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이란 사태
    2026-03-13
    검색기록 지우기
  • 비관론
    2026-03-13
    검색기록 지우기
  • 미국 대선
    2026-03-13
    검색기록 지우기
  • 중국어
    2026-03-13
    검색기록 지우기
  • 정밀검사
    2026-03-13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8,881
  • [탄핵 이후 대한민국의 길] “광장 촛불은 정치권 향한 경고… 각 정당은 민심 수렴부터”

    [탄핵 이후 대한민국의 길] “광장 촛불은 정치권 향한 경고… 각 정당은 민심 수렴부터”

    한국 민주주의가 전환의 길목에 섰다. 최순실 국정농단이 곪아 터지는 과정에서 사법 당국은 눈을 감았고 재벌은 비선 실세와의 상부상조 속에 잇속만 챙겼다. 의회는 견제 기능을 잃었으며 언론도 ‘평형수’ 역할을 하지 못했다. 우리 사회의 고장 난 공적 시스템, 특히 대의민주주의를 가동하도록 강제한 것은 촛불이었다. 반정치적 시민저항권의 양상이었던 2007년 광우병 촛불시위와 달리 이번에는 진보와 보수, 세대, 지역을 초월한 정치적 저항의 모습으로 나타났기에 결국 탄핵이란 결실을 거둘 수 있었다. 파면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즐겨 썼던 표현인 ‘비정상의 정상화’란 측면에서 ‘박근혜 이후 체제’의 첫 번째 키워드인 민주주의 복원을 위한 과제들을 짚어봤다.●개헌:국정농단 원인·재발방지 해법? 대선이 코앞으로 다가온 터라 유력 대선 주자들, 정치권에서도 셈법에 따라 견해가 엇갈리는 지점이다. 요약하자면 ‘1987년 체제의 태생적 한계인가, 박 전 대통령의 문제인가’에 모인다. 서복경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연구교수는 “박 전 대통령이 헌법과 법률을 지키지 않았고, 현행 헌법에 파면할 수 있는 장치가 있어서 탄핵에까지 이르렀는데 헌법 탓, 개헌으로 몰아가는 건 손쉬운 해결책만 찾으려 하거나 정략적 접근에서 비롯된 것”이라면서 “입법·사법·행정부, 재벌, 언론이 총체적으로 잘못한 ‘종합예술’이었는데 헌법만 바꾸면 된다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오히려 법을 안 지켜도 어물쩍 넘어가는 관행을 없애는 게 해결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정희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제왕적 대통령제가 국정농단 원인의 일부라는 걸 부정할 수는 없다. 대통령에게 권력이 집중되는 한 또 이런 국정농단 사태가 발생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면서도 “문제는 국회의원 다수가 개헌을 원하는 것과 달리 많은 국민이 개헌을 바라지 않는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역대 모든 직선제 대통령이 사익을 추구하지는 않았고 제왕적 대통령제 탓에 국정농단이 벌어졌다는 논리는 맞지 않지만, 대통령의 과도한 권력 남용을 막기 위해 개헌이 필요한 건 맞다”면서도 “여론조사 결과 등을 봤을 때 지금 당장은 국민이 개헌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상철 경기대 정치대학원장은 “‘87년 헌법’의 결정적 잘못은 국민이 배제된 채 정치인들끼리 합의를 봤다는 것인데 현재 논의되는 4년 중임제든, 6년 단임제든, 내각제든, 분권형 대통령제든 권력구조만 얘기한다면 이건 87년 체제의 또 다른 반복이 될 것”이라면서 “정치공학적 접근이 아니라 공론화를 통해 국민이 원하는 권력구조를 수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직접민주주의 vs 대의민주주의 1600만여 촛불의 힘을 목도한 이들은 직접민주주의적 요소와 변혁의 가능성에 주목한다. 물론 직접민주주의냐 아니면 대의민주주의냐는 식의 접근은 아닐 것이다. 시민 주권, 혹은 정치 참여의 확대로 상징되는 대의민주주의의 심화를 실현하기 위한 통로가 모색돼야 한다는 얘기다. 이 교수는 “직접민주주의와 대의민주주의는 대체 관계가 아닌 보완 관계”라면서 “촛불광장에서 시민들은 박 전 대통령을 타깃으로 했지만 궁극적으로 정치권 전체를 향해 ‘제대로 하라’고 경고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도 “대의민주주의를 바로잡기 위해 국민이 광장에 나서서 직접 바꿨다. 광장을 숙의의 장이자 토론의 장으로 만들었다”면서도 “직접민주주의가 대의민주주의를 대신할 수는 없다. 광장의 민심을 대선 주자들이 실현해 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촛불이 직접민주주의라고 할 수는 없다. 그저 대의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하도록 움직인 것이고 헌법에 명시된 제도를 작동하도록 강제한 것”이라면서 “과거 시민들은 청와대 앞에서 집회하지 말라고 하면 안 했지만 이젠 100m 앞에서 해도 된다는 걸 알았다. 일상으로 돌아간 시민들은 우리 사회의 오작동에 즉각적으로 반응할 텐데 이들의 목소리를 좀더 광범위하게 반영하는 제도, 공적 시스템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는 토양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민주주의의 복원: 정치권의 과제 코앞으로 다가온 대선을 앞두고 각 당의 유력 주자들은 앞다퉈 ‘국가대개조’ ‘적폐청산’ ‘개혁’ 등을 내세운다. 하지만 이것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이번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으로 19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사실상 원점으로 회귀한 민주주의를 복원하는 것이라는 의견이 적지 않다. 박 원장은 “원점으로 돌아가 민주주의의 A, B, C부터 다시 살펴봐야 한다”면서 “유럽과 달리 우리나라처럼 정당정치의 토대가 튼튼하지 못한 상황에서는 탄핵이 끝났다고 해서 모든 걸 의회로 바통 터치하기보다는 국민이 직접적으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합리적인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정치권이 먼저 나서 그들만의 개혁 과제를 만들 게 아니라 촛불민심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민심을 기반으로 개혁안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정당이 민심을 듣는 방법은 광장만 있는 게 아니다. 토론회장일 수도 있고 법을 만들기 위한 공청회장일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도 “지난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예상외의 승리를 거둔 것은 결국 새누리당(자유한국당의 전신)의 공천 파동 등에 국민이 등을 돌린 것”이라면서 “각 정당은 민심의 요구가 무엇인지, 특히 이번 대선을 앞두고 정책공약 등을 통해 수렴하는 게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이라고 말했다. 가상준 단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너무 멀리서 해법을 찾기보다 근본적인 문제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고질적인 계파 갈등의 원인이 되는 투명하지 못한 공천권 행사, 대통령과 여당의 수직적 관계, 당정협의 등만 해결해도 민의의 전달이 원활해지고 대의민주주의가 좀더 효과적으로 작동하게 될 것”이라면서 “상시국회 등 국회가 기본에만 충실해도 작지만 큰 변화가 생길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정치란 게 국민이 의회에 권한을 위임하고 갈등 현안들을 해결하라는 것이지만 그것을 의회에서 풀지 못하고 광장으로 나와 시민의 힘을 빌려 해결하려고만 하는 것도 문제”라고 덧붙였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국정농단’ 안종범·김종, 하나같이 “대통령 지시로 한 일”

    ‘국정농단’ 안종범·김종, 하나같이 “대통령 지시로 한 일”

    지난 10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파면 이후 열린 재판에서, 안종범(58·구속기소)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과 김종(56·구속기소) 전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이 각각 자신들의 범행이 “대통령 지시” 때문이라면서 책임을 회피했다. 1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 심리로 열린, 최순실(61·구속기소)씨와 안 전 수석의 재판에 김 전 차관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의 핵심 피고인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날 재판에서는 위 세 사람이 한국관광공사 자회사인 그랜드코리아레저(GKL)에 장애인 펜싱팀을 창단하게 하고, 최씨 소유로 알려진 더블루K와 에이전트 계약을 맺게 강요했다는 내용이 중점으로 다뤄졌다. 세 사람 모두 이 사건의 공범으로 기소됐다. 이 과정에서 박 전 대통령은 안 전 수석을 통해 GKL과 포스코가 스포츠팀을 창단하도록 하고, 더블루K에 스포츠팀의 소속 선수 에이전트나 운영을 맡기도록 했다. 또 최순실씨는 김 전 차관을 통해 지역 스포츠클럽 전면 개편에 대한 문체부 내부 문건을 전달받아 K스포츠재단이 이에 관여해 더블루K가 이득을 취할 방안을 마련했다. 김 전 차관은 검찰이 “대통령이 안 전 수석과 증인 등을 통해 GKL에 부당한 에이전트 계약을 체결한 것 아니냐”고 묻자 “부당 에이전트 계약이라는 건 틀리다”고 반박했다. 애초 GKL이 더블루K에 80억원짜리 용역 계약을 주라는 요청이었지만, GKL에서 부담스러워해 자신이 나서 정부가 밀고 있던 에이전트 계약으로 ‘중재’했다는 취지다. 그러면서도 김 전 차관은 “청와대 압력도 있었고, 최씨가 ‘더블루K를 도와줘야 한다’고 해서 더블루K를 넣은 것”이라고 부연했다. 김 전 차관은 압력의 주체로 안 전 수석을 지목했다. 안 전 수석이 자신에게 조성민 전 더블루K 대표를 소개했다는 것이다. 이에 안 전 수석 측 변호인은 “대통령 지시로 김 전 차관을 더블루K에 연결해 준 것”이라며 책임을 박 전 대통령에게 돌렸다. 안 전 수석 변호인은 “대통령 지시로 김 전 차관에게 정현식 당시 K스포츠재단 사무총장을 소개해주는 자리에 정씨가 조성민씨(더블루K 전 대표)를 느닷없이 데리고 나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안 전 수석 수첩에는 이기우 GKL 대표의 전화번호만 나오고 스포츠단 창단이란 얘기는 안 나온다. 이건 그냥 대통령 지시로 만나보라고 소개만 해준 것 아니냐”고 김 전 차관에게 따졌다. 그러자 김 전 차관은 “제가 판단할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가 “탄핵 당시 더블루K 같은 스포츠 에이전트는 정부 정책이라 했기에 대통령 지시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삼성전자·생명·물산 CEO 안 바뀐다

    삼성전자·생명·물산 CEO 안 바뀐다

    삼성전자 등 삼성 주요 계열사의 최고경영진에 당분간 변동이 없을 전망이다. ‘오너 구속’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은 삼성은 일단 현 체제를 유지하면서 상황을 지켜본다는 전략이다. 다만 임원 인사는 계열사 필요에 따라 수시로 날 가능성은 커졌다. 미래전략실 해체로 대기발령 상태인 50여명의 임원부터 처리해야 되는 상황이다.12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 계열사들은 마치 짜기라도 한 듯 오는 24일 일제히 정기주주총회를 연다. 앞으로 미전실을 대신해 삼성그룹을 이끌어야 할 막중한 책임을 진 삼성전자·생명·물산 중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올린 곳은 삼성생명이 유일하다. 이 회사는 지난 1월 28일 임기가 끝난 김창수 대표이사 사장의 재선임과 최신형 부사장의 신규 선임 안건을 올렸다. 반면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은 신규로 사내이사를 선임하지 않고 기존 4인 체제를 이어 간다. 삼성전자는 이재용·권오현 부회장, 윤부근·신종균 사장이 사내이사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삼성물산도 최치훈·김신·김봉영 사장과 이영호 부사장이 사내이사를 맡고 있다. ●화재 등 일부계열사 ‘뉴페이스’ 기용 다만 일부 계열사는 이사회 역할이 커짐에 따라 신규로 사내이사를 선임하며 이사회를 강화하는 분위기다. 특히 삼성생명을 비롯해 삼성화재(현성철 부사장), 삼성카드(정준호 부사장), 삼성증권(사재훈 상무) 모두 ‘뉴페이스’를 기용한다. 임기가 7개월 정도 남았지만 이번 주총에서 연임을 확정짓는 계열사도 있다. 삼성중공업은 오는 10월 임기가 만료되는 전태흥 부사장의 재선임안을 주총 안건에 올렸다. 삼성엔지니어링은 13일 임기가 끝나는 정해규 전무를 재선임한다. 독립 계열사로 분류되는 호텔신라의 이부진 사장도 이번 주총에서 재선임된다. ●임원인사는 계열사별로 진행 전망 최고경영진은 현 체제를 유지하더라도 임원 인사는 계열사별로 진행될 전망이다. 삼성 관계자는 “기존의 대규모 원샷 인사는 없겠지만, 계열사마다 원포인트 인사를 통해 조직 개편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 예로 삼성전자는 지난 2일 대표이사 직속으로 글로벌품질혁신실을 신설하고, 1년 전 삼성중공업으로 보낸 김종호 사장을 다시 앉혔다. 전영현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이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으로 가면서 후임에 D램개발실장인 진교영 부사장이 내정된 것처럼 도미노 인사가 불가피할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현재 공석인 D램개발실장 자리를 누군가 채워야 하는 상황이다. 또 다른 삼성 관계자도 “이재용 부회장의 1심 재판이 예정된 5월까지는 모든 게 불확실한 상황”이라면서도 “그 전에 미전실 임원 발령 등 임원 인사가 없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박근혜 대통령 파면] 헌재 ‘기업 재산권 침해’ 언급에도… 말 아끼는 재계

    “이제 경제 살리기 나서자” 한 목소리 “기업의 재산권을 침해했을 뿐만 아니라 기업 경영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다.” 재계가 10일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 결정문에서 주목하는 부분이다. 헌재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재단법인 미르와 K스포츠 설립, 최순실씨의 이권 개입에 직간접적으로 도움을 준 행위 등에 대해 이렇게 판단했다. 이는 두 재단에 대한 출연이 청와대의 강요에 의한 것이란 삼성 등 관련 대기업들의 주장과도 같다. 한편으로는 기업들을 정권의 화수분으로 여겼던 관행이 잘못이라고 지적한 것이다. 기업들 입장에서는 반가울 법한데 말을 아끼고 있다. 반(反)기업 정서가 대선을 틈타 더욱 확산될 수 있고 최순실 국정농단 관련 재판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경제단체들은 한목소리로 이제 경제 살리기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최순실 국정농단과 관련해 특별검사팀의 수사를 받은 기업들은 헌재의 결정과 상관없이 재판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대통령 탄핵 인용이 검찰 수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현재로서는 가늠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 기회를 통해 기업의 후원과 기부 과정이 힘들지만 투명해질 것이라는 긍정적인 기대도 있다. 실제 삼성과 SK는 후원이나 기부금이 10억원 이상이면 이사회 의결을 거치게 했다. 롯데는 신설된 준법감시위원회에서 행위에 정당성을 부여할 권원(權原)에 대해 면밀히 따질 예정이다. 재계 관계자는 “각종 지원 요청이 오는데 거절할 수 있는 명분이 생겼다”며 “쉽지는 않겠지만 기업 경영이 투명해지는, 맞는 길”이라고 지적했다. 정부 입장에서는 썩 반갑지만은 않다. 한 전직 장관은 “일을 하다 보면 드러나지 않게 기업에 도움을 요청할 때가 있는데, 기업들이 협조하려 들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후원사를 밝히고 해당 기업의 로고를 쓸 수 있는 행사에는 기업의 후원이 몰리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행사 자체가 성사되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재단 모금을 주도했던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이번 사태를 값비싼 교훈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전경련을 포함해 모두 화합을 강조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그동안 정치 일정에 밀려 표류하던 핵심 현안 해결에 국가 역량을 집중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도 “정부·정치권은 이념과 정파를 초월한 협치를 통해 국정운영 공백과 국론 분열에 따른 사회 혼란이 조기에 매듭지어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여야 정치권은 더이상의 불필요한 논쟁은 중단하고 초당적으로 협력해 사회통합에 앞장서야 한다”며 “안보 위기 대처와 경제 안정을 위해 적극 나서 달라”고 밝혔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생각나눔] 대기업 ‘3자 물류’ 차단, 약일까 독일까

    [생각나눔] 대기업 ‘3자 물류’ 차단, 약일까 독일까

    ‘제2의 한진해운 사태’를 막기 위한 방책의 하나로 대기업 물류 자회사의 3자 물류(비계열 물류)를 차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내 선사를 대변하는 한국선주협회는 대기업 물류 자회사가 3자 물류 시장에 진출하면서 해상 수송 시장이 교란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국회도 지난달 대기업 물류 자회사는 국제 물류 주선업 등의 계약을 체결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그러나 대기업 물류 회사들은 “계열 물량만 처리하라고 하는 것은 일감 몰아주기 규제에 역행할 뿐 아니라 글로벌 전문 물류 기업 육성 정책에도 반한다”면서 강한 거부감을 드러낸다.지난달 대기업 물류 자회사의 3자 물류 취급을 원천 차단하는 법안을 발의한 정유섭 의원 측은 9일 “한진해운 파산으로 해운 시장의 혼란이 커지고 있다”면서 “대기업을 등에 업은 물류 자회사가 시장 질서를 흐리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대기업 물류 자회사들이 수송 물량을 입찰할 때 운임 인하를 강요하거나 계약 변경 등 과도한 요구를 해 왔다는 것이다. 또 부당한 사례를 알리거나 운임 인하 압력에 반발하는 선사에 대해선 입찰 참여를 원천 봉쇄하거나, 입찰에 불참할 경우 모든 물량을 외국 선사를 통해 수송하겠다며 선사들을 압박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주장했다. 김영무 선주협회 부회장은 “대기업 물류 자회사가 국내 선사에 적자 운송을 강요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물량을 국내 선사 또는 국내 3자 물류 기업이 수송하면 연관 산업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클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대기업 물류 자회사 중 비계열 물량 비중이 높은 기업은 CJ대한통운(88.9%, 2016년 기준), 범한판토스(33.6%, 2015년 기준) 등이다. 현대글로비스도 비계열 물량을 30%까지 늘렸다. 물류 기업들은 “정부가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강화하면서 비계열 물량을 높여 왔는데, 이제 와서 계열 물량만 취급하라고 하는 것은 기존 정책과도 맞지 않는다”며 반발한다. 또 글로벌 물류 기업인 DHL, 페덱스 등과 경쟁하려면 3자 물류가 활성화되도록 지원되어야 하는데 오히려 손발을 묶는 격이라고 비판한다. 정유섭 의원 측도 “해외 3자 물류까지 차단하려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국내에서의 시장 질서를 바로잡기 위함”이라고 한 발 물러섰지만, 이 법안이 통과될 경우 후폭풍이 커질 것이란 주장이 나온다. 김인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대기업 물류 자회사 중에서도 3자 물류 기업으로 클 수 있는 곳은 예외적으로 허용해 주는 방안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홍라희 미술관장 갑작스런 사퇴, 아들 구속 때문?

    홍라희 미술관장 갑작스런 사퇴, 아들 구속 때문?

    “일신상 이유로 퇴진” 삼성 경영위기 충격 대외활동 부담감 커 리움·호암 후임 미정 동생 홍라영 체제로 홍라희(72) 삼성미술관 관장이 6일 삼성미술관 리움과 호암미술관 관장직을 전격 사퇴하기로 했다고 밝혀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두 미술관을 운영하는 삼성문화재단(이사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날 “홍 관장은 일신상의 이유로 3월 6일 삼성미술관 리움과 호암미술관 관장직을 사퇴하기로 결정했음”이라는 짤막한 발표자료를 통해 홍 관장의 사임을 밝혔다.삼성문화재단 관계자는 “더이상 구체적인 이야기를 전해 들은 바 없다”며 “후임 등 향후 문제는 좀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홍 관장은 2008년 삼성 비자금 특검 사태 당시에도 리움과 호암미술관 관장, 삼성문화재단 이사직에서 물러났다가 3년 뒤인 2011년 3월 복귀한 바 있다. 미술계 안팎에서는 삼성전자 이건희 회장의 부인인 홍 관장의 전격 사퇴 배경으로 아들 이 부회장의 구속수감을 꼽고 있다. 남편 이 회장의 오랜 와병 중에 관장직을 수행하긴 했으나 대외적인 공식활동은 극도로 자제해 왔다. 베니스비엔날레와 같은 해외 주요 미술행사에 간혹 얼굴을 내밀곤 했으나 아들까지 수감되면서 대외적인 활동을 지속하기가 부담스러웠을 것이란 분석이다. 미술계 관계자는 “이 회장이 그렇게 누워 있는 데다 아들까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구속 수감되고 삼성그룹이 경영 위기를 맞게 되면서 충격이 매우 컸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삼성의 최순실 일가 특혜 지원과 관련해 미래전략실 사장단이 총사퇴한 것도 홍 관장의 의견이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한 홍 관장의 건강 이상설이 돌고 있으나 확인된 바는 없다. 홍 관장은 법무부 장관과 내무부 장관을 지냈던 홍진기 전 중앙일보 회장의 장녀로 경기여고, 서울대 응용미술학과 출신이다. 1967년 이 회장과 결혼했으며 시아버지인 고(故) 이병철 회장이 경기도 용인에 세운 호암미술관 관장에 1995년 1월 취임했다. 2004년 10월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삼성미술관 리움이 개관하면서 두 미술관의 관장직을 맡았다. 홍 관장은 고미술부터 현대미술까지 총 1만 5000여점을 소장한 국내 최고의 사립미술관 관장이자 세계적인 컬렉터로 ‘한국 미술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로 꼽혀 왔다. 삼성미술관은 후임이 확정될 때까지 총괄부관장으로 있는 홍 관장의 동생 홍라영 부관장 체제로 당분간 운영될 것으로 알려졌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공무원들의 사회적 위상 어제와 오늘] 비난과 선망 사이…넌, 어디쯤 서 있니

    [공무원들의 사회적 위상 어제와 오늘] 비난과 선망 사이…넌, 어디쯤 서 있니

    “‘철밥통’ 공무원들만 편하게 사는 나라다.” “국민들이 공무원들보다 잘 사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 지난달 초 퍼블릭IN 첫 호에 실린 대한민국 공무월 리포트 ‘연봉 5892만원 42세 7급…나는 대한민국 공무원이다’ 기사에는 수천 개의 댓글이 달릴 정도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쏟아졌다. 댓글에는 계속되는 경제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서민들의 팍팍한 삶의 모습이 고스란히 투영됐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이후 일부 댓글에는 “업무에 비해 월급이 과도하다”거나 “민원창구의 불친절이 여전하다”며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실시된 9급 공무원 시험에 23만명이 몰리는 등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가고 싶어 하는 선망의 대상이다. 돈 없고 백 없는 ‘흙수저’들이 오로지 실력만으로 도전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사다리’가 공무원시험이기 때문이다. 비난과 선망 사이에 선 대한민국 공무원의 현주소를 짚어 봤다.# 말로만 ‘공복’ 공무원 “뻔뻔한” 그렇지만 “필요하다” 서울신문이 사회관계망 분석 도구인 소셜메트릭스 인사이트를 통해 최근 1개월간(2월 2일~3월 2일) ‘공무원’이 언급된 인터넷 게시물 10만 8080건을 분석한 결과 가장 관심이 높은 단어 1, 2위가 ‘시험’, ‘공무원시험’이었다. 최근 9급 국가직 공무원 시험에 취업준비생의 3분의1인 23만명이 몰리는 등 연초부터 국가공무원과 지방공무원 시험 일정이 발표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공무원시험에 관심을 보였기 때문이다. 3위는 국민, 4위는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 이름이 언급됐고, 5위는 대통령이 차지했다. 문재인 전 대표의 경우 복지공무원, 소방관, 경찰, 교사 증원 등을 포함해 공공부문에서 81만개의 일자리를 늘릴 것이라는 구상을 발표해 이례적으로 높은 순위에 올랐다. 6위는 경찰, 7위는 사회, 8위는 복지, 9위는 대한민국, 10위는 채용 등이 차지했다. 긍정·부정 연관어의 경우 부정적인 연관어로 ‘가난하다’(1위), ‘뻔뻔한’(4위), ‘지나치다’(6위), ‘불법’(8위), ‘범죄’(10위)가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반면 ‘필요하다’(5위), ‘안전’(9위) 등 긍정적인 연관어도 비교적 높았다. ‘가난하다’는 단어가 이례적으로 1위를 차지한 것은 공무원들의 현실적인 모습을 지칭한 것이기도 하지만 공무원들이 가난한 국민들을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은 것으로도 풀이된다. 자영업자 김모(49)씨는 “공무원들이 말로는 ‘공복’이라고 하지만 최순실 국정 농단에 휘둘린 공무원들을 보면서 큰 실망을 했다. 공무원들이 정권보다는 어려운 서민들을 위해 힘을 쏟아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그는 “5년 전에 명퇴(명예퇴직)를 하고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데 너무 힘들다”면서 “대학 다니는 아들에게도 실력만 된다면 대기업보다는 안정적인 공무원시험을 보라고 권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무원시험을 준비 중인 이모(27)씨는 “공무원시험을 준비하는 가장 큰 이유는 경쟁률이 높기는 하지만 소위 ‘스펙’을 갖춰야 입사가 가능한 기업들과 달리 실력만 있으면 합격할 수 있고, 승진도 사기업에 비해 공정한 편이라고 생각해서”라고 말했다.# “결혼시장에서 공무원 신분 수직 상승” ‘국민의 정부’를 거치며 공무원의 상징처럼 따라붙던 ‘박봉’이란 말이 사라졌다. 부부가 공무원이면 중소기업 사장이라는 소리까지 들을 정도로 부러움의 대상이 됐다. 특히 100세까지 사는 시대에 국가가 보장하는 공무원연금은 때론 질시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공무원이 민간과 비교되는 분야도 연령별로 차이가 있었다. 20대는 공무원의 정시 퇴근과 비교적 자유로운 연차 사용 등 라이프스타일을, 30대는 보장된 육아휴직을, 50대는 연금을 부러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결혼 상대자로도 공무원은 1순위로 꼽히는데 부모 가운데 공무원이 있으면 0순위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최근 인터넷에서 큰 화제를 모은 결혼시장 직업등급표는 공무원도 급수에 따라 세세하게 등급을 나누었다. 5급 공채 재경직 합격자는 A플러스 바로 아래인 A등급으로 삼성전자 직원보다도 저만치 위다. C등급인 7급 지방직도 결혼시장에서는 대기업 직원보다 한 단계 높은 대우를 받는다. 50대 중앙 부처 공무원은 “과거 선을 볼 때 공무원은 전문직 종사자와 금융업 종사자, 대기업 사원에 이어 한참 아래 취급을 받았다”면서 “지금은 공무원의 신분이 높아진 것이 아니라 경제가 어렵다 보니 그나마 정년이 보장되고 안정적이라는 이유로 선호도가 높아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외교관 출신은 “1990년대 중반에 선을 보러 다니던 고시 동기에 따르면 특급은 부모가 국회의원, 중앙 부처 장관급, 4성 장군, 10대 기업 사장단, 주요 대학 총장 정도의 사회적 지위가 있어야 하고, 행시 합격자도 그렇게 높지 않았다”며 “왜 외무고시 출신은 없느냐고 중매쟁이에게 따졌더니 행시 옆에 괄호 쳐 놓고 ‘원하면 구해 줌’이라고 적혀 있었다더라”고 말했다. 해외 근무가 많은 외시 출신과 결혼하면 배우자가 고생한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공무원에게는 알게 모르게 여러 특혜가 따른다. 자동차를 살 때는 10만원 할인도 받고, 신용대출 금리는 5급 사무관이 2.71%로 낮은 편이다. 매달 또박또박 월급을 받을 수 있는 예측 가능성과 안전성이 보장되는 소득은 실제보다 1.3배의 체감 가치가 있다는 분석도 있다. # 청탁금지법에 예전같지 않지만 그래도 여전히 접대받는 특권층 하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공직을 떠나는 사람들도 많다. 10년 전 재정경제부 등에서 일하다 대학교수로 이직한 A씨는 “갑자기 배터리가 방전된 듯한 기분이 들어 공직을 버렸다”고 말했다. 그는 “중앙 부처 공무원으로 산다는 건 자기 시간을 통제할 수 없다는 것과 같다”며 “청와대, 국회에서 계속 부르는 통에 바쁘게 움직이는 거 같지만 쓸모없는 회의와 같은 생산성 없는 일에 치여 실속 있게 내 시간을 못 썼고 주변을 둘러볼 여유도 없었다”고 토로했다. 지난해 경제 부처 국장직을 그만둔 B씨는 “조직에서 마련해 준 공공기관이나 유관 협회 쪽으로 가면 공무원 때보다 더 눈치를 보고 ‘을’로 지낼 수밖에 없다”면서 “보수는 아무래도 공무원 때보다 더 많이 받지만 마음이 편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세종 부처 과장 직급을 박차고 나온 C씨는 “청탁금지법으로 많이 희석됐지만 그래도 각종 접대와 ‘갑’으로서의 사회생활은 공무원이 누릴 수 있는 최대 특권”이라며 “민간인이 되고 나선 페이스북에 맘껏 ‘좋아요’를 클릭하고 정치적 의견에 대해서도 편하게 말할 수 있는 자유를 얻는다”고 말했다. 7급으로 공직을 시작한 비고시 공무원 출신 대기업 임원 D씨는 능력을 발휘하고 인정받고 싶어 공직을 떠났다. 그는 “기업은 실적이 없으면 대리도 잘리지만 공무원은 법적으로 주어진 일만 하다 보니 ‘왜 이걸 내게 시키지’, ‘조금만 일하면 안 될까’라고 생각한다”면서 “주어진 ‘페이퍼 워크‘(보고서 만들기)만 하다 보니 똑똑했던 친구들이 창의력이 말살되고 책임감이 없어지는 것을 지켜봤다”고 비판했다. 굴지의 대기업에서 억대 연봉을 받으며 일하는 E씨는 경력을 인정받아 계약직 사무관으로 들어왔지만 5년 만에 이직을 결심했다. E씨는 “전문성을 발휘하려고 경력직으로 들어왔지만 아랫사람 부리듯 일을 시키고 아이디어를 펼칠 수 있는 업무는 한정돼 있었으며 승진을 포함해 유리벽이 너무 많아 투명인간처럼 생활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2년마다 계약을 갱신해 최장 5년 뒤에는 다시 공모로 직을 뽑는 상황이라 언젠가는 나갈 거라는 배타적 분위기와 압박이 많았다”고 전했다. 경제 부처 국장 출신인 F씨는 “‘관피아 퇴치’로 공무원의 퇴직 이후 재취업에 규제가 심해졌고, 공기업이건 민간기업이건 자리가 없다”며 “예전에는 공무원 보수가 박해도 나중에 퇴직하면 한꺼번에 보상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 여유가 있었는데 지금은 거의 그런 기대를 안 한다”며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서울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격랑 속 한반도…더 크게 요동치는 세계정세

    격랑 속 한반도…더 크게 요동치는 세계정세

    사상 초유의 현직 대통령 국정농단 사태로 혼돈과 분열에 빠져있는 대한민국. 그리고 김정은의 이복 형 김정남을 암살한 혐의로 국제사회로부터 또다시 고강도 제재를 받게 될 북한. 2017년 3월의 한반도 정세는 격랑 속에서 흔들리고 있다. 대통령 직무가 정지된 우리나라는 이달 중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5월 중 조기 대선이 치러질 수 있다. 그러나 조기 대선이 치러지더라도 그 결과에 불복하는 세력 또한 나타날 수 있어 국가 안정 역시 쉽지 않을 전망이다. 여기에 더 큰 문제는 국내 정세를 떠나 올해에는 한반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주요 국가의 대선과 총선도 이어진다는 점이다. ● ‘아메리카 퍼스트’…트럼프 미국 이은 세계의 우경화 우려국제 정세를 논할 때 가장 먼저 거론되는 국가 미국. 세계의 경제와 안보를 쥐락펴락하는 이 나라가 최근 국제사회에서는 이른바 ‘문제아’로 떠올랐다. 국제 사회에서 균형 외교와 통상이 아닌 ‘무조건적인 미국 우선’ 정책을 선언, 강행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때문이다. 극우적인 언사와 공약으로 미 대권에 도전한 이 정치 신인이 실제로 당선되고, 공약을 지켜나가기 위한 모습을 보이면서 국제 관계가 삐걱거리고 있다.트럼프의 미국은 국가 안보를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한국과 일본 등 동맹국을 구체적으로 거론하며 경제력이 높으면서도 방위비는 매우 미미하게 낸다는 식의 ‘안보 무임승차’론을 지적한 바 있다. 그나마 트럼프 대통령은 당선 이후 이와 관련한 언급을 자제하고 있지만, 국내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미국이 향후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 공세적으로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 영국 빠질 EU 이끄는 독일·프랑스, 우익 정당 돌풍국제 정세는 물론 우리나라와 경제 교류에 있어 미국 못지않게 중요한 국가는 단일 국가가 아닌 유럽연합(EU)이다. 하지만 EU는 주축을 이뤘던 영국이 지난해 6월 탈퇴(브렉시트)를 결정하면서 EU 유지를 위한 프랑스와 독일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 시리아 등 난민 포용책을 펼치고 있는 독일은 자국 내 반발에도 부딪히고 있다.당장 오는 9월 총선에서 4연임에 도전하는 ‘철의 여인’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메르켈 총리는 독일 내 좌파 정당과 우파 정당 강자들에게 밀려 총선 전망이 밝지 않다. 우파 경쟁자로는 반(反)난민 기조를 공고히 하고 있는 독일 극우 독일대안당(AfD) 프라우케 페트리 대표(42)가 있다.독일 내 난민에 대한 반감은 독일 우선주의, 반 이슬람주의 등을 내세우는 AfD의 인기요인이 됐다. 특히 페트리 대표는 “필요할 경우 난민에게 발포하겠다”는 강경 발언을 내놓으면서도 나치주의에는 확고한 배척 의지를 드러내는 등, ‘상식적 극우’의 이미지를 효과적으로 굳히며 AfD의 지지율 상승을 이끌고 있다. 극우주의가 선전하자 메르켈은 기존 난민정책 수정을 약속하며 우익세력 포용을 시도했지만 다소 뒤늦은 노선 변경에 독일 중도좌파 사회민주당(SPD) 총리후보 마르틴 슐츠는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정권교체 필요성을 피력하고 나섰다. 마르틴 슐츠는 유럽의회 의장 출신이며 연초부터 사민당 지지율 급등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6일(현지시간)발표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사민당은 여당인 기독민주당·기독사회당(CDU·CSU)연합 지지율 30%를 1%포인트로 앞섰다. 또한 뉴욕타임즈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슐츠 후보의 개인지지도 또한 50%로 34%에 그친 메르켈 총리를 월등히 앞섰다. ● ‘여성 트럼프’ 르펜의 극우민족주의, 프랑스를 달구다4월 23일 대선을 앞두고 있는 프랑스에서는 ‘여성 트럼프’로 불리는 마린 르펜 국민전선(FN) 대표가 대선 후보 중 가장 선두에 서있다. 국민전선은 프랑스 극우정당으로, 르펜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구호인 ‘아메리카 퍼스트’를 차용한 ‘라 프랑스 다보르’(La France d’abord)를 내걸고 대선에 나섰다. 르펜은 반이민, 반세계화, 반이슬람 등의 극우 공약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브렉시트와 트럼프 정부의 미국 우선주의가 구시대의 종결을 상징한다며, 이제 이념 대립 양상은 좌-우가 아닌 애국자와 글로벌리스트의 대립으로 나타난다고 주장했다.구체적 공약으로는 이민자 특별세 도입, 이민자에 대한 기본 의료보장 제공 중단, 무상교육제도 프랑스인에만 적용, 밀입국 이주민 귀화 불가, 프랑스 거주 이중국적자 프랑스 국적 박탈 및 추방 등을 내세우고 있다. 반세계화 정책들도 있다. 르펜은 EU를 ‘실패’라고 규정하고 탈퇴방안을 국민투표에 부치겠다고 밝혔으며, 더 나아가 NATO 탈퇴. ‘범대서양무역투자동반자협정’(TTIP), ‘EU-캐나다 간 포괄적경제무역협정’(CETA) 거부해 보호무역주의를 펼치겠다고 밝혔다. 르펜과 지지율 1위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은 프랑수와 피용 공화당 후보다. 중도 우파 노선의 피용은 지난달 프랑스 언론 ‘카나르 앙셰네’에 보도에 의해, 상·하원 시절 피용의 두 아들 및 아내 페넬로프를 보좌관 등으로 위장 취업시켜 세비를 부정하게 지급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지지율이 폭락했었다. ● 대선 앞둔 이란…북핵 문제에 한·미 양국 모두 신경 북한 핵무기 포기 협상 및 전략과 밀접한 관계를 지닌 중동 핵 보유국 이란도 5월 대선을 앞두고 있다. 이란은 개혁파 ‘대부’였던 아크바르 하셰미 라프산자니 전 대통령이 지난달 8일(현지시간) 83세를 일기로 숨지면서 개혁파 위축이 예상된다. 라프산자니의 죽음에 뉴욕타임스는 “라프산자니의 죽음으로 개혁파가 움직일 공간이 줄어들게 됐다”고 분석했다. 이란 지도부 내 반미세력 입지가 강화되고 대미 관계개선 전망이 어두워질 수 있다고 내다보기도 했다. 워싱턴포스트 역시 라프산자니 사망으로 정치 경제적 개혁과 문화 개방을 추구하는 이란 온건 진영에 커다란 공백이 생겼다고 지적했다. 중도·온건·개혁 세력의 지지를 받는 하산 로하니 현 대통령 또한 종교계 전반에 걸쳐 막강한 후원 세력을 잃게 된 셈이다. 로하니가 홀로 개혁을 이끌어야 하는 상황에서 오는 5월 대선 재선 또한 장담할 수 없게 됐다.로하니의 재임기간 중 대표적 업적으로는 2015년 초 이뤄진 대미국 핵협상이 있다. 극적으로 타결된 이란 핵협상 합의안(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으로 핵개발에 관련된 대이란 제재가 해제돼 서방을 위시한 국제사회가 8000만 이란의 블루오션에 손을 뻗을 수 있게 됐으며 미국과 이란의 관계도 크게 개선됐었다. 그러나 이란의 새로운 탄도미사일 시험 이후 트럼프 행정부가 새로운 이란제재를 예고하면서 로하니의 업적은 무위로 돌아갈 위험에 처했다. 핵 합의안에 대한 이란 내 회의론이 부상하고 있었고, 서방 개방정책에 불만을 품은 야당의 반발도 거세지는 상황에서 트럼프의 반이민 행정명령과 신규제재라는 악재가 겹치자 오랜 시간 동안 어렵사리 회복됐던 미국-이란 관계가 외교·군사적 위기가 상존하던 과거로 회귀한 듯한 상황이다. 미국의 대이란 제재에는 우리 정부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 군사 전문가는 이란의 탄도미사일은 북한 무수단 미사일과 같은 종류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제 이란은 북한과 미사일 기술을 주고받은 전력이 있다. 미국은 현재 이란 기업·기관에 추가제재를 준비 중이고, 이란은 이를 핵 합의 파기로 간주하겠다며 맞서고 있다. 북한과 이란을 ‘한 패’로 간주하는 미국 정부의 태도에 비춰볼 때 대이란 정책은 대북 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
  • [데스크 시각] 공무원, 개혁의 동반자와 머슴 사이에서/윤창수 정책뉴스부 차장

    [데스크 시각] 공무원, 개혁의 동반자와 머슴 사이에서/윤창수 정책뉴스부 차장

    국정 농단 사태를 낳은 최순실씨가 눈독을 들인 것 가운데 하나는 평창 동계올림픽이었다. 조카 장시호씨를 동원해 한국동계영재스포츠센터를 만들었으나 문화체육관광부 지원금 6억원, 삼성전자 16억원 정도를 끌어들이는 데 그쳤다. 이는 검사와 감사원 직원 등으로 구성된 올림픽조직위원회의 검증팀이 열심히 일한 덕분이란 분석이 있다. 최순실 사태로 ‘영혼 없는 공무원’이란 비판이 거세지만 곁에서 지켜본 공무원 집단은 ‘대통령 한 사람에게 목매는 순정파’에 가깝다. 102만여명의 공무원을 모두 ‘순정파’로만 정의할 순 없겠지만, 대부분 공무원은 처우에 불만은 많아도 충성심이 강하다. 한국행정연구원의 공직생활 인식 조사에 따르면 61.4%가 ‘질서 유지를 위해서는 비공식적 규칙도 준수한다’고 답했다. 공무원의 강한 충성심은 정년 보장과 공무원연금이란 제도 덕도 있겠지만, 그래도 나랏일을 한다는 자부심과 국민을 위해 봉사한다는 자긍심이 가장 큰 원천일 것이다. 이런 공무원에 대한 정권의 태도는 보수정권과 진보정권이 확연히 달랐다. 노무현 정부에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무분과 간사위원을 맡았던 김병준 교수는 “관료들을 개혁 대상이라기보다는 개혁의 동반자로 생각했다”고 밝혔다. 특히 노 전 대통령은 공무원이 스스로 혁신의 전도사가 되기를 바랐지만, 관료들이 적응하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청와대에 보고하지 말라고 했으나 대통령의 권한 이임에 적응하지 못한 공무원들은 정책상황비서관실로 보고했고, 그 결과 불과 몇 명으로 출발했던 정책상황비서관실의 직원 수는 잠깐 사이에 40~50명으로 늘어났다는 것이다. 청와대의 답이 없는 순간 공무원은 움직이지 않았는데 이는 결국 부처의 인사에 개입하고, 부처 정책에 의견을 전달한 청와대 탓이었다고 털어놨다. 이명박 정부 인수위의 팀장으로 일했던 박재완 성균관대 교수는 “이 전 대통령은 전문경영인 출신으로 관료와 정부 규제를 개인적으로 불신했다”고 말했다. 실제 이 전 대통령은 ‘공직자는 국민의 머슴’, ‘공무원이 힘들면 국민이 편하다’ 등의 발언으로 공직사회를 긴장시키고 오전 7시 회의, 휴일 회의, 해외출장 다음날 회의, 1박2일 워크숍 등으로 관료들을 다잡았다. 공직자 골프, 국회의원 발의 형식의 청부입법 등을 금지하고 장관 정책보좌관을 2~3명씩 둬 관료를 통제했다. 박근혜 정부도 공무원연금 개혁, 성과연봉제 도입, 관피아 퇴치 등의 정책을 통해 공무원은 개혁 대상이란 정권의 시각을 드러냈다. 차기 정부도 조직 개편이란 칼을 들고 공무원 사회를 정권의 입맛에 맞게 길들이려 할 것이 분명하다. 역대 정부의 핵심 권력자들이 조직보다는 인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음에도 말이다. 이상적인 정부 조직이란 정답이 없기 때문에 결국 정권의 국정 철학과 공무원에 대한 시각을 담아 결정되기 마련이다. 서울신문 ‘퍼블릭IN’이 최근 정부 조직 개편 관련 조사를 했을 때 공무원들은 극심한 고통을 토로했고, 전문가들은 ‘무심코 던진 돌(조직 개편)에 개구리(공무원)는 죽는다’며 조심스러워했다. 정권을 잡겠다는 정치인들은 쉽게 없애 버린 부처 하나가 수천 명의 에이스 공무원을 일에 대한 열정을 잃은 천덕꾸러기로 만들 수도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geo@seoul.co.kr
  • 증시 위기 닥쳐도 돈 떼이지 않도록… ‘거래 증거금’ 9월 도입

    어느 날 A가 자신이 갖고 있는 삼성전자 주식 50주를 B증권사를 통해 C에게 팔았다. C가 해당 주식 가격의 40%만 우선 내면 거래는 체결된다. 2거래일 안에 C가 나머지를 B증권사에 입금하면 A는 50주에 해당하는 돈을 받는다. 그런데 만약 2거래일 안에 2008년 리먼 사태처럼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졌다고 가정해 보자. C뿐 아니라 대부분 투자자들의 손실이 눈덩이처럼 커져 나머지 돈을 못 낼 수 있다. 이럴 경우 B증권사의 결제불이행이 발생하고 중앙청산소 역할을 하는 한국거래소가 A에게 돈을 지급해야 한다. 거래소는 이런 경우 등을 대비해 오는 9월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 거래증거금 제도를 도입한다고 21일 밝혔다. 거래증거금이란 증권사가 거래소에 예치하는 담보금이다. 증권 거래 체결 시점과 실제 결제 시점 간 가격변동이 불러올 수 있는 위험을 막기 위해 일종의 담보 형식으로 맡기는 돈이다. 시중은행들이 고객 예금을 내주지 못할 사태에 대비해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에 돈(지급준비금)을 맡기는 것과 비슷하다. 거래증거금 제도는 해외 주요국 증시에서는 이미 시행되고 있다. 그동안 국내 증시에서는 결제시차(2거래일)가 짧고 증권사 부담이 크다는 점 등을 들어 도입하지 않았다. 하지만 국제의사결정 기구에서의 발언권 약화 등 상대적 차별을 받을 수 있어 도입하기로 했다고 거래소는 설명했다. 실제 국제통화기금(IMF)은 한국 증시의 거래증거금 미비를 국제기준 미충족 사항으로 지적하기도 했다. 부과 대상은 코스피·코스닥·코넥스 상장 주식과 상장지수펀드(ETF), 상장지수증권(ETN), 주식워런트증권(ELW) 등 증권상품이다. 거래소는 증권사들의 하루 평균 거래증거금 규모를 2221억원으로 추산했다. 한 곳당 약 43억원 수준이다. 김도연 거래소 파생상품시장본부장보는 “결제 안정성 강화와 한국 자본시장 신뢰도 제고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단독] 기초연금 30만원… 청년·아동 수당 검토

    [단독] 기초연금 30만원… 청년·아동 수당 검토

    국민연금의 소득 대체 비율 현행 40%→50%로 점차 올리고 민간 위주 복지서비스 전달 체계 공공 공급자 중심으로 재편 추진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복지 공약 윤곽이 드러났다.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을 현행 40%에서 50%로 단계적으로 올리고, 기초연금을 30만원으로 인상해 노후 소득을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문 전 대표는 증세와 국민연금 보험료 인상 등을 포함한 재원 마련 방안을 검토 중이다. 문 전 대표 측 핵심 관계자는 20일 “복지와 경제의 선순환을 위한 복지 정책의 큰 방향을 정했다”면서 “집권한다면 이런 내용의 복지 정책 구상이 초기 개혁 과제의 핵심 이슈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복지냐, 증세냐’는 논쟁이 2012년 대선을 달궜다면, 이번 조기 대선에선 ‘증세 규모’를 둘러싼 논쟁에 불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증세하는 후보는 필패(必敗)라는 세간의 인식이 있지만, 이를 정면 돌파하지 않고서는 복지국가의 지속가능성을 보장할 수 없다는 사실이 ‘증세 없는 복지’의 실패로 입증됐기 때문이다.●기초연금 산정·차등지급 방식 개선 문 전 대표의 복지 공약에는 아동수당과 청년수당을 도입하고, 민간 위주의 복지 서비스 전달체계를 공공 공급자 중심으로 재편해 기본 복지 제도의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내용도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를 위해 ‘조세 저항’을 넘는 일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사회적 합의를 이루지 못하면 예산 제약으로 공약이 휴지조각이 될 위험이 크다. 복지뿐만 아니라 국방, 산업 등 세금 들어갈 곳이 곳곳에 널린 상황에서 국가 재정의 우선순위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 ‘용돈 연금’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낮은 40%대의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을 50%로 올리자면 보험료 인상도 필요하다. 소득대체율 40%란 국민연금 가입자가 퇴직하고서 받을 수 있는 연금액이 본인 평균 소득의 40% 수준이란 의미다. 이를 절반 수준으로 올린다는 게 문 전 대표 측의 구상이다. 소득대체율을 올리지 않으면 당장 부담해야 할 보험료는 적겠지만, 노후 소득에서 공적연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작아져 자식세대는 사적 부양의 이중 부담을 져야 한다. 또 노인 빈곤이 갈수록 악화돼 사회적 문제는 물론 경제적으로도 소비 감소에 따른 내수 위축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국공립 어린이집·노인요양시설 확충 문 전 대표 측은 소득대체율을 올리면서 기금 고갈 시점도 2060년 이후로 연장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2018년 국민연금 4차 재정계산에서 논의가 이뤄지면 자연스럽게 적정 보험료율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초연금은 현재 20만원에서 30만원으로 올리고, 기초연금 지급액을 산정할 때 물가상승률, 국민연금 가입 기간과 연동해 차등 지급하는 현재 방식도 바꾸기로 했다. 구상이 현실화되면 노인은 지금보다 높은 수준의 기초연금을 받을 수 있다. 문 전 대표 측은 청년이 아르바이트할 시간을 취업 준비와 자기 계발에 쏟을 수 있도록 미취업자에 한해 청년수당 도입도 검토하고 있다. 청년의 빈 지갑부터 채우고 안정적인 일자리를 마련해 출산율을 높여야 노인도 부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청년수당은 고령화 문제와도 연계된다. 아동수당, 청년수당, 노인수당 격의 기초연금은 느슨한 형태의 기본소득으로 볼 수 있다. 국공립 어린이집, 공공 노인 요양시설, 공공 병원 등을 확충하는 데 드는 돈은 국민연금 기금을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이는 민주당이 지난해 총선 공약으로도 발표한 바 있다. 당시 민주당은 국가가 공공투자용 국채인 ‘국민안심채권’을 발행하면 국민연금 기금에서 매년 10조원씩 10년간 이 채권을 사들여 임대주택과 국공립 보육시설 확충에 활용한다는 구상을 내놨다. 그러나 이런 방식은 연금 기금의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는 점에서 전문가 사이에 찬반이 팽팽하다. ●보육·장기요양시설 구조조정 불가피 추가적인 재원은 복지 전달체계 구조조정을 통해 마련할 계획이다. 문 전 대표 측 관계자는 “보육이나 장기요양 서비스 공급을 민간 시장에만 맡겨 온 탓에 복지 재정의 누수가 발생하고 있다”면서 “공공 공급자를 대폭 보강해 복지 서비스 전달체계를 공공 위주로 바꾸려 한다”고 말했다. 이는 복지 시장을 잡고 있는 기득권 해체 문제와도 맞닿아 있다. 보육과 장기요양시설을 민간 사업자가 전담하다시피 하면서 고질적인 어린이집 파업 사태, 장기요양시설의 부정 수급 문제가 되풀이돼 왔다. 그러나 정부의 과도한 개입이 민간 복지 서비스 시장을 교란할 수 있다는 점, 모든 걸 국가가 하려다 보면 돈은 돈대로 들고 실효성은 얻지 못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문 전 대표 측은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문 전 대표는 이날 호남 출신의 김상곤 전 경기도교육감을 캠프 선대위원장으로 영입했다. 이명박 정부 시절 민간인 불법 사찰 증거인멸 사건을 폭로해 해직된 장진수(46) 전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도 자원봉사자로 합류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최순실 국정 농단’ 덮으려 개헌 카드…“우병우도 관여했다”

    ‘최순실 국정 농단’ 덮으려 개헌 카드…“우병우도 관여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의해 구속영장이 청구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국정 농단 사건을 덮기 위해 청와대가 개헌 카드를 기획하는 과정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우 전 수석이 ‘비선 실세’ 최순실의 존재를 알면서도 사건 은폐 작업을 주도한 것으로 파악했다. 20일 SBS에 따르면 특검은 우 전 수석에 대한 수사 과정에서 지난해 10월 24일 박근혜 대통령이 꺼낸 개헌 카드가 청와대 측이 국정농단 사건 국면 전환을 위해 기획한 것이란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순실씨에 의한 국정 농단 사태가 폭로된 뒤인 지난해 10월 24일, 박 대통령은 국회 연설에서개헌 논의를 제안한 바 있다. 당시 논의에 관여한 한 참석자는 국회 연설 사나흘 전 박 대통령과 우 전 수석 등이 참석한 회의에서 개헌 카드를 쓰자는 논의가 이뤄졌다고 진술했따. 특검은 안종범 전 수석이 업무 수첩에 기록한 대통령의 위증 지시에도 우 전 수석이 관여한 정황을 파악했다. 지난해 10월 박 대통령이 K스포츠재단 등에 청와대가 관여하지 않았다고 국회에서 증언하라고 안 전 수석에게 지시했는데, 이 회의에 우병우 전 수석도 참석했다고 안종범 전 수석이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청와대 대응을 주도한 우 전 수석이 최순실의 존재를 알았음에도 사건 은폐를 시도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에 대해 우병우 전 수석은 개헌 논의 회의에 참석했지만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고, 사건 대응에 대해서는 대통령 지시에 따랐을 뿐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일수의 樂山樂水] 막바지에 이른 탄핵심판을 보며

    [김일수의 樂山樂水] 막바지에 이른 탄핵심판을 보며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이 막바지에 접어든 느낌이 든다. 오는 24일 헌재의 변론종결을 앞두고 박 대통령의 헌재 출석과 최후 진술이 이루어질지도 세간의 높은 관심거리다. 지금까지 진행된 검찰 수사, 국회 국정조사, 특검 수사를 접하면서 아직도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상당수 남아 있는 것도 사실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마치 탄핵결정이 기정사실이라도 된 양 정치권, 특히 야권에서는 조기 대선 모드로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연일 잠룡들의 일거수일투족을 비롯한 대권 행보가 언론을 장식하고 있고, 광장과 거리엔 태극기 물결과 촛불의 긴장도도 점점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 시점에서 할 수만 있다면 박 대통령이 헌재에 나가 탄핵소추에 대한 자기소견을 명확히 밝히는 기회를 갖는 것이 정도라고 생각한다. 박 대통령이 최순실이란 여인에게 개인적으로 심하게 의존함으로써 이런 불행한 사태에까지 이르렀다고 하는 마당에, 스스로 재판정에 나가 자신의 소견을 밝히는 것이 불필요한 의문점들을 해소하고 대통령의 건전한 결정능력을 입증해 보이는 길이 될 터이기 때문이다. 물론 소추 측과 재판관들의 심문에 응해야 하는 부담이 있지만 오히려 그것을 박 대통령 자신의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방어기회로 선용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난 토요일 서울시청 앞 대한문에서 탄핵반대 태극기집회에 참석한 일반시민 김경종(67·경기 안산)씨가 “대통령이 여자라고 이렇게 막하는 것 아니냐”라고 한 발언은 적지 않은 울림으로 다가왔다. 이 정권 밑에서 한때 함께 일했던 전직 장관이나 측근 중에도 대통령을 궁지에 몰아넣는 언사를 서슴없이 하거나 거리를 두는 태도를 우리는 목도한다. 의리나 충직보다 진실이나 정의가 중하다고 생각했거나 아니면 각자도생의 길을 찾기에 급급했거나 그 동기는 알 수 없지만, 정말 대통령이 여자라고 저러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어 씁쓸해질 때가 더러 있었다. 마침 선호도 수위를 달리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며칠 전 한 집회에서 페미니스트 대통령이 되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나 역시 어머니가 한 사람의 여성이라는 사실을 깨닫지 못했다. 그래서 아빠에게도 육아휴직을 주겠다”고 말했다. 야당 대선후보로 등록하고서도 그는 촛불의 기세가 수그러들면 어쩌나 몹시 불안해하는 증세를 보이고 있다. 헌재를 향해서는 탄핵이 기각되면 혁명이 일어날 것이라고 거듭 험한 말을 쏟아 내기도 한다. 여자를 한 수 아래로 깔아뭉개는 시선이 어디 거기뿐이겠는가? 우리나라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전 영역에 걸쳐 아직 여성의 설 자리가 불안한 건 아닌지 곰곰 생각해 보자. 4년 전 아직 미국도 하지 못한 여성 대통령을 우리 손으로 세웠다던 자긍의 목소리가 실은 속이 빈 허사에 불과했다는 것을 지금 우리는 목도하고 있는 셈이다. 청와대를 거쳐 간 숱한 인사들은 말할 것도 없고, 우리 사회의 내로라하는 지식인, 지성인 누구도 여성 대통령이 헤쳐 나가야 할 권력의 험로를 평탄케 할 여성적 시각에서의 청와대 생활 매뉴얼을 다듬어 놔야 한다고 제언한 적이 있었던가? 화장은 어찌하며, 머리는 어떻게 하며, 휴식은 어떻게 챙기며와 같은 그 공백을 제도와 시스템으로 메울 매뉴얼이 없다 보니 사적인 인연으로 맺어진 비선들이 쉽게 끼어들게 된 것 아닌가? 더욱이 독신 여성이 대통령일 때 더 세심한 준비와 주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지금 말하는 것은 때늦은 일일까? 지난해 미국 대선에서 선전했던 힐러리 후보는 유리천장을 깨뜨리겠다는 야심 찬 꿈을 접어야 했다. 여성 대통령의 진입장벽이 높다는 것은 선진국인 미국에서도 엄연한 현실로 다시 입증된 셈이다. 오늘의 탄핵정국의 추이를 지켜보면서 이 땅에서 여성으로 살아가기가 얼마나 힘든 일인가를 새삼 부끄럽게 생각한다. 여성주의자들의 행보도 우릴 더욱 슬프게 한다.
  • [사설] 사라진 ‘HANJIN’, 한국 해운 회생 묘수 찾아야

    예견된 일이긴 하나 무척 가슴 아프고 씁쓰름하다. 한때 국내 1위, 세계 7위 선사였던 한진해운이 어제 서울중앙지법에서 최종 파산 선고를 받았다. 한국의 대표 해운사가 사망 선고를 받고 설립 40년 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오대양 육대주를 누비던 ‘한진’(HANJIN) 이름의 선박은 더는 볼 수 없고, 수출로 먹고사는 한국을 전 세계로 이어 주던 대동맥은 파열됐다. 한 시대 세계 해운업계를 호령했던 한국 해운의 앞날에 대한 걱정이 앞선다. 한진해운 사태로 부산 지역 3000여명을 포함해 전국에서 많게는 1만여명이 일터를 잃게 된다. 주식은 휴지 조각이 되고 협력 업체들이 받지 못할 미수금은 467억원에 이른다. 모항인 부산 신항 3부두의 하역 미수대금이 294억 3000만원, 부산항만공사의 하역료와 미수대금 등이 400억원에 이르지만 받을 길이 없어졌다. 엄청난 국가적 손실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국정조사를 벌여서라도 그 책임을 명확하게 밝혀내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다. 한진 사태 여파로 지난해 국내 해운업계는 해상운송 국제 수지에서 5억 3060만 달러의 적자를 냈다. 한국은행이 2006년 이후 관련 통계를 낸 후 처음이다. 2012년에는 71억 달러에 육박하기도 했다. 한국 해운업계는 올해에도 흑자를 내기 어려울 것이라고 한다. 세계 경기 침체에 따른 물동량 둔화와 선박 공급 과잉, 미국 등의 보호무역주의로 국제 해운업황이 불투명한 탓이다. 그렇다고 땅을 치고 후회할 수만은 없지 않은가. 정부와 업계는 한국 해운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 재도약할 길을 찾는 데 머리를 짜내야 한다. 해운업계는 두 눈 딱 감고 자구 노력에 ‘다걸기’하기 바란다. 당장 적잖은 고통이 따르겠지만 피할 수 없는 선택이란 점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정부는 국내 해운업계가 활력을 되찾을 수 있도록 대형 선박의 건조와 발주를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그간 한진해운 처리 과정에서 보여 준 무능과 무책임을 뼈저리게 반성하고 벌충하기 위해서라도 그래야 한다. 선사 규모가 크면 화주들의 신뢰도 높아지기 마련이다. 무엇보다 향후 회생책은 세계 해운시장에서 굵직한 인수합병(M&A)이 잇따르는 것에 발맞춰 국내 선사의 몸집을 불리는 쪽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다. 국내 선사가 우량한 해외 선사를 인수해 덩치를 키우도록 정부가 M&A를 위한 금융 지원을 강화하라는 뜻이다.
  • 최다 3회 구속도… 대기업 총수 ‘수난의 역사’

    최다 3회 구속도… 대기업 총수 ‘수난의 역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7일 구속되면서 국내 1위 삼성그룹마저 ‘총수 구속’이라는 불명예를 얻게 됐다. 고 이병철 삼성 창업주가 1938년 대구에서 삼성상회를 창립한 뒤 79년 만의 일이다. 그러나 다른 기업들은 총수가 수차례 감방 신세를 진 일도 많다.이 중에서도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10대 그룹 총수 가운데 ‘최초, 최다 구속’이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다. 지난 20여년 동안 검찰 조사를 받은 횟수만 다섯 차례에 이른다. 1993년 김 회장은 거액의 외화를 밀반출해 호화저택을 구입한 혐의로 검찰에 구속됐다. 이후 2007년 보복 폭행 혐의로 경찰 유치장에 수감됐다. 2012년에도 횡령, 배임 혐의로 구속됐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2003년과 2012년 두 차례에 걸쳐 구속됐다. 2003년에는 1조 5000억원대의 분식회계 혐의로 구속 기소됐으며 2012년에는 불구속 상태로 기소된 이후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으며 법정구속됐다. 이재현 CJ그룹 회장도 2013년 6월 조세포탈, 횡령, 배임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2015년 징역 2년 6개월, 벌금 252억원이 확정됐지만 건강 악화 등으로 형 집행정지 등이 반복됐고, 결국 지난해 특별사면됐다. 재계 2위인 현대차그룹의 정몽구 회장도 2006년 구속 기소됐다. 당시 정 회장은 현대차, 현대모비스 등 계열사를 통해 비자금 1034억원을 조성하고 회삿돈 900억여원을 횡령한 혐의로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 300시간 사회봉사명령을 선고받았다. 이호진 태광그룹 회장과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은 2011년 횡령 등의 혐의로 각각 구속 기소됐다. 현재현 전 동양그룹 회장은 사기성 기업어음(CP)과 회사채를 발행한 혐의로 2014년 1월 구속됐다. 한 기업 관계자는 “총수 구속은 재계의 어두운 그늘”이라면서 “이번 최순실 사태를 계기로 투명해져 더이상 ‘재벌 총수=구속’이란 공식이 없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김기중 기자의 교육 talk] 꼬여버린 국정 역사교과서 누가 사과하고 책임지나요

    ‘국정 역사교과서 연구학교 신청, 전국에 단 세 곳.’ 2015년 11월 교육부가 국정화 확정고시를 발표한 뒤 1년 3개월을 추진한 것치고 너무나도 초라한 성적표입니다. “전국 중·고교의 20% 정도가 연구학교를 신청할 것으로 예상했다”던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러려고 국정교과서 만들었나’하는 자괴감에 빠져 있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그동안 과정을 짚어보면 이번 일은 예상된 결과였습니다. ●깜깜이 집필·수백건 오류 투성이 2015년 11월 국정화 확정고시를 발표할 때 당시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집필부터 발행까지 교과서 개발 모든 과정을 투명하게 운영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교육부는 “논란에 휩싸여 집필에 집중하기 어렵다”며 집필진과 집필기준을 감췄습니다. 1년여의 ‘깜깜이 집필’ 끝에 나온 교과서(현장검토본)는 실망스럽기 짝이 없었습니다. “기존 검정교과서와 달리 오류 없는 교과서를 만들겠다”는 약속이 무색하게 기본적인 사실 관계를 비롯해 수백건의 오류 지적을 받았습니다. 교육부는 “의견을 받아 모두 수정하겠다”더니, 올 1월 31일 나온 교과서(최종본)도 여전했습니다. 진보진영이 은 또다시 수백 건의 오류를 찾았습니다. ●연구학교 신청 3곳… 예견된 초라한 성적표 교육부는 올해부터 국정교과서를 쓰기로 했던 태도를 바꿔 ‘2018년 국·검정혼용’이란 편법을 내놨습니다. ‘대한민국 수립’ 표기와 관련한 논란에 대해서도 “검정교과서에서는 대한민국 정부수립이라고 쓸 수 있다”고 무마시켰습니다. 계속되는 논란을 최소화하고 내년 검정교과서와 겨루기 위해 교육부는 연구학교 지정을 추진했습니다. 1년 동안 연구학교를 지정해 사용해보고 문제를 고쳐나가겠다는 겁니다. 하지만 이미 수백 건의 오류와 이념 논쟁으로 점철된 교과서가 환영받을 리 없습니다. 급기야 연구학교 신청이 저조할 것으로 보이자 이 부총리는 지난 10일 대국민담화에서 “전국교직원노동조합과 교육감들이 신청을 막았기 때문”이라며 이들에 대한 법적 대응을 예고했습니다. ●이준식 부총리 “연구학교 외 무료 배포 예정” 2015년 11월 3일부터 1년 3개월 동안 이 사태를 바로잡을 기회는 충분했습니다. 여러 번의 경고등이 켜졌고, 교육부가 이를 직시하고 현명하게 대처했더라면 지금과 같은 사태가 일어나진 않았을 겁니다. 이 부총리는 오는 20일 국정교과서를 연구학교가 아닌 곳에도 무료 배포하겠다 밝힐 예정입니다. 오류를 그대로 안고 있는 교과서를 무료 배포한들 선택받을 수 있을까요. 지금은 누군가가 사과하고, 누군가가 책임지고, 누군가는 바로잡아야 할 시점입니다. gjkim@seoul.co.kr
  • 선거연령을 정하는 방법(울산광역시 선거관리위원회 홍보과 장재완 주임)

    선거연령을 현행 만 19세에서 18세로 낮춰야 한다는 정치권 안팎의 목소리가 점차 고조되고 있다. 지난 2월 6일자 신문기사에는 “선거연령을 18세로 조정하는 방안에 대해 전국 성인의 절반 이상이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설문조사 관련 기사도 있었다. 반대의견도 40%를 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 인하 반대론자의 주장을 살펴보자. 19세가 되어야 성년으로서 자기 판단과 행동에 책임을 질 수 있는 나이가 된다. 덧붙여 현재와 같은 교육시스템 하에서 선거연령을 낮추면 대학을 준비하느라 가장 바쁜 고3에게 혼란과 부담을 주게 된다. 선거연령을 낮추자는 주장은 더 많은 표를 얻기 위한 정략적 발상이다. 찬성론자들의 주장은 다음과 같다. 병역법에서는 만18세 이상이 징집대상이고 공무원법도 만18세로 하고 있다. 그 밖에 만18세가 되면 결혼과 운전면허 취득이 가능하다. 이처럼 대부분의 법률은 만18세 이상을 대한민국의 성인으로 보는데 선거권만 없는 이상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또한 OECD 34개국 중 우리나라만 유일하게 만19세이며, 몇몇 국가에서는 선거연령을 만16세로 하고 있으며 이는 세계적 추세다. 따라서 학생을 미성숙한 인격체로 보아 학교라는 틀 안에 가두고 통제하려는 행위는 그만두어야 한다. 그런데 왜 선거연령은 만19세로 정했을까? 1950년대 이후 선거권 연령은 만20대였다. 2005년이 되어서야 만19세로 낮추었다. 당시 19세로 결정한 것은 여·야의 ‘18세 개정안’과 ‘20세 유지안’의 타협의 산물이었다. 돌이켜 보면 참으로 어이가 없게도 선거권 행사 당사자에 대한 고민은 어디에서도 없었다. 이제 10년의 세월이 흘러 다시 같은 일이 반복되려 한다. 먼저 반대론자에게 묻고 싶다. 만19세가 되어야 정상적인 선거권 행사가 가능하다는 생각은 어디서 나오는가? 10년 전에는 20세는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지 않았던가? 세월이 흐르면 이유없이 선거능력이 향상되는가? 아니면 선거권을 시간이 지나면 줄 수 있는 선물로 생각하는 것은 아닌가? 찬성론자에게도 묻고 싶다. 만일 만18세가 가능하다면 만17세도 가능하다는 주장은 왜 하지 못하는가? 몇몇 국가에서는 만16세도 가능하다고 주장했지 않는가! 그렇다면 당신들은 만17세는 독자적 판단력이 없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다시 묻고 싶다.! 만18세는 독자적 판단력이 있다고 확신하는가? 좋은 쪽으로 생각해 어른의 입장에서 학생의 학습권을 걱정하거나 선거권을 주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그들에게 해주어야 할 것은 따로 정해져 있다. 어린 학생들이 민주주의와 참여의 중요성을 깨닫고 올바른 민주시민으로서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길을 열어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시민은 태어나지 않는다. 다만 만들어질 뿐이다.’ 미국 시민교육센터 사무총장 찰스 퀴글리를 소개한 기사의 표현이다. 퀴글리는 “시민교육이란 민주주의를 이해하고 정부를 감시하며 표현의 자유를 지키고 정치에 참여하는 기술과 태도를 가르치는 것”이라며 “민주시민 교육을 받은 학생의 85%가 나중에 투표에 참여한 반면 교육을 받지 않은 학생은 35%만이 참여했다”고 말했다. 이미 광화문 촛불시위 현장에서 민주주의를 직접 경험한 학생들이 정치의 의미와 현사태의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이제는 어른들이 나설 때이다. 학생들이 민주시민의식을 함양할 수 있도록 정규교육과정을 편성해 제대로 된 교육을 받고 경험을 쌓도록 해주어야 한다. 민주시민의식이란 새로운 DNA를 가진 세대가 우리 공동체에 편입되어 가져올 신선한 바람이 너무나 기다려 진다. 울산광역시 선거관리위원회 홍보과 장재완 주임
  • CIA ‘초능력자 부대’ 운용했다…美기밀문서 확인

    CIA ‘초능력자 부대’ 운용했다…美기밀문서 확인

    지난 1979년 벌어진 ‘주 이란 미국대사관 인질 사건’ 당시 미국 정보기관들이 ‘초능력자 부대’를 기용해 첩보를 시도했다는 사실이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기밀 해제 문서를 통해 밝혀져 관심을 끈다. 주 이란 미국대사관 인질 사건(Iran hostage crisis)은 1979년 11월부터 1981년 1월까지 미국 민간인과 외교관 52명이 이란 주재 미국대사관에 침입한 이란 학생들에게 인질로 억류됐던 사건이다. 당시 이란에서는 친미 독재정권인 팔라비 왕조의 폭정을 옹호하는 미국에 대한 반감이 팽배했다. 그러던 중 1978년 일어난 대규모 반정부 시위로 망명한 팔레비 왕을 미국이 받아들이자 반미 정서는 강도를 더했다. 결국 같은 해 테헤란 시에서 팔레비의 신병 인도를 요구하던 학생 시위대가 미국 대사관을 점거하면서 인질 사태가 발생했다. 인질들은 15개월의 억류기간 끝에 석방됐으며 이는 역사상 가장 긴 인질극으로 기록됐다. CIA가 최근 온라인을 통해 공개한 기밀 문서에 따르면 당시 CIA 등 미군 첩보기관은 군사훈련을 받은 ‘천리안’ 능력자들과 함께 메릴랜드 주의 한 건물에서 200회 이상의 회동을 가진 것으로 드러났다. 작전에 참여한 초능력자들은 미 육군 정보부에 의해 기용된 인물들이었으며 총 444일에 이르는 사건 기간 동안 펜타곤(미 국방성)의 고위 지휘권자들과 함께 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릴 플레임 작전’(Operation Grill Flame)이라는 작전명 아래 진행된 이 모임에서 초능력자들은 인질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기 위해 예지능력을 사용했으며, 이를 통해 인질의 생사, 인질범들의 감시 수준 등을 알아내고자 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1981년 인질사태가 해소된 뒤에 펜타곤이 확인한 바에 따르면 초능력자들이 내놓은 ‘예언’의 적중률은 절반에 채 미치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초능력자들의 예언 내용이 실제 사건 정황과 얼마나 일치했는지 조사한 참모 중 한 사람은 “정확한 보고서는 총 7건 뿐이었으며 과반에 해당하는 나머지 보고들은 완전히 틀린 것 이었다”고 기록했다. 한편 ‘그릴 플레임 작전’은 미국 첩보기관들이 초능력자들과 함께한 20여 년 길이의 장기 프로젝트의 일환이기도 했다. 해당 프로젝트는 10여 개의 서로 다른 코드네임으로 통했고 227명의 초능력자들과 함께 2만6000 건에 달하는 임무를 수행한 끝에 1995년 종료됐다는 사실 또한 이번 기밀해제 문건을 통해 확인됐다. 사진=CIA 웹사이트 캡처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미국 대통령의 행정명령 vs 한국 대통령의 긴급명령

    미국 대통령의 행정명령 vs 한국 대통령의 긴급명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행사한 ‘반(反)이민 행정명령’ 하나로 미국은 물론 전 세계가 혼란에 빠졌다. 지난달 27일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반이민 행정명령은 시리아 이라크 등 이슬람권 7개국 국적자의 미국 입국과 비자발급을 한시적으로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워싱턴을 비롯한 미국 공항은 물론, 프랑스 파리 등 세계 각국의 공항에선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울려 펴지고 있다. 미국의 야권에서는 이제 갓 대통령직 수행에 나선 트럼프 대통령 탄핵을 거론할 정도다. 급기야 미국 연방 지방법원이 이 명령을 “잠정중단”하라며 제동을 걸었고, 16개 주 법무장관들은 행정명령 효력 정지를 지지하는 의견서를 법원에 냈다.유엔과 유럽연합(EU)을 비롯해 영국, 프랑스, 독일 정부도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에 반대한다는 견해를 분명히 했다. 애플과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등 실리콘밸리 100여 개 기업도 항소법원에 행정명령 반대 의견서를 냈다. ●노예 해방시킨 링컨의 행정명령 트럼프의 반이민 행정명령을 계기로 미국 대통령이 행사하는 행정명령이 무엇인지에 대한 관심이 높다. 행정명령은 미국 헌법 제2조 ‘행정 권한의 허용’(grant of executive power)에 그 근거를 두고 있다. 별도 입법 절차 없이도 대통령의 명령 하나로 입법과 같은 효력을 지닌다. 의회 승인을 거치지 않아도 돼 역대 모든 미국 대통령이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행정명령의 역사는 미국 조지 워싱턴 초대 대통령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미 역대 대통령 가운데 행정명령을 가장 많이 행사한 대통령은 4선의 루즈벨트 대통령이다. 미국의 여론조사기관인 퓨 리서치 자료에 따르면 루즈벨트는 재임기간 동안 연 평균 307건의 행정명령을 내렸다. 행정명령 순기능의 대표 사례로 꼽히는 ‘노예해방선언’은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의 명령이었다. 거주와 취업에서 인종차별을 금지한 행정명령은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내렸다. 트럼프의 전임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행정명령으로 미국 내 논란을 불러일으킨 적이 있다. 불법이민자 아동 및 그 부모를 추방령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을 골자로 한 행정명령을 발동하면서 당시 공화당의 거센 반발에 부딪히기도 했다.행정명령은 후임 대통령에 의해 언제든지 폐지될 수 있다. 최근 트럼프의 연이은 행정명령 역시 ‘오바마 공적 지우기’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 밖에 현직 대통령의 행정명령은 현재 반이민 행정명령처럼 법원이 기존 다른 법률을 침해한다고 판단하면 정지시킬 수 있고, 항소법원과 연방대법원의 판결을 통해 무력화 할 수 있다. ●김영삼 대통령, 금융실명제 ‘긴급명령’을 내리다 우리나라는 미국과 같은 성격의 대통령 행정명령은 없다. 법제처 관계자는 “우리나라와 미국은 기본적으로 법체계가 다르기 때문에 유사한 법적 제도가 없다”면서 “국내에도 행정규칙과 법규명령 등은 있지만 이는 말 그대로 법률과 규칙(rule)에 해당하는 반면 미국의 행정명령은 대통령의 명령(order)이라 두 개념을 동일선상에서 비교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대통령은 헌법에 따라 ‘대통령령’과 ‘긴급명령권’을 발동할 수 있다. 그러나 대통령령은 ‘법률에서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해 위임받은 사항과 법률을 집행하기 위해 필요한 사항’으로만 한정돼 미국 대통령의 행정명령보다 그 범위가 매우 제한적이다. 주목할 조항은 대통령의 긴급명령권을 규정한 헌법 제76조다. 이 조항은 대통령이 ‘내우·외환·천재·지변· 또는 중대한 재정·경제상의 위기에 있어서 국가 안전보장 또는 공공의 안녕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긴급한 조치가 필요하고, 국회 집회를 기다릴 여유가 없을 때’ 최소한의 명령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는 법률 효력을 가지지만 긴급명령권 발동 이후 국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점에서 미국의 행정명령과 다르다. 대통령의 긴급명령은 1950년 6월 25일 북한군의 남침으로 전쟁이 발발하면서 발동된 ‘비상사태하의 범죄 처벌에 관한 특별조치령’이 1호 명령이다. 이 명령은 전시 상황인 비상상황에서 살인과 방화, 강간, 중요시설의 문서 파괴 및 훼손 등의 범죄자는 사형에 처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1호 긴급명령을 시작으로 이후 1953년까지는 ‘계엄하 군사재판에 관한 특별조치’ ‘비상시 향토방위령’ 등 전시상황과 관련된 긴급명령이 이어졌고, 박정희 정권은 유신헌법에 기초한 ‘긴급조치’를 남발했으나 민주화 이후 헌법재판소에서 대부분 위헌으로 결정났다.현행 헌법 체제에서 발동된 긴급명령권은 1993년 8월 12일 김영삼 대통령의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긴급재정경제명령’이 유일하다. 당시 김 대통령은 이 명령을 통해 모든 금융 거래를 실명으로만 하도록 했다. 대통령의 명령은 이날 오후 7시 45분 TV를 통해 전국에 발표됐고, 당일 오후 8시부터 시행됐다. 김 대통령은 금융실명제에 대한 정·재계의 반발을 피해 모든 것을 극비리에 추진, 발표했다. 그는 회고록을 통해 “기득권의 저항을 피하기 위해선 국회에서 법으로 만들기보다 대통령 긴급명령이란 형식이 바람직하다는 판단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 회고담 “능력과 인품 두루 갖춘 장군”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 회고담 “능력과 인품 두루 갖춘 장군”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캠프 영입인사인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의 미담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 6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슬리퍼 물고 있는 사단장’이란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이 27사단장 시절, ‘병사들 슬리퍼가 개선되어야 한다’며 보급에 대한 확답을 받을 때까지 군수사령관 앞에서 슬리퍼를 물고 있었다”고 말했다. 전 전 사령관이 부대 체육대회를 방문해 일장 연설 대신 “재밌게들 놀아라, 이상”이라고 짧게 말한 일 또한 회자되고 있다. 또 군부대에 국회의원·정부관계자가 방문했을 때도 “병사들 고생시키지 말고 있는 그대로 보여주자”라고 말하며 대청소를 생략했다고, 2014년 동해안 폭설 사태 당시 27사단장이던 그는 제설작업에 직접 넉가래를 들고 진두지휘하기도 했다. 닉네임 무거운눈꺼풀은 “유일하게 이름을 기억하는 장군님이며 위장을 병상, 간부 누구보다 더욱 위장답게 하시는 분. 훈련에서 진것은 이해해도 사기가 떨어져 있는것을 싫어하시던 분. 정말 존경합니다”라고 말했다.또 다른 네티즌은 “할땐 하고 풀어줄땐 풀어주는 진짜 리더였다. 군인들이 정말 원하는 휴가는 좀 뿌려주고 군사기와 규율은 적정선 이상 유지하고 안보관 뚜렷하고”라고 회상했다. 이밖에 “육군 통역장교 투입 실패. 영어 정말 잘하십니다. 여태 만나본 모든 한국인중에서도 최고 수준”이라고 전 전 사령관의 뛰어난 영어실력을 언급하기도 했다.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은 1958년 서울 출생으로, 서울 경기고등학교 졸업 후 육군사관학교 37기로 임관했다. 한미연합사 기획참모부 우발계획장교, 이라크 다국적군사령부 선거지원과장 등을 거쳐 합동참모본부 전작권 전환추진단장과 27사단장을 거쳤다. 이후 유엔사 군사정전위원회 수선개표 겸 한미연합사 부참모장과 특전사령관을 지낸 뒤 지난해 7월 예편했다. 창군 초기 참전군인을 제외하고 가장 많은 훈장을 수훈한 장성이기도 하다. 1983년 아웅산 테러 사건 때 이기백 당시 합참의장을 구해낸 일화로도 유명하다. 능력과 인품을 두루 갖춘 유능한 장성이라는 평이 중론이다. 화려한 수훈 경력과 최고 지휘관임에도 일선에서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여 강직하고 훌륭한 군인으로 신망이 높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