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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핵연료봉 인출” 북핵 새국면] 벼랑끝 타협·핵용인후 경제봉쇄 갈림길

    [“핵연료봉 인출” 북핵 새국면] 벼랑끝 타협·핵용인후 경제봉쇄 갈림길

    ■ 北·美 전략 전문가 진단 북한의 폐연료봉 인출 선언으로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 최악의 경우 미국이 북한의 핵 보유에 대해 물리적 타격을 하지 않고 사실상 용인하는 대신 경제봉쇄를 강화하는 전략을 택할지도 모른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이는 북한의 핵실험은 곧바로 미국의 선제공격으로 연결될 것이란 일각의 전망과는 다른 것이어서 주목된다. 장성민(세계와 동북아포럼 대표) 전 의원은 12일 기자에게 “미국은 북한이 협상용으로 폐연료봉 인출 선언을 했다는 것을 뻔히 알고 있기 때문에 쉽게 양보를 하지 않을 것이고, 특히 부시 행정부의 네오콘(신보수주의자)들은 과거 클린턴 행정부와는 성향이 전혀 달라 북한이 완전히 두손 들고 나오길 바라고 있다.”며 “미국의 반응이 북한의 기대에 못 미칠 경우 상황은 핵 재처리까지 흘러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장 전 의원은 “내가 알기로, 미국은 북한이 굳이 핵실험을 한다면 못이기는 척 용인한 뒤 정치·경제적으로 북한의 손발을 완전히 잘라 고사시키는 전략까지 각오하고 있다.”면서 “북한으로서는 핵실험을 하는 순간 협상카드도 날리고 중국을 포함해 국제사회 전체로부터도 완전히 고립되기 때문에 섣불리 도발을 하기 힘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 김태효 교수도 “설령 6자회담이 재개되더라도 지금 분위기로는 다시 파행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이렇게 되면 북한은 차제에 핵 보유를 실현해 협상력을 실질적으로 높이려 할 것이고, 미국도 중국·러시아가 북한 편이라는 한계를 감안해 아예 핵보유를 용인하는 대신 대량살상무기확산방지구상(PSI) 등으로 봉쇄하는 전략을 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북한의 ‘벼랑끝 위협’ 직후 극적 타협이 도출된 전례에 비춰 6자회담을 통해 정상화될 것이란 관측이 아직까진 우세한 편이다. 중앙대 국제대학원 김태현 교수는 “과거 북한은 대화에 나오기 전에 꼭 미사일 발사 등의 카드를 통해 몸값을 높였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이제부터는 중국이 본격적으로 중재 압력을 받으면서 적극적인 행보를 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편 김대중 전 대통령은 이날 한신대에서 행한 특별강연에서 “지금 한반도는 매우 불길한 위기국면으로 들어가고 있는 것 같다.”며 미국과 북한이 양자합의를 이룬 뒤 6자회담에서 실천을 담보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北주장 의문점 북한이 영변 5㎿원자로를 재가동한 시점은 2003년 2월로 파악됐고 가동 중단이 확인된 시점은 지난 3월 말쯤이다. 전문가들은 원자로 중단 이후 냉각시키는 데만 한달이 걸리고 연료봉 8000개를 꺼내는 작업에는 최소 두달이 걸린다고 판단하고 있다. 북한이 해리슨 선임연구원에게 “4월부터 연료봉 제거작업을 시작,3개월간 계속할 것”이라고 말한 데서 볼 수 있듯이 원자로 가동 중단시기가 4월 초를 전후한 시기라고 해도 다음 달은 돼야 끝날 것으로 예측된다. 따라서 북한이 지난 11일 영변의 5㎿ 원자로에서 폐연료봉 8000개를 꺼내는 작업을 완료했다고 발표해 인출속도가 단축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이와 관련,“인출작업을 최단기간 내 끝냈다.”고 언급해 그간 북한이 인출작업을 위해 상당한 속도를 내왔음을 시사했다. 서울대 원자력연구센터의 강정민 박사는 12일 “북한이 모방한 영국의 칼더 홀 원자로의 경우 연료봉 인출 속도가 하루 120개(0.75t) 정도지만 북한의 기술을 감안할 때 그보다 더딜 것으로 봤다.”면서 “북한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하루에 120개가 넘는 양을 뽑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폐연료봉 하나의 무게는 6.25㎏ 정도로 8000개는 50t 정도 된다. 북한의 발표가 사실이라면 ▲영변 원자로가 영국의 모델보다 더 개선된 것이거나 ▲피폭을 무릅쓰고 무리하게 작업을 강행했다는 얘기가 된다. 다른 한편으로는 북한이 작업을 완료하지 못한 채 최근 정세를 감안해 이미 끝낸 것처럼 발표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인출 이후에는 수조에 담가 냉각기를 거친다. 냉각이 끝나면 바로 재처리가 가능하다. 문제는 방사화학실험실의 재처리다. 북한측은 정상적인 가동조건에서 1년에 110t의 폐연료봉을 처리할 수 있다면서 2003년 1월부터 5개월 동안 연료봉 8000개를 재처리했다고 주장했었다. 통상 원자로 중단부터 재처리까지 9∼12개월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북한측 주장대로라면 인출한 연료봉을 재처리하는 데 6개월이면 가능하다는 추정이 나온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청와대 우려속 “차분히 대응” |타슈켄트 박정현특파원|청와대는 북한의 폐연료봉 인출 완료 주장에 대해 차분하게 대응한다는 방침에 따라 반응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노무현 대통령은 11일 실크로드의 교차점인 사마르칸드를 방문하고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타슈켄트에 남아 있던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으로부터 북한 외무성 발표와 관련한 공식 보고를 받았다고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노 대통령은 보고를 받고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노 대통령은 동포간담회에서 북한의 폐연료봉 인출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을 하지 않는 대신 북핵문제 해결의지와 통일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노 대통령은 “통일을 모두 소망하고 노력하지만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다.”면서 “천천히 할수록 무리한 비용이 들지 않고 부작용도 없이 잘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개성공단이 잘 되려면 국제적 협력을 거쳐야 하고, 이를 위해 북핵문제가 잘 풀려야 한다고 역설했다. 배석한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은 기자들에게 ‘걱정’ ‘우려’란 표현을 여러 차례 써가면서도 차분한 대응방침을 밝혔다. 반 장관은 “걱정이다. 가동중단한 지 40여일인데….”라면서 “그런 수순을 밟을 수 있다고 예상은 했지만 생각보다 빨리 진행됐다.”고 당혹감을 나타냈다. 반 장관은 “북한이 자꾸 이러니까 우리 정부로서도 우려스럽다.”면서 “관련국들이 북핵 문제에 관해 우려를 표명하고 있는 가운데 이런 일이 일어나니 걱정이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반 장관은 “공개적으로 저렇게 발표하는 것을 보면 협상을 재촉 혹은 압박하는 전략일 수도 있다.”고 분석하고 “너무 비관하거나 낙관할 것 없이 차분하게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jhpark@seoul.co.kr ■ 美·日 냉담… 中은 무반응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외신|북한의 핵 연료봉 인출 완료 발표에 대해 미국과 일본은 냉담한 반응 속에 북한의 핵 개발 계획 중단과 6자회담 조속 복귀를 촉구했다. ●미국 스콧 매클렐런 백악관 대변인은 11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언급할 것이 없다.”면서도 “북한의 도발적인 언행은 국제사회로부터 스스로를 더욱 고립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6자회담 참가국들이 북한의 행동을 우려하고 있다.”면서 “모든 참가국들이 6자회담으로 되돌아가기를 원하고 있으며, 미국도 북핵 문제를 6자회담을 통해 외교적으로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리처드 바우처 국무부 대변인도 “그들(북한)은 과거에도 비슷한 발표를 한 적이 있다.”며 무게를 두지 않으려고 애쓰는 모습이었다. 또 “북한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면서 “북한이 스스로를 고립시키지 말고 대화에 복귀, 건설적으로 돼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바우처 대변인은 이날 “유엔 안보리 회부가 반드시 문제 해결의 최선책이라고 할 수 없다.”,“미국은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해체)’라는 표현을 한동안 쓴 적이 없다.”고 밝히는 등 ‘대화 분위기 유도용’ 제스처도 이어나갔다. ●일본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는 “협상용 발언일 가능성도 있다.”며 여지를 두면서도 “6자회담에 조속히 복귀해 핵 계획을 포기하는 것이 북한에 가장 이익이란 것을 깨닫게 해야 한다.”고 반응했다. 일본 정부대변인 호소다 히로유키 관방장관은 12일 기자회견에서 “핵무기화를 완료했다는 등의 발표를 하고 있기 때문에 매우 심각하게 염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자민당의 한 간부는 이날 “북한에 상당히 구체적인 움직임이 있는 것 같다. 곧 모종의 움직임이 있을지 모른다.”고 사태 악화를 경계했다. ●중국 당국은 12일까지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은 채 사태를 관망하고 있다. 중국은 “북한 핵 개발에 대해 구체적인 정보를 갖고 있지 않다.”며 즉답을 회피해 왔다. 중국 외교부는 다만 북한의 발표가 나온 직후 로이터통신의 논평 요구에 “6자회담 당사국들이 회담 재개에 해가 되는 일을 하지 않기 바란다.”고 반응했다. 정부가 공식반응을 내놓지 않은 가운데 신화통신 등 관영매체들은 논평 없이 사실 보도에 치중했다. dawn@seoul.co.kr
  • [클릭 이슈] 우리당 기간당원제 재보선후 좌초하나

    [클릭 이슈] 우리당 기간당원제 재보선후 좌초하나

    지난 4·30 재·보선은 열린우리당이 정치 개혁의 일환으로 기간당원제를 실험한 첫 무대였다. 기간당원제는 일정한 요건을 갖춘 ‘진성당원’이 각종 당내 선거에서 투표권을 갖는 것이다. 열린우리당은 종전의 밀실·정략·금품 공천을 원천 봉쇄하는 상향식 민주주의의 골간으로 자평하고 있다. 하지만 재·보선 결과가 안겨준 실망은 컸다. 기간당원제가 일반 유권자의 정서와 동떨어진 게 아니냐는 자성론이 일었고, 평가와 해법을 놓고 개혁파와 실용파간 갈등의 조짐도 엿보였다. 지난 6일 당 지도부의 마라톤 워크숍에서도 치밀한 논쟁과 분석이 이뤄졌다. 위기감은 당내 혁신위(위원장 한명숙 상임중앙위원)를 통해 수습책을 마련한다는 선에서 봉합됐다. 하지만 혁신위에서 발전적인 대안이 마련될 수 있을지, 아니면 개혁파와 실용파간 갈등이 확대 재생산될지는 예단키 어렵다. 오는 10월 재·보선과 내년 6월 지자체 선거 등을 앞두고 당내 각 계파의 셈법이 미묘하게 엇갈릴 수 있기 때문이다. ●기간당원, 세싸움으로 변질되나 열린우리당 문희상 의장은 재·보선 참패 이후에도 “상향식 민주주의의 확고한 노하우가 없어 불안할 뿐, 기간당원제의 제도 자체를 흔드는 것은 생각할 수 없다.”고 분명히 했다. 지도부 워크숍 결과를 브리핑한 한 위원장은 “강력한 의지를 갖고 기간당원제를 견고하게 유지·발전시키기로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이 같은 지도부의 기류는 기간당원제의 첫 실험무대였던 충남 공주·연기와 경기 성남중원 등의 재선거에서 적잖은 오류가 발견됐다는 점을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문제점은 기간당원의 증감 추이에서 드러난다. 당원협의회장 선거, 재·보선 후보 경선, 전당대회 등을 앞두고 24만명에 이르렀던 기간당원은 재·보선 직후 거품처럼 사그라져 9만명 남짓 줄었다. 한 당직자는 ‘월 2000원의 당비를 3개월 이상 내지 않으면 기간당원 자격을 정지한다.’라는 당규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당내에서는 경선에 나선 후보자들이 세싸움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종이 당원’을 급조, 동원한 것이 아니냐는 주장과 우려가 제기됐다. 확인은 되지 않았지만, 자금살포설까지 나돌았다. ●기간당원과 유권자 정서의 차이 극복이 관건 패인 분석은 기간당원제 운영상의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기간당원제의 핵심은 총선이나 지자체 선거 등 각종 공직후보의 선출이다. 때문에 이번 선거 결과로 기간당원제에 의한 상향식 공직후보 선출이 유권자의 정서를 제대로 반영하고 있는 것인지부터 도마에 올랐다. 이번 선거에서 기간당원만으로 선출한 후보가 모두 낙선한 것은 열린우리당에 충격과 함께 시사점을 안겨주었다. 당내 일각에서는 “아직 기간당원제가 100% 정착할 수 있는 정치환경이 아니다.”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당선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당원뿐만 아니라 유권자도 공직 후보자 선출과정에 참여시키는 ‘국민참여경선제’ 도입이 필요하다는 논리다. 반대로 해법을 기간당원제 강화에서 찾는 시각도 있다. 기간당원의 수를 늘리고 이들의 당성(黨性)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두 시각의 차이는 당내 실용파와 개혁파간 노선 갈등으로 비쳐지고 있다. 하지만 당내에는 상향식 민주주의의 확고한 노하우를 찾기 위한 시행착오로 해석하는 의견도 있다. 이재경 원내대표 특보는 “기간당원 문제를 개혁파와 실용파의 대립 구도로만 몰아가는 것은 지나치게 갈등지향적인 시각”이라면서 “기간당원제가 가진 현실적인 한계를 보완, 발전하기 위해 고민하는 과정으로 이해해 달라.”고 주문했다. ●총대 멘 당 혁신위 숱한 논란 속에서 공은 당 혁신위로 넘어갔다. 재·보선 이후 신설된 혁신위의 시한은 3개월로 정해져 있다. 혁신위는 이 기간 동안 ‘기간당원제의 유지와 공천제의 보완’을 전제로 구체적인 보완책을 마련키로 했다. 공천 제도로는 기간당원 중심의 경선과 국민참여 경선 등 기존의 방식이 가진 문제를 개선하는 제도적 방안을 폭넓게 논의, 지도부에 보고할 예정이다. 한 위원장은 “기간당원을 늘리기 위한 운동을 신속하고 광범위하게 전개해 나갈 것”이라면서 “혁신위에 공천 연구팀도 별도 운영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혁신위의 보고안은 중앙위원회의 인준을 거쳐 확정된다. 당내에서는 혁신위의 작업이 만만치 않을 것이란 지적이 많다. 유은혜 부대변인은 “대중적 방식을 도입한 기간당원 경선제는 정당문화에서는 실험적인 시도”라고 전제한 뒤 “소모적인 노선대립이 표출되진 않겠지만, 정당사상 최초의 시도인 만큼 평가와 보완책 마련에 생산적인 논쟁이 따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결국 상향식 민주주의와 당선 가능성이라는 연립방정식의 해법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풀어나갈 것인지가 최대 관건이라는 전망이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마주 달리는 北美…예상되는 4대 시나리오

    마주 달리는 北美…예상되는 4대 시나리오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북한이 함경북도 길주에서 지하 핵폭발 실험을 준비 중이라는 뉴욕타임스 보도가 나오는 등 위기 상황이 고조되면서 북핵 문제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지난 2002년 말 북핵 위기가 재현된 이후 미국의 각종 연구소와 전문가들이 제시한 북핵 시나리오를 보면 향후 진행 방향을 어느 정도 예측해 볼 수 있다. 물론 대부분의 시나리오는 최선(외교적 해결)부터 최악(전쟁)의 상황을 모두 나열하고 있기 때문에 상반되거나 모순된 예측도 담고 있다. 그러나 시나리오가 제시한 큰 흐름에서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북한의 핵 실험이나 북·미간 무력충돌 가능성 등을 짚어볼 수 있다. 또 지금까지의 북핵 위기 상황도 대부분이 기존의 시나리오 내에서 진행되고 있다. ●“북한은 핵 실험을 할 것이다” 미국기업연구소(AEI)의 니컬러스 에버스타트 선임연구원은 지난해 아시아정책연구소(NBR)의 특별 연구과제로 발표한 ‘6개의 북핵 시나리오’에서 북한의 핵 실험을 하나의 가정으로 제시했다. 에버스타트 연구원은 북한이 지하 핵 실험에 성공할 경우 ▲한국 정부는 그동안의 대북 유화정책 실패로 국민의 불신에 직면할 것이며 ▲북한 핵 실험에 대한 대응 조치를 놓고 한·미간에 갈등이 생겨 동맹이 붕괴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또 주변국들은 북한의 비핵화와 정권교체를 위해 봉쇄와 고립정책을 협력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에버스타트는 전망했다. 미 중앙정보국(CIA)의 동아시아 책임자를 지낸 아서 브라운 위기관리그룹(CRG) 선임 부회장은 북한이 1년 안에 동굴이나 광산 갱도에서 핵 실험을 한 뒤 이를 발표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했다. 브라운 부회장은 주요 기업 고객들을 상대로 이같은 내용의 북한 핵 시나리오를 브리핑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전했다. 브라운은 핵 실험장에서 새어 나온 소량의 방사능 낙진이 일본쪽으로 흘러가면 “서울과 도쿄의 금융시장이 요동을 치고, 한국내 외국계 기업들은 철수나 사업 축소를 저울질하게 될 것이며, 미국은 대북 봉쇄조치를 취할지 아니면 다른 조치를 취할지를 놓고 논쟁을 벌이게 될 것”이라고 전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북한, 서로 선제공격한다? 에버스타트 연구원은 6개의 시나리오에서 미국과 북한 모두 상대를 선제공격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미국의 대북 선제공격은 북한이 작은 핵 장비를 국제 테러단체에 비밀리에 판매하기로 했다는 신뢰성 높은 정보를 수집하면서부터 시작될 수 있다고 에버스타트는 가정했다. 그는 미국이 공격을 개시하기 불과 몇분 전에야 대통령이 한국 대통령과 일본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공격사실을 통보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어 미군은 핵 장비를 실은 선박과 항구를 파괴하고, 북한은 서울과 주한·주일 미군기지에 보복포격을 해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에버스타트는 한국 정부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 심지어는 제대로 알리지도 않고 감행된 미국의 대북공격은 한·미 동맹의 종결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것으로 지적했다. 또 미·일 동맹에도 치명적인 영향을 끼치게 되면 미국은 고립무원의 상황에 놓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본의 교도통신은 미국이 북한과 이란 등 이른바 불량국과 테러조직이 ▲미국이나 동맹국에 대량살상 무기를 사용하거나 사용을 계획할 때 ▲생물무기 공격을 기도할 때 ▲대량살상 무기가 저장된 지하거점을 공격할 때 선제 핵 공격이 가능하다는 방침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최신 미군 문서에서 확인했다고 지난 1일 보도했다. 반면 북한이 선제공격에 나설 것이라는 시나리오도 적지 않다. 에버스타트 연구원은 북한이 “영변이 미군의 공격을 받았다.”고 주장하며 서울의 용산 미8군 기지에 수백발의 포탄을 집중 투하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이에 대해 미국이 보복을 하면 한반도에서 전면적인 전쟁이 발생할 것으로 에버스타트는 예측했다.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비공식 대변인으로 알려진 김명철(일본 조·미평화센터 소장) 박사는 최근 저서에서 “미군이 선제공격을 독점하는 시기는 이미 지났다.”면서 “김정일은 미국이 대북 선제 핵 공격을 고려하는 징후가 보이면 미 본토에 대해 선제 핵공격을 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협상과 현상유지 가능성도 에버스타트 연구원은 북핵 위기를 해결하는 최선의 시나리오로 ▲미국은 북한에 경제·외교·안보적 혜택이라는 대가를 제공하고 ▲북한은 핵무기를 신뢰할 수 있는 방식으로 영구히 제거하는 ‘윈·윈’ 방안을 제시했다. 몬테레이 국제연구소의 핵비확산센터는 지난 2003년 발표한 ‘북한의 핵 의도 평가’ 보고서에서 제시한 4개의 시나리오를 통해 북한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은 정권내 강경파와 온건파의 대립 때문에 나타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북한 내부의 문제 때문에 결정적인 대결이나 협상이 이뤄지지 못한 채 만성화된 위기 상황이 계속된다는 것이다. 한편 마르커스 놀란드 국제경제연구소(IIE)의 선임연구원은 지난해 발표한 저서 ‘김정일 이후의 한반도’에서 북한이 붕괴할 경우 남한이 부담해야 할 비용은 10년간 6000억달러(약 600조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dawn@seoul.co.kr
  • 中 조용한 5·4 기념일

    |베이징 오일만특파원|‘5·4운동’ 기념일인 4일 베이징·상하이 등 대도시들은 반일시위 없이 대체로 평온을 유지했다. 당초 베이징·상하이 대학가 등에서 ‘제2의 5·4 시위’를 촉구하는 메시지가 나돌았지만 공안 당국은 시위 참가를 촉구하는 내용을 담은 인터넷 게시판과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검색을 강화하는 한편 반일인사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 이날 시위를 원천 봉쇄했다. 베이징의 톈안먼광장은 이날 오전 18세를 맞은 중학생들의 성인식과 5·4운동 기념식이 거행돼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됐다. 톈안먼 일대는 공안 병력이 삼엄한 경계를 폈고, 일본대사관과 대사관저, 일본 상품 집결지인 하이룽(海龍) 빌딩 등 위험지역에도 경계가 강화됐다. 베이징 시내 대학생들에게는 반일시위에 참가할 경우 퇴학 등의 불이익을 당할 것이란 경고가 비밀리에 내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학생들의 시위 참가를 막기 위해 노동절 휴일인데도 불구하고 6일까지 등교토록 조치했다. 상하이에서는 이날 인민광장 등 요소 요소에서 대규모 반일시위 가능성에 대비해 공안 병력들이 삼엄한 경비를 펼쳤으며, 시민들도 노동절 연휴를 즐기는 등 특별한 징후가 발견되지 않고 있다. 공안은 또 지난달 16일 대규모 시위대의 표적이 됐던 상하이 일본총영사관 주변을 대형 컨테이너로 에워싸 사람들의 접근을 차단했고 무장경찰까지 배치했다. 베이징의 한 외교소식통은 “중국 당국은 반일시위 확대는 국제적 이미지만 훼손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중국인들도 당국의 강력한 경고와 통제 때문에 시위를 자제하고 있다.”고 밝혔다. oilman@seoul.co.kr
  • ‘알권리’ 침해·언론통제 논란

    검찰과 경찰은 25일 법의 날을 맞아 ‘수사과정의 인권보호 강화종합대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검찰의 인권보호 방안은 피의자의 인권보호를 위해 중간 수사결과 발표를 금지하고 중요 피의자의 소환을 공개하지 않는 한편 취재 기준을 어긴 언론에 대한 제재 조치를 포함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검찰은 인권방안을 위반한 수사 담당자에 대해서는 인권침해 사례에 준해 자체 감찰을 실시할 방침이다. 정상명 대검찰청 차장은 “언론의 취재경쟁으로 수사 대상자들의 피의사실이 공표돼 인권이 침해당했다는 이의제기가 잇따르고 있다.”면서 “오보 등 취재 기준을 위반한 기자에 대한 출입제한 조치 등을 강구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검찰은 국민적 여론을 수용하고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실의 문제제기 등을 감안, 이같은 방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의 이러한 방침은 주요 정치인이나 고위 공직자, 기업 총수 등 사회지도층의 비리 수사나 사회적인 관심이 집중된 사건이라도 검찰의 기소 전까지 언론의 취재와 보도를 제한해 국민의 알권리를 침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박근용 팀장은 검찰의 발표에 대해 “인권존중이란 이름으로 비리 정치인이나 경제인들에 대한 수사가 알려지지 않으면 언론과 시민사회의 중요한 역할인 권력과 수사과정의 감시 등이 봉쇄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검찰의 기소독점주의와 기소편의주의를 인정하고 있는 상황에서 검찰이 중간수사 결과를 밝히지 않고 수사를 비공개로 진행하는 것은 수사과정에서 인권침해와 검찰권의 오·남용의 여지가 있으며 수사를 투명하게 하겠다는 원칙과 어긋난다는 지적도 있다. 또 오보를 방지하기 위해 언론이 검찰에 사실 확인을 문의하는 관행을 금지하는 것은 오보를 방관한다는 문제점도 있다.. 한편 경찰은 압수·수색·감청영장을 신청할 때도 구속영장처럼 ‘영장심의 위원회’의 심의를 거치도록 하고 수사과정에서 반말·욕설 등을 금지하고 원격 화상조사제를 현행 고소인·참고인에서 피의자에게까지 확대하며 조사시간을 자정으로 제한하는 등 밤샘조사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기로 했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월드 이슈-中·印 갈등씻고 손잡나] 23억 ‘친디아’ 팍스아메리카나 맞선다

    [월드 이슈-中·印 갈등씻고 손잡나] 23억 ‘친디아’ 팍스아메리카나 맞선다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친디아(CHINDIA·중국과 인도의 합성어)’가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1962년 국경분쟁 이후 43년간 앙숙으로 지낸 양국이 지난 11일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와 만모한 싱 인도 총리의 정상회담을 통해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구축한 것이다. 항공, 교육, 과학기술, 관광, 문화교류 등 다양한 부문에서 전방위적인 협력에 착수한 것이다. 인구 23억(중국 13억, 인도 10억)의 두 아시아 거인이 약속대로 손을 맞잡을 경우, 아시아 지역안보와 국제무역 환경에 큰 변화가 일 전망이다. ●중국, 인도 앞세워 미국의 포위전략 돌파 두 나라의 화해로 ‘아시아 안보 지형’에 일대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중국 입장에서 인도와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 구축은 시시각각 조여왔던 미국의 중국 포위 전략의 일각을 돌파했다는 의미가 적지 않다. 미국은 9·11 테러 이후 중앙아시아, 인도 등과의 협력을 통해 중국 서부지역에 대한 포위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는 것이 중국 군사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지난달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의 아시아 순방 당시 인도와의 군사협력 강화를 약속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러시아와의 전통적 우방관계인 인도에 대해 러시아의 영향력을 축소하고 가상 적국인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조치였다. 향후 미국과 인도는 미사일 방어체계(MD)를 비롯한 안보분야는 물론 첨단기술 및 경제·에너지분야 협력을 강화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인도에 F-16 전투기와 패트리엇 미사일 방어체계,PC-3 해상 초계기 등의 첨단무기 판매를 결정했다고 중국 관영 주간 ‘세계보(世界報)’ 최근호가 보도했다. 그러나 중국은 인도와의 최대 걸림돌인 국경분쟁의 정치적 해결이란 원칙에 합의하면서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시켰다. 미·일 동맹을 주축으로 하는 미국의 아시아 전략에 일대 타격을 준 것이다. 적어도 중국은 인도를 친미 국가로 기울지 않게 했고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팍스아메리카나(미국 중심의 세계지배)’에 맞선 ‘다극화 전략’에 시동을 걸었다. ●美 아시아 전략에 일대 타격 베이징 우주항공대학 국제전략연구소 장원무(張文木) 교수는 “중동 페르시아만과 말라카 해협 사이에 위치한 인도는 전략적 요충지”라며 “9·11 테러 이후 미국의 중앙아시아 진출에 인도 역시 강한 압력를 느끼고 있어 중국과의 전략적 협력 여지는 많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중국의 당근전략이 보다 구체화되고 있다. 원자바오 총리는 중·인 정상회담을 통해 “중국은 인도가 유엔과 국제무대에서 중요한 구실을 하는 것을 이해하고 지지한다.”며 인도의 유엔 상임이사국 진출 지지를 분명히 했다. 그는 “인도의 소프트웨어와 중국의 하드웨어를 마치 파고다(탑)를 쌓듯이 결합시키면 두 나라는 ‘아시아의 세기’를 열어 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장기적으로 양국간 FTA(자유무역협정) 체결을 위한 기초작업에 착수했고 지난해 137억달러였던 양국의 교역액을 2010년까지 300억달러로 확대키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홍콩 아주시보(亞州時報)는 두 나라가 동반자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국경분쟁 ▲중·인·미 삼각관계 등의 갈등을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지적했다. ●인도의 줄타기 외교 인도 역시 미·중간 파워게임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국익을 극대화시키는 ‘줄타기 외교’를 시작했다. 아시아 대국을 꿈꾸는 인도는 일본과 싱가포르 등과 손잡고 중국을 견제하겠다는 ‘동진(東進) 전략’을 추진 중이다. 지난 40여년간의 폐쇄경제에 종지부를 찍고 매년 6% 안팎의 경제성장을 지속,2050년 ‘라이벌 중국’을 따라잡겠다는 ‘청사진’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인도가 중국과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유지하지만 동맹관계까지 발전시키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국과 아시아 패권을 다투는 일본도 최근 인도와의 관계개선에 무척 신경을 쓰고 있다. 카말 나스 인도 통상장관은 13일 “최근 인도와 일본의 교역이 지지부진한 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며 일본의 대인도 투자 확대를 요청했다. 이에 화답하듯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도 이달 말 인도를 방문할 예정이다. 일본 총리의 인도 방문은 5년 만에 처음이다. 일본은 지난해 전체 ODA(공적개발원조)의 24%인 11억 4000만달러를 인도에 제공하며 인도에서의 시장확대를 노려 왔다. 인도는 중국과 미국의 ‘파워게임’을 활용하고 중국 역시 인도를 앞세워 미국의 대중 포위전략을 견제하겠다는 ‘3인 4각의 전략 외교’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oilman@seoul.co.kr ■ 양국 경제협력의 미래 중국과 인도의 전략적 접근이 가속화되고 있는 분야는 경제분야다.11일 뉴델리서 발표된 ‘델리 선언’을 구체화해 나가기 위한 후속 조치들이 이어지고 있다. 두 나라는 우선 오는 10월 이전에 경제무역 및 과학기술 공동위원회 개최를 위한 실무준비에 착수했다. 과학기술과 금융시스템 분야에서 별도의 협력위원회를 발족시키고 정보 교환, 인적 교류 등도 준비하고 있다. 중국은 한 발 앞선 인도의 정보통신기술(IT)과 금융·서비스업 분야의 노하우 전수를 희망하고 있다. 원자바오 중국 총리가 인도 방문 후 처음 찾은 곳이 실리콘밸리인 방갈로르인 것에서도 잘 나타난다. 원 총리는 이 자리에서 “중국의 하드웨어와 인도의 소프트웨어를 합치면 세계 IT업계를 석권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항공우주·생명공학 분야도 시너지효과 기대 원자력, 항공우주, 생명공학 등에서도 양국은 서로 주고 받을 것을 찾으면서 ‘동반 상승’을 꾀하고 있다. 기술 이전과 관련, 선진국들의 견제를 받고 있는 동병상련 입장에서 서로 연합을 통해 기술을 교류하고 시장을 공유해 이같은 봉쇄를 뚫겠다는 전략이다. 과학기술장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기술합작지도 위원회의 발족과 올해내 상호 첨단기술교류회의 개최 등도 같은 맥락에서 추진되고 있다. 가시화되는 에너지 및 자원 협력도 대표적인 협력 분야다. 양국은 일단 원 총리의 방문을 계기로 에너지 및 자원 협력 등 공동 대처의 발판을 놓았다는 평가다. 국제 석유시장에서 원유확보를 위한 입찰경쟁 자제 및 해외유전 공동개발 등에 의견접근을 봤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지금까지 원유 공급량의 각각 40%와 70%를 해외에 의존하는 중국과 인도는 국제 석유시장에서 입찰경쟁을 벌이다 가격상승 부담 증가란 자충수를 둬 왔다. ●2008년까지 교역액 200억弗로 확대 인도의 마니 샨카르 아이야르 석유장관은 지난 2월 “중국과 인도의 경쟁으로 다른 나라들의 배만 불려왔다.”며 양국간 협조체제 구축의 필요성을 지적한 바 있고 중국측의 호응도 받았었다. 중국 3대 철강회사 가운데 하나인 중국 우한철강의 경우 주 수입원인 호주 BHP사가 철강석 가격을 올리자 인도로 수입원을 다원화할 움직임을 보인 것도 이같은 흐름과 맥이 통한다. 인도는 이와 함께 쌀, 포도 등 농작물의 중국 수출길도 열었다. 두 나라의 지난해 교역액은 137억달러. 전년보다 79%나 늘었다. 지난 1991년 2억 6400만달러에 비하면 폭발적인 증가세다. 교역액을 2008년까지 200억달러로 늘리겠다는 것이 두 나라의 목표다. 양국간 무역액이 연간 200억달러인 인도·미국간의 무역액을 따라잡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석우기자 swlee@seoul.co.kr ■ 中·印 갈등의 역사는 국제사회에서 앙숙으로 알려진 중국과 인도의 갈등은 역사적으로 그리 멀리 거슬러 올라가지 않는다.1950년대까지만 해도 비교적 평화로운 관계를 이어온 두 나라가 총부리를 들이대게 된 것은 국경분쟁 때문이었다. 현재 양국이 분쟁 중인 지역은 서쪽 카슈미르 일부인 악사이친과 동쪽 아루나찰 프라데시이다. 악사이친의 히말라야산 국경을 두고 1962년 10월 발발한 양국 전쟁은 40여일 만에 중국의 대승으로 막을 내렸고 중국은 인도가 점유했던 악사이친을 빼앗아 버렸다. ●1962년 국경분쟁이후 앙숙관계 악사이친은 현재 중국의 자치주인 신장(新疆)과 티베트를 잇는 고속도로가 나있는 전략 요충지이다. 중국은 아루나찰 프라데시도 점령했지만 병력을 유지하기 어려운 지리적인 문제점과 국제적 비난 등을 고려해 곧 철수했다. 하지만 해당 지역의 선조가 현재 중국의 자치주인 티베트에서 왔다는 점 등을 들어 아직까지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영국, 인도 식민지배가 분쟁의 씨앗 두 나라간 국경 분쟁의 씨앗을 뿌린 당사자는 영국이었다. 인도를 식민지로 삼았던 영국은 티베트와 접한 인도의 북방 국경선을 명확히 정하지 않았다. 인도가 독립을 하고 중국이 1950년 티베트를 자치주로 강제 편입시키면서 시작된 양측의 갈등은 1950년대까지는 외교적으로 무마되는 듯 보였지만, 산발적 총격전이 일어나다 1962년 전쟁으로까지 이어졌다. 전쟁은 또 다른 갈등을 불러왔다.‘인도 역사상 최대의 치욕’으로 기록된 전쟁 패배 이후 인도는 핵무기 개발 등 전격적인 국방력 증대에 나섰으며 중국은 인도를 견제하기 위해 인도의 숙적 파키스탄의 핵무기와 미사일 개발을 지원했다. ●티베트 문제가 또 다른 갈등 불러 티베트 문제도 두 나라가 충돌을 거듭해온 부분이다. 인도는 중국으로부터의 티베트 독립을 외치는 달라이 라마가 1959년 봉기에 실패하자 자국 내 다름살라에 망명정부를 수립하게 해주었다. 티베트가 중국에 강제 편입됨에 따라 사라져 버린 중국과의 지리적 완충지대를 복원하도록 지원한다는 의미가 컸다. 하지만 양국은 가장 큰 쟁점인 국경 문제의 경우 1962년 전쟁 이후에 설정된 ‘실질적 국경선(LAC)’은 인정하는 모습을 보여 왔다. 특히 지난 10여년 간 실무협상을 이어왔다는 점에서 이번 양국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합리적 해결’을 대전제로 구체적인 타협안을 이끌어낼 것으로 전망된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논술이 술술] 시사 키워드 / GMO

    [논술이 술술] 시사 키워드 / GMO

    유전자 조작(GM)은 저주인가, 축복인가. 유전자 조작과 관련된 보도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이르면 올해 중국에서는 박테리아 마름병 등에 강한 내성을 지니도록 유전자가 조작된 새로운 품종의 벼가 재배된다는 소식이다. 영국에서는 유전자 조작으로 몸안에서 비타민A로 바뀌는 베타 카로틴을 대량 함유한 신품종 쌀이 개발됐다고 한다. 이런 유전자 조작이 과연 유익한 것일까? 그러나 많은 경우 유전자 조작의 안전성은 입증되지 않았다. 따라서 우리나라를 포함해 세계 각국은 유전자 조작 식물의 재배와 유통을 엄격히 규제하고 있다. 그러나 수입을 완전히 봉쇄하기는 어렵다. 최근에도 미국산 유전자 조작 옥수수가 다량 수입돼 식품원료로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전자 조작 작물의 재배면적은 점점 넓어지고 있다. 올해 전세계 유전자 조작 작물의 재배면적은 8100만㏊로 지난해에 비해 20% 증가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유전자 조작 작물이 인간의 생명과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본다. ●유전자 조작이란 미래 가상영화인 가타카(Gattaca,1997)의 한 장면. 아기를 가지려는 부부가 태어날 아기의 유전 형질을 상담자와 논의하고 있다. 아기의 눈동자 색깔, 신장, 성격, 능력, 심지어 수명까지 미리 결정하고 있다. 영화 속 이야기이긴 하지만 미래에 이런 ‘맞춤형 아기’가 탄생하는 일이 현실화될지도 모를 일이다. 유전자란 유전형질의 결정에 작용하는 세포내의 구조 단위이다. 유전자의 개념은 1865년 멘델이 어버이에서 자손으로 생식 세포를 통해 전해져 유전형질을 결정하는 것이 있다고 추정한데서 정립되기 시작했다.1944년 유전자의 본체가 DNA임이 밝혀졌고 1953년에는 DNA의 분자 구조가 2중 나선구조로 돼 있음이 확인됐다. 유전자의 구조가 변화하여 유전정보가 변하는 현상을 돌연변이라 한다. 자연 상태에서 일어나는 것을 자연돌연변이라고 한다. 유전자 조작은 인위적으로 정상 유전자를 돌연변이로 유도하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유전자 조작(genetic engineering)이란 한 종에서 유전자를 얻어 다른 종에 삽입하는 기술을 말한다. 이렇게 새로 만들어진 생명체를 GMO(Genetically Modified Organisms), 유전자 조작 생물체라 부른다. ●유전자 조작의 역사와 사례 유전자 조작 농산물은 중국에서 1990년 초 개발된 바이러스에 강한 유전자 조작 담배가 처음이다.1994년 미국 칼진사가 개발한 플레브 세이브(FLAVR SAVR) 토마토는 저장기간을 늘리기 위해 잘 무르지 않도록 만든 것이다. 그뒤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검증이 완료돼 시판되는 제품은 39가지로 옥수수 13종, 콩 3종, 면화 3종, 식용유지류 8종, 토마토 4종에 이른다. 몬산토는 1996년 독성이 너무 강해 잡초는 물론 농산물까지 죽이는 제초제에 견디는 콩을 개발, 한해 10억달러를 벌어들였다. 2003년 유전자 조작 농산물의 재배 면적은 6770만ha로 처음 유전자 조작 농산물이 상업적으로 재배된 1996년에 비해 약 40배가 증가했다. 전 세계적으로 콩, 카놀라, 면화, 옥수수의 각각 53%,16%,21%,11%가 유전자 조작된 작물로 보여진다. 재배지역은 2003년 18개국에서 700만 농민이 재배하고 있으며, 미국(63%), 아르헨티나(21%), 캐나다(6%) 3개국이 전체 재배면적의 90%를 차지하고 있다. ●유전자 조작에 대한 반대 논리 GMO는 인류가 한번도 먹어보지 않았던 식품이다. 그 위험은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먼저 유전자가 다른 종에 도입되면 새로운 물질이 생산되므로 독성이나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또 항생제 내성 표시유전자가 장내 박테리아와 병원균에 확산되면서 인체의 항생제 내성이 커진다. 다양한 병원균 사이에 병독성이 확산됨과 동시에 새로운 병원성 박테리아와 바이러스가 창출된다. 세포 감염으로 질병 바이러스를 재활성화시키거나, 운반체 자체가 세포로 들어가서 치명적인 증상을 유발한다. 영국의 로위트 연구소의 푸스타이 박사는 유전자 조작 감자를 10일 동안 쥐에게 먹였더니 간, 쓸개, 심장, 창자 등 주요 장기가 손상되고, 뇌의 크기가 줄어들었으며 면역기능이 크게 악화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GMO는 환경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저항성 유전자는 쉽게 생태계 속으로 전이되고 해충과 잡초들이 저항성 유전자를 가지게 돼 슈퍼잡초와 슈퍼해충이 탄생할 수 있다. 변종(돌연변이)이 출현해 생태계를 교란시킨다.GMO는 완전한 폐기가 불가능하다. 조작된 유전자가 생태계 속을 떠돌아다니기 때문이다. 시간이 갈수록 더욱 증식하기 때문에 무서운 존재이다. 특히 생태계의 순환에 의존하는 유기농업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GMO가 재배되는 반경 수십㎞ 내에는 유전자가 전이돼 유기농산물을 재배하더라도 GMO와 섞여버린다. ●유전자 조작에 대한 찬성 입장과 반박 GMO 찬성론자들은 GMO가 질병을 치유하고 빈민들의 영양상태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몇가지 영양을 충분하게 섭취한다고 질병과 빈곤 문제가 해결될 수는 없다. 극빈국 문제는 부의 편중이 더 큰 원인이다. 질병 역시 환경이나 생활습관 등이 원인이므로 쉽게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유전자 조작 작물은 제초제 및 살충제 사용을 절감시키기 때문에 환경오염을 줄일 수 있다고 개발업자들은 주장한다. 그러나 제초제나 해충저항성 GMO는 처음에는 그런 효과가 있을지 모르나 몇 년이 지나면 오히려 내성이 증대돼 오히려 농약을 더 많이 써도 효과를 얻을 수 없는 악순환을 부른다.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유럽에서는 GMO가 슈퍼마켓과 식탁에서 완전히 사라졌다.90년대 중반부터 반대운동을 적극적으로 편 결과다. 일본에서도 된장 등의 장류는 비GMO로 만들게 되어 있으며 맥주 회사들과 식품회사들이 GMO를 사용하지 않기로 선언했다.2000년 1월 28일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150개국 대표들이 모여서 GMO의 국제무역을 규제하는 생명공학안전성 의정서를 채택하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무런 조치나 표시 없이 콩, 옥수수 등의 GMO를 먹어왔다.2001년부터 표시제가 시행됐지만 아직도 인식이 낮고, 정부의 대응책도 미흡하다. 앞으로는 정부도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시민운동도 활발히 펼쳐야 한다. 손성진 기자 sonsj@seoul.co.kr
  • [日 안보리진출 외교공세] 엔화로 阿 ‘포섭’…亞선 과거사 ‘곤혹’

    [日 안보리진출 외교공세] 엔화로 阿 ‘포섭’…亞선 과거사 ‘곤혹’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이 안전보장이사회 개편을 골자로 한 ‘유엔개혁보고서’를 통해 오는 9월까지 유엔 창설 이래 최대의 개혁을 권고하자 일본이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 행보를 본격화하고 있다. 반면 국제사회의 논란도 뜨거워지고 있다. 특히 한국과 중국, 러시아 등 주변국들과 영토 및 과거사 분쟁을 진행중인 일본이 국제사회 공헌 의무 조항을 어떻게 돌파해갈지 주목된다. ■ 日 외교전 어디까지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 정부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진출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고 언론들이 22일 일제히 전했다. 일본은 이미 지난해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가 상임이사국 진출 의지를 천명했었다. 일본 정부는 아난 유엔 사무총장의 유엔 개혁안에 대해 공식적으로 환영입장을 밝혔다. 상임이사국 진출을 위한 국제적인 환경조성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獨·印·브라질 공동외교전 호소다 히로유키 관방장관은 22일 아난 사무총장의 발표에 대해 “환영하고 지지한다.”면서 “(이후)외교적 노력을 더욱 경주하고 싶다.”고 적극적인 입장을 밝혔다. 아울러 일본·독일·인도·브라질 등 4개국이 협력, 상임이사국 확대와 새로운 상임이사국의 투표에 의한 선출 등을 규정한 결의안을 6월 공동 제출하는 노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다음주부터는 4개국이 유엔 회원국들에 공동외교전도 펼친다.4개국은 결의안을 통해 새로운 상임이사국 후보의 국명은 적지 않되 유엔 회원국의 투표방식으로 선출한다는 것을 명시하기로 했다. 또 투표를 실시한 뒤 새로운 상임이사국 후보의 국명을 넣어 연내 유엔헌장 개정결의안을 제출한다는 2단계 전략이다. 현재 유엔헌장을 개정하기 위해서는 191개 회원국 3분의 2 이상의 찬성과 5개 상임이사국을 포함, 회원국 3분의 2의 비준을 얻어야 한다. 상임이사국은 미국·영국·프랑스·러시아·중국 등 5개국이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는 회원국의 30%를 차지하는 아프리카 53개국과 14개 카리브해공동체 회원국 등 ‘표밭’ 다지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고이즈미 총리는 다음달 아시아·아프리카회의에 출석, 아프리카지역에 대한 지원강화를 밝힐 예정이다. 25일 개막될 아이치 만국박람회 때는 카리브해공동체 회원국 지도자들을 비용 일부를 부담하면서 초청, 일본측의 입장을 설명하는 ‘만국박람회 외교’를 펼칠 방침이라고 언론들이 전했다. ●영유권 갈등… ‘분쟁국’ 이미지 불거져 아난 사무총장이 선진국들에 2015년까지 정부개발원조(ODA)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0.7%가 되도록 요구한 것이 일본 정부에는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일본은 재정악화 등의 이유로 6년 연속 ODA 규모를 줄여왔다. 마치무라 노부다카 외상이 전날 ODA 확대입장을 표명했으나 전망은 그다지 낙관적이지 않다고 언론들이 지적했다. 한국과 중국, 러시아 등 주변국과의 외교갈등도 ‘자격시비’를 야기할 전망이다. 동중국해 가스전 분쟁 및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에 따른 중국과의 외교 갈등, 러시아와의 영유권 분쟁에 이어 독도 문제로 한국과의 관계가 최악이다. 국제사회의 지도국가는커녕 분쟁국가의 이미지만 부각돼 있는 형국이다. 근본적으로는 거부권을 갖고 있는 상임이사국 5개국의 이해관계가 문제다. 일본에 대해서는 미·영·프 등 3개국은 지지하지만 중국은 부정적이고 러시아는 어정쩡하다. 따라서 일본에서는 1992년부터 5년간이나 논의됐다가 좌절된 유엔개혁이 ‘총론-찬성, 각론-이견’ 때문에 다시 표류할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taein@seoul.co.kr ■ ‘상임이사국 日’ 가능할까 일본이 갈망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진출의 열쇠는 현 상임이사국인 5개국의 손에 있다. 미국·중국·영국·프랑스·러시아 가운데 한 나라라도 반대하면 목표를 달성할 수 없어서다. 특히 중국의 입장이 관건이다. 미·영·프 등 3개국이 일본의 진출에 적극 지지 입장을 보이고 있고, 러시아도 대세를 따를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중국은 일본이 안보리 상임이사국이 되기 위해 넘어야 할 마지막 문턱인 셈이다. 그러나 현재 중·일 관계는 유례없이 긴장돼 있다. 역사교과서 왜곡과 야스쿠니신사 참배 등 과거사 문제, 동중국해 주변의 영토 분쟁 등 껄끄러운 문제가 한 둘이 아니다. 게다가 중국은 미국이 일본을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 적극 밀고 있는 것을 ‘중국봉쇄’ 전략의 일환으로 의심하고 있다. 미국이 동북아시아와 유엔이란 국제무대에서 일본을 대리인으로 내세워 중국을 견제하려 한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중국은 안보리 확대에는 반대하지 않지만 일본의 상임이사국 진출에 대해선 부정적인 입장을 숨기지 않고 있다. 일본이 과거사 등에 대해 책임있는 입장을 보여주고 주변국들의 불신을 씻어줘야 한다는 자세다. 그렇다고 중국이 절대 반대는 아닌 것 같다. 지금까지 이 문제를 대일 교섭의 지렛대로 활용해온 탓이다. 미국 등 다른 상임이사국은 물론 유엔 회원국들의 움직임과 흐름을 주시하겠다는 측면이 엿보인다. 이석우기자 swlee@seoul.co.kr ■ 유엔개혁, 우리 뜻과 반대로 간다 유엔 안보리가 재편된다면, 그 방향은 정부가 원하는 것과는 다른 쪽이 될 가능성이 많다. 정부는 유엔 내의 중견 국가 모임인 ‘커피클럽(Coffee Club)’을 통해 사실상 상임이사국 확대 반대편에 섰으나 유엔에서는 비주류 의견이다. 현재까지는 일본·독일 등이 원하는 거부권 없는 상임이사국의 확대가 대세인 상황이다. 게다가 지난 95년 유엔에서의 결의에 따라 유엔헌장 53조,107조 등에 거론된 ‘적국(敵國) 조항’도 올 가을 총회에 삭제될 여지가 많다. 일본과 독일에 채워졌던 전범 국가의 족쇄가 공식적으로 풀리는 것이다. 당시 표결에서 삭제 찬성 122개국, 기권 6개국으로 반대표는 하나도 없었다. 또한 상임이사국이 늘어나면 아프리카에도 새로 2석이 배정되는 등 제3세계의 이해에 부합되는 측면도 많다. 그럼에도 우리나라가 ‘선출직 이사국’ 증설을 지지한 것은, 이렇게 돼야 우리도 이사국 그룹에 진출할 여지가 생기기 때문이다. 상임이사국은 ‘유엔에서의 높은 재정·군사·외교적 기여도’ 조건을 충족해야 하므로 우리의 진입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 예로 일본의 유엔 재정 기여도가 전체 예산의 19.5%, 독일은 8.7%인 반면 우리는 1.8%에 불과하다. 설령 일본·독일·인도·브라질 등 상임이사국 신규 진출 희망국들의 2단계 전략대로 1차적으로 상임이사국이 확대되더라도 막상 2단계인 유엔헌장 개정은, 또 다른 이해관계로 그리 쉽지만은 않다. 독일의 진출은 이탈리아나 스페인이 못마땅하고 브라질은 멕시코와 아르헨티나가, 인도는 파키스탄과 중국이, 일본에는 중국과 한국 등이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다. 한편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일본이 국제적 지도국이 되려면 최근린 이웃으로부터 신뢰받는 게 필수조건”이라면서 “일본이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에 진출하는 과정에서 진정한 평화 애호국인지 의심받을 수 있는 상황”이라고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이지운 구혜영기자 jj@seoul.co.kr ■ 아난총장 유엔개혁안 21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총회에서 코피 아난 사무총장이 유엔 개혁안을 보고했다. 이번 개혁안은 오는 9월 유엔총회에서 안건으로 논의될 예정이다. 안전보장이사회 확대 등을 뼈대로 한 개혁안은 ‘사안별 이해 관계를 떠나 한 묶음으로 통과시켜 달라.’는 아난 총장의 요청에도 불구, 회원국간 이해관계가 엇갈려 난항이 예상된다. 우선 안보리 확대와 관련, 아난 총장은 지난해 11월 자문위원회가 내놓은 권고안에 포함된 두가지 방안 중에서 선택해 달라며 9월 총회까지는 결론을 내려줄 것을 촉구했다. 거부권을 가진 상임이사국 5개국과 비상임이사국 10개국 등 현재 15개국인 안보리 이사국을 24개국으로 늘리는 것이 핵심이다. 거부권이 없는 상임이사국 6개국과 비상임이사국 3개국을 추가하는 안과,4년 임기에 거부권이 없는 준상임이사국 8개국을 새로 추가하고 비상임이사국 1개국을 늘리는 방안이 맞서고 있다. 일본 등은 상임이사국 진출을 노리지만 준상임이사국 확대를 지지하는 국가들도 적지 않다. 인권이사회 신설은 53개국으로 구성된 기존 인권위를 없애고 회원국 3분의 2 찬성으로 소수 국가들을 선출해 인권 업무를 전담하게 한다는 취지다. 기존 인권위가 지역별로 회원국을 선출하는 바람에 쿠바, 리비아, 수단 등 ‘인권탄압 국가’들이 회원이 되는 경우를 막겠다는 뜻도 있다. 예방적 차원의 선제공격 기준을 규정한 부분에 대해선 미국이 반발하고 있다. 미국은 “예방적 선제공격은 주권국가의 고유한 권리”라며 이라크 침공을 정당화하고 있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위안화 절상 언제?” 각국 촉각

    |베이징 오일만특파원| ‘환율개혁이 예고없이 이뤄질 것’이라는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의 14일 발언이 전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안정적 환율시스템 운영’이란 모범답변만 되풀이해 왔던 관례에 비춰 보다 구체적인 시기와 가능성을 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JP 모건 체이스의 외환 담당 부사장인 이치로 이케다는 “원 총리 발언은 중국이 언제든지 위안화 평가절상을 단행할 수 있다는 뜻으로 매우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고 강조했다. ●핫머니 세력에 대한 경고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상 범위나 시기를 놓고 다양한 의견들이 제시되고 있다. 이르면 올 상반기부터, 늦으면 2007년초까지 절상 시기가 엇갈린다. 파이낸셜타임스은 원 총리의 발언은 ‘외부의 정치적 압력 때문에 서둘러 위안화를 평가절상하지 않겠다.’는 중국 지도부의 속내를 내비친 것이라고 해석했다. 반면 김범수 우리은행 베이징지점장은 “평가절상을 노리고 중국에 쏟아져 들어오는 ‘핫머니’ 세력에 대한 일종의 경고”라고 지적했다. 투기 수요의 기대감을 원천봉쇄시키는 한편 핫머니의 부당이익이 절대로 없다는 우회적 표현이라는 것이다. 핫머니의 중국내 유입은 지난해 절정을 이뤄 외환보유액은 지난해 말 현재 6099억 3200만달러로 일본에 이어 세계 2위를 기록 중이다.2003년 4032억 5100만달러보다 무려 2066억달러가 늘었다. ●위안화 평가절상 후폭풍 고심 중국당국의 고민은 위안화 평가절상 이후의 ‘후폭풍’이다. 위안화 가치를 20%가량 상향 조정하면 중앙은행의 부채는 자산보다 1000억달러 많아진다. 국내총생산(GDP)의 7%에 해당되는 금액이다. 수출 경쟁력 약화와 실업률 증가 등 경제·사회적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절상 시기를 가급적 늦추기를 원하고 있다. 수년 전부터 ‘1달러=8.27위안’에 고정된 현재의 고정환율제를 중국경제에 가장 적합한 시스템으로 바꾸는 연구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꺼번에 15∼20%까지 절상한 뒤 환율 변동폭을 최소화시키는 방안부터 상승폭을 5%씩 소폭 조정하면서 부작용을 줄이는 방안 등이 제시되고 있다. ●금융인프라 구축에 심혈 하지만 금융 전문가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현재로선 ‘복수통화 바스켓제도’로의 전환 가능성이 가장 높다. 이 제도는 달러화 외에 유로화와 엔화 등을 가중치로 연동, 달러화의 직접적인 영향권에서 벗어나는 동시에 절상의 압력을 분산시키는 효과가 있다. 중국의 금융개혁도 가시화되고 있다.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시 제시한 ‘2006년 금융시장 개방’ 스케줄에 따른 것이다. 저우샤오촨(周小川) 중국인민은행장은 “중국은 시장의 수요와 공급에 탄력적인 금융시스템을 목표로 탄탄한 기초여건을 구축하고 있다.”고 밝혔다.‘환율시스템 완전화·합리화’를 목표로 4대 국유상업은행의 건전화와 금융법 완비, 주주제 개혁 등이 주요 골자다. oilman@seoul.co.kr
  • [월드 이슈] 태풍의 눈-中 반국가분열법

    중국의 타이완 독립에 대한 무력 저지를 정당화한 ‘반국가분열법’ 제정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오는 14일 제 10기 전국인민대표대회 3차 전체회의 폐막일에 통과가 확실시된다. 중국 지도부는 반국가분열법 제정을 통해 타이완 독립에 대해선 무력 동원 등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하나의 중국’ 원칙을 관철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미국과 일본은 이 법안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와 우려를 표시하며 법 제정의 재고를 촉구했다. 전후 60년을 맞아 새로운 냉전의 기운이 커가고 있는 동아시아에서 반국가분열법은 새로운 ‘뇌관’으로 등장했다. ■ 동아시아에 미칠 파장 중국의 반국가분열법은 채택도 되기 전부터 주변국가들의 반발과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타이완에 대한 무력 공격의 법적 기반을 제공하는 근거법이란 점에서 최악의 경우 전쟁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중국군이 타이완을 공격할 경우 미국, 일본의 개입 가능성도 있어 국제전으로 확대될 위험도 있다. 미국과 군사동맹을 맺고 있는 한국, 호주도 병참지원, 기지사용 등을 통해 자연스럽게 전쟁에 끌려들어갈 수도 있다. 8일 류젠차오(劉建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의 경고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된다. 류 대변인은 “호주가 타이완을 둘러싼 분쟁에 휘말리는 것을 피하기 위해, 미국과의 동맹 내용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국제전’은 최악의 시나리오지만 관련국가들은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그만큼 개연성이 높다. 노무현 대통령이 8일 유사시 주한미군을 동북아지역에 투입하는 ‘전략적 유연성’에 거부 의사를 표시한 것도 이같은 우려를 반영한다. 미국과 일본은 전략적으로나 명분상 중국 영향력에서 자유로운 타이완의 존속을 원한다. 타이완마저 중국 손에 들어갈 경우 아·태지역의 세력균형의 추가 중국쪽으로 기울 것으로 우려한다. 미국은 중국과 수교 직후인 지난 1979년 4월 타이완의 안보가 위협받을 경우 자위수단을 제공할 책임이 있다는 내용의 타이완 관계법을 제정, 타이완에 무기판매 등 사실상의 군사지원을 유지해오고 있다. 미·일 두 나라가 전쟁에 무력 개입을 않는다고 해도 경제제재 등 중국에 대한 강도높은 응징책을 채택할 가능성도 높다. 또 ‘세계의 공장’, 중국경제의 순항에 차질이 생기고 기우뚱댈 경우 세계 경제에 부정적인 파장은 불가피하다. 대중국 의존도가 높은 한국엔 경제적 태풍이 되어 밀어닥칠 수도 있다. 당사자 타이완의 반응은 격렬하다.8일 중국 전인대의 반국가분열법 심의가 시작되자 중국을 맹비난하며 강경대응책을 천명했다. 중국 의도와는 달리 독립의지를 꺾기는커녕 오히려 독립 열망에 불을 지피는 형국이다. 헌법조항에서 중국 대륙과의 연관성을 언급하는 내용을 삭제하자는 의견에서부터 반분열법에 대항하는 ‘반병탄법’ 제정 의견까지 다양하다. 타이완 정부는 화물전세기 운항 계획 연기 등 양안 개방정책을 재검토하기로 했다. 류즈젠(劉志堅) 타이완 국방부 대변인도 “중국의 비평화적인 수단이나 경솔한 조치에는 적절한 대응조치로 맞설 것”이라고 결연한 대응 의지를 표시했다. 타이완군은 중국의 공격이 시작될 경우 베이징, 상하이 등 주요 도시를 공격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전쟁이 당장 일어나지는 않겠지만 이 법이 미·중 및 중·일관계 악화 등 동북아지역의 긴장을 부추기고 중국 견제를 주장하는 중국위협론을 고조시키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요동치는 타이완 해협의 문제가 동북아평화를 집어삼킬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석우기자 swlee@seoul.co.kr ■ 법안마련 경과와 中의 속셈 |베이징 오일만특파원|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4일 인민대회당에서 ‘타이완에 대한 4개항의 지침’을 제시했다. 이날 발표된 ▲‘하나의 중국’ 원칙 견지 ▲평화통일 노력 ▲독립·분열 활동 반대 등은 ‘반국가분열법안’의 예고탄이었다. 4일 후인 8일 제10기 전국인민대표대회 3차 전체회의에서 처음 공개된 이 법안은 타이완이 실질적으로 독립을 시도할 경우 즉각 전쟁에 돌입한다는 단호한 입장을 담고 있다. 수년 전부터 학자들 사이에서 시나리오로 논의돼 오다가 지난해 5월 천수이볜(陳水扁) 타이완 총통 취임 이후 법제화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타이완 독립 움직임이 현실로 다가오면서 중국 지도부가 무력 저지라는 ‘마지노선’을 택한 것이다. ‘전쟁불사’의 배수진을 통해 천수이볜 총통의 개헌 움직임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겠다는 일종의 선전포고다. 중·장기적으로 민진당 등 분리주의 세력의 고립과 친중국 세력으로의 정권교체를 겨냥했다. 초안은 입법 취지, 타이완 문제의 성격, 평화통일, 비평화적 방식 동원 등 4개 부분으로 구성됐다.▲타이완 독립세력에 의한 분열행위 ▲타이완 분열을 가져오는 중대사건 발생 ▲평화통일 조건의 완전한 소멸 시 국가주권과 영토 보전을 위해 비평화적 방식과 필요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그동안 중국이 제시해온 ‘평화통일, 일국양제’의 기본 방침과 장쩌민(江澤民) 국가주석의 ‘평화통일 8개항 원칙’이 망라돼 있어 향후 양안관계의 최종 나침반이 될 전망이다. 중국 언론들도 법안의 당위성에 초점을 맞춰 대대적인 선전을 시작했다.CCTV 등 방송들도 긴급 대담을 편성, 내부 공감대 형성에 노력하고 있다. 중국 군부의 지지선언도 잇따르고 있다. 인민해방군 전인대 대표들은 “타이완 독립 기도를 저지하고 외국의 중국내정 간섭을 방지하기 위한 방어용”이라고 주장했다. 총후근(군수)부 부부장 왕타이펑(王大風) 중장은 “타이완 분리주의자들의 독립기도와 외국세력의 간섭 때문에 군은 강군을 건설하고 전쟁 준비를 해야 한다.”며 반분열법 지지를 분명히했다. 미국과 일본 등 서방국가의 반대 목소리에도 민감하게 반응했다. 중국 정법대학 법률연구센터 샤자쥔(夏家駿) 소장은 “국가 주권과 영토 보전은 국제적 관례며 미국과 영국 등 모든 국가들도 분열을 반대하는 관련 법률이 있다.”고 일축했다. 법안에 ‘타이완 문제는 중국 내정으로 외국세력의 간섭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못을 박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법안 통과가 중국 지도부의 주장처럼 ‘국가의 분열을 제지하기 위한 마지막 선택’인지 동아시아 냉전의 새로운 신호탄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oilman@seoul.co.kr ■ 美·日의 입장과 전략 |도쿄 이춘규특파원|미국과 일본은 ‘반국가분열법안’이 성립되어 타이완해협의 긴장이 높아지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최선은 평화적 해결이다. 그러면서도 가상 적인 중국에 대한 포위망 구축도 강화하고 있다. 지난 2월 두나라 안전보장협의회에서 “타이완해협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아·태지역 안보의 공동목표로 설정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타이완 문제와 관련, 미·일의 정책은 ‘현상유지’다. 미국은 정부 고위관리나 의원 등이 반국가분열법안 처리 움직임을 “양안 관계의 긴장 완화에 역행하는 행위”라고 비판하면서 강한 우려를 표시했다. 스콧 매클렐런 미 백악관 대변인은 중국 정부에 법안 통과의 ‘재고’를 촉구했을 정도다. 그러면서 타이완에 대해서도 중국을 더 이상 자극하지 말라고 요구하고 있다. 독립을 겨냥한 주민투표나 신헌법 마련 움직임에도 냉정하게 반응하고 있다.‘하나의 중국 원칙’을 존중하며 타이완 독립도 지지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미국은 중국에 의한 타이완 무력통일에 반대하고, 타이완에도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 ‘현상유지 정책’을 밝히고 있다. 이라크 부흥및 중동평화, 유럽과의 관계개선, 북한과 이란 핵문제 등 막중한 외교과제가 산적한 때 중·타이완 긴장은 피하겠다는 것이다. 부시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2001년 4월엔 “타이완을 돕기 위해 필요한 어떤 일도 할 것”이라면서, 타이완해협에서의 군사개입도 “확실하게 하나의 선택수단”이라고 말해 중국을 ‘전략적 파트너’라고 불렀던 클린턴 전 대통령과 대비되는 친타이완 정책을 취했다. 부시 2기에 들어서자 라이스 국무장관은 취임 직전 의회 증언에서 “중국은 상당히 다른 가치관을 갖고 있다.”고 말하는 등 중국을 ‘전략적 경쟁상대’로 규정했던 부시정권의 본질이 다시 표면화되는 분위기다. 일본은 기본적으로 미국의 노선을 따르고 있다. 아울러 중국의 군비증강 정책을 우려하면서 ‘중국위협론’을 부각시키겠다는 생각이다. 호소다 관방장관은 반분열법안에 대해 “양안관계에 영향이 있다고 염려는 하고 있다.”고 말했으며, 외무성 간부들도 “타이완해협의 긴장감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긴장하고 있다. 일본은 타이완 독립 저지를 명분으로 한 중국의 무력행사를 법률적으로 용인하는 반분열법이 성립되면 “동아시아의 안정을 손상시킬 수 있다.”고 강조하는 국제여론전을 펴고 있다. 즉, 타이완해협의 긴장 고조는 한반도 문제와 함께 일본과 미국은 물론 동남아시아 국가들에도 최대의 불안요인라는 점을 집중 부각시키고 있다. taein@seoul.co.kr
  • 러시아, 이란에 핵연료 공급 체결

    핵무기 확산 위험이 있다는 미국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 이란이 내년부터 최초의 원자력발전소를 가동하는 것이 가시권에 들어오게 됐다. 러시아와 이란은 27일(현지시간) 이란 남부 부셰르에 이란이 건설 중인 원전에 러시아가 핵연료를 공급한다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계약에는 핵연료의 공급 시기도 명기됐지만, 공급 시기가 정확히 언제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이타르타스통신은 그러나 핵연료 공급 시점은 부셰르 원전 가동 6개월 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알렉산더 루미얀체프 러시아 원자력에너지부장관은 이와 관련, 부셰르 원전은 2006년 말부터 가동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란측은 이보다 6개월 정도 빠른 2006년 중반부터 부셰르 원전이 가동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란측이 말하는 가동은 본격 가동이 아닌 시험가동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루미얀체프 장관은 계약에 따르면 이란은 사용 후 핵연료봉을 빠짐없이 러시아로 반환하도록 돼 있어 미국이 우려하는 핵무기 생산으로의 전용을 원천봉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란 역시 이란의 원전 건설은 전력 생산이라는 평화적 목적을 위해서일 뿐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앞서 지난 24일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간 정상회담에서 이란의 핵무기 보유는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합의했음에도 불구, 러시아가 이란에 핵연료를 공급하기로 하자 존 매케인 미 상원의원이 오는 7월 스코틀랜드에서 열릴 예정인 G8(선진 7개국+러시아) 회담에서 러시아를 배제시켜야 한다는 주장을 다시 내놓는 등 핵연료 공급을 둘러싼 갈등은 심화되고 있다. 유세진기자 yujin@seoul.co.kr
  • [데스크시각] 목란꽃이 피었습니다/구본영 정치부 부장

    수년전에 밀리언 셀러 소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읽었던 생각이 난다.‘국수주의냐, 세계화냐’ 등 당시의 숱한 논란도 기억에 새롭다. 학자로서 최고의 영예인 노벨상을 향한 꿈마저 버리고 자신의 무릎뼈 속에 설계도를 감춰 조국에 미사일 기술을 전수한 재미 천재 물리학자. 그를 보호하기 위해 60만 대군도 동원하겠다고 한 박정희 대통령과의 운명적 만남, 그리고 그들의 잇따른 죽음…. 줄거리야 어렴풋하지만, 소설의 주 모티브가 약소국 대통령이 핵개발을 하려다 미국의 눈밖에 나 비명에 간다는 내용이었음은 뇌리에 또렷하다. 기자는 박 전 대통령이 실제로 핵개발을 추진했다는 증거를 알지 못한다. 그러나 역사적 정황으로 봐 소설적 상상력만이 아닐 개연성이 다분하다. 어느 나라든 체제를 지키기 위해서 가장 손쉽게 빠져들게 되는 유혹이 핵보유다. 굳이 북한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이스라엘과 인도·파키스탄을 보라. 전설인 양 아스라하지만 1970년대 초반까지는 군사력·경제력 등을 종합한 국력에서 북한이 앞섰던 게 실상이었다. 특히 구 소련과 중국을 업은 당시 북한의 군사력만큼은 남한이 위협을 느끼기에 충분하지 않았던가. 머잖아 이 땅의 산야마다 함박꽃이 흐드러지게 필 것이다. 함박꽃은 5∼6월이면 삼천리 방방곡곡에 자생하는 목련과의 교목이지만, 생전의 김일성 주석이 좋아해 북한에선 목란으로 불린다. 평양 주체사상탑의 기단에도 새겨져 있고, 목란관이란 식당 이름에서도 짐작되듯이 북한의 국화(國花)다. 올해 한반도에는 목란이 때 아니게 만개한 느낌이다. 지난 10일 북한이 핵무기 보유와 6자회담 무기한 중단을 선언하면서 무궁화꽃이 피기도 전에 목란꽃이 먼저 피어버린 형국이다. 그럼에도 북한의 핵보유 선언을 놓고 남쪽에선 대책없는 갑론을박만 한창이다.6자회담에서 받을 판돈을 키우려는 북한 특유의 벼랑끝 전술이라느니, 핵사찰을 반대하는 군부를 의식한 김정일 위원장의 선택이라느니 하는 이런저런 추측만 난무한다. 일리야 있는 관측들이지만 문제는 우리 사회가 어느새 북한의 핵무기 보유, 그 자체의 가공할 함의에 둔감해졌다는 사실이다. 핵보유 선언의 이면에는 북한 정권이 체제를 결코 포기하지 않겠다는 강렬한 의지가 배어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자칫 반(半)영구분단으로 치달을지도 모른다는 불길한 예감이 드는 것도 이 때문이다.“통일되면 북한 핵무기는 어차피 우리 건데 뭐가 문젠가?”라는 발상이야말로 철없는 생각이다. 그렇다면 우리도 북한의 핵개발 드라이브를 제어할 최소한의 지렛대는 확보해야 할 터이다. 북·미간의 각축전을 멀거니 바라만 보고 있을 때가 아니란 뜻이다. 지난 수년간 정부는 대북 포용 일변도 정책을 펴왔지만 북핵 문제에 관한 한 별무효과였다. 최악의 경제난 속에서도 북한이 핵카드만은 꼭 움켜쥐고 있었음이 분명해졌지 않은가. 그렇다고 냉전시대의 ‘목 조르기 정책’으로 북을 막다른 골목으로 모는 일은 더 큰 민족적 참화를 부르는 위험한 선택이다. 그런 맥락에서 대북 봉쇄 일변도와 무조건 포용의 중용을 취하는 것도 대안일 수 있다. 이른바 ‘선별적 포용정책’으로, 남쪽 내부의 보혁 갈등을 최소화하며 점진적으로 북한의 변화를 유도하는 방식이다. 식량 등 인도적 지원은 퍼주기 시비를 무릅쓰더라도 지속해야 한다. 아무리 다급해도 동족의 굶주림마저 외면할 수는 없지 않은가. 그러나 핵개발에 전용될 수 있는 현금이 들어가는 사업은 북한이 핵협상이나 남북관계 개선에 임하는 자세와 반드시 대칭적이지는 않더라도 탄력적으로 연계, 속도조절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될 듯싶다. 과거 서독도 동독에 경제 지원을 했지만 인권 문제 등 동독 정권의 폭압성 완화를 강하게 요구했던 일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구본영 정치부 부장 kby7@seoul.co.kr
  • [서울광장] 송광수보다 더 독한 사람 골라야/이목희 논설위원

    [서울광장] 송광수보다 더 독한 사람 골라야/이목희 논설위원

    대통령의 시간에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이 적용된다. 김영삼(YS) 전 대통령은 최근 사석에서 이렇게 회고했다.“재임 중에는 5년이 어찌 긴지, 언제 끝나나 생각한 적도 있지. 한데 나와서 보니까 5년이 금방 가요.” 현직에 있을 때는 길게 느껴지는데, 조금 비켜서서 보면 금세 지나가는 게 대통령의 시간이라는 것이다. 또 하나, 재임 전·후반기 시간이 다르게 흐른다고 전직 대통령들과 핵심참모들은 말한다. 임기 중반에 접어들면 전반보다 시간이 훨씬 빠르게 가더라고 입을 모은다. 임기 중반에 들어선 대통령의 블랙홀은 본인의 고집과 주변비리다. 노태우 전 대통령 시절 청와대수석을 지낸 인사는 “대통령은 많은 정보를 접하기 때문에 2년 정도 하게 되면 자신이 뭐든지 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은밀한 첩보를 선호하면서 종종 독단에 빠지더라는 것이다.1980년대 이후 정치권의 핵심에 머물렀던 다른 인사는 “과거 정권에서 보면 초기에는 대통령 주변이 대체로 깨끗했는데, 중반 이후 마구 풀리더라.”고 전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집권 3년차를 맞았다. 이달말이면 취임 만 2년이 되고,6개월 뒤면 임기의 반환점을 돈다. 전임자들의 말이 맞다면, 이제부터는 시간이 쏜살같이 간다고 생각해야 한다. 정리한다는 기분으로 하는 게 시행착오를 줄일 것이다. 블랙홀을 피하고, 시간을 효율적으로 배분해야 한다. 5년으로는 평가받는 대통령이 되기 힘들다. 그래서 임기 후반이 되면 개헌얘기가 나온다. 지금도 책임총리제 실시 후 개헌추진 가능성이 거론된다. 하지만 경험칙상 개헌에 성공할 확률은 거의 없다. 단임 대통령의 성패는 결국 시간과의 싸움이다. YS나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예에서 봤듯이 개혁을 하고, 남북관계를 발전시켜도 두가지를 잘못하면 비판을 받는다. 경제발전과 비리척결이 단임 대통령에게는 특히 중요하다. 단임인 탓에 임기중반 이후 한번 어긋나면 만회할 시간이 없다. 다행히 노 대통령은 새해초부터 경제 실용주의를 앞세우고 있다. 끝까지 밀고나가길 바란다. YS,DJ처럼 친인척, 측근들이 비리에 무더기로 연루되어서는 다른 것을 아무리 잘해도 만사휴의다. 근래 들어 여권내에 검찰을 컨트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만만찮다. 검찰 수사와 사법부 판결을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가 팽배해 있다. 노 대통령 스스로도 검찰·국정원과의 관계를 과거 정권처럼 해야 한다는 지적에 “거의 노이로제 걸릴 수준”이라고 털어놓았다. 이런 상황을 강력히 제어하지 못하면 과거로 쉽게 회귀해 버린다. 송광수 검찰총장 임기가 4월초면 끝난다. 국회 청문회를 감안하면 이달말에는 후임이 내정되어야 한다.“노 대통령이 여권일각의 건의를 받아들여 이번엔 만만한 사람을 시킬 것”이란 관측이 정·관가에 파다하다. 노 대통령과 가깝거나, 타협적 성품의 사람들이 유력후보군에 오르고 있다. 결론적으로 송광수보다 독한 사람을 시켜야 한다. 정권 초기 비리의혹 수사로 고초를 겪은 상황을 원천 봉쇄하려면 그런 인사를 해야 한다. 기수·지연·학연을 따지지 말고 “저 정도면 대통령과 맞장뜰 수 있겠다.”는 인물을 골라야 한다. 재조·재야에서 폭넓게 살펴보도록 하라. 불편할지 모르지만, 그것이 노 대통령이 사는 길이다. 이전 정권의 역사가 그를 말해주고 있다. 그리고 대통령 친인척, 청와대 참모, 정치권의 측근 의원, 정치에 참여한 노사모 출신 등이 빗나가지 않도록 특별관리해야 한다. 비리 의혹이 터지면 대통령에게 누가 될 사람들은 금방 손으로 꼽을 수 있다. 야당 인사를 감시하면 정치탄압이지만, 여권 실세의 부패를 미리 막는 일에 시비걸 여론은 없을 것이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월드 이슈-총선 D-9 이라크 미래는] ‘반쪽선거’ 시비땐 내전 치달을듯

    [월드 이슈-총선 D-9 이라크 미래는] ‘반쪽선거’ 시비땐 내전 치달을듯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할 때 내세운 이유는 테러 위협이었다. 사담 후세인 정권이 대량살상무기를 가졌고 테러세력과 연계됐다고 했다. 후세인 정권을 제거하면 국제사회는 더 안전해지고 선거를 통해 중동에 ‘민주주의의 꽃’을 피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 일환으로 오는 30일 이라크에선 총선이 치러진다. 그렇다면 미국의 시나리오는 과연 성공하고 있는 것일까. 최근 미 국가정보위원회(NIC)는 테러리즘이 줄어들기보다는 과거 아프가니스탄처럼 미군 치하의 이라크가 테러리스트를 양성하는 ‘훈련소’로 바뀌고 있다고 분석했다. ●선거는 내전으로 가는 길? NIC는 후세인 정권이 무너진 뒤 오사마 빈 라덴과 연계된 이슬람 무장세력들이 이라크 민족주의자들과 새로운 관계를 쌓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라크 인구의 20%로 후세인 정권을 뒷받침했던 수니파들이다. 수니파는 인구 60%를 차지하고 있는 시아파에 승산이 없다고 판단, 선거를 보이콧했다. 시아파는 미국의 지원에다 이라크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이란의 도움도 받고 있다. 백악관도 이번 선거가 불완전하게 치러질 것임을 시인한 상태다. 미 중앙정보국(CIA)과 국무부 정보국도 선거 이후 폭력사태가 더 확산되고 시아파와 수니파간의 ‘내전’으로까지 치달을 수 있다고 평가한 것으로 미 일간 ‘나이트라이더’가 19일 보도했다. 특히 부시 행정부가 주창한 이라크와 테러세력의 연계가 이라크 침공 이전이 아니라 그 이후에 형성된 점이 뚜렷하다고 전했다. ●美 일방적 짜맞추기로 기형적 선거 초래 이번 총선은 이라크 현지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부시 행정부의 일방적인 ‘짜맞추기’ 결과다. 유권자를 파악할 인구조사를 실시하거나 선거구역을 정할 시간조차 없었다. 그러다보니 이라크 전역을 단일 선거구로 하는 ‘기형적 선거’형태를 초래했다. 이는 지역기반이 약한 해외 망명세력이 의도한 바이기도 하다. 반면 소수인 수니파나 지역에서만 알려진 인사들은 당선될 가능성이 적어졌다. 저항세력이 통제하는 3∼4개 주에서는 아예 투표 자체가 봉쇄돼 투표율이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상황에서 수니파가 10% 이상 득표하기란 힘들고 이를 계기로 수니파와 시아파의 반목은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시아파 망명세력들을 지지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수니파의 득표율이 5∼6%에 그치는 점을 가장 우려하는 것은 아이로니컬하다. 유엔과 미국 관리들은 선거 이후 정통성 시비가 최대 관건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선거 후유증을 예상,275석의 제헌 의회와 새로 수립될 정부 각료에 수니파의 몫을 배정하는 방안을 논의했으나 수용되지 않았다. 선거를 연기해야 한다는 주장도 이라크 임시정부 내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총선 연기는 시아파의 반발을 부르고 저항 세력에는 자칫 미국의 패배로 비춰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 ●민주정부 수립까지는 가시밭길 제헌의회는 8월15일까지 헌법을 제정하고 12월15일 이전에 총선을 다시 실시한다. 하지만 선거의 정통성 시비가 불거지고 저항세력의 공격이 거세지면 제헌 과정 역시 순조로울 것 같지 않다. 중동지역의 왕정국가들도 선거로 수립되는 이라크 정부를 탐탁지 않게 여긴다. 이들은 ‘선거의 도미노’를 우려해 경계심을 강화하고 그 결과 이라크 주둔 미군의 철수에다 초점을 맞춘 외교력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언론들도 집권이 예상되는 통일이라크연맹(UIA)이 정통성 확보와 지지기반 확충을 위해 미군의 철수 일정을 요구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렇다고 미군이 군사작전의 전권을 이라크에 넘길 것 같지는 않다. 결국 종파간 갈등에다 폭력사태의 악순환, 이란 등 주변국과의 미묘한 외교적 관계 등으로 미국이 바라는 민주정부 수립은 원점에서만 맴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生生 인터뷰] 5년만에 새음반 낸 ‘그 때 그 사람’ 심수봉씨

    [生生 인터뷰] 5년만에 새음반 낸 ‘그 때 그 사람’ 심수봉씨

    아무도 돌봐주지 않아도 끊임없이 개척해서 제 스스로 퍼져가는 민들레. 가수 심수봉의 음악인생을 말하자면, 그의 노래 ‘무궁화’보다 차라리 민들레에 더 가깝다. 한때 가수보다는 역사를 바꾼 스캔들의 주인공으로 세상의 관심을 받았던 그. 세찬 비바람 속에서도 꺾이지 않고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음악을 향한 열정 때문이었다. ●“대중들 사랑이 나를 버티게 한 힘” 그러한 열정에 타고난 재능을 갈고 닦은 노력이 보태져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 ‘그 때 그 사람’ ‘사랑밖에 난 몰라’ 등 세대와 연령을 초월해 사랑을 받았던 주옥같은 히트곡들이 빛을 발했다.5년만에 새 앨범을 들고 돌아온 심수봉은 오히려 대중에게 감사했다.1978년 MBC 대학가요제에서 ‘그때 그 사람’을 불러 이름을 알린 그는 ‘10·26’이란 역사적 사건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가수 활동을 전면 봉쇄당한 것은 물론 사생활도 불운했다. “활동을 안 하다시피 했는데 숨 쉬듯 내놓은 노래들을 대중들이 다 흡수하고 사랑해주시니…, 그만한 인정이 어디있겠어요. 그러니까 지금까지 자살하지 않고 버틸 수 있었겠지요.” 세월이 약이라지만 쓰라린 과거를 되새기는 건 맘이 편치 못한 일. 내내 꼿꼿했던 그녀는,“아이들에게 제일 미안하다.”고 말하는 대목에서 그만 고개를 떨구었다. ●뉴욕서 1년반… 음악적 양분 충전 미국 뉴욕에서 1년 반동안 생활했다는 그는 음악적 자신감으로 충만해 있었다. “가요계에서 어떠한 흥미도, 자극도 찾지 못해 창작 의욕이 다 말라버린” 상태에서 찾은 뉴욕은 방전된 에너지를 다시 충전시켜준 곳이다. “음악이 모여 있는 곳으로 떠나자고 생각했죠. 뉴욕은 (음악의)대가들이 발에 걸리는 곳이잖아요. 재즈 개인 레슨을 받았어요. 클럽에서 재즈 공연도 보고 뮤지컬도 보고 하루가 부족했죠.” 재즈에 단단히 매료된 그는 앞으로 도전해 볼 만한 최고의 음악으로 재즈를 꼽았다. 노래보다는 피아노 연주를 하고 싶다는 그는 신곡 ‘남자의 나라’에서 국악과 재즈의 접목을 시도했다. ●신세대 작곡가와 손잡고 기존곡 리메이크 이번 앨범에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은 편곡. 기존 노래들을 리메이크하기 위해 신세대 작곡가 박근태와 손잡았다.‘백만송이 장미’ ‘사랑밖에 난 몰라’와 조용필의 ‘그 겨울의 찻집’, 정미조의 ‘개여울’ 등 기존 가요뿐 아니라 오페라 ‘사랑의 묘약’의 아리아 ‘남몰래 흐르는 눈물’까지 새로운 감각을 실은 노래들은 애절한 그의 음색을 타고 호소력 짙게 살아났다. “앨범 발표로 원기를 회복했다.”는 그는 원없이 방송활동을 펼칠 작정이다.“그동안 제대로 못해봤으니 무진장 할거예요.” 녹음작업이 새벽 3시에 끝났지만 오전 8시 예정된 방송 녹화에 대한 부담감으로 단 5분도 눈을 붙이지 못해 피곤하다면서도 표정만은 행복했다. 연말연시엔 더 눈코 뜰새 없다. ●28·29일 성대서 단독공연 28·29일 이틀간 성균관대 600주년 기념관 새천년홀에서 단독 공연을 펼친 뒤 내년 1월 초 지방 투어에 들어간다. 다음 일정은 일본 공략에 나서는 것. 최근 소니사와 계약을 맺은 그는 음반도 발표하고 소극장을 중심으로 공연도 펼칠 계획이다. 봉 끝에 매달린 듯 위태로웠던 그는 이제 더이상 흔들리지 않는다. 인생과 명성의 덧없음을 절감한 그는 오로지 “음악적으로 가득 차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글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사진 강성남기자 snk@seoul.co.kr
  • [정인학 교육대기자 실전논술] 실전논술 지상강의 2회 제시문

    글 ㈎ ①“중국이 무리수를 두고 있습니다. 세상 살다보면 욕심을 낼 수도 있지만 이번에는 정도가 지나쳐요.”고구려 연구재단이 공식출범하기에 앞서 지난 주말 서울 고려대 법학관 1층 교수실에서 만난 김정배(64·고려대 사학과 교수·임기 4년)재단 초대이사장은 대뜸 이렇게 말했다. 중국측이 느닷없이 ‘동북공정(東北工程)’을 들고 나와 고구려사를 자신의 지방사로 만들려는 데 대한 분노가 역력했다. 교수실은 얘기를 나눈 지 채 5분도 되지 않아 노학자가 내뿜는 열기로 뜨겁게 달궈졌다. ②김 교수는 조목조목 중국 주장의 부당성을 꼬집었다.“그들의 주장대로 우리 반만년의 역사에서 고구려 부분을 빼면 2000년 역사 밖에 안 되는 민족이 됩니다. 또 단지 역사적인 측면을 넘어 향후 국경이라는 문제까지 비화될 수 있어요.” 중국 주장대로라면 고구려가 평양천도를 했으므로, 현재의 북한 역시 중국 땅이 된다. 한국은 고작 남한 땅으로 좁혀진다. 노학자의 차분하던 목소리는 이 대목에서 톤이 높아졌다.“세계적으로 이런 무리한 주장을 한 예가 없습니다. 일본도 이보다 심하지 않았어요. 일본의 ‘임나일본부(任那日本府)설’은 여기 비하면 양반입니다.”(임나일본부설이란 왜가 4세기 가야 지역에 임나일본부를 두고 한반도 남부를 경영했다는 일본측의 주장) ③김 교수는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한동안 책상위를 뒤져 자료 하나를 보여줬다.“이 사람이 실제 동북공정의 지휘를 맡고 있는 마대정(馬大正)인데, 신강쪽에서 변방문제를 주로 연구하던 사람입니다. 이런 점을 봐도 이들의 의도를 알 수 있습니다. 중국도 외세의 침략으로 인해 고통을 겪은 나라인데 21세기에 이런 패권주의로 무엇을 얻으려는지 모르겠습니다.” ④동북공정에는 조선족 문제에 대한 중국의 시각도 큰 몫을 하는 것으로 진단했다.“국내의 불법체류 조선족 문제는 중국으로서는 자국의 통치기반을 흔드는 중대사안으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사실 감정적인 측면을 벗어나 법적으로 본다면 이들은 중국인입니다. 중국으로서는 중요한 문제이지요.” ⑤김 교수는 한마디로 중국의 동북공정이 과거를 바탕으로 현재와 미래를 중국에 유리하게 이끌기 위한 포석의 성격이 짙다고 진단했다.“한국이 경제력이나 정치적으로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나라라는 점에서 우리를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⑥따라서 김 교수는 향후 재단의 활동을 연구와 현실참여 두 가지 모두를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시민단체들을 지원할 방침이다.“시민단체들은 아무래도 행동을 중시해, 이 문제를 널리 알리고 공론화하는데 맞으리라고 봅니다. 외교문제가 걸린다면 상황에 따라 정책적인 문제를 함께 풀어나가도록 할 예정이에요.” 물론 시민단체에만 의존한다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정·관계의 의견에도 귀를 기울일 계획입니다. 또 북한 학자와 공동보조를 취하기 위해 통일·외교부 등과 연계해 합동조사나 세미나 등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그러나 무작정 중국과 맞부딪히려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우리 작업이 중국과의 영토분쟁으로 비쳐져서는 안 됩니다.마치 영토분쟁의 문제로 발전하는 것은 양국에 올바른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⑦그는 역사지키기라는 중차대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내 연구여건과 환경을 정비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국내에서 고구려로 박사학위를 받은 사람은 겨우 14명 정도입니다. 연구자가 그리 많지 않은 편입니다. 고대사 연구를 하는 후학에 대한 지원을 늘릴 겁니다.” 김 교수는 그러나 단숨에 모든 것을 이뤄낼 수 없는 만큼 착실히 일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⑧중국의 왜곡된 주장을 반박하는 일은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했다.“예컨대 발해를 건국한 대조영만 보더라도 고구려라는 문헌과 말갈족이라는 것이 공존하는데, 중국은 말갈족이라는 문헌만 택합니다. 발해가 말갈족의 지방정권이라고 중국이 주장하는 것은 이런 맥락이지요. 하지만 고대사는 단지 사료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닙니다. 당시 유물을 보면 고구려의 것이 대거 발견됩니다. 그리고 어떻게 한 나라가 갑자기 세워질 수 있습니까. 상식으로 말해야지요.” 비록 중국이 자국에 민감한 사료의 경우 사진촬영을 금지한다든지 접근을 불허하는 등의 태도를 취하기는 하지만, 중국의 주장을 반박할 자료는 부지기수라는 것이다. 중국 러시아 몽골 등을 모두 뒤져 고구려 관련 자료를 모아 실증적으로 고구려가 한국사임을 밝히려는 것이다. ⑨김교수는 이번 작업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대외홍보라고 강조했다.“역사는 연구도 중요하지만 알리는 부분도 중요합니다. 외국 연구기관 대학 등에 연구결과를 정기적으로 보내, 고구려사에 대한 세계의 공감대를 형성할 것입니다.” ⑩아울러 고구려 역사를 지키는데 특히 북한과의 협력이 중요하다고 했다.“북한은 고구려를 뿌리로 삼고 있어요. 심지어 삼국통일에서 신라의 역할을 부정하고 있습니다. 고구려에서 고려로 정통성이 이어졌다고 봅니다. 그런데 중국이 고구려를 자신들의 지방사라고 하니 얼마나 답답하겠습니까.” ⑪그렇다고 중국과 담을 쌓으려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조만간 중국과 대화하기로 돼 있습니다. 앞으로 학술회의나 대담 토론회 등을 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중국 뿐 아니라 러시아 등과도 만남을 가질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김 교수는 이렇게 말했다.“국민의 시선이 부담스럽지만 우리 역사를 지키는데 물러설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동북공정이란? 동북공정이란 ‘동북변강역사여현상계열연구공정(東北邊疆歷史與現狀系列硏究工程)’을 약칭해서 부르는 말로 ‘동북 변경지역이 역사 문화적으로 중국의 영역임을 확인’하려는 이 작업은 지난 96년 중국의 국가기관인 사회과학원의 핵심연구과제로 추진되기 시작했다.‘학술은 대중을 이해시켜야 한다.’는 등의 원칙 아래 고구려사 등을 연구중이다. 글 ㈏ ①최근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을 주도하는 중국사회과학원 변강사지연구중심의 ‘동북공정’ 2004년도 연구과제가 서울신문을 통해 소개되었다. 이는‘동북변강연구총서’로 간행된 2003년 과제와 연결된 것으로 고구려, 발해문제를 중심으로 우리민족 기원문제와 명·청 시기 조·중 관계사 등 중국이 동북3성(헤이룽장성, 지린성, 랴오닝성) 지역에 대한 역사적 장악활동을 본격적으로 진행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이와 관련된 각 연구자 및 관련기구들의 범위와 성격도 구체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②주목되는 것은 동북공정에 참여한 조직이 35개에 달하며 관련인력은 수백명에 달한다는 것이다. 즉, 동북 3성 지역의 모든 사회과학원과 대학, 전문연구소가 중앙의 변강사지연구중심을 정점으로 연결되어 역할 분담을 통해 관련연구를 조직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그리고 이 조직이 고구려를 중심으로 고대사에서 근현대사까지 동북 3성지역과 관련된 중요 쟁점사항들을 다양하게 망라하여 연도별로 진행하고 있음이 실제 확인된 것이다. ③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2004년 3월15일에 공포된 ‘동북공정 과제연구지침’내용이다. 이 지침에는 동북공정이 추진하는 6개의 연구항목과 과제목표가 제시되어 이에 근거한 연구계획 수립을 관련 연구자들에게 요구하고 있다. 그런데 이 내용 중 새롭게 ‘고구려발해국문제연구’가 추가되어 나타난 점이 주목된다. 동북공정에서 고구려, 발해가 핵심 연구분야임을 명확히 보여주고 있다. 또한 2003년의 세부연구주제였던 ‘발해유적현상조사’가 2004년 내용에는 생략되어 있다. 이는 2005년에 헤이룽장성 닝안(寧安)과 지린성 둔화(敦化)지역의 발해유적을 20억위안(약 2800억원)을 들여 중국고대도시로 복원한다는 최근 보도와 연결된 것임을 보여준다. ④결국, 중국은 동북공정을 통해 고구려와 발해가 중국사라고 학술적으로 부각하고 곧바로 그에 대응되는 역사공간인 시안의 고구려유적과 둔화의 발해유적 등을 중국 역사유적으로 복원, 정비하여 명실상부한 중국 역사화 작업을 완수하려는 의도를 이번에 명확히 보여준 것이다. ⑤또한 북방지역의 고대 종족, 고조선, 한국민족 및 고대 국가기원을 연구해 중국과 우리 민족의 관계사, 국경문제, 이민문제 등을 중국적 입장에서 정리하여 결국 이들 역사마저도 중국 역사범주에 있음을 강변하려는 의도를 보이고 있다. 특히 2004년 연구과제인 ‘조선반도민족, 국가의 기원과 발전’이란 제목의 연구과제는 중국의 연구가 고구려, 발해와 함께 우리민족의 성격까지도 중국측 논리로 파악하려는 단계로 접어들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 과제의 연구책임자가 다른 연구논저에서 이미 한국민족은 중국계통의 유이민 세력이며 중국문화가 한국문화의 모태라는 식의 철저한 중국중심주의 입장을 피력한 사실을 감안할 때 심각한 상황임을 알 수 있다. ⑥이상에서 볼 때 2004년 중국의 동북공정이 추진하는 연구사업은 중국의 역사왜곡과 고구려유적의 세계문화유산 등재 추진 등과 연결된 것이다. 그리고 이를 통해 중국은 동북지역을 장악한 현재의 정치적 상황이 수백-수천년 전에도 같은 상황인 것처럼 호도하려는 정치적 목적을 더욱 뚜렷이 보여주고 있다. 이는 우리 민족의 존립근거와 역사 문화적 정체성마저 부정하는 폭거이자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공존을 위협하는 역사침략이다. ⑦이제 우리는 후손에게 우리 역사를 당당히 지켜내고 동아시아의 평화와 공영을 지향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지금 무엇을 했고 또 해야 하는지를 고민하고 실천할 때이다. 특히, 지난 1일 출범한 고구려연구재단이 중국의 역사왜곡과 한민족 정체성부정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우리 학자들의 열정과 노력, 체계적인 정부의 지원, 그리고 보다 많은 국민의 관심과 우리 역사 사랑이 요청된다. 글 ㈐ ①최근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에 관한 충격적인 보도가 거의 날마다 언론매체의 헤드라인을 차지하고 있다. 아직도 일본의 역사 왜곡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우리로서는 앞뒤에서 협공을 당하는 꼴이 되었다. 게다가 중국이 저지르고 있는 왜곡의 정도나 수위가 오히려 일본보다 극심하다. 중국은 그동안 일본의 역사왜곡에서 우리와 같은 피해자로 동병상련의 처지에 있었기에 더욱 개탄스러움을 금할 수 없다. 우리는 즉시 중국의 역사왜곡의 저의를 파악하고 근본적 대응책을 모색해야 한다. ②중국은 아이로니컬하게도 우리와 수교한 직후부터 정부 산하의 학술기구인 중국사회과학원을 주축으로 역사왜곡을 획책하였다. 그들은 2002년 2월부터 ‘동북공정’이라는 대형 프로젝트를 본격화하여 아주 조직적으로 우리의 고대사인 고구려사와 발해사를 송두리째 가로채려 기도하고 있다. 중국의 이러한 역사왜곡에는 대내외적으로 현실적이고 정치적인 포석이 다양하게 깔려있다는 점을 먼저 간파해야 한다. 우선 대내적으로 볼 때 중국은 개혁개방 이후 사회주의에 대한 회의가 내부에 확산되면서 체제 유지와 안정을 위해 국가주의를 강화하고 있다. 이같은 국가주의는 애국주의와 사회주의의 결합을 통해 국가적 정체성과 통일성을 유지하려는 데 목적이 있다.‘동북공정’도 바로 그러한 정책의 일환인 것이다. ③동시에 대외적으로 ‘동북공정’에는 중국이 동아시아의 질서를 재편하고 나아가 국제무대에 영향력을 극대화하려는 패권주의적인 야심이 담겨 있다. 특히 해양세력인 일본의 확장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고 동아시아에서 리더십을 확립하겠다는 것이 1차적 목적인 것이다. 통탄스럽게도 현 강국들의 힘 겨루기가 과거 우리의 고구려사를 매개로 벌어지고 있는 격이다. ④이렇게 다양한 목적이 중첩되어 있기 때문에 중국은 역사 왜곡을 쉽사리 중단하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앞으로 그것을 더욱 심화하고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가 늦은 감은 있으나 외교채널을 통해 중국 측에 엄중히 항의하는 동시에 북한과도 연대하여 공동대응하기로 결정한 것은 아주 잘한 일이다. 하지만 정부는 더욱 적극적이고 근본적인 차원에서 대책을 강구해야만 한다. 특히 아래의 몇 가지 사항들은 반드시 참작하여 대책 수립에 반영해야 할 것이다. ⑤먼저 고구려사 왜곡이 정치문제로 불거졌지만 궁극적인 해결책은 학문적인 저력을 배양하는 데 있다는 사실을 더욱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역사의 요체는 문화전통이다. 따라서 고구려가 우리 민족의 국가였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역사학의 저변 확대만으로는 부족하다. 언어학, 고고학 등 주변 인문학을 총동원해 학술적인 면에서 설득력을 강화해야만 한다. 이를테면 국어사적인 측면에서 고구려어의 특성을 밝힌다면 그것이 백제어, 신라어와 동질적 관계이고 중국어와는 무관하다는 것을 분명히 규명해 낼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방법이 중국이 자행하는 역사왜곡의 허점을 잡아내고 그들의 억지 논리를 완전히 무너뜨릴 수 있는 최선의 길이 될 것이다. ⑥다음으로 고구려사를 포함한 국사교육체제를 전면적으로 강화하여야 한다. 문민정부 이후 제도권 교육에서 국사과목은 찬밥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심지어 대학에서는 국사가 교양필수에서 그저 흥밋거리나 제공하는 선택과목으로 전락해 버린 지가 오래다. 이러다 보니 ‘국민의 집단기억’을 담고 있어야 할 국사교과서마저도 문제 투성 이라는 사실이 자주 지적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귀결이다. 지구상에 자국사가 이렇게 푸대접을 받는 나라는 많지 않을 것이다. 과연 이러한 상황에서 고구려사 왜곡에 대한 국민적 대응이라는 대전제가 어떻게 가능할 수 있겠는가. ⑦끝으로 고구려사를 비롯한 우리 역사를 국제사회에 보급하는 데에도 노력을 기울여야만 한다. 특히 유네스코 등 국제기구에 대한 대대적인 홍보전이 시급하다. 고구려사가 한국고대사라는 엄연한 사실에 대한 국제사회의 공인을 이끌어내지 못한다면, 동북아 역사전쟁에서 우리는 참패를 당할 수밖에 없다. 그 결과로 자국의 역사마저도 타국에 송두리째 강탈당하는 비극적 운명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은 불을 보듯 뻔하다.
  • [대정부 질문] ‘한국형 뉴딜’ 공방

    [대정부 질문] ‘한국형 뉴딜’ 공방

    ●기자 한국 국회에서 대정부 질문을 방청하신 소감이 어떻습니까. ●루스벨트 72년 전 내가 시행한 뉴딜 정책을 놓고 한국의 국회의원들이 열띤 토론을 벌이다니 감격스러울 따름입니다. 다만 여당 의원들은 하나같이 뉴딜에 찬성하고 야당 의원은 죄다 반대하는 건 좀 이상합니다. ●기자 대통령께서 뉴딜을 시작할 때는 그렇지 않았습니까. ●루스벨트 그때는 대공황에 따른 엄청난 위기 상황이었기 때문에 여야가 따로 없었습니다. 내가 공화당원을 각료로 임명했을 정도이니까요. ●기자 그래도 나중엔 보수주의자들의 비판에 직면했고, 특히 당시의 경제회복은 뉴딜보다는 세계 2차대전 때문이라는 분석도 많은데요. ●루스벨트 뉴딜이 잘못된 선택이었다면, 국민이 나를 세번이나 대통령으로 뽑아 줬겠습니까. ●기자 그러나 ‘통화주의자’들은 재정확대 정책이 1970년대 ‘스태그플레이션’이란 심각한 기형아를 낳았다고 비판하는데요. ●루스벨트 경제는 선택의 문제요. 그런 식으로 따진다면 정부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을 거요. 1932년 뉴딜 정책을 시행한 미국 프랭클린 루스벨트 전 대통령과의 ‘가상대화’다.15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여야 의원들은 연·기금 투입 등 정부의 ‘한국형 뉴딜’ 정책을 놓고 논쟁을 벌였다. 한나라당에선 윤건영 의원이 “재정 지출 확대는 일시적 총수요 증가 외에는 뚜렷한 효과를 갖기 어려울 것”이라고 비판했고, 이재창 의원도 “연·기금의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는 연기금 부실, 국민 세금부담 증가, 재정적자 확대의 악순환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나경원 의원은 “한국형 뉴딜은 ‘국내총생산(GDP) 5% 증가’라는 강박증에서 나온 정치적 계획”이라고 비판했다. 임태희 의원은 “뉴딜은 ‘올드딜(Old Deal)’이고 ‘노(盧)딜’이요,‘노딜(No Deal)’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민주당 김효석 의원도 “투자 판단은 민간에 맡겨야지 정부가 나서서 사업을 정해 주고 수익률을 부정하는 순간 투자의 효율성은 물 건너가는 것”이라고 반대 대열에 가세했다. 반면 열린우리당 강봉균 의원은 “국·공채보다 높은 수익률과 원금 회수가 보장된다면 연·기금 부실화 논란은 기우에 불과하게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박영선 의원도 “선진국들도 금리가 낮아지면 연·기금의 주식투자 비중을 늘렸다.”며 “시장경제를 하자면서 수익률을 높일 투자수단 자체를 원천봉쇄하는 것은 이율배반적”이라고 주장했다. 이헌재 경제부총리는 답변에서 “투자 여부는 연·기금이 결정하는 것이고 정부는 다만 수익성과 안정성이 좋은 프로젝트를 제공할 뿐”이라고 야당 주장을 반박했다. 김병일 기획예산처 장관은 “필수 사회기반 시설에 투자된 연·기금 자금에 대해서는 임대료 지급방식 등을 통해 국·공채 이자율에 장기투자 프리미엄을 가산한 적정 수익률을 보장할 방침”이라고 답변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6자회담 새 전략 속도낼까

    6자회담 새 전략 속도낼까

    |부에노스아이레스 박정현특파원|아르헨티나를 공식 방문중인 노무현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동포간담회에서 북한 핵문제 해결에 자신감을 보였다. 노 대통령은 “지금까지 말썽은 있지만 결정적 상황없이 갈 것이고, 갈수록 안정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결정적 상황’이란 노 대통령이 로스앤젤레스의 국제문제협의회(WAC) 강연에서 언급했던 ‘무력행사’ 또는 ‘봉쇄정책’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노 대통령은 “북한이 강경한 목소리를 내고 잘난 척, 힘이 있는 척 하는 것은 체제가 흔들리지 않고 가기 위한 전략전술적 몸부림”이라고 진단했다. 체제안전을 위한 제스처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노 대통령은 “북한도 개혁·개방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면서 “제일 어려운 것은 북한이 시장경제 바람이 들어오면 사회가 흔들리기 때문에 속도조절을 하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이 밝힌 북한 체제안전보장은 6자회담과 직결되는 문제여서 관심을 모은다. 노 대통령의 남미순방을 수행중인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은 북한이 시장경제요소를 도입하고 개혁을 위한 여러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점을 들면서 “이런 변화수용에 따른 체제안전보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청와대의 핵심관계자는 “6자회담이 속도를 내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jhpark@seoul.co.kr
  • ‘美대북강경론 반대’ 의미

    |로스앤젤레스 박정현특파원|노무현 대통령이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민간 외교정책단체인 국제문제협의회(WAC) 초청 연설에서 직설적이고 강한 어조로, 대북 강경책에 반대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노 대통령은 “한·미 동맹관계는 지난 1년반 동안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면서 한·미 동맹관계를 접어두고 연설 시간의 대부분을 북핵문제에 쏟았다. ●대북 강경정책론 반대 노 대통령은 이례적으로 ‘무력행사’ 또는 ‘봉쇄정책’이란 구체적인 용어를 사용하면서 대북 강경책 반대입장을 밝혔다. 이런 발언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재선된 뒤 처음 미국을 방문해 공개적으로 보낸 메시지라는 점에서 더욱 관심을 모은다.2기 부시 행정부에 포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북 강경파들인 ‘네오콘(신보수주의자)’들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노 대통령의 순방을 수행중인 반기문 외교통상부장관은 “네오콘을 상대로 한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미국 대선이 끝나자마자 일부 전문가들이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될지 모르겠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는데 대한 경계를 나타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력행사나 봉쇄정책에 반대한다는 노 대통령의 발언은 이종석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차장의 워싱턴 방문(9∼12일) 직후에 나온 것이다. 즉 한·미간 실무적인 접촉과정에서 감지한 미국의 정책변화 방향을 바탕으로 나왔을 수 있다는 얘기다. ●대화를 통한 북핵해결 강조 노 대통령이 연설에서 제시한 두 번째 메시지는 북한에 핵을 포기하는 전략적 결단을 촉구하면서,6자회담 당사국들에는 북한을 대화상대로 인정하는 인식과 접근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당부한 점이다. 노 대통령은 “믿지 않으면 대화할 수 없고 대화하지 않고 북핵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수단이 있는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신뢰와 대화를 강조했다. 여기에는 북한이 체제안전과 개혁·개방이 보장된다면 핵을 포기할 것이란 확신이 깔려있다. 세 번째는 6자회담이 반드시 성공돼야 한다는 메시지다. 반기문 장관은 “6자회담 참여국들의 창의성이나 포용성을 강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부는 이날 “고농축 우라늄계획으로 새롭게 불거진 북핵문제가 대두된 지난 2년동안 6자회담의 틀이 마련되는 등 절차문제에서 진전이 있었지만, 실질적인 내용에는 별다른 상황진전이 없었다는 게 우리 정부의 판단”이라는 배경설명 자료를 NSC사무처·통일부·외교부 공동명의로 내놨다. 6자회담의 취지는 좋았지만 실효성은 많지 않다는 이례적인 설명이다.6자회담이 새로운 단계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새롭게 던져진 과제 노 대통령의 이같은 대북 정책 기조는 부시 행정부의 외교안보진용 중 대북 강경 그룹, 특히 네오콘의 입장과는 방향이 반드시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특히 북한이 과연 핵개발 카드를 포기하고 전면적인 체제의 개혁·개방에 나설 것인가에 대해서도 참여정부와 부시 행정부의 전망이 다를 수 있다는 지적도 많다. 따라서 노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의 20일 정상회담에서 어느 정도로 북핵해법 조율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jhpark@seoul.co.kr
  • 정부­전공노 정면충돌로 가나

    정부­전공노 정면충돌로 가나

    공무원노조법 입법을 둘러싼 정부와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간의 충돌이 전면전으로 치닫고 있다. 전공노는 노동3권이 빠진 정부안을 거부하면서 총파업 강행 의지를 거듭 밝히고 있다. 정부는 총파업 찬반투표를 원천봉쇄하고 가담자를 모두 사법처리, 중징계하겠다고 못박았다. 총파업 찬반투표가 실시되는 9∼10일 전국에서 마찰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 “어떤 방법으로든 막겠다” 허성관 행정자치부장관과 김승규 법무부장관은 4일 발표한 담화문에서 전공노 총파업을 “공무원으로서 불법으로 파업하겠다는 행태는 국민과 정부에 대한 도전”이라고 규정지었다. 이에 따라 총파업과 관련된 집단행동에 대해 “주동자는 배제징계하고 가담자는 형사처벌까지 포함해 엄중 문책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전공노와 단체협약을 체결하거나 유급노조전임자를 인정하는 방식 등으로 전공노를 사실상 묵인·방치하는 지방자치단체에 대해서는 “특별교부세 지원 중단, 정부시책사업 선정 때 배제 등 범정부 차원의 행정·재정적 불이익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허 장관은 이날 오후 소집된 시·도 행정부시장·부지사 회의에서 강력한 대처를 주문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총파업 찬반투표와 관련된 모든 집단행동을 원천봉쇄하기로 하고, 연루 공무원을 현장에서 바로 연행하기로 했다. 불응하면 공무집행방해 행위로 엄벌할 방침이다. 집행부 전원에 대해서도 검거에 착수했다. 최기문 경찰청장은 이날 전국지방경찰청장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소극적으로 대처하는 지휘관은 반드시 응분의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강력한 대처를 지시했다. ●전공노 “총파업 성사시키겠다” 전공노는 올 것이 왔다는 분위기다. 한발 더 나아가 정부를 강력하게 성토하고 나섰다. 전공노 정용해 대변인은 “이미 전공노의 활동은 정부의 가이드라인을 벗어난 지 오래”라면서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전공노와 제대로 대화조차 하지 않은 정부는 강경대응을 운운할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전공노가 가장 우려하는 점은 총파업 찬반투표 자체가 무산되는 경우다. 지난해 총파업 찬반투표 당시에는 경찰의 원천봉쇄와 투표함 수거로 총파업 투표가 부결됐었다. 파업 찬반투표가 일반적 투표 원칙인 ‘재적 조합원 과반수 출석에 과반수 찬성’이 아니라 ‘재적 조합원 과반수 찬성’으로 규정돼 있기 때문이다. 전공노는 정부가 찬반투표행위부터 막겠다고 나선 것도 이 점을 노렸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올해는 쉽게 당하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투표 전에 기관장 면담 등을 통해 각 지자체에 압박을 가하고 사수대를 결성, 투표소를 보호한다는 방침이다. 전공노 관계자는 “밝힐 수는 없지만 이 외에도 찬반투표를 성공적으로 치를 수 있는 방안들이 모두 마련돼 있다.”고 강조했다. ●지자체 “왜 책임을 떠넘기나” 전공노와 단체협약을 체결하거나 노조전임자를 사실상 허용한 것으로 지목된 지자체들은 몹시 불쾌하다는 반응이다. 특히 전공노의 존재를 암묵적으로 인정한 데 대해 행자부가 ‘인기영합적’이라고 규정하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서울 성동구청 관계자는 “유급전임자는 한명도 없다.”고 반박했다. 단체협약을 체결한 것으로 지목된 서울 종로구청 관계자도 “단체협약이란 것은 없고 합의서나 협의서 정도는 있다.”고 주장했다. 강원도의 또 다른 지자체 관계자는 “확실하게 대응해야 할 곳은 지자체가 아니라 중앙정부”라면서 “중앙정부가 흐지부지 대처하고는 지자체들에만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고 반박했다. 경남의 한 지자체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전공노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지자체 탓만 하며 교부세 지원을 끊겠다는 것은 행자부가 오히려 지역주민들을 볼모로 삼는 것 아니냐.”고 비난했다. 조태성 유영규기자 cho1904@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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