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이란 사태
    2026-03-09
    검색기록 지우기
  • 이탈리아
    2026-03-09
    검색기록 지우기
  • 인간 의사
    2026-03-09
    검색기록 지우기
  • 업무협약
    2026-03-09
    검색기록 지우기
  • 국민은행
    2026-03-09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8,865
  • 1억 주고 ‘개발자 모시기’ 경쟁… 사표 던지며 너도나도 ‘코딩 붐’

    1억 주고 ‘개발자 모시기’ 경쟁… 사표 던지며 너도나도 ‘코딩 붐’

    IT·게임업계 개발자 처우 파격적 개선비대면 기간 길어져 IT 기업 급성장 탓 SBA 무료 교육과정 비전공 신청자 69%선발 경쟁률 16.4대 1… 작년 대비 3배↑#사례1 대학에서 디자인을 전공한 A(29)씨는 대우가 좋은 정보기술(IT) 회사를 묶어 부르는 ‘네카라쿠배’(네이버·카카오·라인·쿠팡·배달의민족) 중 한 곳의 개발자로 지난해부터 근무 중이다. 직업 재교육 학원에 4개월간 대학등록금 한 학기에 해당하는 돈을 지불하면서 수업을 듣고, 이후에도 수개월간 개인적으로 취업 준비를 한 끝에 입사했다. A씨는 “개발자 처우가 나날이 좋아지면서 이쪽을 선택한 것에 매우 만족한다”고 말했다. #사례2 2년 전 일반 기업을 때려 치우고 개발자의 길을 걷고 있는 B(33)씨는 “예전에는 앱을 성공시키지 못하면 끝장이라는 불안감이 있었는데 요즘은 다르다”면서 “개발자 구인난이 심각해서 ‘만약 이번에 출시하는 앱이 잘 안 되더라도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다른 곳에 취직할 수 있을 것’이란 ‘믿는 구석’이 생겼다”고 말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개발자 몸값이 연일 치솟고 있다. 넥슨·넷마블·크래프톤·컴투스 등 주요 게임사들은 최근 800만~2000만원에 달하는 파격적 연봉 인상을 약속했으며, 크래프톤과 직방(부동산 업체) 등은 개발자 초봉을 6000만원에 맞추는 등 개발자 모시기 경쟁이 치열하다. 개발자는 파이썬·자바·C언어 등의 개발 언어를 이용해 프로그램을 짠 뒤 IT 서비스 뒷부분(서버)에서 이뤄지는 데이터나 인공지능(AI)·빅데이터 작업들을 다루고, 이를 웹이나 앱상에서 이용자들이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일을 한다. 예를 들어 게임 업계에서는 어떤 게임을 만들지 기획하는 직군, 개발 언어로 코딩을 짜서 프로그램을 만드는 직군, 게임 아이템이나 캐릭터·배경을 디자인하는 직군 등 ‘기프트’(기획·프로그램·아트)를 모두 개발자라고 부른다. ‘바람의 나라’와 ‘리니지’를 탄생시킨 송재경 엑스엘게임즈 대표나 ‘배틀그라운드’를 만든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가 대표적인 스타 개발자다. 본사 기준 임직원 4000여명인 네이버와 2600여명인 카카오 모두 인력의 60%가 개발자로 분류될 정도로 IT 업계에서 비중이 높은 주요 직군이다. 개발자 모시기 경쟁이 일어난 것은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비대면) 열풍’으로 IT 기업들이 급성장하면서 연일 수요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당사자들의 만족도 역시 높다. 임금 면에서 좋아진 데다 출근 시간이 자유롭고, 서로 존중하는 호칭을 사용하는 등 IT 기업 특유의 사내 문화가 젊은 구직자들에게 매력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전방위 확장 중인 온라인 서비스를 개발할 인력은 부족한 지경에 이르렀다. 업계에서는 개발자가 이전보다 많이 보충되고 있지만 회사가 원하는 수준의 인력은 많지 않다고 호소한다. 실제로 개발자 교육생 상당수는 전공자들이 아니다. 이광열 서울산업진흥원(SBA) 교육지원본부장은 “(교육생 중) 비전공자가 69%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서울산업진흥원이 지난해 12월부터 6개월간 운영 중인 무료 개발자 교육 과정(‘싹 캠퍼스 2기’) 선발 경쟁률은 16.4대1을 기록했다. 지난해 1기 선발 때 6.4대1에서 세 배 가까이 치솟은 것이다. 삼성전자의 ‘소프트웨어아카데미’, 배달의 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의 ‘우아한테크코스’ 등 기업들이 사회공헌 차원에서 운영하는 개발자 과정에도 사람들이 대거 몰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개발자 모시기 경쟁이 심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백종호 서울여대 소프트웨어융합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사태가 끝나도 언택트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여전할 것이기 때문에 개발자는 계속 귀한 몸일 것”이라면서 “여태까지 대학에서는 개발을 하기 위한 기본기나 다소 옛날 정보들을 가르친 측면이 있는데 기업들과의 협업을 통해 현장에 맞는 심화 커리큘럼을 개설하려는 시도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나도 초봉 6천 꿈꾼다”…귀해진 개발자 대우에 ‘코딩 열공’ 돌풍

    “나도 초봉 6천 꿈꾼다”…귀해진 개발자 대우에 ‘코딩 열공’ 돌풍

    #사례1. 대학에서 디자인을 전공한 A(29)씨는 대우가 좋은 정보기술(IT) 회사를 묶어 부르는 ‘네카라쿠배’(네이버·카카오·라인·쿠팡·배달의민족) 중 한 곳의 개발자로 지난해부터 근무 중이다. 직업 재교육 학원에 4개월간 대학등록금 한 학기에 해당하는 돈을 지불하면서 수업을 듣고, 이후에도 수개월간 개인적으로 취업 준비를 한 끝에 입사했다. A씨는 “개발자 처우가 나날이 좋아지면서 이쪽을 선택한 것에 매우 만족한다”고 말했다. #사례2. 서울 소재 한 직장에 다니던 B(33)씨는 2년여 전 회사를 때려치우고 개발자의 길을 걷고 있다. 대학에선 영어를 전공해 개발 분야는 문외한이었지만 2년여간 스스로 책도 찾아보고 온라인으로 공부도 한 끝에 교육 분야 애플리케이션(앱) 출시를 앞두고 있다. B씨는 “예전에는 앱을 성공시키지 못하면 끝장이라는 불안감이 있었는데 요즘은 다르다”면서 “개발자 구인난이 심각해서 ‘만약 이번에 출시하는 앱이 잘 안 되더라도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다른 곳에 취직할 수 있을 것’이란 ‘믿는 구석’이 생겼다”고 말했다.3일 업계에 따르면 개발자 몸값이 연일 치솟으면서 ‘개발자 지망생’들이 관련 교육기관에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넥슨·넷마블·크래프톤·컴투스 등 주요 게임사들은 최근 800만~2000만원에 달하는 파격적 연봉 인상을 약속했으며, 크래프톤과 직방(부동산 업체) 등은 개발자 초봉을 6000만원에 맞추는 등 개발자 모시기 경쟁이 치열하다. 개발자는 파이썬·자바·C언어 등의 개발 언어를 이용해 프로그램을 짠 뒤 IT 서비스 뒷부분(서버)에서 이뤄지는 데이터나 인공지능(AI)·빅데이터 작업들을 다루고, 이를 웹이나 앱상에서 이용자들이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일을 한다. 예를 들어 게임 업계에서는 어떤 게임을 만들지 기획하는 직군, 개발 언어로 코딩을 짜서 프로그램을 만드는 직군, 게임 아이템이나 캐릭터·배경을 디자인하는 직군 등 ‘기프트’(기획·프로그램·아트)를 모두 개발자라고 부른다. ‘바람의 나라’와 ‘리니지’를 탄생시킨 송재경 엑스엘게임즈 대표나 ‘배틀그라운드’를 만든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가 대표적인 스타 개발자다. 본사 기준 임직원 4000여명인 네이버와 2600여명인 카카오 모두 인력의 60%가 개발자로 분류될 정도로 IT 업계에서 비중이 높은 주요 직군이다. 개발자 모시기 경쟁이 일어난 것은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비대면) 열풍’으로 IT 기업들이 급성장하면서 연일 수요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당사자들의 만족도 역시 높다. 임금 면에서 좋아진 데다 출근 시간이 자유롭고, 서로 존중하는 호칭을 사용하는 등 IT 기업 특유의 사내 문화가 젊은 구직자들에게 매력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반면 전방위 확장 중인 온라인 서비스를 개발할 인력은 부족한 지경에 이르렀다. 업계에서는 개발자가 이전보다 많이 보충되고 있지만 회사가 원하는 수준의 인력은 많지 않다고 호소한다. 교육 스타트업 ‘패스트 캠퍼스’ 관계자는 “개발자 인력난을 겪고 있는 몇몇 IT 기업에서는 수강생들이 우리 회사 면접을 보도록 안내해달라며 먼저 연락이 오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개발자 교육생 상당수는 전공자들이 아니다. 이광열 서울산업진흥원(SBA) 교육지원본부장은 “(교육생 중) 비전공자가 69%를 차지한다”면서 “20대가 수강생의 72%고, 30대도 21%에 달한다”고 밝혔다. 서울산업진흥원이 지난해 12월부터 6개월간 운영 중인 무료 개발자 교육 과정(‘싹 캠퍼스 2기’) 선발 경쟁률은 16.4대1을 기록했다. 지난해 1기 선발 때 6.4대1에서 세 배 가까이 치솟은 것이다. 삼성전자의 ‘소프트웨어아카데미’, 배달의 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의 ‘우아한테크코스’ 등 기업들이 사회공헌 차원에서 운영하는 개발자 과정에도 사람들이 대거 몰리고 있다.또한 요즘 서울 대치동이나 목동 등의주요 학원가에서는 중·고등학생들은 코딩 사교육을 받는 풍경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교육부와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지난달 발표한 바에 따르면 ‘컴퓨터공학자·소프트웨어개발자’가 고등학생의 희망 직업 순위 7위(2.9%)에 꼽히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개발자 모시기 경쟁이 심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백종호 서울여대 소프트웨어융합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사태가 끝나도 언택트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여전할 것이기 때문에 개발자는 계속 귀한 몸일 것”이라면서 “여태까지 대학에서는 개발을 하기 위한 기본기나 다소 옛날 정보들을 가르친 측면이 있는데 기업들과의 협업을 통해 현장에 맞는 심화 커리큘럼을 개설하려는 시도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업계 관계자는 “처우는 앞으로 계속 좋아지겠지만 적성에 맞는지 따져보지도 않고 직장을 때려친 뒤 도전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아프니까 적폐인가” 국민의힘, 윤석열 옹호

    “아프니까 적폐인가” 국민의힘, 윤석열 옹호

    국민의힘은 3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방안을 강력 비판한 윤석열 검찰총장을 적극 옹호했다. 김은혜 대변인은 논평에서 “윤석열 총장의 발언에 대해 문재인 정권의 노여움이 이곳저곳에서 표출되고 있다. 총리까지 나섰다”며 “민주주의와 법치를 말한 것이 그렇게 거북한가”라고 반문했다. 앞서 이날 정세균 국무총리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을 선동하는 윤 총장의 발언과 행태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다”면서 “윤 총장은 자중해야 한다. 검찰총장 자리가 검찰만을 위한 직분이 아니다”라고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김 대변인은 “아프니까 적폐인가. 헌법정신에 왜 정쟁으로 답하나. 윤 총장의 입장에 청와대가 내놓은 답변이란 ‘입법부 존종’이다. 이런 촌극이 없다. 29회의 국회 인사청문회 야당패싱은 그러면 뭐라 설명할 것인가”라면서 “부패국가로 가는 열차에 타지 않으면 겁박하는 정권에 이 나라를 맡길 수 없다”고 개탄했다. 김기현 의원은 MBC 라디오에서 “공직자로서 당연히 자신의 입장을 밝혀야 할 중요한 현안”이라며 “만약 여기에서 자신 입장을 밝히지 않고 숨어 있겠다 하면 비겁한 공직자”라고 했다. 김 의원은 윤 총장을 중수청 설립의 ‘이해당사자’로 평가한 여권의 반응에 대해선 “민주당도 이해당사자고, 더 큰 이해당사자는 문재인 대통령”이라고 말했다. 박대출 의원은 SNS에 ‘법치(法治)로 포장된 검치(檢治)를 주장하면 검찰은 멸종된 검치 호랑이가 될 것’이라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소셜미디어 글을 겨냥해 “멸종 호랑이가 안 되려면 진행 중인 정권 수사부터 거침없어야 한다. 그게 검찰의 본분이고 사는 길”이라고 적었다. 원희룡 제주지사도 “중수청 논란이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며 “지금 진화하지 않으면 제2의 조국·추미애 사태가 돼 온 나라를 혼돈으로 몰아갈 것”이라고 했다. 윤 총장의 강경 발언이 정계 진출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검사 출신인 권성동 의원은 KBS 라디오에서 “정치를 하겠다는 의사 표현이 아닌가”라며 “윤 총장을 정치에 입문시킨 것도 정부·여당이고, 대권주자 반열에 올린 것도 정부 여당”이라고 꼬집었다.앞서 이날 대구고검을 방문해 포토라인에 선 윤 총장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은 부패완판(부패가 완전히 판치게 된다)”이라며 중대범죄수사청 설치를 재차 비판했다. 윤 총장은 “헌법 정신에 크게 위배되는 것이고, 국가와 정부의 헌법상 책무를 저버리는 것”이라고 지적한 뒤 “정치·경제·사회 제반 분야에서 부정부패에 강력히 대응하는 것은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고 국가와 정부의 헌법상 의무”라고 강조했다. 이어 “부정부패 대응은 적법 절차와 방어권 보장, 공판중심주의라는 원칙에 따라 대응해야 한다”면서 “재판의 준비 과정인 수사와 법정에서 재판 활동이 유기적으로 일체돼야 가능한 것”이라고 밝혔다. 윤 총장은 “정치권에서 역할이 있나”라는 질문에는 “이 자리에서 드릴 말씀이 아니다”라고 답했다.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79세 인생 스리쿠션, 후반전이 진짜 승부

    79세 인생 스리쿠션, 후반전이 진짜 승부

    “인생은 성공을 추구하는 전반부 삶과 의미를 찾아가는 후반부 삶으로 나뉘는데 승부는 후반전에 결정된답니다”.김영수(79) 프로당구협회(PBA) 총재는 세계적인 모험적 사회 기업가이자 작가, 인생 컨설턴트로 1998년 ‘하프타임 인스티튜트’의 공동 설립자이기도 한 봅 뷰포드가 자신의 저서 ‘하프타임’(Half Time)에 쓴 문장을 인용했다. 사실 ‘망팔’(望八)을 이미 오래전에 넘기고 이제 내년이면 ‘산수’(傘壽)를 맞게 되는 김 총재는 뷰포드의 이론과 주장에 딱 걸맞은 사람이다. 이른 봄볕이 내리쬐던 지난달 27일. 언 땅을 뚫고 나온 할미꽃 봉우리가 여기저기서 빼꼼히 고개를 내밀던 서울 아차산의 남쪽 자락 그랜드워커힐서울 호텔에서 만난 김 총재의 모습은 예전 그대로였다.PBA 투어 출범 두 번째 시즌 최종전인 SK렌터카 월드챔피언십 사흘째 경기를 참관하기 위해 대회장에 들른 김 총재는 “어김없이 ‘토요산행’을 마치고 부랴부랴 경기장을 찾았다”고 했다. “1993년 문민정부 초대 민정수석 시절 YS를 따라 나섰던 첫 산행이 벌써 28년째”라는 그는 “세상없어도 가는 토요산행인데 딱 하나 예외는 PBA 경기가 있는 날”이라고 웃었다. 청와대 민정수석 당시 국정 현안에 대해 질문을 쏟아붓던 기자들에게 그는 “글쎄 그게 궁금하면 토요일에 산에 한번 따라와 보라구~”라며 물귀신 작전을 펼치기도 했다. 2015년 안나푸르나를 마지막으로 히말라야 트래킹도 세 차례나 마친 그는 “어마어마한 산의 봉우리와 계곡을 오르락내리락하면 흡사 지나온 인생사의 굴곡을 되짚는 것 같다”고도 했다. 김 총재는 1965년 사법시험에 합격하면서 인생의 전반부를 활짝 열었다. 서울중앙지검 공안부 검사였던 그는 1974년 8월 15일 서울 국립극장에서 일어난 대통령부인 육영수 여사 저격 사건의 범인 문세광을 송치받아 기소했다. 당시 중앙정보부 대공수사국장이던 김기춘 합동조사단장으로부터 트럭 몇 대분의 수사 자료를 넘겨받아 3개월을 꼬박 기소 준비에 매달렸다. 김 총재는 “당시 세상은 문세광의 뒤에 조총련과 북한이 있다는 데 집중했지만 나는 담당검사로서 피의자가 피해자에게 총격을 했다는 사실의 규명에만 온 힘을 쏟았다”면서 “호송차 창밖을 내다보는 문세광의 눈빛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고 돌아봤다. 문세광 사건으로 자신의 이름 석 자를 세상에 알렸지만 김영수의 제5공화국은 수난으로 점철됐다. 그는 “귀족 검사로 낙인이 찍혀 제천으로 제주로 귀양살이하듯 떠돌았다. 검사로서 열심히 일했지만 정권이 바뀌니 벼랑 끝으로 내몰렸다”고 했다. 이 일을 겪으면서 김 총재는 “수양을 많이 했다. 비로소 주어진 운명에 순응하고 감사하는 마음까지 갖게 됐다”고 말했다. 몸과 마음이 유연해지니 인생에 막힘이 없었다. 5공화국이 끝날 무렵 공안부장으로 서울지검에 돌아온 그는 노태우 정권의 첫 안기부장 특별보좌관을 거쳐 서열 2위인 제1차장까지 올랐다. ‘3당 합당’ 뒤에는 민자당 비례대표와 정세분석위원장 등을 맡으며 YS의 측근이 됐다. 문민정부 출범 직후 YS는 아들과 상도동의 반대에도 김 총재에게 초대 민정수석비서관 자리를 맡겼다. 성공을 추구한 삶의 전반부를 매듭지은 김 총재는 황금기였던 당시를 돌아보며 “엄청난 권력을 손에 쥐었지만 섣불리 튀지 않았다. 교만과 방종, 탐욕에 휩쓸리지 않았다. 칼을 잡았을 때는 놓을 때도 생각해야 한다고 다짐했다”면서 “칼은 칼집에서 뺄 듯 말 듯할 때가 가장 무서운 법이다. 섣불리 빼다가는 결국 내가 다친다는 진리를 세월과 함께 터득했다”고 말했다. 삶의 의미를 추구하는 후반부는 프로당구(PBA)와 함께 열었다. 물론 그 이전에도 체육계와 제법 많은 인연을 쌓았다. 문민정부 세 번째 문화체육부 장관을 지낸 그는 2004년부터는 KBL 총재로 대표적인 겨울 프로종목인 프로농구를 4년 동안 이끌었다. 이듬해에는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위원회 고문을, 2011년에는 인천아시안게임 조직위원장을 맡아 대한민국의 세 번째 아시아경기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러냈다. 2012년부터 현재까지 대한체육회 고문을 수행하는 등 체육계와의 인연을 이어 가고 있다. 김 총재는 “PBA의 수장이 된 건 내 인생 후반부의 ‘화룡점정’”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2019년 2월 출범을 앞둔 PBA의 총재직을 제안받았다. “처음에는 마뜩찮았다”고 했다. 담배 연기와 컴컴한 지하실이 연상되는 당구라는 종목 자체부터 내키지 않았다. 더욱이 벌써 두어 차례 시도했지만 불신과 반목에 휘말려 프로화에 실패했던 ‘전력’도 마음에 걸렸다. 그러나 결국엔 PBA가 세 차례나 찾아가 내민 손을 잡았다. 당구로 먹고살 수 있는 진정한 프로종목을 만들겠다는 PBA의 청사진이 마음을 흔들었다. 그해 5월 9일 PBA 투어 출범식을 겸한 자신의 취임식에서 김 총재는 “대한민국 최초의 글로벌 투어 ‘PBA 투어’를 기반으로 ‘당구 한류’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리고 그는 지금 두 시즌째의 막바지를 바라보고 있다. 김 총재는 “4년 총재 임기 중에 2년을 보냈으니 이 또한 나의 또 다른 후반전”이라고 했다. 소회를 묻자 그는 “지난 2년은 안도감 그리고 자신감으로 요약할 수 있겠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 출범 초반 몇 차례 프로화가 좌절됐던 지난 전력 때문에 하루하루 살얼음을 걷는 기분이었다”면서 “그러나 코로나19라는 듣지도 보지도 못했던 사태까지 덮친 와중에도 PBA 투어는 프로종목 중 거의 유일하게 시즌 일정의 대부분을 차질 없이 소화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계적인 영국의 프로 스누커 기구인 WPBSA의 찬사와 함께 국내 타 프로스포츠 단체에서도 향후 당구가 프로스포츠 시장의 대세로 자리 잡을 것이란 덕담을 듣는 것은 아직 생각지 못했던 즐거운 일”이라고 반색했다. “출범 당시 내세웠던 ‘직업인으로서의 당구 선수’라는 목표도 가시권에 도달했다”고 강조한 김 총재는 “아직 다른 종목에 비하면 미미하지만 현재 50명 남짓의 선수가 팀리그에서 후원을 받으며 안정적인 프로선수 생활을 하는 점이 뿌듯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생계에 대한 선수와의 약속, ‘상생해 나가자’고 한 후원사에 대한 약속, ‘좋은 경기를 보여 주겠다’고 한 팬과의 약속도 충실히 이행했다고 자부한다. 이제 누구도 PBA 투어의 존재에 대해 의심을 하는 이는 없을 것”이라면서 “이제 남은 건 더 넓어진 시장과 후원사의 협력 안에서 당구장 안 해도 먹고살 수 있는 프로당구 선수가 나오는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PBA의 재정 상태를 우려하는 일부 시각에 대해 김 총재는 “출범 준비에 많은 비용이 투입된 탓이다. 내 4년 임기 내에 손익분기점(BEP)에 도달하는 것이 재정적 목표였는데 2시즌 만에 이를 일궈냈다. 이는 부총재와 사무총장을 비롯해 PBA 전 직원의 마케팅 노력이 일궈낸 성과”라면서 “세 번째 시즌엔 투어 운영비용을 충당하고 남을 만큼 재정 사정이 좋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총재는 “오는 6일 종료되는 PBA 투어 6차 대회 SK렌터카 월드챔피언십을 끝으로 ‘전반전’은 끝나지만 하프타임 없이 곧바로 후반전에 돌입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는 “새 시즌에는 특히 PBA 투어의 전 세계 확산을 위해 2가지 프로젝트를 진행할 것”이라면서 “우선 베트남과 유럽, 남미 등 3쿠션 종목이 강세인 해외 지역에서 의미 있는 PBA 이벤트를 시작하고 당구의 올림픽 정식종목 가입을 위해 스누커 프로투어를 운영하는 WPBSA와의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PBA 투어는 이미 국제적으로 3쿠션 종목의 대표기구로 인정받고 있으며 스투커, 풀 등의 기구와 협력한다면 이른 시일 내에 올림픽 정식종목 채택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글 사진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스가 없는 스가” 측근 없는 독선

    “스가 없는 스가” 측근 없는 독선

    “판단 미스다. 총리 관저는 이 문제(스가 장남 접대)를 너무 가볍게 생각하고 있다.”(한 일본 각료) 장남인 세이고의 관료 접대 문제로 최대 위기를 맞은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독선적 스타일 탓에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장남 호화 접대’ 등 잇따른 위기 우려 2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집권 여당인 자민당 내에서도 스가 내각의 위기관리 대응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스가의 입’으로 불렸던 야마다 마키코 내각공보관이 스가 총리의 장남으로부터 호화 접대를 받은 사실이 드러나 결국 전날 사임했지만, 야마다를 비롯해 총리 관저는 여론의 간을 보며 버티기로 일관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실제 스가 총리는 지난달 말 예정됐던 긴급사태 선언 조기 해제 관련 기자회견을 취소해 사회를 봐야 하는 야마다를 보호하려는 꼼수라는 눈총을 사기도 했다. 이처럼 총리가 잘못된 판단을 거듭하는 데에는 직언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란 지적이 제기된다. 한 중진 의원은 지금 정권 상황을 “스가 없는 스가”라고 표현했다. 아베 신조 전 총리 시절 당시 관저는 이마이 다카야 정무비서관, 내각은 스가 관방장관(현 총리)이라는 두 축으로 움직이며 아베를 강력하게 뒷받침했는데, 지금 스가 총리에게는 그만한 역할을 하는 보좌진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업무·인사 혼자 결단하는 독재자 스타일 이는 스가 총리의 업무 및 인사 스타일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많다. 그는 농촌 출신의 ‘자수성가형’으로 총리 자리까지 올랐다. 그렇다 보니 혼자서 결단하는 일이 많았다. 관방장관 시절 마음에 들지 않는 관료를 좌천시킨 것으로 유명했고, 이 때문에 소련의 독재자 스탈린에 빗대 ‘스가린’으로 불리기까지 했다. 이에 그의 독선에 대해 여당 내에서조차 “자기 가족을 위해서가 아니라 국민을 위한 위기관리로 바뀌었으면 한다”는 쓴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이재영·이다영 ‘학폭’ 고소·고발 없다” 전북경찰청장 발표 [이슈픽]

    “이재영·이다영 ‘학폭’ 고소·고발 없다” 전북경찰청장 발표 [이슈픽]

    “학폭 전수조사, 경찰이 먼저 할 일 아냐”전날 새로운 피해자 쌍둥이 ‘학폭’ 폭로“이재영·다영에게 뺨 40대 맞았다”“교정기 한 입 때려 피 머금고 살았다”진교훈 전북경찰청장이 2일 폭로가 끊이지 않고 있는 여자프로배구 흥국생명 소속 이재영·이다영 선수의 학교폭력 사태와 관련해 “배구선수와 관련해 공식적으로 고소나 고발은 접수된 게 없다”고 밝혔다. 진 청장은 도내 학교폭력 전수조사에 대해 “학교 안의 일을 경찰이 먼저 할 것은 아닌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전날에는 초중고 시절 이재영·다영 선수와 배구생활을 했다는 새로운 피해자가 쌍둥이 자매가 지갑이 없어졌다고 주장해 뺨을 40대 이상 맞고, 교정기를 한 피해자의 입을 때려 입에 피를 머금고 살았다는 피해 사실이 공개됐다. “운동부 학폭, 도 교육청과 협의” 진 청장은 이날 오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학교폭력 전수조사 계획에 대한 취재진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학창 시절 전주의 한 초등학교와 중학교 배구부에 몸담았던 여자프로배구 흥국생명의 이재영·다영 자매는 최근 불거진 학교폭력 문제로 무기한 출전 금지와 국가대표 박탈 처분을 받았다. 이들 자매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자필 사과문을 올리고 용서를 구했으나 이후로도 학교폭력 피해 학생의 추가 폭로는 끊이지 않고 있다. 진 청장은 최근 지역 체육계에서 불거지고 있는 학교폭력 사건에 대해서는 도 교육청과 긴밀히 협의하겠다고 했다. 진 청장은 “최근 언론 등을 통해 제기된 (배드민턴부) 학교폭력 의혹에 대해서는 전북청 여성청소년과에서 직접 수사하기로 했다”면서 “법률 검토를 마치고 도 교육청과 함께 해당 학교에 대한 전수조사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도내 학교 전체를 대상으로 학교폭력 전수조사를 확대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경찰이 먼저 나설 일은 아니라면서 “도 교육청에서 운동부 학생 간 폭력이 특정 학교 문제가 아니라고 판단한다면 그 부분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이재영·이다영, 학폭 피해자에“냄새난다” “니네 애미, 애비” ‘영구제명’ 청와대 국민청원 앞서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이재영·이다영 선수의 중학교 동창이라 주장하는 A씨가 재학 중 두 선수에게 심한 학교 폭력을 당했다는 글이 올라와 논란이 됐다. 작성자는 이재영·이다영 선수에게 학교폭력을 당한 사람이 4명이라며 21가지의 피해사례를 열거했다. 그는 두 사람이 “‘더럽다’ ‘냄새난다’고 옆에 오지 말라고 했다. 매일 본인들 마음에 안 들면 부모님을 ‘니네 애미, 애비’라고 칭하며 욕설을 퍼부었다”면서 “가해자가 함께 숙소를 쓰는 피해자에게 심부름을 시켰는데 이를 거부하자 칼을 가져와 협박했다”라고 주장했다. 이후에도 피해자 학부모 등의 추가 폭로가 잇따라 나왔다. 두 선수는 각자의 인스타그램에 자필 사과문을 올리며 반성한다고 밝혔지만 논란은 가라앉지 않았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이재영·이다영 선수의 영구 제명을 요구하는 청원이 올라왔고, 방송가에서도 두 사람이 출연했던 영상을 삭제됐다. 두 선수가 지난해 출연했던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E채널 ‘노는 언니’, 채널A ‘아이콘택트’ 등 예능 프로그램 다시보기와 클립 영상에서 삭제됐다. 기아자동차 광고 영상도 내려졌다.“자신들 지갑 없어졌다는 이유로집합시켜 30분간 ‘오토바이’·욕설” “가져갔다 할 때까지” 감독, 쌍둥이 주장에단체 집합시켜 피해자 양뺨 무자비 폭행“거짓 시인 후 ‘도둑×’ 소리 듣게 돼” 1일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이재영·이다영으로부터 학교 폭력 피해를 당했다는 새로운 피해자 A씨의 글이 올라왔다. A씨는 전주중산초·전주근영중·전주근영고등학교 시절 이재영·이다영 쌍둥이 자매와 함께 배구선수 생활을 했다고 주장했으며, 그 근거로 선수 기록을 캡처해 첨부했다. 글에서 A씨는 “하루는 이재영·이다영이 지갑이 없어졌다며 나를 불러 30분 동안 ‘오토바이 자세’를 시켰고, 뺨을 40대 넘게 때렸다”고 설명했다. A씨는 자신이 자매 중 한 명과 같은 방을 사용했다면서 “씻고 나와서 입을 옷과 수건, 속옷 등을 저에게 항상 시켰다”고 털어놨다. A씨는 “지갑을 가져가지 않았다고 했지만 ‘거짓말하지 마라 ㅆ×아, 내 옷장에 손 댄 사람이 너 밖에 없다, ㅆ××아’라는 쌍욕을 하며 나를 의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A씨는 거듭 가져가지 않았다고 결백을 주장했지만 두 자매가 감독에게 A씨가 지갑에 손을 댔다고 말하면서 감독이 단체집합을 시킨 뒤 ‘가져 갔다고 할 때까지 때릴 것’이라는 말과 함께 양쪽 뺨을 무자비하게 때렸다고 상황을 기술했다. A씨는 “40대 가까이 맞고 나니 너무 아프기도 하고 이대로 가다가는 구타가 안 끝날 것 같아서 제가 가져 갔다고 거짓말을 한 뒤 마무리 지었다”면서 “그날 이후 ‘손버릇이 안 좋다’, ‘도둑×이다’라는 소리를 듣게 됐다”고 억울해했다.“쌍둥이, 다른 부모 오는 것 안 좋아해”“부모 만난 날 수건·옷걸이로 몸 구타, 교정기 한 입 수차례 때려 항상 입에 피” 그는 학부모와 관련된 상세한 피해 사실도 기술했다. A씨는 “쌍둥이들은 (자신의 부모 외에) 다른 부모가 오는 걸 안 좋아했다. 그래서 내 부모가 와도 쌍둥이 몰래 숨어서 만나야만 했다”면서 “그것이 걸리는 날에는 수건과 옷걸이로 몸을 구타했고 교정기를 한 내 입을 수차례 때려 항상 입에 피를 머금고 살았다”고 썼다. A씨는 부상을 입은 A씨에게 퍼부었던 쌍둥이 자매의 폭언도 공개했다. A씨는 “경기 중 내가 발목을 크게 다쳐 울고 있는 내게 다가와 ‘ㅅ××아 아픈 척하지 말고 일어나라. 너 때문에 시합 망하는 꼴 보고 싶으냐. 안 아픈 것 아니까 뛰어라’며 일어나라 했고 경기 후 집합시켜 숙소에서 욕설을 들었다”고 언급했다. A씨는 자신이 글을 올리는 이유에 대해 “그 당시 감독이 인터뷰한 내용을 보고 화가 나 글을 적는다”면서 “그 당시 쌍둥이들이 숙소 생활이 힘들다고 했고 그런 일은 모른다고 했는데 당시 제자들이 모두 증인”이라면서 “나 또한 피해자였지만 쉽게 용기내지를 못했던 게 너무 후회스럽다”고 폭로 배경을 설명했다. A씨는 끝으로 “가해자들이 TV에 나와 웃고 떠드는 모습을 보며 허무했다”면서 “무기한 출전 정지와 국가대표 자격 박탈 모두 여론이 잠잠해진다면 다시 풀릴 것이란 걸 알고 있다. 하지만 이대로 둔다면 피해자 폭로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재영·이다영은 지난 2월 과거 폭력을 당했다는 피해자들의 폭로가 연달아 나오며 팀에서 영구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고, 국가대표 자격도 박탈당했다. 하지만 다른 피해자의 폭로가 추가로 이어짐에 따라 논란이 다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이재영·이다영 무기한 출전정지”배구협회 “국가대표 자격 무기박탈” “부적절한 행동 일벌백계” 중징계 흥국생명 구단은 지난달 15일 이재영·이다영 선수에게 ‘무기한 출전정지’라는 자체 징계를 내렸고, 대한민국배구협회도 이들에게 국가대표 자격 무기한 박탈이라는 중징계를 결정했다. 배구협회는 올해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주력 선수인 둘을 제외할 경우 전력 손실이 크지만 ‘국가대표 선수로서의 부적격한 행동에 대해 일벌백계한다’는 차원에서 중징계를 결정했다. 이재영과 이다영은 대표팀의 주전 레프트와 세터로 지난해 열린 도쿄 올림픽 지역예선에서도 주축 선수로 활약했었다. 협회는 “현재 제기되고 있는 학교폭력 사건들에 대해 강력한 조처를 하지 않을 경우 유사한 사건의 재발 방지가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국가대표 지도자 및 선수 선발 시, 철저한 검증을 통해 올림픽 정신을 존중하고 준수하며 페어플레이 정신으로 국가대표팀에 임할 수 있는 지도자 및 선수만을 선발하겠다”고 강조했다.이재영·이다영 母 ‘장한 어버이상’ 취소 배구협회는 학폭 가해자로 드러난 흥국생명의 이재영·이다영 선수의 어머니 국가대표 배구선수 출신 김경희씨에게 지난해 ‘2020 배구인의 밤 행사’ 수여한 ‘장한 어버이상’도 취소한다고 밝혔다. 협회는 두 선수가 학창 시절 동료 선수들에게 폭력을 가한 사실이 확인된데다 이 과정에서 김씨의 부적절한 영향력 행사 등이 폭로돼 상을 전격 취소하기로 했다. 협회는 국가대표 세터 출신인 김씨가 쌍둥이 딸을 한국 최고의 선수로 길러낸 공로를 인정해 지난해 2월 ‘장한 어버이상’을 수여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日언론, 文 3·1절 기념사에 “새 제안 없다, 타개 전망 안 보여” 혹평(종합)

    日언론, 文 3·1절 기념사에 “새 제안 없다, 타개 전망 안 보여” 혹평(종합)

    “관계개선 의욕 보이나 구체적 메시지 없다”“文 ‘도쿄 올림픽 성공 개최 협력’ 뜻은 각국 정상급 모아 한반도 문제 논의하고 싶어서”NHK “위안부 언급 없어…日협력 얻어내려”일본 언론이 1일 문재인 대통령의 3·1절 기념사에 대해 일본 정부와의 관계 개선 의욕을 보이나 새로운 제안도 없고 구체적인 요구나 행동 메시지도 없어 타개 전망이 여전히 보이지 않는다고 혹평했다. 또 올해 예정된 도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협력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지지 발언에 대해서 남북 관계 개선을 최우선에 두고 각국 정상급들을 모아 논의하고 싶어서 하는 발언이라고 깎아내렸다. 교도 “위안부·징용공, 한국에 해결책 제시 요구하는 일본에 메시지 없어” 교도통신은 이날 주요 기념사 내용을 속보로 보도하면서 문 대통령이 “역사 문제와 분리해 일본과 협력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강조했지만, 일본 정부를 향한 구체적인 요구나 새로운 제안은 없었다”고 분석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탑골공원에서 열린 제102주년 3·1절 기념식에 참석해 “우리 정부는 언제든 일본 정부와 마주 앉아 대화를 나눌 준비가 돼 있다”며 지난 1월 신년 기자회견에 이어 다시 한번 더 대일 유화 메시지를 던졌다. 그러나 교도통신은 문 대통령이 한일 갈등의 “타개를 위한 구체적인 행동은 언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역사 문제에서 한국에 해결책 제시를 요구하는 일본에 대해서도, 전 위안부 및 징용공(일제 징용 노동자의 일본식 표현) 고령의 당사자에 대해서도 명확한 메시지가 없는 연설로 사태 타개 전망은 여전히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요미우리 “징용소송, 日기업 배상 요구 피해자 중심주의 문제 해결 언급” 도쿄올림픽 협력 발언도 시큰둥“文정부 남북관계 개선이 최우선” 일본 최대 일간지인 요미우리신문은 이날자 석간에서 문 대통령이 “과거의 문제를 해결해 나가면서 미래지향적인 발전에 힘을 쏟아야 한다”며 한일관계 개선에 의욕을 보였지만 한일 간 현안인 징용 소송이나 위안부 피해자 문제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또 문 대통령이 올해 신년 기자회견에서 징용 소송과 관련해 “(일본기업 자산이) 강제집행으로 현금화되는 것은 한일 관계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지만, 이번 연설에선 피해자 중심주의에 입각한 문제 해결을 언급했다며 일본 기업의 배상을 강하게 요구하는 일부 원고를 배려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요미우리는 문 대통령이 도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협력할 것이라고 한 것에 대해선 “문재인 정부가 남북 관계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면서 도쿄올림픽 개막식에 각국 정상급을 모아 한반도 문제를 논의하고 싶어하는 것으로 풀이했다.마이니치 “日과 협력 추진 의향 강조”아사히·도쿄신문 지면에 내용 안 다뤄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석간판 기사에서 문 대통령이 “언제라도 일본 정부와 마주하며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지만, 구체적인 해결책을 언급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한일 관계에 대해 “서로 매우 중요한 이웃이다. 한국의 성장은 일본 발전을 지탱하고(도움이 되고), 일본의 성장은 한국 발전을 지탱한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라고 한 문 대통령 발언을 소개했다. 마이니치신문은 ‘한국 대통령, 일본과 대화 준비돼 있다’라는 제하의 교도통신 인용 기사에서 문 대통령이 “역사문제와 분리해 일본과의 협력을 추진하고 싶다는 의향을 강조했지만 일본 정부를 향한 구체적인 요구나 새로운 제안은 없었다”고 전했다. 아사히신문과 도쿄신문은 이날 자 석간에서 관련 내용을 다루지 않았다. 한편 NHK 방송은 문 대통령이 위안부 문제 등에 대해 직접 언급하지 않은 채 외교로 현안을 풀어나가겠다는 기존 입장을 반복하는 데 그쳤다며 한미일 3국 협력을 중시하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미 행정부를 염두에 두고 일본 측의 협력을 얻어내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文 “과거에 발목 잡혀 있을 수 없다”“한일 협력·발전 노력 멈추지 않을 것” 문 대통령은 이날 서울 탑골공원에서 열린 제102주년 3·1절 기념식에서 “우리 정부는 언제든 일본 정부와 마주 앉아 대화를 나눌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가 넘어야 할 유일한 장애물은 때때로 과거의 문제를 미래의 문제와 분리하지 못하고 뒤섞음으로써 미래의 발전에 지장을 초래한다는 것”이라면서 “과거에 발목 잡혀 있을 수는 없다. 한일 양국의 협력과 미래발전을 위한 노력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의 이런 언급은 과거사 문제와 미래지향적 협력 관계를 분리 대응하는 기조를 유지하면서 한일관계를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재차 피력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한일 협력이 동북아 안정과 함께 한미일 3국 협력에도 도움이 된다고 언급한 대목도 주목된다. 북한 문제 등 한반도 정세 안정화 노력을 기울이는 과정에서 미국은 물론 일본과 협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비치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동북아 방역·보건협력체 참여를 시작으로 북한이 역내 국가와 협력하고 교류하게 되길 희망한다”면서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위해서도 변함없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쟁불용, 상호안전보장, 공동번영이라는 3대 원칙에 입각해 남북관계를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동북아방역협력체는 지난해 한국 주도로 출범한 다자협력 기구로 미국·중국·러시아·몽골이 참여했으며, 현재 일본도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 이는 일본과의 관계 개선이 결과적으로 남북, 북미관계 회복을 견인할 수 있는 동력이라는 인식으로 보인다.文 “일본과의 불행한 역사, 가해자는 잊을 수 있어도 피해자는 못 잊는 법” 냉랭한 한일관계 속에 한국 정부의 돌파구 마련 노력에도 지금까지 이렇다 할 진척은 없는 상황이다. 한일 기업의 자발적 출연금으로 재원을 조성해 피해자에게 위자료를 지급하는 이른바 ‘1+1’ 방안을 2019년 제안했지만, 일본은 “국제법 위반 상태를 시정하는 것이 될 수 없다”며 거부했다. 문 대통령이 새 주일대사로 정치권의 대표적 일본통인 강창일 전 의원을 임명하고, 지난해 11월 박지원 국정원장과 김진표 민주당 의원 등 한일의원연맹 여야 의원 7명이 잇따라 일본을 방문한 것도 한일간 관계 개선의 시도로 해석됐다. 그러나 징용·위안부 문제를 둘러싼 근본적 해법을 마련하지 않고는 한일 간 분위기 반전을 도모하기란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선행돼야 할 일본의 진정한 사과와 배상 의지가 보이지 않아서다. 문 대통령이 이날 기념사에서 한일관계 경색을 불러온 징용, 위안부 피해자 배상 판결 문제에 대해 구체적인 해법을 언급하지 않은 것도 이런 이유로 보인다.이와 관련, 문 대통령은 “일본과 우리 사이에 불행했던 역사가 있었고, 가해자는 잊을 수 있어도 피해자는 잊지 못하는 법”이라면서도 “역지사지 자세로 머리를 맞대면 과거의 문제도 얼마든지 현명하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원칙적인 입장만 언급했다. 일본도 전향적인 자세로 나와 과거사 문제에 대한 해법을 함께 마련해 보자고 촉구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사실 한일 관계는 2018년 한국 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이어 올해 1월 일본 정부 상대 위안부 배상 판결로 이미 꽉 막힐 대로 막힌 상황이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지난달 9일 취임 후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과 아직 전화 통화를 하지 못했다. 강창일 주일본 한국대사도 지난달 22일 부임하고 나서도 스가 요시히데 총리, 모테기 외무상과 면담하지 못했고 아이보시 고이치 신임 주한 일본대사도 정 장관을 아직 만나지 못한 상황이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2년 전과 같은 ‘숙제’...허창수호 전경련 과제는

    2년 전과 같은 ‘숙제’...허창수호 전경련 과제는

    “회원사와 재계 원로들 의견을 두루 경청한 결과, 허창수 회장이 재계 의견을 조율하면서 전경련을 재도약시키고 한국 경제의 올바른 길을 제시할 최적임자라는 데 뜻이 모아졌다.” 2019년 2월 전국경제인연합회가 허창수 GS그룹 명예회장의 연임을 발표하며 밝힌 회장직 추대 사유다. 정확히 2년 뒤인 지난 25일 전경련이 허 회장을 후임 회장으로 재추대한 이유도 당시와 크게 다르지 않다. 전경련은 회원사와 재계 원로들의 의견을 수렴했다며 “앞으로도 국내외적으로 경제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전경련과 민간 경제계를 이끌어 갈 수 있는 최적임자라는 것이 일치된 의견이었다”고 허 회장의 연임을 확인했다. ●여전한 위상 회복 과제 2011년부터 전경련을 이끌며 이제 ‘최장수 회장’이란 타이틀을 갖게 된 허 회장의 과제는 여전히 추락한 단체의 위상을 회복하는 것이다. 전경련은 국정농단 사태에 휘말린 후 각종 정부 초청 행사에서 배제되는 등 사실상 소외된 상태였고, 회장단 교체기마다 후임을 찾지 못하는 구인난에 시달려온 상황은 올해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전경련은 일단 이미지 및 조직 쇄신을 위한 회장단 개편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취임한 대한상공회의소가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등 정보기술(IT)·금융업계의 젊은 창업자들을 서울상의 회장단에 대거 합류시킨 상황에서 전경련 역시 ‘젊은 피’ 수혈이 필요한 상황이다. 실제 전경련은 2~3세대 경영인들과의 접촉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권태신 부회장은 앞서 총회 후 취재진에 “회장단에 더 젊고 여러 분야의 인사들을 포함시키려고 한다”면서 “하루아침에 되지는 않겠지만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더불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제고하기 위한 새로운 시도도 예상된다. 허 회장은 취임사에서 “‘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중요성이 날로 커지는 만큼 선진 우수사례를 발굴해 우리 기업이 ESG 투자 확대에 나설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권 부회장 역시 취재진에 “ESG 경영에 대해 아이디어를 내서 회원사와 사회에 확산하겠다”고 말했다. ●통합설 또 휘말릴수도 특히 주요 경제단체 수장들이 기업인 출신으로 모두 채워지며 과거보다 한목소리를 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 과정에서 전경련이 과거 경제단체 ‘맏형’과 같은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는 기회를 찾을 수도 있다. 하지만 앞으로 쇄신 노력이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전경련은 통합설과 같은 개편 요구에 또다시 직면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전경련과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역할과 규모가 달라 통합이 쉽지 않음에도 경제단체의 힘을 키우기 위해 양 단체의 통합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최근에는 손경식 경총 회장이 작심한듯 전경련에 통합을 제의했었다고 공개적으로 밝히며 전경련을 압박한 바 있다. 권 부회장은 이날 “공식적이고 구체적인 제안은 없었다”고 선을 그었지만, 앞으로 상황에 따라 통합설은 얼마든지 재점화할 수 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클럽하우스 막고 라방 횟수 제한… ‘온라인 해방구’ 닫는 中

    클럽하우스 막고 라방 횟수 제한… ‘온라인 해방구’ 닫는 中

    중국이 ‘국가안보·사회안정’이라는 미명 아래 ‘소셜미디어(SNS) 재갈 물리기’에 본격 돌입했다. 중국에서 내부 검열을 피해 민감한 정치사안을 토론할 수 있는 까닭에 온라인 해방구 역할을 하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미국 SNS ‘클럽하우스’(Clubhouse)에 이어 인터넷 실시간 방송에 대해서도 규제의 칼을 빼든 것이다. 중국 당중앙 인터넷안전 및 정보화위원회 판공실에 따르면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전국 ‘사오황다페이’(掃黃打非·음란 서적과 불법 출판물 소탕) 공작소조판공실·공업정보화부·공안부·문화관광부·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국가방송TV총국 등 7개 규제 당국은 지난 9일 밤 인터넷 실시간 방송 진행자가 체제 위협적인 내용을 다루지 못하게 하는 등 온라인 방송 규제를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규제 당국은 합동으로 ▲실시간 방송상의 내용 불량 ▲후원금 및 마케팅 문제 ▲청소년 권익 침해 등에 대응한 규범관리 강화 지도 의견을 내놨다. 방송 진행자가 국가 안보나 사회 안정·질서를 해치는 내용, 음란정보 등 불법적인 내용을 내보내지 못한다는 게 규제 당국의 설명이다.●민족분열·음란 방송 등 엄격한 처벌 나서 특히 국가 전복과 종교적 극단주의, 민족 분열사상, 테러 관련 내용을 비롯해 음란 외설, 도박, 유언비어, 저작권 및 개인정보 침해 등의 내용을 방송할 경우 엄하게 처벌하도록 했다. 그러면서 “저속한 내용 및 봉건·미신, 법의 허점을 이용한 위법 행위 등을 전면적으로 정리할 것”이라고 규제 당국은 강조했다. 이번 방침에는 시청자가 인터넷 실시간 방송에 지나치게 많은 후원금을 내는 것을 막기 위한 내용도 포함됐다. 실시간 방송의 등급을 나눠 일별 방송 횟수와 간격, 후원금 상한 등을 제한하고 이용자가 과도한 후원금을 낼 경우 주의를 환기하거나 후원을 지연시키는 방안을 도입했다. 미성년자는 부모의 동의가 있어야 방송 시청을 위한 계정을 만들거나 후원금을 낼 수 있도록 했다. 규제 당국은 이번 방침이 “사회주의 핵심 가치관을 시행하고 온라인 생방송 산업을 건강하고 질서 있게 발전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은 앞서 지난 8일부터 ‘대만 독립’ 등 금기 이슈에 대한 토론이 이뤄지면서 이용자들이 급증한 미국의 음성 채팅 애플리케이션(앱) 클럽하우스의 접속을 돌연 차단했다. 일부 이용자가 클럽하우스 앱을 열려고 하자 ‘SSL 오류가 발생해 서버에 안전하게 연결할 수 없습니다’라는 문구가 떴다면서 화면 스크린샷을 인터넷에 올리기도 했다. CNN은 이날 클럽하우스 차단 소식을 전하며 “‘그레이트파이어’(Greatfire)가 클럽하우스의 차단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그레이트파이어는 중국의 인터넷 검열을 모니터링하는 국제 민간단체다. 클럽하우스가 대만 독립에서부터 홍콩국가보안법,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 강제수용소 등 정치적으로 인화성이 강한 주제를 토론하는 ‘해방구’로 떠오르자 당황한 중국 정부가 신속히 대응하고 나선 것이다. 미국 스탠퍼드대 사이버정책센터의 그레이엄 웹스터는 “몇 년 전에는 문제가 생긴 뒤에야 검열 당국이 나섰다면 이번에는 폭넓은 접근이 가능해지기 전에 국경을 넘는 이 공간을 닫아 버렸다”고 지적했다. 공산당기관지 인민일보 영문 자매지 글로벌타임스는 이날 접속이 끊기기 직전 클럽하우스가 “정치적 토론이 너무 일방적이고 친(親)베이징의 목소리를 억압한다”고 맹비난했다. 중국 정부는 클럽하우스 차단과 관련해 “구체적 상황을 알지 못한다”면서도 대만과 신장자치구 인권문제 등 중국이 핵심이익으로 여기는 민감한 이슈가 다뤄진 것과 관련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왕원빈(汪文斌)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의 인터넷은 개방돼 있다. 동시에 중국 정부는 법규에 따라 인터넷을 관리한다”면서 “관련 문제에 대한 중국의 입장은 일관되고 명확하다. 국가 주권과 안보 이익을 수호하고 외부 세력의 간섭을 막겠다는 결심은 확고부동하다”고 강조했다. 중국에서 클럽하우스는 홍콩 민주화 시위나 신장위구르자치구 수용소 등 인권 문제 등 매우 민감한 주제로 토론을 하는 음성 채팅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면서 급격히 부상했다. 알리바바그룹의 인터넷 쇼핑몰인 타오바오(淘寶)에 기존 가입자의 초대장을 받아야만 신규 가입할 수 있는 만큼 기존 가입자의 초청 코드를 얻는 법 등 클럽하우스 사용 방법을 담은 동영상 강좌를 8888위안(약 153만원)에 판매한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 때문에 클럽하우스에서는 그동안 중국 SNS에서 금지된 주제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예컨대 ‘묵념의 방’이라는 대화방에는 “오늘은 안과 의사 리원량(李文亮·1986~2020)의 1주기다. 리원량을 추모하는 것은 그가 영웅이어서가 아니라 그가 우리와 같은 보통 사람이어서이다”라는 부제가 달려 있다. 리원량은 의대 동급생 웨이보(微博)에 코로나19의 존재를 세상에 처음 알렸다가 당국에 끌려가 처벌받은 뒤 코로나19에 감염돼 목숨을 잃었다. 중국 금융 당국에 대들었다가 한동안 사라졌던 마윈(馬雲) 알리바바그룹 창업자 겸 전 회장을 기다리는 ‘마윈을 기다리며’(Waiting for Jack Ma)라는 대화 그룹도 생겼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전했다. 이 밖에도 중국 본토·홍콩·대만 사이의 교류를 다룬 ‘양안(兩岸)청년대토론’이라는 대화방에서는 중국 정부의 신장자치구 정책, 홍콩의 민주주의, 인권 등을 주제로 심도 있는 토론이 이뤄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클럽하우스에서는 중국 정부의 서비스 차단과 관련한 토론을 진행하는 다수의 채팅방이 개설된 상태다. 영어권 사용자들이 개설한 한 채팅방에서는 1500여명이 중국 정부의 이번 조치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클럽하우스, 일론 머스크 참여로 화제 클럽하우스는 2020년 4월 출범한 미국의 SNS로 음성으로 대화하고 기존 이용자로부터 초대장을 받아야 가입할 수 있다. 지난 1일에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클럽하우스에서 ‘게임스톱’ 주가 폭등과 관련한 토론에 참여하면서 전 세계 SNS 사용자들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머스크 CEO가 클럽하우스의 토론에 참여한 일이 화제가 되자 한국과 중국 등지에서까지 사용자가 폭증했다. 이에 따라 중국의 많은 애플 아이폰 사용자가 클럽하우스를 이용하기 시작했다. 그곳에서는 중국 정부의 검열을 피할 수 있는 까닭에 자유와 민주주의, 신장위구르자치구 수용소나 1989년 톈안먼(天安門) 사태와 같이 정치적으로 예민한 대화도 스스럼없이 오갔다. 일부 대화방은 최대 제한 인원인 5000명을 넘어섰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이에 중국 당국에 의해 조만간 클럽하우스 접속이 차단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고 그 예측은 곧바로 현실화됐다. 가상사설망(VPN) 없이도 접속이 가능한 클럽하우스 앱은 애플의 앱스토어에서 애플 기기 이용자만 다운로드할 수 있는데 중국 본토 이용자는 해외의 애플 계정이 필요하다. 클럽하우스가 전격 차단되면서 타오바오에서 판매되던 클럽하우스 대화방 ‘초대장 코드’ 판매글도 삭제됐다. 일부 사용자들은 VPN으로 이른바 ‘만리방화벽’(Great Firewall)으로 불리는 중국의 인터넷 감시·검열을 피해 클럽하우스 대화창에 접근할 수 있다고 하지만 대다수의 중국 사람들의 VPN 사용은 불법이다. 중국 정부의 이번 조치들은 지난달 출범한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가 인권과 민주주의를 고리로 중국을 강하게 압박하는 가운데 나왔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양제츠(楊潔) 중국 외교담당 정치국원은 첫 통화에서 신장과 티베트, 홍콩, 대만 문제를 놓고 날을 세웠다. 중국에서는 트위터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같은 미국의 주요 SNS는 금지돼 있으며 한국의 카카오톡도 접속이 막힐 때가 더러 있다. khkim@seoul.co.kr ■이 기사는 서울신문 홈페이지에 연재 중인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인터넷에서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goo.gl/sdFgOq)의 전문을 만날 수 있습니다.
  • 전경련 허창수 회장 또 연임키로

    전경련 허창수 회장 또 연임키로

    허창수 GS그룹 명예회장이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직을 다시 맡게 됐다. 전경련은 오는 26일 열리는 제60회 정기총회에 허 회장을 제38대 전경련 회장으로 추대하기로 했다고 25일 밝혔다. 추대 배경과 관련, 전경련은 여러 기업인들과 재계 원로들의 의견을 수렴했다며 “지금같이 어려운 상황에서는 전경련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허 회장을 재추대하자는데 의견이 모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허 회장은 여러 가지로 힘든 환경 속에서 전경련을 잘 이끌어 왔고, 앞으로도 국내외적으로 경제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전경련과 민간 경제계를 이끌어 갈 수 있는 최적임자라는 것이 일치된 의견이었다”고 덧붙였다. 2011년부터 전경련을 이끈 허 회장은 이번 재추대로 6회 연속 전경련 회장을 맡게 됐다. 후임 회장에 대한 하마평도 많지 않아 재계에서는 허 회장이 다시 회장직을 맡을 것이란 관측이 대체적이었다. 전경련으로서는 새 인물 찾기에 실패하며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태 이후 크게 낮아진 위상을 다시한번 드러낸 셈이 됐다. 임기 2년의 전경련 회장직은 무제한 연임이 가능하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텍사스 주민, 전력시장 경쟁 도입 후 요금 31조원 더 냈다”

    “텍사스 주민, 전력시장 경쟁 도입 후 요금 31조원 더 냈다”

    기록적인 한파 속에 대규모 정전 사태를 겪은 미국 텍사스주 주민들이 전력시장 규제 완화, 이른바 ‘전력 민영화’로 16년간 종전보다 280억 달러(약 30조 9960억원)의 요금을 더 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미국 에너지정보청(EIA) 자료를 인용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1999년 전력 공급을 민간업체들에 이양하는 정책으로 텍사스 주민의 60%가량은 기존 공공 전력회사 대신 소매 전력회사로부터 전기를 구입하게 됐다. 당시 정책은 전력시장에 경쟁을 도입하면 전기요금은 낮아지고 서비스는 좋아질 것이란 탈규제 논리에 의해 추진됐다. 그러나 WSJ은 기존 공공 전력회사 요금과 비교해보면 민간 소매 전력회사로부터 전기를 산 텍사스 주민들은 2004~2019년 전기요금을 280억 달러나 더 냈을 것으로 추산했다.이 기간 텍사스주 공공 전력회사의 전기요금은 전국 평균보다 8% 싼 반면 소매회사는 13%나 비쌌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출산율 0.84명 ‘쇼크’… 작년 인구 첫 자연감소

    출산율 0.84명 ‘쇼크’… 작년 인구 첫 자연감소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0.84명으로 떨어져 ‘세계 최저’ 기록을 또다시 경신했다. 합계출산율은 여성 한 명이 가임기에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로, 0.8명대로 떨어진 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는 물론 도시 국가에서도 사례를 찾기 힘들다. 저출산 극복을 위해 지난 15년간 200조원이 넘는 예산을 퍼부었지만 헛바퀴만 돈 셈이다. 출생아보다 사망자 수가 3만 3000명이나 많아 사상 처음으로 인구가 자연 감소하는 ‘데드 크로스’ 현상도 일어났다. ●작년 4분기만 합계출산율 0.75명 최악 24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출생·사망통계 잠정 결과’를 보면,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2019년(0.92명)보다 0.08명 감소한 0.84명으로 집계됐다. 2018년(0.98명) 1명대가 붕괴된 데 이어 2년 만에 0.8명대로 주저앉았다. 특히 지난해 4분기만 놓고 보면 0.75명으로까지 내려갔다. OECD 평균 1.63명(2018년 기준)의 절반에 불과하며, 37개 회원국 중 단연 최하위다. 한국 바로 위 순위인 스페인(1.26명)이나 이탈리아(1.29명)와도 상당한 차이가 난다. 출생아는 10.0%나 줄어든 27만 2400명에 그쳤다. 연간 출생아 수가 20만명대로 떨어진 건 사상 처음이다. 반면 사망자 수는 고령화로 인해 3.4% 늘어난 30만 5100명으로 집계됐다. 출생아 수에서 사망자 수를 뺀 인구 자연증가분은 -3만 3000명을 기록해 ‘인구 감소 원년’으로 새겨지게 됐다.●“내년까지 코로나발 인구 쇼크 지속 우려” 코로나19 사태로 ‘인구 절벽 현상’이 더 가속화될 것이란 관측이 많다. 앞서 한국은행은 올해 합계출산율이 0.7명대로 떨어지고 내년까지 ‘코로나발 인구 쇼크’가 계속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진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지난해 혼인이 많이 감소해 향후 출생아 수가 더욱 감소할 여지가 있고 사망자 수도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인구 자연 감소는 더 가팔라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세종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세종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주식 이제 팔아야 할까요?”…존리의 답은

    “주식 이제 팔아야 할까요?”…존리의 답은

    ‘동학개미운동’ 이끈 존리 대표주식 펀드·장기 투자 강조 존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가 주식투자는 시간과의 싸움 임을 다시 한번 강조하며 주식을 팔아야 하는 세 가지 경우를 밝혔다. 존리는 지난해 ‘동학개미운동’을 이끌었던 장본인이다. ‘동학개미운동’이란 2020년 코로나19 확산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주식 시장에서 등장한 신조어로, 국내 개인투자자들이 기관과 외국인에 맞서 국내 주식을 대거 사들인 상황을 1894년 반외세 운동인 ‘동학농민운동’에 빗댄 표현이다.주식 팔 때도 이유 있어야…세 가지 경우 존리 대표는 23일 방송된 SBS플러스 ‘강호동의 밥심’에 출연해 이 시대 금융공부의 중요성과 주식투자의 기본을 강조했다. 존리의 등장에 강호동은 “부자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되냐”고 직접적으로 물었다. 존리는 “부자가 되는 건 어렵진 않다. 제일 중요한 건 부자처럼 보이면 안 된다. 가난하게 보여야 한다”며 “가난한 사람은 소비를 통해 즐거움을 얻고 부자인 사람은 투자로 즐거움을 얻는다”고 말했다. 그는 주식을 어쩔 수 없이 팔아야 하는 상황에 대해 “첫 번째는 이 회사를 구매한 이유는 10~20년 안에 큰 회사가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투자한 회사가 내 생각과 다른 방향으로 간다면 그때 팔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두 번째는 세상이 변할 때다. 한 필름회사는 과거 시장의 90% 이상 점유했지만, 세상이 디지털화되면서 완전히 없어졌다”고 사례를 들었다. 세 번째로 존리는 “돈이 필요할 때”라고 현실적인 이유를 들었다.“제발 기다리라고 말해도 대부분 못 기다려” 존리는 이날 “흔들리는 주식 시장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라는 질문에 “갖고 싶은 기업의 주식을 샀는데, 그 회사 주식이 폭락한다면 좋은 거다. 주식을 싸게 살 수 있는 거 아니냐”라고 반문했다. 이어 “작년 같은 게 좋은 예다. 코로나19로 주가가 폭락할 때 사고 싶었던 주식이 바겐세일 나온 거다. 길게 보는 사람들은 ‘이게 웬 떡이냐’한다. 어차피 코로나19는 해결될 거다. 사람들은 지구가 멸망할 것처럼 말하는데, 나는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기업의 가치는 그대로 있지 않냐”라고 말했다. 또 존리는 “펀드도 마찬가지다. 초반에는 40~50% 치솟았다가 갑자기 성적이 나빠져서 마이너스가 된 사람이 많다. 제발 기다리라고 말해도 대부분 못 기다린다. 마이너스가 되면 그냥 팔아버린다. 기다리면 올라가게 되어 있다. 주식투자는 10%, 20% 벌려고 하는 게 아니다. 자본금의 10배, 100배를 벌기 위한 투자다. 다만 시간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이날 존리는 “주식에 투자하는 건 기업을 갖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해라. 기업과 동업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단기 투자는 위험하다며 장기 투자를 강조했다. 존리는 “시장이 좋을 때나 나쁠 때나 항상 투자가 돼있으면 된다. 작년 시장 호황을 예측한 사람은 드물다”며 “자녀부터 투자를 시켜라. 태어나자마자 투자를 하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유대인보다 밝다”고 투자는 빠를수록 좋다고도 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세 손가락 항거·피규어 행진’… MZ세대, 미얀마를 바꾼다

    ‘세 손가락 항거·피규어 행진’… MZ세대, 미얀마를 바꾼다

    1962년, 1988년, 그리고 2021년. 군부 세력을 몰아내려는 미얀마 민중의 열망은 수십 년에 걸쳐 이어졌지만, 이 여정은 번번이 벽에 부딪혔다. 지난 1일 발발한 미얀마 군부 쿠데타 이후에도 전국적으로 2주 넘게 항의 시위가 벌어지며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지금까지 사망한 인원은 총 4명, 부상당한 이들은 수백 명이다. 지난 19일 수도 네피도에서 20세 여성 미야 트웨트웨 카인이 경찰의 총을 맞고 뇌사에 빠졌다가 사망하며 처음 희생됐고, 20일에는 경찰이 시위대에 고무탄과 실탄 등을 난사해 만달레이와 양곤에서 3명이 숨졌다. 그럼에도 ‘미얀마의 봄’을 향한 희망의 불꽃은 여전히 타오른다. 시민들은 유혈 진압에도 굴하지 않고 “내가 카인이다”라며 시위를 이어 간다. ‘21세기는 20세기와 다를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이번엔 다르다… 청소년 위주로 SNS서 소통 이번의 시위는 과거와는 확연히 다른 양상을 보인다. 민주화운동에서도 ‘세대교체’가 이뤄지며 집회 방식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켜서다. 악을 몰아낸다는 의미가 있는 냄비 두드리기, 오토바이 경적 울리기 등 ‘전통적인’ 시위를 이어가는 한편 젊은층을 중심으로 온라인 결속도 강화했다. 시민 불복종 운동(CDM·Civil Disobedience Movement)은 온라인과 모바일 환경에 익숙한 청소년을 중심으로 시작됐다. 인터넷에 연결되지 않아도 블루투스를 이용해 100m 이내 다른 사용자에게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스마트폰 앱 ‘브리지파이’는 쿠데타 이후 몇 시간 만에 60만회 이상 다운로드됐다. 페이스북의 CDM 페이지 팔로어도 22만 7000명이 넘는다. 현지 매체 이라와디는 “1988년엔 시민들이 시위를 끝내고 흩어지기 전 다음 계획을 입소문으로 전달하곤 했다. 인터넷은 말할 것도 없고 유선 전화조차 없었다”며 “요즘 시위대, 특히 청년이 온라인 대화방과 SNS에서 집회를 준비하는 방식은 인상적이고 조직적”이라고 평했다.한 세대를 거치며 시민의 의식 수준이 진화했다는 것도 큰 변화다. CNN은 “심각한 경제 불평등이나 민족적 분쟁은 여전하지만, 주요 도시는 과거와 완전히 다르다”며 “군대가 마지막으로 통치한 이후 미얀마는 사회적 자유를 누렸고, 외국인 투자나 중산층 확대와 함께 엄청나게 변화했다”고 했다. 10년 전만 해도 휴대폰 유심 칩이 1000달러였지만 이제는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고, 시민들은 SNS에서 빠르게 소통한다는 것이다. 군부가 쿠데타 이후 계속 인터넷 접속을 차단하는 것도 결집을 막기 위해서다. 네트워크 모니터링 단체 넷블록스에 따르면 일주일째 미얀마 내 인터넷 접속량은 평소의 15~20% 수준으로 떨어졌다. 미 외교전문매체 포린폴리시는 “미얀마의 젊은 운동가들은 어두운 과거로 돌아갈까 봐 두려워하지만, 그들이 변혁적인 결과를 낳을 거라고 확신하고 있다”고 봤다. ●초국가 연대로 결집하고 정보 공유 젊은 세대는 과거의 진지하고 경직된 시위 문화도 바꿨다. 뉴욕타임스(NYT)는 “미얀마에서 매일 벌어지는 거리 집회는 카니발 축제 같은 느낌을 준다”며 “그라피티 아티스트는 건물과 벽에 민 아웅 흘라잉 군 최고사령관을 조롱하는 그림을 그리고, 시인들은 성난 시로 항의하고, 만화가 노조는 직접 그린 피규어를 들고 거리를 행진한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애니메이션의 한 장면 같은 SNS ‘인증용’ 시위 이미지를 통해 젊은 세대의 관심과 참여를 독려한다. 군부를 녹색 돼지 머리로,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을 붉은 하이힐로 대비시킨 작품을 만들어 온 현지 그래픽 디자이너 코키아우 난다는 “미얀마 저항의 역사에서 우리는 유혈 사태와 함께 상당히 공격적이고 대립적으로 대응했다”고 돌아봤다. 그는 “새로운 접근 방식은 (군부를 덜 자극해) 위험을 줄이고, 더 많은 이들이 시위에 참여하게 한다”고 했다. 온라인 사이트 ‘자유를 위한 예술’(Art for Freedom)은 표지판과 스티커, 티셔츠 등에 인쇄할 수 있는 디자인을 무료로 만들어 배포한다. 앞서 홍콩, 대만, 태국 등 다른 아시아 지역에서 벌어진 민주화 시위도 미얀마 청년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이들은 국경을 초월해 반독재, 반권위주의에 대한 의식을 공유한다. 대표적인 게 세 손가락 경례다. 영화 ‘헝거게임’에서 나온 제스처인데, 태국 반정부 시위에서 쓰인 후 미얀마에서도 저항의 상징이 됐다. 미얀마 젊은이들은 다른 아시아 지역 국가들과 온라인 기반 네트워크 ‘밀크티 동맹’(Milk Tea Alliance)을 맺고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이들은 세 손가락 경례 사진을 게시하고, ‘#SupportCDM’, ‘#SaveMyanmar’ 같은 해시태그로 전 세계와 소통한다. 시위대의 목표는 수치 국가고문이 이끌던 집권당 민주주의민족동맹(NLD)보다도 포괄적이다. 양곤대 학생회는 완전한 민주주의와 2008년 군사헌법 폐지 이외의 어떤 것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밝혔고, 소수민족 라카인과 카렌 시위대는 자결권과 연방주의를 내세우고 있다. 요컨대 군부 정권을 몰아내는 것과 함께 기존 정권도 거부하며 과거의 적폐와 단절하겠다는 뜻이다. 포린폴리시는 “시민 불복종 운동은 과거 집회의 파업과 비슷하지만 훨씬 뚜렷한 목표와 방법이 있다”고 했다.●군부 여전한 ‘벽’… “고립은 안 돼” 이들의 항거가 이번에는 완전한 민주화를 가져올 수 있을지는 확실하지 않다. 수십 년간 국가를 장악한 군대가 워낙 막강하기 때문이다. 흘라잉 등 군부는 민주정부 출범 이후에도 권력을 유지했다. 의회의 4분의1에 해당하는 의석을 군에 할당해 헌법을 개정하기 어렵게 만들었고, 내무·국방·국경경비 등 3개 주요 부처를 맡아 통제했다. 또 군부는 대표적인 대기업 미얀마경제공사(MEC)와 미얀마경제홀딩스(MEHL)를 소유하고 있는데 보석, 구리, 통신, 의류 등 광범위한 부문에 투자하는 이 두 기업에 대한 궁극적인 권한을 흘라잉이 갖고 있다. 미얀마 일반 시민의 의식이 변한 것처럼 군부의 이데올로기가 예전 같지 않다는 것도 난관이다. 미얀마 국제 위기그룹의 전 수석분석가 모르텐 페데르센은 호주전략정책연구소(ASPI)에 기고한 글에서 “1960~1980년대 군 장교들은 민주주의의 ‘악함’을 주입받았지만, 그 이후의 군인들은 헌법이 ‘다당 민주주의 체제’로 부르는 것을 보호하는 게 의무라고 배웠다”며 “현 세대 군인은 이전 세대와 매우 다른 삶을 살았다”고 짚었다.미얀마 싱크탱크인 양곤 탐파디파 기관 대표 킨 자우 윈도 이번 군부 쿠데타는 잔인하게 이뤄진 과거와는 다르다고 봤다. 그는 “군부가 사용하는 성명과 언어가 매우 제한적이다. 마치 시민들을 달래는 것 같다”며 “과거에는 기존 헌법이 버려졌지만, 이번에는 이를 유지하는 것도 다르다”고 했다. 군부 정권이 강경 진압을 이어 가면서도 기존 체제를 완전히 무너뜨리진 않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 대변인은 지난해 부정선거가 벌어졌다는 의혹과 코로나19 퇴치 등을 강조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들을 대하는 국제사회의 고민도 깊어진다. 유엔과 미국, 유럽 각국 등이 반발 성명을 내고 압박 수위를 높여 가고 있지만, 자칫 더 큰 유혈 사태로 번질 우려 때문이다. 페데르센은 “돌이킬 수 없는 위기로 확대되기 전까지 국제사회는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시위대와 군경의 대립이 심해지면 민간 정부로의 이양은 더 멀어진다. 30년간의 진보가 비극으로 끝나지 않는 유일한 방법은 타협”이라고 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세 손가락 항거·피규어 행진’… MZ세대, 미얀마를 바꾼다

    ‘세 손가락 항거·피규어 행진’… MZ세대, 미얀마를 바꾼다

    모바일에 익숙한 젊은층이 시위 주도군부가 인터넷 끊자 블루투스로 소통애니메이션 한 장면 같은 SNS 인증샷 풍자 그라피티 등으로 시위 참여 독려 젊은 장교 중심 軍내부도 변화 움직임 NYT “미얀마 집회, 카니발 같은 느낌”1962년, 1988년, 그리고 2021년. 군부 세력을 몰아내려는 미얀마 민중의 열망은 수십 년에 걸쳐 이어졌지만, 이 여정은 번번이 벽에 부딪혔다. 지난 1일 발발한 미얀마 군부 쿠데타 이후에도 전국적으로 2주 넘게 항의 시위가 벌어지며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지금까지 사망한 인원은 총 4명, 부상당한 이들은 수백 명이다. 지난 19일 수도 네피도에서 20세 여성 미야 트웨트웨 카인이 경찰의 총을 맞고 뇌사에 빠졌다가 사망하며 처음 희생됐고, 20일에는 경찰이 시위대에 고무탄과 실탄 등을 난사해 만달레이와 양곤에서 3명이 숨졌다. 그럼에도 ‘미얀마의 봄’을 향한 희망의 불꽃은 여전히 타오른다. 시민들은 유혈 진압에도 굴하지 않고 “내가 카인이다”라며 시위를 이어 간다. ‘21세기는 20세기와 다를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이번엔 다르다… 청소년 위주로 SNS서 소통 이번의 시위는 과거와는 확연히 다른 양상을 보인다. 민주화운동에서도 ‘세대교체’가 이뤄지며 집회 방식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켜서다. 악을 몰아낸다는 의미가 있는 냄비 두드리기, 오토바이 경적 울리기 등 ‘전통적인’ 시위를 이어가는 한편 젊은층을 중심으로 온라인 결속도 강화했다. 시민 불복종 운동(CDM·Civil Disobedience Movement)은 온라인과 모바일 환경에 익숙한 청소년을 중심으로 시작됐다. 인터넷에 연결되지 않아도 블루투스를 이용해 100m 이내 다른 사용자에게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스마트폰 앱 ‘브리지파이’는 쿠데타 이후 몇 시간 만에 60만회 이상 다운로드됐다. 페이스북의 CDM 페이지 팔로어도 22만 7000명이 넘는다. 현지 매체 이라와디는 “1988년엔 시민들이 시위를 끝내고 흩어지기 전 다음 계획을 입소문으로 전달하곤 했다. 인터넷은 말할 것도 없고 유선 전화조차 없었다”며 “요즘 시위대, 특히 청년이 온라인 대화방과 SNS에서 집회를 준비하는 방식은 인상적이고 조직적”이라고 평했다. 한 세대를 거치며 시민의 의식 수준이 진화했다는 것도 큰 변화다. CNN은 “심각한 경제 불평등이나 민족적 분쟁은 여전하지만, 주요 도시는 과거와 완전히 다르다”며 “군대가 마지막으로 통치한 이후 미얀마는 사회적 자유를 누렸고, 외국인 투자나 중산층 확대와 함께 엄청나게 변화했다”고 했다. 10년 전만 해도 휴대폰 유심 칩이 1000달러였지만 이제는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고, 시민들은 SNS에서 빠르게 소통한다는 것이다. 군부가 쿠데타 이후 계속 인터넷 접속을 차단하는 것도 결집을 막기 위해서다. 네트워크 모니터링 단체 넷블록스에 따르면 일주일째 미얀마 내 인터넷 접속량은 평소의 15~20% 수준으로 떨어졌다. 미 외교전문매체 포린폴리시는 “미얀마의 젊은 운동가들은 어두운 과거로 돌아갈까 봐 두려워하지만, 그들이 변혁적인 결과를 낳을 거라고 확신하고 있다”고 봤다.●초국가 연대로 결집하고 정보 공유 젊은 세대는 과거의 진지하고 경직된 시위 문화도 바꿨다. 뉴욕타임스(NYT)는 “미얀마에서 매일 벌어지는 거리 집회는 카니발 축제 같은 느낌을 준다”며 “그라피티 아티스트는 건물과 벽에 민 아웅 흘라잉 군 최고사령관을 조롱하는 그림을 그리고, 시인들은 성난 시로 항의하고, 만화가 노조는 직접 그린 피규어를 들고 거리를 행진한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애니메이션의 한 장면 같은 SNS ‘인증용’ 시위 이미지를 통해 젊은 세대의 관심과 참여를 독려한다. 군부를 녹색 돼지 머리로,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을 붉은 하이힐로 대비시킨 작품을 만들어 온 현지 그래픽 디자이너 코키아우 난다는 “미얀마 저항의 역사에서 우리는 유혈사태와 함께 상당히 공격적이고 대립적으로 대응했다”고 돌아봤다. 그는 “새로운 접근 방식은 (군부를 덜 자극해) 위험을 줄이고, 더 많은 이들이 시위에 참여하게 한다”고 했다. 온라인 사이트 ‘자유를 위한 예술’(Art for Freedom)은 표지판과 스티커, 티셔츠 등에 인쇄할 수 있는 디자인을 무료로 만들어 배포한다. 앞서 홍콩, 대만, 태국 등 다른 아시아 지역에서 벌어진 민주화 시위도 미얀마 청년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이들은 국경을 초월해 반독재, 반권위주의에 대한 의식을 공유한다. 대표적인 게 세 손가락 경례다. 영화 ‘헝거게임’에서 나온 제스처인데, 태국 반정부 시위에서 쓰인 후 미얀마에서도 저항의 상징이 됐다. 미얀마 젊은이들은 다른 아시아 지역 국가들과 온라인 기반 네트워크 ‘밀크티 동맹’(Milk Tea Alliance)을 맺고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이들은 세 손가락 경례 사진을 게시하고, ‘#SupportCDM’, ‘#SaveMyanmar’ 같은 해시태그로 전 세계와 소통한다. 시위대의 목표는 수치 국가고문이 이끌던 집권당 민주주의민족동맹(NLD)보다도 포괄적이다. 양곤대 학생회는 완전한 민주주의와 2008년 군사헌법 폐지 이외의 어떤 것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밝혔고, 소수민족 라카인과 카렌 시위대는 자결권과 연방주의를 내세우고 있다. 요컨대 군부 정권을 몰아내는 것과 함께 기존 정권도 거부하며 과거의 적폐와 단절하겠다는 뜻이다. 포린폴리시는 “시민 불복종 운동은 과거 집회의 파업과 비슷하지만 훨씬 뚜렷한 목표와 방법이 있다”고 했다.●군부 여전한 ‘벽’… “고립은 안 돼” 이들의 항거가 이번에는 완전한 민주화를 가져올 수 있을지는 확실하지 않다. 수십 년간 국가를 장악한 군대가 워낙 막강하기 때문이다. 흘라잉 등 군부는 민주정부 출범 이후에도 권력을 유지했다. 의회의 4분의1에 해당하는 의석을 군에 할당해 헌법을 개정하기 어렵게 만들었고, 내무·국방·국경경비 등 3개 주요 부처를 맡아 통제했다. 또 군부는 대표적인 대기업 미얀마경제공사(MEC)와 미얀마경제홀딩스(MEHL)를 소유하고 있는데 보석, 구리, 통신, 의류 등 광범위한 부문에 투자하는 이 두 기업에 대한 궁극적인 권한을 흘라잉이 갖고 있다. 미얀마 일반 시민의 의식이 변한 것처럼 군부의 이데올로기가 예전 같지 않다는 것도 난관이다. 미얀마 국제 위기그룹의 전 수석분석가 모르텐 페데르센은 호주전략정책연구소(ASPI)에 기고한 글에서 “1960~1980년대 군 장교들은 민주주의의 ‘악함’을 주입받았지만, 그 이후의 군인들은 헌법이 ‘다당 민주주의 체제’로 부르는 것을 보호하는 게 의무라고 배웠다”며 “현 세대 군인은 이전 세대와 매우 다른 삶을 살았다”고 짚었다. 미얀마 싱크탱크인 양곤 탐파디파 기관 대표 킨 자우 윈도 이번 군부 쿠데타는 잔인하게 이뤄진 과거와는 다르다고 봤다. 그는 “군부가 사용하는 성명과 언어가 매우 제한적이다. 마치 시민들을 달래는 것 같다”며 “과거에는 기존 헌법이 버려졌지만, 이번에는 이를 유지하는 것도 다르다”고 했다. 군부 정권이 강경 진압을 이어 가면서도 기존 체제를 완전히 무너뜨리진 않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 대변인은 지난해 부정선거가 벌어졌다는 의혹과 코로나19 퇴치 등을 강조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들을 대하는 국제사회의 고민도 깊어진다. 유엔과 미국, 유럽 각국 등이 반발 성명을 내고 압박 수위를 높여 가고 있지만, 자칫 더 큰 유혈 사태로 번질 우려 때문이다. 페데르센은 “돌이킬 수 없는 위기로 확대되기 전까지 국제사회는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시위대와 군경의 대립이 심해지면 민간 정부로의 이양은 더 멀어진다. 30년간의 진보가 비극으로 끝나지 않는 유일한 방법은 타협”이라고 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신·박 ‘어정쩡한 동거’… 앙금 해소 안 돼 결국 교체 가능성도

    신·박 ‘어정쩡한 동거’… 앙금 해소 안 돼 결국 교체 가능성도

    검찰 고위직 인사를 두고 박범계 법무부 장관과 갈등을 빚었던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이 22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거취를 일임하고 “최선을 다해 직무를 수행하겠다”고 밝히면서 초유의 사의 파동은 일단락됐다. 지난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극한 갈등으로 홍역을 치렀던 여권으로서는 그때와는 결이 다른 ‘우리 쪽 사람’(신 수석·박 장관)끼리의 갈등에서 비롯된 레임덕(임기 말 권력 누수) 우려 등 상처를 최소화한 모양새다. 하지만 신뢰 관계가 허물어진 신 수석과 박 장관의 ‘앙금’이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현직 수석비서관이 대통령의 만류에도 사의를 고수한 사실이 외부로 공개되면서 문 대통령의 리더십이 내상을 입은 것도 사실이다. 신 수석의 거취와는 별개로 검찰개혁을 둘러싼 청와대와 검찰의 뿌리 깊은 불신을 해소하지 않는다면 유사한 상황이 언제든 재현될 수 있다는 점도 분명해졌다. 임기 1년 2개월여를 남겨 놓은 문재인 정부로선 파동의 ‘여진’을 최소화하면서도 검찰개혁 드라이브를 이어 가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청와대는 이날 신 수석의 사실상 사의 철회를 공개하면서 휴가 중 신 수석이 법무부와 검찰 중간간부 인사와 관련한 협의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신 수석이 문 대통령의 재가를 받지 않고 지난 7일 검찰 고위직 인사를 발표한 박 장관에 대한 감찰을 요구했다는 언론 보도는 사실무근이란 점을 강조했다. 대통령의 재가 없이 인사가 발표됐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신 수석의 복귀 후에도 박 장관과의 갈등이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를 경계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이날 오후 발표된 검찰 중간간부 인사에서는 당초 보수 언론의 예측과는 달리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월성 원전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 등 정권이 껄끄러워할 만한 중요 수사팀의 부장검사들은 물론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과 갈등을 빚었던 간부들도 유임됐다. 지난 7일 검찰 인사와 달리 신 수석의 의견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여권 관계자는 “이번 인사에선 신 수석의 뜻을 존중하려는 분위기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신 수석에 대한 ‘재신임’ 여부를 청와대가 명확하게 밝히지 않은 점을 두고는 해석이 엇갈린다. 코로나19 방역에 올인해야 할 시점에 참모 한 명의 거취로 일주일 가까이 정국 혼란을 빚은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즉각 재신임을 하기보다는 인사권자가 시간을 두고 다시 역할을 부여하는 모양새를 만들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대통령의 재신임 의지는 분명하다”며 “서초동발(發)로 이런저런 얘기들이 흘러나오면서 사태가 흘러갔던 측면이 있는 만큼 정리를 하려면 적절한 형식이 필요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문 대통령이 재신임을 하더라도 적절한 시점에 교체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검찰개혁의 제도적 완결을 지향하는 여권 핵심부가 검찰 출신인 신 수석의 한계를 절감했다는 것이다. 취임 50여일밖에 안 된 대통령의 측근 출신 수석과 친문(친문재인)이자 검찰개혁 강경 그룹으로 분류되는 박 장관이 갈등을 빚는 ‘내전’ 상황을 해소해야 했지만, 검찰개혁 전선이 매듭지어지는 시점에서 교체는 불가피하다는 기류가 여권 내에는 여전히 존재한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트럼프랑 엮이기 싫어?…펜스 전 부통령, 트럼프 참석 행사 초청 거절

    트럼프랑 엮이기 싫어?…펜스 전 부통령, 트럼프 참석 행사 초청 거절

    마이크 펜스 전 미국 부통령이 이달 말 플로리다 주 올랜도에서 열리는 보수정치행동회의(CPAC) 콘퍼런스의 초청을 거절했다고 미 폭스뉴스 등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행사에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퇴임 후 처음으로 공식석상에 나서는 자리가 될 것으로 알려진 행사다. 의회 난입 사태 이후 트럼프에 거리 두는 펜스폭스뉴스는 소식통을 인용해 펜스 전 부통령이 이번 콘퍼런스의 연사로 초청됐지만 초청을 거절했다고 전했다. CNN방송도 행사 주최 측이 ‘참석하지 않겠다’는 펜스 전 부통령의 마음을 돌리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CPAC는 활동가와 싱크탱크 인사, 공화당 의원들이 대거 출동하는 보수 진영의 연례행사로, 올해 행사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 외에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 테드 크루즈, 릭 스콧, 톰 코튼 상원의원 등 보수 측의 내로라하는 인사들이 연사로 참석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행사 마지막날인 28일 연설을 할 계획이라고 폭스뉴스는 전했다. 펜스 전 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임 당시 온갖 돌출 발언과 행동을 일삼아도 흔들리지 않고 묵묵히 대통령을 보좌해 온 충신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그러나 지난 대선 이후 두 사람 간의 균열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달 6일 발생한 트럼프 지지자들의 미 의회 난입 사태를 계기로 펜스 전 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등을 돌렸다는 평가가 나왔다. 실제 펜스 전 부통령은 지난달 20일 트럼프 전 대통령의 퇴임 환송 행사에도 가지 않고, 대신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 부부가 백악관을 마지막으로 떠나면서 전용 헬기 ‘마린원’에 탑승하며 작별을 고하는 자리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펜스, ‘차기 대권’ 노리고 낮은 행보?트럼프 전 대통령 퇴임 이후에도 펜스 전 부통령은 언론 등에 노출을 최대한 자제하고 향후 행보 등에 관해서도 공개 언급을 삼가는 등 ‘로키’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와 관련,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보좌관은 폭스뉴스에 펜스 전 부통령이 ‘고의적으로’ 로키 행보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 의회매체 더힐도 펜스 전 부통령이 퇴임 후 최소 6개월 동안은 언론 노출을 자제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그가 이처럼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부터 거리를 두고 조용히 있는 배경에 자신의 정치적 앞날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그가 공화당의 ‘잠룡’ 중 한 명으로 워싱턴 정계 외곽에서 차기 대선을 준비하는 활동에 나섰다는 것이다. 앞서 NBC방송은 펜스 전 부통령이 후원금 모금 등을 위한 독자 조직 출범 준비에 나섰다고 지난달 31일 보도했고, 미 대표적 보수성향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도 펜스 전 부통령이 특별초빙연구원으로 합류했다고 지난 4일 밝혔다. 트럼프, 향후 계획 밝히고 바이든 비판할 듯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CPAC 연설에서 공화당의 미래에 대한 자신의 계획을 밝히고 바이든 대통령의 이민 정책 등을 강력 비판할 것으로 알려졌다. 마크 쇼트 펜스 전 부통령 비서실장은 20일 CNN방송 인터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펜스 전 부통령이 서로 “우호적으로 헤어졌다”면서 이후에도 두 사람이 (공화당의 미래 등에 관해) 서로 대화를 나누고 있다고 전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입천장 까져도 홀라당… 바다향 매생이 호로록

    입천장 까져도 홀라당… 바다향 매생이 호로록

    전남 남해안에 매생이가 풍년이다. 수심이 상대적으로 낮은 해안가는 끝물이다. 깊은 곳에서는 3월까지도 생산된다. 매생이는 한때 김양식장 ‘잡초’로 여겨졌다. 어민들은 양식장 김발에 달라붙는 매생이를 제거하느라 애를 먹었다. 골칫거리였던 게 지금은 귀한 대접을 받는다. 요즘 같은 겨울에는 건강식 또는 해장국으로 그만이다. 뜨끈한 매생이국은 목을 넘기는 부드러운 식감과 입안에 퍼지는 바다 향이 일품이다. 10여년 전 만화가 허영만의 ‘식객’에 ‘매생이의 계절’이 소개되면서 ‘국민 음식’으로 떠올랐다. 녹조류인 매생이는 원래 ‘잉여’가 아니었다. 조선조에는 궁중음식으로 진상됐다. 정약전의 자산어보에는 “누에실보다 가늘고 쇠털보다 촘촘하며 길이가 수척에 이른다. 국을 끓이면 연하고 부드럽다. 서로 엉키면 풀어지지 않고 맛은 달고 향기롭다”고 기록돼 있다. 예부터 선조들이 즐기던 해조류였으나 1980~90년대에 유행하던 김양식에 잠시 밀려났을 뿐이다. 매생이 인기는 최근 상종가다. ‘웰빙과 다이어트’ 열풍에 힘입은 덕택이다. 특히 냉동과 건조 기술이 발달하면서 겨울 한철 식품에서 사계절 음식으로 변신했다. 호남지방의 웬만한 도시에는 매생이 음식을 주 메뉴로 파는 식당이 즐비하다. 남녀노소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건강식품으로 각광받고 있다.●장흥 매생이가 최고 매생이는 생육 조건에 따라 맛과 향 등 품질 차이가 크다. 우리나라 매생이의 대부분은 전남 완도~장흥 대덕·회진~보성~고흥 해안으로 이어지는 득량만에서 나온다. 득량만은 해양 수중 환경지표인 ‘잘피’ 군락이 번성할 정도로 청정 갯벌이 발달해 있다. 이런 환경에 적절한 수온·유속·조수 간만의 차이 등이 더해지면서 매생이 생육 조건과 딱 들어맞는다. 완도 고금·약산도~득량만 초입에 위치한 장흥 대덕 매생이는 품질이 최고로 꼽힌다. 장흥산은 입안에 착착 달라붙는다고 해서 ‘찰매생이’로도 불린다. 장흥군에 따르면 대덕읍 등 160여 어가가 매년 1000여t을 생산한다. 한때 초콜릿 등 과자와 건강 기능식품으로 가공되기도 했으나 현재는 주로 생물 또는 동결 건조 상태로 유통된다.우리나라에서 매생이 양식이 처음 이뤄진 곳도 장흥 대덕읍 내저마을이다. 이 마을에는 현재 50여 가구 중 20여 가구가 매생이를 양식한다. 앞바다에 장대를 세워 발을 펼치고 매생이 포자를 붙이는 방식이다. 조권규(53)씨는 “동네 앞바다가 매생이 생육조건에 최적이란 사실이 우연한 기회로 알려졌다”며 “같은 해역이라 할지라도 수심과 조류, 일조량 등에 따라 품질이 크게 다르다”고 말했다. 조씨에 따르면 20여년 전 마을의 한 주민이 김과 파래를 생산하기 위해 대나무 발을 설치했다. 그러나 김 등 상품성 있는 해조류는 붙지 않고 시퍼런 매생이가 치렁치렁 자라났다. 매생이를 버리기 아까워 읍내 전통시장에 내다 팔기 시작했다. 소비자들의 반응이 의외로 좋았다. 김양식장보다 관리하기 쉽고 잘 팔린다는 소문이 퍼졌다. 같은 마을 주민 몇 명이 매생이 양식에 가세했다. 해마다 풍성한 수확을 내줬다. 때마침 허영만이 만화로 소개한 데다 웰빙 열풍도 불며 불티나게 팔렸다. 마침내 20여 가구가 마을 앞바다 40㏊에 양식장을 설치하고 공동 생산한다. 이웃 마을인 옹암리를 비롯해 인근 보성·강진·완도 약산 등 득량만 일대 전 해역으로 생산지가 확대됐다.이 가운데 천혜의 자연조건을 갖춘 내저마을 매생이를 최고로 친다. 때깔부터 다르다. 더 검푸른 빛을 띠고 끓이면 솜사탕처럼 부드러운 식감이다. 마을 앞바다가 썰물 때 뻘밭이 드러나고 밀물 때 평균 수심도 2m에 불과할 정도로 낮다. 양식장 발에 붙은 매생이는 물이 써면 자연스레 뻘 바닥에 달라붙는다. 청정 갯벌에서 각종 미네랄을 흡수한다. 양식장 앞바다는 내륙 쪽으로 반구형을 띠고 있다. 난바다에서 아무리 큰 파도가 치거나 사리 때 물살이 거세게 흘러도 이곳은 호수처럼 잔잔하다. 지형이 북서풍을 막아 준다. 이는 매생이 포자의 활착과 생육에 최적 조건이다. 겨울 한철 가구당 7000만~8000만원을 버는 효자 수산물이다.●매생이는 다이어트와 속풀이에 안성맞춤 매생이국은 술을 마신 후 숙취 해소용으로 으뜸이다. 콩나물보다 아스파라긴산과 비타민이 3배 이상 많이 함유된 것으로 알려졌다. 철분이 풍부해 노장년층 여성들이 선호하는 식품이다. 칼륨·아이오딘·칼슘 등이 많이 들어 있어 뼈질환자나 성장기 아이들에게도 좋다. 칼로리가 적고 식이섬유 덩어리로 이뤄진 만큼 다이어트 식품으로 각광받는다. 다른 해조류에 비해 비타민 등 각종 미네랄이 풍부하다. 매생이를 파는 음식점은 10여년 전쯤부터 생산지인 장흥읍 ‘정남진 토요시장’ 일대를 중심으로 성업하기 시작했다. 한우와 키조개·표고버섯 등 기존 지역 특산품 ‘3합’ 음식에 자연스레 매생이가 더해졌다. 토요시장에는 ‘황손 두꺼비 식당’, ‘끄니 걱정’ 등 매생이 탕이나 국을 파는 식당이 즐비하다. 상설시장과 오일장이 결합된 이색적 전통 시장으로 단체 관광객이 주 고객이다. 이곳에서 10여년간 식당을 운영하는 위효숙(65·여)씨는 “코로나19 사태로 손님이 줄긴 했지만 주말에는 외지인들이 꽤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위씨는 말린 디포리(밴댕이)와 멸치를 반반씩 섞고 무·양파·다시마를 끓여 육수를 만든다. 이 육수에 매생이와 키조갯살을 잘게 썰어 넣고 잠깐 끓인 뒤 생굴을 넣어 살짝 익힌다. 참기름 몇 방울을 넣으면 고소함이 더해진다. 매생이는 지역과 취향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요리된다. 전라도 해안가에서는 매생이를 국물이 거의 없이 뻑뻑한 상태로 끓여 먹는다. 솥에 매생이가 잠기지 않을 정도로 물을 살짝 넣고 국자 등으로 휘저으면서 2~3분 정도 끓인다. 간장으로 가볍게 간을 해서 먹는다. 대도시 일부 식당은 상대적으로 국물을 더 많이 붓고 생굴 등을 넣어 끓여 낸다. 산낙지를 칼로 잘게 쪼아 매생이와 버무린 뒤 부침개로 지져 먹기도 한다. 김치를 잘게 썰어 넣은 매생이국을 비롯해 칼국수·떡국·죽·계란말이·탕 등 다양한 요리로 응용된다. 매생이는 뜨거울 때 입이 데기 십상이니 조심해야 한다. 딸을 못살게 구는 ‘미운 사위’에게 장모가 내놓는 음식이란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다. 매생이를 끓이면 엽체가 머리카락처럼 촘촘하게 뭉쳐지면서 열기를 속에 담는다. 김도 많이 나지 않고 색깔도 검푸르러 차가운 음식으로 착각하기 일쑤다. 조심하지 않고 덥석 삼키다간 입천장이 홀랑 벗겨지기도 한다. 겨울철에 차갑게 식혀 먹어도 그만이다. 광주에서 매생이 요리집을 운영하는 이모(61·여)씨는 “제철인 요즘 나는 매생이 맛이 최고”라며 “찬바람이 부는 겨울날 특별식으로 즐기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靑 “어떤 식으로든 정리될 것”… 與 “참모 1명에 휘둘려선 안돼”

    靑 “어떤 식으로든 정리될 것”… 與 “참모 1명에 휘둘려선 안돼”

    野 레임덕 공세 속 4월 보선에 악재‘불편한 속내’ 與 일각 출구 찾기 모색與 “申 사의 고수하면 후임 임명해야”사의 접더라도 정상 소통 어렵다 판단여권, 朴·申 갈등설 배후로 검찰 의심검찰 고위급 인사를 둘러싸고 박범계 법무부 장관과 갈등을 빚은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이 나흘째이자 마지막 ‘숙고의 시간’을 보낸 21일, 당청은 사태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신 수석이 사의를 번복할 가능성은 작지만, 마지막 설득에 나서는 등 봉합에 대한 기대감을 아예 놓지는 않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여권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의 만류에도 신 수석이 사의를 고수하고 있는 데 대해 불편한 속내와 함께 ‘출구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참모 한 명의 거취에 여권 전체가 휘둘리는 것처럼 비치는 데다 야권에서 ‘레임덕’(임기 말 권력누수) 프레임을 걸어 공세를 펼치는 상황이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는 물론 문 대통령의 임기 내내 악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신 수석이 복귀하는 ‘그림’이 그나마 상처가 덜하겠지만, 더이상 끌려다니는 모양새는 안 된다는 공감대도 분명해 보인다. 신 수석이 22일 출근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문 대통령 주재로 오후에 열리는 수석·보좌관회의에 참석할지도 관심이다. 전날 신 수석과 관련한 보도에 “무리한 추측 보도를 자제해 달라”고 거듭 요청했던 청와대는 이날 극도로 말을 아꼈다. 청와대 관계자는 “신 수석이 숙고를 했고, 우리도 할 수 있는 일은 다 했으니 기다려 보자”면서 “내일 어떤 식으로든 정리가 될 것”이라고만 했다. 신 수석의 복귀와 원만한 해결을 기대하던 더불어민주당은 국면 전환을 고심하고 있다. 민주당 고위 관계자는 “사의를 고수한다면 후임 민정수석을 임명하면 될 일”이라며 “코로나19 극복과 민생에 집중해야 할 때에 청와대 참모가 인사 문제로 온 나라를 들었다 놨다 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말했다. 한 최고위원도 “논란을 길게 끌수록 지지자들의 불만은 더 높아지고, 지도부도 반영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이러한 여권 기류 변화에는 신 수석이 극적으로 사의를 접더라도 더이상 박 장관과의 정상적인 협의·소통은 물론 문 대통령과의 관계도 예전과 같을 수는 없을 것이란 우려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 한편 여권은 이번 파동 확산의 배후로 검찰을 의심하고 있다. 검찰 중간간부 인사를 위한 인사위원회가 22일 예정된 상황에서 윤석열 검찰총장 측에서 신 수석의 부재 중 인사가 결정된 것처럼 흘리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신 수석의 의중이 법조계 지인들을 통해 전언으로 흘러나오는 배경에도 청와대를 흔들려는 의도가 담겼다는 게 대체적인 기류다. 다만 검찰에 대해 부글부글하면서도 신 수석의 거취가 최종 결정되지 않은 데다 문 대통령의 리더십과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확전을 피하려는 분위기다. 당내에서는 “고위급이 소통 중”이라며 이낙연 대표가 나선 데 대한 불만도 감지된다. 한 관계자는 “대통령 참모의 일에 당이 나서는 모양 자체가 적절하지 않았다”고 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신·박’ 갈등 속 권력수사팀 교체 vs 유임… 오늘 檢인사위서 갈린다

    ‘신·박’ 갈등 속 권력수사팀 교체 vs 유임… 오늘 檢인사위서 갈린다

    검찰 고위간부 인사를 계기로 불거진 신현수(63·사법연수원 16기) 민정수석과 박범계(58·23기) 법무부 장관의 갈등이 파국으로 치닫는 가운데 검찰 중간간부 인사를 위한 검찰인사위원회가 22일 열린다. 이번에도 윤석열(61·23기) 검찰총장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인사안이 나온다면 법무부와 검찰 간 냉기류는 계속될 전망이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22일 오전 10시 정부과천청사에서 검찰인사위원회를 개최하고 부·차장검사급 승진·전보 인사를 논의한다. 중간간부 인사는 이르면 22일 오후 늦게 단행될 것으로 관측된다. 중간간부 인사의 관건은 권력 수사를 맡은 간부진의 교체 여부다. 특히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에 대한 불법 출국금지 의혹을 수사하는 이정섭(50·32기) 수원지검 형사3부장과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을 수사하는 이상현(47·33기) 대전지검 형사5부장의 거취에 관심이 쏠린다. 두 사건 모두 한창 주요 피의자 조사가 진행 중이라 지휘부가 교체되면 수사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서울중앙지검 간부 중에는 채널A 사건을 맡은 변필건(46·30기) 형사1부장과 이용구 법무부 차관의 택시기사 폭행 사건을 수사 중인 이동언(45·32기) 형사5부장,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을 수사한 권상대(45·32기) 공공수사2부장의 거취가 관심거리다. 특히 변 부장검사는 한동훈(48·27기) 검사장 사건 처리를 두고 이성윤(59·23기) 서울중앙지검장과 마찰을 빚어 교체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재경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이미 수사팀이 무혐의 결론을 내렸다고 해도 이 지검장과 코드가 맞는 새 지휘부를 앉혀 다시 수사하려 들지 않겠느냐”고 꼬집었다. 반면 윤 총장 징계 사태에 깊이 관여했던 박은정(49·29기) 법무부 감찰담당관과 김태훈(50·30기) 법무부 검찰과장은 영전 가능성이 거론된다. 친정부 성향으로 꼽히는 임은정(47·30기) 대검 감찰정책연구관을 감찰과장으로 승진시킬 것이란 이야기도 나온다. 법무부와 대검 실무진은 지난주 구체적인 인사안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윤 총장 측은 수사 연속성을 이유로 주요 수사팀의 유임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번 인사에서 대검 입장이 얼마나 반영될지를 두고 검찰 내부는 회의적인 분위기다. 정희도(55·31기) 청주지검 부장검사는 최근 검찰 내부망을 통해 “‘어느 부장이 법무부에서 충성 맹세를 했고 인사에서 요직으로 갈 예정’이라는 등 소문이 들린다”면서 “검사장 인사를 보고 난 후라 그냥 웃어넘기기 어렵다”고 밝혔다. 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