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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픈채팅 개인정보 유출’ 카카오에 과징금 151억 역대 최대

    ‘오픈채팅 개인정보 유출’ 카카오에 과징금 151억 역대 최대

    지난해 발생한 ‘카카오톡 오픈채팅 이용자 개인정보 유출 사고’와 관련해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개인정보위)가 카카오에 과징금 151억여원을 부과했다. 이는 역대 최대 과징금이었던 골프존의 75억여원보다 2배 이상 많은 금액이다. 개인정보위는 전날 전체회의를 열고 카카오에 대해 개인정보보호법상 안전조치 의무 위반으로 과징금 151억 4196만원과 유출 신고·통지의무 위반으로 과태료 780만원을 부과하고 시정명령과 처분 결과를 공표하기로 했다고 23일 밝혔다. 개인정보위는 지난해 3월 카카오톡 오픈채팅 이용자의 개인정보가 불법 거래되고 있다는 언론 보도에 따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여부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바 있다. 개인정보위 조사 결과 해커는 오픈채팅의 취약점을 이용해 오픈채팅 참여자 정보(임시 ID)를 획득했고, 카카오톡의 ‘친구 추가’ 기능과 불법 프로그램 등을 이용해 일반채팅 이용자 정보(회원 일련번호)를 확보했다. 개인정보위는 이들 정보를 회원 일련번호 기준으로 결합한 뒤 개인정보 파일을 생성해 판매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남석 개인정보위 조사조정국장은 “정확한 유출 규모는 경찰에서 조사 중”이라며 “특정 사이트에 카카오톡 오픈채팅 이용자 696명의 정보가 올라와 있는 것을 확인했고, 해커가 최소 6만 5719건의 개인정보를 조회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했다. 개인정보위는 카카오가 오픈채팅 서비스 설계·구현 과정에서의 과실과 카카오톡 전송 방식을 분석해 만든 해킹 프로그램을 이용한 악성 행위에 대한 대응조치 미흡 등으로 인해 개인정보가 해커에게 공개·유출된 만큼 개인정보보호법상 안전조치 의무를 위반했다고 밝혔다. 또 지난해 3월 언론 보도와 개인정보위 조사과정에서 카카오톡 오픈채팅 이용자의 개인정보가 유출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음에도 유출 신고와 이용자 대상 유출 통지를 하지 않아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했다고도 했다. 카카오는 이에 대해 행정소송을 포함한 법적 대응을 적극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카카오는 임시 ID 자체는 어떠한 개인정보도 포함하고 있지 않아 개인 식별이 불가능하고, 사업자가 생성한 서비스 일련번호는 관련법상 암호화 대상이 아니므로 법령 위반으로 볼 수 없다고 항변했다. 특히 해커가 결합해 사용한 다른 정보는 카카오에서 유출된 것이 아니라 독자적인 불법행위를 통해 자체 수집한 것이란 점에서 이를 카카오 과실로 판단한 부분은 부당하다고 했다.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개인정보보호법상 개인정보란 해당 정보만으로는 특정 개인을 알아볼 수 없더라도 다른 정보와 쉽게 결합해 알아볼 수 있는 정보로 정의하고 있다”면서 “향후 이들 정보가 쉽게 결합할 수 있는 개인정보에 해당하는지를 두고 첨예한 소송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 이란 ‘라이시 대통령 장례식’ 수만명 운집

    이란 ‘라이시 대통령 장례식’ 수만명 운집

    지난 20일 헬기 추락 사고 사망이 확인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 등 8명의 영결식이 엄수된 22일(현지시간) 수도 테헤란 남부 아자디 광장에서 인파 수만명이 이란 국기와 초상화로 장식된 운구 행렬을 따르고 있다.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직접 집전한 이날 영결식에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예멘 반군 후티 등 이란의 지원을 받아 온 ‘저항의 축’ 지도자들도 대거 참석했다. 테헤란 AFP 연합뉴스
  • 유럽 3국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에… 네타냐후 “테러에 대한 보상” 비난

    유럽 3국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에… 네타냐후 “테러에 대한 보상” 비난

    유럽연합(EU) 회원국인 노르웨이와 스페인, 아일랜드가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자 이스라엘은 분노하고 미국은 우려를 나타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유럽 국가들이 속속 이스라엘에 등을 돌리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23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유럽 3개국의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이 “테러에 대한 보상”이라며 비난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서안지구의 팔레스타인 주민 80%가 지난해 10월 7일 자행된 하마스의 대학살을 지지한다”면서 “악마는 포기하지 않을 것이고 테러 국가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팔레스타인 국가는 10월 7일 대학살을 반복할 것”이라면서 “테러는 평화를 가져오지 못한다. 이스라엘의 하마스 궤멸 작전을 막지도 못한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 외교부는 유럽 3개국 주재 대사를 자국으로 불러 강하게 항의했다. 하마스에 납치된 이스라엘 여성 군인 5명의 영상도 공개해 가자지구 공격의 정당성을 호소했다.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2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대통령은 ‘두 국가 해법’의 강력한 지지자”라면서도 “‘두 국가 해법’은 당사자 간 직접 협상을 통해 나와야만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스라엘을 지지했던 목소리가 점점 다른 방향으로 가는 것은 이스라엘의 장기적인 안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이스라엘의 외교적 고립을 우려했다. 유럽 3개국은 오는 28일부터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공식 인정해 중동 평화를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는데, 이는 가자지구 전쟁이 7개월째 이어지면서 평화적 해결을 요구하는 국제사회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나왔다. 이달 초 슬로베니아도 다음달 13일부터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기로 했으며, 영국도 몇 달 안에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다. 독일은 이 사안과 관련해 대화가 더 필요하다고 했으며 유럽 최대 무슬림 사회인 프랑스는 당분간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을 고려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현재 193개 유엔 회원국 가운데 144개국이 이미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고 있다. ‘반(反)이스라엘’ 노선을 걷는 남미 콜롬비아 정부도 팔레스타인에 외교공관 개설을 추진하기로 했다. 앞서 콜롬비아는 지난 1일 이스라엘과 단교를 선언했고,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임시 수도가 있는 서안지구 라말라에 대사관을 설치할 예정이다. 다만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 선언이 가자지구 최후의 피란처인 라파 지상전 강행과 같은 이스라엘의 전쟁 의지를 바꾸지는 못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CNN방송은 “유럽 국가들은 중동 지역에 큰 영향력을 갖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 “글로벌 허브도시 도약”… 부산, 1조 2627억 추경 편성

    부산시가 가덕도신공항에 활주로 1본을 추가하는 2단계 확장 마스터플랜 수립 용역을 추진하는 등 글로벌 허브 도시로 도약하기 위한 기반 마련을 본격화한다. 시는 올해 본예산 대비 8% 증가한 1조 2627억원 규모로 올해 1회 추경 예산안을 편성했다고 23일 밝혔다. 예산 편성의 중점 방향 중 하나는 부산을 글로벌 허브 도시로 도약시키기 위해 도시 전반의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시는 추경 예산안에 ‘가덕도신공항 2단계 확장 마스터플랜’ 용역비 9억원을 반영했다. 가덕도신공항이 24시간 운영하면서 여객·화물 수요를 원활하게 처리하기 위한 확장 방안을 수립하는 용역이다. 용역은 이르면 오는 8월 발주해 내년 상반기 마무리할 계획이다. 시는 지난 1월 제7차 공항개발 종합계획(2026~2030년)에 확장안을 반영하고, 2030년에 착공한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핵심은 제2 활주로 건설이다. 현재 가덕도신공항은 길이 3500m 활주로 1본만 건설하는 것으로 계획돼 있다. 이럴 경우 유지보수가 진행되는 심야에 국제화물노선 취항에 제약이 될 수 있고, 활주로 사고가 일어나면 공항이 폐쇄될 수 있다. 부산시 관계자는 “‘24시간 운영 관문공항’이란 목적을 달성하려면 조기에 2단계 확장이 이뤄져야 한다”며 “인천공항도 2001년 개항하고, 다음 해부터 2단계 확장에 착공한 만큼 가덕도신공항 확장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시는 글로벌 허브 도시 종합계획 수립, 미군 55보급창 이전 사업 타당성 검토와 개발 기본구상 등 용역도 추진한다. 55보급창은 21만 7755㎡ 규모로 부산 원도심 부활을 위해 상업·관광·업무 중심지로 탈바꿈하는 북항 재개발지와 맞붙어 있어 이전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됐다. 이와 함께 시는 이번 추경에서 글로벌 허브 도시로 성장하는 데 자양분이 될 첨단산업 육성에 299억원, 창업 도시 조성 212억원, 관광 마이스 도시 조성 202억원 등을 편성했다.
  • 트럼프 압박에도… 美하원 법 초안에 ‘주한미군 규모 유지’ 명시

    트럼프 압박에도… 美하원 법 초안에 ‘주한미군 규모 유지’ 명시

    미국 하원 군사위원회가 주한미군 규모를 현 수준인 2만 8500명으로 유지하는 내용이 명시된 2025회계연도 국방수권법(NDAA) 초안을 공개했다. 초안 자체는 법적 강제성이 없지만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한국에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요구하며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을 압박하는 상황에도 의회가 주한미군에 초당적 지지를 보냈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있다. 2025회계연도 NDAA는 올해 10월부터 내년 9월까지 적용된다. 22일(현지시간) 공화당 소속 마이크 로저스 하원 군사위원장이 공개한 초안에 따르면 한국과 관련해 “평화롭고 안정된 한반도라는 공동 목표를 지원하고자 국방부가 한국과의 동맹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 의회의 인식”이라며 “여기에는 한국에 배치된 약 2만 8500명의 미군 유지, 1953년 체결된 한미상호방위조약에 따라 미국의 모든 방위 능력을 사용한 확장억제 제공 공약을 확인하는 것이 포함된다”고 밝혔다. 초안은 또 북한과 이란의 장거리탄도미사일로부터 미 본토를 보호하기 위해 2030년까지 미 동부에 미사일 방어시스템을 구축할 것을 요구했다. 북한과 중국, 러시아, 이란 간 협력 문제에 대해서도 국방부 장관이 연말까지 브리핑을 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이번 초안에 포함된 한반도 관련 내용은 지난해 NDAA와 대동소이하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오는 11월 대선에서 승리하면 주한미군 재배치에 나설 수 있기에 이번 초안은 그의 ‘예측 불허 행보’를 어느 정도 제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향후 상하원 심사 과정에서 관련 표현이 더 강화될 가능성도 있다.
  • 차기 유력 英 총리 키아 스타머는 ‘영국판 문재인’

    차기 유력 英 총리 키아 스타머는 ‘영국판 문재인’

    영국 차기 총선에서 당선이 유력시되는 노동당 당수 키아 스타머(61)는 글로벌 버거 체인점 맥도널드로부터 명예훼손 혐의로 피소당한 환경운동가를 대리해 승소를 이끌어 낸 사건으로 이름을 날린 인권변호사였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영국 제1야당인 노동당은 집권 보수당에 최소 20%포인트 이상 격차로 앞서고 있다. 이 여론조사 결과가 그대로 이어진다면 스타머는 오는 7월 4일 총선에서 승리해 총리직에 오른다. 노동당 당내에서 그가 “정치적 카리스마가 다소 부족하다”는 평가와 동시에 “조용하지만 좌파적 열정을 가진 개혁가”로 평가받고 있다. 5년 전 100년 만에 압도적으로 참패한 노동당 당수를 맡으며 혼돈에 빠진 당내 분열을 수습한 안정적 리더십을 가진 지도자로 알려져있다. 22일(현지시간) 폴리티코에 따르면 영국 수도 런던에서 태어나 영국 남동부의 토리당 우세 지역 서리(Surrey)에 있는 공립학교에서 교육을 받은 스타머는 자신의 가정 환경에 대해 “우리 아버지는 공구 제작자였고, 우리 집은 퍼블대시드세미(Pubble dashed semi : 영국 교외 중산층이 사는 일반적인 반단독 주택을 뜻하는 단어)에 살았다”고 소개했다. 스타머가 11살 때 그의 어머니는 희귀 자가면역 질환인 스틸병 진단을 받았고, 무뚝뚝한 성격을 가진 스타머의 아버지는 혼자서 생계를 꾸리며 어머니를 간병했다. 스타머는 2019년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어머니는 평생을 거의 걷지 못했고… 사지를 잘라내야만 했다”고 회고했다. 폴리티코는 “불우했던 어린 시절의 경험은 스타머의 초기 법률가 경력에서 좌파적 열정을 설명하는 데 어느 정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영국 리즈대학교에서 법학을 전공하고 옥스퍼드 대학원에서 석사를 마쳤다. 스타머는 1994년 악명 높은 법적 소송에서 맥도널드에 맞선 두 명의 그린피스 환경운동가 데이브 보리스와 헬렌 스틸을 변호한 것으로 유명하다. 맥도널드는 1987년 1월 영국 런던 북부에 사는 무일푼의 환경 운동가 2명이 영국 런던 스드랜드가 맥도널드 체인점에 ‘맥도널드는 무엇이 문제인가’라고 쓴 포스터를 붙여 자사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고소했다. 이들은 맥도널드가 아동 착취, 동물 학대, 열대우림 파괴, 저임금 지급, 건강에 해로운 음식 판매 등을 일삼았다고 비판했다. 2005년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 있는 유럽인권재판소는 맥도널드와 두 환경운동가 간 ‘경제적 불평등’으로 인해 공정한 재판을 받지 못했고, 명예훼손 소송이 이들의 표현의 자유를 위축하는 효과를 초래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고등법원에서 6만 파운드, 항소법원에서 4만 파운드로 감액된 손해배상금 규모도 이들의 언론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영향을 초래했다고 말했다. 두 운동가는 영국고등법원에서 전단지에 쓴 일부 내용이 사실이라는 판결을 받아냈고, 이는 “역사상 가장 큰 기업 홍보 재앙”으로 평가됐다. 재판부는 맥도널드가 직원들에게 저임금을 지급하고, 식품에 사용되는 일부 동물에 대한 학대, 광고 캠페인에서 아동 착취에 책임이 있다고 고발한 이 전단지의 주장이 옳다고 판시했다. 그후 그는 논쟁의 여지가 있는 인권 소송을 전문으로 하며 항상 약자를 위해 싸웠다. 물론 보수당 지지자들은 그가 테러리스트를 변호했다고 힐난하며 그가 변호한 사건들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다. 켄 맥도널드 영국 전 검찰국장(DPP)은 “그는 집주인이 아닌 세입자를 대변하기 위해 변호사 사무실을 차렸다”고 말했다. 하지만 2008년 스타머는 맥도널드의 뒤를 이어 5년 간 검찰국장 겸 검찰총장을 맡은 뒤 2015년 의원직에 당선됐다. ‘인권의 성전사’에서 ‘노동당 당수’로 변신했고, 지금은 중도 성향의 유권자들에게 안정감을 주기 위해 그 유산을 활용하고 있다. 2020년 4월 노동당 대표가 된 뒤 그의 개인 정치에서도 비슷한 변화를 감지하는 사람들이 많다. 2015년에 의회에 입성한 스타머는 이듬해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를 돕는 ‘그림자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비서관’이 됐다. 스타머는 코빈이 노동당원들에게 여전히 인기가 있는 동안 좌파 지도자를 공격하지 않기 위해 항상 조심했다. 그러나 스타머는 중도파 당원 지지를 잃을 것을 우려하며 코빈이 브렉시트를 뒤집을 수 있는 제2국민투표를 추진하는 데도 신중을 기하는 입장을 취했다. 2019년 12월, 거의 100년 만에 최악의 총선 참배로 제레미 코빈 노동당 대표가 사임한 뒤에도 스타머는 당이 왼쪽으로 ‘과도하게’ 기울어져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진보적 성향이 강한 노동당 당원들은 그가 당 대표에 당선된 뒤 선거 기간 동안 당원들에게 약속한 ‘10대 공약’을 재빨리 폐기하면서 정확히 왼쪽에서 중도로 가려는 행보를 보여왔고 말했다. 그가 총리직에 오르기까지의 여정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스타머는 당대표 출마 전 2년간 매주 월요일마다 신뢰할 수 있는 동료 보좌관들과 비밀리에 준비 모임을 가졌다. “스타머는 당을 ‘무자비하게’ 바꾸고 당내 반유대주의자를 몰아냈다”는 당원들의 ‘우클릭 행보’에 대한 비판을 인정한다. 한 익명의 노동당원은 “그는 본능적으로 노동당 유권자이지만, 노동당원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스타머는 당내 자신만의 파벌로 분류되는 의원이 없고, 자신의 강력한 참모인 ‘수 그레이’를 비롯한 주요 정치직에 공무원 출신을 고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술집이나 찻집에서 고관대작들과 밀담을 나누는 것보다 노동당의 개방형 본부 사무실에서 공개적으로 일하거나 영국 런던 의회의 유명한 테라스 바에서 사교를 즐기는 것을 좋아한다. 익명의 노동당 인사는 “그는 공사 구별이 애매해지는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다”며 “그의 친구들은 진짜 친구들이고, 함께 축구를 하는 사람들이지, 의회를 친구를 사귀는 사교 공간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스타머의 공개적 행보는 종종 무미건조할 정도로 체계적이기로 유명하다. 그는 자신의 연기를 세밀하게 분석하여 발전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의 참모진들은 매주 수낵 총리와의 대결에 관한 질문에 대한 그의 언론 인터뷰 영상을 녹화해 모니터링하고 일시 정지하고 리플레이해 돌려보면서 피드백을 주고받는다. 실리를 중시하는 그의 신중한 실용주의는 외교 정책에도 적용되는데, 좌파 성향의 전임 코빈 대표와 달리 스타머는 종종 정부 노선을 반영한다. 스타머는 EU와 더 긴밀한 관계를 원합니다. 그러나 그는 이스라엘을 향해 발사된 예멘과 이란 드론에 대한 공격을 지지했다. 2016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을 “혐오스럽다”고 비난했지만, 최근 그는 “오는 11월에 백악관에 누가 대통령으로 오든 노동당 정부와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타머는 가자전쟁 이후 반유대주의에 대한 매파적 대외정책 기조로 인해 자신의 지지층에 문제를 일으켰다. 지난해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공격 이후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전력과 물을 공급을 제한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후 친팔레스타인 성향의 지지자들이 이탈하자 그는 자신의 발언을 해명하고 지속 가능한 휴전을 촉구했다. 보좌관들은 이제 사석에서 보다 편안하고 인간적인 스타머의 모습을 대중에게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주에 그는 노동당이 압승하며 토니 블레어 전 총리가 취임한 1997년 총 선거를 연상시키는 공약 카드를 들고, 셔츠 소매를 걷어 올리고 자신감 넘치는 화법을 선보이며 집권을 위한 ‘첫 걸음’을 시작했다. 하지만 정책과 관련해서는 아직 세부적인 내용이 정해지지 않았다. 그가 출마 일성으로 내놓은 여섯 가지 공약은 ‘경제, 에너지, 국민건강서비스, 범죄, 평등한 기회’다. 최근 그는 연간 280억 파운드 상당의 공공자금을 투입해 탈탄소 전력망을 달성하겠다는 ‘녹색 투자’ 공약을 47억 파운드로 줄여 집권 시 관련 지출 계획을 거의 75%까지 삭감하기로 했다. 스타머는 이에 대해 “영국 내 단 500만 채의 주택의 단열 시스템이 개선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노동당의 이전 야망은 향후 10년 간 1900만 가구의 단열을 개선하는 것이었다. 노동당은 “석유 및 가스 생산업체에 대한 횡재세(부유세)를 더 늘려 재정을 보완할 것”이라고 밝혔다. 선출되지 않은 권력인 영국 상원을 폐지하는 ‘개헌 공약’ 역시, 유예시켰고, 미국 실리콘밸리 빅테크 기업들에게 세금을 매기는 ‘디지털서비스세’ 신설 추진안도 미국 정부에 제재를 받을 우려로 인해 추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 영국의 높은 주거 임대료의 상한을 법으로 제한하기로 하는 임대차보호법 역시,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 트랜스젠더가 법적으로 성별을 바꾸기 전 성별 위화감에 대한 의학적 진단을 받아야 하는 현재의 법적 요건을 폐지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이에 대한 유보적 입장을 취했다. 노동당은 이같은 스타머의 우클릭 행보로 인해 노동자의 권리를 증진하기 위한 대담한 제안들이 노동당이 집권하기도 전부터 약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는 네 번의 선거에서 연속 패배한 당 내부에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우려다. 최근 경제 위기로 인해 노동당 정부가 보수당 유권자들로부터 비난을 받았던 2010년 선거의 상처는 여전히 깊다. 스타머는 노동당 하에서 향후 세금 인상을 배제하지 않았고, 보수당도 이 사실을 알고 있다. 세금 인상이 없다면 재정 적자가 심각한 영국의 공공 서비스를 개선할 수 있는 여지가 심각하게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다른 분야에서 스타머의 지지자들은 그가 조용한 급진주의를 보여준다고 믿고 있다. 그는 그린벨트를 포함해 5년 동안 150만 채의 새 주택을 짓겠다고 약속했는데, 이는 부유한 유권자들의 반발을 살 수 있는 논쟁적인 부동산 정책이다. 2030년까지 영국의 전체 전력망을 탈탄소화하겠다는 공약은 너무 대담해서 달성하기 거의 불가능해 보인다. 이제 영국 총리실 다우닝가를 거의 손에 넣을 수 있게 된 스타머는 한때 분열했던 당의 대다수를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다. 그는 전직 노동당 총리인 토니 블레어와 고든 브라운 두 전직 총리와도 사적으로 대화를 나누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994년 ‘제3의길’을 걷겠다고 선언한 블레어 전 총리는 인공지능(AI)과 같은 신기술 산업을 부흥시키는 방향을 제시했고, 브라운 전 총는 스타머에게 국민 복지 혜택에 더 관대하게 확대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두 사람 모두 스타머에게서 원하는 대답을 듣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타머가 총리로 취임하면 그의 본색이 어디로 향할지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 [월드 핫피플] ‘아라비아의 로렌스’에서 중국과 싸우는 전사로

    [월드 핫피플] ‘아라비아의 로렌스’에서 중국과 싸우는 전사로

    마이크 갤러거(40) 전 미국 하원의원은 올 초만 해도 정치계의 ‘라이징 스타’로 꼽혔으나 5선 출마를 포기했다. 하지만 중국 외교부는 지난 21일 그가 중국 내정에 간섭하고 자국의 주권과 영토 보전을 훼손하며 중국의 이익을 침해하는 언행을 자주 해왔다며 제재 조치를 내렸다. 갤러거 전 의원의 중국 입국을 금지하고, 중국 내 자산을 동결한 것이다. 4선 의원으로 8년간 하원에서 일한 갤러거는 공화당 하원의원 가운데 가장 많은 모금 액수를 기록하며 상원 진출이 확실시됐으나 “8년은 긴 시간이며 의회는 가족을 부양하기에 이상적인 장소가 아니다”라며 올해 초 다음 선거 출마를 포기했다. 지하드(이슬람 성전) 반군과 싸우기 위해 해병대에 입대하기 전 아랍어까지 배웠던 갤러거는 어떻게 중국과 싸우는 전사가 됐을까.1984년 위스콘신주 그린베이에서 태어난 갤러거는 어린 시절부터 특히 냉전 시대 역사에 관심이 깊었다. 2001년 9·11 테러는 그의 인생에 전환점이 되었다. 아랍의 독립을 위해 싸웠던 영국 장교인 ‘아라비아의 로렌스’를 꿈꿨던 갤러거는 방첩 장교로 근무하면서 중국어에 능통한 해병을 만나게 된다. 중국에서 특파원으로 일하며 지방 정부의 비리에 관한 기사를 쓰다 중국 관리로부터 폭행당했던 매튜 포팅어였다. 포팅어는 이후 트럼프 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으로 일했다. 포팅어의 중국에 대한 전략은 갤러거의 대중국 정치 철학을 형성했을 뿐 아니라 이후 트럼프 행정부의 ‘인도·태평양 국가 안보 전략’의 기초가 됐다. 갤러거는 미국과 중국의 패권 다툼을 ‘신냉전’으로 정의한다. 중국과의 자유무역이 자유 중국을 만들 것이란 닉슨 시대의 생각은 틀렸다며 부정한다. 중국 공산당은 서방의 대열에 참여하길 원하지 않으며 경제력과 군사력을 통해 새로운 질서를 형성하길 원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생각을 바탕으로 갤러거와 포팅어는 최근 외교전문 잡지 ‘포린 어페어스’를 통해 대중 관계에 있어서 ‘관리’할 것이 아니라 ‘승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회에서 갤러거는 최연소 위원장이었을뿐 아니라 ‘공화당의 미래 지도자’로 불렸다. 일 년 이상 하원 미중전략경쟁특위 위원장으로 활동하며 중국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이끌었다.올해 2월에는 대만을 방문해 차이잉원 당시 대만 총통을 만나기도 했다. 대만 방문 당시 갤러거는 다섯번째 하원의원 선거에 불출마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2022년부터는 미국 언론에 틱톡이 국가 안보를 위협한다는 글을 기고해 ‘틱톡 금지법’이 의회를 통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갤러거 전 의원은 벤처 캐피털 회사인 ‘타이틀타운테크’의 수석 전략 고문으로 새 일자리를 얻었다. 중국 관영언론은 갤러거에 대해 “민감한 중미 관계를 희생시키면서 사익을 추구했다”면서 “중국을 겨냥한 미국 법안의 주요 발의자인 그에게 특정 제재를 가하는 것은 합리적”이라고 강조했다.
  • “세번째 구조다”… 폭풍성장 폐어구에 걸린 남방큰돌고래 6월까지 구조될까

    “세번째 구조다”… 폭풍성장 폐어구에 걸린 남방큰돌고래 6월까지 구조될까

    제주도가 폐어구에 걸린 새끼 남방큰돌고래(종달이) 긴급구조를 오는 6월말까지 마무리할 전망이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지난 8일 제주돌고래긴급구조단의 구조 재허가서를 발급해줬다고 23일 밝혔다. 구조 재허가 기간은 오는 6월 30일까지다. 도 관계자는 “긴급구조단은 기존 뜰채와는 달리 분리형 후프넷 그물(특수제작)을 이용해서 포획하고 동행한 수의사를 통해 치료해 방류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종달이의 폐어구 제거가 여의치 않을 땐 보트로 옮겨 치료한 뒤 방류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다큐제주와 제주대 돌고래 연구팀에 따르면 지난 4월 29일 마지막으로 확인된 이후 행방이 묘연했던 폐어구 걸린 새끼 남방큰돌고래가 이날 오전 10시 30분쯤 한경면 고산리 한장동 소재 양어장 앞 바다에서 활동하는 모습을 포착했다. 오승목 다큐제주 감독은 “한동안 확인이 안 돼 모슬포를 중심으로 집중 모니터를 실시하며 중간중간 제주도 해안 한바퀴 돌기를 반복하다 다시 만났다”면서 “새끼 돌고래의 컨디션은 예전처럼 여전히 안 좋으며 어미와 함께 계속 지내온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어 “주둥이로부터 꼬리까지 걸려 있는 줄이 새끼 돌고래가 성장함에 따라 점점 팽팽해져 조여오는 모습이 관찰됐다”면서 “남방큰돌고래가 성장하면서 주둥이에서 지느러미까지 걸린 낚싯바늘과 낚싯줄이 뻣뻣해져 통증이 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돌고래가 통증이 오면 낚싯줄을 느슨하게 하려고 몸을 한쪽으로 휘려고 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자칫 꼬리뼈가 휘어 기형이 생기는 사례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큐제주와 제주대 돌고래 연구팀이 보내온 영상에 따르면 행동패턴도 예전처럼 정형행동을 보이는 등 안 좋은 상태다. 또한 남방큰돌고래가 부쩍 성장하면서 낚싯줄이 점점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을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정형행동이란 어느 특정한 행동만 반복하는 것 뿐만 아니라 목적의식 없이 하는 행동도 포함한다. 물위에 멍 때리듯 가만히 있는 행동도 정형행동에 속한다. 김병엽 제주대 해양과학대 교수는 “전문가들도 어구(가두리방식 그물)를 이용한 구조 방식이 가장 안전하다는 게 공통된 의견”이라며 “제주도에서도 그물로 구조하는 방식을 추진해야 한다는데 동의한 바 있다. 3000만원을 들여 그물도 제작해 구조 준비를 완료한 상태였다”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는“누가 구조하는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힘을 합쳐서라도 어떤 방식으로든 돌고래를 안전하게 구조하는게 더 중요하다”며 “돌고래가 거의 기진맥진한 상태여서 설령 구조되더라도 돌고래에 걸린 낚싯바늘을 뺄 때 돌고래를 마취시킬 수도 없어 걱정된다”고 호소했다. 앞서 제주돌고래긴급구조단은 지난 1월 29일 오전 11시 59분쯤 새끼남방큰돌고래의 입에 낚싯줄이 걸려 지느러미 뒤까지 길게 늘어서 있던 것을 일부 잘라내는데 성공했다. 꼬리에 걸려 제거한 낚싯줄은 길이 250㎝, 무게 196g으로 확인됐다. 어미와 분리했을 때 예기치 못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어 포획보다는 낚싯줄을 자르는 방안을 택했다. 이어 지난 4월 8일 2차 긴급 구조에 나섰지만 별다른 성과 없이 보냈다. 오 감독은 “세 번째 구조인데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구조에 신중을 기했으면 좋겠다”며 “더 이상 체력이 고갈되고 움직임이 없을 때 포획하는 일이 발생해서는 돌고래의 생명에도 안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 한은, 기준금리 연 3.50%로 동결…상반기 인하 무산

    한은, 기준금리 연 3.50%로 동결…상반기 인하 무산

    한국은행이 23일 다시 기준금리를 3.50%로 묶고 통화 긴축 기조를 이어갔다. 지난해 2월부터 이어진 11회 연속 동결 결정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아직 목표 수준(2%)까지 충분히 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너무 일찍 금리를 내리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뿐 아니라 환율·가계부채·부동산 불씨도 다시 살아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더구나 이날 한은이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1%에서 2.5%로 올려잡았기 때문에, ‘경기 부진을 막기 위한 조기 인하’의 명분도 사라졌다. 아울러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조차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는데 한은이 원/달러 환율 상승과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 등의 위험을 감수하고 먼저 금리를 내려 역대 최대 수준(2.0% 포인트)인 미국(5.25~5.50%)과의 금리 격차를 벌릴 이유도 뚜렷하지 않다.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이날 오전 9시부터 열린 올해 상반기 마지막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현재 기준금리(연 3.50%)를 조정 없이 동결했다. 지난해 2월 이후 11차례 연속 동결로, 3.50%의 기준금리가 지난해 1월 말부터 이날까지 1년 4개월 동안 이어지고 있다. 한은이 금리를 또 동결하고 본격적 인하 논의를 하반기로 미룬 데는 물가 불안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2월(3.1%)과 3월(3.1%) 3%대를 유지하다가 4월(2.9%) 석 달 만에 2%대로 내려왔다. 하지만 과일을 비롯한 농축수산물이 10.6%나 치솟는 등 2%대 안착을 확신할 수 없는 상태다. 최근 환율 흐름 역시 한은이 금리를 섣불리 낮추지 못하는 이유다. 시장의 기대와 달리 미국의 조기 금리 인하 가능성이 점차 사라지고 이란·이스라엘 무력 충돌까지 발생하자 지난달 16일 원/달러 환율은 장중 약 17개월 만에 1400원대까지 뛰었다. 이후 다소 진정됐지만, 여전히 1360원대에서 크게 떨어지지 않고 있다. 원화 가치가 하락(원/달러 환율 상승)할수록 같은 수입 제품의 원화 환산 가격이 높아지는 만큼, 인플레이션 관리가 제1 목표인 한은 입장에서 환율은 통화정책의 주요 고려 사항이다. 금리 인하에 신중한 미국 연준의 태도도 금통위의 동결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22일(현지시간) 공개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위원들은 “인플레이션이 2%로 계속 향한다는 더 큰 확신을 얻기까지 시간이 앞서 예상한 것보다 더 오래 걸릴 수 있다”며 인하 지연을 시사했다. 한은, 올해 경제성장률 2.5% 전망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는 2.1%에서 2.5%로 상향 조정했다. 지난 2월 전망보다 0.4% 포인트 높였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 증가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 1분기 성장률이 1.3%(전분기 대비, 속보치)로 시장 예상을 상회함에 따라 연간 전망치도 조정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한은은 올해 전망치를 지난 2022년 11월에 2.3%로 제시한 이후 지난해 2월(2.4%)과 5월(2.3%), 8월(2.2%), 11월(2.1%)에 수정한 바 있다. 한은 전망치 2.5%는 국제통화기금(IMF)이 제시한 2.3%보다 높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제시한 2.6%보다 낮다. 한국금융연구원의 2.5%와는 같다. 한은은 또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2.6%로 유지했다. 한은은 물가상승률이 둔화 흐름을 지속해 올해 하반기 월평균 2.3% 수준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해왔다.
  • 미국은 이스라엘만 편애?…“러 미사일도 막아줘” 우크라 요청에 美 답변 보니

    미국은 이스라엘만 편애?…“러 미사일도 막아줘” 우크라 요청에 美 답변 보니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공세에 밀려 전황에서 열세에 처한 가운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이하 나토)의 러시아 미사일 직접 요격’을 요청하고 나섰다. 미국 뉴욕타임스의 21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최근 젤렌스키 대통령은 대통령궁에서 한 인터뷰에서 미국과 나토를 향해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게 지원을 요청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나토의 전투기가 우크라이나 상공을 비행하지 않으면서 러시아 미사일을 직접 요격해야 한다”면서 “이는 순수한 ‘방어 전술’이기 때문에, 러시아군과 나토군이 직접 충돌할 위험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제가 될 것이 없다. 이는(나토군이 우크라이나 상공의 러시아 미사일을 요격하는 것) 방어가 분명하며, 러시아에 대한 공격이 아니기 때문”이라면서 “러시아 전투기를 격추해 러시아군 조종사를 살해하는 것도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또 “우크라이나 상공에 있는 것(러시아 미사일)을 요격하는 일이니 나토 회원국들이 전쟁에 개입하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스라엘 미사일은 직접 막아주지 않았나”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달 이란 미사일이 이스라엘을 공격했을 당시, 미국과 영국이 직접 나서서 미사일을 요격한 사실을 언급하기도 했다. 실제로 미국 탐사보도 전문매체인 ‘디 인터셉트’는 지난달 15일 보도에서 “이란의 무기 절반 이상이 이스라엘에 도착하기도 전, 미국 항공기와 방어 미사일에 의해 파괴됐다”면서 “미국이 다국적 방공 작전을 지휘하고 미국 전투기들을 출격시켜 이란의 공습을 막아냈다. 사실상 이것은 ‘미군의 승리’”라고 분석한 바 있다.젤렌스키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공격받자 미국과 영국이 직접 나선 사례가 있는 만큼, 자국 내 러시아 공격도 미국 등 우방국이 막아줄 것을 요청한 것이다. 그러나 미 백악관은 이에 대해 “당시(미국의 이란 미사일 요격)는 엄연히 다른 분쟁이고, 다른 영공에서 벌어진 다른 위협의 상황이었다”며 여전히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직접 개입에 선을 그었다. “북동부 지역 열세, 미리 알았지만 대응할 수 없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최근 우크라이나 북동부 지역이 러시아군에 의해 빠르게 점령되고 있는 전황에 대해서도 우려를 토로했다. 러시아는 이달 초부터 우크라이나 북동부 제2도시 하르키우를 향한 집중 공세를 퍼부었다. 우크라이나는 방어선 구축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속수무책으로 10여 곳의 마을을 빼앗겼다. 심지어 일부 지역은 러시아군이 전투도 없이 유유히 ‘무혈입성’ 해 우크라이나 안팎에이러한 전황과 관련해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북동부 지역을 공격하기 전 국경 지역에 병력을 집결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타격할 수단이 없었다. (그러니) 우리가 어떻게 대응할 수 있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러시아군은 아무런 저항 없이 진입했다. 서방국들이 지원한 무기로 보복하지 못하게 할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라면서 “서방이 지원한 무기로 러시아 본토의 보급기지와 러시아 전투기들을 파괴할 수 있어야만 하르키우 지역에서 방어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쟁이 끝난 후 하고 싶은 일에 대한 질문에는 “우크라이나의 승리가 매우 어렵겠지만, 만약 승리한다면 그 후에는 가족 및 반려견들과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답했다. 병력 부족 우크라, 재소자 군 복무 신청 받기 시작 한편, 우크라이나는 전쟁의 장기화로 무기뿐만 아니라 심각한 병력 문제도 겪고 있다. 이에 우크라이나 법무부는 징역형 재소자의 군 복무를 허용하기로 했다. 21일 키이우인디펜던트의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법무부는 “재소자 3000명 이상이 군에 입대하기 위해 조건부 가석방을 신청했다”면서 “현재 재소자는 군 의료위원회에서 검사를 받고 지휘관의 승인 절차를 밟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우크라이나 법무부는 병력 보충과 순환을 위해 수감자가 군 복무하는 경우 가석방 자격을 얻을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반인도적 범죄, 성폭력, 살인, 마약 밀매·생산, 보안법 위반 등으로 징역을 사는 재소자는 해당하지 않는다. 국회의원과 부패 혐의로 수감된 고위 공직자들도 제외된다.
  • “한일중 정상회의, 한중 관계 한 단계 올리는 모멘텀 될 것” [황성기의 오쿨루스]

    “한일중 정상회의, 한중 관계 한 단계 올리는 모멘텀 될 것” [황성기의 오쿨루스]

    외교장관 방중 고위급 소통 물꼬APEC까지 양국 관계 향상 전망3국 정상급 대화 4년 반 만에 복원협력과 미래 투자 공감대 보일 것라인야후 사태, 기업 의사가 우선자본관계에 정부 개입은 부적절日, 언젠가는 강제동원기금 기부한일 국교 60주년, 실질혜택 중요북중러 연대 中 소극적… 쉽지 않아트럼프 당선, 새 기회의 창 될 수도 “한국과 중국의 관계 업그레이드에는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다. 한일중 정상회의는 한중 관계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모멘텀이 될 것이다.” 박철희 국립외교원장은 조만간 서울에서 개최되는 한일중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중 관계가 내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변곡점을 통해 향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원장은 ‘라인야후 사태’에 대해서는 “시장의 영역인 자본관계 재검토를 압박한다면 부적절한 정부 개입”이라며 “자본주의 시장 원리에 맞지 않는 데다 투자자 간 공정과 공평의 원리를 저해할 수 있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다음은 외교 현안에 대한 일문일답 내용.-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지난 13일 중국 베이징을 찾아 왕이 외교부장과 회담했다. 탈북자 북송, 북핵 등 제한 없는 의제로 다양한 얘기를 했다. 성과라면. “외교장관이 6년 반 만에 베이징을 방문해 고위급 간 전략적 소통의 문을 열었다는 것 자체에 의미가 있다. 한중 관계를 관리하는 차원을 넘어 협력으로 이끌기 위한 신호탄이다. 한중 관계가 북한 문제에 한정되지는 않는 것임을 보여 줬다. 모든 이슈에 대해 의견을 같이한 것은 아니지만 한중 양자, 한반도, 지역, 글로벌 등 다양한 이슈를 담아내야 한다는 점을 양측이 실감한 만남이었다고 본다.” -한일중 정상회의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이번 정상회의는 4년 반 만에 복원되는 3국 정상급 대화로 지역 협력을 추동하는 전환점이다. 안보 등에서 3국 의견이 다르더라도 보건, 환경, 에너지, 삼림 등 지역 공통 과제에서 기능적 협력을 강화하고 교육과 인적 교류 등 미래를 위한 투자에서는 같은 방향을 향해 갈 수 있다는 점을 보여 줄 것으로 전망한다.” -한중의 국민 감정이 최악이다. 관계 회복을 위해 필요한 프로세스는 뭐가 있을까. “긴 프로세스일 것이다. 가깝게는 외교장관 회담과 한일중 정상회의를 출발점으로 내년 APEC 정상회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변곡점을 통해 관계가 향상될 것으로 본다. 나빠진 서로의 국민 감정을 누그러뜨릴 수 있는 감성적 문화 코드 공유와 인적 교류 확대가 우선 필요하다.” -‘라인야후 사태’의 본질은 일본 총무성의 ‘자본관계 재검토’ 행정지도라는 시장 개입 아닌가. “시장 원리에 어긋나는 정부의 개입은 한일 어느 나라에도 도움이 안 되며 역풍을 불러올 수 있다. 글로벌화 시대에 빈번한 기업 간 연합과 합작 투자에서 파생되는 문제인 만큼 기업 자체의 판단이 우선돼야 하고 그들의 의사를 존중하는 것이 원칙이다. 정보보안 관리와 지분 재검토는 별개의 이슈다. 전자는 정부의 행정지도가 필요할지 모르지만, 후자는 시장의 영역이다. 일본 정부가 정보보안 관리를 넘어서서 합작 기업 간 자본관계 재검토를 압박한다면 정부 개입에 의한 자본 투자의 인위적 재편을 유도하려는 시도로 비쳐질 것이다.” -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의 기금이 고갈 직전이다. 일본 기업의 기부를 위한 설득 작업이 어려운 이유는 무엇이며, 타개할 방법은 있나. “한일 관계에 획기적 개선을 가져온 계기는 한국 정부의 제3자 변제 해법이었다. 일본 기업에 면죄부를 주는 것은 아니지만, 피해자를 우선 구제하기 위한 한국 정부의 노력이다. 한국이 피해자 구제를 위한 주도적 노력을 계속 기울인다면, 일본도 뒷짐만 지고 있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내년이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 되는 해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공약에서부터 김대중·오부치 선언 2.0을 강조했다. 60주년의 의미는 무엇이고 선언을 만든다면 어떤 내용이 들어가면 좋을까. “60주년이란 양국 관계가 성숙 단계에 접어들어야 한다는 의미를 가진다. 동시에 미래 세대를 위한 양국 관계의 새 출발을 다짐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과거를 잊을 수는 없지만, 과거에 머물러 있거나 갇혀 있어서는 안 된다. 양 국민이 혜택을 실감할 수 있는 구체성과 실효성을 가진 아이디어들이 다양하게 제시되길 기대한다. 과거사 관련자나 피해자들이 한일 관계를 독점하거나 거부권을 행사하는 방식보다는 양국 국민 모두가 넓게 혜택을 공유하는 한일 관계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일북 정상회담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에게 일북 접근에 따른 유불리는 뭔가.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의 평화 안정에 긍정적 기여를 할 수 있다면 한국이 일북 대화를 반대할 이유는 없다. 다만 납치 해결에 너무 치우친다면 지역 평화와 안정을 위해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한일 공동의 노력에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북한으로부터 지속 가능한 실질적 협력을 이끌어 낸다는 것은 지난한 일이다. 일본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한일을 갈라치기하려는 북한의 노림수에 넘어가지 않도록 한일 간 전략 대화와 긴밀한 정보 공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가 바이든-트럼프 간 초박빙이다. 트럼프 승리를 가정한 우려가 국내에서 제기된다. 우리 외교에 어떤 대비가 필요한가. “트럼프의 당선을 기정사실화하기에는 이르다. 예의 주시해야 한다. 트럼프는 미국 우선주의의 입장에서 안보 및 경제 이슈를 거래와 협상의 대상으로 여기는 만큼 예측 불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 한국이 피해자가 될 것이라는 수세적, 소극적 입장에서만 트럼프 당선 가능성을 논할 필요는 없다. 우리에게는 시련과 도전만 있는 게 아니라 새로운 기회의 창이 열릴 수 있다는 전향적인 사고방식도 필요하다.” -북한과 대화가 끊긴 지 2019년 이후 벌써 5년째를 맞는다. 남북대화 재개의 모멘텀은 있을까. “우리가 대화를 거부하는 게 아니라 북한이 우리와 대화할 의향이 없어 보인다. 북한은 올해 민족·평화·통일의 개념을 버리고 남북한을 두 개의 적대적 국가로 선언했다. 북한은 핵 포기를 단념한 채 우리와의 군사적 갈등을 높이고 있는 국면이다. 우리가 초조해하고 다급해하면 북한은 역이용하려 할 것이다. 대화의 문을 열어 놓고 유연하게 대응하되 조급해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대화의 전제는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의 평화 안정이어야 한다.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대화는 우리에게 독약이다.” -북한과 러시아의 정상회담을 전후로 군사 협력이 강화되고 있다. 러시아를 붙잡아 두는 외교가 필요한데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면 다시 회복될 거라는 낙관론이 있긴 하다. “국제법을 위반하면서 우크라이나를 침략한 러시아의 행동에 찬동할 수는 없다. 하지만 대러시아 관계를 관리하고 있으며, 소통을 지속하고 있다. 우리 국민과 기업의 보호가 최우선 과제다.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은 북러 관계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지난해 북러 정상회담과 지난 16~17일의 중러 정상회담에 이어 북중 정상회담도 예상된다. 북중러 3각 연대가 어느 수준까지 진행될까. “북중러는 미국 중심의 국제 질서를 흔들어 보겠다는 공통의 인식을 가지고 있지만, 우호 관계를 넘어서 3자 간 동맹 관계로의 발전은 여의치 않을 것이다. 중국은 미중 경쟁 국면에서 국제 질서가 신냉전으로 진행되는 것을 바라지 않을 것이다. 중국으로서는 미국과 경쟁·협력·대립의 복합적 양상을 가지는 게 유리하다. 따라서 북중러 간 적대적인 동맹 관계 형성을 통해 외교적, 군사적 부담을 늘려 가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미국·영국·호주의 안보협력체 오커스(AUKUS)에 대한 한국의 참여 가능성은. “지난해 오커스 국방장관회담 성명에서 협력 파트너 초청 의향을 밝힌 바 있다. 일본은 첨단 기술연합인 ‘오커스 필러2’ 참가를 저울질하고 있다. 우리도 오커스 참여에 열려 있다는 입장이다. 우리가 필러2에 참여하면 모두에게 유리할 것이다.” ■박철희 원장은 2023년 3월부터 차관급인 외교부 국립외교원장으로 재직 중이다. 2004년부터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로 재직하면서 서울대 일본연구소장, 국제대학원장, 국제학연구소장을 지냈다. 2017년에는 현대일본학회 회장을 맡았다. 서울대 정치학과 졸업 후 동 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 학위를, 1998년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글·사진 황성기 논설위원
  • [데스크 시각] 검찰총장의 ‘조용한 퇴사’

    [데스크 시각] 검찰총장의 ‘조용한 퇴사’

    “한국 조직문화의 문제요? 일을 안 하는 조직이 되고 있다는 거죠.” 최근 만난 공인노무사에게 코로나 이후 일터의 문제를 묻자 나온 얘기다. 자산 버블이 커진 코로나 시기 조기 은퇴를 꿈꾸는 ‘파이어족’이 선망받다가 근무조건·보상을 따라 대규모로 이직하는 ‘대퇴직 시대’가 오나 싶더니 회사에서 마음이 떠나 최소한 업무만 유지하는 ‘조용한 퇴사’ 열풍이 번지고는 이제 모두가 성과와 관련 없이 그저 바빠 보이는 일에 매진하는 ‘가짜노동’에 빠진 모습이다. ‘조용한 퇴사’는 청년층뿐 아니라 조직 내 중장년층의 현상이기도 하다. 업무 역량이 높은데도 임금피크나 수평 지향 조직개편과 같은 신제도 때문에 공정한 대우를 못 받는다고 생각하는 고령 직원들이 조직을 향한 짝사랑을 멈추면서다. 역으로 고위직을 유지하는 경우에도 조직의 대우가 언제 끊길지 불안감에 조직 성과보다 자신의 안위에 온 신경을 쏟아야 하는 처지로 몰린다. 이들이 명분 없는 일에 앞장서며 아첨꾼이나 빌런(악역)이 되는 일도 마다 않으면 직원들의 조용한 퇴사가 또 는다. 이런 악순환이 생기면 주로 책임감이 유독 큰 사람들이 조직의 사명을 지키는 마지막 보루가 된다. 조직의 정치적 입지가 어떻든 “검찰은 옳은 일을 옳은 방향으로 옳게 하는 사람들”이란 식의 자신만의 직업관을 스스로 만들고 지키려는 책임감이다. 지난달 총선 다음날 지면에 실린 칼럼에선 조직에 대한 책임감이 유독 강한 이들을 ‘직업윤리를 지키는 사람들’이라고 칭했었다. 윤석열 대통령 통치 이후 ‘직업윤리 수호자’들의 모멸감이 커지고 있다는 내용을 담았다. 이번 정부 들어 화물연대로 시작해 교사, 과학자, 해병대, 공무원, 의사까지 고유한 직업윤리와 사명이 요구되는 직역에서 아우성이 쏟아지는 모습을 에둘러 담다 보니 칼럼 제목이나 내용이 어렵다는 지적도 받았다. 그런데 지난 13일 검찰 고위직 인사로 인해 그 칼럼 읽기가 조금은 더 수월해질 듯하다. 수사 가이드라인을 그어 주듯 주요 수사 지휘부를 싹 교체한 이번 인사는 검찰 직역 안에서 통용되던 직업윤리가 외부 공격에 노출된 또 다른 사례이기도 하다. 하지만 마지막 보루로 조직 수장이 지닌 책임감의 크기를 보게 된다. 그간 검찰 조직을 지배해 온 한동훈 사단과 구별되는, 이원석 검찰총장에게만 보이는 리더십 특성들이 있다. 둘 다 ‘엘리트 검사’에 ‘검찰 조직주의자’로 함께 묶이지만 한동훈 사단과 다르게 이 총장에게만 보이는 첫 번째 특징은 스스로의 업무를 평가하는 방식에 있다.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이 무결점의 수사 성공 목록으로 자신의 경력란을 채우고 유지해 왔다면 이 총장은 검찰을 ‘무결점 조직’으로 규정하는 데 주저함을 보이곤 했다. 조작 사건인 납북 어부 사건 재심에 힘쓰거나, 정치 수사에서 검찰의 공정성이 부족했다는 비판을 수용한다는 내용의 언론 칼럼을 썼을 정도다. 돌이켜보면 수사 검사 시절에도 이 총장은 황우석 박사 수사나 대기업 비자금 수사처럼 검찰의 위세를 보이기에 적당한 사건을 담당할 때 주요 피의자들에 대해 구속영장을 치지 않고 불구속 상태로 장기간 출석 조사를 진행하는 이례적인 면모를 보이기도 했다. 고위직 인사 다음날 외압에 맞대응해 쏘아붙이는 기존 검찰의 문법 대신 ‘7초의 침묵’을 택한 점도 특이점이다. 7초면 “즐거우세요, 즐거우시냐고요”부터 “들어올 거면 맞다이로 들어와”까지 개인의 견해를 각인시키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하지만 조직 수장이 침묵 대신 메시지를 냈다면 검찰 내부는 줄을 서야 했을 것이고, 줄서기가 시작되면 “인사는 인사, 수사는 수사”라는 식의 ‘일하는 조직문화’는 무너졌을 것이다. 검찰 인사의 파문이 ‘일 안 하는 조직문화’로까지 간 것이 아니라면 ‘조용한 퇴사’를 권유받은 검찰총장에게 여전히 ‘최소한의 업무 범위’를 설정할 재량이 남아 있다고 믿는다. 홍희경 기획취재부장
  • ‘범죄도시 4’ 中 관객 만난다… 상하이국제영화제에 초청

    ‘범죄도시 4’ 中 관객 만난다… 상하이국제영화제에 초청

    최근 1000만 관객을 넘긴 마동석 주연 영화 ‘범죄도시 4’가 올해 상하이국제영화제에서 중국 관객들과 만난다. 배급사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는 ‘범죄도시 4’가 다음달 14~23일 열리는 제26회 상하이국제영화제 미드나이트 판타지 부문에 공식 초청됐다고 22일 밝혔다. 영화는 이 기간 다섯 차례 상영될 예정이다. ‘미드나이트 판타지’ 부문은 전 세계 장르 영화를 소개한다. 나홍진 감독의 ‘곡성’(2016)과 정범식 감독의 ‘곤지암’(2018)도 이 부문으로 초청된 바 있다. 상하이국제영화제는 베이징국제영화제와 함께 중국 최대 영화제로 꼽힌다. 앞서 지난달 19일 개막한 제14회 베이징국제영화제에는 ‘파묘’를 비롯한 홍상수 감독의 ‘여행자의 필요’ 등 한국 영화 5편이 초청받기도 했다. 앞서 2017년 중국 한한령(한류 금지령) 이후 한국 영화의 중국 개봉작은 ‘오! 문희’ 1편에 불과했고 주요 중국 국제영화제에서 한국 최신작 상영이 매우 드물었다는 점에서 이어지는 한국 영화 초청이 한한령을 누그러뜨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 EU, 세계 첫 ‘AI 규제법’… 의료·자율주행은 AI 아닌 사람이 감독

    EU, 세계 첫 ‘AI 규제법’… 의료·자율주행은 AI 아닌 사람이 감독

    유럽연합(EU)이 세계 최초로 ‘인공지능(AI)법’을 최종 승인했다. 2026년 하반기부터 전면 시행될 이 법이 AI 관련 국제표준이 될 것이란 예측이 나오면서 미국 실리콘밸리 빅테크 기업들이 업계에 미칠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EU 교통·통신·에너지이사회는 21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회의에서 AI법을 최종 승인했다고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마티외 미셸 벨기에 디지털 장관은 “AI법 채택은 EU에 중요한 이정표”라면서 “이 법을 통해 유럽은 신기술을 다룰 때 신뢰와 투명성, 책임의 중요성을 강조해 혁신을 촉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8년 유럽의회에서 처음 논의된 뒤 6년간 공전하던 이 법이 통과된 건 2022년 11월 미 오픈AI의 ‘챗GPT’ 출시 이후 ‘생성형 AI 붐’이 일고 있어서다. AI 전문가들은 AI의 급격한 발전으로 인공일반지능(AGI)이 인류의 의사 결정을 대체할 위험과 뉴스 등 창작물의 저작권 침해 우려, 차별과 혐오에 악용될 가능성 등 위험을 경고해 왔다. EU의 AI법은 의료·선거·자율주행차 등에 사용되는 AI를 ‘가장 위험한 AI’로 분류했다. 최고 위험 분야에서 AI를 활용하려면 사람이 감독해야 하고 위험 관리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일부 AI 기술 활용도 원천 차단된다. 인종과 종교, 성적 취향 등에서 생체 인식 데이터를 사용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테러 납치 등 중범죄를 제외하고는 프로파일링을 기반으로 한 치안 예측 업무에 AI를 쓰는 것 역시 금지된다.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의 암울한 미래를 예방하려는 취지다. EU 집행위원회는 AI법을 위반한 기업에 3500만 유로(약 520억원) 또는 세계 전체 매출의 7%에 해당하는 금액 가운데 더 높은 금액을 벌금으로 부과한다. EU는 ‘AI 사무소’를 신설해 법 집행을 총괄하기로 했다. AGI 모델에 대한 규제는 12개월 뒤 적용되고 오픈AI, 구글 등 이미 상용화된 AI 관련 규제는 36개월 뒤 시작된다. AI 산업을 주도하는 미 빅테크 기업들은 이번 법안에 담긴 규제가 산업 발전을 저해할 것을 우려한다. 로펌 변호사 패트릭 반 에케는 로이터통신에 “이 법은 EU 회원국의 시민의 개인정보를 활용하는 모든 AI 플랫폼 기업에 적용돼 EU 27개 회원국 외 국가 기업에도 준수 의무가 부과된다”고 지적했다. 다른 로펌 변호사 매슈 홀먼도 CNBC방송에 “이 법은 EU에서 AI를 개발, 제작, 사용, 재판매하는 개인과 기업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일부 빅테크 기업들은 새 법을 준수하기 위해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 진주시장, 사천시와 통합 제안 ‘파문’

    우주항공청 개청을 앞두고 경남 진주시가 ‘사천·진주 행정통합’을 제안하고 나서 파장이 일고 있다. 선거 등에서 진주·사천 통합 주장은 몇 차례 나왔지만 진주시장이 통합을 공식 제안한 건 처음이다. 조규일 진주시장은 지난 20일 기자회견을 열고 “5월 말 우주항공청 개청을 앞두고 서부 경남지역은 다시 못 올 호기를 맞았다”며 “사천시와 진주시 행정통합은 우주항공산업 발전 기폭제가 될 것이고 두 지자체 통합 필요성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진주와 사천이 역사적으로 한 뿌리에서 성장했고 같은 생활권이라는 점도 앞세웠다. 남강댐에서 생산된 수돗물을 나눠 쓰고 있고 교육·의료·교통·언론·공공기관 등도 공유해 행정구역을 구분하는 게 무색해진다는 주장도 펼쳤다. 그러면서 조 시장은 속도감 있는 통합 추진을 위해 행정과 민간 투 트랩으로 ‘통합추진기구’ 설치를 제안했다. ▲사천시장과 진주시장이 공동위원장으로 한 통합행정사무 공동추진위원회 설치 ▲행정사무 공동 추진위원회와 함께 양 도시 시민이 주축이 돼 활동하는 사천·진주 연합 시민통합추진위원회 설치가 속살이다. 조 시장은 “우주항공청 개청과 맞물려 경남이 발전하려면 서부경남 공동체 전체의 시각으로 대응해야 한다”며 “그 중심에 사천과 진주의 통합된 지자체가 서야 한다”고 말했다. 사천 지역사회는 반발하고 있다. 사천시의회는 21일 기자회견을 열고 조 시장이 일방적인 통합 제안을 철회하고 시민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했다. 시의회는 또 조 시장 제안이 “공동발전이란 허울을 뒤집어쓴 정치적 야욕에서 비롯됐다”고 규탄했다. 사천시는 공식 입장을 내놓진 않았지만 우회적으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시 관계자는 “시는 우주항공청 개청 등 관련 업무에 집중할 상황으로, 행정통합을 거론하는 건 맞지 않는다”고 밝혔다. 지역 소멸 대응 등과 맞물려 행정통합은 전국 곳곳에서 거론되고 있다. 부산·울산·부산 통합, 경기 김포시의 서울 편입, 대구·경북 통합이 수면에 올랐다. 이에 시민 공감이 뒷받침되지 않는 통합 추진은 혼란만 불러온다는 비판도 나온다.
  • 직원들 잇단 비보에 간부들 갑질… 전북도청 ‘뒤숭숭’

    전북특별자치도 직원 5명이 최근 8개월 동안 잇따라 목숨을 잃어 충격을 주는 가운데 고위 간부들의 갑질까지 터져 청내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고위 간부 1명이 사직서를 냈지만 분위기를 일신하고 직원들의 사기를 높일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이 시급하다는 여론이 높다. 22일 전북자치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A씨가 체육 동호인 대회에 참석했다가 심장마비로 숨진 데 이어 11월에는 B, C씨가 하루 간격으로 지병으로 유명을 달리했다. 지난 1월에는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마친 D 팀장이 책상에 엎드린 채 숨져 있는 채 발견돼 충격을 줬다. 지난 15일에는 E씨 시신이 완주군 구이저수지에서 발견됐다. 이런 가운데 고위 간부들의 갑질 사건이 터지자 올 게 오고야 말았다는 분위기다. 청 내 소식을 옮기는 ‘복도통신’에서는 몇몇 갑질 실·국 고위 간부 실명이 거론된다. 간부들의 이름자를 딴 ‘황천강’이란 속어가 공공연하게 나돈다. F 간부는 한인비즈니스대회를 열심히 하지 않으면 인사 조처 하겠다고 압박했다. 지난 5월 14일 저녁에는 만취 상태에서 전화를 걸어 ‘한인비즈니스대회 준비를 잘 해야 된다’며 호칭에 욕설을 하는 실수를 했다. 이를 견디지 못한 G과장은 타부서 전출을 요구하기도 했다. F는 갑질 논란이 불거지기 전인 5월 16일 소셜미디어(SNS)에 “전북이 왜 제일 못사는 도인지 이제 알겠다. 진정성! 일 좀 해라! 염치없이 거저 가지려 그만 좀 하고!”라는 글을 올려 더 비난을 사고 있다. H 간부는 주무계 차석 I씨에게 걸핏하면 “승진 안 할 거냐”고 겁박하다가 업무에서 배제했다. H는 I씨의 업무 관련 비밀 누설을 이유로 1차로 업무배제한 데 이어 고유 업무인 근무평정과 성과관리까지 배제했다. I씨는 출근하지 않은 채 사실관계 규명을 요구하고 있다. H는 “I씨가 보고도 없이 거액의 광고비를 특정 언론사에 지급했고 새벽에 출근해야 하는 스크랩 업무를 아래 직원에게 미루는 등 문제가 많아 업무를 조정했다”고 해명했다.
  • 축구대표팀 곧바로 싱가포르 이동

    김도훈 임시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이 본격적인 6월 A매치 2연전 준비 작업에 돌입했다.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C조 5차전과 6차전에서 반드시 승리해야만 3차 예선에서 유리한 조 편성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표팀은 국내 소집과 훈련을 건너뛰고 원정경기가 열리는 싱가포르 현지로 곧바로 가서 현지 적응훈련에 매진할 예정이다. 22일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대표팀은 오는 27일 선수 명단을 발표한 뒤 다음달 2일 인천국제공항에 집합해 싱가포르로 이동한다. 6월 6일에는 싱가포르와 5차전, 11일엔 국내에서 중국을 상대로 6차전을 치른다. 원정경기라는 일정을 고려할 때 현지에서 훈련하는 게 경기 준비에 더 낫기 때문에 별도의 국내 소집과 훈련은 없다고 협회 관계자는 밝혔다. 현재 C조에 속한 한국은 3승1무(승점 10)로 중국(승점 7), 태국(승점 4), 싱가포르(승점 1)를 따돌리고 조 1위를 기록하고 있다. 6월 5차전과 6차전을 모두 승리로 이끈다면 조 1위로 3차 예선에 오르는 데는 문제가 없다. 변수는 아시아축구연맹(AFC) 가맹국 가운데 FIFA 순위 상위 세 팀만이 받을 수 있는 3차 예선 1번 포트 자격이다. 현재 일본(18위)과 이란(20위)이 1번 포트를 확보했고, 한국(23위)과 호주(24위)가 나머지 한 자리를 놓고 다투고 있기 때문에 6월 5차전과 6차전 승리를 통해 순위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한편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토트넘 홋스퍼와 뉴캐슬 유나이티드의 친선경기를 앞두고 전날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했던 대표팀 주장 손흥민(토트넘)은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 선임 문제에 대한 질문에 “우리를 성공으로 이끌어 줄 감독님을 찾는 데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완벽한 결정이란 있을 수 없지만 확실한 적임자를 찾아야 한다. 선수로서 운동장에서 최선을 다하고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 국민 마음 못 읽는 ‘3無 정부’

    국민 마음 못 읽는 ‘3無 정부’

    여론 거부권에 잇단 정책 제동해외 직구·고령 운전 잇단 실책에국토부 주택 규제 조치 잠정 연기 정부가 추진하는 굵직한 정책에 ‘여론의 거부권’으로 잇달아 제동이 걸리고 있다. 만 5세 초등학교 입학과 주 69시간 근로제, 연구개발(R&D) 예산 축소 논란에 이어 최근 해외직구 금지 철회, 고령자 조건부 운전면허에 이르기까지 열거하기 힘들 정도다. 외부 정책소비자보다 내부 결정권자 생각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혼선이 반복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효율성에 매몰돼 소통을 건너뛴 채 현실과 동떨어진 ‘갈라파고스 정책’을 쏟아 내고 국민에 대한 공감 의지도, 능력도 잃어버린 관료사회의 현주소다. 국토교통부는 24일로 예정된 ‘주택·토지 분야 규제 합리화 조치’ 발표를 잠정 연기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22일 “부처 간 추가 조율할 부분이 있고, 국민 생활에 미치는 영향력을 생각할 때 시간을 더 갖는 게 좋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할 부동산 대책 발표를 이틀 앞두고 나온 얘기다. 앞서 국무조정실을 중심으로 한 14개 정부기관이 ‘국가통합인증마크(KC) 미인증 해외직구 제품 국내 반입 금지’를 추진한다고 발표했다가 사흘 만인 지난 19일 정책을 뒤집었다. 이튿날 국토부와 경찰청은 ‘교통안전을 현저하게 위협하는 경우에 한해 고령자 운전 자격을 제한적으로 관리할 방침’이라고 발표했다. 고령자들이 반발하자 하루 만에 ‘고령 운전자’를 ‘고위험 운전자’로 고쳤다. 이런 상황이 되풀이되는 배경으론 관료들의 공감 능력 부재가 우선 꼽힌다. 법과 통계를 과신하고 현장 목소리를 등한시한 것이다. 65세 이상 운전자가 가해자인 교통사고가 지난해 3만 9614건으로 역대 최고라는 통계를 보고 “고령자의 운전 자격을 제한하겠다”는 정책을 내놓는 식이다. 중국 플랫폼이 유통한 제품에서 발암물질이 검출되자 ‘KC 미인증 제품 원천 차단’이란 일차원적 대책을 발표한 것도 비슷하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마이어스-브릭스 성격유형지표(MBTI)상 사고를 중시하는 T(Thinking)의 면모가 강한 나머지 F(Feeling) 성향이 부족해 생긴 일 같다”고 털어놓았다. 주요 부처가 세종시에 위치한 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물리적 제약으로 공무원이 아닌 친구·지인과의 교류가 뜸해져 급변하는 사회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관료사회의 사고가 늙어 간다는 지적도 같은 맥락이다. 직구 대책이 역풍을 맞자 당국자들은 “직구에 대한 국민 관심도가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의견을 어디까지 봐야 할지 몰랐다”고도 했다. 홍성걸 국민대 행정학과 교수는 “세종으로 가면서 여론에 둔감해진 건 틀림없다”고 말했다. 최진혁 충남대 도시자치융합학과 교수는 “현재 같은 구조에선 정책의 질이 낮아질 염려가 있다”고 밝혔다. 여론 수렴이 부족하다는 비판에 정부는 “정책자문단 의견을 반영한다”고 반박한다. 하지만 고관여층인 민간 정책자문단 만으론 국민 목소리를 대변하는 데 한계가 있다. 최호택 배재대 행정학과 교수는 “대통령 지시로 결정되는 구조가 아니라 아래로부터의 요구가 정책으로 만들어져야 정책에 힘이 생긴다”고 지적했다. 제도적 견제 장치가 필요하다는 제언도 나온다. 최진혁 교수는 “질 높은 정책을 만들지 못했을 때 따가운 질책이나 인사평가 반영 등 실질적으로 견제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작동돼야 하는데, 국회와 시민단체의 몫”이라고 말했다.
  • ‘펜타닐 좀비’ 창궐한 3㎞ 길… 우리 미래는 다를 수 있을까 [포토다큐]

    ‘펜타닐 좀비’ 창궐한 3㎞ 길… 우리 미래는 다를 수 있을까 [포토다큐]

    “사랑하는 남편도 딸도 마약 때문에 다 잃었어요. 길거리에 나온 지 벌써 몇 년이 지났는데 영영 집으로 돌아가지 못할 것 같아요.” 일명 ‘좀비랜드’로 불리는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켄싱턴 거리에서 만난 펜타닐 중독자 수전(34·가명)은 불안한 듯 퉁퉁 부은 손을 깨물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3년 전 한 술자리에서 친구의 권유로 펜타닐을 우연히 접하고 모든 것을 잃었다. 가족들이 보고 싶지만 펜타닐을 끊을 수 없다는 걸 잘 알고 있다고 했다.이날 켄싱턴 거리에는 수잔과 같은 중독자 수백 명이 마약을 투여한 채 널브러져 있었다. 이들 중 상당수가 펜타닐 중독으로 인해 팔다리가 썩어 신체 일부를 절단한 상태였다. 등이 굽은 채 팔을 아래로 쭉 뻗은 좀비 같은 모습을 보이는 것도 펜타닐 복용 후 뇌 손상으로 인해 나타나는 대표 증상이라고 한다. 대낮에 거리 한복판에서 단체로 마약을 투약하는 모습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정리되지 않은 쓰레기와 오물로 거리엔 악취가 풍겼고, 깨진 유리창과 가로등이 위협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 켄싱턴 마약 지대는 약 3㎞로 크게 [A], [B], [C] 구역으로 나뉜다. 주택가 내부인 [A] 구역은 갱단 주도로 성매매와 마약 거래가 이뤄지고 있어 접근이 어렵다. 사진 속 거리는 [B], [C] 구역으로 길 한편에는 중독자들이 텐트촌을 형성해 노숙 생활을 하고 있고, 건너편에선 총기를 소지한 거래상들이 각종 마약류를 판매하고 있었다.마약 투여에 사용된 주사기는 길거리에 그대로 버려져 있었다. 시청은 무료로 주사기를 지급했다. 마약이 걷잡을 수 없이 퍼지자 에이즈 등 감염병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나눠 주고 있다고 한다. 거리를 순찰하는 경찰을 종종 목격할 수 있었지만 이들은 눈앞에서 마약 투여 장면을 보고도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 이 거리에서 300m 정도 떨어진 놀이터에서는 아이들이 뛰놀고 있었다. 마약 청정국이라 불렸던 한국도 이미 비상 상태에 접어들었다. ‘일반인도 5분이면 마약을 살 수 있다’는 말이 나올 만큼 마약은 일상에 깊이 들어와 있다. 법무부 범죄백서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마약사범은 무직(31.5%), 회사원(6.2%), 노동자(4.3%), 학생(3.0%), 예술·연예 분야 종사자(0.4%)로 대다수가 일반인들이었다. 지난해 9월까지 국내에서 적발된 마약사범은 역대 처음으로 2만명을 넘어섰다. 국내 마약류 범죄 암수율이 28.57배인 것을 고려하면 지난해 기준 국내 마약 사용자는 52만명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은 마약 신흥국’이란 말까지 나온다. 필라델피아에서 마약 중독자들이 일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봉사활동을 하는 채왕규(57) 목사는 “마약은 처음부터 손을 대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누가 마약을 권했을 때 단호하게 거절하는 것이 마약을 하지 않는 방법”이라면서 “한국이 켄싱턴 같은 상황을 겪지 않으려면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고 초기에 잘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소통 가능 조건”…‘외국 의사’ 다음주 진료 시작

    “소통 가능 조건”…‘외국 의사’ 다음주 진료 시작

    전공의 대부분이 병원 복귀를 거부하는 가운데, 다음 주부터 외국 의사의 국내 진료가 가능해진다. 의료 현장에서는 누적된 피로에 어쩔 수 없이 사직·휴진을 선택하는 의사의 숨통이 트일 것이란 기대와 의료서비스의 질적 저하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가 공존한다. 22일 의료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지난 20일까지 ‘의료법 시행규칙 일부 개정령(안)’의 의견수렴을 마치고 심의 등 후속 절차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개정안에는 보건의료 재난 위기 상황 ‘심각’ 단계 발령 시 외국 의료인 면허자의 국내 진료를 허용하는 내용이 담겼다. 복지부에 따르면 외국 의사에게 한시적으로 국내 진료를 허용하는 것은 ‘의료공백’ 대응을 위해서다. 이번 개정안도 공중보건의사(공보의)·군의관에 이어 외국 의사 면허자까지 비상진료체계 유지에 동원할 수 있도록 선제 조처를 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외국 의사 도입은 실무 검토를 거쳐 이미 지난 4월 19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서 구체적으로 논의됐다. 관계부처 협의를 거친 만큼 이르면 이달 말 시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외국 의사가 병원에 투입되는 구체적인 날짜는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병원에 남은 의료 인력이 이미 체력적으로 한계 상황에 달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예상보다 일찍 외국 의사들이 투입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 일부 의대 교수들은 전공의 이탈에 따른 업무 과부하를 이기지 못해 휴직·사직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의사는 물론 일부 국민도 외국 의사 진료에 대해 상당한 거부감이 있다. 복지부와 국민권익위원회 등에 따르면 ‘국민 생각함’ 홈페이지 온라인 공청회에 올라온 ‘의료법 시행규칙 일부 개정령’ 입법예고 공지에는 총 1806건의 의견이 달렸다. 반대가 1628건, 찬성 65건, 기타 113건으로 90%에 달하는 ‘무더기 반대표’가 쏟아졌다.박민수 복지부 제2차관은 지난 10일 중대본 브리핑에서 “의사가 없어서 진료를 못 받는 것이 가장 위험해 이런(외국 의사 진료 허용) 보완적 제도를 고민하게 됐다”며 “전공의 집단 이탈과 교수들의 휴진 등 (의료) 공백이 발생하기 때문에 이를 메꾸려고 하는, 어떻게 보면 굉장히 어려운 결심”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는 비상진료체계가 상당히 잘 유지되고 있다고 보지만 이것보다 더 악화돼서는 안 된다”며 “의료공백이 발생하지 않으면 외국 의사가 들어올 일이 없다. 그런 일들이 발생하지 않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외국 의사들은 주로 기존 전공의들이 맡던 자리에 배치될 것으로 보인다. 의대 교수를 보좌하며 당직 근무, 입원 환자 관리 등 업무를 맡을 것으로 관측된다. 복지부는 “수련병원 등 정해진 의료기관에서 국내 전문의의 지도 아래 사전 승인받은 의료행위를 할 수 있도록 관리해 나갈 방침”이라며 “주로 대학병원에서 교수들을 보좌해 업무를 분담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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