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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吳·劉 지지층 어디로? 반탄파 표 분산?… 국힘 ‘빅4’ 압축 변수로

    吳·劉 지지층 어디로? 반탄파 표 분산?… 국힘 ‘빅4’ 압축 변수로

    4강 진입 유력 후보로 꼽히던 오세훈 서울시장과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이 대선 경선 불참을 선언하면서 국민의힘 경선 구도에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특히 오 시장과 유 전 의원 모두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 확장성이 강점으로 꼽혔던 만큼 중도 지지세가 어디로 이동할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측이 오 시장과 유 전 의원 불출마의 최대 수혜자가 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오 시장과 유 전 의원이 모두 12·3 비상계엄에 반대하고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소추에 찬성하는 입장이었던 만큼 지지 여론이 한 전 대표에게 이전될 수밖에 없다는 기대다. 주말 부산 일정을 소화한 한 전 대표는 13일 “두 분 선배님 말씀대로 혁신과 확장을 무기 삼아 중도층을 설득해 이재명 전 대표와 더불어민주당을 꼭 이기겠다”고 했다. 다만 친한(친한동훈)계 한 의원은 “지지를 함께 넓혀 갈 수 있는 기회가 (불출마로) 사라진 것은 아쉽다”고 말했다. 역시 계엄을 비판하며 중도 확장을 강조해 온 안철수 의원도 지지율 상승을 기대해 볼 수 있다. 안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과거의 법률가가 아닌 미래를 이해하는 과학자, 경제인이 나라를 이끌어야 할 시대”라며 ‘제2의 과학입국’ 공약을 발표하면서 윤 전 대통령 등 ‘검사 정치’를 꼬집었다. 반면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홍준표 전 대구시장 측은 오 시장과 유 전 의원의 지지율 분산이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못할 것이라고 본다. 한편 탄핵 반대파 후보들이 최대 6명까지 경선에 나서면서 강성 지지층 분산이 ‘빅4’ 압축의 승부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 전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에 “경기 부천 국회의원 시절 지옥철 문제를 시급한 해결 과제로 삼았고 경인선 복복선화를 이뤄 냈다”며 “경기지사 때는 ‘뻥 뚫린 경기도’를 위해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를 구상해 정부를 설득했다”고 정책 성과를 강조했다. 홍 전 시장은 14일 공식 출마 선언을 앞두고 “청와대에 취직해 앞으로 5년간 재조산하(나라를 다시 만들다)에 매진하도록 다짐하는 첫날 아침”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나경원 의원은 이날 이승만 전 대통령의 사저 이화장을 찾아 한미동맹을 강조했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대구 서문시장에서 “돈 잘 버는 자유 우파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았다. 국민의힘은 조별 토론회를 거쳐 역선택 방지 조항을 포함한 일반국민 여론조사로 오는 22일 4강 진출자를 가린다.
  • 尹 첫 형사재판 출석 모습 못본다… 朴·MB와 달라 ‘특혜 논란’

    尹 첫 형사재판 출석 모습 못본다… 朴·MB와 달라 ‘특혜 논란’

    12·3 비상계엄 사태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이 14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가운데, 법원이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때와 달리 윤 전 대통령의 비공개 출석을 허용하고 법정 내 촬영마저 불허하면서 ‘특혜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 지귀연)는 14일 오전 10시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첫 공판기일을 진행한다. 형사사건 공판에는 피고인이 출석할 의무가 있어 윤 전 대통령은 이날 법정에 나와야 한다. 서울법원종합청사의 방호를 담당하는 서울고법은 대통령경호처가 요청한 지하주차장을 통한 비공개 출입을 허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재판부는 같은 날 언론사의 법정 내부 촬영 신청은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 법정 방청 및 촬영 등에 관한 대법원 규칙에 따르면 재판장은 피고인의 동의가 없더라도 ‘공익을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될 경우 법정 내부 촬영을 허가할 수 있다. 이에 2017년 5월 박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건 첫 공판, 이듬해 5월 이 전 대통령의 뇌물수수·횡령 등 사건 첫 공판 때 두 전직 대통령이 피고인석에 앉은 모습이 공개됐다. 법원은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된 지 열흘 만에 열리는 첫 공판이어서 큰 혼란이 예상된다는 점을 고려했다는 입장이지만, 전직 대통령들과 달리 윤 전 대통령에게 특혜를 줬다는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양홍석 법무법인 이공 변호사는 “법원이 전례와 다른 결정을 할 때는 특별한 이유가 있어야 하는데 이번에 납득할 만한 이유를 내진 않은 것 같다”며 “재판이 공정하게 진행될 것이냐에 대한 문제 제기를 촉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첫 공판에는 검찰 측이 신청한 조성현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제1경비단장과 김형기 육군특수전사령부 1특전대대장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된다. 조 단장은 윤 전 대통령 탄핵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계엄 당시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으로부터 ‘의원들을 끌어내라’는 지시를 받았다는 결정적 증언을 한 바 있다. 윤 전 대통령 재판은 검찰이 채택해야 한다고 밝힌 증인만 520명에 달해 1심에만 최소 2~3년이 소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 ‘메이드 인 USA’ 아이폰 가능할까…중국 공장은 집단자살 악명

    ‘메이드 인 USA’ 아이폰 가능할까…중국 공장은 집단자살 악명

    중국과 2차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11일(현지시간) 스마트폰, 노트북 등의 상호관세를 면제했다. 중국에서 만들어지는 휴대전화와 컴퓨터 등의 가격이 급등할 것이란 미국 소비자의 우려를 잠재우기 위한 것이다. 미국에서 설계한 아이폰은 중국, 인도 등에서 조립되는데 이런 제조업 일자리를 다시 만드는 것이 트럼프 무역전쟁의 목표 가운데 하나다. 관세 전쟁의 전사인 하워드 루트닉 상무부 장관은 “훌륭한 미국 근로자들이 미국에 새로운 공장을 건설하고 운영할 것”이며 “수백만 명의 인간 군대가 아이폰의 작은 나사를 조이는 일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은 20여년 전부터 중국에서 공급망을 형성하기 시작했는데 2004년 아이팟이 큰 인기를 끌면서 중국 생산량을 늘리기 시작했다. 아이폰 부품은 40개국 이상에서 생산되는데 특히 비싸고 핵심적인 부품은 대만, 한국, 일본 등 중국과 가까운 나라에서 만들어진다. ‘아이폰 도시’로 불리는 중국 정저우의 폭스콘 공장에서는 약 30만명의 근로자들이 개미 한 마리 크기 만큼 작은 나사를 조립한다. 대만 회사인 폭스콘 공장은 아침에 여행용 가방을 끌고 온 중국인을 바로 그날 오후부터 아이폰 공정에 투입할 정도로 신속하고 유연한 근무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산 아이폰은 중국산보다 가격이 비쌀 뿐 아니라 품질도 떨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예를 들어 제조업 부흥을 내세웠던 트럼프 1기인 2017년에도 폭스콘은 미국 중북부 위스콘신 텔레비전 디스플레이 공장을 지었다. 처음에는 1만 3000명의 근로자를 고용하겠다고 했지만, 중국보다 4~5배는 비싼 비용 문제 때문에 1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1000개의 일자리만을 창출하는 데 그쳤다. 실제로 아이폰 16 프로를 살펴보면 저장용량 256GB인 경우 값은 1100달러(약 156만원)다. 출시 당시 애플이 아이폰 16 프로 제조에 들인 비용은 580달러로 트럼프 정부의 상호관세 34%와 초기 중국 관세 20%가 적용됐을 경우 850달러로 비용이 늘어난다. 중국에서는 아이폰 한 대당 30달러가 드는 조립 인건비가 미국에서는 300달러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결국 이러한 우려 때문에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스마트폰 관세 면제를 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아이폰 조립공장은 유연한 근무 체제뿐 아니라 살인적인 근로조건으로도 악명이 높다. 2010년 폭스콘 공장에서는 18명이 자살을 시도했으며, 회사 측은 추락 자살 방지를 위해 그물망을 설치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 자살 사건은 줄었지만, 아이폰 16 프로를 생산하는 중국 허난성의 폭스콘 공장 근로자들은 주말 근무는 물론 20일 연속 근무 이후 겨우 하루를 쉴 수 있다. 시간당 25.6위안(약 5000원)의 낮은 임금을 받고 쉴 새 없는 연장근무에 시달리던 폭스콘 근로자들이 실신하는 사고도 발생했다고 중국노동보는 지난해 말 전했다.
  • 장난감이 아니라고? 5차 ‘가챠 붐’ 맞은日 ‘640억엔 시장’이 움직인다 [와쿠와쿠 도쿄]

    장난감이 아니라고? 5차 ‘가챠 붐’ 맞은日 ‘640억엔 시장’이 움직인다 [와쿠와쿠 도쿄]

    물건은 넘치고, 경험은 부족한 시대日 가챠 인기 비결 뒤엔 ‘경험 소비’ 500엔짜리 동전을 넣고 레버를 두어번 돌리면 ‘찰칵찰칵’하는 소리와 함께 아크릴 소재의 반투명 캡슐이 ‘퐁’하고 떨어집니다. ‘찰칵찰칵’ 소리를 뜻하는 일본말 ‘가챠가챠’(ガチャガチャ)로도 불리는 이 ‘캡슐 완구’(가챠)가 ‘본고장’ 일본에서 5차 붐을 맞았습니다. 이 작은 뽑기 장난감이 도대체 뭐라고 이렇게 인기인 걸까요. 11일 일본완구협회에 따르면 2010년 300억엔 전후였던 캡슐 완구 시장 규모는 2021년 400억엔을 돌파하더니, 2023년에는 640억 규모로 확대됐습니다. 최근 일본 가챠 전문 브랜드들이 공격적인 확장에 나서면서 시장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그런데 이 가챠, 꽤 긴 역사를 가졌습니다. 올해는 일본에 껌이나 초코볼을 담아 팔던 미국산 캡슐 자판기가 상륙한 지 60년이 되는 해라고 해요. 1965년 2월 일본 페니상사가 도쿄 쿠라마에 근처 볼링장에 자판기를 설치한 게 ‘일본 가챠 문화’의 시작으로 알려져 있죠. 주로 문방구, 볼링장에 설치되던 자판기는 업그레이드를 거듭하더니 1970년 후반 만화 잡지인 ‘소년 점프’의 인기와 함께 각종 라이선스 완구들을 선보입니다. 이때 ‘근육맨’과 ‘SD건담 가샤폰 전사’ 시리즈가 크게 성공하면서 ‘1차 가챠 붐’이 일지요. 가챠 붐은 1990년대 소형 게임기가 등장하면서 한풀 꺾이기도 합니다. 이런 분위기를 바꿔놓은 건 1998년 등장한 ‘디즈니 캡슐 월드’. 디즈니 캐릭터를 활용한 작은 피규어나, 액세서리가 가챠 주요 소비자였던 남자아이들을 넘어 여성에게 큰 인기를 끌면서 2차 붐이 찾아옵니다. 2차 붐 이후 2010년대 후반부터는 가챠 완구만 전문적으로 개발하는 회사들이 등장합니다. 수백 대의 가챠 자판기를 늘어놓은 가챠 전문 매장도 본격적으로 등장하죠. 이때 등장한 ‘컵 위의 후치코’ 시리즈는 일본에서만 2000만개가 넘게 팔리며 3차 붐을 주도했습니다. 4차 붐은 코로나19가 기폭제가 됐습니다. 음식점들이 빠져나간 상점가의 빈자리에 가챠 샵이 들어서기 시작했거든요. 인건비 부담이 적어 신규 출점이 쉬웠기 때문이죠. 전염병이 종식된 지금 엔저와 함께 일본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가챠의 5차 붐에 군불을 때고 있습니다. 가챠의 품질이 높아지고 종류가 다양해지면서 기념품으로 가챠를 사가는 사례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고 해요. 1000엔 이하의 저렴한 가격에, 운반의 간편함도 한몫했죠. 가챠의 역사 소개가 너무 길어졌는데요, 그렇다면 가챠는 왜 지금까지 인기인 걸까요. 캐릭터 상품을 좋아하는 일본의 국민성? 저비용 대비 고퀄리티? “가챠는 고토(コト·경험) 소비의 최고봉”. 일본가챠가챠협회 회장이자 ‘가챠가챠의 경제학’을 쓴 오노오 가쓰히코는 ‘모노(モノ·물건) 소비에서 경험 소비로의 이동’을 가챠의 인기 배경 중 하나라고 설명합니다. 고토 소비는 단순히 ‘물건’이 아니라 ‘경험’이나 ‘시간’을 소비하는 걸 말하는데요. 이를테면 우리가 가족과 친구와 디즈니랜드에 가는 행위는 단순히 입장권을 구매하는 게 아니라 경험과 시간 즉 ‘추억’을 사는 행위잖아요. ‘무엇이 나올지 모르는 순간’을 즐기는 가챠 역시 ‘고토 소비’를 쫓는 시대의 요구와 맞닿아 있다는 겁니다. 실제 요즘 젊은이들은 가챠를 소셜미디어(SNS)에 올리는 걸 즐긴다 해요. 뽑기, 희귀 아이템 여기다 SNS 인증이 더해지면, 가챠는 단순한 장남감 소비를 넘어 ‘스토리’있는 소비로 진화하게 됩니다. 5차 붐을 맞은 가챠 산업은 어떻게 변화하고 있을까요. 가챠 시장에는 매달 약 400개의 새로운 시리즈가 출시돼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고합니다. 제작자들은 “한눈에 시선을 끄는 디자인”, “SNS에서 공유되기 쉬운 요소”, “장난기를 잊지 않는 감성”까지 가챠 디자인에 철저한 계산을 거친다고 하죠. 가챠는 어쩌면 ‘물건은 넘치지만 경험은 부족한 시대’, 그 빈틈을 메워주고 있는 건 아닐까요. 가챠의 꾸준한 인기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도쿄에서 보고, 듣고, 느낀 일본의 아기자기하면서도 역동적인 생활 경제 현장을 격주로 연재합니다. 화려한 뉴스의 이면, 숫자로는 보이지 않는 트렌드 속에서 일본이란 나라의 진짜 표정을 들려드립니다.
  • 급변하는 안보환경…이러다 中과 전쟁? 트럼프의 중국 견제를 어쩌나 [FM리포트]

    급변하는 안보환경…이러다 中과 전쟁? 트럼프의 중국 견제를 어쩌나 [FM리포트]

    트럼프 집권 후 긴장 높아지는 동북아 미국의 중국 견제가 점점 노골화하면서 동북아시아 지역의 안보 지형도 급변하고 있다. 주한미군의 역할 변화에 대한 우려는 물론 중국과 대만 사이에 전쟁이 벌어졌을 때 한국군이 동원될 수 있다는 비극적인 전망까지 나오면서 우리 군이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미국은 지난 10일(현지시간) 중국에 대한 총관세율을 재산정해 125%에서 145%로 높였다. 앞서 하루 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제외하고 국가별 상호 관세를 90일간 유예하고 10%의 관세만 부과하겠다고 한 것과 대조적인 조치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 합의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여지를 남기긴 했지만 양국의 갈등은 좀처럼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은 관세 분야에서 두드러지고 있지만 군사 분야에서도 치열한 물밑 경쟁이 이뤄지고 있다. 최근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은 내부에 배포한 문건에서 “중국은 미국 국방부의 유일한 위협”이라며 미국의 군사 역량을 중국 대응에 집중하겠다고 했다. 중국의 대만 침공을 저지하고 미 본토 방어를 우선하겠다는 방침에 따라 동북아 지역의 군사적 긴장감이 나날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해당 문건이 공개되면서 그동안 대북 억제에 맞춰져 있던 주한 미군의 임무가 대만 방어, 중국 억제 등으로 확장되고 그만큼 한국군의 대북 대비 태세 부담은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일각에서 중국의 대만 침공설까지 불거지는 가운데 미국이 중국을 군사적으로 견제하는 일에 한국의 역할을 요구할 수 있다는 소문이 떠돌기도 했다. 주한미군 역할 바뀌나…“軍, 대중견제 연루될 수도” 미국과 중국의 틈에 낀 한국으로서는 이래저래 난처한 처지다. 경제적으로 양국과 긴밀한 관계이면서 지정학적으로는 미중 사이에 벌어지는 해양패권 경쟁의 최전선에 있기 때문이다. 거대한 흐름 속에 한국의 앞날은 불확실성으로 가득한 상황이다. 무엇보다 우려되는 것은 미중 사이에 혹여 전쟁이 벌어졌을 경우 한국군이 이에 투입되는 상황이다. 정대진 한라대 교수는 “한미동맹의 기본 목표는 북한 위협으로부터 한국을 수호하는 것이었는데, 미국이 전략적 유연성을 얘기하면서 중국 견제에 한국도 연루시킬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붙박이 주둔 군대로서 북한을 견제하는 역할을 했던 주한미군이 이전과 달라질 수 있다는 점도 불안 요소다. 남성욱 고려대 교수는 “주한미군이 대만 방어의 제1기동군으로 활약하는 역할을 하게 되면 2만 8500명이 그대로 있을 수 있겠나”라며 “대만 방어에 총력을 기울이면 주일미군사령부가 전진기지가 되고 평택 미군기지가 서포터즈가 될 것”이라고 짚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모든 것을 경제적 비용과 효율성 측면에서 따지고 있어 주한미군의 감축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기존 규모를 유지하고 싶으면 비용을 더 내라고 요구할 수도 있어 한국으로서는 부담이 큰 상황이다. 만약 주한미군의 역할 변화와 함께 한국이 중국 견제에 휘말릴 경우 실제 전쟁이 벌어지지 않더라도 우리가 받는 타격은 상당할 수 있다. 과거에도 주한미군의 종말단계고고도지역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를 놓고 중국이 한류를 금지하는 한한령(限韩令)을 내리면서 경제에 큰 여파를 끼친 바 있기 때문이다. 군대끼리 무력 충돌이 실제 벌어진다면 되돌릴 수 없을 정도로 한중 관계에 금이 갈 수 있다. 대선 이슈 될 수도…정부 대비책 마련해야 다만 아직까지는 주한미군의 역할 변화가 크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많이 나온다. 군 관계자는 “주한미군을 중국 견제를 위해 빼고 한국군을 중국 견제에 동원하면 김정은이 가만 있겠나”라며 “우려하는 상황은 알고 있지만 그럴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이와 관련해 “한미동맹의 토대 위에 굳건한 연합방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한반도 평화를 위한 주한미군의 역할은 변함이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새뮤얼 퍼파로 미군 인도·태평양사령관 역시 지난 9일(현지시간) 상원 청문회에서 “주한미군이 없어지면 김정은이 침공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말했다. 제이비어 브런슨 한미연합사령관도 “주한미군 감축은 문제가 된다”는 입장을 밝히며 미 하원 군사위원회에 한국에 대한 미국의 안보 투자가 양국의 경제 번영에 기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최근 전 세계를 상대로 관세 전쟁을 벌인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서 알 수 있듯 상대 국가의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무리한 요구를 할 수 있다는 불안감은 여전하다. 미국의 사정과 별개로 중국이 대만, 필리핀 등 주변국과 갈등을 빚고 있어 한반도 주변 지역에서 어떤 불상사가 벌어질지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정대진 교수는 “부담 가능한 수준에서 비용을 내고 중국 견제에서 빠진다는 식으로 몇 년 버티고 가는 게 현실적인 전략일 수 있다”고 말했다. 오히려 미국의 대중견제에 대한 요구를 기회 삼아 우리의 협상력을 높이자는 의견도 있다. 한반도 안보를 안전하게 지키는 게 오히려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는 데 있어 미국에 국익이 된다는 것을 설득하자는 것이다. 미국의 외교 정책과 중국과의 관계 설정 등 외교·안보 분야는 다가오는 대선에서도 주요 이슈가 될 수 있다. 당장 한국군에 변화가 생기진 않겠지만 누가 대통령이 되느냐에 따라 미국과 중국의 한반도 정책이 급격하게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정부가 만약의 만약일지라도 대비책 마련에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FM리포트’는 우리 군이 지켜야 할 규범(Field Manual), 우리 군이 나아갈 미래(Future of Military)에 대해 씁니다. 잘못을 비판하고 나은 대안을 고민하며 정예 선진강군 육성에 힘을 보태겠습니다.
  • 매년 2만명 넘게 고독사하는 日…“저주받은 집 삽니다” [김유민의 돋보기]

    매년 2만명 넘게 고독사하는 日…“저주받은 집 삽니다” [김유민의 돋보기]

    사망 후 8일이 지나도록 발견되지 않은 채 홀로 숨진 이들이 일본에서만 지난해 2만명을 넘어섰다. 가족도, 이웃도, 친구도 죽음을 알지 못하고, 사회와 단절된 채 생을 마감하는 ‘고립사’(한국의 고독사에 해당)가 일본 사회의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지난해 일본에서 이렇게 홀로 생을 마감한 ‘고립사’는 2만1856명. 일본 경찰청이 집계한 홀로 집에서 사망한 7만6020명 중 사후 8일 이상 지난 뒤 발견된 사망 건을 ‘고립사’로 분류한 결과다. 이는 한국의 2023년 고독사 통계(3661명)의 거의 6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일본에서는 그동안 정부 차원의 고독사 통계가 없었으나, 지난해 4월 시행된 ‘고독·고립 대책 추진법’에 따라 실태 파악에 나섰다. 내각부 전문가 회의는 “1주일간 아무도 사망을 파악하지 못했다면 사회적인 단절을 인정할 수 있다”고 보고 사후 8일 이상 지난 뒤 발견된 사망 건을 고립사로 분류했다. 연령대별로는 60세 이상이 1만7937명으로 전체의 82.1%를 차지했고, 성별로는 남성이 1만7364명으로 79.4%에 달했다. 충격적인 것은 사후 1년 이상 지난 경우도 253명, 한 달 이상은 6945명에 달했다는 점이다. 젊은층으로 번지는 고독사 고독사는 더 이상 노인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산케이신문은 도쿄도 감찰의무원 자료를 분석해 2018~2020년 도쿄 중심부 23구 내에서 10~30대 742명이 고독사로 숨졌다고 보도했다. 젊은 층의 고독사 사망자 수도 매년 228명, 242명, 272명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고독사 발견 시기를 분석한 결과, 사망 시점을 기준으로 나흘 이상 흐른 뒤 확인된 사례가 305명으로 전체 41%에 달했다. 산케이는 “젊은 층에서도 고독사 위험이 확산하고 있다”며 사회와 관계 단절로 생활 능력과 의욕을 잃는 ‘자기 방임’ 문제가 젊은 층 고독사 증가 배경으로 지적되고 있다고 전했다. 고독사가 급증하면서, 일본에선 ‘사고물건’ 전문 부동산 시장이 등장했다. 사고물건이란 자살, 타살, 고독사, 화재 등으로 사람이 사망한 이력이 있는 집을 말한다. 한때는 ‘저주받은 집’ 취급을 받았지만, 최근 들어 도쿄를 중심으로 가격이 오르며 수요가 되살아나고 있다. ‘저주받은 집’ 파는 ‘성불 부동산’ 이런 흐름의 중심에는 ‘성불(成佛) 부동산’이 있다. 2019년 요코하마에서 설립된 이 회사는 고독사, 자살, 살인사건 등이 발생한 주택만을 매입해 중개하거나 리노베이션해 되파는 사업을 한다. 집에 얽힌 사정을 숨기지 않고 명확하게 고지해, 계약 분쟁을 줄이고 사회적 인식을 바꾸겠다는 취지다. 성불부동산의 하나하라 고지 사장은 “고객에게 정보를 숨기는 것이 아니라 오픈함으로써 관련 부동산 거래를 활발하게 하고 싶었다”며 “사고물건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걷어내고 밸류업(가치상향)을 하겠다”고 말했다. 홈페이지에는 ‘무덤이나 화장터 인근’ ‘공용시설 내 사고’ ‘발견까지 72시간 미만의 고독사’ ‘자살 발생 건물’ ‘살인사건 발생 주택’ 등으로 분류해 사고의 심리적 불안 정도를 등급화해 소개한다. 고객에게는 특수청소, 항균 처리, 불제(액막이)를 마친 뒤 ‘성불 인증서’도 발급한다. 사고물건은 주변 시세보다 20~50% 저렴하게 거래되며, 자살사고가 발생한 집은 시세 대비 70%, 살인사건의 경우 절반 이하로 떨어진다. 하지만 성불부동산은 리노베이션과 인증서를 통해 평균 5% 이내 가격 하락에 그치도록 한다. 2020년부터는 직접 매입한 사고물건을 리모델링 후 되파는 사업도 시작했다. 현재 약 230건의 사고물건 정보가 등록돼 있으며, 이 중 고독사가 40%, 자살이 40%, 기타가 20%를 차지한다. 고객층은 외국인 근로자, 사회초년생, 고령자 등으로 다양하다. 늘어나는 고독사, 바뀌는 집값 인식 일본 국립사회보장인구문제연구소에 따르면 2040년 일본의 65세 이상 남성 중 20.8%, 여성 중 24.5%가 독거 상태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초고령화가 심화되며 아파트, 단독주택에서 홀로 생을 마감하는 일이 더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현지 언론은 사고 주택의 인기 상승이 초고령화로 인한 ‘빈집 문제’의 장기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일본 전역에 방치된 빈집은 1000만 채에 달한다.
  • 찾아가는 금융·복지 복합지원…금융위, 부산시와 업무협약

    찾아가는 금융·복지 복합지원…금융위, 부산시와 업무협약

    금융위원회가 지역민이 현장에서 쉽게 금융·복지 복합지원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찾아가는 복합지원’ 서비스를 부산에서 시작한다. 금융위는 11일 부산시와 이런 내용의 복합지원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발표한 ‘복합지원 현장 운영 내실화 방안’의 일환이란 설명이다.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금융위는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 방문이 어려운 부산시민을 위해 군·구에 직접 방문해 서민금융·채무조정 상담을 제공하는 찾아가는 복합지원 서비스를 실시한다. 부산시에서는 복지 지원 대상자가 잠자고 있는 예금을 찾을 수 있도록 ‘휴면예금 찾아주기’ 사업을 적극 추진한다. 아울러,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와 행정복지센터 간 원활한 연계를 위해 두 기관이 서로 상대 기관을 방문해 상담 직원을 교육하는 집중 현장 교육을 실시한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복합지원 서비스가 이용자에게 실질적으로 자립과 재기 지원의 발판이 되기 위해서는 지역민과 현장에서 접하는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앞으로 적극적으로 서민금융 지원을 위해 협력해 나가자”고 말했다.
  • 美 관세 불확실성에 환율 1449.9원 하락… 코스피는 하루새 반락

    美 관세 불확실성에 환율 1449.9원 하락… 코스피는 하루새 반락

    원달러 환율이 간신히 1440원대에 안착했다. 미중 관세전쟁 격화 우려에 미국의 3월 물가 지표가 시장 예상치를 하회하면서 환율 하락세를 견인했지만, 위안화 약세에 그 속도가 제한됐다. 11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456.4원)보다 6.5원 내린 1449.9원에 마감했다. 주간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으로 환율이 1440원대에 마감한 건 지난달 17일 이후 처음이다. 달러는 이날 아시아장에서도 약세를 보였다. 미국의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당초 예상보다 크게 둔화한 데다가, 백악관은 이날 중국에 대한 관세가 최소 145%라고 발표하며 달러화 약세에 불을 지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이날 장 중 99.661까지 떨어졌다가, 주간 거래 마감쯤 전날보다 2.06% 하락한 100.535 수준을 나타냈다. 달러인덱스가 100선 아래로 내려온 것은 2023년 7월 이후 약 2년 만이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커지며 달러엔 환율이 143엔대로 내려가며 엔화가 강세를 보였다. 반면 달러위안 환율은 7.32위안대로 올랐다. 미중 무역전쟁이 지속되는 한 달러 약세, 위안화 약세기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원화도 달러보다는 위안화에 연동되며 환율 상방 변동성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미국 관세 불확실성에 따라 위험회피 심리가 다시 커지면서 코스피는 하락세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 급등분을 일부 반납하며 전 거래일 대비 12.34 포인트(0.50%) 내린 2432.72로 장을 마쳤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6885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지수에 하방 압력을 가했다. 전날 10거래일 만에 매수세로 전환된 것에서 하루 만에 매도세로 돌아선 것이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3.80 포인트(2.02%) 오른 695.59로 마쳤다.
  • 北과 친했는데 이젠 한국 손잡아…‘마지막 수교국’ 시리아는 어떤 나라?

    北과 친했는데 이젠 한국 손잡아…‘마지막 수교국’ 시리아는 어떤 나라?

    한국이 북한을 제외한 191개 유엔 회원국 중 유일한 미수교국이었던 시리아와 수교 관계를 맺으면서 시리아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외교부는 10일(현지시간) 조태열 장관이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에서 아스아드 알-샤이바니 시리아 외교장관과 ‘대한민국과 시리아 간 외교관계 수립에 관한 공동성명’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쿠바와도 외교관계를 맺었던 한국은 이로써 북한을 제외한 191개 유엔 회원국 모두와 수교하게 됐다. 유엔 회원국이 아닌 교황청, 니우에, 쿡 제도를 포함하면 수교국은 194개국에 이른다. 시리아는 오랜 독재와 내전으로 아픔을 겪은 나라다. 2010년대 중동 국가 전역에 걸쳐 일어난 민주화 운동인 ‘아랍의 봄’ 당시 시리아에서도 정부 개혁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퍼졌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군부 세력이 개입해 유혈 사태가 발발해 전쟁으로 번졌고 대규모 난민이 발생했다. 특히 2015년 9월 튀르키예 남서부 해변 바닷가에서 차가운 주검으로 발견된 세 살짜리 아기의 사진은 시리아 난민 이슈의 심각성을 전 세계에 알리며 큰 반향을 일으킨 것으로도 유명하다. 1970년대부터 50여년간 2대에 걸친 알아사드 일가의 독재정권은 사회주의 이념을 택하고 러시아, 이란, 북한 등과 오랫동안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다. 북한과는 1966년 수교한 뒤 반세기 넘게 밀접한 관계를 이어 왔다. 북한은 1967년과 1973년 제3·4차 중동전쟁 때 시리아에 전투기 조종사를 파병했고, 양국이 국제사회의 눈을 피해 핵·미사일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다는 의혹이 불거지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말 아사드 가문의 54년 철권통치가 무너지면서 극적인 변화가 찾아왔다. 북부 이들리브 지역을 중심으로 저항해 온 레반트 해방기구(HTS·Hayat Tahrir al Sham)가 튀르키예의 도움을 받아 수도인 다마스쿠스를 장악했고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과 가족들이 러시아로 피신하면서 과도정부가 수립됐다. 서방에 문호를 개방하고 잇단 온건 정책을 펼치면서 한국과도 손을 잡았다. 시리아의 국토 면적은 18만 5000㎢ 정도로 한국(약 10만㎢)의 2배에 조금 못 미친다. 인구는 2400만명 수준으로 한국 5177만명의 절반이다. 석유·가스 매장량이 많고, 비옥한 농지에서는 밀·면화·올리브 등을 경작한다. 히타이트, 아시리아, 몽골, 아라비아, 오스만 등 옛 제국들의 문명을 간직한 총 6개 지역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돼있어 관광 부문 발전 가능성도 크다. 시리아는 종교적으로도 중요한 지역이다. 사도 바울이 예수를 만난 지역인 ‘다메섹’이 바로 시리아의 수도 다마스쿠스다. 중세 모로코의 탐험가인 이븐 바투바(1304~1369)는 “지상에 낙원이 있다면 의심할 바 없이 그곳은 다마스쿠스이고, 천상에 낙원이 있다면 다마스쿠스와 가히 비견될 것이다”며 다마스쿠스에 대한 찬사를 남기기도 했다. 다만 아직 안전을 보장할 수 없어 외교부는 시리아를 ‘여행금지’ 국가로 지정하고 있다. 이번 국교 수립을 계기로 한국 산업계가 향후 활발해질 에너지, 통신, 도로, 건축 등 인프라 재건사업에 진출할 기회가 올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인남식 국립외교원 교수는 “나라가 14년간 갈가리 찢기다시피 하면서 갑자기 나라다운 나라를 세우는 게 쉽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사회 인프라가 많이 훼손됐을 텐데 재건 사업에 우리가 들어가서 해야 할 일이 많이 있다. 전쟁을 경험하고 수십년 만에 바뀐 한국이 시리아 국민에게 더 쉽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삼성전자 노태문 “원 삼성 모토…유연하고 민첩하게 변화 주도하자”

    삼성전자 노태문 “원 삼성 모토…유연하고 민첩하게 변화 주도하자”

    고 한종희 부회장 이어 1인 3역 소화DX부문장 직무대행 후 첫 메시지리더십 공백 해소·조직 추스르기 노태문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 직무대행(사장)이 11일 “기존 업무 방식을 재정비하고 효율적이고 민첩한 조직 문화를 만들자”고 당부했다. 고 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DX부문장)의 별세로 지난 1일 DX부문장 직무대행을 맡은 지 10일만에 낸 첫 메시지다. 노 직무대행은 이날 DX부문 구성원에게 이메일을 보내 “유연하고 민첩한 실행으로 변화를 주도하자”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한 부회장이 2021년 12월 DX부문장 취임 당시 내건 ‘원 삼성’(One Samsung) 모토를 다시 한 번 강조하며 “사업부 간 유기적인 협력을 하자”고 당부했다. 그는 “2021년 DX부문 출범 후 (원 삼성) 모토 아래 서로 기술과 경험을 융합해 의미 있는 성과를 창출해왔다”며 “제품·서비스를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기술적으로 정교하게 발전할 때 차별화된 경험을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노 직무대행의 이번 메시지는 리더십 공백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고 조직을 추스리기 위한 취지로 보인다. 그는 기존 모바일경험(MX)사업부장 직책을 유지하면서 한 부회장의 뒤를 이어 DX부문장과 품질혁신위원장까지 겸임하며 1인 3역을 소화하고 있다. 이와 함께 스마트폰 사업의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TV, 생활가전 사업에서도 경쟁사들과 기술 격차를 벌려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갤럭시 S25 시리즈의 판매 호조, 반도체 D램 수요 지속 등에 힘입어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는 6조 6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관세 장벽의 영향이 현실화하는 2분기에는 실적이 하락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노 직무대행은 “변화 흐름 속에 우리는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하고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며 “인공지능(AI)과 로봇, 디지털 트윈 등 새로운 기술을 접목해 미래 경쟁력을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레바논 파병 동명부대, 13만명에 전한 한국군 온기

    레바논 파병 동명부대, 13만명에 전한 한국군 온기

    2007년부터 레바논에 파병된 동명부대가 그간 13만 명이 넘는 현지인을 치료했다고 합동참모본부가 11일 밝혔다. 동명부대는 레바논에서 주 2회 작전지역 내 5개 마을을 순회하면서 찾아가는 의료지원 서비스를 제공한다. 내과, 치과, 성형외과, 수의과 의료진으로 구성된 의무대가 하루 평균 30여명에 대해 대민 의료지원을 실시하고 있다. 대민 의료지원은 동명부대가 ‘동쪽에서 온 밝은 빛’이란 찬사를 받는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현지인에게 의료비 부담이 크기도 하지만 분쟁이 발생했던 지역 여건상 현지 의료 체계가 거의 마비된 탓에 동명부대의 도움이 절실하다. 합참은 특히 동명부대가 운용하는 치과 버스가 유엔 레바논임무단(유니필·UNIFIL) 내 유일한 이동식 치과로 충치·잇몸 치료, 스케일링, 발치 등 필수 진료가 가능해 주민들의 호응이 크다고 전했다. 부탄가스를 많이 사용하다 보니 안전사고와 화상 환자가 다수 발생하는 현지 상황상 성형외과 진료도 큰 도움이 된다고 한다. 내과는 고혈압, 당뇨, 위궤양 등이 잦은 현지인에게 맞춤식 처방과 의약품을 지원하며 수의과는 동물 백신 접종으로 전염병 예방에 힘을 보태고 있다. 동명부대 의료지원 서비스의 13만번째 주인공이 된 로카야 파키흐(58)는 “항상 친절하게 환자들을 맞아주고 건강 상태도 자세히 설명해줘서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병원에 제대로 갈 수 없는 우리에게 무료 의료지원은 정말 큰 선물”이라고 말했다. 동명부대장 유준근 육군 대령은 “의료 기반이 부족한 현지 주민들에게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어 부대원들이 큰 보람을 느낀다”며 “대한민국 국군이 든든하고 진정한 친구임을 느낄 수 있도록 더욱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 ‘감성’ 사라지나… 스타벅스, 상반기 중 키오스크 도입 “한국이 최초”

    ‘감성’ 사라지나… 스타벅스, 상반기 중 키오스크 도입 “한국이 최초”

    스타벅스 코리아가 상반기 중 이용 고객이 많은 일부 매장에 키오스크를 도입한다. 주문과 결제를 직원 대신 기계로 대체하는 키오스크 운영은 전 세계 스타벅스 매장 중 한국이 최초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스타벅스 코리아는 유동 인구가 많은 지역의 매장에 키오스크를 도입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매장 운영 효율성을 높이고, 방문객 밀집 시간대의 혼잡을 해소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스타벅스 코리아 관계자는 “상반기 내 유동 인구가 많은 지역을 대상으로 키오스크 도입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도입 지역으로는 외국인 관광객 등 유동인구가 많은 명동 등이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타벅스 이미 키오스크가 보편화된 다른 커피 프랜차이즈와 달리 키오스크를 운영하지 않아 왔다. 이는 ‘고객과의 소통을 극대화 한다’는 미국 본사의 운영 원칙과도 맞닿아 있다. 스타벅스 측은 키오스크를 운영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글로벌 경영 철학이 고객과의 유대감을 중시하기 때문이다. 회사의 사명 자체가 고객 참여형이다”며 “파트너가 완성된 제품을 고객에 직접 전달하면서 눈을 맞추는 감성적인 소통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설명해왔다. 스타벅스는 고객이 제품을 주문하고 받을 때 파트너(직원)와 한 번 더 눈 맞추고 스몰토크도 하는 접점을 중시한다. 이를 통해 고객과 유대감이 형성되고 브랜드에 대한 친근감이 오래 유지될 것이란 판단에서다. 고객의 닉네임을 친근하게 호명하며 제품을 전하는 ‘콜 마이 네임’ 서비스도 이같은 원칙의 일환이다. 그러나 스타벅스 코리아의 경우 한국 고객들에게 최적화된 서비스를 위해 본사 원칙을 깨고 2023년 말부터 일부 대형 매장에 진동벨 시스템을 도입한 바 있다. 이에 앞서 2014년엔 자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기반 비대면 주문 서비스인 ‘사이렌오더’를 시행했다. 한편 성공적인 현지화 전략 등으로 스타벅스 코리아는 여전히 가파른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한국 스타벅스 매장 수는 2000개를 넘어서며 일본을 처음으로 추월하고 미국, 중국에 이어 전세계 3위에 올랐다. 스타벅스 글로벌 웹사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한국 매장 수는 2009개로 일본(1991개)을 18개 차이로 앞섰다. 전세계 스타벅스 매장은 4만 576개다. 이중 미국이 1만 7049개로 1위, 중국이 7685개로 2위다. 1년 전인 2023년 말만 해도 한국 스타벅스 매장은 1893개로, 일본(1901개)보다 적었다. 그러나 1년 새 한국의 매장 수는 116개가 늘며 90개 늘어난 일본을 앞지른 것이다. 한국의 스타벅스 1호점 개점은 1999년으로, 일본보다 3년 늦었다.
  • LG디스플레이 광저우 공장 매각대금 2.2조원 확정…“실적 개선 기대”

    LG디스플레이 광저우 공장 매각대금 2.2조원 확정…“실적 개선 기대”

    작년 9월 TCL 자회사에 매각대형 LCD 사업 접고 OLED 집중매각 대금 반영…실적 개선 기대 중국 최대 가전업체 TCL이 인수한 LG디스플레이 광저우 액정표시장치(LCD) 공장의 매각 대금이 2조 2466억원으로 확정됐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안에 대금을 확보하고 이를 토대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업 고도화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LG디스플레이는 광저우 8.5세대 LCD 공장의 최종 매각 대금이 2조 2466억 원으로 결정됐다고 11일 공시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9월 광저우 대형 LCD 패널 및 모듈 공장 지분을 TCL의 디스플레이 자회사 CSOT(차이나스타에)에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예상 매각 대금은 2조 256억원이었는데, 원·위안 환율 상승으로 당초보다 2200억원가량 더 늘었다. 광저우 공장 매각이 종결되면서 LG디스플레이는 대형 LCD 사업을 전면 종료하게 됐다. TCL은 지난 1일 광저우 공장의 이름을 ‘T11’로 변경하고 본격적인 생산라인 가동에 돌입했다. 매각 대금은 올해 안에 몇 차례에 걸쳐 지급될 전망이며, 2분기 실적부터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LG디스플레이는 이렇게 확보된 대금을 통해 OLED 사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시설투자, 연구개발, 운영비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정철동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CEO) 사장은 취임 후 수익과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으로 OLED에 집중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OLED 사업구조 고도화와 운영 효율화 등에 힘입어 LG디스플레이의 올해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정 사장은 지난달 정기 주주총회에서 “지금까지 추진한 활동의 성과들이 점차 가시화되고 기반이 갖춰지고 있다”며 “앞으로 보다 안정적인 성과를 창출하는 모습을 보여 드리겠다”고 밝혔다.
  • [열린세상] 저는 버려진 존재였습니다

    [열린세상] 저는 버려진 존재였습니다

    저는 엄마를 모릅니다. 아빠가 누구인지도 모르지요. 저는 이 세상에 축복받지 못한 존재로 태어났습니다. 태어나자 버려졌기 때문이지요. 어렸을 때는 저를 키워 주시던 시설에 계신 분이 엄마인 줄로만 알았습니다. 시설에는 비슷한 처지의 아이들도 같이 있어 외롭지 않았습니다. 그저 아이들끼리 뛰어놀면서 세상에는 다 똑같은 사람들이 있는 줄로만 알았기 때문이지요. 초등학교에 입학하던 무렵 제가 다른 아이들과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다른 아이들은 엄마나 아빠의 손을 잡고 학교에 왔거든요. 저는 엄마나 아빠 대신 시설에 있는 또래 친구들과 같이 학교에 갔습니다. ‘왜 나는 저 아이들과 다를까?’ 이런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습니다. 당연히 학교생활은 엉망이었습니다. 특히 소풍이나 운동회, 학예발표회 같은 행사일은 끔찍하기까지 했습니다. 학년이 올라가면서 시설에 있는 것도 싫어졌습니다. 학교에 가지 않고, 시설에도 돌아가지 않는 날들이 점점 늘어났습니다. 대신 저와 놀아 주고 밥도 사 주는 언니, 오빠들이 좋아졌습니다. 거기에 가면 누구도 뭐라고 간섭하지 않았습니다. 나이 많은 아저씨들 기분을 맞춰 주면 밥 사 먹는 돈을 벌 수도 있었습니다. 그냥 되는 대로 살아도 아무도 저에게 관심을 가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결국 저는 수용시설로 끌려갔습니다. 그런 저를 ‘우범소년’이라고 하더군요. 열세 살 무렵의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그게 저와 무슨 상관이 있었겠습니까. 제 인생은 이미 태어날 때부터 버려졌는걸요. 저는 시설에 있는 게 너무나 갑갑했습니다. ‘밖에는 나를 기다려 주는 언니와 오빠, 친구들이 있는데 여기서 뭐 하고 있나’라는 생각밖에 없었습니다. 저를 위하는 척하는 어른들의 위선도 너무나 싫었습니다. 시설을 몰래 나와 몇 달을 지내다 다시 끌려갔습니다. 이번에는 소년원이라는 곳이었지요. 열네 살이 넘었으니 소년원에 가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2년 동안을 소년원에 갇혀 지냈지요. 그곳에서도 저는 버려진 아이였습니다. 면회를 오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거든요. 당연히 생활은 엉망이었습니다. 받은 벌점이 신기록이라는 말까지 들어봤지요. 소년원을 나오게 됐지만 저를 받아 주는 시설은 단 한 군데도 없었습니다. ‘역시 나는 세상에 쓸모없는 존재야’라는 저의 생각이 맞다는 걸 다시 한번 확인한 순간이었지요. 우여곡절 끝에 국가에서 운영하는 자립생활관에 들어갔지만, 버려진 아이의 생활이란 뻔한 것이었습니다. ‘도대체 왜 나를 태어나게 했을까’라는 생각이 끊이질 않았습니다. 다시 소년원에 끌려갔지요. 그런데 그때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저에게 엄마가 생겼거든요. 자립생활관 시절부터 돌봐 주시던 분이 엄마가 돼 주셨습니다. 처음에는 ‘나와 아무 인연도 없는데, 왜 이렇게 잘해 줄까’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분은 이렇게 말씀하셨지요. ‘세상에 쓸모없는 존재는 없다. 세상에 있는 모든 존재는 사랑받을 자격이 있다.’ 수많은 번뇌와 고민 끝에 처음으로 제대로 살아 보기로 했습니다. 마음이 바뀌자 생활이 바뀌었습니다. 소년원에서 모범학생으로 선정되기도 했지요. 한자능력과 컴퓨터 자격을 취득하고, 독서경진대회에서 상도 탔습니다. 저는 작년에 대학에 진학했습니다. 부끄럽지만 제힘으로 등록금을 마련하진 못했습니다. 하지만 여러분께서 도와주셨지요. 저는 이제 외롭지 않습니다. 이제는 제가 버려진 존재가 아닌 사랑받는 사람인 것 같습니다. 저는 이제 비로소 저를 사랑하게 됐습니다. 사랑하는 저를 위해 그간의 사랑을 조금씩 갚아 나가겠습니다. ※어느 소년원 출원생의 실제 이야기를 각색한 글입니다. 소년원생 열의 아홉은 결손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입니다. 어른들의 잘못이 아이들의 흔들림으로 전이되는 것이지요. 양중진 법무법인 솔 대표변호사·전 수원지검 1차장
  • 내 삶에 답할 이는 오직 나… 스스로 솔직해질 수 있을까

    내 삶에 답할 이는 오직 나… 스스로 솔직해질 수 있을까

    엄마의 어린 시절을, 젊은 시절을 생각해 본 적은 없는 것 같다. 나와 만난 이후의 일들에 대해서는 비교적 자세히 기억하는 편이지만, 그 전에 펼쳐졌을 엄마의 삶에 대해선 정말 ‘1’도 궁금해 하지 않았다. 단 한 번뿐인 내 삶의 여정에서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비중을 가진 분의 삶에 대해 어떻게 그리 무관심할 수 있었을까. 김영하 작가의 새 산문집 ‘단 한 번의 삶’에서는 그 문제부터 짚는다. 내 엄마는 뭘 하시던 분이었지? 작가의 엄마는 평생 자신의 젊은 시절 일을 자식에게 말해 준 적이 없다. 물론 작가도 그리 궁금해 하지 않았고. 엄마가 여군이었다는 이야기를 들려준 이는 엄마의 장례식장에 찾아온 한 조문객이었다. 엄마는 왜 그걸 살아생전 자식에게 말하지 않았을까. 물론 엄마가 보낸 젊은 시절에는 여자가 직업을 갖는 게 그리 자랑할 만한 일은 아니었다. 그저 양갓집 규수처럼 집에서 곱게 지내다 좋은 남편 만나 시집가는 것이 미덕이던 시절이었다. 그렇다손 쳐도 여군이었다는 사실이 자식에게 못 해 줄 이야기는 아니었던 듯하다. 책 속의 에피소드는 이제 자연스레 ‘나’, 그러니까 독자의 삶으로 이어진다. 작가가 자신의 기억을 정리하며 지나온 시간을 되짚어 본 것처럼 ‘나’도 책을 읽으며 자신만의 ‘단 한 번의 삶’을 되새기게 된다. 작가가 먼저 자신의 삶을 끄집어 냄으로써 ‘나’ 또한 스스로의 삶을 투영할 수 있는 공간이 만들어 진 거다. ‘나’에게도 이런 순간이 있었을까. ‘나’는 무엇을 놓쳤고 무엇을 간직하며 살아가고 있는가. 삶을 살아내는 방식은 다르지만, 결국 우리 모두는 같은 질문 앞에 서게 될 거다. ‘나는 어떻게 나 자신이 되었는가?’ 그리고 ‘이 단 한 번뿐인 삶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김영하는 책을 통해 자신이 생각하는 답을 적었다. 이제 ‘나’의 차례다. 책은 수많은 ‘나’에게 기억을 더듬고, 감정을 정리하며, 자신만의 기록을 남겨 보라 권한다. “나 자신에게 솔직해질 시간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산문이란 아마도 그때 쓰는 것 아닐까 싶다. 스스로 솔직해질 수 있을 때 말이다. 그리고 정말 ‘내’가 그 순간에 이른다면 아마 그곳이 열반일 거고 열락의 세계가 따로 없을 거다. 책은 지난해 유료 이메일 구독 서비스 ‘영하의 날씨’에 연재된 글을 수정하고 다듬은 것이다. ‘삶’을 주제로 14편의 이야기가 담겼다.
  • 현대사회 신앙이 된 ‘최적화’… 우리가 잃은 것은 무엇인가

    현대사회 신앙이 된 ‘최적화’… 우리가 잃은 것은 무엇인가

    목표만 좇다 여유·공간 잃은 현대인우울증·저출산 등 최적화 이면 지적 ‘도널드 트럼프 2기’를 맞으며 흔들리고 있지만 미국이 20세기 들어 세계 초강대국 지위를 유지하면서 자본주의 황금기를 이끌 수 있었던 것은 테일러주의와 포드주의로 대표되는 최적화를 통한 효율성 추구 덕분이다. 최적화와 효율성이란 개념이 전 세계로 퍼져 나가고 생산기술 발전이 뒷받침되면서 현대사회는 대량생산, 대량소비의 천국이 될 수 있었다. 이 책은 수학적 개념에 불과했던 최적화가 현대사회를 떠받치는 신앙이자 거대한 문화의 형태를 갖추게 된 계기와 효율성을 강조하면서 우리가 잃은 것은 무엇인지 적나라하게 보여 준다. 저자인 코코 크럼은 매사추세츠공과대(MIT)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응용수학자로, 실리콘밸리에서 데이터 과학자로 일했고 캘리포니아 버클리대(UC버클리)와 미시간대에서 데이터 과학을 가르치기도 했던 이력을 갖고 있다. 최적화의 실체를 벗겨 내는 데 그야말로 ‘최적’의 작가인 셈이다. 크럼은 “효율성을 최우선으로 받아들임으로써 측정할 수 없고 최적화할 수 없는 것들을 배제한 뒤 최적화라는 메타포가 다른 세계관을 잡아먹도록 뒀다”며 “최적화로 최적화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리라고 자신을 기만한 결과 역설적으로 우리의 변화 능력은 정체됐다”고 통렬하게 비판한다. 현대인은 효율성과 수익성이라는 목표를 좇으며 최적화의 혜택을 누렸지만 그로 인해 외부 충격을 완화해 줄 여유 그리고 크든 작든, 장기적이든 단기적이든 각자의 상황에 따라 선택되는 규모의 감각을 잃었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는 공간을 잃었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우울증 환자의 증가, 공급망과 안정적 사회의 붕괴, 고비용의 대도시 직장 생활, 급격히 추락하는 결혼율과 출산율이야말로 최적화의 어두운 면이라고 꼬집는다. 책을 읽으면서 한국 과학정책을 담당하는 관료들이 입버릇처럼 사용하는 ‘선택과 집중’이라는 용어가 떠올랐다. 1990년대 이후 지난 30여년 동안 선택과 집중을 강조했고, 그 극단이 지난해 연구개발(R&D) 예산 삭감 사태로 드러났다. 우리 과학계 역시 선택과 집중이라는 또 다른 최적화의 허상에 사로잡혀 있는 것은 아닌가 싶다. 최적화와 효율성의 문제점을 속속들이 파헤쳤지만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마지막 장에서까지도 명확히 제시하지 못했다는 점은 이 책이 남긴 유일한 아쉬움이다.
  • [책꽂이]

    [책꽂이]

    거북의 시간(사이 몽고메리 지음, 조은영 옮김, 돌고래) 미국 매사추세츠주의 한적한 시골 마을에는 아프거나 다친 거북을 돌보고 야생으로 돌려보내는 ‘거북구조연맹’ 본부가 있다. 세계적 동물 생태학자이자 자연 탐험가인 저자는 연맹의 인턴으로 활동하며 겪은 거북의 탄생과 죽음, 고통과 회복의 여정을 소설보다 더 아름답게 묘사했다. 거북의 삶을 통해 인간 문명을 거울처럼 비추는 이 책을 읽다 보면 자연 속 인간의 자리와 역할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게 된다. 두꺼워 보이지만 야생동물 전문 화가 맷 패터슨의 생동감 넘치는 삽화가 곳곳에 수록돼 읽는 재미를 더한다. 412쪽, 2만원. 한국이란 무엇인가(김영민 지음, 어크로스) ‘추석이란 무엇인가’라는 칼럼을 통해 거침없는 상상력과 정교한 논리, 리듬감 있는 문장으로 독자를 사로잡은 김영민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가 한국이라는 공동체와 그 속에 사는 한국인의 정체성에 관해 묻는다. 비상계엄이 발생한 “2024년 12월 3일, 한국은 불시착했다”고 말하는 김 교수는 한국은 성공과 실패가 동시에 존재하는 사회로, 그 복합성을 감당하기에 기존의 언어와 관점은 너무 낡았다며 국가를 바라보는 시선의 재구성을 촉구한다. 300쪽, 1만 8800원. 향기(엘리스 버넌 펄스틴 지음, 김정은 옮김, 열린책들) 본격적인 봄을 맞아 곳곳에서 꽃망울이 터지며 식물은 향기를 내뿜고 있다. 사실 식물의 향기는 인간을 위해서가 아니라 나비나 꿀벌 같은 꽃가루 매개 동물을 끌어들이고 자기를 해치는 질병과 싸우고 해충과 초식동물을 쫓아내는 등 세상과 상호작용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저자는 식물이 어떻게, 왜 휘발성 화합물인 향기를 내뿜고 조작하는지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들려주며 신앙, 권력, 국가 건설, 부, 중독, 혐오, 패션, 유혹 등 인간의 역사와 문화까지 엿볼 수 있게 한다. 360쪽, 2만 5000원. 소리 없는 쿠데타(클레어 프로보스트·매트 켄나드 지음, 윤종은 옮김, 소소의책) 기업이 국가보다 힘이 강해진 세상이 됐다. 사적 이익을 추구하는 기업들이 국가의 역할을 대신할 수 있을까. 이 책은 이런 의문을 품은 런던 탐사보도센터 회원인 저자들이 2년 동안 수많은 자료를 뒤지고 전 세계 25개국을 직접 돌아다니며 취재한 결과물이다. 저자들은 경제적 이윤 창출이 목표인 기업이 오랜 이념 갈등 끝에 발전해 온 민주주의 체제를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들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과 시민사회단체의 연합이 필요하다고 촉구하고 있다. 364쪽, 2만 5000원.
  • 조기 대선에 ‘세종 행정수도론’ 재부상… 공간·제도 등 첩첩산중

    조기 대선에 ‘세종 행정수도론’ 재부상… 공간·제도 등 첩첩산중

    민주당, 신행정수도 특별법 재추진서울 방문 시간, 비용 절감 기대감 제2집무실 완공만 ‘3년 이상’ 걸려수도 이전 ‘헌법소원’ 판단도 관건 경호 문제·관저 건립 난제로 꼽혀조기 대선을 앞두고 대통령실과 국회를 세종시로 이전해 ‘수도 세종’을 완성하자는 주장이 재부상하고 있다. 세종 관가에선 만성적인 업무 비효율 해소와 국가 균형 발전은 물론 침체된 지역경제가 되살아날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감을 드러낸다. 다만 인프라 부족과 제도적 제약 등 넘어야 할 걸림돌이 적지 않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신행정수도 건설을 위한 특별조치법’ 재추진에 나섰다. 해당 법안은 2003년 국회를 통과했으나 이듬해 헌법재판소가 “서울이 수도라는 관습헌법에 어긋난다”며 위헌 결정을 내려 좌초됐다. 경제부처 서기관은 “업무보고나 회의 참석을 위해 서울을 오가며 길에 버리던 시간과 비용 손실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서울 사무실 임대료 절감 효과도 상당할 것”이라고 했다. 다른 부처의 과장급 공무원도 “장기적으로 보면 수도권 집중 완화와 지역 균형 발전 측면에서 바람직한 방향”이라면서 “궁극적으로는 대통령실뿐만 아니라 국회도 이전하는 방향이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현실적 제약은 여전하다. 현재 세종에 건립 추진 중인 ‘제2 집무실’은 오는 6월 국제설계공모를 앞두고 있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은 세부 설계와 각종 행정 절차를 감안하면 준공까지 3년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제2 집무실은 대통령실의 완전 이전이 아닌 일부 이전을 전제로 추진됐다. 그 때문에 애초 기획안에는 국빈 영접이나 대규모 행사를 열 수 있는 영빈관 같은 공간이 포함되지 않았다. 국가 위기 상황에 대비한 위기관리센터(지하 벙커) 시설 등도 변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행복청 관계자는 “완전 이전이 결정된다면 현재 예정된 부지(19만㎡) 내에서 설계를 변경할 수 있다”면서도 “준공 목표인 2028년보다 시기가 늦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제도적 걸림돌도 해소되지 않았다. 2004년 헌법재판소는 ‘수도는 서울’이란 관습헌법을 근거로 제시했다. 민주당은 우선 법안을 발의한 뒤 또 헌법소원이 제기될 경우 헌재의 판단을 재차 구하겠다는 방침이다. 외교부와 국가정보원, 국방부, 합동참모본부 등 외교·안보 기능이 서울에 집중된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정부 관계자는 “대통령은 국가 원수이자 군 통수권자로서 업무를 수행해야 하는데 관련 기관들과 떨어져 있다면 유사시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통령실 이전이 최종 결정된다면 새 집무실 완공 전까지 임시 업무공간으로 정부세종청사 중앙동이 우선 거론된다. 윤석열 전 대통령 시절 중앙동을 임시 집무실로 활용하는 방안이 검토된 바 있고, 실제 사무실 공간 조정 작업이 일부 이뤄졌으나 백지화됐다. 다만 중앙동 역시 대통령실 기능을 수행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청사 중심에 있어 경호·보안상 취약하고, 주변 도로 차선이 적어 교통 혼잡이 잦다는 점에서 대통령 동선으로는 부적절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기획재정부와 행정안전부 등 기존 입주 부처의 연쇄 이동도 필요한 상황”이라며 “중앙동은 경호와 공간 모두 한계가 뚜렷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최민호 세종시장은 “중앙동에 대통령 사무실을 마련할 수는 있지만 관저 조성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밝혔다.
  • ‘K스테이블코인 도입’ 선도 나선 시중은행… 해외 송금 첫 실험

    가상자산(암호화폐) 법인 시대를 맞아 ‘열공’ 모드에 돌입한 은행들이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해외송금 실험의 첫발을 뗐다. 은행이 해외송금과 관련해 지출하던 비용이 감소함과 동시에 고객이 부담하게 될 수수료도 줄어 ‘큰 손’ 법인 고객을 잡을 수 있을 것이란 계산이 깔려 있다. 신한·NH농협은행·케이뱅크는 스테이블코인 기반 한·일 해외송금 실증 실험 ‘프로젝트 팍스(Pax)’에 참여한다고 10일 밝혔다. 국가 간 송금에서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이용할 경우 기존 송금 대비 얼마나 비용 절감, 처리 시간 단축, 결제 안정성 등을 확보할 수 있는지 검증하는 것이다. 스테이블코인은 달러와 같은 법정화폐나 금 같은 실물자산에 가치가 연동되도록 설계된 가상자산이다. 대표적인 예로 미국 달러와 1대 1로 가치가 고정된 테더(USDT)와 USD코인(USDC)이 있다.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해외송금은 기존 해외송금의 단점인 비싼 수수료와 긴 처리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현재는 해외송금과 관련해 은행은 은행대로 이체 은행 및 계좌 식별을 위한 비용을 내야 하고, 고객은 전신료 등 수수료를 부담해야 한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외환수수료비용이 627억원으로 전년(698억원)에 비해 줄이는 데 성공했지만, 농협은행은 1년 사이 103억원에서 119억원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신한은행의 외환수수료수익은 2390억원, 농협은행은 350억원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한국의 디지털자산 인프라 회사 페어스퀘어랩과 한국디지털자산수탁(KDAC), 일본의 디지털자산 인프라 회사 ‘프로그맷’이 주관한다. 지난해 9월부터 일본 대형은행이 주도해 글로벌 민간 협력으로 진행되고 있다. 프로그맷은 일본 3대 메가뱅크인 미쓰비시UFJ은행(MUFG), 미쓰이스미토모은행(SMBC), 미즈호은행 등이 주도해서 설립했다. KDAC는 신한은행과 농협은행이 각각 지분 5%, 7%를 보유한 커스터디(수탁) 업체다. 실험에 참여하는 국내 은행들은 가상의 환경을 조성해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해 작업한다. 실제 현금 이동도 수반되지는 않는다. 국내에선 아직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과 관련한 규제 체계가 미비해 발행과 유통이 사실상 막혀있다. 금융당국은 올 하반기를 목표로 스테이블코인과 관련한 구체적인 내용을 담은 가상자산 2단계 입법을 추진 중이다. 일본은 스테이블코인이 법제화돼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이번 실험 참여는 해외송금 금액이 크고 형태가 다양한 기업 고객을 겨냥한 측면이 크다”고 말했다.
  • 대통령몫 인사권 행사에 트럼프 통화 유출… 韓행보 심상치 않다

    대통령몫 인사권 행사에 트럼프 통화 유출… 韓행보 심상치 않다

    출마 가능성 일축·관리형서 변화논란 뻔한 이완규 헌법재판관 지명‘낙관의 힘’ 정치적 수사 메시지 이어트럼프 통화 ‘대권 도전’ 언급 유출주미대사 회의 공개 등 적극 나서일각 “대권 위한 스토리 만드나”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무섭게 퍼진 ‘한덕수 대망론’에 스스로 선을 그었다지만 며칠 새 한 대행의 언행은 대망론과 연결돼 각종 해석을 낳고 있다. 특히 ‘관리형 모드’로 소극적 권한 행사를 하던 그가 적극적 권한 행사에 나서며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야권의 유력 대선 주자인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맞설 보수 진영의 후보로 한 대행 이름이 공개적으로 언급되기 시작한 건 지난 7일쯤이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당시 기자들과 만나 “당 외부에서 (후보를) 영입하는 방법도 좋을 것”이라며 한 대행을 언급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한 대행의 출마 가능성은 희박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한 대행이 총리실 간부들에게 “대선의 ‘ㄷ’ 글자도 꺼내지 말라”며 출마 가능성을 일축했다는 얘기가 알려지면서 한덕수 차출론은 보수 진영 쪽 ‘희망사항’ 정도로 치부됐다. 하지만 이튿날인 8일 한 대행이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 후보자 2명을 비롯해 그동안 임명을 보류해 왔던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마용주 대법관 후보자를 임명하면서 그 배경을 놓고 여러 해석이 나왔다. 특히 윤석열 전 대통령의 40년 지기인 이완규 법제처장을 후보자로 지명하면서 야권의 거센 반발을 샀다. 학계에서도 권한대행의 임명 권한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한데 적극적으로 권한 행사에 나서며 스스로 논란의 중심에 선 것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10일 “논란이 불거진 마 재판관을 임명하고 동시에 보수 색채 재판관 2명을 지명하며 정치적 묘수를 둔 것”이라고 평가했다. 같은 날 저녁 한 대행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한미 정상 간 첫 통화를 하면서 나눈 내용이 언론에 유출되는 이례적인 일도 발생했다. 대선 출마 의향을 묻는 트럼프 대통령의 질문에 “고민 중”이라고 답했다는 것이다. 이에 한 대행에게 심경 변화가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과 함께 뒤늦게 알려진 배경에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이에 외교 소식통은 어색한 분위기를 풀기 위한 ‘아이스 브레이킹’ 차원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국내 보도를 근거로 물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상 간 통화에서 다른 나라 대통령이 상대의 대선 출마 가능성을 언급하고 이 사실이 외부로 나온 것엔 ‘의도’가 있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자칫하면 이런 대화 내용이 미국의 내정간섭으로 비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정치적 화법을 구사하는 것도 주목할 만한 지점이다. 한 대행이 ‘낙관의 힘’, ‘김밥 회의’ 등 감성적 언급을 한 것은 평소 사용하던 관료의 메시지가 아닌 정치인의 발언이라는 평가다. 이날은 미국의 상호관세와 관련해 주미대사·통상교섭본부장과 화상회의를 했다는 내용이 총리실 보도자료를 통해 알려졌다. 한 대행의 행보를 두고 국민의힘 일각에선 “한 대행의 대권을 위한 ‘스토리’ 만들기가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대선까지의 기간이 두 달도 채 남지 않은 만큼 정치적 이벤트를 연출하는 것이란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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