 반성한 후에 합류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신당이 또 다른 열린우리당으로 인식돼 그동안 각종 재·보선에서 나타난 국민의 평가가 고스란히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반면 열린우리당과 민주신당 지도부는 ‘도로 열린우리당’이란 비판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열린우리당 오영식 전략기획위원장 등은 “탈당사태 이전부터 열린우리당 의석수가 워낙 압도적으로 많았기 때문에 대통합을 해도 열린우리당 출신의 비율이 많을 수밖에 없다.”고 반박했다. 지금 신당에 합류하지 않고 있는 민주당 9석을 모두 합쳐도 어차피 신당 구성원의 대다수는 열린우리당 출신이 되고마는 구조적 한계가 있다는 주장이다. 한나라당을 탈당한 손학규 전 경기지사 등 유력 비노(非盧)세력과 김대중 전 대통령의 아들 김홍업 의원, 시민사회세력 등이 새로 합류한 것을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다는 논리도 등장한다. 시민사회세력 몫으로 참여한 오충일 민주신당 대표는 “국회의원 숫자만으로 따져선 안 된다.”면서 “시민사회 세력이 50% 지분을 차지하고 있고, 정치권 중에서도 민주당 출신도 있고 선진평화연대쪽(손 전 지사측)도 있는데, 어떻게 도로 열린우리당이라고 폄하할 수 있느냐.”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반(反) 한나라당 전선을 위해 열린우리당이 간판을 내린다는 것 자체가 큰 회개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정균환 최고위원도 “민주신당은 온건한 진보, 건전한 보수를 양 어깨에 끼고 하나가 된 정당”이라며 “새천년민주당 창당의 성격도 그랬다.”고 말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2차 남북정상회담] “수뇌 만나자”→“평양 가겠다”

    [2차 남북정상회담] “수뇌 만나자”→“평양 가겠다”

    정부가 8일 밝힌 2차 남북정상회담의 추진시점은 7월 초다. 방코델타아시아(BDA) 계좌에 묶여 있던 북한자금의 송금이 재개되면서 3개월 넘게 공전하던 2·13 북핵합의 이행이 급물살을 타던 시점이다. 부산 출신으로 대통령의 각별한 신임을 받고 있던 김만복 국정원장에게 김양건 북측 통일전선부장과 만나 남북관계 진전에 대한 북측 수뇌부의 의사를 타진하라는 임무가 떨어진다. 국정원과 북측 통전부의 비선라인을 통해 고위급 접촉 제안서가 전달되고 7월29일 김 원장의 비공개 방북을 요청하는 북측의 답신이 날아온다. 하지만 사전 실무접촉을 통해 정상회담에 대한 북측의 우호적 반응을 확인한 뒤 정부가 고위급 접촉을 제안했을 것이란 관측도 일각에선 제기된다. 실제 6자회담과 남북관계의 선순환적 발전을 위해 정상회담을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은 청와대 안보실을 중심으로 꾸준히 개진돼 왔다.5월 초 안보실 주관 비공개 회의에서는 8·15를 전후해 정부가 종전선언을 선도적으로 제안한 뒤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문제가 논의되기도 했다. 문제는 BDA 사태로 비핵화 진전이 가로막혀 있던 6월 말까지는 정부가 주도적으로 정상회담을 추진하기 어려웠다는 것. 이 점에서 ‘7월 초 추진설’이 설득력이 커 보인다. 물론 7월 이전 잇따라 방북한 여권 인사들을 통해 정상간 만남에 대한 남측 수뇌부의 의지가 전달됐을 가능성도 있다. 지난 2일 평양에 간 김 원장은 김양건 부장으로부터 “현 시기가 수뇌상봉의 가장 적합한 시기”라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말을 듣는다. 이 자리에서 김 부장이 이른 시일 안에 재방북, 노무현 대통령의 동의 여부를 알려 달라고 요청했다는 게 정부측 설명이다. 문제는 회담일정과 장소에 대한 합의가 어느 시점에 이뤄졌느냐는 것. 일단 북측이 김 원장의 재방북을 요청하는 과정에서 자신들이 구상하는 일정·장소에 대한 동의를 구했을 가능성이 높다. 물론 우리측이 고위급 접촉을 제안하던 시점에 이미 회담장소와 일정을 북측에 일임했을 수도 있다. 이후 회담추진 합의문 작성까지는 일사천리로 진행된다.3일 서울로 돌아온 김 원장은 대통령으로부터 ‘북측 제의를 수락한다.’는 친서를 받아들고 이튿날 평양을 다시 찾는다. 곧바로 친서가 김 위원장에게 전달되고 남북은 5일 합의서에 서명한다. 최초 접촉제안이 전달된 뒤 불과 1개월 만이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식어버린 국민관심’… 초조해진 가족들

    아프간 피랍사태가 21일째에 접어들면서 피랍자 가족들은 국민적 관심이 급격히 떨어지는 것에 대해 전전긍긍하고 있다.8일 남북정상회담 일정이 발표되고 영화 ‘디워’의 돌풍으로 네티즌들의 관심이 피랍 사태에서 점차 멀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고 심성민씨의 장례식이 거행된 지난 4일 각 포털사이트의 피랍 관련 기사에는 보통 1000∼2000개의 댓글이 달렸지만 이날 피랍 관련기사에는 댓글이 많아야 100개 정도에 불과한 수준이다. 차성민 피랍자가족 대표는 “UCC를 제작하고, 호소문을 발표하고 아랍지역 대사관을 방문하는 것 모두가 급격히 사그러지고 있는 시민들의 관심을 환기시키려는 가족들의 궁여지책”이라면서 “보통 피랍자 협상이 해결되는 데 평균 30일 정도가 걸린다는데 그 많던 악플조차 사라지며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는 현재 상황이 오히려 야속하게 느껴진다.”고 털어놨다. 이날 피랍자 조기석방을 호소하기 위해 이란 대사관으로 향하기 앞서 피랍자 경석·명화씨 남매의 아버지 서정배(57)씨는 “대통령 특사를 보낼 때만 해도 ‘뭔가 해결되겠구나.’ 기대만 부풀게 해 놓고 이게 뭐냐.”면서 “남북정상회담은 우리 국민 누구나 잘 되기를 기원하지만 지금 이 나라 국민 21명의 귀중한 생명이 인질로 잡혀 촌각을 다투는 마당에 해결을 위한 적극적 의지는 보이지 않다.”고 성토했다. 황상민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갑자기 끓어올랐다가 금세 식어버리는 우리 네티즌들의 성향을 감안할 때 피랍자들의 안위나 협상 상황 등에 관심을 유지할 수 있는 시기는 이미 지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류지영 박건형기자 superryu@seoul.co.kr
  • [아프간 사태 장기화 국면] 자이툰카드로 美와 타협?

    피랍사태 해결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점쳐지던 미국·아프간 정상회담이 ‘테러와 협상불가’ 원칙을 재확인하는 선에서 마무리되자 정부는 사태 장기화에 대비해 ‘단계적’ 해법을 마련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송민순 외교부 장관은 8일 청와대 국무회의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과거 유사 사례에서도 (인질 석방까지) 평균 35일 걸렸다.”며 ‘장기전’을 준비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외교채널 총동원 아프간 정부 설득작업 정부는 일단 건강 이상설이 보도되고 있는 여성 인질을 탈레반 여성 수감자와 맞교환하는 방안을 성사시키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태세다. 탈레반 대변인 카리 유수프 아마디도 이날 AFP 통신과 인터뷰에서 “아프간 정부가 여성 수감자를 풀어주면 같은 수의 여성 인질을 1대1로 교환할 용의가 있다.”며 여성 인질 우선 석방 전망을 밝게 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탈레반과의 직접 접촉을 유지하면서 아프간 정부가 수감자 석방에 나서도록 외교채널을 총동원해 설득작업을 벌일 계획이다. 억류된 인질의 수를 최소화한 뒤 장기전에 대비한다는 전략이다. ‘일괄 타결’이 어렵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탈레반이 협상을 최대한 길게 끌면서 카드를 세분화해 이익을 극대화하는 전술을 추구할 것이란 전망에서다. 문제는 억류 인질 감소와 사태 장기화가 군사작전을 통한 구출론에 다시 힘을 실어줄 수 있다는 점이다. 정부로선 미·아프간에 대한 외교적 압박을 통해 군사작전 움직임을 봉쇄하면서 상황에 따라 군사·비군사 옵션을 조합하는 ‘패키지 해법’을 찾는 것 외엔 방법이 없는 셈이다. ●노 대통령, 부시에 협조 당부 방안 검토 노무현 대통령이 직접 나서 부시 미국 대통령에게 협조를 당부하는 방안도 타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두 정상간 대화가 성사된다면 양국 정부의 손익을 절충한 극적 타협안이 나올 수도 있다는 관측에서다. 이 경우 ‘주고받기’의 대상은 미국 정부가 주둔 연장을 요구하고 있는 이라크 자이툰 부대가 될 가능성이 높다. 여론의 눈치를 살피며 파병 연장의 명분을 찾고 있던 국방부와 외교부로서도 손해볼 게 없는 카드인 셈이다. 무슬림 사회의 여론을 동원해 인질 석방을 우회적으로 압박하는 노력도 병행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 당국자는 “탈레반이 5년간 국가를 통치했던 세력인 만큼 국제여론을 무시하기 힘들 것”이라며 희망 섞인 관측을 내놓았다. 이 경우 파키스탄 등 탈레반에 영향력을 가진 주변국과 협조를 다각화하면서 이슬람권 적십자사인 적신월사(赤新月社) 등 국제 비정부기구에 중재를 요청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아프간 사태 분수령] “中 영향력,협상에 활용을”

    |베이징 이지운특파원|중국의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영향력을 한국인 인질 구출 협상에 활용해야 된다는 중국 전문가들의 지적이 나왔다. 5일 중국의 한 정보 관계자는 아프간에는 현재 중국이 과거 1950∼60년대 원조로 지어줬던 수력발전소 등을 복구·유지하기 위해 상주 인력들을 파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속에 중국은 아프간 내정 및 탈레반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여러 부족들과의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탈레반이 동료 죄수 석방과 한국 인질과의 맞교환을 요구하고 있으나, 미국과의 문제 때문에 쉽지 않다.”며 “사태 장기화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관계자는 “이는 수감된 탈레반 가운데는 아프간 정부뿐 아니라 미국이 직접 체포한 이들도 있기 때문에 미국의 허락 없이는 죄수들을 내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탈레반은 동료 죄수들이 석방되더라도 이어 한국군의 조기 철군을 요구할 것”이라며 협상이 지루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관계자는 한국 인질들이 붙잡힌 가즈니 지역을 비롯, 탈레반의 활동 무대인 중·남부 지역에는 어떤 외국 정부의 영향력도 미치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아프간 북쪽 지방은 러시아, 서쪽은 이란, 동·남쪽은 파키스탄이 각각 어느 정도 영향력이 있다고 볼 수 있지만, 중·남부 일대지역만큼은 그 어떤 나라도 영향을 미칠 수 없는 혼란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jj@seoul.co.kr
  • 이슬람권 평화활동가 시각

    아프가니스탄 한국인 피랍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다. 인터넷에선 ‘자업자득’이라며 피랍인들을 향한 비난이 끊이지 않는다. 미국 역할론과 책임론을 두고 ‘반미운동’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군사대응 필요성까지 제기되고, 가족들은 그때마다 피가 마른다. 이슬람권에서 평화활동을 해온 청년 운동가 두 명이 만났다. 안영민(36) ‘경계를넘어’ 활동가와 이동화(33) ‘민주화를 위한 변호사모임’ 국제연대위원회 간사. 두 사람은 팔레스타인과 이라크, 레바논 등 분쟁지역을 오가며 평화운동을 해왔다. 이동화씨는 최근 무슬림이 됐다. 피랍사태를 지켜본 두 사람의 답답함과 안타까움을 입말 그대로 옮겼다. ●“‘람보’ 기대하는 건 인질 죽으란 말” 이동화:“잘됐네”“이번 기회에 순교하면 되겠네”…. 피랍사실을 접한 많은 네티즌들 반응이 이랬잖아. 너무 놀랐어. 냉소를 넘어 거의 증오에 가까웠어. 안영민:국제평화운동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선교를 목적으로 하는 한국 기독교의 봉사활동을 두고 부정적인 평가가 많아. 타 종교와 문화에 대한 이해 없이 오직 ‘미전도 종족’이란 관점으로 접근하고 있으니까. 이:내가 2005년 요르단에 머무를 때 정말 화났던 게 뭐였냐면 말야. 이라크에 들어가려고 준비하는 선교사들 중 일부는 한국 강남쯤 되는 곳에서 호화롭게 살면서 가난한 무슬림을 하찮게 보는데, 정말 기가 막히는 거야. 안:그렇다고 ‘너희가 선교하러 갔으니까 너희 책임이다.’라는 건 너무 가혹하지. 이:형 말이 맞아. 비판할 건 비판해야겠지만 상황이 너무 안 좋잖아. 지금은 비판보다는 생명을 걱정하는 게 우선이니까. 안:더 심각한 건 군사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주장인데, 납치된 사람들이 미국인이나 프랑스인이었어도 그런 말이 나왔을까. 아닐 거야. 하지만 실제 군사작전 가능성이 있다는 게 문제야. 지금은 말뿐이지만, 상황이 장기화돼서 더 이상 기다려도 소용없다고 판단하면 미국이 군사적으로 밀고 들어갈 수도 있어. 이:미국은 그렇다 치고 한국 네티즌들이 군사작전 운운하는 게 더 놀랍지. 할리우드 인질구출 영화를 너무 많이 봐서 그래. 현실에서 람보를 기대하는 건 말 그대로 ‘인질 다 죽어라’잖아. 안:한나라당 정형근 의원이 ‘미국 책임론’을 반미로 몰아가지 말라고 했는데, 정말 너무 하는 거 아냐? 이 상황에서 어떻게 그런 말이 나오지? 사실 아프간에서 미국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란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잖아. 사람 목숨보다 미국과의 관계를 더 걱정하고 있다는 생각밖에 안 들어. 이:정부 협상력이 제대로 안 통하는 거 봐. 벌써 두 사람이 죽었어. 사람들이 미국을 거론하는 건 미국이 싫어서가 아니라, 지금 사람들을 살릴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기 때문인 데 말이야. ●“국내 무슬림 희생양 돼선 안돼” 안:언론에도 아쉬운 점이 있어. 하루하루 급박하게 돌아가는 상황에서 한가로운 요구처럼 들릴 수도 있을 거야. 하지만 미국이 아프간에 들어간 이유가 석유·가스 파이프라인 때문이란 사실, 한국인은 두 명이 죽었지만 그간 미국과 나토군의 폭격으로 죽어간 아프간 국민이 수만명이었다는 사실 등도 한번쯤 보도해줬어야 하지 않을까? 이:속보도 중요하지만 아프간 정부-탈레반, 아프간 정부-미국, 탈레반-미국 간의 역사·정치적 배경을 함께 짚어줬다면 독자들이 피랍사태의 전후 맥락을 좀더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었을 텐데. 안:얼마 전 부산에서 술 취한 사람이 이슬람사원 유리창 깨고 그랬다면서? 무슬림으로서 어떻게 생각해? 이:내 무슬림 친구들이 정말 우려했던 게 바로 그거야. 왜 한국 사람들은 탈레반을 무슬림과 동일시하냐고 그래. 자기들도 탈레반이 싫고, 아랍권에선 탈레반을 무슬림으로 인정하지도 않는데, 억울하다는 거야.‘우린 한국 사람들이 우리나라 와서 깽판을 쳐도 한국 사람 전체를 욕하진 않는데, 왜 한국 사람들은 탈레반의 행태를 두고 이슬람 전체를 욕하냐’는 거지.9·11사태 이후 ‘무슬림=테러, 코란=칼’로 각인된 이미지 탓이 크다고 봐. 안:탈레반은 정말 나쁜 짓 많이 했지. 사람도 많이 죽였고, 여성 인권도 억압했고. 하지만 탈레반은 무슬림의 일부분일 뿐이야. 언론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단어가 ‘이슬람 극단주의자’‘원리주의자’‘근본주의자’란 표현인데, 자꾸 이 부분만 부각되니까 결국 이게 전부인 것처럼 되는 거야. 이:2003∼2004년 이라크 전쟁 때 현지에 있었는데, 더 이상 최악일 수 없는 상황에서도 사람들이 너무 평안한 거야. 도대체 알 수 없는 평안의 정체가 뭘까 궁금했어. 결국 찾은 답이 무슬림이란 종교였어. 난 총도 안 쏘고 폭탄도 안 터지는 한국에서 늘 머리가 깨지는 듯 했는데…. 내가 무슬림이 될 수 있었던 건 내가 그들의 실제 삶을 봤기 때문이야. 안:아프간 사람들, 특히 여성들의 이야기를 한국에 많이 전해야겠다고 생각해. 이슬람제국 건설이 아닌 여성인권과 민주주의를 원하는 목소리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으니까 자꾸 오해가 생긴다고 봐. 그 오해를 없애는 게 우리 할 일이기도 하고. 정리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아프간 사태 분수령] “NGO에 중재 요청하라”

    피랍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피랍자 가족 모임이 국제비정부기구(NGO)와의 연계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강력하게 제기되고 있다. 이는 외교통상부가 아프간이나 파키스탄행 등 가족 모임의 직접적인 활동에 난색을 표명하고 있는 상황에서 초국가 및 탈종교적인 성향을 가진 NGO가 큰 거부감 없이 탈레반 측에 피랍자 가족들의 간절함을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NGO가 세계 각지에 광범위한 인프라를 갖고 있는 만큼 국제 사회의 여론을 환기시키는 데도 상당 부분 역할을 발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유력한 단체로는 중동이나 아프리카 등지에서 꾸준히 빈민 및 난민 구호사업을 벌여 현지인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쌓아 온 굿네이버스나 옥스팜 등 구호개발사업 관련 단체들이 꼽힌다. 한국외국어대 이란어과 신규섭 교수는 “종교적인 색채가 없는 단체가 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한다.”면서 “같은 구호전문 단체라도 기독교적 이미지가 강한 곳은 제외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신 교수는 “유엔의 직접적인 도움을 받기 힘든 상황에서 유엔 경제사회이사회(ECOSOC)에서 포괄적 협의 지위를 획득하거나, 공익성을 갖춘 민간단체의 도움을 받으면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다.”면서 “국제사면위원회(앰네스티)나 ‘세이브더칠드런’ 등은 중동 지역에서 다년간 충분한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기 때문에‘가족의 눈물’ 효과를 극대화시키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경희사이버대학 NGO학과 임정근 교수는 “인질들이 전쟁 상태에서 피랍됐고, 생명이 경각에 달려있으므로 민간 구호단체가 나설 충분한 여건이 조성돼 있다.”면서 “국제적인 인권 및 구호단체가 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요청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내단체, 특히 반미·반전 단체 등 이데올로기가 강한 집단은 절대적으로 피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국진보연대 관계자는 “국내 여론을 환기시키는 것은 탈레반이나 미국에 직접적인 효과가 없는 데다 정치적으로 이용을 당할 우려가 크다.”면서 “반미·반전 단체의 경우 내부에서도 강경 및 온건 노선간의 논쟁이 끊임없이 벌어지고 있어 가족들에 도움을 주다가도 미국이나 탈레반을 자극할 수 있는 주한미군 철수 요구, 이슬람 폄하 발언 등의 돌출 행동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박건형 이은주기자 kitsch@seoul.co.kr
  • [아프간 사태 분수령] 인질 육성속엔 탈레반 전술이?

    [아프간 사태 분수령] 인질 육성속엔 탈레반 전술이?

    잇달아 공개된 인질들의 육성은 탈레반이 펼치는 강온 전략에 주파수가 맞춰진 기획작품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는 시간대별 역순으로 보면 뚜렷해진다. 부시·카르자이 정상회담을 앞둔 6일 ‘미국의 소리’(Voice Of America) 전파를 탄 임현주씨의 목소리는 절박했다. 그녀는 “여기 17일이나 있었습니다. 하루하루가 아주 힘듭니다. 우리 모두 집에 가고 싶습니다.”라고 호소했다. 지난달 26일 사건발생 뒤 처음으로 공개된 육성과는 달리 다급하게 들렸다. 미국과 아프간이 군사작전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 터였다. 지난 4일 현지 소식통이 국내 통신사에 알려온 인질과의 통화내용은 약간 달랐다. 이 여성은 “2명이 매우 아픕니다.”면서 “빨리 약을 보내주세요.”라고 울먹였다.2명이 위독하며 구급약이 부족하다는 카리 유수프 아마디 탈레반 대변인의 주장과 같다. 결국 우리 정부가 마련한 약품은 이튿날 탈레반에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강성주 한국 대사는 여성 2명 등 한국인 인질 3명과의 통화에서 인질들의 건강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탈레반이 “협상에 만족한다.”며 유화 제스처를 보인 직후 이같은 통화를 ‘허가’한 것이다. 당시 한국과의 대면협상에는 유엔으로부터 신변안전을 보장받는 게 선결요건이라는 탈레반 요구를 전달했다는 한국 대사관의 설명이 있었다. 그러나 직전에는 “(탈레반이)죽이겠다고 협박한다. 죽고 싶지 않다.”는 여성 인질의 육성이 전해져 긴장감을 높였다. 죽음을 입에 올리기는 이때가 처음이었다. 이처럼 극도로 불안한 상태를 공개한 것은 2004년 6월 이라크에서 납치된 뒤 처참하게 살해된 고 김선일씨의 마지막 모습을 연상시키기에 충분했다. 이지영씨가 지난달 30일 국내 신문과의 통화에서 “건강은 괜찮다. 물의를 일으켜 가족에게 죄송하다.”고 말한 것도 이틀 전인 28일 유정화씨 육성과 대조적이다. 유씨는 “전쟁(인질구출 작전)은 안된다.”며 군사행동 여부를 둘러싸고 급박했던 상황을 비관적으로 대변했던 셈이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아프간 피랍사태] 탈레반 다시 살해 협박 왜

    아프가니스탄의 반정부 무장세력 탈레반이 또다시 한국인 인질살해 협박카드를 들고 나왔다. 협상의 고비 때마다 전가의 보도처럼 들고 나왔던 이 카드를 한국정부와 대면 접촉이 난항을 겪자 여지없이 다시 꺼내든 것이다. 카리 유수프 아마디 탈레반 대변인은 5일 아프간 통신사인 아프간 이슬라믹 프레스(AIP)와 전화 통화에서 탈레반 수감자 석방을 위한 한국 정부의 노력이 사태 해결을 위해 충분치 않다며 이같이 위협했다. 아마디 대변인은 이날 한국정부측이 자신들을 접촉한 사실을 밝히면서 “한국 정부는 탈레반 죄수 석방 문제에 관한 미국의 동의를 받아내고 대면 협상을 위한 유엔측의 탈레반 안전 보장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며 “한국정부는 유엔의 안전보장도 받아내지 못했고, 심지어 유엔에 공식 요청도 하지 못했다.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는 만큼 언제든 인질들을 살해할 수 있다.”고 협박했다. 탈레반이 인질 추가 살해란 초강수 전술을 다시 쓰면서 인질 사태를 둘러싼 상황이 다시 긴장 모드로 돌입했다. 그동안 탈레반들은 살해 협박 이후 한국인 인질 2명을 살해하면서 살해 협박이 결코 빈말이 아님을 보여준 바 있다. 탈레반이 다시 인질살해 협박카드를 들고 나온 것은 탈레반 동료 수감자 석방이란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하기 위해 한국 정부에 대해 아프간과 미국정부를 더욱 강력하게 밀어붙이라는 메시지를 담은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6일 정상회담에 나서는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에게 군사작전과 같은 강공책을 만지작거리지 말 것을 경고하는 의미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강경파와 온건파가 혼재돼 있는 탈레반 내부에서 협상이 장기화되면서 강경파의 목소리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것으로도 판단된다. 최종찬기자 siinjc@seoul.co.kr
  • [韓·탈레반 직접 협상 착수] 가족들,적극행동으로 타개 희망

    [韓·탈레반 직접 협상 착수] 가족들,적극행동으로 타개 희망

    피랍자 가족들은 3일 21명의 피랍자 석방을 해외 언론에 호소하기 위해 파키스탄을 방문하기로 하고 정부와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이 파키스탄 방문을 추진하는 것은 교착상태에 빠진 정부의 석방 교섭에서 ‘가족들의 적극적인 행동과 눈물’이 효과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 배형규 목사와 심성민씨가 잇따라 피살되자 정부에 대한 믿음이 흔들리면서 가족 스스로 상황을 타개해 보려는 의도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당초 가족들은 미국과 아프간 방문을 추진했으나 아프간은 치안 문제를 담보할 수 없어 힘들고, 미국을 압박할 경우 군사작전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에 따라 취소했다. 피랍자들에게 자문을 한 고려대 국제관계학과의 한 교수는 “미국은 법적으로 테러리스트와 거래를 안 하기 때문에 아무리 압박하더라도 돌아설리 만무하고, 압박하면 할수록 군사작전 가능성만 높아진다.”며 가족들의 미국행을 만류했다. 이로 인해 피랍자 가족들은 파키스탄 방문으로 선회, 이슬람 문화권에 가서 해외 언론과 탈레반에게 피랍자 석방을 호소해 보자는 결론을 내렸다. 전문가들은 가족들의 이 같은 행동에 대해 사태 장기화에 따른 초조함과 가족에 대한 죄책감이 동시에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연세대 심리학과 황상민 교수는 “가족들이 대한민국과 자신을 동일시하던 초기 시각에서 벗어나 가족들만 당사자이고, 정부와 국민들을 관망자로 생각하기 시작한 것 같다.”면서 “사람들이 병원에서 불치병 진단을 받았을 때 의사를 믿고 받아들이는 대신 민간요법 등 다른 대안을 찾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유범희 삼성서울병원 정신과 교수 역시 “결론이 같게 나더라도 적극적으로 행동을 취했다면 가족들이 느끼게 되는 죄책감의 강도는 훨씬 낮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중동 및 국제정치학 전문가들은 가족들의 파키스탄행에 대해 긍정적인 효과보다는 부정적인 효과가 클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파키스탄 전문가인 외국어대 이란어과 신규섭 교수는 “탈레반이 지배하고 있는 남아프간의 경우 파슈툰족이 많은 파키스탄이 더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다민족 국가로 내부적인 상황이 복잡한 파키스탄이 아프간 탈레반에 특정 행동을 요구한다면 다른 민족들이 반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신 교수는 “탈레반이 많고 치안이 좋지 않은 만큼 제2의 피랍 사태에 철저하게 대비해야 한다.”면서 “200여명 규모인 한인회와 공조하는 것이 민간의 위치에서 눈물에 호소한다는 가족들의 전략을 극대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장병옥 중동문제연구소장 역시 “파키스탄이 사태를 해결할 영향력을 가졌다고 보기 힘든 상황에서 가족들이 누구를 접촉할 수 있을지도 걱정스럽다.”면서 “정치적인 집단인 탈레반의 특성을 고려해 그들의 도덕성 문제를 부각시키는 방안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박건형 이은주기자 kitsch@seoul.co.kr
  • [韓·탈레반 직접 협상 착수] ‘인질 구하기’ 최적 카드는

    [韓·탈레반 직접 협상 착수] ‘인질 구하기’ 최적 카드는

    ‘최적의 카드 조합을 찾아라.’탈레반이 인질살해를 잠정 중단하고 협상을 지속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피랍사태 해결을 위한 정부 움직임도 분주해지고 있다. 문제는 탈레반과의 직접협상으로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정부 의지에도 불구하고 협상판에 내밀 ‘카드’가 많지 않다는 것. 여기엔 금전적 보상 등 비군사적 카드 외에 해외 주둔 한국군의 거취 문제 같은 군사적 옵션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진다. (1) 군사적 옵션 정부가 보유한 군사 옵션은 크게 세가지. 우선 거론되는 게 다산·동의부대 조기철군 카드다. 2일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파키스탄을 방문한 백종천 청와대 안보실장이 친(親)탈레반 야당 지도자를 만나 아프간 주둔군의 조기철군을 시사했다는 AFP 통신 보도를 계기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탈레반의 초기 요구조건이 다산·동의부대의 즉각 철군이었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일부에선 협상에 소극적인 미국과 아프간 정부를 압박하기 위해 이 카드를 사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병력 규모가 200여명에 불과한 공병·의료지원부대인 데다 인질납치 직후 노무현 대통령이 연내 철군을 재확인한 바 있어 미국과 아프간에 대한 압박효과는 거의 없다는 게 중론이다. 두번째 군사 옵션은 이라크에 주둔중인 자이툰 부대를 활용하는 것.‘테러와의 타협불가’ 원칙을 고수하고 있는 미국 정부를 움직이기 위해선 이 카드 외엔 방법이 없다는 주장이 군 관계자들 사이에서 고개를 들고 있다. 미국도 다양한 군사·외교채널을 통해 자이툰부대의 주둔 연장을 요청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는 올해 상반기 안으로 자이툰부대 철군일정을 국회에 제시하기로 약속했지만 이라크 현지정세와 미군 등 동맹군 사정을 이유로 9월로 미룬 상태다. 주무부처인 국방부와 외교부가 한·미동맹과 국익 확보를 내세워 내심 연장을 바라고 있는 만큼 한·미간 전격적인 ‘물밑 거래’가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거래가 성사된다면 아프간 정부가 미국의 ‘묵인’ 아래 ‘특별사면’ 형식으로 탈레반 죄수를 석방하는 형태가 점쳐진다. 마지막 군사 옵션은 인질구출 군사작전 돌입을 승인하는 것이다. 우리 정부와 탈레반의 직접교섭이 결렬되고 탈레반의 인질살해가 이뤄질 경우 나올 수 있는 ‘최후의 카드’다.2일 “군사력 사용을 배제하지 않겠다.”는 리처드 바우처 미 국무부 중남아시아 차관보의 발언 뒤 구출작전이 현실화되는 게 아니냐는 섣부른 예측도 나온다. 그러나 이 방안은 산악으로 이뤄진 아프간 지형상 성공을 점치기가 쉽지 않고 대규모 인질 희생이 불가피하다는 치명적 한계를 안고 있다.‘외교적 무능’이 도마에 오를 수 있어 정부로선 쉽지 않은 선택이다. 대선을 앞두고 2002년과 같은 반미감정을 촉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미국으로서도 부담이 크다. (2)비군사적 옵션 정부가 동원할 수 있는 비군사적 카드는 많지 않다. 탈레반에 몸값을 지불하거나 표면상 협상주체인 아프간 정부에 경제지원을 약속하는 것 정도다. 우선 꼽을 수 있는 방안은 대규모 공적개발원조(ODA)가 있다. 정부에 따르면 2005년 전체 ODA 제공액 7억 5200만달러 가운데 아프간에 제공된 것은 890만달러에 불과했다. 한 외교 소식통은 “ODA를 통해 탈레반측을 상대로 인질 석방을 호소하고 있는 지역 부족장들을 지원하는 방법이 유효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경우 금전부담은 납치조직에게 몸값을 지불하는 것보다 클 수밖에 없다. 정부로선 최선의 해법인 ‘몸값 지불’ 카드는 인질 희생과 외교 부담을 최소화하는 장점이 있다. 군사 옵션을 배제할 때 정부가 탈레반과 직접협상에서 제시할 수 있는 유일한 카드이기도 하다. 정부도 “맞교환은 한국 정부의 권한 밖의 일”이라며 몸값 지불 등 보다 현실적인 석방조건을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몸값 지불은 부득이 ‘선례’를 남겨 제2, 제3의 피랍사태를 야기하는 역효과를 수반한다.‘명분’을 중시하는 탈레반 내 강경파를 설득하기도 쉽지 않다. (3)군사+비군사 ‘패키지 옵션’ 유력하게 대두되는 대안은 군사·비군사적 카드를 결합한 ‘패키지 옵션’을 제시하는 것이다. 다양한 협상주체들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이번 사태를 풀기 위해선 특정 당사자만 만족시키는 ‘단일 옵션’으론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물론 사용할 수 있는 카드의 조합은 협상의 주체와 국면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지금처럼 탈레반이 ‘인질-수감자 맞교환’ 요구를 고집한다면 자이툰 부대 주둔연장과 아프간에 대한 경제지원 카드를 함께 내놓는 방안이 유력하다. 이라크 상황의 안정에 사활을 걸고 있는 부시 행정부로부터 인질교환에 대한 ‘묵인’을 얻어냄과 동시에 아프간 정부에는 경제지원이란 ‘반대급부’를 안겨줘 탈레반 수감자 석방에 나서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 경우 자이툰 부대의 연내 철군을 요구하는 정치권과 시민사회 여론을 어떻게 설득하느냐가 관건이다.‘밀실 거래’라는 비판과 함께 ‘파병으로 발생한 문제를 파병으로 봉합했다.’는 반발도 감수해야 한다. 정부와 탈레반의 직접협상에 진척이 있다면 몸값 지불이란 금전적 옵션과 다산·동의부대 조기철군이라는 군사옵션도 조합해봄직하다. 탈레반에 ‘돈’이라는 실익과 함께 한국군 조기철군 달성이라는 ‘명분’을 동시에 제공, 강경파의 ‘정치적 퇴로’를 열어주는 것이다. 관건은 탈레반 내부의 기류변화 가능성. 지금처럼 수감자 석방을 요구하는 강경파의 헤게모니가 유지된다면 무용지물이다. 두 가지 옵션 뒤에 남는 것은 ‘최후의 카드’ 군사작전이다. 탈레반과 한국 정부, 미국, 아프간 모두 패자(敗者)가 되는 ‘최악의 수’다. 김미경 이세영기자sylee@seoul.co.kr
  • [韓·탈레반 직접 협상 착수] 탈레반의 ‘카드’는

    아프가니스탄의 반군인 탈레반이 지금 만지작거리는 ‘다음 카드’는 뭘까. 한국인 인질 사태 16일째인 3일 탈레반이 그동안의 강경 일변도의 벼랑끝 전술에서 벗어나 잇단 유화 제스처를 보이고 있는 등 미묘한 변화가 느껴지고 있다. 탈레반이 쓸 수 있는 카드는 대략 세 가지로 예상할 수 있다.첫번째 카드는 한국정부와의 직접 협상을 통한 돌파구 마련. 탈레반이 한국정부와 직접 협상을 끈질기게 요구하고 나선 것도 같은 맥락이다. 카리 유수프 아마디 탈레반 대변인은 2일 “한국 정부로부터 직접 대화를 원한다는 연락이 왔다.”며 “우리도 한국정부와 직접 협상을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탈레반의 이 같은 자세 변화는 탈레반과는 절대 거래를 하지 않겠다며 수감자 석방에 고개를 젖고 있는 아프간 정부와는 협상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듯하다. 탈레반의 두번째 카드는 미국을 이번 사태에 계속 끌어들이는 것. 사태 초기부터 테러리스트와는 타협불가란 원칙을 고수하고 있는 미국이 친미정권인 하미드 카르자이 정권을 움직이지 않으면 ‘탈레반 수감자 석방’이란 자기들의 요구를 달성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탈레반의 세번째 카드는 지연 전술. 최근 보여준 탈레반의 유화적 태도는 아프간 정부군과 나토군의 군사작전을 피하기 위한 전술 변화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하여간 탈레반의 향후 행보를 쉽게 예측할 수 없지만 최고지도자 물라 모하마드 오마르가 이끄는 지도자 위원회가 인질 처리를 두고 새로운 전략을 구상하는 단계인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최종찬기자 siinjc@seoul.co.kr
  • 한·미 FTA에 악영향?

    정부는 ‘등뼈 쇠고기’ 사태에 대해 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중단’이 아닌 ‘검역 중단’이란 한발 물러선 대응 조치를 내놓았다. 미국이 쇠고기 문제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과 연계하는 데다, 특히 아프가니스탄 한국인 피랍사태로 미국의 눈치를 봐야 하는 정부의 부담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그러나 미국의 반복된 수입위생조건 위반에도 불구하고 우리 정부의 검역 원칙은 갈수록 뒷걸음질 친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미국은 쇠고기 전면 개방 없이 한·미 FTA 비준은 없다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이를 염두에 두고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진행했다. 그러나 이번에 수입 쇠고기 물량에서 광우병 특정위험물질(SRM)인 ‘등뼈’가 발견되면서 이같은 계획이 틀어지게 됐다. 전면 수입중단 조치가 아니라 검역 대기 중인 856t은 반송되지 않고, 이미 시중에 유통된 물량도 정상판매된다. 하지만 미국이 학수고대하는 ‘LA갈비’의 연내 시중 판매는 사실상 물 건너간 상황이다. 이에 미국 의회가 한·미 FTA 비준 절차를 순조롭게 진행할지 불투명하다.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 관계자는 “쇠고기 문제가 완전히 꼬이면서 한·미 FTA 비준을 반대하는 미 의회 목소리가 더욱 높아질 것”이라며 우려했다. 정부 안팎에서는 검역당국이 미국산 쇠고기에 대해서만 지나칠 정도로 배려를 해왔다고 지적한다. 미국과의 정치·외교적 현안과 맞물리며 지난해 초 미국과 맺은 수입위생조건 원칙이 갈수록 후퇴한다는 비판의 소리가 높다. 검역당국 관계자조차 “미국측의 명백한 오류에 대해서도 최대한 융통성을 부여한 측면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 수입위생조건에는 없는 ‘뼛조각 부분반송’ 조치로 쇠고기 시중 유통을 허용했다. 발암물질인 다이옥신이 검출되고 ‘갈비통뼈’ 7차례,‘내수용’의 수출용 둔갑도 3차례나 적발됐지만, 해당 작업장 선적 금지라는 미미한 대응에 그쳤다. 검역체계의 심각한 오류일 가능성이 높은데도 “인간적 실수”라는 미국 해명을 수용했다. 이번 ‘등뼈 쇠고기’에 대한 대응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1월 ‘등뼈’가 발견돼 수입을 전면 중단시킨 일본과 대조된다. 박홍수 농림부 장관은 “유통되는 것부터 막고 미국 입장에 따라 다시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검역당국 고위관계자는 “검역중단 조치가 전면 수입중단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검역중단은 수입중단의 전단계 조치로 검역 절차만 진행하지 않는다. 반면 수입중단은 검역 중이거나 창고에 대기 중인 물량까지 모두 반송·폐기한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美쇠고기 수입관련 일지 ▲2003.12 미국 워싱턴주에서 광우병에 걸린 소 발견, 수입금지 조치 ▲2006.1.9∼13 고위 실무급 협상, 수입위생조건 타결-생후 30개월 미만 뼈없는 살코기 ▲2006.9.8 농림부,2년10개월 만에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 최종 승인 ▲2006.11.24∼12.22 수입 미국산 쇠고기서 뼛조각 3차례, 발암물질 다이옥신 1차례 검출, 전량 반송·폐기. ▲2007.4.2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타결 ▲2007.4.27 미국 쇠고기 6.4t 검역통과 ▲2007.5.28 권오규 부총리, 미국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개정 협상 선언. ▲2007.5.30 미 쇠고기서 갈비뼈 발견 ▲2007.7.13 롯데마트, 미 쇠고기 판매 개시 ▲2007.8.1 미 쇠고기서 등뼈(척추뼈) 발견 ▲2007.8.2 농림부, 미 쇠고기 전면 검역중단 결정
  • 38회 한국법률문화상 수상자 선정 권성 前헌법재판소 재판관

    38회 한국법률문화상 수상자 선정 권성 前헌법재판소 재판관

    1980년 5월의 광주는 잉크가 아닌 피로 기록된 ‘현대사의 원죄’다. 참여정부 출범 이후 원죄를 청산하기 위한 다양한 과거사 진상규명 작업이 이뤄졌지만, 작전명 ‘화려한 휴가’는 여전히 많은 의문점에 둘러싸여 있다.‘화려한 휴가’는 영화로 제작돼 상영 중이다. 지금보다 11년 앞서 이런 의문점들에 직면한 판사가 권성(66) 전 헌법재판소 재판관이다.12·12와 5·18 사건의 항소심에서 재판장(서울고법 부장판사)을 맡아 전두환 전 대통령을 사형에서 무기징역으로 감형해 논란을 빚었던 이다. 그는 ‘항복한 장수는 죽이지 않는 법(항장불살·降將不殺)’이라는 판결문을 남겼다. 대한변협이 수여하는 ‘한국법률문화상’의 38번째 수상자로 선정된 지난주 권 전 재판관을 만났다. 지난해 8월 헌법재판소에서 정년퇴임한 뒤 미국 댈러웨어 대학에서 객원교수로 머물다 올 3월 귀국, 법무법인 ‘대륙’의 고문으로 활동 중이다.37년의 법조인 생활에서 산전수전을 다 겪은 법조계의 원로이지만 가장 먼저 떠올린 사건은 역시 12·12와 5·18 항소심 재판이다. 기록만 캐비넷 6개 분량에다, 검찰과 변호인측이 신청한 증인은 100명 가까이 됐다. 항소심에 들어가기에 앞서 계획표를 짜서 1주일에 두번씩 심리를 진행하는 강행군을 했다. 권 전 재판관은 법원 출두를 거부하는 고 최규하(지난해 작고) 전 대통령에게 구인장을 발부해 증인석에 세웠다. 전직 대통령 3명을 한 법정에 모으는 진기록을 세웠지만, 최 전 대통령은 재임중 국정행위에 대해 말할 수 없다며 증언을 거부했다. 권 전 재판관은 “최 전 대통령을 강제 구인까지 했는데 끝내 증언을 거부해 중요한 역사적 사건의 배후를 좀 더 밝히는 데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지금도 증언을 해주셨으면 참 좋았을 거라는 아쉬움이 있습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나라에서는 아직도 법원의 판결에 정치적인 영향력을 미치려는 시도들이 계속되고 있습니다.”라면서 법의 신뢰와 권위를 높이기 위한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판결까지 이르는 재판 과정도 힘들었지만,300쪽이 넘는 판결문을 인쇄·제본하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었다. 판결 전날 법원 회의실에서는 ‘007 작전’을 방불케 하는 판결문 작성 작업이 벌어졌다.“타이핑을 잘하는 법원 직원 40명 정도가 밤새 판결문을 쳐서 프린터로 뽑았어요. 법원행정처 재직 시절에 알았던 인쇄소 사장에게 부탁해서 제본 기계도 회의실에 들여다놓고, 인쇄소 직원들을 동원해서 대기하고 있다가 프린트가 나오면 그 자리에서 바로 제본을 하게 했죠. 선고가 오전 10시였는데 아침 8시쯤 전화번호부 두께만 한 판결문 100여 부가 완성됐습니다. 판결 전에 내용이 새나가면 큰일나니까 직원들을 10시30분까지 꼼짝 말라고 회의실에 ‘연금’을 해놨죠.(웃음)” 권 전 재판관이 이 사건의 판결문에 인용한 ‘항장불살’이라는 표현은 두고두고 논란이 됐다.‘역사 바로세우기’에 제동을 걸었다는 비난까지 받으며 감형을 결심한 까닭은 무엇일까. “처벌은 당연히 해야 하지만, 피로써 피를 씻는 악순환을 계속 되풀이할 수는 없다는 것이 재판부의 판단이었습니다. 이미 광주에서 수없이 피를 흘렸는데 거기에 보태서 또 피를 흘려야 하겠느냐, 이건 어느 시점에서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하지 않겠느냐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항장불살이란 표현은 국가적 관심이 쏠려 있는 사건인 만큼 감형 이유를 보다 설득력 있게 제시하려다 보니 인용하게 됐습니다.” 그는 감형 판결을 내리면서도 거센 비판과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래서 판결 다음날 광주에서 인권 변호사로 활동 중이던 고 홍남순(지난해 작고) 변호사로부터 전화가 걸려왔을 때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내용은 예상과 정 반대였다. “권 판사, 굉장히 용기있는 판결이었어요. 이쪽에서도 다소 불만 있고, 사형을 원하는 사람이 여럿 있지만 그렇게 해서야 되겠습니까. 굉장히 어려운 판결 내려줬어요.” 홍변호사의 이 전화는 권 전 재판관에게 큰 힘이 됐다. 판사실로 항의전화가 오지 않을까 크게 걱정했는데, 대여섯통에 불과했고 그 전화들도 의견이 반반씩 엇갈렸다. 하지만 판결 2년 만에 사면된 ‘피고’의 모습을 보고 어떤 기분이 들었을까. 당시의 기분을 묻자 권 전 재판관의 입술에 금세 씁쓸한 기운이 감돌았다. “그 사면뿐만이 아니고, 우리나라에서 정치인과 관련해 법원이 애써 해놓은 재판을 정치적인 이유 때문에 사면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았습니까. 안타까운 일입니다. 정치인들이 나름대로 이유가 있겠지만, 재판한 사람들 입장에서는 참….” 권 전 재판관과 대통령의 인연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헌재 재판관이던 2004년에는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심판을 맡았다. 헌법재판소법상 탄핵 심판에서 소수의견 공개 여부에 대한 언급이 없어 그의 의견도 비공개됐지만, 전무후무한 역사적 사건에서 그는 아쉬움도 많이 갖고 있다. 퇴임 뒤 소장 공백 사태 등 진통을 겪은 ‘친정’을 보면서 안타까움도 많았다고 한다. 탄핵심판과 행정수도법 등에 대한 판단을 내리며 헌재의 위상이 예전과 많이 달라진 것을 느낀다는 그는 “헌법재판소 사건들은 정치인과 관련된 사안이 많은데, 여론 등을 동원해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정치인들이 많다.”면서 “재판관으로서 이로부터 초연할 수 있는 자세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조언했다. 그는 수상 소감에 대해 “나같은 사람과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했는데 수상의 영광을 안게 돼 놀랍고 기쁠 뿐”이라고 말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사진 김명국 기자 daunso@seoul.co.kr ■ 용어 클릭 ●한국법률문화상 대한변협이 법조 실무나 법률학 연구를 통해 인권옹호와 법률문화의 향상 등에 공로가 있는 법조인에게 수여하는 법조계 최고 권위의 상이다.1969년 첫 시상을 시작해 올해로 38회를 맞는다. 올해 시상식은 오는 27일 변호사대회에서 열린다. ■ 권성 前 재판관은 누구 권성 전 헌법재판소 재판관의 별명은 ‘Mr. 소수의견’이다. 헌재가 2001년과 2002년 간통죄의 위헌 여부를 다뤄 8대1,7대2로 합헌결정을 내렸을 당시에 권 전 재판관은 위헌 의견을 냈다. 간통은 윤리적 비난의 대상일 뿐이고, 죄가 아니라는 얘기다. 호주제에 대해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렸을 때도 그는 합헌 쪽에 섰다. 신행정수도법에 대해 위헌 결정(8대1)을 내렸을 때는 위헌의견을 냈고, 헌재가 1년 뒤에 행정도시특별법 헌법 소원에 대해 7대2로 각하결정을 내리면서 사실상 합헌의견을 냈을 때도 그는 위헌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소신있는 법관의 모습으로 해석되기도 하는 ‘Mr. 소수의견’이라는 별명에 대한 그의 솔직한 심정은 어떨까. “만족 못하죠. 내가 밝힌 소수의견이 뒷날 다수의견이 된다면 당당하겠지만, 그 전까지야 어디까지나 소수의견일 뿐입니다.” 헌재에서 내린 판결들 때문에 보수 인사로 평가받기도 하지만, 그의 판결 성향을 보수 일변도로만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서울고법 부장판사 시절이던 1993년 고 박종철씨 유족이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신원권(伸寃權)’이라는 개념을 처음으로 도입, 국가가 유족에게 1억 70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그는 “손해배상이 성립하려면 법률로 보호할 만한 이익이나 권리가 침해됐다는 사실이 인정돼야 하는데, 가족이 갑자기 죽었을 때 그 원인을 밝히고 싶어하는 건 인간의 당연한 성정이고 권리”라면서 “신원을 못하게 막았으니 ‘신원권’을 침해했다고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권성 전 헌재 재판관은 ▲1941년 충남 연기 출생 ▲경기고·서울대 법대 ▲8회 사법시험 합격(1967년) ▲부산지법 판사(1969년)·서울고법 부장판사(1991년)·서울 행정법원장(1999년)·헌법재판소 재판관(2000∼200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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