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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벼랑 끝’ 문무일, 사태 커지자 4일 조기귀국… 대검 “기자회견 검토”

    임기 석 달도 안 남아 사의 가능성도 “패스트트랙 세우기엔 역부족” 지적 일선 검사들 ‘수사권 조정’ 반발 확산 해외 출장 중인 문무일 검찰총장이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 등에 대해 강력 반발했다가 파장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자 조기 귀국하기로 했다. 정치권의 반발, 검찰 구성원의 동요로 벼랑 끝에 몰린 문 총장이 귀국 후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여야 4당 합의로 패스트트랙 열차가 이미 출발했기 때문에 검찰이 뒤늦게 멈춰 세우기에는 역부족이란 지적도 나온다. 2일 대검찰청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11박 12일 일정으로 해외 출장길에 오른 문 총장이 4일 귀국한다. 수사권 조정 법안의 패스트트랙 지정을 놓고 전날 입장문을 통해 우려를 표명했다가 검찰이 반발하는 식으로 비쳐지자 사태 수습을 위해 하루라도 빨리 귀국하는 게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문 총장은 귀국 후 간부회의를 소집해 대응 방안 등을 논의할 전망이다. 이날 봉욱 대검 차장 주재로 열린 간부회의에서도 “총장이 오면 본격적으로 (대응)해 보자”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검 관계자는 “기자단 요청이 있어 기자회견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그동안 국회 사개특위 논의 과정 등에 참석해 검찰 입장을 피력해 왔지만, 이번 법안에는 검찰이 반대해 온 ‘수사지휘권 폐지’, ‘경찰 수사종결권 부여’ 등이 모두 담겼다. 검사의 피의자 신문조서 증거능력 제한 조항도 새로 포함됐다. 부칙에 4년간의 유예 기간을 뒀지만 검찰 내부에서는 “수사를 하지 말라는 것이냐”는 격앙된 반응도 나왔다. 차호동 대검 연구관(검사)은 검찰 내부게시판을 통해 “검찰과 경찰의 본질적인 기능에 대한 고민과 수사 실무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고민이 부족했다”고 비판했다. 현직 부장판사도 지원 사격에 나섰다. 김태규 부산지법 부장판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독자적인 수사권에 기소권까지 부여할 모양인데 이 기관은 누가 견제하고 통제하나”라며 공수처 설치에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이어 “이런 와중에 검찰총장이 그 후과가 무엇이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법조의 어른으로서 보인 용기에 감사한다”며 문 총장에게 힘을 실어 줬다. 하지만 문 총장이 쓸 수 있는 카드가 마땅치 않다. 이르면 270일 이후 수사권 조정 법안이 본회의에 상정되기 때문에 국회 설득이 급선무이지만 국회만 바라보기에는 결과를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다. 임기가 석 달이 채 안 남은 문 총장이 귀국 후 사의를 표명하는 강수를 둘 것이란 관측도 나오지만 주변에서 만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이종찬 “日과 새 관계 필요”… 김우식 “계파 대통령 되면 안 돼”

    이종찬 “日과 새 관계 필요”… 김우식 “계파 대통령 되면 안 돼”

    이홍구 “여야 통일의 지혜 모아나가야” 김명자 “정치혐오 느끼는 건 국가 불행” 안병욱 “국정운영 긴 안목으로 접근을” 文 “정치대립으로 국민 간 적대 큰 걱정 진보·보수 낡은 프레임 없애려 혼신의 힘 日, 한일관계 국내 정치에 이용해 아쉽다”2일 문재인 대통령과 사회원로 12명이 120분 동안 가진 오찬에서는 최근 선거제·개혁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으로 최악으로 치닫는 국회 상황과 정치 혐오 및 진영 대결은 물론 경제·노동 현안을 둘러싼 사회적 갈등, 한일 관계, 인사 등에 대한 고언이 쏟아졌다. 여야 극한대립에 대한 우려가 가장 많았다. 이홍구 유민문화재단 이사장(김영삼 정부 국무총리)은 “1989년 새로운 통일 방안을 일련의 과정을 거쳐 합의를 이뤘다”면서 “여야 합의가 원천적으로 어렵다고 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렇지 않다. 30년 전에도 해냈다”며 협치를 강조했다. 윤여준 윤여준정치연구원장(김영삼 정부 환경부 장관)은 “시기적으로 성과를 내야 할 때”라며 우리 야당은 초반에 ‘선명 야당’을 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으로 극한투쟁을 하지만 대선이 다가오면 ‘대안 정당’이 되는 패턴을 보인다. 이 점을 이해한다면 대통령이 문제를 풀어 나가는 인식이 달라질 수도 있다”고 했다. 김명자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장(김대중 정부 환경부 장관)도 “요즘 정치에 혐오를 느끼는 분이 많은 것 같은데 국가적 불행”이라고 우려했다. 얼어붙은 한일 관계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이종찬 우당장학회 이사장(김대중 정부 국가정보원장)은 “지금 일본은 레이와 시대로 바뀌는 등 새로운 전환점을 찾고 있다. 일부 국내 정치에 이용하려는 부분이 보이지만 국왕이 바뀌었으니 새로운 움직임이 필요하리라 생각된다”고 제언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개인적으로 일본하고 아주 좋은 외교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과거 불행한 역사 때문에 파생되는 문제들이 나오고 양국 관계가 때로는 불편해지는 것이 사실이다. 양국 관계의 근간이 흔들리지 않게끔 지혜를 모아야 되는데 일본이 자꾸 국내 정치에 이용을 하면서 문제를 증폭시키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 아주 아쉽다”고 했다. 긴 호흡을 갖고 국정운영을 해 달라는 당부도 있었다. 안병욱 한국학중앙연구원장은 “문재인 정부는 남북 분단이란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매일 언론의 목소리를 쫓아가면 사태 본질 파악이 안 된다. 긴 안목에서 100년·500년의 기초를 다지는 일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조한혜정 연세대 명예교수는 “한국사회는 생명 위협을 안고 사는 사회였으나 지금은 바뀌었다”면서 “미국·중국 모델이 아니라 유럽 작은 선진국형이나 소통이 되는 나라가 모델이어야 한다. ‘하면 된다’는 식으로 가면 어떤 대통령도 힘들다”고 밝혔다. 이에 문 대통령은 “위협을 느끼지 않는 사회, 남북 관계를 좋게 말씀해 주셨는데 그 부분도 공고화되지 않았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다”면서 “개인적으로 종북좌파라는 말이 어느 한 개인이나 생각이 다른 정파에 대해 위협적 프레임이 되지 않는 세상만 돼도 우리나라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진보·보수의 낡은 프레임을 없애는 데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지만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김지형 규제개혁위원회 민간위원장은 “사회적 논의의 참여 주체들은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참여 자체를 거부하는 것이 책임을 다하고 있는 것인지 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최저임금 인상과 노동시간 단축을 언급하며 “결국 더 큰 틀의 사회적 대화와 합의가 반드시 필요한데 아직은 그것이 제대로 활성화 안 돼 있는 상황”이라고 공감했다. 김우식 창의공학연구원 이사장(노무현 정부 대통령 비서실장)은 “한 계파의 대통령이 아니고 모두의 대통령”이라며 “탕평과 통합, 인재등용을 널리 해 주시길 바란다”고 고언을 했다. 송호근 포항공대 석좌교수는 ‘소득주도성장’ 대신 ‘고용주도성장’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제언한 뒤 “주휴수당만이라도 피고용자에게 주면 고용증대 효과는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조은 동국대 명예교수(사회학)는 “사립학교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사학법 개정에 정부가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했다. 김영란 대법원 양형위원회 부위원장은 “국민은 획일적 기준과 혜택보다 개별적이고 맞춤형 행정·혜택을 기반으로 사고하는 수준으로 변했지만, 제도와 행정은 여전히 양적 기준으로만 사안을 본다”고 지적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2000자 인터뷰 8] 란코프 “비핵화는 바람직하지만 불가능하다”

    [2000자 인터뷰 8] 란코프 “비핵화는 바람직하지만 불가능하다”

    “비핵화는 바람직하지만 가능하지 않다고 보는 것이 러시아 주류의 시각이다. 북한이 핵을 포기할 가능성은 미국이 핵을 포기할 가능성보다 낮다고 본다. 체제를 보장받을 유일한 방법이 핵무기 보유이기 때문이다. 포기하는 순간 정권이 무너진다. 미국과 북한이 비핵화에 합의하더라도 A4용지 한 장, 큰 메모지에 불과하다.” 최근 북러 정상회담의 의미와 성과에 대한 의견을 듣고 싶어 지난달 30일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와 전화 인터뷰를 했는데 다소 뜻밖의 답을 들었다. 1980년대 평양 김일성 종합대학에서도 수학했고 1992년부터 1996년까지, 2005년부터 지금까지 국민대에서 근무하며 남북한을 모두 경험한 란코프 교수는 러시아 정부 관료나 많은 전문가들도 이같은 견해에 터잡아 한반도 문제를 바라보고 있으며 북한핵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믿고 있다고 단언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Q. 지난달 29일 크렘린궁 대변인이 북한은 러시아 역내 문제, 곧 지역 문제라고 하면서 미국이 지역을 넘어온 것이란 취지로 얘기했는데 정확한 뜻은. A. 러시아 시각에서는 북한은 주변부이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동북아다. 지역적으로 멀리 떨어진 미국이 한반도 문제에 지나치게 이래라저래라 개입해선 안된다는 뜻이 강하다. 북한도 미국보다는 러시아의 말에 귀를 기울일 수밖에 없다. 러시아는 영향력을 되찾고 싶어 한다. Q. 존 볼턴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은 “6자 회담은 미국이 선호하는 방식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북한의 단계적 해법-미국의 빅딜이 대립하던 양상에서 미북 톱다운-6자 회담이 충돌하는 양상으로 바뀌고 있다. 전망한다면. A. 러시아는 한반도 문제 해결 논의에서 소외됐던 것을 바꾸고 싶어한다. 그런데 서로의 교역 희망사항이 맞지 않는 구조적인 문제도 있고, 무엇보다 비핵화 해결에 많은 것을 투자할 여력도 의지도 없다. 해서 값싼 방법으로 한반도 문제 해결에 뛰어들고 싶어한다. 미국이 지나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견제하고 다자 참가국들과 비슷한 정도의 발언권만 확보되면 된다고 보고 있다. Q.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러시아와 중국이 끼어드는 것을 활용해 두 나라는 유엔 제재를 완화하는 데 이용하되 북미는 비핵화에 단계적, 병행적으로 해결하는 식으로 역할을 나누면 지금으로선 최선이라고 보는데. A.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가장 기본적인 문제는 비핵화는 완전히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북한이 핵을 포기할 가능성은 미국이 핵을 포기할 가능성보다 낮다고 볼 수 있다. 북한핵을 동결하고 감축하는 관리 방안이 더 바람직하다고 본다. 북한은 50년 뒤에도 핵무기 보유국으로 남아 있을 것이라고 단언할 수 있다. 러시아는 말로만 비핵화를 지지하고 있지만 정부나 연구자들이나 북한이 핵을 포기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주 극소수다. 북한 정권은 자살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핵을 포기하면 체제 붕괴는 시간 문제란 것을 합리적인 김정은이나 북한 지도자들 모두 잘 알고 있다. Q. 그런데도 북한이 미국과 협상하는 것은 시간 끌기 전술이라고 보느 것인가. A. 당연하다. 10여년 전에 남한 사람들이 남북화해와 공존이 다가왔다고 공상에 빠졌을 때도 난 그 때의 신문과 방송 보도 등을 복사해뒀다. 어리석은 생각들에 대해 논문을 쓰고 싶다고 생각했다. 남한 사람들은 남북협력이 이뤄져 기차 타고 평양이나 북한 지역을 돌아다니고 싶어하는데 그러면 북한은 아수라장이 된다. 시리아나 리비아 같은 사태가 벌어져 중국이나 러시아 탱크가 북녘땅에 들어가는 일도 벌어질 수 있다. 북한이 바뀔 수 없는 세가지가 있다. 핵무기 개발과 쇄국 정책, 인권 탄압이다. 어느 정도 양보할 수 있지만 절대로 바뀌지 않을 것이다. Q.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 공사가 “북한 사정이 생각보다 어렵다. 갑자기 붕괴할 수 있다”고 말했는데. A. 유감스럽게도 그럴 가능성이 있다. 가장 바람직하지 않은 그림이다. 중국처럼 단계적인 진화 시나리오가 가장 이상적인데 현실적으로 그럴 가능성이 없다. 리비아처럼 내부에서 무너져 폭력적인 위기가 닥칠 수 있다. 비폭력 혁명과 거리가 멀 것이다. 피를 많이 흘리는 비극이 벌어질 수 있다. 다시 한번 말하건대 러시아는 비핵화가 바람직하지만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동북아 안전 유지, 현상 유지, 비핵화 셋을 목표로 생각한다. 가능하지 않은 비핵화보다 핵동결, 미사일 동결, 운이 좋다면 핵시설 일부를 철거하는 것을 가장 바람직하게 생각하고 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해치’ 정일우♥고아라, 애틋 키스 ‘숨막히는 긴장+뭉클 감동’[종합]

    ‘해치’ 정일우♥고아라, 애틋 키스 ‘숨막히는 긴장+뭉클 감동’[종합]

    SBS 월화드라마 ‘해치’ 정일우가 거침없는 조선 개혁을 시작해 시청자들을 뭉클하게 했다. 마지막 한 회만을 남겨둔 ‘해치’는 애틋한 사랑과 숨막히는 긴장, 가슴 뜨거운 감동을 모두 담아내며 명품 사극의 진면모를 선보였다. 지난 29일(월)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해치’(극본 김이영/ 연출 이용석/ 제작 김종학프로덕션) 45회, 46회에서는 영조(정일우 분)가 나라와 백성을 위해 당파를 막론해 인재를 등용하며 개혁에 앞장서는 모습이 그려졌다. 특히 노론과 소론, 사헌부의 거센 반발에 직접 제좌를 여는 등 영조의 결단력이 앞으로 새로운 조선을 열 것으로 기대를 높이게 했다. 이날 드디어 영조는 ‘이인좌(고주원 분)의 난’을 일으킨 역적의 수괴 이인좌와 대면했다. 이인좌는 “자격 없는 임금”이라며 영조를 능멸하고 “내가 죄가 있다면 남인으로 태어난 것뿐이다. 그 썩어 빠진 세상을 바꾸려 했을 뿐이야”라며 반성의 기미 없이 울분을 토했다. 이에 영조는 “나 역시 죄라면, 천출의 피를 가진 것뿐이었으니, 허나 너는 틀렸다. 세상은 결코 그렇게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다른 길이 있다는 것을 내가 반드시 증명해 보일 것이다”라며 이인좌가 추구한 방법이 결코 옳지 않았음을 강하게 비판했다. 영조는 이를 바로 행동으로 보여줬다. 영조는 편전회의를 주최해 남인들을 관리에 등용하는 도승지의 교지를 반포했다. 노론과 소론을 막론하고 편전이 떠나가라 거센 반발이 이어졌다. 이후 중신들은 편전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등 반정을 드러냈다. 아수라장이 된 편전을 바라보며 영조는 예상했다는 듯 담담하지만 서늘하게 이들을 내려다 보았다. 이광좌(임호 분)는 혼란을 염려해 속도를 조절할 것을 충언하나, 이 또한 영조의 큰 그림이었다. 영조는 자신이 아직 왕권이 단단하지 못한 군주라는 사실을 알고 있기에 탕평책 시행을 위해서는 민심을 움직여야 한다고 판단한 것. 혼란이 가시지 않은 이때 제 살길을 위해 싸움만 하는 중신들의 모습이 민심의 분노를 일 것이라 전했다. 한편 밀풍군(정문성 분)은 천윤영(배정화 분)으로부터 ‘이인좌의 난’이 실패했다는 소식을 듣고 절망했다. 왕족이지만 인정 받지 못하고 굴욕적이었던 지난 날을 떠올리며 밀풍군은 점차 이성을 잃어가기 시작했다. 천윤영은 청국으로 도주하려 하지만 배 편을 사주한 사내에게 배신 당하고, 밀풍군을 지키다 숨졌다. 유일하게 제 편에 남아 있던 천윤영이 죽자 밀풍군은 이성의 끈을 놓고 실성하고 만다. 무엇보다 방송 말미에서 밀풍군이 궐 안에 난입해 충격을 안겼다. 제 스스로를 주상이라 칭하며 “주상전하 납시오”라는 밀풍군의 절규가 보는 이들의 소름을 유발했다. 더욱이 “왕은 나야. 내가 바로 내가 왕이란 말이야”라며 관군에 포위된 밀풍군의 모습이 그려지며 그의 최후에 관심이 한껏 고조됐다. 그런가 하면 이날 영조와 여지(고아라 분)이 서로를 향한 애틋한 마음을 확인하고, 첫 키스를 나눠 설렘을 자아냈다. 함께 수많은 역경을 견디고 헤쳐나갔던 두 사람이 우정을 넘어서 사랑을 확인하는 순간, 시청자들의 심장을 콩닥거리게 했다. 특히 이때 흩날리는 벚꽃을 배경으로 그려진 두 사람의 키스가 심장을 더욱 몽글거리게 만들었다. 민진헌(이경영 분)은 오랜 정치의 경험을 바탕으로 사헌부가 먼저 움직이고, 이후 사간원과 홍문관이 지원해 탕평을 막아설 것이라고 충언한다. 민진헌의 말처럼 사헌부의 반발이 시작됐다. 사헌부는 이인좌의 장인의 집을 수색해 그와 식솔들을 심문하려 했다. 이는 연좌(가족 관계를 이유로 죄를 무고하게 처벌 당하는 일)가 없을 것이라는 영조의 명을 어긴 것. 더욱이 영조는 이광좌를 영의정에, 조현명(이도엽 분)을 사헌부 대사헌에 임명하지만 사헌부 대관들이 조현명의 출근을 막아서는 경악스런 사태까지 일어나고 만다. 이를 들은 영조는 “그것은 결국 다시 후퇴한다 할지라도 지치지 않고 실망하지 않고 오래된 희망을 끝내 놓지 않는 것. 세상은 그로부터 아주 조금씩. 조금씩 나아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라는 민진헌의 충언을 되새겼다. 이어 사헌부를 직접 찾아가 제좌를 여는 초강수를 뒀다. 무엇보다 영조는 “과인은 헌부의 이 오랜 병폐를 더 이상 묵과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오랫동안 사헌부의 인사권을 쥐고 있었던 이조전랑을 혁파하고, 그 제도를 전면 개혁할 것을 천명하노라”라고 전해 제좌청을 발칵 뒤집었다.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고 변화와 개혁을 위해 나아가는 영조의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했다. 절정을 향해 치닫는 전개 속 박진감 넘치는 영상미가 몰입도를 더욱 극대화시켰다. 마지막까지 힘을 놓지 않은 이용석 감독의 단단한 연출력은 시청자들을 감동으로 이끌었다. 특히 관군들의 날카로운 칼날이 가득 메운 가운데 칼날을 끌고 ‘주상전하 납시오’를 외치는 밀풍군의 모습은 포기하지 못하는 권력에 대한 욕망을 보여줌과 동시에 애정을 갈구하는 인간의 나약한 모습을 보여주며 권력의 이면을 생생히 느끼게 했다. 또한 제좌청에서 탕평책에 반대하는 신료들로 둘러싸인 속에서도 요목조목 강건하게 자신의 신념을 밝히는 영조의 모습이 카리스마 넘치게 그려지며 안방극장의 흡입력을 높였다. ‘해치’ 방송이 끝난 후 각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는 “조선을 통해 작금의 세태를 꼬집는 해치. 진짜 명품사극”, “탕평책 그 어려운 것을 영조가 해내는 것이다. 너무 멋있음”, “역시 왕이 현명해야 돼”, “이제 마지막이라는 너무 아쉽다”, “오늘 몰입도 최강이었다”, “오늘 영조-여지 키스신 너무 아름다웠다” 등 댓글을 남기며 뜨거운 반응을 드러냈다. SBS 월화드라마 ‘해치’는 오늘(30일) 최종회가 밤 10시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재난 수습 적극 협력 국방부 ‘최우수’ 외교부 ‘미흡’

    재난 수습 적극 협력 국방부 ‘최우수’ 외교부 ‘미흡’

    95곳 우수… 철도·송유관公 등 31곳 미흡산불이나 화재 등 재난 상황에서 수습·복구 작업에 적극적으로 협력한 국방부가 지난해 재난관리 평가에서 ‘최우수’ 기관으로 선정됐다. 반면 외교부와 문화체육관광부는 ‘미흡’으로 낙제점을 받았다. 행정안전부는 지난해 중앙부처·지방자치단체·공공기관 등 325개 ‘재난관리 책임기관’이 추진한 재난관리 업무실적을 평가한 결과를 29일 발표했다. 재난관리 책임기관이란 재난이 발생했을 때 문화재나 군사시설처럼 중요 시설물을 관리해야 하는 기관을 말한다. 기관 평가는 우수, 보통, 미흡 등으로 나뉘며, 우수 기관 중 1곳에 최우수 등급을 준다. 우수 등급 이상을 받은 기관은 총 95곳(29.2%)이다. 국방부는 지난해 군사시설물 안전 관리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으며 각종 재난이 발생할 때마다 적극적인 대민 지원을 펼쳐 최우수 기관의 영예를 안았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1월 ‘밀양 요양병원 화재’를 잘 수습했고 평창동계올림픽에서도 감염병 확산을 미리 차단한 점 등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 ‘우수’ 기관에 선정됐다. 금융위원회는 금융업계 파업 등 비상 사태에 대비한 위기관리 매뉴얼을 잘 정비했고 상시 훈련 체계도 잘 구축해 ‘우수’ 등급을 받았다. 미흡 등급을 받은 기관은 총 31곳(9.5%)이다. 문체부는 위기관리 매뉴얼에 대한 보완이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았고, 문화재 관련 재난예방 대책이 좋지 않았다. 외교부는 재난 발생 때 꾸려지는 재난 대응 실무반에서 공무원들이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아울러 무전기를 비롯해 필요 자원에 대한 관리도 미흡했다. 공공기관 중에선 한국철도공사와 대한송유관공사 등이 미흡 등급을 받았다. 지난해 발생한 ‘KTX 강릉선 탈선’ 사고(12월)와 ‘고양 저유소 화재 사고’(10월) 등에서 재난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행안부는 우수 기관엔 정부포상과 포상금, 특별교부세 등 재정 인센티브를 줄 예정이다. 미흡 기관에 대해서는 개선 계획을 세워 이행하도록 하고 재난안전 전문가를 파견해 역량 강화 컨설팅을 진행할 계획이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트럼프 대항마 조 바이든, 28년 전 ‘아니타 힐 사건’ 최대 복병

    트럼프 대항마 조 바이든, 28년 전 ‘아니타 힐 사건’ 최대 복병

    오는 2020년 치러질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 유력 대권 주자로 손꼽히는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마침내 공식 출마를 선언하며 본격적인 경선 레이스의 막이 올랐다. 20여명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으나 바이든 전 부통령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지속적으로 1위를 차지하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임을 막을 대항마로 지목되고 있다. 출마 선언 이후 이어진 첫 대선 행보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은 “28년 전 자신이 ‘아니타 힐’ 사건 당시 상원 법사위원회 위원장으로서 했던 일에 대해 후회하고 있으며 유감이란 입장을 몇 주전 당사자인 힐에게 전했다”고 공개했다. 그러나 힐은 앞서 24일 뉴욕타임스(NYT)와 인터뷰에서 “그저 ‘미안하다’는 말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답을 내놓았단 사실이 전해지며 바이든 전 부통령의 과거 행적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1991년 상원 법사위원회 위원장 시절 당시 대법관 후보 클레런스 토마스가 전 직장 동료인 아니타 힐 법학교수를 성추행한 혐의를 조사했다. 당시 바이든 전 부통령은 토마스에게 아니타 힐 청문회 앞뒤에 모두 발언할 기회를 달라는 공화당 측 요청을 수락해 그에게 유리한 환경을 만들어줬고, 아니타 힐의 증언을 뒷받침할 수 있었던 증인은 청문회에 세우지 않았다. 힐은 이날 인터뷰에서 “바이든이 당시 청문회를 감독했어야 했던 스스로의 책임에 대해 받아들였는지는 확신할 수 없다”면서 “젠더 폭력과 성희롱 피해자에게 그가 일으킨 피해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어 “바이든이 한 ‘너에게 일어났던 일에 대해 유감이다’라는 말만으론 전혀 만족할 수 없다”면서 “진정한 변화와 책임, 목적이 있다는 걸 알게 되면 그땐 만족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바이든이 (대통령에) 부적격한 인물이라고 생각하진 않지만 그가 당시 청문회에서 증언할 의사가 있었던 확실한 증인들을 세우지 않았던 것을 포함한 자신의 책임에 대해 완전히 인정하기 전까지는 그를 지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나에게 사과하는 일에만 집중하는 그저 그가 해야 할 여러 일 중 하나에 그친다”면서 “그는 남여 할 것 없이 (청문회에서) 이 나라가 젠더 폭력을 어떻게 다루는지를 보고 확신을 잃은 대중에 사과해야 한다”고 전했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과 함께 각종 여론조사 선두를 다투는 바이든 전 부통령은 최근 부적절한 신체 접촉으로 인한 미투(#MeToo·나도 피해자다)에 휩싸였으나 공식 출마 선언에 앞서 결국 “자신의 의도와 관계없이 세상이 변했다”는 내용의 해명 영상을 올리면서 사태가 일단락됐다. 힐의 인터뷰가 공개되며 오히려 28년 전 있었던 ‘아니타 힐’ 사건이 바이든 전 부통령의 레이스에 최대 복병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사설] 10년 만의 역성장 쇼크, 민간 투자심리 살릴 대책 내야

    한국은행이 올 1분기 경제성장률이 전기 대비 -0.3%를 기록했다고 어제 발표했다. 분기 기준 -0.3%라는 역성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4분기 이후 가장 낮고, 1분기 기준으로는 ‘카드대란’ 때인 2003년 1분기 이후 최저치다. 이는 전문가들의 예상치를 크게 밑도는 수치로, 한은도 “쇼크”라고 평가했다. 수치로만 보면 1997년 외환위기 사태나 금융위기가 다시 닥치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를 자아낼 정도다. 지금 글로벌 경기가 어렵다고는 하나 미국 경제가 견조하고, 외환·금융 위기와 같은 재난적 외풍도 없는 상황에서 유독 한국의 성장률 하락이 가파르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크다. 한국은행은 성장률 추락의 가장 큰 원인으로 반도체 수출과 설비투자 부진, 민간 소비 증가 약화를 꼽았다. 수출과 설비투자 부진은 심각하다. 설비투자는 전 분기 대비 10.8% 급감했다. 외환위기 이후 84분기 만에 최대 감소폭이다. 수출은 5개월째 쪼그라들고 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한 건설업 투자 감소까지 겹쳐 투자 심리는 완전히 얼어붙었다. 민간 소비도 전 분기 대비 0.1% 증가로 2016년 이후 9분기 만에 최저치였다. 불과 한 주 전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1월 2.6%에서 2.5%로 낮췄지만, 1분기 성장률로 가늠해 볼 때 이마저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란발 유가 급등과 미국의 무역확장법 강행에 따른 자동차 관세폭탄 우려 등 향후 세계 경제 환경은 악재투성이다. 어렵더라도 국내에서 경제를 살리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어제 긴급 관계장관회의를 열어 경기 부양책을 대거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6조 7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을 조속히 집행해 투자·수출 활성화 등 경기 대응 과제들을 뒷받침하겠다지만, 언발에 오줌 누기 수준으로 보인다. 미세먼지와 취약층 일자리 예산 등을 빼면 실제 경기부양용 추경은 3조여원에 불과한 탓이다. 예산 투입보다 더 중요한 것은 민간의 투자 심리를 살리는 것이다. 투자 심리가 얼어붙은 상황에선 백약이 무효하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여러 차례 밝혔듯이 투자 심리를 옥죄는 규제부터 과감히 없애야 한다. 규제샌드박스 100건 달성 등 숫자 채우기식이 아니라 사업에 방해가 되는 규제를 없애고 꼭 필요한 규제만 살려야 한다. 경기 부양 기여도가 큰 건설업 옥죄기도 풀 필요가 있다. 1년여에 걸친 초고강도 규제 압박으로 집값이 잡힌 만큼 이제는 위축된 건설업을 살릴 궁리도 해야 한다. 경제에 비상이 걸린 이상 정부가 당분간만이라도 투자 심리 회복과 경기 부양에 집중했으면 한다.
  • 촉망받던 산악인 셋, 캐나다 밴프 산사태 실종 닷새 만에 주검으로

    촉망받던 산악인 셋, 캐나다 밴프 산사태 실종 닷새 만에 주검으로

    지난 17일(이하 현지시간) 캐나다 로키의 밴프 국립공원에서 일어난 산사태로 실종됐던 전문 산악인 셋이 21일 숨진 채 발견됐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데이비드 라마(28)와 한스요르그 아우어(35·이상 오스트리아), 제스 로스켈리(36·미국)는 하우즈 피크의 동사면(이스트 페이스)를 등반하려 했지만 산사태에 휩쓸렸다. 숨졌을 것으로 추정됐지만 악천후 탓에 주검조차 수습하지 못하다 이날에야 겨우 수습됐다. 캐나다 당국은 공중에서 접근하던 구조대가 이들의 주검이 발견된 곳에 “여러 차례 산사태가 일어난 흔적”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숨진 이들은 글로벌 의류 브랜드 노스페이스의 후원을 받아 조직된 ‘글로벌 애슬레트’ 팀의 일원이었다. 이들은 전에 딱 한 번 등정에 성공했던 ‘M16’이란 루트를 택해 오르고 있었으며 모두 등반계에서 촉망받던 산악인들이었다. 라마는 파타고니아 남쪽 세로토레의 콤프레서 루트를 처음으로 자유 등반했던 듀오 가운데 한 명이었으며, 아우어는 최근 파키스탄 카라코람의 룹가르 사르 서봉(해발 고도 7181m)을 단독 등반하는 데 성공했다. 2003년 로스켈리는 스무살 나이에 에베레스트를 올라 미국인 최연소 등정 기록을 작성했으며 아버지 존 역시 1970년대 하우즈 피크를 다른 루트로 발 아래 뒀던 산악인이다.안타깝게도 로스켈리는 지난주 현지 일간 스포크스맨-리뷰와의 인터뷰를 통해 “적당한 여건을 만나지 못하면 한 순간에 악몽으로 바뀔 수 있는 그런 루트 가운데 하나일 뿐”이라고 털어놓았다. 마치 비명에 스러질 것을 예감하고 있었던 듯하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원유 통제·강대국 방관… 장기화되는 리비아 내전

    美는 주둔군 철수… 러 “외국 개입 안돼” 동부 유전지대를 장악한 칼리파 하프타르 리비아국민군(LNA) 최고사령관이 리비아 서부의 통합정부(GNA) 측을 공격한 지 열흘 만에 양측에서 147명이 죽고 614명이 다쳤다. 원유, 정치적 득실 등으로 이해가 얽힌 열강들이 사태를 방관하면서 내전이 장기화될 것이란 우려가 나왔다. 세계보건기구(WHO)는 14일(현지시간)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와 그 주변 지역에서 벌어진 전투로 760명이 넘는 사상자가 나왔다고 밝혔다. 리비아에 거주하는 난민과 이주민의 생명도 경각에 놓였다. 알자지라는 이날 유엔 산하 인도주의업무조정국(UNOCHA)을 인용해 “에리트레아, 소말리아, 수단 등지에서 전쟁과 박해를 피해 리비아로 피신한 1500여명이 트리폴리의 난민 센터 등에 위험하게 갇혀 있다”고 전했다. 하프타르 사령관은 이번 공격을 ‘테러 집단과의 전쟁’으로 명명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원유 생산량을 통제하며 정치적 영향력을 키워온 하프타르 사령관이 러시아, 이집트, 아랍에미리트 등의 지원을 받아 트리폴리에 기습 공격을 감행했다”고 평가했다. 하프타르 사령관은 이날 이집트 수도 카이로를 방문해 압둘팟타흐 시시 대통령과 LNA의 트리폴리 진격 문제를 논의했다. 시시 대통령은 하프타르 사령관의 지지자로 두 사람은 이슬람 원리주의 단체 무슬림형제단을 ‘공공의 적’으로 갖고 있다. 강대국들은 발을 빼는 모양새다. 미국은 안전을 이유로 지난 7일 리비아 주둔 미군을 일시 철수시켰다. 하프타르 사령관이 장악한 리비아 동부의 유전지대를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같은 날 러시아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하프타르 사령관 규탄 성명에 거부권을 행사했다. 러시아는 외국의 개입 없이 리비아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WP는 “이슬람권이 지배하는 트리폴리에는 비(非)이슬람계인 하프타르를 미워하는 정서가 뿌리 깊어 (카다피 정권이 몰락한) 2011년 이후 가장 치열한 내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조지 클루니 “수단 민주화 위해 미국 등 국제사회는 말보다 행동을”

    조지 클루니 “수단 민주화 위해 미국 등 국제사회는 말보다 행동을”

    조지 클루니는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행동하는 양심’이다. 아프리카 인권운동에 앞장서 온 존 프렌더가스트와 함께 수단 등 아프리카의 전쟁 문제, 특히 군부나 무장세력의 자금 세탁과 은닉을 추적하는 시민단체 ‘센트리(Sentry)’를 세운 것이 2015년이었다. 두 사람이 14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에 기고한 글이 눈길을 끌어 소개한다.지난 몇십 년 전 세계 정부는 다르푸르의 민간인들을 공격하고, 기독교 교회를 불지르며, 누바 산악지대에 식량 공급을 거부하고, 극단주의 분파들을 지원하고, 반정부 시위대를 고문하고 체포해도 오마르 하산 알 바시르 수단 정부를 지지하기 위해 줄을 서 왔다. 인권 유린에 맞서는 대신 영국, 유럽연합(EU), 아프리카연합(AU), 중국, 러시아, 페르시아만 국가들은 모두 바시르 정권과 유대를 강화하기 위해 열심이었다. 바시르와 그의 동맹 장군들에 맞선 이들은 수단 국민들 뿐이었다. 수단의 개혁을 지지하는 사회운동단체들이 조직한 시위와 저항이 몇년째 지속된 결과 지난 11일 이른바 ‘궁정 쿠데타’가 일어났다. 바시르의 동맹이자 국방장관 아와드 이븐 아우프로 교체됐는데 그는 다르푸르 학살 때의 역할 때문에 제재를 받은 인물이다. 다음날 그는 또다른 군부 지도자 압델 파타 부란으로 교체됐다. 이런 잇단 권력 승계는 군주제의 장난처럼 보인다. 폭압적이고 부패로 돌아가는 시스템을 바꾸지 않고 두목 얼굴만 바꾸는 식으로 정권이 유지돼 온 것이 지금까지였다. 시위대는 속지 않는다. 이븐 아우프의 엄포와 통금령, 부란의 중재 호소에도 아랑곳 않고 대규모 시위를 계속하고 있다. 부란은 군사위원회가 민선 총리와 내각을 임명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민선 대선 일정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군이 훨씬 제한된 권능으로 민정 이양을 감시하겠다는 것은 여우들이 닭장을 지켜보겠다는 격이며 수단의 군부 통치를 상징했던 두 축인 부패와 국가 검열의 폭력을 그만 두는 노력을 무위에 그치게 하겠다는 것에 다름 없다. 대형 폭력 사태의 위협이 실재한다. 10년 이상 우리는 내전으로 갈기갈기 찢긴 수단 이곳저곳을 돌아보며 죽음과 파괴 얘기를 들었다. 생존자들은 거의 모든 학살 참가자들의 면면을 공포스러운 ‘잔자위드’(Janjaweed) 무장세력에게 당했다며 정부가 지원하는 폭력 조직원들이 비밀경찰과 협력하며 악행을 저질렀으며 최근에는 시위대 근거지에도 배치됐다고 했다. 이런 우려에도 바시르가 퇴진한 것은 이 망가진 시스템에 일정한 균열이 생겼다는 증거다. 국제사회는 이제 과거의 정책 실패를 바로잡고 수단인들의 요구와 함께 할 두 번째 기회를 맞고 있다. 수뇌부의 교체로는 충분치 않으며 시스템을 바꿔야 할 때다. 세계 지도자들은 수단이 참을성 있게 시위대를 다룰 것을 촉구하고 있다. 미국과 EU, AU는 말로는 민정 이양을 지지하고 압력을 가하고 있다. 그러나 행동 없이 말로만 변화를 촉구할 뿐이다. 수단은 부패와 군부 주도 시스템이 온전히 남아 있고 수뇌만 교체된 이집트처럼 될 수도 있다. 국제사회는 군부가 민간 과도 정부에 전권을 넘길 수 있도록 설득할 레버리지(지렛대)를 만들어야 한다.수단 장군들은 재정적 약점을 갖고 있다. 재앙일 뿐인 정부 정책들은 이 나라를 빚더미에 앉히고 원조와 빚에 의존하게 만들었다. 수단의 원조 구명줄은 유럽으로의 이민 행렬을 차단할 목적으로 지원되는 유럽의 원조와 페르시아만 국가들의 긴급 지원으로 이뤄져 있는데 결국 군부 폭도만 돕고 있다. 지금 인도적이지 않은 모든 원조는 민간 통치가 자리잡고 군부가 해체될 때까지 중단돼야 한다. 덧붙여 차관을 도입하려는 정권의 요청은 지난 20여년 미국의 테러리스트 지원국 명단에 오름으로써 차단당했다. 근래 몇년 미국이 이 명단에서 수단을 제외하려고 움직임을 보여 많은 차관 도입으로 이어지는 문을 열 수 있다. 미국 국무부는 바시르 축출 이후 이 과정을 잠정 중단했는데 재개만 된다면, 그 발표 자체만으로 진정한 민정 이양이 완성됐다는 것을 알리게 된다. 그러나 가장 잠재력 있는 레버리지는 바시르와 동맹들이 국제 금융 시스템을 통해 돈세탁한 자산들이 될 수 있다. 바시르 군부와 상업 네트워크는 수십년 동안 이 나라 자원을 고갈시켰으며 이 돈은 은행 계좌들에 은닉하고 부동산을 구입하거나 전 세계 페이퍼 컴퍼니를 만들어왔다. 뇌물을 먹여 기록을 엉망으로 만들고 적절한 돈세탁 방지 수단이 부족한 사실이 센트리에 의해 연일 폭로되자 이 나라 엘리트들은 해외 은닉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더욱 안간힘을 쓰고 있다. 자금 도피를 추적하는 일은 수단 시위대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을 것이다. 미국 재무부와 지구촌의 다른 규제 당국들은 수단의 정치적으로 노출된 인물들이 감춘 자산들이란 점을 사법당국에 신고하도록 공표해야 한다. 그리고 미국은 글로벌 마그니츠키법(Global Magnitsky Act)에 의거해 대규모 부패와 인권 유린에 책임 있는 관리들을 제재해야 한다. 수단의 용기있는 시위대들은 말 이상을 필요로 한다. 그들은 진정한 변화를 이루기 위한 강한 국제적 행동을 필요로 한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잘나가는 은행·금융공기업 상반기 1200명 이상 채용

    잘나가는 은행·금융공기업 상반기 1200명 이상 채용

    시중은행 모두 ‘블라인드 면접’ 진행 외부 전문가 참여… 채용 비리 차단올해 금융권 취업문이 활짝 열린다. 금융공기업과 시중은행들이 올 상반기에만 1200명 이상을 뽑는다. 채용비리 사태의 여파로 시중은행들은 면접관이 이력서 정보를 볼 수 없는 ‘블라인드 면접’을 진행해 공정성을 높일 계획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IBK기업은행, 신용보증기금, 수출입은행, 한국투자공사 등 4개 금융공기업과 신한은행, 우리은행, KEB하나은행, NH농협은행 등 4개 시중은행이 상반기 채용 계획을 확정했다. 현재까지 이들이 밝힌 채용 규모는 1200명 이상이다. 지난해 상반기 1174명보다 소폭 늘었다. 실제 채용 인원은 이보다 많을 전망이다. 금융공기업 중 채용 규모가 가장 큰 곳은 영업점 인력 수요가 많은 기업은행이다. 올 상반기 220명을 뽑을 계획으로, 지난해 상반기 채용 인원보다 50명 많다. 오는 20일 필기시험을 치른 뒤 합격자 대상으로 1박 2일 역량면접, 임원면접을 거쳐 최종 합격자를 정할 계획이다. 수출입은행은 상반기 30명의 직원을 뽑는다. 경영, 경제, 법, 정보기술(IT), 기술환경 분야로 나눠 채용한다. 수출입은행은 채용 과정 진행을 전문대행업체에 맡긴다. 오는 27일 필기시험이 진행된다. 신용보증기금은 2003년 이후 16년 만에 처음으로 상반기 채용을 진행한다. 정부의 청년 일자리 창출 정책에 부응한 것이다. 올 상반기에만 70명을 뽑기로 했는데, 지난해 하반기에 95명을 선발한 것을 고려하면 올해 전체 채용 인원은 지난해보다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투자공사는 올 상반기 27명을 뽑기로 정했다. 산업은행과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는 아직 상반기 채용 여부를 확정하지 못했다.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 예금보험공사는 하반기 채용만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을 살펴보면 농협은행은 이미 360명을 상반기에 뽑았고, 신한은행은 300명 이상, 우리은행은 200~250명을 뽑을 계획이다. KEB하나은행은 상반기 채용을 검토하고 있지만 인원은 확정하지 않았다. KB국민은행의 채용 계획은 아직 미정이다. 시중은행 채용은 블라인드 면접이 대세다. 객관적이고 공정한 평가를 위해 5대 시중은행은 모두 블라인드 방식으로 면접을 진행하고, 부정 청탁에 따른 채용은 취소하기로 했다. 면접에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기도 한다. 은행권 채용 모범 규준에 따라 대부분 필기시험도 치른다. ‘직무별 채용’도 은행권 트렌드다. 신한은행은 2017년부터 디지털·빅데이터, 글로벌, IT 등 6개 분야로 나눠 신입을 뽑고 있다. 우리은행도 올해 일반부문, 지역인재, 디지털·IT, 투자은행(IB), 리스크·자금관리 분야로 나눠 신입 행원을 채용한다. 2017년 기준 금융위원회 산하 7개 공공기관의 직원 1인당 평균 보수는 9309만원으로 전체 공공기관 직원의 평균인 6707만원보다 38.8% 많았다. 시중은행은 직원 평균 급여가 9000만~1억원대 정도로 형성돼 있다. ‘꿈의 직장’이라고 불릴 정도로 연봉이 높다 보니 인원을 적게 뽑는 금융공기업에선 100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는 곳도 종종 나온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정부가 청년 일자리 창출을 독려하고 있고, 은행권 전반적으로 지난해 실적이 좋았기 때문에 올해 채용 규모는 지난해보다 더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많다”고 말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비운의 개혁파’ 후야오방 서거 30주기에 쏠린 눈

    ‘비운의 개혁파’ 후야오방 서거 30주기에 쏠린 눈

    중국 민주화 운동인 톈안먼 사태를 낳았던 ‘개혁과 청렴의 상징’ 후야오방 총서기의 사망이 15일 30주기를 맞는다. 홍콩 명보는 14일 후 전 총서기의 세 아들이 그의 고향인 후난성과 묘가 있는 장시성에서 당국의 감시 속에 열리는 세미나와 기념식에 참석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30주기라는 점에서 어떤 규모와 형식으로 열릴지 주목된다. 또 이를 계기로 어떤 정치적 소요나 파장이 있을지도 주목된다. 그런 점에서 후 전 총서기는 여전히 영향력을 지니고 있는 셈이다. 10대에 중국 공산당에 가입한 후 전 총서기는 대장정에 참여할 정도로 열성 당원이었지만 진보적인 사상 때문에 당내 보수파와 대립했다. 1989년 4월 15일 73세를 일기로 후 전 총서기가 사망하자 대학생 10만명이 톈안먼 광장 앞으로 쏟아져 나와 분노의 시위를 벌였다. 후 전 총서기에 대한 애도의 물결은 민주화 운동으로 발전했고 같은 해 6월 4일 당국의 강제 진압으로 톈안먼 광장은 학생들의 피로 물들었다. 당시 학생들은 인플레이션 통제와 실업 문제 해결도 요구해 톈안먼 사태는 경제 문제가 민주화 열기에 불을 붙였다. 덩샤오핑이 중국 개혁개방의 설계자라면 후야오방은 개혁개방의 총책임자였지만 톈안먼 사태 이전 1986년 학생 시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총서기 자리에서 불명예 퇴진했다. 총서기직에서 물러난 뒤 사망한 이후 후의 이름은 톈안먼 사태와 같은 민주화 운동이 재연될 것이란 당국의 우려 때문에 금기어가 됐다. 2015년 탄생 100주년 행사에 시진핑 주석이 참석하면서 후 전 총서기는 해금됐지만 톈안먼 사태를 뜻하는 6·4는 중국에서 여전히 철저히 금지되고 있다. 후 전 총서기는 마오쩌둥과 같은 독재의 폐해를 막고자 집단지도체제와 임기제도를 도입했지만 시 주석은 지난해 헌법 개정을 통해 영구 집권의 길을 열었다. 후 전 총서기의 친구였던 두다오정 전 신문출판서장은 “올해는 항일운동이자 제국주의에 반대한 5·4운동 100주년으로 후야오방은 5·4정신인 민주주의와 과학의 실천자이나 그 이상만은 아직 실현되지 않았다”며 “민주주의와 과학이란 두 구호를 실현하려면 중국은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靑인사수석실은 ‘낙하산 투입반’… 공공기관 인사공모제 무력화”

    “靑인사수석실은 ‘낙하산 투입반’… 공공기관 인사공모제 무력화”

    2017년 9월 청와대의 5급 행정관이 군 인사 절차에 대한 설명을 듣겠다며 국방부 인근 카페로 육군참모총장을 불러내 파장이 크게 일었다. 청와대의 모 비서관은 사전에 내정한 환경부 산하단체 임원 후보자가 공모 절차상 서류심사에서 떨어지자 환경부 차관을 청와대로 호출해 질책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두 사람은 모두 청와대 인사수석실에 속한 비서관과 행정관으로, 공직자와 공공기관 인사에서 인사수석실의 위세가 어느 정도인지를 단적으로 보여 준다. 인사수석실은 참여정부 때 민정수석실이 독점하던 인사 추천·검증 기능에서 추천 권한을 떼어내 견제와 균형을 유지하려는 취지로 신설됐다. 하지만 취지와 달리 요즘 인사수석실을 보는 눈이 곱지 않다. 대통령이 지명한 장관 후보자들이 각종 의혹에 휩싸여 낙마하고, 이른바 캠코더(대선캠프·코드·더불어민주당) 인사 문제로 문재인 정부가 비판받는 데 큰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여전히 인사수석실이 필요하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청와대 인사수석실을 둘러싼 논란을 정리해 봤다. 관료 출신으로 차관급까지 올랐던 P씨는 청와대 인사수석실을 ‘낙하산 투입반’이라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인사수석실이 정부 각 부처와 공공기관에서 제대로 일할 적임자를 찾아내는 일보다는 대통령이나 그 주변 실세들이 낙점한 캠코더 인사들을 탈없이 투입하는 데 주력한다는 것이다. 그는 특히 공공기관의 공모제는 이미 무력화됐다고 단언했다. 무늬만 공모제일 뿐 대부분의 공공기관장과 임원이 사전에 내정된다는 의미다. P씨의 경험담이다. “새 정부 출범 후 정부 요직에 있는 후배로부터 자리를 제안받았어요. 처음엔 그냥 임명직 자리인 줄 알고 수락했는데, 공모 절차를 거치라는 거예요. 다른 사람들은 들러리가 될 수밖에 없는 거죠. 그럴 순 없다고 결국 거절했어요.” 지난 정부에서 모 대형 공기업 임원을 지낸 Y씨의 사례도 비슷하다. 새 정부 출범 후 해당 공기업 최고경영자(CEO)가 갑자기 물러나자 새 CEO를 공모했다. Y씨는 임원 경력에다가 사장 사임 후 몇 달 동안 사장 대행까지 한 터라 주변에선 유력 후보로 꼽혔다. 하지만 공모에 응하지 않았다. 사전에 청와대로부터 연락을 받지 못했다는 게 가장 큰 이유였다. “(제게 연락이 오지 않았다는 것은) 이미 내정자가 있다는 거죠. 괜히 순진하게 공모에 나서 들러리 설 일 있나요? 청와대를 불편하게 해 봤자 나중에 좋을 것도 없고요.”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은 Y씨의 말이 과장되지 않음을 보여 주는 방증이라 할 만하다. 환경부 산하 한국환경공단의 상임감사에 권력 주변에서 미리 낙점한 사람이 서류 통과를 못 하자 차관이 불려가 야단을 맞을 정도면 공모제도는 있으나 마나이기 때문이다. 지난달 바른미래당은 ‘문재인 정부의 낙하산·캠코더 인사현황’이란 자료를 통해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지난해 말까지 임명된 340개 기관의 1651명 가운데 434명이 전문성을 무시한 캠코더 인사라고 주장한 바 있다. 야당으로서 공세를 취한다는 측면을 고려한다고 해도 거론된 인물들 면면을 들여다보면 상당수가 전문성이 아닌 정치 경력과 선거 때의 기여도 등에 의한 논공행상 인사에 의해 임명됐음을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참여정부는 인사수석실을 신설하면서 발굴-추천-검증 단계로 이뤄진 인사 시스템을 만들었다. 우수 인재를 발굴해 인사혁신처의 국가인재DB에 등록시켜 관리하면서 필요할 때 추천하는 역할을 하기 위해서다. 문재인 정부는 인사수석실 체제에다 인사 자문위까지 구성해 놓았다. 인사 추천과 검증에서의 리스크를 조금이라도 줄이겠다는 취지다. 취지대로라면 인사수석실은 논공행상식 캠코더 인사를 최대한 막아야 한다. 장관 후보자를 지명할 때도 전문성이나 도덕성 면에서 기준에 미달하는 사람은 칼같이 거를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지난 2년간의 개각이나 공공기관 인사 논란이 보여 주듯 인사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됐다고 보기는 쉽지 않다. 이 때문에 문제는 시스템이 아니라 이를 운영하는 사람에게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05년 이기준 교육부총리 후보자 낙마 사태가 단적인 사례다. 당시 청와대에 근무했던 모 인사는 “인사수석실은 이 후보자의 각종 의혹을 들어 임명 불가 의견을 냈다. 하지만 정무적 판단에 의해 무시됐다”고 회고했다. 이 후보자는 결국 야당과 언론의 파상공세에 낙마했고, 정찬용 초대 인사수석과 박정기 민정수석은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당시 민정수석을 거쳐 시민사회수석이던 문 대통령도 이 사건을 “참여정부 인사 최대의 실패 사례”라고 책 ‘운명’에서 규정했다. 참여정부 때 인사수석을 지낸 박남춘 인천시장은 나중에 “아무리 좋은 시스템과 엄격한 기준을 만들어 놓아도 운용하는 사람들이 거기 맞지 않은 결정을 내리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사실을 보여 준 사례”라고 지적한 바 있다. sdragon@seoul.co.kr
  • 루마니아 차우세스쿠 축출한 주역들, 30년만에 법의 심판대에

    루마니아 차우세스쿠 축출한 주역들, 30년만에 법의 심판대에

    1989년 루마니아의 독재자 니콜라에 차우셰스쿠를 축출한 혁명 과정에서 벌어진 유혈사태를 고의로 조장한 당시 과도정부 대통령이 30년 만에 법의 심판대에 오르게 됐다. 루마니아 정부는 8일(현지시간) 이온 일리에스쿠(89) 전 대통령과 젤루 보이칸 보이쿨레스쿠 전 총리, 이오시프 루스 전 공군사령관 등 3인을 반인륜범죄 혐의로 기소할 것이라고 발표했다고 BBC 등이 전했다. 아우구스틴 라자르 루마니아 검찰총장은 “‘혁명 파일’ 수사를 완료했다”며 “서류를 법원에 제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혁명 파일이란 1989년 차우셰스쿠 독재정권을 타도하는 혁명 전후 벌어진 유혈사태에 대한 수사를 가리킨다. 혁명 파일에 대한 사법 당국의 진상조사는 2015년 증거 부족으로 중단됐다가 2016년 최고법원 결정으로 재개됐다. 라자르 검찰총장은 “오늘은 역사에 진 빚을 안고 살던 루마니아 사법체계에 특별히 중요한 날”이라고 밝혔다. 다만 검찰은 구체적인 재판 일정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차우셰스쿠 정권의 각료였던 일리에스쿠 전 대통령 등은 1989년 혁명 중 구국전선 평의회를 설립했다. 차우셰스쿠가 축출된 뒤 과도정부를 이끈 일리에스쿠는 도주한 차우셰스쿠와 아내 엘레나를 붙잡아 사흘 만인 같은 해 성탄절에 총살했다. 이후 2004년까지 일리에스쿠는 세 차례나 대통령으로 재임했다. 루마니아 혁명 중 벌어진 유혈사태로 1100여 명이 숨졌고 3300명이 부상을 당했다. 하지만 사망자 가운데 862명은 차우셰스쿠 정권 몰락 후 죽임을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일리에스쿠 전 대통령과 보이쿨레스쿠 전 총리 등이 권력을 장악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잘못된 정보를 언론에 흘려 시민과 군인들을 흥분하게 했으며, 군인들의 발포 가능성, 군 지휘부가 잘못된 명령을 전달할 가능성을 높여 유혈 사태를 조장했다고 지적했다. 일리에스쿠 전 대통령 등이 차우세스쿠 독재 정권을 종식시키고 루마니아의 민주주의를 확립하는 데 기여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차우세스쿠에 대한 국민의 반발을 유도해 자신들이 권력을 잡는데 활용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보이쿨레스쿠 전 총리는 “명백한 정치 보복”이라며 반발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美, 이란 혁명수비대 ‘테러조직’ 지정에 이란도 맞불 ‘기름값 오를 일만’

    美, 이란 혁명수비대 ‘테러조직’ 지정에 이란도 맞불 ‘기름값 오를 일만’

    미국이 이란 정예군인 혁명수비대(IRGC)를 외국 테러조직(FTO)으로 지정한다. 이란은 중동에 주둔하는 미군을 테러조직으로 지정하는 맞불을 놓아 두 나라의 긴장이 고조될 전망이다. 리비아 사태와 겹쳐 서부텍사스산 원유(WTI)가 5개월 만에 최고치로 올랐다는 소식이 전해져 우려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성명을 발표해 “IRGC를 외국 테러조직으로 지정하겠다는 행정부의 계획을 공식 발표한다”며 “미국이 다른 정부의 일부를 FTO로 지정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무부가 주도한 전례 없는 조치는 이란이 테러지원국일 뿐만 아니라 IRGC가 테러리즘에 적극 참여하고 재정을 지원하며 국정 운영의 도구로서 테러리즘을 조장한다는 현실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IRGC와 함께 IRGC의 해외 활동 조직인 쿠드스군(Qods Force)도 대상에 포함됐다. 국무부는 미국 이민 및 국적법 제219조를 토대로 이번 조치를 취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브리핑을 통해 “이번 지정은 IRGC가 단순한 테러의 배후 조력자가 아니라 공격 계획과 실행에서 직접적인 참가자라는 것을 명확히 하는 것”이라며 “지정 조치는 일주일 뒤에 발효된다”고 설명했다. AP통신에 따르면 국무장관이 재무장관과 협의해 테러조직 지정을 발표하면 의회는 일주일 동안 검토할 수 있으며 이의를 제기하지 않으면 효력이 발생한다. 따라서 이번 조치는 15일부터 발효된다고 AP와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IRGC는 1979년 이란 이슬람혁명으로 친미 왕정을 축출한 혁명정부의 헌법에 따라 탄생했다. 이란 정규군의 산하 조직으로 안보와 신정일치 체제, 경제력의 군사적 중심축이다. 이라크 시아파 민병대(하시드 알사비)를 지휘해 이슬람국가(IS) 격퇴전에 참여했고 레바논 시아파 무장정파 헤즈볼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무장정파 하마스를 지원한다. 국무부는 1993년 이후 알 카에다와 IS를 비롯해 이들과 연계한 헤즈볼라, 팔레스타인 파벌 등 60여개 집단을 FTO로 지정했다. 다만 국가가 운영하는 군대를 지정한 건 처음이라고 AP는 전했다.이란은 1984년부터 미국의 테러지원국 명단에 올랐다. 테러 지원을 이유로 IRGC와 직간접으로 연관된 개인과 회사 등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지만 이번에는 아예 IRGC 전체를 대상으로 했다. 이란 최고지도자의 직속조직 최고국가안보회의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외무부의 요청을 수용해 중동에 주둔하는 미군 중부사령부와 이와 연관된 군사조직을 테러조직으로 지정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중부사령부는 중동에서 미국의 테러 정책을 수행하는 데 책임이 있다”며 “이로 인해 이란의 국가 안보가 위험에 처하고 무고한 민간인이 희생됐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침략적 중동 정책을 강행하는 미국 정권을 ‘테러지원 국가‘로 칭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란 국영방송은 미국의 조치를 국제법에 위배되고 불법적이라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트위터에 곧바로 “나의 또다른 요구를 받아준 점이 고맙다”며 “이 요구는 우리나라와 지역 내 국가들의 이익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 등 현지 이스라엘 매체들이 전했다. 한편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WTI는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2.1%(1.32달러) 상승한 64.40달러에 거래를 마쳐 지난해 11월 1일 이후 5개월여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o.kr
  • [단독] 黨·靑서 김현미 국토부장관 7~8월까지 유임설 ‘솔솔’

    [단독] 黨·靑서 김현미 국토부장관 7~8월까지 유임설 ‘솔솔’

    민주 소속 국토위원들과 15일 만찬 취소 靑 “서두를 상황 아냐… 연말까진 아니다”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에서 최정호 전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의 낙마로 김현미 현 국토부 장관이 적어도 오는 7~8월까진 유임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낙마 사태로 국민 눈높이가 한껏 높아진 만큼 청와대가 시간을 두고 원점에서 후보군을 재검토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따르면 김 장관은 오는 15일 민주당 소속 국토교통위원들과 만찬을 하기로 했지만 일정을 취소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김 장관이 만찬에서 퇴임 소회 등을 밝힐 것으로 들었는데 잠정 연기 통보를 받았다”고 말했다. 또 국토부는 김 장관의 하반기 해외 출장 일정도 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언제까지 유임이란 식으로 정해진 것은 없지만, 굳이 서둘러 후속 인선을 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 “아마도 7~8월쯤 이낙연 국무총리와 일부 장관 등 내년 총선 출마 대상자들이 내각에서 빠지면서 소폭 개각 수요가 있을 텐데 그때까지 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김 장관이 좀더 장관직을 수행하다가 내년 총선 출마를 위해 올 여름쯤 지역구(경기 고양시 정)로 돌아가도 크게 늦지 않다는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도 “(인사검증에) ‘탈’이 났는데 굳이 서두를 상황은 아니다. 언제까지(유임이)라고 정해 둔 바는 없지만, 적임자를 찾을 때까지 가지 않겠는가”라고 했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연말까지 유임설은 전혀 아니다”라고 했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지난 4일 국회 운영위원회 업무보고에서 “국토부는 불법 재산 증식에 있어 플러스 알파로 현 정부 부동산 대책 이후 투기성 주택을 취득 안 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며 향후 장관 인사 검증을 강화할 뜻을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여권 내부적으로는 검증 기준에 맞는 적임자를 찾기 어렵다는 얘기도 나온다. 최근 관료 출신이 아닌 학자 출신의 후보도 새롭게 거론됐지만 논문 표절 의혹이 있어 배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해외서 케이팝 위상 추락 걱정된다구요? 이 사건 자체로 창피한 거죠”

    “해외서 케이팝 위상 추락 걱정된다구요? 이 사건 자체로 창피한 거죠”

    ‘평.시.기의 아이돌EYE’는 대중음악평론가, 시인, 기자가 모인 ‘아이돌을 톺아보는 눈’이라는 뜻이다. 저마다 다른 직업을 가진 세 사람이 4주에 한 번 모여 흥이 차오르는 아이돌 비평을 해보리라던 애초 기획의도와 달리 첫 회는 승리·정준영 스캔들로 말미암아 다소 무겁게 갔다. 지난달 2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만난 세 사람은 피부로 느끼는 승리·정준영 스캔들, ‘야동’이라는 이름의 강간 문화, 인성이란 무엇인가 등에 대해 1시간여 열띤 토론을 벌였다.이정수(이하 이) 승리-정준영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사태들, 어떻게 보고 있나. 서효인(이하 서) 얘기를 안 한다. 남자로서 이 이슈에 할 말이 있기가 힘들다. 이 이야기가 나오면 주로 듣는 편. 김윤하(이하 김) 얘기를 하고 있으면 여러 가지 수치심이 든다. 업계에 있는 사람으로서 일말의 책임이 있다는 생각과 동시에 평론을 하기 이전에 여성이기에 느끼는 감정이 아닌가 싶다. 작년 대학로에서 열린 여성 집회를 이끈 것이 ‘몰카’ 이슈였는데 결국 ‘이 모든 게 연결돼 있구나’ 하는 생각도 강하게 들었다. 지금껏 미디어가 ‘케이팝 세계진출’에만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케이팝신 내부에 산재된 문제점에 대한 논의도 함께 다뤄야 할 중요한 기점이 아닌가 싶다. 이 승리가 처음 클럽 사업한다고 했을 때부터 어떻게든 안 좋은 일에 연관됐을 가능성 높다는 생각이 들었다. 드디어 터질 게 터졌다는 느낌. ●‘야동’이라는 이름의 강간문화… ‘턴’ 계기로 서 TV 프로그램 등에서 ‘야동’이라는 단어로 순화됐던 불법 동영상들, ‘몰카’라 불리는 그런 것들이 임계점에 와서 터질 게 터졌는데 그 구멍이 여기였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수년째 남성들이 놀이 문화처럼 즐겨왔던 현상이 터진 것이다. 케이팝이 화제가 되고 중요한 산업으로 인지되고 있을 때 이런 일이 터져서 비참하지만 이게 계기가 돼서 다른 방향으로 ‘턴’했으면 좋겠다.김 이 사건이 터진 후 포털 사이트 검색어 1위가 ‘정준영 동영상’이었다. 정준영, 승리를 비판하는 사람들과 그런 동영상을 찾는 사람들이 완전히 분리돼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대중음악계, 연예계, 사회 전반에 이런 분위기가 만연돼 있다는 걸 새삼 느끼게 한다. 이 케이팝만의 문제가 아니고 사회 문제라고 얘기했는데, 기획사들의 인성 교육이 문제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김 다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 케이팝에 면죄부를 주려고 하는 게 아니라 케이팝도 문제고 사회도 문제라는 것. 실제 아이돌들 중에 많은 이들은 10대 연습생부터 시작해서 내면을 성찰할 시간이 너무 없기는 하다. 이런 인성 교육 부재는 일부 요인일 수 있지만 전체를 책임질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 서 전적으로 동의하는 게 승리·정준영 관련 뉴스가 나오면 “더 중요한 게 있다. 장자연·김학의 사건을 더 다뤄야 한다”는 댓글이 꼭 나온다. 근데 이것들의 관계는 다 이웃사촌이다. 이게 다 권력으로 빚어진 성문제다. 별장에서 성폭행을 저지르는 것, 외모 자본이 있는 연예인들이 불법 동영상을 찍고 공유하는 것, 그런 게 없는 사람들은 컴퓨터로 누군가를 강간하고 있는 거다. 사회 전반에 퍼진 강간 문화를 되돌아봐야 한다. ‘YG는 이런데 JYP는 이렇더라’ 하는 건 의미 없다. ●국제 표준 된 아이돌 음악… 절차·과정도 국제화 이 이번 일 때문에 해외에서 케이팝 아이돌이 주춤하리라는 우려가 있다. 김 케이팝신 내부에까지 렌즈를 들이대게 됐으니까 관련 기사도 앞으로는 많이 나게 될 거고. 크게 부각되지는 않았지만 작년부터 해외 언론을 통해 노동집약적인 케이팝 산업의 특성과 인권 침해 요소들에 대해 조금씩 목소리가 나오고 있었다. 국내나 해외 언론 모두 이런 이슈를 다루는 데 부지런해질 필요가 있다. 한국에서 바라보는 시각과, 해외에서 바라보는 시각 모두 의미가 있다. 서 해외에 이런 모습이 알려져서 창피한 게 아니라 이 모습 자체로 창피한 것이다. 숨기면서 수출을 할 수 있는 이슈가 아니고, 애국심의 문제와도 별개라고 본다. 케이팝 아이돌을 대한민국과 동일시해서 월드컵 조별예선하는 것처럼 생각할 필요 없다. 방탄소년단이 인기 있는 것, 그게 이토록 국적이 끼어들 틈이 많은 분야인가. 아이돌 음악이 국제 표준이 됐는데, 이제는 만들어지는 절차, 계약 과정, 성장도 국제화가 될 필요가 있다. ●도덕 중시하는 한국… 그리고 인성에 대한 고찰 이 해외 스타들의 경우는 불륜이나 그 밖의 성 관련 스캔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인기에 특별히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국내 대중들이 볼 때도 도덕적 문제가 있으니 거부해야 한다는 반응을 보이지 않는데, 국내 스타로 한정되면 잣대가 달라진다. 그런 걸 아쉽게 생각하는 업계 내부 관계자들도 있다. 서 ‘인성’이라는 게 굉장히 한국적인 개념이다. 인성이라고 해서 특별할 게 있을까. 어릴 때 학교를 다니지 않고 계속 연습하고 서바이벌 나가서 이기는 것만 능사로 알며 살았다. 한 사람의 인성, 성격에 대해서 책임질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김 ‘인성이 좋다’고 할 때의 인성이 우리가 생각하는 인성일까. 남초 커뮤니티 안에서 ‘형님 형님’하며 잘 따르고 동생들에게 돈 잘 쓰고 여자 소개 해주고. 그런 쪽의 인성이 TV에서 중요하게 다뤄져 왔다. 아이돌에게는 인성이 일종의 책임감의 영역이기도 하다. 산업구조 자체가 팬들과의 유대관계도 강하고, 사생활도 다수 노출되다 보니 일종의 ‘삶을 공유하는 연대’처럼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서 인성을 그렇게 강조했는데 승리 같은 인물이 나타난다. ‘인성=윤리’가 아니고, 양심이 아닌 관계성만 얘기했으니까. 인성에 대해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정리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대담자 소개합니다 김윤하 대중음악평론가. 듣고, 보고, 읽은 뒤 쉬지 않고 쓰고 말했더니 어쩌다 이런 직업 어쩌다 이런 나이가 되었다. 무대에 반해 시작한 케이팝 ‘덕질’도 어언 1n년 차. 덕분에 하루에도 몇 번씩 웃고 운다. 서효인 시인, 작가, 문학편집자로서 글을 쓰고, 시를 짓고, 책을 꿴다. 그러나 무엇보다 가요 애호가일 때가 가장 평화로운 사람. 이정수 ‘덕업일치’를 실현 중인 문화부 대중음악 담당기자. 어느덧 30대 중반이 됐지만 아이돌 댄스 음악을 들을 때면 ‘내적 댄스’가 멈추지 않는다. 그룹 소방차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들던 꼬마가 몸만 자랐다.
  • 쓰레기 年 1억 5000만t… 일회용품 줄이고 처리 인프라 확충 절실

    쓰레기 年 1억 5000만t… 일회용품 줄이고 처리 인프라 확충 절실

    한국 쓰레기가 필리핀에 불법 수출됐다가 돌아왔다. 지난해 7월 필리핀 민다나오섬에 수출된 6500t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관세당국에 신고된 것과 달리 재활용이 불가능한 유해 폐기물이란 사실이 적발돼 그중 일부(1200t)가 지난 2월 초 평택항으로 우선 반송됐다. 국제적 망신을 자초한 일련의 과정을 통해 그동안 일반인은 잘 몰랐던 국내 불법 폐기물의 심각한 실태가 드러났다. 환경부는 지난 2월 21일 전수조사 결과 전국 불법 폐기물 규모가 120만t이며, 2022년까지 모든 불법 폐기물 처리를 완료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3월 폐비닐 수거 거부로 쓰레기 대란이 벌어진 데 이어 불법 수출 사태까지 불거지면서 쓰레기 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홍수열(45)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을 만나 쓰레기 사태의 원인과 해법 등에 대해 물었다. 홍 소장은 서울대 환경대학원에서 폐기물 분야를 전공하고, 시민단체인 자원순환사회연대에서 10여년간 활동하다 2014년부터 1인 연구소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쓰레기 불법 수출에 충격을 받은 사람들이 많다. “기본적으로 폐비닐 쓰레기 대란과 연결된 사건이다. 플라스틱 같은 가연성 쓰레기는 늘어나는데 처리시설이나 용량은 부족한 데서 발생하는 구조적인 문제다. 방치되거나 불법 투기된 쓰레기 일부가 재활용품으로 둔갑해 동남아로 수출됐다. 폐비닐 쓰레기 대란은 대도시의 각 가정에서 직접 겪는 일이라 여론화가 잘됐지만, 불법 쓰레기 문제는 수도권 외곽이나 농촌지역에서 벌어지기 때문에 사회적 관심을 끌지 못했을 뿐이다.” 환경부 조사를 보면 전국 14개 시·도에 총 235곳의 쓰레기산이 있다. 수도권 쓰레기가 유입되는 경기에 가장 많고, 경북·전북·전남 등에도 몰려 있다. 경북 의성의 쓰레기산은 이달 초 CNN에도 보도됐다. -쓰레기는 일반적으로 어떻게 처리되나. “재활용이 불가능한 쓰레기의 처리 방법은 3가지다. 매립, 소각, 고형연료 활용이다. 매립은 땅 부족으로 한계에 다다랐다. 쓰레기를 태우는 소각이나 폐기물고형연료 발전소는 유해가스와 미세먼지 발생 등 부정적인 인식이 커서 논란이 되고 있다. 이 와중에 중국이 지난해부터 쓰레기 수입을 전면 금지하면서 처리가 더 어려워졌다. 중국에 수출되던 한국 쓰레기는 연간 약 20만t이었는데, 지난해 동남아 등 해외로 수출된 쓰레기는 7만t이었다. 쓰레기 수출이 3분의1로 쪼그라든 것이다. 쓰레기 처리 비용은 급등하고, 수출 시장은 막히다 보니 재활용품으로 수출 신고를 한 뒤 실제로 재활용이 불가능한 쓰레기를 불법 수출하는 경우가 늘었다. 필리핀에서 적발된 건은 암암리에 이뤄지던 불법 행위 중 일부가 수면 위로 드러난 사례에 불과하다.” -쓰레기 수출 감시망이 이렇게 허술한가. “이번에 평택항으로 돌아온 쓰레기 가운데 일부가 제주도 쓰레기로 드러났다. 일종의 ‘폐기물 세탁’이 이뤄진 것인데 통관 검사에 구멍이 뚫려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불법 수출을 막기 위해선 쓰레기 수출에 대한 감시를 강화해야 한다. 검사관이 현장에서 육안으로 전수검사하는 방식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전국의 불법 폐기물이 120만t에 달한다고 한다. 관리가 미흡한 것 아닌가. “폐기물관리법에 배출자 신고 및 인수·인계 의무가 있고, 전자프로그램인 ‘올바로시스템’을 통해 관리한다. 한국의 연간 배출 쓰레기를 1억 5000만t으로 추정하면 99%는 관리되고 있다. 문제는 소량으로 배출하거나 감시가 엄격하지 않은 사업장에서 배출하는 1%의 쓰레기다. 쓰레기 처리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을 경우 싼 가격에 빨리 폐기물을 불법 처리하려는 유혹에 넘어간다. 사각지대 관리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불법 쓰레기 발생을 막기 위한 대책은. “가장 좋은 방법은 플라스틱 쓰레기 배출을 줄이는 것이다.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고, 철저한 분리 배출 시스템 등을 통해 재활용률을 높이는 방향으로 가는 게 맞다. 하지만 양적인 측면에서 볼 때 당장은 효과를 보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생산과 소비 등 전반적인 프로세스가 잘 갖춰져야 하고, 시민들의 인식도 개선돼야 하기 때문에 차근차근 접근해야 한다. 정부 정책은 투트랙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본다. 쓰레기가 쌓이지 않게 안정적으로 처리하려면 인프라를 확충해야 한다. 시멘트 소성로 보조연료와 폐비닐을 활용한 배수로 등 재활용 수요를 확대하고, 소각처리 용량을 늘리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소각시설이나 폐기물고형연료발전소 설치에 대한 지역주민의 반발이 크다. “주민 민원이 생길 수밖에 없는 시설이기 때문에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 지역주민위원회를 만들어 주민 참여와 감시를 보장하고, 운영에 따른 이익을 지역사회와 공유하는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업체가 동네 주민에게 보상금을 얼마씩 나눠 주는 방식이 아니라 기금 형태로 관리한다면 신뢰 회복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최근 음식물 쓰레기 대란 우려도 불거졌다. “음식물 쓰레기 재활용은 2005년부터 시작됐는데 대도시에서 다량으로 발생하는 음식물 쓰레기를 어떻게 활용하느냐를 두고 사료와 퇴비 등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다. 과학적 검토 등을 거쳐 한국 상황에서 최적화된 방법이라고 도달한 게 건조분말을 만들어서 유기질 비료로 쓰자는 것인데 기존 습식 사료 업체 등에서 반발이 나왔다. 현재 허용되는 유기질 비료 재료들과 건조분말의 성분이 거의 같다고 나온 만큼 문제가 없다고 본다.” 음식물 쓰레기는 2005년 직매립이 금지되면서 습식사료, 건조사료, 건조비료 등의 방식으로 재활용되는데 서울에선 약 80%, 전국적으로는 50%가량 건조분말 처리된다. 정부가 현행 법령에 근거 규정이 없어 불법 소지가 있었던 건조분말의 유기질 비료 사용을 합법화하는 시행령을 개정하는 과정에서 갈등이 생겼고, 서울 송파구의 처리시설장에만 2000t의 건조분말 포대가 쌓이는 등 보관 장소가 포화상태에 이르러 음식물 쓰레기 대란 우려가 제기됐었다. 정부는 지난 28일 개정안을 확정·고시했다. -바다 쓰레기 문제도 심각하다. “바다 쓰레기 유입 경로는 세 가지다. 어민들이 사용하는 부표, 그물 등 어구로 인한 쓰레기가 가장 많다. 어업 쓰레기를 바다에 투기하지 않게 관리하고, 장기적으로 유실될 수밖에 없는 어구는 생분해성 물질로 바꿔 나가야 한다. 해수욕장과 해변가에서 나오는 쓰레기도 많은데 폭죽놀이, 풍선날리기 금지 같은 규제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불법 투기 폐기물이 바다로 흘러들어가 미세플라스틱이 되어 우리 식탁에 올라와 건강을 위협하는 악순환을 막아야 한다. 하수구 구멍 빗물받이에 함부로 버리는 담배꽁초도 미세플라스틱으로 변해 호수와 해양 생태계를 교란한다. coral@seoul.co.kr
  • 박삼구 회장 퇴진하자 아시아나항공 주가 쭉쭉

    박삼구 회장 퇴진하자 아시아나항공 주가 쭉쭉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그룹 일선에서 퇴진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28일 아시아나항공의 주가 치솟고 있다. 대기업 오너가 물러나는 소식이 기업에는 득이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날 오후 2시 21분 현재 주식시장에서 전 거래일보다 6.43% 오른 3640원에 거래됐다. 장중 한때는 15.05% 오른 3935원에 육박하기도 했다. 금호산업(2.06%)과 금호산업우(13.08%) 등 다른 계열사 주가도 동반 상승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박 회장이 최근 아시아나항공의 감사보고서 사태에 대해 책임을 지고 그룹 회장직 및 아시아나항공, 금호산업 등 2개 계열사의 대표이사직과 등기이사직을 내려놓기로 했다고 밝혔다. 전날 대한항공 정기 주주총회에서 조양호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안이 부결됐을 때에도 주가가 2% 넘게 상승했다. 이에 대해 증권가에서는 그동안 조양호 회장 일가가 초래한 ‘갑질 논란’과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훼손됐던 기업가치와 주주권이 다시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27일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안이 찬성 64.09%, 반대 35.91%로 부결됐다. 그러나 대한항공이 조 회장의 사내 이사 선임이 부결에도 불구하고 기존 지배구조가 크게 변화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우세해지면서 다시 약세로 돌아서 이날 오후 2시 32분 현재 4.82% 하락한 3만 16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여섯 번째로 로체 남벽에, 홍성택 대장 “세계 초등 꼭 성공하고 돌아와야죠”

    여섯 번째로 로체 남벽에, 홍성택 대장 “세계 초등 꼭 성공하고 돌아와야죠”

    “이번이 여섯 번째죠? 이번에는 정말로 성공하셔야 합니다. 홍 대장에게 꼭 말씀 전해주세요.” 세상에서 네 번째로 높은 히말라야 로체(해발 고도 8516m)의 남벽은 높이만 3300m에 이르러 아직까지 이 벽을 기어올라 정상을 발 아래 둔 인류가 없다. 널리 알려져 있듯이 에베레스트를 오르는 길에 일정 포인트에서 갈라져 두 봉우리를 한번의 원정에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밟는 이들이 적지 않지만 남벽을 오른 이는 아무도 없었다. 세계 산악계가 마지막으로 풀지 못한 숙제로 남아 있다. 내셔널지오그래픽 공식 탐험가로 지금까지 다섯 차례 실패한 홍성택(53) 대장이 이끄는 2019 로체남벽 원정대가 5월 중순쯤 정상 등정에 도전할 계획으로 오는 25일 네팔 카트만두를 향해 떠난다. 로체 남벽은 5200m의 베이스캠프부터 정상까지 3300m의 직벽을 올라야 한다. 평균 경사 60도 이상이며 스노 샤워(가벼운 눈사태)가 끊임없이 쏟아지며, 희박한 산소, 변덕스러운 기상 등으로 산악인의 전설 라인홀트 메스너가 두 차례 실패한 뒤 “21세기에나 오를 산”이라며 발걸음을 돌렸던 일화로 유명하다. 폴란드 출신의 또다른 레전드 예지 쿠쿠츠카가 1989년 운명을 달리한 곳으로도 악명 높다. 1990년 체코슬로바키아 산악인 토모 체젠이 솔로 완등을 주장했다가 거짓으로 판명됐고, 같은 해 10월 러시아 팀이 등정했다고 주장했으나 정상에서의 사진을 제시하지 못했다. 홍성택 대장은 1999년을 시작으로 2007년, 2014년, 2015년, 2017년까지 다섯 차례 등정했으나 번번이 좌절했다. 2년 전에는 8300m 지점까지 올랐으나 정상을 눈앞에 두고 발걸음을 돌렸던 아픔을 간직하고 있다. 2007년 두 번째 도전 때 로체 앞 갈림길에서 했던 고(故) 박영석 대장과 했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각별한 집념을 키우는 것도 이채롭다.이번 원정대는 홍 대장의 다섯 차례 원정과 달리 중국과 스페인, 콜롬비아, 코소보 등 여러 국적의 대원들로 꾸려졌다. 부대장을 맡은 호르헤 에고체아가(스페인)는 2년 전 원정대에 함께 한 뒤 히말라야 14좌 무산소 완등을 마치고 홍 대장을 돕기 위해 합류했다. 허징(중국)과 우타 아브라힘(코소보) 등 떠오르는 여성 산악인들이 함께 하는 점도 색다르다. 홍성택 대장은 “완전한 성공이란 모두 다치지 않고 무사히 정상에 갔다 내려오는 것이다. 정상 등정에 성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안전하게 등반하는지에 의미를 두고 있다”며 “많은 이들이 타인과 경쟁하며 사는 것을 도전이라고 생각하는데 진정한 의미의 도전이 아니며, 많은 경우 정신을 피로하게 하며 불행에 빠지게 한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이들은 왜 다시 가느냐고 묻는데, 산악인으로서 이 벽을 깨끗하게 완등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기에 완수하기 위해 가는 것이다. 여섯 번째 도전에서 이런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번 원정은 텔로미어 연장 기술 특허를 바탕으로 생명 연장과 노화 방지에 도전하는 디파이타임 홀딩스(대표 조나단 그린우드)가 후원하며 내셔널지오그래픽이 원정의 모든 과정을 다큐멘터리로 제작해 방영할 계획이며 중국의 영화 촬영팀이 극장용 다큐멘터리 영화 제작을 위해 함께 한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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